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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Q 210 ‘잊혀진 천재’ 김웅용 영재들의 자살을 접하다

    IQ 210 ‘잊혀진 천재’ 김웅용 영재들의 자살을 접하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신동이 있었다. 5세에 4개 국어를 구사했고 6세 때 일본 후지TV에 출연해 고등 미·적분을 술술 풀어냈다. 당시 일본에서 측정한 그의 IQ는 210이었다. 이는 10년 넘게 깨지지 않았던 기네스북 기록이었다. 7세 때는 청강생 자격으로 한양대에서 물리학을 공부했다. 이듬해 미국 항공우주국(NASA) 주선으로 콜로라도 주립대에 입학했다. 여기에서 석·박사 과정을 마친 뒤 16세까지 5년간 NASA 핵물리학 분야 선임연구원으로 일했다. 그의 인생은 IQ만큼이나 빠르게 내달렸다. 하지만 천재는 어느 순간 자기 삶의 ‘과속’에 급브레이크를 걸었다. 16세 때 미국 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1981년 충북대에 입학했다. 지방대에 가기 위해 검정고시를 치르는 그에게 언론은 ‘실패한 천재’라는 딱지를 붙였다. 천재 ‘김웅용’은 빠르게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 갔다. 바로 그 김웅용(49)씨가 인터넷에 화제로 등장했다. 세월의 더께를 털어내고 그를 세상 밖으로 끄집어낸 것은 난데없는 저 먼 나라 루마니아의 언론사였다. 역대 세계에서 가장 머리 좋은 사람 3위라고 김웅용씨를 소개했다. 그 소식이 국내에 알려진 지난 8일, 언론들은 일제히 하루 전 일어난 카이스트 학생의 올해 네 번째 자살을 보도했다. 김웅용씨가 일하는 청주 충북개발공사로 차를 내달렸다. “나는 천재가 아니다, 고로 실패한 천재가 아니다.” →‘실패한 천재’ 또는 ‘잘못된 영재 교육의 표본’이라는 얘기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을 것 같다. -죄송하지만 나는 천재가 아니다. 남들이 살면서 천천히 배우는 것을 조금 어린 나이에 익힌 것일 뿐이다. 빨리 익혔다고 멀리 가는 것은 아니지 않나. 또 박태환(수영)이 잘하는 게 있고 김연아(피겨스케이팅)가 잘하는 게 따로 있듯이 모든 분야에서 특출할 수는 없다. 난 남들이 나이 들어 갈 곳을 미리 가서 경험했을 뿐이다. 한때는 그게 너무 재미있었지만, 나중에 힘에 부치면서 잘못된 선택이란 생각이 들어 제자리로 돌아온 것일 뿐이다. “천재를 평균의 틀에 가둬 둔재로 만들어서야” →그래도 이른바 ‘천재’가 지방대와 평범한 직장을 택하기는 참 어려웠을 것 같다. -미국에서 돌아온 뒤 학교든 직장이든 내가 좋아하는 곳을 선택했다. 그 전에 공부하던 분야가 파괴를 위한 것이었다면 새로 배운 전공(토목공학)은 없는 것을 만들어 사람들이 이용하도록 하는 일이어서 좋았다. 지금 다니는 직장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내가 그렇게 좋다는데 세상의 반응은 내 생각과 달랐다. 아무리 내가 “지금이 행복하고 좋다.”고 해도 사람들은 “그럴 리가 없다.”고 했다. “내 일에 만족하고 있다.”고 하면 “왜 그런 일을….” 뭐 이런 식이다. 과거에 천재라고 불렸다면 지금 내가 반드시 하버드대나 예일대에서 교수를 하고 있어야 하는 것인가. 다시 말하지만 난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 →천재 소년 송유근(15·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천문우주과학 박사과정)군과 비교도 많이 한다. -제발 부탁인데 나를 유근이와 결부시키지 말아 달라. 신동이라는 세상의 기대 어린 시선으로 유근이나 그 부모가 겪는 부담에 내가 조금이라도 더 보태고 싶지 않다. →이쯤에서 가장 궁금한 카이스트 얘기를 좀 해 보자. 자살한 학생들이 너무 극단적인 것 아닌가. -그건 장학금만의 문제도, 서남표(카이스트 총장)식 과당 경쟁 때문만이라고도 할 수 없다. 일부에서는 장래가 촉망되는 학생들이 너무 나약해서라고도 말하지만 그건 그 아이들의 고통을 몰라서 하는 소리다. 카이스트 학생들은 다들 정말 열심히 공부한다. 이미 10년 전에도 카이스트는 새벽 3시에 식당이 불야성을 이뤘다. 연구실에서 실험하고 과제하다 밤참 먹으러 나온 아이들 때문이다. 그런데도 하위권을 맴돈다면 그 이전까지 1등만 해 왔던 아이들의 자괴감은 이루 말할 수 없지 않겠나. 부모님의 기대를 저버렸다는 자책도 감당하기 힘들었으리라고 본다. →어디에나 치열한 경쟁과 냉정한 평가는 존재하기 마련이다. -내가 지적하고 싶은 것은 ‘평균’이란 모호한 기준이다. 사람은 잘하는 분야가 있고 그렇지 못한 분야가 있다. 한 과목에서 특출난 학생이 있으면 그 점을 부각시켜 인정해야 하는데 모든 학점을 평균해서 평가한다. 두 과목 평균 80점을 맞은 학생보다 한 과목 100점, 다른 한 과목 50점을 받은 학생이 특정 분야는 훨씬 우수한데 세상은 평균 80점 학생을 더 알아준다. 각기 다른 분야에서 100점을 맞은 학생들을 잘하는 분야에서 같이 연구할 수 있게 하면 엄청난 시너지를 낼 수 있는데 그걸 잘 모르는 것 같다. →IQ 210이란 숫자는 언제 어떻게 나왔나. -일곱살 때 일본으로 가서 IQ 테스트를 했다. 당시 한국은 정말로 먹고살기 힘들었다. 두뇌 측정 방법이나 기관이 제대로 있을 리가 없었다. IQ 측정을 위해 7시간 동안 계속 시험을 봤는데 거의 다 맞았던 것 같다. 최고 측정치가 200이었는데 만점을 받으니 ‘측정 불가’라며 보너스 점수 주듯이 10을 더 얹어 210으로 결론냈다. 이후 수학자인 야노 겐타로 도쿄공업대 교수가 미적분 방정식을 냈는데 마침 아는 문제가 나와 모두 풀었다. 이 모습이 방송되면서 영국 기네스협회는 세계에서 ‘가장 머리 좋은 사람’으로 내 이름을 올렸다. 그 덕에 미국 NASA에서 연락이 와 유학길에 올랐던 것이다. “힘들다는 내 이야기 들어 줄 사람 없던 것이 더 큰 문제” →그랬는데 왜 스스로 모든 것을 버렸나. 이해가 잘 안 된다.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다. 난 미국에 가서도 꽤 잘한다는 소리는 들었다. 하지만 내가 뭘 잘하고 있는지 몰랐다. 주어지는 과제와 수학문제를 기계처럼 풀기만 했던 것이다. 한 분야를 위해 20개 이상 연구실이 함께 작업을 했지만 정작 옆방에서 뭘 하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비밀주의 원칙이 이어졌고 거기서 생긴 공은 대부분 윗선의 차지였다. 어린 나이에 힘들다는 내 하소연을 들어줄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문제였는지도 모른다. 어디에도 탈출구는 보이지 않았다. 최근 자살한 카이스트 학생들도 나처럼 그랬던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김웅용씨는 “아들과 공을 찰 때, 퇴근 후 동료들과 대포 한잔 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치열한 경쟁에 자신을 던져야 하는 현대사회에서 값진 대가를 지불하고 삶의 속도를 늦춘 김웅용씨. 그는 자신의 천재성을 결정적으로 자기 행복을 찾는 데 모두 쏟아넣은 것인지도 모른다. 청주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싱겁게 끝난 애플 주총, 잡스는 어디에…

