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문화재 불법 반출 골치
◎고위관리 결탁한 밀반출 단체 14개성서 성업/국보급 등 작년 6백여건 적발… 갈수록 집단화
【북경=정종석 특파원】 지난 96년 말.중국 산동성 조장시 공안국은 특급 문화재 밀반출 단체를 적발,관련자들을 체포했다.압수한 문물은 1천5백41점.이 가운데 12점은 국가 1급(국보급) 문화재였다.
이들은 공공연히 ‘문화재수장협회’라는 이름을 내걸고 중국내 14개 성,66개 지구,현에 문화재 수매점을 불법으로 설립한 뒤 고급 문화재들을 자동차를 이용,공공연히 북경시 풍대구의 한 창고로 운송해 왔다.놀라운 것은 이 사건의 주범이 조장시 문화재 관리사무실의 부주임이었다는 사실이다.문화재 밀반출이 관리들과의 결탁으로 공공연하게 이뤄졌다는 점에서 큰 충격을 던져줬다.
이 사건은 중국에서 일어나는 문화재 밀반출 사건의 한 단면에 지나지 않는다.최근 문화재 밀반출 사건은 갈수록 집단화,전문화,기술화하고 있다.중국정부는 문화재 보호를 위해 강경한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문화재 유실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90년대 후반에 들어와서 문화재 밀반출범들의 활동은 보다 교활해 지고 있다.95년 3∼4월 사이 중경세관은 국제우송을 이용한 삼협문화재 밀반출 사건 3건을 적발했다.문화재들을 전국시대를 비롯해 한,수,당,송,명,청대 등에 걸쳐 출토된 것들로 모두 70여점이나 됐다.
밀반출범들은 96년 하반기부터 문화재 절도의 대상을 기존의 고분,박물관 수장품 등 실내 절도에서 사묘내에 놓아두었거나 광활한 전야에 널려 있는 대형 석각으로 전환했다.97년 1∼5월 중 압수한 25건의 문화재 도난사건 중 24건이 석굴·사묘·전야의 대형 석각 문화재였다.이는 전체 건수의 96%로 105기의 석각 조상이 도난당했다.
문화재 밀반출 방법도 교묘해지고 대담해졌다.종전의 개인휴대 또는 우송에서 화물운송으로 전환해 컨테이너를 이용해 대규모로 이뤄지고 있다.96년이래 문화재 밀반출의 새로운 동향이다.
실제로 97년 천진세관은 각종 문화재 5천675점을 압수했다.이 가운데 4천478점은 수출금지품이었다.95년 황강세관은 광동홍콩간을 운행하는 차량기사가 밀반출하는 중생대 이전의 역대 진귀문화재 3천800점을 압수했다.그중에는 공룡알 화석이 34개나 들어있었다.94년말 북경세관은 영국으로 우송하는 고생물화석 66개를 압수했다.이 가운데 1개는 완벽한 ‘호씨귀주용 화석으로 중국 특유의 귀중한 공룡화석이었다.
97년 한햇동안 중국 전국의 세관은 문화재 밀반출 사건 600여건을 적발,각종 문화재 8천여점을 압수했다.담배,가전,자동차 밀수 등 경제유형의 사건과 비교하면 문화재 밀반출사건은 고도의 전문지식과 감식능력을 세관원들에게 요구한다.
그래서 중국세관 당국은 지난 86∼97년 동안 국가문물국과 합동으로 7차레의 문화재 양성반을 개설,세관원교육을 시켰다.현재 중국전국의 세관에는 국가문물국에서 발급한 ‘특약 문물감정원’ 증서를 받은 28명의 1급 전문세관원이 근무하며 문화재 밀반출을 감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