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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암농약 범벅 중국인삼 유통

    국내 약재시장에서 유통되는 중국산 인삼은 치명적인 농약을 허용기준치 이상 함유한 ‘농약 범벅’이었다. 인삼류는 홍삼의 경우 관세율이 1005%에 이르는 등 수입 비용이 높아 유통되는 중국산 인삼류는 대부분 밀수품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성시웅)는 2일 농산물품질관리원과 함께 벤젠헥사크로라이드(BHC), 퀸토젠 등 유독성 농약 성분이 과다 함유된 중국산 인삼류를 국내산 고려인삼으로 속여 판매한 서울 경동시장 일대 인삼상 17명을 단속, 송모(49)씨 등 4명을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김모(64)씨 등 13명은 불구속기소했다. DDT와 비슷한 강력 살충제인 BHC는 다량 섭취하면 발암물질이 체내에 축적되고, 구토·경련·불안·근육경련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물에 씻어도 잘 제거되지 않는다. 국내에서는 1973년부터 생산 및 사용을 금지하고, 유독물로 지정했다. 식품위생법상 잔류허용 기준치는 0.2으로 자연 상태의 흡수 가능성을 감안한 수치다. 17개 인삼상에서 압수한 중국산 인삼류에서는 기준치의 1.5∼40배의 BHC가 검출됐다.87년부터 국내에서 생산과 사용이 금지된 퀸토젠 함유량이 허용기준치(1.0)를 초과한 중국산 인삼도 3곳에서 압수됐다. 업자들은 중국산 4년근 홍삼을 보따리상 등 밀수업자로부터 600g당 2만원에 산 뒤 “국산인데 미검사품이라 포장이나 검사필증이 없고, 가격도 싸다.”고 속여 6만∼10만원에 팔았다. 같은 분량의 국산 홍삼 가격은 12만∼16만원이다. 검찰은 불량 중국산 인삼류의 범람이 생산과 소비의 불균형에서 비롯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홍삼과 백삼은 연간 1270t이지만 소비량은 연간 1800t이라는 것.530t 정도의 공급이 부족한데 정식 수입되는 중국산 인삼류는 53t에 불과해 470여t이 밀수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정상 수입되는 인삼류는 검사를 거친 뒤 전량 인삼가공업체에 제공되기 때문에 시장에서 판매되는 중국산 인삼은 대부분 밀수품”이라면서 “국내산과 중국산은 뇌두(머리)와 몸통 색깔로 구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성그룹 ④-무역·중화학·서비스 CEO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성그룹 ④-무역·중화학·서비스 CEO

