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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2, 위치추적권도 몰랐다

    112, 위치추적권도 몰랐다

    경기도 수원에서 벌어진 20대 여성 살인 사건과 관련, 경찰은 112신고 때 위치 추적을 할 수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유가족은 9일 오전 조현오 경찰청장을 만나 “위치 추적을 요구하자, 119 가서 위치 추적해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유가족은 경찰의 말대로 직접 119에 위치 추적을 요청, 위치를 파악했다. 유가족은 “두 번 죽였다. 112신고센터가, 경찰이 그랬다. 국민의 믿음을 죽였다.”고 절규했다. 조 청장은 유족들에게 “112에 신고가 접수되면 위치 추적을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12신고센터 팀장이 너무 잘못했다.”고 사과했다. 실제 위급한 상황에 빠졌을 때 신고를 받은 경찰은 위치 추적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정작 경기경찰청의 112 센터 담당 경찰은 위치 추적권에 대한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 조 청장의 말대로 “굉장히 무성의, 무능한 경찰이 참혹한 결과를 초래”한 셈이다. 공무원의 무지가 초동수사의 부재와 늑장 출동으로 시민의 희생을 불러왔다. 경찰은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정보주체의 동의를 얻어’ 위치추적을 할 수 있다.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았을 경우에도 소방방재청이나 통신사를 통해 공식적인 위치 추적이 가능하다. 지난 1일 피해자가 다급한 목소리로 위치를 설명하는 절박한 상황에서도 경찰이 “휴대전화로 위치조회 한번 해 볼게요.”라며 동의를 구한 것도 이 같은 이유로 관측되고 있다. 그러나 다음 날인 2일 위치 추적을 요구하는 유가족에 대한 경찰의 대응은 엉뚱했다. “경찰은 위치 추적 못한다. 119로 가라.”며 유가족을 돌려세웠다. 경찰이 긴박한 범죄 상황인 경우 사후영장 신청 등의 방법으로 ‘선조치 후보고’ 할 수도 있었던 사실을 무시한 것이다. 지난해 3월 신설된 개인정보보호법도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권한을 적시하고 있다. 해당 법 18조에 따르면 ‘▲정보주체가 의사표시를 할 수 없는 상태에 있거나 ▲주소불명 등으로 사전 동의를 받을 수 없는 경우 ▲정보주체의 급박한 생명, 신체, 재산의 이익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목적에 맞게 개인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경찰은 사건의 전말이 밝혀진 뒤에도 “112 시스템으로는 발신자 위치 추적을 할 수 없는 까닭에….”라는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 조 청장은 이날 경찰청사에서 사건에 대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며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조 청장은 사퇴와 관련, “(청와대와 사전 조율 없이) 혼자 결정했다.”며 “경찰의 잘못이 워낙 크고, 물러나는 것이 능사는 아니지만 제가 책임진다는 뜻에서 물러나는 것”이라면서 “피해자의 명복을 빌고 용서를 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112 신고센터의 무능함에 따른 상황 오판과 허술한 대처, 사건 축소와 거짓 해명 등 심각한 문제점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서천호 경기경찰청장도 사표를 제출했다. 서 청장은 수사지휘라인의 최고 책임자로서 사건 축소 및 은폐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영준·백민경기자 apple@seoul.co.kr
  • [수원 20대여성 피살 파장] “112센터에 속았고 경찰에 속았다… 국민 믿음 다 죽였다”

    어머니는 말을 잇지 못했다. 언니는 고개를 떨군 채 눈물만 훔쳤다. 슬픔으로 말문이 막힌 모녀를 대신해 이모가 입을 열었다. “두 번 죽였다. 112 신고센터가 그랬고, 경찰이 그랬다. 국민의 믿음을 다 죽였다.” 유가족의 절절한 항변이 경찰청 9층 접견실을 메웠다. 지난 1일 경기 수원에서 발생한 조선족의 20대 여성 납치살해사건 피해자 유가족들이 이날 오전 10시 50분쯤 경찰청을 방문, 조현오 청장을 만났다. 조 청장은 바로 직전에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피해자 A(28·여)씨의 외삼촌 정모씨는 “(경찰이) 장례식장 와서 조문도 안 했다.”면서 “이런 사람들 대기발령 낸 뒤 조용해지면 다시 복직시킬 것 아니냐.”고 흥분한 어조로 따졌다. 조 청장은 “내 책임이다. 조사결과에 따라 파면도 시키고, 구속도 시키는 경우도 있다. 상응한 결과에 따라 조치를 취할 것이다. 10명이 넘을 가능성도 있다. 철저히 책임을 묻겠다. 파면, 해임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다.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유족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았다. 피해자의 이모는 “어떻게 (살려달라는) 신고전화를 받으면서 부부싸움이라고 생각할 수 있느냐.”며 울먹였다. -유가족:발표자체를 믿을 수 없다. 양파 껍질 벗기듯 계속 다른 얘기를 하지 않나. 경찰이 경찰을 감찰하는 그 자체를 믿을 수 없다. 발표 때마다 거짓으로 일관하고 있지 않나. -유가족:사건이 났는데 남의 집에 못 들어가나. 사람이 죽어간다고 소리치는데 책임자들은 졸고, 세상에 그런 일이 어디 있나. 경찰이 다 그런 건 아니지만 그런 게 썩어서 검찰에 무시당하는 것이다. 사람이 죽어 간다는데 어디냐고 묻고… . -유가족:112에서 접수신고하게 되면 위치추적하나. -조 청장:한다. 112신고센터 직원, 팀장이 너무 잘못했다. 신고를 받으면 우선 신고한 사람 위치를 확인한다. 그러지 못한 경우에는 기지국을 통해서 위치를 확인한다. 반경 20m까지 확인할 수 있다. 또 스마트폰 같은 경우에는 2~3m까지 구체적으로 추적가능하다. 팀장이 좀 제대로 안 챙긴 그런 부분이 너무 안타깝다. -유가족:애초 제대로 할 수 있는 시스템, 모두 있는데도 못했다는 거 아니냐. 제대로 했다면 우리 조카 살릴 수 있었다는 거 아니냐. -조 청장:우리 책임이 정말 크다. -유가족:답답하고 울분이 터진다. 처음에는 별로 관심도 없다가 형식적인 수사만 하다가 아침 8시 전후로 해서 죽은 조카 아이 휴대전화로 전화했더니 “여보세요. 여보세요.”라고 한 뒤 끊었다고 하더라. 언니가 경찰서로 전화해서 위치추적해야 한다고 하니까 경찰은 “동생 죽이고 싶냐. 빨리 119가서 위치추적해 달라고 했다.”더라. 119센터에서 위치추적해 나온 위치가 제일교회 옆 여울아파트 기지국이다. 현장에 가 봤다. 사건현장에서 얼마 안 떨어졌더라. 기지국 얘기하니까 그 이후부터 수사를 시작했다. 그 전에는 우왕좌왕하다가. -조 청장:시스템은 어느 정도 갖춰져 있다. 있음에도 불구하고 잘못 대처한 그런 부분, 책임 통감한다. -유가족:두번 죽인 것이다. 경찰 측에서 112신고센터에서 우리 믿음을 죽였다. -조 청장:할 말 없다. -유가족:그 전화 받으면서 부부싸움한다고 생각하나. 어떻게 남편한테 아저씨라고 하면서 부부싸움하나. -조 청장:정말 잘못됐다. 어떤 이유라도 변명이 안 되는 저희 경찰이 무성의하고 무능하다. -유가족:현장 검증도 최소한 통보없이 했다. 시신을 병원에 안치하고 책임자가 누구냐 물었더니 ‘과장님 오면 보고할 테니 병원가서 기다리라.’고 하더라. -조 청장: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계속 속이고 은폐하고 거짓말한 것, 송구스럽다. 40여분이 지나 조 청장이 떠난 후에도 유가족들은 자리를 뜨지 못했다. 유가족은 “서장 물러가니 다음 서장 온다고 꽃다발 늘어놓고 이·취임식 하더라. 이 나쁜 놈들 같으니라고.”라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총선 격전지를 가다] 경남 김해 을

