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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젖먹던 힘까지” 배수진

    신흥강호 LG와 지난시즌 챔프 SK가 26일 잠실서 00∼01시즌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놓고 ‘마지막 승부’를 펼친다. 안방과 적지를 오가며 징검다리 승부를 벌여 2승2패로 균형을 이룬 두팀의 5차전 각오는 ‘배수진’.두팀 모두 체력이 바닥 난 상태인데다 주전들의 컨디션도 좋지 않아 정신력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어느 팀이 끝까지 물고 늘어지느냐가 승패를 가를 것”이라면서도 LG에게 조금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먼저 2승을 따내 유리한 고지를 밟았다가 4차전에서 덜미를 잡힌 LG는 3차전에서 극도의 난조를 보인 주포 조성원과 에릭 이버츠가 회복세를 타고 있다는데 희망을 건다. 감기 몸살로 고생한 조성원은 3차전에서 단 3득점에 그쳤으나 4차전에서는 19점을 넣어 회생 조짐을 보였고 체력이떨어진 이버츠도 4차전에서 22득점으로 안정을 되찾았다. 원정경기의 부담에서 벗어난만큼 상대의 거친 플레이에대한 심판들의 제재만 제대로 이뤄진다면 특유의 3점포를재가동해 승리를 엮어낼 수 있다는 게 LG의 생각이다.대릴프루가 골밑에서 잘 버티고 있고 노장 오성식과 ‘식스맨’ 구병두 이정래의 투혼이 빛나고 있다는 점도 믿음직 스럽다.2·4차전에서 무리한 플레이로 패배의 빌미를 내준조우현을 어떻게 컨트롤 할 것이냐가 변수. 이에 견줘 SK는 4차전에서 진가를 뽐낸 로데릭 하니발과서장훈-재키 존스로 짜여진 ‘트리플 타워’의 높이에 팀의 운명을 걸 계획이다.서장훈과 조상현의 부상도 심각하지 않아 전력 손실은 없는 상태. 하지만 하니발과 존스 서장훈 등이 챔프전 진출 여부를결정짓는 ‘마지막 승부’에서도 심리적 안정을 끝까지 유지할 것이냐가 불안한 대목.이들 가운데 한명이라도 흥분하면 조직력이 대책없이 무너져 맥없이 무릎을 꿇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LG와 SK 가운데 과연 어느 팀이 최후의 미소를 지을까-. 오병남기자 obnbkt@
  • 2001 길섶에서/ 증인 한사람

    어느 나라에 기근이 들었다.너무나 오랜 기근이라 백성들이 초근목피로 연명하고 있었다.이 나라에는 이상한 풀이있는데 그 풀씨는 훌륭한 대용식이 될 수 있으나 문제는그 밥을 먹으면 실성을 하는 것이었다. 굶주림에 지친 백성들은 굶어죽느니 미쳐서 사는 쪽을 택했다.너도나도 ‘미치는 밥’을 먹고 미쳐 돌아다녔다.대신들은 날마다 모여 근심했으나 뾰족한 수가 없었다.나라의 곳간은 바닥이 나고 이제는 그들 자신도 그 풀씨를 먹을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해야 했다. 그들은 마침내 모두 살아서 미치기로 했다.그 대신 남은식량을 모아 한 사람은 제 정신으로 살게 했다.그래서 그로 하여금 자기들이 제 정신이 아님을 증언토록 했다.그들은 한 사람이라도 제 정신 가진 사람이 있으면 그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언젠가는 그들 모두가 구원을 받을 수 있을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유대민족의 이 설화는 어쩌면 오늘의 지구촌을 위해 예비된 메시지가 아닐까?김재성 논설위원
  • ‘보상판정’오심보다 더 나쁘다

    ‘보상판정은 오심보다 더 나쁘다’-. 심판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일은 오심이다.잘못된 휘슬이 승부에 영향을 준다면 심판의 존재 이유는 훼손될 수밖에 없다.하지만 오심 보다 더 나쁜 것은 심판 스스로 자신의 휘슬에 대한 믿음을 갖지 못해 은근히 보상을 해 주는 행태.심판이 기계가 아닌 이상 오심은 피할 수 없다.미국프로농구(NBA)에서 한경기 평균 8.7개의 오심을 공차로 인정하는 것도 불가항력적인 측면을 감안하기 때문이다.하지만 보상판정은 결코 용인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보상판정에는 심판의 의지가 담겨 있어 해악이오심을 훨씬 능가한다는 게 그 이유. 이러한 측면에서 20일 열린 LG-SK의 00∼01프로농구 플레이오프 4강전 2차전에서의 ‘보상판정’에 대해 농구계 안팎의 시선이 곱지 않다. SK의 용병 로데릭 하니발이 심판에 폭력을 행사하고 경기장 시설을 부수는 등 한국프로농구 사상 초유의 난동을 부리며 퇴장당한 뒤 심판들의 휘슬은 오히려 SK에 유리한 쪽으로 흘렀다는 게 코트 주변의 일반적인 평가다.LG의 플레이에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고 LG보다 훨씬 거친 플레이를 한 SK에는 관대함과 외면으로 일관했다는 것.물론 승부가 뒤집힌데는 LG의 방심과 SK의 분전이 작용한 것도 사실이다.그러나 경기의 흐름을 뒤흔든 결정적 변수는 역시 ‘보상판정’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상대의 기둥이 빠진 상황에서 역전패한 LG로서는 할말마저 없어져 ‘보상판정’이 더욱 야속할 수밖에 없게 됐다.심판들 역시 판정의 정당성을 잃은 것은 물론 룰을 어긴 팀이 이득을 보는 모순을 앞장 서 연출한 셈이 되고 말았다. 오병남기자
  • 사물놀이 명인 김덕수 ‘장고 산조’첫선

