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밀실
    2026-06-09
    검색기록 지우기
  • K비자
    2026-06-09
    검색기록 지우기
  • 연비
    2026-06-09
    검색기록 지우기
  • 유도
    2026-06-0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126
  • [열린세상] 청정한 온라인 세계/김정기 한양대 교수·언론정보대학원장

    [열린세상] 청정한 온라인 세계/김정기 한양대 교수·언론정보대학원장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내 속엔 헛된 바램들로/ 당신의 편할 곳 없네/ 내 속엔 내가 어쩔 수 없는 어둠/ 당신의 쉴 자리를 뺏고/ 내 속엔 내가 이길 수 없는 슬픔/ 무성한 가시나무 숲 같네…. ‘시인과 촌장’의 ‘가시나무’라는 노래다. 톤이 낮아 노래방 점수는 잘 나오지 않지만 수업 시간에 유용해서 유튜브를 통해 들은 다섯 번째로 좋아하는 노래이다. 천문학적인 숫자의 조회를 기록한 조시 그로번의 노래 ‘유 레이즈 미 업(you raise me up)’은 힘들 때마다 돌아가신 부모님을 상기케 하고 청정함과 그리움에 대한 가치를 내게 일깨운다. 이뿐인가. 인터넷, 소셜 미디어, 댓글 등 컴퓨터와 유·무선을 활용하는 온라인 미디어 세계는 불확실한 대상에 대해 언제 어디서든 검색해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인류에게 온라인 이전의 세계와는 다른 상상할 수 없던 커뮤니케이션 양식을 선물한 것이다. 매우 제한적으로 만날 수밖에 없었던 외국의 지인들과도 공식·비공식적 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눈다. 미지의 나라들과 사회 풍속, 아름다운 경치와 신기한 삶들을 쉬지 않고 날라 준다. 사람들과 접촉하고, 맛있는 음식을 느껴보고, 유명 인사들의 근황과 동태를 얻고 본다. 기존 언론이 제때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정보와 해설도 풍성하여 대처의 필요성을 시의성 있게 헤아리게 한다. 온라인 세계와 사람들이 함께 생활하는 시대, 지구촌이라는 개념이 동시 공존감(co-presence)으로 실재하게 된 것이다. 온라인 세계는 역사상 유례없이 전광석화의 속도로 탄생한 제국이다. 온라인을 리드하는 한 유형인 페이스북은 가입자가 2012년 9억명, 2013년 11억 1000만명을 기록하여 세계 2위 인구 대국 인도를 넘어섰다. 매년 증가 추세를 감안하면 2020년에는 20억에 다다를 것으로 전망되어 중국을 훌쩍 추월하고 세계 제1의 대국이 된다. 이를 능가할 제국의 출현은 어떤 상상력으로도 현실적이지 않다. 우리나라 온라인 환경과 이용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온라인 세계의 핵심 미디어가 되고 있는 모바일은 2012년 가입자 5504만명, 스마트폰 가입자 4280만명으로 보급률로는 포화상태이다. 한국인이 사용한 트위터 계정은 2013년 6월 15일 현재 1073만 2724명이다. 인간이 만든 창조적인 정보 생산 유통 소비 기술 중에서 온라인이 이처럼 가장 적극적으로 선택되는 이유의 핵심은 사적 및 공적 커뮤니케이션 욕구 때문일 것이다. 사적 차원은 자기를 표현하고 싶은 욕구를 충족하려는 행위이고, 공적 차원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주목을 얻고 공유감과 영향력을 추구하려는 욕구 충족행위이다. 정보 생산과 분배를 독점해 온 엘리트집단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정보주권을 행사하여 밀실에서 광장으로 나가고, 세상의 중심으로서 자기존재감의 지향인 것이다. 편안한 구술양식과 다양한 형태의 텍스트, 노래, 사진, 비디오, 동영상 등 특별한 제작기술 없이 손쉽게 인간의 오감에 부합하는 콘텐츠 생산자가 될 수 있는 온라인 세계는 매력적인 일상사가 아닐 수 없다. 또한 이런 표현의 자유 행위와 대중화는 개인의 욕구 충족을 넘어 민주주의의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는 것이다. 문제는 부정적인 이용에 따른 역기능이다. 오프라인의 범죄를 멋진 신세계로 가꿀 수 있는 온라인으로 옮겨와 오염시키는 행위이다. 최근 우리 사회의 이슈가 되고 있는 온라인 범죄도 마찬가지다. 유명인, 무명인을 가리지 않고 비방, 허위사실, 비속어, 욕설, 악담, 저주, 독설, 인신공격, 명예훼손, 게시판도배, 협박, 성희롱 등 온갖 공격행위로 개인과 가족을 파탄으로 몰아넣고 있다. 국가정보원과 국군 사이버사령부가 온라인 활동을 통해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 개입했다는 논란도 철저하게 사실을 규명하고 필요한 조처를 취해야 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이제 구별할 수 없는 인간의 일상적인 현실 공간이다. 거의 무제한으로 정보가 확산되고 머무르는 개방 커뮤니케이션 구조의 온라인에서 사실이 아닌 정보, 특정 권력을 위한 정보, 민주적 공동체를 부정하는 행위는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한다. 청정 온라인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과 법 정비가 시급하다.
  • [케이블 하이라이트]

    ■다시, 뜨겁게 사랑하라(캐치온 밤 9시) 다 자란 아이들과 다정하진 않아도 든든한 남편, 그리고 안정적인 직장까지. 모든 게 평범한 이다는 어느 날 날벼락처럼 암 선고를 받는다. 설상가상으로 병원 치료를 받고 집으로 돌아온 이다는 남편이 젊은 여자와 바람을 피우는 현장까지 목격한다. 모든 것이 한순간에 무너지면서 삶의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탈리아로 떠난다. ■최강 탑플레이트(투니버스 오후 5시 30분) 천하초등학교 탑플레이트 톱 3 중 마지막으로 비류를 영입하려는 태양. 그러나 과거의 상처를 가진 비류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포기하지 않고 달려드는 태양에게 비류는 태양의 블레이즈라이거를 걸고 대결할 수 있느냐며 도발한다. 그렇게 태양은 분신 같은 블레이즈라이거를 걸고 대결을 시작한다. ■배틀 그라운드 브라더스(내셔널지오그래픽 밤 11시) 골프 포대는 탈레반 지휘 본부의 뒤를 바짝 쫓지만, 그들은 좀처럼 쉽게 잡히지 않는다. 골프 포대는 탈레반 지휘 본부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사제폭탄과 부비트랩 그리고 긴 전쟁에 지쳐가는 주민들까지 두루 상대해야 한다. 한편에서는 골프 포대의 작전 중에서도 가장 대규모의 총격전이 벌어진다. ■파 프롬 헤븐(더 무비 오전 11시 30분) 그녀에게는 사랑하는 남편이 있었고, 결코 깨지지 않을 것 같은 굳건한 가정이 있었다. 그런 만큼 자신의 행복은 언제까지나 계속되리라고 믿었다. 그러나 삶은 인간에게 늘 같은 모습을 허락하지 않는다. 작은 돌멩이 하나가 잔잔한 호수에 엄청난 파문을 일으키듯 그녀의 철옹성 같던 행복한 가정도 사소한 일에 사정없이 무너지기 시작한다. ■윤손하와 마쓰오의 잇 하우스 시즌2(홈스토리 오후 1시 30분) 남쪽 섬에서 살고 싶은 꿈을 이루기 위해 조기 퇴직을 하고 오키나와의 이시가키 섬으로 들어간 이마모토의 집을 방문한다. 생계를 위해 거주 공간과 카페를 같이 만들되 프라이버시를 위해 실외 복도를 기점으로 거주 공간을 카페에서 분리했다. 이마모토의 집이 자연환경에 최대한 맞춰 설계된 부분이 어디인지 살펴본다. ■탐정학원Q(애니맥스 밤 8시) 큐는 DDS 컴퓨터에서 미해결 사건 파일을 발견하고 혼자서 사건현장을 찾는다. 큐는 현장에서 그의 뒤를 따라온 A반 유키히라에게 추리대결을 하자는 제안을 받는다. 그날 밤 의뢰인은 밀실에서 목숨을 잃을 뻔하고, 유키히라의 추리는 빗나간 채 사건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든다. 한편 유키히라는 큐와의 추리 대결을 위해 독자적으로 수사에 나선다.
  • 노무현정부땐 ‘대연정’ 거절·MB정부땐 FTA 이견… 정국 더욱 꼬여