    [총선 격전지를 가다] 경남 김해 을

    김해을은 여야가 혈전을 벌이는 ‘낙동강 벨트’ 선거구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진영읍 봉하마을을 포함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생가와 사저, 묘역이 있는 봉하마을은 친노(친노무현) 측 인사들이 성지처럼 여기는 곳이다. ‘노무현 바람’의 진원지다. 이 같은 상징성 때문에 선거 때마다 여야는 사력을 쏟고, 끝까지 예측불허의 격전이 벌어진다. 여론조사 등을 종합해 볼 때 이번 총선도 그렇다.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에서는 현역 의원인 김태호 후보가 2선에 도전한다. 야권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인 김경수 민주통합당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로 출마했다. ●끝까지 예측 불허 접전 일대일로 맞붙은 두 후보의 선거사무실은 신도시 중심 장유면 대청리 지역에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위치해 있다. 두 후보 모두 김해가 고향은 아니다. 김태호 후보는 거창군, 김경수 후보는 고성군 출신이다. 새누리당 김 후보는 선거의 달인으로 불린다. 경남도의원, 거창군수, 경남도지사를 거쳐 판세가 불리하다는 분석이 많았던 지난해 김해을 재선거까지 모두 다섯 번 선거에 나서 모두 이겼다. 2010년에 40대 총리 후보로 지명됐다가 청문회에서 낙마하는 바람에 시련을 맞았던 그는 ‘노풍의 진원지’로 당선을 장담할 수 없었던 지난해 김해을 재선거에 과감하게 승부수를 던져 재기에 성공했다. 경남도지사를 두 번 지내고 총리 후보에까지 내정됐던 김 후보를 모르는 유권자들은 없다. 높은 지명도를 새누리당과 김 후보에 대한 우호적인 정서로 연결하는 것이 관건이다. 김 후보는 지난해 선거가 끝나자마자 1년 뒤 있을 총선을 염두에 두고 지역에 상주하다시피 하면서 특유의 친화력을 바탕으로 주민들과 밀착 대면을 해 왔다. 그는 국회의원 선거는 지역 발전을 이끌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라는 점을 강조한다. 김 후보는 “어렵고 힘들었던 지난해 4월에 다시 일으켜 준 김해시민들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김해 발전만 생각하고 제2의 고향인 김해를 위해 죽을 각오로 일만 하겠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김경수 후보는 노 전 대통령 연설기획 비서관을 지냈다. 퇴임 뒤 귀향한 노 전 대통령을 따라 봉하마을로 내려와 노 전 대통령 서거 때까지 곁을 지킨 마지막 비서관이다. 김 후보는 선거 핵심 구호도 ‘노무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을 내걸었다. 어깨 띠에도 이 글씨를 새겼다. 정치신인으로 낮은 지명도를 단기간에 끌어올리고 유권자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해서다. 김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이 가르쳐 준 대로, 배운 대로 하겠다.”면서 “이명박 정부 들어 파탄 난 민주와 복지, 평화를 복원시켜 진정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다.”고 유권자들에게 호소한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를 끌어내고 정권 심판론을 부각시켜 친노와 반새누리당 바람을 확산시킨다는 전략이다. 인근 부산 사상구에 출마한 친노의 좌장 격인 문재인 후보도 틈틈이 김해을을 찾아 “노무현 정신의 상징인 김해를 지켜 달라.”며 김 후보를 지원한다. 김태호, 김경수 두 후보 모두 이번 선거는 앞으로의 정치 행보에 있어 놓칠 수 없는 중요한 승부처다. 대권주자로도 거론되는 김태호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의 본거지에서 2선에 성공하면 정치적 비중과 중량감이 더욱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경수 후보도 여의도 입성에 성공하면 친노 세력의 차세대 핵심 정치인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외동 표 향방이 결과 좌우할 듯 전체 유권자 수 가운데 40%를 차지하는 신도시인 장유면과 전통적인 야권 강세지역으로 유권자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김해시 중심부인 내외동 표의 향방이 선거 결과를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내외동 주민 박모(41)씨는 “서민들을 많이 생각했던 노 전 대통령 곁에서 정치를 보고 배운 김경수 후보가 서민들의 마음을 잘 살피고 올바른 정치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장유면 유권자 최모(50)씨는 “새누리당이 하는 것을 보면 마음에 들지 않지만 김태호 후보의 부지런하고 열심히 하는 자세에 믿음이 간다.”면서 “도지사를 지낸 경륜도 있고 해서 한 번 더 일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해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마야의 숨결 살아있는 땅 과테말라

    마야의 숨결 살아있는 땅 과테말라

    중미의 중심 과테말라는 여러 가지 얼굴을 가진 나라이다. 밀림 곳곳에 과거의 화려했던 마야 문명의 흔적을 고스란히 안고 있어 고대 문화유산의 찬란한 보고로 꼽힌다. 우리나라만큼이나 산세가 수려하고, 파카야 화산이 심장처럼 꿈틀대는 곳이기도 하다. 9일부터 12일까지 밤 8시 50분에 총 4부에 걸쳐 방송되는 EBS ‘세계테마기행’에서는 과테말라로 떠난다. 9일 방송되는 1부 ‘마야 정글 탐험’ 편에서는 찬란한 고대 마야 문명의 흔적을 품은 과테말라 페텐 지방으로 2박 3일간 정글 탐험을 떠난다. 변덕스러운 날씨를 견디며 온갖 야생동물과 함께 정글을 헤치고 나가면 마야 문명의 융성한 과거를 간직한 소츠 유적을 마주한다. 이 유적은 마야 문명의 고분이 양호한 상태로 발견돼 놀라움을 주었던 곳이다. 소츠 유적을 지나 하루 6시간의 강행군을 이어 가면, 마야 문명의 중심지이자 최대 규모의 도시였던 티칼 유적이 신기루처럼 모습을 드러낸다. 2부 ‘성스러운 물의 나라’(10일)에서는 과테말라 절경으로 손꼽히는 세묵 참페이를 소개한다. 마야어로 ‘성스러운 물’을 뜻하는 이곳은 천혜의 계단형 계곡이다. 옥빛 계곡물과 풍광이 아름답고 신비로워 영화 ‘푸른 산호초’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계곡을 한눈에 내려다보는 전망대에 서면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광경에 말을 잃고 만다. 3부 ‘중미 여행의 출발지 안티구아’(11일)에서는 중미 원주민이 가장 많이 사는 과테말라에서 서는 최대의 원주민 시장과 배낭 여행자들이 여행을 시작하는 안티구아를 소개한다. 과테말라 북서쪽 치치카스테낭고에는 매주 일요일과 목요일에 장이 서는데, 이때가 되면 물건을 사고팔러 나온 현지인들과 그 풍경을 감상하려는 여행자들로 붐빈다. 역사를 안고 살아가는 도시 안티구아에서는 식민지 시대 과테말라 왕국의 영화를 만나게 된다. ‘지상의 천국’이라 불리는 영혼의 호수 아티틀란. 인디오들은 이 호수가 마음을 맑게 비워내는 힘이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여행자들에게도 여행의 분주함과 마음의 짐을 잠시 내려놓게 하는 곳이다. 과테말라는 지진과 화산의 나라이기도 하다. 곳곳에 38개에 달하는 화산이 분포해 있고, 그중 몇몇은 여전히 활동하는 활화산이다. ‘화산의 땅, 파카야’(12일)에서는 지구상에서 가장 활발한 화산 중 하나인 파카야 화산을 찾는다. 이 화산을 따라 오르는 길에는 지난 2010년 폭발 당시의 아찔한 흔적도 확인할 수 있다. 잔잔한 아티틀란 호수를 감싸 안은 풍경과 금방이라도 붉은 용암을 뿜어낼 듯한 역동적인 모습, 이 두 얼굴을 모두 가진 과테말라의 화산을 만나러 간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프로축구] 포항 샛별 이명주 빛났다

    [프로축구] 포항 샛별 이명주 빛났다

    포항의 샛별 이명주(23)가 데뷔전에서 첫 도움을 기록하며 황선홍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포항이 8일 성남 탄천운동장을 찾은 현대오일뱅크 2012 K리그 6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성남을 2-0으로 따돌리고 리그 5위로 올라섰다. 황 감독은 이날 박성호와 아사모아를 최전방 공격수로 내세우고 처진 스트라이커로 영남대 출신인 이명주를 깜짝 기용했다. 이 카드는 전반부터 위력을 발휘했다. 이명주는 전반 초반부터 활발한 몸놀림으로 공격의 물꼬를 텄고 선제골도 자신의 발끝으로 시작했다. 후반 4분 중원에서 이명주가 밀어준 공을 아사모아가 잡아 수비수 한 명을 제친 뒤 침착하게 슛을 해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20분 김진용과 교체될 때 황 감독은 이명주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반면 성남은 에벨찡요와 윤빛가람, 한상운까지 투입하며 파상공세를 펼쳤으나 후반 35분 아사모아 대신 투입된 지쿠에게 추가골까지 내주며 무너졌다. 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까지 9경기에서 1승밖에 거두지 못한 성남은 골득실에서 인천에 밀려 15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한편 전북은 김정우와 이동국의 연속 골로 경남을 2-0으로 꺾고 리그 4경기 만에 3승째를 신고했다. 이동국은 6골로 득점 단독 선두로 나섰다. 또 통산 공격포인트 168개(121득점 47도움)로 신태용 성남 감독이 보유한 종전 기록(167개·99득점 68도움)을 넘어섰다. 서울은 데얀의 두 골에 힘입어 상주를 2-0으로 꺾고, 이날 광주를 1-0으로 제친 울산과 함께 공동 3위를 차지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프로야구] 토종 넷, 용병 넷…어느 어깨 웃을까

    [프로야구] 토종 넷, 용병 넷…어느 어깨 웃을까

    프로야구가 정상의 깃발을 향한 본격 레이스에 돌입한다. 7일 두산-넥센(잠실), SK-KIA(문학), 롯데-한화(사직), 삼성-LG(대구) 등 개막 2연전을 시작으로 팀당 133경기, 모두 532경기를 치르는 6개월 대장정에 나선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통해 기량을 한껏 키워온 8개 구단 선수들은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와 잇단 명승부로 700만 관중 돌파에 앞장선다는 각오다. 개막전이 열리는 4개 구장의 관전포인트를 짚어본다. 뚝심 본색 vs 꼴찌 탈출 지난해 4강 진입에 실패한 뚝심의 두산은 끈끈한 조직력으로 우승에 도전한다. 지난해 꼴찌 넥센은 모처럼 뭉칫돈을 풀며 ‘파워 히터’ 이택근과 ‘핵잠수함’ 김병현을 영입해 하위권 탈출의 강한 의지를 보였다. 두산 선발은 더스틴 니퍼트(31). 지난해 15승 6패, 평균자책점 2.55로 에이스 몫을 톡톡히 해냈다. 올 시즌 다승왕까지 벼른다. 넥센의 선발 브랜든 나이트(37)는 지난해 7승(15패)에 그쳤지만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에 3점 이하 실점)를 14차례나 작성했다. 타선만 뒷받침되면 두자리 승수도 무난하다는 평가다. 이만수식 vs 선동렬식 우승 후보끼리의 격돌이다. 또 신임 감독끼리의 첫 대면이다. SK는 이만수 감독을 선봉으로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란 신화를 꿈꾼다. KIA도 선동열 감독을 고향팀 사령탑에 앉히며 명가 재건을 다짐했다. SK의 선발 마리오 산티아고(28)는 미 프로야구에서 통산 36승을 올렸다. 이번 시범 3경기, 17이닝 동안 10안타 2실점으로 다승 공동 1위(2승), 평균자책점 5위(1.06)로 기대를 부풀렸다. 개막전 7연패의 악몽에 시달리는 KIA는 서재응을 내세웠다. 에이스 윤석민의 개막전 징크스 탓도 있지만 서재응의 페이스가 가장 좋다. 열혈 응원 vs 스타 컴백 올 시즌 4강 다툼의 중심에 설 두 팀의 대결이다. 게다가 토종 에이스의 선발 맞대결이어서 자존심도 걸려 있다. 롯데 송승준(32)은 지난해 11승(7패), 류현진(25)은 부상 속에서도 13승(10패)을 챙겼다. 두 선수의 맞대결은 지난 시즌 성사되지 않았다. 하지만 앞서 2007년부터 6차례 맞붙어 3승 3패로 팽팽했다. 한국의 대표투수 류현진이 첫 단추를 잘 꿰어 11승을 보태면 최연소 100승의 주인공이 된다. 꿈의 20승에도 도전장을 던진 상태다. 여기에 돌아온 한화 거포 김태균의 활약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올해 역시 vs 올핸 제발 우승후보 1순위 삼성과 하위권으로 평가받는 LG의 대결이다. 차우찬(25)이 홈 개막전 선발 중책을 맡았다. 지난해 24경기에 나서 10승 6패, 평균자책점 3.69로 호투했다. 류중일 감독은 올해 15승을 점칠 정도로 믿음이 크다. 하지만 선발 맞상대는 벤자민 주키치(30)로 녹록지 않다. 지난해 완봉승을 포함해 10승 8패, 평균자책점 3.60으로 우뚝 섰다. 주키치도 다승왕 후보로 꼽힌다. 이승엽(삼성) 또한 시선을 끈다. 이승엽(통산 324홈런)이 첫 경기부터 포문을 열어 통산 최다 홈런(양준혁 351개) 경신을 향한 고삐를 조일지 관심이 집중된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여야 공약 해부] 野 3당 핵심공약 비교

