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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릉숲을 유네스코 보전지역으로”

    동·식물 자원의 세계적 보고(寶庫)인 광릉 숲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받고 보전하기 위해 주민과 환경단체, 산림청이 손을 잡았다. 산림청 국립수목원(원장 김형광)은 22일 수목원회의실에서 ‘광릉숲보전 민관협의회’를 발족했다. 보전협의회는 수목원 관계자와 포천·남양주 주민대표 3명, 광릉숲보전협회·녹색연합·우이령보존회 등 환경단체 관계자 3명 등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광릉 숲 보전사업의 현안으로 등장한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지정’과 밀렵감시 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친다. 포천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기고] ‘야생동물 사랑 캠페인’ 펼치자/박명식 말씀인쇄그래픽스 이사·수필가

    얼마 전 호주의 한 해안에서 보트놀이를 하던 한 젊은이가 식인상어의 습격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 후 호주 해안 경비대는 백상아리 수색에 나섰다. 그런데 사망자의 부모는 자식의 생명을 앗아간 백상아리 수색을 중지해 줄 것과 문제의 상어를 사살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연유인즉 “우리 아이는 상어를 무척 좋아하고 사랑했으며, 우리 아이가 변을 당한 곳은 다름아닌 바다 생물의 삶의 영역이기 때문이다.”라고 밝혀 동물을 사랑하는 지구촌 사람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우리나라에서도 겨울 수렵 철을 맞아 불법 밀렵이 기승을 부린다고 한다. 한 TV 고발 프로에서 고라니 한 마리가 억센 올무에 걸려 벗어나려고 피를 흘리며 고통을 받는 장면은 너무나 끔찍하여 시선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또 어느 농장에서는 사육하고 있는 곰 가슴에 고무 호스를 삽입하여 생 쓸개즙을 빼 먹었다니, 구석기 수렵시대도 아니고, 기가 막힐 따름이다. 가축들로부터 얼마든지 육류나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현대사회에서 행해지는 잔인한 밀렵은 인간으로서 할 일이 못 되는 끔찍한 살육행위다. 현재 우리나라 야생동물 중 까치와 청설모, 멧돼지를 제외하면 인위적으로 개체수를 조절할 만큼 과잉 번식하는 동물은 거의 전무하다. 몇십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 산천에서 어디서나 볼 수 있었던 나비, 뱀, 개구리, 반딧불, 가재, 잠자리 등은 이제 산골이나 박물관에서 표본으로나 보아야 할 실정이다. 희귀 동식물들도 어디 어디에 좋다는 근거 없는 낭설들로 무분별하게 포획되어 멸종 위기에 처해있다. 가뜩이나 개발과 환경오염 등으로 먹이와 서식지가 척박해진 우리의 야생동물들은 이래저래 딱한 처지가 된 것이다. 온 산천에 거미줄처럼 각종 도로와 교량이 건설되어 동물들의 이동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러다간 정말로 이 땅은 탐욕 많은 인간밖에 살지 못하는 황량한 세상이 될지도 모른다. 우리나라 텃새가 아닌 제비가 이 땅에서 대접받는 것은 흥부와 놀부의 우화 속에 이롭고 신성한 철새라는 인식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야생동물에 관한 잘못된 속설과 보신문화도 바로잡아야 한다. 야생동물의 혈액이나 고기를 아무렇게나 섭취할 경우 각종 기생충과 잠복성이 강한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치명적인 해와 위험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경고되어야 한다. 또한 독극물이나 덫, 올무를 제작·판매하는 것은 강력한 법으로 금지하고, 그것을 사용하여 야생동식물을 포획하거나 유통, 구입, 식용, 밀수, 반입하는 사람에게는 더 엄중한 법을 적용해 단속해야 한다. 인간을 위협하지 않는 한, 우리에게 그 존귀한 생명을 아무렇게나 빼앗을 권리는 없다. 얼마 전 필자가 찾았던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 앞 호수에서 청둥오리들이 산책나온 사람의 손이나 어깨에 앉아서 친구처럼 어울려 지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동물들이 그처럼 인간과 친화적인 관계를 가질 수도 있다는 것이 여간 부러운 게 아니었다. 캐나다에서는 불법으로 연어를 잡은 사람에게 5년 동안 연어를 먹지 못하게 하고, 영국에서는 지렁이라도 이유 없이 학대하거나 해하면 처벌을 받는다. 그에 비하여 우리나라는 야생동물 불법 포획이나 학대에 대한 처벌은 솜방망이와 다름없다. 또한 현재 제정된 야생 동식물 보호법이나 지리산 반달곰 방사와 같은 동물보호 노력은 일정한 한계가 있어 보인다. 이제부터라도 우리 산야를 평화로이 날거나 달리는 야생동물을 보려면, 동물이 사라진 황량한 땅을 만들지 않으려면, 범국민적으로 야생동물을 사랑하는 캠페인을 벌여야 한다. 동식물을 아끼고 보호하려는 성숙한 시민 의식도 뒤따라야 하겠다. 우리가 살아가는 자연과 환경은 인간만이 살도록 주어진 공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박명식 말씀인쇄그래픽스 이사·수필가
  • 밀렵 야생동물 먹으면 10일부터 형사처벌

    밀렵 야생동물 먹으면 10일부터 형사처벌

    오는 10일부터 밀렵된 야생동물을 먹으면 형사처벌을 받는다. 또 포유류나 조류뿐아니라 양서·파충류도 함부로 잡을 수 없게 된다. 그릇된 보신(補身) 문화에서 비롯된 밀렵과 이로 인한 생태계 파괴를 막기 위해서다. 환경부는 6일 “지난해 2월 제정된 야생동·식물보호법이 10일부터 발효돼 본격 시행에 들어간다.”면서 “생태계 보호와 밀렵 차단을 위해 양서·파충류의 포획금지 대상을 확대하고, 먹는 자에 대한 처벌규정을 신설했다.”고 밝혔다. 먹는 자 처벌대상 야생동물은 멧돼지·오소리 등 포유류 14종과 조류와 양서·파충류 각 9종씩 등 모두 32종이다. 먹는 자에겐 1년 이하 징역 혹은 500만원 이하 벌금을 물린다. 단, 밀렵 등 불법으로 포획된 사실을 알면서도 먹었을 때만 처벌한다. 포획 금지 대상은 산개구리 등 양서류 12종과 살모사·자라 등 파충류 20종 등 32종이며, 포유류와 조류는 모든 종의 포획이 여전히 금지된다. 이를 어기면 2년 이하 징역 혹은 1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국내에는 43종의 양서·파충류가 서식하는데, 청개구리·장지뱀 등 11종은 포획할 수 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곳곳에 ‘죽음의 덫’… 야생동물 ‘살육’ 기승

    곳곳에 ‘죽음의 덫’… 야생동물 ‘살육’ 기승

    #1 지난해 12월 경북 봉화군 태백산맥 자락의 산속. 생후 4년 된 산양(천연기념물 217호, 환경부지정 1급 멸종위기종)은 사정없이 내리치는 몽둥이질에 속수무책이었다. 밀렵꾼 박모(63)씨가 쳐놓은 강력한 덫은 도망도, 반항도 허락하지 않았다. 그렇게 숨져간 산양은 입을거리로 쓰기 위해 가죽이 벗겨진 뒤 사람들의 밥상에 올라감으로써 생을 마감했다. 산양은 우리나라에 겨우 수백마리 남아 있을 뿐이다. #2 사진작가 최협(28·돌베개출판사)씨는 두 달 전 강원도 철원군 대마리 들판을 찾았다. 독수리가 허공 높은 곳에서 빙빙 맴도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아니나 다를까. 현장에선 쇠기러기 수십마리가 흰 거품을 문 채 쓰러져 있었다. 사체를 부검하니, 식도엔 갓 삼켜진 듯한 볍씨가 잔뜩 들어있다. 누군가가 볍씨에 독극물을 묻혀 뿌려놓은 것이다. 최씨는 이런 경험이 “흔한 편”이라고 한다. ●“웬만한 산은 야생동물의 지뢰밭” 야생동물의 겨울나기는 힘겹다. 먹잇감이 적어서도 그렇지만 가장 큰 위협은 사람들의 밀렵이다. 동네 야산이든, 깊은 산속이든 올무나 덫·그물·총포·독극물 등 다양한 형태의 밀렵도구들이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발견된다. 그래서 “야생동물에게 웬만한 산이나 들은 모두 ‘지뢰밭’”(야생동물보호협회 최인봉 부산·경남지회장)이라고 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한해 동안 적발된 밀렵행위는 653건(971명), 밀렵·밀거래된 야생동물의 숫자는 957마리에 이른다. 멧돼지·고라니·너구리 등 포유류와 각종 조류, 양서·파충류 등이 망라돼 있다. 예년보다 다소 줄긴 했지만 밀렵행위 자체가 감소한 것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밀렵·밀거래가 더욱 은밀해져 적발되는 경우가 줄었을 뿐”이라는 주장이다. 지난해 수거한 올무 등 불법엽구(2만 449개)가 예년보다 훨씬 는 점도 이를 방증한다. 한번 밀렵도구에 걸려든 야생동물은 용케 구조되더라도 대부분 생사의 고비를 또 한번 넘어야 한다. 덫이나 올무에서 빠져나오려고 몸부림을 치다 다리가 부러지거나 살이 어 들어가는 경우가 다반사인데,“겁이 많고 예민한 고라니 등 초식동물들은 치료하는 과정에서 충격의 여파로 죽기도 한다.”(한국야생동물구조센터 조광일 원장)는 것이다. 수술에 성공해 살아남아도 이전과 같은 야생의 삶을 기대할 순 없다. 한 쪽 다리가 없어진 불구로는 아무래도 자연 도태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무조건 방사하기는 어려운 실정”(조 원장)이라고 한다. ●年 시장규모 1500억… 주로 건강원 통해 거래 밀렵이 성행하는 건 물론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수요는 야생동물의 ‘어느 부위가, 몸에 어떻게 좋다.’는 식의 ‘보신(補身)문화’에서 대부분 비롯된다. 환경부에 따르면 전국의 밀렵꾼은 1만 6000여명, 연간 시장규모는 1500억원으로 추산될 정도다. 최인봉 지회장은 “밀렵꾼들을 다수 거느리고 있는 건강원을 통해 주로 거래가 이뤄지는데 멧돼지 쓸개와 고기가 각각 50만∼150만원씩, 오소리는 100만원, 고라니는 40만원 정도”라고 말했다. 밀렵행위에 대한 단호한 처벌이 뒤따르지 않는 것도 밀렵을 부추기는 요인이다.“대부분 200만원 안팎의 벌금으로 끝나기 때문에 두 번만 밀렵해도 본전을 뽑는 구조가 문제”(야생동물보호협회 최성규 사무국장)라는 지적이다. 야생동물도 삶을 부지하기 위해 나름대로 대응 능력을 높여가고 있다. 멧돼지처럼 후각이 예민한 야생동물은 올무에 쉬 걸려들지 않을 정도다.“철사로 만든 올무에 녹이 슬거나 비에 젖어 있을 경우 냄새를 맡고 함정을 피해 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은 뾰족한 수가 되지 못한다. 언제나 한 술 더 뜨는 인간을 당해낼 수 없기 때문이다. 최 사무국장은 “요즘은 고무로 코팅한 올무나 스프링올무가 나오는 등 밀렵도구가 더 ‘발전’했고, 밀렵단속이 심해지자 등산객으로 가장해 도구를 등산가방에 넣고 다니는 등 갈수록 수법이 교묘해지고 있다.”며 혀를 찼다. 밀렵은 사람에 의한 ‘야생동물 잔혹사’나 다름없다는 얘기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야생동·식물보호법 문답풀이 지난해 2월 제정돼 1년간의 경과기간을 거친 뒤 오는 10일부터 발효되는 야생동·식물보호법의 주요 내용을 문답으로 간추린다. ●먹는자 처벌 야생동물은 어떤 경우든 먹어선 안되나. -야생동물 32종(표 참조)만 해당한다. 합법적으로 허가를 받아 사육된 동물은 대상이 아니며, 밀렵되거나 밀수된 야생동물을 먹을 때만 처벌을 받는다. 밀렵 여부를 몰랐을 때는 어떻게 되나. -밀렵된 사실을 알면서 먹을 경우에만 처벌한다. 그러나 자라 등 인공증식되는 일부 종(種)을 제외한 나머지 동물의 밀렵 여부는 상식적으로 판단이 가능하다. 식품위생법상 음식점에서 판매가 불가능한 데다, 고가로 은밀히 거래되기 때문이다. 해를 끼치는 멧돼지나 고라니를 잡아서 먹을 경우는. -농작물·과수원에 해를 끼치는 경우 유해동물 포획허가를 받은 뒤 잡아먹는 것은 가능하다. 수렵장에서 수렵허가를 받은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것을 스스로 처분해야 하지, 판매·유통시켜서는 안된다. ●포획 금지 모든 종류의 야생동물 포획이 금지되나. -포유류와 조류는 모든 종류가, 양서·파충류는 32종(표 참조)만 금지된다. 국내에 43종의 양서·파충류가 있는데 이 가운데 비교적 흔하거나 보신용으로 쓰이지 않는 11종은 대상이 아니다. 살모사 등 독사도 못 잡나. -생태계의 중요한 구성요소이므로 이유없이 포획할 수 없다. 그러나 인체에 위해를 미칠 우려가 있는 경우는 허가없이 잡아도 된다. 학교에서 개구리 해부를 위해 잡는 것도 금지되나. -학술연구 목적으로 지방자치단체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사육 개구리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환경·생명 지리산 ‘로드킬’] 도로는 야생동물의 ‘人工천적’

    [환경·생명 지리산 ‘로드킬’] 도로는 야생동물의 ‘人工천적’

