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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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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주일의 아동도서/ ‘개똥이 그림책’, 방귀에 불이 붙을까요?

    ◆ 눈길끄는 그림책 시리즈. 공들여 만든 유아 그림책 시리즈가 두 편 나왔다. 눈길을 끄는 주인공은 보리출판사가 내놓은 ‘개똥이 그림책’ 50권과 사계절의 ‘친구와 함께 보는 그림동화 시리즈’12권이다.둘다 양보다는 토실토실한 주제를 실어 책을 펼치면 ‘알찬 과실’을 만난 느낌을 준다. ‘개똥이’는 방문 판매에 그치던 유아 그림책의 고전 ‘올챙이 그림책’을 전면 개정한 것이다.‘대안 교육’을몸으로 보여주는 윤구병 전 충북대 철학과 교수가 기획을맡아 내용에 대한 믿음을 더해준다. “어려서부터 생명을 존중하고 과학적으로 인식하고 자유롭고 평등한 공동체 속에서 더불어 살 것을 일러주겠다”는 기획자의 의도는 6개 주제에 실려 있다.‘감성 발달’과 ‘바른 습관’‘가치관 형성’‘인지 발달’‘통찰력형성’ 등이 각각 9권,‘자연 관찰’을 돕는 책이 5권이다. 또 곽영권 김영미 김이하 등 내로라하는 20명의 화가들이 수채화,유화,콜라주,인형 제작,부조,판화 등 저마다의 기법으로 다양한 그림을 보여줘 유아들의 ‘보는 폭’을넓혀준다.책마다 실린 ‘부모님께’코너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들려줄지 자상하게 안내한다.각권 4,500원. 한편 ‘친구와…’ 시리즈는 97년 출간된 이후 입소문으로 소수의 마니아층을 낳았다.가족 외의 사람들과 관계를맺기 시작하는 아이들에게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심어준다는 의도는 잔잔한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시끌벅적한 이야기보다는 잔잔한 일화로 ‘격려’‘믿음과 절제’‘우애’등의 따뜻한 메시지를 전했다. 이런 의도는 이번에 내놓은 4권에도 이어진다.8권은 공동의 적인 낚시꾼을 만나 협력하는 물고기들을 비유로 ‘관용과 화해’를 이야기한다.9권은 소심한 아이 둘이 서로의처지를 공감하는 과정을 통해 ‘나눔의 힘’을 공감시킨다. 이밖에도 ‘우정’‘유머와 상상력’의 중요성을 자연스럽게 몸으로 받아들이게 한다.1-8권 6,500원,9-12권 7,000원. 양이 많다보니 한꺼번에 살라치면 ‘얇은 가계부’가 떠오를지 모른다.‘걱정말라’는 듯 낱권 판매도 한다. ◆ 방귀에 불이 붙을까요? [김영환 과기장관/민음사]. 과학과 동시가 만났다.‘방귀에 불이 붙을까요?’(김영사)란 다소 우스꽝스러운 제목의 동시집은 과학과 동시의 첫 만남으로 우선 화제다.과학을 동심에 쉽게 스며들도록 동화나 만화의 옷을 입힌 적은 있지만 ‘동시집’으로 꾸미기엔 이번이 처음이기때문이다. 두 만남의 징검다리는 김영환 과학기술부 장관.치과의사와 과학정책의 수장이란 점에다 이미 시집 ‘지난 날의 꿈이 나를 밀고 간다’와 동시집 ‘똥 먹는 아빠’를 내놓기도 해 두 주제를 아우르기는 데 ‘맞춤’ 자격을 갖춘 셈. ‘세계의 과학자들’‘재미있는 과학현상’‘생활과 과학’‘자연과 과학’등 4개의 주제로 이뤄진 40여편의 동시속엔 저자 특유의 기발한 상상력이 번득인다.일식과 월식을 ‘달과 별의 숨바꼭질’로 비유하거나 뇌의 활동을 국무회의로 그리는 장면 등은 어려운 과학이 쏙쏙 들어오게한다. 한편의 동시마다 관련 분야 전문가들과 과학자들의 짧은‘과학 상식’을 곁들여 읽는 맛도 쏠쏠하다.최재천(서울대 생명과학부),황우석(서울대 농대 수의과),윤무부(경희대 생명과학부), 서유현(서울대의대) 교수 등이 눈높이를 낮춰 딱딱한 과학을 쉽게 이해하도록 돕고 있다.김 장관은 머릿말에서 “과학을 재미있고 즐겁게 얘기해줄 수 없을까 고민하다가 동시를 떠올렸다”면서 “시와 그림으로마음껏 펼쳐볼 수 있는 상상의 세계는 과학의 출발점이며가장 중요한 동기라는 데 착안했다”고 말한다.6,900원. 이종수기자
  • [사설] 아프간 공격과 우리가 할 일

    미국은 어제 새벽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과 군사시설및 테러 훈련캠프에 대한 보복공격을 개시했다. 앞으로도탈레반의 방공망과 핵심 군사 기반시설을 무력화하기 위해공습을 계속할 것이라고 한다.미국을 중심으로 한 영국 등다국적군의 공격에 대해 정부는 “대규모 테러에 대한 응징조치의 일환으로 정당한 것”이라며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도 특별담화를 통해 “미국을 비롯한국제사회의 행동은 정당한 것이며,전폭적인 지지와 함께 협력 의지를 거듭 밝힌다”면서 “테러는 어떤 명분으로도 용납될 수 없는 인류 공동의 적”이라고 천명했다. 사상 초유의 테러 참사 이후 국제사회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어려움을 겪어 왔다.보복 공격 또한 새로운 불안을 가져올 것이 불 보듯 하다.그러나 우리 정부와 국민들은 반문명적인 테러가 절대 용납돼서는 안된다는 차원에서 테러 응징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미국 등이 주도하는 보복공격이시작된 만큼 정부도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전투병 파견을제외한 단계별 지원에 만전을 다해야 할것이다.아울러 미국과 동맹국들은 이번 전쟁이 이슬람권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고 최대한 단기간에 전쟁이 마무리되도록하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미국은 텔레반의 지휘소,방공망,공항,군사시설 등 한정된 목표를 공격하고 있다고 밝힌대로 타격 목표를 선별해 민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해야 한다.이와 함께 아프간 난민들에 대한 인도적인 지원도 아끼지 말아야 한다.탈레반 당국도 국제사회의 한결같은반(反) 테러리즘 요구에 승복해 전쟁으로 인한 피해를 하루속히 줄여야 하며 결코 서구제국과 이슬람권의 전쟁 대결로몰아가서는 안될 것이다. 국제사회의 냉엄한 현실에 비추어 이번 전쟁이 우리에게미치는 영향은 결코 적지 않을 것이다.정부는 주도면밀한대응과 다각적인 외교로 어렵사리 닦아온 남북 관계가 이로인해 영향을 받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한·미 동맹 및 중국·러시아·일본 등 주변국과의 관계를 다지고,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지원을 얻어내는한편 테러와 무관한 이슬람권 국가들과의 우의도손상되지않도록 하는 슬기를 보여야 할 것이다.북한도 테러에 대한반대 입장을 천명한 만큼 우리의 대 테러 응징 지원을 빌미로 남북 관계에 부정적인 자세를 취하지는 않을 것이다.따라서 남북간에 예정된 이산가족 상봉,경제협력위원회 개최,장관급회담 등 남북교류를 차질없이 진행해 아프간 전쟁 등외부의 영향이 남북 관계에 미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국내적으로는 물샐 틈 없는 국방태세를 바탕으로 공항,항만,주요시설 등의 보안에 만전을 기하고,정치권 안정을 통해 국민 생활이 불안하지 않도록 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오늘 김 대통령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여야 영수회담을 갖게 된 것도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여야가 합심해 대처하고자 함일 것이다.여야는 국익과 민생을 담보하는생산적인 정치를 이끌어 나가기 바란다. 전쟁 상황의 전개에 따라 국내 금융·외환·물가·에너지등 모든 경제분야도 영향을 받을 것이다.수출이 줄어들고,물가도 불안할 것이며,원유 등 원자재 수급에도 차질을 빚게 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정부가경제·사회·안보분야 등에서 준 전시체제의 비상대책반을 가동하고 있지만 더욱 분발해 아프간 전쟁의 파장을 최소화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할것이다.국민들도 한반도가 안전한 생활터전이라는 믿음 아래 생업에 충실하고 근검절약하는 마음가짐을 다져야 한다. 위기는 기회일 수 있다.특히 이번 테러 응징 전쟁은 우리의외교 역량과 위기극복 자세,남북관계의 성숙된 모습, 국민들의 단결심 등을 점검하고 발전시키는 기회로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 [종교간 화해의 길] (3)다원주의와 ‘나’

