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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⑦-한라건설·성우그룹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⑦-한라건설·성우그룹

    한라건설이 역사속으로 사라진 한라그룹을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재기의 불씨를 살리기 위한 풀무질에 매진하고 있는 주인공은 정인영(85) 전 한라건설 명예회장의 차남인 정몽원(50) 회장이다. 한라는 정주영 전 현대 명예회장의 바로 아래 동생인 정인영 한라그룹 전 명예회장이 황무지에서 일궈낸 그룹이다. 형님과 함께 현대건설 초석을 다지는 동시에 독자적으로 창업했다. 소비재·경공업 제품보다는 장치산업 중심으로 키웠고 21개 계열사를 거느리면서 재계 12위를 기록할 정도로 성장했던 기업 집단이다. 그러나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계열사끼리 상호출자·지급보증이 족쇄로 작용, 그룹 전체가 한꺼번에 쓰러지는 운명을 맞게 되면서 계열사들이 뿔뿔이 흩어졌다. 현재는 한라건설이 간신히 명맥을 잇고 있다. 한라건설은 연간 매출 규모 8000억원 규모인 중견업체로 자회사도 없다. 그래서 한라건설은 한라그룹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 정 회장의 직책도 ‘한라건설 회장’이고, 정 명예회장 직책도 ‘한라건설 명예회장’이다. ●미군 공병대 일감 현대건설 연결 정 명예회장은 동아일보 신문기자 출신이다.14세에 무작정 상경, 야간 YMCA야간 영어과 2년을 다닌 뒤 일본으로 건너갔다. 고학으로 아오야마(靑山)학원대학 야간 영어과 2학년을 중퇴하고 귀국, 동아일보에 둥지를 틀었다. 운명은 한국전쟁이 갈라놓았다. 외신부 기자였던 그는 형과 둘이서 피란길에 올랐다. 대구에서 한 일간지 편집일을 했고, 형은 마땅히 할 일이 없었다. 부산까지 내려간 두 형제는 두 끼 먹을 밥값밖에 없어 유일한 재산이던 손목시계를 잡히기 위해 전당포를 들렀다가 미군 사령부 통역 모집 광고를 접했다. ‘왕 회장’은 자서전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에서 동생이 미군 통역으로 들어가는 과정을 자세히 기록하고 있다. 그는 “인영이가 통역으로 취직하면 미군 식당에서 나오는 빵부스러기를 가져와도 먹는 것은 해결될 것이라면서 통역 취직을 했다.”고 회고했다. 자서전은 “아우가 공사라도 해서 밥을 먹어야 하겠다는 일념으로 공병대 장교 통역을 자원했는데 일이 뜻대로 잘 풀렸고, 공병대 일감을 현대건설에 연결해 줬다.”고 적고 있다. 이것이 현대건설이 미군 공사를 휩쓸면서 기업을 키울 수 있는 발판이 됐다. 이를 인연으로 정 명예회장은 1951년 현대건설 전무로 입사,61∼76년 현대건설 사장을 맡아 ‘왕 회장’과 함께 현대건설의 초석을 다진 장본인이다. 휴전 이후에는 국내 공사 수주에도 적극 나선다. 그러나 공사를 잘못 수주하는 바람에 미군 공사에서 알뜰하게 벌어들인 돈을 몽땅 털어넣고도 모자라 ‘왕 회장’은 자신의 집과 동생, 매제(김영주 한국프랜지공업 명예회장·85) 집까지 팔아 공사비를 충당했지만 엄청난 적자를 보기도 했다. 그러나 57년 한강 인도교 공사를 수주,40%의 이익을 거두면서 ‘건설 5인조’에 들어갈 만큼 성장했다. 그 뒤 해외건설 시장에 진출,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자신감과 경쟁력을 기르고 ‘세계속의 현대건설’로 성장하는 데 한 축을 맡았다. ●현대양행에서 출발, 중공업에 치중 한라그룹은 정 명예회장이 1962년에 세운 현대양행에서 출발한다. 이 때는 정 명예회장이 ‘왕 회장’과 함께 현대건설의 초석을 다질 때였다. 정 명예회장은 현대건설 사장으로 일하면서도 “부존자원 없는 나라에서 중공업 개발 없이는 경제발전을 이룩할 수 없다.”면서 62년 경기도 군포에 독자적으로 세운 기업이 바로 현대양행이다. 그는 76년 현대건설 사장직을 내놓았지만 현대양행은 80년 정부의 산업합리화 조치에 따라 포기해야 했고, 대신 중공업을 중심으로 그룹을 구성하게 됐다. 단일 공장으로 최대 규모인 130만평 부지에 창원종합기계공장(현 두산중공업)을 건설해 주위 사람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이후 시멘트와 건설, 조선소, 제지, 자동차 부품, 중장비 등을 생산하는 기업을 잇따라 설립하면서 한라는 장치산업 중심의 그룹으로 우뚝 섰다.96년에는 자산 6조 2000억원, 매출 5조 3000억원, 종업원 2만여명이 딸려 있는 재계 12위의 대기업 군으로 성장했다. 주력 기업은 만도기계, 한라중공업, 한라건설, 한라시멘트 등이었다. 정 명예회장은 그룹을 키우는 동안 입버릇처럼 달고 다닌 말이 있다.“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완수하는 것이야말로 경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까이서 그를 본 사람들은 유별난 ‘독서광’이라고 말한다. 출장길이나 차안에서도 영자 신문은 물론이고 경제경영 관련 책이 손에서 떠나질 않았다. 기업 경영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무엇이든지 캐내 읽을 정도였다. 집무실에서도 불편한 손으로 영어단어를 외우고 돋보기를 들이대면서까지 셰익스피어전집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정신력도 대단했다. 중풍으로 쓰러진 뒤에도 의지를 갖고 치료를 받았으며, 경영에 소홀하지 않기 위해 무진 애를 썼던 기업인으로 평가받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휠체어의 부도옹’‘오뚝이 기업인’‘프런티어 기업인’이란 별명을 붙여줬다. 명예회장 자신이 왕성하게 활동하였던 터라 2세에게는 계열사 사장을 맡기는 것으로 족했다. 그러나 뇌졸중으로 쓰러지면서 휠체어를 타고 경영에 참여하는 것이 부담스러웠고 경영권을 2세에게 물려주기 위한 수순을 밟았다. ●재계 12위그룹, 건설이 명맥 유지 96년 말 한라그룹의 상황은 다른 대기업 집단과 특별히 다르지 않았다. 계열사간 상호 출자와 지급보증이 실타래처럼 얽혀 있었다.96년 말 한라의 경영상태는 부채비율이 현상유지를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극도로 악화됐다.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만도기계는 수익성이 높고 지주회사 성격을 지녔다. 역시 자동차 부품 회사인 한라공조와 한라건설, 한라시멘트 등이 흑자를 기록했다. 반면 주력기업에 속했던 한라중공업은 적자를 면치 못했다. 중공업을 뺀 수익성이 좋은 3개 주력사는 다른 계열사의 지급보증과 채무를 떠안아야 했고 특히 중공업에 발목이 잡혔다.8000억원 이상이 투자된 삼호공단 조성 및 조선소, 플랜트 공장 건설이 뒤따랐다. 이 때 시작된 자금난이 그룹 부도의 단초를 제공했다고 보아도 된다.96년 조선소가 가동되기는 했으나 막대한 투자비를 일시에 회수하지 못하고 외환위기를 맞았다. ●그룹 총수도 전셋집, 기업의 사회적 책임 충실 한라그룹이 쓰러질 때는 정몽원 회장 체제였다.97년 1월 회장에 취임하자마자 구조조정을 단행했지만 외환위기 파고 때문에 자신의 뜻을 펼쳐보지 못하고 그룹 해체라는 상황을 맞게 됐다. 외환위기라는 복병을 만나는 바람에 아버지가 공격적으로 펼쳤던 사업을 추스르기에도 바빴다. 결국 정 회장은 어려운 결단을 내린다. 우량 회사와 적자 회사를 가릴 것 없이 모든 계열사를 매각하거나 청산 절차에 들어갔다. 기업인으로서 사회적·도의적 책임을 통감하고 자신의 집은 물론 명예회장의 집까지 팔아치우면서까지 모든 것을 버렸다. 재계 12위 그룹 총수였던 명예회장은 지금 전셋집에서 살고 있다. 잘 나가던 만도기계, 한라건설, 한라시멘트 등을 팔고 싶어도 중공업에 서준 지급보증 때문에 매각할 수 없는 형편이었다. 그래서 발상의 전환을 했다. 외국자본을 들여와 기업을 정상화시키는 방안을 찾던 중 미국계 투자은행 로스차일드가 10억달러 정도를 투자, 주력 업체를 살리는 프로그램을 내놓았고 이를 따랐다.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사회적 파장을 최소화했다. 기아나 한보 등은 구조조정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종업원들을 거리로 내몰았지만 한라는 종업원을 그대로 유지했다. 부도 이후에도 생산성이 올라갔고 기업가치도 떨어지지 않았다. 매각된 계열사들이 곧바로 정상을 되찾고 우량 기업으로 태어나는 계기가 됐다. ●그룹 경영권 차남에게 지명 정 명예회장의 장남 몽국(52)씨는 89년부터 92년까지 한라그룹 부회장을 맡았다. 그러나 94년 말 정 명예회장은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차남을 그룹 후계자로 지명하면서 형 몽국씨는 95년 초부터 그룹 경영에서 물러나 미국으로 유학갔다. 한때 배달학원(한라대학교)이사장을 맡고 부인 이광희(51) 여사가 총장을 맡기도 했다. 정 회장은 정 명예회장의 2남으로 고려대 상대를 졸업하고 지난 79년 현대양행에 입사해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다.89년 만도기계 사장을 거쳐 92년 한라그룹 부회장으로 부친과 함께 한라를 키웠다. 