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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 서울시장 국무회의 참석한다

    ◎“정당인 이전에 공직자” 김 대통령 결정/민선단체장­중앙정부 새관계 제시 김영삼 대통령은 조순 서울시장을 국무회의에 참석하도록 결정했다.몇몇 각료들이 「야당 공천 시장」의 국무회의 참석을 꺼린 게 사실이다.분위기도 어색하고 할 말을 다 못할 수도 있다.그러나 김대통령의 생각은 달랐다. 김대통령은 조시장을 국무회의에 참석시킴으로써 민선 단체장과 중앙정부의 새로운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겠다는 생각인 듯하다. 김대통령은 민선단체장을 출신정파와 관계없이 정부 구성원의 일원으로 보고 있다.정당인이기 이전에 공직자인 것이다.국가의 최고의결기구에 배석시킨다해서 소속정당의 이해만을 위해 행동하지는 않으리라는 믿음도 깔려 있다. 지방자치가 실시되더라도 중앙정부의 기능은 전혀 영향을 받지않고,특히 통치권자로서 대통령의 위치는 불변이라는 것이 김대통령의 생각인듯 싶다.포용력으로 감싸면 새 단체장들도 임명직 때와 비슷하게 중앙정부와 유기적 관계를 유지하려 들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재정등 모든 면에서,중앙보다 열악한 지방자치단체의 실정으로 볼때도 더욱 그렇다. 이제까지 자치단체장중 국무회의에 배석한 인사는 서울시장 뿐이었다.중앙부처는 아니지만 그 비중을 감안해 내린 결정이다. 국무회의 규정에는 「서울시장등 필요한 공무원을 배석시킬 수 있다」고 돼있다.배석이 가능한 공무원의 대표로 서울시장을 적시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초 정부 일각에서는 배석자 중 「서울시장」의 예시규정을 삭제하자는 의견이 제기됐다.그러나 규정을 고치지 않아도 국무회의 의장인 대통령의 결정에 따라 서울시장을 배석시키지 않을 수 있으므로 굳이 규정을 바꾸지는 않기로 했다. 김대통령은 그러나 지난달 30일 당선인사차 청와대를 방문한 조시장에게 『국무회의에 참석하라』고 지시했다.조시장도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김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가끔 열리는 국무위원 간담회에도 조시장을 배석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시장은 오는 4일의 정례국무회의부터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대통령은 오는 6일쯤 조시장을 비롯,15개 민선단체장을청와대로 불러 지방자치 정착에 최선을 다하도록 당부할 예정이다.내년에도 시·도업무보고를 받는다는 계획을 짜고 있다.대통령과 자치단체의 연결이 전면자치 실시 이전보다 더 협력과 조화의 관계로 정착되는 게 청와대가 바라는 「지방자치의 새 모델」이다.
  • 삼풍백화점 붕괴를 보고/최재필 명지대 건축학과 교수(기고)

    ◎부실공사는 테러행위다 삼풍백화점 붕괴소식이 전해지던 순간,필자는 몇몇 건축전문가들과 함께 다가오는 21세기를 위한 새로운 주택형 개발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었다.앞으로 5년 밖에 남지않은 21세기에는 그래도 우리가 현재 안고 있는 문제들을 조금씩이나마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그래서 조금은 더 살기 편하고 쾌적한 주택을 지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러운 낙관론을 펼치고 있었다.그런데 21세기를 바라보던 우리의 이웃 중에서 1천명을 훨씬 웃도는 사람들에게,아니 다치거나 생명을 잃은 이들 사람의 가족까지 합치면 수만의 사람들에게는 곧 다가올 희망의 21세기가 송두리채 사라져 버렸다. 대학교 건축학과에 입학해 제일 처음에 배우는 것들 중의 하나가 건물은 어떻게 제자리에 서 있을 수 있는가에 대한 것이다.건물과 땅이 닿는 곳에는 기초가 있고,이 기초 위에 건물의 기둥·보·바닥·벽체 등이 서로 튼튼하게 엮어져서 중력이라는 엄청난 자연의 힘을 극복해 낸다는 것이 그 요지이다.그런 다음 학년이 높아가면서는 좀 더 고급의건축원리와 구조기술을 배운다.예를 들면,초고층의 건물을 짓기 위해서나 기둥과 기둥 사이를 넓게 잡기 위해서는 어떤 방식의 구조물을 세워야 하는지,지진이 잦은 지역에서는 어떤 구조가 더 안전한지,건물이 들어설 땅이 무를 때에는 어떤 기초를 써야하는지 등이다.또 재료는 무엇을 써야 화재에 잘 견디고,평면은 어떻게 설계해야 사람들이 비상시에 출구를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인가도 여기에 포함된다. 수천년전 나무 위나 동굴 속에서 지내던 인간이 땅을 파고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지붕을 얹어 최초의 움막집을 지은 이래,인간은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훌륭한 건축술을 터득하게 된다.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건축술은 그 시대의 문명,그 나라의 국력을 대표하는 거대한 표상이었다.이집트의 피라미드,그리스의 파르테논 신전,로마의 콜로세움등 고대 국가에서부터 파리의 에펠탑,미국의 마천루에 이르기까지. 그런데 대학 4년동안 이런 고급의 기술을 갈고 닦으며,또한 해외의 유명 사례들을 검토하며,단 한번도 의심치 않고 넘어가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건물은 우리가 지금 배운대로 그대로 지어진다는 가정이다.다시 말해서 우리가 이렇듯 열심히,빈틈없이 안전한 설계를 하고 이에 따라 시방서를 작성해서 시공업자에게 넘겨주면,내가 도면에 그린 것이 한치의 오차도 없이 실제의 건물로 구현된다는 믿음,그래서 일단 지어진 건물은 무너지지 않는다는 믿음을 기본 전제로 깔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믿음이 우리 주위에서 또 한번 깨졌다.이번에는 백화점 건물이다.3백40여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되고 1천여명이 부상당했다고 한다.성수대교,아현동 가스폭발,대구 지하철 등에 이어 또 하나의 대형사고이다.이러다보니 이제는 언제 어디서 누가 무슨 일로 변을 당할지 도대체 예측할 수가 없다.이렇듯 불특정 다수가 해코지를 당하는 것은 테러의 경우밖에 없다.다시 말해서 옴진리교 같은 테러집단들만이 자신들과 아무 관련이 없는 대다수의 사람들을 해치게 되는 일을 저지른다는 말이다.마피아들은 자신들과 경쟁상대가 되는 조직의 두목을 제거한다.물론 이 일을 정당화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마피아들에게는 뚜렷한 대상이 있는 만큼 내가 저들의 표적이 아닌 한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염려는 없다.내가 잘못한 일이 없으면 해코지를 당할 일도 없다는 믿음이 내가 밤에 발을 뻗고 잘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대형 사고는 뚜렷한 패턴이 없이 여기저기 그 대상을 가리지 않고 일어나고 있다.이것은 우리사회를 파괴시키는 신종 테러행위이다.더구나 안타까운 것은 이 테러행위의 범인이 「우리시대의 산물」이라는 점이다.이것이 우리 사회 전반에 걸친 지나친 성과위주의 경제적 성공주의의 소산이기 때문이다.무엇이든 빨리,경제적으로 성취하려는 우리의 조급함이 이제는 우리의 발목을 되레 잡기 시작한다. 대학 기초과목에서 가르치는 기본 원칙,즉 건물이 제자리에 서있을 수 있는 이유를 교단에서 떳떳하게 가르칠 수 있었으면 좋겠다.시공업자나 건축주의 욕심이 빚은 수많은 희생과 분노에 대해서 언급할 필요가 없는채 말이다.앞으로 다가올 21세기의 주택에 대해서 마음껏 희망찬 예측을 내리고 싶다.바닷모래로 지어졌다는 신도시 초고층 아파트가 21세기에 들어서서도 지금 그모습 그대로 굳건히 서 있어줄 것을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켜볼 필요가 없는채 말이다.
  • 신용사회와 도장/김종수 출판인·도서출판 한울대표(굄돌)

    서구사회를 신용사회라고 한다.아마 외국에서 생활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이를 실감했을 것이다.신용을 통해 모든 관계나 거래가 이루어진다.그러나 신용이라고 해서 무턱대고 믿음을 주는 것은 아니다.계약서나 영수증을 주고 받는 것을 철칙같이 여기는 생활문화가 뒷받침하고 있다.또한 한번 신용을 저버리면 다시는 회복하기 힘든 가혹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그에 비해 우리 사회는 아직 신용사회라고 하기에는 멀었다고 느껴진다.소위 「유도리」가 많다.경직된 인간관계가 아니라는 측면에서 좋은 점도 있으리라.그러나 대충 말로 때우는 것이 많고 분쟁이 생기면 안면이 두껍거나 목소리가 큰 사람이 이긴다.결국 선한 사람이 피해를 보는 것이다. 책을 내면 저자가 자신의 도장이 찍힌 인지를 붙이는 경우가 있다.일제시대부터 정착된 관행이라고 한다.그래서인지 나이 든 사람들은 인지를 마치 책의 권위를 상징하는 것 마냥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그러나 일본에서도 더이상 인지를 붙이지 않는다.인지를 붙이는 것은 저자가 자기 책이 팔리는 부수를자기 도장으로 감시하겠다는 것이다.한마디로 출판사를 못믿겠다는 것이다. 이제는 대부분의 서점이나 유통업체나 인쇄소나 제본소나 모두 자기의 전산처리된 자료를 갖고 있어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확인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인지를 고집하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그러나 이러한 불신이 모두 저자의 책임은 아니다.출판사가 믿음을 주지 못하기에 그럴 것이다. 출판사가 언제 망할지 모르니 인세를 미리 챙겨둬야 한다.출판사가 미심쩍으면 한 개인에 불과한 저자는 속으로 가슴앓이를 해야 한다. 상호간에 신용이 형성되지 못하는 것이다.본래 저자와 출판사는 미묘한 긴장관계에 놓여있기 마련이지만 우리의 경우 신용부재로 인해 낭비되는 자원이 많다.책 한권으로 일확천금을 벌려는 우리 출판문화의 풍토가 아마도 불신의 벽을 두텁게 만드는지도 모른다.어디서부터 이를 고쳐야 할지 모르겠으나 일단 서로 믿음을 주자고 말하고 싶다.
  • 무르익는 중국군 참전(6·25내막 모스크바 새 증언:15)

