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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쾌락·욕망…조선시대 풍속 엿보기

    혜원 신윤복은 단원 김홍도와 함께 18∼19세기 조선시대 대표적인 풍속화가.혜원의 그림은 구도나 색채,살아 움직이는듯한 선과 같은 미학적 요소뿐만 아니라 회화 상에 인간과자연,일상을 복원해 사조사적 측면에서도 근대성을 평가받는다. 그러나 혜원의 그림이 오늘날까지 사랑받는 건 기생이나,아낙,양반 등의 놀이나 도박,성(性) 등 그 시대 사람들의 은폐된 삶의 모습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기 때문.혜원이 너무비속한 그림을 그렸다는 이유로 도화서에서 쫓겨났다는 설은 그의 자유분방함을 단적으로 전한다. ‘조선 사람들,혜원의 그림 밖으로 걸어나오다’는 이러한그림을 코드 삼아 그 시대의 풍속사,특히 지금까지 역사 연구대상에서 소외되었던 쾌락과 욕망의 풍속사를 사회사적 맥락에까지 확대시켜 풀어내고자 한 유쾌한 보고서이다.문학박사이자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인 저자는 특유의 솜씨로 조선시대 가사와 한문 단편,역사 기록등을 요리하며 혜원의 ‘정지화상’을 ‘동화상’으로 전환시킨다. ‘과부:이부탐춘’.화창한 봄날 과부가 계집종과 함께 개의 짝짓기를 감상하고 있다.여인네는 부끄러워하기는 커녕 배시시 웃고 있고 계집종은 상전의 허벅지를 살짝 꼬집고 있다. 저자는 그림을 살펴본 후 조선시대 과부의 사회적 무게를 짚어 나간다.경국대전의 과부 재가 금지조항,정약용의 ‘열부론’,가사 ‘과부가’,박지원의 ‘열녀함양박씨전’을 인용하며 사회적 억압과 이에 대한 반론,느슨해진 사회 실상 들을 재현해내는 식이다.그림은 과부의 억압된 성을 표현하며 ‘욕망은 억압될 뿐 사라지지 않는 법이다’라고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다림’.화사한 봄날 여인이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여인의 손에 쥐고 있는 것은 중(僧)들이 머리에 쓰는 모자이다.여인과 스님은 어떤 관계였을까.경국대전,조선실록 등을 보면 조선시대 절이 억압대상이었던 것은 종교적 이유 때문만은 아니었다.절은 남성중심 사회의 희생자인 여성들이 자유를 누릴 수 있는 해방구였고 그런 연유로 절 주변은 혜원 회화의 단골 소재가 될 수 있었다. 이런 식으로 ‘혜원전신첩’에 수록된 회화 30점의 사회사가 하나씩 풀려나간다.우리나라 최초의 키스신이라는 ‘삼각관계:월하밀회(月下密會)’에서는 남녀의 연애상이,‘선술집-주사거배(酒肆擧盃)’에서는 서서 술을 마시게 돼 있는 선술집을 비롯해 내외주점,색주가,들병장수 등 다양한 술집의 영업형태가 소개되고 ‘기방의 한때:청루소일(靑樓消日)’ 등에서는 기방의 운영과 기생,매춘에 관한 풍속들이 풀어진다. 결국 혜원의 그림들은 조선시대 후기 사회의 미감의 변화와욕망의 분출,이를 가능케한 사회 경제적 발전 등의 반영이다.이 책의 다양한 자료사진과 꼼꼼한 각주는 ‘유흥풍속사’를 다루면서도 격조를 잃지 않게 하는 중요한 장치가 된다.1만5,000원. 신연숙기자 yshin@
  • 국제기구 외부감사 받는다

    앞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각종 국제기구는 세계감사원장회의(INTOSAI)가 주관하는 외부회계검사를 반드시받게 될 전망이다. INTOSAI 산하에 이를 연구하는 특별실무위원회가 설치돼 활동하게 된다. INTOSAI 제17차 서울 총회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서울선언’을 총회 마지막날인 지난 27일 채택했다.서울선언의내용을 간추렸다. ◆ 국제기구들 외부감사 받는다. 184개 INTOSAI 가입국 감사원의 정부재원(분담금)으로 운영되는 국제기구가 대상이다.기구의 운영과 관리실태,재정의 투명성을 점검한다. 국제기구 외부감사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특별위원회’를 설치키로 했다. 감사원은 “국제기구 중 유엔과 산하기구는 미국 주도하에 외부의 회계검사를 받아오고 있다”면서 “이번 총회에서 유엔의 감사모델을 원용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그러나 구체적인 결론을 내지 못한 것은 국제기구에 영향력이 큰 미국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았느냐는 지적도 있다. 당초 논의키로 했던 유럽연합(EU)·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 초국가적 기구에 대한감사도 미국 등 일부 영향력 있는 국가들의 반대로 무산돼 아쉬움을 남겼다. ◆테러예방을 위한 돈세탁 방지 등 감사방안 논의. 테러단체에 유입되는 불법자금을 차단하기 위한 태스크포스 설치문제는 내년에 열리는 이사회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미국은 이번 총회에서 이와관련,러시아와 비밀회동을 가지는 등 기민하게 움직였으나 돈세탁 방지방안 마련에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일부 회원국의 주장으로 구체안을 만들지 못했다. ◆한국의 의장국 선임. 이종남 감사원장이 3년 임기의 총회 의장에 선출돼 INTOSAI 내에서 우리나라의 역할과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기홍기자 hong@
  • ‘北風’ 불씨 되살아나나

    지난 97년 대선 직전 한나라당이 ‘북한에 대해 지원요청을 했다’는 의혹사건인 이른바 ‘북풍’의 불씨가 다시되살아날 조짐이다. 당시 한나라당 정재문(鄭在文)의원과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안병수 부위원장의 면담을 주선한 것으로 알려진재미 사업가 김양일씨의 법정 증언이 계기가 됐다. 민주당 이낙연(李洛淵)제1정책조정위원장은 24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지난 21일 북풍사건에 대한 서울지법 항소심공판에서 지난 97년 11월 정 의원과 안병수씨간 면담을 주선한 김양일씨의 증언이 있었다”며 증언내용을 보고했다. 이 위원장에 따르면 김씨는 법정에서 “안병수와의 만남이 ‘우연한 조우였다’라는 정 의원의 주장과 달리 사전에 계획된 것”이라면서 “이회창(李會昌) 당시 한나라당대선후보의 서명이 있는 위임장을 정 의원이 가지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또 “김씨는 법정에서 ‘지난 97년 6월쯤 정의원의 요청으로 11월 20일 안병수와의 면담을 주선했으며비밀회동이 끝난 뒤 안병수씨로부터 정 의원과의 대화를기록한 회의록과 이총재의 서명이 있는 위임장 사본을 건네 받았다’고 증언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정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안병수씨와 대화 회의록에 적혀 있는 서명은 물론 위임장에 있다는 이 총재의서명 역시 정식문서가 아니어서 필적감정을 하면 곧 위조여부가 밝혀질 것”이라며 “위조된 문서”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당 전용학(田溶鶴)대변인은 “민족문제를 정략적으로 활용하려는 한나라당의 비열한 작태가 김씨의 증언으로 밝혀진 데 대해 검찰이 철저한 보강수사를 해야 할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종락기자 jrlee@
  • 권상능씨 “거물간첩 황태성 특수임무 띤 밀사”

