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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폰깡’에 두번 우는 급전대출

    “휴대전화로 24만원에서 100만원까지 1시간 안에 대출해 드립니다.” 급전이 필요해 고민하던 대학생 조모(23)씨는 최근 신문의 대출 광고를 보고 대출업자에게 연락을 했다가 ‘휴대전화 대출’에 대해 알게 됐다.신분증을 복사해 팩스로 보내주면 업자가 위임장을 작성해 대출 희망자 명의로 휴대전화를 최대 4대까지 할부 개통,분실신고한 뒤 휴대전화는 업자가 갖고 기기값의 절반을 현금으로 입금해준다는 설명이었다. 그러나 조씨는 이것이 ‘휴대전화 깡치기’라는 신종수법이라는 사실을 알고 뒤늦게 후회하고 있다.1대를 개통해 현금 26만원을 받았지만 12개월에 걸쳐 기기값 52만원을 다 내야 하고,분실신고를 해도 매월 기본요금과 부가서비스 비용까지 납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25억원대 휴대전화 밀수출조직 5명 구속 조씨처럼 급전이 필요한 사람에게서 깡치기로 구입한 휴대전화나 훔친 휴대전화의 고유식별번호(ESN)를 바꾼 뒤 외국으로 밀반출해 수십억원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하지만 휴대전화 깡치기 수법 자체에 대해서는 적용할 실정법이 없어 단속에 애를 먹고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서울경찰청은 21일 불법복제 프로그램을 사용,임의로 변경한 고유번호 라벨을 휴대전화에 붙여 해외로 밀반출한 박모(32·무직)씨 등 2명을 전파법 등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인터넷 포털사이트를 통해 박씨에게 복제프로그램을 판매한 백모(25·무직)씨 등 2명을 입건했다.경찰은 또 박씨에게 휴대전화를 넘겨준 김모(25·무직)씨 등 3명을 장물취득 혐의로 구속하고,손님이 택시에 놓고 내린 휴대전화를 한 대에 2만~20만원을 받고 김씨 등에게 판매한 황모(51·택시기사)씨 등 16명을 횡령 혐의로 입건했다.또 박씨에게서 휴대전화를 구입,해외에서 판매한 정모(33)씨를 장물취득 혐의로 수배하고 인터폴과 공조수사를 펼치고 있다. 박씨 등은 2002년 4월부터 시가 25억원어치의 휴대전화 5000여대를 중국 상하이(上海)·다롄(大連)과 홍콩·러시아 등지로 밀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경찰 수사 결과 박씨는 중간도매상으로,전국의 소매상들에서 깡치기 휴대전화를 사들인 뒤 보따리상과 국제우편을 통해 한번에 10~20대씩 빼돌린 것으로 밝혀졌다. ●‘폰깡’ 전문 점조직 기승… 중국선 조폭 연루 박씨와 같은 도매상에게 휴대전화를 넘기는 소매상 이모(34)씨는 21일 익명을 전제로 기자와 만나 “24만~26만원씩에 구입한 기기를 32만원씩에 도매상에 팔고 두배 값으로 중국에 넘긴다.”면서 “전국에 휴대전화 도·소매상이 점조직처럼 운영되고 있고 중국에는 한국인 기술자가 상주,내부 칩을 바꾼 뒤 판매하며 그 과정에 현지의 조직폭력배들이 간여한다.”고 귀띔했다. 그가 보여준 장부에 기재된 ‘고객’은 무려 1000여명.20대가 절반 이상이었고 40~50대 주부가 뒤를 이었다.휴대전화는 현금이나 신용카드가 없어도 매월 요금과 함께 분납하는 방식으로 구입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일정한 소득이 없는 대학생·주부들이 주로 손을 댄다는 것. 현행법상 휴대전화 깡치기를 단속할 근거는 없다.여신전문금융업법은 ‘깡’의 처벌 대상을 신용카드·직불카드로 한정하고 있다.서울경찰청 수사과 사이버범죄수사반 김충훈(34) 경사는 “무엇보다 가입자 본인이 원해서 개통한 뒤 판매한 것이기 때문에 단속할 수 없다.”면서 “‘폰깡’은 신용불량 직전까지 간 사람들이 다급한 마음에 손을 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신용불량자 양산으로 이어지고,개인정보 도용의 우려도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재용씨 수사 밝혀야 할것들/전두환씨 비자금 드러날까

