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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미 맥주회사/해외시장 개척 열 올린다

    ◎하이네켄 총판매액 70% 외국서 소비/버드와이저는 해외공장 매입에 총력 맥주회사들의 시장쟁탈전은 흔히 진지전이라고 불린다.맥주시장이 갖는 고유한 특성 탓으로 한판에 승부를 가리는 기동전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즉 한번 맛을 들이면 쉽게 바뀌지 않는 소비자의 기호로 인해 한 나라의 시장에 외국산 맥주가 끼어들어 터를 잡기가 매우 어렵다.앞을 멀리 내다보고 수익이 더디게 증가하더라도 참고 기다려야만 한다. 최근 이런 인내심을 갖고 해외시장에 눈돌리는 구미 유명맥주회사들이 늘어나고 있다.자국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탓이다. 버드와이저를 생산하는 안호이저부시(AB)는 해외시장개척에 매우 정력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세계최대의 맥주회사인 AB는 전세계 맥주의 10%를 생산하고 미국내에서 밀러와 함께 전체 생산량의 70%를 차지하고 있지만 꽤 일찍부터 해외시장 개척에 땀을 쏟아 왔다. AB사가 가장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지역은 중국이다.AB는 2년전 중국 최대의 맥주회사인 산동성 청도맥주의 주식 5%(1천6백40만달러)를 사들이면서 이 지역 개척에 나서기 시작했다.지난해 2월에는 경쟁사인 네덜란드의 하이네켄을 물리치고 호북성 무한에 소재한 대형맥주회사의 주식 80%를 경쟁사가 제시한 가격보다 거의 2배가 많은 1억4천만달러에 인수했다. AB는 또 멕시코와 브라질에도 눈을 돌려 지난 2년동안 이 나라들의 주도적인 맥주회사 주식을 사들이는데 6억달러을 쏟아부었다.지난 4월에는 영국 런던에 소재한 커리지맥주의 지배주주로 올라섰다.AB의 최대 상표인 버드와이저는 지금 60개 나라에 수출되거나 현지생산되고 있다. 미국내 2위의 거대맥주회사인 밀러사도 AB에 뒤이어 중국시장 개척에 힘을 쏟고 있다.이 회사는 최근 중국 제2위 맥주회사인 오성맥주에 1억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유럽지역 가운데서는 국외판매가 가장 활발한 맥주회사로 하이네켄을 꼽을 수 있다.하이네켄은 지난해 총판매액 65억달러 가운데 70%를 유럽의 다른 나라에서 벌어들였다.이 회사는 최근 이탈리아와 폴란드의 맥주공장을 사들이고 스위스와 헝가리 쪽에도 투자를 늘렸다. 하이네켄의 아시아권전략중심은 싱가포르와의 합작투자회사인 아시아퍼시픽 브루어리스(APB)다.지난해 APB는 아시아 해안지역에 4억4천만달러를 들여 6개의 맥주공장을 세운다는 5개년계획에 착수했다. 덴마크의 칼스버그는 10년전부터 중국에 판매망을 구축해 왔다.이 기간동안 칼스버그는 맥주공장 건설전문 자회사인 댄브루를 통해 40개의 중국내 공장시설을 현대화시켰다.칼스버그는 이밖에 지난해 홍콩내 대중국 무역회사인 스와이어 퍼시픽과 손잡고 광동성의 혜주에 소재한 대규모 현대식 맥주공장을 사들였다.
  • 「북회귀선」 「킬러」/개봉 앞둔 충격영상 기대와 우려 엇갈려

    ◎북회귀선/“외설” 시비속 “주제는 성도덕 옹호”/킬러/“폭력미화” 비난에 “현실고발” 변명 양성애,광적 살인 등 사회상식과 통념에서 벗어난 충격적인 내용을 담은 영화들이 개봉될 예정이어서 기대와 우려를 함께 사고있다. 오는 22일 뚜껑을 열 「헨리 밀러의 북회귀선」(원제 Henry & June)과 15일 선보일 「킬러」(원제 Natural Born Killers).특히 「…북회귀선」은 지난 90년 처음 공연윤리위원회에 수입심의를 냈지만 「외설」을 이유로 반려됐던 작품으로 소설해금(91년)과 연극공연(93년)에 이어 지난 2월 본심의를 통과함으로써 5년만에 영화로 볼 수 있게됐다. 「…북회귀선」은 남성과 여성을 동시에 사랑하는 한 여류작가의 자유분방한 성탐험과 그를 통한 자아완성을 그린 고감도 에로틱 영화.명성높은 여류작가 아나이스 닌(마리아 드 메데리오스)은 남편에 무력감을 느끼던중 성문학 작가 헨리 밀러(프레드 워드)를 만나면서 그의 동물적 야성과 작품세계에 어느덧 빠져든다.문학의 테두리안에서 서로의 삶을 공유하던 그들은 이내 비밀스런 사랑에 취하게 되고,아나이스는 나아가 밀러의 아내 준(우마 서먼)과 레즈비언 사랑을 나누는 벅찬 운명의 주인이 된다.『다양한 성체험을 통해서만 순수를 느낄 수 있다』는 준의 위험한 성철학을 그대로 답습하며 육체의 방황을 거듭하는 아나이스.하지만 그녀가 결국 돌아가는 곳은 정부(정부)도 여자애인도 아닌 본남편의 품이라는 어찌보면 진부한 줄거리의 영화다. 노골적인 레즈비언 묘사 등 실험적이라고 할만큼 대담한 애정유희로 점철된 영화이지만 그 충격적 에로성에 비해 결말은 사뭇 평범한 셈.성은 식욕처럼 건강한 욕망이되 올바른 성만이 축복받는다는 정도의 메시지를 겨냥하고 있는 듯하다.「프라하의 봄」「떠오르는 태양」으로 잘 알려진 미국감독 필립 카우프만이 연출한 작품으로 짙은 회화적 이미지와 느슨한 대사처리가 유럽 예술영화의 지적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북회귀선」이 단순히 반윤리적인 성묘사에 그치고 있는데 비해 「킬러」는 폭력과 살인을 미화하고 있는 혐의가 짙다는 점에서 문제성을 더한다.올리버 스톤 감독의「킬러」는 과도한 폭력성으로 국내개봉 여부가 불투명했으나 지난 11일 공륜이 본심의를 내줌으로써 관객과 만날 수 있게됐다.우디 해럴슨과 줄리엣 루이스가 주연한 이 영화는 사회에 대한 무한정의 증오심에 불타는 두 남녀의 끝없는 살인행진을 그린 작품으로 부모살해 장면,살인이야말로 순수한 행위라고 강변하는 살인광의 언행,점차 살인을 찬양하게 되는 TV기자의 심경변화 묘사 등 인화성 강한 요소들로 가득차 있다. 폭력불감증에 걸린 현대사회,살인에 열광하는 대중의 이상심리 및 이에 영합하는 매스컴의 병폐를 강렬한 영상언어로 고발하고 있다는 것이 이 영화를 옹호하는 측의 설명.그러나 영화 전편에 흥건하게 배어있는 잔인한 폭력과 피의 냄새는 현대인의 사회심리적 병리를 고발한다는 감독의 깊은 의도에도 불구하고 일반의 정서를 해치고 있다는게 대체적인 지적이다.
  • 케냐 국립공원/수천마리「누」떼 대이동“장관”(아프리카 기행:5)