    5·16직후 북에서 남파된 ‘거물간첩’ 황태성(黃泰成·전북한 무역상 부상)이 특수임무를 띤 ‘밀사’라는 주장이황태성의 조카사위에 의해 제기됐다. 당시 ‘황태성사건’에 연루돼 2년간 옥고를 치른 전 한국화랑협회장 권상능씨(67·조선화랑 대표)는 최근 월간 ‘민족21’과의 단독인터뷰에서 “황태성은 당시 쿠데타세력과모종의 담판을 위해 북측에서 남파된 밀사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황씨의 임무는 크게 세가지였다고 밝혔다.황씨로부터 직접 들은 바에 따르면 ▲5·16직후 군사정권이 북으로 공작원을 파견한 진의 파악 ▲남쪽의 (남북협상회의)제안과 관련,외세간섭 없이 통일논의 개최 후 남북에 비밀무역대표부 설치 ▲박정희 당시 최고회의 의장에게 중대정보제공 등이었다는 것이다.황태성이 말한 ‘남북 비밀접촉’은 5·16 군사쿠데타 직후 서해 용매도 등지에서 8차에 걸친 남북 정보당국간 비밀접촉을 말한다. 당시 남측 수석대표였던 강성국씨(75·캐나다 거주)는 “1961년 9월말부터 이듬해 8월경까지 북측지역인 용매도, 불당포 등지에서8차례 비밀회담을 했다”고 밝혔다.당시 이 비밀접촉은 남측이 미군 몰래 추진한 것으로, 남측에 의해 일방적으로 중단됐다. 한편 5·16직후인 61년 8월말경 남파된 황태성은 박정희,김종필 등 쿠데타 주체세력들과 접촉을 시도했다. 황태성은 박정희의 중형(仲兄) 박상희와 조귀분(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의 장모)의 중매를 선 주인공으로 쿠데타 주체세력들과는 ‘인간적 관계’를 맺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과의 ‘공식만남’은 이뤄지지 않은 채 황태성은 정보기관에 체포돼 조사를 받은 후 군법회의에 회부돼사형선고를 받고 63년말 처형됐다. 그동안 황씨가 조사과정에서 주체세력들과 ‘만남’을 가졌는지 여부가 논란이 돼왔는데 권씨는 “황씨가 ‘본인을 만나 할말을 다 했다’고말했다”면서 “(중앙)정보부장(김종필)을 지칭하는 것으로기억된다”고 밝혔다. 권씨는 황태성이 미군의 조사를 받은 사실도 공개했다.권씨는 “미군정보기관이 약 2주일에 걸쳐 박정희와의 관계에대해 물었다고 했다. 그 때 (조사받은 곳을)‘대방동’이라고 했는데 대방동에 있던 미군첩보부대를 지칭하는 것으로들었다”고 증언했다. 이밖에 권씨는 황태성의 ‘이북 생존설’과 관련,“박정희대통령의 취임(63.12.17) 3일전 인천 군부대에서 사형이 집행됐는데 시신은 총상으로 처참했다.홍제동 화장터에서 화장한 후 보문동 절에 잠시 안치했다가 이듬해 경북 상주 황씨의 선산에 안장했다”고 밝혔다. 정운현기자 jwh59@
  • ‘제2의 天安門 문건’ 유출

    [뉴욕 연합] 1989년 톈안먼(天安門)사태 직전 중국 지도부 내의 첨예한 갈등과 숨겨진 진실을 담은 또다른 비밀문건이 중국 외부로 유출됐다고 뉴욕타임스가 22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새로운 비밀문건은 당시 자오쯔양(趙紫陽) 중국 공산당 총서기의 비서였던 바오퉁(67)이 1989년 9월 옥중에서 작성한 것이다. 이 문건에는 그해 6월4일 중국군이 시위학생들에게 발포하기 직전 최고위급 정책결정 과정에서 중국 지도부의 분열상과 당시 리펑(李鵬) 총리(현 전인대 상임위원장)의 보수강경파와 자오 총서기로 대표되던 개혁파 진영간의 갈등과정을 상세하게 묘사하고 있어 상당한 파문이 예상된다. 뉴욕타임스는 올초 미국에서 공개된 톈안먼 페이퍼와 최근 홍콩에서 발간된 중국어판 톈안먼 페이퍼 ‘6·4진상(眞相)’에 이어 나온 바오퉁의 문건이 그동안 조작을 주장해온중국 현 지도부를 매우 곤혹스럽게 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문건에는 바오퉁이 같은 해 5월28일 진압작전 기밀누설 혐의로 체포되기까지 자신의 행동을 설명하는 과정에서당 고위간부들이 비밀회동을 가진 사실이 최초로 언급돼있다. 자오 총서기와 바오퉁은 학생들과의 대화를 주장한 반면 리총리는 당을 수호하기 위해 강경진압을 역설하면서 첨예한대립구도를 그렸다. 바오퉁은 1989년 4월26일자 인민일보 사설이 시위대를 극렬하게 비난함으로써 결국 유혈사태를 촉발하는 계기가 됐다고 비판했다.그는 이어 “가슴으로 느끼기에 우리가 분명히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마치 호랑이 등에올라탄 것처럼 우리는 점점 어려운 곤경 속으로 빠져들고있다”고 심경을 밝혔다. 정치개혁연구실 주임을 지내는 등 개혁파 진영의 핵심인물이었던 바오퉁은 6·4사태와 관련,7년의 수감생활을 한 뒤석방됐으나 지금까지도 가택연금 상태에 처해 있다.
  • 비뚤어진 직장 性문화…공금으로 집단매춘 파티

    일부 직장에서 남성들의 성 모럴해저드(moral hazard)가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 사장을 포함한 임·직원이 공금으로 집단매춘(買春)에 나서는가 하면,사무실에서 근무시간중 정부(情婦)와 밀회를 즐기는 등 도덕불감증이 사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일부 남성 직장인들의 이같이 그릇된 직장 성(性)문화에 직장여성들은 근무의욕이 꺾인다고 호소하고 있으며 일부는 사표제출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직원이 총 25명인 한 외국계 컴퓨터 소프트웨어 관련 회사인 S사는 한달에 2∼3차례 회식이 끝나면 2차로 한국인 사장이 남자직원들과 함께 관행적으로 ‘매춘(買春)파티’에나선다.비용은 사장판공비로 충당한다.여직원들이 이를 미국 본사의 인력 담당 매니저에게 알렸으나 C사장은 “한국의 비즈니스 관행상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해 여전히 관행이 이어지고 있다. 이 회사의 여직원 이모씨(27)는 “직장 상사에 대한 믿음과 존경심이 사라져 일하고 싶은 맘이 들지 않는다”면서“조만간 사표를 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 법률회사에서비서로 일하는 J씨(27·여)는 낮에 유부남인 상사가 사무실에서 젊은 여성을 자주 만나,골머리를앓고 있다. 정씨는 “회사에서 정부와 몇시간씩 사무실 문을 닫아 걸고 있는데 정말 보기 싫다”고 지적했다. 이런 일부 남성의 파행은 이뿐만이 아니다.각 여성단체에따르면 삐뚤어진 직장 남성문화를 견디다 못해 하소연하는전화가 쉴새없이 걸려온다.여성단체연합의 김기선미 정책부장(30)은 “직장분위기를 털어놓으며 대처방안을 묻는 전화가 꽤 많다”면서 “평등한 남녀공존문화를 해칠 경우 성회롱이 틀림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외국여성들은 무모하리 만큼 많은 민사소송을 제기하면서 차별적 관행을 고쳐나갔다”고 밝히고 “여성들이여성부의 차별개선국에 남녀차별 및 성희롱문제를 더 많이신고하는 등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성단체협의회의 오순옥(33) 정책부장은 “회사별로 구체적인 방안을 찾고 실천해야 할 것”이라면서 “그런 노력이있어야 남녀 모두가 발전적 관계를 도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창수기자 geo@
  • 印 정치인수뢰 ‘몰카’소용돌이

