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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풍 닮은 ‘낭만의 선율’ 연주할래요”

    “단풍 닮은 ‘낭만의 선율’ 연주할래요”

    “남자친구가 없네요. 아빠가 하는 농담이 ‘학교라도 가면 (남자친구가)생길텐데, 그래도 몇 년 뒤에 가게 되면 연하 친구가 생겨서 좋겠다.’고 해요.(웃음)” 오는 18일 금산을 시작으로 전국 7개 도시 순회 독주회를 갖는 첼리스트 장한나(23). 그는 8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로맨스가 없느냐.”는 질문에 활짝 웃으며 강하게 손사래를 친다. 활기찬 목소리, 거침없는 대답, 또렷한 눈망울이 마치 ‘국민 여동생’과 닮았다. 가을에 연주회를 위해 한국을 찾은 것은 처음이라는 장한나는 그래서 독주회 타이틀도 “단풍의 계절임을 생각해 ‘로만틱’이라고 지었다.”고 했다. 이번 독주회에서는 낭만시대 초기의 쇼팽과 슈만, 그리고 “그 질주하고 아파하는 열정을 존경한다.”는 쇼스타코비치의 곡들로 프로그램을 짰다. 그는 “벌써 거장 소리를 듣는데 어떤 기분이냐.”고 묻자 “언론들은 10대는 신동이나 천재라고 이름붙이고,20대는 거장의 반열에 들어섰다고 하고,30대면 거장이며 40대면 중견,50대만 되어도 마에스트로라고 한다.”고 좌중을 웃겼다.“2년 전 데뷔 10주년 연주회 소감을 물어봤을 때 ‘음악가로서 걸음마를 뗀 것 같다.’고 했는데, 자신이 혹독한 선생이자 열렬한 팬이 되어 끊임없이 발전해가는 것이 음악가의 소임이자 숙제”라고 겸손해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지휘자로 로린 마젤과 주세페 시노폴리 등을 꼽는 그는 “연주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믿음과 직감적인 대응이 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빼곡한 연주 일정 때문에 하버드대 철학과를 휴학했던 장한나는 “철학은 곡을 해석하는 데 직접적인 영향은 주진 않지만 한 개인으로서 생활하고 생각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 시야를 넓혀준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이라도 학교에 달려가고 싶지만 당분간은 어렵다.”면서 5∼6년쯤 뒤 학업을 재개할 뜻을 비쳤다. 글 황성기기자 marry04@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쌍용건설 해외사업 다시 일군다

    쌍용건설 해외사업 다시 일군다

    |싱가포르 류찬희특파원|“쌍용건설 부활을 위해 해외건설 수주에 다시 시동을 걸었습니다. 해외건설 ‘명가(名家)’자리를 되찾을 날도 멀지 않을 것입니다.” 8일 부동산 개발 열기가 뜨거운 싱가포르 센토사 섬 ‘오션 프런트’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만난 김석준(53) 쌍용건설 회장은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고급 건축물 일감을 따내는 동시에 투자형 개발사업을 활발히 펼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직원들의 구심점이 되어 빠른 시일 안에 쌍용을 건설 강자로 되살려 놓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쌍용건설은 최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는 고급 주택개발사업을 수주했다. 쌍용건설의 인수·합병(M&A)과 관련,“채권단이 따로 있고, 말할 입장도 못 된다.”며 답변을 피했다. 하지만 “쌍용건설이 회생의 발판을 마련하기까지는 직원 모두가 어려움을 받아들이고 살아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졌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김 회장이 기자들과 인터뷰를 한 것은 2004년 10월 워크아웃 졸업 이후 처음이다. 그는 공사 현장 직원들을 위로하고 동남아에서 추진되고 있는 대규모 고급 건축공사를 따내려고 싱가포르에 들렀다. 김 회장은 대표이사직을 포기하고 회장직만 유지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어려울 때는 단순하게 생각한다. 달라진 것은 없다.‘백의종군’해 직원들의 구심점을 찾아주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쌍용건설이 동남아시아에서 고급 건축물 공사를 휩쓸었던 비결은 신뢰와 인맥에 있다.”고 설명했다. 쌍용은 싱가포르에서 래플즈시티·선텍시티·탄톡셍 국립병원 등 30여개의 세계적인 건물을 지었다. 대부분 김 회장이 두터운 인맥을 동원, 일감을 따냈다. chani@seoul.co.kr
  • “에이즈 감염 20년간 사회활동”

    “저를 보세요. 에이즈 감염인도 함께 사회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20년간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로 투병생활을 하면서도 스스로 전세계를 돌며 에이즈 예방활동을 벌이는 크리스토 그레일링(42) 목사. 지난 6일 방한한 그는 세상을 향해 “감염인에 대한 편견을 버리라.”고 외친다. 8일 국제구호기구 월드비전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그는 부인 리젤(왼쪽) 여사와 함께 자신의 인생역정을 털어놨다. 지병인 혈우병 때문에 지속적으로 수혈을 받던 그는 1987년 에이즈바이러스(HIV)에 감염된 피를 잘못 받았다.시한부 선고를 받으면서 그는 모든 것을 정리하기로 했다. 당시 6개월째 교제 중이던 리젤에게 감염 사실을 알린 뒤 이별을 통보했다. 하지만 리젤 여사의 믿음은 변치 않았고 두 사람은 결혼했다. 힘든 치료가 시작됐다. 두 사람은 에이즈가 감염될 가능성이 거의 없을 만큼 바이러스 수치가 낮아진 것을 확인하고 부부관계를 가졌고 결국 두 아이를 낳았다. 네 살과 두 살인 딸들은 모두 건강히 자라고 있다.리젤 여사는 “담당 의사가 1년밖에 살 수 없다고 말할 정도로 장래가 불투명했지만 사랑했기 때문에 결혼했다.”면서 “덕분에 지난 19년간 정말 가치있는 삶을 살았다.”고 말했다.92년 나미비아에서 열린 네덜란드 신교 집회에서 감염인이라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힌 그는 이후 전세계를 무대로 에이즈 예방에 힘쓰고 있다. 현재 아프리카 성직자들로 구성된 네트워크(ANERELA+)와 월드비전의 아프리카 HIV AIDS 및 교회관계 자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HIV는 조류 인플루엔자(AI)와 같은 전염병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감염인들에게 낙인을 찍는 것입니다.HIV 감염인들을 격리 수용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함께 살기 위해 어떻게 태도를 바꾸고 행동할지를 가르치는 게 중요합니다.” 그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90년대 중반까지는 에이즈 감염률이 이렇게 높아지리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한국도 에이즈 감염률이 낮다고 안심하지 말고 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계속적으로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박기철의 플레이볼] 야구통계 이제 바뀌어야

    지난 3,4일에 한국 통계학회가 주최하는 추계 학술대회가 있었다. 통계에 대해 문외한인 필자가 관심을 가진 이유는 처음으로 스포츠 섹션이 신설되었고 그 가운데 야구 관련 논문이 두 편 발표되었기 때문이다. 야구 기록과 통계는 1856년 최초의 야구 기자인 헨리 채드윅이 고안한 방법에서 거의 100년 이상 별 큰 변화가 없었다. 변화라고 해보았자 희생플라이가 추가되고 투수 3관왕이 승률, 다승, 평균자책점이 아니라 승률 대신에 삼진이 자리잡는 정도의 사소한 변화였다. 그 결과 타점이 많은 타자는 찬스에 강하고 타율이 높은 타자가 가장 강한 타자라는 믿음이 100년이란 기간 동안 팬, 기자, 감독, 선수 등에게 뿌리 깊게 심어졌다. 이런 믿음이 허물어지게 된 계기는 단연 빌 제임스가 출판한 야구의 개요(BASEBALL ABSTRACT)다. 빌 제임스는 기존의 기록과 통계가 현실과는 너무 다르다는 사실을 샅샅이 파헤쳤다. 가령 타점이 많은 타자는 타점을 올릴 기회가 많았던 것이지 절대 찬스에 강해서가 아니다. 득점은 타점만큼 왜곡되지는 않았지만 이것이 팀 득점에 기여한 비중은 훨씬 적다. 자신의 출루도 중요하지만 자기 다음 타순의 타자들이 잘 쳐야만 득점이 많아진다. 이런 불합리를 제거하기 위해 제임스는 자기 혼자서 팀 득점에 기여하는 부분을 측정하는 모델로 출루율과 장타율의 곱을 제안했다. 이 모델의 장점은 다른 가중치를 부여하지 않더라도 결과 값이 바로 득점이 된다는 사실이다. 빌 제임스에 고무된 많은 마니아들이 전통적인 방식의 야구 통계를 수정하는 모델을 제시했고 이들이 만든 단체인 SABR에 의해 검증되고 수정되었다. 세이버메트리션이라고 불리는 이들의 이론은 감독, 코치 등 대부분 현장의 전통주의자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지만 오클랜드 어슬레틱스가 적극 받아들이며 대성공을 거두자, 구단주들의 시각도 바뀌고 있다. 테오 엡스타인, 폴 디포데스타가 30세 전후의 세이버메트릭스 신자들을 거대 구단 보스턴과 다저스의 단장으로 스카우트한 걸 보면 새 통계가 인정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번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한국 프로야구의 팀승리에 가장 중요한 변수는 출루율, 그 다음이 장타율이다. 출루율이 장타율보다 2∼3배 더 중요하다고 나타났다. 메이저리그에서 나타난 것과 비슷하다. 결국 야구는 어디나 같다는 뜻이다. 한국의 경우 일부 마니아들이 20년 전부터 새로운 통계에 열광하고 있으나 개인 차원에 그쳤고, 구단에서 활용한다는 것은 아직 꿈도 꾸기 어렵다. 통계학회에서 스포츠가 정식 논문 주제로 다루어지고 그 연구가 통계학자와 체육학자의 공동작업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기대를 갖게 한다.‘스포츠투아이’ 전무이사 cobb76@gmail.com
  • [문화마당] 양쯔강은 흐른다/황주리 화가

