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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축구] 차범근 감독은

    ‘차붐 축구’가 꽃을 활짝 피웠다. “정신을 차리지 못하겠다.”는 그의 말대로 이제야말로 진짜 부활을 알렸다고 봐도 지나치지 않다.차 감독은 1979~89년 당시 세계 최고의 무대였던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갈색 폭격기’로 불리며 무려 98골을 터트려 월드스타로 이름을 알렸다.하지만 지도자로서는 그리 쉬운 길을 걷지 못했다.91년 울산 감독으로 K-리그에 첫 걸음을 내디뎠지만 4시즌 동안 우승 문턱에서 눈물을 삼켰다. 98프랑스월드컵 땐 예선 성적부진 탓에 대표팀 감독에서 경질되는 수모를 겪었고 그해 이어 ‘K-리그 승부조작설’을 제기했다가 대한축구협회로부터 5년간 자격정지 중징계를 받은 뒤 중국 프로무대로 떠났다.절치부심 속에 2004년 수원 사령탑으로 복귀해 ‘템포 축구’를 앞세워 그해 정규리그 우승 트로피를 따내는 저력을 보였다.이듬해엔 슈퍼컵과 A3 대회,컵 대회까지 4개 대회 연속 우승을 일구며 ‘우승제조기’로 주목을 받았다.하지만 정규리그에선 주전들에게 덮친 부상 도미노에 시달리며 바닥을 맴돌았다.2006년 성남과 챔피언결정전에서 무릎을 꿇었으며,지난해에도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에 올랐지만 포항의 ‘파리아스 돌풍’에 또 좌절을 맛봤다.지난 시즌 무관에 그치자 그는 ‘젊은 피’와 스타의 그늘에 가렸던 선수들을 활용,조직력의 힘으로 승부하는 데 애썼다.선·후배 체계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려 연령대별 주장 제도를 도입하기도 했다.경쟁구도 덕분에 박현범,조용태,서동현 등 신예들이 무서운 활약을 펼치며 전력 상승을 도왔다.그리고 그 열매는 달았다. 차 감독은 7일 “2004년엔 갑자기 부임해 어영부영 우승한 것이어서 좋은 맛을 못 느꼈다.”면서 “지난 어려움이 오늘 기쁨을 더 크게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유럽 챔피언스리그를 보는 것처럼 관중도 많고 템포도 빠른 최고의 경기였다.”고 평가한 그는 “오늘 뛰지 못한 선수들에게도 고맙다.”고 밝혔다.실제 인터뷰 내내 “내가 정신이 없어서….”라는 말을 잇달아 내뱉던 차 감독은 “선수들에게 마음을 많이 열었고 대화도 많이 하며 의견을 존중해주려고 애썼다.”면서 “이 과정에서 선수 운용의 폭이나 안목 등에 있어서 많이 배웠고 믿음과 신뢰를 쌓은 게 수확이었다.내가 갖고 있던 고정관념이 깨진 한해였다.”라고 말했다.그는 “능력을 갖추고도 기회를 얻지 못하던 신예들이 전·후반기에 찾아온 결정적 고비를 넘길 수 있었던 힘이었다.”면서 “어떤 경기에서는 6명을 신인으로 채우며 모험도 걸었는데 그들이 하우젠컵을 들어올렸고 오늘도 큰 역할을 해줬다.”고 설명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성서에 이런 불경스런 사진들이…

    성서에 이런 불경스런 사진들이…

    이 사진들이 실린 책의 정체를 알면 깜짝 놀랄 것이다.독자를 꿰뚫을 듯 노려보는 푸른 색 눈동자가 겁을 잔뜩 집어먹게 하는 이 표지만 봤을 때 독자들은 록음악(goth) 잡지인가 싶을 것이다.그러나 이 책은 인류가 가장 많이 읽었다는 그 책,바로 성서.  스웨덴의 광고회사 임원인 닥 소더버그가 기획하고 미국성서공회가 펴낸 이 책 제목은 ‘은혜로운 성서:더 북-신약성서’.젊은이들도 신약성서에 쉽게 손을 뻗을 수 있도록 눈길을 사로잡는 사진들과 잡지 스타일 편집을 선보였다.   ☞포토갤러리 보러가기  표지에는 잡지 식으로 ‘좋은 투자’ ‘모든 권능에는 끝이 있다’ ‘결혼에 관한 문제들’ ‘사랑이 식으면’ ‘증언’과 같은 제목을 달아놓고 그 옆에 쪽수를 안내했다.  그림 하나 없이 빽빽히 글자 만으로 꾸며놓은 기존 신약성서와 천양지차로 달라 처음 스웨덴에서 선보였을 때 논란을 불러일으켰다.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과 테레사 수녀 그리고 마틴 루터 킹 같은 영웅적 인물 외에도 섹시스타 앤젤리나 졸리,록가수 겸 자선가 보노와 존 레넌 등의 사진도 실렸다.이를테면 마틴 루터 킹이 저 유명한 ‘내겐 꿈이 있습니다’ 연설 이후 뭇사람과 어울려 환호하는 사진 위에 사도 바오로가 갈라티아 인들에게 보낸 편지의 한 구절을 실었다.’여기 믿음이 존재하는 때에 법률은 더 이상 우리를 옥죄지 못할 것이니리.’  로마서 14장 2절 ‘믿음이 있는 사람은 모든 것을 먹고 믿음이 약한 자들은 오직 채소를 먹느니라.’를 설명할 때는 손에 붉은 색 매니큐어를 칠하고 보석류 반지를 낀 여인이 훈제된 오리의 목을 비트는,다소 충격적인 사진을 배치했다.  마태복음 1장 22절 ‘네가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라.이는 그가 자기 백성을 죄에서 구원할 자이심이니라.’에는 초록색 히잡을 둘러쓴 아프리카 무슬림 여인이 그의 아들을 안고 있는 사진을 실었다.  또 바오로가 테살로니카인들에게 보낸 편지의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라.’를 설명할 때에는 콜라 병을 앞에 두고 국수 발을 빠는 어느 여인의 사진을 실었다.  책의 뒷표지는 더욱 파격적이다.검정 후드를 푹 뒤집어쓴 스웨터 차림의 얼굴 없는 실루엣이다.언듯 수도사와 갱스터의 이미지가 교차한다.  연합침례교 신도이자 블로거인 제레미 스미스는 이 책이 논란을 불러일으킬 목적을 갖고 제작됐다고 말한다.스미스는 요한계시록에 들어간 4쪽에 걸쳐 연이어 나오는 사진들에 주목했다.사진들은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할퀴고 간 현장과 나이지리아의 도살장,그리고 분신하는 사진들이다.  스미스는 처음 이 책 얘기를 들었을 때는 회의적이었지만 책 속의 많은 사진들이 강력한 흡인력을 갖고 있음을 발견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마찬가지로 흡인력이 있는 또다른 성서 하나를 예로 들었는데 바로 환경운동의 저변이 넓어진 데 따라 나타난 환경친화적인 성서다.  두 책 모두 젊은이들에게 초점을 맞췄다.그러나 소더버그에 따르면 이 책은 스웨덴에서 타깃 독자층을 뛰어넘는 성공을 거둬 한해동안 거의 50% 가깝게 매출이 늘어났다.  그는 또 성서에 관한 대화가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진행되는 것을 목격했다며 사무실에서 일하던 사람조차 성서를 주제로 얘기를 주고받더라고 했다.”모든 사람이 잡지 넘기듯 침을 묻혀가며 보더군요.멋지잖아요.”  구약성서를 이런 식으로 만든 책도 내년 봄 부활절에 맞춰 미국에 선보일 예정이다.한데,이 책의 앞 표지는 남녀가 입술을 연 채 다가서는 사진이 실리게 되며 ‘욕망에 의해 이끌려진’ ‘첫번째 살인’ ‘만화경’ ‘이상적인 아내’ 같은 제목 아래 쪽수를 기입했다.    뱀의 발.미욱하여 성서 원문을 찾으려 했으나 일부는 했고 일부는 하지 못하였습니다.잘못된 내용을 발견하신 분은 이멜 주시면 바로잡겠습니다.꾸벅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aljajira@hanmail.net/
  • 姜장관 무리한 감세 의욕

