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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식물정부’로 北 ‘정전 백지화’ 겁박 대응하겠나

    북한의 대남 협박이 점입가경이다. 얼마 전 동족을 상대로 ‘최종 파괴’하겠다는 극히 비외교적인 폭언을 퍼붓더니 그제는 군 최고사령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정전협정을 백지화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성명을 낭독한 이로 천안함 폭침 도발의 총책임자인 김영철 군 정찰총국장을 내세웠다. 정전협정 60주년을 맞아 긴장감을 극대화시키겠다는 북한 지도부의 계획된 전략전술이 읽힌다. 북한의 겁박은 벌써부터 예견돼 왔던 터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개최를 몇 시간 앞두고 나온 북한의 성명은 대남 협박인 동시에 유엔에 대한 사전 반발인 셈이다. 유엔은 전 세계에 흩어진 북한 외교관의 밀수·밀매 등 불법행위를 감시하고 북한 당국의 금융거래·자금세탁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는 제재결의안을 오늘 발표한다.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에 대한 경제·금융제재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할 것이다. 북한에 대한 해상봉쇄 등 더 강력한 제재방안도 거론됐지만 동북아 정세를 악화시켜서는 안 된다는 논리가 받아들여져 이 정도로 제재수위가 누그러뜨려진 것은 북의 입장에선 그나마 다행일 것이다. 북한의 협박에 과민반응을 보일 필요는 없지만, 더 이상 좌시해서도 안 된다. 연평도 포격 사태 때처럼 북한이 도발을 실행에 옮길 경우 더욱 단호하게 응징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데도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박근혜 정부는 출범한 지 열흘이 지났건만 ‘식물상태’다. 청와대는 정부조직법 처리 지연에 따른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상상황에 들어갔다고는 하지만 정부 부처는 모두 가동이 정지돼 있다. 정상화 시점은 기약할 수 없다. 국회 국무위원석을 나홀로 지키는 정홍원 국무총리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북한의 위협을 들어야 하는 국민들의 심정은 참담하고 불안하기 그지없다. 북한은 원산비행장에 배치됐던 미그기를 휴전선에서 불과 50여㎞ 떨어진 강원도 통천군 구읍비행장으로 전진배치했다고 한다. 국지도발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뜻이고, 이에 따라 우리 군은 경계태세를 격상시켰다. 한반도 상황이 이토록 위중할진대 정부의 외교안보팀도 결손 상태다. 김병관 국방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 일정은 내일로 잡혀 있고, 윤병세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청문절차를 거쳤는데도 자리에 앉지 못하고 있다. 구미 염소 누출 사고에도 불구하고 유정복 안전행정부·윤성규 환경부 장관 후보자도 발이 묶인 건 마찬가지다. 청와대와 여야가 정부조직법을 놓고 기싸움을 벌이기에는 우리의 안보상황이 실로 위중하다. 북한의 도발에 우리는 단호한 대응 의지를 과시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외교안보팀의 전열 정비가 중요하다. 청문절차를 통과한 장관 취임을 더 이상 늦출 이유가 없다. 안보 공백은 한치도 허용될 수 없다.
  • 안보리 “北외교관 밀수·밀매 감시 강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 외교관의 밀수·밀매 등 불법행위 및 북한 당국의 금융거래에 대한 감시, 불법 행위가 의심되는 북한 선박에 대한 검사 의무화 등을 포함한 강도 높은 대북 제재 결의안을 이르면 7일(현지시간)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안보리는 5일 비공개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대북 제재 결의안 초안을 회람했다. 수전 라이스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안보리 회의 직후 기자들에게 “초안은 지금까지의 대북 제재안보다 훨씬 강력하고 이례적이며 범위도 포괄적”이라면서 “이번 주 안에 새 결의안이 채택되면 북한은 유엔의 가장 강력한 제재를 받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제재안은 북한의 추가 핵실험과 향후 탄도미사일 개발계획 능력을 현격히 억제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으며,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의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결의안에는 북한이 추가로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핵실험을 실시할 경우 중대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점이 명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바오둥(李保東) 유엔 주재 중국대사는 “15개 안보리 이사국들이 이르면 7일 표결할 방침”이라면서 “안보리의 대응은 북한에 강력한 신호를 보내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면책특권’ 외교관 감시… 금지 사치품목 명시

    ‘면책특권’ 외교관 감시… 금지 사치품목 명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르면 7일(현지시간) 채택할 대북 제재 결의안의 내용은 북한 정권 입장에서 아주 ‘아플 만한’ 새로운 조항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알려진 결의안 초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밀수·밀매 등 불법행위를 하는 북한 외교관들을 감시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는 국제사회가 북한 외교관 전체를 범죄인 취급하는 격이어서 북한으로서는 ‘치욕’으로 받아들일 만하다. 북한 외교관들이 ‘본업’을 제쳐 두고 외화벌이를 위해 해외에서 밀수·밀매를 일삼고 있다는 것은 외교가의 공공연한 비밀이었는데, 이제 이 같은 행위를 문제시하겠다는 게 안보리의 의지다. 결의안에는 또 북한 고위층을 겨냥한 사치품 밀반입 금지 조치와 관련해 요트와 경주용차, 특정 보석, 고급 승용차 등으로 구체적인 품목이 명시될 전망이다. 지금도 북한에 대한 사치품 수출이 금지돼 있으나 구체적인 품목이 명시되지 않아 사실상 규제가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사치품 반입이 어려워지면 부하들에게 사치품을 하사함으로써 권력 기반을 공고히 해 온 북한 최고위층의 통치 권위에도 상당한 손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권고 수준에 머물렀던 선박 검색을 의무화하는 내용도 주목된다. 결의안 초안에는 ‘각국은 공급·판매·거래·수출이 금지된 품목의 화물을 실은 것으로 합리적 의심이 드는 정보가 있을 경우 자국 영토에 있거나 통과하는 모든 북한 관련 화물을 검색해야 할 것’이라는 문구가 들어 있다. 이에 따라 중국도 유엔 회원국으로서 반드시 북한의 의심 화물에 대해서는 검색할 의무를 지니게 된다. 이를 어기면 국제법 위반에 해당한다. 의심스러운 화물이 실린 것으로 추정되는 항공기의 이착륙과 영공 통과를 불허하도록 촉구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항공기’를 특정한 것은 처음이다. 초안은 또 자산동결과 여행금지가 적용되는 대상에 개인 3명과 법인 2개를 추가했다. 이와 함께 무기 등의 불법거래 과정에서 동원되는 금융 방식인 ‘벌크 캐시’(Bulk Cash·현금 다발)를 단속하고, 운반책에 대해서도 제재를 가하도록 명시한 점도 눈에 띈다. 대북 금수품목 리스트에 ‘우라늄 농축 활동에 필요한 특수 윤활유와 밸브’ 등이 처음으로 포함돼 주목된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엄태웅·한가인, 모범납세 ‘대통령 표창’

    엄태웅·한가인, 모범납세 ‘대통령 표창’

    영화 ‘건축학 개론’의 남녀 주인공 엄태웅(38)·한가인(31)씨가 나란히 모범 납세자로 뽑혔다. 두 사람은 4월부터 국세청 홍보대사로 활동한다. 기획재정부와 국세청 등은 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제47회 납세자의 날 행사를 열고 모범 납세자 317명, 세정 협조자 66명, 유공 공무원 189명, 우수기관 8곳 등을 포상했다. 본명이 김현주인 한씨는 ‘유니세프 홍보대사로서 생명을 구하는 선물 캠페인 동참 등 재능 기부 활동을 펼치고 성실 납세를 통해 건전한 납세 분위기 조성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본명이 조방헌인 태진아씨는 관세청 홍보대사로 활약하면서 위조 상품 반입차단, 국민 건강을 위한 마약류 밀수입 근절 등을 적극 홍보한 점을 인정받아 세정 협조자로 뽑혔다. 현대자동차는 9000억원 이상을 성실 납세해 ‘9000억원탑’을 수상했다. 서울 남대문세무서도 정호준 민주통합당 의원, 최창식 중구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일선 세무서로는 처음으로 납세자의 날 행사를 열었다. 장운길 남대문세무서장은 납세자의 날(3월 3일)을 뜻하는 33번째 민원봉사실 방문객과 47회 납세자의 날을 뜻하는 47번째 방문객에게 축하 꽃다발과 기념품을 증정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국제 마약조직 먹잇감 된 ‘마약 청정국’