    “삼성물산의 역사는 삼성그룹의 역사입니다.” 삼성그룹의 모태기업인 삼성물산의 지난해 매출은 9조 6963억원으로 주력인 삼성전자 57조 6324억원의 6분의 1에 불과하다. 하지만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지분 4.0%를 비롯해 삼성석유화학, 삼성정밀화학, 삼성카드, 삼성SDS, 제일기획 등 숱한 관계사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건희 회장이 주식 1.38%를 보유하고 있고 등기임원(회장)으로 직접 챙기고 있는 데서도 그 비중을 짐작할 수 있다. 이 회장이 등기임원으로 활동하는 삼성 계열사는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물산, 제일모직, 호텔신라, 삼성에버랜드뿐이다. 국내 종합상사 1호인 삼성물산은 84년 3위,1998∼2000년,2002년에 2위를 기록했던 것을 제외하면 종합상사의 매출기준이 달라진 2003년까지 줄곧 매출 1위 기업 자리를 지켜왔다. ●‘그룹의 역사’ 삼성물산과 인재들 고 이병철 회장이 28세였던 1938년 3월1일 대구시 서문시장 인근 수동(현 인교동)에서 250여평 규모로 출발한 삼성상회가 삼성물산의 전신이다. 이 회장은 이에앞서 경남 마산에서 정미소사업으로 큰 돈을 벌었지만 ‘부동산 투자’에서 다 날리고 자본금 3만원으로 상회를 시작했다. 삼성(三星)의 삼은 우리민족이 가장 좋아하는 숫자로 크고 많고 강한 것을, 성은 밝고 높고 영원히 깨끗이 빛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첫 사업은 대구일대에서 생산되는 사과 등 청과물과 포항의 건어물 등을 만주와 중국으로 수출하는 일이었다.‘라면부터 미사일까지’ 취급한다는 종합상사의 70년전 버전인 셈이다. 삼성물산은 삼성의 대표기업답게 거쳐간 인물들의 면면이 화려하다. 초창기 삼성상회의 지배인으로 영입된 이순근씨는 이병철 회장의 와세다대 동문이다. 그는 정계에 투신했다 월북, 농림상까지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거의 모든 경영을 이순근씨에게 맡겼는데 오늘날 ‘전문경영인’ 체제를 일찌감치 시험한 것이다. 서울로 거처를 옮긴 지 1년 만인 1948년 종로2가 ‘영보빌딩’ 근처 2층건물에 삼성물산공사로 간판을 걸 당시에는 효성그룹 창업주인 조홍제 회장이 전무를, 김생기씨가 상무를 맡았다.1949년 11월 마른오징어 3만근을 배에 싣고 홍콩으로 떠난 조홍제씨가 교포무역상과 챤넬양행으로부터 오징어를 담보로 각각 면사 50근을 외상매입한 것이 국내 최초의 D/P(Document against Payment Base) 거래로 꼽힌다. 조홍제 회장은 62년 효성물산, 한국타이어를 갖고 삼성을 떠난다. 김생기씨도 삼성에서 독립, 영진물산·영진식품·혜성개발 등을 일궈냈다. 삼성물산 창립멤버로 60∼61년 사장을 역임한 고 허정구씨도 눈에 띈다.LG그룹 구인회 창업주의 사돈인 고 허만정씨의 장남인 허씨는 이후 삼양통상을 설립했다.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 허동수 GS칼텍스정유 회장,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의 아버지다. 70년에 대표이사를 지낸 정상희 사장은 3·5대 국회의원과 삼호무역 회장을 역임했고 신세계 이명희 회장의 남편인 정재은 명예회장의 아버지다. 이병철 회장과 고 홍진기 전 중앙일보 회장을 이어준 신현확 전 국무총리는 86년 이병철 회장의 요청으로 삼성물산 회장으로 영입됐다. 홍 회장의 공백을 메우며 이건희 회장 체제가 자리를 잡은 91년까지 물산 회장과 삼성미술문화재단 이사장을 지냈다. 이필곤 전 부회장도 삼성물산 대표이사를 두차례(85∼93년,95∼97년)나 지낸 대표적인 ‘물산맨’이다. 이 부회장은 삼성의 자동차사업 진출을 진두지휘하다 사업진출 차질에 대한 ‘책임’을 지고 중국으로 물러난 뒤 삼성을 떠났다. 서울시 부시장을 거쳐 현재 알티전자 회장과 삼성 CEO 출신들의 모임인 ‘성대회’ 회장을 맡고 있다.93∼95년 사장을 역임한 신세길씨는 현재 서울반도체 회장이다. 현명관 부회장은 아직도 물산의 비상근 회장 직함을 갖고 있다. 삼성물산은 2001∼2004년 배종렬 사장을 끝으로 공동대표체제가 굳혀졌다. 건설부문의 이상대(58) 사장은 충남 서천생으로 경복고와 고려대 정외과를 졸업했다.73년 제일합섬으로 입사한 뒤 대부분 삼성건설에서 일했다. 건설이 삼성물산에 합병되면서 97년 삼성물산 전략기획실장으로 일했고 2000년부터 주택부문 대표를 맡았다. 이 사장의 경복고 2년 선배인 상사부문 정우택(60) 사장은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포항제철을 거쳐 77년 삼성물산에 입사했다. 휴스턴 지점장, 카자흐스탄 법인장 등 줄곧 상사부문에서 전성기를 구가했다. ●이병철의 세번째 회사 제일모직 1954년 9월 설립된 제일모직은 삼성상회, 제일제당(53년)에 이은 삼성의 세번째 회사다. 긴 역사만큼이나 숱한 인재들을 배출했는데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 김인주 구조본 차장, 최도석 삼성전자 경영총괄 사장, 김징완 삼성중공업 사장, 안복현 삼성BP화학 사장, 유석렬 삼성카드 사장 등이 제일모직에서 잔뼈가 굵었다. 지난해 제일모직 대표이사로 부임한 제진훈(58) 사장은 경남 산청생으로 진주고와 부산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제일모직에 입사한 ‘모직맨’이다. 제일모직에는 올초 상무보로 승진한 이건희 회장의 차녀 서현씨와 남편 김재열 상무가 같이 일하고 있다. ●‘봄날’을 기다리는 화학·중공업 80년 유공 인수 실패,90년대 중반 자동차 사업의 좌절 등으로 자동차·중공업∼정유·석유화학·화학으로 이어지는 거대한 ‘중화학그룹’을 도모했던 삼성의 꿈은 사실상 좌절됐다. 오늘날 삼성을 대표하는 업종은 전자와 금융이다. 하지만 화학·중공업 계열사들의 ‘절치부심’이 예사롭지 않다. 화학·중공업 계열사 CEO가운데 비교적 많이 알려진 CEO는 허태학(61) 삼성석유화학 사장이다. 경남 고성생으로 진주농림고와 경상대 농학과를 졸업한 뒤 69년 중앙개발(현 삼성에버랜드)에 입사했다. 허 사장은 중학교와 고등학교 진학마저도 조부의 강한 반대에 부딪힐 정도로 보수적인 농촌출신으로 한때 덴마크의 달라스나 그룬트비히 같은 농촌 계몽자를 꿈꾸었다고 한다. 호텔신라 총지배인, 삼성에버랜드 사장, 호텔신라 사장을 거쳐 2003년 삼성석화에 자리를 잡았다. 에버랜드 사장시절에는 ‘캐리비안베이’라는 테마파크를 조성, 리조트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93∼2002년 삼성에버랜드는 이재용 상무에게 경영권을 넘겨주기 위한 ‘징검다리’로 부상하면서 구설수도 따랐다. 허 사장은 96년 에버랜드의 전환사채(CB)를 이 상무에게 저가로 발행한 것과 관련, 최근 징역 5년을 구형 받았지만 지금도 공공연히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이건희 회장을 꼽을 정도로 삼성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삼성 CEO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개인 홈페이지를 운영할 정도로 ‘자기 PR’에도 열심이다. 삼성과 고 이병철 회장에게 큰 상처를 줬던 삼성정밀화학(옛 한국비료)은 제일합섬, 에버랜드, 삼성전자, 삼성종합화학, 삼성중공업, 삼성카드, 삼성자동차 등 가장 많은 회사를 옮겨 다닌 것으로 유명한 이용순(59) 사장이 2003년부터 맡고 있다.64년 8월 27일 설립된 ‘한비’는 유명한 ‘사카린 밀수사건’을 계기로 67년 10월 삼성이 주식의 51%를 국가에 헌납한 회사다. 한비는 이후 산업은행이 대주주로 공사형태로 운영됐지만 방만한 경영 등으로 위기를 맞자 94년 다시 삼성의 품으로 돌아왔다. 고홍식(58) 삼성토탈 사장은 삼성 사장단 가운데 몇 안되는 호남 출신으로 광주일고와 한양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했다. 유난히 영남출신 CEO가 많은 삼성에서는 전주 출신의 배정충(60) 삼성생명 사장, 전남 구례생인 양인모(65) 삼성엔지니어링 부회장과 고 사장이 호남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LG전자 김쌍수 부회장이 기계공학과 1년 선배다. 72년 삼성에 입사한 고 사장은 줄곧 제일합섬에서 일하다 92년 비서실 경영팀장,93년 신경영실천위원회 팀장 등을 맡으며 그룹 전반의 일을 익히기 시작했다.95년 삼성종합화학 소속으로 화학소그룹 전략기획실장을 맡으며 화학계열에 본격적으로 발을 담갔다.2001년부터 삼성종합화학 CEO를 맡으며 97년 당시 부채비율 800%로 ‘회생불능’이었던 삼성종합화학을 프랑스 토탈과의 합작과 고효율 경영으로 지난해 매출 2조 8000억원, 영업이익 5700억원(이익률 21%)이라는 ‘알짜기업’으로 변신시켰다. 순차입금 비율은 20%로 뚝 떨어졌다. 스스로 “화학이 곧 내 인생”이라는 고 사장은 2010년 이익 1조원 돌파를 목표로 삼성그룹 내에서 비교적 위상이 처지는 화학 사업의 ‘중흥’을 노리고 있다. 2006년 세계 1위 조선업체를 목표로 하고 있는 삼성중공업은 ‘현장경영’,‘극한원가’,‘질적인 1위’를 부르짖는 김징완(59) 사장의 지휘하에 부활을 꿈꾸고 있다. 경북 달성생인 김 사장은 현풍고와 고려대 사학과를 마치고 73년 제일모직에 입사했다. 중공업과는 88년부터 인연을 맺어 2001년 대표이사로 부임했다. 세계에서 가장 크고 생산성 높은 조선소를 만들고 싶었던 이병철 회장은 일본 IHI사와의 합작을 통해 경남 통영시 안정리에 150만평 규모의 조선소를 세울 계획이었다. 하지만 오일쇼크의 여파로 계획은 차질을 빚었고 썩 내키지 않던 거제의 우진조선을 인수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또 하나의 ‘초일류’, 삼성 서비스 삼성에버랜드가 언론에 크게 부각될 때는 대부분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와 관련돼 있다. 그도 그럴것이 에버랜드는 이건희 회장(3.72%)은 물론, 이재용 상무 25.10%, 이부진 호텔신라 상무, 이서현 제일모직 상무보, 이윤형씨 등 세딸이 나란히 8.37%의 지분을 갖고 있다. 고 이병철 회장의 4녀인 덕희씨의 남편인 이종기 전 삼성화재 회장(0.48%), 맏딸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의 남편인 조운해 전 고려병원장도 0.08% 지분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 회사는 국내 최대, 세계 6위권의 테마파크와 골프장, 빌딩관리 등 자산관리, 단체급식 등 유통, 조경 등 환경사업을 영위하며 지난해 매출 1조원 1600억원, 순이익 800억원대를 거둘 정도로 탄탄한 경영을 자랑한다. 박노빈(59) 사장은 보성고와 서울대 수학과를 마치고 74년 제일제당으로 입사,91년 삼성중공업을 거쳐 93년부터 에버랜드에 발을 담갔다. 사업 구상이후 무려 7년이 지난 79년 개관한 호텔신라는 초기 경기하락과 오일쇼크까지 겹쳐 적자에 허덕였다. 이병철 회장은 호암자전에서 “홍진기 회장의 총 지휘하에 손영희 사장이 경영을 맡고 장녀 인희가 고문이 돼 음식조리 등 안살림을 챙기고나서부터야 경영이 호전됐다.”고 회고했다. 경복고와 서울대 응용화학과를 졸업하고 줄곧 삼성물산에서 해외영업을 담당한 이만수(55) 사장이 2003년부터 경영을 맡고 있다.2001년 호텔신라로 들어와 지난해 상무보 승진에 이어 올초 상무로 승진한 이부진씨도 각별한 애정을 쏟고 있다. 삼성의 서비스 사업 가운데 가장 독특한 영역인 보안업체 에스원은 2002년부터 이우희(58) 사장이 맡고 있다. 삼성가의 고향인 경남 의령 출신으로 삼성내 거의 유일한 이건희 회장의 친척이다. 이 사장은 부산고와 부산대 법학과를 마치고 제일제당에 입사했다.94년부터 계속 비서실 인사팀장으로 일해왔다. 국내 최대 광고회사인 제일기획 배동만(61) 사장은 보성고와 고려대 축산학과를 졸업하고 73년 중앙일보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제일제당, 호텔신라를 거쳐 비서실 홍보팀장, 에스원 대표이사를 역임한 뒤 2001년 제일기획 사장으로 부임했다. 지난해부터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에서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 초창기 사업동지 이병철·조홍제 세간에는 삼성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과 효성 창업주인 고 조홍제 회장이 경남 진주의 지수보통학교를 다녔고 삼성을 공동 창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조 회장은 지수보통학교를 다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1910년생인 이 회장은 서당을 다니다 1922년 3월 지수보통학교 3학년에 편입했다. 이 회장의 고향은 의령군 중곡면 중교리지만 진주시 지수면과는 인접해있다. 지수에는 이 회장의 둘째누이 분시씨가 결혼해 살고 있었다. 알려진 것과 달리 이 회장은 지수보통학교를 졸업한 것이 아니라 그해 9월 서울의 수송보통학교로 전학했고 25∼29년에는 중동학교를 다녔다. 1906년생으로 이 회장의 형인 병각씨와 동갑인 조 회장은 서당에서 한학을 배우다 상경,1922년 중동학교 초등과 1,2,3학년 과정을 이수하고 이듬해 협성실업학교 초등과 4,5,6학년 과정을 마쳤다. 효성 관계자는 “언제부터인지 선대회장과 삼성 이병철 회장,LG창업주인 고 구인회 회장이 지수보통학교 동문으로 소개됐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29년 도일,30년 와세다(早稻田)대 전문학부 정경과로 입학했고 조 회장은 27년 와세다대 공업전문학부에 입학했지만 29년 일본 호세이(法政)대 경제학부에 다시 입학한다. 둘의 동업관계에 대한 회고도 조금씩 다르다. 이 회장의 자서전인 호암자전은 48년 서울 종로2가에 삼성물산공사를 세울 당시 전무가 조홍제 회장, 상무가 김생기 전 영진약품 회장이었으며 설립자본금의 75%는 이 회장이, 나머지 25%는 조 회장, 김 회장, 이오석, 문철호, 김일옥씨가 분담했다고 밝혔다. 반면 조 회장의 회고록 ‘나의 회고’에는 48년 말 평소 안면이 있던 이 회장이 명륜동 조 회장의 집을 찾아와 사업얘기를 하던 차에 조 회장이 사업자금 800만원을 빌려준 것으로 나온다.2개월 뒤쯤 조 회장은 200만원을 더 투자해 1000만원을 채웠다. 이 회장이 이미 투자한 돈은 700만원이었다고 나와있다. 한국전쟁으로 잠시 헤어졌던 둘은 51년 이 회장이 당시 가족이 피난가 있던 마산에 들렀다가 조 회장을 만나 부산에 새로 차린 삼성물산에 와서 일하기를 권하면서 다시 이어졌다. 조 회장 역시 이와 비슷하게 기억했다. 호암자전은 또 조 회장과의 결별에 대한 별도 언급없이 63년 3월 2일 효성물산과 한국타이어, 한일나일론을 양도했다고만 명시했다. 나의 회고는 60년 3월초 일본 도쿄에서 골프를 치던 도중 이 회장이 결별 의사를 밝혔다고 소개한다. 이날 두 사람은 서로의 지분에 대해 언쟁을 가졌다. 둘의 재산분배는 62년 8월 이 회장의 자택에서 다시 논의된다. 조 회장은 “내 지분이 삼성 전체의 3분의 1쯤 되니 제일제당을 떼어달라.”고 제의하고 이 회장도 이를 받아들였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지분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고 갈등이 점점 커지다 64년에야 결론이 난다. 조 회장은 자신이 분배받은 재산(한국타이어와 한일나일론의 삼성 지분 50%, 효성물산)은 3억원 정도로 자기 몫의 10분의 1도 안됐다고 밝혔다. 분가하면서의 불화는 한동안 재계 인사들에게 회자됐었다. 그러나 지난 84년 먼저 세상을 떠난 조 회장의 빈소를 이 회장이 찾아와 한참동안 머물며 ‘앙금’이 없었음을 내외에 알렸다.3년뒤인 87년 이 회장도 영면했다. ukelvin@seoul.co.kr ■ 삼성물산 역대 대표이사 1938년 이병철 회장 1960년 허정구 사장(LG창업주 구인회 회장의 사돈 허만정씨의 장남, 삼양통상 창업주) 1961년 박도언 사장 1963년 김선필 사장 1966년 안동선 사장 1967년 김진하 전무 1967년 박태암 사장 1967년 성상영 사장 1968년 정수창 사장(전 두산그룹 회장) 1970년 정상희 사장(이명희 신세계 회장 시아버지) 1971년 김정렬 사장 1974년 이은택 사장 1977년 손상모 사장(전 동부그룹 부회장) 1978년 송세창 사장(전 나산그룹 부회장) 1981년 경주현 사장(전 삼성종합화학 회장) 1984년 배상욱 사장 1985년 이필곤 사장 1993년 신세길 사장(현 서울반도체 회장) 1995년 이필곤 부회장(현 알티전자 회장) 1997년 현명관 부회장(현 전경련 부회장) 2000년 이상대 사장(현 건설부문) 2001년 배종렬 사장 2004년 정우택 사장(현 상사부문)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최광숙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탐지기도 못찾아낸 몸 속 금괴

