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믿음
    2026-02-17
    검색기록 지우기
  • 시민
    2026-02-17
    검색기록 지우기
  • 2026-02-17
    검색기록 지우기
  • 미주
    2026-02-17
    검색기록 지우기
  • 등유
    2026-02-1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1,320
  • [건강칼럼] 태양을 피하는 법

    가슴에 와닿는 한 남자 가수의 노래를 듣는다.실연의 슬픔을 못이겨 우는 자신의 모습을 감추고 싶다는 내용이다.절절한 음성에 묻어나는 실연의 고통이 공감되기도 하지만,문득 태양을 피해야 하는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음을 생각한다. 피부질환의 대부분이 자외선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감안하면,이를 차단하는 법을 제대로 아는 것은 여름철 자외선의 무차별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길이기도 하다. 자외선은 주로 UVA,UVB,UVC의 3가지 형태로 존재하는데,우리 피부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은 UVA와 UVB이다.UVA는 종일 거의 일정량 방출되며,흐리거나 겨울에도 방출된다.UVA는 진피의 탄력섬유와 교원섬유를 변화시켜 피부노화를 유발한다.UVB는 피부내 DNA와 결체조직에 손상을 초래,노화와 피부암의 원인이 된다. 그런 자외선이지만 차단이 어려운 일만은 아니다.외출 때 모자나 양산을 이용하거나 면소재의 짙은 색 옷을 입으면 SPF30이상의 차단제를 사용한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식품 중의 비타민C와 A는 피부노화를 방지하며,효과는 비타민제도 비슷하다. 자외선은 흙보다 모래,눈,얼음에서 반사가 잘되는데,가장 믿음직한 방법은 자외선 차단제.차단제에 표시된 SPF는 자외선 B를 차단하는 효과,PA는 자외선 A를 차단하는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에서 ‘+++’까지 3단계로 구분돼 있다.차단제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최소 30분 전에 충분한 양을 발라 피부 표면에 균일하게 흡착되도록 한다.보통 바르는 양은 권장량의 20%에 불과하다.차단지수가 다른 제품을 함께 쓰면 효과가 좋다고 아는 사람이 있는데,둘 중 더 높은 지수의 효과만을 낼 뿐이다. 자외선을 막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지만,어느 것도 완전하지는 않다.자외선이 강한 오전 10∼오후 3시 사이에는 가능한 외출을 삼가는 것이 가장 좋지만 이 좋은 계절에 정말 그럴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 강남구청 구내매점 빵을 기다리는 즐거움

    오후 3시면 출출해질 시간이다.업무차 강남구청을 자주 찾는 회사원 김병숙(27·여)씨는 이럴 때 구청 구내매점으로 달려간다.이 시간부터 구청에서 갓 구운 신선한 빵이 판매되기 때문이다. 강남구(구청장 권문용)는 지난달 19일부터 직원 및 주민복지 향상을 위해 구청에서 직접 빵을 구워 지하1층 구내매점에서 판매하고 있다.품목은 소보로빵·크림빵·단팥빵 등 3개며 개당 300원씩에 판매된다. 권오철 강남구청 후생복지위원장은 “웰빙 열풍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은 높은데 구청에서 판매되는 오후 시간대 간식은 라면 등 인스턴트 식품 일색이었다.”며 “건강에 이로운 먹을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고 말했다.이를 위해 강남구는 구내식당에 3000만원의 비용을 들여 오븐·숙성기·반죽기계 등 제빵기계를 설치했다.지난달 13일에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시식회를 열어 맛과 품질을 직접 확인했다.그날 만든 빵은 그날 판매하며 인체에 해로운 방부제는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지난 10년간 남편과 제과점을 운영한 경험으로 빵을 만드는 구내식당 직원 이인수씨는 “구청에서 판매하는 것인 만큼 예전 가게에서 판매할 때보다 더욱 정성을 들인다.”고 말했다. 현재 강남구가 하루에 생산·판매하는 빵은 300여개로 없어서 못판다.총무과에 근무하는 이상철(37)씨는 “보통 빵이 나온지 1시간 정도면 다 팔려 서둘러 빵을 구입하러 간다.”며 “저렴하면서도 맛있어 몇개씩 사서 집으로 가지고 갈 때도 있다.”고 만족해했다. 강남구청을 찾은 주부 김정화(58)씨는 “구청에서 구워 파는 빵이라 위생적으로 만들어졌다는 믿음이 든다.”고 말했다.권오철 위원장은 “빵 반죽을 숙성시키는 데 4시간 정도 걸려 당장 수량을 늘릴 수는 없지만 주민들의 반응이 좋아 향후 생산분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아라크노피아 수목원’ 여는 거미박사 김주필 교수

    “거미줄로 미사일 공격도 막을 수 있다.거미농법은 최상의 무공해 환경농법이다.” “정말?” “암,그렇고 말고.또 있다.” “뭔데요?” “양귀비는 거미줄로 만든 브래지어를 착용하고 다녔다.”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던 일을 고집스럽게 해온 사람을 만나면 절로 행복감을 느낀다고 했던가.‘거미군단의 오케스트라 지휘자’라는 별칭을 얻은 사람이 있다.‘표준생물’의 저자로 이름이 귀에 익은 김주필(61·생물학과) 동국대 교수.‘거미박사 1호’이기도 하다. ●양귀비 브래지어도 거미줄로 만들어 그는 30년째 ‘거미와의 춤’이라는 유별난 인생을 걷고 있다.최근에는 국내 유일의 ‘아라크노피아’(Arachnopia,거미천국)를 만들어 신화속의 ‘아라크네’를 환생시켰다.일반인들에게 생소하기만 한 ‘거미학’은 신비의 나라에 꼭꼭 숨겨진 보물상자를 연상케 한다. 팔당댐을 지나 북한강 굽이굽이,차로 20분쯤 달렸다.경기 남양주시 조안면 진중삼거리에 들어서자 ‘운길산’ 입구가 나왔다.오솔길 따라 3㎞가량 더 들어갔다.맑은 물이 사시사철 흐른다는 진중천 계곡이 허리춤에 차갑게 와닿았다.어느새 뻐꾹새가 바로 옆에서 생음악으로 마중했다.눈앞에는 한 폭의 동양화가 흰 구름을 캔버스 삼아 기분 좋게 펼쳐졌다.왜 ‘운길(雲吉)’이라 했는지 알 수 있었다.그 사이로 ‘아라크노피아 생태수목원’이라는 입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아직 본격적인 개장을 하지 않았지만 찾는 손님은 꽤 많아 보였다.지나는 산객(山客),어린 아이의 손을 잡은 부모,연인…,시인 이성부씨의 일행도 얼핏 눈에 띄었다. 작업복 차림의 김 교수가 개울가 옆의 낡은 의자에 의지해 잠시 쉬고 있었다.입구 바로 왼쪽에는 ‘거미박물관’이 낯설게 자리해 있었다.뒤쪽으로는 각종 야생화 단지,식물원,곤충·거미사육장 등이 산자락을 끼고 쭉 펼쳐져 있었다..김 교수는 2만평은 족히 된다고 했다.또 오는 8월1일부터 정식 개장하지만 벌써부터 입소문이 났는지 요즘 하루 평균 100여명 가량 입장한다했다. 거미박물관으로 들어갔다.지금까지 듣도 보도 못했던 별천지였다.꿈틀대는 거미들이 유리관 속에 쭉 진열돼 있었다.그는 “이곳에 진열된 거미종류는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모은 2000여종(국내산 630종 포함)이다.”면서 “알코올로 보관된 샘플용 거미까지 포함하면 수만마리나 된다.”고 말했다. ●세계거미 2000여종 수만마리 모아 유리관 속에 갇혀진 거미들은 뭘 먹고 살까.그는 진열대 밑에 라면상자 하나를 쑥 꺼냈다.숭숭 패인 계란판과 하얀 녹말가루,그 사이로 메뚜기들이 잔뜩 기어다니고 있었다.메뚜기는 집단서식하기 때문에 온도와 습도,먹이 등의 조건만 갖추면 얼마든지 번식한다고 했다.이 메뚜기들이 바로 ‘거미밥’이었다. 거미연구가 어디까지 왔는지 물었더니 “분류생태학까지 왔다.”고 대답했다.지난해 말 두 종류의 ‘거미도감’을 비로소 발간한 것이 그 결실이라고 덧붙였다.오대양 육대주,30년 가까이 발품을 팔아 수집한 전세계의 2000여종을 학문적으로 꼼꼼히 분류했다. 왜 하필이면 거미연구일까.그는 이같은 물음에 “거미줄로 미사일 공격까지 막을 수 있지.”라고 즉답했다.이어 “거미는 유충이다.파리·모기·바퀴벌레 같은 해충의 천적이다.또 거미줄로 의료용 봉합실,국부마취제,브래지어 등을 만들 수 있지.양귀비가 거미줄로 만든 브래지어를 착용했다는 것이 정설이다.”며 줄줄 꿴다. 이뿐만 아니다.방탄조끼 같은 특수용품 제작과 우주항공,통신사업에도 활용된다.특히 거미독은 알츠하이머 같은 치매치료에도 뛰어난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아울러 누에의 실크보다 거미줄이 10배 이상 강하기 때문에 섬유산업에도 획기적 재료로 응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거미가 천연 살충제라는 것.논에 거미를 풀어 놓으면 벼멸구·매미충·이화명나방·삼화병나방 등의 유충과 어미 등을 모조리 잡아먹는다.그는 6년 전 농약을 쓰지 않고 거미로 해충을 퇴치하는 영농법을 개발해 냈다.남양주시 조안면에 있는 논 500평에 살충제를 쓰지 않고 거미를 풀어 농사를 지었다.벼 한 포기에 필요한 거미는 5∼10마리.늑대거미·깡충거미·게거미는 거미줄을 치지 않고 벼의 밑동·줄기·잎에 도사리고 있다가 침입해온 해충을 먹어 치운다. ●거미는 천연 살충제… 수확 20% 늘어 “거미군단을 논에 풀어 놨더니 쌀 수확량이 20% 가량 늘었지요.해충이 없어져 벼의 생육환경이 좋아졌기 때문입니다.” 거미는 인간의 생활에 무궁무진한 장점을 제공하는데도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몰라주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했다.반면 미국은 국방부 주도로 방탄조끼를 오래전부터 만들었는가 하면 최근에는 듀폰사를 통해 미사일 방어용 ‘특수그물’의 연구용역을 의뢰했다고 말했다.거미줄이 염소의 우유와 결합하면 더욱 단단해지는 성질을 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또 농림부 주도로 친환경 농법,과수재배 등의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차원에서 70년 동안 거미연구를 해온 일본의 경우도 마취제와 소화제 등 의약품 응용연구에 한창이라고 설명했다.브라질 또한 오래 전부터 거미의 독을 전문으로 연구하며 미국에 납품해 오는 등 달러박스의 효과를 톡톡히 맛보고 있다고 말했다.거미독은 군 야전용 해독제로 일품이란다. ●거미연구가 국가수준지표라는거 아세요? 그는 세계 각국을 돌아다면서 “한국은 거미 연구가 어느 정도 수준이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고 했다.과거에는 비누와 종이소비량이 국가의 문화적 수준을 가늠했는데 요새는 거미연구를 가장 으뜸으로 여긴다는 것이다.그만큼 거미는 환경변화를 감지하는 환경지표생물로 쓰이기 때문이란다. 그는 이같은 질문에 몸소 답을 하기 위해서라도 20년째 세계거미학회에 논문을 꾸준히 발표하는 한편 세계 거미학자들을 해마다 초청하고 있다.일본의 경우 거미학회 회원이 5000명에 이르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학회조차 없는 실정이다.그나마 다행히 김 교수가 상임 연구원 5명과 함께 고집스럽게 거미연구를 해와 국제무대에 명함을 내밀고 있다. 그가 거미연구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30년전.학생들과 곤충채집을 위해 운길산 일대에 왔다가 신종 거미를 발견하면서였다.며칠 후 그는 600만원을 들고 다시 와 마을사람들과 담판을 지어 1800평의 임야와 집 한 채를 사들였다.이후 한국에만 서식하는 신종 거미 130여종을 잇따라 발견하면서 연구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연구비용은 1969년에 저술한 고교참고서 ‘표준생물’의 인세로 충당했다. “아침에 거미를 보면 반가운 사람을 만난다는 속설이 있습니다.영국의 경우 거미가 옷에 있으면 돈을 벌게 된다는 믿음이 있지요.” 그는 ‘한국거미’라는 영·한문 학술논문집을 20년째 전세계 400여 농생물학자에게 발송하고 있다.국제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끄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그에게 남은 일이 한 가지가 있다.사재를 털어 국내 처음으로 동물학상을 제정하는 것.후학들에게 거미연구의 여건을 마련해 주기 위해서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김주필교수 프로필 △1943년 황해 연백 출생 △1967년 서울대 동물학 학사 △1985년 동국대 생물학 박사 △1976년∼86년 대영학원 원장 △1983년∼현재 방통대 강사.거미연구소장 △1985년∼현재 서울대동창회 부회장·곤충학회 이사 △1990년∼현재 동물학회 회장 △1991년∼현재 동국대 생물학과 교수·생물학과장.중국 후난대학 겸직교수 △주요저서=표준생물,거미학연구,환경생물학 등 ˝
  • 대회 이모저모“술한잔 걸치고 공차는 것도 제맛”