    노무현정부땐 ‘대연정’ 거절·MB정부땐 FTA 이견… 정국 더욱 꼬여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영수회담은 교착 상태에 빠진 정국을 정상화하고 각종 분열을 봉합하는 ‘최후의 카드’로 인식돼 왔다. 과거 퇴로가 없는 극한의 대치 상황에서도 영수회담 한 번으로 뻥 뚫리곤 했다. 그러나 회담이 늘 만병통치약이 된 것만은 아니었다.노무현 정부 이후 영수회담 성적표는 비교적 저조했다. 2005년 9월 7일 노무현 전 대통령과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근혜 대통령과의 회담은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꼽힌다. 노 전 대통령은 회담에서 “권력을 내놓겠다”며 정치권 ‘대연정’을 제의했지만 박 대통령은 당시 “대연정은 1당 독재와 다를 바 없다”며 단호히 거절했다. 이후 정국은 더욱 꼬일 수밖에 없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당시 손학규·정세균 민주당 대표 등의 영수회담도 씁쓸한 결과만 남겼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미디어법 처리를 비롯해 민생 현안 등의 안건을 놓고 논의했지만 서로 입장 차만 확인하는 데 그쳤고, 여야 관계는 더욱 악화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 이전의 영수회담은 최근보다는 비교적 성과가 좋았다. 2000년 6월 김대중(DJ) 전 대통령과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는 의약분업과 남북 정상회담 등을 의제로 두 차례 영수회담을 했다. 그 결과 의료계 갈등을 해소하는 데 물꼬를 텄고 이는 그해 남북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치러내는 데도 적지 않은 원동력이 됐다. 과거 영수회담은 지금과 달리 ‘밀실 회동’ ‘뒷거래’ ‘이면 합의’ 등의 형태로 이뤄진 까닭에 비판도 없지 않았다. 1997년 노태우 전 대통령은 야당 대표였던 DJ와의 영수회담에서 20억원의 정치 자금을 건네기도 했다. 영수회담은 갈수록 성과가 없을 뿐 아니라 개최 횟수도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영삼(YS) 전 대통령 때에는 10차례, DJ 때는 8차례였지만 노 전 대통령 때는 2차례, 이 전 대통령 때는 3차례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정치권에 ‘당청 분리’ 기조가 흐르면서 대통령의 당 장악력이 줄어든 탓이 크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청·여·야 3자회담] “대화내용 투명하게 공개… 새 정치문화 확립”

    청와대는 16일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3자회담에 대해 “정치 갈등이나 불신을 끊는 희망의 정치, 대화와 타협의 정치”라고 평가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3자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3자회담이) 새로운 정치 문화를 형성하고 새로운 정치로 바뀌어가는 하나의 계기가 됐다. 대통령도 그런 자세로 임했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대통령이 자청해 ‘민의의 전당’인 국회로 직접 찾아가 정치권 지도자들과 현안에 대해 얘기를 나눈다는 것 자체도 의미가 깊다”면서 “대통령 본인이 5선 국회의원을 하면서 의회주의자로서 국민의 대표인 국회를 존중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강조했다. 또 3자회담 결과에 대해 여야가 별도 브리핑한 것과 관련해서도 그는 “과거에 밀실이다, 야합이다, 뒷거래다 그런 용어들을 다 떨치고 각 당이 마음대로 대화 내용을 공개하는 투명한 정치를 보여줬다”면서 “이것 자체가 투명한 국정 운영의 새로운 정치 문화”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일단 회담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지만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의 반발 기류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한 채 사태 추이를 지켜보는 모양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라리사 ‘알몸연극’ 공연 도중 30대女 난입해 男주인공 폭행

    라리사 ‘알몸연극’ 공연 도중 30대女 난입해 男주인공 폭행

    ‘미녀들의 수다’ 출신 배우 라리사(30)의 성인연극 무대에 한 30대 여성이 난입해 남자 주인공을 폭행하는 일이 벌어졌다. 5일 극단 측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5시 대학로에서 열린 연극 ‘개인교수’ 공연 중 맨 앞자리에 앉아 있던 30대 여성이 무대에 뛰어올라 ‘미스터M’ 역의 배우 최세웅의 멱살을 잡고 얼굴을 주먹으로 때렸다. 이 때문에 공연이 약 3분간 중단됐고 한때 공연장이 술렁거렸다. 난입 후 붙잡힌 A씨는 연극을 보던 중 미스터M이 라리사를 납치해 성폭행하는 장면을 보고 자신의 아픈 기억이 떠올라 우발적으로 무대에 난입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폭행당한 배우 최세웅은 얼굴에 멍이 드는 상처를 입었다. 라리사는 A씨가 자신을 향해 뛰어드는 것으로 착각해 크게 놀랐다고 공연 관계자는 전했다. 공연을 무사히 마친 뒤 무대에서 내려온 라리사는 고통을 호소하며 휴식을 취했다. 극단 측 관계자는 “남성 관객이 아닌 여성 관객이 무대에 난입한 것은 처음”이라면서 “A씨가 공연을 보다가 자신의 아픔이 떠올라 최세웅이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웠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세웅이 크게 다치지 않았고 선처를 바라고 있으니 문제삼지 않겠다”고 밝혔다. 연극 ‘개인교수’는 여주인공인 라리사가 10여년 전 러시아에서 실제로 겪었던 납치 감금 성폭행 사건을 모티프로 한 작품이다. 밀실로 라리사를 납치, 감금해 자신의 사랑을 확인받고자 하는 미스터M과 탈출을 시도하는 라리사의 엽기적이고 충격적인 3일간의 이야기를 담은 ‘누드 연극’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슈&논쟁] 제한상영가 등급제