    하나의 원처럼 완전한 평화 세계는 인류의 영원한 꿈인가?세계 초강국인 미국 뉴욕에서 비행기 테러가 일으킨 잿빛구름은 사라졌으나 이제 아프가니스탄에 전쟁의 시커먼 연기가 자욱하다. 국내외 전쟁으로 200만의 난민을 양산한 아프간은 ‘지옥’상태이고 팍스 아메리카나의 주인 격인 부시 미국 대통령은 “미국 편인지,테러범 편인지 선택하라”고 세계에 강요하고 있다. 인류공멸의 제3차 세계대전이 될지도 모를 이 전쟁의 원인은,미국의 이스라엘 편중지원,중동의 세계 기름창고 장악,방위산업체의 확장 야망,민족문제 등 복합적인 것으로 생각된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비유되는 이 ‘신 십자군’전쟁의 밑바닥 원인은 유대·그리스도교가 중심이 된 미국 자본주의의 무차별 공격에 대한 아랍·이슬람권의 종교문화적반발 보복으로 보인다.문명충돌이니,종교전쟁이니 천하대란이니 하는 말들이 이를 뒷받침한다. 본래 인간을 안심입명(安心立命)케 하는 종교는 진리의 바다로 평화롭게 흐르는 강물과 같다고 할 수 있다.그런데 진리에 도달하여 사랑을베풀던 종교의 창시자들이 죽고 그추종자들이 조직종교를 만들어 권력종교화한 다음에는 종교가 괴물이 되어 집단살인,폭력,사기 등으로 광기(狂氣)의도가니가 되고 ‘짐승들의 전쟁’ 모습을 보이곤 했다.종교에서 자기가 믿는다는 생각만으로 바른 믿음이 되는 것은아니다.그 믿는 내용이 참되고,마음에서 스스로 우러나오는 믿음만이 바른 믿음이다.더구나 믿음에 의심이 가면,완전한 믿음이 되지 못한다. 맹신과 광신이 겹치면 사람은 자주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권리조차 빼앗긴다.더구나 난세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악용한 종교적 사기꾼이 설쳐대는 경우가 많다. 인간에게 믿음은 필요하나,잘못 믿으면 안 믿는 것만 못하다.더욱 심각한 문제는 인류평화를 파괴하는 종교전쟁을 가져오는 일부 종교의 폐쇄적 배타성이다. 아프간의 탈레반 이슬람 정권은 세계 최대의 바미안 석불을 대포로 파괴했다.또 유대교·그리스도교·이슬람교의 공동성지인 예루살렘은 평화의 젖과 꿀이 흐르는 것이 아니라,끝없는 폭력과 살상으로 피가 흘러 새로운 중동전쟁을 가져온 진원지가 되었다. 종교의 백화점이라는 국내에서도 일부 목사 등이 단군왕검상의 목을 자르고 불상을 파손하기도 했다.이같은 독선적이고 배타적인 태도는 세계의 중방(中方)풍토에서 생긴 사상의 특성과 유일신 사상 등에 원인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풍토주의 법철학에서 세계를 세 지역으로 나눠 살펴보면,농경민족의 동방(東方)풍토는 그 이상으로 평화를 지향하고,상역(商易)민족의 서방풍토는 자유를 지향하지만,중동 유목민족의 중방풍토는 평등을 지향하면서도 일정지역에서 다른 민족을 죽이거나 내쫓아야 자기 민족이 그 땅을 차지하고살 수 있기 때문에 배타적 풍토가 역사적으로 생성되어 온것이다. 중방풍토에서 차례대로 생긴 유대교,그리스도교,이슬람교,코뮤니즘 등이 그런 경향을 보여왔다.특히 각 종교의 근본주의자는 더욱 배타적이다.유일신 사상은 자기가 믿는 종교의 신만이 유일절대하다는 것이다.유대교,그리스도교의 야훼신이나,이슬람교의 알라가 그런 예가 될 것이다. 이는 그 신을 믿는 사람에게 주관적으로는 좋을 수가 있으나,이를객관화하여 다른 종교인에게 강요하면 사회적 충돌이 있게 된다.내가 믿는 신과 종교가 소중하다면,다른 이의 신과 종교도 소중한 것으로 인정해야 사회평화가 유지된다. 종교적 진리에의 길은 등산에 비유할 수 있다.사람이 산밑에서 보면 보이는 범위가 작으나,산을 오를수록 커지며 산정상에 오르면 전체가 다 보이는 것과 같다.또 산 정상에오르는 길은 A코스,B코스,C코스 등 여러 가지가 있다.같은산인데도 동쪽에서 보면 서산,서쪽에서 보면 동산,남쪽에서 보면 북산,북쪽에서 보면 남산으로 그 이름도 다를 수가있다.종교도 마찬가지이다. 인간에게 늘상 문제가 되는 것은 지나친 욕심,잘못된 습성과 고정관념이다.사실상 신(神)의 개념들은 애매한 면이 있고,종교의 선택이 우연인 경우도 많다.종교적 신념이 잘못된 고정관념일 경우에는 고질병이 되고,그 고정관념이 혁명적으로 깨지는 아픔을 딛고 거듭나지 않으면 치유가 되지않는다. 이제 새 세기를 맞아 우리는 진리의 입장에서 모든 종교를새롭게 자리매김해야 한다.진리에 이른 성자라도 그 사람이 신앙대상이 되어선 안 되고,그가 가르친 진리가 신앙대상이 되어야 한다. 세계적 성자들이 가르친 방법론은 일치한다.명칭은 다를지라도 명상(瞑想,meditation)을 통하여 내가 없는 경지 즉무아경(無我境,Samadhi)에 이르는 것이다.이것이 진리요,진아(眞我)이며 얼나,알라,한생명,하느님,부처님이라 할 수있다.종교의 궁극적 진리를 추구하되 종교마다의 독자성을인정하고,타종교에도 구원이 있음을 수용하는 것이 종교다원주의이다. 각자의 종교적 아집을 버리고,평화를 향한 종교간 대화가필요한 까닭이다.로마 가톨릭 요한 바오로 2세는 공의회를통하여 교회밖에도 구원이 있다고 선언하였다. 종교적 다원주의는 인류가 배타적 절대주의에서 해방되어자유로워지는 길이다.이것이 안되는 경우를 고려하여 미국윌리암스 대학교 마크 테일러 신학교수는 신과 종교를 해체하자는 ‘해체신학’을 주장하기도 했다.종교 대신 수행봉사단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쟁은 사람의 마음에서 일어난다.이번 아프간 전쟁도 마찬가지이다.폭력은 폭력을 낳으며,미움은 미움으로 해결되지않는다.반성과 사랑과 자비만이 미움을 극복할 수 있다. 우리가 보복전쟁이라는 비극의 악순환을 막으려면 쌍방이한생명에 터잡은 열린 마음으로 ‘열린 민족’과‘열린 종교’를 확립하고,서로 살리는 상생(相生)과 평화의 구체적인 길을 찾아내야만 하겠다. 고준환 경기대 법학부 교수 '한생명 상생법' 저자. ■고준환교수는 언론인 출신. 1942년 경기도 화성 출신으로 유교적 풍토에서 자라나 초중고 시절 교회에 다니며 신앙생활을 시작한 뒤 대학에 들어가 불교와 신선도를 배웠다.초월명상(TM) 성취자 코스와 아바타(Avatar) 위저드 마스터 코스를 마쳤으며 심기신(心氣身)을 수련,사회에 봉사하는 신선도 삼공선원을 설립하기도 했다.새 세기 새 문명 대안으로 ‘한생명 상생체’를 제안하는 등 종교다원주의를 강력히 주장한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국민대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동아일보사 기자와 동아방송 PD로 재직하던 중 필화사건으로 투옥됐으며 동아일보 자유언론수호 투쟁위원회 위원으로 활약했다. 경기대 법정대학장,사법시험출제위원,국제거래법학회 이사와 함께 한국교수불자연합 창립회장을 역임했다.신선도 대표,국사찾기 협의회 부회장,민주통일복지 국민연합 회장직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성경엔 없다’를 비롯해 ‘한생명 상생법’(2000년 4월刊)과 역사서 ‘하나되는 한국사’‘가야를 알면 일본의 고대사를 안다’‘굼벵이의 꿈 매미의 노래’‘국제거래법론’ 등이 있다.종교에 관한 주요논문으로 ‘법화경에나타난 진리’‘단군성전 건립시비’‘백두산중심 통일정토 구현’ 등. ■고준환교수 저서 ‘성경엔 없다'. 성경연구와 종교다원주의 사상을 연결한 고 교수의 최근저서(7월 불지사刊).예수 탄생·결혼·인도 순례·십자가사건 등 지금까지 잘못 알려졌거나,밝혀지지 않은 새로운사실들을 추적한 예수 생애와 그리스도교의 역사에 관한 책이다.‘위대한 성자’로서의 예수의 전 생애를 복원하고 그리스도교 역사를 개관·비판하면서 예수 그리스도와 석가모니 붓다의 만남을 시도하고 있다. 고 교수는 책에서 인류의 문명종교인 그리스도교는 인간생활의 평안과 정신의발전에 큰 공헌을 해왔지만 역사적으로 시행착오와 과오도 많았음을 지적한다.특히 진리를 깨닫고 실천하여 사랑을 베풀던 창시자가 죽고 그를 추종하는 제자들이 조직종교를 만든 다음에는 추종자들의 진리에 대한오해와 조직을 통한 무리한 지배로 승자의 논리만을 나타내면서 권력종교화하여 창시자의 본래 가르침에서 멀어져 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러가지 이념에 가려있으면서 다른 존재로 왜곡된 예수의진실상이 그리스도교에서 새롭게 자리매김되어야 한다고 고 교수는 주장한다. 고 교수는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와 같은 성자들이 가르친 진리에 따라 ‘서로 살리는’ 사랑으로 봉사하여 행복한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진실을 알고 그리스도교의 역사적 실상을 파악하여 잘못된 것은 바로 잡아야한다”고 강조히고 있다. 김성호기자kimus@
  • [종교간 화해의 길] (1)왜 다원주의인가

