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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0여년간 한센인들과 동고동락…푸른 눈의 ‘전라도 할매’ 이야기

    40여년간 한센인들과 동고동락…푸른 눈의 ‘전라도 할매’ 이야기

    전남 고흥 소록도에서 40여년간 한센인을 보살핀 ‘한센인의 어머니’ 마리안느 스퇴거(83)와 마가렛 피사렉(82)의 삶이 영화와 책으로 나란히 만들어졌다. 다큐멘터리 영화 ‘마리안느와 마가렛’, 그리고 책 ‘소록도의 마리안느와 마가렛’(예담)이 그것. 한센인들에게 존댓말을 쓰고, 함께 동고동락하며 성자적 삶을 살았던 두 수녀의 삶이 오롯이 담겼다.두 수녀는 오스트리아 가톨릭수도회의 파견으로 1960년대 소록도에 입도해 각각 43년과 39년을 봉사하다 2005년 마리안느 수녀가 대장암에 걸리자 고국으로 떠났다. ‘현지인들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다’는 게 이유였다.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를 써가며 자신들을 ‘전라도 할매’라 칭했던 두 수녀는 한센인들에게 반말과 구타가 일상화된 곳에서 한센인들의 곁을 늘 지켰다. 윤세영 감독이 연출, 이해인 수녀가 내레이션을 맡은 영화는 상영시간 78분 동안 두 수녀가 소록도에서 겪었던 43년간의 삶을 기록 영상과 실제 촬영 등을 통해 보여준다. 한센인과 의료인의 생생한 육성이 실감나게 전해진다. 특히 고향에 돌아간 뒤 치매로 요양원 생활을 하면서도, 소록도 생활을 “행복했다”고 회고하는 마가렛의 모습은 진한 감동을 전한다. 소록도 성당의 김연준 주임신부는 “마리안느, 마가렛 간호사님은 마음과 믿음이 각박해진 현대인들에게 ‘사람에게서 다시 희망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전 세계인의 귀감”이라면서 “우여곡절 끝에 성당 신도들의 헌금과 고흥군의 도움을 모아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영화는 다음달 개봉될 예정이다. 지난 6일 서울 송파구 잠실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열린 영화 시사회에 참석한, 책 ‘소록도의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저자 성기영 작가는 “정말 드물게 순수하고 품위 있고 동시에 겸손하고 인간적으로 선한 분들을 목격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고흥군은 이들의 숭고한 봉사의 뜻을 기리기 위해 15건의 선양사업을 추진 중이며 정치권 일각에서는 유네스코 유산 등재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첨단 테크놀로지가 지배하는 시대 ‘인간에 대한 성찰’ 무엇보다 중요”

    “첨단 테크놀로지가 지배하는 시대 ‘인간에 대한 성찰’ 무엇보다 중요”

    “기술의 진보가 인간 가치를 강화하는 긍정적인 방향에 부합한다면 잘 습득하고, 역행한다면 저항해야 합니다.”미국 불교계의 대표적 인사이자 선(禪) 수행자인 노먼 피셔(71).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템플스테이 통합정보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난 피셔는 “첨단 테크놀로지가 지배하는 지금 사람들은 신이 난 듯 보이지만 결국 중독된 것”이라며 “인간에 대한 성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일갈했다. 미국에 동양 선을 소개한 일본 조동종 스즈키 순류(1904~1971) 선사의 제자인 피셔는 서양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샌프란시스코 ‘젠 센터’에서 주지를 맡아 오랫동안 선 수행을 지도했다. 법률, 테크놀로지, 호스피스 프로젝트 등 다양한 영역에 선불교를 적용하는 데 관심을 기울여 왔으며 특히 실리콘밸리의 구글 본사에서 직원 대상의 명상 프로그램을 운영해 ‘구글의 수도원장’으로 통한다. “테크놀로지가 정말 인간을 위한 것이 되려면 운용하는 사람들이 달라져야 합니다. 기술자나 자본가들이 침묵과 사랑 속으로 들어가야 해요.” 젊은 시절 히피 문화에 관심을 갖기도 했던 그는 원래 종교적 질문을 늘 품고 있던 차에 시대 분위기까지 맞물리면서 자연스레 선 수행으로 기울었고 특히 ‘사랑’이란 키워드가 맘에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인공지능(AI) 시대에 수행이 꼭 필요한 이유도 바로 성찰에 있다고 거듭 강조한다. “수행할 때 우리는 온 신경을 자기 안에 있는 생명의 에너지에 집중합니다. 이 힘을 토대로 세상의 다른 존재들과 연결될 수 있습니다.” “평생 선 불교를 수행한 사람으로서 아시아에 올 때마다 내 집에 왔다는 느낌을 받는다”는 피셔는 예상대로 모든 존재의 관계성인 연기(緣起)를 강조했다. “대승불교는 우리가 사랑하는 방향으로 모두 함께 나아가고 있다는 비전”이라면서 “우리가 모두 함께 사랑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산다면 그것만으로도 멋진 것”이라고 했다. 그 말 끝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에 대한 생각을 묻자 미소를 얹어 “사람이 우선”(Human First)이라며 이런 말을 돌려줬다. “미국 제일주의가 아니라 인간 제일주의가 돼야죠. 동물 제일주의, 식물 제일주의, 이렇게 확장해 가야죠.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걸 중요시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우리를 둘러싼 것들이 우리를 얼마나 지지하고 있는지 고맙게 여기면서 살아야 한다”는 피셔. 그는 혼밥, 혼술 등 한국사회에 번지고 있는 이른바 ‘홀로 문화’에 대해서도 “대가족 등 공동체 전통이 강했던 나라에서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며 한마디를 보탰다. “세상에 ‘나 혼자’라는 느낌은 왜곡된 상태에 지나지 않아요. 인간은 절대 혼자일 수 없습니다. 우주가 모두 우리의 친구이지요. 공기가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고, 햇볕이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는데요.” “가슴 아프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이런 일은 여러 번 있었고 그때마다 잘 견뎌냈다는 점을 기억하는 게 중요합니다.” 만남의 말미에 한국의 탄핵 정국 혼란을 향해 내어놓은 희망의 메시지. “이런 혼란 상을 극복하기 위해선 공동체성을 우선 회복하고 열린 마음으로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매듭지었다. 피셔는 이날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내가 세상입니다. 세상이 나입니다’ 강연을 한 데 이어 오는 21일까지 서울, 부산, 전남 해남에서 6차례의 강연과 법회, 수행을 이어갈 예정이다. 글 사진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WBC] ‘몸값 205억’ 김인식호 침몰

    [WBC] ‘몸값 205억’ 김인식호 침몰

    네덜란드, 대만 꺾어 韓 2R 좌절 투수 공인구 부적응·타선 침묵 상대 흔들 도루·번트 등 낭패 이스라엘 간절함과 대비된 졸전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이 잇단 졸전 끝에 2라운드 진출에 실패하며 야구팬들에게 충격과 실망을 안겼다. ‘김인식호’는 국내에서 처음 치러지는 대회인 만큼 1라운드를 반드시 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네덜란드에 연패한 데다 8일 실낱같은 희망을 걸었던 대만이 네덜란드에 5-6으로 지는 바람에 단 두 경기 만에 탈락이 확정됐다. 2006년 4강, 2009년 결승에 올라 세계 야구의 강호로 등장한 한국이지만 이제 2회 연속 1라운드 탈락과 함께 ‘변방’으로 밀려났다.일본 ‘스포츠닛폰’은 8일 ‘한국이 세대교체에 실패했다”고 일갈했다. 하지만 세대교체 실패로만 보기에는 민망할 정도로 내용이 빈약했다. 김 감독은 “역대 최약체로 꼽히지만 국가대표의 자부심으로 이겨 내겠다”며 애국심에 기댔다. 그러나 이마저도 흐릿해 ‘참사’를 불렀다. 대표팀은 지난달 중순 일본 오키나와에서 소집 훈련에 들어갔다. 요미우리, 요코하마와 치른 두 차례 평가전에서 모두 무릎을 꿇었지만 몸과 마음을 추스르는 과정으로 봤다. 투수들은 ‘공인구’ 적응에 어려움을 호소했고, 심지어 이스라엘과의 첫판 1-2 패배 뒤에도 이를 언급했다. 타자들은 쿠바, 호주와의 3차례 국내 평가전에서 타격감을 회복한 듯했으나 막상 본선에서는 무기력한 모습으로 국민들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타자들이 두 경기에서 빼낸 점수는 고작 1점이다. 반드시 잡아야 할 이스라엘전에서 9회까지 매회 출루하면서도 집중력 부재에 울었다. 특히 ‘해결사’로 나서야 할 중심 타선은 더욱 심각한 ‘무기력증’에 시달렸다. 3번 김태균(한화)은 3타수 무안타, 4번 이대호는 5타수 무안타로 속절없이 돌아섰다. 둘은 네덜란드전에서도 4타수 무안타와 4타수 1안타에 그쳤다. 지난해 국내 최고 타자로 이름을 올린 최형우(KIA)는 네덜란드전 대타로 한 차례 나선 게 전부다. 이들의 기량을 감안하면 준비가 덜 됐고 투지도 없다는 얘기가 절로 나온다. 여기에 김 감독의 작전 부재도 한몫했다. ‘믿음의 야구’를 추구해 온 김 감독이지만 대타, 도루, 번트 등 ‘작은 야구’로 상대를 흔들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선수들을 믿고 쓰다 낭패를 봤다. 28명의 총연봉이 205억원에 이르는 선수들에게 동기 부여가 없었고 정보력에서 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총체적 난국’이라는 얘기다. 변방의 이스라엘이 유대인의 자부심과 야구에 대한 ‘간절함’으로 연승 가도를 달리는 것과 대비된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8강 절벽 바르사 “대승 감잡아… PSG전 필승”

