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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 대물 남성에 매력 느낀다”

    성기의 크기가 남성의 매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8일(현지시간) 미국 NBC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캐나다 오타와대학 브라이언 마우츠 박사팀이 호주 여성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여성은 남성의 성기가 클수록 매력을 느끼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평균 26세의 여성 105명을 대상으로 컴퓨터를 통해 남성의 키와 어깨, 엉덩이, 그리고 이완된 성기의 크기를 다양하게 조합한 실물 크기의 인형 49점을 보여주고 ‘어떤 남성 인형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는지’를 1점부터 7점까지 숫자로 평가하도록 했다. 참고로 이번 평가는 밀실에서 익명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기존 연구처럼 여성들은 올림픽 수영 선수처럼 넓은 어깨와 좁은 엉덩이, 그리고 큰 키를 가진 남성을 매력적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마우츠 박사가 일정 변수를 조절하자 결과는 성기의 크기로 뒤바뀌었다. 이에 대해 마우츠 박사는 “기존 연구에서는 몸집이 큰 남성이 더 인기가 있었는데 이는 그런 남성 대부분이 더 큰 성기를 갖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8일자에 실렸다. 인터넷뉴스팀
  • 與 내부서도 “일부 장관 후보자 용퇴를”

    새누리당에서 각종 검증 의혹이 잇따르고 있는 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용퇴론이 흘러나오고 있다. 27일부터 시작된 인사청문회에서 적격성 시비가 불거진 일부 후보자들이 새 정부의 부담을 덜어주는 차원에서 스스로 용단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한쪽에선 박근혜 정부의 첫 국무위원 인선을 놓고 당·청 간 긴장관계가 형성될 조짐도 감지된다. 청와대의 부실한 사전 인사검증이 반복되면 새 정부 초반 국정운영은 물론 여당의 운신에까지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는 분위기다. 5선인 정의화 의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금전 관련 의혹이 제기된) 당사자들은 억울할 수 있지만 스스로 용퇴해 박근혜 정부가 순항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새누리당이 새 정부가 제대로 출발할 수 있도록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비판의 소리가 있다. 국민이 걱정하는 것을 당 지도부가 (청와대에)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고 듣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사회의 물질만능주의, 그로 인한 금전 탐욕이 이번에 전관예우 같은 고위직 부패로 드러났다”면서 “장관이 국민 신뢰를 받지 못하고 존경받지 못하면 어떻게 박근혜 정부가 앞으로 추진할, 건강한 신뢰 사회를 통한 국민대통합을 이루겠나.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재선인 김용태 의원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무기중개상 고문활동 의혹이 제기된 김병관 국방장관 후보자의 자진사퇴 또는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 필요성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국방장관을 하려는 분이 무기중개상에 재직했다는 것은 선뜻 수긍하기 어렵다”면서 “국회에서 처리하기는 매우 힘든 상황인 것 같고 후보자의 결심 아니면 대통령의 결심이 필요한 상황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무산될 경우 박 대통령의 임명 강행 가능성에 대해서는 “파탄에 이르게 하는 초석을 놓는 일이므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당 관계자는 “청와대의 부실검증, 밀실 인사가 반복돼 인사청문회에서 발목잡히는 행태는 결국 여당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고 전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이영탁 미래와 세상] 재미없는 리더십

    [이영탁 미래와 세상] 재미없는 리더십

    사람 사는 게 무언가, 왜 그토록 치열하게 사는가? 결국 행복해지기 위해서다. 다른 말로 하면 재미있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다. 일찍이 공자도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고 하지 않았던가. 결국 재미있고 즐겁게 살아야 하는데 지금 많은 사람들이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 사실 먹고살기가 어려울 때는 삶의 만족도를 높이기가 비교적 쉬웠다. 경제적 여유만 나아져도 상당부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우리가 별나서 그런 게 아니라 세계적인 공통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넘으면 국민들의 행복지수를 더 높이는 것은 어렵다고 한다. 허기진 배를 채우고 나니까 이것저것 고려할 게 많아지기 때문이리라. 이런 판에 요즘은 정치까지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 같다. 원래 정치는 국민을 편안하게 해주는 데 목적이 있다. 실제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대선 기간 중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는 등 재미있게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했다. 다른 후보와의 차별을 위해 ‘준비된 대통령’임을 강조했다. 국민의 뜻을 하늘처럼 받들면서 통합·상생의 정치를 하겠다고 했다. 한번 약속하면 반드시 지키겠다고 했다. 그런데 막상 대통령이 되고 나서 보여주는 모습은 기대에 못 미치는 것 같다. 일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방식에 문제가 있어서다. 국민에게 공감과 감동을 주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결과적으로 재미가 없고 미덥지 못하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얼마 안 있어 많은 사람들이 짜증스러워할지 모른다. 새 정부의 출범을 자세히 보면 우선 타이밍을 못 맞추고 있다. 무슨 일이든 늦지 않게 선제적으로 해야 한다. 상황을 리드해 나가야지 끌려 다녀서는 하수 소리를 듣기 십상이다. 남의 탓을 한다면 무책임하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둘째, 일의 내용도 별로다. 부분과 전체의 조화가 부족하다. 따라서 배려와 균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개별 사안도 준비 부족이 많다. 셋째, 일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다. 지금은 소수가 밀실에 앉아 일하는 시대가 아니다. 리더가 혼자서 결정하고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시대는 더욱 아니다. 여러 사람의 중지를 모아 분야별로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 넷째, 더 큰 문제는 소통의 부족이다. 양방향 무제한 소통시대에 일방 소통으로는 안 된다. 답은 밖에 있기 때문에 가능한 한 많이 열어야 한다. 여건 변화에 따라 기왕의 주장을 바꾸는 유연성도 필요하다. 70 인생에 생각도 70번이나 바뀐다고 하지 않았던가. 지금처럼 일하다 보면 힘은 힘대로 들고 평가는 별로일 수밖에 없다. 밀실에서 소수가 모여 머리를 짜내서는 좋은 답을 구하기 어렵다. 일의 진도도 잘 나가지 않는다. 더구나 장고 끝에 악수가 나올 수도 있다. 더 나쁜 것은 아랫사람들이 하라는 대로 하긴 하겠지만 책임지고 일하지 않는다. 지시 받아 하는 일은 열정을 쏟지 않고 건성으로 하기 마련이다. 같은 일을 해도 왜 이렇게 재미없게 하는지 모르겠다. 실망스러워하는 사람이 많다. 안쓰러운 생각이 들다가도 부동의 고집을 보면 짜증이 난다. 나아질 기미도 없다. 대통령 본인도 벌써 표정이 굳어지고 여유가 없어 보인다. 더 푸근한 세상, 더 재미있는 세상을 기대했는데 일찌감치 기대를 접어야 하나. 세상을 움직이는 파워가 소수의 권력 엘리트에서 다수의 개개인으로 옮겨간다는 말이 귀를 울린다. 그렇겠구나! 지도자가 세상에서 가장 우수한 사람이 아니라 이 세상 사람이 모두 우수한 지도자라는 것을 모르는 한 그렇게 되겠구나. 머지않아 직접민주주의가 온다는 말도 머리를 스친다. 그렇겠구나! 200년 대의민주주의가 이제 곧 종말을 고하게 된다는 말이 이래서 나오는구나. 많은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데 정작 당사자는 낌새도 못 차리고 있는 것 같아 답답하고 안타깝다. 그리고 재미가 없다.
  • [박근혜 대통령 오늘 취임] 국민이 국정운영의 축으로… 北 핵실험 따른 안보위기 첫 과제

    박근혜 정부가 25일 임기 5년의 출발선에 섰다. 헌정 사상 첫 여성 대통령, 1987년 대통령직선제 도입 이후 첫 과반 득표율 대통령이라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속에 출범했다. 그러나 경제 위기와 안보 위기 등 국내외 환경은 녹록지 않다.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이유다. 우선 박근혜 정부는 상생과 통합을 통한 ‘국민 행복’을 기치로 내걸고 있다. 국가와 사회를 중시하던 기존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국민을 국정 운영의 중심축으로 삼은 것이다. 박 대통령의 정치적 자산이 ‘원칙과 신뢰’라는 점에서 실천 의지 역시 후한 평가를 받는 편이다. 다만 박근혜 정부 앞에 놓인 당면 과제들이 녹록지 않다는 점에서 실천 가능성에는 의문부호가 찍힌다. 우선 글로벌 경제 위기가 현재진행형이고, 사회 양극화는 심화되고 있다. 경제성장률이 3%를 밑도는 저성장 국면에서는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게 어렵고, 성장이 한계에 부딪히면 복지 재원 마련에도 실패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성장과 복지가 선순환하는 구조를 만들어 내는 게 박근혜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사회 통합도 풀어야 할 숙제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영·호남으로 대표되는 지역 갈등의 골이 여전히 깊다는 점을 확인했고, 보수와 진보 간 이념 갈등은 첨예화되는 양상이다. 사회 통합은 탕평 인사에서 시작된다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새 정부의 첫 내각과 청와대 참모진 인선 과정에서 ‘밀실·불통 인사’ 논란을 자초했고, 통합보다 전문성에 방점이 찍혔으며, 이 과정에서 ‘성시경’(성균관대, 고시, 경기고) , ‘위성미’(미국 위스콘신대학교, 성균관대, 국가미래연구원) 인사라는 불명예스러운 별칭도 얻었다. 지역과 여성 등에 대한 ‘대통합 배려’가 부족했다는 지적은 향후 국정 운영 과정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의 3차 핵실험으로 대표되는 안보 변수도 박근혜 정부에 시련으로 다가올 수 있다. 결국 새 정부 초반 성패의 상당 부분이 미국과 중국 등 주변국과의 관계 강화를 바탕으로 대북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러한 당면 과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국민 행복 역시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박 대통령이 당선 이후 보여 준 행보를 볼 때 이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적지 않다. 당장 국회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총리 임명동의안 등의 처리가 지연되면서 새 정부의 조직과 내각 어느 것 하나 확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취임식까지 자신이 지명한 국무총리와 각료 한 명도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첫 사례가 됐다. 이 과정에서 박 대통령은 ‘일방통행’식 리더십이란 비판에 직면해 있다. 일부 여론조사 지지율 역시 대선 득표율에도 못 미치는 40%대까지 떨어졌다. 박 대통령이 향후 국정 운영을 통해 자신을 못 미더워하는 절반 이상의 국민을 끌어안는 상생의 정치를 펼치지 못한다면 과거 정부의 실패를 답습할 수밖에 없다. 결국 성공한 대통령, 실패하지 않은 대통령이 되기 위해 박 대통령이 어떤 해법을 내놓느냐에 관심의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서울광장] 박근혜 당선인, 인사수첩 새로 만들어라/최광숙 논설위원

