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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극한 투쟁은 안된다(사설)

    통합신당인 가칭 민주자유당의 출현에 대한 반작용으로 평민당이 1천만 서명운동등 장외투쟁을 결의하고 재야와 학원 일부에서도 이에 동조하는 움직임이 행동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많은 국민들은 이것이 극한투쟁양상으로 변모하지 않을까 우려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아울러 정계의 지반변동으로 인한 이같은 구조재편에 하루빨리 슬기롭게 적응해 정치의 안정과 새 풍토를 이루기를 국민들은 또한 희망하고 있다. 이는 내외의 격변하는 상황에 신속히 대처하고 극한투쟁과 당쟁을 일삼는 과거의 정치에 대한 반성속에 새 정치질서를 이룩해나가야 된다는 일종의 당부이기도 하다. 이제는 민자당과 평민당의 양당체제가 불가피해진 상황이므로 양쪽 모두 새 체제에서의 위상과 역할을 똑바로 인식하고 상호 순리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새로운 질서와 안정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우선 민자당 쪽은 모든 수단을 다해 이같은 극한투쟁을 막아야 한다. 많은 국민들이 중도보수세력의 통합을 긍정적으로 보는 것은 정치의 안정과 발전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여소야대의 4당구조가 지역성과 특정지도자에 대한 편중성에서 이루어졌고 그 결과 지극히 무능하고 비효율적이었다는 점에서 새 체제에 그런 문제들을 해소해 달라고 기대하는 것은 당연하다. 새 구도에서조차 정치불안이 계속된다면 국민은 크게 실망할 것이다. 따라서 신당은 통합으로 이룩한 확고한 원내 안정세력을 기반으로 민주화와 개혁조치를 솔선해서 실천해나가야 할 것이다. 또 당면한 경제와 민생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해나가야 한다. 3분의2가 넘는 의석에 대해 뭔가 개운치 않은 인상을 가진 국민에게 믿음을 주려면 이런 일들이 필요하다. 아울러 부패의 소지를 줄이는 자정의 노력을 배가하고 감투나 지분싸움을 극소화시키는 것도 국민의 신임을 키우는 방법이다. 법과 질서의 유지 역시 중요하다. 민주화라는 이름아래 자행되는 일부 극단세력의 비민주적 행태를 이제는 더이상 용인하지 말아야 한다. 물론 야당과의 대화와 타협에는 더 큰 금도가 필요할 것이다. 우리는 평민당이 신당에 보이고 있는 대응이 매우 감정적인데 대해 크게 우려하지않을 수 없다. 평민당은 이런 상황을 자초한 책임이 있다. 지난 2년간 국민을 불안케한 의정의 무능과 정쟁,지역분파성 등에 대해 평민당의 책임이 적지않다. 따라서 평민당은 이에 대한 반성에서부터 출발하여 새롭게 위상을 정립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할 것이다. 정국을 주도하던 입장을 더이상 지키기 어렵다고 감정적 대응으로 일관하거나 극한투쟁을 통해 정국을 경색시키고 혼란과 불안을 부채질한다는 인상을 주어서는 곤란하다. 상대방을 극한적으로 몰아 붙여서 반사이익을 얻는 방법은 이제 약효가 적을 뿐만 아니라 국민정당으로 뿌리내리는 데에도 저해요인이 될 것이다. 그만큼 국민의 의식수준이 높아졌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오히려 이번을 유일야당으로서 굳건히 자리잡을 수 있는 호기로 보고 비판세력을 영입,지역당 이미지를 줄이는 등 당력을 보강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국민들은 거대 신당을 견제할 건전한 야당을 원하면서도 소수의 횡포는 외면할 것이다.
