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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혼과 육체의 조화/김정란 시인·상지대교수(굄돌)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어쩌면 육체적 실존의 어두움을 받아들일 줄 알게 된다는 뜻일까.젊었을때 나는 육체에 대해 아무런 관심도 없었다. 나는 정신의 화사함과 영광에 몰두했을 뿐이다.육체의 들쑥날쑥함,빛의 결여,임박한 부서짐에 비하여 정신은 얼마나 안전하며 항구적이며 승리의 예감에 가득차 있는 것으로 보였던가.나이가 먹어가면서 나는 조금씩 내가 한구석에 보리자루처럼 던져두었던 구박덩이 육체를 바라본다.그리고 서서히 내 영혼에 비로소 깃들이기 시작한 겸손의 덕성과 더불어 그것의 신음소리를 알아듣기 시작한다.그렇군.나는 세계가 어두움의 두께라는 것을,불투명한 「있음의 고뇌」라는 것을 알아차리기 시작한다. 얼마전에 고등학교 후배가 프랑스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그녀는 몇년동안 지독히 아팠고 몇번에 걸친 대수술을 받아야했고 병원 침대에 누워 꼼짝도 할 수 없었다.그러나 고독과 고통의 감옥 속에서도 그녀는 공부에 정진했고,그리고 학위논문을 끝낼 수 있었다.그녀의 얼굴에는 그런 상상할 수 있는 고통을 겪어낸 사람이라고 느껴지게 하는 구석은 아무데도 없다.치열한 싸움 끝에 도달한 자기 확신 때문일까.불어불문학회 학술발표회장에서 조용히,고요히 자기의 연구결과를 발표하는 그녀의 얼굴은 내게 거의 천사처럼 느껴졌다.그녀가 마주해야 했던 고통의 성격이 어떤 것인지,어떻게 그녀의 젊은 육체가 그것을 감당할 수 있었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내가 알고 있는 것은,육체의 고통을 거쳐서 하나의 세계를 이루어낸 자의 내면에 깃들이는 고요의 가치뿐이다.아직도 목발을 짚고 걸어야 하는 그녀 곁에서,내 영혼은 아직 내것이 아닌,그 평온함을 바라보며 조용히 흔들렸다. 갑자기 삶이 아기처럼 내 앞으로 다가왔다.그것은 팔을 벌리며 혀짜래기 소리로 말했다.엄마,안아줘.문득,모든것을 다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예감이,삶이라는 이 근원적인 모순마저도 어쩌면 한꺼번에 다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예감이 밀물처럼 밀려왔다.
  • 오늘 선체 인양 작업/서해훼리 참사/배밑 터널뚫고 체인연결 끝내

    ◎조류정지시각 맞춰 시도/유실 13구 건져 사망 1백80명으로 【부안=특별취재반】 전북 부안앞바다 서해훼리호 선체 및 사체인양 작업을 벌이고 있는 군·경합동구조단(단장 이지두 해군소장)은 16일 선체를 끌어내기 위한 준비를 마무리짓고 17일 일차로 선체인양을 시도키로 했다 합동구조단은 이날 배안에 남아있는 사체인양작업을 사실상 중단하고 사고해역 일대에서 유실된 사체를 건져내는 작업에 주력했다. 구조단은 전날 사고지점에서 동북쪽 5.5㎞ 해상에서 1구의 사체를 인양한데 이어 이날 서남쪽 해역에서 11구를 건져내는등 13구를 더 건져냈다. 이로써 이날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1백80명으로 늘었으며 생존자 70명을 포함,승선인원은 이날까지 2백50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구조단은 사체의 유실범위가 이같이 확대됨에 따라 사체가 유실됐을 것으로 예상되는 사고지점 반경 40㎞ 해상과 전북 부안,전남 영광등지의 해안선을 따라 선박 1천2백척과 경찰·어민 2천여명을 동원,정밀수색을 폈다. 구조단은 이날 사체수색과 병행,3분의1 남짓이 개펄에박힌 선체밑으로 지름 2m의 터널 2개를 뚫고 터널을 통해 길이 30m,무게 20t짜리 쇠사슬 2개를 넣어 선체 앞뒤 부분을 묶고 선체를 똑바로 세우기 위한 작업을 완료했다. 구조단은 17일 상오9시부터 11시까지 1차시도를 해 실패할 경우 하오 4시부터 6시까지 2차인양작업을 펼칠 예정이다. 구조단은 인양작업이 시도되는 시간대가 밀물과 썰물이 바뀌어 물살이 약해지는 정조(정조)때인데다 기상여건도 좋을 것으로 예상돼 인양에는 차질이 없다고 밝혔다. 사고배가 17일 인양되면 대형바지선에 끌어올려져 선체에 남아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사체수색과 함께 검찰과 경찰의 사고원인 규명을 위한 채증 등 1차수사가 있은뒤 군산항에 예인된다.
  • 3각파도 선체 강타… 5분만에 침몰/페리호 출항에서 침몰까지

    ◎악천후속 선장 “항해 가능” 독자판단/선실에 갇힌 승객 “살려달라” 아우성 그날 위도주변에는 세찬 바람이 불고 있었다.사고여객선 서해훼리호가 출항을 준비하고 있던 10일 아침나절 배가 떠날 파장금항에도 사고를 예고하기라도 하듯 강풍에 높은 파도가 방파제를 때리고 있었으며 배를 타러 나온 선객들도 험상궂은 바다표정에 편치 않은 표정들이었다. 벌금 식도를 들러 손님을 태운 배는 이날 9시 35분쯤 파장금항에 도착했다.파장금에는 주민·낚시꾼 등 70여명이 승선준비를 갖추고 있었다. 배터서는 기상이 나쁘니 기다려 보자는 사람도 있었고 어떤이는 이정도의 바람에 뭣이 무서워 하루를 더묵자고 하느냐는등 출항 여부를 놓고 의견이 분분했다.그러나 「항해가능」의 판단을 내린 선장의 결단으로 출항의 고동이 울렸고 주민과 낚시꾼들을 태운 배는 9시50분쯤 격포로 향했다. 어쩌면 사고는 이미 이 60분동안의 「예비항해」에서 예고돼 있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배는 만선이었다.이날따라 유난히 낚시꾼들이 많아 낚시도구·배낭 등 짐이 선실과 갑판에 가득했다. 위도면 파장금에서 6㎞가량 떨어진 임수도 해상은 밀물과 썰물이 교차돼 평소에도 물흐름이 빠르고 돌풍이 잦은 곳이다. 훼리호가 사고 지점에 이르렀을 때 어김없이 돌풍이 몰아쳤다.그러나 평소보다 훨씬 강도가 센 돌풍이었다.강풍은 곧바로 해상의 파도를 4m 이상으로 추켜 올렸다. 이윽고 험한 모습으로 변한 파도가 배의 옆구리를 후려쳤고 선체가 기우뚱거리기 시작했다. 배의 확성기를 통해 『배가 기울지 않도록 골고루 나눠 앉으라』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그 순간 파도는 삼각형을 이루며 더욱 거센 강도로 배의 몸체를 강타했다. 뱃전으로 들어온 물을 피해 30∼40명의 승객들이 뒤쪽으로 몰렸다.배는 중심을 잃었고 방송을 내보낸지 채 30초도 안돼 꽁무니부터 가라앉기 시작했다. 갑판에 있던 승객들은 구명대를 안고 물속으로 뛰어들었다.스티로폴로 된 아이스박스를 보듬고 위기를 탈출하는 이도 있었다. 4∼5분쯤 지났을까,선실 안에서 『살려달라』는 비명을 지르는 승객들과 함께 훼리호는 해상에서 자취를 감추고말았다. 훼리호가 완전히 가라앉은 뒤 해상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잔잔한 모습으로 바뀌었다.수백명의 고귀한 생명을 순식간에 앗아간 돌풍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채….
  • 한가위 달/“커 보이는건 맑은 대기 때문”

    ◎추석 계기로 알아보는 달 이야기/밀·썰물 현상에 영향… 나이 40억살 추정/예부터 숭배대상… 아폴로 착륙후 베일 벗어 30일은 일년중 달이 가장 밝게 뜬다는 음력 8월 한가위.두둥실 떠오른 한가위 달을 바라보던 생활의 시름을 잊고 수확을 감사하는 때이다.한가위 달을 벗삼아 가정에서 어린이들과 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관찰하는 시간을 가지면 뜻깊겠다. 한가위 보름달 한가위 보름달이 유난히 크고 가깝고 밝게 보이는 이유눈 무엇인가? 천문학자들은 보름달이 다른 때보다 더 크게 뜨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다만 우리가 크게 느낄 뿐이라는 것이다.달이 도는 궤도는 거의 원에 가까운 타원형이므로 달이 지구 주위를 돌때 달과 지구상의 거리는 거의 같을 뿐 아니라 보름달 일때 거리가 오히려 더 멀리 떨어져 있을 때도 있다는것.달이 크고 밝은 느낌을 주는 것은 습하고 무더운 한여름이 지나고 습도가 낮아져 날씨가 청명해진 탓이라는 분석이다. 세계 여러나라에서 달은 태양과 함께 숭배되었다.이집트에서는 학문과 예술의 신으로,인도에서는 세상을 비취 어둠과 재앙으로부터 인간을 지켜주는 신으로 숭상됐다.농경민족이었던 우리나라에서는 달에 대한 관심이 커 그 징후를 보고 여러가지를 점치기도 했었다. 그러나 달은 1609년 갈릴레오가 망원경을 이용,인류역사사상 처음 달에서 검은 바다를 찾는데 성공한 이후 서서히 베일을 벗기 시작했다.1969년 미국의 아폴로 우주선이 달에 착륙한뒤부터 서서히 오랜 침묵에서 벗어나고 있으며 갈릴레오우주선등은 볼수 없었던 달의 뒷면사진을 전송해오고 있다.달은 지구의 유일한 위성으로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으며 지구 주위를 도는 천체이다.지구에서 달까지의 평균거리는 38만4천4백여㎞ 지구와 태양간의 거리의 약4백분의 1이다.달의 표면면적은 지구의 14분의 1이며 부피는 49분의 1인 소형위성이다. 달에는 물이 없어 달에서 물을 찾는 노력을 하고 있으나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물만 발견되면 우지인의 활동등을 도울 최적의 우주기지로 꼽힌다. 달의 나이는 어느정도 일까? 71년 7월 아폴로 15호 우주선이 달의 바다 동남단 아페닌산맥의 히들리계곡에 착륙,윤반해온 암석을 분석한 결과 약40억5천만년전의 것으로 분석됐다.과학자들은 이 돌을 창세기의 돌이라 이름붙였다.달의 중력은 지구의 6분1일.지구상에서는 60㎏되는 사람도 달에 가면 10㎏정도로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달은 스스로 빛을 받아 반사하기때문에 태양의 위치에 따라 밝고 어두운 삭막현상이 나타난다.또 달이 지구보다 훨씬 작은 위성이지만 지구와 가까운 거리에 있어 달의 조석작용이 지구상의 밀물썰물 현상에 영향을 미치기도한다.달을 잘 관찰하려면 먼저 육안으로 관측한후 달의 월면도를 놓고 쌍안경,망원경을 이용해 달의분화구를 관찰하는 방법이 좋다.쌍안경이나 망원경등을 이용해 달을 볼때 보름달이 너무 밝아,빛을 감소시키는 필터나 셀로판지를 대는 것이 좋다.
  • 대마도 아리랑제(일본속의 한국문화:2)

