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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균, 日진출 첫해 성적 과연 나쁜 것인가?

    김태균, 日진출 첫해 성적 과연 나쁜 것인가?

    지난주까지 지바 롯데 마린스는 96경기를 소화했다. 정확히 시즌 일정의 2/3를 소화한 셈. 시즌 중반때까지만 해도 리그 1위를 달리던 팀 성적은 3위(50승 2무 44패)로 쳐진지 오래다. 이젠 4위 오릭스와 겨우 2경기차로 쫓기게돼 상위 3팀만 진출할수 있는 포스트시즌도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 때를 같이해 김태균의 타격 컨디션도 썩 좋은 편이 아니다. 물론 팀 성적이 추락한 가장 큰 원인은 투수력에 있지만 한때 3할이 넘는 그리고 35홈런 페이스를 보여줬던 시기와 비교하면 개인성적이 많이 하락한 상태다. 현재까지(2일 기준) 김태균의 리그 성적은 타율 .276(355타수 98안타) 18홈런(5위) 74타점(1위) 출루율 .354를 기록중이다. 덧붙여 삼진은 100개(1위), 볼넷 44개를 얻어냈다. 하지만 일본진출 첫해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 김태균은 결코 부진한게 아니다. 처음 일본땅을 밟았을때의 기대치, 그리고 매우 창의적인 그의 타격 스타일은 수많은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칭찬했고 아직도 유효하다. 그럼 현재 일본에서 활약하고 있는 외국인 타자들의 첫해 성적을 김태균과 대입해 비교하면 어느정도일까? 아직 시즌이 남아있긴 하지만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는걸 알수 있다. ▷ 2008년 크레이그 브라젤(한신) 현재 센트럴리그 홈런2위(33개)를 달리고 있는 브라젤이 처음 일본땅을 밟은건 지난 2008년으로 그해 일본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세이부 라이온스다. 물론 부상으로 인해 일본시리즈 무대는 밟아보지 못한 그였지만 이 당시까지만 해도 성공할수 있다는 믿음보다는 공갈포 타자라는 인상이 더 짙었던 타자다. 브라젤이 일본 첫해에 남긴 성적은 타율 .234 홈런27개, 출루율 .294다. 130경기에 출전해 얻은 볼넷갯수는 겨우 30개. 삼진은 139개나 당하며 일본투수들의 수준높은 제구력에 상당히 고전했다. 다만 걸리면 넘어가는 한방능력때문에 일본에서 경험만 쌓이면 더 좋아질것이란 평가는 존재했다. 지난해 한신으로 이적한 브라젤은 비록 82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타율을 .291(16홈런)까지 끌어 올렸고 올 시즌 현재 타율 9위(.305)까지 올라와 있다. 다만 워낙 치려는 성향이 강해 볼넷은 18개(삼진 101개)를 얻어내는데 그치고 있다. 타율에 대한 값어치를 높이 평가하는 일본야구의 특성을 감안하면 높은 타율과 더불어 엄청난 홈런갯수는 이젠 그를 강타자라 해도 손색이 없다. ▷ 2001년 알렉스 라미레즈(요미우리) 벌써 올해로 일본진출 10년차인 라미레즈는 2001년 야쿠르트 스왈로즈에 입단했다. 21세기 들어 가장 성공한 외국인 선수(지금은 일본인 취급)중 한명으로 손꼽히는 라미레즈의 올 시즌은 양리그 통합 홈런1위(34개)를 달리고 있다. 타격성향이 입단 첫해와 지금의 차이가 거의 없다. 2001년 성적은 타율 .280 홈런29개, 출루율 .320이다. 그해 138경기에 출전해 얻은 볼넷은 22개로 그 역시 첫해에 삼진을 무려 132개나 당했다. 라미레즈 역시 브라젤과 마찬가지로 타석에서 매우 적극적인 타자다. 라미레즈는 지난해까지 9년을 뛰는 동안 40개 이상의 볼넷을 기록한 해가 없었을 정도로 출루율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스타일이다. 타율 대비 출루율은 떨어지지만 그만큼 적극적으로 배트가 나가는 그답게 타점능력은 4번타자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 2003년 호세 오티즈(소프트뱅크) 2003년 오릭스 버팔로스에서 첫 일본야구를 시작한 오티즈 역시 정교함보다는 한방능력을 보여줬던 타자다. 첫해 오티즈는 127경기 출전해 타율 .255 출루율 .311 홈런 33개를 때려냈다. 36개의 볼넷(삼진84개)이 말해주듯 그때나 지금이나 타석에서 적극적이다. 오티즈의 홈런은 입단 첫해가 가장 많았다. 하지만 오티즈는 포수를 제외한 전 포지션을 맡을수 있는 능력이 있어 이후 기대치에 밑도는 타격성적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은 선수다. 물론 다양한 포지션을 맡아볼수 있긴 하지만 수비력은 썩 좋은 편이 못된다. 하지만 올해 오티즈는 입단 첫해의 타격성적을 넘어설듯 보인다. 현재 타율 .275 홈런 23개(2위) 타점73개(2위)다. 27개(삼진 77개)의 볼넷이 말해주듯 그 역시 출루율 보다는 적극적인 타격스타일을 지닌 타자다. ▷ 2009년 토니 블랑코(주니치) 블랑코는 지난해 일본진출 첫해에 홈런왕(39개)과 타점왕(110)을 차지했다. 2000년대 들어와 첫해부터 이러한 성적을 남긴 타자가 드물었는데, 매우 파워풀한 스윙을 지녔지만 홈런타자의 숙명과도 같은 157개의 삼진(볼넷 48개)은 리그 최다를 기록했었다. 2년차인 올해는 홈런23개를 기록하고는 있지만 타율이 .248에 불과하다. 또한 양리그 통틀어 가장 많은 삼진(119개)을 당하고 있어 모아니면 도식의 타격스타일도 여전하다. 그의 앞뒤 타석에 배치된 모리노 마사히코와 와다 카즈히로의 올해 성적을 감안해 보면 기대치에 훨씬 못미치는 성적이다. 이렇듯, 올 시즌 일본야구를 주름잡는 외국인 장타자들의 데뷔 첫해 성적은 하나같이 적은 볼넷과 많은 삼진갯수를 기록하긴 했지만 홈런 능력만큼은 눈도장을 확실히 받았다는걸 알수 있다. 또한 해가 바뀌면서 도퇴되지 않고 오히려 기량이 성장한 선수가 많다. 이들과 비교하면 올해 김태균의 성적이 나쁜것만은 아니다. 김태균 역시 올해는 일본야구를 경험하는 시즌이다. 다만 많은 삼진을 당하면서도 18개의 홈런에 머물고 있는 것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만큼 타석에서 적극성이 부족했다는 방증으로 풀이할수 있기 때문이다. 초구를 공략시 5할이 넘는(.510) 김태균의 타율은 리그 홈런왕 경쟁자들에 비해 월등한 성적이란 점을 잊지 않았으면 싶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수능 100여일 앞둔 수험생 스트레스 극복하려면

    수능 100여일 앞둔 수험생 스트레스 극복하려면

    2011학년도 대입 수능시험일(11월18일)이 10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때쯤이면 불안감과 스트레스로 힘겨워하는 학생들이 많아진다. ‘평소와 달리 시험만 보면 망친다.’거나 ‘시험지만 보면 머릿속이 텅 빈 것처럼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시험이 시작되면 가슴이 벌렁거리고 손이 떨려 집중할 수가 없다.’는 것이 이들의 호소다. 무엇이 문제일까. 불안감이 성적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까? 국내의 한 연구보고에 따르면 시험불안이 심한 학생의 수능 성적이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평균 9점 이상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능일이 다가오면 정도의 차이일 뿐 대부분의 학생들이 불안감과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된다. 두통·소화불량은 물론 지나치게 예민해져 짜증이 늘거나 예기불안·수면 부족·집중력 저하 등으로 힘들어한다. 특히 시험불안은 가족 등 주위의 기대가 지나치게 크거나, 평소 성적에 지나치게 예민하고 완벽주의적 성향이 있는 학생, 자신감이 부족하거나 자신의 능력보다 지나치게 큰 목표를 가진 학생에게서 주로 나타난다. 그렇다고 시험불안과 스트레스를 극복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시험 불안감 극복을 위한 5계명 -긍정적 생각으로 수능을 준비하자 공부는 누구도 아닌 자신을 위한 성취 과정이다. 따라서 공부에 따르는 스트레스를 자신의 도약과 발전을 위한 ‘행복한 중압감’으로 여기자. 수능을 준비하는 이 시간이 가장 희망적이고, 즐거운 시간이라고 믿자. -자신감을 가져라 시험은 내 실력을 정당하게 평가받는 방법이다. 따라서 실력을 충분히 발휘하려면 잘 봐야 한다는 압박감이나 시험에 실패하면 인생이 끝이라는 극단적이고 왜곡된 생각은 금물이다. 성적은 준비한 만큼 나온다는 상식적인 생각을 갖고 끊임없이 ‘잘할 수 있다.’는 자기암시를 통해 자신감을 회복해야 한다. 내게 어려운 문제는 남에게도 어렵고, 내가 시간이 부족하면 남도 부족하다는 생각으로 편하게 준비하자. 중요한 것은 자신에 대한 믿음이고, 결과에 확신을 갖는 것이다. -적절한 수면과 영양섭취가 보약 수험생의 뇌는 포도당과 산소를 다른 기관보다 훨씬 많이 소모하기 때문에 수면과 영양 섭취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침은 꼭 챙겨 먹되 포도당이 충분한 곡물류와 과일·야채를 고루 먹어야 한다. 밥·고구마·채소·멸치 등에 많은 비타민B는 사고력과 기억력을 높이고, 토마토·당근·귤·오렌지 등에 많은 비타민 C는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잠은 최소한 6∼7시간을 자야 뇌의 활동이 원활해진다. -가족과 자주 대화하자 혼자 수능스트레스를 견디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옳지도 않다. 시험은 자신이 보지만 어려움은 가족이 함께 나누는 것이다. 가족은 공부의 효율성을 높이는 가장 든든한 지원자다. 따라서 하루 한번이라도 가족과 식사하며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자. 수험생은 자신의 어려움을 가족과 나누고, 가족은 수험생을 깊이 이해하고 격려해줘야 한다. 격려와 칭찬은 가장 큰 힘이다. -반드시 이완의 시간을 갖자 수험생은 슈퍼맨이 아니다. 집중력과 긴장의 유지에도 한계가 있다. 따라서 주말 등 집중력이 흐려지는 시간을 이용해 긴장을 풀고 이완하는 시간을 갖자. 가벼운 운동이나 산책을 하거나 좋아하는 책을 읽는 것도 도움이 된다. ●수험생의 식사 및 영양 수험생이라도 먹을 때는 긴장을 풀고 즐겨야 한다. 수험생에게 가장 중요한 식사 원칙은 규칙적이고 균형 잡힌 식사. 일부 학생들은 아침을 거르지만 이는 점심 과식이나 불규칙한 식사의 원인이 된다. 식사는 포만감을 느끼기 전 80%선에서 멈추는 것이 기민한 두뇌활동에 좋다. 육류·생선·해초류·야채·곡류 등을 고루 먹어야 하지만 특히 육류는 한번에 많이 먹지 않아야 한다. 육류가 싫다면 반드시 콩이나 두부, 계란이나 우유를 섭취해야 필수아미노산의 결핍을 막을 수 있다. 뇌는 중량이 1.3㎏에 불과하지만 인체 산소소모량의 20%를 차지할 만큼 대사기능이 왕성하며, 포도당만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므로 뇌를 많이 사용하는 수험생은 충분한 당질을 섭취해야 한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경희의료원 정신과 김종우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이정권 교수
  • [고전톡톡 다시읽기] 마르크스 ‘자본’