    야생동물에 대한 ‘인간의 폭력’은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올가미와 덫 심지어 독극물까지 동원되는 밀렵이 대표적이다. 최근엔 반달가슴곰의 뱃속에 고무호스를 집어넣어 쓸개즙을 빼내는 비정한 사건도 발생했다. 로드킬은 이런 경우처럼 ‘의도된 폭력’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고의성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야생동물의 삶과 생태계 단절을 고려하지 않은 채 길을 내는 데만 급급해온 인간의 무신경이 빚어낸 ‘예견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농경지 이동 등 10월이 피크 서울대 박종화 교수팀의 조사는 지리산 북·서·남쪽의 도로 4곳을 대상으로 내년 7월까지 진행된다.88고속도로(남원∼함양)와 19번 산업국도(남원∼구례),19번 강변국도(구례∼하동), 지리산 국립공원내 천은사∼성삼재 산악구간의 861번 지방도다. 지금까지 파악된 종(種)별 로드킬 실상은 이들 도로의 지형적 특성 및 계절적 요인 등과 밀접한 연관성을 보였다. 섬진강을 따라 놓여진 19번 강변국도의 경우 양서·파충류의 로드킬 밀도가 1㎞당 5마리에 달해 다른 도로(0.5∼3마리/㎞)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월별로는 10월이 피크였다. 한달동안 412마리로, 가장 적었던 12월(87마리)의 5배 가량이다. 최태영 선임연구원은 “포유류의 경우 짝짓기 철인 데다 주변 농경지의 추수가 진행되면서 평소보다 이동성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양서·파충류도 마찬가지인데,“기온이 떨어지면서 체온 유지를 위해 따뜻한 도로 위에 올라오거나 겨울잠에 들어가기 위해 집단적으로 서식지를 옮기기 때문”이라고 한다. 먹이를 구하거나 살 곳을 찾는 등 일상의 활동이 늘 생존의 위협에 노출돼 있다는 얘기다. 특이한 현상은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의 참사. 전체 76마리 가운데 51마리(67%)가 88고속도로에 집중됐다는 점이다. 최 선임연구원은 “총 14종의 법정보호종이 로드킬을 당했는데, 하늘다람쥐와 무산쇠족제비 등 9종류가 오직 88고속도로에서만 일어났다. 원인에 대한 실마리를 찾으려면 주변 환경과의 관계와 동물사체의 위 내용물에 대한 분석 등 조사를 더 진행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촘촘한 도로, 대책은 미흡 로드킬은 전국 방방곡곡의 도로에서 빈번하게 일어난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너구리·고라니 등 주요 포유류의 로드킬 숫자는 고속도로에서만 2002년 577마리,2003년 940마리에 이어 지난해엔 1∼9월까지만 1498마리로 해마다 증가 추세다. 나머지 국도와 지방도 등은 통계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 한해동안 밀렵으로 살상된 야생동물이 ‘고작’ 957마리인 점을 감안한다면 도로는 어느덧 사람이 만든 최대의 ‘인공(人工) 천적’으로 부상했다고 할 수 있다. 현재 깔려있는 각종 도로의 총길이는 9만 7253㎞. 남한 면적(10만㎢)을 감안할 경우 1㎢당 1㎞의 도로가 놓여져 있다. 하지만 생태계의 고립화 및 야생동물 이동의 단절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지리산은 기존 도로의 확장공사가 이미 진행 중이고, 고속도로는 현재 전국 각지에서 13개 노선이 신설 예정 혹은 건설 중에 있다. 그럼에도 로드킬 방지 대책은 아직 미흡한 편이다.“경부선 등 8개 노선 고속도로에 생태통로가 14개 설치돼 있지만 13개 신설 노선에서는 48개로 대폭 늘릴 예정”(한국도로공사 환경관리팀 이정안 과장)이라고 한다. 고속도로 총연장이 3000㎞이므로 생태통로는 현재 200㎞마다 한개씩, 추가 설치되더라도 잘해야 100㎞마다 한개꼴로 예상된다.“친환경적 도로 건설에 더 많은 비용이 투입돼야 한다.”(최태영 연구원)는 주장에 당연히 힘이 실릴 법하다. 개수도 중요하지만 생태통로를 건설할 때 선진국에서 시행하는 것처럼 도로의 지형적·구간별 특성과 주변 환경 등 요인이 고려돼야 한다는 지적도 높다. 대구지방환경청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생태통로가 ▲경관 중시에 따른 위치 부적절 ▲폭이 좁거나 입구가 외부로 노출돼 이동에 부적절하다는 등 생태통로로서의 기능을 살리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 최태영 서울대 환경硏 선임연구원 “조사를 시작할 땐 꿈이 원대했지요. 로드킬 실태조사 결과를 활용해 야생동물의 참사와 서식지 파괴를 줄이는 데 뭔가 도움이 되리라고 기대했는데….” 7개월째 지리산에 붙박여 지내온 서울대 환경계획연구소 최태영 선임연구원은 날마다 벌어지는 처참한 광경에 몸서리를 쳐야 했다.“로드킬 방지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던 그의 포부는 점점 늘어가는 야생동물 사체의 숫자에 비례해 “거의 사라졌다.”고 한다. 속도와 효율, 개발의 상징인 도로의 파괴력에 질려버린 탓이다. “무지막지한 개발 바람을 막을 근본적 처방이 아니고선 (야생동물을 보전할)방법이 도저히 없는 것 같다.”는 게 그의 결론이다. 최 선임연구원도 도로의 필요성을 부인하는 건 아니다.‘무차별적 건설’이 문제라는 것이다.“물류 등 국가경제에 불가피한 경우 도로를 놓아야겠지만 지금은 너무 막나간다.”고 꼬집었다.“관광철에 차량이 밀린다는 이유로 섬진강 강변도로를 4차로로 확장하려 하고, 휴게소가 적자일 정도로 통행량이 적은 데도 88고속도로를 굳이 확장하려는 이유를 도무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걱정도 커졌다. 지금도 지리산이 도로로 포위돼 있는데, 확장공사 등으로 인해 “백두대간 줄기로부터 지리산이 고립되는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로드킬도 문제지만 야생동물의 이동이 제한되면서 먹이사슬 파괴 등 지리산 생태계 교란이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토요영화]

    [토요영화]

    ●아버지의 이름으로(EBS 오후 11시) 아일랜드 벨파스트에 사는 게리는 히피 흉내를 내고 소매치기나 일삼는 청년. 아버지 주세페는 건달 생활을 청산 시키기 위해 게리를 영국으로 보낸다. 런던에서 게리는 친구 폴과 허름한 히피숙소에 거처를 마련한다. 어느날 IRA는 영국 런던의 한 레스토랑을 폭파했고, 바로 그 시각에 게리와 폴은 멀지 않은 곳에서 창녀의 지갑을 털고 있었다. 영국에서는 테러방지 특별법이 통과되고, 이듬해 둘은 엉뚱하게도 테러범으로 체포된다. 육체적·심리적인 고문에 못이겨 제리는 이미 작성된 자백서에 사인을 하고, 이어 공범으로 아버지와 고모가 체포된다. 감옥에서 모든 걸 포기한 아들과 정의를 믿는 아버지. 하지만 서서히 제리는 ‘아버지의 이름으로’ 맞서 싸우는 법을 배워 간다. 우연히 변호사인 가렛이 이 사건의 기록을 보게 되면서 14년이 지난 사건을 재수사한다. 가렛이 그 당시 비밀시된 증거들을 제시함으로써 게리의 무죄가 증명되지만, 이 기쁜 소식은 한 발짝 늦었다. 영화는 무모한 공권력을 비판하는 칼날로 부정(父情)을 제시한다. 가장 정치적인 이야기를 사적인 소재로 풀어가면서, 역사 속 투쟁에 명분이 아닌 피와 살을 덧붙이는 것. 한 가족의 사랑과 개인의 성장과 역사적 진보를 평행선에 놓는 보기 드문 수작이다. 14년 동안 별다른 증거없이 복역한 제리 콘론의 실화를 소재로 삼았다.‘프라하의 봄’‘갱스 오브 뉴욕’의 다니엘 데이 루이스가 제리를 연기했고,‘나의 왼발’로 데뷔한 짐 셰리던 감독이 연출했다. 베를린영화제에서 금곰상을 수상한 1993년 작품.133분.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아나콘다(MBC 밤 12시30분) 인류학자 케일은 다큐멘터리 촬영팀과 함께 아나콘다라는 뱀을 신의 파수꾼으로 신봉하는 아마존의 쉬리샤마족을 찾아 나선다. 이들은 폭우가 쏟아지던 날 밤, 난파된 보트에서 구조를 요청하는 샤론을 만난다. 샤론은 자신을 살려준 대가로 이들의 가이드를 자청하고, 이때부터 의문의 사고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전문 밀렵꾼인 샤론의 정체가 밝혀졌을 때 이들은 이미 아나콘다의 근거지로 들어간 뒤였다. 거대한 아나콘다의 위협이 서서히 다가오는 가운데 샤론은 배의 실권을 쥐게 되고, 아나콘다를 생포하려는 샤론 때문에 촬영팀의 게리와 그의 연인인 데니스는 아나콘다의 희생양이 되고 만다. . 존 보이트, 제니퍼 로페즈, 아이스 큐브가 출연했고. 루이스 로사 감독이 연출했다.1997년 작품.89분.
  • [씨줄날줄] 반달곰 방사/김경홍 논설위원

    모처럼 산으로 들로 나서보면 살아있는 모든 것들이 반갑다.가을 들판에서 메뚜기 한마리만 발견해도 어린 시절이 그립고,등산로를 가로지르는 다람쥐 한마리에도 마음이 넉넉해 진다.한마리의 벌레나 작은 동물에도 감동이 느껴지는데 하물며 앞산에는 곰이 살고,뒷산에는 호랑이가 산다면 우리의 정신세계도 얼마나 풍요로워 질까. 건국신화에 곰이 우리의 조상이었듯,반달가슴곰도 과거에는 백두산과 설악산,지리산 등에서 수천년을 살아왔던 토종 동물이었다.그런데 지금 반달곰은 남한지역에서 10∼20마리 정도만 살고있을 것이라고 추정될 뿐이다.아무리 서식환경을 보호한다고 하더라도 이들 개체수로는 근친교배 문제 등으로 인해 번식이 안 된다는 것이다.따라서 내버려 둘 경우,앞으로 20년 정도 지나면 반달곰은 적어도 우리 땅에서는 사라질 운명에 처하게 된다. 지난 1일 러시아에서 반달곰 새끼 6마리가 들어왔다.이들은 야생적응 훈련을 거쳐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쯤 지리산에 방사될 것이라고 한다.환경부나 국립환경관리공단은 지난 2001년부터 ‘지리산 반달가슴곰 종복원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그 해 새끼 반달곰 4마리 ‘막내’ ‘반순’ ‘장군’ ‘반돌’을 훈련시켜 지리산에 방사했으나 두마리는 실패했고,남은 두마리는 절반의 성공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막내는 등산객들만 따라다녀 야생적응에 실패했고,반순이는 올무에 희생됐다.장군이와 반돌이는 두번째 겨울잠까지 성공했으나 농가의 꿀통을 습격하는 등 말썽이 이지 않아 지금은 갇혀 지내는 신세가 됐다. 이제 러시아에서 온 반달곰 6마리가 지리산의 환경에 어떻게 적응해 나갈지가 관심사가 됐다.이들이 성공리에 야생에 정착하면 당국은 2008년까지 30마리를 더 들여와 지리산에 풀어놓을 계획이라고 한다.벌써부터 당국에서는 반달곰과 사람들과의 마찰을 걱정하고 있다.한국의 야생동물 가운데 가장 덩치가 큰 반달곰이 인명사고를 내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이다. 기왕 들여온 반달곰이니만큼 이들이 우리 자연에서 잘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은 당연하다.반달곰이 살지 못하게 만든 것도 환경파괴나,밀렵과 남획 등 인간의 이기심에서 비롯된 것이다.하지만 유전자가 토종 반달곰과 같다는 이유만으로 이역만리에서 살던 러시아 반달곰을 지리산으로 옮겨 살게 하는 것도 인간의 이기심이 아닐까. 김경홍 논설위원 honk@seoul.co.kr
  • [창간 100년 DMZ 51년 생태계-그 빛과 그림자] (20) 전문가 5인 시리즈 결산 좌담

