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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재정확대·감세 효과 거두려면

    열린우리당이 정부와 조율을 거쳐 5조 5000억원에 이르는 재정 확대와 근로·이자·배당소득 등에 적용되는 소득세율을 일률적으로 1%포인트 내리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경제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재정지출 확대를 골간으로 하면서 감세를 보조수단으로 선택했다는 게 열린우리당의 설명이다.이헌재 경제부총리가 경기 회복을 체감하기까지 1년이 걸릴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상황에서 여당이 경제활성화에 팔을 걷어붙이는 듯한 대응책을 내놓은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 경제계 일각에서는 이 정도의 대책으로는 얼어붙은 투자 및 소비심리를 되살리기에는 미흡하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그럼에도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하에 이어 시장참가자들이 정책기조와 경기부양 의지를 확인하기에는 충분할 것으로 판단된다.따라서 앞으로 경기부양에 대한 믿음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여권내 불협화음을 막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지금까지 경제정책 노선과 관련한 불협화음이 정책의 불확실성,신뢰 상실,투자 기피로 이어진 측면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경제활성화 대책이 비용 절감,투자 및 소비 여력 확충으로 선순환하려면 규제 완화가 뒤따라야 한다.열린우리당 주최 경제정책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강조했듯이 기업인들이 어떤 인식을 갖는가가 가장 중요한 것이다.이런 맥락에서 볼 때 투명성 확보 등 시장질서를 선진화하는 것 못지않게 고용과 임금의 유연성도 뒷받침돼야 한다.이와 함께 고유가와 원자재값 폭등 등 비용부문에서 비롯된 물가 압력이 국가경제와 서민생활에 주름이 가지 않도록 유류세와 환율에서도 더욱 탄력적인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금융과 통화정책 운신의 폭을 넓혀주어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 경제는 지금 회복이냐,장기침체냐 하는 기로에 있다.수출로 벌어들인 돈이 투자로 이어지지 않으면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정부와 여당의 책임이 중요한 이유다.
  • [월요테마기획-마케팅 산실] 한국베링거인겔하임 일반의약품팀

    [월요테마기획-마케팅 산실] 한국베링거인겔하임 일반의약품팀

    “올바른 정보 제공을 통해 약을 파는 ‘윤리적 마케팅’을 앞으로도 지켜나갈 것입니다.” 베링거인겔하임 일반의약품 마케팅팀 송재인 부장을 비롯한 팀원들의 각오다. 올해 한국 진출 40주년을 맞은 베링거인겔하임의 일반의약품팀은 독일 본사로부터 ‘2003 올해 최고의 마케팅팀’으로 선정됐다.지난해 국내 일반의약품 시장이 9% 역신장을 한 어려운 상황속에서 15%의 놀라운 매출 성장을 이뤄냈기 때문이다. 4명의 일반의약품 마케팅팀의 상반기 매출 실적은 68억원으로 전년 대비 7.8% 성장했다.이들이 주력하고 있는 제품은 변비약 ‘둘코락스-에스’.1976년 베링거인겔하임이 한국의 백수의약과 50대 50의 투자로 합작회사를 세우면서 국내에 처음 소개된 약이다. ●올바른 의료정보 제공 주력 마케팅팀의 성공은 ‘윤리 마케팅’에 있다.송재인 부장은 “먼저 물을 많이 마시고 운동을 하는 생활습관 개선으로 변비 치료가 안되면 마지막으로 약을 먹으라는 ‘윤리 마케팅’이 매출신장으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고객,특히 노인들에게 올바른 의료 정보를 제공하는 일에도 앞장섰다.노인들은 각종 합병증으로 젊은 여성만큼 변비로 고통을 받지만 의료정보는 턱없이 부족하다는데 착안했다.이들을 위해 노인종합 복지관을 돌며 무료강좌를 열었다.그동안 모두 2000여명의 노인이 참석했다. 강좌를 이끈 박희정 약사는 “노인들에게 변비약은 치료제라는 약의 단계를 뛰어넘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었다.”고 소개했다. 윤리 마케팅은 광고에서도 잘 드러난다.둘코락스도 예전에는 젊고 날씬한 여성을 광고 모델로 등장시켰다.하지만 2000년부터 마케팅 윤리가 마련되면서 연예인을 내세운 광고는 약물 오남용을 조장할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중지했다.대신 일반인을 모델로 약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광고로 바꿨다. 때문에 마케팅이 공격적이지 못하다는 인식도 있다.전진 대리는 “연예인의 약 광고가 소비자들의 구매로 바로 연결되지 않는 데다 무엇보다 약은 상품인 동시에 의약품으로써 지켜야 할 도리가 있다.”며 윤리 마케팅을 고수할 것임을 다짐했다. ●국내 변비약 시장점유율 32%로 1위 1885년 창립된 베링거인겔하임은 독일에 본사를 두고 전세계 45개국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이다.지난해 ‘둘코락스’의 국내 매출액은 마케팅 팀원들의 노력으로 100억원을 돌파했다.국내 변비약 시장 점유율 32%로 1위,세계 변비약 시장점유율도 1위다.전세계인들의 변비 고민을 가장 많이,가장 잘 해결해주는 셈이다. 의약분업 이후 일반의약품 시장은 위축되는 추세다.하지만 한국베링거인겔하임 일반의약품팀은 소비자들의 알 권리가 늘어나면 일반의약품 시장도 성장할 것이라 믿고 있다.변비약 둘코락스에 이어 영양제 ‘파마톤’과 위장경련 치료 등에 쓰이는 진경제 ‘부스코판-에이’도 이들의 역량으로 매출실적이 향상되고 있다. ‘파마톤’은 영화 ‘효자동 이발사’와의 가족사랑 공동캠페인을 통해 영양제로써의 인지도를 높였다.약사가 여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개봉예정 영화 ‘꽃피는 봄이 오면’에서도 간접광고(PPL)를 한다. ●청주공장 운영, 고용창출 효과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이 외국계 제약사로는 드물게 85년부터 내수용 제품을 생산하는 청주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것도 마케팅에 도움이 된다.청주공장은 독일 본사의 자부심이기도 하다.비록 외국자본이지만 한국의 고용을 창출하고,함께 살아간다는 베링거인겔하임의 경영 이념을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외국인 공동대표인 미샤엘 리히터가 7년째 회사를 맡고 있으나 노사문제도 없었다.외국인 사장은 취임하자마자 경영성과를 공개했고 이는 믿음으로 이어졌다.일단 신뢰가 쌓이자 작은 문제는 큰 문제로 불거지지 않았다. 한국과 독일의 제약사가 만나 40년간 이어온 동업은 신뢰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미래 또한 밝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시론] 첫 여성 대법관의 탄생/정기문 전북 군산대 사학과 교수