    지난해 국내로 밀수되다 적발된 필로폰(메트암페타민)이 8년 만에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이 6일 발표한 ‘2012년 마약류 밀수단속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적발된 마약류는 232건, 33.8㎏(636억원 상당)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11년과 비교하면 건수와 중량에서 각각 33%, 15% 증가한 것이다. 종류별로는 필로폰이 116건, 20.9㎏을 차지했다. 이는 69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며 국내 단속기관 전체 압수량의 74%에 달한다. 적발 물량으로는 2003년(60㎏) 이래 최대 규모다. 신종 마약류인 JWH018 등 합성대마 27건(7㎏), 대마 46건(2.5㎏) 등의 순이다. 관세청은 지난해 한국을 경유하는 필로폰 중계밀수 및 개인소비 목적의 소량 밀반입이 증가한 것으로 진단했다. 국제범죄조직이 마약청정국인 한국을 악용하면서 지난해만 중계 밀수 6건(필로폰 16㎏)이 적발됐다. 지난 8월에는 피지발 항공편 환승여객이 가방 밑바닥에 필로폰 2.5㎏을 숨겨 들여오다 적발되기도 했다. 또 2011년 42건이던 특송화물을 이용한 마약류 적발이 지난해 84건으로 2배 증가했다. 관세청은 마약 밀수 차단을 위해 국제마약정보센터를 신설하고 인천공항 마약조사조직을 확대 개편할 계획이다. 4월에는 마약 탐지장비 및 필로폰 전문 탐지견을 공항·항만에 배치키로 했다. 국제조사과 이승규 서기관은 “세계 관세기구와 신종마약 국제합동단속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마약 우범국 중심의 공조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꼬리 무는 中지도부 비리 의혹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 일가의 거액 축재설에 이어 자칭린(賈慶林) 전국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과 왕치산(王岐山) 당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등 최고위층의 비리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미국에 본부를 둔 반중국 인터넷 매체 보쉰(博訊)은 오는 3월 퇴임하는 자칭린 주석의 아들 자젠궈(賈建國)가 지난해 11월 18차 전국대표대회(전대) 이후 호주로 도피했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젠궈의 해외 도피 이유는 구체적으로 보도하지 않았으나 부정 축재와 관련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자 주석은 푸젠(福建)성 성장이던 1990년대 후반 건국 이후 최대 밀수 사건인 위안화(遠華) 사건에 부인 린유팡(林幼芳)이 연루돼 정치적 위기를 맞자 부인과 이혼하는 방법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위기를 모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쉰은 또 왕치산 서기의 부인 야오밍산(姚明珊)이 미국에 수백만 달러를 호가하는 호화 별장을 소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미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의 한 호화 주택 사진을 제시하면서 별장이 왕 서기 친척 명의로 돼 있지만 실제 소유주는 야오밍산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씨줄날줄] 물 테러/육철수 논설위원

    권력자나 정치인에게 물건을 던지는 테러 행위는 자신의 분노를 표출하고 상대에겐 극도의 모멸감을 주려는 의도일 것이다. 유럽에서 시작된 달걀 투척은 세계적으로 보편화됐다. 달걀을 쓰는 이유는 심각한 부상을 입히지 않고 치욕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영어에 ‘egg on one’s face’는 ‘망신을 당하다’는 뜻이어서 달걀이 사용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달걀도 실명 위험 탓에 미국에서는 투척행위를 엄벌하고 있다. 이슬람권에서는 신발을 곧잘 던진다. 이곳에선 더러운 신발창을 보이는 게 모욕을 뜻한다. 신발도 상처를 크게 입히지 않고 시위 효과도 커서 아랍국가들에서 종종 발생하는 테러행위다. 물을 뿌리는 행위도 이유는 비슷하다. 물 세례는 종교적으로 회개와 정화의 의미가 있다. 아마 물 공격을 당하는 정치인에게 ‘반성하고 죄를 씻으라’는 메시지를 담은 ‘폭력’이 아닌가 싶다. 국내에서는 1966년 김두한 의원의 국회 오물투척 사건이 유명하다. 당시 그는 한국비료 이병철 사장의 사카린 밀수에 항의하면서 국무위원들에게 똥물을 뿌렸다. 그는 이 바람에 의원직을 잃고 구속됐다. 2011년 김선동 의원(당시 민주노동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상정을 막으려고 국회 본회의장에서 최루탄을 터뜨렸다. 민의의 전당에서 벌어진 희대의 폭거 사례들이다. 달걀을 맞은 정치인도 꽤 많다. 정원식 전 국무총리는 1991년 한국외국어대에서 고별 강의를 하고 나오다가 극렬 학생들에게 달걀과 밀가루 봉변에다 집단 폭행까지 당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신민당 총무였던 1969년 3선 개헌 와중에 승용차에 초산테러를 겪었다. 대통령 퇴임 직후인 1999년엔 외국 출장길에 공항에서 빨간색 ‘페인트 달걀’을 맞아 실명할 뻔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2002년 대선 유세 때 아래턱 부분에 달걀을 정통으로 맞았다.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 등은 아랍권 국가에서 신발 공격을 받았다. 박준영 전남지사가 그제 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업무보고 도중 통합진보당 안주용 의원에게 종이컵 ‘물 테러’를 당했다. 박 지사가 라디오 인터뷰에서 ‘호남의 민주당 몰표는 충동적’이라고 한 발언에 대해 안 의원이 사과를 요구했으나 응하지 않아서란다. 안 의원의 반민주적 행위와 독선적 폭력은 박 지사 개인을 넘어 도민에 대한 패륜이다. 물을 뿌려 외관상 다치지 않았다고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안 의원은 의사당 폭력으로 풀뿌리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국민의 가슴에 너무 깊고 큰 상처를 남겼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안보리 대북 제재] 벌크 캐시 규제·캐치올 추가 ‘그물식 제재’