    [이슈&논쟁] 제한상영가 등급제

    영화가에 ‘제한상영가 등급제’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다. 논란의 불씨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 ‘뫼비우스’. 이 영화는 지난 6월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의 첫 번째 심의에서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아 일반극장 상영이 불가능했다. 극 중 아들과 어머니의 성관계 장면 등이 제한상영가 등급 판정의 이유였다. 감독은 20여컷을 수정하거나 삭제해 재심의를 요청했으나 지난 16일 영등위는 다시 제한상영가 판정을 내렸다. 이에 감독은 초강수로 맞서고 있다. 필름을 더 잘라내 영등위에 세 번째 심의를 신청하되 오는 26일 영화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시사회를 연 뒤 찬반투표에서 30% 이상 반대하면 아예 개봉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한국영화감독조합은 제한상영가 등급 전용관이 없는 현실에서 제한상영가 등급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영등위원장의 퇴진운동을 벌이겠다는 입장이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贊] “외부로 표현되는 예술의 자유는 그 사회가 용인하는 한계 지켜야” 이우승 변호사·영등위 감사 김기덕 감독의 영화 ‘뫼비우스’가 “직계 간 성관계를 묘사하는 등 비윤리적, 반사회적 표현이 과도하여”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두 차례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았다. 이를 두고 영화계 일부에서는 제한상영가 결정이 ‘사전검열’이며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데 이는 표현의 자유와 등급분류 제도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예술의 자유, 표현의 자유는 외부에 표현되지 않은 채 내부에 머무는 한 절대적인 자유에 속하는 양심의 자유, 신앙의 자유와는 다르다. 외부적으로 표현되는 예술의 자유는 그 사회에서 용인하는 한계를 넘는 경우 법률로 제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절대적 자유가 아니다. 영화계 일부에서는 “모든 예술적 표현이 가능해야 하며 어떤 영상물이든 자유롭게 상영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대한민국 헌법 제21조는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하여서는 아니된다”라고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더욱이 헌법에 의해 보호를 받는 표현의 자유라 할지라도 언제나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표현물이 공개되고 유통될 것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바로 여기서 제한상영가 등급의 헌법적 권위가 확인되는 것이다. 제한상영가 등급은 성인도 견디기 어려운 폭력적, 선정적 표현이 담겼거나 일반적인 사회윤리나 국민정서에 끼칠 부정적 내용이 담긴 영화라면, 이를 충분히 감안하여 제한된 공간(제한상영관)에서 상영하라는 제도이다. 영국, 호주 같은 선진국들이 제한상영가 등급을 운영하는 것도 바로 이 같은 공공성에 기반하고 있다. 현재의 우리나라의 등급제도는 이미 완성된 영상물에 대한 어떠한 변경도 요구하지 않으며 단지 관람에 적절한 연령별 등급을 결정하고 내용 정보를 제공할 뿐이다. 그것도, 대중을 상대로 상업적 상영을 할 영화에만 적용된다. 그럼에도 최근 영화계 일부에서는 “예술에 등급을 매기는 것은 위헌”이라며 등급분류의 공익적 가치와 신뢰를 부당하게 흔들고 있다. 현 등급분류제도가 “사전검열이 아니며 청소년 보호 등을 위한 이용연령분류 절차”라는 합헌 결정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주장을 되풀이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남용이 아닌지 생각해 볼 대목이다. 등급제도는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널리 채택한 제도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10년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에서 상영되었던 ‘세르비안 필름’이란 영화가 좋은 예다. 2012년 영국에서는 이 영화의 폭력적이고 가학적인 성행위 및 아동 성폭력 장면 등이 문제가 돼 4분 11초를 삭제한 후에야 18세 이상 관람가를 받았다(영국은 등급기구에 영화 삭제 권한이 있음) 호주에서는 ‘등급거부’ 결정이 나와 상영을 하지 못했고 스페인에서는 이 영화를 상영한 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재판을 받고 있다고 한다. ‘표현의 자유’ 선진국에서도 그 나라의 공공적 가치를 저해하는 표현에 대해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제한상영가 등급제도는 사회의 다양한 가치와 이해를 조정하는 타협과 절충의 산물이며, 표현의 자유와 공공적 이해의 중재 역할을 맡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국내에 제한상영관이 없어 사실상 상영할 곳이 없다는 문제는 원칙적으로 등급제도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정부에서 제한상영관 운영에 대한 새로운 청사진을 내놓았으니, 이는 별도로 해결할 문제다. 제한상영가 제도의 근본적 취지를 이해한다면 ‘표현의 자유’ 논쟁은 쉽게 종식될 것으로 기대한다. [反] “제한상영 등급은 상영불가 판정… 도덕적 잣대 시험 관객에 맡겨야” 김영진 영화평론가·명지대 교수 1996년 무렵 나는 영화주간지 기자로 일하고 있었다. 그때 그 매체의 기자들은 지속적으로 수년간 끈질기게 검열철폐 캠페인 기사를 썼다. 그때까지 한국의 심의제도는 원성이 높았다. 조금씩 규제기준이 완화되긴 했으나 여전히 시대착오적인 검열이었다. 검열과 심의는 다르다. 심의는 관람등급만 매기는 것이고 검열은 제작주체에게 삭제를 강요하는 것이다. 독재정권 시절에 확립된 완고한 기준은 질긴 관성을 발휘해 누구에게는 금기를 깨는 예술적 표현인 것이 다른 누구에게는 사회적으로 유해한 불량품으로 보였다. 2000년 헌법재판소가 당시의 심의제도가 사실상 검열이라며 위헌판결을 내린 것은 시대정신의 반영이었다. 그때 이후로 한국영화는 확대된 표현의 자유를 업고 르네상스를 누렸다. 한참 영화심의제도 개선 문제로 시끄러웠던 그 시절, 장선우 감독의 ‘거짓말’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됐을 때를 기억한다. 그 영화는 예매 개시 직후 삽시간에 표가 매진됐고 극장에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은 발을 동동 굴렀다. 외설 판정을 받고 극장개봉이 불투명했던 그 영화를 보고 나온 관객들의 반응은 각양각색이었다. 어떤 이들은 시큰둥했고 어떤 이들은 흥분했다. 가장 위선적인 반응을 보인 이들의 대답은 이랬다. “이 영화는 극장개봉을 못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중이 보기엔 부도덕하고 유해합니다.” 남들보다 더 많은 시간과 발품을 팔아 영화를 봤을 어떤 시민들의 이런 반응을 방송 인터뷰에서 보고 나는 아연실색했다. “당신은 봐도 되고 우리는 보면 안 되나”라고 즉각 반문하고 싶어진다. 우리 중 일부 사람들에게는 오랜 세월 내면화된 검열관의 마음이 있다. 그로부터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도 가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는 착각을 받는다. 요즘 영화인들 사이에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심의기준이 퇴행적이라는 불평을 많이 듣는다. 강우석의 ‘전설의 주먹’은 학교 폭력이 나온다는 이유로 18세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이 영화에는 분명 학교 폭력이 나오지만 주제는 청소년기에 잘못된 폭력을 휘두르면 인생이 잘못될 수 있다는 걸 친절하게 설득하는 건전한 가족영화 쪽이다. 요사이 김기덕 감독의 신작 ‘뫼비우스’는 두 차례나 영등위로부터 제한상영가 등급 판정을 받았다. 제한상영가 등급을 내린 것은 상영불가 판정이다. 한국에는 제한상영가 등급 전문상영관이 없으니 일반 극장에서 상영하려면 심의위원들이 지적한 부분을 잘라야 한다. ‘뫼비우스’에 상영불가 판정을 내린 심의위원들에게 항변하고 싶다. 당신들은 판단해도 되고 우리는 판단하면 안 되나. 명색이 영화평론가인 필자도 아직 이 영화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 존재하지 않는 극장에서 상영하라니 김기덕의 ‘뫼비우스’는 사실상 포르노나 극악무도한 스너프 필름과 같은 대접을 받은 거나 마찬가지다. 나는 김기덕의 영화에 대체로 동의하지 않는 평론가지만 그가 위험한 예술가라는 점만은 존중한다. 그가 도덕적 금기를 깨는 묘사를 일삼는 감독이고 그의 영화의 표현수위가 우리를 매우 불편하게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적어도 그가 금기시된 묘사를 할 때 그럴 만한 예술적 동기를 제시하는 통찰의 소유자라는 점은 인정한다. 아마도 ‘뫼비우스’는 이전까지의 김기덕 영화에 비해 더 과격한 묘사가 들어있을 것이다. 영화평론가이자 관객으로서 나는 이 영화가 건드리는 도덕적 잣대의 시험에 기꺼이 들고 싶다. 이미 예술적으로 인정받는 한 영화감독의 신작을 밀실에서 몇 명이 자기들 마음대로 상영불가 판정을 내리는 제도에 동의하지 않는다. 김기덕은 최근 보도자료를 돌려 관계자들을 모아 시사한 뒤 여론청취라도 하겠다고 읍소했다. 예술적 표현의 자유를 도덕적 금기와 혼동하는 이런 상황에서 문화선진국 운운은 비극이다.
  • ‘원세훈 安家’ 롯데호텔 객실 사용내역 추적

    ‘원세훈 安家’ 롯데호텔 객실 사용내역 추적

    원세훈(62) 전 국가정보원장의 금품수수 등 개인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이 원 전 원장이 재임 기간 동안 롯데호텔 밀실에서 업체 대표로부터 불법 로비를 받은 정황을 포착하고 2009년 국정원장 취임 이후 4년간 원 전 원장의 롯데호텔 객실 사용 내역을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또 원 전 원장이 황보건설 황보연(62·구속기소) 대표 등 제3자에게서 받은 돈이나 불법 자금을 차명계좌를 통해 관리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전국 220여개 금융기관을 상대로 원 전 원장과 가족들의 관련 금융 계좌를 샅샅이 훑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여환섭)는 원 전 원장이 2009년 2월 국정원장에 취임한 이후 롯데호텔 객실을 ‘안가’(安家)로 사용하며, 업체 대표로부터 각종 청탁과 함께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보고 2009년 5월부터 최근까지 원 전 원장의 롯데호텔 객실 사용 현황을 낱낱이 파악하고 있다. 황씨도 롯데호텔 객실에서 원 전 원장을 여러 차례 단둘이 만나 억대의 금품을 건넸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원 전 원장의 혐의 입증을 위해 롯데호텔 객실 이용 내역을 조사하고 있다”면서 “원 전 원장이 호텔 객실료를 다른 사람 명의로 계산했을 수도 있어 원 전 원장뿐 아니라 주변인들까지 샅샅이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사 과정에서 원 전 원장이 황씨 외에 호텔 객실에서 비밀리에 만난 이들과 주고받은 대화 내용이 추가로 파악될 경우 파장이 적잖을 것으로 보인다. 원 전 원장의 추가 개인 비리로 이어질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다. 롯데호텔은 원 전 원장 재임 시절인 2011년 2월 국정원 직원들의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19층 인도네시아 대통령 특사단 숙소 침입 사건 이후 2년여 만에 또다시 정보기관 수장과 연루된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받고 있다. 원 전 원장 측이 “황씨에게 생일 선물을 받은 적은 있지만 돈을 받은 적은 없다”고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원 전 원장의 금품수수를 규명할 핵심 장소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검찰은 원 전 원장의 차명계좌 파악에도 주력하고 있다. 원 전 원장의 부인 이모씨와 자녀 3명의 계좌 등 금융 관련 거래 내역을 2009년 5월부터 최근까지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가족들의 금융 거래 내역 분석을 통해 차명계좌로 연결될 의심 계좌를 찾겠다는 복안이다. 원 전 원장의 차명계좌가 드러날 경우 황보건설 외 다른 비리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원 전 원장은 황씨로부터 1억 7000여만원의 금품을 받고 홈플러스 인천 무의도 연수원 건립을 위한 산림청 인허가 등에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지난 10일 구속됐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IBS 결국 대전 엑스포공원으로… ‘충청 과학벨트’ 빈껍데기 되나

