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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족과 세계를 위해 기도합시다”

    ‘개인복음 넘어 민족·세계를 위해’ 75만여명의 신도를 거느린 여의도순복음교회(당회장 조용기 목사)가 변신을 꾀하고 있다. 그동안 개인의 영혼 구원에 치중했던 모습에서 벗어나 민족과 세계를 위한 기도와 봉사를 실천하는 교회로 거듭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오는 10월14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세계 오순절 계통의 기독인 10만여명이 한자리에 모이는 ‘세계 평화와 민족 구원을 위한 기도대성회’를 개최한다. 순복음교회 신자 10만여명과 조 목사의 영향을 받은 50여개국 1200여명의 해외 기독교 지도자들이 참석, 인류의 평화와 화합, 민족 복음화를 위해 7시간 동안 쉬지 않고 기도하는 자리다. 특히 조용기 목사를 비롯, 케이시 트릿(미국 크리스천 믿음센터 담임) 목사, 베니 힌(미국 올랜도 크리스천센터 담임) 목사 등 전세계 오순절계 교회의 권위 있는 목사들이 설교를 맡는다. 세계기도회인 만큼 영어, 일본어, 프랑스어, 인도네시아어, 서반아어로 동시통역된다. 김원기 국회의장과 이명박 서울시장 등도 참석할 예정이다. 교회측은 “전세계가 전쟁과 테러, 기상이변, 기근, 빈부격차 등으로 혼란한 상황에서 기독교가 인류의 평화와 화해를 위해 기도해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하나님의 은총이 세계와 우리 민족에게 충만하게 임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이와 함께 사회복지활동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민장기 목사는 “심장병어린이 돕기와 호스피스 활동, 개안수술 지원 등 그동안 펼쳐온 사회복지 활동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라면서 “종파와 상관 없이 개척교회 설립을 지원하는 ‘500교회 개척’운동도 확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위기의 샤론 기사회생

    유대인 정착촌 철수를 강력히 밀어붙여 극우 유대주의자들의 반발을 산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가 집권 리쿠드 당원들의 재신임을 확보, 정치적 곤경에서 또다시 일어서는 저력을 발휘했다. 리쿠드당 중앙위원들은 내년 11월 총선을 앞두고 당 지도부를 뽑는 예비 선거를 내년 4월에서 오는 11월로 앞당기자는 베냐민 네타냐후 전 재무장관의 제안을 26일(현지시간) 표결에 부쳐 반대 52%(1433표), 찬성 48%(1329표)의 근소한 표차로 부결시켜 샤론 총리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리쿠드당의 예비 선거는 예정대로 치러지게 됐고 샤론 총리는 적어도 내년 4월까지 팔레스타인과의 화해를 통해 이스라엘의 안전을 확보한다는 정치적 목표를 힘있게 밀어붙일 수 있게 됐다. 표결 전 리쿠드당 중앙위원들을 대상으로 한 일간 마리브의 여론조사 결과는 비관적이었다.50.7%가 네타냐후의 조기 선거 제안을 지지한 반면, 샤론 지지파는 42.3%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런 관측에 따라 샤론 총리는 표결에서 패배할 경우 지난 1970년대 자신이 주도해 만든 리쿠드당을 탈당한 뒤 신당을 창당, 노동당 등 정착촌 철수를 지지해온 정파들과 연정을 구성해 조기 총선에 임할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이번 재신임으로 이스라엘은 정계개편 또는 조기 총선 같은 불투명한 정국을 피할 수 있게 됐다. 네타냐후 전 장관은 개표 직후 패배를 인정하면서 내년 예비선거에서 샤론 총리의 당권에 재도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비록 근소한 표차로 1라운드에선 졌지만 2라운드가 있다.”며 샤론 총리는 당내 반대 진영의 결속력을 확인했으므로 이를 무시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지 언론은 지난주말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의 로켓 공격이 샤론 총리의 기민하고 침착한 대응에 대한 당원들의 믿음을 되살려낸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표결을 앞두고 연단에 오른 샤론 총리가 마이크가 꺼지는 돌발 상황에도 침착하게 연설을 마친 것에 당원들이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보인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모노드라마 ‘그녀만의 축복’ 주인공 김선경

    모노드라마 ‘그녀만의 축복’ 주인공 김선경

    뮤지컬 배우 김선경(37)은 화장 안한 맨 얼굴로 스스럼없이 카메라앞에 설 줄 아는 몇 안되는 여배우 중 하나다. 무대에선 누구보다 화려한 미모를 뽐내지만 무대를 내려오면 꾸미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선호하는 그녀다. 데뷔 15년을 헤아리는 김선경이 이번엔 무대위에서도 맨 얼굴을 드러내기로 작심했다. 새달 7일 서울 코엑스아트홀에서 공연하는 모노드라마 ‘그녀만의 축복’(극본 김은미, 연출 이용균)에서다.“오래 전부터 모노극을 하고 싶었어요. 뮤지컬을 주로 했지만 연극에도 관심이 많았거든요. 이왕이면 정통극보다는 노래와 춤이 들어간 공연이면 좋겠다 싶었지요.” 지난 3월 정동극장에서 선보인 자전적 1인극 ‘마이 스토리’가 촉매제가 됐다. 빈자리 하나 없이 빽빽이 들어찬 객석을 보면서 ‘배우로서 참 많은 사랑을 받고 있구나.’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고, 그 사랑을 보다 많은 관객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에서 창작 모노극을 서둘렀다. ●보통 아줌마들을 대변하는 연극 딸 하나를 둔 30대 후반의 평범한 가정주부 오서희. 남편은 남편대로, 딸은 딸대로 각자의 스케줄에 맞춰 정신없이 바쁜 일상의 틈바구니에서 극심한 외로움을 느끼던 중 딸의 과외교사를 남몰래 짝사랑한다.‘그녀만의 축복’은 가족들을 위해 아등바등 살다 어느 순간 자신의 인생을 놓쳐버린 이 시대 수많은 보통 아줌마들의 삶을 대변하는 연극이다. “결혼한 친구들로부터 ‘넌 결혼하지 말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그만큼 남성 중심의 우리 사회에서 기혼 여성들의 삶이 행복하지 않다는 얘기겠지요.” 지난해 결혼, 아직 신혼 재미에 빠져 있는 늦깎이 주부 김선경은 극중에서 오서희를 비롯해 친정 어머니, 이혼한 여고동창생, 무뚝뚝한 남편 등 7명의 캐릭터를 숨가쁘게 오간다. 틈틈이 재즈, 클래식, 자장가 등 다양한 장르의 창작음악 5∼6곡을 부른다. 도마질하는 장면에선 평소 좋아하는 심수봉의 ‘비나리’도 살짝 선보일 예정이다. ●뮤지컬 20여편 주연 도맡아 1991년 ‘사운드 오브 뮤직’의 마리아로 데뷔해 ‘로마의 휴일’의 앤 공주,‘킹 앤 아이’의 애나 등 20여편이 넘는 뮤지컬에서 주연을 도맡아온 그녀지만 배우가 원래 꿈은 아니었다. 학창시절 또래에 비해 엉뚱하고 조숙했던 그녀의 장래희망은 뜻밖에도 ‘현모양처’였다고. 대학 학비를 벌기 위해 탤런트 시험을 보고 연기자의 길로 접어들었지만 별 매력은 느끼지 못했다.“20대 중반부터 5∼6년간 인생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 아주 힘든 경험을 했어요. 세상에 대한 희망, 사람에 대한 믿음이 산산이 깨졌지요. 그러다 문득 깨달았지요. 죽을 각오로 한번 열심히 살아보자고요.” 힘들 때마다 일부러 더 크게 웃는 버릇은 그때 생겼다. 새침한 ‘공주과’로 여겨지는 인상과 달리 잘 웃고, 털털한 중성적인 성격도 그런 노력의 결과다.“행복과 불행은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종이 한장의 차이일 뿐이에요. 멀리서 찾을 게 아니라 자신을 사랑하는 일에서부터 행복이 시작되는 게 아닐까요.” ●이번공연은 “절반이상이 내 이야기” “내 이야기가 절반 이상”이라는 이번 공연의 주제도 바로 여기에 있다.“나를 잃어버렸다고 생각하는 사람, 모든 일에 회의적인 사람, 그리고 울고 싶은 데 울 곳을 찾지 못한 사람들을 위한 공연이에요. 극장에 와서 맘껏 웃고, 맘껏 울다 가셨으면 좋겠어요.”11월6일까지.(02)545-7302. 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gpod@seoul.co.kr
  • [토요일 아침에]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하용조 온누리교회 담임목사