    중국의 양쯔강 크루즈는 바다가 아닌 강과 산을 바라보며 유유히 떠다니는 명상여행이다. 중국의 모든 풍경이 그렇듯, 아름다운 강산뿐 아니라 땀 냄새 물씬 풍기는 사람 사는 구경을 함께 한다는 게 좋았다. 어릴 적 말로만 듣던 양쯔강은 누런 흙탕물이 끝없이 흐르는 긴 강이었다. 물난리가 나면 속수무책인 가난한 백성들, 그들이 터를 잡고 살아온 양쯔강에 거대한 삼협댐이 세워지고 있다.2009년 댐이 완공되면 삼국지의 무대인 이곳의 귀한 역사 유산들이 수몰된다 하여, 내심 조급한 마음이었다. 이미 강물 수위는 150m나 높아졌고, 많은 토착민들의 집은 수몰되고 높은 곳으로 이주했다. 양쯔강을 끼고 수려한 산과 절벽들이 병풍처럼 둘러져 있는 장강삼협의 풍경은 실로 중국의 풍경을 심도있게 그려낸 동양화 한 폭을 보는 듯하다. 누런 흙탕물 위에 떠가는 나룻배들과 천천히 그리고 눈 깜짝할 새 변하는 삼협의 풍경을 배안의 침대에 누워서 유유히 바라본다. 그러다가 높은 산 중턱에 뚫려 있는 동굴 속마다 2000년 전에 죽은 시신이 썩지도 않은 관속에 누워 있다는 말이 생각나 벌떡 일어나 앉았다. 중국인들의 죽음에 관한 연구는 그 땅의 크기만큼이나 상상의 폭이 넓고 깊다. 어떻게 관을 들고 올라갔을지 상상이 안되는 높은 산 중턱의 동굴들 속에 누워있거나 가파른 절벽 위에 나무를 괴고 올라가 매달려 있는 2000년 전의 죽음들은, 배를 타고 스치며 눈길로만 만난 풍경이라 해도 섬뜩하고 놀랍고 아름다웠다. 어쩌면 양쯔강의 잦은 홍수 탓에 무덤이 물에 잠길새라 물이 닿지 않는 높은 곳으로 안치한 것은 아닐까? 아주 옛날부터 양지 바른 곳에 묻히기를 바랐던 한국인들에게는 산중턱 절벽 동굴 속에 들어가는 일은 죽어서도 벌받는 일일지 모른다. 양지 바른 곳의 땅 속과 서늘한 동굴 속은 어느 곳이 더 아늑할까? 37년에 걸쳐 만들어진 세계 최대의 묘는 진시황제의 무덤이다. 죽은 왕들과 귀족들의 영생을 위해 한많은 민중들을 착취한 대가로 고대의 화려한 문명이 남아 있다. 고산지대의 추위로 인해 땅을 파는 일이 용이하지 않았던 자연 배경이 이유가 되었을지 모르는 티베트의 조장은, 시신의 가죽과 살을 발라내 토막을 치고 머리와 뼈는 빻아서 주먹밥을 만들어 독수리떼의 밥이 되게 하는 장례문화이다. 새떼가 시신을 먹어치우면 죽은 이의 영혼이 영원한 안식을 찾는다는 믿음이 깔려 있다 한다. 이집트의 미라나 진시황의 화려한 지하무덤에 비해 아무런 흔적을 남기지 않는 티베트의 장례문화는 어떤 의미에서 사회주의적이다. 마오쩌둥의 공산주의 혁명 이전만 하더라도 중국의 거대한 땅은 어디를 가나 묘지들로 빽빽이 들어차, 중국 묘지의 총면적이 남한 땅보다 넓었다 한다. 마오쩌둥 혁명정부는 1956년 화장을 법으로 정하고 시신을 관에 넣어 매장하는 토장제도를 금지시키는 장묘 문화혁명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1979년에 사망한 저우언라이 총리의 유골은 본인의 유언에 따라 화장을 한 뒤 비행기로 전국에 뿌려졌다. 저우언라이 총리를 비롯한 지도자들의 솔선수범에 고무되어,1994년 이래 지금에 이르는 장묘 제2문화혁명은 시신을 화장한 뒤 유골을 납골당에 안치시키지 않고 바다에 뿌리는 운동이다. 사회주의는 지도자들이 부와 안일을 버리고 인민의 모범이 될 때 아름답다. 땅은 산 사람들을 위해 알뜰하게 쓰여지고, 죽은 자들의 유골은 바다에 뿌려지거나 나무 밑에 뿌려져 영원한 생명의 순환에 기여할 것이다. 오래 전부터 나 역시 죽으면 강이나 바다에 뿌려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했다. 그럴바엔 누런 흙탕물 양쯔강보다는 두만강이나 압록강 푸른 물이 좋겠지. 아니 며칠 지났다고 벌써 그리운 한강이 제일 좋겠지. 그런 부질없는 생각들 사이로 양쯔강은 서서히, 그리고 도도하게 흘렀다.
  • [현천 스님의 아헹가 정통요가] 아르다 찬드라아사나

    [현천 스님의 아헹가 정통요가] 아르다 찬드라아사나

    아르다(Ardha)는 절반을, 찬드라(Chandra)는 달(月)을 뜻한다. 이 자세는 반달을 닮았으며 그래서 이름지어졌다. 1. 타다아사나로 선다. 숨을 들이마시며, 껑충 뛰어 두 다리를 90∼105cm 정도 옆으로 벌린다. 손바닥은 아래를 향하고, 어깨와 일직선으로 양 팔을 옆으로 올린다. 팔은 마루와 평행상태로 둔다. 오른발을 오른쪽으로 90도 돌리고, 왼발은 오른쪽으로 약간 돌리며 왼쪽 다리는 다리 안쪽에서 쭉 뻗게 한다(사진1). 2. 숨을 내쉬며, 오른쪽 무릎을 굽혀 오른쪽 손바닥을 오른발에서 20∼30cm 정도 떨어지게 놓는다. 동시에 왼발을 오른발 가까이로 이동시킨다(사진2). 3. 숨을 내쉬며, 마루에서 왼쪽 다리를 들어올리고, 이때 다리를 몸통으로부터 쭉 뻗도록 하며 동시에 바닥과 평행이 되도록 한다. 왼쪽 손가락들은 천장을 향하게 하고 오른팔과 왼팔이 일직선상에 놓이도록 한다(사진3). 가슴은 왼쪽으로 돌려서 균형을 잡고 체중을 오른발과 엉덩이에 싣는다. 고른 호흡을 하며 20∼30초 동안 이 자세를 유지한다. 4. 오른쪽 발목 안쪽과 바깥쪽을 올리고 다리를 장심에서 당겨 올린다. 몸통을 더 잘 돌리기 위해 척추의 오른쪽, 오른쪽 신장, 뒤쪽 갈비뼈의 오른쪽을 몸통 안쪽으로 밀어 넣는다. 5. 왼쪽 다리를 바닥에 살며시 놓고, 위의 1번 자세로 돌아간다. 왼쪽도 이 자세를 되풀이한다. 6. 초보자를 위한 단계: 위의 1번 자세를 벽과 등지며 취한다. 이때, 목침은 오른쪽 발 약 20∼30cm 앞에 둔다. 위의 2번 자세에서 무릎을 굽힐 때 오른쪽 손바닥을 목침 위에 놓는다. 숨을 내쉬며 엉덩이를 벽에 닿게 하며 왼쪽 다리를 바닥과 수평이 될 때까지 들어 올리고, 왼쪽 손바닥을 왼쪽 엉덩이 위에 얹어 쭉 뻗는다. 이 자세를 유지하며 고르게 호흡한다(사진4). # 효과: 이 자세는 다리를 다쳤거나 앓았던 사람에게 상당히 도움이 된다. 척추 하부를 좋은 상태가 되게 하고, 다리의 근육과 연결된 신경들을 조화시키며, 좌골신경통을 완화하고, 무릎을 강화시킨다. 위장이 좋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유익한 자세이다. # 요가교실: 개인적인 수행에 적용되는 행동규율 니야마(Niyama) 중 다섯 번째는 이스바라 프라니다나(Isvara Pranidhana) 즉, 절대신성에의 귀의를 말한다. 이는 자신의 행위와 의지를 절대 신성에 바치는 신심을 의미한다. 절대신성에 대한 믿음이 있는 이는 절망하지 않고, 스스로를 밝힐 수 있다. 만물이 절대 신성에 속해 있음을 알고 있는 사람은 자만심으로 득의 양양하지 않고, 권력에 휩싸이지 않는다. 그는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 머리를 숙이지 않으며 오직 신심으로 머리를 숙인다. 요기(Yogi)는 ‘절대 신성’에 자신의 모든 행동을 헌신하는 기술을 배웠고, 그 행동들이 그 속에서 신성을 비춰 주고 있다. *요가 보조 기구는 대구 아헹가 요가 선원에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 자료제공:대구 아헹가 요가 선원 053)753-1737 www.iyengar.co.kr 아사나:김교영
  • 뚝심 아홉, 재능 하나 아나운서 김성주

