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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연미복 효과/ 진경호 논설위원

    정치학에 ‘연미복 효과’(코트테일 이펙트·coattail effect)가 있다. 뒤로 길게 늘어진 연미복 꼬리에 올라탄 사람들이 연미복 주인 가는 대로 줄줄이 딸려가듯, 상위 선거에 나선 후보의 당락에 따라 하위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의 당락이 결정되는 현상을 말한다. 예를 들어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A정당 후보를 찍기로 결심한 유권자는 기초단체장이나 광역의원, 기초의원 선거에 출마한 후보가 누구이든 A정당 후보를 찍으려는 성향이 강하고, 실제 이런 투표 결과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대통령과 연방의원·주지사·주의원 선거가 동시에 실시되는 미국에서 이 연미복 효과가 뚜렷하다.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 연방의원 선거에서도 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공화당 후보가 대권을 차지하면 연방의회도 공화당 의원이 늘어난다.4년 임기를 마친 현직 대통령이 연임에 도전하는 선거보다 8년 임기를 마치고 새로 대통령을 뽑는 선거에서 특히 연미복 효과가 뚜렷하다. 예외도 있다.1996년 빌 클린턴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음에도 연방의회에선 공화당이 다수당을 유지했고,1988년엔 레이건 대통령 임기 후 공화당의 조지 부시 대통령이 이겼으나 상·하원은 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한 경우가 대표적이다. 반면 대선 2년 뒤 치러지는 중간선거에선 대체로 연미복 효과가 힘을 못 쓰고, 야당 후보가 강세를 보인다. 유권자의 견제심리가 작동한 결과다. 지난해 5·31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부터 기초의원까지 한나라당 등 야당 후보들이 싹쓸이한 것은 참여정부 심판론 외에 이 연미복 효과와 견제심리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대선·총선 동시 실시를 주장한 데는 연미복 효과에 대한 굳건한 믿음이 담겨 있다고 하겠다. 많은 선거학자들도 우리의 정치문화에선 미국보다도 연미복 효과가 뚜렷할 것으로 점친다. 이렇게 되면 여대야소(與大野小) 구도를 선거 제도가 뒷받침해 주는 셈이 된다. 안정적 국정운영의 발판이 될 수도 있으나 국회의 견제 기능 약화로 삼권분립의 기초는 그만큼 훼손된다. 대통령 4년 연임제보다도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대목이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극단의 시대’ 뒤켠의 희망

    영국계 유대인 역사학자 에릭 홉스봄은 자신이 산 20세기를 “가장 별스럽고 끔찍한 세기였다.”고 회고한다.‘미완의 시대’(이희재 옮김, 민음사 펴냄)는 저자가 온몸으로 체험한 이 20세기의 이면사를 자서전 형식을 빌려 들려주는 책이다. 홉스봄은 1936년 케임브리지대학 시절 공산당에 가입,1990년대 초반 동유럽권의 몰락과 함께 영국 공산당이 해체될 때까지 끝끝내 공산당원으로 남을 만큼 자기 원칙과 소신에 투철한 마르크스주의자였다. 하지만 현실을 보는 눈은 더없이 유연했다. 홈스봄은 어디에서나 유대인이었지만 이스라엘에서도 ‘왕따’를 당했다. 호전적인 이스라엘 민족이 작은 땅덩어리 안에 모여 살기보다는 흩어져 사는 것이 오히려 인류를 위하는 길이라는 게 그의 믿음이다. 홉스봄에게 역사란 세계를 변화시키는 메커니즘을 발견하는 것, 인간이 참여해 만들어나가야 할 미완의 것이었다. 이 책의 원제 ‘Interesting Times’를 미완의 시대로 옮긴 것은 그런 뜻에서다.2만 5000원.김종면 기자 jmkim@seoul.co.kr
  • “제2의 베트남전 되나” 우려 목소리도

    “역사는 그대로 반복되진 않는다. 하지만 2006년 1월 미 지도부의 이라크전(2003∼현재) 대응은 베트남전(1959∼1975년)의 닮은꼴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부시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야당과 군부 등의 ‘철군’ 여론을 뒤로한 채 2만여명의 병력 증파안을 내놓자, 베트남전 악몽을 연상시킨다는 우려와 비판섞인 분석들이 제기되고 있다. 전황에 대한 미 지도부의 오판과 1968년 1월 베트콩의 정월 대공세 이후 병력 증파, 전쟁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남베트남에 책임을 이양시키려 한 정책이 2006년 1월 부시 대통령의 ‘마이웨이’와 판박이란 설명이다. 미국은 결국 1973년 베트남에서 철군을 시작했고, 전쟁은 1975년 4월30일 북 베트남의 사이공 함락으로 끝이 났다. 우선 꼽히는 닮은 꼴은 정부에 스며있는 잘못된 낙관주의다. 또 병력 증파가 수렁에서 벗어날 해법이란 믿음도 그대로다.USA 투데이는 이날 “린든 존슨 전 대통령은 1969년 임기 중 마지막 국정 연설에서 월남의 평화 전망이 더없이 밝으며, 월맹을 이길 가망이 없음을 잘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면서 그러나 그의 연설 이후 미군이 사이공을 포기할 때까지 2만 1000명의 미군이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최고사령관인 대통령이 적을 과소평가하고, 국민에게 솔직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꼭 닮았다는 것. 물론 베트남전은 북베트남인 전체와 게릴라들을 상대로 해야 했고, 병력이 50만명 이상 투입된 대규모 전쟁이었다는 점에서 차이는 있다. 두번째는 자문단 의견의 무시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연구그룹(ISG)의 철군 의견을 거부했다. 존슨 대통령 때도 그랬다. 회고록에서 존슨 대통령은 “미래에 대한 확신과 회의속에서 갈등을 빚었다.”면서 “당시 전쟁을 수행한 장군들은 베트남 현지군의 역할로 상황이 진전되고 있다고 보고했었다.”고 술회했다. 그러면서 “당시 대외정책 자문그룹(Wise Man)이 언론의 비관적인 보도에 휘둘리는 것 아닌가 우려했다.”고 밝혔다. 당시 자문그룹도 베트남전 미래를 비관적으로 내다보며 철군을 주장했다. 존슨 대통령이 당시 국민들에겐 희망을 얘기하면서도 내심은 그렇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해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발을 더 깊게 담금으로써 ‘승리’를 확보할 수 있다는 신념을 드러낸 부시 대통령의 내심은 어떨까.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길섶에서] 동네 이름/송한수 출판부 차장

    “‘하늘 아래 천당’이라는 곳에서 하필 여기로 이사를 했어요?” 경기도 분당에서 살다가 최근 서울 관악구의 한 동네로 이사한 친구에게, 이웃 주민이 짐짓 이상하다는 눈초리로 물어 보았다는 말이다. 그 말에는 사업하다 망한 것 아니냐는 느낌이 묻어나더라고 했다. 이사 직후 주민모임이 있다기에 나가본 자리에서였다. 그 자리에서는 마침 동네 이름을 바꿔야 한다는 논의가 진행 중이었다.‘하늘을 받든다.’라는 좋은 뜻을 지닌 이름인데도 불구하고 모인 주민들은 갖가지 ‘짠한’ 사연들을 쏟아냈다. 옛 윤락가를 떠올린다는 둥, 가난한 동네라는 이미지가 남아 있다는 둥 불만은 이어졌다. 그 친구는 시내치곤 자연환경이 뛰어나다면서 좋은 점을 줄곧 강조했지만, 이미지가 집값을 결정한다는 이웃의 믿음을 바꾸지 못했다. 그 친구에게 위안 삼아 엊그제 선배에게서 받은 편지의 한 구절을 들려줬다.“정녕 중요한 것은 당신이 좋은 동네에 사느냐가 아니라 이웃을 어떻게 대하느냐이다.” 송한수 출판부 차장 onekor@seoul.co.kr
  • [희망 2007 새벽을 여는 사람들] (6) 도시철도 막내 기관사 임경섭씨