    [시론] 첫 여성 대법관의 탄생/정기문 전북 군산대 사학과 교수

    최초의 여성 대법관이 탄생했다.지난해 여성 헌법재판소 재판관이 탄생했으니 사법계에서 금녀의 영역은 모두 사라졌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기쁨에 어깨춤이 나오기보다는 한숨으로 가슴이 내려앉는다.이번 일을 계기로 아직도 여성에 대한 편견을 가진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 얼마나 많은지 또 한번 확인했기 때문이다.많은 남성들은 김 대법관의 임명이 서열파괴이고 남녀 역차별이며,묵묵히 일하는 남성들을 소외시킨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이는 우리 사회에 여전히 뿌리깊은 남성 중심 사고를 보여주는 것 같다. 사실 역사가 시작되면서부터 남성들은 남성 중심 사고를 발달시켜 왔다.남성들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여성은 아이 낳는 기계에 불과하다고 여겼다.17세기 파리에서 제작된 ‘여기에 그대가 찾는 여자가 있다’라는 그림 속 여성은 목 윗부분이 없다.이는 여성을 머리,즉 이성없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당시 남성들의 여성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18세기 계몽사상이 등장하면서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믿음이 세계적으로 확산됐다.그 후 선진적인 여성들은 모든 인간이 평등하다면,남자와 여자는 당연히 평등하다는 확신을 갖고 여성 해방 운동을 시작했다.1848년 뉴욕 세니카 폴스에서 스탠턴을 중심으로 100여명의 여성이 ‘여성 독립선언서’를 발표하였고 그 때 최초로 여성의 참정권을 요구하였다.그 당시의 남자들은 여자들이 모두 미쳤다고 생각했고,심지어 더글러스라는 사람은 “여자들의 권리를 논의하느니 차라리 동물들의 권리를 논의 하겠다.”고 말했다. 입만 열만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태어났다.’라고 외치는 남성들의 이중성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1840년 스탠턴은 노예제 폐지를 위한 세계대회에 참가하려 했으나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회의장에 입장하지 못했다.노예제를 폐지해 평등한 세상을 구현하겠다고 모인 진보적인 남자들이 여성과 나란히 앉기를 거부했던 것이다. 김 대법관의 임명을 서열파괴이자 남녀역차별이라고 주장하는 21세기의 사람들의 아이러니는 18세기와 다를 바 없다.다만 겉으로나마,공식적으로는 남녀평등을 주장할 뿐이다. 남녀간에 역차별이 있으면 안 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기 위해서는 남녀가 평등한 권리를 누리고 있다는 전제하에만 가능하다.그렇다면 남녀평등을 주장하면서 동시에 역차별 운운하는 이들에게 묻자.정말로 현재 우리 사회가 남녀 평등의 가치를 이뤘다고 생각하는가.그렇다면 왜 이제야 최초의 여성 대법관이 탄생했는가. 이 질문에 남성들은 ‘여성의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대답할 것이다.그러나 현대 과학은 지적인 면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오히려 더 뛰어나다는 것을 입증했다.따라서 이제야 여성 대법관이 탄생한 것은 여성의 능력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남녀차별이 구조적으로 행해졌다고 말할 수 있다. 이렇게 남녀차별이 극심한데도 우리는 남녀가 평등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인가.이렇게 남녀가 평등하지 못한 상황에서 남녀역차별이라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진정한 남녀평등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수없이 많은 서열파괴를 감행해야 하고,공직 사회에 여성할당제를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여성의 사회 진출을 도와야 한다.여성 대법관이 한 명이 아니라 과반수인 일곱 명이 되는 날,그날 남녀역차별을 이야기하라. 정기문 전북 군산대 사학과 교수
  • 전국 시장 군수 구청장협 수석전문위원 주용학 박사

    전국 시장 군수 구청장협 수석전문위원 주용학 박사

    아담한 체구에 깔끔한 외모.늘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는 모습은 신뢰를 갖게 한다. 기초자치단체장의 정책기구인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수석전문위원 주용학(41) 박사는 협의회의 손발이자 브레인이다. ●단체장 공직사퇴시한 위헌판결 큰몫 지난해 9월 자치단체장 공직사퇴 시한 위헌판결을 이끌어 내는 등 크고작은 협의회 정책은 그의 손에서 나온다. 그런 만큼 협의회장을 지낸 단체장들의 그에 대한 애정과 믿음은 대단하다. 주 박사가 협의회에 첫발을 들여놓은 것은 지난 2001년 5월.협의회가 2000년 6월 마포구 대한지방행정공제회 4층에 사무국을 낸지 1년만이다. 협의회는 정부·국회를 상대로 정책대응의 필요성을 절감하면서 전문가 영입에 나섰다. 당시 (사)지방행정연구소 수석연구원으로 재직하던 주 박사는 일천한 지방자치의 조기 정착과 모든 지방이 잘사는 나라를 건설하는 데 나름대로 기여할 기회가 왔다고 보고 과감히 도전했다. ●‘황무지’ 같았던 협의회 일궈내 “처음 들어왔을 때는 자료나 컴퓨터는 고사하고 책상조차 없었다.무슨 일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다.”고 당시의 어려움을 털어놨다.그러나 곧 주 박사의 실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차근차근 자료를 모으고 지방자치 현안에 대한 분석과 연구를 통해 정책자료집을 생산하는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재작년 지방자치학회보에 ‘기초자치단체장의 정당공천에 대한 연구’라는 글을 통해 시장·군수·구청장의 정당공천 배제의 필요성을 역설,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선진외국의 사례를 철저히 연구,생활자치를 위해서는 공천 배제가 바람직하다는 주장으로, 이는 곧 협의회의 정책으로 굳어졌다. 이처럼 주 박사는 중앙정부가 법 개정을 할 때 협의회 안을 제시한다. 시·군·구에서 정책건의안이 올라오면 연구·검토해 정부에 건의하는 일종의 책사다. 학계와 시민단체·언론계 등 대외 창구 역할도 그의 몫이다.각종 학회·세미나·토론회에 연구발표를 하거나 패널로 참석하기도 한다.1인 3역 이상이다. ●지방분권 조기 실현위해 주력 그는 협의회의 최대 현안인 지방분권의 단초가 올해 마련될 수 있도록 내외를 가리지 않고 뛰고 있다.경실련에서 활동하는 점을 십분 활용,시민단체와의 연대 등 보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협의회가 지방자치 정착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줄기차게 요구해온 기초자치단체장의 정당공천 배제와 지방자치법 개정,세제 개혁 등의 물꼬를 트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주 박사는 대학교수가 꿈이었으나 이를 접었다.시·도 연구원 등 보다 좋은 조건의 영입제의도 거절했다. “한가지 한가지를 이뤘을 때 더할나위없이 기쁘고 보람을 느낀다.”는 그의 꿈은 지방분권 실현으로 대체됐다. 중앙집권으로는 소득 2만달러 시대를 열 수 없다는 소신을 굽히지 않는다.“세계 선진국은 대부분 지방분권이 실현된 나라”라면서 “지방의 거점도시가 경쟁력을 갖추고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때 2만달러 시대는 현실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가을에 떠나는 3일간의 재즈여행

    재즈 마니아들,가자! 자라섬으로. 새달 경기도 가평에 위치한 자라섬에서 국내 최초로 ‘제1회 자라섬 국제 재즈 페스티벌’이 열린다.10∼12일 3일간 열리는 이번 행사에 미국·일본·스웨덴·독일 등 12개국 30개팀의 정상급 재즈 아티스트들이 참여,최고의 무대를 꾸민다. 행사를 주최하는 가평군은 이번 재즈 페스티벌을 한국은 물론 아시아를 대표하는 페스티벌로 키운다는 야심찬 포부를 가지고 있다.39년 역사를 가지고 있는 핀란드의 포리 재즈 페스티벌,매년 150만명이 몰려드는 몬트리올 재즈 페스티벌 등은 세계적 권위의 IJFO(국제 재즈 페스티벌 기구) 산하 페스티벌.현재 13개의 페스티벌 중 유럽 11개,북미에 2개가 있을 뿐 아시아권에는 전무하다.기획자 인재진씨는 “자라섬 페스티벌을 연례화해 아시아를 대표하는 페스티벌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페스티벌은 최정상급 재즈 뮤지션들의 무대가 펼쳐지는 ‘재즈 스테이지’와 평키·힙합·솔·R&B 등 다양한 음악이 선보이게 될 ‘파티 스테이지’ 등 2개의 메인 무대로 꾸며진다.국내에서는 이정식밴드,웨이브,차은주,대니정,커먼그라운드,믿음의 유산과 조PD,가평 출신 재즈 피아니스트 전혜림 등이 참가한다. 해외 뮤지션들로는 일본 재즈 베이시스트 데쓰오 사쿠라이,드러머 데니스 챔버스가 내한한다.또한 재즈·펑크계의 대표적 기타리스트 하이럼 블록이 기타리스트 한상원과 함께 무대에 오른다.www.jarasumjazz.com.(02)3675-2754.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열린세상] 상상력과 지혜/이정옥 대구 가톨릭대 사회학 교수

