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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통신] 와타나베 둘러싼 요미우리 최악의 내분 왜?

    [일본통신] 와타나베 둘러싼 요미우리 최악의 내분 왜?

    올해 3월, 일본 동북부 지방을 강타한 대지진으로 인해 일본사회가 한바탕 홍역을 치른바 있다. 대지진의 피해는 아직도 방사능 문제에 있어 자유롭지 못하기에 일본을 바라보는 시선은 불안할수 밖에 없다. 당초 올 시즌 일본프로야구 개막일은 3월 25일이었다. 하지만 3월 11일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개막일은 4월로 미뤄졌고 당시 일본프로야구 선수회의 강력한 요청으로 양리그 모두 4월 12일에 개막 경기를 치를수 있었다. 그렇지만 3월 25일로 예정됐던 개막일을 앞두고 지진때문에 개막일을 연기하자는 선수회와 마찰을 일으킨 인물이 있다. 바로 요미우리 신문의 와타나베 쓰네오(85) 회장이다. 당시 와타나베는 퍼시픽리그는 개막일을 연기 하되 센트럴리그는 예정대로(3월 25일) 개막전을 치뤄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이에 반기를 든 일본프로야구 선수회 회장인 아라이 타카히로(한신)는 “지진 피해가 확산 되고 있는 상황에서 개막일을 예정대로 치르는게 합당한 일인지 의구심이 든다.” 며 ”선수회가 개막일을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음에도 받아 들이지 않는 점은 유감” 이라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만약 일본이 아닌 한국이었다면 아라이 회장처럼 ‘유감’ 정도의 아쉬운 입장표명으로는 끝나지 않았을 것이다. 상대가 일본야구를 손에 쥔채 좌지우지 하는 와타나베 회장이었기에 아라이의 유감표명은 어떠한 의미에서 굉장한 반기(?)의 표현이었는지도 모른다. 와타나베를 상대로 이정도의 유감표명도 전례를 감안하면 큰 용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결국 와타나베가 주장한 센트럴리그의 3월 25일 개막전은 야구팬들의 여론에 힘입어 4월 12일로 확정 발표되며 논란은 일단락됐다. 만약 한국 프로야구 팀 가운데 어느 구단 수뇌부가 ‘지금 감독이 5년간 감독직을 수행하고 지금 현역에 있는 모 선수가 은퇴 후 그 자리(감독)를 물려받아야 한다’고 말한다면 어떠한 일이 일어날까. 팀마다 다르겠지만 일반적인 정서로 봤을때 쉽게 납득할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것을 거침없이 내뱉는 사람이 있다. 다름 아닌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와타나베 회장이다. 실제로 와타나베는 2008 시즌 전 기자들이 있는 자리에서 “하라 타츠노리 현 감독이 5-6년 정도 감독을 하고 그 이후에는 1번타자(당시) 타카하시 요시노부가 그 대통을 잇기 바란다.”며 아직 현역선수인 타카하시의 미래 보장을 약속하기도 했다. 이 발언이 농담이 아닌 것은 다른 사람도 아닌 와타나베의 입을 통해 나온 말이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와타나베의 말 한마디는 일본야구의 패러다임을 바꿔 버릴 정도의 대단한 파괴력을 지니고 있다. 요미우리 구단으로만 한정한다면 타카하시의 차기 감독 언급은 ‘순혈주의’에 입각한 발언중 하나다. 요미우리는 양리그가 시행된 1950년부터 지금까지 순수 요미우리 혈통이 아닌 사람이 감독직을 맡은 경우가 단 한차례도 없는 구단이다. 타카하시의 차기 감독 발언 역시 타카하시가 도쿄 명문인 게이오 대학 출신이고 지금 감독인 하라가 두번씩이나(2002-2003, 2006-현재) 감독직을 수행할수 있었던 것도 요미우리의 프랜차이즈 스타출신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와타나베 회장의 영향력이 요미우리 구단에만 미치는게 아니다. 요미우리는 2007년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지만 정작 일본시리즈는 정규시즌 2위팀인 주니치가 올라갔다. 일본의 포스트시즌(CS)제도가 낳은 모순이 현실이 되자 곧바로 요미우리는 2008 시즌을 앞두고 포스트시즌 제도를 손본다. CS 파이널 스테이지는 무조건 1위(정규시즌 우승팀)팀 홈에서 경기를 치뤄야 하며 1위팀에게 1승 어드밴티지(6전 4선승제)를 줘 실질적으로 1위팀은 3승만 하면 일본시리즈에 올라가게끔 제도를 바꾼 것이다. 이것은 센트럴리그의 영원한 우승후보 그리고 항상 우승권 전력인 요미우리가 2007년 파이널 스테이지(당시 명칭은 클라이맥스 스테이지2)에서 주니치에게 3연패(당시 5전 3선승제)를 당하며 일본시리즈 진출이 좌절되자 이미 전 시즌에 확정된 포스트시즌 제도를 1년만에 또다시 바꾼 것이다. 이러한 포스트시즌 제도는 일본야구에서 요미우리가 차지하는 영향력, 그리고 깊이 들어가면 와타나베 회장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와타나베 회장은 ‘우익의 거두’ ‘밤의 대통령’과 같은 수식어는 물론 2007년에 자민당의 후쿠다와 민주당의 오자와의 밀실야합 추진했던 인물이다. 이러한 사람이 수십년동안 일본야구를 자신의 발 아래 두며 아직까지도 건재하다는 사실이 아이러니 할뿐이다. 올해 요미우리는 간신히 정규시즌 3위를 차지하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야쿠르트와의 클라이맥스 퍼스트 스테이지에서 패하며 시즌을 종료했다. 우승이 아니면 실패한 시즌으로 규정하는 와타나베 회장의 심기가 편할리 없다. 와타나베 입에서 뭔가 특단의 조치가 떨어질 것이란 예상은 자명한 사실. 하지만 와타나베 회장에게 반기를 든 인물이 나타났다. 다름 아닌 키요타케 히데토시 요미우리 구단 대표겸 단장이다. 사건은 11일 키요타케 대표의 단독 기자회견장이었다. 키요타케 대표는 “내년시즌 1군 코치를 선정하는데 있어 이미 와타나베 회장에게 시즌 중 보고를 했지만 이제와서 나는(와타나베) 그런 보고를 받은일이 없다라고 한다.” 며 회장 마음대로 구단을 좌지우지 하는 것에 울분을 토했다. 키요타케 대표의 기자회견 내용중엔 와타나베를 가리켜 ‘부당한 권력자’ ‘프로야구와 요미우리를 사유화 한다’ 등 거침없는 발언도 쏟아졌다. 이번 키요타케 대표의 기자회견은 보기에 따라서는 구단 대표로서 할수 있는게 거의 없다는 개인의 억울함(?)과 오랫동안 권력을 누려온 그리고 현장일에 지나치게 간섭하는 와타나베 회장에 대한 따끔한 일침으로도 볼수 있다. 이미 요미우리는 내분이 본격화 됐고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간에 한바탕 홍역속에서 자유롭지 못할듯 싶다. 현장은 감독이 지휘하고 단장은 모자란 부분에 있어 지원하는 역할이 기본이다. 하지만 요미우리는 시즌이 끝나면 와타나베 회장에게 감독이 직접 찾아가 시즌 보고를 한다거나 선수수급에 있어서도(외국인 선수 영입에 관해선 키요타케 대표) 대표에게 일임하지 않고 와타나베 회장이 간섭하는 일이 빈번하다. 얼마전 와타나베 회장은 요미우리에서 탈퇴 한 외국인 선수 알렉스 라미레즈에게 “수비가 나쁘다.” 며 결별을 통보했다. 물론 이러한 말은 누구라도 할수 있다. 하지만 선수에 대한 평가를 언론을 통해, 그것도 회장이란 사람이 선수의 기량을 직접 거론하는 것은 우리 기준으론 보기 힘든 일이다. 와타나베 회장이 1군 주임코치로 영입하고자 하는 인물은 에가와 타카시(58)다. 일부에선 에가와가 훗날 감독직에 오를것이란 의견을 내비치는 곳도 있다. 하라 감독이 물러나기엔 타카하시가 아직 현역에서 은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2년간 기대이하의 성적을 남긴 요미우리는 주전타자들의 노쇠화가 새로운 문제점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번에 터진 키요타케 대표의 반기가 뭘 의미하는지 그리고 정말로 세대교체가 필요한 곳이 어디인지를 생각했으면 싶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일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높은 빌딩? 우린 ‘깊은 빌딩’ 짓겠다”

    “높은 빌딩? 우린 ‘깊은 빌딩’ 짓겠다”