    뚝심 아홉, 재능 하나 아나운서 김성주

    취재, 글 신주영 기자 ┃ 사진 한영희 아나운서 김성주(35세)는 요즘 “스트레스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는 것조차 사치”일 정도로 바쁘다. 많은 곳에서 그를 찾기 때문이다. ‘저 사람이 말하면 왠지 믿음이 가’, 그것이 아나운서 김성주를 찾는 이유다. 고정으로 맡고 있는 TV 프로그램만 세 개, 매일 오전 진행하는 라디오 생방송에, 각종 특집방송의 사회, 여기에 피해갈 수 없는 휴일 당직까지. 어디 그뿐인가. “퇴근 후에는 아무리 피곤해도 두 살배기 아들 민국이와 놀아주려고 해요. 바쁜 남편을 대신해 집안 살림 도맡아 해주는 아내에겐 늘 고맙고 미안하지요”라고 말하는 이 남자는 대한민국의 보통 삼십대 가장이기도 하다. 인생에 몇 번의 변곡점이 있다면, 김성주에게는 월드컵이 그 지점으로 기록될 것이다. 입사 6년차의 젊은 아나운서가 세계적인 행사의 대표 캐스터로 선택된 것은 대한민국 방송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결과는 대성공. 반신반의하며 중책을 맡긴 회사는 나중에 특별공로상을 수여했고, 독일에서 귀국할 때 이미 그는 MBC의 간판 아나운서로 급부상해 있었다. 그런데 이 변곡점은 우연한 것이 아니었다. 3년 동안 중계방송만 1천여 회.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보다 어렵다는 공중파 아나운서 시험에 그는 무려 5년을 연거푸 낙방했다. “번번이 최종 관문에서 떨어지니까 참 답답한 상황이었죠. 학벌이 부족해서 그런가, ‘빽’이 없어서 그런가, 별생각이 다 들었어요. 그러다 케이블 TV 스포츠채널에 들어갔는데 1년 만에 회사가 망했어요. 아, 나처럼 안 풀리는 사람이 또 있을까 싶더라고요. 그래도 어떻게든 회사를 살리자고 몇몇이 남아서 악착같이 방송을 돌렸어요. 그렇게 3년 동안 중계방송만 1천 경기를 했어요. 스포츠 중계는 시작할 때 한 1분 정도 얼굴이 나오고 나머지는 다 목소리만 나오니까, 아나운서라고는 해도 알아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어요. 돈도 못 벌고, 몸은 몸대로 지치고, 빛도 안 나고. 패기만 가지고 한 거죠. 그때 쌓은 경험이 지금 방송생활하는 데 큰 힘이 되고 있어요. 그게 감사해요.” 그 시기를 거치면서 의지대로 안 되는 것이 있다는 것과 노력은 언젠가 꼭 보답을 받는다는 것을 배웠다. 고진감래라고, 나이 제한 때문에 이듬해엔 더 이상 시험조차 볼 수 없는 마지막 시험에서 그는 결국 MBC에 합격했다. 뚝심의 승리였다. “누구에게나 숨겨진 능력이 있는 것 같아요.자기 일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이 얘기를 꼭 하고 싶어요.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에서, 환경이 열악해도 3년 동안 미친 듯이 파고들면 반드시 성취가 있다는 거죠. 저는 그 과정을 요행히 견뎠고 그것을 꽃피울 수 있는 기회를 지금 만난 겁니다.” 방송은 공기다. 그리고 아나운서는 그 공기를 통해 대중과 교감하는 최전선에 있다. 그래서 더욱 김성주는 사람들의 평범한 이웃이 되고 싶다. “거리에서 할머니들이 마지막 떨이로 고사리나 대추 좀 사달라고 할 때의 애처로운 눈빛을 본 적 있으세요? 가령 누군가 그런 할머니에 대한 사연을 보냈을 때 ‘길에서 그런 것도 팔아?’하는 아나운서는 되고 싶지 않아요. 저 사람이 나하고 비슷한 생각, 비슷한 생활을 하는, 한동네에서 같이 숨을 쉬고 사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때 마음의 문은 열리니까요.” 목회자 아버지가 싫었던 아들. 그러나 그에게 아나운서 일이 인생의 최종 목표는 아니다. “저는 목회자인 아버지가 참 싫었어요. 아버지가 목사인데 넌 왜 그러냐는 소리를 들을까 봐 늘 조심해야 했으니까요. 그런데 피는 못 속이는 걸까요. 나이가 들면서 점점 아버지가 이해되는 거예요. 자라면서 보고 들었던 것들, 배운 것들을 펼쳐보고 싶은 생각이 커져요. 어렵게 아나운서가 되었지만 이 모든 것이 더 의미 있는 길을 가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알려진 사람이 참여할 때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따라와줄 일. 그걸 가지고 더 많은 사람이 나눌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제가 참여하고 싶어요. 그게 목회가 될 수도 있고 봉사가 될 수도 있고 사회사업이 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아직은 한참 더 여물어야 해요.” 사실 바르고 곧은 이미지는 그를 구성하고 있는 한 면일 뿐, 그는 다재다능한 끼로 똘똘 뭉친 사람이다. “제 적성을 테스트해보고 여러 가지 그릇에 담아보고 싶어요. 제일 잘 어울리는 그릇을 찾기 위해 꾸준히 실험할 겁니다. 저에게 가장 맞는 그릇은 몇 년 후 시청자들이 판단해주시겠지요(웃음).” 밤 10시, 인터뷰 도중 잠시 뉴스를 진행하러 간 그를 기다리다 라디오를 켰다. 주파수를 맞추자 뉴스 앵커 김성주의 침착한 음성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과연 그는 나중에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게 될까, 시청자로서 그의 실험을 지켜보는 것이 꽤나 즐거울 것 같다.   월간<샘터>2006.11
  • [웃으며 삽시다] 즐거움은 최고의 에너지, 모든 것을 변화시킨다

    [웃으며 삽시다] 즐거움은 최고의 에너지, 모든 것을 변화시킨다

    글 최규상 한국웃음행복연구소 소장(cutechoi@dreamwiz.com) 얼마 전 오랫동안 잘 아는 동생을 만났습니다. 그 동생은 15년 가까이 팬시와 문구 관련 사업을 해왔는데 사업이 힘들어 네 달 전에 폐업했다고 말합니다. 오랫동안 이끌어왔던 사업이었기에 큰 절망감과 실패감을 맛보았지만 다시 일어서기로 다짐하고 자장면 배달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는 열심히 한다면 “이것이 인생의 밑바닥이 아니라 밑바탕이 될 것이다”라는 믿음으로 내 일처럼 배달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어떻게 하면 고객을 즐겁게 할 수 있을까를 궁리하다가 문득 아파트 현관에 제멋대로 널려 있는 신발들이 눈에 들어왔다고 합니다. 그는 음식을 내려놓고 나가기 전에 신발을 가지런하게 정리했다고 합니다. 배달 가는 집마다 신발을 정리해 주었더니 한 달도 되지 않아 아파트단지에서 “사람의 마음을 잡는 자장면집”으로 유명해지고 아줌마들의 입소문을 탔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후에 배달할 때마다 유머를 한 개씩 외워서 나누어주었더니 거의 주문이 폭발적으로 늘어나 하루 매출이 30만 원에서 90만 원으로 3배 이상 뛰었다고 말합니다. “맛으로 승부 보는 시대는 지난 것 같아요. 사람들은 감동과 재미를 원하는 것 같아요”라는 말을 덧붙입니다. 그 동생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인간관계든 사업이든 감동과 재미가 있다면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 있겠다고 확신했습니다. 최근 《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라는 책을 통해서 아주대학교 이민규 교수는 재미있으면 사람은 판단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재미있고 즐겁고 감동이 있으면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끌린다는 것입니다. 즐겁고 유머가 풍부한 사람에게 끌리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며칠 전 전북 군산에 있는 로얄주유소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이 주유소는 재미있는 주유소로 이미 수없이 신문과 방송에 소개된 적이 있는 주유소였습니다. 주유소에 들어가자마자 제일 먼저 맞이하는 문구가 있습니다. “주유원이 불친절하시다면 가까운 경찰서나 군부대에 신고하세요”라는 문구였는데 가볍게 웃음을 터뜨리게 합니다. 이 주유소의 정상민 소장은 “고객은 기름을 삽니다. 하지만 말하지는 않지만 웃음도 사고 싶고 즐거움과 재미를 사고 싶어합니다. 진정한 경쟁력은 가격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고객을 즐겁게 하는 능력입니다”라며, 다양한 유머멘트를 주유소 곳곳에 배치함으로서 단 3개월 만에 매출이 50% 가까이 올랐다고 말합니다. 고객은 95% 이성으로 냉철하게 판단하지만 5%의 감성으로 선택하게 된다는 원리가 그대로 적용되는 셈입니다. 이 두 사람을 보면서 어떠한 일을 하더라도 즐거움과 재미를 활용할 수만 있다면 훨씬 더 큰 성공의 기회가 있음을 믿어봅니다. 이렇게 고객의 마음을 잡는 방법의 시작은 바로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세요. “어떻게 하면 고객을 즐겁게 해줄 수 있을까?”를 질문해 보세요. 질문하면 답이 나옵니다. 고객의 필요를 충족시켜 주는 것은 이제 기본입니다.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는 즐겁고자 하는 욕구와 재미있고자 하는 욕구가 무엇인지 활용해 보세요. 고객을 즐겁게 한다는 것은 또 다른 최고의 서비스입니다. 얼마 전 한 식당에 들렀는데 재미있는 메뉴판을 본 적이 있습니다. 곰탕: 5000원, 설렁탕 : 6,000원… 김치찌개: 4,000원 등등 가격이 적혀 있는데 제일 아래쪽에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합계: 65,000원. 아무런 의미가 없는 이 합계를 보고서 얼마나 웃겼는지 모릅니다. 신기하게도 이 재미있는 문구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동료들에게 꼭 한번 가보라고 권했다는 것입니다. 미국 최고의 동기부여가인 앤서니 라빈스는 말합니다. “즐거움은 최고의 에너지이다. 즐거움은 모든 것을 변화시킨다.”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게 즐겁게 살 수 있을까 질문해 보세요. 질문 자체가 즐거움이 될 것이며 나아가 사업에 있어서 큰 기회가 될 것입니다. 하하하       월간 <삶과꿈> 2006.10 구독문의:02-319-3791
  • 한화 ‘신뢰 경영’ 다진다