    인도 정국이 기자들의 몰래카메라를 이용한 ‘함정취재’여파로 소용돌이치고 있다. 연립여당의 고위 정치인들과 군장성들이 군수업체 직원을 가장한 기자들에 속아 뇌물을 받는 장면이 인터넷을 통해 중계되면서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총리 내각에 대한 총사퇴 압력이 거세지고 있는 것. 수뢰현장을 보도한 것은 인터넷 뉴스및 오락 포털인 ‘테렐카닷컴(www,tehelka.com)’기자들.자신들을 유령 군수업체 ‘웨스트 엔드’의 직원들이라고 속이고 연립정권 제1당인 인민당(BJP)방가루 락스만 당수와 조지 페르난데스 국방장관 등에 접근했다.뇌물을 제공하고 이들이 계약 성사를약속하며 돈을 받는 장면을 몰래카메라에 담아 곧 바로 인터넷을 통해 폭로했다. 군납품 계약과 관련,10만루피(약 270만원)를 받은 락스만당수가 13일 전격 사퇴했으며 페르난데스 국방장관도 사의를 밝혔으나 각의에서 반려된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 정부는 국민회의 등 야당과 시민단체의 압력이 거세지자 “집권당에 대한 거대한 음모”라면서 “사건을 숨김없이 조사할 방침”이라고밝혔다. 바지파이 총리는 이날 측근 수뇌부와 긴급 비밀회동을 갖는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김수정기자 crystal@
  • 北·美 미사일협상 타결직전 부시 당선으로 결실 못봤다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미국과 북한은 지난해 말 북한의미사일 생산과 시험,배치금지 등 북한 미사일 동결을 골자로 한 북·미 미사일협상 타결 일보 직전까지 갔었다고 뉴욕타임스가 6일 보도했다. 타임스는 이날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임기종료 직전북한과의 협상 타결을 눈앞에 두었으나 지난해 11월7일 이후 대선 공방과 선거에서 승리한 공화당측의 미온적 반응으로결국 결실을 보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전·현직 정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이 일련의 비밀회담에서 사거리 300마일(약 500㎞) 이상 미사일의 생산과 시험,배치금지 등 핵심적인 사안에 대해 동의했다고 밝혔다.또 이미 제3세계권 국가들과 계약한 미사일및 미사일 판매 부품의 수출 중단 용의도 밝혔으며,미국측이 제시한 10억달러의 현금보상 요구도철회했다는 것. 그러나 합의사항의 이행 입증방법및 북한이 이미 생산한 미사일 파기 여부,현금 이외에 북한에 대한 지원 규모 등 일부 중요한 쟁점은 미해결 상태였다고 밝혔다. 웬디 셔먼 당시 대북정책조정관은 최근 회견에서 북미 미사일협상에 대해 “일부 핵심적인 세부내용이 해결되지 않았지만 합의에 거의 도달해 있었다”고 말해 이같은 설명을 뒷받침했다.그는 마지막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한 협상을 위해 언제라도 평양을 방문할 준비를 갖추고 있었으며,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의 아프리카 순방을수행할 때도 평양 방문에 대비,겨울 옷가방을 따로 마련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셔먼의 방북이 성사되지 못한 것은 클린턴 행정부가 공화당과 민주당의 대선 법정공방을 ‘잠재적인 헌정위기’로 여겼고,따라서 대북 외교를 사실상 뒷전으로 미뤘기 때문이라고전했다. 타임스는 북한 미사일 문제에 얽힌 클린턴 행정부 말기의이같은 일화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미국의 국가미사일방어망(NMD) 정책 추진의 주된 이유가 되고 있고,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아직도 클린턴 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계승할 지,혹은 변경할 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기때문에 현재까지도 여전히 중요성을 지니고 있다고 지적했다. hay@
  • ‘天安門 비밀회의록’진위 논란

    미국을 비롯한 서방언론들이 최근 공개된 89년 6·4톈안먼(天安門)시위 기밀문건에 대한 진위여부를 두고 논쟁이 뜨겁다. 베이징 정가의 한 소식통은 8일자 홍콩 일간 명보(明報)와의 회견에서 “중국 당정 지도부가 서방언론들의 기밀보도 문건을 전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는 점으로 미뤄볼 때 문건들의 진위 여부가 상당히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기밀 문건들이 ‘6·4사건 당시 민간에 유포된 소문이나 신문보도,베이징 정가에 나도는 유언비어,사람들이 의도적으로 조작한 허구 등 3가지를 토대로 작성된 것’이라 주장한다. 그러나 미국내 다수의 중국 전문가 및 서방언론들은 “이 문건은 2002,2003년의 중국 지도부 교체 시기를 앞두고 공산당내 개혁파들이당내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유출시킨 것으로 당 내부의 권력투쟁을예고하는 것”이라 분석하고 있다. 기밀 문건을 토대로 미국에서 출간된 ‘톈안먼 페이퍼’의 저자인앤드루 네이선 콜롬비아대 교수는 “문건은 중국 공산당 내부의 권력투쟁에 대해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해준다”고 밝혔다.사실일 경우 이문건은 당시 계엄령을 지시한 당 지도자들에게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당시 총리로 강경진압론자였던 리펑(李鵬)뿐만 아니라 89년 이후 정치개혁을 저지,중국내 근본적인 갈등의 여지를 남겨둔 현 장쩌민(江澤民)총서기의 정당성에도 치명타를 가할 수 있기 때문. 당내 일부 개혁파 인사들이 문건유출을 통해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고 2002년 구성되는 의회를 개혁하는 등 ‘미래의 중국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어한다는 것이 서방 언론들의 시각이다. 진위 여부와 관계없이 이번 문건은 톈안먼 사태가 낳은 상처가 중국사회에서 아직 아물지 않고 있다는 사실과 개혁을 둘러싼 권력 고위층내 갈등 가능성에 다시 한번 전세계의 주의를 환기시켜 주고 있다. 이동미기자 eyes@
  • 천안문사태 당시 中지도부 비밀회의록 공개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1989년 6·4톈안먼(天安門) 시위 당시 무력진압을 결정하기까지 중국 최고지도부의 비밀 회의록이 중국공산당내부 인사에 의해 최초로 공개됐다. 포린어페어스 1∼2월호에 ‘톈안먼 페이퍼’라는 제목으로 소개된 이회의록에 따르면 무력결정은 당시 최고 권력자인 덩샤오핑(鄧小平)의적극적인 지시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은 덩의 지시를 가장 잘 이행한 공로로 총서기에 발탁됐다. ‘장 리앙’이라는 가명의 ‘중국 공산당원’에 의해 앤드류 네이선 컬럼비아대 교수(정치학)측에 건네진 이 회의록은 ‘중국 지도부는국민에 대해 무력사용을 결정했다’는 제목의 책으로 발간됐고 이 책의 요지가 포린 어페어즈에 실렸다. 다음은 대화록 요지. ◆5월16일 당정치국 상무위원회. ▲자오즈양(趙紫陽) 총서기=4월26일자 인민일보 사설이 사회각계의반발을 샀고 학생들 사이에 불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인민일보는학생시위를 ‘동란’으로 보도함)▲리펑(李鵬) 총리=그것은 사실이아니다.26일자 사설은 다수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젊은 학생들의 감정을 악용하려는 소수를 겨냥한 것이다. ◆5월17일 덩 사오핑 자택. ▲덩=즈양 동지,이것이 동란이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론은 인민해방군을 불러 베이징에 계엄령을 선포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다.▲자오=샤오핑 동지,나는 그런 계획을 수행하기곤란하다.▲덩=소수는 다수의 의견을 따라야 한다. ◆5월21일 당중앙판공실 서기국. ▲덩=자오즈양은 명백히 동란 쪽을 지지하고 있으며 동란을 자극했다.그를 계속 놔둘 필요가 없다.후즈리(胡啓立)도 더 이상 정치국 상무위원 자리에 적합하지 않다.▲천원(陳雲·원로)=리셴녠(李先念) 동지가 상하이에서 장쩌민이 후보로 적합하다고 추천했다. ◆5월27일 덩의 집. ▲덩=반대하는 사람이 없다면 장쩌민과 리펑,차오스(喬石),야오이린(姚依林),쑹핑(宋平),리루이환(李瑞環)을 정치국 6인 상무위원으로 하고 장쩌민 동지를 총서기로 하겠다. ◆6월2일 당중앙판공실 기록. ▲리펑=미국 대사관에 고용된 자들이 공격적으로 정보를 수집하면서부터 동란이 시작됐다.즉각 톈안먼 광장을 정리할 것을 강력히 주장한다.▲왕전(王震) 국가부주석=샤오핑 동지,인민해방군과 계엄군은도대체 무엇하러 있는가.반혁명분자들을 모조리 잡아들여야 한다.▲덩=계엄군이 오늘밤 정리 작전에 들어가도록 할 것을 제의한다. hay@
  • 대한매일 신년특집/ 건전생활 지혜 가꾸자