    [여야 공약 해부] 野 3당 핵심공약 비교

    통합진보당은 야권 연대로 뭉친 민주통합당과도 차별적인 정체성을 드러낸 공약을 내세웠다. 투기 금융 모델 청산, 재벌 해체 후 전문기업화 등 경제 민주화를 명확히 제시한 점이 다른 정당과는 확연히 다르다. 무상 의료 실현, 6~12세 아동수당 도입 등 믿음 가는 복지국가 건설 공약도 여느 정당보다 훨씬 적극적인 자세다. 근로자 서민 정책에서도 자발적 공정임대주택등록제 등 독창적인 아이디어도 눈에 띈다. 재원 마련 측면에선 증세를 통한 재원 확충을 솔직한 기조로 제시하는 접근이 차별점을 보였다. 그러나 거시경제 관리 목표, 내국세 증가율 등 증세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하는 한계도 드러냈다. 구체적으로 복지국가 건설에서 예산 확보, 법 개정 등 세부 이행 과정을 제시하지 못했다. 자유선진당은 분열된 사회 통합, 지방화와 분권화 기조 등 당의 정체성에 맞는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1순위 핵심 공약인 저출산 정책은 총 6조원을 투입하는 등 적극적인 의지를 내보였다. 세종시 추진, 분권형 대통령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시행 이후 농어업 보완 대책 10조원 추가 확보 등 정당 지지 기반과 정체성을 반영한 공약들도 돋보였다. 청년 정책은 대학 등록금 30% 인하 등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중간선에서 절충식으로 내걸었다. 반면 정책 효과, 재원 조달 측면의 빈틈도 드러났다. 전 소득 계층 대상 의무 영·유아 보육 등은 긍정적 효과만을 기대하기 어렵고 등록금 인하를 위한 고등교육재정교부금 신설, 내국세 일정액(2%) 지원 등은 실현 가능성이 낮다. 중앙·지방의 조세 수입 배분 체계 50대50 등 지방 균형 발전 공약이 많은 반면 5년간 43조원의 재원을 어떻게 충당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했다. 창조한국당은 사회적 대타협을 통한 근로자·청년 대상 공약에 초점을 맞췄다. 과로 체제 해소·근로 시간 외 학습시간 증대(10조원), 청년 일자리 100만개 창출(1조원), 비정규직 정규화(1조원), 반값 등록금(3조원) 등이 주요 공약이다. 대북정책에선 향후 3년간 매년 100만t의 식량 지원 등 차별성을 내세웠다. 그러나 창조한국당 역시 재원 조달에서 소요 예산 추계가 불명확한 한계를 드러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선택! 역사를 갈랐다] (6) 최우와 하급무사들