    전재용씨를 상대로 한 조사는 크게 두 가지다.괴자금 100억원의 출처 및 사용처와 해외 재산도피 여부다.재용씨가 보관했던 양도성예금증서(CD) 가운데 일부가 노무현 캠프에 흘러갔다는 주장도 제기된 바 있어 사용처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수백억 해외밀반출 의혹도 제기 지난해 10월 현대비자금을 쫓던 검찰은 사채업자 김모씨의 계좌에서 재용씨가 운영하던 회사 직원의 계좌로 100억원이 흘러들어간 사실을 확인했다.이 회사 직원은 재용씨가 맡긴 돈임을 털어놓았다.검찰은 직원한테서 임의제출 형식으로 47억여원어치의 어음과 수표를 넘겨받아 압수했다.나머지 50여억원의 행방은 추적중이다. 검찰은 100억원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비자금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중이다.재용씨가 출두하면 이 부분을 집중 캐물을 방침이다.특별한 소득원이 없던 재용씨가 100억원을 보유할 수 있느냐는 것.재용씨는 “회사 운영과 관련된 돈”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재용씨가 거액의 비자금을 미국으로 빼돌려 현지 재산 관리인을 통해 관리해온 혐의를포착했다.특히 검찰은 재용씨와 출입국 기록이 일치하는 인기 여성 탤런트 P씨 가족 명의 계좌에 재용씨 비자금 수십억원이 유입된 사실도 확인했다.이와 별도로 검찰은 재용씨 소유로 알려진 미국 소재 회사의 대주주 이모씨가 재용씨의 비자금 해외 반출 및 재산 운용에 관여한 사실도 포착했다.즉 국내법인과 미국법인간 자금거래를 위장하는 방법으로 재산을 해외로 빼돌렸을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재용씨가 수백억원을 빼돌려 미국 애틀랜타 근교에서 빌딩을 샀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노 캠프 대선자금과의 관련성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최근 재용씨의 비자금중 일부가 지난 대선 때 노무현 캠프측에 전달됐다고 주장했다.홍 의원은 “지난 두달간 명동의 사채시장을 샅샅이 뒤져 문제의 CD를 찾아냈다.”고 말했다.CD는 지난해 5월16일 만기인데 100억원을 받기로 하고 1년전인 재작년 5월16일 하나은행이 95억원에 할인해 판매한 것이라고 근거도 제시했다.사실 여부에 따라 재용씨 비자금 사건은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조짐이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안상영시장에 3억 줬다”부산 버스업체, 한나라의원 2~3명에도 제공

    서울지검 특수2부(부장 蔡東旭)는 27일 부산 최대의 운수업체인 D여객 대표 이광태(47·수감중)씨가 2002년 안상영(수감중) 부산시장에게 3억여원을 제공하는 등 부산지역 정·관계 인사 7∼8명에게 수억원대의 금품을 뿌린 단서를 포착,정확한 금품수수 경위 등을 수사 중이다. 이씨 돈을 받은 정황이 포착된 인사는 안 시장 외에 부산지역 한나라당 의원 2∼3명과 부산시 고위간부 3∼4명 등이다. 검찰은 금명간 이들을 차례로 소환,조사해 사업 관련 청탁 명목의 대가성 있는 금품이거나 영수증 처리를 하지 않은 불법 정치자금으로 드러나면 전원 사법처리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안 시장측은 “안 시장이 2002년 6월 부산시장 선거 당시 이씨가 건넨 1억원짜리 수표 2장을 받은 후 부인에게 돌려주라고 했는데 부인이 이를 보관하고 있다가 지난해 말 돌려줬다.”고 주장했다. 이씨 돈을 받은 한나라당 모 의원측도 이날 “이씨 소유의 H상호신용금고에서 발행한 수표를 부산시버스운송사업조합 명의의 후원금으로 받아 6000만원은 중앙당,4000만원은 지구당계좌로 입금했으며 모두 영수증 처리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검찰은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 선임에 대한 사례금 등의 명목으로 이씨에게서 1억 3000만원을 받은 김운용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횡령,배임수재,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이날 구속수감했다. 서울지법 강형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검찰의 소명이 충분하고 증거인멸 및 도주우려가 있다.”며 검찰이 청구한 사전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부위원장은 세계태권도연맹(WTF) 공금 26억여원과 국기원 공금 6억여원,세계경기단체총연맹(GAISF) 공금 3억여원 등 단체 공금 38억 4000여만원을 빼돌려 유용하고,아들의 변호사 수임비용 등의 명목으로 7만유로를 해외에 밀반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횡령액 중에는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삼성전자 등이 기부한 수억원이 포함돼 있다. 박홍환기자 stinger@
  • 63빌딩 리모델링 한다

    지난 85년 완공된 서울 여의도의 63빌딩이 19년 만에 새단장에 나선다.황금색의 외관은 그대로 두고 내부만 고친다. 대한생명 소유였던 63빌딩은 99년 최순영 회장이 외화밀반출 사건으로 구속되면서 2년간 주인없는 건물 신세로 지냈다.재작년 12월 한화그룹이 대한생명을 인수하면서 63빌딩도 한화 소유가 됐다. 지난해 10월 63빌딩은 전문가로부터 점검을 받아 건물 안전에는 문제가 없으나 환경을 개선하고 고객의 동선을 편리하게 바꿀 필요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따라서 다음달 초부터 수십억원 이상이 들어가는 개보수를 시작한다.우선 발전설비와 고객들이 수시로 이용하는 엘리베이터부터 손볼 예정이다.수리는 야간과 아침 시간을 이용,건물 이용에 지장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관광객들에게 인기있는 수족관은 지난 연말 천장과 바닥을 고쳤고,조명도 새로 설치했다.수족관을 찾는 사람이 연간 110만명으로 최근 개장한 코엑스 수족관의 80% 수준이다.개보수 이후 관람객들로부터 분위기가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윤창수기자 geo@
  • 9만弗 밀반출 단서 포착 김운용씨 내주 영장청구

