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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광장] 너무 겁이 많은 돈

    코스닥시장에서 순수 소액주주의 비중은 32.2% 정도이다.올들어 시가총액이98조원에서 53조원으로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개인 투자가는 반년 남짓한 기간에 14조원 이상의 손실을 본 것으로 계산된다.경제를 자연현상이 아닌 인간현상으로 보면 닷컴위기론에 대한 일반의 정서는 여기서 비롯된다.벤처를비롯한 코스닥시장의 참여자들은 이 정서에 대답을 해줘야 한다.그래야 시장이 살 수 있다. 무엇보다 벤처시장에서의 거품빼기와 손실은 한국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은아니다.미국의 투자회사인 리먼 브라더스와 가트너그룹은 아시아와 유럽의유망 온라인 업체중 85%가 3년내에 망할 것이라고 얘기하기도 했다.권위 있는 경제지 월 스트리트 저널은 7월18일자에 닷컴 붕괴를 세 페이지에 걸쳐다뤘다.이 신문은 유행처럼 번진 닷컴 성공의 신화는 반짝이는 장난감에 불과했다고 비꼬았다.아이디어는 싸도 경영은 비싸다고도 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아이디어만으로 수십억원의 투자를 쉽게 받을 수 있었다.미국에서와 같이 일확천금이 가능했다. 올들어 대조정을 받은 것도 마찬가지.코스닥 벤처지수와 미국 인터넷 지수는연초 각각 30∼40%씩 조정을 받았고 3월 중순의 대세 하락 국면에서는 나란히 60% 가량 폭락했다.동조화 현상을 보면 우리만 분을 삭일 일은 아니다. 그러나 동조화속에서도 역(逆) 버블론을 제기하는 전문가도 있다.우리 벤처가 내재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저평가되어있다는 것.주목할 필요가 있는 지적이다.동조화 현상속에서 간과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우리의 낮은 기술수준이다.국내 인터넷 산업의 기술 경쟁력은 우리 생각만큼 선진국과 격차가 좁혀져 있지 않다.특히 전자상거래의 경우 기술수준이 선진국의 50∼60% 수준에불과하며 기반기술인 플랫폼과 전자 결제시스템은 4∼5년 가량 뒤떨어져 있다.웹 보안기술의 경우 선진국들의 20% 이하에 머무르는 수준이다. 그러나 지난 97,98년 다른 주요 산업이 마이너스를 보일 때 한국에서 정보통신산업은 18%나 증가했다.골드만 삭스도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의 강한 통신 인프라를 지적하면서 다른 어느 아시아 국가보다 빠르게 정보통신시장이커질 것으로전망했다. 이는 현재 11%인 국내 정보통신산업의 국내총생산(GDP) 기여도가 미국과 같은 30%대에 이를 때까지 산업의 성장성은 보장된다는 것을 의미한다.양적인성장이 가능한 기간중에 질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여유는 가진 셈이다. 닷컴위기론을 구성하는 또 하나의 요인은 전통기업의 반격이다.실제 인텔,BOA,JC 페니 등은 두터운 단골고객,높은 브랜드 인지도,전국적인 유통망 등을무기로 닷컴기업을 누르고 있다.그러나 실적이 부진한 기업에는 불편함이 있고 고객들이 이에 지쳐 있었던 것도 명백한 사실이다.야후같이 충성도 높은고객을 가진 기업의 시장지배력은 같은 기간에 오히려 커졌다.한국에서 전통기업의 영향력은 온라인 기업들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기술력도 처지고 고객의 충성도도 약한 한국의 닷컴들이 전통기업의 견제속에서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시장은 여기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제조업이 규모의 경제를 가진 대형조립산업 위주라는 것은이점이다.그만큼의 홈 어드밴티지가 있는 셈이다.또이들이 공통으로 직면하고 있는 취약한 부품,소재산업과 원천기술의 기반은 벤처기업이 대기업에 비해 경쟁력이 있는 분야다.여기에 확실한 수익모델과 마케팅 기반이 제공된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이다. 돈은 겁이 많다.조그만 위협에도 금세 숨어버린다.시장의 가치를 충분히 납득할 때까지는 좀체 고개를 들지 않는다.그러나 한국의 벤처에는 기회가 있다.시장성도 좋고 제조업의 기반도 탄탄하다.세계적 동조화 속에서도 높은투자수익을 기대하는 전문가도 많다.규제보다는 자신감을 심어줘야 한다.그것도 입으로만 아니라 인수·합병(M&A) 활성화 등 시스템적인 믿음을 보여줘야 한다.겁많은 돈은 그래서 그만큼의 숙제를 시장에 던져 주고 있는 셈이다. 권오용 KTB 네트워크 상무
  • 대중음악/ 리아·박혜경 ‘콘서트 승부’

    “저희 둘,한번 비교해 보세요.”R&B와 록 등 다양한 장르 소화력을 갖춘 리아와 팝적인 모던록을 비벼내는데뛰어나다고 자타가 공인하는 박혜경이 4일부터 단독무대를 열고 진검승부를펼친다. 4.5집을 들고 더욱 성숙한 모습으로 찾아온 리아의 콘서트 제목은 ‘탱큐 32도’.음악에 대한 사랑과 믿음을 안겨주어서 기쁘다는 마음가짐이다.야자수나무를 무대 뿐만 아니라 객석 사이사이에 놓고 1부 퓨전재즈와 2부 록잔치로 나눠 진행한다.4일 오후8시,5일 오후5·8시,6일 오후6시 종로5가 연강홀(1588-7890)그룹 ‘더더’ 출신의 박혜경은 ‘쿨’이란 제목을 콘서트에 붙였다.밀림을그대로 옮겨온 듯한 무대에서 그는 ‘더더’ 때의 노래는 물론,솔로 독립이후의 노래들을 부르고 살사댄스·라틴댄스를 신나게 춤춘다.박효신 최재훈대니정 유리상자 등 남자가수들이 그와 나란히 듀엣무대를 꾸미는 것도 이채롭다.4일 오후8시,5일 오후4·7시,6일 오후3·6시 정동문화예술회관(02)538-3200임병선기자 bsnim@
  • 기고/ “구조개혁 판 다시 짜야”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금융기관 부실채권이 120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외환위기가 닥치자 정부는 금융기관 부실채권을 118조원으로 추정하고 102조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했다. 그러나 아직 금융기관들이 안고 있는 부실채권이 120조원이나 된다는 것이다.정부가 부실채권을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부실채권을 증가시킨 정책을 편 셈이다.세계적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다드 앤드 푸어사가 우리나라 금융조정 비용을 140조원으로 추정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은 경제의 암세포와 같다.따라서 뿌리를 제거하지 않으면 다시 경제전반으로 확산한다. 정부의 부실채권 정리정책은 금융기관들의 부도를 막기 위한 땜질정책의 성격이 강했다.결과적으로 밑빠진 독에 물 붓기식으로 자금만 투입한 격이 되었다.예컨대 주요은행들 부실채권 매입에 정부는 20조원이상을 투입했다. 그러나 고작 해결한 것은 제일은행을 5,000억원의 헐값에 외국자본에 넘긴것이다.그것도 잠재부실채권을 변상해 준다는 조건 때문에 최고 5조원까지더 투입할 준비를해야 한다. 앞으로 부실은행들을 살리기 위해 얼마의 돈을 더 투입해야 할지 모른다.더욱이 투신 등 제2금융권의 부실채권은 손도 못댄 상태이다. 정부정책의 문제는 은행돈으로 회생가능성이 있는 부실기업을 살리는 워크아웃 작업에서도 확연하다.워크아웃 기업들의 부실채권은 70여개 기업에 100조원이 넘는다.정작 이들은 자구노력은 도외시하고 은행돈을 가지고 잔치를벌이는 부도덕의 극치를 보이고 있다.워크아웃 1호인 동아건설은 빚이 4조원이 넘는데 은행 돈을 가지고 정치자금을 대거 돌린 것으로 드러났다.다른 기업들도 빚더미에서 헤어나지 못하면서 주인없는 은행돈 나눠먹기에 급급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현상은 기업을 살린다고 국민의 돈을 투입하고 사후관리를 안하는정부와 채권단의 잘못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심지어 부실기업을대상으로 또 다른 정경유착의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부실금융기관들과 기업들을 정상화시킬 것인가? 정부가 무슨 이야기를 해도 믿음이 안가는 것이 현실이다.이같은 정책의 허구성으로 인해 금융위기는 석달이 멀다하고 반복된다.지난달에는 금융시장불안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기업어음과 회사채 거래가 거의 중단되다시피 했다.새한이 무너지고 현대그룹이 부도위기에 시달렸다.정부는 10조원규모의채권전용펀드를 조성하고 투신사들에게 비과세상품을 허용하는 등 긴급 금융시장 안정대책을 내놓았다.그러나 한달이 되지만 채권전용펀드 조성은 3조원에 불과하고 다른 조치들은 아직 취하지도 못했다.금융시장에는 다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는 우선 지난 2년간 구조조정정책의 잘못을 인정해야 한다.다음 기업과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실태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이에 입각,살릴 수 있는기업과 금융기관들은 살리고 그렇지 못한 기업과 금융기관들은 과감히 도태시키는 냉엄한 구조조정정책을 다시 내놓아야 한다.필요한 공적자금은 국회의 동의를 받아 최소한의 수준에서 투입해야 한다.이 과정에서 중요한 점은정부 스스로 구조개혁을 단행해 관치금융을 척결하는 것이다. 그래야 금융시장이 적자생존을 강요하는 무서운 시장의 힘을 발휘하면서 구조조정을 올바른 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다. 李弼商 고려대교수·경영대학원장
  • 대한매일을 읽고 / ‘종합병원 의료기록 조작’ 기사에 충격