    [희망 2007 새벽을 여는 사람들] (6) 도시철도 막내 기관사 임경섭씨

    “이번 역은 행복∼, 행복역입니다.” 도시철도공사 소속 막내기관사 임경섭(35·답십리 승무관리소 소속)씨는 이런 안내방송이 울려 퍼지는 세상을 꿈꿔 본다. 새벽녘부터 보랏빛 5호선 열차에 노곤한 생을 지고 탄 승객들을 ‘행복’이란 종착역에 살포시 내려주는 상상이다. 7일 오전 5시 정각. 그는 매서운 겨울 추위를 뒤로하고 인적 없는 서울 강동구 상일동 고덕 차량 기지로 들어섰다. 육중한 몸매의 5호선 열차들이 하나 둘 기지개를 켜는 순간이다. 출발역인 상일동역에서 종착역인 방화역까지 41.5㎞를 주파할 운명의 동체들. 상쾌한 새벽 공기 속에선 열차의 설렘이 느껴지는 듯하다.44곳의 플랫폼에서 오늘은 어떤 손님들을 맞이할까…. ●사람의 체온을 느끼고 싶어 기관사 지원 출발시간이 다가오자 그는 전동차 5014호에 올라 기기판을 점검하고 출입문 개폐 여부, 안내방송 이상 여부 등을 확인한다. 점검팀을 이미 거친 작업이지만, 언제나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생각에 직접 확인하는 절차를 빼놓지 않는다. 오전 5시35분. 출발을 알리는 관제소 지시가 떨어지자, 운전석에서 대기하던 그는 ‘마스콘’(속도를 조절하는 핸들)을 조종해 거대한 열차를 움직이기 시작한다. 오전 5시42분 상일동역. 하루의 첫 운행을 시작했다. 역에 도착하자 평소와 다름없이 첫 열차를 기다리는 손님들이 졸린 눈을 비비며 열차를 기다리고 서 있다. 그는 난방계의 온도를 높였다. 열차를 타고 가는 동안만이라도 따뜻하게 쉬어 가게 하려는 그의 배려다. “대학 졸업 후 1998년 철도청 검수일을 시작했습니다. 기계 만지는 걸 좋아해서 보람이 컸지만 사람의 체온을 가까이서 느끼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2004년 4월 마침 도시철도공사의 기관사 모집공고가 났고 이거다 싶어 바로 지원을 했습니다.” 당시 경쟁률은 10대1을 웃돌았지만 그는 바늘 구멍을 뚫고 당당히 합격했다. 이렇게 시작한 기관사의 길엔 보람도 컸지만, 위기도 적지 않았다. “하루는 길동역에 들어서는데 한 아저씨가 갑자기 뛰어들어 선로 사이에 드러누웠어요. 재빨리 급정거를 해서 사고는 면했지만 곧 일어난 아저씨가 아무말 없이 가버려 허탈했던 당시의 기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소주로 손 닦아 주며 사고 동료 위로 주변에서 예기치 않은 사상 사고를 겪은 동료들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한번 사고를 겪으면 그 역을 지날 때마다 사고 상황이 떠올라 무척이나 괴롭단다.“사고를 겪으면 동료들이 돌아가면서 소주로 직접 손을 닦아 주는 의식을 합니다. 그렇게 해서라도 위로를 해주고 싶은 거지요.” 보람도 많다. 한번은 올림픽공원역에 정차해 있는데 8세가량의 어린이가 까치발로 서서 운전실 내부를 빤히 들여다 보더란다. 자세히 보니 발달 장애아동이었다.“배차 시간에 여유도 있고 해서 아이를 운전실로 데려와 이것저것 구경시켜 주었어요. 신기해하며 천진난만하게 웃는 모습을 보니 저도 모르게 마음이 푸근해졌습니다.” ●철도분야 최고의 ‘장인’ 되는 게 꿈 그의 꿈은 ‘철도 장인’이 되는 것이다. 기관사뿐만 아니라 관제소, 안전방제소, 본사 운전처 등 철도 전 분야를 섭렵하는 것이 장차 목표다. 새해 소망을 물으니 역시 믿음직한 기관사답게 ‘무사고 운전’을 제일로 꼽는다. 그것 말고 한 가지만 더 얘기해 달라고 하니 쑥스럽다는 듯 덧붙인다. “아들이 내년에 초등학교에 들어갑니다. 과외나 학교 공부 등 답답한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연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지혜로운 학부모가 되는 준비를 하고 싶습니다.” 이렇게 말하며 다음 정차역을 향해 달려가는 그의 모습에선 새벽을 여는 첫 전철만큼이나 희망찬 박동 소리가 느껴졌다. 글 사진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희망 2007 새벽을 여는 사람들] (5) 장애아 생활재활교사 강진희씨

    [희망 2007 새벽을 여는 사람들] (5) 장애아 생활재활교사 강진희씨

    ‘버림받은 아이’라는 말은 각박한 세상이 붙여준 단어일 뿐이다. 가슴이 따뜻한 사람들에게는 이 아이들이 오히려 더 소중한 존재다. 성경에 나오는 일곱 천사 중 하나인 ‘라파엘’의 이름을 딴 서울 종로구 체부동 ‘라파엘의 집’에 모여 사는 아이들은 무지개와 같은 희망을 꿈꾼다. 앞이 보이지 않아도, 몸이 불편해도 앞날은 결코 어둡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의 바로 곁에서 그림자처럼 이들을 돌보는 생활재활교사 강진희(25·여)씨와 같은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5일 새벽 6시. 어슴푸레한 형광등 불빛이 새어나오는 ‘라파엘의 집’은 동이 트기 전부터 분주하다.2층 양옥집은 밖에서 보기엔 고요하지만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기지개를 켠다. 강씨 등 교사들은 새벽녘부터 아이들을 위한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아이들의 용변을 챙기느라 부지런히 식당과 침실을 오갔다. 강씨의 앳된 얼굴에는 생기있는 미소가 넘쳐흘렀다. ●30여명의 천사들과 새벽을 연다. 라파엘의 집에는 모두 30여명의 보호 아동들이 지낸다. 부모가 없거나 경제적인 곤란을 겪고 있는 가정으로부터 위탁된 아이가 15명, 낮 동안에만 머무르고 부모가 퇴근할 때 데려가는 아이들이 15명 정도다.24시간 맞교대 근무를 하는 6명의 생활 교사와 일일출퇴근제인 4명의 주간 교사가 이 아이들을 함께 돌보고 있다. “언젠가부터 봉사활동을 하지 않는 날에는 잠자리에 누워서도 아이들 생각이 떠나질 않더라고요.‘이것이 내 천직이구나.’하는 걸 그때 깨달았어요.”그가 처음 이곳을 찾은 것은 한국외국어대 중국어과 1학년 때인 2001년 3월. 동아리 봉사활동을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 우연한 선택은 대학 문턱을 나설 즈음엔 그의 장래 진로로 바뀌었다.“처음엔 아이들을 위해 제가 봉사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어요. 오히려 아이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제가 더 힘을 얻는 것 같아요. 학생 때는 우민이라는 아이를 아들이라 부르며 예뻐했었는데, 지금은 모두가 제 아들 같아요.” 그는 얼마 전에는 말이 어눌한 하은이(9)가 ‘엄마∼’라고 불러 남몰래 속으로 눈물을 흘렸다. 안쓰러운 마음과 벅찬 감동이 한꺼번에 밀려오더란다. ●“아이들의 ‘엄마∼’란 말에 눈물” “밥 먹는 것, 배변 보는 것 하나하나가 쉽지 않아요. 남들은 20분이면 뚝딱 끝내버릴 식사지만, 이곳 아이들은 씹는 것 자체가 어렵고, 역류증으로 먹은 음식을 자주 토해버려서 한 시간은 족히 걸리죠. 배변 기능도 떨어져서 늘 기저귀를 차고 있고 용무도 항상 관장을 통해 보지요.” 이렇게 말하면서 그는 9살 정연이의 엉덩이에 관장약을 넣었다. 정연이는 싫다는 듯 몸을 바둥거렸지만, 배를 누르는 선생님의 노련한 손길에 초록색변이 쏟아져 나오자 금세 얌전해졌다. 그의 손은 어느새 변으로 흥건해졌지만, 이에 아랑곳없다는 듯 선생님의 얼굴은 정연이가 무사히 배변을 마쳤다는 기쁨에 환하기만 하다. 그는 이 길에 대해 한번도 믿음이 흔들려 본 적이 없지만 가끔씩 마음의 상처를 받기도 한다.“친구들이 ‘언제까지 할 거냐.’ ‘힘들지 않냐.’라고 캐물을 때 서운하고 화가 나기도 해요. 인정해주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하지만 대부분은 그를 축복하고 격려해준다. 부모님도 잘 어울린다며 진심으로 축하해줬다. 기억에 남는 후원자가 있느냐는 물음에 선생님은 대뜸 ‘윤 아저씨’를 떠올린다.“봉사를 오시면 항상 아이들을 안아주는 것은 물론 기저귀 갈기, 빨래, 목욕 등 온갖 궂은 일은 다하세요. 그래서 신상에 대해 여쭤보면 자기는 ‘외계에서 왔다.’고 하고 절대 이름을 밝히지 않으세요.” 이외에도 고마운 사람들이 많지만 무엇보다 고마운 분들은 10년 넘게 2000∼3000원씩 꼬박꼬박 돈을 부쳐주는 고정 후원자들이다. 그의 새해 목표는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는 것. 사이버대학에도 등록해 본격적으로 사회복지 과정을 공부해볼 계획이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일요영화] 마오리족 소녀가 추장을 꿈꾸는데…