    [고전톡톡 다시읽기] 마르크스 ‘자본’

    시간의 이빨로도 씹을 수 없고 역사의 위장으로도 소화시킬 수 없는 책들이 있다. 출간된 지 150년이 되어가는 칼 마르크스(1818~1883)의 위대한 책 ‘자본’(1867)이 그 중 하나다. 역사학자 홉스봄은 ‘자본의 시대’에서 ‘자본주의’라는 말은 1860년대 등장했으며 무엇보다 ‘자본’의 출간이 중요했다고 지적했다. 마르크스의 ‘자본’이 자본주의에 대한 강력한 비판서라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다. 하지만 홉스봄의 언급을 참고할 때, ‘자본’은 자신이 논박할 적으로서의 우리 시대, 즉 자본주의를 개념적으로 먼저 정초한 셈이다. 다시 말해 ‘자본’의 비판 덕에 우리는 ‘자본’을 명명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추리소설 같은 전개방식 ‘자본’의 전개방식을 보면 흡사 추리소설의 느낌을 준다. 실제로 ‘자본’을 소설처럼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첫 장면은 상품이 가득 쌓여 있는 시장이다. 상품들은 이마에 제 가치를 붙이고 있다. 저 가치들은 어디서 온 것일까. 부(富)는 도대체 어떻게 증식되는 것일까. 마르크스가 자본의 비밀을 파헤치는 장면은 추리소설에 등장하는 밀실 살인과도 같다. 자본은 “유통 안에서 생겨날 수 없지만 유통 밖에서도 생겨날 수 없다./…/상품은 가치대로 교환되어야 하지만 어떻든 과정이 끝나면 잉여가치가 생겨야 한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시장을 돌아다니던 마르크스는 독특한 상품, 바로 노동력이 거래되는 장면에서 유능한 탐정처럼 어떤 냄새를 맡는다. 노동력의 매매자들을 따라 마르크스가 우리를 안내한 곳은 ‘관계자외 출입금지’라고 쓰인 공장이다. 거기서 그는 정가를 치르고도 잉여를 챙길 수 있는, 노동력이라는 상품에서만 가능한 하나의 해결책을 제시한다. 그가 밝혀낸 바 잉여가치란 노동력의 가치와 노동력의 사용이 만들어낸 가치의 차이다. 자본가는 이 차이를 극대화하려고 온갖 짓을 다하고, 그의 탐욕 때문에 공장은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공포의 집’으로 돌변한다. 노동자들의 필사적인 저항과 표준노동일의 제정, 기계제 생산의 도입. 다시 새로운 실업과 과로의 확산. 마르크스가 방대한 보고서를 인용하며 뛰어난 필치로 그려낸 19세기 지옥도는 끔찍하기 이를 데 없다. 더구나 마르크스는 이 끔찍한 지옥이 불운한 한 노동자의 우연한 비극이 아니라 자본의 천국을 떠받치는 필연적인 구조임을 밝혀낸다. 어느 날 시장에서 노동력을 판 뒤 공장에서 과로한 노동자는 다음 날 어김없이 시장에서 자기를 인도할 자본가를 또 기다린다. 오늘 온 노동자는 어제 왔던 노동자이고, 어제 아버지 노동자가 왔다면 내일은 아들 노동자가 올 것이다. 한 노동자가 한 자본가를 만나는 것은 우연일 수 있지만, 집합으로서 노동자는 살기 위해 반드시 자본가를 만나야 한다. 자본의 재생산은 노동력의 재생산을 전제하는데, 이 노동력의 재생산은 노동할 영양과 건강의 재생산일 뿐만 아니라, 노동하지 않으면 살 수 없을 정도의 결핍과 빈곤의 재생산이기도 하다. 오늘의 가난이 내일의 노동력 판매를 요구하며, 아버지의 가난이 아들의 노동력 판매를 요구한다. ‘자본’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의 축적이 가능한 것은 그만큼의 가난 또한 축적되기 때문임을 폭로한다. ‘자본’은 이 점에서 19세기 자본주의의 성실한 증언자이자 정의로운 고발자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뿐일까. ‘자본’이 ‘시간의 이빨’을 부러뜨리며 독자를 계속해서 낳는 이유, 그것도 교양인의 안락한 서재가 아니라 긴장이 고조된 투쟁 현장에서 제 분신을 계속해서 낳는 이유 말이다. ‘자본’의 가치가 ‘시대적인 것’에 있다면, 아마도 누군가는 19세기 노동가치설의 문제를 지적하는 식으로, 또 누군가는 오늘날 금융 기법이 마르크스가 분석한 ‘은행자본’이나 ‘신용제도’ 등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했음을 보임으로써 ‘자본’의 한계를 지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자본’이 어떤 영원성을 갖는다면 그 이유는 결코 ‘시대적인 것’에 있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시대를 파악하면서 곧바로 ‘반시대’를 형성했다는 사실에 ‘자본’의 더 큰 위대성이 있는 게 아닐까. 시대에 반대한다는 의미에서가 아니라 시대로 포섭되지 않는, 더 나아가 시대의 극복을 의미하는 ‘반시대’ 말이다. 역사가 꼬이는 방식이 풀리는 방식을 말해주듯, 마르크스는 시대를 가능케 하는 형태 속에서 그것의 해체 형태를 발견한다. ‘자본’은 자본주의의 멸망에 대한 공허한 저주가 아니다. ‘자본’이 정작 보여주는 것은 자본주의가 고유한 위기 속에서만 발전한다는 것, 자본주의는 발전을 위해서도 그 위기를 키울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자본주의가 근거하는 토대 아래 모순과 역설, 위기와 공황의 심연이 있음을 ‘자본’은 우리에게 환기시킨다. 최근 유럽에서 ‘자본’의 판매량이 늘고 일본에서 그 해설판이 수십만부 팔린 것은 결국 마르크스가 옳았다는 뒤늦은 자각이 아니라 우리 시대의 근거가 와해되는 어떤 징후일 것이다. 우리가 믿음을 주고 꿈을 맡겼던 우리 시대의 근거들이 근거 없는 것으로 폭로되고, 부의 천국 옆에 감춰둔 빈곤의 지옥이 더 이상 가려질 수 없을 때, 투쟁하는 모든 힘들은 말 그대로 ‘근거 없이’ 회귀한다. 모순과 역설이 드러나고 위기와 공황이 발발하며, 사람들은 거대한 채찍을 맞은 정신처럼 꿈에서 깨어난다. ●“비판, 과학보다 근본적” ‘자본’의 부제 ‘정치경제학 비판’에 들어 있는 ‘비판(Kritik)’의 참된 의미가 여기에 있다. 마르크스는 ‘비판’을 ‘과학’보다 더 근본적인 것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 그는 ‘무자비한 비판’이라는 말을 곧잘 썼는데, 그것은 현존하는 모든 것들의 토대를 문제삼되 그 결과를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이다. 과학이 근거의 영역이라면, 비판은 근거의 ‘근거 없음’을 지적하며 심연에 이르는 일이다. 그곳은 ‘앎’이 아니라 ‘앎의 의지’가 드러나는 곳이고, ‘과학’이 아니라 ‘과학의 당파성’이 정립되는 곳이다. ‘자본’의 표현을 빌리자면 여기서는 ‘권리와 권리’, ‘올바름과 올바름’이 투쟁하며 오직 힘만이 문제를 해결한다. 과학 이전에 입장이 있다. ‘자본’은 시대와 독자에게 그것을 묻는다. 우리 모두는 불편하지만 말해야만 한다. 자신의 입장과 계급성을. 그 어느 책이 시대와 독자를 이토록 괴롭힐 수 있을까. ‘자본’, 참으로 위대하고도 고약한 책이다. 고병권 수유+너머R 연구원
  • 이재석 심플렉스인터넷 대표의 ‘마침표 없는 도전’

    이재석 심플렉스인터넷 대표의 ‘마침표 없는 도전’

