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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난안전 공무원 수 8.36% 늘어…전체 공무원 증가율의 4배

    재난안전 공무원 수 8.36% 늘어…전체 공무원 증가율의 4배

    제천·밀양 등 최근 발생한 대형 화재로 재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정부의 재난안전 관리조직은 그동안 대형 사건 등을 통해 안전성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커졌다. 하지만 잦은 개편이나 기관명 바꾸기 등 땜질식 대응이었다는 비판이 크다. 재난 현장에 대한 이해력이 높은 지방에 보다 많은 권한과 책임이 이양돼야한다는 분석이다.15일 한국방재학회에 따르면 1953년부터 2016년까지 재난 및 안전관리 분야 공무원 수는 연평균 8.36% 늘었다. 같은 시기 전체 공무원 증가율(2.03%)의 4배가 넘는다. 이들이 정부조직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연평균 6.22%씩 늘어났다. 1953년 5명에 불과했던 재난안전 공무원은 2016년 788명이 됐다. 재난안전 관리 부서가 몸집 불리기를 시작한 건 1990년대부터다. 대형 재난사고가 잇달아 터지며 안전에 대한 국민적 경각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해방 이후 내무부·국토건설청·건설부 등에서 맡던 재난업무는 1990년 집중호우로 인한 경기 일산의 한강 제방 붕괴로 내무부에서 다시 전담하기 시작했다. 이어 성수대교 붕괴(1994년)와 삼풍백화점 붕괴(1995년)도 이어졌다. 이후 재난관리법이 제정됐으며 재난관리국 및 각 정부부처에 재난관리 하부조직이 생겨났다.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참사로 국가 재난안전조직은 한 차례 변혁을 맞는다. 우리나라 최초로 재난전담 조직인 ‘소방방재청’이 탄생했다. 2008년에는 행정자치부를 ‘행정안전부’로 개칭, 산하에 재난전담 부서를 설치했다. 2013년 박근혜 정부에는 ‘안전행정부’로 이름이 바뀌었다. 2014년 세월호 침몰사고를 계기로 산하 재난전담 조직이 ‘국민안전처’라는 이름으로 분리됐다. 이때 해양경찰청은 해체를 당해 조직이 대폭 축소되는 풍파를 겪기도 했다. 그러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민안전처가 다시 행안부로 합쳐지고 해경청은 해양수산부 산하 기관으로 부활했다. 이때 소방청은 외청으로 독립하며 오랜 염원을 이룬다. 대형 재난으로 충격에 휩싸인 민심을 수습하고자 정부는 이리저리 조직을 개편하며 환골탈태 각오를 보여왔다. 기관명을 바꾸거나 인력·예산을 대폭 편성하는 것으로 재난을 근절하겠단 의지를 드러냈다. 그 과정에서 안전 담당 조직은 총 5번 이름이 바뀌었다. 재난은 1차적으로 현장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중앙정부 조직 개편이 근본적 문제해결엔 도움이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향수 건국대 행정학부 교수는 “지역이나 재난 현장마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중앙의 단일 컨트롤타워가 모든 재난을 관리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지방분권으로 중앙의 권한을 지방에 넘겨줘서 직접 재난에 대응하는 역량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물론 산불 등 재난이 한 지역의 경계를 넘어서 발생하는 일도 잦다. 이럴 땐 중앙에서 개입해 조정하는 역할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럴 때도 해당 지역의 특색을 이해하고 있는 재난 컨트롤타워가 요구된다. 배귀희 숭실대 행정학과 교수는 “중앙의 재난조직은 지방에 대해 높은 이해를 갖고 있어야 한다”면서 “지방과 네트워크를 잘 쌓아놓은 조직과 협업을 통해 정보교류를 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설 연휴도 바쁜 문 대통령…국민에 격려전화·정상회담·평창 방문

    설 연휴도 바쁜 문 대통령…국민에 격려전화·정상회담·평창 방문

    문재인 대통령은 설 연휴에도 바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문 대통령은 설 연휴 첫날인 15일에는 명절에도 쉬지 못하거나 사연이 있는 국민에게 격려 전화를 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1월 1일에도 야구선수 이승엽, 비혼모 시설 입소자, 남수단에 파병된 한빛부대 부대원 등에게 격려전화를 한 바 있다. 이어 이날 오후 에르나 솔베르그 노르웨이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다. 설 당일인 16일 하루만 청와대 관저에서 가족과 함께 명절을 보내고, 17일은 평창을 방문해 올림픽 관계자를 격려하고 대표팀의 주요 경기를 관람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서울에 온 북한 고위급대표단과의 면담,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의 회동,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등 굵직한 외교일정을 연달아 소화했다. 14일 하루 공식일정을 잡지 않고 내부 보고를 받고 남북관계를 비롯한 각종 현안을 검토한다.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들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어느 때보다 현 상황이 한반도 평화를 만드는데 소중한 기회라 생각하고 대북구상에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대화 성사,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 설득부터 자칫 터져나올 수 있는 우리 내부갈등 등을 모두 고려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와 함께 지난달 청년일자리점검회의에서 이달 중 후속대책을 보고하라고 지시한 청년일자리대책과 제천·밀양 화재를 계기로 지시한 화재안전 대점검 등의 현안도 진행 상황을 점검한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자치광장] 소방안전 문화를 구축하려면/신언근 서울시의회 정책위원장