    #웨일 라이더(SBS 밤 1시05분) 웨일 라이더는 뉴질랜드 정부가 자국의 대규모 영화제작을 지원하기 위해 2000년에 설립한 ‘뉴질랜드 필름 프로덕션 파운드’의 투자를 받아 제작된 최초의 영화.1987년 출간된 베스트셀러 ‘웨일 라이더’를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이다. 2003년 부산국제영화제 ‘오픈 시네마’ 부문에 초청돼 국내에 소개되면서 당시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또 2003년 선댄스 영화제, 로테르담 영화제,2002년 토론토 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한 바 있다. 뉴질랜드의 작은 해변마을에 사는 아름다운 소녀, 파이키아는 마오리족 추장 혈통의 마지막 후손이다. 하지만 파이키아가 태어날 때 그녀의 어머니와 쌍둥이 남동생이 함께 숨을 거둔다. 파이키아의 할아버지는 사내아이가 태어나길 기대했지만 여자아이가 살아남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다. 죽어버린 손자와 외국으로 가버린 아들에게 실망한 ‘코로’할아버지는 마을의 소년들을 모아 추장이 되는 훈련을 시키며 전설 속의 예언자가 나타나기를 기다린다. 남자아이가 추장이 될 거라는 믿음에 따라 마을의 장남들을 모아다가 훈련을 시킨 것이다. 파이키아는 훈련에 동참하여 할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지만 할아버지는 그런 행동 자체가 부족을 망치는 짓이라고 꾸중할 뿐이다. 하지만 파이키아에게는 남다른 능력이 있었다. 그러나 ‘코로’할아버지는 남자아이들을 뛰어넘는 그녀의 능력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고집을 꺾지 않고 반드시 남자아이가 추장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름다운 자연과 신비한 전설을 느낄 수 있는 영화로 각박한 삶을 사는 우리들에게 여러 가지 의미를 던져준다.2004년작.101분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진정한 사랑의 의미는?

    1849년 골드러시를 이룬 황금의 땅 캘리포니아. 남자들은 한줌의 사금에 영혼을 팔고, 여자들은 한숨 잘 곳을 위해 몸을 팔았다. 노다지를 찾아 헤매는 남자들의 욕정을 채워주는 창녀들이 필요악처럼 존재하던 시기, 먹고 살 길이 없어 창녀가 된 이들은 ‘더러운 비둘기(soiled doves)’‘주홍 아가씨(scarlet ladies)’ 등으로 불리며 굴욕의 삶을 살았다. 미국의 여성작가 프랜신 리버즈의 소설 ‘구원의 사랑’(김지현 옮김, 김영사 펴냄)의 주인공 엔젤도 그런 삶의 멍에를 짊어진 아름다운 창녀다. 저주받은 운명 속에 살아가는 엔젤은 남자, 아니 이 세상 어떤 것도 믿지 않는다. 그런 어느날 미가엘 호세아라는 남자가 나타난다. 첫눈에 알아본 자신의 반쪽. 그러나 창녀의 몸으로 호세아의 순수한 영혼을 더럽힐 수 없다고 여긴 엔젤은 사랑을 애써 피한다. 그때마다 엔젤을 보듬어 주는 호세아. 둘은 결국 하나님의 품안에서 하나가 된다. ‘구원의 사랑’은 구약성경 ‘호세아서’에서 소재를 빌려온 기독교 소설이다. 기독교 소설은 우리에겐 아직 낯선 장르지만 미국에선 로맨스, 추리, 판타지 등 다양한 형식을 통해 큰 사랑을 받고 있다.성경 구절을 모티브 삼아 글을 써온 리버즈는 로맨스 작가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영예인 리타(Rita)상을 세차례나 받은 미국 최고의 감성작가. 작가는 로맨스 소설기법을 활용해 성경 속 인물을 재창조해 냈다. 아담과 하와, 이삭과 리브가, 야곱과 라헬, 보아스와 룻, 다윗과 알비가일, 솔로몬과 술람미 여인, 호세아와 고멜…. 위로와 인내, 성숙과 존경, 믿음을 보여준 성경속 사랑이야기는 무궁무진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커플의 사랑이 바로 창녀를 사랑한 호세아의 사랑이다. ‘호세아서’에서 강조하는 것은 이단을 좇는 이스라엘 백성을 향한 하나님의 무궁한 사랑이다.‘구원의 사랑’에는 그런 거창한 이야기는 없다. 하지만 한 남자의 순애보를 다룬 이 소설은 인스턴트식 사랑이 난무하는 이 시대,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일깨워 주기에 부족함이 없다.1만 2000원.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사설] 대선주자들 긍정의 힘으로 겨뤄라

    새해 벽두의 여론조사들은 지금 국민이 뭘 원하고 있는지 똑똑히 보여준다. 한마디로 잘 먹고 편히 살 게 해달라는 것이다. 열심히 일하면 내일은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달라는 것이다. 우리는 이것이 17대 대선의 민의요, 각 대선주자들이 가슴 깊이 새기고 받들어야 할 국민의 명령이라 믿는다. 과거의 대선은 불행히도 지역과 이념, 계층이 충돌하고 이 갈등의 전장 위에 새 정권을 세우는 무대였다. 정치권은 부단히 국민을 편 갈랐고, 그 틈바구니에서 정권 장악을 위해 온갖 정치공학을 동원했다.‘호남 말살’‘영남 죽이기’‘충청도 핫바지’ 운운하며 지역감정을 들쑤셨다. 별별 색깔논쟁에다 꼬박꼬박 북풍(北風)이 불었고, 김대업에게 온 국민이 속아 넘어가기도 했다. 특히 4년 전 대선은 사회 변혁의 욕구까지 맞물리면서 극단적 갈등상을 빚었고, 그 후유증이 지금껏 이어지고 있다. 6·10 항쟁 20주년인 올해 대선은 달라져야 한다. 민주 변혁의 정치 패러다임을 한 단계 높여 개인소득 2만달러 시대에 걸맞은 선진과 통합의 패러다임으로 바꿔야 한다. 서울신문과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5%가 국가경영능력과 강력한 리더십을 차기 대통령에게 필요한 자질로 꼽았다. 도덕성을 우선했던 4년 전과 달리 경제를 살리고 믿음을 주는 리더십을 찾고 있다. 이념지향성이 강한 40대 386세대가 중도로 옮겼고,20∼30대도 실용추구 성향으로 바뀌었다. 여야 대선주자들은 이런 시대 흐름에 맞춰 이념 과잉의 정치행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역구도는 청산해야 하나 지역구도 극복을 정치상품화하는 행태 또한 버려야 한다. 무슨 연대니 하는 정치구호로 국민을 현혹해서도 안 될 것이다. 투표일은 12월19일이지만 선거는 시작됐다. 선거 결과뿐 아니라 과정까지 끌어안는 자세로 국가 비전과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주기를 대선주자들에게 거듭 당부한다.
  • [서울신문 신춘문예-시·시조 당선작] 남해기행/이아영