    서울지검 특수2부(부장 蔡東旭)는 8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인 김운용 민주당 의원을 다음주중 소환,구속영장을 청구키로 했다. 검찰은 김 의원에 대해 업무상 횡령 및 배임수재 혐의와 함께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 적용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검찰은 김 의원이 지난해 불가리아에서 체포된 아들 정훈씨의 변호사 비용 등 명목으로 9만달러를 밀반출한 단서를 포착했다. 한편 검찰은 남북체육교류를 위해 북측에 정부 지원금 등이 포함된 130만달러의 자금을 건넸다는 김 의원측 해명의 진위 확인을 위해 2001년 남북체육회담 당시 자금제공을 요구한 북측의 편지 및 미지급분 요구 내용이 담긴 팩스 사본 등을 김 의원측으로부터 제출받아 검토중이다. 박홍환기자 stinger@
  • 태권도연맹 기탁금 횡령 포착/김운용씨 소환 외화밀반출등 추궁

    서울지검 특수2부(부장 蔡東旭)는 29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인 김운용 민주당 의원을 소환해 외화 밀반출 의혹과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으로부터의 금품수수 및 경기단체의 자금 횡령 여부 등을 집중 조사했다. 검찰은 김 의원이 세계태권도연맹에 낸 기업들의 기탁금 일부를 빼돌린 정황도 포착했다.검찰은 S사 등 2개 대기업이 세계태권도연맹에 후원금 및 협회 지원비 명목으로 낸 기탁금 수십억원 가운데 일부를 김 의원이 유용한 단서를 잡고 수사중이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지검에 출두해 “검찰에서 모든 걸 밝히겠다.”고 말했다.일부 KOC위원들과 세계태권도연맹 관계자 등 20여명도 출두에 동행했다.검찰은 김 의원을 상대로 이광태 전 KOC위원(구속)과 김현우 전 위원 등으로부터 선임 대가로 수억원의 금품을 받은 경위와 대가성 여부 등을 집중 추궁했다.또 김 의원의 자택 및 은행 대여금고에 보관중이던 150만달러 규모의 외화를 조성한 경위 및 해외로 밀반출한 혐의도 조사했다.검찰 관계자는 “조사할 내용이 많아 한두차례 더 소환해 조사한 뒤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 김운용의원 ‘깜짝’ 출두

    서울지검 특수2부(부장 蔡東旭)는 26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인 김운용(사진) 민주당 의원이 거액의 외화를 해외로 밀반출한 혐의를 포착하고 김 의원에게 29일 오전 10시 출두하라고 통보했다. 검찰은 관련자 조사를 통해 김 의원이 해외로 빼돌린 외화의 구체적인 규모와 사용처 및 조성 경위를 파헤치고 있다.검찰 관계자는 “확인할 내용이 많아 29일 조사 후 재소환할 방침이며 그 이후에 형사처벌 수위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검찰에 사전통보 없이 변호인과 함께 자진출두해 금품수수 사실을 일부 시인하는 A4 용지 1장 분량의 ‘자수서’를 제출했다.검찰은 그러나 “조사 준비가 안돼 곤란하다.”며 김 의원으로부터 6장 분량의 진술서만 받고 1시간여만에 귀가조치했다. 검찰은 김 의원이 자수서를 통해 금품을 받은 사실을 일부 시인했으나 그 액수가 검찰 수사보다 적고 위원 선임 등 청탁 대가로 받은 것이 아니라고 부인해 자수의사를 밝힌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검찰은 김 의원이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들로부터 공식용품 지정 청탁 및 접대비 등의 명목으로 수억원을 받은 정황을 확보했으며 국내 경기단체의 공금 횡령 여부도 수사하고 있다. 안동환기자
  • 北·이란에 핵기술 유출 조사

    |워싱턴 백문일특파원·이슬라마바드 연합|파키스탄 정부가 22일 자국의 핵무기 기술을 북한과 이란 등으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는 과학자 2명 이상을 조사중인 사실을 시인했다. 셰이크 라시드 아흐메드 파키스탄 공보장관은 이날 “일부 과학자들이 개인적으로 핵 기술을 해외로 밀반출했을 가능성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지 소식통들은 이달 들어 파키스탄 최고의 핵 연구소인 ‘A.Q.칸’ 소속 과학자 2명 이상이 핵 기술 밀반출 혐의로 체포됐으며,체포된 사람 중에는 모하마드 파루크 전 A.Q.칸 연구소장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이는 A.Q.칸 연구소 소속 과학자들이 핵 기술을 북한 및 이란으로 수출한 것으로 드러났다는 뉴욕 타임스의 이날 보도를 뒷받침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와 관련,마수드 칸 외교부 대변인은 “파키스탄 정부는 지금까지 민감한 핵기술을 다른 나라로 이전하는 것을 한번도 승인한 적이 없다.”면서 피의자들이 개인적인 자격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뉴욕 타임스는 미국 및 유럽 정보기관과 국제 핵사찰요원들이 장기간 조사한 결과 핵무기 개발의 핵심인 우라늄 농축 기술이 파키스탄으로부터 북한,이란 등 다른 나라로 이전됐다는 증거를 포착했다고 전했다.
  • 경제 플러스 / 최순영씨 은닉재산 30억 환수