    종합병원이 의료사고를 내고 나서 의료기록을 변조한 사실이 법원 재판과정에서 밝혀졌다는 기사(대한매일 7월27일자27면)를 보았다. 문제의 의사가 자신을 믿고 수술을 맡긴 환자를 속이고 제왕절개 도중에 아기가 사망했는데도 진료기록을 변조했다니 어처구니가 없다.얼마전 의술을담보로 자신들의 의견을 관철하기 위해 실력 행사에 나섰던 의사들이 이번에는 의료사고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양심과 윤리를 저버린 것이다. 의사들은 의료행위를 단순한 직업으로 생각하지 말고 의사만을 믿고 수술동의서에 사인하고 수술대에 오르는 수많은 환자들의 믿음을 다시한번 생각해 주길 바란다. 김순희[경기도 하남시]
  • [지방 고시촌 르포](1)실태

    전국 대도시엔 각종 국가고시를 준비하는 학원가와 고시촌이 있다.서울보다규모는 훨씬 작지만 적지않은 수의 고시생과 이들을 위한 학원, 이들만의 애환이 서린 문화가 존재한다.이번주부터 지방의 고시촌 문화와 고시생들의 애환 등을 묶어 시리즈로 소개한다. 국가고시나 공무원 임용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이 여름방학을 맞아 서울로 몰려들고 있다.서울이 지방에 비해 정보 등 수험 준비를 하는 데 훨씬 유리하다고 판단해서다.지방의 여건은 그만큼 열악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지방 고시촌 현황/ 지방에는 대구,부산,광주 등 광역시 중심으로 학원가가형성돼 있다.전주,대전,울산 등 나머지 도시에는 학원 2∼3개가 있는 정도다.그밖에 지방 국립대학 근처엔 고시반을 중심으로 1∼2개의 학원과 서점 등에서 수험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지방 고시생들이 누리는 혜택의 전부인 셈이다.특히 사시나 행시,외시 수험생은 더딘 정보 교류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한다. ■사시,행시 등 고시 준비/ 지방에서는 특히 사법시험,행정·외무 고시 등은수요(수험생수)와 공급(학원 및 서점)이 거의 없는 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그나마 부산,대구,광주에서 지난 98년부터 서울 학원의 유명 강사 비디오 영상강의를 개설해 지방 고시생의 어려움을 해소해주고 있다.하지만 이중자체 강의를 하는 곳은 부산 한 곳뿐.아직 다른 지방에서는 자체 강의는 엄두를 못내고 있다.무엇보다 수험생 수가 절대적으로 적고 이들마저 더 나은환경을 찾아 서울로 가기 때문에 학원 운영이 힘들어지는 악순환이 거듭되는실정이다. ■공무원 시험 및 자격증 시험/ 공무원 임용고사와 공인중개사 등 자격증 시험은 그나마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다.최근 몇년 사이 서울의 유명 강사들의지방 강의 나들이가 이어지면서 수험생들의 숨통을 틔우는 역할을 했다.또이런 시험들이 상대적으로 출제 경향의 변화가 심하지 않다는 점도 그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지방 고시생 애로사항/ 이번에 지방고시 2차시험을 치른 부산대 졸업생 주현욱(朱炫昱·29)씨는 “1차 합격자가 서울에 비해 턱없이 작은 만큼 눈 앞에 ‘경쟁자’들이 안보여 긴장감이 덜 생긴다”면서 “미세한 차이나마 매년 변화하는 출제 경향을 따라잡기 힘든 점도 지방 고시생의 어려움 중의 하나”라고 털어놓았다.지방 학생이 서울 ‘유학’을 떠나는 경우 한 달에 100만원 가까이 들지만 ‘정보 사냥’을 위해 정기적으로 서울을 찾는 수험생들도 있다.대부분 지방 고시생들도 “시험 출제 경향이나 분위기 파악 등 정보부재”를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손꼽았다. 부산 한겨레고시학원 한장석(韓狀石)원장은 “아직까지는 대부분 지방 고시학원이 비디오 영상강의를 주로 하고 있다”면서 “지방 수험생들에게 서울에 가지 않아도 합격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고 정보를 신속히 입수해 전달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박찬호 ‘魔의10승’ 넘었다

    ‘5전6기’-.박찬호(LA 다저스)가 마침내 4년 연속 시즌 10승 고지에 우뚝섰다. 박찬호는 21일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미국 프로야구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6이닝동안 삼진 6개를 솎아내며 4안타 3실점으로 막아6-3의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달 19일 이후 6번째 10승에 도전했던 박찬호는 이로써 시즌 10승7패,방어율 4.23을 기록했다. 그러나 박찬호는 이날도 사사구를 6개나 허용,고질적인 제구력 불안을 해소하지 못했다.또 박찬호는 요시이 마사토와의 선발 대결에서 승리,지난 4월5일 이라부 히데키(몬트리올 엑스포스)에 이어 일본인 투수들과의 대결에서 2연승했다. 1회말 게리 셰필드의 선제 1점포(내셔널리그 홈런 선두 33개)에 힘입은 박찬호는 3회까지 무실점으로 버텼으나 4회 제프리 해몬즈에게 동점 2루타,6회브랜트 메인에게 우월 2점포를 허용,1-3으로 역전당했다. 그러나 다저스는 6회말 무사 1·2루에서 숀 그린의 짜릿한 중월 3점포로 4-3으로 재역전에 성공한 뒤 8회 대타 짐 레이리츠의 2타점 적시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박찬호는 4년 연속 ‘두자리 승수’를 일궈냄으로써 명실상부한 메이저리그 ‘특급 선발’임을 입증했다. 97년 14승,98년 15승,지난해 13승을 올리며 에이스 몫을 해냈지만 제구력 난조로 트레이드설에 시달리기도 했다.그러나 올해는 풀타임 메이저리거 4년차다운 빼어난 위기관리능력까지 과시,코칭스태프의 믿음을 한단계 끌어올렸다. 15경기 정도 등판을 남긴 박찬호는 미국 진출이후 가장 빠른 페이스로 10승고지를 밟아 20승 기대를 저버리지 않게 됐다. 메이저리그 30개팀 500여명의 투수중 현재 10승 이상 투수는 양대 리그를 합쳐 20명이 채 안된다.박찬호가 올해 자신의 최고 승수를 챙길 것이 유력해‘부와 명예’를 한꺼번에 움켜쥘 수 있는 호기다. 박찬호의 올 연봉은 인센티브를 포함,425만달러(44억원).내년 연봉이 2배이상 뛸 것으로 기대된다.다저스도 2002년 자유계약선수로 풀리는 박찬호와의다년 계약을 추진할 것으로 보여 해마다 홍역처럼 되풀이되는 연봉 줄다리기에 종지부를 찍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박찬호가 오랜 숙제인 제구력 불안을 극복하고 20승 고지를 밟을 지초미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김민수기자 kimms@
  • 삼성 김기태 “막판에 뒤집는다”

    ‘군기반장’ 김기태(31)가 후반기 ‘삼성호’ 쾌주의 등대가 되고 있다. 김기태는 지난 18일 대구에서 벌어진 프로야구 LG와의 경기에서 팀이 9회말 7-6의 극적인 재역전승을 일궈내는데 주역을 담당했다.팀이 2-6으로 뒤져패색이 짙던 8회 스미스의 2타점 2루타에 이은 짜릿한 2점 동점포로 역전의발판을 놓은 것.드림리그 3위 삼성은 김기태의 활약으로 2위 두산에 4.5게임차로 따라붙으며 후반기 뒤집기 가능성을 높였다. 특히 김기태는 최근 3경기 연속 8회이후 동점타를 터뜨리는 무서운 뒷심을발휘했다.지난 16일 롯데전에서 1-2로 뒤진 9회 2사에서 1점 동점포를 뿜어냈고 17일 롯데전에서도 0-1로 8회 무사 2루에서 그림같은 동점타를 날렸다. 2경기 모두 패했지만 김기태의 막판 분전은 ‘역전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동료들에게 심어주었고 결국 18일 경기에서 역전 드라마를 연출해 냈다. 98년 김현욱과 함께 무려 현금 20억원에 쌍방울에서 트레이드된 김기태는시즌 초반 무척 흔들렸다.주전자리를 확보하지 못한 채 간간이 대타로 나서는 것이 고작이었고 힘겹게 좌익수로 출장해서는 불안한 수비로 코칭스태프의 믿음을 사지 못했다.김기태는 4월 단 2경기에 나선 뒤 5월에는 15경기에서 2할대의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그러나 6월들어 전경기에 출장하며 홈런 5개를 포함,3할타(타율 .308)에 13타점을 올려 예전의 타격감을 회복했다. 이어 7월에는 14경기에서 고비마다 홈런 4개를 터뜨리는 등 4할타(.409)에 17타점을 뽑아 한때 선두에 11경기차로 뒤진 팀이 13연승을 달리는데 결정적인 몫을 해냈다. 김기태의 역할은 팀 타선을 이끄는데 그치지 않는다.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닌 그는 ‘저마다 잘난’ 삼성 선수들을 타고난 리더십으로 똘똘 묶어 팀 체질을 바꿔놓고 있다.지난달 25일 심판폭행 사건으로 김용희 감독 등 코칭스태프가 출장정지의 중징계를 받자 삭발을 하고 그라운드에 나타난 대목은 이를 입증하기에 충분하다.94년 홈런왕(25개),97년 타격왕(.344)을 차지한 대들보 김기태가 후반기 어떤 활약을 펼칠 지 자못 궁금하다. 김민수기자 kimms@
  • 대한매일 창간 96돌/ 50년 독자 서울 나경준씨