    [자치광장] 소방안전 문화를 구축하려면/신언근 서울시의회 정책위원장

    요즘 건물에 들어설 때마다 주변을 둘러보는 습관이 생겼다. 내가 자주 이용하는 다중이용시설이 화재대응시스템을 잘 갖추고 있는지 보기 위해서다. 최근 발생한 일련의 대형 화재 참사는 불안감을 넘어 공포 수준으로 다가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로 69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지난달에는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로 인해 19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크고 작은 화재에 따른 피해가 꼬리를 물고 있다. 화재가 난 제천 스포츠센터는 건물에 음식점 등 다중이용업소가 몰려 있어 356개의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었다. 그러나 화재 당시 정상적으로 작동한 스프링클러는 단 한 개도 없었다.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2층 비상구는 목욕 바구니 등을 보관하는 창고로 활용되어 피난로를 차단하고 있었다. 이면도로에 주차된 차량들은 소방차 진입을 어렵게 했다.  세종병원 화재는 1층 응급실 내 탕비실에서 발생한 불이 요양병원 연결 통로를 지나 엘리베이터 통로, 중앙계단, 배관 공동구를 거쳐 상부로 확산되면서 많은 사망자를 냈다. 화재 시 피난자들을 농연과 열기로부터 보호할 목적으로 설치된 방화문은 고임목을 고정시킨 채로 열려 있었고, 불법으로 증축한 연결통로 부분은 연기 이동의 확산로로 이용됐다. 모두 불법이었지만, 우리는 이런 불법에 눈감고 있었다. 부끄럽지만 불법에 관대한 사회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불법에 관대해진 것은 규제를 무서워하지 않는 태도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실제로 참사는 규제에 어긋나는 불법행위들이 초래한 경우가 많다. 화재 발생 시 신속한 피난로가 되어야 할 비상구는 허가 이후엔 버젓이 창고로 활용되고, 소방차 출동로를 불법 주정차가 점유하고 있으며, 사이렌이 울려도 차량들은 길을 내주지 않는다. 농연과 열기를 차단해야 할 방화문을 여닫이가 귀찮다고 개방한 채 방치하고 건축 및 소방 관계법령을 무시한 채 불법 증개축이 수없이 자행된다. 셀 수 없이 많은 불법들이 우리 사회 곳곳에서 판을 치고 있다. 규제 위반으로 얻어지는 개인의 경제적 이익이 이를 위반할 때 수반되는 과태료나 벌금보다 훨씬 크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불법행위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대함이 지금의 안전불감증이란 공룡을 만들어 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법 위반 시 처벌 규정을 대폭 강화한 소방 관련 법령의 조속한 처리를 통해 법을 우습게 여기거나 불법에 관대한 사회문화가 더이상 이 땅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 재앙을 불러오는 사회가 아닌 재앙을 예방하는 사회로 바꿔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이 사회에서 안전하게 살 수 있고, 안타까운 희생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 화마를 미리미리 막는 양천

    화마를 미리미리 막는 양천

    “건물을 잘 짓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우선해야 할 게 안전입니다.”12일 오전 11시 서울 양천구 목2동 민간임대주택 복합개발 공사 현장에 김수영 양천구청장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김 구청장은 구청 직원, 건설사 관계자들과 함께 지하 4층, 지상 12층 규모로 건축 중인 건물 구석구석을 돌며 화재 위험 요소가 없는지 꼼꼼히 확인했다. 건설 현장에 비치된 소화기들도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했다. 인근의 한 고시원도 찾아 소화기·스프링클러·완강기 작동 여부, 비상구·비상계단 장애물 적치 여부 등을 두루 살폈다. ‘다함께 행복한 안전도시’를 만들려는 김 구청장의 행보가 남다르다. 다음달 30일까지 다중이용시설·대형공사 현장·쪽방촌 등 지역 내 화재 취약 시설 450여곳을 순차적으로 돌며 특별안전점검을 한다. 제천 스포츠센터·밀양 세종병원·건설 현장의 잇따른 화재로 주민 우려가 커지자 직접 현장을 찾아 안전 사각지대를 파악하고 위험 요소를 없애기 위해서다. 김 구청장은 “지난해 행정안전부 ‘지역안전지수’ 평가에서 서울시 자치구 중 유일하게 화재·교통사고·생활안전·자살·감염병 등 5개 분야 1등급을 받았다”며 “주민들이 걱정 없이 맘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안전사고 없는 양천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48명 숨진 밀양 세종병원 화재 전기합선으로 발생, 합선원인은 확인불가

    48명 숨진 밀양 세종병원 화재 전기합선으로 발생, 합선원인은 확인불가

    사망 48명을 포함해 192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는 병원 1층 응급실 천장에서 전기합선으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세종병원 화재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경남지방경찰청 수사본부(본부장 진정무 경무관)는 12일 밀양경찰서에서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했다.수사본부는 이날 발표에서 국과수 감정 결과 세종병원 1층 응급실안에 있는 탕비실 천장 전기배선 중에 콘센트용 전기배선에서 절연파괴(전기합선)가 발생해 최초로 불이 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수사본부는 화재가 발생한 전기배선은 오래돼 낡은 상태였고, 당시 화재로 모두 불에 타 국과수 감정에서도 전기 합선 원인은 확인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화재당시 병원 응급실 폐쇄회로(CC)TV와 병원 근무 직원 등의 진술을 종합·분석한 결과 화재는 지난달 26일 오전 7시 31분쯤 발생했고 1분 뒤 직원이 신고를 한 것으로 판명됐다고 화재발생 시간을 특정했다. 수사본부는 세종병원 화재사건과 관련해 세종병원 의료법인 이사장 및 의사 를 포함한 9명과 전·현직 보건공무원 2명 등 모두 11명을 입건해 수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세종병원 운영 의료법인인 효성의료재단 이사장 손모(56)씨를 업무상 과실치사상·건축법·의료법 위반혐의로, 세종병원 총무과장 김모(38)씨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각각 구속했다. 병원장 석모(54)씨는 업무상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기각됐다. 경찰은 신고하지 않고 당직의사(대진의사)로 근무한 혐의(의료법 위반)로 정모(52·여)·이모(34)·황모(36)씨 등 의사 3명과 자격 없이 의약품을 제조한 혐의(약사법 위반)로 세종요양병원 의사·간호사 등 2명을 각각 입건했다. 또 세종병원 비상용 발전기 설치 상태와 용량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병원시설 조사 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허위공문서작성 등)로 전·현직 시 보건소 공무원 2명을 입건했다. 수사본부는 병원 관계자들이 의료법인을 부당하게 영리목적으로 이용한 혐의가 포착돼 이를 포함해 세종병원 운영 전반에 걸쳐 불법행위에 대한 수사를 계속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26일 오전 7시 31분 세종병원 1층 응급실 천장에서 불이 나 세종병원과 세종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던 환자 등 48명이 숨지고 144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사망자 가운데 39명은 화재에 따른 연기흡입으로 사망한 것이 확실해 부검을 하지 않았으며 9명은 정확한 사인을 가리기 위해 부검을 했다. 밀양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김동율 서울시의원 “안전파수꾼정책 정착되면 재난 피해 크게 줄 것”