  • 새역사 창조를 위한 공동선언/전문

    국민의 선택에 따라 출범한 이 공화국의 국정 책임을 지고 있는 민주정의당 총재 노태우와 오랜 세월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몸바쳐온 통일민주당 총재 김영삼,그리고 국태민안의 신념을 굿굿이 실천해 온 신민주공화당 총재 김종필,우리 세 사람은 민주ㆍ번영ㆍ통일을 이룰 새로운 역사의 장을 열기 위해 오늘 국민 여러분 앞에 함께 섰습니다. 21세기를 눈앞에 두고 1990년을 맞은 우리는 나라의 장래를 결정할 중대한 기로에 서 있습니다. 오늘의 국가적 상황은 지난 40여년 헌정사의 파란을 넘어 연 민주주의와 지난 30년간 온 국민이 피땀 흘려 이룩한 우리 경제의 바탕 위에서 번영된 선진민주국가로 나아가느냐,아니면 불안한 후퇴의 길로 떨어지느냐의 갈림길이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지난 반세기에 걸쳐 세계 그 어느 민족이 겪은 것보다 가혹한 시련과 고난을 국민의 단합된 힘으로 슬기롭게 이겨왔습니다. 우리 국민은 민족의 분단과 동족상잔의 전쟁을 겪으면서도 세계가 경탄하는 경제발전을 이루었고 오랜 권위주의 시대에 막을 내리고 민주주의를 함께 열어 서울올림픽을 역사상 가장 훌륭한 대회로 치렀습니다. 그러나 지난 2년간 온 국민이 값비싼 대가를 치르면서 얻은 명백한 결론은 현재의 정치구조가 오늘의 국가적 문제를 해결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더욱이 4당으로 갈라진 현재의 구조로는 나라 안팎의 도전을 효율적으로 헤쳐 나라의 밝은 앞날을 개척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현재의 4당체제는 지난 총선거의 결과임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국민이 바란 선택이기 보다는 인맥과 지연에 따른 정치권의 분열이 가져온 결과였습니다. 기존 정당은 국민의 여론을 조직화하고 국민적 역량을 뭉치게 하기 보다 지역적으로 기반을 나누어 국민적 분열을 심화하는 현실을 빚게 했습니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는 급속한 민주화와 함께 지난 시대 쌓여온 계층간ㆍ세대간ㆍ지역간의 갈등과 다양한 욕구가 폭발적으로 분출되었습니다. 4분된 정당체제는 사회경제적 갈등구조를 개선하고 국민적 여망을 구현하는 데 무력했습니다. 정치적 안정이 이루어지지 않음에 따라 국민의 불안은 가중되었고 우리 경제도 위기상황으로 치닫게 되었습니다. 4당으로 갈라진 우리 정치권은 격동하는 세계에서 나라의 발전을 선도하지 못하고 불안정과 불확실성으로 국민에게 장래에 대한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 동서세계는 자유와 번영을 향해 세기적인 번혁의 소용돌이 속에 있습니다. 공산주의 국가에도 개혁과 개방의 물결이 넘쳐 공산주의 체제가 잇따라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지금의 국제정세는 반세기 가까운 분단상황의 남북한관계에도 언제 어떠한 변화를 몰아올지 알 수 없는 현실입니다. 이런 상황속에서도 우리 정치권은 오늘까지 민족문제를 해결하고 통일의 길을 적극적으로 열어갈 태세를 갖추지 못했습니다. 역사의 이 큰 갈림길에 서서 우리는 오늘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나라를 밝은 미래로 이끌 새로운 정치를 출범시키기로 하였습니다. 우리의 현실과 이 시대는 한 차원 더 높은 나라의 발전을 이룰 새로운 사고와 결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국민과 사회발전의 수준에 못미치는 지난날의 정치를 개혁하는 것이 국민의 뜻이라고 확신합니다. 이제 우리는 당파적 이해로 분열ㆍ대결하는 정치에 종지부를 찍기로 하였습니다. 지난날의 배타적 아집과 독선,투쟁과 반목의 구시대정치를 활활 타는 용광로 속에 불사르기로 했습니다. 우리의 정치도 이제는 지난날의 발상과 체질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대망의 21세기를 열어가는 지금 우리는 6천5백만 우리 겨례가 하나의 민족공동체를 이루어 자유와 번영과 평화를 누릴 날을 앞당겨야 합니다. 우리는 지난해 12월15일 여야의 대타협으로 2년간을 끌어온 과거문제를 매듭지었습니다. 