    예금보험공사는 지난 17일 최순영(崔淳永) 전 신동아그룹 회장이 홍콩에 숨겨둔 미화예금 266만 달러(약 30억원)를 찾아내 환수했다고 21일 밝혔다.예보는 지난해 12월 최 전회장이 홍콩 은행에서 거액의 예금을 인출하려 한다는 정보가 ‘금융부실 관련자 은닉재산 신고센터’에 접수됨에 따라 현지 관계기관과 정밀조사를 실시,홍콩법 절차를 통해 은닉재산을 환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최 전 회장은 다른 사람 명의로 은행 계좌(차명계좌)를 튼 뒤 거액의 예금을 숨겨놨던 것으로 드러났다.최 전회장은 신동아그룹 계열사인 대한생명의 부실을 초래,3조 5500억원의 공적자금 투입을 유발하고 불법대출 및 외화 밀반출을 한 혐의 등으로 현재 재판에 계류중이다.
  • [씨줄날줄] 미군 PX

    “PX에서 온갖 방법으로 유출된 미제물품과 염색한 군복… 등을 파는 노점상들이 지금의 백화점 못지않은 고급상가 구실을 하고 있었다.” 6·25전쟁 기간 미군PX에서 일했던 소설가 박완서씨의 회고다.박씨는 당시 같은 곳에서 초상화를 그리던 박수근 화백과의 만남을 소재로 데뷔작 ‘나목’을 썼다.훗날 최고의 근대화가와 소설가로 우뚝 선 두사람의 이력은 궁핍한 시대 미군PX가 우리 사회의 한 생명줄이었음을 상기시켜 준다. ‘군부대내 매점’을 뜻하는 PX는 ‘POST EXCHANGE'의 약자.1945년 미군과 함께 이 땅에 들어온 PX는 우리의 생활과 의식에 심대한 영향을 끼쳤다.약탈당한 식민경제에 전쟁까지 겹쳐 이렇다 할 국산품이 없던 때 여러 경로로 쏟아져 나온 PX물품은 우리 경제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됐다.PX물품이 판을 친 1950년대 전국 120여 PX의 취급품 가운데 60% 정도가 불법 유출됐다고 한다. PX물품의 인기는 1978년 수입자유화조치 이후에도 식지 않았다.오히려 맥주나 양주에서 골프채나 대형TV 등에 이르기까지 불법 반출품목이 다양화,고급화됐다.일부 부유층들은 ‘진짜 미제 코카콜라’를 마신다고 과시하려 암시장에서 PX콜라를 산다는 망신스러운 기사가 외신에 실리기도 했다.PX물건은 결과적으로 우리의 입맛을 미국상품에 길들이는 효과를 거뒀다.가령 PX에서 흘러나온 인스턴트커피는 일제시대 국내에서 유행했던 원두커피를 제치고 커피시장을 장악했다. 최근 땅굴을 파고 미군PX에 들어가 맥주와 포도주 6만 2000박스(20억원상당)를 빼돌린 밀수조직이 적발됐다고 한다.기상천외한 수법에다,빼돌린 양도 2.5t 트럭 250대분이나 된다니 혀를 찰 노릇이다.한해 1400억달러어치의 상품을 정식 수입하고,1500억달러 어치를 수출하는 세계 13위의 경제대국이 PX물품 밀반출이라는 후진적 범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니 부끄러운 일이다.이래서야 어찌 미국과의 호혜평등을 주장하며 나라의 체통을 지킬 수 있겠는가. 김인철 논설위원
  • 외화 밀반출 2배이상 급증

    외화 밀반출 사범과 규모가 갈수록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은 7일 ‘세계화 시대의 글로벌 경찰활동’이란 자료를 통해 지난해외화 밀반출 사범이 전년에 비해 73.0% 늘어난 853명에 이르렀다고 밝혔다.금액은 전년보다 240.0% 증가한 2469억여원으로 집계됐다. 한국 여권을 위·변조해 불법 출입국에 사용한 여권법 위반 사례도 갈수록 급증,지난 97년 280건에서 지난해 1108건으로 5년 사이 4배쯤 증가했다.불법체류자도 지난 93년 5만 5000여명에서 지난해 28만 9000여명으로 10년 사이 6배 가까이 늘었다. 국내 불법체류 외국인 가운데 중국인이 14만 9000여명으로 가장 많았고,태국인 2만여명,필리핀인 1만 8000여명,방글라데시인 1만 6000여명 등이었다.반면 조선족이 주류를 이루는 밀입국은 지난해 260여명으로 전년의 4분의1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 입건된 외국인 범죄자는 5221명으로 전년보다 20.6% 증가했다.경찰은 “국제 범죄조직이 세력을 확장하면서 이들의 한국 침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일본의 야쿠자,홍콩의 삼합회,러시아 마피아 등이 마약유통,무기밀매,밀수,돈세탁,매춘 알선 등에 나서고 있어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택동기자 taecks@
  • 김영완씨 재산 해외밀반출 美체류 친형동원 의혹 조사

