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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서민 먹거리 라면값 9년간 담합하다니…

    농심, 삼양, 오뚜기, 한국야쿠르트 등 라면업체 4곳이 2001년 5월부터 2010년 2월까지 라면값을 담합했다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과 함께 1354억원의 과징금 부과처분을 받았다. 서민들의 대표적인 먹거리인 라면조차 짬짜미를 통해 잇속을 채웠다니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공정위 조사결과에 따르면 시장점유율 70%인 농심이 가격인상안을 만들어 업계에 돌린 뒤 값을 올리면 한두 달의 시차를 두고 나머지 업체들도 값을 올렸다. 정보교환이라는 형식을 빌려 가격인상 제품의 생산·출고 예정일, 판매실적, 홍보대책 등 내부정보까지도 공유했다고 한다. 특히 농심은 후발업체의 가격 인상을 유도하기 위해 일정기간 낮은 가격에 라면을 공급하는 보복전략도 펼쳤다고 하니 기업의 존재 이유마저 의심케 한다. 농심은 “밀가루와 기름값 인상을 고려해 독자적으로 가격을 올렸을 뿐”이라며 담합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4년에 걸친 공정위 조사에서 확보된 증거자료와 2위 업체인 삼양의 조사협조 내용 등을 종합하면 라면업체의 항변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최근 몇년 사이에 공정위에 적발된 우유, 보험료, 평면TV, 휴대전화 가격부풀리기 담합 때에도 기업들은 일단 부인부터 하지 않았던가. 삼성그룹이 지난달 말 담합과 연루된 임직원에 대해서는 해임 등 중징계하기로 종합대책을 내놓은 것도 기업 내부에 뿌리 깊게 자리잡은 담합 풍토를 불식시키려면 초강경 대응밖에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이해된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이 담합행위에 대해 가혹한 처벌을 하는 것은 공정한 가격 경쟁과 시장질서를 해치는 중대 범죄로 보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이번에 식품 사상 최고액의 과징금을 부과했다지만 업체들이 담합을 통해 거둬들인 이익에 비해서는 미흡하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지난 9년간 라면업체들이 담합 없이 가격을 절반만 올렸다고 가정하면 1조 5000억원 정도를 소비자가 덜 부담했을 것이라고 하지 않는가. 공정위는 가격 담합 업체들이 발을 붙일 수 없도록 감시의 눈길을 한층 더 강화해야 한다. 특히 철저한 보강조사 등을 통해 법정에 가면 업체들이 이긴다는 믿음을 반드시 불식시켜야 한다.
  • 남자 정액 강탈하는 짐바브웨 ‘미녀 사냥꾼’

    아프리카 중앙 내륙에 위치한 짐바브웨에서 남성들의 정액을 사냥하는 일명 ‘정액 사냥꾼’들을 조심하라는 뉴스가 보도됐다. 현지 언론에 의하면 젊고 아름다운 여성들로 이루어진 이 ‘정액 사냥꾼’들은 길거리에 지나가는 남성들을 유혹해 성관계를 갖고 콘돔에 정액을 모은다는 것. 이들은 더 많은 정액을 모으기 위해 붙잡힌 남성들의 손과 발을 묶고 총이나 칼 심지어는 독사 등으로 협박하고 계속된 성관계를 요구한 뒤 길가에 버리고 사라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지난 2009년 10월 짐바브웨 경찰이 세 명의 여성들을 붙잡고 범행에 사용된 콘돔 수십 개를 확보하며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아프리카 미신에 따르면 남성의 정액은 집안에 복을 가져오고 사업을 발전시키며 범죄를 예방할 수도 있는 일종의 부적과 같이 사용된다고 한다. 그러나 이렇게 부적으로 사용되는 정액을 준 남자에게는 안 좋은 일들이 생기기 때문에 모르는 남자들로부터 정액을 강탈해 비싼 가격에 거래가 이루어 지고 있는 것. 짐바브웨 대학의 한 사회학자는 “이같은 일들이 짐바브웨 뿐 아니라 인근 아프리카 국가에서도 벌어진다.” 면서 ”어리석은 믿음은 어리석은 행동을 불러온다.”고 밝혔다. 사진=자료사진 해외통신원 쿠마르 redarcas@gmail.com
  • “교육개혁 방향, 경쟁 아닌 평등·협동으로”

    “교육개혁 방향, 경쟁 아닌 평등·협동으로”

    “모든 학생들은 더 많이, 더 잘 배울 수 있다. 아이들의 능력을 구분짓지 않고 함께 배우도록 하면 서로 다른 재능을 가진 아이들의 능력을 모두 계발할 수 있다.” ●“다양한 사람 섞어놨을 때 창조 일어나” 국제교육경쟁력 세계 1위, 공교육의 성공모델로 꼽히는 핀란드 교육을 지난 1973~1991년 이끌었던 에르키 아호 전 국가교육청장은 19일 서울시교육청에서 곽노현 교육감을 만나 핀란드 교육개혁의 성공사례를 설명했다. “학교의 목적은 시험을 잘 치는 학생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재능을 가진 다양한 사회 구성원들을 길러내는 것”이라면서 “교육개혁의 방향은 경쟁이 아닌 평등과 협동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늘날 평등·통합교육의 대명사로 꼽히는 핀란드도 불과 30여년 전까지는 성적에 따라 일반계와 실업계 진학을 구분지어 가르쳤다. 그러나 핀란드의 교육개혁자들은 “통합교육을 통해 아이들 스스로 자신의 능력을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1968년 교육개혁을 통해 9년 과정의 종합학교를 도입한 핀란드에서는 초등, 중학교 과정에서 서로 다른 학업 수준을 가진 아이들을 한데 모아 수업하고 있다. 아호는 “기존의 방식으로는 아이들이 자신의 재능을 스스로 찾기 어려웠다.”면서 “학교는 아이들의 재능을 길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재능을 찾게 하는 기회를 주는 것이 더 중요했다.”고 말했다. 당시 핀란드에서도 교육개혁에 대한 반대와 우려도 만만치 않았다. “서로 다른 능력의 아이들을 어떻게 함께 가르치느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아호는 “비슷한 사람끼리 모아 놓기보다는 다양한 사람들을 섞어 놨을 때 창조와 개혁이 일어난다.”는 말로 교육개혁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이끌어 냈다. ●“한 교실에서도 개별화된 학습 가능” 경쟁이 없는 환경에서 높은 학업성취도를 나타낼 수 있는 비결에 대해 아호는 ‘개별화된 학습’을 비법으로 꼽았다. 핀란드에서는 한 교실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라도 각자의 이해력과 성취도에 따라 서로 다른 과제와 자료를 제공받고 있다. 아호는 “수준별 수업이 아닌 한 교실에서 아이들 개개인에 맞춘 개별화된 학습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곽 교육감은 “핀란드의 사례를 들으니 우리나라의 교육 DNA에는 비교와 경쟁이 너무 깊이 들어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경쟁이 (학생들에게) 교육적 자극을 줘 효과가 있다는 믿음이 우리의 교육관행을 너무 지배하고 있다. 이런 편견에서 과감히 벗어날 때”라고 밝혔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사건 Inside] (24) 재벌가 사모님, 동서 불륜 뒷조사 나선 이유는…