    姜장관 무리한 감세 의욕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감세(減稅)’철학이 정부와 국회 등 곳곳에서 무리수를 부르고 있다. 강 장관은 지난 4일 낮 서울 명동 뱅커스클럽에서 가진 중앙언론사 경제부장단 간담회에서 감세의 중요성을 강조한 나머지 현재 정부가 총력을 기울여 추진하는 재정 정책을 스스로 깎아 내리는 발언을 했다. 강 장관은 최근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가 위기 상황에서는 감세보다 재정 확대가 바람직하다고 밝힌 것을 놓고 “40년 전 교과서 수준에서 화석화한 사람들만 그렇게 얘기한다.”면서 “최근에 나온 연구 결과들은 대부분 감세가 재정 정책보다 경기 부양에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전방위적 공공지출(재정) 강화로 경기를 부양하기로 한 가운데 이뤄진 이 발언에 대해 정부 안에서조차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재정부 관계자는 “감세의 중요성을 강조하면 됐지 굳이 재정정책의 경기대응 능력이 크지 않다는 식으로 말할 필요가 있었나 싶다.”고 했다. 특히 이 발언은 정부 40개 부처 합동 긴급 재정관리점검단 회의를 갖기 불과 3시간 전에 나온 것이었다.회의에서 각 부처 실장급 이상 간부들은 초유의 글로벌 경제 위기를 맞아 내년 상반기 예산 집행률을 역대 최고인 60%로 끌어올리기로 했다.회의를 주재한 배국환 재정부 2차관은 “전 세계적 금융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재정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강 장관은 5일 과천청사에서 열린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는 “예산을 얼마나 조기에 계획대로 집행하느냐에 따라 내년 경기가 크게 좌우될 것”이라고 말해 전날 발언과 커다란 온도차를 보였다. 민간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감세와 재정 모두 나름의 기능이 있어 하나만 선택할 수는 없는 문제”라면서 “정부가 재정을 통해 경기를 부양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줘도 시원치 않을 판에 굳이 감세에 빗대어 효과가 떨어진다고 경제수장 스스로 언급하는 것은 좋은 모습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강 장관은 4일 밤에는 여당 내에서까지 체면을 구겼다.역시 감세 때문이었다.강 장관은 오후 9시쯤 국회 기획재정위 조세소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을 예고없이 방문했다.강 장관은 이 자리에서 “종합부동산세율의 정부 원안이 0.5~1%였던 만큼 0.5~1.25%로라도 다시 조정해 달라.”며 재고를 요청했다.하지만 이미 여야가 한발씩 양보해 0.5~1.5%로 잠정 합의를 한 상태에서 여당 의원들은 이를 거부했다. 강 장관은 이날 낮 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을 통해 기재위 조세소위 위원장인 최경환 의원에게 같은 요구를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결국 밤에 직접 조세소위를 찾은 것이었다.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종부세 개정 협상이 계속 교착 상태에 빠졌던 것은 강 장관이 고집했던 탓이 크다.”면서 “종부세 개편하는 데 야당보다도 정부를 설득하는 게 더 힘들다.”고 말했다. 김태균 주현진기자 windsea@seoul.co.kr
  • [서울의 풍경] 신문로 1가 구세군 모금함

    [서울의 풍경] 신문로 1가 구세군 모금함

    “딸랑 딸랑~” 경쾌한 종소리가 연말을 알린다.올해도 어김없이 빨간 구세군 냄비가 온정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5일 서울시 종로구 신문로1가 새문안교회 앞.40년째 자선냄비 모금봉사에 나선 구세군 사관 김준철씨가 미소를 띤 채 종을 흔들고 있다. 경기불황 탓에 기부의 손길이 줄지는 않았을까.다행히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한다. 김 사관은 “어려운 때일수록 더 돕고 끈끈하게 뭉치는 민족성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부액이 가장 많은 시간은 오후 2~4시. “오전에 추웠던 날씨가 누그러지니 얼었던 마음도 녹고,식사 후 다소 여유로워진 마음 때문인 것 같다.”고 김 사관은 설명했다.그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2시간 간격으로 동료와 교대하며 봉사한다. 김 사관이 가장 기억에 남았던 기부자는 노숙자와 스님이다. 남루한 차림의 노숙자가 꼬깃꼬깃한 지폐와 동전들을 모아 기부를 하며 내민 그의 손이 그렇게 고마울 수 없었다고 했다. 이는 ‘어려운 사람이,더 어려운 사람을 위해 써달라.’는 뜻이었기 때문이다. 또 몇년 전 근처에서 모금하던 스님이 자리를 정리하며 기부금 일부를 주고 갔다고 했다.그는 “믿음은 달라도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돕고 싶은 마음은 결국 같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며 웃었다. 1865년 창립된 구세군은 기독교 단체로 1908년 한국에 들어와 사회사업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일제 시대와 6·25 등 어려운 시기에 종을 울리며 어려운 사람들을 도왔다.현재 199곳의 복지시설을 운영하고 있다.자선냄비 사업은 24일까지 진행된다.올해 목표액은 32억원.전국 75개 지역 227곳에 모금통이 설치돼 기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사랑을 나누는 ‘빨간 냄비’는 길거리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시대에 따라 기부도 진화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신용카드 보너스 포인트로 기부를 받고 있다.현금을 따로 내지 않고 쌓여 있는 카드 포인트로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것이다.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사랑의 펀드’를 검색한 뒤 기부 형태를 선택하면 된다.기부한 포인트 금액은 현금으로 환산해 연말 소득공제도 받는다. 싸이월드의 ‘사이좋은 세상’은 네티즌의 ‘도토리’를 기부받는다.도토리는 싸이월드 온라인 머니를 뜻한다.1개에 100원.사이좋은 세상은 도토리를 현금화시켜 소외계층과 사회단체에 전달한다. 건국대는 ‘KU 나누미’라는 새로운 온라인 기부 시스템을 내놓았다.휴대전화나 신용카드로 1000원 단위의 사이버머니인 ‘우유병’을 구입해 지원하는 방식이다.KU 나누미 기부는 지난 7월부터 현재까지 3497명이 참여해 281만원을 모았다. 전영재 대외협력처장은 “본인이 원하는 후원 분야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호응도가 높다.”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수녀 출신 비구니가 본 ‘붓다 가르침’

    수녀 출신 비구니가 본 ‘붓다 가르침’

    어느 한 종교를 택해 독실한 믿음을 갖고 살아가는 신앙인에게 종교를 바꾸는 ‘개종’은 삶을 한순간 송두리째 바꾸는 인생의 ‘대 역사’일 수 있다.하물며 독신 수도자의 삶을 결정해 수녀복을 입었던 여인이 머리를 박박 깎고 비구니가 된다면? 최근 방대한 초기 불교경전 빠알리경의 요체를 추려 번역,단 한 권의 책 ‘한권으로 읽는 빠알리경전’(민족사)을 펴낸 비구니 일아(62) 스님은 책도 책이려니와 그 신앙편력으로 해서 화제가 되고 있는 인물이다. “어릴 적부터 이성엔 관심이 없고 오로지 수도자의 삶에만 마음을 둔 채” 천주교 ‘하느님의 종’이 되고자 수녀복을 입었다가 채울 수 없는 허전함에 종신서원 직전 옷을 벗어던진 뒤 과감하게 머리를 깎았고 혹독한 수행 끝에 귀결한 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온전하게 담았다는 초기 불경 빠알리경전. 환갑을 넘긴 일아 스님은 무엇을 좇아 그토록 파란 많은 신앙의 길을 걸어왔을까.“자유와 관용.” 단호한 대답.“내 종교가 아니면 아니된다는 교리가 내 몸에 안맞아 길을 틀었을 뿐”이라고 말한다. “엄숙하고 자아에 대한 절제가 강한 가톨릭은 수도자의 길을 걷자던 나에겐 매력적인 종교였지요.2000년간 이어져온 전통엔 힘이 들어있지요.하지만 내가 갈 길이 아니었던 것 같아요.” ●법정 스님 만난 뒤 태국 등서 수행 서울여대 재학중엔 영화며 음악을 좋아했고 문학과 여행에도 빠져살았다는 일아 스님은 머리 깎은 스님보다는 수녀복에 몸을 감춘 수도자인 수녀가 그냥 좋았다고 한다.수녀가 되겠다는 말을 들은 부모님이 몸져 누울 만큼 반대가 심했지만 결국 서울 샤르트르성바오로수녀회에 입회,가톨릭 신학원을 졸업한 뒤 수녀가 됐다.그렇게 6~7년을 살았을까.불현듯 ‘내가 여기서 계속 살 수 있을까.’라는 회의가 들었고 수녀복을 벗었다.그래서 무작정 찾아간 게 송광사 불일암.일면식도 없던 법정 스님을 만나 ‘올바른 수행을 할 수 있고 수행 잘하게 인도할 수 있는 스승이 있는 곳으로 보내달라.’고 간청해 몸담은 게 비구니 사찰 석남사다.행자생활이 힘들었지만 견딜 만했다. 하지만 운문사 승가대학에서 공부하던 중 부처님의 말씀을 고스란히 담은 빠알리어 초기경전을 가르치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이 커져갔다고 한다. 불교에 귀의해 끊임없이 의심이 들었던 것은 바로 ‘깨달은 자 붓다’.“과연 붓다는 어떤 사람이었고 그의 사상과 행동은 어땠는지 파고들고 싶어 몸이 달았다.”고 한다.“미얀마의 마하시명상센터와 태국 위백아솜 위파사나 명상수도원에선 정말 목숨걸고 수행을 했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간화선에 매몰된 한국불교 비판 붓다의 일거수일투족을 알고 싶어 40대 중반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스토니브룩주립대 종교학과 학사과정과 웨스트대 비교종교학과 대학원서 석·박사를 마쳤다.영어를 알아들을 수 없어 일일이 강의를 녹음한 뒤 노트에 옮겨적어 통째로 외울 만큼 ‘지독한 공부벌레’로 이름나 있다.LA로메리카 불교대학 교수도 했고,LA갈릴리 신학대학원에선 불교학 강의도 했다고 한다. “컴퓨터와 디지털의 홍수 속에서 아날로그와 잉크 묻힌 롤러 등사기를 고집하는 지진아.” 간화선에 매몰된 한국불교를 혹독하리만큼 비판하는 일아 스님은 “부처님의 가르침과 말씀을 온전하게 담은 빠알리경을 배우지 않으면 한국 불교의 미래는 없다.”고 잘라 말한다. 그래서 매달린 게 이번 나온 책이다.“부처님 직계 제자들의 부처님 말씀 암송을 집대성한 빠알리경은 삼법인,사성제,팔정도 등 불교의 기본 교리를 온전하게 담고 있지만 양이 너무 방대해 쉽게 접근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일반인이 쉽게 깨달을 수 있도록 “나의 모든 것을 포기한 채 2년여간 두문불출 작업 끝에 세상에 내놓게 됐고 무엇보다 이 책을 통해 한국불교의 닫힌 시각과 고정적인 인식의 벽이 깨지기를 바란다.”고 출간 배경을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신경림의 누항 나들이] 10년 공든 탑이 허물어져서야

