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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만 된다면”… 마피아 채권 덥썩 잡은 글로벌 투자가들

    “돈만 된다면”… 마피아 채권 덥썩 잡은 글로벌 투자가들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이 고수익을 위해 이탈리아 ‘마피아가 발행한’ 채권을 대량 사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몇년간 지속된 초저금리 시대에 마피아가 세운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들이 내세운 상대적 고금리 유혹에 덜컥 넘어간 것이다. 7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럽 최대 프라이빗뱅크(PB) 가운데 하나인 이탈리아의 방카 제네랄리는 회계법인 언스트앤드영(EY)의 자문서비스까지 받아 마피아 채권을 매집(買集)한 것으로 밝혀졌다. EY는 최근 독일 경제를 뒤흔들고 있는 핀텍업체 와이어카드 회계스캔들에서 회계업체로 제 역할을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은데 이어 마피아 채권과도 연루된 사실이 드러났다. FT는 시장 소식통들을 인용해 글로벌 투자자들이 지난 2015~2019년 10억유로(약 1조 3500억원) 규모의 민간채권을 사들였다며 이 중 일부는 이탈리아 범죄조직인 엔드랑게타의 페이퍼컴퍼니가 발행한 자산과 연계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엔드랑게타는 외부에는 이탈리아 시칠리아 마피아처럼 잘 알려진 범죄조직이 아니지만 지난 20년간 급부상해 서구 범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고 가장 두려운 범죄조직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다. 기업형 코카인 밀수부터 돈세탁, 강탈, 무기밀수 등 다양한 범죄에 연루돼 있다. 엔드랑게타 역사는 18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들은 폭력을 앞세우되 지역 유지, 권력자들과 유착하며 세력을 키워나갔다. 다른 마피아와 달리 혈연관계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혈연과 가족관계로 똘똘 뭉친 조직이기에 검거하기가 매우 어렵다. 조직 운영 방식도 독특하다. 어린 시절부터 아들 중 후계자를 뽑아 ‘명예로운 소년’이라고 부르며 트레이닝을 시키고 이들 중에서 다시 ‘명예로운 남자’를 뽑는 방식이다. 조직을 구성하는 각 가족들 사이에선 경쟁적 수직 관계가 아닌 협력적 수평 관계를 유지한다. 이 조직이 장수하며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간 비결 중 하나로 꼽힌다.이들의 주 수입원 역시 마약 밀매다. 엔드랑게티의 수입 중 80%가 마약 밀매에서 나온다고 유로폴(유럽형사경찰기구)은 파악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어부지리까지 누리고 있는데, 언택트(비접촉) 정책 덕분에 공항의 검색 절차 등이 완화되면서 마약 밀매가 상대적으로 용이해졌기 때문이다. 이들이 채권 시장에 손을 댄 건 나름의 사업 다각화 중 하나로 분석된다. 이들이 발행한 채권은 이탈리아 공중보건 당국에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아직 결제를 받지 못한 의료 종사자들의 청구서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정부에서 받을 돈으로 소위 ‘카드깡’을 하고 이를 바탕으로 마피아가 채권을 발행한 것이다. EU 법에 따라 이 같은 정부 체납금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채권은 수익률이 높다. 정부기구가 대금을 연체할 경우 벌금으로 지불하게 되는 금리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수익률에 목마른 기관투자가들은 이렇게 형성된 거대한 채권 시장에 발을 들여놓았고 정부가 지급을 보증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만큼 안정적인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FT는 이런 방법으로 만들어진 채권은 대부분 합법적인 것이었지만 일부는 훗날 엔드랑게타와 연계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더군다나 기관투자가들이 맺은 채권 구매 계약 가운데 하나는 이탈리아 칼라브리아 지역의 난민캠프가 발행한 것도 있다. 이 채권은 범죄조직이 먼저 인수해 국제 기관투자가들에게 넘겼다. 이들은 EU 기금에서 수천만 유로를 강탈한 혐의로 기소됐다. 10억 유로 채권 대부분은 어떤 신용평가사로부터도 신용등급이 매겨지지 않았고 금융시장에서 거래되지 않은 채권들도 있다. 스위스 제네바의 투자은행 CFE가 방카 제네랄리를 비롯한 기관투자가들에게 채권을 팔 수 있도록 금융상품을 만들었다. 하지만 관련 당사자들은 이 채권들이 범죄조직과 연계됐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방카 제네랄리도 합법적인 거래에만 의존했다고 항변했고, CFE는 범죄활동과 연관된 자산을 사들인 것인지 결코 몰랐다고 주장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인도 나갈란드주 개고기 식용금지, 동물보호단체 “환영”

    인도 나갈란드주 개고기 식용금지, 동물보호단체 “환영”

    인도 북동부 나갈란드주 정부가 식용 개고기 수입과 거래 및 판매를 금지하기로 해 동물보호단체로부터 중대한 변곡점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이 나라 많은 지역들에서도 개고기 먹는 일은 금지돼 있지만 북동부 지역에서는 전래의 식습관이란 이유로 지금도 근절되지 않고 있다. 물론 주 정부의 결정에 대해서도 반발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영국 BBC 방송이 4일 전했다. 템젠 토이 나갈란드주 수석장관은 전날 트위터에 “주 의회가 현명한 결정을 내려준 데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 정부는 앞으로 어떻게 개 식용 금지령을 시행해나갈 것인지 밝히지 않았다. 인도 매체들은 한 육고기 시장(웻 마킷)에서 족쇄에 묶인 견공들을 담은 사진 한 장이 소셜미디어에 올라 공분을 일으킨 뒤 이번 금지령이 발표됐다고 전했다. 인도 동물보호조직연맹(FIAPO)은 지난 2일 “최근 견공들이 끔찍한 여건에, 족쇄에 채여, ?마켓에서 불법 도살 순서를 기다리며 고기로서 거래되고 소비되길 기다리는 사진들 때문에 충격과 공포를 느꼈다고 밝혔다. 이어 나갈란드주 정부가 개고기 판매를 즉각 금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 밖에도 윤리적인 동물 처우를 바라는 사람들(PETA) 같은 동물보호단체가 일관되게 같은 캠페인을 벌여왔다.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HSI)도 역시 여러 해 동안 인도의 개고기 거래를 막기 위해 캠페인을 벌였는데 나갈란드주 정부의 결정을 환영했다. 이 단체의 알록파르나 센굽타 사무국장은 “나갈란드 견공들의 고통은 오랫동안 인도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워왔다. 해서 이 소식은 인도의 감춰진 개고기 거래의 잔임함을 끝내는 중대 전환점이 된다”고 말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일년에 나갈란드에 밀수입되는 견공 숫자는 3만 마리 정도이며 동물시장에서 팔리며 “몽둥이로 두들겨 죽인다”. 연초에 미조람주가 도살에 적합한 동물 목록에서 빼는 법률안을 개정해 먼저 첫 발을 뗐다. 과거처럼 어는 곳에나 만연하지는 않지만 개고기 식용 관습은 중국, 남한, 태국 등에도 여전히 남아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포토] 가짜 마스크, 불법밀수 체온계 적발