    ◎호숫가 아침 물먹을땐 강·약자 공존/굶주린 표범도 다른 동물 공격안해/인간보다 창조의 질서에 더 순응하는 듯 케냐의 국립공원인 암보셀리(AMBOSELI)는 킬리만자로산의 장관을 한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마사이마라(MASAIMARA)에서 하룻밤을 지낸 우리는 케냐의 서남쪽에 있는 암보셀리로 차를 달리기 시작했다.나이로비에선 2백50㎞ 거리에 있다.암보셀리는 킬리만자로 산자락에 기대 살고 있는 사자,들소,코끼리,코뿔소,치타와 같은 덩치 큰 맹수들의 보금자리다.그런데 암보셀리의 킬리만자로에는 우리나라의 38선이 그어질 때와 비슷한 일화가 전해 내려온다. ○목초지 찾아 국경 넘어 오늘날 지도상에 나타난 케냐의 국경선은 18 80년에 영국과 독일의 식민정책 실무담당자의 손에 의해서 그려진 것이다.빅토리아호수로부터 남동쪽으로 거의 일직선으로 그어지던 이웃 탄자니아와의 국경선이 킬리만자로에 닿으면서 불규칙한 선을 이루면서 비켜간다.이것은 당시 케냐를 통치하던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이 탄자니아를 지배하고 있던 독일의 빌헬름황제의 생일을 위한 축하선물로,신비로운 만년설의 봉우리를 가진 킬리만자로 일대를 독일에 넘겨준데서 비롯되었다.그들 식민정부의 실무담당자들은 원주민들의 역사와 함께 지켜왔던 부족들의 전통적인 경계선을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리고 마사이족들이나 야생동물들 역시 오늘날까지 그 경계선을 무시하고 목초지를 따라 국경선을 넘나든다. 우리는 마사이마라에서 암보셀리로 가던 도중 수천마리를 헤아리는 누우(ENU)떼들이 삭막한 초원지대를 가로질러 일렬종대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였다.누우떼는 케냐의 마사이마라 북부지방에서부터 탄자니아의 세렝게티 북부지역을 거쳐 응고롱고로(NGORONGORO)분화구 범위를 주기적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유명하다.달리는 차안에서 누우떼들에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느냐고 원주민 운전사에게 물었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그들의 이동진로를 방해해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킬리만자로의 만년설이 손에 잡힐듯 마주 바라보이는 암보셀리로지에 도착한 것은 하오 해질무렵이었다.두번째 방문한 이 로지베란다에다 의자를 꺼내놓고 노을에 빗기는 킬리만자로의 산자락을 바라보았다.털보영감 어니스트 밀러 헤밍웨이가 저절로 뇌리에 떠올랐다. 헤밍웨이는 사냥터와 바다를 찾는 모험으로 일생을 살았다.그러한 취향을 가진 헤밍웨이에게 아프리카는 늘 모험을 충동질시키는 대상이 되었다.그는 두번에 걸쳐 아프리카를 여행하였다.그 첫번째가 19 33년 몸바사항구를 통해 내륙으로 들어왔었고 두번째의 여행은 그로부터 20년 후였었다. 그러나 그의 아프리카 여행은 두번 모두 순탄치 못했다.첫 여행에서는 아메바이질에 감염되어 죽을 고비를 넘겼고 다음 여행에선 사냥중에 타고 가던 비행기가 두 차례나 추락해 부인과 함께 중상을 입었다. ○눈 덮인 킬리만자로 그러나 첫번째 여행중 그는 응고롱고르호수에서 대자연의 섭리로 이루어지는 동물들의 대이동을 목격한다.그리고 뜨거운 아프리카의 열기 속에서도 만년설을 이고 있는 킬리만자로의 웅장한 자태에 압도되었다.그 경험에서 얻은 작품이 「아프리카의 푸른 산들」과 「킬리만자로의 눈」이다.아프리카를 두번째 찾았을 때는 「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주인공이자 카렌의 남편인 브로어 블릭센 남작을 만나 의기를 투합하였다. 「킬리만자로는 높이 5천8백95m의 눈에 뒤덮인 산이며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 한다.마사이족은 서쪽 봉우리를 가리켜 「느가에느가이」라고 일컫는데 그것은 「신의 집」이라는 뜻이다.그런데 이 서쪽 봉우리 근처에는 말라 얼어붙은 표범의 시체가 하나 나둥그러져 있다.과연 그 표범은 산봉우리에서 무엇을 찾고 있었던 것일까.그것을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라는 독백과 함께 시작되는 소설 「킬리만자로의 눈」.소설 주인공 헤리의 의식을 통해 어니스트 밀러 헤밍웨이 자신이 겪었던 정신적 방황과 욕구불만,그리고 미래에 대한 불안과 자신의 내부에 감추어진 열정을 쏟아낸 단편이라 할 수 있다. ○호수·웅덩이 곳곳에 가뭄에 시달려 초원이 거의 회색빛을 띠고 있던 마사이마라국립공원 근처와는 달리 암보셀리는 푸른 초원이 눈부시게 깔려 있었다.그리고 킬리만자로의 만년설이 녹아내린 물로 가득한 아름다운 호수와 웅덩이가 시야에 들어왔다.그 호수와 웅덩이에는 거산 킬리만자로가 힘겹게 투영되었다. 아침해가 뜰 무렵이면 수십만마리를 헤아리는 갖가지 동물들이 물을 마시기 위해 동서에서 늪지대를 향해 걸어온다.그들은 이곳 늪지대의 물을 마시고 제각기의 초원지대로 돌아가기까지는 서로가 서로를 공격하지 않는 불문율이 있다.굶주리고 있는 사자나 표범이 있다 할지라도 물을 마시고 헤어지는 시각만큼은 절대로 다른 동물을 공격하지 않는다.그 야성의 동물들은 인간들보다 창조질서에 더 잘 순응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로지의 숙소에 짐을 풀기가 바쁘게 우리는 다시 사파리를 떠났다.로지정문을 나서자마자 우리는 거대한 킬리만자로를 등진 채 앉아 쉬고 있는 들소들을 만났다.해발 6천m에 가까운 킬리만자로를 등지고 앉아있는 들소의 덩치 큰 몸집은 만년설의 산과 이상하게 서로 어울려 조화를 이룬다.이들 중에서 아름다운 굴곡을 이루고 잘 발달된 뿔을 가진 들소가 무리 중에서 우두머리다.들소들은 주위의 초원에서 뛰놀고 있는 톰슨가젤(THOMSON’SGAZELLE)의 가족무리를 멀건히 바라보다가 다시 가까이 다가간 우리들에게 시선을 돌렸다.어쩌면 탈속한 듯한 눈초리로 우리를 지켜보았다.아무런 적의도 없이 오히려 그들이 우리를 구경하고 있었다.
  • 연극연출가 임영웅(이세기의 인물탐구:71)

    ◎56년 「환절기」로 입신… 「완벽 무대」추구/작자의도 밀도있게 접근… 깊이있는 연기 도출/「고도를 기다리며」 초연땐 하루 19시간 맹연습/집팔아 지은 산울림소극장 개관 10돌 맞아 기념공연 막 올려 마른나무 한그루가 텅빈 공간에 물음표처럼 서있는 무대,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가 이 공허한 대지위에서 무엇인가를 기다리고 있다.그들은 일정한 간격을 두고 「우리는 고도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한다.그들이 기다리는 고도란 무엇인가.신인가 죽음인가 행복인가.고도는 그 무엇도 아니면서 동시에 모든 것일 수도 있다.시간과 공간이 단절된 상황속에서 이 연극은 언제나 시작되고 끝나면서 또 어디서나 생길수있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69년 12월,한국일보 소극장에서 「고도를 기다리며」가 초연됐을 때 그것이 베케트의 난해한 부조리극이라는 이유만으로 관객은 이미 긴장되어 있었다.그러나 우려는 기우였다.연출가 임영웅은 관념과 현학이 넘치는 난삽의 「고도」를 시감의 템포로 도해시켰고 객석은 시종 웃음을 터뜨리며 서구 연극의 새로운사조에 자연스럽게 흘러들수 있었다.이후 「고도」는 「손색없는 명작」으로 정착되어 89년 프랑스 아비뇽과 다음해 고도의 본고장인 더블린 연극페스티벌에서 「한국의 고도는 과연 기다릴만한 가치가 있었다」는 호평을 받았다.이보다 앞서 88올림픽 문화예술축전에 왔던 세계적인 극평가 마틴 애슬린(미스탠퍼드대 교수)은 「베케트의 희극성과 비극성이 섬광처럼 교차된 마지막 장면은 특히 작가의 의도에 밀도있게 접근하고 있음」을 지적하여 진작부터 세계무대의 진출과 입신을 예고해 주었다. ○속물근성 찾을 수 없어 널리 알려지다시피 임영웅의 연출에선 잡다한 상업성이나 분칠한듯한 속물근성은 찾아볼수 없다.관객을 의식한 연희성과 상투적인 작위성은 배제된다.부조리극이든 블랙 코미디든 혹은 뮤지컬이나 관념적인 추상언어라 할지라도 인간 심리의 바닥없는 심연에 끈질기게 파고들어 캄캄한 내부에 도사린 모순과 갈등을 명징하게 그려낸다.예를들어 77년 화사한 비애가 전신에 스며드는 베르코르의 「바다의 침묵」이나 87년 「영국 애인」등은지금도 잊을수없는 정미한 무대로 기억된다. 그에게선 예술가 특유의 동심과 기벽과 기행은 찾아볼 수 없다.번뜩이는 재치나 직감력을 기대할 필요도 없다.만약 그런 의외성과 파격을 지녔다 하더라도 「보수적인 체질속에 숨겨진 진보적 감각」은 그의 탄탄한 자존심의 틀에 갇혀 쉽사리 노출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연출가 임영웅을 떠올릴 때마다 프랑스 연극계의 거장이며 「황소의 뿔」로 불리는 장 루이바로를 연상케 되는 것은 전혀 우연이 아닐것 같다.바로가 그의 부인이자 연극 동반자인 마들렌 르노와 그들의 소극장을 세워 레퍼토리 극단으로 활동한 것처럼 그도 그의 부인인 오징자 교수(서울여대 불문과)와 함께 소극장운동의 전범으로 존재하면서 오교수는 극단 산울림의 희곡번역과 기획등에 참여하고 있다.그리고 연극을 「인간에 의한 공간예술」로 승화시킨 점과 비록 작은 일도 그대로 지나치지 않는 섬세한 감지,한번 결심한 것은 집요하게 밀어붙이는 황소고집등은 바로와 비슷한 노선을 그려나가고 있다.연극의 문제는 무엇보다 「얼음덩어리와도 같은 객석의 침묵」을 깨뜨리는 일이며 결국 얼음을 녹여 강물처럼 도도히 흐르는 그의 연극을 보면 관객은 원로 여석기씨의 말이 아니더라도 「단순한 인사가 아닌 진심의 경의」와 진정한 감동으로 박수갈채를 보내게 된다. 그의 연극행로는 물흐르는듯 순조롭진 않았다. ○음악가부친 재능 이어 휘문고시절 동랑 유치진의 「사육신」연출을 계기로 연극연출을 지망하게 되었고 56년 극단 신협의 「꽃잎을 먹고 사는 기관차」(임희재작)로 연출데뷔,박진 이해랑에 이은 국립극단 연출을 거쳐 「정서적인 플롯과 사실적인 언어가 거부된」 오태석의 「환절기」를 「오서독스하면서도 감각적인 논리성」으로 형상화하여 연출가로서의 극명한 위치를 다졌다. 그의 예술적 재능은 음악가였던 부친 임태식씨와 음악계의 원로 지휘자인 숙부 임원식씨로부터 물려받았다고 할수 있다.13살에 부친을 잃은 창백한 기억을 가지고 있으나 조모와 숙부의 따뜻한 보호아래 그는 음악 문학 연극에 접할수 있었고 동랑 유치진 이해랑과의 만남이 실질적인 연극의 촉진제가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무리 비극적인 작품이라도 그는 작품속에 숨어있는 아름다운 별빛 희망과 인간미의 향기를 절차탁마로 가꾸어낸다.그런만큼 탐구정신과 선별의 명철로 작품분석에 침몰하여 자신이 완전히 이를 소화해야만 비로소 배역을 정하고 스태프를 구성한다. 연습때는 연기자의 동선 하나 조명의 밝기,음향의 정확성에 주도면밀하게 주의를 기울이고 자로잰듯 확실하고 투명해야만 다음 장면으로 넘어간다.완벽주의는 결벽과 맞먹게 마련이어서 그의 연출노트는 개칠한 흔적없이 추가사항들을 빈틈없이 정리해 놓고 있다.「고도」초연때의 하루 19시간의 연습 강행군으로 「사자」란 별명이 따르기도 했으나 그의 속마음은 만년소년에다 청담을 잃지 않는 순수성이 두드러진다.혹독한 연습과 훈련에 의해 수많은 배우들이 그의 연극을 거쳤고 관객이 그의 연극에 안심하는 것처럼 그들도 극단 산울림 출연을 자랑삼고 있다. 그러나 영광의 이면은 언제나 어두운 곡절과 고뇌가 감춰진다.연극이 생계를 해결하는 직업이 될수 없다는 실망과회의에 빠져 그는 한때 연극을 포기하고 방송 프로듀서로 돌아간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어쩌면 「마지막 작품」이 됐을지도 모를 「쥬라기의 사람들」(이강백작)로 82년 대한민국 연극제에 참가,연출상 수상기념으로 2개월간의 해외연수길에서 그는 연극은 세계 어디서나 힘들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귀국길에 오르자 남들의 조소에도 불구하고 소극장을 짓는다는 참으로 엉뚱한 결단을 내려 주위를 놀라게했다.집을 팔고 빚을 얻어 누구라도 감히 꿈꿀수 없는 소극장 신축을 서둘렀고 85년 3월 숱한 수난끝에 탄생된 것이 지금의 홍대앞 산울림소극장이다.1년여 이상 극장을 짓느라고 가뜩이나 과로로 균형을 잃은 몸이 더욱이나 기울어진 자세가 되자 그와 절친한 평론가 유민영은 「걸어다니는 피사의 사탑」으로 부르고 있지만 그런 그의 모습은 실제로 움직이는 연극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하여 묘한 「시니컬 포퍼먼스」가 느껴진다. ○연극상 수상만 43차례 이제 극단 창단 25주년과 소극장 개관 10주년을 맞은 그의 감회는 남다르다.피와 땀과 노력의 결정인그의 아지트에서 10년을 하루같이 앙코르 공연을 제외한 26편의 신작공연과 43차례의 연극상 수상,40만 관객을 동원하고 있으나 남보기완 달리 극장운영에 따른 고충속에서 마음 편할 날이 없었다.그때도 그를 격려하듯 동랑연극상이 주어졌고 상을 받는 자리에서 그는 다시는 마음이 약해지는 것이 두려운듯 「죽을때까지 연극을 하겠다」고 재삼재사 스스로에게 다짐하고 있었다. 개관 10주년기념공연으로 지난 16일부터 윤석화의 일인극 「딸에게 보내는 편지」(아놀드 웨스커작)를 필두로 극단 산울림의 신작 창작시리즈를 차례로 선보이고 맨 마지막에 명편 「고도」를 무대에 올리게 된다. 비튜겐슈타인의 말처럼 그는 수많은 남의 인생을 연출하고 있지만 자기자신의 인생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으며 그 자신의 인생은 결국 연극일 수밖에 없음을 알고 있다.그렇다면 그에게 있어 「고도」란 무엇인가.그가 살고있는 현재이며 또는 불확실성의 미래이고 영원한 의문부호일 수도 있다.그러나 지난 25년간 고도와의 외로운 투쟁끝에 「임영웅식 연극」을 성취한그로서는 아마도 고도가 무엇인지 그가 누구인지를 가장 잘 알고 있는,그래서 앞으로도 끊임없이 「고도」를 기다리는 사람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연보 ▲1934년 서울출생 ▲1948년 휘문고를 거쳐 서라벌예대 연극영화과 졸업 ▲1956년 극단 신협 ‘세일즈맨의 죽음’(아더밀러)조연출겸 무대감독, ‘꽃잎을 먹고사는 기관차’(임희재작)데뷔연출 ▲1958년부터 세계일보 조선일보 문화부 기자 ▲1963년 동아방송 드라마프로듀서 ▲1966년 예그린악단 뮤지컬연출 ‘살짜기 옵서예’등 ▲1968년 국립극단연출 ‘환절기’등 ▲1969년 ‘고도를 기다리며’(사무엘 베케트)초연 연출 ▲1970년 극단 산울림 창단 ▲1973년 한국방송공사 입사 ▲1985년 산울림 소극장 신축개관 ▲1989년 프랑스 아비뇽페스티벌 ‘고도를 기다리며’초청참가 ▲1990년 더블린 연극페스티벌 참가 ▲1991년 한국연극연출가협회 회장 ▲1992년 한국연극협회 이사장 백상예술대상 연출상및 특별상(69·72·86·95년),서울신문 문화대상및 연출상(70년),서울연극제 최우수연출상(82·85년),한국 연극영화 예술상 특별상(85년),대한민국연극제 대상(82·85년),김수근문화상(86년),동아연극상 연출상(86년),서울시 문화상(87년),대한민국문화예술대상(87년),이해랑연극상(92년),동랑연극상(94년)등 ‘전쟁이 끝났을 때’‘환상살인’‘인종자의 손’‘덤웨이터’‘위기의 여자’‘홍당무’‘코뿔소’‘꽃피는 체리‘‘블랙 코미디‘‘마리테레츠는 말이 없다’‘밤으로의 긴여로’‘여우와 포도’‘하늘만큼 먼나라’ 뮤지컬 ‘배비장전’‘꽃님이’‘대춘향전’등
  • 뮤지컬(브로드웨이 “새바람”:5)

