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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직도 히잡만 보이나요

    아직도 히잡만 보이나요

    지구촌에 깃들어 사는 75억명 가운데 무슬림은 23%인 15억 9000만명으로 추산된다. 우리는 무슬림의 절반인 여성 8억명이 종교·사회문화적 억압 아래 스포츠의 즐거움을 마음껏 누리지 못한다고 막연히 여긴다. 히잡(머리카락과 목을 가리는 두건)이나 니캅(눈만 빼고 전신을 가리는 복장) 아래 뭔가 비밀스러운 것을 숨기고서 말이다. 하지만 시나브로 무슬림 여성들은 굴레를 벗어버리고 스포츠를 통해 건강한 삶을 누리기 위해 달리고 있다. 종목별로 무슬림 여성이 얼마나 진출해 있는지, 그들을 가로막는 걸림돌은 어떤 게 있는지 등을 살펴본다.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무슬림 여성 선수들이 따낸 메달이 14개나 된다. 유도 금메달, 레슬링 은메달과 동메달 1개씩, 태권도 동메달 4개, 펜싱 1개 등이다. 튀니지 대표로 펜싱 동메달을 목에 건 이네스 부바크리는 메달을 모든 아랍 여성에게 헌정하며 자신의 승리가 “여성들이 (그곳에도) 존재하며 사회에서 각자의 지위를 갖고 있다는 메시지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히잡을 쓴 선수들이 1996년 애틀랜타대회 전까지는 올림픽 무대에 설 수 없었던 점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무슬림 금식기인 라마단과 겹친 2012 런던올림픽의 일부 경기를 오전에 배치해 무신경하다는 비난을 들었다. 국제농구연맹(FIBA)은 12㎝ 이상의 머리띠를 쓰지 못하게 해 히잡을 착용한 무슬림 여성들의 출전을 막다가 카타르 대표팀이 2014 아시안게임 출전을 포기하고 철수하자 지난 5월에야 규정을 없앴다. 국제축구연맹(FIFA)도 히잡을 금지해 2011년 이란 대표팀이 올림픽 예선 출전을 포기하게 만들었다. 히잡을 쓰면 질식이나 심장마비 등 위험을 초래한다는 얼토당토않은 얘기도 늘어놓았다. 그러다 여러 업체들이 스포츠 히잡 개발에 나서자 FIFA는 그제야 금지 규정을 지웠다.테니스와 축구, 배구, 농구, 유도와 역도 등에서 괄목할 만한 기량을 보인 이들이 많다. 네 차례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에서 우승하며 세계랭킹 15위까지 올랐던 이란계 프랑스 선수 아라바네 레자이와 인도 출신으로 복식에서 40차례 우승하며 2015년 세계 1위에 오른 사니아 미르자가 대표적이다. 미르자는 짧은 치마를 입어 인도 무슬림 성직자로부터 거친 비난을 듣기도 했다. 2007 FIFA 여자월드컵 우승을 이끈 독일 미드필더 파트미레 알루시 바이라마이와 프랑스 여자축구 대표팀의 제시카 우아라 도뫼는 지금도 명성이 드높다. 터키와 아제르바이잔, 알제리와 튀니지 여자배구는 국제대회에서 번갈아 우승하는 강호다. 리우올림픽 비치발리볼의 이집트 대표 도아 엘고바시는 반바지와 어깨를 또렷이 드러낸 셔츠 등으로 뭇남성의 눈을 붙들어 맸다. 고교에서 3000득점 이상 기록한 빌키스 압둘 카디르 등은 미국대학체육협의회(NCAA) 대회에 나서기 위해 FIBA에 압력을 넣어 결국 이 규정을 폐기시켰다. 하지만 카디르 등은 돈벌이로 운동을 해선 안 된다는 신념을 좇아 프로 데뷔를 마다했다.펜싱도 무슬림 여성들이 선호하는 종목이다. 미국 선수로는 처음 히잡을 쓰고 리우올림픽에 나선 입티하지 무함마드는 옷차림에 신경쓰지 않아도 돼 펜싱을 택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녀는 “돈 있는 사람들을 위해 존재하는 하얀 스포츠에 경종을 울리고 싶어 올림픽에 출전했다”고 사자후를 터뜨렸다. 무슬림 인구가 절대적인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 등에서는 크리켓이 크게 인기를 끄는데 긴 치마와 긴소매 옷을 입고 신체 접촉도 적은 편이라 여성들에게 맞춤한 종목으로 여겨진다. 이란 대표팀이 2009년 만들어지자 이듬해 나르게스 나푸티가 싱가포르대회에 심판으로 참가해 최초로 스포츠 때문에 홀로 여행한 이란 여성으로 기록됐다. 하지만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워낙 반대가 심해 2010년 결성한 대표팀이 2014년까지 잠자는 상태였다.달릴라흐 무함마드는 리우올림픽 육상 여자 400m허들에서 미국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그녀의 부모는 “딸의 성공이 무슬림의 믿음, 규율과 재능에 터잡은 것”이라고 말해 주목을 받았다. 이 밖에도 에나스 만수르, 디나 엘타바, 시누나 살라 알합시 카리만 아불리자다옐, 가미야 유수피, 술라이만 파티마 다흐만 등이 이름난 육상 선수다.2011년까지도 역도는 무릎과 팔꿈치를 드러내는 경기복 탓에 무슬림의 참여가 제한됐다. 그래서 쿨숨 압둘라(미국)는 머리와 팔다리를 가리게 한 채 경기하게 해 달라고 국제역도연맹(IWF)에 청원해 뜻을 이뤘다. 그 결과 리우올림픽에서 자지라 자파쿨(카자흐스탄), 스리 와유니 아구스티아니(인도네시아), 사라 아흐메드(이집트) 등이 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흐메드는 아랍 여성 최초로 역도 동메달을 따냈다. 남자역도 강국인 이란은 2011년에야 여자선수의 등록과 국내대회 출전을 허용한 뒤 최근 국제대회의 빗장도 풀겠다고 공언했다. 카타르, 브루나이와 함께 런던올림픽에 여자선수를 파견해 첫 양성 평등 대회를 일군 사우디아라비아도 이제야 여자역도를 허용하겠다고 나섰다. 중동과 아프리카, 서남아시아는 무슬림들이 많이 모여 사는 상하(常夏)의 땅이지만 최근 들어 동계 종목에도 조금씩 무슬림 여성들이 눈에 띄고 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피겨 선수 자흐라 라리는 남녀를 통틀어 처음 국가대표로 국제대회에 나서고 있다. 지난 2월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에서 히잡과 전신 유니폼을 입고 연기했는데 나이키가 스포츠 히잡 모델로 채용했다. UAE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파티마 알알리는 지난 2월 북미아이스하키연맹(NHL) 워싱턴과의 합동훈련에 참여했고 워싱턴과 디트로이트의 리그 경기에 앞서 퍽을 떨어뜨려 시작을 알렸다.급속한 경제 성장과 청년층의 증가가 이들 이슬람권의 프로 스포츠와 경기용품, 커뮤니티 스포츠센터의 시장성을 높이고 있다. IOC는 무슬림 여성을 올림피즘 확산에 중요한 요소로 여기고 있다. IOC가 1984년 LA올림픽 육상 여자 400m허들 금메달리스트인 나왈 엘무타와켈(모로코)을 1998년 IOC 위원으로 선임한 것도 첫 아프리카 무슬림 출신이란 상징성을 감안해서였다. 이슬람교에도 여성이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단련하는 일과 관련해 특별히 금하고 있는 게 없다. 오히려 예지자 무함마드와 아내 아이샤는 틈틈이 달리기 시합을 즐겼고 부모는 자녀들에게 수영이나 승마, 활쏘기 등을 가르쳐야 한다고 권장했다. 페르시아 미술에서는 남녀가 함께 폴로 경기를 즐기는 모습도 곧잘 눈에 띈다. 일부 이슬람 사회학자들은 여성들이 어떤 유형의 스포츠든 참여하는 것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외간 남성과의 신체 접촉을 꺼리는 특성 때문에 여성들만 출입하는 체육관이나 대회를 신설하는 움직임도 늘고 있다. 영국에 거주하는 젊은 무슬림 여성들을 연구한 케이 테스는 가족들이 그네들의 스포츠 참여 여부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점을 밝혀냈다. 집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는 여성일수록 바깥 활동과 관련해 부모들의 감시를 더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사회에 맞춤한 스포츠 프로그램이 적다는 것도 작용한다. 부모들을 설득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팀 관계자들의 하소연도 있다. 성 역할을 고정하는 편견도 작지 않다. 리사 이사드는 이란과 팔레스타인, 터키 축구 선수와 관중들의 여자는 축구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편견과 맞서 싸우는 게 가장 힘겹다는 점을 확인했다. 동료끼리의 우정을 동성애 성향이 있는 것으로 몰아붙이기도 한다. 스포츠를 즐기는 무슬림 여성의 모습은 조금 더 자유롭고 서구화된 모습으로 비친다. 아프가니스탄 육상 선수 로비나 무킴야르가 2004 아테네올림픽 때 부르카(머리에서 발목까지 덮어쓰는 통옷 형태의 전통복식)를 벗어버리자 서구 언론은 찬양 일색이었다. 그러나 그들이 종교적 신념에 사로잡혀 서구의 기준에 순응하지 못한다고 여기는 태도는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 그들은 “낯설고 기량도 떨어지며 엉뚱한 곳에 떨어진” 존재로 취급된다.터키 태권도 선수 큐브라 다글리는 “서구 기자들은 내 성공에 대해 얘기하지 않고 히잡만 들먹였다. 이런 걸 바란 건 아니다. 우리의 성공이 얘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여성에겐 태권도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편견, 차라리 경기 중에는 히잡을 벗어버리라는 비아냥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털어놓았다. 무슬림 여자선수들은 스포츠를 가부장적 권위에 맞설 기회로 여긴다. 팔레스타인 여자축구 대표팀을 연구한 이들은 선수들이 “자기결정권과 평화, 우애를 지향하는 사회운동 수단”으로 축구를 여겼다고 지적했다. 동료에게서 여성이 무엇이든 해낼 수 있는 존재란 것을 배우며 자신들의 헌신과 희생을 통해 비무슬림들이 자신들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꿀 수 있다는 점도 스포츠를 택한 이유로 꼽는다. 돈과 영예를 버젓이 들먹이는 서구 선수들과 많이 다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백악관 성탄트리 점등...해피 홀리데이 대신 메리 크리스마스?