    시가를 물고 줄기차게 영국의 중무장을 외치는 윈스턴 처칠의 영화 속에서 우리를 본다.다른 정치인들이 입만 열면 평화를 이야기하던 상황에서 독일의 공격에 대비한 영국군의 무장을 주장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고집으로 야유의 대상이 되었다.독일이 선전포고를 하고 나서야 영국 정가는 처칠을 중심으로 뭉치게 되었다. 호치민 역시 역사의 중요 고비에서 과감하게 인기없는 방향을 선택하였다.예를 들면 제2차 대전 말기 일본군에 의해 점령당했을 때 프랑스와 협력해서 일본에 대항하기로 결정을 했다.당시 일본군은 대동아공영권을 내세우며 프랑스 식민지로부터의 해방군임을 자처하던 상황이었다.프랑스 식민지로부터의 독립이 목표였던 대다수의 독립투사뿐 아니라 일반 국민정서도 일본과 협력하여 프랑스와 싸우는 것이 ‘정상’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상황에서 유독 호치민만은 프랑스와의 협력노선을 선택하였다.그리고 자신의 선택에 대해 줄기차게 그리고 간절하게 국민들을 설득하였다.인기없는 정책을 선택하고 나서도 국민의 마음을 흐트러지지 않게 묶을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나라 사랑에 대한 지도자의 진정과 국민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위기를 공감하고 문제 해결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을 때에만 시간과 공간을 뛰어 넘어 지혜를 구하고 손을 내밀 수 있게 된다.과감한 역사적 상상력 속에서 새로운 신화를 만들어,보이지 않는 미래를 열고자 하는 노력이 여기저기서 느껴진다.지금은 1000년 단위의 지각 변동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해리 포터’,‘반지의 제왕’ 같은 팬터지 소설들이 전 세계의 베스트 셀러가 되는 이유도 과감한 상상력을 구하는 신세대의 목마름 때문이다. 2004년의 문턱을 넘어서면서 이제는 팬터지 소설의 자리에 각 나라의 뛰어난 정치 지도자의 전기가 앞다투어 등장하고 있다. 인도 뭄바이의 서점가에는 간디와 네루의 전기가 가득했고 미국에서는 벤저민 프랭클린의 자서전이 서점가의 중심에 있었다.중국도 ‘영웅’이라는 영화를 통해 진시황 시대의 천하 통일을 현재로 끌어들이고 있고 강희제,옹정제,한무제가 소설과 영화로 오늘의 중국인들에게 다가오고 있다. 이제는 정치지도자를 넘어,새로운 사상에 대한 현실 또는 상상의 리포트가 나오고 있다.일본에서는 사무라이 관련 책이 영화로,문고본으로 나오고 있고 미국에서는 예수 생존기부터 현재까지를 다루는 ‘다빈치 코드’가 기독교 문명과 르네상스 문명의 화해를 암시하면서 등장하고 있다. 우리도 독도 문제,고구려사 왜곡으로 이제는 천년 단위의 역사여행을 강요받게 되었다.멀리 갈 것도 없이 2004년에 1904년으로 시간여행을 떠나보자.친러,친일,친청파의 당파적 주장 속에 몰두했던 정치 지도자 중에 영·일동맹과 가쓰라 태프트 밀약의 의미를 읽어내고 1905년과 1910년의 비극을 막기 위해 인기없는 외로운 입장을 취한 사람이 있었는지를 따져보자. 일본 국민문고인 이와나미 문고 제1권은 일본 외무성 관리였던 무쓰가 쓴 청·일전쟁 당시의 외교비사를 기록한 ‘건건록’이다.‘동양’과 힘을 합쳐 서세동점을 막아보려고 했지만 청 왕조가 유능한 외교관인 리훙장을 대책 없이 전격 교체하는 것을 보고 같이 협력할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는 대목이 나온다. 개인이나 사회의 운명을 바꾸는 카이로스적 시간에는 특히 외교문제나 국내의 갈등이 상상을 초월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지금부터 100년 후 아니 5년,10년 후 지금의 선택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모두가 상상력과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이정옥 대구 가톨릭대 사회학 교수
  • [씨줄날줄] 신용교육/우득정 논설위원

    교육인적자원부가 2005학년도부터 사용될 중·고교 교과서에 신용관리와 합리적인 소비생활의 중요성을 다룬 내용을 대폭 수록하기로 했다고 한다.중고교 학습과정을 통해 신용과 절제의 필요성을 자연스럽게 체득토록 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전체 신용불량자 370만명의 절반이 30대 이하이고,한국의 금융교육 수준이 조사대상 60개국 중 51위라는 수치를 감안하면 신용교육은 오히려 때늦은 감이 있다. 더구나 신용불량자 5명 중 1명은 아직 사회생활을 시작하지도 않은 10대이거나 사회생활을 갓 시작한 20대다.모두가 카드사들의 ‘길거리 모집’에 현혹됐거나 휴대전화를 흥청망청 사용했다가 뒷감당을 못해 신용사회의 낙오자 부류에 편입됐다.게다가 이들의 때이른 파탄은 한 가정의 파멸로 귀결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크게는 가계 부실,소비 부진 등으로 이어져 국가경제적으로도 부담이 되고 있다. 그래서 올 들어 재정경제부,한국은행,금융감독원,카드사 등이 인터넷 홈페이지에 청소년을 위한 경제교실을 개설했는가 하면,관련 사이트들도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한결같이 ‘신용은 재산이다’‘신용카드는 현금’ 등 외상이 종국에는 독약이 된다는 사실을 주지시키고 있다.‘외상이면 소도 잡아먹는다.’는 조상 전래의 정설이 무지의 소치임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약보다는 독에 먼저 손이 가는 게 인지상정이다.‘참아야 하느니라.’라는 공자 말씀보다는 ‘10억원 만들기 열풍’이 훨씬 솔깃하다.‘써야 번다.’는 장사꾼의 이치가 절약의 미덕을 압도한다.12살짜리 어린이가 1000만원을 모았다는 이야기가 책으로 소개되고 주식투자법,최고경영자 되는 길,리더십 교육,노조 다루는 법 등이 어린이 경제교육이라는 표제 아래 버젓이 팔리는 세상이다.더구나 요즘 어른들조차도 사족을 못쓰는 ‘웰빙’이라는 유행어로 포장돼 있다고 한다. 가짜가 판을 치는 요지경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왕따가 되지 않아야 한다.그러기 위해선 남의 믿음을 저버려선 안 된다.이것이 신용의 출발점이다.따라서 신용교육을 유관기관이나 학교에만 맡길 일은 아니다.학부모들이 사교육에 쏟는 열정의 10%만 투자한다면 자녀들이 한순간의 실수로 ‘낙오자’의 멍에를 쓰는 일은 없을 것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사설] 근로자 퇴직연금제 성공하려면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당정협의를 갖고 2006년부터 현행 퇴직금제 대신 만 55세부터 연금으로 받는 퇴직연금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지난 1961년 사회보장제도가 전무한 상태에서 도입된 법정 퇴직금제도는 노후생활 및 실업보험의 성격까지 망라했던 게 사실이다.하지만 연봉제,성과급제,퇴직금 중간 정산제 등 임금과 퇴직금 지급 형태가 다양해지고 국민연금과 실업급여제도가 도입되면서 어떤 식으로든 손질을 가해야 할 상황이 됐다.게다가 기업들이 퇴직금을 장부상으로만 적립한 결과,도산한 기업의 근로자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도 많았다.따라서 퇴직연금제 도입은 퇴직금의 안정성과 지급 형태의 다양성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노사 당사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면 제대로 뿌리내리기 어렵다.재계는 퇴직연금제 도입으로 추가 부담이 생겨나게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노동계는 기금이 증시 떠받치기에 동원됨으로써 안정성이 도리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눈치다.특히 노동계는 ‘확정급여형’을,재계는 ‘확정기여형’을 선호하는 상황에서 노조가 강한 사업장만 ‘확정급여형’을 도입하게 되면 노·노 갈등의 또다른 요인이 될 가능성도 있다.자산 건전성을 기준으로 퇴직연금 수탁 금융기관을 제한한다지만 국내 금융기관의 투명성과 자산운용 능력에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따라서 퇴직연금제가 정착되려면 먼저 노사가 갖고 있는 이러한 의구심부터 해소해야 한다.지금보다 더 나빠지지 않는다는 믿음을 심어줘야 한다.그리고 퇴직연금제 도입에 앞서 금융기관의 대형화·선진화도 반드시 이뤄야 한다.
  • [메트로 탐방] 한마디-김영효 서장