    ◎통신사기념 매년8월 첫주 열려/일행 5백여명 탄 선단 이즈하라외항 도착/정사 선두로 중심가 행진… 구경꾼 연도 메워 통신사일행을 태운 배는 늘 새벽에 부산항을 떠난다.순풍에 돛을 달면 편안하게 그날 오후 4시경에 대마도에 도착하지만 역풍과 격랑을 맞나게 되면 밤늦게 악포 앞바다에 이르러 헤매게 된다.그리고 모두 배멀미에 시달려 일어나지 못하고 뻗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악포에서 몇날을 묵은 뒤 대마도의 행정수도 이즈하라(엄원)로 떠난다.배는 대마도의 서해안(즉 일본측 해안)을 따라가게 되는데 이 항로 또한 만만치 않아서 2∼3일만에야 겨우 목적지에 닿게 된다.이즈하라는 당시 대마도주 슈우케(종가)가 사는 성하정(읍)이어서 부중이라 불렀었고 1천호이상의 민가가 몰려 있는 번화가였다.지금도 대마도의 총인구 4만5천명 가운데 1만5천여명이 살고 있는 섬 제일의 고을이다. 특히 이즈하라에는 우리나라 통신사와 인연이 깊은 유물·유적들이 많이 남아 있는데 통신사일행이 묵은 숙소 서산사라든지 도주의 저택 김석성,그리고 옛 부두,어선강(오후네가와)등이 눈길을 끈다.어선강이라는 옛 부두는 지금의 이즈하라항구로 흘러들어오는 작은 냇물의 하구를 인공으로 넓혀서 만든 도주전용의 선착장인데 네개의 석축선착장이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필자가 갔을 때 마침 밀물이라 항구에는 바닷물이 가득 차 있었으나 물이 빠지면 바닥이 드러난다는 것이며 이 경우 배들이 들어오지 못했다고 한다.당시 통신사일행이 5백명에 이르렀으므로 정사와 부사를 태운 세척의 배만 이 좁은 항구에 들어왔을 뿐 나머지 배들은 외항에 머물렀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무튼 수십척의 통신사 선단이 이곳에 도착하면 잠자듯 조용했던 이 섬은 흥분하기 시작한다.도착을 알리는 나팔소리를 듣고 나온 인파가 연도를 가득 메운 가운데 통신사의 행렬이 약 3㎞에 달하는 부중중심가를 뚫고 가게 되니 절해의 고도 대마도로서는 일대 소란이라 하지 않을 수 없었다.최근 대마도에서는 그날의 열기를 기념하는 아리랑제를 매월 8월 첫주에 거행하고 있는데 단순한 한국관광객유치작전으로만 볼 수 없다. 통신사의 부중도착실황을 자세히 묘사한 기록으로 종사관 이경직의 「임상록」(1617년,광해군9년)이 있다.종사관은 정사와 부사 다음의 벼슬이다. 『7월9일(부산을 떠난 지 5일만)신시(저녁 네시경) 부중포에 당도하였다.정사(오윤겸)이하 4백28명이 모두 관대를 갖추어 위의를 성대하게 벌여 국서를 받들고 행진하였다.대오를 갖춘 위인들이 앞을 인도하는 가운데 부중에 들어서니 구경꾼들이 연도에 담치듯 하였고 남녀가 뒤섞여 시끌법석하였다. 섬안은 지세가 비좁고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였고 민가가 많아 대강 1천여호가 되는듯 보였다.앞바다에는 큰 배 10여척,작은배 60여척이 대어 있었다.선착장에서 신사의 숙소까지 7·8이(약3㎞)가량 떨어져 있는데 좌우의 여염에는 누각이 많았고 소위 양반집 정원에는 송죽이 심어져 있었다.이는 대개 정결에 힘쓰는 이 나라 풍속 때문이라 할 것이다』 지금도 이즈하라거리에서 특히 우리의 눈길을 끄는 것은 돌담을 높이 쌓은 소위 양반집이다.대마도에서는 무가의 저택이라 하는데 아래는 굵은 돌을 쌓고 위로 올라갈수록 작은돌을 쌓은 것이 우리나라의 옛날 시골집 돌담과 흡사하다.이곳 사람들은 돌담을 높이 쌓은 이유를 혹은 방화벽이라느니 혹은 통신사가 지나가면서 안을 들여다보지 못하게 했다느니 설명하고 있으나 통신사기록을 종합해보면 이곳 주택들이 모두 목조건물이라 동네마다 돌담으로 칸을 막아 불길을 막고 출입구를 만들어 이문으로 삼았던 것 같다. 이경직이 대마도를 방문한 1617년만 하더라도 임진왜란이 끝난 지 20년이 채 못된 시점이었기 때문에 풍신수길의 침략군 앞잡이를 한 대마도주에 대한 감정이 대단하였고 아무리 후한 대접을 한다 하더라도 마음속에는 늘 원수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그래서 이경직은 이런 말을 하고 있다. 『그들의 추한 모습을 볼 때마다 또 올빼미 같은 소리를 들을 때마다 마치 뱀이 앞에 나타난 것같이 섬뜻하여 고통스럽기만 하다』 임진왜란 때 그들에게 죽은 사람은 부지기수였고 일본땅으로 끌려간 사람이 30만으로 추산되었다.바로 이 대마도에도 수많은 동포들이 끌려와서 고생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편안할 리없었고 밥먹는 것이 모래를 씹는 심정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정부에서는 일본으로 보내는 사절단을 통신사라 이름하지 않고 회답·쇄환사라 했다.7월10일 정사 오윤겸은 대마도로 종의성에게 『이번 행차는 오로지 우리나라 사람을 쇄환하기 위한 것이다』라고 강조한다.그러나 종의성은 음흉하게도 이렇게 변명하고 있다.첫째 임란때 끌려온 조선인들은 이미 장가들고 시집을 가거나 자손을 본 사람까지 있으니 그들을 강제로 귀국시킬 수 없고,둘째로 관백(일본의 실력자 덕천)으로 하여금 전국에 쇄환령을 내리게 하려면 돈이 필요하다. 임진왜란 때 왜놈들이 끌고 간 조선인의 대다수는 젊은 처녀와 10세전후의 어린 소년들이었다.그러니 근 20년이 지난 오늘 그 대다수가 결혼하고 자식을 두었다는 것이다.거기다 이들을 쇄환해가는 데 돈까지 요구하니 기막힌 이야기였다.침략행위에 대한 피해보상을 하지는 못할망정 강제연행한 조선인의 송환까지도 거부한 일본의 교활하고 파렴치한 행동은 이미 3백년 전에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한국과 일본이 가깝고도먼 나라가 된 원인은 바로 이러한 일본지도자들의 무책임한 정책 때문이란 사실을 스스로 반성하여야 할 것이다.
  • “갯바위낚시 2∼3명과 동행 바람직”

    ◎본격 시즌맞아 안전대책을 알아보면/만조선보다 10m 높은 곳에 텐트 설치/물에 빠지면 갯바위 반대쪽으로 탈출 감성돔·돌돔·농어 등을 노리는 바다 갯바위낚시가 본격시즌을 맞았다.갯바위낚시는 모든 낚시중에서 그 호쾌함이 으뜸이라 할수 있지만 낚시장소의 기반이 바위인데다 바다에서의 갑작스런 날씨변화로 대형사고의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 이미 올들어 여러명의 낚시인이 갯바위 조난사고로 목숨을 잃었지만 운이 좋더라도 갯바위낚시 출조시에는 으레 작은 부상이라도 입게 마련이다.안전한 갯바위낚시를 위한 대책을 알아본다. 갯바위낚시에서는 한두마리 고기에 대한 욕심보다는 안전에 최우선을 두어 안전장비부터 철저히 갖춰야 한다.구명조끼 갯바위신발 우의 랜턴 라디오 등은 기본장비에 속하며 자일 하켄 호루라기 무전기(휴대폰) 등도 비상시에 대비해 휴대해가야 한다.자일(밧줄)은 파도가 갯바위를 덮쳐올때 인체및 장구류를 갯바위에 붙들어 매는데 사용되며 하켄은 바위의 갈라진 틈에 박아넣어 자일 매는 자리로 이용된다. 이밖에 일사병에 대비해 챙이 넓은 모자와 수건을 반드시 준비해야 하며 밤에는 모기가 기승을 떨치므로 모기약도 충분히 가져가는 것이 좋다.식량과 식수·연료 등은 비상시에 대비해 2∼3일 여유분을 더 준비해 가도록 한다. 갯바위에 오르고 내릴때에는 배가 파도를 타고 가장 높이 오른 순간을 포착해 뛰어오르고 뛰어내려야 하며 부득이 작은 여나 절벽 등의 험지형 포인트에 내려야 할 경우에는 아무리 날씨가 좋더라도 가까운 거리에 낚싯배를 대기시켜 두어야 안전하다.항상 2∼3명이 팀을 이뤄 행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텐트는 만조선으로부터 최하10m이상 높은곳에 설치한다. 또 밤낚시에 대비해 이동로 등을 미리 확인해두어야 하며 포인트 이동시에는 낚싯대를 접고 간편한 낚시도구만을 지참해 몸의 중심을 잃지 않도록 한다.이와함께 밀물이 드는 시간과 썰물이 나는 시간을 정확히 파악한다. 만일에 물에 빠졌을때는 우선 정신을 가다듬고 갯바위 바깥쪽으로 헤엄쳐 가야 한다.당황하여 갯바위로 기어오르려 했다가는 다음 파도에 밀려 갯바위에 부딪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이럴때는 주위에서 아이스박스를 구명대로 던져주는 것도 좋다.
  • 한국형가전품 밀물(업계는 지금…)