    [포토] 가짜 마스크, 불법밀수 체온계 적발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이 코로나19를 틈타 품질이 검증되지 않은 중국산 체온계를 밀수해 인터넷 오픈마켓에서 판매한 구매대행업자 A씨를 관세법과 의료기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고 3일 밝혔다. 같은 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내 마스크 제조업체의 디자인을 도용해 불법 유통될뻔한 가짜 마스크 10만 장을 납품 직전에 적발했다고 밝혔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금요칼럼] 휘항을 아시나요/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 겸임교수

    [금요칼럼] 휘항을 아시나요/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 겸임교수

    연전에 본 영화 ‘사도’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비운의 사도세자를 아버지 영조가 불렀다. 세자는 부왕의 질책이 두려워, 그때가 한여름이었건마는 세손(정조)의 휘항(揮項)을 찾아서 머리에 얹었다. 사랑하는 세손의 모습을 떠올린다면 부왕이 차마 심한 꾸지람은 하지 않으리란 바람이었다. 하지만 세자의 소망은 수포로 돌아가고, 그는 결국 뒤주 속에서 생을 마감했다. 휘항은 머리에 쓰는 방한 용구이다. 겉은 비단으로 화려하게 꾸미고 안에는 털가죽을 붙였다. 18세기의 문인 성대중이 쓴 ‘청성잡기’(제3권)에 자세한 설명이 나온다. 고려 때부터 한겨울에는 남녀가 모두 이엄(耳掩ㆍ귀마개)을 썼는데, 나중에는 휘항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휘항은 17세기 후반 출현했다. 처음에는 서울의 부유한 역관 두어 명이 착용했다. 장안의 갑부요 장희빈의 당숙인 장현도 그중 하나였다. 문신 유척기에 따르면 그 시절에는 족제비 털가죽으로 휘항을 만들었다. 워낙 귀중품이라 권문세가의 자제와 장수들의 사위나 소유할 수 있었다. 그다음 세기가 되면 지방관도 휘항을 애용했다. 숙종 32년(1706)경 전라도 임피 현령 이만직이 멋들어진 휘항을 쓰고 서울로 돌아오자 사람들이 부러워했단다. 영조 때가 되면 훨씬 더 사치스러운 휘항이 등장했다. 담비 가죽으로 만든 거였는데 최상품은 가격이 100냥을 넘었다. 그 돈이면 논 2000평을 살 수 있었다. 또 휘항을 개량한 만선이란 모자도 등장했다. 가장자리에 초피를 두른 것이 그것인데, 투구 속에 쓰기가 좋았다. 애초에는 대궐을 지키는 군인이 주로 착용했다. 뒤에는 민간에도 널리 퍼져 18세기 말이 되면 신분이 낮은 종들도 가질 만큼 일상적인 상품이 됐다. 담비와 족제비 털가죽의 수요가 폭발하자 상인들은 중국에서 대량으로 밀수입했다. 국부 유출을 우려한 정조는 수입금지령을 내렸다. 왕은 휘항의 크기도 줄여서 지출을 줄이려 했다. 또 담비 꼬리는 아예 사용을 못 하게 했다. 대신 사용하는 족제비 털가죽도 국내산으로 한정했다. 그때 북부 지방에서는 다수의 족제비가 포획됐다. 쉽게 말해 정조는 고가의 수입품 털가죽을 국내산으로 대체하고, 백방으로 사치 풍조를 억압한 셈이었다. 성대중과 같은 지식인들은 정조의 무역 규제를 환영하며 “국가와 백성을 위해 무척 다행스럽다”고 호평했다. 세계 역사를 보면 17~18세기는 ‘모피의 시대’였다. 기후변화로 겨울철 수은주가 떨어진 탓도 있었겠으나 무역과 상공업으로 성장한 신흥부자들의 과시 욕구도 한몫했다. 담비와 비버 털가죽으로 만든 최상품 모자가 유럽 중산층의 인기를 끌었다. 검은 여우 모피로 만든 외투와 목도리는 상류층 여성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모피 열풍으로 북미대륙의 개발이 촉진돼 상업 도시 뉴욕이 부상했다. 그때 러시아는 시베리아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모피를 좇다 보니 그들은 알래스카까지 차지하는 결과를 얻었다. 그때 조선에도 휘항과 만선이라는 신상품이 나타나 시장경제의 발달을 자극했다. 수요가 폭발하자 담비와 족제비 털가죽이 외국에서 밀수입되는 등 새로운 변화가 일어났다. 이에 깜짝 놀란 정조가 수입 중단을 엄명했으나 과연 왕의 뜻대로 됐을지는 의문이다. 안타까운 노릇이지만 명군 정조나 일급지식인 성대중도 경제활동의 역동성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들은 무역거래를 막고 사치풍조를 뿌리뽑고자 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그들의 바람을 비웃기라도 하듯 사치품에 대한 수요는 끊임없이 늘어났다. 소수 특권층과 부자들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소비 규모가 팽창했다. 정녕 이 나라가 잘되려면 역사의 대세를 읽을 줄 아는 사람이 많아야 한다.
  • “줄기서 니코틴 추출”… 600억원대 액상형 전자담배 불법수입 적발