    대전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핵심 시설로 꼽혀 왔던 기초과학연구원(IBS)의 건립지가 대전엑스포과학공원으로 변경됐다. 염홍철 대전시장과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3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과학벨트 수정안’에 합의하는 업무협약을 전격 체결했다. 이 자리에는 오세정 기초과학연구원장 등도 참석했다. 이날 협약은 대전시가 제시한 4가지 수용 조건을, 먼저 기초과학연구원 입주 방안을 내놓은 미래부가 받아들이면서 이뤄졌다. 4가지 원칙은 ▲343만 2000㎡의 과학벨트 거점지구 면적 축소 불가 ▲기초과학연구원이 입주하려 했었던 과학벨트 거점지구 내 52만 8000㎡ 전액 국비 매입 ▲엑스포공원에 사이언스센터(19만 8000㎡) 등 창조경제 핵심 시설 건립 ▲시가 건의한 ‘대덕특구 창조경제 전진 기지 조성 방안’의 국가정책 반영이다. 이와 함께 대전시는 엑스포과학공원 부지 일부(26만㎡)를 기초과학연구원에 20년간 무상 임대하기로 했다. 대전시는 정부정책에 대덕특구의 창조경제 전진 기지 조성 방안이 반영될 수 있도록 미래부와 함께 관련 기관 전문가들로 기획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는 데도 합의했다. 전국 자치단체 중 정부와 창조경제 협력 사업을 벌이는 것은 대전시가 처음이다. 다만 시는 엑스포과학공원 내 사이언스센터 건립과 관련해 당초 1000억원을 요청했으나 정부가 ‘센터 규모가 너무 크다’며 난색을 표해 내년에 확실히 확보할 수 있는 500억원만 반영하기로 했다. 미래부는 이와 별도로 대덕특구 창조경제 전진 기지 조성을 위해 정주 인프라 구축 및 벤처·창업 기업 지원 펀드를 조성한다. 최 장관은 협약식에서 “대덕특구는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최적지”라며 “오늘 합의된 사항을 조속히 이행해 과학벨트 사업을 정상화하는 것은 물론 창조경제 전진 기지 대덕특구를 국가의 신성장 거점으로 키우겠다”고 약속했다. 염 시장은 “지난 20년간 돌파구를 찾지 못한 과학공원이 창조경제의 중심지로 변모하게 됐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대전 지역 시민단체와 민주당은 발끈하고 나섰다. 양승조 민주당 최고위원과 이상민, 노영민 의원은 이날 대전시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협약은 과학벨트를 빈껍데기로 만드는 것”이라며 “미래부와 대전시는 과학벨트 수정안 협약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균형발전 지방분권 충북·충남·세종연대는 성명을 내고 “충청권과 사전 논의 없이 거점지구 부지 매입비를 부담하지 않으려는 정부와 엑스포과학공원 롯데테마파크 유치 실패를 만회하려는 대전시의 밀실 야합”이라며 철회하지 않으면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무라카미 하루키 3년만의 신작 ‘색채가’ 평가 엇갈려

    무라카미 하루키 3년만의 신작 ‘색채가’ 평가 엇갈려

    ‘하루키 특수’ ‘하루키 열풍’이라는 수식어를 어김없이 재현하며 ‘그’가 돌아왔다. 무라카미 하루키(64)가 3년 만에 발표한 장편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민음사)가 지난 1일 베일을 벗었다. 하루키를 갈망하는 독자들에게 그의 소설이 문화계의 축제냐, 출판시장의 독이냐를 따지는 논란은 무의미하다. 출간된지 하루 만에 출판가는 엇갈린 작품 평으로 분분하다. ‘1Q84’ 이후의 문학적 압박을 딛고 여전히 건재함을 확인했다는 호평에, 새로운 시도를 찾을 수 없다는 박한 평가까지. 신작 속으로 순례를 떠나본다. 스무살의 다자키 쓰쿠루는 반년간 죽음의 위(胃) 속에 잠겨 있었다. 쓰쿠루에게 “삶과 죽음을 가르는 문지방을 넘어서는 일 따위는 날달걀 하나 들이켜는 것보다 간단했다.”(7쪽) 계기는 명백했다. 다섯 손가락처럼 완벽한 조화를 이뤘던 네 명의 친구들에게 밑도 끝도 없이 절교를 당했기 때문이다. 16년의 가혹한 세월이 흘렀다. 서른여섯의 쓰쿠루는 상처에 딱지가 앉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자친구 사라는 왜 거부를 당했는지, 스스로 이유를 밝혀보라고 주문한다. “안쪽에서는 아직도 조용히 피가 흐르고 있을지 몰라”라며. 완벽했던 시절을 송두리째 잃어버린 남자는 ‘왜’라는 물음을 품고 순례를 시작한다. 시선을 내내 붙드는 하루키식 서사의 흡인력은 여전히 강력하다. 간결한 문체와 단순한 이야기 전개로 독자를 물음표의 풀장에 빠뜨린다. 일본에서 ‘청춘연애소설로의 귀환’이라는 평이 나왔듯 투명한 청년의 감성도 그대로다. 상실을 돌아보며 성장해 나가는 주인공의 내면을 세심히 짚어나가는 작가의 성찰은 깊은 여운을 남긴다. 개인의 고독, 소외 등에 대한 불안의 코드도 짙다. 이름 속에 적(赤), 청(靑), 흑(黑), 백(白)의 ‘색채가 있는’ 네 친구들에 반해 ‘색채가 없는’ 쓰쿠루가 따돌림에 대한 공포를 토로하듯이.‘1Q84’에서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 ‘상실의 시대’에서 브람스 교향곡 4번을 배경으로 깔았던 음악 애호가 하루키는 이번에도 음악을 이야기를 엮는 재료로 내보냈다. 헝가리 출신 작곡가 프란츠 리스트의 피아노 소곡집 ‘순례의 해’가 주인공이 기억을 재생시키고 상처를 치유하는 통로가 된다. 순례의 끝에 쓰쿠루는 결국 용서와 회복에 이른다.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충분하고 견고한 껍질을 만들어낼’(430쪽) 수 없었던, 위기 앞에서 수단을 가릴 처지가 못 됐던 친구의 나약함을 이해한다. 이를 두고 최재철 한국외대 교수는 작품의 주요 키워드로 회복과 소통을 꼽으며 ‘밀실’에서 ‘광장’으로 나오려는 개인이 발견된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소설은 후회와 상실감, 상처로 가득한 고독한 청년이 순례를 통해 상처와 정면으로 마주쳐 스스로 회복하고 구제하는 과정을 그렸다”며 “동시에 쓰쿠루의 이름 속 한자 작(作)이나 그가 세상과 연결되는 장소인 철도역을 설계하는 일을 한다는 데서 개인이 과거와 상처에 함몰되지 않고 소통을 통해 밀실에서 광장으로 나오려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자기 복제’가 도돌이표처럼 반복됐다는 점은 아쉽다. ‘해변의 카프카’ ‘노르웨이의 숲’ ‘스푸트니크의 연인’ 등 전작들의 기시감이 짙다는 지적이 많다. 조주희 한양여대 교수는 “인물의 설정이나 변화 과정, 인물 간 구도, 불명확한 의도 등이 전작들과 겹친다. 사건을 해결하지 않고 여러 수수께끼를 남겨놓는다는 점도 마찬가지”라고 짚었다. 하루키 평전 ‘하루키 하루키’의 저자인 일본 문학평론가 히라노 요시노부 야마구치대 교수도 조 교수를 통해 본지에 신작의 명암을 전해 왔다. 그는 작품 속 표현인 ‘좋은 뉴스’와 ‘나쁜 뉴스’를 빗대 이렇게 평했다. “‘1Q84’ 이후 창작에 대한 부담이 컸을 텐데 이 정도의 작품을 쓸 수 있었던 그의 작가적 노력과 역량에 감탄했다는 게 좋은 뉴스다. 나쁜 뉴스는 전작과 차별화되는 새로운 점이 없다는 것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시간제 일자리 확대·임금체계 개편 합의

