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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경림 누항나들이] 문화예술 지원에 네편 내편 있어서야

    [신경림 누항나들이] 문화예술 지원에 네편 내편 있어서야

    “화폭에 등장시킨 모든 사람이 수령님을 우러러 보는 것으로 하여야 하며, 군중을 수령님의 영상 뒤에 비치하여야 합니다.” 지난가을 평양을 방문했을 때 북한 미술의 산실인 만수대 창작사 벽에서 본 김정일 위원장의 훈시다. 그림에 대한 가이드라인이겠지만 주체 예술의 본질을 한마디로 요약하고 있다. 그때 나는 가령 내가 이 체제 아래 살고 있더라도 시를 쓸 수 있을까 자문해 보았다. 그리고 나는 내가 그런 체제 아래 살고 있지 않다는 사실에 새삼 안도했다. 적어도 나는 누구를 우러러 보며 시를 쓰지 않아도 되고, 내 시의 내용을 누구 영상 뒤에 비치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금 우리는 어떠한 내용의 글을 써도 용납이 되며 어떠한 형식의 그림을 그려도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다양성이야말로 우리 체제가 가진 미덕이요, 북한의 예술에 대하여 우리 예술의 우월성을 주장할 수 있는 근거일 터이다. 물론 우리에게도 지금처럼 자유롭게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지 못한 세월이 있었다. 군사독재 하에서 많은 작가들이 정부를 비판하거나 현실의 모순을 들추다가 감옥에 가고 직장에서 쫓겨났으며, 책은 출판이 금지되었다. 물론 정부는 이러한 예술을 철저하게 지원 대상에서 배제했다. 민주화와 더불어 이런 성격의 것까지도 폭넓게 수용됨으로써 다양성이 회복되면서 우리 예술은 한단계 업그레이드되었다. 이에 비하여 북한의 예술은 무엇무엇은 안 된다는 네거티브 규제에 머무르지 않고 무엇무엇만이 된다는 포지티브 규제로 발전하면서 더욱 경직되기에 이른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한데 최근 우리 체제의 미덕이요, 예술의 우월성을 상징하는 다양성이 위협받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려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여당권 일각에서 일어나고 있는, 참여정부 때 임명된 문화부 산하 기관장들에 대한 퇴진 압력이 그것이다. 정권이 바뀌었으니 코드 인사들은 임기에 관계없이 물러나라는 것인데, 가령 이를 문화예술 창작 지원을 주업무로 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 한정해서 말한다면, 정권이 바뀌었으니 특정 경향의 문화예술에는 지원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협박의 신호탄으로 읽히는 대목이 없지 않다. 과장하면 앞으로의 문화예술은 이러해야 한다는 포지티브적 주문일 수도 있다. ‘코드 인사’라는 딱지도 그렇다. 내가 알기로 위원장은 진보적 성격의 화가로 분류되지만 규정에 따라 공모에 응하고 추천위원회에서 배수로 추천받아 장관의 임명을 받은 전문가이다. 문예진흥원에서 순수 민간단체인 문화예술위원회로 바뀌면서, 각 분야의 전문 문화예술인으로 구성된 위원들의 자문을 받으며 운영되는 위원회가 편파적으로 운영될 수 없는 제도적 장치도 가지고 있다. 더구나 위원장은 임기를 법적으로 보장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명을 거론하며 모욕적으로 끌어내리려는 데는 새로운 코드 인사를 통하여 입맛에 맞는 문화예술을 선택적으로 지원하는 구시대적 예술환경으로 되돌리려는 음모마저 도사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여겨지는 터다. 북한에 대하여 우리 문화예술이 왜 우월한가를 망각하는 행태라고밖에 볼 수 없다. 다행히 새정부에 양식 있는 각료가 있어 이석연 법제처장은 “헌법 정신에 입각한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면서 문화기관장 등의 사퇴 압박에 비판적 의견을 내놓았다. 일부 경박한 지도급 인사가 불쑥 꺼내놓았던 영어 몰입교육을 과감히 철회했듯 이 문제도 합리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다. 문화예술 지원에 내 편 네 편이 없을 때 그 지원이 진정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임기를 보장받고 있는 문화기관장을 쫓아내려는 발상은 이 점에 대한 믿음을 의심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시인
  • 박현주 회장 “그래도 중국 믿는다”

    최근 주가가 폭락하고 있는 중국에 대해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보였다. 이에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래에 주가는 올라가니까 기다려라.’라고 하는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폄하했다. 25일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따르면 박 회장은 24일 전 직원에게 보낸 편지에서 “어디 가나 번영하는 차이나 타운을 본다.”면서 “13억 인구가 가져올 엄청난 시장의 확대를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등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의 성장을 공유하는 것은 이들 기업의 주식,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이라면서 “자본을 수출해 국부를 창출할 수 있음을 믿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 금융상황에 대해서는 “예상보다 중국 H시장을 비롯한 신흥시장의 하락이 컸고 달러화 약세로 인한 투기적 상품가격 상승이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주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레버리지(지렛대) 투자를 하지 않는 미래에셋 입장에서는 장기 트렌드가 훼손되지 않는다면 10∼20%의 시장변동에 생각보다 담담하게 대처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느 경제, 어느 시장이나 문제점은 있고 시장은 등락하는 것”이라면서 “걱정해야 할 것은 주가가 계속 올라 버블(거품)을 만드는 것이지 하락이 아니다.”라고 말했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내각인선·공천 파동으로 지지율 추락”

    “내각인선·공천 파동으로 지지율 추락”

    이명박 정부가 25일로 출범 한 달을 맞는다.530만표 차라는 압도적 승리 속에 국민의 기대를 한껏 받으며 출범한 이 대통령은 ‘머슴론’을 앞세워 공직사회에 일하는 분위기를 불러일으키는 등 사회 각 부문에 적지 않은 변화를 몰고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론의 시선은 곱지 않다. 내각인선 파동과 한나라당 공천 파문 등을 거치면서 70%대의 국정 지지율은 취임 한달새 50%대로 주저앉았다. 무엇이 문제인가. 전문가들은 이 대통령의 리더십을 ‘만기친람(萬機親覽)형 리더십’으로 평가하고 “당장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성과주의적 조급증에서부터 벗어날 것을 주문한다. 지난 한 달 이 대통령이 선보인 리더십은 무엇이고, 전문가들은 어떻게 평가하는지 점검한다. ●강원택 숭실대 교수 현장을 중시하는 자세는 긍정적이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의욕과잉 탓에 너무 서두르는 인상이다. 국가가 모든 것을 관리하고 주도적으로 통제하려는 리더십은 우려스럽다. 이같은 스타일은 최고경영자(CEO)로서는 성공할지 모르지만, 정치적으로는 ‘100전 100패’다. 폭넓은 상황 판단과 함께 쟁점에 대해 합의를 도출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 박명호 동국대 교수 한마디로 만기친람 리더십이다. 하나부터 열까지 자신이 직접 챙겨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이다. 워낙 부지런해서 그렇겠지만 대통령이 그런 자리인지는 의문이다. 대선 압승의 우월감과 정권 초반에 무언가 보여줘야 한다는 조바심이 겹쳐진 결과로 해석된다. 대통령은 국정 전반의 방향에 집중하고 세세한 부분은 부처장관 등에게 맡겨야 한다. ●김종배 시사평론가 불도저 리더십이다. 정권 초반 공직사회를 틀어잡는 데는 효과를 보고 있다. 그러나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는 대신 자신의 구상을 실천하는 데만 치중했다. 한마디로 소통부재 현상을 보인 것이다. 빨리 성과를 내야 한다는 강박증이 국정 운영의 경직성을 초래했고, 소통을 차단했다. 성과지상주의를 지양해야 한다. 한나라당이 거수기에 그치고 이 대통령이 밀어붙이기식 국정운영을 계속한다면 하반기 정국은 매우 어려워질 것이다. ●서영복 행정개혁시민연합 사무총장 현장감독형 리더십이다. 이 대통령의 자신감과 추진력은 평가할 만하다. 많은 국민들로 하여금 믿음을 갖게 한다. 그러나 큰 틀에서 움직이기보다는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임기응변식으로 대응한다는 느낌을 준다. 대통령은 역경을 딛고 성취해 낸 인물들을 내각과 청와대 참모로 많이 중용했다. 그러나 이들은 많은 경우 운도 따랐음을 알아야 한다. 이를 간과한다면 새 정부는 서민의 고통에 둔감해 질 것이다. ●이현우 서강대 교수 이 대통령이 밀가루 같은 작은 문제에 집착한 나머지 큰 그림을 그리지 못했다.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려면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거나, 아니면 좀 더 참고 기다리자는 믿음을 심어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다음달 미국 방문에서도 무슨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적은 게 현실이다. 그렇다면 국민들에게 “이것만은 반드시 가져오겠다.”고 목표를 제시하는 게 필요하다. 자원외교를 강조하는 것도 좋지만 기대심리만 부풀려서는 안 될 것이다. 정리 진경호 이영표기자 jade@seoul.co.kr
  • 부탄, 민주주의 도입 첫 총선