    ‘위중설’에 휩싸인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의 등장 여부를 두고 관심이 쏠렸던 애플의 주주총회가 결국 싱겁게 끝났다. 잡스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데다 ‘잡스 이후’를 대비한 후계 계획도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애플은 차기 태블릿PC 모델인 ‘아이패드 2’를 다음달 2일 공개할 뜻을 내비춰 시장에 그나마 위안을 줬다.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 본사에서 23일(현지시간) 열린 주총에서는 병가 중인 잡스 대신 팀 쿡 최고운영책임자와 브루스 스월 총고문이 사회를 맡았다고 BBC 등 외신이 전했다. 최근 ‘6주 시한부설’이 불거지는 등 잡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가 주총장에 모습을 드러낼지 관심이 모였던 터라 잡스의 부재는 더욱 크게 느껴졌다. 잡스가 행사에 불참하면서 그의 건강상태를 둘러싼 루머는 더욱 무성해지게 됐고 그만큼 공룡 정보기술(IT)기업을 바라보는 시장의 우려도 커지게 됐다. 주총에서는 예상과 달리 잡스의 건강을 묻는 질문이 거의 나오지 않았고 자사의 아이폰과 다른 스마트폰과의 경쟁 등에 대한 질문만 쏟아졌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주주들은 “경영권 승계계획을 밝히라.”는 중앙노동자연금펀드의 제안도 부결시켰다. 연금 측은 “잡스 다음으로 CEO를 맡을 후임자의 이름까지 공개하지는 않더라도 최고경영진의 교체에 대비한 3개년 계획 및 회사비상계획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며 이 같은 요구를 했다. 그러나 애플은 내부적으로 이미 포스트 잡스에 대한 계획안이 짜여졌지만 이 방안이 외부에 공개되면 회사 기밀이 경쟁사에 새 나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혀 왔다. 결국 주주 대다수는 “잡스와 애플을 믿는다.”면서 경영진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연금 측을 대표해 이번 제안을 내놓았던 제니퍼 오도넬은 깊은 실망감을 내비쳤다. 그는 “우리도 잡스가 평생 살기를 바란다.”면서 “그러나 그건 현실적이지 못하다. 이 때문에 애플은 후계계획을 분명히 세워야 한다. 그리고 만약 계획이 있다면 조금 공개하는 것이 무슨 문제냐.”며 애플의 비밀주의를 비판했다. 한편 애플은 각 언론사에 뿌린 초청장을 통해 다음 달 2일 ‘아이패드 2’를 공개할 것임을 암시했다. 이 업체는 행사에서 정확히 어떤 제품을 공개할지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으나 초청장이 아이패드 캘린더 형식으로 돼 있고 그동안 전문가들의 예측을 감안할 때 새 태블릿 PC를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어산지는 떠벌이 황제”

    “어산지는 과장하길 좋아하는 황제였다.” 내부고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의 대변인을 지낸 다니엘 돔샤이트베르크가 줄리언 어산지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위키리크스 창립자 어산지와의 불화로 지난해 9월 위키리크스와 결별한 뒤 경쟁 사이트 ‘오픈리크스’를 만든 그는 11일 한국과 독일 등 11개 나라에서 동시 출간한 책 ‘위키리크스 내부’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줄리언 어산지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웹사이트에서 일했던 시간’이라는 부제 아래 어산지에 대한 개인적인 평가를 담은 이 책에서 그는 “어산지와의 마지막 컴퓨터 채팅에서 나는 ‘지도자는 소통하고 자신에 대한 믿음을 키워가야 하지만, 당신은 정반대로 하고 있다. 황제나 노예상인처럼 행동하고 있다’라고 말했다.”고 적었다. 그는 전날 독일 베를린에서 가진 출판 기념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어산지가 광적인 숭배 대상이 되기 전에 제대로 기록해 둘 필요가 있다.”고 출판 배경을 설명했다. 자신을 ‘한때 어산지의 친구 혹은 그 비슷한 사람’이라고 표현한 돔샤이트베르크는 책에서 “어산지는 똑똑하지만 편집증적이고 과장하기를 좋아한다.”고 전했다. 위키리크스 운영에 대해서는 “점차 권력과 비밀주의에 물들어 갔다.”면서 “재정 부분에 있어서는 그 정도가 심했다.”고 주장했다. 또 최근 어산지에게 더 이상 ‘실탄’이 없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과 관련, 그는 “위키리크스를 떠날 때 3500개 정도 되는 문건에 어산지가 접근할 수 없도록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위키리크스 측은 “그의 주장은 제한된 정보 혹은 악의적인 사실 왜곡에 근거하고 있다.”면서 “이미 법적 대응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그 밖에 돔샤이트베르크는 “전 세계에 자기 자식이 얼마나 많은지를 자랑하곤 했다.”면서 “여성에 대한 기준은 간단하다. 어려야 하고 22세 이하면 더 좋아한다.”고 했다. 한때 어산지와 독일 비스바덴에서 함께 살았다는 그는 “어산지의 위생 관념이나 식습관을 보면 사람이 아닌 늑대 손에 자란 것 같다.”면서 “내가 키우던 고양이를 학대했다.”고 말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위키리크스의 대변인을 “어산지는 황제였다”

    위키리크스의 대변인을 “어산지는 황제였다”

     “어산지는 과장하길 좋아하는 황제였다.”  내부고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의 대변인을 지낸 다니엘 돔샤이트베르크가 어산지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창립자 줄리언 어산지와의 불화로 지난해 9월 위키리크스와 결별한 뒤 경쟁 사이트 ‘오픈리크스’를 만든 그는 11일 한국과 독일 등 11개 나라에서 동시 출간한 책 ‘위키리크스 내부’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줄리언 어산지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웹사이트에서 일했던 시간’이라는 부제 아래 어산지에 대한 개인적인 평가를 담은 이 책에서 그는 “어산지와의 마지막 컴퓨터 채팅에서 나는 ‘지도자는 소통하고 자신에 대한 믿음을 키워가야 하지만, 당신은 정반대로 하고 있다. 황제나 노예상인처럼 행동하고 있다’라고 말했다.”고 적었다.  그는 전날 독일 베를린에서 가진 출판 기념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어산지가 광적인 숭배 대상이 되기 전에 제대로 기록해 둘 필요가 있다.”고 출판 배경을 설명했다.  자신을 ‘한때 어산지의 친구 혹은 그 비슷한 사람’이라고 표현한 돔샤이트베르크는 책에서 “어산지는 똑똑하지만 편집증적이고 과장하기를 좋아한다.”면서 “우리들은 지하로만 다녀야 하며 방탄조끼를 입어야 한다고 확신했다.”고 전했다. 위키리크스 운영에 대해서는 “점차 권력과 비밀주의에 물들어 갔다.”면서 “재정 부분에 있어서는 그 정도가 심했다.”고 주장했다.  또 최근 어산지에게 더 이상 ‘실탄’이 없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과 관련, 그는 “위키리크스를 떠날 때 3500개 정도 되는 문건에 어산지가 접근할 수 없도록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위키리크스 측은 “그의 주장은 제한된 정보 혹은 악의적인 사실 왜곡에 근거하고 있다.”면서 “이미 법적 대응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그 밖에 돔샤이트베르크는 “전 세계에 자기 자식이 얼마나 많은지를 자랑하곤 했다.”면서 “여성에 대한 기준은 간단하다. 어려야 하고 22세 이하면 더 좋아한다.”고 했다. 한때 어산지와 독일 비스바덴에서 함께 살았다는 그는 “어산지의 위생 관념이나 식습관을 보면 사람이 아닌 늑대 손에 자란 것 같다.”면서 “끊임없이 동물들을 공격하고 내가 키우던 고양이를 학대했다.”고 말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포스트 잡스’ 새달 드러나나