    [사건 Inside] (24) 재벌가 사모님, 동서 불륜 뒷조사 나선 이유는…

     ”’왕회장’ 시아버지는 남편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 오히려 차남인 도련님에게 눈길을 주시더니 결국엔 남편의 회사까지 넘겨줘 버렸다. 이대로 넋놓고 있다가는 가진 밥그릇까지 몽땅 빼앗길 노릇인데 남편은 아직도 자존심만 내세우고 있다. 나라도 나서야지 이대로는 안돼.”  화려한 생활 뒤에 숨겨진 추악함, 경영권을 둘러싼 재벌가의 암투만큼 좋은 이야깃거리도 드물다. 그래서 아버지가 아들을 고소하고, 형제가 서로의 치부를 캐내는 등 상식을 벗어난 재벌가 뒷이야기는 드라마 소재로 자주 사용되곤 한다.  드라마 속에서나 일어날 법한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연매출 3000억원에 영업이익120억원에 달하는 알짜 중견그룹 A사 오너 일가의 이야기다.    ●남편을 위해서라면…재벌가 맏며느리의 비뚤어진 내조  B(50)씨는 첨단 소재 제조업으로 유명한 A그룹 회장의 맏며느리다. 1970년대 설립된 이 그룹은 군수업체로 지정돼 사세를 급속도로 확장한 뒤 현재 각종 산업의 밑바탕이 되는 첨단소재 산업의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B씨의 남편 C씨(54)는 그룹의 주력계열사의 사장이었다. B씨 역시 이 회사의 부사장으로 남편을 돕고 있었다.  하지만 남편은 창업주인 시아버지 D회장과 잦은 마찰을 빚었다. D회장은 ‘글로벌 경영과 사업 다각화’를 전면에 내세운 C씨에게 그룹의 기본인 제조업에 충실할 것을 주문했기 때문이다.  큰 아들의 경영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D회장은 결국 다른 계열사 3개를 차남 E씨 등 다른 자녀들에게 물려주려고 했다. 심지어 2009년 C씨는 밀려나듯 자신의 회사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게 됐고 D회장은 그 자리에 E씨를 앉혔다. E씨가 가진 그룹 지분은 이 사이 2배 이상 늘어나 형을 턱밑까지 추격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점점 경영권 분쟁에서 밀려나는 남편을 지켜보던 B씨가 ‘거사’를 도모한 것은 2009년 10월. 시아버지의 눈을 흐려 남편을 권좌에서 끌어내린 도련님과 시매부 F씨의 치부를 드러내기로 결심했다. 이씨가 타깃으로 잡은 사람은 F씨와 E씨의 부인 G씨였다. 두 사람이 각각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는 뒷소문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두 사람의 불륜 증거를 잡아 시아버지에게 고해 바쳐 낙마시키면 자연히 남편의 재집권이 가능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귀하게 자란 터라 뒷조사 같은 험한 일을 알 턱이 없던 B씨는 평소 알고지내던 회계법인 사무장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다. 사무장은 심부름센터 사장과 함께 작전 구상에 나섰다.    ●완전범죄가 될 뻔한 시댁 ‘뒷조사’, 시아버지 귀에 들어간 이유는  “불륜이요? 그런 것은 우리가 전문이죠. 일단 이메일에 증거가 남아있을 확률이 높으니까 그쪽으로 알아보죠. 괜찮겠냐고요? 걱정마세요. 우리는 프로입니다.”  자칭 전문가인 심부름센터 사장의 호언장담에 B씨는 더 꿈에 부풀었다. 심부름센터 사장은 F씨와 G씨가 가입한 인터넷 사이트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갖다 바쳤다. 이를 이용해 이들이 가입한 사이트 21곳에 몰래 접속해 사생활을 들여다봤다. 해당 사이트에서 빼낸 정보는 USB에 저장해 증거를 남겼다.  그는 서울 연희동 모 은행 지점 직원도 끌어들였다. 이 직원을 통해 시댁 식구들은 물론 경영권 분쟁에 간여한 시숙 등의 예금 잔액과 금융상품 등 정보를 17차례에 걸쳐 무단으로 빼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B씨가 입수한 정보들 가운데 남편의 적들에게 치명타를 가할만한 내용은 없었다. 별 소득없이 그저 열람을 한 것으로 끝날 상황에 처했다. 때문에 B씨가 친척들의 뒷조사를 했다는 사실 역시 묻혀 지나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완전 범죄로 끝날뻔한 B씨의 범행은 엉뚱한 곳에서 발각됐다. 쓸만한 정보가 없다는 사실에 화가 난 B씨가 심부름센터를 질책하면서 환불을 요구한 것이 화근이었다. 기껏 일을 하고도 돈 한푼 받지 못할 처지에 놓인 심부름센터 사장은 조사 대상이었던 F씨에게 사실을 털어놨다. 결국 맏며느리의 행각은 시아버지의 귀에까지 들어갔고 D회장은 직접 검찰에 B씨를 고발했다.  정보통신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의해 기소된 B씨는 지난해 8월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가족의 사생활을 탐지해 약점을 알아내고 그 약점을 이용해 그룹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는 의도로 범행을 저지르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힘들 때 도움이 되는 것은 역시 가족뿐이었다. 뒷조사를 당했던 시댁 식구들이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를 내는 등 B씨의 구명에 나선 것이다. 결국 B씨는 지난달 19일 항소심에서 벌금 2000만원으로 감형됐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파주경찰 학교폭력 대책 경찰청 우수사례로 뽑혀

    경기 파주경찰서가 2월부터 학교별로 2명의 전담 경찰관을 배치하고 학생, 학부모에게 전담 경찰관의 명함을 배부하는 등 ‘학교 폭력 예방 종합대책’을 추진하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김창식 서장은 15일 “상담 전화는 증가한 반면 실제 폭력 사례는 크게 줄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4일 파주서가 교하 와동초교에서 진행한 학교 폭력 예방 설명회에는 시민단체와 학교 관계자, 학부모 등 700여명이 참석해 “경찰이 가까운 곳에서 항상 함께한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파주서의 학교 폭력 해결 사례는 경찰청의 우수 사례로도 채택됐다. 한상봉기자 hsb@seoul.co.kr
  • 시범경기 앞둔 야구 구단의 고민