    ◎“중국 파병 결정” 주북경 소대사 본국에 급전/모스크바 잇단 요청에 중공당 중앙위 태도 바꿔/스탈린,「북조선정권 북한철수」 지시 황급히 취소 중국내부에서 참전논의가 무르익을 무렵 스탈린도 나름대로 북조선군에 대한 지원확대방안에 대해 고심하고 있었다.이런 가운데 50년9월30일금일성이 소련군의 직접출동을 간곡히 요청한다는 전문보고가 평양으로부터 있었고 이어 10월1일스탈린은 모택동 앞으로 중국군 5∼6개 사단을 파병해줄 것을 정식으로 요청했다. 스탈린은 필리포프라는 가명으로 로신대사에게 이 전문을 보내며 첫머리에 「모택동과 주은래에게 즉각 전달하라」는 별도지시문을 덧붙였다(국가문서소 보관.전문번호 N4581). ○5∼6개사단 파병 촉구 『본인은 지금 모스크바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휴가중인 관계로 조선사태에 관해 계속 보고받지 못했음.(편집자주=스탈린은 당시 흑해연안 소치에서 유가중) 하지만 오늘 모스크바로부터 받은 정보를 토대로 판단하건데 조선동지들이 처한 상황이 심각함을 알 수 있음.우리는 지난 9월16일북조선동지들에게 미군의 인천상륙작전이 심각한 사태이며 북조선군 제1,제2병단을 북쪽의 후방으로부터 고립시키기 위한 작전이라고 경고했음.그래서 남쪽에서 최소한 4개 사단을 즉각 철수시켜 서울 북동쪽에 전선을 형성할 것과 이후 남쪽에 있는 주병력을 점차 북으로 이동시키라고 요구했음.그렇게 38도선을 확고히 하라는 뜻이었음.그러나 제1,제2병단은 병력을 북으로 후퇴시키라는 김일성의 명령을 이행치 않았음.이로 인해 이들은 미군에 의해 고립,포위됐음.북조선동지들은 서울지역에 병력이 없어 저항을 못하고 38도선 방향은 사실상 무방비상태임. 만약 이 시점에 중국동지들이 북조선에 대한 지원확대를 고려중이라면 지체치 말고 최소한 5∼6개 사단을 38도선으로 이동시켜 중국군의 엄호하에 북조선군 병력이 38도선 이북으로 빠지도록 도와주기 바람.중국군은 물론 중국사령관이 지휘하되 의용군으로 위장하기 바람.본인은 조선동지들에게 이같은 사실을 알리지 않을 방침임.하지만 그들도 이 사실을 알면 분명히 기뻐할 것으로 믿음. 답을 기다리며. 필리포프』 이틀 뒤인 10월3일 로신대사는 이 전문에 대한 모택동의 회신과 이와 관련한 자신의 견해를 스탈린에게 보고했다(전문번호 N25199.총참모부 제2총국). 『처음에 우리는 적이 38도선을 넘어 북으로 진격하는 즉시 수개 의용군사단을 북조선에 투입할 계획이었음.그러나 상황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그럴 경우 매우 심각한 부작용이 따를 것으로 생각함.첫째 수개 사단으로는 한국문제를 풀 수 없음(우리 병력의 장비는 매우 취약해 미군과 싸워 승리할 수 있을지 의문임).둘째 미국과 중국간 공개충돌이 야기될 것임.그러면 소련 역시 전쟁에 개입하게 돼 문제가 매우 커짐. 중국공산당의 많은 동지가 매우 신중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의견임.물론 우리가 병력을 파견하지 않을 경우 북조선동지들로서는 심각한 일임.하지만 우리가 수개 사단을 보내고서도 적에게 쫓기고 그뿐 아니라 미·중간 공개충돌까지 야기한다면 평화적 해결을 위한 우리의 계획 전체가 무산되는 것임.조선국민 다수가 불행을 겪게 됨. 따라서 지금은 병력파견보다 전력을 키우며 보다 적합한 시기를 기다리는 편이 더 좋음.조선으로서는 일단 패배를 하고 있으니 전술을 바꾸어 게릴라전을 펴는 게 바람직함.우리는 현재 당중앙위 전체회의를 소집중임.파병문제에 대한 최종결정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음.동지께서 원한다면 주은래와 임표를 비행기편으로 동지의 휴양지로 보내 이 문제를 협의토록 하겠음. 회신을 기다리며.모택동』 로신대사는 모택동의 서신 뒤에 다음과 같이 자신의 견해를 덧붙였다. 『(1)모택동의 답신내용은 조선문제에 있어 중국지도부가 초기의 입장을 바꾼 것을 뜻함.지금까지 모택동이 유딘·코토프·코노프장군에게 말한 내용,그리고 유소기가 본인에게 말한 내용에서는 중국군을 파병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었음.(2)중국정부는 5개 사단이 아니라 그 이상의 전투사단을 파견할 능력이 있음.물론 그 경우 대전차무기,대포류 등 전투력을 어느 정도 보강시킬 필요는 있음.중국이 입장을 바꾼 이유는 분명치 않음.아마도 국제정세,남조선내 전황악화등이 작용했을 것으로 생각됨.영·미가 네루를 통해 중국측에다재난을 막기 위해 인내심과 자제력을 발휘토록 요청한 것도 한 요인으로 생각됨.로신』 ○모“전력증간 긴요” 거부 이와 같이 스탈린의 당초 희망은 중국군이 38선까지 내려와 인민군이 38도선 이북으로 철수하는 것을 돕고 전선을 38도선으로 옮겨 이를 지키자는 전략이었다.그런데 모택동이 갑자기 마음을 바꿔 병력파견을 거부하고 나선 것이다. 스탈린은 이 때문에 병력파병을 요청한 김일성의 9월28일자전문에 대해 열흘이 다 되도록 답을 하지 못했다.10월8일스탈린은 김일성에게 다음과 같이 해명성 전문을 보냈다(대통령문서보관소.스탈린이 소련대사를 통해 김일성에게 보낸 전문). 『귀하의 요청에 답신이 늦어진 것은 이 문제를 놓고 소련·중국간 협의가 계속됐기 때문임.10월1일 본인은 모택동에게 5∼6개 사단을 즉시 보내달라고 요청했음.모택동은 여러 이유를 달아 이 부탁을 거절했음.본인은 다음 점을 들어 중국군 파병을 거듭 요청했음.(1)미국은 한반도에서 대규모전쟁을 치를 준비가 안돼 있음.(2)일본은 아직 군사력 복구가 안돼 미국에 군사원조를 할 여력이 없음.(3)이런 점 때문에 미국은 한반도문제에 관한 한 소련의 지원을 받는 중국에게 양보할 수밖에 없음.(4)같은 이유로 미국은 대만을 포기해야 될 뿐아니라 일본제국주의를 부활시켜 이를 자신들의 극동군사교두보화하겠다는 계획을 버려야 함. 중국은 수동적으로 기다려서는 이같은 양보를 다 얻어낼 수 없음.심각한 투쟁과 자신들의 힘을 강렬하게 과시할 필요가 있음.그리고 미국은 비록 대규모전쟁을 수행할 준비가 안돼 있다고 하나 자신들의 체면유지를 위해서 전쟁에 임할지 모름.물론 이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음.중국은 소련과 상호원조조약으로 연결돼 있고 미·영보다 우리가 더 강함.만약 전쟁이 불가피하다면 수년 뒤가 아니라 지금 하는 게 유리함.몇년 뒤 일본의 군국주의가 재건돼 미국의 동맹역할을 할 것임.그리고 미·일이 이승만정권의 도움으로 대륙으로 진출할 군사적 도약대를 마련할 것임』 ○수동적 입장 신랄 반박 스탈린은 이같이 모택동의 수동적인 입장을 김일성에게 매우 신랄히 반박했다.그러나 스탈린은 이 서신에서 모택동이 9월7일자서신을 통해 『6개 사단이 아니라 9개 사단을 파병하되 파병시기는 지금이 아니라 중국대표단을 모스크바에 보내 이 문제를 충분히 협의한 뒤 결정하겠다』고 했음을 상기시켰다. 10월12일 스탈린은 모택동이 또다시 파병을 거부했음을 김일성에게 알리고 조선영토에서 철수,가능한 한 신속히 북으로 이동할 것을 지시했다.그런데 바로 이튿날 중국으로부터 새로운 전문이 모스크바에 날아들었다(전문번호 N25629.로신이 스탈린 앞으로 보낸 전문.50년 10월13일). 『중공당 중앙위가 조선문제를 재검토,중국군의 불충분한 장비에도 불구하고 조선동지들에게 군사지원을 확대키로 결정했다고 모택동이 본대사에게 말했음.모택동은 말하기를 「우리의 지도적 동지들은 만약 미군이 중국국경까지 진출할 경우 조선은 우리에게 심각한 위협지대가 될 뿐아니라 동북아시아는 계속 심각한 위협하에 놓이게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음. 이전에 망설인 것은 국제정세에 대해 분명한 판단이 안 섰고 또한 소련으로부터 공군지원여부에 대한 의문 때문이었다고 함.모택동은 이제 이런 의문들이 풀렸기 때문에 병력을 보내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음. 1차로 9개 사단을 보내고 아울러 2차파병을 신속히 준비하겠다고 했음.모택동은 자기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공중지원이라고 했음.늦어도 2개월이내에 공군지원부대가 도착하기 바란다고 했음.모택동은 아울러 무기지원과 관련,이를 현시점에 현금으로 결제할 수는 없고 이를 차관형식으로 제공해줄 것을 요청했음.결론적으로 모택동은 중국공산당 중앙위의 지도적 동지들은 어려운 투쟁을 벌이는 조선동지들을 도와야 한다고 믿으며 이와 관련,주은래가 필리포프동지와 다시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음.로신』 ○중 참전·북 철수 갈림길 스탈린은 이 전문을 받은 즉시 김일성에게 급전을 띄워 북조선정권의 완전철수를 지시한 10월12일자 전문을 황급히 취소했다.『본인은 방금 모택동으로부터 중국공산당 중앙위가 북조선에 대한 추가무력지원을 결정했다는 전문을 받았음.따라서 10월12일자로 보낸 전문에서 지시한 북조선으로부터의 철수와 병력의 북으로 후퇴는 이행을 보류함』 중국군참전이냐,김일성정권의 북한철수냐의 기로에 놓인 가장 긴박한 이틀은 이렇게 지나갔다. ◎모택동 처음엔 중국군 참전을 꺼려/스탈린은 김일성에 “모가 거절” 전문(새로 밝혀진 사실) 중국군의 참전결정과 과정은 아직 많은 것이 베일에 가려있다.이번 자료를 통해 우리는 새로운 많은 사실을 상세하게 알 수 있게 되었다.먼저 10월1일 스탈린의 전문은 중국군의 참전에 대한 스탈린의 요구가 매우 적극적이고 구체적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그는 중국군이 참전할 때 의용군으로 위장하라는 세세한 권고까지 하고있다.물론 스탈린의 이러한 권고는 실제의 참전에서도 관철되었다. 이에 대한 모택동의 대응은 최초에는 명백히 참전을 꺼리는 입장이었다는 점이 이번 문서에 분명하게 밝혀져 있다. 소련의 개입가능성을 들어 참전을 미루려 하고 있는 점은 모택동이 스탈린의 2중전술을 간파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흥미있는 것은 모택동이 북한지도부에게 게릴라전을 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답변하고 있는 점이다.이새로운 사실에 따르면 모택동은 가능한 한 개입하지 않고 김일성 자신에게 전쟁을 맡겨두려 하였던 것이다. 10월8일 스탈린이 김일성에게 보낸 전문의 내용은 이번에 처음으로 공개되는 전혀 새로운 사실이다.스탈린은 이 전문에서 자신은 중국에 적극적인 참전을 권고하고 있으나 모택동이 이를 거절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는 10월12일에도 같은 내용을 김일성에게 보냈고,또 김일성의 후퇴를 권고하고 있음이 이번 자료에 밝혀져 있다.그의 전형적인 2중전술이었던 것이다.그러나 그의 끈질긴 권고와 압력때문이었는지 모르지만 다음날인 10월13일 중국군의 참전소식이 알려졌고 스탈린은 이에 전날의 전문을 황급히 취소하고 있다.이번회의 자료를 통해 우리는 중국군의 참전 직전 하루이틀 사이에 숨가쁘고도 심각한 논의와 결정적인 전환이 있었음을 상세히 확인하게 된다.박명림
  • 화폐제조관리 철저해야(사설)

    조폐공사 옥천 조폐창의 1천원권지폐 도난사건은 절대적이어야 할 국가 발권관리체계의 신뢰성에 큰 흠집을 낸 사건이다.그것은 경제사회의 신용질서를 밑바탕에서부터 어지럽히는 악재라는 점에서 일찍이 느낄수 없었던 큰 충격을 주고 있다.사건내용의 발표와함께 정부가 책임을 물어 조폐공사사장을 즉각 해임한 것도 사태의 심각성을 가늠케하는 조치인 것이다. 비록 도난당한 돈의 규모가 1백만원이라고는 하지만 금액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어느 곳보다 보안이 철저해야 할 조폐창에서 시중유통이 가능한 법정화폐가 유출된 것은 국가의 공신력마저 위협하는 사건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조폐공사는 우리화폐와 수표 채권등의 각종 국내 유가증권제조는 물론 외국으로부터도 화폐 우표등의 인쇄를 의뢰받아 상당한 수출실적을 올리고 있었으므로 이번 사건으로 대외적인 신인도에도 지우기 힘든 먹칠을 한 셈이 되었다. 이번 사건은 국가경제운용에 대한 국민들의 믿음과 매우 예민하고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만큼 사직당국의 수사를 통해 한점 의문의 여지가없게 철저히 밝혀야 함은 물론 재발방지대책도 완벽하게 세워져야 할 것이다. 특히 우리는 사건발생장소에 감시용 폐쇄회로 카메라시설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보안시설과 내부통제체계를 전면 재정비·보강할 것을 촉구한다.이와함께 사건발생이후 사흘만에 상부에 보고한 점과 관련,은폐기도 사실이 밝혀지면 관계자들을 엄중히 사법처리하고 인사관리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또 당국에서 이번 사건이 노사협상의 불만세력등에 의해 저질러졌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에 나선 점을 주목한다.국민경제의 혈맥인 화폐를 제조·관리하는 조폐창같은 주요기관에서는 원천적으로 노사분규등의 내부문제발생 가능성이 없게끔 안전·보안제일주의의 인력관리가 시행돼야 마땅한 것이다.조폐행정의 획기적인 개혁과 국가경제운용의 신뢰성회복을 거듭 촉구한다.
  • 중국의 개입(6·25내막/모스크바 새 증언:13)