    김동율 서울시의원 “안전파수꾼정책 정착되면 재난 피해 크게 줄 것”

    서울시의회 김동율 의원(더불어민주당, 중랑4)은 지난 6일 국회 도서관 소회의실에서 개최된 ‘시민초기대응 역량강화 정책 토론회’에 전문가 토론자로 참석하여 최근에 잇따라 발생한 제천 및 밀양 등 여러 화재사고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고 대안을 제시했다. 김 의원은 ‘서울시 시민안전파수꾼 양성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발의하게 된 배경과 내용을 설명하고 시민들의 초기대응역량 강화가 재난 및 화재 확산을 막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영국의 그렌펠 타워와 두바이의 토치타워 화재사고를 언급하며 “두 건이 같은 대형화재 임에도 불구하고 피해 규모가 전혀 다르게 나타난 건 바로 초기대응의 차이다”라고 전하며 “그렌펠 타워는 화재경보도 울리지 않았고, 스프링클러조차 설치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8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게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의원은 또 대구지하철 화재사고와 시민들의 초기대응으로 피해가 거의 없었던 서울도곡역 화재사고를 언급하며 시민초기대응 역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의원 끝으로 “다중이용시설에 대해서는 면적에 관계없이 사업주, 건물주를 포함한 종사자들이 의무적으로 시민안전파수꾼 교육을 받아 초기대응에 대한 방법을 숙지한다면 대형화재의 확산을 막고 안타까운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하며 “시민안전파수꾼 정책이 확실하게 정착되어 국민 모두가 교육을 받는다면 본인 자신과 가족뿐만 아니라 수많은 이웃들도 구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정책토론회는 김영진 국회의원과 시민안전파수꾼협회, 베스티안재단, 시민이 만드는 생활정책 연구원 공동 주최로 제천 및 밀양 화재사고를 시민관점에서 원인분석과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퍼블릭 詩IN] 풍장(風葬) -매미 탈피각

    [퍼블릭 詩IN] 풍장(風葬) -매미 탈피각

    풍장(風葬) -매미 탈피각 아침이면 안개가 몸을 채우고 짙은 치자꽃 냄새가 났다. 수북이 쌓였던 바람은 쓸모없는 기억을 거두러 몰려 나갔다. 남도 어느 섬마을 초분(草墳)을 누르고 있는 돌처럼 시간은 아주 느리게 흐르고 있어, 그러다간 내 상처가 손닿지 않는 곳의 간지러움쯤 돼버릴까 두렵기도 했다. 뒤집어 쓴 외투 안에선 습기 밴 신음하나 새어나오지 않았다. 기어오르다 발톱을 꽉 찍은 자리 등 가르고 호흡을 빼앗아 가 버렸을 때도, 퇴화된 두 눈에 달빛이 일렁거려 잠 못 이룬 겨울밤에도, 머리맡에 맴돌던 울음들이 먼저 삭은 바람으로 흩어져 갔을 때도, 한마디 건네지 않는 수도승의 헤진 옷자락처럼 껍질을 겹겹이 껴입은 늙은 나무는 닳아빠진 뼛조각만 줍고 있었다. 정맥(靜脈)같은 퍼런 달빛이 흐르던 밤, 하얀 치자꽃 조각이 소름처럼 돋아났다. 그 무리에 섞여 어느새 나도 딱딱한 외투를 말랑하게 부풀리고 있었다. 비로소 발목엔 물이 차오르고, 내 욕망은 향기에 갇혀 편안히 썩기 시작했다. 벌거숭이가 되어서야 헐거워진 내 발톱은 나무의 체온을 만질 수 있었다. 공터에 머물던 바람이 머지않아 내 이마에 부딪혀, 남루한 기억마저 모두 쏟아버릴 것이다. 훅- 덩이째 지는 저 치자꽃처럼.이호종(경남 밀양시청 문화관광과 학예연구사) 제19회 공무원문예대전 동상 수상작
  • [퍼블릭IN 블로그] 제천ㆍ밀양 겪고도… 돈 없고 의지 없어 소방서 ‘찔끔 ’ 개청한 지자체