    백악관 성탄트리 점등...해피 홀리데이 대신 메리 크리스마스?

    미국 대통령의 거처인 백악관이 12월 첫날을 앞두고 공식적으로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식을 가졌다.지난달 30일(현지시간) 저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부터 카운트다운을 하고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점등 버튼을 눌러 백악관에 설치된 크리스마스 트리의 금빛 전구와 은색 별모양 장식을 점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은 내가 일년 내내 굉징히 기다려온 날로 미국 대통령으로서 미국과 세계에 ‘메리 크리스마스’를 기원하는 것은 엄청난 영광”이라며 “모든 어린이가 사랑이 가득한 가정, 희망이 가득한 지역사회, 믿음으로 축복받은 나라로 인식되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이번 점등식에서 눈에 띄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메리 크리스마스’를 거듭 강조했다는 점이다. 이날 행사에서 라이언 징키 내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나라 수도에 ‘메리 크리스마스’를 돌려준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시절부터 차별적 언어를 쓰지말자는 ‘정치적 올바름’ 운동을 거부하고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말을 당당하게 쓰겠다’고 주장했다. 크리스마스 문화에 기독교 색채가 지나치게 짙다는 무신론자와 타 종교 신자들의 반대가 거세지면서 미국에서는 2000년대 이후부터는 ‘메리 크리스마스’ 대신 즐거운 연휴를 보내라는 ‘해피 홀리데이’라는 말이 쓰이기 시작했다. 백악관은 1923년 캘빈 쿨리지 대통령 때부터 매년 ‘내셔널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 행사를 가져왔다. 1923년 이후 95번째로 불이 밝혀진 올해 크리스마스 트리는 새해 첫날까지 해가 졌을 때부터 밤 11시까지 켜져있게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전문의 김현철 이사, 과거 박 전 대통령에 “조현병 스펙트럼”

    전문의 김현철 이사, 과거 박 전 대통령에 “조현병 스펙트럼”

    배우 유아인에게 ‘경조증’이 의심된다고 주장한 김현철 정신과 전문의가 지난 1월에는 한겨레TV ‘김어준의 파파이스’에 출연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조현병 스펙트럼’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당시 김어준은 박 대통령에 대하여 “유세하다가 갑자기 사라진다”, “변기를 뜯어 간다”, “해외 방문시 대통령의 화장대 거울에는 대통령 외 다른 사물이 비치면 안 된다”, “거울과 조명을 언제 어디서나 똑같이 세팅해야 한다” 등의 다양한 이유를 들며 조현병을 의심했다. 김현철 정신과 전문의는 “사실은 정말 둘러서 말했는데, 정말 정확히 말하면 ‘조현병 스펙트럼’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태민의 빙의에 대해서 아주 강한 믿음이 있었다. 그런데 그것을 지금까지 끊임없이 믿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정신분석학적으로 설명했다. 조현병(정신분열증)은 망상, 환청, 와해된 언어, 정서적 둔감 등의 증상과 더불어 사회적 기능에 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는 질환이다. 김 전문의는 “(박 전 대통령은) 적절하게 일상생활, 사회생활할 수 있는 상태다. 그러면서 망상을 구체화시킨다. 저런 행동들이 자기에게 건강한 생활의 범주다. (이상한 행동인지 모르는 이유는) 현실 검증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철밥통’ 깨고… 마크롱 개혁 성공할까

    ‘철밥통’ 깨고… 마크롱 개혁 성공할까

    복잡한 규제와 산더미 같은 서류를 요구하는 것으로 악명 높은 프랑스의 행정 처리가 개선될 수 있을까.에마뉘엘 마크롱 정부가 관료주의 개혁에 본격 나섰다. 시장 친화적 노동 개혁에 이어 공무원 조직의 비효율성과 규제를 줄여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변모하겠다는 ‘작은 정부’ 구상이 목표다. 체질 개혁에 대한 공공 부문 노동계의 거부감이 관건이다. 제랄드 다르마냉 프랑스 예산부 장관은 지난 27일(현지시간) 국무회의에 ‘신뢰사회를 위한 국가’(가칭) 법률 제정안을 제출했다고 프렌치트리뷴 등이 보도했다. 다르마냉 장관은 “(행정 절차에서) 선의의 실수가 발생하는 이유의 상당수가 정부 규제와 절차의 복잡성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이 법안에는 각종 행정처리의 비효율을 줄이고 절차를 간소화하는 48개 조항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프랑스 정부는 내년 여름 의회에 최종안을 제출할 방침이다. 프랑스 정부는 개인과 기업에 세금 신고와 관련해 ‘실수할 권리’를 부여하기로 했다. 프랑스 국세청은 그동안 세금 신고 과정에서 매우 많은 서류를 요구해 놓고도 서류가 미비하면 당사자의 진의를 묻지도 않고 무조건 과징금을 부과해 왔다. 법안이 통과되면 개인이나 기업이 고의로 누락시킨 것이 아니면 과징금을 물지 않고 실수로 누락한 몫만 보충할 수 있다. 신고 당사자가 세금을 탈루하려 했는지는 정부가 입증해야 한다. 프랑스 정부는 아울러 2022년까지 행정 절차에 요구하는 종이서류 양식을 단계적으로 없애고 온라인 접수 방식으로 개편하기로 했다. 이 밖에 오후 8시까지 일부 정부기관 창구를 개방해 민원인들이 퇴근한 뒤에도 행정처리를 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할 방침이다. 또한 거의 모든 행정 절차에서 민원인에게 필수서류로 받아 온 거주증명서 요구도 최소화하기로 했다. 프랑스 정부는 간소화를 통해 45억 유로(약 5조 7000억원)의 지출을 줄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공무원의 업무 부담과 처우 악화 가능성에 따른 공공 부문 노동계의 반발이다.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가장 많은 580만명에 달하는 프랑스 공무원의 평균 노동시간은 지난해 1584시간이다. 민간 노동자(1694시간)와 비교할 때 100시간 이상 적다. 그래도 지난달 9개 공무원 노조 소속 40만명이 마크롱 개혁에 반대하는 총파업을 벌일 정도로 조직력이 강하다. 마크롱 대통령은 국내총생산(GDP)의 56.5%를 차지하는 공공 분야 지출을 줄여야 민간 경제가 활성화된다는 지론으로 임기 내 공무원 12만명 감축도 추진 중이다. 프랑스 사회는 이번 행정 간소화 조치에 환영과 의구심으로 양분되는 분위기다. 최근 프랑스 경제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마크롱식 관료주의 개혁에 청신호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마크롱 정부의 노동·세제 개혁 등으로 프랑스의 올 경제성장률이 지난해보다 0.5% 포인트 오른 1.7%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9월 구직자 수도 8월 대비 6만 4800명 줄어드는 등 고용 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지난 9월 해고 요건 완화를 골자로 하는 노동개혁안이 큰 저항 없이 의회를 통과한 것도 개혁에 대한 믿음을 반영한다는 분석이다. 프랑스 여론연구소(IFOP)가 지난 18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은 46%로 나타났다. 이는 취임 초인 지난 5월 62%에서 3개월 만인 8월 40%까지 떨어졌던 지지율이 다시 소폭 반등한 것으로, 지지층 일부가 복귀했음을 보여 준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北 “핵무력 완성” 선언…美전역 사정권

