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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대 재벌총수 새천년 경영구상

    새 밀레니엄은 재계에도 새로운 기회와 도전을 던져주고 있다.지난해까지가 IMF체제 극복의 시기였다면 다가온 새 천년은 대기업들에게 급변하는 정보통신 기술 등 외부환경에 발빠르게 대응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삼성 이건희(李健熙)회장과 현대 정몽구(鄭夢九)회장,LG 구본무(具本茂)회장,SK 손길승(孫吉丞)회장 등 4대그룹 총수로부터 새 천년의 경영구상을 들어본다. [현대 정몽구(鄭夢九)회장] 글로벌 기업으로서 주주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기업가치를 최대한 높이는 ‘신가치 경영’을 추진하겠다. 현대그룹의 미래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초우량기업으로의 재탄생이다. 새 밀레니엄의 원년을 맞아 자동차 전자 중공업 건설 금융서비스 등 5대 핵심업종을 세계 초우량 기업으로 발전시켜 국제경쟁력을 갖추는 데 모든 경영역량을 집중해 나갈 계획이다. 5대 핵심업종 계열사는 대부분 세계10위 안에 드는 우량기업이지만 앞으로세계 시장에서 각 산업을 대표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창출해 공급하는 G5 또는 G3의 세계적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다. 업종별로 세계 선진기업의 재무구조를 분석,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위해 필요한 ‘최적 재무구조 기준’을 설정,지속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해 나가겠다. 또 ▲수익성 위주의 경영 ▲선진국 수준의 이사회 정착 ▲스톡옵션제를 통한 고급 기술인력 영입과 산학협동을 통한 기술력 증대 ▲정보화를 통한 경영자원의 효율적 활용(ERP) 및 인터넷 비즈니스 활성화를 통한 디지털 경영정착 등 세부 추진계획을 세울 생각이다.그래서 21세기 새로운 경영패러다임에 능동적이고 효율적으로 대처해 나갈 것이다. 지난해 약 2조원 이상의 순이익을 냈으나 앞으로 기업의 수익성 확대에 더욱 역점을 두고자 한다.자동차 전자 증권이 각 1조원 이상의 흑자를 올리는등 2000년에는 모든 계열사가 흑자를 기록해 약4조5,000억원의 순이익이 날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수익성이 좋아지는 가장 큰 이유는 구조조정의 효과가 올해부터 나타나고 생산성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동차와 전자의 사업 합병을 통한 시너지 효과도 보게 된다. 금강산관광사업으로 시작된남북경협사업을 남북 상호간의 호혜와 평등 속에 계속 추진해나갈 것이다.금강산을 세계적인 관광단지로 육성하고 북측 서해안 지역에 대단위 공단을 조성해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사업을 공동으로추진할 계획이다. [삼성 이건희회장] 세기말이 되면 과학적 근거는 없지만 어김없이 큰 변동이 왔다.20세기말한국의 경제위기는 기업의 경영패러다임에 변혁을 가져다 준 전환점이었다. 삼성은 경제위기속에서도 인력과 자산매각,자본확충,부채감축 등 만족할만한 구조조정의 성과를 보여왔다.그러나 미래사업의 틀을 어떻게 짜나가고,기술개발과 이에 대한 투자는 얼마나 할 것인가 등 미래산업의 전략차원에서는 아직 미진한 게 사실이다. 때문에 각사 경영을 전문경영인인 사장에게 맡기고 있지만 회장으로선 21세기를 맞아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인지, 미래전략 구상에 신경을 쓰지 않을수 없다. 21세기 삼성은 우선 전자와 금융,서비스 등 주력사업의 세계적인 경쟁력을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이다. 전자분야는 반도체와 정보통신사업을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고도화시켜 나가되 기존 사업은 세계1위,일류화 제품군(群)으로 육성해 월드베스트 제품을지금의 12개에서 3년안에 30개로 늘릴 계획이다.미래 디지털융합사업은 모빌 퍼스널 홈멀티미디어 등 3대 영역별로 최적화를 추진해 나갈 것이다. 금융분야는 경쟁력있는 사업을 중심으로 선별 육성하고 필요할 경우 외국자본과의 제휴를 통해 자본·금융시장 개방에 적극 대응해 우선 국내 1위를 달성할 방침이다.그런 뒤에 아시아의 대표적 금융그룹이 되도록 하겠다. 물산 SDS 등의 인터넷비즈니스는 본격적인 수익사업으로 연결시키는 데 주력할 것이며 벤처투자를 확대,산업구조의 견실화를 꾀해나갈 생각이다. 그동안 국제화 추세에 부응,지역전문가,CEO과정을 운영해왔다.앞으로도 젊은 인재들을 새 천년 리더로 키우기 위해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나갈 것이다.예를 들면,노래를 잘하고 일도 잘하는 우수한 사람을 고교때부터 선발해 채용하려고 한다. 기업경영의 최대 모토는 수익성 제고다.따라서 삼성은 주력업종별로 이익률을 2000년부터 매년 10% 이상 높여나가겠으며 고용창출,사회복지사업 확대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완수하는 데 가일층 노력해 나갈 것이다. [SK 孫吉丞회장] SK는 지구촌 무한경쟁,정보통신 등 신기술 발달,지식기반 경제로의 전환등 경영환경의 일대변화 속에서 초일류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올해 5대 경영과제를 설정했다. 첫째 기업의 유연성과 속도를 제고,더 많은 가치를 창출해 나갈 것이다.이같은 능동적 대처에는 필연적으로 위험이 따른다.그러나 위험을 감수하고 대처하는 능력이 없다면 새로운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다. 둘째 고객중심경영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특히 각 계열사들이 고객과의접점에서 고객 만족수준을 높일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선 임직원의 사고와 행동도 고객중심경영에 철저하게 맞춰야 한다.사별로 고객만족지수를 개발,이를 평가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 또 SK브랜드 강화전략과 연계,‘고객행복에 최선을 다하는 SK’라는 기업이미지를 확고하게 자리매김하는 해로 삼을 생각이다. 셋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해 나가겠다.또 지적 자산을 비롯한 무형자산을 활용하는 능력을 배가시키겠다.특히 인터넷을 비롯한 정보통신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활용함으로써 경영의 질을 높일 계획이다. 넷째 합리적 경영,인간위주의 경영,현실을 인식한 경영의 3대 원칙을 골자로 한 SKMS(SK경영관리체계),초일류를 추구하는 SUPEX(초일류 수준 추구)운동 등 이미 10∼20년전부터 추진해 온 선진 기업문화의 형성에 박차를 가해구성원들의 역량을 극대화하는 데 노력하겠다. 성과를 내는 개인과 조직에 대해선 이에 상응하는 보상시스템을 체계적이고구체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올해는 21세기 SK의 성장방향을 설정하는 한해가 돼야 한다는생각이다.고객과 시장지향적인 사업이 기본 방향이다.에너지,정보통신의 양대 핵심주력 업종에 이은 제3의 축을 구축하겠다.21세기 최대 성장산업인 생명과학과 전자 상거래 등을 본격 추진하겠다.이런 혁신적 사업분야는 ‘선점’이 중요하다.미래의 산업일수록 최초의 승자가 영원한 승자가 될 가능성이크다. [LG具本茂회장] 기업환경이 변화하는 속도는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정보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기업 스스로 개혁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도태될 수 밖에 없다. 2000년대에는 고성장 신화가 막을 내리고 주주가치와 경영의 투명성이 중시되는 글로벌 스탠더드 등 시장경쟁 질서가 정착된다.디지털과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광속사회로의 진입도 가속화된다.지식이 경쟁의 핵심요소로 대두되는 등 경영 패러다임의 획기적인 변화도 예상된다. 따라서 새해에는 ‘한국적 경영관행’에서 과감히 탈피해 ‘선진적 경영관행’을 확고히 정착시켜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법인 차원의 구조조정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새해에는 성장의 기반이 되는 미래 승부사업에 집중 투자,핵심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보다 20% 증가한 6조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특히 시설·설비위주의 투자에서 탈피해 연구개발 투자에 지난해보다 25%증가한 1조5,000억원을,마케팅·시설투자에는 20% 증가한 5조원을 투자하겠다. 정보기술로 더 나은 제품,더 빠른 서비스를 제공해 새로운 사업기회를 선점하겠다.인터넷 전자상거래 등 정보기술 기반사업 및 IMT-2000 시스템과 단말기 개발 등 정보통신에 1조5,000억원을 투자한다.여기에 디지털TV,PDP,LCD부문 투자액 1조6,000억원을 포함하면 정보부문 투자는 총 투자액의 50%에이른다. 성과가 보상에 직결되도록 성과주의를 강화해 나가는데에도 역점을 두겠다. 기존의 연공서열식 인사문화에서 탈피,전 계열사가 호봉제를 폐지하고 직급체계를 대폭 축소해 성과형 급여체계를 확대하겠다. 급속하게 변하는 경영환경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지속적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새로운 기업문화를 구축하겠다. 수익을 겸비한 성장을 이루며어떤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강한 기업 체질과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초우량 기업으로 자리잡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이로써 어느 나라,어느 시장에서도 고객에게 사랑받는 기업을 만드는 게 새해의 포부다.
  • 새천년 바람직한 행정개혁 방향 지상대담