    “맏형처럼 듬직한 대한매일은 나에게 50년 동안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었습니다” 대한매일의 50년 독자인 나경준(羅景俊·62·서울 관악구 봉천2동)씨가 운영하는 아담한 세탁소에는 누렇게 변해버린 서울신문과 2년전 새롭게 태어난대한매일이 어우러져 있다. 나씨가 대한매일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50년대 초.10대 소년이었던 나씨는 춘천시의회 의원을 지낸 아버지가 당시 서울신문을 구독해 자연스럽게 친해졌다.지난 80년 아버지가 세상을 뜨자 나씨는 대를 이어 서울신문을 구독하기 시작했다. 나씨는 대한매일을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 대한매일이 7남매의 맏이인 자신의 성격과 비슷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비판을 위한 비판만 해놓고 아무런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신문, 상업주의적 시각으로만 세상사를 다루는 신문과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예전에 서울신문을 읽는다면 친구들이 비웃기도 했어요.물론 논조가 맘에 안들 때도 많았지요.그러나 서울신문의 긍정적인 시각과 대안 제시는 다른신문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나씨는 2년전대한매일로 재창간 될 때 혹시 다른 신문처럼 대안없는 비판과 상업주의에 물들지는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기우였다.나씨는 “어떤 신문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겸허한 자기반성을 지면에 싣는 것을 보고 놀랐다”면서 “공익정론으로 태어나려는 몸부림이 믿음직스럽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나씨는 예전에는 주로 정치면을 탐독했었다.하지만 요즘 대한매일에서 즐겨읽는 분야는 ‘외언내언’‘굄돌’ 등으로 바뀌었다.나씨는 “60년 넘게 살아오면서 깨닫지 못한 삶의 지혜와 철학이 이 칼럼들에 담겨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평안북도 성천군 수인면에서 8살 때 부모를 따라 월남한 나씨는 “요즘 대한매일이 통일문제에 관한한 가장 앞서 나간다”고 평가했다. 나씨는 대한매일을 영어학습 교재로도 이용한다.기사나 광고 등에 실린 시사영어 단어를 매일 빠짐없이 정리해 나간다.나씨는 “기억력 감퇴를 막는데단어 암기만큼 좋은 방법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50년 친구인 대한매일이 좀더 책임있는 신문,서민을 생각하는 신문으로더욱 발전하길 바란다”며 대한매일 창간 96주년을 축하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
  • 통일시대 이렇게 준비하자/ 통일을 일구는 사람들

    ◆경실련 통일협회 차승렬부장.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은 두 정상만의 갑작스런 결단이 아니라 남북 시민의 통일의식이 성숙해짐에 따라 자연스럽게 나온 결과입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차승렬(車承烈·31) 통일협회 부장은 통일운동에서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 참여라고 단언한다. 89학번인 그는 통일이라는 화두를 붙잡고 대학생활을 했으며 때로는 과격한 통일운동의 선봉에 서기도 했다. 그러나 통일운동이 정권과 체제에 대한 저항 운동만으로 흘러서는 실질적인성과를 거둘 수 없다는 고민끝에 97년 경실련 통일협회의 문을 두드렸다. ‘시민속의 통일운동’을 펼치고 있는 차부장은 “남북한 사람들이 서로를삶의 일부분으로 생각할 만큼 가까워지면 통일은 다 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최근 몇년새 우리의 통일의식이 몰라보게 성숙해졌다”며 기뻐했다. 94년 창립돼 400명의 정회원을 둔 이 단체는 시민단체가 운영하는 통일운동조직으로는 가장 대표적이다. 통일협회는 시민의 통일의식 고취를 위해 매년 3월과 9월 두차례에 걸쳐 3개월 동안‘민족화해 아카데미’를 연다. 지금까지 이 아카데미를 수료한 시민은 600여명에 이른다.차부장은 이들이시민속의 통일운동을 만들어가는 진정한 일꾼이라고 치켜세웠다. 한미행정협정(SOFA) 개정,국가보안법 폐지,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통일교육지원법의 활성화 등 통일을 위한 제도개선에도 앞장서고 있다. “많은 시민이 통일 문제를 고민할 수 있도록 인터넷상의 ‘사이버 통일대학’도 문을 열 예정”이라는 차부장은 “남쪽이 좀더 자신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북한에 다가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 ◆'평화의 숲'상근 박동균박사등 4인. ‘평화의 숲’(이사장 姜英勳)은 북한의 산림 복구를 돕기 위한 시민단체로 지난 3월 창립됐다.시민들의 모임이지만 취지를 십분 이해한 산림청이 사무실을 내 줘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2동 임업연구원 안에서 박동균(朴東均·46·농학박사)씨 등 4명이 상근한다. 평화의 숲은 지금까지 4차례에 걸쳐 북한에 소나무와 잦나무 종자 또는 묘목 560만 그루를 보냈다.가위,분무기 등 임업 장비와 비료도 함께 배에 실었다.그동안 쌓은 신뢰와 녹화 성과를 바탕으로 오는 22일쯤에는 교수진으로구성된 산림 전문가 5명을 북한에 파견할 예정이다. 간사 조민성(趙敏成·33)씨는 “북한과의 교류는 우리에 대한 신뢰를 심어줘야 지속된다”면서 “그래서 궁금하기는 했지만 우리가 보낸 묘목들이 잘자리고 있는지 묻지 않았고 지난 2월 북한이 먼저 방북을 제의했다”고 말했다. 북한은 해발 2,000m 이상 되는 산이 60여개나 될 정도로 산림 자원을 자랑했으나 80년대 들어 에너지난과 대홍수 등을 겪으며 급속히 황폐화됐다.서울시 면적의 25∼30배나 되는 150만∼200만㏊가 황폐 지역으로 보고되고 있다. 박동균 박사는 “잎갈나무 등 속성수와 사방사업용 아카시아 등을 보내 응급 처치를 하고 있으나 차츰 현지 생태계를 조사한 뒤 지형에 맞는 수목을골라야 한다”고 말했다.2010년까지 500억원을 모금해 황폐 지역의 30%인 15억평을 녹화할 계획이다. 자원봉사원 김상미(金相美·여·24·국민대 산림자원 4년)씨는 “앞으로 통일이 되어도 북한의 산림복구 사업은 계속되어야 한다”면서 “2,000원이면북한에 묘목 10그루를 심을수 있다”고 말했다.한 통화에 2,000원인 자동응답전화(ARS)는 0600-7000이다. 김경운기자 kkwoon@. ◆대인지뢰대책회의 조재국교수. 옛말에 ‘창과 방패를 녹여 낫과 쟁기를 만든다’고 했다.전쟁의 상처를 씻고 민족의 숙원인 통일을 이룩하려는 우리의 마음가짐도 그래야 한다. 서울 종로구 연지동 기독교연합회관에 자리 잡은 한국대인지뢰대책회의의조재국(趙載國·안양대 신학과 교수) 비무장지대 특별위원장은 “모처럼 찾아든 평화통일의 기회를 구호로만이 아닌 ‘알찬 결실’로 이끌어야 한다”면서 ‘비무장지대(DMZ) 지뢰밭’을 ‘평화의 밭’으로 일구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군사대치 상황을 해소해야만 평화통일이 이뤄진다는 점은 두 말할 나위가없다.그가 DMZ 대인 지뢰 제거작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다.105만여개(99외무부 국회 국방위 자료)로 추정되는 DMZ 지뢰지대는 남북 왕래에 가장 큰 걸림돌이며 제거하는데 10년 이상 걸린다는점에서 하루 빨리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논의되고 있는 DMZ 평화의 마을과 경의선 철도 건설 등도 주변 지역의지뢰 제거를 전제로 가능한 것이다. 대책회의는 비무장지대 지뢰 제거 작업에 남북한을 공동으로 참여시키기 위해 97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세계지뢰금지운동(ICBL)과의 연대를 꾸준히 모색하고 있다.공동수상자인 조디 윌리엄스의 북한 방문을 추진하는 것도 그 일환이다. 조 위원장은 7월 15∼16일 이틀동안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대인지뢰 국제회의에서 ‘한국에서의 대인지뢰 정책변화 방향’이라는 주제로 발표회를 가졌다.그는 이 자리에서 ‘통상무기 사용금지와 제한에 관한 협약(CCW)’에남북한이 동시 가입할 것과 북한의 지뢰제거 작업에 필요한 재정을 돕기 위해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와 같은 성격의 국제기구 구성을 제안했다. 조 위원장은 “비무장지대는 물론 이남지역에서 1년에 수천건의 지뢰폭발사고가 일어나고 있다”면서 “국방부가 지뢰 제거를 마치 ‘안보 빗장’이라도 풀어놓는 것으로 여기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국대인지뢰대책회의는 97년 10월 ‘자주 민주 통일 민족회의’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참여연대 등 27개 시민·사회단체가 공동으로 참여해 발족됐다. 송한수기자 onekor@. ◆옥수수박사 김순권교수. “반세기 동안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온 남북한 사이에 무엇보다 믿음을 쌓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옥수수박사 김순권(金順權·56·경북대 석좌교수·국제옥수수재단 이사장)씨는 남북정상회담은 서로 믿음을 쌓아가는 첫 출발점이며 신뢰가 하나둘 쌓여지면 통일은 자연스럽게 다가올것 이라고 전망했다. 옥수수 수확 현황을 둘러보기 위해 지난달 27일부터 1주일 일정으로 북한을 다녀온 김박사는 “북한 주민들이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을 높이 평가하는 만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 대해서도 용감하고 위대한 인물로 평가하고 굉장한 호의를 표했다”며 ““북한 주민들도 통일에 대해 큰 기대를 하고있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통일도 옥수수 농사와 다를게 없다는게 김박사의 평소 통일관이다. “남북 정상회담이 씨를 뿌린 것이라면 이제 통일이라는 수확을 위해서는거름주고 땀을 흘려야 합니다” 김박사는 북한은 우리가 보낸 비료포대에 적힌 기증자와 단체의 이름을 일일이 통일을 위해 애쓴 사람들로 기록하고 있다며 이는 북한이 마음의 문을열기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박사는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아무 준비없이 너도나도 대북경협사업에 나서는 것은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박사는 북한이 옥수수를 재배하면서 식량난 해결 가능성이 생겼다며 97년 200만t에 불과했던 농작물 총생산량이 해마다 100만t이상 늘고 있어 앞으로 옥수수만 400만t이상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지난번 방북을 통해 확인한 결과 북한이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김박사는 “북한지역 식량의 60-70%를 생산하고 있는 황해북도,평안남도등서해안 곡창지역이 지난 50여년동안 유례 없는 최악의 가뭄으로 저수지가 고갈되는 등 물부족이 심각했다”면서 “태풍 카이탁의 영향으로 다소 해갈됐다는 소식을 들어 기뻤다”고 말했다. 81년 1월 첫 방문이후 북한을 13차례나 방문했던 김박사는 현재 북한의 평양 미림연구소와 옥수수를 공동개발하고 있다. 북한의 3000여개 농장에서 김박사가 개발한 옥수수 품종을 재배하고 있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
  • 디지털 혁명/ 테헤란밸리서 만난 사람