    1차전 대패… 5점 차로 이겨야 최근 2경기 연이어 5점 차 승리 ‘바르셀로나’가 벼랑 끝에서 올라올까.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FC바르셀로나가 9일 새벽 4시 45분(한국시간) 캄프 누에서 파리생제르맹(PSG)을 맞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실낱같은 대역전 8강행을 벼른다. 3주 전 원정 1차전에서 ‘수비진 영혼’까지 털리며 0-4로 참패했던 터라 극히 어려운 처지다. 2차전 정규시간을 4-0으로 끝내도 연장 승부로 넘어가고 5-1로 이겨도 원정 다득점에서 밀려 8강행을 양보해야 한다. 그러나 시즌을 마친 뒤 지휘봉을 내려놓겠다고 공언한 루이스 엔리케(47) 바르셀로나 감독은 큰소리를 쳤다. 스포르팅 히혼에 6-1, 셀타비고에 5-0 대승 등 프리메라리가 두 경기에서 11골을 뽑아낸 자신감에 바탕을 뒀다. 엔리케 감독은 “PSG와 맞서기 전 이보다 더 보약 같은 두 경기의 각본을 쓸 수는 없을 것이다. 골이 많이 터져서가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그것을 넣었는가가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PSG를 상대로 충분히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으며 마지막 한숨까지 몰아쉬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어렵겠지만 해낼 수 있으며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놓을 것이란 점에 대해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역시 희망은 리오넬 메시(30). 최근 네 경기에서 여섯 골을 뽑았다. 내년 여름 계약 종료를 앞두고 좀처럼 재계약 협상에 응하지 않는 그를 붙잡으려고 구단이 3500만 유로(약 428억원)에 이르는 연봉을 제시할 것이라는 언론 보도가 잇따라 그도 뭔가 보여 줘야 할 상황이다. 우나이 에메리(46) PSG 감독은 골닷컴 인터뷰를 통해 “이번에 만나는 바르셀로나는 1차전 결과를 극복할 능력을 가졌고 어려운 경기에 익숙한 선수들도 여럿이다. 얼마든 뒤집을 수 있다”고 선수들의 각별한 정신 무장을 독려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오늘의 눈] 정부를 정말 믿고 싶다…중국 사드보복 뒤집을 ‘타이밍’보는 중이라고/장형우 경제정책부 기자

    [오늘의 눈] 정부를 정말 믿고 싶다…중국 사드보복 뒤집을 ‘타이밍’보는 중이라고/장형우 경제정책부 기자

    세계무역기구(WTO)는 ‘정치적 이유로 무역 제한을 하지 않도록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국제기구의 규범은 ‘당위’이며 ‘기대’일 뿐 ‘현실’이 아니다. 국제질서는 어디까지나 힘의 논리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 관광 금지령과 롯데마트 영업정지 조치를 내리는 등 중국 정부가 우리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빌미로 무역 보복에 나섰다고 볼 수밖에 없는 정황이 펼쳐지고 있다. 우리 정부는 중국과의 적극적 소통으로 사드 배치의 당위성을 설득하며 문제를 풀어 가겠다는 입장이다. 최악의 경우 WTO 제소까지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도 바보가 아니다. 중국 정부가 실제로 사드 보복 조치에 착수한 것이라고 해도 직접 지시하거나 개입했다는 증거를 남겼을 리 없다. 우리 정부가 북한의 럭비공 같은 행태를 근거로 사드 배치의 필요성을 설득하려 하면 중국 측은 도통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그게 어쨌다고, 우리도 북한 석탄 수입 금지했어”라고 나올 것이다. 증거도 없이 “사드 보복 아니냐”고 주장할 수는 없다. 결국 시작부터 한 수 접고 들어가는 우리 쪽이 더 많은 걸 줄 수밖에 없다. 그러면 우리 정부는 중국이 지금처럼 교묘한 방식으로 보복에 나설 것을 예상하지 못했던 걸까. 지난해 7월 사드 배치 발표 이후 중국은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고 이에 따른 민간의 우려도 커져 왔다. 하지만 정부 당국자들은 “정치 문제로 경제적 보복을 할 수 없다”라든가 “우리에게 중간재를 수입해 완제품을 수출하는 중국의 산업 구조상 보복은 쉽지 않다”고 반복적으로 말해 왔다. 언론은 이런 ‘당위’와 ‘기대’를 담은 이야기들을 정부의 전략 노출을 막기 위한 ‘포커페이스’라고 보고, 국익을 위해 기꺼이 ‘그냥 넘어가 준다’고 믿어 왔다. 하지만 원칙론적인 말만 거듭하는 우리 정부의 대응을 보면 판세를 바꿀 대안이 있으리라는 믿음이 약해진다. 정부 당국자들이 ‘확증 편향의 오류’에 빠져 ‘당위’와 ‘기대’에 부합하는 정보만 받아들이고, 이에 반하는 정보를 거부하면서 충분한 대응 시나리오를 준비하지 않았던 것이 아닌지 의심 가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우리 정부가 지금의 현실을 뒤집을 ‘히든카드’를 꼭 쥐고, 타이밍을 재고 있다고 믿고 싶다. zangzak@seoul.co.kr
  • 싱크탱크 간 외교거물들 정책보고서 브레인 활동

    싱크탱크 간 외교거물들 정책보고서 브레인 활동

    존 케리 전 미국 국무장관,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 대니얼 러셀 국무부 차관보의 공통점은? 이들은 모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국무부를 떠나 최근 워싱턴과 뉴욕의 저명 싱크탱크로 자리를 옮겼다.5일(현지시간) 워싱턴 외교가에 따르면 케리 전 장관과 블링컨 전 부장관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생사고락을 함께한 정무직 고위 관료로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물러났다. 그렇지만 직업 외교관 출신 아시아 전문가인 러셀 차관보는 후임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는데도 ‘오바마 정부 사람’으로 찍혀 8일까지만 국무부에서 근무한 뒤 자리를 옮기게 됐다는 후문이다. 이들이 새로운 둥지를 트는 곳은 브레인 역할을 하는 싱크탱크다. 케리 전 장관은 자신이 부장관으로 두고 같이 일했던 윌리엄 번스가 소장으로 있는 카네기국제평화연구원(CEIP)에서 ‘방문 저명 정치인’ 자격으로 분쟁 해결과 국제 환경 문제 등의 연구에 주력할 예정이다. 번스 소장은 성명에서 “국제 평화에 대한 케리의 헌신은 우리 연구원의 미션과 목적에 부합한다”며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그의 경험과 지혜, 외교력에 대한 믿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케리 전 장관도 성명에서 “카네기연구원과 함께 어려운 문제에 대한 새로운 대답을 계속 추구할 수 있어 흥분된다”고 전했다. 블링컨 전 부장관은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산하 외교정책연구소에서 ‘저명 학자’로 활동한다. 그는 2015년부터 최근까지 부장관을 맡아 활동하면서 한·미·일 3국 외교차관 회의를 주도하는 등 아시아 동맹 관계를 중시한 만큼 자신의 전공인 유럽뿐 아니라 아시아에 대해서도 연구 및 강의, 언론 기고 등 왕성한 활동을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정부 2기 때 3년 6개월간 동아태 차관보를 맡아 아시아 정책을 총괄해 온 러셀 차관보는 국무부를 떠나 4월부터 뉴욕에 본부를 둔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ASPI)로 자리를 옮겨 ‘전속 외교관 및 선임연구원’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ASPI 소장으로 있는 호주 총리 출신 케빈 러드가 러셀 차관보를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위 당국자 출신이 싱크탱크로 옮기는 이유는 싱크탱크가 정부·의회 등을 위해 정책보고서를 쓴다는 점에서 영향력이 막강하고 정권이 바뀔 때까지 다음 자리를 준비하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 소식통은 “싱크탱크와 정부 고위 당국자 출신의 조합은 정책적인 생각과 로비력까지 더해져 서로 ‘윈윈’할 수 있다”며 “싱크탱크가 이들을 적극 끌어들이는 이유”라고 전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헌책방 주인장의 유쾌한 책 박물관] 산업화 그림자에 뒤엉킨 절망과 구원