    ‘포스트 잡스’ 새달 드러나나

    ‘포스트 잡스’ 시대를 열 애플호의 차기 선장이 다음 달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애플의 주요 주주가 차기 최고경영자(CEO) 물망에 오른 내부 후보자의 이름과 CEO 선정 기준을 밝히라는 압박을 넣고 있기 때문이다. ●연례주총서 주주들 공개 압박 21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에 따르면 애플의 지분을 상당량 보유한 미 일리노이 주 잭슨빌의 중앙노동자연금펀드(CLPF)는 다음 달 23일(현지시간) 열리는 애플의 연례 주주총회에서 이를 공개하라는 주주 제안을 했다. CLPF는 또 CEO 승계 계획에 대한 진행 절차에 착수하고 매년 이에 관해 주주들에게 보고할 것을 요구했다. ‘비밀주의’를 고수해 온 애플은 이 안건에 대해 반대표를 행사할 것을 주주들에게 촉구하고 있다. 경쟁사에서 CEO 후보 물색 작업을 방해하는 등 애플에 불리한 행위를 할 수 있다는 게 애플 쪽의 설명이다. ●애플, 법개정에 ‘비밀 고수’ 힘들 듯 하지만 상황은 애플에 유리하지 않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2009년에 이어 지난해 말 기업 리스크에 대한 법적 정의를 넓게 잡으면서 CEO 승계 계획에 대한 주주들의 질문에 답해야 한다고 관련 규정을 개정했기 때문이다. 한편 스티브 잡스의 무기한 병가로 ‘시계 제로’ 상태에 놓인 애플의 실적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애플의 온라인 앱스토어 다운로드는 100억회를 넘어섰다. 2008년 7월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2년 반 만에 세운 기록이다. ●앱스토어 다운로드 100억회… 실적은 고공행진 중국의 ‘애플 사랑’도 날로 치솟고 있다. 팀 쿡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올해 1분기 중국에서 26억 달러(약 2조 9172만원)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배 증가한 수치다. 실제 이 같은 기류는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미국 뉴욕 차이나타운에서 5번가에 이르기까지 애플 스토어에서는 아이폰을 사려는 중국인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중국 본토에서는 아이패드 3G 등 일부 모델이 품귀 현상을 빚어 ‘주부 밀수단’까지 등장했다. 한달 전 밀수업자로부터 고용된 중국 주부들이 수십개의 아이패드와 아이폰을 허리에 차고 중국 본토로 밀반입하려다 홍콩 국경 세관에 대거 체포되기도 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통일·국방부 또 ‘거짓말’ 고질

    통일 당국의 고질적인 거짓말과 비밀주의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통일부와 국방부는 지난 20일 북한이 제안한 고위급 군사회담을 수용한다고 밝히면서 “천안호 사건과 연평도 포격전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상태를 해소할 데 대하여”라는 북측이 보낸 통지문의 일부 부분을 공개했다. 회담 시기나 장소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정해진 것이 없다.(통일부)”고 답변을 회피하거나 “구체적인 시기나 장소는 남측에 일임했다.(국방부)”고 말했다. 마치 북한은 회담을 제의했고, 이후의 일정은 우리가 주도권을 갖고 정한다는 듯한 뉘앙스였다. 그러나 불과 몇 시간 뒤 정부의 거짓말은 탄로났다. 북한은 다음날인 21일 오전 6시 26분 조선중앙방송을 통해 전날 보낸 전통문 전문을 공개했다. 이 방송에 따르면 북한은 “회담 시기를 2월 상순, 회담장소는 쌍방이 합의하는 편리한 곳, 쌍방 예비회담 날짜는 1월 말경으로 정하자.”고 꽤 상세하게 우리 측에 제안한 것으로 밝혀졌다. 전날 통일부와 국방부 어느 곳도 밝히지 않은 내용이었다. 국방부는 북한의 방송 후에도 “(북한이 전통문에서) 회담 시기에 대해 명시하지 않았다. 분명히 안 했다.”라고 뻔한 거짓말로 둘러댔다. 대북관계와 통일정책의 주무부처인 통일부는 국방부로 책임을 돌렸다. 통일부 관계자는 “전통문은 국방부에 온 것이고 공개 여부는 국방부에서 책임질 일”이라고 말했다. 통일부는 “전통문을 다 공개하진 않는다. 북한이 제안한 것이라는 의미는 있지만 중요한 것은 다 알렸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이 같은 정부 당국의 거짓말이 밥먹듯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통일 당국에 전략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은 이번 정부 들어 전통문을 보내면 스스로 내용을 공개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남한 정부가 모두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는 불신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정보를 숨기기보다 우선 정확하게 공개하고 심도 있는 전략을 짜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 교수는 “북한의 전략을 너무 모르는 것 같다. 관계부처 간에 협의도 안 되고 전략도 없고 미숙하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말했다. 오이석·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씨줄날줄] 목구멍이 포도청/주병철 논설위원

    배가 너무 고파 못할 짓까지 할 때 쓰는 말이 있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다. 포도청만큼이나 무서운 곳이 먹고 사는 것, 배고픔이란 얘기를 빗댄 말이다. 포도청은 조선 중종 무렵 범죄자를 잡거나 다스리는 일을 하던 관아로, 요즘의 경찰서쯤 된다. 1878년 천주교 선교활동을 위해 우리나라를 다녀간 프랑스 선교사 리델이 포도청에 체포돼 적어둔 포도청의 이미지는 상당히 부정적이다. 포도청 관속들은 죄수들을 함부로 대하고 맹수적이라고 적고 있다. 죄수를 뭉둥이로 때려 죽여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남들이 밥을 먹든 말든 포도청 내에서 교수형을 간단히 집행하는 것을 종종 목격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샤를르 달레의 ‘한국천주교회사’에는 포도청 관속들이 저지르는 편법이나 비리 등도 상세히 적혀 있다. 한성부 등 큰 도시에는 관속들이 상습적으로 돈을 주고 도둑들을 매수해 꾸준히 관리했다고 한다. 백성들의 원성이 높거나 수령이 범죄 단속에 대한 성과를 독촉할 때 이들에게 가벼운 범죄행위를 적용해 체포한 뒤 다시 풀어주곤 했다는 것이다. 시쳇말로 검거 실적주의, 유흥업소와의 유착, 부적절한 뒷돈 거래 등의 단어가 연상된다. 순조 때 관직을 역임한 송지양이 남긴 한문 단편 다모전(茶母傳)에는 포도청 다모의 애틋한 미담이 있다. 다모는 한성부나 포도청에 소속돼 아전이나 포졸의 업무를 보조하는 여자 수사관을 말하는데, 다모전에서 다모가 남산골 양반집에 밀주를 담그는 현장을 덮쳤는데 몸져 누운 남편을 위해 부인이 밀주를 담갔다는 사연을 듣고 눈감아 줬다는 사연을 소개하고 있다. 당시 양반들의 포도청에 대한 인식은 좋지 못했던 것 같다. 실학자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은 목민심서에서 “다른 벼슬은 몰라도 백성들을 심판하는 포도청 직원들은 꼭 청렴한 인물로 뽑아야 한다. 포도청 직원이 청렴하지 못하면 가장 먼저 백성들이 피해를 보고 고통으로 쓰러지며 재앙이 후손까지 미친다.”며 포도청의 폐해를 강하게 지적했다. 강희락 전 경찰청장 등 전직 경찰총수들이 ‘함바 게이트’에 연루돼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1992년 이인섭 청장(2대)부터 강 청장(15대)까지 역대 청장 14명 가운데 절반인 7명이 수뢰 혐의 등에 휘말려 들었다고 한다. 낯 부끄럽고 몰염치하다. 상습범 같다. 아무리 목구멍이 포도청이라지만….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결선투표 유력… 유럽표 잡아야 ‘AGAIN 2002’

    결선투표 유력… 유럽표 잡아야 ‘AGAIN 2002’