    ◆김사순 트론에이지 사장. “기술력과 함께 기획력도 뛰어난 우리 회사는 투자가치가 충분합니다” 지난해 7월 20일 세계적인 벤처캐피털 미국 리타워그룹의 자회사인 아시아넷 홍콩 지사 회의실에서는 주요 임원들이 한국에서 날아온 한 젊은이의 사업설명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임원들은 자신감에 넘친 이 젊은이의 설명에반해 이틀만에 투자를 결정했다. 평소 한달 이상 투자여부를 심사하는 게 아시아넷의 관례이고 보면 파격적인 일이었다. 심사가 까다롭기로 소문난 아시아넷 임원들을 감동시킨 주인공은 벤처기업‘트론에이지(www.tronage.com)’ 김사순(金思淳·35)사장.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탁월한 기획력으로 최근 전자상거래 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벤처기업인이다. 비교쇼핑 사이트인 ‘야비스’ 운영업체로 더 잘 알려진 트론에이지는 전자상거래 분야 포털솔루션을 제공하는 e-비지니스 솔루션업체다.김씨는 제품개발 1년 만에 전자 상거래에 필요한 거래 기능과 협업기술,e-메일,검색 기능 등을 한 시스템에 녹인 ‘ebForte’를 출시,시장을놀라게 했다.이달 말에는 e­비지니스 기업포털솔루션인 ‘마인드틱스(Mind Tix)’ 2.0버전을 시장에 내놓는다. ◆위기를 기회로 김씨를 벤처기업가로 변신시킨 밑천은 적극적인 성격이라해도 별로 무리가 아니다. 김씨는 97년 외환위기 당시 4년여간 해오던 광고홍보 컨설팅 사업에 실패,빈털터리가 됐다.방황을 거듭하면서 내린 결론은 ‘위기를 기회로 이용하자’는 다짐이었다. 사업 구상을 하던 김씨는 2차 전지 제조업체인 ㈜파인셀에 투자와 자문을해주는 벤처 엔젤을 맡으면서 컴퓨터와 인터넷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현재트론에이지의 기술팀을 만난 것도 이 때다.서로가 전자 상거래 통합 솔루션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의기투합했다.서울 역삼동 테헤란로에 13평짜리 오피스텔을 얻어 제품 개발에 몰두한 지 1년만인 지난해 3월 첫 제품인 ‘ebForte’를 완성했다.삼성SDS와 한솔텔레콤 등 중견 기업들과도 제품 공급계약을맺었다. 지난해 10월에는 정보통신부로부터 한국 100대 벤처업체로 선정됐다.지난 5월에는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의 ‘선정가격 및제품비교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확신과 성실함이 무기 컴맹이었던 김씨가 전자 상거래 업계를 긴장시킬만큼 ‘다크호스’로 성장한 이면에는 김씨의 사업에 대한 확신과 성실함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는 확신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는 믿음을 가졌다.아시아넷의 투자 결정을얻어낼 때도 자신감이 결정적으로 기여했다.아시아넷측은 투자 결정 후 “사업에 대한 김씨의 확신에 찬 설명에 마음이 끌렸다”고 털어놨다. 지난 94년 처음 사업을 할 당시의 일화다.여직원 1명을 데리고 사무실 한쪽을 빌려 하루에 1∼2시간의 잠으로 버티면서 닥치는대로 일했다.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해 한번 일을 맡으면 고객이 주문한 이상으로 처리해줬다.당시일을 맡긴 한 중견기업 사장은 김씨의 성실함에 감탄,필요한 만큼 돈을 가져다 쓰라고 특별히 배려해 주기도 했다. 김재천기자
  • 집중취재/ ‘토론문화’ 이대로는 안된다