    ‘새술은 새부대에’.새천년은 한국사회 전분야에 걸쳐 새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다.행정분야도 예외는 아니다.새로운 밀레니엄이 시작되는 2000년에도 공직사회의 대변혁은 예고되고 있다.대한매일은 새해 벽두에 그동안 공직사회에 몰아친 조직개편과 구조조정 바람을 점검하고,21세기 초입에서 바람직한 행정개혁 방향을 짚어보기 위해 김기재(金杞載)행정자치부 장관과 이필상 함께하는 시민행동 운영위원장(李弼商·고려대 경영대학원장)의 지상대담을 마련했다. ■지난해 정부의 행정개혁 노력을 평가한다면. 김기재 장관 정부는 ‘국민의 정부‘ 출범이후 두 차례에 걸쳐 정부조직개편을 단행했다.1차 조직개편이 정부의 기구와 인력의 감량화를 통한 하드웨어(Hardware)의 개선에 초점을 두었다면,제2차 개편은 정부의 운영시스템 및 기능을 조정하고 ‘일하는 방식’을 개선하는 등 소프트웨어(Software)의개선에 중점을 두었다.개혁의 효과는 이제 서서히 나타날 것이다. 이필상 위원장 재경원을 재정경제부로 바꾸고 기획예산위원회와 금융감독위원회를출범시켜 권력의 분산을 시도했다.그러나 근본적인 경제운영체제의자율화와 규제혁파가 없는 상태에서 경제부처의 세분화는 부처간 알력과 갈등,정책의 혼선등을 초래해 국민경제의 비효율을 오히려 증대시키고 있다.과거 중앙집권화의 상징이랄 수 있는 구내무부와 총무처조직의 합체인 행정자치부도 지방분권화를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중점을 둬야할 행정개혁 방향은 무엇인가. 이 위원장 행정개혁은 한해 두해에 마무리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올해는경제논리에 입각한 공기업분야의 개혁만이라도 먼저 추진해야 한다.정권후반기의 새로운 개혁 드라이브를 내걸고 행정개혁의 청사진을 다시 그려 추진해야 한다. 김 장관 정부부문의 생산성을 높이고 고도화·다양화되는 행정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갈 수 있도록 민·관간 인사교류를 활성화하고 교육훈련의내실을 기할 계획이다.성과에 근거한 보상과 승진제도 확립 등 경쟁과 전문성에 바탕을 둔 새로운 인사관리체제도 정착시켜 나갈 것이다. ■지방자치제의 바람직한 발전방향에 대해.이 위원장 현재 지방자치는 유명무실하다.재정자립도가 낮아 여전히 중앙정부의 교부금에 의존하면서 중앙정부의 통제를 받고 있다.장기적인 지방자치제 발전의 청사진을 원점에서 다시 만들어야 한다.행정자치부의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통제권한을 과감히 지방의 자율에 맡기고 지방자치단체를 지원하고 자치단체간 갈등을 조정하는 일을 주임무로 하는 가칭 ‘자치시민부’로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 장관 민선2기를 맞는 지방자치는 기대이상의 성과와 함께 보완해야 할부분도 많다고 생각한다.건전한 자치발전을 위해서 각급 자치단체가 자율을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되,그 결과에 대해서는 책임을 질 수 있도록 자치행정의 책임성 확보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권한을 중앙에서 지방으로 대폭 이양할 할 계획이다.건정재정운영을 위해 지방채무관리와 지방기금의 합리적 관리방안도 강구할 방침이다. ■공직사회의 부패를 일소하기 위한 처방을 제시해 달라. 김 장관 나라의 멸망과 쇠락은 외부적 요인보다는 내부의 타락과 부패에서비롯된다는것이 역사적 경험이다.정부에서는 지난해 부패방지종합대책을 수립,부패방지기본법을 제정하려는 노력을 기울였지만 부패 방지는 정부의 일방적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공직윤리의 확립과 아울러 국민과 기업들 역시개인이나 집단의 이익을 위해 부패행위를 유발하거나 조장하는 행위를 자제하고 외부감사자로서의 역할을 보다 철저하게 해줘야 한다. 이 위원장 반부패기본법은 반부패제도개선,비리 고발 등 부패척결에 중요한 장치가 포함돼 우리 사회의 고질인 부패척결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법으로 하루빨리 제정돼야 한다.이와 함께 부패와 비리를 막는 가장 중요한길은 시민의 감시다.내가 운영위원장으로 있는 ‘함께하는 시민행동’은 1588-0098(공공고발) 전국대표전화를 통해 공공부문의 비리에 대한 시민고발을받고 있다. ■국가 전체의 생산성 증대와 공직자 비리를 줄이기 위한 규제개혁 방안은무엇인가. 이 위원장 규제개혁이 근본적으로 피부에 와 닿지 않는 이유는 관료주의 기득권의 뿌리깊은 저항 때문이다.관리들의 기득권유지를 전제로규제개혁을추진하니까 건수위주의 피상적인 규제 숫자 줄이기에만 집착하게 된다.정부조직과 공무원 수를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조정하지 않는 이상 규제개혁은 아무리 추진해도 헛구호로 끝나기 십상이다. 김 장관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규제개혁의 성과가 널리 홍보되지 않았고,일부 담당공무원들의 법령개정사항 미숙지로 종전의 규제가 되풀이된다든가 실질적 개혁내용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올해에도 자치단체별 소관규제에 대한 전면적인 재조사를 실시,규제정비율을 현재 56%에서 60%로 상향 조정하고,집행실태를 중점 감사하도록 할 계획이다. ■혼선이 빚어지고 있는 공무원 연금제도 개선방안을 제시해 달라. 이 위원장 정부가 막대한 국민의 혈세를 투여하고 있지만 연금제도의 구조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연금개혁의 핵심사항은 적게 내고 많이 가져가는 ‘저부담 고급여’구조를 해결하는 것이다.수급불균형 구조의 개선을 위해보험요율을 인상하고 현행 퇴직 직전 월 보수액을 기준으로 결정하던 지급액을 국민연금과 마찬가지로 평생급여로 조정해야 한다.공무원연금관리공단의구조조정도 추진해야 한다. 김 장관 공무원연금제도의 개선은 기본적으로 현직 공무원에게 기존의 권익이 보장되도록 현행 틀을 유지해 나갈 것이다. 연금재정문제에 대해서는 연금부담률을 연차적으로 조정하는 등 중장기 제도개선방안을 검토하고 정부부담률은 선진국 수준을 감안해 공무원 부담률보다높게 조정해 연금재정을 안정시켜 나갈 계획이다. 정리 박정현 박현갑 서정아기자 jhpark@
  • Y2K‘기우’로 끝날듯

    ‘Y2K’(컴퓨터 2000년 연도인식 오류)문제는 당초의 우려와 달리 큰 피해없이 끝날 것으로 잠정 결론지어졌다.항공,원전 등에서 일부 문제점을 노출한 미국 일본 등 선진국보다도 더 매끄럽게 지나가고 있다. ?치밀한 준비로 대처 2일 오후까지 Y2K 오류로 의심되는 피해신고는 10여건에 불과하다.무엇보다도 국방,운송,원전 등 핵심국가시설에서는 한 건도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다.당초 Y2K 오류로 인한 정전,통신 두절,원전 방사능 누출 등 우려는 기우(杞憂)로 끝난 셈이다. 정통부 관계자는 “아직 통계조차 잡히지 않고 있는 선진 외국과 비교해서도 피해상황이 극히 경미한 수준”이라면서 “대부분 피해자들은 미리 꼼꼼히 대처하지 않았거나 구형컴퓨터를 사용한 경우”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정부와 기업이 3년동안 합동으로 벌여온 치밀한 준비가 큰 몫을담당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정통부는 97년 2월 ‘Y2K 전담대책반’을 설치,본격적인 대응에 들어간데 이어 98년 3월 범정부 차원의 ‘Y2K문제 종합대책’을 수립했다.이어 6월 통신,운송,원전,전력·에너지,금융 등 13개 중점분야를 집중 관리하면서 1조1,000억원을 Y2K 예방대책에 쏟아부었다.750개공공기관과 민간기업,650개 금융기관,1,500개 의료기관,2만개 중소기업들도주도적으로 문제해결에 동참했다. ?안심하기는 아직 이르다 하지만 연휴가 끝나 본격적인 업무가 시작되는 3일,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적지 않은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금융분야의 경우 현재 2,052개 금융기관에서 점검을 하고 있으나 금융기관간의 연계업무가 시작되는 4일에는 문제발생 소지가 많을 전망이다.또 가장 큰 취약점으로 지적돼 온 중소기업은 전체의 10%만이 휴일중 설비를 가동해 정확히 Y2K 피해여부를 파악하려면 좀더 시간이 지나야 한다. ?마지막 사전 점검 필수 방심한 채 멋모르고 컴퓨터를 켰다가는 뜻하지 않은 낭패를 볼 수도 있다.때문에 PC운용체계(OS)로 윈도를 사용하는 가정·기업에서는 컴퓨터를 켠뒤 다른 작업에 앞서 ‘제어판’→‘날짜/시간’을 먼저 실행해 정확한지 확인해야 한다.문제가 없다면 워드프로세서나 표계산 프로그램 등응용프로그램을 실행해 Y2K 윤년 위험일자인 ‘2000.2.29’를 입력,관련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점검해야 한다. 김태균기자 windsea@ **지구촌에서도 큰혼란 없어 [워싱턴 최철호특파원·외신종합] 뉴밀레니엄 벽두에 혼란을 가져올 것이란 우려를 불렀던 Y2K(컴퓨터 2000년 연도인식 오류).그러나 2일 자정까지는몇몇 사소한 문제들만 발생했을 뿐 항공기 운항과 미사일 등 무기체계의 오작동,원전사고,인터넷 교란 같은 대란은 발생하지 않았다. 일부 관계자들은 전세계적으로 1조달러에 달하는 돈이 Y2K 대비에 투입되는 등 철저한 준비를 한 덕분이라며 Y2K 문제는 해결됐다고 성급한 안도의 표정을 지었다.실제 미국은 Y2K 비상체제를 해제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Y2K문제는 앞으로도 예의주시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경고했다.이들은 대부분의 컴퓨터들이 휴무로 켜지지 않아 전세계 컴퓨터의 10%만이 검증받은 1∼2일의 상황만으로 Y2K문제가 해결됐다고 볼 수 없으며, 시무식과 함께 업무가 본격 시작되는 3일 이후의 상황이우려된다고강조했다.올해는 또 윤달이 있는 해로 2월29일에도 Y2K 문제 발생이 우려된다. ?당초 가장 경계할 Y2K지역으로 꼽혔던, 옛 소련의 원전들이 위치한 러시아와 동유럽국가 및 북한 등이 별 이상없이 Y2K 문제를 비껴간 대신 최첨단국가인 미국과 일본에서 가장 심한 Y2K 관련 사고가 발생한 점이 최대의 아이러니로 꼽히고 있다. 미국방부는 미 군사정찰위성시스템의 지상기지 수신기능이 구랍 31일 장애를 일으켜 3시간 동안 정보를 수신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일본에선 이시카와현 핵발전소의 방사능 누출 탐지장치와 미야기현 오나가와 핵발전소의 냉각수용 해수온도 측정장치에 연결된 컴퓨터 등 두 곳에서 Y2K와 관련된 사고가 발생했다.그러나 심각한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유럽,미국보다 시차가 앞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Y2K 문제 대처에 있어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미국과 유럽의 전문가들은 아시아지역에서 발생하는 사소한 문제라도 일일이 본국에 보고,비슷한 상황에서 생길지 모를사고에 대비했다.한편 공업국중 가장 시차가 앞선 뉴질랜드는 Y2K 조기경보시스템을 도입하고 인터넷을 통해 Y2K 사고 발생 여부 및 문제점을 다른 정부에 신속히 알려주고 있다.
  • [새 정치문화를] (1)달라져야할 선거풍토