    [안보리 대북 제재] 벌크 캐시 규제·캐치올 추가 ‘그물식 제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23일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2012년 12월 12일)에 대해 채택한 2087호 결의에는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 등 기관 6곳과 백창호 우주공간기술위 위성통제센터 소장 등 개인 4명이 제재 대상에 추가됐다. 이번 대북 제재의 틀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미사일 전담 조직과 관련 인물, 해외 무기 거래와 연관된 금융 제재가 추가되는 등 기존 제재가 강화되는 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제재의 실효성은 한층 정교해지고 커져 ‘그물식 제재’라는 평가다. 북한의 현금 이동이 감시 대상이 됐고, 무기 품목 밀수 통로를 틀어막기 위한 통제도 강화됐다. 안보리는 북한이 인편을 통해 운반하는 대량의 현금인 ‘벌크 캐시’(bulk cash) 규제를 처음 도입했다. 북한은 그동안 정상적인 국제 금융거래를 못하자 수화물이나 기내 반입물품을 통해 현금을 비밀리에 이동시켰다. 중국과 동남아에서 100만 달러, 10만 달러 단위가 적발된 사례도 있다. 북한의 무기 개발에 사용될 우려가 있는 모든 품목에 대해 유엔회원국이 수출과 수입을 모두 통제할 수 있는 ‘캐치올’(catch-All) 조항도 새로 포함시켰다. 캐치올은 지난 안보리 결의 1718호, 1874호가 지정한 대북 수출입 금지 품목을 강화한 강제 조치이다. 공해상에서 의심 선박을 검색할 수 있는 기준 마련도 추진키로 했다. 또 북한 금융기관의 대리인 및 관련 지시를 받은 국내외 단체 및 개인에 대한 회원국의 감시 강화가 촉구됐고, 결의안 위반 물품을 검색한 회원국이 폐기나 사용불능화 조치를 할 수 있는 권한도 분명히 했다. 탄도 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추가 발사, 핵실험에 대해 ‘중대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명시적으로 경고한 점도 진전된 조치로 풀이된다. 정부 당국자는 이번 제재안에 대해 “충분히 원하는 목표가 달성됐다”고 평가했다. 2087호 결의에서는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 조직이 제재 대상이 됐다. 우주공간기술위는 1998년 ‘광명성 1호’ 발사 때 처음 등장한 조직이다. 통일부는 2009년 ‘광명성 2호’ 발사 때 이 위원회가 미사일 연구개발과 제작, 시험 등을 주관하는 국가 비밀기관이라고 설명했다. 안보리는 우주공간기술위가 북한의 2012년 4월과 12월 로켓 발사를 지휘한 조직으로 보고 있다. 백창호 소장은 지난해 4월 외신 기자들에게 발사를 브리핑한 인물이고, 장명진 서해위성발사장 총책임자도 외신기자들을 초청해 현장 견학을 주도했다. 새로 포함된 기관은 북한의 무기 거래와 연관된 금융 및 무역회사들이다. 평양 모란봉 구역에 있는 동방은행은 자금창구로, 조선금룡무역회사와 토성기술무역회사는 해외 무기거래의 주요 루트로 지목됐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北 우주개발 기관 6곳·4명 제재될 듯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르면 22일 오후(현지시간) 채택할 대북 결의안에 북한 우주개발기관에 대한 신규 제재가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또 북한의 핵 프로그램과 관련된 기관과 개인 등도 제재 대상에 추가될 전망이다. 21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외교소식통은 “유엔 안보리는 북한 기업들과 로켓 발사에 책임이 있는 우주 기관을 포함한 정부 기관들, 개인들에 대해 새로운 제재를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소식통이 언급한 우주 기관은 지난해 12월 12일 ‘광명성 3호’ 위성을 실은 장거리 로켓 ‘은하 3호’ 발사를 담당한 우주개발국이 포함된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로 추정된다. 교도통신은 기관 6곳과 개인 4명이 제재 대상에 추가된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또 “유엔 안보리의 이번 결의안은 북한의 로켓 발사를 규탄하면서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하고 추가 발사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기존 안보리 요구를 재차 강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로운 결의안은 또 북한과 거래가 금지된 핵 및 탄도 미사일 기술의 목록을 보강하는 한편, 금지된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이용될 수 있는 민감 품목의 밀수 행위 등 불법 조달 방지를 강조한 새로운 조항도 명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중국은 북한이 로켓을 발사한 지난해 12월 12일 이후 새로운 대북 제재에 대해 협상해 왔으나 이견을 보여왔다. 현재 안보리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의 기업·기관은 청송연합 등 11곳이며, 개인은 5명이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손현주의 계절 밥상 여행] (1)제주 꿩·메밀 요리