    티베트 독립시위 사태가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가운데, 티베트와 이웃한 부탄에서 조용하지만 의미있는 정치 실험이 진행돼 대조를 이루고 있다. 1907년부터 왕정 체제를 유지해온 부탄은 24일 민주주의 도입을 위한 첫 총선을 실시한다. 지난 1월 선거에서 상원을 구성한 데 이어 이번 총선에서 하원 47명을 선출하면 신생 민주주의 국가로 거듭나게 되는 것이다. 이채로운 것은 세습왕조 국가가 민주주의 전환 과정에서 흔히 겪는 갈등이나 투쟁이 없다는 점이다. 부탄의 4대왕인 지그메 싱계 왕추크는 사망하기 한 해 전인 2005년 민주주의 도입을 발표했고, 그의 뒤를 이어 즉위한 영국 유학파 출신 지그메 케사르 왕추크는 부친의 유지를 그대로 따랐다. 이웃국가인 네팔의 왕조가 피플 파워에 떼밀려 권력을 내놓은 것과 대조적이다. 이런 배경에는 부탄 왕조에 대한 국민들의 존경과 믿음이 있다.1971년 즉위한 지그메 싱계 왕추크 국왕은 국민총행복(GNH) 개념을 도입, 물질적 풍요로움보다 전통적 가치와 환경을 우선하는 정책을 펼쳤다. 부탄은 한 해 외국 관광객을 2만명으로 제한하는 등 폐쇄적인 정책 탓에 ‘은둔의 왕국’으로 불리지만 동시에 ‘히말라야의 낙원’으로 칭해지기도 한다. 부탄에는 거지가 없고, 실업률도 낮다. 보건과 교육 여건이 뛰어나고, 범죄율은 제로에 가깝다. 향후 경제발전 가능성도 높다.세계은행은 부탄의 연간 경제성장률을 14%로 예측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부탄의 민주주의 도입이 오히려 기존의 국민총행복 개념을 훼손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3일 보도했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사설] 한나라 언제까지 친이·친박 타령하나

    한나라당이 후보등록일을 이틀 앞둔 23일에도 어수선했다. 집권당으로 보기조차 민망할 정도로 집안 단속이 안 된다. 무엇보다 친이(李)·친박(朴)간 공천 갈등이 수그러들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당 수뇌부의 지도력 부재로밖에 볼 수 없다. 앞으로 5년을 이끌어갈 공당으로서 왠지 믿음이 안간다. 어느 선거든지 공천 때는 잡음이 나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집권당내 계파 갈등이 지금처럼 심하게 표출된 적이 없었다. 국민, 유권자는 안중에 없단 말인가. 박근혜 의원이 어제 오후 침묵을 깨고 공천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저도 속았고, 국민도 속았다.”면서 “무원칙 공천에 따른 책임을 당대표·지도부가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8월 대선후보 경선 당시 자신을 도왔던 측근들이 공천에서 대거 탈락한 데 따른 심경의 일단으로 읽혀진다. 수도권 공천자들까지 나서 지도부를 압박했다. 그러자 강재섭 대표가 저녁 총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강 대표가 살신성인의 자세를 보임으로써 사태를 진정시키겠다는 의도다. 우리는 한나라당의 개혁공천을 거듭 촉구해온 바 있다. 그럼에도 오로지 친이·친박 논란에 함몰돼 우왕좌왕하는 모습에 유감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 박 의원이 지적하지 않았더라도 당지도부의 책임이 크다고 본다. 당을 추스르고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그들의 몫이다. 하지만 그들은 당내 인사의 고언이나, 국민의 따가운 시선을 외면하고 있다. 지난번 대통령 선거에서 500만표 이상으로 이겼다며 환상을 가져서는 안 된다. 대선과 총선이 다르다는 것은 지금껏 선거 결과가 잘 말해주고 있지 않은가. 당내 갈등은 이제 끝내야 한다. 박 전 대표도 마찬가지다. 계파챙기기 모습만으론 원칙·신의의 이미지를 지켜 나가기 어렵다. 총선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음은 물론이다. 민심은 하루아침에 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총선 D-19] [격전지를 가다] 서울 중구 나경원 vs 신은경 vs 정범구

    [총선 D-19] [격전지를 가다] 서울 중구 나경원 vs 신은경 vs 정범구

    ■나경원 유세현장 “나경원이다. 나경원!” 4·9총선에서 한나라당의 전략지역 중 하나인 서울 중구에 긴급 투입된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은 연예인 못지않은 인지도로 “지역 기반이 취약하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었다. ●미장원·복덕방 등 돌며 표심잡기 20일 오전 7시 중구 청소년수련관 건너편. 태안기름유출 피해지역으로 떠나는 자원봉사단을 배웅하러 나온 나 의원은 자신을 먼저 알아보고 악수를 건네는 주민들에게 인사하기에 분주하다. 주민들은 “텔레비전에서 많이 봤어요. 열심히 하세요.”,“미녀하고 악수하고 가네.”라는 말로 이 지역의 ‘신인 나경원’에게 응원을 보냈다. 그는 이날 하루 종일 지역을 훑으면서 주민들과 소문이 모이는 미장원, 복덕방 등을 방문하며 밑바닥 표심잡기에 매달렸다. 주민들을 만날 때마다 “이명박 대통령을 만들었고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들었다.”며 상대적으로 낙후된 이 지역에 여당 의원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여당 프리미엄’에 호소했다. ●‘실력있는 전문가론´으로 차별화 나 의원은 “이곳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나왔다. 어린 시절의 기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며 지역과의 인연도 강조했다. 유력한 경쟁자인 자유선진당 신은경 후보와는 ‘실력 있는 전문가론’으로 차별을 꾀하고 있다. 바닥 민심은 엇갈린다.‘박성범 심판론’과 ‘새 인물론’은 나 의원에게 힘이다. 반면 신 후보에 대해 만만치 않은 ‘동정론’은 부담이다. 빌딩 주차관리인인 임석황씨는 “‘신 여사’가 지역을 위해 궂은일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했다.”면서도 “그래도 박성범씨가 오래했다. 문제도 많지 않나. 이번에는 나경원이 될 것 같다.”고 전망을 내놓았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신은경 유세현장 “아침 지하철역에서는 계단을 내려오는 분들이 중구 주민이고 올라오는 분들은 다른 지역 주민이야.” “노래교실에 가면 인사만 하지 말고 노래도 한 곡 불러.” 20일 이른 아침부터 약수역에서 주민들과 악수를 나누는 신은경 자유선진당 대변인의 곁에는 남편 박성범 의원이 서 있었다. 박 의원은 12년 동안 축적한 지역구 관리의 노하우를 신 대변인에게 전수하는 데 분주했다. 주민들을 대할 때의 표정부터 악수하는 요령까지 박 의원의 조언은 끊이지 않았다. ●‘동네 주민´ 같은 이미지가 강점 신 대변인의 강점은 ‘동네주민’ 같은 친근한 이미지였다. 신 대변인의 인사는 “안녕하세요, 신은경입니다.”보다 “일찍 나오셨네요.”,“어디 갔다 오세요.” 등 친근감이 느껴지는 대화가 대부분이었다. 신당동에 거주하는 서모(69)씨는 “사실 박 의원도 신 대변인이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나경원 전 한나라당 대변인은 지역 연고도 없이 갑자기 등장해 주민들의 호응을 별로 얻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약수동에 사는 정호영(60)씨는 “총선은 인물로 평가해야 한다.”며 “언론에 나 전 대변인이 실력자같이 비쳐져 믿음을 준다.”고 말했다. ●‘인물 대 인물’ 구도로 승부 선거캠프를 이끌고 있는 박 의원은 이번 선거를 ‘인물 대 인물’의 구도로 끌고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중구에 거주하지도 않으면서 명문사학인 계성초와 숭의여중을 나와 중구민임을 자처하는 나 대변인은 중구민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누가 중구를 더 잘 알고 사랑하는지는 주민들이 더 잘 아실 것”이라고 ‘신은경 브랜드’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민주 “정범구 전략공천할 것” 통합민주당은 서울 중구에 출마할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 자유선진당 신은경씨에 맞설 대항마로 정범구 전 의원을 전략 공천하기로 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20일 “정범구 전 의원이 민주당 입당을 결정하고 중구에 출마한다.”면서 “박상천 대표와 합의해 전략공천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 대표는 “중구에 출마 채비를 해온 정호준씨, 중구를 오랫동안 지켜온 정대철 전 의원도 적극 도와주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정 전 의원은 “한나라당 일당 독재는 어떤 식으로든 막아야 한다는 각오로 입당했다.”고 말했다. 17대 총선에 불출마했던 정 전 의원은 지난해 대선 당시 창조한국당에서 문국현 대표를 도왔으나 지난 2월 탈당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총선 D-19] 유권자들이 말한다