    ‘새 정치’를 바라는 국민들의 기대감이 커지면서 새해부터는 정치환경도크게 달라질 전망이다.정치인들의 개혁성과 전문성이 중시되는가 하면,‘지역감정논리’등 우리 현대정치사를 지배해오던 ‘왜곡논리’추방 목소리가높다.새 천년 바람직한 새 정치문화의 방향을 시리즈로 조명한다. 새천년에는 추방해야 할 정치용어들이 너무 많다.고비용 저효율정치,폭로정치,지역할거주의,정경유착,금품·향응선거,인신공격,흑색·비방선전,매터도어 등.오는 ‘4·13총선’이 예정돼 있기 때문에 그 의미는 더하다. 우리 헌정사상 정치개혁은 숱하게 제기됐다.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런 것들을 척결하겠다고 외쳐댔다.그렇지만 제대로 성과를 이뤄낸 적은 없다.정치선언적 의미를 뛰어넘지 못했다. 새천년이 열렸다.거의 모든 분야가 엄청난 속도로 변하고 있다.미래를 향해 무섭게 달리고 있다.정치권만 예외다.비능률적이고 비도덕적인 요소들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과거에 매여 있다.오히려 다른 분야의 앞길을 막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국가발전을 위해서는 정치의 선진화가 선결돼야 한다는 당연한 과제가 또다시 제기된다. 새해 초 여야 총재회담이 성사를 앞두고 있다.여권은 회담 합의문에 ‘밀레니엄선언’을 준비하고 있다.새 정치문화를 창출하자는 의지를 담을 생각이다.한나라당이 굳이 반대할 기미는 없다.‘새천년 새정치’가 화두(話頭)로선택될 것만은 분명한 분위기다.여야는 예외없이 ‘밀레니엄정치’를 천명하고 있다.새 시대에 걸맞게 올바른 정치문화 구축을 강조한다.대결정치 지양과 화합정치 구현을 공동선(共同善)으로 내놓는 데 한 목소리다. 망국병인 지역대립 구도는 정책·인물 대결의 의미를 퇴색하게 만든다.지연·혈연·학연 등 연고주의와 돈이 판을 치게 된다.고비용 저효율 정치와 부패정치로 이어질 수밖에 없음을 그동안의 정치가 입증하고 있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시민단체들의 일부 후보자 낙선운동이 불법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정부당국은 불법성을 내세워 막을 방침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단체들은 낙선운동을 강행할 것이라고 한다.총선과정에서 적잖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이들 단체들이 제시한 낙선기준은 유권자들의 표심(票心)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과거에는 ‘정치=돈’‘선거=돈’이라는 등식을 만들었다.각종 선거의 타락과 과열양상은 ‘선거망국론’을 낳았다.각 후보나 정당은 세몰이식 조직동원에 나섰다.정책이나 이념 대신 돈이 선거판을 지배하기 일쑤였다.정당연설회와 합동연설회 폐지를 놓고 여야가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것만 봐도 이번총선도 결코 밝지만은 않다. 여야의 선거구제 협상은 조만간 매듭지어질 조짐이다.선거구제 문제에 발목이 잡혀 있던 정치개혁입법 협상도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여야는 그동안 국회 정치개혁특위를 통해 합의를 이뤄낸 게 적지 않다. 17일 동안의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 선거지역에서 향우회 동창회 종친회 등출신연고별 모임을 금지한 것은 학연·지연에 사로잡힌 선거문화를 바꿔보자는 취지를 갖고 있다.물론 정쟁(政爭)과 당리당략에 휘말려 개혁의지가 퇴색했다는 지적도 뒤따르고 있다. 공명선거를 위한 아이디어들은 다양하다.선거사범에 대한 재정신청 범위를일반시민으로까지 확대하자는 의견이 있다.중앙대 윤정석(尹正錫)교수는 “선관위원장이 당선무효 권한을 갖고 있는 나라도 있다”며 “우리도 선관위권한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바른 선거문화 정착은 단호한 법 적용 아래서만 가능하다.이를 통해 새해를 선거개혁의 원년으로 만들어야 한다.정당·후보자·유권자가 삼위일체(三位一體)가 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박대출기자 dcpark@
  • 金대통령 CNN방송·아사히신문 회견 요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2일 미국 CNN방송을 통해 전세계에 방영된 ‘뉴 밀레니엄 100시간 방송’에 출연,남북관계 전망,통일관등을 피력했다.김대통령은 앞서 1일자 일본의 아사히 신문과의 회견에서도 동북아 협력기구 설립구상등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이들 두 언론과의 회견 내용을 요약한다. ? CNN 회견요지?현재의 남북한 관계와 새 천년의 방향은. 남북관계가 만족할 만한 것은 아니나 전쟁 가능성은 감소했다.15만명 이상의 금강산 관광이나 수만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서울에서 열린 남북통일 농구경기는 과거에는 상상을 못했던 일이다. 한·미·일 3국은 페리보고서를 통해 확고한 대북 메시지를 전했다.북한이전쟁과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고 미사일 개발을 단념하면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고 경제회복을 지원하며 국제사회 진출을 돕겠다는 것이다.‘기브 앤 테이크’,‘윈-윈 전략’이다.확고한 한·미 안보 공조기반 위에 일관성과 인내심을 갖고 정책을 지속하면 2000년도에는 남·북,북·미,북·일 관계에 상당한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북한의 핵개발이나 미사일 문제가 새 천년의 안정 저해요인으로 대두될 가능성은. 미사일 문제는 앞으로 북한과 힘들고 때로는 짜증스러운 협상을 계속해야 할 것이다.나는 남북문제에 있어 나이브하거나 무조건 낙관적이지 않다.북한이 약속을 지키면 그에 상응하는 도움을 주고,그렇지 않을 때는 고통스런 대가를 받도록 해야 한다.‘당근과 채찍’을 같이 동원해야 한다. ?북한의 현재 상황은. 기본적으로 경제가 나쁘기 때문에 국민불안이 크다.99년에는 다소 호전됐지만 전체적으로 기근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산업도 대단히 위축돼 있다.주민의 의식주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북한 정권의 불안요인은 근본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하지만 대안이 없는데다김정일 총비서가 당·정·군을 완전 장악,단기적으로 안정돼 있다고 볼 수있다. ?남북정상 회담이 이뤄질 경우 무슨 말을 할 것인가. 첫째,남북간에 전쟁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둘째 우리가 북한 경제를 돕고 싶다는 뜻을 전하겠다.우리가 도와주면 북한도 성공할 수 있다.우리가 먼저 도와야 미·일 등 다른 나라들도 나설 것이다.다음으로 우리가 바라는 것이 당장의 통일이 아니라 평화통일의 기반을 닦자는 것임을 밝힐 것이다.내 임기중에 전쟁가능성을 완전 제거하고 교류 협력을 확대해 냉전을 종식하기를 희망한다. ?한반도가 새 천년에도 분쟁 지역으로 남을 것인가. 아니다.분쟁과 갈등 지역이 아니라 평화와 협력의 지역으로 변할 가능성이 많다.한국을 둘러싼 4대국이 한반도에서 전쟁재발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데 일치하고 있다.북한만 전쟁을 포기하면 전쟁의 위협은 완전히 제거된다.결론적으로 남북관계를 기본적으로 개선해 평화교류를 확대해 나가면 앞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은 크게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 아사히 신문 회견요지?대통령이 북한 김정일과 초몽(初夢)에서 만나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가. 1,300년간 통일돼 온 우리의 조상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일을 우리가 앞장서서 해야 한다.후세에 자랑거리가 될 만한 결단을 보여야 하며 그런 방향으로 두 사람이 모색해 나가고 싶다. ?대통령 임기 중에 남북 정상회담이 실현될 것으로 보는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본인이 임기중에 해야 할일은 한반도 냉전을 종식시키고 남북이 평화적으로 공존하고 교류하는 일이다.통일은 장래문제로서 후임자에게 맡긴다.1,300년이나 통일돼 온 민족이 수십년의 분단으로 통일이 불가능해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통일은 시간 문제다.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신세기 구상은. 한·중·일 3국은 공통의 이해관계와 문화적 공통점을 갖고있다.지난번 마닐라에서 열린 한·중·일 3국정상회담은 수천년 역사 가운데 처음으로 이뤄진 일이다.3국이 협력해 공동이익을 추구하고 동아시아 전체의 발전을 선도하는 역할을 수행하지 않으면 안된다.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총리가 제창하고 본인이 지지하고 있는 동북아협력기구와 아세안을 합친 동아시아 전체 협력기구를 설립해 세계와 협력한다는 비전으로 임해야 할 것이다. ?신세기에 대한 전망은. 21세기는 사이버 공간이 무한하게 발전할 수 있다. 21세기는 지식기반,정보화 시대의 지적 경쟁,소프트웨어의 경쟁에서 지면 아무리 강한 나라도 주변국가로 밀린다.무한 경쟁 시대에 돌입할 것이다. ?신세기 한·일간 과제는. 마음의 갈등을 청산하고 정이 세세한 데까지 미치는 이웃간 관계로 바꿔나갈 수 있다.아시아와 세계 무대에 함께 나아가는것이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일만기자 oilman@
  • 장관 5-6명 교체 12일께 부분 개각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뉴밀레니엄을 맞아 새로운 국정 분위기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10일쯤 김종필(金鍾泌) 국무총리가 자민련에 복귀하는 데 맞춰곧바로 후임총리를 임명하고 12일쯤 5∼6명의 장관을 교체하는 부분개각을단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후임 총리에는 박태준(朴泰俊) 자민련 총재가 유력시되고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2일 “아직 구체적인 협의가 이뤄지진 않았으나 후임총리 문제 등 개각의 가닥이 잡힌 상태”라면서 “박 총재가 총리에 취임하면 곧바로 김 대통령과 총선출마가 가능한 장관들을 중심으로 개각을 협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각 대상으로는 총선 출마가 예상되는 김기재(金杞載) 행정자치,박지원(朴智元) 문화관광,남궁석(南宮晳) 정보통신,이상룡(李相龍) 노동,정상천(鄭相千) 해양수산,진념(陳稔) 기획예산처 장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한편 김대통령은 3일 오전 민·관 합동시무식을 갖고 새해 국정운영 방향과비전을 제시할 ‘2000 대통령 새천년 신년사’를 발표한다. 양승현기자
  • “南北관계 올해 큰 진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2일 “한·미 안보 공조기반 위에 일관성과 인내심을 갖고 포용정책을 지속해나가면 올해는 남·북,북·미,북·일 관계에 상당한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이날 전세계에 방영된 미국 CNN방송의 ‘뉴밀레니엄 100시간 방송’에 출연,“북한이 전쟁과 핵무기개발을 포기하고 미사일 개발을 단념할 경우 북한체제의 안전을 보장하고 경제회복 및 국제사회 진출을 적극 도울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대통령은 “북한이 핵·미사일 문제와 관련해 약속을 지킬 경우 상응하는 도움을 주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고통스런 대가를 받도록 하는 ‘당근과채찍’을 같이 동원해야 할 것”이라며 “남북관계를 기본적으로 개선,평화교류를 확대해 나가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은 크게 기대해도 좋다”고 덧붙였다. 북한 경제현황에 대해서는 “다소 호전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기근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주민의 의식주를 해결하지 못한 점에서 북한 정권의 불안 요인은 근본적인 문제”라고 전하고 “그러나 김정일 총비서가 당·군·정을 완전 장악하고 있어 단기적으로 보면 안정돼 있다”고 내다봤다. 김대통령은 또 “한반도 주변 4대국이 한반도에서 전쟁재발이 있어서는 안된다는데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며 “북한만 전쟁을 포기하면 전쟁위험은 완전히 제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앞서 김대통령은 1일자 일본 아사히 신문과의 회견에서 “내 임기 중에 한반도의 냉전을 종식시키고 남북이 평화적으로 공존하고 교류토록 하겠다”며 “통일은 후임자에게 맡기겠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현재 북한 경제를 지탱할 만큼의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기때문에 지금 당장의 통일은 플러스보다 마이너스 쪽이 크고 정신적으도 대단히 어려워진다”고 밝혀 당분간 대북 평화공존 정책에 치중할 것임을 시사했다. 김대통령은 동아시아 협력기구 설립과 관련,“한·중·일 3국이 협력해 공동이익을 추구하고 동아시아 전체 발전을 선도해야 한다”며 “동북아시아협력기구나 아세안을 합친 동아시아 전체의 협력기구를 설립해 세계와 협력한다는 비전으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승현기자 yangbak@
  • [외언내언] 대희년