    남대문시장 노점상 조모(50)씨는 2000년 11월 귀금속 유통업자인 S사 사장 김모(43)씨로부터 귀가 솔깃한 제의를 받았다. 홍콩을 오가며 금괴를 몰래 사다주면 1㎏당 10만원씩 사례하겠다는 제의에 조씨는 매형 김모(55)씨와 누나, 동생, 동생의 처 등 일가족을 끌어들여 금괴밀수에 나섰다. 김 사장으로부터 신체의 은밀한 부위에 금괴를 숨겨오는 방법 등 범행수법을 배운 조씨 등 일가족은 같은 달 17일 홍콩에 건너갔다. 김 사장이 지목한 거래처에서 금괴를 건네받은 이들은 1㎏ 짜리 금괴를 250g씩 4등분해 동그랗게 다듬어 각각 콘돔에 넣은 뒤 항문에 집어넣고, 직사각형인 원래의 1㎏짜리 금괴는 양쪽 발바닥에 각각 한 개씩 묶어 김포공항 검색대를 무사히 빠져나왔다. 한 번에 1인당 3㎏씩 밀수한 것. 이들이 석달 동안 3일에 한 번 꼴로 31차례에 걸쳐 홍콩과 서울을 오가면서 밀수한 금괴는 402㎏, 시가로 42억 4400여만원 어치다. 이들은 철저하게 관광객으로 위장한데다 수하물도 없어 공항 세관이나 검색대에 한차례도 적발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 이홍훈)는 금 유통업자들의 탈세 등을 수사하다 관련 첩보를 입수했으며 30일 조씨와 매형 김씨를 관세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달아난 귀금속 유통업자 김씨를 수배했다. 조씨의 나머지 가족들은 가담 정도가 약하다고 판단, 입건하지 않았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황금광시대/전봉관 지음

    황금광시대/전봉관 지음

    일제시대는 몰락과 수탈의 시대로 각인되어 있다. 제대로 된 물건 하나 못 만들던, 아니 그나마 근근이 만들던 것마저 빼앗기며 살아온 세월이라는 생각이다. 그런데 해당 시대의 자료를 들여다보면 생각이 달라질 수 있다. 어쨌든 자본주의와 근대성이 우리 사회의 작동원리로 자리잡아 가던 시기였다는 관점이다. 일제시대 때 쌀과 농지를 수탈했다기보다 쌀값이 비쌌던 일본에 조선인 지주들이 쌀을 수출했다고 보는 게 맞다는 경제사학계의 목소리와 비슷하다. ●“일제때 조선인 지주 日에 쌀 수출” ‘황금광시대’(전봉관 지음, 살림 펴냄)는 이런 관점에서 우리의 1930년대를 훑어주고 있다.KAIST 인문사회과학부 교수인 저자는 원래 국문학 전공자다.1930년대 국문학 자료를 뒤적이다 보니 미국의 서부개척사에서나 들어왔던 골드러시(Gold Rush)가 우리나라에도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5년여 동안 관련 자료를 찾아 낸 책이다. 물욕으로 질주하는 시대에는 항상 신화적인 성공담이 나오게 마련이다. 바로 황금귀(黃金鬼) 최창학. 몰락한 양반가의 자손이었던 최창학의 인생은 평안도에서 조선 최대 ‘삼성금광’을 찾아내면서 완전히 바뀐다. 자객의 협박, 기관총 세례에도 불구하고 그는 삼성금광에서 얻은 자금으로 ‘금광 놓고 금광 먹기’를 해서 최고 부자의 반열에 오른다.‘최창학’은 단순히 금광을 개발한 부자가 아니라 돈이 돈을 부르는 자본주의의 모델, 그 자체가 된 것이다. ●몰락한 양반 최창학 ‘금광 놓고 금광 먹기’ 이 덕분에 몇 그램의 금을 얻기 위해 멀쩡한 집과 논밭을 망가뜨리는 무지렁이 농부, 항문과 성기에 금괴를 숨겨 국경을 넘나들며 금을 밀수하는 노파, 화장한 뒤 금니나 금반지를 챙기려고 화장장을 인수한 얌체꾼, 평범한 돌과 야산을 금과 금광이라고 사기쳐 돈을 빼돌린 금광 야마시(사기꾼)패 등. 더 관심을 끄는 것은 이 즈음 불기 시작한 지식인의 패배주의다. 여기에는 일제의 유화정책으로 인한 타협적인 ‘실력양성론’의 부상,1929년 미국에서부터 시작된 대공황 등이 영향을 끼쳤다. 현실적인 암울함 속에 미래에 대한 전망이 없던 지식인들은 이제 ‘혁명’이나 ‘해방’ 대신 ‘돈’이라는 유토피아로 내달렸다. 조선 프롤레타리아트 예술동맹(KAPF)을 이끌었던 사회주의 문학가 팔봉 김기진은 금광으로 제일 먼저 달려간 사람이었다. ●김기진·채만식도 금광 찾아 헤매 금광 부자 방응모가 조선일보를 인수하자 그 밑에서 일 못한다며 사표를 내던진 사람이었다. 당대의 소설가 채만식은 동아일보 편집국장 출신으로 논객이라 불리던 설의식과 함께 금광을 찾아 헤맸다. 이외에도 숱한 문인 작가, 지식인들이 금을 찾아 나선다. 매년 50% 이상 초고속 성장하면서 일제를 세계 5위의 금생산국으로까지 만들었던 식민지 조선의 황금광시대. 저자의 말처럼 “70년 전 이야기지만 70년 전에 ‘끝난’ 이야기는 아님”이 분명하다.1만 2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국제플러스] “北, 각성제 中밀수출 외화벌이”

    |도쿄 이춘규특파원|북한 당국이 중국과의 국경 도시인 회령과 무산 등지의 행상들을 통해 각성제를 중국에 밀수출, 매달 수백만달러의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고 산케이신문이 북한 내부정보에 밝은 소식통을 인용해 11일 보도했다. 신문은 북한당국이 외화벌이를 위해 1990년대부터 각성제를 생산, 일본과 한국 등에 밀수출해 왔으나 최근 단속이 심해지자 판매가 수월한 중국으로 방향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 [10일 TV 하이라이트]

    ●그대는 별(KBS1 오전 8시5분) 정우에게 돌아와 달라는 해인에게 자신에겐 그럴 자격이 없다고 말하는 인경. 해인은 사랑하고 사랑받는데 무슨 자격이 필요하냐며, 힘들게 지켜온 두 사람의 사랑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두 사람은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며 정우의 자취방 주소를 내민다. ●야심만만 만명에게 물었습니다(SBS 오후 11시5분) 2002년 6월9일 이후 2년 8개월 만에 하나로 뭉친 핑클의 이효리, 옥주현, 성유리, 이진이 등장한다. 핑클이 말하는 ‘여자의 승부욕을 자극하는 남자 스타일’을 들어본다. 이밖에 ‘나 스스로 정말 독한 사람이다 생각들 때는?’에 대한 의견을 모아본다. ●사이언스+(YTN 오전 8시30분) ‘샌프란시스코 과학놀이 체험전’은 세계 최고의 과학박물관인 샌프란시스코 익스플로러토리움의 700여 가지 전시물들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과학놀이터이다. 아이들에게는 상상의 세계로 들어가는 장으로, 청소년들과 교사들에게는 과학의 원리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실험실이 될 것이다. ●미래의 조건(EBS 오후 11시) 우리나라에서 지진해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우리나라는 동해의 일본 쪽에서 발생하는 대지진에 의한 해일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알려졌다. 과연, 현재 우리나라의 지진해일, 지진에 대한 대비체계는 어느 정도인지 점검해보고, 효과적인 대비책은 무엇인지 모색해 본다. ●영웅시대(MBC 오후 9시55분) 태국 현장을 살펴본 천태산은 기후에 맞는 장비를 구입하지 못해 기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것을 알고 고국에 돌아가 수습을 해주겠다고 약속하고 공기를 당기라고 독려한다. 대한그룹의 밀수를 눈감아주는 대가로 한때 공화당 당직을 지냈다는 사내는 정치자금을 요구한다. ●쾌걸 춘향(KBS2 오후 9시55분) 한지붕 아래에 살게 된 몽룡과 춘향. 우등생 춘향 때문에 구박받는 것을 참다못한 몽룡은 비밀스러운 내기를 건다. 한편 춘향에게 호감을 갖게 된 학도는 교내 연극제 준비를 도와주며 접근을 시도한다. 몽룡은 연극 도중 춘향의 키스신을 막기 위해 온몸을 던진다.
  • 돈줄막힌 조폭 마약거래 손뻗쳐

    조직폭력배들이 불문율처럼 금기시해 온 마약거래와 투약에 손을 대고 있고, 외국 폭력집단과의 마약 연계 조짐도 보여 검찰이 바싹 긴장하고 있다. 유흥업소 등을 통한 돈줄이 막히자 새로운 자금원 확보 차원에서 조폭이 마약에 손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같은 사실은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이경재)가 27일 발표한 수사결과에서 드러났다. 올 한해 동안 마약류 밀매 등에 개입했다 적발된 조폭은 모두 14개파. 이중 서울 동대문파, 상계동파, 군산 그랜드파 등은 두목급이 직접 투약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마약 밀매 및 투약 혐의로 조폭 37명을 적발, 동대문파 두목 이모씨 등 24명을 구속기소하고,5명을 불구속기소하는 한편 7명을 지명수배했다. 동대문파의 경우, 히로뽕 투약 혐의로 두목 이씨가 적발된 데 이어 행동대장 이모씨 등이 필리핀에서 DVD 속에 히로뽕 500g(1만 6000여명 투약분량)을 숨겨 밀수한 혐의로 지명수배됐다. 대구 동성로파의 부두목 출신 손모씨는 대전 고속버스터미널에서 현 동성로파 부두목 백모씨에게 히로뽕 50g을 팔다 쇠고랑을 찼다. 이 과정에서 조폭들은 수사관에게 흉기를 휘둘러 상해를 입히기도 했다. 한편, 국내 폭력조직뿐 아니라 미국 LA의 한인갱단이나 중국 ‘삼합회’, 일본 ‘야쿠자’ 등의 조직원들도 국내 마약 밀매에 개입했다. 일본 야쿠자 하부조직의 부두목인 H씨가 국내 히로뽕 제조기술자를 포섭해 데려가려다 미수에 그쳤고, 홍콩 삼합회 조직원도 항공편으로 히로뽕을 국내에 들여왔다가 감옥에 갇혔다.LA의 한인갱단 조직도 국내 히로뽕 밀매 시장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폭력조직이 전통적 자금조달 루트가 막히면서 마약밀매에도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폭력조직이 마약밀매에 개입하게 되면 전국적이고 기업적인 공급망이 형성돼 마약이 급속하게 확산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유엔군, 콩고 소녀 성착취 파문