차남 몽원씨가 그룹 회장에 취임한 이후 형제간에 약간의 갈등도 있었다.2003년 형 몽국씨는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본인도 모르는 사이 그룹 기획실에서 임의 처분했다며 민형사고소를 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최근 대법원은 형사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고, 민사건은 형제간의 원만한 화해로 ‘왕자의 난’을 비켜갔다. 전문 경영인으로는 김홍두 사장이 있다.78년 한라 공채로 입사,96년 관리 분야 부사장에 올랐다.2003년 이후 사장을 맡고 있다. 한라그룹의 부침을 지켜본 몇 안되는 사람으로 판단이 빠르고 부지런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단조로운 혼맥, 독실한 기독교 집안 한라그룹의 혼맥은 다른 현대가처럼 얽혀있거나 거물급이 눈에 띄지 않는다. 잘 드러나지도 않는다. 그래서 색다른 맛이 없다. 결혼은 자유로웠고 상대 집안도 평범했다. 몽원 회장의 어머니인 고 김월계 여사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다. 자연히 두 형제는 기독교 집안에서 자랐다. 중매쟁이도 교회였다. 두 형제가 모두 교회에서 만나 결혼했다. 장남 몽국씨는 이광희 여사와 만나 연애 결혼을 했다. 평범한 가정으로 알려졌다. 동생 정 회장도 역시 교회에서 아는 사람의 소개로 홍인화(48) 여사를 만났다. 홍여사는 TBC아나운서 출신이다. 장인·장모가 약사였고 굳이 따지자면 장모가 서상목 전 국회의원 누나다. 정 회장은 최근 다니던 교회 장로로 취임했다. 명예회장도 늦게 교회를 나왔고, 몸이 불편한 관계로 최근에는 집에서 가족 예배를 드리곤 한다. chani@seoul.co.kr ■ 성우그룹 성우그룹의 모태는 현대시멘트다. 1970년 1월 정주영 전 현대명예회장의 둘째 동생인 정순영(83) 당시 현대건설 부사장이 현대건설에서 떨어져 나온 현대시멘트㈜ 사장을 맡으면서 성우그룹의 역사는 출발한다. 당시는 성우그룹이 아닌 현대시멘트라는 단일 회사였다. 현대 방계가 대부분 그렇듯이 성우그룹도 ‘왕 회장’이 덩치가 커진 현대건설의 일부 사업을 떼어주면서 시작됐다. 경제개발 호재를 안고 있을 때라서 출발은 순조로웠다. 현대건설이 국내 시장과 해외시장에서 뿌리를 내릴 즈음이라서 분가도 쉬웠다. 성우그룹이라는 이름을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90년부터다. 성우리조트를 설립하고 사옥을 현재의 서울 서초동으로 옮기면서부터다. ●그룹 우산 키우기 미미 정순영 당시 현대시멘트 사장은 5년 동안 시멘트 단일 품목에만 손을 댔다. 그러다가 75년 현대종합금속을 세워 그룹의 덩치를 키운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그룹의 위상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추가 사업 영역을 넓히기 위해 고심하던 끝에 찾은 것이 자동차 부품산업이었고,87년 성우오토모티브를 설립했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자동차 산업 발전 추세를 따른 것이다. 그러나 그룹 우산을 제대로 펴기 시작한 것은 현대시멘트를 독립 운영하기 시작한지 20여년이 지나면서부터다.95년에 성우종합레저를 설립, 강원도 둔내에 대규모 레저시설을 짓기 시작했다. 같은 해 사옥을 지금의 서울 잠원동에서 서초동으로 옮겼다. 이 때부터 ‘성우그룹’이 통용되기 시작했다.92년에는 성우종합건설을,96년에는 성우전자를 잇따라 그룹사로 편입시켰다. 그러나 시멘트와 자동차 부품사, 건설을 뺀 다른 업체들의 경영실적은 영 신통치 않았다. 몇몇 업체는 부도를 맞기도 했고 그룹 위상도 크게 부각되지 못했다. 결국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다른 그룹보다 경영권 이양작업을 서둘러 진행했다. ●경영권 이양, 순조롭게 마무리 정 명예회장은 2세들에게 외국 유학을 다녀온 뒤 일찍부터 경영수업을 받도록 했다. 주로 시멘트를 거치도록 했다. 다만 딸과 사위들은 성우그룹 경영과 거리를 두었다. 장녀도 사위가 먼저 세상을 떴지만 단지 현대시멘트 고문으로 있다가 최근 별세했다. 차녀도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사위 역시 개인사업을 한다. 경영권은 97년 1월에 이전됐다. 경영권을 넘기는 과정에서 잡음이 거의 없었다. 정 명예회장은 가급적 자식들이 경영 수업을 받을 때 맡았던 분야를 떼어주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단순 주식분배 차원이 아닌 전공을 찾아 맡기다 보니 자연스럽게 계열분리가 이뤄지도록 하려는 의도도 담겨 있었다. 정 명예회장은 장남 몽선씨에게 그룹의 주력 기업이던 현대시멘트를 잇도록 했다. 자신과 정 회장이 오랫동안 경영에 참여했던 분야다. 현대시멘트는 시멘트 사업부와 성우리조트를 개발·운영하는 레저사업부를 포함하고 있다. 현재 국내 시장 점유율 3∼4위를 지키고 있다. 성우종합건설도 장남의 몫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일반 건설사처럼 민간 공사 수주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자체 공사와 관계사 공사를 벌일 정도다. 신생 회사 성우이컴도 정 회장이 지휘한다. 골프장 관리·운영 전문 업체라고 할 수 있다. 2002년 4월에는 형제간 계열 분리도 마쳤다. 주력기업인 현대시멘트는 부실기업인 성우전자 성우정보통신 성우캐피탈 등 3개사를 계열사에서 제외해버렸다. 정몽훈(46) 성우전자 회장이 지분을 갖고 있던 회사다. 이로써 형제간 지분정리까지 마치게 됐다. 둘째아들 몽석(47) 회장은 현대종합금속을 받았다. 포항 공장에서 용접봉과 카바이트를 만들어내는 회사다. 현재는 용접봉만 생산한다. 울산 현대중공업 조선소에 많은 양을 납품한다. 3남 몽훈 회장은 성우전자, 성우캐피탈을 넘겨받았다. 그러나 사실상 경영에서 물러서 있다. 막내 몽용(44) 회장은 88년 성우오토모티브와 현대 에너셀을 맡아 왕성한 경영활동을 펼치고 있다. 주로 자동차 부품생산업체를 물려받았다. 오토모티브는 자동차 시트, 알루미늄 휠 등을 생산하는 회사. 포항공장에서 자동차용 주물을 생산, 현대자동차에 납품하고 있다. 충주공장에서는 자동차 알루미늄 휠을 전문적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시트 생산 부문은 지난해 말 현대자동차 계열사에 매각했다. 에너셀은 자동차용 배터리 생산업체다.㈜성우는 육상 시멘트 화물 운송 회사다. ●드러내기 싫어하는 성우그룹 혼맥 현대가의 혼맥이 그렇듯이 성우그룹에도 특별히 튀는 집안이 없다. 그런데도 성우그룹은 혼맥이 드러나는 것을 극구 꺼린다. 혼맥이 비치는 자체를 싫어한다. 장남인 현대시멘트 몽선 회장과 결혼한 김미희 여사(작고)는 집안이 학교 교장 선생님이었다. 장남 결혼을 시키면서 말 그대로 평범한 교육자 집안과 사돈을 맺었다. 장인 김태휴씨는 뒤에 현대성우리조트 고문을 지냈다. 김수진 서울대 교수, 차연택 현대백화점약국 대표, 최동일 연세산부인과원장, 정 회장, 전동진 경원대 교수 등이 동서지간이다. 하지만 김 여사는 93년 10월 태릉 아이스링크 선수 대기실에서 둘째딸과 함께 불의의 화재사고를 당했다. 이때 대한항공 조중훈 회장이 전용기를 내주어 일본 행림대학 병원으로 후송, 치료를 받았으나 아깝게도 함께 세상을 달리했다. 이를 계기로 사업상 앙금이 있던 왕 회장과 조중훈 회장이 화해하는 계기가 돼 세간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재혼한 진영심(36) 여사 역시 평범한 집안으로 알려졌다. 둘째아들 현대종합금속 몽석 회장 처가도 대구에서 작은 기업을 하던 평범한 집안이라는 정도밖에 알려지지 않고 있다. 셋째 몽훈 성우전자 회장의 장인은 직업군인이었다. 장성으로 예편한 뒤 공기업 임원으로 근무했다는 정도만 알려진다. 하지만 넷째 몽용 성우오토모티브 회장의 결혼 때는 좀 다르다. 잘 알려진 로열 패밀리 가운데 하나인 인촌 김성수가와 사돈을 맺는다. 몽용 회장의 장인이 체육계 원로인 김상겸 박사다. 김 박사는 동아일보와 고려대를 설립한 인촌 김성수의 막내아들이다. 한국 체육 발전에 평생을 바친 전 고려대 명예교수이며 지난해 별세했다. 김 박사는 대한체육회 부회장과 대한스키협회회장, 나가노동계올림픽 한국선수단장, 고려대 사범대학장 등을 지냈다. 장녀, 차녀도 평범한 집안과 결혼했다. 그룹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전문 경영인 전문 경영인은 많지 않다. 직접 경영을 챙기고 있기 때문이다. 김희대(44) 현대시멘트와 성우종합건설 대표이사 부사장은 정 회장의 매제. 미국 하트포드대학원 경영·경제학과를 졸업한 유학파.88년 현대시멘트에 입사, 총괄 부사장을 거쳐 올 1월부터 대표이사 부사장을 맡고 있다. 성우리조트는 엄준섭(53·부사장) 본부장이 정 회장을 돕고 있다. 성우이컴 김연문(55) 대표이사 사장은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와 74년 입사해 경리파트를 맡으면서 명예회장과 정 회장을 지근에서 보좌했다.2001년 부사장에 오른 뒤 2002년부터 이컴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 골프장 개발 운영업을 이끌고 있는 전문 경영인이다. chani@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최광숙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대기업노조 올 임금동결 수용땐 인상 예정분으로 비정규직 지원”