    전세계가 화려한 불꽃놀이와 샴페인과 환성과 갈채속에서 맞은 새천년(뉴밀레니엄)을 기독교적 의미에서 다시 음미해보는 것도 뜻깊은 일일 듯싶다.밀레니엄을 기리는 것 자체가 기독교 문화의 소산이기 때문이다. 밀레니엄의 성서적 의미는 천년왕국이다.즉 예수가 재림해 세상을 통치하는 지복(至福)의 기간이다.2000년은 또 로마 교황청이 선포한 대희년(大禧年)이기도 하다.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지난 94년 발표한 교서 ‘제3천년기’에서 올해를 대희년으로 선포했는데 희년은 ‘복된 해’‘성스러운 해’라는 뜻을 지닌 성경 용어이다. 고대 이스라엘 민족은 7년마다 안식년을 지내며 밭과 포도원을 놀려 저절로 자란 곡식과 포도를 집에서 부리는 종과 품팔이꾼,그리고 이웃들의 양식으로 내주었다.자연과 남을 아끼고 살리는 이 안식년이 일곱번 지난 다음 마흔아홉 해 일곱째 달 열흘날(50년 1월1일) 속죄일에 나팔을 불어 희년을 선포했다.이때 부는 나팔이 숫양의 뿔로 만든 것이어서 희년은 히브리어로 숫양을 뜻하는 ‘요벨’이라 불린다.희년에는 빚때문에 노예가 된 사람들이 풀려나 자유인이 되고 가난해서 팔았던 땅은 다시 돌려 받으며 희망과 구원의기쁨을 나누었다. 최대채무빈국(最貧國·HIPC)에 대한 선진국의 부채탕감 운동은 이같은 희년 정신을 바탕으로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세계 각국의 기독교 단체와 국제 비정부기구(NGO)들이 합류한 ‘희년2000연합(Jubilee 2000 Coalition)’이 펼치는 최빈국 부채탕감 운동은 상당한 성과를 거두어 지난해 6월 서방선진8개국 회담에서 최빈국 부채의 3분의 1을 탕감해주기로 결정한 바 있고 미국은아프라카의 부채를,영국은 최빈국의 빚 전액을 탕감해 주기로 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지난해 말 ‘2000년 대희년 선포칙서’에서 밀레니엄의 주제가 ‘회개’임을 강조하고 교회법을 어긴 신자와 성직자들에 대한대사(大赦)의 조건을 밝혔다.이들은 교황의 칙령에 따라 기도,참회,선행,자기희생 등을 통해 죄를 사면받을 수 있게 되는데 미사 참석이나 묵주기도 같은 고전적 방법 이외에 환자·죄수·장애인 방문하기,가난한 사람 돕기 등을 통해서도 죄를용서받게 된다.금연·금주·금식 등 불필요한 소비를 절제하고 자기희생을 함으로써도 죄가 사면될 수 있다.교황의 이 교서는 가톨릭 신자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 인류에 대한 회개와 선행의 촉구인 셈이다.한국 천주교회도 대희년 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새날 새삶’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이 운동이 표방하는 지속적인 생활실천 지침은 ‘나부터 새롭게’‘함께 가요 우리’‘좋은 이웃 되어주기’‘참된 가정 이루기’이다.가톨릭 신자가 아니어도 아웃에 대한 배려와 절제의 삶을 다짐하고 실천한다면 2000년은 참으로 뜻깊은 해가 될 것이다. 任英淑 논설위원
  • 올림픽축구팀 ‘시드니 8강 담금질’

    “시드니올림픽 8강을 향하여”- 4회연속 본선진출에 성공한 올림픽축구대표팀이 시드니 뉴 밀레니엄올림픽을 8개월여 앞두고 3일부터 미사리전용구장에서 새해 첫 훈련을 시작했다. 지난 12월 금강산투어에서 돌아와 울산에서 정리훈련을 하고 휴식을 취한올림픽팀은 미사리구장에서 사흘간 훈련을 한후 호주 애들레이드로 이동해 9∼15일 치러질 2000년 호주 4개국 국제친선축구대회에 참가한다. 한국과 맞설 상대는 이집트와 ‘96애틀랜타올림픽에 이어 2회연속 금메달을 꿈꾸는 나이지리아와 개최국 호주.9일 이집트(오후 7시30분 이하 한국시간)와 첫 경기를 치르고 12일 나이지리아(오후 7시30분),15일 호주(오후 9시15분)와 잇따라 대결한다. 한국은 이 대회가 끝나면 뉴질랜드로 캠프를 옮겨 21일 오클랜드에서 뉴질랜드올림픽팀(오후 1시45분)과 1차 평가전을 치르고 23일 팔머스톤(오전 11시)에서 2차전을 가질 예정이다. 허정무 감독은 “부상으로 재활훈련이 필요한 고종수(수원 삼성)와 김남일(전남 드래곤즈)을 제외하곤 모두 호주-뉴질랜드 전지훈련에 참가한다”면서“몇차례 평가전을 통해 실전능력을 향상시키고 수비불안 등 문제점을 고쳐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가대표팀도 2월 북중미연맹(CONCACAF) 골드컵대회에 앞서 같은 기간 뉴질랜드로 합류한다.대표팀에는 일본프로축구(J 리그)에서 뛰고있는 노정윤(세레소 오사카)도 참여한다. 류길상기자 ukelvin@
  • 뉴욕타임스 지령誤記 1세기만에 바로잡아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뉴욕 타임스의 지령이 500일이나 젊어졌다.세계적권위지인 뉴욕 타임스는 새 밀레니엄으로의 전환을 한세기 동안 계속된 지령 오기(誤記)를 교정하는 기회로 삼아 지령을 500호 ‘삭감 조치’했다. 사연인즉 1898년 2월6일자 신문 전면에 발행 호수를 표시하는 담당자가 셈을 잘못해 그 전날의 1만4,499호에서 1만4,500호로 쓰지 않고 1만5,000호라고 무려 500호를 훌쩍 건너뛰어 표시한 것.이 과거의 실수를 바로잡기 위해2000년 1월1일자 발행호수는 1999년 12월31일의 5만1,753호에서 5만1,254호로 거꾸로 돌아갔다.뉴욕 타임스의 나이가 500일 줄어든 것이다. 이같은 오차를 발견한 사람은 매일 발행 호수를 점검하는 아론 도노반으로그는 어디선가 지령이 잘못된 것을 알고 역추적에 나섰다.그는 이 과정에서신문이 발행되기 시작한 1851년 9월18일자부터 날수를 계산해 보니 500호가모자라는 것을 알게 됐고 결국 지령을 500호나 건너뛴 시점을 찾아냈다. hay@
  • [사설] 平常心으로 내실 다지자

    우리는 설레는 마음으로 새천년을 시작했다.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는 밀레니엄행사와 더불어 우리도 서울 광화문 한복판에서 ‘새천년맞이 국민대축제’를 성대히 열어 세계일류국가로 도약하겠다는 다짐을 했다.우려되던 컴퓨터 2000년 인식오류(Y2K)문제도 무사히 넘겼다.50여만명이 연휴를 철야로 노력한 덕택으로 국방·통신·전력·수송·금융 등 국가 주요기능이 정상적으로 21세기에 진입하게 된 것이다. 지금 우리 앞에는 새천년을 맞으며 다짐했던 우리의 꿈과 희망을 어떻게 실현시키느냐가 과제로 다가섰다.우리 민족은 지난 세기 해방과 분단,그리고국제통화기금 관리체제라는 엄청난 좌절과 고통을 딛고 다시 일어섰다.그러기에 새해,새천년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하겠다. 이제 축제는 끝났다.마음을 가다듬고 내실을 다져 우리의 꿈을 실현시켜야한다.긴 안목으로 통일을 준비하며 하루를 아낄 때 우리의 다짐은 반드시 실현되고 민족의 번영이 이뤄질 것이다.시작이 좋아야 결과가 좋다는 말대로새천년 새해맞이의 들떴던 분위기를 차분히 가라앉히고 알찬 일상생활로 돌아가야겠다.그러잖아도 올해는 4월 총선으로 인해 연초부터 혼란스런 분위기가 우려된다.국민이 정치권의 볼모가 되는 일이 없도록 우리 모두 마음을 가다듬자. 특히 우리가 유념해야 할 일은 국민대화합이다.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신년메시지에서 밝힌 5대 국정지표중 국민화합 구현을 으뜸으로 꼽은 것도 국가발전을 가로막는 지역감정 해소 없이는 새천년 민족의 미래를 바라볼 수없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해된다.선거로 인해 새해부터 분위기가 혼탁해지는 일이 없도록 국민 모두가 힘써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평상심(平常心)으로 돌아가 공동체의 일원으로 맡은 바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혼탁하고 공허한 사회분위기를 경계하고꿈과 희망을 실현시키는 것이 삶의 의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우자(愚者)와 현자(賢者)의 차이는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느냐,아니냐에 있다고 한다. 우리는 지난 세기 경험한 잘못을 되풀이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아야 한다. 이제 우리가 위기를 넘겼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불안 요소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장담할 수 없다.지금도 실직자와 노숙자가 거리를 방황하고,소외계층이 구호의 손길을 기다리며,빈부의 격차가 벌어지는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너무 많다.이러한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가 엄연히 상존하고 있음에도 연말연시 일부 계층의 흥청망청한 분위기는 국민화합의 걸림돌이 아닐 수 없다. 새해 연휴가 끝나고 우리는 다시 일상의 생활 터전으로 돌아왔다.겨울이 매서워야 보리가 알차게 자라듯 우리는 인고(忍苦)의 생활을 통해 내실을 더욱 다지고 도약의 큰 걸음을 내딛자.
  • 밀레니엄 아파트분양‘팡파르’