    [메트로 탐방] 한마디-김영효 서장

    “누구에게나 편견없이 다가가는 경찰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서울 방배경찰서 김영효(57)서장은 경찰이 주민들의 믿음을 얻기 위해선 언제나 한결같은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별의별 사람을 다 만나야 하는 경찰의 특성상 아무리 만취한 취객이라도 무덤덤하게 대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주민들의 신뢰를 잃지 않아야 최근 강조되는 주민 참여 치안을 이끌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김 서장은 “경찰은 관내 주민들이 고객이라는 자세로 최대의 서비스를 제공할 태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하지만 모든 것을 무조건 감내하기만 하는 것이 직원들에게 쉬운 일만은 아니라는 점도 이해한다.그래서 고충을 함께 나누는 자리를 자주 가진다.직원들과 소주 한 잔 기울이며 대화를 나눌 때도 많다. 김 서장은 “직원들과 가까이서 얘기를 나눌 땐 실없는 농담을 툭툭 던지기도 한다.”면서 “그럼 직원들이 처음에는 의아해하다가 나중엔 같이 웃으며 경직된 자세가 풀어지는 것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주민과 직원을 ‘함께 또 다르게’ 대할 줄 아는 김 서장이 부임한 지난 1월27일 이후 방배경찰서의 절도범죄 검거는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무려 70%나 증가했다.그가 강조하는 ‘풀뿌리 치안’이 점점 본색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1975년 경찰에 입문,경남경찰청 교통과장,전남 고흥서장,서울경찰청 특수기동대장 등을 거쳤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케리 주한미군감축 공개비판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조지 W 부시 대통령와 민주당의 존 케리 대통령 후보간의 안보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미국 총사령관’을 가려내는 이번 선거에서 어차피 결정적 승부는 안보 문제에 달려있다고 양측은 판단한 것 같다. 부시 대통령은 17일(이하 현지시간)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의 보잉사 우주항공 공장을 방문,미사일방어 체계를 완수하겠다고 말했다.전날 오하이오에서 해외주둔군재편계획(GPR)을 발표한데 이어 접전지역인 ‘스윙 스테이트’에서 다시한번 안보 공세를 강화한 것이다.부시 대통령은 “미사일 방위 체계 반대자들은 21세기의 위협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민주당측을 겨냥했다.이에 대해 케리 후보의 안보 보좌관인 랜드 비어스는 성명을 통해 “현 정부는 9·11 발생 며칠전까지도 미사일 방어게획에 매달리다 테러를 방지하는데 실패했던 것”이라고 비난했다. 케리 후보는 18일 부시 대통령이 GPR 계획을 발표했던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해외참전용사 대회에 참석,“대량살상무기(WMD)를 보유한 북한과 민감한 협상을 진행하는 시기에 한국에서 미군을 빼내기로 한 것은 매우 부적절 결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 정부의 해외주둔군재편 방안은 동맹국과의 관계를 악화시키고,이로 인해 전세계 60여개국에서 진행중인 ‘테러와의 전쟁’의 추진력도 크게 약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케리 후보는 그러나 집권할 경우 주한미군 감축 계획을 백지화할 것인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다만 대량살상무기를 갖고 있는 북한과 대치중인 한국과 아프리카,중동,코카서스 지역의 잠재적 안보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거점’ 역할을 하는 독일에 미군이 계속 주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현재 미국에는 약 2600만명의 참전용사가 있으며 이들은 전체 유권자의 13%에 해당하기 때문에 오하이오나 펜실베니아,플로리다와 같은 스윙 주에서는 당락을 결정할 수 있다. 주한미군 감축 문제도 계속 쟁점화 됐다.도널드 럼즈펠드 국방 장관은 17일 군사작전 및 정보기관 개편에 관한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참석,“주한미군을 감축해도 대북 억지력이 약화되지 않는다.”고 말했다.그는 “한국인들은 미국이 한반도의 적정한 균형과 21세기에 걸맞는 군사력을 유지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보가 대선전의 핵심이슈로 거듭 확인되면서 양측의 광고도 상대후보의 병력을 비난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부시 대통령을 지지하는 보수 진영이 케리 후보의 베트남전 무훈은 ‘사기’라고 주장하는 TV 광고를 낸데 맞서 진보단체 ‘무브온’은 부시 대통령의 군 전력을 흠집내는 TV 광고를 내보내기 시작했다.이 단체는 케리 후보를 비판한 ‘진실을 위한 쾌속정 참전용사들’의 광고가 방영중인 오하이오,웨스트 버지니아,위스콘신 등 3개주의 CNN 등 TV 방송사들을 통해 내보낸 광고에서 “부시 대통령은 국가 방위대에 입대하기 위해 아버지를 이용했으며,유사시에는 실종됐다.”면서 “그러던 그가 이제 자원해서 베트남에 가 고귀하고 영웅적으로 복무한 케리 후보를 공격하는 광고를 허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국 언론들도 해외미군 재편에 대해 분석기사와 사설 등을 통해 찬반 의견을 제시했다.부시 대통령에게 비판적인 성향의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는 17일 사설에서 냉전시대 만들어진 미군 구조를 21세기에 맞게 재편해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하면서도 “발표시점 등이 부적절하며,미국의 국제정치적 영향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dawn@seoul.co.kr
  • [결혼이야기]김정수(32·새빛회계법인)·손영숙(30)

    [결혼이야기]김정수(32·새빛회계법인)·손영숙(30)

    “신랑,신부 행진이 있겠습니다.” 이 말을 듣는 순간,밀린 숙제를 마친 초등학생 마음처럼 지난 3년의 세월이 그림처럼 눈앞에 지나갔습니다. 2001년 3월23일 새벽 여자친구의 다급한 목소리,“자기야,지금 엄마가 이달안에 결혼을 하든지,아니면 헤어지라고 난리다.어쩌면 좋아?” 아닌 밤중에 홍두깨도 아니고 공인회계사 2차 시험을 불과 몇 달 앞둔 상황이라 8월에 결혼식을 올리겠다고 그렇게 말씀 드렸건만…. 여자친구 집으로 가는 30분 동안,‘그냥 차를 집으로 돌리고 헤어질까?’ 갖은 생각을 하다가 ‘그래 말이 안 통하면 내가 데리고 오자.’라는 결심을 하고 여자친구의 집에 갔습니다.“8월에 결혼식 올릴 겁니다.” “안 된다,이 달안에 하든지 아니면 헤어지라.” “못 헤어집니다.시험을 치른 뒤 결혼식을 올릴 겁니다.” “그럼,당장 내 딸을 데리고 가라.” 옥신각신하다가 여자친구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니가 결정해라,난 이달에는 결혼식 못한다.어머니 말씀처럼 하려면 여기 남고 아니면 나랑 같이 가자.” 나의 말에 여자친구는 아무런 말없이 가방에 옷가지 몇 개와 책 몇 권을 담고 집앞에 나와서 닫혀버린 문 앞에서 큰절을 하고 내 집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그 다음날 혼인신고를 했습니다. 몇 달 후 2차 시험을 치르고 최종합격을 통보받았을 때 나와 집사람은 서로를 껴안고 한없이 울었습니다.“고맙다,니가 아무 것도 없고 미래도 불확실한 나를 믿어준 그 마음을 평생 잊지 않을게,그 믿음이 나를 시험에 합격하게 한 힘이다.” 무뚝뚝한 경상도 사내놈이 들려줄 수 있는 사랑 고백이었고 나의 평생 다짐이었습니다. 결혼식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마음 한구석에 있었지만,이듬해 우리를 닮은 아들 녀석이 태어나고 초보 회계사 생활을 고향(부산)이 아닌 서울에서 하다 보니 정신없이 2년을 보냈습니다.그리고 지난 4월25일,이같은 긴 여정을 끝내고 임신 3개월의 아내와 마침내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 盧대통령 “공무원 믿지만 두렵다”

    盧대통령 “공무원 믿지만 두렵다”

