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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세계육상 D-9] 볼트도 안 무섭다, 난 조국 위해 달린다

    [대구세계육상 D-9] 볼트도 안 무섭다, 난 조국 위해 달린다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는 206개국의 선수들이 참가한다. 우사인 볼트(자메이카)만 오는 게 아니다. 미국, 자메이카, 영국 등 쟁쟁한 육상 강국의 선수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속속 한국에 도착한 17일 지구 위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그 이름조차 생소한 나라의 선수 한 명도 이들과 함께 대구 땅을 밟았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지만 이 선수는 볼트를 위협할 유력한 도전자 가운데 한 명이다. 앤티가바부다의 다니엘 베일리(25)가 그 주인공이다. 카리브해에 있는 3개의 섬으로 이뤄진 인구 8만 5000여명의 나라인 앤티가바부다는 오랜 식민의 역사를 안고 있다. 1632년 영국의 식민지가 됐고 350년이 지난 1981년 명목상 독립은 했지만 현재도 영국령이다. 국가 원수가 영국 국왕인 엘리자베스 2세고, 영국 국왕의 임명장을 받은 총독이 최고 통치자라는 뜻이다. 국민 대부분이 아프리카계 흑인으로 농업과 관광으로 먹고사는데 1인당 국민소득은 1만 달러를 약간 넘는다. 그럭저럭 사는구나 싶지만 빈부 차가 심해 원주민 대부분은 빈곤하다. 게다가 2008년 미국발 경제위기의 여파로 관광객이 급감했고 금융도 무너졌다. 그래서 지난해부터 국제통화기금(IMF)의 신세를 지고 있다. 한국도 수교를 맺고 있지만 인근 주도미니카 공화국 대사관에서 대사업무를 겸임하고 있을 만큼 존재감이 없는 나라다. 이 작은 나라는 이번 대구 대회에 단 2명의 선수를 보냈다. 남자 100m, 200m에 출전할 예정인 베일리와 브렌단 크리스티안(28)이다. 이들은 너무도 작지만 사랑하는 조국을 위해 달린다. 크리스티안의 100m 최고기록은 10초 09로 세계선수권대회 출전 기준 A기록은 넘었다. 하지만 하락세다. 지난해 기록이 10초 44다. 오히려 200m에서 기록이 좋다. 그래도 세계 정상급과는 거리가 있다. 올 시즌 최고 기록이 20초 60이다. 그러나 베일리는 볼트와 아사파 파월을 위협하는 수준의 선수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는 10초 23으로 6위에 그쳤지만,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9초 93으로 4위를 차지했다. 개인 최고 기록은 9초 91. 그리고 지난해 열린 카타르 도하 실내육상대회에서는 60m에서 6초 57로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베일리의 장점은 꾸준함이다. 세계대회를 거듭하면서 큰 기복이 없다. 베를린 대회 뒤에도 9초대를 계속 달렸고 올 시즌도 9초 97을 기록 중이다. 물론 볼트가 세계 1인자이지만 자메이카가 단거리 왕국으로 급성장하는 데는 파월의 공이 컸다. 2000년대 초반 세계대회를 휩쓸기 시작하면서 자메이카의 어린이들이 마구 달리기 시작했다. 볼트도 파월을 보고 달린 유망주 가운데 한 명이었다. 한 명의 스타급 선수가 탄생하면 그 나라의 스포츠 지형이 변화하고 상승한다. 앤티가바부다에서 베일리도 그런 희망의 존재가 될 수 있을까. 이 무명의 선수가 대구 대회 남자 100m 결승에서 볼트와 파월을 제치고 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로 등극하더라도 너무 놀라지는 말자.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사연따라 연예 반세기(演藝 半世紀)…그시절 그노래(2)

    사연따라 연예 반세기(演藝 半世紀)…그시절 그노래(2)