    대검 중앙수사부(부장 安大熙)는 20일 현대비자금 150억원의 돈세탁을 주도한 김영완씨가 친형제를 통해 재산을 해외로 반출했다는 의혹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씨와 300억원대의 부동산 거래를 한 외국계 B사의 한국지사 전 대표의 성과 생년월일이 미국에 체류 중인 김씨의 둘째형과 일치하는 점에 주목,김씨가 친형제를 동원해 재산을 해외로 빼돌렸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B사의 법인등기부에 따르면 99년 2월까지 B사의 한국지사 대표를 역임한 ‘리차드 김’의 생년월일은 김씨의 둘째형과 생년월일이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이들 두 사람의 동일인 여부를 확인하는 한편 B사 관계자를 소환,해외로 빠져나간 300억여원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B사는 세계적인 조세 피난처로 각국의 페이퍼컴퍼니들이 몰려 있는 브리티시 버진 아일랜드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지난 99년 한국에 진출해 지난해 6월 김씨 부인과 장인이 이사로 있는 부동산투자업체 W사에 역삼동의 15층짜리 S빌딩과 청담동의 5층짜리 C빌딩을 300억여원에 매각한 뒤 국내 지사를 폐쇄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김영완씨 재산 밀반출 조사

    현대 150억원 비자금 의혹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 중앙수사부(부장 安大熙)는 17일 자금세탁의 핵심인물인 무기중개상 김영완씨가 실체가 불분명한 외국계 회사와 부동산을 거래한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이 거래가 재산의 해외 유출 수단이었는지를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김씨가 지난해 6월 자신이 실소유주인 부동산거래업체 W사 등을 통해 외국계 투자업체로부터 서울 강남의 C,S빌딩 2채를 300여억원에 매입한 뒤 이 빌딩을 담보로 200억원을 대출받은 사실을 확인했다.따라서 대출받은 200억원의 행방과 함께 빌딩매입자금의 출처를 캐고 있다. 조태성기자
  • 고미술協 “개정 문화재보호법 위헌”

    새달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인 개정 문화재보호법에 대해 한국고미술협회가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내는 등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고미술협회는 지난해 12월 개정된 문화재보호법의 일부 조항이 헌법에 위배돼 지난 11일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청구서를 제출했다고 최근 밝혔다. 개정 문화재보호법은 문화재를 불법 취득해 은닉한 경우 절취ㆍ도굴 범죄자의 처벌여부와 관계없이 문화재를 압수하고,그 은닉행위자를 처벌토록 하고 있다.또 문화재 은닉행위는 절취ㆍ도굴 시점이 아니라 그 은닉사실이 수사기관에 의해 발견된 때부터 공소시효(7년)가 진행된다.사실상 공소시효가 폐기된 것이다. 협회는 헌법소원심판청구서에서 문화재청의 정부입법으로 만들어진 이 법이 공소시효를 사실상 없앰으로써 인권을 침해하고 재산권 등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을 저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최종 소지자가 절취ㆍ도굴 사실을 모르고 소지한 경우도 있어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또한 미술관,박물관 등이 소장하고 있는 문화재의 경우도 적용되기 때문에 공공기관까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게 협회측의 주장이다. 김종춘 한국고미술협회 회장은 “이 법이 그대로 시행될 경우 문화재 매매업자에 의한 영업상의 거래행위가 위축되고 개인간의 은밀한 부당거래가 증가하는 한편 문화재를 국내에서 거래하기보다 외국으로 밀반출하려는 유혹을 받게 될 것”이라며 “점포에 진열ㆍ보관된 문화재를 수사목적으로 임의 제출 형식을 밟아 압수,수색,유치하거나 관계자를 소환 조사하는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은 개정 문화재보호법은 전혀 위헌 소지가 없다는 입장이다.선의의 취득자는 법원에서 충분히 가려질 수 있고,불법 문화재를 사지도 않고 팔지도 않는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한편 고미술협회와 박물관협회는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될 2000만원 이상 미술품의 양도차익 종합소득세 부과와 관련,종합소득세법 폐지를 요구하는 청원서를 청와대·재정경제부 등 각계 각층에 제출해놓고 있다. 김종면기자 jmkim@
  • 쉬어가기˙˙˙

    축구스타 호나우두(사진·브라질)의 유명 매니저들이 거액의 외화를 해외로 밀반출한 혐의로 체포됐다고 4일 브라질 언론들이 보도.브라질 검찰에 따르면 호나우두의 에이전트들인 마틴스와 피타는 공범 3명과 짜고 3340만달러(약 400억원)를 회사 직원들 명의로 개설된 차명 계좌에 분산 예치한 뒤 스위스 은행의 비밀 계좌로 빼돌렸다고.이들은 축구사업에 들어간 돈이라며 보석을 신청했으나 기각.
  • 국제 플러스 / ‘北核의혹’ 만경봉호 새달 운항 재개

    |도쿄 황성기특파원| 올 1월부터 일본 운항을 중단해 온 북한의 비정기 화물여객선 만경봉호가 6월 초부터 운항을 재개한다고 일본 언론이 22일 보도했다.만경봉호의 운항 재개는 북한 탄도 미사일 개발에 관여해 온 전 북한 기술자가 22일 미 상원 증언을 통해 북한 핵개발 계획에 필요한 미사일 부품 등이 만경봉호를 통해 밀반출됐다고 폭로한 가운데 이루어진 것이다.니가타∼원산을 오가는 만경봉호는 일본 식료품과 생활필수품을 북한에 운반하고 재일 조선인의 모국 방문 교통 수단 등으로 이용되고 있다.지난 해 21회 니가타항에 입항했던 만경봉호는 지난 1월 15일 입항한 이후 사스 감염자의 입국을 막는다는 이유로 운항이 중단돼 왔다. 한편 일본 정부는 북한 탄도미사일 개발에 일본 부품이 사용됐다는 증언과 관련 ,대량살상무기 관련 기술의 수출 허가 규제를 확대하고 부품의 대북 수출 단속을 강화키로 했다고 마이니치(每日)신문이 22일 보도했다.
  • [시론] 착잡한 세계 박물관의 날