    [서울광장] 박근혜 당선인, 인사수첩 새로 만들어라/최광숙 논설위원

    예나 지금이나 적재적소에 인재를 쓰는 것은 정권의 성패를 좌우한다. 조선시대에도 마찬가지였다. 조선시대를 연 이성계의 다섯째 아들인 태종(이방원)은 즉위 초 인재를 널리 구하고자 애썼다. 하지만 권문세가의 집을 찾아다니며 벼슬을 부탁하는 이들이 늘자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추천한 인물이 적임자가 아니면 천거한 거주(擧主)에게도 똑같이 책임을 물리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실제로 태종은 부인 민씨 일가의 민제를 잘못된 추천을 이유로 내치기도 했다. 부인 민씨로 말하자면 두 차례 왕자의 난으로 이방원이 절치부심할 때 물심양면으로 도와 왕위에 오르게 한 인물이다. 인사를 둘러싼 잡음이 얼마나 심했으면 잘못된 사람을 추천한 이에게도 책임을 묻고자 했을까. 박근혜 당선인의 인사 스텝이 엉기고 있다. 인사청문회를 무난하게 통과할 것으로 여겨졌던 김용준 총리후보자가 땅투기 및 두 아들의 병역 면제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되자 어제 전격 사퇴하는 일이 벌어졌다. 더구나 그를 총리로 지명하면서 검증의 기본인 재산과 병역 문제 등도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박 당선인의 인사 방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아무리 보안이 중요하다지만 정부의 인사시스템을 활용하는 대신 소수의 참모진과 ‘밀실 인사’를 계속한다면 이 과정에서 두고두고 뒤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인사 스타일만을 보면 박 당선인은 ‘열린 리더십’보다는 ‘고독한 리더십’에 가깝다. 20대에 부모를 총탄에 잃고 독신으로 홀로 세상과 싸우면서 살아온 그다. 그래서 남과 마음을 터놓고 지내기보다 믿을 만한 소수 측근들하고만 소통하는 게 아닌가 싶다. ‘고독한 리더십’은 불필요한 인사청탁 등을 차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폭넓게 듣지 못해 중요한 사안을 놓치기 쉬운 단점이 있다. 박 당선인은 인사 방식을 과감히 바꿔야 한다. 역대 정부를 보면 대통령의 뜻에 따라 내정된 인사일 경우 인사검증 시스템 자체가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대통령의 뜻이라고 전화 한 통만 하면 일사천리로 진행된다”는 어느 전직 청와대 비서실장의 말을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대통령의 의중이 실린 인사를 밑에서 거역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 식으로 검증되지 않은 인물들을 무리하게 자리에 앉히려다 보면 인사청문회 등에서 사달이 난다. 지금은 다들 몸조심하는 분위기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친박 인사들의 발호가 시작될 수도 있다. 향후 실세들의 인사 개입을 막아야 한다. 현 정부에서 ‘만사형통(萬事兄通) 이상득’이라는 말이 나돌았듯이, 실세들은 청와대의 인사 라인을 장악하고 마음대로 주물렀다. 인사의 기본인 존안자료를 만들 때부터 ‘작업’에 들어간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고위 공직을 지낸 한 인사는 “나에 대한 존안자료를 작성했던 사람이 좋은 내용을 적었다가 위의 지시를 받아 단점 위주로 고쳐 썼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후 나는 승진에서 물을 먹고 정권의 실세가 그 자리에 오더라”라고 말했다. 인사의 기본 원칙은 널리 천하의 인재를 구하겠다는 마음 가짐이다. 항간에는 박 당선인의 수첩이 2007년과 2010년에 머물러 있다는 얘기도 나돈다. 인재 풀이 2007년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자신을 도왔던 캠프 인사들과 2010년 출범한, 박 당선인의 정책 싱크탱크 역할을 한 ‘국가미래연구원’ 출신 인사들이 주를 이룬다는 것이다. 이 수첩을 근거로 내 사람만 찾다가는 성공적인 인사를 할 수가 없다. ‘개국 공신’과 ‘수성 공신’은 구분해서 써야 하는 법이다. 박 당선인은 과거 만났던 인물에 대한 평을 적은 수첩이 있다는데, 이젠 그것을 과감히 밀쳐내야 한다. 대신 새 수첩에다 새로운 인재에 대한 정보를 가득 써 내려가길 바란다. 새 수첩에서 보다 더 참신하고 능력 있는 인재를 찾아내야 할 것이다. bori@seoul.co.kr
  • [특별사면 강행] 임기 말 관행화…DJ때 122명 최다

    [특별사면 강행] 임기 말 관행화…DJ때 122명 최다

    역대 정부에서도 관행처럼 임기 말 특별사면이 이뤄졌다.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 마지막해 12월 차기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직후 어김없이 특사를 강행했다. 임기 말 특사로만 한정시키면 2002년 김대중 정부 때가 122명으로 가장 많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8~2003년 재임 중 8차례에 걸쳐 7만 321명에 대해 특사 및 복권을 실시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1992년 12월 ‘5공 비리’ 관련자인 전두환 전 대통령의 동생 전경환씨, 김종호 전 내무부 장관 등을 사면했다. 전 전 대통령에 대한 ‘마음의 빚’을 갚기 위한 정치적 판단이라는 해석이 나오면서 비난을 받았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97년 12월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을 특사로 석방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역사 바로 세우기’라는 이름으로 전직 대통령 두 명을 구속했지만 결국 임기 말 스스로 면죄부를 줬다. 이 밖에 12·12 사건 및 5·18 관련자와 대통령 부정축재 사건 연루자들도 사면됐다. 2002년 12월 김대중 전 대통령의 특사에서는 ‘외환위기의 주범’으로 꼽힌 거물급 경제인들이 혜택을 받았다.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 김선홍 전 기아그룹 회장, 대우그룹 임원진 등이다. 이용호·최규선 게이트 연루자인 김영재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사면 발표 9일 전 항소심을 포기해 사전 밀약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역대 정권의 사면권 남용을 비판했지만 그 역시 마지막 특사에서 측근인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신건·임동원 전 국가정보원장 등을 풀어줬다. 특히 신건·임동원 전 국정원장은 형이 확정된 지 나흘 만에 사면돼 비난을 받았다. 사면 대상에는 현 민주통합당 의원인 박지원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김대중 전 대통령의 측근들도 포함됐다. 대통령의 특별사면권이 ‘측근 구하기’에 활용되면서 사면법 개정 및 사면권 통제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민주통합당 의원들은 지난 28일 사면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 법률안은 대통령 친·인척, 대통령이 임명한 정무직 공무원의 특별사면 및 감형을 엄격히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도 논평을 통해 이번 특사를 강하게 비난했다. 민변 소속 이혜정 변호사는 “사법정의와 국민화합 실현을 위해 마련된 특사가 밀실에서 추진되며 사적으로 남용되고 있다”면서 “이 같은 특사권 남용은 법치주의와 삼권분립까지 훼손할 수 있다. 특사권도 제3기관의 동의를 거치는 등 일반사면권 같은 견제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총리후보 전격 사퇴] “불통 인사 시스템 안 바뀌면 고질 반복”

    박근혜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로 지명된 김용준 총리 후보자가 잇따른 비리 의혹 속에 29일 전격 사퇴하자 시민들은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구태의연한 인사 검증 시스템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국민과의 소통도, 철저한 검증도 없이 이뤄진 밀실 인사의 한계라는 의견이 많았다. 대학생 류민종(25)씨는 “물밑에서 쉬쉬하며 총리 후보자를 인선한 과정부터 잘못된 것이었다”면서 “이제부터라도 시스템에 의한 철저한 검증 방식을 적용해 의혹 없는 총리 후보가 나오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주부 구영숙(49)씨는 “박 당선인의 폐쇄적인 인사시스템에 대한 반성적 성찰이 없으면 이후에도 유사한 사례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헌법재판소장까지 거친 사람을 국무총리 후보로 밀었다는 것 자체가 민주주의의 근간인 삼권분립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간사는 “박근혜 당선인이 민생살리기, 사회통합을 얘기해 온 만큼 낮은 자리에서 소통할 수 있는 복수의 후보를 추려 국민의 검증을 거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부동산 투기, 병역비리, 탈세 등은 공동체 질서를 짓밟는 행위인 만큼 다음 후보는 이런 보편적 기준을 통과할 수 있는 깨끗한 사람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저 사람이면 법과 원칙을 지킬 수 있겠다’고 국민이 신뢰할 만한 후보를 내달라는 요구도 이어졌다. 주부 이익순(53)씨는 “각종 의혹이 쏟아지는 사람을 총리로 세운다면 여전히 사익을 도모하고 국민을 기만하지 않겠느냐”면서 “대통령 눈치만 살피는 측근 총리가 아니라 소신을 갖고 국민을 삶을 살피는 사람을 차기 총리로 지명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회사원 이규종(30)씨도 “박근혜 정부가 출범도 하기 전에 삐걱거리는 모습을 보는 국민의 심정이 어떻겠느냐”면서 “우려가 현실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법조인 김찬규(33)씨는 “지금 상태라면 박 당선인도 MB와 다름없는 ‘불통(不通)정권’의 오명을 이어갈 공산이 크다”면서 “지금부터라도 대선 때 외치던 초심을 살려 국민의 마음을 살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朴 “특사 국민 뜻 거스르는 것” 반대수위 높여… 靑은 강행 태세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이명박 대통령의 설 특별 사면 계획에 대해 28일 공개적으로 거듭 부정적인 의사를 밝혔으나, 청와대는 강행 의지를 재차 분명히 했다. 박 당선인은 조윤선 대변인을 통해 “만약 사면이 강행되면 이는 국민이 부여한 대통령 권한의 남용이며 국민 뜻을 거스르는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뜻을 밝혔다. 조 대변인은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공동기자회견장에서 “박 당선인은 임기 말 특사에 부정적 견해를 갖고 있으며 특히 국민 정서에 반하는 비리사범과 부정부패자의 특별사면에 우려를 나타냈다”고 덧붙였다. 박 당선인의 이날 발언은 표현의 수위를 높이며 ‘정면 돌파’ 의지를 굳건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26일 윤창중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대변인이 관련 입장을 밝힐 때만 해도 이른바 ‘박심’(朴心)이 반영된 점을 간접적으로 내비쳤지만 이날 조윤선 당선인 대변인은 “당선인의 생각”이라고 아예 못을 박았다. 박 당선인이 우회적으로 특사에 반대 입장을 밝혔음에도 이 대통령이 강행하려 하자 명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박 당선인이 대선 당시 대통령 사면권 제한을 약속한 상황에서 자칫 자신의 신뢰마저 의심받게 하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특사 여부와 상관없이 향후 이명박 정부와 차별화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발언으로도 볼 수 있다. 이에 청와대의 한 핵심관계자는 “당선인 측의 우려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사면권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며 밀실이 아닌, 법과 절차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날 청와대는 ▲형이 확정된 자로서 ▲대통령 친·인척 ▲정부 출범 후 비리사범 ▲비리 혐의로 재판 중인 재벌 회장 ▲추징금 미납한 인물 등을 배제한다는 ‘5대 원칙’에 의거해 29일 사면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가 박 당선인의 비판적 언급에도 ‘신중 모드’를 유지하는 것은 이른바 ‘신구 권력 간 갈등’으로 보이는 것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다. 청와대가 아직까지 구체적인 특사 대상을 공개하고 있지 않는 점에서 여론 흐름을 반영해 특사 대상에 대한 조정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야권은 물론 여권과 법조계 등의 특사 반대 압박도 확산되고 있다.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특사가 대통령 고유 권한이라는 주장에 대해 “측근을 사면하기 위해 마구 휘두르는 식의 권한 행사는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대한변호사협회도 이날 논평을 통해 “특별사면 절차를 중단해 권력 행사를 절제하는 모습을 보여 주기 바란다”면서 특사 중단을 촉구했다. 김성수 기자 sskim@seoul.co.kr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능력 검증보다 약점 공격 쉬워”