     토월회(土月會)가 연극공연 막간에『아리랑』을 불렀고 그것이 무대에 올려진 최초의 대중가요라는 일반의 인식에 대하여 당시 토월회(土月會)의「멤버」였던 金八峰(김팔봉·金基鎭)씨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혀 말했다.  즉 토월회(土月會)가 막간 가수를 등장시킨 건 휠씬 뒤의 일,『아리랑』을 부른 게 아니라『아리랑 고개』라는 연극을 26년도 찬영회(贊映會)가 공연했다는 것.   『토월회(土月會)』의 두번째 공연(23년 9월) 때에「톨스토이」의『부활(復活)』,「마이아·펠스타」의『알트·하이델베르크』,「스트린드베르히」의『채귀(債鬼)』그리고 제1회때 상연했던『오로라』를 공연했다. 이 때 막간에 조택원(趙澤元)씨가 나와서 무용을 했다.  그러니까 노래가 아니고 막간 시간에 춤을 보여 준 것이다. 조(趙)씨는 토월회(土月會)「멤버」가 아니었고 특별 초대되어 찬조 출연으로 그 화려한 무용을 구경시켜 준 것이다.  그런데 막간에 노래를 안 불렀지만 극중에서는 독창 합창이 나왔다. 당시 주축「멤버」였던 박진(朴珍)씨는『「부활」연극을 하면서 무대 뒤에서「카추샤의 노래」를 합창했다』고 말한다.  이『카추샤의 노래』가 또한 전국에 크게 유행했다. 뒷골목 개구장이들까지도『카추샤 내 사랑아 이별하기 서러워-』하고 노란 목청으로 뽑아 넘길 정도였다 한다.  『학도가』『희망가』도 일본「멜러디」라는 주장의 근거도 퍽 뚜렷하다.  비슷한 경우가『이수일(李秀一)과 심순애(沈順愛)』다.  「대동강변 부벽루 산보하는, 이수일과 심순애 양인이로다, 악수논정(握手論情) 하는 것도 오늘 뿐이요, 보보행진(步步行進)하는 것도 오늘 뿐이라/수일이가 학교를 마칠 때까지 어찌하여 심순애야 못참겠더냐, 남편의 부족함이 있는 연고냐, 불연이면 금전에 탐이 나더냐/낭군의 부족함은 없지요마는 당신을 외국 유학시키려고, 부모님의 말씀대로 순종하여서 김중배의 가정으로 시집을 가오」  이 노래는 임성구(林聖九)의 극단「혁신단(革新團)」이 상연한『장한몽(長恨夢)』의 주제가다. 그러나 그 원작은 일본 명치(명치)시대의 소설가「오자끼」(尾崎紅葉) 의 소설『곤지끼야샤』(金色夜又)다.  1913년 5월13일부터 매일신보(每日新報)에 번안 연재됨으로써 우리나라에 소개됐다. 나중에 각색해서『장한몽(長恨夢)』으로 극화(劇化), 영화화(映畵化)한 것이다.  이 노래 속의『대동강변 부벽루』는 일본의 온천 겸 휴지인「아다미」(熱海·열해)를 한국으로 옮겨온 것이고 주인공인 이수일(李秀一)과 심순애(沈順愛)는「강이찌」(貫一) 와「오미야」를 한국인으로 바꿔 놓은 것(朴容九·박용구씨 말)이다.  어쨌든 이『장한몽(長恨夢)』은 연극도「히트」하고 노래도 못지 않게 대유행했다. 3·1운동 이후 10년 가까이 이「장한몽(長恨夢」은 유랑극단의 인기「프로」로서 산간벽지까지 파고 들었다.  그러나 대중 가요가 보다 활발하게 피어난 것은 축음기가 등장하면서부터다. 한국에「레코드」가 등장한 것은 언제일까?  1913년 8월27일자「매일신보(每日新報)」에는 다음과 같은 광고가 나와 있다.  광고  ○ 새 소리판 왔오 소리넣은 사람 송만갑(宋萬甲) 김연옥(金蓮玉) 박춘재(朴春載) 조목단(趙牧丹) 단, 양 우쪽판 즉 두장분 한장에 금(金)2환.  ○ 유성기 한틀에 15환 이상 20년 사용하는 보험증서를 부여함 경성(京城) 본정오정목(本町五丁目) 일본(日本) 축음기상회(畜音機商會).  이 광고로 미루어 보아서 1913년엔 이미「레코드」가 우리나라에 들어왔다.「토머스·에디슨」이 원통형 음반에 의한 축음기를 발명한 게 1877년, 그로부터 36년만에 한국에도 이 음성을 보존, 전파시킬 수 있는 현실적인 이기(利器)가 들어온 것이다.  그 때는 축음기를 유성기(留聲機),「레코드」를 소리판이라고 했다.  1면에 1곡을 수록하는 SP반인 것은 물론이다.  「레코드」제작은 일본에서 해 왔다. 일본은 1909년부터「레코드」제작을 했고 1년 뒤엔 일본(日本) 축음기상회가 독점기업으로서 발족했다.  이 일본(日本) 축음기가 3년 뒤엔 식민지인 우리나라에 상륙해서 상품시장을 만들었다. 한국은 해방될 때까지「레코드」제작을 못하고 일본 상품의 시장 구실만 해 왔다.  한국인이 처음 취입한 음반은 찬송가, 판소리, 단가, 경기잡가 등 이었고 위 광고에 보이듯 명창들이 일본에 건너가 취입을 했다.  그러나 한국에 들어온 유성기가 제철을 만난 건 윤심덕(尹心悳)의『사(死)의 찬미(讚美)』가「히트」하면서부터다.1927년에 일본서 취입한 이 노래는 그의 애틋한 정사 사건이 매체가 되어 방방곡곡에「센세이션」을 일으켰다. 팔린「레코드」가 수십만장이나 되고 사실상 한국에 상륙한 일본 「레코드」자본의 기반을 굳혀 주었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저「레코드」제작에 참여한 사람은 종로2가「파고다」공원 맞은 편에「조선축음기 상회」를 차린 이기세(李基世)씨다.  일본 축음기상회의 경성(京城)지점장을 하면서 이(李)씨는 이동백(李東伯), 이화중선(李花中仙), 송만갑(宋萬甲)씨 등 당대 명창을 일본에 보내어 취입을 시켰다.  그 때 유행 가수로는 강홍식(姜弘植), 채규엽(蔡奎燁), 김용환(金龍煥) 등이 있었다. 남자가수는 있지만 여자가수가 없었다. 유행가 취입할 여가수를 물색하던 이기세(李基世)씨는 어느 날 매일신보(每日新報)의 기자 이서구(李瑞求)씨한테 이 문제를 상의했다. 그 때 이서구(李瑞求)씨는 운심덕(尹心悳)을 추천했고 그를 설득시켜 일본에 보내는 책임을 맡았다. 당대의「소프라노」가수 윤심덕(尹心悳)은 당초「레코드」취입을 거절해 왔으나 이 때만은 순순히 음악 신화와 같은 화제를 만들게 된 것이다.<조관희(趙觀熙) 기자> [선데이서울 73년 1월14일 제6권 2호 통권 제222호] ●이 기사는 ‘공전의 히트’를 친 연예주간지 ‘선데이서울’에 38년전 실렸던 기사 내용입니다. 당시 사회상을 지금과 비교하면서 보시면 더욱 재미있습니다.
  • [사설] 광복 66주년… 함께 사는 따뜻한 사회로

    광복 66주년 아침이다. 1945년 8월 15일 해방을 맞았고, 정확히 3년 뒤인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됐다. 60여년 전 남쪽에는 변변한 공장도 없었다. 게다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6·25 전쟁이 나면서 그나마 있던 공장은 파괴돼 재기불능의 상태와 다를 게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은 아프리카 50여개국의 GDP를 합한 것보다도 많았다. 지난해 수출과 수입을 합한 무역규모는 세계 9위인 경제강국이 됐다. 정부가 수립된 해에는 무역규모가 2억 달러에 불과했으나 올해에는 1조 달러를 훌쩍 넘어설 것이 확실하다. 60여년 전 세계 최빈국의 하나였던 대한민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식민지에서 독립한 나라 중 산업화와 민주화를 모두 이뤄낸 유일한 나라라는 찬사를 받을 정도가 됐다. 이러한 찬사는 립서비스가 아니다. 그래서 광복절 아침의 감회는 여느 때와는 다를 수밖에 없다. 가난했던 나라가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것에 대해 우리 국민은 자긍심을 가져야 한다. 그렇지만 오늘 아침이 마냥 기쁘고 행복한 것만은 아니다. 줄어들기는커녕 갈수록 심해지는 양극화 때문이다. 보너스 잔치를 벌이는 대기업과 금융회사, ‘신의 직장’이라는 공공기업도 많지만 하루하루 살아가기도 빠듯한 어려운 사람들이 너무 많다. 수출이 잘된다지만 일부 기업에만 해당할 뿐 많은 국민에게는 먼 나라 얘기처럼 들린다. 이명박 대통령은 오늘 광복절 경축사에서 ‘함께 사는 따뜻한 사회’를 강조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근의 심각한 양극화를 감안하면 시의에 맞다. 지난해 8·15 경축사에서 제시한 ‘공정한 사회’를 한 단계 발전시킨 것이다. 이 대통령은 국민화합도 강조할 것이라고 한다. 계층·이념·지역을 넘어 모든 국민이 서로를 이해하고 약자를 배려하자는 뜻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함께 사는 따뜻한 사회’ 로드맵을 내놓아야 한다. 또한 무엇보다 대기업과 기득권층이 중소기업과 어려운 이웃을 배려해야 한다. 상생하겠다는 마음이 필요하다. 서민들은 하루가 다르게 뛰는 물가 때문에 살기 어렵다고 하는데, 대기업과 기득권층은 ‘나 몰라라’하는 식이어서는 안 된다. 중소기업, 비정규직, 소외계층을 챙기겠다는 마음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함께 사는 따뜻한 사회’가 대한민국이 가야 할 길이다.
  • 징용 조선인 恨 오롯이