    과연 종교는 배타적일 수 밖에 없는 것일까.미국 세계무역센터 테러참사가 미국의 친이스라엘정책에 대한 이슬람권의 보복이라는 해석이 제기되면서 종교의 충돌에 대한 우려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국내도 이런 종교의 마찰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만은 않다.비록 수위는 기독교와 이슬람권의 대립 등에비하면 훨씬 낮지만 간헐적으로 기독교와 불교의 다툼 등이있었다.이번 미국 테러참사를 계기로 종교의 상호화해를 돕기 위한 시리즈를 마련,매주 금요일마다 5차례에 걸쳐 연재한다.필자는 모두 종교다원주의를 추구하는 종교인과 학자등 전문가들이다. 뉴욕의 세계무역센터와 워싱턴의 펜타곤에 대한 자살 테러공격으로 전 세계가 경악하고 있다.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이테러의 배후로 미국은 이슬람권의 무장세력을 지목하고 보복을 다짐하고 있는 가운데 이 사건이 기독교권과 이슬람권의문명충돌로 발전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있다.실제로 이번 사태가 문명충돌의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면서 문명충돌을 입증하기 위해 여러 사례들을 나열하는사람들은 많지만 문명의 공존과 대화를 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들이나 단체들은 그리 많지 않다. 또한 문명의 충돌을 넘어 문명간의 대화를 시도하는 사람들조차도 그러한 노력을 하는 과정에서 종종 이슬람권을 이해하지 못해 당황하고 있거나 서구적 시각으로 이슬람권을 해석하여 대화가 다시 충돌로 이어지는 우를 범하고 있다.따라서 이제 우리는 세계평화를 위한 진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하는 때이기도 하다. 냉전의 시대가 종언을 고하자 새로운 21세기는 문화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한다.인류를 분열시키고 분쟁의 원인이 되는 것은 이제 이데올로기가 아니고 문화라고 하면서 문명 충돌론·공존론·문명 패러다임 등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지금 세계 곳곳에 문화적 갈등이 존재한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그 문화적 갈등의 원인이 종교라고 하는 대목에서 우리는 종교와 문화의 관계 및 새문화에 대해다시한번 생각하게 된다.어느 사회든 문화적 공감대,사회통합의 기능을 해온 것은 종교였다.그러나 문명과 문명이 만날 경우 종교에서 그런 것을 찾기는 힘들다. 종교철학자인 틸리히는 “종교는 문화의 실체이고,문화는 종교의 형식이다” 라고 하면서 종교란 궁극적 관심의 상태로서,이러한 상태가 문화 “안”에서 발생하면서도 그 문화 안에 갇히지 않고 도리어 문화를 규제하고 이끈다고 하였다.이는 종교가 한 문화의 중심적인 가치를 반영하면서도 그 문화를 근저에서부터 규제하고 이끌어 가는 변혁적인 요소로 작용한다는 것이다.그런 점에서 종교는 문화를 문화되게 해주고,문화에 의미를 주는 실체이며,문화는 종교적 관심이 그자신을 표현하는 형식의 총체라고 그는 본 것이다.종교는 문화에 무조건적인 의미를 제공해주면서도,바로 그 문화라는그릇을 통해서만 자신을 드러내고 보여준다는 말이다.그러므로 인류에게는 종교들에 따른 문화적 다양성과 차별성이 나타나게 마련이다. 그러나 이 문화적 다양성과 차별성을 묶어줄 수 있는 통합원리 아니 적어도 인류의 많은 수가 공감하는 그 무엇을 찾기가 쉽지 않다.오히려 이 종교문화권들은 서로 섞여있으면서갈등과 대립을 반복하고 있다.이러한 현상은 자기중심주의,자기집단우월주의,더 나아가 호교론적 배타주의의 결과이다. 최근에는 사회의 다양성에 부응하여 대화한다면서 유화적인태도를 보이기도 하지만,자기 종교 안으로 돌아서는 순간 호교적인 태도로 바뀌어 대화보다는 무관심으로,다원주의보다는 배타주의 내지는 자기우월주의로,이타주의보다는 이기주의로 무장한다.서로를 이해하고 인정해주는 자세나 상호 공통된 것을 창조하려는 노력을 볼 수 없다. 어떤 종교인이든 자신들 종교의 보편 타당성을 주장한다.그러나 종교인의 수가 비 종교인의 수를 능가하는 오늘날에도사회적 무질서는 여전하다.조화와 평화보다는 갈등과 긴장이 더 많고 이번 미국에서의 테러와 같은 전쟁과 폭력이 끊이지 않고 있다.이것은 모든 종교들에서 아무리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사랑과 평화,자비의 가르침을 선포한다 해도,정작 종교인들은 그것을 자기 중심적으로만 해석하고 받아들이기 때문이다.즉 현실적인 종교의 세계에서는 보편적인 판단,보편적인 기준이 없다는 의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종교들은 보편성을 주장한다.그러나 모두가 자기중심적으로만 보편성을 주장하는 까닭에,보편성이라는 이름 하에 특수성간의 대립만 낳는 모양이 된 것이다.종교들의 보편성 주장은 사실상 한번도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진 적이 없는 특수한 주장들일 뿐인 셈이다.그러다 보니원래의 가르침과는 모순되게도,현실적으로 가장 보편적이지못한 곳이 바로 종교의 세계가 되고 말았다. 우리가 우리의 믿음이 진리라는 사실을 아무리 굳건히 지킨다 해도 세상에는 다른 종교가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된다. 그러면 그 종교의 표현형식으로 나타난 다른 문화와 문명도인정할 수 있다.이것을 인정 안 할 경우 인류에게는 이번 미국에서의 테러 사건과 같은 전쟁과 갈등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 전쟁과 갈등은 종교의 테두리 안에서는 존재할 수 없다 왜냐하면 모든 종교들이 사랑과 평화,자비 등을 이야기하기 때문이다.그러므로 우리가 여기서 생각해야 할 것은 문명의 충돌이던 종교의 충돌이던 간에 사람을 죽이는 행위는 그 이유가 어떻든 간에 절대 정당화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행위는 흑·백,나·너,친구·적으로 나누는 이분법에 의한 사고로 인해 발생하는 결과이다 즉 자기 중심적인 보편성 주장의 결과이다.나와 너가 아닌 우리의 개념이 없는것이다.즉 인류 대가족의 개념이 없는 것이다.종교와 사상과 이념이 다르다고 사람을 죽이는 것은 절대 정당화 될 수 없으며 또한 다툼의 원인도 될 수 없다.오히려 이러한 사상과종교,이념들은 서로 동의할 수 있는 절대 기준을 세워 상호이해하여야 한다. 지금의 세계는 힘에 의한 세계평화를 강조하고 있다.힘만이오로지 평화를 유지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그러나 힘만으로는 세계평화를 유지시킬 수 없다는 것을 이번 미국의 테러사건을 보고 느낄 수 있다.테러에 대한 보복은 테러를 근절시킬 수 없다. 왜냐하면 그것은 테러의 끝이 아닌 새로운 분쟁과 갈등,전쟁의 시작일 뿐이기 때문이다.다양한 종교들이 공존하는 세계에서 문명이란 무엇인가? 문명의 공존과 대화에 대한 새로운 이해가 요청되는 시대이며 이를 실천하기 위하여 평화에 대한 봉사와 희생과 인내가 절실하고 시급한 시대이다. ▲이원삼 선문대학교 객원교수 이슬람 문화연구소 소장. ■‘이원삼 교수’ 국내 첫 중동서 이슬람 박사학위. 1958년 경기도 수원생.명지대 아랍어과를 졸업한뒤 카타르국립대 이슬람법대에서 학사를 다시 취득했으며 모로코 무하마드 Ⅴ대에서 이슬람사상과 신학으로 석·박사학위를 받아,한국인 최초로 국내대학 졸업후 중동국가에서 학사부터 박사학위를 취득한 이슬람 전문가다.사우디아라비아 알-이맘 무하마드 이븐 사우드 이슬람대 초빙교수를 역임했고 한국중동학회,한국이슬람학회 이사를 거쳐 현재 선문대 객원교수겸한국이슬람문화연구소장으로 재직 중이다.주요 논문은 ‘아랍소수민족 종파분포도 연구’‘걸프연안국들에서의 소수민족과 이슬람운동’‘이슬람법의 현황’‘이슬람 입법사상의비교연구’ 등이며 저서로는 ‘이슬람’‘문화론 하나’‘이슬람법사상’ 등이 있다. ■서방세계주도 ‘이슬람인식’ 뒤집어. 이원삼 교수의 대표적인 저서중 최근 출간,베스트셀러가 된‘이슬람’(청아출판사)은 이슬람문화를 총체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지금까지 나온 이슬람 관련 저서들과는 크게 차별화된 대중서로 평가된다.이슬람 문화권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소장학자들이 2년여간의 공을 들인 끝에 빛을 보게 됐다.필자는 이 교수외에 이희수(한양대 교수)신양섭(페르시아 문학 연구)연규석(앙카라대 객원교수)유왕종(중동정치 연구)최진영(요르단대 교환교수)이종화(안달루스 문학 연구)황의갑(이슬람학 연구)장경오(아랍문학사 연구)황병하(조선대 아랍학과 교수)제대식(성심외대 말레이인도네시아 통상학과 조교수)김중관(명지대 투자정보대학원 국제경영학과 겸임부교수) 등 12인. 부제 ‘이슬람 문명 올바로 이해하기’가 말하듯 이 책은 서방세계에 의해 주도돼온 ‘이슬람 인식’을 철저하게 뒤집는다.흔히 낙후된 문명,또는 원리주의가 지배하는 과격한 문화 정도로 이해되고 있는 이슬람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영역에서 철저하게 파헤친다.이가운데 ‘한 손에 칼,한 손에 꾸란’‘이슬람 세계의 현실,갈등과 조화’ 등의 큰 카테고리 아래 정리한 이교수의 글 10여편은 종교다원주의에 바탕을 두고 있다. ‘한 손에 칼,한 손에 꾸란’이란 글에서 이교수는 “일찍이 서구인들은 무슬림들에 의한 정복사업을 소위 ‘한손에 칼한 손에 꾸란’이란 표현을 사용하여 이슬람의 호전성과 종교의 강압적 전파를 설명했으나 이는 이교도에 대한 적개심과 확산되는 이슬람 세력에 대한 위기감에서 만들어낸 용어에 지나지 않는다”고 못박는다.무력에 의한 이슬람 전파에대한 어떠한 흔적도 꾸란에서 발견할 수 없고 오히려 꾸란은 ‘종교에는 어떠한 강요도 있을 수 없다’는 원칙을 담고있다고 주장한다.그는 또 “이슬람이 발생한지 100년도 안된 짧은 시간에 전 세계를 점령할 수 있었던 것은 칼이 아니라 여러 사상과 문화를 수용하고자 했던 융화력과 관용성 때문”이라고 강조한다.그는 ‘제3세계 문화 바로읽기와 우리의자세’에서 “이슬람 세계는 인류가 처음으로 문명을 일구어낸 땅이고 다양한 이념들이 함께 하는 경험을 오랜 역사를통해 축적해간 공존의 현장이었다”면서 “우리 자신이 제3세계의 일원으로 피지배의 아픈 경험을 수없이 반복해 왔음에도 스스로 우리를 괴롭혔던 사람들의 방식대로 사고하고행동하는 모순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한다. 김성호기자 kimus@
  • 초경량비행기 탑승기