    한화 ‘신뢰 경영’ 다진다

    ‘일류 삼성’이라면 ‘믿음 한화’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신뢰 경영’을 재차 강조했다. 모티브는 코리안시리즈였다. 삼성에 아깝게 패해 준우승에 그쳤지만 경기를 지켜본 김 회장은 말을 아꼈다. 하지만 ‘믿음의 야구’를 통해 한화이글스를 코리안시리즈까지 올려놓은 김인식 감독에게는 ‘깊은 애정’을 표시했다. ‘김승연-김인식’. 이들을 단단히 묶는 고리는 신뢰다.200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끝난 뒤 마련된 리셉션장. 김 회장은 믿음의 야구로 좋은 성적을 낸 김 감독을 격려했다. 김 감독은 “뇌출혈로 쓰러졌는데도 자르지 않고 끝까지 기다려준 김 회장에게 신뢰를 배웠다.”고 오히려 감사했다. 이처럼 ‘믿음’은 김 회장의 경영철학이다. 하지만 그는 한화의 이같은 브랜드 이미지가 시장에서 저평가됐다고 몹시 안따까워한다.‘믿음의 한화’가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새로운 미래, 즉 글로벌 기업을 준비하는 한화로서는 이러한 ‘좋은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키는 게 무엇보다 시급하다. 김 회장은 “곧 나올 ‘뉴 CI’에 이를 담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창립기념사를 정독하라고 강조할 정도로 강한 의지를 보인 이면(裏面)에는 ‘믿기 때문’이라는 정서가 짙게 배어 있다. 김 회장은 각 계열사 사장 및 구조본부 임원들에게 창립기념사에서 주문한 성장엔진을 찾는 데 몰두할 것을 강조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HAPPY KOREA] 울산·부산 주민활동 탐방

    [HAPPY KOREA] 울산·부산 주민활동 탐방

    도시민들에게 고향은 늘 먼 곳에 있다. 이웃의 정이 끊긴 도시에 정을 붙이기는 어렵다. 때문에 도시는 ‘살기 편한’지역은 될 수 있을 지언정 ‘살기 좋은’지역은 아니다. 하지만 주민들이 똘똘 뭉쳐 갈등과 반목을 접고, 공동체의식을 싹틔우는 곳이 있다. 도심 속 고향이 되기를 꿈꾸고 있는 울산 남구 무거1동 굴화두레마을과 부산 해운대구 반송2동을 찾았다. ●시골 인심 부럽잖은 굴화두레마을 울산 굴화두레마을은 12개동 1046가구 3700여명이 거주하는 아파트단지다.1997년 입주를 시작할 당시만 해도 정식 명칭은 ‘굴화주공1단지아파트’였다. 하지만 입주자들은 이웃간 정을 되살리자는 취지에서 2001년 현재의 이름으로 바꿨다. 우리 민족 고유의 상부상조 전통인 두레를 마을 이름에 넣은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낡은 아파트의 값을 올려보겠다고 새로운 건설회사 브랜드를 내거는 ‘억지 개명 바람’과는 차이가 있다. 이재호 입주자대표회의 111동 대표는 “우리 마을도 처음에는 여느 아파트단지처럼 위탁관리업체와 주민대표의 유착 등 관리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았고, 주민간 반목도 심했다.”면서 “내 고향은 아니지만, 내 아이들의 고향이 될 수 있도록 마을을 바꿔나가자는 취지가 주민들의 공감을 얻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민들은 입주자대표회의와 여성회는 물론, 아파트단지의 갖가지 자생단체·모임이 함께 참여하는 ‘단체회의’를 결성했다. 주민들과 관련된 모든 사안은 단체회의에서 협의해 결정하고 있다. 특히 소속감을 높이고자 마을축제를 철마다 개최하고 있다. 예컨대 정월 대보름에는 ‘민속놀이한마당’, 봄에는 ‘벚꽃축제’, 가을에는 ‘그림전’이나 ‘사생대회’ 등이 열리고 있다. 윤삼희 아파트관리사무소장은 “행사 준비와 진행, 자원봉사단 구성에 이르는 모든 과정은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한다.”면서 “행사 비용도 분리수거나 어린이집 임대료 등 관리외수익으로 충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주민들은 정부 지원을 받아 단지에 연못을 만드는 등 도심 속 자연생태계를 복원하려는 ‘비오톱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주민들 스스로 단지 내 생태환경을 보존하려는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입주민 중 상당수는 주변 공단 근로자로, 생애 처음 마련한 주택이라 애착을 많이 느끼고 있다.”면서 “마을은 살면서 정이 드는 것이지, 정을 붙일 수 있는 사람만 이사오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다만 마을 주민들 사이에서 싹트고 있는 공동체의식이 단지를 애워싸고 있는 담장을 넘지는 못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이웃에는 900여가구의 굴화주공2단지아파트와 1000여가구의 강변그린빌아파트 등이 있지만, 소통은 단절된 상태다. 울산시 관계자는 “소통을 이끌어낼 지원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하지만, 아직은 뾰족한 수단을 찾지 못한 실정”이라고 털어놓았다. ●차이를 통해 같음을 찾는 부산 반송동 지역간, 계층간, 세대간 경계를 허물어 나가고 있는 대표적 사례는 부산 반송2동에서 찾을 수 있다. 당초 이곳은 부산 동쪽 끝자락의 한적한 마을이었다.1965∼1975년 부산항 일대 도심정비사업이 추진되면서 저소득층이 보금자리를 마련했다.1995년에는 택지개발로 서민들을 위한 아파트가 추가로 들어섰다. 지금은 원주민 3000명, 정책이주민 1만 3000명, 아파트 주민 2만명 등 1만 2000여가구 3만 6000여명이 더불어 사는 작지 않은 동네가 됐다. 정상윤 반송2동장은 “80년대 화장장,90년대 쓰레기매립장 건립 문제가 주민들의 소속감을 높이고, 결속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면서 “이후 마을에 위치하고 있는 재래시장을 활성화해 이질감을 갖고 있던 주민들이 서로 어울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반송동 주민들은 5년전 ‘반송지구발전협의회’를 만들어 지역공동체 운동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기 시작했다.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을 돕는 ‘나눔반’, 마을을 제대로 알고 홍보하기 위한 ‘학습동아리’, 맞벌이 부모의 자녀를 위한 ‘푸른하늘 공부방’ 등이 자발적으로 생겨났다. 또 여성 중심의 지역공동체 활동이 갖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좋은 아버지 모임’도 등장했다. 지금은 이런저런 동아리와 모임이 30여개에 이르고, 참여하는 사람은 1500명이 넘는다. 주민들과 지역단체, 학교, 기업 등을 하나로 묶는 각종 지역사업도 추진되고 있다.2004년에는 공원과 하천 등 공공시설을 자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공공시설물관리 주민자율봉사활동’을 시작했다. 형편은 어렵지만 재능있는 아이들을 후원하기 위해 ‘꿈나무 물주기’, 교육공동체를 만들어나가기 위한 ‘희망의 사다리’ 운동 등도 지난해부터 펼쳐나가고 있다. 최낙용 반송2동 주민자치위원장은 “지역발전은 주민들이 스스로 계획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반송발전 100대 실천사업’을 선정해 추진하고 있다.”면서 “돈을 벌어 떠나기에 앞서 잠시 머무는 곳이 아니라, 고향이 될 수 있도록 ‘마음속 담장 허물기’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다만 마을을 가로지르는 반송천을 생태하천으로 되살리고, 취업 등 고민을 덜어줄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과 주민들 힘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는 지원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부산·울산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반송동·무거동 男주민 본보기 지역 단위로 이뤄지는 사회참여활동은 대부분 여성이 중심이다. 때문에 지역단체는 으레 부녀회 같은 여성단체를 떠올리기 십상이다. 남성들의 적극적인 참여는 여성 위주의 지역활동이 갖는 한계를 극복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요소다. 천현숙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여성 등 특정 계층만 지역활동에 참여할 경우 이익단체화하는 경향이 나타나기 쉽고, 갈등을 부추기는 원인이 될 수 있다.”면서 “지역공동체의식 형성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성은 개인으로서 참여하지만, 남성은 가족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경향을 갖는다.”면서 “지역사회에 대한 남성들의 관심이 증가할수록 공동체 중심의 사회로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 해운대구 반송동과 울산 남구 무거동 굴화두레마을의 경우 지역활동에 남성들의 참여가 두드러진다. 예컨대 반송동 지역시민단체인 ‘희망세상’의 소모임 ‘좋은 아버지 모임’은 남성들의 주도로 만들어졌다. 이 모임은 직장에만 파묻혀 지역이나 육아 문제에 무관심한 아버지의 모습을 180도 바꿔놨다. 공원 청소와 방범 활동은 물론, 동네 아이들의 고민 상담도 마다하지 않는다. 김혜정 희망세상 사무국장은 “반송동 지역모임 참여자의 40%가량은 남성”이라면서 “여성들에게는 어렵고 힘에 부치는 일을 남성들이 앞장서서 주도하다 보면 활력이 생기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굴화두레마을도 마찬가지. 이 마을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입주자대표회의를 구성하는 각 동의 대표는 주민들이 투표로 선출한다. 보통 아파트 동 대표를 여성이 맡고 있는 것과 달리 이 마을은 12개 동 대표 가운데 여성은 2명에 불과하다. 이재호 입주자대표회의 111동 대표는 “남성들은 직장이나 사회 생활에서 얻은 경험을 아파트 관리와 운영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는 것 같다.”면서 “노조 문화가 활성화된 울산의 경우 노사 관계처럼 주민간 관계도 발전시킬 수 있다는 믿음도 바탕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울산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송진우 결장이 결정적 패인 삼성 두꺼운 마운드도 큰벽