    18일은 국제박물관협의회(ICOM)가 제정한 세계 박물관의 날이었다.한국의 박물관인에게도 중요한 날이다.국립중앙박물관과 지방국립박물관은 이날 하루 관람객들에게 무료로 개방했다.19일에는 전국 박물관인대회와 기념 학술대회도 열린다.박물관 축제가 잇따라 열리는 셈이다. 그러나 박물관 사람들은 이날에 웃을 수 없었다.불과 사흘전인 15일 충남 공주에서 국보를 강탈당했기 때문이다.있어서는 안 되고,있을 수도 없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우리에게 이번 사건은 남의 일이 아니다.공주박물관 탓만으로 돌릴 수가 없다.어떤 박물관에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박물관 안전관리에 관한 한 이 이상의 경고는 없다.박물관 사람들은 모두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뜻을 모으고 있다.국립박물관이 뒤늦게 사후 점검에 나섰다고 해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고 비난해서는 안 된다.이사건은 용산 새 박물관 이전을 앞두고 보안시설에도 역점을 두어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다. 역설적으로 이번 사건은 국민과 정부에게 문화재 정책과 행정을 되새길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국민들은 박물관의 유물관리가 엉망이었다고 비난하고 있다.그 비난은 당연하고 마땅한 것이다.그렇지만 국민의 인식도 중요하다.국가의 정책을 좌우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국민이다. 국가는 더 직접적으로 책임을 느껴야 한다.문화재 정책을 총괄하는 문화재청을 차관청으로 승격시키지 않고 있는 것에서도 현 정부의 책임의 일단을 읽을 수 있다.게다가 문화재 보호는 검찰과 경찰,행정자치부,건설교통부 등과 연관돼 있다.하지만 현재 1급청인 문화재청으로는 힘이 있는 관련 기관과 협의조차 하기 어렵다.문화재청 위상제고 문제는 오래 전부터 지적되어 왔지만,해결되지 않고 있다.중앙박물관이 소장 문화재의 종합적 관리 시스템을 마련하려 해도 박물관 혼자의 힘만으로는 안 된다.문화재 정책부서와 협력 체제를 갖추지 않으면 안 된다. 문화재청과 중앙박물관의 예산과 인원,위상을 이야기하는 것은 ‘기관 이기주의’가 아니다.소중한 문화재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는 것을 이번 공주 사건은 입증하고 있다. 강탈당한 문화재는 반드시 제자리로 돌아와야 한다.범행을 저지른 사람들은 문화재를 어느 곳에서도 팔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수집가들도 협력해야 한다.어떤 경우라도 도난품이 거래되어서는 안 된다.만약에 누구라도 도난 문화재를 사들인다면 그는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죄인이 된다는 것을 새겨야 한다.이런 문화재를 사려고 마음먹는 사람은 적어도 국내에는 없을 것으로 믿고 싶다. 문제는 유물이 해외로 빠져나갈 가능성이다.경찰 등 관련 기관은 철저하게 밀반출을 막아야 한다.금동보살상은 강탈범들이 노리는 몇푼의 값어치로만 끝나지 않을 소중한 문화재다.후손들에게 물려주어 역사적 자부심을 갖게해야 할 민족의 유산이다. 사진으로 남는 것은 가치가 없다.실물이 주는 감동,그 영적인 감동이 새로운 예술을 창조하는 아이디어를 끌어낼 수 있다.금동 보살은 새로운 문화를 잉태시킬 모티브가 될 수 있는 중요한 작품이다.이런 문화재가 갖는 비중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강탈범들에게는 문화재를 몰래 도로 갖다 놓으라고 부탁하고 싶다.아기를갖고픈 욕심에 데려갔다가,아이를 잃은 엄마 생각으로 눈물로 마음을 되돌려,업둥이를 다시 집 근처에 데려다 놓는 여자의 심정이 되어보라.찾을 수 있는 곳에 갖다놓고 관련 기관에 연락을 하면,비록 일시적으로 잘못된 생각을 가졌지만,전 국민 누구라도 죄값을 묻기 전에 ‘돌아온 양심’에 박수를 칠 것이다. 김 종 규 한국박물관협회장
  • 해외도박·재산도피…외화 빼먹는 환치기 극성