    ‘Again 2002! 운명의 날이 밝았다.’ 역대 월드컵축구대회 개최국은 16개국이다. 이 가운데 대회를 2차례 개최한 나라는 브라질과 이탈리아, 멕시코, 프랑스, 독일 등 5개국에 불과하다. 두 번째 개최에 가장 짧은 시간은 멕시코의 16년이다. 평균 45.6년이 걸렸다. 한국엔 불리하다. 재개최 주기가 평균보다 짧은 탓이다. 그런데 한·일 월드컵은 단독 개최가 아니었다. 더욱이 이번 유치 후보 5개국 가운데 카타르, 호주를 제외하곤 재개최 국가다. 또 실사를 통해 검증된 인프라와 축구 열기 역시 한국의 장점이다. 그러나 이건 우리만의 생각이다. 모든 건 2일 밤 22명의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위원들의 마음에 달려있다. 그들의 속내는 그야말로 오리무중이다. 대부분 10년 이상 장기집권하느라 서로 친분관계가 얽히고설켰다. 이합집산의 행태를 보이면서도 극심한 눈치싸움이다. 그런데 2022년 월드컵 한국유치위원회는 과반이 나오지 않아 마지막 4차투표까지 갈 경우 절대 유리하다는 계산이다. 전통적인 우군에다 2·3차 투표에서 한국의 손을 들어줄 집행위원들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물론, 1994년 개최국이었던 미국과 4차투표에서 맞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일 “가장 큰 흥행이 기대되는 후보지는 미국이다. FIFA가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수익성 면에서 큰 어드밴티지가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어쨌거나, 카메룬의 이사 하야투 아프리카축구연맹(CAF) 회장은 2002년 월드컵 유치 때도 한국을 지지했던 ‘친한파’다. 이 밖에 자크 아누마(코트디부아르)·하니 아보 리다(이집트) 등 ‘아프리카파’에 기대를 건다. 정몽준 FIFA 부회장과 각별한 사이인 태국의 보라위 마쿠디 집행위원도 있다. 정 부회장과 경쟁 관계였던 제프 블래터 FIFA 회장, 모하메드 빈 함맘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도 우회적으로 한국을 지지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총회 이슈는 월드컵 개최지 선정이지만 내년 FIFA 회장단 선거라는 더 큰 복선이 깔려 있다. 4선에 도전하는 블래터 회장은 46표가 걸린 아시아를 공략하기 위해 정 부회장을 지지한다는 소문이다. 1일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이 이를 보도했다. 한국은 “그저 소문일 테지만 어쨌든 귀는 즐겁다.”고 반색이다. 사실이라면 블래터를 따르는 5∼6명의 ‘가신그룹’의 표심도 행동을 같이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최종 투표에서 동수(11표)가 나올 경우엔 블래터에게 ‘캐스팅 보트’라는 막강한 힘이 발휘된다. 함맘도 내년 1월 AFC 회장에 다시 선출되기 위해 정 부회장과 연대하고 있다. 카타르가 일찌감치 떨어진다면 한국을 지지할 수 있다. 한국이 “4차 투표까지 갈 경우 승산은 충분하다.”고 밝힌 이유다. 따라서 한국이 2022년 월드컵을 유치하기 위해선 블래터 회장을 비롯해 9표를 행사하는 유럽의 표심을 단단히 묶어야 한다. 미셸 플라티니(프랑스)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은 지난 3월 방한 당시 “한국의 2022년 대회 유치가 한반도 평화에 기여한다는 취지에 공감한다.”고 했다. 독일의 프란츠 베켄바워도 친한파로 알려져 있다. 앙헬 마리아 비야르 스페인축구협회장의 며느리는 한국인이다. 그러나 이 역시 ‘우리만의 셈법’에 그칠 수도 있다. 철저한 비밀주의. 그들은 ‘스포츠 마피아’로 불리는 FIFA 집행위원들이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사설] 교과부 직원 대학장학금 특혜 온당한가

    교육과학기술부 직원들이 대학들로부터 원칙을 어긴 장학금 특혜를 받아가며 공부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민주당 김유정 의원이 서울 소재 사립대 두 곳을 조사해 그제 국정감사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S대와 K대의 대학원에 재학 중이거나 박사과정을 마친 12명의 교과부 직원이 등록금 전액이나 절반, 혹은 일부를 면제 받았다. 단 두 곳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가 이 정도니 특혜의 규모를 가늠조차 할 수 없다. 등록금 인상에 반대하는 시위가 끊이지 않고 학업을 포기하거나 대출금을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학생들이 부지기수다. 문제의 대학들이 납득할 만한 근거를 제시해야 함은 물론, 교과부도 실태조사를 통해 타당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막강한 인·허가권을 가진 교육부와 대학의 밀착과 그에 따른 비리는 새삼스러운 게 아니다. 정원 조정과 신설학과 승인은 물론 각종 지원금을 둘러싼 교과부의 행정이 비리 연결고리로 작용한 예는 수두룩하다. 최근 국감을 앞두고 제출된 감사원 자료만 봐도 교과부의 일탈은 도를 넘었다. 92개 피감기관 중 교과부에서 최근 5년간 채용비리가 가장 빈번했다지 않은가. 등록금 문제만 해도 그렇다. 대학들이 담합을 예사로 여기고 남은 예산을 부당하게 적립해 놓고도 등록금을 인상할 수 있었던 건 산정기준이나 사용내역을 밝히지 않는 이기·비밀주의를 교과부가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한 탓이 크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이런 마당에 형평성과 규정을 어긴 교과부 직원들의 장학금 특혜를 곱게 봐 줄 국민이 얼마나 되겠는가. 교육 주무부서부터 공평과 무사의 원칙을 저버리니 공정택 전 서울시 교육감 구속 같은 비극이 생겨나는 게 아닌지 곱씹어 볼 일이다. 지금 우리 교육계에 몰아치고 있는 개혁 드라이브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그러나 입학사정관제의 파행과 구조조정 불협화음 등 교육계 곳곳의 파열음 수위는 심상치 않다. 백년대계 교육을 책임진 부서의 공무원이라면 이럴 때일수록 원칙과 공정의 수범에 더욱 솔선해야 마땅할 것이다. ‘없는 게 도와주는 교육부’라는 비난을 받지 않으려면 말이다.
  • 與 ‘까막눈 국감’ 불만

    “여당 의원도 국정감사 자료가 없어서 준비를 못하다니…” 국정감사철을 앞둔 여당 의원들 사이에 불만 가득한 탄식이 부쩍 늘었다. 피감기관들이 국감에 필요한 자료들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하소연이다. 국정의 공정집행 여부를 꼼꼼히 짚어봐야할 국감이 정부의 비협조로 부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국회 국토해양위 소속 A 의원은 최근 부실 건설로 벌점을 받은 건설사 현황, 건설사별 아파트 건설 평가 내역, 교통부담금 체납 현황 등을 제출해 달라고 국토해양부에 요청했다. 하지만 한결같이 ‘기업 비밀에 해당돼 답변할 수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A 의원은 “정부 부처라는 곳이 기업 비밀이나 지켜주는 곳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국감에서 이런 부실 답변 문제부터 따질 것”이라고 벼렀다. 농림수산식품위 소속 B 의원은 “그나마 답변이라도 오면 양반이다. 그리 어렵지 않은 통계 자료 하나 요구해도 묵묵부답이 다반사”라고 푸념했다. 그는 “대체 뭘 갖고 국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여당 의원에게조차 이 모양인데 야당 의원에게는 오죽하겠느냐.”고 말했다. 정부의 비밀주의 전략에 부닥친 의원 보좌진들 사이에선 미확인된 소문들이 나돌기까지 한다. ‘G20 정상회의로 이번 국감 강도가 높지 않을 것이니 국회 답변자료에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부처 간 담합이 있었다.’, ‘부처 공무원들이 전당대회로 분주한 민주당의 화력이 예년 같지 않아 국감 준비에 공을 들이지 않고 있다.’ 등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당 지도부가 ‘옐로 카드’를 꺼내들고 나섰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29일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 “각 상임위별로 자료제출 실태를 따져서 부진한 부처와 기관에 대해서는 당 차원의 강력한 별도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경고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장기적 정책검증으로 바뀌어야…비밀주의식 ‘깜짝 개각’도 문제