    “능력 검증보다 약점 공격 쉬워”

    국가 공무원 인사행정의 사령탑인 전충렬(59) 행정안전부 인사실장이 최근 펴낸 ‘인사청문의 이해와 평가’에서 인사청문회의 한계를 지적했다.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이어 새 정부 출범을 맞아 줄줄이 인사청문회가 예상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100만명에 이르는 공무원 인사정책의 총책임자인 전 실장은 24일 “2000년대 들어 국회 인사청문 대상 범위가 대폭 확대된 배경에는 혼란스러운 요소가 있다”며 “주요 공직자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고, 임용의 정당성을 높이자는 취지이지만 대통령이 공직자 임용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국회와 분산 또는 공유하려는 다소 방어 지향적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행안부 인사실은 국회 임명동의나 인사청문 절차가 필요한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또는 인사청문요청안을 대통령 이름으로 국회에 보낸다. 2000년 6월 인사청문회법이 제정되면서 국회 인사청문을 거쳐야 하는 직위 수가 크게 늘었다. 당초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국무총리, 감사원장 등 17개 직위였다. 2003년 2월부터 국정원장, 검찰총장, 경찰청장, 국세청장이 추가됐고, 2005년 7월에는 모든 국무위원과 헌재 재판관, 중앙선거관리위원, 합참의장, 방송통신위원장이 인사청문 대상이 됐다. 지난해 5월에는 공정거래위원장, 금융위원장, 국가인권위원장, 한국은행 총재도 포함됐다. 모두 60개 직위에 이른다. 주요 공직자에 대한 국회 차원의 검증이 확대된 동기는 2005년 1월 교육부총리로 임명됐던 이기준 전 서울대 총장이 자녀의 대학 특례입학 등 도덕성 문제로 임명된 지 5일 만에 면직되면서 비롯됐다. 전 실장은 “국정운영의 비효율성을 낳고 인력시장의 우수자원이 공직 지망을 꺼리게 만드는 요인인 미국의 인준심사 과정을 임용의 책임 분담을 위해 한국에 이식하는 것은 무리”라고 밝혔다. 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밀실 인사’를 한다는 의견에 대해 “임용 후보자를 사전에 언론에 흘리는 ‘여론 검증’은 미국 등에서 많이 하지만 유능한 인력이 사생활 침해를 꺼려 공직 참여를 피하게 하는 요인이 된다”고 밝혔다. 청문회는 앞으로 보여 줄 능력에 대해 검증하기는 어려운 반면, 과거의 흠결이나 표면적 약점을 공격하기는 쉽다고 덧붙였다. 또 인준동의 요청이 정치의 인질이 되어 행정의 비능률을 초래하는 부작용도 있다고 강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인권위 입막은 인수위… 독립성까지 침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제시한 차기 정부의 인권 과제에 대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박근혜 당선인 측 공약과 부합하는지 점검해야 한다며 공개 보류를 요구해 파장이 일고 있다. 이는 인권위의 정책을 차기 정부의 코드에 맞추라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독립성 훼손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 인권 침해와 차별 방지를 담당하는 인권위는 기관 특성상 독립성이 생명이다. 인권위가 입법, 행정, 사법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이유다. 23일 인권위와 인수위 등 관계자에 따르면 인권위는 지난 14일 전원위원회를 통해 ‘차기 정부 인권 과제’를 의결하고 이를 지난 18일 인수위 정무분과에 전달했다. 지난해 인권위 내부 설문조사 등을 바탕으로 확정한 12개 과제에는 비정규직 처우 개선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인수위는 “당선인의 공약과 일치하는지 검토해야 한다”면서 인권위 측에 절대 함구를 요구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인수위 정무분과에서 당선인의 공약과 비교해 봐야 한다고 했다”면서 인수위가 공표 자제를 요청한 사실을 시인하고 “여러 입장을 고려해 공표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인권위는 인권 과제의 내용은 물론이고 논의 과정도 철저히 비밀에 부쳐 차기 정부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7일 상임위에 이어 14일 전원위 의결도 과거와 달리 비공개로 처리했다. 세부 사항은 소수의 인권위원들에게만 전달됐다. 그동안 인권위는 새 정부 출범 전 대통령직 인수위에 의견을 전달하고 나면 이를 곧바로 발표했다. 16대(노무현 대통령) 인수위 때는 2003년 1월 전원위에서 공개 안건으로 논의한 직후 언론에 공표했다. 2008년 1월 이명박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도 인권위는 인권 과제를 인수위 전달과 동시에 공표했다. 이에 대해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자초지종에 대한 답변은 생략한 채 “정무분과에 인권위의 독립성을 훼손할 만한 사람은 없다”고만 밝혔다. 인권위의 한 직원은 “인권위가 독립 기구인 만큼 인수위는 인권 과제를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정도의 의견만 표명하면 될 텐데도 지나친 간섭을 하고 있다”고 인수위 측을 비난했다. 그는 “많은 사람이 논의에 참여해 국가 인권정책 방향을 논의하는 게 바람직한데도 밀실 회동만 이어 가는 인권위의 눈치보기도 답답하다”고 했다. 이에 따라 현 정부 들어 이어진 인권위의 독립성 훼손이 차기 정부에서도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2008년 취임 전 인권위를 대통령 직속기구로 만들려고 시도했다. 이에 실패한 뒤에는 인권위 조직을 대폭 축소했다. 부적격 논란 끝에 강행된 두 차례의 현병철 위원장 임명 등 지난 5년간 인권위를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지 않으면서 인권 수호의 보루로서 인권위의 위상은 급격히 악화됐다. 신수경 새사회연대 공동대표는 “국가 인권기구의 독립성은 전 세계에 통용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면서 “17대 이명박 대통령 때 제기된 인권위 독립성 훼손 논란이 재연되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서울광장] 2월 25일 밤 놓아야 할 것들/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2월 25일 밤 놓아야 할 것들/진경호 논설위원