    산조(散調)의 틀을 잡은 사람은 가야금 명인 김창조라고한다.타계한 가야금의 인간문화재 김죽파의 할아버지이기도 하다.그가 19살때인 1883년 산조를 오늘날의 모습으로정형화한 것으로 알려진다.산조는 이후 거문고·대금·해금 등으로 폭을 넓혀갔다.아쟁산조는 국악이 사양길에 접어든 1950년대에야 틀을 갖추었다. 그런데 21세기에 접어든 오늘에도 산조의 영역을 확대함으로서 그 생명력을 잇겠다고 나서는 이가 있다.사물놀이의 명인 김덕수(49)다.다음달 5∼7일 오후 7시 30분 서울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솔로 콘서트’를 갖는다.45년 장고인생을 갈무리하는 이 자리에서 전례가 없는 ‘장고산조’를 선보인다. 풍물가락과 무속가락을 넘나드는 가운데 장고라는 악기가가진 기운을 최대한 끄집어내면서,자신의 공력을 한껏 시험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김덕수의 시도는 그러나 적지않은 모험이 될 것 같다. 그가 짠 산조는 완주(完奏)하는데 1시간 가량 걸린다. 기존의 가야금 등 선율악기의 산조와 길이는 비슷하다.그러나 장단만으로 일관성과 균형미를 갖추어 그 오랜 시간을의미있게 이끌어가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김덕수의 도박에 실패보다는 성공쪽에 거는 사람이 많은 것은,그가 반세기에 가까운 동안 세상에 내보인 끈질긴 장인정신이 그만큼 믿음을 주었다는 반증이 아닐까.이번 연주회가 성공을 거둔다면 김덕수는 사물놀이에이어 장고산조에서도 ‘창시자’란 명예로운 이름을 얻게될 것이다. 독주회의 2부에서는 ‘사물놀이를 바탕으로 한 세계음악으로의 도전’이라는,지난 10년 동안에 걸쳤던 탐색의 과정을 보여준다.일본의 바이올리니스트 아스카 가네코와 피아니스트 야마시타 료스케가 동참한다. 아스카는 전자 바이올린과 일본 전통현악기, 보컬을 섭렵하는 만능 연주자로 최근에는 아시아권 민족음악에 깊은관심을 갖고 있다.야마시타는 지난 98년 파리 라무뢰 관현악단과 거쉬인의 ‘랩소디 인 블루’를 협연하기도 한 일본의 대표적인 재즈피아니스트이다. 이들이 연주할 ‘도당’은 장고와 피아노를 위한 2중주로경기지역의 무속연희인 도당굿을 바탕으로 한다.서양음악은 물론한국의 다른 지역에서도 찾기 힘든 5박자 형태의혼합리듬이 많다.‘대감’은 서울굿 12거리 가운데 하나인‘대감놀이’에서 가져온 선법인 창부타령조 선율을 장고장단에 맞추어 바이올린이 짚어간다. 잘 알려진 경상도민요 ‘쾌지나칭칭나네’는 꽹과리 소리를 흉내낸 입장단이라고 한다.농군들의 건강한 흥취를 장고와 피아노·바이올린이 어울려 재현한다. 김덕수는 공연을 앞두고 “나의 예술인생에서 가장 의미있는 것을 사물놀이를 만든 것”이라면서 “다시 장고 하나로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것은 사람은 누구나 변화가 필요하고,지금이 그때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감회를 밝혔다.(02)598-8277서동철기자 dcsuh@
  • [여성 선언] 늦었다고 생각될 때

    가능하다면 나는 작가는 작품으로만 독자를 만나는 것이현명하다고 생각하는 편에 속한다.그러나 이런저런 불가피한 이유들 때문에 간혹 직접 독자들을 만나게 될 때가 있다. 대개는 대학의 국문과나 문예창작과 학생들이나 문학강좌를 수강하는 수강생들이다.서울시청 문학강좌에 하루 특강을 하기 위해 늦은 저녁 시간에 그곳에 갔다. 그런 자리에 갈 때마다 내가 놀라게 되는 건 문학의 위기니 죽음이니 하는 문학을 둘러싼 별별 불길한 풍문에도 불구하고 짐작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강의를 듣고자 모여있다는 사실이다.게다가 대부분이 대학생들이거나 젊은 문학청년들 속에서 사십이나 오십쯤 돼 보이는 어른들이 늘몇 사람쯤은 반드시 있다는 것이다.가족들의 저녁 식사를마련하거나 설거지를 할 시간쯤에 말이다.어쩌다 그들의진지하고 열정적인 눈빛이라도 마주칠 때면 나는 공연히숙연해지곤 한다. 문학강좌나 인터뷰 같은 것을 할 때면 꼭 빠지지 않고 나오는 질문이 있는데 그건 내가 대학을 들어가기 전까지 대체 무얼하며 지냈느냐는 질문이다.곤혹스럽고 내키지는 않지만 나는 그 시절의 나에 대해서 설명하지 않을 도리가없다. 나는 스물여섯 살에 대학에 입학했다.그 전에는 내가 이생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뭘까,정말 내가 간절히 하고 싶은일이 무얼까 고민하느라 청춘시절을 다 보내버리고 말았다.그리고 그것이 문학이라는 결론을 얻었을 때 나는 더이상고민하거나 망설이지 않고,시시각각으로 조여오는 불안감과 의혹을 떨쳐내고 문예창작과가 있는 대학에 가기 위해새로 입시를 준비했고 늦은 나이에 대학에 입학했다. 대학에 들어가서야 나는 내 나이가 그다지 많지 않다는 걸깨달았다. 대학을 졸업하거나 직장 생활을 하거나,아이를키워놓고 사십이 넘은 나이에도 나와 함께 신입생으로 입학한 동기들이 있었으니. 어떤 이는 환갑을 넘어서도 대학을 가고 평생 다녔던 직장을 포기하고 요리를 배우거나 자동차 정비기술을 배우기도 하고 또 일생을 꿈꾸어 왔던 에베레스트 산을 오르기도한다.일반적으로 생각하자면 무엇을 새로 시작하기에는 늦은 나이일지도 모르겠다.그러나 정말이지 나이라는 건 관념이고 굴레이고 경계일 때가 많은 법이다. 그것을 뛰어넘고 의지를 버리지 않는 사람들을 볼 때,나는진정 아름다움을 느끼곤 한다.더 중요한 건 새로운 일을시작하겠다는 의지가 아니라 그 의지를 짓누르는 실패에대한 공포와 불안감을 이기는,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의연함과 당당함이다.그건 자신에 대한 위대한 믿음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일 테니까. 배우지 못할 상황이란 없다고들 한다.거기에는 나쁜 경험도 포함된다.그 경험들을 통해서 인간은 체험하고 터득하고 사색하고 모색하게 될 테니까. 실패를 두려워하기보다는 최선을 다하지 못한 것을 두려워해야 할 것이다.최선을 다 했다면 설혹 실패했어도 다시일어설 수 있는 의지가 생기지 않을까. 사람은 두 번 산다고 했다.한 번은 자신을 위해,한 번은꿈을 위해.무엇을 시작하기에는 너무도 늦었다고 생각될때,그때가 가장 빠른 때이다. △조경란 소 설 가
  • 온건파 파월 ‘강경발언’ 배경 뭘까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의 8일 상원 외교위 발언은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이 예상 이상으로 강성으로 나갈 것임을 예고케 한다.그의 발언 기조가 한·미 정상회담 시작 전에 비해 이렇게 강성으로 치달은 배경에 대해서도 백악관 외교안보팀과의 노선 갈등설 등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파월 장관 발언의 핵심은 큰틀에서 한국정부의 대북포용정책을 지지하되 북한 정권과 김정일 개인에 대해서는예상보다 훨씬 더 부정적인 시각을 표출한 것으로 모아진다. 특히 북한정권의 성격에 대해 ‘개혁을 하든 않든 필히 망할수밖에 없는 정권’이라고 규정,우리 정부의 대북 인식과 상당한 거리가 있음을 드러냈다. 파월 장관의 이같은 강경선회 배경 또한 큰 관심사다.파월장관은 지난 6일 “클린턴 행정부가 북한과 이룩한 일들 중에는 ‘믿음직한 요소’가 있다”고 말했다.지난 1월 의회인사청문회에서 클린턴의 대북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한 지 한달여 만이었다.이같은 발언에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고위 관계자는 “우리는 클린턴 정부가멈춘 곳에서시작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기자들이 대북정책이 혼선을 빚는 것 아니냐고 묻자 국무부 관계자는 “우리는 클린턴 정부 말기에 북한 방문을 시도한 사실을 기억할 것”이라며 “거기서부터 대북 정책을 시작하지 않는다는 뜻”이라고해명했다. 파월은 부시 대통령이 7일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뒤 북한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내자 “미국에 위협이 되는 나라와는 협상 재개를 서두르지 않겠다”며 후퇴했다.이어 이날 밤 하원청문회에 나가 북한에 대해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문제를 풀어나갈 것이라고 밝혀 자신의 온건성발언을 완전히 철회했다. 이를 두고 CNN은 “대북정책이 갈피를 못잡고 있다”고 지적했다.USA투데이도 “북한에 대한 혼란스러운 신호는 내각내의 불화를 시사한다”고 보도했으며 뉴욕 타임스도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과 파월이 싸우는 듯 보였다”고 묘사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사랑의 헌혈운동·십자가 대행진…