    [선택! 역사를 갈랐다] (6) 최우와 하급무사들

    고종 18년(1231) 음력 8월에 살리타이가 이끄는 몽골군이 압록강을 넘어 고려를 침략했다. 이에 고려의 재상은 9월에 무인정권의 집권자 최우(최이)의 집에서 의논해 삼군(三軍)을 출동시켰다. 삼군은 중군, 우군, 후군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10월에 고려의 삼군이 북상해 청천강 하안의 안북성(안주)에 주둔했다. 몽골군이 도전해도 삼군은 성 밖으로 나가 싸우려 하지 않았다. 그런데 후군 지휘자 대집성이 나가서 싸우기를 강력히 요구하니 삼군이 성 밖으로 나가 진을 쳤다. 하지만 정작 중군과 우군 지휘자는 나가지 않고 성에 올라 관망하다 대집성 역시 성으로 도로 들어왔다. 고려의 삼군은 고위급 지휘자도 없이 성 밖에 진을 친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몽골군이 고려군을 추격해 무찌르자 고려군의 절반 이상이 전사하거나 부상당했다. 대집성이 삼군을 안북성 밖으로 나가게 해 싸우도록 만든 행위는 완전히 잘못된 선택이었다. 몽골군은 기마병이 세계 역사상 가장 강했으니 그러한 몽골군의 주력과 성 밖의 벌판에서 전면전을 벌인 것은 너무나 무모한 짓이었다. 안북성을 지키면서 몽골군의 배후를 치거나 몰래 기습하는 전법을 구사했어야 했다. 대집성은 과부가 된 미모의 딸을 최우에게 보내 패배의 책임에서 벗어난다. 몽골군이 물밀듯이 고려의 수도 개경으로 향했다. 11월에 몽골군이 개경의 길목인 평주성을 도륙하더니 개경성의 서문인 선의문 밖에 주둔하면서 약탈을 자행하자 개경이 흉흉했다. 최우와 사위 김약선이 사병으로 자신을 지킨 반면 개경성을 지킨 자는 대개 노약 남녀였다. 12월에 몽골군이 개경을 포위하자 최우가 몽골군에 화친을 요청했다. 몽골 사절단이 개경성으로 들어와 고려 임금 고종을 만나 화친이 성립되었는데 고려가 항복을 한 모양새였다. 고려의 재상이 고종 19년(1232) 2월 20일에 모여 도읍 옮기기를 의논했다. 5월 21일에 재상이 몽골 방어를 의논했고, 23일에도 재상과 4품 이상이 몽골방어 책략을 의논했다. 거의 모두가 개경성을 지켜 적을 막아야 한다고 했는데, 오직 재상 정무(鄭畝)와 대집성이 도읍을 옮겨 난을 피해야 한다고 했다. 고종 19년 6월에 최우가 재상을 그 집에 모아 천도를 의논했다. 당시 고려는 오랫동안 태평을 누려 개경은 호(戶)가 10만에 이르고 황금과 보석으로 장식한 집이 서로 바라볼 정도로 번성했다. 그래서 사람들의 정서가 이 편안한 곳에 살고 싶어 천도를 어렵게 여겼지만 최우를 두려워해 감히 말을 꺼내는 자가 없었다. 이때 재상 유승단이 나서서 이의를 제기했다. “작은 것이 큰 것을 섬김은 이치이니 예(禮)로써 섬기고 신(信)으로써 외교하면 저(몽골) 역시 무슨 명분으로 매번 우리를 곤란하게 하리오. 성곽을 포기하고 종묘사직을 버리고 섬에 달아나 숨어 구차하게 세월을 연장함으로써 장정을 적의 무기에 모조리 죽게 하고 노약자를 포로가 되게 하는 것은 나라를 위한 좋은 계책이 아니오.” 유승단이 이처럼 과감하게 발언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고종 임금의 사부이기 때문이었다. 천도 예정지는 섬이 언급된 것을 보면 강화로 정해져 있었다. 고려 정부가 백성을 버리고 섬으로 도망가서는 안 된다는 유승단의 발언은 가슴을 울리지만 예의와 믿음으로 몽골을 사대(事大)하면 몽골이 고려를 괴롭히지 않으리라는 해결책은 너무 순진한 발상이었다. ●최우, 천도 반대 무관 베고 임금 협박… 수레 100개로 재산 운반 유승단의 발언으로 회의장이 술렁이는 사이에 야별초지유 김세충이 문을 밀치고 들어와 최우에게 따졌다. “송경(개경)은 태조 이래로 지켜온 지 무릇 200여 년이라, 성(城)은 견고하고 무기와 식량은 풍족하니 힘을 다해 지켜 사직을 보위해야 마땅한데, 이를 포기하고 떠나 장차 어디에 도읍하려 하시오.” 야별초는 최우가 치안을 위해 만든 부대로 훗날 삼별초의 모태인데 그 중간급 지휘자가 용감하게 최우를 윽박지른 것이었다. 최우가 개경성을 지키는 책략을 묻자 김세충은 대답하지 못했다. 대집성이 최우에게 김세충이 감히 큰 의논을 저지하니 베어서 내외에 본보기로 보여야 한다고 요청했다. 무반을 대표하는 상장군도 대집성의 뜻에 맞추어 그렇게 하기를 요청했다. 이에 최우가 김세충을 끌어내 베게 했다. 김세충의 발언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개경성 방어책을 대답하지 못한 데에서 드러나듯이 구체적이지 못했다. 개경성의 무기와 식량은 풍족했을지라도 개경성이 견고했는지는 따져볼 문제이다. 개경 나성(외성)은 현종 때 거란의 침략으로 개경이 불탄 다음에 축조되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때때로 수리하기는 했지만 훼손이 진행되어 여기저기 허물어져 있었다. ●당시 수도 개경 성곽, 거란침입에 이미 훼손된 상태 인종 초에 고려에 사신으로 왔던 송의 서긍은 여행기 ‘고려도경’에서 고려의 왕성(도성)이 지형을 따라 모래와 자갈을 섞어 축조되었는데 호참(壕塹·해자)과 여장(女牆·성 위에 낮게 쌓은 담)이 없고 그리 견고하지 않아 성의 낮은 곳은 적을 감당할 수 없어 지키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로 보아 개경 나성은 그리 견고하지 않았다. 또한 개경 나성은 우리나라 역사상 최대 규모의 성곽이라 수리하기도 벅찼고 병력이 많지 않으면 지키기도 어려웠다. 최우는 김세충을 죽이면서 강화로의 천도를 최종적으로 결정했다. 최우가 그날에 고종에게 아뢰어 속히 강화로 행차하기를 요청했다. 하지만 임금은 미적거리며 결정하지 못했다. 여기에는 고종이 임금으로서 백성을 육지에 버려두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작용했겠지만, 왕권을 무력화시켜 권력을 행사해 온 무인정권을 몽골군의 힘을 빌려서라도 무너뜨려 왕권을 회복하고 싶은 속내도 작용했을 것이다. 최우는 천도를 강행하고 수레 100개 정도를 동원해 자신의 재산을 강화로 운반하니 개경이 흉흉했다. 최우는 담당관청에 명령해 개경성 안에 방을 게시해 기한 내에 강화로 출발하지 못한 자는 군법으로 논한다고 했다. 또한 관원을 여러 도(道)에 파견해 백성을 산성과 섬으로 이사시키도록 했다. 최우는 6월 16일에 임금에게 강화로 천도하도록 위협했고, 다음날에 2000명의 군인을 동원해 강화에 궁궐을 조영하도록 했다. 7월 6일에 임금도 어쩔 수 없이 개경을 출발해 승천부(강화도 북쪽 맞은편 고을)에 머물렀다가 다음 날인 7일에 바다를 건너 강화 객관에 들어갔다. 고려 임금과 정부가 견우와 직녀가 만난다는 7월 7석에 강화로 들어온 것이었다. 비가 열흘 넘게 내렸기 때문에 개경에서 강화로 가는 동안 사람과 말이 진창에 빠져 넘어지곤 했다. 높은 벼슬아치와 양가집 부녀 중에도 맨발에 짐을 이고 멘 자도 있었다. 홀아비와 과부, 고아와 홀몸 노인이 길을 잃어 울부짖었다. 이렇게 강화 천도가 마무리됨으로써 약 38년 동안의 강도(江都) 시대가 시작되었다. 몽골군은 이를 빌미로 고려에 대한 제2차 침략을 단행했는데, 이것은 몽골과의 전쟁 재개를 의미했다. 강화로 천도한 이후 최우는 강화도의 동쪽과 동북쪽 해안을 따라 외성을 쌓았다. 그리고 아들 최항은 도성인 중성을 쌓아 방위를 더욱 강화했다. 당시 강화도 일대는 조수간만의 차가 심하고 물살이 거세고 갯벌이 발달해 배를 댈 만한 곳이 몇 군데 되지 않았다. 그러니 몽골군은 김포반도에 와서 강화도를 향해 소리만 지를 뿐 건널 엄두를 내지 못했다. 만약 몽골군이 고려군의 화살을 뚫고 강화도 연안에 진입한다고 해도 외성과 중성을 넘어야 하고 고려 최고 정예부대와 싸워야 했다. 강화도는 세계 최강의 몽골군에게도 난공불락의 요새였다. 그러했기 때문에 고려는 몽골과 30년 동안이나 싸울 수 있었다. ●강화 거친 물살 덕에 ‘난공불락’… 방치된 육지 백성 삶은 참혹 대신에 본토에 남겨진 고려 백성은 무인정권이 간간이 보낸 지휘자와 병력의 도움을 받기도 했지만 거의 자신의 힘으로 고향을 지켜야 했다. 광주산성(남한산성) 전투, 용인 처인성 전투, 충주성 전투, 죽주(안성 죽산) 전투 등에서 빛나는 승리를 거두기도 했으며, 특히 처인성 전투에서는 몽골군 총사령관 살리타이를 화살로 쏘아 죽이는 엄청난 전과를 올렸다. 하지만 몽골군은 30년 동안 6차례에 걸쳐 집요하고 빈번하게 고려를 침략해 강산을 유린하고 수많은 사람들을 죽이거나 포로로 끌어갔다. 최우는 한편으로는 몽골과의 전쟁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구국의 영웅으로 칭송받는다. 다른 한편으로는 몽골과의 전쟁은 자신의 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었으며 자신은 강화도에서 호화로운 생활을 누린 반면 백성을 육지에 방치해 온갖 참상을 겪게 만든 악당으로 비난받는다. 최우의 강화 천도는 그의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서임은 분명하지만, 그의 선택이 옳았는지 글렀는지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강화로 천도했기 때문에 몽골과 오랫동안 싸울 수 있었고 그 항쟁을 인정받아 몽골에 항복한 이후에도 나라는 망하지 않았다. 강화로 천도하지 않았다면 오래 저항하지 못하고 항복했을 가능성이 크며 그랬다면 고려 백성의 고통은 그리 심하지 않았을 것이지만 고려국이 망해 몽골인이나 중국인으로 살아갔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몽골족 원과 만주족 청의 판도가 오늘날 중국의 판도에 거의 계승되기에 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최우의 선택에 대한 가치판단은 독자 여러분에게 맡길 수밖에 없다. 김창현 연구교수(고려대 한국사연구소)
  • [CEO 칼럼] 인내의 힘으로 미래를 개척하자/김창범 한화L&C 대표

    [CEO 칼럼] 인내의 힘으로 미래를 개척하자/김창범 한화L&C 대표

    헬렌 켈러는 미국에서 최초로 인문계 학사를 취득한 중복 장애인이었다.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3중 장애의 어려움을 딛고 그는 작가, 사회운동가, 교육자 등 다방면으로 활동했다. 암흑 속을 뚫고 나온 빛의 천사로 불리며 칭송받았던 그의 뒤에는 48년 동안 고난과 헌신의 삶으로 일관한 개인교사 앤 설리번이 있었다. 앤 설리번은 헬렌 켈러에게 ‘시작하고 실패하는 것을 계속하라.’는 말을 반복했다. 켈러의 기적적인 삶은 인생에서 인내의 힘을 깨우쳐 준 설리번과 같은 조력자가 있어 가능했다. 한 사람이 보낸 인고의 세월이 다른 사람의 천재성을 발현시킨 값진 결과로 이어진 셈이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인물이자 꿈을 실현시켜 거대한 부를 축적한 월트 디즈니. 그의 어린 시절은 그가 이룬 환상의 세계와는 달리 참담하기 그지없었다. 가정 불화로 집을 뛰쳐나와 추운 골목을 뛰어다니며 신문배달을 했던 그는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을 꿈꾸며 고난의 세월을 견뎠다. 성인이 된 후에도 계속되는 사업 실패로 고전을 거듭했지만 꿈을 이루겠다는 집념과 신념으로 마침내 세계 최고의 애니메이션 그룹을 일구고, 어린이들의 꿈과 환상을 구현한 디즈니랜드를 탄생시켰다. 인내를 가지고 끊임없이 도전했기에 가능한 성공이었다. 요즘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는 불미스러운 일들은 모두가 인내의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다. 지하철이나 식당 등 공공장소에서 추태를 부리는 ‘○○녀’, ‘○○남’으로 불리는 사람들의 출현은 인내가 더 이상 미덕이 되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 주는 것 같아 씁쓸하다. 사람들은 점점 자신에게 가해지는 사소한 피해에도 발끈하고 격한 감정을 쏟아내야 권리를 찾았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참을성 부족한 개인을 탓할 수만은 없다. 이 모든 것은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가 원인이다. 무한경쟁만을 부추기는 사회 분위기 속에 참을성 있게 꿈을 좇는 일은 시대에 뒤처지는 일이 됐다. 빠르게 변하는 사회에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이기주의가 득세할 수밖에 없다. 지속적인 경제불황과 정치적 이념 대립으로 정신적, 물질적 버팀목이 되어야 하는 가정과 학교, 사회가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면서 아이들은 점점 남에 대한 배려를 배울 기회를 잃어버리고 있다. 살벌한 경쟁으로 상실한 인간성을 회복하고 믿음을 되찾기 위해 특별한 처방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손바닥을 건드리는 것이 전부였던 열악한 교수법이지만 믿음을 가지고 암흑 속의 소녀를 일깨운 앤 설리번의 참을성과 암담한 현실에도 좌절하지 않고 꿈을 향해 수없이 도전했던 월트 디즈니의 인내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사실 이 세상 어느 것도 스스로를 낮추고 인내하지 않는 것이 없다. 사계의 원리가 그러하고 인생의 모습 역시 그러하다. 지나친 성급함과 조바심으로 천재일시(千載一時)의 기회를 놓치는 과오를 저지르지 말아야 한다. 삶은 항상 좋은 일만 있는 것이 아니다. 역경과 고난의 연속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기다리면 값진 선물을 안겨 주기도 한다. ‘몸과 정신을 단련하는 부단한 노력이 재능을 앞선다.’는 격언을 가슴에 새기고 인내하는 여유를 갖자. 기나긴 제련의 과정을 통과하지 않으면 순금이라는 빛나는 결과물을 얻어낼 수 없듯이 시련을 극복하지 못하면 아름다운 열매를 맺을 수 없다. 기업경영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불안한 세계 정세와 급변하는 한반도 상황 등으로 위기 의식이 팽배한 요즘과 같은 기업환경 속에서 믿음의 인내와 도전의 인내는 더욱 큰 힘을 발휘할 것이다. 성급한 열정에 휩쓸리지 않고 참고 노력한다면 인생은 달콤한 결실로 우리에게 보답할 것이다. 우리에게는 은근과 끈기로 불가능을 가능으로 이끌어 내는 유전자가 있다. 올바른 가치관을 세웠다면 기다림의 여유와 안목을 가지고 미래를 기대해 보자.
  • [저자와 차 한 잔] ‘성경 속 세상을 바꾼’ 숭실대 교수 구미정