    ◎모택동,전쟁초기부터 중국군 파병 준비/미군 38선돌파 대비 목단지역에 병력 12만 집결/소에 “공중호위” 지원요청… 스탈린 “즉각제공” 통보 모택동은 전쟁준비단계에서부터 김일성의 남침계획을 적극 지지했고 나아가 필요시 중국군을 직접 파병하겠다는 약속을 수차에 걸쳐 한바 있다.그러나 모택동은 김일성이 전쟁계획을 구체화시키면서 스탈린을 주의논 상대로 삼은데 대해 매우 섭섭한 감정을 가졌음을 알수 있다.이런 양상은 결국 모택동으로 하여금 중국군 파병을 여러 차례 거부하게 만든 요인으로 작용했다. 전쟁초기부터 중국이 한 역할을 살펴보자.전쟁발발 직후인 50년 7월 1일 북경주재 로신 소련대사는 스탈린 앞으로 다음과 같이 중국정부의 분위기를 보고했다.(로신이 스탈린에게 보낸 전문)『…중략…미국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남조선 괴뢰들은 완전한 패배를 겪고 있음.남조선당국은 미국의 기대를 완전히 저버렸음.트루먼이 조선에 대한 군사개입을 명령한 것은 심사숙고해 내린 결정이라기 보다는 좌절감의 표시임.극동에서 패배를 경험한미국은 유럽뿐 아니라 중근동에서 마저 자신의 입지가 흔들리는 데 우려를 표하기 시작했음.이런 점으로 미루어 미국은 소련이 이끄는 평화·민주진영과의 대규모 군사대결을 벌일 태세가 안돼있음을 알 수 있음』 ○김·스탈린 밀착에 불만 이튿날인 7월 2일 주은래는 로신 대사를 불러 한국전에 대한 중국정부의 입장을 전달했다.로신대사는 면담직후 곧바로 이를 전문으로 보고했다.(로신의 본부보고.전문번호N1112­1126)『중국정부는 미국이 막강한 일본점령군 12만중 6만명을 한국에 투입할 수 있다고 보고 있음.이들은 부산,마산,목포에 상륙한 다음 철도를 이용,북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음.따라서 인민군은 남진을 서둘러 이들 항구를 점령해야함. 모택동은 서울을 사수하기 위해 인천(제물포)지역에 강력한 방어선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믿음.본대사는 주은래에게 일본군이 개입을 준비중이라는 게 사실이냐고 물었음.중국은 그런 정보를 갖고있지 않다고 답했음.주은래는 또한 만약 미군이 38도선을 넘을 경우 중국인민해방군이 조선군인으로 변장해의용군으로 전쟁에 참전할 것이라고 말했음.이를 위해 중국지도부는 이미 목단 지역에 3개군,총12만 병력을 집결시켰다고 밝혔음.주은래는 소련공군이 이 병력을 위해 공중호위를 제공할수 있는지 물었음. 주은래는 한국전 상황에 언급하며 북조선이 미국의 군사개입 가능성을 과소평가했다고 강조했음.모택동이 49년 5월부터 개전당시까지 줄곧 이 점을 지적했는데 북조선이 이를 무시했다고 함』 한편 이 전문을 본 스탈린은 7월 5일 중국이 한국전에 병력을 파병할 경우 이들을 위해 공중지원을 제공하겠다는 답신을 보냈다.(스탈린이 주은래앞으로 보낸 전문.N3172)스탈린은 주은래에게 『귀측이 적군이 38도선을 넘을 경우 의용군으로 북조선에 투입시키기 위해 9개 중국군 사단을 중·조 국경에 즉각 집결시킨 것은 올바른 판단으로 생각됨.우리는 이 병력들에 공중지원을 제공키 위해 노력하겠음』이라고 밝혔다. 7월8일 스탈린은 모택동 앞으로 전문을 보내 평양에 중국대표부를 설치해달라는 김일성의 뜻을 대신 전달했다.(전문번호N3231).스탈린은 『조선동지들이 조선에 아직 중국대표부가 없다고 불평함.제반 문제를 신속히 해결하고 통신을 원할히 하기 위해 중국대표부를 조속히 파견해줄 것을 희망함』이라고 밝혔다. 7월13일 스탈린은 로신대사에게 전문을 보내 중국군 9개 사단의 국경집결문제에 대해 재차 문의하고 소련공군 지원의사를 거듭 밝혔다.(전문번호N3805).『소련대사앞.다음의 전문을 주은래와 모택동에게 전달할 것. …중략…우리는 귀하가 9개 중국군사단을 조선과의 국경에 배치키로 결정했는지 모르고 있음.배치키로 했다면 우리는 제트전투기 1개사단,1백24대를 이 병력의 공중지원을 위해 보낼 준비가 돼있음.우리는 2∼3개월간 소련조종사들로 하여금 중국군 조종사들을 훈련시킬 계획임.그 다음 모든 장비를 귀측 조종사들에게 넘기겠음.상해주둔 항공사단에 대해서도 같은 조치를 취하겠음』 ○부산 등 항구점령 촉구 중국군 참전시 소련기의 공중지원뿐 아니라 중국군 조종사들의 훈련 및 공군장비 일체를 공급키로 약속한 것이다. 한편 로신 대사는 7월 13일 본국으로 보낸 정보보고를통해 당시 영국대사관의 브라이언 참사관이 한국전쟁에 대해 말한 견해를 보고했다.브라이언 참사관은 한국전쟁이 미국과 소련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합작으로 일으켰다는 황당무계한 분석을 한 것으로 이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브라이언 참사관이 『중국이 대만을 점령해 강대국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소련과 미국이 연합해 한국전을 일으켰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이 보고서는 적고 있다. 이런 가운데 모택동은 전쟁초기부터 미군의 본격개입과 그에 대비한 중공군의 참전을 심각하게 고려하기 시작했다.후일 형식적으로는 스탈린이 김일성의 요청을 받고 모택동을 설득,중국군의 한국전 참전이 이루어졌지만 실제로 모택동은 전쟁초기부터 스스로 중국군 파병에 대한 결심을 하고 그에 따른 준비를 진행시켰던 것이다. 8월19일 모택동은 소련과학아카데미 회원인 유딘과 장시간에 걸친 면담을 가졌다.유딘은 공식적인 방문목적이 모택동의 이론서를 집필하기 위한 준비라고 밝혔지만 사실은 스탈린의 지시를 받고 모택동의 의중을 탐지키 위한 것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유딘은 후일 중국대사를 지냈다.로신대사는 두사람의 대화내용을 이튿날인 8월 20일 스탈린 앞으로 보고했다. 『한국전상황에 대해 모택동은 2가지 시나리오를 상정했음.(1)미군이 지금같은 전력으로 계속 전쟁에 임할 경우 그들은 조만간 남조선에서 밀려나 다시는 남조선문제에 개입하지 못할 것이다.물론 모택동은 이를 가장 바람직한 시나리오라고 강조했음. (2)미국이 한국전에서 승리하려면 최소한 30∼40개 사단이 필요함.그럴 경우 북조선군은 자기들 힘만으로는 현재의 전황을 지속시킬 수 없고 중국의 지원이 필요함.중국이 지원하면 미군 30∼40개 사단은 「분쇄할 수 있다」고 모택동은 말했음.그러면 3차세계대전은 뒤로 미루어지고 소련,중국 모두에게 유리한 상황이 되는 것이라고 모는 강조했음. 모택동은 이와함께 미국이 한국전에 개입한 것에 대해 국제적으로 비난선전을 강화할 것을 주장했음』 ○미 참전 비난선전 강화 8월 29일 모택동은 유딘을 위해 만찬을 베풀었다.이 만찬석상에서 모는 한국전에 관해 다음과 같은 견해를 밝혔다.(소련대사관이 스탈린앞으로 보낸 전문.8월 28일) 『모택동은 최근 상황에 비추어 미국이 남조선파병 병력을 크게 증가시키기로 결정한 것같다고 말했음.모는 따라서 8월 19일 유딘과 면담시 언급한 시나리오중 두번째 시나리오의 실현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했음.미국은 이미 중·조국경지역을 공습,중국에 도발하고 있다고 모는 강조했음』 모택동은 8월과 9월 두차례에 걸쳐 북한대표단을 접견하고 그들과 한국전 상황에 대해 협의했다.여기서도 모는 한국전이 기본적으로 두가지 방향으로 전개될 것임을 전제,이에 대비할 것을 강조했다.9월 2일 주은래는 로신대사를 불러 모택동과 북조선대표단과의 회담내용을 설명했다.다음은 9월 3일 로신대사가 스탈린 앞으로 보고한 전문. 『모택동은 두가지 시나리오를 이야기했음.최상의 시나리오인 첫번째는 인민군이 미군을 패배시켜 몽땅 바다로 쓸어내는 것임.두번째는 장기전으로 가는 것임.이 경우 미국은 대구∼부산을 사수하기위해 총력전을 펼 것임.이렇게 되면 그들은 인민군 주력을 이곳에 묶고 상륙작전을 비롯해 다른 여러 지역에서 자유롭게 작전을 벌일수 있게 됨. ○김일성에 장기전 권유 모택동은 북조선대표단에게 이 두번째 유형에 대비,전력을 모으고 제물포∼서울,진남포∼평양지역의 경계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라고 주문했음.모는 이와함께 적군과 중국인민군의 경험에 비추어볼 때 북조선군은 전략상 실책을 범했다고 지적했음.즉 작전의 목적을 적의 전력을 궤멸하는 데 두는 대신 전력을 전전선에 공평하게 배치,적을 밀어내고 영토를 점령하는 데 두었다는 것임.그리하여 적이 쉽게 이를 간파,반격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임. 덕분에 미군은 쉽게 후퇴,대구∼부산지역에 확고한 방어선을 구축했음.모택동은 인민군을 전전선에 배치하지 말고 필요하다면 신속한 후퇴도 생각해야한다고 강조했음.아울러 새전선으로 전력을 이동시키는 문제도 고려하자고 주문했음.결론적으로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었음』 모택동은 미군의 대응이 심상치 않음을 간파,북한측에게 장기전에 대비할 것을 권유한 것이다.그러나 김일성은 이를 심각히 받아들이지않고 기존의 전면공세를 계속했다.그러던 차에 9월 15일 연합군의 인천상륙작전이 감행돼 전황을 결정적으로 뒤바꾸어놓은 것이다. ◎새로 밝혀진 사실/“중국군 조종사 훈련·장비양도 약속”/스탈린,중국참전 유도 끈질긴 노력 우리는 이번 회를 통해 전쟁이 모스크바­북경­평양의 긴밀한 협의하에 치러졌으며 그 협의의 중심축은 모스크바­평양,모스크바­북경의두 채널이었지 북경과 평양간에는 이에 준하는 협의가 없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북한에 중국대표부를 설치해달라는 북한측의 의사도 스탈린을 통해서 중국에 전달될 정도였다. 중국측은 이에대해 상당한 불만을 갖고 있었음이 이번 자료에 밝혀져 있다. 다음 회에 보듯이 인천상륙작전조차 중국은 보도를 통해서 알 정도였다. 또한 중국의 참전의사가,50년 10월 참전 직전의 혼선과는 달리 전쟁 초기에는 의외로 확고하였으며,그것은 소련측의 확실한 공군지원의사로 인해 가능하였음이 밝혀져 있다. 스탈린은 처음부터 중국군참전시 공중 지원에 대해 분명하게 지원할 것임을 수차례 걸쳐 확인해주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 자료에서 볼 수 있듯이 스탈린은 소련공군의 지원확인에 앞서 중국군의 조·중국경 집결문제에 대해 거듭 확인하고 있었다. 이것은 중국의 참전의사가 어느 정도인자,실제로 병력을 국경지역에 이동시켜 놓았는지 확인하기 위한 스탈린식 조심성의 표현이었다. 스탈린이 『2∼3개월간 소련조종사들로 하여금 중국군 조종사들을 훈련시킬 것』이라든가 『그 다음에는 모든 장비를 중국에 넘겨주겠다』고 약속하고 있는 내용은 이번 자료에는 처음으로 밝혀진 사실들인데 이는 자신들은 참전치 않으면서 중국측으로 하여금 참전케하려는 그의 끈질긴 노력이었다. 또한 최초의 전쟁결정에서 처럼 그는 가장 깊숙이 개입하였으면서도 끝까지 소련을 전면에 내세우지는 않으려했음을 알 수 있다.
  • 채권투자 “지금이 적기”

    ◎금리 14.5∼15%로 정점… 장점 및 투자요령/수익·안정성 등 주식·예금보다 유리/1천만원선 여유돈이면 노려볼만 『지금이 채권을 살 적기다』 오랜 증시 침체 속에 위험부담 없이 안정된 수입을 원하는 소액투자자들에게 재테크 전문가들이 권하는 이야기다.채권 금리가 최근 14.5∼15% 선으로 정점에 와 있어 금리가 조금만 내려도 이익을 낼 수가 있는 탓이다.특히 정부가 채권수익률 낮추기 정책을 펴고 있어 채권쪽으로 눈을 돌려보는 것이 괜찮은 재테크 방법이라는 설명이다. 채권시장은 그동안 극소수의 돈많은 사람들이 형성해온 것이 사실이다.하지만 1천만원 정도의 여유돈을 가진 소액 투자자나 월급생활자들도 노려볼만한 재테크 중의 하나다. 채권은 만기 전에도 팔 수 있어 수익성·안정성·환금성에서 주식투자나 은행정기예금보다 훨씬 좋다.또 종합과세가 실시되는 내년부터는 분리과세도 가능한 절세용 상품이기 때문이다. 수익성의 경우 만기까지 보유할 때는 매입시 투자수익이 확정된다.그러나 현재의 금리추세(13∼15%)라면 은행 등의이자금융상품보다 투자수익률이 높다.뿐만 아니라 지금이 가장 높은 금리상태여서 0.2∼0.5%만 떨어져도 중도에 팔아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 예를들어 현재 금리라면 만기1년의 1만원짜리 회사채를 9천5백∼9천6백원 정도에 살 수 있다.여기서 금리가 0.2%만 떨어져도 채권 1장당 50원의 시세차익이 나온다. 안정성에서도 발행주체가 정부·공공단체·특수법인·금융기관 및 신용도가 높은 주식회사이므로 믿음직하다.채무불이행 가능성이 높은 기업은 대부분 금융기관이 원리금 지급을 보증하므로 「본전」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환금성에서도 어느 때나 적정 수익률이 있을 때 사고 팔 수 있다. 전문가들이 소액 투자자들에게 권장하는 채권종목은 1년 이하의 단기채나 5년 이상 장기채,CD(양도성예금증서) 등이다.1천만원의 여유돈을 가진 소액투자자가 이 돈으로 채권과 은행예금,주식에 투자했을 경우를 보자. 현재 금리가 14.5%인 3개월짜리 CD를 샀을 때 만기 또는 직전 매각시 금액은 1천28만8천원이다.이를 연평균 세후 수익률로 따지면 11.5%의 이익이 남는다. 1년짜리 산금채(금리 14.7%)를 사면 만기 때 세금을 떼고 1백12만원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또 5년짜리 지방채(금리 14.4%)를 매입하면 만기 때 9백12만원이 더 붙어 연간 1백80만원의 수입이 보장된다. 그러나 은행에 예금하면 이자율이 12.5%여서 세후 수입은 98만원이다.또 주식은 연간 10%가 반드시 올라야 1백만원의 수익을 올린다. 따라서 채권을 사면 주가처럼 떨어질 것을 염려할 필요 없고,주식을 샀을 때와 비교해 최소한 10% 이상 오른 효과를 보는 셈이다. 대신증권의 윤종은 채권부 차장은 『채권은 이제 돈많은 사람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여유돈으로 안정된 수입을 원하는 가정주부나 월급생활자들도 관심을 기울일만 하다』고 조언했다.
  • 미 프리니스턴대 샤피로총장 졸업식사(연설)