    토론문화가 표류하고 있다.건전한 문제제기와 생산적 담론은 갈수록 줄고,소모적인 논쟁과 설익은 궤변(詭辯)이 판을 친다.합리적 의사소통 과정을 거쳐 문제해결을 모색하기 보다 자기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억지를 부리거나익명성을 악용해 언어 폭력을 휘두르는 사례도 늘고 있다.왜곡된 토론문화의현주소와 원인을 짚고 바람직한 토론문화를 뿌리내리기 위한 대책을 살펴본다. 최근 각계각층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설킨 쟁점이 다양하게 부각되면서 TV토론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그러나 TV토론에 나타난 우리의 토론문화는한마디로 ‘수준미달’이라는 평이다. 토론에 참석한 패널이 논지를 세워 합리적으로 주장을 전개하는 모습은 찾기 어렵고,대신 말꼬리를 잡아 상대방을 힐난하거나 지엽적인 사안에만 매달리는 경우가 많아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특히 ‘의약분업’등 첨예한 대립이 불가피한 사안이 주제로 오르면 양쪽 이해 당사자는 논리로써 상대를 설득시키려 하기 보다는 자기 주장을 상대에게 강요하는 듯한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따라서 토론이 금방 감정싸움으로 번지기 일쑤다. 지난 87년 KBS ‘생방송 심야토론’으로 처음 선보인 TV토론 프로그램은 ‘길종섭의 쟁점토론’(KBS),‘100분 토론’(MBC),‘오늘과 내일’(SBS),‘생방송 난상토론’(EBS) 등이 잇따라 신설되면서 양적으로는 많이 늘었다.그러나 전문가들은 토론문화가 제대로 자리잡으려면 일반 대중이 접하는 공중파방송의 토론 프로그램에서 부터 설득과 합의의 과정이 존중되는 토론 풍토가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생방송 난상토론’을 담당하는 EBS 이철수 PD는 “우리나라 사람은 논리싸움을 싫어하고 쉽게 감정에 치우친다”면서 “방송과정에서 패널들의 논리적 대결을 유도하는데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 *함량 미달의 TV 토론. 최근 문단에서는 문학·인문관련 전문출판사인 ‘문학과 지성사’와 ‘문학동네’의 인터넷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폐쇄를 둘러싸고 논쟁이 한창이다.이게시판들은 지난 6월초 한 남성시인의 여류시인 폭행사건과 문학권력 논쟁,문단내 패거리짓기 등에 관한 논란이 ‘이상 과열’로 치닫는 데 따라 운영자쪽이 한달남짓 문을 닫은 상태다.문지(문학과 지성사)쪽은 “방문자의 책임감과 자정능력에 대한 믿음을 가졌으나…욕설과 비아냥,고함으로 채워지는게시판을 지켜보는 일이 힘겨웠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학관련 사이트를 애용하는 일부 국내외 문인과 네티즌들은 “지식기반의 허약성을 증명한 것”이라며 일방적인 게시판 폐쇄를 비난하고 있다. 지적 토론의 대표적 ‘사랑방’역할을 해야 할 문단 사이트의 게시판이 운영을 중단한 것은 생산적인 토론문화가 결여된 우리 사회의 단면을 반영하고있다는 것이다. 최고의 지식인층인 대학교수 사회에서도 토론문화의 실종이나 왜곡은 예외가 아니다.고려대 사회학과 현택수(玄宅洙)교수는 지난 98년 이후 자기가 몸담고 있는 대학과 교수사회를 과감하게 비판,파문을 불러일으켰다.선배교수에게 소송을 당하고 학교 징계위에 회부되는 등 대학사회의 ‘왕따’가 됐다. 현교수는 “자유로운 비판과 성숙한 토론 문화는 민주사회의 최고 덕목”이라면서 “개인의 이익과 명예를 위해 토론과 논쟁을 처음부터 거부하고,걸핏하면 고소를 남발하는 태도는 하루빨리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적 담론의 실종은 권력지향적 지식인의 허위의식을 부추긴다.최근 지방대의 모교수는 한 인쇄매체에 ‘특정 지역 독점해소론’을 주창했다가 “논리적 근거가 빈약한 한건주의식 문제제기”라는 호된 비판을 받았다. 자유기업센터는 ‘지식인과 한국경제’라는 리포트에서 “여론 형성을 주도하는 지식인이나 사회운동가,정책을 집행하는 관료들에 의해 지식이 생성,유통되지만 (이들 가운데) 논리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이 별로 많지않다”며 검증되지 않은 일부 지식인층의 지적 오만과 ‘해바라기 성향’을경계했다.특히 여론선도층에서 조차 대화와 설득의 토론문화가 실종되면서사회 전반에 냉소주의와 힘의 논리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의료대란이나 롯데호텔 노조시위 진압사태 등은 당사자들이 감정을 앞세우기 보다 상대 주장에귀를 기울이고 대안을 모색하는 ‘열린 담론’의 과정을 거쳤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토론문화의 정착을 위해서는 초등학교 때부터 바람직한 의사소통 과정을 몸에 익힐 수 있도록 토론관련 교과과정을 신설해야 한다고 지적한다.세계커뮤니케이션 학회 부회장인 단국대 박명석(朴命錫)교수는 “미국에서는 초등학교 때부터 토론 관련 커리큘럼을 마련해 철저하게 훈련을 시킨다”면서 “그러나 우리나라는 대학 신문방송학과에서도 매스컴이나 저널리즘만 다루지 토론문화의 기본인 휴먼 커뮤니케이션이나 스피치 커뮤니케이션은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동취재 소팀 박찬구기자 ckpark@. *정치권은 어떤가. “미 클린턴대통령이 장관과 대화할 때는 서로 한마디를 하면 한마디를 듣는 ‘50대 50’의 피드백 관계가 자연스럽게 이뤄진다.그러나 우리 정치권은권위주의적 하향식 의사소통에 젖어 있어 아랫사람이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하지 못한다” 한 원로 정치인은 우리 정치권의 토론문화를 “일방적 지시만 있고 상호 의사소통이 없는 기형적 형태”라고 꼬집었다.정치인각자가 어려서부터 제대로 된 토론문화를 배우지 못한데다 기존 정당이 1인보스 중심의 상의하달식으로 운영되다 보니 의사소통 과정이 비뚤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민주주의의 모범을 보여야 할 입법부도 오히려 반대를 위한 반대,대안없는맹목적 비판,힘의 논리에 의한 소모성 논쟁과 공방전을 반복하고 있다.지난한해동안 국회의사당에서는 여성의원을 겨냥한 막말과 선거구 획정을 둘러싼몸싸움 등 ‘폭언사태’가 5차례나 벌어졌다. 16대 국회에 들어 첫 도입된 일문일답식 대정부질문이 일부 억지 주장과 형식적 답변으로 당초 취지를 벗어난 것도 정치권의 토론문화 부재(不在)에서기인한다는 분석이다. 자민련 김학원(金學元)의원은 “우리 정치권에는 이견을 합일화(合一化)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거의 없고,대신 ‘우리 편이냐,아니냐’라는 이분법적 흑백논리가 팽배해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정치권에 바람직한 토론문화가 싹트기 위해서는 당내 민주화나 언로(言路)의 활성화,상향식 공천 등 제도적 장치가 선행돼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지난 3일 민주당 초선의원들이 서영훈(徐英勳)대표 주최 오찬 간담회에서당 정책위를 통한 활발한 의견수렴과 소규모 면담을 통한 토론 기회 확대 등을 요구한 것은 이와 무관치 않다. 또 같은 날 한나라당 소속 의원의 남북관계 연찬회에서 당 지도부가 한 의원의 4가지 제안을 놓고 미리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한뒤 이를 공개 찬반투표에 부친 대목은 건전한 토론문화가 굴절돼 있는 우리 정당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박찬구기자 ckpark@. *사이버 폭력 실태. “니는 니 에미 애비 때릴때도 쇠몽둥이로 XXX 내리치냐 XX야.그래 마구 조져라” “니가 한번 맞아봐.말도 안먹히는 광신도들같이 얼굴 빨개져서 달려들고…과잉진압이라는 말이 나오나” 서울 N경찰서의 인터넷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오른 글이다.최근 롯데호텔노조를 해산하는 과정에서 경찰의 과잉진압 여부를 놓고 두 사람이 신랄하게육두문자를 주고받은 내용이다. 물론 둘다 신분은 철저하게 숨겼다. 남에게드러나지 않는다는 ‘안도감’ 때문인지 인신공격에만 몰두하고 있다.논리를갖추고 자기 주장을 펴는 토론문화는 찾아볼 수 없다. 사이버공간의 언어폭력은 이미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PC통신의 토론방이나 인터넷 게시판에는 욕설과 반말,인격모독이 난무한다.일부 네티즌이 ‘익명성(匿名性)’을 빌미로 무책임한 언어폭력을 휘두르고 있는 것이다.이에따라 ‘익명성의 편리함과 자유’라는 사이버 공간의 장점이 무색해지고 있다. 심지어 특정단체나 유명인사의 이름을 버젓이 도용하는 사례까지 일어난다. 의료계 폐업 당시 한 의사관련 단체의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특정 시민단체명의의 글이 많이 올라 한쪽 입장을 일방적으로 대변했다.나중에 운영자쪽에서 조사한 결과 제3자가 시민단체의 이름을 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익명성을 틈탄 불법이 난무하면서 신문,방송에 이어 제3의 여론 마당으로 떠오른 사이버공간이 ‘이전투구(泥田鬪狗)’의 장(場)으로 오염되고있다. 사이버 공간은 당초 쌍방향 토론을 통해 불합리한 사회 구조나 제도를토론하고 개선책을 모색하는 ‘생산적인 방’이 될 것으로 기대됐다.그러나몇년새 사이버공간은 많은 사람들에게 실망과 개탄을 불러일으키는 ‘오염된 방’이 되고 있는 것이다. 사이버공간에서 건전한 토론문화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실명 게재원칙이 지켜져야 하고 사이버 윤리강령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천리안 게시판을 담당하는 한 직원은 “특정사안에 대해 비판하고 논리적으로 대응하는토론문화가 자리잡으려면 ‘익명’의 방패 뒤에 숨어 있는 사이버테러부터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동취재 소팀 김성수기자 sskim@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相生相和’의 사회로

    맹자는 전쟁에서 이기는 데는 천시(天時),지리(地理),그리고 인화(人和) 세가지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인화라고 하였다. 아무리 하늘로부터 때를 얻고 땅에서 막힘이 없어도 사람과 사람이 서로 통하는 믿음이 없으면 아무 일도 할 수 없다는 뜻으로 무엇보다 사람들간의 화합이 우선되어야함을 강조한 것이다. 사람들끼리 화목하게 잘 지내는 것을 일컬어 인화라고 한다.인화에서 인(人)자는 ‘다른 사람’,화(和)는 ‘음악(피리소리)의 조화’라는 뜻이다. 오늘날 민주사회의 특징은 다양성과 전문성에 있다.누구나 뚜렷한 개성이있어야 하고 근거가 분명한 소신도 있어야 한다. 그러나 각자의 능력과 창의력은 화합을 통하여 조직의 공동목표를 이루는데 더해져야 한다.고저장단(高低長短)이 조화를 이룰 때 좋은 음악이 되듯이자기 자신에 충실하면서 남을 배려할 줄 아는 미덕이 우리 사회에 가득해 질때 조화롭고 아름다운 사회가 될 것이다. 진정한 인화는 일사불란이나 맹종이 아니라 서로 다른 사람들끼리의 조화를말하는 것이다. ‘소인배들은 똑같으면서도 싸우고 참된 지성인은 누구와도 화합하되 똑같이 굴지 않는다(和而不同)’는 말을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 인간은 조직생활이 불가피하다.흔히 조직사회라고 하면 기계화된 사회만으로 보려고 하지만 비록 조직의 성질이 기계화되고 있어도 그 조직의 구성원,즉 인간까지 기계화되는 것을 말하지 않는다. 톱니바퀴들이 맞물려 원활하게 움직이려면 윤활유가 필요하듯이 조직사회의인간관계를 원활케 하는 것은 곧 인화인 것이다. 인화의 중요성은 누구나 잘 알고 있지만 오늘날 우리 현실이 그렇지 못하다는 데 심각함이 있다.곳곳에서 계층간,직종간 갈등이 표출되고 집단이기주의가 극성을 부리면서 국가의 기저를 흔들고 있다.여기 저기에서 자기 주장만있을 뿐이다.직장과 사회가 진정한 삶터가 아니라 작은 자리와 이익을 놓고다투는 살벌한 경쟁의 공간으로 변해서는 우리의 미래가 결코 밝아질 수 없는 것이다. 인화는 양보로써 이루어질 수 있다.그리고 서로의 의사를 존중하면서 부단히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신뢰가 구축될 때 가능하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우리 앞에는 새롭게 통일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제 상생상화(相生相和)와 화합단결이 21세기를 맞이한 우리 민족의 화두가 되었으며 나라의 장래가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달려 있다 해도지나침이 없다. ‘군자는 정의(正義)를 표준으로 이해하고 소인은 이익(利益)을 표준으로이해한다’는 경구를 새기며 지금은 냉정하게 우리들의 모습을 돌아보아야할 때이다. 崔 仁 基 행정자치부장관
  • 찬호 삭발하고 10승 재도전