    장기적 정책검증으로 바뀌어야…비밀주의식 ‘깜짝 개각’도 문제

    집권 하반기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해 이명박 대통령이 야심차게 내놓은 8·8 개각은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 사퇴로 모양이 구겨질 대로 구겨졌다. ‘깜짝 개각’을 시작으로 일주일의 국회 인사청문회, 후보자들의 줄사퇴를 지켜본 전문가들은 29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청와대의 사전검증 실패와 언론 통제로 인한 국민과의 소통 부재가 심각했다.”며 인사검증 시스템의 총체적인 개선을 촉구했다. ●세대교체 필요성 유효 서원석 한국행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내각 후보자들의 가장 큰 문제로 ‘거짓말’을 꼽았다. 서 위원은 김 총리 후보자의 낙마와 관련, “거짓말로 인해 여론이 급격하게 나빠지고 여권 내부에서도 정권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인식이 커졌다.”면서 “국가정책을 다루는 고위 공직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신뢰’인데 후보자가 잘못을 시인하는 정직한 모습으로 국민을 설득하지 않은 건 큰 실수였다.”고 지적했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도 “거짓말이 지나친 민심이반을 불러왔다.”고 꼬집었다. ‘박연차 게이트’에 대해 “경남도지사 시절 김해 상공회의소 회장이기도 한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을 모른다고 잡아뗄 게 아니라 ‘아는 사람이지만 돈은 받지 않았다.’고 얘기하는 솔직함을 보이는 게 나았다.”고 분석했다. ●지나친 언론 통제… 사전검증 실패 청와대가 열흘가량 기자들의 언론 보도를 막으면서 사전 검증을 하지 못하게 한 점도 문제를 악화시킨 배경으로 지목됐다. 임승빈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비판을 막기 위해 언론 보도를 통제하면서 ‘비밀주의’식 깜짝 개각을 하다 보니 검증 기회가 사라져 버렸다.”면서 “선진국에서는 개각 인물을 미리 발표하고 언론을 통한 철저한 사전 검증을 통해 후보자의 적격성 여부를 충실히 해부한다.”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청와대의 엠바고(일정시점까지 보도중지·embargo) 남용으로 국정 낭비가 매우 커졌다.”면서 “미국 등 선진국처럼 개각 정보를 사전에 충분히 공개해 부적격한 후보자를 걸러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인사청문회법 개정해야 때문에 인사청문회법을 실효성 있게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이 교수는 “어떤 청문 대상과 청문회에 오르느냐에 따라 자격이 없으면서도 상대적으로 비리가 적어 운 좋게 청문회에서 통과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여러 명을 동시에 하지 말고 개별적으로 정책, 자질 검증 기간을 두고 객관적이고 종합적으로 검증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강원택 숭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인사를 단행해야 한다.”면서 “6·2 지방선거를 통해 국민 통합과 소통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얻은 만큼 ‘젊은 총리’ 같은 정치 이벤트 형태 말고 민심을 겸허히 수용하는 느낌을 주는 인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40~50대 중장년층 실망 커져 김 총리 후보자의 사퇴로 ‘세대 교체’를 위한 젊고 참신한 40대 총리 등극론도 날아갔다. 전문가들은 고령화가 진행되는 사회 속에 주류로 부상할 것을 기대했던 40~50대 중장년층의 실망과 불안도 커졌다고 설명했다. 서 연구위원은 “40대 총리의 참신함을 기대했던 국민들과 동년배 40~50대층은 당황도 했을 것이고 ‘내 시대는 지나간 게 아니냐.’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안타깝다.”면서 “다만 세대 교체라는 미래의 방향은 맞는 만큼 신뢰성을 갖춘 차기를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강주리·허백윤기자 jurik@seoul.co.kr
  • 옥수수 수출국 中, 美서 대량수입 왜?

    중국이 10여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산 옥수수를 대량 수입하면서 배경을 둘러싼 갖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은 대표적인 옥수수 수출국이었던 까닭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지난 6월 미국산 옥수수를 실은 선박 1척이 중국 동해안 룽커우(龍口)에 입항한 데 이어 4차례 추가 반입이 이뤄졌다. 중국이 올 들어 세계 최대의 옥수수 생산국인 미국으로부터 수입한 양은 무려 120만t에 이른다. 다른 국가들이 최근 몇 년동안 미국으로부터 수입한 전체 물량이 10만t도 안 되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물량이다. 미국은 일단 반기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현지시간) 옥수수 수출이 새로운 황금기에 접어들었다며 미국이 기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도 중국의 옥수수 대량 수입 배경에 대해서는 의심의 눈길도 보내고 있다. 중국 정부가 경제 사정이 좋아지면서 국민들을 위해 대량 수입하고 있는 것인 만큼 그동안 기다렸던 황금기가 찾아왔다는 낙관론이 제기되는가 하면 한쪽에서는 최근 가뭄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신중론도 없지 않다. 그러나 정작 중국 정부는 말이 없다. 문제는 중국 측이 철저하게 비밀주의를 견지하는 탓에 중국의 옥수수 수요를 예측하는 자체가 쉽지 않다는 사실이다. 중국 공산당은 곡물 자급자족을 국가안보의 핵심으로 삼고 있는 데다 중국 지도부는 올해 초 2020년까지 소비하는 전체 곡물의 최소 95%를 생산, 확보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중국이 과거 국내 가격이 국제 가격보다 높게 형성되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외국산 곡물을 거의 들이지 않은 이유도 바로 자급자족정책 때문이었다. 따라서 최근 옥수수 수입의 실체에 대해 중국 정부가 아닌 이상 어느 누구도 단언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시적일지, 장기적일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미국의 관련업계들은 “중국의 곡물비축량 자체가 보안 사안이고 발표되는 통계의 신뢰도도 낮은 실정”이라고 밝혔다. 중국 경제기획기구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지난주 이례적으로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최근 국내 옥수수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라고 수입 배경에 대해 직접 설명했다. NDRC는 그러면서도 “이번 조치로 인해 중국 옥수수 농가가 피해를 보지는 않을 것”이라며 “중국의 곡물 비축량은 적정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마구잡이식 옥수수 수입의 배경을 둘러싼 의문을 더욱 증폭시키는 대목이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남아공월드컵 업계 신풍속도

    남아공월드컵 업계 신풍속도

    그리스전 승리로 월드컵 열기가 후끈 달아오른 가운데 산업계에 ‘월드컵 신풍속도’가 그려지고 있다. 대박을 맞이한 유통업계가 ‘비밀주의’로 전환했고, 인터넷이 ‘제2의 TV’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붉은 악마’ 패션은 애완견도 피할 수 없을 정도다. 유통업계가 입을 굳게 닫고 표정 관리에 들어갔다. 최근 매출액과 판매량 등이 회사 기밀사항으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대박의 기쁨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던 2006년 독일 월드컵 때와는 사뭇 다르다. 업계 관계자는 “2006년 월드컵 때 구체적인 매출액 숫자를 적시했다가 세무조사와 고객 항의로 곤욕을 치렀다.”면서 “이번 월드컵에서는 근거가 될 만한 수치를 밝히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전년 대비 증가율은 공개할 수 있지만 TV의 경우 판매 대수가 두 배 가까이 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을 통해 새로운 스포츠 중계 문화도 탄생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14일 개막전 이후 110만명(누적)이 웹과 모바일, 디지털뷰를 통해 인터넷 생중계를 시청했다고 밝혔다. 13일 오후 4시 기준으로 인터넷 생중계는 개막전 등 5경기에서 총 접속자 92만명, 최고 순간 동시접속자 15만명(그리스전)을 기록했다. 처음 시도된 모바일(아이폰) 생중계에서는 총 15만명(총 4경기)이 시청했으며, 최고 순간 동시접속 5만명(그리스전)을 나타냈다. 하이라이트 서비스 가운데 박지성의 골 장면은 120만명이 시청했고, 총 460만의 방문 횟수를 기록했다. 디지털뷰도 3만명을 돌파했다. 인터넷 쇼핑몰 G마켓에 따르면 월드컵을 앞둔 지난 4∼10일 티셔츠와 스카프, 목줄 등 애견용품 판매가 지난달 같은 기간보다 150% 늘었다. G마켓 측은 “보통 날씨가 더워지면 애견 의류 판매는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지만 월드컵 열풍에 힘입어 오히려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옥션에서도 지난 한 주 동안 애견용 월드컵 티셔츠 판매량이 전주 대비 40% 늘었고, 인터파크에서도 월드컵과 관련한 애견용품이 25% 더 팔렸다. 국내 증시에서 ‘월드컵 수혜주’가 뜨고 있다. 그리스 경기에서만 300만마리의 닭이 소비된 것으로 알려지자 닭고기 관련주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14일 증시에서는 마니커가 전 거래일보다 4.12%(55원) 오른 것을 비롯해 하림도 2.37% 상승했다. 미스터피자도 월드컵 수혜주로 주목받으면서 가격 제한폭까지 치솟았다. 김경두·류지영기자 golders@seoul.co.kr
  • [씨줄날줄] 막걸리 세상/이춘규 논설위원