    ”왜 하늘만 찌르려고 하는가? 땅으로 파들어가자!” 발상의 전환이 독특한 건설프로젝트가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멕시코의 한 건축설계사무소가 ‘높은 빌딩’ 대신 ‘깊은 빌딩’을 설계했다. 스카이크레이퍼(초고층빌딩)과는 반대 개념, 이른바 어스크레이퍼 프로젝트다. 벽돌만 쌓을 게 아니라 삽질을 열심히 해도 훌륭한 건축물이 나온다는 아이디어다. 멕시코의 건축사무소 BNKR 아키텍투라가 멕시코시티에 세우겠다며 공개한 자료를 보면 빌딩은 거꾸로 된 피라미드 형태다. 피라미드를 뒤집어 땅에 박아 놓은 형태로 빌딩을 지어 내려간다(?)는 것이다. 깊이 300m, 면적 5만7600m2의 어스크레이퍼는 주상복합으로 설계됐다. 가장 높은(?) 지하 1∼10층 등 고층(?)에는 멕시코 역사박물관과 아스테카 문화센터가 들어선다. 이어 밑으로 내려가면서 쇼핑몰과 아파트, 사무실이 차례로 조성된다. 거꾸로 된 피라미드의 중앙 깊게 파인 공간에는 지하정원이 꾸려진다. 이 공간을 가로지르는 다리가 여럿 놓이게 된다. 현지 언론은 “밀실공포증을 갖고 있는 사람, 따사로운 햇볕을 원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이색적인 경험을 할 수 있는 건축물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고 보도했다. 사진=BNKR 아키텍투라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 뭐가 부끄러워서…

    뭐가 부끄러워서…

    그들도 부끄러운 줄은 알았다. 그래서 아무도 보지 못하도록 장막을 치고 그 안에 숨어서 일을 치렀다. 국회가 여대생 성희롱 발언으로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켰던 무소속 강용석 의원 제명안을 31일 부결시키는 대신 ‘30일간 국회 출석 정지’라는 솜방망이 처벌을 내렸다. 분말소화기에 망치까지 휘두르며 국회 본회의장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폭력국회’의 오명을 뒤집어 쓴 18대 국회의 여야 의원들은 이날 동료의원 강용석 살리기에 하나가 됐다. ●두달 질질 끌다 상정해 놓고 국회는 오후 본회의를 열어 강 의원 제명안을 무기명 비밀투표에 부쳐 재석의원 259명 중 찬성 111명, 반대 134명, 기권 6명, 무효 8명 등으로 부결시켰다. 국회의원 제명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려면 재적의원(297명) 3분의2인 198명이 찬성표를 던져야 한다. 이에 따라 강 의원은 의원직을 유지하게 됐다. 표결은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됐다. 제명안 상정을 앞두고 국회는 본회의장 2층 방청석에 앉아 있던 방청객들을 전원 본회의장 밖으로 내보냈다. 심지어 표결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아예 국회 본회의와 상임위 진행 상황 등을 생중계하는 국회 방송까지 꺼버렸다. 국민의 눈과 귀를 철저히 가린 채 밀실투표를 자행한 것이다. 이처럼 유례 없는 비공개 밀실 표결이 벌어진 것은 제명안을 상정한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위원장 송광호)가 강 의원 제명안 처리 일정 전체를 비공개로 한다는 내용을 제명안에 담아 본회의에 상정했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제명 등 인사에 관한 내용이라 하더라도 투표 행위 자체를 본회의에서 비공개로 진행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제 식구 감싸기 도 넘어” 비판 윤리 문제로 구설수에 오른 강 의원에 대한 제명안 부결로 국회는 ‘동료의원 감싸기’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재적의원 3분의2는 고사하고 강 의원 제명을 찬성한 의원보다 반대한 의원이 더 많았다는 것만 보더라도 국민들의 인식을 국회의원들이 얼마나 무시하고 있는지 새삼 확인시켜 줬다. 이에 앞서 여야는 지난 6월 30일 국회 본회의 안건으로 강 의원 제명안을 상정키로 합의했으나, 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 따라 안건 처리를 8월 국회로 넘겼지만 당초 예상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강 의원은 지난해 7월 한 대학생 토론회 식사 자리에서 아나운서를 지망하는 여학생을 상대로 여성 비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국회 윤리특위는 지난 5월 강 의원에 대한 제명안을 여야 합의로 처리했다. 표결 결과와 관련, 정치권 안팎에서조차 “18대 국회의원들의 도덕성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다.” “국회의원들의 제 식구 감싸기가 도를 넘었다.” “헌법기관이 뭐가 그리 두려워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린 채 표결을 해야 했는지 이해하기 힘들다.”는 등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헌정 사상 국회의원에 대한 최고 징계수위인 ‘제명’이 이뤄진 것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 신민당 총재 시절이던 1979년 정치 탄압에 의해 의원직을 박탈당한 게 유일하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예고된 부결… 밀실의 ‘빗나간 동료애’

    예고된 부결… 밀실의 ‘빗나간 동료애’

    표결 전부터 ‘예고된 부결(否決)’이었다. 지난해 여대생 성희롱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던 강용석(무소속) 의원 제명안이 그동안 차일피일 미뤄져 오다 결국 ‘동료의원 감싸기’의 벽을 넘지 못했다. 본회의 표결 며칠 전부터 벌써 국회 안팎에서는 ‘표 단속이 제대로 되겠느냐’는 회의론이 지배적이었다. 한나라당 소속 한 의원은 “팔이 안으로 굽는 게 당연지사인데 비밀투표에서 표 감시가 얼마나 이뤄지겠느냐.”고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익명을 요청한 다른 의원도 “강 의원의 행적 정도로 제명된다면 벌써 제명됐을 의원들이 여럿이다. 제명시키면 본인들의 처신이 앞으로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며 표결에 임하는 의원들 역시 자유롭지 못함을 암시했다. 31일 본회의 개최에 앞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도 관심은 한국은행법 개정안에만 맞춰졌다. 이명규 원내수석부대표 역시 “안건이 부결될 경우 다른 종류의 징계도 의결할 수 있기 때문에 징계의결권에 대해선 변수가 있으리라고 생각한다.”며 출구를 열어놓기도 했다. 국회법에 제명안이 부결되면 다른 징계조치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한 점을 겨냥한 것이다. 뚜껑을 연 개표함은 보나 마나였다. 비공개로 진행된 표결에서 출석의원 259명 중 제적안에 찬성표를 던진 의원은 42.8%(111명)에 불과했다. 제적의원 3분의2는커녕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표결과정을 비공개로 한 점도 여야의 꼼수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날 징계안은 애당초 윤리특위의 여야 간사 합의로 비공개로 상정됐다. 이런 이유로 표결과정이 공개되지 않아 방청은 물론 국회방송 또는 인터넷 의사중계시스템으로 표결 장면을 시청할 수 없었다. 일부 의원들은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제명안을 강력 지지하겠다.”고 장담해 왔지만 국민들은 그런 과정을 지켜볼 수조차 없었다. 또 여야는 제명안 부결에 따른 비난을 피하기 위해 미리 강도를 낮춘 2차 제재안을 갖고 표결에 들어갔다. 한나라당 이 원내수석부대표는 본회의가 끝난 후 “본회의 전에 야당 측과 합의해 ‘30일 국회 출석정지안’을 가지고서 표결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회법에 제명보다 낮은 단계가 30일 출석정지이고 이보다 수위가 낮은 공개회의 경고·사과는 국민들이 납득하겠느냐.”고 덧붙였다. 실제로 국회는 제명안 부결 선포 직후 대체안으로 ‘30일간 국회 출석정지안’을 상정해 곧바로 가결시켰다. 이 부대표가 대표 발의해 상정된 출석정지안은 강 의원이 9월 1일부터 30일까지 국회에 출석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국회법 제163조 및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의 규정에 의해 강 의원은 출석정지 기간 동안 수당 및 입법활동비, 특별활동비를 절반만 받게 된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공판중심주의’ 이용훈 대법원장 재임중 무죄선고율 4배 높아졌다