    경기 침체에 따른 기업의 구조조정과 도산·폐업 등으로 실직자가 다시 쏟아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그 결과 경제한파의 취약계층인 직장인,주부,청소년 등은 극심한 스트레스와 좌절을 이기지 못하고 각종사회병리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일·알코올·인터넷 중독 등 건전한가정생활과 사회활동을 저해하는 각종 병리학적인 ‘신드롬’을 진단하고 극복 방안을 제시한다.[편집자주] A씨(40·회사원)는 요즘 아침에 잠이 깰 때면 감사하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술 한방울도 마시지 않았음에도 숙면을 취했다는 기쁨 때문이다. A씨가 처음 술을 입에 댄 것은 고교 졸업 직후.그는 한마디로 타고난 ‘주당’이었다.주변 사람들보다 2∼3배나 많은 술을 마시고도 다음날이면 거뜬했다.거의 매일 마셔댔다.그러다 30대 초반부터 알코올 중독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취하도록 마시지 않으면 잠을 잘 수 없었다.어쩌다 맨정신으로 귀가한 날이면 밤새 잠을 뒤척여야 했다.뜬 눈으로 지새우다 동이 트기가 무섭게 집 앞 해장국집으로 달려가 미친 사람처럼 술을 마셨다.A씨는 요양원과 병원을 전전하다 최근에야 술을 끊었지만 아직도 술을마시고 싶은 유혹을 떨쳐버리기란 그리 쉽지 않다. 일본에서는 매년 연말연시를 앞두고 ‘아루하라’ 주의보가 내려진다.‘아루하라’란 알코올(alcohol)과 괴롭힘(harassment)의 합성어로 ‘직장 내 주당(酒黨)들에 의한 음주 강요’를 의미한다.급성 알코올 중독에 의한 사망을 막자는 취지에서 오사카에서는 ‘폭음방지연락협의회’라는 시민단체가 조직됐으며,도쿄(東京)에서는 ‘아루하라 신고전화’까지 개설됐다.피해자들은 ‘안 마시면 불이익이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원치 않는 술잔을 단호하게 거부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예처럼 우리나라 사람들도 ‘원만한 사회생활’을 위해 술을 마신다.술자리를 함께 하면 금방 친해지고 스트레스도 풀린다는 논리를 갖다댄다.따라서 한번 마셨다하면 2차,3차로 이어진다.취중에실수해도 매우 관대한 편이다. 이같은 음주문화 덕분에 우리 사회에서도 알코올 중독 징후군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우리나라 국민들이 99년 한해 마신 알코올량은 순도 100% 기준으로 1인당 10ℓ에 달한다. 최근 ‘음주문화 바로세우기 시민모임(대표 박양동)’과 경남 창원보건소가 창원시내 중·고생 2,497명을 대상으로 음주 실태를 조사한 결과,‘한달 이내에 술을 마셨다’는 비율이 고교생은 48.2%,중학생은 11.7%였던 것으로 드러났다.고교생의 1회 음주량은 2홉들이 소주반병 20.3%,1병 28.1%,2병 이상 27.3% 등 반병 이상이 75.7%나 됐다. 여고생도 반병 이상을 마시는 비율이 55.3%였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지난 99년 20∼59세 성인 남녀 1만77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술을 마시는 여성이 89년의 23.2%에서 32.7%로증가했다고 밝혔다.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이사장 성희웅)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남녀 가운데 음주자 비율은 지난 97년 74.5%에서 지난해에는 87.6%로 증가했으며,음주자중 정신을 잃을 정도로 마시는 폭음자의 비율은 40.5%나 됐다.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 조성기 예방치료본부장은 “대다수의 미국인들은 출근을 하지 못할 정도로 숙취가 남아 있으면 알코올 중독자로규정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있을 수 있는 실수’ 정도로 가볍게 여긴다”면서 “우리나라 음주자의 35.6%가 알코올 중독 증세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전영우기자 ywchun@. 대기업 H사 과장 류모씨(37)는 요즘 언제 퇴근할지 종잡을 수 없을정도로 근무시간이 늘었다.귀가를 닥달하던 아내(35)와 아들(10)도무덤덤해졌을 만큼 자정을 넘긴 귀가시간이 일상화됐다. 그는 “딱히 일이 있어서 시간외 근무를 하는 게 아니라 알아서 남는 것”이라면서 “간부일수록 이러한 경향이 짙고,부하직원들은 덩달아 상사의 눈치를 보느라 퇴근을 미루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류씨는 최근 대기업의 감원과 정부의 공기업 구조조정 계획이 잇달아 발표되면서 경영진으로부터 “다른 회사들처럼 대량 해고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여겨라”는 극단적인 말도 들었다고 귀띔했다. ‘실직 공포’ 때문에 휴가조차 다녀오지 못한 직장인들도 많다. 지리정보 데이터베이스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벤처업체 N사는 지난해 여름휴가가 3박4일이었지만 올해는 2박3일로 줄였다.그럼에도직원들 대부분은 이마저도 찾아먹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 이 회사 직원 박모씨(27)는 “연차휴가를 가지 않으면 금전보상을하지 않음에도 사용하는 직원이 거의 없다”면서 “지금이 어떤 시국인데 한가하게 휴가 타령이냐고 여기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말했다.김모씨(29)도 “직원들이 너나 할것없이 자리를 비우게 되면 불이익이 돌아올까 두려워하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구조조정의 칼날에 희생되지 않으려는 ‘몸부림’이 직장인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말하자면 ‘살아남으려면없는 일도 만들어야 한다’는 인식이 만연되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분위기는 최근 구조조정의 한파가 몰아치고 있는 금융권이나 연봉제가 시행되고 있는 회사들에서는 더욱 심하다. N사의 경북 영천지점 대리 박모씨(30)는 “지난달부터 부실채권 해결 등을 이유로 하루 3∼4시간씩 무급으로 초과근무를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그는 “부실채권 회수 실적은 회사의 장래는 물론 직원들의 운명도 좌우하기 때문에 모든 직원들이 희생을 감내하고 있다”고덧붙였다. 근무시간은 늘어났지만 업무효율은 떨어지는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다소 극단적인 사례이기는 하나 근로자들의 과로사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산업재해 판정을 받은 과로사 인원은 지난 98년 239명에서 지난 99년에는 325명으로 늘어났으며 지난해의 경우지난 6월말 현재 204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고려대 사회학과 정헌주(鄭憲柱) 교수는 “IMF 이후 땜질식 구조조정이 일반화되면서 근로조건의 하향평준화와 사회 병리현상 심화라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면서 “기업도 구조조정의 초점을 인원정리에 둘 게 아니라 근로자들의 심리안정을 통한 생산성 향상에 맞춰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송한수기자 onekor@. 서울 강남에 사는 이모양(17)과 남동생(16)은 컴퓨터 게임을 즐기느라 숙제하는 시간마저 아깝게 생각했다.그 결과 두 사람 모두 고2년,중3년에서 학업을 포기했다. A기업 직원 이모씨(36)는 회사업무를 제쳐두고 ‘사이버 증권방’을 하루에도 100차례 이상이나 클릭하다가 상사로부터 엄중한 경고를받았다. 인천에 사는 주부 이모씨(31)는 ‘사이버 섹스방’을 통해 만난 남자와 밀회를 즐기다 남편에게 들켜 이혼당했다. 전기와 더불어 인류가 만든 최대의 이기(利器)로 꼽히는 컴퓨터가아이러니컬하게도 가정을 파국으로 몰아넣고 있다.인터넷 중독 때문이다.요즘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인터넷 게임·거래·섹스로 일컬어지는 사이버 세계에 중독되고 있다. 인터넷은 올바르게만 활용한다면 인생을 기름지게 하는 약이 되지만 잘못 사용하면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독(毒)이 될 수 있다. 인터넷에 중독되면 현실세계에 눈이 어두워져 고립을 자초하고,심하면 현실의 낙오병이 되기도 한다.이 때문에 어떤 미래학자는 인터넷중독이 미래사회의 근간을 뿌리 채 흔들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국무총리 산하 청소년보호위원회와 한국성문화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중·고생의 80%가 포르노를 접한 경험이 있고,이중 절반 이상이인터넷을 매개로 했다.초등학생과 대학생도 이와 비슷할 것으로 추정된다. 인터넷 중독은 때로 실직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한다.A방송사에 근무하던 이모씨(34)는 최근 회사에 사표를 냈다.6개월째 온라인 게임에빠져 직장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가상공간에서는 빼어난 실력을 인정받아 지위가 계속 올라갔으나 현실세계에서는 추락만거듭했다.회사 일과 가정 일을 제대로 할 수 없었고 주변사람과의 관계도 소원해졌다.주식투자자 가운에도 상당수가 인터넷중독증에 시달리고 있다.이들은 모든 증권사이트를 뒤지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는다고 호소한다. 인터넷 중독자에게는 다음과 같은 징후가 나타난다. 인터넷 사용을 자제하려고 애쓰지만 계속 실패하는가 하면,인터넷때문에 중요한 인간관계나 직업,교육기회 등에서 상실의 위협받기도한다.절망감,죄책감,우울감,불안감 등을 해소하기 위한 수단으로 인터넷에 매달린다. 미국 온라인접속중독연구소(COLA)는 “컴퓨터에 익숙한 전문가들보다는 컴맹 수준이라도 생활에 지친 주부들이나 과거 마약·알코올 중독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인터넷 중독에 빠지기 쉽다”고 분석했다. 영동세브란스 정신과 구민성 교수는 “중독증세가 발견되면 환자가현실세계에서도 가상세계에 못지 않은 만족감을 얻을 수 있도록 주변에서 도와주어야 한다”면서 “가족 등 친한 사람들이 따뜻하게 대해주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방법”이라고 말했다.그는 “인터넷이 새로운 공동체문화를 만들고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순기능도 있는만큼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는 자제력과 지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송한수기자
  • 미니 시사