    ◎「팬태스틱스」 35년째 공연 “세계최장”/작년 내한 「캐츠」도 13년째 막올려… 인기는 여전/감미로운 선율·치밀한 구성에 관객 갈채/서쪽 소호·그리니치 빌리지 지역 소극장 몰려/연기·노래·춤 어우러진 총체적 공연예술 워싱턴 스퀘어(광장)를 중심으로 한 그리니치 빌리지의 겨울 낮 동안은 매서운 추위와 수북한 눈덩이 속에서 모든 것이 고요하기만 하다.그러나 날이 저물면 밤의 열기로 거리는 뜨겁게 달아오른다. 남쪽으로 커낼 스트리트에서 북쪽으로 14 스트리트에까지 이르는 브로드웨이 서쪽의 소호와 그리니치 빌리지는 수많은 화랑과 소극장·라이브 하우스들이 한데 어우러져 독특한 예술의 거리를 이룬다. ○예술기행의 필수 코스 브로드웨이의 예술은 뮤지컬로 대표된다.워싱턴 스퀘어 아래쪽 설리번 스트리트의 플레이하우스에서 공연되고 있는 뮤지컬 「팬태스틱스」는 브로드웨이 공연예술 기행의 필수 입문코스다. 『9월을 기억해 보세요,생명이 서서히 익어가는/9월을 기억해 보세요,풀은 파랗고 곡식은 누렇게 변해가는/9월을 기억해 보세요,당신이 부드럽고 가냘프던 때를/기억해 보세요,기억이 나거들랑 그대로 따르세요…/12월이 깊어지면 기억하기 좋을 거예요,상처가 없는 가슴은 공허 뿐인 것을/12월이 깊어지면 기억하기 좋을 거예요,우리를 익게 한 9월의 열기를/12월이 깊어지면 우리의 가슴은 기억해야 해요,그리고 따라야 해요』 이 뮤지컬의 극중 해설자인 로버트 스미스가 고음으로 부르는 주제곡 「기억해 보세요」(Try to Remember)의 감미로운 선율은 눈덮인 브로드웨이의 겨울에 한송이 눈꽃으로 피어 있다. 그리니치 빌리지 한 모퉁이에서 19 60년 공연을 시작하여 세계 최장수 뮤지컬의 명성을 얻고 있는 이 극은 극장이 위치한 설리번 스트리트 도로표지판 위에 팬태스틱스 레인(골목)이라는 표지판을 하나 더 달게 할 정도로 기념비적인 존재로 남아 있다. 시골의 한 마을에 사는 16살의 소녀와 20살 청년의 사랑이야기인 단순한 내용에 등장인물 8명으로 오프 브로드웨이(브로드웨이 외각을 뜻하며 이곳의 소극장들은 브로드웨이 극장들보다는 규모가 작고 실험적인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경향이 있다)의 작은 극장에서 시작한 평범한 뮤지컬임에도 한 장소에서 한 세대를 뛰어넘어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설리번 스트리트 플레이하우스는 10m도 채안되는 폭에 길이 50여m의 작은 극장.관람석은 둥그렇게 무대가 자리잡은 중앙부분에는 세줄 밖에 놓일 수 없고 양쪽 옆으로 놓인 7∼8줄을 포함,모두 1백52석에 불과하다.브로드웨이 대형극장의 오케스트라 역할은 무대 뒤와 옆에 놓인 피아노와 하프 한대가 맡는다. 세트는 네개의 쇠기둥이 달린 마루판과 소품을 꺼내기도 하고 등장인물이 드나들기도 하는 커다란 검은 상자 두개와 의자 하나가 고작이다.좁은 무대에서의 공간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 극에는 검은 옷에 마술사 모자를 쓴 무언배우(Mute)가 등장,유연한 몸짓으로 담장이 되기도,나무가 되기도 하며 눈도 뿌리고 배우들에게 소품을 공급해주는 등 바쁘게 오간다. 반대하는 척 하면서도 속으로는 아들과 딸의 결합을 원하는 양측 아버지들이 연극을 꾸며 극적인 해피 엔딩의 결합을 가져오게 하는 이 극에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캐루젤」과 「캐츠」의 주연으로 활동한 바 있는 소녀역의 리자 메이어와 「오클라호마」,「쇼보트」 등에서 명성을 날린 해설자역의 로버트 스미스 등으로부터 오프 브로드웨이 무대의 신인인 남자역의 조시 밀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경력의 배우들이 등장하고 있다. ○주제곡 40여명이 불러 이 극은 또 35년동안 공연해 오며 온갖 기록을 보유한 브로드웨이의 산 역사로 남아 있다.70여개국 1천여회의 외국 공연을 포함,모두 1만4천여회를 공연했으며 현재 브로드웨이에서 활동하는 유명배우들 대부분이 이 극을 거쳐갔다.소년의 아버지 허클비로 나오는 65세의 고든 존스는 브로드웨이 최고령 배우이며 늙은 배우 헨리역의 브리안 헐은 한 극에서 14년 연속출연이라는 진기록을 지니고 있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을 비롯한 9명의 역대 미국대통령이 관람한 기록도 갖고 있는 이 극은 특히 주제곡 「기억해 보세요」와 「곧 비가 내릴 거야」(Soon It’s Gonna Rain)를 에드 에임스,앤디 윌리엄스 등 40여명의 가수들이 레코드로 취입,공전의 히트를 시킨 기록도 갖고 있다.이 극장의 2층은 조그만 박물관으로 각종 사진자료들과 4달러에서 현재의 33달러에 이르기까지의 입장료 변천사 등이 진열돼 있다. 61년부터 이 극에 출연,뮤트역과 인디언역 등을 거쳐 현재 무대감독을 맡고 있는 제임스 쿡씨(58)는 『이 극의 제작자인 탐 존스와 하베이 슈미트는 50년초 서로 시기를 달리해 한국전에 참전하면서 편지를 통해 대본과 음악을 함께 만들었기 때문에 전쟁에의 공포가 없는 인간 본연의 순수한 사랑을 주제로 하고 있다』면서 『젊은층과 노년층,미국인과 외국인,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쉬운 내용과 제한된 상황에서의 치밀한 무대 구성이 장수의 비결이라면 비결』이라고 설명했다.그는 또 『일본에는 세차례나 가서 공연했는데 한국은 막상 한차례도 갈 기회를 갖지 못해 아쉽다』고 덧붙였다. 「팬태스틱스」 다음으로 현재 공연중인 작품 가운데 브로드웨이와 오프 브로드웨이를 통틀어 장수의 기록을 갖고 있는 작품은 「캐츠」다.지난해 한국에서도 공연된 이 작품은 1982년의 첫공연 이래 13년동안 브로드웨이 50 스트리트의 윈터 가든 극장에서 공연되고 있으며 「지금 그리고 영원히」라는 캐치프레이즈처럼 아직도 그 인기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9월29일 5천회 공연기념으로 맨해튼의 국민학생 1천명을 초청해 기념공연을 가진 「캐츠」는 지금까지 브로드웨이 최장기 공연 기록을 갖고 있는 슈버트 극장의 「코러스라인」(6천1백37회)과 에디슨 극장의 「오! 캘커타」(5천9백59회)의 기록을 깨는 것이 시간문제로 돼있다. ○일정한 대사없이 진행 뮤지컬의 황제로 일컬어지는 로버트 웨버의 대표적인 영국 뮤지컬인 「캐츠」는 시 「황무지」로 유명한 티 에스 엘리엇의 고양이에 대한 단편들을 모아 각색한 것이다.관람석을 포함한 무대 전체를 타이어 등이 쌓이고 지저분한 쓰레기가 널려 있는 폐차장으로 꾸민 무대장치에서 파격미가 느껴진다.일정한 대사도 없고 20여곡의 노래로만 진행된다. 제각기 독특한 의상을 차려 입은 의인화된 고양이들이 매력적인 춤과 노래로 재미 있거나 때로는 슬픈 과거를 회상하는 이 뮤지컬에는 하루종일 앉아 있기만 하는 늙은 굼비,신비의 힘이 있는 매캐비티,철도변에 사는 스킴블레생크,바지선을 타고 여행하는 난폭한 그롤티거,매력적인 그리자벨라 등 수많은 고양이들이 등장한다. 무대 벽면이 앞으로 내려와 거대한 배로 변하기도 하고 또 바퀴와 기관·연통 등을 제각기 갖고 나와 기차를 만들기도 하는 등의 다양한 무대변화가 극의 흥미를 더해준다. 특히 그리자벨라가 올라탄 타이어가 로켓처럼 불을 뿜으며 공중으로 치솟아 하늘에서 내려온 계단과 연결돼 그리자벨라가 하늘로 오르는 장면은 다양한 현대 무대예술의 극치를 보여준다. 그리자벨라 고양이로 분한 리즈 콜라웨이가 두차례 간절한 목소리로 부르는 이 뮤지컬의 주제곡 「메모리」는 관객들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하다.바브라 스트라이샌드와 주디 콜린스가 이 노래로 음반을 제작,선풍적인 인기를 불러 일으켰다. 브로드웨이와 오프 브로드웨이의 최장수 뮤지컬의 주제가는 공교롭게도 아름다운 회상을 주제로 하고 있다.그러나 연기와 노래와 춤이 한데 어우러진 총체적 공연예술의 메카 브로드웨이는 끊임없는 변신의 몸부림으로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 창백하고 긴장한 표현/홀준위/홀준위 송환 이모저모