    ◎“교육과 지식이 미국미래 이끄는 힘/근시안적인 예산삭감 막아야 한다” 교육과 기술,과학에의 최우선적 투자가 시급한 시점이라고 미국의 명문 프린스턴대의 해럴드 T 샤피로총장이 지난달 30일 있은 졸업식 치사에서 역설했다.그는 저명한 경제학자답게 이들 분야의 투자가치 효율성을 지적,「아는 것이 힘」이라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줬다.다음은 그의 졸업식사 요지다. 대학졸업식은 지난 세월 이룩한 과업을 축하하고 새로운 경험을 기대하는 주요한 자리의 하나입니다.오늘 나는 이 뜻깊은 졸업식장을 1930년대 대공황기에 태어나 길고 긴 어둠속의 2차세계대전과 이후의 여파 속에 자라온 우리 세대가 겪은 몇몇 경험의 단면을 반추해보기 위해 과거와 미래의 연결고리로 삼고자 합니다.특별히 나는 우리 사회를 강건하게 해주는 교육과 사회·경제·문화적 염원을 이뤄내는 과학과 기술에의 새로운 믿음의 방법을 고려해보겠습니다.이것들은 우리 세대에게 30∼40년대초의 상흔을 말끔히 벗게 해준 것입니다. 올해는 종전 50주년의 해입니다.전후세대에게 대공황과 이후의 2차세계대전이 얼마나 쓰라린 경험이었는가를 설명하기란 어려운 일입니다.나는 며칠 전 45년도 졸업생들을 전쟁중 숨진 프린스턴대인들을 기리는 자리에서 만났을 때 30∼40년대의 어려움을 뚫고 「낙관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미군 병사들이 전장에서 돌아왔을 때 우리의 사회는 고등교육을 향한 참으로 혁신적인 조치를 취했습니다.이른바 「병사의 법안」이 통과되면서 우리 사회는 처음으로 참전병사에 대한 보상은 교육기회의 제공이라는 형태를 띠어야 한다고 선언했습니다. 전후 초기에는 과학과 기술에 대해서도 매우 낙관적 태도를 견지했습니다.한동안 우리는 지식과 기술이 더 발전하면 풀지 못할 문제는 거의 없을 것으로 믿었습니다. 이같은 믿음과 낙관은,그러나 연속적으로 야기되는 난제들을 막지 못했습니다.우리는 과학과 기술만으로는 응집력 있고 정당한 사회를 보장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기술분야에서의 괄목할 업적은 사회적으로나,기술적으로나 새로운 우려를 파생시켰습니다.예를 들면 신기술은 사회적 관계의 재정립을 촉진시킬 때도 있었지만 그로 인해 가치 있는 인간관계의 상실이라는 측면도 가져왔습니다.신형자동차와 초고속도로·쇼핑센터들은 소도시들을 텅 비게 했으며 개인적·사회적 관계를 좋든 나쁘든 바꾸어 놓았습니다.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비기술적이며 비기술적인 해결방법을 요구하는 사회적·정치적·문화적 현안이 많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한 것이었습니다. 기술적·과학적 낙관의 시대는 새 지식과 기술의 무궁한 장점에 대해 의심과 불확실성을 갖는 시대에 자리를 내주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처럼 과학과 기술에 대한 양가치적 감정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분야의 발전은 자연세계에 대해 우리가 이해하는데 없어서는 안될 돌파구를 계속 마련해주고 있습니다. 때때로 나는 역사를 자신감과 열정,그러나 활발한 이상론과 밀접한 낙관의 시대에서부터 불신과 의혹,그리고 의심으로 대변되는 회의의 시대까지 돌고도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다행히도 비관적 시대는 조정이 되거나 통합이 되는 시대로 이어지며,새 통합체제는 새 수준의 희망을 창조하면서 다시 한번 낙관과 자신감의 시대를 구가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회의론적 감정은 이해할 수 있지만 교육,과학과 기술의 미래역할까지 비관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고 역사를 모르는 처사입니다.교육분야를 볼 때 수입에 관한 최근의 여론조사결과는 두 가지의 피할 수 없는 사실을 보여줍니다.첫째,고등교육을 받은 사람의 수입규모는 계속 늘고 있다는 것이고 둘째,부자와 가난한 자의 수입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이 결과는 사회가 교육투자증대의 길과 함께 교육의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는 사람에 대한 투자방법을 찾아야만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같은 명백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갖가지 압력을 받고 있을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교육과 연구에의 투자를 삭감할 때 우리는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습니다.우리 앞에 놓여 있는 어려운 선택을 하는 데 있어 우리의 대표자들이 재정문제만 보는 단견을 갖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납세자이며 유권자인 우리는 이 목표를 이뤄내는 데 희생을 할 각오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한 순간에는 제아무리 매력적이라 할지라도 단기적 해결방식은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무엇보다 우리는 교육과 새 지식에 대해 가끔씩 실망했다고 해서 교육과 지식이 지닌 잠재력에 눈을 감아서는 안될 것입니다. 지난 몇십년을 돌이켜볼 때 우리의 이같은 믿음은 몇배로 보상받았습니다.교육과 기술에 대한 회의는 언제가는 신중한 사고과정을 거쳐 우리의 새롭고 폭넓은 목표에 양보할 것으로 믿습니다.다시한번 교육과 새 지식 창조를 위한 지속적 공약이 뒷받침돼야 할 것입니다. 사회가 믿음과 노력을 정확히 어디에 두어야 할 것인가를 결정하게끔 유도하는 것은 바로 여러 졸업생입니다.현재의 환경과 여러분이 건설하고자 하는 세계를 심사숙고하는 것이야말로 여러분의 책임입니다.
  • 교육재정(「5·31 교육개혁」을 보고:3)

    ◎입시산업·기업대상 기금마련 바람직/작년 교육세 2조6천억… 증수한계/“세금으로 충당” 편의적 발상 없어야 야심에 찬 5·31 교육개혁안을 제대로 실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그것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교육재정부터 확보해야 한다.이 점은 집안살림을 꾸려본 사람이라면 누구든 공감할 것이다. 우리정부가 현실적으로 학생 한 사람을 위해 쓰고 있는 돈은 일본에 비해 절반에 지나지 않고 미국에 비해서는 절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이런 영세한 교육환경과 재정구조를 방치한 채 교육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은 아무래도 지나친 욕심이다. 사정이 그런데도 우리 교사에게만 수월성을 닥달하는 것은 그들을 보고 「교육구사대」가 되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교육선진국의 교사는 교실 하나에 학생 20여명을 놓고 첨단지식과 기술을 가르치지만 50명을 한 교실에서 가르치는 우리는 「흑판교육」도 힘에 겨운 형편이다. 상황이 그렇기 때문에 김영삼 대통령은 이번 교육개혁안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교육재정의 중요성을 강조했을 것으로 본다.교육재정의 규모를 GNP의 5%규모인 18조원으로 끌어올릴 것을 결단하고 그것을 관계부처장관에게 강력하게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교육개혁의 성패가 교육개혁관련 정부기관의 손에 달려 있는 셈이다.그들의 전문성과 교육개혁의지가 어느 정도이냐에 따라 청소년 앞에 대통령이 떳떳하게 설 수 있느냐,혹은 그럴 수 없느냐가 판가름나게 되었다고도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을 빠져나가기 위해 틈이 있을 때마다 현재의 예산구조 아래서는 획기적인 교육재정확보에 묘책이 없다는 예산당국자가 더러는 있는가 보다.그러나 교육개혁을 살리려면 이제는 그들의 눈치보기부터 차단해 버려야 한다. 이제 남아 있는 문제는 교육재정을 어떤 방식으로 확충하느냐다.이 문제에 대한 답은 국민과 시민의 편에 서서 교육재원도 찾아내고 또 활용방안도 찾아내라는 것일 수밖에 없다. 필요하면 급한대로 국민에게서 세금을 거둬내겠다는 식의 재원확보정책을 세운다면 그것은 재정관계자들의 전문성 부재를 보여주는 것이다.동시에 부처간 조정능력의 한계를 드러내 보이는 졸속한 처사가 될 것이다. 작년 한해에 우리국민이 교육세로 낸 돈만 해도 약 2조6천억원이었다.이것만으로도 국민의 허리가 휠대로 휘어 있고 그로부터 생긴 원성도 만만치 않다는 형편을 고려한다면 더 이상의 세금을 거둬내는 데는 무리가 따를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주기 바란다. 교육재정을 획기적으로 확충할 수 있는 묘방은 없겠지만 그래도 가능한 모든 방법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재원확보방안과 그로부터 얻어질 효과를 단순한 처지에서 생각해보면 그것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닐 성싶다. 그 가운데 하나는 이번 교육개혁의 진의를 아직까지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끝까지 과외를 통해 이득을 얻고 있는 입시산업에 한정해서 한시적으로 「교육발전기금」 같은 것을 부과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잘만 해서 1년에 1천억원가량의 재원을 확보하게만 해준다면 설령 그런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다 해도 입시과외는 자동적으로 근절되는 효과를 얻어내게 될 것이다. 이와 아울러 기업에게 「인력양성기금」 같은 것을 부과한다면 이것 역시 연간 1조원이상의 교육재원을 확보하는 효과를 줄 것이다.우리교육의 현재상태를 「교육참사사태」라고 간주한다면 기업이 안도와줄 리도 없다. 이런 노력 아래 교육행정부처들과 재정경제원이 그들을 향해 따끔하게 충고한 것처럼,기존의 불요불급한 전시용 교육사업을 줄이고 운영소비규모를 지금보다 10%만 절약해서 해마다 1천억원가량만 남겨준다면 다른 정부기관들도 교육개혁에 동참해서 나머지 부족재원을 충분히 메워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남을 돕기 위해서는 십시일반이 최선이라는 우리의 미담을 자라나는 젊은이의 교육을 위해 정부의 각 부처에서도 받아들일 것이 분명하다.이렇게만 된다면 한국교육은 교육선진국의 대열에 끼어 교육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일이 그렇게 잘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제부터 교육개혁관련 행정가들은 GNP의 5%에 이르는 18조원을 교육개혁을 위해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를 차분히 생각해보고 따져 보아야 한다.그런 작업부터가 국민에게 교육개혁에 대한 믿음을 심어주는 일이다.
  • 「주정꾼 설교」에 돌 던질 사람은(박갑천 칼럼)

    붐비는 시간이 아닌 지하철에서의 일이다.특정종교의 교리를 들먹이는 한 30대.조금 취해있는 듯했다.젊은 여성 앞에 서더니 열심히 「포교」를 시작한다.근들근들.『…자기자신을 항상 반성해야 합니다.내가 얼마나 남을 위하고 있는가를 생각해야 합니다』.듣기 싫었던지 그 여성은 자리를 옮겨앉는다.그런데 그 앞으로까지 쫓아가서 「설교」를 계속한다.『…이 사회의 소금이 되어야 합니다.서로 존경해야 하며…』 경범죄 같은 것에 걸릴법한 개다리질이건만 말리는 사람이 없다(이글을 쓰는 사람까지도).자기가 말하고 있는 잘못을 자기가 지금 저지르고 있다.그러면서도 자기는 예외인듯이 가즈러운 사살을 늘어놓는다.남을 생각하는 것같지도,자신을 반성하는 것같지도 않은 한자리 「주정꾼설교」.듣지 않을수 없는 사람들의 불쾌지수만을 마냥 높인다. 그렇긴 하지만 이 주정꾼에게 돌을 던질수 있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 것인지.갖은 고담준론 뇌까려대는 행태가 사실은 이 주정꾼의 추태와 별로 다를 것 없는 경우도 적지않은 것 아니던가.제입으로 게정거린 일을 제가 저지르는 사회.사치를 몰아내자고 외치는 사람의 팔뚝시계가 몇백만원짜리 외제일수 있는 그런 자가당착의 모순속에 사는 지도층하며 지식인이 좀많은 세상인가. 공자가 가장 미워했던 축이 향원이다.「논어」의 양화편에서 「덕의도둑」(덕지적야)이라고 표현했던 사람을 이른다.그에 대한 해석은 구구하지만 명성 얻는데에만 급급한 사이비가 곧 향원이다.겉으로는 인자 인척 눈비음하고 있으면서도 실행은 따르지 못하며 무엇보다도 스스로 의심(성찰)할줄 모른다.공자가 노나라 대사구로 있으면서 당대의 실력자 소정묘를 단죄한 까닭도 거기 있었다. 적극적으로 악에 가담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몰리에르의 타르튀프와 다르다고 할수 있다.그러나 위선이라는 점에서는 공통된다.입으로는 선과 도덕과 준법을 외치는 가운데 남을 타박하면서도 스스로는 그를 좇지 않는다는 데서 그렇다.그래서 그들은 언젠가는 오르공의 후처 에르미르를 꼬드기려면서 하는 타르튀프의 다음 대사와같이 검은 정체를 드러내고야 만다.『아,제아무리 믿음(신심)이 깊다해도 나 역시 하나의 남성입니다』 선거의 계절로 들어선다.숱한 「애국자」들의 「주정꾼설교」와 같은 앞짧은 소리는 이제 제발 듣지않게 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 갈등의 도시 케이프주/(아프리카 기행:13)