    ◎김장독식 냉장고/삶아빠는 세탁기/찬장 시기건조기/찜용 전자레인지/“우리생활 맞게” 신제품 개발붐/퍼지기능 이용… 외제품홍수속 매출 꾸준히 신장 우리 생활에 적합한 「한국형」 가전제품들이 경쟁적으로 개발,출시되고 있다.우리 주방이나 생활패턴에 맞게 개발된 식기세척기·김치냉장고·전자레인지 등 신제품이 속속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이들 제품은 퍼지제어기능을 활용,밥공기를 씻을 수 있고 김치를 우리 입맛에 맞게 익히거나 누룽지도 만들 수 있도록 개발됐다. ○매출 40∼70% 차지 삼성전자의 경우 한국형으로 개발한 김치냉장고와 삶아 빠는 세탁기등 신제품들이 최근 전체판매액의 40%에서 70%까지 차지하고 있다.이는 지난해의 20%미만수준과 비교해 크게 증가한 것이다. 지난 90년2월 압력솥전자레인지를 개발,한국형 제품을 처음으로 선보인 이 회사는 약탕기기능을 채용한 전자레인지·찬장형 식기건조기·물걸레청소기·삶는 세탁기·김치냉장고 등을 계속 출시했다. 이 회사는 이들 제품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자 누룽지를 만들 수 있는 누룽지보온밥솥,밥공기를 씻을 수 있도록 구조를 변경시킨 식기세척기등 신제품을 개발,오는 하반기부터 시판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성사도 퍼지기능을 추가,김치가 김장독에서 익어가는 효가가 나게 만든 김장독냉장고를 지난 1월에 처음 출시한 뒤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자 최근 모델수를 8개로 늘려 현재까지 20만대이상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91년11월 한국형 전략제품으로 물걸레진공청소기를 개발한 이후 지금까지 가마솥보온밥솥·뚝배기전자레인지·한국형 전자키보드·김장독냉장고 등을 속속 선보였다. ○가마솥 전기밥솥도 한국형 제품의 판매호조로 김장독냉장고의 경우 올해 판매목표를 국내 냉장고 총수요 1백75만대의 50%선인 88만대로 상향조정했다. 대우전자도 저소음청소기·공기방울세탁기등을 시판하고 있는데 특히 공기방울세탁기는 지난 상반기중 판매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이상 증가하자 세탁기의 전모델에 공기방울방식을 채택하기로 했다. 또 떡찌는 기능과 김구이·달걀삶기 등의 기능이 추가된 한국형 전자레인지 2개 모델을 내놓았는데 판매량이 이 회사의 11개 모델 전체판매량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생활수준의 향상과 함께 주부들이 가사노동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간편하고 편리함을 추구함에 따라 우리 생활패턴에 맞게 개발된 한국형이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식기세척기가 그 대표적인 한국형 제품이다.기존의 제품이 서구적인 음식패턴에 맞게 고안돼 그다지 호응을 얻지 못했으나 동양매직이 한국형을 처음으로 개발해 시판,주부들의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시장 판도변화 예상 이 회사의 「매직식기세척기」는 주발을 주로 사용하는 우리의 식생활패턴에 적합하게 세척기의 공간을 배치,세척력을 강화했으며 냉·온수를 겸용,절전효과를 높였다.또 스테인리스내벽을 채용,내구성도 강화했다. 통상 냉장고·세탁기·가스오븐레인지 등과 함께 4대가전용품으로 분류되고 있는 식기세척기에 한국형이 본격적으로 선보임에 따라 수입품이 주류를 이루던 기존시장에 판도변화가 예상되며 앞으로 한국형 가전제품의 종류는 보다 다양해질 전망이다.
  • “신발도 외제” 중국산 등 밀물/작년 7백만켤레… 국내시장 유린

    ◎“수입 억제위해 관세율 인상”/상공부/수출은 3년새 27억불 감소 중국등 외국산 수입신발이 봇물처럼 밀려들고 있다.더욱이 수출부진속에 내수시장마저 급속히 잠식돼고 있어 국내 신발산업의 경쟁력확보를 위해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11일 상공자원부에 따르면 신발수입은 지난 89년 1백72만켤레에서 지난해에는 7백만켤레로 3년간 무려 4배이상 늘었다.금액으로도 89년 1천1백61만달러에서 지난해 3천1백68만달러로 급증한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1천7백20만달러에 이르고 있다. 수입신발은 주로 중국 등 후발생산국들의 10달러이하짜리 실내화·운동화·고무장화가 대종을 이루고 있으며 지난해 전체수입량의 64·3%인 4백50만켤레가 중국산이었다.다음은 대만에서 91만4천켤레(전체 13·1%),일본 57만6천켤레(◎ 8·2%),인도네시아에서 27만8천켤레(◎ 4%)가 각각 들어왔다. 반면 수출은 89년 58억7천만달러에서 91년 38억3천만달러,92년 31억8천만달러 등 매년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수출부진 속에 신발수입이 이처럼 증가하는 것은 중국 등 후발개도국들이 저가품 위주의 제품으로 공세를 강화하는데다 신발류에 대한 우리나라의 관세율이 선진국이나 경쟁국에 비해 턱없이 낮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신발류 수입관세가 종류 구분없이 일률적으로 9%를 적용,미국·일본 등 선진국과 경쟁국에 비해 매우 낮은 것이 수입을 촉발시키는 요인으로 분석됐다.미국은 품목과 가격대별로 종량세와 종가세를 혼용,3달러미만 제품에 대해서는 48%의 관세를 매기고 있고 일본도 종가세 52%,종량세 4천6백엔(켤레당)중 높은 것을 적용하고 있다.또 중국이 1백%,인도네시아가 40%,대만이 10%의 종가세를,EC(유럽공동체)는 9∼20%의 종가세를 품목별로 차등적용하고 있다. 상공자원부는 『최근 신발수출이 인건비상승 등으로 부진한 데 비해 중국산 저가제품을 비롯한 신발수입이 크게 늘고 있다』며 『값싼 신발류 수입이 계속 늘어날 경우 국내 신발산업이 수출부진에 내수침체까지 겹쳐 경쟁력을 급속히 상실할 것』이라며 관세율을 높이는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 우주탐험관/자동차관/정보통신관/개막 6일째 관람객 밀물

    ◎“우주여행 출발”… 전후좌우 20도 요도/우주탐험관/시속 3백㎞ 입체자동차 아찔한 체험/자동차관/4인승 차량으로 4백5m궤도 주행/정보통신관 대전엑스포에 설치된 총87개의 각종 전시관 가운데 관람객들의 발길을 끄는 인기전시관의 윤곽이 차츰 드러나고 있다. 대전엑스포에는 상설독립관 16개,임시독립관 6개와 시도관·도약관·번영관등 25개 국내전시관 이외에도 국제전시구역내 단독관 49개,공동관 8개,국제기구관 5개등 62개에 달하는 국제관을 포함해 총87개관이 나름대로의 특색과 흥미를 돋우는 전시물을 갖추고 관람객들을 맞고 있다. ○첨단과학분야 인기 그러나 개막 닷새째를 맞은 11일 현재 입장객들의 인기를 끄는 전시관은 이중 10여곳에 불과할만큼 일부 전시관에 관람객편중현상이 빚어지고 있다.관람객들은 나름대로 언론매체에 보도된 정보들을 종합,판단해 정보통신관·정부관·우주탐험관·테크노피아관·자동차관을 비롯,재활용온실·이미지네이션관·인간과 과학관등 첨단과학 및 환경관련전시관과 흥미 및 직접체험위주의 영상쇼상영관련관앞에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상설전시관의 경우 시도관과 번영관·도약관·전통공예관·북한물산관등에 관람객이 몰려들고 있다.11일의 경우 국제관중에서는 중국관·칼리브공동관에 가장 많은 관객이 몰렸으며 일본 및 독일관이 다음 순서였다.7일과 8일 이틀동안은 우주탐험관·이미지네이션관은 3∼5시간을,자동차관·지구관·소재관·인간과 과학관·한국IBM관은 2시간이상을 기다려야 관람이 가능할 정도였다.인기국제관앞에도 1백m가량의 줄이 늘어섰다. 이들 전시관의 인기비결은 막대한 투자,효율적 운영,흥미를 유발시키는 기발한 기획등에서 다른 관들에 한걸음 앞선 점을 꼽을 수 있다.또 이들 인기관은 사전에 꿈돌이안내를 통해 관람예약권을 미리 발급하거나 기다리는 관람객을 위해 오락프로그램을 마련해 관람객의 편의를 돕는등 관람객에 대한 서비스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현재 꿈돌이예약시스템은 영상관이 있는 전시관중 희망전시관에 한해 운영되고 있다.예약방법은 꿈돌이안내에 입장권을 넣은 뒤 관람할 전시관과 시간을 선택해 발부받은 예약티켓을 전시관에 제출하면 된다.첫날인 지난 7일 자기부상열차관은 20분단위로 40장씩을,테크노피아관은 15분단위로 1백20장씩,미래항공관도 20분단위로 3백50장씩을 미리 발급했다. 예약권발권에 대한 관람객들의 호응도가 높자 인간과 과학관·전기에너지관·시도관·자원활용관등에서도 8일부터 발급을 개시했다.조직위측은 이 시스템의 도입을 적극권장하고 있어 예약권발급관은 앞으로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이들 인기관은 이밖에 대기관람객들을 위한 서비스에서도 기발한 아이디어를 채용해 관람객들의 지루함을 덜어줌으로써 관람객들에게 「인기관은 어디가 달라도 다르다」는 좋은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2∼5시간씩 대기 보컬그룹공연·팬터마임·마술·사물놀이·피에로등을 등장시킨 전시관도 있다.우주탐험관의 경우 대기선 곳곳에 물안개를 피워 뜨거운 지열을 식혀주었으며 정제소금을 무료로 제공하기도 했다.자동차관에서는 수소·전기·태양열·무인주행자동차를 주행할 수 있도록 했으며 우스꽝스러운 분장을 한 「차돌이」의 재롱도 선사한다. 또 8인조 보컬그룹의 라이브공연도 볼거리로 제공됐다.테크노피아관은 점보트론버스를 전시관앞에 주차시켜 놓아 분위기를 돋웠으며 이미지네이션관은 마임리스트의 익살을 준비하고 있다. 국제관중 캐나다관은 마스코트인 「무돌이」와 캐나다경찰정복을 입은 현지인을 등장시켜 손님을 끌고 있다.노르웨이관은 휴식공간에 해산물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오스트리아관은 전시관앞에 설치된 독특한 인형 때문에 사진촬영의 명소가 되고 있다. 특히 이들 인기관의 대부분을 영상쇼 및 직접체험전시관이 차지하고 있는 것은 어린이및 학생층의 선호도가 높기 때문이라는 풀이가 나오고 있다.직접체험전시관은 우주탐험관의 우주선여행,정보통신관의 궤도여행,자동차관의 자동차탑승장,자기부상열차관의 자기부상열차궤도 탑승,테크노피아관의 테크노피아로의 여행을 꼽을 수 있다. 우주탐험관은 실감나는 우주선탑승시스템을 이용,우주선을 1백70㎝높이로 들어올린 뒤 전후좌우 20도이상 움직이게 해 우주여행을 실감나게 체험할 수 있다.정보통신관은 4명이 탈 수 있는 차량 1백55대가 총4백5m의 궤도를 따라 돌도록 했다.자동차관에도 시속 2백50∼3백㎞로 질주하는 입체 자동차여행의 스릴을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됐다. ○아이맥스영화 볼만 영상 및 체험관련관이 인기를 끄는 현상과는 대조적으로 환경에 관한 최근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는듯 환경관련전시관도 예상외의 인기를 얻고 있다.한국IBM관은 메인쇼 「Think­미래는 생각하는 사람에게만 열려 있다」를 통해 레이저비디오 프로젝트프로젝터로 무한초점의 영상이 표현되면서 60대의 PC를 통해 환경보존퀴즈를 내고 있다. 지구관에서는 10층건물높이의 아이멕스극장에서 「초록약속」이란 제목의 초대형 영상화면을 통해 지구의 진화과정과 전쟁,공해로 파괴되어가는 지구의 모습을 보여준다.자원활용관·재생조형관·재활용온실등에도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전시관계자들은 입장객들이 일부관에만 몰리는 편중현상에 대해 『상설전시구역의 각종 국내전시관은 엑스포기간이 끝난 후에도 전시를 계속하지만 국제전시관들은 철수하기 때문에 대전에서엑스포를 개최한 의미를 맛보려면 국제관관람에 비중을 둘 것』을 권했다.또 영상쇼등 흥미위주의 프로그램보다는 교육적 효과를 거둘 수 있는 환경관련관·정부관·문예전시관등을 관람할 것을 권장했다.
  • 인위적인 규제 고금리 불렀다/비수기 시장금리 급등 원인