    [퍼블릭IN 블로그] 제천ㆍ밀양 겪고도… 돈 없고 의지 없어 소방서 ‘찔끔 ’ 개청한 지자체

    전국 기초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소방서가 없는 곳이 32곳에 달하지만 이 가운데 올해 소방서가 신설되는 곳은 5곳에 그칠 전망이다.# 소방서 없는 기초단체 32곳 중 올해 5곳만 신설 11일 소방청 등에 따르면 현재 소방서가 없는 기초단체는 전남 8곳, 경북 6곳, 부산 5곳, 전북 5곳, 인천 2곳, 강원 2곳, 서울 1곳, 대전 1곳, 대구 1곳, 울산 1곳 등 모두 32곳이다. 이들 지역 가운데 올해 소방서가 생기는 곳은 전남 장성군과 함평군, 전북 완주군, 경북 예천군, 울산 북구 등 5곳이 전부다. 소방서 신설이 찔끔찔끔 추진되는 것은 비용이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국비 지원이 한푼도 없기 때문이다. 부지 확보비와 청사 건립비를 모두 지자체가 해결하고 있다. 충북도의 경우 청사 부지 비용은 시군이, 청사 건립비는 도가 부담한다. 소방서를 하나 짓기 위해서는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이 들어간다. 지난해 12월 개청한 충북 단양소방서 건립에 부지 매입비 1억 9000여만원과 건축비 40억원이 들어갔다. 도시가 클수록 땅값이 비싸고 소방서 규모가 커지면서 건립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지난해 7월 문을 연 서울 성동소방서는 건축비와 부지 매입비를 포함해 총 328억원이 투입됐다. 비용 전액을 서울시가 부담했다. 소방서를 지을 땅에 건물이라도 들어서 있으면 철거비까지 필요해 성동소방서보다 더 많은 비용이 필요할 수 있다는 게 서울시소방재난본부 측의 설명이다. 국비 지원이 없다 보니 대부분의 지자체들은 장기계획을 세워 놓고 단계적으로 소방서를 마련하고 있다. 전남도는 2022년까지 매년 소방서 1곳을 건립한다는 5개년 계획을 수립해 놓은 상태다. # 국비 지원 없고 단체장은 안전 뒷전… 개청 더뎌 전문가들은 주민들의 안전을 최우선시하지 않는 단체장들의 의식도 소방서 개청을 더디게 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한다. 인세진 우송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없던 소방서가 생겨도 대형 사고가 발생하지 않으면 그 혜택이 주민들의 피부에 크게 와 닿지 않는다”면서 “사정이 이렇다 보니 단체장들이 소방예산 확보를 소홀히 하고, 생색을 낼 수 있는 곳에 지방비를 적극 투입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자체 예산 편성 과정에 소방공무원들이 참여하지 못하다 보니 소방예산은 항상 밀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 119 구조대로 대체… 소방장비 등 화재에 취약 소방서가 없는 지역에는 인근 지자체 소방서의 지휘를 받는 119안전센터와 구조대가 설치돼 있다. 상대적으로 지역에 상주하는 소방인력이 적고 장비도 열악하다 보니 화재 등 각종 사고에 취약하다. 단양군은 소방서 신설로 지역에 근무하는 소방관이 26명 증원됐다. 조명차 등 소방차량은 8대가 추가로 배치됐다. 류광희 충북도 소방본부 대응예방 과장은 “전국에 아직 소방서가 없는 기초단체가 많고, 소방서가 있어도 서울은 구급차에 대원 4명이 타지만 충북은 2명이 탑승하는 등 지역 간 인력 편차도 심하다”면서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고… “우리도 올림픽 주역”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고… “우리도 올림픽 주역”

    “갓난 아들 얼굴도 제대로 못 보고 떠나야 했지만, 나중에 평창에서 일했다는 아빠 얘기를 들으면 자랑스러워할 걸로 믿어요.”부산 소재 한국해양대 운항훈련원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정도영(41)씨는 11일 이렇게 말하며 활짝 웃었다. 그는 지난달 20일 첫째 찌방이(일본어로 으뜸이라는 뜻인 ‘이찌방’을 딴 태명)를 처음으로 품에 안은 지 이틀 만에 평창으로 가는 짐을 꾸렸다. 평창동계올림픽 단기지원인력에 자원해 이날부터 대회가 끝날 때까지 조직위에서 근무하게 됐다. 올림픽을 위해 음지에서 지원하는 이들 중엔 공무원인 단기지원인력도 많다. 지방자치단체 등 전국 300개 기관에서 파견된 단기지원인력은 7000명(군인 제외)에 달해 2만 4000명의 자원봉사자와 함께 원활한 대회 운영을 돕고 있다. 단기지원인력도 자원봉사자 못잖게 열악한 환경 속에서 묵묵히 궂은일을 도맡고 있다. 정씨는 강릉선수촌에서 각국 선수단에 차량을 제공하는 일을 맡았다. 영하의 날씨에 살을 에는 듯한 바람을 맞으며 차량을 점검할 때마다 ‘찌방이’와 아내의 얼굴이 아른거린다. 하지만 정씨는 “선수들이 내 덕분에 안전하게 숙소와 경기장을 오간다고 생각하면 자부심을 느낀다. 나도 올림픽 주역의 하나”라며 웃었다. 정씨와 함께 근무하는 배상훈(41)씨는 안산공고 영어교사다. 경기교육청에서 모집한 단기지원인력에 자원해 평창으로 왔다. 올 겨울방학이 자율연수 기간인 배씨는 좀더 편한 곳으로 연수 장소를 고를 수 있었다. 하지만 배씨는 “지구촌 축제를 눈으로 직접 보면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전주교대 교직원인 한아란(29)씨도 “학교에선 할 수 없는 색다른 경험을 해 보고 싶었다”고 평창에 온 이유를 설명했다. 강릉선수촌이 관리하는 선수단 전용 차량은 모두 168대. 처음엔 별다른 기준 없이 마구잡이로 주차를 하다 보니 차를 찾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이에 정씨 등은 아이디어 회의를 통해 각각의 차에 고유식별번호를 부여하고, 표도 만들어 주차 위치를 쉽게 파악할 수 있게 했다. 선수단에 차를 건네는 시간이 20분 이상 단축됐다. 한국체대에서 버스를 운전하는 김우현(36)씨는 경험을 살려 차량 이상 여부를 꼼꼼히 살피는 등 안전을 한층 업그레이드했다. 조직위의 부족한 재정 탓에 단기지원인력 근무 환경도 열악하다. 식사는 하루 두끼밖에 나오지 않는다. 앞서 인천아시안게임과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때는 한 달간 90만원의 파견 수당을 지급했지만 평창에선 60만원으로 줄었다. 나오지 않는 한끼 식사 비용과 쉬는 날 집에 오가는 교통비를 제하면 자비를 써야 한다. 파견 온 단기지원인력과 자원봉사자가 점점 늘어나면서 벌써 네 차례나 숙소를 옮기는 등 고생의 연속이다. 경남 밀양시청에서 온 전민주(29)씨와 최예슬(27)씨는 “동료들이 ‘춥지 않으냐’고 많이 걱정하지만 한편에선 올림픽을 현장에서 본다고 부러워하기도 한다. 쉬는 날에는 가족들을 불러 함께 올림픽을 즐길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글 사진 강릉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안전모 쓴 김장관 “용접 않는 배관공법 무리 없나요”