    ◎억눌렸떤 흑인들 백인상대 약탈 일삼아/엄청난 부의 불균형에 인종적 반감 겹쳐/4백만 요하네스버그에 경비회사 4백여곳/“세계최고 식물낙원”… 남아 토종식물 2,600종 서식 남아프리카는 인구의 절반이상이 도시에 살고 있다.인구밀도는 지역에 따라 큰 차이를 보여 서부지역이 1㎦당 13명 정도인데 반해 케이프 주 동쪽의 흑인거주지역은 6백47명으로 나타났다.인구증가율은 흑인이 백인에 비해 3분의 1이나 높다.유아사망률은 점차 감소하는 추세이지만 농촌의 흑인들 사이에서는 아직도 매우 높다고 한다. 작년에 남아프리카 공화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남아프리카에는 다른 어떤 사업보다도 호황을 누리고 있는 업종이 있다.바로 경비회사다.남아프리카는 원래부터 아파르트헤이트 정책 때문에 토착 흑인들과 백인 이민자들 사이에 갈등과 반목이 끊이지 않아 막강한 경찰력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이제 흑인이 대통령이 되면서 세상이 달라졌다.흑인들을 마구잡이로 체포,구금할 수 있었던 과거의 악법들이 폐지됨에 따라 과거처럼 경찰력을 함부로 행사할 수 없게 된 것이다.게다가 갑자기 주어진 자유와 부의 불균형에 대한 폭발된 반감까지 겹쳐 백인들에 대한 흑인들의 약탈행위가 폭증하고 있다.물론 가난에 찌들어 허기진 흑인들의 본능적인 범죄도 수없이 많다. ○총·장갑차까지 보유 이러한 사회적인 불안 때문에 백인들은 전보다 더욱 안전한 경비시스템을 원하고 있다.요하네스버그만 하더라도 인구 4백만명에 정식으로 등록된 경비회사만도 4백개에 이른다고 한다.남아프리카의 경비회사는 단순한 경비회사의 영역을 넘어서 경비견과 소형 총기류는 물론 장갑차까지도 소유할 수 있다.다만 장갑차에 대형 화기를 탑재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이들은 개인주택은 물론 병원·슈퍼마켓·백화점 등에서 경찰을 대신해 경비를 서주는데 기계적인 경비시스템 일체를 설치하는 것보다 이 경비회사에서 제공하는 기본 경비시스템과 여기서 파견해주는 경비원을 쓰는 것이 비용도 덜 든다고 한다.또한 이들은 자신들이 경비를 맡고 있는 곳에서 경보가 울리면 3분이내에현장으로 출동하는 기동성을 발휘한다고 한다. 수많은 은행·회사·상가 등이 몰려있는 경제도시인 요하네스버그는 특히 경비업체들의 활약이 대단했다.이 업체들은 거의 한달에 한번 꼴로 신입사원을 채용하고 있다.이들은 3개월간의 기초교육과 더불어 특별히 폭발물의 탐지와 분해에 대한 교육까지 이수하고 나서 현장에 투입된다고 한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남서부의 대서양과 인도양이 만나는 곳에 위치한 케이프 주에는 그 이름이 유래한 자그마한 반도 「케이프 반도」가 있다.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역사적인 면에서 보자면 다른 어느 도시보다 중요한 의미를 지닌 곳이다.이곳은 아프리카 대륙으로부터 남북으로 길게 튀어나온 반도인데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심장 케이프타운이 자리잡고 있다. ○3분이내 현장 출동 케이프 반도의 남쪽 끝은 ㅅ자 모양으로 갈라져 있는데 오른쪽 끝은 케이프 포인트라 부르고 왼쪽 끝은 그 유명한 「희망봉(Cape of Good Hope)」이다.케이프 반도와 남아프리카 대륙의 본토 사이의 바다를 「폴스 베이(False Bay)」라 하는데,이 만에 남아프리카의 알카트래스라 부르는 악명높은 정치범 수용소 로벤 아일랜드가 있다(지금의 남아공 대통령 넬슨 만델라도 바로 이곳에 수감되어 있었다).케이프 반도는 그 폭이 가장 넓은 곳도 8㎞ 밖에 되지 않는 반면,남북의 길이는 56㎞에 달한다.영국의 항해가 프랜시스 드레이크 경은 희망봉을 「전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고 했다 한다. 사람들은 이 반도의 오른쪽 끝 케이프 포인트는 차가운 대서양의 바닷물과 따뜻한 인도양의 바닷물이 만나는 곳이라고 믿었다.아마도 대서양에 면하고 있거나 섬으로 자리잡은 프랑스·덴마크·네덜란드·영국보다 인도양의 여러 중동국가나 특히 인도 등의 기후가 따뜻하다는 점 때문에 바닷물조차도 대서양의 바닷물은 인도양의 바닷물보다도 차갑다는 믿음을 갖게 된 것 같다.어쨌든 이곳에서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반도 서쪽의 대서양보다 반도 동쪽의 폴스 베이의 해수가 더 따뜻하다고 한다. 이 반도는 좁은 곳이지만 높고 낮은 푸른 산들이 바다에 면한 채 줄지어 있어서 가히 세계최고의 식물낙원이라고 할 만큼 다채로운 식물이 자라고 있다.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이곳에서만 자라나는 토종 식물만도 2천6백가지에 달한다고 한다.1913년에는 의회에 의해 국립 식물원이 이곳에 세워졌다. 케이프 반도에 자리잡은 산 중에서 가장 유명한 곳으로는 테이브마운틴이 있다.이 산은 정상이 뾰족한 보통의 산과는 달리 마치 칼로 싹독 잘라놓은 것처럼 평평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이 산은 수천년의 세월을 거쳐 쌓인 사암과 화강암·혈암 등으로 이루어졌다.여름이면 이 산의 정상 위에는 흰구름이 두껍게 덮이는데 케이프 반도의 수많은 먼지나 더운 공기 등으로 이루어진 이 구름층은 「테이블 클로스(Table Cloth)」라고 부른다.이 구름층에는 「케이프 닥터(Cape Doctor)라는 별명도 붙어 있는데 여름철에 불어오는 남동풍에 의해 이 구름이 멀리 대서양으로 흘러가면서 도시의 온갖 먼지들을 싣고 감으로 해서 케이프 타운의 대기를 맑게 해주고 도시오염을 어느정도 막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 통신장애­수리 지연 사태 속출할 듯/한통노조 「준법투쟁」강행파장

    ◎전화 신규 가설 늦고 야간전보배달 불능/일반창구업무 고의지연 민원인 큰 불편 한국통신노조가 25일 전국 지부별 보고대회를 강행한데 이어 26일부터 본격적인 준법투쟁에 돌입키로 함에 따라 「통신대란」의 불안감을 더해 주고 있다. 노조측은 준법투쟁의 제1단계로 우선 정시출근투쟁만 전개한다는 계획이지만 사태의 추이를 봐서 투쟁의 강도를 점차 높여나간다는 계획이어서 전화고장수리 등 시민들의 긴급민원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우리나라에서나 볼 수 있는 「준법투쟁」이란 노조가 법률이나 사규를 위반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업무능률을 저하시켜 사용자에게 압력을 가하자는 전략이다. 일을 느리게 하거나 대충대충 처리하는 방법으로 사용자측에 손실을 안겨주는 태업과 비슷하지만 법적인 절차를 거친 쟁의수단이 아니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지난해 서울지하철노조가 파업직전 안전운행을 구실로 준법투쟁을 벌여 지하철운행이 대혼잡을 빚었듯이 공공사업체에서 준법투쟁을 벌일 경우 이로 인한 사회적·경제적 손실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커지게 된다. 현단계에서 예상할 수 있는 한국통신 노조의 준법투쟁 내용은 ▲정시 출퇴근 ▲기술기준 철저준수 ▲잔업거부 등이다. 노조측이 본격적인 준법투쟁에 돌입할 경우 전체적인 통신망 운용에 당장은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부분적인 통신장애를 비롯,전화고장 수리및 신규전화가설 지연,야간전보 배달불능 등의 사태가 초래될 것이 점쳐지고 있다. 26일부터 시작되는 정시 출근투쟁만으로도 전화국 민원처리,전화 가설 및 복구 등 일부 업무의 지연사태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한국통신 직원들의 근무시간은 보통 상오 9시부터 하오 6시까지이며 밤근무는 하오 6시부터 다음날 상오 6시까지로 정해져 있다. 평소에는 보통 근무시간이 시작되기 30분∼1시간전에 출근해 작업에 필요한 준비를 하고 업무에 들어가는 것이 관례.예를 들어 전화가설이나 고장수리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은 1시간전쯤 출근,작업지시를 받고 자재 및 공구 등을 수령하거나 오토바이등 차량 점검과 작업복 착용등의 준비를 한 뒤 상오 9시 현장으로출발하게 된다. 그러나 정시출근투쟁으로 상오 9시정각에 회사에 나올 경우 이때부터 작업준비를 해야 하므로 그만큼 현장출동이 늦어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더구나 노조측이 앞으로 준법투쟁 강도를 높여 작업 안전기준과 내규를 철저히 지키는 기술기준 준수투쟁,긴급을 요하는 보수나 설치공사를 위해 해오던 시간외근무를 거부하는 정시퇴근투쟁 등을 벌일 경우 통신사업의 특성상 시민들이 겪는 불편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지배적인 관측이다. ◎진념 신임노동 일문일답/“노조활동 정치연계 안될말”/노사 서로 입장바꿔 대화해야 25일 취임식을 가진 진념 노동부장관은 출입기자들과 만나 『장관이 바뀌었다고 해서 정책을 바꾸는 것은 옳지 않으며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해 장관의 경질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노동정책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일문일답을 간추려본다. ­정책의 역점을 어디에 둘것인가. ▲근로자들이 일에 대한 보람을 가지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하는 데 힘을 쏟겠다.근로자들의 이같은 믿음과 기대가 국가경쟁력 강화는 물론 나아가 국가발전의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한국통신 노사분규의 대처방안은. ▲한국통신사태는 국가의 신경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다 법과 질서,원칙을 지켜나가면서 대화를 통한 타결이 가능하냐 하는 점에 있어서도 중요하다.이러한 원칙에서 벗어날 때는 모든 힘을 동원해 저지할 것이다. ­바람직스러운 노사관계는. ▲노와 사의 협력보다는 함께 뛰는 노와 사로 정리하고 싶다.노사는 산업평화를 이룩해야 하며 이를 위해 처지를 바꾸어 놓고 대화해야 한다.각자가 자기의 직분을 지켜야 한다. ­노조의 정치활동에 대한 견해는. ▲과거 권위주의적 정부에서 민주화된 정부로 전환됨에 따라 「진공」이 생겨났다.이 공백은 법과 질서,원칙을 지키는 건강한 시민정신만이 메울 수 있다.현행법이 노조의 정치활동을 금지하고 있으므로 이를 따라야 한다.더욱이 지방선거를 정치행위로 연결하려는 의도는 바람직스럽지 않다. ­노동관계법의 개정은. ▲산업평화를 이룩해야 할 시기에 노동관계법 개정 논쟁으로 국력을 소모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정부가 올해는 노동관계법을 개정하지 않겠다고 약속한데 동조한다. ­현대자동차와 한국통신사태를 처리하면서 노동부가 소외됐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이들 사태는 노동관계법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상황이었다.그러나 노동부는 경제와 근로자에게 도움이 되는 쪽으로 일을 해온 것으로 알고있다. ­법외노동단체와 대화할 용의는. ▲근로자의 복지증진을 위해서라면 누구와도 대화의 장을 열겠다.그러나 법과 질서,원칙이 준수된다는 전제가 따라야 한다. ­경제부처 출신이라 경제논리에 치우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는데. ▲경제논리냐,노동논리냐 하는 문제는 사회의 정치·경제적 발전 정도에 따라 다르다고 본다.이제는 지난 60·70년대와는 달리 근로자의 생활의 질을 높여 근로의욕을 고취하는 것이 경제발전의 전략이 될 수 있다.
  • 김진현 서울시립대 총장 취임사