    [창간 100년 DMZ 51년 생태계-그 빛과 그림자] (20) 전문가 5인 시리즈 결산 좌담

    서울신문이 창간 100주년을 맞아 기획,연재한 생태 탐사보도 ‘DMZ 51년…그 빛과 그림자’가 20회로 막을 내린다.탐사활동에 참여한 각계 전문가들로부터 한반도에 남은 마지막 생태지대인 DMZ의 현재 모습과 바람직한 미래상을 들어봤다.본사 염주영 편집국 부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좌담에는 김귀곤 서울대 조경학과 교수,신준환 국립산림과학원 산림환경부장,심재환 광주서강정보대 교수,박그림 설악녹색연합대표,박희정 환경부 자연정책과장 등이 참석했다. 사회 이번 탐사의 의미와 성과를 짚어주시죠. - 김 교수 서쪽으로는 한강 하구에서부터 동쪽으로는 동해선·사천천에 이르기까지 철책선을 따라 관찰한,쉽지 않은 일을 해냈습니다.종(種) 위주로 진행돼 온 종래의 생태탐사와 달리 하천과 습지,산림 등 서식처와 생태계를 연결시켜 접근한 점 또한 의미가 깊습니다.통일시대를 앞두고 DMZ 일대 생태계 관리에 대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 신 부장 파노라마를 보듯 DMZ와 그 인접지역을 한꺼번에 둘러봐 통일성을 갖고 비교할 수 있었습니다.지금까지는 이 일대의 산불이 (생태계 유지에)큰 문제가 있는 것으로 거론됐지만 이번 탐사에서 오히려 생태계를 살리는 역할도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물론 사람이 내는 산불은 막아야 하고 울창한 산림을 파괴하는 산불 피해지는 복구해야 합니다.하지만 산불 등으로 인해 넓은 면적의 습윤 초지가 유지되면서 독특한 생물다양성을 부양하는 것을 보았습니다.산불이 침범할 수 있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 사이의 생태환경 차이와 보존가치 등도 조망할 수 있었습니다. - 심 교수 하천도 자연 그대로의 형태를 비교적 잘 간직하고 있었습니다.오작교 일대는 하천으로서의 기능을 잘 보존해 오고 있고,성내천은 어류의 종 수가 많았습니다.그러나 기대가 컸던 고진동·오소동 계곡은 하천환경이 많이 망가져 있어 안타까웠습니다.작전도로 등 수해복구 작업의 필요성에 대한 의문도 많이 듭니다.골짜기를 따라 복구작업을 하는 것을 가급적 자제해야 합니다. - 박 대표 여름철에 보기 드문 산양을 관찰할 수 있었던,의미있는 탐사였습니다.DMZ와 민통선 지역의 생태계 조사는 군부대가 정해주는 작은 창을 통해서만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앞으로는 범위가 넓혀지기를 기대합니다.철책에 갇힌 야생동물들을 위한 남북간 야생동물 통로를 만드는 것도 시급합니다. - 박 과장 정부가 해야 할 일을 서울신문이 대신해줘 감사드립니다.이번 탐사보도는 환경부가 진행하고 있는 DMZ 생태조사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시기적으로도 DMZ 보전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준비하고 있는 단계여서 의미가 더욱 큽니다.현실적 대안을 찾는 데 노력하겠습니다. 사회 생태계 보전상태 및 갈수록 커지는 위협요인과 이에 대한 대책 등도 말씀해 주십시오. - 신 부장 생태계가 체계적으로 잘 유지되기란 참으로 어렵습니다.그러나 DMZ와 그 인접지역은 물길,하안식생,산기슭과 능선 식생 등의 연결이 체계적으로 잘 유지되어 있습니다.민통선 이남은 이런 체계가 농사나 택지개발로 대부분 훼손되었습니다.그럼에도,경관생태학적으로 볼 때 보전계획을 수립하는 데 인간을 배제하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예를 들어 민간인 통제 지역에서는 농경문화가 갖고 있는 생물다양성 부양체계도 인정해 주어야 국가 전체적으로 더 풍부한 생물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세계적인 철새 도래지로 인정받고 있는 철원평야의 사례도 농경문화가 불러들인 것입니다. - 김 교수 DMZ 일대의 이탄층(泥炭層) 습지에 대한 관심과 재조명이 필요합니다.이탄지는 세계적으로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데,대표적인 곳이 대암산 용늪입니다.하지만 DMZ와 민통선 지역의 다른 곳에도 이같은 이탄지가 많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경의선 쪽에서도 가능성이 높은 곳을 발견했습니다. - 심 교수 하천생태계는 육상과 연계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냉수성 어종으로 북한강 상류에서 발견된 열목어와 어름치,황쏘가리는 비교적 보존상태가 좋습니다.그러나 위협요인도 많습니다.군사작전과 최근 몇년간의 태풍피해 복구를 위한 강바닥 준설작업,토사 유출 등이 그렇습니다.오작교 아래에서는 낚시를 한 흔적도 있었습니다.평화의 댐과 두타연 일대 등 관광지화에 따른 훼손 우려도 큽니다.체계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보존계획이 절실합니다. - 박 대표 민통선 일대 야생동물에 대한 밀렵이 아직도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미확인 지뢰지대임에도 불구하고 민간인들이 드나들면서 올무 등으로 멧돼지와 고라니,산양 등 야생동물을 위협하고 있습니다.밀렵꾼들의 접근을 차단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사회 마무리 말씀 부탁드립니다. - 박 과장 DMZ의 보존가치는 거듭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각종 재해 복구공사와 주민편의 위주의 개발계획 등이 이어지면서 개발에 따른 문제가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정부는 2001년부터 DMZ를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해 오고 있습니다.지자체 등의 관광상품 개발 움직임은 말로는 개발과 보전의 병행을 얘기하지만 실제로는 개발쪽으로 가고 있습니다.개발이 추진되기 전에 생태축이 지장받지 않도록 보존 중시의 접근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 김 교수 스토리사격장에서 발견한 습지 등 숨겨져 있는 소(小)생태계를 비롯해,암암리에 훼손되는 곳에 대한 지속적 관리방안 마련이 필요합니다.육지화 현상이 진행되고 있는 용늪의 경우는 손을 댈 것이냐,그냥 둘 것이냐에 대한 공론화가 필요합니다. - 신 부장 DMZ는 그 자체로도 중요하지만 우리 국토의 생태적 맥락,또는 동북아시아의 생태적 맥락에서 가지는 의미가 더해져야 합니다.시간적으로도 향후 10년의 의미와 50년,100년,나아가 그 너머의 모습을 고민한 뒤 생태계 보전과 관리 계획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정리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창간 100년 DMZ 51년 생태계-그 빛과 그림자](12) 황복이 사라진 이유

    [창간 100년 DMZ 51년 생태계-그 빛과 그림자](12) 황복이 사라진 이유

    비무장지대(DMZ) 일대는 흔히 ‘생태계의 보고’로 일컬어진다.하지만 이는 진실의 일부분일 뿐이다.민간인통제선∼남방한계선 지역은 이미 개발의 여파로 신음하는 곳이 상당수에 이른다.임진강변에 바짝 붙어서 진행되고 있는 대규모 농지정리사업은 당장 농약의 대거 유입이 예고돼 있고,하천 골재채취와 군부대의 공사 등 취재팀이 현장에서 목격한 DMZ 생태계 보전의 위협요인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2부에서는 사람과 자연이 서로 부대끼면서 빚어낸 ‘공존의 그늘’을 5회에 걸쳐 조명한다.(편집자 주) 어부 함종화(42)씨는 지난 4월 북위 38도에 인접한 경기 파주 적성면 두지리 임진강에서 올해 처음 황복을 잡았다.40㎝를 웃돌 만큼 큰 놈이 그물에 올라왔다.함씨는 그러나 실망했다.매년 처음 잡히는 녀석이 크면 그해 황복잡이가 시원치 않았던 것은,경력 20여년의 함씨뿐 아니라 임진강 어부 모두가 경험으로 알고 있다.아니나 다를까.함씨를 포함한 파주어촌계 소속 6개 선단 88척의 어선이 올해 황복잡이가 끝난 6월 중순까지 잡은 황복은 모두 300㎏ 정도.지난해엔 2t에 육박했었다.임진강에서 황복이 사라지고 있는 이유는 뭘까. 어민들은 예년보다 많이 내린 비를 우선 꼽는다.진달래가 필 무렵(4월 중순) 황복은 산란하러 서해안에서 임진강을 거슬러 올라오는데 오염원이 비에 섞여 강으로 대거 유입됐고,그 탓에 수질에 민감한 황복의 회귀가 부진했다는 것이다.북한의 함경남도 마식령에서 발원해 DMZ를 가로질러 내려오다 한강에 합류하는 임진강은 한탄강·사미천 등 수많은 지천을 끼고 있다.유역의 도시화로 인한 생활오수와 공업화가 진전되면서 공장에서 배출되는 산업폐수의 증가가 황복의 회귀율을 결정적으로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남획도 빼놓을 수 없다.1980년대 이전,임진강 황복은 잉어·메기에 비해 천대를 받았다.올 파주 어촌계의 수매가는 ㎏당 6만 5000원이었지만 당시엔 “암수 두 마리를 한 데 꿰어 묶어 팔아도 지금의 50분의1 값을 받았다.”고 한다.돈이 안되니 방치하다 썩혀 버리는 일도 많았다.하지만 80년대 들어 국민소득이 높아지고 황복이 예부터 성가가 높은 고급 어종임이 알려지면서 수요가 급격히 늘자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었다. 이때부터 삼중어망까지 동원한 무차별 어획이 이뤄졌다.황복의 회귀 출발점인 한강 하류 김포지역부터 파주 문산∼파평∼적성까지 상·하류를 가리지 않고,더구나 치어까지 남획하는 바람에 황복은 한때 임진강에서 거의 자취를 감추면서 멸종위기보호종 지정까지 검토되기도 했다.청평내수면연구소 이완옥 박사는 “황복잡이 선단의 어획장면을 보면 황복이 그 많은 그물을 피해 상류로 올라오는 게 신기할 정도”라고 말했다. 수질오염과 남획 외에도 파주시가 1998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임진강 준설작업과 골재·모래채취 작업은 황복을 비롯한 임진강 어류의 종(種)다양성을 심각하게 해치는 또 하나의 원인이다.90년대 후반 극심한 수해 이후 임진강의 유량을 늘리기 위해 하천 준설작업이 대대적으로 이뤄지다 보니 자갈이 깔린 하천에 산란하는 황복 등 온갖 어류의 서식처는 크게 위협받을 수밖에 없었다. 지금도 파주시 동파리 일대는 골재채취 작업이 한창이다.2000년 이후 통일대교에서부터 시작해 북쪽으로 임진강을 거슬러 올라가며 모두 130만㎥의 골재와 모래가 채취됐는데,올해도 32만㎥의 채취가 허가됐다.작업현장에서 만난 관계자는 “수심 4m 정도 파내려가면 (하천 바닥의)암반이 드러난다.”고 전했다.하천바닥이 보일 정도로 싹쓸이한다는 얘기다.여파는 과연 어느 정도나 될까. “그렇게 준설을 하면 어류 생태계엔 치명적입니다.기존에 살고 있는 물고기들이 죄다 바뀌게 되는데,어느 곳에서도 잘 적응하는 붕어·잉어 정도만 서식할 뿐인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지요.상류에서 떠내려오는 물고기들은 깨끗한 물에서만 살던 녀석들이니 하류에서는 생존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 합니다.” 취재팀과 동행한 최승호(전북대 생물다양성연구소) 박사는 바닥까지 훑는 준설작업 얘기를 듣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파주시는 환경단체 등의 비난이 거세지자 올해의 경우 치어 보호 등을 위해 황복산란기(4∼6월)엔 작업을 중단했지만,“골재채취 자체를 중단할 계획은 없다.”고 한다.이 사업으로 2000년 이후 107억원의 재정수입을 올렸고,올해도 10억원의 수입을 기대하고 있는 파주시는 “골재채취 사업은 경영원리에 입각해서 추진한다.”는 원칙을 이미 세워두었다.하지만 개발이익에만 몰두하지 말고 당장의 폐해와 환경보전 정책으로의 전환에 따른 미래의 수혜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따져봐야 할 시점이다. DMZ의 청정지역 산하를 가로질러 서해로 이어지는 임진강의 보전과 오랫동안 이곳을 터전으로 삼아온 황복의 삶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방법은 없을까.이완옥 박사는 “어민 소득을 위해 황복의 어획량을 확보해야 하고 동시에 임진강의 어류 생태계도 보호해야 하는 미묘한 문제다.수질을 개선하고 어민들의 남획 자제 노력과 함께 환경보전에 대한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파주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전문가 칼럼 약초꾼을 따라 민간인의 출입이 통제되는 지역에 어렵게 들어가 산양을 만났던 적이 있다.약초꾼들이 다니는 길을 따라 산을 넘어 골짜기로 내려섰다.사람들의 그림자는 찾을 수 없고 멀리 철책선과 초소가 보일 뿐이었다.바람소리와 햇볕을 가리는 우거진 숲,그리고 비탈을 가로질러간 야생동물의 발자국이 있는 곳….자연이 제 모습 그대로 남아 있는 숲 속에 몸을 숨기고 야생동물의 움직임을 쫓았다.눈은 한 곳에 온통 쏠려 있고 귀는 들리는 소리를 따라 멀리까지 열려 있었다.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온몸은 바짝 움츠러들고 눈길은 소리가 나는 곳을 향해 뚫어져라 박혔다. 마침내 산양의 그림자가 눈에 비치면 가슴은 방망이질쳤고 한가롭게 풀을 뜯으며 산비탈을 오르는 녀석의 모습엔 모든 사고작용마저 멈추었다.산양이 숲속으로 사라지고 어둠이 밀려오면 튼튼하게 지어진 움막에 들어 밤을 보냈다.어둠 속에서 삶을 이어가는 많은 야생동물의 울음소리며 은밀하게 움직이는 소리가 희미하게 귓가에 닿곤 했다.어둠 속에서도 생명의 소리는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것이었다. 민간인 통제구역은 그 이름과는 달리 늘 열려 있다.미확인 지뢰지대라는 팻말이 붙어 있지만 막무가내로 드나드는 사람들을 막을 재주는 없나 보다.그들은 산삼이나 약초를 캐고 양봉도 하면서 봄,여름,가을을 보낸 뒤에야 그곳을 나온다. 불행한 것은 밀렵꾼들이 이런 곳을 가만 놓아두지 않는다는 점이다.곳곳에 올무를 걸어 놓고 탐욕에 찬 눈을 부라리며 야생동물을 찾는다.그렇게 해서 죽어가는 야생동물의 수는 통계로도 잡히지 않는다.무방비 상태로 사라져가고 있을 뿐이다.주로 멧돼지를 잡기 위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올무는 야생동물의 종류를 가리지 않는다.어떤 녀석이라도 올무에 걸리면 죽음으로 이어질 뿐이다.천연기념물인 산양의 주검도 이미 여러 차례 보았다.올무에 걸려 날뛰는 멧돼지를 눈앞에서 보고도 풀어줄 수 없어 되돌아섰던 기억이 난다.다음날 멧돼지는 사라졌고 올무는 풀려 있었다.자연이 살아있는 곳으로 여겨지는 민통선 지역에서도 사람들의 간섭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으며 간섭에 의해 생태계의 고리인 야생동물은 이렇듯 하나씩 사라지고 있다.우리네 인간들도 생태계 속에서 하나의 고리일 뿐이다.야생동물이 우리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님을 깨달아야 한다.인간들이 지구의 생태계를 지배하고 있다고 여기는 것은 스스로 멸종의 길을 재촉하는 것에 다름아니다. 박그림 설악녹색연합대표
  • 스라소니등 48종 멸종위기