    그날 밤이 어떤지는 김대중 자서전에 나와 있다. “…청와대에 밤이 왔다. 나를 그토록 핍박했던 역대 집권자들이 머무르던 곳. 깊이 생각했다. 그들은 과연 여기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아내는 방이 너무 넓어서 놀라는 눈치였다. 그것을 불편해하고 있었다. 70대의 우리 부부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1998년 2월 25일, 정권교체의 새 역사를 쓴 날 15대 대통령 김대중은 청와대에서의 첫 밤을 그렇게 적었다. 멀리 박정희가 있었고, 전두환·노태우가 있었고, 바로 그제 자신의 영원한 맞수 김영삼이 밤새 뒤척였을 그 침실에서, 김대중은 헤쳐온 날들과 헤쳐갈 날들이 뒤엉킨 군무(群舞)에 그만 잠을 잃었다. 한 달 뒤면 ‘김대중을 그토록 핍박했던 집권자’의 딸이, 어린 시절 격동의 18년을 보냈고, 끝내 부모를 모두 빼앗아간 청와대에 들어선다. 아버지가 비운을 맞았던 만 61세의 나이로, 33년 4개월 전까지 아버지가 있었던 침소로 들어선다. 어떠할까. 질곡의 정치사와 개인사를 씨줄과 날줄로 엮어 품은 그가 2013년 2월 25일 밤 홀로 대면할 상념은 무엇일까. 누구에게 견줘야 어림할 수 있을까. ‘잘살아보세….’ 그 밤 박근혜를 짓누를 상념의 무게를 헤아릴 수는 없으나, 그 끝자락에 움켜쥘 단어는 아마도 이 유업(遺業)일 것이다. 제 식대로밖에 모르는 북한과, 결이 거친 대외경제와, 숨이 가쁜 민생과, 이젠 DNA로 유전되는 것만 같은 지역과 이념의 강파른 대치를 풀고, 묶고, 바로 세우겠노라 다짐하며 신발끈을 동여맬 것이다. 쉽지 않은 일이다. 김영삼은 ‘개핵’(개혁)을 외치며 내달렸고, ‘선상님’ 김대중은 만기친람(萬機親覽)이 뭔지를 몸소 내보였다. 노무현은 정체 모를 ‘그들’과 내내 싸웠고, 이명박은 전봇대 숫자까지 챙겼다. 그러나 그런 그들에게 청와대의 봄은 다시 오지 않았다. 겨울이 끝나면 다시 가을, 겨울이 됐다. 자식 문제로, 측근 비리로, 실정으로 몇 번씩들 머리를 숙였다. 1년도 못 돼 노무현 비서실의 민정수석 문재인은 이빨이 10개나 빠졌고, 이명박 청와대의 ‘얼리버드’들은 새벽 5시면 집을 나서야 했지만, 청와대의 5년차는 늘 한숨으로 채워졌다. 독주(獨奏)의 끝은 항상 그랬다. ‘선거의 여왕’이 성공한 대통령을 보장하지 않는다. 아니, 성취는 그 자체로 독배(毒杯)다. 그 앞에 서면 누구든 작아지고 하명을 기다리며 시립(侍立)하게 만드는 박근혜이고 보면 전임 누구보다 많은 독배에 둘러싸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벌써 그런 징후들이 감지된다. 정부 조직개편안의 밀실 탄생이 그 증좌의 하나다. 잡음을 막겠다며 밀실을 택했고, 공론은 없이 통보만 있었다. ‘나를 따르라’ 식의 박정희형 리더십이 어른댄다. 윤창중 대변인을 낳은 ‘나홀로 인사’와, 완장을 찬 그가 ‘나만 기자다’라고 외치며 인수위와 기자실 사이의 쪽길을 홀로 내달리는 과유불급의 행태도 박근혜의 앞날을 걱정케 한다. 5·16 쿠데타 이후 우리는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고, 결과가 과정을 지배하는 역사를 헤쳐왔다. “나처럼 불행한 군인은 다시 없어야 한다”고 박정희는 말했지만, 그가 이룬 고도성장은 목적과 결과가 수단과 과정을 지배하는 가치 왜곡을 초래했다. 갖은 양태의 선거 부정을 저지른 통합진보당의 이정희가 고개 빳빳이 들고 “박근혜 떨어뜨리려고 나왔다”고 말할 수 있는 것도 멀리 보면 이런 결과지상주의의 잔재다. 전도된 가치를 바로잡는 5년이 돼야 한다. 그 어떤 목적도 수단을 지배할 수 없다는 가치를 바로 세워야 한다. 독선과 독주의 리더십으로 새드엔딩을 자초한 대한민국 권력의 불행한 역사를 끊는 5년이 돼야 한다. 남은 한 달 인수위 과정이 이를 준비할 마지막 기회다. 2월 25일 박근혜 당선인은 지난 반세기 이 나라에 환희와 눈물을 안겨준 박정희와 마주선다. 제의(祭儀)의 밤이다. 아버지를 보내드리고 홀로 설 시간이다. 부친이 이루지 못한 화해와 포용의 새 날을 여는 아침을 맞기 바란다. jade@seoul.co.kr
  • [사설] 인수위, 보안과 소통 균형 맞춰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본격 활동에 들어가면서 ‘불통’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인수위 구성 과정에서 지적된 ‘밀실 인사’ 논란이 인수위 활동 개시와 함께 ‘철통 보안’으로 이어지면서 ‘깜깜이 인수위’라는 비아냥을 자초하는 모습이다. 지난 11일부터 시작된 정부 부처 업무보고만 해도 인수위는 각 분과별 논의 내용은 말할 것도 없고 부처의 보고내용조차 대부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설익은 정책들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와 국민들에게 혼란과 혼선을 주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취지라고 한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이 자신을 ‘인수위 안의 단독기자’라 칭하며 “저 말고 익명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은 결과적으로 오보가 될 것”이라고 호언하는 모습은 실소마저 자아낸다. ‘조용한 인수위’는 분명 옳은 방향이다. 과거 우리는 인수위가 넘치는 의욕을 주체하지 못해 구상 단계의 정책들을 확정된 것인 양 마구 쏟아내 결과적으로 국민들에게 혼란을 안겨준 기억을 갖고 있다. 인수위가 마치 점령군이라도 된 듯이 정부 관계자들을 불러 호통을 치는 모습에 눈살을 찌푸린 적도 여러 번이다. 업무보고에 앞서 인수위원들이 돌아가며 일어서서 정부 관계자들에게 자신을 소개하는 지금 모습은 겸양의 인수위 상(像)을 바로 세운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한 태도라 할 것이다. 그러나 보안과 소통의 경계를 인수위가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는 모습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정부 보고만 해도 국민은 현 정부가 내놓은 현실 진단과 문제점 등을 통해 ‘박근혜 공약’의 허실을 가늠할 기회를 원천적으로 차단당하다시피 하고 있다. 명백히 알 권리를 침해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인수위와 차기 정부에도 결코 이롭지 않은 일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강조해 온 협치(協治)의 개념과도 조응하지 않는다. 정부의 견해와 박 당선인의 공약을 비교하고 따져 사회 각 부문이 보다 나은 대안을 모색하고, 이를 통해 형성된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새 정부가 원활하게 정책을 추진해 나갈 호기를 스스로 걷어차고 있는 것이다. 그제 불거진 최대석 외교국방통일분과 인수위원의 돌연한 사퇴에 대해 ‘일신상의 이유’라며 뭉개듯 넘어가는 것도 온당치 않다. 인수위원은 엄연히 국민의 세금으로 활동하는 공인이다. 인선 과정에서의 검증 부실이 원인인지, 아니면 인수위원으로서 부적절한 행동이 있었던 건지 국민은 알 권리가 있고, 인수위는 밝혀야 할 책무가 있다. 공식 출범한 지 열흘도 안 된 인수위가 ‘유신 시대의 보도통제를 연상케 한다’거나 ‘언론에 대못을 친 노무현 정부보다 나을 게 없다’는 지적을 받는 상황은 여러모로 우려스러운 일이다. 정부 조직개편과 조각 등 앞으로 중차대한 과정이 남아 있다. 비판 여론을 겸허히 새겨 심기일전해야 한다.
  • [데스크 시각] ‘국민 밉상’ 자초한 의원님들/이순녀 국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국민 밉상’ 자초한 의원님들/이순녀 국제부 차장

    퀴즈 하나. 미국인들이 치과 치료나 대장 내시경 검사, 심지어 바퀴벌레보다 싫어하는 것은 뭘까. 답은 의회다. 인기 없는 의회를 비꼬는 개그가 아니라 실제 여론조사 결과다. 미국 여론조사 전문기관 퍼블릭폴리시폴링(PPP)이 지난 3~6일 유권자 830명을 대상으로 미 의회에 대한 호감도를 물었더니 긍정적인 응답은 9%에 불과했다. 특히 머릿니, 교통체증 같은 일상의 불편한 상황과 의회를 비교하는 황당한 질문에도 유권자들은 의회에 더 강한 혐오감을 표출했다. 기사를 읽으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스쳤다. ‘미국인들은 참 별걸 다 조사하네’ 싶어 재밌기도 하고, ‘우리나라만 국회를 싫어하는 게 아니군’ 하며 내심 안도하는 마음도 들었다. 한편으론 ‘아무리 그래도 바퀴벌레보다 싫다니’ 하는 약간의 동정심도 일었다. 그러다 ‘지금 우리 국민들에게 똑같은 질문을 던진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에 생각이 미치니 씁쓸해졌다. 호기심이 발동해 인터넷 검색을 해봤다. 국회의원에 대한 불만과 불신은 사회 전반에 팽배해 있는데도 막상 호감도, 만족도 등에 관한 객관적인 여론조사 자체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지난해 7월 한 케이블방송 토론프로그램이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국회의원의 월급을 정할 수 있다면 얼마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항목에 응답자의 76.7%가 ‘현재보다 현저히 적거나 아예 월급이 필요없다’고 답했다는 대목 정도가 눈에 띄었다.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어쩌다 ‘국민 대표’인 의원들이 ‘국민 밉상’으로 전락했을까. 물어 보나마나 그들 스스로 자초한 일이라는 건 자명하다. 딘 데브남 PPP 대표는 “미 의회가 인기가 없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최근 몇 주간 재정절벽 협상 등에서 보여준 정치권의 대립으로 의회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얼마나 추락했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까스로 위기를 넘겼지만 의회의 지리멸렬한 대립을 지켜보면서 국민들은 불안과 실망감을 넘어 혐오감을 갖게 됐다는 얘기다. 우리나라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예산안을 해를 넘겨 늑장 처리하면서 밀실 예산·쪽지 예산 등 졸속 심의로 논란을 일으킨 것도 모자라 곧바로 외유성 출장, 의원연금제 추진 등으로 국민들의 분노 지수를 치솟게 했다. 여론이 거세지자 해외에 나간 의원들이 서둘러 돌아오고, 여야는 공개적으로 의원연금제 추진 중단을 선언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이를 진정성 있는 행동으로 보는 국민들은 많지 않다. 특권을 내려 놓겠다며 지난해 국회쇄신특별위원회까지 만들어 놓고도 세비를 20%나 인상한 그들 아닌가. 지난주 트위터 등 온라인 공간에선 SBS 다큐 ‘리더의 조건’에 등장한 스웨덴 국회의원들의 소박한 모습이 뜨거운 화제가 됐다. 20㎡ 남짓한 작은 집무실에서 보좌관 없이 혼자서 일을 처리하며 4년 임기 동안 평균 70여개의 법안을 발의하는 그들에게 의원직은 특권을 보장받는 자리가 아니라 희생을 감수하는 봉사직일 뿐이다. 일이 너무 고되어서 재임을 포기하는 의원들이 많다는 대목에서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 신선한 충격을 느꼈다는 네티즌들도 많았다. 여야는 지난 11일 공동 기자회견에서 의원연금제를 포함해 “무엇이 특권인지 차제에 논의해서 내려놓을 것은 다 내려놓고 국민에게 국회의원이 신뢰받는 정치 쇄신과 국회 쇄신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 약속, 이번에는 꼭 지키길 바란다. coral@seoul.co.kr
  • 지나친 비밀주의가 정책공감대 차단… 제2의 4대강사업 우려

    지나친 비밀주의가 정책공감대 차단… 제2의 4대강사업 우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비밀주의’를 고수하면서 혼란과 혼선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정책 수립 과정에서 일정 부분이라도 국민과의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할 경우 자칫 이명박 대통령의 대표적인 정책 혼선 사례로 꼽히는 4대강 정책으로 귀결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정책 혼선을 방지한다는 이유로 강력한 정보 통제에 나서고 있는 인수위가 정책 검증의 기회를 빼앗고, 새 정부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의견 수렴 과정을 혼선과 혼란으로 여기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소통 인식이 반영된 것이어서 인수위 활동 기간 내내 불통과 먹통 논란이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인수위 기조가 새 정부로 이어지는 만큼 ‘박근혜 정부’가 폐쇄적이고 권위적인 정부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지난 11일 업무 보고에 대한 브리핑이 없다고 밝힌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12일 “업무 보고가 끝난 다음에 분과별로 분석하고 진단한 후 공개할 내용은 최대한 공개하겠다”고 하루 만에 입장을 바꿨다. ‘깜깜이 보안위’라는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그러나 공개할 내용도 정부와 인수위 간 이견이 없는 지극히 상식적인 내용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도 인수위의 이 같은 행보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3일 “정보 공개를 안 하면 기존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 국민들이 감을 잡지 못한다”면서 “정보를 지나치게 통제하면 오히려 예측 가능성이 줄어든다. 인수위 진행 상황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고 국민들이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명박 정부의 인수위에서 반면교사를 삼은 측면이 있다”면서도 “문제는 언론이나 여론의 검증을 받으면 괜찮을 것들도 문제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보 통제’와 ‘비밀주의’가 정부 불신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박 당선인 측이 과거 인수위의 폐해를 인식하고 조치를 취하는 것은 타당하나 이것이 또 다른 편향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정부의 의사결정 과정이 투명하지 않을 때 정부에 대한 불신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상준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인수위가 차기 정부의 큰 그림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여론의 반응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면서 “어떤 의제를 에드벌룬처럼 띄워 놓고 여론을 수렴해 보는 것도 향후 국정 운영을 위해서 이득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민주통합당은 연일 인수위의 불통 행보에 대한 발언 수위를 올렸다. 특히 윤 대변인이 “부정확하고 흠집 내기식인 보도에 대해 입장을 밝혀 나갈 것”이라고 말한 것과 관련해 “전형적인 남 탓”이라고 질책했다. 김정현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정확한 보도를 원하면 정확한 설명부터 하는 것이 순서”라며 “부정확한 보도는 인수위의 불통 태도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대체 무슨 일이 인수위 밀실에서 벌어지고 있는지 알 길이 없다”면서 “당선인부터 시작해 인수위원장, 대변인 모두 합창하듯 결론이 날 때까지 알 필요가 없다는 말만 하니 마치 왕조 시대의 구중 궁궐에서 열리는 ‘어전 회의’를 보는 느낌”이라고 꼬집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정보마당] 구청소식·공연·전시·영화