    유엔 평화유지군(Peace Keepers)이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어린 소녀들을 과자 및 우유 등으로 꾀어 성폭행하거나 1∼3달러를 주고 성관계를 갖는 사례가 150건에 이른다고 뉴욕 타임스가 18일 보도했다. 신문은 피해자들이 부모한테 매를 맞을까봐 사실을 감춰 정확한 성폭행 사례를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유엔은 콩고와 동쪽 국경을 맞댄 브룬디에서도 평화유지군에 의한 성범죄 사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혀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요르단의 유엔 주재 대사인 자이 라드 알 후세인 왕자가 8일 작성한 비밀 보고서는 “콩고에서 평화유지군에 의한 성착취가 심각하고 광범위하게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성관계의 대가로 현금 1∼3달러 및 음식을 주거나 고용을 약속하기도 한다. 보도에 따르면 콩고 버니아 주변의 평화유지군 캠프에서 과일을 파는 12세 소녀 헬렌은 한 병사가 준 우유에 유혹돼 성폭행을 당했다. 병사는 헬렌을 텐트로 유인, 성폭행한 뒤 1달러를 주며 비밀을 지킬 것을 요구했다. 초등학교를 중퇴한 뒤 과일을 파는 또다른 13세 소녀 솔랑주는 과자를 주겠다는 한 병사의 손짓에 이끌려 텐트에 다가갔다 성폭행을 당했다. 이들은 부모에게 말하면 매를 맞거나 집에서 쫓겨날까봐 사실을 감췄다고 토로했다. 헬렌이나 솔랑주가 과일을 팔아 가족을 부양하는 하루 수입은 1달러 안팎이다. 유엔이 13일부터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하자 일부 평화유지군은 조사를 방해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보도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콩고에서 크게 잘못된 행위가 자행된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으며 이는 유엔의 수치”라며 엄중한 조사를 지시했다. 유엔은 평화유지군 내규로 성관계를 위해 돈이나 물품, 서비스, 고용 등을 교환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콩고에서는 14세이상 소녀들과의 성관계를 합법화하고 있지만 과거 캄보디아나 보스니아에서의 성추문 때문에 18세 미만 소녀들과의 성적 접촉을 막고 있다. 그럼에도 평화유지군은 15세 이상의 소녀들과 5달러를 주고 성매매 행위를 일삼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스티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브룬디의 북동부 무잉가에서도 평화유지군 2명이 성범죄를 저질러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유엔 평화유지군은 16개국에 6만 4000여명이 주둔 중이며 1990년대 캄보디아와 소말리아, 보스니아, 동티모르, 코소보 등지에서도 성범죄 시비가 일었다. 일부에서는 평화유지군에 의한 무기나 동물 밀수, 유류 암거래, 약탈 방조 등의 불법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간첩’ 공방 확산] 이철우의원 판결문 의문점

    9일 공개된 열린우리당 이철우 의원의 1심,2심 판결문에는 풀리지 않는 의문점이 곳곳에 들어 있다. 한나라당 주장처럼 이 의원이 1992년 북한 노동당에 가입했는지,‘민족해방 애국전선(민해전)’에 가입하면서 노동당과의 연관성을 알고 있었는지 확인되지 않는다. #1. 민해전=중부지역당인가 재판기록에 따르면 이 의원은 민해전이란 반국가단체에 가입했다는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은 것은 분명하다. 특히 1심 판결문은 이 의원이 민해전을 조선노동당의 대남 선전기구인 ‘한국민족민주전선(한민전)’의 지하당이라 인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해전과 중부지역당, 한민전과 중부지역당의 관계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반면 중부지역당 총책으로 지목된 황인오씨 재판에서 법원은 ‘민해전=중부지역당’이라 인정했다. #2. 이철우 의원 충성맹세 했나 1심 판결문은 이 의원이 입당식에서 북한 조선노동당 깃발과 김일성·김정일 초상화 앞에서 “위대한 수령님의 전사다.”란 선서를 했다고 인정했다. 또 이 의원이 깃발과 초상화를 건네받아 경기 포천에 살고 있는 부모집에 숨겼다 수사기관에 의해 압수됐다고 적고 있다. 하지만 이 의원은 입당식은 없었고 모든 것이 안기부의 조작이라 주장하고 있다. #3. 입당식 왜 항소하지 않았나 항소심 판결문은 이 의원이 학생운동사를 담은 도서목록을 수집한 것은 국가보안법상 국가기밀수집탐지 방조죄가 아니라는 이유로만 항소했다고 적고 있다. 판결문에 따르면 이 의원은 민해전 입당식 등에 대해선 항소하지 않았다. 모든 것이 안기부의 조작이라면 당연히 항소,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 가명, 당번호를 부여받았다는 것은 노동당에 가입했다는 간접적 증거가 될 수 있는 까닭이다. 그러나 이 의원은 당시 1심 재판부의 판단을 받아들여 입당식 등에 대해선 더 이상 다투지 않았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공항 마약탐지견의 하루…밀수의 30% 적발

    공항 마약탐지견의 하루…밀수의 30% 적발

    5일 오전 8시 인천국제공항 외곽에 위치한 관세청 마약탐지견센터. 영국산 래브라도 리트리버 종인 마약탐지견 ‘스카우터’는 방금 잠에서 깨어난 탓인지 아직 얼떨떨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박종수 요원의 모습이 보이자 꼬리를 흔들며 와락 달려가 안겼다. 탐지견은 박씨처럼 핸들러라 불리는 탐지요원과 하루 일과를 같이한다. 박씨와 스카우터가 함께 일한 지 어느새 3년. 서로 눈만 봐도 무엇을 원하는지 훤하다. 오늘 갈 곳은 인천공항 수하물 컨베이어벨트. 다섯살짜리 수컷 스카우터는 오전 9시부터 6시까지 ‘근무’해야 한다. 마약밀수가 갈수록 교묘해지는 상황에서 탐지견이 적발해 내는 마약은 전체의 30% 수준. 공항을 오가는 여행객과 물류량이 크게 늘어났음에도 한국이 아직도 ‘마약청정국가’의 명예를 지키고 있는 것은 이들의 역할이 절대적이라고 세관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마약견은 최고의 탐지견 마약탐지견은 다른 탐지견과는 ‘격’이 다르다. 냄새가 독특하고 부피도 큰 폭발물에 비해 마약은 보통 소량에 냄새도 적다. 그러나 마약견의 후각탐지 능력은 혀를 내두를 정도. 적발해 내는 품목은 코카인과 헤로인, 히로뽕, 대마는 물론 최근 유행하는 야바와 엑스터시까지 10여종에 이른다. 은밀한 곳에 숨겨 놓은 몇 그램 단위의 마약류도 이들의 코를 피해갈 수 없다. 박종수 요원은 “무색무취해 적발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히로뽕도 놓치는 법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엑스터시로 불리는 메틸렌디옥시메탐페타민(MDMA)은 초콜릿과 비슷한 냄새가 나 혼동을 하기는 한다. ●놀아주는 것이 최대의 보상 같은 시간 역시 래브라도 리트리버종인 한살짜리 수컷 ‘실버’는 여행자 탐지교육에 한창이다. 양말 속에 숨긴 대마를 찾아낸 실버에게 담당대원은 칭찬을 하며 수건을 막대모양으로 둘둘 만 ‘더미’를 갖고 놀 수 있도록 던져준다. 탐지견으로는 600만∼1000만원을 호가하는 엄선된 종자만을 고른다. 하지만 마지막에 탐지견 자격이 부여되는 개는 20% 정도에 불과하다. 생후 3개월부터 시작되는 40주 동안의 자견(子犬)교육은 기초체력과 현장적응훈련으로 이루어진다. 일종의 유아교육인 만큼 강아지와 즐겁게 놀아주는 것도 중요한 교육과정의 하나다. 이어 대마초부터 시작, 헤로인이나 코카인 등을 찾아내는 14주 동안의 중간훈련이 끝나면 최종단계인 현장훈련으로 넘어간다. 관세청장 도장이 찍힌 ‘마약탐지견 인증서’는 1년1개월의 교육과정을 우수한 성적으로 수료한 개에게만 주어진다. 교육을 모두 마친 탐지견 한 마리 값은 당장 수천만원으로 뛰어올라 ‘귀하신 몸’으로 대접받는다. 개 한 마리에 2평이 넘는 전용 숙소가 제공된다. ●성인여성 두 배의 식사 오후 10시 모두가 기다리는 식사시간. 개들의 취향에 맞춰 건식과 습식으로 제공되는 사료는 하루 4300㎉. 성인 여성의 하루 권장 열량의 두 배가 넘는다. 수의사 이지현씨는 “운동량이 많기 때문에 많이 먹는 것”이라면서 “만약 보통 애완견들이 이 정도의 식사를 한다면 며칠 못가서 비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인천세관에서 활약하고 있는 마약탐지견은 래브라도 리트리버와 골든 리트리버, 코커 스파니엘 등 3종으로 모두 16마리. 또 자체교배로 국내산 탐지견을 생산하기 위해 애지중지 키우는 ‘씨받이’ 개를 비롯해 폭발물탐지견, 훈련견, 예비견을 합쳐 전국에서 74마리가 세관에서 일하고 있다. ●스트레스로 수명 짧아 하지만 화려함 뒤엔 스트레스가 있다. 장시간 근무와 긴장된 생활로 이들의 수명은 다른 개들보다 3년 정도 짧다. 포만감이 오면 집중력과 후각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하루 한 차례 다량의 식사를 해야 하는 것도 괴롭다. 또 아무리 뛰어나도 8∼9살이면 후각능력이 쇠퇴해 은퇴를 하게 된다. 일년 내내 항공 화물에 후각을 집중하다 보니 은퇴할 즈음 코끝이 하얗게 변하는 멜라민 부족 현상이 오기도 한다. 탐지견이 은퇴하면 한국동물보호협회를 거쳐 일반 가정에 입양돼 노후를 보낸다. 최동민 탐지견 교육반장은 “몇년 동안 동료처럼 지내다 입양을 가는 탐지견의 뒷모습을 볼 때는 자식을 떠나보내는 것 같은 아픔에 눈물이 앞을 가린다.”고 전했다. 인천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해외투자 사기 설친다

    경기불황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해외 채권 매각이나 해외 투자·취업을 미끼로 돈을 뜯어내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경찰청 외사과는 24일 미국 재무성이 발행한 채권을 싼값에 사들여 국내에서 팔면 큰 차익을 남길 수 있다고 꾀어 신모(51)씨로부터 수억원을 가로챈 김모(48)씨 등 2명을 특정경제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은 또 조모(49)씨 등 2명을 수배했다. 김씨 등은 지난해 7월 서울 S호텔에서 전직 병원장인 신씨를 만나 “70년 전 미국 재무성이 발행한 채권 1000억달러(120조원)어치를 중국에서 싼값에 구입해 한국에서 되팔면 거액을 남길 수 있다.”며 구입경비 명목으로 5억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또 지난해 9월에는 “배로 채권을 운반해야 하는데 요즘 밀수 단속이 심하다.”면서 “대신 비자금으로 조성된 거액의 달러화를 절반 가격에 팔 테니 경비를 달라.”며 2억원을 추가로 뜯어내기도 했다. 조사결과 김씨 등은 금색 상자 20개에 채권이 담긴 사진을 보여주며 신씨를 안심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들이 보여준 채권은 일련번호가 위조된 가짜였다.”고 설명했다. 신씨는 “이들을 만나기 직전 경기불황으로 병원문을 닫았다.”면서 “어떻게든 재기해보겠다는 마음이 급해 꼬임에 넘어갔다.”고 후회했다. 앞서 지난 12일에는 사업자금이 부족하거나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대출이 되지 않는 사업가에게 해외에서 신용장을 개설해 국내은행에서 사업자금을 대출받아주겠다며 경비 명목으로 3명으로부터 1억 8000여만원을 가로챈 일당 3명이 구속됐다. 이들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등 현지에 브로커까지 두고 피해자들을 직접 데려가 안심시켰다. 이밖에 16일에는 지하철에서 나눠주는 무가신문에 ‘이·미용사 급구, 미국가실 분 비자상담 환영’이라는 광고를 내고, 이를 보고 찾아온 4명으로부터 취업 알선료 명목으로 7000만원을 뜯어낸 일당 2명이 구속됐다. 경찰 관계자는 “경기가 악화되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못한 부유층이나 사업가 등으로부터 돈을 가로채는 사기 범죄가 늘고 있다.”면서 “쉽게 거금을 벌 수 있으니 해외로 눈을 돌리라고 접근하는 사람들은 경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아편, 그 황홀한 죽음의 기록/마틴 부스 지음