    ◆ 포르노그래칙 어페어. 지난해 베니스영화제의 화두를 성담론으로 들끓게 했던 프레데릭 폰테인 감독의 ‘포르노그래픽 어페어’(A Pornographic Affair·12월2일 개봉)는 사랑과 섹스의 경계에 대해 깊은 시선으로 물음표를 찍는다.영화는 여주인공 나탈리 베이에게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겼었다. 제목만으로 순진하게 포르노그래픽일 거라고 오해하진 말 것.감독이묘사하려 한 건 섹스 그 자체가 아니라 사랑과 성적 판타지다.그래서 남녀 주인공의 섹스는 질척거리거나 과장된 분위기를 내지 않는다. 여자(나탈리 베이)는 늘 머릿속으로만 상상해오던 성적 판타지를 경험하고 싶어 포르노잡지 광고로 섹스파트너를 구한다.그렇게 만난 남자(세르지 로페즈)와는 통성명도 하지 않은 채 호텔로 향한다.계약된 만남을 반복하면서 어느새 남녀는 사랑을 느끼고 갈등한다.위태로운 현실의 사랑을 택할 것인가,영원히 판타지를 간직한 익명의 만남으로 접을 것인가. 두사람이 사랑의 감정을 확인하기 전까지 카메라는 단 한번도 밀회장면을 공개하지 않는다.판타지를깨트리지 않기 위해서다.중간중간 남녀가 각자 화면밖을 향해 솔직한 심경의 변화를 인터뷰하는 설정도감상포인트다. ◆ 필로우 북. 지난 여름 ‘8½ 우먼’으로 극단적인 남성 성의식을 그렸던 피터 그리너웨이 감독의 ‘필로우 북’(The Pillow Book·12월2일 개봉).난해한 시선을 가진 그가 이번엔 문자텍스트에 주목하고 육체를 매개로 현란하고 대담한 영상파티를 벌인다.‘필로우 북’은 10세기 일본헤이안시대의 여류작가 세이 쇼나곤이 쓴 같은 이름의 일기.13권의책을 근거로 13가지 주제로 전개되는 영화에는 어찌보면 ‘문자’가주인공같다.감독은 등장인물들의 감정전달 장치로 ‘한자’를 선택했다. 일본 서예가의 딸로 태어난 나키코(비비안 우)는 책을 펴내겠다는 희망을 간직하고 산다.어렸을적 아버지의 육체를 유린한 출판업자에게사랑하는 남자까지 희생당하자 복수를 계획한다.이 모든 과정의 메시지들을 나키코는 남자들의 육체를 종이삼아 한자로 재현한다.퍼포먼스를 보는 듯 독특하다 못해 낯선 화법의 영화다.나키코의 연인역은이완 맥그리거. 황수정기자
  • 팔 ‘평화군 파견’ 美협조 요청

    [암만 예루살렘 AFP AP 연합]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유혈충돌이잇따라 24일과 25일(이하 한국시간)에도 이스라엘 군인 및 민간인 2명과 팔레스타인 주민 4명이 사망한 가운데 전(前)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인 암논 립킨-샤하크 관광장관과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25일 가자 지구에서 비밀회담을 가졌다고 이스라엘군라디오방송이 26일 보도했다. 이번 비밀회담은 아라파트 수반과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전 총리가지난 1일 평화협상을 벌인 이래 양국간의 최고위 회담으로 립킨-샤하크 장관은 “이스라엘군은 독자적으로 이번 유혈사태를 종식시킬수없으며 문제해결을 위해 정치적인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아라파트 수반은 이날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에게 미국이 국제평화유지군의 팔레스타인 파견에 거부권을 행사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이에 앞서 24일 러시아를 방문한 아라파트 수반은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하던 도중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와 전화통화를 하고 폭력종식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노력을 경주하겠다고약속했다. 이-팔은 그러나 수뇌부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25일에도 양측간 충돌이 계속돼 어린이를 포함,4명의 팔레스타인 주민이 이스라엘군의총격으로 사망하고 30여명이 부상했다.
  • 서울대 柳漢一교수팀 ‘新물질’발견 의미

    서울대 유한일 교수 등이 세계 최초로 발견한 ‘Ti3SiC2’라는 신물질은 ‘제벡 효과’가 발생하지 않는 물질이라는 점에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제벡 효과는 열전(熱電) 현상(thermoelectricity)이라고도 한다.어떤 물질에 온도 차이가 가해지면 전압이 생겨 기전력(전기를 흐르게하는 힘)이 발생하는 현상을 말한다.19세기 후반 이 현상을 발견한과학자의 이름을 따 명명됐다.이 때 온도차 때문에 발생하는 기전력을 열 기전력(thermoelectromotive force)이라고 한다. 제벡 효과는 전기저항이 0(즉 전기 전도가 무한대)이 되는 초전도체를 제외하면 지금까지 알려졌던 모든 물질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이효과를 이용한 것이 온도차에 의해 발생한 기전력을 측정함으로써온도차를 간접적으로 측정하는 기구인 열전대(thermocouple)이다.이번 신물질의 발견으로 제벡 효과의 이론적 규명 노력이 활발해지고폭넓은 응용분야가 개척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교수는 “곧바로 떠오르는 응용분야는 회로 내부의 온도 차이로인한 전기적 잡음신호(노이즈)가 없는 회로의 제작”이라면서 “이외에도 열전대의 정밀도 향상,열전 냉각장치 및 박막 열전지,인공위성에 들어가는 초정밀회로 등의 성능향상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말했다. 경희대 화학과의 한 교수는 “세계적인 권위를 가지고 있는 학술지로는 ‘네이처’와 ‘사이언스’지가 있으며 이 학술지에 논문이 게재된 것만으로 과학적 검증이 됐다고 봐야한다”면서 “유 교수의 이번 발견은 놀라운 과학적 업적으로 산업분야에서 폭넓게 응용될 수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격동의 남북관계 반세기](2)7·4 남북공동성명