    ‘종로 축구축제’의 서막은 종로구와 동대문구 여성축구단의 라이벌 경기가 장식했다.악바리 아줌마 정신으로 똘똘 뭉친 선수들의 투혼은 프로선수 못지않았다.경기결과는 동대문구 여성축구단 팀의 1대0승리.홈팀의 열렬한 응원에도 불구하고 종로 여성축구단 팀은 아쉽게도 패배의 쓴잔을 마셔야 했다. ●동료끼리 권하는 막걸리 한 잔의 맛 어설픈 ‘동네축구’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진짜 프로축구도 아닌 생활체육 축구 선수들은 쉬는 시간이면 으레 막걸리 한 잔씩을 걸친다.한 선수는 “골 맛보다 함께 땀흘려 뛴 동료들끼리 먹는 막걸리 맛이 더 좋다.”고 실토하기도 한다. 종로구 축구연합회 최갑영(48) 사무국장도 “선수들이 부상을 우려해 취할 정도로 많이 마시지는 않는다.”면서도 “그래도 한 잔 걸쳐야 잘 뛰는 것은 사실”이라고 ‘음주축구’를 부인하지 않았다. ●“상금 같은 것은 없습니다” 생활체육 축구대회를 처음 관전하는 기자는 우승팀에 과연 얼마의 상금이 주어지는지 궁금했다.“구청장기 대회인만큼 상금이 100만원 정도는 되지 않나요?”기자의 질문에 한 관계자는 어이없는 표정으로 답했다.“상금 같은 것은 없습니다.우리가 하는 체육활동으로 지역사회가 더욱 돈독해지고 회원 개개인의 건강이 증진될 수 있다면 그게 바로 상금이고 상패입니다.” 우리나라의 생활체육은 아직 열악한 상황이다.제대로 된 잔디구장이 없어 선수들은 여전히 모래 운동장에서 뛰어야 한다.그러나 생활체육인들의 순수한 마음만큼은 선진국 못지않았다.앞으로 생활체육이 크게 발전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김기용기자
  • ‘김혁규 카드’ 재보선엔 역풍?

    ‘김혁규 카드’ 재보선엔 역풍?

    김혁규 전 경남지사의 총리 지명을 둘러싼 정치권 논란의 이면에는 6·5재·보선 문제가 놓여 있다.여권은 김 전 지사를 내세워 부산시장이나 경남지사 중 적어도 한 곳에서 승리를 거둬 명실상부한 전국정당화를 꾀하고 있다.지역구도 타파를 위해서도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란 입장이다.반면 한나라당은 ‘김혁규 카드’를 ‘재·보선용’으로 몰아붙이며 전통적 지지기반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양당간에 치열한 논란도 여기서 출발한다는 지적이다. 한나라당은 김 전 지사가 총리후보로 거론될 때부터 반대했다.‘철새론’ ‘배신자론’을 내세우며 보궐선거가 있게 된 이유 등을 집중적으로 강조했다.여권의 취약한 영남권 공략을 위한 ‘동진(東進)’정책이 성공할 경우,향후 정치구도에 미칠 부정적 영향도 충분히 스크린한 눈치다.한나라당은 4·15총선에서 텃밭인 부산·울산·경남지역에서 4석의 지역구를 열린우리당에 내준 데 이어 재·보선에서 또다시 단체장마저 내줄 경우 정치적 기반과 영향력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그리고 이런 상황에는 김 전 지사가 ‘눈엣가시’ 같은 존재로 보고 있다.김 전 지사는 열린우리당 재·보선 공동 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다. 하지만 여권의 영남권 공략의지는 확고하다.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29일 청와대 만찬과 20일 전·현직 지도부 만찬 등에서 지역구도 타파와 김 전 지사 기용의 밀접한 상관관계를 강조했다.한나라당을 거듭 비난한 것이나 민주대연합을 거론한 것도 따지고 보면 ‘김혁규 카드’의 보충설명에 다름아니다. 문제는 김 전 지사 총리지명을 재·보선 전에 하느냐,이후에 하느냐인데 노 대통령은 일단 야당의 반발 등을 고려,이후로 연기한 것 같다.선거 영향력면에선 ‘선거 전 지명’이 조금 더 낫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아울러 재·보선에서 여당이 영남지역에서 한 곳도 얻지 못했을 경우 ‘김혁규 카드’가 없었던 일이 될 것인지도 관심이다.하지만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문희상 의원은 “부산·경남선거에서 참패하면 아무래도 김 전 지사 지명 필요성이 힘을 더 받지 않겠느냐.”고 말했다.그만큼 김 전 지사에 대한 노 대통령의 믿음이 크다는 얘기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사설] 韓·美동맹 큰 틀 흔들려선 안돼

    주한미군 감축과 관련한 한·미 협의가 예고된 가운데 양국 동맹관계를 급격하게 변화시키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어 우려스럽다.워싱턴 일각에서 ‘한·미 상호방위조약’을 양자동맹에서 지역안보로 전환하는 쪽으로 개정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보도다.앞서 주한미군을 이라크에 차출하겠다고 통보한 것이나,‘한·미연합군 해외파병 가능성’을 시사한 찰스 캠벨 한·미연합사 참모장의 발언은 과정이 바람직하지 않았다.동맹관계의 변화가 있더라도 서로 받아들일 수 있는 절차를 통해 추진해야 한다. 정부는 ‘한·미 방위조약 개정 논의’ 보도를 일축했다.우리가 방위조약을 개정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고,그럴 의사도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국내 일각에서도 한·미 방위조약을 손질하자는 얘기가 나온다.차제에 전시작전지휘권을 우리가 가져와야 한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언젠가는 전시작전지휘권을 이양받아야 하겠지만,한·미방위조약의 근간을 흔들면서까지 추구해서는 안될 것이다. 주한미군 감축협상이 다음달부터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미측은 지난해 6월 열린 미래 한·미동맹정책구상회의(FOTA)에서 주한미군 1만 2000명 감축 계획을 우리측에 전달했다고 정부 당국자는 밝혔다.주한미군의 일부 감축 역시 한반도 안보 억지력의 약화를 초래하지 않는 전제 아래 추진되어야 한다.이종석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의 말처럼 미국측의 바짓가랑이를 잡는다고 해결될 일은 아니지만 양국이 동등한 차원에서 협상을 통해 상호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국민들의 안보불안감을 씻기 위해서는 정부가 미국측과 긴밀한 협의 채널을 가동하고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또,주한미군 일부 감축은 한·미 동맹의 큰 틀이 흔들리지 않는 토대위에서 진행된다는 믿음을 주어야 한다.˝
  • ‘김혁규 카드’ 재보선엔 역풍?