    北 “핵무력 완성” 선언…美전역 사정권

    4475㎞ 최고고도로 950㎞ 날아 文대통령, NSC주재 “강력 규탄” 트럼프와 통화 “제재·압박 계속” 김정은 “위대한 승리… 재돌입 확증”북한이 29일 ‘국가핵무력 완성’을 선포했다. 이날 새벽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인 화성 15형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이후다. 북한이 미사일을 쏜 건 지난 9월 15일 이후 75일 만이다.기술적으로 한 단계 더 진화한 화성 15형의 사거리는 1만 2000㎞ 이상이다. 미국 수도 워싱턴DC는 물론 유럽과 호주 등 세계 각국의 주요 도시가 모두 북한 핵·미사일의 사정권 내에 든 셈이다. 핵·미사일 고도화가 계속되면서 미국 등의 대북 제재·압박도 한층 더 거세질 전망이다. 북한은 낮 12시 30분 ‘중대보도’ 형식으로 정부성명을 내고 “조선노동당의 정치적 결단과 전략적 결심에 따라 새로 개발한 대륙간탄도로켓 화성 15형 시험발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성명은 “화성 15형 무기체계는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초대형 중량급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로켓”이라며 “지난 7월에 시험 발사한 화성 14형보다 전술 기술적 재원과 기술적 특성이 훨씬 우월한 무기체계”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조선중앙통신은 “이미 확증된 조종 및 안정화 기술, 계단분리 및 시동기술, 재돌입 환경에서 전투부의 믿음성 등을 재확증했다”라며 ICBM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했음을 시사했다. 북한이 화성 15형의 존재를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가정보원도 “그동안 세 번에 걸쳐 발사된 ICBM급 중에 가장 진전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화성 15형은 새벽 2시 48분(한국시간 3시 18분) 평양 교외에서 발사됐으며 고도 4475㎞, 사거리 950㎞를 53분간 비행한 뒤 동해 공해상의 설정된 목표수역에 정확히 떨어졌다. 한·미 군 당국은 미사일 발사 직후 항공통제기 피스아이(E737)와 동해상에서 작전 중이던 이지스함 등을 통해 포착해 6분 뒤 도발 원점 타격을 목표로 한 대응훈련에 나섰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발사를 직접 지켜본 뒤 “오늘은 국가 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 로켓 강국 위업이 실현된 뜻깊은 날”이라며 “공화국의 전략적 지위를 더 높이 올려세운 위대한 힘이 탄생한 이 날을 조국청사에 특기하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통신이 전했다. 그는 또 “나라의 모든 부문에서 일어나는 눈부신 성과는 조선노동당이 선택한 병진노선과 과학중시 정책의 빛나는 결실, 영웅적 조선 인민만이 이룰 수 있는 위대한 승리”라고 덧붙였다. 청와대도 긴박하게 움직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전 6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대륙을 넘나드는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완성된다면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도발적인 군사 모험주의를 멈추지 않는 한 한반도의 평화는 불가능하다”면서 “핵과 미사일을 포기할 때까지 한·미 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추진해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잇따라 통화를 갖고 북한 도발을 강력히 규탄하는 한편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한 보다 단호한 제재와 압박을 이어 가기로 했다. 특히 한·일 정상은 대북 압박에 있어 중국의 더 많은 역할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핵무력 완성’ 주장 北 다음 수순은…국면전환? 추가도발?

    ‘핵무력 완성’ 주장 北 다음 수순은…국면전환? 추가도발?

    핵무력완성 선언 조바심 엿보여 …김정은 신년사서 새 제안 할수도기술적 완성 위한 추가 도발 가능성도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29일 새벽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미사일의 발사 성공을 통해 국가핵무력 완성을 주장함에 따라 북한의 향후 태도에 관심이 집중된다.북한은 29일 미사일 발사 후 발표한 정부성명에서 “김정은 동지는 ‘화성-15’ 형의 성공적 발사를 지켜보시면서 오늘 비로소 국가 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 로켓 강국 위업이 실현되었다고 긍지 높이 선포하셨다”고 밝혔다. 북한의 주장이 맞다면 지난 9월 3일 제6차 핵실험을 실시하고 “대륙간 탄도로켓 장착용 수소탄 시험을 성공적으로 단행했다”며 “각종 탄도로켓 시험발사들을 통해 충분히 검토된 밀집배치형 핵폭발조종체계의 믿음성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밝힌 만큼 이번 발사로 핵미사일 능력의 완비를 과시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자신들의 주장대로라면 김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마감단계라고 했던 핵미사일 개발이 완료된 만큼 앞으로 북한이 국면전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김연철 인제대 교수는 “북한이 화성-15형을 한번 쏴보고 성공이라고 밝히는 등 핵무력 완성을 선언하기 위해 서둔 느낌”이라며 “국제사회의 제재가 점점 강도를 높여가는 상황에서 시간을 끄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듯하다”고 말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북한이 이번 발사로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핵무력 완성으로 봐야 할 것”이라며 “북한 발표에 재진입 등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는 걸 봐서는 오히려 조바심을 내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결국 북한이 이처럼 핵무력 완성의 선언에 조바심을 내고 서둘렀다면 국면전환을 위한 계기가 필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 선언을 계기로 군사적 행동에 무게를 싣는 행동보다는 대화나 협상에 무게를 둘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이번 선언은 기술적이고 나중에 정치적으로 신년사 등을 통해 김정은이 직접 핵무력 완성을 선언할 것”이라며 “그때는 남북대화나 북미대화에 나서겠다든지 북미 간 핵 군축회담 제안 등과 연결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연철 교수도 “북한은 정권 수립 70주년인 2018년 새로운 전략적 비전을 제시하려고 할 가능성이 크다”며 “내부적으로는 경제개혁조치를 취하면서 대외적으로는 미국과 대화 등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특히 내년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과 연계해 북한이 남쪽에 대해 적극적인 평화공세를 취할 가능성도 있다. 북한의 대회 참가는 물론이고 한반도 정세에 대한 평화적이고 안정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을 파고들어 잇단 대화 제의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조성렬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자신들의 전략무기 개발이 그 어떤 나라나 지역에도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한 만큼 평창 동계올림픽의 안정적 개최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그러나 북한이 핵무력 완성을 선언하기는 했지만, 기술적 완성도를 높일 필요성이 여전한 만큼 추가적인 도발을 이어갈 가능성도 거론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의 이번 발사는 아직 기술적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은 미국의 반응을 보면서 좀 더 강한 도발을 하는 등 추가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우선 이번 발사한 화성-15형 미사일은 북한이 성공이라고 주장하지만 재진입에 대한 언급도 없다. 또 북한은 이번에 발사한 화성-15형이 초대형 중량급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그만큼의 성능을 가졌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따라서 북한이 실제 제대로 작동하는 핵미사일을 보유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미사일 발사가 필요하다. 군 전문가는 “북한이 주장한 대로 기술적 제원과 특성이 향상됐다는 것을 입증하려면 정상각도로 실제 사격을 해봐야 한다”면서 “고각발사로는 기술 입증에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북한이 추가로 핵실험을 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국가정보원도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는 답변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정원은 지난 20일 국회 정보위 업무보고에서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결단에 따라 언제라도 핵실험이 가능하다고 전망한다”며 “3번 갱도는 상시 핵실험이 가능한 상태이며, 4번 갱도는 최근 건설공사를 재개했고 차량도 왔다 갔다 한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 보육교사 휴식 보장·해외연수…아이들이 행복해지네요