    손에 묻은 모래알을 훌훌 털어내고 싶어 바다에 나와서면 먼 기억들이 달려오고 가슴은 빈 바람 소리로 동굴 하나 만든다. 지나온 발자국들 돌아보면 또 묻히고 갈매기 흰 울음이 저녁놀에 잠겨들면 달 하나 키우고 싶은 섬이 하나 솟는다. 물때에 부대끼는 서러운 몸짓으로 꿈을 잠재우는 파도와 마주서다 보면 일몰은 또 하나의 탄생 산이 나를 맞는다. ■ 당선 소감-뼈처럼 단단하고 튼튼한 작품을 빚고싶어 무디고 더딘 내 감성의 더듬이를 세워 나는 시조라는 벽을 오르고 있었다. 우리 민족시인 시조를 쓴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면서 말이다. 학창시절 백일장에서 입상하게 되면서부터 내 삶은 시의 더듬이를 곧추세우고 현장에 있었다. 이 시대의 이야기들을 시조에 담아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많은 글을 읽고 생각을 다듬어야겠다고 조바심을 내면서도 나는 늘 뒤처져 있다는 생각에 안절부절했다. 몇 해 동안의 신춘문예 낙방 소식은 내게 익숙한 시간들이었다. 그런데 이 어둡고 긴 터널을 뒤로하고 뜻밖의 당선 소식이 찬란한 햇발처럼 먼데서 밀려온 것이다. 이 무거운 짐을 어떻게 지고 나아가야 할까? 나는 지금 촉수를 가다듬고 시조가 걸어온 먼 길을 되짚어 걸어가 본다. 뼈처럼 단단하고 근력 튼튼한 작품을 빚고 싶다. 부족한 작품에 불을 밝혀주신 심사위원 선생님과 서울신문사에 앞으로 창작의 불을 영원히 피워갈 것을 약속드린다. 내게 시를 지도해 주신 최문자 교수님과 시조에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도록 손잡아 주신 권갑하 선생님께 감사를 올린다. 그리고 나를 격려해 주신 ‘시로 여는 이 좋은 세상의 문예대학’ 문우님들과 늘 믿음으로 지켜봐주신 부모님, 그리고 사랑하는 언니에게 이 기쁨을 바치고 싶다. 감사드려야 할 분들이 너무 많다. 언제나처럼 인생의 모티프를 주시는 사부님과 나의 벗 효진, 현진에게도 깊은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이아영 약력 1985년 서울 출생,2000년 전국 만해백일장 시, 시조부문 장원, 협성대 문예창작과 3학년 ■ 심사평-세밀한 관찰로 이미지 표출 시조는 우리말이 갖고 있는 가락을 가장 잘 살려낼 수 있는 장르이다. 이번 신춘문예에 응모한 작품들은 신인다운 패기와 참신성을 보여준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예년에 비해 편수도 늘었고 응모작 수준도 높았다. 그러나 어떤 아류에 휩쓸린 경향에 만연되어 있거나 이름을 가리고 보면 똑같은 톤과 연결하는 법이 동일한 경우의 작품들도 만날 수 있었음은 문제로 지적되었다. 당선작 이아영의 ‘남해기행’은 삶의 현실에서 내다보는 희망과 자연과의 호흡, 숨결이 피부에 와 닿는 작품이다. 기행이라고 해서 표면에 나타난 사물 그대로만을 묘사하지 않고 세밀한 관찰을 통해 내면의 이미지로 표출해낸 감성적인 작법이 뛰어났다. 최종심에 오른 이태호의 ‘지리산에 들다’는 작품을 다루는 솜씨가 만만치 않았음에도 표현 형식에서 시조의 형식미를 살려주었으면 하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의도적으로 3장6구 형식을 분할하더라도 시각적으로 시조의 특징을 살렸더라면 당선권에 들었을 것이다. 김종학의 ‘물밀어오는 뜨락’은 작품을 갈고 닦은 노련함이 엿보이나 진실성과 메시지 전달이 부각되었으면 하는 점, 말의 치장이 필요 이상 과한 점이 아쉬웠다. 연선옥의 ‘그 숲에 들면’은 시적 대상에서 바깥 세계와의 폭넓은 시야나 통로를 마련했더라면 한결 우수한 작품이 되었을 것이다. 숲 안에서만 안주한 점이 당선권에서 멀어지게 했다. 이근배 한분순
  • ‘좁은 문’ 뚫은 공직 새내기 4인 좌담

    ‘좁은 문’ 뚫은 공직 새내기 4인 좌담

    2007년 정해년(丁亥年)은 ‘황금돼지해’? 이들이야말로 황금돼지를 잡아 탄 주인공일는지도 모른다. 지난해 일부 국책 금융기관들이 ‘신이 내린 직장’으로 불리면서 인구에 회자됐다. 공무원은 그 ‘신이 내린 직장’보다 대학생들에게 더 인기가 높다. 공무원 시험에 당당하게 합격한 새내기 공직자 4명이 서울신문사 편집국에서 자리를 같이했다. 새해부터 공직의 뜻을 펼치는 이들은 4인4색의 꿈, 포부, 각오 등을 서로 주고받았다. ●사회자 모두에게 2007년은 특별한 의미를 지닐 것 같습니다. 새해를 시작하는 여러분들의 포부를 듣고 싶습니다. ●김미화 2007년은 무척 중요한 해가 될 것 같아요. 선배들이 “스트레스를 사랑해야 발전할 수 있다.”고 하던데 스트레스를 많이 받더라도 발전하는 계기로 만들어 2007년을 ‘나의 해’로 만들고 싶어요. ●황지혜 지난해는 4년 동안 계속된 수험생활에 지친 탓에 바닥까지 내려갔던 해였어요.2007년은 ‘더 나은 나’를 위해 준비하는 기간으로 삼고 싶습니다. ●장동철 2007년 졸업과 동시에 공직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돼 의미가 깊습니다. 공학도에서 올해부터는 공직자로서 자부심과 사명감을 느낄 수 있도록 새로 태어나는 해로 삼고 싶습니다. ●이희진 공직사회에 대한 열망이 컸던 건 아니었습니다. 그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잘하는 게 국민에게 봉사하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할 생각입니다. ●사회자 어떤 부처·부서에서 어떤 일을 해서 뜻을 펼치고 싶으신가요? ●황 평생 교육, 인적자원 개발에 관심이 많습니다. 시험에 떨어지고 일반 고등학교에서 3개월 정도 교단에 섰던 경험이 있어요. 다들 공교육의 위기라고 하는데 저는 희망을 느꼈습니다. 아이들은 여전히 순수하고 교사들도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과 열정에 변함이 없었습니다. 그때 경험이 현실성 있는 정책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적어도 탁상공론한다는 말은 듣고 싶지 않습니다. ●이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일하는 게 꿈입니다. 미술학도들에게 사회에 진출할 다양한 기회를 마련해 주고 싶습니다. ●김 제가 급수는 가장 낮지만 9급 공무원 시험을 ‘하늘의 별따기’라고 하는 만큼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시험을 통과했다고 생각해요. 직접 정책입안을 하지는 않지만 그 초석이 되는 일을 하는 게 9급입니다. 어깨가 무거워요. ●장 과학기술부에서 이공계 대학생을 위한 지원정책을 마련하고 싶습니다. 제가 이공계 출신이라 그런지 주변에서 어렵게 공부하는 이공계 학생들을 많이 봤거든요. ●사회자 공직의 길을 선택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이 아버지, 누나, 매형 등 집안에 공직자가 꽤 많아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회사를 그만두고 공무원 시험을 보겠다고 했을 때도 온 가족이 응원해 주었죠. ●황 비록 하급 경찰 공무원이었지만 밤늦게까지 일하시면서도 자부심 하나로 버티셨던 아버지의 영향이 컸어요. 어릴 때부터 늘 마음속에 아버지를 닮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죠. ●김 무엇보다 ‘신분보장’이라는 말에 매력을 느낀 게 사실입니다. 민간기업에서 구조조정을 당하는 상사들을 보면서 공무원에 더 마음이 끌렸어요. ●장 국가업무를 다루는 직업이라는 매력이 컸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공무원보다는 공직자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책임감이나 사명감 같은 걸 더 느낄 수 있기 때문이죠. ●사회자 수험 기간 동안 마음고생도 많이 했을 텐데,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김 2년 동안 면접에서 떨어지고 1점 차이로 떨어지면서 “여기서 그만둬야 하나.” 하는 고민도 많이 했어요. 그럴 때마다 “더 잘되려나 보다.” 하는 믿음으로 버티는 수밖에 없었죠. ●황 처음 시작할 때는 “패기와 열정으로 단기간에 끝내자.”고 생각하고 덤벼들었는데 수험기간도 2년을 넘기니 지치더군요. 여담입니다만 지난해 초에 꿈에서 숫자 ‘1’을 보았는데 이번에 수석을 할지도 모르겠다는 기대를 하기도 했어요(웃음). 하지만 나에게 부끄럽지 않으려고 정말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이 오래 공부하신 분들께 죄송한 말씀이지만 저는 6개월 만에 합격했습니다(웃음). 하지만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붙자.”고 생각한 게 아니라 “문화관광부가 아니면 안 하겠다.”라는 소신으로 죽을 만큼 공부했습니다. ●장 견습직원은 과정이 약간 달라요. 대학교 총장 추천과 공직적격성평가(PSAT), 면접만 통과하면 되죠. 하지만 그만큼 내부 경쟁부터 치열해요. 학점은 4.31점으로 0.6% 안에 들었고, 토플은 247점을 받았습니다. ●사회자 공직생활을 시작하면서 걱정되는 게 있다면 어떤 걸까요? ●황 선배 사무관들에게 들으니 밤 12시까지 일하는 게 보통이라고 하더군요. 문제는 국민들이 그걸 몰라준다는 거예요. 저도 선배들처럼 정말 열심히 일했는데 “교육부는 대체 뭘하고 있나.”는 식의 질책을 듣고 좌절하지는 않을지 두려워요. ●장 예전에 신문에서 국장·과장·사무관이 대화한 걸 본 적이 있습니다. 전에는 공무원이 공직자로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하던데 요즘엔 많이 약해졌다고 하더군요. 그런 자부심들이 흔들리거나 퇴색되지 않을지 걱정입니다. ●김 흔히 공무원을 철밥통이라고 하죠. 일반기업은 프로젝트를 끝내면 결과가 즉각 나타나지만 공무원이 하는 일은 공익이 목표이기 때문에 즉각 결과가 안 나타날 수도 있어요. 때문에 “공무원은 하는 일이 뭐냐.”“월금 깎아라.” 하는 식의 비난이 안타까운 게 사실이에요. ●이 “공무원은 하는 일이 별로 없다.”는 인식이 나를 나태하게 하지는 않을지 두렵네요. 한편으로는 보수적인 공무원 사회에서 내 아이디어가 통할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사회자 ‘공직자로서 이것만은 꼭 이루고 싶다.’는 게 있다면? ●황 세월이 흘러 정년 퇴직할 때 “우리나라 교육이 정말 좋아졌다.”는 말을 꼭 듣고 싶습니다. 세상이 변하는 속도보다 교육이 변하는 속도가 느릴 뿐 교육도 분명 발전합니다. 개인적으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굉장히 존경합니다. 반 총장처럼 나라의 이름을 빛내고 싶어요. ●김 서울시의 하이서울 페스티벌을 꼭 해보고 싶어요. 요즘 10대 청소년들이 화이트데이나 밸런타인데이의 상혼에 물들어 버린 게 안타까워요. 우리나라 문화를 살려 칠월칠석에 떡을 나눠 먹는 이벤트를 해보고 싶어요. ●이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장이 되는 게 제 꿈입니다. 전문 큐레이터와의 사이에서 전시회의 질도 높이고 수익성도 높일 수 있는 가교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사회자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 해줄 말이 있다면? ●김 사실 제가 수험생이었을 때도 합격수기를 아무리 읽어도 와닿지 않았어요. 열심히 하라는 말밖엔 할 말이 없네요.“이게 내 직업이다.”라는 생각이 들면 한번 푹 빠져 보라고 말하고 싶어요. ●장 견습직원제도가 더 널리 알려졌으면 합니다.1월에 추천이 시작되는데 성적이 매우 중요합니다. 주어진 시간은 누구에게나 짧습니다. 걱정 말고 준비하면 됩니다. ●황 취직 어렵다고 고시를 선택하는 사람 많은 것 같아요. 한번 해볼까 하는 마음으로 하면 정말 힘듭니다. 반드시 합격하겠다는 생각으로 하면 붙을 겁니다. ●이 공부를 하면서도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갖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공무원이 되려고 공부를 하는 게 아니라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공부를 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공부를 오래하다 보면 붙기만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처음에 공무원이 되려고 했던 그 마음을 잃지 않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사회자 2007년 새해 포부를 한마디로 표현해 주세요. ●황 ‘겸손과 열정.’ 기대 이상의 수석합격이라는 결과에 자만하지 않고 더 열심히 살 생각입니다. ●장 ‘새로 태어나는 나.’ 지금까지 살아온 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곳에서 새롭게 태어나자는 다짐입니다. ●김 내가 속한 조직에서 반드시 필요한 사람이 되자. ●이 ‘낭중지추’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처음부터 욕심내지 않고 내 향기가 스스로 스며나올 때까지 묵묵하게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진행·정리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황지혜(26세·여·5급) 올 행정고시 최고득점자. 교육행정직.4년간의 긴 수험생활 끝에 수석합격한 당찬 여걸. ■ 장동철(28세·남·6급 견습) 기술직.3년 후 6급으로 채용예정. 총장 추천으로 졸업과 동시에 공직자로 사회생활 시작하게 된 행운아. ■ 이희진(30세·남·7급) 문화관광부 근무. 미술이 좋아 회사를 그만두고 대학원 다니며 6개월 만에 합격한 실력자.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장이 꿈. ■ 김미화(27세·여·9급)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다는 서울시 9급. 대민 행정의 기본이 되는 만큼 발로 뛰는 행정에 나서겠다고.
  • [서울신문 신춘문예-동화 당선작] 당선 소감