    ‘공판중심주의’ 이용훈 대법원장 재임중 무죄선고율 4배 높아졌다

    공판중심주의를 내세운 이용훈 대법원장 재임 중 무죄 선고율이 이전에 비해 무려 4배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이 대법원장이 취임한 2005년 0.18%였던 1심 재판부의 연평균 무죄율은 올 6월 말 현재 0.72%를 기록했다. 이 대법원장 재임 중 연도별 무죄율은 2006년 0.21%이던 것이 2007년 0.26%, 2008년 0.30%, 2009년 0.37%, 지난해 0.49%, 올해 0.72% 등으로 꾸준한 상승 추이를 보였다. 이에 따라 1심 재판부의 무죄선고 인원도 2006년 2362명이던 것이 2007년 3187명, 2008년 4046명, 2009년 4587명, 지난해 5420명 등으로 계속 증가했다. 이 같은 현상은 조서 대신 법정에서 제시되는 증거와 진술을 중시하는 공판중심주의가 강화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게 법조계의 분석이다. 피의자 심문조서와 참고인 조서 등을 바탕으로 하는 조서 재판과 달리 공판중심주의는 법정에서 판사와 검사, 변호사가 진실을 다투도록 하는 새로운 유형의 법정 소통 방식이다. 특히 “검사들이 밀실에서 받은 조서가 공개된 법정에서 나온 진술보다 우위에 설 수 있느냐.”며 공판중심주의를 강조한 이 대법원장이 취임한 이후 이런 현상이 더욱 심화됐다. 이처럼 공판중심주의가 뿌리를 내리면서 법원은 형사사건 피의자의 구속영장 발부에도 더욱 신중해지고 있다. 연간 구속영장 발부는 2005년 6만 4294명이던 것이 2006년 5만 1482명, 2007년 4만 6061명, 2008년 4만 3032명, 2009년 4만 2727명, 지난해 3만 2516명 등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에 엄격해지면서 불구속 수사 부담이 커진 검찰로서는 “조서의 증거 능력을 폄훼하는 것”이라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대검 관계자는 “이 대법원장 재임 6년은 검찰에게 정말 힘든 시기였다.”고 돌이켰다. 하지만 법원은 ‘불구속 수사 원칙’이 2007년 개정된 형사소송법에 이미 명문화됐으며, 무죄율 상승과 불구속 재판 확대는 당연한 결과라는 입장이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경기도의회, 의왕~과천 도로 유료화 ‘제동’

    의왕~과천 간 도로 유료화를 연장하려는 경기도의 계획<서울신문 8월 1일 자 12면>에 도의회와 지역 국회의원들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경기도는 1992년 11월 건설한 의왕~과천 간 유료도로의 통행료 징수기한을 당초 올해 11월 말에서 내년 12월 말로 1년 1개월 연장하는 내용의 ‘경기도 유료도로 통행요금 징수조례 일부개정안’을 지난달 27일 입법예고했다. 또 이 도로 일부 구간 확장과, 이 도로와 연결되는 수원 금곡동~의왕시 청계동 간 신설공사를 벌이는 민자도로 건설사 경기남부도로㈜에 통행료 징수권한을 넘겨 29년 동안 유료로 운영할 수 있도록 계약한 상태다. 결국 의왕~과천 간 통행은 30년 뒤인 2042년 이후에나 무료화가 가능하게 됐다. 그러나 해당 지역 도의원들과 지역 국회의원 등은 도로의 무료화를 당초 약속대로 오는 12월부터 즉시 시행하라고 도를 압박하고 나섰다. 특히 경기도의회는 도의 조례안이 상정될 경우 이를 ‘부결’ 또는 ‘계류’ 등을 통해 막겠다는 방침이다. 수원·과천·의왕 등 경기 남부권 20여명의 의원들도 다수당인 민주당을 중심으로 대표단과 해당 상임위에 이 같은 입장을 전달해 동료 의원들로부터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주성(민·수원2) 의원은 “도가 스스로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채 밀실 행정을 통해 유료화 연장을 결정한 것은 도민을 기만한 행위”라며 “무료화 약속을 지키든지, 아니면 요금소 이전 등을 통해 이에 상응하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이찬열(수원 장안) 국회의원도 최근 수원·의왕·과천 출신 경기도 의원 및 수원시 의원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의왕~과천 간 유료도로의 무료화 포기는 건설비용 상환 시점을 제대로 계산하지 못한 도의 무능한 행정과 도민 및 도의회와의 사전협의나 양해 없이 이뤄진 밀실 행정에서 비롯돼 도정에 대한 신뢰를 저버리게 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경기도는 확장 및 포장 공사와 도로구조 개선공사 등에 따른 원리금 상환을 고려해 통행료 징수기한 연장은 불가피하다며 조례 상정을 강행할 계획이다. 도는 오는 19일 입법예고를 통한 의견 수렴을 마치면 조례규칙심의를 거쳐 다음 달 열리는 도의회 임시회에 조례 개정안을 제출할 방침이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에일리언 비키니’

    2010년 프랑스 칸영화제의 마켓에 나온 ‘로드 투 노웨어’와 감독주간에 출품된 ‘광란의 타이어’는 각기 동일한 주장을 펼쳤다. 양측은 자기 영화가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로 찍은 첫 장편영화라고 우겼다. 하지만 그들이 몰랐던 것은 한국에서 이미 스틸 카메라로 촬영한 전계수 감독의 ‘뭘 또 그렇게까지’라는 작품이 등장했다는 사실이다. 디지털이 초래한 변화가 너무 복잡하고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어서 어느덧 영화를 만드는 자와 배급하는 자, 관람하는 자 중 누구도 미래를 함부로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위에 언급한 모 회사의 DSLR 카메라가 저예산 영화 촬영의 대세로 평가받는 요즘, 이 카메라로 찍은 또 한 편의 영화가 등장했다. 지난해 ‘이웃집 좀비’로 호평을 얻은 영화창작집단 ‘키노망고스틴’이 두 번째로 제작한 ‘에일리언 비키니’다. 영건은 ‘바른 생활’을 신조로 살아가는 30대 남자다. ‘도시 지킴이’를 자처하는 그의 직업은 봉사활동이다. 길거리의 쓰레기를 봐 넘기지 못하고, 위험에 처한 여자를 돕지 않고는 못 배기며, 음주와 금연 캠페인을 열심히 한 그다. 언제나 도시의 밤 풍경을 근심 어린 표정으로 바라본다. 도시와 지구를 어떻게 지킬지 걱정이기 때문이다. 어느 날 남자들에게 쫓기던 여자를 구해 집으로 데려온다. 모니카라는 이름의 그녀는 얌전을 떨다 점점 야성적으로 변한다. 외계인의 정체를 숨긴 그녀가 갑작스럽게 키스하자 그의 순정은 흔들린다. 순결 서약을 지키려는 지구 남자와 종족 번식을 위해 지구로 잠입한 외계인의 하룻밤 결투는 그렇게 시작된다. ‘에일리언 비키니’의 만듦새가 빈곤하다고 생각한다면 1950년대 전후에 미국에서 만들어진 B급 공상과학(SF) 영화를 기억할 일이다. ‘짧은 상영 시간, 조악한 세트, 과장된 연기, 엉성한 플롯, 세세한 것에는 관심 없다는 투의 뻔뻔함’이 특징인 B급 SF 영화는 생각보다 긴 생명력을 지녔다. 폭넓은 지지를 구하진 못했으나 세계 곳곳에서 잊힐 만하면 한 번씩 흥미로운 작품이 등장하곤 한다. 그 계보에 놓일 ‘에일리언 비키니’는 가까이에 두 편의 선배 작품을 두었다. B급 영화 특유의 발칙한 정신을 발휘했다는 점에선 장준환 감독의 ‘지구를 지켜라’(2003) 자장 아래 있으며, 제작 여건의 한계를 치열한 노력으로 돌파한 방식은 이응일 감독의 ‘불청객’(2010)과 궤를 같이한다. 제도권 영화보다 외양은 초라할지 모르지만 획일화된 영화 사이에서 엉뚱하게 상상하고 과감하게 시도한 영화는 오히려 빛난다. ‘이웃집 좀비’에서 오영두 감독은 한정된 공간을 배경으로 간소한 인물이 등장하는 두 개의 에피소드를 담당한 바 있다. 그런 특성은 ‘에일리언 비키니’에서도 달라지지 않았다. 영화 대부분의 장면은 남자의 궁색한 방에서 두 인물이 옥신각신하는 것으로 구성됐다. 자칫 1980년대 에로영화를 밀실 SF 영화로 변신시켰다고 착각할 법하다. ‘불청객’에 비해 주제는 빈약하고 기상천외한 재미도 부족하다. 반면 ‘에일리언 비키니’는 SF 호러라는 장르에 순수한 태도로 임한다. 시시한 교훈 따위는 팽개친 채, 할 수 있는 한 장르적 표현에 매진한다. 드라마, 코미디, SF, 호러의 단계에 맞춰 차례로 탈바꿈하는 영화를 따라가노라면 장르적 쾌감을 맛볼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건 태도와 마음이다. 25일 개봉. 영화평론가
  • 맨해튼에 고시원 사이즈 ‘반값 아파트’ 등장