    [구청소식] ●강남구 양재천 겨울방학 프로그램에 참여할 초중학생 120명을 11일까지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참가자들은 15~18일 오전 9시 30분부터 낮 12시까지 양재천 얼음썰매장에서 겨울철 민속놀이 등을 체험한다. 공원녹지과 3423-6255. 강남문화재단은 목요상설무대 공연으로 현주컴퍼니의 뮤지컬 ‘소리쳐’를 10일 오후 7시 30분 구민회관에서 개최한다. 강남문화재단 6712-0532. ●강동구 11일까지 ‘제1회 강동 도시농업 자원순환학교’ 수강생을 모집한다. 낙엽, 음식물쓰레기 등 자원 순환형 도시 농업에 대해 강의한다. 도시농업과 3425-6552. ●강북구 12일 오후 3시 강북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음악평론가 장일범과 함께하는 해설이 있는 클래식 음악회를 개최한다. 공연예매시스템(ticket.gangbuk.go.kr)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문화체육과 901-6232. ●강서구 10일 오전 10시 구민회관 우장홀에서 ‘제71회 강서 지식비타민 강좌’를 연다. 강좌에서는 방송인 이상용씨가 ‘웃으며 사는 여유 있는 세상’을 주제로 특강을 한다. 교육지원과 2600-6326. 동의보감 발간 400주년을 맞아 11일 오후 7시 구민회관 우장홀에서 ‘2013년 신년 음악회’를 개최한다. 인씨엠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클래식과 뮤지컬 등을 들려준다. 문화체육과 2600-6455. ●관악구 겨울철 전력 수급 위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10일 ‘겨울철 정전 대비 위기대응 훈련’을 실시한다. 오전 10시부터 20분간 실제 전력 위기 발생 상황과 동일한 여건에서 훈련한다. 중앙난방설비, 가전제품 등을 일시 중단하면 된다. 지역경제과 880-3393. ●광진구 건국대 공학교육혁신사업단과 함께 14일부터 16일까지 중학생을 대상으로 이공계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45명 선착순이며 참가비는 없다. 구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교육지원과 450-7168. ●구로구 4월 28일까지 디큐브시티 7층 디큐브아트센터에서 뮤지컬 ‘아이다’ 공연이 열린다. 화~금요일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3시와 7시 30분, 일요일 오후 2시와 6시 30분 공연. 관람료 6만~12만원. 디큐브아트센터 577-1987. 12일 오전 11시와 오후 2시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에서 어린이 클래식 음악회 ‘두들두들 쥬쥬’가 열린다. 전석 1만 2000원. 구로구민 10% 할인. 구로아트밸리(www.guroartsvalley.or.kr) 홈페이지에서 예약할 수 있다. 구로아트밸리 2029-1700. ●금천구 저소득층 청소년의 체력 증진 및 건전한 여가 선용을 위해 체육시설 수강료를 지원해 주는 ‘스포츠바우처’ 대상자를 18일까지 모집한다. 기초생활수급자로 만 5~19세 유아, 청소년이 대상이다. 국민체육진흥공단 홈페이지(www.kspo.or.kr)에서 신청하면 된다. 문화체육과 2627-1464. ●노원구 2012년도 원어민 영어화상학습(NISE) 전체 수강생 중 하반기 성적 우수자를 대상으로 9일부터 15일까지 필리핀 마닐라에서 해외 영어캠프를 실시한다. 항공권과 숙박비 등이 전액 무료다. 평생학습과 2116-3989. ●도봉구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나도 S라인이 될 수 있다! 청소년 건강교실’을 9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오후 2시부터 한 시간씩 운영한다. 건강도시팀 2289-8423. ●동대문구 마을공동체 만들기 확산과 도시 농업 보급을 위한 도시농부학교를 9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운영한다. 도시 농업에 대한 이론 교육과 실습을 병행할 예정이다. 정책담당관 2127-4500. ●동작구 12일까지 구 보육정책위원회 위원을 모집한다. 임기 2년. 보육계획 수립, 구립어린이집 원장 선정 등을 담당한다. 구 홈페이지(www.dongjak.go.kr)에서 신청서를 내려받아 팩스(820-9988)나 메일(camuszzang@dongjak.go.kr)로 보내면 된다. 방문 접수도 가능하다. 가정복지과 820-9176. ●마포구 11일까지 특수체육 프로그램 신규 대상자를 모집한다. 만 6~17세 장애 아동, 청소년이 대상이며 연령 및 운동 특성에 맞춘 놀이체육, 학교체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사회복지과 3153-8850. 11일까지 마포관광정보센터 관광통역안내사를 모집한다. 홍대 지역을 비롯한 마포 전역에 대한 관광정보를 내외국인에게 안내하는 역할이다. 근무 기간은 9개월. 주 5일, 1일 8시간 근무한다. 문화관광과 3153-8363. ●서대문구 10일 오후 5시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이화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창단 기념 ‘2013 이화 신년음악회’를 연다. 전석 무료. 성기선 교수의 지휘로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폴카 ‘트리치 트라치’ 등 주옥 같은 곡을 들려준다. 이화여대 음대 3277-2407, 2456. ●서초구 11일 구민회관에서 서초금요문화마당 ‘오페라 사랑의 묘약 갈라콘서트’를 개최한다. 오후 6시 30분부터 선착순 800명 입장 가능하다. 문화행정과 2155-6225. 10일 반포1동 주민센터 5층 대강당에서 우리 동네 작은 영화관 무료 상영회 및 토론 모임이 열린다. 영화 ‘아름다운 비행’을 상영한다. 반포1동 주민센터 2155-7598. ●성동구 11일까지 구청 1층 비전갤러리에서 ‘성동구 근현대 사진이야기전’을 개최한다. 전시 작품은 1900∼1990년 옛 성동구 지역의 모습을 담은 사진 60여점이다. 문화체육과 2286-5206. 성수아트홀은 15일부터 3월 31일까지 세계에서 인정받은 K팝 공연인 ‘케이컬처콘서트’를 개최한다. 초등학생 이상 관람할 수 있다. 성수아트홀 2204-7571. ●성북구 겨울방학 어린이 펜싱체험교실을 10일부터 이틀간 오후 2시~4시 30분 구청 지하 1층 다목적홀에서 운영한다. 모집 인원은 초등학생 30명이며 구청 펜싱팀 선수들이 기본 자세를 가르쳐 준다. 문화체육과 920-3056. ●양천구 15일 오후 7시 30분 양천문화회관 대극장에서 ‘2013 신년음악회’를 개최한다. 관람료는 1000원이며 초등학생 이상 입장할 수 있다. 문화체육과 2620-3404. 양천문화원은 11~12일 양천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로맨스 코미디 영화 ‘음치클리닉’을 상영한다. 양천문화원 2651-5300. ●영등포구 글로벌빌리지센터는 외국인과 결혼이민자를 대상으로 무료 교육과정을 마련하고 14일까지 수강생 640명을 모집한다. 교육과정은 한국어, 컴퓨터, 운전면허(필기), 생활영어, 중국어 등 5개 과목이다. 영등포 글로벌빌리지센터 2670-3800~4. 14일 오후 7시 영등포 아트홀에서 달콤한 상상 행복한 마법 ‘매직컬 신데렐라’ 무료 공연을 진행한다. 티켓은 9일부터 11일까지 구청 문화체육과를 방문해 수령하면 된다. 문화체육과 2670-3134. ●용산구 식품접객업소 민관 합동 야간 단속에 나선다. 9일 청파동, 15일 이촌1동에 위치한 업소를 대상으로 한다. 청소년 주류 제공, 퇴폐·변태 영업, 일반음식점에서의 주류 전문 판매, 조리장 청결 상태, 식품 유통기한 등을 점검한다. 보건위생과 2199-8020. ●은평구 구립증산정보도서관은 겨울방학을 맞아 15~18일 ‘제9회 겨울독서교실’ 프로그램에 참여할 어린이를 모집한다. 대상은 초등학교 3~4학년 20명이며 참가비는 없다. 증산정보도서관 307-6030. 서울인생이모작지원센터에서는 11일까지 녹번동 센터에서 퇴직 시니어를 위한 ‘창업 아카데미’ 수강생을 모집한다. 교육은 16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8차례 실시된다. 서울인생이모작지원센터 389-8891. ●종로구 18일까지 정독도서관 및 주변 경관 개선을 위해 성균관대 건축학과 학생들이 제안한 우수 작품 전시회를 구청 삼봉서랑에서 갖는다. 북촌사업단 2148-2952. 