    다른 분들도 그랬을까요? 저는 당선전화를 받고 나서 이것이 장난전화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정도로 믿기 힘든 일이었습니다. 너무 좋아서 동네방네를 팔짝팔짝 뛰어다녔습니다. 동화 속에 나오는 진서처럼 저도 도서관을 좋아합니다.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우리 동네 도서관은 저에게 많은 것을 주었습니다. 재미있는 책은 물론이고, 재미있는 강의, 재미있는 전시회까지 주었습니다. 읽고 싶은 책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몇 개월이 지나도 그 책은 대출중이었습니다. 그 당시엔 책을 빌려가서 돌려주지 않는 그 분을 원망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이렇게 큰 선물을 주셨습니다. 세상 모든 일은 장단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고 믿습니다. 이 세상 사람들 모두 그런 믿음을 가지고 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곳저곳 방황하던 나를 동화의 길로 이끌어주신 선안나 선생님. 서로의 작품에 애정 어린 비판을 해주는 ‘동심사’ 친구들. 나의 돌발행동에 시시때때로 놀라면서도 꾸준히 믿어주는 식구들. 오랜 시간 함께 만화를 그렸던 ‘망치’,‘이름’ 친구들. 우리 동네 도서관에 살고 있는 도깨비 친구. 모두 모두 고마워요. 어린이들에게 상상의 즐거움을 알려주는 동화지킴이가 되겠습니다. 조영희 ●약력 1978년 서울 출생,2000년 건국대 건축공학과 졸업,2004년 서울산업대 시각디자인과 졸업
  • 젊은 ceo의 조건

    젊은 ceo의 조건

    한나패드 장영민 대표(26세)의 말에 따르면 소상공인지원센터를 찾아오는 사람들 중에는 두 부류가 있다. “내가 지금 돈이 얼마 있는데 어떤 사업을 하면 잘되겠느냐?”고 묻는 부류와 “내가 이 사업을 하고 싶은데 돈이 얼마나 필요하느냐?”고 묻는 부류. 이 중 누가 성공할 가능성이 있을까? 그의 대답은 후자이다. 하고 싶은 일에서 즐거움과 가치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믿음 때문이다. 그는 대학시절 생리통이 심했던 여자친구 때문에 처음 면 생리대를 접하게 되었다. 피부질환으로부터 안전하고, 환경오염을 줄이는 면 생리대의 장점을 발견하고는 머릿속엔 온통 생리대 생각뿐이었다. 원단을 구입하기 위해 야간 아르바이트를 했고, 벽장에 숨겨둔 공업용 재봉틀 소음이 새어나갈세라 이불을 뒤집어쓰고 샘플을 만들었다. 변태가 아니냐고 오해하는 친구도 있었고, 사업에 미쳐 여자친구와 이별도 했지만 끝내 창업자금 4백만 원을 모아 회사를 차렸다. 어차피 입사해서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한다면 젊은 시절에 창업하는 것도 하나의 선택이다. 하지만 열정만으로 가능한 일은 아닐 터. “한 조직의 책임자는 무수한 고민과 번뇌 속에 있습니다. 직원들은 비전을 제시해주기를 초롱초롱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어요. 때로는 그들의 생활과 자녀 문제까지 생각해야 하죠. 단순히 일거리를 끌어오고, 월급만 잘 준다고 CEO가 되는 게 아닙니다.” 그는 젊은 예비 CEO들에게 당부한다. 돈과 명예만 추구한다면 아예 시작도 하지 말라고. 기꺼이 병사들의 목숨을 돌보는 전쟁터 사령관이 되어야 한다고. 자신의 열정을 책임질 수 있는 사람만이 진정한 CEO가 될 수 있다고 말이다. 취재, 글_ 강성봉 기자.
  • [새해 한국경제의 진로] 정세균 산자장관·손경식 상의회장·이희범 무협회장 특별좌담