    “자유와 평화는 노력하는 자의 것이다.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도 그렇고, 미래에도 그럴 것이다. 몸을 움직이고 현장을 다니면서 기본적인 문제를 인식함과 동시에 자신이 꿈꾸는 세상에 한 걸음 더 다가가야 할 일이다. 조금 늦어질 수도 있겠지만 그러다 보면 역시 답은 ‘길 위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우리가 길을 간다는 것은, 아니 길을 걷는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앞으로의 길이기도 하고 과거의 길이기도 할 터. 결코 사라지지 않는 유령처럼 우리 곁을 떠도는 식민지의 잔영과 일제 강점기에 일본으로 강제 징용된 조선인들의 삶의 흔적을 찾아 이 시대의 대표 사진작가 중 한 사람인 이제갑씨는 걷고 또 걸었다. 15년 동안 맨발로 일제 강점기의 조선인 잔혹사를 찾아 나선 것이다. 그는 1996년 2월부터 한국 내 일본 잔재 중 근대 건축물을 찾는 작업을 시작했고, 그 뒤 일본 내 조선인 강제징용과 그와 관련된 건축물에 대한 작업으로 범위를 넓혔다. 그래서 나온 작품이 ‘한국사 100년의 기억을 찾아 일본을 걷다’(살림 펴냄)이다. 저자는 일본의 후쿠오카, 나가사키, 히로시마, 오사카, 오키나와를 중심으로 일본 열도 곳곳을 답사했다. 군부대 진지, 탄광, 광업소, 댐, 해저탄광, 지하터널, 비행장, 통신시설 등 조선인 강제징용 노동자들의 한이 서린 역사의 흔적을 상세하게 밝히고 있다. 후쿠오카 지역 41개 광업소에 배치돼 강제노역에 시달린 사람만 해도 11만명. 이 가운데 조선인 징용자에 대한 노동 착취가 가장 심했던 아소 탄광의 참혹상은 저자 특유의 관찰력과 감각적 렌즈로 세밀하게 담았다. 저자는 오랫동안 다큐멘터리 사진을 지향해 왔다. 상명대학교 대학원에서 사진을 전공했으며 1989년 군 제대 이후 본격적인 사진활동을 시작했다. 1991년 개인전 ‘무대 뒤의 차가운 풍경’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다섯 차례 개인전을 열었고 뉴욕 현대미술관센터 별관에서 열린 ‘영속하는 순간들-한국과 오키나와, 그 내부에서의 시선들’ 등 다수의 초대전에 참여했다. 현재는 인하대와 계명대에서 사진을 가르치고 있다. 1만 4800원.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 [열린세상] 독도와 동해 지킬 외교역량에 목마르다/허동현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열린세상] 독도와 동해 지킬 외교역량에 목마르다/허동현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한 세기 전 우리는 일본에 나라를 앗기는 뼈아픈 역사를 썼다. 독도는 외교권을 뺏긴 을사조약 체결 열달 전 이미 강탈되었다. 러일전쟁이 한창이던 1905년 1월 일본은 무주지(無主地) 선점이라며 독도를 시마네 현에 편입시켰다. 그러나 1900년 10월 대한제국이 칙령 제41호로 울릉군의 관할로 규정한 독도는 주인 없는 땅이 아니었다. 신라장군 이사부가 우산국을 정벌한 이래로 독도는 우리 땅이었다. 대한제국이 세계지도에서 사라진 지 20여년 뒤인 1929년 국제수로기구(IHO)는 한·일 두 나라를 가르는 바다를 ‘일본해’로 적기로 결정했다. 일본제국의 식민지 신민(臣民)이었던 이 땅의 사람들은 항변할 수 없었다. 열도가 일본이란 국호로 불린 시기보다 700년이나 앞선 기원전 50년쯤인 신라 동명왕 때부터 이 바다는 동해였다고. 서세동점(西勢東漸)이 본격화된 18세기 이래 서구열강들이 만든 대부분의 해도가 ‘일본해’(Sea of Japan)가 아니라 한국해(Sea of Korea)로 적었었다고. 1943년 12월 연합국은 카이로 선언에서 전후 일본의 영토에 대한 처리 방침을 밝혔다. “일본은 폭력과 탐욕에 의해 약탈한 모든 지역에서 축출될 것이다.” 1867년 메이지 유신 이전으로 영토가 축소된다는 것이 그 요체였다. 군국주의 일본의 패망이 코앞에 다가온 1945년 7월 포츠담 선언에서 연합국은 전범세력의 단죄를 천명했다. 1946년 6월 독도수역에서 일본의 어로활동을 금지하는 ‘맥아더라인’이 선포된 이후 미국이 대일 강화조약을 위해 만든 5차례의 초안 모두에 독도는 우리 땅으로 명시되었다. 그러나 1948년 중국의 공산화가 눈앞에 다가오자 미국은 동아시아 정책을 수정하였다. ‘역코스’(reverse course)라 불리는 점령정책의 전환이 있던 그해 11월에 끝난 도쿄전범재판은 전범세력이 철저하게 단죄된 뉘른베르크 재판과 너무도 달랐다. 미국은 일본을 아시아에서 반공의 보루로 삼기 위해 군국주의자들과 손잡는 쪽을 택했다. 침략전쟁의 최고책임자 일왕을 비롯한 A급 전범 대다수는 면죄부를 받고 되살아났다. “독도에 대한 일본의 주장은 오래되고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생각되며, 이 섬에 기상관측소와 레이더기지를 설치하는 안보적 고려가 바람직하다.” 1949년 11월 맥아더의 정치고문인 시볼드의 보고가 있은 후 미국은 6차 초안에서 독도를 한국 영토에서 누락시켰다. 1951년 4월 한국은 대미외교에서 일본에 완패했다. 덜레스 국무장관은 요시다 총리와의 비밀 회담에서 한국의 연합국 지위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반발에 종래의 입장을 철회했다. 패전국 일본과의 강화조약에 협상·서명국으로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리의 기대는 물거품이 되었다. “미국의 정보에 의하면 독도는 한국의 일부로 취급된 적이 한 번도 없고 1905년쯤부터 일본의 시마네 현 관할 하에 있었다.”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8월 러스크 미 국무부 차관보는 한국의 독도영유권을 부정했다. “일본은 한국의 독립을 승인하고 제주도·거문도·울릉도를 포함하는 한국에 대한 모든 권리·권원 및 청구권을 포기한다.” 한 달 뒤 맺어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서 독도는 한국에 반환되는 점령지 명단에서 빠지고 말았다. 지난 8월 1일 독도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 자민당 소속 의원 3명의 입국 시도가 있었다. 또한 9일 미국 국무부는 1992년 이래 우리정부가 국제사회를 향해 호소하고 있는 동해 병기 요청에 반하는 일본해 단독 표기 지지를 천명하였다. 독도를 분쟁지역화하려는 일본 우익의 술책은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이고, 동해 병기를 이루기에는 넘어야 할 장벽이 너무도 높다. 독도에 대한 영토 주권과 동해라는 영해 명칭을 앗긴 실패의 역사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일까? 독도가 다케시마(竹島)로, 동해가 일본해로 바뀔 때 우리 편은 어디에도 없었다는 사실일 것이다. 구한말의 아픈 기억을 되새김질하며 타는 목마름으로 독도가 명명백백한 우리 땅임과 동해 병기의 정당성을 국제사회에 설득할 리더십과 외교 역량을 갈망한다. 미국과 일본의 압력에 굴하지 않고 1952년 1월 ‘평화선’을 선포해 독도를 지킨 이승만 대통령의 혜안과 뚝심이 새삼 그리운 오늘이다.
  • “인문학 화두로 직원과 소통을…”

    “인문학 화두로 직원과 소통을…”