    재계가 1000명 이상 대기업의 임금동결 등 대기업 노조의 자정 노력을 촉구하며 노동계가 이에 협조하면 임금인상분에 해당하는 재원을 비정규직 처우개선에 투입하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아울러 다음달 1일로 예정된 노동계의 총파업에 대해서는 엄정 대처하겠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국내 주요 대기업 인사·노무 담당 임원들은 30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한국경영자총협회 주최로 긴급 회의를 갖고 이같은 입장을 발표했다. 회의에는 삼성, 현대차,LG화학, 롯데, 두산, 효성, 코오롱, 대우조선해양, 한화, 금호, 아시아나항공 등 25개 기업체 임원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들은 대기업 노조의 임금동결 수용을 전제로 임금인상 자제분(3.9%)만큼의 재원을 비정규직 처우개선에 투입키로 합의했다. 대기업 임원들은 또 노동계가 4월1일로 예고한 비정규직 입법 관련 총파업을 강행할 경우, 고소·고발 등 민형사상 책임을 묻고 무노동무임금 원칙을 엄격히 적용할 것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한투증권 부실’ 책임 묻는다

    정부가 한국투자증권의 부실원인을 조사해 관련자들에게 민형사상 책임을 묻기로 했다. 최근 동원금융지주에 매각된 한투증권에 6조 5500억원의 공적자금이 들어가지만 매각대금 5462억원 등 회수가능액은 1조원가량에 불과하다. 재정경제부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한투증권 매각작업이 지난 22일 예금보험공사와 동원지주간 본계약 체결로 일단락됨에 따라 한투증권 부실원인에 대한 조사를 벌여 손해배상 소송 등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23일 밝혔다. 공자위 관계자는 “한투증권에 국민세금으로 조성된 공적자금이 들어갔기 때문에 부실원인을 제공한 사람들에 대한 책임추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예보 관계자도 “1조 6500억원 안팎의 추가 공적자금 투입이 끝나면 한투증권에 대한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라며 “부실에 관련된 전·현직 임직원 등에 대해 동원지주를 통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고 책임이 큰 사람들은 검찰에 통보할 것”이라고 전했다. 예보는 지난해 푸르덴셜에 매각된 현투증권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여 부실책임이 있는 전 임직원 16명을 가려내고 같은해 11월 손실액을 변제한 2명을 뺀 14명에 대해 23억원 상당의 손배소를 제기한 바 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사설] 법원 설득 못한 ‘새만금사업’

    서울행정법원이 새만금 간척사업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인 환경단체 등의 손을 들어주는 조정권고안을 냄으로써 새만금사업의 장기 표류가 불가피하게 됐다.2003년 7월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공사중지 명령을 내렸던 행정3부는 당시와 마찬가지로 ‘새만금을 제2의 시화호로 만들어선 안 된다.’는 전제 아래 사실관계를 판단했다.10여년에 걸쳐 2조 5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재정을 투입하면서도 간척지 용도가 특정되지 않았고, 담수호 수질 관리와 해양 생태계 피해방지책 등 환경보존 및 관리대책이 제대로 강구되지 않았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다. 농림부측의 개발 이익 논리와 공사재개 명령을 내린 가처분사건 항소심 재판부의 ‘공익 우선’ 논리를 모두 배척한 것이다. 환경단체의 ‘3보1배’와 사업강행론자들의 ‘삭발투쟁’이 팽팽히 맞섰던 새만금사업이 법원의 판단을 구해야 할 만큼 중재·조정기능을 발휘하지 못한 것은 실로 불행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는 ‘공사를 강행하되 친환경적으로 개발한다.’는 정부의 어정쩡한 자세도 한몫했다. 정부와 항소심 재판부는 국책사업이라는 이유로 ‘계속 가치’가 ‘중단 가치’보다 크다고 주장했지만 개발우선주의 시대의 낡은 논리라고 본다. 지금은 환경을 염두에 둔 지속가능한 개발이 세계적인 대세다. 우리는 재판부의 권고처럼 새만금사업의 안정적인 추진을 위해 지금이라도 간척지 활용 용도와 수질관리 규정 등을 담은 특별조치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본다. 이 법에는 시화호의 재앙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향후 잘못된 정책결정자에 대한 민형사상의 책임소재도 가릴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정부는 특히 법원의 조정권고안에 대한 수용여부를 밝힐 때 간척사업 후 수질개선 방안도 국민에게 제시해야 한다.1년 반 전 가처분 신청 인용 당시 재판부가 수질개선비용만 1조 4568억원이나 된다고 하지 않았던가. 하루속히 민관이 머리를 맞대고 미래를 내다보는 합의점을 도출하기 바란다.
  • [화두로 본 2004 정치] 수도이전 위헌에 “관습헌법이 뭐야”