    “줄기서 니코틴 추출”… 600억원대 액상형 전자담배 불법수입 적발

    액상형 전자담배의 유해성 논란에도 불법 수입이 끊이질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관에 허위 신고하는 수법으로 600억원대 액상형 전자담배를 수입한 업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2일 관세청에 따르면 전자담배에 충전하는 액상 니코틴(사진) 616억원 상당을 불법 수입한 혐의로 5개 법인 포함 9명을 적발해 검찰에 고발·통고처분했다. 이들은 액상 니코틴을 담배의 잎이 아닌 줄기에서 추출했다고 허위 신고하거나 니코틴 함유량을 낮춰 신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액상 니코틴의 수입가격을 낮게 신고해 관세포탈하거나 액상 니코틴의 품명을 거짓 신고한 밀수입도 적발됐다. A사는 연초의 잎으로 제조한 담배에 추가 부과되는 세금을 피할 목적으로 잎에서 추출한 액상 니코틴 2000만㎖를 줄기에서 추출했다고 원료를 허위신고해 각종 세금 364억원을 탈루했다. B사는 화학물질관리법에 따른 각종 규제를 피하기 위해 니코틴 함유량이 2~3%인 액상 니코틴 1500만㎖(시가 36억원)를 1% 미만이라고 세관에 허위 신고했다. 수입가격도 실제 가격(11억원)보다 낮게 신고(3억원)해 관세 5000만원을 포탈했다. 관세청은 국제 공조를 통해 제조 공정과 원료를 확인, 수입 액상 니코틴이 줄기에서 추출됐다는 허위사실을 밝혀내는 등 앞으로 액상 니코틴에 대한 수입검사를 강화할 방침이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열린세상] 대한민국 3대 극한직업/양중진 수원지검 부부장 검사

    [열린세상] 대한민국 3대 극한직업/양중진 수원지검 부부장 검사

    대왕문어를 잡는 어부, 나무집을 짓는 목수, 꿀을 따라다니는 양봉업자. ‘극한직업’이라는 TV 프로그램에 소개된 직업들이다. 주로 육체적으로 고된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직업의 숭고함을 보여 주는 내용이다. 다양한 직업의 세계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보여 줘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2019년 초에는 같은 이름의 영화가 개봉돼 16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기도 했다. 프로그램을 보다가 문득 ‘지금까지 소개된 직업 이외에 극한직업이 있다면 뭐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반드시 직업으로 한정하지 않고, 주로 몸을 쓰는 것만도 아니지만 세상을 살아가는 모습 중에서 힘든 것 세 가지를 골라 보았다.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한화 이글스 팬으로 살기’다. 이글스는 1986년에 창단돼 올해로 서른다섯 번째 시즌을 맞고 있지만, 우승은 1999년이 유일하다. 스무 살이 되지 않은 이글스 팬들은 아직까지 우승의 기쁨을 한 번도 느껴 보지 못했다는 뜻이다. 게다가 2008년부터 2017년까지는 우승은커녕 ‘가을야구’조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다. 2018년 정규리그 3위로 잠깐 희망고문을 하더니 작년부터 다시 예전 모습으로 되돌아갔다. 올해는 세계 신기록에 도전하다 실패했다. 18연패(連敗)에서 가까스로 멈추어 섰다. 이런 성적에도 불구하고 이글스 팬들은 충성도가 하늘을 찌를 듯해 존경스럽기 그지없다. 오죽하면 이글스 팬들을 성인(聖人)에 빗대어 보살(菩薩)팬이라고 부를까. 두 번째는 ‘휴대전화를 빼앗긴 중학교 2학년으로 살기’다. 요즘은 휴대전화가 어른은 물론 초등학생에게도 필수품 중 필수품이다. 심지어 갓난아기를 달래는 데도 동원될 정도다. 10대들에게 무인도에 갈 때 꼭 가져갈 물건을 고르라고 했더니 2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1위가 굶어 죽지 않기 위해 필요한 식량이니 사실상 1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휴대전화가 손에 없으면 불안하다고 대답한 학생의 비율이 50%를 넘을 정도다. 게다가 그 대상이 중학교 2학년이다. 중학교 2학년은 부모님과 선생님을 포함해 아무도 건드리지 못한다고 한다. 자신을 세상에서 제일 불행하고 고독한 존재로 여긴다고도 한다. 그런 중학교 2학년에게서 휴대전화를 빼앗는다면 아마도 세상을 다 잃은 것보다 더 절망적이지 않을까. 마지막으로는 ‘지은 죄 없이 반(半) 징역 상태로 살기’다. 교도소 수용자 열 명 중 일곱 명이 죄도 없이 억울한 징역살이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통계가 있다. 하지만 수용자들은 재판을 거쳐 판결을 받기라도 했다. 그런데 판결도 없이 징역살이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교도관들이다. 수용자들에게 징역살이를 시키기 위해 자신들도 담 안에서 생활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의 생활을 반 징역살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다. 반 징역살이가 힘든 것은 업무의 강도와 성격 때문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이유도 있다. 먼저 지나치게 하위직 위주로 구성돼 있는 직급 구조다. 최하위 직급인 8, 9급 직원의 비율이 76%나 된다. 다른 직군은 그 비율이 40% 정도인 데 비해 높아도 너무 높다. 원추형 혹은 피라미드형이라고 불리는 다른 직군과 달리 교도관은 ‘누운 압정형’ 인력구조를 가지고 있다. 월급 생활자에게 승진의 희망이 없는 것만큼 절망적인 것도 없을 것이다. 교도관은 위기에 빠진 사람을 구해 주거나 국민들의 안전을 지켜주는 소방관이나 경찰관과는 또 다르다. 누군가로부터 고맙다는 말 한마디 듣기도 어려운 것이다. 과밀수용, 시설 노후화 같은 열악한 근무환경도 문제지만, 끝없이 제기되는 민원과 같은 업무 스트레스가 더 큰 문제다. 때문에 교도관의 상당수가 정신건강 위험군에 속해 있기도 하다. 2018년 조사에 따르면 교도관의 40%가량이 외상증후군, 우울, 불안 등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사망률과 자살률도 경찰관이나 소방관보다 높다. 이쯤 되면 사명감만으로 수용자들을 교정·교화하라는 것은 염치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사명감을 가지려면 인력구조를 개편하고 근무환경을 개선하는 최소한의 사기 진작 방안도 필요하다. 어쩌면 반 징역살이도 징역살이만큼이나 극한직업이 아닐까.
  • ‘마약 밀반입’ 홍정욱 딸 2심도 집행유예 “마약 유혹 이겨내야”