    지난 72년 7·4 남북공동성명은 남과 북 당국이 분단 이후 만들어낸 첫 공식 합의문서였다.공동성명을 통해 천명된 자주,평화,민족 대단결이라는 3개항은 이후 전개된 남북 대화와 합의의 기본원칙으로 자리잡았다. ◆시대적 배경/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계속된 동서진영의 냉전은 1970년대에접어들며 변화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해빙 분위기는 한반도에도 전해져남·북 당국은 대화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 당시 남한의 박정희(朴正熙)대통령은 개헌을 통해 3선에 성공한 뒤였다.또북한의 김일성(金日成·당시 수상)주석은 김정일(金正日)로의 후계 구도를모색하고 있었다. 7·4남북공동성명이 발표된 뒤 남북은 다시 대화를 중단하고 대결의 상태로돌아갔으며, 남북 양측 지도자의 내부 독재가 공고화되었다.의도적이든 아니든,7·4남북공동성명이 결과적으로는 박정희 대통령의 장기집권과 김일성의김정일 후계 구도 확립에 이용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추진 과정/ 1971년 11월20일 판문점에서 대한적십자사와 북한적십자사의 실무대표가 11차례에 걸쳐 비밀접촉을 했다.그 결과 이후락(李厚洛)중앙정보부장과 김영주 노동당 조직지도부장 간 회담이 합의됐다.이어 72년 5월2일부터 3박4일간 이중앙정보부장이 평양을 방문해 김일성주석,김영주 조직지도부장과 각각 두차례 회담했다. 김영주를 대신한 박성철 제2부수상이 5월29일부터 서울을 방문,박정희 대통령과 한 차례,이후락 부장과 두차례의 회담을 가졌다.그 결과 7월4일 ‘7·4남북공동성명’이 발표되고,남북조절위원회가 발족됐다. ◆내용/ 7·4남북공동성명은 모두 7개항으로 구성돼 있다.제1항에서는 자주,평화,민족적 대단결이라는 조국통일원칙을,제2항에서는 긴장상태 완화와 신뢰 분위기 조성을,제3항에서는 제반교류 실시를 천명하고 있다.제4장에서는남북적십자회담 성사를 위한 협조,제5장에서는 상설직통전화 설치,제6장은남북조절위원회 구성,운영의 합의를 명시했고,제7장에서는 합의사항의 성실한 이행을 다짐했다. ◆이행/ 7·4남북공동성명은 남북한의 분단사를 통일사로 바꾸는 전환의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됐으나,발표되는 순간부터 성명문안에 대한 해석상의 의견차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양측은 통일 3원칙에 관한 해석상의 이견에도 불구하고 11월30일 각 5인의 대표로 구성되는 남북조절위원회 본회의를 정식으로 발족시켰다. 이에 따라 세차례에 걸쳐 남북조절위 본회의가 개최됐으나 73년 8월28일 북한이 중단을 일방 선언함으로써 아무런 성과없이 끝나고 말았다. 이도운기자 dawn@. *7·4 남북 공동성명 발표 당시 주역들 뭘하나. 7·4 남북 공동성명 발표 당시 남북의 주역들은 저마다 굴곡많은 삶의 궤적을 그려가고 있다. 공동성명의 막후 연출자였던 당시 남북의 정상들은 모두 유명을 달리했다. 박정희(朴正熙) 전대통령은 지난 79년 김재규 전중정부장의 총탄세례로 서거했다.북한의 김일성(金日成) 주석(합의 당시는 수상)도 지난 94년 심장마비로 근 반세기에 걸친 장기집권에 마침표를 찍었다. 남측 조절위원장으로 스포라이트를 받았던 이후락(李厚洛) 당시 중정부장은일체의 언론접촉도 피한 채 경기 광주에서 도자기를 구우며 은둔생활중이다.73년 ‘DJ(현 김대중대통령) 도쿄 납치극’ 배후조종 혐의로 해임당한 뒤한때 재기하기도 했으나 80년 ‘서울의 봄’ 이후 다시 추락했다. 조절위 북측 공동위원장이었던 김영주(金英柱) 노동당 조직지도부장은 한때후계 반열에도 올랐으나, 끝내 친조카인 현 김정일국방위원장에게 밀렸다.98년 김정일국방위원장이 공식 1인자에 등극하면서 2선으로 후퇴했다.최고인민회의 10기 제1차회의에서 신설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명예부위원장이라는명목상의 감투만 쓰고 있다.김영주를 대리해 서울에 왔던 박성철 제2부수상도 명예부위원장이다. 지지부진한 남북적십자회담의 와중에 북한 차석대표 김덕현의 소맷자락을끌어 “따로 조용히 얘기하자”며 당국간 비밀회담을 이끌어냈던 정홍진씨도일선에서 물러났다.현재 송원장학재단이사장으로 육영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또 다른 조절위 남측 대표의 일원이었던 강인덕(康仁德) 당시 중정9국장은현재 일본에 체류중이다.‘국민의 정부’ 초대 통일부장관으로 대북 포용정책의 안정화에 기여했으나,부인이 옷로비사건에 휘말리면서 물러나 일본세이가쿠인(聖學院)대학에서 조용히 연구에만 몰두하고 있다. 공동성명 합의과정에 참여했던 북측의 대화 1세대들도 대부분 일선에서 퇴역한 상태다.이 중 노동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으로 대표단의 일원이었던 류장식은 정치범수용소에 수용된 이후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조절위 북측대변인이었던 전금철(全今哲)만이 지난 98년 베이징 남북차관급 비료회담의북측 대표로 건재를 과시했었다. 구본영기자 kby7@. *재조명 받는 '통일 3대원칙'.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앞두고 7·4공동성명에 발표된 ‘자주,평화,민족적 대단결’ 등 남북통일 3대원칙이 재조명받고 있다. 베이징 비공개 접촉에서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하면서 꼬리표를 달았기 때문이다.즉 남과 북이 ‘역사적인 7·4공동성명에서 천명된 조국통일 3대원칙을재확인한다’고 합의한 것이다. 이에 앞서 91년 합의된 남북기본합의서 전문에도 3대 원칙이 언급됐다.그러나 남북이 항상 그 정신에 따라 관계개선에탄력을 붙여온 것은 아니다.3원칙에 대한 해석을 달리하면서 사사건건 대립한적이 더 많았다. 이는 3원칙 자체가 대단히 포괄적 개념이라는 점에 기인하기 때문만은 아니었다.평화통일을 위한 파트너이면서 동시에 체제경쟁의 대상이라는 남북관계의 이중성 때문이었다. 이를 테면 3원칙 중 ‘자주’에 대해서는 북측은 외세배격 논리로 연결시켜왔다. 즉 통일문제를 자주적으로 해결하자는 말은 북측은 이미 자주를 이뤘으니,이제 남한에서 미군을 철수해야 하다는 식으로 논리를 비약시켜 왔다. 북측이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3대 원칙을 달리 해석,회담을 유리하게 이끄는 지렛대로 삼을 개연성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그러나 통일부의 한 당국자는 “북한의 그러한 의도조차 타고넘어야 한다”고 말했다. 구본영기자
  • [역사를 바꾼 정상회담](3)닉슨 마오쩌둥 회담