    [화두로 본 2004 정치] 수도이전 위헌에 “관습헌법이 뭐야”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4·15총선 물갈이, 헌법재판소의 탄핵 기각, 신행정수도 이전 위헌 결정, 국가보안법 폐지안 개혁입법 처리 논란….2004년 정국은 충격적이고 드라마틱한 사건들로 점철됐다. 올해만큼 정치가 ‘청룡열차’를 타고 오르락내리락한 적도 없었다는 평가가 많다. 말 그대로 넘치는 말잔치 속에 올해 정국의 다사다난했던 변화를 조망해보기 위해 화두를 주제로 한 정치 캘린더를 꾸며본다. ●1월, 오세훈 의원의 불출마 선언과 물갈이 열풍 여야 중진 의원들이 불법 대선자금 수사로 줄줄이 구속됐다. 수사가 막바지에 접어들자 한나라당의 초선 오세훈 의원은 6일 “정치가 아니라 전쟁을 하듯 늘 갈등만 했던 게 부끄럽다.”며 4·15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는 정치권 ‘물갈이 열풍’으로 번져 자진 사퇴 의원들이 잇따랐다. 그는 ‘돈 안드는 정치’를 위한 정치자금법, 선거법 등을 만드는 데 일조해 이들 법안은 ‘오세훈법’으로 통했다. ●2월,與 ‘총선 올인’ 문희상 청와대 비서실장과 유인태 정무수석은 13일 “총선에 출마한다.”고 선언했다. 공직자 사퇴시한 15일을 이틀 앞둔 때였다.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은 총선 출마 압력을 견디다 못해 12일 사퇴해버렸다. 참여정부는 총선용으로 징발한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김진표 경제부총리, 이영탁 국무조정실장, 한명숙 환경부 장관, 변재일 정통부 차관 등을 총선 출마에 합류시켰다. 노무현 대통령의 “개헌 저지선까지 무너지면 그 어떤 일이 생길지….”라는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3월, 노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노 대통령은 2월24일 방송클럽 토론회에서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압도적 지지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3월4일 “선거법 9조의 공무원 선거중립 의무 위반”이라고 밝혔고, 의견서를 청와대로 보냈다. 이에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9일 대통령 탄핵을 추진했다. 노 대통령은 11일 사과를 거부하고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 뜻에 따라 정치적 결단을 하겠다.”며 재신임과 연계시켰다. 야당은 12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을 가결시켰고, 이날 오후 5시15분 대통령의 권한은 공식 정지됐다. 한나라당은 23일 여의도 천막당사 시대를 열었다. ●4월, 정동영 의장 ‘노인폄하 발언’ 파문 열린우리당 정 의장의 3월26일 “60대 이상 70대는 투표 안해도 괜찮다. 집에서 쉬셔도 된다.”는 발언이 인터넷에 공개돼 파문이 일었다. 탄핵 ‘후폭풍’으로 총선에서 299석 중 3분의2석을 싹쓸이 할 것이라는 전망이 무너지기 시작했고, 정 의장은 12일 선대위원장·비례대표 후보에서 사퇴했다. 열린우리당은 초선 108명(108번뇌)을 포함해 151석, 한나라당은 박근혜 대표의 선전 속에 121석을 차지했다. 민주노동당은 10석으로 첫 원내 진입에 성공했다. ●5월, 탄핵소추안 기각 헌법재판소는 14일 “중대한 헌법과 법률 위반이 아니다.”고 노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기각했다. 윤영철 헌재 소장은 최종 기각 주문을 내리기 전에 “대통령의 권한과 정치적 권위는 헌법에 부여받은 것이며, 헌법을 경시하는 대통령은 스스로 권한과 권위를 부정하고 파괴하는 것”이라며 ‘충고’의 메시지도 전달했다. 고건 국무총리는 대통령 직무대행직을 그만두게 됐고,24일 사표를 제출했다. ●6월, 책임총리제 도입 노 대통령은 8일 5선 중진인 열린우리당 이해찬 의원을 새 총리 후보로 공식 지명했다. 앞서 경남지사 출신의 김혁규 의원을 총리후보로 내정했으나, 당 안팎의 반발로 관철되지 못했다. 노 대통령의 정치특보였던 문희상 의원은 노심을 전달하는 역할을 맡다가 내부 반발이 일자 “나는 총독이 아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원내대표는 14일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와 관련해 “계급장 떼고 논쟁하자.”고 발언했다가 파문을 일으켰고,30일 정 전 의장과 함께 보건복지부 및 통일부 장관에 각각 임명됐다. ●7월, 박근혜 대표 ‘국가 정체성 전면전’ 한나라당 박 대표는 19일 전당대회에서 재선출됐고, 다음날 기자회견에서 “돌아가신 분과 싸우자는 것이냐.”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조사 대상에 포함시킨 열린우리당의 ‘친일진상규명법’에 반발했다. 박 대표는 21일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가 간첩과 빨치산을 민주화 인사로 판정했는데 대통령이 경고 한번 하지 않았다.”면서 “정부가 국가 정체성을 흔드는 상황이 계속되면 야당이 전면전을 선포해야 할 시기가 올 것으로 본다.”고 강경 대응을 선언했다. 강금실 법무장관은 28일 사퇴하면서 “너무 즐거워 죄송하다.”는 어록을 남겼다. ●8월,與 지도부 친일행적 논란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은 논란이 돼 온 부친의 친일 행적이 사실로 확인되자 19일 의장직을 사퇴했다. 열리우리당에선 과도체제 주장 등이 제기됐으나 당헌 당규에 따라 이부영 의장이 승계했다. 친일과 관련한 시련은 광복절이 끼어 있는 8월 계속 열린우리당 지도부을 괴롭혔다. 친일진상규명법을 추진하던 김희선 의원은 ‘할아버지 김학규 장군’ 혈통 논란에 시달렸다. 이미경 상임중앙위원도 아버지가 일제시기에 일본에서 헌병을 지낸 전력이 드러나 곤혹을 치렀다. ●9월 노 대통령,‘국보법 박물관으로 보내야’ 노 대통령은 5일 MBC ‘시사매거진2580’과의 대담프로에서 “국가보안법은 한국의 부끄러운 역사의 일부분이고 지금은 쓸 수도 없는 독재시대의 낡은 유물”이라며 “칼집에 넣어 박물관으로 보내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발언은 국보법과 관련해 열린우리당에서 사분오열되고 있던 의견을 ‘폐지’로 확고하게 이끌어내는 계기가 됐고, 한나라당 박 대표는 “법치국가를 포기하겠다는 것”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10월, 관습헌법으로 수도이전 위헌 열린우리당은 국보법 등 4대 입법을 당론을 확정짓고 연내 관철을 선언했다. 헌재는 21일 신행정수도건설 특별법에 대해 재판관 8대 1로 ‘관습헌법론’을 토대로 한 위헌 결정을 내렸다. 지난 7월12일 서울시 의원 50여명과 공무원 대학생 등 169명의 청구인단이 헌법소원을 했을 당시 언론들도 거의 주목하지 않았던 사건이 위헌판결이 난 것이다. 노 대통령은 “처음 들어보는 이론”이라고 불만을 표시했고, 한나라당은 환호했다. ●11월, 이 총리 ‘차떼기 당’발언 논란 이 총리는 10월28일 정치분야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한나라당은 지하실서 차떼기하고 고속도로에서 수백억 받은 당”이라고 발언한 것을 놓고 한나라당이 반발하면서 국회 파행으로 이어졌다. 이 총리가 한나라당 폄하 발언과 함께 “조선·동아일보는 역사의 반역자”라고 했다가 설화를 입었다. 한나라당은 이 총리가 사과할 것을 요구하며, 대정부 질의를 거부해 국회는 2주일이 넘도록 공전됐다. 이 총리는 9일 ‘사의’라는 이름으로 사과했다. ●12월, 이철우 의원 北 노동당원 논란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은 8일 국회 본회의 5분 발언에서 “열린우리당 포천·연천의 이철우 의원이 지난 92년 노동당원으로 현지 입당하고 당원번호까지 받았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었다. 열린우리당은 ‘수구 냉전세력의 백색테러’로 규정하며 한나라당 의원들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묻기로 하는 등 강력히 대응했다. 주 의원은 “간첩으로 암약하고 있다.”는 주장도 곁들였다가 오히려 ‘색깔론’,‘정형근 의원 고문 논란’ 등 역풍으로 확대 재생산됐다. 문소영 박지연기자 symun@seoul.co.kr
  • 판교지구 ‘담합감정’ 논란

    판교택지개발을 위한 토지보상이 마무리되고 있는 가운데,보상을 거부하고 있는 일부 주민들이 수용토지가 덤핑보상됐다며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직무유기와 직권남용 등을 이유로 민형사 소송을 준비하고 있어 파문이 일고 있다. 판교개발 가옥·토지보상대책위원회(위원장 나철재)는 지난달 31일 판교지구 283만평의 감정가 산정에 참여한 J평가법인 감정사 등 18명의 감정사들이 정부의 입장만을 반영해 낮은 감정가를 산출했다며 감사원과 건설교통부 등에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7일 밝혔다. 대책위는 이와는 별도로 감정평가법인들을 상대로 직무유기와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민형사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대책위는 지난해 11월17일부터 12월15일까지 판교지구에 대한 감정평가 기간동안 감정평가사들이 3차례 만나 평가기준을 논의하는 등 사실상 담합행위를 했고,건교부도 감정평가사를 소집할 권한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같은해 12월13일 이들을 소집해 감정평가에 대한 적정성을 당부하는 등 문제점을 드러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공기업사장등 32명 1년內 임기 만료

    공기업 사장과 정부 산하기관장 101명 가운데 32명이 앞으로 1년 이내에 임기가 끝날 예정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정찬용 청와대 인사수석이 최근 “어지간히 하신 분들은 스스로 거취를 정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 이들을 대상으로 물갈이 인사가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30일 기획예산처 등에 따르면 13개 공기업 중 한국석유공사,한국토지공사,농수산물유통공사 등 3곳의 사장과 정부산하기관관리법의 적용을 받는 88개 기관 중 한국전산원,한국소비자보호원,독립기념관,예금보험공사,교육학술정보원,과학기술기획평가원,문화콘텐츠진흥원,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 등 8곳의 기관장의 임기가 올해 안에 끝난다. 또 정부 산하기관 중 한국지역난방공사,대한체육회,영화진흥위원회,자산관리공사,기술신용보증기금,국민연금관리공단 등의 기관장 21명이 내년 상반기 이전에 임기가 만료된다. 정부는 민형사상 위법이나 경영상 문제가 없으면 임기를 존중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기관장들은 대부분 임기에 맞춰 물러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엉성한 공적자금 관리와 경영 부실 등으로 논란을 빚은 자산관리공사와 국민연금관리공단등 일부 기관장은 임기를 다 채울 수 있을지가 불투명한 상태다. 정부는 청와대를 중심으로 총선 전부터 산하기관장들의 경영 실적과 조직 관리,개인 비리 등에 대한 다각도의 조사를 실시했으며 조사 결과를 이번 기관장 인사에 반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공기업과 정부 산하기관장 중 대통령이 임명권을 갖고 있는 곳은 15곳이고 나머지는 해당 부처 장관이 인사권을 행사한다.”면서 “그러나 장관 인사권을 대통령이 갖고 있으므로 산하기관장 인사에서도 청와대의 의중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 감사원 “KBS 조직·예산 총체적 부실”