    오는 4월15일 부활절을 전후해 개신교계가 다채로운 문화행사를 벌인다. 한국교회 부활절연합예배 위원회(대회장 김장환 극동방송사장)는 올해 부활절 행사를 대중이 함께 참여하고 공감할 수있는 축제로 치르기로 결정,부활절을 전후해 시인들의 방송예배와 미술전시 공연 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한다고 7일 발표했다. 4월13일 오후2시에는 ‘십자가 대행진’이벤트가 시작되는데,빌라도법정에서 예수가 당한 조롱과 모욕의 상황을 극 예배로 보여준다.영락교회 베다니광장∼명동거리∼남산공원 구간에서 십자가 행진을 재현해 시민들이 예수의 고난을 지켜보면서 부활의 참의미를 되새기게 한다.이에 앞서 같은날 오전10시30분 영락교회 본당(베다니홀)에서는 서울·경기지역신도들이 모여 고난 당한 예수를 묵상하며 회개하는 금식기도회가 열려 참가자들이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믿음으로 극복해나가자는 기도를 드린다. 부활절 오후2시에는 극동방송국 공개홀에서 한국크리스챤문학가협회 주관으로 ‘부활절 시인 방송예배’가 열려, 기독교계의 대표적인 시인들이 방송을 통해 시로 예배를 드리며전국 방송청취자들과 함께 부활의 기쁨을 나눈다. 이밖에 4월16일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홀에서 한국미술인선교회 주관으로 ‘부활절 초대작가 회화전’이 열리며 17·18일 오후7시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에서는 인터넷 약물 섹스연예인 증권 쇼핑 등으로 얼룩진 우리 문화 실태를 고발하는 풍자 뮤지컬 ‘갓스’가 공연된다. 또 지난 5일부터 전국 교회에서 사랑의 헌혈운동을 벌이고있으며 부활절 전야까지 계속할 예정이다. 김성호기자 kimus@
  • 2001 길섶에서/ 예언과 믿음