    맨해튼에 고시원 사이즈 ‘반값 아파트’ 등장

    살인적인 집값을 자랑하는 미국 맨해튼 중심부에 ‘반값 월세’를 내건 아파트가 등장했다. 이 집은 아파트 한 채의 내부 공간을 여러 개로 쪼갠 이른바 미니멀 디자인으로 미국에서 가장 작은 규모의 아파트로 재탄생했다. 미국인 건축가 루크 클라크 타일러(27)가 최근 내놓은 이 집의 월세는 800달러(85만원). 맨해튼의 원룸형 아파트 평균 월세가격이 1900달러(200만원)인걸 감안하면 반값에도 못 미치는 가격이다. 경제적인 뉴요커를 위한 아파트라고 타일러는 소개했다. 타일러는 “2003년부터 뉴욕에 살았는데 살인적인 집값에 고민이 많았다.”면서 “나처럼 고민하는 뉴요커들을 위해서 이런 디자인을 고안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아파트에 살고 있는 타일러는 “작지만 있을 건 다 있다.”고 직접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다. 7m²의 아파트에 길게 놓인 소파는 밤에는 푹신한 침대로 바뀐다. 침대 아래에는 수납공간이 있으며, 책상 옆 공간에는 냉장고, 전자레인지 등이 구비 돼 있다고 타일러는 전했다. 부엌과 화장실을 이웃과 공동으로 써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뉴욕에서 이렇게 싼 아파트를 찾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타일러는 “뉴욕을 사랑하는 많은 싱글족들이 문의를 해오고 있다.”면서 “밀실공포증만 없다면 충분히 매력적인 집”이라고 재치있게 소개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영화리뷰] ‘퍼스트 어벤져’

    [영화리뷰] ‘퍼스트 어벤져’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1년. 천식과 류머티즘 병력이 있는 몸무게 40㎏의 왜소한 청년 스티브 로저스(크리스 에번스)는 누구보다 간절히 입대를 원한다. 주소지를 바꿔가며 5번을 지원했지만, 번번이 낙방. 하지만 근성을 높게 산 에이브러햄 에스카인(스탠리 투치) 박사가 그를 ‘슈퍼솔저’ 프로젝트의 후보자로 받아들인다. 로저스는 비밀실험을 통해 파우더처럼 근육이 부풀어지면서 인간 한계를 초월한 ‘캡틴 아메리카’가 된다. 그런데 실험이 성공하던 날, 독일 비밀과학부서 ‘히드라’의 우두머리 레드스컬(휴고 위빙)이 보낸 킬러가 에스카인 박사를 살해한다. DC코믹스와 더불어 미국 만화책 시장을 양분하는 마블코믹스의 슈퍼히어로 중 맏형 뻘인 ‘캡틴 아메리카’는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기 9개월 전인 1941년 탄생했다. 나치를 무찌르는 미군 소속 슈퍼솔저의 활약상을 그린 만화는 당시 100만부 이상 팔렸다. 아이언맨, 헐크, 토르 등 1960년대 등장한 마블의 슈퍼히어로물이 영화로 만들어지더니 ‘캡틴 아메리카’도 스크린에 옮겨졌다. 북미에서는 개봉(7월 22일) 사흘 만에 6582만 달러를 벌어들여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2’를 끌어내리고 박스오피스 1위로 데뷔했다. 반미 감정을 걱정한 제작사 파라마운트에서 러시아, 우크라이나, 한국에서는 부제인 ‘퍼스트 어벤져’를 전면에 내세웠다. 28일 국내 개봉한 영화는 ‘아이언맨’ ‘인크레더블 헐크’ ‘토르: 천둥의 신’ 등에 비해 허점이 많아 보인다. 우선 캐릭터가 평면적이다. ‘퍼스트 어벤져’의 주인공은 슈퍼히어로들의 기본 ‘스펙’인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나 어두운 과거에서 비롯된 분노 따윈 없다. 억만장자 사업가 겸 천재과학자이지만 아이 같은 구석이 많은 매력남 토니 스타크(아이언맨)나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신의 아들’ 토르, 실험 부작용의 ‘천형’(天刑)으로 고뇌하는 과학자 브루스 배너(헐크)와는 다르다. 연기파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아이언맨)나 에드워드 노튼(헐크), 원석의 매력을 지닌 크리스 햄스워스(토르)에 비하면, ‘퍼스트 어벤져’의 크리스 에번스의 연기도 밋밋하다. 소속사(마블) 동료들처럼 탁월한 화력이나 개인기를 보여주지 못했다. ‘퍼스트 어벤져’ 시리즈가 3편까지 예정된 만큼 파라마운트에서 신경을 쓸 대목이다. 물론 ‘퍼스트 어벤져’는 한 편의 영화라기보다는 거대한 퍼즐의 일부로 접근해야 한다. 내년 5월 개봉 예정인 ‘어벤져스’를 위한 마블코믹스의 오랜 준비가 마침내 마침표를 찍었음을 알리는 상징적인 작품이다. ‘어벤져스’는 마블의 주요 슈퍼히어로들이 하나의 팀을 이뤄 악당들과 맞서는 프로젝트다. 팀의 리더가 바로 캡틴 아메리카다. 최근 영화화된 마블 작품에 다른 슈퍼히어로물과의 연결고리가 숨겨져 있던 것과 달리 ‘퍼스트 어벤져’는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아이언맨’의 주인공 토니 스타크의 아버지 하워드가 나오고, 말미에 슈퍼히어로들을 총괄하는 비밀조직 실드의 닉 퓨리(새뮤얼 잭슨) 국장이 출연한다. 마블 팬이라면 영화를 봐야 하는 특별한 이유가 하나 더 있다. 길고 긴 자막이 모두 올라가고서 ‘어벤져스’의 예고편이 기다린다. 하나의 프레임에 마블 영웅들이 모두 나온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한가.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데스크 시각] 이참에 기부금 입학도 논의해 보자/김태균 온라인뉴스부장

    [데스크 시각] 이참에 기부금 입학도 논의해 보자/김태균 온라인뉴스부장

    방아쇠를 직접 당긴 게 학생들이 아니라 여당 대표라는 사실이 실소를 자아내지만 ‘등록금 폭탄’이 이참에라도 터진 것은 잘된 일이다. 이런 식으로 계속 곪아가도록 내버려둘 일이 아니었다. 첨예한 여야 간 정쟁 이슈가 된 데다 학생들까지 들고 일어났으니 어떤 형태로든 해법은 마련될 것이다. 하지만 이 일은 당장 돈을 깎아주느냐, 대출을 늘리느냐와 같은 미시적 해법만으로 접근할 일이 아니다. 중장기적인 틀을 갖고 논의돼야 한다. 해마다 고교 졸업생 10명 중 8명 이상이 대학에 입학한다. 고등교육이라기보다는 의무교육에 가깝다. 이런 현실을 어떻게 이해할지 진지한 사회적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그런 논의가 생략된 채 여야 정치권에서 등록금 대책을 주도하고 있다. 지금 판세로는 국가재정의 일정부분을 등록금 지원에 덜어주는 일이 불가피해 보인다. 보건, 의료, 빈곤층 등 각종 복지수요가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고등교육에 재정을 쓰게 될 판이다. 등록금 지원을 ‘보편적 복지’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지 어떨지에 대한 전제도 없이 당략에 따라 국민 세금이 춤추는 꼴이다. 정치권이 주도하다 보니 유권자에게 인기 없을 정책은 논의의 장에 오르지 않는다. 그중 하나가 기부금 입학제다. 앞으로 대학에 어떤 형태로든 제공될 당근과 채찍의 정책 패키지에 중기과제라는 단서를 달아 대학 기부금 입학제를 포함시키면 어떨까 싶다. 미국도 한국처럼 등록금이 비싸다. 그러나 각종 부대수입과 연방정부 지원 및 기부금이 많다. 등록금 의존율이 26%에 불과하면서도 전체 학생의 87%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이유다. 반면 한국은 등록금 의존율이 52%에 이르면서도 장학금은 28%에게만 준다. 기부금 입학제는 대학들이 꾸준히 요구했고 경제부처를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진 적도 있었다. 하지만 매번 계층 간 위화감, 금전 만능주의 등 비판을 받으며 현실에서 무산됐다. 그러다 보니 지금도 기부금 입학제는 누구도 입에 올리려 하지 않는다. 지난 9일 김황식 국무총리가 “국민이 납득하고 가난한 학생에게 쓴다면 기부금 입학제를 생각해볼 수 있다.”고 했지만 총리실은 “지극히 원론적인 차원의 얘기”라고 의미를 축소했다. 물론 서두를 것은 없다. 기부금 입학의 전제는 투명성과 공정성이다. 개방형 이사 선임, 대학평의회 구성 등 규정을 철저하게 지키도록 하고 설립자 위주의 폐쇄된 밀실운영 체제를 깨뜨려 대학 혁신을 이루는 것이 기본전제가 돼야 한다. 너무 걱정할 것도 없다. 제대로 된 룰을 세우고 제대로 된 감시의 눈을 붙이면 된다. 정원의 몇% 또는 몇명을 기부금 입학의 상한으로 정할지, 입학사정은 어떻게 할지, 기부금의 용도를 어떻게 한정할지 등 요건을 갖춰 투명하고 공정한 관리기구를 마련하면 된다. 기부금 입학을 도입하려는 학교는 최상위권 몇몇 대학에 국한될 것이다. 해당학생을 받아들인 대학에서 얼마만큼을 가져가고 나머지 금액은 전체 대학들에 어떻게 배분할지 등도 잘 따져 정하면 된다. 성적관리를 엄격히 하면 불량 학생이 졸업장을 돈으로 사는 일은 있을 수 없다. 정원 외로 뽑은 부자 학생 덕분에 가난한 학생이 교육의 기회를 얻는다면 어떻든 손해 나는 일은 아니지 않겠는가. 반발하는 사람들을 완전히 설득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장점만큼 단점에 대한 우려가 혼재해 있는, 그야말로 ‘양날의 칼’의 선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로 인해 실제로 내 아이들이 혜택을 누리는 것을 체감하게 된다면 이해는 못해도 수용은 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기부금 입학이 대학별 재정 양극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주장도 국내만을 바라보는 좁은 시각이다. 영국 더 타임스와 컨설팅 회사인 QS 조사에 따르면 우리 대학들의 2011년도 세계 순위는 서울대 50위, 연세대 142위, 고려대 191위, 성균관 343위다. 상황이 이런데도 우리 내부만을 생각해서 양극화를 논하는 것이 온당한 일일까.
  • [생명의 窓] 공직자 정교분리 위반 엄히 다뤄야/박광서 서강대 물리학과 교수