    시간제 일자리 확대·임금체계 개편 합의

    고용노동부와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한국경영자총협회로 구성된 노·사·정 대표자 회의가 시간제 일자리 확대와 임금체계 개편 등을 골자로 한 협약을 맺었다. 하지만 ‘정부 들러리 서기’를 거부하며 협약 과정에서 빠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이 협약을 ‘밀실협약’으로 규정하고 즉각 반발해 논란이 예상된다. 방하남 고용부 장관과 문진국 한국노총 위원장, 이희범 경총회장이 30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합의한 고용률 70% 달성을 위한 노·사·정 일자리 협약에는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확대 ▲60세 정년제 연착륙을 위한 임금체계 개편 ▲공공기관·대기업의 청년고용 확대 방안 ▲장시간 근로 관행 개선 및 근로시간 단축 ▲고임금 근로자의 임금 인상 자제를 통한 상생 실천 등을 담았다. 노·사·정은 우선 박근혜 대통령의 최우선 국정과제인 고용률 70% 달성을 위해 시간제 일자리와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충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공무원을 대상으로 시간제 근로를 확대하고 공공·민간 부문에서는 직무컨설팅제도 지원 등을 통해 시간제 일자리 창출을 유도할 방침이다. 정년 60세 연착륙을 위해서는 임금피크제와 임금구조 단순화를 추진하는 한편 직무·성과 중심으로 임금 체계를 개편하기로 합의했다. 노사는 또 60세 정년제 의무화 이전에 정년을 맞는 노동자의 고용 안정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은 프레스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협약 내용은 대부분 이전 정권에서 논의, 추진됐으나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것들”이라면서 “새로울 것도 없고 실현 의지나 부작용이 의심되는 것들이 대부분”이라고 비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생각나눔] 국회 ‘예결위 상설화’ 공청회 찬반 팽팽

    국회의 예산안 심사 제도에 대한 고민이 ‘또다시’ 시작됐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졸속·밀실 예산안 심사 논란, ‘쪽지 예산’ 논란 등을 개선해보자는 취지다. 정부 예산안은 보통 정기국회 회기 중인 10월 초에 국회로 넘어오고, 국회는 12월 2일까지 단 두 달 내에 처리하도록 돼 있다. 졸속·부실 논란이 반복되는 이유다. 특히 지난해 말에는 2013년도 예산안이 헌법에 규정된 시한(12월 2일)을 넘긴 것은 물론, 헌정 사상 처음으로 해를 넘겨 처리되면서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국회는 국가 예산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인다는 취지로 지난 4월 말부터 국회 예산·재정개혁특위를 신설해 논의 중이다. 특위에서는 예산심사 제도 개혁을 위한 처방으로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상설화’를 주요 의제로 다루고 있다. 현재 예결위는 위원장과 위원의 임기가 1년에 불과하고 예산·결산 심의 기간에만 한시적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21일 특위가 개최한 예산·재정제도 개혁방안 공청회에서는 ‘예결위의 상설화’에 대한 찬반양론이 팽팽했다. 우선 예결위를 상임위화할 때 가장 큰 문제는 다른 상임위와의 관계 설정이다. 예산심사를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도 선결돼야 한다. 황성현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예결위를 상임위화하면 다른 상임위와의 법령 소관 문제와 소관 행정부처의 중복 문제 등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옥동석 인천대 동북아경제통상학 교수는 “상임위화된 예결위가 예산총량 등 사전 예산을 행정부와 협의 결정해 각 상임위별 한도를 배분하는 등 총괄할 필요가 있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예결위원의 전문성 확보 문제에 대해서도 찬반이 엇갈렸다. 현행 체제를 반대하는 편에서는 예결위원의 임기가 1년으로 다른 상임위원의 임기 2년보다 짧다 보니 전문성 확보가 상대적으로 어렵다고 주장했다. 상임위화에 반대하는 쪽에서는 예결위가 ‘옥상옥’이 될 것을 우려했다. 박정수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전문성 확보를 위해 예결위 내 5~6개의 상설소위 또는 분과위원회 체계를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황 교수는 “예결위가 다른 상임위의 예산조정권을 가졌기 때문에 (상설화되면) 상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는 ▲기획재정부가 예산안 편성단계부터 국회와 논의하는 방안 ▲예결위가 총액 심사와 상임위별 예산총액을 할당하고 개별 상임위에서 세부항목을 심사하는 방안 등이 제시됐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STX채권단 자율협약 극적 타결

    ㈜STX에 대한 채권단 자율협약이 극적으로 타결됐다. 채권단은 3000억원을 STX에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농협, 신한은행, 정책금융공사 등 STX 채권단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자율협약 동의서를 제출했다. STX는 이날 만기가 돌아온 회사채 2000억원을 상환했다. 채권단은 회사채 2000억원과 긴급운영자금 1000억원을 포함해 총 3000억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5개 채권은행이 보유한 여신액은 총 1조 1643억원이다. 산업은행이 5226억원(44.9%)으로 가장 많고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이 각각 2991억원(25.7%)과 1951억원(16.8%)이다. 신한은행과 정책금융공사는 각각 1030억원(8.9%)과 445억원(3.8%)이다. 채권단은 이르면 다음 주부터 STX에 대한 자산·부채 정밀실사를 두 달 동안 벌인다. 실사가 끝난 뒤에는 채무 재조정, 자산매각, 구조조정, 유동성 공급 등의 내용이 담긴 경영정상화 계획을 마련하고 정식으로 자율협약을 체결한다. 그러나 STX는 7월과 12월에도 각각 800억원과 20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해 위기의 불씨가 완전히 사그라진 것은 아니다. 산은 관계자는 “STX는 앞으로 채권단 관리를 받고, 경영권은 유지하면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오늘의 눈] 이번 추경이 남긴 과제/김양진 경제부 기자