    [헌책방 주인장의 유쾌한 책 박물관] 산업화 그림자에 뒤엉킨 절망과 구원

    내가 기타를 처음 배우기 시작했을 무렵 가장 좋아했던 가수는 ‘해바라기’라는 남성 듀오였다. 가녀린 미성으로 사랑 노래를 주로 부르던 해바라기는 1980년대 큰 인기를 누렸다. 앨범도 여러 장 발표했는데 1985년에 나온 2집은 내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 타이틀곡인 ‘이젠 사랑할 수 있어요’를 시작으로 ‘어서 말을 해’, ‘모두가 사랑이에요’, ‘행복을 주는 사람’ 등 주옥같은 히트곡들이 여기에 모두 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때 얼마 되지도 않던 용돈을 아껴 모은 돈으로 구입한 해바라기 2집 LP를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 갖고 있다.#고운 선율에 이해할 수 없는 가사 해바라기 노래는 우선 멜로디가 쉽고 아름다워서 마음에 들었지만 그보다 앞서 리더인 이주호가 대부분 직접 쓴 가사가 내 감수성과 잘 맞았다. 그런데 2집 앨범에 들어 있는 곡 중에 유독 ‘갈 수 없는 나라’의 가사는 이해가 안 됐다. 사랑을 노래하는 대중가요에 ‘평화’, ‘정의’ 같은 생소한 단어가 들어 있는 것도 그랬지만 “네가 가 버린 갈 수 없는 나라”로 끝나는 노래 마지막 부분이 특히 이상했다. ‘갈 수 없는 나라’인데 어떻게 ‘네가 가 버린’ 것일까? 앞뒤가 안 맞는 가사다. LP 안에 함께 들어 있는 가사집을 보니 이 노래 가사는 이주호가 쓴 것이 아니었다. 조해일이라는, 처음 들어보는 사람이 작사한 것이다. 당시 나는 그 노래에 대해서 더이상 깊이 생각하지 않았고, 그저 이주호가 쓴 가사가 아니기 때문에 내게 감흥을 못 준 것이라고 치부해 버렸다. 그때로부터 시간이 많이 흘러 해바라기에 대한 기억은 조금씩 흐려졌다. 조해일이 다름 아닌 유명한 소설가라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도 나는 그것을 해바라기 노래와 연결시킬 생각은 얼른 하지 못했다. 우연히 발견한 ‘갈 수 없는 나라’라는 소설책을 읽고서야 그때 한쪽으로 치워 놨던 퍼즐 조각들을 다시 맞춰 볼 수 있게 됐다. 1970년대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어떤 말이 어울릴까? ‘군사정권’, 그리고 ‘산업화시대’일 것이다. 한편으로 문학과 영화, 음악의 시대이기도 했다. ‘천재 작가’라고 불리는 젊은 예술가들이 작품을 쏟아냈고 해마다 신기록을 경신하는 히트 영화들이 개봉했다. 생각해 보면 그때만큼 다양한 장르의 대중가요가 널리 사랑받던 때도 드물다. 조해일은 바로 그렇게 빛과 그림자가 공존하던 때 활동한 히트 작가 중 한 사람이다. 그래서인지 조해일이 쓴 소설을 보면 고도성장 시기 밝음과 어두움의 경계에서 벌어지는 암울한 현실을 폭로한 작품이 많다.많은 독자들이 조해일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우선 ‘겨울여자’라는 영화를 떠올릴 것이다. ‘겨울여자’는 조해일이 1976년에 발표한 장편소설로 바로 다음해에 영화로 만들어졌다. 소설과 함께 영화도 크게 성공했다. 연출은 1975년에 ‘영자의 전성시대’를 만들어 재능을 인정받은 김호선 감독이 맡았고, 소설가 김승옥이 각색해 시나리오를 썼다. ‘겨울여자’는 1974년에 개봉한 영화 ‘별들의 고향’보다 10만명 이상 많은 58만명이라는 관객 동원 신기록을 세웠다. 이 수치는 십여 년 후 임권택 감독의 ‘장군의 아들’이 나오기 전까지 깨지지 않았다.#유례없는 고도성장 속 안하무인 졸부 ‘갈 수 없는 나라’는 ‘겨울여자’의 성공 이후 1978년 중앙일보 지면을 통해 연재한 소설로 단행본은 1979년 삼조사(三潮社)에서 초판을 펴냈다. 표지 그림은 조병화 시인의 회화 작품으로 꾸몄다. 소설 내용은 당시 산업화 사회의 어두운 면을 그리고 있다. 이야기가 시작되면 안하무인식에 돈을 물 쓰듯 하고 자기들밖에 모르는 재벌 2세들이 등장한다. 이 패거리들은 모두 다섯 명이라 자신들을 ‘오인방’(五人幇)이라 부르며 호텔 나이트클럽에서 유흥을 즐긴다. 그 와중에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나이트클럽에서 오인방 중 한 명이 칼에 찔려 살해당한 것이다. 우연히 사건 현장을 목격한 신문기자와 형사가 범인을 밝혀내려 하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두 번째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이번에도 피해자는 오인방 중 한 명이다. 1970년대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고공 성장을 구가했다. 서울 곳곳에 아파트가 들어서고 말끔히 단장한 자동차 전용도로와 지하철 공사 구간 사이로 고층 건물이 하나둘씩 생겨났다. 제조업, 무역, 부동산으로 하루아침에 부자가 된 사람들이 많았고 그런 흐름에 합류하지 못한 사람들은 도시 외곽으로 밀려났다. 조해일의 소설은 바로 이런 시대상을 그대로 보여 준다.#포기할 수 없는 구원과 희망 소설은 인기가 좋아서 꾸준히 팔려 나갔고 1980년에는 윤두수의 연출로 연극 무대에 올려졌다. 이어서 1987년에는 MBC의 미니시리즈 드라마로 방영됐다. 여기서 다시 한번 해바라기가 부른 노래와 연결되는 지점이 있다. 소설에 나오는 ‘배수빈’이라는 인물의 직업은 가수다. 히트곡도 여럿 있고 재벌 2세 오인방의 재정 지원을 받아 연예계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갈 수 없는 나라’는 배수빈이 작사해 부른 노래다. 이야기 흐름상 중요한 부분이라 소설에는 노래 가사 전문이 그대로 나온다. 오래전에 만든 드라마라 직접 방송을 구해 확인하지 못했지만 이 장면에서 해바라기의 노래가 쓰이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해 본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다시 해바라기의 노래 ‘갈 수 없는 나라’를 들어 보니 노래 가사가 조금 더 뚜렷이 마음에 와닿는다. 더욱이 이 노래가 실린 LP 표지도 새롭게 보인다. 사진은 두 남자가 기타 가방을 들고 걸어가는 뒷모습을 담았다. 해바라기의 앨범이지만 정작 가수의 얼굴은 보여 주지 않는다. 낙엽을 밟으며 그들이 향하는 곳은 저 앞에 보이는 별장이다. 표지는 마치 해바라기 두 멤버보다는 이들을 맞이하는 별장이 주인공인 것처럼 보인다. 소설 ‘갈 수 없는 나라’에서 사건의 결말을 짓는 중요한 장소로 나오는 곳이 숲속의 별장이다. 그리고 노래 ‘갈 수 없는 나라’ 역시 간단한 생일축하 곡과 당시 규정이라 꼭 넣어야 했던 건전가요, 이렇게 두 곡을 제외하면 음반의 맨 마지막을 장식한다. 해바라기 2집 음반이 조해일의 소설 한 장면을 멋지게 보여 주고 있다고 생각하면 억측일지도 모르겠지만, 내겐 노래와 소설이라는 두 퍼즐 조각을 맞춰 볼 수 있는 멋진 경험이었다. 작가가 쓴 ‘갈 수 없는 나라’ 작품 후기 마지막 부분은 다음과 같다. “그러나 나는 완전히 절망할 순 없었다. 무언가 우리에게 구원의 여지가 남아 있다고 믿고 싶었다. 무언가 아직도 우리에겐 희망이 남아 있다고 믿고 싶었다….” 소설 속에서 오인방의 더러운 과거를 용감하게 파헤치는 인물은 경찰이나 정치인이 아니라 이렇다 할 힘이 없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루쉰의 말대로 대개 희망이란 그런 사람들이 함께 걸으며 만들어 가는 길이다. 우리들에게 이 믿음이 있는 한 정의와 평화가 있는 ‘갈 수 없는 나라’는 더이상 꿈속의 유토피아가 아니다. 윤성근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대표
  • [월드피플+] 두개골 없이 태어난 아기, 기적의 2년을 노래하다

    지난 2015년 8월 미국 플로리다주(州) 인근 한 도시에서 태어난 것 자체가 기적이라 불리는 아기가 세상에 나왔다. 이제는 정확히 2년 6개월을 살아온 아기의 이름은 잭슨 뷔엘. 한 소년의 탄생에 현지 언론이 주목한 이유는 잭슨이 선천성 무뇌증이라는 희귀질환을 갖고 태어났기 때문이다. 실제 태어날 당시 잭슨은 두개골 대부분이 없었으며 뇌도 단 20%만 남아있었다. 이같은 잭슨의 희귀 증상은 이미 초음파 검사를 통해 밝혀졌었다. 이에 담당 의사는 출산한다고 해도 수시간 혹은 수일 내에 사망할 것이라며 잭슨의 부모에게 중절 수술을 권유했을 정도. 그러나 부모인 브랜든과 브리티니는 크리스찬으로서의 믿음으로 그대로 아기를 출산했다. 아빠 브랜던은 “우리가 누구라고 아이 생명을 결정하겠느냐?”면서 “우리에게 주어진 그 아이는 신의 뜻인 것”이라고 밝혔었다.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태어난 아기가 바로 잭슨이다. 그로부터 2년 6개월이 흐른 최근, 놀랍게도 잭슨이 여전히 건강하게 살아있는 것은 물론 말도 조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잭슨이 살아남는다 해도 걷거나, 듣거나, 보거나. 말하지도 못할 것이라는 의사의 진단을 무색케한 셈. 아빠 브랜든은 "지난 2년여 시간 동안 하루하루가 힘들고 고통스러운 순간들이 많았다"면서 "이제 힘들었던 과거가 기쁨의 대답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잭슨이 보고 듣는 것은 물론 '엄마'와 '아빠', '사랑해'라는 말도 할 만큼 점점 상태가 좋아지고 있다"며 기뻐했다.   물론 잭슨의 상태가 이렇게 좋아진 이유는 부모의 헌신이 자리잡고 있다. 잭슨은 지금도 8명의 의사를 찾아다니며 정기적인 치료를 받고있으며 엄마 브리티니는 직장은 물론 개인생활도 사실상 포기했다. 그러나 엄마는 "잭슨은 우리 삶의 일부로 매일매일 완전히 지쳐버릴 정도로 사랑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아이를 사랑하는 그 자체가 커다란 기쁨을 준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탄기국 “2회 연속 500만명 참여”…계속되는 참석 인원 논란