    보육교사 휴식 보장·해외연수…아이들이 행복해지네요

    “어린이집 근무 환경이 좋아지니 외적인 것은 신경 쓸 필요 없이 아이들에게만 집중할 수 있게 됐어요.” 서울시 동작구청 어린이집에서 근무하는 보육교사 강주영씨는 지난 8일 밝은 얼굴로 이렇게 말했다. 경력 9년차인 그는 최근 동작구 내 다른 어린이집에서 일하다가 승진해 이곳으로 발령받았다. 동작구는 어린이집에서 직접 교사를 뽑는 다른 구와 다르게 ‘보육청’에서 보육교사를 통합 채용해 관리한다. 보육청에서 보육교사를 정기채용하고 교육을 한 후 구내 어린이집에 발령을 내는 시스템이다. 이에 따라 어린이집 교사들은 ‘동작구립 어린이집 선생님’이 아니라 ‘동작구 국공립 어린이집 선생님’이라는 자부심을 느끼게 됐다고 한다. 이는 동작구가 지난해 시작한 ‘보육청’ 사업 덕분이다. 보육청은 기존의 육아종합지원센터 기능을 강화해 어린이집을 관리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구내 어린이집 지원을 전문화하고 보육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올해 기준 구내 국공립 어린이집 53곳 중 39곳을 위탁 운영하고 있다.보육청은 보육교사 승진제도도 도입했다. 경력에 따라 보육교사(3년), 주임교사(5년), 선임교사(5년)로 승진할 수 있으며 원장 공개경쟁 채용에도 참여할 수 있다. 보육청 승진제도의 첫 결실로 지난해에는 은하어린이집의 안명선 선임교사가 주임교사에서부터 경력을 쌓아 보육청 소속 교사 중 처음으로 신규 원장으로 임명됐다. 강씨는 “승진 제도가 도입되면서 그에 필요한 능력을 갖추는 과정에서 배우는 점이 많아진 것 같다”면서 “무엇보다 목표점이 생겼다는 게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승진제도 도입으로 직업 안정성도 높아졌다. 국공립 보육교사의 인건비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예산의 범위에서 전부 또는 일부를 보조하는 한편 나머지는 원에서 지급해야 한다. 동작구는 다른 자치구와 비교했을 때 구에서 지원하는 금액이 많은 편이다. 민간 어린이집 보육교사에 대한 수당 지원도 확대하고 있다. 지역 내 어린이집이라면 국공립이나 민간에 상관없이 경력을 인정해 장기근속 수당도 지급한다. 강씨는 “보통 다른 지역에서는 보육교사들이 아이를 낳은 후 다시 직장을 얻으려고 해도 경력이 많으면 오히려 재취업이 어렵다”면서 “어린이집에서 경력이 많을수록 보육교사의 인건비를 많이 줘야 해서 꺼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강씨는 “동작구는 경력이 많아도 아이를 낳은 뒤 재취업할 수 있어 불안감이 사라졌다”고 말했다.그뿐만 아니라 보육청에서는 보육교사가 언제든지 휴가를 가더라도 대체교사를 투입할 수 있도록 인력 풀을 마련해 놨다. 우수 보육교사를 선발해 연 1회 국외 연수 기회도 제공한다. 지난해에는 호주에 17명, 올해는 북유럽에 34명의 교사가 연수를 다녀왔다. 보조교사 경력 4년차인 이예솔씨는 “다른 구 어린이집에서도 1년 정도 근무했는데 동작구가 교사에 대한 배려가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동작구가 이같이 보육교사의 처우 개선에 힘쓰는 이유는 ‘보육교사가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창우 동작구청장은 “지금까지 추진한 보육 정책 중 ‘보육교사에게 신바람 나는 근무 환경 조성’이 가장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자부심을 나타냈다. 보육청을 통한 보육교사 통합 채용이 처음부터 녹록했던 것은 아니다. 구청장이 보육교사까지 통제하려 한다는 구의회 등의 반발이 있었다. 이에 동작구는 국공립 원장을 포함한 채용위원회를 구성해 보육교사를 선발하고 배치할 때 의견을 반영하도록 했다.●내년 국공립 보육률 50%로 확대 초기 우려와 달리 현재는 어린이집 원장들의 만족도가 크다고 한다. 오경미 동작구청 어린이집 원장은 “교사 채용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었는데 구에서 직접 통합 채용하니 그런 걱정이 없어졌다”면서 “보육청에서 선생님들을 교육까지 시켜서 내보내 주니 교사의 평균 수준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기대했던 만큼 학부모의 신뢰도도 높아졌다. 예전에는 어린이집 선생님이 바뀐다고 하면 ‘어떤 교사가 올까’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많았다고 한다. 그런데 이제는 보육청에서 검증한 교사들이 다른 구립 어린이집에서 전보로 이동해 온 것이라 믿음을 갖게 됐다는 평가다. 이 구청장은 “어린이집 근무 여건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겠다”면서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자유롭게 연가를 쓰고 언제든 쉴 수 있도록 보육청 대체 교사 인력풀을 활용한 ‘연차휴가 자율사용제’를 전체 구립 어린이집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 근무 시간에 ‘1시간 휴게 시간’을 보장해 ‘쉼표가 있는 직장’을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동작구는 지난 8월 구립어린이집 6곳을 대상으로 이 같은 휴게시간 보장제도와 연차휴가 자율사용제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부모가 바로 체감할 수 있는 보육 정책도 확대하고 있다. 이 구청장은 “서울 지역에서 ‘아이 키우기 좋은 지역은 어디’라고 생각할 때 동작구를 떠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동작구는 내년까지 어린이집 대상 아이들 2명 중 1명은 국공립 어린이집에 다닐 수 있도록 국공립 어린이집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구는 2015년 국공립 어린이집 6곳을 추가한 데 이어 지난해 5곳, 올해 9곳을 늘렸다. 내년에 5개 시설이 문을 열 예정이다.●육아 정보 공유 ‘맘스하트 카페’ 오픈 지난 5월에는 흑석동 주민센터 2층에 공동육아 공간인 ‘맘스하트 카페’ 1호점을 열었다. 부모들이 모여 육아 정보를 공유하고 전문가가 진행하는 보육 프로그램을 들을 수 있는 공간이다. 특히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는 대신 집에서 돌보는 부모들에게 필요한 장소라는 설명이다. 구는 흑석동의 1호점을 시작으로 내년까지 상도·노량진, 대방·신대방, 사당 등 권역별 1개씩 총 4곳에 맘스하트 카페를 만들 계획이다. 국공립 어린이집에 다니지 못해 소외감을 느낄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민간 어린이집 지원도 확대하고 있다. 이 구청장은 “국공립 어린이집에 다니면 보육비를 전부 국가에서 부담하는 반면 민간 어린이집은 4만~5만원의 부모부담금을 내야 한다”면서 “내년에는 이런 부분에서 민간 어린이집에 다니는 부모들이 차별을 느끼지 않도록 구에서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많은 가정 어린이집이 늦게까지 남아 있는 아이들을 위해 냉난방이 필요한데, 연료비 감당이 어려운 실정”이라면서 “이에 대한 대책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어린이집 원장들이 운영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게 아니라 아이들을 안전하게 잘 기르는 데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도록 내년에 보육 관련 예산을 더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아의 건강을 위한 환경과 먹을거리도 세심하게 챙기고 있다. 구는 총 4300여만원의 예산을 배정해 관내 어린이집 224곳에 연말까지 공기청정기 650대를 보급하기로 했다. 각 어린이집에 최대 3대까지 렌트 형식으로 지원해 정기적으로 관리하고 이에 따른 비용도 모두 지원할 방침이다. 내년에는 전체 보육시설로 확대된다. 매년 어린이집 조리사를 대상으로 아이들이 좋아하고 건강한 메뉴를 개발하기 위한 경연대회도 열고 있다. 학부모와 아이들이 직접 심사위원으로 참가해 눈으로 아이들이 어린이집에서 먹는 음식을 확인하다 보니 어린이집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다고 한다. 지난 9월에는 찾아가는 장난감 대여점 ‘토이즐’을 운영하고 있다. 동작구에는 상도동 ‘국주도서관’과 ‘사당영유아돌보미센터’에 장난감 대여소가 있지만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민원이 많았던 데 따른 것이다. 동작구 만 5세 이하 아동이면 누구나 대여 가능하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한병도 신임 정무수석 “진심 다해 대통령 모시겠다”

    한병도 신임 정무수석 “진심 다해 대통령 모시겠다”

    한병도 청와대 신임 정무수석은 28일 “더 소통하고 대화하는 정무수석이 되겠다”고 말했다.한 수석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신임 정무수석으로 승진 임명된 직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진심을 다해 대통령을 모시고 국회와 청와대의 소통 다리가 되도록 하겠다“면서 “임명 얘기를 듣고 바로 왔다. 여소야대 국회 상황에서 중책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다. 더 낮고 겸손한 자세로 일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금은 내년도 예산안을 통과시켜야 할 무거운 시기인 것 같다”며 “정무비서관으로서 야당과 많이 소통해왔고, 현안은 수십 가지인데 진심을 가지고 대화하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본다. 그럴 가능성도 발견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단 예산이 통과되지 않는 초유의 사태를 막기 위해 야당의원들을 많이 만나겠다”며 “협상은 국회 원내 지도부가 하는 것이어서 현재 잘하고 계실 것이며, (여야 정책위의장과 원내수석부대표가 참석하는) 2+2+2도 진척은 많이 되지 않았지만 실마리가 풀리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자신이 기용된 데 대해 그는 “진성준·나소열 비서관도 있는데 정무비서관으로서 제가 소통 업무를 주로 해와서 여야를 계속 만나 업무가 단절되기보다는 연속성 차원에서 임명하시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새 인선 기준인 ‘7대 비리’ 검증 여부와 관련, “검증했다”며 “제가 술을 못 한다. 술을 한 병도 못 마셔서 한병도다. 음주로 걸릴 일이 절대 없다”고 했다. ‘전임 수석과 어떤 차별성을 가지고 일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한 수석은 “현안을 갖고 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믿음과 신뢰가 한 번 만나서 쌓이는 게 아니더라”며 “눈을 마주 보고 속에 있는 얘기를 진실하게 하면 문제가 뭔지 야당의원들도 지적해주신다. 진심을 다하는 노력이 있으면 소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후임 정무비서관 인선과 관련해서는 “아직 논의 안 했는데 바로 논의해서 업무 차질이 없게 빨리 임명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재판 거부가 정치투쟁이라 착각하는 박근혜

    박근혜 전 대통령이 42일 만에 재개된 어제 재판에 나오지 않았다. ‘건강상의 이유’가 재판 불출석 사유였다. 서울구치소도 “박 전 대통령에게 허리 통증과 무릎 부종이 있으며, 본인이 재판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는 데다 전직 대통령 신분을 감안해 강제 인치는 불가능하다”는 보고서를 냈다. 박 전 대통령 사건을 맡고 있는 재판부는 “박 피고인이 거동할 수 없는 정도로 불출석의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오늘 다시 재판을 열기로 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의 재판 거부 의사가 확고하고 구치소 측도 강제 인치가 어렵다고 한 만큼 오늘도 재판에 나오지 않을 것은 분명하다. 박 전 대통령의 재판 거부는 예상됐던 일이다. 그는 지난 10월 16일 “재판부에 대한 믿음이 더는 의미가 없다”면서 재판 거부의 뜻을 밝혔고, 동시에 7명의 법률대리인도 사임했다. 재판이라는 정당한 사법 절차를 ‘법치의 이름을 빌린 정치보복’으로 생각하는 박 전 대통령에게 재판 거부는 당연한 수순이겠지만 허황한 ‘정치보복’에 맞서는 정치투쟁으로 착각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어제 서울 서초동 법원 앞에서는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여 재판 거부에 호응이라도 하듯 “궐석재판을 강행하면 박 전 대통령의 방어권이 보장되지 못하고 자의적 재판이 될 것”이라며 무죄 석방할 것을 주장했다. 거듭 밝히지만 박 전 대통령이 지금 할 일은 재판에 대한 반발이 아니다. 국정을 뒤흔들어 놓고,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잘못에 대해 석고대죄를 해도 모자랄 판에 독재 정권 시대의 민주화 투사인 양 옥중에서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것은 동정은커녕 반감만 살 뿐이다. 행여 정치보복으로 생각한다면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권리이자 의무이기도 한 법정 출석을 통해 잘잘못을 가리면 될 것이다. 그것이 국민들의 바람이고, 사상 유례없이 탄핵된 전직 대통령으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예의다. 그렇지 않으면 역사는 국정을 농단한 전직 대통령이 재판마저 거부했다는 오욕의 기록을 남길 것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은 6개월이 만료된 뒤 이례적으로 재연장된 상태다. 재판부는 이쯤 된 만큼 궐석재판을 해서라도 1심 재판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궐석재판을 유도해 국정 농단 재판의 의미를 퇴색시키려는 박 전 대통령의 의도를 용납해선 안 된다.
  • 빈살만, 아랍 40개국과 “反테러”… 속내는 ‘反이란’