    아편, 그 황홀한 죽음의 기록/마틴 부스 지음

    신비의 약인가, 죽음의 물질인가. 오늘날 아편이란 단어만큼 우리의 주의를 환기시키는 말도 드물다. 아편은 원래 고대 그리스에서 ‘양귀비 꼬투리의 수액’이란 뜻으로 사용한 평범한 단어였다. 그러나 지금은 결코 그 본래의 뜻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아편 하면 으레 부정적인 연상이 앞선다.‘아편, 그 황홀한 죽음의 기록’(마틴 부스 지음, 오희섭 옮김. 수막새 펴냄)은 바로 그런 점을 염두에 두고 쓴 아편의 문화사다. 영국의 소설가이자 역사기록 작가인 저자는 그리스와 로마시대부터 중세와 근대를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아편을 둘러싼 갖가지 인간사를 다룬다. ●고대~현대 아편을 둘러싼 인간사 아편은 인류가 사용한 최초의 약품으로 인간문명 속으로 들어왔다. 기원전 3400년경 인류 최초의 문명인이었던 수메르인들은 양귀비를 ‘기쁨을 주는 식물’이라는 뜻의 ‘헐(hul)’ 또는 ‘길(gil)’이라 부르며 양귀비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양귀비는 기원전 2000년 말까지 유럽과 중동, 북아프리카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죽은 사람에 대한 슬픔을 잊기 위해 아편을 복용했으며, 로마인들은 양귀비를 수면과 죽음의 상징으로 여겼다. 중세 스위스의 유명한 의사이자 화학자인 파라셀수스는 아편을 ‘불멸의 돌’이라 찬양하며 우울증 환자와 궤양 환자를 치료하는 데 사용했다. 아편은 인류 문화의 창조에도 적잖이 기여했다. 대부분의 작가들은 아편에 익숙했다. 토머스 드 퀸시, 조지 크래브, 새뮤얼 테일러 콜리지, 존 키츠, 윌키 콜린스, 월터 스콧, 찰스 디킨스, 에드가 앨런 포, 장 콕토 등 수많은 문인들이 아편의 몽환적 특성을 창작에 활용했다. 셰익스피어 또한 아편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그의 작품 곳곳에서 그런 성향을 찾아볼 수 있다. 셰익스피어는 아편을 “사람을 졸리게 하는 시럽”으로 묘사했다.‘어느 아편중독자의 고백’이라는 자전소설을 남긴 영국 작가 토머스 드 퀸시는 아편을 가리켜 “공기와 같이 삶에 없어서는 안될 성스러운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그러나 신비의 명약으로 인식되던 아편은 18∼19세기 들어 사람들에 의해 남용되면서 중독의 폐해를 낳기 시작했다. 또 영국 등 제국주의 열강은 대포와 아편을 이용해 새로운 식민지를 건설하는 데 열을 올렸다. 영국과 중국 사이의 아편전쟁이 대표적인 예다. 이 책에서는 ‘중화(中華)에서 중독(中毒)으로’라는 제목으로 중국의 아편 역사와 문화를 다룬다. 아편은 일반적으로 7세기에 아랍인들에 의해 중국에 전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보다 훨씬 전에 아편에 관한 문헌이 중국에 있었음을 감안하면 논란의 여지가 없지 않다. 중국과 아편은 종종 동의어처럼 인식된다. ●중독폐해·진통기능등 양면성 지녀 19세기 중반부터 중국인들의 해외 이주가 시작되면서 아편도 세계화의 길을 걸었음을 암시한다. 외국으로 나간 중국 노무자들은 이른바 ‘돼지무역’의 대상이 돼 혹사당하며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았다. 그들은 오로지 아편을 통해 비천한 삶을 위로받았다. 저자에 따르면 미국에서 처음으로 아편을 흡입하게 된 것도 캘리포니아 골드러시 때 들어온 중국인 노무자들에 의해서다. 그렇게 시작한 아편은 이제 마약이 돼 미국을 ‘중독된 거인’으로 만들고 있다. 옛날에는 모든 길이 로마로 통했다. 하지만 오늘날 모든 마약은 미국으로 통한다. 미국의 66번 고속도로는 다름아닌 헤로인의 운송로다. 얼마나 많은 헤로인이 이곳을 통해 운반되는가는 밀수업자들이 즐겨 부르는 롤링스톤스의 ‘66번 국도’라는 노래가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아편의 역성을 드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 아편은 인간이 사용한 최초의 의학적 물질 가운데 하나였으며 수많은 이의 고통을 잠재워준 신의 선물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요컨대 아편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약도 되고 독도 될 수 있다.2만 1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뒷골목 맛세상] 인천 차이나타운