    ‘삭발투혼’으로 재무장한 박찬호(LA 다저스)가 16일 후반기 첫 출격을 한다. 지난달 19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서 9승을 올린 뒤 4경기동안 2패만을 기록한 박찬호는 16일 오전 5시5분 애너하임 에인절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시즌 10승에 재도전한다.박찬호는 14일 삭발을 단행,시즌 20승 달성의 교두보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가다듬었다.박찬호는 지난해 8월에도 삭발한 이후 7연승을 내달렸다. 최근 4경기에서 방어율 5.54로 다소 부진했지만 전반기 마지막 등판인 지난 10일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 7이닝동안 3안타 2실점(1자책)으로 호투한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가능성은 충분하다.최근 3년간 후반기 첫 등판에서 모두이겼다는 점도 기대를 높인다. 맞대결을 펼칠 애너하임의 선발 에세르톤은 올 시즌 3승1패 방어율 4.98로박찬호(9승6패 방어율 4.17)에 견줘 중량감이 떨어진다. 그러나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3위인 애너하임은 팀타율 리그 2위(.286)의강타선.톱타자 대린 에스타드와 트로이 글라우스(25홈런) 가렛 앤더슨(26홈런) 등 슬러거도최근 4연승의 상승세로 박찬호의 실투를 노리고 있다. 박찬호가 애너하임의 타선을 잠재우고 시즌 20승의 신호탄을 쏘려면 지난친조바심을 버리고 타선에 대한 믿음을 가져야할 것으로 분석된다. 류길상기자 ukelvin@
  • 신화·주술 속 한민족 예지

    신화는 그저 황당한 옛 이야기가 아니다.신화에는 자연의 운행원리가 담겨있고,삶과 죽음의 문제를 뛰어넘으려는 인간의 염원이 녹아 있다.인간의 내면 깊은 곳에서 용솟음치는 생명의 노래,비현실적이지만 한편으로는 현실적이기도 한 이야기가 바로 신화다.신화의 이러한 속성을 속속들이 보여주는색다른 자리가 펼쳐진다.22일부터 9월 10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미술관에서열리는 ‘신화,그 영원한 생명의 노래’전이 화제의 전시다. 전시는 1부 ‘주술과 생활’,2부 ‘이승과 저승의 매개자’,3부 ‘신의 다양한 모습’ 등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주술과 생활’에서는 암각화,토우,귀면와,잡상(雜像),부적 등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신화와 주술관련 유물들을 만날 수 있다.‘이승과 저승의 매개자’는 상여장식,무구,돌장승,동자석 등을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한 옛 사람들의 인식을 살펴보는 코너.또 ‘신의 다양한 모습’에서는 고구려 고분벽화,십이지신상,무신도,민불등에 등장하는 신의 여러가지 형상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서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것은 울산 대곡리 암각화다.대곡리 암각화(국보 285호)는 발견된 지 30년이 지난 지금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신석기시대부터 초기 철기시대에 걸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암각화는풍요와 다산을 주제로한 주술적 성격의 그림이란 것이 대체적인 견해. 특히이 암각화는 60마리의 고래가 집중적으로 새겨져 있어 눈길을 끈다.고래를바위에 새기면 현실속에서 그대로 실현될 수 있다는 당시 사람들의 믿음이반영된 것이다.전시에서는 대곡리 암각화를 ‘비닐 덧씌우기’방법을 통해실제 유물과 똑같은 상태로 복원해 보여준다.덧씌운 비닐 위에 한지를 입히고 그 위에 새긴 기법별로 채색을 달리해 복원하는 방법으로,탁본보다 섬세하고 유물손상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편 이번 전시에서는 북한 문물보존총국이 보존용으로 만든 진본과 거의비슷한 평양 강서대묘 사신도 중 ‘청룡도’와 평양 덕화리 사신도 중 ‘현무도’도 처음 공개돼 시선을 끈다. 신화와 주술은 한민족의 생활감정에 커다란 영향을 끼쳐왔지만 미신이라는이름으로 배척돼왔다.이 전시는 민족문화의 원형을 찾고 이를 재창조하는 자리란 점에서 의미가 적지않다.스페인의 알타미라 동굴벽화는 곧잘 들먹이지만 정작 한국의 대곡리 암각화에 대해서는 존재조차 모르는 사람들에게 이번전시는 한국미술의 뿌리를 생각해 보게 하는 좋은 기회다.일반 4,000원, 초·중·고생 2,500원.(02)580-1132. 김종면기자
  • 지금 미국엔 ‘바이오벤처’ 열풍

    [덴버(미 콜로라도주) 김미경기자] 지난달 26일 오전 10시.미국 전 지역이 흥분과 설렘으로 휩싸였다.10년간 인간게놈(유전자정보)을 연구해 온 18개국 공공 컨소시엄과 민간기업 셀레라 제노믹스가 공동으로 인간게놈 연구결과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세계 생명공학 산업을 주도해 온 미국의 바이오벤처들도 게놈 프로젝트의결과를 환영했다.게놈분석을 통해 인간의 유전자 염기서열이 규명되면 바이오벤처들이 궁극적으로 추구해 온 신약개발과 질병예방에 일대 혁신을 가져올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샌프란시스코를 비롯해 매사추세츠,뉴욕,메릴랜드 등에 이어 미국 내 또 하나의 바이오밸리로 떠오르고 있는 콜로라도주의 생명공학단지에서도 이같은분위기를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미국 중서부에 위치한 콜로라도주의 바이오산업은 중심부의 덴버-오로라를거점으로 브룸필드,볼더 등 주변도시로 확대된 추세다.덴버-오로라 지역은일찍부터 풍부한 기술력과 고급 인력으로 첨단기술분야의 큰 시장을 형성해왔다.지리적으로 가까운 실리콘밸리 등과 연관된 벤처캐피탈들의 집중적인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오로라에는 20만평 규모의 ‘콜로라도 생명과학단지’가 형성돼 100여개의 크고 작은 바이오벤처들과 각종 생명공학 연구소들이 모여 첨단 의료진단기 및 신약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이 단지는 지난해 문을 닫은 ‘피치몬즈 육군병원’이 정부의 재개발 계획에 따라 과학연구단지로 재탄생하면서대규모 부지와 100여개의 연구 건물을 확보할 수 있었다.여기에 첨단 기술력까지 도입돼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현지시간 28일 오전 7시.생명과학단지내 바이오벤처 보육센터인 ‘콜로라도 바이오파크’가 문을 열었다.이 곳에는 간암 완화물질 전달기술을 연구하는 ‘FeRx’와 신체해부 및 분석 프로그램을 개발한 ‘IP’ 등 기술력있는 바이오벤처 8개사가 우선 입주했다.올해 말까지 입주업체가 30여개로 늘 전망이다. 이날 개관식에는 30여명의 바이오벤처 경영인들을 비롯,연구원 대학교수 등 60여명이 한자리에 모였다.1시간동안 열린 경영자모임의 화두는 역시 게놈프로젝트와 바이오산업의 방향이었다.센터에 입주한 암진단 및 면역시약 개발업체인 ‘세레스’의 리차드 듀크 사장은 “게놈의 연구결과는 생명공학산업의 부가가치를 더욱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센터를 총괄하는 로버트 올슨씨는 “콜로라도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바이오벤처인 ‘암젠’을 비롯,이 고장에서 시작해 계속 성장한 기술력있는 벤처들이 많다”면서 “콜로라도 대학 등의 고급 인력과 가까운 실리콘밸리와의 협력이 이 지역의 바이오산업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로라의 상당 부분이 바이오단지로 바뀌고 있다면 그 위쪽에 위치한 볼더에는 각종 생명공학 연구소를 비롯,유명한 바이오벤처들이 포진해 있다. 지난 8년간 감기 바이러스와 감염 박테리아 등을 감지하는 키트를 개발해온 ‘바이오스타’는 진단시약 업계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노엘 도헤니사장은 “게놈 정보가 공개됨에 따라 유전자들의 집합체인 DNA서열을 분석,질병에 보다 정확하게 반응하는 탐지기 및 면역 분석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라이보자임’이라는 질병 관련 유전자를 발견,이를 항암물질 개발에 이용하고 있는 ‘RPI’와 식물 추출물로 신약을 연구해온 ‘하우저’ 등도 게놈정보를 이용한 새로운 생명공학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chaplin7@. * 생물정보학 기수 'UPI'. [브룸필드(미 콜로라도주) 김미경기자] 미국 콜로라도주 브룸필드에 있는인터라켄 연구단지에는 인간유전자 정보를 활용,천연식물로부터 유용한 신소재를 찾아내는 탐색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바이오벤처 ‘UPI’가 있다.96년에 설립된 UPI는 20여명의 연구원들이 포진,신물질 기술과 바이오인포매틱스(생물정보학)의 선두주자로 떠올랐다. UPI는 최근 식물의 구성성분을 초고속으로 분리,DNA 등 유전자 정보에 적용시켜 질병치료 등의 효과가 발생하는 성분을 추출하는 첨단기술인 ‘파이토로직스(PhytoLogix)’를 개발했다.이 기술은 정확한 식물성분 분리 및 신물질 추출기간을 기존 10년에서 1년으로 단축시키는 등 기술 패러다임에 일대혁명을 가져올 전망이다. 신물질 기술개발은 그동안 1,000여종의 식물에서 탐색된 4만종의 성분요소를 분석,DB화해 온 그동안의 노력이 뒷받침됐다.앞으로 파이토로직스를 통해 얻어지는 추출물이나 유효성분,유전자 관계정보도 컴퓨터에 체계적인 정보로 축적된다.그동안 첨단기술을 통해 피부암 완화제 ‘임뮤노-10’과 천식치료제 ‘UP602’ 등 10여종에 이르는 제품을 생산했다. 이 회사의 스티브 온돌프 사장은 “바이오인포매틱스는 발전된 하나의 도구에 불과하다”면서 “앞으로 축적된 정보를 통해 신약 등 상품을 개발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UPI는 최근 한국의 바이오벤처인 ‘유니젠’과 제휴를 맺고,파이토로직스를 비롯한 모든 DB를 공유하기로 했다.유니젠의 이병훈(李秉薰) 사장은 “신기술 공유를 통해 국내 천연물 신물질 연구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면서“암치료 등에 효과있는 바이오 신소재를 개발,세계적인 바이오벤처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벼 유전자지도 초안 연내 완성. 인간게놈프로젝트의 연구결과 초안 발표를 계기로 식물유전자에 대한 해독작업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인간게놈 연구가 질병의예방·치료와 직결된다면 식물 및 농작물의 유전자 해독작업은 식물육종(품종개량)을 통해 인류가 처한 건강 식량 에너지 등의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 줄 수 있는 기초연구다.최근에는 식물의 다양한 대사기능을 활용,부가가치가 높은 신기능성 물질을 생산하는 생명산업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식물의 게놈연구는 인간게놈연구와 마찬가지로 유전자 대량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게놈지도를 완성한 뒤 각 유전자의 기능을 규명함으로써 산업적으로이용하게 된다. 식물 가운데 가장 연구가 진척된 것은 유전자 구조가 비교적 단순한 애기장대(학명 아라비돕시스).과학지 ‘사이언스’ 최신호에 따르면 미국 영국 등5개국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이달 말 애기장대의 1억2,000만 염기쌍 중 1억800만 염기쌍의 배열을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농작물 가운데서는 벼의 게놈에 대한 연구가 가장 활발하다.98년 2월 구성된 국제공동 컨소시엄에 의해 벼게놈해독 국제공동프로젝트(IRGSP)가 진행되고 있다.이와 별도로 지난 4월 미국 몬산토사는 벤처회사인 셀레온과 공동으로 주요 작물의 기능유전자 연구를 진행,‘인디카’ 벼의 유전자지도 초안을올해 안에 완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IRGSP에는 이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일본 외에 우리나라 중국 미국 인도 태국 유럽연합이 참여하고 있다.앞으로 10년간 2억달러의 연구자금을 들여 4억3,000만쌍의 염기로 구성된 벼 염색체 12개에 대한 염기서열을 완성할 계획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농업과학기술원의 은무영(殷茂永) 박사팀이 컨소시엄의 정식일원으로 참여해 벼의 1번 염색체 일부에 대한 해독을 진행하고 있다.일본이 1번과 6번,미국은 3·10·11번,영국과 캐나다가 2번,중국이 4번,태국이 9번,프랑스가 9번 염색체를 각각 담당한다. 은 박사는 “벼는 전세계 60억인구 가운데 30억명 이상을 먹여 살리는 주요 식량원”이라며 “식량 가운데 가장 염색체 사이즈가 작지만 과학적으로도영향력이 큰 모델이어서 연구의 가치가 크다”고 말한다. 예컨대 옥수수는 벼보다 6∼7배나 많은 염기쌍을 가지고 있지만 벼와 중복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다른 작물의 연구에 도움을줄 수 있다.은 박사팀이 최근 1번 염색체에서 밝혀낸 유전자 ‘RLG8’의 경우 밀에서만 나타나는녹병 유전자 ‘LRK10’과 유전자 구조가 거의 일치한다. 94년 이후 한국벼게놈연구프로그램을 수행,164개 벼 집단에 대한 데이터를보유하고 있는 은박사팀은 IRGSP에 참여하면서 9,000개의 발현유전자를 파악했다.IRGSP 진뱅크에 등록된 유전자 700개 가운데 192개가 은박사팀이 위치를 확인한 것이다. 함혜리기자 lotus@
  • MBC 새 월화드라마 ‘뜨거운‘ 주인공 명세빈