    김혁규 전 경남지사의 총리 지명을 둘러싼 정치권 논란의 이면에는 6·5재·보선 문제가 놓여 있다.여권은 김 전 지사를 내세워 부산시장이나 경남지사 중 적어도 한 곳에서 승리를 거둬 명실상부한 전국정당화를 꾀하고 있다.지역구도 타파를 위해서도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란 입장이다.반면 한나라당은 ‘김혁규 카드’를 ‘재·보선용’으로 몰아붙이며 전통적 지지기반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양당간에 치열한 논란도 여기서 출발한다는 지적이다. 한나라당은 김 전 지사가 총리후보로 거론될 때부터 반대했다.‘철새론’ ‘배신자론’을 내세우며 보궐선거가 있게 된 이유 등을 집중적으로 강조했다.여권의 취약한 영남권 공략을 위한 ‘동진(東進)’정책이 성공할 경우,향후 정치구도에 미칠 부정적 영향도 충분히 스크린한 눈치다.한나라당은 4·15총선에서 텃밭인 부산·울산·경남지역에서 4석의 지역구를 열린우리당에 내준 데 이어 재·보선에서 또다시 단체장마저 내줄 경우 정치적 기반과 영향력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그리고 이런 상황에는 김 전 지사가 ‘눈엣가시’ 같은 존재로 보고 있다.김 전 지사는 열린우리당 재·보선 공동 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다. 하지만 여권의 영남권 공략의지는 확고하다.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29일 청와대 만찬과 20일 전·현직 지도부 만찬 등에서 지역구도 타파와 김 전 지사 기용의 밀접한 상관관계를 강조했다.한나라당을 거듭 비난한 것이나 민주대연합을 거론한 것도 따지고 보면 ‘김혁규 카드’의 보충설명에 다름아니다. 문제는 김 전 지사 총리지명을 재·보선 전에 하느냐,이후에 하느냐인데 노 대통령은 일단 야당의 반발 등을 고려,이후로 연기한 것 같다.선거 영향력면에선 ‘선거 전 지명’이 조금 더 낫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아울러 재·보선에서 여당이 영남지역에서 한 곳도 얻지 못했을 경우 ‘김혁규 카드’가 없었던 일이 될 것인지도 관심이다.하지만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문희상 의원은 “부산·경남선거에서 참패하면 아무래도 김 전 지사 지명 필요성이 힘을 더 받지 않겠느냐.”고 말했다.그만큼 김 전 지사에 대한 노 대통령의 믿음이 크다는 얘기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글로벌 한국차] (2) 車산업 쥐고 흔드는 ‘빅3’

    미국 자동차업계는 지난해 1664만대의 자동차를 판매해 전 세계판매대수인 5715만대의 29.1%를 차지했다.미국업계는 최근 BRICs 즉 중국을 비롯한 브라질,인도,러시아 등 신흥 4개국의 급속한 성장으로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제너널 모터스(GM),포드,다임러크라이슬러 등 ‘빅3’는 세계 자동차시장을 선도하는 업체로 군림하고 있다. ●BRICs와 경쟁 치열 지난 1908년에 설립된 GM은 세계 최대 자동차 메이커로 자동차 산업을 주도해 왔다.전세계에서 근무하고 있는 GM 직원수는 38만 6000여명이며 3만여개의 부품협력업체들을 거느리고 있다. 지난해 미국시장 점유율은 28.1%,전세계 시장점유율은 15.1%에 이른다.GM은 전세계 50여개국에 생산·조립 기반을 갖추고 있으며,세계 190개국 이상의 시장에 진출해 있다.세계 최대의 자동차 회사로 170여 개국에서 연간 1000만대 이상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1903년 헨리 포드에 의해 설립된 포드자동차는 현재 34개국에 생산·조립 시설을 보유하고 있으며,200여개 국가에서 자동차를 생산·판매하고 있다.전세계적으로 33만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지난 한해 동안 672만대의 자동차 판매고를 올렸으며,1642억달러(약 197조40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다임러 크라이슬러는 1925년에 설립한 크라이슬러와 1924년에 창립된 독일의 다임러-벤츠가 지난 1998에 합병한 회사다.세계적으로 17여개국에 생산·조립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36만 2000여명의 종업원을 거느리고 있다.다임러크라이슬러의 지난해 판매대수는 436만대로 전년 대비 4.1% 감소했다. ●글로벌 합병·제휴로 시장 지배 세계 자동차산업은 치열한 경쟁으로 경영위기에 몰리는 메이커가 속출함에 따라 갈수록 업체간 합병과 전략적 제휴가 늘어나고 있다. GM은 90년 유럽시장에서 고급차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스웨덴의 ‘사브’를 인수하고,99년에는 아시아 시장을 겨냥해 일본의 ‘쓰바루’를 합병했다.포드는 90년 영국의 ‘재규어’를 인수한 것을 비롯해 96년 일본 ‘마쓰다’,99년 스웨덴의 ‘볼보’ 승용차부문을 통합했다.이밖에 지난 98년 독일의 다임러-벤츠가 미국의 크라이슬러를 인수합병한 사례는 역사상 최대 규모로 꼽히고 있다. 업체간 합종연횡이 활발한 상황에서 현지생산 전략을 꾸준히 해온 GM이나 포드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등 세계화전략에 진력하고 있다.과거처럼 핵심 생산공정을 제외한 하나의 사업을 해외로 이전시키는 방식에서 탈피,개발·생산·마케팅·부품조달 등 생산의 모든 부문을 전 세계에 걸쳐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있다. GM은 지난 96년에 발표한 글로벌 계획을 통해 자동차사업부를 북미·해외·부품의 3개 사업부로 재편하고 세계적 네트워크망을 구축했다.북미(GMNA),유럽(GME),아시아 태평양(GMAP),라틴 아메리카·아프리카·중동(GMLAAM) 등 전 세계를 4개 지역 사업 본부로 나누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포드 역시 ‘포드 2000’ 프로젝트를 통해 본사와 국제부의 2개 사업부로 사업을 재편하는 글로벌 네트워크 체제를 정비했다.특히 향후 10년간 자동차시장 성장의 90%가 아시아권 국가에서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아래 이 지역 공략에 심혈을 기울일 계획이다. 다임러크라이슬러는 지난 10년간의 글로벌 합병과 동맹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다양화된’ 자동차 생산업체 중 하나가 되었다.크라이슬러,메르세데스-벤츠,미쓰비시,짚,스마트,마이바흐 등 중저가에서 최고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브랜드을 보유하고 있는 다임러크라이슬러는 오직 세계를 대상으로 경영하는 기업만이 크게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 아래 세계화 전략에 전력 투구 하고 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43)흙사람이 보낸 편지