    [뒷골목 맛세상] 인천 차이나타운

    작가 오정희의 빼어난 단편 ‘중국인 거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어둡고 절망적이며 게다가 퇴폐적이다. 주정뱅이, 양공주, 아편중독자 등이 우글거리는 1950년대 전쟁 직후의 ‘중국인 거리’에서 이제 막 사춘기에 접어든 주인공 소녀는 앞날에 대한 한 가닥의 희망도 없이 초조(初潮)를 경험한다. 기실 작가에게 있어서 ‘중국인 거리’란 갓 자의식에 눈뜨는 자신의 내면풍경에 다름 아닐지도 모르지만, 그러나 일찍이 구한말 이래 ‘청관’이란 이름으로 인천의 북성동과 선린동 일대에 자리잡고 살아온 화교들의 참혹한 생활사가 단색 판화처럼 실사적 풍경으로 드러나 있기도 하다. ‘…저녁 무렵이 되면 바구니를 팔에 건 중국인들이 몰려들었다. 뒤통수에 쇠똥처럼 바짝 말아붙인 머리를 조금씩 흔들며 엄청나게 두꺼운 귓불에 은고리를 달고 전족한 발을 뒤뚱거리며 여자들은 여러 갈래로 난 길을 통해 마치 땅거미처럼 스름스름 중국인 거리를 향했다. 남자들은 가게 앞에 내놓은 의자에 앉아 말없이 오랫동안 대통 담배를 피우다가 올 때처럼 사라졌다. 그들은 대개 늙은이들이었다. …늙은 중국인들은 우리들에게 가끔씩 미소를 지었다. 통틀어 중국인 거리라고 불리는 동네에, 바로 그들과 인접해 살고 있으면서도 그들 중국인에게 관심을 갖는 것은 아이들뿐이었다. 어른들은 무관심하게 그러나 경멸하는 어조로 ‘뙈놈들’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그들과 전혀 접촉이 없었음에도, 언덕 위의 이층집, 그 속에 사는 사람들은 한없는 상상과 호기심의 효모(酵母)였다. 그들은 우리에게 밀수업자, 아편쟁이, 누더기 바늘땀마다 금을 넣은 쿠리, 그리고 말발굽을 울리며 언 땅을 휘몰아치는 마적단, 원수의 생간(肝)을 내어 형님도 한 점, 아우도 한 점 씹어먹는 오랑캐, 사람 고기로 만두를 빚는 백정, 뒤를 보면 바지도 올리기 전 꼿꼿이 언 채 서 있다는 북만주 벌판의 똥덩어리였다. 굳게 닫힌 문의 안쪽에 있는 것은, 십년을 사귀어도 좀체 내뵈지 않는다는 깊은 흉중에 든 것은 금인가, 아편인가, 의심인가.‘ 비단 작가 오정희의 작품 속에서만이 아니라도, 화교라는 이름으로 100년이 넘게 살아온 중국인들에게 우리나라는 척박한 황무지를 넘어 차라리 유형지에 흡사할 터였다. 애오라지 끈질긴 인내심 하나만으로 세계 곳곳에 ‘차이나타운’을 건설하여 어디에서나 나름대로 전통과 문화를 간직한 채 꼿꼿한 자긍심을 지켜온 화교들로서도 유일하게 발을 붙이지 못하고 쇠락의 길을 걸어야 한 곳이 바로 우리나라라고 하지 않던가. 그런 쇠락의 원인은 무엇보다도 우리나라의, 역시 세계에서 유래가 없는 화교들에 대한 각종 제도적인 제한과 거의 악랄하기까지 한 경제적, 사회적 차별정책 때문이었으리라. 그렇듯 어둡고 참담하고 부정적이며 어디를 둘러보아도 단 한 점의 희망도 보이지 않을 것 같은 쇠락의 대명사 ‘중국인 거리’가 오늘은 관광특구 차이나타운이란 이름으로 화려하게 거듭 태어나고 있다. 김대중 정부 시절에 이르러 IMF 극복을 위한 외국자본 유인책의 하나로 외국인들에게 부동산 취득을 가능하게 하면서 화교들에 대한 각종 제한과 차별정책 또한 사라진 것이 빌미가 되어, 일찍이 이 땅을 떠나 타이완, 동남아시아, 미국 등으로 나갔던 2,3 세대의 화교들이 되돌아오고 덩달아 화교 자본도 함께 들어온 것이다. 실제로 지난 10월 초순 열린 ‘제3회 인천중국의 날 문화축제’때 둘러본 차이나타운은 옛날 가난에 찌든 어두운 모습은 거의 흔적조차 사라진 채 관광특구답게 보다 산뜻하고 이국적인 향취가 풍겨나는 화려한 거리였다. 중국풍의 백화점을 위시한 새로운 건물들이 곳곳에 들어서는가 하면,20여곳이 넘는 중화요리 식당과 중국잡화점, 중국식품점, 무역회사 등이 한창 번성하고 있었다. 이중에서도 새로 들어선 중화요리 식당들은 저마다 우리가 인천의 차이나타운이라면 습관적으로 떠올리는 자장면의 본고장이라는 식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젊은 세대들의 입맛에 초점을 맞추어 거의 퓨전에 가까운 새로운 메뉴들을 개발하고 있었다. 이를테면 자장면 하나에도 태림봉의 유슬자장면, 자금성의 향토자장면, 태화원의 채식자장면, 북경장의 시금치를 갈아 면을 뽑은 녹색자장면, 본토의 고구마자장면 등, 각 식당의 특성에 따라 전혀 새로운 자장면들이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었다. 태림봉(032-763-1688)은 일반 자장면을 약간 고급화하여 유슬자장면(5000원)이라는 특색 있는 자장면을 내었는데, 원래 유슬이란 돼지고기나 쇠고기를 가늘게 채 썰어서 볶는다는 뜻으로, 거기에 죽순, 표고버섯, 양파, 팽이버섯, 호박, 당근 등의 야채도 함께 채를 썰어서 자장소스를 만들어 보다 격조 높은 자장면을 만들고 있었다. 그러나 태림봉에서 맛본 요리 중 으뜸은 튀김초면(8000원)이라는 약간 생경한 이름이었다. 원래 팔진초면으로 더 알려져 있는데, 초면이란 일본의 라면처럼 면발을 기름에 튀겨 꼬불꼬불해진 것을 일컫는다. 팔진초면은 이름처럼 8가지 진기한 재료가 들어간다고 해 붙여진 것이다. 초면에 새우, 조개, 키조개, 오징어, 해삼, 소라 등의 해물과 죽순, 피망, 총각버섯, 샐러리, 청경채 등의 야채를 그릇 가득히 담아 내오는데,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아드는 맛이 아연 일품이다. 만일 중화요리에 대하여 일가견을 가진 마니아가 있다면, 한 걸음 더 나아가 태림봉의 기아해삼이란 비싼 요리를 권하겠다. 해삼의 내장을 빼내고 그 속에 새우며 키조개, 전복 등을 다져넣어서 통째로 찌고 튀기고 다시 볶아낸 다음에 한 입 크기로 먹기 좋게 잘라낸 이 기아해삼은 원래 쇼양해삼으로 불리는 요리이다. 그런데 옛날 기아자동차 회장이 이 요리에 심취한 나머지 거의 날마다 찾다 보니 중화요리 주방장들 사이에서 마침내 제 이름보다는 기아해삼으로 더 유명해져 버린 것이었다. 기아해삼의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드는 맛은 거의 황홀하여 비단 기아자동차 회장이 아니라도 깊게 빠질 수밖에 없는데, 한 접시에 6만원이나 되는 가격이 아깝지 않게 여겨질 정도였다. 향토자장면(4000원)으로 유명한 자금성(032-761-1688)은 태화원(032-766-7688)을 함께 운영하고 있는데 이 곳에선 채식요리들을 권하고 싶다. 태화원의 채식요리는 중국요리로는 국내에서 거의 유일하다. 돼지고기나 닭고기, 쇠고기 같은 일체의 육류는 물론 생선마저도 사용하지 않고 대신에 콩, 표고버섯, 두부, 찹쌀, 감자 등으로 육류며 생선 맛을 내고 있다. 이를테면 콩으로 햄을 만들고 두부로 고기 맛을 내며 한천으로 해파리를 만들고 동고버섯 줄기로 생선을 만들어 내는 식이다. 이렇게 만들어내는 채식요리는 해파리냉채, 라조생선, 라조육, 탕수육, 팔보채, 샥스핀 등으로 물경 50여 가지에 이른다. 공화춘(032-766-0571)에서는 코스요리를 주문할 것을 권하고 싶다.1만 5000원짜리 코스요리에는 3품냉채, 유산슬, 팔보채, 탕수육, 새우칠리소스가 나오고 식사로는 자장면이 따른다.2만원짜리 코스요리에는 삼선샥스핀과 라조생선, 부추잡채가 추가되는데,1만 5000원짜리 코스로도 쉽게 포만감에 이른다. 차이나타운의 중화요리집은 이밖에도 부엔부, 청관, 대창반점, 본토, 신승반점, 주경루, 성림장, 황금성, 향만성, 풍미 등 많다. 만일 이국적인 향취에 취해 거리의 이곳저곳을 느긋하게 구경하는 것이 아니고, 다만 한 끼를 때우기 위해서라면 하고많은 식당 중에서 구태여 어느 한 곳을 찾아 기웃거릴 필요가 있을까. 식당 주인들뿐만 아니라 주방장 같은 요리사들을 위시해 종업원 대부분이 화교출신이며 저마다 요리 전문가이다. ●자장면 나이는 121세 자장면이 처음 태어난 것은 1883년 인천이 개항되면서 청국지계가 설정되고 주로 산둥지방의 중국인들이 대거 몰려와 자연스럽게 청요리집들이 생겨나면서 부터였다. 이때 처음으로 청요리를 접한 서민들이 신기한 맛과 싼 가격에 놀랐고, 청요리가 인기를 끌자 누군가가 부두 노동자들을 상대로 싸고 손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생각하게 되었는데, 산둥지방에서 즐겨먹던 춘장에 생각이 돌아, 마침내 춘장으로 자장소스를 만들어 국수를 비벼먹는 자장면이 탄생한 것이었다. 자장면이라는 이름을 정식으로 메뉴로 내걸고 장사를 하기 시작한 것은 1905년에 문을 연 공화춘으로 알려져 있다. 이 공화춘은 지금은 당시 화려했던 옛건물의 자취만 남아 있지만 이미 일제 때부터 크게 이름을 날린 고급 요릿집이었다. 물론 지금 차이나타운에 있는 공화춘과는 무관하다. ●“아무거나 고르세요” 차이나타운의 식당 중에 문득 현관에 ‘자장면 없습니다.’라는 쪽지를 붙인 원보(032-773-7888)가 있다. 아니, 자장면을 팔지 않는다니!그러고도 장사가 되나? 약간은 어이없는 기분으로 슬쩍 식당 안을 들여다보면 웬걸 빈 자리가 없게 손님들이 바글거린다. 주로 중국식 만두를 전문으로 하는데 왕만두, 물만두, 찜만두, 군만두가 각각 3000원이고, 생선물만두와 별미만두국이 4000원이다. 어느 만두도 다 맛이 있지만, 별미만두국이야말로 이름 그대로 별미다. 별미만두국은 조개, 굴, 새우, 동죽살 같은 해물에다가 호박과 당근, 양파, 죽순, 송이버섯 등의 야채를 채 썰어 넣어 만두 위에 고명처럼 가득히 얹어준다. 자칫 그릇 밖으로 넘쳐날 것처럼 푸짐하지만 시원하면서도 고소한 국물 맛이 입안에 오래 머문다. 다 먹고나면 정말로 값이 4000원인가 싶게 그 양이며 맛이 뛰어나다. 원보에는 이밖에도 삼선해물탕(5000원), 오향장육이며 오향족발, 해파리냉채, 산동소계라는 닭고기요리가 저마다 1만원인데, 어느 요리든 눈 감고 주문해도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 원보의 유천해 사장은 굳이 자장면을 먹으려면 북경장(032-766-4455)의 자장면을 먹으라고 권했다. 그이의 주장인즉 차이나타운의 자장면이야 맛이 도토리 키재기로 거기에서 거기인데 북경장 자장면이 2000원으로 값이 가장 싸다는 것이었다.
  • 밀수·마약사범 추적하다 환치기루트 ‘덜미’

    밀수·마약사범 추적하다 환치기루트 ‘덜미’

    관세청이 3일 밝힌 불법외환거래 실태는 외화를 조직적으로 유출한 환치기 전문 브로커 등에 대해 자금추적 등을 통해 샅샅이 뒤진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당국이 계좌추적 등 조사권을 적극 발동해 향후 강도높은 자금추적을 실시할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그동안 국세청과 경찰이 불법외환거래 적발 사실을 밝혔으나 이는 금융감독원이 시중은행으로부터 입수한 단순 거액 해외송금자를 넘겨받아 파악한 부분적인 결과물이었던 점에서 이번 조사와 큰 차이가 있다. ●모계좌 캐면 관련자 면면 밝혀질 것 관세청은 불법외환거래의 절반 가량이 환치기 전문 브로커를 통해 이뤄져온 점에 주목하고 있다.이에 따라 올들어 전문 환치기 브로커를 집중적으로 추적해 환치기 모(母)계좌를 집중 점검해 45∼50개의 운영주를 적발했다.절반 가량은 조사를 끝낸 뒤 검찰로 넘겼고,나머지는 조사중이다.모계좌에 대한 자금추적이 마무리되면 이를 통한 불법외환거래 사례가 ‘고구마 줄기캐듯’ 줄줄이 수면위로 드러날 전망이다.관련자의 면면도 밝혀지게 된다. 관세청 관계자는 “올들어 밀수·마약사범의 단순 적발보다는 이들의 자금원을 추적하면서 불법외환거래의 온상인 환치기 수법의 통로가 드러났다.”고 말했다. ●만연된 해외고가주택 구입 사업가 A씨는 모 은행지점장인 사위에게 미국에 있는 아들의 주택구입을 위해 5억원을 보내줄 것을 부탁했다.사위는 여러 은행에 장인·장모와 부인 명의 등으로 계좌를 개설한 뒤 국내 환치기업자를 동원해 미국으로 거액을 보냈다.A씨의 아들은 이 돈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47만달러의 2층 고급주택을 샀다. 수억원대의 해외 골프장을 구입한 사례도 있다.중견 업체의 관리부장을 지낸 C씨는 재직 당시 회사자금 수억원을 횡령한 뒤 이 가운데 일부인 4억 3000만원을 환치기업자를 통해 뉴질랜드로 빼돌린 뒤 부인 명의로 125만달러 상당의 골프장을 매입해 운영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시중은행 간부 출신으로,한국은행 등록 환전 업체의 대표 회사로 있는 D씨는 부하 직원과 짜고 여행사 등으로부터 입수한 해외여행자 명단을 도용해 여행자가 1인당 3000∼5000달러의 여행 경비를 시중은행에서 환전하는 것처럼 속여 2600만달러를 마련한 뒤 해외송금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불법으로 매각했다. ●환치기업자끼리 국제거래도 환치기 계좌 국내운영자인 E씨와 일본의 환치기계좌 운영자 G씨는 서로 짜고 각자 현지 유령 업체를 설립한 뒤 5000억원대의 자금을 불법으로 중개하다 적발됐다.E씨는 한국에서 일본으로 송금을 원하는 사람으로부터 자신의 환치기계좌에 원화를 입금하게 한 뒤 G씨의 업체와 정상거래를 하는 것처럼 속여 반출해왔다.G씨도 같은 수법을 써왔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휴대전화 대량구입뒤 中밀수출

    경기도 성남중부경찰서는 21일 위조한 주민등록증을 이용해 고가의 휴대전화를 산 뒤 중국으로 밀수출한 혐의(공문서 위조 및 사기 등)로 함모(41·무직)씨 등 주민등록증 위조 사기단 9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권모(30·영업사원)씨 등 5명을 불구속입건했다.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4월20일부터 지난 10일까지 중국에서 위조한 주민등록증을 이용,65만원 상당의 최신 휴대전화 1000여대를 구입한 뒤 대당 35만원을 받고 중국으로 밀수출하는 방법으로 3억 5000여만원을 편취한 혐의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4년전 구입한 중고컴퓨터의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무료 암진료자 1만 8000여명의 명단을 복구한 뒤 신용상태가 양호한 사람들의 신용정보와 영업사원 권씨 등의 사진을 e메일로 중국의 주민등록증 위조책에게 보냈다. 이어 보따리상 등을 통해 중국에서 위조한 주민등록증을 넘겨받은 뒤 수도권 일대 휴대전화 대리점을 돌며 위조한 주민등록증과 가짜 은행계좌번호를 이용해 고가의 휴대전화를 구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보석등 13개품목 특소세 뒤집기에 ‘날벼락’