    “인간이 하는 모든 일에는 인문학적 상상력을 요구합니다.” 차성수 금천구청장은 12일 용산구 한남동 삼성 리움미술관에서 직원들과 함께 작품을 관람하며 ‘오후의 데이트’를 갖는다. 예술작품을 통해 편안한 분위기에서 소통하는 자리다. 리움미술관을 선택한 것은 기획전 ‘코리안 랩소디’ 때문이다. ‘코리안 랩소디’는 개항 이후 구한 말부터 현대까지 미술작품과 사진, 다큐멘터리, 일본의 우키요에(浮世繪·17~19세기인 에도 시대에 유행한 다색 목판화) 작품을 통해 우리가 보는 우리의 역사, 타인이 보는 우리의 역사를 되새기게 한다. 차 구청장은 “식민지배와 전쟁으로 얼룩진 우리 근현대사를 깨우치자는 취지”라면서 “내가 강의를 통해 직원들에게 설명할 수도 있지만,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을 통해 대화의 자리를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시간을 마련한 것은 단순히 교양 수준을 높이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 공무원들에게 ‘살아있는 영혼’을 불어넣기 위해서다. 자칫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운 관료사회에 젊은 공무원들이 활력과 생기를 불어넣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차 구청장은 “인문학과 예술을 통해 새로운 시각을 기르고, 젊은 직원들이 끊임없이 창의적인 생각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그런 에너지가 구정에도 스며들 것으로 굳게 믿는다.”고 말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호주 정부 “유튜브로 불법 이민 막아라”

    호주 정부 “유튜브로 불법 이민 막아라”

    불법이민으로 골치를 앓고 있는 호주가 이민정책에 유튜브를 활용하기로 해 화제가 되고 있다. 호주 이민성은 최근 대변인 성명을 내고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에 불법 입국한 외국인의 강제송환 동영상을 올리겠다.”고 밝혔다. 이민성이 공개를 예고한 동영상은 10분 짜리로 강제송환되는 외국인이 비행기에 오르는 모습, 난민심사센터에서 조사를 받는 모습 등을 소개할 예정이다. 동영상과 함께 나오는 설명은 적극적인 홍보를 위해 10개국 언어로 제작할 예정이다. 첫 동영상의 주인공(?)은 배를 타고 몰래 호주로 건너가다 적발된 외국인 54명으로 결정됐다. 이들은 전원 말레이시아로 추방된다. 호주는 최근 말레이시아와 난민협정을 체결했다. 호주는 난민수용 비용을 말레이시아에 지원하는 대신 현지에 난민심사센터를 세우기로 했다. 호주로 들어오는 밀입국자는 일단 말레이시아에 있는 심사센터로 보내져 조사를 받게 된다. 이민성은 “말레이시아에 있는 센터에서 조사를 받는 모습도 동영상에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호주는 매년 배를 타고 밀입국을 시도하는 외국인이 넘쳐 이를 막느라 애를 쓰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이란, 스리랑카, 이라크 등지에서 ‘호주 드림’을 품고 잠입하려는 사람이 특히 많다. 이미 호주에 들어가 망명 또는 난민지위 인정을 신청한 사람도 2월 현재 5000명에 이르고 있다. 사진=에페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 [복지는 현장이다] 계획은 현장서 결과는 끝까지 추적… ‘맞춤형 복지’ 열어라