    빈살만, 아랍 40개국과 “反테러”… 속내는 ‘反이란’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제1왕위계승자(왕세자) 겸 국방장관이 이끄는 이슬람대테러군사동맹(IMCTC) 40개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AFP통신 등은 26일(현지시간) 빈살만 왕세자가 소집한 IMCTC 회의가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열렸다고 보도했다. 이 회의는 지난 24일 이집트 시나이반도 북부의 이슬람 사원에서 테러가 발생한 직후 기획됐다. 앞서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이집트 지부로 추정되는 세력이 이집트 시나이반도 북부의 이슬람 사원에서 총기를 난사하고 폭탄을 터뜨려 어린이 27명을 포함해 최소 305명을 살해하고, 128명에게 부상을 입혔다.빈살만 왕세자는 “오늘부터 우리는 테러리즘에 대한 추적을 시작한다. 앞으로 많은 나라, 특히 이슬람 국가에서 테러리즘이 패배하는 것을 지켜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테러리즘이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추격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또 “극단주의자들의 테러가 우리 관대한 종교의 명성에 먹칠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빈살만 왕세자의 이 같은 움직임은 사우디와 이란의 갈등을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 일각에서는 사우디가 테러 격퇴를 명분으로 앙숙 이란에 칼을 겨눈 게 아니냐고 보고 있다. IMCTC의 주요 참석국이 아랍에미리트·바레인·쿠웨이트·이집트 등이 수니파 국가로 전통적인 사우디 우방인 데다, 사우디가 말하는 테러의 범주에 이란의 군사적 위협·헤즈볼라 등 친이란 무장단체 등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시아파 국가인 이란, 이라크 등은 IMCTC에서 베제됐다. IMCTC 회원국이지만, 테러국가를 지원했다는 이유로 사우디 등 주변국으로부터 단교 당한 카타르는 이날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IMCTC 측은 카타르를 초대했으나 불참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카타르 측은 초대받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파이낼셜타임스(FT)는 “빈살만 왕세자의 발언은 사우디와 이란의 ‘냉전’이 첨예한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면서 “사우디와 그 동맹국은 이란이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예멘에 개입해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고 주장한다”고 보도했다. 사우디와 이란은 현재 예멘 내전에 개입해 사실상 대리전을 치르고 있다. 사우디가 정부군을, 이란이 후티 반군을 지원하는 가운데 2014년부터 지속된 내전으로 최소 1만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 이외에도 양국은 사우디 리야드를 향한 후티 반군의 미사일 발사, 사드 하리리 레바논 총리 사임 의사 발표 등 사건을 둘러싸고 최근 마찰을 빚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지난 21일 IS의 배후로 사우디를 지목했다. 그는 이날 국영방송을 통해 발표한 IS 격퇴전 승리 연설에서 “미국 등 세계열강과 사우디 등 중동 일부 국가가 지원한 테러조직은 이라크와 시리아의 문화유산을 밀매하고 여성을 인신매매했으며 주민을 살해했다”고 밝혔다. 카타르도 거들었다. 모하마드 압둘라흐만 알타니 카타르 외교장관은 지난 23일 런던에서 열린 대테러회의에서 “충동적으로 위기를 조장하는 사우디보다 카타르가 더 믿음직한 서방의 동맹이 될 것”이라면서 “사우디는 이전의 위기를 덮기 위해 새로운 위기를 조장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사우디가 주도하는 연합군은 중동에서 더 큰 분열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의 위협이 커지자, 이란과 카타르는 밀착하고 있다. 셰이크 아흐메드 빈자심 카타르 경제장관은 이날 이란 테헤란에서 이란 고위인사를 만나 양국 간 협력을 다짐했다. 이란 외무부는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과 빈자심 경제장관이 환담하는 사진을 공개하고 “두 장관이 양국의 경제, 통상 관계를 증진하는 방안을 논의했고 무역 장벽을 없애는 문제를 협의했다”고 밝혔다. 이란은 사우디 등 주변국으로부터 단교 당한 카타르에 식량 등 주요 생필품을 공급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박근혜 前대통령, 오늘 재판 불출석…건강상 이유

    박근혜 前대통령, 오늘 재판 불출석…건강상 이유

    박근혜 전 대통령이 27일 열리는 자신의 재판에 불출석 의사를 전했다.법원과 교정 당국 등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7시 30분쯤 수감 중인 서울구치소에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서울구치소 측은 박 전 대통령의 불출석 사유서를 팩스로 서울중앙지법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박 전 대통령의 속행공판을 열어 손경식 CJ 회장과 조원동 전 경제수석의 증인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재판 재개는 유영하 변호사 등 사선 변호인단이 총사퇴해 사실상 재판 ‘보이콧’을 선언한 이후 42일 만이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재판부에 대한 믿음이 더는 의미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향후 재판은 재판부의 뜻에 맡기겠다”며 ‘재판 보이콧’을 선언한 바 있다. 이날 재판은 박 전 대통령의 불출석 의사를 예견한 만큼 당사자 없이 검사와 변호인이 참여한 가운데 궐석재판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박 전 대통령에게는 국선 변호인 5명이 지정된 상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후끈한 열기 속 고품질 강판 생산 24시간 ‘구슬땀’

    후끈한 열기 속 고품질 강판 생산 24시간 ‘구슬땀’

    지난 9일 오후 미얀마의 수도 양곤 북쪽 비포장도로를 1시간 정도 달려 도착한 밍글라돈 지역. 길게 이어진 판잣집들 사이로 보이는 현대식 건물 꼭대기에 태극기와 미얀마 국기가 동시에 펄럭인다. 미얀마 최초의 컬러강판 공장인 ‘미얀마포스코강판’이다. 24시간 풀가동되는 공장 안으로 들어서자 후끈한 열기 속 직원들이 컬러강판 생산과 함석지붕 가공에 여념이 없다. 방금 생산된 초록색 강판에는 포스코의 아연도금강판 브랜드인 별 모양의 ‘슈퍼스타’ 로고가 선명하다. 16년간 ‘미얀마포스코’에서 정비 담당자로 근무하고 있는 직원 조슈와는 “세계 최고의 글로벌 철강 기업인 포스코에서 근무하니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자랑스럽다. 앞으로도 계속 근무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사태로 중국 시장의 불확실성을 경험한 국내 기업들이 ‘포스트 차이나’로 눈길을 돌리는 가운데 ‘아시아의 마지막 원석’으로 불리는 미얀마가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반도 면적의 3배에 달하는 미얀마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307달러로 주변 국가들에 비해 낮은 편이다. 하지만 2011년 군부독재가 종식되면서 경제 개방이 확대돼 높은 경제성장률이 전망되는 등 잠재력이 많은 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게다가 풍부한 천연자원과 저임금의 풍부한 노동력도 장점이다.미얀마는 아직 베트남의 성장 초기 수준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미국의 경제제재가 완전히 풀리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경을 맞댄 중국이 1988년부터 2014년까지 미얀마에 투자한 돈은 무려 총 150억 달러(약 17조원)에 달한다. 베트남에서 한국에 밀렸다고 생각한 일본 기업들도 ‘포스트 베트남’으로 미얀마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현재 미얀마에서는 삼성, 포스코, 롯데, CJ, LG 등 200여개의 한국 기업이 활동 중이다. 이 가운데 포스코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미지의 땅’에 접근했다. ‘미얀마포스코’는 1997년 11월 법인 설립 후 올해로 설립 20주년을 맞았다. 포스코가 인수한 대우인터내셔널이 미얀마에서 철도 사업을 시작한 1985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미얀마 진출사는 30년이 넘는다. 포스코그룹은 꾸준한 현지 투자로 인지도와 신뢰도가 높다. 2005년 미얀마 정부가 갑자기 함석지붕 두께 등의 규제를 변경하는 바람에 타격을 입은 해외 기업들이 하나둘씩 떠났지만 포스코는 현지에 남았다. 손해를 감수하면서 정부 규제에 맞추고 마케팅 비용도 늘렸다. 덕분에 저가의 중국산을 수입에만 의존하던 컬러강판 시장이 포스코로 넘어왔다. 지난해 시장점유율은 20%, 영업이익은 410만 달러를 넘겼다. 1980년대 무역으로 시작된 포스코대우의 미얀마 사업은 제조업에서 금융업을 아우른다. 1985년 첫 진출 이후 포스코대우가 현지에 투자한 금액은 49억 달러에 달한다. 2000년 이후부터는 자원개발 사업과 서비스업으로까지 확대하고 있다. ‘셰 프로젝트’로 불리는 미얀마 가스전 사업은 그중에서도 가장 핵심이다. 포스코대우는 2004년 독자적인 탐사 기법을 통한 단독 시추로 2005년 셰퓨, 2006년 미야 가스전을 차례로 발견했다. 연간 1700억㎥ 규모의 천연가스는 전량 중국 국영 석유공사에 판매된다. 이로 인해 연간 2000억~3000억원 규모의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다. 지난 9월 1일 개장한 ‘롯데호텔 양곤’은 포스코대우의 해외시장 개척 노하우가 총동원됐다. 40여개 회사의 치열한 부지 입찰 경쟁 속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예정 기한인 4년 만에 5성급 호텔을 완공하는 일은 어려운 도전이었다. 임선규 대우아마라 부장은 “현지 사정 때문에 예정대로 들어선 경우가 거의 없었지만 우리가 약 40개월 만에 공사를 마무리하자 관계자들이 무척 놀랐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포스코건설은 지난 8월 600억원 규모의 ‘미얀마 양곤 상수도 개선사업’을 수주해 연말 착공을 앞두고 있으며, 각종 사회공헌 사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한류’ 열풍도 강하다. 한국 드라마는 미국 드라마를 넘어서는 인기몰이 중이고, 현지 대학에서 가장 선호하는 외국어가 한국어일 정도다. 원유준 포스코대우 전무는 “무려 30년에 이르는 경제제재 기간에도 한국 기업은 미얀마에서 철수하지 않았다는 현지인들의 경험이 신뢰와 믿음으로 굳어졌다”면서 “다만 최근 중국과 일본 관료들이 미얀마를 지속적으로 방문하며 물심양면으로 측면지원한다는 점은 우리 정부가 긴장해야 할 대목”이라고 귀띔했다. 양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터키 호수에서 발견된 3000년 전 고대 요새