    ◎무리한 인하로 단자사 수신고 격감/증권예탁금 감소 겹쳐 콜차입 급증/금융기관간 콜금리 앙등 인위적인 금리규제가 자금시장에 화를 자초하고 있다. 이달 들어 자금의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시장금리가 폭등하고 있다.금융기관들이 단기간의 과부족자금을 조절하는 콜시장의 금리는 연 19%까지 치솟았다.회사채·양도성정기예금증서 등의 유통수익률도 일제히 급등세로 돌아섰다.시장금리는 금리가 안정됐던 금년 4월에 비해 2∼6%포인트가 뛰어올라 고금리가 극성을 부린 작년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최근의 금리폭등은 그 양상이나 원인이 작년과는 판이하다.작년에는 기업들이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린 반면 은행들은 꺾기 등으로 배부른 장사를 했다.지금은 상황이 정반대다.수요자인 기업들은 오히려 은행돈을 끌어다가 신탁에 맡기는 여유를 보이고 있다.공급자인 금융기관들만 자금이 없어 아우성이다. 이는 단자사에 대한 무리한 금리규제와 증권사의 만성적인 자금부족 때문이다.돈의 수요에 비해 공급이 모자라는 초과수요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얘기이다.기업의 자금수요가 일지 않는 상황에서 나타난 고금리와 금융기관의 자금난은 통화정책의 실패와 금융권간의 자금흐름이 단절된 금융구조의 낙후성으로 설명될 수밖에 없다. 재무부와 한은은 금년 1월과 3월 두차례에 걸쳐 은행금리를 평균 1.5%포인트 인하했다.이때 정책당국의 막강한 위력으로 은행권과의 균형을 유지한다는 명분으로 단자사의 금리를 여신은 11.5%,수신은 11%로 끌어내렸다. 당시 당국은 은행권의 규제금리를 낮추면 경기부양과 시장금리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했다.당시에도 『규제금리를 낮추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무리하게 낮추면 오히려 화근이 된다』는 반론이 한은 내부에서 있었다.그러나 대세에 밀려 금리인하가 강행됐다. 요즘의 현상은 반대론자의 예상이 적중한 셈이다.무리한 금리인하는 시중자금을 흡수해 산업자금을 생산해내는 금융기관의 기능을 위축시키고 규제를 받지 않는 시장금리를 자극하게 된다는 것이 반론의 요지였다. 한은이 분석한 「금리상승요인」에 따르면 단자사의 수신은7월중에만 2조7천7백9억원이 줄었다.단자사는 기업이 발행한 어음을 사서 시장에 팔아 조달한 자금으로 어음발행기업에 대출하고 남은 돈은 콜시장에 되파는 중개기관이다.단자사는 자금유입이 봉쇄되자 종래의 콜자금공급기관에서 콜차입기관으로 바뀌면서 콜시장의 자금수급에 극심한 불균형이 생겼고 이는 콜금리의 급등으로 이어졌다. 주식예탁금은 밀물처럼 들어오고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매우 불안정한 자금이다.이 자금으로 장기자산의 성격이 강한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6∼7월 두달간 고객예탁금이 8천억원가량 빠지자 그자리를 콜시장에서 높은 금리에 조달한 급전으로 메우고 있다.지난 7월말 현재 전체 콜차입잔액의 87.5%를 증권사가 끌어쓰고 있다.악성차입기관을 방치하는 한 콜금리의 안정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 중국경제가 달려온다(사설)

    중국이 해외시장에서 위협적인 경쟁대상국으로 부상하는 속도가 예상을 뛰어넘어 그 대응책마련이 수출·통상정책의 시급한 과제가 되고있다.미국 일본 EC등 세계주요시장에서 중국상품의 시장점유율이 한국을 능가,격차를 더욱 확대하고 있을뿐 아니라 그동안 한국이 우위를 차지했던 자본·기술집약의 고부가가치제품에서조차 곧 중국우위로 반전될 것이라는게 무역협회의 분석이다. 우리의 최대시장인 미국의 경우 한국상품의 시장점유율은 89년 4.2%에서 지난해에는 3.1%로 낮아진 반면 중국은 2.5%에서 4.8%로 높아졌다.특히 선진24개국시장에서 한국의 우위품목은 6개에 불과하고 중국우위품목은 29개에 이른다는 것이다.이는 우리의 통상정책에 심각한 경고가 아닐수 없다. 불과 몇해전까지만 해도 중국은 미개척된 하나의 광활한 시장의 개념으로서만 인식되어왔다.그러나 그 개념이 얼마나 자기편의주의적 발상이었던가를 이제야 깨닫고 있는 것이다.지금이라도 우리의 통상·수출전략이 선진국 일변도에서 벗어나 중국의 경제적개념을 확실히 하고 여기서부터 새로운 전략수단이 구사되어야 할 것이다. 가장 시급히 해야 할 일은 부메랑효과의 최소화다.값싼 노동력만을 찾아 한국의 대중국투자가 밀물처럼 이뤄졌다.불과 몇년사이에 1천여건이상의 중국현지투자가 이뤄졌다.이 현지공장들은 거의 동일지역에,유사한 업종으로 진출되다보니 과당경쟁이 일어나고 여기서 기술이 너무쉽게 이전되는 상황으로 발전된 것이다.선진국시장에서 중국상품에 밀려나는 품목의 대다수가 우리의 대중국투자진출 업종과 연계되어 있는 것을 보면 이는 부메랑효과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우리가 과거에 얼마나 어렵게 전수해온 것이며 얼마나 많은 투자를 통해 개발한 기술인가.그런데 우리는 아무렇지도 않게 기술을 주고 그 기술이 중국상품의 경쟁력강화로 돌변해 있다면 너무나 어이없는 일이 아닐수 없다. 이는 중국을 지나치게 안이한 눈으로만 보고 대중투자가 두서없이 이뤄진 결과의 산물일 뿐이다.자원이나 인력등 중국이 갖고 있는 비교우위요소를 충분히 활용하는 것은 당연하다.그러나 대중국투자나기술이전만은 우리의 비교우위를 완전히 상실한 업종에서만 이뤄지도록 하는 체계가 확립돼야 한다. 또 하나는 우리상품의 차별화전략이 조기에 진전돼야 한다는 것이다.지금으로서는 우리가 세계시장에서 중국상품과 가격경쟁을 벌인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다만 가격경쟁에서 밀려난 자리는 품질경쟁으로 채워야만이 현상유지라도 바라볼수 있고 품질우위의 차별화전략이 첫째 수단이 될것이다.
  • 외국화장품­의류업체 밀물/불 랑콤사­영 유니레버사 등 직판체제

    유통시장의 3단계개방에 따라 외국의 유명회사들이 직접 판매망구축에 나서고 있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화장품·주류·의류 등을 생산하는 외국의 다국적기업들은 최근 국내사와의 제휴를 끊고 현지법인을 설립하거나 직영점을 늘리는등 직접 판매망을 구축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프랑스의 유명화장품업체인 랑콤사는 연말까지 직판체제를 구축한다는 방침 아래 최근 자본금 10억5천만원규모의 (주)코벨이라는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영국의 유니레버사도 지난 85년부터 합작관계를 유지해온 애경산업과 지난달 결별,최근 영업사원과 관리 및 연구직을 공개모집하는등 직판체제를 서두르고 있다. 프랑스의 코냑 생산업체인 레미사도 지난해말 레미코레란 법인을 설립한데 이어 대리점을 통한 공급물량을 늘리기 위해 영업망을 확충하고 있다. 영국의 유나이티드 디스틸러스 그룹(UDG)은 올해초 진로와의 합작관계를 끊고 최근 수입판매회사인 우신주판을 인수,직판체제구축과 판촉사원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밖에 미국의 리바이스 스트라우스사는 지난 88년이후 계속돼온 한주통상과의 제휴관계를 청산했으며 비누세제 등을 생산하는 미국의 다이얼사와 P&G사도 각각 동산유지와 (주)서통과 헤어졌다.
  • 카오스이론 응용 가전제품 첫선