    [손현주의 계절 밥상 여행] (1)제주 꿩·메밀 요리

    낯선 곳을 여행하면서 꼭 챙기는 것이 바로 그 지방의 대표 음식과 맛집입니다. 그만큼 맛집 순례는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입니다. 건강한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요즘, 음식평론가이자 여행작가인 손현주씨가 1월 제주도의 꿩과 메밀을 시작으로 매달 셋째 주 목요일에 계절 따라 지역별로 맛볼 만한 제철 음식을 엄선해 독자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한라산에 눈이 고봉밥처럼 쌓였다. ‘직, 지익’ 빌린 소형 승용차의 라디오는 어떤 주파수도 잡아 내지 못하고 있었다. 차는 어느새 중산간을 지나 서귀포로 접어들었다. 노란 귤 밭이 더러 남아 있다. 빨간 열매를 매달고 크리스마스 병정처럼 서 있는 가로수를 보니 더럭 반갑다. 문득 그녀와 주고받던 말이 떠올라 피식 웃음이 나온다. “나무 이름이 뭐예요?” “먼나무.” “뭔 나무냐고요?” “먼나무라니까.” 허허, 서귀포를 촘촘히 수놓은 그 가로수 이름이 먼나무란다. 근래 ‘식탐’이라는 책을 쓴 ‘올레 개척자’ 그녀와 난 미식의 경계에서 죽이 잘 맞았다. 그러니 제주에 가면 포식자처럼 바닷가에서 산허리로 별난 식재료를 찾아 기웃거리거나 밤늦게까지 맛 유람기를 읊어댔다. 어떤 날은 오후에야 문을 여는 게으른 ‘봉수네 식당’ 구석방에 앉아 국물이 뽀얗게 우러난 전통 돼지족탕에 감읍했고, 문섬 위로 달이 차올라 싱숭생숭한 날은 제주의 푸른 밤 유화가 걸린 그녀의 낡은 아파트에서 애술 언니가 담가준 기막힌 파김치에 막걸리 통을 비웠다. 이번 제주여행 또한 그 변주를 넘어서지 않았는데, 촉수에 잡힌 것은 마라도의 끝물 방어다. 물 좋아 젓가락으로 집으면 조릿대처럼 낭창거리는 붉고 기름진 선어의 향연을 맛보지 않고 어찌 모슬포의 겨울을 이야기할까. 하필 이름도 기이한 제주 여인 묘생씨가 옆자리에 앉았고, 토박이 식도락 기담은 밤새 냄비뚜껑처럼 벌름거렸다. “말도 마시라, 애 낳았는데 시어머니가 메밀자베기(수제비) 달랑 두 번 끓여 주더라고. 성에 안 찼지. 메밀가루 한 말을 구했어. 이레를 끼니마다 한 낭푼씩 먹고 나니 기운이 돌더라. 요리랄 것도 없어. 메밀가루를 묽게 반죽해서 끓는 물에 수저로 뚝뚝 떼어 넣으면 돼. 지금도 제주 산모들은 땀 뻘뻘 흘리며 메밀자베기를 퍼먹어야 젖이 돌고 기운을 차린다고 생각하지.” 허니, 제주의 겨울 맛은 메밀이야기로 풀렸다. 메밀의 걸쭉한 점성이 산모의 젖을 풍부하게 해 주고 피를 맑게 해 주기 때문에 제주 여인들은 미역국과 더불어 산후 조리식으로 메밀수제비를 먹는다는 것이다. 중산간 지역에서 많이 재배하는 메밀은 제주 음식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한의 구황작물이다. 심한 흉년이 들면 메밀대를 삶아 먹으면서 허기를 달랬고, 뜨거운 물에 타면 바로 식사대용 비상식량이었다. 꿩메밀칼국수, 꿩만두, 빙떡, 메밀수제비, 메밀고구마범벅, 메밀칼국 등 이 일상의 음식들은 모두 메밀이 섞이고 어우러지며 긴 시간 배고픈 제주를 먹여살렸다. 잔칫집에서 빠지지 않는 몸국(돼지고기 삶은 국물에 모자반을 넣고 끓인 국)이나 고사리육개장, 순댓국에도 어김없이 메밀가루가 들어간다. 국은 걸쭉하여 따로 밥을 먹지 않아도 한 끼 식사가 될 만큼 포만감이 있다. 이튿날 오전. 비자림 입구에서 제주시 쪽으로 식당을 옮겨 왔다는, 제법 알려진 꿩과 메밀요리 전문점을 찾아갔다. 빙떡과 꿩만두, 꿩메밀칼국수까지 오달지게 주문했다. 빙떡은 본래 명절 때 나눠 먹는 전통음식이다. 역사가 700년이나 되었다면 믿어질까. 철판에 잽싸게 지져내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은 먹는 일만큼이나 노독을 풀어주는 흥밋거리다. 할망은 묽게 갠 메밀을 한 국자 얹어 손바닥만 한 피를 만들고, 데친 무채를 얹어 빙빙 굴렸다. 양 끝을 꾹 눌러 완성시킨 빙떡은 마치 멍석을 말아 놓은 듯 가지런하기까지 하다. 모양이 길쭉하다. 좀 식혀 귀퉁이를 베어 물었다. 부드럽다. 메밀의 담백한 맛과 무채의 시원함이 어우러져 풍미가 독특하다. 삼삼하다. 이것이야말로 고향을 떠나온 도회인들이 영혼을 부릴 수 있는, 만화영화 ‘라따뚜이’에서 평론가 안톤 이고를 감복시킨 어머니의 손끝 맛이 아닐까. 설설 국물이 끓고 할머니의 꿩 이야기는 과거로 흘러 들어갔다. “지금이야 사육이지만 예전에는 늦가을부터 사냥을 했어요. 어떤 마을은 개를 앞세워 수십 명이 패를 만들었죠. 그런 날은 무 나박나박 썰어 넣은 꿩국을 맛봤고, 메밀반죽 넓게 썰어 넣은 꿩칼국은 겨울 별미였어요. 잡은 꿩을 눈밭에 툭 던져 놨다가 꽁꽁 얼려 가슴살로 육회를 해먹어요. 꾸들꾸들 말린 육포는 술안주로 최고였죠.” 메밀 피에 꿩고기와 야채를 얹어 꿩만두를 빚고, 샤부샤부처럼 데쳐 먹는 꿩 토렴은 그야말로 제주의 오랜 풍습이 깃든 세시음식이다. 제주만의 꿩엿은 어떤가. 꿩 살코기 쭉쭉 찢어 넣고 국물까지 포함시켜 엿을 고았다. 저지방 고단백 식품으로 물질하는 해녀나 노인들의 보양식으로 최고였다. 여행 마지막 날, 동문재래시장에 들렀다. 꿩과 메밀요리로 입소문난 골목식당 안일수(58)씨를 만나기 위해서다. 테이블 6개의 좁은 공간에서 안씨는 구이용 꿩을 다듬고 있었다. 가게는 40년 됐지만 15년 전 물려받았다고 한다. 부엌이 두어 평이나 될까. 손잡이가 떨어져 나간 들통에서는 꿩 육수가 끓고 있었다. 꿩메밀칼국수를 주문했다. 투박한 메밀덩어리는 도마 위에서 순식간에 재단되었고, 육수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메밀가루가 상으로 올라오기까지 그 시간은 짧고 일정했으며 단단했다. 국수 한 그릇의 미망은 컸다. 어떻게 먹어야 할지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수저부터 들었다. 여전히 낯설다. 국물을 한 술 떴다. 맛이 깊다. 베지근하다는 제주 사투리는 이럴 때 쓰는 말일 것이다. 국수를 젓가락으로 어설프게 건져 본다. 뚝뚝 끊어진다. 그러니 순수 메밀칼국수는 수저로 퍼 먹어야 옳다. 담백하지만 텁텁하다. 고기 살점이 씹히면서 특유의 꿩 향이 난다. 우리의 미각은 보수적이어서 추억과 경험에 의존해 판단하려는 경향 때문에 꿩이라는 익숙하지 않은 식재료가 살갑지는 않은가 보다. 비리고 날것투성이인 시장통을 빠져 나오니 눈발이 성기게 흩날린다. 그런데 모를 일이다. 비행기를 타고 본토로 돌아오는 동안 왜 그 국물이 자꾸만 떠오르던지. 단순하고 정갈한 과거의 맛. 몸을 순화시키는 편한 맛. 이 영혼을 벼리는 국물이야말로 생명의 음식이고 팍팍한 일상의 기갈을 풀 힐링 푸드 아닐까. 정초부터 꿩메밀국수에 단단히 홀렸다. 글 사진 손현주 음식평론가·여행작가 [여행수첩] 바람 많은 제주의 겨울은 만만치 않다. 바람막이 등 옷을 든든히 준비하는 것이 좋다. 눈 소식이 있으면 한라산 어리목 입구만 가도 기막힌 설경을 만끽할 수 있다. 공항까지 차로 25분. 동문재래시장 입구에 빙떡 파는 포장마차가 있다. →계절맛집 동문재래시장 ‘골목식당’(757-4890, 꿩메밀칼국수, 꿩샤부샤부, 꿩구이), 제주시 이도2동 ‘비자림꿩요리전문점’(783-3888, 꿩메밀칼국수, 꿩만두, 빙떡, 꿩샤부샤부), 제주시 구좌읍 ‘제주민속식품’(782-1500, 꿩엿, 전복엿, 감귤해초잼) →추천맛집 ‘봉수네식당’(763-5164, 돼지족찜, 고기국수), 표선면 ‘가스름식당’(787-1163, 토종흑돼지 삼겹살, 돼지고기 두루치기, 전통 순댓국과 몸국), 대정읍 ‘산방식당’(794-2165, 수육과 밀면, 이상 서귀포시) 제주시 삼도동 ‘미풍해장국’(724-8867, 중독성 강한 선지해장국)
  • [커버스토리-짝퉁 코리아] 카탈로그도 제작 ‘기업화’… 새벽엔 오픈마켓서 은밀한 거래