    부산광역시 강서구 강동동 4848-16,옛 김해평야의 낙동강 기슭 한 언저리에 소담재(小潭齋)라는 작은 전시실을 겸한 찻집.그 곁 창고같이 허름하고 귀신냄새가 스물스물 기어나오는 것 같은 어두컴컴한 안쪽에는 뜻밖에도 한국인의 기억에서 지워버릴 수 없는 아프고 서러운 배고픔의 역사가 눈 뜨고 서 있다. ●‘소담재’에서 만난 ‘역사’ 배고픔만이 아니다.여자라는 이유로 끊임없이 차별받고 부대끼면서도 죽는날까지 참아야만 했던 한국의 어머니들이 모두 모여 서 계신다.모두가 일하는 모습이다.흔히 노동이라고 표현하는,육체를 수고롭게 움직여 식구들과 이웃의 삶을 보살피고 있는 동작은,멈춘 상태로지만 금방이라도 다시 움직일 것 같은 생동감과 긴장감이 짙게 느껴진다.얼핏 1900년 무렵 개항기를 전후한 시기부터 1950년대까지 한국 사회 곳곳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고,외세와의 갈등과 시련으로 나라가 위기에 빠지고,한국인들의 생활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절망의 늪에서 허우적거릴 때 한국인을 인간의 길에서 멀어지지 않도록 껴안고,업고,다독여 오늘까지 데려오신 어머니 모습이다. 이같은 어머니 모습을 빚고 있는 허경혜씨도 여성이다.우연한 기회에 그의 작품전을 알리는 작은 신문기사를 읽고나서 그의 작품세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그런지 몇 해를 지나서 또 우연히 그의 작품들을 보게 되었다.퍽 인상적이었다.그는 그의 작품을 토우(土偶)라 불렀는데,나는 토우라는 이름보다 ‘흙사람’이라는 말이 더 좋겠다고 했다.토우와 흙사람은 좀 다른 세계와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허경혜씨의 ‘흙사람’은 한국인의 역사와 삶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한 미술양식이다.따라서 토우,토용(土俑),명기(名器)라고도 부르는 것들과 다르게 보아야 할 것 같다.중국,한국 역사 속에서 자리매김되어온 토우와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다른 세계를 지닌 것으로 보인다.또한 희랍 로마에서 발달한 테라코타(Terra-cotta)나 일본 문화인 하니와(埴輪)와도 다른 세계를 지향하고 있다. ●‘토우’와는 다른 ‘흙사람’의 세계 이른바 토우는 사람 모습을 갖춘 것과 여러 가지 동물,생활용구 등 모든 표상물들로서 주술적인 우상,무덤에 껴묻기 위한 부장용(副葬用)으로 만든 것들이다.특히 한국과 중국 고대 사회에서의 토우는 인간이 죽은 뒤의 세계와 영혼의 미래를 상징하는 신앙 체계와 관련되어 있다.또한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주종관계를 전제로 하여 지배자의 시체와 함께 노비나 하인을 산 채로 파묻던 고대 국가의 습속과 일정한 관련이 있다.이 때 토우에 나타난 인물상들은 여성의 성적 특징을 과장하여 표현함으로써 다산신앙과 풍요를 나타내거나 공예적으로 두드러진 기법을 이용함으로써 그 시대의 우주관이나 사생관(死生觀)을 해석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그런 연유로 토우의 외형이 당시의 생활상·사회상을 짐작하는데 좋은 자료가 되기도 한다.하지만 이 토우가 주술적 우상성과 주종관계를 위한 제물로서 인간을 희생시키는 몰인간성 이념을 유지한 채 현대사회의 한 미술형식으로 재현,혹은 답습되는 것은 위험하기도 하고 무의미한 낭비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허경혜씨의 ‘흙사람’은 이런 전통사회에서 있어 온 토우들과는 선명하게 차별되는 몇 가지 특징을 지니고 있다. 그의 ‘흙사람’이 추구하는 것은 자유로움인데 그런 점에서 전통시대의 나한신앙(羅漢信仰)이 지닌 특징들과 일정한 소통관계를 지니고 있다.한국인들이 꿈꾼 자유로움이 나한신앙에 잘 나타나 있는데,이들 나한상은 다른 불상과 달리 엄격한 도상법이 적용되지 않았다. 자유롭게 바위 위에 앉거나 팔을 괴고 쉬는 자세,기분 좋게 서있는 자세 등으로 표현되는데 표정도 가지각색이다.눈을 내리뜨고 참선하는 얼굴,이를 드러내고 활짝 웃거나 빙긋이 미소짓는 모습,찡그린 얼굴 등 다양한 인간의 표정을 보여준다.인간이 추구하는 이상화된 성격과 너무나 인간적인 면모를 적절하게 융화시켜 친근감을 느끼게 한다.그렇게 볼 때 흙사람은 유장한 한국인의 전통신앙체계를 근간으로 삼되 종교적으로 의존하거나 이미지를 억지로 끌어들이지 않으면서도 전통의 힘과 아름다움을 이용하여 한국인의 사랑과 믿음,갈등과 불안을 담백하게 형상화시키고 있는 점은 흙사람의 장점이자 미덕이다. 소백산맥 이남의 흙 중에서 산화철 성분이 적고 흙 알갱이가 굵으면서 내화도가 높은 흙을 이용하여 인간의 감정을 절묘하게 표현해 내고 있는 점도 좋아보인다. ●노예노동보다 고통스러웠던 보릿고개 그가 집중하고 있는 20세기 초 중반 무렵의 한국 농촌의 여성상은 수많은 회화와 조각들로 표현되어온 기존의 미술적 혹은 역사적 평가와도 조금은 궤적을 달리해야 할 것 같은 문화다.가난과 질곡으로 압축되는 20세기 초중엽 농촌 사회에서 가장 부자유스럽고 무거운 노동과 정신적 중압감을 받으며 자식을 낳고 기르는 일과 가족들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많은 일들을 도맡아해 낸 것은 어머니였다.양반 사대부 가정과 달리 민중의 삶은 여성들의 희생을 더 많이 필요로 하는 사회구조였다.의료시설과 의약품의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하는 가운데서 여러 명의 자식을 생기는 대로 낳아 기르는 일은 죽음에 가까운 위험하고도 무모한 생존 그 자체였다. 식량부족은 곧 산모와 여성들에게 영양결핍을 고질적인 일상으로 만들었고 대가족의 빨래와 식단차리기 등은 견디기 힘든 노예노동에 견줄 만했다.그 어떤 어려움보다 고통스러운 것이 보릿고개로 불려온,긴 긴 봄날의 굶주림이었다.토지 부족과 식량 부족이 일상화된 가운데서 해마다 반복되는 보릿고개는 특히 젖먹이를 키우거나 임신중인 어머니들에게는 참으로 가혹한 천형과도 같았다. 그런 질곡의 세월은 적어도 보리농사가 시작된 18세기 무렵 이후부터 더욱 극심해진 한국 농촌의 비극이었다.한국 농민들이 하루 세 끼니의 식사를 하게 된 것이 1960년대 이후부터였던 점을 고려한다면 보릿고개 시절에는 하루 한 끼니조차도 제대로 거치기가 쉽지 않았었다.굶주림과 고난중에도 어머니는 임신을 해야 하고 자식을 낳고 길러야만 집안과 사회가 이루어진다. 똑같이 굶으면서도 임신하고,젖 먹이고,어린 자식 품어 키워내야 하는 역할은 전적으로 어머니 몫이다.따라서 한국 어머니는 한국 역사의 절반이 아닌 훨씬 더 많은 부분을 온 몸으로 도맡아왔다.그런데도 여자라는 이유로 역사 바깥이나 다름없는 홀대와 차별의 불길 속에 서서 살아왔다.그러다가 현대사회라는 이 알 수 없는 혼란 속으로까지 와버렸다.전통적 가치와의 충돌로 생기는 늙으신 농촌 어머니의 고독,깊은 상실감,소외와 박탈감을 차마 외면하지 못하고 고백록을 쓰듯이 어머니의 수난사를 흙으로 표현하게 된 것 같다. ●‘강철문명’과 맞서는 흙의 힘 콘크리트와 강철 등 인공적 조형과 냉혈한 금속성,생명의 단절과 괴리를 멈추지 못하는 도시문명 속에서 허경혜씨가 들고나온 것은 흙이다.흙의 부드러움과 온유함,자연성과 생명성을 상징하는 흙 한가지 재료를 이용하여 한국여성사의 한 단면을 조형해내는 그의 작업은 분명 현대사회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어머니 마음으로 읽혀진다. 흙에서 나서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 인간의 아름다움임을 묵시적으로 보여주는 ‘흙사람’들 앞에서 우리는 잠시 우리가 걸어왔고 지향하고 있는 목표에 대해서 한 번 더 생각해보면 좋겠다.˝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43)흙사람이 보낸 편지