    ‘마약 밀반입’ 홍정욱 딸 2심도 집행유예 “마약 유혹 이겨내야”

    “유명인 자녀라고 일반인보다 선처·엄벌할 수 없어”외국에서 마약을 투약하고 밀반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홍정욱(50) 전 한나라당(미래통합당 전신) 의원 딸 홍모(20)씨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8부(정종관 이승철 이병희 부장판사)는 26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홍씨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보호관찰과 17만 8500원의 추징금 명령도 1심대로 유지됐다. 재판부는 “홍씨의 죄책이 무겁지만, 범행을 모두 인정하며 잘못을 뉘우치고 있고 밀수하려던 마약이 압수돼 실제 범행에 사용되지 않은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홍씨가 유명인의 자식이지만, 그와 같은 이유로 선처를 받아서는 안 될 뿐 아니라 더 무겁게 처벌받아서도 안 된다”며 “일반 사람과 동일하게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또 홍씨에게 “이미 한 차례 마약의 유혹에 굴복했고, 앞으로도 계속 유혹을 받을 것”이라며 “재범을 저지르면 엄정하게 처벌받게 된다. 앞으로 행동을 각별히 조심하고 마약의 유혹을 이겨낼 방법을 강구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홍씨는 지난해 9월 27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입국 심사를 받던 중 변종 마약인 액상 대마 카트리지 6개와 LSD(종이 형태 마약) 등을 밀반입하다 적발돼 불구속기소 됐다. 그는 2018년 2월부터 지난해 9월 귀국하기 직전까지 미국 등지에서 마약류를 3차례 사들여 9차례 투약하거나 흡연한 혐의도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위조 마스크’로 7억 원 번 中 약국 대표에 징역 15년 형 철퇴

    ‘위조 마스크’로 7억 원 번 中 약국 대표에 징역 15년 형 철퇴

    중국 내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정점에 달했던 올해 초, 위조 마스크를 유통했다가 적발된 약국 체인 대표가 중형을 선고받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금융주간지인 이코노믹옵저버의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 일대에서 유명 약국 체인 60여 곳을 운영하는 리 씨는 코로나19 상황이 최악에 달했던 지난 1월, 자신의 약국을 통해 위조 마스크 58만 장을 유통했다. 리 씨는 값싼 저품질의 마스크에 미국의 유명 제조업체인 3M의 로고를 붙인 뒤 비싼 값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소비자가 문제의 마스크 품질이 다른 마스크에 비해 지나치게 품질이 떨어진다고 제보했고, 제보를 접한 당국이 조사를 시작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 조사 결과 리 씨와 공범 두 명이 위조 마스크 판매로 무려 430만 위안, 한화로 7억 3200만 원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확인됐다. 리 씨는 지난 2월 체포됐고, 약 한 달 후 열린 재판에서 수준 이하의 위조 마스크를 판매한 혐의가 인정돼 유죄 판결을 받았다. 베이징시 차오양구 법원은 최근 열린 재판에서 리 씨에게 징역 15년 형의 중형을 선고했다. 리 씨는 재판에서 자신 역시 제조 및 유통업체에 속아 문제의 마스크를 구입한 뒤 판매한 것이라고 반박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다. 리 씨의 범법행위가 적발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는 사실도 유죄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리 씨가 이끄는 약국 체인은 해당 사건이 발생하기 전인 지난 1월, 코로나19 사태가 매우 심각한 단계에 있었던 당시 초미세먼지를 막아주는 ‘PM2.5’ 마스크를 도매가보다 260% 높은 가격에 팔아 부당이득을 취한 대가로 10만 위안(한화 1700만 원)의 벌금 명령을 받았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중국은 위조 마스크를 제조 또는 판매하는 회사 및 판매 수익을 추구하는 회사들을 단속하기 위해 애써왔다. 당국은 팬데믹이 선포된 지난 3월, 새로운 규정에 따라 시중에 판매되는 불량 마스크 3만 8000장, 손 소독제 36만 개가 가짜이거나 불량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에서 제조된 불량 마스크는 전 세계의 웃음거리가 되기도 했다. 유럽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한 3월, 중국 정부는 유럽 몇몇 국가에 마스크를 수출했지만, 네덜란드 정부는 중국산 마스크 130만 개가 품질 기준에 미달한다며 리콜 조치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마스크 매점매석 사실이 발각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밀수출이 적발될 경우 3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 원 이하의 벌금 등의 처벌이 이뤄진다. 이달 초 폐기해야 할 보건용 마스크를 시중에 유통한 혐의로 기소된 유통업자는 징역 1년형을 선고받았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비행기 화물칸서 개 38마리 죽은 채 발견… ‘강아지 공장’ 연루된 듯(영상)

    비행기 화물칸서 개 38마리 죽은 채 발견… ‘강아지 공장’ 연루된 듯(영상)

    캐나다로 향하던 비행기의 화물칸에 실려있던 강아지 30여 마리가 죽은 채 발견돼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캐나다 CBC뉴스 등 현지 언론의 20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13일 우크라이나 키예프국제공항에서 출발해 캐나다 토론토피어슨국제공항에 내린 여객기를 살피던 공항 관계자들은 화물칸에서 강아지 수십 마리가 죽어 있는 것을 확인한 뒤 곧바로 이를 당국에 알렸다. 문제가 발생한 여객기는 우크라이나 공화국의 제1 항공사인 우크라이나국제항공 소속으로, 해당 여객기의 화물칸에는 무려 527마리의 개가 실려있었다. 화물칸에 실려있던 개 대부분은 프렌치불도그 품종이었으며, 나이가 어린 강아지가 많았다. 공항 측은 500여 마리의 개 중 38마리가 이미 숨져 있는 것을 확인했으며, 살아남은 강아지 중 상당수가 탈수증상이 있거나 건강이 양호하지 못한 상태였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강아지 500여 마리가 비행기에 탑승할 당시 기온은 33℃를 웃돌 정도로 고온이었으며, 케이지(우리) 하나에 여러 마리가 실려 매우 비좁은 상태에서 긴 비행시간을 견딘 것으로 추정됐다. 이와 관련해 13일 저녁 우크라이나 키예프국제공항을 이용한 한 승객은 당시 개들이 비행기에 실리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는 공항 관계자들이 개가 실린 수많은 우리를 비행기 화물칸으로 옮기는 모습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이번 사건은 우크라이나와 동유럽 간에 거래되는 불법 개 매매와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국제적인 동물보호단체인 SPCA 우크라이나 지부 관계자는 “매년 수많은 강아지를 수용하고 번식하는 대형 강아지 공장이 운영되고 있으며, 강아지를 밀수하는 범죄행위는 조직화 돼 있다”면서 “항공사가 수익을 노리고 이러한 행위를 허가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사건을 조사 중인 캐나다식품검사소(CFIA)는 “캐나다는 심각한 동물 질병의 유입으로부터 캐나다 전역의 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동물 수입에 대한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우크라이나국제항공 측은 SNS를 통해 “당국과 이번 일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를 진행 중이며,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주의할 것”이라는 해명만 내놓아 공분을 사고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뒤통수 맞은 기분” 관에는 사망자 대신 마리화나 가득