    경기 용인 죽전지구에 버금가는 알짜배기 땅으로 꼽히는 경기 부천 상동지구에서 모두 4,308가구의 아파트가 오는 12일 동시 공급돼 새천년 벽두부터수도권 분양시장을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금호건설등 9개 건설업체는 8일 모델하우스를 개관하는데 이어 12일부터 일제히 청약접수를 시작한다. 경인고속도로와 서울외곽순환도로가 만나는 지점에 위치한 상동지구는 여의도 면적과 비슷한 94만여평에 총 1만6,000여가구의 주택이 들어서는 택지개발지구로 지구 지정 당시부터 주목받아 왔다. 특히 이번 공급분은 4,308가구 중 30평형 이상 중대형 평형이 2,982가구나되고 평당 분양가도 390만∼450만원으로 입지여건이 상동지구보다 못한 수원지역과 비슷한 수준이어서 실수요자들의 청약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앞서 현대산업개발,SK건설,주택공사,경기지방공사 등이 순차적으로 공급한 2,628가구는 대부분 1순위에서 청약접수가 마감됐다. 앞서 공급된 아파트의 경우 로열층을 중심으로 1,000만∼1,500만원의 웃돈이 붙어 거래되고 있는 상태다.현지 로열공인중개 이숙자(李淑子)사장은 “이번 공급분 중 외곽순환도로와 중동대로에 붙어있는 아파트만 피하면 로열층을 기준으로 1,000만∼2,000만원의 시세차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전광삼기자 hisam@
  • 장관 10명의 애독서

    새 밀레니엄을 맞아 사회의 각 분야마다 새로운 실천을 위한 첫발을 힘차게 내딛고 있다.사회전반에 많은 영향력을 끼치는 각 부처 장관들의 관심 영역은 어느 때보다 궁금증을 끈다.급변하는 지식·정보화시대를 이들은 어떤 마음자세로 맞으려 하고 있을까.이를 알아보기 위해 대한매일은 주요 장관으로부터 애독하는 책을 추천받았다. ?미래의 결단(Managing in a Time of Great Change)(피터 드러커) 미국 일본 등 거대 경제가 어떤 방향으로 변화될 것인지를 예측하고 있다.정부 재창조의 방향도 암시해,21세기의 지도계층에게 유익한 지침서라 할만하다.[강봉균 재정경제부장관]?팡세(파스칼)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로 알려진 팡세는 모순에 차있는있는 존재의 불완전성의 심연을 성서의 입장에서 해명하면서 그리스도의진리를 변증론적으로 탐구해 낸 명상록이다.이 책은 나의 인생고뇌에 대해많은 깨달음을 주었을뿐 아니라 그후 인생 역정에서 사고의 지침이 됐다. [홍순영 외교통상부장관]?목민심서(정약용) 목민관이 갖춰야 하는 덕목을 잘 알려준다.부패가 극에달했던 조선후기 사회의 정치상황과 민생문제를 수령의 책무와 결부시켜 고발하고 있다.국민이 재난을 당했을때의 공직자 처신에 대해서도 말한다.행정을 수행하다가 답답하거나 부하직원들에 대한 지침을 내릴 때 이 책을 펼친다.[김정길 법무부장관]?처칠에게서 배우는 리더쉽(스티븐 헤이워드) 영국수상이었던 처칠의 리더십을 통해 리더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리더의 기본적 자질과 조건을 경험적으로 설명하고 있어 최고 경영자나 리더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많은 교훈을 준다.공직자의 대민관계 리더십이 한층 높게 요청되는 요즘 공직자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김기재 행정자치부장관]?메가 챌린지(한존 나이스비트) 지식기반사회의 변모하는 모습을 문화 경제 정치 등 3분야에 걸쳐 전망한다.새 시대의 주역은 아이디어와 호기심을 갖춘 개인이며,정보통신의 발달은 개인의 능력이 최대한 활용되는 새로운 민주사회를 만든다고 주장한다.미래사회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한다.[박지원 문화관광부장관]?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다라면’(류시화) 인생을 되돌아 보면서 여생을 비춰볼 수 있도록 돕는 잠언시집이다.인생을 새로 설계하거나 결심을굳히는데도 좋은 명약이 된다.“난 당신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는 걸 보았어요.그래서 난 때로는 인생이라는 것이 힘들며,우는 것이 나쁜 일이 아님을알았어요”란 잠언시를 읊으며 삶의 지향(志向)이 흔들리지 않도록 마음을가다듬어 본다.[김성훈 농림부장관]?What will be (마이클 더투조스) 사이버의 새로운 세계로 독자를 안내하는 미래서.저자는 사이버 시대를 맞아 국가와 개인,기업이 각각 무엇을 해야하는가를 제시한다.또 미리 준비한 자와 준비하지 못한 자가 각각 가진 자와 못가진 자로 판가름날 것이라고 경고한다.[남궁석 정보통신부장관]?제3의 길(앤서니 기든스) 사회주의의 경직성과 자본주의의 불평등을 극복하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다.좌·우 이념의 대립을 겪고 남북분단이라는특수상황에 있는 우리나라에서 특히 의미가 깊다.모든 국민이 인간답게 생활할 수 있는 복지국가의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국정방향을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차흥봉 보건복지부장관]?독일 국민에게 고함(요한 고트리프 피히테) 숭고한 인류애와 투철한 역사관,확고한 민족의식에 바탕을 둔 저자의 강론과 절규는 마음에 안정을 주고용기도 불어넣어 준다.나라의 어려움을 방관하는 지식인의 허물을 꾸짖으며개인이나 집단의 이기심이 나라를 망친다는 경고도 새겨들어야 하는 경구다. [서정욱 과학기술부장관]?싯달타(헤르만 헤세) 싯달타(석가)가 구도자 시절 거친 세상을 헤매면서반성과 사유를 통해 득도(得道)해가는 과정을 잘 보여준다.또 서양 물질문명에 대한 동양 정신세계의 중요성도 강조한다.이 책은 청소년이던 나에게 인생을 진지하게 바라보고 슬기롭게 살아가는 지혜를 가르쳐 줬고,아직도 그때준 감동을 잊을 수 없다.[이건춘 건설교통부장관]정기홍기자 hong@
  • 뉴질랜드 토코마루베이 현지 표정

    ◆기스본(뉴질랜드)김상연특파원? “저것 봐”“너무 아름다워요(So beautiful)”“해피 뉴 밀레니엄” 여명을 뚫고 마침내 붉은 해가 머리를 내밀자사람들은 일제히 손을 흔들며 환호성을 질러댔다. 그렇게 ‘대망의 2000년’은 시작됐다. 날짜 변경선에 가장 가까이 위치한 육지로,세계에서 2000년 일출을 제일 먼저 볼 수 있는 뉴질랜드 북섬 토코마루베이 해변.2000년 1월1일 밀레니엄 첫태양을 보기 위해 운집한 수만명의 관광객과 주민들은 새벽 5시41분 (한국시각 2000년 1월1일 새벽 1시41분) 일출이 시작되자 탄성과 함께 옆사람과 키스와 포옹을 교환하는 등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환호와 소란도 잠시,해변은 순식간에 정적에 휩싸였다.눈에는 하나같이 물기가 어려 있었다. 감동의 눈물이었다.지난 천년 전쟁과 재난,질병,기아,테러 등 인류를 위협한 수많은 장애를 헤치고 당당히 2000년을 맞은 인간은 얼마나 대견한가. 두려움의 눈물이었다.새로운 천년에,새롭게 다가올 위험과 고통에 지레 움츠러들 수밖에 없는 인간은 얼마나 나약한가. 희망의 눈물이었다.그래도 증오보다는 사랑으로,질시보다는 격려로 다시 3000년의 태양을 맞으리라 확신하는 인간은 얼마나 강한가. 여기저기서 다시 ‘소리’가 들려왔다.말소리,웃음소리,노랫소리….태양은이제 완전히 제 자리를 차고 앉아 평상의 해변을 만들고 있었다.사람들의 발걸음도 빨라졌다.2000년 1월1일은 어느새 역사 속으로 접어들고 있었다. carlos@
  • 재소자 3,501명 ‘밀레니엄 석방’

    새천년을 맞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은전혜택을 받은 재소자 3,501명이31일 오전 전국의 교도·감호소 및 소년원에서 일제히 풀려났다. 남파간첩 장기수인 손성모(70),신광수씨(69)가 이날 오전 대구와 광주교도소에서 각각 석방됐고,현대자동차 전 노조위원장 김광식씨 등 노동사범 3명,전 남총련 7기 의장 정오균씨 등 한총련 관련사범 4명도 자유의 몸이 됐다. 출소자 중에는 무기수 12명과 10년 이상 복역한 장기수 197명이 포함돼 있다. 보호관찰대상자 6,145명에 대한 가해제 조치와 건설기술자 7,837명에 대한자격정지 해제 및 벌점 삭제 등의 은전도 이날자로 시행됐다. 주병철기자 bcjoo@
  • [신년사설] 새천년 새해,웅비의 나래를