    부산광역시 강서구 강동동 4848-16,옛 김해평야의 낙동강 기슭 한 언저리에 소담재(小潭齋)라는 작은 전시실을 겸한 찻집.그 곁 창고같이 허름하고 귀신냄새가 스물스물 기어나오는 것 같은 어두컴컴한 안쪽에는 뜻밖에도 한국인의 기억에서 지워버릴 수 없는 아프고 서러운 배고픔의 역사가 눈 뜨고 서 있다. ●‘소담재’에서 만난 ‘역사’ 배고픔만이 아니다.여자라는 이유로 끊임없이 차별받고 부대끼면서도 죽는날까지 참아야만 했던 한국의 어머니들이 모두 모여 서 계신다.모두가 일하는 모습이다.흔히 노동이라고 표현하는,육체를 수고롭게 움직여 식구들과 이웃의 삶을 보살피고 있는 동작은,멈춘 상태로지만 금방이라도 다시 움직일 것 같은 생동감과 긴장감이 짙게 느껴진다.얼핏 1900년 무렵 개항기를 전후한 시기부터 1950년대까지 한국 사회 곳곳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고,외세와의 갈등과 시련으로 나라가 위기에 빠지고,한국인들의 생활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절망의 늪에서 허우적거릴 때 한국인을 인간의 길에서 멀어지지 않도록 껴안고,업고,다독여 오늘까지 데려오신 어머니 모습이다. 이같은 어머니 모습을 빚고 있는 허경혜씨도 여성이다.우연한 기회에 그의 작품전을 알리는 작은 신문기사를 읽고나서 그의 작품세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그런지 몇 해를 지나서 또 우연히 그의 작품들을 보게 되었다.퍽 인상적이었다.그는 그의 작품을 토우(土偶)라 불렀는데,나는 토우라는 이름보다 ‘흙사람’이라는 말이 더 좋겠다고 했다.토우와 흙사람은 좀 다른 세계와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허경혜씨의 ‘흙사람’은 한국인의 역사와 삶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한 미술양식이다.따라서 토우,토용(土俑),명기(名器)라고도 부르는 것들과 다르게 보아야 할 것 같다.중국,한국 역사 속에서 자리매김되어온 토우와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다른 세계를 지닌 것으로 보인다.또한 희랍 로마에서 발달한 테라코타(Terra-cotta)나 일본 문화인 하니와(埴輪)와도 다른 세계를 지향하고 있다. ●‘토우’와는 다른 ‘흙사람’의 세계 이른바 토우는 사람 모습을 갖춘 것과 여러 가지 동물,생활용구 등 모든 표상물들로서 주술적인 우상,무덤에 껴묻기 위한 부장용(副葬用)으로 만든 것들이다.특히 한국과 중국 고대 사회에서의 토우는 인간이 죽은 뒤의 세계와 영혼의 미래를 상징하는 신앙 체계와 관련되어 있다.또한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주종관계를 전제로 하여 지배자의 시체와 함께 노비나 하인을 산 채로 파묻던 고대 국가의 습속과 일정한 관련이 있다.이 때 토우에 나타난 인물상들은 여성의 성적 특징을 과장하여 표현함으로써 다산신앙과 풍요를 나타내거나 공예적으로 두드러진 기법을 이용함으로써 그 시대의 우주관이나 사생관(死生觀)을 해석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그런 연유로 토우의 외형이 당시의 생활상·사회상을 짐작하는데 좋은 자료가 되기도 한다.하지만 이 토우가 주술적 우상성과 주종관계를 위한 제물로서 인간을 희생시키는 몰인간성 이념을 유지한 채 현대사회의 한 미술형식으로 재현,혹은 답습되는 것은 위험하기도 하고 무의미한 낭비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허경혜씨의 ‘흙사람’은 이런 전통사회에서 있어 온 토우들과는 선명하게 차별되는 몇 가지 특징을 지니고 있다. 그의 ‘흙사람’이 추구하는 것은 자유로움인데 그런 점에서 전통시대의 나한신앙(羅漢信仰)이 지닌 특징들과 일정한 소통관계를 지니고 있다.한국인들이 꿈꾼 자유로움이 나한신앙에 잘 나타나 있는데,이들 나한상은 다른 불상과 달리 엄격한 도상법이 적용되지 않았다. 자유롭게 바위 위에 앉거나 팔을 괴고 쉬는 자세,기분 좋게 서있는 자세 등으로 표현되는데 표정도 가지각색이다.눈을 내리뜨고 참선하는 얼굴,이를 드러내고 활짝 웃거나 빙긋이 미소짓는 모습,찡그린 얼굴 등 다양한 인간의 표정을 보여준다.인간이 추구하는 이상화된 성격과 너무나 인간적인 면모를 적절하게 융화시켜 친근감을 느끼게 한다.그렇게 볼 때 흙사람은 유장한 한국인의 전통신앙체계를 근간으로 삼되 종교적으로 의존하거나 이미지를 억지로 끌어들이지 않으면서도 전통의 힘과 아름다움을 이용하여 한국인의 사랑과 믿음,갈등과 불안을 담백하게 형상화시키고 있는 점은 흙사람의 장점이자 미덕이다. 소백산맥 이남의 흙 중에서 산화철 성분이 적고 흙 알갱이가 굵으면서 내화도가 높은 흙을 이용하여 인간의 감정을 절묘하게 표현해 내고 있는 점도 좋아보인다. ●노예노동보다 고통스러웠던 보릿고개 그가 집중하고 있는 20세기 초 중반 무렵의 한국 농촌의 여성상은 수많은 회화와 조각들로 표현되어온 기존의 미술적 혹은 역사적 평가와도 조금은 궤적을 달리해야 할 것 같은 문화다.가난과 질곡으로 압축되는 20세기 초중엽 농촌 사회에서 가장 부자유스럽고 무거운 노동과 정신적 중압감을 받으며 자식을 낳고 기르는 일과 가족들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많은 일들을 도맡아해 낸 것은 어머니였다.양반 사대부 가정과 달리 민중의 삶은 여성들의 희생을 더 많이 필요로 하는 사회구조였다.의료시설과 의약품의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하는 가운데서 여러 명의 자식을 생기는 대로 낳아 기르는 일은 죽음에 가까운 위험하고도 무모한 생존 그 자체였다. 식량부족은 곧 산모와 여성들에게 영양결핍을 고질적인 일상으로 만들었고 대가족의 빨래와 식단차리기 등은 견디기 힘든 노예노동에 견줄 만했다.그 어떤 어려움보다 고통스러운 것이 보릿고개로 불려온,긴 긴 봄날의 굶주림이었다.토지 부족과 식량 부족이 일상화된 가운데서 해마다 반복되는 보릿고개는 특히 젖먹이를 키우거나 임신중인 어머니들에게는 참으로 가혹한 천형과도 같았다. 그런 질곡의 세월은 적어도 보리농사가 시작된 18세기 무렵 이후부터 더욱 극심해진 한국 농촌의 비극이었다.한국 농민들이 하루 세 끼니의 식사를 하게 된 것이 1960년대 이후부터였던 점을 고려한다면 보릿고개 시절에는 하루 한 끼니조차도 제대로 거치기가 쉽지 않았었다.굶주림과 고난중에도 어머니는 임신을 해야 하고 자식을 낳고 길러야만 집안과 사회가 이루어진다. 똑같이 굶으면서도 임신하고,젖 먹이고,어린 자식 품어 키워내야 하는 역할은 전적으로 어머니 몫이다.따라서 한국 어머니는 한국 역사의 절반이 아닌 훨씬 더 많은 부분을 온 몸으로 도맡아왔다.그런데도 여자라는 이유로 역사 바깥이나 다름없는 홀대와 차별의 불길 속에 서서 살아왔다.그러다가 현대사회라는 이 알 수 없는 혼란 속으로까지 와버렸다.전통적 가치와의 충돌로 생기는 늙으신 농촌 어머니의 고독,깊은 상실감,소외와 박탈감을 차마 외면하지 못하고 고백록을 쓰듯이 어머니의 수난사를 흙으로 표현하게 된 것 같다. ●‘강철문명’과 맞서는 흙의 힘 콘크리트와 강철 등 인공적 조형과 냉혈한 금속성,생명의 단절과 괴리를 멈추지 못하는 도시문명 속에서 허경혜씨가 들고나온 것은 흙이다.흙의 부드러움과 온유함,자연성과 생명성을 상징하는 흙 한가지 재료를 이용하여 한국여성사의 한 단면을 조형해내는 그의 작업은 분명 현대사회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어머니 마음으로 읽혀진다. 흙에서 나서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 인간의 아름다움임을 묵시적으로 보여주는 ‘흙사람’들 앞에서 우리는 잠시 우리가 걸어왔고 지향하고 있는 목표에 대해서 한 번 더 생각해보면 좋겠다.
  • 盧“표결결과 승복이 相生”

    盧“표결결과 승복이 相生”

    “대화와 토론,설득을 했는데도 마지막 꼭지가 안 따질때 표결하고 결과에 승복하는 것이 상생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27일 연세대 100주년 기념관에서 대학생들을 상대로 ‘변화의 시대,새로운 리더십’이란 주제로 약 2시간 동안 가진 특별강연에서 “대화와 타협의 문화가 상생”이라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세상 변화를 수용하고 새 문화를 장려해야 할 때 낡은 문화를 고집하면 안 된다.”면서 상대를 존중해야 하는데도 배제의 습관이 남아 배제하려는 방법으로는 상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김혁규 전 경남지사의 ‘총리 지명’에 대해 야당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노 대통령은 ‘먼저 여권이 상생의 정치를 실천하지 않으면 국정운영에 협조할 수 없다.’는 야당의 태도를 겨냥한 듯 “상대방이 나와 한 약속을 지킨다는 믿음이 없으면 속지 않으려고 준비할 게 너무 많다.”며 “신뢰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지도적 인사들의 행동이고,지도자는 그야말로 말대로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민주주의 권력은 끊임없이 견제받아야 하지만 너무 흔들면 갈 길을 못간다.”면서 “비판은 적절해야 하고 합리적 근거를 가져야 하며,대안이 있어야 한다.”고 ‘창조적 대안론’을 촉구했다. 이어 “우리는 이제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풀 정치적 조건이 형성됐다.”면서 “따라서 철저한 충성과 보상 관계를 토대로 주종관계를 맺고 물질적·명예적 보상을 주면서 갈라먹는 이른바 ‘조폭적 특권문화’를 청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보·혁 논란에 대해 “진보는 좌파고 빨갱이라는 주장은 한국사회의 진보를 가로막는 암적인 존재”라며 “보수는 힘센 사람이 맘대로 하고 적자생존을 철저히 적용하자는 것이고,진보는 더불어 살자는 것”이라고 진보론을 폈다.노 대통령은 “과거 우리는 용공과 반공,좌익과 우익,독재와 반독재 등 서로 용납하지 않는 대결과 배제의 시대에서 살아왔고 그 시대에 싹튼 저항의 논리가 비타협 투쟁노선으로 지금도 살아 있다.”면서 “이제 서로 존중하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합의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거듭 대화와 타협을 강조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盧“표결결과 승복이 相生”

    “대화와 토론,설득을 했는데도 마지막 꼭지가 안 따질때 표결하고 결과에 승복하는 것이 상생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27일 연세대 100주년 기념관에서 대학생들을 상대로 ‘변화의 시대,새로운 리더십’이란 주제로 약 2시간 동안 가진 특별강연에서 “대화와 타협의 문화가 상생”이라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세상 변화를 수용하고 새 문화를 장려해야 할 때 낡은 문화를 고집하면 안 된다.”면서 상대를 존중해야 하는데도 배제의 습관이 남아 배제하려는 방법으로는 상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김혁규 전 경남지사의 ‘총리 지명’에 대해 야당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노 대통령은 ‘먼저 여권이 상생의 정치를 실천하지 않으면 국정운영에 협조할 수 없다.’는 야당의 태도를 겨냥한 듯 “상대방이 나와 한 약속을 지킨다는 믿음이 없으면 속지 않으려고 준비할 게 너무 많다.”며 “신뢰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지도적 인사들의 행동이고,지도자는 그야말로 말대로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민주주의 권력은 끊임없이 견제받아야 하지만 너무 흔들면 갈 길을 못간다.”면서 “비판은 적절해야 하고 합리적 근거를 가져야 하며,대안이 있어야 한다.”고 ‘창조적 대안론’을 촉구했다. 이어 “우리는 이제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풀 정치적 조건이 형성됐다.”면서 “따라서 철저한 충성과 보상 관계를 토대로 주종관계를 맺고 물질적·명예적 보상을 주면서 갈라먹는 이른바 ‘조폭적 특권문화’를 청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보·혁 논란에 대해 “진보는 좌파고 빨갱이라는 주장은 한국사회의 진보를 가로막는 암적인 존재”라며 “보수는 힘센 사람이 맘대로 하고 적자생존을 철저히 적용하자는 것이고,진보는 더불어 살자는 것”이라고 진보론을 폈다.노 대통령은 “과거 우리는 용공과 반공,좌익과 우익,독재와 반독재 등 서로 용납하지 않는 대결과 배제의 시대에서 살아왔고 그 시대에 싹튼 저항의 논리가 비타협 투쟁노선으로 지금도 살아 있다.”면서 “이제 서로 존중하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합의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거듭 대화와 타협을 강조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 [청와대 재계총수 회동] 무슨 얘기 오갔나