    힘겹게 중흥기를 맞은 막걸리는 우리 민족의 역사와 함께했다. 쌀농사를 시작한 3000년 전, 길게는 1만 5000년 전부터 막걸리를 마시기 시작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막걸리는 청주(淸酒)를 뜨지 않고 그대로 걸러 짜낸 한국 고유의 술이다. 고려·조선시대의 기록에 청주와 탁주를 구별했다. ‘조선양조사’(釀造史)에 따르면 막걸리는 중국에서 전래된 민족 고유주다. 알코올 농도는 6∼8도 정도이다. 막걸리 원료는 지역 차가 있다. 현재는 흔해진 쌀이 주원료다. 고구마를 원료로 하는 막걸리도 있다. 강원도나 경북 산간에선 옥수수를 원료로 해 지역색을 살린다. 일제 시대 이전엔 집에서도 막걸리를 담가 먹었다. 쌀이 귀하던 1960년대 후반부터 10년 이상 쌀막걸리가 금지됐었다. 밀가루와 옥수수 막걸리만 허용됐다. 북한 막걸리의 운명은 식량난을 극적으로 반영한다. 예전에는 북한 주민들도 막걸리를 즐겨 마셨다. 하지만 식량난으로 제조가 거의 되지 않는다. 외국인 관광객용 정도로만 만들어진다고 한다. 쌀이 매우 귀한 북한에서는 감자, 옥수수, 도토리를 원료로 한 밀조 소주가 많이 제조되어 시장에서 유통된다고 한다. 그런데 막걸리 폭탄주인 혼돈주(混沌酒)는 위험하다. 정신을 잃게 만들 수 있다 해서 붙여졌다. 막걸리와 증류소주를 혼합한 조선시대 폭탄주다. 1782년 남원 사대부 이갑부의 둘째아들이 아버지 유산을 차지하기 위해 기생을 시켜 형에게 혼돈주를 먹여 살해한 사건도 있었다. 춘향이도 이몽룡에게 혼돈주를 권했다고 한다. 일본서는 ‘맛코리’라고 한다. 일본의 도부로쿠는 막걸리와 유사하다. 도부로쿠와 막걸리는 탁주(일본어 니고리자케)라고 불리는 공통점이 있다. 색깔도, 형태도, 맛도 매우 흡사하다. 다만 도부로쿠는 알코올 농도가 14~17도로 독한 것이 특색이다. 신사에서 행사 때 주로 쓰였다. 가정에서는 제조가 금지돼 밀주가 성행했었다고 한다. 2000년대 들어서야 규제가 풀려 제조·판매가 쉬워졌다. 농민들마저 새참으로 맥주를 마셨을 정도로 1980~90년대 막걸리 산업의 위기는 심각했다. 중소기업 막걸리 종사자들이 눈물겨운 재생 노력 끝에 마침내 막걸리 산업이 명예롭게 부활했다. 중견기업은 물론 대기업까지 막걸리 산업에 군침을 흘릴 정도다. 농군도, 등산객도, 도시의 술꾼들도 막걸리를 벗한다. 때마침 서울 도심서 열리는 막걸리·한식 페스티벌과 함께 월드컵축구 단체응원 열기가 더 고조될 것 같다. 막걸리 세상이다.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 [객원칼럼]김준규 검찰총장을 위한 변명/정인학 언론인

    [객원칼럼]김준규 검찰총장을 위한 변명/정인학 언론인

    김준규 검찰총장이 세상 사람들의 뭇매를 맞았다. ´스폰서 검사´ 파편이 파마머리 논란으로 자신에게 튀자 서둘러 급한 불을 끈다는 게 그만 감춰야 할 송곳 끝을 주머니 밖으로 내밀고 말았다. 과거의 잘못된 싹은 도려내고 검찰 스스로 국민의 눈높이만큼 성숙해 나가겠다는 논리적 성찰은 뒷전으로 밀렸다. ´검찰만큼 깨끗한 곳이 어디 있겠느냐.´는 수사적 발언이 부각되면서 세상의 눈길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처럼 비춰졌다. 미적거리던 정치권이 검찰총장 발언을 빌미로 스폰서 검사 특검을 시행해야겠다고 팔을 걷고 나섰으니 부아 돋는 날에 찾아온 의붓아비 꼴이 되었다. 스폰서 검사 국면에 대한 검찰총장의 관점은 한번쯤은 만지작거려 볼 만한 해법임에 틀림없다.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개혁이 시행착오를 줄이고 성과의 농축도를 높이는 까닭이다. 하지만 스폰서 검사의 해법에 대한 언명은 시기적으로 너무 일렀다. 스폰서 검사 조사가 마무리되고, 그 조사 결과에 대해 국민적 이해가 발효되기를 기다렸어야 했다. 괄목상대해야 할 대목은 또 있다. 스폰서 검사의 해법이 아니라 ‘검찰은 잘못된 문화를 바꿀 대상이 아니라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도그마다. 검찰은 ‘바꾸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그 독단이 검찰총장 개인이 아니라 검찰의 신념일 것 같다는 우려가 앞선다. 사회의 고도화는 직능 집단을 분화시켰고, 직능 집단은 경영학에서 말하는 문화적 관리유형을 통해 저마다 특유의 집단의식을 확장하고 고착시켰다. 문화적 관리모델은 조직의 정보가 핵심 라인을 중심으로 독과점되는 정보의 불균형, 집단과 개인의 목표 일치성을 특징으로 한다. 문화적 관리는 집단 구성원을 집단 특유의 목표나 가치체계를 지지하고 실천하도록 훈련시킨다. ´조직의 쓴 맛´으로 요약되는 문화적 관리의 특징이 폭력 조직에서 전형적으로 작동된다고 해서 흔히 조폭문화라고도 하고 조폭문화가 도드라진 직능 집단을 흔히 무슨무슨 마피아라고 규정한다. 우리 사회에는 마피아라고 지탄받을 만한 직능 집단이 자리잡고 있는 게 사실이다. 마피아 문화는 조직의 통합성을 높여 지향하는 목표를 달성시키는 동력을 뭉쳐 내는 장점이 있지만 한편으론 집단적 독선에 도취되어 집단 이기주의라는 지독한 독소를 뿜어낸다. 지나친 기밀주의에 집착한 나머지 마땅한 비판조차도 사변적 궤변 논리를 끌어다 백안시해 건전한 사회적 소통을 차단하려 든다. 집단적인 기득권을 사회적 가치로 둔갑시켜 고집하면서 국가, 사회 전체의 균형적인 성숙과 발전을 봉쇄하려 든다. 구성원 개인에게 집단적 기득권 고수를 폭력적으로 강요함으로써 사회적 창발성을 마비시키려 든다. 마피아로 지탄받는 집단은 엘리트 그룹, 수적 열세 등으로 상대적인 사회적 약자 그룹, 그리고 국민적 관심이 미치지 않는 분야 등에서 두드러진다. 검찰은 사회적 독소를 제거하고 독소적 행태를 응징하는 사회 제도다. 세상 구석구석에 드리운 어둠을 누구보다 소상히 파악하고 있을 것이다. 상대적으로 어떤 집단보다 건전하다는 주장에 일응 수긍이 가기도 한다. 반사회적인 행각을 찾아내 철퇴를 가하는 그 자긍심으로 스스로를 자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스폰서 검사 사건으로 구체화된 세상의 흐름을 직시해야 한다. 검찰 특유의 집단적 문화를 참 마음으로 돌아보고 새겨보아야 한다. 검찰이 아무리 부인하더라도 세상에서는 검찰도 문제의 마피아 조직의 하나로 분류하고 있다는 점이다. 상대적인 도덕적 우위로서 규범적 가치를 관리 감독할 수 있다는 독선을 이제는 버려야 한다. 상대적 깨끗함이 아니라 절대적 깨끗함을 추스르고 실천해야 한다. 의식의 단계를 넘어 제도적으로 검찰이 거듭나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군림하는 검찰이 아니라 섬기는 검찰로 거듭나는 용기를 실천해야 한다. 검찰이 자발적으로 연출해 내는 역동적인 한편의 아름다운 드라마를 감상해 보고 싶다.
  • 아이폰 4G 유출?

    아이폰 4G 유출?