    [총선 D-19] 유권자들이 말한다

    역대 선거 과정은 정당과 후보자가 중심에 있고 정작 주인인 유권자는 뒷전이었다. 유권자가 정책에 관심을 갖고 제대로 된 후보를 고르려는 노력을 할 때 민주주의를 구현할 수 있다. 총선을 앞둔 일반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 국민 어려움 외면한 정치인 심판 ●유성호(41·음식점 운영) 요즘 물가가 장난이 아니다. 최근 식재료 가격이 20%나 상승했지만 경쟁이 심해 음식값은 올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반적으로 경기가 위축돼 손님도 많이 줄었다. 자살하는 사람이 없을 뿐이지 정말 죽을 지경이다. 18대 국회의원들은 국민들의 고통을 잘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래서 이번 선거는 당을 떠나서 경제 마인드가 있는 사람을 뽑겠다. 그동안 정치인들은 국민들의 어려움을 외면한 채 정쟁에만 몰두했다. 이번에는 그런 정치인들을 표로 심판하겠다. ■ ‘88만원’ 세대 해결할 후보에 한표 ●안나래(25·여·학원강사) ‘88만원 세대’라는 말은 지난해 가장 뜨거운 화두로 떠올랐다. 요즘 20대 젊은이들은 취업도 잘 못할 뿐더러, 하더라도 안정적이지 못한 비정규직으로 일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 사회 첫 출발을 비정규직으로 시작했다. 결혼, 내집 마련 등 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 같은데 이렇게 비정규직으로 일하면서 부모 세대가 누렸던 안정을 누릴 수 있을지 의문이다.18대 총선에서는 ‘88만원 세대’에 대한 확실한 해결방안이 있는 후보를 뽑겠다. ■ 장바구니 물가 잡을 해법 있어야 ●권춘자(56·주부) 요즘 장바구니를 보면 한숨부터 난다. 물가가 올라도 너무 올랐다. 지난해 이맘때 한 단에 1500원 하던 파가 얼마 전에 가보니 2300원으로 올랐다. 월급은 그대로인데 생필품 가격만 오르니 주부들이 살림을 꾸려나가는 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신문을 보면 전세계적으로 경제침체가 온다는데,18대 총선 출마자들은 이에 대해 어떤 복안을 갖고 있나. 경제성장을 하면서도 물가를 안정시킬 수 있는 해법을 제시하는 후보를 뽑고 싶다. ■ 당보다 정책, 경력보다 능력 볼 것 ●조오행(39·회사원) 선거 때마다 정치인들에 의해 조장되는 지역주의로 인해 힘이 빠진다. 이번에는 꼭 국민을 위해 일하는 일꾼을 뽑았으면 좋겠다. 각 당에서 공천 물갈이 등 변화를 추구하고 있지만 여전히 미흡하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4선,5선,6선 등 정치 경력이나 무게감 있는 사람이 아니라 발로 뛰며 일할 수 있는 사람이다. 당보다는 정책이 얼마나 충실한지, 얼마나 국민을 위해 일을 할 수 있는 인물인지 등을 보고 한 표를 던지겠다. ■ 20대 취업 관심갖는 후보 뽑겠다 ●김영빈(19·명지대 행정학과1학년) 올해 처음으로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다. 설레기보다는 두려움이 앞선다. 정치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어 제대로 된 후보를 뽑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어깨 위에 무엇이 얹힌 것 같은 책임감을 느낀다. 이번 총선에서는 20대 취업에 관심을 갖는 후보를 뽑겠다. 나도 대학에 갓 입학했지만 벌써부터 취업이 걱정이다. 비정규직도 많이 늘어난다는데…. 후보들의 공약이나 경력을 꼼꼼히 따져보고 자신의 이익을 챙기지 않는 믿음직한 후보를 고르겠다.
  • 「미스·성균관대」 김영순(金英順)양-5분 데이트(139)

    「미스·성균관대」 김영순(金英順)양-5분 데이트(139)

    성균관대학교 사학과 졸업반인 김영순(金英順)양(23). 올해 처음 시작된 제1회 성균여왕으로 뽑힌 경상도 미인. 163㎝의 늘씬한 체구에 서글서글한 눈매가 뭇 「성균·맨」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여왕답다. 『그냥 시녀정도로 뽑힐 줄 알았는데 여왕이락 하니 내도 놀랬심더!』라는게 김(金)양의 여왕으로 뽑힌 소감이지만 남·여학생회장단의 엄격하고 공정한 투표끝에 선발된 B학점 이상의 재색겸비한 여왕. 경남 마산(馬山)에서 태어나 영남의 명문 경남(慶南)여고를 졸업. 제일제당에 근무하는 김수한(金守漢)씨(45)의 2남4녀중 장녀로 집안일을 알뜰하게 보살피기도하는 대견한 아가씨. 한가한 틈이면 뜨개질을 하는게 취미라는데 자기 옷은 물론 집안 식구들의 옷까지 모두 짜서 「서비스」한다고. 그래서 집안에는 온통 김양의 뜨개질 작품으로 가득하다고 은근한 자랑이다. 아직 꼭 마음에 드는 기사가 나타나지 않아 「데이트」한번 제대로 못했다면서 믿음과 신뢰로 서로 사랑하고 이해해줄 건전한 사람이면 OK. [선데이서울 71년 7월 4일호 제4권 26호 통권 제 143호]
  • “美대통령 누가 되든 한·미 동맹 굳건”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아버지인 조지 H W 부시(84) 전 미 대통령은 13일 “누가 미국의 다음 대통령이 되더라도 한·미 동맹이 더욱 공고해지기를 원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날 국제교류재단 초청으로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미 동맹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라는 주제의 조찬강연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필요없다는 등 미 후보들이 경선때 하는 말을 듣고 걱정하거나 마음이 흔들릴 필요는 없다. 그건 경선때 하는 말이고 취임하면 다를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특히 “미국에게 한국만큼 강력한 동맹은 없으며 누가 새로 대통령이 되든 이 동맹을 지지할 것”이라며 “제가 이런 믿음을 가지고 있는 것은 한·미가 자유와 민주주의 가치를 함께 추구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국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파병한 것을 언급하며 “한국은 미국에게 감사한 존재이며 나는 한국의 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전날 이명박 대통령과의 오찬을 소개하며 “캠프 데이비드에 가면 넥타이를 풀고 솔직하게 대화를 나누라고 말씀드렸다.”며 “생산적인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강연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대미 특사였던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과 박진 의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풍산그룹 류진 회장의 초청으로 11일 방한한 부시 전 대통령은 이날 미국으로 돌아갔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책꽂이]

    ●갈림길에서 삶을 묻는다(윌리엄 브리지스 지음, 이명원 옮김, 이끌리오 펴냄)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개인이나 기업의 성공은 변화의 수용여부로 판가름난다고 주장. 영문학자이자 세계적 컨설턴트인 저자는 변화는 두려운 것이 아니고 삶을 좀 더 성숙하고 풍요롭게 하는 만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역설.1만 3800원.●미국 명문대 진학 가이드(척 휴스 지음, 정윤미 옮김, 크림슨 펴냄) 미국 하버드대 입학사정관 출신인 저자가 미 명문대가 원하는 지원자의 필요충분조건을 분석한 대학진학 지침서. 저자는 학업 성취도와 과외 활동, 인성, 기타 추상적 요소 등 4가지 영역을 기준으로 학생의 잠재력을 평가해 선발한다고 설명한다.1만 4000원.●검색어 1위 UCC 이렇게 만든다(함성원 지음,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UCC를 어떻게 기획, 제작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 그 전략과 방법을 소개. 기존의 성공적인 UCC의 전략을 철저히 분석해 아이디어 제시에서 인터넷 사이트를 통한 유포까지 구체적인 노하우를 담았다.1만 3000원.●열광의 코드 7(패트릭 한런 지음, 홍성준 등 옮김, 명진출판 펴냄) 코카콜라·나이키·구글 등 유명 브랜드나 히트상품을 만드는 요인은 광고비용이나 어려운 마케팅 이론이 아니라, 종교의 ‘믿음의 체계’를 빌린 것이라고 주장. 브랜드 컨설팅 CEO인 저자는 소비자들에게 종교와 같은 공동체 의식과 소속감을 심어 주기만 하면 판매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한다.1만 5000원.●미래과학, 꿈이 이루어지다(이종호 지음, 과학사랑 펴냄) 미래 과학의 발전방향을 제시.‘컴퓨터 옷을 입고 만능세포로 산다.’는 부제에서 보듯 미래과학의 진보를 통해 우리 생활이 어떻게 변화할지 살폈다.1만 5000원.
  • 주말 출전 박지성 ‘맑음’ 이영표 ‘흐림’

    주말 출전 박지성 ‘맑음’ 이영표 ‘흐림’