    [새해 한국경제의 진로] 정세균 산자장관·손경식 상의회장·이희범 무협회장 특별좌담

    정해년(丁亥年)이 시작됐다.60년만에 찾아온 황금돼지해라는 주장이 유통업체들의 상술이라 할지라도 ‘황금경제해’로 바꾸려는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대통령 선거 등으로 여느 때보다 경제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과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CJ 대표이사 회장), 이희범 무역협회 회장이 지난해 12월29일 서울신문 사옥에서 만나 새해 경제를 주제로 신년 좌담을 나눴다. 사회는 염주영 서울신문 논설실장이 봤다. ●사회 바쁘신데도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하다. 시작부터 밝지 않은 얘기를 꺼내서 뭣하지만 새해 경기를 두고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다. ●이희범 회장 경기가 좋을 것이라고 전망하며 출발한 해는 솔직히 한번도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수출증가율이 2006년(14%)만은 못해도 두 자릿수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금융시장도 걱정했던 것보다는 덜 불안하다. 극복을 못할 정도의 어려움은 아니라고 본다. ●손경식 회장 아무래도 기업인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더 크다. 과거 경험에 비춰볼 때, 체감경기가 나쁘면 실제 경기도 나쁘게 나온다. 새해 수출 증가율은 전년보다 못하고, 투자와 소비도 별반 살아날 것 같지 않다. 정부의 대응이 필요하다. ●정세균 장관 최근 중국을 다녀왔다. 중국 당국자들은 새해에 9%대 성장을 할 것 같다고 했다.2006년(10.5%)보다는 낮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미국경기도 연착륙쪽에 무게가 실리는 양상이다.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으로 배럴당 55∼60달러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틀에서 보면 전체적으로 썩 좋은 해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큰 걱정거리가 있는 해가 될 것 같진 않다. 수출이나 투자는 그럭저럭 괜찮을 것 같은데 소비가 걱정이다. ●사회 아무래도 정부에 계시다보니 좀 더 낙관적으로 보는 것 같다(좌중 웃음). 정치권이나 사회가 기업의 투자의욕을 꺾는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정 장관 정부가 투자심리, 소비심리, 경제하고 싶은 심리를 앞장서 조성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한다. 하지만 기업들도 태도를 바꿔야 한다. 현금을 쌓아놓고 투자를 안하고 있지 않은가. 어디에 투자해야 할지 수익모델을 찾지 못한 탓도 있고, 여러 불확실성을 지레 감안하는 탓도 있어 보인다. ●손 회장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도 문제다.2006년만 해도 대기업의 투자는 전년보다 15% 증가했는데 중소기업은 마이너스였다. 중소기업은 우리나라 전체 고용의 86%를 흡수한다. 이런 중소기업들의 투자가 뒷걸음질을 치다보니 (거시지표와 관계없이)체감경기가 나쁜 것이다. 대기업이 투자를 늘려야 중소기업도 일거리가 생긴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사회 대선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정 장관은 ‘기업들도 문제´라고 했지만 솔직히 정권 과도기에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믿음이 없으니까 기업들이 투자를 피하는 것 아닌가. ●정 장관 정경유착이 심했던 과거에는 기업인들이 행동을 안하는 게 당연했다. 그러나 지금은 누가 집권하더라도 케케묵은 정경유착을 부활시킬 가능성은 없다. 철저히 경제논리만 따지면 된다. 그런데도 지레 걱정이 앞서, 혹은 옛날 타성에 젖어 투자를 미루는 것 같아 안타깝다. 기업의 공장 가동률이 현재 80%다. 너무 높다. 그만큼 투자를 안한다는 반증이다. 선거와 관계없이 기회가 오면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 그래야 기업이 성장하고 국가경제도 쑥쑥 커질 것 아닌가. 실기(失機)하면 국가경제도 손실이지만 가장 큰 피해자는 기업이다. ●이 회장 공감한다. 선거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사회가 들끓게 되겠지만 경제인들도 정치 풍향에 흔들리지 말고 중심을 잡는 노력이 필요하다. ●손 회장 기업인 입장에서 과거 경험을 무시할 수 없지 않은가. 선거때만 되면 경제정책이 뒤로 미뤄지고 이완되는 현상이 적지 않았다. 각 정당에서 개발공약도 쏟아져 나오고…. 그래서 기업인들이 걱정하는 거다. 잘못하면 새해가 잃어버린 1년이 될 수 있다. ●사회 무엇보다 성장 동력이 계속 떨어지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본다. 뭔가 돌파구가 절실하다. ●이 회장 규제를 획기적으로 푸는 것도 좋은 방안 중 하나다. 정부가 많은 노력을 했지만 여전히 기업규제가 너무 많다.8083개나 된다.6년 전보다 1000개 가까이 늘었다. 법인을 설립하려 해도 갖춰야할 서류가 미국의 9.6배다. 그러니 성장동력이 올라갈 수 있겠는가. ●손 회장 오죽했으면 외국인들이 ‘규제가 테러보다 더 무섭다.´고 했겠는가. 좀 더 과감히 규제를 풀 필요가 있다. 일본 기업들이 1980년대 후반과 90년대 초반의 환율 쇼크(엔화가치 급등)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해외투자를 많이 해놓은 덕분이었다. ●정 장관 바로 제가 하고 싶은 얘기를 손 회장이 대신 해줬다. ●사회 성장 동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노사 분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많다. ●손 회장 노동계는 2006년의 노사분규 숫자가 상당히 줄었다고 주장한다. 사실이다. 대신 강도는 훨씬 세졌다.2006년 8월까지의 파업강도(파업으로 인한 노동손실 일수를 파업건수로 나눠 산출)는 5334로 최근 5년새 최고치였다. 노동계도 근본적으로 큰 개혁이 있어야 한다. 임금이나 근로조건이 아닌 정치문제로 파업하는 것은 국민적 지지를 얻을 수 없다. 노조의 과격한 쟁의나 정치 투쟁에 대해서는 상의부터 앞장서서 분명한 반대의 목소리를 낼 것이다. ●정 장관 희망적인 징후도 있다.2006년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과 도쿄, 뉴욕 등을 돌며 합동 국가설명회(IR)를 가졌었다. 노사가 합심해 미래 먹을거리를 만들지 않으면 국민적 공감대를 얻지 못한다는 데 노동계도 인식을 같이 하는 것 같다. ●이 회장 공감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만 하더라도 체결되면 일자리가 더 창출돼 조합원에게 유리한 측면이 있다. 그런데도 노조는 반대한다. 현대자동차가 2006년 총 12차례 정치파업을 벌여 야기한 매출손실만 무려 1조 5000억원이다. ●사회 한·미 FTA 괴담 등 정부의 체결의지를 의심하는 시각도 있다. ●정 장관 낭설이다. 세계 모든 나라들이 FTA 등을 통해 열심히 짝짓기 하는데 우리나라처럼 대외 의존도가 높은 나라가 혼자 떨어져서 살 수 있겠는가. 어떤 이는 미국쪽에 훨씬 유리하게 협상을 하지 않을까 우려하는데 우리가 더 유리한 쪽으로 협상을 이끌되, 최소한 윈-윈(상생)을 목표로 협상하고 있다는 것만은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이 회장 FTA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필연적 대세다. 전 세계적으로 330여개의 FTA가 체결됐다. 그중 200여개가 발효됐다. 세계 교역의 52%를 차지한다. 우리나라는 FTA 비중이 겨우 3.5%이다. 지금 이 순간도 중국은 인도에, 캐나다는 유럽연합(EU)에 FTA를 제안해놓은 상태다.FTA가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만병의 근원도 아니다. 너무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손 회장 아주 정확히 봐주셨다.FTA는 협상을 어떻게 하느냐의 문제이지, 좋고 나쁘고의 문제가 아니다. 반대 주장을 듣고 있으면 구한말의 쇄국주의가 떠오를 정도다. 한·미 FTA는 질적으로 우리나라가 한 단계 올라가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이 기회를 놓치면 후회하는 결과가 나올 것이다. ●사회 참여정부가 너무 부동산 문제에만 올인한다는 지적도 있다. ●손 회장 부동산 신화가 꺼질 수 있다는 점을 국민들에게 인식시켜야 한다. 의도가 아무리 좋아도 반(反)시장적 정책은 심각한 후유증을 낳는다. 민간주택의 분양가 규제만 하더라도 주택공급의 축소를 야기할 수 있다. ●이 회장 각도는 다소 다른 얘기지만 땅 얘기가 나온 김에 짚고 넘어가야할 대목이 있다. 국내 산업용지 임대가격이 중국이나 타이완 등 인근 경쟁국보다 최고 10배나 비싸다. 우리나라는 평당 2만원이지만 중국은 2020원, 타이완은 4628원밖에 안한다. 공짜로 공장부지를 내주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정 장관 정부가 그래서 공공임대 산업단지와 아파트형 공장을 적극 늘리고 있다. 무엇보다 중견기업을 열심히 육성해 우리나라의 고질적 문제인 항아리형 산업구조를 고치려 한다. ●이 회장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덧붙이자면 우리나라는 2년 만에 수출 2000억달러에서 3000억달러를 돌파했다. 선진 10개국은 평균 5.9년이 걸린 일이다. 그만큼 저력이 있다는 얘기다. 정부와 사회가 기업인들이 신바람나게 일할 수 있도록 사기를 북돋워주고 그에 맞는 예우를 해줬으면 한다. 앨빈 토플러는 ‘소리만 요란한 정부 관료조직과 규제 기관들은 25마일(약 40㎞)로 달리면서 시속 100마일(약 160㎞)로 달리는 기업들을 방해한다.’고 했다. ●정 장관 언론도 정치면을 줄이고 경제면이나 국제면을 더 늘려야 한다(좌중 웃음). ●손 회장 이왕이면 기업인들의 부정적인 얘기만 쓰지 말고 잘하는 기업인 얘기도 적극 다뤄 달라. ●사회 새겨 듣겠다. 시간을 내줘 다시한번 감사드린다. 정리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YS·DJ자택 신년하례객 ‘북적’