    “뒤통수 맞은 기분” 관에는 사망자 대신 마리화나 가득

    브라질서 ‘코로나19 범죄’ 늘어…약품 밀수 이어 마리화나 불법유통 적발브라질 누적 사망자 수, 중국보다 10배↑ 관 뚜껑을 열어보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아닌 마리화나가 가득 담겨있다. 브라질에서 코로나19 사태를 틈탄 범죄 행위가 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은 중서부 고이아스주 경찰은 지난 15일 새벽 고이아니아에서 300㎞ 떨어진 자타이시 인근 고속도로에서 마리화나 300㎏을 싣고 가던 장례 차량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운전사가 코로나19 사망자 시신 2구를 싣고 있다고 말했으나 서류를 제시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수상하게 여긴 경찰은 관 뚜껑을 열었고, 시신이 아닌 마리화나가 가득 차 있었다고 말했다. 운전사가 중서부 마투 그로수주 폰타 포랑에서 고이아니아로 가던 중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보아 마리화나가 인접국에서 밀반입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27일 고이아스주 우루아수시 인근 도로에서 파라과이로부터 트럭에 숨겨 밀반입되던 말라리아약 클로로퀸의 유사 약물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 3600정을 적발해 압수한 바 있다. 브라질에서는 보건부가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사용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이후 약국에서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가격이 급등한 것으로 전해졌다. 브라질에서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한 이후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밀수하다 적발된 것은 처음이었다. 브라질, 이틀째 3만여명씩 신규 확진…총 95만여명 브라질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95만명을 넘어섰다. 17일(현지시간) 브라질 보건부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보다 3만2천188명 많은 95만5천377명으로 집계됐다. 신규 확진자는 전날(3만4천918명)에 이어 이날도 3만명을 넘으면서 급증세를 계속했다. 사망자는 전날보다 1천269명 많은 4만6천510명으로 늘었다.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으로 브라질의 누적 사망자 수는 중국보다 10배가량 많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근대광고 엿보기] 과음, 현기증, 전염병에도 좋다?-인단/손성진 논설고문

    [근대광고 엿보기] 과음, 현기증, 전염병에도 좋다?-인단/손성진 논설고문

    일제강점기에 자주 등장한 광고가 인단(仁丹) 광고다. 일본 삼하남양당(森下南陽堂)에서 개발한 약으로 창업자 모리시타 히로시가 1895년 대만에 군인으로 출병했다가 현지인들이 복용하는 것에서 착안해 감초, 계피, 생강 등 13가지 약재로 제조한 생약이다. 원래 붉은색이었는데 은으로 감싼 은립(銀粒) 형태로 바뀌었다고 한다. 이름에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의 첫째인 어질 인(仁)을 사용한 것은 처음부터 중국을 겨냥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실제로 신약(神藥)으로 대대적으로 광고하며 중국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온 것은 1907년 무렵으로 알려져 있다. 재료를 보면 소화제나 지사제에 가까웠지만 인단은 두통, 현기증, 멀미, 악취, 과음, 흉통, 복통, 과식, 소화불량, 전염병 예방 등 거의 모든 병을 치유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 광고되고 있다. 심지어 정력이나 말라리아 치료에도 효험이 있다는 소문이 나기도 했다. 이런 과대광고에 더해 독특한 맛과 향은 일본에서 판매 수위에 오를 만큼 엄청나게 팔려나갔다. 싸한 맛의 은단은 중장년층이 주로 이용하지만 당시에는 “항상 인단 잡수시는 아동들은 이러하게 희희하고 낙락하다”는 문구와 건강한 어린이들의 모습을 넣은 광고를 게재하는 등 어린이들까지 공략했다. 인단의 상표는 나폴레옹이 쓰던 모자와 견장이 붙은 대례복을 입은 남성의 모습이다. 지금도 일본 모리시타 인단 회사는 상표를 바꾸지 않고 그대로 쓰고 있다. 상표 속 남성은 만주군 총사령관이나 이토 히로부미의 아들을 모델로 삼았다고 하나 사실은 일본이라는 상징체계의 정점, 즉 천황을 연상시킨다고 한다. 비록 상표 속의 인물이 천황은 아닐지언정 인단의 상표는 명백하게 천황을 정점으로 하는 일본 제국의 위력을 상징한다는 것이다(권보드래ㆍ‘인단-동아시아 제국 상징’). 일본 제국주의의 세력이 확장하는 것과 같은 추세로 인단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과 대만, 하와이, 동남아시아, 인도, 남아프리카,에티오피아, 우간다 등 세계 각국으로 진출했다. 국내 제약업체들이 청심보명단이나 팔보단 같은 인단 모방 약품을 발매했고 광고도 흉내 냈다. 광복 후에는 일제 유사품들이 밀수입되다 관세 당국의 철퇴를 맞기도 했다. 1946년 고려은단이라는 회사에서 인단과 맛, 효능이 비슷한 은단(銀丹)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개성에서 창업한 고려은단은 6·25 때 부산으로 회사를 옮겼다가 서울로 올라왔다. 은단은 구중청량제나 구취제거제, 금연 보조제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담배 냄새를 없애려는 남성들이 애용했는데 중고생이 은단을 갖고 있으면 흡연을 하는 것으로 의심받았다.
  • 새끼 겨우 구조됐지만…코로나19 숙주 지목 천산갑 멸종위기