    탄기국 “2회 연속 500만명 참여”…계속되는 참석 인원 논란

    16차 태극기집회를 주최한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이 지난 1일에 이어 2회 연속 500만명 이상이 운집했다고 주장하면서 참석 인원 부풀리기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촛불집회도 지난해말 광화문 광장 인근에 150만명 이상이 모였다고 밝힌 바 있다. 경찰은 현재 참석 인원에 대한 정치적인 논란에 불을 지피지 않겠다며, 참석 인원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4일 탄기국 관계자는 “삼일절에 열린 15차 집회에 500만명이 참석했는데 4일에는 이보다 많은 인원이 모였기 때문에 500만명 이상이 참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모두가 한마음으로 탄핵 각하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집회 현장에서 만난 고모(56)씨는 “집회에 참석하려고 부산에서 올라왔는데 500만명까지는 아니어도 200만명은 온 것 같다”며 “적어도 촛불집회보다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통상 자신의 생각과 믿음을 공고하게 만들고 싶어 집회의 인원을 과장하게 된다고 말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집회 참석 인원의 과장은 인지부조화와 편향을 공고하게 하기 위한 수단”이라며 “있는 그대로 믿기 보다 원하는 방향대로 믿는만큼 과장해서 보고, 그것이 사실이라고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공식적으로 “동시참가 인원을 추산하는 경찰과 달리 집회 주최 측은 오고 가는 사람들을 모두 합한 연인원으로 참가인원을 추산한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반면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500만명이 참석하려면 서울 인구(1020만 4057명)의 절반이 나와야 한다”며 “지난해 연말 촛불집회의 인원도 과장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참고로 경찰의 페르미 추정법은 집회 참가자가 3.3㎡(1평)당 앉으면 5~6명, 서 있으면 9~10명이 모일 수 있다고 가정하고 이를 면적과 곱해 참여자 수를 추정한다. 집회 인원 논란은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한 사람의 수가 오바마 전 대통령 때보다 적다는 분석을 두고 찬반 양측이 논쟁을 벌인 바 있다. 계속되는 참석 인원 논란이 언론 탓이라고 생각하는 시민도 있었다. 촛불집회부터 경찰의 발표보다 주최측의 주장에 무게를 두면서 집회의 내용보다 참여 인원이 세력을 대표하게 됐다는 것이다. 참석 인원 수를 통한 세대결이 헌재의 법적 판결에는 영향을 줄 수 있겠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찬반 양론이 엇갈렸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새영화> ‘아뉴스 데이’ 안느 퐁텐, 임신한 수녀들의 실화를 이야기하다

    <새영화> ‘아뉴스 데이’ 안느 퐁텐, 임신한 수녀들의 실화를 이야기하다

    “영화를 위해 두 번의 수녀원 생활을 경험했다. 이를 통해 얼굴, 몸짓, 그들의 모든 순간을 영화 속에 자연스럽게 담을 수 있었다” 영화 ‘아뉴스 데이’를 연출한 안느 퐁텐 감독의 말이다. 그녀는 “프랑스 의사의 노트에서 발견한 수녀들의 이야기에 강한 유대감을 느꼈다. 모성애와 믿음, 모두 다뤄보고 싶었던 주제들이었기에 주저 없이 선택했다”며 연출 계기를 밝혔다. 배우로 데뷔한 그녀는 1997년 ‘드라이 클리닝’으로 베니스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으며 활동영역을 넓혔다. 2013년 연출작 ‘투 마더스’를 통해서는 탁월한 영상미를 선보여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녀의 신작 ‘아뉴스 데이’는 1945년 폴란드, 임신한 일곱 명의 수녀들에게 찾아온 기적 같은 희망을 담은 감동 실화다. 실화를 모티브로 한 전작들을 통해 탄탄한 각본과 섬세하고 우아한 연출을 선보인 그녀가 신작 ‘아뉴스 데이’를 통해 언론과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안느 퐁텐 감독은 ‘아뉴스 데이’를 본 관객들이 “세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끔찍한 일에도, 반드시 희망이 있다는 것을 느끼길 원한다”고 전했다. 한편 “안느 퐁텐의 작품 중 가장 훌륭하다”(Variety), “그녀는 이 작품을 통해 감독으로서 놀랍도록 큰 성장을 이뤄냈다”(ImmigrantFilm) 등 해외 언론과 평단의 호평은 그녀의 성장을 궁금케 한다. 안느 퐁텐 감독의 신작 ‘아뉴스 데이’는 3월 30일 개봉 예정이다. 15세 관람가. 115분.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노주석의 서울살이] 남산 통행료의 진실

    [노주석의 서울살이] 남산 통행료의 진실

    “남산터널 통행료를 계속 내야 하나요?”라는 질문을 받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명색이 서울의 도시 문화를 공부하고, 40년 가까이 남산터널을 오가면서 통행료를 꼬박꼬박 물었지만 의문을 품지 않았다. 전기료를 전기세, 물값을 물세로 여기는 오랜 습속처럼 남산 통행료도 아예 통행세의 일종으로 여긴 탓이리라. 남산터널을 지나면서 동승자가 3명 이상이어서 통행료를 면제받을 때 공돈을 번 것처럼 기분이 좋았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영업소가 오히려 정체를 야기하는 것 같아 짜증이 났다. 통행료를 내지 않는 2호 터널이나 강변북로, 한강대교 같은 우회도로를 이용할 때는 남산 1, 3호 터널의 존재감을 잊었다. 솔직히 내가 낸 통행료가 도심교통 혼잡 완화에 이바지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진 적이 별로 없다. 통행료가 무서워서 1, 3호 터널을 우회하는 운전자가 몇 명이나 되겠나. 너나없이 내비게이션이 알려 주는 최단거리를 선택할 뿐이다. 전국 유일, 세계에서 몇 없는 희귀 제도는 존속돼야 하나. 혼잡통행료는 혼잡이라는 사회적 비용 발생의 직접 책임자인 운전자에게 물리는 차별적 이용료다. 1996년부터 지금까지 무려 3000억원의 혼잡통행료가 징수됐지만 거둔 통행료는 주머닛돈이 쌈짓돈이다. 어디에, 어떻게 사용했는지 용처를 알려 주지도 않는다. 효과는 있을까? 도심과 강남 쪽 양방향에서 통행료를 징수하는 이 제도는 도심 진입 억제와 혼잡 완화 취지와는 동떨어져 보인다. 차량 통행량은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하다. 늘어나지 않은 게 다행이다. 도심을 둘러싼 네 방향 중 남쪽 특정 구간만 차단해 놓고 통행료를 징수하는 것이 방책일 리 없다. 또 갖가지 명목의 면제 차량이 70%에 이르러 제도의 유지 근거를 의심케 한다. 돈 내는 사람만 바보인 셈이다. 서울시가 시행 20년간 통행료를 올리지 못한 채 속을 끓이는 까닭이다. 서울시민은 1970년과 1978년에 각각 준공된 터널의 건설비를 ‘진짜’ 통행료(100원)로 다 갚았다. 건설비 회수가 끝나자 1996년 혼잡통행료(2000원)로 이름만 바꿔 계속 징수하므로 말로만 수익자 부담 원칙이다. 돈 내려고 기다리고, 막혀서 기다리는 정체가 이어지면서 시민들의 짜증 섞인 불만이 불거진 지 오래다. 시민단체가 움직이고, 서울시의회나 서울시 산하 연구기관인 서울연구원이 개선책 마련을 촉구하는데도 서울시는 꿈쩍 않는다. 서울시는 교통혼잡통행료 징수의 법적 근거인 도시교통촉진법을 펼쳐 보기 바란다. 부과 지역의 지정 목적을 달성하면 그 지정을 해제해야 하고, 부과 지역 거주 주민들에 대해 감면 방안을 수립해야 하며, 부과 징수 때 전자식 징수 시스템을 설치해야 한다는 조항이 버젓이 살아 있다. 복지안동(伏地眼動)으로 시간을 보내려 한다면 자칫 이중과세의 조세 저항을 불러올 수도 있다. 남산터널이 건설된 것은 서울 강남북을 왕래하는 교통 편익 목적이 아니었다. 60~70년대 남북 간 체제안보 경쟁의 산물이자 ‘서울 요새화 계획’의 한 방편이었다. 서울시민 30만명을 긴급 대피시킬 방공시설로 만들어진 것이다. 교통 재원으로 20년을 우려먹었으니 이제 도낏자루를 내려놓을 때도 됐다. 서울시는 통행료 부과의 목적이 달성됐음을 시민들에게 정중하게 알리고, 통행료를 폐지해야 한다. 또한 남산터널을 거쳐 강북~강남을 최단거리로 걸어서 오갈 수 있도록 쾌적한 방진·방음 시설을 갖춘 터널 통행로를 만들 만하다. 특효약은 없다. 대중교통 이용과 걷기를 통해 운전대를 놓게 하는 게 상책이다.
  • 유키스 케빈 탈퇴 “계약 종료..다른 길 걷기로” 7인조→5인조