    ◎금성사 연구팀,「카오스 세탁기」 세계 첫 개발 성공/불규칙한 물흐름 최소화… 빨래엉킴 크게 줄여 첨단 과학이론인 「카오스(CHAOS·혼돈)이론」을 가전제품에 응용하려는 노력이 세계적으로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김성사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이를 세탁기에 적용하는데 성공,국내외 업계는 물론 과학계의 큰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카오스란 말 그대로 복잡하고 무질서하며 불규칙한 혼돈의 상태로 장래의 예측이 불가능한 현상을 가리킨다.대기의 흐름이나 밀물·썰물,뇌파·맥파 등이 카오스 현상의 좋은 예이다.카오스이론은 바로 이같은 불규칙적인 현상속에서 일정한 질서를 찾아내 미래를 예측하는 차세대 이론이다. 지난 63년 미국의 기상학자 에드워드 로렌츠에 의해 처음 이론화된 카오스는 「퍼지」와 「뉴로」에 이은 제3의 관심분야로 상대성이론·양자역학과 더불어 20세기 과학의 3대 발견 중 하나로 일컬어지고 있다. 특히 주관적인 결정을 내리는 퍼지이론과는 달리 명확한 데이터에 의한 객관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가전제품에응용키 위한 연구가 일본 등을 중심으로 활발히 이루어져 왔다. 이번에 금성사가 개발한 것은 세탁물의 엉킴과 세탁성능을 대폭 높인 「카오스 수류생성 알고리즘」과 「카오스 시뮬레이터」. 이는 세탁기를 작동시킬 때 모터에 달린 날개가 물의 흐름을 불규칙적(혼돈현상)으로 흐르게 함으로써 빨래감이 서로 뒤엉킨다는 점에서 착안했다.즉 세탁기속 물의 불규칙한 흐름에 카오스이론을 적용,컴퓨터와 연결된 카오스시뮬레이터를 통해 흐름의 질서를 분석하고 난류현상을 최소화 함으로써 빨래감의 엉킴을 줄인 것이다. 지난해 6월부터 6명의 연구진을 이끌어 온 노영훈팀장은 『카오스세탁기는 난류현상을 제한하기 위해 날개 모양을 바꾸고 모터의 구동패턴에도 변화를 주었기 때문에 기존 세탁기가 60% 정도 엉키는 데 비해 엉킴현상을 30% 이하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세탁력도 10% 정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금성사는 이 제품을 올해말쯤 기존 세탁기와 비슷한 가격으로 시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학계와 업계 관계자들은 『완벽하진 않지만국내 기술로 가전제품에 카오스이론을 적용하는 데 성공한 것은 우리의 전자제품 수준이 세계 정상급임을 입증한 것』이라고 평가하고 앞으로 카오스이론이 다른 가전제품과 의학·공학·사회학 등 타분야에도 활발히 연구·적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 「과학책 보내기운동」 성금 밀물

    ◎6천만원 답지… 10개교에 1차로 책 전달 서울신문사가 ’93 책의해 및 과학교육의 해를 맞아 벌이는 「초·중학교 과학책 보내기 운동」이 『21세기의 과학시민을 키우자』는 국민들의 뜨거운 호응속에 서서히 열매를 맺어가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진흥재단(사무총장 윤영훈)은 지난 6월25일 8개 국민학교와 2개의 중학교등 지정기탁 학교들에 과학책 1백∼4백90여권을 각각 전달했다. 5월7일부터 회원모집에 들어간 과학책 보내기 운동에는 현재 2천명 이상이 참여했으며 기탁된 성금은 6천만원에 달한다. 과학책을 보내달라고 기탁한 사람을 보면 1계좌(5천원),2계좌(1만원)에서부터 2백계좌(1백만원)이상을 보낸이들및 고향과 모교를 위해 기탁한이들도 있고 『불우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과학책을 보내달라』는 간곡한 부탁과 함께 기탁한 경우등 갖가지이다. 서울 전농국민학교는 이 학교 도서실에 과학책이 빈약함을 안 어머니들이 모금운동을 벌여 약 2백만원이 모여 1차로 4백90여권의 책을 전달받게 됐다.또 20만원을 내어 백운중학교에 지정기탁을 한장왕석씨(광일수출포장)는 『아들이 국민학교 때는 과학반을 하며 과학자의 길에 관심이 많았다』며 여럿이 함께 볼수 있도록 학교에 지정 기탁을 했다고 밝힌다.또한 김시중과학기술처장관 등을 비롯,한국과학기술원·한국과학기술연구원·한국전기연구소등 일선현장의 과학기술인들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한편 고려대 명예교수 김정흠박사,유경희 정보산업표준원장 등은 초청을 받아 과학강연을 하러 다니는 곳에서 마다 『좋은 책을 읽히는 것은 좋은 사람을 만드는 것』이라며 21세기의 일꾼인 아이들의 머리속에 과학기술의 꿈이 자랄수 있도록 과학책을 읽히자고 역설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진흥재단은 성금이 접수되기 시작하자 지난 6월17일 과학책보내기 운영위원회를 열어 좋은 과학책 선정 작업을 했다.
  • 한국투자 기다리는 개방경제의 현장(산동성이 부른다:1)

    ◎활기찬 이웃/한국과 많은점 비슷… 석유 등 자원풍부/곳곳에 타워크레인 건설열기 뜨거워 중국 개혁개방정책은 이웃나라나 지역의 발전을 배우며 모방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광동성이 홍콩에서,복건성이 대만에서 각기 자기보다 앞서가는 경제를 배우고 있는게 그 대표적인 예이다.여기에 하나를 더 추가하자면 산동성을 들 수 있다.산동성은 지리적으로 한국과 바다건너 가장 가까운 곳으로 「한국의 힘을 빌려 경제 현대화를 달성하자」는 전략아래 한국인들을 부르는 곳이다.서울신문은 개혁개방 열기가 가득한 청도시를 비롯,위해 연대 제남 곡부 태산등 산동성 일대를 돌아보는 현지르포 시리즈를 마련했다. 산동성에 들러 가장 먼저 느낀 것은 한국과 비슷한게 너무 많다는 것이었다.취재진을 태운 차량이 한국의 총알택시를 방불케 위험스런 곡예를 하며 쏜살같이 달리는 것이며 바쁠때면 식사시간을 30분밖에 주지 않는 것등 「만만디」(느리게)의 나라 중국 다른 지역에서는 도저히 찾아보기 어려운 급한 성미를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만만디」 찾기 힘들어 언어마저 비슷해서 외국인이 중국어를 공부할때 가장 골치아픈 영어의 악센트와 비슷한 성조가 이곳에서는 거의 없었다.한자를 읽는 발음의 경우 「인구」를 중국 보통화로는 「런커우」라 하지만 여기서는 「인쿠」로 발음하는등 우리와 비슷한게 너무 많아 한국인 끼리 짧게 주고받는 말을 대충 알아듣는 경우도 많았다. 산동성은 크기가 15만6천㎦로 한국보다는 크지만 한반도 전체 면적보다는 작다.하지만 인구의 경우 8천6백만명으로 남북한을 합친 것보다 훨씬 많다.특이한 점은 전 세계적으로 곳곳에서 상권을 쥐고있는 화교들은 대부분이 광동성출신인데 반해 한국에 있는 화교들은 거의 90%가 이곳 산동성 출신이라는 것이다. 산동성은 무엇보다도 자원이 풍부하다는 점을 자랑한다.이미 발견된 광산자원은 1백28종으로 전국 총매장량의 48%를 차지한다.그중 황금을 비롯,석유 석탄 천연가스등 에너지원등 50여종이 전국 수위를 차지할 정도이다.이밖에도 황하의 하구가 산동성에 자리잡고 있는데다 평지가 많아 농산물도 풍부하다.면화를비롯,밀 옥수수 과일 고구마 벼등이 풍족하고 3천1백㎞에 달하는 기다란 해안선 덕분에 연간 2백25만t의 해산물을 생산,전국 최고를 자랑하고 있다. ○한국은 이상적 파트너 이같이 인구가 많고 자원이 풍부하다는 사실은 한국이 이곳에 진출하지 않을 수 없는 조건이 될것이라고 산동성의 송법당부성장이 강조했다.그는 한국은 그동안의 경제발전을 통해 이제 노동력과 원료부족을 겪고 있는데 절묘하게도 이 두가지를 산동성이 확보하고 있어서 상호보완적인 측면에서 한국과 산동은 이상적인 경제협력 파트너라는 것이다. 그래선지 중국에 진출한 한국 업체의 3분의2이상이 이곳 산동성에 몰려 있다.지난 5월말 현재 산동성당국의 통계로는 4백29개 업체 3억6천만달러가 투자됐으며 이들 업체들중 대부분이 청도 위해 연대에 집중돼 있다.이같은 규모는 물론 홍콩이나 대만 일본 미국 등에 비하면 보잘것 없다.지난해 말까지 산동성에는 30여개국가 5천6백여개 기업이 88억달러를 투자키로 계약,그중 1천5백개 기업이 이미 조업에 들어가 41억달러가 실제 투입됐다. 한국기업은 그동안 국교가 없어서 투자를 꺼린 때문에 아직까지 총규모면에서는 다른 나라에 크게 뒤지지만 지난해 8월 한중수교 이후에는 폭발적으로 투자가 늘고 있다.그래서 산동성 당국은 아무래도 앞으로는 한국과의 합작과 교류를 산동경제도약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눈치를 보이고 있었다. ○청도에 상당수 집중 산동성 관리들은 한국기업들이 돈을 벌고 싶으면 다른나라 기업들이 모두 차지하기전에 하루 빨리 이곳에 진출해야 할것이라고 누누이 강조했다.하지만 이미 지난해 수교이후 한국 기업들도 밀물처럼 몰려오고 있었다. 산동성 곳곳에서 수없이 달려다니는 화물차량들은 이곳 경제가 활기에 넘치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해 주었는데 이들중에는 현대 소나타,대우 르망등 한국제 차량들과도 심심찮게 마주쳤다.이곳 관리들은 산동성 일대에 1만8천대의 한국차량이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으나 다른 소식통들은 그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개혁개방지역 어디를 가나 건물을 짓느라 법석을 떨고 있어 가는 곳마다 건축용 타워 크레인이 숲을 이루는 장관을 목격할 수 있었다.특이한 점은 이같은 건축에 들어가는 철근의 80%가 한국에서 수입된 것이라는 사실이었다.그러나 산동성과 한국간의 지난해 교역액은 4억8천만달러에 불과했다. ○명인많은 곳으로 유명 산동성은 예부터 산좋고 물좋아 명인들이 많이 나기로 소문난 곳이기도 하다.과거에는 공자 맹자로부터 제갈량 손자 왕희지 등을 꼽을 수 있고 현재 인민해방군 장성 1천5백명중 5백명이 산동성 출신이다. 이번 산동성 취재때 가장 인상 깊었던 일중의 하나는 지방정부를 이끌어가는 지도자들의 연경화가 거의 완벽하게 이뤄져 주요직책은 대부분 40대의 혈기왕성한 젊은이들로 채워져 있었다는 점이었다.산동성 성도 제남시장의 사옥당(47),청도시장 유정성(48),위해시장 장해강(48)등 기자가 만난 대부분의 주요 간부들이 40대라는 사실은 크게 감동적이었다.
  • 미 여름극장가에 어린이영화 붐