    [생명의 窓] 공직자 정교분리 위반 엄히 다뤄야/박광서 서강대 물리학과 교수

    공직자의 종교적 중립 문제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사례들을 살펴보자. 지난 6일 현충일 국립서울현충원의 공식행사에서 군악대가 찬송가로 널리 사용되는 ‘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Nearer my God to Thee)이라는 곡을 반복적으로 연주해 네티즌들의 비난을 샀다. “국가 공식행사마저 장로 대통령의 코드에 맞춘 것이냐, 이 나라가 개신교 국가냐, 호국영령에까지 특정 종교를 강요할 셈이냐.”라며 어이없다는 반응들이다. “장례곡으로 유명해 국방부 군악대에서 계속 연주해 왔다.”며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는 국방부의 무감각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충주시는 지난해 12월 충주체육관 앞 광장에 시 예산 5000만원을 들여 ‘충주 희망 트리’라는 이름으로 크리스마스 트리를 설치하더니, 지난달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같은 장소에 비슷한 예산으로 중앙탑(국보 제6호) 모형을 설치해 논란을 일으켰다. 공공장소에 국민의 혈세로 종교 상징물을 세울 생각을 하다니, 헌법과 공무원의 복무규정을 어긴 행위로 비난을 면할 길이 없어 보인다. 특히 트리 설치 시 종교 편향 시비가 있자 일부 불교계의 요구에 중앙탑 설치라는 당근을 주어 세금 낭비를 반복함으로써 올해 겨울에 또다시 트리를 설치할 명분으로 삼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다. 잘못을 또 다른 잘못으로 덮으면서 원칙 없이 우왕좌왕하며 국고를 낭비한 책임은 반드시 추궁해야 한다. 더 고약한 경우는 서초구의 ‘사랑의 교회’ 신축 관련 특혜 시비다. 언론과 시민단체에서 문제 삼자 서울시와 서초구청이 서로 책임을 미루고 있지만 교회 권력과 지방자치단체가 합작한 혐의가 짙다. 유착 의혹은 세 가지다. 첫째, 임시시설이 아닌 반영구적 예배당을 위한 공공도로 지하 점용 허가다. 공익이 아닌, 교회의 사적 용도를 위해 도로법을 자의적으로 확대 해석한 재량권 남용이다. 앞으로 유사한 조건으로 개인 또는 타종교단체가 신청할 경우 거부할 명분이 없어 혼란이 예상된다. 사랑의 교회보다 점용 범위가 훨씬 좁은 두 건물을 이어주는 연결 통로조차 공익성이 부족하다고 엄격히 제한했던 동대문구청에 대한 대법원 판례가 우습게 된 꼴이다. 둘째, 공공자산인 지하철 출입구마저 교회를 위해 변경했다. 기존의 지하철 출입구 두 군데를 폐쇄하는 대신 교회 부지 내로 연결되는 새 출입구를 설계한 것이다. 교회 스스로도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 지하철에서 직접 교회 안마당으로 올라갈 수 있는 곳은 한국은 물론 세계에서 사랑의 교회 하나뿐이라고 자랑한다니, 교회 신자 외 일반시민의 불편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횡포라고밖에 할 수 없다. 셋째, 두 개의 기존 공공도로를 폐쇄하고 교회 중앙을 가로지르는 새 공공도로 만들기, 교회 앞 공원 조성 등 서울시와 서초구청이 승인한 지구단위계획변경 및 세부개발계획 자체가 교회의 주변 환경을 위한 기획품이라는 인상마저 풍긴다. 건축 인허가 과정에서 권력 실세들과 교회 간의 은밀한 정(政)·교(敎) 유착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과 김덕룡 대통령 특보가 이 교회 신자이고, 교회건축위원회에는 현직 감사원 고위공무원과 전 산업은행 총재 등이 참여하고 있다.”고 밝힌 언론의 지적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 이유다. “워낙 어마어마한 사람들이 많아서 일부 자문위원들의 반대 목소리는 완전히 무시됐다.”는 푸념이 그대로 묻혀서는 안 된다. 시민들이 나서서 밝히지 않으면 공정한 사회는 공염불이 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관례나 관행으로 얼버무리는 공직자의 안이한 의식은 바뀌어야 하고, 표 관리를 위해 종교 행사마다 세금을 퍼주는 위헌적 행위는 근절되어야 한다. 특히 밀실에서 정치 권력과 종교 권력이 주고받는 음흉한 거래는 사라져야 한다. 타종교인이나 무종교인들에 대한 종교 차별로 이어져 국민의 행복을 갉아먹는 ‘사회적 암’이기 때문이다. 눈 밝은 국민의 감시와 저항이 필요한 때다.
  • [폴리시 인사이트] 남북 비밀접촉 설명할 건 설명해야

    최근 북한의 대남행위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공식 매체를 통해 남북관계 이슈에 대한 정보를 남한보다 더 많이 공개하는 것이다. 남한 정부의 대북 정책이 여전히 밀실에서 이뤄진다는 점을 노리고 남한 국민들을 흔들려는 전략이다. 지난 2월 남북 군사실무회담 당시 “북한이 저자세로 매달리듯 회의에 임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회의 분위기를 상세하게 공개한 일이 그랬고, 이번 비밀 접촉 폭로 역시 비슷한 수법으로 읽히고 있다. 북한이 노리는 것은 남남갈등이다. 원칙적이고 꼿꼿하기만 한 줄 알았던 이명박 정부가 북한과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었다니 보수진영에는 배신감을, 진보진영에는 아마추어라는 비판을 불렀다. 북한 내부적으로는 김정은 후계체제 구축 과정에서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해 외부의 적이 필요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면서도 폭로 내용 가운데 북측에서는 누가 나섰는지, 우리의 요구에 어떤 입장을 가지고 협상에 임했는지 등 조금이라도 불리하게 해석될 수 있는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배신감이 잦아든 지금 우리 국민들은 북한의 주장이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궁금하다. 북한은 어떤 협상 조건을 내걸었는지, 무엇을 요구했는지, 천안함·연평도에 대한 북측의 입장에는 변화가 있었는지 협상의 전모가 궁금하다. 그러나 어디에서도 이에 대한 우리 정부의 설명을 들을 수 없었다. “북한의 주장은 진의를 왜곡한 것”이라는 통일부 대변인의 논평이 전부였다. 특히 비밀 접촉에 있어서 우리 외교안보라인의 아마추어적인 행동은 아쉬운 부분이다. 비난받을 부분은 받더라도 “돈봉투를 내놓고…정상회담을 구걸했다.”는 표현을 쓰고 실명을 거론했으면 최소한 책임 있는 사람의 진솔한 해명이 필요하다. 비밀 접촉은 말 그대로 양측이 ‘절대 함구’라는 기본적인 합의를 바탕으로 이뤄지는 신뢰의 문제다. 우리에게 치명타를 입혔다면, 상대방에도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명박 정부 대북정책에 대한 신뢰 훼손의 문제다. 책임 있는 사람의 책임 있는 의혹 해명이 필요하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재스민혁명 현장을 가다] 중동의 정세와 미래 국내외 전문가 진단