    어느덧 2007-08 프리미어리그가 30라운드에 접어들었다. 총 38라운드까지 치러지는 프리미어리그도 이제 겨우 9경기만을 남겨 놓고 있는 상황이다. 이말은 곧 한국인 프리미어리거에게도 9번의 기회만이 남았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한자릿수 출전 기회만을 남겨 놓은 시점에서 ‘EPL 태극전사들’의 기상도는 매우 나쁜 상태다. 대부분 어두운 먹구름이 끼어 있으며 곳곳에는 ‘악천우’마저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시즌 초만 하더라도 이러한 기상악재가 괜한 우려일 것이라는 추측이 많았다. 그러나 막바지에 다다른 지금 그 우려는 생각보다 심각한 상황이 되고 말았다. 물론 9경기를 통해 현재의 악조건을 뒤집을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그리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그렇다면 오는 주말 ‘EPL 태극전사’들의 출전 기상도는 어떨까? 로테이션 속의 박지성 ‘맑음’ 이제는 당연한 얘기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박지성의 출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만은 사실이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로테이션 시스템 속에 자주는 아니지만 장기적인 결장이 없었던 박지성이다. 때문에 오는 16일(한국시간) 치러질 더비 카운티와의 원정경기에 선발출전까지 예상해 볼 수 있다. 상대가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는 더비 카운티라는 점도 박지성의 출전 가능성을 한층 높게 해주고 있다. 기분 좋은 얘기는 아니지만 올시즌 퍼거슨 감독의 로테이션 시스템 속에서 박지성은 강팀보다는 더비와 같은 약팀 들을 상대할 때 주로 출전되는 횟수가 많았다. 더구나 지난주 챔피언스리그와 FA컵에서 호날두와 나니를 기용하며 체력적인 소비도 적지 않았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다. 빡빡한 일정을 감안할 때 다소 여유가 있는 더비전에 박지성의 투입을 통해 체력적인 안배를 꾀할 가능성이 높다. 박지성으로서는 지난 풀럼전과 같이 찾아온 기회를 득점으로 연결시키며 퍼거슨 감독의 선택에 지속적인 믿음을 주어야 할 것이다. 기회를 계속해서 살려낸다면 남은 시즌 치러질 중요경기 (빅4팀 및 챔피언스리그 8강)에 선택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2군 경기 속의 설기현 ‘흐림’ 시즌이 끝을 보이고 있지만 설기현의 주전 도약은 여전히 먹구름이 가득한 상태다. 1군 경기는 고사하고 최근에는 계속해서 리저브(2군) 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부상을 당해 경기 감각을 익히려는 것도 아니고 특별히 몸에 이상이 있는 상태도 아니다. 그래서 더욱 답답한 상황이다. 게다가 오랜만에 주말 경기를 준비하는 설기현에게 지난 12일 리저브 경기 풀타임은 영 꺼림직 하기만 하다. 4일 뒤인 16일 에버턴과의 리그 경기를 앞둔 점을 고려할 때 리저브 경기에서 90분 풀타임을 소화한 설기현이 출전한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아쉬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치열한 주전경쟁 속 이동국, 이영표 ‘매우 흐림’ 훈련 중 발복 부상을 당한 이동국은 지난 아스톤빌라와의 리그전을 포함해 6경기 째 결장 중이다. 이영표 또한 지난 PSV 아인트호벤과의 UEFA컵 16강에 오랜만에 출전했지만 45분만을 소화한 뒤 교체되는 수모를 겪었다. 나란히 경쟁자들의 복귀와 활약 속에 밀려 있는 두 선수다. 그나마 상황은 이동국이 나은 편이다. 최근 경쟁자들의 컨디션이 그리 좋지 않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결장했던 미도는 경기감각이 예전만 못하며 알베스는 프리미어리그 적응에 애를 먹고 있다. 주말 상대가 리그 1위 아스날이라는 점이 이동국의 출전에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계속해서 경쟁자들의 골 침묵이 이어질 경우 이동국에게도 기회는 올 것이라 생각 된다. 반면 토트넘의 이영표는 또 다시 결장할 가능성이 높다. 오랜만에 출전한 아인트호벤전에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으며 질베르투가 이제는 적응을 끝낸 모습이기 때문이다. 한편 웨스트브롬위치의 김두현은 최근 출전시간을 차츰 늘리고 있어 16일 레스터 시티와의 홈경기에 출전이 유력한 상황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유럽축구통신원 안경남 soccerview.ahn@gmail.com 잉글랜드 태극전사 경기 일정 * 16일 박지성(맨유) vs 더비카운티(오전0시 원정) 김두현(웨스트브롬) vs 레스터시티(오전0시 홈) 이동국(미들즈브러) vs 아스널(오전2시15분 원정) 설기현(풀럼) vs 에버턴(22시30분 홈) * 17일 이영표(토트넘) vs 맨체스터시티(오전1시 원정)@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환갑에 영어선교는 예수오빠가 주신 선물”

    “환갑에 영어선교는 예수오빠가 주신 선물”

    ‘환갑을 넘긴 나이에 이역만리 브라질 땅에 선교사로 파견된다. 그것도 수녀의 몸으로….’ 다음달 중순 브라질 상파울루 남쪽 소로카바 수녀원에 영어 교사 선교사로 파견되는 백 젬마마리(63·본명 백순희) 수녀. 지난해 10월 자신이 소속한 서울 포교 베네딕도 수녀회로부터 브라질 파견 제의를 받고 “하느님이 새롭게 열어주신 길이니 감사하며 따르겠다.”며 4년간의 선교사 소명을 승낙, 막바지 떠날 채비를 하고있다. 소로카바 수녀원에 살고 있는 브라질 수녀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특별한 소임. ●떠나기 전 ‘예수오빠´ 그림전 열어 “60년을 넘게 살아온 고국을 떠나 낯설고 먼 나라에서 나이든 수녀가 새로운 삶을 살기가 쉽지만은 않겠지요. 정든 이들과 헤어진다는 것도 어려운 일이고요. 하지만 마음을 정하고 나니 빨리 가고 싶은 생각뿐입니다.” 환갑을 넘긴 수녀가 해외 선교사로 파송되기란 흔치 않은 일. 최근 백 수녀가 펴낸 ‘예수오빠께서 누이야 부르시면’ 출간 기념으로 이 책의 본문 삽화를 그린 주정연(바오로)씨의 삽화 그림들을 모은 ‘예수오빠 작은 그림전’이 열린 서울 정동 품사랑 갤러리에서 7일 만난 수녀는 나이를 짐작키 어려울 만큼의 맑고 환한 얼굴을 갖고 있었다. 아빠 하느님, 오빠 예수, 엄마 마리아…. 백 수녀가 부르는 하느님과 예수님, 성모 마리아의 명칭은 아주 독특하다. 영성이 탁월해 기도와 묵상을 통해 ‘예수오빠’와 소통하는 것으로도 천주교계에선 널리 알려져 있다. ‘예수오빠께서 누이야 부르시면’은 백 수녀가 기도, 묵상을 하며 ‘오빠예수’와 소통했던 내용들을 소상히 적어 세상에 알린 책.1966년 베네딕도 수녀회에 입회한 후 42년간의 수도자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영성과, 성령 은사의 묵상집이다. 고교 2학년때 우연히 찾았던 대구 수녀원에서 그레고리오 성가로 새벽 기도를 바치는 검은 수도복 차림의 수녀들 모습을 보고는 “여기가 바로 평생 내가 살 집이다.”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고 한다. 원래 장로교회 신자였던 그가 단박에 천주교 수녀가 될 마음을 굳혔으니 오래 전부터 갈 길이 정해져 있었던 것이 아닐까. 천주교와는 아주 멀었던 부모들.“수녀가 되겠다.”는 맏딸의 고백에 충격이 얼마나 컸을까. 부모의 가슴에 큰 아픔을 심고 서원, 수녀의 길을 걷던 중 임종의 아버지가 남긴 “네가 행복한 길을 찾아서 고맙다.”는 마지막 말씀을 결코 잊을 수 없다고 한다. ●한국찾는 외국인 신부·수녀들에 24년간 통역 사실 브라질 선교사 파견제의는 이번이 두번째.2000년 로마에서 열린 총회 때 만난 소로카바 수녀원의 부원장 수녀로부터 “브라질 수녀들을 위한 영어교사로 일해달라.”는 말을 듣고는 거절했었다고 한다. “두번씩이나 파견 제의를 물리칠 수 없었어요. 이 나이에 하느님이 주신 특별한 선물이라 생각했습니다.” 소녀 적부터 책을 많이 읽고 문학인의 꿈을 키웠던 백 수녀는 대구교대를 졸업하고 대구효성여대(현 대구가톨릭대) 영문과에 편입, 졸업한 영문학도. 졸업하자마자 성의여자중상업고등학교 교사로 부임해 1년간 살았고 상지여자중상업고등학교에서도 3년간 근무한 교사 출신이다. 예수회가 경영하는 미국 샌프란시스코대학에서 ‘영어교수법’석사 학위를 받을 만큼 평소 선생님이 되는 게 꿈이었단다. 1984년 베네딕도 로마 총원 영성쇄신코스인 ‘국제만남의 주간’행사에서 통역을 맡은 것을 계기로 24년간 통역 일을 해왔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신부와 수녀, 평신도 등 강사들의 통역을 도맡아 했으니 외국 수도회들이 눈독을 들일 만도 하다.“대학시절 연극 주인공을 맡아 무대에 서면서 너무 즐겁고 행복했다.”는 백 수녀는 수녀가 아니었으면 연극배우가 됐을 것이라며 웃는다. 지금도 가끔씩 연극 공연장이며 영화 상영관을 찾는다고 한다. “수도자의 삶 또한 하느님이 주신 인생의 큰 배역”이라는 백 수녀. 수녀회에 입회한 이후 서강대 교목실 근무를 포함해 29가지의 소임을 맡을 만큼 많은 일을 해보았다는 수녀는 “살아갈수록 하느님의 사랑을 신뢰하는 믿음이 커져만 간다.”며 브라질 선교사 일도 즐겁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글 사진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김성호 전문기자의 한국서 길찾는 이방인] (12) 한마음선원 국제문화원 청고 스님