    [복지는 현장이다] 계획은 현장서 결과는 끝까지 추적… ‘맞춤형 복지’ 열어라

    복지정책의 지방화는 세계적인 추세다.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풀뿌리 복지’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복지 현장에 대한 세심한 기획과 집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에게는 각 지자체마다 구성된 지역사회복지협의체와 4년마다 수립되는 지역사회복지계획이라는 제도적 장치가 있지만, 후한 점수를 줄 만큼은 아닌 것이 현실이다. 정부가 아무리 인력과 예산을 늘린다고 해도 일선 지자체가 제대로 계획하지 않고, 전달하지 않는다면 복지 체감도는 여전히 밑바닥일 수밖에 없다. 서울신문의 ‘복지 현장이 움직인다, 담론을 넘어 생활로’에서는 이런 관점에서 계획부터 전달까지 민관 파트너십을 활성화하고, 관료제적 한계를 극복해야 하는 정책 현장의 과제를 짚었다. 서울 성북구 장위2동은 지난달 주민 대상 토론회를 가졌다. 동이 지난 6월 폐휴지가 가득했던 관내 한 독거노인의 집을 청소해준 후 수도와 난방까지 개조할 계획을 세웠지만,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했기 때문이다. 한동네 사는 것도 편치 않은데, 동이 나서서 도움까지 준다는 말에 일부 주민들이 반발한 것이 계기가 됐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한동네에 사는데 함께 살 방법을 찾아보자.”며 토론회까지 연 것이다. 이번 모임을 준비한 것은 동 지역사회복지협의체였다. 주민 한 사람을 위해 지역민을 불러 모은 이 진풍경은 성북구가 동 단위까지 지역사회복지협의체를 만든 후 생긴 일이다. ●1기 복지계획은 판박이 수두룩 지역사회복지협의체는 지역의 복지 현안를 논의하고 계획하는 기구다. 더불어 4년마다 수립되는 지역사회복지계획을 수립하는 주체이기도 하다. 2005년 7월 사회복지법 개정과 함께 지역 단위까지 민관이 협력해 자발적으로 사회복지 전달 체계를 구축하자는 취지였다. 현행 법률에는 시·군·구 단위까지만 구성할 수 있지만 성북구는 운영조례를 개정해 서울 자치구 가운데 처음으로 올해 4월부터 20개 동마다 복지협의체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적·물적 자원을 발굴하는 ‘풀뿌리 복지거버넌스’가 구축된 것이다. 이들은 향후 3기 지역사회복지계획 수립에서도 동 단위의 복지수요를 반영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한다. 민지선 성북구 복지연계팀장은 “동에서 서로 인맥을 모아 학원연합회, 의료기관 등의 참여까지 이끌어내고 있다.”면서 “20개 동을 4개로 권역화해 각각의 서비스를 권역별로 공유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지역사회복지협의체는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회의는 대부분 연 2~3차례만 열리고, 회의 내용도 협의체 구성, 지역복지계획를 맡는 용역기관을 선정하는 수준에 그쳤다. 성북구처럼 동 단위까지 협의체가 구성되는 일은 생각도 하기 어려웠던 일이었다. 협의체 업무를 전담하는 상근간사가 있는 지자체도 전체 230여개 시·군·구 가운데 104개에 불과하다. 지난해 12월 31일 기준으로 서울의 경우 상근 간사가 있는 자치구는 7곳에 불과했고 부산, 대전은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31개 시·군에 39명의 상근 간사가 활동하는 경기도가 기초단체에 과반 이상 간사를 배치한 유일한 광역 지자체였다. 협의체가 처음 만들어지고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에서 공무원을 대상으로 관련 교육을 실시했던 당시 “‘지역사회복지협의체’라는 말을 내 머리로 이해하기까지 3일이 걸렸다.”고 말한 한 공무원의 토로는 지역의 복지정책을 민관이 협의하고 계획하는 일이 얼마나 생소했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최근 협의체 가운데 의미 있는 변화를 보이는 곳도 있다. 여성 인적 자원을 개발하기 위한 충북 보은군 지역사회복지협의체의 ‘여성 리더 희망 아카데미’ 운영, 강원 강릉시의 ‘전문사례관리사 양성과정’ 개설 등은 협의체가 지역 색깔에 맞는 자체적인 프로그램을 발굴한 사례다. ●단체장 취임 때까지 계획 수립 미루기도 부실했던 협의체 운영 때문에 1기 지역사회복지계획도 부실하게 만들어졌던 것이 사실이다. 전체 230여개 지자체 가운데 협의체가 중심이 돼 계획을 만든 곳은 15군데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대학이나 연구소에 용역을 의뢰해 만들었다. 이 때문에 특정 대학과 기관이 7~9개 지자체의 용역을 독차지하며 ‘판박이’ 계획이 양산되기도 했다. 계획에 정부 정책 내용을 그대로 복사해 실은 지자체도 적지 않았다. 이들 지자체의 복지계획은 지역 특성 반영이 미흡했고, 실현가능성도 낮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도 역시 광역계획 위원회가 구성됐던 광역단체는 절반인 8곳, 기초단체 계획을 권고조정해 적극적인 역할을 한 경우도 7곳에 불과했다. 계획 수립 시기와 단체장의 임기가 맞물린다는 점도 지역사회복지계획의 문제 가운데 하나다. 계획 수립과 지방선거가 모두 4년 단위로 실시돼 계획을 만드는 시점에서 새 단체장의 의중이 반영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새 단체장이 취임할 때까지 계획 수립이 늦어지는 사태가 번번이 발생했다. 안혜영 보건복지인력개발원 교수는 “신임 단체장이 지역사회복지계획을 수립하도록 하면 자칫 선거 공약을 계획에 반영하는 식으로 이용할 수 있다.”면서 “선거 전에 각 후보자에게 지역사회복지계획에 대한 의견을 듣는 시간을 마련하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지역복지계획 “통합·협력·참여 담아야” 안 교수와 보건복지인력개발원이 평가를 진행 중인 2기 지역사회복지계획은 과연 1기와 비교해 얼마나 진전됐을까. 보건복지인력개발원에 따르면 230여개 시·군·구 가운데 협의체를 중심으로 자체적으로 계획을 수립한 데는 45곳으로 1기의 3배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기초단체의 보고서를 면밀히 분석한 광역단체도 1기 때는 부산과 충북 정도였지만 2기 계획에서는 13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획 수립에 내로라하는 복지 전문가들이 참여한 경기도나 수원시처럼 완성도가 높은 곳도 있다. 수원시 계획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유일하게 사업계획을 성과 관리 형태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예컨대 유아비만 예방 사업의 경우 연도별로 비만도 감소율을 2011년 5%에서 2014년 20%까지로 정하고 해마다 목표치를 달성했는지를 자체 평가하게 된다. 비만도가 감소한 아동 수를 따져보면 성과측정이 되는 셈이다. 대부분 지자체가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면 끝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달리, 수원시는 실제 사업이 어떤 결과를 이끌어내는지 다소 부담스럽더라도, 계속해서 지켜보겠다는 계획까지 세웠다. 또 계획 수립 과정마다 누가, 어떻게 참여했는지, 신규 사업이 어떤 부담을 주는지, 1기 계획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등도 면밀히 담아냈다. 안 교수는 “지역복지계획은 기초·광역단체·중앙정부의 계획이 연계된 통합과 민관의 협력, 주민의 참여라는 3가지 방향을 갖고 있다.”면서 “이는 지방분권과도 연관된 과제”라고 말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사설] EBS 편향역사 강의 스스로 걸러내라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좌편향 서술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남북 분단의 책임이 남한에 있는 듯이 기술하는가 하면 김정일 권력 세습에 대해 ‘계승’ ‘후계’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올해 새교과서는 근현대사 비중이 전체의 80%에 이르는 만큼 북한에 대한 서술도 크게 늘었다. 그런데 이처럼 왜곡된 역사에 학생들이 무방비로 노출돼 있으니 차라리 한국사를 필수과목으로 하지 않는 게 낫다는 소리가 나오는 것 아닌가. 이젠 근현대사 교육에 방송까지 가세해 왜곡을 부채질하는 수난까지 겪고 있다. EBS(한국교육방송공사)가 그 진원이다. “북한은 미국의 식민지인 남한을 해방시키기 위해 여전히 투쟁해야 한다는 식의 식민지 해방론의 입장에 계속 있거든요.” “군대가 빨갱이를 골라낸다는 명분으로 너무나도 많은 무고한 여수·순천 시민들을 죽여요.” EBS의 인터넷 수능특강 ‘한국근현대사’ 강의의 한 대목이다. 강사는 현직 사립고 교사로 방송에선 꽤 인기가 있다고 한다. 이런 ‘외눈박이’ 의식으로 교실에서, 또 방송에서 청소년에게 역사를 가르친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EBS는 이 강의를 홈페이지에 올리고 수능교육 전문채널인 EBS플러스1을 통해 방영하기도 했다. 우리는 엄중히 묻는다. 언필칭 공영방송을 강조하는 EBS는 과연 ‘공영’이란 말을 입에 올릴 자격이 있는가. 지식채널 운운하며 차별화를 내세울 명분은 있는가. EBS가 진정 싸구려 인터넷 수능장사 방송이 아니라면 더 이상 균형감각을 잃은 저열한 내용을 강의라는 이름으로 내보내선 안 된다. 강사를 포함한 제작 관련 당사자에겐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최근엔 해군사관학교에서마저 김일성 주체사상을 가르쳤다는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안겨주기도 했다. 그만큼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위협하는 외골수 이념꾼들이 곳곳에서 판치고 있다는 얘기다. EBS는 이번 근현대사 왜곡 강의 파문을 일개 강사의 인기몰이 사건으로 가볍게 봐 넘겨선 안 된다. 강사진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과 함께 부적절한 강의 내용을 속속들이 가려내야 한다. 조그만 개미 구멍 하나가 큰 둑을 무너뜨린다. 이 시점에서 EBS가 꼭 명심해야 할 말이다.
  • [인사]

    ■기획재정부 ◇전보 △경제정책국 자금시장과장 이형일 ■국토해양부 ◇과장급 전보 △운항정책과장 김재영△운항안전〃 장만희△항공관제〃 김상수△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사무국장 문길주 ■국세청 ◇과장급 전보 △서울지방국세청 국제조사2과장 박재형◇복수직 서기관 전보△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 조사2과 고근수 ■특허청 ◇일반직 고위공무원 전보 △특허심판원 심판장 천세창◇부이사관 승진△국제지식재산연수원 교육기획과장 이재우 ■울산시 ◇4급 승진 △예산담당관 신원수△법무통계담당관 이선봉△산업진흥과장 이상찬△환경정책〃 이원해△체육지원〃 김찬수△의회 입법정책담당관 조민종△의회 전문위원 이상호△하수관리과장 김동훈△보건환경연구원 환경연구부장 이진열△울주군 보건소장요원 한삼규◇전보△문화예술과장 장수래△건설도로〃 장한연△종합건설본부 관리부장 김치진△도시계획과장 정지식△상수도사업본부 급수부장 김도헌△종합건설본부 시설부장 김영태◇전출△북구 국장요원 조한희 ■전북도 ◇승진 △새만금군산경제자유구역청 관광산업부장 강건순△의회사무처 의사담당관 윤재구△창업지원과장 김동룡△수산기술연구소장 김연수◇직위승진△세무회계과장 직무대리 김진술△기업인력지원과장 〃 박상기△새만금사업범도민지원위원회 파견 김종열 ■한국과학기술원(KAIST) <부총장>△교학 이용훈△연구 백경욱△ICC 조동호<처장>△연구 홍성철 ■한국외대 <연구소장>△영미 이동일△철학 박치완△글로벌경영 채명수△환경과학 박갑성<부학장·부원장>△서양어대 정민영△어문대 손영훈△경상대 이상직△자연과학대 김해조△통번역대학원 황지연 ■국립암센터 △부속병원장 이주혁△기획조정실장 김대용△대외협력〃 이승훈 ■한국투자신탁운용 ◇보임 △최고투자책임자(CIO) 김영일
  • 2NE1 “무대 위에서 놀 때 제일 잘나가요”

