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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시대] 행시개편 인재발굴 전형 다양화를/양오봉 전북대 화학공학 교수

    [지방시대] 행시개편 인재발굴 전형 다양화를/양오봉 전북대 화학공학 교수

    국가의 고위공무원 선발방식이 크게 개편될 예정이다. 2015년부터 5급 공무원 채용인원의 절반을 서류와 면접을 통해 민간인 전문가로 뽑겠다는 것이다. 고려 광종(958년) 때부터 시행해온 과거시험과 지난 60여년간의 행정고시를 통한 고위공무원 선발 방식이 필기시험 위주에서 서류·면접 전형 추가로 틀이 크게 바뀌는 셈이다. 현재도 특허청과 같이 전문성이 필요한 부처의 경우 5급 공무원을 서류·면접 위주로 약 28%(2009년) 충원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고위직인 5급 공무원의 절반을 서류·면접 위주의 전문가로 충원할 경우, 그 비중이 커지는 것은 물론 큰 틀이 달라지기 때문에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고려 광종 때 귀족들을 견제하기 위해 과거시험을 도입하였으나 귀족들의 자녀가 과거시험 없이 관리가 되는 ‘음서’ 제도도 병행하였다. 그러나 과거시험보다 오히려 ‘음서’를 통해 관리가 된 수가 많았다 하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과거사 때문에 행시 개편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즉, 재력가·고위 공직자나 기득권층 등의 상류층 자제들이 각종 자격증을 비롯한 스펙을 쌓으면 서류와 면접에서 유리할 것이고 따라서 고위 공무원의 진출이 상대적으로 더 쉬울 것으로 분석된다. 지금도 각종 필기시험 위주의 고시에서 서울 강남과 외국어고등학교 출신 등 특정계층의 비율이 높아지는데, 소위 스펙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서류·면접 전형의 경우 기득권층의 비중이 더욱 높아지게 될 것은 불문가지의 사실이다. 그렇게 되면 스펙을 쌓을 여유가 많지 않은 서민들은 고위 공무원이 되기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기보다 어렵게 되는 셈이다. 옛날 과거시험이나 행정고시는 입신출세의 대명사이자 ‘개천에서 용’이 탄생하는 등용문이요, 서민들 희망의 산실이었다. 그렇다면 금번 행정고시 개편안이 ‘개천의 용’ 등용문을 막는 것이 아니라, ‘개천의 용’들이 더욱 활발히 등용되도록 하는 길은 없을까? 필자의 좁은 소견으로 한 가지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즉, 5급 공무원 채용에 대입과 같이 다양한 선발 방식을 도입하는 것이다. 필기고사 위주의 채용방식이 수능점수로 뽑는 대입 전형이라면, 서류·면접으로 뽑는 방식은 입학사정관 전형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소외계층과 장애인 등을 배려하는 사회배려형 인재 선발과 농어촌·지역 출신 간의 경쟁을 통하여 선발하는 지역균형인재 채용, 3개국 이상의 외국어에 능통한 인재를 뽑는 글로벌 인재 채용 등으로 다양화하여 고위 공무원을 선발한다면 지금과 같은 획일적인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다. 나아가 국민화합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각각의 채용방식에 인원을 충분히 배려하되 탄력적으로 운영하면 정부의 고위공무원 수급에도 문제가 없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공부 잘하는 수재도, 농어촌과 지역의 인재들도, 사회배려계층 인재도, 글로벌 인재도 국가의 고급 공무원으로 등용될 수 있다. 그들이 다양성과 조화로운 화합을 통하여 4만달러 국민소득과 G7 강대국으로 부상하는 데 커다란 기여를 할 것으로 확신하는 바이다. ‘개천의 용’들이여, 승천의 그날을 위하여 오늘도 절차탁마를 멈추지 마시기를.
  • 종교와 시민사회 소통을 許하라

    종교와 시민사회 소통을 許하라

    천주교, 불교, 개신교 등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종교계의 목소리가 드높다. 환경단체 등 시민사회의 몫처럼 여겨지던 것을 종교계에서 아예 전담하다시피 하고 있다. 16개 교구장 등 20명 주교로 구성된 천주교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주교회의가 지난 3월 공식적으로 4대강 사업에 반대 입장을 천명하고 행동에 나선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정의구현사제단 혹은 일부 사제들의 집단 움직임은 있었지만 천주교 전체가 현실 정치에 구체적이고 강력한 의사를 밝힌 것은 전례가 드물었다. 지난달 5000명이 넘는 스님들이 참여해 4대강 사업을 폐기할 것을 요구한 ‘생명평화선언’ 역시 현대 불교역사에서 찾기 어려운 대규모 움직임이었다. 문수 스님의 ‘소신(焼身) 공양’ 이후 생명평화에 대한 불교계의 각성과 분노가 최고조로 높아진 까닭이다. 여기에 그동안 4대강 사업 반대에 미온적이던 개신교까지 가세했다. 목회자 1300여명은 지난달 말 ‘한국교회 목회자 선언’을 발표하며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파괴하고 자연 생태계를 무너뜨리는 4대강 사업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천명했다. 다음달에는 3000여명이 참여하는 목회자 2차 선언을 발표할 예정이다. 촛불기도회, 연합예배 등도 준비하고 있다.  4대강 사업을 집권 후반기 핵심 과제로 설정하고 있는 현 정부로서는 곤혹스럽기 그지없는 일이다. 하지만 이는 시민사회의 의제가 종교 안으로 자연스럽게 들어온 대표적 사례다.  종교자유정책연구원(종자연)은 지난 17일 심포지엄을 갖고 종교와 시민사회의 소통 방안을 모색했다. ‘한국의 시민종교를 말한다-종교와 시민사회의 소통 가능성과 그 방법론’이라는 주제로 열린 심포지엄에서는 시민사회 관계자, 불교·천주교·개신교 3대 종단 관계자 등이 참석해 종교와 시민사회의 협력과 소통의 필요성, 사회적 의미, 구체적인 방법 등에 대해 활발한 논의를 가졌다. 재단법인 만해사상실천선양회가 주최하고, 종자연, 우리신학연구소,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가 주관했다.  ‘천주교와 시민사회 간 소통 가능성과 방법론’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박문수 한국가톨릭문화원 부원장은 “종교와 시민사회는 소통 노력을 소홀히 해왔다.”면서 “이제는 두 영역이 서로에 대한 이해, 상호견제, 보완을 통해 인간존중의 사회를 건설하는 데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느 때보다 시장의 힘이 강력해진 오늘날 종교의 기여 필요성은 더욱 절실하다.”면서 “시장의 힘을 제어하고 시장중심의 가치를 인간중심의 가치로 전환시키는 일은 종교의 본래 임무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개신교와 시민사회 간 소통 가능성과 방법론’을 발표한 이찬수 종교문화연구원장의 종교의 현실에 대한 비판은 신랄했다. 이 원장은 “시민사회는 탈제도화란 배경, 거대 조직에서 벗어나 개인적 양식을 중시하는 흐름인데 반해 개신교·가톨릭·불교 등 종교는 조직과 제도를 중시하고 있어 시민사회와 소통하기 힘든 구조”라고 현실 속 한계를 지적했다. 이어 “시민사회와 소통하는 이들은 주류 종교제도와 탈제도의 경계에 있거나 제도 밖에 있는 이들”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교회에는 출석하지 않더라도 양심적 실천 속에서 그리스도성을 볼 줄 알고, 목사나 신부는 물론 무신론자에게서도 보살도를 읽어내는 사람에게서 소통은 일어난다.”며 ‘종교인의 시민화’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희망을 강조했다.  박희택 불교아카데미 원장은 “불교와 시민사회의 소통 가능성은 자기 반성·비판을 바탕으로 개방성으로까지 이어지는 불교의 ‘자기깨침의 개방성’에 있다.”면서 “자기깨침의 정도가 턱없이 미흡한 한국불교의 자기미혹은 불교 본래의 개방성에 반하는 것이기에 무엇보다 불교 지도자들의 인식 전환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교는 자기이익 중심적이기 쉬운 시민들의 안목과 호흡을 길게 해주는 내세관, 자기책임의 원리인 인과관, 사회통합의 원리라 할 수 있는 관용관을 갖고 있는 점”을 시민사회와 불교의 소통 용이성으로 들었다.  구체적인 소통 방법도 제기됐다. 박문수 부원장은 국가 중요 의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사회교리에 입각한 성명서 발표하는 것부터 시작해 ▲교회 취지에 부합하는 활동을 하는 비정부기구(NGO)에 대한 신자들의 후원, 기부 등 재정 지원 ▲사형제 폐지운동 같은 시민사회와의 연대범위 확대 ▲각 교구에 설치된 사회사목 기관·부서들의 활용 등 방안을 내놓았다. 윤남진 NGO리서치소장은 종교와 시민사회 간 협업공간 마련을 제안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동작구 씨름·합창단 승승장구