    ◎“인류는 제3물결의 문명사적 변혁 직면/인구·공해 등 도시화문제 해결에 힘모아야” 언론인 출신으로 처음 종합대총장에 취임한 김진현 서울시립대총장이 23일 취임사를 통해 우리나라는 이제 「제3의 물결」을 타고 비상·도약해야 한다는 내용의 독특한 연설을 하여 화제가 되고 있다.김총장은 이날 연설에서 현대도시문명,서울의 도시문화,동북아도시의 위기,인류의 생존양식문제등을 포괄적으로 진단하고 변화와 변혁을 강조했다.연설요지를 소개한다. 지금 우리나라 대학이 서 있는 지반에는 거대한 지각 변동이 진행되고 있습니다.그것은 이 땅의 민주화·경제성장·지방화·자율화,그리고 교육 인구의 구조적 변화로 표현되는 발전 때문이기도 합니다.그것은 또한 세계화·지구촌화·개방화라는 밖의 도전 때문이기도 합니다.그러나 그것은 뒤처진 대학 자체의 결함 때문이기도 합니다.우리 대학이 우리 사회 공동체의 도덕의 중심,정신의 샘,우주관의 햇빛,인격의 모범 그리고 개혁과 진보의 전위가 되기에 충실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도덕,윤리,양심,정직,정의,겸손,믿음,인격,신념,용기,지조,사랑,관용,사람다움에 대한 목마름이 강이 되어 흐르고 있습니다. 대학이 키우고 닦고 빛내야 할 덕목들입니다.대학이 앞장서고 정치와 언론과 법조가 더불어 지켰어야 할 명제들입니다. 1995년 금년은 「해방 50주년」이 됩니다.민족 통일의 갈증으로 목이 탑니다.삶의 욕구가 분출합니다.지방화의 구심력과 세계화의 원심력이 긴장하고 있습니다.환경과 성장간에 갈등이 깊어지고 있습니다.주변 4대강국으로부터의 「제2의 해방」,진지하고 충실한 자주가 필요합니다. 목타는 갈증,분출하는 욕구,증폭되는 긴장,깊어가는 갈등을 풀고 「제2의 해방」을 이룩하기 위해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정상이 정상으로 제자리를 찾게 하는 일입니다.대학이 진리에,정치가 정의에,언론이 진실에,법이 공평에,관이 봉사에,종교가 하느님에 충실하고,충실한 제자리에 돌아갈 때만이 제1의 해방에서도 찾지 못한 것,이른바 「한강의 기적」에서도 얻지 못한 것,19세기 개화 이후 130년 4세대가 지나도록 잡지 못하고 있는 정상을 창조할 수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빛내 주신 귀빈과 지도자 여러분,시립대 가족 여러분. 이제 다시 50년 뒤 2045년,우리 2세대 다음 자녀들이 우리들에게 묻거든,우리는 1995년 제1 해방 50년을 맞아 대학이 중심이 되어 이 땅의 사회공동체가 진지하고 충실한 「제2의 해방」을 창조하고,사람다움의 덕목들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노심과 노력의 원년이었다고 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학자는 각야니 자각하고 각타하고 각행이 원만일때 고명대학」(명대지욱대선사의 「대학직지」)인 것입니다. 인류 문명은 제3의 물결,문명사적 대변혁을 맞고 있습니다.지금 우리가 맞고 있는 변혁은 탈냉전·탈20세기·탈공산주의·탈자본주의·탈근대산업사회·탈민족국가·탈근대라는 역사의 새로운 토막,고대·중세·근대라는 세번째 토막이 끝이 나고,네번째 토막으로 에너지와 쓰레기와 환경과 도시문명의 「문제군」은 「역사의 시간」을 넘어 「진화론적 시간」의 고려를 요구하고 있습니다.지구가 태양에서 나온지 40억년,인간이라는 동물의종이 나온지 40만년,인간이 동물로부터 분리하여 「역사」의 문화를 갖기 시작한지 1만년이 됩니다.우리는 과거 5년,10년의 시간적 길이 정도는 관리의 대상으로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당장 30년,50년까지도 관리해야 할 문제들이 눈에 보입니다.그런데 눈에 보이지는 않으나,에너지와 환경과 쓰레기와 도시화의 문제군들은 1만년,10만년,100만년이라는 진화론적 시간으로도 고려해야 하는 도전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인류의 인구는 서기 원년 예수 그리스도 시절 1억에 불과했습니다.1900년간에 걸쳐서 10배 10억에 이르렀던 것이,20세기 100년 동안에만 60억으로 6배가 늘었고,2020년 80억∼90억,2050년엔 100억∼150억으로 추산됩니다.이 급증하는 인구의 욕망구조는 교육과 통신과 정보화에 따라 전 인류에 평준화되어 가고 있습니다.한국의 지도급인사가 하루에 쓰는 열량은 우리 할아버지들이 일생 소비했던 열량보다 많을 것입니다. 이렇게 높은 욕망과 사람다움의 보장,인류역사상 있어본 적 없는 천문학적 에너지소비,진화론적 시간의 쓰레기환경처리문제가곁들여지면서 급격한 도시화가 온 세계를 뒤덮고 있습니다.우리나라도 이미 도시화율 80%,2001년 90%를 내다보고 있습니다.2050년 세계의 도시화률은 80%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제 인류는 인류가 만들어 낸 최고의 걸작품인 도시를 인류의 복지공간으로 가꿀 수 있는가,아니면 「도시문제군」이라고 하는 인구·슬럼·교통·쓰레기·공해·범죄·테러·가족파괴·인간소외 등 재앙의 전시장으로 만들 것인가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최근만 해도 도쿄·요코하마·고베·서울·대구·중경·본계·상해·오클라호마·체르노빌·킨샤사등 이들 도시의 사건들은 어떤 문명사적 의미를 상징합니까? 특히 한반도를 중심으로 황해·동해 바다를 연하여 살고 있는 한국·중국·일본·대만등 15억의 생명 조건이야말로 진실로 인간이 얼마나 밀집된 지역에서 사람답게 살수 있는가를 실험하는 인류 최후의 결전장입니다. 이 지역이야말로 지구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밀집된 지역입니다.대도시가 가장 많은 지역입니다.그러면서도 경제성장률이 가장 높은 지역입니다.이미 세계 최대 제조업 생산기지이며,따라서 에너지소비증가율이 가장 높은 지역이며,석탄수입 1위와 2위 국가가 있는 지역입니다. 이미 세계에서 두번째,세번째로 가장 오염된 바다를 끼고 살고 있는 지역이며,세계에서 최고로 오염된 공기가 나오는 지역이기도 합니다.이는 곧 세계 최대 쓰레기발생지역이 되며 세계 최대 인구 이동지역이며 세계 최대 물류·금류(자본)집적지역이며,세계최대 에너지소비지역이며 세계 최악의 환경오염지역이 되는 것을 뜻합니다.곧 세계인류문제군의 핵심지역이 됩니다. 서울은 바로 황해,동해지역의 중심이며,BESETO지역,즉 북경과 도쿄를 잇는 동북아 대도시 회랑지역의 중심입니다.세계 인류 문제군의 핵심지역의 중심이 바로 서울입니다.세계 도시 문제군의 핵심이 바로 서울입니다.제3물결시대 인류문제군의 핵심이 바로 서울입니다. 제1물결시대 천하지대본의 원천의 표상이 바로 이 자리였듯이,제3물결시대의 천하지대본문제군의 학문적 탐구의 원천이 이 자리일 수밖에 없습니다.이제 서울시립대학교는 제3의 물결 시대에서 한국의 도시문제군,황해와 동해(서양사람들 지리적 개념으로 동북아)지역 도시문제군,그리고 인류의 생존문제군을 끌어안고 고뇌하고 탐구하고 돌파해야 할 역사적·문명사적 책임이 주어졌고,자리 매김되었습니다. 서울시립대학교가 도시문제군을 학문적으로 탐구하고 종합적으로 연구하는 세계적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BESETO문제군의 중심대학이 되어야 합니다.세계도시문제군의 핵심을 끼고 살고 있는 서울의 문명사적 도전을 해결하는 창조의 대학이 되어야 합니다.서울시립대학교가 교육하고 연구하는 도시사회과학·도시공물공학·도시환경학·도시사회간접자본·도시문화·도시문학·도시예술·도시복지학·도시경제학·도시경영학·도시법률학·도시행정학·도시외교·도시인구·사회학·도시역사학…이 세계에 발신되고 세계지성이 몰려드는 「도시 학문의 메카」가 되어야 합니다.
  • 일본/고베 대지진때 약탈 한건없어(세계화 외국에선)

    ◎“질서지켜야 안정” 의식 철저/지도층 솔선… 특권의식 없어 일본은 질서가 잘 잡혀 있는 사회인가.최근 옴진리교 사건 등을 보면서 일본이 법과 질서가 잘 지켜지는 사회라는데 의문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일본은 최근까지 「질서있는 사회」라는 인상을 안팎에 깊이 심어주었다.교통흐름과 붐비는 지하철안에서의 예의에서 시작해 학력·실력·연공서열등에 따른 체계적인 승진질서,심지어 국제관계에 대한 인식에 이르기까지 일본인들은 다른 나라 사람들에 비해 질서있는 관계를 중시하는 것처럼 보인다. 일본의 교통·주차질서는 한국인의 눈에는 경이로울 정도다.제일제당의 도쿄주재원인 김남수씨는 『주행방향이 다르지만 한국에서 운전할 때보다 피곤한 느낌이 3분의1도 안된다』고 말한다.급차선 변경,경적 소리,차선 변경 양보안하기 등 운전을 짜증스럽게 하는 일들을 거의 볼 수가 없다. 질서중시의 문화는 외국인들에게,특히 서구인들에게 일본이라는 나라를 무시못할 나라로 인식하게 만들어 주었다.일본인들의 질서의식에 대해서는 다양한 찬양과 비판이 교차한다.여하튼 질서의식은 다양함·창조성 등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지 모르지만 일본의 발전에는 송곳과 같은 강력한 무기가 돼주었다. 그들은 위기가 닥치면 더욱 질서를 강조하는 경향을 보인다.지난 1월17일 발생한 고베대지진은 1천년에 한번 일어날 정도의 대규모 지진이었다.5천5백명이 넘는 주민이 사망하고 시내 곳곳은 부서진 건물과 도로,화재로 아수라장이 됐다.그러나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진 때같은 약탈은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매스컴도 손발을 맞췄다.지진지역도 사람사는 곳이라 좀도둑 정도는 있었지만 거의 보도되지 않았다.질서있는 모습만 비춰졌다.해외에서 질서있는 일본인이라는 보도가 잇달았다.이를 인용한 일본내 보도가 나오고 이는 다시 시민들의 질서의식을 강화시켰다.지진으로 일본사회는 10조엔의 피해를 입었지만 시민의식의 확인,대외이미지 개선이라는 무형의 엄청난 자산을 수확했다.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 있다.일본에서는 지도층의 솔선수범이 법과 질서를 지켜야 한다는 믿음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6·25전쟁 당시 수도 서울을 사수한다고 하고서는 정부가 먼저 피란간다든가,쿠데타후 병영으로 돌아간다고 약속하고는 돌아서서 18년동안 독재정치를 하는 위약은 생각하기 어렵다.명치유신의 지도자들은 상당수가 하급무사 출신들로 근검이 몸에 밴 생활을 했고 현대의 대기업 경영자들도 검소한 생활을 하면서 오늘을 일궈내고 있다.국민들은 법과 질서를 지키고 정부의 지시를 잘 따르면 구조를 받거나 안정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또 질서를 지킬 수 있도록 환경을 정비하는 노력도 보통을 넘는다.예를 들면 일본정부는 이면도로를 잘 정비,차량들이 대책없이 꽉 막혀 있도록 방치하고 있지 않으며,차고지 증명제를 실시해 도로가 불법주·정차장화되지 않도록 유도하고 있다.이와 함께 합리적인 장례식,식사비용과 술값 등의 나눠내기,선물의 간소화 등등 개인에게 무거운 부담이 따르지 않도록 만드는 사회적 관행들이 정착돼 있다.정치와 관련된 부문을 빼고는 「눈먼 뭉칫돈」이 그다지 필요하지도 않고 생기지도 않는다.
  • 한·러 군사협력 구체화 큰 진전/양국 국방장관회담 안팎

    ◎“한반도 비핵화 미·중과 보증 설수도/「한·소 조약」재검토… 곧 북에 결과 통보”/그라초프 19일 한·러시아 국방장관회담에서 러시아측은 몇가지 현안에서 우리의 구미에 맞는 성의표시를 했다.북한과의 「우호협력및 상호원조조약」에서 「자동군사개입」조항을 삭제할 방침임을 밝혔다.또 북한이 무력화시키려는 한반도정전체제를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우리의 입장을 지지했다.한·러간의 전반적인 관계증진상황을 감안하더라도 기대이상의 성과라는 것이 우리측 관계자들의 평가다. 한국군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양호 국방장관과 이날 방한한 그라초프 국방장관의 회담내용을 설명하면서 『우리는 한·미 연례안보회의(SCM)이상으로 이번 회담에 신경을 썼다』고 회담에 나서는 자세를 전했다.러시아도 이같은 우리의 자세에 맞춰 군사부문협력강화는 물론 한반도전쟁억지와 관련한 우리의 요구사항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펼치는 등 새로운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이에 대해 『러시아는 이번 회담을 통해 지난 90년 한·러수교 이후 「얻고 잃은 것」이 무엇인지를 점검하는 한편 한국과의 관계를 확대하기 위해 전향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마디로 러시아는 이번 방한을 통해 한국과의 관계를 재평가하고 관계개선을 위해 필요한 부문을 확인,보완하려 한다는 것이다. 우리측은 우선 러시아가 「유사시 북한에의 러시아군 자동개입조항」 삭제에 대해 자국내에서 실무차원의 검토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밝히면서 긍정적 입장을 보인 데 대해 주목하고 있다. 당초 러시아는 지난해 김영삼 대통령의 러시아방문 당시 「삭제」를 약속한 사실을 우리측이 지적하며 문제조항의 폐기를 주장하자 『정치적 발언』이라고 응답하면서 『북한이 남침할 경우 개입하지 않지만 북침시에는 개입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막상 이날 회담에서는 『낡아빠진 조항으로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다』면서 『올 8월까지 러시아정부가 실무차원에서 논의,결과를 북한에 통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러 조약」은 61년 체결돼 5년마다 경신,오는 96년9월 시한이 만료되며 조약개정논의는 올해 9월이전 시작돼야 한다. 또한 이번 회담은 당면현안인 정전체제 유지문제를 비롯,북한 경수로 관련사항에 대해서도 한·러 양국의 의견이 대체적으로 같음을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 러시아는 정전체제와 관련,『남북직접대화가 중요하며 믿음직한 평화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의미에서 53년 체결된 정전체제의 유지와 확실한 협정준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북한핵문제에 대해서는 『91년 한국이 밝힌 한반도비핵화선언을 절대 지지하고 필요하다면 남북간의 비핵화를 위해 러시아를 비롯해 미국·중국등 3국이 보증을 제공하는 일이 가능할 것』이라고 우리를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회담은 이같이 한반도정세와 관련해 의견을 같이 한 것과 함께 군사적 부문에서 크게 진전을 이뤘다. 한·러 양국은 「94∼95 군사교류양해각서」를 체결,양국 군고위층 상호방문을 지속시켜나갈 것을 재확인했다.특히 「군사비밀보호협정」에 서명,서로 정보를 제공하고 이 정보를 제3국에 유출시키지 않기로 하는등 확실한 보안장치까지 마련한 것은 남북간의 군사긴장상황과 관련해 주목되고 있다. 러시아는 우리측의 러시아제 무기구매 등에 깊은 관심을 표명,경제적 이익을 챙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 네덜란드/외국에선:6(지방자치 총점검:4)