    ◎「동심에 교화되는 어른」 주제 작품 쏟아져/“온가족이 함께…” 관객 밀물 폭력과 상궤에 벗어난 남녀관계 등 결코 칭찬거리가 못되는 어른들의 세계를 단골로 그려왔던 미국의 할리우드 영화사들이 이번 여름에는 개과천선이나 한듯이 백합처럼 깨끗한 어린이들의 이야기를 수북이 스크린에 담아내고 있다. 영화시장의 큰 대목인 여름 개봉철을 맞아 미국내 극장들을 완전히 독점하다시피 하는 이 어린이 신작영화들은 아이들 뿐아니라 그들의 성인 보호자와 가족들을 관객 타깃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어린이용 영화와 구별된다.극장입장권의 수요층을 아동과 성인 양쪽 모두에 맞춘 만큼 내용도 기존의 어린이영화와는 다르다.어른들이 아예 배제되거나 잘해야 이방인에 지나지 않은 아이들만의 「동심」 세계에서 뱅뱅도는 대신 어른에게도 아이 못지 않은 몫과 역할이 주어진 가운데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이다. 이처럼 외양으론 어린이권을 탈피한 이 영화들은 그러나 어른이 아닌 아이들이 세상을 움직이는 힘을 갖고 있다는 원칙 아래 이야기를전개해간다.때묻지 않은 아이들이 주인인 이들 스크린의 세계는 현실보다 훨씬 깨끗하고 착하며 항상 흐뭇하고 희망적으로 끝난다.때묻고 이지러진 어른들이 아이들의 순결한 영혼에 교화돼 온화하고 긍정적인 인간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내용이 「마이키와 함께」「뜬눈으로 지샌 시애틀」「무시무시한 데니스」「보비 피셔를 찾아」「비밀의 정원」「얼굴없는 사나이」「아기고래 윌리」「미국산」「올해의 신인」「부성애」등 이들 신작영화에 지칠줄 모르고 되풀이된다. 어린이영화인가 싶다가도 전개와 구성에 꼭 필요한 어른들의 세계와 역할을 보면 그도 아니고,그렇다고 보통 성인영화하고는 분명 다른 이런 영화들이 양산되는 것은 「아이와 어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영화를 선호하게 된 시류의 변화 때문이다.어떤 내용의 영화라도 만들 수는 있으나 대사와 장면을 꼼꼼이 따져 각 작품에 대한 입장가능 연령층이 엄격히 제한되는 미국에서는 동일한 내용을 어떤 등급에 맞게 제작,배포하느냐에 흥행성적이 크게 달라진다.흥행에 유리한 등급은 약간씩 변해왔는데 90년대들어 갑자기 「13세미만 보호자동반입장 가」(PG­13)등급에 메가톤급 최대관객이 몰려 들었다. 17세가 돼야 입장할 수 있는 (13∼16세는 보호자동반)R등급이 히트를 보장하는 보물단지였던 지난 80년대와는 사정이 판이해진 것이다.90년부터 3년동안 관객동원 최고 10대 영화(미국내 한정) 가운데 보호자동반의 PG등급이나 어린이입장가의 G등급 영화가 무려 8편이나 랭크된 반면 그 기세좋던 R등급은 단 2편에 그쳤다.국내에도 소개된 「나홀로 집에 1,2」「사랑과 영혼」「늑대와 함께 춤을」「로빈후드」「돌아온 배트맨」 등이 PG등급 영화바람을 일으킨 히트작이다. 현재 인기절정 속에 상영중인 「주라기공원」도 최근의 PG열풍을 감안,R등급 판정을 피하기 위해 원작과는 상관없는 아동풍취를 대폭 가미,제작자의 기대대로 PG등급을 따낸 바 있다.입장객이 두배 이상으로 불어나 영화사에 좋고,선한 사람들로 가득차 관객들 또한 마음 편한 이런 PG영화 열기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는 알 수 없다.현실을 가벼운 농담인양 왜곡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벌써부터 들리고 있기에.
  • 금융주 “밀물”… 주가 사흘째 하락/2.6P 떨어져 7백65 기록

    금융주 등 대형주의 정리매물로 주가가 사흘째 내렸다. 주말인 12일의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2.62포인트가 내린 7백65.86을 기록했다. 거래량 3천8백33만주, 거래대금 6천4백40억원으로 주말 장으로는 풍성한 편이었다. 개장초 북한의 NPT(핵확산금지조약)탈퇴유보, 고객예탁금의 증가세 반전 등에 힘입어 도매·기계·조립금속 등 수출관련주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강하게 일었다. 그러나 내수관련주와 중·소형주의 계속된 강세에도 불구하고 금융주 등 대형주의 매물로 하락세로 반전되며 장을 마감했다. 은행·증권 등 금융주와 기계·전기기계 등은 큰 폭으로 내린 반면 중·소형 저가주와 육상운송·기타 제조업·조립금속·고무·의약·비금속광물·의복·섬유 등의 오름폭은 컸다. 하한가 5개 종목 등 2백93개 종목이 내렸으며 4백48개 종목이 올랐다.
  • 인삼김치에 인삼막걸리/가공식품 밀물… 수출까지(업계새경향)

    인삼을 이용한 가공식품이 날로 다양해 지고 있다. 인삼껌·인삼캔디·인삼차에 이어 우유·프라이드치킨·막걸리에 까지 인삼을 첨가한 식품이 속속 등장,수출까지 적극 추진되고 있다. 특히 이같은 제품은 지난 3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식품박람회에 출품,호평을 받으면서 수출길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서강유업은 최근 우유와 인삼을 이용한 「인삼밀」이라는 제품을 개발,곧 본격 시판에 들어간다.분말우유에 인삼 농축분말을 섞고 카제인과 콘시럽 등을 첨가해 13g 단위로 포장한 이 제품은 물을 부어 아침 대용식 이나 기호음료로 즐길 수 있다. 림스치킨이란 상호로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는 림스상사는 닭고기에 인삼분말을 입혀 튀겨낸 「진생치킨」을 개발,특허를 출원하고 판매중이며 수출과 함께 해외지사 설립을 통한 현지판매도 구상하고 있다. 이와함께 캔막걸리 「설로」를 개발,수출교섭을 벌이고 있는 강원농산은 미국 LA의 교포 바이어로부터 인삼을 첨가한 캔막걸리의 생산주문을 받고 제품을 개발 중이다. 인삼을 첨가한 가공식품은 이밖에도 (주)기린이 처음 선보인 인삼김치도 김치가공업체들이 수출용으로 생산할 계획이다.
  • 「수입개방 파고」 넘는 지혜는 어디에(심층취재)