    ‘구청 씨름단’을 아시나요. 서울 동작구의 자랑인 씨름단이 부산 기장군에서 열리고 있는 제64회 전국씨름선수권대회 일반부에서 개인전 7체급 중 3체급을 제패했다. 용사급(95㎏이하)에 출전한 김보경이 결승에서 의성군청 정성수를, 역사급(105㎏이하) 이승욱이 여수시청 김인규를, 장사급(무제한) 유승록은 홈팀인 기장군청의 정원용을 꺾고 우승했다. 동작구 씨름단은 14개 팀이 참가한 일반부 단체전에서도 인천 연수구청을 4대2로 가볍게 누르고 1위에 올랐다. 지난 3월 제40회 회장기 전국장사씨름대회에 이어 올해 들어 두 번째 단체전 우승이다. 대회는 지난 20일 개막해 26일 막을 내린다. 구립합창단 역시 지난 21일 강원도 태백시에서 개최된 제28회 태백전국합창대회에서 은상을 차지했다. 올해 처음으로 참가한 대회였다. 구립합창단은 이 밖에도 구민들을 상대로 정기연주회와 찾아가는 음악회를 통해 구민화합을 도모하는 등 홍보대사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문충실 구청장은 “구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는 눈에 보이는 성과물이 있어야 하는데 씨름단과 합창단이 자긍심을 한껏 높이는 성과물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차관급 인사] MB가 직접 ‘포석’ 국정 주도권 ‘고삐’

    13일 단행된 23명의 차관급 인사의 내용을 살펴보면 ‘8·8개각’ 이후 친서민 중도실용 기조를 강화하기 위해 집권 후반기에도 주도권을 계속 쥐고 가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읽혀진다. 이번 차관인사는 이례적으로 이 대통령이 인사를 거의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실 민간인 사찰사건과 연루돼 물러날 것으로 예상됐던 박영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이 지식경제부 2차관으로 전격 임명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이 대통령이 청와대 인적쇄신과 개각에 이어 차관 인선까지 ‘친정체제’를 대폭 강화한 것으로, 야당의 즉각적인 반발을 불러왔다. ●친서민 중도실용 기조 강화 청와대도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박 차장의 지경부 차관 인선 배경을 묻는 질문이 나오자 답변을 피했다. 김희정 대변인은 “전체의 큰 그림을 맞추는 데 주력한 인사라 특정인 한 명 한 명에 대한 (대통령의) 설명은 없었다. 청와대도 이와 관련한 공식입장을 일절 내지 않겠다.”고 말했다. 국방부 차관에 경제관료인 이용걸 기획재정부 2차관을 기용한 것도 군개혁 작업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이 대통령의 포석으로 보인다. 이 차관은 전임 장수만 차관에 이어 국방문민화 작업의 두번째 주자로서의 역할을 맡게 됐다. 실세차관인 장수만 차관이 방위사업청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은 이 대통령이 바라는 군의 무기획득체계 개선작업을 위해 현장에 직접 투입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총리실·특임 ‘측근 라인업’ 측근을 발탁한 경우도 눈에 띈다. 총리실 사무차장에 내정된 안상근 전 경남부지사는 김태호 총리 후보자의 대학 학과(서울대 농업교육학과) 1년 직속후배로 최측근인사로 분류된다. 특임차관에 내정된 김해진 전 코레일 감사는 이재오 특임장관 후보자의 최측근이다. 이번 인사에서는 장관이 외부전문가인 경우 차관은 내부승진을 하고, 장관이 부처출신이나 내부발탁인 경우 차관은 외부 전문가를 기용하는 식으로 인사에 균형을 맞춘 점도 두드러진다. 또 민승규 농림수산식품부 1차관이 농촌진흥청장으로 가고, 장수만 국방 차관이 방위사업청장으로 움직인 것은 ‘외청장→본부 차관’으로 갔던 공직사회의 관례를 뒤집는 것이다. 일하는 사람은 자리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디서든 일을 잘할 수 있다는 이 대통령의 철학이 반영된 것이라는 청와대의 설명이다. ●영남출 신 11명… 지역 편중 다만, 특정지역 출신 인사가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23명 중 절반에 가까운 11명이 영남출신이다. 서울, 강원, 충청, 호남출신 인사가 각각 3명씩이다. 강원 출신이 유독 많은 것은 현 3기 내각에 강원 출신 장관이 한 명도 없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학은 서울대가 5명, 고려대·경북대 출신이 각 4명, 성균관대·한양대 출신이 각 2명씩이다. 경북대 출신이 두 번째로 많은 것도 눈에 띈다. 연세대, 부산대, 부산교대, 육사, 전남대, 동국대 출신이 1명씩이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8·15 특별사면] “특권층 면죄부 줄뿐” “대통령의 고유 권한”