    안전모 쓴 김장관 “용접 않는 배관공법 무리 없나요”

    “이렇게 하면 접합이 다 끝난 겁니까? 용접으로 할 땐 불꽃도 튀고 위험했는데 그렇지 않네요. 그런데 하중을 견디기에 무리는 없나요? 또 이 공법의 단가가 비싸던데 영세한 건설업체는 어떻게 하죠?”8일 경기 광명의 광명역파크자이2차현장 지하주차장. 화재 예방을 위해 배관 접합부를 용접하지 않고 나사식 접속부품 ‘커플러’로 연결하는 것을 본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현장 장비를 직접 만져 보며 현장 관계자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던졌다. 지난 5일부터 시작된 ‘국가안전대진단’이 실제 건설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점검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다. 김 장관은 현장점검 전 가진 간담회에서 “최근 두 차례 화재(제천, 밀양)를 겪으면서 절박한 심정이 들었다”면서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책임진다고 했는데 ‘정권이 바뀌어도 달라진 게 없다’는 지적이 뇌리를 때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만 보고 달렸던 시절에는 안전이 뒤로 밀렸다. 하지만 이제는 대통령과 총리의 언급처럼 ‘정권의 명운을 걸고 국민 안전을 책임진다’는 자세로 국가안전대진단에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장 관계자들의 목소리를 진지한 자세로 경청한 김 장관은 “과거에도 타워크레인 사고가 많았는데 요즘처럼 사고가 집중되진 않았던 것 같다”며 “설비가 노후화됐다는 것인데 기계의 피로도를 점검하는 기계가 있느냐”고 물었다. 공사현장 소장인 김완수 부장은 “타워크레인 부품이 다양하기 때문에 모든 것에 대해 추적하긴 어렵지만, (피로도를) 확인할 수 있는 범위에 있는 것들만 사용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이성해 국토교통부 기술안전정책관은 “현재 우리나라에 타워크레인이 6000여대가 있고, 이에 대한 전수점검이 진행 중”이라면서 “조사가 80% 정도 진행됐고, 현재까지 타워크레인의 연식을 허위로 등록해 적발된 게 359개”라고 밝혔다. 이춘표 광명시 부시장은 “전국에 타워크레인을 점검하는 검사업체가 6곳뿐인데, 그마저도 깐깐하게 검사하는 곳에서는 타워크레인 업체들이 점검을 받지 않으려고 한다”며 “예전처럼 공공성을 갖춘 기관에서 타워크레인을 점검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건설현장을 돌아다니며 원격 영상 안전관리 시스템과 저심도 철근 탐지기, 타워크레인 안전관리실태 등을 살펴본 뒤 안전점검 실명제 도입에 따라 점검표에 직접 자신의 이름을 써 넣었다. 김 장관은 “우리 사회의 안전수준이 도약할 수 있도록 국가안전대진단을 통해 위험요인을 개선하겠다”면서 “국민도 생활 속 위험요소를 신고하는 등 이번 대진단에 적극 동참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신언근 서울시의원 관악소방서-한울림자립센터 업무협약식 참석

    신언근 서울시의원 관악소방서-한울림자립센터 업무협약식 참석

    서울시의회 정책위원회 신언근 위원장(더불어민주당, 관악4)은 지난 7 일 서울시 관악구 삼성동에 위치한 자립센터 사무실에서 열린 ‘중증장애인 응급상황 및 생활안전을 위한 관악소방서 ∙ 한울림장애인자립생활센터 업무협약 체결식’에 참석하여 업무협약체결을 축하하며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이날 체결한 업무 협약은 관악소방서(서장 김명호)와 한울림장애인자립재활센터(대표 오광선)가 포괄적 상호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관악구 장애인들을 위해 따뜻한 관악, 안전한 관악 만들기 일환으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것이다. 주요 협약내용을 보면 ▲장애인 활동 지원 서비스 인력과 자립생활센터 직원의 소방안전교육 참여 ▲장애인의 응급상황 대비 양 기관관의 비상연락체계 구축 ▲자립생활센터와 장애인 주거시설 화재 예방, 소방시설 점검 등 사회복지와 소방안전을 위해 상호 협조할 것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신 의원은 “최근 발생한 밀양 세종병원 화재를 보면 거동이 불편한 사회적 약자들이 화재상황에 얼마나 취약한지 확연히 드러났고, 절대 이런 일이 반복되서는 안된다”며 “앞으로도 관내의 위험한 요소에 대하여 선제적이고 더 적극적인 대처를 통해 안전한 관악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해 줄 것”을 거듭 강조했다. 신 의원은 마지막으로 “적절한 시기에 오늘 자리를 마련한 관악소방서 김명호 서장님과 소방대원들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며 참석자 들을 격려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47명 사망한 밀양 세종병원 화재 관련 법인 이사장 등 3명 체포