    미국과 일본에서 50일 넘게 전지훈련을 해 온 프로야구 구단들이 연이어 귀국해 오는 17일 개막하는 시범경기에 대비한다. 지난 7일 SK가 가장 먼저 돌아왔고 광주구장 공사 관계로 KIA가 가장 늦은 13일에 귀국한다. 사령탑들은 시범경기를 통해 마지막 퍼즐 조각을 꿰맞출 참이다. 시범경기는 LG-삼성(잠실), SK-KIA(문학), 롯데-두산(사직), 한화-넥센(청주)의 2연전을 시작으로 4월 1일까지 팀당 14경기씩 치러진다.삼성은 일본팀과의 8차례 연습경기에서 5승2무1패로 강력한 우승후보임을 과시했다. 류중일 감독은 투수 박정태와 심창민, 타자 최형우와 채태인, 새 외국인 투수 탈보트를 주목할 선수로 꼽았다. 다만 주포 이승엽의 타격감이 달아오르지 않은 것이 아쉽다. ‘지키는 야구’에 공격력을 배가시킨 선동열 감독의 KIA는 마무리 유동훈이 살아났고 외야수 신종길이 성장해 기대를 모은다. 하지만 양현종·김진우·한기주 등 마운드가 부상에 흔들리고 왼손 거포 최희섭의 훈련 부족이 부담이다. 한화는 고무돼 있다. 에이스 류현진이 변함없는 믿음을 준 데다 해외파 박찬호와 김태균이 투타에서 훌륭히 제 몫을 해내서다. 박찬호의 선발이 유력시되지만 주전 3루수가 고민거리로 남아 있다. 박현준·김성현의 퇴출로 LG 김기태 감독은 선발진 구상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현재 주키치와 리즈, 2년차 임찬규만 확정된 상태다. 시범경기를 통해 임정우·유원상·이대진·김광삼·정재복 가운데 두 자리를 낙점할 생각이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학교폭력 예방 ‘선배경찰’ 떴다

    학교폭력에 대처하기 위한 ‘후배·자녀사랑 안전드림팀’(이하 안전드림팀)이 5일 부산에서 발족했다. 부산경찰청은 학교폭력 문제를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하고자 추진 운영하는 안전드림팀 발대식을 갖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고 이날 밝혔다. 안전드림팀에는 경찰 583명, 학교 관계자 785명, 지역 사회단체 회원 742명 등 모두 2110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이번 학기부터 부산지역 168개 중학교에 평균 10명 안팎이 배치돼 교내합동 순찰, 학생상담 등 학교폭력 예방활동을 벌인다. 안전드림팀에 참가하는 경찰은 모두 해당 학교 출신이거나 해당 학교에 자녀를 둔 아버지들이다. 학교 선배, 학부모의 입장에서 학교폭력에 접근, 상호 신뢰와 믿음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충실한 상담창구 역할을 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경찰관을 출신학교의 학교폭력 담당 업무에 참여시킨 것은 전국에서 부산경찰청이 처음이다. 안전드림팀 참가 경찰관들은 그동안 현직교사, 배움터 지킴이, 상담전문가로부터 학생 상담기법, 라포(공감)형성 요령 등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시 관계자는 “안전드림팀이 학교폭력에 대한 법적 처벌보다 먼저 감성적으로 접근하는 예방, 선도 중심의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턱수염 기른 男, 여자에게 인기없는 이유는?

    턱수염 기른 男, 여자에게 인기없는 이유는?

    멋들어지게 기른 수염이 여성으로부터 호감을 얻을 것이라 믿는 일부 남성들의 믿음은 잘못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뉴질랜드와 캐나다 합동 연구팀은 남성 19명에게 턱수염을 길렀을 때와 깔끔하게 면도를 한 후의 사진을 각각 찍어 여성 200명에게 보여주고 호감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같은 인물이라 하더라도 턱수염이 없는 경우 더 호감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같은 사진을 본 남성들은 턱수염이 있으면 나이가 들어 보이고 화가 난 듯한 느낌을 준다고 답했으며, 남성과 여성 공통적으로는 “진지해 보인다.”, “사회적 지위와 명예를 가지고 있으며, 다른 이들로부터 존경받을 것 같다.”등의 답변이 나왔다. 심리학자들은 이 같은 결과로 미루어 볼 때, 남성들의 턱수염이 다른 남성들의 눈에는 남성성을 극대화 해 더 멋져 보일 수 있는 반면 여성들에게는 그다지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영국 노섬브리아대학의 심리학자 닉 니브는 “턱수염을 비롯한 남성의 신체와 얼굴 구조 및 특성은 대부분 적으로부터 자신과 가족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면서 “오히려 가볍게 기른 수염은 여성들에게 더욱 호감을 얻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턱수염은 강력한 면역시스템과 관련이 있어서 피부를 보호하는 기능을 했고, 과거 턱수염을 기른 남자들은 질병에 감염되지 않고 건강하다는 표식이기도 했다. 현대에 들어서는 브래드 피트와 조니 뎁 등 유명 스타들이 턱수염을 기르고 대중 앞에 등장해 하나의 패션 아이콘으로 자리 잡기도 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행동 생태학’(Behavioral Ecology) 저널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주5일제 첫날… 학생들은 학원으로 몰렸다

    주5일제 첫날… 학생들은 학원으로 몰렸다

    전면적인 주 5일 수업제가 첫 시행된 3일 학교는 썰렁하고 학원은 북적댔다. 초·중·고교의 토요 프로그램 참가자는 준비 미흡과 홍보 소홀로 기대치에 훨씬 못 미쳤다. 또 상당수 학생들이 사교육을 찾을 것이라는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교과부는 3일 전체 초·중·고교생의 8.8%인 61만 8251명이 학교 토요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고 4일 밝혔다. 전체 학생의 3분의1가량을 토요 프로그램으로 끌어들여 사교육 수요를 줄이겠다는 정부 목표와 크게 어긋난 수치다. 토요 돌봄교실에 4024개교에서 3만 7426명, 토요 방과후학교에 5982개교에서 42만 8076명, 토요 스포츠데이에 4997개교에서 15만 2749명이 참여했다. 학교에 따라 마술·난타·오케스트라 등 다양한 특기적성 및 예체능 교실을 선보인 데다 맛보기 프로그램·사제동행 활동·교육기부를 통한 문화예술 공연 관람 등 자체개발한 독특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 학교에는 학생들이 찾지 않거나, 프로그램 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일부 학교에서는 스포츠 강사를 구하지 못해 토요 스포츠데이를 열지 못했고, 일부 지방 학교에서는 희망자 대상 수업을 참가자가 없어 취소했다. 대전의 한 초등학교 A교장은 “준비 기간이 짧아 학부모들에게 정확한 안내를 하지 못했다.”면서 “프로그램을 다시 검토하고 수요조사부터 다시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회성 이벤트 프로그램보다는 한 학기나 한 학년 전체를 이끌어 갈 수 있는 프로그램 마련이 시급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학부모들도 학교 프로그램이 미덥지 못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중학생 자녀를 둔 주부 장모(45)씨는 “교사들보다는 강사들 위주로 구성되다 보니 프로그램이 학습보다는 노는 쪽 위주로만 짜여져 학교에 토요일을 다 맡겨도 되는지 고민 중”이라고 걱정했다. 학원가는 주 5일 수업제를 겨냥, 발빠르게 새로운 시장을 창출했다. 주요 학원가는 물론 동네 보습학원들도 ‘토요 맞춤형 교실’로 학생 유치에 나섰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학원은 “토요일 오전에만 운영하는 영어·수학 강좌에 100명 이상이 등록했다.”면서 “문의가 쇄도하고 있어 추가 강좌를 개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교과부는 첫날 나타난 문제점을 파악해 10일부터는 정상적인 토요 프로그램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학교들을 독려, 지원하기로 했다. 일선 학교를 찾아 프로그램 운영을 점검한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제도가 바뀌면 학원은 발빠르게 움직이고 학교는 대응속도가 느리다.”면서 “꾸준히 홍보하고 교사들의 우수한 지도력으로 믿음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토요 프로그램 신청을 학기 전에 미리 받아야 학원보다 앞서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밀월도 가는길’ -‘교내폭력’ 주제에는 공감 하지만…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밀월도 가는길’ -‘교내폭력’ 주제에는 공감 하지만…