    ‘믿음의 야구’가 아쉽게 꽃을 피우지 못했다. 김인식 한화 감독도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 등 13경기를 치르면서 선수들이 끝까지 최선을 다해줬다. 팬들에게 좋은 게임을 보여줬다.”고 자평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는 플레이오프에서 지는 바람에 3위에 그쳤다. 한국시리즈 진출을 올해 목표로 내세웠고, 꼭 한 번 우승하고 싶다고 했는데 결과가 이렇게 나와 아쉽다.”고 말했다. 결정적인 패인으로 송진우의 결장을 꼽았다. 그는 “핵심 선수로 뛰어야 할 송진우가 팔꿈치 통증으로 전혀 던지지 못해 선발 로테이션 및 불펜 운용에서 뒤죽박죽이 됐다.”고 분석했다.이어 “매 경기 1∼2점 차로 연장전을 치렀다. 어찌 보면 우리가 다 이길 수 있는 경기였다. 상대도 그렇게 판단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곱씹었다. 김 감독은 이날 6차전에서 클리어의 2루 도루 실패와 김태균의 홈런 직후 이범호 타석 때 풀카운트에서 몸쪽으로 벗어난 볼에 스트라이크 판정이 내려진 것은 아쉬운 장면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삼성의 우승을 축하한다. 삼성이 뛰어나게 우리를 압도하지는 못했으나 삼성의 두꺼운 마운드는 우리가 넘을 수 없는 벽이었다.”고 인정했다. 김 감독은 곧장 한화 미래에 대한 설계도를 꺼내놨다. 그는 “좌완 투수를 육성해 불펜의 균형을 맞추는 게 급선무”라면서 “공격에서도 결정적인 순간 해내는 해결사가 필요하고 1년 내내 문제였던 포수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패장 김인식 감독 “송진우 결장이 결정적 패인”

    패장 김인식 감독 “송진우 결장이 결정적 패인”

    ‘믿음의 야구’가 아쉽게 꽃을 피우지 못했다.김인식 한화 감독도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하지만 그는 “준플레이오프,플레이오프,한국시리즈 등 13경기를 치르면서 선수들이 끝까지 최선을 다해줬다.팬들에게 좋은 게임을 보여줬다.”고 자평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는 플레이오프에서 지는 바람에 3위에 그쳤다.한국시리즈 진출을 올해 목표로 내세웠고,꼭 한 번 우승하고 싶다고 했는데 결과가 이렇게 나와 아쉽다.”고 말했다. 결정적인 패인으로 송진우의 결장을 꼽았다.그는 “핵심 선수로 뛰어야 할 송진우가 팔꿈치 통증으로 전혀 던지지 못해 선발 로테이션 및 불펜 운용에서 뒤죽박죽이 됐다.”고 분석했다.이어 “매 경기 1∼2점 차로 연장전을 치렀다.어찌 보면 우리가 다 이길 수 있는 경기였다.상대도 그렇게 판단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곱씹었다. 김 감독은 이날 6차전에서 클리어의 2루 도루 실패와 김태균의 홈런 직후 이범호 타석 때 풀카운트에서 몸쪽으로 벗어난 볼이 스트라이크 판정이 내려진 것은 아쉬운 장면이라고 토로했다.그러나 김 감독은 “삼성의 우승을 축하한다.삼성이 뛰어나게 우리를 압도하지는 못했으나 삼성의 두꺼운 마운드는 우리가 넘을 수 없는 벽이었다.”고 인정했다. 김 감독은 곧장 한화 미래에 대한 설계도를 꺼내놨다.그는 “좌완 투수를 육성해 불펜의 균형을 맞추는 게 급선무”라면서 “공격에서도 결정적인 순간 해내는 해결사가 필요하고 1년 내내 문제였던 포수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儒林 속 한자이야기] (144) 時享(시향)

    儒林(711)에는 ‘時享’(때 시/제사지낼 향)이 나오는데,‘시월 보름날을 전후하여 祖上神(조상신)에게 지내는 제사’로 時祭(시제)라고도 한다. ‘時’는 본래 ‘日’(날 일)’과 ‘止’(발자욱 지)가 합하여 ‘계절’의 뜻을 나타냈다.‘때’‘시간’과 같은 뜻도 派生(파생)하였다.音符(음부)에 해당하는 ‘寺’는 변신을 거듭하여 ‘들다’라는 뜻에서 ‘모시다’의 뜻이, 다시 ‘官廳(관청)의 이름’을 나타냈다.後漢(후한)의 明帝(명제)는 인도에서 온 僧侶(승려)들을 위하여 郊外(교외)에 白馬寺(백마사)라는 客舍(객사)를 마련하였는데, 이것이 중국 최초의 ‘사찰’이다. 用例(용례)에는 ‘晩時之歎(만시지탄:시기에 늦어 기회를 놓쳤음을 안타까워하는 탄식),時代錯誤(시대착오:변화된 새로운 시대의 풍조에 낡고 뒤떨어진 생각이나 생활 방식으로 대처하는 일),時宜適切(시의적절:당시의 사정에 꼭 알맞음) 등이 있다. ‘享’은 祖上神(조상신)을 모신 장소인 宗廟(종묘)를 본뜬 象形(상형)으로 ‘바치다’의 뜻을 나타냈다. 조상에게 음식을 바치면 福(복)을 받아 일이 잘 될 것이라는 믿음이 싹트면서 ‘형통하다’의 뜻으로도 쓰였다.用例로 ‘享年(향년:한평생 살아 누린 나이),享樂(향락:즐거움을 누림),享祀(향사:제사),配享(배향:공신의 신주를 종묘에 모시는 일. 학덕이 있는 사람의 신주를 문묘나 사당, 서원 등에 모시는 일)’ 등이 있다. 인류가 원시적인 생활을 할 때 천재 지변이나 사나운 맹수의 공격과 질병으로부터 보호받기 위해 天地(천지),深水(심수),巨木(거목),山川(산천) 등에 절차를 갖춰 빌었던 데에서 祭祀(제사)가 시작되었다. 유교적인 조상숭배의 제도로 변하면서 그 儀式(의식) 節次(절차)가 지나치게 복잡하고 까다로워 전문가들 사이에도 甲論乙駁(갑론을박)의 논쟁이 끊이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조상신에 대한 제사는 대체적으로 삼국시대부터 의례의 형태를 갖춘 것으로 보인다.性理學(성리학)의 수입과 더불어 朱子家禮(주자가례)가 보급되면서 家廟(가묘)의 설치와 같은 일대 변혁을 예고하였다. 조선 초기에는 불교의례의 전통이 강하게 남아 유교식 의례가 널리 통용되지는 않았다.四代封祀(사대봉사),五代 이상 時祭가 일반화된 것은 16세기 이후의 일이다. 祭禮는 절차와 규정의 복잡성 만큼이나 종류도 다양하다. 초하루 보름에 사당에서 올리는 朔望祭(삭망제)를 비롯하여 집안의 大小事(대소사)를 사당에 알리는 告由祭(고유제), 설과 추석에 행하는 茶禮(차례),端午(단오)나 流頭(유두)와 같은 각종 名節에 행하는 世俗(세속) 節祀(절사),封祀(봉사) 대상의 忌日(기일)에 올리는 忌祭祀(기제사),春夏秋冬(춘하추동) 四時節(사시절)의 仲月(중월)에 올리는 時祭, 시월에 5대 이상의 묘소에서 올리는 歲一祀(세일사)인 時享(시향) 등이 그것이다.祭禮의 일차적 목적은 報本反始(보본반시:지금의 나와 내 존재의 연원인 조상이나 천지만물의 은의에 감사를 표하는 것)에 있다. 진지하고 경건한 자세로 같이 참여하기 때문에 구성원간의 不信(불신)이나 葛藤(갈등)이 사라지고 和合(화합)의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는 것이다. 김석제 경기도군포의왕교육청 장학사(철학박사)
  • [씨줄날줄] 프리 허그 운동/육철수 논설위원