    대통령의 사면권 행사는 사법부의 결정을 정치적으로 변경하는 행위여서 이에 대한 법조계 시각은 부정적이다. 사법부에 대한 불신, 독립성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고, 정치인·기업인 등 ‘힘있는 지도층’에 대한 특혜라는 비판으로부터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고등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정치인·기업인 사건을 맡아 수개월간 재판하고, 고심 끝에 최종 판단을 내렸는데 대통령이 ‘없던 일’로 뒤집어 버리면 씁쓸하다.”면서 “법원 입장에서는 특별사면권을 남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검사도 “힘들게 수사해 봐야 때만 되면 특별사면하니 허탈하다.”면서 “특별사면은 국회의 통제를 받지 않아 대통령이 ‘힘있는 세력’에게 면죄부를 줄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대통령 사면권에 대해 사법적 통제가 가능한가라는 질문에서는 답변이 엇갈린다. 다수설은 사법심사의 대상이 아니라고 본다. ▲사면은 권력분립의 원리와 무관한 제도이고 ▲법으로부터 자유로운 행위이며 ▲통치행위의 일종이라 ▲법치국가를 벗어난 사면권 행사를 법치국가적 틀 안에서 평가할 수 없다는 논리다. 소수설은 ▲사면이 권력분립과 무관하다는 주장은 현대 국가의 헌법체계에서 받아들일 수 없고 ▲사법심사에서 배제할 통치행위라고 보는 것은 법적 오해라고 비판한다. 대법원은 다수설을 따른다. 1979년 판결에서 사면권은 국가원수로서 대통령의 ‘고유권한’이고, 그 행사는 고도의 정치적 결단, 즉 ‘통치행위’로서 그 본질상 법적 제한과 사법심사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 판례는 1999년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현철씨에 대한 잔여형기 면제처분 취소소송에서도 재확인됐다. 그러나 고문현 숭실대 법과대학 교수는 “이는 대통령의 사면권을 절대 군주의 ‘시혜적인 은사(恩賜)’로 보는 견해”라면서 “우리의 헌법 질서와 현실 속에서 설득력이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지적했다. 고 교수의 견해를 지지하는 판결도 있다. 2004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 법무부를 상대로 “사면 정보를 공개하라.”고 낸 소송에서 서울고법은 “대통령의 사면권은 국가이익과 국민화합의 차원에서 행사되어야 하고, 정치적으로 남용되거나 당리당략적 차원에서 행사할 수 없는 헌법내재적 한계를 갖고 있다는 견해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사면 정보를 사법심사의 대상에서 제외한다면 대통령의 사면권 행사에 대한 국민의 비판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게 돼 우리 헌법상의 알 권리와 표현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할 우려도 있다.”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씨줄날줄] 광화문과 柳宗悅/노주석 논설위원

    유종열은 일본 당대 최고의 미술평론가이자 ‘공예의 아버지’로 칭송받는 야나기 무네요시의 한국식 이름이다. ‘야나기 무네요시(柳宗悅·1889~1961)’라고 일본이름 표기법대로 쓰지 않은 까닭은 그의 이름이 갖는 상징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여느 조선인보다 조선을 더 사랑한 특별한 일본인이었기 때문이다. 명문가 출신의 종교철학자였지만 우연히 조선도자기 ‘청화모깎기초화문표주박형병’을 접한 뒤 인생항로를 바꿨다. ‘조선의 친구에게 보내는 글’에서 그는 “깊은 존경의 마음을 조선에 바치지 않을 수 없다.”라고 고백했다. 석불사의 조각에 대하여, 조선의 민화, 조선의 석물, 조선의 연적, 조선 도자기의 특질, 조선의 항아리, 조선의 찻잔, 조선의 목공예품, 조선의 석공, 조선의 금공, 조선 도기의 미와 그 성질 등등이 남긴 글의 제목이다. 조선의 미학과 예술품에 대한 존경심과 찬미는 끝이 없었다. 우리가 모르던 우리의 아름다움을 알려준 사람이다. 조선의 미를 ‘비애(悲哀)의 미’로, 지배적 정서를 ‘한(恨)’으로 정의한 것도 그였다. “가장 슬픈 생각을 노래한 것이 가장 아름다운 시가(詩歌)”라는 영국의 낭만파 시인 셸리의 시구대로 비애를 미의 극치로 여겼다. 훗날 패배주의를 부추긴 또 하나의 식민사관이라는 비판이 따랐다. 저술가 정일성은 ‘야나기 무네요시의 두 얼굴’에서 “일제 식민통치법을 문화통치로 바꾸는 데 일조한 제국주의 공범이자, 민예운동가가 아닌 문화정치 이데올로그”라고 평가절하했다. 조선독립을 원하지 않은 문화통치의 브레인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반면 깐깐한 민족주의자 송건호 선생 같은 이는 “유종열씨의 글을 통해 우리 민족의 예술에 대해 비로소 눈을 크게 뜨게 됐다.”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었다. 광화문이 복원돼 광복절날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그의 광화문 연가는 유명하다. 1922년 일제의 광화문 철거계획이 알려지자 도요대(東洋大) 교수였던 그는 일본 월간지(개조)에 ‘장차 잃게 된 조선의 한 건축을 위하여’라는 장문의 글을 기고했다. “광화문이여! 광화문이여! 너의 생명이 조석(朝夕)에 절박하였다./어찌하면 좋을까?/ 가령 일본이 쇠약하여 궁성이 폐허가 되고 에도성이 헐리는 모습을 상상해 주기 바란다.”라고 반대의 깃발을 들었다. 총독부는 여론에 굴복, 계획을 철회해 경복궁 동쪽으로 광화문을 옮기는데 그쳤다. 유종열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지만, 광화문을 살린 일등공신임에는 틀림없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도봉구, 예산편성에 주민참여

    도봉구, 예산편성에 주민참여

    “긴요하지 않은 사업에 구 예산을 쓰느니 차라리 서울시의 사업 보조금을 포기하고 싶다.” 이동진 도봉구청장이 취임 한 달이 약간 넘어서 파악하게 된 구의 살림살이는 ‘흥부네 집에 제삿날 돌아오듯’ 빠듯했다. 서울시 25개 구 중 가난하기로 서너 손가락 안에 드는 도봉에서 믿을 수 있는 것은 사람뿐이기에 구 예산을 들여 하드웨어를 손질하기보다는 소프트웨어인 인재양성에 힘을 쏟고 싶다는 의미에서 한 말이다. 불필요한 사업을 줄이면 ‘친환경 무상급식’ 실시나 ‘사교육 부담 없는 학교 만들기’ 같은 사업 예산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도봉이 매칭사업으로 시에서 올해 받기로 한 예산은 8억 7720만원이다. 공공건축물 옥상공원화 사업에 1억 8900만원, 도시구조물 벽면녹화사업에 1억 2420만원, 녹지를 조성하는 그린웨이 사업에 5억 6400만원 등이다. 이를 위해 구도 자체 예산 5억 4000만원을 써야 한다. 시에서 9억원 가까운 보조금을 받지만 구 예산도 수억 원을 지출해야 하니 사업 자체를 돌려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는 것이다. 이 구청장은 또한 “청계천과 같이 수돗물을 끌어들여 조성한 생태하천에 용수비로 연간 5억원 가까운 구 예산을 쓰는 것도 낭비적 요소가 아닌가 싶다.”고 분석했다. 이 구청장은 도봉뿐만 아니라 강북, 노원, 은평, 중랑, 성동 등 7개 구가 생태하천의 물값으로 연간 18억 2100만원(시 3억 9300만원 부담)을 사용하는 것은 혈세낭비라고 지적하며, “우리가 필요하다고도 안 했는데 시가 생색을 낸 사업 비용을 구민들이 부담하는 이런 구조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민선 5기에는 시가 사업을 벌이기 전에 구와 미리 논의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구는 2011년 예산을 편성하기 전에 주민들의 의견을 묻기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다음 달 10일까지 구홈페이지(www.dobong.go.kr), 각 동주민센터와 민원부서에서 30일간 주민의견을 수렴해 내년도 예산편성안에 반영할 계획이다. 접수대상은 ▲지역주민의 일상생활의 불편을 없애는 사업 ▲지역주민의 복지증진과 지역개발에 필요한 사업 ▲주민화합을 위한 사업 등이다. 황귀옥 예산팀장은 “주민참여 예산제운영 모델을 만들고 2010년 사업예산 평가를 해 선심성 전시성 예산을 축소하거나 폐지하고, 관행적으로 해오던 중복사업을 과감히 통폐합해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예산편성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사설] 8·15특사 국민화합 해쳐선 안된다