    스라소니등 48종 멸종위기

    포획 등 인간의 간섭으로 인해 개체수가 급감한 48종의 동식물이 멸종위기종으로 새로 지정된다.반면 최근 서식분포가 늘어난 13종의 동식물은 멸종위기 및 보호종에서 해제된다.또 내년부터 생후 10년이 지난 사육 곰은 도살 처리를 할 수 있는 등 규제가 완화되지만 그동안 보신용으로 남획돼 온 개구리 등 국내에 서식하는 양서·파충류 43종은 모두 포획이 금지된다.환경부는 10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야생동식물 보호법’ 시행령·시행규칙 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내년 2월부터 시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생물종 다양성 지도가 바뀐다 개정안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생물종(種) 다양성의 변화 실태를 감안,지금까지 194종의 야생동식물을 멸종위기종과 보호종으로 구분,관리해 오던 것을 멸종위기동식물 Ⅰ·Ⅱ종으로 새로 분류키로 하고 모두 229종의 동식물을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했다. 생물종의 보호가치가 높고 서식 감소추세가 뚜렷한 48종의 동식물은 멸종위기종으로 새로 등재됐다.스라소니(포유류)와 남방방게·칼세오리옆새우(무척추동물),얼룩새코미꾸리(어류) 등 4종은 멸종위기Ⅰ급으로,자라와 제주도롱뇽·자주땅귀개·노랑붓꽃·시베리아흰두루미 등 44종은 멸종위기Ⅱ급으로 지정됐다. 현재 보호종으로 관리되고 있는 풍란과 만년콩·죽백란은 최근 급격히 감소추세를 보여 멸종위기Ⅰ급으로 등급을 상향 조정했다.이에 반해 서식분포 조사결과 멸종 우려가 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난 쇠가마우지 등 조류 4종과 까치살모사(파충류),꺽저기 등 어류 4종,고란초를 비롯한 식물 4종 등 13종의 동식물은 보호종 지정이 해제됐다. 환경부 조사결과 멸종위기Ⅰ급으로 새로 지정된 스라소니는 강원도 비무장지대(DMZ) 일대에서,가시연꽃은 경남 창녕군 우포늪과 대구 경산 등지에서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밀렵 노루등 95종 먹으면 징역·500만원 벌금 밀렵된 야생 꿩이나 산토끼 등을 먹은 사람을 처벌하는 근거규정도 마련됐다.멸종위기야생동물 184종 가운데 조류 62종과 포유류 21종을 비롯,밀렵으로 남획되는 대표적인 종인 노루와 멧돼지·오소리·너구리·청둥오리 등 모두 95종이 먹는 자 처벌대상 동물로 지정돼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개구리를 비롯한 양서·파충류 43종은 모두 포획이 금지되고 수출입에 대한 규제도 받게 된다.하지만 살무사와 청둥오리 등 11종은 양식 목적의 포획은 허용키로 했다. 현재 국내에서 1300∼1600마리가 사육되고 있는 곰에 대해서는 도살 요건이 대폭 완화된다.현재는 곰의 종류에 따라 생후 24∼40년이 지나야 도살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내년 2월부터는 종류에 관계없이 모두 생후 10년으로 단축시켰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창간 100년 DMZ 51년 생태계-그 빛과 그림자](5) 고라니의 DMZ 살이

    민통선·비무장지대(DMZ) 고라니들의 일상은 ‘평화’와 ‘불안’이 교차한다.인적이 떠난 단절된 환경 속에서 눈에 띄는 천적도 없고,주변 산야의 풍부한 물과 나무뿌리 등 널린 먹이는 여느 곳 고라니들이 부러워할 만하다.그러나 지뢰와 불발탄에 희생되거나 ,연례행사처럼 매년 봄 계속되는 비무장지대의 산불에 쫓기는 등 그네들이라고 고초를 겪지 않는 건 아니다.남방한계선 철책 인근 남쪽에 자리를 잡았거나,간혹 수로 아래 철책 구멍을 통해 남쪽으로 넘어온 녀석들은 농부들의 농작물을 탐내다가 올무에 희생되고,농로와 작전로를 지나는 차에 치여 비명횡사하기도 한다. ●자동차에 뛰어들어 비명횡사 6월11일 낮.강원도 화천군 오작교 하류 2㎞ 지점 북한강 상류에 어미 고라니 한 마리가 모습을 드러냈다.폭 100여m의 강변 모래밭,토종자라가 90도 가까이 곤두서서 수영을 즐기고 있는 웅덩이 옆을 지나 껑충거리는 특유의 몸짓으로 오작교 방향을 향해 강을 따라 5분여를 유유히 달리다 시야에서 사라졌다.고라니는 수영을 잘하니 녀석도 수영하러 나왔던가 보다.이 고라니는 탐사대에 DMZ 야생 고라니의 평화스러운 모습을 가장 오래 드러내 보인 녀석이다.탐사대는 탐사기간 동안 거의 매일 고라니를 1∼2마리씩 목격했다.그러나 미확인 지뢰지대 풀숲에서 ‘두두둑’ 소리를 내며 불쑥 등장해 아취형 등짝만을 보여주고 달아나거나,강변 억새 숲속에서 쉬고 있다 풀잎을 가르며 순식간에 달아나는 모습이 대부분이었다. 6월10일 임진강 초평도 너머 장단반도의 서부전선 이중 철책 사이에서 목격된 고라니는 500여m 남짓한 구간을 동서로 왔다갔다 배회하는 행동을 반복했다.남방한계선 너머 북쪽에서 살다가 철책을 넘어와 길을 잃은 녀석으로 보였다. 영어로 물사슴(Water Deer)이라 불릴 정도로 물과 친숙한 고라니는 DMZ에서도 대부분 호수나 강변 숲에서 목격됐다.경기도 연천 필승교 남방한계선 임진강 철책 하류 100여m 풀숲의 고라니는 임진강가의 갈대숲을 터전으로 삼았다. 강화도 북부 해안의 창우리에서 본 어미와 새끼 2마리의 고라니 모자는 묵논 습지를,파주 스토리사격장내 풀숲을 갑자기 뛰쳐나와 탐사대를 놀라게 한 고라니는 미군 사격장내 피탄지점 자연습지를 터전으로 삼고 있었다. 고라니 서식밀도는 6·25전쟁 이전에 비해 한동안 현저히 줄었다가 생피를 마시고 보약재로 쓰려고 성행했던 밀렵을 엄격하게 단속한 이후 근년들어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서 개체수가 늘고 특히 DMZ에선 흔한 짐승이다.그래서인지 멸종위기종이 돼 버린 산양 등과는 달리 고라니의 습성에 대한 집요한 연구결과를 찾기는 힘들다. 지난달 6일 밤 마을앞 도로에서 고라니를 차로 쳤다는 철원군 철원읍 대마리 이장 김동일(42)씨는 “마을 사람들도 가끔 고라니와 부딪치는데 녀석들이 모두 자동차 헤드라이트 불빛을 향해 달려든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그러나 전방부대 장병들의 얘기는 조금 다르다.경기도 연천의 DMZ 철책담당 중대장은 “10㎞ 순찰로를 밤중에 한번 돌면 보통 10여마리를 목격한다.군용 손전등을 가까이 들이대면 놀라서 얼어붙은 듯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몸길이 1∼1.2m의 왜소한 체격에 등이 휘어 때론 옹졸해 보이기조차 하는 고라니는 위험에 처하면 마냥 줄행랑을 놓는 ‘소심하고 아둔한 약자’다.먹이를 저축하거나 겨울잠을 자지 않으므로 겨울은 시련의 시기다.인가도 경작지도 없는 비무장지대 고라니에겐 특히나 잔인한 계절이다.DMZ 장병들은 폭설이 심한 겨울엔 배고픔과 추위에 지쳐 숨진 고라니를 가끔 목격한다. ●논·밭 망쳐 농민들과 ‘원수지간’ 탐사가 진행되던 6월초 남북이 서로 철책에 설치된 선전방송용 대형 스피커와 전광판을 철거하기로 합의했다는 뉴스가 전해졌다.소음과 야간 불빛에 시달리던 고라니에게도 좋은 소식일 것이다.그러나 민통선 지역을 출입하는 농민들과 고라니는 불행하게도 ‘원수지간’이 되어간다.벼와 콩 등 밭작물의 새순을 잘라먹거나 논 군데군데 자리를 차지하고 눌러앉는 고라니의 등쌀에 농민들은 정부가 피해를 보상하라고 아우성이다.툭하면 논두렁을 무너뜨리고 가을에 볏단을 짓밟곤 하는 멧돼지에 대한 불만만큼이나 크다.고라니는 ‘겁쟁이’ 노루보다도 작고 약하지만 인적없는 땅 DMZ에서 꿋꿋한 생명력으로 살아남아 노루나 사슴보다 더욱 번성해 가고 있다.우리에게 “인간과 자연의 공존한계는 어디인가.”를 되물으면서…. 화천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전문가 칼럼 겨울철에도 눈이 말끔히 치워진 길을 따라 민간인통제선 지역으로 들어서면 길 옆 눈이 쌓인 곳에 야생동물들의 발자국이 찍혀 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멧돼지를 비롯해 노루나 고라니가 대부분이지만 야생동물의 발자국을 쉽게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기쁨이다.어쩌다 산양의 발자국이라도 만날 때면 기쁨은 더욱 커지고 발자국을 따라 가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기 힘들다.그나마 나라 안에서 야생동물의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 곳은 비무장지대와 민간인 통제구역뿐이다. 1953년 7월 27일 휴전협정에 따라 한 개의 군사분계선을 확정하고 남북이 군사분계선으로부터 2㎞씩 물러남으로써 넓이가 6400만 평에 이르는 드넓은 비무장지대가 만들어진 것이다.군사분계선은 서쪽으로 한강 하구의 교동도에서부터 판문점을 지나 중부지방의 철원,양구,인제와 동해안의 고성에 이르는 248㎞ 길이로 한반도를 동서로 가로지르고 있다.민간인통제구역은 비무장지대의 남방한계선으로부터 지역에 따라 5∼20㎞ 밖에 그어진 민간인통제선 안의 지역을 말하며 비무장지대 일대의 군 작전 및 군사시설보호와 보안유지를 목적으로 민간인 출입을 제한하는 구역이다. 휴전 이후 사람들의 간섭을 덜 받음으로써 어느 정도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비무장지대와 민간인 통제구역은 생태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야생동물만 보더라도 남한 지역에서는 멸종된 것으로 짐작되는 반달곰,표범,여우와 같은 종들이 남아있는 것으로 여겨지며 멸종위기종인 산양을 비롯한 수달의 흔적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먹이를 찾아 산을 오르는 멧돼지와 노루,고라니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고 겨울철이면 강원도 고성 오소동과 고진동 계곡에서는 산양이 무리지어 나타나 군인들이 던져주는 먹이를 먹으며 겨울을 넘기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자연 상태에서 야생동물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생태계의 건강함을 드러내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들이 몸담아 살아가고 있는 곳의 자연은 야생동물의 모습은 그 흔적조차 제대로 볼 수 없을 만큼 건강함을 잃었고 우리들의 삶도 아픔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야생동물이 살 수 없는 땅은 우리네 인간들도 살 수 없다.야생동물이 마음 놓고 살아갈 수 있는 비무장지대와 민간인 통제구역만이 우리들에게 가냘픈 희망으로 남아 있을 뿐이다. 박그림 설악녹색연합대표
  • [창간 100년 DMZ 51년 생태계-그 빛과 그림자](5) 고라니의 DMZ 살이