    [신경림의 누항 나들이] 10년 공든 탑이 허물어져서야

    “남 과 북은 사상과 제도의 차이를 초월하여 남북관계를 상호 존중과 신뢰 관계로 확고히 전환시켜 나가기로 하였다.” 등의 내용을 담은 10·4 선언을 발표한 것이 불과 1년 전이다.마침내 개성 관광과 남북 철도 운행이 중단되는 것을 보면서 너무도 답답하고 안타깝다.왜 이렇게까지 되었을까.나는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이 남쪽 당국에만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파국에 이르는 길을 지혜롭게 피할 길은 정말 없었을까.하긴 새정권이 들어서면서 처음부터 좀 아슬아슬했다.책임 있는 자리에 앉은 사람이나 앉을 사람들 거의가 지난 10년간의 남북협력을 퍼주기만 하고 아무것도 얻은 것이 없는 헛공사로 치부해 온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앞으로도 대화와 협력은 하되 주는 것만큼 받아내야 한다는 말은 딴은 틀린 말만은 아닐 터이다.왜 주기만 하고 말도 제대로 못 하느냐는 핀잔도 터무니없는 트집은 아니다.문제는 그 뉘앙스에 있다.아무리 가난한 이웃이라도,먹을 것도 입을 것도 없는 주제에 말하면 들을 것이지 무슨 잔말이냐는 투의 막말을 견뎌낼 인내심은 갖기 어려우리라.가진 것이 없을수록 자존심이 그 삶의 버팀목이 되는 경우는 허다하다.이런 가운데서 3월달 북쪽은 남북 경협 사무소에서 남측 직원을 추방한다는 분풀이를 했고,그것이 금강산에서 비무장 관광객을 쏘아 숨지게 하는 참사로 변형되어 나타났다.물론 이 불상사만 놓고 보면 북한이 책임을 져야 하며 사과하는 것이 마땅했다.하지만 우리도 그들에게 변명할 빌미를 만들어 주면서 금강산 관광 중단이라는 최악의 사태는 막았어야 했다.이때는 당연히 지난 10년간 남북협력을 이끌어 온 인력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었을 것이다.그러나 남쪽은 쌀도 비료도 없는 그들이 끝내는 굽히고 들어올 것이라는 오만한 낙관 속에서 일을 더욱 꼬이게 만들었다. 남 북 협력에서 우리는 퍼주기만 하고 아무것도 얻은 것이 없다는 인식부터가 문제다.정말 얻은 것이 없는가.햇볕 정책 10년 동안에 수백 만 명이 금강산을 다녀오고 평양을 방문하고 개성을 오갔다.그러면서 북한의 실상을 보았고,주체사회의 허구를 간파했다.그러고도 사회주의로의 통일을 고집한다면 그는 거짓말쟁이거나 멍텅구리다.남북 협력 비용의 몇 배를 들여서도 불가능한 의식교육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셈이다.이산가족의 만남도 작은 성과로 보아서는 안 된다.개성공단으로 대표되는 남북의 경협은 꺼져가는 우리 경제성장의 새로운 동력이 될 수도 있었을 터이다. 남북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정말 걱정이다.서로 왕래도 대화도 없는 옛날의 냉전시대로 되돌아간다는 일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그래도 개성공단을 남겨 놓은 것은 북한이 한 가닥 소통의 길을 열어놓고 있다는 암시로 해석해도 좋을 것이다.우리도 이 마지막 길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우선 북한을 대화의 상대로 존중할 필요가 있다.6·15와 10·4 선언은 양쪽 정상의 약속인 만큼 반드시 지킬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하는 일도 중요하다.그러기 위해서는 지난 10년간 남북 협력에서 활동한 인력을 활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할 것이다.또한 주기는 주되 준 만큼 받아낸다느니 자유민주주의로의 통일이 우리의 목표라느니 하는 북한으로서는 도저히 용납하지 못할 소리는 삼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북한이 크게 신경질을 내는 전단지 살포는 당장 끝내는 것이 당연하다. ‘민족치매’란 말은 일본의 작가 시바 료타로가 러일전쟁을 소재로 한 소설 ‘언덕 위의 구름’의 후기에서,러일전쟁 후 군국주의로 치닫는 일본민족을 가리켜 자신을 몰라도 너무 몰랐대서 한 말이다.남북 소통이 완전히 막히면서 드디어 다시 준냉전체제로 돌아간다면,개념은 다르지만 우리야말로 꼼짝없이 우리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민족치매’에 걸린 민족이 되고 만다. 그래도 개성공단을 남겨 놓은 것은 북한이 한 가닥 소통의 길을 열어놓고 있다는 암시로 해석해도 좋을 것이다.우리도 이 마지막 길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시인 신경림
  • [서울광장] ‘박근혜 포용’ 신뢰 없다면 하지 마라/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박근혜 포용’ 신뢰 없다면 하지 마라/이목희 논설위원

    여론조사 기관들은 차기 대권레이스와 관련한 지지도 추이를 벌써 추적하고 있다.박근혜 한나라당 의원이 1등이라는 정도는 누구나 짐작한다.정치적인 논란을 부르는 것은 그 격차다.박 의원 지지도는 최근 40%를 훌쩍 넘어섰다.다음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으로 10% 안팎.박 의원이 4배나 앞선다.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오세훈 서울시장 등이 한 자릿수 지지율로 뒤따르고 있다. 새 정권이 출범한 지 1년이 채 안 됐다.유독 박 의원 지지도만 고공행진이다.야권도 아닌,여권에서 정권 초기에 이렇게 지지율 격차를 벌인 예비후보가 과거에 없었다.지금 여권내 갈등의 주된 배경일 수 있다.지난해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의 앙금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은 피상적이라고 본다.여권내 갈등은 과거형이 아닌,미래형인 것이다. 2010년에 지방선거가 있고,2012년에는 총선과 대선이 예정되어 있다.정치인들에게 박 의원은 표를 몰아줄 능력이 있는 인사로 비친다.특히 2012년 총선 공천에서 차기 대선후보의 영향력이 크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친(親)MB계로 분류되던 일부 인사들이 박 의원쪽으로 돌고 있으니,청와대와 MB계에게는 권력누수의 경고등이 이미 켜졌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서 곤혹스러운 처지에 몰렸다.“여권이 오바마의 힐러리 포용을 본받지 못하는 이유가 뭔가.”라고 진행자가 따졌다.박 대표는 “그것이 그렇게 간단치 않다.조용히 만나서 얘기해 드리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박 대표가 비켜갔듯이 친MB계는 난감하다.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기대만큼 뜨지 않고,경제와 남북관계가 어렵다.박 의원이 국정에 도움을 준다면 고마운 일이다.통합의 모양새를 보여주고 싶다.하지만 박 의원이 그럴듯한 자리를 차고 앉으면 더 빨리 권력의 추가 옮겨갈 듯하니 손 내밀기에 주저스럽다. 박 의원쪽 역시 만만한 게임은 아니다.어떤 자리에든 올려놓고 흔들지 않을까 우려한다.악역(惡役)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새정부 출범 당시 총리,주미대사 기용설이 나왔을 때도 불쾌해했다.이제까지 진정성을 띤 제안은 없었고,다음 개편 때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짐작한다. 나라 안팎의 상황이 어려우니 양인이 손을 잡으라는 주문이 나온다.이 대통령쪽에게 먼저 매듭을 풀라고 한다.“누구와도 경쟁하는 관계가 아니다.”라는 이 대통령의 말이 실천될 때 포용은 시동이 걸린다.박 의원의 지지도를 깎으려 한다면 상호신뢰 구축이 어렵다.견제가 깔려 있는 자리 제안은 분란만 일으킨다. 박 의원쪽도 변해야 이 대통령과의 신뢰관계가 가능해진다.지지율 환상에서 벗어나는 것이 필요하다.남은 4년의 변화는 누구도 예측 못한다.이명박 정부가 완전히 나락으로 떨어지고,국가경제가 파탄나도 박 의원의 지지도가 유지될까. 이 대통령과 박 의원의 진솔한 만남을 한번쯤 시도할 만하다.앞서 핵심 측근들이 사전조율하는 자리가 필요하다.그래 봐도 믿음이 느껴지지 않으면 무리않는 게 차라리 낫다.박 의원의 지지율을 둘러싼 상호 이해가 전제되지 않으면 박 의원에게 총리,통일부 장관,주미 대사,대북 특사를 맡겨 봐야 국가적 혼란을 키운다.‘박근혜 역할론’을 한동안 묻어두고 휴전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심은하 근황 공개 “컴백? 보여드릴 게 없어”

    심은하 근황 공개 “컴백? 보여드릴 게 없어”