    정치인과 경제인의 포함 범위를 놓고 관심을 모은 8·15 특별사면의 대상자를 사실상 결정하는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가 어제 열렸다. 특별사면은 대통령의 권한이기 때문에 사면심사위 직전에 청와대와 법무부가 사전 협의하는 것이 관례다. 이명박 대통령은 사면기준과 관련, 지난달 말 “정치적 이유의 사면은 없다.”고 천명했다. 이 기준에 따라 사면 대상자의 면면이 검토됐고, 임시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사면 명단이 발표될 예정이다. 화합과 소통이 절실한 이 시점에 단행되는 8·15 특별사면은 국민화합을 해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번 특사는 경제살리기와 국민화합의 취지가 크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네 번에 걸쳐 생계형 범죄자들과 기업인 등을 대상으로 사면을 했다. 사면 남발이란 부정적인 여론이 이해되는 측면도 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2008년 8·15 경축사를 통해 “내 임기 중 일어난 비리에 대해서는 관용을 베풀지 않겠다.”는 원칙을 밝혔고, 지키려 했다. 사면이 시혜가 아니라 국민의 힘을 모으기 위해 이루어지는 것임을 엿보게 한다. 따라서 특사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생산적인 특사가 되어야 한다. 특사가 국민 화합과 소통을 촉진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사면 대상자에 생계형 범죄 사범이 다수 포함될 것으로 알려진 것은 그래서 기대를 갖게 한다. 무엇보다 이번 특사는 대상자 주변의 냉정함이 요구된다. 특정인이 특사에서 배제된다고 지나치게 정치적인 해석을 하는 것은 당사자나 사회 안정을 위해서도 적절치 않다. 법의 형평성과 균형성을 현저하게 해치지 않았다면 정치적 해석은 삼가는 게 순리다. 경제위기에 지친 국민들은 이번 특사가 친서민, 친중소기업 기조에 충실하겠다는 소식에 기대를 건다. 사면이 유전무죄나 유권무죄 등 돈과 권력 있는 사람들의 면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저소득층과 경범죄자들을 배려해야 한다. 특히 여권의 친서민 정책 기조에 따라 재벌그룹 총수를 포함한 경제사범들이 사면대상자 검토 막판 단계에서 제외된 것으로 전해져 주목된다. 국민들은 이 대통령이 원칙에 충실해 사면을 단행하겠다는 기조가 관철되는지 지켜보고 있다.
  • [이것이 相生이다] “상생이전에 공정거래 자리 잡아야”

    [이것이 相生이다] “상생이전에 공정거래 자리 잡아야”

    “요즘 대기업들이 서둘러 내놓고 있는 상생 방안이 불공정거래 현실을 덮어버릴까봐 걱정스럽습니다.” 이민화(57) 기업호민관은 9일 대기업들의 시혜적 상생 방안과 불공정거래 현실은 구분돼야 한다며 이 같은 우려를 표시했다. 이 호민관은 “공정거래는 필요조건이고 자발적 상생은 충분조건”이라면서 “필요조건도 부족한 현실에서 충분조건만 가져가면 겉만 멀쩡해 보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직은 보통 사람들에게 낯선 기업호민관은 중소기업의 규제 및 애로사항 해소를 위해 지난해 국무총리실에서 위촉한 독립운영기관이다. 국내 벤처인의 대부격인 이민화 한국과학기술원 초빙교수가 3년 임기의 초대 호민관이다. 그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 가장 심각한 불공정 관행으로, 납품단가 협상 과정에서 중소기업의 가격협상력을 떨어뜨리는 행위를 꼽았다. 대표적인 것이 중소기업에 영업기밀인 원가계산서 제출을 강요하는 행위. 이 호민관은 “똑같은 납품업체라고 해도 외국 기업에는 원가계산서를 요구하지 않는다.”고 대기업의 이중적 행태를 꼬집었다. 또 대기업들은 독자적인 기술 공유를 요구하고 있다. 심지어 설계도면까지 내놓으라고 한다는 것이다. 이 호민관은 이럴 경우 기술위탁제도를 이용하면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납품 제품의 기술 자료를 제3 기관에 맡기고 일정 조건이 충족됐을 때만 대기업이 자료를 열람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아울러 대기업의 구두발주도 문제다. 대기업이 납품기일에 닥쳐 주문량을 갑자기 줄이는 바람에 피해가 생겨도 서면 증거가 없어 공정거래위원회 제소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호민관은 중소기업들의 노력과 단결력도 함께 요구했다. 대기업의 불합리한 관행에 대해 협력업체가 이의를 제기할 때 함께 행동하기보다 그 틈을 타서 새 거래를 트려는 행위가 중소기업 전체의 힘을 약화시킨다는 것이다. 이 호민관은 2001년까지 메디슨의 창업주 겸 대표이사로 지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6·25는 아물지 않는 내안의 상처”

    “6·25가 난 해도 경인년이었으니 꽃다운 20세에 전쟁을 겪고 어렵게 살아남아 그해가 회갑을 맞는 것까지 봤으니 내 나이가 새삼 징그럽다. 더 지겨운 건 육십 년이 지나도 여전히 아물 줄 모르고 도지는 내 안의 상처이다.” 소설가 박완서씨가 산문집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현대문학 펴냄)를 출간했다. 책과 같은 제목의 산문에서 작가는 올해 등단 40주년과 함께 팔순이 된 나이를 ‘징그럽다.’고 밝혔다. 작가에게는 팔순이라는 나이보다 전쟁이 일어난 지 60년이 된 해라는 것이 더 와닿는 듯하다. 그는 전쟁에 대해 “6·25의 경험이 없었으면 내가 소설가가 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나도 느끼고 남들도 그렇게 알아줄 정도로 나는 전쟁 경험을 줄기차게 우려먹었고, 앞으로도 할 말이 얼마든지 더 남아 있는 것처럼 느끼곤 한다.”고 고백했다. 또 ‘영원한 현역 소설가’로서 “내가 소설을 통해 구원받았다는 걸 인정하고 소설가인 것에 자부심도 느끼고 있지만 그렇게 말하고 나면 마치 허세를 부린 것처럼 뒷맛이 허전해지곤 한다.”고도 했다. 작가와 ‘국민화가’ 박수근이 미군 매점인 PX에서 함께 근무한 것은 그의 데뷔 소설 ‘나목’을 통해서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PX에서 화가들이 초상화를 그리는 일을 따오는 영업을 하다 전쟁이 끝나기 전에 결혼했던 작가는 남들이 다 알아주는 팔자 좋은 결혼생활이 문득문득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속에는 누더기를 걸치고 겉만 빌려 입은 비단옷으로 번드르르하게 꾸민 것처럼 자신이 한없이 뻔뻔스럽고 구질구질하게 느껴졌다. 실제로 가슴의 통증으로 비명을 삼킬 때도 있었고, 어디 남 안 듣는 곳에 가서 실컷 소리 지르고 싶은 충동이 뭉쳐 병이 될 것 같은 적도 있었다.” 전쟁의 상처, 중산층 여성의 허위의식, 노인의 사랑 등 다양한 주제를 솔직하면서도 정의로운 시각으로 입심 좋게 풀어놓았던 작가의 산문은 역시 명불허전(名不虛傳)이다. 이번 산문집은 2007년 펴낸 ‘호미’ 이후 쓴 글들을 묶은 것이다. 글쓰기를 열망하는 이들에게 박완서씨는 “팔자였다.”고 말한 적이 있다. 나이 마흔에 소설가로 데뷔해 성공한 작가는 여전히 많은 문청(문학 청년)들에게 희망임을 산문집을 통해 입증하고 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소통형 장관 다수 중용…15곳 중 12곳 바꿔라”