    ◎“미군,협상과정 설명 안해”… 국방부 분개 미군 헬기조종사 보비 홀준위의 인도식은 30일 상오 지난 22일 하일먼준위 유해 인도당시처럼 홀준위가 판문점 중립국감독위 회의실과 정전위회의실 사이에 설치된 군사분계선을 나타내는 폭 60㎝,높이 10㎝ 가량의 시멘트분리대를 넘어옴으로써 7분만에 종료. ○…이날 상오 10시58분쯤 미리 군사분계선 앞에서 대기하던 유엔 정전위 미측 비서장 슈메이커대령은 홀준위 인도예정 시간인 상오 11시를 4분가량 지난 11시4분쯤 허바드 부차관보일행이 군사정전위 북한측 전비서장 박임수대좌(대령)등 북한관계자들과 판문각을 나와 남측으로 내려오자 악수. ○…상오 11시10분쯤 박대좌와 슈메이커대령이 짤막한 대화를 나눈 뒤 사고당시 착용했던 조종사 복장차림의 홀준위가 곧바로 판문점 남측지역으로 걸어 넘어왔다.홀준위는 그동안 북한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아서인지 매우 창백한 안색에 긴장되고 지친 표정. ○…주한미군 게리 럭 주한미군사령관과 최근 북­미장성회담을 위해 갑작스레 정전위대표로 임명된스미스소장,홀준위 소속 부대인 17비행단 단장 엘더대령과 대대장 밀러중령등 주한미군관계자들과 함께 정전위수석대표 황원탁소장등 관계자들은 홀준위를 맞기 위해 미리 판문점에 나와 대기.홀준위는 군사분계선을 통과하자마자 군사분계선 앞에 서있던 슈메이커 대령에게 거수경례를 한뒤 게리 럭사령관·황장군·엘더대령·밀러중령순으로 거수경례를 하는 것으로 귀환보고를 대신.주한미군 공보관계자 짐 콜스씨는 『홀준위의 건강상태가 양호한 편』이라고 설명. ○…허바드 부차관보는 이날 상오 11시50분쯤 판문점 중립국 감독위 사무실과 「자유의 집」사이에서 선채로 3분가량 짤막한 성명을 발표.허바드씨는 『우리는 지금 매우 기쁜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며 『북한에서의 이틀간에 걸친 어려운 협상 결과 북한이 홀준위를 무사히 송환해줘 기쁘다』고 만 언급.허바드씨는 성명 발표에 앞서 「자유의 집」사무실에서 전화를 이용,클린턴 미대통령에게 그간의 협상 과정과 내용을 보고. ○…국방부는 홀준위의 송환과 관련,주한미군으로부터 북­미 협상내용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없자 크게 분개하는 표정.한 관계자는 『어느 나라 땅에서 벌어진 일인데 이럴 수 있느냐』며 미국을 맹비난. ○…클린턴 미대통령은 29일 저녁(현지시간) 북한측과 억류중인 보비 홀준위를 송환한다는데 합의하자 곧바로 홀준위의 부인 도나 여사에게 전화를 걸어 이 사실을 알렸다. 클린턴대통령이 이날 하오 5시47분 전화를 걸어 홀준위가 판문점을 통해 무사히 송환된다는 사실을 알리자 홀준위의 고향인 플로리다주 브룩스빌에서 그의 석방소식을 애타게 기다리던 가족들은 일제히 환호하는 모습. ○…홀준위의 석방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웃주민들은 홀준위의 집에 몰려와 가족들을 포옹하며 축하인사를 건네기도.
  • “「군사접촉」·「장기수 송환」은 한국 소관”

    ◎정부/“미의 대북 2개약속 수용못해”/홀준위 억류 13일만에 어제 귀환 정부는 30일 「미군헬기사건」과 관련,미국이 북한과의 협상에서 북한측에 「적절한 군사적인 접촉」을 하기로 합의해준 것과 비전향장기수 조속송환문제에 대해 미국이 「배려한다」고 북측에 약속해준데 대해 미측에 공식적인 우려를 표명했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이날 『허바드 미국무부차관보가 송환협상에서 북한측에 합의해준 것은 허바드부차관보의 업무를 벗어난 일임을 지적,이같은 우려를 전달했다』고 말하고 『이같은 두가지 양해사항이 한국정부의 권한사항인 만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이날 판문점을 넘어 외무부를 방문한 허바드 부차관보에게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이어 양해사항과 관련,『정부는 허바드 부차관보에게 미국측의 분명한 입장을 요구했으며 앞으로 미측이 어떤 오해를 일으킬만한 발언이나 북한과의 접촉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에대해 허바드 부차관보는 『북한측이 평화협정문제를 집요하게 들고 나오며 직접 미국과의 군사접촉을 요구해와 「적절한 군사적 접촉」으로 북한과 타협을 보게 됐다』고 설명했으며 『판문점을 넘어오며 북한측 기자들에게 이 접촉은 기존의 정전위접촉을 의미한다고 분명히 말했다』고 밝혔다. 우리측의 비전향장기수 송환에 대한 미국의 「배려」문제와 관련,허바드 부차관보는 『이 문제는 한국의 주권사항임을 북한측에 강조했다』면서 『그러나 북한측의 태도가 집요해 한국측에 이 문제에 대한 북한측의 입장을 전달하겠다는 선에서 타협을 보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북한은 이날 상오 평양방송 보도를 통해 『미측은 양해문에서 영공을 불법 침입한데 사죄했으며 사건의 재발을 막기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했다』고 주장했다.북한은 또 『미국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에 위협을 주는 사건을 막기위한 대책으로 판문점에서 양측간 군사접촉을 갖기로 동의 해줬으며 비전향장기수들이 빨리 송환되도록 필요한 배려를 하자는 우리의 요구에 응했다』고 밝혔다. ◎건강진단뒤 귀국 【판문점=박재범기자】 지난 17일 북한지역에 불시착한 미군헬기 조종사 가운데 북한에 억류됐던 보비 홀준위가 사건발생 13일만인 30일 송환됐다. 홀준위는 이날 상오 11시15분쯤 군사분계선을 통과,판문점 북측지역에서 남측지역으로 걸어내려와 게리 럭 주한미군사령관등 주한미군관계자들의 영접을 받았다. 이에앞서 상오 11시10분쯤 지난 28일 북한을 방문,홀준위의 송환문제를 협의했던 미국무부 허바드 부차관보와 크리스텐슨 한국과부과장도 판문점을 통해 한국지역으로 넘어왔다. 홀준위는 사고당시 입고 있던 조종사 복장이었으며 북한 억류생할로 초췌한 표정이었다. 홀준위는 남측으로 넘어온 직후 게리 럭 사령관,유엔사 군사정전위 수석대표 황원탁소장,소속부대 비행단장 엘더대령과 대대장 밀러중령에게 거수경례를 한뒤 곧바로 구급차에 탑승했으며 주한미군 병원에서 건강진단을 받은 뒤 이날 하오 미국 플로리다 맥딜공군기지로 출발했다. ◎“송환접촉 관련 양보 전혀없어”/클린턴 【워싱턴=이경형특파원】 빌 클린턴미대통령은 29일 미군 헬기 조종사 보비 홀 준위의 석방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고,그의 석방을 위해 미국이 북한측에 양보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이날 밤 북한측에 의해 풀려난 홀 준위와 전화 통화를 한 직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통상적인 비행훈련중 항로를 벗어나 북한에 불시착한뒤 너무 오랫동안 억류돼 있었다』면서 그가 석방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 흔들리는 고량주 아성/맥주 찾는 중국인 늘어난다