    김영삼(YS)·김대중(DJ) 전 대통령이 1일 각각 서울 상도동·동교동 자택을 개방, 신년하례를 받았다. 일부 대선주자들은 물론 주요 정치인들이 대거 몰려 성황을 이뤘다. 두 전직 대통령은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의 신년인사를 받은 뒤 “남은 1년을 잘 마무리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YS의 상도동 자택에는 오전 7시30분부터 내방객들이 몰려들었다. 황인성·이홍구·이수성·고건 전 총리를 비롯해 김수한·박관용 전 국회의장, 김덕룡·서청원 한나라당 전 대표, 손학규 전 경기지사, 이재오·권영세 한나라당 최고위원, 김혁규 열린우리당 의원 등 500여명의 방문객들이 찾았다. YS는 고 전 총리 일행과 담소하는 과정에서 직접 쓴 신년휘호 ‘無信不立(무신불립)’을 소개하면서 “논어에 나오는 글로 원래는 ‘民無信不立(민무신불립)’이며, 백성의 믿음이 없으면 나라가 바로 설 수 없다는 뜻”이라고 설명하고 “금년에 제일 맞는 말 같아서 한번 써봤다.”고 말했다. DJ의 동교동 자택에도 범여권 인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한명숙 국무총리를 시작으로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과 김한길 원내대표, 민주당 장상 대표와 김효석 원내대표, 한나라당 남경필·정병국 의원 등이 예방했다.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는 전날 방문했다. DJ는 “나는 지난 대선에도 개입하지 않았고 이번 대선에서는 더 (개입하지)않을 것”이라면서 “이번 대선은 이기고 지는 것보다 정책중심으로 치러져 정치발전에 도움이 되는 선거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이종락 구혜영기자 jrlee@seoul.co.kr
  • [민속학으로 본 돼지 해] 민속학서 돼지의 의미

    [민속학으로 본 돼지 해] 민속학서 돼지의 의미

    돼지(亥)는 12지의 열두번째 동물이다. 해방(亥方)은 북서북에 해당하는 시간과 방향을 지키는 시간신(神)이자 방위신에 해당한다. 돼지는 한국 신화에서 신통력을 지닌 동물, 제의의 희생, 길상으로 재산이나 복의 근원, 집안의 재신(財神)을 상징한다. 반면 속담에서는 대부분 탐욕스럽고 더럽고 게으르며 우둔한 동물로 묘사된다. 돼지는 아주 오랜 옛날부터 한반도에 살았다. 경남 김해·양산, 황해도 몽금포 등지의 조개무지에서 멧돼지 이빨이나 뼈가 출토되고 있다. 울주 대곡리 암각화에도 멧돼지가 새겨져 있다. 멧돼지 모양의 토우는 이미 부산 지방의 동삼동 조개무지에서 보이고 있다. 신라 토우에서도 멧돼지 모양이 다른 동물보다 훨씬 많다. 이처럼 돼지의 조상격인 멧돼지가 출토되고 표현되는 것으로 보아, 야생 멧돼지가 한반도 전역에 자생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의 멧돼지는 뭉툭한 몸뚱이, 거친 털, 길다란 주둥이, 조그만 눈, 빈약한 꼬리 등의 모습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저돌(猪突)이란 말처럼 성이 나서 날뛰면 그 날랜 동작이란 노한 호랑이와 진배없을 정도이다. 우리의 고대 문헌이나 문학에서의 돼지는 상서로운 징조로 많이 나타난다. 신라 태종무열왕의 즉위 원년에 돼지를 바치는 자가 있었다. 그런데 머리 하나에, 몸뚱이는 둘, 발이 여덟개였다. 해석하는 자가 이는 천하를 통일할 징조라 했는데 과연 그렇게 되었다. ‘돼지 같은 녀석’이라고 욕을 하면서도 한국인은 꿈에 본 돼지는 대단한 귀물(貴物)로 친다. 만일 돼지에 개마저 덧붙이면 그 욕은 사뭇 상소리가 되는데도 돼지꿈은 용꿈과 같은 항렬이다. 한국인이 갖는 동물꿈 가운데 돼지는 용과 더불어 최상의 길조라는 것을 누구나 다 알고 있다. 돼지꿈과 용꿈은 최고의 꿈이지만 속신에 돼지띠와 용띠는 서로 맞지 않는다고 한다. 용은 12지 짐승의 형태를 골고루 다 갖추고 있으나, 용의 코는 시커먼 돼지코이고 용의 발굽이 돼지의 발굽으로 제일 못생긴 것만 닮았기 때문에 용은 돼지를 싫어한다. 그래서 돼지띠 여자가 태몽으로 용꿈을 꾸고서 아들을 낳았다고 해도 아들이 커서 귀하게 되기는커녕 말썽만 일으키게 된다고 믿는다. 돼지꿈은 부의 상징이다. 집안에 모시고 믿음을 바치던 ‘업신’이 현실의 재물신이라면, 돼지는 꿈속의 재물이다. 어쩌면 돼지꿈은 용꿈보다 한 수 위인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돼지꿈은 단적으로 길조와 행운의 상징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거기다 돼지는 다산(多産)까지 겸하고 있다. 돼지우리의 주변은 항상 습기가 차고 더러운데, 돼지의 땀샘이 발달하지 못해 체내의 모든 수분을 소변으로 배설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배설장소를 따로 만들어 주면 냄새를 맡고 그 장소에서만 배설하며, 누울 곳은 항상 깨끗하게 유지한다. 보통 돼지우리는 지저분한 것의 대명사로 여기지만 실은 소나 닭보다 깨끗한 동물이다. 가축으로서 돼지는 고기와 지방을 얻기 위한 것이었지만, 하늘에 제사 지내기 위한 신성한 제물(祭物)이었다. 돼지는 일찍부터 제전(祭典)의 희생으로 쓰여진 동물이다. 제전에서 돼지를 쓰는 풍속은 멀리 고구려시대부터 오늘날까지도 전승되는 역사 깊은 민속이다. 고구려 때는 하늘에 제물로 바치는 돼지를 교시(郊豕)라고 해서 특별히 관리를 두어 길렀고, 고려 때는 왕건의 조부 작제건이 서해 용왕에게서 돼지를 선물받았다. 조선시대에 와서도 멧돼지를 납향(臘享)의 제물로 썼다. 오늘날 무당의 큰 굿이나 집안의 고사, 마을 공동체 신앙에서도 돼지를 희생으로 쓰고 있다. 돼지는 이처럼 제전에서 신성한 제물이었기 때문에 돼지 자체가 신통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고구려 유리왕은 도망가는 돼지를 뒤쫓다가 국내위나암(國內尉那巖)에 이르러 산수가 깊고 험한 것을 보고 나라의 도읍을 옮겼다. 고구려 산상왕은 아들이 없었는데, 달아나는 교시를 쫓아 가다가 한 처녀의 도움으로 돼지를 붙잡고, 그 처녀와 관계하여 아들을 낳았다. 부여에서도 돼지가 벼슬이름으로 있다. 이러한 관념은 다시 돼지를 상서로운 길상의 동물로 표출하는 것이다.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 민속연구과장
  • [외환위기 딛고 일어선 근로자·기업들] 샘솔정보기술 양태준 사장