    [저자와 차 한 잔] ‘성경 속 세상을 바꾼’ 숭실대 교수 구미정

    많은 종교는 나눔과 평등을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으뜸의 큰 가치로 삼는다. 그럼에도 현실의 삶에서 그런 가치는 외면당하고 무시당하기 일쑤다. 특히 종교 안에서 남녀의 불평등은 오히려 세속의 모순보다 더 심하다. 여기저기서 차별, 홀대에 대한 불만을 분출하고 때로는 집단의 거센 반발로 번진다. 고귀한 나눔과 평등에 대한 존중이 종교 현실에서 거꾸로인 까닭은 무엇일까. 숭실대 구미정 교수는 현실의 왜곡에 눈떠 바로잡을 것을 줄곧 외치는 기독교 여성학자다. 그가 낸 책 ‘성경 속 세상을 바꾼 여인들’(옥당 펴냄)은 차별의 원인과 나름대로의 대안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성경 속 여성은 대부분 남성이 주도하는 역사 드라마의 보조자쯤으로 인식되고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찬찬히 들여다보면 성경에 등장하는 여인들은 그저 고분고분하게 복종하고 따라 사는 나약한 존재가 아닙니다.” 책은 구약성경 속 여인 11명을 추려 그들의 삶과 생각을 통념과는 다르게 뒤집어 부각시킨다. 이스라엘 민족의 조상이 된 사라, 모세의 누이 미리암, 다윗의 조상이 된 룻, 가나안에서 태어나 태평성대를 이끌었던 사사(士師) 드보라, 고아 소녀로 페르시아 제국의 왕후가 되어 민족을 구했던 에스더…. 이들은 그저 남성의 보조자와 동반자가 아닌 험한 현실에 맞서 주체적으로 살았던 독립적인 존재들이란다. 그러면 그들의 실상이 진실과는 다르게 폄하되고 가려진 이유는 무엇일까. “성경을 기록하고 해석한 주체는 항상 남성들이었어요. 가부장적 특성이 강한 사회체제에서 여성의 목소리가 흐려지고 막힌 것이지요. 여성과 약자의 입장에서 성경 속 여인을 보자는 목소리가 그나마 받아들여진 게 1960년대 이후이니 그 봉인의 역사가 얼마나 잔인한지를 알 수 있지 않습니까.” ‘가장 크고 유명하고 조직적인 도둑질은 교회가 여성을 상대로 저지르는 도둑질이다.’라고 일갈했던 미국 작가 마틸다 조슬린 게이지의 말과 겹쳐진다. “그 봉인의 역사는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교권을 장악하고 있는 권력의 카르텔 때문입니다. 열심히 봉사하고 믿음을 따르는 신자들이 가장 낮은 데로 임해 사랑을 역설한 예수의 목소리를 올곧게 들을 수 있는 계기 자체가 마련되지 않는 이유입니다. 침묵의 카르텔이죠.” 구 교수는 여성 신학자답게 자신이 소개한 11명의 성경 속 여인들을 “하나님이 이루어 가시는 구원의 역사에서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인물들”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 인물들을 다시 보자는 ‘뒤집어 보기’의 시도는 단순한 역발상의 반란이 아니다. “이름 없이 빛도 없이 묵묵히 자기 몫의 역사적 사명을 감당한 여성들의 모습에서 오히려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의 겸손함을 배웁니다.” 그래서 우리 사회 곳곳에서 확산되고 있는 ‘여풍당당’ ‘여고남저’의 현상을 향해서도 뼈 있는 한마디를 던진다. “하나님이 하신 가장 큰 일은 살리는 것이지요.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반대로 죽임의 일을 하고 있는 게 안타깝습니다. 이제 앞으로의 여성 리더들은 섬김을 체화했으면 합니다.” 권력과 돈, 명예에 눈이 어두운 리더가 아니라 자신의 역량을 세상을 두루 이롭게 하고 사람을 살리는 데 쏟아붓는 ‘진짜 살림꾼’이기를 바란다고 한다. ‘인자(人者)는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다.’(마태복음 20:28, 마가복음 10:45) “모두가 다른 사람 위에서 호령하고 군림하는 우두머리가 되려고 혈안이 된 세상에서 예수는 지금도 가장 낮고 천한 자리를 찾아 내려간다.”는 구 교수. 그는 그래서 자신이 추린 성경 속 여인 11명의 뒤를 잇는 다음 1명은 이 세상 모든 여성이라고 매듭짓는다. 글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프로농구] 승장·패장 감독 한마디

    이상범 “선수들 가슴 믿는다” 이기려고 하는 선수들 욕망이 커서 이길 수 있었다. 벤치에서 참 뿌듯하고 행복했다. 서로 간의 믿음이 있었고, 승부욕도 강했다. 선수들이 심장 터지도록 뛰어줬다. 플레이오프 2주간 휴식기 동안 3-2드롭존 수비를 연습했고 오늘 썼는데 잘 통했다. 체력으로 쭉 밀어붙이겠다. 어쩌면 모험이지만 선수들 가슴을 믿는다. 강동희 “상대압박에 겉돌아” 4쿼터에서 급격히 무너졌다. 상대의 압박수비가 잘되면서 우리 가드의 공 운반이 안 돼 어렵게 풀렸다. 공격에서도 미숙한 플레이가 많았다. 윤호영이 높이의 우위를 가져가야 하는데 상대의 3-2존디펜스에 막혀 겉도는 플레이를 했다. 압박수비와 존디펜스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게 패인이다. 어제와 정반대의 경기였다.
  •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나이는 33세… 근거는?

    영국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이지만 우리나라도 비슷할지 모르겠다. 인간 대부분은 33살 이후 행복감을 느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29일(현지시간) 미국 타임 온라인판 등이 보도했다. 최근 영국 친구찾기 사이트 ‘프렌즈 리유나이티드’의 설문 조사를 따르면 40세 이상의 응답자 중 70%가 33세 이전에 행복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는 인간이 33세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행복감을 느낀다는 것. 이에 반해, 대학 시절이 행복했다고 답한 응답자는 6%에 불과했으며 어린 시절로 답한 이들은 16%였다. 그렇다면 33세 이후가 행복하다고 답한 이유에는 무엇이 있을까. 놀랍게도 영국인들은 아이를 갖게 됐을 때 가장 행복했다며 약 3분의 1인 36%가 이 같은 답을 했다. 또한 직업상에서 성취감을 느꼈을 때 행복했다는 이는 21%였고 첫 직장에 다니게 됐을 때는 13%가 가장 행복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영국에서 활동 중인 심리학자 도나 돈슨(Donna Dawson) 박사는 “나이 서른셋은 젊음의 에너지와 열정을 잃지 않고 순수한 어린 시절과 무모한 계획을 세운 10대 시절을 떨쳐버리기에 충분한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돈슨 박사는 “이 나이가 되면 비록 순수함은 잃지만 현실감은 자신의 재능과 능력에 대한 강한 희망과 자신, 그리고 믿음이 함께 어우러진다.”고 덧붙였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신앙 다른 부부 5% ‘종교에 갇힌 결혼’

    신앙 다른 부부 5% ‘종교에 갇힌 결혼’

    기독교인인 회사원 최모(32)씨는 지난해 8월 불교를 믿는 이모(30)씨와 결혼했다.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양가 부모의 반대가 심했다. 하지만 8년간 변함없이 사랑을 이어온 터라 종교는 결혼 생활과 전혀 상관없을 줄 알았다. 현실은 달랐다. 최씨는 결혼 준비 과정에서부터 종교 문제로 아내와 부딪쳤다. 주례를 목사에게 부탁할지를 놓고 티격태격했는가 하면 밥 먹을 때 기도하는 문제로도 다퉜다. 최씨는 “종교가 다르니 생활 태도나 의식에서 이질감이 적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결혼에서 ‘종교’의 벽은 여전히 높다. 사회가 대체로 서로 다른 종교를 가진 커플의 결혼을 감싸안지 못하는 분위기다. 결혼할 배우자 조건으로 부모직업·연봉 등 각종 조건을 따지는 풍토가 만연한 가운데 종교 역시 결혼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결혼 상대자 선택 기준은 사회의 개방성·폐쇄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지표”라고 분석하고 있다. 29일 결혼정보업체 듀오가 최근 3년 사이 결혼한 회원 6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배우자와 종교가 다르다’고 밝힌 비율은 5%인 300명에 불과했다. 20명 가운데 1명꼴이다. ‘같은 종교’라는 회원은 13.1%인 786명으로 집계됐다. 종교를 가진 쪽과 갖지 않은 쪽이 만나 결혼한 사례는 42%인 2520명로 가장 많았다. 또 아예 종교가 없는 사람끼리 결혼한 경우는 39.9%인 2394명에 달했다. 종교가 같은 부부도 종교 문제가 없지 않다. 주로 종교적 신념의 깊고 낮음과 정체감의 차이 등에서 비롯되는 갈등이다. 약사인 최모(34)씨 부부는 둘다 기독교인이지만 믿음 때문에 종종 말싸움을 벌인다. 아내는 “기독교만이 진리”라며 다른 종교를 배척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최씨는 “종교인들도 세금을 내야 한다.”는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김수정 듀오 커플매니저는 “사회·경제적 여건에 따라 선호하는 배우자 조건은 변하지만 종교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배우자 선택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끼치는 요소”라면서 “요즘은 ‘종교가 없는 사람을 만나는 게 속편하다’는 예비 부부들이 많다.”고 전했다. 종교 가운데 개신교가 다른 종교 간의 결혼을 가장 꺼린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돼 주목되기도 했다. 한내창 원광대 원불교학과 교수가 ‘2012 한국사회학 학회지’ 제46집에 발표한 ‘종교성과 타 종교와의 결혼 허용도’ 연구 논문에 따르면 전국 18세 이상 성인남녀 15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타 종교 결혼 허용도’는 5점 만점에 ▲개신교 2.76점 ▲천주교 3.21점 ▲불교 3.04점으로 나타났다. 한 교수는 “개신교인은 비교적 큰 결혼 시장을 가지고 있어 크게 문제될 것은 없지만 종교적 신념 때문에 폐쇄적 결정이 이뤄져 가족의 갈등·해체가 야기되는 등 사회 문제로 번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영준·조희선기자 apple@seoul.co.kr
  • [일본통신] 3월 30일 센트럴리그 개막전 일정은?