18일까지 옛 종로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구 홈페이지(www.jongno.go.kr) 포토갤러리 시스템의 ‘추억의 종로’에 등록하면 심사를 통해 우수작에 5만~2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증정한다. 기획예산과 2148-1404, 1407. ●중구 중구청소년수련관은 겨울방학을 맞아 ‘눈꽃마을캠프’에 참가할 청소년을 12일까지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대상은 초등학교 3학년~중학교 3학년 40명으로, 캠프는 16~20일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파크에서 열린다. 가정복지과 2250-0524. ●중랑구 11일 낮 12시 구청 2층 대회의실에서 ‘사랑의 한방 의료봉사 활동’을 벌인다. 저소득층 주민 150여명이 참가한다. 가천의대 봉사 동아리 ‘언재호야’(焉哉乎也)가 겨울방학 때마다 주관한다. 주민생활지원과 2094-1619. ●고양시 출산 장애인 가정의 산모와 출생아 건강을 위해 부 또는 모가 장애인(1~6등급)인 가정에 100만원씩 ‘장애인 출산지원금’을 지원한다. 출생증명서와 통장 사본을 갖고 주민센터에 신청하면 된다. (031)8075-3286. ●동두천시 9일부터 신생아들에게도 아기주민등록증을 발급하기로 했다. 법적 효력은 없지만 자녀의 출생을 축하하고 기억에 남을 출생 기념 선물을 한다는 의미를 담아 발급된다. 아기주민증은 시장 명의로 동 주민센터가 자체 제작한다. (031)860-2131. ●수원시 9일부터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 1호선 수원역과 분당선 영통역에서 간편하게 책을 빌릴 수 있는 ‘책나루 도서관’을 운영한다. 수원시도서관 홈페이지(www.suwonlib.go.kr)에서 정회원으로 가입한 뒤 이용할 수 있다. 수원시 도서관사업소 (031)228-4731. ●포천시 시설관리공단은 반월아트홀에 전용 영화관보다 큰 대형 스크린을 갖추고 CJ CGV와 협약해 개봉작을 상영한다. 상영은 평일 오후 7시 30분, 주말은 오후 5시 각 1회 유료 상영하며 이달에는 17~19일 3회 상영한다. (031)540-6213. [공연] ●2013 금호아트홀 신년음악회:금호아트홀 아티스트인 레지던스 10일 오후 8시 서울 신문로 금호아트홀. 올해 금호아트홀의 상주 음악가로 선정된 피아니스트 김다솔이 슈베르트의 피아노소나타 20번, 알렉산더 스크리아빈의 전주곡·에튀드·시곡,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소나타 2번을 들려준다. 3만원. (02)6303-1977. ●국악 ‘혼자 여행을 떠나는 이유’ 3월 16일까지. 서울 종로구 명륜동 서완소극장. ‘민요를 담고 해금과 떠나는 겨울음악회’라는 부제가 달렸다. 피아노, 해금, 리코더, 타악기 등으로 연주하는 음악과 그림, 시, 영상을 통해 동해로 여행을 가는 시간. 2만 5000원. (02)926-4937. ●클래식 ‘지용 리사이틀:걸작의 탄생’ 12일 오후 7시 경기 고양시 아람누리 아람음악당 하이든홀. ‘클래식 아이돌’ 지용의 전국 투어. 슈만 어린이 정경 작품 15, 브람스 인터메조 작품 118-2, 슈베르트 즉흥곡 작품 90-2,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21번 ‘발트슈타인’, 바흐 샤콘·파르티타 1번 등을 연주한다. 2만~4만원. 1577-5266. ●연극 ‘러브액츄얼리’ 오픈런.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극장 아시조. 100일, 1000일, 10년…. 풋풋함과 권태기, 이별의 위태로움 속에 놓인 세 커플의 이야기. 올겨울 따뜻한 사랑을 찾고 싶은 사람들에게 혹은 지금 이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권한다. 2만 5000원. 1661-6981. ●연극 ‘셜록-벌스톤의 비밀’ 3월 3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스카이시어터. 수상한 편지에 적힌 암호를 해독한 셜록과 왓슨은 음모와 살인이 일어난 고성 벌스톤 영주관으로 향한다. 밀실과도 같은 그곳에서 셜록의 추리는 계속 미궁으로 빠져드는데…. 이야기는 물론 무대를 십분 활용한 무대 전환과 배우들의 애드리브가 일품. 3만원. (02)742-7611~2.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2월 9일까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인간의 이중성을 섬세하게 표현한, 스코틀랜드 작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매혹적인 스릴러 뮤지컬을 만들었다. ‘지금 이 순간’ ‘한때는 꿈에’ 등의 명곡이 펼쳐진다. 5만~13만원. 1588-5212. ●앵콜 2012 김동률 콘서트 ‘감사’ 17~1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지난 9월 부산을 시작으로 전국 7개 도시 투어 공연을 차례로 매진시킨 김동률이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는 의미로 여는 콘서트.이번 공연에서는 전람회, 카니발, 베란다 프로젝트를 비롯해 자신의 개인 앨범에 수록된 곡들을 선사한다. 7만 7000~13만 2000원. 1544-1555. ●2013 이석훈 고별 콘서트 ‘그리운 안녕’ 19일 서울 연세대학교 대강당. 그룹 SG워너비의 이석훈이 군 입대 전 선보이는 고별 콘서트. 11일 발표되는 리패키지 앨범 ‘다른 안녕’의 수록곡을 비롯해 감성 보컬리스트 이석훈의 히트곡과 따뜻한 이야기가 있는 무대를 꾸민다. 9만 9000~11만원. 1544-1555. [전시] ●정석우 ‘내가 기억하는 박동’전 11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종로구 팔판동 갤러리도스. 현대인의 내면에서 휘몰아치는 에너지, 그 에너지가 품고 있는 폭발력과 생명력을 신화적인 요소로 다시 표현해 낸 작품들을 선보인다. (02)737-4678. ●‘박물관 Image’전 9일부터 2월 4일까지. 서울 종로구 관훈동 동덕아트갤러리,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동덕여대 박물관. 현대 사회에서 박물관이 차지하는 의미와 상징을 다양한 장르와 매체에서 활약하는 작가 17인이 재해석해 펼쳤다. 인간, 역사, 도시, 문명 등 다양한 질문과 새로운 박물관의 모습을 찾을 수 있다. (02)940-4321~2, (02)732-6458. ●임수연 개인전 17일까지 서울 종로구 안국동 갤러리담. 장지 위에 세필로 묘사한 그림을 통해 기억 속 마을과 길을 재구성해 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수도원, 정원, 작은 분수대 등에서 얻은 휴식을 통해 위로와 평안을 얻을 수 있도록 한 그림들이다. (02)738-2745. ●에나 스완시 ‘그림의 기쁨’ 2월 20일까지 서울 강남구 신사동 313아트프로젝트. 2005년 미국, 2006년 영국에서 가장 유망한 신인 회화 작가로 떠오른 작가의 아시아 첫 개인전이다. 흑연을 캔버스에 고루 바른 뒤 그 위로 유화를 덧칠해 자연광을 독특하게 표현해 냈다. (02)3446-3137. [영화] ●잊혀진 꿈의 동굴 감독 베르너 헤어초크. 출연 베르너 헤어초크(내레이션), 도미니크 배피어, 찰스 파디. 1994년 프랑스 남부 아르데스 협곡에서 3만 2000년 전 인류의 꿈을 간직한 신비로운 동굴이 발견된다. 탐험대장 이름을 따라 쇼베 동굴로 명명된 그곳에는 동굴 곰, 털 코뿔소, 매머드 등 멸종 동물을 입체적으로 담아낸 300여점의 원시 예술 벽화가 펼쳐져 있었다. 90분. 10일 개봉. 전체 관람가. ●프레셔스 감독 리 대니얼스. 출연 가보리 시디베, 폴라 패튼, 머라이어 캐리, 레니 크라비츠. 1980년대 미국 뉴욕 할렘을 배경으로 부모에게 학대받고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흑인 소녀 ‘프레셔스’(소중한)의 척박한 삶을 통해 희망의 의미를 곱씹어 본다. 110분. 10일 개봉. 청소년 관람 불가. ●스파이키드 4:올 더 타임 인 더 월드 감독 로버트 로드리게스. 출연 제시카 알바, 조엘 맥헤일, 메이슨 쿡, 로완 브랜차드, 대니 트레조, 안토니오 반데라스. 은퇴한 스파이 마리사는 자신이 낳은 갓난아이와 입양한 10대 초반의 두 아이의 엄마가 된다. 시간을 멈추려는 악당 ‘타임키퍼’를 막기 위해 마리사는 두 아이 세실과 레베카를 새로운 스파이 키드로 훈련시킨다. 88분. 10일 개봉. 전체 관람가.
  • 동부,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 마무리