     7년이나 대중 앞에 모습을 보이지 않아 팬들을 애태웠던 심은하가 기독교계 잡지를 통해 근황을 전했다.  27일 일부 언론에 따르면 심은하는 최근 발간된 종교잡지 ‘빛과소금’ 12월호와 인터뷰를 통해 “주부로서 성실히 살고 있다.”고 전했다. 심은하는 지난 2001년 은퇴 후 대중 앞에 자발적으로 나선 적이 없어 궁금증을 자아냈다.  기도형식으로 구성된 인터뷰에서 심은하는 “한 사람의 심은하로 돌아와 산 지 8년이 지났는데 이렇게 마음을 꺼내놓는 게 낯뜨겁다”며 “인터뷰를 의뢰받은 날부터 남편과 기도를 시작했다.”고 말해 인터뷰 결정이 쉽지 않은 일이었음을 알렸다.  그는 “화려하나 헛헛하고 다 가졌으나 한없이 부족하던 제 삶을 당신이 주신 가족들이 바꿔놓았다.”라며 “지난 삶에 대한 미련, 잘 헤쳐나갈 수 있을지 두려운 미래, 결혼 초 그 모든 시간을 이기고 이토록 밝은 빛을 만날 수 있게 된 것은 오직 하나님이 만져주셨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심은하는 그동안 꾸준히 계속돼 오던 컴백설에 관한 입장도 밝혔다. “컴백설에 관한 기사들을 보며 관심이 여전하다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참 감사하다.”면서 “보여드릴 것이 없어 나설 수 없다.”며 컴백할 뜻이 없음을 알렸다.  이어 “믿음깊은 남편과 연년생으로 낳은 두 딸을 키우느라 쩔쩔매는 주부의 모습으로 하루하루 성실히 살고 있다. 이제야 비로소 정신적 자유를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여전히 날 기억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이제는 감히 그들에게 받았던 모든 사랑을 되돌려주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모두에게 빛을 주고 소금 같은 사람이 돼 내 이름이 벼랑 끝에 선 모든 사람들에게조차 희망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이며 종교인으로서 마음가짐을 다졌다.  한편 심은하는 지난 1993년 MBC 공채 22기로 데뷔한 후 ‘마지막 승부’ ‘M’ ‘청춘의 덫’과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등을 통해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으나, 2001년 돌연 은퇴해 많은 이들을 애타게 했다.  2005년에는 갑작스런 결혼 소식으로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다. 그는 현재 남편 지상욱 씨와의 사이에 두 딸을 두고 있다.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法은 지금 민주주의를 흔든다

    法은 지금 민주주의를 흔든다

     ‘법대로 하자.’ 이 말에는 아마도 ‘법 앞의 평등’이라는 표현처럼 법이 공정하고 평등하게 문제를 잘 해결해줄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법에는 정의와 진실이 살아 숨쉴 것이라는 확실한 믿음도 배어 있다.과연 그러한가.  ‘민주주의와 법의 지배’(애덤 셰보르스키 외 지음,안규남·송호창 외 옮김,후마니타스 펴냄)는 과르니에리 교수를 비롯해 미국의 저명한 정치학자인 애덤 셰보르스키 뉴욕대 교수,프랑스의 미셸 트로페 파리 10대학 교수 등 석학 13명이 법의 탄생 배경,민주주의의 발전과 법의 지배 사이의 관계를 설명하는 책이다.지난 2000년 미국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부시 공화당 후보와 앨 고어 민주당 후보간의 투표용지 논란으로 법원이 승자(대통령)를 선택하게 한 것이 계기가 됐다. ●“정치의 사법화는 대의민주주의의 실패”  학자들은 현대사회에서 법원이 전면에 나서는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낸다.사회의 계층간 갈등과 불화를 정치 결사체인 정당을 통해서 해소하기보다 법원의 판결에 의존하기 때문에 갈등이 해소되는 것이 아니라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즉,‘정치의 사법화’는 대의민주주의의 실패의 결과물이라는 것.이들은 법의 탄생과 체계가 “법이 언제나 강자와 부자들의 도구”라는 루소의 이론을 기초로 법과 민주주의의 관계를 고찰한다.요컨대 법의 지배가 민주주의를 육성하는 만병통치제가 아니라는 것이다.카를로 과르니에리 이탈리아 볼로냐대 정치학과 교수는 논문 ‘수평적 책임성의 도구로서 법원’에서 “판사들이 독립적이라 해서 항상 자의적이지 않고 공정하게 행동한다고 생각할 근거는 없다.만약 법을 해석하는 일이 독단적인 관료들의 배타적 영역이 되면 민주주의는 반드시 위험에 처한다”고 주장한다.  카탈리나 스몰로비츠 아르헨티나 토르쿠아토 디 텔라대 교수는 법의 지배가 삼권 분립의 원칙에 따라 유지될 수 있다는 생각은 오산이라며 “광범위한 시민결사,시민운동, 혹은 언론매체들이 입법·행정·사법 등 3부 요인을 감시함으로써 삼권 분립의 한계를 보완해야 한다.그래야 법의 지배가 유지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로베르 배로스 아르헨티나 산안드레스대 교수도 독재와 법의 지배를 고찰하면서 권위주의 정부시절 칠레의 모든 규칙은 “피노체트 개인의 권력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법의 지배가 오히려 민주주의의 발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증거가 훨씬 더 많다는 것이다.사법부가 법의 지배를 통해 민주주의를 작동시키고 이를 강화하는 중요한 국가기구인데,만약 특정한 사회집단의 특정한 이익을 보호하는 데 집중할 경우 법은 통치수단으로 퇴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法,통치수단으로 퇴행” 세계 석학 13인의 경고  이 책은 2004년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입법부의 탄핵이 헌법재판소(헌재)로 결정 여부에 따라 결정되는 시점 이후,위상이 높아진 사법부와 헌재의 지위와 역할에 대한 정치·사회적 고민을 추적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국민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과 국회의원들보다 사법 엘리트들이 내리는 재판의 결과가 더 중요하게 된 상황에 대한 시각을 제공하기 때문이다.올 10월 종합부동산세에 대한 헌재의 평결에 대해 사회적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17대 국회에서 종부세 관련 법을 통과시킨 임종인 전 국회의원은 “국회의 입법권에 대한 사법부의 쿠데타”라고 정의하기도 했다.책은 12장으로 구성돼 있지만 뒤쪽의 글들이 법과 현실의 문제에 더 집중돼 있다.5장 정당은 왜 선거결과에 복종하는가(애덤 셰보르스키),8장 독재와 법의 지배(로버트 배로스),9장 수평적 책임성의 도구로서 법원(카를로 과르니에르),10장 민주주의 지배와 법의 지배(존 페레존·파스콸레 파스키노),11장 정치적 무기로서의 법의 지배(호세 마리아 마라발) 등의 글이다.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는 이 책의 서문에서 “민주주의와 법의 지배가 병행 발전하는 것이야말로,사회적으로 가장 유익한 일이고 모두 바라는 일”이라고 말한다.책은 논문에 가까워 법전을 읽는 것처럼 진도가 잘 나가지 않는다.때문에 인내심을 가지고 읽어야 한다.2만 2000원.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美연구팀 “여성은 30대에 바람기 최고”

    美연구팀 “여성은 30대에 바람기 최고”

    미국의 한 연구팀이 여성의 바람기는 30대에 최고조를 이루며 그것은 생물학적 번식본능과 연관이 있다는 주장을 내놓아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일리노이드대 연구팀은 최근 “남성과 여성은 사회성적지향욕구(Sociosexuality)가 최고조에 이르는 시기가 각각 다르다.”고 전제한 뒤 “남성은 20대 후반이고 여성은 30대에 그 욕구가 가장 높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세계 48개국의 남성과 여성들의 연령 대에 따른 성적지향성에 대해 조사했다. 그 결과 “여성들은 건강한 아기의 임신 가능 최대기간인 30대에, 남성들은 성적욕구가 활발한 20대 후반에 각각 가장 높은 성적욕구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을 이끈 데이빗 슈미트 교수는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연령 대에 따른 성적지향성이 뚜렷하게 나타났다.”며 “그 이유는 여성은 남성에 비해 종족번식 본능이 강하고 보통 30대는 배우자에 대한 믿음이 감소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대 의학으로는 30대 후반 뿐 아니라 40대에도 충분히 임신은 가능하지만 어디까지나 건강한 아이를 낳으려는 심리적 작용이란 점을 전제로 한다.”고 말한 뒤 “특히 자유로운 성생활에 대한 편견이 존재하는 아시아 국가의 경우는 이 같은 현상이 상대적으로 적게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서울광고대상- 유통부문]하이마트- ‘김치냉장고’편 유통부문

    [서울광고대상- 유통부문]하이마트- ‘김치냉장고’편 유통부문

    유통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금번 하이마트 김치냉장고 기업PR편은 현재 방영 중인 TV광고의 이미지를 그대로 차용함으로써 소비자가 광고에 대해서 친숙하게 이미지를 상기시킬 수 있습니다. 2008년도 모델인 이필모, 이윤지가 김장김치를 맛깔나게 먹는 모습을 이미지화시킴으로써 김치냉장고와 그 김치의 맛까지도 연상시킬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카피는 ‘대한민국 김장철 필수코스-김치냉장고는 하이마트가 제맛!´이라고 표현함으로써 ‘김치냉장고 하면 하이마트´라는 대표성을 부여하였습니다. 매번 소비자들에게 친숙함과 즐거움을 주는 하이마트의 광고가 이번 서울신문 광고대상 출품작에서도 인정받아 수상을 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더욱 친숙하고 믿음 주는 기업이 되겠습니다.
  • [서울광고대상-대상]SK-‘OK! Tomorrow!’ 시리즈