    [일본통신] 3월 30일 센트럴리그 개막전 일정은?

    야구의 계절이 돌아왔다. 일본프로야구 정규시즌 개막일은 3월 30일. 이에 앞서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가 28일, 29일 이틀 동안 일본에서 개막 2연전(도쿄돔)을 벌인다. 메이저리그의 일본 개막전은 2008년 이후 4년만이다. 시범경기가 모두 끝난 일본프로야구도 개막전을 준비하고 있다. 이대호(30. 오릭스)의 개막전 출격이 확실한 가운데 한국 팬들의 관심 역시 그 어느때보다 높다. 예년과는 달리 전력편차가 심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2012 시즌은 개막전부터 불을 뿜을 것으로 예상된다. 요미우리 자이언츠 vs 야쿠르트 스왈로즈 (장소: 도쿄 돔) 올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로 손꼽히고 있는 요미우리와 지난해 막판 부진으로 우승을 놓친 야쿠르트가 개막전에서 맞붙는다. 올해 요미우리는 스기우치 토시야, 데니스 홀튼을 영입하며 완벽한 선발 전력을 갖췄는데 개막전은 지난해 리그 다승왕(18승 5패, 평균자책점 1.70)에 오른 좌완 우츠미 테츠야(30)로 일찌감치 내정됐다. 우츠미는 지난해 통일구 혜택을 가장 많이 본 투수다. 전년도 4.38의 평균자책점, 그리고 매해 2점대 후반의 평균자책점과 비교하면 상전벽해와 같은 변화인데 우츠미에 대한 하라 감독의 믿음 역시 지난해와 변함이 없다. 역시 이러한 변화는 슬라이더 투수가 유리했던 바뀐 공인구 역할이 컸는데 올 시즌 우츠미가 작년과 같은 성적을 다시 보여줄수 있을지 그래서 더 개막전이 기다려 진다. 야쿠르트 개막전 선발 역시 좌완 이시카와 마사노리(32)다. 이시카와는 167cm에 불과한 작은 신장이지만 루저들의 희망이 되고 있는 선수다. 2002년 데뷔 이해 10년동안 2007년(4승)을 제외하고 9시즌이나 10승을 거둔 이시카와는 야쿠르트의 확실한 선발 요원으로 올 시즌 야쿠르트가 내세우는 ‘토종 선발 5인방’ 중 가장 컨디션이 좋다. 야쿠르트는 사토 요시노리(23)가 부상으로 제 모습을 찾지 못하고 있는데 이번 개막 3연전은 이시카와-무라나카-타테야마 순의 선발 로테이션이 예상된다. 임창용이 빠진 마무리를 어떻게 해결하지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주니치 드래곤스 vs 히로시마 토요 카프(장소: 나고야 돔) 지난해 리그 우승 팀인 주니치와 올 시즌 다크호스로 등장 할 히로시마의 대결 역시 빅매치 중 하나다. 주니치는 지난해 다승와 평균자책점 부문 2관왕에 오른 요시미 카즈키(18승 3패, 평균자책점 1.65)가 그리고 히로시마는 2010년 사와무라 에이지상을 수상했고 지난해 탈삼진왕(192개)에 오른 에이스 마에다 켄타(10승 12패, 평균자책점 2.46)를 개막전에 내보낸다. 선발 투수들의 면면을 놓고 보면 양팀 모두 우열을 가리기가 힘들 정도로 팽팽한데, 나고야 돔의 넓은 그라운드, 그리고 양팀 모두 투수력에 비해 뒤쳐지는 공격력을 감안하면 팽팽한 투수전이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 또한 양팀 모두 선발 뿐만 아니라 불펜 전력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주니치는 올 시즌 리그 3연패를 노리고 있는 팀이다. 또한 히로시마 역시 만년 5위팀이란 오명을 벗고 A클래스 진출을 노리고 있다. 한신 타이거즈 vs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 (장소: 쿄세라 돔) 한신의 좌완 에이스 노미 아츠시(32)가 개마전 선발 투수로 낙점됐다. 지난해 200.1이닝(12승 9패, 평균자책점 2.52) 을 소화하며 이닝이터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던 노미는 잘 생긴 외모로 인해 여성 야구팬들을 야구장으로 끌어들이는 매력을 지닌 투수다. 노미가 개막전 투수로 등판하면 경기 일정상 4월 6일 고시엔 홈에서 요미우리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노미는 한신 선발 투수들 가운데 요미우리 전에서 특히 강한 투수로도 유명하다. 요코하마는 기존의 에이스이자 두목인 미우라 다이스케(39) 대신 타카하시 켄타로(27)가 개막전 선발로 등판한다. 지난해 요코하마 투수들 가운데 유일하게 규정이닝을 채운(177.1이닝) 타카하시는 그러나 승수는 고작 5승에 머물렀고 리그 최다패 투수(15패, 평균자책점 3.45)라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3.45의 평균자책점으로 15패를 했다는 것은 그만큼 요코하마 타선의 빈약함을 엿볼수 있는데 올해도 요코하마는 꼴찌 후보 팀중에 하나다. 한신 타이거즈는 죠지마 겐지가 오프시즌동안 1루수 수업을 받았지만 원래 포지션인 포수로 엔트리 등록을 했고 부상 선수 속출로 인해 개막전 포수는 후지이가 마스크를 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프로야구] 윤석민 2경기 연속 뭇매

    [프로야구] 윤석민 2경기 연속 뭇매

    윤석민(26·KIA)이 ‘투수왕’의 위용을 2경기 연속 과시하지 못했다. 지난해 투수 4관왕 윤석민은 28일 광주에서 벌어진 프로야구 LG와의 시범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와 3분의2이닝 동안 탈삼진 2개에 그치며 7안타 3사사구 4실점했다. 시범 경기 2전 2패. 106개의 공을 던진 윤석민은 최고 시속 150㎞의 직구를 구사했지만 2회에만 3실점하는 등 이름값을 못 했다. 앞서 그는 지난 17일 SK와의 시범 경기 개막전에 첫 선발 등판해 4이닝 동안 6안타를 맞고 4실점했다. 당시 윤석민은 “실점은 많았지만 잘 맞은 타구가 아니어서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지만 맞수 류현진(25·한화)의 호투와 견주면 부진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윤석민은 더 이상 시범 경기에 나오지 않고 정규시즌을 대비할 예정이다. 1·2회를 무실점으로 넘긴 윤석민은 3회 조윤준에게 좌중간 담장을 때리는 2루타를 맞은 뒤 오지환에게 볼넷을 내줬다. 박용택을 병살로 낚아 위기를 넘기는 듯했지만 이진영에게 적시타를 허용해 첫 실점했다. 이어 9번 이병규에게 우익선상 2루타, 정성훈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4·5회를 무실점으로 처리했지만 6회 1사 3루에서 희생플라이로 4점째를 내줬고 서동욱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올 시즌 LG의 선발을 노리는 베테랑 이대진(38)도 부진했다. 친정팀을 상대로 선발로 나선 이대진은 4와 3분의1이닝 동안 3안타 2볼넷 2실점했다. 시범 경기 두 경기에서 6과 3분의1이닝 동안 무려 6실점해 김기태 감독의 기대에 못 미쳤다. 이대진은 첫 등판인 지난 21일 잠실 두산전에서도 제구력 난조로 2이닝 동안 6안타 4실점했다. LG 마무리로 낙점된 리즈는 9회 최고 구속 156㎞를 찍으며 무실점으로 첫 세이브를 챙겼다. LG의 4-2 승리. SK의 새 외국인 투수 마리오 산티아고는 문학 한화전에서 7이닝을 3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마리오는 시범 3차례, 모두 17이닝 동안 단 2실점해 확실한 믿음을 샀다. 이에 맞선 한화 선발 브라이언 배스는 5와 3분의1이닝 동안 8안타 3실점했다. 지난 20일 롯데전에서 2이닝 동안 8안타를 맞고 6실점했던 배스의 계속된 부진으로 한대화 감독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SK가 3-1로 이겼다. 두산은 잠실에서 5연승을 질주하던 선두 넥센을 2-0으로 잡았고 삼성은 대구에서 롯데를 5-4로 물리쳤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사고] 물은 미래다

    서울신문은 물 사랑 공익캠페인 ‘물은 미래다’를 전개합니다. 올해로 6회째를 맞는 이 캠페인은 물의 중요성을 다각도로 알려 그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캠페인을 통해 국민들이 물을 아끼고 사랑할 수 있도록 ‘물은 생명’이라는 믿음을 지속적으로 심어주고 이런 믿음이 결실로 나타날 때까지 노력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주최 서울신문, K-water
  • [기고] 스마트 대한민국과 빅데이터/김성태 한국정보화진흥원장