    “나는 공직사회에 변치 않는 믿음을 갖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솔직히 말해 공무원이 두렵다.” 노무현 대통령이 18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중앙부처 기획관리실장 등 50여명을 모아놓고 가진 혁신 워크숍 특강에서 털어놓은 말이다. ●“개개인 자질은 우수” 무원 임명권을 가진 대통령이 공무원이 두렵다고 발언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노 대통령은 “관료조직이나 전문가 조직의 경우 외부로부터 커다란 충격이 가해지지 않으면 스스로 변화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면서 “공직사회도 이런 특성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두려운 것”이라고 설명했다.짧은 시간(임기내)에 개혁과 혁신을 해야 하는데,변할 줄 모르는 공직사회의 특성이 우려된다는 얘기다. 노 대통령은 “공직사회의 변화는 외부 압력으로만 이뤄지지 않고 스스로의 동력이 있어야 한다.”면서 “공무원 개개인의 자질은 우수하지만 공무원 조직의 전체 역량은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고 혁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이어 “정부개혁과 혁신은 사회구조를 뒤엎는 혁명과는 다르다.”면서 “사회체질을 혁신하고 변화시키는 게 개혁이고,그래서 개혁이 혁명보다 어려운 것”이라면서 개혁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정부혁신 강력 추진 메시지 노 대통령이 주문한 정부 혁신의 방향은 네 가지다.첫째는 일선 창구에서 제도개선 과제를 발굴하라는 것이다.“언론에서 지적되지 않고 국회의원의 눈에 들어오지 않는 작은 일이라도 효율성이 떨어지고 불편한 사항이 있다면 찾아서 혁신하라.”고 당부했다. 둘째는 제안을 적극적이고 진지하게 받아들이라는 것이다.셋째는 같은 일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업무를 혁신하라는 주문이다.마지막으로 관련 자료와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축적해 다른 부처와 공유하는 지식경영시스템을 구축하라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부처별로 집계하는 통계는 정책결정에 꼭 필요한 효과적이고 정확한 통계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처별로 새롭게 통계를 만들어 나가고 지속적으로 관리해서 정확한 정책결정을 할 수 있는 근거로 삼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노 대통령은 “정부혁신을 지금보다 훨씬 더 강하고 적극적으로 이뤄갈 것이고 앞으로 대통령도 이 문제를 더 적극적으로 강조해 나가겠다.”고 특강을 마무리하면서 정부혁신에 강한 의지를 밝혔다.기획관리실장을 통해 공무원들에게 정부혁신의 메시지를 전파한 것이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아테네 2004] 이원희는 한치 허점도 용서않는 원칙주의자

    [아테네 2004] 이원희는 한치 허점도 용서않는 원칙주의자

    |아테네 특별취재단|“한국 유도의 미래가 걱정스럽거든 이원희를 쳐다보라.” 지난해 9월 오사카 세계유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유도계 안팎에서는 “전기영을 끝으로 한국 유도도 끝났다.”는 비관론이 팽배했다.그러나 남자유도 대표팀 권성세 감독만은 “웃기는 소리”라며 코웃음쳤다. 이번 올림픽 금메달 ‘보증수표’라던 60㎏급의 최민호가 동메달에 그치고,‘다크호스’ 방귀만(66㎏급)마저 1회전에서 탈락했지만 권 감독은 “이원희 만큼은 믿어도 된다.”고 말했다.고등학교 3년 동안 이원희를 지도한 권 감독은 누구보다 ‘애제자’의 실력을 확신했다. 이런 믿음을 알기에 이원희는 더욱 이를 악물었다.치밀한 체중관리로 항상 73㎏을 유지하고 있어 감량의 고통도 없었기에 컨디션은 최상이었다.감량 실패로 무너진 최민호의 한까지 풀겠다고 다짐하며 매트에 올라섰다. 올림픽을 앞두고 자신에게 쏟아지는 기대가 버거울 법도 했지만 그는 언제나 “아테네를 기대하십시오.반드시 금메달을 따겠습니다.”라고 했다.이날 이원희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한 약속은 스스로의 다짐이기도 했습니다.내가 나에게 한 다짐을 지켰다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라고 말했다.최후의 승자만이 누릴 수 있는 이 당당함. 이렇게 당당할 수 있는 것은 그가 자신의 허점을 용서하지 않는 지독한 원칙주의자이기 때문이다.‘한판승’에 대해 이원희는 “한판 만이 유도의 진정한 승부입니다.우세승은 엄밀히 따지면 완전히 이긴 게 아니지요.”라고 말하곤 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유도장에 처음 들어선 꼬마 이원희는 그날 밤 10시까지 낙법을 배우고 왔다.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고등학교 3학년 때인 1999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는 대선배 김혁의 52연승을 저지하기도 했다.그해 이원희는 5개 전국대회를 모두 한판승으로 끝냈다.2002년 오스트리아오픈과 2003년 헝가리오픈에서도 12게임을 모두 한판으로 메쳤다.이원희의 꿈은 세계선수권과 올림픽,아시안게임을 석권하는 ‘그랜드슬램’을 두번 달성하는 것.이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한번의 세계선수권과 한번의 올림픽,두번의 아시안게임을 더 제패해야 한다.이원희는 “내 나이 스물세살,이제 시작이지요.”라고 말했다. window2@seoul.co.kr
  • [김보일의 영화 속 수능잡기]‘트위스터’

    [김보일의 영화 속 수능잡기]‘트위스터’

    냄비의 물은 100℃에서 끓는다.물에 아무리 열을 가해도 온도는 100℃에서 더 올라가지 않는다.물론 기압이 낮아지면 물은 100℃보다 낮은 온도에서 끓는다.만약 압력솥에 물을 끓이면 어떤가.압력이 상승함에 따라 물의 비등점도 높아진다.따라서 조리하는 온도가 높아져 음식을 익히는 데 필요한 시간이 단축된다.보통 압력 밥솥은 내면의 1㎤당 1㎏의 압력을 받는데 이는 보통 기압의 두 배에 가깝다.따라서 물은 122℃에서 끓게 된다.그렇다면 물은 100℃에서 끓는다는 말은 수정돼야 한다.물이 끓는 데 영향을 주는 압력과 부피라는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실험을 할 때는 가급적이면 외부의 변수를 줄여가야 한다.실험을 하는 용액에 불순물이 가라앉으면 곤란하다.이 점을 고려해서인지 실험자들은 흰 가운을 입는다.침이라도 튈까 두려워 마스크를 착용하는 실험자들도 있다.고성능 먼지 집진기를 설치한 실험실도 있다.완벽하게 습기를 제거하면 정전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실험실 창 밖에서 굴착기의 소음이라도 들려오면 곤란하다.완벽한 방음시설을 갖춘다 할지라도 실험자의 숨소리는 어찌할 것인가.게다가 실험실 위로 고압선이라도 지나간다면 문제가 심각하다.이래저래 실험실은 외부의 변수가 적은 외딴 곳에 설치될 수밖에 없다.이제 모든 변수들로부터 해방된 공간을 마련했노라,자부할 수 있는 실험실을 지었다고 해도 중력이란 변수가 버티고 있다.지구의 어느 곳도 중력의 값이 다르지 않은가.결국 아무리 변수를 줄여간다 할지라도 완벽하게 변수들을 제거하기란 불가능하다. 변수가 달라지면 실험의 결과도 달라진다.A에서 실험한 결과가 B라는 곳에서의 결과와 다르다면 A란 곳에서 타당한 것이 B라는 곳에서도 타당하다고 할 수 없다.언제나 오차는 존재한다는 것이다.과학은 객관적이다.과학은 완벽하다는 환상은 사실 이런 오차를 모르는 데서 오는 헛된 믿음인지도 모른다.세상에는 무수한 변수가 있다.나는 모든 변수를 고려해서 이론을 만들었노라 자부할 수 있을지 모른다.그러나 예기치 못한 변수는 있기 마련이다. 초대형 돌개바람 토네이도가 어느 쪽으로 진행될 것인가를 예측하고,그 예측된 결과를 사람들에게 알려 토네이도의 피해를 최소화하자는 것이 영화 ‘트위스터’에서 주인공 과학자의 의도다.그러나 자연을 100퍼센트 이해하기란 곤란하다.토네이도의 앞길에는 무수히 많은 변수가 있고,아무리 엄청난 능력을 자랑하는 슈퍼컴퓨터를 동원한다 할지라도 인간은 존재하는 모든 변수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오류가능성’이라는 사실 앞에서 과학자도 우리네 평범한 선남선녀들도 겸손을 배워야 할 듯싶다. 서울 배문고 교사 desert44@hitel.net
  • [메트로 의회] 68세 최고참 의원 못말리는 향학열