    동조는 인천 소재 신문의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당선돼 오랜만에 고향을 찾는다. 애당초 인천에 길게 머물 마음은 없었다. 평소 친구와의 술자리에서 고향 말만 나와도 버럭 화를 내는 그였다. 상을 받고 출판계 사람과 인사를 나눈 뒤 곧바로 떠나려던 생각은 과거의 문턱에 걸려 바뀐다. 동조는 전학 가면서 헤어진 재호, 유진과 만나 고등학교 시절 이야기를 하나씩 꺼낸다. 그때마다 여지없이 불려나오는 기정이란 이름의 소년. 사실 동조가 이번에 쓴 소설은 오래전 기정, 유진과 떠난 짧은 여행에 기초한 작품이다. 무의식적으로 기정의 이야기를 창작에 반영한 동조는 그가 남긴 혼란스러운 기억을 되살린다. 머릿속에서 떨쳐내고 싶은 기억,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과거는 유령이 되어 동조와 마주한다. 교내폭력 문제를 소재로 선택한 몇 편의 독립영화가 근래 주목받았다. 그 밖에도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무수한 장·단편영화들이 비슷한 소재를 다뤄 오고 있다. 20~30대 감독들이 바로 앞 시절에서 건져낸 조각들을 화두로 삼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학창시절을 낭만적으로 그리는 상업영화와 달리, 그들은 십대 중후반이라는 시간을 어두운 기운이 지배하던 때로 기억한다. 그런데 우연인지 그들의 영화는 일정한 패턴을 따른다. 하나, 무덤덤하게 현실을 살아가던 인물 앞으로 끔찍했던 십대의 기억이 문득 찾아온다. 둘째, 방문자의 손에는 집단 따돌림과 폭력의 통증이 치유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밀월도 가는 길’도 그러하다. 운명처럼 고향으로 돌아간 인물은 지우지 못할 흔적과 싸워야 한다. 반복되는 패턴에도 십대를 다룬 독립영화들이 하나의 뭉치로 읽히지 않는 건 제각기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때문이다. 일군의 작품 가운데 가장 쓰라린 상처를 간직한 ‘밀월도 가는 길’은 비참한 상황에 부닥친 인간이 소망했던 무엇을 이야기하려 한다. 기정은 현실의 고통을 잊으려고 아지트를 꾸미고 미지의 세계인 웜홀에 의지하는 소년이다. 겉으로 그의 슬픔은 집단 따돌림이나 가난의 비참함에서 비롯된 듯하다. 진짜 비극은, 소년이 소망하는 바를 아무도 믿지 않음으로써 일어난다. 소년이 규정하는 ‘금지구역’의 개념은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잠입자’(혹은 영화의 원작인 ‘노변의 소풍’)에서 따왔는데, 구역이란 희망을 버린 이들을 살려주는 도피처이자 기적으로 기능한다. 현재와 과거가 소설 속 이야기와 뒤섞여 전개되는 ‘밀월도 가는 길’을 따라가기란 쉽지 않다. 몇몇 장면과 대사에서 ‘잠입자’의 영향이 감지되지만 2~3분 정도는 쉽게 넘기는 타르코프스키 특유의 길게 찍기 같은 건 여기 없다. ‘밀월도 가는 길’은 때때로 빠른 편집과 현란한 움직임으로 현대 스릴러의 리듬을 취한다. 30여년 전 타르코프스키가 희망과 믿음을 잃은 사람들을 보며 느낀 절망의 속도가 현 시점으로 오면서 빨라지기라도 한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인지 주제에 공감하면서도 선뜻 지지하기엔 망설여지는 영화다. 시야에서 사라진 인물을 불러내는 데는 성공했으나 두 인물의 관계를 기계적으로 봉합했다는 생각이다. ‘잠입자’와 ‘밀월도 가는 길’은 서늘한 계절의 긴 한나절에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면의 이야기를 아래로 묻어둔 전자와 너무 많은 이야기를 끄집어내고 이어붙인 후자 중 과연 누가 더 진실에 접근했을까?
  • 프랑스 인기 연극 ‘게이 결혼식’ 대학로에 떴다

    프랑스 인기 연극 ‘게이 결혼식’ 대학로에 떴다

    2010년 11월, 프랑스 초연 이후 관객과 언론의 극찬을 받으며 최근까지 매진 행렬을 이어온 ‘게이 결혼식’이 아시아 최초로 한국 초연 공연을 시작했다. ‘게이 결혼식’은 프랑스 최신 코미디 연극으로 프랑스 최고 인기 작가인 제라드 비통과 미셸 뮌즈가 공동 작업해 큰 화제가 된 바 있다. 여기에 국민배우 제라드 루쎙이 두 작가에 대한 믿음만으로 출연해 800석 규모의 극장에서 10개월 이상의 장기 공연의 흥행에 성공하며 프랑스 연극계를 뒤흔들었다. 이 작품은 바람둥이 주인공이 유산을 상속받기 위해 거짓 결혼 생활을 하면서 생기는 해프닝의 연속을 스피디하게 그림과 동시에 ‘결혼’이라는 단순 명확한 소재에 ‘동성 결혼’이라는 기발한 상황을 설정하고 유로피안 특유의 고급스러운 말장난에서 비롯되는 폭소가 눈에 띈다. ‘게이 결혼식’의 한국 초연 공연에는 이름만으로도 신뢰를 주는 배우들이 총출동해 기대를 더하고 있다.  명실상부 대학로 최고의 베테랑 배우이며 현재 MBC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 심산 역할로 열연하고 있는 배우 서현철과 연극, 뮤지컬, 드라마, 영화를 넘나들며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이는 배우 남문철이 ‘에드몽’역을 맡는다. 연극 ‘서울노트’ 등에서 열연하고 매 작품마다 쉬지 않고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며 존재감을 각인시킨 배우 최덕문과 KBS2드라마 ‘난폭한 로맨스’의 고기자 역으로 현재 연극계와 방송계에서 가장 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는 배우 이희준, ‘극적인 하룻밤’과 ‘김종욱 찾기’의 멀티맨으로 훤칠한 외모에 로맨틱 코미디를 섭렵하며 말랑말랑한 연기를 선보이는 재간둥이 ‘최대훈’은 주인공 ‘앙리’역에 트리플 캐스팅됐다. 여기에 10년간 롱런한 연극 ‘라이어’의 노진원과 코미디 연기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는 김늘메가 ‘도도’역할에 더블 캐스팅되어 웃음을 책임진다. 예측불허의 위기 상황에서 배우들의 찰떡호흡과 색다른 코믹 에피소드가 빛을 발하는 ‘게이 결혼식’은 오는 7월 1일까지 대학로 학전 블루 소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닥공, 최강희가 옳았다