    새 천년이 열렸다.새 천년 새해 경진년(庚辰年) 아침이 밝아 왔다.인류역사의 큰 획을 긋는 새로운 천년의 시작과 더불어 21세기를 맞는 이 세기적 전환기는 특히 우리 국민들에게 민족적 자존심을 건 웅비(雄飛)의 도전의지와경건한 자세로 마음을 가다듬고 옷깃을 여미게 하는 중대한 분기점이다.우리는 지난해 6·25동란 이후 최대 국난인 국제통화기금(IMF)사태를 극복해 국제사회의 감탄을 자아내게 한 저력이있다.이제 그 힘을 더욱 증폭시켜 어떠한 위기에도 강인하게,흔들림없이 버틸 수 있는 항구적인 안정성장의 초석(礎石)을 다지고 새로운 세기 세계의 중심국가가 되기 위해 역동적으로 나래를 펼 때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치권의 대변혁이 요청된다.지난해에 보여준 이전투구(泥田鬪狗)의 끊임없는 정쟁은 정치발전과 국제경쟁력 강화에 전혀 보탬이 안된다.아니 오히려 대외신인도를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해악일 뿐이다.이제 대립과 갈등을 떨쳐 버리고 대화합과 상생의 정치로 새 천년을 시작해야한다.올해야말로 국민화합 속에 국정개혁을 힘있게 추진함으로써 국가·민족의 생존과 번영을 꾀해야 할 것이다.최대 관심사인 4월의 총선은 마땅히 공명하고 정대하게 치러져야 한다.불법·부정선거 시비를 둘러싼 후유증은 정국불안을 가중시킨다.총선에 임하는 정당과 후보자 그리고 유권자들은 이번총선의 궁극적 목표가 국민화합과 국정개혁에 있음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정치권은 승패에 매달릴 공산이 많으므로 유권자들의 책임이 더없이 크다.망국적인 지역감정을 자극하고 계층간 갈등을 조장하거나 개혁의 발목을 잡는 정치인들은 빠짐없이 퇴출시키는 과감한 물갈이로 정치권의 모습을 쇄신해야한다. 새해는 특히 우리 경제의 도약 가능성이 판가름나는,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해가 될 것이다.새해 우리 경제의 핵심적 과제는 내실있는 경제회생의 파급효과를 폭넓게 확산시켜 빈부격차를 해소하는 데 정책의 초점이 모아져야 한다.저금리·저물가 기조를 견지해 금융·기업의 구조조정을 원활히 매듭짓게 하고 분수를 넘는 과소비 행태가 또 다른 환란을 부를 수 있다는 긴장감을풀지 말아야 할 것이다.노사갈등과 같이 경제안정화를 저해할 걸림돌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그러나 노·사·정 등 각 경제주체가 화합과 대승적인 마음가짐으로 문제해결에 중지(衆智)를 모으도록 촉구한다.산업평화 없이는 새 천년의 중심국가가 되기 위한 국부(國富)증대가 결코 이뤄질 수 없기 때문이다. 민족통일을 향한 발걸음도 보다 빨라져야 할 것이다.민족화해·협력의 양과 폭을 더욱 넓히는 노력이 강화돼야 하며 지구촌에서 마지막 남은 민족분단을 해결치 못하고 21세기를 맞는 부끄러운 역사를 반성하고 새로운 각오로통일을 준비해야 한다.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 일관되게 추진해온 포용정책으로 남북관계는 괄목할만한 변화가 일고 있다.인적·물적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으며 예술·체육분야의 남북한 왕래행사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남북이 하나되어 한민족의 새 시대 새 역사를 열어가기 위해 올해는 남북간 당국자 대화가 이뤄져야 하며 이산가족 문제도 해결돼야 할 것이다. 사회통합도 절실하다.지난날 우리 사회는 성장위주의 정책 때문에 경제발전은 어느 정도이뤄졌지만 정체성을 잃고 도덕성이 무너져 가치관의 혼돈을초래했다.사회 변천과정에서 가치관의 혼란은 물신(物神)주의 만연,도덕불감증 심화현상과 더불어 사회통합을 해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이는 지역간 불평등,국민 계층간의 갈등으로 나타나 사회발전을 가로막는 결과를 가져왔다. 우리 사회가 수없이 겪었던 대형사고·부정부패의 원인도 사회에 널리 번진적당주의·황금만능주의의 산물이라 하겠다.새해에는 공동체의식을 바탕으로 한 사회통합에 힘써 국민 모두가 주인인 성숙한 선진사회를 이뤄야 할 것이다. 21세기는 또 지식·정보·문화의 세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지식과 정보기반사회를 구축하는 일이 시급하다.문화와 관련,예부터 숭문(崇文)의 전통을지켜온 우리에겐 새로운 기회가 다가 온 셈이다.지난해 우리는 ‘문화예산 1% 확보’의 꿈을 이뤘다.80년대 이후 역대정권이 약속해 오면서도 실천하지못했던 문화계의 오랜 숙원이 해결된 것이다.아울러 영화계의 스크린쿼터 지키기를 통해 세계화의 거센 물결 속에서 ‘문화주권’의 중요성을확인함으로써 ‘문화의 세기’를 맞아 자신감과 희망을 안고 힘찬 첫발을 내디딜 수있게 됐다. 뉴밀레니엄의 국제사회를 보는 우리의 시계(視界)를 넓히는 일도 시급하다. 세계는 급속히 하나로 되어가며 국경없는 무한경쟁의 각축은 더욱 치열해질것이다.새로운 세기는 아시아·태평양 시대가 될 것이란 견해는 오래 전부터 지배적이다.우리가 명(名)과 실(實)을 갖춘 세계의 중심국가로 떠오르려면나라 안에서의 사소한 이해다툼은 훌훌 털어버리고 세계 시민으로서의 의식과 자질을 길러야 함을 강조한다.새 천년 새 아침의 다짐이 언제나 새롭고영원한 태양과 함께하기를 기대한다.
  • 16대총선 관전 포인트와 전망

    정치권이 총선 열기에 휩싸이면서 100여일 앞으로 다가온 16대 총선 구도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정치권은 50년만의 평화적 정권교체이후,그리고 21세기 들어 처음으로 치러지는 총선인 만큼 과거 여느 선거에 비해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총선은 우선 사상 처음으로 ‘2여(與)1야(野)’의 구도로 치러진다.15대 총선까지만해도 관심의 대상이었던 ‘민주와 반민주’의 구도 대신 ‘개혁과 보수’,‘세대교체’가 자리 잡고,노동계와 시민사회 단체의 목소리가보다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그러나 ‘망국적인 지역구도’가 개선될 조짐은안보인다.16대 총선 구도와 관전 포인트를 를 살펴 본다. ◆2여 1야 구도공동 여당인 새천년 민주신당(국민회의)과 자민련,야당인 한나라당의 양보할 수 없는 3파전이 총선전의 기본 구도다.‘1여 다야’의 과거 선거에 비해여당으로서는 힘겨운 싸움이 될 전망이다. 곳곳에서 공천 잡음이 일고,여당 후보끼리 물고 물리는 갈등이 야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적절한 지역에서 최선의 연합공천만이 공동여당의 균열을최소화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일단 유리한 고지를 선점 했다.그러나 공동여당의 갈등을 즐길 수만은 없는 처지다.당내 계파 움직임이 공동여당 내부 사정 이상으로 복잡하기 때문이다. 우선 이기택(李基澤)전부총재가 지난 대선 때 약속했던 민주당 지분 30%를요구하고 있다.여기에 계파 리더들이 지분확보 경쟁에 나설 경우 ‘2여1야’의 장점을 효과적으로 살리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물갈이론새로운 정치세력이 대거 정치권에 들어와 신진 세력과 기존 정치세력과의 각축이 예상된다.현역의원 40∼50%가량이 교체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여당은 물론 한나라당 역시 공격적인 공천으로 수도권에서 승부를 건다는 각오여서 물갈이 폭은 더 커질 수도 있다. 민주노동당,청년진보당 등 진보세력의 선전 여부도 관심이다.특히 민주노동당은 3∼4석 가량을 확보할 가능성도 있다.이제는 진보정치세력이 착근할 토양이 마련됐다는 판단에서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종필(金鍾泌)총리 이후를 겨냥한 밀레니엄 리더들의행보도 눈여겨 봐야할 대목이다.국민회의 이인제(李仁濟)당무위원,이종찬(李鍾贊)·김근태(金槿泰)·노무현(盧武鉉)부총재,한화갑(韓和甲)사무총장,정균환(鄭均桓)특보단장,청와대에서 합류한 김중권(金重權) 전 비서실장,김정길(金正吉) 전 정무수석 등이 선두그룹을 형성하고 있다.자민련 입당 예정인 이한동(李漢東)의원과 박철언(朴哲彦)부총재도 마찬가지다.한나라당에서는 이회창(李會昌)총재가 대세를 굳혀가는 가운데 김덕룡(金德龍)부총재,강재섭(姜在涉)의원 등 뉴리더들이 ‘세대교체’를 외치며 뒤쫓고 있다.포스닥 2부시장에서 상한가를 치고 있는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상임대표도 눈여겨 봐야할 뉴 리더다.이들의 행보와 부침은 16대 총선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라 할 수 있다. ◆보혁 구도총선전을 달굴 화두중 하나다.민주신당으로 탈바꿈한 국민회의는 ‘안정속의 개혁’을 내세우고 있다.‘여의도의 정권교체야 말로 진정한 정권교체다’‘중단없는 개혁’을 캐치프레이즈로 개혁 성향의 고정표를 다지고,‘안정론’으로 흔들리는 표심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자민련은 보수쪽에 가깝다.공동여당이라는 현실과의 조화속에서 어떻게 보폭을 정할지 관심이다. 한나라당은 ‘강한 야당만이 정부의 독선을 막을 수 있다’는 논리로 보수성향의 고정표를 확보하고 정부의 실정을 부각시켜,틈새를 공략한다는 기본전략을 짜고 있다. 그러나 자민련의 보수표 공략은 불가피하게 한나라당의 영역을 침범,‘원조 보수 논쟁’을 부를 전망이다.국민회의 역시 진보정당의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체적인 구도는 ‘개혁세력과 반개혁세력’(여당 주장),‘진보세력과 보수세력’(야당 주장)의 대결로 압축될 것으로 관측된다. ◆지역 구도여러 환경변화에도 불구,변하지 않는 것은 망국적인,그리고 ‘악마의 주술’로 불리는 ‘지역주의 선거’‘연고주의 선거’라 할 수 있다.지역구도 완화를 위해 추진한 여권의 중선거구제 추진이 야당의 반대로 무산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15대 총선에 비해 지역구도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있다. 15대 총선 때는 영남권이 대구·경북과 부산·경남으로 나뉘어 기존의 지역구도(영·호남,충청)를 더욱 세분화시켰다.따라서 자민련이 대구·경북의 틈새를 공략,재미를 봤다.그러나 16대 총선은 대구·경북,부산·경남간 갈등이 15대 때 보다는 완화됐다.이러한 환경변화는 영·호남간 지역구도를 더욱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지역구도는 지역 연고주의가 상대적으로 덜한 최대 격전지 수도권에서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이는 이번 총선이 여야 정책대결 구도가 되길 바라는 일반 국민의 희망을 꺾는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강동형기자 yunbin@
  • [뉴 밀레니엄의 전개] 이어령·日가와카쓰 교수 특별대담(1)