    노랗게 익어가는 들판이 내 발아래 펼쳐진다.날로 푸르름을 더해가는 가을 하늘 속으로 비상하는 기분이 짜릿하기 그지 없다. 26일 경기도 안산시 시화호를 찾았다.바닷바람을 맞아 한창 짙푸른 향을 내뱉고 있는 송산면 포도밭을 지나 시화호가건너다보이는 어섬에 닿았다. 꼭 물고기 모양을 닮았다는 이 섬 개활지 한 가운데 활주로가 보인다.단출한 모양의 초경량 비행기가 여럿 서 있다.저게 하늘을 어떻게 날까 싶은데 요란한 굉음을 내며 달리기시작한다.좌우날개가 흔들릴 정도여서 겁이 덜컥 난다. “이러다 혹시…” 이 비행체는 아무래도 믿음이 안가는군.몸체와 날개길이를다 합해보아야 6∼10m.높이 1.5∼2m,세발자전거 만한 바퀴,휘발유 38ℓ의 연료,고도계·속도계 등 고작 3∼5개의 계기판을 갖춘 이 ‘꼬마 비행기’. 동체가 떠오르자 시화호가 점점 작아진다.조종스틱을 잡은에어로피아(www.aeropia.co.kr) 손상기(27)교관은 고도 500피트까지 올라가자 기수를 급선회한다.안산 시화공단이 가까워지고 그 옆으로 시화방조제가 시야에 들어온다.송산면 쪽의 포도밭도 내려다보이는 게 마치 평화로운 한폭의 그림을대하는 것 같다. 조그만 포구에선 한 어민 부부가 배에서 무언가를 부리다비행기를 쳐다보고 손을 흔든다. “들은 대로 시화호 물이 참 더럽군요” 굉음을 막기 위해쓴 헤드셋을 통해 손 교관에게 말을 건네자 그는 “아니오. 여기선 여름철 바지락을 캘 정도로 깨끗한 편이에요.갯벌이라서 흐려보이는 겁니다.저쪽 공단쪽이 훨씬 심해요”라고설명한다. 보통 여객기를 탈때 겨우 창문틈으로 내다보던 하늘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하늘이 열린다.개벽이란 이런 느낌일까. “바이킹 탈 줄 아세요” 어느 정도 비행에 익숙해지자 손교관이 말을 건넨다.“그럼요” 대답이 끝나기 무섭게 조종스틱을 앞으로 갑작스레 숙여 급하강했다.정말 바이킹 타는것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의 스릴이 몰려온다.손 교관은 저녁노을이 참 아름답다며 다음에는 그때를 맞춰 오라고 권한다. 이렇게 시화호 섬들과 바다,산들을 돌아보는 데 15분 정도가 걸렸다.그리고 엔진을 끈 채 서서히 활강해 개활지 표면에 내려앉는다. 이런 짜릿한 비행체험에 커다란 비용이 드는 것은 아니다. 무게 225㎏ 이하의 2인승으로 작고 단순하기 때문에 조종이쉬운 초경량 비행기는 보통 2,000만∼9,000만원까지 나간다. 5분짜리 맛뵈기 비행은 3만원이면 충분하고 1시간 짜리는 10만원 가량 받는다. 프로펠러 동력을 이용해 시속 100∼200㎞까지 날 수 있는초경량 비행기는 엔진이 꺼지면 날개만의 양력을 이용해 활공이 가능해 불시착이 가능하다. 보통 반경 2∼5㎞의 허용된 공역(公域)만을 비행한다.이곳화성 어섬 말고도 송도 안산 일산 제천 대천 아산 등 전국 20여곳을 찾으면 맛뵈기 비행을 즐길 수 있다. 안산 임병선기자 bsnim@. ■ULM 이틀정도 배우면 조종가능. 초경량 항공기는 일반 프로펠러 비행기처럼 생긴 ULP(Ultra Light Plane)와 행글라이더에 모터 엔진만 장착시킨 ULM(Ultra Light Motor) 두가지로 나뉜다.앞엣것은 한층 안정적인비행이 가능하지만 해체가 불가능하다.조종술을 익히려면 뒤엣것보다 시간이 더 걸린다.뒤엣것은 조립과 해체가 가능하고 행글라이더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이틀 정도 바지런히 배우면 조종할 수 있다. 교육방법 역시 크게 두가지.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단독비행 훈련과 지난 98년부터 선보이기 시작한 ‘맛뵈기비행’.앞엣것은 조종사 면허시험 통과를 목표로 ULP를 중심으로 3개월동안 항공관련법,기상,조종술 등을 익히게 한다. 이럴 경우 비용은 200만∼300만원 정도가 든다. 뒷엣것은 3만∼5만원의 저렴한 비용을 지불하고 간단한 교육을 받은 뒤 조종석 옆에 앉아 체험비행을 즐기는 것으로청소년들이 주로 이용한다.에어로피아 이규익 대표는 “정회원 60명 정도가 매주 또는 격주 이곳을 찾아 나만의 세계를즐긴다”며 “아무리 손기술이 없는 분이라도 20∼25시간 정도만 익히면 혼자서 마음껏 창공을 날 수 있다”고 말한다. 한국경항공협회(www.k-maa.org)를 통해 보험회사에 가입한업체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초속 10m이상의 바람이 불거나 창공에서 돌풍이 발생하는경우,해무나 안개가 밀려와 시계 전방이 4㎞미만일 때 비나눈이 많이 내려 활주로 노면이 심하게 질척거릴 때는 무조건 비행을 포기해야 한다.상하좌우 방향의 조종 스틱과 가속기만 조작하면 창공을 쉽게 날 수 있지만 풍향 풍속 안개 등자연현상을 충분히 주시해야 한다고 이대표는 조언한다. 임병선기자
  • 면목7동 주민들 ‘온정의 쌀’ 전달

    “비록 필요를 다 충족시키지는 못하지만 누군가 함께 있다는 믿음만은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25일 오후 3시 중랑구 면목7동 용마새마을금고 회의실.200여명의 주민이 모인 가운데 뜻깊은 쌀전달식이 열렸다. 행사는 면목7동 주민자치위원회(위원장 이준우,상임고문성백진)가 주변 어려운 이웃들에게 한가위를 앞두고 사랑을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 자치위원회는 주민들에게 십시일반 모은 성금으로 20㎏들이 쌀 145포대를 구입,이날 어려운 이웃들에게 모두 전달했다.수혜자들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혜택도 못받는 틈새주민이 대부분이었다. 행사를 주선한 성백진 구의원은 “계속된 불황으로 어려운 이웃들의 추석나기가 더 힘들겠다 싶어 올해는 예년보다수혜대상을 늘렸다”며 “어렵더라도 이웃이 있다는 믿음을 갖고 당당하게 생활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
  • 전문가 대담/ 이슬람은 과연 호전적인가