    부모가 자녀를 자주 안아주고 사랑을 쏟으면 아이의 지능발달과 정서안정, 면역력 증가 효과가 있다고 한다. 부부·연인간에도 마찬가지다. 포옹을 많이 하면 사랑과 믿음이 깊어지고 건강에도 그저 그만이란다. 그래서 정신의학에서는 ‘포옹요법’이 등장한 지 꽤 오래다. 미국 펜실베니아대학의 가드비 교수는 “포옹은 감정이나 신체를 최고 상태로 만들고, 상대방과 가장 밀접하게 관계 맺고 있다는 하나의 증거”라며 포옹예찬론을 편다. 서로 포근하게 껴안으면 즐거움과 안정감이 생겨 기분이 좋아지고, 외로움이 없어지며, 긴장이 풀린다고 한다. 불면증이 사라지고 뚱뚱한 사람에겐 식욕을 줄여 다이어트 효과도 본단다. 포옹은 그냥 껴안는 행위가 아니라 ‘치유의 과학’이며 ‘예술’이라는 게 빈말이 아닌 것이다. 상대방의 체온을 느끼고 숨결을 나누며, 정서적 영양분을 얻을 수 있으니 포옹은 ‘가장 따뜻한 신체언어(Body Language)’인 셈이다. 특히 포옹하는 여성은 옥시토신 호르몬의 분비가 증가해 긴밀한 유대감을 느끼게 해주고, 혈압이 낮아져 심장병에 효능이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국내에서는 요즘 ‘자유롭게 껴안기’(Free Hugs) 운동이 인터넷을 타고 급속히 확산 중이며, 벌써 열렬한 ‘거리 운동가’도 등장했다고 한다. 이 운동은 2년전 호주에서 후안 만이라는 청년이 시작했는데, 자신의 활동상을 인터넷에 띄우면서 지구촌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는 것이다.‘FREE HUGS’라고 쓴 피켓을 들고 낯선 행인과 포옹하며, 대가 없이 사랑과 기쁨과 정을 나누는 캠페인이란다. 뜻은 참 가상하나, 낯선 사람들과 신체접촉을 꺼리는 우리 처지에서 보면 희한한 운동이란 생각도 든다. 하지만 거리의 동참자가 하나둘씩 늘어난다니 우리 주변엔 그렇게 해서라도 마음의 상처를 달래보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뜻일 게다. 가을을 통째로 건너뛰고 스산한 겨울의 문턱에 접어든 듯한 요즘이다. 포옹을 하면 돈 안 들이고 상처받은 마음을 다스릴 수 있다니까 가까운 이들끼리 되도록 많이 껴안고 볼 일이다. 유난히 가을을 타는 사람들에겐 계절병을 극복하는 지혜가 될 법도 하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스웨덴식 복지 패배 아닌 승리”

    “스웨덴식 복지 패배 아닌 승리”

    지난달 17일 스웨덴 총선에서 우파연합이 승리하자, 한국에서는 유럽식 사민주의 복지모델이 드디어 파탄났다는 환호성이 울려퍼졌다. 그런데 정작 스웨덴을 공부한 학자들은 보수언론이 주도한 얄팍한 아전인수식 해석에 ‘어처구니가 없다.’는 반응이었다. 이번 기회에 스웨덴 모델에 대한 정확한 설명이 필요한 게 아니냐는 요청에 ‘오해의 결이 워낙 두껍게 쌓여 있어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조차 모르겠다.’(안상훈 서울대 교수)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러다 안재흥 아주대 교수가 아예 ‘2006년 스웨덴 총선 결과의 해석-스웨덴 모델의 특성과 신정치의 아이러니’라는 글을 본지에 보내왔다. 이번 스웨덴 총선의 전말과 의미를 분석한 글이다. 안 교수는 서강대, 미시간대를 거쳐 스웨덴 웁살라대학에서 유럽 사민주의를 연구한 정치학자다. ●스웨덴 총선결과는 ‘시장의 완패’ 환호성의 배경에는 ‘사민당 패배=스웨덴 모델의 패배=시장의 승리’라는 공식이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안 교수는 이번 총선결과가 외려 스웨덴 모델의 철저한 승리라 분석한다. 이번에 승리한 보수당은 지난 총선에서 한나라당 같은 부자당·친기업당의 단골 메뉴인 ‘감세안’을 들고 나왔다가 창당 이래 최대의 참패를 당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감세안을 던져버리고 스웨덴 모델을 존중하겠다는 뜻을 밝힌 끝에 승리했다. 보수당마저 스웨덴 모델을 지키겠다고 선언하고서야 집권할 수 있었으니 스웨덴 모델의 진정한 승리가 아니냐는 얘기다. 거꾸로 사민당의 패인은 실업과 복지같은 좌파적 이슈를 외면하고 ‘성장’,‘균형예산,‘물가안정’ 같은 우파 레퍼토리만 읊어댔다는 데 있다. ●사민당 패배는 복지개혁의 아이러니 안 교수는 이를 신정치, 즉 비난회피정치의 아이러니로 봤다. 세계화 시대 새로운 정치는 복지국가 개혁에 초점을 맞춘다. 문제는 총대를 누가 메느냐다. 복지혜택자들의 반발을 무릅써야 하는 위험은 크다. 이 비난을 피하는 데 사민당은 일단 유리하다. 최소한 ‘사민당이라면 엉뚱한 짓은 안 하겠지.’라는 믿음 때문이다. 이게 바로 감세안처럼 급진적 처방을 내건 보수당이 대패하고 사민당이 계속 집권할 수 있었던 이유다. 그러나 이게 이번 총선에서 역전됐다. 사민당은 1994년 재집권한 뒤 보편적 복지주의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복지개혁을 진행하면서 5%대의 높은 경제성장률까지 이뤄냈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완전고용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지 않고 이런 성과만 강조하다 보니 신자유주의적으로 비쳐졌고,‘그래도 스웨덴 모델은 포기하지 않겠습니다.’라고 약속한 보수당보다 더 반노동자적으로 인식된 것이다. ●‘극적인 전환’은 없다 그렇기에 안 교수는 ‘사민당의 우향우, 보수당의 좌향좌’ 현상이 이번 총선에서 두드러졌다고는 하지만 그것이 ‘극적인 전환’이라는 데는 동의하지 않았다. 스웨덴 정당사에서 이런 유연함은 언제나 있어왔다는 것이다.20세기 초 노조를 기반으로 집권한 사민당은 외려 “정치권력을 장악했으니 이제 민간기업에 우호적인 조건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며 한걸음 물러선 뒤 법인세 감면, 임금억제 등 온갖 투자유인책을 마련했다. 동시에 우파인 자유당은 스웨덴 모델의 가장 큰 문제점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소유집중을 해결하기 위해 ‘임노동자기금’(이윤의 일부를 주식 형태로 노조에 줘 소유집중을 완화하자는 방안)을 제일 먼저 구상했던 정당이다. 스웨덴 총선에서 진정으로 배울 것은 현실에 탄력적으로 반응하는 정당의 이런 모습이라는 주장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반기문 차기유엔사무총장 “중립 지켜 세계적 이슈 다룰 것”

    반기문 차기유엔사무총장 “중립 지켜 세계적 이슈 다룰 것”