    닥공, 최강희가 옳았다

    월드컵 본선도 아니고, 아시아지역 3차 예선에서 이토록 맘졸인 적이 있었을까. 한국 축구가 죽다 살아났다. 축구대표팀은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쿠웨이트를 2-0으로 꺾었다. A대표팀에서 영광보다 시련이 많았던 이동국(전북)과 이근호(울산)가 한 골씩 넣어 태극호를 구했다. 승점 13(4승1무1패)이 된 한국은 B조 1위로 최종예선행을 확정지었다. 이동국은 맨오브더매치(MOM)로 뽑혔다. 어차피 내용은 필요없었다. 결과가 중요했다. 지난해 말 떠밀리듯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최강희 감독은 “내 축구색깔을 낼 여유는 없다.”고 누차 강조하며 승리를 위한 ‘원포인트 대표팀’임을 분명히 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동계훈련을 착실히 해 온 K리거 위주로 팀을 꾸렸다. 주전을 찜해 왔던 해외파는 박주영(아스널), 기성용(셀틱), 이정수(알 사드) 셋뿐이었다. 소외받던 ‘올드보이’들이 한국축구의 운명을 짊어졌다. 지난 25일 우즈베키스탄전(4-2승)에서 합격점을 받았던 베스트 11이 쿠웨이트전에서도 대부분 스타팅으로 나섰다. 박주영과 정성룡(수원)이 들어갔고, 김재성(상주)과 김영광(울산)이 빠진 게 달랐다. 이동국이 원톱으로, 박주영이 처진 스트라이커로 뒤를 받쳤다. 좌우날개로 한상운(성남)-이근호가 나섰고, 김상식(전북)과 김두현(경찰청)이 나란히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섰다. 포백은 왼쪽부터 박원재(전북)-이정수(알 사드)-곽태휘(울산)-최효진(상주)이 섰다. 한국은 초반부터 몰렸다. 이기면 최종예선에 진출할 수 있는 쿠웨이트는 필사적이었다. 한 달 넘게 합숙훈련을 했고, 중국에서 날씨와 시차적응까지 마칠 정도로 치밀하게 준비해 왔다. 그 단단함이 그라운드에서 구현됐다. 개인기와 조직력이 절묘한 조화를 이뤘다. 한국 미드필드는 압박이 너무 부족했다. 패스길을 열어주다시피 했다. 포백 수비라인과 공격진의 간격도 너무 멀었다. 이동국과 박주영은 두꺼운 수비벽에 꽁꽁 묶였다. 전반은 0-0으로 끝났다. 후반 6분에 기성용이 김두현 대신 투입되며 짜임새가 살아났다. 그래도 골문은 안 열렸다. 지고 있어도 공격수를 투입하는 ‘닥공’(닥치고 공격)으로 K리그를 제패한 최 감독은 후반 18분 한상운을 빼고 장신 공격수 김신욱을 넣었다. 그리고 2분 뒤 ‘라이언킹’ 이동국의 골이 터졌다. 페널티지역 혼전 상황에서 제대로 각을 잡아 왼발슈팅을 날렸다. 아시안컵·2006독일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쿠웨이트와 만나 4골을 넣었던 이동국의 쿠웨이트전 4경기 연속골(5골). 우즈베키스탄전에 이어 최 감독의 무한 믿음에 보답했다. 한국의 1-0리드. 물꼬를 튼 한국은 더 매섭게 몰아쳤다. 선제골이 터진 지 6분 뒤엔 이근호가 골망을 갈랐다. 잘 싸우고도 궁지에 몰린 쿠웨이트는 거친 파울로 반격을 꿈꿨지만 기세가 오른 태극호에 더 이상의 빈틈은 없었다. 가슴을 쓸어내린 겨울밤의 최강희호였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성배 든 최강희 감독 “60분 이후 득점 기회 믿었는데 적중했다”

    성배 든 최강희 감독 “60분 이후 득점 기회 믿었는데 적중했다”

    “최선을 다해 준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프로축구연맹 총재와 구단 단장, 감독들도 어려운 시기에 열흘을 할애해줘 승리할 수 있었다.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최선을 다해 최종예선에 진출했는데 앞으로 큰 틀에서 준비를 잘해야 될 것 같다.” 최강희(53) 감독이 29일 쿠웨이트전을 2-0 완승으로 마친 뒤 담담한 어조로 이같이 밝혔다. 그가 든 것은 독배가 아닌 성배였다. 지인들조차 독이 들었다며 한사코 만류한 ‘하루살이 사령탑’ 자리를 맡은 그였다. 그러나 그의 선택이 옳았다. 그는 해외파 위주로 진용을 꾸린 조광래 전임 감독과 달리 이동국, 김상식 등 K리거들을 대거 발탁했다. 모험보다는 안정적인 경기를 위해 베테랑 위주로 기용했다. ‘재활공장장’이란 별명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였다. 팬들조차 못 미더워했으나 그만은 전폭적으로 신뢰하며 한방을 기대했던 공격수 이동국(전북)이 후반 20분 결국 한 방을 터뜨리며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딱 하루 호흡을 맞춰본 박주영(아스널)을 처진 스트라이커로 과감히 기용한 것도 합격점을 받았다. 전반엔 포지션이 겹쳐 공 연결이 매끄럽지 못한 모습을 보였으나 후반 들어 기성용(셀틱)이 투입되면서 조금씩 위력을 발휘했다. 최 감독은 “이동국과 박주영 모두 처진 스트라이커를 볼 수 있고 포지션도 언제든 바꾸라고 주문했다. 이근호와 한상운에게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수비 밸런스가 깨져 고전했는데 박주영의 경우 이틀 전 합류해 90분 소화하는 것도 힘든데 대표팀에서 희생하고 열심히 뛰어준 것은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쿠웨이트 선수들이 60분 이후 집중력이 떨어질 것이기 때문에 득점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심어줬는데 적중했다.”고 밝혔다. 고란 투페그지치 쿠웨이트 감독은 “오늘 밤 부족했던 건 운이었다. 초반에 선점했었고 기회도 많았는데 놓쳤다.”며 아쉬움을 달랬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국민의 목소리 경청하는 좋은 법관 될래요”

    “국민의 목소리 경청하는 좋은 법관 될래요”