    [커버스토리-짝퉁 코리아] 카탈로그도 제작 ‘기업화’… 새벽엔 오픈마켓서 은밀한 거래

    #지난해 6월 500억원대 짝퉁 명품을 밀수, 제작해 유통한 일당이 세관에 적발됐다. 이들은 ‘김태희 가방’처럼 유명 연예인의 이름을 붙인 짝퉁 제품을 소개하는 자체 카탈로그까지 제작,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모(51·여)씨 등 3명은 유명 상표가 부착된 명품을 위조한 가방 등 짝퉁 5만여점을 중국에서 밀수하거나 국내에서 제조,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서울 이태원과 남대문시장, 부산 등 전국의 소매상에 뿌렸다. 국내 짝퉁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소규모 구멍가게식으로 운영되던 짝퉁업체들이 이제 제조와 판매, 영업 등으로 세분화하면서 규모가 수백억원대로 커지고 기업화되고 있다. 11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국내 위조 상품 시장 규모는 약 27조 4000억원에 이른다. 또 유통되는 위조상품의 종류도 다양하다. 짝퉁 명품을 비롯해 가짜 석유와 양주, 불법복제 소프트웨어 등 수많은 분야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가짜라는 것을 모르고 속는 때도 있고 알면서도 진품보다 가격이 싸다는 이유로 구매하는 사람들도 있다. 관세청이 최근 5년간 가짜 가방과 시계 등의 밀반입을 적발한 건수는 1528건(2조 2074억원)에 달한다. 2008년에 328건(3407억원), 2009년 325건(7117억원), 2010년 319건(2704억원), 2011년 231건(3371억원), 2012년 225건(5475억원)이 적발됐다. 관세청 관계자는 “주로 홍콩이나 중국 쪽에서 짝퉁 제품들이 많이 들어온다”면서 “수법이 교묘해져 육안으로 봐서는 진품과 구별이 쉽지 않아서 수출입 자료나 돈거래 등을 통해 정상적인 수입인지를 식별한다”고 말했다. 불법으로 제조된 가방과 옷, 시계 등이 다양한 채널로 유통돼 소비자들을 유혹 중이다. 거래 수법도 점차 교묘해지고 있다. 단속을 피하기 위해 대포폰과 차명계좌, 퀵서비스 등 온갖 수법이 동원되고 판매책 간에도 서로 신분을 숨기는 등 적발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또 짝퉁 상품의 단속이 뜸해지는 새벽 시간이면 가짜 해외 유명 명품이나 스포츠 브랜드 등이 버젓이 인터넷 오픈마켓에서 거래된다. 유럽 명품뿐 아니라 해외 스포츠 브랜드 등 종류도 각양각색이다. 짝퉁 제품이 온라인 오픈마켓에서 주로 거래되는 시간은 밤 12시부터 아침 6시 사이다. 오픈마켓이 자구노력의 하나로 아침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짝퉁 검색 시스템을 운영하기 때문에 이 시간을 피해 거래되고 있는 것이다. 정신수 서울세관 조사관실 계장은 “상표법 위반 제품들은 오픈마켓에서 판매되다가 최근에는 블로그나 카페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널을 통해 은밀하게 판매된다”고 설명했다. 일명 ‘폐쇄몰’(회원제로 운영되는 블로그나 카페, 소셜커머스 등)에서 판매되는 경우에는 접근이 차단돼 단속하기가 더욱 어렵다. 정 계장은 “짝퉁 제품을 팔 때 그들만이 쓰는 은어가 있다”면서 “‘이미테이션’이나 ‘SA급’ 등의 은어는 검색을 통해 단속이 되기 때문에 새로운 은어를 계속 만들어 내고 있다”고 귀띔했다. 술집에서 판매되는 양주도 마찬가지다. 국내 양주시장 규모는 1조 2000억원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짜 양주 시장은 1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조직적인 규모의 가짜 양주 제조는 많이 줄어들었지만 업소에서 남은 술을 섞어 파는 식의 소규모 유통은 성행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물론 업체에서 매년 수십억원의 비용을 들여 첨단 위조 방지 기술을 개발하고 홍보하는 등 짝퉁 근절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정보기술(IT) 업계도 짝퉁 탓에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국내 소프트웨어 불법복제율은 40% 정도다. 이는 세계 평균인 42%보다 낮은 수치다. 하지만 선진국 평균 수준인 26%,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평균치인 27%와 비교하면 심각한 수준이다. 2011년 불법 소프트웨어에 따른 손실액은 약 351억원에 달했다.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 관계자는 “국내 소프트웨어 불법복제를 10%만 줄여도 약 2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된다”면서 “소프트웨어가 국내 산업 발전의 초석인 만큼 불법복제를 줄이기 위한 관심과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짝퉁이 판치는 것은 사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짝퉁을 사는 이유와 사정은 제각각이었지만, 짝퉁 구매가 과시욕을 위한 합리적 소비라고 강변한다. 대부분의 짝퉁 구매는 진품보다 싸다는 단순한 이유에서 출발한다. 자동차용 유사석유를 가끔 쓴다는 이모(39·경기 수원)씨는 “일반 주유소 휘발유보다 유사석유가 ℓ당 400~500원이 싸다”면서 “한 달이면 최소한 15만원 이상은 아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위험하지 않으냐는 질문에 이씨는 “차도 10년 이상 타서 낡았고 어차피 몇 년 더 타다가 폐차시킬 텐데 문제가 있느냐”면서 “주유할 때 담배만 안 피우면 사고 날 확률은 거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얼마 전에도 짝퉁 구두를 샀다는 회사원 이모(31)씨는 “어차피 요즘 구두는 닳고 해져서 산다기보다 기분 전환의 이유로, 또 신고 있는 게 싫증이 나서 사는 게 대부분”이라면서 “품질은 좀 떨어지지만 국산 구두 한 켤레 값으로 검증받은 디자인의 구두를 두세 켤레 살 수 있으니 합리적인 소비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대리만족형도 많다. 주부 임모(41)씨는 “200만~300만원 하는 루이비통이나 구찌 가방을 사기에는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기 때문에 짝퉁을 사기 시작했다”면서 “20만~30만원의 저렴한 가격에 나도 남들처럼 명품 가방을 들고 다닐 수 있다는 만족감이 크다”고 말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른바 짝퉁 구매는 명품이 갖는 이미지에 대한 사회적 기대와 명성을 갖고자 하는 허영심과 과시욕 등의 사회심리 현상”이라면서 “짝퉁이 사라지려면 정부의 철저한 단속과 소비자들의 그릇된 인식이 바뀌어야만 한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먹이도 없이 1만 2000km 여행한 ‘두꺼비의 모험’

    애니메이션 스토리로 어울릴 만한 두꺼비의 모험담이 알려져 화제다. 최근 중국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 타운까지 무려 1만 2000km를 먹이도 없이 3개월간 여행한 두꺼비의 사연이 알려졌다. 이 두꺼비가 ‘모험’을 시작한 것은 지난 9월 경. 중국에서 남아공으로 떠나는 수출품 중 한 촛대 속에 숨어있던 이 두꺼비는 길고 긴 항해를 거쳐 12월 중순 경 케이프 타운에 도착했으며 한 가게의 상품으로 진열됐다가 손님에 의해 발견됐다. 당시 두꺼비는 탈진과 굶주림 상태로 움직이지 못했으나 다행히 목숨은 붙어있었다. 이같은 사실은 현지 동물보호단체인 SPCA에 알려졌고 두꺼비는 정성어린 치료로 건강을 회복했다. 그러나 두꺼비에게 또 한번의 위기가 찾아왔다. 두꺼비 스스로가 밀수(?)된 동물로 법에 따라 살처분 위기에 빠진 것. 그러나 현지여론과 동물보호단체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 두꺼비는 잭(Jack)이라는 이름도 얻었으며 요하네스버그에 위치한 유명 조류 정원에 보금자리도 얻었다. 잭을 돌보고 있는 SPCA 브렛 글래스비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잭이 비행기를 타고 요하네스버그로 왔는데 퍼스트클래스 수준의 대접을 받았다.” 면서 “향후 절차에 따라 검역을 완료한 후 새로운 삶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터넷뉴스팀 
  • 바다 한가운데서 1억 넘는 ‘포르쉐 SUV’ 낚은 中 어부

    중국의 한 어부가 바다 한 가운데서 물고기가 아닌 명품 자동차 브랜드의 SUV차량을 ‘낚아’ 눈길을 끌고 있다. 영국 더 텔레그래프의 보도에 따르면 광시좡족자치구 베이하이의 어부가 건져낸 포르쉐 SUV차량은 시가 11만 달러(약 1억 2000만원)에 달하는 고가로, 적어도 2년 이상 물속에 가라앉아 있던 것으로 추정된다. 바다 한 가운데서 발견된 만큼 출처가 미스터리했던 이 럭셔리 차량은 조사 결과 밀수입용이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카뉴스차이나닷컴(Carnewschina.com)은 베이하이 인근 해안이 고급 차량들을 밀수입하는 밀수선들의 주요 해상통로라는 점에서 해당 차량 역시 비슷한 경로를 통해 중국 해안으로 들어왔을 것으로 추측했다. 이 매체는 “아마도 포르쉐 차량 다수를 실은 밀수입선이 통관 단속선을 발견한 뒤 처벌을 피하기 위해 차를 배 밖으로 밀어낸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이를 발견한 어부는 현지 고철상에 해당 차량을 팔고 4000위안(약 70만원) 상당의 이득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마약 든 ‘가슴보형물’ 이식수술, 밀반입한 20대女 