    [김성호 전문기자의 한국서 길찾는 이방인] (12) 한마음선원 국제문화원 청고 스님

    경기도 안양시 조계종 한마음선원(안양시 만안구 석수동 101의62)에는 속된 말로 ‘스타 스님´이라 불리는 스님이 두 명 있다. 이 선원을 일군 선원장인 비구니 대행 스님과, 대행 스님의 법문 한 마디에 출가의 원을 세워 한국을 택한 푸른 눈의 불제자 청고(40·미국) 스님. 대행 스님이 신자들의 신행을 이끌고 법을 전하는 스승이라면, 청고 스님은 외국 출신의 출가승들과 외국인들에게 한국불교를 제대로 알리는 소임을 실천하는 길잡이 수행자랄 수 있다. 명쾌한 삶의 진리를 찾아 방황하던 갈등과 회의 끝, 어둠 속 한 줄기 빛처럼 무명을 밝혀준 한국 불교에 심취한 청고 스님. 그는 “출가승에게 속가의 이름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끝내 미국 이름 밝히기를 마다하는 한국인이다. ‘개에게도 불성(佛性)이 있다.´는 대오의 일갈은 아니더라도 청고 스님이 줄곧 천착해온 화두는 “이미 내 안에 불성을 갖추고 있는데 왜 굳이 밖에서 깨달음을 얻는가.”라는 안으로부터의 불성과 참나(眞我) 찾기의 싸움이다. “‘나와 남이 다르지 않고, 부처님과 내가 다르지 않다.´는, 경계를 허문 일심과 동체의 불이(不二). 모든 이들이 이미 다 깨달음을 갖고 태어난 청정 중생인데 왜 흔들리며 살아가는가. 한낱 가짜요 거짓인 아상(我相)을 내려놓는 진면목의 회복, 그것이 바로 불법의 진수가 아닐까요.” “나는 아무 것도 아닌, 부처님 법계의 심부름꾼일 뿐”이라는 심상치 않은 말로 한마음선원에서 기자를 맞은 청고 스님은 아주 조심스러운 말투의 소유자였다. 맞는 것은 맞고, 아닌 것은 아닌, 명쾌한 소신을 가진 푸른 눈의 출가승.188㎝ 거구에 어울리지 않게 천진하리만큼 맑은 동자승의 얼굴을 한 이 이방인은 ‘공심’(共心), ‘공생’(共生), ‘공체’(共體)의 큰 화두를 거듭 입에 올렸다. “삶은 끊임없는 참구의 진행”이라는 미국 출신의 스님. 그는 어떤 고뇌와 회의에 시달렸기에 한국 비구니의 한 마디 법문에 그토록 속세의 모든 것을 미련없이 놓아버렸을까. ●대학시절, 한국인 스님 초청법회서 대행스님의 법문 듣고 발심 미국 오리건주 로키산맥 서쪽, 주민 500명의 사막 지역 작은 마을에서 맏아들로 태어난 청고는 어릴 적부터 세상에 대한 관심이 아주 많았다고 한다. 척박한 땅에서 세상과 소통할 유일한 방법은 책. 스님 스스로 ‘엄청난 독서광’이라고 말하듯 동네의 책이란 책은 거의 다 보았지만 ‘세상엔 무언가 또 다른 것이 있다.´는 지적 허기에 시달렸다고 한다. 그런데 일찍부터 종교적 성향이 남달랐던 것 같다. 여전히 ‘또 다른 어떤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많던 12살 때, 내셔널지오그래픽 잡지에서 본 일본 교토의 선방 사진이 불교와는 첫 만남이다. 왠지 모를 묘한 감정에 빠져들던 중 세계의 종교를 소개한 한 책자 속 아쇼카왕의 말이 가슴에 콕 박혔다.‘남의 믿음과 종교를 욕하고 폭행하면 나의 믿음과 종교를 욕하고 폭행하는 것이다.´ “어린 나이에 위인전의 인물들처럼 훌륭한 삶을 살기 위한 길을 주변의 여러 종교인들에게 물었지만 만족할 수 없었어요. 신앙과 이기심에 치우친 공허한 말뿐이라는 생각이었는데 아쇼카왕의 말에 담긴 포용성이 마음에 와닿았던 것이지요.” 고교 1학년 때 영문학을 가르치던 교사가 전해준 ‘선(禪) 수행’ 책 두 권이 불교에 깊숙이 빠져든 계기. 보이스카우트의 고된 산악활동을 하면서 힘들수록 마음속 갈등이 사라지는 것을 느꼈는데 ‘선 수행’ 책을 탐독하면서 비슷하게 내 안에 숨었던 욕심과 갈등이 빠르게 소멸하는 강한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워싱턴주립대 기계공학과에 진학해서도 불교에 대한 관심은 커져만 갔다. 학과 공부보다 ‘묘법연화경’(법화경)을 즐겨 읽었다고 하니 불교에 대한 그의 관심과 쏠림이 어떠했는지가 읽힌다. 불성을 가진 인간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인간의 영원한 생을 설한 최고의 불경이라는 법화경. 이 법화경을 탐독하던 공학도가 심리학과로 전공을 바꾼 것도 우연은 아닌 것이다. 오하이오주립대 대학원에 진학해서도 갈등과 방황은 계속되었던 것 같다. 학교에서 600㎞나 떨어진 뉴욕 주의 선방을 다니면서도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없었다. 당시만 해도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과 아는 것이 별로 없었다고 한다. 어느날 우연히 대학신문을 통해 한국인 스님 초청법회 소식을 접하곤 대학 근처의 절을 찾아 대행 스님을 만난 것이 인생의 길을 확 바꾸어놓았다. 익숙해 있었던 권위적인 일본 선사들의 모습과는 달리 격식을 차리지 않으면서도 허를 찌르는 한국 비구니의 법문에 머리가 확 트였다. 일본인 선사들의 법회에선 찾아볼 수 없었던 파격이었다. “이미 태어날 때부터 네 안에 불성이 있다. 그러니 밖에서 깨달음을 구하지 말고 본래의 청정한 불성을 깨닫기 위해 도전하라.” 그토록 답을 얻기 위해 헤맸던 의문의 핵이 손에 잡히는 듯했다. 숱한 남의 말과 책, 대학 박사공부를 통해서도 깨칠 수 없었던 ‘그 무엇’은 바로 내 안에 있었던 것이다. 발심이었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학교 근처 사찰 주지로부터 소개받은 혜거 스님을 은사로 충북 광명선원에서 전격 출가한 게 1993년 7월.2년여에 걸친 행자 생활은 오랜 방황 끝에 불제자의 길을 찾은 그에게도 고난의 연속이었다. 무뚝뚝하기만 한 사형, 도반들. 몸에 설기만 한 절집 생활이 참기 힘들었지만 묵묵히 길을 몸으로 보여주는 도반 행자들이 여간 고마운 게 아니었다. 평소 가장 무섭게 자신을 대했던 사형이 남 모르게 불러내 딸기 잼과 빵을 소리 없이 쥐어주는 모습에 눈물을 왈칵 쏟기도 했다. ●불교 유명저서 번역 등 한국불교 알리기 힘써 “비구계를 받으려면 동국대 선학과 공부를 하라.”는 주변 스님들의 말을 따라 동국대 석사과정을 하던 중 비구계를 받고 한마음선원에서 국제문화원과 출판사 일을 하기 시작한 게 1999년. 그때부터 국내외 외국인 신도들과 한국에 들어온 푸른 눈의 출가승을 위한 길라잡이로 살고 있다. “한국불교는 선불교의 오랜 수행전통을 온전하게 갖추고 있지만 외국인들에게 장점과 진면모를 제대로 보여주고 알리는 데 아주 인색합니다.” 그래서 시작한 게 불교의 유명 저서들을 번역해 책으로 펴내고 웹사이트에 한국 선방의 예절이며 규율을 새록새록 올려놓는 일이었다. 외국인들이 자신에 맞는 불교서적을 사 볼 수 있는 정보도 인터넷을 통해 꼼꼼히 소개한다. 오래도록 길라잡이 역할을 한 때문인지 전화와 메일을 통해 한국불교를 물어오는 외국인들이 부쩍 늘고 있다. 직접 찾아오는 이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요즘은 대행 스님 법문을 비롯해 한국 근현대 고승들의 법문을 번역하는 일에 특별히 신경쓰고 있다. 동국대 선학과 졸업석사학위 논문도 다름아닌 ‘한암선사 서간문 연구’. “한국불교의 맥과 수행정신을 알기에 가장 좋은 텍스트”란다. 지난 6일부터 안국역 옆 서울영어불교도서관에서 하고 있는 외국인 스님들 대상의 불교 기초교리와 수행법 강의도 소홀히 할 수 없는 큰 일. 도반 청아 스님과 뜻을 맞춰 마련한 10주 코스의 특별 강의이다. 내 안의 불성을 깨치고 찾기 위한 길이라면 수행에 좀 더 치중하는 것이 옳지 않으냐는 물음에 “세상을 살아가면서 부딪치는 모든 것이 수행의 재료”라는 말을 돌려준다.“어떤 일을 하건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들의 가치를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부처님과 내가 둘이 아닌 불이(不二)의 자리에서 언제까지든 내 안의 부처님 자성인 불성과 분별심을 잃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지요.” 안양 글 사진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청고 스님은 ●1968년 미국 오리건주 로키산맥 서쪽 사막지역 출생. ●1991년 워싱턴주립대 졸업. ●1992년 한마음선원장 대행 스님 법문에 발심. ●1993년 오하이오주립대 대학원 산업심리학 박사과정 수료, 충북 광명선원에서 출가, 행자 생활. ●1997년 동국대 선학과(석사과정) 입학. ●1998년 비구계 수지. ●1999년 안양 한마음선원에서 외국인 대상 포교활동 시작. ●2002년 동국대 선학과 졸업. ●현재 한마음선원 산하 국제문화원 및 출판사에서 번역작업과 외국인 대상 포교 활동중.
  • [깔깔깔]