    [외환위기 딛고 일어선 근로자·기업들] 샘솔정보기술 양태준 사장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의 한 사무실. 샘솔정보기술 양태준(40)사장의 출근길은 활기차다. 그에게 구조조정 대상자라는 어두운 그림자는 찾아볼 수 없다. 10년 전 외환위기 한파 속에 정든 직장을 떠나야 했던 그는 오늘날 우수 중소기업인으로 성장했다. 1988년 현대전자에 입사한 양 사장은 94년 현대정보기술로 자리를 옮긴 뒤 영상기기와 네트워크 영업을 해왔다.97년 말 외환위기가 몰아닥치자 현대정보기술은 그가 몸담았던 영상팀을 해체했다. 하루아침에 10여년을 몸담았던 직장에서 쫓겨난 그는 막막한 나날을 보냈다. 그러다 옛 직장에서 동고동락하던 동료 5명과 퇴직금을 모은 1억원으로 빔 프로젝터를 판매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이렇다 할 아이템이나 기술도 없이 의지만으로 출발했던 그들에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결국 2년만에 사업을 접어야 했다. 탈출구는 ‘블루오션’을 찾는 것이었다.“믿을 만한 것은 몸뿐이고 열심히 뛰는 것”이라는 양 사장은 실패에 좌절할 틈도 없이 방방곡곡을 누볐다. 그는 종합상황 관제시스템 분야에 도전하기로 했다. 국내산 장비가 없어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에 의존해야 했다. 따라서 일본기업의 신뢰를 얻는 일이 최우선이었다. 하지만 외환위기 여파로 한국기업과 금융기관에 대한 일본기업의 불신의 벽은 높기만 했다. 지인이었던 일본 전문가와 일본기업의 문턱이 닳도록 찾아다녔다. 양 사장과 샘솔정보기술이 도입한 관제시스템은 방재센터, 재난센터에 50·70인치 대형스크린 6개를 기본세트로하는 대형스크린디스플레이(LSD)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었다. 2002년 본격적으로 관제시스템 시장에 뛰어든 샘솔정보기술은 선발주자들을 제치고 선두로 나섰다. 지난해 매출액은 106억원.5명이었던 직원들은 40명으로 늘어났다. 그가 내세운 경영원칙은 신뢰, 책임, 권한이다. 양 사장은 “자신이 잘하는 일만 하고 나머지는 나보다 잘하는 사람에게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양 사장은 스스로를 “내 회사가 아닌 우리의 회사에서 월급을 받는 직원의 한 사람”이라고 겸손해했다. 양 사장은 10년 전의 아픈 기억을 잊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도 그를 지탱해준 것은 가족들의 믿음이었다. 양 사장의 아내는 “언젠가 그만둘 일이 오히려 잘됐다.”며 해고당한 남편에게 용기를 줬다. 그는 “멀지않아 수입국인 일본에 역수출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영표 임대라도 안되겠니?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의 AS로마가 몸이 달긴 단 모양이다. 새해 첫날 ‘트랜스퍼 윈도’라 불리는 유럽리그의 겨울 이적시장 개막을 기다리지 못해 이영표(29·토트넘 홋스퍼)에 대한 영입을 재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 영국의 축구전문 사이트 ‘트라이벌풋볼닷컴’(www.tribalfootball.com)은 29일 AS로마 구단의 다니엘레 프라데 사무국장이 직접 그의 영입에 다시 나섰으며 24시간 안에 토트넘이 답을 주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특히 지난 8월에도 영입에 나섰다가 이영표가 계약서 서명 직전 갑자기 토트넘에 남기로 결심함에 따라 뜻을 이루지 못했던 AS로마는 이번엔 임대 형식으로 데려 가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적 협상을 벌였던 선수를 임대 형식으로 데려 가겠다는 것은 여러가지로 격이 맞지 않는 일. 해서 토트넘이 AS로마의 제의를 순순이 받아들일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포지션 경쟁을 벌인 베누아 아수 에코토가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 주지 못하고 있고, 이영표는 최근 5경기 연속 풀타임을 뛸 정도로 마틴 욜 감독의 신뢰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이영표의 에이전트인 지센 역시 “완전 이적을 논의했던 구단에서 임대라는 조건을 들고 나왔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임대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 카드”라고 일축했다. 또 이영표를 사려는 다른 구단들이 널려 있는데 토트넘이 그의 임대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영표는 박지성(25·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설기현(27·레딩)의 맞대결이 예상되는 30일 자정, 리버풀과의 경기에 나설 예정이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종교계 수장들 신년사

    종교계가 세밑에 일제히 정해(丁亥)년 신년사를 발표했다. 각 종교계 수장들은 대체로 새해에도 적지 않은 난관과 시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종교계를 중심으로 한 화합과 상생의 정신을 살려 나라의 안녕과 평화를 다져나갈 것을 당부했다. ●정진석 추기경 “영적 발전 귀중한 시간 기원” 2007년 한해도 보람되고 가치있는 삶, 영적 발전을 위한 귀중한 시간이 되기를 기원한다. 우리는 지난 한 해 동안 힘들고 어려운 순간들을 잘 참아내고 극복했다. 하느님께서 우리의 새날을 축복해주실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모두가 평화 가운데 살아가기를 원하시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서로 이해하고 용서하며 사랑해야 한다. 새해에도 하느님의 축복을 많이 받고, 하느님께 받은 복을 이웃과 함께 나누는 날들이 되기를 기원한다. ●법전 조계종 종정 “산하대지가 그대들의 보고” 정해년 붉은 해가 천지를 감싸니 곳곳에서 법뢰(法雷)가 울리고 무위대화(無爲大化)가 일어난다. 청룡(靑龍)은 대천세계(大千世界) 밖으로 힘차게 날고 백호(白虎)는 만길 봉우리 위에서 포효(咆哮)한다. 탐(貪)하는 사람은 현지(玄旨)를 잃게 되고 버린 사람은 본분소식(本分消息)을 밝힌다. 다투면 길을 막는 마왕(魔王)이 침투하고 베풀면 남을 위한 복전(福田)이 된다. 구하고 찾지 말라. 산하대지(山河大地)가 그대들의 보고(寶庫)이니라. ●박종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사랑 편만한 화합 꽃피길” 2007년은 한세기 전 평양을 시작으로 영적 각성과 회개의 눈물로 한반도를 뜨겁게 달구었던 성령의 놀라운 역사를 사모하며 다시 한 번 교회의 영적 갱신을 기대하는 해이다. 수없는 도전과 이에 따른 암울한 상황이 예견되지만, 한국교회가 믿음을 퇴색시키는 세상적 가치관을 반성하고 스스로를 갱신한다면 민족과 세상의 희망과 빛의 사명을 능히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땅에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이 편만하여 화합의 꽃이 피도록 해야 할 것이다. ●황선조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회장 “민족 화합과 통일 실천해야” 우리는 지금 평화와 화합의 세계로 향하기보다는 계속되고 있는 국민경제의 침체와 더불어 좌우간의 이념대립, 세대간 갈등, 지역간 반목이 지속되고 있는 현실 속에 있다. 가정 학교 사회 경제 정치 어느 곳에서도 희망이라는 두 글자를 발견하기가 어렵다.2007년을 평화와 희망으로 가득찬 한 해로 노래하기 위해서는 민족 전체의 화합과 통일을 옹호하고 상생을 촉진하는 핵심가치를 찾아 그 실천을 촉진해 나가야 한다. ●안운산 증산도 종도사 “평화낙원·현실선경 펼쳐지길” 지금 인류는 우주여름철의 끝 상극(相克)의 극점에서 우주가을의 상생(相生)의 새 세상을 개창하는 개벽적 전환점에서 살고 있다. 정해(丁亥)년 새해에는 온 인류가 맺히고 쌓인 크고 작은 상극의 온갖 원(寃)과 한(恨)을 풀어버리고, 서로 잘되게 하는 해원(解寃)·상생(相生)·보은(報恩)·원시반본(原始返本)의 도심(道心)을 꽃피우고 지구촌 각색 인종이 모두 한가족이 되어 살아가는 평화낙원, 현실선경이 펼쳐지길 축원한다.
  • [사설] 불신의 늪에 빠진 대한민국

    불신이 팽배한 사회는 국가적으로 큰 불행이다. 국민이 정부와 공직자를 신뢰하지 못하고, 정치인들은 서로 헐뜯기에 바쁘며, 국가지도자와 언론은 걸핏하면 네탓 공방을 벌인다. 근로자와 경영진은 대립하고, 교사와 학생 사이에는 벽이 있으며, 부모 자식간에도 못 믿을 처지라면, 이는 보통 일이 아니다. 그래도 설마했는데, 한국사회가 총체적 불신의 늪에 빠져 있다고 진단한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보고서는 매우 충격적이다. KDI는 사회적 자본인 국민의 신뢰도 조사를 위해 1500명을 개별면담했다고 한다. 불신(0점)과 신뢰(10점)의 정도를 계량화해 본 결과, 국정을 이끌어야 할 국회(3.0)·정당(3.3)·정부(3.3)는 처음 본 사람(4.0)에 대한 신뢰도보다 낮은 평점을 받았다는 것이다. 국가의 법질서와 사회기강을 바로잡아야 할 중심기관인 검찰(4.2)·법원(4.3)·경찰(4.5)에 대해서도 그다지 믿음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간관계에서 신뢰는 사회적 협력과 거래를 촉진시키고 경제성장 및 사회발전의 원동력이 된다는 점에서 중요한 사회적 자산이다. 그런데 사회지도층인 정치권과 국가 중추기관부터 국민의 신망을 얻지 못한다면 나라의 장래는 결코 밝지 않을 것이다. 우리 사회 전반에 불신풍조가 만연한 이유도 따지고 보면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지도자들의 격조 없는 언행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사회 곳곳에서 욕지거리와 막말과 폭력이 난무하고, 기강과 질서와 예의가 처참하게 무너져 내리는 데도 나라가 돌아가는 게 신통할 지경이다. 신뢰의 복원은 그래서 한국사회에 떨어진 발등의 불이다. 대통령부터 발벗고 나서야 한다. 사회지도층은 책무를 다하고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에 모범을 보여야 잃어버린 믿음을 되찾을 수 있다. 선진사회 진입을 위해, 더 늦기 전에 신뢰회복 범국민운동이라도 벌여 국가의 전열을 재정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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