    [창간 100년 DMZ 51년 생태계-그 빛과 그림자](5) 고라니의 DMZ 살이

    민통선·비무장지대(DMZ) 고라니들의 일상은 ‘평화’와 ‘불안’이 교차한다.인적이 떠난 단절된 환경 속에서 눈에 띄는 천적도 없고,주변 산야의 풍부한 물과 나무뿌리 등 널린 먹이는 여느 곳 고라니들이 부러워할 만하다.그러나 지뢰와 불발탄에 희생되거나 ,연례행사처럼 매년 봄 계속되는 비무장지대의 산불에 쫓기는 등 그네들이라고 고초를 겪지 않는 건 아니다.남방한계선 철책 인근 남쪽에 자리를 잡았거나,간혹 수로 아래 철책 구멍을 통해 남쪽으로 넘어온 녀석들은 농부들의 농작물을 탐내다가 올무에 희생되고,농로와 작전로를 지나는 차에 치여 비명횡사하기도 한다. ●자동차에 뛰어들어 비명횡사 6월11일 낮.강원도 화천군 오작교 하류 2㎞ 지점 북한강 상류에 어미 고라니 한 마리가 모습을 드러냈다.폭 100여m의 강변 모래밭,토종자라가 90도 가까이 곤두서서 수영을 즐기고 있는 웅덩이 옆을 지나 껑충거리는 특유의 몸짓으로 오작교 방향을 향해 강을 따라 5분여를 유유히 달리다 시야에서 사라졌다.고라니는 수영을 잘하니 녀석도 수영하러 나왔던가 보다.이 고라니는 탐사대에 DMZ 야생 고라니의 평화스러운 모습을 가장 오래 드러내 보인 녀석이다.탐사대는 탐사기간 동안 거의 매일 고라니를 1∼2마리씩 목격했다.그러나 미확인 지뢰지대 풀숲에서 ‘두두둑’ 소리를 내며 불쑥 등장해 아취형 등짝만을 보여주고 달아나거나,강변 억새 숲속에서 쉬고 있다 풀잎을 가르며 순식간에 달아나는 모습이 대부분이었다. 6월10일 임진강 초평도 너머 장단반도의 서부전선 이중 철책 사이에서 목격된 고라니는 500여m 남짓한 구간을 동서로 왔다갔다 배회하는 행동을 반복했다.남방한계선 너머 북쪽에서 살다가 철책을 넘어와 길을 잃은 녀석으로 보였다. 영어로 물사슴(Water Deer)이라 불릴 정도로 물과 친숙한 고라니는 DMZ에서도 대부분 호수나 강변 숲에서 목격됐다.경기도 연천 필승교 남방한계선 임진강 철책 하류 100여m 풀숲의 고라니는 임진강가의 갈대숲을 터전으로 삼았다. 강화도 북부 해안의 창우리에서 본 어미와 새끼 2마리의 고라니 모자는 묵논 습지를,파주 스토리사격장내 풀숲을 갑자기 뛰쳐나와 탐사대를 놀라게 한 고라니는 미군 사격장내 피탄지점 자연습지를 터전으로 삼고 있었다. 고라니 서식밀도는 6·25전쟁 이전에 비해 한동안 현저히 줄었다가 생피를 마시고 보약재로 쓰려고 성행했던 밀렵을 엄격하게 단속한 이후 근년들어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서 개체수가 늘고 특히 DMZ에선 흔한 짐승이다.그래서인지 멸종위기종이 돼 버린 산양 등과는 달리 고라니의 습성에 대한 집요한 연구결과를 찾기는 힘들다. 지난달 6일 밤 마을앞 도로에서 고라니를 차로 쳤다는 철원군 철원읍 대마리 이장 김동일(42)씨는 “마을 사람들도 가끔 고라니와 부딪치는데 녀석들이 모두 자동차 헤드라이트 불빛을 향해 달려든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그러나 전방부대 장병들의 얘기는 조금 다르다.경기도 연천의 DMZ 철책담당 중대장은 “10㎞ 순찰로를 밤중에 한번 돌면 보통 10여마리를 목격한다.군용 손전등을 가까이 들이대면 놀라서 얼어붙은 듯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몸길이 1∼1.2m의 왜소한 체격에 등이 휘어 때론 옹졸해 보이기조차 하는 고라니는 위험에 처하면 마냥 줄행랑을 놓는 ‘소심하고 아둔한 약자’다.먹이를 저축하거나 겨울잠을 자지 않으므로 겨울은 시련의 시기다.인가도 경작지도 없는 비무장지대 고라니에겐 특히나 잔인한 계절이다.DMZ 장병들은 폭설이 심한 겨울엔 배고픔과 추위에 지쳐 숨진 고라니를 가끔 목격한다. ●논·밭 망쳐 농민들과 ‘원수지간’ 탐사가 진행되던 6월초 남북이 서로 철책에 설치된 선전방송용 대형 스피커와 전광판을 철거하기로 합의했다는 뉴스가 전해졌다.소음과 야간 불빛에 시달리던 고라니에게도 좋은 소식일 것이다.그러나 민통선 지역을 출입하는 농민들과 고라니는 불행하게도 ‘원수지간’이 되어간다.벼와 콩 등 밭작물의 새순을 잘라먹거나 논 군데군데 자리를 차지하고 눌러앉는 고라니의 등쌀에 농민들은 정부가 피해를 보상하라고 아우성이다.툭하면 논두렁을 무너뜨리고 가을에 볏단을 짓밟곤 하는 멧돼지에 대한 불만만큼이나 크다.고라니는 ‘겁쟁이’ 노루보다도 작고 약하지만 인적없는 땅 DMZ에서 꿋꿋한 생명력으로 살아남아 노루나 사슴보다 더욱 번성해 가고 있다.우리에게 “인간과 자연의 공존한계는 어디인가.”를 되물으면서…. 화천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전문가 칼럼 겨울철에도 눈이 말끔히 치워진 길을 따라 민간인통제선 지역으로 들어서면 길 옆 눈이 쌓인 곳에 야생동물들의 발자국이 찍혀 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멧돼지를 비롯해 노루나 고라니가 대부분이지만 야생동물의 발자국을 쉽게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기쁨이다.어쩌다 산양의 발자국이라도 만날 때면 기쁨은 더욱 커지고 발자국을 따라 가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기 힘들다.그나마 나라 안에서 야생동물의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 곳은 비무장지대와 민간인 통제구역뿐이다. 1953년 7월 27일 휴전협정에 따라 한 개의 군사분계선을 확정하고 남북이 군사분계선으로부터 2㎞씩 물러남으로써 넓이가 6400만 평에 이르는 드넓은 비무장지대가 만들어진 것이다.군사분계선은 서쪽으로 한강 하구의 교동도에서부터 판문점을 지나 중부지방의 철원,양구,인제와 동해안의 고성에 이르는 248㎞ 길이로 한반도를 동서로 가로지르고 있다.민간인통제구역은 비무장지대의 남방한계선으로부터 지역에 따라 5∼20㎞ 밖에 그어진 민간인통제선 안의 지역을 말하며 비무장지대 일대의 군 작전 및 군사시설보호와 보안유지를 목적으로 민간인 출입을 제한하는 구역이다. 휴전 이후 사람들의 간섭을 덜 받음으로써 어느 정도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비무장지대와 민간인 통제구역은 생태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야생동물만 보더라도 남한 지역에서는 멸종된 것으로 짐작되는 반달곰,표범,여우와 같은 종들이 남아있는 것으로 여겨지며 멸종위기종인 산양을 비롯한 수달의 흔적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먹이를 찾아 산을 오르는 멧돼지와 노루,고라니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고 겨울철이면 강원도 고성 오소동과 고진동 계곡에서는 산양이 무리지어 나타나 군인들이 던져주는 먹이를 먹으며 겨울을 넘기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자연 상태에서 야생동물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생태계의 건강함을 드러내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들이 몸담아 살아가고 있는 곳의 자연은 야생동물의 모습은 그 흔적조차 제대로 볼 수 없을 만큼 건강함을 잃었고 우리들의 삶도 아픔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야생동물이 살 수 없는 땅은 우리네 인간들도 살 수 없다.야생동물이 마음 놓고 살아갈 수 있는 비무장지대와 민간인 통제구역만이 우리들에게 가냘픈 희망으로 남아 있을 뿐이다. 박그림 설악녹색연합대표
  • [8일 TV 하이라이트]

    ●장미의 전쟁(오후 7시55분) 재하는 처가에 들어와 살겠다고 밝힌다.정식 결혼식은 재하 부모의 허락 후에 올리기로 한 두 사람은 언약식을 올린 뒤 혼인신고를 한다.미연은 현우의 소개로 병원 상가를 세놓고 계약서를 쓴다.일이 수월하게 됐다는 생각에 미연은 다른 상가까지 현우에게 임대인을 소개받으려 하는데…. ●인사이드 월드(오후 1시25분) 영양,얼룩말,악어 등 모든 야생동물 고기를 맛볼 수 있는 케냐에서 야생동물의 미래에 대해 살펴본다.인구가 증가하면서 더 많은 식량이 필요한 사람들이 덫을 이용한 밀렵행위가 기승을 부린다.밀렵을 막고 야생동물 구별을 위한 환경단체의 노력과 환경 보호론자,밀렵꾼 등의 입장을 들어본다. ●모비 딕(오후 5시40분) 외국인들과 함께 모습을 드러낸 에이햅 선장은 백경을 발견하는 자에게 스페인 금화를 주겠다고 말한다.백경에만 집착하는 에이햅 선장에게 스타벅은 불안함을 느낀다.오랜 항해에 지친 선원들은 충돌이 일어나고,불의의 사고로 선원 퍼스가 죽는다.온 배가 슬픔에 잠겨있을 즈음,백경이 나타난다. ●최동호의 세상읽기(오전 7시) 2004 아테네 올림픽이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이번 올림픽에선 국제대회 통산 5번째 남북 동시 입장이라는 쾌거를 이루기도 해 우리 체육계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관심은 날로 뜨거워져 가고 있다.대한체육회 이연택 회장을 만나 아테네 올림픽 D-100을 점검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일요일이 좋다(오후 6시10분) 강호동,신정환,이휘재,이성진,노유민,채연,정다혜,김지혜 등이 출연한다.기상천외의 희귀한 물건을 놓고 발 만으로 무엇인지 알아맞춰 본다.‘신동엽의 사랑의 위탁모’에서는 초보엄마 엄정화와 명랑아기 수진이의 돌잔치 현장을 공개하고,탤런트 김희애가 엄정화에게 한 수 지도한다. ●도전!지구탐험대(오전 8시30분) 탤런트 구자미가 그돈느 인디오의 생활속으로 뛰어들었다.원시생명이 살아 숨쉬는 정글속에서 나름의 전통을 일구고 지혜를 닦아온 그돈느족의 삶이 공개된다.척박한 자연속에서 유목민으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몽골인들의 생활속으로 찾아간 탤런트 유퉁의 따뜻한 이야기도 펼쳐진다. ●무인시대(오후 10시10분) 최충헌은 명종에게 봉사십조를 올려 국정을 개혁해야 한다고 주청한다.최충헌의 이러한 정책은 명종의 불안감을 가중시키지만,문신들에게는 지지를 받는다.최충헌이 소군들을 황궁에서 쫓아내고,거병에 불만을 품은 자들을 참살하자,명종은 두경승에게 최충헌을 척살할 것을 명한다. ˝
  • [일요영화]

    ●어댑테이션(MBC 밤 12시30분) 2002년 미국 개봉 당시 혁신적인 스튜디오 영화라는 찬사와 함께 평단의 뜨거운 지지를 받았다.2003년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으며,크리스 쿠퍼와 메릴 스트립이 남녀 최우수 조연상을 석권했다.니컬러스 케이지는 주인공과 쌍둥이의 1인 2역을 완벽하게 소화해 할리우드 최고의 배우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모험심이 강한 존 라로시는 한때 잘 나가던 난초 전문가였지만,사고와 태풍으로 모든 것을 잃은 뒤 희귀 난초만 찾아 헤매는 난초 밀렵꾼으로 살아간다.마흔 살이 넘은 뉴요커 잡지의 기자 수전 올리언은 오지를 탐험하며 야생초들을 찾아 다닌다.그러던 중 수전은 존을 취재하면서 그의 특이한 일상과 일에 대한 열정에 빠져든다. 수전은 존과 ‘난초도둑’이란 책을 출간한다.어느날 쌍둥이 형 찰리는 영화사에서 ‘난초도둑’을 시나리오로 각색해 달라는 제안을 받는다.하지만 난초 이야기로만 가득찬 책을 시나리오로 바꾸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이에 형제는 저자인 수전을 직접 찾아가기로 결정한다.그러나 번번이 만남을 피하는 수전.형제는 난초 밀렵꾼 존 라로시와 수전이 야생 난초에서 추출한 최음제를 복용하고 격정적인 섹스를 벌이고 있는 장면을 목격하는데…. ●글리머 맨(SBS 오후 11시45분) 스티븐 시걸이 잔혹한 연쇄 살인 사건의 수사를 담당한 형사로 활약하는 액션물이다.과거의 경력을 묻어둔 채 뉴욕 강력계 형사로 살고 있는 잭 콜은 한 때 소리소문 없이 목표를 암살하는 특수 임무만을 수행해 ‘글리머 맨’으로 불렸다.어느날 로스앤젤레스에서 광신적인 연쇄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경찰국은 잭 콜에게 도움을 요청한다.하지만 파트너 짐 캠벨은 사사건건 콜과 충돌한다. 이 둘은 살인사건의 범인이 가톨릭 신자 부부만을 죽인다는 사실을 통해 범인의 윤곽에 접근해 간다. ●13번째 전사(KBS1 오후 11시25분) 베스트셀러 작가 마이클 크라이턴과 일류급 액션 감독 존 맥티어난이 공동 연출하고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주연한 대작 액션 시대극.바그다드 출신인 시인 아메드는 불륜죄로 쫓겨나 북유럽으로 온다.낯선 곳에 도착한 아메드는 그 지역에 괴물들이 나타나 사람들을 닥치는 대로 살해했던 것을 알게 된다.무녀는 13명의 전사가 출전해야 한다는 점괘를 내놓는다.이 지역 사람이 아닌 사람이 포함돼야 한다는 점괘에 따라 아메드는 왕의 후계자 등 용맹한 용사들과 함께 이웃나라로 향한다. 이영표기자 tomcat@˝
  • 새해부터 달라지는 것들