    80/20법칙이 있다.100여년 전 경제학자인 파레토가 소득과 부의 관계를 연구하다가 어느 때 어느 나라든지 전체 부의 80을 20의 사람이 갖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면서 회자된 법칙이다. 기업의 경우 20의 제품이 전체 이익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전체 고객 중 핵심 고객 20이 이익의 80 이상을 차지한다는 이론이다. 한 국가사회가 움직이는 원리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누구든지 한 국가, 사회를 움직이는 20에 속하기 위해서는 모든 일에 성공하여야 한다. 이런 신화에 쫓기는 현대인은 너무 바쁘다. 하루 24시간을 쪼개고 쪼개어 힘쓰고 애쓰며 일에만 몰두한다. 그런 소망이 얼마나 간절하던지 조그만 난관과 부딪쳐도 곧 허물어진다. 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황금새장’에 갇혀 빠져 나오지 못한다. 이제는 기독교의 고전이 된 ‘내면세계의 질서와 영적 성장’의 저자인 고든 맥도널드는 이런 모습을 ‘쫓겨 다니는 사람들의 8가지 특징’으로 요약한다.21세기, 디지털 4차원의 시대를 사는 현대인의 모습이기도 하다. 쫓겨 다니는 사람들은 첫째, 오직 성취함으로써만 만족을 얻는다. 둘째, 성취의 표상들에 집착한다. 권력이라는 개념을 늘 의식하고 그것을 휘두르기 위해 소유하려고 애쓴다. 셋째, 절제되지 않은 팽창욕에 사로잡혀 있다. 넷째, 전인적인 인격에는 관심이 없다. 다섯째, 사람을 다루는 기술이 서툴고 미숙하다. 탁월한 리더십의 소유자라고 칭송 받기는 하나 타인의 정신건강과 전인적 성장에는 무관심하다. 여섯째, 지나치게 경쟁적이어서 모든 일을 승과 패를 가르는 게임으로 본다. 일곱째, 반대나 불신에 부딪히면 언제든지 폭발할 수 있는 격렬한 분노를 가지고 있다. 여덟째, 대개 비정상적으로 바쁘다. 바쁘다는 평판을 성공과 자신의 중요성을 나타내는 증표로 생각한다. 한 배에 두 부류의 사람이 탔다. 잔잔한 바다에서는 그들이 누구인지 분간되지 않는다. 그러나 거센 풍랑이 일어 파선 직전에 이르면 상황이 급변한다. 죽음이 코앞에 넘실거린다는 생각이 들자 배 속에는 극단적인 두 부류의 모습이 나타난다. 한쪽은 태연자약이요, 겁에 질린 한쪽은 야단법석이다. 예수님께서 배에 오르셨다. 뒤따라 제자들도 배에 올랐다. 그때 거센 풍랑이 일었다. 배가 파도에 뒤덮일 지경에 이르렀다. 그런데도 예수님께서는 주무시고 계셨다. 제자들이 급기야 예수님을 깨우며 “죽게 되었나이다.”며 울부짖었다. 예수님께서 일어나서 바람과 바다를 꾸짖자 사위가 고요해졌다. 기이히 여긴 제자들이 휘둥그레진 눈으로 “도대체 이 분이 누구인데 바람과 파도까지 순종하는가?”하며 수군거렸다. 흙먼지 풀풀 날리며 마을버스가 시골길을 달린다.‘덜컹, 덜컹’ 조금이라도 파인 길을 지날 때마다 차창이 흔들리며 신음한다. 자세히 보면 모든 창이 흔들리는 것이 아니다. 완전히 버스에 밀착된 창은 흔들리지 않지만, 조금이라도 틈이 나거나 간격이 벌어진 창은 ‘덜컹’하며 요란하게 흔들린다. 같은 이치이다. 태연자약한 쪽이나 예수님은 흔들리는 배에 완전히 자기를 맡겼으므로 흔들리지 않는 것이요, 야단법석인 쪽이나 제자들은 흔들리는 배에 자신을 일치시키지 못했으므로 두려움에 사로잡혔던 것이다. 매사에 열심을 내지만, 그래서 쫓겨 다니듯 살았지만 사실은 ‘야단법석’인 제자들을 예수님께서 꾸짖으셨다. 지나치게 분주한, 그래서 황금새장에 갇혀 내 안에 거하신 주님과 온전하게 밀착되지 못하는 제자들의 믿음 없음을 꾸짖으신 것이다.“어찌하여 무서워하느냐, 믿음이 적은 자들아.” 천체를 세밀하게 관찰하기 위해 천문학자는 번잡한 도시를 떠난다. 아파트의 형광등, 가로등, 시가지의 네온사인…. 잡다한 빛이 밤을 어지럽히는 도시에서는 별을 헤아리기조차 힘들기 때문이다. 이렇듯 분주함, 즉 ‘황금새장’에서 뛰쳐나와 마음을 지키는 것, 이것이 현대인의 실존적 불안,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이다.‘내 안에 거하신 하나님’을 만나는 비결이다. “무릇 지킬 만한 것보다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잠4:23). 하용조 온누리교회 담임목사
  • 儒林(437)-제4부 百花齊放 제2장 性善說(13)

    儒林(437)-제4부 百花齊放 제2장 性善說(13)

    제4부 百花齊放 제2장 性善說(13) 묵자가 유가에서 벗어나게 된 결정적인 동기는 만물의 창조자이고, 주재자인 하늘(하느님)의 존재를 깨달은 후부터였다. 물론 공자 역시 하늘의 존재를 인식한 선지자였다. 그러한 사실은 일찍이 공자가 송나라를 지날 때 환퇴(桓 )란 자에게 위협을 받았을 때 ‘하늘이 내게 덕을 부여해주셨거늘, 환퇴가 나를 어찌하겠는가.’라고 말하였던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또한 공자는 하늘이야말로 이 우주만물의 지배자이며, 올바른 도의 근원이라고 생각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기도 하였다. “하늘에 죄를 지으면 빌 곳도 없게 된다.(獲罪於天無所禱也)” 이러한 공자의 하늘에 대한 믿음은 가장 사랑했던 제자 안영이 죽었을 때 ‘아아, 하늘이 나를 망치는구나. 하늘이 나를 망치는구나.’하고 애통해 했던 것을 보아도 잘 알 수 있는데, 묵자는 그러한 공자의 운명(運命)으로서의 하늘관에 반기를 들었던 것이다. 예부터 중국인들은 하늘에 대한 개념을 대충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로 분류하고 있었다. 그 하나는 ‘물질적인 하늘’로 땅과 대비가 되는 것이며, 또 하나는 만물의 창조자이자 주재자로서의 하늘로 이른바 상제나 황천과 같은 인격적인 존재였다. 세 번째는 운명으로서의 하늘로, 사람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숙명론의 대상이었다. 네 번째는 자연으로서의 하늘로 천체의 운행을 가리키며, 다섯 번째는 의리(義理)로서의 하늘로 곧 우주 최고의 진리를 가리키는 것이다. 그 중에서 공자의 ‘하늘관’은 세 번째인 운명론적인 것이었다. 공자는 하늘이나 하느님을 믿으라고 가르치거나 그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설법한 적은 없었다. 공자는 사람마다 갖고 태어나는 천명(天命)은 사람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타고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운명론자였다. 그러나 묵자는 공자의 이러한 하늘관에 대해 반기를 들었던 것이다. 이미 정자와의 대화에서 ‘유가에서는 하늘에 대해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데, 이는 천하를 잃기에 충분한 것이다.’라고 말문을 열었던 묵자는 ‘유가는 하늘만 믿고 노력을 하지 않는 게으른 운명론자들’이라고 비난하면서 ‘무소부재(無所不在)’하고 ‘무소불명(無所不明)’한 하느님의 존재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선포하고 있다. “…또한 내가 하늘이 백성들을 두터이 사랑하고 계시다고 아는 근거가 있다. 곧 해와 달과 별들을 벌여놓음으로써 그들을 밝게 인도하시고 춘하추동의 사계절을 만들어 놓음으로써 그들의 기강(紀綱)이 되게 하셨고, 눈과 서리, 비, 이슬 등을 내려줌으로써 오곡과 삼베가 자라고 누에를 칠 수 있게 하여 백성들이 거기에서 재물과 이익을 얻게 하셨으며, 산천과 계곡을 벌여놓고 여러 가지 일들을 펼쳐놓음으로써 백성들의 착하고 악한 것을 살펴보시고 왕공(王公)과 후백(侯伯)들을 마련하여 그들로 하여금 현명한 이들에게는 상을 주고, 포악한 자에게는 벌을 주도록 하셨으며, 쇠와 나무와 새와 짐승들을 취하여 쓰고 오곡과 삼베를 기르고 누에를 길러 백성들이 입고 먹을 재물들을 마련토록 하신 것이다.” 묵자의 이러한 ‘하늘나라의 선언’은 놀랍게도 성경의 창세기편을 연상시킨다.
  • [18일 TV 하이라이트]

    ●특집다큐(EBS 오후 9시30분)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마당극을 펼치는 소리광대들의 모임 ‘또랑광대’는 각 지역출신 배우들로 구성돼 있다. 공연을 하는 지역과 장소에 따라 배우들은 다양한 사투리로 공연을 한다. 판소리가 현대에 와서 어떻게 민중 속으로 파고들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사투리로 풀어내는 현대판 판소리의 현장도 소개한다. ●인사이드 월드(YTN 오전 10시25분) 프랑스 라로셸에서는 전기자동차를 공동으로 사용해 공해와 교통 체증을 덜고 있다.1986년부터 사용한 이 전기자동차는 매년 사용자가 늘고 있다. 도심 내 6개의 정류소에 50여 대의 전기자동차가 준비돼 대중 교통체계를 갖추고 있다. 회원은 언제,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고, 정류소가 갖춰져 주차 걱정도 없다. ●일요일 일요일 밤에(MBC 오후 6시) 한국인 의식주 버라이어티 시리즈 의(衣)편. 매력인시대, 시대상을 반영하는 ‘시대의 거울’인 스타의 패션과 스타일을 현재부터 데뷔 당시까지 역순으로 살피고, 선택형 질문이 나오면 모녀 25쌍으로 구성된 매력위원회가 번호를 선택, 연예계에 소문난 멋쟁이 게스트들이 매력위원회의 기호를 맞춰 본다. ●결정!맛 대 맛(SBS 오전 10시50분) 통일된 한국의 추석 밥상을 기대하면서 남과 북의 대표적인 음식문화를 살펴본다. 개성 한정식과 전주한정식의 치열한 맛 각축전이 벌어진다. 통일 밥상에 오르기 위한 3라운드 대결로 전과 찜, 국 3가지를 비교한다. 홍해삼전 대 양하전, 개성무찜 대 모래무지찜, 개성곰국 대 토란국 맛의 대결이 펼친다. ●퀴즈 대한민국(KBS1 오전 9시55분) ‘개그콘서트’에서 뚱뚱교 교주 출산드라로 맹활약 중인 개그우먼 김현숙씨가 자신의 친오빠 김훈수씨와 함께 출연한다. 학창시절 만년 우등생 자리를 지켰던 믿음직한 오빠 김훈수씨, 공부를 제외한 모든 방면에서 오빠를 뛰어넘는 팔방미인이었던 동생 현숙씨가 퀴즈영웅 고지를 정복하기 위해 뭉쳤다. ●도전 지구탐험대(KBS2 오전 9시40분) 추석을 맞이하여 큰 잔치를 준비했다. 지난 9년간 세계 곳곳을 누비며 만난 세계의 진귀한 음식이 총집합한다. 아마존에서 아프리카까지를 누빈 6명의 대한민국 최고 입담꾼들의 유쾌한 음식 이야기 한마당. 또 중국요리의 진수를 보여줄 유신평 조리장과 브라질 조리장이 출연하여 진귀한 음식을 선보인다.
  • ‘H·H’를 승선 시켜라