    터키 호수에서 발견된 3000년 전 고대 요새

    터키 동부의 한 호수 아래에서 3000년 전 고대 요새가 발견됐다. 2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유적이 발견된 곳은 터키에서 가장 큰 ‘반 호수’다. 현지 위준쥐위르 윌 대학교 소속 연구팀은 지역 미신에서 단서를 얻어 호수 아래를 탐사한 결과 유적을 발견했다. 요새는 1㎞ 가까이 펼쳐져 있으며 남아있는 벽의 높이는 3~4미터에 달한다. 요새는 호수의 알칼리성 수질 덕분에 보존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구팀은 이 요새가 기원전 9~6세기 번영했던 우라투 문명의 유적일 것으로 추정했다. 우라투는 이른바 ‘반 왕국’으로 알려진 오늘날 터키·아르메니아·이란에 걸쳐 형성된 문명이다. 연구팀을 이끈 고고학자 타흐신 세이란은 “많은 문명과 사람들이 반 호수 주변에 자리잡았다”며 “그들은 이 호수를 ‘높은 바다’라 부르며 그 아래 신비한 것을 지녔을 것이라 믿었다. 이 믿음을 가지고 우리는 호수의 비밀을 풀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사진·영상=National Geographic/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알쏭달쏭+] 밀가루 음식먹고 속 불편한 이유는 글루텐 탓?

    [알쏭달쏭+] 밀가루 음식먹고 속 불편한 이유는 글루텐 탓?

    한동안 글루텐이 포함되지 않는 글루텐 프리 음식이 건강식으로 알려져 인기를 끈 적이 있다. 글루텐은 밀과 그 근연 관계에 있는 식물에 있는 식물 단백질로 대부분 무해하나 일부 사람에서는 셀리악병(celiac disease)를 일으켜 문제가 된다. 따라서 이런 사람들을 위해서 글루텐을 제거한 글루텐 프리 식품이 나온 것이다. 다행히 국내에는 셀리악병 자체가 드물다. 하지만 셀리악병이 없더라도 밀가루가 포함된 음식을 먹고 속이 불편하다는 사람은 적지 않다. 비셀리악 글루텐 과민성(Non-celiac gluten sensitivity)이라고 알려진 이 증상은 밀가루를 비롯해 글루텐이 포함된 음식을 피하거나 적게 먹으면 해결된다. 따라서 오랜 세월 글루텐이 원인일 것이라고 추정되었으나 정말 글루텐이 증상을 일으키는지에 대해서는 확실하지 않았다.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과 호주 모나쉬 대학의 연구팀은 비셀리악 글루텐 과민성이 있다고 호소하는 59명의 건강한 자원자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선행 연구에서 비셀리악 글루텐 과민성이 글루텐이 아니라 과당의 중합체인 프룩탄(Fructan) 때문이라는 증거가 있었기 때문에 대상자들은 글루텐 포함 음식, 프룩탄 포함 음식, 그리고 아무것도 포함되지 않은 음식을 7일간 섭취하고 설문조사에 응했다. 그 결과 글루텐 그룹과 위약 대조군은 증상의 차이가 없었지만, 프룩탄 실험군에서는 통계적으로 매우 유의하게 복부 불편감이 높았다. 연구팀은 이를 근거로 프룩탄이 비셀리악 글루텐 과민성의 진짜 원인일수 있다고 주장했다. 만약 이 주장이 옳다면 명칭도 프룩탄 과민성으로 변경해야 할 것이다. 프룩탄은 식물에 흔한 당류인 과당이 여러 개 모인 물질로 포도당이 여러 개 모인 녹말과는 달리 사람에서는 주요 영양성분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잘 소화되지 않는 프룩탄이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다만 프룩탄이 여러 식물에 존재하는데 유독 밀가루 같은 특정 식품에 대한 불편감이 큰 이유에 대해서는 더 연구가 필요하다. 글루텐에 대해서 최근 많은 연구가 진행되는 것은 일반적인 믿음과 달리 글루텐 프리 식품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증거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발표된 다른 연구에서는 글루텐 프리 식품이 당뇨 위험도를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루텐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식이 섬유처럼 다른 유익한 성분도 같이 제거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복부 불편감의 정확한 원인을 알아낼 수 있다면 불필요하게 글루텐 프리 식품을 찾는 사람의 수를 줄일 수 있다. 물론 원인을 알 수 없는 잦은 복부 불편감을 호소하는 환자들을 정확히 진단하고 치료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연구는 저널 소화기학(Gastroenterology)에 실렸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사설] 도 넘은 중국의 안보 주권 침해

    지난 ‘10·31 합의’로 일단락된 듯하던 한·중 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이 문재인 대통령의 다음달 중국 방문을 앞두고 다시 불거지기 시작했다. 중국이 ‘행동’ 운운하며 우리에게 상식 밖의 요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지난 22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회담 자리에서 사드 문제의 ‘적절한 처리’를 요구했다고 한다. 왕 부장은 “말에는 믿음이 있어야 하고 행동에는 결과가 있어야 한다”(言必信 行必果)는 고사성어까지 들먹이며 강 장관을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1일 양국 관계 정상화 합의의 계기가 된 우리 측의 ‘3불’(不), 즉 한국이 사드를 추가 배치하지 않고,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에 가입하지 않으며, 한·미·일 3국 군사동맹을 추진하지 않는다는 정책 기조 천명에 만족하지 않고 사드에 대한 실질적 추가 조치를 요구한 것이다. 외교장관 회담에서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는 없다는 게 우리 정부의 설명이지만, 중국 정부와 전문가들 사이에선 ‘추가 조치’로 사드 운용 시간 제한, 사드 앞 차단벽 설치, 중국 조사단의 성주 사드 기지 방문 등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주지하다시피 사드 체계는 북한의 핵미사일을 고도 40~150㎞의 종말 단계에서 요격하는 방어 체계로, 주한미군이 밝힌 성주 기지의 사드 레이더 탐지 거리는 최대 1000㎞에 불과하다. 중국이 주장하듯 2000㎞를 넘겨 중국 동부 연안의 군비 상황을 환히 들여다보는 수준과는 거리가 멀뿐더러 미사일 방어 범위도 반경 200㎞에 불과해 수도권 사드 추가 배치 필요성까지 제기되는 실정이다. 24시간 감시할 수 있는 미국의 군사위성으로 중국의 안보 동향이 훤히 파악되고 있는 마당에 중국이 이처럼 사드 트집을 계속하는 것은 한·미 안보동맹을 흔들고 동북아에서의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의도일 뿐이라 할 것이다. 사드의 운용 주체가 주한미군인 상황에서 사드 관련 추가 조치를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은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전에 번지수를 잘못 찾은 일일뿐더러 우리의 안보 주권에 대한 명백한 도전 행위다. 세계 어느 주권국이 자국의 방어 체계를 이웃 나라에 공개하고, 검증을 허용하는지 중국은 터무니없는 요구에 앞서 그 답부터 내놓아야 한다. 이런 오만한 자세로 어떻게 양국 관계 정상화를 꾀한다는 것인지도 답해야 한다. 정부는 터무니없는 중국의 힘자랑에 단호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다. 3불 기조 천명 자체가 우리의 안보주권을 훼손하고 외교 입지를 제약하는 저자세 외교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터에 문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빌미로 한 압박에 밀려 ‘추가 조치’에 동조한다면 적지 않은 국민적 반발과 함께 정부의 신뢰 상실로 이어질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한·미 동맹의 균열과 이에 따른 동북아의 불가칙성 증가라는 위협 요소도 인식해야 한다.
  • [열린세상] 신분제 사회로 전락하는 징조들/오일만 논설위원