    새해부터는 1가구 다주택자에 대해 양도세가 무겁게 매겨지는 등 알아두고 챙겨야 할 것들이 적지 않다.달라지는 각종 제도와 법규를 분야별로 요약한다. 경제 ●세제 ▲서울,인천,부산,대구,대전,광주,울산 등 7대 도시와 경기지역의 1가구 3주택자에 대해 양도세율을 60%로 높여 부과한다. ▲10·29 부동산 안정대책 이후 당국에 등록한 임대사업자들은 기준시가 3억원 이하 규모의 국민주택을 5채 이상,10년 이상 임대해야 한다. ▲소득공제 대상 대출의 만기를 10년 이상에서 15년 이상으로 늘리고,원금상환 거치기간이 3년 이하인 경우에만 이자비용을 1000만원까지 소득공제한다. ▲개인사업자 본인의 건강보험료를 필요 경비로 인정한다. ▲생리대에 대해 부가가치세가 면제된다. ▲전용면적 25.7평 이하의 국민주택에 한해 아파트 리모델링 부가가치세를 면제한다. ▲근로자 식비를 월 10만원까지 비과세한다. ▲6세 이하 영·유아에 대한 추가 소득공제 대상이 여성 근로자에서 모든 근로자,자영업자로 확대된다. ●금융 ▲내년 3월부터 주택금융공사를 통해만기 10년 이상의 고정금리 모기지론을 제공한다. ▲체크카드 및 직불카드에 대한 소득공제 우대(30%)가 없어지고 둘 다 신용카드와 같은 20%로 공제율이 낮춰진다. ●정보통신 ▲휴대전화,시내전화의 번호이동성제 실시. 이동통신은 SK텔레콤이 1월부터,KTF는 7월,LG텔레콤은 내년 1월부터 각각 6개월씩 시차를 두고 시행하며 이때부터 전면 자유화된다.시내전화(KT,하나로통신)는 기존 17개 지역 외 3월 인천·대구,7월 부산,8월은 서울지역으로 확대된다. ▲휴대전화 010번호 통합. 1월부터 신규가입이나 번호변경 원할 때 사업자 식별번호(011,017,016,018,019) 외에 통합번호인 010을 받는다. ▲지상파 디지털TV 방송 도청 소재지로 확대. 수도권 및 광역시에 이어 도청 소재지까지 확대돼 80%의 국민이 고화질 디지털TV를 시청할 수 있다. 법률 ▲소송 취하,소장 각하,조정,화해 등으로 종결된 사건에 대해서는 인지액의 절반을 당사자에게 환급한다. ▲현행 지문날인 대상 가운데 ‘1년 이상 체류하는 20세 이상의 등록외국인’에 대해서는 지문날인을 폐지한다. ▲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기업인카드 소지자의 체류기간을 현행 60일에서 90일로 상향 조정한다. ▲전국 사회봉사명령 대상자 4만여명에 대해 단체 상해보험을 가입한다. ▲사법시험 1차 시험 외국어 시험을 토플,토익,텝스 정규 시험으로 대체 시행한다. 경찰 ●운전면허 ▲1·2종 보통면허에 한정돼 있던 자동차운전 전문학원의 기능검정권이 모든 운전면허로 확대된다. ●경비지도사 ▲현재 1차시험 과목인 경비업법이 2차 필수과목으로 바뀐다. 교통 ●교통안전 ▲교통사고 피해자가 가불금을 청구할 때 보험사업자는 10일 이내에 지급해야 하며 이를 어길 경우,지급하지 않은 돈의 2배를 과태료로 내야 한다. ▲과태료 한도액을 보험료 수준으로 현실화하기 위해 이륜자동차는 20만원,비사업용 차량은 60만원으로 조정된다. ▲음주·무면허 운전으로 교통사고가 났을 때 보험사업자 등이 손해배상 책임이 있는 사람에게 대인 200만원,대물 50만원 범위에서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다. 지방자치 ●지방세 ▲지방세 신고를 하지 않으면 10∼20%의 가산세를,신고 후 납부를 하지 않으면 납부지연 일수에 따라 1일당 0.03%의 가산세가 부과된다. ▲취득세의 경우에 한해 신고기한 경과 후 30일 이내(납세고지서를 받기 전)에 신고하면 신고불성실 가산세의 50%를 경감토록 하는 ‘취득세 신고기한 후 신고제’를 신설한다. ▲배기량 800㏄ 미만의 경승용차를 구입하면 각각 차량가격의 2%인 취득·등록세가 면제된다. ●공무원시험 ▲지방고시가 행정고시의 ‘자치행정’ 분야로 통합된다.자치행정 분야는 지역별로 구분해 모집한다. ▲내년도 외무고시 1차 시험이 기존의 과목별 평가방식에서 영역별 평가방식인 공직적성평가(PSAT)로 대체된다.행정·기술고시 등에는 2005년부터 PSAT가 도입된다. ●농어촌 지원 ▲20평 기준으로 2000만원까지 지원하는 농어촌 주택개량 융자금 금리가 현행 연리 5.5%에서 3.9%로 인하된다. ●공무원 복지 ▲현재 월 1회 시범 실시되고 있는 공무원 토요휴무제가 7월부터 월 2회로 확대된다.2005년 7월부터는 전면적인 주5일 근무제가 실시된다. 환경 ●자연·대기·수질환경 ▲밀렵·밀거래된 야생동물의 경우,먹는 사람도 처벌된다. ▲산업단지 내라도 주거지역과 상업지역은 생활소음·진동 규제대상에 포함된다. ▲물 이용 부담금이 낙동강은 t당 100원에서 110원으로,금강·영산강·섬진강 수계는 120원에서 130원으로 오른다. 문화 체육 ●도핑 ▲전국체전 및 소년체전을 비롯해 종목별 전국규모대회 및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경기 중 도핑검사를 실시하고 등록 선수중 각종 대회 상위 입상자,기록 급상승자 등을 대상으로 평상시 예고 없는 불시검사를 실시한다. 복지 ●기초생활 ▲선정 대상자의 최고 재산소유 한도가 4인가구 기준으로 대도시는 5745만원에서 6330만원으로,중소도시는 5445만원에서 5630만원으로 올라간다. ●노인·장애인 ▲경로당 1곳당 난방비로 연간 30만원이 지원되고,월 운영비가 4만 4000원에서 6만원으로 오른다. ▲중증장애인과 장애아동 보호자에게 지급하는 수당이 월 6만원,5만원으로 각각 인상된다. ●건강식품 ▲건강기능식품은 제조·판매할 때 국가에서 허용한 기능성만을 표시해야 한다. ●진료비 ▲입원환자는6개월간 보험적용 진료비를 300만원까지만 부담하면 된다. ▲암질환으로 외래진료를 받을 경우 본인 부담률이 30∼50%에서 20%로 줄어든다. ●건강보험 ▲현역병 등이 민간 병원·의원 등에서 진료를 받을 경우,건강보험 가입자와 같이 본인 부담금만 납부하면 된다. ▲건강보험료를 일정기간 체납한 지역 가입자가 보험급여를 받을 경우,건강보험공단이 보험급여를 받은 사실이 있음을 통지한 날부터 2개월 이내에 체납한 금액을 납부하면 체납 후 진료에 따른 부당이득금을 환수하지 않는다. 국방 ●행정·복지 ▲3사 생도 모집에 만 19세 이상 25세 미만 미혼자면 남녀 구분없이 응시할 수 있다. ▲만 17세 이상,22세 미만 남성이면 국군간호사관학교 입학이 허용된다. ▲현역병이 휴가나 외출·외박 중 부득이하게 민간 의료기관을 이용(입원 제외)할 경우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참전 명예수당 지급 개시 연령이 70세에서 65세로 낮아지고,국적을 상실하더라도 수당을 받을 수 있다. ▲전사 보상금이 기존 보수월액의 36배에서 72배로 오른다. ▲예비군훈련 면제대상이 기존 8년차에서 7년차로 확대되고 동원훈련 기간이 기존 3박4일에서 2박3일로 줄어든다. 병무 ●공익근무요원 ▲공익근무요원이 방송통신이나 원격수업에 의한 학습을 원할 경우 복무에 지장이 없는 일과시간 이후에는 허용된다. ▲문신·자해 등으로 인한 반흔 등 사유로 신체등위 4급 보충역에 편입된 사람은 후순위 조정에서 제외된다. 여권·비자 ▲3월1일부터 일본으로 수학여행을 가는 초·중·고 학생들의 입국비자가 면제된다. ▲아르헨티나 관광 및 상용 목적의 입국 비자는 필요 없어진다.최대 90일간 체류 가능하다. ▲서울시 구로·마포·성동·송파구청 등 4개 구청이 여권발급 대행기관으로 추가 지정된다. ▲미국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은 2004년 1월부터 미국 입국심사 때 지문을 날인하고 얼굴사진을 찍어야 한다. 부처
  • NGO /백두대간보호법 제정 이후가 더 중요 “실속있는 시행령·규칙 마련을”

    올 정기국회에서 제정된 ‘백두대간 보호에 관한 법률(백두대간보호법)’을 누구보다 반긴 이는 환경운동가들이었다.지난 8년 동안 법 제정운동에 매달려왔기 때문이다. 환경운동가들은 그러나 법 제정에 만족하지 않는다.법 제정보다 중요한 것은 실속있는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통해 운영의 묘를 살리는 것이며, 이참에 자연환경에 대한 정부와 국민들의 ‘코페르니쿠스적 인식전환’이 수반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백두대간이란 백두산에서 시작,금강산∼설악산∼태백산∼소백산을 거쳐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1400㎞에 이르는 한반도의 ‘등뼈’를 일컫는다. ●법제정은 환경운동의 결과물 백두대간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96년.정부의 보전정책을 이끌어 내기 위한 환경단체들의 활발한 탐사와 현장고발이 이뤄지면서부터였다. 이전까지는 백두대간의 자연생태계와 환경실태가 어떤지 국민들은 알지 못했다.정부역시 환경단체들의 잇따른 고발을 통해 비로소 훼손의 실상을 알게 됐다. 중추적인 역할을 한 단체는 녹색연합이다.이 단체는 97년 ‘백두대간 종합 환경대탐사’를 시작으로 매년 자연환경훼손 현장을 담은 각종 보고서를 꼬박꼬박 발간했다. 올해는 항공모니터를 통해 무분별하게 전개되는 국책사업으로 인해 백두대간이 훼손된 현장실태를 사진으로 고발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또 강원도 동해시에 기반을 둔 ‘백두대간보전회’와 충북 청주의 ‘백두대간보전시민연대’ 등 지역 환경단체들의 공도 컸다. 백두대간보전회는 동해시를 중심으로 정선·삼척·태백 등 강원지역 백두대간의 현장을 누비며 태백산 죽동공원묘지건립 반대운동,국유림 벌채 감시활동,야생동물보전 활동,밀렵도구 제거활동 등을 벌였다. 백두대간보전시민연대 역시 속리산 채석광산 반대운동을 비롯,충북지역 백두대간의 각종 난개발에 대한 고발과 함께 백두대간 생태조사 활동을 꾸준히 펼쳐왔다. 지역단체와 함께 백두대간 보전에 밑거름을 제공한 전문가그룹의 조사와 연구도 큰 보탬이 됐다. 한국환경생태학회와 임업연구원은 백두대간에 대한 학술적인 현장조사를 바탕으로 정보와 자료를 축적하고 관리와 보전을 위한 대안을 제시했다. ●시행령,시행규칙이 관건 환경단체들은 어렵사리 백두대간보호법이 만들어졌지만 실제 중요한 일은 이제부터라고 한목소리를 낸다.백두대간을 보호할 구체적인 내용을 담을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을 마련하는 일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녹색연합 서재철 생태보전국장은 “백두대간보호법에는 군사·도로·철도·하천 등 공용·공공시설과 대통령이 인정하는 광산개발시설의 설치 및 개발사업 등 대규모 국책사업을 허용하고 있다.”면서 “효율적으로 백두대간을 보전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국책사업에 대한 엄격한 환경적 잣대와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두대간 산림훼손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대규모 국책사업과 민간업자의 개발욕구를 규제할 수 있는 엄격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백두대간보호법 제정은 헛 일이라는 주장이다. 정부 주도로 백두대간의 산림을 훼손하면서 민간업자나 지방자치단체의 개발욕구를 규제한다는 것은 ‘공염불’에 불과하다는 조언도 곁들였다. ‘국립공원을 사랑하는 시민의 모임' 윤주옥 사무국장도 “그동안 법이 없어서 백두대간이 훼손된 것이 아닌 만큼 공정한 법 집행과 함께 철저한 관리·감독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국토보전정책으로 이어져야 개발과 보전의 논리가 상충하는 백두대간보호법안의 세부 내용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백두대간 관리범위의 지정,훼손지 복원,생태조사 등 풀어야 할 숙제들이 쌓여 있다. 환경단체들은 법 제정의 취지와 의미,중요성을 국민들과 지자체에 널리 홍보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충분한 홍보와 교육을 통해서만 국민들과 지자체를 설득할 수 있고, 지켜갈 수 있다는 것이다. 백두대간은 우리나라의 생태적,지형적,문화적 근간이다.보전지역의 확대 필요성이 필요한 대목이다.현실적 이유 때문에 백두대간에 한정된 법안이 마련되었지만,범위를 넓혀 국토환경 보전 전반에 관한 정책 수립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백두대간은 백두산부터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산줄기를 몸통으로 1개 정간(正幹)과 13개 정맥(正脈) 등 14개의 큰 산줄기로 나눠져 한반도의자연환경을 이루고 있다.이들은 뼈와 살처럼 어느 하나라도 없으면 그 생명을 제대로 유지할 수 없다.따라서 장차 국토의 환경정책이 백두대간 뿐만 아니라 나머지 14개의 큰 산줄기까지 포함해 세워져야 한다는 것이다. 환경운동연합 황호섭 생태보전국장은 “개발과 보전이 상충하는 현실에서 백두대간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환경부와 산림청 두 정부기관간의 협력이 절실하다.”면서 “백두대간을 지키려는 의지가 담긴 세부적인 시행령과 규칙들이 마련되는지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상기자 jsr@
  • [나의 건강보감]연기자 송재호