    ◎미 패브스트사 등 앞다퉈 “입맛 길들이기”/낡은 수송망·지역 보호장벽 극복 안간힘 중국의 주류시장에서 외국계 맥주가 고량주 등 전통술을 제치고 멀잖아 가장 인기 있는 술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중국의 12억 인구가 한해 소비하는 맥주량은 1인당 10ℓ정도다.절대량으로는 미국에 이어 제2위이지만 미국이 1인당 83ℓ씩 소비하는 데 비하면 그리 많은 양은 아니다.그러나 중국 맥주시장의 성장잠재력은 막대하다.이 나라 맥주 소비량은 해마다 25%씩 늘어나고 있다.이 속도로 나가면 중국은 오는 2000년까지는 세계 제1의 맥주시장이 될 것이 확실하다. 미국의 패브스트는 중국시장에 진출한 외국계 맥주회사 중 가장 큰 성공을 거둔 경우다.90년 처음 중국시장에 뛰어든 패브스트는 지난해 2백80만배럴(1배럴=1백19.2ℓ)을 팔아 외국계 회사중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버드와이저가 미국에서만 93년 4천만배럴(미 전체의 23.4%)을 판매한 것에 비하면 이 양은 별 것 아닐지도 모른다.그러나 패브스트 블루 리본의 지난해 미국 판매량이 2백만배럴이었던 것과 비교해 볼 때 진출 3년만에 올린 중국 판매량은 사실 놀라운 성공이다. 그도 그럴 것이 중국에는 전국을 포괄하는 유통망이란 것이 없고 각 성마다 보호주의적인 장벽이 가로놓여 있어 대량생산에 의한 대량판매 자체가 곤란하다.따라서 미국에서처럼 전국을 지배하는 거대기업이 존재하기 어렵다.중국 최대의 맥주회사라는 청도맥주조차도 전체 시장의 2%만을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패브스트의 성공에 자극을 받아 최근 중국에 뛰어든 회사가 역시 미국계인 하일만이다.하일만 맥주회사는 최근 홍콩 인베스트먼트사와 손잡고 중국내 23개 맥주회사를 통해 자사의 「론스타」맥주를 제조·유통·판매키로 했다. 미국내 시장점유율 0.2%에 불과한 론스타를 중국시장에 내놓기로 한 것은 동아시아인들이 미국적인 것,그중에서도 특히 텍사스 카우보이에 대해 친근감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하일만은 최근 중국의 모든 주요도시 기차역 등지에 있는 광고판을 사들여 론스타맥주의 카우보이 광고를 내다붙였다. 『우리에게 가장 유리한 곳은 국제적으로 알려진 유명브랜드가 없은 곳이며 상표보다는 기회와 노력이 성장을 결정하는 곳』이라고 하일만측은 중국진출 결정 배경을 설명한다. 미국이나 유럽의 다른 거대 맥주회사들은 일찍이 중국의 맥주시장을 장악해보려 발버둥쳤지만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버드와이저를 생산하는 안호이저 부시는 청도에 거점을 확보하고 판매망을 구축하려 했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밀러의 경우도 북경에서 사업을 시작했지만 아직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둘 다 중국적 특수성,즉 비효율적이고 낡은 수송망과 지역보호주의 장벽을 깨닫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패브스트와 하일만은 중국현실을 잘알고 이를 역이용한 경우다.즉 각지방의 맥주회사에 상표권을 넘겨주고 로열티를 받는 방식을 씀으로써 수송망 및 보호주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한 것이다.
  • 워싱턴시경서 총난사/살인용의자 침입/FBI요원·경관 셋 숨져

    ◎범인1명 사망·둘 부상… 동기 못밝혀 【워싱턴 AP AFP 연합】 워싱턴DC 시경찰청본부에서 22일 총기난동 사건이 발생,연방수사국(FBI) 요원 2명과 경찰관 1명 등 3명이 숨졌다고 경찰당국이 밝혔다. 워싱턴 시경찰청장 프레드 토머스는 이날 하오 3시30분쯤(현지시간) 몇몇 살인사건의 용의자 내지 목격자로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던 3명의 남자가 시경찰본부로 들어와 이중 한명이 반자동소총을 난사했으며 이 난사로 마르사 딕슨 마르티네스,마이클 존 밀러 등 FBI요원 2명과 시경찰관 헨리 조셉 댈리 등 3명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토머스 경찰청장은 이같은 총기난동이 왜 일어났는지에 대해서는 현재 알지못한다고 말했다. 범인들이 총기를 난사하자 긴급대기조가 동원돼 경찰청본부 건물을 봉쇄했으며 약 1시간이 지나도 범인들이 점거중이던 한 조사실에서 아무런 반응이 없어 들어가보니 1명은 숨져 있었고 다른 1명은 부상한 상태였으며 나머지 1명은 아무 상처도 없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토머스청장은 숨진 범인이 자살한 것인지 경찰의 총에 맞아숨진 것인지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 고급맥주 “고전”/한국인 입맛에 안맞는다 외면

    ◎버드와이저 등 술집서만 명백 「맥주는 고급이면 안 팔린다?」 최고급 맥주인 프리미엄 맥주시장이 계속 곤두박질치고 있다.매년 30%가량 늘어나는 전체 맥주시장의 추세와는 딴판이다. 맥주의 등급은 레귤러,서브 프리미엄,프리미엄 등 세가지이다.레귤러급은 OB맥주·OB라이트,크라운맥주·크라운마일드 등이다.서브 프리미엄급은 하이트,아이스,넥스,카스를 말한다. 프리미엄급은 버드와이저,칼스버그,하이네켄,쿠어스골드,OB수퍼드라이,크라운드라이이다.직수입된 밀러,하이네켄,벡스,아사히,라마트 등도 프리미엄급이다. 서브 프리미엄은 레귤러에 비해 보다 정제된 보리를 사용하고 공정이 다소 복잡하지만 큰 차이는 없다.프리미엄급은 도수가 5%로 다른 맥주보다 0.5∼1%정도 높고 맛을 좌우하는 효모도 훨씬 많이 들어간다.보리도 최상급만 쓴다.그럼에도 다른 맥주와 가격차이는 거의 없다. 그런데도 프리미엄급의 시장점유율은 내리막이다.올들어 지난 달까지의 점유율은 7.9%.총판매량 1억4천13만상자(상자당 5백㎖ 20개)중 1천1백14만 상자였다.지난해보다 5%포인트 떨어졌다. 월별 추이를 보면 더욱 심각하다.지난 1월 14.6%에서 성수기인 8월에 5.1%까지 떨어졌다가 지난달 6%로 다소 높아졌다.내년에는 4%선까지 떨어지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프리미엄 맥주가 천덕꾸러기가 된 이유로는 「체감가격」의 영향이 우선 꼽힌다.5백㎖들이 한병을 기준으로 산매점가격은 레귤러가 9백50∼1천원,서브 프리미엄이 1천1백50∼1천2백원,프리미엄은 1천1백70∼1천3백원대로 가격차는 서브 프리미엄과 1백원도 채 안된다.반면 레귤러와 서브 프리미엄은 2백원정도 차이가 난다. 그러나 술집에서 서브 프리미엄급이하는 5백㎖들이 한 병에 3천∼4천원이지만 프리미엄급은 3백20㎖ 들이가 같은 값이다.비싼 술이 돼버린 것이다.총물량의 55%정도는 술집에서 소비된다.이 영향으로 산매점에서도 거의 팔리지 않는 것이다. 둘째는 「맛의 차이」이다.80년대 들어 우리나라에 맥주의 대중화를 선도한 것은 생맥주.그저 시원한 맛에 마셨다.프리미엄은 시원함뿐아니라 도수도 높고 톡 쏘는 맛까지 가미됐으나 시원한 맛에만익숙한 한국인들의 입맛에는 익숙하지 않다는 것이다.하이트와 넥스의 반응이 좋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샛째는 판매량이 적다보니 유통망이 전국적으로 짜여있지 않아 소비자에 선보일 기회도 적다는 점이다.
  • “보잉737 기체 결함”/조종간 제동기 이상