    불법으로 외화를 해외로 빼돌려 거래하는 ‘환치기’ 수법이 기승을 부리면서 소중한 국가의 재산이 해외로 새 나가고 있다. 경찰청 외사과는 18일 외화 송금을 의뢰받아 200억원대 외화를 불법 환전해 준 3개 조직을 적발,환전업자 김모(53)씨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불법 송금을 의뢰한 이모(45)씨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또 환치기를 통해 외화를 거래한 양모(43)씨 등 25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환전업자 박모(48)씨 등 2명을 인터폴을 통해 수배했다. ●해외 도박자금,무역자금 등 환치기로 해결 구속된 김씨는 2001년 1월 필리핀에 H금융이라는 환전업체를 차려놓고 국내에 다른 사람 명의로 ‘환치기’ 통장 3개를 개설했다.양씨 등은 필리핀 H호텔 카지노에서 도박을 하다가 자금이 떨어지자 김씨를 찾아가 5300만원어치의 외화를 빌렸다.이후 양씨는 김씨의 국내 계좌에 원화로 빌린 돈을 입금시켰다. 이같은 수법으로 김씨는 지난해 1월부터 1년 남짓 동안 1700여차례에 걸쳐 113억원어치의 외화를 불법 환전해 주고 수수료조로3억 4000여만원을 챙겼다. 경찰은 김씨가 환치기에 이용한 국내 계좌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김씨를 추궁하는 한편 김씨와 외화를 거래한 150여명을 상대로 보강 수사를 벌이고 있다. ●북핵문제·이라크전 등 불안 가중때 해외 환치기 늘어 경찰 관계자는 “김씨와 외화를 거래하다 입건된 사람들은 대부분 도박자금이나 무역자금이었다고 진술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일부는 재산이 많은 데다 북핵문제와 이라크전으로 불안이 가중됐던 지난해 10월 이후 거래금액이 증가한 점으로 볼 때 재산을 해외로 도피시키기 위해 환치기를 한 사례도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환치기’란 외화로 빌려준 돈을 원화로 받으면서 수수료를 챙기는 수법이다.특히 도박·마약 등 범죄 자금이나 거액의 재산을 해외로 도피시킬 때 주로 사용한다.지난해 경찰이 적발한 환치기 사범은 66명이었으며,금액으로는 182억원을 넘었다. ●해외로 새 나가는 나랏돈 경찰청 관계자는 “문제는 환치기 때문에 국내로 들어와야 할 외화가 해외에서 증발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환전업자는 대부분 무역업자에게서 외화를 제공받는다.예를 들면 무역업자가 10억달러어치 상품을 수출했다면 5억달러어치만 판 것처럼 서류를 꾸미고 나머지 5억달러는 해외에서 환전업자에게 넘기는 식이다.환전업자는 이렇게 모은 외화를 도박·마약업자에게 팔아 넘긴다.이처럼 외화 밀반출 등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적발된 액수는 지난 96년 11억 7700만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4조원대에 이를 정도로 급속히 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홍콩,마카오,태국,필리핀 등 한국인 해외 여행객이 많은 지역에 불법 환전업자가 들끓고 있다.”면서 “이라크전 이후 환치기 통장을 이용해 외화를 유출하는 사례가 많다는 첩보에 따라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택동 이영표기자 taecks@
  • 무너진 후세인 / 이틀 약탈에 7000년 문화가 사라졌다