    [오늘의 눈] 이번 추경이 남긴 과제/김양진 경제부 기자

    ‘마중물’ ‘타이밍.’ 이번 추가경정예산(추경)안 국회 심의 과정에서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기재부 관료들이 많이 썼던 말 중 하나다. ‘마중물’은 8분기 연속 전기 대비 0%대 성장의 침체된 경기를 되살리려면 추경이 필요하다는 것을, ‘타이밍’은 경기가 더 나빠지기 전에 빨리 추경을 통과시켜 집행해야 한다는 시급성을 강조한 말이다. 결과적으로 지난 7일 17조 3000억원의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추경이 거의 원안 그대로 통과됐으니 정부의 말발이 선 셈이다. 20일 만의 통과라는 최단기간 기록까지 세웠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의사 결정의 불투명성 같은 고질적인 문제가 또 불거졌다. 정부안에서 5340억원이 감액됐고, 5237억원이 증액됐지만 누가 어떤 과정으로 어떤 제안을 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의사 결정이 국회 공식 회의 자리보다는 여야 6인 협의체의 ‘협상’을 통해 이뤄졌기 때문이다. 통과 다음 날 이석준 기재부 2차관도 추경이 조속히 통과될 수 있었던 수훈갑으로 ‘여야 6인 협의체’를 꼽기도 했다. 해마다 불거지는 ‘쪽지예산’, ‘호텔방 밀실 심사’ 논란 때문에 올 초 여야는 예산 증액 심사과정의 속기록 작성을 의무화할 것을 국회법에 반영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이번 추경안 통과 과정만 놓고 보면 폐쇄적인 국회 예산 심사과정은 별로 개선되지 않았다. 추경안에 대한 심의가 철저했는지도 의문이다. 국회 예결위는 지난달 23일 추경 사업 중 30% 정도가 부적합하거나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정부는 일일이 대꾸하지 않았다. “심사 기간이 5일밖에 없었다. 팩트도 확인이 안 된 게 많다”(지난달 29일 방문규 예산실장)고 뭉뚱그려 반박했을 뿐이다. 예결위가 제기한 ‘추경편성 목적‘에 관한 근본적인 문제 제기는 지금부터 공론화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계속 반복될 수 있다. 일자리사업에 3113억원을 배분하면서 연구개발(R&D)이나 정보화사업 등 효과가 언제 나타날지도 모르는 사업에 그보다 많은 예산을 투입한다는 정부 추경안과 마중물·타이밍 같은 캐치프레이즈 사이에는 큰 간극이 있다. 잘못된 전망으로 인한 12조원의 막대한 세입 감소에 대해서도 국무총리 등이 “잘못했다”는 사과만 했을 뿐, 납득할 만한 설명이나 방지책은 내놓지 않았다. 또다시 정부가 ‘널뛰기 경제전망’을 하고 추경이 필요할 때가 맞물렸다고 하자. 그때도 악화된 경기 상황을 내세우며 국민과 국회에 “일단 빨리 (추경안을)통과부터 해달라”라고 할 것인가. 한 가지 더. 추경 등 여러 경기 부양책으로 경기부양, 투자활성화라는 목표만 달성하면 다 괜찮은 걸까. 1970~1980년대 압축성장이라는 목표만 좇았고, 시간이 한참 지난 뒤인 최근 10년간 그 부작용이 집중적으로 불거지고 있다. 재벌의 편법상속이나 남양유업 사태 같은 갑의 횡포 등 심각한 불공정 행태들이 대표적이다. 박근혜 정부가 ‘타이밍’을 강조할 때 불편한 기시감(旣視感)이 느껴지는 이유다. ky0295@seoul.co.kr
  • [오늘의 눈] 금융사 지배구조 뜯어고친다는데/백민경 경제부 기자

    [오늘의 눈] 금융사 지배구조 뜯어고친다는데/백민경 경제부 기자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최근 “최고경영자(CEO), 경영진, 사외이사 상호 간, 그리고 지주회사와 자회사 간 바람직한 역할과 책임 분담이 확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금융지주회사가 경영진의 권한 강화 수단으로 이용되거나 내부 권력 갈등이 수면 위로 표출되는 등 부정적 모습을 보여온 데 따른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최근 불거진 KB금융지주의 ‘ISS 보고서 사태’ 역시 사외이사·경영진의 파워게임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만큼 금융권의 관심은 금융당국의 ‘금융회사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에 쏠려 있다. 인사를 포함해 조직 개편, 임금체계 등 개개인의 이해관계에 직·간접적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기본적인 바람을 내비친다. 지주회장의 제왕적 권력을 차단하고 사외이사 권한에 제동을 걸 만한 현실적인 수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거수기 역할로 전락하거나 스스로 권력화하는 등 그간 사외이사 제도는 실패사례로 꼽혀왔다.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이는 사외이사들이 사외이사를 뽑는 기이한 구조에서 출발한다. 또 사외이사들이 대표이사나 회장의 선출권을 가진 것도 화근이 됐다. 회사 발전과는 무관하게 자신들의 명예 등을 위해 금융지주 사외이사 자리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부패한 그들을 견제하는 기능이 사실상 없다는 점이다.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우선 사외이사가 회장 후보 등을 추천하는 구조에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의견을 피력할 수 있어야 한다. 예컨대 국민연금이나 주주대표, 경영진 등이다. 밀실 권력처럼 제한된 권한이 결국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외부 회사에 의뢰해 사외이사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고, 소액주주에게 사외이사 후보 추천권을 부여하는 방안도 논의해 볼 만하다. 또 일부 금융지주 회장들이 휘두르는 제왕적 권력의 핵심인 ‘무기의 급’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계열사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인사권을 줄이자는 얘기다. 현재 지주회장이 은행 본부장급까지 인사에 개입할 수 있게 돼 있는데, 규정을 통해 부행장급까지만 관여할 수 있도록 권한을 제한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조건 인사 개입을 저지하면 계열사와의 협력구조가 불가능해질 수 있고 지나치게 영향력을 발휘하면 상대적으로 계열사 대표이사의 힘이 떨어져 자율 경영이 어려워지게 되니 적절한 인사권 개입의 선을 찾아주는 것이 필요하다. 정치권과의 연관성으로만 발을 디디는 낙하산 인사를 막고 내부 인재 등 유능한 CEO가 자리에 오르도록 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가장 염두에 둬야 할 것은 소비자들이다. 금융사를 믿고 투자한 소액주주들, 그 금융사에 돈을 맡긴 서민들에게 악영향을 끼쳐서는 안 된다. 가뜩이나 저금리 기조와 경기침체, 해외 진출 실적까지 바닥인 마당에 윗분들까지 자리싸움과 권력다툼에만 매진한다면 결과적으로 피해는 고스란히 그들을 믿고 돈을 내준 고객들에게 돌아오기 때문이다. white@seoul.co.kr
  • [열린세상] 사과의 품격과 향기/김정기 한양대 교수·언론정보대학원장

    [열린세상] 사과의 품격과 향기/김정기 한양대 교수·언론정보대학원장

    “잘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하며 머리를 조아리는 사과는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한다. 잘못했을 때 잘못했다고 인정하고 사과를 해야 한다고 배웠지만 잘못을 슬쩍 넘기려고 하거나 은폐하고 싶은 유혹이 강하기 때문이다. 또한 사과는 강함, 유능, 지혜가 아닌 약함, 무능, 무지와 같은 부정적인 가치를 대변하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고정관념 때문에 망설이며 인색하게 된다. 세상이 살벌해지면서 “미안합니다. 제 탓입니다” 하는 사과를 하면 간음한 여인에게 돌팔매질하듯 비난하며 관용과 배려가 사라진 탓일 수도 있다. 청와대의 사과 때문에 우리 국민의 심기가 불편한 지난주였다. 대통령이 지명한 고위 공직자들의 잇단 낙마사태에 대한 사과를 둘러싸고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지난달 30일 청와대 대변인이 대독한 사과 발표문은 “새 정부 인사와 관련하여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서 인사위원장으로서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앞으로 인사 검증 체계를 강화하여서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인사위원장 허태열”이 전부다. 이 발표에 대해 달랑 두 문장, 17초짜리 발표, 마지못해 토요일에 한 사과, 국민을 졸로 보는 나쁜 사과 등으로 비판이 거셌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비판을 들어 마땅했고, 사과 발표는 졸작이었다. 우선 내용이 부실했다. 두 줄짜리 분량으로 어떻게 청와대가 사과할 만큼 중대사를 설명하고 이해시킬 수 있겠는가. 건전한 사회적 합의가 효율적인 말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믿고 수사학의 체계를 세운 아리스토텔레스가 환생해도 달랑 두 줄을 가지고는 어찌해 볼 도리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 잘못의 확인, 원인, 책임감, 재발 방지, 개선 방안 등 사과가 갖추어야 할 핵심 요소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거나 아예 없는 꼴이 되었다. 특히 원인에 대한 변명 없는 정확하고 구체적인 분석을 통해 문제점에 대해 냉철한 판단을 해야 재발 방지와 개선 방안과 같은 체계적인 해결책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책임감을 인정하는 것도 두루뭉술하게 원론적으로 해서는 안 된다. 잘못에 대해 일체의 타협 없는 단호한 인정을 통해 잘못의 주체로서 역할에 대한 책임을 수용하는 자세를 담아야 한다. 그래야 청와대나 책임자의 구출보다는 국민과의 관계에 큰 가치를 두는 정직한 사과가 되는 것이다. 이번 사과문 발표를 둘러싼 상황 요인도 비호감을 야기하기에 충분했다. 사과까지의 과정은 차치하더라도 토요일 오전 11시 30분 무렵은 부적절했다고 본다. 사과를 국민에게 전달해 주고 국민의 반응과 평가를 전해야 할 언론이 임무를 수행하기에 좋은 시간이 아니었다. 나라에서도 국민행복을 위하여 토요일을 휴일로 권하지 않았는가. 버티다가 작전하듯 꼼수를 부렸다는 비판을 피할 도리가 없게 된 것이다. 국민이 바라는 건 당당한 청와대이지 눈치를 살피고 얼렁뚱땅 진정성 없는 사과로 국민을 무시하는 청와대가 아니다. 사이비 종교집단과 유사한 무오류, 무결점의 정권이 아니라면 사과가 불가피한 일은 발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제대로 된 사과를 할 수 있도록 사과에 대한 철학과 방법을 갖추어야 한다. 잘못이 있기 전보다 더 나은 상태로 전환할 수 있는 능력과 도전 의식을 지닌 자만이 진정한 사과를 할 수 있다. 사과는 ‘뒤틀린 관계를 회복하고 잘못을 저지르기 전에는 생각할 수 없었던 좋은 일들을 가능하게 하고 미래를 생각할 수 있도록 돕는 신비한 힘이 있다’(존 케이도의 ‘한 마디 사과가 백 마디 설득을 이긴다’ 중). 사과를 임시모면용으로 인식하거나 이용해서는 안 된다. 일회용으로 쓰고 버리는 것이 아니다. 국민에게 행복감을 주는 사과라면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 건전한 사회적 통합을 적극적으로 이루어 가는 소통과 공감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이기 때문이다. 사과를 초래한 혼돈과 배타의 카오스 세계는 품격을 갖추어 향기를 풍기는 진정한 사과를 통해 질서와 통합의 코스모스 세계로 옮겨갈 수 있다. 사과는 밀실의 답답한 공기를 광장의 신선한 공기로 바꾸어 준다. 품격과 향기를 겸비한 사과가 중요한 까닭이다.
  • “여성, 대물 남성에 매력 느낀다”