    [서울광고대상-대상]SK-‘OK! Tomorrow!’ 시리즈

    전 세계 경제가 어두운 터널로 들어선 가운데 국내 기업 모두가 힘든 시기를 맞게 되었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중요해지기 때문에 장기적 안목에서의 브랜드 관리와 투자는 더욱 더 중요해집니다. 이러한 시기에는 기업광고의 역할도 과거와 많이 달라지게 됩니다. 우리 사회 전반에 대한 희망과 행복의 메시지를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와 적절하게 융합하여 전달하고 확산시키고자 하는 노력이 바로 그것입니다. SK는 ‘자부심´을 통한 ‘고객행복´을 Brand Identity로 설정하고 이러한 정신을 기업광고에 담아 2007년 지주회사 출범 이후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함으로써 브랜드에 대한 친숙도와 정감성을 제고하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SK의 통합 브랜드 광고인 ‘OK! Tomorrow OK! SK´ 캠페인은 ‘행복´을 주제로, 비록 오늘 어려운 상황에 있다고 할지라도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나아질 것이라는 우리 모두의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집행된 ‘웃음´편에서는 80년 인생을 가정했을 때 잠을 자고, 일을 하고 먹고 마시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지만 정작 웃는 시간은 겨우 20일 정도밖에 안된다는 것을 갓난 아기를 통해 비유적으로 표현하였습니다. 하루 15초만 웃어도 이틀의 수명이 연장되고 하루 45초만 웃어도 스트레스를 이겨낼 수 있다는 한 기관의 발표자료도 있습니다. 현재의 어려운 상황으로 대다수의 국민들이 웃는 시간보다 근심 걱정하는 시간이 늘어가고 있지만, 그럴수록 서로 웃고 힘을 내야 내일이 더 행복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이번 ‘웃음´편을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불황기에는 이런 기업광고의 긍정적 메시지를 통해 조금이나마 침체된 분위기를 전환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앞으로도 SK는 국민의 기업으로서 어려울 때일수록 국민 모두에게 힘이 되고 국민들에게 희망을 전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특히 기업광고를 통해 따뜻한 웃음과 행복의 메시지로 브랜드의 궁극적 지향점인 ‘고객행복´의 가치를 전달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작품설명 사람의 인생을 80년으로 환산했을 때, 잠자는 시간이 26년, 일하는 시간이 21년, 먹고 마시는 데 9년을 보내지만 정작 행복하게 웃는 시간은 20여일 남짓. ‘웃을수록 행복은 더 커집니다. 힘들고 어려울수록 서로 웃고 힘내세요.´라는 메시지를 통해 ‘SK가 전하고자 하는 행복´을 은유적으로 나타냈다. ‘하루 15초만 웃어도 이틀의 수명이 연장되고 하루 45초만 웃어도 스트레스를 이길 수 있게 되고…´라는 한국웃음연구소의 자료를 인용한 메시지는 웃음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있다. SK는 이번 광고를 위해 실제 500명을 대상으로 웃는 시간을 조사하기도 했다.
  • [열린세상] 오바마의 선거 캠페인 미/강미은 숙명여대 언론정보학 교수

    [열린세상] 오바마의 선거 캠페인 미/강미은 숙명여대 언론정보학 교수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이름은 ‘버락 후세인 오바마’다.‘버락’은 스와힐리어다.‘후세인’은 모하메드의 증손자라는 이름일 뿐만 아니라,미국에서는 적의 이름이기도 하다.‘오바마’라는 성씨는 발음상 ‘오사마’와 비슷하다.오바마는 현실에서나 상상 속에서 보통 미국인과는 거리가 있다.현실적으로 오바마의 아버지는 케냐인이고,상상 속에서 그는 무슬림으로 인식되기도 했다.  그런데 그는 이겼다.그것도 큰 차이로 이겼다.선거 캠페인에서 오바마는 ‘Change we believe in(변화에 대한 믿음)’을 주제로 삼았다.“이 캠페인은 ‘나’에 대한 것이 아닙니다.‘우리’에 대한 것입니다.우리는 다 함께 변화를 만들 수 있습니다.”라고 외쳤다.오바마는 미국이 직면하고 있는 사회적 환경과 미국 국민이 원하는 바를 읽었다.한편 매케인은 자기 자신을 알리는 개인 ‘매케인’에 초점을 맞췄다.‘변화’와 ‘매케인’의 커뮤니케이션 전쟁은 ‘변화’의 압승으로 끝났다.오바마의 메시지는 국민들에게 공명(resonance)이 되었다.후보자가 내 편이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오바마의 가장 큰 장점은,전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한 방에 모여서 심하게 대립하고 있을 때라도 의견 조율을 통해서 공통된 결론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스스로 밝힌 바 있다.선거전에서는 첨단 기술과 전통을 접목해서 유권자들로부터 기록적인 후원금을 모금했고 거대한 자원봉사자 군단을 가동시켰다.오바마 캠페인의 전략가들은 선거 기간 중에 의도적으로 후보가 흑인이라는 것을 무시했다.내세울 필요도 숨길 필요도 없다고 본 것이다.메시지에 대해서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고 한다.오바마가 던지고 싶은 메시지는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다른 후보들처럼 일부러 메시지를 찾기 위해 전략을 짤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다.정직하고 단호하게 가는 것이 그의 원칙이었다. 오바마 캠페인의 최대 위기는 라이트 목사가 인종차별을 언급하면서 “God damn America!(망할 놈의 미국)”라고 외쳤을 때였다.대응책을 두고 캠프에서 논의를 할 때 오바마는 결정했다.자신의 대응으로 대통령 당선이 멀어질지도 모르지만 말할 것은 말해야겠다는 결정을 내렸다.그는 필라델피아에서 연설했다.  “라이트 목사의 잘못은 미국의 인종차별주의를 언급한 데 있는 게 아니다.미국 사회를 발전 없이 정체된 상태로 보고 있는 것이 문제다.이제 흑인이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있을 만큼 변한 미국 사회를,오래전의 정체된 시각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이 나라는 통합을 필요로 하고,그런 시대가 되었다. 흑인과 백인,남자와 여자,노인과 어린이,부자와 가난한 사람들이 통합하는 시대가 되었다.이런 변화와 발전을 못 보고,비극적인 과거에만 집착해서는 안 된다.”  이 연설을 할 때,사람들은 그에게서 미국의 대통령 모습을 보았다고 한다.그의 대응 연설은 객관성 있는 분석이면서도 힘이 있었다.자기방어적으로 변명하지 않으면서 사람들의 공감을 끌어냈다.  한 세대 전만 해도 소련이 붕괴될 것이라고 본 사람은 거의 없었다.흑백 갈등이 존재하는 남아프리카에서 넬슨 만델라가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는 사람도 없었고,중국이 지금처럼 자본주의의 물결에 휩싸일지도 몰랐다.미국에서 흑인이 대통령으로 당선될 거라고 생각하지도 못했다.그런데 세상은 도도한 변화의 물결을 따라 달라졌다.오바마의 당선으로 모든 문제가 끝난 것은 아니다.취임 후에 그에 대한 실망도 있을 것이고 어려움도 있을 것이다.하지만 그가 미국 국민에게 던진 통합과 변화의 메시지는 공감을 불러일으키면서 공명할 것이다.오바마는 말한다.“저는 여러분에게 솔직하게 말할 것입니다.여러분과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때에 더욱더 여러분의 의견에 귀 기울이겠습니다.” 강미은 숙명여대 언론정보학 교수
  • [프로농구] KT&G ‘믿음농구’ 결실

     그는 결코 찡그리는 법이 없다.4쿼터 박빙이든,팀이 끌려가고 있든,심판의 어이없는 판정이 나오든 항상 웃는 낯이다.다른 ‘초보’ 감독들이 초조함과 흥분을 여과없이 드러내는 것과는 대조적.실수한다고 해서 선수를 곧장 벤치로 불러들이는 법도 없다.프로인 만큼 스스로 실수를 깨닫고 더 열심히 뛰라는 의미일 터. 선수들은 “실수해도 감독님이 화내지 않는다.믿고 항상 웃는 모습을 보여주니 자연스럽게 경기에 집중하게 된다.”고 말한다.  이상범(39) KT&G 감독대행의 얘기다.그는 아직 ‘대행’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하지만 ‘초짜’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프로 원년부터 4시즌 동안 SBS(KT&G의 전신)에서 선수로 뛴 뒤 00~01시즌부터 코치를 맡았다.KT&G에서만 벌써 9시즌째.선수들과의 끈끈한 관계는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  지난 9월 초 유도훈 감독이 일신상의 이유로 전격사퇴했을 때만 해도 KT&G의 올시즌 전망은 불투명했다.하지만 이상범 대행은 선수들을 다독이는 한편,전임 감독이 도입한 ‘런앤드건(압박수비를 바탕으로 쉴 틈 없이 속공을 펼치는 전술)’을 더욱 탄탄하게 뿌리내렸다.올시즌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KT&G 육상부’는 10경기를 치른 24일 현재 57개의 속공을 성공시켰다.평균 5.7개로 2위 LG(4.1개)보다 2개 이상 많다.덕분에 중위권 전력으로 꼽히던 KT&G(7승3패)는 최근 4연승을 내달리며 ‘디펜딩챔피언’ 동부와 함께 공동선두로 나섰다.  이상범 대행은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좀더 연구하고 선수들과 상의를 해 더 강한 팀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열린세상] 다음 세대를 생각하라!/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