    “‘순수하다’는 지금의 이미지를 계속 지켜야 겠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새 배역을 잘 소화해 ‘연기 잘하는 탤런트’라는 말을 꼭 듣겠습니다” 오는 10일부터 시작되는 MBC 월화드라마 ‘뜨거운 것이 좋아’에서 주인공‘현미래’ 역을 맡아 4개월 만에 드라마에 출연하는 명세빈(24)의 다짐이다.“영화 북경반점에서도 이름이 미래였거든요.이 이름하고 유난히 인연이 많네요” 미래는 명세빈의 성격과는 전혀 다른 인물이다.아버지가 운영하는 카드 회사의 직원으로 고집이 세고 자기 잘난 맛에 산다.모든 남자들이 자기를 사랑할 것이라는 ‘착각’속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반면 정말 사랑에 빠질 때는순진한 철부지 아가씨이다. “처음에는 저와 미래의 성격이 너무 달라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지금은 재미있어요”라며 그녀는 환하게 웃는다.자신의 성격에 대해서는 “보수적이고내성적이지만 친한 사람에게는 털털한 편”이라고 자평한다. 벌써 TV에 데뷔한 지 3년째.드라마에 5차례 출연했고 모두 주연을 맡았다. 명세빈은 이번 드라마를 ‘연기 못하는배우’라는 꼬리표를 뗄 기회로 삼으려 한다.“전문적으로 연기를 배우지 못한 채 첫 드라마부터 주연으로 나와연기가 좀 모자랐던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번 드라마에서 명세빈은 ‘노출 연기’까지 응하는 열정을 보여줬다.지난달 15일 강원도 고성 바닷가에서 진행된 촬영에서 그녀는 상대역인 김명민과 유오성을 유혹하기 위해 비키니 차림으로 등장,처음으로 TV브라운관에 ‘속살’을 보여줬다.“꼭 필요하다면 노출 연기도 해야 하겠지만 가능하면 노출은 아끼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면서 “몸매 중에 가장 자신있는 곳은 목이고 얼굴에서는 코”라고 수줍게 밝히기도 했다. 명세빈은 연기력을 키우기 위해 배역이 결정되면 인물과 관련된 비디오와책을 많이 본다.이렇게 한 배역에 대해 집중하면서 행동과 대사의 톤을 결정한다.“등장 인물과 시청자가 일치감을 느끼고 인물에게 빠져들 수 있어야좋은 연기”라는 게 그녀의 연기관이다. 슬슬 결혼 적령기에 다가서고 있는 명세빈은 결혼 상대의 첫째 조건으로 ‘믿음이 가는 사람’을 내건다.자신을 맡길 수 있고 존경까지 할 수 있는 사람이면 더욱 좋겠다고 한다.그렇지만 일단 연예인은 사양이다.“제가 샘이많거든요.나만 좋아해야 하는데 연예인들은 그게 힘들 것 같아서요”라고 말한다. 앞으로도 계속 변신을 꾀하겠지만 갑작스러운 변화보다는 연기력을 다져나가면서 차차 바꾸고 싶어한다.영화도 기회가 닿는 대로 더 출연할 생각이다. 현재 대본 5∼6개를 받고 출연작을 엄선 중이다.원래 꿈이었던 디자이너에도언젠가는 도전해보고 싶다.차분해 보이는 외모와 달리 욕심이 크고 많다. 장택동기자 taecks@
  • 박찬호 멀고 먼 10승 고지

    ‘부담감을 떨쳐라’-.박찬호(LA 다저스)가 ‘아홉수 망령’에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박찬호는 5일 퀄컴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미국 프로야구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6이닝 동안 삼진 8개를 낚았으나 7안타를 맞고 6실점(5자책),2-7 패전의 멍에를 썼다. 지난달 19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까지 5연승을 달리며 9승을 챙긴 박찬호는 이후 보름 동안 3경기 연속 승수 추가에 실패했다.이로써 박찬호는 시즌 9승5패가 됐고 방어율도 4.17에서 4.34로 나빠졌다. 박찬호는 올시즌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제구력의 난조를 극복,한결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이를 바탕으로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가장 빠른 페이스로 9승을 쌓아 올시즌 대망의 20승 달성에 청신호를 밝혔었다. 그러나 9승 이후 하루빨리 4년 연속 ‘두자리 승수’를 올려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휩싸여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가며 제구력이 다시 흔들렸다. 지난달 24일 세인트루이스전과 29일 샌디에이고전에서 아쉽게 승수를 보태지 못하자 이번 경기가 상당한 부담으로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찬호의 이러한 부담감은 어처구니 없는 폭투로 표출됐다.1·2회를 깔끔하게 마무리한 박찬호는 팀이 2-0으로 앞섰음에도 불구,긴장된 모습을 감추지못한 채 폭투 2개를 던져 4회 한순간의 몰락을 자초했다. 박찬호의 폭투는 팀 타격이 터지지 않자 앞선 2점을 혼자 힘으로 지켜내야한다는 부담감에서 비롯됐고 역전을 허용하자 타자를 상대하는 집중력마저잃어버린 것으로 분석된다. 자신의 욕심과 주변의 기대에 대한 부담을 떨치기 위해서는 포수를 믿고 그의 사인대로만 공을 던지는 ‘무심투’가 오히려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조언한다. 또 자신이 7회까지 3∼4점으로 막는다면 다저스 타선이 그 이상 점수를 뽑아줄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야 여유를 찾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날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박찬호가 전반기 마지막 등판이 될 오는 10일 시애틀 메리너스와의 경기에서 ‘코리아 특급’의 위용을 되찾으며 전반기 10승을 일궈낼 것이라는 기대는 여전히 높다. 김민수기자 kimms@
  • [여성 선언] 아들에 피임교육 시키자