    ◎농촌살길 영농기업화에 달렸다/곡물 국제시세차 최고 10배… 가격경쟁 한계점/증산위주 탈피,가공·유통분야 개척/기술투자 확대… 전략품목 육성할때 『농촌에 아기울음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농촌되살리기운동에 온갖 열정을 쏟아붓고 있는 사람들이 우리농촌의 현실을 직시하고 가장 안쓰러워하는 대목을 한마디로 나타내는 표현이다.왜 아기울음소리가 그쳤는가.젊은 사람들이 떠나고 주로 노인들이 남아있기 때문이다.또 남자는 별로 없고 여자들이 논밭을 일궈간다.고령화·부녀화된 것이다.그러면 왜 농촌을 등지는가.먹고 살기가 어려우니 당연한 이치이다.도농격차탓도 크지만 농수축산물의 수입밀물에 쓸려 국제가격경쟁을 못이겨 생산기반을 잃어가고 있다.선진국의 고품질·가공식품과 후진국의 저가·원료농산물에 양면공격을 당해 우리 농수축산업은 날개도 없이 추락해간다.농촌부흥운동가들은 막다른 궁지에 몰린 지금이야말로 「경쟁력있는 농어업」「돌아오는 농어촌」의 기반을 마련할 최적기라고 꼽는다.땅중심의 고달픈 전통 농업에서 탈바꿈해 기술과 자본위주의 선진농업에 진입할 기회라는 것이다.마구 수입되는 외국 농축수산물의 실태와 피해,그리고 대책 등을 점검해 본다. ▷수입현황◁ 농림수축산물의 수입규모를 살펴보면 우리의 「먹거리」산업기반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알수 있다. 농림수산부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농림수축산물 수입액은 무려 71억5천만달러나 된다.이는 수출액 28억9천만달러의 2.5배 수준이다. ○작년수입 71억불 또 수입은 지난 88년 43억3천만달러,90년 58억9천만달러에 비해 갈수록 급증하고 있으나 수출은 88년 31억6천만달러,90년 29억2천만달러보다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이로인해 지난해 우리나라 농림수축산물의 무역적자는 42억6천만달러로 전년(39억3천만달러』보다 7.7%나 늘어났다. 이 적자규모는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무역적자 51억4천만달러의 83%나 차지하는 것이어서 무역적자의 「주범」이 농림수축산물의 적자임을 보여주고 있다. 나라별로는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이 21억1천만달러로 전체의 29.5%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중국이 10억8천만달러로 전체의 15.1%에 이르고 그 다음이다. 이어 말레이시아 5억7천5백만달러(8.8%),인도네시아 4억3천9백만달러(6.7%),유럽공동체와 태국이 각 3억달러(4.6%)등이다. 품목별로는 주로 사료용으로 쓰이는 옥수수가 8억5천만달러로 가장 많고 쇠고기 밀 콩 콩깻묵 원당등 이른바 6대수입품목이 전체의 56%를 차지하고 있다. 주요 수입국가운데 미국으로부터는 옥수수·밀·콩·쇠고기등이 많이 들어오고 중국에서는 역시 콩 옥수수 콩깻묵 목화씨깻묵등 사료곡물과 한약재·목재·팥·참깨·땅콩·표고·은행이 주종을 이룬다. 또 동남아국가는 과일류,유럽은 가공식품,호주는 육류등이다. 또 지난해 수입품목구분은 농축산물의 경우 곡류및 곡분이 18억8천만달러로 전체(47억6천만달러)의 40%가까이 되고 기호식품(8억7천만달러),축산물(7억달러),조제식품(4억6천만달러)등의 순이다. 수산물은 냉동수산물이 3억1천만달러로 전체(5억달러)의 60%가 넘으며,그다음이 횟감으로 쓰이는 활선어(1억1천만달러)이다.농림수축산물의 수출은 갈수록 떨어지고 수입은 해마다 급증하는 주요 원인으로는 두가지를 꼽을 수 있다. 우루과이라운드등에 따른 수입개방압력과 국제가격경쟁력의 저하이다. 농림수축산물 HS10단위 분류기준으로 모두 1천8백54개품목 가운데 올해까지 1천6백67개품목이 수입자동승인품목으로 돼 자유화율은 90%에 이른다.나머지 1백87개품목만이 아직 수입제한품목으로남아 있으나 쌀·쇠고기등 일부 전략품목을 제외하면 오는 97년까지는 거의 모두 수입자유화될 형편이어서 수입규모는 그만큼 커질수밖에 없다. 국제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것도 수입촉진제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 먹거리의 으뜸인 쌀이 국제시세보다 4.2배나 비싼 것을 비롯,보리 4.9배,콩 6.2배,수수 5배,고충 4.1배,마늘 3.2배,양파 1.4배,사과 2.6배,배 3.5배,쇠고기 5.7배 등으로 턱없이 부족한 경쟁력을 나타내고 있다. 더구나 참깨와 땅콩은 최소한 10배이상 차이가 나 일년내내 밀수꾼들을 유혹한다. ▷밀수 및 위장수입◁ 농수축산물의 국제가격경쟁력이 이처럼 현격해지자 우리나라 밀수의 패턴마저 변했을 정도이다. ○농수축산물 인기 종전에는 밀수품이라면 귀금속및 의약품 가전제품등을 우선시했으나 이제는 농수축산물이 인기밀수품목으로 떠올랐다. 최근 농수축산물의 마구잡이 수입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자 전문적인 밀수조직들이 서해안과 남해안등지에서 주로 중국선박과의 해상접촉을 통해 국내외 가격차가 최고 17배까지 되는 참깨 잣 홍어 아귀등을 대량으로 들여오고 있다. 위장수입 역시 극성을 부린다. 쌀은 수입금지품목이지만 쌀가루에 극소량의 설탕만 섞어도 「제빵원료」로 들여올수 있고 고춧가루 마늘 생각도 수입제한품목이나 이 셋을 적당히 섞으면 「조미료」로 통관된다. 엄연한 수입제한품목인 쇠고기 통조림으로 가공해 국물이 섞이면 통관이 가능하다. 또 1백% 사과즙은 들여올수 없으나 배즙 20%를 섞으면 괜찮다. 이같은 틈새를 이용해 수입한뒤 시중에 유통시키는 경우는 허다하다. ▷농어가 피해사례◁ 한마디로 고려인삼이 중국인삼과 미국인삼에 밀리고 있는 실정이다.값싼 중국산·미국산이 국내산으로 둔갑해 유통되는 바람에 인삼재배농가의 시름이 깊다. ○국내산으로 둔갑 또 담양죽세공품도 중국산·베트남산에 채여 기를 못펴고 있다. 60년전부터 1백50여년전부터 1백50만평에서 연간 2만2천여t을 생산해오던 부산명지동 명지대파는 중국산파 때문에 값이 폭락,지난해 50여만평이 갈아엎어졌다. 대구 능금재배농가들은 남아도는 사과를 처리하기 위해 막대한 돈을 들여 지난해 11월 「1백%천연능금주스」공장을 세워 생산에 들어갔으나 치근 사과 혼합과일주스의 수입홍수로 인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경남기장미역의 경우는 역시 중국산때문에 최근 40여개가공공장이 문을 닫았다. 이밖에 여주땅콩 경산대주 영풍도라지 제주까치복 강원도흑염소등 전통의 명물들이 사양길에 접어들고 있다. ▷대책◁ 전남 해남의 참다래유통사업단이 이룩한 모델에서 우리농어촌의 활로를 찾아볼수도 있다. 2년전 서립된 이 유통사업단은 우리나라 최초의 협동조합형농민회사로서 4백15개 참다래(키위)재배농가가 생산,유통,가공,수출등 전과정을 직접관장,선진농업 경영형태를 띠고 있다. ○고부가가치 창출 이 사업단은 설립 초기이지만 벌써부터 고부가가치를 창출,농정관계자및 관련업계로부터 비상한 관심의 대상이 됐다. 또 경기도 용인군 농도원목장의 경우는 첨단축산업의 대표적 사례이다. 이 목장은 50여마리 젖소의 목에 전자회로를 부착시켜 컴퓨터로 관리하면서 젖소 한마리의 우유생산량과 체중·건강상태등을 자동점검하고 먹이의 시간과 양을 조절하며 6마리의 젖을 동시에 기계시설로 짜낸다. 그 결과 젖소 한마리의 연간평균 원유생산량이 9천㎏으로서 국내젖소의 평균 5천5백㎏,미국과 일본의 평균 7천5백㎏을 훨씬 초과하고 있다. 이 사례에서 보듯이 우리 농림수축산업도 이제 첨단기술도입·자본집중·기업화·국제분업특화등의 방법을 통해 얼마든지 재도약을 할 수 있다는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최근 한국식품개발연구원은 수입급증의 파급효과를 극복하기 위한 기술적·제도적 대응책으로 ▲기술개발 투자확대 ▲수출전략품목 집중개발육성 ▲특산성있는 품목육성 ▲전통식품의 가공편의화 ▲생산자의 가공유통사업참여 ▲수입식품에 대한 다양한 관세부과방식개발 ▲수입식품의 법적·제도적관리 ▲소비자들의 국내식품 선호의식함양 ▲농어민의 기업가적 자세확립 등을 내놓아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 의견/농업,기간산업으로 전환할때/기계·기술화로 농촌구조 개선을/노병환 농림수산부 통상협력담당관 갈수록 흔들리고 있는 우리 농업문제를 갖고 주무부처인 농림수산부 노병환 통상협력담당관을 만나 진단해봤다. 『농·수·축산물의 수출은 줄고 수입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우선 국산가격이 외국산에 비해 높기 때문입니다.또 국민들의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종전에는 찾지않던 음식을 이제는 자주 즐겨찾는 것도 수입증가의 주요 원인이지요』 노과장은 다른 나라의 개방압력보다는 내부적 요인을 먼저 꼽았다. 그는 또 이같은 현실에서 우리농촌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른바 「상업농」으로의 대전환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동안의 농업은 식량해결과 생활비 충당을 위한 자급농업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농업경영으로 큰 돈을 벌 수 있는 상업농·기업농으로 바뀌어야 합니다.그러기위해서는 자본을 집중적으로 동원해 기계화·기술화를 이룩해야 하고 각 농가의 경지면적규모도 커져야 하지요.다시말해 농업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합니다.정부에서는 이같은 농업구조개선문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중입니다』 이제까지의 방식으로는 농민한사람 한사람의 인건비와 자재비용이 높기 때문에 생산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또 생산력을 높이려면 논뿐만이 아니라 밭까지도 체계적인 수리사업을 실시해 지하수를 개발하고 저수지물을 끌어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가 요즘 「돌아오는 농어촌」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추진하고 있는 신농정계획에 대해 『농민들에게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제까지는 우리농촌이 매우 의기소침해 있었습니다.한마디로 먹고살기가 어렸웠기 때문이지요.그러나 농업도 고부가가치산업으로 키워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자는 것이 신농정계획의 요체입니다.6백만의 농민이 산업역군으로 성장해야 합니다』
  • 소설가 이제하씨(이세기의 인물탐구:27)