    마약 든 ‘가슴보형물’ 이식수술, 밀반입한 20대女 

    범죄영화에서나 등장하던 충격적인 마약밀반입이 현실에서 포착됐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지난 12일 파나마 출신의 28세 여성은 코카인을 가득 채운 주머니를 자신의 가슴에 이식한 뒤 이를 밀반입하다 적발됐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엘프라트 공항을 통해 입국하려 한 이 여성은 거동이 불편해 보인데다 심사대 통과 과정에서 가슴 모양이 비뚤어져 있고 피가 흥건한 붕대로 감겨져 있는 것이 발각돼 병원으로 곧장 이송됐다. 병원에 도착한 뒤 경찰의 조사를 받던 도중 가슴에 ‘마약 이식’을 한 사실이 탄로가 났고, 결국 현장에서 이를 제거하는 재수술을 받았다. 그녀가 보형물을 이용해 밀수입 한 코카인의 무게는 1.8㎏에 달했으며, 시가로 치면 약 4억 1600만원에 달한다. 당시 현장에서 그녀를 체포한 경찰은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공항에서 본 그녀는 몸이 매우 아픈 것처럼 보였다. 만약 코카인 주머니가 가슴에서 터지기라도 했다면 그녀는 곧장 목숨을 잃었을 것”이라면서 “공항에서 검거된 것이 그녀의 생명을 구한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한편 가슴 보형물 이식수술까지 해가며 마약을 밀수입하려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1년에는 33세의 스페인 출신 모델이 가슴과 엉덩이에 코카인이 가득 든 보형물을 이식하고 이탈리아로 들어오다 검거된 바 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70대 노인, 새 밀수하면서 “신고할 새 없음” 신고

    바지 속에 희귀한 새를 숨겨 입국하려던 할아버지가 징역을 살게 됐다. 미국 마이애미에 살고 있는 히스패닉계 76세 노인 알베르토. 그는 지난 10월 쿠바를 여행하고 돌아오면서 바지에 이중 주머니를 만들었다. 바지 안쪽으로 주머니를 여러 개 만들어 단 그는 주머니마다 쿠바에서 구입한 희귀종 새를 넣었다. 꿈틀거리는 새를 넣고 불편한 자세로 비행기를 탄 그는 공항에 도착하면서 세관신고서에 ‘신고할 새나 동물이 없음’이라고 자신있게 적어넣었다. 하지만 세관 검색대를 지나면서 그는 바로 적발됐다. “신고할 동물이 없다.”고 적은 게 의심을 산 이유였다. 할아버지가 바지에 무언가 숨길 걸 바로 알아챈 세관직원들은 몇 차례나 “정말 신고할 새가 없는가.”라고 물었지만 할아버지는 “신고할 동물이 없다.”고 시치미를 떼다가 수갑을 찼다. 법원으로 넘겨진 할아버지는 최근 밀수혐의를 인정했다. 그는 “쿠바에 있으면서 새를 구입했다.”며 “미국에서 새를 팔 생각이었다.”고 했다. 현지 언론은 “법원에 내년에 할아버지에게 판결을 내릴 예정”이라며 “최고 징역 20년이 선고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할아버지는 최고 25만 달러의 벌금까지 물어내야 할 판이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서울 택시서 분실한 스마트폰 3일만에 中선전에서 거래

    서울 택시서 분실한 스마트폰 3일만에 中선전에서 거래

    분실하거나 훔친 스마트폰을 해외로 밀반출하는 검은 거래가 급격히 늘고 있는 가운데 장물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속도가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서울에서 잃어버린 스마트폰이 불과 3일 만에 중국으로 팔려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6일 스마트폰 아이폰4S를 잃어버린 이석만(41)씨는 3일 후 스마트폰의 위치를 추적했다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자신이 잃어버린 스마트폰이 중국 선전에 있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사정은 이러했다. 6일 0시쯤 택시를 탄 이씨는 오전 1시 서울 홍은동 집 앞에서 내렸다. 이씨는 뒤늦게 스마트폰이 사라진 사실을 알아챘다. 그는 날이 밝자마자 이동통신사인 SK텔레콤 측에 스마트폰 위치 확인을 의뢰했다. 이씨의 전화기는 그가 택시에서 내리고 1시간 30분 정도가 지난 당일 새벽 2시 28분쯤 서울 종로6가 주변에서 전원이 꺼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씨는 이날 오후 카드 영수증에 나와 있는 택시회사를 찾았다. 하지만 그가 탔던 택시의 블랙박스 영상은 이상하게도 당일 오전 1시부터 1시 37분까지 화면이 삭제돼 있었다. 남은 기록은 택시가 이후 종로6가 부근을 운행했다는 것뿐이었고, 택시기사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결국 이씨는 이날 오후 경찰에 스마트폰 분실신고를 했다. 이씨는 다시 SK텔레콤에 스마트폰 위치확인을 요청했고, 오후 6시 56분 서울 신도림동에서 스마트폰의 전원이 잠시 켜졌다가 이내 꺼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경찰 조사를 기다리던 이씨는 9일 오후 자신의 아이패드로 ‘나의 아이폰 찾기’를 해보다 놀랐다. 잃어버린 아이폰4S의 위치가 중국 선전 시내로 떴기 때문이다. 이씨는 “잃어버린 스마트폰이 3일 만에 해외로 빠져나갔으리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면서 “다시 찾을 방법이 없는 듯해 너무 속상하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분실이 최근 들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09년 1만 2279건에 불과하던 휴대전화 분실신고는 2010년 6만 2307건, 지난해 29만 1049건으로 증가했다. 불과 2년 사이 23배나 늘어났다. 경찰 관계자는 “과거에는 휴대전화를 습득하면 상당수가 주인을 찾아 돌려줬지만 요새는 고가의 스마트폰이라 안 돌려주는 사례가 많아 분실신고가 급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스마트폰 분실 뒤에 전문 장물업자들이 존재한다. 경찰에 따르면 하부조직은 서울 홍대, 선릉, 강남, 종로 일대에서 절도범이나 택시 기사가 수거한 스마트폰을 10만~30만원대에 구매한다. 이렇게 사들인 스마트폰은 총매입책에게 넘겨진다. 총매입책은 국제택배 등을 통해 곧바로 해외 현지 매입책에게 스마트폰을 넘긴다. 이때 장물 가격은 50만~60만원으로 올라간다. 경찰이 지난해부터 분실 스마트폰 거래에 대한 집중 단속을 벌이고 있지만 꼬리가 잡히는 것은 빙산의 일각이다. 전문가들은 분실 스마트폰 거래가 쉽고 처벌 또한 약한 현재의 구조가 검은 시장을 키운다고 지적한다. 분실 스마트폰을 팔다 걸려도 대부분 벌금형에 그친다. 지난 6일 대구지방경찰청은 전국 택시기사 및 스마트폰 절도범으로부터 분실 스마트폰 780대(시가 7억원)를 매입해 중국 광저우 등에 밀수출한 장물업자 등 절도 피의자 42명을 검거했다. 하지만 분실 스마트폰을 팔아 넘긴 택시기사 등 40여명은 불구속 처리돼 300만원 이하의 벌금형만 받았다. 이웅혁 경찰대 교수는 “고가의 스마트폰은 크기가 작아 잃어버리기도, 훔치기도 쉽지만 장물거래가 대부분 불구속 처리돼 피의자들은 가벼운 벌금형에 그친다.”면서 “검은 거래를 끊기 위해서라도 처벌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中 시진핑시대] 부친 실각·입당 10차례 퇴짜… ‘고난’이 키운 1인자