    [서울신문NTN 김수연 기자] 43세의 젊은 CEO는 반바지에 티셔츠 차림이었다. 직원수 460명의 심플렉스인터넷이 최고 가치로 내세우고 있는 자유와 창의성이 이재석 대표의 드레스 코드에서 묻어났다. 심플렉스인터넷은 웹·서버 호스팅, 쇼핑몰 솔루션, 온라인 마케팅 컨설팅(인터넷 광고대행), 홈페이지 제작 등 일체의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IT 비즈니스 기업이다. 서울 신대방동에 위치한 심플렉스인터넷 사장 집무실에서 이재석 대표와 마주 앉았다. ◆ 창립 11년만에 연매출 300억, 시장점유율 1위 달성이재석 대표가 심플렉스인터넷을 설립한 것은 벤처붐이 일던 1999년이었다. 포항공대 물리학과에서 순수과학을 전공한 그는 원래 데이터 해석과 예측에 관심이 많았다.이 대표는 자신의 관심 분야를 살리면서 돈도 벌 수 있는 일을 궁리한 끝에 지금의 사업을 구상하게 됐다. 인터넷 시대가 열렸던 것도 창업을 결정하는 데에 큰 계기가 됐다.그렇게 시작한 사업이 올해로 11년째에 접어들었다. 그 동안 작은 벤처기업은 직원수 460명에 연매출 300억원을 기록하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사업 분야도 확장됐다. 이 대표는 웹 호스팅 사업의 노하우를 활용해 쇼핑몰 솔루션과 온라인 마케팅 컨설팅이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 모험처럼 보였던 ‘솔루션 무상제공’ 2000년 이재석 대표는 심플렉스인터넷의 브랜드 ‘카페24’를 출범시키고 3년 뒤 ‘카페24’를 통해 무료 쇼핑몰 솔루션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 대표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할 무렵을 떠올리며 “고객들이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터넷 콘텐츠에 대한 가격 탄력성은 작다. 또 싼 게 비지떡이라는 고정관념도 있었던 것 같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웹 호스팅 사업으로 인지도를 쌓아온 심플렉스인터넷의 역량을 믿고 끝까지 밀어붙이는 뚝심을 발휘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6개월 정도 지켜보다가 잘 안 되면 접는 것이 인터넷 사업의 생리인데 이와 상관 없이 꾸준히 했더니 반응이 오더라. ‘이용해 보니 좋다’는 입소문 효과인 것 같다”고 말하며 겸손함을 보였다. 또 “‘공짜가 다 그렇고 그렇지’라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더 열심히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현재 심플렉스인터넷의 대표 브랜드인 ‘카페24’에 입점한 쇼핑몰 수는 40만개, 회원수는 300만에 달해 ‘성공’이라는 단어가 전혀 어색하지 않다. ◆ ‘발명적 접근’ 아닌 ‘발견적 접근’이재석 대표가 선굵은 행보를 거듭하고 있는 데에는 자신만의 사업 마인드가 큰 역할을 했다. 이 대표의 사업 신조는 ‘발명적 접근이 아닌 발견적 접근을 하라’는 것이다.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해야 하는 것’들을 먼저 해보자는 의미다.이를 실천하기 위해 이 대표는 작은 일이든 큰 일이든 어떤 일을 시도할 때면 과연 어떤 방법으로 접근하는 것이 정답에 가까운 것인지 끊임없이 시뮬레이션한다고 한다. 경쟁사에 대처하는 방법이나 직원들을 대우하는 방식에 있어 감정적으로 치우치지 않고 장기적인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마인드가 몸에 밴 덕분이라고 그는 설명했다.이 대표가 ‘발견적 접근’을 통해 이룬 것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심플렉스인터넷만의 문화로 자리잡은 ‘레저 휴가’다. 주 5일제를 어떻게 하면 회사의 문화로 정착시킬 수 있을까, 어떻게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주 5일제를 실천할 수 있을까에 대한 정답을 찾기 위해 고민한 끝에 ‘레저 휴가’를 도입했다. 이 대표는 3년 째 직원들을 대상으로 매월 10만원의 휴가비를 지원하는 레저휴가를 시행하고 있다. 레저휴가는 연차휴가, 안식휴가와 별도로 진행되는 심플렉스인터넷만의 휴가제도로 이를 통해 직원들은 경제적 부담 없이 실질적인 레저를 즐기고 있다. 심플렉스인터넷이 전직원을 대상으로 레저휴가 활용 및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지난 3년간 직원들의 레저휴가 사용률은 84%로 업무상의 이유로 당직을 신청하는 직원들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직원이 레저휴가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컴퓨터도 과열되면 다시 껐다 켜야 한다. 사람도 쉼이 있어야 능률있게 일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이 대표의 굳은 믿음도 제도 안착에 힘을 보탰다. ◆ 지치지 않는 도전, ‘카페24 마케팅센터’최근 심플렉스인터넷에 효자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카페24 마케팅센터’다. 쇼핑몰 사업자를 대상으로 온라인 광고를 대행해 주는 모델로 2006년 처음 선보인 이래 꾸준한 매출 상승을 이끌어내고 있다. 심플렉스인터넷은 점점 다양해지는 쇼핑몰 사업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카페24 마케팅센터’를 통해 쇼핑몰 매출 분석은 물론, 어느 광고를 언제 어떻게 노출하는 것이 효과적인가 등에 대한 전문적인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현재 ‘카페24 마케팅 센터’가 심플렉스인터넷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에 달한다. 고객의 니즈를 먼저 파악하는 ‘선제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이 대표의 경영철학은 심플렉스인터넷을 늘 고객 곁에서 공감할 수 있도록 해준다.◆ ‘소통’하는 쇼핑몰을 꿈꾸며 최근 이재석 대표는 쇼핑몰 사업자들과 그들의 고객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구축하는데 전력투구 하고 있다.개성이 다양해지는 요즘 쇼핑몰 사업자들이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데에 최적의 지원을 하기 위해서다. 그는 쇼핑몰 사업자와 소비자 간 원활한 소통을 가능케 하는 시스템을 구현하는 과정에 심플렉스인터넷의 역할이 분명히 있을 거라고 강조한다.“미술 용품을 판매하는 쇼핑몰 운영자가 그림을 잘 그리는 법에 대해서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고, 야구 용품을 취급하는 운영자가 야구에 관해 수요자와 대화할 수 있는 그런 커뮤니티가 구축될 수 있도록 최적화된 시스템을 완성해 보고 싶습니다.” 지금 가진 것이 무엇인가를 제대로 파악하고 그것들의 조합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해 내는 이재석 대표가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사진 = 심플렉스인터넷 김수연 기자 newsyouth@seoulntn.com
  • [사고] 물은 미래다

    서울신문은 K-water와 물 사랑 공익캠페인 ‘물은 미래다’를 전개합니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이 캠페인은 국민들에게 물에 대한 중요성을 다각도로 알려 그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유엔은 우리나라를 물 부족 국가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물 낭비와 오염이 지속되면 우리 모두의 목마름은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서울신문과 K-water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국민들이 올바른 물 사랑을 실천할 수 있도록 ‘물은 생명’이라는 믿음을 지속적으로 심어주고 이런 믿음이 결실로 나타날 때까지 노력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주최 : 서울신문 , K water
  • [열린세상] ‘콜라’와 함께 생활하기/방은령 한서대 아동청소년복지학 교수

    [열린세상] ‘콜라’와 함께 생활하기/방은령 한서대 아동청소년복지학 교수

    목에 줄이 달린 새끼고양이가 인도에 쓰러져 숨을 할딱거리고 있었다. 버스에서 이 광경을 본 한 대학생이 내려와 새끼고양이를 동물병원으로 데려갔다. 오랫동안 굶주렸는지 몸이 앙상했고 꼬리도 잘려 있었으며, 기운이 없어 곧 죽을 것만 같았다. 새끼고양이는 병원에서 탈장수술과 여러 치료를 받은 후 건강을 되찾았다. 선배와 함께 고양이를 극진히 간호했던 이 학생은 선배 친구에게 고양이를 부탁했고, 새끼고양이는 그곳에서 건강하게 잘 자랐다. 1년후 선배 친구가 고양이를 키울 여건이 되지 않자, 고양이는 결국 선배의 집으로 오게 되었는데…. TV 속 동물농장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집 고양이 ‘콜라’이야기다. 콜라가 우리 집에 온 지도 3주가 지났다. 난 어릴 적부터 고양이를 싫어했었다. 길에서 만나기라도 하면 기겁하고 도망갔을 정도다. 발견 당시부터 큰애에게서 콜라이야기를 생중계로 들었던 나는 행여 콜라를 키워달라고 할까 봐 못을 단단히 박았었다. 서울서 자취하던 큰애는 할 수 없이 콜라를 친구 집에 보냈는데, 이렇게 우리 집으로 오게 된 것이다. 첫날 콜라는 우리를 몹시 경계했다. 도통 먹질 않고, 베란다 의자 밑에 들어가선 거실의 우리를 뚫어져라 쳐다만 보았다. 다음 날도 똑같았다. 하루 시간의 70% 이상을 잔다는 고양이가 잠도 안 자는 것 같았다. 콜라의 과거사를 알고 있었기에 새로운 환경을 만나 두려움에 떨고 있는 녀석이 안쓰럽기도 했다. 그러나 나 또한 쉽지 않았다. 집안에 고양이가 있다는 자체가 불편했다. 하지만 인연인가 싶어 마음을 열기로 했고, 콜라가 하루속히 안정을 찾도록 진심으로 다가갔다. 마음이 통했을까. 며칠 만에 콜라는 의자 밑에서 나왔고, 내 얼굴을 비비며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가족 모두와 집안 구석구석을 탐색한 후, 비로소 안심하는 것 같았다. 잠을 자는 모습도 점점 편안해지더니 이제는 널브러져 잔다. 고양이는 생후 2~7주사이 새 환경을 인식한단다. 이때 만나는 세상이 친구가 되기도 하고 경계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 시기에 고양이가 사람과 접촉한 사실이 없다면 나중에 사람과 친해지기 어렵다고 한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세상에 대한 신뢰의 메커니즘은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콜라는 이 시기에 악마와 천사를 다 만났던 것 같다. 비록 꼬리가 잘리고 굶주리는 고통을 당했지만 다행히 자신의 생명을 구해준 사람을 만났기에 아직도 사람에게 다가갈 수 있는 믿음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휴가철이 되면 휴가지에선 유기된 개나 고양이들 때문에 골치를 앓는다고 한다. 매달 50건 내외의 유기동물들이 발생하는데 7·8월이 되면 10%이상 증가한다는 것이다. 어떤 경우는 휴가지 숙소 방안이나 뒷마당에 묶어놓고 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동물을 하나의 생명체가 아닌 쓰다가 버리는 물건쯤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동물보호법에서 동물을 유기하거나 학대하는 자에게 50만원 이하의 과태료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도록 되어 있지만 이러한 법이 효력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그보다 동물을 대하는 근본적인 태도가 달라지는 게 더 중요하다. 그러한 의미에서 근래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1983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인간과 애완동물의 관계’에 대한 국제 심포지엄에서는 애완동물 대신 반려동물이란 말을 제안하였다. 애완동물이 인간이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 사육하는 동물, 즉 놀잇감의 의미로 쓰인다면, 반려동물이란 하나의 생명체로서 동물이 인간에게 주는 여러 혜택을 존중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동물이라는 뜻을 갖고 있는 것이다. 고양이를 생명체로 인식했다면 꼬리를 자르는 잔인한 짓을 할 수 있을까. 휴가지에서 쓰레기 버리듯 놓고 올 수 있을까. 동물을 집에서 키우기로 했으면 동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 하는 것이다. 큰애는 거실 한쪽에 이런 걸 써붙여 놓았다. ‘콜라와 함께 생활하기-고양이는 우리를 룸메이트로 생각해요. 명령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답니다.(중략)잘못을 하면 코에다 살짝 손가락을 대고 부드럽게 이야기해주세요.’
  • 강세미 남편, 선배부부 조언에 아내 믿음 흔들

    강세미 남편, 선배부부 조언에 아내 믿음 흔들

    강세미의 남편 소준이 결혼선배들의 조언에 아내에 대한 믿음(?)이 흔들렸다. 강세미 부부 지난 30일 방송된 SBS ‘스타부부쇼 자기야’에 출연해 다른 연예인 부부들과 ‘배우자의 이성친구’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소준은 아내에게 확실한 믿음이 있기에 아내가 언제 누굴 만나도 상관없다는 신세대다운 생각을 표현했다. 하지만 선배부부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점점 혼란스러워 진다며 팔랑 귀의 면모를 드러냈다. 급기야 소준은 "사실 아내 세미가 과거 연인관계 이었던 모 연예인을 만난 건 신경 쓰였다"고 솔직한 속내를 털어놔 폭소를 자아냈다. 사진 = 웨딩화보 서울신문NTN 뉴스팀 ntn@seoulntn.com
  • “차는 돼, 집 안 돼!” 강세미, 남편 소준에 이성교제 기준 제시