    과연 이슬람문화는 호전적인가.흔히 이슬람하면 ‘한손엔 코란을,한손에 칼을’ 들고 있는 전투적인 이미지를 떠올린다. 이런 선입관은 지난 11일 미국 뉴욕테러 참사가 이슬람과격테러리스트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면서 더욱 굳어지고 있다.이에 따라 이슬람과 기독교의 ‘문명 충돌’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최영길 명지대 아랍학과 교수와 정무삼 전 바레인 대사(이슬람학박사) 등 이슬람문화 전문가의 대담을 통해 이슬람문화의 실체가 무엇인지 살펴본다. [최영길 명지대 아랍학과교수] 테러사건이 발생한 후 처음‘성전(聖戰)’을 언급한 곳은 바로 서방 언론들로,이런 식으로 유도하는 것이 바로 문제입니다.왜냐하면 이것이 소위‘문명충돌’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예컨대 기독교 신자들이 테러를 할 경우 기독교의 성전이라고 부르지않습니다.유독 이슬람의 테러행위만 ‘성전’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이슬람민들을 붕괴시키는 행위나 마찬가지입니다.이슬람의 핵심인 ‘코란’은 타집단에 대한 공격자를 죄인으로 규정하고 있기때문에 이슬람은 근본적으로 테러를 부정하고 있습니다.따라서 이번 테러의 장본인들은 이슬람 원리주의나 근본주의에서는 완전히 벗어난 사람들입니다.그런데 언론에서 자꾸 이슬람 과격분자들의 행위라고 매도하면서 이슬람민들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정무삼 전 바레인대사] 이번 사건은 테러사건 자체로 다뤄야지 마치 이슬람민 전체가 테러리스트인 것 처럼 매도하고있는 것은 잘못된 보도입니다.특히 테러사건의 범인이 아직도 불명확한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언론들이 이슬람민들은 마치 폭력을 좋아하는 족속처럼 보도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서방언론들은 다른 테러사건에서는 범인의 종교를 거론치 않으면서도 아랍권의 테러사건에서만 ‘이슬람’이라는 특정종교를 거론하고 있습니다. [최 교수] ‘성전’얘기를 좀더 자세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코란에서는 ‘성전’을 네가지 형태로 언급하고 있습니다.첫째,술·돈 등 사회적 유혹에 대한 스스로의 싸움 둘째,도덕·윤리적으로 타락한 사회·국가와의 싸움 세째,침략자에 대한 방어적 싸움 네째,무신론자에게 신을 믿도록 하는노력 등입니다.그럼에도 서방언론들이 이슬람민들이 자행하는 테러만을 ‘성전’이라고 일방적으로 편파보도하는 것은대단히 문제라고 봅니다.‘성전’을 의미하는 이슬람어의 ‘지하드’는 원래 코란의 규율을 지키려고 노력하다,또는 노력하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정 전대사] 일반적으로 이슬람민들은 믿음과 행동이 평행(일치)을 이루는 편입니다.이들의 행동을 두고 과격집단으로해석하는 것은 적절치 못합니다.또 이번 사건에서 이슬람 사람들이 테러의 장본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것은 그렇다고 쳐도 그들의 국적은 정확히 보도해야 한다고 봅니다.예를 들어 사우디출신,이집트 사람 등,즉 국가단위로 서술해야함에도불구하고 유독 이 지역출신들이 일으킨 테러는 항상 이슬람으로 묘사,이슬람민 전체를 매도하고 있습니다.이슬람과 타문명과의 갈등은 서방언론이 증폭시킨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최 교수] 이슬람과 기독교문명과의 갈등은 문화적 차이에서 비롯한 면도 적지 않습니다.우선 기독교의 성경은 한마디로 ‘의미는 신,자구해석은 인간의 몫’으로 규정하고 있다고볼 수 있습니다.반면 이슬람의 코란은 ‘의미도,자구해석도신의 것’으로 규정하고 있어 근본적으로 인간의 개입을 차단하고 있습니다.코란이 기록된지 140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이슬람 신앙의 공통언어로 조금의 변화도 없이 원전대로 전승돼 오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기독교문화가 개방적이라면,이슬람문화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이며 개방속도도아주 더딘 편입니다. [정 전대사] 저는 이번 테러사건이 헌팅턴 교수의 ‘문명충돌론’ 차원보다는 미국의 오만함에 대한 ‘응징’차원에서비롯됐다고 봅니다.테러범들의 배후인물로 지목되고 있는 오사마 빈 라덴은 지난 1979년 소련이 아프간을 침공했을 때미국을 도와 소련의 팽창정책을 막는데 앞장선 사람입니다. 이들은 소련 퇴각후 미국이 팔레스타인문제까지 원만히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후 미국은 이들의 기대와는 정반대의 길을 걸었습니다.미국의 과도한 친이스라엘 정책,회교권내 보수적 지도자들에 대한 지원 등이 이들의 불만을 샀다고 볼 수 있습니다.다분히 정치적인 사안인 셈이죠. [최 교수] 저 역시 이번 사건을 ‘문명충돌’의 차원에서 보지 않습니다.기독교의 성경은 ‘아담과 하와’의 ‘원죄설’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이슬람의 코란은 이를 인간의 망각과 그로인한 실수로 규정합니다.즉 기독교와 이슬람은 각자 해석의 차이를 갖고 있습니다.흔히 과격분자로 묘사되는 원리주의자 또는 근본주의자는 코란의 테두리 안에서 자신들의삶을 해석하고 소화하려는 원칙주의자들로서 초기 이슬람의공동선으로 돌아가자고 주장하는 집단입니다.이들은 코란이세속화되어가는 국가에 대해 ‘성전’을 주장하고 있는데 이것이 종종 테러리즘으로 비쳐지곤 합니다.이번 미국에서의테러는 이슬람민들의 가슴속에 가득찬 이슬람문화를 내세워국민들의 호응을 얻고자하는 테러분자들의 소행으로 보는 것이 적절합니다. [정 전대사] 가정마다 가훈이 있듯이 코란은 이슬람권의 통치이념이자 정치·사회·문화·종교·사상의 근원입니다.사우디나 이란에서는 코란이 바로 헌법에 해당되므로 이를 지키지 않으면 구속되기도 합니다.코란을 성경이나 불경처럼보는 것이 문제입니다.이번 테러를 안중근 의사가 이토히로부미를 처단한 사건에 비춰 예를 들 경우 언론은 이토의 피해상황만 보도할 뿐 안의사가 왜 이토를 처단했는지에 대한설명은 전연 하지않고 있는 셈입니다. [최 교수] 이는 언론의 이슬람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한 측면이 크다고 봅니다.얼마전 한 국내방송은 메가와티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취임식에서 ‘코란에 손을 얹고’ 취임선서를했다고 보도했는데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이슬람권에서는 코란은 경배의 대상이므로 반드시 머리 위에 얹습니다.문명간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상호이해와 존중이 무엇보다선행돼야 한다고 봅니다. 정리 정운현기자 jwh59@
  • 신간 맛보기

    ◆문둥이 성자 다미안(가반 도우즈 지음,강현주 옮김,바다출판사 펴냄)=“1889년 4월15일 월요일 아침 8시.다미안 신부는 마흔 아홉의 나이로 숨을 거두었다.25년 동안 로마 가톨릭 교회의 신부로,그 중 16년은 나환자들이 사는 교구의주임사제로,그리고 4년 동안은 나환자로 고통받다가,결국죽음을 맞이했다”. ‘문둥이 성자’로 불리는 다이안신부의 일대기를 다룬 책. 하와이에서 나병환자들을 격리 수용한 칼라와오리에 기도서 한 권만 달랑 들고 나환자들의 목수이자 벽돌공,농부,제빵사,의사,간호사로서 살아간 거룩한 자취를 그리고 있다.나병에 걸린 것을 알면서도 담담하게,그리고 즐겁게 봉사를이어가는 대목을 담았다.단순한 생애 조명에 머물지 않아당대의 사회·문화사를 읽는 맛도 있다.9,000원. ◆20세기 한국의 야만 2(참여사회연구소 기획,이병천·이광일편,일빛 펴냄)= ‘진정한 역사세우기’를 내걸고 20세기의 폭력과 야만의 역사를 추적해온 기획의 두번째 결산.일제시대부터 1960년까지를 다룬 1권에 이어 박정희정권의 등장 이후 ‘국민의 정부’까지의 얼룩을 까발리고 있다. 먼저 베트남 참전과 민간인 학살을 들춘다.‘왜 한국군이있어야 했는가’란 질문을 통해 ‘멈춘 이성’을 돌이켜보게 한다.이어 ‘김대중 납치사건’은 59년의 ‘조봉암 사형’과 연결시키면서 냉전분단체제의 허실을 보여준다.용공조작은 ‘인혁당 사건’에서 극에 달한다.자본주의의 본질‘계급 모순’을 건드린 전태일 분신과 YH노동조합 투쟁 등을 논한 뒤 저자들의 날카로운 시선은 ‘분신 정국’과 의문사 등으로 이어진다.1만4,000원. ◆아미쉬(린다 에겐스 지음,조연숙 옮김,다지리 펴냄)= 21세기의 길목에서 18세기의 삶을 고집하고 있는 곳이 있다.텔레비전과 라디오는 커녕 전기도 없다.자동차는 물론 필요없다.미국 땅에 살면서도 대통령 선거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북미 전역에 흩어져 공동체를 이루며 사는 아미쉬인들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았다. 지난 86년부터 이들을 방문하면서 글을 써온 지은이도 반은 아미쉬인이 된듯 따뜻한 시선이 들어 있다.지은이는 “그들에게서 배운 것은 겸허”라면서 “그것은 현대문명이아무리 편리해도 그것이 가족과 공동체에 해를 끼친다면 과감히 거부하는 의지”라고 말한다.뒤돌아 볼 줄 모르는 시대에 아미쉬인들의 “느리게 살아가는 삶과 열린 마음으로믿음을 주는,웃는 얼굴”을 만나보면 어떨까.8,000원
  • [씨줄날줄] ‘확신 인간’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은 14세기 서양인들로서는믿기 힘든,허풍으로 가득 찬 ‘소설’이었다.거기에 실린이야기 중 하나가 ‘산(山)의 장로’에 관한 것이다.중동어느 지역의 산꼭대기 성채에는 예언가로 불리는 노인이있다.그는 온갖 기화요초가 우거지고 포도주와 우유가 냇물처럼 흐르며 아름다운 무희들이 득실거리는 ‘낙원’에산다.그 ‘산의 장로’는 청년들을 마약에 중독시켜 낙원에 데려와서는 온갖 향락을 제공한 뒤 암살 지령을 내린다. 성공하면 낙원에서 영생을 누리게 해준다는 조건으로…. 이 이야기의 토대는 사실이다.‘산의 장로’이름은 하산빈 사바흐,그의 성채는 이란 엘부르즈 산맥의 바위 꼭대기에 있는 알라무트(독수리의 집)였다.이슬람의 한 분파인이스마일파에 속한 하산은 왕조 내부의 권력투쟁에 끼었다가 실패하고 외국을 떠돈다.40대 후반 고국 페르시아로 돌아온 그는 많은 사람들을 개종시켜 신도로 거느린다.1090년 알라무트 성채를 손에 넣은 뒤 암살단을 조직해 국내외적들을 암살한다.암살자를 뜻하는 영어 어새신(assassin)은 그들이 사용했다는 대마초 하사시(hasash)에서 나왔다고 한다. ‘산의 장로’이야기에서 현대 테러리즘의 원형을 찾은이는 영국의 작가 콜린 윌슨이었다.24살에 ‘아웃사이더’를 발표해 세계적 명성을 얻은 윌슨은 또다른 저서 ‘잔혹(원제 A Criminal History of Mankind)’에서 “하산의 암살집단이야말로 역사상 최초의 테러리스트”라고 단정했다. 윌슨은 하산의 부하들이 마약에 취하거나 낙원에서 영생을 얻고자 목숨을 바쳤다고는 믿지 않았다.그들이 미치광이도 아니라고 보았다.오히려 지적 능력과 굳은 의지,진지한 이상을 품은 비범한 인간들이라고 판단했다.문제는 자신이 옳다고 확신하기에 반대자는 죽어 마땅하다고 믿는다는 데 있다는 것이다.윌슨은 이들에게 ‘확신 인간’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테러리스트들이 여객기를 몰고 건물에 부딪쳐 자폭한 미국의 대참사를 보면 윌슨이 정의한 ‘확신 인간’의 모습이 그대로 떠올라 전율을 느끼게 된다.그렇다면 ‘확신 인간’은 목적을 이룰 수 있을까?윌슨은 “남몰래 숨어들어암살하는 인간은 독사·독거미처럼 과장된 공포를 불러일으킬 뿐 믿음을 얻지 못하기에 목적을 달성하려는 희망은포기해야 한다”고 설파했다. 이용원 논설위원ywyi@
  • [굄돌] 보이지 않는것의 가치