그것은 부정과 불신,투쟁으로 얼룩져온 지난 40년간의 민주화 쟁취기를 마감하고 새로운 민주주의의 시대를 여는 진정한 전기가 되어야 한다고 확신하였습니다. 이제는 다양한 국민의 요구를 조화하고 통합하여 그것을 실현하는 정치,과거를 뛰어 넘어 나라의 발전을 이끄는 정치가 이루어져야 할 때입니다. 경제적 위기와 당면한 국가적 과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면서 민주발전의 업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광범한 국민적 지지기반 위에서 새로운 정치구도를 갖추어야 합니다. 우리 사회의 구조적 갈등과 대립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민화합을 실현할 새로운 정치질서를 이룩해야 합니다. 안정위에서 지속적인 발전을 이룩하면서 국민 모두가 골고루 잘 사는 복지국가를 건설해야 합니다. 우리가 맞게 될 고도기술사회,정보화사회를 앞장서 이끌 창조적인 정치가 펼쳐져야 합니다. 이제는 통일조국의 앞날을 내다보면서 민족통합에 대비하는 정치체제를 구축해야 합니다. 우리는 우리 모두의 미래를 힘차게 열어가는 희망의 정치,국민에게 믿음을 주는 신뢰의 정치,각계의 자율과 참여를 폭넓게 수용하는 성숙한 정치를 실현해야 합니다. 이 모든 일은 이제까지의 좁은 정치틀로는 이룰 수 없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 장기집권과 권위주의의 무거운 짐도 벗어 던졌습니다. 이제 민주ㆍ반민주의 단순논리시대도 끝났습니다. 자유와 민주의 이념을 함께 나누며 정책노선을 같이하는 정치세력이 뭉쳐 정책중심의 정당정치를 실천하는 것은 시대의 요청입니다. 새로운 상황에 맞지 않는 과거의 낡은 정치를 과감히깨는 데서 새로운 시대정신이 요구하는 새정치가 시작돼야 합니다. 지난 시대의 고루한 관념과 거기에서 비롯된 낡은 가치관으로부터 해방되어야 합니다. 우리 세 사람은 오늘의 상황에 공동의 책임을 느끼며 역사의 사명을 함께 다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우리 세 사람은 지난 대통령선거와 총선거에서 보여준 절대다수 국민의 지지와 성원을 겸허하게 가슴깊이 새기며 이 중대한 역사적 상황에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길이 무엇인가를 깊이 논의했습니다. 나라와 겨레의 오늘과 내일에 관한 모든 문제에 대하여 가슴을 열고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모든 당파적 이해관계를 초월하여 역사와 국민앞에 책임을 다한다는 한마음으로 이 시대의 과제를 함께 풀기 위해 중대한 결단을 내렸습니다. 민주정의당과 통일민주당 그리고 신민주공화당은 여야의 다른 위치에서 그동안 이 나라를 위해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의 현실은 보다 더 굳건한 정치주도세력과 국민적 역량의 결집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모든 민족ㆍ민주세력은 이제 뭉쳐야 합니다. 이같은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기 위해 우리는 중도 민주세력의 대단합으로 큰 국민정당을 탄생시켜 정치적 안정 위에서 새로운 정치질서를 확립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우리 세 사람은 굳은 의지와 사명감으로 21세기 세계의 중심에 우뚝선 당당한 나라를 건설하는 초석이 될 것을 다짐하면서 국민 여러분께 합의사항을 다음과 같이 밝힙니다. 첫째,민주정의당과 통일민주당,그리고 신민주공화당은 민주발전과 국민대화합ㆍ민족통합이라는 시대적 과제 앞에 오로지 역사와 국민에 봉사한다는 일념으로 아무 조건없이 정당법의 규정에 따라 새로운 정당으로 합당한다. 새 정당의 명칭은 가칭 「민주자유당」으로 한다. 전당대회시까지는 3당총재가 공동대표가 된다. 둘째,새 정당은 모든 온건 중도 민주세력이 다같이 참여하는 국민정당으로서 자주ㆍ자존의 바탕위에서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주도하고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의 이념을 기저로 하여 실질적인 복지와 정의를 실현하며 민족문화를 창달하는 것을 기본정책으로 삼는다. 