    요즘도 점보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자신의 운명을 미리점쳐보고 싶은 욕망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가 보다.서양 사람이라고 다를 리 없다.고대 바빌로니아에서 시작된 점성술은 근세까지도 유럽 전역에 걸쳐 크게 성행했다고 한다. 점성술사들은 ‘고객’의 운명을 점쳐주는 것은 물론 약을먹고,목욕하는 시간까지 정해줬다. 하지만 점성술사의 예언은 지극히 모호했고 적중률도 그다지 높지 않았던 모양이다.정보를 얻기 위해 고객들에게 염탐꾼을 보내기도 했다.예언이 맞지 않으면 “별자리를 잘못 짚어 그렇게 됐다”고 하면 그만이었다.달력을 만들어 파는 것도 그들의 몫이었다.달력엔 중요 사건에 대한 예언과 더불어 날짜별 천체의 위치를 표시해 별점을 칠 수 있도록 했다.계절 변화에 따른 신체 해부도를 그려넣어 질병치료에 활용하도록 하기도 했다고 전한다.하지만 불안한 심정을 위안받는이상의 역할을 하진 못했다.예언이나 점에 대한 맹신은 스스로를 속박하는 결과만 낳을 뿐이었다.오늘도 유효한 교훈이다. 최태환 논설위원
  • [오늘의 눈] 차분하고 성숙해진 이산가족 만남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이번 제3차 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는 ‘고향의 봄’이 ‘단골메뉴’인 ‘우리의 소원’을 압도,최고의 ‘히트곡’으로자리잡았다. 바뀐 것은 노래뿐이 아니다.잦은 교류 탓인지 상봉행사도한층 차분하고 성숙해졌다.북측 방문단의 태도는 1·2차 때보다 훨씬 자연스러웠다.숙소에 비치한 음식에 손도 대지 않았던 2차 때와 달리 방마다 준비된 백세주와 소주 1병씩을거의 비웠다.식사 때도 종업원들에게 “음식이 맛있다”는등의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남쪽 가족들은 간혹 “장군님…”으로 시작되는 찬양성 발언에 당황하지 않았다.오히려 “잘 알고 있다.이렇게 건강한 것을 보니 정말 그런 것 같다”고 북쪽의 핏줄을 감싸 안았다. 한 북측 방문단이 남쪽 가족에게 김일성 주석의 사진을 보여주려 해 남·북 진행요원간에 실랑이와 폭언이 오가기도했지만 행사는 대체로 순조롭게 진행됐다.지난 2차 방문 때는 숙소인 롯데월드호텔에서 걸어서 15분 거리에 있는 롯데월드 민속관까지 ‘걸어가느냐’ ‘버스로 이동하느냐’를놓고 남·북 관계자들이 1시간 이상 입씨름을 벌여 행사가지연된 적도 있었다.한적 관계자는 “서로 상대방을 자극하지 않으려 조심했고,자주 만나다 보니 이견도 적어졌다”고전했다. 평양에서도 획기적인 사건이 있었다.지난 69년 납북된 대한항공기 여승무원 성경희씨가 어머니 이후덕씨를 만나고,국군포로 출신 손원호씨가 남쪽의 동생 준호씨를 만나는 등 2차상봉에 이어 국군포로와 납북자 가족들의 상봉도 이뤄졌다. 그리고 북측 언론이 오히려 이 사실을 먼저 공개했다. 일부에서는 북측의 변화에 대해 ‘깜짝쇼다,체제선전용이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그러나 납북자나 국군포로 출신들이 남쪽의 가족을 만난다는 것은 분명히 남북관계에서 한걸음진전을 이룬 것이다.북측 조선적십자회 장재언 위원장은 면회소도 곧 설치될 것이라고 말했다.6·15 남북 공동선언이나온 지 불과 8개월 남짓만의 일이다. 3차 이산상봉 행사는 남과 북 사이에 믿음이 쌓이고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아직 갈 길은 멀다.중간에 장애물도 많을 것이다.그러나‘꽃샘추위’가 ‘한반도의 봄’을 막을 수는 없다. [전영우 사회팀 기자]anselmus@
  • 프로야구 삼성 ‘우승후보’ 딱지 뗀다

    ‘우리도 정상에 오른다’-.미국 애리조나에서 전지훈련중인 프로야구 삼성 라이언즈가 비장한 각오를 다지며 막판 훈련의 고삐를 힘껏 당기고 있다. 최근 삼성은 여자프로농구가 정상을 밟은데 이어 남자 프로농구와 배구도 우승 초읽기에 돌입했다.삼성의 실내종목 석권이 가시화되자 이에 자극받은 프로야구도 반드시 한국시리즈 패권을 차지,삼성의 올 국내스포츠 평정의 대미를 장식하겠다는 것.‘영원한 우승후보’ 삼성은 해마다 포스트시즌의 ‘단골 손님’이지만 한국시리즈 우승과는 인연이 멀었다. 지난 85년 전·후기를 석권하는 통에 한국시리즈가 자동 무산돼 정상 헹가래의 참맛을 느끼지 못했다.그러나 올해는 돌풍을 일으킬 ‘신선한 피’가 대거 수혈돼 우승의 희망을 한층 부풀리고 있다.고졸 대어 이정호(19)와 특급용병 벤 리베라(32),아마추어 간판타자 박한이(23)가 당장 이승엽 등 기존 멤버와 장단을 맞추며 우승의 한 축을 맡을 ‘물건’이다. 추신수(시애틀 매리너스)와 함께 고교 마운드를 이끈 이정호는 150㎞대의 빠른 볼을 뿌리는 차세대 특급.고졸로서 유례없는 거액(5억원)을 받고 입단한 그는 이번 전훈에서 ‘광속구’를 뿌려 김응용감독을 매료시켰다.김감독은 이정호를일찌감치 선발감으로 낙점하고 두자리 승수를 올릴 것으로믿고 있다. 이정호와 함께 삼성의 아킬레스 건인 투수력 열세를 치유할리베라도 장신(201㎝)에서 내리 꽂는 강속구가 일품.우완 정통파 리베라는 부상에서 재활중임에도 147∼149㎞의 빠른볼로 김감독의 믿음을 샀다.김감독은 현재의 구질만으로도 1∼2이닝은 거뜬히 막아낼 것이라고 말해 임창용을 밀어내고 마무리를 차지할 가능성도 높다. 박한이는 대학시절 통산 4할대에 가까운 타율(.375)를 기록한 대형타자.특히 타격은 물론 수비와 주루 등 이른바 ‘공·수·주’ 3박자를 고루 갖춰 톱타자 부재에 애태우던 삼성에 희망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김민수기자 kimms@
  • [대한광장] 중년, 그리고 삶의 쓸쓸함