    【시애틀 로이터 연합】 지난 5월 온두라스에서 미콘티넨털 항공사의 보잉737­300 여객기 한대가 비상착륙을 하지않을 수 없었던 사건은 수개월후인 9월 8일 미 피츠버그근처에서 동종의 US 에어 소속 여객기가 추락,1백32명이 숨진 사고의 원인을 밝혀줄 것 같다고 시애틀 타임스지가 13일 보도했다. 시애틀 타임스지는 콘티넨털 항공의 보잉737기의 조종사 레이 밀러가 지난 5월 비행중 갑자기 기체가 회전하고 심하게 옆으로 동요,온두라스에 비상착륙했던 사건과 관련,미항공우주국(NASA)에 제출한 보고서를 인용,그같이 전했다. 보잉사는 온두라스 사건을 조사한 뒤 『조종간을 조절하여 꼬리날개의 진동을 억제하는 장치』와 조종간 조절 작동장치 등 2개 계기에 문제가 있음을 발견했다고 말한 것으로 이 신문은 지적했다.
  • 파리/카페 문화(아랍서 지중해까지:20)

    ◎인생과 예술얘기꽃 피우는 시민들/19세기엔 사르트르·보부아르등 예술인 아지트… 지금은 관광객 즐겨 찾아 파리의 문화는 카페문화,웃음문화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실제로 파리만큼 한집 건너 카페인 곳은 어느 도시에서도 본것 같지 않다. 실내에서 길까지 연장된 카페에 앉아 지나다니는 사람들과 거리를 바라보는 여유있는 모습들,신문을 읽기도 하고 담소를 하기도 한다. 바가 함께 있는 형식의 카페도 많은데 그런 곳에서는 사람들이 카운터에 기대 선채 카페올레나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모습을 볼수 있다.의자에 앉을 필요까지 없이 그저 잠깐 들러 커피나 혹은 맥주를 서서 한잔 마시고 가는 것이다. 여행객 배낭족들이 걷다가 지치면 잠시 쉬어가기도 한다. 카페가 완전히 생활화되어 있는 이곳 사람들의 카페 정서를 이방인은 어림쳐서만 느낄뿐 언제까지고 알 수 없으리라는 생각이 든다.이국인들이 우리나라의 아리랑이나 바위고개같은 정서를 결코 언제까지 알수 없으리라 단정지을 수 있듯이. ○화려한 샹젤리제 거리 특히 카페거리로 알려진곳은 몽파르나스·몽마르트·생제르맹,그리고 개선문을 바라보는 샹젤리제거리다. 「개선문」을 쓴 레마르크는 샹젤리제의 한 카페에 앉아 실제로 개선문을 바라보며 그 소설을 썼다고 하는데 카페 바닥에는 그곳에 왔던 예술인들의 사인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고 한다. 그 거리에 서서 개선문을 보았을 때 이 세상 사람 누구에게나 최소한 어머니가 있을 것임에도,즉 고독을 막아주려 애쓰는 마지막 존재가 있음에도 왜 사람들은 저토록 고독해야 하는가 라는 생각을 하며 영화 끝장면을 보던 때의 기억이 났다. 몽파르나스와 몽마르트언덕은 19세기초부터 가난한 예술인들의 아지트가 되었던 곳이다.드랭,브라크,피카소,루소,레제,동겐,모딜리아니,유위릴로,샤갈,로트레크,아폴리네르,로랑생,사르트르,보부아르등 수많은 예술가들이 밤낮으로 카페에 모여 얘기를 꽃피우는 동안 낡은 것은 깨지고 새로운 것이 창출되곤 했다.다다이즘·큐비즘·모더니즘·초현실주의·인상파·입체파 등은 다 그곳에서 탄생된 것 들이다. 그들은 비록 가난하였지만 하루하루가격정적이며 장미의 향기가 나는 것 같았다고 그 시절을 산 예술가들이 회고하는 필름을 본적이 있다.거친 언쟁과 카페에서의 말다툼을 술회하였고 예술·인생·혼돈이 함께 소용돌이 치는 곳이었으며 지상의 낙원이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그러나 지금의 몽파르나스는 사업을 하는 돈 많은 사람들의 오가는 곳이 되어 있다.지하철이 몽파르나스 역에 머물때 그 향수를 지니게 하던 이름이 다른 곳과 똑같이 벽 표지판에 써붙여져 있는 것이 나는 이상할 지경이었다.밖으로 나오니 59층의 새로 지은 몽파르나스타워가 나지막한 고풍스런 건물들 속에 우뚝 서 있는 것이 보인다. ○고풍스러운 건물 즐비 한 카페의 갸르송에게 안내 책자에서 본 유명한 네개의 카페가 한데 모여있는 거리를 물었더니 무엇인가 말을 담은 표정으로 손을 들어 가르쳐준다.이곳도 좋은 카페인데 꼭 그곳으로 가려하는 동양의 관광객에게 그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었을까. 몽파르나스 대로와 라스파이 대로가 마주치는 교차점 부근에 있는 돔·쿠플·로통드·셀렉트,이 카페들은 망명 후의 레닌·헤밍훼이·헨리 밀러·사르트르와 보부아르들이 애용했던 카페라고 한다.그 중 한 카페에 앉아 길 건너 보부아르가 태어났다는 건물의 창을 바라보노라니 그가 지금은 사르트르와 함께 몽파르나스 묘지에 누워 있다는 사실이 전혀 현실감 없이 다가든다. 시간이란 그런 것일까. 일요일 상오이어서인지 거리는 한산하고 간혹 밀차를 끌고 가는 주부와 지팡이를 짚고 걷는 노인들의 한가한 산책이 눈에 띈다. 카페에도 사람들이 별로 없다.깨끗이 단장을 한 카페,이제는 그런 예술가들이 찾아올리 없는 곳을 관광객을 의식해서인지 더욱 손질하고 갈고 닦아놓은 것 같다. 이나라 사람들은 만나면 화제가 하나의 주제에 대한 토론이나 책·연극·영화·전시회라고 한다.그러므로 사람들과 대화하기 위해서도 그런 관람을 소홀히 할 수가 없으며 아무리 사업상 만났다 하더라도 우선 그런 대화로 교류가 시작된다고 한다. 사회당이 집권하고부터 연극표값이 비싸졌는데도 두달 전에 예약하지 않으면 볼 수가 없다.세계 각곳에서 연극을 보기 위해 온 지식층과 머리가 하얀 사람들이 관람객의 대부분이고 젊은 층까지 골고루 분포되어 있는데 이들은 돈이 없는 것은 자신의 잘못이 아니지만 실력이 없는 것은 자기의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마을마다 있는 도서관은 아이들로부터 노년층까지 애용되고 있고 레코드까지도 빌려준다.바로 이러한 시민들에 대한 국가의 철저한 봉사가 국민들의 의식 수준을 높여놓는 것이구나 생각되었다.책과 레코드로 돈을 번다기보다 사람들은 그것을 향유할 권리가 있다고 말해주는 것 같다.사람이 사람의 대접을 받고 있다고 절실히 느끼는 순간이었다.카페 문화 외에 파리는 웃음의 문화라고 하는데 그것은 어디서 연유된 것일까.웃음을 우주적 농담이라고 라즈니시는 표현했지만 웃음은 참으로 여러 의미를 함유하고 있다고 하겠다.슬픔보다 더 깊은 곳에서 나오는 것이 웃음이라는 것을 우리는 종종 느낄 수 있다. 코미디 후랑세이즈에 가면 웃음의 문화를 만날 수 있을까.그 극장에는 일년내내 몰리에르의 희곡을 많이 올리고 라신과 코르네유의 것도 올려지는데 극의 성격은 해학과 풍자 익살 이런 것으로 인간의 가면적 속성을 벗겨주고 사회상의 의표를 찌르는 것들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웃음이라하면 어떤 흥성거림·즐거움·신선함 같은 것으로 떠오른다.파리는 흥성거리며 즐거움을 주고 있는가. ○피에로 무언극에 낭만 언뜻 차가워 보이는 파리의 외면상의 느낌속에서,그러나 몽마르트 언덕에서 무언극을 하던 피에로가 우선 다가든다.퐁피두 미술관 앞에서 풍선으로 만든 야구 방망이를 가지고 극을 벌이고 있는 남자,거리에서 아주 작은 장난감 침대에다 장난감만큼 작은 강아지 두 마리를 재우며 손으로 유성기를 돌려 음악을 틀고 있는 사람을 보았을때의 느낌이 다가든다.거기에는 인간 본연의 무엇인가를 건드려주는 고도의 감성이 있었으며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웃음같은 것을 솟아나게 하던 것이다.동전그릇을 앞에 놓고 자기 속의 무엇인가를 내보이는 거리 곳곳에서 만나지는 사람들,그저 단순한 생계수단이 아닌 생에 대한 천진한 호기심,타인을 아랑곳 않는 자신만의 세계,그러나 타인에게 나누어주는 마음,인간애 같은 것들이 거기에 있었다. 몽마르트의 피에로에게 차를 한잔 같이 마실 수 있는가 우리가 청했는데 가까이 가는 사람에게마다 손과 뺨에 키스를 하던 그가 스튜디오로 연습하러 가야한다고 사양했다.아,저 무언극이 매일매일의 훈련으로 남의 심중에까지 가서 닿을 수 있는 것이로구나,차를 마시자고 청한 일이 무언가 몹시 무례하게 여겨져 부끄러웠다. 모든 것이 제 자리에 있는 성숙된 느낌,조용하며 알찬 생활을 가지고 있는 듯한 개개인의 모습,길을 물으면 예부터 알던 사람같은 표정으로 가르쳐주는 순수한 얼굴들. 카페의 정서나 웃음의 정서,이 모든 것이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며 문화가 발달된데에서 파생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좀더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다면 이곳에도 문제점들이 물론 있을터이지만,그러나 사람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생각하며 살아가도록 모든 제도와 시민들의 의식이 적어도 이상을 향하고 있음을 알것 같았다.
  • “세계각국 경기 동시 상승국면”/월가 「큰손」소로스,미지와 인터뷰