    2NE1 “무대 위에서 놀 때 제일 잘나가요”

    투애니원(2NE1)은 가요계에서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몇 안 되는 그룹이다. 깎아 놓은 듯한 미모와 늘씬한 각선미는 아니지만 개성 있는 음악과 패션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엔 두 번째 미니앨범 수록곡을 전부 히트시켜 또 한번 가요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9월에는 일본에도 진출한다. 지난 1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YG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4명의 멤버, 씨엘(20), 박봄(27), 산다라박(27), 공민지(17)를 만났다. 지난 4월부터 온라인에 공개한 ‘론리’, ‘내가 제일 잘나가’ 등에 이어 최신곡 ‘어글리’까지 미니 앨범 전 수록곡이 각종 음악차트 1위를 휩쓸고 있다. 씨엘 통상 타이틀곡만 기억하는 경우가 많은데 너무 아까운 음악이 많아 모든 곡을 다 살리고 싶었다. 3주에 한 번씩 신곡을 공개할 때마다 새 뮤직비디오, 새 안무, 새 의상으로 최선을 다했다. 다섯 곡의 연관성이 없는 것도 포인트였다 →얼마 전까지 제일 잘나간다고 외치다가 ‘어글리’에서는 아름답지 않은 외모 탓에 상처받은 마음을 노래하고 있다. 투애니원은 어느 쪽에 더 가까운가. 씨엘 두 가지 면이 다 있다. 무대 위에서는 항상 우리가 제일 잘나간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하지만 자신 없는 마음 또한 모든 여자들이 한번쯤 느껴 봤을 감정일 것이다. 산다라박 제게도 콤플렉스가 있고, 슬픈 점이 있다. ‘어글리’ 가사는 꼭 외모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내적인 상처도 의미한다. →9월 일본 진출을 앞두고 있다. 영국 런던에서는 공연을 촉구하는 팬들의 ‘시위’도 있었다. 해외팬까지 사로잡은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씨엘 일단 음악이 좋은 것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웃음). 안무와 의상도 음악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고, 무대도 그렇게 만들어진다. 가사에 영어가 많은 것도 한 이유일 테고. 일본 시장은 가사만 일어로 바꿔 진출할 계획이다. →뮤직비디오에 북을 치는 장면이 나온다. 장구 소리를 넣은 곡도 있는데, 우리 음악에 관심이 많은가. 공민지 개인적으로는 고모할머니(‘곱사춤’으로 유명한 공옥진) 때문에 관심이 많다. 이전 앨범까지는 외국인 안무가와 작업했는데 이번에는 우리가 무대에서 표현하고 싶은 안무를 직접 만들었다. 씨엘 해외팬들도 많이 보고 있으니까 대중음악에 우리 음악을 융화시키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다. →오는 26~28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데뷔 이후 첫 콘서트를 여는데. 산다라박 밴드 음악, 일렉트로니카 등 다양한 라이브 무대를 보여 줄 것이다. 나는 솔로 무대를 위해 석 달 전부터 어쿠스틱 기타를 연습하고 있다. →무대 위에서는 상당히 기가 세 보이는데 얘기를 나눠 보니 순한 느낌이다. 막내 민지양이 보는 멤버들의 개성은. 공민지 모두 반전이 있다. (산)다라 언니는 귀엽고 예쁜 외모와 달리 옷은 힙합 스타일로 입는다. 카리스마가 있으면서도 가끔 깨방정 말투를 쓴다(웃음). 씨엘 언니는 무대 위에서는 사자 같지만 은근히 애교가 많다. 봄 언니는 감성이 묻어나는 목소리와 달리 엉뚱한 매력이 있다. 박봄 민지는 나이가 어린데도 가끔 엄마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성숙하다. 나와 다라를 잘 챙겨준다. 무대에 오를 때마다 ‘놀자!’라는 구호를 힘껏 외치는 투애니원 멤버들. 한 단어로 표현하거나 규정지을 수 없는 것이 자신들의 음악 색깔이라고 했다. 과연 이들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열린세상] 중국 공산당 90년, 축하와 우려/김태승 아주대 사학과 교수

    [열린세상] 중국 공산당 90년, 축하와 우려/김태승 아주대 사학과 교수

    1921년 7월 23일 오사운동의 여진이 남아 있던 상하이의 프랑스 조계에서 중국 공산당 1차 전국 대표대회가 개최됐다(오늘날 창당 기념일을 7월 1일로 한 것은 창당 20주년이 되던 1941년에 편의적으로 정한 것). 그러나 조계 당국 등의 주목을 받게 돼 체포 위기에 몰리자 참석자들은 상하이를 탈출했고, 회의는 결국 저장성 자싱(嘉興)에 있는 한 호수의 유람선에서 7월 31일 마무리됐다. 전국 50여명의 당원을 대표한 12인으로 출발한 이 작고 어려운 시작이 오늘날 8000만명이 넘는 당원을 거느리고 13억명이 넘는 인구를 지도하는 중국 공산당의 출발이었다. 중국에서는 이 작은 시작을 ‘천지개벽의 대사건’이라고 말한다. 사실 중국 공산당은 객관적으로 보더라도 ‘기적’의 역사를 만들어 왔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하나의 정당이 1세기 가까운 시간 동안 시종여일하게 지속된 것은 역사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다. 게다가 곡절이 있기는 했으나, 중국은 공산당 지도하에 반(半)식민지 상태에서 벗어나 통일된 자주독립 국가를 건설하고 G2로 불리는 세계적 강국으로 성장했다. 이러니 창당 기념일을 맞아 붉은 깃발로 중국 전역을 채색하다시피 하는 것을 과도하다고 비판만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공산당의 자신감은 건당 90주년을 기념해 개최된 경축대회에서 국가 주석이며 당 총서기인 후진타오가 행한 연설에서도 강하게 표출되고 있다. 그는 중국 공산당이 사회적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학습’을 통해 자기 혁신을 시도했던 것이 ‘승리’의 동력이었음을 당당한 어조로 말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보면 후진타오의 연설에는 공산당이 직면한 위기의 그림자가 짙게 깔려 있다. 사실 계층 간, 지역 간 빈부 격차의 심화, 시장경제의 성숙에 수반된 사회적 갈등의 격화, 관료들의 부패, 소수민족의 저항 등 집권당으로서 중국 공산당이 해결해야 할 문제들은 도처에 산적해 있다. 게다가 중국인들은 자신들이 느끼는 불만을 제도적 절차를 통해서가 아니라 거리에서 직접 힘을 과시하는 형태로 해결하려 하기 시작했고, 지역에 따라서는 격렬한 무장투쟁의 형태를 보이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을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라는 ‘사생아적 이념’ 지도나 당원의 윤리적 책무를 강조하는 정책적 대응만으로 대처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후진타오 역시 이러한 상황을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그는 연설의 상당 부분을 ‘사회주의적 민주주의’에 대해 할애했고, ‘사회주의적 민주정치의 구체적 제도 면에서 아직 완벽하지 못한 부분이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사실 중국 공산당이 건국 이후 대약진, 문혁과 같은 엄청난 시행착오를 범했음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자정 능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1989년 6·4 천안문 사태의 위기상황에서 대담하게 개방 정책을 확대한 것, 2002년 제16차 당 대회에서 당장을 개정해 기업가의 입당을 허용하는 등 당원의 문호를 확대함으로써 ‘계급정당’에서 ‘대중정당’으로의 전환을 시도한 것 등은 바로 그러한 사례들이다. 하지만 당의 정체성 자체를 혼란에 빠트린 사회주의 시장경제 정책은 사실상 ‘개발독재’ 전략에 불과한 것이 됐다. 그러한 개발독재 전략은 이미 중국 사회에서 서서히 유효성을 상실해 가고 있다. 그래서 후진타오는 연설에서 ‘안정’을 강조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정치 개혁과 안정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질서 있는 변화를 추구함으로써 양자를 통합해 나가는 것이 공산당의 전략인 것으로 생각되지만, 문제는 중국 공산당이 권력 독점을 포함한 모든 것을 양보할 준비가 돼 있느냐다. 잔인한 시장경제의 현실 앞에서 ‘조화사회 건설’, ‘애국주의’ 등 감성 정치가 설득력을 잃게 된 지금 필요한 것은 ‘계몽’이 아니라 ‘자율’을 정착시켜 나가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일일 것이다. 후진타오의 연설에서는 그러한 희망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중국 공산당 창립 90주년을 축하하면서도 중국의 미래에 우려를 갖게 되는 이유다.
  • 지친 영혼의 평화 어떻게 찾지?