    지난 연초에 모처럼 고등학교 동창 모임에 나갔다.가끔 만나는 친구들 말고도 30여 년만에 처음 보는 동창도 있었다. 주최측의 말로는,IMF 불황 이후 새로 얼굴을 내미는 친구들이 부쩍 늘었다는 것이다.오십을 바라보는 나이에 이르면,아무래도 꿈보다는 추억을 먹고 살아가는 모양이다. 1970년대에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한 친구들을보면,대부분 참으로 열심히 살아왔다는 생각이 든다.시골에서 낯선 서울에 올라와 뿌리를 내리기까지 한눈팔지 않고 생업에 전념해온 사람들이다.크게 돈을 번 녀석도 없는 편이니,고도성장기에 그 흔한 재주도 요령도 별로 피워보지 못했나보다. 술자리가 길어지면서, 실직했거나 실업의 불안에 시달리는친구들의 신세타령을 여러 차례 들었다.그 자리에 나오지 않았지만,이미 명예퇴직을 하고서 뉴질랜드며 캐나다로 이민을떠난 경우도 여럿 있었다. 그 친구들의 딱한 사정을 접하면서 나는 한편으로 미안한 마음이 들면서도 말할 수 없는 분노가 치밀기도 했다. 사실 3년 전 고용조정법이 통과된 이후,모든 매스컴에서 실업대책을 촉구하고 정부도 갖가지 방안을 마련한다고 부산하게 움직인 적이 있다.그후 정부가 IMF 불황을 벗어났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하면서부터 실업문제는 사람들의 뇌리에서 어느새 사라졌다.이제 다시 경제 침체라고 아우성이다.정부는책임 회피에 급급하고 구조조정을 채근한다.인력 감축만이만병통치약이라는 논조다. 돌이켜보면, 지난 고도성장기에 우리사회는 심각한 사회적실업을 경험한 적이 없다.실업에 대해 정부는 어떠한 정책을수립하고, 실업자와 그 주변 사람들은 또 어떻게 대응하며,나아가 일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 사이의 괴리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이런 문제들에 관해서 우리는 깊이 생각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IMF 불황 이후 그런 기회가 찾아왔음에도 우리는 제대로 대처하지 않고 시간을 보냈다.그러니 우리 나름의 절실한 교훈을 얻었을 리가 없다.지금 다시 실업이 관심사로 떠오르고있다.정부는 여전히 3년 전의 대책 발표를 되풀이한다.그러나 일자리를 떠난 사람들의 애환이나 상처를 고려하는 내용은 거의 없다.지난 20여년간 뒤를 돌아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갔던 그 중년의 친구들은 자신만을 위한 삶을 살지 않았다.대부분 화이트칼라 노동자라고 할 수 있는 그들은 선량한 시민으로,충실한 가장과 믿음직한 동료와 성실한 조직원으로 이 사회에 기여해온 사람들이다.그러다가 어느날 갑자기 직장을 떠난 것이다. 술자리에서 쓴 소리를 내뱉는 그 몇몇 친구들의 모습에는분명 삶의 쓸쓸함이 짙게 배어 있었다. 믿었던 사회며 정부며 직장에 대해 어느 한순간에 밀려오는배신감으로 일종의 정신적 공황상태에 빠진 것이다. 그들 개인의 상처와 정신적 박탈감은 그 무엇으로도 메울 수 없다. 그 상처 앞에서는 어떤 정책도,어떤 통계도 공허한 수사에지나지 않는다. 이전에는 새로운 기술혁신이 일어나면 기존 노동자들의 기능을 흡수하면서도,다른 한편으로는 그 혁신의 보급 및 응용과 관련된 새로운 직종을 만들었다.혁신은 반드시 노동의 대체만을 뜻하지 않았다. 그러나 오늘날의 기술혁신은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부문이면 어디서나 노동자들을 내쫓는다.정보화와연결된 일련의기술혁신과 정교한 소프트웨어 기술들에서 우리는 사람의 노동이 필요 없는 새로운 문명의 가능성을 느낀다.이런 변화의물결에 익숙하지 못한 중년 직장인들이 구조조정의 첫 번째과녁으로 등장한 것이다. 그간 언론에서도 고학력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의 실태를 여러번 보도하면서 중산층의 몰락을 경고한 바 있다.이제 정부는 실업의 단기처방에만 급급해서는 안된다.경기 호전을 기다리고 실업통계에 집착하고 단기적인 구호대책만을 마련할것이 아니라,일할 권리를 잃어버린 사람들이 겪는 정체성의혼란과 마음의 상처를 어떻게 이해하고 쓰다듬을 것인가를깊이 성찰해야 한다. 이영석 광주대 교수·서양사
  • [여성 선언] 모악산과 그 남자

    때로는 영화나 책을 통해서 세상을,인간을 배우게 될 때가있다.그러나 아무래도 여행을 통한 생체험보단 강렬하지 않다.여행지에서 만나게 되는 건 눈쌓인 겨울산이나 붉게 물든단풍들, 청렬한 물소리를 내며 흐르는 계곡이나 백파를 품어내며 위용을 자랑하는 바다만은 아니다.그 풍경들 한가운데미처 발견하지 못한 또 하나의 존재가 있다. 누가 여행은 돌아오지 않기 위해서 떠나는 것이라는 말을했다.나는 종종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기 위해서 여행을 떠나곤 한다.떠나기 이전의,반복되는 일상에 지치고 황폐하고 나약한 모습의 내가 아니라. 지난 주말 즈음에, 잡념이 들끓어 더는 일을 할 수 없다는핑계를 대면서 서둘러 짐을 꾸려 무작정 전주로 떠났다.숙소로 예약해둔 곳이 모악산 구이 등산로 쪽에 있다는 걸 알지못하고 김제 쪽 방향에서 잘못 내렸다.숙소로 가려면 모악산을 넘거나 아니면 다시 버스를 타고나가 구이로 가야 했다. 다시 버스를 타고 나가기엔 여행의 기대와 각오가 허락치 않았고 산을 넘자니 벌써 오후 세시 반,시간이 촉박했다. 결국산을 넘기로 했다.나로서는 생의 첫번째 등반이었으므로 기대와 흥분보다는 불안감과 약간의 공포를 느낄 수밖에없었다.얼마쯤 지나지 않아서 심장이 찢어질 것만 같은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다.더욱이 해는 급속도로 기울고 있었다. 나는 하산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그러나 곧 도리머리질을 치고 말았다.아마도 여기서 하산을하게 된다면,에베레스트를 등반하다 실패한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러했듯 ‘그냥 계속 올라갔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하는 의문을 떨쳐버릴 수 없을 것 같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건 정말이지 ‘하나의 크나큰 의문부호가 찍힌 미래로 내려간다’는 걸 뜻하는 것일 테니까. 어쨌거나 정상에 오르긴 했다.그러나 정상에 올랐다는 기쁨과 환희도 잠시,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다.해가 지는 서쪽 방향의 구이쪽 등산로에는 쌓인 눈이 녹지 않아 빙판을 이루고있었다. 우리의 하산길을 도와준 사람은 작은 지리산이라고불린다는 그 험한 산을 마치 다람쥐처럼 가볍고도 재빠른 몸놀림으로 뛰어다니던 한 남자였다. 그는 우리보다 한발 앞서가며 하산길을 안내해 주었다.중요한 것은 산을 오르는 것,정상에 오르는 것이 아니라 내려가는 마지막 한 걸음이라는 걸 가르쳐준 사람도 그였다. 그리고 산을 내려갈 때는 긴장을 풀지말고 마치 남의 집 문지방을 넘듯 넘어야 한다는 사실도.모악산에서 만난 한 산사나이의 도움으로 우리는 마침내 예측할 수 없는 굴곡의 험한산을 무사히 내려올 수 있었다. 산을 내려오면서 나는 언젠가 읽었던 에베레스트를 오르는사람들의 이야기를 떠올렸다.그 산을 올랐던 사람들,그들에게는 위대한 판단력과 스스로에 대한 믿음,그리고 인내심이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나는 깨닫게 되었다.수행이란 건 잡념을 물리치는 게 아니라 낙엽처럼 켜켜이 쌓이는 생각들을 지그시바라보는 것이라고.그건 아마 내가 이 겨울산을 통해 얻은소중한 체험이 아닐까.그리고 나는 본다. 그 겨울산에 있던 또 다른 아름다운 풍경 하나,산사람의 모습을.그 풍경 속의 풍경을. 조경란 소설가
  • [굄돌] 대학 졸업생들에게