    노무현 대통령이 25일 업무복귀 후 처음 가진 재계 총수들과의 간담회는 오후 3시부터 예정시간을 훌쩍 넘겨 오후 6시 15분까지 진행됐다.그만큼 노 대통령과 재계 입장에서 할 얘기가 많았던 것 같다. 노 대통령은 “기업이 세계경영을 하더라도 어디까지나 한국의 기업인이고,이윤의 논리에 따라 움직이더라도 애국심을 갖고 경영하리란 믿음이 있다.”며 기업인의 투철한 애국심과 사명감을 강조하고 과감한 투자 확대를 촉구했다. ●예정시간보다 두배 길었던 간담회 간담회에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등 대기업 총수 15명과 강신호 전경련 회장 등 경제단체장 3명 등 18명이 참석했다.재계는 투자 및 경제활성화를 촉구하는 자리로 활용했다. 김영주 정책기획수석은 “참석자가 모두 발언하고,가능한 것에 대해 관계 장관이 답변하는 등 진지하고 화기애애했다.”고 분위기를 소개했다. 노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경제를 이끄는 여러분께 직접 생생한 진단을 들어보고 처방도 마련하는 자리가 되자.”고 제안한 뒤 “언론이나 경제단체가 제기하는 어려움을 분석해 보면 그 논의가 꼭 정확한 것만은 아니고 핵심을 조금 비켜나간 게 아닌가.”라는 문제제기를 했다.이어 “정부정책에 비판적 입장을 가질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문제제기를 하고 정부정책을 비판해 본질이 왜곡될 수 있는 것 같다.”고 ‘경제위기론’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이건희 회장은 “내수와 투자가 부족하지만 투자와 고용을 확대하면 선순환 구조로 바뀔 것인 만큼 사회적 책임의 나눔경영 중소협력업체 상생경영을 추진하도록 하겠다.”며 “투자인센티브가 보강되고 노사관계가 안정되면 외국인 투자의 확대가 가능하리라 본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은 “세계적으로 자동차 공급영역은 6400만대인데 수요가 4500만대밖에 안돼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기술개발 등의 분야가 상당히 강화돼야 하며 연구개발(R&D) 인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LG 구본무 회장은 “수도권에 보유중인 토지가 있을 경우 R&D 센터 건립이 허용됐으면 좋겠다.”면서 “이공계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해달라.”고 건의했다. ●“청와대와 재계 화합해야” 한편 간담회에 앞서 정부와 재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모습도 보였다.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은 “공정거래위가 가장 먼저 바뀌어야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는 게 재계 입장이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건 틀린 얘기”라며 “시장의 룰을 만들자는 게 투자를 가로막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강신호 전경련 회장은 검찰의 재벌상속 문제 수사방침에 대해 “재산상속은 법대로 하되 법은 만인의 공통이다.”면서 “너무 사람을 몰아세우지 말고 할 것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강 회장은 대통령에게 가장 듣고 싶은 말이 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통령이 이번에 두달 쉬면서 생각을 많이 했던 것 아니냐.단기적으로 경제를 부양하는 대책들은 큰 효과가 없다.”면서 “대통령이 중요한 한두 개를 집중적으로 주장하는 것이 바람직한데,국민과학화 운동이나 기술발전 방안 등을 주장했으면 한다.”고 말했다.이건희 회장은 “오늘 모임이 재계와 청와대간 화해의 자리가 되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화해와 화합이 돼야 한다.”면서 “청와대와 기업뿐만 아니라 국민과 기업,사회 전부가 화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이 회장은 또 지난 4개월간 해외체류 구상에 대해 “항상 경제가 잘 되도록 구상하는게 기업가의 의무”라면서 “무엇보다 투자를 열심히 해야겠다.”고 강조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기고] 축산업 정책보다 신뢰가 ‘우선’/송석우 농협중앙회 축산경제 대표

    우리 경제와 사회 전반에 각종 악재가 겹치고 있다.중국의 경기 연착륙,사상 최고의 국제 유가,원자재 난에 따른 기업의 가동률 하락 등 우리 경제의 근간이 흔들리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잃어버린 10년’으로 표현되는 일본의 장기적인 경기 침체가 결코 남의 일이 아님을 실감하는 요즘이다. 이러한 경기 침체로 우리 축산물 소비가 바닥을 밑돌고,계속되는 위기를 극복하고자 축산농민과 정부 그리고 업계 관계자들의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농민을 위한 마지막 보루라고 할 수 있는 농협의 축산 부문에 종사하는 필자로서도 안타깝고 죄송스러운 마음을 뭐라고 표현할 길이 없다. 그러나 우리 국민은 우리 축산물을 먹어야 한다고 무작정 말할 수만은 없다.과거와는 달리 개방화·세계화하는 시대에 어느 누구든 자녀에게 안전하고 질 좋은 먹을거리를 먹이고 싶은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 농민들이 ‘안전하고,맛 있고,먹기 좋은’ 축산물을 생산하고자 최선의 노력을 한다는 점을 국민 여러분이 분명히 인식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실제로 가축이 생산되어 도축·가공되고 소비자 식탁에 오르는 전 과정은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엄격한 위생관리하에 이루어지며,냉장·부분육 중심의 선진 식육 유통체계 정착과 친환경 축산물 공급 기반을 조성하고자 쇠고기 ‘안심시스템’을 도입하여 소비자가 축산물 제품 정보를 직접 검색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또한 ‘가축 방역에 실패하면 축산업도 없다.’는 전제 하에 정부와 민간이 역할 분담을 통해 방역활동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아울러 선진국형 유기축산 모델을 개발하고 축산업과 농업을 연계한 가축 분뇨의 자연순환을 촉진하고 있으며,각종 축산물 브랜드를 육성하여 소비자의 선택 폭을 크게 확대함으로써 한발 더 다가서는 ‘소비자 지향적인 축산’을 하고 있기도 하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는 노력은 조금씩 가시적인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데,그동안 막혀 있던 수출길이 열리는 등 수년에 걸친 노력과 투자가 부메랑이 되어 되돌아오고 있다. 특히 가축 질병의 확산을 막느라 당장의 손해를 감수하고 자기가 키우던 가축을 폐기처분한 농민들의 살신성인에 다시 한번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 수많은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것은 지금 우리 농민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제대로 된 정책보다도 사회적 합의,즉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사실이다.국민이 우리 축산물의 안전성을 믿고 애용해 준다면 청정 축산물을 생산해 내려는 농민들의 노력과 어우러져 구제역보다 더한 시련이 닥치더라도 시장이 위축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축산 농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정부의 재정지원이나 새로운 정책보다는 국민의 믿음과 신뢰일 것이며,지금 국민이 주는 믿음이야말로 제때의 한 바늘이 아홉 바늘을 절약시켜 주듯이,농민들은 우리 자녀에게 평생 안심하고 먹일 수 있는 축산물로 화답할 것이다. 이대로 우리 축산업이 고사된다면 우리가 감내해야 할 수많은 불편과 불안을 지금 한번의 전폭적인 믿음과 신뢰로 떨쳐낼 수 있다는 것이다. 수입개방,늘어만 가는 부채 등 수많은 난관으로부터 우리 축산 농민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은 소비자들의 믿음이다.그 믿음을 한번만 우리 축산 농민들에게 주자.그리고 그 믿음에 대한 대가를,그 힘든 고비 고비를 넘기며 체질을 개선한 우리 축산 농민들에게 기꺼이 요구하자. 송석우 농협중앙회 축산경제 대표˝
  • 천커신 제작 ‘디 아이 2’

    스크린 위에서의 공포는 원한과 복수를 숙주삼아 재생되는 게 일반적인 공식이다.청순미와 섹시미를 한데 지닌 홍콩의 여배우 수치(舒淇)가 주연한 ‘디 아이 2(The Eye 2·26일 개봉)’도 그 공식에 무리없이 대입된 공포영화다.그러나 이 영화에는 덮어놓고 믿음이 더 가는 대목이 있다.톱스타 수치가 주연한 것도 그렇거니와 ‘첨밀밀’의 천커신 감독이 제작했다는 점.2002년 개봉된 공포영화 ‘쓰리-고잉 홈’으로 공포물에 대한 남다른 감식안을 자랑했던 그다.‘방콕 데인저러스’로 태국영화의 주가를 확 띄워올린 스타감독 옥사이드·대니 팡 형제가 전편에 이어 연출을 맡았다. 살아 있는 사람이 죽은 영혼을 본다는 기본설정은 전편과 마찬가지다.유부남 샘(제다폰 폴디)과의 이룰 수 없는 사랑에 절망한 조이(수치)는 임신한 몸으로 자살하려다 실패한다.그날 이후 수시로 주변을 맴도는 귀신들에 시달리고,임신 12주째 산부인과 초음파기기로 본 태아에까지 이상한 징후가 나타난다.부활하려는 혼령들이 자궁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노린다는 걸 안 조이는 다시 자살을 시도한다.그러나 보이지 않는 힘의 비호로 번번이 실패한다. 2편에서의 공포는 거울이나 물을 통해 자주 재연되는 게 시각적인 특징.엘리베이터에서 느릿느릿 유영하는 여자 귀신,얼굴없이 앞뒤로 머리를 땋은 택시 안의 변발 귀신 등 조이를 괴롭히는 혼령들은 관객들의 신경줄도 끊어질 듯 팽팽히 잡아당긴다.화장기 없는 파리한 얼굴로 공포에 질려 경악하는 수치의 표정 연기는 그 자체만으로도 공포의 질감을 일구는 장치로 큰몫을 했다. 긴장미가 좀 떨어지긴 하지만,한번의 반전이 후반부에 놓여 있다.자신의 눈에만 보이는 공포의 정체를 캐나가던 조이는 부활하기 위해 자살을 실패하게 만든 혼령이 누구인지 알고 몸서리친다.아내와 정부를 모두 사랑한 우유부단한 남자 샘 역의 제다폰 폴디는 태국 배우.그의 본처 역에는 천커신 감독의 ‘쓰리’에서 애잔한 공포를 선보였던 여주인공 위안리치(原麗淇). 황수정기자 sjh@˝
  • 盧“국민만족도 향상 중요” 정부혁신 당부