    지친 영혼의 평화 어떻게 찾지?

    출판계는 지난 20년간 ‘영혼을 잠식하는 불안’을 확산시키면서 무수한 자기계발서를 쏟아내 배를 불렸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의 스티븐 코비, ‘네 안의 잠든 거인을 깨워라’의 앤서니 로빈스, ‘당당하고 지적인 여성이 꼭 알아야 할 99가지 지혜’의 헬렌 걸리 브라운 등 미국의 대표적인 자기계발서 저자들은 태평양이 내려다보이는 식민지시대 스페인풍의 대저택을 사들일 정도로 엄청난 수입을 거뒀다. 2000년 뉴스위크지는 책, 세미나 등을 포괄한 미국의 자기계발 산업 규모가 연간 24억 8000만 달러(약 2조 6000억원)라고 추산했다. ‘당당하고’의 저자 헬렌 브라운은 “직장에서 성욕은 육성되어야 한다.” “나는 어디에서도 누군가와 성적으로 연관되지 않고서는 일해보지 않았다.”고 주장해 악명을 떨치기도 했다. ‘자기계발의 덫’(미키 맥기 지음, 김상화 옮김, 모요사 펴냄)은 이런 자기계발서가 노동자들의 임금 정체 및 고용 불안 현상과 궤를 같이하며, 노동자들을 새로운 유형의 노예로 이끈다고 지적한다. 저자인 맥기는 사회학자이자 문화비평가. 그는 자신이 쓴 책대로 살지 않아 파산한 스티븐 코비의 모순부터 지적한다. 코비는 ‘소중한 것을 먼저 하라’는 책에서 셋째 아이를 출산하고 육아 때문에 아무 일도 하지 못해 좌절에 빠진 딸에게 “육아를 즐겨라.”라고 조언한다. 이를 두고 맥기는 “전업주부인 아내의 내조에 기댄 아홉 자녀의 아버지 코비는 성분업적이고 사적인 역할분담론으로 후퇴했다.”고 비난한다. 아울러 자기계발서 시장에서는 ‘개인 경제’나 ‘와인 맛보기’ 정도였을 책이 ‘바보들을 위한 개인 금융’ 혹은 ‘촌놈, 와인 마시기’와 같은 제목으로 출간되어 해결사를 자처한다고 꼬집는다. 이런 책들은 독자를 뭔가 모자란 불완전한 존재로 취급한다. 실상 자기계발서는 인간에게 ‘원죄’가 있다고 가르치는 성경의 전통을 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사회복지 프로그램은 해체되고, 평생직업과 평생반려자가 시대착오적인 것이 된 시대에 자기계발서는 언제라도 결혼할 수 있고, 항상 취직될 수 있도록 만반의 태세를 갖추라고 외친다. ‘자기계발’의 저자는 전통적인 미국의 자수성가한 남성 신화는 아내, 어머니 또는 누이의 노동을 착취하고 멸시해서 얻어진 것이라고 주장한다. ‘슈퍼마켓에 진열된 신의 계시’ ‘영혼을 관리하는 새로운 수단’으로 주목받았던 자기계발서가 제시한 것은 결국 흉내 내기에 불과하며 수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도 보상받을 길 없는 허구적인 자아의 미래상이란 게 맥기의 결론이다. 위인전을 읽으며 꿈을 키울 나이도 지난 성인들이 누군가의 경험담이나 일방적인 조언을 삶의 지침으로 삼는 것도 위험한 발상이다. 그렇다면 진정한 자기계발이란 어떻게 가능할까. 맥기는 아무리 노력해도 누구도 혼자서 자신을 창조할 수는 없다고 강조한다. 즉 진정한 자신을 형성하고 실현하려면 타인의 노동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점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인다. 그리고 민주주의 사회에서 ‘자신이 될 수 있는 모든 것 되기’는 모두의 사회적 책임이라고 이야기한다. ‘혼자 사는 즐거움’(사라 밴 브레스낙 지음, 신승미 옮김, 토네이도 펴냄)은 맥기가 비판했던 자기계발서와는 다른 방향에서 진정한 자기계발법을 일러준다. 워싱턴포스트를 비롯해 25년간 미국 일간지 기자로 일했던 저자 브레스낙은 자신 안의 갈증을 외면하지 못하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남편과 아이, 직장과 이웃을 위해 헌신해도 영혼이 목마를 때, 갈증을 채워 줄 79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그 방법이란 오래된 묘지 산책하기, 소중한 추억 수집하기, 정지하는 법 배우기, 완벽하고 싶은 충동 버리기, 벼룩시장 구경하기, 완전히 소진하기 전에 피로 깨닫기 등이다. 현대인이 느끼는 불안의 가장 큰 원인인 돈 문제에서도 저자는 색다른 방법으로 마음의 풍요로움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완전한 자신만의 돈을 만들고, 원할 때마다 만져 보거나 세어 보는 것이다. 물론 이 돈의 존재는 다른 사람에게는 비밀이고, 피자 값으로 써서도 안 된다. 외출할 때도 따로 100달러짜리 지폐 한 장을 챙기면, 굳이 돈을 쓰지 않고도 늘 풍요를 느낄 수 있다. 두 책은 모두 진정한 영혼의 부름은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찬찬히 들여다볼 때 찾아온다고 이야기한다. ‘자기계발’ 1만 7000원, ‘혼자 사는’ 1만 5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브레스낙이 제시하는 영혼의 갈증을 채우는 법 10가지 ① 오래된 묘지 산책하기 ② 소중한 추억 수집하기 ③ 정지하는 법 배우기 ④ 완벽하고 싶은 충동 버리기 ⑤ 벼룩시장 구경하기 ⑥ 완전히 소진하기 전에 피로 깨닫기 ⑦ 위안을 주는 동물과 살기 ⑧ 헌책방에서 옛날 책 고르기 ⑨ ‘안 돼요.’라고 말하기 ⑩ 살고 싶은 집 만들기
  • ‘제2의 우토야’ 공포 美·EU 테러 초비상