    “차는 돼, 집 안 돼!” 강세미, 남편 소준에 이성교제 기준 제시

    그룹 ‘티티마’의 멤버였던 강세미가 남편 소준에게 이성 교제 기준점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강세미는 30일 방송된 SBS ‘스타부부쇼 자기야’(MC 김용만 김원희)에 출연, 배우자의 이성친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누굴 만나도 상관은 없지만 선이 분명해야 한다. 평일 낮시간에 차를 마시고 밥을 먹는 것은 가능하지만 둘이 술을 먹거나 단체여행을 갔을 때 이성이 있으면 안 된다. 또 집까지 데려다주면 안된다”고 명확한 기준점을 제시했다. 강세미의 이 말은 소준이 방송에서 본인의 여성 인맥을 과시하면서 나왔다. “이성친구가 몇백 명이었지만 결혼 후에는 만남을 자제하게 되더라. 전화도 잘 안 온다. 양쪽에서 다 자제를 한다”고 솔직하게 털어 놓은 것. 이어 “대신에 아내가 사무실을 뒤지는 것은 아니니까 메신저를 하게 됐다. 그렇다고 불륜은 아니다. 등록된 사람이 500명 정도 되는데 그 중 반은 여자다. 몇 명씩 돌아가면서 이야기를 한다”고 설명했다. 아내 입장에선 위기감을 느낄 법한 발언. 강세미는 “남편이 예쁜 모델 후배와 둘이 만난다고 한다. 시간관계상 ‘나는 못 간다’고 하면 만나고 나서 이야기를 다 한다. 의심되는 행동을 할 거라는 생각은 안 한다”고 소준에 대한 강한 믿음을 드러내 보였다. 사진=방송화면 캡처 서울신문NTN 뉴스팀 ntn@seoulntn.com
  • [7·28 재보선/화제의 당선자들] 경제정책 실세서 친서민 정치 선봉으로

    [7·28 재보선/화제의 당선자들] 경제정책 실세서 친서민 정치 선봉으로

    28일 충북 충주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경제 참모로서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한나라당 윤진식 후보가 63.7%대36.3%, ‘더블스코어’ 차로 당선된 것은 유권자들이 지역 개발을 염원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남은 인생 충주에 바치겠다” 윤 당선인은 당선 확정 직후 “충주시 인구를 30만명으로 늘려 자족도시를 만들고 20~30대를 위한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공약 이행에 곧 착수할 것”이라면서 “나머지 인생 전부를 고향인 충주 발전을 위해 바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충주 시민들의 가장 큰 불만은 시(市)로 승격된 지 수십년이 지나도록 낙후된 환경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포착한 윤 후보는 “실세 파워로 충주를 개발시키겠다.”는 구호를 앞세워 민심을 파고들었다. 윤 후보는 ‘30대그룹 소속 대기업 3개사 유치’, ‘충주경제자유구역 지정’ 등 굵직굵직한 공약을 쏟아냈다. ●경제자유지역 등 개발 공약 주효 반면 세종시 원안 사수위 부위원장을 지낸 민주당 정기영 후보는 정권 심판론만 강조하며 뚜렷한 지역개발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윤 후보는 18대 총선에서 이시종 현 충북지사에게 패배한 뒤에도 지역을 떠나지 않고 꾸준히 표밭을 일궜다. 이런 윤 후보의 전략은 지역일꾼이 되겠다는 약속에 믿음을 실어줬다. 반면 민주당은 마지막까지 공천을 두고 진통을 겪느라 선거 준비에 차질을 빚었다. 충북에 지역구를 둔 국회의원들과 지도부 사이의 대립으로 선거운동 과정에서도 긴밀한 협조가 이뤄지지 않았다. 정기영 후보는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후 무소속으로 출마한 맹정섭 후보와 투표 직전 단일화를 이뤘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경제관료로 명성을 떨쳤던 윤진식 당선인은 이제 초선 의원으로서 정치 신인의 길을 걷게 됐다. 향후 당내 경제통으로서 윤 당선인의 역할도 주목된다. 한나라당이 서민경제 살리기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가운데 그동안 친이 주류 진영 내 정통 관료 출신 경제 전문가가 부족했다는 점에서 정통 경제관료 출신인 윤 당선인의 활동 공간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악의 제국’ 요미우리, 드디어 무너졌다

    ‘악의 제국’ 요미우리, 드디어 무너졌다

    느긋하기만 했던 요미우리 자이언츠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그리고 4년연속 리그 우승을 장담했던 하라 타츠노리 감독의 얼굴엔 미소가 사라졌다. 요미우리가 올 시즌 처음으로 1위 자리를 내줬기 때문이다. 전반기를 1위로 끝마친 요미우리는 후반기 첫경기(27일) 주니치 드래곤스와의 경기에서 3-10으로 패했고 한신은 요코하마 베이스타스를 5-2로 물리쳤다. 이로써 요미우리는 50승 38패(승률 .568)를 기록, 이날 승리한 한신(49승 1무 36패 승률 .576)에게 반게임차 뒤진 2위가 됐다. ‘악의 제국’ 요미우리의 2위 추락은 예상이 가능했던 수순이었다. 7월부터 붕괴되기 시작한 투수력은 시간이 지나도 개선될 가능성이 희박했기 때문이다. 요미우리는 3위 주니치에게도 2경기차로 쫓기고 있어 1위는 커녕 자칫 3위까지 추락할수 있는 상황이다. ‘안티 거인’ 팬들의 함성소리가 간사이 지역을 강타하고 있는 요즘, 요미우리의 부진 원인을 들여다 봤다. ◆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 팀 독주의 발목을 잡다. 지난해 리그 다승2위(15승) 투수인 딕키 곤잘레스의 올 시즌은 처참하다. 올해 선발로 등판한 17경기동안 그가 거둔 승수는 단 3승(9패, 평균자책점 5.88). 급기야 주니치전(27일)에서 채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4.2이닝) 7실점해 곧바로 2군으로 강등되는 수모를 당했다. 1군에 등록할수 있는 외국인 선수 엔트리는 모두 4장. 요미우리는 곤잘레스의 2군행으로 현재 1군에는 레비 로메로, 마크 크룬,에드가 곤잘레스 3명만 남은 상태다. 2군으로 내려간 후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이승엽의 복귀소식은 요원하다. 토노 순을 제외하면 한경기를 믿고 맡길만한 투수가 없는것도 문제다. 급기야 요미우리는 올 시즌 2군에 머물렀던 토가노 마사후미를 라쿠텐으로 보내고 아사이 히데키(2008년 9승)를 데려왔다. 아사이의 영입은 절박한 요미우리 선발진의 고민을 대변해주고 있는 셈이다. 마크 크룬이 지키고 있는 뒷문도 걱정이다. 올 시즌(27일 기준) 크룬은 31경기에 등판해 성적은 16세이브(평균자책점 4.60)에 불과하다. 아직도 제구력 문제가 도마위에 오르고 있는 크룬은 특히 지난 7월 18일 경기(요코하마)에서 팀이 7-4로 이긴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하퍼에게 끝내기 만루홈런(4자책)을 얻어맞을 정도로 기복이 심하다. 지금과 같은 크룬의 페이스라면 내년시즌 요미우리에서 그의 얼굴은 다시보기 힘들 전망이다. ◆ 이해할수 없는 하라 감독의 선수기용 요미우리가 한신에게 패해 1위자리를 내줬던 27일 경기는 팀 성적 하락의 주범이 어디에 있는가를 잘 대변해 줬다. 사실 올 시즌 요미우리는 투수력에 비해 팀타선만큼은 최고수준이다. 특히 오가사와라 미치히로-알렉스 라미레즈-아베 신노스케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는 막강함을 넘어 공포감이 들정도인데, 이 3명의 선수들이 3-5번 타순에 배치될때 그 위력은 배가된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하라 감독은 최근 2군으로 내려갔다 복귀한 카메이 요시유키를 5번타순에 그리고 아베를 6번타순에 집어넣는 모험을 감행했다. 결과는 대실패. 아베는 연일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현재 타율 .303(10위) 홈런 31개(3위) 타점 59개(7위)를 달리고 있는 선수다. 반면 카메이의 시즌 타율은 .167(162타수 27안타)로 최근 5경기 타율은 제로였다. 감독이 제정신이 아니고선 아베 대신 카메이를 5번타순에 넣는다는건 있을수 없는 일이다. 최근 몇년간 요미우리는 ‘위기’라는 단어와는 어울리지 않는 팀이었다. 투타 모두 쟁쟁한 선수들이 포진하고 있어 사실 감독의 역할이 여타의 팀들에 비해 부각될 이유도 없었다. 하지만 이젠 요미우리에게도 위기가 찾아왔다. 감독으로서의 역량은 팀이 잘나갈때보다는 위기가 찾아왔을때 도드라지는 법이다. 지금 요미우리의 위기는 곧 하라 감독의 위기라고 해도 무방하다. 전반기가 끝난 후 하라 감독은 요미우리 회장인 와타나베 쓰네오에게 무슨 보고를 올렸는지 그저 궁금할 뿐이다. ◆ 요미우리의 미래, 그리고 세스 그레이싱어 그동안 부상으로 팀을 떠나 있었던 그레이싱어가 최근 2군 연습경기에 참가했다. 그레이싱어의 연습경기 참가는 요미우리 입장에서는 천군만마를 얻은것과 같은데 그동안 고질적으로 그를 괴롭히던 오른쪽 팔꿈치는 수술로써 완쾌가 된 상황. 재활도 순조로웠다. 그레이싱어는 일본진출후 야쿠르트 시절을 포함해 3년동안 46승이나 올린 믿음직한 선발투수다. 요미우리는 그레이싱어의 1군 등판을 다음달 1일(히로시마전)로 정한 상태다. 추락을 거듭하고 있는 팀 마운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궁금하다. 요미우리는 지난해 우승을 차지하면서 또다른 수확을 얻어낸 팀이다. 그동안 막대한 자금력으로 선수를 싹쓸이 한다는 비판에 시달렸지만 지난해 자체 육성군에서 키운 마츠모토 테츠야,야마구치 테츠야,위르핀 오비스포가 성장하며 그 비판에서 자유로울수 있었기 때문이다. 올해도 육성군 출신인 레비 로메로를 1군에 투입하고 있다. 하지만 요미우리가 언제까지 육성군을 통한 선수보강을 할지는 장담하기 힘들다. 우승이 아니면 실패한 시즌으로 구분짓는 팀인지라 만약 올 시즌 우승을 하지 못한다면 다시 돈야구를 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올해로 요미우리와 계약기간이 끝나는 오가사와라 그리고 라미레즈의 나이를 감안하면 근시안적인 처방도 충분히 예상 가능한 일이다. 앞으로 10년연속 V10를 이어가겠다는 와타나베 회장의 말이 의미하는건 뭘까. 벌써 올해부터 고비가 찾아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6년차 박지성과 2년차 이청용의 과제