    그는 얼른 말을 잇지 못했다.한참만에 입을 열었지만 말은 단속적으로 끊겨 토막이 났다.얼핏 ‘묻지 말았어야 했나.’하는 생각이 스쳤다.“아,사람이 이래서 미치기도 하고,삶을 포기하게 되는구나.이런 생각도 들고….뭐랄까….암튼 미치겠더라고요.일에 몰두하면서 잊으려고 애를 쓰지만 지금도 크게 달라진 건 없어요.” 여기까지 말한 그는 이내 눈을 내리깔았다.눈자위에 눈물이 맺혔다.그러고는 겨우 “다시 그 일을 말하자니…”라며 잠겨드는 소리로 말했을 뿐이다. ●3년전 교통사고로 막내아들 잃고 충격 송재호(64).배우로든,탤런트로든 연기 마당에서 그는 기둥이다.기둥도 각을 잡아 군살 쪽쪽 발라내 허여멀건 사각기둥이 아니라 아름드리 나무를 다듬어 세운 통나무 기둥이다.그렇게 완강하고 견실하다.울긋불긋 단청으로 치장한 서까래나 들보와 달리 얼른 눈에 들지는 않지만 그는 중심이다.기둥 빼고 집을 말할 수 없듯,그를 빼고 연기를 말하는 것은 왠지 궁색하다.그런 그가 지난 2000년 1월 교통사고로 애지중지하던 막내아들을 잃었다.결혼을앞둔 스물 여덟,세상이 마냥 아름다웠을 그 나이에. 그 때의 충격으로 그는 한동안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아들을 잃은 아픔의 충격은 그렇게 컸다.부실한 고속도로 관리와 국산 승용차의 엉성한 품질이 빚은 참사였던 까닭에 그에 대한 분노까지 겹쳐 자신을 추스르기 힘들었다.“그때 심혜진씨와 KBS2의 ‘여비서’란 드라마에 출연중이었는데,고작 두줄짜리 대사가 외워지지 않는 거예요.삼성의료원 신경과 나덕렬 교수로부터 진찰을 받았는데,뇌세포가 급속하게 사멸되고 있다고 그래요.충격이 심했나 봐요.” ●총 잡은 지 27년…국제심판 활동도 그는 건강한 체질이었다.그가 클레이사격에 일가를 이뤘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호형호제했던 박종규 전 경호실장과의 인연이 계기가 돼 지난 78년 처음 총을 잡아 올해로 경력 26년째다.“세계사격연맹 회장이었던 그 분이 그때 세계사격선수권대회를 서울에 유치했어요.가깝게 지내던 터라 뭔가 도와야겠다고 생각했는데,마땅치 않아 내 8㎜ 카메라로 7시간 30분짜리 대형 개인기록 영상물을 만들어 전달했어요.그때 태릉사격장을 드나들며 클레이사격에 반해 결국 사격 없인 못사는 마니아가 됐죠.”뭐든 시작하면 끝을 보는 천성 탓에 그때부터 틈만 나면 사격장으로 달려갔다. 그가 사격에 일가를 이뤘다는 것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85년부터 내리 3년동안 전국체전 금메달을 거머쥐었는가 하면 세계사격연맹에 등록된 국제심판으로,88올림픽 때는 결승전 주심을 맡아 세계사격사에 이름을 남겼다. 또 대한사격연맹 최장기 이사였는가 하면 서울시 사격연합회장,대한수렵연합회 부회장 겸 밀렵감시단장도 맡고 있다.사격에 대한 그의 열정을 웅변하는 이력이다.“사격,매력적인 스포츠예요.하늘로 날아오른 클레이접시가 총성과 함께 산산히 깨어져 비산(飛散)할 때 느끼는 쾌감은 압권입니다.도시인,특히 스트레스가 많은 직장인들에게 권하고 싶은 운동입니다.” 그렇게 사격에 빠져 산 세월이지만 그는 단 한번도 살상 목적으로 총을 들지 않았다.“저는 기독교도지만 독실한 불교도셨던 어머니로부터 ‘미물이라도 함부로 죽이지 말라.’는 교육을 받았는데,그 영향이 컸지요.” 그뿐이 아니다.요즘도 수렵철이면 짬을 내 밀렵 단속에 나선다.‘밀렵이야말로 생태환경을 위협하는 만행’이라는 그다.“말이 단속이지 정말 위험합니다.한번은 밀렵꾼을 덮쳤는데 몸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밀렵꾼이 방아쇠를 당겨 일행이 죽을 뻔하기도 했어요.더러는 쫓기면서 총을 난사하기도 하고요.그거 맞으면 죽는거지요.” ●살상 목적으로 총 안들어…수렵철 밀렵단속 지금은 독실한 기독교도로,금욕이 몸에 배어 ‘은총’같은 건강을 얻었지만 60∼70년대부터 연기마당을 누볐던 이들이 그렇듯 그도 따로 건강을 챙길 계제가 아니었다. “먹고 살기 버거운 때였지요.그나마 돈 좀 쥐면 술먹기 바빴는데,조니워커 2병쯤은 앉은 자리에서 해치웠어요.담배요?허허.” 그는 연예계의 내로라하는 골초였다.81년 교회 금식기도로 끊기 전까지 체인스모커였다.“조훈현 국수보다 많이 피웠을 거예요.하루 네댓갑이 보통이었으니까요.당시 KBS본관 입구에 커피숍이 있었는데,제가 방송국에 들어서면 아가씨가 담배 5갑을 꺼내 건네곤 했어요.그것도모자라 나중엔 다른 사람들한테서 얻어 피울 정도였으니까 말 다했죠.” 그런 그가 사흘간의 금식기도로 담배를 딱 끊었다.지금은 술도 입에 대지 않는다. ●하루 5갑 피던 담배 끊고 술 안마셔 이런저런 수상 경력을 들먹이며 지금 그의 연기사를 들추는 일이 새삼스럽다.39년 평양생으로 부산에서 자라 동아대 국문과를 졸업했다.지금도 “언젠가는 영화 한번 만들어 보겠다.”는 그는 고등학교 때부터 책가방에 활동사진 카메라를 넣고 다녔다.부산에서의 성우 생활을 정리하고 64년 상경해 충무로에 첫 발을 내디뎠다.그곳에서 친구의 소개로 김기영 감독을 만나 “신성일 같은 쌍꺼풀도 없는 네가 배우가 되겠다고?”라는 핀잔에 오기가 발동,다음날 바로 쌍꺼풀 수술까지 받을 만큼 영화에 대한 열망이 뜨거웠고,그 열망이 오늘의 그를 낳았다. 그러나 이런 상식적 인과론으로 그의 중량감을 다 설명하기에는 뭔가 부족하다.그의 매력은 주어진 일에 모든 것을 쏟아 붓는 진력(盡力)에 있다.“기력을 다해 제 일에 혼을 불어넣어야지요.저를 아껴주시는 분들이 더도 덜도 말고 그런 제 모습을 있는 그대로만 봐주셨으면 합니다.” 그를 만난 태릉의 산그늘에 가을이 깊어가고 있었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 ■송재호의 사격건강론 연기자 송재호,그의 삶은 치열했다.지난 64년 영화계에 데뷔해 67년 영화 ‘아로운’의 주인공 공모에서 무려 87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발탁된 이후 일견 탄탄대로처럼 보이는 그의 연기행로 이면에는 끊임없이 자기완성을 추구한 한 ‘연기 장인’의 고뇌와 자기연민이 똬리를 틀고 있었다.사격은 여기에 힘을 보탠 원동기 같은 에너지원이었다. 그가 말하는 사격의 첫째 매력은 스트레스 해소.총탄에 접시가 산산조각나는 순간 가슴에 두껍게 쌓여있던 일상의 앙금이 샘물에라도 씻긴 듯 사라진다.“도시생활은 사방이 막혀 있잖아요.직장인이든,사업가든 한두번쯤 누군가 죽이고 싶은 맘 안들겠어요?그렇게 스트레스는 층층이 쌓이는데 그걸 어떻게 풉니까.이런 사람들에게 사격만한 스포츠가 없다고 봐요.” 집중력도 사격의 기본.날아오르는 접시를 보며 “넌걸렸어.”하고 득의만만하게 총탄을 날리는 일은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작업.여기에 숙련되면 민첩한 순발력과 함께 다른 일에도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게 된다고 했다.그뿐이 아니다.그는 사격을 통해 승부근성을 터득했다고 고백했다.“원래 급한 성미여서 처음엔 한발이라도 빗나가면 팔짝거리곤 했죠.그러다 사격 연륜이 쌓이자 매사에 미리 대비하며 상황에 끈질기고 침착하게 맞서는 습관이 체질화되더라고요.이런 습관이 연기생활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어요.” 170㎝ 안팎의 키에 20년 동안 62㎏이던 몸무게가 담배를 끊은 덕에 72㎏으로 늘었지만 아직도 몸매는 군더더기없이 탄탄해 최근에는 ‘올해의 베스트드레서’로 뽑히기도 했다.나이 들면서 혈압약을 먹고는 있지만 아직 맵고 짠 음식을 가릴 정도는 아니며 식성도 소탈하다. “처음 상경해 충무로 스타다방 골목을 쭈욱 훑어 보는데 배우들 다 눈이 익은 사람들이야.그런데 한 사람도 아는 이가 없어요.전 그때도 ‘그래 한번 해보자.안될 것 없다.’고 생각하고 도전했어요.지금도 그때처럼모든 것을 ‘가능하다.’거나 ‘안될 게 없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생활합니다.체념하고 포기하기엔 삶이 너무 짧고 또 고귀하지 않습니까?” 심재억기자
  • “시화호는 선사시대 보물창고”/시화호 지킴이 15년 최종인씨

    “1억년 전에도 시화호는 호수였습니다.시화호 주변엔 공룡알의 화석을 비롯,바가지만큼 큰 굴 껍데기,돌칼 등도 발견되고 있습니다.역사적으로 가치있는 보물창고인 만큼 우리가 잘 보전해야 합니다.” 15년째 ‘시화호 지킴이’로 활동하고 있는 최종인(崔鍾仁·50·안산시청 조수보호 감시원)씨를 찾았을 때 그는 생태학습에 나선 중학생 50명을 대상으로 시화호의 ‘모든 것’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다. 새까맣게 그을린 얼굴,작고 깡마른 체구에서 ‘시화호 예찬론’은 끊임없이 이어졌다.시화호에 얽힌 역사와 주변 자연환경까지 꿰뚫고 있는 최씨의 감칠맛 나는 현장수업에 학생들의 표정은 진지했고 뭔가에 빠져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97년부터 직장 그만두고 시화호 출퇴근 시화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학생들은 물론 공무원과 일반인들의 현장학습 신청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덩달아 최씨의 일과도 한층 바빠졌다.지금까지 최씨의 안내를 받은 인원만 해도 10만명은 족히 될 것이라고 한다. 그가 시화호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89년.정보화시스템 사업체에 근무하던 그의 근무처가 경기도 안산시로 바뀌면서 이사를 한 것이 계기가 됐다.시화호에서 낚시도 하고 조깅도 하던 그는 바지락 등 생명체들이 죽어 나뒹구는 것을 보고 ‘왜 그럴까.’하는 의문이 들었다.이때부터 틈만 나면 시화호로 달려갔다.결국 1997년 잘 다니던 직장마저 그만두고 퇴직금을 털어 서적과 각종 장비들을 사들였다.동영상 촬영을 위한 비디오 카메라와 수중촬영기구 등 첨단장비도 장만했다. 이런 최씨의 행동을 이해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환경에 대해 얼마나 안다고 직장까지 팽개치느냐.” “환경운동은 정부나 시민단체에서 하는 것이지 개인이 나서서 될 일이 아니다.” “미친짓 그만해라.”는 비아냥과 비난이 쏟아졌다.하지만 그의 고집은 꺾이지 않았다. 그는 매일 시화호로 나가 쓰레기를 무단 투기하는 사람들과 밀렵꾼들을 감시하고 주변에 서식하는 야생 동·식물들에 대해 연구했다. ●희귀 동식물사진 20만장 보유 산업쓰레기를 버리는 현장을 적발하고 밀렵을 하기 위해 시화호로 숨어 든 사람들을 찾아내설득하는 과정에서 멱살잡이는 예사였고, 갖은 욕설과 협박은 차라리 일과였다. 이같은 우여곡절 끝에 지금은 시화호하면 그의 이름을 떠올릴 정도로 유명해졌다.‘시화호지킴이’란 별명도 붙었다. 최씨가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는 시청 인근의 옛 보건소 창고를 개조한 여섯 평 남짓한 사무실에는 희귀조류 사진과 시화호 지도를 비롯,각종 자료서적들이 즐비하다.시화호의 오염현장을 고발한 사진과 슬라이드,3000년 전에 살았다는 대형 굴껍질은 물론,역사교과서에서나 보았던 빗살무늬 토기도 눈에 띈다. 시화호의 각종 철새와 야생 동·식물을 담은 사진만 20만장이 넘는다.공룡알 화석 등 역사적인 가치가 있는 물건들은 안산시청 홍보관에 기증했다. 그는 “돈벌이도 못하는 가장으로서 가족들에게는 한없이 미안한 생각이 들지만 떳떳한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만으로도 족하다.”면서 “한때 죽어가던 시화호가 나날이 달라지고 있는 것을 바라보면,힘이 솟고 여기서 그만둘 수 없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그래선지 그가 갖고 있는보람과 긍지도 대단하다. 지난 97년에는 철새들을 촬영하다 공룡발자국과 공룡알 화석을 발견,이 지역 480만평이 천연기념물 414호로 지정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또 시화호에서 검은머리 갈매기의 둥지를 국내 처음으로 확인하는 성과도 올렸다. ●안산시청 공적 인정 일용직 채용 안산시청은 그의 노력과 공적을 인정해 일용직인 조수보호 감시원이라는 직책을 주고 월 100만원 가량의 보수를 지급하고 있다.사무실도 안산시청에서 마련해준 것이다. 아직도 시화호를 ‘썩은 호수’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그러나 정부가 시화호 담수계획을 포기한 뒤 수질이 3급수를 유지하고 갯벌이 살아나면서 많은 철새들이 날아들고 있다. 특히 국제보호 조류나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희귀새 등 20여종 10만 마리의 철새가 이곳을 찾는다.주변의 갈대밭에는 각종 야생동물들도 무리지어 살고 있다.시화호가 살아나면서 주변 생태계가 복원되고 있다는 증거다. “갯벌과 철새는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갯벌이 사라지면 철새도 찾아들지 않습니다.눈 앞의 이익만을생각해서 자연의 질서를 무너뜨리는 우(愚)를 더이상 저지르지 말아야 합니다.” 최씨는 시화호가 언제 다시 파괴될지 모를 상황을 걱정하고 있다.또 개발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연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사전에 신중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간척지를 개발하기에 앞서 농사법을 개량한다든지 휴경농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찾는 등의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새만금 간척사업도 시화호를 교훈삼으면 된다고 지적한다.푸른 물이 넘실대고 철새들이 다시 찾아드는 시화호.그가 있는 한 시화호는 더욱 건강해질 것이란 생각이 절로 든다. 유진상기자 jsr@
  • 우포늪 / 가을 문턱서 만나는 초록 숨결