    이번 겨울은 유난히도 길고 추웠다. 녹지 않을 것같이 쌓였던 눈도 이제야 녹고 언땅도 풀리기 시작하여 따뜻한 봄이옴을 실감하게 된다. 그러나 마음은 여전히 춥고 음울하다.대학문을 나서는 수많은 졸업생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해 괴로워하고 방황하는 모습을 보기 때문이다. 올해는 50만명의 대학졸업자 가운데 제대로 일자리를 찾은경우가 겨우 10만 명쯤이라 한다. 여전히 한겨울 추위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을 나머지 40만 명의 젊은이들을 생각하니,대학의 장으로서 착잡하고도답답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우울한 마음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젊은이들에게 몇 가지 당부를 하고자 한다. 첫째는 결코 포기하지 말라는 것이다.역사상 위대한 업적을남긴 위인들이 한결같이 젊은 날 많은 고통과 좌절을 딛고일어났음을 기억해야 한다.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은 미래에 대한 확신과 희망을 버리지않고 어떠한 고난도 참아내겠다는 의지이다.그럴 때 누구라도 자신이 세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것이다. 둘째는 때를 기다리면서 준비하라는 것이다.겨울이 아무리길고 춥더라도 마침내 봄이 오듯 누구에게든지 기회는 온다. 그러나 그 기회를 아무나 살리지는 못한다.준비한 자만이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조급하게 굴거나 서두르지 말고 늘 깨어 있으면서 준비하고 정진한다면 결국 ‘성공’과 ‘성취’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셋째는 더불어 사는 지혜를 가지라는 것이다.지식과 정보가최고의 가치로 여겨지는 상황에서 꼭 필요한 것은 더불어 사는 데 필요한 열린 마음과 겸손한 자세이다. 사회가 무한경쟁을 요구할수록 오히려 공동체 안에서의 협력과 믿음,이웃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미덕으로 삼아 모두가함께하는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 데 앞장서야 하겠다. 겨울이 춥고 길수록 그 후에 맞이하는 봄 햇살은 더욱 따뜻하게 느껴질 것이다. 이제 사회에 첫걸음을 시작한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그리고 신념과 용기를 잃지 않기를 간곡하게 당부하고 싶다. 염홍철 대전산업대 총장
  • [대한광장] 국보법 논쟁에 마침표를

    국가보안법의 개폐가 이번 회기에서도 밀려날 전망이다.이제는 국보법에 대한 논쟁에 마침표를 찍어야 할 시점이다.기득권 세력의 궁색한 논리인 국론분열론,사회갈등론,북한 군사위협론,상호주의론 등을 비판하겠다.그리고는 인권의 시대인 21세기의 시대적 요구,통일시대를 맞이한 민족사적 요구,법치주의 구현이라는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국보법은폐지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겠다. 국회에서 야당 수뇌는 “극심한 국론분열과 갈등을 감내할불가피성이 없다”면서 국보법 철폐나 개정을 반대했다.이국론분열론은, 작년 8월 동아일보 여론조사에서도 75%가 개폐를 지지해 기득권세력이 주종인 그들만의 여론임이 입증되었다.갈등설은 과연 사회일반의 보편 현상인지 의심스럽다. 물론 일부 갈등은 있고 또 있을 수 있다.그러나 결코 우려할 성격의 것은 아니다.지금 우리는 새로운 민주사회를 일구고,남북대결을 끝내고 통일터전을 닦는 역사적 과제를 이행하는 중이다.이 과정은 50여년 고여서 혼탁해진 물을 흘러내리도록 하는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다.여기에는 산고를 치르는산모처럼 변화를 위한 진통이 필연적으로 따르기 마련이다. 진통이나 갈등 때문에 역사의 순리와 변화를 거역할 수는 없다. 북한위협이 상존하기 때문에 개폐가 불가하다는 북한위협론에서 우리는 주관적 평가와 객관적 실재 사이에 엄청난 괴리가 있음을 발견한다.객관적으로 북한이 극심한 식량난과 경제난으로 생존권에 허덕인다는 사실은 삼척동자라도 안다.군사적으로도 남한 군사비가 97년 170억 달러였는데 북한의 그해 전체 GNP가 177억 달러정도였으며 99년에는 94억 달러로줄었다.또 육군은 99년 북한 군사력 평가에서 “북한군의 무기와 장비는 양적으로 국군보다 1.6배 많지만 육군 무기의 40%,해군 함정의 70%,공군 전투기의 65%가 폐기처분 직전의노후장비”라고 밝혔다.이러한 데도 북한위협론을 주장한다면 그것은 하나의 종교적 믿음이지 객관적 자료에 입각한 과학적 지식은 아니다.이 종교적 믿음은 북한이 패망하기 전에 치유될 수 없는 불치병이다.국민의 74%가 북한이 반국가단체가 아니라고 응답한 것을 보면(동아일보지난해 6월12일자)우리 일반 국민은 종교적 믿음보다는 객관적 실재를 더 신뢰하는 건전한 판단력을 가진 듯하다. 상호주의론은 남북관계에서 1대1의 등가교환과 등가변화를추구해야 한다는 논리로서 국보법에 상응하는 노동당규약을고치지 않기 때문에 우리도 국보법 개폐를 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국보법은 25조나 되는 법이고,실질적 집행력을 가지며,일년에 최소한 몇백명이 처벌받는 가장 무서운 법이다.그러나 노동당규약은 단 한문장 반으로,집행력을 가진 규정이나 법이 아니라 정강과 가치지향의 선언에 불과하다.결코 법과 정강은 구속력과 적용범위에서 동일한 상호주의 등가물이 아니다. 진짜 상호주의의 문제는 헌법에 있다.남한헌법 3조 영토조항은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하고,4조 통일조항은 ‘자유민주주의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통일로 못박아 흡수통일을실제로 천명한다.그러나 북한헌법에는 이러한 조항이 없다. 더구나 북측은 당 규약 개정을 약속하고 있는데도 ‘국가역량’에서 북측을 압도하는 남측이 오히려 움츠러드는 자세는 결코 남북화해와 협력을 모색하는 통일시대에 걸맞지 않다. 21세기는 인권과 생명권의 시대라고 한다.그러나 남한은 국보법을 폐지하지 않으면 인권시대에 동참할 수 없다.유엔인권위원회는 한국 대법원의 국보법 판결을 패소시키면서 금지된 것에 대한 명확성과 구체성을 갖출 것,국가안보 저해 결과를 객관적으로 입증할 것,개연성과 가능성만으로 처벌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국보법이 일제 식민지의 치안유지법처럼,독립운동을 했기 때문에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할 것 같으니까 처벌하는 사전규제법이라는 해석이다.수치스런 한국의 자화상을 정곡으로 찔렀다. 우리는 민주주의의 기본인 자유권을 보장하고,통일터전을닦아야 하는 통일시대의 과제를 이행하고,법치주의의 최소요건이라도 갖추고,세계화 시대에 지구촌의 당당한 일원이 되기 위해서라도 국보법 논쟁에 마침표를 찍고 개정이라는 과도기를 거친 다음 폐지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강 정 구 동국대 교수·사회학
  • 코 IMF소장 “한국 올 4.5% 성장”