    미국에서 약 10년 동안 방송중인 드라마 ‘Diagnosis Murder’(살인 판정)로 이야기를 열어보자.‘메리 포핀스’로 유명한 딕 반 다이크와 그의 아들인 배리 반 다이크가 극중에서도 부자로 나오는 이 시리즈는 미국에 살 때 손꼽아 기다리던 메디컬 드라마다. 60대의 종합병원 의사 슬론 박사(딕 반 다이크),강력계 형사인 30대 후반의 아들 스티브 슬론(배리 반 다이크)이 중심 인물이다.슬론 박사는 남몰래 선행도 하는 등 실력과 인격을 갖춘 명의사인데 아들의 수사에 곧잘 연루된다. 철저하게 계산된 대본이 특징인 미국 드라마답게 이 극도앞뒤가 잘 들어맞는다.긴장을 늦추었다 죄었다,울렸다,웃겼다 하면서 시청자의 감정을 노회하게 통제한다.그런 걸 뻔히 알면서도 드라마를 기다리며 본 이유가 있다. 드라마의 주인공이 60대의 노인이라는 점이다.직업이 있고지역사회를 위해 헌신하며 가까운 동료와 이웃들에겐 엄격하지만 따뜻한 인생의 선배이다.얼마나 훌륭한 노인상인가.백발의 슬론 박사는 사심 없이 자신의 일에 헌신하며 하루하루를 진지하게음미하고 즐긴다.그리고 이러한 그의 인생관은대사 한 마디,한 마디에 진하게 배어 있다. 4년 전에 보았던 에피소드 하나가 기억난다.그의 집이 있는 말리부 해안 근처에 산불이 나 그의 집까지도 위태롭게 되었다.바다가 보이는 그의 집-호화롭지는 않지만 아름다웠다-을 걱정한 누군가가 “박사님의 소중한 물건들은 다 어떻게하죠”라고 물었다.이어진 그의 대답을 결코 잊지못한다.“나에게 가장 소중한 것들은 (머리를 가리키며) 바로 여기에다 있소.” 그의 대사엔 20대,30대가 전할 수 없는 인생의 진리가 담겨 있다.그것은 간결하고 분명하다.그리고 강렬하다.세상의 아름다움은 보이지 않는 곳에 있다.믿음,사랑,우정,기쁨,감사,평화,감동 등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기억….이 기억이야말로우리가 세상을 떠날 때 갖고 갈 수 있는 유일한 것이 아닐까.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들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단편영화를고르기 위해 나는 오늘도 충혈된 눈으로 시사실을 지킨다. ▲최수형 KBS PD‘단편영화전’ 담당 shche@kbs.co.kr
  • 정년퇴임 김윤식교수 고별강연

    “1968년 3월,전임강사로 출발한지 33년만에 정년을 맞게되었습니다.두 세기를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장거리 경주의완주를 한 셈이 아니겠습니까” 11일 오후 3시 서울 신림동 서울대 박물관 강당.한국 근대문학연구의 큰 봉우리로 평가받는 김윤식교수(65)는 미리 준비해온 200자 원고지 100매의 ‘고별 강연’을 풀어냈다. 학교 차원의 행사가 아닌 국문과의 조촐한 잔치 풍경.세상속사(俗事)에서 벗어나 그저 연구와 비평의 외길을 걸어온노교수의 길을 쏙 빼닮았다. 1962년 ‘현대문학’추천으로 등단하기도 한 그의 고별 강연 주제는 ‘갈 수 있고,가야할 길,가버린 길-어느 저능아의 심경 고백’.‘근대’라는 무거운 과제에 눌려 어둠 속을헤매던 그에게 한줄기 빛이었던 게오르규 루카치의 ‘소설의 이론’에 나오는 “우리가 갈 수 있고 또 가야만 할 길을하늘의 별이 지도의 몫을 하는 시대는 복되도다”라는 대목을 인용한 것이다.루카치라는 ‘북극성’을 따라 “갈 수 있고,가야할 길”을 택한 그가 들려주는 ‘가버린 길’은 우리 문학사를 오롯이 담고 있다. 일제 식민지교육과 한국전쟁의 상흔을 거쳐 “글쓰기 위해들어온 대학은 문학하는 곳이 아니라 학문하는 곳”이었다고 토로했다.“글쓰기는 멀어졌고 비평사연구로 나아갔는데 여기서 카프(KAPF·조선 프롤레타이아 예술가동맹)를 만나고루카치라는 빛을 보았다”고 말했다. “문학 연구가 인류사와 더불어 진행된다는 행복감”에 수십년간 휩싸여 있던중 동구의 몰락으로 겪은 방황도 전했다. “그 동안 제가 읽어 온 이 나라 근대문학은 ‘인간은 벌레가 아니다’를 바탕으로한 과거형이었는데 역사의 진보라는믿음이 끝난 순간 ‘인간은 벌레다’로 바뀌는 혼란을 겪었다”고 밝혔다.이어 비평가의 작업을 ‘책이라는 관들이 가득한 묘를 지키는 묘지기’라고 비유한 사르트르의 한계를넘으려는 노력을 들려주었다. 결국 ‘저능아’라는 자기 낮춤으로 시작한 강연은 “인간으로 태어나서 다행”이었고 “문학을 했기에 그나마 다행”이었으며,“예언자가 없더라도 이제는 고유한 죽음을 죽을수 있을 것도 같다”라는 행복한 고백으로 맺어졌다. 김교수의 업적은 우리 문학사에서 매우 크다.1973년의 첫저서 ‘한국근대문예비평사’의 의미는 기념비적이다.그는무려 102권의 책을 펴낼 만큼 연구에 힘을 쏟았다. 노교수의 마지막 수업엔 동료 조동일 권영민 교수 등과 이동하 정호웅 서영채 교수 등 제자,작가 박완서 현기영 은희경 신경숙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일본 와세다대 조선어문학과 오무라 마스오 교수도 눈에 띄었다. “요즘 세상에 누가 문학을 해? 부잣집 막내 아들 아니면딸내미나 하지”라는 ‘냉소적 애정’속에 살아남은 제자들의 작은 정성(퇴임기념 논총)도 마다하고 노교수는 평생 엮은 책의 서문만 모은 ‘김윤식 서문집’(사회평론)을 낼 계획이다. 이종수기자 vielee@
  • 최법무 검찰개혁 구상/ 정치적 중립·공정인사 초점

    최경원 장관의 검찰 개혁 구상은 ‘검찰의 신뢰 회복’에초점을 맞추고 있다.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국민에게믿음을 주는 철저한 수사,검사 인사 객관화 등이 그 방편이다. 구성원의 임기와 신분이 보장되고 검찰총장의 직접적인 지휘를 받지 않는 ‘특별수사검찰청’을 설치하는 게 첫 과제다.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되는 사건을 전담시킴으로서 검찰이 정치적 형평성 시비에 휘말리는 것을 미리 막겠다는 생각이다.신승남(愼承男) 검찰총장도 적극 동의하고 있다.법무부와 대검은 이미 운영중인 추진기획단에서 구체적인 안을 마련하는 대로 검찰청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검찰이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수사를 철저히 하는 게 가장 중요하겠지만 검사가 직접 국민과 대면해야 한다는 것이최 장관이 소신이다.최 장관은 “검사들이 격무에 시달리는 것은 잘 알지만 검찰에 찾아온 사람을 바쁘다는 이유로 직접 대면하지 않아 수사 결과를 납득시키지 못하는 것은 검사로서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또 수사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부장 중심의수사체계를 확립하고 검사실의 수사 보조인력을 늘리며 베테랑 검사들로 일종의 ‘기동수사지원팀’을 만들어 주요 사건에 투입하는 방안도 고려해볼만하다고 말했다. 최 장관은 지난 5월 취임하면서 가장 시급한 과제로 ‘검찰 인사 객관화’를 꼽은 것처럼 인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최 장관은 “검사가 이동할 때는 인사 원칙을 미리공개하고 복무평가와 본인 희망 등을 참작해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 인사를 시행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또“앞으로 검찰인사위원회에 경륜이 있는 외부 인사를 참여시켜 운영을 객관화시키는 등 보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덧붙였다. 장택동기자 taecks@
  • 2001 길섶에서/ 구전설화

    설화나 민담 속에는 그 이야기를 전승해온 민중들의 염원과 믿음이 스며 있다.이를테면 권선징악의 민담 속에는 악이 망하기를 바라는 민중의 염원과 선이 이긴다는 믿음이들어 있는 것이다. 민담에는 권선징악의 구도만 있는 게 아니다.지배계급의위선을 비롯해 인간의 양면성을 폭로하기도 하고 ‘소가고기를 먹으면 미친다’는 말처럼 때로는 수백년 후 봉착할 문제를 미리 경고해 주는 언참(言讖)이 들어 있기도 하다.민중의 공동저작이랄 수 있는 구전설화 속에는 이처럼밑도 끝도 없어 보이지만 필경 까닭이 있는 것들이 있다. 어느 마을에 사람을 소로 착각하고 잡아 먹는 해괴한 병이 돌았다. 마을 사람들이 진인을 초빙해 까닭을 물었더니용왕의 음식을 소가 먹고 그 소를 사람이 먹어서 생긴 광증 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그런데 그 약이 다름 아닌 지천으로 널려 있는 부추라는 것이었다. 유전자조작식품 경고같기도 하고 신토불이 잠언 같기도 한 강릉지방 설화다. 김재성 논설위원
  • [충무로 산책] 세월앞에 주눅드는 한국영화계