    *72년 美·中정상회담. 1972년 2월21일 아침 중국 베이징(北京) 수두(首都)공항.20여년동안 쌓인적대감을 버리고 2만5,000㎞를 날아 중국 대륙의 땅을 처음 밟는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은 조금 어리둥절했다.황금시간대 생중계되는 미 TV를 통해‘세계 평화의 전도사’로 비쳐지던 자신의 이미지를 높여줄 베이징의 환영인파는 고사하고 환영 플래카드 하나 내걸려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항에는 저우언라이(周恩來)총리의 환영인사와 의장대의 간단한 의전행사만 있었다.베이징 디아오위타이(釣魚臺) 영빈관을 향해 차량행렬이 지나갈때도 톈안먼(天安門) 광장과 베이징거리는 텅비어 있었다. 이날 오후 닉슨은 중난하이(中南海)로 마오쩌둥(毛澤東)을 만나러 갔다.약간 초췌한 모습의마오는 닉슨을 반갑게 맞았다.“반동집단이 미국과의 공식 접촉을 강력히 반대했다”며 환영에 신중했던 점을 설명한 마오는 “미 대선기간 내내 당신이 투표에서 이기리라고 확신하고 있었다”고 덕담을 건넸다.닉슨은 삭막한 첫 소감을 뒤로 한 채 “한 국가를 움직였고 세계를 변화시켰다”고 마오를 추켜세웠다. 미·중 정상 첫 회담은 이처럼 의례적인 만남에 불과했지만,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을 선포한 이후 처음으로 ‘죽의 장막’을 걷어젖히고 국제무대 복귀를 알리는 신호탄이었다.닉슨이 만리장성 등을 둘러보는 동안 미·중 협상자들은 긴 시간의 비밀회의를 통해 타이완의 지위 등 중요한 외교적 사안을다듬었다.그 결과 2월 28일 미·중은 ‘상하이(上海)공동선언’을 통해 ▲영토와 주권의 상호존중 ▲상호불가침 ▲내정불간섭 ▲평등호혜 ▲평화공존 등 평화 5원칙을 천명한 뒤,관계 정상화 합의의 상징으로 팬더 한쌍과 사향소를 교환했다. 40년대 후반부터 국공내전 및 한국전쟁을 치르면서 적대국이 된 미·중관계가 해빙되기 시작한 것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날로 커가는 소련의 영향력을 견제해야 한다는 공통의 이익분모를 갖고 있었기 때문.특히 미국은 중국과의 관계개선을 통해 베트남전쟁의 수렁에서 빠져 나오는 돌파구를 찾으려했다.중국은 50년대말 이념갈등과 69년 헤이룽장(黑龍江)성 전바오다오(珍寶島)의 중·소 무력충돌 사건 등으로 대(對)소련관계가 악화되면서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소련견제 카드로 활용하고자 했다. 두나라는 이전부터 관계정상화로 가는 수순을 차근차근 밟았다.71년 4월10일 베이징 공항에 도쿄발 루프트한자 비행기에서 낯선 미국인 15명이 내린게 첫 사례로 꼽히고 있다.이들은 중국을 공식 방문한 최초의 미국인들로 미·중관계를 복원 물꼬를 튼 ‘핑퐁외교’의 주역들이다.3월말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세계 탁구선수권대회에 참가중이던 중국 대표팀이 미국 대표팀에 초청할 뜻을 전달하자,두차례 비밀 접촉끝에 전격 이뤄졌다.이후 미국은 20년넘게 지속돼온 대중국 무역금지 조치를 해제,유화적인 제스처를 보내면서 본격 대화에 나섰다.헨리 키신저 미 대통령 안보담당 보좌관이 비밀리에 중국을 방문,저우 총리와 만났고 그해 7월 15일 닉슨이 72년 5월 이전에 중국을방문한다고 발표했다.이어 10월 중국은 유엔총회에서 회원국들의 압도적인지지를 받아 유엔 가입을 실현,타이완(臺灣)은 국제정치 무대에서 축출됐다. 김규환기자 khkim@. *막후협상 두 주역/ 키신저 당시 美안보담당 보좌관. 헨리 키신저 당시 미 대통령 안보담당 보좌관(77)은 데탕트(긴장완화)의 흐름을 주도하며 당대를 풍미한 국제외교가의 스타중 스타.안보담당 보좌관·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국장·국무장관 등 미 행정부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1923년 독일 퓌르트에서 태어난 그는 38년 미국으로 이주,뉴욕 시립대학 회계학과를 졸업했다.54년 하버드대학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교수로 활약하며 미국 방위연구계획을 입안한 주역이다. 아이젠하워·케네디·존슨 행정부를 거치며 안보문제 고문으로 활약한 키신저는 57년 ‘핵무기와 외교정책’을 출판,미국 전략정책의 최고 권위자로 떠올랐다. 68년 닉슨 대통령에 의해 안보담당 보좌관에 임명된 그는 중국·소련·베트남·중동 등지에서 데탕트 흐름을 추진,외교적 성공을 거두고 ‘전략무기제한협정(SALT)’을 성사시켜 닉슨 행정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부상했다.71년4월 핑퐁외교 이후 비밀리에 중국을 방문,미·중관계 정상화를 이끌어내는막후 주역으로 활약했다.77년 국무장관직에서 물러난 뒤 국제고문·작가·강연자로 활동하고 있다. *周恩來 당시 中총리. 저우언라이(周恩來·1898∼1976) 당시 중국 총리는 외교부장을 겸임하며 20세기 중국의 가장 위대한 협상가로 꼽힌다.세부사항을 파악하는 데 초인적인 힘을 발휘한 그는 실용적이고 친화력과 설득력이 있는 화술로 협상 당사자를 사로잡았다. 장쑤(江蘇)성 화이안(淮安)에서 출생한 저우는 근로 장학생으로 프랑스에유학하는 동안 공산주의 사상에 심취,평생을 공산주의자로 보내겠다고 결심했다. 27년4월 중국 공산당 정치국위원으로 선출된 그는 장정(34년10월∼35년10월)기간동안 당기구 통제권을 장악한 마오쩌둥(毛澤東)의 지도력을 보좌했다. 장정으로 공산당 근거지를 확보한 이후 국공내전 등의 협상테이블에서 우아하고 섬세한 화술로 협상에 임함으로써 탁월한 외교 협상가로서의 입지를 굳혔다.저우는 중화인민공화국 선포 이후
  • 남북 정상회담 성사되기까지

    남북 정상회담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일관되게 추진해온 ‘햇볕정책’의 산물이다.김 대통령은 지난 98년 2월25일 취임식에서 남북 기본합의서 이행을 위한 특사교환을 제의한 이래 줄기차게 남북 당국자간의 대화 필요성을강조해왔다. 정부의 일관된 정책에 북한도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98년 4월11일 중국베이징에서 남북 당국자회담이 개최된 이래 공식·비공식적 접촉이 늘어갔다. 그 과정에서 연평해전과 잠수정 침투 등 크고 작은 긴장상황이 조성됐지만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의 소몰이 방북,금강산관광 등을 통해 북한 변화의 조짐은 곳곳에서 감지됐다.또 양측 당국간에 어느 정도 신뢰도 쌓여갔다. 이런 배경에서 3월10일 유럽을 순방중이던 김 대통령은 베를린선언을 발표한다.북한도 전 세계적 지지를 얻은 베를린선언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였다.평양에서도 “서울을 거치지 않고서는 국제사회로 나가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됐다.이후로 정상회담을 전제로 한 양측의 물밑 접촉이 활발해지고특사 회담이 합의됐다. 유럽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김 대통령은 3월15일 박지원 장관을 관저로 불러 북한과의 협상을 위한 특사역할을 맡겼다.박 장관은 “문화부장관은 적임이 아니다”며 사양했다.그러나 김 대통령은 “박재규 통일부장관 등이 직접나서면 노출될 우려가 있다”면서 “협상이 결렬되는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고 박 장관에게 특사를 맡겼다. 북한도 이번 협상의 중요성을 감안해 남북관계 전문가이면서도 일단 당정에서 한 걸음 물러서 있는 송호경 아태평화위 부위원장을 내세웠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양측의 통치권자가 임명한 특사 자격으로서 만난 것이다. 3월17일 중국 상하이에서 박 장관과 송 부위원장이 처음 만나게 된다.이후베이징에서 몇차례 비밀회담이 이어졌다.서로가 무엇을 원하는지가 대체로파악됐다. 우리측은 3월22일 베이징에서 최종입장을 통보했다.더 이상의 접촉은 하지않겠으니 북한의 입장이 결정되면 연락하라는 것이었다. 드디어 지난 7일 북한측으로부터 연락이 왔다.이에 따라 8일 4시부터 베이징에서 박·송 회담이 재개됐다.얘기는 잘 풀려나갔다.북한측이적극적이었다. 이 자리에서 박 장관과 송 부위원장이 합의문을 만들었고 10일 오전 10시에양측이 동시에 발표하기로 했다. 두 사람은 오후 7시25분(한국시간 8시25분)합의문에 서명하고 기념촬영까지 했다. 이도운기자 dawn@
  • 美정부 MS 3개社로 분할 추진