    유키스 케빈 탈퇴 “계약 종료..다른 길 걷기로” 7인조→5인조

    그룹 유키스 멤버 케빈이 팀에서 탈퇴한다. 소속사 NH미디어 측은 2일 오전 유키스의 공식 팬카페에 케빈의 계약 종료 및 팀 탈퇴에 대한 공식입장을 밝혔다. NH미디어 측은 “케빈이 2017년 3월을 끝으로 nhemg와의 계약을 종료 하게 되었습니다. 당사는 한 달이라는 기간이 남았지만 팬 여러분들에게는 먼저, 미리 알려드려야 옳다고 판단이 들어 공지를 올립니다”라고 글을 시작했다. 이어 “이런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게 되어 항상 응원해주시는 팬 여러분들께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멤버 케빈은 자신의 꿈을 펼치기 위해 다른 길을 걷기로 했으며, 당사와 멤버들은 그 선택을 존중하기로 했습니다”라며 “저희 회사 측은 현 유키스 6인으로는 마지막 팬분들과의 자리를 한국과 일본에서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당사 소속 그룹 유키스는 현재 5인 체제로 그룹 재정비를 진행 중이며, 변함없이 팬 여러분들에게 빛나는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올해 발매될 예정인 새로운 앨범 준비 작업 및 국내외 활동을 소화할 예정입니다. 중요한 사안인 만큼 신중한 선택을 내리기 위해 소식 전달이 늦어진 점, 그로 인해 팬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드리며, 마지막으로 팬 분들께서도 유키스 멤버들과 케빈 모두 응원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고 전했다. 유키스는 지난 2008년 7인조로 데뷔했다. 이후 2013년 멤버 동호가 팀에서 탈퇴하면서 6인조로 활동해왔다. <이하 유키스 케빈 탈퇴 공식입장 전문> 안녕하세요 nhemg입니다. 당사 소속 아티스트인 유키스 멤버 케빈이 2017년 3월을 끝으로 nhemg와의 계약을 종료 하게 되었습니다. 당사는 한 달이라는 기간이 남았지만 팬 여러분들에게는 먼저,미리 알려드려야 옳다고 판단이 들어 공지를 올립니다. 이런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게 되어 항상 응원해주시는 팬 여러분들께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멤버 케빈은 자신의 꿈을 펼치기 위해 다른 길을 걷기로 했으며,당사와 멤버들은 그 선택을 존중하기로 했습니다. 2008년 유키스로 데뷔하여 지난 9년간 처음부터 지금까지 성실하고 믿음직한 유키스의 멤버로서 활동해왔습니다. 신중한 선택을 내려야 하는 부분이기에 충분한 시간을 두고 많이 생각하고,논의 끝에 케빈의 뜻을 존중하기로 하였고, 유키스 멤버 탈퇴 및 당사와의 계약 종료라는 결론을 내게 되었습니다. 저희 회사 측은 현 유키스 6인으로는 마지막 팬분들과의 자리를 한국과 일본에서 가질 것입니다. 많은 분들께서 참석해주시어 저희 유키스와 홀로서기를 하는 케빈을 응원 부탁드립니다. 당사 소속 그룹 유키스는 현재 5인 체제로 그룹 재정비를 진행 중이며,변함없이 팬 여러분들에게 빛나는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올해 발매될 예정인 새로운 앨범 준비 작업 및 국내외 활동을 소화할 예정입니다. 중요한 사안인 만큼 신중한 선택을 내리기 위해 소식 전달이 늦어진 점,그로 인해 팬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드리며,마지막으로 팬 분들께서도 유키스 멤버들과 케빈 모두 응원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서울시의회 신언근의원 2017 대한민국 지방의회 의정대상 수상

    서울시의회 신언근의원 2017 대한민국 지방의회 의정대상 수상

    서울시의회 신언근 의원(더불어민주당,관악4)은 2월 28일, ‘2017 대한민국 지방의회 의정대상’을 수상했다. 신 의원은 초선 및 재선을 통해 ‘신림선 경전철 착공’, ‘289종점 이전’등과 같이 시민들에게 약속한 공약의 대부분을 주도적으로 이행했고, 주민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 서울시 행정에 민의가 담길 수 있게 노력했으며, 의미 있는 조례를 발굴하고 발의하여 지방자치의 발전에 기여한 점 등을 인정받아 이번 의정대상을 수상하게 된 것으로 알려진다. 신 의원은 수상 후 “시민의 한사람이라는 입장으로 서울시 집행부 및 시민과 소통하면 어려울 것도 불가능한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지방의회 의원들에 대한 시민의 인식을 재고시킬 수 있는 바른 의정활동을 하여 시민들에게 믿음과 기쁨을 줄 수 있도록 열정과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JJC지방자치TV에서 주최하고 대한민국지방의회의정대상조직위원회에서 주관하여 국회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이번‘2017 대한민국 지방의회 의정대상’시상식에서는, 전국 총 3692명의 지방의회 의원들 중 객관적이고 엄정한 심사기준에 따라 창의적이고 지속적인 노력으로 대한민국 지방의정의 혁신과 지역사회 발전에 탁월한 성과를 나타냈다고 인정된 단 100명의 지방의회 의원만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으며, 이 100명중 서울시의원은 신 의원을 포함한 단 2명뿐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류정한 황인영 결혼, “선물같은 사람 만났다” 속도위반 질문엔..

    류정한 황인영 결혼, “선물같은 사람 만났다” 속도위반 질문엔..

    배우 황인영(39)과 뮤지컬배우 류정한(46)이 결혼한다. 황인영과 결혼하는 류정한은 1일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에 자필 편지로 결혼 소식을 전했다. 황인영의 소속사 스타피그엔터테인먼트 관계자 역시 “오는 3월 13일 결혼식을 올린다. 교제 기간은 약 1년 정도다. 속도위반은 아니다”고 말했다. 류정한은 자필편지를 통해 “삼십대라는 나이에 그저 배우로서의 길만을 향해 지금까지 달려온 저에게 또 다른 사람 류정한의 삶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준 선물 같은 소중한 사람을 만나게 됐다”며 “그 사람과 가정이란 또 다른 행복을 꿈꾸려 한다”고 밝혔다. 또 황인영에 대해 “오랜 시간 한길만 바라보고 온 부족한 저에게 여유와 믿음, 소박한 희망을 가질 수 있게 해준 친구”라고 소개했다. 류정한은 1997년 뮤지컬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의 주인공 ‘토니’ 역으로 화려하게 데뷔한 이후 ‘오페라의 유령’, ‘지킬 앤 하이드’, ‘맨 오브 라만차’, ‘프랑켄슈타인’ 등 주요 작품에서 주역으로 활약해온 국내 정상급 뮤지컬 배우다. 지난해에는 데뷔 20주년을 맞아 뮤지컬 제작자로 변신했다. 1999년 영화 ‘댄스댄스’로 데뷔한 황인영은 드라마 ‘경찰 특공대’ ‘때려’ ‘연개소문’ ‘대왕세종’ ‘무림학교’ 등에 출연했다. <이하 류정한의 자필 편지 전문> 안녕하세요?! 건승정한 입니다. 어느덧 20년이라는 시간을 건승정한의 사랑과 관심 덕에 무대 위에서 배우로 살아갈 수 있었습니다. 작품마다 매 순간 배우로의 삶을 열정적으로 불태우게 해준 건승정한 식구들에게 가장 먼저 알리고 싶은 소식이 있어 이렇게 펜을 듭니다. 삼십대라는 나이에 그저 배우로서의 길만을 향해 지금까지 달려온 저에게 또 다른 사람 류정한의 삶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준 선물 같은 소중한 사람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사람과 가정이란 또 다른 행복을 꿈꾸려 합니다. 오랜 시간 한 길만 바라보고 온 부족한 저에게 여유와 믿음, 소박한 희망을 가질 수 있게 해준 친구입니다. 하나님의 축복 아래, 그리고 건승정한 식구들의 축복 속에 소박하고 조용한 예식을 올리려 합니다. 오랜 시간 저를 응원해준 건승정한 식구들에게 가장 먼저 이 소식을 전합니다. 이제 배우뿐만이 아닌 평온하고 소중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첫 걸음을 시작하려 합니다. 응원해주시고 격려해주시고 기도해주세요. 사랑하고 감사합니다. 사진 = 공식 사이트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이슬기의 러브앤더시티] #24. 다시 라라랜드에 부쳐