    ‘아드보카트호 황금조합’을 위해 ‘황선홍-홍명보 카드’가 테이블 위로 올라왔다. 신선하면서도 파괴력이 느껴진다는 반응들이다. 지난 13일 한국축구의 새 사령탑으로 선임된 딕 아드보카트(58) 감독에 대한 축구팬들의 반응은 아직까지 ‘기대 반, 우려 반’이다. 이 때문에 황선홍(37·전남) 코치와 홍명보(36) 축구협회 이사가 대표팀에 합류하면 기대감은 키우고 우려는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핌 베어벡(48) 코치, 그리고 압신 고트비(40) 비디오분석관과 손을 잡았다는 사실은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이들이 신임 감독의 시행착오 기간을 줄여줄 보좌진이 될 것이라는 믿음에서다. 베어벡 코치는 한국의 축구 문화에 대한 높은 이해는 물론, 선수 개개인에 대해서도 세밀하게 꿰뚫고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렇다 할 감독 경력이 없음에도 축구협회가 ‘깜짝 2순위 후보’로 점찍어둔 이유다. 고트비 비디오분석관 역시 ‘축구는 과학’임을 입증시킨 숨은 주인공이다.2002월드컵 당시 포르투갈의 피구가 김남일에게 꽁꽁 묶이고, 이탈리아 비에리와 토티가 별 힘을 쓰지 못한 데에는 우리 선수와 상대 선수 개개인의 플레이 장·단점을 반복 분석해낸 고트비 분석관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이들의 한계는 박주영(20)과 백지훈(20) 등 신세대들은 물론, 급성장한 김두현(25)이나 정경호(23) 등 ‘아테네올림픽 세대’에 대해 구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 이러한 상황들이 월드컵 4회 출전의 관록을 가진 ‘황선홍-홍명보 카드’가 유력하게 검토되는 이유다.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2002월드컵 대표선수단의 맏형 역할을 톡톡히 한 황 코치는 내년 월드컵 준비에서 선수단과 외국인 코칭스태프 사이의 매끄러운 교량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나아가 ‘2010년 한국 지도자 양성 프로그램’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있다. 세계적인 축구 행정전문가를 꿈꾸는 홍 이사 역시 본인이 강하게 고사하고 있지만 ‘얼음 카리스마’로 후배 선수들을 다잡을 수 있는 능력이 높이 평가되면서 감독 선임 이전부터 코치로 영입해야 한다는 주문이 제기돼 왔다.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삶에서 얻은 깨달음 소박하게 기록”

    “이승에 살면서 대오각성은 못했지만, 또 열반이나 득도의 경지와는 거리가 멀었지만 인간의 소박한 깨달음의 편린이라고나 할까요.” 신행정수도건설 추진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김안제(69) 교수. 자신의 뒤안길을 담은 인생 수상집 ‘하늘의 뜻, 인간의 삶’(한국자치발전연구원 간)을 최근 펴냈다. 그는 “지난 세월 희망과 좌절을 반복하고 믿음과 회의를 오가며 부지런히 살아왔다.”면서 “이런 세파의 과정에서 얻은 교훈과 느낌을 글로 솔직하게 고백하고 싶었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그는 ‘기록의 달인’답게 중간중간 흥미로운 기록을 첨부한 것도 눈길을 끈다. 예를 들어 세계의 독립국가는 192개국, 수도는 203개시,2개 이상 수도를 가진 나라 8개국, 수도가 4곳인 나라 1개국…등등을 나열한다. 초등학교 3학년때부터 기록습관을 가졌다는 그는 1996년 ‘한 한국인의 삶과 발자취-초범 감안제 박사의 60년 생애와 업적’이라는 1만여쪽에 달하는 방대한 자신의 기록물을 펴냈다. 내년 고희때에는 70년간의 기록사를 발간할 예정이다.김문기자 km@seoul.co.kr
  • 김영옥-전주원 “여름여왕 왕관은 내것”

    김영옥-전주원 “여름여왕 왕관은 내것”