    [기고] 스마트 대한민국과 빅데이터/김성태 한국정보화진흥원장

    흔히 ‘숲과 나무를 함께 봐야 한다.’고 하지만 숲과 나무를 한꺼번에 보기란 사실상 쉽지 않다. 숲을 보려면 적당한 거리에서 전체 모습을 관망하는 자세가 필요하고, 나무를 보려면 가까이 다가가 세부적 변화 양상을 관찰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전체적인 흐름을 정확히 읽고 판단하려면 ‘숲과 나무를 동시에 보는’ 탁월함이 필요하다. 이러한 시각은 정부의 국정 운영에도 요구된다. 그 결정에 따라 국가의 융성과 쇠락이 좌우되는 막중한 책임을 지는 정부는 숲과 나무의 상호보완적 관점을 양립해야 하는 중요한 집단 중 하나이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의 국정 운영은 단기정책의 수립과 현안의 신속한 해결에만 치중됐던 아쉬움이 있다. 21세기는 한마디로 불확실성과 변화의 시대이다. 단지 내일이 아닌 더 먼 미래를 바라보고 준비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한국사회의 미래 100년을 책임질 국가발전전략 중 하나는 최근에 화두가 된 빅데이터에서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보기술(IT)의 일상화가 실현되는 스마트시대에는 다양한 종류의 대규모 데이터가 급속하게 축적된다. 이러한 데이터를 잘 활용한다면 의미 있는 사회현상을 읽어내고 중요 사안의 발생 가능성을 미리 추론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는 합리적 의사 결정을 내리기 위한 주요 수단으로, 선진적 국가정책을 수립하는 데 긴요하게 활용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빅데이터는 국가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낭비요소를 절감하는 데에도 유용하다. 유럽연합(EU)은 비용 절감, 오류에 따른 손실 감소, 세수 증대 등 공공분야의 빅데이터 활용에 따른 비용 효과가 220조~440조원에 이른다고 보고하고 있으며, 미국은 국립보건원 사이트를 통한 알약 검색 정보를 활용하는 ‘필박스(pillbox) 프로젝트’만으로도 연간 약 560억원을, 독일은 연방 노동기관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고용으로 3년간 약 15조원의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국가발전전략은 세계 일류국가 진입의 설계도가 될 수 있다. 현안에 치중된 단기적 국정 운영이 사회 문제와 어려움에 대한 일시적 해결에 그치는 것이었다면,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분석 기법에 기반을 둔 장기적 관점의 국가발전전략은 사회 전체를 발전적으로 디자인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그런 의미에서 2012년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해라고 할 수 있다. 총선과 대선이 차례로 예정되어 있어 앞으로 대한민국 국정 운영의 기본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새로운 변화의 시작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현 정부는 성공적인 마무리와 함께 지속가능한 국가발전을 위하여 방향성 있는 바통을 차기정부에 넘겨줄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차기정부 국정을 새롭게 준비하는 측에서는 대한민국의 향후 5년이 그 이후의 50년을 좌우한다는 믿음으로 구체적 실천방안을 갖춘 청사진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 청사진이 단지 장밋빛 미래만을 그려낸 사상누각에 불과해서는 안 된다. 한 단계 긴 호흡으로 널리 그리고 멀리 보는 혜안, 나아가 그 혜안을 빛나게 해줄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데이터 분석 기반의 국가발전전략 수립만이 스마트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줄 굳건한 초석이 될 것이다.
  • [시론] 복지재원 마련, 국민설득이 먼저다/송헌재 한국조세연구원 부연구위원

    [시론] 복지재원 마련, 국민설득이 먼저다/송헌재 한국조세연구원 부연구위원

    4월 총선을 앞둔 정치권의 화두는 역시 복지정책인 듯하다. 정당 스스로의 계산으로도 매년 수십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복지공약이 경쟁적으로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원 마련 대책은 애매하다. 고소득층에게 적용되는 세율을 올리고 금융종합과세 대상을 확대하는 등 부자들에게 좀 더 많은 세금을 물리는 방안이 제시되고는 있지만, 이로 인해 예상되는 추가 세수는 최대수준이라도 1조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믿음직스러운 재원 대책이라고 말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이 정도의 세수도 확신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소득세가 비록 분배 개선에 가장 효과적인 세목임은 분명하지만, 고소득자 해외 유출의 빌미가 될 수 있다. 탈세도 부추길 수 있다. 작년 국회의 국정감사 자료에 의하면 2005년 12월 이후 착수된 고소득 자영업자에 대한 기획세무조사 결과 평균 소득탈루율이 45.6%에 달하였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세율이 인상되면, 탈세의 유인은 더 커질 수 있다. 성실히 세금을 납부하려는 사람들의 불만도 쌓일 수밖에 없다. 세법이 개정되면 납세자들은 세금을 납부하기 위하여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한다. 이를 ‘납세협력비용’이라고 부른다. 필자가 속해 있는 한국조세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 기준으로 소득세와 법인세 1000원을 납부하는 데 각각 75원과 55원의 납세협력비용이 발생한다. 납세협력비용은 세제가 복잡할수록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증세가 이루어지면 납세자들은 추가적인 세금에 더하여 세금을 납부하기 위하여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세목을 신설하거나 세율을 올리는 명시적인 증세는 신중해야 한다. 그 이전에 이미 정해진 세금부터 제대로 걷는 노력이 필요하다. 세원을 양성화하는 노력을 지속하면서, 납세자들의 납세협력비용도 더 줄여 주어야 한다. 정책효과를 다 거둔 것으로 판단되는 각종 세금 감면제도도 그 혜택을 줄이거나 폐지해 나가야 한다. 특히 고소득계층에 보다 높은 세율이 적용되는 누진세율 체계에서 소득공제는 당연히 고소득층에 보다 높은 혜택이 돌아갈 수밖에 없다. 고소득자 입장에서도 마치 징벌적으로 더 높은 세율을 얻어맞는 것보다는 차라리 소득공제를 줄이는 것이 속이 편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노력으로도 세수는 늘어날 수 있다. 예를 들어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축소하게 되면 상당한 세수 확보가 가능해진다. 그 다음 단계로 증세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증세를 위해서도 단계가 있다. 국민에 대한 설득이 먼저다. 국민들이 동의하지 않는 증세는 그 실현 자체가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설령 실현된다고 해도 기대하는 세수를 채우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작년 한국조세연구원은 서울의 모 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탈세행위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을 분석하기 위한 실험을 하였다. 실험참가자들에게 각기 다른 수준의 소득을 지급하고 자신의 소득과 정해진 세율에 따라 결정된 세금을 보고하도록 하였다. 이후 무작위로 세무조사 대상자를 선정하여 실제소득과 신고소득이 다를 경우, 납부세금에 더하여 가산세를 부과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신고소득에 따른 세금만 납부하는 것으로 실험을 종료하여 실험참가자들의 보수가 자신의 선택에 따라 결정되도록 하였다. 실험 결과 세율결정방식이 탈세행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발견하였다. 세율이 투표로 결정된 경우 독재적인 방식으로 결정되었을 때보다 소득탈루율과 세금의 과소 납부 비율이 각각 7.5% 포인트, 17% 포인트 낮게 나타났다. 납세자들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더니 탈세 비율이 줄어든 것이다. 이러한 실험 결과를 일반화하는 데 한계가 있지만 현재의 정치권에 던지는 시사점은 크다. 복지 재원 마련을 위한 증세는 마지막 수단이다. 그리고 증세를 택하더라도 국민의 동의를 얻기 위한 노력이 먼저라는 점을 분명히 말해주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 [프로야구] 든든한 형님들 마운드도 든든

    [프로야구] 든든한 형님들 마운드도 든든

    ‘해외파’ 투수들이 연이은 호투로 올시즌 기대를 한껏 부풀렸다. 미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 등에서 뛰었던 서재응(35)은 25일 잠실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과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3안타 무사사구 1실점으로 호투했다. 지난 20일 넥센전에 첫 등판해 4이닝을 4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막은 서재응은 2경기 연속 안정된 피칭을 과시, 선동열 감독의 굳은 믿음을 샀다. 서재응은 지난해 8승 9패로 기대에 못 미쳤다. 앞서 선 감독은 “현재 서재응의 컨디션이 가장 좋다.”며 만족해했다. KIA는 전지훈련 캠프에서 양현종·김진우·한기주 등의 잇단 부상으로 마운드에 비상이 걸렸다. 6회 서재응에 이어 시범경기에 첫 등판한 한기주(25)는 1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전지훈련 캠프에서 오른쪽 팔꿈치 통증으로 투구를 중단했던 한기주는 첫 실전 피칭을 성공적으로 마쳐 우려를 씻어냈다. 보스턴 등에서 활약한 김선우(35)는 6이닝 동안 산발 6안타 무실점으로 봉쇄, 서재응과의 해외파 선발 맞대결에서 승리했다. 김선우는 20일 LG전에서 4이닝을 3안타 무실점으로 막은 뒤 2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해 16승(7패)을 쌓으며 에이스 몫을 해낸 김선우는 올시즌 다승왕에 도전한다. 7안타를 주고받은 끝에 두산이 3-0으로 이겼다. 주로 마이너리그에서 뛰었던 롯데 송승준(32)도 쾌투했다. 송승준은 사직 LG전에 선발로 나서 5이닝 동안 삼진 4개를 솎아내며 단 1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20일 한화전에서 3이닝 1안타 무실점을 기록한 송승준은 입대한 에이스 장원준(지난해 15승)의 몫을 대신한다는 각오다. 하지만 롯데는 3-4로 역전패했다. 넥센은 문학에서 SK를 3-2로 꺾고 4연승을 달렸다. 한화는 청주 삼성전에서 연장 10회 4-3으로 역전승했다. 삼성 이승엽은 4타수 4안타 2타점의 맹타를 터뜨렸으나 빛이 바랬다. 한편 잠실구장에 시범경기 한 경기 최다 관중 타이인 2만 1000명이 찾는 등 4개 구장에 4만 8937명이 입장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선택! 역사를 갈랐다] (5) 이규보와 유승단