    [中 시진핑시대] 부친 실각·입당 10차례 퇴짜… ‘고난’이 키운 1인자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은 15일 새로 출범하는 공산당 18기 중앙위원회의 첫 번째 전체회의(18기 1중전회)를 통해 13억명의 중국인, 8200여만명의 중국 공산당원 가운데 서열 1위의 인물로 올라서게 된다. ‘만인지상’의 자리인 공산당 총서기에 오르기까지 시 부주석은 여러 차례 중요한 고비를 넘겨야 했다. 태자당(당·정·군 혁명원로 자제 그룹) 원로이자 시 부주석의 정치적 후원자인 쩡칭훙(曾慶紅) 전 부주석이 2007년 “모든 계파가 받아들일 수 있는 인물”이라며 그를 5세대 지도자로 천거했을 때만 해도 시 부주석의 입지는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밀었던 리커창(李克强) 부총리에 비해 넓지 않았다. 시 부주석은 평생 크게 네 차례의 중대 고비를 넘겨 중국의 1인자가 된다. 첫 번째 고비는 1962년 부친인 시중쉰(習仲勛·1913~2002) 전 부총리의 실각과 뒤이어 찾아온 문화대혁명(1966~1976년)의 광풍 속에서 시작됐다. 공산당 고위 간부들의 집단거주지인 베이징 중난하이(中南海) 출신의 ‘홍색 귀족’ 태생이지만 아홉살 때 아버지가 류즈단(劉志丹) 사건에 연루돼 권력투쟁에서 밀려나면서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했다. 4년간은 그럭저럭 버텼으나 문혁이 시작되자 사상 비판을 받고 13세의 나이에 소년관리소라는 교화시설에 다녀온 데 이어 15세 되던 해에 ‘지식청년’으로 분류돼 산시(陝西)성 옌안(延安)시 량자허(梁家河)촌으로 하방됐다. 하지만 시 부주석은 3개월을 못 버티고 베이징으로 탈출했다. 만약 복귀하지 않았다면 오늘의 시진핑은 있을 수 없다. ‘소년 시진핑’은 백부와 백모의 설득에 따라 농촌에서 뼈를 묻는다는 각오로 량자허로 돌아갔고 이때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훗날 그는 당시 생활에 대해 오관(五關·5대 관문)을 거쳤다고 회고했다. 벼룩, 노역, 배고픔, 고된 일상, 부적응이다. 그는 2000년 잡지 중화아녀(中華兒女)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은 량자허촌에서의 체험 때문이다. 그 기간 동안 나는 실사구시가 무엇인지 대중이 무엇인지를 알게 됐고 나 스스로에 대해 굳은 자신감을 키웠다.”고 회상했다. 두 번째 고비는 공산당 입당 거절이다. 하방 기간 동안 그는 공산당에 입당하려 애썼지만 당국은 부친의 사상 등을 문제 삼아 열 차례 퇴짜를 놓았다.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다행히 그의 성실성을 눈여겨본 간부의 추천으로 부친에 대한 명확한 평가가 나오기 전인 1974년에 입당을 허가받을 수 있었고, 이어 량자허 당지부 서기도 됐다. 1975년 칭화대에 입학할 수 있는 공농병 청강생 정원 두 자리가 옌안에 할당됐고, 한 자리가 그에게 돌아가면서 7년간의 하방 생활을 접고 베이징으로 귀환할 수 있었다. 지식청년으로 분류되면서 중2 중퇴의 학력이 전부인 그에게 학업의 기회가 주어졌고 인생의 반전이 시작된 것이다. 시 부주석은 1985년부터 2002년까지 무려 17년 동안 남동부 푸젠(福建)성에서 근무했다. 샤먼(厦門)시 부시장부터 시작해 성장까지 역임했다. 그런 그가 ‘위안화(遠華)그룹 밀수 사건’의 폭풍 속에서 살아남은 것은 세 번째 고비를 넘은 것으로 평가된다. 위안화그룹은 중국 역사상 최대 규모인 530억 위안(약 9조 5400억원)의 밀수에 관여했고, 위안화그룹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푸젠성의 주요 간부들이 줄줄이 처벌됐다. 시 부주석이 이 사건을 계기로 청렴성을 인정받았다고도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가 1999년 푸젠성 대리성장 당시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007년 6월 25일은 시 부주석이 잊을 수 없는 날이다. 2002년 공산당 16차 전국대표대회(전대)에서 시 부주석은 가까스로 16기 중앙위원이 됐다. 반면 리 부총리는 후 주석의 총애를 받으며 차세대 주자로 떠올랐다. 국내외 언론도 리 부총리를 집중 조명했다. 하지만 17차 전대를 석 달여 앞둔 2007년 6월 25일 공산당 간부와 원로 400여명을 상대로 실시한 ‘차기 정치국위원 선임과 관련한 민주적 추천’ 조사에서 시 부주석은 압도적인 표차로 리 부총리를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이 고비를 끝으로 시 부주석은 5세대의 1인자 ‘티켓’을 당당히 거머쥐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병원 100곳 공업용 실리콘으로 성형

    부작용이 심각한 공업용 실리콘을 성형외과 등 수도권 병·의원 100여곳에 제조 판매해 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3일 의료기기법 등 약사법을 위반한 혐의로 신모(43)씨를 구속하고 김모(44)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신씨 등은 2002년 초부터 최근까지 시흥에 공장을 두고 값싼 공업용 실리콘으로 성형수술에 사용되는 보형물을 만들어 성형외과·비뇨기과에 판매해 수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또 지난해 초부터 식약청 허가를 받지 않은 중국산 실리콘 겔 인공유방과 보툴리눔(보톡스), 필러 등을 밀수입한 후 성형외과 등에 허가받은 제품으로 속여 납품했다. 특히 수도권 100여개 병·의원들은 신씨 등이 납품한 실리콘 겔 인공유방 등이 인체 부작용이 심각한데다, 허가받지 않은 제품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납품받아 환자들에게 정품가격의 절반값인 300만~400만원을 받고 수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실리콘 겔 인공유방은 고위험군 위료기기로 분류돼 식약청 추적관리대상품목으로 지정돼 있다. 남성용 불법 보형물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성분을 분석한 결과 일부에서 페인트나 창문 코팅제 원료로 사용되는 화합물이 검출됐고, 이 물질은 피부와 접촉하면 욕창 및 염증성 피부염 등을 유발한다. 경찰은 서울 청담동, 경기 안산 등 수도권 일대 병원 100여곳을 상대로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한상봉기자 hsb@seoul.co.kr
  • [Weekend inside] 멕시코 마약전쟁 그 불편한 진실