    “승부욕을 자극하려면 신한은행이 올라오는 쪽이 좋다.”(김영옥·우리은행) “LA 레이커스도 매번 우승하지는 못한다.”(전주원·신한은행) 14일부터 열리는 2005여자프로농구 여름리그 챔피언결정전(5판3선승제)을 앞두고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신경전이 뜨겁다. 지난 겨울리그라면 상상도 못할 장면. 당시 챔프에 오른 우리은행은 꼴찌에 머문 신한은행을 상대로 4전전승을 거뒀다. 하지만 6개월 새 많은 것이 달라졌다. 올 여름리그에서 두 팀이 2승2패의 팽팽한 호각을 이룬 것.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전·현직 대표선수 7명이 포진한 ‘미니 대표팀’ 우리은행이 앞선다. 김영옥(플레이오프 평균 13점 2.3어시스트)이 이끄는 가드진은 물론, 김계령(190㎝·13.3점 7리바운드)-이종애(186㎝·12.3점 7리바운드)-홍현희(191㎝) ‘트리플포스트’ 에 실비아 크롤리(196㎝·12.7점 15.7리바운드)가 가세한 골밑은 난공불락이다. 다만 김영옥을 제외하면 드리블이 좋은 선수가 없어 승부처에서 강력한 압박수비를 당할 땐 쉽게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 신한은행의 최대강점은 ‘돌아온 천재가드’ 전주원(11.7점 6어시스트)을 중심으로 한 물샐 틈없는 조직력이다. 득점력은 김영옥보다 못 하지만, 코트를 한 눈에 꿰뚫어보며 완급을 조절하는 리딩 능력은 여전히 전주원이 몇 수 위다. 여기에 리그 최고수비수인 진미정(13.3점)과 플레이오프에서 깜짝 활약을 펼친 선수진(11.3점)이 버틴 포워드진, 트라베사 겐트(183㎝·13.3점 10.3리바운드)와 강지숙(198㎝·8점)이 지키는 센터진도 화려함은 떨어지지만 믿음직스럽다. 정미라 MBC해설위원은 “신한은행의 상승세가 워낙 무서워 5차전까지 갈 것”이라면서 “우리은행의 장신선수들이 신한은행의 변칙 압박수비를 어떻게 헤쳐나가느냐가 승부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월드이슈] ‘지지율 1%차’ 박빙의 독일 총선 D-4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의 승부수가 성공을 거둘까. 예정보다 1년 앞당겨 18일 실시되는 조기 총선이 나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슈뢰더 총리의 정치 생명을 건 승부수란 점에서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정책을 둘러싼 독일 국민들의 심판과 선택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선거가 무게를 더한다. 게다가 보수-진보간의 연합정권, 독일 첫 여성총리 탄생 여부 등도 관심거리다. |파리 함혜리특파원|이달 초까지만 해도 슈뢰더 총리가 이끄는 집권 사민당(SPD)은 기민당(CDU)-기사당(CSU) 연합인 기민련에 정권을 넘겨줘야 할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선거일이 가까워지면서 좌파진영의 지지율 합계가 보수 우파의 지지율을 1%포인트 앞서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어느 정당도 단독정부를 구성할 의석 확보가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사민-기민련 대연정’ 구성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슈뢰더 “이번에도 역전승” 지난 2002년 총선에서 막판 뒤집기로 재집권에 성공한 사민당-녹색당 연립정권(적·녹 연정)은 사회복지를 축소하고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개혁 프로그램 ‘어젠다 2010’을 제시했고 복지 축소는 유권자들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여기에 경제 부진과 대량 실업까지 겹쳐 집권당의 지지율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지난 5월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주에서 실시된 주의회 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하자 슈뢰더 총리와 사민당 지도부는 조기총선이라는 승부수를 던져 국면전환의 결단을 내렸었다. 1년 앞당겨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고, 개혁정책 추진 여부도 국민의 뜻에 맡기겠다는 것이 조기 총선의 이유다. 사민당 지도부는 대다수 국민들이 개혁정책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으며, 슈뢰더 총리 개인에 대한 인기가 앙겔라 메르켈 기민당 당수를 훨씬 앞지른다는 데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기대대로 선거 판세는 막판에 이르러 사민당에 유리한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 지난 4일 슈뢰더와 메르켈 두 총리후보 간 TV토론은 여론의 판도 변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12일 포르사(Forsa)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민당 지지율은 35%, 녹색당 7%, 좌파연합(Linkspartei) 7%로 좌파진영이 49%를 차지했다. 반면 기민당-기사당 연합에 대한 지지율은 42%, 자민당(FDP)은 6%로 보수연합이 48%의 지지를 얻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좌우 이념넘어 대연정 가능성 급부상 선거를 나흘 앞둔 현재 보수연정 구성 가능성은 희박해지고 있다. 반면 좌파진영의 경우 좌파연합을 끌어안고 ‘적·적·녹 연정’을 구성한다면 정권 재창출을 기대할 수도 있다. 좌파 연합은 오스카 라퐁텐 전 사민당 당수가 탈당해 동독의 옛 공산당 후신인 민사당(PDS)과 손잡고 만든 정당. 슈뢰더 총리의 신자유주의적 개혁을 비난하면서 연정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이같은 방침이 총선 이후에도 계속될 경우 사민당이 정부 구성을 위해선 기민당-기사당과의 ‘이념’을 뛰어넘는 진보-보수간의 ‘대연정’을 구성하는 것이다. 여론조사에서도 유권자들의 대연정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연정이 국가의 장래를 위해 바람직하다는 응답이 36%로 지난 조사보다 3%포인트 증가한 반면, 보수 연정에 대한 지지율은 29%로 6%포인트 감소했다. 슈뢰더 2기 내각이 제시한 ‘어젠다 2010’이 기민련 정책과 본질적으로 같다는 점도 대연정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이유다. ●독일 최초의 여성총리 탄생? 전문가들은 총선 이후 연정 가능성에 대해 여러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어찌됐든 사민당이 제 1당의 자리에서 밀려날 것이라는 데는 의견이 일치한다. 그러나 슈뢰더 총리의 정치적 라이벌인 메르켈 기민당 당수가 독일 최초의 여성 총리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선 고개를 갸우뚱한다. 독일인들은 집권 사민당의 개혁정책에 반감을 가지면서도 슈뢰더 총리에 대한 호감을 버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 메르켈 당수에 대해서는 믿음직스럽지 못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는 탓이다. 공영 ARD방송이 8일 실시한 두 총리 후보의 지지율 조사결과에 따르면 만약 직접선거로 총리를 선출할 경우 슈뢰더가 54%, 메르켈이 35%의 지지를 얻을 것 ㅍ으로 나타났다. 이전 조사에서 8%였던 두 사람의 지지율 차이가 4일 조사에서 14%로 늘어난 데 이어 이날 조사에선 19%까지 벌어졌다. 시간이 갈수록 격차가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정당별 지지율이 역전되고, 슈뢰더 총리와 메르켈 당수의 인기도는 점점 차이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총선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유럽과 세계의 이목이 쏠려 있다. lotus@seoul.co.kr ●게르하르트 슈뢰더(61) 지난 98년 총선에서 헬무트 콜을 물리치면서 정권교체에 성공했다. 듬직하고 준수한 용모와 뛰어난 언변 등 미디어 시대의 정치인으로서 면모를 두루 갖췄다. 이라크전 반대를 강력하게 전개, 인권을 높였다. 북부 항구도시 함부르크에서 태어나 나치 병사였던 아버지가 루마니아에서 전사한 뒤 편모 슬하에서 4형제와 함께 가난한 어린시절을 보냈다.17세부터 상점 견습생으로 일하며 야간학교를 다녔고 명문 괴팅겐 법대에 입학해 76년 변호사 자격증을 따냈다. 야간학교에 재학 중이던 19세(63년) 때 사민당에 가입, 정열적인 활동력과 탁월한 화술로 78년 사민당 청년조직 의장에 선출됐다. 급진 좌파를 자처하고 한때 적군파를 옹호하기도 했던 그는 80년 연방 하원의원,86년 니더작센 주의회 원내총무,90년 주총리 등을 거치며 사민당 내 온건파 지도자로 떠올랐다. 집권후 신자유주의 경제정책과 강력한 범죄대책을 주장, 우파에 가깝다는 비판도 받았다. ●앙겔라 메르켈(50) 어눌한 이미지에 잦은 말 실수를 하지만 끈기와 과감한 결단력 등 뛰어난 정치적 수완으로 ‘독일판 철의 여성’으로 불린다. 54년 서독지역 함부르크에서 태어나 목사인 아버지의 임지인 베를린 북쪽 브란덴부르크주의 작은 마을 템플린으로 이주했다. 라이프치히대를 나와 78∼90년 동베를린 물리화학 연구소 연구원으로 동독에서 생활해왔다. 통독 직전인 1989년 동독민주화운동 단체 ‘민주적 변혁’에 가입, 정치활동에 발을 들여놓았다. 90년 3월 동독 과도정부 대변인 서리를 거쳐 그해 동서독 통일후 실시된 총선에서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헬무트 콜 전 총리의 발탁으로 91년 여성청소년부 장관,94년 환경부 장관에 오르고 98년 당 최초의 여성 사무총장,2000년 최초의 여성 당수가 됐다.2002년 당수로 재선출되고 원내총무 선거에서도 승리하면서 당권을 다졌다. ■ 총선 쟁점 및 각 정당 정책 |파리 함혜리특파원| 총선의 최대 쟁점은 ‘누가 경제를 살릴 수 있는가.’이다. 수출 호조로 거시 지표는 회복세지만 내수세가 살아나지 않아 체감 경기는 여전히 썰렁하다. 경기침체 하에서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강행하면서 실업자가 500만명을 넘고 실업률은 11.4%나 된다. 집권 사민당(SPD)은 이런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개혁정책의 완수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하며 정책의 지속성을 위해 사민당에 다시 한번 기회를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면 기민당(CDU)-기사당(CSU) 연합인 기민련의 선거 구호는 단순명쾌하다. 경제 성장을 통해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기업활동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 경제규모를 키우고, 그럼으로써 고용을 늘리는 자본주의적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세제개혁 사민당과 녹색당의 ‘적·녹 연정’은 연소득 25만유로(부부합산 소득 50만유로) 이상의 고소득 계층에 대해 3%의 추가 특별소득세를 거두는 이른바 부유세 신설을 공약했다. 기민련은 16%인 부가가치세를 18%로 인상하는 공약을 채택했다. 부가세 인상 대신 실업보험료를 임금의 6.5%에서 4.5%로 2%포인트 낮춰 근로자 부담을 덜겠다는 계획이다. 여야 모두 법인세 인하를 약속했다. ●노동정책 사민당은 기존의 노동시장 개혁정책(하르츠Ⅳ)을 계속 밀고나갈 방침이다. 실업수당 수혜 자격을 강화한다는 내용. 사민당은 해고방지를 위한 보호장치 완화, 노동시간 연장, 임금교섭의 자율성에 대한 간섭 등 노동시장 유연화에 대해 반대다. 기민련은 고용주에게 부담을 주는 근로자 권리의 제한을 주장하는 등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꾀하고 있어 기업들로부터 지지를 얻고 있다. ●대외정책 여야 정당 모두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을 위한 노력을 천명하고 있다. 터키의 유럽연합(EU) 가입문제에서는 견해가 엇갈린다. 사민당은 터키의 EU 가입을 강력하게 지지하지만, 기민련은 터키가 EU 정회원국이 되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 lotus@seoul.co.kr
  • 亞경시외교 고수… 韓·中과 마찰 일듯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국민들은 11일 총선거에서 ‘안정’과 ‘개혁’을 택했다. 집권 자민당을 압도적으로 지지, 안정 속에 개혁 작업을 지속적으로 펴도록 밀어준 것이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개혁 이미지’로 포장한 ‘우정민영화’ 기치 아래 당내 반란파 축출과 명망가 공천의 화려한 ‘극장형 선거전’을 통해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집권 기반을 공고화, 안정적인 장기 집권의 가도에 진입한 것이다. 고이즈미 총리는 국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앞세워 지금까지 유지해 온 미국 중시, 아시아 경시 외교 노선을 유지, 강화할 것으로 보여 한국과 중국 등과의 외교마찰을 부를 수도 있다. ●오카다대표 “퇴진”… 1야당 민주당 사실상 몰락 2001년 4월 말 취임한 고이즈미 총리는 중의원을 장악할 수 있는 절대안정 의석을 확보하면서 참의원 내의 반대 분위기도 압승 기세로 제압할 것이 확실시 돼 1년여 남은 임기의 기반을 탄탄히 굳혔다는 평가이다. 임기연장이나 ‘킹 메이커’의 영향력 확보 가능성도 점쳐진다.‘포스트 고이즈미’ 논의로 초래될 수 있는 레임덕도 피하면서 정권의 명운을 걸었던 우정민영화법을 재추진, 성립시킬 수 있는 동력도 확보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선거 과정에서 중의원 우정 민영화법안 반대파 37명을 축출하고 명망가 위주의 신진을 대거 공천, 파벌과 이익집단이 당정의 의사결정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구태정치를 일소했다는 평이다. 다만 “비주류를 말살해 고이즈미 총리의 독주가 예상된다.”는 우려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고이즈미 개혁의 결정판이라는 우정민영화는 국철 민영화, 도로공단 민영화, 전화사업 민영화 등에 이은 ‘작은 정부’를 구현, 구미 경제계에 일본 경제와 사회에 대한 믿음을 줘 향후 경제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제1야당인 민주당은 사실상 ‘몰락’, 당의 존재기반까지 흔들리는 최대 위기에 처했다. 오카다 가쓰야 대표는 퇴진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며, 기사회생을 위한 세대교체론이 급부상하면서 당은 엄청난 소용돌이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민주당의 몰락은 “자민당 보다 더 일부 정책이나 의원은 보수적”이라는 색깔의 불명확성도 크게 작용했기 때문에 호헌세력인 공산당과 사민당을 포함한 야권의 대대적인 재편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평이다. ●자위대 이라크주둔 재연장 전망 고이즈미 총리가 압승을 앞세워 주변국은 물론 유엔 개혁 외교정책에서 강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12월에 끝나는 자위대의 이라크 파견 기한을 재연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수·우경화 노선도 가속화, 창당 50주년인 오는 11월 자민당은 개헌초안을 내놓고 공론화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자민당의 개헌안 초안은 전력 보유와 교전 포기를 골자로 한 헌법 9조를 고치는 것이 뼈대이다. 군사대국화 망령도 본격 부활할 수 있다. 주일미군 재편도 연내에 마무리할 예정이며 이 때 압도적인 국민 지지를 앞세워 일본측의 부담을 경감하는 등 일본측에 유리한 협상안을 이끌어내려 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미국측과 작은 충돌도 예상된다. 향후 일본사회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개혁정책이 가속화, 경제회복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이 나오는 반면 770여조엔에 이르는 국가 및 지방정부 채무 해결, 갈수록 악화되는 국민연금 재정 위기 등은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다. 고령자들의 의료·복지비 자기부담 확대 등의 과제가 산적해 있다. 재정위기의 확대로 인한 ‘사회 안전망’의 약화는 일본 국민들이 ‘우정민영화의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와 냉정하게 고이즈미 정권을 평가하기 시작하면 안정이 다시 흔들릴 수도 있어 보인다. 특히 민주당의 몰락으로 견제세력이 없어진 자민당은 ‘브레이크 없이 폭주’할 수 있어 보인다. 따라서 다른 의미에서 고이즈미의 자민당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오만과 독선’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taein@seoul.co.kr
  • ‘황정민표’연기 완성… 운명같은 배역