    [이슬기의 러브앤더시티] #24. 다시 라라랜드에 부쳐

    그가 했던 말 중에 가장 좋았던 말은 “덜 사랑했던 거지 뭐”였다. 내가 봐도 ‘라라랜드’의 그들, 미아와 세바스찬은 덜 사랑했음에 다름 아니었기 때문이다. 덜 사랑해서 헤어져 놓고, 왜 나중에 와서 상상하고 난리야. 실패한 연애담에 사람들이 흥분하는 이유를, 적어도 우리는 몰랐다. 우리는 덜 사랑하지 말고, 그들처럼 ‘잘 됐더라면’ 하고 상상하는 일 없이 지금! 여기! 현재! 실존하는 사랑을 만들어 보자고 다짐했다. 이렇게 잘 맞는 우리는 도통 싸울 일이 없을 것이며, 설사 싸운다 하더라도 ‘다 극복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었다. 그러나 그 다짐은 찰나에 그쳤다. ◆ 과연 ‘금사빠’는 ‘금사식’인가? “‘금사빠’는 ‘금사식’인가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금사빠’(금세 사랑에 빠지는 사람)는 ‘금사식’(금세 사랑이 식는다)이라는 명제가 정녕 사실인지는 묻는 것이다. 무교동 대표 ‘금사빠’인 기자는 그 명제에 어느 정도 공감을 한다. 금세 사랑에 빠지는, 이른바 사랑의 단거리 스프린터들은 장거리를 질주할 체력이 약할 가능성이 (아무래도) 높다.지난 연애에서, 나는 그와 찰떡 같았다. 소소한 공통점들은 모두가 다 데스티니였고, 어쩜 그렇게 나랑 같은 생각을 하는지 신기하기만 했다. ‘롱디(장거리 커플)’에도 불구하고, 기세 좋게 일주일에 두 세번은 꼭꼭 만났다. 그러나 막상 위기의 순간에 우리는 너무 취약했다. ‘데스티니’였던 그가 나와 맞지 않는 상황을, 나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네가 어떻게 나한테?” 라는 생각만 머릿속을 가득 채웠고, 그건 설명이 개입할 여지가 없는 부분이었다. 쉽게 끓어 올랐던 마음은 쉽게 식어 내렸다. ◆ “그냥 굳이 같이 있지 않아도 외롭지 않았대~” 연애의 마라토너들은 대체 어떻게 연애를 하나. 만나다 헤어졌다 다시 사귐을 반복하며 오래 질주(?)하는 커플들을 보면 확실히 서로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마라톤 주자들이 꾸준한 속도를 유지하며 중간에 물도 먹고, 땀도 닦으며 페이스 조절을 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슬러시에 많은 사례를 제공하는 김치트럼프(32·여)는 ‘비 온 뒤에 땅이 굳었다’는 친구 얘기를 했다. “대학 새내기 때부터 사귀다가 남자애가 군대가고, 여자애가 교환학생 가면서 자연스럽게 헤어졌어. 둘이서 각각 연애도 했지만, 친구 사이는 유지했지.” 그러다 여전히 서로에게 설렌다는 걸 발견한 둘은 다시 사귀었다. 그리고 남자는 취업을, 여자는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근데 회사 동료가 남자애한테 SNS로 들이대는 걸 보고 여자애가 짜증내다 또 헤어짐.” 8개월 후, 한국으로 입국한 여자는 마지막으로 한 번 만나고나 헤어지자며 다시 만났다. 근데 둘이 만나고서 눈물이 봇물처럼 터지고, 헤어질 수 없는 사이임을 확인했다고 한다. “그 이후론 비 온 뒤 땅이 굳 듯 롱디에 서로 적응한 느낌? 둘이 서로 사랑한다는 사실에 대해 굳은 믿음이 생기고 난 뒤부터는 그냥 굳이 같이 있지 않아도 외롭지 않았대.” 그 커플은 지난해 결혼했고, 결혼한 뒤에도 태평양을 건너 각자 미국-한국에 살고 있지만, 오랜 롱디의 맷집으로 잘 지내고 있다. 지인들 SNS에 많이 회자되는 김금희의 소설 ‘너무 한낮의 연애’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너의 허스키를 사랑해, 너의 스키니한 몸을 사랑해, 너의 가벼운 주머니와 식욕 없음을 사랑해, 너의 무기력을 사랑해, 너의 허무를 사랑해, 너의 내일 없음을 사랑해.” 허스키와 스키니한 몸까지는 취향이다치고, 무기력과 허무와 내일 없음까지 사랑한다는 건 대체 어떤 것일까. 나에 맞추지 않고, 그냥 있는 그대로의 너를 받아 들인다는 소릴게다. ◆ 함부로 평가할 수 없는, 미아와 세바스찬의 사랑 이제사 나는 라라랜드의 그들에 대해 함부로 ‘덜 좋아했다’고는 말 못할 것 같다. (나도 덜 좋아하지는 않았으니까!) 그들은 많은 이들에 영감을 주는 그들 나름의 사랑이 있었다. (라라랜드의 미덕은 그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사랑에 관한 많은 논의를 도출해냈다는 데 있다고 본다.) 그들의 사랑이 찰나였건, 서로의 꿈을 응원하는 동지애에 가까웠건 아무튼 그것은 사랑이었으니.이제는 좀 알겠다. 단순히 그들이 덜 사랑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먼 훗날이 흘러서도 미아가 만든 간판 ‘셉스’(SEB‘S)를 자신의 바에 걸어둔 세바스찬을 누가 ’금사식‘이라고 폄하할 수 있을까. 남의 사랑에 대해서는 역시 함부로 말하는 게 아니었다. 꼭 ’라라랜드‘가 아카데미 6관왕에 빛나서 하는 말은 아니다. 덧붙임: 지난주 슬러시는 한 주 휴재를 했습니다. ‘아무도 모르시겠지만 휴재였다’는 말이 걸려서 메일을 주신 독자 분도 있어 제가 눈물을 흘릴 뻔 하였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감사 말씀 드립니다.) 슬러시는 끊어질 듯 끊어질 듯 죽지 않습니다. 쭈~욱!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WBC] “필요하면 중간계투도 투입”… 전천후 끝판왕 합류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에 활력을 불어넣을 태세다. 메이저리그(MLB) 정상급 ‘클로저’로 우뚝 선 오승환은 지난 26일 마이애미와의 시범경기에 첫 등판한 뒤 곧바로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27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그는 취재진의 인터뷰를 피해 조용히 공항을 빠져나갔다. 28일 대표팀에 합류하는 오승환은 남은 세 차례 평가전 중 어느 경기에 나설지 정해지지 않았지만 1이닝 정도만 시험 등판할 예정이다. 앞서 그는 마이애미와의 시범경기에서 1이닝 동안 홈런 2방 등 3안타를 맞고 3실점했다. 한 경기 2홈런을 처음 맞아 머쓱하지만 WBC 대표팀 경기에 ‘보약’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오승환은 마운드가 허약한 대표팀에 천군만마나 다름없다. 대표팀 유일의 메이저리거다. 그는 한국과 일본 프로야구에서 특급 마무리로 활약한 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중간 계투로 시즌을 출발했지만 트레버 로즌솔이 부진한 틈을 타 마무리 자리를 꿰찼다. 지난해 6승 3패 19세이브, 평균자책점 1.92를 기록해 메이저리그 관계자를 놀라게 했다. 오승환의 대표팀 합류도 극적으로 이뤄졌다. 해외 원정도박 파문으로 벌금 1000만원을 낸 그를 둘러싸고 WBC 출전에 논란이 일었다. 당초 김인식 감독은 예비 엔트리에서 오승환을 제외했지만 대표팀 전력에서 꼭 필요하다고 판단해 부담을 안고 최종 엔트리에 넣었다. 김 감독은 최근 “오승환을 가장 뒤에 나오는 투수로 구상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확실하게 상대를 눌러야 한다고 판단하면 중간 계투로 투입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힘겹게 대표팀에 승선한 오승환이 김 감독의 믿음과 팬들의 기대에 부응할지 관심이 쏠린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20년 정치여정서 단 한 번도 부정·부패 연루된 적 없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27일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서면진술을 통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국회의 탄핵소추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변호인인 이동흡 변호사가 대독한 서면진술에서 박 대통령은 “국가와 국민을 위한 신념으로 펼쳐온 정책이 저와 특정인의 사익 의혹에 사로잡혀 부정한 것처럼 인식되는 현실이 참담하다”며 국정농단 의혹을 부인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인간에 대한 예의와 배려가 있으며 결과에 대한 정당성 못지않게 그 과정의 정당성이 보장되는 것이 대한민국의 미래와 역사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헌재 재판부에 탄핵안 기각을 요청했다. 다음은 박 대통령 서면진술 요지. 1998년 보궐선거를 통해 정치에 입문한 뒤로 대통령에 취임해 지금에 이르기까지 단 한순간도 개인의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국가와 국민을 생각하면서 최선을 다해 바른 정치를 펴려 노력해 왔다. 20여년 정치 여정에서 단 한번도 부정·부패에 연루된 적이 없다.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일이라는 신념으로 펼쳐 온 정책이 저와 특정인의 사익을 위한 것이라는 의혹에 사로잡혀 부정한 것처럼 인식되는 현실이 참담하다. 최순실은 40여년간 가족들이 챙겨줄 옷가지 등 소소한 것들을 챙겨주며 도와준 사람이다. 국민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때 이해하기 쉽고 공감할 수 있는 표현을 최씨에게 물어본 적 있다. 최순실은 그 어떤 사심을 내비치거나 부정한 일에 연루된 적이 없고, 이로 인해 믿음을 가진 건데 저의 그런 믿음을 경계했어야 하는 늦은 후회가 든다. 최순실에게 인사·외교와 관련될 수 있는 많은 문건을 전달하고 국정 농단하게 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최순실로부터 추천받아 공직자를 임명한 사실도 없다. 최순실을 포함해 어느 특정인의 사익에 협조하지 않았고 공무원을 면직한 것도 추호도 없다. 최순실과 주요 정책이나 외교 문제를 상의하는 것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모금은 한류를 확산하고 체육인재 양성을 통해 국위를 선양하고 국가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통해 기업에도 도움이 되고 일자리가 창출돼 서민 경제에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다. 그렇게 좋은 뜻을 모아 설립한 선의가 제가 믿은 사람의 잘못으로 인해 왜곡되고 우리나라 유수 기업 관계자들이 검찰과 특검에 소환돼 장시간 조사를 받고 급기야 국가 경제에 헌신한 회장이 뇌물 공여 혐의로 구속되는 걸 보고 마음이 아프다. 삼성뿐 아니라 어떤 기업으로부터 부정 청탁을 받거나 이를 들어준 게 없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서는 당일 저는 관저 집무실에서 국가 안보실과 정무수석실로부터 사고 상황을 지속적으로 보고받고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할 것을 독려했다. 당일 제가 관저에서 미용 시술을 받았다거나 의료 처치를 받은 것이 아니냐고 주장하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저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을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돌아보면 대한민국 대통령의 소명을 다하기 위해 보낸 시간들은 국민과의 약속을 실천하기 위한 시간이고, 그 과정에서 아쉬움이 많지만 국민 여러분과 함께해서 행복했다. 이번 사건을 겪으면서 주변을 살피며 관리하지 못한 불찰로 국민들 마음을 상하게 한 것이 아쉽다. 앞으로 어떤 상황이 오든 우리 국민을 위해 지금의 혼란이 조속히 극복되도록 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남이 지킨 선의의 약속까지 왜곡돼서는 안 된다. 헌재 재판관 여러분의 현명한 판단과 혜량을 부탁드린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전문] 박근혜 대통령 헌재 탄핵심판 최후진술 의견서