    ‘국민배우’ 안성기씨는 올해 마흔아홉살이다.한국의 배우에게 지천명(知天命)을 바라보는 나이는 어떤 의미일까.한마디로 영화인으로서 ‘주눅’이 드는 나이라고 할 수 있다.충무로 최고의 ‘모범배우’로 꼽히는 그 역시 세월의 무게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영화 ‘무사’의 시사회장.‘무사’에 정우성 주진모 등의 후배들과 함께 출연한 그는 “새파란 친구들을쫓아다니느라 아주 애먹었다”,“괜스레 나이는 먹어가지고…”라는 등 말그대로 ‘괜한’ 얘기를 멈추지 않았다.그의 ‘나이 타령’은 최근 부쩍 늘었다.지난달 ‘취화선’의제작발표회.“(임권택 감독을 쳐다보며)촬영현장에서 최고연장자가 아니라서 뭣보다 다행이다.귀여움도 떨 수 있고. ” 뜬금없는 인삿말에 좌중은 한바탕 웃음바다가 됐다.하지만 그중에는 씁쓸한 입맛을 다신 사람도 많았을 게다.‘배우나이 마흔아홉이 저리도 송구스러운 것일까’배우가 나이를 의식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자연인이 아닌,엔터테이너로서 젊음은 큰 무기이다.영화란 애당초 꿈을 만드는 무대이니 화사한 청춘이 제격이긴 할 것이다.“남자배우가 30대 중반에 접어들면 캐스팅 2,3순위로 내려앉는 건 상례다.여배우는 말할 것도 없다”고 한 제작자는 털어놓는다.다시말해 요즘 한창 ‘뜨는’ 장동건도,정우성도 ‘메뚜기 한철’이란 얘기다. 그러나 이런 한국영화계의 풍토는 외국에 비해 아쉬움을 던진다.올초 독일 베를린영화제에서 회고전을 가졌던 추억의명배우 커크 더글러스(83)는 이런 말을 했다.“배우에게 영화란 신념을 만드는 작업”이라고.신념을 만드는 배우가 한국에는 몇이나 될까.‘하트 브레이커스’의 시고니 위버(52)처럼,‘15분’의 로버트 드 니로(58)처럼,스크린속에서 변함없이 청춘인 배우가 우리곁엔 왜 없는지.안성기같은 믿음직한 배우가 나이를 잊고 사는 날은 언제쯤 찾아올까.그때쯤이 돼야 우리영화가 좁은 울타리를 넘어 세계속에 우뚝설 것이다. 황수정기자
  • [민선2기 3년 단체장에 듣는다] 정진택 중랑구청장

    정진택(鄭鎭澤) 중랑구청장이 재임 3년동안 보여준 리더십의 요체는 ‘몸을 낮춰 뜻을 세운다’는 것이다.선출직자치단체장이 빠지기 쉬운 ‘독선’이나 ‘군림’의 유혹을 철저히 배제했다는 점에서 그렇고,공무원들에게 ‘어떻게 봉직해야 하는가’에 대한 해답을 몸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또한 그렇다. 정 구청장은 “다른 사람들이 나더러 열심히 했다고 평가하는 것은 고마운 일”이라면서도 “그렇지만 일 가운데서스스로 보람을 얻고 정체성을 확인하기 때문이지 남에게보이기 위해 일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한다. 나아가 “지금 중랑구에 필요한 것은 정직하고 성실하게일하는 공복(公僕)”이라며 일부의 ‘경험행정론’을 일축했다. “올바르게 구정의 방향을 잡고 진정한 공복의 자세로 열심히 일을 추진한다면 중랑은 그야말로 ‘미래의 땅’이될 것”이라고 단언한다. 정 구청장은 지난해 망우·묵·면목지구 지구단위계획을결정,지하철 상봉역과 사가정역 일대를 서울 동북부의 특화상권으로 개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아울러 재래시장 현대화와 불량 주거지역 재개발,도로 개설 등 중랑구가 그동안 ‘숙명’처럼 안아왔던 낙후된 기반시설을 수술하는데도 팔을 걷어부쳤다. 복지에 대한 관심도 남달라 구립 정보도서관과 체육센터를 건립,주민들에게 문화·건강·레저생활의 기회를 부여했으며 중랑 노인종합복지관을 열어 하릴없는 노인들에게새 삶을 선사하기도 했다. 여성문화회관과 노인 전문병원,청소년수련관,장애인 직업재활시설과 잔디구장 조성 등도 그가 구상해 추진중인 일들이다. 특히 그는 시민들이 ‘죽음의 하천’이라며 아예 발걸음도 하지 않았던 중랑천변에 수변 체육공원과 생산녹지를조성,주민들에게 ‘정말 중랑이 달라졌다’는 믿음과 희망을 심어 주었다.중랑천변은 지금 다른 지자체들이 부리나케 찾아와 하천변 개발의 동기를 키우고 방법론을 벤치마킹하는 명소가 됐다. 최근 폭우때 관내에서 적지않은 침수피해가 발생하고 그로 인해 많은 고초를 겪은 그는 이제 ‘수해없는 중랑’을위한 구상 마련에 남은 임기의 모든 것을 걸다시피 하고있다. 침수의 참화가어느 정도인지 현장에서 생생하게 보고 느낀데다 주민들의 아픔과 불안을 덜어주지 않고는 ‘자치’에 생명력이 담길 수 없다는 믿음에서다. 일부에서 자신의 노력을 애써 폄하하고 왜곡할 때가 가장힘들다는 정 구청장은 “지난 3년동안 힘들여 가다듬은구정 구상과 포부를 이제 결과로 보여 주겠다”며 팔을 걷어부쳤다. ●‘1인 2역’다하는 정 구청장. 정진택 구청장은 산술적으로 다른 구청장보다 2배는 더뛰어야 하고 또 그렇게 뛴다. 불행하게도 각별히 사랑했던 부인을 사별한 탓에 내조를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선지 그는 “사생활을 모르고 일만 한다”는평가를 듣는다.직원들에게 자상한 것은 물론 아무리 직위가 낮아도 하대를 하지 않는다.그래서인지 직원들은 “구청장 인기투표하면 전국 1등은 우리 몫”이라는 ‘아부성’ 발언을 공공연히 한다. 사실 그는 가정사에 대해서는 무척 말을 아낀다.특히 먼저 간 부인에 대해서는 측근들도 모두 ‘모르쇠’다.구청장이 된 후 측근들에게 “내 사생활에는 눈길도 보내지 말라”고 분명하게 선을 그은 탓이다.그러나 생각조차 없는것은 아니다.“구청장으로서 보람을 느끼거나 힘들 땐 ‘같이 있었으면…’하는 생각에 목이 메일 때가 왜 없겠느냐”고 겸연쩍게 말문을 열었다. 경기도 구리초등학교 교감으로 재직중이었던 부인 김미라씨는 97년 12월 평생직장인 교단에서 고혈압에 의한 뇌출혈로 순직했다.함께 교직에서 만나 백년가약을 맺은지 꼭30년째 되는 해였다. “나를 무척 믿고 의지했는데 그렇게 허망하게 떠나더라”며 “벽제 시립묘지에 아내를 묻은 뒤 ‘무슨 일이든 당신 몫까지 하겠다’고 다짐했다”는 그다. 지금은 노모(88)를 모시고 살고 있다.아내 자리는 큰며느리가 지킨다. “2남1녀가 모두 잘 자라 딱히 부러운 것은없지만 그 사람 떠난 자리가 너무 커 구청장 직분에 더 충실하려고 하고 또 거기서 보람을 찾는다”는 그는 “괜히그 얘길 꺼내 마음을 건드린다”며 돌아서 눈시울을 훔쳤다. 심재억기자 jeshim@.
  • 독자의 소리/ 파트타임교사제 도입 신중히

    교육인적자원부는 2학기부터 초·중·고교에 파트타임 교사제를 도입할 계획이다.이는 현재 전일제로 운영되고 있는 기간제 교사제도를 변경,전일제·격일제·반일제·시간제 등으로 다양화하겠다는 것이다.이에 대해 일선 교원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물론 미발령교사 적체 해소와 인건비 절약 효과는 있을 것이다.하지만 부작용이 훨씬 많을 것으로 판단된다. 첫째,비정규직 기간제 계약직 교사를 임용할 경우 교육의질이 낮아질 수 있다.둘째,교사들이 안정적인 소속감을 잃어,사명감이 상실될 우려가 크다. 현행 초·중등학교의 교원 법정 정원확보율이 87% 밖에 되지 않는 상황에서 파트타임제로 보충하려는 것은 잘못된 발상이다. 셋째, 존경과믿음의 관계여야 할 사제지간이 단순히 수업을 해주는 선생과 학생의 관계로 전락될 수 있다.이렇게 되면 교사들이생활지도를 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넷째, 입시중심교육과불평등교육을 더욱 부추길 것이다. 많은 국민과 교원들이 반대의사를 갖고 있는 만큼 충분한여론수렴과 공청회를 거쳐 최종 결론을 내리기를 바란다. 우정렬 [부산 중구 보수동·교사]
  • 애완용 햄스터가 겪는 모험담 ‘방가방가 햄토리’

    SBS는 오는 22일부터 매주 수,목요일 오후 5시50분 새 만화시리즈 ‘방가방가 햄토리’(총52편)를 방송한다. 이 애니메이션은 일본에서 지난 97년 출간돼 3백만부가팔려나간 출판만화가 원작.일본에서는 TV도쿄를 통해 지난해 7월부터 방송되면서 어린이들에게 선풍적 인기를 끌고있다.주인공 햄토리는 초등학교 5학년생 유나가 키우는 애완용 햄스터.사람의 말을 이해하지는 못해도 말하는 대로따라주는 믿음직스러운 친구다.매일 집을 떠나는호기심 많은 햄토리와 유쾌한 그의 친구들이 여러 곳을 다니며 겪는모험이 주요한 소재가 된다. 얌얌이, 대장 쿨쿨이,모자 등개성있는 캐릭터의 햄스터들이 최근 어린이들의 가장 큰관심거리가 되고있는 포켓몬스터들을 연상시킨다.
  • [대한칼럼] 광복 56주년과 남북관계