    47명이 사망한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사고를 수사하고 있는 경남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8일 세종병원 운영 의료법인 효성의료재단 이사장 손모(56)씨와 세종병원 원장 석모(54), 총무과장 김모(38·소방안전관리자)씨 등 3명을 체포해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손씨 등 3명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전날 오후 법원으로 부터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이날 오전 이들의 신병을 확보했다. 손씨 등은 소방·건축 등의 부문에 안전 의무를 소홀히 한 탓에 불이 나 192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형 참사로 이어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세종병원 불법 증·개축과 비상발전기 미가동, 소방훈련 미흡 등으로 화재 피해가 커진 것으로 보고 화재원인 조사와 병원운영 전반에 위법여부 등을 수사하고 있다. 손씨 등은 앞선 경찰 조사에서는 필요한 의무를 다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손씨 등에 대해 추가 조사를 한 뒤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사본부는 압수물 분석 결과 등을 바탕으로 관련자 수사를 하고 있으며 오는 12일쯤 중간수사 사항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6일 오전 7시 32분쯤 밀양 세종병원 1층 응급실안 천장에서 불이 나 1층 전체를 태우고 연기와 유독가스가 병원 윗층으로 올라가 병원입원 환자 가운데 이날까지 사망 47명, 부상 145명 등의 인명피해가 났다. 밀양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평창 롱패딩 팔아요” 허위글로 수천만원 챙긴 20대

    “평창 롱패딩 팔아요” 허위글로 수천만원 챙긴 20대

    평창올림픽 기념 롱패딩과 경기관람 티켓 등을 판다고 인터넷에 허위 글을 올려 수천만원을 빼돌린 2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경남 창원서부경찰서는 상습사기 혐의로 A(27)씨를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인터넷 중고물품거래사이트에 평창올림픽 기념 롱패딩과 경기관람 티켓, 일반 스마트폰 등을 판다고 거짓 게시물을 올려 피해자 63명으로부터 약 2천3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추적을 피하고자 그는 부산, 밀양, 여수 등 모텔을 전전하며 생활하고 지인 명의 계좌 5개와 휴대전화 2개를 사용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으로 얻은 돈은 렌터카 대여, 펜션·모텔 숙박비 등에 쓴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평창올림픽 기념 롱패딩 등 관련 물품이 인터넷상에서 큰 인기를 끌자 이를 이용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여죄가 없는 지 조사한 뒤 A씨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광장] ‘국정농단 공직백서’를 만들라/박찬구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국정농단 공직백서’를 만들라/박찬구 편집국 부국장

    한 조직에서 개인이 감내할 수 있는 부조리의 무게는 얼마일까. 부패와 부도덕에 물든 집단에서 그 구성원의 양심과 상식은 어떻게 굴절되고 얼마나 비루해지는 것일까. 씁쓸한 단상이 잦아진다. 한 꺼풀 한 꺼풀 벗겨지는, 지난 권력과 그 추종자들의 민낯 앞에서다. 얼마나 많은 한때의 권세가들이 포토라인에 들어섰는지 일일이 꼽을 수 없을 정도다. 여전히 당당한, 때로는 억울해하는 표정과 몸짓들이 생경한 잔상으로 남는다. 그리고 그들이 마음대로 부리고 휘젓고 다녔던 공직 사회의 단면들이 오버랩된다. 부정과 불의 앞에 공직 내부의 방어기제는 왜 그리도 허술하게 무너진 것일까. 최고 엘리트 집단의 하나로 꼽히는 공무원 사회에서 말이다. 불편한 진실이지만 그렇다고 한때의 낙인으로 치부한 채 그냥 넘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젠 위에서 시킨다고 무조건 따르면 안 되겠어요.” 국정농단 수사가 한창 진행될 때 모 부처의 국장급 공직자가 동료들과의 사석에서 넉살 좋게 말했다고 한다. 검찰 수사에서 이름이 오르내린 중앙 부처 가운데 하나다. 조직이 내부에서 썩어 갈 동안 일부 공직자들이 국정농단 세력에 적극적으로 부화뇌동하거나 적어도 침묵하며 순응했다는, 뒤늦은 고백에 다름 아니다. 모든 공직자에 해당하는 문제는 아니라 할지라도 적어도 한두 사람에게만 국한된 일도 아닐 테다. 차라리 한직으로 밀려나고 바깥을 맴돌더라도 ‘아닌 건 아니다’라고 당당하게 목소리를 냈다면 공직자로서 자긍심만큼은 지킬 수 있었을 것이다. 잘나가는 선배와 동료들이 침묵하고 방조하며 때로는 적극적으로 국정농단에 가담하면서 주변의 많은 공직자들은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이성적으로 따질 새 없이 순간순간 막다른 선택에 내몰렸다. 공복(公僕)의 사명감과 소명의식은 유린당하고 피폐해졌다. 그럴수록 일선의 공직 문화는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비선과 윗사람의 지시에 따라 업무와 정책의 선후가 바뀌고 조직 내 공정성이 훼손되면서 불통과 보신 행태, 성과 만능주의가 퍼져 나갔다. 중앙 부처의 한 공무원은 얼마 전 익명을 요구하며 기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CCTV 속에는 보이지 않는 차별과 수직·권위의 소통 방식, 직장 내 괴롭힘과 소외, 희생양을 만드는 이지메 문화…’라며 괴로움을 호소했다. 정상적인 조직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모습들이다. 권력과 실세를 좇아야 살아남을 수 있는 비뚤어지고 왜곡된 공직 사회의 그늘이다. 그렇게 공직이 헛도는 사이 낮은 곳의 이웃이나 국민 생활과 밀접한 정책들은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관심과 주목을 받지 못한 채 외면당했다. 획일적인 등급 분류로 장애인에게 낙인을 찍는 장애인등급제는 지난해 12월에야 가까스로 ‘단계적 폐지’의 길로 접어들게 됐다. 행정편의에 치우친 제도를 바로잡기까지 장애인들은 5년 남짓 밤낮으로 광화문 지하도 농성장을 지켜야 했다. 세월호 비극 이후에도 안전불감증은 여전해 제천과 밀양 등 곳곳에서 인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촘촘한 안전망을 제대로 갖추기만 했어도 막을 수 있는 비극이었다. 물론 제대로 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하기 위해 서울과 세종을 오가며 녹초가 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비를 들여 가며 힘든 이웃을 돌아보는 공직자도 한둘이 아니다. 공직 사회에 희망을 갖는다면 이들의 숨은 노력과 일상의 헌신 덕분일 테다. 하지만 일부 구성원의 선의만으로 공직 전반의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무엇보다 국정농단 시기에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스템이 붕괴되고 그로 인해 무슨 문제점이 발생했으며 이를 치유하고 예방하려면 어떤 실천 방안이 필요한지 면밀하게 따져 봐야 한다. 이를 토대로 국정농단 시기의 잘잘못을 담은 ‘공직백서’를 만들어 스스로 경계하며 후대에 뼈아픈 교훈으로 남겨야 마땅한 일이다. 공직박람회를 찾은 한 대학생은 당차게 말했다. “공직이 안정적이라 도전한다구요. 아닙니다.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국가 발전에 기여하고 싶어 행정고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유구무언, 초심을 돌아볼 때다. ckpark@seoul.co.kr
  • 소방차 진입 막으면 과태료 100만원