    6년차 박지성과 2년차 이청용의 과제

    2010/2011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개막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EPL 듀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하 맨유)와 이청용(볼턴 원더러스)은 월드컵 휴식을 마치고 새 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영국으로 떠났다. 새로운 도전이 또 다시 시작된 것이다. 지난 2010 남아공 월드컵은 두 선수에게 좋은 추억을 안겨줬다. ‘대한민국의 캡틴’ 박지성은 3연속 월드컵 본선 골을 기록했고 ‘차세대 에이스’ 이청용은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를 상대로 골을 터트리며 전 세계 축구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향후 EPL에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 6년차 박지성, 이적과 주전의 갈림길 어느덧 EPL 진출 6년차가 됐다. 2005년 여름 맨유에 입단한 박지성은 라이언 긱스, 크리스티아노 호날두, 나니 등 세계적인 선수들과의 치열한 경쟁을 펼치며 나날이 성장했고 이제는 맨유를 대표하는 선수로 거듭났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신임은 여전히 두텁고 팀 동료들의 믿음 또한 강하다. 그러나 박지성을 둘러싼 경쟁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나니, 안토니오 발렌시아와의 포지션 경쟁은 물론, 중앙 미드필더로 위치를 옮긴 지난 시즌에는 디미타르 베르바토프, 긱스와 선발 자리를 놓고 새로운 싸움을 펼쳐야 했다. 다가올 새 시즌도 경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월드컵과 EPL에서 박지성의 역할을 180도 다르기 때문이다. 월드컵 직후 박지성은 필립 람(바이에른 뮌헨)과의 트레이드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이후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태다. 박지성 본인도 “뮌헨 이적설에 대해 아는 바 없다”며 이적설을 일축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새 시즌 박지성의 과제는 맨유의 진정한 주전으로 도약하는 것이다. 이는 박지성이 6년 동안 풀지 못한 영원한 숙제이기도 하다. ▲ 2년차 이청용 “징크스는 없다!” 한 때 리버풀 이적설이 나돌았던 이청용의 미래는 볼턴 잔류로 가닥이 잡힌 상태다. 이청용은 “빅 클럽 이적은 꿈이다. 그러나 아직 볼턴에서 배울 것이 많다”며 볼턴 잔류를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또한 “나를 간절히 원하는 팀으로 가겠다”며 성급하게 이적을 추진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물론 이청용의 이적 가능성이 아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이적시장이 마감되기까지는 아직 한 달 이상의 많은 시간이 남았고, 클럽 간의 협상에 따라 상황은 언제든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이청용이 어느 팀에 있건 간에 EPL 진출 2년차란 것이다. 모든 게 새로웠던 지난 시즌과 달리 익숙한 환경에서 찾아오는 위기를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 프로 선수들이 대부분 2년차 징크스를 겪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상대 팀들의 견제가 심해지고, 지난 시즌만큼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무너지곤 한다. 이청용 역시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는 “이미 FC서울 시절 2년차 징크스를 경험했기 때문에 크게 당황하지 않겠다”며 자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유럽축구통신원 안경남 pitchaction.com
  • [원자력 르네상스 글로벌 현장] ‘미니 원자력 타운’ 스웨덴 포스마크

    [원자력 르네상스 글로벌 현장] ‘미니 원자력 타운’ 스웨덴 포스마크

    지난달 14일 오전 8시30분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활동가 50여명이 스웨덴 포스마크 원자력 발전소의 담을 넘었다. 친환경 에너지 원료인 태양, 물, 바람을 상징하는 복장을 입은 이들은 ‘원자력은 노(No)! 재생에너지는 예스(Yes)!’ 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3일 동안 발전소를 점거했다. 새 원전 건설을 승인하는 법안이 스웨덴 의회에서 통과되지 못하도록 항의시위를 벌인 것이다. 그러나 3일 뒤 법안은 통과됐고 그린피스 활동가들은 경찰에 연행돼 190~1600유로(약 30만~250만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스웨덴 전력의 15% 생산 ‘힘의 땅’이라는 뜻의 포스마크는 수도 스톡홀름에서 북쪽으로 150㎞ 떨어진 외스트하마르시(市)에 있는 마을이다. 인구 6000명의 미니 원자력 타운이다. 시위 소동이 일어난 직후인 지난달 21일 마을에서 만난 주민들은 의외로 차분했다. “원전이 또 들어올 수도 있는데 불안하지 않으냐.”는 기자의 질문에 마리양은 “원자력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늘 있었다.”면서 “우리는 원자력의 안전성과 위험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에 불안하지 않다.”고 말했다. 마을은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200~300년의 역사를 가진 돌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고 마을 한가운데 자리한 연못에서는 오리들이 한가롭게 떼지어 다녔다. 이곳에서 스웨덴 전력의 15%, 북유럽 4개국(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덴마크) 전력의 7%가 생산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후보지 선정 포스마크 원자력 단지는 마을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다. 1980년부터 3200㎿ 용량의 원자로 3기가 차례대로 가동을 시작했다. 1년에 22조~25조Wh의 전기를 생산한다. 스톡홀름 크기의 3개 도시에 1년 동안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1988년에는 의료·산업·연구 등에서 나오는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처리하는 처분장이 설치됐다. 바다 밑에 구멍을 뚫어 폐기물을 저장하는 세계 유일의 해저동굴 처분 방식이다. 지난달에는 세계 최초로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이 들어설 후보지로 선정됐다. 원자력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용후핵연료를 전량 폐기하는 장소다. 포스마크 원전 소유 기업인 바텐팔의 페테르 얀손 홍보관장은 “포스마크 주민의 77%가 고준위 방폐장의 유치를 원한 덕분에 외스트하마르시가 경쟁 후보인 오스카샴시를 따돌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원전과 처분장이 처음부터 주민들의 지지를 받은 것은 아니었다. 원전 건설을 추진했던 1970년대 초반 무렵에는 환경단체들의 반대가 극심했고 주민들의 저항도 만만치 않았다. 외스트하마르시의 안나 레나 쇠데블롬 부시장은 “나도 당시에는 방사능 유출에 대한 두려움이 컸지만 바텐팔이 30년 동안 원전시설을 개방하고 지역 주민을 상대로 세미나를 주기적으로 개최한 덕분에 균형잡힌 시각을 갖게 됐고 원자력 발전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원전 견학등 연평균 3만명 관광 원전과 중저준위 방폐장이 들어선 뒤 마을 인구는 200명에서 6000명으로 30배 증가했다. 처분장에서 지역주민 1000명이 일하고, 원전 시설 견학을 위해 북유럽 각지에서 연 평균 3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한다. 가난한 농촌마을이 관광 경제도시로 탈바꿈한 것이다. 바텐팔은 매년 포스마크 원전에 대한 주민들의 신뢰도를 조사하는데, 1990년부터 지난해까지 20년간 평균 신뢰도가 80.3%에 이른다. 쇠데블롬 부시장은 “시 정부와 바텐팔은 고준위 방폐장에 대한 주민 교육과 홍보를 1977년부터 시작했다.”면서 “주민들의 신뢰와 동의를 얻으려면 장기간에 걸쳐 천천히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스마크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고전톡톡 다시읽기] 김부식 ‘삼국사기’

    [고전톡톡 다시읽기] 김부식 ‘삼국사기’