    “선생님,개구리는 개구리밥만 먹구 살아요? 벌레도 잡아먹는다고 텔레비전에서 보았는데….반딧불이는 어떻게 빛을 내나요?” 우포늪을 찾은 아이들의 궁금증은 끝이 없다.도시의 아이들에게 늪의 풀과 꽃,벌레 등은 온통 신기함의 대상.예전부터 ‘늪’하면 ‘빠지면 헤어나기 어려운 위험한 곳’으로 알고 있던 어른들에게 이같은 모습은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쓸모 없는 땅’‘위험한 곳’ 등 부정적 인식의 대상이었던 늪은 산업화에 따른 개발의 여파로 생태계가 위협받으면서 수많은 동·식물의 보고(寶庫)로 주목받고 있다.아침저녁으로 선선함이 느껴지는 초가을의 문턱에 ‘살아 있는 자연사 박물관’으로 불리는 경남 창녕의 우포늪을 찾았다. 우포늪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자연습지.창녕군 열왕산에서 발원한 토평천이 낙동강으로 흘러들기전 거치는 중간 기착지로 보면 된다.70만여평에 달하는 이곳은 약 1억만년 전엔 거대한 호수였으나 이후 화산 활동과 육지의 침식 등을 거치면서 퇴적물이 쌓이고 호수 주변부에 수초가 무성하게 나면서 점차 늪으로 변모하였을 것으로 지질학자들은 추정한다. ●우리나라 전체 식물의 10분의 1 서식 여름 끝에 찾은 우포늪은 음습하지만 깨끗했다.광활한 수면 위로 물풀이 깔린 모양이 마치 초록색 카펫을 깔아놓은 듯하다.개구리밥,마름,생이가래,자라풀,네가래,노랑어리연이 물 위를 빈틈없이 덮고 있다.이들 물풀은 곤충과 물고기에게 먹이와 서식처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물을 정화해주는 역할도 한다. “이맘때면 희귀식물인 가시연이 꽃을 피워 볼 만한데 올핸 없어요.비가 많이 와 수위가 너무 높아진 탓인 것 같아요.” 사단법인 푸른우포사람들의 간사를 맡고 있는 김선자(44)씨의 설명이다.그러나 가시연은 우포늪에 사는 수백종의 식물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우포늪에선 지금까지 430여종의 식물이 발견되었는 데,이는 우리나라 전체 식물의 10분의 1에 해당한다고 김씨가 덧붙인다. 우포늪엔 다양한 식물이 군락을 이루어 자연의 아름다움을 펼친다.장재마을 앞과 토평 쪽의 자운영 군락,대대둑과 목포제방의 억새·갈대 군락,사지포의 내버들 및 물옥잠 군락,장재마을 앞의 왕버들 군락 등이 유명한데,지금은 왕버들 및 내버들 군락,물옥잠 군락이 볼 만하다. 수초와 개구리밥을 헤치고 물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이름도 모르는 곤충들이 쉴새없이 헤엄쳐 달아난다.장구애비,애소금쟁이,물무당,송장헤엄치개,물자라,물방개,물땡땡이….김씨가 일일이 이름을 가르쳐준다.어렸을적 냇가에서 물방개를 잡아서 놀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곤충과 물풀은 물고기들이 좋아하는 먹잇감이다.그러니 물고기가 많을 수밖에.우포늪에선 42종의 물고기가 발견됐다고 한다.그중 쉽게 볼 수 있는 게 참붕어와 붕어,각시붕어,송사리 등이다.늪 보존을 위해 일반인은 낚시를 할 수 없다. 이곳에서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이들은 늪 주변에서 살아온 몇몇 주민들 뿐이다.이들은 늪 주변 개발 억제에 따른 피해보상 차원에서 정부로부터 어로 작업권을 얻었다.기다란 장대로 나뭇배를 저어가면서 미리 쳐놓은 그물에 걸린 물고기를 거두는 모습을 바라보노라면 ‘사람도 자연의 일부’란 생각이 절로 든다. 물 위는 잠자리와나비,새들의 세상이다.이맘때면 늪 주변 어디에나 물풀 주위를 덮고 있는 잠자리떼를 볼 수 있다.사지포둑에 서면 내버들 군락지에서 백로와 왜가리들이 우아한 자태를 뽐낸다.여름철새로 유명한 왜가리는 아예 이곳에 눌러앉아 겨울철에도 심심찮게 발견된다고 한다.이들 말고도 우포늪에선 지금까지 고니와 해오라기,도요새,쇠물닭,노랑때까치,덤불해오라기,쇠백로,원앙,수리부엉이 등 텃새와 여름철새,겨울철새 등 145종의 조류가 발견됐다. 늪 주변의 숲에선 너구리와 다람쥐,뱀,개구리 등 다양한 동물들이 살고 있다.예전엔 수달도 많이 있었다고 하는데,90년대 이후 밀렵이 극성을 부리면서 점차 줄어들어 지금은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고 한다. ●생태프로그램 신청하면 상세한 가이드도 우포늪은 우포와 사지포,목포,쪽지벌 등 4개의 늪으로 이루어져 있다.따라서 접근로도 여러 군데 있다.유어면 세진리 또는 이방면 소목마을,닭개마을을 통해 들어갈 수 있다. 체계적인 생태학습을 원하면 우포늪 보존활동을 벌이고 있는 지역 시민단체의 도움을 받는게 좋다.이방면 안리의 ‘푸른우포사람들’(055-532-8989,www.woopoman.co.kr),유어면 회룡마을 창녕환경연합(055-532-7856,www.woopoi.com) 등이 활발하게 활동을 펼치고 있다.두 곳을 방문하면 생태탐방을 위한 상세한 가이드를 받을 수 있다. 두 단체 모두 사무실 앞에 우포늪을 축소한 인공 습지를 조성해 자연학습장을 운영하고 있으므로,미리 인터넷사이트로 신청하면 생태학습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참가비는 푸른우포사람들 2000원,창녕환경연합 1000원. 우포늪(창녕) 글·사진 임창용기자 sdargon@ ●가는 길 중부내륙고속도로 창녕 나들목에서 빠진 후 크게 세 갈래로 우포늪에 접근할 수 있다.먼저 나들목에서 빠져 24번도로를 타고 창녕읍쪽으로 가다가 첫번째 신호등에서 죄회전하면 우포늪 이정표가 보인다.여기서 1080번 도로를 타고 15분쯤 달리다가 소목마을 버스정류소 앞에서 좌회전해 좁은 길로 5분쯤 들어가면 이방면 안리 우포 북쪽 물가에 닿는다.사지포로 접근하려면 소목정류장에 이르기 전에 나오는 ‘우포늪쉼터’ 앞에서 좌회전해야 한다.농로를 타고 마을을 지나 사지포 둑에 오르면 왕버들과 물풀이 깔려있는 사지포가 한 눈에 들어온다.우포 남쪽의 세진리로 접근하려면 창녕나들목에서 빠져 창녕읍 반대 편으로 우회전하면 된다.24번 도로를 타고 유어면 쪽으로 5㎞쯤 가면 회룡마을에 이르러 옛 회룡초등학교 자리에 창녕환경연합이 있다.여기서 우회전해 1㎞쯤 가면 우포늪 입구에 널찍한 세진리주차장이 있다. ●우포8경 푸른우포사람들이 선정한 ‘우포8경’을 참조하면 생태 나들이에 더해 우포늪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다.요즘 볼 수 있는 왕버들 수림과 물풀의 융단,반딧불이,장대나뭇배,가시연꽃과 함께 가을·겨울에 볼 수 있는 기러기떼와 백조,사계절 관찰이 가능한 별자리 등이 우포8경으로 꼽힌다.우포8경 이외에도 광활한 늪을 붉게 물들이는 일몰,10월 이후 밤과 낮의 기온 차가 클 때 나타나는 물안개는 우포늪 나들이를 풍요롭게 해주는 덤이다. ●숙박 우포늪 인근에 숙박할 곳이 마땅치 않아 창녕읍내 여관이나 부곡온천 인근 호텔을 이용하는 게 좋다.온천 주변에 부곡하와이 관광호텔(055-536-6331),레이크힐스호텔 부곡(055-536-5181),부곡파크호텔(055-536-6511) 등 10여개 호텔이 있다.창녕읍엔 세림장(055-533-8176),창동여관(055-532-7017) 등 여관이 많다.문의 창녕군 문화공보과(055-530-2236∼9). [식후경] 무공해 붕어찜에 반딧불이 쇼는 덤 이방면 안리 푸른우포사람들 사무소 옆엔 식당을 겸한 민박집 ‘우포민박’이 있다.우포늪 바로 앞에서 숙박과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식당 주인 노기열씨가 우포늪에서 그물로 잡은 물고기로 음식을 만든다.직접 물고기를 잡기 때문에 음식 값이 싸다.가물치회는 1㎏에 1만 5000원,붕어찜 1인분 1만원,가물치·붕어곰탕 5000원,,빠가사리 매운탕 1만원이다. 늪에서 나는 무공해 재료로 만든 음식을 우포늪을 지척에 둔 곳에서 먹는 것 만으로도 입맛이 절로 나지만,꼭 그것 때문이 아니라도 음식 맛은 비교적 괜찮은 편이다. 특히 가물치와 붕어를 푹 고아 만든 가물치·붕어곰탕은 다른 곳에선 맛보기 힘든 메뉴.진하게 우러난 국물이 구수하면서도 담백한 맛을 낸다.숙박료는 3만원.이맘때 늪 곳곳에서 불꽃놀이를 펼치는 반딧불이를 보려면 이곳에서 하룻밤 묵는 게 좋을 듯 싶다.(055) 532-6202.
  • “호랑이 수염 팔에 스칠땐 오싹”EBS ‘밀림 이야기’ 박수용 PD

    “아직도 아쉬움이 많습니다.기회만 되면 언제든 다시 떠날겁니다.” 참 독한 사람이다.반평 남짓한 땅속 참호에서 석달씩 꼼짝도 못하고 홀로 지내야했던 숨막히는 시간들은 벌써 기억 저편으로 사라진 것일까.2001년부터 지난 5월까지 두해 겨울을 온통 시베리아 호랑이의 발자취를 좇는 데 쏟아부은 것도 모자랐는지 그의 눈빛에는 여전히 아쉬움이 배어 있다. EBS 박수용(사진·39)프로듀서.지난 97년 영국 BBC나 내셔널지오그래피같은 세계적인 다큐멘터리 전문 프로그램에서도 보기 힘든 시베리아 야생호랑이의 위용을 안방에 선사했던 그가 6년 만에 다시 그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왔다. 14·15일 오후 10시에 방송되는 2부작 특집 자연다큐멘터리 ‘밀림이야기’는 박 PD와 이효종 PD,그리고 장진,순동기씨 등 두 조연출이 오랜 인내와 처절한 자신과의 싸움끝에 건져올린 빛나는 영상기록물이다. 이들은 2001년 10월 러시아 연해주 페트로바(두만강 동북쪽)일대 100여㎞에 걸쳐 10여개의 잠복지를 만들었다.그리고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호랑이를 무작정 기다렸다.언 주먹밥을 녹여 끼니를 때우고,배설물을 곧바로 밀봉해 처리해야 하는 극한 생존 환경과 파도소리의 횟수를 셀 정도로 지독한 외로움속에서도 오직 호랑이를 찍겠다는 일념 하나로 버텨냈다. 화면에는 카메라를 정면으로 쏘아보며 걸어오는 호랑이의 클로즈업된 얼굴이 자주 등장한다.자연 상태 그대로의 호랑이를 찍고 싶어 철저하게 잠복 촬영을 했지만 예민하기 이를데없는 호랑이가 낌새를 채고 잠복지를 공격해오는 아찔한 순간들이 여러번 있었다.한번은 카메라를 든 박 PD의 팔뚝에 호랑이의 수염이 스치는 등골 서늘한 경험도 했다. 이렇게 해서 마침내 제작진의 카메라에 어미와 세마리의 새끼 호랑이들이 포착됐다.1부 ‘시베리아 호랑이 3대의 죽음’은 밀렵꾼의 총에 맞거나 덫에 걸려 죽은 호랑이 가족의 비참한 최후를 기록했다.2부 ‘침묵의 추적자들’은 호랑이와 마찬가지로 멸종위기에 처한 여진족의 후예 우데게족의 이야기를 담았다.박 PD는 “한때 밀림이었던 이곳이 벌목으로 황폐화되면서 지금은 밀렵천국으로 변했다.”면서“연해주 북쪽에 서식하는 야생 호랑이가 6년새 절반으로 줄어 150마리밖에 남지 않았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순녀기자 co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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