    [전문] 박근혜 대통령 헌재 탄핵심판 최후진술 의견서

    박근혜 대통령은 27일 오후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최종변론에서 자신이 직접 작성한 의견서를 대리인 이동흡 변호사를 통해 대신 낭독하는 형태로 최후진술을 했다. 다음은 이 변호사가 대독한 박 대통령의 최후진술 전문. 대통령 의견서1. 들어가며존경하는 헌법재판관 여러분먼저, 국내외의 어려움이 산적한 상황에서 저의 불찰로 국민들께 큰 상처를 드리고, 국정운영에 부담을 더하고 있는 것을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저는 최종변론을 준비하면서, 지난 4년의 대통령 재임기간을 돌이켜보았습니다. 부족한 점도 많았고, 제 스스로도 만족하지 못했던 순간들도 있었습니다. 여러분이 아시다시피, 저는 지난 1998년 대구 달성군 보궐선거를 통해 정치에 입문을 하였습니다. 그 날 이후 대통령으로 취임하여 지금에 이르기까지 단 한 순간도 저 개인의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오로지 국가와 국민만을 생각하며 최선을 다해 바른 정치를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2004년 3월 한나라당의 대표최고위원으로 당선된 후 가장 먼저 여의도 공터에 천막당사를 설치하였고, 총선 이후에는 국민들께 드렸던 약속대로 당사를 매각하고, 천안 중앙연수원을 국가에 헌납하면서 약속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 드렸습니다. 저는 ‘정치는 현장에 있어야 한다.’라는 신념아래 시장, 공장, 노숙자 쉼터, 결식아동 공부방 등 소외되고 어려운 서민들을 직접 찾아가서 그들의 목소리를 들었고, 지하 3,300미터의 갱도까지 내려가서 광부들의 어려움을 살폈으며, 중소기업인들과 재래시장 상인들의 애로사항은 더욱 세심하게 챙겼습니다. 저는 무엇보다도 이런 현장방문이 ‘얼굴비치기’가 아니라, 실질적인 ‘삶의 질’의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현장의 의견을 반영하여 정책을 수립하고 법안과 예산으로 마무리하는 일련의 과정을 꼼꼼히 챙겼습니다. 민생현장에서의 약속들을 하나하나 기록하여 직접 점검했고, 2006년에는 대한민국 정치사에서는 처음으로 국민들께 드렸던 약속들이 ‘어느 정도 단계에 와 있는지, 아직 실천하지 못한 것은 어떤 것이며, 왜 그렇게 되었는지’를 정리한 ‘대국민약속실천백서’를 발간하였습니다. 제가 이러한 약속실천 백서를 발간했던 이유는 ‘신뢰할 수 있는 사회와 선진국으로 인정받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얼마만큼 책임질 수 있는 약속을 했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했는가?’ 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고, 국민과의 약속을 실천하는 데는 ‘협상’이 아니라 ‘노력’이 필요하다는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대통령으로 취임한 후, 국민들께 드렸던 ‘경제부흥, 국민행복, 문화융성, 통일기반조성’ 등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 왔습니다. 국민들의 믿음에 배신을 할 수 없다는 저의 약속과 신념 때문에 국정과제를 하나하나 직접 챙기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마음으로 국정을 수행해왔습니다. 어려운 국제여건에서도 우리 기업들의 활력을 되찾아주기 위해 과감하게 규제를 풀고 엄청난 투자를 해 왔으며, 북한의 위협과 주변국들의 갈등 속에서도 대한민국의 안보를 지키고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밤낮없이 노력을 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국가와 국민을 위한 일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펼쳐왔던 많은 정책들이 저나 특정인의 사익을 위한 것이었다는 수많은 오해와 의혹에 휩싸여 모두 부정한 것처럼 인식되는 지금의 현실이 너무나 참담하고 안타깝기만 합니다. 저는, 정치인의 여정에서, 단 한 번도 부정과 부패에 연루된 적이 없었고, 주변의 비리에도 엄정했습니다. 최순실을 비롯한 주변사람들의 잘못된 일 역시, 제가 사전에 조금이라도 알았더라면 , 누구보다 앞장서서 엄하게 단죄를 하였을 것입니다. 이제, 저는 구체적인 사실관계나 법리적인 부분은 저의 대리인단에서 충분히 말씀드렸고 또한 최종적으로 정리해서 말씀을 드릴 것으로 알고 있기에, 탄핵심판의 피청구인이자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탄핵심판의 마지막 변론기일을 맞아, 소추사유에 대한 저의 생각을 말씀드림으로써 최후의 변을 하고자 합니다. 2. 공무상비밀누설, 인사권 남용에 대하여 먼저 이번 사태의 발단인 최순실과 저의 관계, 그리고 그로부터 파생된 공무상비밀누설, 국정농단 의혹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여러분들도 잘 아시듯이 어렵고 아픈 시절을 보내면서 많은 사람들이 등을 돌리는 아픔을 겪었었습니다. 최순실은 이런 제게 과거 오랫동안 가족들이 있으면 챙겨 줄 옷가지, 생필품 등 소소한 것들을 도와주었던 사람이었습니다. 저는 18대 대통령 선거 등을 치루면서 전국의 수많은 국민들에게 저의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각종 연설의 중요한 포인트는 보좌진과 의논하여 작성을 하였지만, 때로는 전문적인 용어나 표현으로 인해 일반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말하는 사람의 진심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경우도 가끔 경험을 하였습니다. 그러한 연유로, 저는 국민들이 들었을 때 이해하기 쉽고, 공감할 수 있는 표현에 대해 최순실의 의견을 때로 물어본 적이 있었고, 쉬운 표현에 대한 조언을 듣기도 하였습니다. 그동안 최순실은 제 주변에 있었지만, 그 어떤 사심을 내비치거나 부정한 일에 연루된 적이 없었고, 이로 인해 제가 최순실에 대하여 믿음을 가졌던 것인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저의 그러한 믿음을 경계했어야 했는데 하는 늦은 후회가 듭니다. 하지만, 제가 최순실에게 국가의 정책사항이나, 인사, 외교와 관련된 수많은 문건들을 전달해 주고, 최순실이 국정에 개입하여 농단할 수 있도록 하였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정부의 각료나 공공기관장 등의 인선의 경우, 여러 경로를 통해 적임자를 추천을 받아, 체계적이고 엄격한 검증절차를 거쳐 2, 3배수의 후보자로 압축이 되면, 위 후보자들 중에서 적임자를 최종적으로 낙점을 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인사에 대한 최종적인 결정권자는 대통령이고 그 책임 역시 대통령의 몫입니다. 떠도는 의혹처럼 어느 한 개인이 좌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일부 공직자 중 최순실이 추천한 인물이 임명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으나, 저는 최순실로부터 공직자를 추천받아 임명한 사실이 없으며, 그 어떤 누구로부터도 개인적인 청탁을 받아 공직에 임명한 사실이 없습니다. 또한 공무원에 대한 임면권자로서,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성실히 수행하지 못하거나 공직자로서의 능력이 부족하거나, 비위 등이 있는 경우 정당한 인사권을 행사하여 당해 공무원들에 대해 책임을 물은 사실은 있으나, 최순실을 포함한 어느 특정인의 사익에 협조하지 않는다 하여 아무런 잘못이 없는 공무원들을 면직한 사실은 추호도 없습니다. 최순실은 오랫동안 유치원을 운영한 경험은 있지만, 국가 정책이나 외교 분야에 전문성이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인 제가 그와 같은 최순실에게 국가의 주요 정책이나 외교 문제를 상의해서 결정한다는 것은 애초부터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입니다. 3. 재단법인 미르, 재단법인 케이스포츠 설립·모금에 대하여 무엇보다도, 저는 재임 중에 기업 활동을 옭아매는 규제를 풀어 어느 나라보다 자유로운 기업 활동을 보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으며, 기업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엄격하게 자제해 왔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한정된 예산만으로는 모든 정부 시책을 추진하기는 어렵고, 민간기업의 자발적 참여와 협조가 반드시 필요한 분야도 있습니다. 저는 대통령에 당선되기 전부터 창조경제의 중요성을 역설해왔고, 문화융성을 통하여 한류를 확산하고 체육인재양성을 통하여 국위를 선양하여 국가의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면, 기업에도 이익이 되고, 이로 인해 일자리도 창출되어, 경제에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세계경제가 제조업 성장의 한계에 부딪힌 현 시점에서, 문화는 미래의 대한민국을 지탱해 줄 중요한 고부가가치의 산업이라 여겼으며, 한 나라의 정신이자, 소프트웨어라고 생각을 했고, 그래서 문화와 체육 분야의 성장을 위해 기업들의 투자를 늘 강조해 왔습니다. 기업인들도 ‘한류가 세계에 널리 전파되면 기업의 해외 진출이나 사업에 도움이 된다’며 저의 정책 방향에 공감해 주셨고, 그래서 저는 전경련 주도로 문화재단과 체육 재단이 만들어진다는 소식을 관련 수석으로부터 처음 들었을 때, 기업들이 저와 뜻에 공감을 한다는 생각에 고마움을 느꼈고, 정부가 도와 줄 수 있는 방안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도와주라고 지시를 하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좋은 뜻을 모아 설립한 위 재단들의 선의가, 제가 믿었던 사람의 잘못으로 인해 왜곡되고, 이에 적극 참여한 우리나라 유수의 기업관계자들이 검찰과 특검에 소환되어 장시간 조사를 받고, 급기야는 국가경제를 위해 노력해오던 글로벌 기업의 부회장이 뇌물공여죄 등으로 구속까지 되는 것을 보면서 너무나 가슴이 아팠습니다. 대통령으로서 국가경제를 위해 세계를 상대로 열심히 싸우고 있는 우리 기업들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비난과 질시의 대상으로 추락하게 하고, 기업들이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고 국가발전에 공헌한다는 차원에서 공익적 목적의 재단법인에 기부한 것을, 뇌물을 제공한 것으로 오해받게 만든 점은 너무 안타깝습니다. 저는 그간 누누이 말씀드린 것처럼, 공직에 있는 동안은 저 자신을 철저하게 관리하여 어떠한 구설도 받지 않으려 노력해 왔으며, 삼성그룹의 이재용부회장은 물론 어떤 기업인들로부터도 국민연금이든 뭐든 부정한 청탁을 받거나 이를 들어준 바가 없고, 또한 그와 관련해서 어떠한 불법적인 이익도 얻은 사실이 없습니다. 4. 중소기업 특혜, 사기업 인사 관여 의혹에 대하여 대통령이 특정 중소기업의 납품이나 수주를 도왔다거나, 사기업의 인사에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20대 초반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를 도와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대행했을 때부터 청와대에 들어온 민원을 점검하고 담당부서들이 잘 처리하고 있는지를 일일이 확인해야만 마음이 놓였으며, 영세한 기업이나 어렵고 소외된 계층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것이 국가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 첫 경제일정이 중소기업중앙회를 방문한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평소에도 우수한 기술을 갖춘 중소기업들이 국내외에 제품을 납품할 수 있는 기회 한 번 제대로 잡지 못하고 소중한 기술이 사장되는 것을 안타까워했었고, 그럴 때마다 합법적 범위 내에서 지원할 방안을 찾도록 관련 부서에 요청하였습니다. 대통령이 귀찮아하지 않고 우수한 중소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적극적으로 해결해 주는 것이 올바른 국정 수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대통령으로서 국정을 수행하면서 현장을 방문했을 때, 중소기업들의 민원이나 지원 건의가 있으면 작은 부분이라도 챙겨주어야 하는 것이 대통령의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을 하고 관련 부서에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이를 지원할 방안을 찾도록 지시를 하였던 것입니다. 이는, 결코 누군가의 부정한 청탁을 위해서, 또는 누군가에게 개인적인 이권이나 이익을 주기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최순실이 제게 소개했던 ‘KD코프레이션’이라는 회사의 자료도 이러한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을 도와주려고 했던 연장선에서 판로를 알아봐 주라고 관련수석에게 전달을 하였던 것이며, 위 회사가 최순실의 지인이 경영하는 회사이고 최순실이 이와 관련하여 금품을 받은 사실은 전혀 알지도 못했으며, 상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사기업의 인사에 관여하였다는 부분에 있어서도, 제가 추천을 했다는 사람 중 일부는 전혀 알지도 못하며, 제가 도움을 주려고 했던 일부 인사들은 능력이 뛰어난 데 이를 발휘할 기회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하여 능력을 펼칠 기회를 알아봐주라고 이야기했던 것일 뿐, 특정 기업의 특정 부서에 취업을 시키라고 지시한 사실은 없습니다. 5. 언론자유 침해 2014. 11.경 세계일보에서 ‘정윤회 국정 개입은 사실’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하였고, 이후 그 근거로 청와대에서 작성된 감찰보고서를 공개하였습니다. 이 보도 이후에, 저는 같은 해 12. 초순경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기초적인 사실 확인조차 하지 않은 채 외부로 문건을 유출하게 된 것은 국기문란’이라는 취지로 발언한 사실이 있습니다. 이는, 당시 청와대의 비밀문건이 외부로 유출되어 보도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것은 공직기강 차원에서 큰 문제라는 인식하에 이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취지였을 뿐, 세계일보에 보도 자제를 요구하거나 언론의 자유를 침해할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 후 검찰수사를 통해 세계일보가 보도한 ‘정윤회가 국정에 개입하고 있다’라는 취지의 문건내용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그 후 저의 비서진들에게 세계일보 조한규 사장의 해임을 요구하도록 지시를 하거나, 이를 알면서도 묵인한 사실이 없습니다. 6.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하여 세월호 침몰 사고 당일, 저는 관저의 집무실에서 국가안보실과 정무수석실로부터 사고 상황을 지속적으로 보고를 받았고, 국가안보실장과 해경청장에게 ‘생존자 구조에 최선을 다하고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고 수 회에 걸쳐 지시를 하였습니다. 다만, 재난, 구조 전문가가 아닌 대통령이 현장 상황에 지나치게 개입할 경우 구조 작업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체계적인 구조 계획의 실행에 방해만 된다고 판단을 하여 구조상황에 대한 진척된 보고를 기다렸습니다. ‘전원구조’라는 연이은 언론의 보도 및 관련부서로부터 받은 통계에 오류가 있는 보고로 인해 당시 상황이 종료된 것으로 판단을 하였다가, 전원구조라는 보도가 오보이고 피해 상황이 심각하다는 정정 보고를 받은 후에는 즉시, 중대본 방문을 지시하였고, 관계공무원들에게 “단 1명의 생존 가능성도 포기하지 말고 동원 가능한 모든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여 보다 세밀한 수색과 구조에 최선을 다하고, 피해 가족들에게 도움이 될 조치라면 조금도 망설이지 말고 적극 협조하여, 사고 현장의 가족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살펴 달라”고 지시하는 등, 구조와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할 것을 독려하였습니다. 일각에서, 당일 제가 관저에서 미용시술을 받았다거나 의료처치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7. 마치며 저는 정치인으로서 지켜야 할 가치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과 한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고 믿고 살아왔습니다. 대통령으로 취임한 그 날부터 국민과의 약속을 실천하기 위해 저의 모든 시간과 노력을 쏟아 일해 왔습니다. 저는 이 땅의 모든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꿈을 펼쳐 나갈 수 있고, 모든 젊은이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자신들이 원하는 직장을 가질 수 있는 길을 열어주어, 우리 후손들이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풍요로운 나라를 만드는 것이, 이 나라의 정치인으로서 그리고 대통령으로서 책임지고 해야 할 사명으로 생각하였고, 이를 이룰 수 있다는 확신과 믿음을 가지고 혼신의 노력을 다해왔습니다. 땀 흘린 만큼 보상받고, 노력한 만큼 성공하는 나라, 법과 원칙을 지키는 사람들이 성공하는 상식이 통하는 그런 나라를 만드는 것이 저의 소명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돌아보면,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제게 주어진 소명을 수행하기 위해 보낸 지난 시간들은 국민과의 약속을 실천하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이번 사건을 겪으면서 주변을 제대로 살피고 관리하지 못한 저의 불찰로 인해 국민들의 마음을 상하게 해 드린 점에 대하여는 다시 한 번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하지만, 지금껏 제가 해 온 수많은 일들 가운데 저의 사익을 위한 것은 단 하나도 없었으며, 저 개인이나 측근을 위해 대통령으로서의 권한을 행사하거나 남용한 사실은 결코 없었습니다. 다수로부터 소수를 보호하고 배려하면서, 인간에 대한 예의와 배려가 있으며, 결과에 대한 정당성 못지않게 그 과정과 절차에 대한 정당성이 보장되는 것은 대한민국의 미래와 역사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앞으로 어떠한 상황이 오든, 소중한 우리 대한민국과 국민들을 위해 갈라진 국민들의 마음을 모아 지금의 혼란을 조속히 극복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 나가겠습니다. 헌법재판관님들의 현명한 판단과 깊은 혜량을 부탁드립니다. 2월 27일 대통령 박근혜.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朴대통령 “연설문 유출, 일반인 시각 반영 위해”