    사법사상 첫 시각장애인 법관인 최영(32) 판사가 27일 오후 서울북부지법 제11민사부 배석판사로 업무를 시작했다. 앞서 최 판사는 오전 대법원에서 열린 신임 법관 임명식 뒤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자세로 좋은 법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소감과 다짐을 짧게 밝혔다. 또 “다른 신임 법관들처럼 처음 시작하는 판사로서 긴장도 되고 설렌다.”고 했다. 최 판사는 “국민과 법원이 걱정하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쉽지는 않을 것 같지만 동료·선배 법관과 함께 헤쳐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근무실 앞에 음성변환프로그램 설치 임명식에 이어 북부지법에서 전입 행사가 있었다. 최 판사는 행사 시작 5분 전쯤 법원동 8층 복도에 깔린 점자유도블록을 따라 보조인의 한쪽 팔과 지팡이를 잡고 809호 행사장에 머뭇거림 없이 걸어 들어갔다. 최 판사는 유남석 법원장이 악수를 청한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보조인이 알려주자 악수를 하기도 했다. 유 법원장은 “환영한다. 지금의 설레임과 봉사자로서의 각오를 유지한다면 법관으로서 임무를 충실히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북부지법은 최 판사를 위해 근무실인 917호 앞에 음성 변환 프로그램과 점자유도블록을 설치한 데다 소송 기록 파일 작업 및 기록 낭독 등 재판업무를 지원할 보조원도 채용했다. 특히 이례적으로 별도의 재판부 지원실을 마련했다. 음성으로 변환된 재판 관련 기록들은 이어폰 없이 음향으로 들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책상 모서리 등 부딪힐 위험이 있는 가구에는 충격 흡수용 패드를 부착했다. 최 판사는 “연수원에서 2년 동안 공부하고 시험도 보던 방법으로 업무를 하게 된다.”며 법원행정처와 지법의 준비에 감사를 표시했다. ●다섯 차례 도전 끝에 2008년 사시 합격 최 판사는 서울대 법학과 재학 시절 망막색소변성증으로 시력을 잃은 1급 장애인으로 다섯 차례의 도전 끝에 2008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지난달 사법연수원을 수료했다. 양승태 대법원은 86명의 신임 법관 임명식에서 “법관의 재판 권능은 주권자인 국민에게서 나오는 것으로 국민의 믿음을 얻지 못하면 냉소의 대상이 된다.”면서 “역지사지(易地思之·처지를 바꿔 생각함)하는 마음으로 신뢰받을 법관의 자격이 있는지 끊임없이 되돌아봐야 한다.”고 밝혔다. 또 최근 법관에 대한 인신 공격과 관련해 “유감스러운 일”이라면서 “부당한 공격으로부터의 재판 독립은 절체절명의 과제이며 이 역시 국민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을 때 확보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석·신진호기자 ccto@seoul.co.kr
  • 박근혜 “야당이냐는 비판에도 약속한 정책 지키려 노력”

    박근혜 “야당이냐는 비판에도 약속한 정책 지키려 노력”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28일 “국민의 삶을 최우선으로 챙기고 국민에게 드린 약속은 반드시 실천하려는 의지와 능력을 갖춘 일꾼들을 국민 여러분에게 추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KBS 라디오를 통해 방송된 정당대표 연설에서 “새누리당은 이번 총선을 과거의 잘못과 완전히 단절하는 정치·정책 쇄신의 출발점으로 삼으려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새누리당의 변화가 미덥지 않으리라 생각하지만 저는 정치를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국민과의 약속을 어기지 않으려고 노력해왔다”며 “정부가 국민과 약속한 정책을 바꾸려 할 때 ‘야당이냐’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지켜내려 노력했던 이유도 정치는 신뢰라는 믿음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또 청각 장애인들에게 가능성을 열어준 ‘티아트 카페’ 방문과 어려운 학생에게 공부할 기회를 준 황성화 집배원과의 만남을 소개하며 “국민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환경을 만들고 그 역량을 모아 함께 발전하는 동력으로 만들어내는 게 국가와 정치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누리당은 정직하게 살면 손해보지 않고 땀흘린 만큼 정당한 대가를 누릴 수 있는 그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 최강희 최강믿음 사자왕을 깨우다

    최강희 최강믿음 사자왕을 깨우다

    “이동국이 그동안 국가대표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는데 내일은 어떨까요.”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을 하루 앞둔 지난 24일 공식 기자회견 도중 한 기자가 물었다. 축구대표팀의 최강희 감독은 묘한 표정을 짓더니 단호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평가에 동의할 수 없다. 기량을 발휘할 시간을 제대로 못 받았던 거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환경이 바뀌고 시간이 주어지면 분명 좋은 능력을 발휘할 것”이라며 K리그 전북의 우승을 두 차례나 합작한 ‘애제자’에게 힘을 실었다. 말을 전해 들은 이동국은 “(그동안의 대표팀 부진을) 변명하고 싶진 않다. 그라운드에서 보여주겠다.”고 했다. 25일 전주월드컵경기장. 이동국은 지난해 10월 폴란드전 이후 4개월 만의 A매치에 스타팅으로 섰다. 뭔가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분명 있었을 테지만 이동국의 표정은 놀랍게도 편안했다. 2009년부터 세 시즌을 누빈 ‘전주성(城)’은 안방 같았다. 경기장을 찾은 2만 8931명은 전광판에 ‘라이언킹’이 비칠 때마다 환호했다.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이동국이 그런 대우(?)를 받은 건 꽤 오랜만이었다. 무한신뢰를 보내는 최 감독 밑에서 이동국은 멀티골로 화려하게 보답했다. 전반에만 두 골을 넣었다. 선제골은 전반 18분이었다. 김두현(경찰청)이 내준 공을 받아 한 템포 죽인 뒤 오른발로 골망을 갈랐다. 2010년 3월 코트디부아르전 이후 2년 만의 A매치 득점.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했고, 이근호(울산)·김두현 등에게 찬스도 만들어 줬다. 전반 추가시간에는 한 골을 더 넣었다. 이근호의 패스를 받아 상대 수비 한 명을 제치고 강력한 슈팅을 날렸다. 한국은 이동국의 두 골로 전반을 2-0으로 앞섰다. 몸풀기를 끝냈다는 듯 후반 13분 신형민(포항)과 교체돼 나갔다. 한국은 4-2로 이겼다. 이동국으로선 그동안의 설움을 모두 털어버린 한 판이었다. 맨오브더매치(MOM)는 덤이었다. 이동국은 “익숙한 감독님, 익숙한 경기장에서 마음 편하게 뛰었다. K리그를 통해 검증된 선수들이라 며칠 훈련했는데 빠르게 하나의 팀이 됐다.”고 만족스러워했다. 그러면서도 “쿠웨이트전을 위한 과정일 뿐이다. 남은 시간 잘 준비해서 꼭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고 긴장을 풀지 않았다. 최 감독은 “이동국은 심리적인 부분에 많이 좌우되는 선수다. 29일 쿠웨이트전에서는 훨씬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웃었다. 전주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테마로 본 공직사회] “고질민원인들은 타인 불신 강해…무조건 얘기 들어주는 인내 필요”

    [테마로 본 공직사회] “고질민원인들은 타인 불신 강해…무조건 얘기 들어주는 인내 필요”