    성기의 크기가 남성의 매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8일(현지시간) 미국 NBC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캐나다 오타와대학 브라이언 마우츠 박사팀이 호주 여성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여성은 남성의 성기가 클수록 매력을 느끼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평균 26세의 여성 105명을 대상으로 컴퓨터를 통해 남성의 키와 어깨, 엉덩이, 그리고 이완된 성기의 크기를 다양하게 조합한 실물 크기의 인형 49점을 보여주고 ‘어떤 남성 인형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는지’를 1점부터 7점까지 숫자로 평가하도록 했다. 참고로 이번 평가는 밀실에서 익명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기존 연구처럼 여성들은 올림픽 수영 선수처럼 넓은 어깨와 좁은 엉덩이, 그리고 큰 키를 가진 남성을 매력적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마우츠 박사가 일정 변수를 조절하자 결과는 성기의 크기로 뒤바뀌었다. 이에 대해 마우츠 박사는 “기존 연구에서는 몸집이 큰 남성이 더 인기가 있었는데 이는 그런 남성 대부분이 더 큰 성기를 갖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8일자에 실렸다. 인터넷뉴스팀
  • 與 내부서도 “일부 장관 후보자 용퇴를”

    새누리당에서 각종 검증 의혹이 잇따르고 있는 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용퇴론이 흘러나오고 있다. 27일부터 시작된 인사청문회에서 적격성 시비가 불거진 일부 후보자들이 새 정부의 부담을 덜어주는 차원에서 스스로 용단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한쪽에선 박근혜 정부의 첫 국무위원 인선을 놓고 당·청 간 긴장관계가 형성될 조짐도 감지된다. 청와대의 부실한 사전 인사검증이 반복되면 새 정부 초반 국정운영은 물론 여당의 운신에까지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는 분위기다. 5선인 정의화 의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금전 관련 의혹이 제기된) 당사자들은 억울할 수 있지만 스스로 용퇴해 박근혜 정부가 순항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새누리당이 새 정부가 제대로 출발할 수 있도록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비판의 소리가 있다. 국민이 걱정하는 것을 당 지도부가 (청와대에)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고 듣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사회의 물질만능주의, 그로 인한 금전 탐욕이 이번에 전관예우 같은 고위직 부패로 드러났다”면서 “장관이 국민 신뢰를 받지 못하고 존경받지 못하면 어떻게 박근혜 정부가 앞으로 추진할, 건강한 신뢰 사회를 통한 국민대통합을 이루겠나.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재선인 김용태 의원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무기중개상 고문활동 의혹이 제기된 김병관 국방장관 후보자의 자진사퇴 또는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 필요성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국방장관을 하려는 분이 무기중개상에 재직했다는 것은 선뜻 수긍하기 어렵다”면서 “국회에서 처리하기는 매우 힘든 상황인 것 같고 후보자의 결심 아니면 대통령의 결심이 필요한 상황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무산될 경우 박 대통령의 임명 강행 가능성에 대해서는 “파탄에 이르게 하는 초석을 놓는 일이므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당 관계자는 “청와대의 부실검증, 밀실 인사가 반복돼 인사청문회에서 발목잡히는 행태는 결국 여당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고 전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이영탁 미래와 세상] 재미없는 리더십

    [이영탁 미래와 세상] 재미없는 리더십

    사람 사는 게 무언가, 왜 그토록 치열하게 사는가? 결국 행복해지기 위해서다. 다른 말로 하면 재미있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다. 일찍이 공자도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고 하지 않았던가. 결국 재미있고 즐겁게 살아야 하는데 지금 많은 사람들이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 사실 먹고살기가 어려울 때는 삶의 만족도를 높이기가 비교적 쉬웠다. 경제적 여유만 나아져도 상당부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우리가 별나서 그런 게 아니라 세계적인 공통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넘으면 국민들의 행복지수를 더 높이는 것은 어렵다고 한다. 허기진 배를 채우고 나니까 이것저것 고려할 게 많아지기 때문이리라. 이런 판에 요즘은 정치까지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 같다. 원래 정치는 국민을 편안하게 해주는 데 목적이 있다. 실제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대선 기간 중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는 등 재미있게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했다. 다른 후보와의 차별을 위해 ‘준비된 대통령’임을 강조했다. 국민의 뜻을 하늘처럼 받들면서 통합·상생의 정치를 하겠다고 했다. 한번 약속하면 반드시 지키겠다고 했다. 그런데 막상 대통령이 되고 나서 보여주는 모습은 기대에 못 미치는 것 같다. 일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방식에 문제가 있어서다. 국민에게 공감과 감동을 주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결과적으로 재미가 없고 미덥지 못하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얼마 안 있어 많은 사람들이 짜증스러워할지 모른다. 새 정부의 출범을 자세히 보면 우선 타이밍을 못 맞추고 있다. 무슨 일이든 늦지 않게 선제적으로 해야 한다. 상황을 리드해 나가야지 끌려 다녀서는 하수 소리를 듣기 십상이다. 남의 탓을 한다면 무책임하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둘째, 일의 내용도 별로다. 부분과 전체의 조화가 부족하다. 따라서 배려와 균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개별 사안도 준비 부족이 많다. 셋째, 일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다. 지금은 소수가 밀실에 앉아 일하는 시대가 아니다. 리더가 혼자서 결정하고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시대는 더욱 아니다. 여러 사람의 중지를 모아 분야별로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 넷째, 더 큰 문제는 소통의 부족이다. 양방향 무제한 소통시대에 일방 소통으로는 안 된다. 답은 밖에 있기 때문에 가능한 한 많이 열어야 한다. 여건 변화에 따라 기왕의 주장을 바꾸는 유연성도 필요하다. 70 인생에 생각도 70번이나 바뀐다고 하지 않았던가. 지금처럼 일하다 보면 힘은 힘대로 들고 평가는 별로일 수밖에 없다. 밀실에서 소수가 모여 머리를 짜내서는 좋은 답을 구하기 어렵다. 일의 진도도 잘 나가지 않는다. 더구나 장고 끝에 악수가 나올 수도 있다. 더 나쁜 것은 아랫사람들이 하라는 대로 하긴 하겠지만 책임지고 일하지 않는다. 지시 받아 하는 일은 열정을 쏟지 않고 건성으로 하기 마련이다. 같은 일을 해도 왜 이렇게 재미없게 하는지 모르겠다. 실망스러워하는 사람이 많다. 안쓰러운 생각이 들다가도 부동의 고집을 보면 짜증이 난다. 나아질 기미도 없다. 대통령 본인도 벌써 표정이 굳어지고 여유가 없어 보인다. 더 푸근한 세상, 더 재미있는 세상을 기대했는데 일찌감치 기대를 접어야 하나. 세상을 움직이는 파워가 소수의 권력 엘리트에서 다수의 개개인으로 옮겨간다는 말이 귀를 울린다. 그렇겠구나! 지도자가 세상에서 가장 우수한 사람이 아니라 이 세상 사람이 모두 우수한 지도자라는 것을 모르는 한 그렇게 되겠구나. 머지않아 직접민주주의가 온다는 말도 머리를 스친다. 그렇겠구나! 200년 대의민주주의가 이제 곧 종말을 고하게 된다는 말이 이래서 나오는구나. 많은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데 정작 당사자는 낌새도 못 차리고 있는 것 같아 답답하고 안타깝다. 그리고 재미가 없다.
  • [박근혜 대통령 오늘 취임] 국민이 국정운영의 축으로… 北 핵실험 따른 안보위기 첫 과제