이와 함꼐 우리나라의 발전을 이룩하는 데 가장 적합한 정치체제와 정치문화를 창출한다. 셋째,합당의 절차와 방법은 국민적 여망을 바탕으로 당원의 총의를 최대한 존중하여 추진한다. 합당 등록절차는 금년 2월말 이내에 완료하고,새로운 정당의 전당대회는 금년 5월말까지 개최하는 것으로 하되 늦어도 정당법에 의한 합당 등록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개최한다. 넷째,구체적인 합당절차와 이에 따른 제반사항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하여 3당 각 5인으로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합당을 위한 모든 실무적인 사무를 담당한다. 다섯째,민족,민주역량의 총 단합을 위하여 우리와 뜻을 같이하는 모든 정당과 단체ㆍ개인에게 문호를 활짝 열고 동참을 호소한다. 그러나 새로운 정당에 참여하지 않는 어떠한 정당ㆍ정파나 단체와도 의회민주주의를 신봉하는 한 대화와 타협으로 정치발전을 위해 긴밀히 협조한다. 우리 역사상 처음으로 이제 여야정당이 합당하여 새로운 국민정당이 탄생됩니다. 우리 정치사에 새로운 기원이 열리는 것입니다. 새 국민정당의 출범은 정치의 안정ㆍ정치의 선진화를 이룩하여 위대한 역사를 창조하는 새로운 출발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더 큰 국민의 지지 위에서 민주ㆍ번영ㆍ통일의 영광된 시대를 창조해 갈 것입니다. 우리 국민 모두 새로운 세계,희망의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갑시다. 국민 여러분의 성원과 동참을 호소합니다.
  • 90년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사설)

    우리들의 90년대는 대개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미래가 항상 그러하듯이 90년대 우리의 안팎정세도 예측하기 어려운 유동성과 불확실성의 안개속에 가려 있다. 그러나 80년대 후반기에 시작된 역사적 변화추세가 이미 하나의 큰 주류를 형성하기 시작했다고 보면 한반도의 오늘과 미래의 전망은 가능할 것이다. 80년대는 실로 격동의 시기였다. 우리는 그 기간 사회의 모든 것과 연결되는 많은 것을 실험했다. 과도기의 진통에 이어서 분권화 자율화 민주화의 구도로 사회구조의 개편을 가져다준 연대가 80년대였다. 90년대는 그러한 개편구조가 안정적으로 균형을 이루며 사회적 통합의 기반으로 정착되는 시대이어야 할 것이다. 그중에서도 목표가 확연하고 과정이 진지하며 전망이 투명해야 할 과제가 있다.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의 문제가 그것이다. ○능동적인 자결의지의 구현 80년대 한반도는 전반적으로 겨울이었다. 그러나 국제정세는 가히 기적으로 불릴 만큼 평화공존과 탈이념,화해의 방향으로 급전되었다. 이념적인 양극 대립,핵을 둘러싼 공포의 균형상태는 일변하여 이념보다는 국가이익 우선의 실용주의가 국제관계에 새로운 동기로 등장하였다. 미소간의 화해와 군축협상이 새 국제질서를 주도했다.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정책은 동구권 개혁의 물결을 유도했다. 그 해빙의 와중에서 왜 한반도는 겨울이었는가. 아직도 이데올로기 위주의 전후 냉전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한반도의 남북한이 탈냉전의 시대적 조류에 유연한 대응을 하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 한반도의 대결구조는 근본적으로 전후 미소 양극체제의 산물이었다. 대결구조의 해소와 분단의 극복이 근본적으로 우리 자신의 문제이면서 그것이 미소를 비롯한 중국ㆍ일본 등 주변세력들의 이해관계와 그들 국가전략에 의해 해결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자결의식의 결여가 80년대 한반도의 겨울을 있게 한 원인이었다. 한반도의 남북한은 이제 과감한 변혁과 민족적 화해노력으로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 국제질서의 재편은 남의 일이 아니다. 상호 체제이념의 문제,군축시비 등 소비적 논란으로 지새울 수는 없다. 우리 내부적으로도 그러하다. 