    국민권익위원회 장태동(54) 고충민원 특별조사팀장은 ‘해결사’로 통한다. 부처 내 내로라하는 조사관들조차 두 손 두 발 다 든 고질민원도 그가 나서면 해답이 찾아질 때가 많다. 지금의 특별조사팀으로 자리를 옮긴 건 그런 자신감 덕분이기도 했다. “특별민원은 엄청난 행정력을 소모하게 만들고 업무담당자에게는 말 못할 스트레스를 안기는 행정현장의 고질입니다. 문제는 그 피해가 결국 양질의 민원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보통의 민원인들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입니다.” 권익위 내에 고충 민원 특별조사팀이 꾸려진 것은 지난해 7월. 정부 부처 가운데는 최초의 시도로, 악성 민원을 전담할 별도의 전문팀이 절실하다는 내부 방침에 따라서였다. 권익위 내 160여명의 조사관을 대상으로 내부 공모를 거쳐 팀장인 그를 포함해 3명의 ‘소수정예’ 악성 민원 전담반이 조직됐다. 그가 말하는 악성 민원 처리 노하우는 의외로 간단했다. ‘고질’이나 ‘악성’이란 편견을 깨고 그저 ‘특별한’ 민원으로 바라보는 자세가 전제돼야 한다는 것. “특별민원인은 어린아이 다루듯 해야 합니다. 그들에게는 타인에 대한 불신이 강한 특성이 있는 만큼 일단은 무조건 이야기를 들어 주는 인내가 필요한 거죠.” 민원인이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허무맹랑한 얘기만 늘어놓더라도 조사관은 흥분하면 안 된다는 게 그가 전하는 비법이다. 억지를 부린다고 “법대로 처리하자.”는 말을 조사관이 내뱉는 순간 민원인은 반감을 갖게 돼 자칫 악성 민원으로 몰아갈 위험성이 커진다고 귀띔했다. 특별조사팀이 가동된 이후 지금까지 접수된 악성·반복 민원은 모두 30건. 6개월여 만에 19건을 처리하는 성적을 올렸다. 군 복무 시절의 사고를 이유로 국가유공자로 인정해 달라는 민원을 지난 6년간 권익위에 4300여 차례나 반복한 광주의 50대 남성을 설득한 성과는 무엇보다 컸다. 장 팀장은 “민원인 입장에서는 분명히 억울한 부분이 있을 거라는 믿음을 갖고 조사에 들어갔다.”면서 “과거 군 부대에서의 사고·치료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 유공자 인정이 어렵다는 사실을 확인시키기 위해 현장조사를 나갈 때마다 일일이 민원인을 대동해 신뢰를 쌓았던 것이 주효했다.”고 자평했다. 제아무리 베테랑이라지만 억지 주장을 듣고 대응하는 게 일인 그에게도 스트레스는 산처럼 쌓인다. 업무 스트레스를 털어내는 묘책이 있느냐는 물음에 “사무실 문을 나서는 순간, 그날 민원인과 입씨름했던 얘기를 머릿속에서 무조건 지워버리는 것”이라며 웃었다. 공직에 발을 들인 지 올해로 32년째. 1980년 충북 보은군 수한면에서 9급 서기로 출발했다. 이후 보은군청, 충북도청, 내무부, 인천 계양구청 등으로 적을 옮기며 공직 이력을 착실하게 쌓아왔다. “책상물림으로 법대로만 일을 처리하면 된다는 식의 경직된 사고로는 민원뿐만 아니라 그 어떤 공무도 제대로 해낼 수가 없다.”는 그는 “머리와 머리가 부딪치면 ‘두통’이 생기지만, 가슴과 가슴이 맞닿으면 ‘소통’이 가능해지는 법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정부에 4300번 같은 민원 제기한 50대남 결국..

     국민권익위원회 장태동(54) 고충민원 특별조사팀장은 ‘해결사’로 통한다. 부처내 내로라 하는 조사관들조차 두손 두발 다 들고만 고질민원도 그가 나서면 해답이 찾아질 때가 많다. 지금의 특별조사팀으로 자리를 옮긴 건 그런 자신감 덕분이기도 했다.  “특별민원은 엄청난 행정력을 소모하게 만들고 업무담당자에게는 말 못할 스트레스를 안기는 행정현장의 고질입니다. 문제는 그 피해가 결국 양질의 민원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보통의 민원인들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입니다.”  권익위 내에 고충민원 특별조사팀이 꾸려진 것은 지난해 7월. 정부 부처 가운데는 최초의 시도로, 악성민원을 전담할 별도의 전문팀이 절실하다는 내부 방침에 따라서였다. 권익위 내 160여명의 조사관을 대상으로 내부 공모를 거쳐 팀장인 그를 포함해 3명의 ‘소수정예’ 악성민원 전담반이 조직됐다.  그가 말하는 악성민원 처리 노하우는 의외로 간단했다. ‘고질’이나 ‘악성’이란 편견을 깨고 그저 ‘특별한’ 민원으로 바라보라는 자세가 전제돼야 한다는 것. “특별민원인은 어린 아이 다루듯 해야 합니다. 그들에게는 타인에 대한 불신이 강한 특성이 있는 만큼 일단은 무조건 이야기를 들어주는 인내가 필요한 거죠.”  민원인이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허무맹랑한 얘기만 늘어놓더라도 조사관은 흥분하면 안 된다는 게 그가 전하는 비법이다. 억지를 부린다고 “법대로 처리하자.”는 말을 조사관이 내뱉는 순간 민원인은 반감을 갖게 돼 자칫 악성민원으로 몰아갈 위험성이 커진다고 귀띔했다.  특별조사팀이 가동된 이후 지금까지 접수된 악성·반복 민원은 모두 30건. 6개월여 만에 19건을 처리하는 성적을 보였다. 군 복무 시절의 사고를 이유로 국가유공자로 인정되게 해달라는 민원을 지난 6년간 권익위에 4300여차례나 반복한 광주의 50대 남성을 설득한 성과는 무엇보다 컸다. 장 팀장은 “민원인 입장에서는 분명히 억울한 부분이 있을 거라는 믿음을 갖고 조사에 들어갔다.”면서 “과거 군 부대에서의 사고·치료기록이 남아있지 않아 유공자 인정이 어렵다는 사실을 확인시키기 위해 현장조사를 나갈 때마다 일일이 민원인을 대동해 신뢰를 쌓았던 것이 주효했다.”고 자평했다.  제아무리 베테랑이라지만 억지주장을 듣고 대응하는 게 일인 그에게도 스트레스는 산처럼 쌓인다. 업무 스트레스를 털어내는 묘책이 있냐는 물음에 “사무실 문을 나서는 순간, 그날 민원인과 입씨름했던 얘기를 머릿속에서 무조건 지워버리는 것”이라며 웃었다.  공직에 발을 들인 지 올해로 32년째. 1980년 충북 보은군 수한면에서 9급 서기로 출발했다. 이후 보은군청, 충북도청, 내무부, 인천 계양구청 등으로 적을 옮기며 공직 이력을 착실하게 쌓아왔다. “책상물림으로 법대로만 일을 처리하면 된다는 식의 경직된 사고로는 민원 뿐만 아니라 그 어떤 공무도 제대로 해낼 수가 없다.”는 그는 “머리와 머리가 부딪치면 ‘두통’이 생기지만, 가슴과 가슴이 맞닿으면 ‘소통’이 가능해지는 법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씨줄날줄] 성직과 세금/김종면 논설위원