    “소통형 장관 다수 중용…15곳 중 12곳 바꿔라”

    “전문성이 부족한 장관은 전문성을 갖춘 인물로, 반대세력과의 소통 능력이 미흡한 장관은 국민화합형 인물로, 실책으로 신뢰를 잃은 장관은 믿음을 재건할 만한 인물로 바꿨으면 한다. 별다른 문제점이 없는 장관은 굳이 바꿔서 혼란을 부르기보다는 유임시켜 정책의 계속성을 유지했으면 좋겠다.” 서울신문이 1일 개각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설문 조사한 결과는 일반 국민의 여론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金 국방·李 법무 교체” 압도적 이번 설문은 15개 부처의 장관 중 누구를 교체할지, 그리고 바꾼다면 어떤 인물로 해야 할지, 하마평에 오른 인물들의 장단점은 무엇인지 등 크게 4개 분야로 구성됐으며, 부처별로 5명씩 모두 75명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개각에 대한 전반적 의견을 물은 5명의 교수그룹을 포함하면 총 80명의 전문가가 설문에 응했다. 전·현직 관료들과 김호기 연세대 교수, 이재근 참여연대 행정감시팀장, 조경애 건강세상네트워크 대표, 경만호 대한의사협회장,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설문에 참여했다. 그러나 ‘인사’라는 민감함 때문에 상당수 전문가들이 익명을 요구했다. 천안함 사태라는 국가적 불행과 스폰서 검사 사건에 따른 검찰 위신 추락에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각각 김태영 국방부 장관과 이귀남 법무부 장관은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과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교체 의견이 나왔다. 그러나 이 두 장관의 교체는 이명박 대통령이 국정 노선을 큰 틀에서 바꾸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을 비롯해 진보 성향 교육감이 6·2 지방선거에서 대거 당선됨에 따라, 소통을 위해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마찬가지 논리로 반대세력과의 대화와 화합을 위해 전재희 보건복지부 장관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만의 환경부 장관 등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러나 이런 주장을 뒤집어, 이 대통령이 국정철학을 강하게 관철하고 반대세력에 맞서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유임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팀워크 잘 맞는 경제팀은 유임”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임태희 노동부 장관,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 등 현 경제팀의 대다수는 팀워크가 잘 맞는다는 점에서 유임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과 백희영 여성가족부 장관 등은 재임 기간이 1년 이내로 짧다는 점에서 경질 대상이 아니라는 의견이 다수였다. 그러나 백희영 장관에 대해서는 여성계의 시각을 대변하는 데 소홀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유 외교 등 교체·유임 엇갈려 최장수 장관인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분위기 일신 차원에서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으나, 특별한 하자도 없는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대형 국제행사를 앞두고 교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았다. 결과적으로 전문가들 중 윤 재정장관과 최 지경장관, 맹 행안장관 등 3개 부처 장관에 대해서는 교체를 주장한 전문가가 한 명도 없었다. 개각의 폭과 관련, 전문가들은 ‘큰 폭’을 주문했다. 이남영(한국정치학회장) 세종대 행정대학원장은 “전반적으로 새로운 기운을 갖고 일해야 하기 때문에 부분 개각보다는 전면 개각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상연기자·부처 종합 carlos@seoul.co.kr
  • 커피로 그린 민화

    커피로 그린 민화

    행복한 민화의 세계를 표현하는 혜원 김재춘이 6일까지 서울 인사동 라메르갤러리에서 세 번째 개인전을 연다. 부산에서 약국과 함께 민화연구소를 운영하는 김 작가는 화가가 아닌 화공의 그림으로 치부되며 순수회화가 아닌 전통회화로만 인식되는 민화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시에서는 십장생도, 문자도, 송학도, 미인도, 일월오봉도 등 전통적인 민화와 커피로 그린 화병모란도 등 현대화된 민화를 함께 만날 수 있다. 화조도, 책거리, 초충도, 신선도 등 작가가 다루는 민화의 범위는 매우 다양하다. 초기에는 박물관에서 유명 작품의 재현과 복원에 힘썼으며 지금은 현대화에 앞장서고 있다. 작가는 “민화는 원래 순수한 우리 그림의 뿌리”라며 “민화는 대중생활 속에서 있어야 바라볼 때 즐겁고 뜻이 있다. 우리의 뿌리를 지키면서 새로운 꽃과 가지, 향기를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02)736-6003.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터너의 시작은 저 파도였다

    터너의 시작은 저 파도였다

    영국의 국민화가인 윌리엄 터너(1775~1851)는 섬나라인 모국의 해안 풍경을 환상적으로 그려낸 것으로 유명하다. 9월26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3층에서 열리는 ‘영국 근대 회화전-터너에서 인상주의까지’전에서는 유럽 최고로 평가받는 영국 풍경화의 진수를 만날 수 있다. 터너의 이름을 따서 영국 출신 미술 작가에게 수여되는 터너상은 전국방송인 ‘채널4’가 생중계하면서 현대 미술의 대중화에 크게 이바지했다. 전시는 yBa(young British artists)란 말이 생길 정도로 세계적 인기를 끈 영국 현대미술의 뿌리를 확인할 기회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그림이 종교적 도구로 활용되었던 프랑스나 이탈리아와 비교하면 영국은 아카데미적인 미술교육 체계가 자리잡히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영국의 화가들은 종교화나 역사화보다는 변화무쌍하지만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화폭에 담았다. 전시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터너의 ‘바람 부는 날’은 후원자인 레스터 경의 저택과 파도 치는 바다를 그렸다. 터너는 이 그림으로 큰 명성을 쌓았고 이후 많은 부유층의 저택이나 사유지 풍경을 담은 그림을 주문받게 됐다. 폭풍이 오기 전의 하늘과 바다를 환상적으로 표현한 ‘바람 부는 날’ 이후 터너는 전매특허가 된 폭풍 치는 바다와 배, 절벽 등을 묘사한 풍경화를 많이 남긴다. 유화인 ‘바람 부는 날’ 외에 전시되는 터너 작품은 작은 크기의 수채화다. 특히 그가 열일곱 살 때 처음 떠난 스케치 여행에서 그렸다는 수채화 ‘맘스베리 수도원의 폐허’를 통해서는 터너의 천재성을 확인할 수 있다. 왕과 귀족들의 초상화나 예수와 성인들의 결정적인 순간을 그린 종교화에 비해 영국의 풍경화는 기분을 정화하며 마음이 편하고 따뜻해지는 느낌을 준다. 헨리 허버트 라 생(1859~1929)의 ‘자두 줍는 사람들’은 “다정한 전원시이자 기분 좋은 목가시”라고 평가받는다. 왕과 귀족, 성인이 아니라 시골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그려 서민에 대한 연민을 그림에 담았다. 한국과 일본에서 특히 사랑받는 서양화의 사조는 다름 아닌 인상주의. 전통적인 화풍을 거부하고 눈에 보이는 빛과 자연을 정확하게 표현하려 했던 프랑스의 인상주의는 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양식이 된다. 나폴레옹 전쟁이 끝나고 영국과 프랑스 사이에는 활발한 교류가 일어났고 프랑스 인상주의의 바탕에는 영국의 전통적인 풍경화가 있었다.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인 카미유 피사로, 폴 고갱 등의 풍경화도 함께 전시된다. 맨체스터 시립미술관 등 8개의 영국 미술관에서 빌려 온 116점의 회화는 모두 목가적인 풍경과 이름없는 서민, 아이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전시를 주관한 지엔씨미디어의 정용석 이사는 1일 “쉽게 지나치기 쉬운 자연의 순간적 아름다움을 담은 그림을 통해 잊고 있었던 순수함과 낭만을 느낄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인 관람료 1만 1000원. (02)325-1077.
  • 템플 스테이의 진화