    박근혜 정부가 25일 임기 5년의 출발선에 섰다. 헌정 사상 첫 여성 대통령, 1987년 대통령직선제 도입 이후 첫 과반 득표율 대통령이라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속에 출범했다. 그러나 경제 위기와 안보 위기 등 국내외 환경은 녹록지 않다.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이유다. 우선 박근혜 정부는 상생과 통합을 통한 ‘국민 행복’을 기치로 내걸고 있다. 국가와 사회를 중시하던 기존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국민을 국정 운영의 중심축으로 삼은 것이다. 박 대통령의 정치적 자산이 ‘원칙과 신뢰’라는 점에서 실천 의지 역시 후한 평가를 받는 편이다. 다만 박근혜 정부 앞에 놓인 당면 과제들이 녹록지 않다는 점에서 실천 가능성에는 의문부호가 찍힌다. 우선 글로벌 경제 위기가 현재진행형이고, 사회 양극화는 심화되고 있다. 경제성장률이 3%를 밑도는 저성장 국면에서는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게 어렵고, 성장이 한계에 부딪히면 복지 재원 마련에도 실패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성장과 복지가 선순환하는 구조를 만들어 내는 게 박근혜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사회 통합도 풀어야 할 숙제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영·호남으로 대표되는 지역 갈등의 골이 여전히 깊다는 점을 확인했고, 보수와 진보 간 이념 갈등은 첨예화되는 양상이다. 사회 통합은 탕평 인사에서 시작된다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새 정부의 첫 내각과 청와대 참모진 인선 과정에서 ‘밀실·불통 인사’ 논란을 자초했고, 통합보다 전문성에 방점이 찍혔으며, 이 과정에서 ‘성시경’(성균관대, 고시, 경기고) , ‘위성미’(미국 위스콘신대학교, 성균관대, 국가미래연구원) 인사라는 불명예스러운 별칭도 얻었다. 지역과 여성 등에 대한 ‘대통합 배려’가 부족했다는 지적은 향후 국정 운영 과정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의 3차 핵실험으로 대표되는 안보 변수도 박근혜 정부에 시련으로 다가올 수 있다. 결국 새 정부 초반 성패의 상당 부분이 미국과 중국 등 주변국과의 관계 강화를 바탕으로 대북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러한 당면 과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국민 행복 역시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박 대통령이 당선 이후 보여 준 행보를 볼 때 이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적지 않다. 당장 국회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총리 임명동의안 등의 처리가 지연되면서 새 정부의 조직과 내각 어느 것 하나 확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취임식까지 자신이 지명한 국무총리와 각료 한 명도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첫 사례가 됐다. 이 과정에서 박 대통령은 ‘일방통행’식 리더십이란 비판에 직면해 있다. 일부 여론조사 지지율 역시 대선 득표율에도 못 미치는 40%대까지 떨어졌다. 박 대통령이 향후 국정 운영을 통해 자신을 못 미더워하는 절반 이상의 국민을 끌어안는 상생의 정치를 펼치지 못한다면 과거 정부의 실패를 답습할 수밖에 없다. 결국 성공한 대통령, 실패하지 않은 대통령이 되기 위해 박 대통령이 어떤 해법을 내놓느냐에 관심의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서울광장] 박근혜 당선인, 인사수첩 새로 만들어라/최광숙 논설위원

    [서울광장] 박근혜 당선인, 인사수첩 새로 만들어라/최광숙 논설위원

    예나 지금이나 적재적소에 인재를 쓰는 것은 정권의 성패를 좌우한다. 조선시대에도 마찬가지였다. 조선시대를 연 이성계의 다섯째 아들인 태종(이방원)은 즉위 초 인재를 널리 구하고자 애썼다. 하지만 권문세가의 집을 찾아다니며 벼슬을 부탁하는 이들이 늘자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추천한 인물이 적임자가 아니면 천거한 거주(擧主)에게도 똑같이 책임을 물리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실제로 태종은 부인 민씨 일가의 민제를 잘못된 추천을 이유로 내치기도 했다. 부인 민씨로 말하자면 두 차례 왕자의 난으로 이방원이 절치부심할 때 물심양면으로 도와 왕위에 오르게 한 인물이다. 인사를 둘러싼 잡음이 얼마나 심했으면 잘못된 사람을 추천한 이에게도 책임을 묻고자 했을까. 박근혜 당선인의 인사 스텝이 엉기고 있다. 인사청문회를 무난하게 통과할 것으로 여겨졌던 김용준 총리후보자가 땅투기 및 두 아들의 병역 면제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되자 어제 전격 사퇴하는 일이 벌어졌다. 더구나 그를 총리로 지명하면서 검증의 기본인 재산과 병역 문제 등도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박 당선인의 인사 방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아무리 보안이 중요하다지만 정부의 인사시스템을 활용하는 대신 소수의 참모진과 ‘밀실 인사’를 계속한다면 이 과정에서 두고두고 뒤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인사 스타일만을 보면 박 당선인은 ‘열린 리더십’보다는 ‘고독한 리더십’에 가깝다. 20대에 부모를 총탄에 잃고 독신으로 홀로 세상과 싸우면서 살아온 그다. 그래서 남과 마음을 터놓고 지내기보다 믿을 만한 소수 측근들하고만 소통하는 게 아닌가 싶다. ‘고독한 리더십’은 불필요한 인사청탁 등을 차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폭넓게 듣지 못해 중요한 사안을 놓치기 쉬운 단점이 있다. 박 당선인은 인사 방식을 과감히 바꿔야 한다. 역대 정부를 보면 대통령의 뜻에 따라 내정된 인사일 경우 인사검증 시스템 자체가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대통령의 뜻이라고 전화 한 통만 하면 일사천리로 진행된다”는 어느 전직 청와대 비서실장의 말을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대통령의 의중이 실린 인사를 밑에서 거역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 식으로 검증되지 않은 인물들을 무리하게 자리에 앉히려다 보면 인사청문회 등에서 사달이 난다. 지금은 다들 몸조심하는 분위기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친박 인사들의 발호가 시작될 수도 있다. 향후 실세들의 인사 개입을 막아야 한다. 현 정부에서 ‘만사형통(萬事兄通) 이상득’이라는 말이 나돌았듯이, 실세들은 청와대의 인사 라인을 장악하고 마음대로 주물렀다. 인사의 기본인 존안자료를 만들 때부터 ‘작업’에 들어간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고위 공직을 지낸 한 인사는 “나에 대한 존안자료를 작성했던 사람이 좋은 내용을 적었다가 위의 지시를 받아 단점 위주로 고쳐 썼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후 나는 승진에서 물을 먹고 정권의 실세가 그 자리에 오더라”라고 말했다. 인사의 기본 원칙은 널리 천하의 인재를 구하겠다는 마음 가짐이다. 항간에는 박 당선인의 수첩이 2007년과 2010년에 머물러 있다는 얘기도 나돈다. 인재 풀이 2007년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자신을 도왔던 캠프 인사들과 2010년 출범한, 박 당선인의 정책 싱크탱크 역할을 한 ‘국가미래연구원’ 출신 인사들이 주를 이룬다는 것이다. 이 수첩을 근거로 내 사람만 찾다가는 성공적인 인사를 할 수가 없다. ‘개국 공신’과 ‘수성 공신’은 구분해서 써야 하는 법이다. 박 당선인은 과거 만났던 인물에 대한 평을 적은 수첩이 있다는데, 이젠 그것을 과감히 밀쳐내야 한다. 대신 새 수첩에다 새로운 인재에 대한 정보를 가득 써 내려가길 바란다. 새 수첩에서 보다 더 참신하고 능력 있는 인재를 찾아내야 할 것이다. bori@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