    ●믿음의 한계 서로 적대관계에 있는 종교를 가진 부부가 있었다. 어느날 부인이 자기가 다니는 성당의 신부와 의논했다. “신부님, 정말 무서워 죽겠어요. 제가 계속 성당에 나가면 남편이 저를 죽이겠답니다.” “내가 계속 기도를 하겠습니다. 믿음을 가지세요.” 며칠후 부인이 신부님을 다시 찾았다. “신부님, 아직까지는 무사합니다만….” “그러나, 또 무슨 문제가 있지요?” “어제는 남편이 다른 말을 했어요. 제가 만약 계속 성당에 다닌다면 신부님을 가만놔두질 않겠대요.” “그렇다면 이제 결심을 해야 할 때가 됐군요. 마을 저편에 있는 회교도 성당으로 가보세요.”●주부9단 서로 옆집 사는 주부 두사람이 복도에서 마주쳤다. 주부1:“매일 어디를 그렇게 열심히 다니세요?” 주부2:“남편이 반찬이 맛없다는 얘기를 하기에 학원에 다녀요.” 주부1:“요리학원에 다니시는군요.” 주부2:“아뇨, 유도학원에 다녀요.”
  • “짠 소금 검찰, 이젠 단 설탕 역할도”

    “짠 소금 검찰, 이젠 단 설탕 역할도”

    임채진 검찰총장의 사법연수원 동기(9기)인 안영욱 법무연수원 원장과 조승식 대검찰청 형사부장, 강충식 대검찰청 마약·조직범죄부장, 박상길 부산고등검찰청 검사장이 30년에 가까운 검사 생활을 끝내고 6일 퇴임했다. 검찰에선 동기가 총장이 되면 용퇴하는 게 관례였으나 지난해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둔 시점에 임 총장이 취임하자 안 원장 등은 조직 안정을 위해 ‘동기 총장’을 보좌해왔다. 대표적인 공안통이었던 안 원장은 이날 퇴임사에서 “법무·검찰에 대한 국민 평가는 내가 처음 검찰에 입문할 때인 30년 전보다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면서 “권위의식과 독선·편견을 버리고 성심성의를 다해 상대의 마음을 얻는 것이 신뢰회복의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조폭 잡는 검사’로 이름을 떨친 조 부장은 퇴임식에서 “국민에게 검찰 강력부가 존재하는 한 다시는 우리나라에 조직폭력의 전성시대가 도래하지 않으리라는 굳은 믿음을 심어준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면서 “조직폭력세계에서 내가 해방 이후 최고의 악질검사라는 닉네임으로 불리고 있는 것을 평생 훈장처럼 생각하고 살아가겠다.”고 소회를 밝혀 후배 검사들의 박수를 받았다. 형사·외사에 정통했던 강 부장은 “검찰은 부패방지를 위해 짠 소금의 역할을 수행했는데 방부제는 짠 소금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달콤한 설탕도 있다.”면서 “국민에게 따뜻한 검찰의 모습, 설탕 요법으로 부패를 방지하는 모습을 보이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라고 덕담을 건넸다. ‘특별수사의 달인’ 박 고검장은 “한밤에 검찰청사를 환하게 밝힌 불은 어두운 세상을 밝히는 빛이요, 불철주야 일하느라 옷깃에 말라붙은 검사의 땀은 세상을 썩지 않게 하는 소금”이라면서 “국민에게 겸손하고 절제된 자세를 보일 때 검찰은 국민에게 진정한 존경을 받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한편 정진호 법무부 차관은 7일 퇴임한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도시재정 업그레이드](하)쪽방촌, 첨단도시로 거듭난다