    노무현 대통령은 18일 청와대에서 업무 복귀후 첫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집권 2기’의 새출발을 다짐했다.노 대통령은 “총리께서 정말 훌륭하게 국정을 이끌어 주셨다.”면서 “여러분들이 긴장된 마음가짐으로 국정을 수행해줘 매우 믿음직스럽고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었고,(국무위원들이)너무 잘하면 대통령이 없어도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까봐 걱정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낸 뒤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한번 열심히 해나가자.”고 당부했다.이에 고 총리는 “새로운 각오로 민생안정과 경제회복을 위한 다짐에서 박수로 국무회의를 열어가자.”고 제안해 국무위원들은 일제히 박수를 쳤다. 노 대통령은 이어 집권 2기 국정운영에 대해 특별당부를 했다.첫째로 토론문화의 중요성을 들었다.노 대통령은 “사회가 명령에서 합의시대로 변하고 있고 정부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시대가 지났으며 국민적 합의가 없으면 안된다.”면서 공감대를 만드는 토론을 각별히 중요하게 생각하고,필수적으로 생각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고 김종민 청와대 부대변인이 전했다. 둘째로 올해 정부의 가장 중요한 일로 노사정 대타협을 꼽았다.노 대통령은 “합의를 이루거나 적어도 합의의 공감대를 만들지 않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면 재계와 노동계를 모두 설득할 수 없다.”면서 “정부의 조정안을 만들어 범정부적으로 설득하는 노력을 모든 국무위원들이 자기 일이라고 생각하고 추진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셋째로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정부가 꼭 해야 할 서비스를 찾아내 일자리를 만드는 노력을 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마지막으로 “일 잘하는 정부가 중요하고 같은 품질이라도 국민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정부혁신에 국무위원들이 힘을 쏟아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대한민국을 이끌어 간다는 자세로 국정을 이끌어 가라고 주문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9시30분 코피 아난 UN사무총장으로부터 대통령 직무 복귀에 대한 축하전화를 받았다고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박정현기자 jhpark@˝
  • [김영희 이혼클리닉] 11년째 의처증에 시달리는데…

    [김영희 이혼클리닉] 11년째 의처증에 시달리는데…

    아들,딸을 두고 있는 38세 가정주부입니다.11년 동안 남편의 의처증에 시달리고 있는데 더 이상 못참겠어요.문 밖 출입도 못하고 집에만 갇혀 있는데도 남편은 제가 바람을 피웠다며 때립니다.경제력이 없어서 애들과 살아갈 자신이 없는데 어쩌면 좋을까요? -성혜경- 의처·의부증은 ‘배우자가 다른 이성과 불륜관계를 갖고 있지 않나.’하는 의심을 극도로 심하게 하는 경우를 말합니다.정신의학적으로는 의처·의부증을 ‘망상장애’로 분류한다는데,의처증의 경우 의사가 잘못된 생각이라며 증거를 제시해 주어도 아내가 불륜을 저질렀다는 자신만의 ‘믿음과 확신’을 가지고 있어 설득하는 사람에게 화를 내고 폭언을 한답니다.35∼55살 연령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고,남자가 여자보다 더 많다고 합니다.스스로 감정을 통제하기 힘든 탓에 배우자를 살해하거나 자살을 하기도 한답니다. 의처·의부증의 심리적 원인으로는 자라온 성장 과정에서 부모가 적대적이고 지배적이어서 두려움이나 불안을 느끼게 했거나 ‘알코올 중독’이나 ‘편집증’이 있었을 경우에 그 자식들에게서 심리적 작용으로 나타난다고 합니다.대부분 성취욕이 강해 능력 이상의 목표를 달성하려는 집착으로 사회생활에서는 어느 정도 성공하는데,남의 비평을 듣지 않으려 하고 고집이 센 편으로 배우자에 대한 열등의식이 있거나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성격의 소유자들에게서 많이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성혜경씨.얼마 전 부부싸움을 하다 아파트에서 투신자살을 한 주부 이모씨의 남편은 의처증이 심해서 결혼 직후부터 큰 딸을 자신의 딸이 아니라고 유전자 감식까지 의뢰해가며 아내를 폭행하고 괴롭혔다고 합니다.남편으로부터 온갖 시달림을 받아온 아내는 결국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었나본데 의처증이 빚은 가슴 아픈 사건이었습니다. 셰익스피어 4대 비극 가운데 하나인 ‘오셀로의 비극’은 사랑과 질투에 눈이 먼 오셀로가 열등감으로 인한 의처증 때문에 사랑하는 아내 데스데모나를 목졸라 죽인 후 뒤늦게 오해였다는 것을 알고선 자신도 자살을 하고 마는 비극을 그린 작품입니다.‘오셀로 증후군’이라는 말은 여기서 유래된 것 같습니다. 의처증 남편의 경우,하루에도 몇 번씩 전화를 걸어 아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꼬치꼬치 캐묻고,소지품을 뒤지고,집에 잘못 걸려온 전화에도 신경을 곤두세우며 아내를 의심하고,음악을 듣고 있으면 ‘어느 놈 생각나서 듣느냐.’고 다그치고,도청을 하거나 미행을 하기도 하며,아파트 경비원과 인사만 나눠도 ‘어떤 관계냐.’고 추궁하고,심지어는 병을 치료해주는 의사까지도 의심을 해서 병원 침대 밑까지 뒤진다고 합니다. 정신과에서도 가장 고치기 힘든 병이 의부·의처증이라고 하는데 의처증으로 시달리고 있는 여성들의 경우 가족이나 친척,가까운 주변 사람들마저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 의심받을 짓을 했으니 그렇지.”하고 부정적으로 보기 때문에 변명할 길이 없어 이중삼중의 고통을 겪는다고 합니다. 혜경씨의 경우 남편이 외출도 못하게 하고 퇴근 후 집에 돌아와선 밖에서 부정한 행위를 했을 거라며 자백을 강요하고 폭행을 하고 있다니 상당히 중증인 것 같습니다.또한 10여년을 그런 환경 속에서 자라고 있는 아이들이 무엇보다 염려가 됩니다.가족 중 알코올 중독자나 의처·의부증 환자가 있는 가정은 그 한 사람으로 인하여 가족 모두가 황폐한 삶을 살 수밖에 없어서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의처증은 하루아침에 고칠 수 없는 병이라고 합니다만 남편이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겠습니다.하지만 남편이 치료 받기를 거부한다면 헤어질 수밖에 없지요.당신 앞으로 아무런 재산이 없어서 살아갈 길이 막막하다고 했는데 법률지식이 있는 주변사람들과 의논해보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혜경씨.어둠 속에 갇혀 떨고 있지만 말고,빛을 찾아 나오십시오.하루를 살아도 마음 편히 살아야지요.‘희생’은 희생할 만한 가치가 있을 때 필요한 것입니다.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
  • [김영희 이혼클리닉] 11년째 의처증에 시달리는데…