    “삼국사기를 지을 때 김씨의 마음은 이를 독립의 조선사로 지은 것이 아니라 지나(중국) 역대사 가운데 동이열전의 주석으로 자처함이 명백하도다.”(신채호, ‘조선상고문화사’) “선유들이 말하되 3국의 문헌이 모두 병화에 없어져 김부식이 고거할 사료가 없어 부족하므로 그가 편찬한 ‘삼국사기’가 그렇게 소루함이라 하나, 기실은 김부식의 사대주의가 사료를 분멸한 것이다.”(신채호, ‘조선사연구초’) 단재 신채호는 ‘삼국사기’를 이렇게 맹렬하게 비난했다. 근대 제국주의의 광풍이 몰아치던 20세기 초, ‘삼국사기’는 폐기되어도 아쉬울 게 없는 책으로 전락했다. 근대 애국지사들은 ‘삼국사기’에 민족정신을 말살한 역적이요 사대주의 화신이란 낙인을 찍었다. 근대 사가들이 ‘삼국사기’에 새겨놓은 낙인은 아직까지 지워지지 않고 있다. 사람들은 여전히 ‘삼국사기’가 중국 역사서들을 그대로 모방하여 민족의 역사적 사실을 왜곡한다고 인식한다. 거기에 관찬 역사서에 대해 갖는 반감이 더해져 ‘삼국사기’는 읽지는 않지만 비난할 수 있는 역사서가 되어버렸다. 그러나 ‘삼국사기’를 그저 사대에 찌든 역사서로, 관변적인 역사서로 매도하는 것은 또 하나의 편견이다. 12세기 중세 보편 문화의 흐름 속에서 탄생한 ‘삼국사기’에서 근대 사가들이 그토록 원했던 ‘민족정신’을 고취할 만한 요소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민족에 대한 개념도 없고, 민중 의식도 없고, 요동벌에 대한 영토 의식도 없다. 신라, 고구려, 백제의 관계는 수나라, 당나라, 돌궐, 왜국의 관계와 다르지 않다. 삼국은 모든 나라와 필요에 의해 연합하고 필요에 따라 전쟁한다. 신라, 고구려, 백제는 서로 적일 뿐이다. 이처럼 김부식에게 역사는 근대 사가들이 생각하는 역사와는 다른 것이었다. ‘삼국사기’는 근대인들의 역사 관념과는 다른 지점에서 역사를 구성한다. 동시에 그런 의미에서 ‘삼국사기’는 역사로 들어가는 또 하나의 새로운 출구이기도 하다. ●천재지변도 위대한(?) 역사적 사건이다 ‘우박이 내려 나는 새가 죽었다.’ ‘폭풍이 불어 나무를 뽑고 용이 금성 우물에 나타나고 서울에 누런 안개가 사방에 자욱하게 끼었다.’ ‘큰 별이 월성 서쪽에 떨어졌는데 그 소리가 우렛소리 같았다.’ ‘주력공의 집 소가 한 배에 송아지 세 마리를 낳았다.’ ‘뱀이 남쪽 고방에서 사흘 동안 울었다.’ ‘흰 무지개가 대궐 우물에 박히고 토성이 달을 범했다.’ ‘세상에 이런 일이’와 같은 TV 프로그램에나 나올 법한 내용들이다. 그런데 ‘삼국사기’ <본기>는 이 천문현상과 천재지변에 관한 일을 정치적 사건만큼이나 비중있게 다룬다. ‘삼국사기’에서 천재지변은 전쟁이나 반란이나 왕의 죽음과 같은 사건을 경고하거나 예시하는 조짐이다. 그야말로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니라 천하가 혼란스러울 때 나타난다. 천재지변은 인간의 행위에 대한 경고이자 재앙을 예고하는 징표다. 그렇기 때문에 통치자는 천재지변이 닥칠 때 늘 자신의 행위를 돌아봐야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천재지변을 제대로 해석하여 자신을 바꾸는 능력이다. 만약 통치자가 천재지변의 경고를 받아들여 하늘의 해와 달처럼 투명하게 잘못을 드러내고, 그 잘못을 고치면 재앙은 찾아오지 않는다. 그러나 하늘의 조짐을 보고도 행동을 바꾸지 않으면 재앙을 피할 길이란 없다. 김부식에게 천재지변은 단순한 물리적 현상이 아니었다. 천재지변은 인간사에 감응하고 인간사에 개입하는 역동적 실체였기 때문에 역사적 사실이자 사건으로 취급되었다. 김부식에게 역사는 자연과 인간의 연동 작용에 의해 구성되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이런 현상을 역사적 사실로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것은 비과학적이고 초자연적 미신으로 치부되어 역사 저편으로 추방될 뿐이다. 김부식의 시대와 우리 시대는 역사적 사실조차 그 함의가 달랐다. 따라서 역사는 사실에 입각해야 한다고 말하면 안 된다. 어떤 것을 사실로 인식하는가를 따져야 한다. 우리 시대 어떤 것이 역사적 사실인가? ●평강 공주와 온달, 또 다른 역사 김부식은 고려시대 최고의 문장가다. 대문장가로서의 면모를 ‘삼국사기’ <열전>에서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 중 ‘온달전’은 문장의 백미다. 한 말의 문장가 창강 김택영은 박지원의 ‘야출고북구기’와 함께 ‘온달전’을 조선 5000년 이래 최고의 명문이라고 칭송했다. 삼국시대 사람들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일까? ‘온달전’은 간결하면서도 아름다운 문장으로 여기에 답한다. 평강왕의 공주는 궁중을 떠나 주체적으로 살고 싶었다. 공주가 울보가 된 것은 이 때문이다. 공주는 사대부의 처가 아니라 마음이 맞는 사람의 처로서 주체적으로 살고 싶었다. 가난하여 추레하지만 마음만은 올곧고 순수한 온달은 공주가 찾는 짝이었다. 공주가 온달을 만나 한 말도 바로 동심(同心)이다. 한 말의 곡식과 한 자의 베를 나눠 먹고 입더라도 마음이 맞으면 함께할 수 있다고. 마음이 맞는 자와 함께해야 한다는 믿음이 공주를 움직인 것이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온달은 공주의 내조 덕에 장수로 성공한다. 온달은 신라에 빼앗긴 고구려의 땅을 찾기 위해 아단성 전투에 참여한다. 온달은 공주에게 땅을 되찾지 못하면 돌아오지 않겠다는 굳은 맹세를 던지고 전투에 나아갔다. 온달은 싸우다 화살에 맞아 죽는다. 그는 공주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그 때문에 온달의 관은 움직이지 않았다. 공주가 ‘생사는 결정되었으니 돌아가시라.’고 마음을 풀어준 뒤에야 관이 움직였다. 자신을 믿어준 공주에게 약속을 지키고 싶었던 온달, 그 마음을 알아준 공주. ‘온달전’은 어리석고 미천한 남자가 아내를 잘 만나 성공한 이야기가 아니다. 이들은 부부이기 이전에 서로를 알아주고 믿어줬던 지기였다. ‘삼국사기’는 주로 국가의 역사를 기록한다. 즉 통치자의 역사를 기록한다. 그렇지만 ‘삼국사기’는 <열전>을 통해 이런 한계를 넘어선다. <열전>은 <본기>에서 담지 못한 삼국시대의 다양한 삶의 결들을 잡아낸다. 정사가 담지 못한 삶의 이야기를 <열전>에서 풀어내어 역사 너머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게 해준다. 길진숙 수유+너머 강원 연구원
  • 만해문학상 강만길씨 등 3명 신동엽창작상에 안현미 시인

    제25회 만해문학상 수상자로 강만길(77) 고려대 명예교수, 박형규(87) 남북평화재단 이사장, 신홍범(69) 도서출판 두레 대표가 공동으로 선정됐다. 제28회 신동엽창작상은 시집 ‘이별의 재구성’을 펴낸 시인 안현미(37)씨가 수상했다. 만해문학상 수상작은 강만길 자서전 ‘역사가의 시간’과 신홍범이 정리한 박형규 목사 회고록 ‘나의 믿음은 길 위에 있다’이다. 시상식은 오는 11월24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反美 이라크 아들 親美 아버지 살해

    “모두가 아버지를 미워했습니다. 아버지는 미군을 위해 일했거든요. 아버지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그냥 AK-47 소총을 아버지에게 겨누고는 방아쇠를 여섯 번인가 일곱 번 당겼어요.” 2003년 미군이 이라크를 침공했을 때 하미드 아흐마드는 자신과 자기 가족이 독재에 시달리지 않고 자유로운 새 삶을 살 수 있는 날을 상상했다. 그는 이라크 공군에서 복무하다가 정부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감옥에 갇혀 있던 자신을 풀어준 미군을 항상 고마운 존재로 생각했다. 7년이 지난 지금 아흐마드의 꿈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버렸다. 뉴욕타임스는 20일(현지시간) “이라크 전쟁의 실상과 함께 왜 이 전쟁에서 미군이 승리하기 어려운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며 미군을 위해 일한 아버지, 그리고 그런 아버지를 친미주의자라는 이유로 살해한 아들 이야기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했던 아흐마드는 미군기지에서 일자리를 얻었다. 그는 미국을 신뢰했고 열심히 일하면 언젠가 미국으로 이민갈 수 있다고 믿었다. 미군기지에서 1년 가량 일하다가 기밀 정보를 반군에 제공했다는 이유로 1년 넘게 구치소에서 복역한 뒤에도 믿음을 버리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세 아들과 조카는 반미 저항조직에 가입했다. 가족들조차 미군을 위해 일하는 아흐마드를 미워했다. 아흐마드는 집안에서도 끊임없이 배신자, 미군 끄나풀이라는 비난을 받아야 했다. 그가 기도하기보다 영화 보는 것을 더 좋아하고 미국의 상징이라는 생각으로 십자가 목걸이를 하고 다니는 동안 아들들은 미군들과 싸워 이길 날을 꿈꿨다. 아흐마드는 조카한테서 “머리를 벌레처럼 짓밟아 버리겠다.”는 협박편지도 받았다. 결국 아흐마드는 지난달 말 반미 저항조직의 지시를 받은 아들이 쏜 총에 목숨을 잃었다. 아버지를 죽인 아들 압둘은 뉴욕타임스와 인터뷰하면서 자신의 행동을 영웅적인 것으로 묘사했다. 아버지를 죽인 대가로 반군조직으로부터 5000달러를 받았다고 밝혔다. 가족들은 그러나 압둘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였을까. 인터뷰 말미에 그는 아버지를 “평화로운 분이었다.”고 회상하면서 아버지를 죽인 걸 후회한다고도 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7·28 민심 르포] ④강원 태백·영월·정선·평창

    [7·28 민심 르포] ④강원 태백·영월·정선·평창

    “도민이 뽑은 도지사에게 일할 기회는 줘야지.” vs “지방선거 끝난 지가 언젠데 아직도 ‘이광재’ 타령이냐.” 7·28 보궐선거가 열리는 강원 태백·영월·정선·평창 표심의 최대 이슈는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나, 폐광살리기보다 6·2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이광재 지사의 직무정지 문제였다. 한국청년회의소(JC) 중앙회장 출신인 한나라당 염동열 후보와 태백 광부 출신 배우인 민주당 최종원 후보가 지역일꾼을 자임하며 1대1 맞대결 구도를 이뤘지만, 이곳에서 재선 의원을 지내고 도지사에 당선된 ‘이광재의 그림자’를 걷어내기는 쉽지 않은 모양이다. 표심도 이 지사의 직무정지 문제를 놓고 둘로 나눠졌다. 이 지사의 직무정지를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지지성향도 갈렸다. 평창군 방림면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애란(여·43)씨는 “이 지사가 국회의원을 지내며 강원도 거의 모든 마을에 복지회관을 지어줬을 만큼 열심히 했기 때문에 같은 당 소속인 최 후보를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월군 문곡리에 사는 최구성(70)씨는 “아무래도 이 지사의 직무정지 문제가 이번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어찌됐건 도민이 뽑은 지사인데 일은 하게끔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반면 평창읍에 사는 이모(53)씨는 “이 지사의 범죄 혐의 때문에 재선거를 치르게 될 판인데 무작정 동정만 할 순 없다.”고 말했다. 영월군에 사는 주부 박모(여·48)씨는 “이 지사의 사퇴로 보궐선거를 치르게 됐는데 도지사 선거까지 다시 해야 된다면 그 선거비용이 얼마냐.”면서 “이번에는 한나라당 후보를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면적의 7.5배나 되는 광활한 선거구답게 시·군별 지지도도 갈렸다. ‘이왕이면 동향 출신을 뽑겠다.’는 소지역주의가 발동하고 있었다. 평창 방림면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김모(51)씨는 “아무래도 이 지역(평창) 출신인 염 후보가 당선되면 고향 발전을 위해 좀 더 노력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평창읍에 사는 자영업자 최모(50)씨는 “당선되면 등돌리는게 정치인이지만 그래도 고향 등지기는 쉽지 않을 것 아니겠느냐.”며 염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를 드러냈다. 반면 태백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정모(여·47)씨는 “태백은 폐광에 따른 경기 침체가 가장 큰 문제인데, 이 곳 출신인 최 후보가 그런 현안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태백에서 자영업을 하는 남모(33)씨도 “최 후보가 경기 활성화 방안으로 ‘문화콘텐츠 사업’을 내놓았는데 아무래도 이 곳 사정을 알고 문화 방면에 특화돼 믿음이 간다.”고 말했다. 몇해 전까지 강원도는 대표적인 한나라당 텃밭으로 분류됐다. 북한과 접한 지리적 특성상 안보를 강조하는 한나라당의 정치색과 맞닿아 있었다. 하지만 정치 성향이 바뀌었다. 이 지사의 지방선거 승리가 이를 방증한다. 유권자들은 ‘정치 색깔’ 보다 ‘인물 됨됨이’를 최우선 선택 기준으로 꼽았다. 평창·영월·정선·태백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한·일 100년 대기획] (20) 젊은이가 보는 양국관계 해법