    [Weekend inside] 멕시코 마약전쟁 그 불편한 진실

    멕시코 최대 마약조직(카르텔)인 로스 세타스의 두목 에리베르토 라스카노가 지난 10월 7일 멕시코 해군과 교전 중 사살됐다는 소식은 멕시코 국내뿐 아니라 세계 외신의 주요 뉴스로 다뤄졌다. 마약조직을 단속하던 특수부대 출신으로 ‘사형집행인’이란 별명이 붙은 라스카노는 멕시코와 미국이 각각 260만 달러(약 29억원)와 500만 달러의 현상금을 내걸 정도로 악명 높은 거물이었다. 현상금 규모로는 또 다른 거대 마약조직인 시날로아의 재벌급 두목 호아킨 구스만에 이어 두 번째다. 어이없게도 하루 만에 라스카노의 시신이 로스 세타스 조직원들에 의해 감쪽같이 탈취되면서 ‘가짜 죽음’ 등 음모론이 불거지긴 했지만, 펠리페 칼데론 대통령이 2006년 취임 직후부터 야심차게 추진한 ‘마약과의 전쟁’ 중 최대 업적으로 꼽을 만한 성과였다. ●마약조직 두목 사살 후 시신탈취로 음모론도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멕시코 당국은 2009년 3월 멕시코 8대 마약조직의 우두머리급 37명을 공개 현상수배했는데 3년 반 만에 이 중 16명을 검거했고, 7명을 사살했다. 다른 라이벌 조직원들에게 암살된 2명을 제외하면 남은 수배범은 호아킨 구스만을 포함해 12명이다. 특히 지난 9월 가장 오래되고, 막강했던 걸프 카르텔의 두목 2명을 잇달아 검거하면서 사실상 이 조직을 와해시켰다. 현재 멕시코 마약사업을 양분하고 있는 로스 세타스와 시날로아도 올 들어 핵심 고위급 인사들이 체포되면서 세력이 약화된 상태다. 칼데론 대통령이 지난 9월 임기 마지막 의회교서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6년간 정부가 마약조직으로부터 압수한 마약과 불법 무기, 현금 규모는 총 145억 달러(약 15조 8000억원)에 달한다. 이런 통계로만 보면 칼데론 대통령의 마약범죄 소탕 작전은 꽤 성공적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하지만 집권당은 지난 7월 대선에서 야당인 제도혁명당에 패했다. 45세의 젊고 잘생긴 외모로, ‘이미지형 정치인’으로 여겨지던 엔리케 페냐 니에토가 승리한 것은 집권당의 강력한 마약범죄 정책이 오히려 폭력의 일상화를 야기하면서 국민들의 치안 불안과 공포심 등이 크게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현상은 멕시코 정부의 ‘마약과의 전쟁’이 성과 못지않게 상당한 희생과 부작용을 야기했기 때문이다. 멕시코에서 마약조직과 연관된 범죄는 웬만해선 뉴스가 안 될 정도로 다반사로 일어난다. 범죄 수법도 끔찍하고 잔혹하기 그지없다. 지난 9월 서부 지역 미초아칸주에선 목이 잘리고, 몸통이 토막 난 채 불에 탄 시신 7구가 발견됐다. 앞서 5월에는 고속도로 주변에서 머리와 사지가 절단된 50여구의 시신이 발견됐으며, 대선을 며칠 앞두고 멕시코의 국제공항에서 마약 갱단이 경찰 3명을 사살한 사건도 벌어졌다. 멕시코 마약전쟁에 얽힌 불편한 진실을 알려면 시간을 거슬러 마약조직의 탄생 배경과 성장 과정 등을 먼저 살펴봐야 한다. 콜롬비아 등 중남미 마약 생산지와 미국이라는 거대 마약 시장 사이에 놓인 지정학적 위치로 인해 멕시코는 1960년대부터 마약 중개수입으로 짭짤한 수입을 올렸다. 하지만 멕시코에 마약조직이 처음 생긴 것은 1980년대 ‘마약왕’으로 불렸던 펠릭스 갈라르도로가 조직한 과달라하라 카르텔이 시초다. 그는 콜롬비아 마약 조직과의 연계를 발판으로 1989년 4월 체포될 때까지 멕시코 마약시장을 장악했다. 그는 조직을 여러 분파로 나눴는데, 이 분파들이 훗날 지역적 기반을 둔 마약조직으로 성장했다. ●불법마약거래 규모 年 최대 500억 달러 멕시코는 미국 내 마약 유통량의 90%를 차지하는 마약 수출대국으로 올라섰다. 전문가들은 불법 마약거래 규모가 연간 130억 달러에서 5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마약이 멕시코의 주력 산업인 셈이다. 멕시코의 마약조직이 급성장한 배경에는 미국이 1990년대 콜롬비아를 부추겨 콜롬비아 내 최대 마약조직이 붕괴된 데도 원인이 있다. 멕시코의 주요 마약 카르텔은 시날로아, 걸프, 후아레스, 나이츠 템플라, 티후아나, 라 파밀리아, 로스 세타스, 벨트란 레이바 등 8개 조직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인 스트랫포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수년간 이 조직들은 서부 지역의 시날로아 연합조직과 동부 지역의 로스 세타스로 크게 양분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시날로아 연합조직은 경찰, 공무원, 정치인 등을 대상으로 한 뇌물 상납과 조직원 포섭 등을 영향력 확장의 주요 전략으로 삼는 데 반해 멕시코 군인들이 탈영해 만든 단체인 로스 세타스는 폭력적인 수단을 활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걸프 카르텔의 행동대 역할을 하다 2010년 독립해 북서부 지역을 근거지로 세를 넓혀온 로스 세타스는 지난해 8월 대낮에 카지노에 불을 질러 52명을 숨지게 했고, 지난 2월 몬테레이 교도소에 수감된 조직원들이 라이벌 걸프 카르텔 조직원 44명을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할 만큼 잔인하다. 이들 조직은 끊임없이 영역다툼을 벌여 왔다. 특히 정부의 마약조직 소탕 작전으로 우두머리가 체포되거나 사망할 경우 권력 공백을 차지하기 위한 유혈충돌이 잇따랐고, 보복의 악순환도 계속됐다. 이들은 또 지역 정치인, 경찰과 결탁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언론기관에 대한 협박도 일삼고 있다. 심지어 ‘마약’(narco)을 브랜드화해 음악, 텔레비전쇼, 문학, 음식, 등 각종 분야에서 멕시코 문화의 일환으로 전파시키는 ‘현대적인’ 전략도 쓰고 있다. ●‘정권교체’ 새 정부, 소탕작전 부작용 줄일지 주목 2000년대 초반까지 정부의 대응은 소극적이었다. 그러다 칼데론 대통령이 취임 첫해인 2006년 12월 11일 미초아칸주에 병력 6500명을 파견하면서 ‘마약과의 전쟁’이 시작됐다. 경찰에 대한 불신으로 군대를 마약작전에 투입했지만 마약조직들이 미국에서 불법으로 밀수하거나 경찰과 군대로부터 훔친 유탄 발사기, 자동화기, 수류탄 등 중장비 무기들로 무장하면서 사망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올 초 멕시코 정부가 공식적으로 밝힌 사망자 수는 4만 7515명이지만 전문가들은 5만 5000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중에는 교전 중 사망한 군경과 마약조직원 외에 무고한 민간인들도 포함돼 있다. 새 대통령이 선출됨에 따라 멕시코의 마약전쟁은 새로운 계기를 맞게 됐다. 2000년 대선전까지 집권당으로서 마약범죄 대처에 소극적이었던 제도혁명당 소속인 그는 당선 연설에서 “조직 범죄와의 협상과 휴전은 없을 것”이라며 마약조직과의 타협설에 대한 우려를 일축했다. 오는 12월 취임하는 그가 칼데론 정부 아래서 행해진 핏빛으로 물든 마약전쟁의 부작용을 피하면서 마약범죄를 소탕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마약성분 감기약’ 청국장 위장 밀수출

    필로폰의 원료물질이 함유된 국산 감기약을 대량 밀수출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필로폰 제조원료물질인 ‘염산슈도에페드린’이 함유된 감기약을 청국장으로 위장해 멕시코로 밀수출한 임모(50·여)씨 등 7명을 약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고 1일 밝혔다. 간호조무사 출신인 임씨는 인터넷 카페에서 알게 된 멕시코 교민 김모(50)씨의 부탁을 받고 2009년 5월부터 최근까지 N사와 S사의 감기약 1950만정을 구입한 뒤 김씨에게 되팔아 13억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감기약을 냄새가 심한 청국장으로 위장한 탓에 별다른 의심 없이 통관 절차를 거칠 수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번에 적발된 감기약에서 염산슈도에페드린을 추출해 가성소다 등 화학성분과 섞으면 6000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필로폰을 만들 수 있으며, 이는 시가 4조8000억원에 달하는 분량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범수기자 bulse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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