    올해도 우리 민족이 그토록 갈망하는 통일을 이룩하지 못한 채 광복 56주년을 보냈다.2차 대전 이후 분단된 국가들이 모두 통일을 이뤘는데 우리 민족만이 지구상에 마지막남은 분단의 고통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다.이러한 민족사에서 볼 때 통일을 조속히 실현하는 것은 오늘을 사는 7천만 성원 모두의 한결같은 염원이며 역사적 책무다.따라서 우리는 통일에 대한 회의적인생각이나 막연한 기대에서 벗어나 가까운 장래에 통일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굳은 믿음을 가지고 착실히 준비해 나가야 한다. 우리가 통일을 시급히 성취해야 하는 까닭은 한마디로 분단으로 인해 민족 전체가 겪고 있는 고통과 비극,희생과 속박 속에서 벗어나 우리의 삶을 보다 행복하게 창조해 나가려는 데 있다.분단 때문에 치러야 했던 우리민족의 희생과고통은 6·25 동족상잔의 참화는 제쳐놓더라도 자유와 인권의 제약,민족자존의 손상,민족사의 굴절 등 이루 헤아릴 수가 없다.그리고 헤어진 혈육과 친지에 대한 그리움으로 한맺힌 삶을 살고 있는 이산가족들의 고통은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한반도의 불안정한 안보체제에서 보면 통일은 더욱 시급한 과제다.통일이 우리에게 그 무엇보다 절실한 까닭은 통일이야말로 우리 민족의 항구적인 생존과 번영을 보장해 주는 첩경이기 때문이다.통일이 이렇듯 민족의 절실한 과제임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는 장기간에 걸친 첨예한 사상적 대립과 심화된 불신을 해소하지 못한 채 반목을 계속하고 있는안타까운 현실이다. 엄밀하게 볼 때 지난해 분단이후 처음 열린 남북정상회담과 6·15공동선언을 높이 평가하는 것은 이를 통해 통일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했기 때문이다.그러나 1년이 지난 오늘 6·15공동선언의 이행이 지연되면서 남북관계가 정체 상태를 맞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올해 광복절 경축사에서 햇볕정책은 반드시 실현돼야 한다는 점을 재삼 강조하고 북한에대해 6·15 남북공동선언의 준수를 촉구한 것도 남북관계진전을 위한 국민적 염원으로 이해된다. 지난해 8·15광복절은 민족화해주간으로 설정하여 남북이 공동으로 축하행사를 치렀고 이산가족의 교환 상봉 등 남북화해·협력 분위기가 충만했던 것을 생각할 때 1년만에다시 행사가 중단되고 갈등을 빚고 있는 것은 참으로 가슴아픈 일이다.오늘날 국제 상황은 과거에 비해 통일에 다소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으며 민족의 자주적 평화통일을실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됐다.민족의 통일을 실현하기 위하여 남북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분단에서 오는 유형무형의 고통과 불행을 제거하고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는 일이다.또 오랫동안 단절된 상황에서 만들어진 민족의 이질화를 극복하는 문제다. 그리고 남북분단은 사실상 외세에 의해 주어진 것이지만조국의 통일만은 민족의 자주적 역량과 주체적 노력에 의해 반드시 성취돼야 한다.일부에서는 갈라진 채 반세기 이상을 살아왔는데 앞으로 이대로 살아가는 것도 무방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그러나 현재의 분단상태가 보다 오래 계속되면 남북이 다 함께 더 심한 고통을 받게될 것이며 민족적 손상은영원히 치유·회복할 길이 없게될 것이다. 때문에 우리 민족의 통일은 남북이 힘을 합쳐 조속히 실현해야 할 역사적 과제다.통일은 우리 세대에 기필코 실현시켜 다시는 우리 후손들이 오늘과 같은 민족적 비극의 전철을 밟게 해선 안된다.그런 의미에서 북한은 지난해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서명한 6·15공동선언을 성실하게 이행해 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서울답방이 조속히 실현되어 남북관계 진전과 화해협력을 넓혀 민족의 염원인 통일을 앞당기는 데 보다 성의있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장 청 수 객원 논설위원 csj@
  • [민선2기 3년 단체장에 듣는다] 허완 양천구청장

    ■“국공유지 활용 획기적 재정확충”. “아무리 주민들을 만족시키고 싶어도 재정이 빈약하면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지요.재정 확충과 주민만족 경영은 양천의 구정을 이끌어 가는 두개의 수레바퀴라고 할 수있습니다.” 허완(許完) 양천구청장의 재정확충 의지는 강하면서도 명확하다. 그는 일찍이 많은 자치단체가 재정난에 허덕이며 정부에기대는 것을 보고 자립재정이야말로 구민을 위한 소신행정의 필수조건이라는 믿음을 굳혔다. 때문에 관선 구청장 시절부터 재정확충을 위한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고 그 결과는 민선구청장 취임이후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3년동안만 해도 양천구는 재정규모 순위가 25개 자치구중 99년 20위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14위,올해는 10위로 껑충 뛰었다.같은 기간 재정자립도도 9위(51.1%)에서 7위로 2계단 상승했다. 비교적 짧은 기간에 이만큼 재정이 확충된 것은 관내에기업을 적극 유치하고 국·공유지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했기 때문. 우선 목1동 도매센터 부지 5,800여평에 외국 유통업체를유치,600여억원의순수익을 올렸다. 또 서울시로부터 유수지를 무상으로 이관받아 복개주차장및 체육시설을 설치,운영함으로써 950억원의 재산을 늘렸다. 허 구청장은 이미 관선시절부터 재정확충에 대한 선견지명을 갖고 있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93년 목동신시가지 개발후 나대지 형태로 남아있던부지 1만2,000여평을 조성원가인 105억원에 사들여 주차장과 어린이집 부지로 활용하는 수완을 발휘했다.현재 이 부지는 1,000억원대를 넘는다. 올해부터는 목동테니스장 이전을 통해 수백억원의 재정을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수익성이 낮은 목동테니스장을 다른곳으로 이전하고 7,000여평 부지에 레저스포츠타운을 세워수익과 재산가치를 극대화한다는 방안이다. 이와함께 구민체육센터와 구민회관 관리를 민간에 위탁함으로써 이용률과 수익성을 동시에 높이는 한편 유휴재산매각,구유재산 임대 확대방안도 검토중이다. 양천구의 튼실한 재정확충은 곧바로 구민만족 경영으로이어지고 있다.이는 외부평가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지난 7월 능률협회로부터 한국지방자치경영대상‘전국종합대상’을 차지한 것을 비롯해 민선 2기에 들어와서만 모두 41차례에 걸쳐 행정·경영·환경·청소 등 전분야에 걸쳐 우수자치단체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또 그로 인한 인센티브 포상금만 23억여원을 받아내 구재정에 큰 보탬이 됐다. 허 구청장은 그러나 “구정에 대한 외부평가는 어느 자치단체에도 뒤지지 않지만 아직 미진한 점도 꽤 있다”고 말한다. “지난달 수해때 예상치 않은 침수피해가 발생했듯이 구석구석 찾아보면 개선해야 할 게 아직도 많습니다.하지만하나하나 고쳐나가다 보면 자타가 공인하는 진짜 1등 자치구로 평가받을 수 있겠지요.”임창용기자 sdragon@. ■양천구 근본적 수방대책 수립 주력. “지난달 기습폭우로 인한 수해는 자치단체들에 두가지교훈을 주었습니다.기존의 수방대책 기준을 대폭 강화해야한다는 것, 그리고 이제는 아무리 작은 잘못도 적당히 넘어가는 것을 주민들이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허완 양천구청장은 “비록 기존의 수방능력을 넘는 상황이었다고는 하나 책임을 자연현상에돌릴 수는 없다”며“앞으로 이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보다 근본적인대책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천구는 지난번 집중호우때 주택과 상가 등 지하공간을중심으로 5,000여곳이 침수피해를 입었다. 허 구청장은 우선 펌프장 배수시스템의 개선을 서울시에건의했다. 현재는 신정2동과 6동에서 나오는 빗물이 신정2펌프장과신정1펌프장을 거쳐 안양천으로 빠지게 돼있는데 신정2펌프장에서 바로 하천으로 빠지도록 시스템을 바꾸려는 계획이다.현 시스템은 지난번과 같은 폭우를 도저히 감당할 수없기 때문이다. 또 신정3펌프장의 모터 출력을 600마력에서 2,700마력으로 높이는 등 펌프장 용량을 대폭 늘리고 빗물이 제때 펌프장으로 빠질 수 있도록 하수관 용량을 늘리는 사업을 장기적으로 펴나갈 방침이다. 허 구청장은 “기초자치단체로서는 처음으로 관내 지역방송을 통해 수재의연금 모금운동을 펴고 있다”며 “벌써 1억6,000여만원의 성금이 모이는 등 주민들의 참여열기가뜨거워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임창용기자
  • 이종우의 증시 진단/ ‘약세장’ 유동성 확보 바람직

    유동성이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지난주에는 경기회복이 예상보다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과 콜금리 인하에 힘입어 3년만기 국고채금리가 4%대로 떨어졌다.금리하락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데,주식시장에서는 이에 비례해 자금이동에 대한 기대가 커질 것이다. 금리만 보면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들어올 수 있는 여건이조성됐다. 문제는 주가다.채권금리가 낮아도 주식 투자수익률이 높지 않으면 자금이 움직이지 않는다.올 연초에도금리가 4%대까지 떨어졌지만 주식시장 전망이 좋지 않아자금이 옮겨오지 않았다.이번에도 당분간 주식시장으로의자금이동은 미미할 것 같다. 현재 시장의 핵심은 금리보다 경기와 기업실적이다.국내외 경기상황이 회복되지 않아 당장 주가의 상승 전환을 기대하기는 힘들다.이 점을 고려하면 자금이동 또한 기대에미치지 못할 것이다. 미국 주식시장이 약세로 기울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나스닥지수는 지난 4월 크게 반등한 이후 7월 한달동안 2,000포인트를 경계로 공방을 벌였다.최근 기술주에 대한 기대가 약해졌고 4·4분기에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믿음에도의문이 제기되고 있다.상황이 주식시장에 불리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시장에서 국내 요인의 영향력이 커졌다해도 나스닥지수가 한단계 더 떨어지면 국내 시장에 상당한 충격이 될수 있다. 시장이 약세를 벗어나기 힘들다는 점을 염두에두고 현금 비중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종우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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