    [한·일 100년 대기획] (20) 젊은이가 보는 양국관계 해법

    ■韓-과거사 청산이 먼저 우리 대학생들은 한·일관계의 발전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과거 청산’을 꼽았다. 양국의 뒤얽힌 과거사 문제가 정리되지 않고서는 진정성을 바탕으로 한 믿음의 관계로 발돋움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김태경(25·여·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씨는 ‘일본통’을 자처한다. 어려서부터 일본문화에 대한 관심이 많아 일본어를 독학으로 공부했고, 현지 여행도 자주 다녔다. 중학교 때부터는 일본 학생과 펜팔을 계속해 오면서 속을 다 털어놓을 정도로 친한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다. 김씨는 “민감한 문제이지만 ‘과거사 청산’이란 화두를 일본 친구들에게 꺼낸 적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그때마다 결론은 ‘일본에서는 제대로 된 역사교육을 시키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친구들은 과거에 우리나라와 다른 나라를 식민지로 삼고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를 아예 알지 못하고 알고 싶어 하지도 않았다.”면서 “윗세대와 아랫세대 모두 과거에 대해 반성하는 의식 없이 무작정 덮어두고 넘어가려 한다거나 왜곡된 역사를 가르치는 것은 한·일관계를 계속 후퇴시키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일본 생각하면 늘 불편 송하원(24·성공회대 사회학과 4학년)씨는 “일본의 과오에 대한 충분한 반성과 보상이라는 역사의 수순이 완료되지 않아 우리가 일본을 생각하면 늘 불편한 생각을 지울 수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씨는 “매듭짓지 못한 과거 때문에 일본에 대한 정당한 평가도 내리지 못한다.”면서 “그 때문에 일본 문화에 대해 호기심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폄훼하는데 이는 한·일 양국의 손해”라고 덧붙였다. 정다혜(23·여·연세대 총학생회장·사학과 4학년)씨는 “한·일관계 문제의 근원에는 ‘불신’이 자리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씨는 “서로를 믿기 위해선 역사적 사건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반성, 이를 극복하기 위한 국가·사회의 노력이 필요한데 이런 것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친일파 잘살고 독립운동가 후손 시달려 젊은이들은 우리의 과거사 문제도 정리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상환(22·고려대 정경대 학생회장·경제학과 3학년)씨는 “일제 강점기 때 친일파에 대한 청산이 안 돼 지금도 문제가 되고 있다.”면서 “친일파 후손들이 나라를 팔아먹고 받은 토지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는 일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송씨도 “친일파들이 버젓이 국가적 위인으로 숭상받고 후손들이 떵떵거리고 잘사는데 독립운동가 후손들은 잘못을 지은 것처럼 가난에 시달리면서 조국땅에도 못 들어오고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일 양국의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일본의 진심 어린 사과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송씨는 “양국의 상호 발전과 관계개선을 위해서라도 일본의 진정성 있는 사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씨도 “제대로 평가되지 못한 갈등의 원인에 대해 그냥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냉정하게 서로 평가하고 새로운 관계를 맺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나라와 연대해 日사과 받아야 아울러 일본의 사과를 받기 위해 다른 나라와의 연대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씨는 “일본의 역사의식이 잘못됐다고 감정적으로 교역을 끊기보다는 일제 강점기의 만행이 우리나라는 물론 전 인류적으로도 참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점을 널리 알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에게 피해를 본 다른 나라들과 이념과 정치체제는 달라도 함께 연대해 일본의 죄과를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무조건 일본이나 일본인을 배척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씨는 “무조건 일본 사람이 싫다고 해서는 일본인을 설득할 수도 없고 우리땅을 불합리하게 불법적으로 강점한 일본인과 형식적으로 같은 모습을 띨 수 있다.”고 경계했다. ●양국에 대한 깊이있는 이해 부족 오히려 양국의 문화·사회적 교류가 더 늘어나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씨는 “양국에 대한 이해도 더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 친구들은 한국의 아이돌 가수, 영화배우 등 연예인에게만 관심이 있지 한국문화나 한국인에 대해선 거의 관심이 없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한국 연예인을 매우 좋아한다고 해서 한국을 좋아하는 것은 아닌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씨는 “우리 학생들도 일본 문화에 관심이 있다고는 하지만 실상은 일본 연예인, 만화를 좋아하는게 대부분”이라면서 “문화를 음악, 만화, 공연 같은 작은 범주가 아니라 생활습관과 생각하는 방식 등에까지 서로에 관심을 갖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효섭·윤샘이나·김양진기자 newworld@seoul.co.kr ■日-서로를 인정해줘야 일본 젊은이들이 지난 18일 한국 상점들이 몰려 있는 도쿄 신주쿠구 신오쿠보 도리(거리)에 모였다. 직장인과 대학원생들인 이들은 평소에도 한국에 관심을 가진 터라 새로운 100년을 맞는 한·일관계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앞으로 일본을 짊어져 나갈 이들이 보는 바람직한 한·일관계의 해법을 들어봤다. 몇 달만에 신오쿠보 도리에 왔다는 다야 모리(27·일본어 예비학교 교사)는 “일본의 유명 번화가에서 한국 식당이 많아져 일본 사람들도 이곳을 많이 찾는다.”며 “해가 거듭될수록 가까워지는 한·일관계를 이곳에서 실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 달 한국인 김주임(29)씨와 부산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고바야시 가즈토(27)는 “몇 년 새 일본 남성과 한국 여성 커플뿐만 아니라 한국 남성과 일본 여성이 결혼하는 사례를 주위에서 자주 보고 있다.”며 “한국이 그만큼 경제·문화적으로 일본과 대등해진 게 아니냐.”고 반문하며 최근 일본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한국 기업의 선전을 꺼냈다. ●한국기업 장점 진지한 연구 시작 그는 “삼성전자의 지난해 매출액이 소니, 파나소닉, 도시바 등 일본의 대표적인 전자업체 5개사를 합친 매출액보다 많은 것에 일본 젊은이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며 “30년 전에 일본이 강했던 산업이 잇따라 한국에 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기업이 강한 게 결단력이 빠르고 국가적으로 함께 움직이는 관·민체제가 잘 이뤄지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며 일본에서도 한국의 장점을 각 분야에서 본격적으로 진지하게 연구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소개했다. 일본 중·고등학교 예비교사 교사인 와타누키 아이미(26·여)는 “최근 외무성이 주최한 세미나에 참석한 적이 있는데 제3세계에서의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는 한국기업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며 “일본 기업도 좀 더 위기감을 갖고 대처해 나가야 한다는 의견들이 쏟아지는 것을 보고 한국기업의 최근 활약상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일본선 한국어, 한국선 일본어 교육을 그는 “앞으로 일본과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더욱 서로를 필요로 할 텐데 서로를 이해하는 데는 언어가 제일 중요하다.”며 “일본은 중학교 때부터 한국어를 가르치고, 한국에서도 좀더 일본어 교육을 늘리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을 한번 다녀온 적이 있다는 후지마쓰 겐스케(24·도쿄외대 대학원생)는 양 국민 간의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 사람들을 잘 모를 때는 그들의 엄격한 상하관계에 무척 답답한 느낌을 가졌다.”면서 “하지만 같은 대학원에 재학 중인 한국 학생들과 같이 술도 마시면서 대화를 자주 하다 보니 유교문화의 장점이 한국의 비약적인 발전의 토대가 됐다는 점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공동 역사교과서 만드는 일 중요 물류회사에 다니는 미야타 다케히토(27)는 “일본인이 한·일 간의 역사에 대해 배울 기회가 없어 서로를 이해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며 “일본과 한국의 공동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 서로를 객관적으로 아는 게 중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한국에 두 번 갔는데 정말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생각을 했다.”며 “거리는 가까운데 서로 동떨어진 교육을 통해 양국을 먼나라로 만드는 게 아니냐는 의문을 가진다.”고 전했다. 예비 교사로서 평소 역사에 관심이 많다는 다야는 “얼마전에 NHK가 일본과 한국 간의 역사에 대해 방송했는데 과거처럼 일본이 한국보다 우수하다는 시각이 아닌 동등한 입장에서 방송해 일본 내에서도 많은 관심을 끌었다.”며 “한국에서도 그런 방송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류의 바탕은 한국의 도전정신 고바야시는 “두 나라 국민 간에 서로를 인정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며 “서로를 인정하지 않으면 객관적인 사실도 안 보이고 역사적으로도 서로 겉돌 수밖에 없다.”며 양 국민 간의 진지한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본인이 한국을 이해하는 데 한류의 열풍이 큰 몫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동방신기, 빅뱅에 이어 최근에는 카라, 티아라, 소녀시대 등 여성 그룹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평가한 그는 “일본 연예인들은 일본말만 하지만 한국 그룹은 한국말뿐만 아니라 일본어, 영어까지 배워 아시아를 비롯해 해외진출에 나서고 있다.”며 일본도 연예계까지 퍼진 한국의 도전정신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 사진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김형준 정치비평]‘이 - 박 회동’의 성공 조건