    소방차 진입 막으면 과태료 100만원

    앞으로 아파트에 소방차 전용 주차구역 설치가 의무화되고 전용구역 진입 시 이를 가로막으면 과태료가 부과된다. 정부는 6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법률공포안 3건, 법률안 1건, 대통령령안 30건, 일반안건 4건을 심의, 의결했다.무엇보다 이날 국무회의에선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소방안전 관련 개정법률 3건이 의결됐다. 소방기본법 개정안은 공동주택에 소방차 전용구역 설치를 의무화하고 전용구역에 주차하거나 진입을 가로막으면 1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물리도록 한 게 핵심이다. 도로교통법 개정안에는 다중이용업소가 있는 건물 주변을 주차금지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게 하고 소방 관련 시설 주변에 주차뿐만 아니라 정차도 금지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소방시설공사업법 개정안은 방염처리업자에 대한 방염처리능력 평가와 공시 제도를 도입하고 소방시설업 종합정보시스템을 구축하는 내용을 담았다. 소방기본법 개정안은 2016년 11월 발의돼 1년 넘게 상임위에 계류됐다가 제천 참사와 밀양 참사가 연이어 발생하자 국회가 이례적으로 임시국회 첫날 본회의에서 이 법안들을 처리했다. 정부는 이날 ‘일체형 전자발찌’ 도입을 위한 전자장치부착법 개정안도 심의, 의결했다. 기존 전자발찌는 발목에 차는 부착장치, 휴대용 위치추적장치, 재택감독장치 등 3개로 구성돼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받은 사람이 외출할 때 휴대용 위치추적장치도 들고 다녀야 했다. 아울러 농지보전부담금 감면 사유로 농업인·어업인이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는 경우와 새만금지역에 시설을 설치하는 경우를 추가하는 농지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세월호 등 키워드로 독립영화 지원 배제

    박근혜 정부가 영화진흥위원회를 도구로 용산·세월호 참사, 강정 제주해군기지를 비판적으로 다룬 독립영화 17개를 지원 배제한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다른 문화예술 장르의 블랙리스트와 달리 독립영화의 경우 ‘특정 키워드’를 설정하고 이와 연관된 영화들이 지원 대상에 오르면 국가정보원이 사전 검증하는 시스템으로 작동됐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민관 합동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진상조사위)는 2014~2016년 정부가 영진위의 ‘독립영화제작지원사업’과 ‘다양성영화개봉지원사업’ 부문에서 정부·사회 비판적 독립영화들을 배제한 사례 27건(중복 작품 포함)을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발표는 특검 수사와 감사원 감사를 통해 드러난 부산국제영화제와 예술영화 지원 배제 등 8건 외에 새로 드러난 블랙리스트 사례로 더 많은 블랙리스트의 존재 가능성도 시사한다.  정부가 ‘문제 영화’로 낙인찍기 위해 선정한 키워드는 정부·공권력·정치 비판(좌파적 성향) 한진중공업, 밀양송전탑, 용산·세월호 참사, 강정해군기지(시국사건) 위안부, 재일조선인(역사) 대북, 간첩, 국가보안법(북한 연관성) 시네마 달 등 블랙리스트 단체 연관성 등으로 드러났다. 작품으로는 용산 참사를 다룬 ‘두개의 문2’, 강정 해군기지가 소재인 ‘구럼비 바람이 분다’, 국가보안법을 영상으로 풀어낸 ‘불안한 외출’, ‘자백’ 등이다.  블랙리스트 가동 경로는 청와대→문체부→영진위→국정원·문체부였다. 이 과정에서 문체부는 영진위 측에 ‘국정원 스크린 여부’를 점검했으며, 국정원은 문체부의 최종 대처를 확인하는 등 정부 기관끼리 사전 논의한 정황도 확인됐다. 아울러 국정원에 의해 개봉 차단 조치가 이뤄진 작품 중에는 박 전 대통령 비하 영화로 분류된 ‘철의 여인’(2013년 4월)과 청와대 비판 영화 ‘자가당착’(2015년 1월) 등이 있다.  진상조사위 관계자는 “지금까지 블랙리스트가 가동됐다면 지난해 12월 개봉한 영화 ‘1987’도 여러 압력을 받았을 것”이라며 “현재 영화감독과 배우들에 대한 블랙리스트 적용 부분과 상업영화의 투자배급과 연관된 모태펀드에 대한 조사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경찰, 용산참사 등 ‘5대 강경 진압’ 규명 착수