    ◎유럽 서서히 회복세 아주·남미경제도 탄탄/금리인상 불가피… 미·일 무역불균형 숙제 『한때 세계각국이 동시적인 경기침체에 빠졌으나 이제는 그 반대로 전세계가 동시에 경기상승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뉴욕 월가의 큰손이며 전설적인 투자가로 알려진 조지 소로스(64)는 23일 발매된 미경제전문 주간지「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세계경기가 동시상승 국면을 타고 있으며 이에따라 각국의 금리도 인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은 소로스와 그가 운영하는 소로스 펀드의 전무이사 스탠리 드러켄밀러가 세계금융시장의 전망에 대해 비즈니스위크 기자와 가진 인터뷰를 요약한 것이다. ▲세계의 경기회복이 지속될 것인가. 소로스=그렇다.한때 세계각국은 동시적 침체에 빠졌었다.유럽의 경기회복은 다소 느리지만 진행되고 있다.아시아 신흥공업국과 남미의 경제도 건실하다.세계적인 경기상승국면에 접어든 것이다.잘만 움직여간다면 이같은 상승국면은 장기간 계속될수 있다.물론 경제성장이 일직선처럼 계속될수는 없다.다소의 침체도 따를것이다.그러나 그같은 침체가 심각하지만 않다면 경기는 다시 상승커브를 그릴것이다. ▲세계적인 금리인상 시기로 접어들고 있는가. 소로스=그렇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독일의 금리인하는 끝난것을 의미하나. 소로스=반드시 그런것은 아니다.독일은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너무 높은 수준에서 금리인하를 중단했기 때문에 수개월후에 다시 금리를 인하할 여지가 남아있다. 드러켄밀러=나는 그렇게 보지않는다.독일정부는 당분간 관망태도를 보이겠지만 그들이 취할 다음 조치는 금리인상이지 인하가 아니다. ▲일본에 대한 투자실패로 느낀점은 무엇인가. 소로스=일본에 있어서 아직 해결되지 않은 최대 숙제는 국제수지 흑자다.이 문제가 당연히 해결될 것으로 생각한 것이 우리의 실수였다.우리는 이 문제가 빠른 시일내에 해결될 것으로 봤었다.그러나 우습지만 우리는 아직도 같은 생각을 갖고있다. ▲달러화가 엔화에 대해 과소평가돼있다고 보는가. 드러켄밀러=구매력을 기준으로 보면 그렇다.일본경제가 회복되고(우리는 그럴것으로 생각한다) 앞으로 1∼2년동안 미국의 소비가 둔화되면 양국간 무역수지 불균형이 해소될 최대기회를 맞게될 것이다.그렇다 하더라도 무역수지 불균형상태가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을것이다. ▲미국금리의 전망은. 드러켄밀러=자금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4·75%의 단기금리 수준이 미국경제에 타격을 줄것으로 보지않는다.9월중 경기가 급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물가와 생산활동이 모두 기대치보다 양호하다.주택경기는 최고점을 지났으나 안정된것으로 보인다.주택경기는 선행기간이 길기 때문에 경기활성화를 위해 이자율을 내릴필요는 없다.
  • 요르단계곡 개발 합의/운하·국경공원 공동건설/이­요르단 협상

    ◎“평화협성 곧 체결”/후세인 【사해(요르단) AFP 로이터 연합】 이스라엘과 요르단은 28∼29일 협상에서 양국간 가장 큰 현안인 영토문제및 수자원 공유부분에서는 큰 진전을 보지 못했으나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요르단계곡 공동개발계획에 합의하고 이틀간의 협상을 끝냈다. 이번 회담중재국인 미국의 제인 부치밀러 대표는 요르단 사해호텔에서 열린 이번 협상에서 이스라엘과 요르단은 양국을 연결하는 요르단계곡 공동개발에 원칙 합의했으며 이 계획은 9월말 이전에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요르단계곡 개발계획에는 ▲홍해와 사해를 연결하는 운하건설 ▲에너지자원및 화학공업개발 ▲국경공원 건설 등이 포함됐다고 부치밀러는 밝혔다. 이 계획 초안은 오는 31일과 9월1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이스라엘­요르단 3자간 경제회의에 제출·검토된 후 오는 9월12∼13일 이스라엘에서 재개되는 이스라엘­요르단 협상에서 마무리 된다.
  • 맥주/세계 맥주시장 “뜨거운 3파전”(월드마켓)

    ◎“국내성장엔 한계” 미부시·밀러사 해외에 눈독/「국제파」1호 화하이네켄사 초긴장… “질로 승부” 세계 맥주시장 쟁탈전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연간 총 매출액이 1천3백억달러(약 1백5조원)에 달하는 세계 맥주시장은 10대회사가 전 판매량의 3분의 1을 점유한다.또 세계적 대 맥주회사는 매출 구성에 따라 「국내파」와 「국제파」로 대별된다.국내 인구가 거대하다면 꼭 국제화하지 않고도 세계적 맥주회사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이 소비량에서 「술중의 술」인 맥주시장의 전통이었다.오래 익은 이 전통이 최근 허물어져 너나없이 국제시장 쟁탈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여러 세계적 맥주회사의 뒤늦은 국제화 추진에 「국제파」 맥주의 거두인 하이네켄사가 바짝 긴장할 수 밖에 없다. ○국내 판매비중 12% 세계 최대 맥주회사는 미국의 안호이저부시사로 지난해 매출액이 1백30억달러.유럽 소국 네덜란드 기업으로 2위에 오른 하이네켄의 매출액 52억달러를 크게 앞지른다.그런데 안호이저부시의 이 세계 최대 매출액은 96.2%가 「대국」인 미국국내판매에서 이뤄졌다.반면 하이네켄의 매출액중 네덜란드 국내판매비중은 단 12%. 브랜드 「버드와이저」와 함께 미국 시장의 46%를 독차지한 안호이저부시는 지난해 영업이익(12억달러)이 전년에 비해 32%나 감소했다.이에 미국내 시장에서의 성장이 한계점에 다다랐다고 판단하고 지난 1860년대 창립이래 별 열의를 느끼지 못했던 해외시장 진출에 열성을 바친다. 버드와이저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맥주이긴 하지만 녹색병의 하이네켄은 지리적 전파범위나 음용·애호가들의 다양함을 따질 때 진정한 세계맥주 제1호라고 할수 있다.하이네켄은 50년전부터 해외 여러곳에서 상용 돼 지금은 1백50여개국의 양조회사 및 배급사와 제휴관계를 맺고 있다. 안호이저부시 뿐아니라 부시사와 같은 미국회사로 매출액 세계3위(42억달러)인 밀러사 역시 해외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어 하이네켄의 불안은 배가된다.부시사의 해외매출 비중이 3·8%였던 것과 비슷하게 밀러사의 해외비중은 5%에 그치고 있다.미국의 이 두 거대회사는 국제화의 대선배 하이네켄을존경의 염으로 쳐다보면서 동시에 하이네켄의 시장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여러나라의 본토 맥주회사와 누가 먼저 제휴하느냐는 경쟁이 불붙으며 세계3대 메이커간의 맥주전쟁은 커져간다.안호이저부시는 최근 멕시코 제일의 코로나,중국의 칭따오와 손을 잡았다.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담배인 말보로의 미 필립모리스사 소속인 밀러 또한 캐나다의 몰손,멕시코의 도스에키스와 제휴했다. 이에 맞서 하이네켄은 맥주역사가 오래돼 입맛이 까다로운 중부 유럽의 헝가리·폴란드·체코 등지의 향토브랜드와 한팀을 이룬 뒤 하이네켄맥주를 직접 양조토록 한다는 전략이다.특히 체코의 유명한 필스터 우르켈과의 제휴 및 합병에 온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아시아에선 싱가포르의 타이거비어와 손잡고 중국·태국·베트남 등에 벤쳐기업을 속속 설립하는 중이다. ○비법 누룩으로 제조 무엇보다 하이네켄은 과학자 파스퇴르의 제자 중 한명이 숙성발효시킨 비법 누룩을 매 2주마다 전세계 19곳에 산재한 하이네켄 맥주제조공장에 공수,버드와이저보다 2배나 비싼 하이네켄의 맛을 유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 바닐라향/미화장품업계 유행 선도/신제품 원료로 인기급등(월드마켓)

    ◎청량음료·향수 등 필수첨가제까지/커피·아이스크림의 향미료 역할서 요즘 미국에서는 「바닐라」가 향기로운 마케팅 재료로 자리잡았다. 방향커피,아이스크림,케이크 프로스팅분야의 필수 향미료 역할에 그쳐온 바닐라가 미국의 식품·음료업계는 물론 화장품업계에서 유행을 선도하고 있다.아이스크림,커피,케이크 제조업자들은 최근 바닐라 첨가 제품이 베스트셀러가 되자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 유제품 제조업자들은 저지방 유제품에 「맛」을 곁들이기 위해 바닐라를 사용한다.특히 뉴욕의「미모리얼 슬로안케트링 암센터」에서 환자들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 바닐라가 『마음을 안정시킨다』는 반응이 나오고부터 인기확산의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바닐라의 진출이 가장 눈에 띄는 분야는 화장품분야다.남성용 화장품에서조차 바닐라는 없어서는 안될 성분이 됐다.향수시장의 변화추세를 조사하는 뉴욕 「프레이그런스 파운데이션」의 아넷 그린회장은 바닐라를 이 시대의 향수로 단정짓고 있다.마치 20여년전에 무스크향이 나왔을 때만큼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게 향수전문가들의 설명. 바닐라는 18세기말 토머스 제퍼슨이 최초로 미국에 들여온 것으로 미국 식품사가들은 보고 있다.이처럼 오래된 바닐라가 새로운 제품이나 원료로 인기가 급등하는 원인은 한마디로 단정하기 어려우나 『가정과 따뜻함,애정을 환기시기 때문』이란 세계 최대 향미료 공급체 「인터내셔널 플레버·프레이그런스」사의 말이 그중 설득력 있게 들린다. 바닐라향의 상품화를 추진해온 여성용 화장품회사인 코티는 지난해 9월 화장수 스프레이인「바닐라 필즈」를 시판해 넉달만에 2천5백만달러어치를 팔았다.코티는 오는 8월 무스크향에 바닐라향을 첨가한「바닐라 무스크」를 발매할 예정이다. 본느 벨사는 바닐라 샤워·목욕젤리와 함께 신제품향수인 「바닐라꽃향」을 시판하고 있다.제품에 따뜻함과 관능성,그리고 버터처럼 부드러운 느낌을 주기위해 바닐라향을 첨가했다고 마케팅관계자들은 설명한다. 남성용 향수의 성분에서도 바닐라는 빼놓을 수없다.최근 판매에 들어간 뉴욕 퍼퓨머즈 워크숍의「삼바 노바 오므」와 캐나다의 리비에라 칸셉사가 만들어 곧 시판할 「니콜 밀러」와 올가을 시판 예정인 「카시니」등 남성용 향수에서 바닐라는 필수 성분이다.
  • 「내동생 마릴린」 먼로전기 나온다/오는 6월에