    감사원은 21일 “국회 요청에 따라 지난 5개월간 한국방송공사(KBS)에 대해 감사를 실시한 결과 지배구조와 재원구조 등에서 총체적인 부실이 드러났다.”면서 “외부 감독 수단이 전무한 상황에서 정원·보수에 관한 권한을 사장에게 지나치게 위임해 방만한 경영을 부채질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이날 이같은 내용의 경영실태 감사결과를 국회에 제출하고,방만한 경영을 해온 KBS에 조직 운영 및 예산 편성에 있어 전면적인 제도 개선을 단행할 것을 권고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KBS는 ▲다른 공공단체들은 이미 폐지한 개인연금 예산지원제를 유지,지난 1995년부터 예산 380억원을 지원했고 ▲과다한 휴가일수로 2002년 지급된 휴가수당이 276억원에 이르며 ▲퇴직금 누진제를 유지,지난해 38억원을 추가 충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공공단체의 학자금 대여 규정을 준수하지 않고 직원 955명에게 학자금 47억원 무상지급 ▲지난 1999년 이후 3차례에 걸쳐 전 직원에게 81억원의 특별격려금 부당 지급 ▲예비비를 전용해 2002년도 특별성과급 215억원을 부당 지급하는 등 예산을 흥청망청 집행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외에도 KBS의 방만경영은 곳곳에서 드러났다.감사원은 “KBS가 1200여원을 들여 경기 수원에 대규모 드라마센터를 신축했으나 사용률은 47%에 불과하다.”면서 “이런 상황에서도 본사에 2700억원이 들어갈 사무실 증축을 또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특히 외환위기를 계기로 전체 정원은 3.7% 축소했으나 오히려 간부급은 정원을 초과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드러났다.감사원 관계자는 “국장·부장급은 현재 126명으로 정원을 73명 초과했다.”면서 “이들의 평균 연봉이 1억 300만원이나 돼 인력 낭비가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부적절한 재원조달로 공영방송으로서의 정체성도 훼손된 것으로 나타났다.KBS는 지난 81년 37% 정도였던 광고수입 의존도를 2003년 53%까지 늘렸다.인건비 상승 등으로 부족한 운영재원을 구조조정이 아닌 광고수입 확대로 해결해 왔다는 것이다. 이에 감사원은 광고수입 의존도를 줄이고 수신료 인상 방안을 검토할 것을 주문했다.감사원 관계자는 그러나 “기능이 미약해진 16개 지역방송국을 통폐합하는 등의 구조조정이 선행돼야 한다.”면서 “수신료 인상은 경영을 합리화한 후 검토할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감사원은 KBS의 이같은 총체적 부실이 지배구조의 부실 때문이라는 분석이다.감사원 관계자는 “KBS는 전액 정부출자기관이지만 방송의 독립성을 위해 지난 87년부터 ‘정부투자기관 관리기본법’ 적용대상에서 제외돼 왔다.”면서 “외부 감독 수단이 없어 자율적 관리가 강조되는 데도 경영의 효율성을 위한 장치조차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KBS는 최고의결기관인 이사회에 KBS 출신을 3명이나 기용하고,경영회계 전문가도 두지 않았다.또 계약직과 간부급 정원,성과급,복리후생급여를 사장이 정하도록 포괄적 위임,사실상 사장 견제기능이 전무한 상태다.자체 경영평가단 역시 KBS 내부인 위주로 구성,평가의 객관성마저 포기했다. 감사원은 “이같은 방만한 경영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하지만 KBS는 경영진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 및 징계 규정조차 마련하지 않았다.”면서 “상임이사제를 도입하는 등 이사회를 재정비하고 사장의 권한을 축소하는 한편 책임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타워크레인 노사협상 타결

    타워크레인 노사가 쟁점사항에 대해 합의,지난달 28일부터 지속된 파업 사태가 해결될 전망이다. 타워크레인기사노조(위원장 안병환)와 사용자인 타워크레인협동조합,타워크레인안전관리협회는 쟁점사항인 ▲표준근로계약 체결 ▲불법용역 소사장제 폐지 ▲파주교육원 폐지 ▲최저임금 12만 5000원 인상 등에 합의했다고 7일 밝혔다. 협상 막판까지 쟁점이 됐던 임금문제의 경우 최저임금(215만∼220만원)을 12만 5000원씩 인상키로 하고,파업과 관련해서 사측은 손해배상 및 민형사상 책임을 노조에 묻지 않기로 했다.타워노조는 협상이 타결됨에 따라 수도권 공사현장 83대의 타워크레인 위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벌이던 360여명의 크레인 기사들도 농성을 풀고 내려와 경찰의 약식조사를 받은 뒤 모두 귀가했다. 유진상기자 jsr@˝
  • 수도권 유일 경비행장 사라지나

    수도권의 유일한 경비행장 폐쇄 여부를 놓고 농업기반공사와 경비행기 동호인들이 맞서고 있다. 경기도 화성시 송산면 고포리 어섬경비행장 관리권을 갖고 있는 농업기반공사 화안사업단은 비행장이 불법시설이라는 이유로 폐쇄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경비행기 동호인들은 “비행장이 농지 등으로 본격 개발되려면 6∼7년후나 가능한 데도 대책없이 서둘러 내몰고 있다.”고 반발한다. 화안사업단은 지난달 15일 비행장으로 사용할 수 없도록 활주로를 굴착기 등으로 파헤쳐 놨으며 동호인들이 곧바로 원상복구하자 관련자들을 형사고발했다. 또 10일까지 자진 폐쇄조치토록 공문을 보냈다. 화안사업단측은 “허가도 받지 않고 비행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경비행기 추락 등 인명사고가 잇따르고 있다.인근 주민들도 소음민원을 제기해 폐쇄조치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농기공은 시화호 남쪽에 위치한 어섬 경비행장을 비롯한 인근 간척지를 농지 등으로 조성하는 장기계획을 세워놓았다. 농기공 관계자는 “공사구역내 불법시설물이기 때문에 폐쇄할 수밖에 없다.”며 “비행장측에서 이를 거부할 경우 강제철거는 물론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동호인들은 “비행장은 시화호 방조제 조성후 생긴 간척지로 7년전부터 경비행장으로 사용해 왔다.”며 “그동안 아무말 없다 이제와서 폐쇄하려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반발한다. 어섬비행장 이은우(37) 교관은 “수도권의 유일한 경비행장을 폐쇄하는 것은 항공레저에 찬물을 끼얹는 처사”라며 “민간항공분야 발전을 위해서도 정식 비행장을 확보할 때까지 임시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화성시도 항공레저산업 육성을 위해 시화지구에 경비행장을 건설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한 바 있다. 지난 97년 조성된 어섬 경비행장은 초창기에는 이용객들이 많지 않았으나 지난 2002년 6월 인근 안산시 초지동 경비행장이 폐쇄된 후 계류중인 비행기가 100여대로 늘어났으며 현재 1000여명의 동호인들이 이용하고 있다. 화성 김병철기자 kbchul@
  • [사설] 면책특권 악용한 폭로정치 안된다

    지금 국회는 새해예산안을 다루고 있다.하지만 정작 예산심의는 뒷전이고 밑도 끝도 없는 폭로공세로 예결위는 파행을 계속하고 있다.폭로하는 쪽은 한나라당측이고 열린우리당측이 저지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그동안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에 대한 폭로를 계속하던 한나라당이 이제는 노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겠다고 나섰다.예산심의를 하겠다는 의지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지경이다. 야당이 정부의 정책이나 권력과 관련된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말릴 일이 아니라 권장해야 할 일이다.그래서 국회의원들에게는 회기중 불체포특권과 직무상 행한 발언에 대해서는 면책특권이 주어지는 것이다.하지만 지금 한나라당 의원들의 폭로나 발언이 과연 직무와 관련된 면책특권으로 보호받아야 될 사안인지 의심스럽다.한나라당 의원들은 노 대통령의 측근이 썬앤문그룹으로부터 거액을 받았다는 폭로로부터 ‘최도술씨 900억원 수수설’까지 연일 폭로공세를 펼치고 있다.의혹이 있다면 기자회견 등을 통해 증거와 사실을 밝히거나,사정기관에 고발이나 수사의뢰를 하면 될 일이다.굳이 공격수까지 정해 국회에서 폭로전을 펼치는 것은 면책특권을 악용하겠다는 의도라고 볼 수밖에 없다. 그동안 국민들은 정당들의 ‘믿거나 말거나식’ 폭로와 허위사실에 대해서는 ‘아니면 그만이라는 식’의 무책임한 태도를 숱하게 봐 왔다.더욱이 지금은 정당들이 불법 대선자금과 관련해 수사받고 있는 시점이다.한나라당이 자신들의 잘못은 거짓말로 은폐하면서 상대에 대해서는 폭로공세로 의혹만 부풀리는 것은 수사의 초점을 흐리고 시간을 끌겠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을 것이다.이제 허위사실이나 명예훼손에 대해서는 면책특권을 제한,민형사상 책임을 묻는 방안도 심각하게 검토할 때가 됐다.
  • 정형근의원 ‘막말’/ “한경대 親盧 논조 일관 방송은 정권의 나팔수”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이 13일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일부 언론을 비하하는 막말을 해 물의를 빚고 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과 정부의 언론정책을 비판하면서 “소위 한경대,한겨레·경향신문·대한매일은 친노 정권 논조를 일관하고 있고,소위 K·M·Y(KBS·MBC·YTN을 지칭)는 정권 나팔수 노릇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이어 “인터넷매체 O·P(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을 지칭)는 노골적으로 좌파측을 반영하는 정보를 쓰고 있고,그것도 모자라 국정홍보신문을 만든다고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겨우 조중동(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 등 일부 신문이 정부 시책을 비판한다고 해서 허구한날 대통령이 욕하고 민형사(소송)하는 것은 우리 신문 언론을 노동신문 일색으로 만들겠다는 건지,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한매일은 정 의원에게 유감의 뜻과 함께 민영화된 독립언론으로서 어느 정파에도 치우치지 않는 공정보도에 주력해 왔음을 설명하고 해명을 요구했다. 정 의원은 “보다 면밀하게 대한매일의 논조를분석한 뒤 발언이 잘못됐다고 판단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전광삼기자 hisam@
  • [CEO 칼럼] 열린 경영 열린 노조