    ‘황정민표’연기 완성… 운명같은 배역

    배우 전도연에게는 조금 섭섭한 소리로 들리겠지만,23일 개봉하는 박진표 감독의 영화 ‘너는 내 운명’(제작 영화사 봄)에서 스크린을 압도하는 것은 그의 열연이다. 전도연의 연기가 상대적으로 못하다는 얘기가 아니라, 더할 나위없이 뛰어난 그녀의 최고 연기에 시선을 고정하지 못할 정도로 그의 존재감은 영화 내내 묵직한 무게로 다가온다. “에이,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제 능력이 10이라 치면, 전도연씨의 에너지로 인해 제 능력치가 12,13으로 상승작용을 하는 것이라니까요.” 시사회를 함께한 뒤 “지금껏 필모그래피 중 최고의 연기를 선보였다.”고 평하자 손사래부터 치며 쑥스러워하는 이 남자. 요즘 충무로에서 최고로 바쁜, 이른바 ‘잘 팔리는’ 배우 가운데 한 명. 배우 황정민(35)을 만났다.‘황정민의 해’라 해도 무리가 아닐 정도로 올 한해 그의 활동은 도드라진다. 이미 ‘달콤한 인생’,‘여자, 정혜’,‘천군’ 세 편을 통해 관객들과 만났고,‘너는 내 운명’과 ‘내 생에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곧 ‘사생결단’의 촬영에도 들어간다. 이 가운데 ‘너는 내 운명’은 그에게 있어 보다 큰 의미로 다가갈 영화다. 연극과 뮤지컬에서 확보한 독보적인 위치 만큼 영화배우로서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지 모른다. 역대 최고의 역할 비중에, 언제나 믿음을 주는 배우 전도연과의 호흡이란 것이 진작부터 기대감을 갖게 했지만, 영화속 그의 실감 연기는 그런 추측에 확신을 주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그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지금껏 저는 언제나 작품속 주연이었어요. 기존의 여타 작품들에서 역할의 경중에 상관없이 스스로 주인공이라 생각하고 연기에 임했죠.” 이번 작품에서 그가 맡은 역할은 시골 노총각 석중. 다방 여종업원 출신에다 에이즈까지 걸린 여자 은하(전도연)를 주위의 편견에 맞서며 변함없이 지켜주며 사랑하는 지고지순한 남자다.‘어떤 옷을 걸쳐도 잘 소화해내는’ 배우로 평가 받으며 다양한 질감의 캐릭터를 선보여 왔던 그가 다소 ‘밋밋한’ 캐릭터를 선택한 이유는 뭘까.“작품을 선택할 때 항상 두 가지를 생각해요. 캐릭터가 영화속에서 ‘해야 할 이야기’를 지니고 있는가?’라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 냄새가 나는가?’라는 것이죠.” 이번에 석중 역할도 ‘진정성’이 느껴져 선택했단다. 그는 언제나 그랬듯이 이번 영화에서도 영화속 인물로서 관객들에게 각인되고 싶다고 했다.“ ‘황정민´을 절대 보여드리고 싶지 않아요. 송강호, 설경구 등 선배들과는 다른 저만의 작업 방식인데, 캐릭터가 저의 이미지에 조금이라도 흡수되지 않도록 염두에 두고 연기를 하죠.” 그는 “촬영 내내 현장을 떠나서도 영화속 석중이로 살았다.”고 말했다. 촬영 전 몸무게를 15㎏ 불렸고, 중간에 다시 그만큼의 몸무게를 빼는 노력을 보여준 것도 실연의 아픔을 겪는 석중을 실감나게 표현하기 위해서다. 촬영중 무엇이 가장 힘들었냐고 묻자 이내 목소리 톤이 올라간다.“후반부에 몸무게를 엄청 뺐는데, 별로 티가 나지 않더라고요. 몸은 빠졌는데, 얼굴은 그대로인 거 있죠.(웃음)”하지만 무엇보다 후반부 석중이 떠나간 아내로 인해 고통받는 장면이 가장 힘들었다. 영화상에는 1시간일지 모르지만, 자신에게는 한달 반 동안이라는 기나긴 고통의 시간이었단다. 자타가 공인하는 ‘연기 9단’인 그에게 “본인의 연기적 단점이 뭐냐.”고 묻자 잠시 침묵한다.“감정적으로 ‘시니컬’하지 못한 게 불만이에요. 언제나 성에 차지 않죠. 제가 숀팬을 좋아하는 이유가 그것이지요. 그가 보여주는 시니컬함이 부러워요.” 영화하겠다고 연극판을 나와 충무로를 기웃거리며 이곳저곳 오디션을 보고, 모두 떨어져 좌절하던 서른살 때가 가장 힘든 시기였다는 그. 지금의 자신을 만든 8할은 아내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인터뷰를 맺었다.“저는 1순위가 집사람이에요. 연기요? 일은 그 다음이라니까요.(웃음)” 글 사진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전도연·황정민 호연… 근래 보기 드문 수작 영화 ‘너는 내 운명’은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지난 2002년 전남 여수에서 한 다방 여종업원이 농촌 총각과 결혼했다가 뒤늦게 에이즈 감염 사실을 알게 되면서 고통을 겪게 되는 실제 이야기를 스크린으로 옮겼다. 목장경영이 꿈인 36세의 순박한 시골 노총각 석중(황정민)이 다방 여종업원 은하(전도연)와 우여곡절 끝에 결혼하지만, 은하가 에이즈 보균자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두 사람의 달콤한 행복은 이내 불행으로 바뀐다. 하지만 석중은 주위의 모든 편견을 딛고 은하만 바라보며 사랑을 지켜낸다. 영화는 석중의 뚝심 있는 사랑 이야기로 관객들의 눈물샘을 시종일관 자극한다. 단조로운 스토리의 지극히 통속적인 신파임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은 영화속으로 점점 빠져든다.‘죽어도 좋아’를 만든 박진표 감독의 대담한 연출력과 전도연·황정민 두 스타의 호연이 제대로 맞아 떨어진 수작이다. 18세 이상 관람가.
  • [신연숙칼럼] 자립형 사립고의 추억