    [열린세상] 신분제 사회로 전락하는 징조들/오일만 논설위원

    공동체 사회를 무너뜨리는 최대의 위협 요소는 불공정이다. 그 공동체를 운영하는 방식이 자본주의든 사회주의든 상관없다. 반칙을 범한 사람이 잘 먹고 잘사는 사회는 결국 공동체 공멸로 이어진다는 증거는 동서고금의 역사에 널려 있다. 자연 생태계도 그렇지만 인간 사회의 망조인 불공정의 첫걸음은 동종 교배에서 시작된다. 끼리끼리 울타리를 치고 구역을 정해 문을 닫아 걸어 놓고 그 안에서 주거니 받거니 기득권 보호에 열을 올리는 단계다. 기회의 공정성이 사라지니 사회 전체의 역동성이 떨어진다. 실력보다 배경이 중요해지니 계층 이동이 어려워지고 폐쇄적 온정주의가 판을 치게 된다. 소위 흙수저, 금수저의 계급론이 나오는 배경이다. 제한된 종(種) 네트워크로 인해 결국 도태의 길을 가는 수순만 남았다. 한때 막강한 위세로 생태계를 교란했던 황소개구리의 개체 수가 전성기의 70% 이상 감소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근친 동종 교배에 따른 적응력과 면역력 약화가 주원인이다. 우리 사회가 ‘우물 안 황소개구리’의 신세로 전락하는 불길한 징조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최근 국감 자료를 보면 서울대 교수 집단의 경우 모교 출신 비율, 즉 동종교배 비율이 무려 88%에 이른다. 고려대나 연세대 역시 60%를 넘나드는 수치다. 학부?대학원?박사 과정이 달라야 실력을 인정받는 선진국들의 이종교배 전통과는 사뭇 다르다. 폐쇄적 네트워크를 통해 부와 명예, 권력을 나눠 갖는 천민자본주의가 판을 친다. 청년들이 ‘헬 조선’을 부르짖는 근본적 배경이다. 문제는 불공정과 반칙으로 쌓아 올린 부와 명예, 권력이 당대에 그치지 않고 대물림되고 있다는 점에 심각성이 있다. 동종교배 이후의 필연적 수순이다. 최근 일어난 서울대 모 교수의 사건은 신분제 사회로 빠져들고 있다는 불길한 편린을 본다. 그는 지난 2008년부터 자신이 작성한 논문 43편에 아들의 이름을 공저자로 올렸다. 3편의 논문은 아들이 고등학교 1학년 때였다. 고등학교 1학년생이 아무리 뛰어나도 난해한 이공계 연구에 공동으로 관여했다고 보기엔 역시 무리다. 대학 진학 후에도 40편의 논문에 아들 이름을 올렸고 급기야 아버지의 추천으로 장학금까지 받았다고 한다. 아들의 미래를 위해 불공정한 방법으로 스펙 관리를 해 줬다는 것이 합리적 추론이다. 문제의 교수는 경찰의 내사를 받다가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라고 한다. 얼마 전엔 한국을 대표하는 모 교회에서 담임목사직이 아들에게 세습된 사례도 있었다. 교인 수 10만명, 1년 예산이 1000억원이 넘는 초대형 교회다. 무슨 곡절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북한의 3대 세습이 자꾸 떠올라 뒷맛이 개운치 않다. 평생 일군 부와 권력을 자식에게 물려주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이지만 최순실의 딸 정유라 사건에서 보듯 결과적으로 모두의 공멸로 귀결된다. 반칙으로 얼룩진 대물림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현대판 음서제로 불리는 로스쿨 제도나 공기업 채용 과정에서 목도한 숱한 취업 비리도 신분제 사회의 전조 현상이다. 유럽 국가나 미국 사회가 숱한 문제점에도 아직까지 선진국 소리를 듣고 경제적 번영을 유지하는 것은 불공정한 부와 권력, 명예의 세습을 최소화하려는 노력 때문이다. 적어도 다른 배경이 없어도 능력만 있으면 먹고살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는 의미다. 한국인 절반 이상이 ‘노력해도 성공하기 어렵다’는 여론조사가 봇물을 이루는 것과 대조적이다. 그 추운 겨울 광화문광장으로 몰려든 ‘촛불 분노’는 신분제 사회로 변질돼 가는 대한민국에 대한 강력한 경고였다. 문재인 정부 출범 6개월이 지났다. 조각 과정에서 코드 인사와 인사 검증, 안보 문제 등으로 보수 언론들에 뭇매를 맞아도 70%대의 지지율을 유지하는 것은 현 정부가 잘난 탓이 아니다. 적어도 과거 정권보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고 우리 사회를 공정하게 이끌 것이란 기대와 믿음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공정한 대한민국, 법 앞의 평등이 헌법과 법률의 조문에서 뛰쳐나와 민초들의 일상에서 펄펄 살아 숨 쉬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oilman@seoul.co.kr
  •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조선시대 지진, 오늘을 경고하다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조선시대 지진, 오늘을 경고하다

    역사에 기록될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무사히 끝났다. 지난 15일 발생한 경북 포항 지역 지진으로 일주일 연기된 이번 수능은, 당일 한 차례 여진에도 별다른 사건·사고 없이 마무리되었다. 수능 연기라는 멘붕 상황을 이겨내고 꿋꿋하게 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에게 먼저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수능 연기’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서 보듯, 지진은 때로 인간의 삶을 송두리째 뒤바꾸기도 한다. 나라 밖 일로만 생각했던 지진이 이제 한국인 모두의 일상 공간까지 깊숙이 침투한 것이다.2011년 일본 동일본 대지진, 연이은 쓰나미와 원전 파괴는 지진에 관한 경각심을 높였다. 이후 국내에 지진과 관련한 책들의 출간이 부쩍 늘어났다. 어린이 책부터 재난 대비용 책자까지 범주도 다양하다. 그중 가장 독특한 책은 ‘바람에도 흔들리는 땅’으로, 저자 최범영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 일하는 지질학자다. ‘소설로 읽는 조선시대 역사지진’이라는 부제처럼, 저자는 조선시대 지진과 재난 이야기를 논문이 아닌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풀어낸다.책에 따르면 조선시대에도 규모 6.0 이상의 지진이 다수 발생했다. 특히 1454년 해남지진과 1810년 부령지진은 수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로 이어졌다. 지금으로부터 300년도 더 전에 발생한 지진이지만, 오늘 우리에게 경각심을 주는 큰 지진도 다수 있다. 1643년 동래지진과 울산지진, 1681년 강릉지진은 현재 가동 중인 고리원전, 월성원전, 울진원전과 지극히 가까운 곳에서 일어났다. 한반도는 지진의 안전지대라는 오래된 믿음이 사실이 아님을 여실히 보여 주는 셈이다.저자는 조선시대 지진 양상을 살펴보기 위해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해괴제등록’ 등 다양한 사료를 참고했다. 특히 ‘해괴제등록’은 조선의 자연재해와 천재지변이 발생할 때마다 지냈던 제사인 해괴제(解怪祭)에 관한 기록을 담은 문헌으로, 주로 17세기에 많이 기록되었다. ‘해괴제등록’ 등을 보면 한양에도 진도 5.0 이상의 지진이 제법 여러 번 일어났다. 이를 뒷받침하는 기록은 조선왕조실록에 등장한다. 인조 21년인 1643년 6월 9일 내용 중 한 대목은 다음과 같다. “서울에서 땅이 흔들리다. 경상도 대구, 안동, 김해, 영덕 등에서 땅이 흔들려 연대(봉수대)와 성가퀴(성벽 돌담)가 무너지다. 울산부에서는 땅이 꺼지고 물이 솟아나다.” 흥미로운 것은 조선시대 지진의 사후 처리 과정이다. 조선시대에도 재난은 정치적 요소와 결부된 일이었다. 다시 말하면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구제하는 일보다 권력의 안위가 더 중요했다는 사실이다. “집권자는 재난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거나 구출하는 문제보다는 그런 문제로부터 정권의 안보를 먼저 생각한다는 것. 이러한 시스템이 재난으로부터 희생자를 최대한 줄일 수 없게 만드는 요소가 되었다는 것”이라고 저자는 일갈한다. 관동대지진 당시 조선인들처럼, 억울한 희생양이 되어 목숨을 빼앗긴 사람들이 조선시대 내내 부지기수였다. 지진을 두고 막말을 내뱉는 사람들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속성을 지녔다. ‘바람에도 흔들리는 땅’은 어제를 교훈 삼아 오늘의 지진을 대비하는 책 중 하나다. 귀 있는 자는 들으라고 했던 옛 문헌의 기록은 오늘 우리 세대에 더 절실한 덕목이 되어야 한다. 장동석 출판평론가
  • 사람 살리는 골목