    [열린세상] 다음 세대를 생각하라!/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

    ‘영국은 길을 잃었습니다.’.훗날 철의 여인으로 불리게 되는 마거릿 대처의 위대한 여정은 이 말로 시작됐다.1979년 그는 이 단순하고 강렬한 슬로건으로 야당이던 보수당을 승리로 인도했고 18년 장기집권의 시대를 열었다.그는 위기에 빠진 영국을 구할 책임과 능력이 자기에게 있다고 굳게 믿었으며,실제로 만성적 재정적자와 노사분규로 상징되는 ‘영국병’을 강력한 리더십으로 치유했다.  지금 대한민국도 길을 잃었다.인류의 생태 위기,세계의 경제 위기,한반도의 불확실성 증대,거기다가 시시각각 다가오는 국내의 여러 가지 위기의 징후들. 어떤 이들은 우리가 감당하기 힘든 큰 위기가 오고 있다고 하며,어떤 이들은 위기이지만 감당할 정도라 하며,또 어떤 이들은 위기가 아니라 기회라 한다.위기인지 아닌지를 갖고 싸우는 판에 이 위기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갈 것인지를 논할 리 만무하다. 우리가 어디서 길을 잃었는지는 모르지만 누구 때문인지는 안다.걱정 말고 따라오라며 맨 앞에 서서 지도자인 체하는 정치인은 갈림길이 나올 때마다 오른쪽으로 가야 하네,왼쪽으로 가야 하네, 곧장 가야 하네 사사건건 싸움질이다.아무리 뛰어난 홈런 타자도 감을 잃으면 바운드 볼에도 방망이가 나간다.한국 정치가 꼭 그 꼴이다.인정하고,대화하고,타협하고,통합하는 방법을 잊었다.불신과 분열,분노와 증오만 남았다.  그러나 정말로 가슴 아프고 슬픈 것은 한국 정치가 ‘꿈’을 잃은 것이다.최고의 정치가는 국민들에게 꿈을 준다.케네디,클린턴,오바마의 공통점이 무엇인가? 공화당으로부터 정권을 뺏어 온 40대의 민주당 대통령이라는 것과,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감동적으로 전달한 지도자라는 것이다.그들의 연설은 언제나 꿈으로 가득차 있다.미국의 꿈,선조의 꿈,서민의 꿈,이민자의 꿈,유색인종의 꿈,한마디로 말하면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한없는 믿음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19세기 미국의 학자인 제임스 클라크는 ‘정략가는 다음 선거를 생각하고 정치가는 다음 세대를 생각한다.’는 말을 남겼다.한국 정치인들은 어떤가? 자기들끼리 모인 데서도 “정치인들의 꿈이야 다시 한 번 더 하는 거지.”라고 하는 판에 다음 세대를 걱정하는 정치가가 몇이나 될까? 원래 꿈은 비주류의 것이지 기득권의 것이 아니다.기득권을 누리는 자들이 어찌 다음 세대에게 꿈을 주는 위대한 정치가가 될 수 있겠는가? 꿈을 말하지 않는 정치에 위대함이 어찌 깃들까?  위대한 지도자들의 연설에는 ‘우리 아이들에게는’,‘다음 세대에는’,‘오늘 태어난 아이들은’, ‘먼 훗날 우리의 후손들이’라는 표현이 넘쳐 난다.그런 면에서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연설은 위대한 연설의 모범이다.미국의 44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버락 오바마가 쓴 책의 제목이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과 ‘담대한 희망’인 것은 그가 어떤 정치를 꿈꾸는지 잘 보여 준다.그를 일거에 스타로 만든 2004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의 연설 주제는 ‘미국은 하나’지만 그 날도 그는 ‘내 할아버지의 아들을 위한 담대한 꿈’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1967년 박정희 대통령의 연두교서에는 ‘우리의 후손들이 오늘에 사는 우리 세대가 그들을 위해 무엇을 했고 조국을 위해 어떠한 일을 했느냐고 물을 때, 우리는 서슴지 않고 조국 근대화의 신앙을 갖고 일하고 또 일하고 일했다고 떳떳하게 대답할 수 있도록…그리하여 먼 훗날 소가 밭을 가는 오늘의 이 현실을 아득한 옛날의 전설이 되게 합시다.’라는 문장들이 담겨 있었다.  ‘다음 세대를 위한 꿈’의 메시지보다 더 나은 선거 전략은 없다.우리도 위대한 정치가의 위대한 연설을 듣고 싶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美 알코르생명연장재단의 냉동인간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美 알코르생명연장재단의 냉동인간

    “사라진 도시의 온기는 핵폭발을 견딜 수 있는 바퀴벌레를 3년 후 멸종시킨다. 인간이 만들어낸 플라스틱은 500년을 더 산다.100년 후 상아를 노리는 인간의 탐욕에서 자유로워진 코끼리들은 20배로 늘어나고,500년 후 온대지역의 교외는 숲이 되어 과거로 돌아갈 것이다.3만 5000년 후에는 토양에 침전된 납이 전부 씻겨나가 인류의 흔적이 사라지고, 고압전선에 희생되지 않는 새들과 자연스러운 먹이사슬을 갖게 된 동물들은 태고 그대로의 지구에서 살게 될 것이다. 반면 수천년에 걸쳐 인류가 만들고 개발한 교통수단과 편의시설이 사라지는 데는 고작 이틀에서 1년이면 충분하다.” 세계적인 과학저술가 앨런 와이즈먼은 저서 ‘인간없는 세상’에서 “지구상에서 인류가 어느날 갑자기 사라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생생히 그려냈다. |스코츠데일(애리조나) 박건형특파원| 머리 또는 전신을 보존할 수 있다. 머리만 보존하는 데는 8만달러, 몸 전체를 보존하는 데는 15만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현대 의학의 관점에서 분명히 이들은 ‘사망한 상태’다. 그러나 돈을 지불하고 이들을 보관시킨 가족들은 ‘단순히 활동이 정지된 상태’라고 부른다. 가족들은 불치병에 걸리거나 늙어서 생명이 정지된 이들이 언젠가 다시 깨어나 세상을 살아갈 날을 기대하고 있다. 공상과학(SF) 속 장면이 아니다. 살아있는지 죽어있는지 모른 채로 차가운 냉동고 속에 보관돼 있는 이들은 현실에 존재하는 ‘냉동인간’이다. ●현실에 존재하는 냉동인간 1972년 설립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 본사를 두고 있는 알코르생명연장재단은 현재가 아닌 미래를 파는 회사다. 이들은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냉동고에 사람을 보관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2008년 6월 현재, 알코르 재단이 보유하고 있는 회원은 866명이다. 회원들은 40세 전후에 미리 정밀 검사를 받고 자신의 보존과 관련된 준비를 마친다. 이들은 사망하면 곧바로 스코츠데일의 수술실에서 냉각된 뒤 환자 보호실의 ‘듀어’라 불리는 냉동 보존 탱크 속에 거꾸로 세워 보관된다. 최대한 손상을 막기 위해 환자가 죽음에 임박하면 각종 교통수단을 동원해 신속하게 재단으로 옮길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도 제공된다. 현재 스코츠데일에는 불치병에 걸려 죽기 직전에 냉동을 택한 월트 디즈니와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타자 테드 윌리엄스 등 92명의 환자가 냉동 보존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차갑다’는 뜻의 그리스어 ‘kryos’에서 유래한 냉동보존술(cryonics)은 가장 빠른 시기에 현실화된 과학적 아이디어로 꼽힌다.1964년 미국의 물리학 교수인 로버트 에팅거가 저서 ‘영생의 가능성’에서 액화가스를 이용한 냉동인간의 가능성을 제기한 후 불과 3년 뒤에 지금과 비슷한 방식의 냉동인간이 시도됐다. 알코르 재단에 보관된 환자 중 상당수는 1970년대 말부터 20~30여년간 같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냉동인간과 관련된 현실적, 윤리적 논란이 이어지면서 재단은 고객이 될 가능성이 없는 외부인의 접근은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재단 관계자는 “냉동인간으로 보존되는 것은 나중에 다시 재생될 수 있는 기회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면서 “줄기세포 연구와 나노의학 같은 미래의학 기술은 이같은 일을 현실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아무리 과학기술이 발달하더라도 냉동 보존된 사람이 다시 부활할 가능성은 ‘0’에 가깝다. 사람이 죽는 순간 세포는 바로 부패하고 인체를 초저온의 액화질소에 보관하는 과거의 방식과 저온 응결시키는 새 제조법 모두 인체 조직에 치명적이다. 이는 알코르 재단 이외에 전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냉동 보존 회사들이 극복하지 못한 과제이다. 과학을 내세워 사람들을 현혹시키고 있다거나 개발되지 않은 기술을 담보로 막연한 기대를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도 끊이지 않는다. 윤리적 논쟁도 뜨겁다. 죽기 전에 냉동 보존된 월트 디즈니를 두고 냉동 보존을 옹호하는 측에서는 “죽은 것이 아니라 단지 보존되고 있을 뿐”이라고 말하지만 의학적, 윤리적 입장에서 보기에는 “죽기 직전의 사람을 강제로 죽인 것”에 불과하다. 과학적인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는다면 이들은 영면하지 못하고 냉동고 속의 생선이나 고기 덩어리로 남아있게 될 뿐이라는 것이 비판론자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이같은 비판에 대해 알코르 재단측은 “100년전에 심장이식을 예측한 사람이 없었던 것처럼 과학기술의 발달은 인간의 소생도 분명히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들에게 있어 과학기술은 마치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또 다른 신앙이 돼 있다. ●종교의 과학화·인간성 배제로 이어져 지구 생명체를 우주인들인 ‘엘로힘’이 과학적으로 설계해 탄생시켰다는 ‘라엘리안 무브먼트’의 주장이 큰 힘을 받고 있는 것도 ‘종교의 과학화’ 사례로 거론된다. 현재 라엘리안 무브먼트를 믿는 신도는 전세계 90개국에서 6만 5000명을 넘는다. 라엘리안 무브먼트의 주장 중 상당수는 20세기 이후 밝혀진 과학적 사실에 근거하고 있다. 이들이 지구에 생명을 불어넣었다고 주장하는 외계인 엘로힘은 ‘DNA 합성술’을 이용한다. 라엘리안 무브먼트 코리아 관계자는 “생명체는 DNA라는 복잡하고 정교한 설계도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면서 “생명체의 모든 종은 하나의 뿌리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고 우연히 합성될 수도 없는 만큼 종별로 설계도가 처음부터 다르다.”고 주장한다. 이같은 주장은 DNA 구조를 처음으로 밝혀낸 프란시스 크릭의 가설과도 맞닿아 있다. 노벨상 수상 이후 기이한 주장을 일삼았던 크릭은 먼 옛날 외계인들이 고도의 과학기술로 생명을 창조했다는 가설을 내놓기도 했다. 라엘리안 무브먼트측은 배아복제를 통한 복제인간, 냉동인간 등 과학의 힘으로 가능한 모든 일을 시도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교수는 “과학기술의 발전 속도가 점차 빨라지면서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던 문제들이 하나, 둘 현실화되고 있다.”면서 “이는 자칫 오랜 기간 지속돼 온 전통적인 가치관에 대한 믿음이 깨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학에 대한 고도의 믿음은 인간적 윤리를 뛰어넘어 인간성 말살은 물론 인간사회의 유지 자체를 위태롭게 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과학기술이 인간사회와 슬기롭게 조화를 이루어 발전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이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kitsch@seoul.co.kr ■ “영장류 복제 언젠가 가능할 것 연구자 스스로 윤리성 강화를” 美 줄기세포 권위자 정영기박사 |보스턴 박건형특파원|과학계에서는 한국인들이 전 세계에서 가장 앞서 있는 분야는 줄기세포와 광우병이라는 얘기가 있다.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 사태를 겪으며 우리 국민들은 생명공학에서도 가장 첨단을 달리는 줄기세포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됐다. 또 당초 기대했던 것만큼 줄기세포 연구가 쉽지 않고, 이 때문에 척추장애인이 일어서거나 돼지 몸속에서 키운 장기를 이식받는 일, 나아가 배아줄기세포를 통해 모든 신체 부위를 마음대로 갈아 끼우는 일이 쉽지 않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그럼에도 여전히 줄기세포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바이오 분야다. 줄기세포를 통한 각종 연구가 현실화되면 기초과학은 물론 의학과 생명공학 시장에까지 막대한 부가가치를 얻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내년 새롭게 들어설 미국의 오바마 행정부가 만들어낼 과학분야의 가장 큰 정책 역시 ‘줄기세포 연구 규제 완화’로 평가된다. 현재 영국과 일본, 호주 등지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이 분야에 미국이 뛰어든다면 얼마나 큰 변화가 일어날지는 짐작하기조차 어렵다. 그렇다면 과연 줄기세포의 발전은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가? 일부의 주장처럼 배아복제나 줄기세포 연구를 통해 인간을 복제하는 ‘신의 영역’까지 침범할 수 있을 것인가? 줄기세포 연구에 있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미국 ‘어드밴스트 셀 테크놀로지(ACT)’의 정영기(46) 박사는 “현 단계의 줄기세포 연구는 기존 의학기술의 가능성을 좀 더 넓히는 수준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박사는 ACT에서 줄기세포 연구팀장을 맡고 있다. 그는 인간 배아를 손상하지 않고 배아 줄기세포를 복제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으며 최근에는 줄기세포를 이용해 혈액형에 상관없이 수혈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정 박사는 “현재 일본 교토대 야마나카 신야 교수가 개발한 역분화만능줄기세포(iPS)나 우리의 배양 방식 모두 기존 줄기세포 연구가 갖고 있던 생명윤리 논란에서 자유롭고, 또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면서 “그렇지만 복제 배아줄기세포 역시 치료용으로 연구할 가치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줄기세포를 통해 일부분이 손상된 장기를 복구하거나 시각장애를 치료할 수 있는 줄기세포 등은 기술력으로 현실화된 상태”라며 “줄기세포 연구 자체가 한 단계씩 밟아가야 할 장벽이 많지만 언젠가는 인간을 포함한 영장류의 복제도 기술력으로 가능해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은 동물복제에 있어 세계 정상급인데, 이는 많은 노하우와 숙련된 기술이 필요한 줄기세포 연구에 있어 강력한 장점”이라며 “맞춤형 줄기세포가 본격적으로 수립되기 시작하면 또다시 윤리논란이 벌어지겠지만 이는 연구자 스스로의 윤리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대비하는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kitsch@seoul.co.kr
  • “성인 10명중 2명만 교회 신뢰”