    데이비드 코 국제통화기금(IMF) 서울사무소장은 21일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4.5%정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코소장은 이날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언론재단 초청조찬강연회에서 ‘IMF체제 이후 한국경제 전망’이란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경제가 단기적으로는 어려우나 중·장기적 전망은 여전히 밝다”면서 “한국경제가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는 기업과 금융부문의 구조조정을 지속하고 이 과정에서 정부가 시장에 대한 개입을 자제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코소장은 재정확대를 통한 경기부양과 관련,“한국 정부가예산 70%를 상반기에 조기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이것이 바로 온전한 형태의 경기진작책”이라면서 “재정확대나 추경편성을 통한 경기부양은 현 시점에서 필요치 않다”고 말했다. 전철환(全哲煥) 한국은행 총재도 이날 서울 힐튼호텔에서열린 도산아카데미연구원 초청 조찬세미나에서 “미국 경제가 결코 경착륙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실한 믿음을 갖고있다”고 말했다.그는 “최근 우리경제를두고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지칭하는 경우가 있으나 잠재성장률을 약간 밑도는성장과 3%대의 물가상승이 예견되는 상황을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달초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스태그플레이션의 ‘조짐’을 경고했던 것과는 사뭇 대조된다. 전총재는 “이르면 2·4분기, 늦어도 하반기부터는 경기가회복될 것”이라면서 그 근거로 미국경제의 안정을 꼽았다. 그는 “완급에 대한 이론은 있으나 미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빠른 속도로 금리를 내려 경기회복 심리에 영향을미치고 있으며 부시 행정부의 감세정책도 의회통과에 시간이걸리기는 하겠지만 역시 심리적인 안정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미현 김성수기자 hyun@
  • 김중권대표 당내 보폭 넓히기

    민주당 김중권(金重權) 대표의 당내 기반을 다지기 위한 행보가 계속되고 있다.그는 20일 충북 청원 중앙연수원에서 열린 중앙당 당직자 연수에서 ‘채찍’과 ‘당근’을 제시하며당직자들을 독려했다. 김 대표는 먼저 동지의식을 강조했다.“취임 전 어떤 이는어느 계파이고,누구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귀를 닫았다”고 운을 뗐다.이어 “지금부터 계파는 ‘김대중 계파’ 하나밖에 없다”고 못을 박았다.“우리가 흔들리고 자학하고 자신이 없어 보일 때 엄청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무기력과 패배감을 경계했다. ‘당근’도 제시했다.“당 재정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복지를 고려하고 당직자의 국회·지방의회 진출 등 정치적 복지를 위해 애쓰겠다”고 약속했다. 김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그는 최근 국·실별로 당직자들과 저녁을 함께 하면서 ‘피부 접촉’을 해 왔다.그 때마다 몇 순배씩 도는 폭탄주도 마다하지 않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대표에게 거부감을 느꼈던 당직자들마저 우호적 인상을 받았다는 전언이다.또 당직자들의 신상과 이름을 외려는 노력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김 대표는 “2002년은 금방 다가온다”면서 “정권을 재창출하고 국민의 신뢰와 믿음을 받기까지 시간이 많지 않다”고 당직자들을 다그쳤다. 이지운기자 jj@
  • [공직인맥 열전](25)건교부.상