    아이폰 차기 모델로 추정되는 스마트폰이 인터넷에 공개돼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국의 정보기술(IT) 전문 블로그인 기즈모도는 올 여름에 공개될 아이폰 4세대로 추정되는 기기를 입수했다면서 19일(현지시간) 사진과 사양을 공개했다. 기즈모도의 블로거 제이슨 첸은 “지난 일주일 동안 시험해 본 결과 이 기기가 가짜라고 볼 근거가 거의 없다.”고 밝혔다. 첸의 설명에 따르면 기존 아이폰 3GS보다 두께가 얇아진 이 기기는 전면에 화상 채팅을 위한 카메라가 달려 있고 카메라 플래시도 장착됐다. 높아진 화면 해상도에 배터리는 16% 정도 커졌다. 첸은 운영체제(OS)와 장착된 부품들을 근거로 이 기기가 가짜가 아니라고 확신했다. 첸에 따르면 아이폰 OS 4.0이 지난 8일 발표되기 전에 이미 기기에 탑재돼 있었다. 또 이 기기에 장착된 마이크로심(SIM) 카드는 아이패드에 적용된 것과 같으며 내부 부품에 애플 로고가 찍혀 있었다고 첸은 설명했다. 기즈모도는 이 기기가 유출된 경위도 공개했다. 애플 직원 그레이 파웰이 지난 3월18일 애플 본사가 있는 쿠퍼티노에서 약 32㎞ 떨어진 에드우드시의 한 술집에 놓고 간 것. 기즈모도는 파웰과의 통화 내용도 공개했다. 또 기즈모도 편집자 브라이언 램은 애플이 기기를 돌려달라는 공문을 보내왔다면서 공문 원본을 블로그에 올려놓았다. 한편 다른 IT 전문 블로거들은 비밀주의가 철저한 애플이 이렇게 허술하게 신제품을 관리할 리 없다며 ‘고의유출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객원칼럼] 핵안보정상회의 개최의 빛과 그림자/정인학 언론인

    [객원칼럼] 핵안보정상회의 개최의 빛과 그림자/정인학 언론인

    한국 원자력이 도약의 전기를 맞고 있다. 원자력 발전을 시작한 지 불과 32년 만에 세계 원자력의 총아로 떠오르며 세계 속의 원자력으로 탈바꿈을 시작한다. 세계 원자력의 맹주격인 프랑스 아레바를 제치고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원자력 발전 수출을 성사시킨 데 이어 이번엔 핵안보정상회의 두번째 회의를 주최하게 되었다. 핵안보정상회의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완장을 두르고 거들먹거리던 감시 일변도의 세계 원자력 정책과는 출발점이 다르다. 세계 각국이 감시자 겸 피감시자의 당사자가 되어 스스로 원자력을 평화적으로만 활용토록 하자는 새로운 지평이다. 핵안보정상회의 개최는 세계 원자력 정책에서 방관자였던 한국을 주연 배우로 변신시키는 정상 외교의 쾌거일 것이다. 한국의 원자력은 발전량으로 보면 세계 다섯 번째이고, 원자력 발전 기술의 중요 지표인 발전소 이용률은 93%를 웃도는 세계 최고다. 원자력 발전소 하나를 건설해 내는 기간은 50개월 남짓으로 세계 정상의 기술력과 건설공정 관리력을 보유하고 있다. 원자력은 국내 전기의 40%를 감당하고 있으며 석탄의 절반, 석유나 가스의 25%에 불과한 싼 값으로 전기를 공급해 준다. 그러나 화려한 한국 원자력의 뒤안길에는 그 금자탑만큼이나 길고 짙은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이는 정부가 정상외교로 일궈낸 원자력 수출에 이은 2012년 핵안보정상회의를 한국 원자력이 세계 원자력으로 도약하는 구름판으로 삼기 위해서 극복해야 할 독소들이다. 지난해 7월이었다. UAE의 원자력 발전소 수주 경쟁이 본격화될 무렵이었다. 한 유력 신문이 원전 수출 과정에서 유념해야 할 과제를 다룬 기사를 내보냈다. 그러자 한국 원자력 전체를 관장하는 공기업인 한국수력원자력에서 일대 소동이 벌어졌다고 한다. 신문 보도를 원전 수출을 훼방하려는 악(惡)으로 규정하고, 내부 제보자를 찾기 위해 사원의 휴대전화 통화내역은 물론 이메일과 회사전화 통화기록을 샅샅이 뒤졌다. 신문 보도 내용은 사실이었지만 최고 경영자의 지시로 빚어진 소동은 보름이 넘게 이어졌다. 시시비비를 떠나 외부 지적은 악이라고 배격하는 한국 원자력의 극단적인 기밀주의가 빚어낸 안쓰러운 해프닝이었다. 극단적인 기밀주의는 자칫 공기업의 혼(魂)마저 망각하게 하기 십상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제1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 따라 오는 2030년까지 19기의 원자력 발전소를 추가로 건설하도록 되어 있다. 필요한 재원마련을 위해 지난해 6월, 6.25%의 표면금리로 5년 후에 갚기로 하고 해외에서 10억달러를 차입했다. 문제는 6.25%의 이자를 주고 외화를 빌려서 이익이 생기면 70% 범위 내에서 배당을 받는다는 조건으로 프랑스 아레바사에 무려 1억 2900만유로를 투자했다는 점이다. 아레바의 핵농축 사업이 이익을 낼 때까지 무이자로 사업자금을 대준 셈이었다. 내부적으로 문제가 안 될 리 없었다. 이사회 역시 그냥 넘어갈 리 없었다.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전체 차입금의 13%가 그대로 넘어갔다. 개인 기업이라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경영적 판단이었다. 더구나 당시 프랑스 아레바사와는 UAE 원전 수출을 놓고 사생결단을 하던 터였다. 우리는 자동차, 반도체 기술을 처음에 모두 다른 나라에서 배웠다. 그들을 따라잡으려고 몸부림쳤고, 그리고 지금은 맨 앞자리에 섰다. 기계적 기술을 완성하는 한편 글로벌 기업다운 기업문화를 만들어 냈다. 지금 세계의 원자력으로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는 한국 원자력은 자기 보호적인 기밀주의를 극복해야 한다. ‘원자력 사람들’이 독점했던 한국의 원자력을 국민의 원자력이 되도록 벽을 허물어야 한다. 그리고 세계 기업의 혼을 형상화해야 한다. 극단적 기밀주의와 국민의 무관심에 편승한 반기업적 원자력 경영을 반성해야 한다. 정부가 외교적으로 마련해 준 한국 원자력의 도약대를 결코 헛디뎌서는 안 될 것이다.
  • [천안함 침몰 이후] 사고원인 규명·구조 지지부진… 곤혹스러운 靑

    [천안함 침몰 이후] 사고원인 규명·구조 지지부진… 곤혹스러운 靑

    천안함 침몰 사고가 1주일째로 접어들면서 청와대도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당장 실종자에 대한 구조작업에 눈에 띄는 진척이 없다는 데 고민이 있다. 기상악화 등 불가항력적인 상황 탓에 구조작업이 늦어지고 있는 것이지만, 초기 대응을 잘못 해서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난이 끊이지 않는다. 사고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부담이다. 청와대는 사고 직후 네 차례나 지하 벙커에서 긴급 안보관계장관회의를 가졌지만, 물증을 들이대면서 무게를 실을 만한 사고원인은 파악하지 못했다. “(사고원인을) 예단하지 말라.”,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반복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선체를 인양할 때까지 기다려 봐야 한다는 것이다. ☞ [사진] 실낱같은 희망이라도…천안함 침몰 그후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갖가지 추측만 난무한다. 최근엔 북한의 반잠수정 출몰설 등 북한의 개입설(說)이 자주 나온다. 일부에서는 이미 상황파악이 다 끝났는데도 정부가 여파를 고려해 숨기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음모론’까지 나온다. 현 정권의 전통적인 지지기반인 보수계층에서 반발여론이 거세지는 것도 고민이다. 보수계층은 사실여부를 떠나 북한의 배후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 있다. 일부 극우주의자들은 심지어 북한의 소행으로 단정하고, “한국이 준(準)전시 상황에 있다.”고까지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다. 당혹스러운 것은 이 같은 얘기들이 나돌아도 청와대가 현재로서는 사실 관계를 부인하는 정도밖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점이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1일 “사고 직후 한때 금값이 폭등하고 세계 금융시장이 출렁거린 데서 알 수 있듯 천안함 침몰 사고는 이미 국제적인 관심 사안”이라면서 “근거없이 북한의 연계설 등을 주장하는 것은 지극히 위험스러운 일이며, 현재 그런 증거를 갖고 있지도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처럼 모든 게 불확실한 상황에서 시간만 흐르다 보니 국민들의 ‘불신’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정부 안에서조차 군의 답답한 일처리에 불만을 터트리는 목소리도 크다. 군의 지나치게 폐쇄적인 ‘비밀주의’와 오락가락하는 해명이 의혹만 확산시켰다는 지적이다. 군은 처음 사고원인을 ‘파공(구멍)으로 인한 침몰’이라고 했다가 나중에 ‘절단’으로 바꿨다. 사고 발생 시간도 여러 번 왔다갔다 했다. 군은 또 처음엔 북한 개입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봤으나, 최근에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며 말을 바꿨다. 더구나 군이 언론을 대하는 태도가 어설프기 때문에 민감한 사안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이뤄지지 않았고, 이로 인해 불필요한 오해를 조장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번 사고로 군의 위기관리 대응능력에 총체적인 허점이 드러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아픈 대목이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北 계획경제 대대적 강화