    템플 스테이의 진화

    복잡한 도시를 떠나 고요한 산사(山寺)에 머물며 사찰 생활을 체험하는 템플 스테이(Temple Stay)는 이제 종교를 넘어 폭넓게 사랑받는 대표적인 휴가 아이템이 됐다. 올해도 7~8월 휴가철을 맞아 전국 사찰·선원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몸과 마음의 휴식을 즐길 참가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올해는 그저 짧고 일시적인 체험을 넘어 본격적으로 불교 수행법을 전수하는 과정까지 등장해 눈길을 끈다. 이런 프로그램들은 체험·휴식 차원을 넘어 ‘자아 재발견’이라는 묵직한 목표를 내세우고 있어 참가자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참선 초보자코스+스타스님 접견 특전 조계종 전통불교문화원(충남 공주)이 7~8월에 진행하는 참선 입문프로그램 ‘화두, 영원한 행복의 길’이 대표적이다. 6박7일 코스로 불교 기본 세계관과 함께 스님들의 집중 수행기간인 안거(安居) 때 행하는 간화선(看話禪·화두를 갖고 하는 참선) 수행법을 배울 수 있다. 조계종이 종단 차원에서 추진하는 프로그램인 만큼 종단의 ‘스타 스님’들을 두루 만날 수 있는 ‘특전’도 받는다. 프로그램 증명법사(법회의 적법성을 증명하는 스님)를 원로의원 고우 스님, 수덕사 방장 설정 스님, 전국선원수좌회 전 대표 혜국 스님 등이 맡고, ‘제2의 법정’으로 불리는 불학연구소장 원철 스님 등이 특강에 나선다. 자세한 프로그램은 홈페이지(www.budcc.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위파사나 수행법 배워보세요” 국내에서 쉽사리 배울 수 없는 남방불교의 ‘위파사나 수행’을 전문적으로 전수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제따와나선원은 오는 9일부터 4개월 동안 강원 원주 푸른솔 명상센터에서 ‘숨 붓다의 호흡명상 수련회’(02-595-5115)를 연다. 위파사나 수행법 전수에 초점을 맞췄다. 위파사나는 석가모니 부처가 마지막 깨달음을 얻는 순간 행했다는 수행법으로 초기불교의 유행과 함께 국내에서 최근 인기를 얻고 있다. 일반 스님들의 간화선 수행과 달리 자신의 몸과 마음의 작용에 집중하는 방법을 통해 ‘무아(無我)’의 깨달음을 얻는 수행법이다. 프로그램은 1주일 또는 금~일 3일 단위로 진행된다. 개원 후 1주일 동안은 미얀마 불교의 큰 스님인 파욱 사야도 파욱사원 조실 스님이 직접 법문을 한다. 다음 카페(cafe.daum.net/jetavana)에서 참가신청을 받는다. 조계종 불교문화사업단이 해마다 실시하는 템플 스테이도 올해는 고객의 수요에 맞게 좀 더 다양해졌다. 휴식형, 체험형, 수행형, 특별형 4개로 나눠 명상과 불교문화 체험을 기본으로 하되, 참가자들이 자기 취향과 목적에 따라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야생차·연잎밥 등 사찰음식 체험도 사찰음식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반영해 ‘사찰음식 체험 프로그램’을 내세운 사찰들도 많다. 대구 동화사는 천연 재료를 이용한 삼색수제비, 전남 보성 대원사는 연잎 밥·대통 밥 만들기, 전남 구례 화엄사는 야생차 만들기 등을 준비했다. 전남 여수 흥국사의 민화 그리기, 경남 양산 통도사의 농사 체험, 화엄사의 3사3색 템플 스테이 등 개성있는 프로그램이 많아 가족회의를 거쳐 선택하는 것도 좋을 듯싶다. 유형별 템플 스테이 세부 일정은 불교문화사업단 홈페이지(www.templestay.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재단법인 아름다운동행은 5일부터 사흘간 전통불교문화원에서 ‘구직자, 행복 템플 스테이’라는 독특한 프로그램(02-737-9595)을 진행한다. 선착순 80명을 무료 초청해 구직을 위한 자기 계발, 마음 다스리는 방법 등을 안내한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지방시대] 국제자유도시·세계환경수도 만들기/김태윤 제주발전연구원 연구실장

    [지방시대] 국제자유도시·세계환경수도 만들기/김태윤 제주발전연구원 연구실장

    다음달 1일이면 새로운 지방정부시대가 시작된다. 새로운 지방시대의 개막과 도민화합이 이루어지길 기대하는 여망은 어느 지역이나 다를 바 없다. 제주국제자유도시는 우근민 제주도지사 당선인이 도지사 재임시절에 출범시킨 것으로, 제주를 미래로 이끄는 가장 중요한 비전이다. 특히 이번에 제시된 공약들 중에 환경·평화·인권의 3대 세계 수도를 추진하겠다는 내용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 제주가 보유하고 있는 자원 중에 단연 으뜸은 환경자원이다. 제주의 환경자원은 이미 세계자연유산, 생물권보전지역, 람사르 습지 등 세계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어 실현성이 높다 할 것이다. 세계환경수도는 제주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위상에 맞지 않는 것들이 있어서도 안 된다. 따라서 환경계획만으로 접근해서는 부족하며, 종합적인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도시계획, 교통계획, 에너지 계획, 주택계획, 용수계획 등 다른 모든 계획과의 연관성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이처럼 다른 부문의 내용도 세계적 수준이어야 한다. 제주 발전을 실현하기 위한 최상위 계획은 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이며, 계획에 대한 승인을 중앙정부가 아닌 제주특별자치도지사의 권한으로 정하고 있다. 현재 수립되고 있는 제2차 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2012~2021)은 국제자유도시뿐만 아니라 세계환경수도 비전 달성을 준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본 계획의 각 부문별 계획에 세계환경수도 조성을 위한 프로젝트 개발을 병행하여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관광분야의 경우, 제주올레와 같은 생태관광프로그램을 세계적인 에코투어 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키는 방안 등이 반드시 포함되도록 한다. 1차 산업의 경우도 친환경농산물 시범지구 등을 통해 청정제주의 이미지에 부합하는 농산물 생산체제 구축, 로컬푸드 시스템 도입 등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교통 분야의 경우도 온라인 전기자동차, 하이브리드 자동차 등 탄소배출량을 최대한 억제할 수 있는 교통시스템 구축방안 등과 같이 에너지 분야, 수자원 분야, 주택 분야 등 종합계획에서 다루는 모든 부문에서 세계환경수도 조성에 필요한 프로젝트 개발을 포함하였으면 한다. 제주가 가지고 있는 또 다른 장점은 지난 5월에 제정된 ‘세계자연보전총회지원특별법’이다. 제주에서 2012년에 개최되는 제5차 세계자연보전총회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국제회의를 지원하기 위한 국내 처음으로 제정된 특별법을 적극 활용하여 총회 개최와 함께 세계환경수도 조성에 필요한 제주의 물적·인적 인프라를 체계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제주사회가 또 다시 국제자유도시와 세계 환경수도 중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가를 두고 갈등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국제자유도시는 ‘개발’을, 세계 환경수도는 ‘보전’을 대표하는 정책방향으로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자유도시와 세계환경수도는 동시에 추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우리가 개발과 보전의 문제에 대하여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좌우될 것이다. 제2차 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에 세계환경수도 비전을 함께 그려 나갔으면 한다.
  • 아이폰과 전통공예의 만남