    [김형준 정치비평]‘이 - 박 회동’의 성공 조건

    여권이 6·2 지방선거 참패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한 당·청 쇄신을 마무리했다. 한나라당은 지난주 전당대회를 통해 안상수 대표 체제를 출범시켰고, 청와대는 임태희 비서실장을 축으로 하는 세대교체형 3기 체제를 구축했다. 대통령을 포함해 새롭게 진용을 갖춘 여권이 유독 강조하는 것은 소통과 화합이다. 이를 위한 일환으로 7·28 재·보선을 전후해 이명박 대통령(MB)과 박근혜 전 대표 간의 회동이 추진되고 있다. MB 정부 출범 이후 두 사람은 5차례 만났지만 회동 직후 관계가 오히려 악화되는 묘한 징크스에 시달렸다. 실례로 작년 9월 대통령 특사로 유럽 4개국을 다녀온 박 전 대표가 방문 결과를 설명하기 위한 만남이 있었지만 회동 직후 두 사람의 관계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다. 정부가 세종시 수정안을 국정 최우선 과제로 밀어붙이자 친박 측이 결사적으로 저항했기 때문이다. 분명 이번 회동은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지금까지는 MB의 일방적 구애에 의해 회동이 이뤄졌다면, 이번은 서로의 필요에 의해 성사된다는 점이 다르다. 정치적 무게감과 상징성이 큰 이번 회동에 대해 기대와 우려의 뒤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친이-친박 간의 균형적 파국상태를 청산해 당내 갈등을 푸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는 기대와, 두 사람이 추구하는 가치가 본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만나면 만날수록 갈등만 증폭된다는 우려가 동시에 존재한다. 만약 두 사람이 만날 이유가 있어서 만나는 것이 아니라 못 만날 이유가 없어서 만난다면 서로를 위해 차라리 만나지 않는 것이 좋다. MB와 박 전 대표 모두 지방선거 전까지는 서로 도움을 받지 않아도 독자적으로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다고 굳게 믿었다. 이런 배타적 믿음이 친이-친박 간 내전이 끝나지 않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한나라당이 그나마 챙길 수 있는 것은 친이-친박 모두 함께 가지 않으면 정권을 뺏길 수 있다는 공멸의식이다. 만약, 지방선거 이후 조성된 냉혹한 정치현실을 무시한 채 MB나 박 전 대표 모두 마이웨이를 고집하면 한나라당의 미래는 어둡다. 그런 의미에서 대통령과 박 전 대표는 지난 지방선거 결과를 무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1987년에 6월 항쟁으로 최대 위기에 몰렸던 민정당은 노태우 대선 후보를 통해 직선제와 단임제를 골자로 한 ‘6·29 선언’을 주도해 정권 재창출에 성공했다. 지금 두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이와 같은 ‘국민 감동의 정치 선언’이다. 만남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정권 재창출을 위해 협력하자.”라든지 “한나라당이 국민의 사랑과 지지를 받도록 노력하자.”는 식의 요식적인 발표로는 결코 국민을 감동시키지 못한다. MB와 박 전 대표가 지방선거를 통해 민심이 얼마나 매섭고 무서운지 깨달았다면, 이번 회동을 통해 자신의 모든 기득권을 과감히 포기하는 용단을 내려야 한다. 그 핵심은 그동안 한나라당 악의 근원이었던 계파를 해체하는 것이다. 이런 선언이 진정성을 갖기 위해선 무엇보다 권력을 갖고 있는 대통령의 대담한 양보가 필요하다. 서로 다른 정치 세력이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선 힘을 가진 사람의 양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MB가 정권 출범 전 “박 전 대표에게 국정 동반자로서 예우를 갖추겠다.”고 약속한 것을 지키지 못한 데 대해 진솔하게 유감을 표시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차기 대선 과정에서 철저히 중립을 지켜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도록 약속할 필요가 있다. 또한 ‘박근혜 흔들기’라는 의혹을 받을 수 있는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이나 보수대연합을 일방적으로 추진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일 필요도 있다. 만약 국무총리를 교체할 경우, 박 전 대표의 의견을 존중하는 선에서 개각이 이뤄진다면 그동안 쌓였던 불신의 벽을 허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박 전 대표도 MB 정부의 성공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조함과 동시에 당내 비주류 연합을 통해 안상수 체제를 의도적으로 흔들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 이-박 회동이 의미 있는 최초의 만남이 되기 위해서는 이익의 양보와 가치의 공유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 [프로야구] 치열한 2위 다툼 ‘불펜의 힘’

    [프로야구] 치열한 2위 다툼 ‘불펜의 힘’

    프로야구 삼성과 두산의 치열한 2위 다툼이 한여름밤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정규리그 2위는 플레이오프에 직행하지만, 3위는 4위와의 준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한다. 2위에서 밀려난 팀이 체력적으로 열세일 수밖에 없다.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2위는 두산의 몫이었다. 삼성은 ‘엘롯기 동맹’으로 불리는 LG·롯데·KIA와 치열한 4위 다툼 중이었다. 하지만 6월 말부터 무섭게 상승세를 탔다. 급기야 이달 들어 12연승을 질주한 끝에 두산의 2위 자리를 빼앗았다. 삼성은 현재까지 두산과의 주중 3연전에서 2승1패를 거둬 1.5경기차로 앞서 있다. 두 팀은 모두 불펜이 강하다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닮은 듯하면서도 다르다. 삼성의 ‘철벽 계투진’은 상대팀이 혀를 내두를 정도다. 안지만-권혁-정현욱으로 이뤄진 필승 계투조는 리드 중에 등판하면 상대팀이 의지를 상실하고 만다. 삼성은 최근 5회까지 리드한 33경기 모두 불패신화를 이어 가고 있다. 마무리 오승환과 사이드암 권오준이 빠진 공백이 느껴지지 않는다. 여기에 이영욱·오정복·조영훈·조동찬·김상수 등 젊은 타자들의 맹활약이 선배들에게 활기를 불어넣었다. 두산도 막강 불펜을 자랑한다. 고창성-정재훈-이용찬 라인이 든든하다. 하지만 이들은 최근 다소 주춤하다. 시즌 초반 용병 레스 왈론드의 부진과 ‘이적생’ 이현승, 이재우의 부상으로 불펜을 무리하게 운용하다 과부하가 걸린 것. 또 두산은 선발 ‘원투펀치’인 캘빈 히메네스와 김선우가 호투하고 있지만, 4·5선발이 여전히 불안하다. 불펜의 ‘핵’에서 선발로 전환한 임태훈은 최근 2경기에서 홈런 3방을 허용했다. 홍상삼도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고, 최근 부상에서 복귀한 이현승도 구위 저하로 불펜 대기 중이다. 무엇보다 두 팀의 차이점은 패전조 불펜 운용에 있다. 승리조는 하반기로 갈수록 체력이 떨어지게 마련. 패전조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이유다. 삼성은 최근 정인욱·임진우·백정현 등의 활약이 쏠쏠하다. 정인욱과 임진우는 2승씩 거둔 상태. 하지만 두산은 평균자책점 3.75를 기록하고 있는 이재학 외에는 특별한 카드가 없다. 두 팀의 2위 다툼에서 삼성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는 이유다. 한편 16일 열릴 예정이던 프로야구 4경기는 모두 비로 취소됐다. 취소된 경기는 추후 편성된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가짜’ 다 버리면 ‘진짜’만 남을까… 11세 소녀의 힘겨운 세상기행

    ‘가짜’ 다 버리면 ‘진짜’만 남을까… 11세 소녀의 힘겨운 세상기행

    어쩌자고 이리도 지독하게 세상을 깨쳐야 하나. 고작 열한 살 소녀다. 그 나이에 겪기에는 너무 불행스럽고, 언젠가 그 소녀를 스쳐 보냈던 우리에게는 너무 불편한 상황의 연속이다. 누군가가 웃으려면 누군가는 반드시 울어야 한다는 사실을, 배가 고프면 뭐든지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을, 어미 등쳐 먹는 못된 아들놈의 혀는 뽑아버려야 한다는 사실을, 세상은 진짜인 척 하는 가짜로 온통 가득 차 있음을…. 어린 가슴이 힘겹게 배워가는 세상의 진실은 잔혹하기 그지없다. 최진영(29)의 장편소설 ‘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한겨레출판 펴냄)이다. 소박한 행복조차 누리지 못하는 상실감과 소중한 관계 하나 오롯이 이어가지 못하는 고독함 속에서 힘겨워했던 한 소녀의 우울하고 냉혹한 성장 오디세이다. 최진영은 이 작품으로 제15회 한겨레문학상을 받았다. 16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상패와 5000만원 상금을 받았다. 소녀는 온전한 이름조차 갖지 못했다. 가정폭력에 시달려 뛰쳐나와야 했던 집에서는 ‘이년’이었고, 황금다방에서는 ‘언나’(어린아이의 강원, 경상지역 방언)였고, 잠시나마 행복을 느꼈던 태백식당에서는 ‘간나’였다. 서울에서 비슷한 상처를 지닌 또래들과 어울리며 ‘유나’라는 그럴싸한 이름을 얻기도 했지만 역시나 그보다는 ‘이 년, XX년’ 등으로 더 많이 불렸다. 소녀는 ‘진짜 엄마’로 상징되는 ‘진짜’를 찾아 헤맨다. 딱 보면 알 수 있기에 자신 있어 한다. 애정이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먼 아빠는 가짜 아빠이고, 그에게 무기력하게 맞고 살다가 도망치기를 반복하는 엄마도 가짜 엄마일 뿐이다. 살갑게 아껴주는 황금다방의 장미 언니 또한 진짜 엄마의 후보에 있었으나 짐승 같은 이를 애인으로 삼아 맞고만 사는 것을 보니 가짜다. 이렇게 가짜를 하나하나 수집해서 태워버리고 있다. ‘세상의 가짜를 다 모아서 태워버리면 결국 진짜만 남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언제나 자신의 숨소리에 귀 기울이며 예쁜 옷도 만들어주고, 장터구경도 시켜주는 주름살 많고 허리 굽은 문맹의 태백식당 할머니에게서 ‘진짜 엄마’를 느낀다. 그러나 할머니 역시 못된 아들놈 등쌀에 어쩔 수 없이 소녀를 경찰서에 맡긴다. 각설이패 대장과 달수 삼촌 역시 호탕함과 진솔함으로 ‘진짜 아빠’의 따뜻한 느낌을 잠시 주지만 미성년 고용이라는 혐의를 쓰며 소녀를 서울로 보낼 수밖에 없게 된다. 그리고 비슷한 상처에 시달리는 유미, 나리, 상호 등을 만나가며 소녀는 깨닫는다. 자신을 알아보고 따뜻하게 눈길, 손길을 건네는 사람들은 자신만큼이나 가난하고 배고프고 추운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자신이 가짜라고 태워버렸던 것들이 가짜라면 세상에 진짜는 하나도 없겠다라는 냉혹한 현실을. ‘당신 옆을’에서 소녀를 바라보는 시선의 역설은 따로 있다. 지독한 불행을-그리고 한 번도 온전히 경험하지 못한 행복의 파편을- 얘기하면서도 꽁꽁 뭉쳐 있어 쉬 건드리기 어려운 문장으로 펼쳐낸다는 것이다. 최진영의 미덕이다. 덕성여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2006년 ‘실천문학’ 신인상 단편소설 부문을 통해 등단한 최진영은 “내가 쓰고 싶은 소설을 계속 쓸 수 있다는 허락을 받은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면서 “대답하기보다는 질문하는 소설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그런데 진짜로 ‘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가 있었을까. 우리가 어제 저녁 퇴근길에 무심한 눈길로 지나쳤던 그 꾀죄죄한 소녀였을 수도 있다. 아니면 눈살을 찌푸리며 혀를 끌끌 차게 만들었던 며칠 전 폭주족 오토바이 뒷자리의 깻잎머리 소녀였을 수도 있다. 뒤늦게나마 이름을 묻고, 이름을 불러줘야 할 때다. 동정도, 연민도 아닌, 존재에 대한 인정(認定)이 필요한 때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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