    새 천년이 열렸다.대한매일은 새 천년의 벽두 이어령(李御寧) 새천년준비위원회위원장과 가와카쓰 헤이타(川勝平太) 일본 국제문화연구센터교수의 특별대담을 통해 새 천년이 우리에게 갖는 의미와 21세기 세계의 문명흐름을 짚어본다.아울러 새 천년의 중핵이 될 한국 중국 일본의 관계도 전망해본다. ◆이어령위원장 새 천년을 맞으면서 한국과 일본은 매우 가깝고도 여러 면에서 차이가 있다는 점을 실감합니다.아시아의 어느 나라보다도 근대화 서구화에 앞장섰고 또 민감했던 일본이지만 막상 시간의식에 있어서는 글로벌 스탠더드라 할 수 있는 서기(西紀)보다는 헤이세이(平成)란 연호를 더 많이 씁니다. 지식인들의 활동무대라 할 수 있는 서적의 발행 연도표시만 보아도 거의 헤이세이로 표시돼 있습니다.뿐만 아니라 서울 광화문에 있는 문화관광부의 21세기 카운트다운 표지는 지금 제로를 가리키고 있는데 도쿄 신주쿠(新宿)의 표지판은 아직도 365일이 남아 있는 것으로 표시돼있습니다.물리적 시차는 없는데 문화적 시차는 이만큼 큽니다. 20세기초 서구에서는 새로운 세기의 시작을 0으로 하느냐 1로 하느냐의 논쟁이 있었고 영국의 1901년 주장에 맞서 독일의 빌헬름2세는 일방적으로 1900년을 20세기로 선언하고 대대적인 퍼레이드를 벌였습니다.하지만 현제 세계에서는 거의 모두가 21세기의 시작을 0을 기점으로 해 2000년에 축제를 벌이고 있지만 일본만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런 것이 이른바 ‘일본특수론’ 혹은 요즘 새뮤얼 헌팅턴 등이 제기하고 있는 ‘일본 독자문명론’과도 상통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가와카쓰 헤이타교수 기독교적 발상인 밀레니엄 같은 말은 ‘천대’(千代),‘천세’(千歲)처럼 일본에도 있습니다.천년전 유럽은 십자군 원정,르네상스를 거치면서 이슬람 문화에 젖어 있었습니다.천년전 일본도 중국 대륙문화를 수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500년전 유럽은 이슬람적 아시아로부터 자립을,일본은 중국적 아시아로부터 자립을 시작했습니다.그리고 200년전 마침내 유럽과 일본은 함께 아시아 지역으로부터 벗어나는 ‘탈(脫)아시아’의 길에 들어섰습니다. 지난 100년 유럽과 일본은 영향을 받았던 아시아 지역에 영향을 주는 위치가 됐습니다.문명의 역전(逆轉)이라 할만한 현상입니다. 저는 지난 천년 역사의 역동성을 보면서 동아시아는 독자적인 문명의 힘이 움직이고 있는 공간이라고 봅니다.현재,기독교권과 이슬람권은 잔뜩 긴장을 품고 있고,일본과 중국도 역시 그렇습니다.한반도는 그 중간에서 중·일 관계를 좌우하는 힘을 갖고 있습니다.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한국의 역할이 한층 커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위원장 밀레니엄이 기독교적 발상인 것은 사실입니다.그런데도 일본은 헤이세이가 아니라 바로 그 서기로 모든 컴퓨터를 움직이고 있습니다.그래서 일본도 예외없이 컴퓨터 인식오류인 Y2K 문제에 봉착했던게 아닙니까.새 천년의 과제에 있어서도 일본의 이같은 이중구조적 시차로 인해 아시아에도 많은 변수를 만들어 낼 것입니다. IMF(국제통화기금) 위기때도 일본은 아시아가 치르는 홍역을 직접 앓지 않았습니다.그런면에서도 일본은 일찍이 탈아시아의 길을 걸었습니다.하지만일본은 경제적으로 독립해 중화(中華)의 질서에서 벗어나는데는 성공했고,문명의 축을 서구로 옮기고 나서 요즘은 다시 탈서구의 길에 나서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일본은 아시아에도 유럽에도 속할 수 없는 허공에 뜨게 됐습니다.여기에서 일본특수론 일본 독자문명론이 힘을 얻게 되는데 세계는 유럽연합(EU)의 경우에서 보듯 ‘글로벌리제이션’(Globalization·세계화)은 ‘신 지역주의’ 이른바 ‘글로컬리제이션’(Glocalization,즉 Global+Localization)으로 향하고 있습니다.이른바 지역적 문화적 동질성에 토대를 둔 세계의새로운 지도가 그려지고 있는 겁니다. 일본은 아시아 속에서도 독특한 존재로 인식하는 일본 특수론에만 매달려있을 것이 아니라 대륙에서 바다로 문명사관의 패러다임을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가와카쓰 교수 20세기 후반 최고의 역사가인 프랑스의 페르낭 브로텔은 명저 ‘지중해’에서 이질적인 인종,민족,종교,문화 등이 공생하는 지중해 세계를 하나의 문명공간이라고 정리했습니다.그것은 역사를 보는 눈을 ‘육지사관’에서 ‘해양사관’으로 바꾸는 획기적인 내용입니다. 유럽의 지중해에 해당하는 것은 중국해(서해)입니다.지중해가 기독교의 영향이 짙은 서(西)지중해와 이슬람교 영향권의 동(東)지중해로 나뉘어져 있듯,중국해도 한국 중국 일본이 중심이 되는 동중국해와 동남아시아의 색채가짙은 남중국해로 나뉘어져 있습니다.일본에선 아시아라고 하면 으레 한국이나 중국 인도 등 ‘대륙아시아’를 떠올립니다. 저는 ‘해양 아시아’란 개념을 제창하고 있습니다.해양 아시아는 크게,현인도양권,환중국해,양자의 중간에 위치한 다도해의 동남아시아 3개로 나눌수 있습니다.역사를 육지가 아닌 해양 아시아로부터 살펴본다는 발상의 전환을 시도해보니 ‘근대는 아시아의 바다로부터 탄생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위원장 우리에게 밀레니엄이란 천년 단위로 사물이나 역사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간의식일 것입니다.현재 공간의식만이 기형적으로 팽창한 것이 바로 세계화라는 현상입니다.그래서 나는 그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천년화(Millenniumization)를 사용해왔습니다.천년화의 신개념으로 보면 동아시아의문명-문화의 특성이 보입니다. 세계에서 대륙과 반도와 섬의 세가지 지리문화적 조건을 절묘하게 갖춘 곳은 동아시아의 중국-한국-일본 밖에 없습니다.일본의 근대문명 생성도 이 지리문화적 관계를 떼놓고서는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대륙이 반도를 건너뛰어 섬으로 향할때 몽골의 침략같은 것이 생겨나고 섬이 반도를 무시하고 대륙으로 진출하려고 할때 임진왜란이나 만주사변과 같은 것이 일어납니다.반도가 무력해지면 동아시아는 문명의 축을 잃고 조화가분열로,융합이 고립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분단된 한반도를 보면 남한은 섬과 같고 북한은 대륙의 일부가 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천년의 역사에서 20세기란 바로 동아시아에서 반도가 사라진 백년이라고 정의할 수 있고 21세기는 바로 이 반도성의 회복으로 새로운 동아시아의 역사를 만들어내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가와카쓰 교수 중국은 ‘대륙중국’과 ‘해양중국’으로 나누면 잘 보입니다.대륙중국은 베이징(北京) 중심의 정치의 얼굴을 갖는 중국이고 해양중국은 상하이(上海) 중심의 경제의 얼굴을 한 중국입니다. 일본이 역사적으로 영향을 받은 7∼10세기에는 대륙중국의 정치 시스템이었지만 그 이후 일본에 중요했던 것은 오히려 푸젠성(福建省)으로 대표되는 해양중국과의 교류였습니다. 지금은 타이완(臺灣)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만.일본은 섬나라이고 해상의 길을 거쳐 외국과 접촉해왔습니다.과거 천년동안,해양중국과 교류를 깊게해온것은 바다에 둘러싸여 있는 지정학적 이유때문일 것입니다. 한반도는 글자대로 절반이 섬입니다.반쪽의 북한은 대륙 중국에 가까운 만큼 정치의 얼굴이 농후하고 나머지 절반에 위치한 한국은 바다에 열려져 있어 개방적이면서 해양일본과의 교류는 옛날부터 깊이가 있었습니다. ◆이위원장 동아시아의 동질성과 이질성이 21세기에는 어떻게 기능할지 자못 궁금합니다.일본은 군사력으로 아시아를 통합하려는 이른바 대동아 공영권을 만들려다 실패했고 전후에는 경제력으로 아시아에 다시 군림했지만 IMF등으로 역시 후퇴 조짐을 보입니다.이제는 문화카드 하나가 남았는데 아시아의 권역화가 가능할지모르겠습니다. ◆가와카쓰 교수 해양세계라고 하는 동질성에 착안해서 ‘바다에 사는 아시아’ 연합을 구상해보는 것은 어떨까요.냉전후,다수의 소국(小國)이 자립하고 있습니다.옛 소련에서도 발트 3국을 비롯해 10개 이상의 공화국이 생겨났습니다.유엔 가맹국도 21세기에는 200개국을 넘을 것입니다. 오호츠크해,동해,중국해로부터 동남아시아의 바다를 거쳐 호주의 산고해,타스만해에 이르기까지 크고작은 섬이 모여있습니다.해양연합은 넓게는 서태평양까지 포함해 서태평양 해양연합을 구상할 수 있습니다. 한국 일본 타이완이 중핵이 된 ‘바다에 사는 아시아’ 연합은 3자가 단결해서 협력하면 실현가능합니다. ◆이위원장 그렇습니다.바로 그러한 해양연합의 새로운 문명권을 만들어가는 천년의 꿈같은 것이 있어야 아시아의 문명패러다임 나아가서는 새롭게 균형을 갖춘 세계지도가 그려질 수 있습니다. 세계지도를 보면 러시아 대륙 등 북반구가 위에 있고 남반구가 밑으로 그려져 있습니다.지구본이든 평면지도이든 북이 위에 있습니다.이것은 대륙,특히 문명한 나라가 북반구에 몰려 있기 때문에 생겨난 세계의 이미지입니다.지구는 둥글고 우주 속에 떠있으니 남북의 차이가 있을 수 없습니다. 지구의를 거꾸로 놓아도 지도를 거꾸로 걸어도 됩니다.그런데 교수님의 ‘열도 문명론’이 가능하려면 그와 같은 고립된 작은 점들을 이어가는 융합의 문명론이 필요합니다.한국은 대륙과 섬을 이어온 반도로서 한쪽은 대륙을,한쪽은 바다의 섬문화를 동시에 포용하는 문화를 만들어 왔습니다.영어나 일본말에서는 서랍을 ‘드로어(Drawer)’,‘히키다시’라고 하여 빼내는 기능하나만을 나타내지만 한국말로는 빼고 닫는 양면성을 포함한 ‘빼닫이’라고 하는데서 보듯이 말입니다. 21세기는 서로 다른 종(種)이 섞이는 융합의 힘과 반도적 성격을 지닌 중개(Intermediation)의 힘이 지배하는 시대입니다.그러므로 섬과 섬이 이어지는 열도 문명의 실현은 대륙도 해양도 아닌 그 중개항의 문명을 지향하는데서새로운 역사의 패러다임 전환을 가져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세계를 지배해온 파워 폴리틱스는 경제력 군사력을 앞세운 것이지만 앞으로의 힘은 통합력입니다.통합력이란 바로 중화(中和)하고 융합하는문화의 힘으로 한국의 토착신앙에서는 그것을 상생(相生)이라고 불러왔습니다. 일본이 무사도의 파워 폴리틱스로 전국 시대와 같이 전쟁을 하고 있을 때한국은 임란후 병마를 충효로 바꾸는 주자학(朱子學)을 일본에 가르쳐 에도(江戶) 300년의 평화를 가져오게 했습니다.파워 폴리틱스를 대신하는 모럴 폴리틱스(도덕정치)의 신질서를 가져다 준 것입니다.20세기 군국주의를 지향한 일본만이 아니라 세계가 모두 파워 폴리틱스에서 모럴 폴리틱스의 통합력으로 방향을 전환하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습니다.21세기에는 이 반도적 문화의 의미가 더욱 증대해 갈 것입니다.
  • [새천년 새정치] 어떻게 달라져야 하나