    ◎숨어살던 언니의 생생한 「증언」 정리 미국의 전설적인 여배우 마릴린 먼로(1926∼62).고아로 알려진 그녀에게 여섯살 위인 숨겨진 언니가 있었다.언니 버니스 미러클(74)의 구술을 정리한 책 「내 동생 마릴린」이 오는 6월에 나온다. 마릴린에 대한 책은 숱하게 있었지만 가까이서 생생히 그린 전기는 처음이다.이 책 출간을 계기로 또다시 마릴린 먼로붐이 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두 자매는 아버지는 다르지만 한 어머니에게서 태어났고 모습도 많이 닮았다. 버니스 미러클은 가족에 관한 얘기를 일체 말아달라는 동생 노마 진(마릴린 먼로의 본명)의 부탁을 지키며 은둔생활을 해왔다.이번 책은 버니스의 딸 모나레이(54)가 엄마가 틈틈이 들려준 마릴린에 대한 얘기들을 정리해 어렵게 버니스의 허락을 얻어 출판한 것이다. 버니스는 마릴린과 관련된 케네디 집안의 형제들및 이브 몽탕 등과의 스캔들에 대해 『그럴 리 없다』고 말했는데 책에도 이런 내용을 일체 없다. 다만 「엉덩이를 흔들어대는 마릴린 먼로식 걸음걸이」에 대해서는 한쪽 다리가 조금 짧기 때문에 생긴 것이라는 의외의 설명을 했다. 버니스와 마릴린의 생모인 글래디는 마릴린의 생부인 두번째 남편이 집을 나가자 정신분열증세로 병원에 입원했으며 이후 평생을 감금되다시피 살았다.이때문에 마릴린은 가족에 관한 어떤 얘기도 하기를 꺼려 자신을 고아로 소개하게 됐다 한다. 버니스는 열아홉살 되던해 엄마에게서 여동생이 하나 있다는 말을 듣고 수소문끝에 마릴린의 주소를 알아내 편지를 교환했다. 2차대전말인 1944년 버니스가 살고 있던 디트로이트에서 처음 만난 둘은 서로 가족의 정에 목말라 있었기 때문에 급속도로 친해졌다.버니스는 당시 18세인 마릴린이 미인이긴 했지만 빈털터리에 어눌한 말씨여서 훗날 그처럼 스타가 될줄을 몰랐다고 회고했다. 16세때 짐 도허티와의 첫번째 결혼 이후 야구선수 조디마지오 극작가 아더 밀러등 세차례 결혼에 모두 실패한 마릴린은 외로움에 시달려 왔으며 안정된 가정생활을 동경했다.그녀가 가장 부러워한 것은 버니스와 그녀의 남편 패리스 그리고 시몬시뇨레와 이브 몽탕 부부등오래도록 결혼생활을 유지했던 짝들이었다 한다. 마릴린은 유일한 혈육 버니스에게 병적일 정도로 의지했으나 버니스는 가정이 있었고 더군다나 동생을 만날때는 친구인 척해야 했기 때문에 자주 만나기가 어려웠다. 마릴린의 뉴욕 아파트를 찾은 적이 있는 버니스는 마릴린이 항상 맨발로 다니는데다가 수면제를 지나치게 복용하는 것을 보고 무척 근심스러워했다. 그 몇년 뒤 마릴린은 결국 수면제 과용으로 숨졌는데 버니스는 동생이 세상을 뜬 시각에 자신의 집을 비운사실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혹시나 죽음직전 어떤 도움이라도 청하려 언니에게 전화를 했을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마릴린이 아끼던 흰 피아노를 여태껏 보관하고 있는 버니스는 마릴린이 자신에게는 사랑스럽고 가엾은 동생일 뿐이라고 책에서 말하고 있다.
  • 세일즈맨의 죽음/호화배역으로 무대 올린다

    ◎극단신협,6월30일까지 서울 성좌소극장/김성옥씨 32년만에 같은 배역으로 열연/박근형·강태기·박혜숙 등 스타 대거 등장 우리 연극의 요람인 극단 신협이 미작가 아서 밀러 원작「세일즈맨의 죽음」을 6월30일까지 서울 대학로 성좌소극장무대에 올린다.지난 57년 국내무대에 처음 소개된 이래 「정통연극의 교과서」로 자리잡아온 이 작품은 평범한 샐러리맨의 꿈과 현실과의 괴리,부자간의 사랑을 회상형식의 교묘한 무대처리로 그려낸 작품. 특히 이번 공연은 지난 62년 드라마센터 개관 당시 주인공 윌리 로먼역을 맡아 강렬한 연기를 보여줬던 배우 김성옥씨(59)가 32년만에 같은 배역으로 팬들과 다시 만나는 무대여서 한층 관심을 모은다.50년대 고대극회활동을 시작으로 연극계에 발을 들여놓은 그는 60년대 국립극단의 핵심멤버이자 실험극장과 드라마센터,산울림등 국내 주요극단의 창립동인으로 「포기와 베스」「천사여 고향을 보라」「고도를 기다리며」등 수많은 명작의 주역을 도맡으며 한 시대를 풍미했던 대배우.어머니 린다역으론 중견탤런트박혜숙씨와 「감마선은 달무늬 얼룩진 금잔화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동승」등을 연출한 연출가겸 배우 예수정씨가 교체 출연한다.또 박근형(백부 벤)·강태기(큰아들 비프)·서영진씨(동생 해피)등 브라운관 스타들이 대거 가세,김씨의 중후한 연기를 받쳐준다. 극단측은 이번 작품의 무대를 호화배역진이라는 모양새에만 치우치지않고 철저한 원작중심주의로 끌고가 명작의 향기를 그대로 전한다는 방침이다.이에 따라 그동안의 공연이 현대산업사회의 무자비한 능률주의에 뒤쳐져가는 주인공(윌리 로먼)이 단지 보험금 2만달러를 위해 자살한다는 식의 「안이한」 극전개에 의존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소시민적인 개인의 파멸을 초래케한 현대사회의 비인간화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미국적 꿈(American Dream)의 상실이란 주제가 보다 밀도있게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또한 윌리 로먼의 환상속에 나타나는 형 벤역을 김씨가 1인2역으로 처리하게해 팽팽한 극적 긴장감을 유지토록 한것도 이번 무대의 특징.연출은 「왕룽일가」「분례기」「관촌수필」등에서 토속미 넘치는 문학적 연출로 사랑을 받은 이종한씨(SBS­TV 프로듀서)가 맡았다.극단 신협은 2개월간의 동숭동 공연을 마친뒤 서울의 각 구청 문화회관 순회공연과 지방공연도 펼칠 예정이다.평일 하오7시30분,토·일요일 하오4시 7시30분 공연.문의 745­3966. 한편 성좌소극장측은 극단 신협의 공연에 이어 7월1일부터 연말까지 연출자와 출연배우를 달리 하는 3개팀의 공연도 준비하고 있어 귀중한 명작의 비교무대가 될것으로 보인다.김도훈·신구씨(7∼8월),권오일·전무송씨(9∼10월),문고헌·김길호씨(11∼12월)가 연출자와 주연배우로 짝을 이뤄 하반기공연을 장식한다.물흐르듯 자연스런 외유내강형 배우 신구(58),사색적이고 섬세한 연기의 햄릿형 배우 전무송(53),풍부한 감정표현과 넉넉한 호흡의 서구풍배우 김길호(60),이들 3인의 양보할 수 없는 개성연기가 주인공 윌리 로먼의 삶과 꿈을 관객들의 가슴속에 뚜렷이 각인시켜줄 것으로 기대된다.
  • 미 군사우편 이용 컴퓨터칩 밀반입/미국인 등 둘 영장

    김포세관은 19일 통관검사가 허술한 미국 군사우편(APO)을 이용,시가 4억원어치의 컴퓨터칩을 밀반입하려 한 이호성씨(27·상업·서울 강남구 도곡동 한신아파트 3동 1502호)와 미국인 데이비드 밀러씨(31·경기도 파주군 조리면 공릉주택 A동106호)등 2명을 관세법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 신들의 정원/헨리밀러 지음·정다빈 옮김(화제의 소설)

    ◎혼돈된 삶 탈출 그린 문명비판서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나 빛을 못보다 파리에서 발표한 「북회귀선」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던 지은이가 연작형태로 발표한 문명비판서 「섹서스」「플렉서스」「넥서스」가운데 가장 완벽한 것으로 평가되는 책자. 유럽 초현실주의 작가들과의 교류속에서 얻은 반문명적 사상을 녹여낸 작품이 「북회귀선」이라면 이 작품은 파리에서 돌아와 작은 시골마을에 정착한후 자신의 인생을 비유해 완성한 장편이다. 실제 지은이의 심적 상태를 닮은 주인공이 타락한 남자로 등장해 그 주변의 두 여자와 함께 겪는 혼돈된 삶속에서 결국 자유에의 탈출을 시도하는 실존적 경향이 짙은 작품. 반목과 순종의 대립 끝에 탈출을 택해 마음의 평화를 추구한다는 흐름속에 지은이의 삶과 인생관이 은유적으로 풀어진다. 홍원 5천5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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