    [도시재정 업그레이드](하)쪽방촌, 첨단도시로 거듭난다

    ‘쪽방촌’‘기지촌’이 환골탈태하려고 애를 쓰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마다 구(舊) 도심을 첨단 복합단지로 변모시키는 도시정비사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사업 추진은 더디기만 하다. 지역이 넓은 데다 주민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초대형 사업인 데도 전문가가 부족하고 도시계획 차원의 마스터플랜이 마련되지 않은 것도 사업을 우왕좌왕하게 만든다. 지자체와 주민들은 도시재생 경험이 풍부하고 전문가가 모인 공공기관에 손을 내밀 수밖에 없는 구조다.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125 일대.1960∼70년대 한국 수출산업의 중추 기지로 구로공단의 배후도시였다. 구로공단은 2002년 디지털산업단지로 이름이 바뀌면서 첨단 빌딩들이 들어서고 있지만 주변 주거지역은 여전히 60,70년대 수준이다. 낡은 주택이 빼곡하게 들어선 서울의 대표적인 쪽방촌이다. 골목길은 승용차 한대 겨우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비좁다. 이른 아침 근로자들이 쏟아져나오면서 골목길은 금방 꽉 찬다.‘작은 골몰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살고 있을까.’ 하는 의문은 집에 들어가면 금방 사라진다. 다닥다닥 붙은 집은 많은 사람을 들이기 위해 방을 작게 나눴다. 한 집에 10가구 이상 살고 있는 경우가 태반이다.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주민들은 오래전부터 재개발을 추진했다. 면적이 28만 5000㎡에 이르는 대규모 사업이다. 그래서 블록을 4개로 나눠 추진했다. 무려 5000여가구에 이른다. 이 중 주택 소유자는 1700여가구이다. 나머지는 세입자 가구다. 구역이 넓고 주민 이해관계도 얽히고설켰다. 사업이 오랫동안 제자리를 맴돌았지만 전체를 이끄는 전문가는 없었다. 일반적으로 주택 위주의 재개발사업은 규모가 아무리 크더라도 주변 도시 인프라 구축에는 신경쓰지 않는다. 단지내 편익시설만 설치하면 그만이라서 사업성도 높다. 주거개선 위주의 뉴타운사업은 규모가 크더라도 사업성이 뛰어나 민간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뛰어든다. 그러나 가리봉 일대는 주거와 업무·상업 시설을 동시에 개발해야 하는 데다 블록간 이익 배분 등도 복잡하다. 도시 인프라와 편익시설 투자는 블록별 조합 차원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였다. 더욱이 업무·상업시설로 개발하는 곳은 위험이 크다는 이유로 민간기업이 사업참여를 꺼리고 있다. 재개발을 추진하더라도 반쪽짜리 사업에 그칠 공산이 크다. 지지부진한 사업에 불을 댕긴 기관은 대한주택공사였다. 주공의 역할은 도시계획 차원의 큰 그림을 그리고 갈등을 해결하는 일이다. 예를 들어 주공은 사업을 추진하면서 부족한 녹지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남부순환도로 1㎞를 지하로 묻고 그 위에는 공원을 만들 방침이다. 만약 4개 블록별로 사업이 추진된다면 이 같은 사업은 추진하기 어렵다. 주민 대표회의 정문식 감사는 “복합개발방식이라서 민간이 추진하기는 어려운 곳이었다.”며 “인·허가, 주민 갈등 조정, 인프라 구축 등을 위해 주공을 사업 시행사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주공은 구로구와 함께 4개 블록을 하나의 사업지구로 묶어 추진키로 방향을 세웠다. 지역 특성에 맞춰 2개 블록은 공동주택단지로,2개 블록은 주택과 함께 업무·상업 지역으로 개발하는 마스터플랜도 내놨다. 사업비가 2조원대에 이른다. 그렇다고 주공이 4개 블록 사업을 독차지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전체 사업 조율과 단지 기반시설 설치 등은 주공이 책임지고 민간이 잘하는 것은 민간에 맡긴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다. 개별 블록은 민간자본을 유치키로 하고 설명회까지 열었다. 주공은 사업 방향을 미래형 첨단도시로 잡았다. 공동주택 5000여가구와 상업·업무시설이 들어선다. 최고 60층짜리 초고층 빌딩과 20∼30층 주상복합 아파트도 짓는다. 백화점·컨벤션센터·멀티플렉스 등도 건립된다. 첨단기업들이 많이 입주한 디지털 1·2·3단지와 연계해 서울 서남부 디지털 비즈니스 시티로 개발하는 것이다. 5∼6월 도시정비계획을 변경하고 연말쯤 설계·시공사를 선정할 방침이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사업시행인가를 받을 계획이다. 사업시행인가 이후 아파트를 분양하면 2011년쯤 입주할 수 있다. 임대 아파트 1000여가구도 건립, 기존 세입자들에게 우선 공급한다. 도시마다 가리봉동과 비슷한 지역이 많다. 서울에는 홍제동 유진상가 주변, 청량리 역세권, 마포 합정동 먹자골목 주변 등이다. 인천 가좌동, 부천, 대전 등의 기존 도심지는 도시 확산과 함께 쇠퇴의 길로 접어들었다. 도시 형성이 오래돼 기반시설이 턱없이 부족하고 인구가 빠져나가는 등 상대적인 낙후지역으로 변해 재정비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사업 추진은 아직 초보단계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윤병천 주공 도시재생사업 이사 “지역 균형 발전과 도시에 생명력을 불어주기 위해서는 도시재정비사업이 활성화돼야 합니다.” 윤병천 대한주택공사 도시재생사업 이사는 6일 “도시재생 사업은 작은 규모의 주택 재개발 사업과 달리 복잡하고 주민 이해관계가 복잡하다.”며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서는 투명하고 공정한 사업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재개발·재건축사업 컨설팅은 행정 업무를 대행해주는 역할에 그치고 있으며, 과열 수주전과 온갖 비리의 온상이 되고 있다.”며 공공 전문 기관의 역할을 강조했다. 주공이 재개발 등 도시재생 사업에 참여하는 취지는 민간과 경쟁하기보다는 시장의 투명성 확보, 리스크(위험)가 큰 도시정비사업의 위험 요인을 사전에 없애 조합원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윤 이사는 “도시재생사업 시장에 주공의 역할이 커지고 있지만 참여 비율은 2%에 불과하다.”며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주공이 사업자 지정을 받기 위해서는 주민의 3분의2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조합방식처럼 추진위를 구성할 수 없다.”며 “일반 조합이 정비구역지정 전부터 추진위를 구성하듯이 주공도 이런 활동을 할 수 있게 길을 터야 한다.”고 말했다. 또 “총괄사업관리자로 참여해 궂은 일을 도맡아 처리해주고도 직원의 인건비 정도만 받고 있다.”며 “사업 추진 절차를 간소화하고 주민 투표에 의한 시공사 선정도 조합 방식에서 적용하는 시공사 선정기준을 따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이사는 “공공기관의 도시재생사업으로 민간 부문의 역할이 축소된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공공기관이 전체 그림을 그리고 민간부문은 개별 사업을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총괄사업관리자’란 복잡한 도시정비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전체를 컨트롤하는 믿음직한 기관이 필요하다. 재정비촉진사업법에 따라 이를 대행하는 기관이 ‘총괄사업관리자’다. 개별 조합에서 하기 어려운 일을 도맡아 처리하는 기관이라고 보면 된다. 시장·군수를 대행해 재정비촉진계획을 수립 지원하고 사업을 총괄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기반시설 설치 및 계획 자문, 기반시설 비용 분담금·지원금 등을 관리하는 일도 맡는다. 지역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관공서와 민간 업체의 가교 역할을 하는 셈이다. 사업이 부진한 곳에서는 시행사로 나서기도 한다. 총괄사업관리자가 개별 사업을 시행하는 경우는 재정비계획 결정·고시 이후 2년 이내에 조합설립인가를 받지 못하거나 3년 이내에 사업승인인가를 받지 못하는 경우다. 토지·건축물 소유주 과반수가 공공기관을 사업시행사로 고르는 경우도 해당한다. 총괄사업관리자는 사업 추진이 부진하거나 문제가 많은 곳의 정비사업을 지휘하는 ‘오케스트라’인 셈이다. 총괄사업관리자로 지정받기 위해서는 도시 재정비 노하우가 풍부하고 도시계획·건축·개발·시공 전문가를 충분히 확보해야 가능하다. 도시재생 사업을 투명하고 안전하게 이끌 수 있는 자격을 갖춰야 한다. 주택공사는 현재 부천 소사·고강지구, 부산 시민공원주변 등 전국 10개 지구에서 총괄사업관리자로 지정받았다. 올해도 7개시 10개 지구에서 추가 총괄사업관리자로 지정받을 계획이다. 총괄사업관리자를 지정하면 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 개발 속도가 빨라지고 투명하게 진행할 수 있다. 사업 초기 자금 확보가 쉽고 공공기관이 추진하다보니 주민들이 믿고 따르며 사업 인지도도 올라간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K리그 2008 전력점검](7·끝) 서울·전북

    ■박주영·데얀 투톱 돌풍 예고 FC서울은 우승후보로 매년 거론됐는데 올해는 더욱 무게가 실린다. 데얀을 데려와 박주영과 함께 투톱을 형성하고 정조국, 김은중까지 더하면 그 위력은 다른 구단의 시샘을 살 정도. 박주영은 지난달 동아시아대회 중국전 두 골로 부활했고 데얀은 올시즌 15∼20골을 장담하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와 비교할 때 큰 틀의 변화가 없는 점도 돋보인다. 지난 1일 LA갤럭시전 후반 선보였던 이상협, 이승렬의 후보 공격진도 합격점을 받아 들었다. 부상에서 돌아온 이민성을 비롯해 이을용과 기성용, 이청용 등의 미드필더진도 빼어나다. 아디, 김진규, 김치곤, 최원권 등 수비도 믿음직하다. 다만 매일 K-리그 기록을 새로 써나갈 수문장 김병지의 허리디스크 판정이 걱정거리. 퇴출된 히칼도 대신 중원을 책임질 외국인 선수가 절실한데 터키 전훈에서도 세뇰 귀네슈 감독의 마음을 움직인 선수가 없던 점도 이제 시간을 갖고 해결해야 할 문제. 젊은 유망주들이 많은 팀이다 보니 월드컵 예선과 올림픽 본선에 차출이 잦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우승 전망에 그림자를 드리운다. 다리를 다쳐 목발을 짚고 다니는 귀네슈 감독은 지난해 ‘서울의 봄’을 구가하다 정규리그 7위로 내려앉으며 플레이오프에도 못 나갔다. 부상을 조심하도록 선수들에게 신신당부한 그가 2년차 시즌을 앞두고 다친 것은 액땜일까. ■조재진 등 가세… 첫 우승 노려 전북 현대의 최강희 감독은 시즌을 앞두고 갑자기 다크호스로 부상한 데 대해 “부담을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조재진을 불러와 스테보, 제칼로와 함께 창끝을 벼렸고 최태욱, 강민수, 이요한, 김성근 등 즉시전력감을 다수 확보했다. 최 감독은 홈경기엔 스테보와 제칼로를 투톱으로 내세우는 4-4-2를, 원정경기에는 김형범, 정경호, 최태욱, 토니 등 풍부한 미드필드 요원을 활용해 4-2-3-1로 운용하기로 했다. 태국과 일본 전훈에서 이를 가다듬었다. 월드컵 4강 주역 최진철의 은퇴는 위기이면서 기회. 오히려 수비진의 속도를 높이는 계기로 삼고 있다. 3일 K-리그 회견에서 최 감독은 “알짜 선수들이 있다고 반드시 우승하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고 되묻고 “새로 영입한 선수들이 원한 만큼 빨리 적응하지 못해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전북은 또 유달리 올림픽대표팀 선수들이 많다. 권순태, 최철순, 강민수, 이요한 등 수비진이 올림픽 기간 잦은 차출로 빠질 것이 걸린다. 최 감독은 “부상자가 없어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은근한 야심을 드러냈지만 수비진의 부상이 K-리그 첫 우승 도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데스크시각] 후진국 신드롬 벗자/백문일 경제부 차장급