    우리나라에서 기업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어려운 당면 과제가 뭐냐고 물으면 한시도 지체하지 않고 나오는 대답이 ‘노사문제’다.호황 국면이든 불황 국면이든,그리고 나라 안팎의 경제동향이 불리하든 유리하든 아랑곳없이 ‘노’와 ‘사’의 관계는 언제나 문젯거리라는 얘기다.노동자들에 대한 사용자의 불신이 그만큼 깊다는 소리인데,노동자들 역시 자신의 노동 대가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고 믿기는 마찬가지다. 따라서 회사 경영을 맡은 전문경영인(CEO)의 능력은 우리 경영 풍토에서 이미 ‘고전’으로 인식돼온 이 불신의 문제를 어떻게 해소하고 조율하느냐에 따라 판가름이 난다.노사관계에 문제가 있다면,특히 우리나라에서 유독 그 정도가 심각하다면,사용자의 노동자에 대한,혹은 노동자의 사용자에 대한 인식이 바람직하게 틀을 잡고 있지 않다는 얘기가 될 것이다. 나는 왜곡된 노사관계의 원인을 일차적으로는 가부장적 온정주의 때문이라고 진단한다.노사화합은 대단히 중요하다.그러나 원칙에 입각한,공정한 계약과 거래를 바탕으로 했을 때만 그 화합이 진정으로 생산효율을 높이고 기업의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원천이 된다.‘가족적인 분위기’니 ‘화합’이니 하는 구호를 소리나게 외치는 사업장일수록 쟁의가 발생했을 때 험한 꼴로 무너져 신뢰기반의 허약성을 드러내는 경우를 자주 목격하게 된다. 노조쪽은 사용자측과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하기도 전에 가장 극단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는 파업부터 벌이고 본다.사용자측 역시 일단 ‘엄정대응’이라는 엄포를 놓는다.그런 다음 이른바 물밑교섭에 들어가는데,기실 근로여건 개선이나 생산효율 향상 등의 핵심 현안은 후순위로 밀려나고,불법파업에 대한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각서를 교환하느니 마느니 하는 문제로 금싸라기와 같은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결국 사용자는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온정주의를 발휘해 정상 참작 따위의 이면합의서를 노조측과 교환한 뒤 대강 마무리를 짓는다.우리나라 사업장에서의 분규해결이 대체로 이런 식이다. 그렇다면 기업 경영을 책임지는 CEO나 기업주는 노조에 대해 왜 법규에 명시된원칙대로 대처하지 못하고,노동자들 역시 출발부터 ‘단결,투쟁,쟁취’의 전투적인 구호를 내걸고 극단의 대결구도로 나오는 것일까? 노사간의 대화라는 것이 정례적인 임금협상 시기나 혹은 쟁의가 발생했을 때만 필요하다고 생각할 뿐,상시 대화체제를 갖추어 작은 불신이라도 해소하려는 노력이 부족한 탓이다.여기에서 말한 상시 대화체제란 경영 책임자와 노조간부 몇 사람간의 ‘화기애애한’ 관계 유지를 일컫는 것이 아니다. 기업체의 전 구성원들이 자신의 일자리에 대한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게 하려면 CEO의 솔선수범과 열린경영이 대전제가 되어야 한다.회사의 경영현황에 대한 자료들을 캐비닛이나 비밀금고에 감춰둘 것이 아니라 모든 사원에게 과감하게 공개하고,중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한 뒤 분담해야 할 고통이 있다면 용기있게 협조를 구해야 한다.극렬한 노사분규는 경영현황에 대한 정보차단으로 노동자들의 불신을 키워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솔선수범과 열린경영을 실천하는 CEO,투쟁 일변도의 자세에서 벗어나 합리적인 목표를 설정해서 대화에 나서는 노조,그리고 노사 어느 쪽에도 편향됨이 없이 엄격하게 법을 적용하는 정부….내가 소망하는 우리 경제주체들의 모습이다. 서 두 칠 이스텔시스템즈 부회장
  • 파업 노조원상대 손배등 50개 사업장 2223억 노동계 “신종 탄압” 반발

    노조측의 불법파업에 맞서 사측이 제기하는 손해배상 소송이나 가압류 등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노동자들이 늘어나 신종 노조탄압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23일 민주노총에 따르면 사측이 노조측에 가한 손배·가압류 액수는 모두 50개 사업장 2223억원으로 지난해 6월 말 39개 사업장 1264억원에서 6개월 만에 2배 가까이 늘어났다. 녹색연합과 참여연대 등 52개 시민사회단체는 손해배상 가압류 청구의 남발을 막을 수 있는 법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신종 노조탄압 손배·가압류는 그동안 청구대상이 조합비와 노조원의 임금 등으로 한정됐었으나 최근에는 범위가 넓어지고 있고 퇴직 이후에도 지속되는 등 노조원들 사이에는 ‘신종 노동탄압’으로 통하는 등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최근 조합원 분신사망 사건을 낳은 두산중공업의 경우 손배·가압류 액수가 78억원에 달한다. 장은증권의 경우 노조위원장의 부친과 숙부,조모의 집뿐만 아니라 선산에까지 가압류를 했으며,동광주병원은 조합원의 가족인 보증인 47명의 부동산에 대해 14억원의 가압류를 했다. 민주노총 손낙구 교육선전실장은 “사측이 손배·가압류 해제를 미끼로 노조탈퇴를 유도하거나 선별 적용하는 등 노조 무력화 방편으로 악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왜 늘어나나 노조측의 불법파업에 맞서 사측은 손해배상과 가압류는 당연하다는 논리다.불법파업으로 당한 손해를 배상받지 않으면 불법파업이 계속되기 때문에 재발방지를 위해서라도 어쩔 수 없다는 주장이다. 경총의 한 관계자는 “과거엔 불법파업이라도 막바지 협상에서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조항을 사측이 받아들이는 것이 관례였다.”면서 “그러나 최근에는 불법파업에 대해서는 재발방지 차원에서 반드시 따지고 넘어가야 한다는 논리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해법은 없나 민주노총은 “현행 노동관계법상 필수공익사업장은 사실상 합법쟁의를 할 수 없다.”며 “이 경우엔 불법행위가 돼 업무방해죄로 민·형사상 고소·고발을 당하게 된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따라서 ▲불법파업의 빌미가 되는 직권중재조항 등 악법조항 철폐 ▲민·형사상 면책범위의 확대와 업무방해죄 적용의 제한 ▲손배 등의 대상을 노동조합으로 한정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용수기자 dragon@
  • 선택2002/대선3후보 오늘 2차 TV토론 - 실업 해결·중산층 재건 부각

    한나라당 이회창,민주당 노무현,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 등은 경제분야 TV합동토론을 하루 앞둔 9일 대부분의 공식일정을 뒤로 하고 TV토론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지난번 첫 TV합동토론(정치·외교·안보분야)에서 후보간 뚜렷한차별화를 보이지 못한 만큼 이번 TV토론을 통해 후반부로 접어든 대통령선거운동의 기선을 잡겠다는 생각이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다른 일정을 제쳐둔 채 자신의 경제식견을 부각시킬 전략을마련하는 데 부심했다.당사 스튜디오에서 가상 파트너를 상대로 리허설까지하며 종반에 접어든 선거전을 9회말 역전드라마로 만들겠다는 각오다. 이 후보는 토론에서 ‘기업환경 개선을 통한 일자리창출로 청년실업을 해결한다.’는 대선공약을 간단명료하게 보여주기로 했다. 또 일자리 250만개 창출,주택 230만호 건설 등을 약속하며 서민생활 안정과중산층 재건을 경제목표로 제시한다. 노무현 후보에 대해서는 현정부의 공적자금 비리의혹 등 각종 실정(失政)을공격하는 것과 함께 7% 경제성장론을 실현가능성 없는 ‘포퓰리즘’으로 규정,비판할 생각이다.최근 정책공조에 나선 국민통합21 정몽준 대표와의 경제관 괴리도 공격 대상이다.‘친(親)재벌정책’이라는 상대 후보의 협공에 대해선 정경유착 단절과 공정거래위 독립,부실경영 주주의 민형사상 책임강화등으로 맞설 계획이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도 간단한 공식일정을 소화하는 것 외에는 대부분의 시간을 토론준비에 할애했다.김한길 미디어본부장은 “각 분야에 대한 발언 시간이 1분∼1분30초인 만큼 후보의 입장을 얼마나 짧고 쉽게 전달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토론에서 노 후보는 재벌 등 보수층에 안정감을 심어주기 위해 시장경제 원리에 입각한 안정적 경제발전의 청사진을 전달하는 데 역점을 둘 것으로 알려졌다.남북협력정책에 기반한 동북아 중심국 발전전략과 행정수도 이전 등으로 대표되는 지방화시대 개척이라는 양대 비전을 설명하는 데도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이회창 후보에 대해선 재벌의 총액출자제도를 줄곧 반대해오다 최근 ‘수용’쪽으로 입장을 바꾼 것을 비롯,무원칙한 경제정책을 비판할 계획이다.‘정몽준 대표와의 경제관 차이’문제는 “정 대표가 재벌정책에 대해선 전향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만큼,큰 문제가 없다.”는 논리를 펼 방침이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지난 8일 밤부터 서울 강남의 한 오피스텔에서 2박3일간의‘토론 합숙과외’에 들어갔다.경제·과학분야 중심이 될 2차 TV토론이 ‘두자릿수 지지율’ 목표 달성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권 후보는 다른 후보의 경제정책을 ‘무분별한 재벌위주 성장론에 기초한신자유주의 정책’으로 규정하는 반면,민노당의 경제정책은 ‘분배를 통한성장론에 기초한 노동자 참여 정책’이라는 점을 집중 부각시키기로 했다. 박정경 홍원상 이두걸기자 olive@
  • “노동관련 제도개혁 최우선”전경련,차기정부 과제제시