    사람 살리는 골목

    추억·감성 담은 골목길…창의적 인재·산업 잉태 소상공인·건물주·주민 ‘운명 공동체’로 인식 땐 사회 불평등 줄고 ‘윈윈’ 골목길 자본론/모종린 지음/다산3.0/392쪽/1만 8000원‘골목에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서민이 살아가는 공간, 해가 드는 큰길에서 볼 수 없는 생활이 숨어 있다. 고독하고 덧없는 삶도 있다. 은거의 평화도 있다. 실패와 좌절과 궁핍의 최후 보상인 태만과 무책임의 낙원도 있다. 서로 좋아 어쩔 줄 모르는 신혼살림이 있는가 하면, 목숨 건 모험에 몸을 맡기는 밀애도 있다. 골목은 좁고 짧기는 해도 풍부한 멋과 변화를 지닌 장편소설과 같다 할 수 있으리라.’일본 탐미주의 소설가 나가이 가후가 쓴 도쿄 산책기 ‘게다를 신고 어슬렁어슬렁’의 한 대목이다. 골목을 ‘풍부한 멋과 변화를 지닌 장편소설’에 빗대는 그의 골목 찬가에 귀를 기울이노라면 마음은 어느새 정겨움과 충만함을 안겨 줬던 그 어느 날의 골목길로 이끌린다.우리가 좋아하는 골목길이란 어떤 모습일까. 일단 단박에 걷기 좋은 곳이라는 대답이 나올 법하다. 화려하고 세련된 도심 정중앙이 꼭 아니더라도 동네의 작은 거리에서도 호기심을 당기는 ‘콘텐츠’들이 곳곳에 박힌 곳. 개성 있는 볼거리, 즐길거리, 먹을거리, 살거리가 걸음걸음마다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곳, 사람과 거리와 건축물이 서로 쓰임새 있게 교류하는 곳, 차나 대로, 신호등 등이 발걸음의 호흡을 강제로 끊지 않는 곳 등일 것이다. 우리나라는 도시 재개발, 신도시 세우기로 1960년대부터 주거·쇼핑 공간의 단지화가 대세였다. 도시의 특색과 매력을 지우는 황막한 풍경에 지쳐 갈 무렵 2000년대부터 도심 곳곳의 골목상권들이 부활하기 시작했다. 홍대, 가로수길, 연남동, 연희동, 부암동, 성수동 등 서울에서만 20~30개 골목상권이 특유의 매력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였다. 경주 황리단길, 전주 한옥마을, 부산 감천동 문화마을, 대구 김광석 거리 등 생기 넘치는 지방 골목상권들도 다수 생겨났다. ‘골목길 경제학자’로 불리는 모종린 연세대 교수는 이 골목들이 일으킨 변화와 힘에 주목한다. 풍요로운 골목의 기능은 단순히 치유와 즐거움에만 머무르지 않고 시민들이 다채로운 라이프스타일을 구가할 수 있는 도시문화를 제공한다는 것. 동시에 창조적인 인재와 산업을 잉태할 수 있는 동력이 된다는 것이다. 2000년대부터 몰려든 스타트업이 200여개에 이르는 홍대의 예나 우버, 트위터, 에어비앤비, 드롭박스 등 기업들이 실리콘밸리의 대표격인 팰로앨토 대신 샌프란시스코 도심에 아예 회사를 차리는 최근 기류 등이 이를 증명한다. 때문에 저자는 골목길을 하나의 ‘자본’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골목길은 기억, 추억, 역사, 감성을 기록하고 신뢰, 유대, 연결, 문화를 창조하는 사회자본이라는 얘기다. 과거 도시 재개발과 신도시 건설로 산업도시를 꾀했다면, 이젠 도시재생과 골목산업 정책으로 창조도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골목길 고유의 매력과 문화, 정체성을 빚어내는 주인공들은 ‘소상공인 영웅’들이다. 맛집, 독립서점, 공방, 보세가게 등 ‘거리의 장인’들은 대기업의 잘 짜인 기획으로는 결코 가닿을 수 없는 골목의 이야기를 짓고, 사람과 산업을 끌어들인다. 저자는 대학 입시 위주의 교육 때문에 혁신적인 기업가 정신을 지닌 창업자들이 나오기 힘든 우리 현실에서 정부가 장인대학 설립, 직업훈련, 창업 지원 시스템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자영업 인재를 길러 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를 통해 소상공인들의 경쟁력을 높이고 골목의 공동체 문화를 견고하게 만드는 건 젠트리피케이션(낙후됐던 구도심이 활성화되면서 임대료 상승으로 원주민이 내몰리는 현상)의 폐해를 막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얘기는 새겨들을 만한 대목이다. 매력적인 골목상권이 풍부한 도쿄에서 젠트리피케이션이 잘 나타나지 않는 것은 골목상권 내 건물주와 상인들 간의 공동체 문화, 일명 무라(村) 정신이 강하기 때문이다. 골목길에 더 많은 장인을 들여보내는 것, 주민이나 창업자, 자영업자, 투자자, 활동가 등 골목길의 모든 주체가 골목의 정체성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 이는 큰 그림으로 보면 미래를 가꾸는 일이자 우리 사회의 불평등을 줄이는 실천이 될 수도 있다는 저자의 믿음에 희망을 걸어 보고 싶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백년손님’ 박용인 “아내 얼굴에 반해 쪽지..버는 돈 모두 올인했다”

    ‘백년손님’ 박용인 “아내 얼굴에 반해 쪽지..버는 돈 모두 올인했다”

    ‘백년손님’에 출연한 그룹 어반자카파 멤버 박용인이 아내와의 러브스토리를 공개했다. 23일 방송된 SBS ‘자기야-백년손님’에서는 어반자카파의 박용인이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박용인은 결혼 2년 차에 생후 10개월의 아이를 키우는 아버지로 소개 됐다. 박용인은 “아버지는 조금 늦게 되고 싶었지만 불같이 사랑하다 보니 아버지가 됐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결혼 2년 차인 박용인은 아내와의 첫 만남에 대해 “21세 때 아내 얼굴을 보고 너무 예뻐서 미니홈피로 쪽지를 보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어 박용인은 “아내와 어찌해서 두 번을 만났는데 그 이후에 연락이 없었다. 차였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아내는 영국으로 유학을 갔다고 하더라”고 회상했다. 박용인은 “헤어지고 나서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우연히 그 소식을 듣고 다시 SNS로 연락을 했는데 마침 아내가 잠깐 한국에 들어와 있던 때였다”며 “ 아내에게 ‘곱창에 소주 한 잔’을 하자고 청했고 그날 첫 키스를 하게 됐다. 그 계기로 다시 아내와의 만남을 이어갈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아내는 장거리 연애가 힘들다고 본 것 같았다. 아내가 영국으로 다시 떠난 뒤 3박4일로 영국에 갔다. 아내에게 말 안하고 갔는데, 아내가 깜짝 놀라더라. 아내가 좋아하는 닭발을 미니 아이스박스에 넣어갔다. 아내가 감동했다. 그때 아내가 이 남자라면 끝까지 가도 되겠다 생각한 것 같았다”고 말했다. 아내의 1년 반 유학기간 동안 두 달에 한 번씩 영국을 찾았다는 박용인은 “그냥 저금을 하나도 못 하고 버는 돈을 모두 아내에게 올인했다. 그 모습에 믿음을 얻은 것 같다”고 밝혔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YS, 역사 바로세우기로 군사독재 청산”

    “YS, 역사 바로세우기로 군사독재 청산”

    “한국, 미래로 나가게 하는 힘은 통합·화합이란 걸 잊지 않겠다” MB·朴정부 적폐청산 계속 시사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김영삼 전 대통령 2주기 추도식에서 “대한민국을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게 하는 힘은 국민의 화합과 통합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겠다”고 밝혔다.그러면서도 민주화의 노정에서 김영삼 정부 시절 이뤄진 ‘역사 바로 세우기’의 의미를 높게 평가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누적된 ‘적폐청산’ 작업에 대한 야권의 반발이 거세지는 가운데 뒤틀린 역사를 바로잡는 과정은 불가피하며, 이는 정치보복이 아닌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통합과 화합의 밑거름이란 점을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김 전 대통령의 2주기 추도식에서 “문민정부가 연 민주주의의 지평 속에서 대통령님이 남기신 ‘통합’과 ‘화합’이라는 마지막 유훈을 되새긴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우리는 민주주의 역사에 우뚝 솟은 거대한 산 아래에 함께 모였다”고 입을 뗐다. 이어 “문민정부가 민주주의 역사에 남긴 가치와 의미는 결코 폄하되거나 축소될 수 없다”며 “우리가 자랑스러워하는 4·19혁명, 부마민주항쟁, 광주민주항쟁, 6월항쟁이 역사에서 제자리를 찾았던 때가 바로 문민정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취임 후 3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5월 13일 담화문에서 ‘문민정부의 출범과 그 개혁은 ‘광주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실현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했다. 이 땅의 민주주의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법과 정의에 기초한 역사 바로 세우기를 통해 군사독재시대에 대한 역사적 청산이 이뤄졌고, 군의 사조직을 척결하고, 광주 학살의 책임자를 법정에 세웠다”면서 “금융실명제와 부동산실명제는 경제정의의 출발이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신속했던 개혁의 원동력은 민주화와 함께 커진 국민의 역량과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믿음이었다”며 “문민시대는 민주주의를 상식으로 여기는 세대를 길러냈고, 권력의 부당한 강요와 명령에 맞서고 정의롭지 못한 정치를 거부하는 깨어 있는 시민이 늘어났다. 문민정부 이후 더 나은 민주주의를 생각할 수 있게 됐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추도식에 앞서 김 전 대통령 묘역에 헌화·분향했다. 추도식에는 김덕룡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김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삼남 홍걸씨 등이 참석했다. 자유한국당에서는 베트남을 방문 중인 홍준표 대표 대신 정우택 원내대표가 참석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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