    [데스크시각] 후진국 신드롬 벗자/백문일 경제부 차장급

    요즘 과천 정부청사의 점심 시간은 오전 11시40분부터 시작된다. 정권교체기 근무시간 준수 등 공직기강 점검에 걸리지 않으려고 20분 일찍 나갔다가 오후 1시에 맞춰 들어온다고 한다. 일찍 나가는 것은 업무 때문일 수 있기에 문제삼지 않는다는 것. 그렇다면 업무 때문에 점심을 거르고 오후 1시를 넘어서 들어오면 기강해이에 해당된다는 말인가. 웃기는 일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현장 방문을 강조하자 총리가 재래시장을 방문했다. 상인들을 만나 주차장 문제 등 애로사항을 들었다. 다른 장관은 3월3일 ‘삼겹살 데이’를 맞아 차관과 1급 공무원들을 대동하고 식당에서 삼겹살을 먹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물가가 치솟고, 경상수지 적자 폭이 늘어 성장에 문제가 생긴 상황에서 재래시장 문제가 화급을 다툴 현안인지는 의문이다. ‘부자내각’ 논란이 일자 장관들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시켜야 한다는 소리가 나왔다. 이명박 대통령도 각종 논란이 일자 그렇게 하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아주 위험한 발상이다. 장관직을 돈으로 사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일부 장관 후보들의 재산축적 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땅을 사랑한다.”는 등 장관 내정자들의 막말은 기가 막힐 노릇이다. 그렇다고 ‘부자=투기꾼’으로 몰고 간 것은 지나쳤다. 그러다 보니 인사 청문회에서 따져야 할 자질과 능력에 대한 검증은 이뤄지지 않았다. 투기 여부를 따지는 고함과 이를 부인하는 촌극만 이어졌다. 솔직히 투기와 투자는 딱 부러지게 구분하기 어렵다. 동전의 양면이다. 차라리 논문표절이나 탈세 여부 등 선진국에서 중요시하는 잣대를 더 들이댔어야 했다. 탈법이라도 했다면 장관직 사퇴가 아닌 형사처벌로 가는 게 맞다. 부자가 장관까지 할 수 있느냐는 ‘여론몰이식 마녀사냥’으로 말초적 즐거움만 제공하는 게 청문회의 기능은 아니다. 정권교체 때마다 불거지는 특정지역 인사편중 시비도 그렇다. 능력이 안 되는 인사가 줄서기로 장관직을 꿰차서는 곤란하다. 정파와 출신 지역에 관계없이 인재를 등용해야 한다는 명분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그 연장선에서 거론되는 ‘지역안배’는 더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뒤집어보면 능력이 부족해도 영남·호남·충청 출신들을 골고루 기용해야 한다는 논리다. 한국은 자동차로 5∼6시간이면 땅끝까지 갈 수 있는 소국이다. 글로벌 스탠더드에서 보면 우리나라는 지역을 이리저리 쪼개 내편, 네편 할 대국이 아니다. 능력있는 인사가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집중돼 ‘대치동 내각’을 구성했다면 과연 잘못된 일일까. 새 정부를 편드는 게 아니라 인사는 결코 땅따먹기식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는 뜻에서 하는 말이다. 정권이 바뀌면 으레 개혁이니 혁신이니 한다. 하지만 변화만이 능사가 아니다.GPS를 활용해 위치추적시스템을 개발하는 소프트업체 관계자의 말이다.“정보통신부가 폐지되면서 등록하지 않은 불법 개발업체들이 덤핑으로 유통질서를 흔들고 있지만 단속의 손길은 전혀 미치지 않고 있다.”면서 “규제완화도 필요하지만 기존의 규제를 제대로 운용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2차례에 걸친 에너지세제개편은 휘발유와 경유,LPG 가격을 100:85:50을 목표로 정했다. 하지만 경유와 LPG 값이 휘발유의 90%와 60%를 오르내린 지는 오래다. 고유가 등 환경이 바뀌었다면 그에 맞는 후속 대책이 진작에 나왔어야 했다. 우리나라가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를 넘어 선진화 대열에 합류했다고 하지만 아직도 ‘후진적 신드롬’은 만연해 있다. 남이 잘되는 것을 배아파 하고 윗사람 말 한마디에 우르르 달려나가는 전시행정 등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 이명박 정부의 출범과 함께 “믿음과 소망과 사랑 중에 그중 제일은 ‘소망(소망교회)’이라”는 비아냥도 한낱 우스갯소리로 끝나기를 바란다. 백문일 경제부 차장급 mip@seoul.co.kr
  • [한국의 토종](2) 맹금류 ‘참매’

    [한국의 토종](2) 맹금류 ‘참매’

    이 땅에서 매사냥의 역사는 선사시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고구려 고분벽화에서는 심심찮게 매사냥의 그림을 찾아볼 수 있다. 매사냥을 먹거리 해결이라는 생계수단으로 활용했던 흔적은 삼국유사나 삼국사기의 기록에서도 확인된다. 특히 고려 충렬왕 원년(1274년)에 사냥용 매를 조련하는 등 매사냥을 전담했던 응방(鷹坊)을 설치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 명맥은 조선 숙종 41년(1715년)까지 이어져 왔고, 조선시대에 들어서는 귀족이나 왕가의 놀이문화로까지 발전했다고 전해진다. 매는 워낙 개체수가 적은 데다 해안지역이나 섬의 절벽 등 고지대에 둥지를 틀고 있어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 희귀종으로 알려져 있다. “매목은 매과와 수리과로 나뉘는데 일반적으로 두 부류를 합쳐서 통상 ‘매’로 부릅니다.” 국립생물자원관 연구관인 김진한 박사의 말이다.“매과는 날개의 폭이 좁고 길어서 빠른 스피드가 주특기이고 공중에서 급강하하여 일격에 먹잇감을 포획합니다.” 반면에 ‘참매’와 같은 수릿과는 탁월한 순발력과 시력을 바탕으로 주로 장애물이 있는 산 속에서 사냥을 하는 특성을 지녔다.“참매와 같은 대부분의 맹금류는 사람처럼 두 눈이 정면을 향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새의 눈은 정면보다는 측면을 잘 볼 수 있도록 두 눈의 방향이 옆으로 향하여 있다. 이는 생활하는 과정에서도 항상 천적이 오는지 경계하기 위해서이다. 이에 반해 맹금류는 눈이 앞을 향해 있어서 사냥감의 원근과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고 한다. 예로부터 민간에서는 매를 영물(靈物)로 취급해 왔다. 집 울타리 안으로 매를 불러들여 똥을 뉘여서 삼재(三災)를 막기도 했고, 매의 초월적인 힘을 그린 부적을 가슴에 품고 다니며 재앙을 예방했다는 기록이 있다. 대전광역시 이사동의 야산에서 30년이 넘게 전통 매사냥의 기법을 연구, 계승해 오고 있는 ‘매꾼’ 박용순(50·대전무형문화재 제8호)씨는 “‘꿩잡는 게 매’라는 말이 있지만 매라고 해서 모두 사냥을 잘하는 건 아니다.”면서 “토종 ‘참매’라야만 사냥매로서 용맹스럽다.”고 설명했다. “어렸을 적 고향 논산의 야산엔 매가 많았지요. 동네 어른들이 참매를 이용한 꿩 사냥을 심심치 않게 하는 걸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매사냥을 즐기던 아버지 박석준(작고)씨를 따라다녔던 그 옛날 꿩사냥은 절박한 생계수단이었다는 게 박씨의 회고다.“그럼에도 어린 자신의 눈엔 꿩사냥이 참 멋있는 놀이로만 보였다.”는 박씨는 “갈수록 매의 수가 줄어드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부터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전통적인 매사냥에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면서 “앞으로는 매사냥 기술을 이용해 인간에 해로운 조수를 구제하는 연구 또한 활발하게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엿다. 매는 보통 사람들이 포획해 사육할 수 없는 천연기념물(제323호)이어서 참매사냥을 부활하고 명맥을 유지하려는 박씨의 뜻은 그동안 문화재청과 끊임없는 마찰을 빚어 왔다고 한다.“현재 공주대에서 연구 중인 매의 인공부화가 하루빨리 성공해 많은 사람들이 매사냥 체험기회를 갖기를 희망합니다.” 공주대 맹금류증식연구센터 조삼례(56) 소장은 생태계 균형유지와 종의 유지, 전통 매사냥의 부활을 목표로 인공 증식사업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연구센터는 3년 전 인공부화실에서 조롱이와 매의 현장 외 보충산란에 성공했다. 올해는 참매를 대상으로 연구 중이다.“우리 민족과 애환을 함께해 온 토종 ‘참매’를 보존하는 일에 자부심과 책임을 느낍니다. 꼭 성공할 겁니다.” 조 소장의 포부에서 믿음과 희망이 느껴진다. 사진 글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김성이씨 ‘논란 메이커’…“신앙심 부족해 복지 실패”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내정자가 한 일간지에 기고한 칼럼으로 인해 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김 내정자는 지난해 5월 모 일간지에 기고한 ‘사회복지 정책과 믿음’이란 칼럼에서 “미국 레이건 행정부와 달리 김대중 정부는 근로참여와 자활을 전제로 한 복지정책을 펼쳤음에도 성공하지 못했다. 이는 신앙심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애국가 가사처럼 하느님이 보우한다는 믿음을 얼마나 가졌던가 생각해볼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같은 신문에 2006년 기고한 글에서도 “과거 이데올로기 시대에서 쓰이던 양극화란 용어가 다시 살아나 사용되고 있다.”면서 “좌우이데올로기의 양극화 논쟁이 사회계층간의 양극화문제로 발전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양승조(민주당) 의원은 “종교의 자유가 있지만 종교적 색채가 자칫 정부의 복지정책에도 그대로 투영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내정자측은 사퇴공세에 맞서 해명서를 발표하려 했지만 한나라당측의 만류로 공식 대응을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측도 “아직 장관 후보자인 만큼 우리와 상관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편 이날 한국노년유권자연맹과 대한은퇴자협회 등은 새 정부의 김 후보자 발탁이 잘못됐다는 성명을 발표했고, 참여연대·민주노총·건강연대·한국노총 등도 5일 김 후보자 교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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