    朴대통령 “연설문 유출, 일반인 시각 반영 위해”

    박근혜 대통령은 ‘비선 실세’ 최순실씨에게 연설문을 유출했던 이유는 단순히 조언을 구하기 위해서였다고 27일 주장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헌재에서 열린 탄핵심판 최종변론에서 의견서를 통해 “최씨는 지난 40여년 동안 가족들이 있으면 챙겨줄 옷가지나 생필품 등을 챙겨주며 도와줬던 사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18대 대선에서 보통국민이 이해하기 쉽고 공감할 수 있는 표현에 대해 최씨에게 조언을 들었을 뿐”이라고 주장하며 다만 조언을 구하는 과정에서 신중하지 못한 과실이 있다고 사과했다. 박 대통령은 “최씨에 대한 믿음을 가졌던 것”이라며 “돌이켜보면 그런 믿음을 경계했어야 했는데 늦은 후회가 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퍼블릭 IN 블로그] 도대체 얼마나 비싼 밥 먹고 싶어서…

    경제 부처를 중심으로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령을 개정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합니다. 식사비와 선물, 경조사비의 현행 한도인 ‘3만·5만·10만원’ 룰을 완화하는 방향이 많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음식점 소상공인과 농축수산 업계의 어려움을 반영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를 바라보는 일반 국민들의 시선은 차갑기만 합니다. 법이 정착되기도 전에 ‘경제 살리기’를 핑계로 바꾸려는 생각만 한다는 것이죠. 국민권익위원회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보완 방안을 검토하라”는 지시에 난색을 표하는 주된 이유입니다. 기자가 만난 택시기사 A씨는 “나 같은 사람도 법의 취지를 알고 있는데, 똑똑한 분들이 잘 모르는 것 같아. 김영란법에서 말하는 3만·5만·10만원은 이 한도 내에서 밥을 얻어 먹고 선물을 받으라는 것이 아니라 자기 밥값은 자기가 내고 선물도 주거나 받지 말라는 의미 아니냐”고 했습니다. 초등학생과 중학생 자녀를 둔 주부 B씨는 “예전엔 아이들 담임 선생님을 만나러 갈 때 조그만 ‘성의 표시’를 안 하면 마음이 불안했는데 지금은 그런 게 없어 좋다”고 전했습니다. 경기 안양시의 중견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C씨도 “축산·화훼 농가만 힘든 건 아니다. 온 국민이 어렵다. 김영란법은 우리 사회의 만연한 부정부패를 뿌리 뽑기 위해 불편하더라도 한 번 해보자는 건데, 어렵다고 해서 특정 업종이나 집단을 빼주면 법이 누더기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인터넷에서는 더 거칠고 날것인 생각들이 그대로 쏟아집니다. 청탁금지법 개정에 대한 기사가 나오면 ‘도대체 얼마나 비싼 밥을 먹고 싶어서 그러느냐’는 투의 댓글이 많게는 수천개가 붙습니다. 물론 이들의 의견이 국민 여론을 대변한다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특정 계층이나 직업군의 부정부패에 대한 반감이 크다는 것은 잘 보여 줍니다. 밥값의 한도마저 법으로 정한 씁쓸함보다 그래야 비리를 저지르지 않을 것이라는 국민의 믿음이 더 무섭게 다가옵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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