    [신연숙칼럼] 자립형 사립고의 추억

    자립형 사립고의 시범운영 평가결과가 나와 이의 추가 허용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이에 대한 찬반의견이 팽팽히 맞서 있지만 교육의 본질과 국내외 여러 여건을 살펴볼 때 이를 더 이상 막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고 본다. 우려되는 부작용이나 문제점은 차단하거나 최소화시키면 된다. 개인적으로 기자는 ‘자립형 사립고’식 교육을 체험해 봤다고 생각한다.25년 전 ‘자립형 사립고’라는 이름은 없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취지가 거의 유사한 학교가 이 땅에 있었다. 한 학급 50명, 한 학년 2개반씩 중·고 합쳐 12학급에 불과했던 소규모의 학교는, 그 당시 어떻게 그런 게 가능했는지 몰라도 학사운영이나 교과목 개설, 특별활동 등이 매우 자유로웠다. 외국 종교재단이 운영해 종교적 이념과 국제적 분위기가 독특한 교풍을 조성했다. 교사들의 열의와 헌신, 학생 하나하나에 대한 인격적 존중, 개성 계발에 집중된 교육 등은 학교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했다. 영어연극 공연, 음악·무용 콩쿠르, 바자(축제), 봉사활동 등 이 학교만의 프로그램이 많았다. 평준화조치 이후 학교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한때 고교생이 된 딸을 이 학교에 전학시킬 것을 심각하게 고려한 적이 있다. 상황이 안 돼 포기해야 했지만 적어도 이 학교라면 어떤 교육을 할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체험으로 추억해 보고 예상해 보는 ‘자립형 사립고’란 이런 곳이다. 교육당국의 간섭에서 벗어나 독특한 건학이념, 다양한 체험활동, 학생의 개성을 존중해주는 교육을 해줄 수 있는 곳이다. 획일적 교육환경에 불만이 늘고 사회 전반에 개방화·다양화가 대세를 이루는 이때 이런 교육기관에 대한 선택권 요구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하겠다. 평준화 보완 대책으로 ‘자립형 사립고’제도가 제안된 지 벌써 10년이 됐다. 교육당국이 정책결정을 미루고 있는 사이 이젠 외부적으로도 더 버틸 수 없는 상황이 되지 않았나 한다. 한 해 1만명이 조기유학을 떠나고 내국인을 겨냥한 외국학교까지 들어오게 됐기 때문이다.‘자립형 사립고’가 모든 조기유학생을 붙잡는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초·중·고생을 되도록 국내에서 교육하는 것은 경제적인 측면은 물론 국민교육적 측면에서도 훨씬 바람직하다. 또한 외국인이 운영하는 자율적 교육기관은 허용하면서 내국인이 운영하는 자율형 사립고는 안 된다는 정책은 설득력이 없다. 물론 현재와 같은 형태로 ‘자율형 사립고’를 대거 허용할 경우 예상되는 문제점은 많다. 요약하면 높은 등록금으로 귀족학교가 될 것이고, 학교들이 대입시 교육에 치중해 학원화될 것이며, 그 결과 명문대 입학 실적에 따라 학교이름이 브랜드화돼 고교학벌을 다시 형성하게 될 것이란 점이다. 우리 현실에서 이런 상황은 고교입시경쟁을 재현하면서 중학교육을 파탄나게 할 것이 뻔하다. 특히 이런 ‘입시학교’를 부자들만 다닐 수 있게 한다면 형평성 문제도 커진다. 결론적으로 현재의 등록금 규제 등을 완화해 ‘자립형 사립고’를 허용하되 성적으로 뽑는 입학전형을 하지 말 것을 제안한다. 현재도 성적위주 선발은 하지 못하도록 제한돼 있지만 이번 평가결과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아예 사립초등학교의 경우처럼 지원자 전원을 대상으로 한 추첨입학제를 실시했으면 한다. 고른 분포의 학생을 놓고 일반학교와 ‘학교효과’ 경쟁을 한다면 우리 교육 발전에도 기여하리라고 판단된다. 논설실장 yshin@seoul.co.kr
  • [박은영의 DVD레서피] 애간장 녹이는 자작극

    함경도 실향민들의 미각을 사로잡는 동태순대는 쫀득한 육질과 만두소 같은 속이 어우러진 별미음식이다. 뼈와 내장을 제거한 생태에 돼지고기, 두부, 김치, 된장 등을 버무린 소를 넣고 짱짱하게 얼렸다가 찌거나 끓이면 담백하면서도 칼칼하다. 신기하게도 음식의 맛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그 옛날 어머니가 만들어준 음식을 떠올리다 보면 그 시절도 함께 떠오르니 맛이 지닌 기억의 힘이 놀라울 따름이다. ‘간 큰 가족’은 통일이 소원인 아버지를 위한 한 가족의 ‘통일 자작극’이다. 통일이 안 되면 유산 50억이 통일부로 ‘올인’될 상황이라 남북단일탁구를 연출하고 평양교예단의 공중그네도 두말 않고 타야 하는 점입가경의 상황이 벌어진다. 처음에는 돈이 문제였지만 나중에는 평양 가는 버스표가 있다고 믿는 아버지의 간절한 믿음을 지켜야 한다는 게 문제가 된다. 이와는 반대로 ‘굿바이 레닌’은 심장 약한 어머니를 위해 통일을 숨기고 분단 뉴스를 전하는 아들의 눈물겨운 ‘분단 자작극’이다. 어머니가 늘 먹던 동독 피클을 공수하기 위해 온 상점을 헤매고 서독으로 이주한 사람들의 빈집을 뒤지는 아들의 노력은 눈물겹다. 통일과 분단이라는 다른 소재에도 두 영화는 원작과 리메이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닮았다. 함경도 별미만큼이나 강한 향수와 애틋함이 배어 있다.●간 큰 가족 분단 이후 최초로 금강산에서 촬영된 한국영화라는 점에서 이 DVD는 흥미롭다. 영화에서 미처 담지 못한 금강산 촬영분량이 부가영상에 수록되었는데 뉴스나 다큐멘터리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풍광이다. 제작 당시부터 비교됐던 ‘굿바이 레닌’에 대한 감독과 프로듀서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이 밖에 몇 해 전 제작 중단된 조명남 감독의 뮤지컬 영화 ‘미스터 레이디’의 프리뷰가 첨가된 것이 특이하다. DVD 안에 있는 엽서로 9월 30일까지 응모하면 5명을 추첨을 통해 2인 금강산 여행권을 증정한다고 하니 한번 도전해 봐도 좋겠다.●굿바이 레닌 ‘간 큰 가족’의 시나리오가 1997년 영화진흥위원회의 시나리오 당선작이라고는 해도, 상당부분 ‘굿바이 레닌’에서 모티브를 따왔다는 것을 부인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희화화 대신 뚝심 있는 독일식 유머를 보는 즐거움이 있다. 코카콜라도 원래는 동독제라는 뉴스를 내보내면서 물신화된 미국식 자본주의를 살짝 뒤트는 것도 유쾌하다. 지난 6월 2디스크로 재출시되었는데, 화질과 사운드, 부가영상 모두 기대 이상이다. 조용한 소품이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드라마가 줄 수 있는 시청각적 매력을 확인할 수 있으며,40분가량의 삭제장면을 비롯한 다양한 부가영상도 알차다.DVD칼럼니스트·mlue@naver.com
  • [김후년의 클럽하우스] 진정한 골프친구

    어느 날 갑자기 아는 사람으로부터 “골프장에 부킹을 해놓았는데 사정이 있어 나갈 수 없으니 대신 갈 수 있느냐.”는 전화를 받아본 적이 있는가. 대리 라운드의 부탁을 받는 즉시 자신이 가겠다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라운드 바로 전날 사정이 생겨 골프장에 갈 수 없다면…. 결장에 따른 위약금이나 부킹 제한 등의 부담을 피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대리 라운드. 그린피 전액 제공의 조건이 뒤따르기도 한다. 돈까지 내준다는 대리 라운드의 유혹. 귀가 솔깃하고 마음을 설레게 하지만 정작 문제는 시간이다. 부킹 시간에 맞춰 자신의 모든 일정을 취소하는 것은 물론 만사를 제쳐놓고 골프장으로 달려갈 수 있는 사람이 주변에 최소한 3명 이상 돼야 한다. 가뭄에 콩 나듯 어쩌다 한번 접할 수 있는 황홀한 유혹이지만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일은 아니다. 직장에 얽매이지 않고 시간을 자유자재로 이용할 수 있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고 부탁한 사람을 실망시키지 않는다. 특히 평소 골프에 남다른 관심과 애정을 보인 사람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살다보면 이유를 꼭 집어 말할 수 없지만 아주 짧은 시간이라도 함께 있는 것이 불편한 사람이 있고 오랜 시간 같이 있다가도 헤어지는 것이 아쉬운 사람이 있다. 라운드를 해봐도 그렇다. 함께 라운드하는 것이 까닭 없이 불편한 사람이 있는 반면 어쩌다 한 번 같이 라운드했지만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다. 대리 라운드를 부탁할 수 있는 사람은 결국 같이 라운드해 본 과거의 경험에 비춰 매너 좋은 것은 물론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춰 대리 라운드를 부탁해도 큰 탈이 없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 사람일 것이다. 한편으론 이 다음에 대리 라운드를 부탁하거나 동반 라운드를 제안할 사람이라는 믿음 역시 선택의 기준이 될 것이다. 적은 돈을 잃고도 분위기를 험악하게 만들거나 동반자 사이에서 거들먹거리기 일쑤고 캐디를 종 부리듯 해 불편하기 이를 데 없고 행여 매너 불량으로 골프장에서 퇴장당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감을 주는 사람일 수 없다. 실력이 형편없어 꼬리를 무는 OB에 멀리건을 자주 요구하는 사람 역시 아닐 것이다. 대리 라운드를 부탁받았다는 것은 평소 골프장을 찾았을 때 동반자들에게 매너가 좋은 사람으로 평가받았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대리 라운드를 부탁할 수 있는 골프친구가 있거나 갑작스러운 대리 라운드를 부탁받았을 때 함께 라운드할 3명의 골프친구가 있다면 그 사람의 인생은 성공한 것이다. 이 말을 곰곰이 되새겨보면 골프는 인생의 축소판이라는 명언이 뇌리에 맴돌 것이다.골프 칼럼니스트 golf21@golf21.com
  • 儒林(427)-제4부 百花齊放 제2장 性善說(3)

    儒林(427)-제4부 百花齊放 제2장 性善說(3)