    동부그룹의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가 마무리됐다. 동부그룹은 8일 동부컨소시엄과 대우일렉 채권단이 대우일렉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5개월 만이다. 이로써 대우일렉은 1999년 재무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간 지 13년 만에 새 주인을 맞는다. 동부의 대우일렉 인수액은 2726억원으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때 제시했던 3700억원보다 1000억원가량 낮아졌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3개월간 대우일렉에 대한 정밀실사를 진행했다”면서 “실사 과정에서 일부 높게 평가됐던 부분을 정상화하고, 채권단이 출자전환을 통해 해결하기로 했던 영업용 채권 등 450억원을 동부그룹이 부담하기로 하면서 인수액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인수 자금은 동부하이텍을 중심으로 한 전자 부문 계열사들과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51%, 나머지 49%는 재무적투자자가 맡는다. 동부그룹은 대우일렉과 기존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동부그룹의 전자사업 계열사는 동부하이텍과 동부로봇, 동부라이텍, 동부CNI 등이 있다. 그룹 관계자는 “대우일렉의 가전기술과 동부하이텍의 반도체 기술 접목을 통해 스마트 가전 등 다양한 사업분야에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명사가 걸어온 길] 1.바람의 시인, 시대를 말하다(상) 고은

    [명사가 걸어온 길] 1.바람의 시인, 시대를 말하다(상) 고은

    “프랑코가 곧 죽을 모양이다. 사르트르가 그자를 ‘라틴의 돼지’라고 부르고 그놈이 어서 죽기만 기다리노라고 말한 것이 통쾌하다. 거리의 사람들. 독재를 견디어내는 이 인내의 일상 체념과 방관의 일상이야말로 독재의 온상이다. 의병의 역사, 봉기의 역사가 있었으나 그것의 분출 자체가 타자 의존적인 경우도 적지 않다. 저항보다 순응과 피동의 역사가 더 길다. 혁명, 영구혁명은 관념인가. 창조는 어떤 경우도 혁명적이지 않으면 창조가 아니다.” 1975년 11월 15일 고은(당시 42세)은 청소년기 이래 하루도 빠지지 않고 써온 일기에 이렇게 적었다. ‘독재를 견디어내는 이 인내의 일상 체념과 방관의 일상이야말로 독재의 온상이다’는 대목에서는 박정희 군사독재 정권에 맞서 1974년 11월 18일 자유실천문인협의회 대표로서 ‘문학인 101선언’을 주도했던 침묵을 깨야 한다는 결단이 느껴진다. ‘창조는 어떤 경우도 혁명적이지 않으면 창조가 아니다’에는 문학이 현실과 동떨어지면 안 된다는 철학이 강하게 배어 있다. 함박눈이 쏟아진 지난 연말 경기도 안성 자택에서 만난 고은은 책으로 벽을 쌓아 지은 고분 같은 서재에서 인터뷰를 시작했다. 한쪽 창으로 햇빛이 쏟아져 서재는 어두운 듯하면서 환했다. 미닫이문을 터서 만든 10평 안팎의 장방형 서재는 시인에게 어머니 자궁 같은 안온함을 준다고 했다. 짙은 감색 셔츠에 같은 색 실크 머플러를 목에 두른 고은은 고요했다. 전설처럼 떠돌던 술에 전 낭만의 시인이나, 열정의 시인, 독재에 저항하는 시인의 모습은 사라지고, 팔순의 성찰하는 고은이 보였다. 어쩌면 이것이 본래의 고은일지도 모르겠다. 전쟁은 고흐를 열망한 내 소년기를 부쉈다 ‘한국의 고흐’가 되고 싶었던 17살 예술지상주의자였던 소년의 운명을 맨처음 뒤틀어 놓은 것은 한국전쟁이었다. 외삼촌 집에서 본 고흐의 화보집을 보며 꿈을 키우던 고은에게 한국전쟁은 감당할 수 없는 참극이었다. “좌익이 점령했을 때는 우익이 죽었고, 우익이 돌아오자 좌익이 죽었죠. 내 고향에서만도 이 죽음의 재앙이 세 번 되풀이됐다. 군인들이 와 시체를 파내서 옮기라고 했는데, 그 작업을 하고 나면 보름 동안 씻고 또 씻어도 시체 냄새가 몸에서 없어지지 않았다. 그러니 인간 하면 서로 죽이는 행위, 고향 하면 핏줄끼리도 이데올로기 때문에 싸우는 그런 것만 연상됐다. 죽음에 대해 아무 준비도 없던 10대 어린애가 그것을 만난 것이다. 소년 자체가 부서져버렸다.” 고아의 의식이 투철하다는 고은은 한국전쟁으로 조상과 끈이 끊겼다고 생각했다. 고향도 무섭고, 핏줄도 무서웠다. 극한 상황에서 인간이 얼마나 피에 주려 있는가를 본 소년의 정신은 온전해지지 못했다. 정신착란으로 집을 뛰쳐나갔고, 자살도 여러 차례 시도했다. 전쟁통에 군산고를 중퇴했는데, 전쟁 중에 그는 모교인 군산북중학교 국어교사를 맡기도 했다. 하지만 견딜 수 없는 혐오들이 밀려오던 터에 1952년 출가를 했다. 1957년에 전등사 주지를 지냈고, 1958년 ‘불교신문’을 창간해 주필을 맡았던 그는 1962년 환속했다. 등단은 1958년, 26살 때다. 시인협회 조지훈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에 ‘폐결핵’이 실렸다. 현대시인이 100명 정도에 불과하던 시절이라 그는 현대문학 2세대 정도되는데도 1세대로 평가받는다고 했다. 김동리, 오상순, 김수영 등과 어울리며 살았다. 유미주의자였던 그의 예술관과 삶의 방식을 전복시킨 것은 1970년 11월 13일 청계천 평화시장 재단사 전태일의 분신자살이었다. 잊어버린 과거가 된 전태일의 죽음이 술에 절어 나른했던 시인의 삶을 바꿔 놓았다. “지금은 서울 무교동에 현란한 고층건물들이 서 있는데, 당시에는 바라크였다. 낮은 건물뿐이었다. 통행금지 시절이었는데, 술을 마시고 돌아갈 수가 없으니 주모에게 사정하고 아첨해서 술집 탁자 같은 데서 자곤 했다. 그날도 아마 그런 날이었다. 먼동이 틀 무렵인데 신문 쪼가리들이 바람에 굴러다니더라. 묵은 신문이었는데, 사회면과 사설면에 ‘노동자 분신자살!’이라고 써 있었다. 한국전쟁 이후 죽음이 워낙 육친화되어 있다 보니 죽음이라는 말에 눈이 번쩍 떠지더라. 어, 이것 봐라! 일종의 죽음의 비교라고 할까. 그런데 이런 죽음이 있었던 것이다. 풀빵 10개로 점심을 때우고, 청계천 평화시장에서 우이동 판잣집까지 버스비가 없어 한밤중까지 걸어가고, 그런 인간의 삶이 나오더라. 가슴이 서늘해졌다. 이게 뭔가. 현실을 깨달았다. 거대한 착취와 비인간화, 허리도 제대로 펼 수 없는 다락방 지옥의 밀실 같은 곳에서 소녀들이 가혹한 노동을 하고, 폐결핵으로 피를 토하고.” 민주화 전위? 뒤늦게, 엉거주춤 서 있었다 현실에 가치를 부여하지 않았던 그를 두고 사람들이 ‘초개’라고 했는데, 그는 밀물처럼 한꺼번에 쏟아져 들어오는 정보에 각성이 됐다. 인상을 잔뜩 찌푸리고 1970년대 봉제공장의 노동현실을 설명하던 그는 다시 평온한 얼굴로 돌아와 “사람들은 내가 민주화 운동의 전위에 섰다고 하는데, 사실 뒤늦게 뒤꽁댕이를 따라다니면서 한 것이다. 뒤늦게 엉거주춤하게 거기에 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때 전태일의 죽음에 나만 충격받은 것이 아니다. 서울대 법대생들도 다 깨쳤다. 나중에 감옥에서 만난 조영래, 장기표, 걔네들도 다 깨쳤더라. 나는 지식인이랄 것도 없고 예술인이었는데 전태일의 죽음의 폭풍이 나까지 몰아세웠다. 그래서 달라지기 시작했다. 우리 작가들도 뭔가 해야겠다. 그때 자기 몸을 던지는 행복이 생겼다.” 동료 작가들은 물론 선후배 작가들까지 뭉치도록 앞장서서 나갔다. ‘나를 빼고 몰래 하면 안 된다’는 작가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가 설득하면 다소 보수적인 현대문학 1세대 선배들도 동참했단다. 1974년 자유실천문인협회 대표간사가 된 배경이다. 당시 자유실천문인협회의 주장은 5가지였다. 구속자를 석방하라,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라, 자유민주주의 정신의 절차에 따른 새로운 헌법을 마련하라 등이었다. 당시 세종로에서 시위하고 그와 조해일, 윤흥길, 박태순 등 7명이 연행됐다. 고은의 본격적인 빵살이(감옥살이)는 그로부터 3년이 지난 뒤부터 시작됐다. 1977년, 1979년이 자유실천문입협회 건이었다. 1980년에는 김대중내란음모죄에 연루됐다. 죽음이 목젖까지 찾아왔던 때다. 1988년 정부가 월북·납북작가 작품들을 해금하자, 고은은 더 나아가 한국작가회의와 함께 북한의 작가동맹 소속 작가들과 ‘남북작가회담’을 추진한다. 이것이 문제가 돼 1989년 다시 투옥됐다. 국가가 달아준 ’별’이 4개다. 1980년대 중반 민주화운동이 본격화될 때 그는 민주쟁취국민운동본부 상임공동대표(1987년)를 맡았다. 국가와의 갈등이 완화된 건 문민정부인 김영삼 정부가 들어서면서였다. 그의 나이 60세 때다. 1993년 처음으로 여권이 나왔다. 그전까지는 임시여권만 발급됐다. 시인 고은이 ‘세계의 시인 고은’이 된 시점도 그때부터다. 1970년부터 1993년까지 23년간 그는 1960~70년대 산업화 과정의 각종 폐해를 해소하고, 독재정권에 맞서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거리의 시인’으로 살았다. 한국전쟁으로 상처받은 그는 이제 통일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나에게는 독특한 통일 이론이 있다. 다연방 통일제를 주장한다. 북한의 언어는 문화어(표준어)-평양중심의 언어로 통합된다. 남한은 표준어는 서울 종로에 사는 중산층의 언어다. 마포에서 쓰는 언어도 아니다. 그런데 표준이나 통합은 말살이다. 시인이라서 하는 말이 아니라 사투리, 지역어는 다 신성한데 다 말살되고 있다. 이것은 나쁜 단일화다. 그래서 나는 사투리와 지역어가 존중될 수 있도록 제주도, 경상도, 전라도, 함경도 등 20여개 연방으로 만들어서, 수상최고회의를 국가최고의사결정기구로 하는 남북한 통일된 국가를 꿈꾼다. 스위스, 말레이시아, 미합중국, 넓게 보면 중국도 다 연방 아니냐.” 그는 100년 안에 아시아에도 유럽연합(EU)과 같은 국가연합이 탄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구상이 한낱 백일몽에 그치지는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 올해로 80세인 고은의 삶은 파란만장하다는 표현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일제강점기인 1933년에 태어나 식민지와 1945년 해방과 분단, 1948년 대한민국 건국, 1950년 한국전쟁, 1960년 4·19민주화혁명, 1961년 5·16군사쿠데타, 1979년 박정희 정권의 몰락, 1980년 서울의 봄과 5·18광주민주화운동, 1987년 6·10민주화운동, 1997년 외환위기와 극복까지. 롤러코스터보다 더 다이내믹한 인생이다. 침묵할 수 없던 시대, 그것은 선물이었다 “나에게 주어진 시대는 조용할 수 없는 시대였지만, 남들보다 더 격렬하게 부딪치며 살아온 측면이 있다. 시대가 나에게 준 것도 있고, 내가 시대에 준 것도 있다. 이것이 맞물려서 심상치 않은, 비일상적인 삶의 연대기를 갖게 됐다”며 허허롭게 웃은 뒤 “사람들은 나를 ‘풍운아’라고도 부르지만, 돌아보면 시대가 나에게 준 선물과 같은 것이 많다”고 회고했다. 마지막으로 고은은 역사와 사회에 대한 고언을 잊지 않았다. “우리는 역사의 유산을 정리해본 적이 없다. 민족끼리 싸우는 삼국시대, 후삼국시대를 고스란히 복제하고 있다. 그런 바보 같은 땅이 어디 있나. 치유되지 않은 삶을 자손들에게 넘겨줘야 할 판이다. 피의 흔적을 닦아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물론 당대의 정당성이 있겠지만, 이대로 가면 역사라고 할 수도 없다. 길들여져 있는 체제에 의해 쉽게 변경될 수 없는 관행, 제도가 있으니 현안을 다루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당대에 손가락질당하고, 역적이라는 소리를 듣더라도 미래에 대한 불온한 꿈을 꾸고 확산해야 한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아낌없이 쓰는 국회의원 9명, 1억5000만원 외유