    새끼 겨우 구조됐지만…코로나19 숙주 지목 천산갑 멸종위기

    천산갑이 코로나19 중간숙주로 떠오르면서 멸종위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가운데, 태국에서 새끼 천산갑 한 마리가 구조됐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동물학회(ZSL)는 태국의 한 마을에서 새끼 천산갑이 홀로 구조됐으며, 가까스로 고비를 넘겨 당국이 보호 중이라고 밝혔다. 올 4월 구조 당시 생후 한 달밖에 되지 않은 새끼였던 천산갑은 상태가 위중해 살아남지 못할 거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런던동물학회 에일린 론니 박사는 “처음 몇 주간이 고비였다. 처음에는 모두 새끼가 살지 못할 거로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새끼 천산갑을 살리기 위해 태국 야생동물 보호당국과 마히돌대학교 수의학과는 물론 런던동물학회에서 파견한 전문가까지 달라붙어 힘을 보탰고, 그 덕에 죽을 고비를 넘긴 천산갑은 점차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희망’이라는 이름도 얻었다. 박사는 “전 세계 천산갑 전문가와 긴밀히 협력해 24시간 최선의 치료를 제공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겨우 살아남은 새끼 천산갑은 그러나 다른 천산갑과 마찬가지로 멸종 위기에 놓여 있다. 동물학회 관계자는 “귀중한 삶의 두 번째 기회를 얻은 ‘희망’이를 야생으로 방생할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모든 천산갑처럼 희망이도 불확실한 미래에 직면해 있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산을 뚫는 갑옷이라는 의미의 천산갑은 예부터 중국 등지에서 약재로 인기가 높았다. 각종 질병에 효과가 있다는 그릇된 믿음 때문에 밀수가 끊이지 않았다. 한때 홍콩에서는 비늘 1그램당 미국 달러 1달러에 거래됐다. 이 때문에 천산갑 개체 수는 21년 만에 기존의 20% 이하로 줄었다. 2004년 이후 약재용으로 도살된 천산갑은 100만 마리 이상이다.천산갑이 코로나19 중간숙주로 지목되고 팬데믹으로 판로가 막히긴 했지만 밀거래는 음지에서 여전히 성행 중이다. 지난 3~4월 중국에서는 대량의 천산갑 비늘을 실은 선적이 잇따라 적발됐으며, 같은 시기 말레이시아에서도 최대 1만 마리분량의 천산갑 비늘 6t이 압수됐다. 전문가들은 매일 천산갑 300마리 이상이 밀렵에 희생되는 것으로 추정한다. 런던동물학회 소속으로 세계적인 야생동물보건학 권위자인 앤드루 커닝엄 박사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천산갑 보호에 대한 논의도 활발해졌다. 다행인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야생동물은 병원균의 원천이 아니”라면서 “문제는 인간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신종 감염병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멸종위기종 보호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야생동물을 마구잡이로 잡아먹는 등의 인간 행동을 수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대마쿠키 등 신종 늘어… 작년 마약사범 1만 6000명 최다

    대마쿠키 등 신종 늘어… 작년 마약사범 1만 6000명 최다

    지난해 적발된 마약류사범이 1만 6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말 캐나다의 대마초 합법화 조치 등으로 관련 상품이 대거 개발되고 구입도 쉬워지면서 국내 투약사범 역시 많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31일 대검찰청의 ‘2019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단속에 걸린 마약류사범은 1만 6044명으로 전년 대비 27.2% 증가했다. 검찰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90년 이후 역대 최대치다. 검찰 관계자는 “인터넷,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해외 직구가 늘고, 기호식품처럼 투약 가능한 신종 마약류가 증가한 게 마약류사범 급증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 마약을 밀수·밀매하다가 붙잡힌 공급사범도 지난해 4225명으로 전년 대비 28.3% 늘었다. 전체 마약류 압수량은 362㎏으로 2018년 415㎏에 비해 줄었지만, 신종 마약류는 82.7㎏으로 전년 대비 71.6% 증가했다. 신종 마약류 중에서도 대마쿠키·젤리·오일 등 대마계 제품류와 일명 ‘러시’라고 알려진 알킬 니트리트류 제품 압수량이 61.9㎏으로 전년 대비 166.8% 늘었다. 주사기로 혈관에 투약하는 기존 방식은 거부감을 주지만 대마오일은 마사지 오일처럼, 러시는 향수처럼 코로 흡입하면 돼 젊은층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외국인 마약류사범은 처음으로 1000명을 돌파한 1529명을 기록했다. 19세 미만 마약류사범도 239명으로 전년 대비 67.1% 증가했다. 14세 미성년자 2명도 적발됐다.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마약류 판매 광고에 쉽게 노출되는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됐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전자담배, 향수, 젤리…신종마약류 증가 “마약사범, 역대 최다”

    전자담배, 향수, 젤리…신종마약류 증가 “마약사범, 역대 최다”

    마약류 사범 1만6044명…역대 최대치 지난해 적발된 마약류 사범이 1만6000명을 돌파했다. 통계 작성이 이뤄진 1990년 이후 최대 수치다. 31일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검사장 심재철)는 국내외 마약류 범죄 동향을 수록한 2019년 마약류 범죄백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대검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류 사범은 2018년(1만2613명)에 대비해 27.2% 증가한 1만6044명으로 확인됐다. 공급 사범도 4225명으로 전년도에 비해 28.3% 늘었다. 특히 대만·말레이시아 등 국제 마약조직에 의한 마약류 밀수·밀반입은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압수한 마약류는 2015년 97.7㎏에서 지난해 361.9㎏으로 폭증했다. 2016년까지 주요 통로는 중국이었으나 2017~2018년에는 대만, 2018년 하반기 이후 말레이시아로 필로폰 밀반입 경로가 달라지고 있다.전자담배, 향수, 젤리, 쿠키…신종마약류 증가 전체 마약류 압수량은 줄었지만 신종 마약류는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82.7㎏으로 2018년(48.2㎏)보다 크게 증가했다. 신종마약류는 주사기로 투약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마사지 오일, 전자담배, 향수나 젤리·쿠키 등 형태로 간편한 투약이 가능해 젊은 층에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성년자 마약사범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19세 미만 청소년 마약류 사범은 239명으로 2018년(143명)보다 67.1% 늘었다. 이 중에는 14세의 촉법소년 2명도 포함됐다. 마약 사범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고 있는 셈이다. 특히 마약류 유통·거래는 수사당국이 추적하기 어려운 ‘다크웹’을 기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다크웹에 마약 판매 사이트를 만든 뒤 가상화폐 등을 이용해 은밀하게 거래하는 방식이다.한편 대검은 국제마약조직 등 중대 공급사범을 대상으로 수사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지난해 8월부터는 국제마약조직 추적수사팀을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8월과 지난 2월에는 서울중앙지검·부산지검 강력부에 각각 다크웹 전문수사팀을 만들어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대검 관계자는 “대규모 공급, 유통조직을 가중 처벌하고, 범죄수익을 철저히 박탈함으로써 범죄 동기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해외 직구 되팔기 주의, 서울세관 집중 단속