    [재스민혁명 현장을 가다] 중동의 정세와 미래 국내외 전문가 진단

    민주화 혁명 이후 중동은 어디로 흘러 갈까. 중동의 대내외 정치·외교 지형은 어떤 변화를 거칠 것인가. 서정민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와 걸프뉴스 비즈니스 에디터 사이푸르 라만을 통해 중동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했다. 서 교수는 이집트 카이로 아메리칸대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이집트 전문가다. 라만 에디터는 걸프 지역의 대표적 영자신문인 걸프뉴스의 19년차 베테랑 기자다. ■ 서정민 외국어대 교수 “중동 지배했던 권위주의 깨져… 한국은 섬세한 외교 준비하라” →중동 민주화의 의의는. -그동안 권위주의에 도전하기 어려웠던 인식체계를 바꾸는 혁명이라는 성격을 주목해야 한다. 중동은 유목문화와 이슬람에 바탕을 둔 권위주의가 사회를 지배했다. 중동은 전통적으로 우물과 가축을 돌보기 위해 무력을 가진 아버지 같은 지도자를 존경하고 두려워했다. 이슬람교를 창시한 무함마드는 종교지도자이자 정치지도자였고, 국가체계와 권력기반을 유지하기 위한 많은 제도를 이슬람 종교에 삽입했는데 그것이 권위적 성격으로 이어졌다. 때문에 밑에서 올라오는 정권교체가 힘들었다. 올해 일련의 흐름은 전통적 인식체계를 깨버리는 역사적 전환점이라고 본다. →여전히 강력한 기득권층과 고질적인 부정부패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은데. -민주화 과정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민주화를 위해서는 문화 말고도 필요한 다른 요인이 많다. 정치의식도 필요하고 의회와 정당정치 등 정치제도도 성숙해야 한다. 어느 정도 경제성장도 필요하다. 당장은 이집트와 튀니지 모두 혼란과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과거처럼 무소불위는 아니더라도 신(新)권위주의체제가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장기적·점진적으로 의회 기능 강화, 정당정치 강화, 시민사회 발전, 정치의식 성숙 등이 이어질 것이다. →중동과 미국의 외교관계 변화는. -미국의 영향력이 점차 약화될 것이다. 시민혁명의 가장 중요한 영향은 다원화다. 과거에는 최고 권력자가 정치와 경제는 물론 교육정책까지 모든 것을 결정하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했다. 대표적인 예가 1978년 캠프 데이비드 협정이었다. 이집트 국민이 반발하고 21개 아랍 국가가 반대해도 대통령이 결정하면 누구도 막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과거처럼 밀실협상으로 최고권력자를 포섭해서 자기 이익을 관철시키고 현상유지하는 미국과 서방의 전략에 어려움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집트에선 이스라엘과 맺었던 평화조약이나 가스관 공급 문제도 공론화하기 시작했다. 대외정책조차도 사회적 토론의 대상이 된 것이다. →중동의 변화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중동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보다 오해하고 이상하게 보는 게 더 큰 문제다. 중동은 우리의 ‘밥줄’인데, 차려 놓은 밥을 쉰밥이라고 생각하면서 먹기는 또 잘 먹는 식이다. 중동에서 벌어들이는 돈은 좋다고 하면서 이슬람채권은 터부시한다. 중동은 ‘신의 땅’이기 이전에 ‘인간의 땅’이다. 중동 젊은이들은 하루 다섯 차례 기도를 하는 것보다 어떻게 하면 좋은 일자리를 구할까 더 고민한다. 분신자살 동영상 하나가 중동 전체를 뒤집어놓는 시대에서 우리도 섬세한 외교가 절실하다. 작은 실수가 기업과 국익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 섬세한 외교와 진출을 하기 위해서는 뭘 알아야 한다. 한국도 국가 외교전략을 재정립해야 할 때가 됐다. ■ 라만 걸프뉴스 에디터 “미국·아랍권 독재자 밀약 끝나…실업문제 해결 국제지원 절실” →중동의 민주화혁명이 갖는 의미는. -정치적 지도자나 정당이 이끄는 혁명이 아니라 밑에서 올라오는, 시민이 시작한 혁명이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두 번째로 대부분의 국가에서 비폭력 평화시위를 했다.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혁명을 이끄는 주요 수단이 됐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민주화혁명의 원인은. -실업이 첫 번째 원인이다. 민주적 권리가 없다는 것이 두 번째다. 국가가 국민을 위해 충분한 예산을 쓰지 않았다.오랜 시간 불만이 누적돼 있었다. 그들은 권리를 찾길 바랐고 변화를 원했다. →향후 정세를 전망하면. -단기적으로는 각종 요구가 봇물을 이룰 것이다. 해결은 더딜 것이고 분노를 터트리는 일도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민주주의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게 역사가 주는 교훈이다. 하루아침에 될 수가 없다. 정치 지도자들이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속도는 달라질 것이다. 특히 실업문제 해결이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국제사회의 지원이 절실하다. →리비아는 다른 국가와 양상이 다른데. -카다피는 국가지도자이면서도 특정 부족의 부족장으로서 부족 간 경쟁과 갈등을 유도해 통치에 활용해 왔다. 그것 때문에 일견 부족 간 갈등으로 비쳐지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독재에 저항하는 시민들과 독재자의 싸움이 기본성격이라고 본다. →민주혁명에 대한 미국의 태도가 논란이 됐는데.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과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을 포함해 그동안 거의 모든 중동 국가 지도자가 미국과 사이가 좋았다. 그들은 미국과의 좋은 관계를 이용해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을 통제했다. 미국은 민주화혁명 시작 이후 중동전략을 재검토하는 데 시간이 걸렸지만 점차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기 시작했다. 민주주의와 자유를 지지하겠다고 천명한 것은 이것이 새로운 현실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민주혁명이 이스라엘과 미국의 대중동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튀니지·리비아·예멘·시리아 등이 민주주의 체제를 이루면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을 새로운 국가로 받아들여야만 한다. 이스라엘은 예전부터 아랍 국가들과 대립하면서 아랍권이 비민주 국가라는 걸 강조했다. 하지만 아랍권이 민주주의를 받아들이면 그들을 이웃으로 삼지 않을 명분이 사라진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스라엘은 현실을 받아들여야만 한다. →이스라엘이 변할 가능성은. -이스라엘이 언제까지나 적들에 둘러싸여 살 수는 없다. 언젠가는 이웃을 친구로 받아들여야 한다. 팔레스타인은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 더 이상 이스라엘이 대화를 거부할 만한 핑곗거리가 없다. 두바이 강국진 순회특파원 betulo@seoul.co.kr
  • 정면충돌 피한 檢 ‘안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와 수사권 조정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한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의 합의안 도출이 6월로 미뤄지자 검찰은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검찰의 핵심‘ 쟁점 3가지가 합의됐더라면 정치권과 검찰이 정면충돌했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검찰 수뇌부가 ‘결단’을 내렸을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대검 “급조한 합의안 어불성설” 대검 관계자는 20일 “겉보기엔 평온해 보였을지 몰라도 오늘 검찰 내부 분위기가 상당히 흉흉했다.”고 전했다. 대검의 한 검사는 “사개특위의 개혁안이라는 게 검찰소위 여야 간사 2명이 (밀실에서) 급조한 것”이라며 “한달여 만에 사법체제의 근간을 뒤흔드는 합의안을 도출하겠다는 구상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현재 검찰에선 크게 두 가지의 기류가 흐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합의안 도출이 6월로 넘어가면서 사실상 ‘무산’됐다고 보는 흐름이 있다. 정치권이 4·27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 차기 총선거 준비 등으로 사개특위를 추진할 동력을 잃었다는 게 검찰의 대체적 시각이다. 하지만 6월까지 시간을 번 만큼 국회를 상대로 ‘맨투맨식’ 설득전이 계속될 전망이다. ●“수뇌부 결단 내렸을 수도” 반면 일각에선 정권이 바뀔 때마다 ‘검찰 흔들기’가 나오는 것과 관련, 이번 기회에 더 이상 논의되지 못하게 쐐기를 박아 원천봉쇄해야 한다는 움직임도 있다. 검찰 관계자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번 기회에 강력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털어놨다. 검찰 내부에서는 사개특위가 이날 검찰 쟁점 3가지를 합의했다면, 김준규 검찰총장이 결단을 내리고 직접 나섰을 것이라는 후문도 있었다. 김 총장이 30년간 사정(司正)의 상징 역할을 했던 중수부가 자신의 대에서 폐지되는 부담을 뒷짐 지고 바라보지만은 않았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사설] 총장이 왜 검사장들에게 1억원을 돌렸나