    [메트로 의회] 68세 최고참 의원 못말리는 향학열

    고희를 바라보는 구의원이 뜨거운 향학열을 불태우고 있어 동료 의원들과 주민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주인공은 광진구의회 김기섭(자양3동)의원. 3선의 김 의원은 올해 만 68세로 의회내 최고참이지만 의정에 대한 열정이나 도전은 젊은이 못지않다. 김 의원은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도 매주 수·목요일 2차례씩 광진구정보도서관에서 열리는 한양대 최고위과정의 강의를 듣느라 바쁘다. 오후 6시30분부터 시작,밤 9시30분이 넘어 끝나는 야간강의라 피곤을 느낄 만도 한데 단 한번도 강의를 빼먹지 않았다. 가끔 영어로 강의를 할 때면 불편하지만 결코 결석하진 않는다.오히려 “교수들이 수강생의 입장을 배려(?)해줘 알아듣기 쉽다.”며 만족해한다.김 의원이 최고위 과정을 수강하게 된 것은 “연구,노력하는 의원이 되겠다.”는 순수한 향학열 때문.그는 “우리나라의 지방자치 역사가 짧아 강의를 통해 선진국의 앞선 지방자치를 경험하고 싶었다.”고 수강동기를 밝혔다. 최고위 과정은 주민의견을 수렴하는 기회로도 안성맞춤이다.300여명에 달하는 주민들이 듣는 강의이니 만큼 수업시간을 통해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무엇보다 항상 공부하고 연구·노력하는 자세를 보여줌으로써 주민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을 것 같아 좋다. 후반기 의회에서는 “봉사한다.”는 생각으로 보다 적극적인 의정활동을 펼치고 싶다는 김 의원은 “열심히 하는 사람만이 성공을 거둔다.”는 생활신조에 따라 주민의 대표역할에 더욱 더 충실할 것을 다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두려움은 없다/앨런 액슬로드 지음

    “우리가 가장 두려워해야 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입니다.막연하고 이유도 없고 정당하지도 않은 두려움이야말로 후퇴를 전진으로 바꾸기 위한 노력을 마비시키는 것입니다.”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이 1933년 3월 미국의 32대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한 이 연설은 대공황의 불안에 떨던 국민에게 커다란 용기를 줬다.당시 미국은 전대미문의 경제위기로 1500여만 명이 실업상태에 빠졌고,은행 등 금융기관이 잇따라 파산하면서 극도의 공포에 휩싸였다.하지만 루스벨트는 그런 두려움을 ‘진실을 가리는 안개’로 보았다. ●두려움은 ‘진실을 가리는 안개’일 뿐 루스벨트는 취임사를 자신의 위상을 높이는 기회로 삼지 않았다.미국 대통령이란 ‘영광스러운 짐’을 혼자 짊어지려 하지도 않았다.대신에 리더십을 약속했다.국민에게 자신감을 불어넣고,자기 결정권을 부여하고,책임을 다하는 데 필요한 수단을 제공했다.미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되찾도록 하기 위해서였다.그것은 바로 직전 대통령인 허버트 후버가 입버릇처럼 하던 “번영이 바로 저 너머에 있다.”는 말과 질적으로 달랐다. 희망에 대한 약속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위기의 본질을 파악하고 그것을 돌파할 리더십을 세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루스벨트는 대통령 취임후 곧바로 의회 특별회기로 ‘100일 회의’를 소집하고 연방긴급구제국을 창설하는 등 과감한 정책을 펴 경제위기를 극복했다.미국 NBC 앵커 톰 브로커가 지적했듯이,루스벨트는 자칫 고통밖에 몰랐을 세대를 ‘가장 위대한 세대’로 바꿔 놓은 것이다. ●시대가 바라는 완전한 의미의 리더십 보여줘 왜 지금 프랭클린 루스벨트인가.2차대전의 광풍이 몰아친 루스벨트 시대 못지않게 전쟁의 공포에 시달리는 지금 세계는 완전한 의미의 전시 지도력을 필요로 한다.경기침체와 국론분열로 흔들리는 우리로서도 루스벨트의 통합적 리더십은 절실한 덕목이 아닐 수 없다. 미국의 전기작가 앨런 액슬로드가 쓴 ‘두려움은 없다’(나선숙 옮김,한스미디어 펴냄)는 루스벨트 대통령이 위기와 절망을 딛고 미국을 재건과 승리로 이끈 비결을 캐어낸다. 루스벨트를 ‘두려움에 맞선 불굴의 CEO’로 규정하는 저자는 연설문과 사건 등을 바탕으로 루스벨트의 리더십을 조목조목 살핀다. 1930년대 미국의 공황을 극복하기 위해선 새로운 사고방식이 필요했다.루스벨트는 그것을 기독교적인 지혜에서 찾았다.한 예로 그는 잠언 29장 18절의 “묵시가 없으면 백성이 방자히 행하거니와”라는 구절을 원용,비전 없는 민족은 망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낡은 사고방식 때문에 공황이 야기됐고,비전없는 리더들로 인해 그것이 지속됐으며,더이상 비전이 없으면 멸망하고 만다는 것이다.루스벨트는 이처럼 성경의 이미지를 적절하게 활용했다. 루스벨트는 냉소주의를 격파하라고 가르쳤다.1935년 ‘노면담화’라는 라디오 연설에서 루스벨트는 이렇게 말했다.“이제 민주주의가 정직할 수도,효율적일 수도 없다고 말하는 냉소주의자들에게 확실하게 대답해줘야 할 때입니다.” 미국의 초절주의 사상가 랠프 왈도 에머슨은 “열정 없이는 어떠한 위대함도 성취되지 않는다.”고 했거니와,여기에 한마디 덧붙인다면 냉소주의로는 아무 것도 성취할 수 없다고 할 수 있다.냉소주의는 독약과 같다.희망과 자신감은 물론 가능성까지 앗아간다.루스벨트는 무조건 동조하는 응원단이나 예스맨이 아니라 창의적으로 참여하고 헌신하는 진정한 비평가가 될 것을 요구했다. ●소아마비 극복… 강한 인간으로 거듭나 루스벨트가 위대한 것은 소아마비라는 개인적 불운을 극복했다는 점도 한 몫 한다.1920년 루스벨트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 오하이오 주지사 제임스 콕스의 러닝 메이트로 발탁돼 부통령 후보 지명을 받았다.당시 미국의 정치 분위기는 전쟁에 반대하는 고립주의가 지배했다.이런 현실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민주당은 결국 패배하고 루스벨트는 법조계로 돌아와 금융회사 부사장으로 활동했다.그런 그에게 엄청난 시련이 찾아왔다.1921년 갑자기 소아마비에 걸린 것이다.두 다리를 쓸 수 없게 되자 친구와 동료들은 그의 정치생명이 끝났다고 단정했다.하지만 부인인 애너 엘리너 루스벨트의 헌신적인 도움으로 병세가 호전되고 정계에 복귀해 1928년 뉴욕 주지사로 재선됐다.루스벨트는 더욱 강한 인간으로 거듭났다. 루스벨트는 1932년 ‘뉴딜’을 슬로건으로 대통령에 당선되고,1936년엔 재선에 성공했다.하지만 새로운 위기가 찾아왔다.1939년 9월1일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하면서 2차세계대전이 시작된 것.루스벨트는 즉각적인 참전은 피했지만 1940년 세번째 대통령직에 오르면서 무기대여법을 통해 연한군측에 무기와 물자를 공급했다.같은 해 12월 일본이 진주만을 공격하자 곧바로 참전을 선언하고 마침내 2차대전을 승리로 이끌었다.루스벨트는 전쟁의 와중에서도 흑인고용 차별을 금지하는 등 현대 민권운동의 초석을 세웠다.국제연합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도 크게 기여했다.전쟁의 승리를 눈앞에 둔 1944년,루스벨트에 대한 믿음이 굳건했던 미국 국민은 미국 역사상 유일한 네번째 대통령직을 그에게 안겨줬다.하지만 루스벨트는 2차대전 종전을 보지 못하고 1945년 뇌일혈로 숨을 거뒀다.그때 나이 63세였다. ●강요보다는 호소를, 자극보다는 인도를 20세기의 가장 훌륭한 대통령,현대 미국의 틀을 만든 인물로 평가받는 루스벨트의 리더십에는 뭔가 특별한 데가 있다.저자는 루스벨트가 반대파를 배척하지 않고 설득해 동참시킨 것을 그 한 비결로 꼽는다.또한 국가를 위해 개인을 무모하게 희생시키지 않고,목표보다 인간을 우선하는 자세도 배울 점이라고 강조한다.강요보다는 호소,자극보다는 인도를 택함으로써 자발적인 동의를 얻어냈다는 것이다.‘갈등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1만 5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서울광장] 시장이 믿게 하라/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시장이 믿게 하라/우득정 논설위원