    이철성 “실정법 위반 땐 처벌” “강제적 권한 없어 한계” 지적 백남기 농민 사망 등 경찰 공권력 행사 과정에서 인권침해 논란이 불거진 사건들에 대한 진상 규명이 시작됐다. 경찰청은 지난해 8월 발족한 ‘경찰청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원회’와 함께 진상조사팀을 꾸리고 본격 활동에 들어간다고 6일 밝혔다. 경찰관과 민간 조사관 10명씩으로 구성된 이 팀은 ‘강경 진압 사건’으로 불리는 5대 사건에 대해 우선 조사한다. 5대 사건은 백남기 농민 사망, 용산 참사, 평택 쌍용차 파업, 밀양 송전탑 건설,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사건이다. 이 중 백남기 농민 사망, 용산 참사, 평택 쌍용차 파업을 우선순위로, 밀양 송전탑과 강정마을 사건을 후순위로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경찰권 행사에 관한 인권침해 진정이 들어오면 경찰청에 조사를 요청하기로 했다. 유남영 진상조사위원장은 “경찰이 공권력을 행사하기 전 설득 과정 등을 얼마나 거쳤는지, 불법 집회 및 시위라 할지라도 공권력 행사 과정에서 적법한 절차를 지켰는지가 주요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조사는 강제적 권한이 없는 임의 조사라는 한계가 있다. 사건 당시 경찰 지휘부 등 퇴직 경찰관에 대해서는 동의 없이 조사가 어렵다. 이와 관련, 이철성 경찰청장은 “현직 경찰관에 대해서만큼은 조사 활동에 협조하라는 지시를 지방경찰청과 해당 부서에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진상조사가 처벌을 목적으로 하는 것 아니냐’는 일선 경찰의 우려에 대해 이 청장은 “실정법을 위반했으면 처벌이 불가피하지만 조사 목적은 공권력 행사의 적정성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밀양 세종병원 화재 2명 또 숨져…희생자 45명으로 늘어

    밀양 세종병원 화재 2명 또 숨져…희생자 45명으로 늘어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로 치료를 받던 환자 2명이 추가로 숨졌다.6일 밀양시에 따르면 부산백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손모(83) 씨가 이날 오전 7시 30분쯤 사망했다. 손씨는 화재 당시 세종병원 3층 입원 환자였다. 전날인 오후 11시 10분쯤에는 밀양 갤러리 요양병원에 입원해 치료 중이던 이모(79)씨가 숨졌다. 이씨는 세종병원 5층 환자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써 사망자는 2명이 늘어 45명으로 집계됐다. 부상자는 147명, 이 가운데 중상자는 8명이라고 밀양시는 설명했다. 밀양시는 검안 등을 통해 사망 원인을 명확히 할 방침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소방차 진입 가로막으면 벌금 100만원

    소방차 진입 가로막으면 벌금 100만원

    소방기본·도로교통법 등 3개 개정법률 공포한 국무회의 의결정부는 6일 오전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제6회 국무회의를 열어 아파트에 소방차 전용 주차구역 설치를 의무화하는 등 소방안전 관련 개정법률 3건의 공포안을 의결했다. 앞서 국회는 지난달 30일 본회의에서 소방기본법·도로교통법·소방시설공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 개정안은 공동주택에 소방차 전용구역 설치를 의무화하고, 전용구역에 주차하거나 진입을 가로막으면 1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물리도록 했다. 도로교통법 개정안은 소방차 접근이 쉽도록 다중이용업소가 있는 건물 주변을 주차금지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게 하고, 소방 관련 시설 주변에 주차뿐만 아니라 정차도 금지한다. 소방시설공사업법 개정안은 방염처리업자에 대한 방염처리능력 평가와 공시 제도를 도입하고, 소방시설업 종합정보시스템을 구축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 개정안은 지난 2016년 11월 발의됐지만 1년 넘게 상임위에 계류됐다. 제천참사에 이어 밀양참사가 발생하자 ‘국회가 소방안전 관련법을 방치했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이에 국회는 이례적으로 임시국회 첫날 본회의에서 이들 법안을 처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밀양 세종병원 화재 2명 더 숨져…사망자 43명

    밀양 세종병원 화재 2명 더 숨져…사망자 43명

    지난달 26일 발생한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당시 입원 중이던 80대 환자 2명이 구조 후 치료를 받다가 숨졌다. 사망자는 43명으로 늘었다.5일 밀양시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밀양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정모(84)씨가 이날 오전 7시 40분 사망했다. 폐렴 등으로 이 병원에 입원했던 정씨는 화재가 수습된 뒤 계속 같은 곳에서 치료를 받았다. 앞서 이날 오전 2시 40분에는 창원파티마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던 김모(86)씨가 숨졌다. 심근경색 등으로 세종요양병원 3층에 입원했었던 김씨는 화재 후 병원을 옮겨 중환자실에서 패혈증 등을 치료받던 중이었다. 밀양시의 한 관계자는 “의사 검안 등을 거쳐 사망 원인을 명확히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사망자가 2명 더 늘어남에 따라 이번 참사 관련 사망자는 모두 43명이 됐다. 부상자는 149명으로, 총 사상자 수는 192명으로 집계됐다. 부상자 가운데 중상은 9명이고, 40대인 1명을 빼고는 대부분 80~90대 고령인 것으로 시는 파악했다. 이 중 1명은 위독한 상태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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