    김준규 검찰총장이 지난 2일 열린 검사장 워크숍에서 참석자 45명에게 200만~300만원씩 든 돈 봉투를 나눠 줬다고 한다. 봉투 뒷면엔 ‘업무 활동비, 검찰총장 김준규’라고 적혀 있었고, 총액은 1억원에 가까운 9800만원으로 알려졌다. 요즘엔 기업에서도 사장 명의로 직원들에게 돈 봉투를 건네는 것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데 국민의 세금을 제 주머니 속 돈을 꺼내 주듯 했다니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검찰의 조직 문화가 사려 깊지 못하고 권위주의적이라는 것을 뜻한다. ‘총장의 통치자금’이란 말도 그런 풍토에 대한 비아냥이다. 김 총장은 2009년 11월 기자들과 저녁을 같이하는 자리에서도 일부 기자들에게 추첨을 통해 50만원씩 든 봉투를 건넸다가 기자들이 봉투를 돌려주는 바람에 구설에 오른 적이 있다. 워크숍은 국회 사법개혁특위의 검찰 개혁 방안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그래서 “국민을 위한 사법개혁은 검찰 본연의 임무인 부패수사에 더욱 매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다고 한다. 옳은 말이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미묘한 시점에 그런 자리를 만들어 격려성 업무활동비를 지급한 것은 로비용이 아니냐는 의혹을 살 수도 있다. 또한 그 전에 스스로 ‘스폰서 검사’, ‘그랜저 검사’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 자리에 검찰 정책자문단으로 참석한 소설가 김훈씨도 “검찰에 대한 불신의 원인은 내부에 있다.”는 뼈아픈 말을 했다고 한다. 밀실 행정과 불투명한 예산 집행은 부적절한 조직 운영으로 연결된다. 영수증 처리가 필요 없는 검찰총장의 특수활동비는 올해에도 189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일선의 업무활동비는 검사장이 아니라 제도적으로 해당 검찰에 자동 전달되도록 해야 한다. 검찰 개혁을 부르짖는 정치권만 탓해선 안 된다. 스스로 성찰하지 않으면 국민을 위한 검찰은 말 장난일 뿐이다.
  • [사설] 양극화 대학교수 연봉 과연 적절한 건가

    국내 대학 교수들의 연봉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앞으로 교수들의 연봉 공개를 정례화하고 확대해야 한다. 밀실 속의 계약이나 행정은 야합을 부른다. 햇빛 아래에 투명하게 공개해 누구라도 볼 수 있게 하는 것만으로도 부정부패 개연성은 훨씬 줄어든다. 이번에 공개된 교수들의 연봉에 대해 일률적으로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대학에 따라 천차만별인 데다 양극화가 심각함을 알 수 있다. 4년제 대학 중 10위 안에 드는 대학 교수들의 평균 연봉은 1억 1000만원 이상인 데 비해 하위 10위 안 대학은 4300만원 이하였다. 1위는 1억 5468만원, 최하위는 1231만원이었다. 하위권 교수들은 양극화를 재확인하고 자괴감이 들었을 것이다. 학생들이 등록금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에 비하면 교수들은 철밥통일 뿐 아니라 연봉도 높다는 느낌도 들었을 법하다. 국내 대학 재정의 등록금 의존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3배인 75%라고 한다. 그래서 대학들이 학부모와 학생들만 쥐어짠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런 상황인데도 4년제 대학 정교수들의 평균 연봉은 8596만원이었다. 물론 사립대 교수들의 연봉 책정은 사적인 영역이므로 경쟁의 원리가 작동하고 대학마다 사정도 다를 것이다. 그러나 천차만별인 연봉을 살펴보면 그런 사정으로만 치부할 일은 아닌 것 같다. 대학이나 교수는 장사꾼이 아니다. 교수 연봉도 시장 원리로만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 대학당국과 교수들은 공기업 최고경영자와 직원들이 ‘신의 직장’이라는 비난에 처해 자의반 타의반으로 연봉을 줄인 것을 새겨볼 필요가 있다. 이번에도 대학이 등록금을 올려 교수들에게만 좋은 일을 해 준 게 아니냐는 소리가 나올 법하다. 학부모와 학생들의 조직적인 저항에 처하면 감당하기가 어렵게 된다. 얼마 전에도 대학들은 전형료 장사에 등록금 인상뿐 아니라 기숙사비마저 마구 올린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명박 대통령의 연봉은 2억원 남짓이며, 장·차관의 연봉도 일부 4년제 대학 정교수들의 연봉에 미치지 못한다. 이번 기회에 선진 외국 대학의 등록금과 교수의 연봉 수준 등을 참고해 산정 기준과 선례를 객관적으로 확립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교수들의 연봉 수준도 사회적으로 공감대를 얻는 범위 안에서 형평을 이루도록 해야 한다.
  • 한나라 “손대표, 지역구 옮긴 철새”… 내심 당황

    한나라 “손대표, 지역구 옮긴 철새”… 내심 당황

    한나라당은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분당을 출마를 선언하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배은희 대변인이 논평을 내고 “대권야욕에 눈멀어 당을 바꾸더니, 이제 지역구마저 옮긴 손 대표는 전형적인 정치 철새”라고 맹비난한 것도 한나라당이 손 대표를 버거워한다는 것을 방증한다. 당의 핵심 관계자는 “무조건 필승의 카드를 내야 하는 상황으로 몰렸는데, 여의치 않다.”면서 “분당을 패배는 재·보선 전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걱정했다. “당연히 이기는 지역이라는 안이한 판단으로 당내 세력 재편을 위한 도구로 분당을 선거를 활용하려했다가 괜히 판만 키워놓고 패배를 걱정하게 됐다.”며 안상수 대표와 원희룡 사무총장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크다. 손 대표의 대항마로 강재섭 전 대표와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여전히 유력하다. 특히 그동안 본인의 불출마 의사와 ‘신정아 파동’이 겹쳐 정 위원장 영입론이 힘을 잃는 듯 했지만, 손 대표 출마가 현실화되면서 다시 대두되고 있다. 여의도연구소 관계자는 “손 대표와의 여론조사 가상 대결에서 정 위원장이 비교적 높게 나온다.”고 말했다. 그러나 나경원·정두언·서병수 최고위원 등이 정 위원장 전략공천에 반대해 영입을 밀어붙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강재섭 전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당이 밀실에서 계속 음모를 꾸민다면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며 후보 탈락시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내비쳤다. 정옥임·조윤선 등 여성 비례대표를 전격 투입하는 방안도 소멸한 것은 아니다. 홍준표 최고위원은 “당 대표가 전략공천을 결단할 때가 됐다.”면서 “여성 비례대표가 후보가 되면 내가 나서서 손 대표의 ‘저격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킹스 스피치’ -인간승리 드라마는 언제나 감동이지요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킹스 스피치’ -인간승리 드라마는 언제나 감동이지요

    ‘킹스 스피치’는 20세기 중반에 영국 왕을 지낸 조지 6세에 관한 이야기다. 그의 이력은 앞뒤로 자리한 두 왕에 가린 느낌이 없지 않다. 먼저 현재 반세기 넘도록 영국 여왕으로 재임 중인 엘리자베스 2세가 그녀의 아버지인 조지 6세의 존재에 음영을 드리운다. 전임자이자 형인 에드워드 8세의 화려한 명성은 또 어떤가. 20세기 최고의 로맨스 스캔들의 주인공인 형에 비하면 조지 6세는 차라리 평범해 보인다. ‘킹스 스피치’는 그러한 인물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을 전한다. 그런데 그 감동의 크기가 대단해서 왜 진작 영화화되지 않았는지 의아할 정도다. 요크 공작(콜린 퍼스·왼쪽)은 어릴 때부터 말더듬이였다. 왕의 아들로 연설에 임할 때마다 그 증세가 더욱 심해졌으니, 당연히 사람들 앞에 나서기를 꺼리게 됐다. 아내 엘리자베스의 권유로 전문가와 만나기를 수차례, 매번 실패하는 시도에 진저리를 치고 만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던 엘리자베스는 마침내 남편과 라이오넬 로그(제프리 러시·오른쪽)의 만남을 끌어낸다. 호주에서 건너온 무명의 언어치료사가 요크 공작의 삶에 변화를 불러일으키던 즈음, 애써 거부해 온 운명의 손길이 그의 등을 두드린다. 결혼 문제로 왕위에서 물러난 형을 이어 대영제국의 왕으로 즉위했으며, 밖으로는 파시즘의 광포한 물결에 맞서야 했다. 올해 미국 아카데미에서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각본상을 휩쓴 ‘킹스 스피치’는 과연 아카데미의 취향에 들어맞는 영화다. 고결한 대륙문화에 대한 동경을 달래 줄 작품이고, 무엇보다 인간 승리의 드라마가 중심에 있다. 그렇다면 ‘킹스 스피치’는 아카데미용 드라마에 충실한 영화일 뿐인가. ‘킹스 스피치’는 역사적 인물을 다룬 고전적인 영화들이 거대 서사를 취하던 행태에서 비켜나기를 원했다. 20세기 격변기에 영화롭던 대영제국을 이끈 인물의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소품에 가깝다. 참신하다. ‘소품’은 결코 이 영화를 과소평가해서 하는 말이 아니다. 이상하다고 생각한다면, ‘킹스 스피치’가 삶을 억누르는 무게를 의지로 극복한 한 남자의 이야기인 동시에 신분을 넘어선 두 남자의 우정에 관한 영화임을 기억하길 바란다. 영화는 전쟁이나 거대한 군중 신을 쓸데없이 삽입하지 않는다. 심지어 극 전개상 중요한 지점인 대관식 장면조차 뉴스영화로 처리한다. 대신 두 계급의 인물들이 각각 속한 공간 속에서 함께 호흡하는 모습을 우아하고 위트 넘치게 담는다. ‘킹스 스피치’는 위대하면서 소박한 이야기이며, 영화의 감동은 바로 거기에서 나온다. 감독 톰 후퍼가 소품의 단조로움을 극복하려고 애쓴 곳은 아기자기하게 맛깔나는 촬영이다. 예를 들어, 초반부에서 요크공과 로그를 좌우 대칭되도록 배치해 갈등을 드러내던 카메라는 두 인물이 마음을 나누기 시작하면서부터 과감하게 얼굴 클로즈업으로 돌입한다. 깔끔한 카메라워크가 두드러진 조지 6세의 라디오연설 장면은 영화의 백미다. 소품의 절정 장면답게 밀실로 들어간 카메라는 두 인물과 마이크 주위를 긴장감 넘치게 맴돌며 위대한 역사의 한 장면을 엿본다. 연기의 맛이 훌륭한 영화이기도 하다. 영국배우들의 연기 앙상블을 보는 건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영화평론가
  • ‘한국의 칸막기 문화’···강준만 교수의 ‘룸살롱 공화국’