    화가가 전시회를 가졌다.화가는 분명히 호랑이를 그렸는데 관람객들은 모두 고양이라고 한다.그러면 그 그림은 호랑이일까,고양이일까.화가로서는 환장할 노릇이지만 고양이가 정답이다. 지금의 경제 상황도 마찬가지다.여권의 고위 관계자는 청와대나 정부내 기류와 언론을 통해 바깥으로 비치는 풍경은 전혀 딴판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특히 노무현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와 건강한 자본주의,즉 시장경제에 대한 확고한 신봉자임에도 오해와 불신이 가시지 않는다는 것이다.그림의 사례처럼 노 대통령과 여권은 억울하더라도 시장의 시각을 수용해야 한다.그래야만 해법을 찾을 수 있다. 그렇다고 일각에서 주장하듯이 각종 실물지표가 곤두박질치고 고유가 등 대내외 악재가 쏟아진다고 해서 한국 경제가 처한 국면이 위기라는 뜻은 아니다.위기의 징후가 뚜렷한 만큼 경각심을 갖고 타개책을 강구해야 할 상황이라는 게 보다 정확한 표현이다.그런 맥락에서 볼 때 경제 위기냐 아니냐,스태그플레이션이냐 아니냐는 무의미한 논쟁이라고 할 수 있다.그럼에도 논쟁이 논쟁을 낳고 의문이 꼬리를 무는 것은 시장과 당국 사이에 인식의 간극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경제전문가들은 대표적인 실례로 지난달 31일 전경련 주최로 제주에서 열린 포럼에서 홍재형 열린우리당 정책위 의장과 기업인들의 설전을 든다.문민정부에서 경제부총리를 지낸 홍 의장은 “정부 정책의 혼선 내용이 무엇이냐.구체적으로 적시해달라.”고 되물었다.그러자 기업인들은 이정우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을 거명하며 분배 우선 시각을 질타했다.기업과 가진 자들은 성장 우선이라는 홍 의장이나 이헌재 경제부총리의 말보다는 분배와 성장의 선순환 구조 정착이라는 이 위원장의 말에 촉각을 더 곤두세운다. 말하자면 자신들의 몫을 빼앗아 나눠주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그래서 나타난 현상이 자본과 인력의 해외 이탈이고 투자와 소비 유보다.이러한 기류는 3년 7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소비 심리에서도 확인된다.시장 심리가 이렇다면 ‘불확실성을 구체적으로 밝혀라.’라는 다그침은 허공에 대고 주먹질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어떻게 하면 막연한 불안심리를 해소하느냐를 놓고 고민해야 한다.정부는 재정지출 확대와 규제 완화를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 하고,일부 민간경제연구소와 야당은 적극적인 감세정책을 통해 소비 여력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금리와 환율 등 전통적인 거시정책이 경기조절 수단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마당에 남은 것이라곤 재정과 세제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극도로 위축된 시장 심리를 그대로 둔 채 경기진작책을 동원해봐야 성공할 가능성은 희박하다.올 상반기에 20여차례에 걸친 경기진작책이 수포로 돌아갔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그렇다면 심리치료책이 선행돼야 한다.시장경제를 사수하겠다는 이벤트성 선포식이어도 좋고,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처럼 시장이 확연히 느낄 수 있는 친시장,친자본 정책 추진이어도 좋다.선봉에는 노 대통령이 서야 한다.그래서 돈 가진 사람에게 마음대로 써도 된다,경영권은 절대 침해당하지 않는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노 대통령은 8·15 경축사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동북아 구상’ 등과 같은 장밋빛 구호보다는 시장 심리를 치유할 수 있는 손에 잡히는 대책을 담아야 한다.정치권과 우리 사회의 각종 갈등 현안에 대한 분명한 방향도 제시할 필요가 있다.그리고 노 대통령은 여권에서 시장경제와 역행하는 불협화음이 날 때 시장경제 쪽으로 교통정리를 해줘야 한다.우리 경제가 지금 난치병을 앓고 있다지만 해법은 의외로 간단하다.아직도 희망은 있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사설] 고구려사 왜곡 시정 확실히 하라

    정부가 뒤늦게나마 박준우 외교통상부 아태국장을 중국으로 보내 고구려사 왜곡문제를 엄중항의케 한 것은 잘한 일이다.차제에 고구려사 왜곡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일인지 분명히 지적하고,중국 정부의 시정 약속을 받아내도록 해야 한다.중국은 고구려 부분을 삭제한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를 바로잡으라는 우리 요구에 맞서,어제 정부수립 이전 한국 역사를 모두 삭제했다.이는 우리를 두번 분노케 하는 미봉책으로,용납할 수 없는 처사이다. 특히 방한한 중국 언론사 기자들이 우리 외교부 당국자들을 만나 “역사를 왜곡하는 것은 한국”이라는 적반하장의 발언을 한 것은 어처구니가 없다.고구려사 왜곡이 중국 정부와,공산당,학계,지방정부에다 언론까지 나서서 광범위하고 조직적으로 진행돼 왔다는 방증이다.우리가 조용한 외교를 내세우다 대응에 적절한 시기를 놓친 게 아니냐는 회의마저 들 정도다.지금부터라도 정부가 적극 나서서 중국당국의 왜곡 시정 확답을 받아내야 한다. 중국과 한국은 불행한 과거사를 딛고 경제·외교적으로 중요한 이웃으로 거듭나고 있고,국제무대에서 서로가 필요한 존재가 돼 있다.중국 학술기관과 언론 매체들이 처음 고구려가 중국역사의 일부라는 주장을 제기했을 때 우리 정부가 공식 대응을 자제한 것도 양국 관계에 대한 배려 때문이었다.하지만 중국은 이런 우리의 믿음을 저버렸고,이제는 고구려 문화유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계기로 왜곡된 역사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고구려는 중국문헌에도 우리 역사로 기록돼 있는 만큼,문헌연구를 통한 시정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지난 3월 출범한 고구려연구재단을 중심으로 학계의 적극적인 참여가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북한과의 학문적,외교적 공동대응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무엇보다도 우리는 중국 정부가 역사를 임의로 바꿀 수는 없다는 점을 깨닫게 되기 바란다.그리고 정부는 당당한 자세로 임해,중국정부의 시정 약속을 받아내도록 해야 한다.
  • KBS ‘해신’서 연기호흡 최수종·채시라