    경제정책의 신뢰성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정부와 집권당이 합의해 국민을 상대로 발표한 ‘특별소비세 폐지품목’이 뒤집히는가 하면,한사코 아니라고 손사래치는 데도 화폐개혁론(리디노미네이션)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이 계속되면 정책이 시장에서 먹히지 않는 부메랑에 경제가 발목잡히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정치논리에 무기력한 黨政 21일 업계에 따르면 특소세 폐지대상에 포함됐다가 하루 아침에 백지화라는 ‘날벼락’을 맞은 보석·귀금속·고급시계·고급가구·향수류 등 13개 품목 관련 업체들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이들 업계는 “정부 발표만 믿고 특소세 인하분을 미리 가격에 반영해 판매해왔는데 갑자기 없던 일로 하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특소세 인하에 맞춰 짜놓은 판매전략과 ‘가을 혼수특수’공략 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는 것. 한 보석상은 “귀금속은 안되고 요트는 되는 (특소세 폐지)기준이 뭐냐.”면서 “애초부터 특소세 폐지대상에 넣지 않았으면 고객들도 아예 기대하지 않았을 텐데 실망감으로 구매심리가 더 얼어붙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탄식했다.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는 “폐지대상에서 제외된 항목의 대다수가 중소기업의 노동집약적인 제품”이라며 이날 각 정당에 특소세 추가폐지를 건의했다.기협중앙회는 “대기업이 생산하는 벽걸이형 TV 등은 폐지대상에 들어가 형평성에 어긋날 뿐 아니라 중소기업의 경영의욕도 꺾고 있다.”면서 “밀수와 무자료거래를 부추기고 시대흐름에도 뒤떨어지는 특소세는 조속히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13개 품목의 특소세수는 500억원에 불과하다. ●국회 본회의서 또다시 번복?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특소세 폐지방침을 발표한 직후 ‘부자들을 위한 세금잔치’라는 비판이 대두되자 “고급시계와 보석 등은 부유층의 전유물이 아니라 보통사람들의 혼수 수요가 상당히 많다.”며 편협한 시각이라고 일축했었다.그러나 국회 상임위원회 심의과정에서 한나라당 등 야당이 “부자에게만 혜택이 돌아간다.”며 일부 품목의 폐지를 반대하자 여당과 정부는 무기력하게 물러섰다.한나라당은 ‘부자들부터 돈을 쓰게 해야 한다.’는 이헌재 부총리의 주장에 앞장서 박수를 쳤던 정당이다. 서강대 김광두 교수는 “정체성이 의심스러운 한나라당도 문제이지만 집권당과 정부의 논리 빈곤과 뚝심 부재도 심각하다.”면서 “국민들의 소비와 투자를 가로막는 것은 세금 몇 푼이 아니라 자꾸 뒤집히는 정부정책”이라고 비판했다.특소세 방안은 국회 본회의에서 또다시 뒤집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니라던 화폐개혁도 ‘들썩’ 돈 단위를 일률적으로 떨어뜨리는 화폐개혁도 정부발표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대표적 사례로 지적된다.정치권에서 공을 넘겨받은 재정경제부는 이날 “제도도입을 전제로 한 검토작업을 벌이고 있지 않다.”며 공식 부인자료를 냈다.벌써 세번째다.김 교수는 “이 부총리의 애매모호한 태도와,정치권과 한국은행 주변의 군불때기가 계속되고 있어 누구 말을 믿어야 할 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한 기업인은 분사기업에 대해 창업에 버금가는 각종 세제혜택을 주기로 했던 정부방안이 국회 제동에 걸려 무산됐던 몇달전 사례를 환기시키며 “정부 발표만 믿고 행동에 나섰다가는 낭패보기 십상”이라고 푸념했다.고려대 이필상 교수는 “국회 심의과정에서 정부정책이 변형될 수도 있고 때로는 타협도 필요하지만 최근들어 그 수위가 위태롭다.”면서 “가뜩이나 비경제적 요인에 의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마당에 정책당국과 경제주체들간의 신뢰성마저 흔들려서는 안될 것”이라고 주문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건강칼럼] 밀수록 부푸는 각질

    더러 ‘하얀 때’로 오해받기도 하는 각질.특히 지금처럼 건조한 날씨에 기온마저 낮아지면 온 몸 곳곳에서 각질이 피어 한 순간에 자존심을 짓밟는 ‘복병’이기도 하다.피부를 보호하는 각질 때문에 ‘지저분한 사람’ 취급을 받는 것도 한 순간이다. 인체의 수분과 전해질 손실을 막고 외부의 물리·화학적 작용으로부터 피부를 지키는 게 바로 각질이다.정상적이라면 드러나지 않게 떨어져 나가고 다시 새 각질이 생기는 순환을 되풀이한다.그러나 날씨가 건조해지면 피부의 신진대사가 줄어 수분과 지방 분비량이 감소하면서 각질층이 손상돼 하얗게 일어나는데,이때 가렵다고 긁으면 상태는 더욱 나빠지며 더러는 잔주름을 심화시키기도 한다. 각질층이 좋은 컨디션이면 피부가 부드럽고 매끈하며 윤기가 난다.반면,수분이 부족하면 피부가 건조해져 각질이 일어나는 원인이 된다.이런 각질이 보기싫다고 무조건 제거해서는 안 된다.피부의 상태와 각질의 원인에 따른 치료가 필요하다.각질로 인해 피부가 거칠고 하얗게 일어날 때는 자극없는 딥클렌징과 마사지,스팀타월을 이용해 피부건조를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세안때도 비누 대신 클렌저를 사용하고,닦을 때는 마른 수건으로 가볍게 두드린 뒤 보습 에센스나 수분 크림,영양 크림을 듬뿍 바른다.또 일주일에 1∼2회 가량 가볍게 마사지해 혈액순환을 도와주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충분한 수분 공급을 위해 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좋다. 병원에서는 스킨 스케일링(Skin Scaling)으로 각질을 잡는다.피부를 맑고 투명하게 가꾸고 싶다면 전문의와 상의해 적절하게 스케일링을 하는 것만으로도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수분 공급과 각질 제거를 위한 벨벳관리와 태반물질을 이용한 플라센타관리도 효과가 좋다. 가끔 목욕탕에서 뻣뻣한 이태리타월로 피부를 밀어대는 광경을 본다.그러나,그렇게 밀려난 것은 때가 아니라 피부를 지키는 중요한 피부보호막 각질이다.추석을 앞두고 묵은 때를 벗겨보겠다고 힘빼지 말자.피부에는 보습막이 절대 필요하다. 이상준 아름다운나라 피부·성형외과 원장
  • [삶과 경영 이야기] (26)’창업CEO’ 김기문 로만손 사장