    [선택! 역사를 갈랐다] (5) 이규보와 유승단

    무신 정권의 최고 권력자 최이(崔怡·최우의 다른 이름;?~1249)는 1232년(고종19) 6월 마침내 200년 도읍지 개경을 버리고 강화도로 천도하기로 결정한다. 강화도는 수도 개경에서 가까운 거리지만,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세계 최강 몽골군의 침입을 막을 수 있는 군사·지리적인 이점에다 바닷길을 통해 개경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있어, 개경으로 운반되는 지방의 조세와 공물을 바로 확보할 수 있는 경제적 이점까지 갖추고 있었다. 몽골군의 세찬 공격을 완전하게 막을 수 없지만, 그런대로 버티면서 후일을 도모할 수 있는 곳이었다. ●천도의 노림수 전쟁은 군사력만으로 승패가 결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최고 권력자 최이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강화도를 거점으로 몽골군의 공세를 버티면서, 이 전쟁을 장기전으로 이끄는 것이 우선 필요했다. 그 사이 고려 왕조의 장기인 외교력을 발휘하여 아직 몽골에 항복하지 않은 송나라, 금나라, 일본 등 주변국과의 협력외교를 통해 반몽골 전선을 형성하여 몽골의 야욕을 무력화시키려 했다. 몽골군이 처음 침입한 것은 천도 한 해 전인 1231년 8월이다. 압록강을 건넌 몽골군은 파죽지세로 남하하여, 석달 만인 11월에 수도 개경이 위태로운 지경에 빠지게 된다. 고려정부는 항복을 요청하고, 몽골군은 1232년 1월 압록강에서 개경에 이르는 40여 성에 72명의 몽골인 감독관 다루가치를 설치하고 거란, 여진 등의 이민족으로 구성된 탐마치군(探馬赤軍)을 주둔시키는 조건으로 철군한다. 그러나 철군 이후가 더 고통스러웠다. 철군 직후 몽골은 고려정부에 말 1만~2만 마리의 가격에 해당하는 금·은·동 등의 물품, 100만 대군의 군복, 대마 1만 마리, 소마 1만 마리, 고위 관료의 아들과 딸 각 1000명을 요구했다. 요구는 한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몇 년이 지나지 않아 나라 재정은 거덜날 것이 뻔했다. 요구를 거부할 정도로 군사력도 강하지 않았다.몽골의 거센 물자 요구와 군사공세를 회피하는 데 수도 천도야 말로 가장 적절한 카드가 아니었을까? 몽골군을 압도할 수 없는 취약한 군사력은 천도 외의 다른 수단을 선택할 여지를 그만큼 줄여 버린 측면이 없지 않았다. ●민심은 천도에 반대했다 몽골군이 1232년 1월 11일 철군하자, 2월 20일 고려정부는 수도 천도를 검토하기 시작한다. 이해 6월 최고 권력자 최이는 고위 관료들의 회의체인 재추회의에서 천도 논의를 공론화한다. 천도를 추인받기 위한 형식적 절차였지만, 반대론이 예상 외로 거셌다. 반대론의 선봉자는 유승단(兪升旦;?~1232)이었다. “작은 나라가 큰 나라 섬김은 당연한 일입니다. 예로써 섬기고 믿음으로써 사귀면, 저들은 무슨 명분으로 매양 우리를 괴롭히겠습니까? 성곽을 버리고 종묘와 사직을 돌보지 않은 채 섬으로 도망하여 구차스럽게 세월을 끄는 동안, 변방의 백성과 장정들은 적의 칼날에 다 죽고 노약자들은 노예와 포로가 될 것이니, 천도는 국가의 장구한 계책이 아닙니다.“(‘고려사’ 유승단 열전) 당시의 민심도 천도에 대해 냉담했다. 당시 역사가는 그때의 민심을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이때 국가가 태평한 지 이미 오래되어 개경은 10만호나 되었고, 단청한 좋은 집들이 즐비하였으며, 사람들도 자신의 거처를 편안하게 여기고 천도를 곤란하게 생각하였다. 그러나 최이를 두려워하여 감히 한 말도 하는 자가 없었다.”(‘고려사절요’ 권18 고종 19년 6월조) 강압적인 최씨 정권에 맞설 수 없어 반대론은 다만 숨을 죽이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런 분위기에 주눅들지 않고, 유승단은 당당하게 반대론을 제기했다. 반면에 이규보(李奎報;1168~1241)는 최씨 정권의 천도에 적극 찬성했다. “도읍을 옮기는 일은 하늘로 오르기만큼 어려운 일, 마치 공을 굴리듯 하루아침에 옮겨왔네. 천도 계획을 서두르지 않았으면, 우리 삼한은 이미 오랑캐의 땅이 되었을 것일세. 쇠로 만든 듯이 크고 단단한 성과 그 주위를 둘러싼 물결, 그 공력을 비교하자면 어느 것이 더 나을까? 천만의 오랑캐 기마병이 새처럼 날아온다 해도, 눈앞의 푸른 물결을 건널 수 없으리.”(‘동국이상국집’ 권18) 이규보는 바다에 둘러싸인 천연의 요새인 강화도로 천도하지 않았다면 삼한은 벌써 오랑캐의 땅이 되었을 것이라 했다. ●절친한 우정을 갈라놓은 천도 논의 이규보와 유승단은 이같이 다른 입장이었지만, 둘은 1190년(명종 20) 함께 과거에 합격한 동기생이자 당시 고려를 대표하는 최고의 문인지식인이었다. 유명한 고려가요 ‘한림별곡’에 무신정권 당시 최고의 문장가를 품평한 기사가 있는데, 고문(古文)은 유승단, 빨리 글을 짓는 주필(走筆)은 이규보가 각각 최고라 했다. 이규보는 자신이 지은 시 뭉치를 유승단에 보내 윤문을 부탁할 정도로 둘 사이는 절친한 문우(文友)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두 사람은 천도 문제를 두고 이렇게 다른 길을 걷게 되었을까? 두 사람은 관료로서 대조적인 길을 걸어왔다. 유승단은 과거에 합격한 후 강종과 고종이 태자일 때 그들을 가르치는 직책에 임명된다. 국왕으로 모두 즉위하면서 유승단은 순탄하게 관료생활을 한다. 승진도 빨라 천도 2년 전인 1230년 재상이 된다. 비록 무신의 시대이지만, 국왕이라는 정치적 상징성은 결코 적지 않았다. 그가 현실의 권력인 무신보다 왕권을 옹호하는 정치이념을 가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천도를 결정한 최이가 즉시 강화도로 갔으나, 고종은 한 달이 지나서야 강화도로 갈 정도로 천도에 반대했다. 그를 보좌한 문신 관료집단도 고종과 같은 생각이었다. 유승단이 천도에 반대한 것은 고종의 뜻과 무관하지 않다. 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천도는 강행되었고, 그해 8월 그는 사망한다. 천도가 단행된 직후 사망한 사실은 예사롭지 않다. 이규보의 관료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과거에 합격했으나, 18년 만인 1208년에야 정식 관원이 된다. 그의 나이 41세 때이다. 최씨 정권에서 과거 합격이 관료가 되는 것을 보장하지 않았다. 천거제가 관료가 되는 첩경이었다. 이규보 역시 권력자 최이의 천거가 없었다면 관료가 될 수 없었다. 천거제는 최씨 정권에 철저하게 충성하는 자를 가려내는 통로였다. 그의 후견인 최이는 그의 글재주를 높이 평가해서 여러 차례 최고 권력자이자 아버지인 최충헌에게 그를 추천했다. 그 결과 겨우 관료가 되었다. 그는 천도에 찬성할 수밖에 없었다. 1232년 9월 후견인 최이가 권력을 장악하자, 이규보는 고속으로 승진한다. 1233년 그는 재상이 된다. 천도에 찬성한 점도 고속 승진의 원인이 되었을 것이다. 이후 그는 당대 최고의 문장가로서 몽골에 보내는 외교문서를 직접 작성한다. 그가 작성한 외교문서에 따르면 제후국 고려는 천자국 몽골에 사대를 하기 위해 사직을 보존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천도는 불가피하다고 했다. 무신정권의 입장을 대변한 글이지만, 그의 입장도 반영된 것이다. ●항전론과 강화(講和)론으로 발전 이규보와 유승단은 강화 천도에 다른 입장이지만, 그들이 제기한 찬반 양론은 당시 두 개의 권력 축인 무신 권력자와 그를 보좌한 무신집단, 국왕과 그를 보좌한 문신 관료집단의 입장을 각각 대변하고 있다. 무신집단은 천도를 통해 정권을 유지하면서 장기전으로 몽골의 침입에 저항하려 했다. 국왕과 관료집단은 몽골과의 저항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사대관계를 맺어 왕조를 보전하면서, 한편으로 무신정권의 붕괴와 왕권의 회복을 노렸다. 무신의 의도대로 천도는 성사되어 반대론은 힘을 상실한다. 그러나 약 30년간의 전쟁으로 한반도 전역은 몽골의 말발굽 아래 철저하게 유린되었다. 무신정권에 대해 악화된 민심은 몽골에 대한 저항의 동력을 상실할 정도였다. 그 틈새로 국왕과 관료집단의 강화론이 고개를 내밀기 시작한다. 천도를 강행한 무신권력자들은 몽골과의 항전을 끝까지 주장했다. 강화 천도를 둘러싼 찬반 양론은 한 세대가 지난 뒤에도 여전히 꺼지지 않는 불씨가 돼 전쟁 말기에 항전론(천도론)과 강화론(천도반대론)으로 재점화된 것이다. 오늘날에 와서 천도론에서 제기돼 항전론과 강화론으로 갈라진 두 개의 상반된 정치사상은 어느 것이 더 옳았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무신정권의 항전론이나 강화론은 모두 13세기 세계 최강의 군사력 앞에서 굴하지 않은 고려인들의 자존심을 지탱해준 소중한 정신적 자산이다. 박종기(국민대 국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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