    KBS ‘해신’서 연기호흡 최수종·채시라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많이 호흡을 맞춘 경우가 아닐까 싶어요.안 보고도 서로 ‘이렇게 연기할 것’이란 예상이 80% 이상 맞아 떨어지죠.”(최수종) “유일무이하죠.굳이 말 한해도 믿음이 가요.함께 했던 작품마다 결과도 좋았구요.”(채시라) 환상의 콤비란 이들을 두고 한 말이 아닐까.그동안 ‘각시방에 사랑걸렸네’,‘파일럿’,‘아들과 딸’,‘야망의 전설’,‘사람의 집’ 등 다섯 작품에서 뛰어난 연기 호흡을 보여줬던 탤런트 최수종(42)과 채시라(36).그런 두 배우가 5년만에 다시 만나 6번째 찰떡궁합을 과시한다.오는 11월 17일 첫 전파를 탈 KBS2TV 특별기획 50부작 ‘해신(海神)’(극본 박상현,연출 강일수)을 통해서다.최인호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해신’은 1200년 전 통일신라시대 해상왕국을 건설했던 장보고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린 대작.총 제작비 180억원에 완도(청해진)·제주도·중국 현지 로케이션으로 만들어진다.오는 13일 첫 촬영을 앞둔 두 배우를 3일 완도 오픈 세트장에서 만났다. ●“새로운 장보고의 모습 보여드릴게요.” ‘태조 왕건’‘태양인 이제마’를 통해 선 굵은 연기를 선보였던 최수종이 이번엔 장보고로 변신한다.‘태조 왕건’ 종영 이후 “다시는 사극에 출연 않겠다.”던 그였다.장보고의 어떤 매력에 끌렸을까.“천민 출신으로 온갖 난관을 헤치고 청해진 대사의 위치에까지 오르는 장보고의 모습을 발견하고 ‘이런 역할이면 한번 도전해 볼 만하다.’고 생각했어요.”두꺼운 갑옷 위로 긴머리를 늘어뜨리고 입술을 꽉 다문 채 “‘태조 왕건’때 4년 동안 200회 분량도 찍었는데 50회쯤이야 우습다.”고 말하는 그의 표정에서 단단한 각오와 여유가 함께 느껴졌다. 장보고역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당당한 대답이 돌아온다.“‘야망의 전설’과 ‘태조 왕건’때도 ‘쌍꺼풀’등을 운운하며 안 어울린다고 했지만,둘다 최고의 히트작이 됐잖아요.대하 드라마는 ‘마라톤’이에요.나중에 제가 결승선 테이프를 어떻게 끊는지 보여드릴게요.” 그는 2000년 이후 대하 사극만 3번째다.“배우라면 사극을 해야 됩니다.정말 공부가 많이 돼요.드라마로 얼굴을 알린 뒤 바로 영화판으로 가고,거기서 실패하면 다시 드라마로 돌아오는 악순환을 되풀이하는 요즘 젊은 배우들은 정말 사극을 통해 더 배워야 해요.”후배 배우들에 대한 따끔한 충고와 함께 한마디 덧붙인다.“저도 아직은 어리죠.이덕화·유인촌 선배님과 같은 연륜 있는 배우들이 주인공으로 계속 출연해야 우리나라 드라마가 발전한다고 생각해요.”이번 ‘해신’을 통해 이전과는 다른 색깔의 사극 연기를 선보이겠다는 것이 그의 각오다. ●“표독한 카리스마 기대하세요.” 날카롭게 치켜올린 눈꼬리,화장으로 강조한 광대뼈,도도함이 느껴지는 자줏빛 의상과 장신구,그리고 농염한 미소.완도 오픈 세트장에서 만난 채시라는 매일 눈물 연기를 펼치는 KBS2TV ‘애정의 조건’의 ‘금파’역에서 벗어나,표독스러우면서도 카리스마 강한 천하 제일의 여걸로 변신해 있었다.그녀는 장보고와 상권을 놓고 대립각을 세우는 라이벌이자 권모술수에 능한 통일신라 최고의 진골귀족 자미부인 역으로 출연한다. “캐스팅 제의를 받고 다음날 곧바로 수락의사를 밝혔어요.대본 받고는 ‘아,이건 내가 해야 하는 배역이다.’라고 느꼈죠.남편(가수 김태욱)도 ‘당신이 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자신의 평상시 매력을 그대로 보여 줄 수 있는 캐릭터라 느낌이 남다르다며 활짝 웃는다. 그녀에게 사극은 ‘왕과 비’이후 4년만이다.“그동안 정말로 사극을 해보고 싶었어요.현대물과 달리 개성 넘치는 카리스마는 물론 낭만과 여유도 보여줄 수 있거든요.”하지만 금파역만은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단다.“실제 아기 엄마로서 공감가는 캐릭터예요.며칠전 놀이공원에서 아이와 노는 씬을 찍을때는 평소 집에 있는 남편과 아기에게 시간을 내지 못해 너무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극중 결말을 묻자,금파가 남편과 재결합하게 되는 것까지만 알려준다며 미소 짓는다. “더 늙기 전에 와이어 액션 한번 해봐야 하는데….극중에서 워낙 높은 신분이라 ‘아랫것들’에게 명령만 할뿐 기회가 오지 않을 것 같네요.(웃음)” 완도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당신이 꿈꾸는 휴가철 로맨스는

    당신이 꿈꾸는 휴가철 로맨스는

    “오늘이 우리의 유일한 밤이래도 전혀 나쁘지 않을 것 같아.이대로 헤어지기 전에 전화번호를 교환하면 몇번 전화하다가…” “시들해지겠지.” “그런 건 싫어.”“그래,꼭 관계가 영원해야 한다는 법이 어디 있어?”-영화 ‘비포 선라이즈’ 중에서 들뜬 마음으로 가방을 싼다.눈으로는 빠뜨린 물건을 챙겨보고 있지만 마음은 벌써 머나먼 이국땅을,조용한 해변가를 비행하고 있다.혹시 영화 ‘비포 선라이즈’에서처럼 처음 만나 순식간에 빠져드는 꿈같은 하룻밤의 사랑을 만날 수도 있지 않을까? 여행 전날밤,좀처럼 잠이 오지 않는다. ● ‘뜻밖의 사랑고백 받는 것’ 2위 1년에 한 번 뿐인 길고도 짧은 여름휴가다.여행지에서는 낯선 이들과 어울려 잠시동안만이라도 ‘나 아닌 나’가 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에 설레이기도 한다.일상으로부터 탈출한 휴가지에서 사람들은 어떤 로맨스를 꿈꿀까? 그 ‘발칙한 상상’의 세계를 살짝 엿본다. 여름 휴가철에 찾은 여행지에서 사람들은 일상에서는 좀처럼 접하기 힘든 경험을 꿈꿔보는 것으로 나타났다.여성포털 사이트 젝시인러브(www.xyinlove.co.kr)는 지난달 21일부터 네티즌 2277명에게 ‘휴가철 꼭 해보고 싶은 로맨스는?’이라는 질문을 던졌다.그 결과 가장 많은 742명(33%)이 ‘하룻밤,해변에서 꿈같은 로맨스’라고 답했다. 또 ‘전혀 뜻밖의 사랑 고백을 받는 것’이 675명(30%)으로 뒤를 이었으며,‘옛 연인과의 밀월여행’이라는 네티즌이 22%인 502명에 이르렀다.‘몸짱·얼짱과의 즉석만남(헌팅)’을 바라는 네티즌도 288명으로 13%를 차지했다. 이같은 결과에 사람들은 대부분 수긍이 간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휴가에 동남아여행을 준비하고 있는 정지은(26·여·회사원)씨는 “현실적으로 힘들겠지만 이번 휴가 때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과 만나 로맨틱한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면서 “그러한 경험은 시간이 지나더라도 그 때만의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휴가지에서 깜짝 사랑고백을 받고 싶다고 한 김준규(30)씨는 “고백이란 언제 들어도 좋지만 여행을 가서 들으면 더 감동적일 것 같다.”면서 “그 사람이 그 고백을 오래도록 준비한 것 같은 느낌에 더욱 기쁠 것 같다.”고 기대했다. 이미 가족들과 바닷가로 휴가를 다녀왔지만,옛 애인을 여행지에서 만나면 좋을 것 같다는 한지원(33·회사원)씨는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불륜 같은 것이 아니라 그냥 한번 보고 싶다.”면서 “다시 만나서 그동안 살아온 이야기와 옛 추억을 나누면 좋을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지난달 친구들과 동해안에 다녀온 이지영(25·여·학생)씨는 “여행을 갈 때는 여행지에서 멋진 남자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도 했지만 언제나처럼 그냥 같이 간 친구들끼리 놀다 왔다.”면서 “현실 속에서 일어나기 힘든 일인 걸 알기 때문에 더 바라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여행지에 가서 큰 불륜이라도 저지르는 것처럼 과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보다는 자기만의 추억을 가지고 싶은 것 아니겠느냐.”면서 “어렵게 떠난 여행인데 지켜야 할 선만 넘지 않는다면 조금의 일탈은 감행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낯선 사람과의 여행,매력적이지만 안전할까?” 최근에는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함께 여행갈 사람을 모으는 경우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예전처럼 ‘아는 사람과의 친목 도모’가 아니라 ‘처음 보는 사람과 친해지기’를 즐기자는 것.딱히 함께 여행갈 사람이 없다면 비용 절감과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 매력에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동반자’를 구하곤 한다. 네티즌 ‘wantofly’는 “지난해 인터넷 카페에서 만난 사람들과 바닷가에 다녀왔는데 아직까지 연락하고 지낸다.”면서 “비가 많이 와서 고생을 했는데 그만큼 더 친해져서 이번에도 휴가를 맞춰 같이 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온라인에서 약속이 이루어진다는 점을 악용하는 사람들도 있다.‘luck1’은 “한 친구가 지난해 인터넷으로 만난 사람들과 여행을 갔다가 한밤중에 여행경비를 맡은 사람이 도망쳐 낭패를 봤다.”면서 “여행지에서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는데 아무래도 모르는 사람과 선뜻 길을 떠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전했다.일부 게시판에는 ‘3대 3 싱글들만 오세요’라는 식으로 노골적으로 ‘작업성’ 의도를 드러내는 글들도 눈에 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한 여행동호회 카페 운영자는 “결정은 본인이 하는 것이지만 괜히 여행 기분에 휩쓸려 아무나하고 어울려 여행을 갔다 후회하는 회원들도 많이 봤다.”면서 “조금이라도 믿음이 가지 않는다면 안 가는 것이 좋겠다.”고 충고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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