    건설교통부 본부조직은 2실,1단,9국,53과로 짜여 있다. 다른 부처에 비해 국·과가 많은 편이다.옛 건설부와 교통부를 통합한 탓이다.지방청과 산하기관을 더하면 건교부의몸집은 더욱 커진다. 몸집이 큰 만큼 인맥도 다양하게 형성돼 있다.크게 옛 건설부와 교통부 출신으로 나눠지고 행정직과 기술직으로 세분된다.일각에서는 호남과 비호남,고시·일반 승진·군 출신 등으로 나누기도 하지만 인사에 미치는 영향력은 미미하다. ‘공룡 조직’으로 꼽히는 건교부의 수장은 김윤기(金允起) 장관이다.김 장관은 건교부 산하 공기업인 토지공사 사장출신이다.분당 일산 등 신도시 계획수립부터 사업이 끝날때가지 전과정에서 핵심역할을 했다.실무자 중심의 정책결정과 토지개발 전문가다운 뚝심으로 국·과장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있다.반면 실무자들에 대한 지나친 믿음으로 여론의 집중포화를 받기도 했다.지난 1월 ‘폭설대란 사태’가 그것이다. 강길부(姜吉夫) 차관은 건교부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정통관료출신이다.주택도시국장·중앙토지수용위원회 상임위원등 요직을 두루 거친 뒤 감정원장으로 잠시 나가 있다가 지난해 복귀했다.제2차 국토종합개발계획 수립 당시 ‘성장거점도시’개념을 처음 도입한 장본인이다. 건교부를 움직이는 실세 그룹은 조우현(曺宇鉉) 차관보,추병직(秋秉直) 기획관리실장,손학래(孫鶴來) 광역교통기획단장,김세찬(金世燦) 수송정책실장,권오창(權五昌) 중토위 상임위원 등 1급(관리관)들이다.이 가운데 김 실장을 제외한조 차관보 등 4명이 옛 건설부 출신으로 건설부 출신들이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이같은 구도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건설행정은 크게 주택과 국토분야로 나뉘는데 조 차관보와추 기획실장은 주택통으로 건교부 살림을 도맡고 있다.73년행정고시에 나란히 합격,건교부에서만 동고동락해 ‘바늘과실’로 불린다.조 차관보가 추 실장보다 네살 많아 사석에선 형님 동생하는 사이.사우디아라비아 건설관에 이어 주택정책과장·주택도시국장·기획관리실장 등 거쳐간 길도 비슷하다.이 때문에 직원들은 조 차관보 다음 차관보로 추 실장을꼽는다.조 차관보와추 실장은 수도권 신도시를 중심으로 한 주택 200만호 건설계획을 입안,추진해온 주역들이다. 조 차관보와 추실장이 건교 행정 출신 중에도 주택분야를총괄해왔다면 권 상임위원은 국토분야를 진두지휘해 왔다.국토정책의 전문가답게 빈틈없고 추진력있는 일처리가 돋보인다.그간 국토이용계획을 수립하는 데 깊이 간여해왔다. 건설행정 출신들의 독주를 견제하는 세력은 건설 기술직.토목·건축을 중심으로 한 기술직들의 대부는 손 단장이다.조선대 토목과를 졸업한뒤 건교부 7급으로 출발,관리관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신중하면서도 치밀한 업무능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동생인 손영래(孫永來) 서울지방국세청장과 함께 형제가 관리관으로 재직하고 있다. 부 통합 이후 한때 교통부 출신들이 주도권을 잡은 적도 있었다.이헌석(李憲錫) 철도기술연구소장이 기획실장으로 있을 때였다.하지만 이 실장 퇴임 이후 건설부 출신들에게 주도권을 빼앗긴 상태다. 교통부 출신들은 당연히 김 수송실장이 챙겨야 하지만 합리적이고 깔끔하기로 소문난 김 실장은 ‘내 사람,네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때론 교통부 출신들에겐 원망도 듣지만 그럴 때마다 ‘쓸 데 없는 소리 말고 실력으로 승부하라’는 말만 되풀이한다. 전광삼기자 hisam@
  • 배구 슈퍼리그 / 삼성화재 ‘불사조’ 날개 꺾어

    삼성화재가 상무를 꺾고 3차대회 첫 판을 승리로 장식했다. 삼성은 15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배구 슈퍼리그 3차대회 첫날 남자부경기에서 상무를 3-1(25-17 26-28 25-19 25-18)로 누르고 5연패를 향한 순항을 계속했다. 삼성은 ‘월드스타’ 김세진이 제실력을 발휘하지 못하자막바로 장병철(12점)을 투입하는 과감한 용병술로 경기를 쉽게 풀었다.‘갈색 폭격기’ 신진식(19점)은 특유의 타점 높은 강스파이크를 앞세워 승리를 주도했고 신선호도 블로킹 5개를 포함 18점을 올렸다. 첫 세트를 쉽게 따낸 삼성은 이상복(21점) 권순찬(12점) 김종민(11점) 트리오를 앞세운 상무의 거센 추격에 휘말려 듀스 끝에 2세트를 내줘 1차대회 패배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 했다. 그러나 삼성 신치용 감독은 3세트부터 미련없이 김세진을빼고 대신 1·2차대회에서 믿음을 준 장병철을 투입했다. 장병철은 보답이라도 하듯 오른쪽 공격과 후위 공격을 잇따라 성공시키면서 세트승을 이끌었고 상승세를 탄 삼성은 4세트서 경기를 마무리 했다. 박준석기자 pjs@
  • “장병철 삼성의 주포로”

    ‘삼성의 주포는 바로 나’-.장병철(25·194㎝)이 남자배구삼성화재의 새 주포로 떠올랐다. 라이트 공격수 장병철은 지난 슈퍼리그까지만 해도 교체멤버로 잠깐씩 얼굴을 내밀었을 뿐 월드스타 김세진의 그늘에가려 벤치신세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 김세진이 무릎부상으로 제기량을 발휘못하는 새 확실한 주전으로 자리매김했다.이동·시간차·후위·오픈 등 공격 전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공격랭킹 9위(지난 시즌 29위)로 껑충뛰어 올랐다.특히 화려한 스파이크서브를 자랑하며 현재까지 84개(2위)의 에이스를 기록하며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장병철의 진가는 ‘갈색 폭격기’ 신진식이 ‘욕설파동’으로 출장하지 못한 성균관대전과 LG화재전에서 더욱 빛났다. 지난 4일 LG전에서 동반 출장한 김세진이 14점에 그친데 반해 장병철은 20점을 올려 주포 자리를 확실하게 굳혔다. 삼성 신치용 감독도 장병철에 대한 믿음이 두터워졌다.11일 ‘예비 결승전’ 성격인 현대자동차와의 라이벌전에서 신감독은 위기상황에 장병철을 선택했다.1세트 21-21 동점상황에서 스타팅 멤버로 출장한 김세진을 빼고 장병철을 투입한것.장병철은 이에 보답이라도 하듯 강스파이크 2개를 내리성공시키며 세트승을 이끌었고 결국 삼성은 완승을 거뒀다. 박준석기자 pjs@
  • 요리전문TV ‘채널F’ 한명숙 여성부장관 가족초대

    요리전문TV ‘채널F’는 22일 오전11시 ‘거인들의 저녁식사’에서 한명숙(韓明淑) 초대 여성부 장관과 신학박사인 남편박성준씨, 그리고 중학생 아들 박한길군을 초대해 가족 간의사랑을 들려준다. 학창시절에 만나 4년간 연애끝에 결혼한 한 장관 부부는 결혼생활이 평탄치 않았다고 한다.결혼한 지 6개월만에 ‘통혁당 사건’으로 남편이 복역하자 한장관은 24세부터 13년동안남편의 옥바라지를 했는가 하면, 70년대초 재야 여성운동가로 활동하던 한장관 자신이 ‘크리스찬 아카데미 사건’으로2년간 투옥됐기 때문. 둘 다 석방된 81년 이후 박 박사는 여성운동가로 활동하는 아내를 지원해 왔고 서로에 대한 믿음속에 일하면서 늦둥이 아들을 낳기도 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이들 부부의 솔직한 삶의 이야기와 함께 초대 여성부 장관으로서 한장관이 생각하는 가정의 남녀 평등이 무엇인지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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