    제4부 百花齊放 제2장 性善說(3) 공자가 주유열국을 끝내고 돌아올 때 아홉굽이나 구부러진 진귀한 구슬을 품안에 간직하고 돌아왔다면, 맹자는 주유열국을 끝내고 돌아올 때 영롱한 진신사리의 결정체(結晶體) 하나를 가슴에 품고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이다. 맹자사상의 결정체. 그것은 맹자의 사상 중에서 가장 핵심적인 성선설(性善說)이었다. 성선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선한 본성을 지니고 태어난다는 맹자의 인성론. 일찍이 공자는 중용 첫머리에서 사람의 본성은 하늘이 사람에게 부여한 것으로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하늘이 사람에게 준 성품을 갖고 태어났다 하여 ‘하늘이 명(命)해준 것을 성(性)이라 하고, 성을 따르는 것을 도(道)라 하고 도를 닦는 것을 교(敎)라고 한다.(天命之謂性 率性之謂道 修道之謂敎)’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러나 공자는 하늘이 내려준 ‘천명을 인간의 본성’이라고만 말하였지 무엇이 인간의 본성인가에 대해서는 자세히 언급한 바가 없었던 것이다. 이는 공자의 제자였던 자공(子貢)이 ‘공야장(公冶長)’편에서 다음과 같이 불평하였던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선생님의 학문과 의표(儀表)에 대하여는 들을 수 있었지만 선생님의 본성과 천도(天道)에 관한 말씀은 듣고 배울 수가 없었다.” 자공의 다소 불평어린 내용을 보면 잘 알 수 있듯이 공자는 ‘하늘의 길’과 ‘하늘의 명’에 대해서는 말하였지만 그것의 본질에 대해서는 설명한 적이 없었던 것이다. 따라서 공자의 가르침, 즉 유교는 종교적 성격이 결여되어 있는 것이 사실인 것이다. 공자의 위대한 사상과 행동의 밑바닥에는 하늘 또는 하느님(上帝)에 관한 확고한 믿음이 깔려 있으면서도 공자는 자공의 불평처럼 인간의 본성이나 천도와 같은 형이상학적 문제에는 천착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맹자는 공자가 던진 천명과 천도에 집중적으로 몰두하였다. 공자의 원시유교가 바로 학문적으로 체계화되고 발전될 수 있었던 것은 오직 맹자 때문이었으니 이는 예수로부터 창시된 초기 기독교가 제3의 제자인 바울로에 의해서 체계화되고 발전된 것과 마찬가지 현상인 것이다. 따라서 유교는 공맹(孔孟)사상으로까지 불리는데, 이는 맹자가 공자의 유가사상을 형이상학으로 이끌어 올린 공적 때문인 것이다. 맹자는 공자가 말하였던 ‘하늘로부터 물려받은 것을 성(性)’이라고 한다는 명제를 깊이 숙고하여 천성의 본질과 천성의 근본원리를 사유와 직관에 의해서 정립한 ‘위대한 철학가’였던 것이다. 그리하여 맹자는 그 유명한 ‘성선설(性善說)’을 주창하게 된다. 맹자는 이 ‘성선설’을 자신의 말처럼 제자백가들과 부득이하게 싸우고 논쟁을 벌이면서 조금씩 조금씩 깨닫고 체계화하면서 마침내 20년이 넘는 주유열국을 끝내고 61세가 되는 노경에 이르러 고향으로 돌아올 때는 가슴 속에 결정체로서 갖고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 ‘성선설’은 맹자가 20여년의 구도여행 끝에 깨달은 금강지(金剛智)였다. 이를 통해 맹자는 유가의 여래(如來)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 대중독재의 영웅 만들기/권형진·이종훈 엮음

    나치즘 운동에 목숨을 바친 호르스트 베셀. 마오쩌둥 시대의 ‘붉은 전사’ 레이펑. 스탈린 시대의 스타하노프.‘영원한 천리마’ 길확실.‘나는 공산당이 싫어요’의 이승복…. 눈밝은 이들은 금방 알아차렸겠지만, 이들의 공통점은 파시즘 체제에 각광받은 ‘영웅’이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들은 스탈린이나 마오쩌둥, 김일성, 박정희처럼 역사의 중심에 있었던 ‘역사영웅’이 아니라, 대중적 삶을 살아가는 새로운 영웅, 즉 ‘대중영웅’이었다. 노동영웅, 천리마영웅, 소년영웅, 반공영웅 등등. 이들 다양한 대중영웅들은 언제 왜 등장했으며,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대중독재의 영웅 만들기’(권형진·이종훈 엮음, 휴머니스트 펴냄)는 파시즘 체제에서 ‘영웅’의 이미지가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지 꼼꼼히 파헤친 책이다. 한양대 비교역사문화연구소(소장 임지현)가 기획했다. 책에 따르면 대중이 본격적으로 영웅숭배의 대상으로 고려되기 시작한 것은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부터다. 가족을 떠나 참호에서 몇 년 동안 최악의 순간들을 경험해야 하는 병사들을 묶어두고, 남자없는 후방에서 여성들이 무기공장에서 일하도록 만들기 위해 민족심과 애국심이 무한대로 강조되었고, 권력은 이들의 희생이 국가로부터 보상을 받는다는 믿음을 주어야 했다. 저자는 대중영웅에서 권력의 필요 못지않게 ‘나도 영웅이 될 수 있다.’는 대중의 욕망을 읽어낸다. 스탈린 시대 공산주의 이념의 순교자로 만들어진 소년영웅 파블릭 모로조프 기념관에 근무하는 한 직원이 서방 언론 취재에 응하면서 한 발언이 시사적이다. ‘그는 영웅이 아닌 단지 자그마한 어린애였을지 모르죠. 그러나 그 시대 우리는 영웅이 필요했어요.’2만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스포츠 라운지] 한국농구의 ‘제리 맥과이어’ 김학수 에이전트

    [스포츠 라운지] 한국농구의 ‘제리 맥과이어’ 김학수 에이전트

    |반다르세리베가완(브루나이) 이재훈 특파원|그는 주로 어두운 색깔 옷을 입고 다닌다.1년에 200일 가량 전세계로 출장다니며 어느덧 몸에 밴 버릇이다. 미국 멕시코 푸에르토리코 필리핀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등 농구판이 벌어지는 곳이라면 어디든 불쑥 나타나 자기보다 두뼘 가량 큰 농구선수들과 반갑게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모습이 얼핏 오랜 친구 사이처럼 보인다. 쉴새없이 울리는 휴대전화 탓에 정신없는 그에게 전화비는 얼마나 나오냐며 농을 걸었더니 “세계 곳곳에 있는 선수들에게 안부 묻는 전화비용만 한달에 100만원 정도 들어간다.”며 미소 짓는다. 프로농구 SK가 전지훈련을 겸해 참가한 셸리뮬라컵 국제초청대회가 열린 브루나이 반다르세리베가완에서 만난 그는 이번 대회에서 SK와 주최측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 CCI매니지먼트의 김학수(39) 사장이다. ●쥐었던 건 야구공, 키워준 건 농구공 김 사장은 촉망받던 야구 선수였다. 초등학교 5학년때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이민간 그는 중·고등학교 시절 작지만 100m를 12초에 주파하는 빠른 발과 영리한 플레이로 유격수와 2∼3루수 등 내야수 겸 클린업 트리오로 맹활약했다. 하지만 그냥 야구가 좋았을 뿐, 굳이 메이저리그까지 꿈꾸진 않았다. 절반 장학금을 받고 남부 유타대학에 스카우트됐지만 벤치만 지키자 미련없이 글러브를 벗어 던졌다. 오늘의 그를 만들어준 건 오히려 농구공이었다. 그는 집 근처에 있는 한 대학 농구 감독의 아들과 함께 자주 연습장을 찾아 선수들의 슛 연습을 도와주고, 먼지가 쌓인 마루를 닦는 등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아 감독의 귀여움을 독차지했다. 그 감독은 미국대학스포츠연맹(NCAA)에서 네바다주립대(UNLV)를 매년 ‘톱10’에 올려놨고 미국프로농구(NBA)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감독까지 지낸 명장 제리 태케니언이었다. 때문에 지난 91년 늦깎이로 대학을 졸업한 햇병아리 에이전트인 그에게 태케니언 감독은 아끼던 선수들을 무조건 넘겨줬다. 한국프로농구 원년 득점왕 칼 래이 해리스(나래), 토드 버나드(현대), 캔드릭 브룩스(KCC) 등이 그들이다. ●한국프로농구 원년 드래프트 상위권 휩쓸어 김 사장은 일본 농구팀에 선수를 소개하는 아르바이트를 하다 우연히 에이전트의 길에 들어섰지만 대충 하고 싶진 않았다.94년 인도네시아 코바타마 프로리그에 보낸 선수가 리그 득점과 리바운드 1위를 휩쓸며 명성을 얻기 시작해 96년 멕시칸 리그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36명 가운데 소속 선수를 12명이나 계약시켰다. 때문에 그 뒤 4년 동안 그가 세운 매니지먼트사인 CCI가 멕시칸리그 드래프트를 주관하기도 했다. 97년 출범한 한국프로농구(KBL) 첫 드래프트에서는 1순위 클리프 리드(기아)와 2순위 해리스,3순위 제랄드 워커(SBS)에다 5순위 버나드,6순위 맥길버리(현대) 등 상위권을 휩쓸었다. 최근 KBL을 누빈 로데릭 하니발(SK)과 자밀 왓킨스, 처드니 그레이(이상 TG) 등 한국 시장에 데려온 선수만 스무명이 넘는다. ●“에이전트의 최고 덕목은 선수와의 믿음” 그는 에이전트가 가장 신경써야할 부분으로 주저없이 ‘선수와의 믿음’을 꼽는다. 김 사장은 “선수를 구단에 소개하고 소개비만 챙기면 끝나는 게 아니라 선수와 친구처럼 신뢰를 쌓는 것이 최우선”이라면서 “리드나 워커 같은 선수들은 내가 이사할 때 도와주려고 직접 찾아올 정도”라고 말했다. 끝없이 발품을 팔며 소속 선수가 뛰는 경기는 빠짐없이 찾아 컨디션을 챙기고 구단과 마찰은 없는지 등을 꼼꼼히 체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의 꿈은 소박하다. 한국의 프로농구 관계자들에게 10년쯤 뒤 ‘김학수란 사람이 참 괜찮았다.’는 말을 듣는 걸로 족하단다. 때문에 사업을 확장하면 더 많은 선수를 확보해 수입을 늘릴 수 있지만 그는 “일을 크게 벌여서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보다 지금 맡고 있는 선수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면서 “농구 선수 운동화가 코트에 끌리며 나는 ‘삑삑’ 소리가 지겨워지면 일을 그만두겠지만 그런 날이 쉽게 올 것 같지는 않다.”며 활짝 웃었다. nomad@seoul.co.kr ■ 김학수 사장은 ●생년월일 - 1966년 8월16일 인천 출생 ●체격 - 173㎝ 80㎏ ●출신학교 - 인천 숭의초교-미국 시에이치 데커 초교-케니 귄 중학교-클락 고교-UNLV(University Nevada Las vegas) 커뮤니케이션 전공 ●가족 - 부인 이지미(35)씨와 딸 지수(3) ●경력 - 79∼85년 중·고교 야구 주전 내야수.85∼87년 미 해병대 의무병 복무.93년 CCI매니지먼트사 설립.96∼99년 멕시코 프로농구 외국인선수 드래프트 주관
  • 충무로는 지금 ‘동막골’ 학습중