    아이폰과 전통공예의 만남

    절제된 디자인과 무한 서비스로 한국인을 사로잡은 아이폰과 전통 공예가 만났다. 이동연 한국기술교육대학교 디자인공학과 교수는 28일 “‘현대인의 손안 만물상자’인 아이폰 사용자는 소중한 것에 대한 예의를 갖추면서 품격을 더해 줄 수 있는 탈 물질적 가치를 추구하게 된다.”며 “전통공예의 자연 소재와 정성이 담긴 장인의 손맛은 아이폰과 더없이 좋은 조화를 이룬다.”고 말했다. 지난 25~2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 정보기술(IT) 쇼 2010’에서 한국 공예·디자인 문화진흥원은 전통 공예 장인이 만든 아이폰 케이스 30여점을 출품했다. 대나무, 은, 금박, 옥, 옻칠, 자수, 한지, 나전칠기, 누비, 민화 등의 소재와 전통 공예 기술로 만들어진 아이폰 케이스는 전시장에서 “살 수 있느냐.” “해외 진출도 계획 중인가.” 등의 문의와 함께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김기호 장인이 만든 나무에 금박을 입힌 아이폰 케이스가 눈길을 끌었다. 그는 오동나무, 물푸레나무 등에 옻칠을 여러 번 하고 전통 문양의 금박을 입혀 케이스를 완성했다. 국제자수원은 비단실을 매듭 모양으로 만들어 원단에 자수하는 방법으로 자수 아이폰 케이스를 선보였다. 소나무의 초록 농담, 학의 발톱까지 세심하게 살려낸 장인의 자수 기술이 경탄을 자아내게 했다. 나건 홍익대 국제디자인전문대학원 교수는 “IT 분야에서 전통공예 소재를 활용하여 혁신하는 것은 세계적인 트렌드”라며 “광물, 나무 등 자연 소재를 활용하는 전통 공예는 장인이 직접 온 힘을 기울여 만들기 때문에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마케팅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유홍준 교수와 함께한 강원도 양구 박수근 미술관 답사기

    유홍준 교수와 함께한 강원도 양구 박수근 미술관 답사기

    ‘박수근 미술관에 박수근이 없다.’는 비아냥을 들었던 강원도 양구군 박수근 미술관이 국민화가의 소박한 예술혼을 느낄 수 있는 명소로 인기를 얻고 있다. 박수근 타계 45주기를 맞아 오는 30일까지 ‘국민화가 박수근’ 전을 여는 갤러리현대는 미술관 명예관장을 지낸 유홍준 명지대 미술사학과 교수가 이끄는 미술관 답사를 17일 열었다. 박수근을 사랑하는 팬 30여명이 참석한 답사 일행은 유 교수의 구수한 버스 안 강의와 함께 서울에서 출발한 지 두 시간여만에 미술관에 도착했다. ●2002년 개관… 5분거리에 무덤 군립으로 지어진 박수근 미술관은 유 교수의 ‘문화로 지역을 살리자’란 내용의 공무원 대상 강의를 인상깊게 들었던 양구군의 의지가 담긴 곳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돌인 화강암을 닮은 박수근 그림의 마티에르(질감)를 살려 미술관 외벽은 돌담으로 이루어졌다. 미술관 한복판의 작은 잔디밭에는 실개천이 흐른다. 박수근 그림에 자주 등장했던 빨래터가 연상된다. 박수근 동상은 이 개천을 바라보며 그의 그림 속 주인공이었던 ‘거리에서 일하는 사람’처럼 쭈그리고 앉아 있다. 미술관은 박수근이 태어난 집터에 2002년 세워졌다. 부부의 묘는 2년 뒤 미술관 뒤쪽으로 이장됐다. 산길을 5분쯤 걸어 올라가면 평생 이름 없고 가난한 서민을 사랑했던 박수근의 성품이 그대로 드러나는 무덤이 나온다. 박수근이 즐겨 그렸던 아기 업은 단발머리 소녀의 스케치가 담긴 비(碑)가 없다면 국민화가 무덤인지 아무도 모를 지경이다. “올 때마다 눈물이 난다.”는 아들 박성남(63·화가)씨는 아버지 무덤에 막걸리와 꽃을 올리고 절을 드렸다. 박씨는 “아버지의 미술관이 어느 한 사람의 독지가에 의해 건립된 것이 아니라 관과 국민이 힘을 합쳐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항상 고맙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굴비·빈수레 등 5점 유화 체면치레 미술관에 박수근 작품이 없다는 언론의 질타에 당시 명예관장이던 유 교수는 사방팔방으로 뛰었다. 미술관 건립을 구상한 1997년부터 박수근 그림값이 곱절로 뛰어 도저히 군(郡) 예산으로는 구입이 힘들었기 때문이다. 박명자 갤러리현대 회장은 결혼 선물로 받은 그림 ‘굴비’를, 민중미술을 후원했던 유명 콜렉터 고(故) 조재진씨는 ‘빈 수레’를 각각 기증했다. 양구군이 산 작품 3점을 보태 모두 5점의 유화를 갖춰 그나마 박수근 미술관은 체면치레할 수 있게 됐다.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도 1억원을 기부해 자작나무 숲을 조성했다. 덕분에 미술관 전망을 해치는 군인아파트를 가릴 수 있게 됐다. 유 교수는 “뛰어난 문화적 이바지를 한 이들을 기리는 것은 후대의 기쁨이자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7월 말쯤 ‘유홍준의 한국미술사 강의’ 시리즈 첫 권을 낼 계획이다. 박수근 전은 유료전시임에도 하루 평균 1000명 이상이 찾아 누적 관람객 숫자가 2만명을 돌파했다. 각을 맞춰 자른 여자의 단발머리를 요즘에는 ‘레고 머리’라 하고, 1980년대에는 드라마 제목을 따 ‘간난이 머리’라 했다면 앞으로는 ‘박수근 머리’로 해야 할지도 모른다. 설치미술가 한젬마씨는 언젠가 자신의 단발머리가 박수근 그림 속 소녀들의 머리 모양을 본뜬 것이라고 말했다. 미술관 곳곳에는 동생을 업은 단발머리 소녀, 일하는 아낙 등을 평생 그린 박수근의 예술 정신이 그렇게 따스한 봄 햇살처럼 살아 숨 쉬고 있었다. 양구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보고 듣고 즐기세요] 미술·전시