    북한이 지난해 말 화폐개혁을 단행한 전후로 계획경제 시스템을 대폭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이 화폐개혁 전후로 제·개정한 경제 관련 11개 법률을 보면 주로 계획경제 및 국가 경제 통제 시스템 강화, 재정수입 확대, 자력갱생 강화 등이 특징인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12월16일과 지난 1월15일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노동정량법, 농장법, 부동산 관리법, 물자소비기준법, 종합설비수입법, 수출품원산지법, 상하수도법, 선원법 등 경제 관련 법률을 제·개정했다고 밝혔다. 북한 경제 관련 법 제·개정의 골격은 계획경제시스템 강화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이 지난해 11월3일 개정한 양정법은 양곡 암거래와 밀주 행위 금지를 명문화했다. 또 이런 행위를 하다 적발되면 양곡을 몰수한다는 규정도 새로 넣었다. 노동자들에게 식량을 공급할 때 노동강도, 직종 등을 근거로 정해진 식량공급량과 곡물 종류를 반드시 지키도록 하는 조항(제43조)도 추가했다. 새 농업법은 부업 토지를 이용하는 기관·기업소·단체 등이 국가가 정한 기준만큼 알곡을 수확하지 못했을 때 토지를 회수토록 규정했다. 지난해 12월 제정된 농장법을 보면 2002년 7·1경제조치 때 폐지했던 작업반 우대제를 다시 도입했다. 종자·식량·집짐승 먹이 등 일정 용도로 정해진 수량을 제외한 생산물은 모두 국가가 수매하도록 의무화했다. 불법적인 농업생산물 조성행위를 금지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농장법을 통해 농산물에 대한 국가적 관리를 강화하고, 식량 공급 체계를 복원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국가의 재정수입을 늘리기 위한 법률도 눈에 띈다. 부동산 관리법 개정안은 부동산 매매, 용도변경, 무담보 임대 등을 금지하는 한편 부동산 이용허가를 받은 기관, 기업소, 단체 등은 해당 재정기관에 부동산 사용료 납부 등록을 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국가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객원칼럼] 그들을 춤추게 하라/박명재 CHA의과학대 총장·전 행정자치부 장관

    [객원칼럼] 그들을 춤추게 하라/박명재 CHA의과학대 총장·전 행정자치부 장관

    이명박 정부가 집권 3년차에 들어서게 되었다. 이제 워밍업 단계를 지나 본격적인 정책 추진과 더불어 국정 수행의 가속을 붙여 나갈 때이다. 앞으로 남은 임기동안 힘찬 국정 레이스를 펼쳐 국가 경영의 최종 금메달을 따내기 위한 선결 과제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본다. 그것은 대한민국의 공무원들을 춤추게 하는 일이다. 유능한 조련사는 코끼리를 춤추게 만든다. 코끼리의 춤이 서커스 공연의 백미(白眉)가 되기 때문이다. 이 땅의 공직자들을 춤추게 하는 것은 그들이 예쁘고 사랑스러워서가 아니다. 그들이 신명나게 춤을 추어야만 행정이 살아 움직이고 정책이 열매를 맺고 민간의 각 부문이 제대로 작동되어 국가 경쟁력이 높아지고 무엇보다 대국민 행정 서비스가 좋아져 국민들이 편해진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공무원들은 호된 질책과 거센 비난의 대상이 되어 왔다. 지난 2년 동안 공무원들의 마음에 응어리진 부분이 없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공직사회는 어쩌면 매를 맞고 비난을 받아 마땅할 숙명적 과제를 안고 있다. 피터 드러커가 지적했듯이 첫째는 지나친 신분보장으로 변화를 외면하고 기피하는 소위 철밥통 문제다. 이것은 인터넷 속도로 변화하는 기업과 민간분야의 흐름을 방해하고 지나친 정부 규제로 발목을 잡는다. 둘째, 생산성과 전문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낮은 전문성과 생산성은 정부 정책의 결정과 자원 배분을 왜곡하고 외부 전문가들의 진입을 방해하여 국가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요인이 된다. 그러나 어쩌랴. 누가 뭐래도 대한민국 행정을 움직이는 사람은 공무원이다. 대통령의 국정 이념과 정책을 집행하고 성과의 열매를 거두게 할 사람은 결국 공무원이다. 그렇다면 중요한 일은 어떻게 공직자들을 신명나게 춤을 추게 만들 것인가 하는 방법론이다. 감정적인 방법은 일정 직급 이상 공무원들을 솎아 물갈이하는 동시에 공직사회에 대한 엄정한 사정의 회초리를 드는 방법이다. 그러나 미국의 심리학자 하워드 가드너 교수는 보상(reward)과 벌(punishment)로 사람의 행동을 규제할 수는 있지만 결코 마음을 얻을 수 없다고 했다. 보상과 벌이 끝나면 행동을 멈추게 되고 지속적인 변화는 결국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답은 바로 여기에 있다. 공무원들의 마음을 얻어내야 한다. 마음을 움직여야 확신이 서고 행동이 일어난다. 공무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두 가지 사실만 지적해 본다. 첫째, 대통령과 장관들이 공직자들에 대한 더 큰 신뢰와 인정감을 가지고 진정한 개혁의 동반자, 국정수행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더 많이 의사소통하고 끊임없이 공감대를 형성하여 그들의 진정한 헌신(commitment)을 이끌어 내야 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지 않는가. 둘째, 남은 기간 동안 올바른 인사정책의 시행이다. 인사에 대한 올바른 의사결정은 리더가 조직을 효과적으로 통제하는 궁극적 수단이 되고 리더가 얼마나 유능한지, 그 가치관이 무엇인지, 업무를 얼마나 진지하게 수행하는지를 조직 구성원(공무원)과 외부(국민)에 알리는 메시지가 된다. 원칙 없고 연고나 비밀주의에 입각한 인사는 조직 리더에 대한 구성원들의 신뢰감과 지도력을 훼손시키는 결정적 요인이 된다. 지난번 국세청 조직의 파행이 잘못된 인사에서 비롯되었음은 누구나가 공감하는 바이다. 가난한 목동으로 출발하여 세계의 강철왕이 된 앤드루 카네기의 묘비명은 이렇게 쓰여 있다. “나보다 우수한 사람들을 내 주위에 모여들게 하고 관리할 줄 아는 사람 여기 잠들다.” 인사가 만사이고 경영과 관리의 핵심적 요체임을 극명하게 보여 주는 말이다. 이제 공무원들에게 호소한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공화당의 미국, 민주당의 미국, 라틴계의 미국, 아시아계의 미국이 따로 없고 오직 하나의 미국만이 있다.”고 하여 미국민들을 열광시켰다. 그렇다. 대한민국에 문민정부 공무원, 국민의 정부 공무원, 참여정부 공무원, 실용정부 공무원들이 따로 있을 수 없고 오직 대한민국 공무원만이 있을 뿐이다.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 그 정부의 이념과 시대정신에 투철하여 성실히 국정을 수행하는 신명나는 춤꾼들이 되어야 한다. 춤을 출 분위기와 판이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불평하고 움츠러들어서는 그 설 자리마저 잃게 된다. 새 정부 집권 3년차, 조국과 역사 앞에 영혼이 깨어 있는 공직자가 되어 헌신과 봉사의 신나는 춤판을 벌여야 한다. 국민들의 시나위와 추임새 소리가 들려올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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