    해외 직구 되팔기 주의, 서울세관 집중 단속

    #평소 신발 등 패션에 관심이 많아 해외 직구를 즐긴던 A씨는 마음에 들지 않는 물품이 배송되면 반송 대신 네이버 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판매했다. 금전적 이득을 본 A씨는 해외 직구물품 ‘되팔기’에 본격 나섰다 올해 세관에 적발돼 밀수입죄로 벌금 및 추징금 부과 처벌을 받았다. #온라인 의류 쇼핑몰 운영자 B씨는 세관의 안내 계도를 무시한채 판매 사이트 및 판매자명을 변경하면서 직구 되팔기를 하다 같은 모델인데도 다양한 사이즈를 보유하고 있다는 판매글 등을 수상히 여긴 세관에 덜미가 잡혔다.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은 29일 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 온라인 쇼핑이 활발해지면서 해외 직구 되팔기(리셀)에 대한 단속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서울세관은 선량한 개인이 해외 직구 되팔기로 처벌되지 않도록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모니터링해 연간 1만여명에게 위법성 안내 문자를 발송하는 등 계도하고 있다. 그러나 부당 수입에 올린 위법행위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최근 계도를 무시하고 고의적이고 상습적으로 직구 되팔기를 한 5명이 관세법 위반으로 적발돼 처벌을 받았다. 이명구 서울세관장은 “해외 직구 면세품을 되팔기 하면 판매자 뿐 아니라 구매자도 관세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세관은 직구 물품 되팔기 근절을 위해 리셀 거래가 활발한 인터넷 커뮤니티와 함께 리셀 중개앱에 대한 모니터링과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마카오 도박황제 유산 8조원… 아내 4명·자녀 17명 ‘쩐의 전쟁’

    마카오 도박황제 유산 8조원… 아내 4명·자녀 17명 ‘쩐의 전쟁’

    11년 전부터 재산분배 놓고 법정 다툼마카오를 세계 최대 도박산업 중심지로 키운 ‘카지노 황제’ 스탠리 호 SJM홀딩스 명예회장이 26일 별세했다. 98세.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마카오 언론을 인용해 “마카오를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넘어서는 카지노 도시로 일궈낸 호 명예회장이 홍콩의 한 요양병원에서 숨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1921년 네덜란드 출신 유대계 아버지와 중국 본토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홍콩에서 자란 그는 홍콩대에서 공부한 뒤 중일전쟁을 피해 마카오로 피신했다. 이때부터 마카오와 중국을 오가며 사치품을 밀수해 부를 축적했다. 1961년 마카오에서 카지노 면허권을 따내 40년간 현지 도박 시장을 독점했다. 중국에서 개혁개방이 본격화되면서 본토의 고위층도 마카오 카지노에 발을 들이자 공산당과도 인맥을 형성했다. 중화권 범죄 조직 삼합회와도 각별한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1년 카지노시장 개방 전까지 마카오 전체 세금의 절반 이상을 그의 회사가 냈을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마카오의 낮은 포르투갈이, 밤은 스탠리 호가 지배한다”, “마카오에서 쓰는 돈의 절반은 스탠리 호의 주머니로 들어간다”는 말이 나올 만큼 마카오 카지노산업을 지배했다. 지금도 SJM홀딩스는 마카오에서 20곳의 카지노를 운영하는 현지 최대 도박 업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018년 기준 그의 재산이 500억 홍콩달러(약 8조원)에 달한다고 집계했다. 하지만 ‘검은돈’이 오가는 도박산업의 특성상 그의 재산 대부분은 차명으로 보관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호 명예회장은 4명의 아내를 뒀고 공식적으로 알려진 자녀만 17명에 달한다. SCMP는 “세계 최대의 도박 중심지를 세운 사람이지만 말년에는 자녀들의 재산 싸움으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2009년 뇌출혈로 쓰러진 뒤로 재산 분배를 둘러싼 법정 다툼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1월에도 딸 팬시 호(58) 탁홀딩스 회장이 SJM의 경영권을 노리고 이복형제들과 힘을 규합하기도 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마카오 ‘카지노 황제’스탠리 호 별세...98세

    마카오 ‘카지노 황제’스탠리 호 별세...98세

    마카오를 세계 최대 도박산업 중심지로 키운 ‘카지노 황제’ 스탠리 호(사진) SJM홀딩스 명예회장이 26일 별세했다. 98세.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마카오 언론을 인용해 “마카오를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넘어서는 카지노 도시로 일궈낸 호 명예회장이 홍콩의 한 요양병원에서 숨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1921년 네덜란드 출신 유대계 아버지와 중국 본토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홍콩에서 자란 그는 홍콩대에서 공부한 뒤 중일전쟁을 피해 마카오로 피신했다. 이때부터 마카오와 중국을 오가며 사치품을 밀수해 부를 축적했다. 1961년 마카오에서 카지노 면허권을 따내 40년간 현지 도박 시장을 독점했다. 중국에서 개혁개방이 본격화되면서 본토의 고위층도 마카오 카지노에 발을 들이자 공산당과도 인맥을 형성했다. 중화권 범죄 조직 삼합회와도 각별한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1년 카지노시장 개방 전까지 마카오 전체 세금의 절반 이상을 그의 회사가 냈을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마카오의 낮은 포르투갈이, 밤은 스탠리 호가 지배한다”, “마카오에서 쓰는 돈의 절반은 스탠리 호의 주머니로 들어간다”는 말이 나올 만큼 마카오 카지노산업을 지배했다. 지금도 SJM홀딩스는 마카오에서 20곳의 카지노를 운영하는 현지 최대 도박 업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018년 기준 그의 재산이 500억 홍콩달러(약 8조원)에 달한다고 집계했다. 하지만 ‘검은돈’이 오가는 도박산업의 특성상 그의 재산 대부분은 차명으로 보관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호 명예회장은 4명의 아내를 뒀고 공식적으로 알려진 자녀만 17명에 달한다. 2018년 6월 둘째 부인의 딸인 데이지 호(55)에게 SJM홀딩스 회장직을 물려주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SCMP는 “세계 최대의 도박 중심지를 세운 사람이지만 말년에는 자녀들의 재산 싸움으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2009년 뇌출혈로 쓰러진 뒤로 재산 분배를 둘러싼 법정 다툼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1월에도 딸 팬시 호(58) ?탁홀딩스 회장이 SJM의 경영권을 노리고 이복형제들과 힘을 규합하기도 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시가 28억원 밀수담배 적발