    한국인은 10명 가운데 2명 정도만 한국 개신교회를 신뢰하고 있으며 개신교회가 신뢰받기 위해선 교인과 교회 지도자들의 언행일치가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이 글로벌리서치에 의뢰, 지난달 23~27일 전국의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회신뢰도 여론조사’ 결과 밝혀졌다. 조사에 따르면 한국 교회에 대한 신뢰도 측정 결과 5점 척도에 2.55점 수준으로 확인됐고 이 가운데 ‘신뢰한다.’는 10명 중 2명꼴도 안 되는 18.4%에 그친 반면 ‘신뢰하지 않는다.’는 절반에 가까운 48.3%나 됐다. 나머지 33.3%는 ‘보통’에 응답했다.‘기독교인의 말과 행동에 믿음이 간다.’는 항목 평가에선 ‘그렇지 않다.’가 절반 이상인 50.8%나 됐고 다음은 ‘보통’(35.2%),‘그렇다’(14%) 순이었다.‘목사님의 설교와 행동에 믿음이 간다.’는 항목에서도 ‘그렇지 않다.’가 43.3%로 가장 많았고 ‘보통’(33.8%),‘그렇다’(22.9%) 순으로 답했다. 반면 ‘개신교회 활동은 사회에 도움이 된다.’는 평가에선 ‘그렇다.’(38%)가 비교적 많았다.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병자호란 다시읽기] (98) 인조, 백성에 사죄하다