    얼마전 TV에서 ‘영아살해’라는 제목으로 화장실에 버려져 죽은 영아,쓰레기봉지에 담겨 한강에 버려진 영아 등 다양한 형태의 주검들을 보았다.더욱충격적인 점은 이런 사건의 당사자들이 단순한 성인 미혼모가 아니라 주로여중·여고생인 청소년들이라는 것이다.TV를 보는 내내 분노가 일었다.도대체 우리 부모들은,그리고 우리의 성교육은 무엇을 가르쳐 왔는가? 그 여학생들 주변의 어른들은 그동안 도대체 어디에 있었는가? 이런 사건들의 발생책임은 어느 누가 단독으로 질 수 있는 건 아니다.사회전체로 퍼져가는 성의 개방화·자유화 바람,이와 더불어 지하에서 번져가는음란 포르노물 혹은 원조교제 등의 각종 비정상적인 성관계,이런 현실의 분위기가 중·고등 학생들의 성의식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다.더욱이 성에 대한 자유로운 논의는 성인들의 차원에서는 점차 활성화되어 가고 있지만,중·고교생들에게는 여전히 닫힌 금지구역이며 전통적 성의식이 강요되고있다. 전통적인 남녀관계에서는 사랑과 결혼과 성이 일치될 때 가장 바람직하다. 그러나 사회의 현실적 분위기나 성문화가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는 상황에서청소년들의 성교육이 전통적인 이상 수준에만 머문다면 그 교육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이제 중·고교생의 성교육도 보다 현실적인 차원에서 구체적으로다음 두 가지 점을 꼭 넣어야 한다고 본다. 첫째 “피임을 해야 할 주체는 여학생이 아니라 남학생”이라는 점을 주지시켜야 한다는 것이다.기혼이건 미혼이건 성인들은 임신에 대비하는 의식이형성돼 있다.반면에 청소년들에게는 그런 의식도 미약하거니와 성관계가 대부분 분위기나 충동적인 욕구 등 때와 장소에 따라 우발적으로 이루어지는경우가 많다.이처럼 즉흥적인 성관계에서는 콘돔사용이 가장 효과적인 피임방법이다.따라서 성교육은 초기에서부터 “피임은 남자의 몫”,“피임을 할줄 아는 남자가 괜찮은 남자”라는 의식이 학생들 사이에 뿌리를 내리도록해주어야 한다. 이것은 학교만이 아니라 가정에서 어머니가 아들에게 가르쳐야 할 내용이기도 하다.모자간에 그런 대화가 서먹하다면 아버지를 통해서 말할 수도 있을것이다.그러나 여성피임의 어려움이나 미혼모의 문제에 조금은 더 잘 공감할수 있는 어머니의 설명이 더 설득력 있을 수 있다.어머니들이여,우리의 아들들에게 “피임은 남자가 하는 것”이라는 의식을 심어주자. 둘째,우리의 자녀들에게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만약 원하지 않는 임신이나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자신들을 “도와줄 사람은 누군가 반드시 있다”는 믿음을 심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실제로 대부분의 부모는 당황하고 분노하더라도 결국은 자식의 편에서 도움을 주고자 할 것이다.그래서 항상 부모와 상의하기만을 바란다.그러나 자녀들의 처지에서는 오히려 부모가 더 두려울 수도 있다.따라서 “꼭 부모가 아니어도 좋다”고 가르치라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도 이제는 미혼모를 위한 단체나 청소년을 위한 각종 상담소들이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이들은 책임추궁이 아니라 진정으로 도움을 주고자 하기 때문에 당황한 청소년들에게 합리적이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도움을제공해주고 있다.이런 단체들에 대한 홍보나 구체적인 안내도 평소에 꼭 필요한교육이다. 자식의 일이라고 해서 부모가 모든 것을 알아야 하고 문제해결을 해야 한다는 생각은 부모의 자만일 수도 있다.우리의 자녀들에게 발생한 문제는 부모의 일이기도 하지만 사회 전체의 일이기도 하다.따라서 청소년들에게 발생한문제는 그것이 무엇이건 이 사회의 어딘가에 “내 편에 서서 진정으로 도와줄 사람은 반드시 있다”는 믿음을 갖게 만들어주는 게 무엇보다 시급하다고본다. 김 성 옥 장안대교수·철학
  • 방글라데시 봉제분야 지원 장정숙씨

    한국국제협력단(KOICA·총재 閔形基)의 제 11기 해외봉사단 발단식이 30일서울 서초구 염곡동 국제협력연수센터에서 열렸다. 최근 2개월간 경기도 이천의 한국유네스코청년원에서 현지적응 훈련을 받은128명의 해외봉사단원들은 내달 중순 베트남을 비롯한 22개 개발도상국에 파견돼 봉사활동을 펼친다. 지난 90년부터 해외봉사활동과 무상원조를 펼쳐온 KOICA는 10년간 829명의해외 봉사단원을 각 개도국에 파견했으며,현재 212명이 23개국에서 활동 중이다. 이번에 봉제분야 지원을 위해 방글라데시에 파견되는 장정숙(張晶淑·여·31)씨는 “다소 두려운 마음은 있지만 봉사활동을 통해 파견국 발전에 도움을주고 개인적으로 나를 발견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다음은 장씨와 일문일답. ■지원 동기는 궁극적으로 인생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최빈국 방글라데시를 주저하지 않고 갈수 있는 것은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변화시킬 수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파견을 앞둔 심정은 20명의 현지인 지도관과 동료단원들과 생활하면서 파견국의 10분1 정도를 미리 경험한 것 같다.2개월의 훈련동안 세계로 한걸음한걸음 뻗어 나가고 있음을 느꼈다. ■국내훈련의 가장 큰 수확은 자신을 재발견하는 시간이었다.부족한 나를 받아들이고 인정하면서 남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가 훨씬 쉬워졌다. ■파견국에서는 무슨일을 하나 DYD(정부교육기관)에서 현지인들에게 의상에관한 모든 분야를 가르친다.서양복과 홈패션을 교육할 계획이다. ■귀국후 계획은 방글라데시는 이슬람 문화권이다.2년간 활동을 마친 후 특별한 경험이 필요한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 오일만기자 oilman@
  • 적십자회담 타결 실향민 표정

    금강산 남북적십자회담에서 8월 이산가족 방문단 교환과 9월 비전향 장기수 송환 문제가 합의된 30일 서울 종로구 구기동 이북5도청 ‘이산가족정보통합센터’에는 오전 9시부터 실향민들이 몰리기 시작,하루 종일 실향민들로붐볐다.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문의전화도 200여통이나 쇄도했다. 이산가족정보통합센터 직원 김은영(金恩英·23)씨는 “6·15 남북 공동선언 뒤 이산가족찾기 신청을 했던 실향민들로부터 ‘1차 방문에 나도 해당되는지’‘어떤 기준으로 방문자를 선별할 것인지’를 문의하는 전화가 빗발쳤다”고 말했다. 친척과 자녀 등 가족들의 손을 잡고 이북5도청을 방문한 실향민들은 끼리끼리 모여 이산가족찾기신청서를 작성하는 일을 도와주는 등 들뜬 모습이었다. 평남 개천군 출신 이영숙(李英淑·70·경기도 부천시 심곡동)씨는 “북녘땅을 밟을 수 있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면서 “북녘 고향 방문단을 100명으로 한다는 얘기가 들리는데 너무 적다”고 아쉬워했다. 비전향 장기수들이 모여 사는 서울 관악구 봉천6동 ‘만남의집’은 9월초희망자 전원이 북한에 송환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잔칫집처럼 들뜬 분위기였다. 61년 남파돼 32년 동안 복역하고 92년말 출소한 김석형(金錫亨·87)씨는 “하루빨리 고향 평북 덕천땅을 밟고 싶다”면서 “남북 자유왕래가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김씨는 “나보다 한 살 많은 아내도 분명히 살아 있을 것”이라면서 “북에 가서도 가족들과 조금이라도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위해 매일 냉수마찰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45년 동안 복역,세계 최장기수인 김선명(金善明·75)씨는 “71년 7·4 남북공동성명 발표 때도 고향을 방문할 수 있다는 기대를 했으나 30년이나 더 기다려야 했다”면서 “그러나 이번에는 남북정상이 직접 만나 합의한 것이니일이 잘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김씨는정원에 심은 쑥갓·들깨·상추 등에 물을 주면서 두근대는 마음을 가라앉혔다. 비전향 장기수들이 운영하는 ‘우리탕제원’에서 일하는 비전향 장기수 신인영(辛仁永·72)씨는 “늦게나마 우리 문제가 인도적 차원에서해결돼 다행”이라면서 “그리운 가족을 만날 날을 생각하면 가슴이 뭉클해진다”고 말했다.30년 동안 복역하고 98년 3월 출소한 신씨는 골수암을 앓고 있으나 희망에 찬 얼굴로 미소를 잃지 않았다.우리탕제원은 1일 30년 연하의 피아노강사 이지연씨(40)와 백년가약을 맺는 안학섭(安學燮·70·43년 복역)씨의결혼식까지 겹쳐 더욱 들뜬 분위기였다. 송한수 전영우기자 onek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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