    ◎“글을 그림처럼”… 절제된 언어의 마술사/「환상 리얼리즘」기법 구축,무의식세계 조파/사회 선입감·통념 거부… 쓰고싶은 글만 고집/「나그네는…」 이상문학상 수상… 시인·화가로서도 경지에 꾸부정하게 걷는 비뚤어진 걸음걸이,구겨진 청회색 점퍼에 벙거지를 눌러쓴 이제하의 모습은 카뮈의 뫼르소나 사르트르의 로캉뎅 일수도 있다.그가 담배를 피우거나 커피를 마실 때도 마찬가지다.무심한듯 생각에 잠긴 묵연은 그대로가 시적 회화적 분위기를 연출시킨다. 만사에 서툴고 세련된 티를 보이지 않는것도 이 예술가의 독특한 특징일 것이다.그러나 말 하기가 싫어 억지로 하는처럼 어눌하게 굴다가도 자신의 의지와 소신을 펼때는 드물게 치열함을 드러낸다.메마른듯한 그의 가슴에 정열과 온기가 느껴지는 것은 아마도 이때 뿐일것 같다.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그는 단순한 소설가만은 아니다.시인이자 화가이며 화가이자 소설가다.그리고 타고난 다방면의 재능을 한 수준으로 고루 이끌어 자연스러운 자신의 경지를 이루고 있다. ○1회 학원문학상수상 그가 문단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0세때인 57년 여름,정식 데뷔보다도 훨씬 이전의 일이다.52년 마산동중시절 이미 「학원」지에 투고하여 그의 달콤하고 아름다운 서정시는 전국의 문학소년소녀들에게 널리 애송되고 있었다. /청솔 푸른 그늘에 앉아/서울 친구의 편지를 읽는다/보라빛 노을을 가슴에/안았다고 해도 좋다/…아아 밀물처럼 온몸에 스며 흐르는/노곤한 그리움이여/로 전개되는 「청솔 그늘에 앉아」는 박목월 조지훈씨의 심사로 제1회 학원문학상 수상과 함께 60년대까지 중3교과서에 수록되기도 했다. 그의 지난 시절의 이야기에서 또하나 빼놓을수 없는 것은 국민학교에 입학해서 『처음으로 선생님께 내 이름을 불렸을때의 그 가슴의 고동을 잊지 못한다』는 감격과 홍대 조각과에 진학하여 『대학 2학년이 될때까지 학점이 있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는 것을 들수 있다. 너무나 순진한 나머지 그는 대학이란 강의시간이나 학점에 관계없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해보는 장소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이런 그의 단순함은 문학쪽에서도 언뜻언뜻 엿보인다. 「현대문학」지의 시추천 완료후 그는 다시 신문의 신춘문예와 월간지를 통해 소설데뷔 관문을 거쳤고 당시 발표한 「유원지의 거울」「흰제비의 여름」또 속물과 진정한 예술가의 대립을 그린 「유자략전」등으로 「표현수법에 있어 속도감을 느끼게 하는 뛰어난 압축미」「소설로 쓰여진 한편의 예술사회학」이란 호평속에서 문단의 시선을 한몸에 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독자들의 무한한 무의식을 자극하기 위한 그의 「초현실」이나 「잠재의식」등의 기법상의 탐구는 「쉬르계열의 그림을 느끼게하는 난해성」으로 지적되자 그는 자신의 작품을 「환상리얼리즘」으로 표현,이를 설명하기도 전에 한 평자가 작품과는 상관없는 지연(지연),학연을 거론하면서 「환상과 현실이라는 두 대칭이 어떻게 한 이름으로 공존할수 있는가」란 의문을 제기하여 그는 한순간 환멸감과 모멸에 빠지는듯 했다. 그는 후에 「신뢰할수 없는 이런 사람들이 필요없는 리더의식과 옹졸한 콤플렉스로 지연·학연·인정주의 따위로 섹트를 조성하고 60년대식,70년대식으로 작가를 구분하려 든다」고 통탄해 마지 않았다.「환상리얼리즘」이란 한낱 조어가 아닌 기왕에 있어온 미술상의 한 경향을 지칭하는 용어를 잠시 소설에 차용한 것이지만 그는 굳이 설명할 필요를 느끼지 않았다. 그의 소설은 외형적 사회의식보다 개인의 무의식세계,그들의 꿈과 악몽을 다루기 위해선 초현실주의 기법을 취할수 밖엔 다른 방법이 없었다. 그는 자기자신을 드러내는 사람은 아니지만 옳지않은 것,속된것,뻔뻔스러움과 적당주의는 그와는 맞지 않음을 명료하게 구분짓는다. 74년 채식주의를 테마로한 「초식」발표와 함께 현대문학상이 주어졌을 때도 그는 이를 단호히 거부하여 문단에 파문과 충격을 던졌다.모든 문학상이 일반적으로 너무 무난히 주어지며 과열된 문협선거에 얽힌 문단정치에 혐오감을 느꼈다는게 수상거부의 이유였다. 작가의 시대적 책임이니 사명이니 하는 명제란 무엇인가. 그는 「작가가 가장 경계해야 할것은 당대가 직접 간접으로 요구하는 유형무형의 온갖 윤리감각」이라고 말한다.예의 「모든 사람들이 물을 원할때는 불을 이야기함으로써 물에 대한 감각을 없애주는 것이○수상 거부로 큰 파문 작가의 사명이며 책임일 뿐」모든 사람들이 필요로 한다고해서 작가마저 부화뢰동하고 나서면 작가 본래의 본성이 와해되고 작품은 몰개성화로 타락한다는 것이다. 과연 『쓰고싶은 것을 써서 생존이 가능한 작가는 몇사람이나 되겠는가?』를 자문하고 『작가는 자신의 고독을 이야기로 팔아 연명하는 하릴없는 날품팔이』라는것과 이에따른 자책지심을 문단에 촉구하기도 했다. 그의 이런 자세는 문단초기인 신촌시절에서 동숭동 팔판동 지금의 평창동에 이르기까지 시종여일 변함없는 소신을 지키는듯 하다. 신촌시절에는 그의 부인(고행자씨)이 삐에로 의상실을 경영,화곡동에 집을 산적도 있으나 부인의 사업실패로 난생처음 가져본 집을 빚잔치로 없앴고 이 때의 고생을 바탕삼아 장편 「광화사」와 중편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를 탄생시킨 계기가 되었다. 이 작품이 이상문학상을 수상했을때도 여전히 『물리적인 힘에 물리적인 힘으로맞서는 것은 문학이라고 생각지 않으며 문학은 대결로서 당장 결판을 보는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을 견디고 스며들고 녹이는 작업』임을 상기시킨 저 유명한 수상연설을 남기고 있다. 『문학에서의 가장 큰 고함소리는 침묵입니다.좋은 작품을 읽고 났을때의 그 멍청히 강요당하는 침묵­』 그리고 그의 소설은 회화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고 그림에서의 구성 색채 주제의 형상화 과정이 그 형식만 다르게 나타날 뿐 글쓰기와 많이 닮아있음을 강조했다.이는 일찍이 시인 김춘수씨가 그의 소설 「황색강아지」를 보고 「영화적 기법을 사용한 소설」이라는 지적과도 상통한다. 군제대후 조각과를 4학년 1학기에서 그만두고 서양화과 3학년에 편입,그는 프랑스의 초현실주의 화가인 델보를 비롯,뭉크와 스텡 프란시스 베이컨에 빠져있었고 영화에 대해서는 한때 소형영화클럽을 만들만큼 영화광,요즘도 시간이 날때마다 청계천에 들러 레이저디스크를 복사해온다.비디오테이프만 8백여개.좋아하는 작품은 소련의 영화감독 타르코프스키의 「노스탤지어」를 꼽고 있다.그는 한때 까마귀를 비둘기처럼 뱃심좋게 훈련시켜 돈심부름을 시켜봤으면 바란적도 있고 팔판동에 살때는 밤 10시가 넘어 총리공관이 있는 행길까지 내려가 장난감 비행기를 날리며 딸아이와 뛰어놀기도 했다. 한번은 딸아이(슬·고2)가 좋아하는 빵을 사기위해 호텔 지하에 위치한 제과점에 가려다가 호텔 직원에게 제지당한 적이 있었다.꺼부정한,초라한 행색이 사뭇 못마땅한듯 한참 아래위를 훑어보더니 그의 가방을 가리키며 「그 안에 뭐가 들었느냐?」고 묻자 그는 아주 천연덕스럽게 그 사람의 두눈을 똑바로 마주한채 「총」이라고 대답하여 혼비백산시킨적도 있다.이 사회의 선입감,오래묵은 관념에 대한 특유의 냉소가 또하나 이제하의 특징이기도 하다. 그는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는 시나리오 작업이후 일간신문을 비롯,월간지등에 「이제하 영화칼럼」을 쓰고 있다.좋아하는 영화를 마음껏 보고 마음껏 평을 쓴다.물론 본격적인 평이라기 보다 객석에서의 느낌을 좀더 심층있고 사려깊게 쓰는 식이다. ○노래엔 기품 가득 그리고 때때로 젊은 시인 가수들과 어울려 그가 작사·작곡한 노래를 함께 부르기도 한다.평소 대화때는 꺼들꺼들 쇠된 목소리를 내지만 노래할 때의 음성은 청량한 기품이 일품이다. 그는 이제 우리문단의 중진의 위치다.그의 말대로 그가 책임질 수 있는 예술을 성취해 가고 싶어한다.그래서인지 그에게선 느슨한 기는 찾아볼 수 없다.긴장을 푼듯 방심하고 무심한 속에서 오히려 감수성의 현을 전보다 더한층 팽팽하게 당기는 자세다. 그런중에도 친구들과 다양하게 교분을 트고 있고 그래서 많은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간혹 그가 괴벽이나 기인기질을 지닌 것이나 아닌가 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는 누구보다 반듯하다.선배나 후배들에게도 따뜻하고 정중하다.어느날 갑자기 그의 달라진 환경과 연륜과 함께 갑자기 표현하는듯한 속된 구석은 근원적으로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그럼에도 그가 지닌 예술성과 인간미는 이 시대에선 몇사람 되지않는 「비범임에는 틀림없다.그래서 그의 예술추구는 정련되지 않은 생금에도 비유된다. 그 옛날 그가 시추천을 받을 무렵 미당이그의 시를 향해 「신시쩍 나무」라고 한것처럼 도무지 「가뭄」을 타지않을 뿐만 아니라 「정신도 「정」,「우리의 공명선에 잘 직통하는 그의 특수어법」은 바로 그림으로 그려진 소설,소설로 그리는 그림이기 때문이다. □연보 ▲1937년 5월20일(음)경남 밀양출생.이해동씨와 김일선여사의 3남매중 독자 ▲1946년 마산으로 이주 ▲1953년 마산 고1 시「청솔그늘에 앉아」로 제1회 학원문학상 ▲1956년 마산고졸「새벗」잡지에 동화「수정구슬」당선 홍대조각과 입학 ▲1957년 「현대문학」에 시「노을」「설야」「바다」서정주추천 신태양사 「황색강아지」당선 ▲1958년 「소설계」중편 「나팔산조」 준당선 ▲1961년 군제대후 홍대조각과 4년에서 서양화가 3년으로 편입,한국일보 신춘문예 소설 「손(수)」입선 ▲1964년 육십년대 사화집동인(성찬경·박재삼·박회진등) ▲1966년 연작동화 「노래하는 돌」(신아일보연재) ▲1969년 동화 「느림보의 다섯가지 수수께끼」(대한일보연재) ▲〃 문제작 「유자략전」발표로 화제 ▲1973년 첫 창작집「초식」(민음사간) ▲1974년 「초식」으로 현대문학상 수상했으나 수상거부 ▲1977년 꽁트 스케치집「새」(수문서관간)「소설문예」 창간 편집위원 ▲1978년 창작집 「기차,기선,바다,하늘」(홍성사간)월간「수상」(월간 에세이 전신)주간 ▲1979년 화랑협회 계간지「미술춘추」주간 ▲1982년 첫 개인전,개전기념시집「저어둠속 등빛들이 느끼듯이」(청하간) ▲1983년 일러스트집「사라의 눈물」(우석사간) ▲1984년 서양화 10인 소품전·문학선집 「밤의 수첩」(나남간) ▲1985년 중편「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발표(이장호감독으로 영화화) ▲1986년 동화집「노래하는 돌」(샘터간)장편「광화사」(한국일보연재) ▲1987년 장편「광화사」1·2부(문학사상간)「소녀유자」(문학사상 연재) ▲1988년 장편「소녀유자」(고려원간)장편「시습의 아내」(경남매일연재)수필집「길떠나는 사람에게」(동아간)이상문학상수상전집「임금님의 귀」(문학사상간) ▲1990년 장편「진눈깨비의 결혼」(청맥간)문학선집「포말위의 식사」(강천간) ▲91­현재 창작집 「기차 기선 바다 하늘」외 창작들 재간.영화칼럼집「시네마천국」(우리문학사간) 이상문학상·한국일보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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