    ◎“의장 겸직 기초장” 국왕이 임명/행정구조 2분화… 주지사 중간 조정역할/수도 중앙서 감독·통제… 「특례법」 확대추세/지방행정 능력 부정여론 확산… 주민참여 확대 모색 좁은 국토와 해수면보다 낮은 지대를 가진 네덜란드의 역사는 험난한 자연과 싸워온 과정 그 자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네덜란드는 1851년 지방자치제도가 형성될 때부터 운하·댐 건설등을 위한 광범위한 국가업무를 추진할 경우 중앙정부와 지방 자치단체들과의 협의가 잘 이루어져오고 있는 편이다.그렇다고 해서 자치단체의 자치권이 중앙정부의 제한을 많이 받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유럽 다른 나라들보다 폭넓은 자치권을 누리고 있는 곳이 네덜란드다. ○폭넓은 자치 누려 네덜란드의 지방자치단체는 12개 주와 8백17개 시·읍·면 등 2계층 구조로 돼 있다.기초자치단체의 경우 우선 자치의회는 주민의 직접선거에 의해 구성되고 의회는 의원 가운데 행정을 집행하는 집행위원을 선출한다.따라서 의회가 행정통치권을 갖는 셈이다.그러나 집행위원회의 장은 중앙정부인 국왕이 의원과 상관없이 임명하며 이 장은 의회의장까지 겸임하고 긴급상황에서 의회의 결정을 무효화할 수 있는 강력한 권한을 갖는다.기초단체 행정집행기관은 민선과 관선의 2중성을 띠고 있는 셈이다.기초단체장의 임기가 6년인데 반해 주지사의 경우 임기가 따로 없고 자치단체장보다는 중앙정부 기관으로서 강한 의미를 띤다. 주는 기초단체간의 조정·협의의 권한을 가지며 주지사는 왕에게 기초단체장의 임명에 대한 권고를 하는 등 기초단체와 중앙정부의 중간단체 역할을 하는게 상례다.왕은 법률 및 공공이익에 반할 때 자치단체의 결의를 무효화할 수 있으나 이 권한은 사용된 예가 거의없다.왕의 「권고」가 가끔 내려질 뿐이다. ○대부분 정당 소속 이들 지방단체의 정치적 배경을 보면 국가정당들이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를 점유하고 있으나 규모가 작은 기초자치단체에서는 무소속 정치인들이 주로 의회를 구성하고 있는 실정이다. 네덜란드의 각 지방의회는 정당구성이 천차만별이다.다양한 정치적 소수집단이 많은 네덜란드답게 지방의회선거때마다 20∼30개의 정당이 난립하며 이 가운데 보통 7∼8개 정당 출신이 당선된다.그 결과 집행위원은 보통 정당간의 연립으로 이루어질 수 밖에 없다.주로 사회민주당·기독교민주당·좌익자유당 등 3당에 의해 구성되지만 의회나 집행위원회에서 큰 영향력을 미치는 것은 다수당인 사회민주당이다. 네덜란드 지방자치에서 특이할 만한 것은 수도 암스테르담의 위상이다.네덜란드의 경우 행정기관은 헤이그에,국가 원수인 여왕은 위트레흐트에 각각 있으며 인구가 가장 많은 암스테르담은 상업·문화 중심도시다.암스테르담은 우리나라의 수도 서울특별시처럼 광역자치단체에 포함되지는 않으며 다른 시·읍·면과 함께 기초단체에 속한다. 그러나 자치권에 있어서는 다른 기초단체보다 훨씬 광범위하다.직속 상위기관인 북부 홀란드주의 감독을 받지 않고 바로 중앙정부와 접촉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앙정부는 암스테르담에 대한 통제로 어느 자치단체에나 해당하는 법에 위배되는 결정을 무효화시키는 것 말고는 시세의 설치·변경·폐지에 관한 사항을 사전통제할 수 있다.이것 이외에는 중앙정부가 암스테르담에 직접적인 통제를 가할 수 없다.더욱이 최근 들어 암스테르담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주택·복지 분야 등 대도시 고유의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암스테르담에 대한 특례법을 계속 확대해나가는 추세다. 지방자치 역사가 1백40여년인 네덜란드에서도 최근 들어 자치제와 관련,심각한 걱정거리가 논의되고 있다.바로 갈수록 심해지는 주민들의 무관심과 이로 인한 저조한 지방선거 투표율이 그것이다. 이에 따라 몇몇 지방자치단체에서는 90년 지방선거 직후 주민들을 대상으로 지방자치 문제점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발표했다. 이 설문조사 가운데 지방정치의 위상 문제를 묻는 항목에서 응답자 대부분은 지방의원의 이름이나 지방정부의 활동 상황을 거의 모르고 있었다.대부분의 자치단체에서 해당 주민의 20% 정도만이 의원의 이름만을 겨우 알고 있었다.또 지방정부 의회를 구성하고 있는 정당들의 차이점을 모르고 있어 선거 때에도 전국투표에서 표를 던졌던 정당에 그대로 투표를 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지방행정에 대해서도 여론은 부정적이었다.응답자 대다수가 지방관료에게 전혀 또는 거의 믿음이 없는 상태였다. ○운영의 묘가 중요 게다가 주민들은 지방자치단체의 우유부단함,무능력에 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즉 지역의 문제를 지방정부에 의해 해결될 것이라고 보는 사람은 극히 드물며 대부분의 문제 해결을 중앙정부에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네덜란드에서는 이같은 문제점이 민주적 행정절차가 결여돼 나타난 것으로 분석,주민들이 정책결정 과정에 직접 또는 간접으로 참여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한 지방행정의 혁신을 부르짖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는 아무리 그럴듯한 지방자치 제도가 확립됐다 하더라도 실제 운용방법이 더욱 중요하며 그 운용의 핵심은 주민의 관심과 참여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사례다.
  • 북,호골주로 외화벌이/「평축」전후 주요 관광지에 대량 진열

    ◎세계 동물보호단체 “호랑이 멸종 우려” 북한이 외국인 관광객들을 상대로 호골주를 판매,외화수입을 올리고 있는데 대해 국제적인 민간단체인 세계자연보호기금이 호랑이의 멸종을 가속화시킬 우려가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호골주는 지난 4월과 5월 평축기간을 전후해 북한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주요 관광명소에 진열,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글과 영어로 표시된 술의 구성성분 중에는 「호랑이 뼈 추출물」이라는 설명문이 포함돼 있으며 포장상자에는 호랑이 머리 그림과 「평양 중앙동물원」이라는 라벨이 붙어있는 것이 특징이다. 주디 밀스 아시아 동식물 교역감시팀장은 전화 대담에서 『이 상품이 생포,사육되고 있는 호랑이의 뼈로 만든 것이라해도 호랑이가 심각한 멸종위기를 맞고 있다는 점에서 이 상품의 판매를 찬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시아 일부 국가에서는 호랑이뼈가 류머티즘과 관절염,기타 질병에 효험이 있다는 믿음 때문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호랑이 또는 호골주를 사육,제조하거나 이를 판매하는 행위는 세계 1백25개국이 서명한 국제멸종위기동식물교역금지협약에 의해 철저히 금지되고 있다.북한은 이 협약의 비서명국이다.
  • 시라크 대통령 되던날/“「의회와 밀월」얼마 못 갈것”불 언론

    ◎미와 긴밀한 협력 기대/클린턴/“독과 현안 해결 공조를”콜 총리 7일 실시된 대통령선거 2차결선투표에서 자크 시라크 파리시장(63)의 당선이 확정되자 파리 중앙의 콩코드광장에 모여 있던 수천여명의 지지자는 샴페인을 터뜨리고 『우리는 승리했다』 『사회주의이념 14년은 끝났다』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축제분위기에 빠져들었다. 이중 2백∼3백여명의 청년지지자는 『시라크대통령』을 연호하고 손으로 승리의 표시인 「V」사인을 하며 샹젤리제를 향해 시가행진을 시작. ○당선소감 피력 유보 ○…시라크 시장은 당선이 확정된 뒤 부인과 함께 검은 색 리무진을 타고 시청청사를 떠나 느린 속도로 센강 건너편의 선거본부로 향했으며 오토바이를 탄 카메라맨이 따라붙어 이를 생생히 촬영. 시라크는 당선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요청에는 묵묵부답으로 조심스러운 반응이었고 선거본부에 도착해,「시라크 대통령」을 외치며 환호하는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답례. ○조스팽에 위로 전문 ○…퇴임하게 될 미테랑 대통령은 이날 시라크 대통령당선자와패배한 사회당동료인 조스팽 후보에게 각각 축하와 위로전문을 전달. ○당선축전 속소 도착 ○…빌 클린턴 미대통령은 시라크 대통령당선자에게 개인적인 당선축하메시지를 보내 『프랑스와 미국은 긴 역사를 가진 동맹국으로서 현재는 북대서양조약기구 강화와 옛 유고지역의 평화정착노력 등에 공동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전제하면서 『이들 분야 외에 다른 분야에서도 시라크 당선자와 협력이 계속될 수 있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헬무트 콜 독일총리도 당선을 축하하고 『당면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양국과 양국 국민 사이의 긴밀한 우정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당신의 믿음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 민주당 서울시장후보 오늘 경선/출마4명 저마다 승리장담

    ◎조순씨 “1차투표서 과반수 획득 목표”/조세형·홍사덕·이철씨 “2차선 표몰이”/득표수 보면 「김심」 영향력 드러날듯 조순·조세형·홍사덕·이철 등 민주당의 서울시장 경선후보 4명은 저마다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최후의 승자는 3일 하오 8백50여명의 대의원이 참석하는 서울시 대의원대회에서 가려진다.후보들은 D-1일인 2일 전화유세를 통해 지지표 다지기에 마지막 정력을 쏟았다. 조순 후보진영은 4백∼4백30표를 얻을 것으로 자신한다.가급적 1차투표에서 끝내려 한다.「김심(김대중아태재단이사장의 의중)의 절대적 지원속에 26개 지구당(전체 42개)」위원장의 지지도 확보했다고 주장한다.결선투표까지 가더라도 당선은 문제 없다는 반응이다. 「반조전선」형성도 가능성이 매우 희박할 것으로 판단한다.『당권경쟁과 달라 탈락후보 지지대의원이 대세쪽으로 기울 수밖에 없다』는 이유를 내세운다.「깨끗한 서울,정직한 시장」이 캐치프레이즈인 조전부총리는 정견발표에서도 차분하고 설득력 있는 대중연설의 새로운 전형을 보여주겠다고 벼르고있다. 조세형 후보는 1차투표에서 고정표(3백표)로 2위를 기정사실화한다.또 1차에서는 승부가 나지 않고 결선투표까지 갈 것으로 확신한다.물론 당선의 영광은 자기 몫이라고 주장한다.그는 다른 후보와의 연대에도 적극적이다.결선투표에서 2위득표자에게 표를 몰아주자는 것이다.「건강한 서울만들기」를 내건 그는 13·14대 총선 때 서울지역 최고득표율 등 이미 검증된 득표력을 앞세워 본선승리의 적임자임을 강조할 생각이다. 홍사덕 후보도 「2등은 나」라는 믿음에 차 있다.1차투표에서의 득표수도 2백90표로 상향조정했다.유권자의 60%에 달하는 20∼30대 유권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후보는 자기밖에 없다면서 본선 득표력이 앞선 자신의 승리를 점쳤다.특히 그는 민자당의 정원식카드를 적절히 활용할 심산이다.즉 조순카드를 무력화시켜 박찬종의원에게 어부지리를 안겨주지 않기 위해서도 자신이 민주당후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철 후보도 1차에서 2등은 문제없다고 자신만만하다.예상득표수도 3백표로 잡았다.후보 가운데 가장 젊은 점을 활용,캐치프레이즈도 「젊은 서울」로 정했다.20∼30대 젊은 표를 흡수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바로 자신이라고 강조한다.그는 정견발표에서도 이 점을 집중적으로 호소할 생각이다. 민주당의 서울시 대의원 8백61명 가운데 참석예상인원은 8백50여명.따라서 4백25표이상은 얻어야 과반수가 된다.결국 이번 경선의 초점은 「김심」의 점지를 받은 조순후보가 과반수를 획득,1차투표에서 끝낼 것이냐,누가 2위를 차지할 것이냐로 모아진다.또 결선투표에서의 이변가능성도 「김심」의 영향력을 재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의 대상이다.
  • 김만철 여만철 대담/서울신문사 통일안보연구소 주선