    ㈜로만손의 김기문(金基文·50) 사장은 창업을 꿈꾸는 월급쟁이 직장인들에게 희망과 자신감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최고경영자(CEO)다. 작은 시계회사의 영업직을 그만두고 두어평 남짓한 작업실에서 종업원 두사람을 데리고 출발한 지 15년.그는 임직원 120여명과 전국 영업점 45개,연간 매출 500억원·수출액 3000만달러의 국내 최고 시계보석 전문기업을 일구었다.개성공단에 첫 입주하는 15개 중소기업의 대표이면서,러시아를 방문하는 대통령의 수행 기업인단의 한사람으로 선정돼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그의 성공 신화는 이렇듯 부지런함에서 시작됐다. ●밀수꾼으로 오해받고 사우디선 납치되기도 1989년 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국제공항.로만손을 창업한 지 1년째 되던 김 사장은 공항에서 세관원에게 봉변을 당했다.가방 3개에 가득 든 시계가 검색대에 쏟아져 나오자 그만 밀수범으로 몰린 것이다.김 사장은 명함 등을 보여주며 “시계 장사꾼이고 견본품들”이라고 해명했다.그러나 세관원은 “샘플이라면 몇개만 들고 다니면 되지 왜 이렇게 많은가.”라면서 그의 말을 믿어주지 않았다.그는 “샘플 몇개 보여주자고 비싼 비행기 요금을 내고 먼 길을 오느냐.중동 전역에 만나야 할 거래선이 많다.”고 따졌다. 물불을 안 가리고 발품을 팔면서 비롯된 오해로 밝혀져 밀수범의 누명은 벗었으나 그는 ‘단 한개라도 히트 상품을 만들자.’는 교훈을 얻었다. 1990년 초 또다시 방문한 사우디의 공항 인근.김 사장은 출장을 마치고 공항으로 가는 차편을 기다리다 평소 안면이 있는 현지 시계판매상을 만났다.“공항까지 데려다 주겠다.”는 판매상의 호의를 받아들여 승용차에 올랐으나 곧 자신이 납치된 사실을 깨달았다.판매상은 사막 근처에 차를 세운 뒤 “왜 우리에게는 ‘커팅글라스’ 제품을 대주지 않느냐.사막에 파묻어 버리겠다.”고 협박했다. 김 사장은 “그 말을 듣고 덜컥 겁이 나기는커녕 도리어 ‘내가 드디어 성공했구나.’라는 생각이 스치면서 큰 소리로 웃었다.”고 회고했다. 히트 상품에 대한 그의 집념은 3년만에 시계의 유리를 보석에서 응용한 커팅기법으로 깎은 세계 최초의 제품을 탄생시켰다.수출은 ‘1국 1바이어’만 상대한다는 원칙을 세우고,제품의 희소가치를 한껏 끌어올리던 중이었다. 김 사장은 “가난한 집안에서 장손으로 태어나 어렵게 성장기를 보내며 그저 먹고살기 위해 열심히 일했을 뿐”이라면서 “내세울 게 없다.”고 말했다.성공한 배경과 비결이 더욱 궁금해진다. 그는 청년시절 제대로 직장을 잡기도 전에 잇따라 부모가 돌아가신 뒤인 지난 82년 한 신생 시계 회사에서 영업 일을 하게 됐다.발로 뛰면서 꽤 실적을 올렸으나 한계를 느꼈다.당시 시계업계는 ‘오리엔트’‘삼성’‘아남’‘한독’ 등의 대기업들이 90% 이상 시장을 지배하고 있었다.국내 시계업계는 70∼80년대가 전성기로 80년대 후반에는 누구나 웬만한 시계 한개쯤은 차고 다녔다.신생 회사가 기존의 벽을 뚫기에는 버거운 상황이었다.그러나 포기하기보다는 다른 방법으로 승부를 걸자는 생각에서 창업을 결심했다. ●매출 500억 국내최고 시계보석 기업 88년 서울 송파구 거여동에 사무실 겸 공장을 차리고 기술자 2명과 일을 시작했다.일본 시계회사에 주문자상표부착(OEM)방식으로 납품하면서 간신히 회사를 꾸렸다.‘품질은 스위스제,가격은 홍콩제’를 요구하는 일본 기업의 구미에 맞춰 최선을 다해 납품했으나 손에 쥐게 되는 것은 별로 없었다. 그는 ‘어차피 물러설 곳도 없는데,한개를 만들어도 내 브랜드로 만들자.’고 결심했다.컨셉트는 고급 기호품으로 하고,판매 시장은 ‘처음부터 편견을 갖고 제품을 얕보지 않을 수 있는 수출시장’으로 정했다.브랜드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의 시계 기술자들이 전쟁을 피해 몰려살던 스위스의 산악 마을인 ‘로만시온’에서 따왔다.수시로 유럽,중동,아프리카 등으로 출장을 다녔다.출장중 봉변도 겪었으나 ‘커팅글라스’ 시계가 시장에서 먹혀들면서 매출이 급증했다.이어 지금은 보편화된 이온도금 시계도 세계 처음으로 만들었다.대형 동전에 시계바늘을 결합한 제품,24시간을 150개 등급으로 나눠 전세계 네티즌이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인터넷 타이머’도 만들었다.‘팔찌형 시계’도 대박으로 이어졌다. ●직관서 아이디어… ‘팔찌형 시계’ 대박 김 사장은 성공 비결에 대해 “아이디어는 사람에게서 나온다.”고 엉뚱한 대답을 했다.그는 “여러 사람들을 끊임없이 만나고 대화하다 보면 듣는 것도 그만큼 많고,느끼는 것도 항상 새롭다.”고 했다.해외출장을 많이 다녀 여권 안쪽에 입출국 승인도장을 찍을 곳이 없어 여권을 일년에 3번 바꾼 적도 있다.그는 “발전하는 사람이나 도시는 몇달 전에 본 모습과 후의 모습이 조금 다른 점을 느낀다.”고 말했다.또 “세련된 제품의 감각은 사람의 머리가 아닌 손끝에서 나온다.”고 말했다.그래서 그는 사람의 직관(直觀)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한다. ●걸프전 터져 투자금 모두 날려 그에게도 좌절과 실패는 있었다. 그는 초창기에 브랜드 가치와 해외 수출시장을 중시하다 보니 이익이 생기면 무리하다 싶을 정도로 해외박람회에 쏟아부었다.스위스 시계의 유명세는 기술력도 중요하지만 익히 알려진 명성에서 비롯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더디지만 국제 바이어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고,더불어 김 사장에게도 국제적인 안목이 생기게 됐다.바이어들의 취향도 본능으로 느끼게 됐다. ‘박람회의 매력’에 빠져 참가비용을 무리하게 해외로 빼내다 경쟁업체의 신고로 외화밀반출 혐의도 받게 되었다.세금만 호되게 물고 혐의는 벗었지만 ‘뛰더라도 주변과 함께 뛰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김 사장은 ‘아랍인들은 유럽인들처럼 고급품은 좋아하지만 결코 그들처럼 값비싼 제품은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중동시장 공략에 몰두했다.매출을 거의 다 쏟아붓다가 그만 걸프전이 터지면서 투자금을 모두 날리고 말았다.그는 “영리한 여우는 굴을 여러 개 파놓는다는 교훈을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수출선을 다변화하기로 했다.이는 오늘날 중동뿐만 아니라 러시아,동남아시아,남부 유럽 등 68개국과 거래하는 계기가 되었다. 커팅글라스 시계가 세계적인 관심을 받자 복제의 귀재라는 홍콩의 시계업자들이 제작한 싸구려 모조 시계가 등장했다.특허권도 소용이 없었다.그는 “제품도 사람처럼 영원한 생명력을 가질 수는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끊임없이 제품을 개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전 직원의 15%가 연구개발 인력인 데에는 이같은 이유가 있다. 김 사장은 “상황 변화를 빨리 읽고,그때마다 과감하게 자기 변신의 결단을 내린 것이 시장에서 먹혀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덕분에 로만손은 최근 들어 스위스에 오히려 OEM 제품을 주문하는 회사가 되었다.러시아에선 언론사 조사를 통해 여성이 남성으로부터 가장 받고 싶은 선물에 로만손의 ‘팔찌 시계’가 꼽히는 결과를 얻었다.지난해 4월 스위스에서 열린 ‘국제시계보석전시회’에선 엄격한 심사를 거치는 명품관 전시의 영광도 누렸다. ●68개국과 거래… 스위스서 OEM 납품 받아 로만손은 올해 안에 개성공단 1차 입주 시범단지 2만 8000여평 가운데 10분의 1인 2620평에 106억원을 들여 공장을 세운다.내년초부터는 공장 인력의 90%인 820여명 정도의 북한 근로자들이 로만손의 정식 직원이 된다.북한 근로자들의 최저 임금은 월 57.5달러로 월 7만 9000원 정도에 불과하지만 로만손의 연간 매출을 30% 정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는 개성 진출을 제2의 도약의 기회로 삼고 있다.시계산업이 사양업종이 아니라는 사실은 로만손의 놀라운 성장을 통해 입증했으나 기술 및 노동집약 산업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이 때문에 그는 북한 근로자를 통해 인건비의 부담을 줄이면서 한국인 특유의 손재주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김사장은 “시계는 만드는 사람의 손재주와 감성이 듬뿍 담겨야 명품이 나온다.”고 말했다. 아울러 부품 협력업체들이 현재 인천의 남동공단,경기도 광주 등 도처에 떨어져 있어 물류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점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로만손은 15개 협력업체와 함께 개성공단에 입주한다.김 사장은 “인건비 부담을 견디지 못해 중국으로 건너간 부품업체들도 개성으로 불러들여 개성을 한국 시계산업의 메카로 키우겠다.”고 밝혔다.“그래도 국제시장 가격이 일본 시계의 95% 이상인 고급형을 지향하겠다.”고 덧붙였다. 로만손은 시티즌,세이코,티쏘 등 유명 브랜드들과 어깨를 견주며 오메가와 명품인 메리골드를 추격하고 있다.‘변화를 이끄는 고급 이미지’이라는 쉽지 않아 보이는 길이 로만손의 목표다.중상류층의 기호를 겨냥했다. ●대통령 러시아 방문 수행 기대 커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수행에 대한 기대도 크다.김 사장은 “러시아는 중국,인도 등과 더불어 떠오르는 수출시장”이라면서 “감성이 풍부한 러시아인들에게 한국인 특유의 예술적 재치가 넘치는 감성 제품들이 크게 ‘어필’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김 사장은 “한국의 시계산업을 위해서 반드시 성공하겠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김기문 사장은 로만손의 김기문 사장은 충북 괴산에서 태어나 거의 맨손으로 세계에서 손꼽히는 시계보석 전문기업을 만들었다.그는 자랑할 만한 학벌도 없고,디자인도 공부하지 않았다.요즘 인터넷 세상에서는 보기드물게 “사람의 만남을 통해 정보를 모으고 직관으로 아이디어를 얻는다.”고 말한다.이렇듯 사람의 능력을 중시하는 점이 성공의 한 요인으로 보인다.지칠 줄 모르는 투지와 부지런함이 밑천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그는 로만손을 정상에 올려 놓은 뒤 고려대와 서울대의 경영대학원을 마쳤다.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부회장 직책도 갖고 있다.그는 “중소기업이 어렵다.”는 하소연 대신에 “개성공단 입주와 해외시장 개척이 한국의 중소기업이 제2의 도약을 기대할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한다.
  • 밀수·외환사범 신고 최고5000만원 포상

    관세청은 12일부터 밀수범이나 외환사범 신고자에게 지급하는 포상금을 현행 최고 2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올렸다.최근 금괴 밀수나 속칭 ‘환치기’ 등 외환사범이 급증하고 있는 데 따른 조치다.밀수 신고 대상은 총기와 마약류,보석류,농수축산물 등 외국 물품을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밀수출입하거나 이런 물품을 운반·보관하는 사람이며 무역이나 외국환 거래와 관련된 모든 불법행위도 신고대상에 포함된다.밀수신고는 관세청 인터넷 홈페이지(www.customs.go.kr)나 전화(국번 없이 125번) 등을 통해 24시간 가능하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우리署 명물] 임승엽 마약반장

    [우리署 명물] 임승엽 마약반장

    “시민들이 경찰에 바라는 것은 도둑 안들고 밤길에 봉변을 당하지 않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서울 성동경찰서 마약반장 임승엽(50) 경위.그는 25년동안 형사로 잔뼈가 굵었다.오랜시간 만큼 수사형사로서 경험도 풍부하다.서울경찰청 폭력계와 기동수사대,경찰청 특수수사과,서울지검 중수부·강력부 파견 근무,대북송금 특검까지,크고 작은 사건을 담당한 그에게 수사형사로서의 애착은 남다르다. 예전에 비해 경찰의 수사능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서슴없이 말하는 그는 그 이유로 첩보능력이 약해졌고 관할구역에 정통하지 못하다는 점을 지적했다.임 경위는 “지금 강력반이나 형사계는 3년 이하 형사들이 50%를 넘는다.이들이 의욕은 넘치지만 지역의 첩보에는 고참을 따라올 수 없다.”며 ‘신구의 조화’를 강조했다.그는 또 “강도사건이 발생하면 범인이 도망갈 길목을 차단해야 하는데 관할 구역에 10년을 근무해도 관심이 없으면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임 경위는 “아무리 과학수사가 발달한다고 해도 결국 범인을 잡는 것은 형사의 감(感)”이라고 강조했다.‘임 경위가 이끄는 마약반은 지난달 20일 중국에서 김해공항을 통해 필로폰을 밀반입한 마약사범 6명을 검거하는 실적을 올렸다.이때 압수한 필로폰은 500g 분량.한번에 1만 5000여명이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이 건으로 이해정 순경은 경장으로 1계급 특진했다.임 경위는 “단순 투약자만을 잡아서는 의미가 없고 공급원을 차단해야 한다.”면서 “그래도 80g정도는 이미 팔린 뒤였다.”고 안타까워 했다. 마약범을 잡는 것은 다른 강력범을 잡는 것보다 더 위험하다.마약에 취해 어떤 행동을 할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그는 “이번에도 승용차로 접선하는 판매책을 붙잡기 위해 경찰차로 막았지만 막무가내로 밀고 가려했다.”면서 “또 연립주택 2층에 살고 있는 중간판매책을 잡기 위해 119 사다리를 이용해 베란다로 들어갔는데 자칫 용의자가 사다리를 밀수도 있고 들어서자마자 공격을 해올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며 아찔한 순간을 돌아봤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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