    새천년을 여는 우리 정치의 화두는 개혁이다.과거를 현재의 피난처로 삼으려는 정치구태로는 지구촌의 숨가쁜 생존논리에서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뿌리깊은 정치의 후진성을 떨쳐버리지 않고서는 새로운 밀레니엄에 걸맞는패러다임의 전환도 이룰 수 없다. [변칙에서 상식의 정치로] 정치개혁의 골간은 상식과 합리성의 회복이다.제도를 고치고 사람을 바꾸는 것도 상식이 통하고 비합리적인 행태를 청산하려는 이유에서다. 지금까지 우리 정치는 닫힘과 비뚤어짐의 연속이었다.폐쇄된 의사결정구조와 왜곡된 정치논리가 과거 수십년동안 정치를 지배했다. 1인 지배 정당과 패거리정치,보스정치,가신정치,밀실정치가 정치판의 큰 흐름을 주도했다.몇몇 정치인을 중심으로 형성된 정치적 권위주의가 전근대적정치를 이끌어나가는 지배 이데올로기였던 것이다. 소수에 의한 정치는 정파간·여야간 반목과 대립을 심화시켰고 당리당략을정당이 추구해야 할 최고의 가치로 자리잡게 했다.급기야 세기말 우리 정치는 개혁의 주체가 아닌 개혁의 대상으로 전락해 버렸다. 정상성과 합리성을 일탈한 변칙 정치의 결과다. [지역주의에서 통합의 정치로] 과거 전근대적인 정치문화에서는 지연과 학연,혈연 등 연줄에 의존하는 정치행태가 난무했다.특히 21세기 첫 선거인 오는 4·13총선에서도 특정 정당이 특정 지역을 싹쓸이하는 지역주의 망령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 진정한 정치개혁을 지역구도의 청산에서 찾는다면 아직 그길은 멀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제기된다. 문제는 지역감정을 정치 공방의 도구로 삼는 그릇된 정치관행이다.민생과직결된 정책대결을 벌이기 보다 지역정서를 자극,손쉽게 유권자의 지지를 얻으려는 행태로는 정치선진화를 이룰 수 없다는 지적이다. 망국적인 지역주의에서 벗어나 통합의 정치를 이루기 위해서는 정치지도자들의 솔선수범이 선행돼야 한다.지역마다 인재를 고루 등용하는 제도적 장치는 물론 각종 선거에서 지역감정에 호소하는 운동방식을 지양하는 실천적 노력이 필요하다. [객체에서 주체의 정치로] 정치개혁의 화두에서는 정치인은 물론 유권자도자유로울 수 없다.“정치는 덜도 더도 아닌 국민의 수준”이라는 지적에서보듯 유권자의 의식 변화는 정치개혁의 핵심 가운데 하나다. 유권자들이 냉엄한 한표를 행사,구태에 젖은 정치인을 퇴출시킨다면 정치권도 더이상 과거에 안주할 수 없을 것이다.특히 이번 총선을 계기로 유권자전체가 부정·탈법 선거와 비리정치를 감시·고발하는 역할에 발벗고 나서정치 구태의 청산을 앞당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유권자운동연합 김형문(金炯文)공동대표는 “인터넷을 이용한 사이버정치 활성화나 시민단체의 정치적 견제 역할의 확대 등이 현실적 대안이 될수 있다”고 제안했다. 박찬구기자 ckpark@
  • [특별시론] 새천년 역사의 숨결

    대저,서기 2000년은 단기 4333년인데 세부동(勢不同)하고 문명의 풍향이 여전히 서세동점(西勢東漸)인지라,그레고리력(曆)을 취해 뉴밀레니엄 새 천년의 원단(元旦)을 맞는다. 우리식으로는 다섯번째이지만 서양식으로는 세번째 천년이 열리는 이 날은 어느 분의 지적대로 천년이라는 긴 스팬으로 역사를 인식해 보지 못해온 한국인이 처음으로 역사의 시각에서 맞은 신세기,새 천년이 되는 셈이다.우리는 지금 바야흐로 인식범위를 넘어서는 시간대로 진입한 것이다. 식민지 시절 시인 이상(李箱)은 “미래로 달아나서 과거를 본다.과거로 달아나서 미래를 보는가”(‘선(線)에 관한 각서’)라는 메시지를 띄우고, 영국의 시인 존 던은 “천성이 뒤떨어진 동물은 현재에 사로잡히지만 인간은미래의 동물”이란 화두를 던지고, 역사학자 코젤렉은 ‘지나간 미래’에서“자연적인 시간과 차별적으로 인식되는 역사적 시간”에 주목했다.중국인들의 온고지신(溫故知新)이나 조선조 박제가의 ‘법고창신(法古創新)’은 과거를 딛고 새 것을 여는 인간의 미래성을 제시한다. 미국의 호피 인디언들이 쓰는 말에는 과거나 현재,미래를 명확하게 구별하는 때매김(時制)의 표현이 없다고 한다.그들의 언어는 언제나 현재형이다. 그들에게 있어서 시간이란 ‘옥수수가 익고 양이 자랄 때 무슨 일이 생기는가’라는 식이다. 우리도 ‘어제’‘오늘’이란 우리말은 있어도 ‘내일(來日)’은 한자말일뿐이다.미래를 잊고 살아온 것이다. 동양에서는 600년을 갑주년으로 셈하고,고대 마야문명에서는 260년을 주기로 치고,인도의 종교에서는 마하유가라는1만2,000년에 걸친 긴 세월을 주기적 회귀의 단위로 친다.불기 2543년이고이슬람기 1421년이다.그런데 세상은 온통 서력의 ‘뉴밀레니엄’이니 문명의 힘은 시간의 기원과 개념과 주기와 단위를 지배한다. 중세 이래 세계를 지배한 나라는 다섯이다.16세기는 스페인,17세기는 네덜란드,18세기는 프랑스,19세기는 영국,20세기는 미국이다. 20세기 한때 미·소양극체제가 지금은 팍스 아메리카 시대로 바뀌었다. 21세기도 ‘미국의 세기’가 될까.최근 브루킹스연구소는 ‘미국의 21세기8대 국가과제’로 ▲인종갈등 ▲민주주의와 정부개혁 ▲도시문제 ▲고령화현상 ▲빈부격차 ▲학교개혁 ▲정보기술 개발과 글로벌경제 ▲최강의 군사력유지를 들고,향후 9년 동안 약 3조달러를 이 분야에 집중투자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중국과 일본이 미국을 뒤쫓고 러시아도 우수한 기초과학과 전통문화 예술분야에서 추적한다.한반도 주변 4강의 파워게임이 만만치 않은 것이다.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이념으로 갈리고(남북),지역으로 나뉘고(동서), 소득으로 분열하고(빈부),이해로 대립하고(집단),정쟁으로 싸우면서(여야) 나라와 국민이 피곤해졌다.매사가 파괴적·비생산적·적대적이다 보니 화합·관용·창조의 정신이 설자리를 찾지 못한다. 이런 틈새에서 현안도 버거운 판에 국가 중장기과제의 대책마련이 쉬울 리없다.향후 30년이면 바닥날 석유자원과 대체에너지 개발,식량 무기화에 따른 양곡수급,물부족,자원고갈,오존층 파괴,환경호르몬,인구노령화,불균형한 남녀성비,국제공용어와 민족언어 보호,사이버 사회,생명공학의 궤도이탈,성타락,가정붕괴 등 서둘러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지난 세기가 그나마 ‘예측 가능’의 시대였다면 향후 세기는 밀레니엄 버그에서 보듯이 그야말로 예기치 못한 한계와 재앙에 부닥치는 경우가 많을것이다.정부·국회·대학·기업·자치단체들이 밤을 새워도 모자랄 지경이다. 인성이 피폐하고 국력이 흩어지면 21세기 무한 경쟁시대에서 제대로 살아남기가 쉽지 않다.무엇보다 동서와 남북 그리고 해외 동포들까지 아우르는 한민족의 통합과 정체성 회복운동이 시급하다. 원효대사의 ‘원융회통 회삼귀일(圓融會通 會三歸一)’즉 “일체의 마찰과대립을 초월하여 융합해서 셋으로 갈라진 민족을 하나로 귀일시키자”는 정신을 새 천년 원단의 국가적 아젠다로 삼으면 어떨까.동서로 갈리고 남북으로 쪼개진 ‘회삼(會三)’을 ‘귀일(歸一)’시키는 정신의 중심이 바로 ‘원융회통’의 사상이다. 대저,그리하여 한국이 21세기 주역이 되고 단기가 그레고리력을 대신하게되는 “그날이 오면,그날이 오기를!”함께 기원하면서 힘찬 전진을 시작하자. [김삼웅 주필 kim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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