    아낌없이 쓰는 국회의원 9명, 1억5000만원 외유

    여야가 지난해 총선과 대선 과정에서 ‘특권 폐지’ 경쟁을 벌였지만 정작 선거가 끝나자마자 언제 그랬냐는 듯 모르쇠로 돌변했다. 새해 예산안에 국회의원 연금과 민원성 ‘쪽지 예산’을 슬그머니 끼워 넣는 등 정치 쇄신에 역주행하는 모습도 서슴지 않고 있다. 3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따르면 새해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4조원이 증액됐지만 이를 위한 회의는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예결위 계수조정소위는 대신 지난해 12월 21일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김학용, 민주통합당 최재성 의원에게 증액 심사를 위임했으며 이들은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 머물며 편법으로 ‘밀실 담합 심사’를 했다. 공식 회의가 아닌 탓에 기록조차 남기지 않았다. 여야 의원들의 민원성 예산이 담긴 쪽지를 바탕으로 주먹구구식으로 예산을 짤 수 있도록 방조한 셈이다. 이는 계수조정소위가 감액 심사를 위해 모두 6차례 회의를 열고 속기록까지 남긴 것과 대비된다. 특히 계수조정소위 소속 여야 의원 9명은 법정 시한(12월 2일)은 물론 헌정 사상 최초로 해를 넘겨 예산안을 처리한 직후 외유성 해외 출장까지 떠나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예결위원장인 장윤석 새누리당 의원을 비롯해 김재경·권성동(이상 새누리당), 안규백·민홍철(이상 민주당) 의원 등 5명은 지난 1일 오전 6시쯤 국회 본회의에서 예산안을 처리한 뒤 9시간 만인 같은 날 오후 3시쯤 10박 11일 일정으로 중남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김학용·김성태 새누리당 의원과 최재성·홍영표 민주당 의원 등 4명은 다음 날인 2일 아프리카로 향했다. 이들은 “예산 심사 시스템 연구”를 출장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행선지가 연관성이 낮은 남미와 아프리카라는 점에서 외유성 출장이란 지적이 나온다. 1억 5000여만원의 출장 경비 역시 모두 혈세로 충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이 일자 멕시코에 머물고 있는 장 위원장은 “공식 일정을 최대한 단축해 조기 귀국하려 한다”고 밝혔다. 예결특위는 오는 20일에도 아시아·태평양 지역 출장을 준비하다 논란이 일자 보류했다. 비난 여론이 확산되자 박기춘 민주당 원내대표는 3일 소속 의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해외 출장과 외유 자제를 당부했다. 새누리당 관계자도 “예산 증액 심사권의 간사 위임 금지, 증액 심사 속기록 작성 의무화 등을 국회법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새해 예산안에 의원 연금 관련 예산 128억원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여야는 의원들의 외교활동비(1억 80 00만원)와 집기 구입비(2억원) 등을 삭감했지만 정작 의원들의 과도한 특권의 상징인 ‘헌정회 지원금’은 손대지 않았다. 의원 연금은 전직 의원들의 모임인 헌정회가 만 65세 이상 회원들에게 매달 120만원씩 지급하는 지원금이다. 재원은 회원들이 미리 낸 적립금이 아니라 모두 국민 세금이다. 단 하루만 의원 신분을 유지해도, 재산이 아무리 많아도, 다른 정부 지원금이나 연금에 상관없이 꼬박꼬박 지급돼 ‘퍼주기 연금’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여야는 지난해 의원 연금을 폐지하겠다고 한목소리를 냈지만 ‘공염불’이 된 것이다. 지난 대선에 후보로 나섰던 강지원 변호사는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개인 돈벌이를 하려면 사업을 하지 왜 국회의원을 하느냐. 사고 방식부터 뜯어고쳐야 한다”고 비판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쪽지예산’ 막으려면 정부·국회, 증액·감액권 엄격히 지켜야

    2013년도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국회의원들이 입김을 불어넣어 자신의 지역구 예산을 마음대로 주무른 ‘쪽지 예산’ 논란이 거세다. 예산안 증액에 대한 동의권이 정부에 있는 탓에 “쪽지 예산은 정부가 국민을 대변하는 국회의원의 의중을 반영하는 일종의 관행”이라는 항변도 일부 있지만 국회의원이 자신의 이권을 챙기기 위해 지역구의 민원성 예산을 은밀하게 증액했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포퓰리즘 정치’의 전형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 헌법 제57조는 ‘국회는 정부의 동의 없이 정부가 제출한 지출예산 각항의 금액을 증가하거나 새 비목을 설치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의원이 예산안 증액을 요구할 수는 있지만 반드시 정부의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는 의미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관계자는 2일 “국회는 예산 감액 기관이며 증액은 정부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증액 동의권은 예산 주무 부처인 기획재정부 장관이 갖고 있다. ‘쪽지 예산’이라는 말은 국회가 정부에 예산 증액을 요구할 때 엑셀 파일로 정리한 문서를 제출하는 데서 비롯됐다. 3만~4만개에 이르는 지역 사업을 일일이 말로 전달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게 예결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해당 지역구 의원의 요구 사항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정부가 예산 최종 확정을 받기 위해 줄다리기를 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정치적 산물”이라고 말했다. 쪽지 예산이 법률이나 헌법에 위배되는 사안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 같은 발상과 관행 때문에 해마다 국회와 정부의 ‘짜고 치는 고스톱’이 가능했다. 정부의 동의만 있으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대한의 증액이 가능했던 까닭에 밀실에서 예산안 증액 요구가 이뤄질 수 있었던 것이다. 의원들은 차기 총선을 위해 여야 가릴 것 없이 자신의 지역구 사업 예산 증액에 혈안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이번에는 정부 요직이 물갈이되는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있어 쪽지 예산이 여느 해보다 기승을 부렸다는 후문이다. 차기 정부에서 높은 자리에 오를 가능성이 높은 실세 국회의원들이 예산 증액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정부가 국회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점도 문제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가 주도적으로 예산 편성을 하고 국회에서 미세적인 조정만 하는 것인데 민주 사회에서 국회의 요구는 곧 국민의 의사를 반영하는 과정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이는 정부가 국회의 입김을 무시하지 못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물론 쪽지 예산이 가능했던 것은 근본적으로 ‘국회의원 지역선거구 제도’ 탓이 크다. 정치학자들도 “비례대표제를 확대하고 지역구를 줄이는 등의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이는 개헌을 수반한다는 점에서 단기적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춘순 국회예산정책처 예산분석실장은 “의원들은 어디에 쓸까 하는 얘기만 하지, 어디서 재원을 가져올지는 말을 하지 않는다”며 지출 사업 추진 시 재원 대책을 제시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김 실장은 “보통 대선을 전후한 해에는 ‘선심성’으로 예산이 확 늘어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후 빚이 커지면 다시 줄이는 등의 악순환이 벌어진다”면서 “예산 증액 이후 빚이 늘어나는 것을 추적해 법으로 엄중하게 관리할 수 있는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SOC예산 3710억↑… 여야 할 것 없이 민원 챙기기 혈안

    SOC예산 3710억↑… 여야 할 것 없이 민원 챙기기 혈안

    새해 예산안에 지역 인프라 구축에 쓰이는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3710억원이나 늘어나 국회의원들의 ‘지역구 챙기기’라는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 예산 낭비로 국가 재정건전성이 악화되는 문제가 발생함에도 의원들은 자신의 지역구 민원 챙기기에만 혈안이 된 것이다. 지난달 12월 31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계수조정소위가 열린 국회 본관 638호 앞에는 예산 민원을 적은 쪽지가 쉴 새 없이 회의장 안으로 전달됐다. 여야 계수소위 위원들에게 부탁한 지역구 사업예산 증액이 이뤄졌는지, 당초 예산이 삭감되지 않고 지켜졌는지를 확인하려는 것이었다. 1일 국회가 처리한 2013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여야 실세 의원들의 지역구 예산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은 수성 의료지구 교통망 체계 타당성 조사 사업비가 당초 5억원(정부안)에서 182억원이 늘어난 187억원이 됐다. 대구 순환고속도로에는 신규로 30억원이 편성됐고 대구 모바일게임센터 구축에도 10억원이 새로 편성됐다. 대구 연구개발특구 사업은 정부 예산안 88억원에서 12억원이 늘어나 100억원이 됐다. 서병수 사무총장의 지역구(부산 해운대 기장갑)인 해운대 해수욕장 연안정비사업 예산이 32억원 증액됐다. 예산안 심사 권한이 있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들도 경쟁적으로 ‘지역 민원’을 챙겼다. 예결위원장인 장윤석 새누리당 의원의 지역구인 경북 영주의 산양삼테마랜드 사업에 2억 5000만원, 국립약용자원연구소 설립에 12억원, 내성천 정비사업에 10억원, 휴천지구 정비사업에 6억 6000만원이 각각 증액되거나 새로 편성됐다. 예결위 새누리당 간사인 김학용 의원 지역구인 경기 안성의 농산물유통센터 건립에 6억원이, 금석천 생태하천복원사업은 2억원에서 43억 9300만원이 증액됐다. 민주통합당도 마찬가지다. 예결위 민주당 간사인 최재성(경기 남양주갑) 의원과 박기춘(경기 남양주을) 신임 원내대표의 지역구인 남양주에서는 고용센터 설치 지원 사업은 30억원, 화도 하수관거 정비사업은 28억원이 각각 늘었다. 남양주 지역 하수처리장 확충 사업과 남양주 생태하천복원사업 예산도 각각 11억원, 24억 5000만원이 늘어났다. 이 같은 지역구 예산 챙기기는 거센 비판에도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비판적 시각이 있는 것도 알지만 지역을 대표하는 의원으로서는 당연한 요구”라는 반응을 보였다. 2016년 총선을 노리는 지역구 의원으로서는 일시적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더라도 지역민들에게 환영받는 게 더 중요하다는 얄팍한 계산이다. 지역구 예산 챙기기가 막판 계수조정 소위에서 집중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계수조정소위의 밀실 거래를 막는 투명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미국의 ‘페이고’(Pay as you go)제도 등을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페이고 제도는 재정지출이나 감세가 필요한 정책을 추진할 때는 반드시 다른 항목의 지출을 줄이거나 세수를 늘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미국은 법적 의무사항으로 이를 강제하고 있다. 김춘순 국회 예산정책처 예산분석실장은 “페이고 제도 등을 법제화해 채무관리와 재정균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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