    아들,딸을 두고 있는 38세 가정주부입니다.11년 동안 남편의 의처증에 시달리고 있는데 더 이상 못참겠어요.문 밖 출입도 못하고 집에만 갇혀 있는데도 남편은 제가 바람을 피웠다며 때립니다.경제력이 없어서 애들과 살아갈 자신이 없는데 어쩌면 좋을까요? -성혜경- 의처·의부증은 ‘배우자가 다른 이성과 불륜관계를 갖고 있지 않나.’하는 의심을 극도로 심하게 하는 경우를 말합니다.정신의학적으로는 의처·의부증을 ‘망상장애’로 분류한다는데,의처증의 경우 의사가 잘못된 생각이라며 증거를 제시해 주어도 아내가 불륜을 저질렀다는 자신만의 ‘믿음과 확신’을 가지고 있어 설득하는 사람에게 화를 내고 폭언을 한답니다.35∼55살 연령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고,남자가 여자보다 더 많다고 합니다.스스로 감정을 통제하기 힘든 탓에 배우자를 살해하거나 자살을 하기도 한답니다. 의처·의부증의 심리적 원인으로는 자라온 성장 과정에서 부모가 적대적이고 지배적이어서 두려움이나 불안을 느끼게 했거나 ‘알코올 중독’이나 ‘편집증’이 있었을 경우에 그 자식들에게서 심리적 작용으로 나타난다고 합니다.대부분 성취욕이 강해 능력 이상의 목표를 달성하려는 집착으로 사회생활에서는 어느 정도 성공하는데,남의 비평을 듣지 않으려 하고 고집이 센 편으로 배우자에 대한 열등의식이 있거나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성격의 소유자들에게서 많이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성혜경씨.얼마 전 부부싸움을 하다 아파트에서 투신자살을 한 주부 이모씨의 남편은 의처증이 심해서 결혼 직후부터 큰 딸을 자신의 딸이 아니라고 유전자 감식까지 의뢰해가며 아내를 폭행하고 괴롭혔다고 합니다.남편으로부터 온갖 시달림을 받아온 아내는 결국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었나본데 의처증이 빚은 가슴 아픈 사건이었습니다. 셰익스피어 4대 비극 가운데 하나인 ‘오셀로의 비극’은 사랑과 질투에 눈이 먼 오셀로가 열등감으로 인한 의처증 때문에 사랑하는 아내 데스데모나를 목졸라 죽인 후 뒤늦게 오해였다는 것을 알고선 자신도 자살을 하고 마는 비극을 그린 작품입니다.‘오셀로 증후군’이라는 말은 여기서 유래된 것 같습니다. 의처증 남편의 경우,하루에도 몇 번씩 전화를 걸어 아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꼬치꼬치 캐묻고,소지품을 뒤지고,집에 잘못 걸려온 전화에도 신경을 곤두세우며 아내를 의심하고,음악을 듣고 있으면 ‘어느 놈 생각나서 듣느냐.’고 다그치고,도청을 하거나 미행을 하기도 하며,아파트 경비원과 인사만 나눠도 ‘어떤 관계냐.’고 추궁하고,심지어는 병을 치료해주는 의사까지도 의심을 해서 병원 침대 밑까지 뒤진다고 합니다. 정신과에서도 가장 고치기 힘든 병이 의부·의처증이라고 하는데 의처증으로 시달리고 있는 여성들의 경우 가족이나 친척,가까운 주변 사람들마저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 의심받을 짓을 했으니 그렇지.”하고 부정적으로 보기 때문에 변명할 길이 없어 이중삼중의 고통을 겪는다고 합니다. 혜경씨의 경우 남편이 외출도 못하게 하고 퇴근 후 집에 돌아와선 밖에서 부정한 행위를 했을 거라며 자백을 강요하고 폭행을 하고 있다니 상당히 중증인 것 같습니다.또한 10여년을 그런 환경 속에서 자라고 있는 아이들이 무엇보다 염려가 됩니다.가족 중 알코올 중독자나 의처·의부증 환자가 있는 가정은 그 한 사람으로 인하여 가족 모두가 황폐한 삶을 살 수밖에 없어서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의처증은 하루아침에 고칠 수 없는 병이라고 합니다만 남편이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겠습니다.하지만 남편이 치료 받기를 거부한다면 헤어질 수밖에 없지요.당신 앞으로 아무런 재산이 없어서 살아갈 길이 막막하다고 했는데 법률지식이 있는 주변사람들과 의논해보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혜경씨.어둠 속에 갇혀 떨고 있지만 말고,빛을 찾아 나오십시오.하루를 살아도 마음 편히 살아야지요.‘희생’은 희생할 만한 가치가 있을 때 필요한 것입니다.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
  • [2004 프로야구] 재주부리는 이재주

    “해결사라 불러다오.” 기아의 ‘특급 대타’ 이재주(31)가 또다시 통렬한 대포로 팀의 구세주가 됐다. 이재주가 대타 요원으로서 다시 한번 진가를 발휘한 것은 16일 광주에서 벌어진 프로야구 두산과의 연속경기 1차전.8회까지 팀이 3-6으로 뒤져 패색이 짙던 기아는 9회말 1점을 보태고,다시 1사 2·3루의 절호의 역전 찬스를 맞았다.이때 김성한 감독은 김종국 대신 이재주를 대타로 기용하는 승부를 띄웠다.큰 기대를 걸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그에 대한 적잖은 믿음이 있었다. 상대 마무리 구자운과 맞선 이재주는 초구를 흘려보낸 뒤 2구째 슬라이더를 통타,가운데 담장을 넘는 극적인 끝내기 역전 3점포를 뿜어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이재주의 대타 끝내기 홈런은 올시즌 1호이며 대타 역전 끝내기 홈런은 프로 통산 3번째.대타 역전 끝내기 홈런은 원년인 지난 1982년 10월14일 최정기(MBC)가 삼성전에서 처음으로 일궈낸 뒤 1994년 4월17일 김충민(쌍방울)이 전주 삼성전에서 2호를 기록했다. 무엇보다도 대타로만 뽑은 10번째 홈런은 은퇴한 최훈재(두산)와 전대영(한화 이상 9개)을 따돌리고 ‘통산 최다 대타홈런’의 주인공이 되는 값진 순간이었다. 이재주는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했지만 대타 홈런 1위가 되는지는 몰랐다.”면서 “기록에는 큰 관심을 갖지 않지만 팀이 우승하는 데 한몫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992년 강릉고를 졸업하고 곧바로 태평양 유니폼을 입은 13년차 이재주는 대형 타자의 꿈을 부풀렸지만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하면서 수차례 선수 생활의 위기를 맞았다.하지만 승부의 분수령에서 대타로 나서면 무서운 집중력으로 결정타를 날리기 일쑤여서 어느덧 팀에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대타 전문요원’으로 자리매김했다.자신이 오랫동안 꿈꿨던 주연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입지를 다진 것. 현대에서 9년간 뛰다 2002년 현금 3억원에 기아로 트레이드된 그는 지난해 지명타자와 대타로 생애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데뷔 이후 가장 많은 103경기에 출전,홈런 11개를 포함해 타율 .280,42타점을 올렸다.특히 지난 하와이 스프링캠프에서 장채근 배터리 코치에게 ‘포수로 돌아가고 싶다.’는 감동의 편지를 써보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올시즌 포수 지명타자 1루수 대타 등 ‘마당쇠’처럼 뛰던 그는 결국 포수 김상훈의 백업요원으로 자리를 잡으며 타율 3할대(.311)를 유지하고 있다.그는 이제 기아의 ‘비밀 병기’로 인생 역전을 꿈꾼다. 김민수기자 kimms@seoul.co.kr˝
  • 지리 킬리안의 ‘NDTⅢ’ 27~30일 내한 공연

    세계적인 안무가 지리 킬리안(57)이 이끄는 네덜란드댄스시어터(NDT)가 오는 27∼30일 서울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한다.지난 99년과 2002년에 이은 세 번째 내한무대.지리 킬리안이 이번에도 동행한다. NDT는 각각 특징적인 3개의 팀으로 운영되는 독특한 시스템으로 유명하다.최고의 기량을 지닌 무용수로 구성된 NDTⅠ,22세 이하의 젊고 실험적인 무용수들이 모인 NDTⅡ,그리고 40세 이상의 베테랑 무용수들로 구성된 NDTⅢ로 나뉜다.지금까지 NDTⅠ이 방한했던 것과 달리 이번엔 NDTⅢ의 원숙미 넘치는 무용수들이 처음으로 한국 관객을 만난다. 공연작은 ‘생일(Birthday)’,‘시간이 시간을 필요로 할 때(When time takes time)’,그리고 ‘두 얼굴(Two faces)’ 등 3편.앞의 두 작품은 지리 킬리안이 안무한 것이고,마지막 작품은 국내에는 생소하지만 유럽 무용계에서 거장으로 꼽히는 안무가 한스 반 마넨의 작품이다. 2001년 독일에서 초연한 ‘생일’은 킬리안의 안무 특징인 음악과 영상의 조화,세련된 유머감각,독창적인 몸짓 등을 총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무대이다. 모차르트의 음악을 배경으로 바로크풍 의상을 입고 생일파티에 참석한 여러명의 남녀가 무대뒤에 설치된 스크린 속 인물들과 섞이면서 벌어지는 코믹한 상황들이 웃음을 자아낸다. 한 소년이 베토벤의 월광소나타를 힘겹게 연습하는 장면에서 영감을 얻어 안무한 ‘시간이 시간을 필요로 할 때’(2002년)는 2명의 남녀 무용수가 월광소나타를 편곡한 피아노 연주에 맞춰 인생의 여러 단면을 몸으로 표현한 작품이다.사빈 쿠퍼버그와 에곤 매드센,두 50대 무용수의 노련미가 돋보이는 공연이다. 지난해까지 NDT 상임안무가로 활동한 한스 반 마넨의 ‘두 얼굴’(2000년)은 진정한 사랑을 탐색하는 두 남녀의 아름다운 2인무.바이올린 선율을 따라 부드럽게 유영하는 이들의 춤은 사랑의 갈등과 고통,두려움을 넘어 마침내 믿음에 이르는 과정을 우아한 몸짓으로 보여준다. 세 작품 모두 무용수 2명 또는 5명이 출연하는 단출한 무대.젊음의 격정과 열기 대신 철학적 깊이와 연륜의 흔적을 몸에 새긴 중견급 무용수들의 예술혼을 느낄 수 있는 드문 기회이다. ●지리 킬리안은 1947년 체코 프라하에서 태어나 1968년 슈투트가르트발레단에서 무용수로 출발했다. 1973년 NDT의 객원 안무가로 ‘Viewers’를 발표하면서 안무가의 길로 접어들었고,탁월한 실력으로 1978년부터 1999년까지 NDT예술감독으로 일했다.지금은 NDT의 예술고문이자 상임안무가.고도의 신체적 테크닉,음악과 무용의 완벽한 조화,지적인 유머감각으로 버무린 철학적 메시지 등으로 천재성을 입증받았다. ●NDT는 네덜란드국립발레단 출신의 무용수 18명이 1959년에 창단한 단체.지리 킬리안이 예술감독으로 취임한 이후 ‘현대무용의 나침반’이라는 명성을 얻게 됐다.주역,군무로 구분되는 일반적인 무용단과 달리 무용수간에 서열이 없다.(02)580-1300.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