    [병자호란 다시읽기] (98) 인조, 백성에 사죄하다

    전란은 끝났지만 인조 정권 앞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었다. 당장 도성 안팎에 버려져 있는 시신들을 치우고, 하나 둘씩 모여드는 생존자들을 구휼(救恤)하는 문제가 시급했다. 또 전쟁을 불러오고, 임금으로 하여금 일찍이 없던 치욕을 겪게 만들었던 책임 소재를 규명하는 것도 현안으로 떠올랐다. 당장 척화신들의 ‘경거망동’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하지만 척화신들을 처벌하는 것만으로 흉흉한 민심을 달랠 수는 없었다. 백성들은 청군에게 죽고, 붙잡혀 끌려가고, 삶의 터전까지 잃어버렸다. 그들의 아픔과 분노를 다독이려면 결국 인조가 나설 수밖에 없었다. 화약이 맺어지고 인조가 환궁한 직후 조정의 분위기는 미묘했다. 우선 무신들의 기세가 등등해졌다. 병조판서 신경진(申景 )은 회의석상에서 문관들을 매도했다.“쥐새끼 같은 자들이 나라를 이 지경에 이르게 했다.”며 목청을 높였다.‘쥐새끼 같은 자들’이란 문관들, 그 가운데서도 척화신들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구굉(具宏) 또한 척화신들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인조의 인척이자 반정공신이기도 했던 그는 “윤황(尹煌)이 척화(斥和)를 주장하여 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으니 그의 목을 베어야만 한다”고 일갈했다. 일찍이 정묘호란 당시부터 후금(청)과의 화친 시도를 ‘적에게 항복하는 것’이라며 맹렬히 비난했던 윤황을 정조준했던 것이다. 나만갑은 ‘기세가 오른 무인들이 문신들을 종이나 하인들처럼 여기고, 남한산성에서 내려온 것이 마치 무슨 중흥의 계기나 된 것처럼 여긴다.’고 귀경 직후의 조정 분위기를 적었다. ●벼랑 끝으로 몰린 척화신들 호전될 기미가 도무지 보이지 않는 위기 상황이 지속되면 사람들은 점차 답답한 현실에 짜증을 내게 되고 편안한 것을 찾기 마련이다. 더욱이 추위와 굶주림에 시달리던 병사들을 이끌고 산성의 방어를 담당했던 무신들이 보기에 문신들, 그 가운데서도 척화신들은 목소리만 컸을 뿐, 성을 방어하거나 나라를 지키는 데에는 아무런 쓸모가 없는 존재라고 생각할 만도 했다. 이미 1637년 1월, 지친 병사들 사이에서 ‘척화신을 묶어 보내라.’는 시위가 일어난 바 있었다. 추위와 기아에 시달리던 그들에게는 거창한 대의명분보다는 당장 따뜻한 밥 한 그릇과 편안한 잠자리가 더 절실했다. 그럼에도 ‘전원 옥쇄(玉碎)를 각오하고 결사 항전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던 척화신들의 주장이야말로 비현실적이고 우활(迂闊)하기 짝이 없는 것으로 보일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항복이 다만 ‘시간 문제’가 되고, 청이 전쟁의 책임을 척화신들에게 돌리고 그들을 묶어 보내지 않으면 항복을 받아줄 수 없다고 주장하는 판에 척화신들의 결사 항전 주장은 더더욱 이해가 되지 않는 것으로 여겨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인조가 항복했던 직후, 도성의 민심은 척화파에게 부정적이었다. 겨우 목숨을 부지하고 도성으로 돌아온 백성들 앞에 보이는 것은 시체가 나뒹굴고 모든 것이 불타버린 처참한 모습뿐이었다. 절망 속에 눈에 핏발이 설 수밖에 없었던 그들은 자신들을 유린한 청군에 대한 적개심과 아울러 대의명분을 앞세운 척화신들의 ‘경거망동’ 때문에 자신들의 삶이 망가졌다는 원망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2월19일 김류, 홍서봉, 이성구, 신경진, 최명길 등 대신들이 한자리에 모였다.‘나라를 그르친 사람들의 죄를 따지는’ 자리였다. 윤황, 이일상(李一相), 유황(兪榥), 홍전(洪 ), 조경(趙絅), 유계(兪棨) 등 척화신들의 ‘과오’가 도마 위에 올랐다. 논의 결과를 보고받은 뒤, 인조는 이들 모두의 관작을 삭탈하라고 지시했다. 결국 조경은 문외출송(門外黜送), 윤황·유황·홍전·유계 등은 유배, 이일상은 가장 무거운 절도(絶島) 정배의 명령을 받았다. 척화신 대부분을 조정에서 쫓아내기로 결정한 것이다. 바야흐로 척화신들이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었다. ●인조, 백성 원성에 위기감 척화신들을 처벌했지만 인조 또한 마음이 편할 수는 없었다.2월8일, 심양으로 끌려가는 소현세자를 배웅하고 돌아오는 길에서 인조는 한 노파의 원망 섞인 통곡 소리를 들었다.‘여러 해를 두고 강화도를 수리하여 백성들을 의지하게 했는데 어찌 이 지경에 이르렀더냐. 나라의 책임을 맡은 자들이 날마다 술 마시는 것을 일삼아 백성들을 모두 죽게 했으니 이것이 누구 탓인가? 자식 넷과 남편이 모두 죽고 다만 이 몸만 남았다. 하늘이여, 하늘이여. 어찌 이런 원통한 일이 있단 말인가.’ 가족을 모두 잃은 노파의 한탄은 사실 인조를 향한 것이었다. 그것은 또한 이번 전란 때문에 삶이 망가진 모든 백성들의 원망을 대변하는 것이기도 했다. 인조는 위기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2월19일 인조는 내외의 군인과 백성들에게 내리는 교유문(敎諭文)을 발표했다. ‘덕이 부족한 내가 대위(大位)에 있은 지 15년에 오직 대의(大義)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뜻밖의 화를 만나 외로운 성에서 포위 당한 채 봄을 맞았다. 나는 지금 해진 갖옷을 입고 거친 밥을 먹는 것이 일반 천민과 다름이 없고, 자식을 사랑하고 돌보는 마음은 천성인데 나는 지금 두 아들과 두 며느리를 모두 북쪽으로 떠나보냈다. 돌아보건대 백성을 기르는 자리에 있으면서 나 한 사람의 죄 때문에 모든 백성에게 화를 끼쳤다. 군사들은 전장의 원혼(魂)이 되게 했고, 죄 없는 백성들은 모두 포로가 되게 하여, 아비는 자식을 보호하지 못하고 지아비는 지어미를 보호하지 못하게 하여 가슴을 치고 하늘에 호소하게 하였다. 백성의 부모가 되어 이 책임을 누구에게 돌릴 것인가. 이 때문에 고통과 괴로움을 머금고 오장이 에는 듯하여 뜬눈으로 밤을 새운다.’ 솔직하고 처절한 내용이다.‘나의 죄’ 운운하면서 전란 발생과 백성들의 고통이 모두 자신 때문에 빚어진 것임을 고백하고 있다. 이렇게 스스로를 낮추고 백성들에게 머리를 숙인 국왕은 일찍이 없었다. 인조는 그러면서 백성들에게 다짐했다.‘이제 묵은 폐단과 가혹한 정치를 모두 없애며, 사당(私黨)을 없애고 공도(公道)를 회복하며, 농사에 힘써 남은 백성들을 보전하려 한다. 그대 팔도의 신민들은 지난날의 잘못 때문에 나를 버리지 말고, 상하 합심하여 어려움을 널리 구제할지어다.’ 이제 잘 해보겠으니 도와달라는 당부이자 호소였다. ●의심받는 인조의 진정성 처절해 보이기까지 하는 ‘사과 성명’을 읽으면 인조는 분명 병자호란을 계기로 대오각성한 듯이 보인다. 하지만 성명 발표 전후 인조가 취한 조처들을 보면 그리 믿음이 가지 않는다. 그것은, 자신으로부터 강화도로 들어갈 수 있는 시간 여유를 빼앗고, 엄청난 수의 백성들을 죽거나 포로가 되게 했던 장수들에게 군율 적용을 기피하려 했던 태도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1637년 2월 삼사 신료들은, 특히 죄가 무거운 김자점·김경징·장신 등에게 엄격한 군율을 적용하라고 촉구했다. 종사를 위태롭게 하고 수많은 생령들을 죽거나 끌려가게 만들었느니 복주(伏誅)해야만 한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인조는 김경징과 장신에게 극형을 내리는 것을 꺼려했다. 신료들의 채근에 ‘김경징이 거느린 군사는 매우 적었고, 장신은 조수(潮水) 때문에 배를 통제할 수 없었다.’며 두 사람을 비호했다. 강화도를 방어할 준비를 내팽개쳤고, 함께 싸우자는 부하들의 호소도 묵살하고 달아났던 두 사람의 실제 행적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현실과 동떨어진 상황 인식이었다. 인조는,‘제대로 정죄(定罪)하지 않으면 종묘사직의 영혼을 위로할 수 없고 신인(神人)의 분노를 풀 수 없다.’는 신료들의 거듭된 요청에 밀려 마지못해 두 사람을 사형에 처했다. 하지만 김자점은 끝내 유배형에 그치고 말았다. 김경징과 김자점이 모두 인조를 왕위에 올려놓는 데 앞장섰던 공신이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인조의 태도가 이해되기도 한다. 하지만 두 사람을 비호하려 했던 인조의 자세는 ‘사당을 없애고 공도를 회복하겠다.’던 교유문의 먹물이 채 마르기도 전에 나왔다는 점에서 씁쓸한 뒷맛을 남기는 것이었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오늘의 눈] 심은경 주한 美대사님께/김미경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 심은경 주한 美대사님께/김미경 정치부 기자

    여성 첫 주한 미국 대사인 캐슬린 스티븐스 대사님이 한국에 오신 지 2개월이 다 됐네요.‘심은경’이라는 한국 이름으로 더 친근한 대사님이 지난 50여일간 보여준 한국에 대한 애정과 일에 대한 열정은 대단히 인상적입니다. 벌써 한국에 오래 계셨던 것처럼 편안함도 느껴지고요. 그래서일까요? 대사님에 대한 한국인들의 기대가 어느 때보다 큰 것도 사실입니다. 한국을 잘 아는 만큼 한·미 관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실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겠죠. 특히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가 미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한·미 관계의 앞날에 대해 여러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대사님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대사님이 오신 뒤 좋은 일이 생겼습니다. 한국이 늦게나마 미 비자면제프로그램(VWP)에 가입,17일부터 국민들이 비자 없이 90일 내 미국을 방문하게 된 것이지요. 비자 신청을 위해 새벽부터 주한 미대사관을 찾아 길게 줄을 서는 진풍경이 사라지겠네요. 정부는 2011년 방미 한국인 관광객 수가 120만명이나 될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이는 지난해(80만명)보다 50% 늘어난 규모라고 하네요. 그만큼 인적 교류도 늘겠지만 ‘일방통행’이 돼서는 안 되겠지요.VWP와 함께 한·미 정상간 합의한 대학생 연수·취업프로그램(WEST)도 내년부터 잘 운영되도록 대사님이 많이 신경 써 주세요. 그동안 비자 신청시 미대사관 직원들의 ‘고자세’와 ‘불친절함’이 회자되곤 했는데 이젠 그들과 실랑이를 벌이지 않아도 되겠네요. 그래도 자녀 유학 때문에 미국에 가는 ‘기러기 부모’들은 비자 받기가 더 어려워진다고 해요. 또 VWP 허가사이트에서 거부돼 비자를 받아야 하는 사람들도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대사관 직원들을 독려해 주세요. 미대사관은 한국인들에게 미국에 대한 이미지를 가장 먼저 심어줄 수 있는 곳이니까요. 미대사관의 영사 업무가 줄어들면 직원들도 한·미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 더욱 합리적으로 일하게 되리라 믿습니다. 김미경 정치부 기자 chaplin7@seoul.co.kr
  • 탁신 前총리 FT 공개서한 형식광고 눈길

    탁신 前총리 FT 공개서한 형식광고 눈길

    거액의 뇌물 수수 등 부패 혐의를 받고 망명 중인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59)가 세계 유력 일간지에 공개서한 형식의 광고를 실어 눈길을 끌고 있다. 탁신 총리는 17일자 파이낸셜타임스 아시아판 7면에 자신이 만든 ‘좀더 나은 미래 만들기(building a better future)’ 재단의 광고를 실었다. 이 광고에는 “위기 속에 희망을 포기하지 말라. 나와 함께 하자.”라는 문구와 함께 탁신의 사진, 그가 재단 설립 기념으로 작성한 공개 서한이 소개돼 있다. 탁신은 이 서한에서 “나처럼 아시아의 밝은 미래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다면 우리 재단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나와 함께 하자.”고 밝히고 있다. 탁신은 지난 2006년 쿠데타로 실각한 뒤 부패 혐의를 조사받았고 법원에서 체포 영장이 발부되자 망명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가 망명을 신청한 영국은 그의 영국 비자를 취소했고, 필리핀도 그의 망명을 허가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그는 국제적 떠돌이가 됐다. 이런 가운데 재단을 설립하고 대대적으로 광고까지한 것은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하고 지지세력 결집을 시도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그는 14일 홍콩 주재 태국 영사관에서 아내 포자만 여사와의 이혼서류에 서명했다. 탁신측은 공식적인 이혼 사유는 밝히지 않았지만 태국 현지 언론들은 재산을 지키기 위한 위장 이혼으로 보고 있다. 그는 중국을 거쳐 홍콩에 머물다 현재는 두바이에 머물고 있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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