    ◎“지하철로 출퇴근… 이젠 서울사람 다됐지요”/일가 이끌고 귀순한 두 만철씨 자유의 삶을 말한다/김/“탈출때 11명이던 가족이 18명으로 늘어”/여/“서울생활 1년만에 체중 13㎏ 붙었어요”/북 주민 개방에 눈뜬 것은 남쪽방송 많이 듣기때문/최근엔 지도원까지 북체제 비판… 변화 실감/남한사람 씀씀이 헤프고 낭비많아 안타까워 『형님,오랜 만입니다.혈색 좋습니다』 『만철씨 얼굴에도 희색이 도는데…』 지난 87년 「따뜻한 남쪽나라」를 찾아 소형선박에 10명의 대가족을 태우고 복합을 탈출했던 김만철씨(55). 그리고 지난해 처자 4명을 거느리고 얼어붙은 압록강을 건너 「죽음의 땅」을 빠져나온 여만철씨(49). 풍요로운 자유대한에 새 보금자리를 튼 두 귀순가장이 1일 서울신문이 언론사로서는 처음으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마련한 특별대담에 건강한 모습으로 자리를 함께 했다. 여씨의 귀순 1돌(30일)을 하루 앞두고 이뤄진 이날 대담에서 여섯살 아래인 작은 만철씨는 김씨를 깍듯이 형님이라고 불렀고,큰 만철씨는 반말을 곁들여 가며 여씨를그냥 만철씨라 불렀다. 추운 겨울에 가족들을 이끌고 한 사람은 망망대해를 표류하며,또 한 사람은 가슴을 죈채 두만강을 건너 동토를 탈출했던 두 만철씨의 만남은 「운명적」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다.귀순이 인연이 되었다고도 볼 수 있지만 생면부지의 남남이,잡고 잡히는 사이가 될 뻔했던 사람들이 만나 형제보다 더 끈끈한 사이가 되었기 때문이다. 두 귀순 가장은 형·아우가 되어 가족들과 정착해서 오붓하게 살아가는 얘기며 서로의 북한 체험담으로 장장 4시간동안 훈훈한 얘기꽃을 피우면서 7년에 이르는 간극을 좁혔다. 『형님,그동안 몸무게가 13㎏나 늘었습니다.살찌기운동을 했지요』 작은 만철씨가 불어난 체중을 자랑하자 큰 만철씨도 최근에 몸무게가 5㎏이나 늘었다면서 고개를 내젓는다.귀순초기와는 달리 이제는 체중이 느는 것이 반갑지 않다는 표정이다.북한에서 제대로 먹지 못해 삐삐 말랐다가 이제서야 살이 올라 보기 좋을 정도의 체격이 됐다고 마냥 좋아하는 여씨와는 사뭇 대조적이다. 『이 뿐인줄 아세요,형님,막내 은룡(17)이는 키가 1년새 12㎝나 자랐습니다』 여씨는 아이들이 북한에서 제대로 먹지못해 키가 크지 않았는데 여기와서 몰라보게 자랐다고 계속 자랑이다.이에 김씨가 『나도 처음 이곳에 왔을 때 뼈만 앙상해 그당시 쉰이 안됐는 데도 예순이 넘은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었는데,지금은 그 당시보다 훨씬 젊어졌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지.아마 만철씨도 젊어졌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을거요』라며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준다. 『만철씨 아이들은 어느 학교 다니나요』 『큰 딸(금주)은 중앙대학에 다니고 금룡이와 은룡이는 우신고등학교에 다닙니다.그런데 얘들이 얼마나 적응이 빠른지 막내아이는 남녀공학이 아닌 학교를 다니는 데도 벌써 여자친구를 사귀었다고 합니다.나 참…』 작은 만철씨는 신바람이 났는지 묻지도 않은 아이들의 이성교제 얘기까지 했다. 『형님은 어떻습니까.자녀들과 처남들은 결혼했지요』『큰 애 광규는 홍대 미대를 나와 토지개발공사에 다니고 있는데 장가들어 손녀가 둘이나 생겼지.이젠 나도 할아버지가 됐어요.함께 온 두 처남들도 결혼해 애들을 다섯이나 낳아 탈출 당시 11명이던 가족이 18명으로 늘었지』 김씨도 가족들의 근황을 전하면서 뿌듯해 한다. ○손녀 둘이나 생겨 『만철씨는 요즘 어떻게 지냅니까』 『그리 크지 않은 종합병원의 총무과에서 주임으로 일하고 있습니다.봉급은 1백10만원 받고있는데 북쪽과는 비교할 수 없이 잘 살고 있습니다.지하철로 출퇴근도 하고 이젠 서울사람 다 됐지요』 비교적 적응을 잘 하고 있다는 여씨 말에 귀순 선배인 김씨는 자못 안도하는 표정이다. 『형님,나는 이곳에서 새 사람 됐습니다.중국으로 탈출할 때 도와준 사람의 인도로 천주교회에 다녔는데 지난 16일 부활절때 영세까지 받았습니다』 『축하합니다.나도 김신조씨의 전도로 하느님을 믿게 돼 벌써 오래전에 집사가 됐지.요즈음은 경남 남해군 미조면에 세운 기도원을 관리하면서 이곳저곳 간증하러 다니느라 바쁜 편이지』 큰 만철씨는 신앙생활에 대해 얘기하면서 자신이 북한에서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종교를 이곳에서 접하게 된 것은 자신을 구해준 것이 사람의 힘만으로는 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그러자 작은 만철씨도 아직 큰 만철씨 정도로 깊은 믿음생활은 못하고 있지만 교회는 일요일마다 빠지지 않고 나가고 있다고 화답한다. 여기까지 우스갯소리를 곁들여 가며 자유대한에서 살아가는 얘기를 주고 받던 두 귀순자는 끔찍스러운 지난날의 북한생활로 화제가 옮겨가자 얼굴색이 굳어진다. 『만철씨,내가 탈출한 이후 북한 사회는 얼마나 변했습니까』 김씨가 그간의 북한소식을 무척 궁금해하자 입담좋은 여씨가 술술 얘기를 이어간다. ○집사로 간증에 바빠 『북한의 유일체제는 변함이 없지만 형님이 탈출한 이후 북한에서는 식량난이 갈수록 악화되고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참,형님 탈출얘기를 하다보니까,내가 형님을 체포하러 강추위 속에 청진 바닷가로 작전 나갔던 생각이 납니다.그당시 육해공군과 노농적위대까지 동원돼 동해안 바닷가를 사흘동안 샅샅이 뒤졌는데 배가 도망 못가고 표류하다 잡히면 무조건 사살하라는 명령이 내려져 있었습니다』『그래요? 당신이 나를 잡는데 동원됐었단말이지. 내가 그당시 3년동안 얼마나 세밀하게 연구한 끝에 탈출했는데…,어림없는 소리지』김씨는 여씨의 작전참가 사실에 새삼 놀라움을 표시하면서 그 당시 풍향에 대한 면밀한 관찰 끝에 탈출했기 때문에 표류하더라도 해안으로 떼밀려올 가능성은 전혀 없었다고 밝힌다. 『형님이 탈출했을 때 나는 청진에 있었는 데 이미 이 때 일반인들에 대한 배급량이 줄고 군인들마저 잘 먹지 못해 영양실조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그런대로 곡물배급은 되는데 부식이 형편 없었어요.훈련도 심하고 중노동을 하는데 육류섭취를 제대로 못하니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지요』 『내가 탈출할 당시에도 15일치 배급에서 이틀분이 공제되기 시작했었지.하루 7백g이 정량인 데 5백80g밖에 안나왔거든.그나마 배급시기가 하루 이틀 밀리더니 보름씩 늦어지더라구』 『그 때만해도 괜찮은 편이었어요.종전까지 30%였던 쌀 혼합비율이 89년 들어 10%로 낮아지고 한 두달 밀리더니만 90년엔 석달씩 지체됐고 93년 2월엔 양강도와 강원도 등지에서는 배급이 아예 중단되는 때도 있었습니다』 작은 만철씨는 북한물정을 잘 아는 사회안전부 대위 출신답게 식량배급제의 문제점까지 짚어나간다.『동해안 쪽에는 냉해로 흉작이 들어 실제 1개 협동농장의 생산량이 3∼4t에 불과한데도 이곳에 나와있는 3대혁명소조원들이 어떻게 보고한 줄 압니까.불켜서(늘려서) 5∼6t 된다고 보고하는데,탈곡하고 보관하고 운반하면서 이놈저놈이 빼가는 바람에 1∼2t 밖에 안남게 되지요.그런데 계획에는 5∼6t으로 잡아놓고 배급하니 어떻게 되겠어요.배급체계가 마비될 수 밖에』 이 때쯤 점심식사를 하는데 큰 만철씨가 밥 한그릇을 추가 주문한다.『북한에서는 쌀밥을 곡상(고봉)으로 주면 제일 좋아하지.나는 여기서도 밥을 많이 주면 아직도 기분이 좋아.만철씨는 어때?』 『나는 된장국 같은 것에 쌀밥 한 그릇이면 족해요.북한에선 얼마나 먹고 싶은 것이었습니까.북한의 식량난은 정말 최악의 상태입니다.허리띠 졸라매기,한끼 절약운동이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어요.93년 12월엔 김일성이가 직접 텔레비전에 나와 하루 두끼만 먹고 죽을 쑤어먹자고 얘기하기도 했습니다.직장에서는 쌀을 구하러 가겠다고 하면 아무나 허가가 납니다.못먹으면 일 못하니까 쌀 사오라고 여행허가증을 떼줍니다』 『그래요,내가 있었을 때는 어림 없었지』 ○북 군인들 영양실조 『다른 것도 변한게 많습니다.청소년들의 행태를 보면 머리는 길게 기르고 미니 스커트가 등장했어요.남한노래를 많이 부르고 디스코 춤도 춥니다』『내가 있을 때는 미니 스커트는 구경조차 못했는데…』 7년간의 시차이지만 세대차를 느낀다고 할 정도로 북한의 사회풍조가 빠른 속도로 바뀌고 있다는 사실에 김씨는 계속 놀란다. 『이런 것들은 김정일의 승인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입니다.김정일이 인민들을 다독거리기 위해 이만큼 개방한 것으로 보아야 하지요.지금 북한 주민들의 견해는 우리가 중국처럼 개방해야 잘 살 수 있고 식량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땅의 사적소유제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씨는 주민들이 개방에 눈뜨기 시작한 것은 남한방송을 많이 듣기 때문이라고 전한다.『예전에는 남한방송을 듣지 못하게 라디오에서채널을 통째로 빼내 고정시켰는데 요즈음은 납땜만 합니다.그래 놓으니 땜질한 곳만 적당히 손질해 대낮에 남한방송을 몰래 듣는 사람이 많아요.들키면 호기심으로 그랬다고 하면 되는 것이고,재수없이 안전부에 붙들려 가면 서너달 혼좀나지요』 이에 큰 만철씨는 그당시 남한방송 청취란 생각할 수도 없었고 탈출때 남한이 이처럼 살기 좋은 곳인지도 전혀 모르고 무조건 따뜻한 남쪽나라만을 찾아 뱃머리를 돌렸다고 회상한다. 김씨가 여씨의 얘기에 더욱 놀란 것은 체제비판에 관한 것이었다.『김부자의 유일체제가 변함이 없자 밑에서는 냉가슴 앓는 불만의 소리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노동자나 지도원 가릴 것 없이 같은 급이 모여서 술을 마시다가 먹을 걱정 얘기라도 나오면 공공연하게 체제를 비판하고 나옵니다』『아무리 끼리끼리라지만 그렇게 비판하고 나오다니 많이 변했네』김씨는 새로운 사실들에 연신 놀라는 표정이다. 『형님이 있을 때도 그랬겠지만 요즈음은 으레 뇌물이 오가고 뇌물로 안되는 일이 없을 정도로 뇌물이 횡행합니다.아이들을좋은 대학에 보내거나 벌목공으로 나가려면 엄청난 액수의 뇌물을 바치지 않으면 안됩니다.요즈음은 젊은 애들이 군대를 가지 않기 위해 뇌물을 바치고 신체검사 때는 떨어지기 위해 별별짓을 다합니다.정말 많이 달라졌지요』 『왜 그렇지? 그전에는 군에 가면 잘 먹을 수 있고 당원이 되려면 복무를 해야하기 때문에 모두들 입대하려고 야단들이었는데….군에 가기 위해 뇌물도 바쳤지 않아요』 김씨가 잘 이해가 안간다는 반응을 보이자 여씨가 설명을 덧붙인다.『앞서도 얘기했지만 군에 들어가도 먹는 것이 시원찮아 영양실조에 걸리는 상태에서 핵문제로 국제적인 제재가 있게되면 군인들은 전장에서 모두 죽는다는 소문들이 나도는데 누가 가려고 하겠습니까.또 뇌물로 젊은이나 늙은이나 돈에 대한 생각들이 많이 달려졌습니다』 『내가 있을 때는 돈을 많이 벌어봤자 쓸 데가 없었지.어쩌다가 필요한 물건을 구하기 위해 은밀하게 열리는 암시장에 가보면 쌀 한되에 20원씩 했는데…』『그 때만 해도 옛날 얘기입니다.지금은 쌀 한 되에 60원씩 합니다.그리고요즈음은 돈이 없으면 살 지를 못합니다.모두들 돈 맛을 알아 금전제일주의가 판을 치고 있지요.암시장은 이제 공공연하게 열리고 당국도 묵인하고 있습니다.모든 물자가 모자라니까 사람들이 암시장을 찾게 되고 암시장에서는 돈만 있으면 무엇이든지 살 수 있습니다.암시장엔 중국등에 나가 싼 물건을 사다파는 보따리장수들이 많습니다』 ○중국마저 돕지않아 두 귀순자는 대담 후반부에 오늘의 북한문제를 얘기할 땐 강경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이들은 현재 북한에서 권력의 공식 승계가 이뤄지지 않고 있음에도 김정일체제에는 아무 이상이 없으나 혈맹인 중국마저 돕지 않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나 일본이 지원하지 않으면 경제가 파탄돼 그냥 무너지게 돼있다고 단언했다. 두 만철씨는 이어 우리가 인도적 차원에서 양곡을 지원하게 될 경우 양곡은 우리가 보낸 것이 아니라 김정일의 선물로 둔갑하고 미국이 대주는 중유도 군수용으로 전용될 것이 뻔하다면서 절대로 지원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북한이 한국형 경수로 수용을 계속 거부한채 전쟁운운하며 위협적으로 나오고 있는데 대해서도 몹시 못마땅하다는 반응이다. 『북한이 어디 사람이 살 곳입니까.지구상에 그런 곳이 어디 있습니까』 두 만철씨는 생지옥 탈출이 아직도 꿈만 같다고 회상하면서 헐벗고 굶주리는 북한주민들을 생각할 때 남한사람들이 너무 풍족한 나머지 씀씀이가 헤프고 낭비가 많아 안타깝다며 대담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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