    전국경제인연합회는 9일 차기 정부는 유급주휴제와 법정퇴직금 제도를 폐지하는 등 노동법 및 관련제도를 전면 개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경련은 ‘차기 정부의 노동정책 개혁과제’ 보고서에서 “차기정부 개혁성공의 관건은 노동부문 개혁”이라고 전제,“강력한 리더십을 통해 원리원칙대로 노동문제에 대응함으로써 경쟁력을 회복하고 고용을 창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근로조건이 국제기준에 부합될 수 있도록 생리휴가와 유급주휴제도를 폐지하고 현재 50%인 초과근로할증률을 국제노동기구(ILO)기준 25% 수준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법정퇴직금 제도를 없애고 파업기간의 임금보전 관행을 근절할 것을 요구했다.노조 전임자의 임금은 노동조합비로 충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밖에 불법행위에 대한 민형사상의 책임면제조항삽입관행을 근절하는 등 법치주의 노사문화를 확고히 정립하고,생산시설을보호할 수 있도록 생산현장의 파업·시위를 금지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박건승기자 ksp@
  • “두산 편법증여 의혹”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는 28일 두산㈜이 해외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통해 그룹 지배주주 일가의 편법증여를 하고 시세차익을 얻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 등 그룹 3세대들은 지난 99년 7월 유로시장에서 발행한 해외BW를 인수했다.같은해 9월 신주인수권을 일제히 박정원 두산상사 BG부문 사장 등 4세대들에게 이전,현재 지배주주일가 25명이 보유하고 있다. 또 15일 BW 행사가격이 조정되면서 발행당시 5만 100원이었던 것이 19%인 9460원으로 낮아져 신주인수권을 모두 행사하면 지배주주일가가 인수하는 보통주는 237만 259주에서 1164만 9049주로 4.9배 늘어나게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두산은 신주인수권 행사가격을 낮추면서 주가하락시에만 행사가격 하락이 가능하고,상승시에는 올릴 수 없도록 한 ‘행사가 조정규정’을 전혀 공시하지 않았다.따라서 향후 주가가 상승하면 지배주주 일가는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참여연대 박용근 경제개혁팀장은 “BW의 발행,인수,행사 과정에서 그룹 지배주주 일가와 임원들의 증권거래법,외환관리법,상속·증여세법 위반 혐의가 나타났다.”면서 “두산의 명백한 편법행위에 대해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두산측은 “해외 BW 취득이나 증여는 외화채권 판매,증권시장 절차 등을 통해 정당하게 이뤄졌고 지분변동 사실은 규정에 따라 공시했다.”고 해명했다. 금융감독원은 “발행 계약서를 입수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안미현 최여경기자 kid@
  • “”총파업”” “”공권력 투입”” 일촉즉발 움직임/ ‘强對强’마주선 勞·政

    ◆勞-보건의료·항공등 2단계 파업 추진. 총파업을 하루 앞둔 1일 민주노총이 사업장별로 파업 일정과 수위를 분주하게 조율하는 가운데 보건의료와 항공사 노조등이 잇따라 파업을 결의했다.그러나 조퇴투쟁을 선언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학부모와 시민의 비난을 의식,강도를 조절하는 등 여론의 추이를 예의 주시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정부가 발전파업을 대화로 해결하려는의지만 보여도 총파업은 막을 수 있다.”며 파업 직전까지정부를 압박했다. 민주노총은 “이번 파업은 노동운동의 명운이 걸린 중요한투쟁”이라고 규정하고 2∼4일을 1단계 파업,5∼8일을 대화촉구,9일 이후를 2단계 파업 기간으로 나눠 파업 효과를 극대화하기로 했다.조종사노조 등 파급력이 큰 사업장의 파업시기는 정부의 대응과 여론의 향배에 따라 신축성있게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은 8일 시민·사회단체,사회원로들이 참여하는 ‘범국민 시국회의’를 열어 “발전소 매각과 차기전투기 사업이 미국의 압력에 의한 것”이라는 점을 부각시킨다는 계획이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이날 명동성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학병원 등 산하 150개 지부가 2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소집,총파업 투쟁을 결의한 뒤 3일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조종사노조와 아시아나항공노조,한국공항공단노조등 항공 관련 5개 노조도 “정부가 대화에 나서지 않으면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전교조는 당초 조합원 9만여명이 참여할 예정이었던 대규모 조퇴투쟁을 간부 1만여명이 참여하는 제한적 투쟁으로 선회했다.교사 내부의 반대여론과 시민,학부모의 비판적 시선을감안한 것이다. 발전노조는 이날 집행부가 농성중인 명동성당에 공권력 투입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자 “현재 파업지도부가 모두 검거된다 해도 이미 비상지도부를 구성해 놓았기 때문에 파업투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이같은 강경방침에도 불구, 정부측과의 막판 협상에서 상당 부분 의견 접근을 보이면서도 핵심인 발전소의 민영화에 대해서는 한치의 양보도 하지 않고 있다. 이창구기자 window2@徐?””민영화 교섭대상 아니다”” 최후통첩. 2일 민노총 연대파업을 앞두고 정부는 관계장관회의를 비롯,대책마련에 긴박한 하루를 보냈다. 노동부는 그동안 노정간 물밑대화의 실체를 밝히면서 대화타결을 기대했지만 민영화문제를 둘러싼 시각차가 워낙 커 절충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오전에는 이근식(李根植)행정자치부장관 주재로 산자·노동부 등 관계장관이 모여 총파업 대책을 논의했다. 정부는 경제 회복세와 지방선거,월드컵 등 국가대사를 위해 사회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한 뒤 “임단협과 무관한 연대파업 자체가 불법인 만큼 법과 원칙에 따라 강력 대처한다.”는 기존방침을 재확인했다. 특히 전교조의 조퇴투쟁과 관련,학생들의 학습권 침해와 교단안정을 저해하는 불법집단 행위로 간주해 참가교원에 대해 엄정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노정간 물밑대화를 통해 민영화 수용과 징계최소화의 일괄타결안이 논의된 것으로 확인됐다. 방용석(方鏞錫) 노동장관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민주노총·공공연맹 등 상급단체와의 비공식 물밑대화를 통해 ‘민영화 문제는 교섭대상이 아니다.’라는 원칙에 의견을 같이했다.”며 “이를 토대로 정부안을 전달했고 발전 노조측의 최종 통보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밝혀,막판 타결의 가능성도배제하지 않았다. 방 장관은 그러나 “4·2 총파업을 강행할 경우 노정간 대화는 사실상 단절될 것”이라고 경고한 뒤 “3일부터 불법파업에 대한 징계절차에 돌입하고 민형사상 책임을 면할 수 없어 노조측의 광범위한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총파업은 철회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신국환 산자부장관도 “75개 주요사업장의 동향을 분석한결과 지난 1차 연대파업 때에 비해 파업 강도가 약할 것”이라면서 “연대파업 강도가 약할 경우 발전노조도 생각을 바꾸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오일만기자 oilman@
  • 김대통령 “발전노조 파업 부당”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19일 “발전노조 파업은 부당하고 불법”이라며 “발전사업 민영화는 이미 입법으로 확정됐으며,따라서 민영화 철회 요구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오전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노조가일하려는 노동자까지 견제하고 있는 상황을 방치하거나 노조의 부당한 요구를 받아들인다면 올 한 해 큰 어려움을겪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고 김성진(金成珍) 청와대 부대변인이 전했다. 김 대통령은 이어 “정부는 노동자의 정당하고 합리적인요구를 모두 수용해 왔으나 법을 지키지 않고 사회질서를어지럽힘으로써 모처럼 살아나고 있는 경제를 좌절시킬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 뒤 “정부는 의연하고 단호한 태도를 갖고 성의있는 대화를 통해 조속한 시일내에 문제가 해결되도록 해야 한다.”고 내각에 지시했다. 이와 관련,정부는 ▲불법파업 주동자 해고 ▲무노동 무임금 ▲대체인력 투입 ▲불법파업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 ▲노조에 동조한 간부급 사용자 중징계 등 5대 원칙을 세웠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실패 대탐구] 제3부 실패자산을 공유하자 (6)제자리 걸음 노사문화