    시가 28억원 밀수담배 적발

    13일 부산 강서구 부산신항 부산세관신항지정장치장에서 세관 관계자들이 동남아로 수출된 국산 담배를 환적화물로 위장해 밀수입한 일당으로부터 압수한 담배를 정리하고 있다. 이번에 압수한 국산 담배 64만갑(시가 28억원 상당)은 그동안 부산세관이 검거한 단일 담배 밀수 사건 압수량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수출된 국산 담배는 1갑당 세금 3318원이 부과되지 않아 1갑 가격이 1000원 정도다. 세관은 이번 밀수가 성공했으면 이들은 5억원 상당의 부당이익을 챙기고 국고 누수는 21억원가량 발생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압수된 담배는 모두 소각 처리된다. 부산 연합뉴스
  • 산유국 베네수엘라, 휘발유 품귀로 차량 개조 잇달아

    산유국 베네수엘라, 휘발유 품귀로 차량 개조 잇달아

    베네수엘라에서 잇단 자동차 폭발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알고 보니 휘발유를 구하기 힘들게 되면서 벌어지는 사고였다. 베네수엘라 북부 안소아테기주 푸에르토라크루스에선 지난 2일(이하 현지시간) 34살 남자가 자동차 폭발사고로 머리를 다쳤다. 가스를 충전하다가 벌어진 사고였다. 사고로 자동차의 트렁크 부분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파손됐다. 이튿날엔 같은 지역의 한 교량에서 달리던 차량이 폭발, 소방대가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의문의 폭발사고가 연이어 발생하자 당국은 사고원인 분석에 나섰다. 알고 보니 문제는 무단 개조였다. 폭발한 차량은 불법으로 개조된 프로판가스 자동차였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1위 석유매장량을 자랑하는 산유국이지만 최근 휘발유 대란을 겪고 있다. 낙후된 시설, 방만한 경영에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다. 휘발유를 구하기 힘들게 되자 가솔린 차량을 가스차로 개조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이게 사고의 원인이었다. 법규상 가솔린 자동차를 가스차로 임의 개조하는 건 불법이다. 그러나 워낙 휘발유를 구하기 힘들어지다 보니 불법 개조의 유혹은 커지고 있다. 불법 개조에 사용되는 건 보통 집에서 사용되는 프로판가스 설비다. 가스통을 트렁크에 고정시키고 엔진에 연결하는 식이다. 현지 언론은 "인터넷엔 가솔린 자동차를 가스차로 개조하는 방법을 설명한 동영상까지 공공연히 돌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고의 위험은 클 수밖에 없다.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무단으로 가스통을 장착하고 호수 등을 허술하게 연결하다 보면 가스유출 등의 위험이 수직상승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연이어 발생한 사고도 가스유출로 인한 폭발사고인 것으로 드러났다. 당국자는 "2일 발생한 폭발사고의 경우 차주가 아버지와 함께 직접 가스통을 달았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그는 "비전문가가 자동차를 개조하는 건 목숨을 건 도박과 같다"며 무단 개조를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한편 현지 언론은 "(밀수가 잦은) 국경 인근 지역일수록 특히 휘발유 부족이 심각하지만 휘발유 품귀는 이미 베네수엘라 전국으로 확산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에페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이재용 “경영권 안 물려줄 것… 노동 3권 보장”

    이재용 “경영권 안 물려줄 것… 노동 3권 보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6일 “제 아이들에게는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경영권 승계 문제 등과 관련해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연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부회장은 “오래전부터 마음에 두고 있었으나 외부에 밝히는 건 주저해 왔다”면서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은 데다 제 자신이 제대로 평가를 받기도 전에 제 이후의 승계를 논의하는 것이 무책임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사과는 삼성준법감시위원회가 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해 지난 3월 11일 대국민 사과를 권고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부회장이 직접 대국민 사과를 한 것은 2015년 6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이후 5년 만에 두 번째다. 이 부회장은 삼성이 창사 이후 82년간 고수해 왔던 ‘무노조 경영’ 원칙 폐기도 선언했다. 그는 “삼성의 노사 문화는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지 못했다.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그동안 삼성의 노조 문제로 상처를 입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더이상 삼성에서는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면서 “노사관계 법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노동 3권을 확실히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경영권 승계 문제와 관련해 이 부회장은 “저와 삼성을 둘러싼 많은 논란이 근본적으로 이 문제(경영권 승계)에서 비롯된 게 사실”이라면서 “경영권 승계 문제로 더이상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약속드리겠다. 편법에 기대거나 윤리적 지탄을 받을 일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이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성장했지만 법과 윤리를 지키지 못해 국민께 실망과 심려를 끼쳤다”면서 “이 모든 것은 저의 잘못”이라고 말했다. 이어“(시민사회와 언론은) 기업 스스로가 볼 수 없는 허물을 비춰 주는 거울이며, 외부의 질책과 조언을 열린 자세로 경청할 것”이라면서 “준법이 삼성의 문화로 확고하게 뿌리내리도록 하며, 재판이 끝나더라도 삼성준법감시위는 독립적인 위치에서 중단 없이 계속 활동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삼성 총수의 대국민 사과는 1966년 9월 21일 이병철 창업주가 한국비료의 사카린 밀수 사건으로 한 게 처음이며, 이건희 회장이 2008년 4월 22일 차명계좌 의혹으로 사과한 게 두 번째다. 이 부회장이 메르스 사태로 2015년 6월 23일 세 번째로 했으며 이번이 네 번째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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