    ‘한국인 출신’ 유엔 사무총장 반기문. 분단 국가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에게 ‘꿈은 이루어진다.’는 신화를 만들어준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20일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가졌다. 한달 후면 36년간의 한국 외교관 생활을 접고 국제사회의 평화 조정자의 막중한 역할을 위해 뉴욕으로 떠나는 그에게 청소년들을 위한 삶의 메시지와 유엔사무총장으로서 포부를 들어봤다. 반 차기 사무총장은 “순수한 마음을 얼마나 오랫동안 가지느냐가 성공을 좌우한다.”면서 “이는 상대방에게 신뢰 믿음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여일(如一)한 마음’이라고 표현했다. ▶한국인 유엔사무총장 탄생 이후, 우리 청소년들의 꿈의 지평도 넓어졌다. 청소년들에게 메시지를 주신다면. -한반도 분단 상황에서 유엔사무총장이 나왔다는 것 하나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던진 게 아닌가 한다. 어렸을 때부터 긍정적으로 사고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지금은 제가 학교를 다닐 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여건이 좋다. 물론 나름의 어려움이 있겠지만 좌절하지 말고 항상 밝은 쪽으로 보는 게 필요하고, 그러면 일이 더 쉽게 되고, 그 방향으로 결국 가게 된다. 안 되는 방향으로 생각하면 자신의 몸이 일단 안 움직인다. 그리고 일생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여일한 마음을 가져야 상대방으로부터 신뢰와 믿음을 얻는다. 저는 사무관 때나, 장관이 돼서나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대했다. 장관으로서 결재를 할 때 부하 직원이라도 상대방 시간에 맞춰주려 배려했다. 물론 몸이 고단하기도 했지만 마음은 즐거웠다. ▶부모의 입장에서 한국의 부모들에게 교육에 대한 조언을 해 주신다면. -요즘 너무 아이들에게 여러가지 것을 한꺼번에 주입시키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특히 어린아이들에겐 마음의 여유, 스스로 무엇을 선택하고 상상할 수 있는 여백을 만들어 줘야 한다. ▶40년 외교관 생활을 마감하면서,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생존하는 외교철학을 정리하신다면. -한국이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이룩하는 과정에서 외교관으로 생활한 것을 큰 보람으로 여기고 있다. 외교관 생활을 통해서 냉정한 국제현실에 대해 몸소 체득하고 무한경쟁 시대속에서 한국이 번영과 자유를 누리면서 살아가는 길은 개인 개인이 경쟁력을 쌓아나가는 길뿐이라는 확신을 했다. 저 스스로도 반성을 많이 하고 있는데, 아직 한국민들의 국제화가 충분치 못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밖에서 벌어지고 있는 문제에 대해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고, 그러지 않으면 우리가 어떤 위치에 놓여있는지, 세계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제때 파악하지 못하게 된다. 우리의 아팠던 역사가 이런 지혜의 중요성을 잘 대변해 주고 있는 게 아닌가 한다. ▶외교관을 꿈꾸는 청소년, 그리고 후배외교관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한국과 같은 나라에 있어 외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외교관이라는 직업이 겉으로는 화려해 보일지 모르겠으나, 국가간 업무를 다루는 만큼 늘 긴장을 유지하고 있어야 하는 직업이고, 아프리카 등 어려운 지역에서 근무하는 외교관들이 겪는 어려움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렵다. ▶중동 등에서 반기문 차기 사무총장이 미국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다는 의심의 눈초리로 초반 행보를 지켜볼 텐데…. -제가 오랫동안 미국 관련 업무를 담당한 데서 그런 오해가 생긴 것으로 생각한다. 저는 실용주의자이다. 미국을 잘 이해하는 것은 유엔에 매우 중요한 세계 초강대국인 미국과의 관계를 관리하는 데 있어 좋은 자산이 되고, 만약 저 자신이 지나치게 어느 특정국의 입장에 편향되었다면 이번에 유엔사무총장이라는 중립성이 요구되는 직책에 선출되지 못하였을 것이다. 안보리 이사국, 특히 5개 상임이사국들이 제가 중립적·객관적으로 범세계적 이슈를 다룰 것이란 신뢰를 표현한 것으로 본다. ▶끝으로 사무총장으로서 본격 행보를 시작하기 전에 북한에 대해 보내고 싶은 메시지는. -북한이 스스로 고립의 길을 자초하고 있는 것은 매우 안타깝다. 북한이 택해야 하는 길은 자명하다. 더 이상 국제사회를 우려케 하는 행동을 하지 말고 책임 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행동하는 것이다. 북한 문제는 유엔사무총장이 다루어야 할 많은 문제 중 하나가 될 것인데 그간 외교장관으로 6자회담 등을 통해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유엔사무총장으로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번영을 위해 필요한 역할을 다해 나갈 것이다. 글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세계의 대통령’ 배출 충북 음성 행치마을 차기 유엔 사무총장으로 선출된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의 고향인 충북 음성군 원남면 상당리 행치마을이 20일 ‘명당’으로 대접받고 있다. ‘세계의 대통령’을 배출한 이 마을에 풍수전문가와 관광객들이 하루도 빠짐없이 몰려든다. 반 장관의 아저씨뻘이 되는 반달환(58)씨는 “반 장관이 유엔 사무총장이 된 뒤 매일 30∼40명의 외지인이 관광버스와 자가용 등을 타고 마을을 찾는다.”고 말했다. 그는 “마을 앞을 지나가다 구경삼아 들르는 이들도 꽤나 많다.”고 귀띔했다. 이곳 지형에 대해 풍수전문가들은 “마을을 감싸는 뒷산에서 강한 힘이 느껴지면서 전체적으로 온화한 느낌을 준다.”고 풀이한다. 그러나 정작 반 장관은 “선친의 묘소에 상석 하나 없을 정도로 평범하다.”면서 “토정비결 같은 것과는 거리가 멀며 어머니가 오래 전부터 절에 다녔다.”고 소개했다. 주민들은 지금까지 1000여명이 마을을 찾았다며 추수기를 맞아 성가신 반응을 보일 정도다.17가구 30여명의 행치마을 주민들은 대부분 집을 비운 채 들판에 나가 일하고 있다. 이들에게서는 추수기를 맞아 얼마 전의 들뜬 표정은 찾을 수 없었다. 주민들은 지난 4일 마을회관에 모여 박수를 치고 환호했다. 반 장관이 고향을 찾은 지난 추석 때 마을회관에서 조촐한 환영행사도 열어줬다. 마을에는 주민과 문중, 모교 명의의 유엔 사무총장 선출 축하 플래카드 5개가 내걸려 경사스러운 분위기를 전해주고 있다. 반 장관은 이 마을에서 태어나 5살까지 살았다. 아버지가 충주로 일을 얻어 이사가면서 충주에서 학교를 다녔다. 충주에는 지금도 어머니 신현순(85)씨와 여동생(55)이 살고 있다. 반 장관의 선친 묘소는 행치마을에 있다. 이장 반옥환(52)씨는 “반 장관이 유엔 사무총장이 된 것에 대해 주민들의 자부심이 대단하다.”고 전했다. 광주반씨 집안이 300년 전에 자리를 잡은 이 마을에는 반 장관의 아버지 묘와 문중에서 이례적으로 돌로 만든 광주반씨 장절공 행치파 족보(7×3.5m), 행치파 사당 등이 있다. 생가는 50여평의 터에 있었으나 본채는 허물어지고 행랑채만 남아 있다. 음성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김인식-선동열 사제충돌

    스승과 제자가 적으로 만났다. 오는 21일부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7전4선승제)에서 맞붙는 한화 김인식(59) 감독과 삼성 선동열(43) 감독은 20년 전 스승과 제자로 인연을 맺었다. 김 감독은 1986년부터 4년 동안 해태(KIA 전신) 투수코치로 일했고, 이 기간 동안 ‘무등산 폭격기’ 선동열을 만들었다. 이들이 이룬 막강 마운드를 바탕으로 해태는 당시 한국시리즈 4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1990년 김 감독이 신생팀 쌍방울 감독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이별을 하게 됐다. 당시 신참이던 선동열은 김 감독으로부터 투수의 모든 것을 전수받은 셈이다. 때문에 두 감독은 각별한 사이일 수밖에 없다. 이들의 ‘찰떡 호흡’은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다시 빛을 발휘했다. 김 감독이 사령탑으로, 선 감독이 투수코치로 참가해 ‘난공불락’의 마운드를 운용하면서 한국의 4강 진출을 일궈냈다. 그러나 이제는 과거를 잊어야 한다. 아름다운 추억을 뒤로하고 냉혹한 승부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선 감독은 한국시리즈 2연패를, 김 감독은 팀의 7년만의 정상 탈환을 위해 결코 양보 없는 혈전을 준비 중이다. 서로를 너무 잘 아는 만큼 힘든 승부가 예상된다. 특히 두 감독 모두 투수 출신으로 마운드 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지키는 야구’를 표방한 선 감독은 하리칼라-브라운-배영수 등 선발진과 권오준-오승환으로 이어지는 막강 계투진으로 나선다. ‘믿음의 야구’를 내세운 김 감독은 상황에 따라 문동환을 중간계투로 투입하는 변칙작전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물론 뒤에는 구대성이라는 든든한 마무리가 버티고 있다. 선 감독으로서는 플레이오프 기간 동안 ‘현대든 한화든 누구라도 괜찮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내심 많은 고민을 했다. 현대에는 정규리그에서 8승10패로 열세를 보였고, 한화에는 11승7패로 우위를 지켰지만 상대 사령탑이 김 감독인 만큼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삼성과 한화의 한국시리즈 맞대결은 이번이 처음이다. 포스트시즌에서는 3차례 만났다.1990년 준플레이오프에서 삼성이 한화의 전신인 빙그레를 2연승으로 물리쳤다. 그러나 1988년과 1991년 플레이오프에서는 빙그레가 삼성을 3전 전승으로 꺾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었다. 물론 2001년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이 당시 두산 감독이었던 김 감독에게 패해 정상 문턱에서 눈물을 흘린 적이 있다. 삼성으로선 김 감독을 상대로 한 설욕전인 셈이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사설] 북핵 변수 내년경제 대책 뭔가