    노동조합에 대한 ‘알레르기성 반응’이 많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일부 기업주들은 노동조합의 출범 자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노조 역시 회사의 경영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강경 일변도로 나가 소중한 삶의 터전을 날려 버린 사례가 적지 않다. 회사는 “노조가 알면 되는 일이 없다.”고 주장하고,노조는 “당하는 근로자들만 억울하다.”고 항변한다. 노사는 일부 우수업체를 제외한 다수의 기업들에서 건전한 ‘상생’(相生)의 문화를 만들지 못하고 끝없는 대치를 계속하고 있다. 두건의 노사협상 실패사례를 통해 교훈을 알아본다. ◆ 사례1:D정보통신 (충남 천안시). ■감정적 대응은 금물이다. 휴대폰 충전기 제조업체로 연평균 매출액 360억원,순이익 20억원에 부채는 거의 없으며,코스닥 예비심사를 통과해 상장을 앞둔 우량 중소기업이었다. 88세의 창업주는 “나의 피땀으로 이룩한 만큼 회사는 내 것”이라고 여겼다. 회사가 어려울 때 개인소유 부동산을 팔아 자금을 충당할 만큼 회사에 애정이 깊었지만 종업원들에게는 생계를책임지는 대가로 무조건적인 충성을 요구했다. 노사관계를 근로자의 합법적인 권리에 근거한 ‘계약관계’라기보다는 봉건적인 ‘주종의 관계’로 인식했다. 경영에 관한 한 모범적인 기업인이었지만 노사관계에서는 시대흐름에 매우 뒤처진 것이 문제였다. D통신에 노조가 창립된 것은 2000년 11월경. 당시 정부의 휴대폰 단말기 보조금 지원 금지 정책으로 우량기업으로 소문난 이 업체도 사정이 여의치 않았다. 대규모 구조조정이 있을 것이란 소문이 떠돌았고 마침 회사는 서울사무소와 천안공장을 통합해 직원들의 불안감을 가중시켰다. 회사사정을 잘 알던 차장,팀장 등이 주축이 돼 노조가 설립됐고 이때 회장의 ‘오른팔’로 불린 기획실장이 노조창립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회장 아들의 후배로 친자식처럼 대해왔던 기획실장의 노조 가담은 노(老)회장에게는 인간적인 ‘배신’으로 느껴졌다. 회장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곧바로 기획실장을 해고하는 악수를 뒀다. ■강경대응은 강경투쟁을 부른다. 회사의 해고에 노조는 조퇴와 잔업거부로 맞섰다. 노조는 “부당해고를 철회하라.”고 요구했지만 회사는 “기획실장만큼은 인간적으로 용서할 수 없다.”며 한발도 물러서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거래선인 S전자는 2001년 2월 납품 주문을 중단하고 거래선을 바꿔 버렸다. 회사는 곧바로 ‘전면휴업’이라는 초강경 카드를 꺼내들었고, 노조는 정문 옆에 텐트를 치고 출근 투쟁을 강행했다.두달여의 대치 끝에 회사는 폐업 신고를 했다. 초보 노사간의 ‘자존심 싸움’은 자산가치 250억원짜리 알짜 회사를 공중분해시켜 버렸다.회사는 없어졌지만 노사간 갈등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노조측은 “1억여원의 해고예고수당(위로금)을 지급하라.”고 주장하고 있고,회사측은 “휴업기간에 수당이 지불됐기 때문에 더 이상의 위로금은 없다.”고 버텨 현재 법정 소송이 진행중이다. 당시 이 회사를 담당한 천안지방노동사무소 김병기 근로감독관(현 천안고용안정센터장)은 “노조도 출범한 지 얼마 안돼 상급단체의 ‘지시’에만 의존하는 바람에 유연성이 떨어졌고,연로한 회장은 2세에 대한 경영권 이양이 여의치 않은상태에서 노조가 출범하는 바람에 ‘경영의지’를 상실했다.”고 폐업 이유를 분석했다. ◆ 사례2:D병원 (광주직할시). ■상급단체 과도한 개입 말아야. 95년 3월 건립됐으며 4개병동,25개과에 250병상을 갖춘 준종합병원. 낮은 임금과 장시간 노동이 계속되는 가운데 9명의 간호사가 주축이 돼 2000년 5월 노조를 출범시켰다.병원측이 조합원 2명을 인사 조치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노조측은 “노조 결성 이후 8차례의 인사에서 15명이 자리를 옮겼는데 전부 조합원이었다.”면서 병원측의 조합원 차별대우를 비난했다. 이후 임금체불,대자보 부착과 철거,마스크 시위 등을 거치면서 노사는 충돌했다. 병원 입장에서는 상급단체인 보건의료노조가 일일이 교섭에 참견하는 것이 불만이었다. 병원측은 임단협 교섭에서 “산별노조의 ‘지도’를 받고나면 노조의 요구가 보다 강성화되고 있다.”면서 “불순한 외부세력이 순진한 직원들을 선동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잠정합의를 파기하면 파국 온다. 광주지방노동청이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노사는한때 잠정 합의를 이뤄냈다. 그러나 노조 집행부에 불만을 품은 일부 강성 노조원들이 개입해 교섭을 중단시키자 병원측의 감정은 폭발했다. 병원측은 파업전야제 장소인 현관 로비에 에어컨 공사를 한다며 철봉을 설치하고 전기를 끊었다. 파업이 시작되자 곧바로 직장 폐쇄를 신고하고 조합원의 병원 출입을 막았다. 심지어 물청소를 한다며 농성장에 가루비누를 탄 물을 뿌리기도 했다. ■민형사상 책임은 수습에 걸림돌이다. 노동청의 중재로 노사협상이 재개됐다.노조는 병원측이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협상을 마무리지으려 했지만 병원측은 “파업으로 인한 피해에 대해서는 꼭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D병원사태는 지역문제로 확산됐다.민주노총,시민단체협의회 등이 중재에 나서고, 노조원들의 민주당 광주시지부 사무실 점거농성을 계기로 정치권도 관심을 기울였다. 문제가 확산되자 노동청이 다시 적극 중재에 나섰지만 민형사상 면책 문제를 둘러싼 노사의 의견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노조 출범 7개월만에 병원측은 폐업을 선택했다. 노조는 “무조건 병원에 들어가 노력하겠다.”고 한발 물러섰지만 이미 깊어질 대로 깊어진 불신의 골을 메울 수는 없었다. 병원측은 공권력을 투입하지 않은 정부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시했다. 지난해 2월 병원은 5년 임대 형식으로 다른 병원으로 넘어갔고 D병원 출신 직원 91명은 재입사 형식으로 다시 일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노조원들은 한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폐업해도 갈등은 남는다. 노사는 지금도 150여건의 고소·고발·진정과 조합원·보증인들의 부동산·통장·임금에 대한 가압류 등을 놓고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노사는 모든 것을 잃었고 얻은 것은 상처뿐이었다. D병원을 담당한 광주 노동청 김재성 근로감독관의 얘기는 되새겨볼 만하다.“병원측은 애초 노조의 출범 자체는 크게 문제 삼지 않았습니다. 상급단체가 과도하게 개입하고 인신공격을 받으면서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자 폐업을 선택했습니다. 노조에 몇차례 타결 기회가 있었지만 타협보다는 강경 대응을 고수해 노조원 14명이 1∼3년의징역을 구형받는 비극을 초래했습니다.”특별취재반 yeomjs@ ▲노사협상의 7가지 격언. 1. 노사의 관계는 인간관계와 감정의 문제이다. 피하고 싶다고 피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피해가려 애쓸수록 더 깊은 곤경에 빠지게 된다. 2. 분규는 쌍방이 원인을 주고받으면서 확대된다. 상대를 탓하기 시작하면 싸움이 되고, 싸움이 길어지면 미움이 된다. 3. 노사관계는 기업의 제일 큰 자산이다. 평소에는 보이지 않지만, 위기에서 드러난다. 튼튼하면 서로 먼저 양보하고 협력하지만, 허약하면 나만 살기 위해 투쟁한다. 4. 작은 구멍 하나가 큰 제방을 무너뜨린다. 비극의 최초 원인은 대개 어이없게 작다. 지난친 편견이나 고집이 회사를 죽일 수 있다. 5. 온실에서 화초처럼 가꿔지는 기업은 없다. 기업은 본래 위기를 딛고 자라는 생명체다. 위기 앞에서 생사를 결정하는 것은 무엇인가? 바로 노사간의 믿음이다. 6. 자신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는 인색하다. 세상의 모든 불화는 이래서 만들어진다. 조금만 더 나를 반성하고, 조금만더 상대를 포용하면 불화가 생기지 않는다. 그러나 꼭 그 반대로 해서 싸움을 일으킨다. 7. 원칙은 옳다. 그래서 모두가 동경한다. 그러나 그로 인해 유연성마저 편법으로 치부하는 것은 옳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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