     강준만 전북대 교수가 룸살롱을 갖고 한국사회의 폐부를 해부했다. 펴낸 책은 ‘룸살롱 공화국’(인물과 사상사 펴냄).  강 교수 이 책에서 “한국은 ‘음주공화국’ ‘접대공화국’인 동시에 ‘칸막이공화국’이다.칸막기 현상은 한국사회를 이해하는 핵이다. 은밀한 접대는 칸막이를 필요로 하며 룸살롱의 가장 큰 장점은 그런 칸막이를 우아하게 구현했다는 점”이라면서 “이런 이유 때문에 한국 사회를 제대로 이해하는 데엔 정당,국회,검찰 등과 같은 공식적인 제도와 기구보다는 룸살롱에 대한 연구가 더 중요할 수도 있다.”고 짚었다.  이 책은 룸살롱의 전신인 ‘요정’이 전성시대였던 해방 정국부터 오늘날까지 시대별로 룸살롱의 변천사를 살폈다. 강 교수는 “해방 후 미군에 영합해 한자리를 얻어내려 한 현장이 바로 요정이었으며 4·19 혁명과 5·16 군사 쿠데타 이후 그 주동세력이 다시 룸살롱의 새로운 고객이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후 1980년대 후반 전성기를 맞았고 밀실 권력과 지하 경제의 무대이자 산실로 자리 매김했다고 지적했다.  룸살롱으로 상징되는 ‘칸막기 문화’를 타파하기 위한 방안도 제시했다. 강 교수는 먼저 조직평가 시스템에 대한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칸막기 문화는 자기 조직의 발전과 번영을 위한 측면도 갖고 있기 때문에 기존 평가 시스템의 개선 없이 칸막이 문화 자체만을 개혁 대상으로 삼으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열린세상] 소통의 유연성·절차의 원칙성/임성호 경희대 비교정치 교수

    [열린세상] 소통의 유연성·절차의 원칙성/임성호 경희대 비교정치 교수

    소통은 윤활유와 같다. 윤활유는 삐걱대며 마찰을 일으키는 부품들을 원활히 돌 수 있도록 해준다. 소통은 뻑뻑하고 경직된 제도·절차가 유연하게 제 기능을 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러나 윤활유만으론 기계가 돌 수 없듯이, 소통이 성과를 내기 위해선 제도의 기본 틀이 잘 세워지고 절차의 원칙성이 존중되는 전제가 필요하다. 틀과 원칙 속에서의 소통은 윤활유뿐 아니라 연료가 되어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작동시킨다. 반면 틀과 원칙이 흔들리는 경우엔 진지한 소통을 하기 어렵고 소통을 시도해도 갈등과 혼란만 낳기 십상이다. 최근 국회사법개혁특위(사개특위)의 ‘6인 소위’가 발표한 사법개혁안을 둘러싼 논란은 이 점을 예시한다. ‘6인 소위’는 이주영 특위위원장(한나라당), 여야 간사인 주성영(한나라당), 김동철(민주당) 의원에 홍일표(한나라당), 박영선(민주당), 김창수(자유선진당) 의원을 더해 구성한 사개특위 산하 특별소위이다. 사법개혁안 준비 임무를 맡은 이 소위는 한편으로 볼 때 소통과 먼 행태를 보였다. 작년 12월에 구성되고 금년 2월에야 첫 회의를 열었는데, 첫 회의 이후론 다른 사개특위 위원들에게 회의 일정을 알리지도 않았다고 한다. 5차례 회의를 하며 회의록도 남기지 않았고, 법원과 검찰에서 파견된 전문위원들도 참석하지 못하게 했다. 기자회견을 통한 개혁안 발표 사실을 직전에야 여야 지도부에게 알렸다. 심지어는 6인 간에도 소통이 미진해 회의가 너무 여야 간사 중심으로 진행됐다고 일부 소위 위원들이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철저한 밀실 운영이었다. 정보 유출과 사전 압력을 막고 개혁안을 빨리 만들기 위해서였다고 하지만 개방적 소통을 원칙으로 삼는 의회민주주의에서 너무 동떨어졌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볼 때, ‘6인 소위’만의 탓은 아니다. 소통 부재는 근원적으로 국회의 제도 틀과 절차적 원칙이 잘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의 결과이기도 하다. 사 개특위는 이미 작년 2월 검찰·법원·변호사 관계법 심사소위들을 만들었으나 아무런 소통도, 진척도 이루지 못하는 가운데 특위 핵심멤버인 6인으로 특별소위를 구성해 책임을 떠넘겼다. 기존 심사소위와 사개특위가 정상적 절차의 틀에서 제 역할을 했다면 이렇게 소수의 특별소위를 만들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일단 특별소위가 만들어졌다면 사개특위 위원들은 상호소통 속에 특별소위 안을 심의하고 필요 시 수정해 새 안을 만들면 된다. 그런 제도 절차를 밟기에 앞서 일부 위원들이 특별소위 안에 격앙된 반응부터 보인다면 그들 간에 정상적 소통이 가능하겠는가. 여야 지도부도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6인 소위’의 개혁안을 사전 보고받지 못해 각 당 지도부가 분개했다고 한다. 그러나 당 지도부가 의사과정을 다 지배하는 것은 절차적 원칙과 맞지 않는다. 소위나 위원회에서 어떤 결정이 나오면 당 지도부는 의원총회를 열어 논의하고 본회의 단계에서 더 많은 소통을 통해 최종적으로 훌륭한 개혁안을 만들면 된다. 소위 심의 때부터 지도부가 좌지우지하려 든다면 소통보다는 하향식 지침 하달이 되어 의회의 제도 틀을 훼손하게 된다. 눈치보고 있다가 개혁안이 각계의 비판을 받자 그제야 특별소위를 힐난하고 나섬은 떳떳하지 못할 뿐 아니라 절차적 원칙을 경시하는 셈이 된다. 개혁안의 대상인 법원과 검찰도 갈등과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는 데 대해 비판받아 마땅하다. 특별소위 안이 나왔으니 이제부터 각각 입장을 세우며 토의와 소통의 단계로 가면 된다. 그런데도 처음부터 그 안 자체가 나와선 안 되는 것처럼 격하게 외쳐댄다면 의회절차의 틀 자체를 부인하는 것이다. 향후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한 단계씩 의사과정을 진행시키며 소통을 시도하는 원칙적 제도의 틀은 타격을 받게 된다. 사법개혁안처럼 민감한 사안은 진지하고 유연한 소통을 통해 결정돼야 정통성을 얻어 널리 받아들여질 수 있다. 그러나 소통만 강조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제도의 틀과 절차가 원칙 있게 존중되는 경우에 한해 참소통이 가능하고 소통이 성과를 낼 수 있다. 언제까지 이런 당위적 주문을 반복해야 국회정치가 좀 나아질지 갑갑한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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