    “전쟁의 포화에도 파괴되지 않은 유물들을 약탈자들이 모두 파괴했다.” 이라크 국립고고학박물관의 나발 아민 관장은 무자비한 약탈로 빈껍데기만 남은 박물관 내부를 돌아보며 망연자실하고 말았다. 13일 외신기자들을 안내하며 박물관을 둘러보던 아민 관장은 두 동강난 채 바닥에 버려진 수메르인의 점토판,부서진 도자기 조각들을 바라보며 “이라크인의 자존심을 지켜 준 7000년 문화 유산은 영원히 사라졌다.”고 탄식했다.얼굴부분이 망치로 무참하게 뜯겨져 나간 하르타 여신상을 발견하고는 “가치를 따질 수 없는 귀중한 것이었다.”며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아민 관장은 “폭격에 대비해 소장품들을 지하창고에 옮기기는 했지만 약탈자들에는 대비하지 못했다.”면서 “미군의 탱크 2대만 있었더라도 이런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탄식했다고 워싱턴포스트 등이 전했다. 바그다드의 국립박물관은 이라크 지역에서 번성했던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수메르·바빌로니아·아시리아·페르시아 왕국 유물을 비롯한 17만점의 소장품을 보유,지난70여년간 전세계 고고학자들의 필수 견문 코스로 꼽혔다.소장품의 연대는 기원전 3500년경인 수메르문명부터 1258년 이슬람의 아바시트 칼리프 시대까지 방대하다.특히 메소포타미아지역에서 문명의 씨앗을 뿌린 수메르인들이 남긴 토기와 점토판은 돈으로 가치를 환산할 수 없는 인류 최고(最古)의 문화유산으로 꼽혔다.기원전 3500년부터 약 1500년간 현재의 이라크 남부를 중심으로 번성한 수메르인은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근간이 되는 부분을 일궈냈으나 어떤 민족이었는지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수메르인의 비밀을 풀 수 있는 유물들이 이번에 모두 사라짐에 따라 이들이 영원히 수수께끼로 남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펜실베이니아대학의 아시리아학 명예교수인 새무얼 노아 크레이머박사에 따르면 인류역사상 39가지가 수메르인으로부터 비롯됐다.학교,촌지,청소년문제,세금감면,판례,창조론,사랑노래,도서목록 등에 대한 인류최초의 기록이 점토판에 설형문자(쐐기문자)로 새겨져 있다.바그다드 박물관 지하창고에 보관돼 있다 약탈된 점토판 중에는 인류 최초로 설화 등을 인용한 문학작품으로 꼽히는 ‘길가메시 서사시’ 수메르원본도 포함됐을 것으로 고고학자들은 보고 있다. 최초의 제례를 알려주는 5000년이나 된 우르크의 항아리도 사라졌다.가장 오래된 조각품으로 알려진 5500년전 귀부인상도 자취를 감췄고 가장 오래된 동조각품인 아카디아왕(기원전 2300년)의 흉상도 사라졌다.고대 바빌로니아 왕국의 함무라비왕(기원전 1792∼1750년)에 의해 만들어진 함무라비 법전 서판의 행방도 묘연하다.박물관은 또 님루드의 아시리아 여왕무덤에서 발견된 황금 부장품들을 소장하고 있었지만 모두 사라졌다. 약탈자들은 덩치가 큰 대리석 조각 등은 손을 대지 못했지만 조각상의 머리부분만 떼어가거나 주춧돌의 부조부분을 망치로 떼어 가 흉물로 만들어 놓았다.고대바빌로니아의 나무하프는 금박장식이 벗겨진 채 두동강 나 있었다.박물관의 소장품 카탈로그와 사진자료,학술자료마저도 분실되고 없었다. 보스턴대학 고고학과의 폴 지만스키박사는 “약탈자들에게는 단지 ‘돈으로 바꿀 수 있는값진 물건’에 지나지 않았을 박물관 소장품들은 하나하나가 모두 고고학자들에게는 물론 인류 모두에게 더 없이 귀중한 가치를 지닌 유물들”이라며 “유물들은 어느 것으로도 대신할 수 없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고고학자이며 예술사가인 매사추세츠 예술대학의 존 러셀 교수는 “이라크에는 유물 밀매조직이 많으며 이번 박물관 약탈자들 가운데도 전문적인 도굴꾼들이 포함된 것으로 안다.”며 “이들 유물들이 국경을 넘어 외국으로 밀반출되지 않도록 빠른 시일 안에 국경수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카고대학 동양사학과 맥과이어 깁슨교수는 “모술,우르,님루드,바빌론 등 이라크에 있는 박물관들도 위기에 처해 있다.”면서 “비극적인 사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국방부에 이라크의 문화유산을 보호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고 말했다. 함혜리기자 lotus@
  • 北 송금 파문/“수사 하자” “덮자” 곤혹스런 검찰

    수뇌부 오늘 긴급회동 착수 여부 결정 보안법·외환법 위반여부 다각적 검토 검찰은 현대상선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김각영 검찰총장과 유창종 서울지검장 등 수뇌부가 3일 긴급회동을 갖고 본격적인 수사 착수 여부를 논의키로 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유 검사장을 비롯한 서울지검 간부들과 수사팀 검사들은 설 연휴 마지막날인 2일 전원 출근해 자료검토와 의견수렴 작업을 벌였다. 검찰은 현재 현대상선의 4000억원 대출 및 대북송금 문제와 관련,남북교류협력법 위반 또는 외화 밀반출 여부,대출 외압 의혹,국가보안법 적용 가능성 여부 등 다각적인 법률 검토 작업도 진행 중이다. 하지만 현대상선의 대북지원 사건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 착수 여부를 놓고 현재 검찰 내부에서는 ‘수사 중단론’과 ‘수사 불가피론’이 팽팽하게 맞서 있다. 수사 중단론은 김대중 대통령이 이 사건에 대해 “사법심사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사실상 수사 중단을 지시한 만큼 현직 대통령의 지시를 거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논리이다.노무현대통령 당선자측도 “검찰이 판단해야 할 선은 넘어섰다.”며 김 대통령의 발언에 힘을 실어주는 추세다. 더욱이 의혹의 핵심이었던 대북지원 여부가 대통령의 발언과 감사원의 감사 결과 발표로 상당 부분 드러났기 때문에 수사의 실익을 기대하기도 어렵다는 의견도 개진되고 있다. 반면 ‘정치적 중립’ 논의가 한창 이뤄지고 있는 시점에서 검찰이 수사 중인 사건을 대통령의 한마디에 전격 중단한다는 것이 옳지 않다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검찰은 이미 시민단체들이 고발한 산업은행 전·현직 간부와 현대측 임원들의 배임·횡령 혐의 사건을 수사하면서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 등 17명에 대해 출국금지 또는 입국시 통보 조치를 취했다. 또 한나라당이 국정조사·특검제 도입,박지원 청와대 비서실장 등 관련자들에 대한 추가 고발 등을 내세우며 검찰을 압박하고 있는 데다 ‘선 사실관계 확인,후 사법처리 여부 검토’ 쪽으로 기울고 있는 국민여론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다. 검찰은 우선 감사원의 자료를 통해 4000억원 대출 과정에서의불법행위 여부,대북 자금 전달 과정의 적법성 등 사법적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사안부터 검토 작업을 벌이면서 여론의 추이 등을 감안해 최종적으로 수사착수 여부를 결정지을 가능성이 높다. 서울지검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수사팀에서 연구한 내용과 수사착수,수사유보 등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방향을 결정하지 못했다.”면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택동기자 taec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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