향상된 국력과 국제적 지위,민주화 개혁성과를 이제 민족대단결의 분단극복의지로 한 데 모아야 할 것이다. ○더이상 냉전의 고도일 수 없다. 국제적 긴장완화에 따라 한반도의 전쟁위험성은 다소 줄었다고 할 수 있다. 또 89년에는 사상 가장 잦았던 대화를 통해 남북한간 교류의 에너지와 신뢰의 가능성을 어느 정도 축적시키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북한은 내부적으로 그 성장과 변화에 있어 큰 차이를 드러냈다. 우리가 6공화국에 들어서서 민주화를 지향하여 폭넓은 개방과 사회정의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통일논의의 완전한 개방을 이룬 반면 북한은 폐쇄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들은 동구공산권의 눈부신 개혁과 개방을 외면하면서 오히려 구체제의 족쇄를 풀지 못하고 있다. 구태의연한 이념과 체제의 틀속에서 안주하며 민족적인 화해와 국제적인 탈냉전의 논리를 거부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의 북방정책은 괄목할 만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 북한과 6ㆍ25 침략전쟁을 공모했던 공산종주국 소련까지도 우리와 영사관계를맺고 있다. 물론 그보다 훨씬 이르게 동구권국가들과는 공식수교관계를 이룩했다. 동족전쟁의 경험과 한반도 특수상황에 비추어 그동안 금기의 영역에 두었던 남북한 군축문제를 우리 스스로 공식거론하기에 이른 것도 군축과 화해로 상징되는 새 국제질서에 힘입은 것이었다. 한반도의 남북한은 이제 더이상 냉전의 고도로 남아 있어서는 안된다. ○평화와 통일의 선결과제 지금 우리 사회의 가장 큰 토론의 주제는 민주화와 통일의 문제이다. 그 가운데 어느 것이 선결과제일 것인가라는 물음은 무의미하다. 그 두 주제는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이라는 궁극적 목표에 이르는 과정을 일관하여 표리관계를 이루며 끊임없이 제기되고 토의되어야 하는 불가분의 과제이기 때문이다.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의 문제는 이제 실체로서 다가서야 한다. 남북한을 통튼 전민족의 실현가능한 목표로서 제시돼야 한다. 특히 우리는 80년대 전반을 통해 우리의 젊은 세대들이 통일에 대한 관심과 열의를 가져온 것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90년대 우리의 궁극적 관심의 과제는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의 문제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95년이면 「분단반세기」가 된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민족분단의 한과 울분은 강산이 다섯번 변하는 세월에까지 미치게 되는 것이다. 민족분단 50년의 그 시점까지에는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어떤 결정적인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민족적 여망과 분위기가 무르익을 것이다. 또 그 시기까지에는 북한에서 김일성 이후의 「승계의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 그것이 동토에서의 민주화 개혁으로 연결될 경우 이 땅에서 인위적인 분단의 장벽을 허물자는 목소리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90년대의 남북한은 전쟁위험론따위 냉전적 유산을 과감히 버려야 한다. 그러려면 우선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을 흡수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의 공유가 선행돼야 한다. 상호불신의 해소이다. 그리고 어느 쪽이나 다른 쪽에 대해 체제사활의 위협적 존재가 되지 않아야 한다. 90년대의 남북한은 그렇게 돼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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