    북한 핵실험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을 비롯한 경제 전반이 안정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다행스럽다. 우리 경제가 외풍을 견딜 만큼 탄탄하고, 그동안 지속된 북핵 위험을 무리없이 소화해낸 덕분일 것이다. 그러나 북핵은 언제라도 가공할 충격을 줄 수 있어 안심하기엔 이르다. 지금은 북핵이 한국 경제에 변수(變數)지만 어느 순간 상수(常數)로 급변할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대책이나 전망에는 여러 돌발상황이 치밀하게 고려·반영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북한의 핵실험 후 일주일만에 나온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내년도 경제전망은 그런 점에서 안이하게 접근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국책연구기관이라면 발표 일정을 다소 늦추더라도 이런 상황이 당연히 반영됐어야 했다. 경상수지가 10년만에 14억달러 적자로 돌아서고, 성장률이 4.3%로 둔화된다는 예상은 경제주체들에게 주요 관심사다. 이런 사안을 발표하면서 북핵 영향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니 알맹이 빠진 전망치에 무슨 가치와 신뢰를 갖겠는가. 내년 경제는 북한의 추가 핵실험 여부에 따른 대북제재 수위 변화, 남북 및 북·미 관계, 군사적 충돌 현실화 등 시나리오별 전망이 다양하게 나올 수 있다. 그런데도 구태의연한 보고서를 내놓으면 어쩌라는 것인가. 우리 경제는 북핵 말고도 경기둔화, 환율, 고유가 등 ‘4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위기 대응 매뉴얼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는 믿음이 안 간다. 경기부양을 하겠다는 건지, 외자·투자·소비촉진책은 있는 건지, 수출대책은 세운 건지, 한마디로 허둥지둥으로 비친다. 시장을 안정시키려면 북핵 억지력 확보에 대한 확고한 메시지가 벌써 나왔어야 하는 것 아닌가. 도무지 위기의식이 없다.
  • [AFC 챔피언스리그] 전북 현대 “형 미안해”

    ‘형, 미안해!’ 프로축구 K-리그 전북 현대가 또 다시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써내려가며 2006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랐다. 전북은 18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4강 2차전에서 ‘현대가(家) 형제’ 울산 현대를 4-1로 대파했다.1차전 홈경기에서 2-3으로 패했던 전북은 울산과 1승1패를 이뤘지만, 종합스코어에서 6-4를 기록해 결승 티켓을 따냈다. 02∼03시즌 각종 아시아 클럽 대항전이 챔피언스리그로 단일화된 이후 한국 클럽이 우승한 경험이 없다.2004년 성남 준우승이 최고 성적. 챔피언스리그 한국 클럽 첫 우승에 도전하는 전북은 새달 1일(홈)과 9일(어웨이) 결승전을 치른다. 전북이 아시아 정상에 오르면 6개 대륙의 최고 클럽을 가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 나서게 된다. 지난해 K-리그 챔피언과 FA컵 챔피언 자격으로 격돌한 슈퍼컵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두 팀은 모두 여섯 차례 격돌했다.‘형님 구단’ 울산이 2승2무1패로 앞서 있었다. 이천수 최성국 등 스타 플레이어를 보유한 울산의 전력이 전북을 압도할 것으로 예상됐다. 게다가 울산은 1차전 승리로 비기기만 해도 결승에 오를 수 있는 유리한 위치였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서로에 대해 알만큼 알고 있던 두 팀은 경기 초반부터 난타전을 벌였다. 울산 문전에서 공방이 이뤄지는가 싶으면 눈 깜짝할 사이에 전북 문전으로 전투가 옮겨졌다. 조별리그와 8강전에서 잇달아 각본 없는 역전 드라마를 쓰며 4강에 합류했던 전북이 승리에 대한 믿음이 강해서였을까. 전북 수비수들의 공격력이 빛났다. 전북은 전반 9분 미드필더 김형범의 코너킥을 맏형 최진철이 헤딩골로 연결시키며 기선을 제압했다.20분에는 새내기 수비수 최철순이 올린 코너킥을 미드필더 정종관이 재차 헤딩골로 만들어내며 울산을 흔들었다. 후반 들어서도 전북의 공세가 계속됐다. 후반 24분 교체 수비수 임유환이 세 번째 골을 터뜨린 것.1분 뒤 부상 투혼을 발휘한 울산의 이천수가 추격골을 낚았으나,37분 전북 수비수 이광현이 코너킥 상황에서 공에 발을 갖다댄 것이 상대 수비수 몸에 맞고 방향이 바뀌며 그대로 골망을 갈라 울산의 얼을 빼놓았다. 울산은 이천수의 프리킥과 레안드롱의 1대1 찬스가 선방에 거푸 막히며 눈물을 뿌렸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독수리 “사자! 기다려”

    ‘딱’하는 소리와 함께 김태균의 방방이가 힘차게 허공을 갈랐다. 공은 쭉쭉 뻗어 좌측펜스를 훌쩍 넘었다. 관중들은 3점포를 터뜨린 ‘김태균’을 연호했고, 한밭벌은 함성으로 터질 듯이 메아리쳤다. 한화가 7년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한화는 17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4차전에서 김태균의 대포를 앞세워 현대를 4-0으로 물리쳤다.2차전 2점홈런에 이어 이날 3점짜리 대형홈런을 터뜨린 김태균은 플레이오프 MVP로 뽑혔다.1차전 패배 뒤 내리 3연승을 거둔 한화는 1999년 우승 이후 7년만에 다시 정상에 도전하게 됐다. 전신인 빙그레 시절을 포함,6번째 한국시리즈 진출. 준플레이오프에서 KIA를 꺾은 뒤 플레이오프에서도 정규리그 2위팀 현대마저 따돌린 한화는 오는 21일부터 정규리그 1위팀 삼성과 7전4선승제의 한국시리즈에 돌입한다. 한화는 마흔살의 백전노장 송진우를, 현대는 1차전 승리투수 캘러웨이를 선발로 내세웠다. 캘러웨이쪽에 무게추가 기우는 듯했지만 뚜껑을 열자 상황은 정반대로 흘렀다. 캘러웨이는 2회를 버티지 못하고 강판당한 반면 송진우는 5회까지 매회 주자를 내보냈지만 노련미를 앞세워 무실점으로 버텼다. 송진우(40세8개월1일)는 김용수(40세5개월8일)의 포스트시즌 최고령 승리투수 기록도 갈아치웠다.3차전부터 중간계투로 보직을 바꾼 문동환과 마무리 구대성도 6회부터 상대 타선을 꽁꽁 묶었다. 승부는 의외로 초반에 갈렸다.3차전까지 선취점을 올린 팀이 모두 승리한 것을 알고 있던 양 팀은 선취점에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작전은 감독이 내리지만 이를 따르는 것은 선수들. 한화는 타자들이 톱니바퀴처럼 김인식 감독의 작전대로 움직여줬고, 현대는 그렇지 못했다. 현대 김재박 감독은 1회초 송지만이 볼넷으로 출루하자 보내기번트로 득점권까지 진루시켰다. 선취점을 올려 기선을 잡자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후속타자 2명이 모두 범타로 물러나면서 어두운 그림자가 드러워졌다. 공수교대 뒤 한화 김인식 감독은 고동진이 안타로 출루하자 김재박 감독과는 반대로 강공을 택했다. 클리어는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중전안타를 쳐 1,3루의 찬스를 만들었고 이어 김태균의 좌월 3점포가 폭발했다.2회에는 김민재의 적시타로 4-0으로 달아났다. 1회에 이어 2회 만루찬스도 무산시킨 현대는 사기가 꺾였다. 이후에도 여러차례 추격기회를 맞았지만 번번이 후속타 불발로 주저앉았다. 대전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승장 김인식 감독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다.” ‘믿음의 야구’로 한화 이글스를 7년만에 한국시리즈로 이끈 김인식(59) 감독은 여느 때처럼 차분하게 각오를 다졌다. 지난 2001년 두산을 이끌고 삼성을 제압, 우승을 차지한 뒤 5년 만에 다시 밟는 한국시리즈다. 다음은 일문일답. ▶플레이오프 4차전 승리 소감은.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치른 6경기 가운데 가장 화끈하고 편안한 경기였다. 만족한다. ▶지난해와 차이점이 있다면. -송진우 정민철 문동환 등 노장 선수들이 자기 몫을 100% 이상 해줬다. 공격에선 김태균이 지난해 거의 치지 못했는데 올해 포스트시즌에서는 좋은 활약을 보여줬고, 고동진도 맹활약했다.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은. -날짜상으로는 정민철이 나갈 수 있고 류현진도 가능하다. 류현진과는 좀 더 얘기를 나눠봐야 할 것 같다. ▶오랜만에 KS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3위를 했으니 올해는 2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었고, 그러려면 한국시리즈에 올라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계획대로 진출했으니 이제부터 진짜 승부라고 생각한다. 대전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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