    속물시대다. 아니 속물 전성시대다. 몸은 비록 땅에 있지만 하늘에 속한 성직자까지 세속의 이해에 목을 매고 있으니 속물세상이 아니고 무엇이랴. 그 속물사회의 한편은 개신교 목회자의 자리다. 언제쯤 거룩한 직을 수행하는 그들이 지긋지긋한 속물형 인간의 범주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한 줄기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교단 연합기관 차원에서 목회자들의 자발적 소득세 납부를 추진한다고 한다는 것이다. 목회자 세금 부과는 그동안 심심찮게 여론화됐지만 그때마다 개신교계는 ‘반복음적 현상’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국민의 90% 이상이 기독교인이라는 ‘개신교 나라’ ‘복음주의 대국’ 미국에서도 성직자에 대한 과세는 매우 엄중한(hard-and-fast) 사안인 것과 대비된다. 미국 목회자들은 소득세는 물론 자영세(self-employment tax)까지 낸다. 하지만 한국 교회와 목회자는 여전히 국법이 미치지 않는 소도(蘇塗)와도 같은 ‘면세특구’에 머물고 있다. 우리 교회의 목회자들은 왜 세금을 내지 않게 됐나 곰곰 따져볼 필요가 있다. “교회의 정치 참여는 비복음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인 이들이 누구인가. 바로 이 땅에 기독교 정당을 만들고 ‘기독교 전사’들을 정계에 내보내려고 애쓰는 복음주의 세력 아닌가. 복음주의의 미망에서 깨어나야 한다. 정치권력과 떼려야 뗄 수 없었던 한국교회의 아픈 역사는 이제 박물관에 맡겨 둬야 한다. 복음삼덕(福音三德). 예수가 복음으로 지키기를 권고하며 가르친 세 가지 덕행이다. 자원에 의한 청빈, 평생의 정결, 온전한 순명. 목회자들은 이 최소한의 덕목을 어떻게 생각할까. 자신의 ‘택스 프리’(Tax Free) 인생이 얼마나 부끄러운 것인지는 스스로가 더 잘 알 것이다. 논어는 군자유어의(君子喩於義) 소인유어리(小人喩於利)라고 가르친다. 군자는 의(義)에 밝고 소인은 이(利)에 밝다는 뜻이다. 의를 먼저 구하라는 성경의 말씀과도 통한다. 한번 은혜 받은 찰교인은 아무리 끼니가 간데없이 가난해도 흔쾌히 십일조를 낸다. ‘먹사’에 ‘개독교’라는 소리까지 듣는 판국이다. 지금 개신교가 처한 신뢰의 위기를 절감한다면 목회자들은 세금을 내지 말라고 말려도 내겠다고 나서야 한다. 그게 하나님이 보기에도 좋은 모습일 터이다. ‘나간 놈 몫은 있어도 자는 놈 몫은 없다.’는 말이 있다. 교회 밖 믿음 없는 이들을 긍휼히 여기기 전에 교회 스스로 개혁에 나태한 점을 반성해야 한다. 목회자들의 잠든 영혼부터 먼저 깨울 일이다. 김종면 논설위원 jmkim@seoul.co.kr
  • [영화프리뷰] 스코세이지의 3D영화 ‘휴고’

    [영화프리뷰] 스코세이지의 3D영화 ‘휴고’

    1931년 파리의 기차역. 역사 내 시계탑을 관리하며 숨어 사는 열두 살 소년 휴고(아사 버터필드)에겐 숨진 아버지(주드 로)가 남긴 고장 난 자동인형이 전부다. 인형 속에 아버지가 숨겨놓은 메시지가 있을 거란 믿음으로 휴고는 수리를 포기하지 않는다. 하지만 인형 부품을 훔쳤다는 이유로 장난감가게 주인 조르주(벤 킹슬리)에게 아버지의 공책을 빼앗긴다. 설상가상으로 떠돌이 아이들을 고아원에 보내기로 악명 높은 역무원(사차 바론 코헨)의 눈에 띈다. 조르주의 양손녀 이자벨(클로이 모레츠)의 도움을 빌려 인형 설계도가 담긴 공책을 되찾기 위한 휴고의 모험이 시작한다.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첫 3차원(3D) 영화로 화제를 모은 ‘휴고’의 원작은 브라이언 셀즈닉의 그림책 ‘위고 카브레’다. 지난 2008년 미국의 가장 뛰어난 동화작가에게 수여되는 칼데곳 메달을 수상했다. 앞서 2007년에는 뉴욕타임스 아동부문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극영화의 시초인 ‘달나라 여행’(1902)의 조르주 멜리에스 감독을 만난 한 소년의 모험담은 할리우드의 소문난 영화광이자 클래식 필름 복원에 남다른 열정을 품은 스코세이지를 사로잡았다. 가족영화 혹은 모험극의 외피를 둘렀지만 ‘휴고’는 컴퓨터그래픽(CG)과 3차원(3D) 영상 등 테크놀로지를 빌려 영화(혹은 영화사)에 대한 오마주(존경·헌사)를 드러낸다. 중요 모티브인 로봇인형과 ‘달나라 여행’에는 멜리에스와 휴고의 추억과 꿈, 희망이 투사돼 있다. 특히 삶이자 사랑의 대상이고, 꿈을 담는 매개체인 영화에 대한 애정을 감독이 드러내는 방식이 흥미롭다. ‘휴고’에는 최초의 영화 ‘기차의 도착’(1895) 상영 때의 모습이 묘사된다. 살롱에 모여 영화를 보던 관객들은 기차가 정말로 스크린 밖으로 튀어나오는 걸로 착각, 허둥댄다. 영화란 매체는 시작부터 ‘3D’였던 셈. 이 작품을 3D로 촬영한 건 탁월한 선택이었다. ‘오마주’라고 해서 고리타분한 예술영화는 아니다. 오는 27일 열리는 제84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과 감독상, 촬영상 등 11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특히 기술적 완성도는 흠잡을 데 없다. 파리의 전경에서 기차역, 시계탑, 시계 속 휴고의 얼굴로 이어지는 첫 장면과 기차역의 인파를 빠르게 뚫고 지나가는 장면, 휴고와 이자벨이 도서관을 훑고 다니는 시퀀스의 공간감과 깊이감, 속도감은 눈부시다. ‘아바타’로 3D 바람을 몰고온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지금껏 만들어진 3D영화 중 단연 최고”라고 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을 정도. 하지만 이야기의 흡인력은 다소 기대에 못 미친다. ‘성난 황소’(1980) ‘좋은 친구들’(1990) ‘갱스 오브 뉴욕’(2002) ‘디파티드’(2006) ‘셔터 아일랜드’(2010) 등 미국 사회의 화려함 뒤에 감춰진 어두운 면을 포착해냈던 스코세이지의 단단한 서사를 기대했다면 성에 안 찰지도 모른다. 역으로 전체관람가이지만, 영화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없다면 흥미가 떨어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미국 영화 평점사이트 로튼토마토닷컴은 영화의 신선도를 93%로 집계했다. 29일 개봉.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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