    [워싱턴 AP 연합]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사가 3개의 회사로 분할될 것 같다. 미국 연방 법무부 소속 변호사들은 지난주 워싱턴에서 MS사를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제소한 19개주의 대표들과 가진 비밀회담에서 이같은 방안을 내놨다고 이 사건에 밀접하게 관여하고 있는 인사들이 12일 익명을 전제로 밝혔다. MS사를 제소한 19개주 정부 법무장관들은 미 연방 법무부가 제시한 방안을받아들이는 쪽으로 기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미 연방지방법원의 토마스 펜필드 잭슨 판사가 이 방안에 동의한다면 MS사의 분할이 이뤄지게 된다.이럴 경우 소비자들이 컴퓨터 프로그램을 구입하고 사용하는 방식에 엄청난 영향은 물론 세계 컴퓨터 업계에도 지각변동을 가져올 전망이다. 이밖에 검토되고 있는 방안은 감시체제 설립에서부터 소프트웨어업체인 레드먼드사의 즉각적인 분할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유에스에이 투데이는 이날 연방 정부가 MS사를 3개가 아닌 2개로 분할하는 방안을 선호하고있다고 보도했다. 미 법무부는 MS사를 3개의 회사로 분할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는 AP통신 보도에 대해서는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으나 유에스에이 투데이 보도를 부인했다. 지난달 뉴욕 금융컨설팅업체인 그린힐을 자문회사로 위촉했다고 밝혔던 미법무부는 MS사에 영향력의 남용을 금지하는 등의 약한 제재조치는 이 회사의 공격적인 행태를 다스리는데 부적절하다고 주장했었다. 한편 MS사는 이같은 분할방안에 대해 강력히 반대하고 나섰다.MS사의 마크머레이 대변인은 이날 MS사의 분할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극단적이고 급진적인 제안으로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메리카 온라인(AOL)과 타임워너사간의 사상 최대의 합병이 발표된 시점에 MS사의 분할을 심각하게논의하고 있다면 이는 역설적인 것이다”고말했다. 또 “법원이 정한 비밀중재절차의 내용에 대해 말하는 것은 전적으로 부적절하고 비생산적인 일이며 정부가 중재를 비밀절차로 간주하지 않는 것은 불행한 일이지만 우리는 중재와 관련해 일체 언급하지않을 것”이라고 그는말했다.
  • [대한매일 신춘문예 당선] 안은영씨 당선소감/심사평

    * 안은영씨 당선소감 횡단보도를 건널 때 마다 짜릿함을 느낀다.정지해 있는 자가용과 버스가 나를 삼키고 박살낼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몇초 동안 정신없이 한다.횡단보도를다 건너면 아까 세상은 사라지고 다른 세상이 시끄럽게 울며 벌거숭이로 나온다.횡단보도를 건널 때 차들의 눈치를 보면서 허겁지겁 걷는 내 모습을,바람이 되어 지켜보는 나는 눈물이 난다.그래서 가끔은 총질을 해대며 느릿느릿 횡단보도를 걸어보기도 한다.끝이 없을 것만 같은 그 길을 건너고 나면내 자신이 자랑스럽고 기특해서 한참을 서서 웃으며 꽃 선물이 받고 싶어진다.하지만 그것도 아주 잠깐이다.귀가 상추 잎 만큼 커지다가 ‘띠’하는 소리에 깜짝 작아진다. “어서 오십시오.이 상자에 타신 분은 마술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창백한 목소리로 나는 붙잡는 환청이 처음에는 겁만 났는데 요즘에는 일부러 횡단보도를 건너고 소리를 만나려고 한다.소리를 쥐어박으며 짜증을 낼 정도로 친해져서 지금은 오히려 든든하다.덕분에 일기장에 소복하게 쌓인 이야기는 날마다 뚱뚱해져서보기만 해도 웃기는 모습이다.가끔 뚱뚱이가 토라지면 뼈만 남는 모습으로 되돌아 갈까봐 달래느라 진땀을 빼긴 하지만 그래도금방 내 손을 잡아준다.소리를 들려주고 횡단보도의 짜릿함을 느끼게 해 주신 박상률선생님,문학을 대하는 자세를 일깨워 주신 윤한로선생님,내 모든스승님과 부모님 감사합니다. ▲78년 부산 출생 ▲숭의여대 문예창작과 졸업 ** 심사평 아마도 새 세기는 드라마 혹은 드라마적 표현이 대중매체의 내용을 주도해갈 것으로 전망된다.이러한 문화현상을 반영이라도 하듯이,최근 극작가를 지망하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고,신춘문예의 희곡작품 증가 역시 예외가 아니다.60여편의 응모작 가운데 ‘수갑찬 종달새’와 ‘창 달린 방’이 당선을 겨뤘다.둘 다 뽑고 싶었다. ‘수갑찬 종달새’는 외아들을 지나치게 편애하는 어머니가 며느리의 임신에 소외와 질투를 느끼는가 하면,며느리는 이러한 시어머니의 지나친 간섭과압력때문에 결국 유산하고 만다는 내용이다.며느리에 대한 어머니의 피해망상증과 며느리의 유산으로 이어지는 잔잔한 저항심리가 치밀하게 잘 드러났다.간결한 대사가 긴장을 지속시킨다.후반부에는 의사가 아들에게 어머니의증세를 장황하게 설명하는 대목은 전체의 격조를 깨는 군더더기로 보인다. ‘창 달린 방’은 창문도 없는 지하 단칸방에 세들어 사는 오누이의 고달픈삶을 그린 작품이다.누나는 정신병원에서 환자를 돌보는 일을 하고 있지만집세를 제대로 낼 수 없을 정도로 수입이 적다.남동생에게는 일정한 일거리가 없다.그는 절망적인 현실에 대한 저항심에서 오토바이 폭주를 하다가 팔이 부러지는가 하면,일회용 부탄가스를 마시며 침침한 방에서 환상에 젖는다.애인과 밀회하는 밝은 모습이 방안의 현실과 대조적으로 반복된다.시종 절제된 행동과 간결한 대사가 밀도와 무게를 느끼게 하고,상징적인 표현은 신선한 무대를 연상시킨다.후자를 당선작으로 정한 것은 이런 까닭이다.
  • [새영화] ‘007 언리미티드’

    석유계의 거물 로버트 킹이 폭발사고로 죽자 그의 딸 일렉트라(소피 마르소)의 신변을 보호하라는 명령이 제임스 본드(피어스 브로스넌)에게 내려온다. 로버트 킹의 죽음 뒤에는 복잡한 음모가 숨어 있다.사건을 수사하던 제임스본드는 일렉트라의 행동에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음을 발견하고 이를 추적한다.물론 영화는 모든 임무를 완수한 제임스 본드가 언제나 그렇듯 보고는 뒷전으로 미루고 새로운 본드 걸과 밀회를 즐기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18일 개봉하는 19번째 007 영화‘007 언리미티드(The World Is Not Enough,감독 마이클 앱티드)’는 이처럼 뻔한 결말의 권선징악 스토리다.그러나 007 시리즈는 62년 제1탄인 테렌스 영 감독의 ‘살인번호(Dr.No)’이래 오락영화의 대명사로 군림해오고 있다.007영화의 흡인력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그것은 무엇보다 민첩하고 유머감각 넘치는 매력남 제임스 본드의 액션에서 찾을 수 있다.‘007 언리미티드’ 역시 볼거리 풍성한 액션으로 시작한다.이스탄불의 한 작은 섬에 위치한 메이든 타워,중동의 아제르바이잔 유전지대, 본드와 일렉트라가 플라잉 스키를 타고 있는 괴한들의 공격을 받는 알프스 산맥,고속 모터보트를 추격하는 템즈강 등이 주요 액션 무대다. 숀 코너리,조지 레젠비,로저 무어,티모시 달튼을 잇는 제5대 007 브로스넌. ‘골든아이’와 ‘네버다이’에 이어 세번째 맡는 007 역이라 선도는 떨어지지만 브로스넌은 나름의 인간미를 지닌 007역을 그런대로 잘 소화했다.반면일렉트라 역을 맡은 소피 마르소의 악녀연기는 너무 볼품 없다.악역연기에필요한 냉혹한 카리스마보다는 요염한 자태만 앙상하게 드러날 뿐이다. 김종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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