    충무로는 지금 ‘동막골’ 학습중

    A영화제작사는 요즘 영화 ‘웰컴투 동막골’(제작 필름있수다·이하 ‘동막골´)의 흥행 포인트 및 제작시스템을 꼼꼼히 뜯어보고 있다. 내년 개봉 예정으로 준비 중인 차기작에 ‘동막골´의 성공 전략을 적극 벤치마킹하려는 것. 대표 김모씨는 “당초 계획했던 톱스타 캐스팅 전략을 잠시 보류키로 했다.”면서 “그 노력과 비용을 연기력 있는 배우들 섭외와 탄탄한 시나리오 개발에 투입할 것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소 신인 배우 중심의 저예산 영화를 주로 제작해온 B영화제작사는 ‘동막골´의 성공에 한껏 고무돼 있다. 대표 이모씨는 “‘동막골´의 성공 이후 ‘기획만 잘하면 스타 뒤꽁무니를 좇지 않고도 영화 자체 경쟁력만으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건강한 분위기가 충무로에 형성되고 있으며, 향후 이같은 제작 시스템이 큰 줄기를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충무로가 ‘동막골´을 기웃거리고 있다. 이번 주말로 관객 600만명 고지를 돌파할 것이 확실한 올해 최고의 흥행작 ‘웰컴 투 동막골’이 충무로의 새로운 ‘대박 교재’로 떠오르고 있는 것.‘동막골´이 보여준 참신한 흥행 전략이 스타 파워에 찌들어 허약체질로 추락한 현 충무로 제작 시스템의 대안적 모델로 트렌드화 할 분위기다. 일부 제작사들에서는 차기작 준비에 ‘동막골´의 흥행 전략을 벤치마킹하는 발빠른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그러면 ‘포스트 동막골’이 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은 어떤 것일까. # 저비용 고효율 ‘떼거리 캐릭터’ ‘동막골´이 보여준 흥행 미덕 가운데 으뜸은 ‘떼거리 캐릭터’. 주인공이 따로 없다. 강혜정·신하균·정재영·임하룡 등 출연 배우 모두가 주연이자 감칠맛나는 조연이다. 톱스타를 동원한 ‘원톱’ 또는 ‘투톱’ 영화라야 투자가 이뤄지고 흥행에도 성공할 수 있다는 오랜 편견을 보란 듯이 깼다. 애초 투자하기로 한 투자사가 스타 캐스팅 등이 아니라는 이유로 투자를 포기하는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오히려 실력파 배우들의 호연이 관객층을 확대시키는 전화위복의 결과를 낳았다. 특급 스타를 내세운 ‘남극일기’(송강호, 유지태),‘주먹이 운다’(최민식),‘달콤한 인생’(이병헌),‘그때 그 사람들’(한석규) 등 대작들이 줄줄이 흥행에 실패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동막골´의 투자·배급사인 쇼박스측은 “비싼 몸값의 톱스타 한 명에 올인하기보다는 연기가 되는 여러 배우들을 색깔있는 캐릭터로 적재적소에 배치해 내실을 꾀한 전략에 성공을 확신했다.”고 밝혔다. 앞서 ‘마파도’를 통해 효력을 검증받은 이 ‘떼거리 캐릭터’ 전략은 ‘가문의 위기’(김원희, 신현준, 김수미, 공형진, 탁재훈…)와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엄정화, 황정민, 김수로, 임창정, 윤진서, 주현, 오미희…) 등 곧 개봉을 앞둔 영화들 사이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 ‘얼굴 마담’감독은 가라! 연출을 맡은 박광현 감독은 ‘동막골´이 데뷔작이다. 총 제작비 88억원을 투입한 거대 프로젝트에 초짜 감독이 투입된 것은 처음엔 충무로의 오랜 관행 처럼 보였다. 제작·투자자들이 자신들의 입맛대로 영화를 만들기 위해 ‘생초짜 데뷔감독’을 얼굴마담 격으로 앉혀놓는 경우가 허다했고, 결국 작품성의 하락과 함께 관객의 외면을 받는 결과를 낳았다. ‘이중간첩’ 등 최근 몇년간 데뷔 감독들이 참여한 대작 영화들이 기대와 달리 잇따라 실패한 사례들이 이를 입증한다. 하지만 박 감독은 투자·제작사에 휘둘리지 않고 제작현장에서 제 목소리를 확실히 냈고, 이는 CF계에서 보여준 그의 톡톡 튀는 영상 감각을 스크린으로 고스란히 옮겨 작품성을 높이는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졌다. # 검증된 콘텐츠 영화제작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밑거름은 역시 시나리오. 장진 감독 원작의 ‘동막골´ 시나리오는 이미 동명의 연극이라는 시험대를 거쳤다.‘동막골´은 연극 무대를 통해 검증받은 탄탄한 스토리 구조를 바탕으로, 영화만의 영상미와 극적인 재미를 최대한 살려내 작품성과 흥행성 모두를 높였다는 평을 듣는다. 한맥영화사 김형준 대표는 “‘동막골´ 사례에서 보듯 투자자로서뿐 아니라 관객으로서 ‘영화의 위험성’을 줄이기 위한 최상의 안전장치는 바로 ‘시나리오에 대한 믿음’”이라고 강조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극장 간판장이’서 몽타주 전문수사관 1호로 박만수 경위

    ‘극장 간판장이’서 몽타주 전문수사관 1호로 박만수 경위

    중학교만 졸업한 극장 간판공 출신 경찰관이 한국을 대표하는 몽타주 전문 수사관이 됐다. 충북경찰청 과학수사계 박만수(49) 경위는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의 몽타주 전문가다. 지난달 31일 외국대학의 석·박사 등 내로라는 학력의 후배 경찰들을 제치고 ‘몽타주 전문수사관’으로 발탁됐다. 올해 처음 도입된 전문수사관은 10만 경찰 중 단 92명만이 가질 수 있는 베테랑의 영예다. 그는 충북 청주에서 중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고등학교를 포기하고 생업 현장에 뛰어들었다. 배움보다는 당장 입에 풀칠하는 게 더 급했다. 이일 저일 닥치는대로 하다 스물이 거의 다 돼 잡은 일이 청주 시내 극장에서 영화간판을 그리는 일이었다. “미술공부 한번 제대로 해본 적이 없지만 손재주 하나는 타고 났던 모양입니다. 박노식씨나 문희씨 등 당대 스타들의 얼굴이 그려진 간판을 극장에 올리면 관객이건 지나는 사람들이건 모두 입을 벌리고 쳐다봤죠.” 돈벌이도 쏠쏠했다. 남들이 ‘뼁끼꾼’이라고 불러도 별로 싫지 않던 시절이었다. 그러기를 6년.20대 중반 청년의 마음 속에는 푸른 경찰제복에 대한 동경이 갈수록 커져가고 있었다. 1980년은 그에게 새 인생의 출발점이었다. 난생 처음 해본 밤샘공부 덕에 당당히 순경 공채에 합격했다.82년 인천에서 근무하던 그에게 색다른 기회가 찾아왔다. 치안본부(현 경찰청)에서 몽타주 전문요원을 찾고 있었다. 주저없이 응시했다. 당시 장안의 화제였던 MBC 드라마 ‘수사반장’의 주인공 최불암씨의 얼굴을 그리는 게 시험문제였다. 수많은 스타들의 얼굴을 기억하고 있는 그의 손은 거침없이 수사반장의 얼굴을 그려냈다. 몽타주 요원으로서 생활은 생각만큼 녹록지는 않았다. 사진을 보며 똑같이만 그리면 되는 영화간판 일과 목격자 진술을 통해 그림을 구체화시켜나가는 몽타주 작업은 완전히 달랐다. 한국인의 얼굴 특성을 좇아 그리고 지우기를 수만장을 반복했다. 목격자들의 기억이 정확하면 30분만에도 몽타주를 완성하지만 그렇지 못하면 3∼4시간이 걸릴 때도 있다. 그의 업무철칙 하나. 목격자가 진술을 자주 번복한다든지 기억이 흐리면 몽타주 그리는 걸 중단한다.‘무리한 몽타주 작성은 결과적으로 수사에 혼선을 준다.’는 믿음 때문이다. 덕분에 범인 검거 후 사람들은 하나같이 “너무 똑같다.”며 놀라워한다. 25년의 경찰생활 동안 그의 몽타주가 결정적인 역할을 해 검거된 범인이 얼추 45명에 이른다. 모두 살인, 강도, 연쇄강간 등 강력사범들이었다. 박 경위는 “99년에 몽타주 제작이 컴퓨터그래픽 작업으로 바뀌었지만 최종 마무리는 손으로 해야 한다.”며 수작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몽타주도 음식처럼 ‘손맛’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박 경위는 후배경찰들에게 “다들 과학수사의 중요성을 외치지만 실제 경찰 안에서는 과학수사부서가 인기가 없어 안타깝다.”면서 “자기 일을 즐기며 최선을 다할 때 전문성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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