    ●호정 서민자 개인전-법고 창신의 美 18일까지 서울 관훈동 인사아트센터. 호정전통민화연구원을 운영하며 궁중장식화와 채색화를 교육, 전승시켜 온 서민자씨가 새로운 기법으로 재창조한 현대적인 민화를 만날 수 있다. (02)736-1020. ●베르트랑 라비에 개인전-PHANTOMS 6월27일까지 서울 신사동 아뜰리에 에르메스. 변기를 뒤집어 만든 ‘샘’이란 작품으로 현대 미술사에 가장 격한 논쟁을 낳았던 마르셸 뒤상의 적자이자 유럽 최고 명성의 작가인 베르트랑 라비에가 그만의 ‘접붙이기의 미학’을 선보인다. (02)794-1565.
  • [도시와 길] 청결·친절의 중앙상가 ‘문화 거리’ 지정으로 옛 명성 되찾아야

    [도시와 길] 청결·친절의 중앙상가 ‘문화 거리’ 지정으로 옛 명성 되찾아야

    “우선 중앙상가만이라도 ‘문화의 거리’로 지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백화점 진출 등으로 침체됐던 중앙상가는 시와 상인들의 합심 노력으로 경기가 점차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각종 문화 인프라 등이 구축되면서 상가를 떠났던 사람들이 돌아오면서 매출 또한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앙상가 상인회 손형석(56) 회장은 “아직 상인들의 어려움이 여전하다.”면서 “중앙상가가 하루 빨리 문화의 거리로 지정돼야 ‘포항의 명동’이라는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상인회는 돌출 간판 정비와 쓰레기 수거 등 청결 운동에 앞장서고 상인대학도 개설해 상인들의 친절 및 서비스 마인드 향상을 도모할 계획이다. 또 상가 곳곳에 쉼터를 조성하고 아케이드와 공영주차장, 시가지 안내도 등 이용객들을 위한 각종 편의시설도 설치키로 했다. 아울러 각급 학교 및 동아리, 문화·예술 단체 등의 다양한 문화행사를 유치해 문화·예술행사가 연중 펼쳐질 수 있도록 한다는 복안이다. 이와 함께 상가 점포 쇼윈도를 갤러리로 개방해 회화, 민화, 서예, 사진, 도예, 조각 등 지역 예술인들의 작품을 선보인다는 것. 그는 시에 중앙상가가 문화의 거리로 지정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도 요청했다. 손 회장은 “시가 2007년 중앙상가 일대를 금연거리로 선포했으나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면서 “관련 조례를 제정하거나 유관 기관과의 협조 체제를 구축해 적극 운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상인들의 숙원사업이지만 많은 예산 확보 문제로 지연되고 있는 상가 내 아케이드 및 공연 주차장 설치를 위해 전폭적인 예산 지원을 희망했다. 손 회장은 “중앙상가가 문화의 거리로 지정될 경우 도심 상권 활성화는 물론 포항의 명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문화의 거리’ 지정 사무는 2005년 참여정부 당시 정부에서 지방자치단체로 이관됐다. 지자체가 지역의 특화된 거리를 문화의 거리로 지정, 운영할 경우 행정안전부로부터 일정액의 분권교부세를 지원받을 수 있다. 포항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냉전’ 주제로 해외서 인정받은 박찬경 첫 상업화랑 개인전

    ‘냉전’ 주제로 해외서 인정받은 박찬경 첫 상업화랑 개인전

    ‘칸의 남자’로 불리는 박찬욱 영화감독의 동생 박찬경(45)씨가 전업작가로 나섰다. 다음달 11일까지 서울 화동 PKM갤러리와 BB&M에서 ‘광명천지’전을 연다. 상업화랑에서 여는 첫 개인전이다. 박씨는 ‘냉전’을 주제로 사진, 영상 등의 미디어 작업을 주로 해왔다. 여러 국제 비엔날레에 작품을 출품해 외국에서 먼저 알려졌다. 2004년에는 에르메스 미술상을 받았다. 프랑스 낭트현대미술관 등은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칸의 남자’ 박찬욱 감독의 동생 세계 최대 비엔날레인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인정받아 ‘형은 칸 박, 동생은 베니스 박’으로 불릴 수 있겠느냐고 물으니 “베니스에 한 번도 못 가봤다. 작가로서 베니스는 최고의 영광”이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형 이야기는 부담스럽지만 이제는 “형에 관한 질문이 들어오지 않으면 서운할 정도”라고 한다. 그동안 작품을 판매해 생계를 유지하는 전업작가의 길이 막막해 작품을 만들면서 평론가, 시간강사 등으로 활동했다. 전시 제목인 ‘광명천지’는 판소리 심청가의 마지막 대목에서 모든 맹인과 동물들이 일제히 눈을 뜨는 장면인 “지어비금주수(至於飛禽走獸)까지 일시에 눈을 떠서 광명천지가 되었구나!”에서 따온 것. 전시의 화두이자 민간에 전승되어 온 ‘한국적 유토피아’를 그려낸 장면이다. “냉전을 작품 주제로 삼다가 본질적 문제에 접근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국의 최대 타자(他者)는 북한 아니면 전통이라고 봤어요. 너무 빨리 변하잖아요.” 낯설고 두렵지만 통과해서 보면 익숙한 것은 북한과 전통의 공통점이다. 전통(또는 북한)을 쉽게 현대화할 수 있다는 믿음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작가는 꼬집는다. 그가 한국적 유토피아로 생각한 장소는 밤에 방문한 절, 대형 분재를 조경한 서울 강남의 아파트, 계룡산 등이다. 2008년 제작한 45분짜리 대형 영상 설치작품 ‘신도안’은 계룡산 아래 구체적 현실로 존재했던 유토피아를 다뤘다. 전시에서는 이러한 이상향에 대한 상상력이 현대와 어떻게 충돌하는지를 회화, 사진, 설치 등으로 보여줬다. 상업 화랑에서 하는 전시인 만큼 “책임을 지겠다.”는 작가의 의지가 담긴 작품들이다. 작가는 산과 바위, 절과 마애불, 판소리와 민화의 이미지를 빌려 일종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로 전시를 꾸몄다. 그는 사진 작품인 ‘민학 바위맨’이 바로 전통문화를 바라보는 자신의 심정을 대변한다고 설명했다. ‘민학’은 1970~1973년 전국의 민속자료를 찾아다녔던 민속학자들이 출간한 책이다. 작가는 어렵게 책을 구해 그 속에 실린 사진들을 확대했다. ●사회에 대한 반성을 예술적 상상으로 그는 1980년대 민중미술의 사회 비판적 메시지를 정교한 현대 미술 언어로 결합하는 것이 작업의 지향점이라고 밝혔다. “세계, 한국, 서울은 이미 광명천지로 밝지만 북한은 만성적인 전기 부족에 시달리고 있지요. 계몽된(밝아진) 사회는 빛, 비전, 공동체로부터 멀어졌고 유토피아의 상상으로부터도 멀어지고 있습니다.” 사회에 대한 반성을 예술적 상상과 실천으로 승화한 박찬경의 ‘광명천지’전은 이렇듯 우리에게 한국적 유토피아를 새롭게 바라볼 기회를 준다. (02)734-9467.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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