    극우 세력의 득세와 맞물려 ‘제2의 노르웨이 테러’가 발생할 우려가 높아지면서 유럽과 미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유럽과 미국의 보안당국은 자국 내에서 활동하는 극우단체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는 등 초비상이다. 영국수호동맹(EDL), 성전기사단 등 자국 극우단체가 노르웨이 테러 용의자인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와 접촉했다는 보도에 충격을 받은 영국은 대테러전략까지 전면 재검토할 태세다. 25일(현지시간)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주관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경찰, 안보 당국자들에게 극우단체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모방테러’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 비상계획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캐머런 총리는 브레이비크가 범행 직전 올린 1500쪽짜리 성명서에서 EDL 지도자들과 수차례 접촉하고, 2002년 성전기사단의 후계자로 뽑혀 다른 7명의 회원과 영국 런던에서 만났다고 진술한 데 대해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면서 “끝까지 추적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야당인 노동당도 정부의 반테러방지 전략을 재검토하라고 압박했다. 핀란드 경찰도 이날 노르웨이 연쇄 테러와 관련, 극우주의자들이 음모를 꾸몄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인터넷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는 런던에서 캐머런 총리와 회담한 뒤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에 유럽 각국이 공동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브레이비크의 성명서에서 “무슬림들의 유럽 식민지화를 막기 위해 잔혹하고 대담한 작전을 펴야 한다.”고 주장한 반(反)무슬림 사상이 미국 내 극우세력들에게서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나오면서 미국에서도 극우테러에 대한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브레이비크는 미국 뉴욕 그라운드제로 근처에 이슬람 센터 건립을 반대하는 시위를 조직하는 등 미국에서 반이슬람 운동을 이끄는 로버트 스펜서 미국반이슬람화단체(SIOA) 창립자를 자신의 성명서에 50차례 이상 언급하면서 “스펜서에게 노벨평화상을 수여하는 것은 탁월한 선택”이라고까지 떠받들었다. 스펜서는 NBC와의 인터뷰에서 노르웨이 테러는 자신과 관련 없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지만 최근 미국 내에서는 테네시주 모스크 방화, 플로리다·미시간·오리건주 폭발사건 등 무슬림세력에 대한 증오 테러가 빈번이 일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도 극우테러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 국토안보부에서 국내테러전문가로 활동하며 2009년 이미 미국 내 극우세력과 증오집단의 급속한 증가를 경고했던 대릴 존슨은 “가장 두려운 것은 우리도 (노르웨이 테러와) 비슷한 공격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하이닉스 인수는 STX 안정성장 승부수”

    “하이닉스 인수는 STX 안정성장 승부수”

    “10년 만에 100배 성장한 STX그룹에 향후 10년의 패러다임은 성장과 안정의 균형을 찾는 것이죠. 하이닉스반도체 인수는 안정적인 성장이라는 목표를 위한 또 하나의 승부수입니다.” 대표적인 ‘경제기획원(EPB) 라인’ 공직자에서 STX그룹의 미래 전략을 직접 그리는 기업인으로 변신한 신철식(57) STX미래연구원장(부회장)을 25일 만났다. 서울역 주변이 시원하게 한눈에 들어오는 서울 중구 남대문로 5가 시티타워 16층 원장실에서 그는 과거 공직 시절과 다를 것 없이 호탕한 웃음과 시원한 말투로 STX의 미래와 최근 정부 정책 등에 대해 가감없이 이야기를 풀어 나갔다. 신 원장이 STX에 합류한 것은 지난해 2월. 1978년 행정고시 22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2008년 3월 국무조정실 정책차장(차관급)을 끝으로 관복을 벗었다. 30년의 공직생활 대부분을 예산과 기획 파트에서 일한 대표적인 ‘기획통’이다. 경제 관료의 대부로 손꼽히는 고 신현확 전 총리의 외아들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STX에서 그가 할 역할은 STX의 장기 전략을 수립하는 미래연구원을 이끄는 것. 평생 국가재정 기획에 몸담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만한 적임자가 없었다. 최근 신 원장의 가장 큰 관심사는 하이닉스 인수. 강 회장, 이종철 ㈜STX 부회장 등 그룹 수뇌부들과 함께 이번 달 초 인수의향서(LOI) 제출을 손수 결정했다. STX의 하이닉스 인수 추진의 가장 큰 이유는 그룹 전체 사업의 90%가 조선과 해운 등에 쏠려 있기 때문. 글로벌 금융위기 등 위기 상황이 닥치면 충격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신 원장은 “하이닉스 인수를 통해 조선·해운의 비중을 30~40%로 줄이면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조선해운과 반도체는 어울리지 않는 업종이지만 사이클에 민감하고 이를 대처하는 방법도 같은 만큼, 실제 경영에서의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성장과 안정의 균형을 찾는 것도 하이닉스 인수의 배경이 됐다. STX는 2001년 출범 이후 자산 규모가 4400억원에서 2010년 32조원으로 100배 가까운 성장을 일궈냈지만 앞으로는 지속 가능한 회사로 변모하는 게 가장 큰 화두라고 그는 말한다. “회사가 급성장하다 보면 다양한 구성원들이 동질화되지 못한다는 취약점이 있습니다. 일관성 있는 조직을 만들어 시너지 효과를 높이는 게 시급하죠. 여기에 자전거와 마찬가지로 성장이 둔화되면 회사는 쓰러지기 마련입니다. 결국 성장과 안정의 균형을 어디에서 찾느냐가 STX의 앞으로 10년의 패러다임이 될 것입니다.” 신 원장이 지난 4월 중국 다롄에서 공식 발표한 ‘비전 2020’은 10년 후 STX의 비전이라는 그의 고민이 담겨 있다. 특히 에너지 자원 분야를 새 성장동력으로 설정했다. 신 원장은 “STX는 유럽에서 크루즈 선사를 인수하는 등 다른 기업보다 발빠르게 세계화를 단행했다는 점이 강점”이라면서 “아프리카 등 자원부국들도 과거 피식민지 국가 중 유일하게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우리나라를 자원 개발의 파트너로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생의 절반 이상을 기획과 예산 전문가로 살아온 신 원장은 최근 국가 정책, 특히 재정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도 감추지 않았다. 신 원장은 “국가채무비율이 최근 10년 간 6~7% 올라갔지만 (국가의) 곳간 열쇠를 지키는 이가 아무도 없다.”면서 “잘못된 포퓰리즘(대중 인기영합주의)이 1990년대 말부터 계속됐고, 현 정부에서는 분위기가 바뀔 줄 알았지만 결국 유사하게 흘러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통일 등을 감안할 때 재정건전성 확보는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면서 “지도층이 장기적인 이익과 건전성에 가치를 두는 정책을 결정하고, 이를 국민들이 존중하는 분위기가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신철식 부회장은 ▲1954년 경북 칠곡 출생 ▲경기고, 서울대 경제학과, 서울대 행정학 석사, 미 스탠퍼드대 경영학 석사-국방대학원 ▲22회 행정고시 합격 ▲경제기획원 산업4과 관리총괄과장, 재정경제원 통상과학예산담당관·건설교통예산담당관, 기획예산처 예산관리국 관리총괄과장·사회예산심의관·산업재정심의관·정책홍보관리실장, 국무조정실 정책차장, 우호문화재단 이사장, STX미래연구원장(부회장)
  • [사설] 운동장 대신 체육관 짓는다고 체력 좋아지나

    서울시교육청이 문학과 예술, 체육교육을 강화하는 내용의 ‘2011~2014 서울교육발전계획’을 주 중에 발표한다고 한다. 언론에 비친 발전계획안은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그동안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해 온 사업들로 짜여져 있다. ‘곽노현식 청사진’으로 봐도 무방할 것 같다. 물론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이 반색할 내용도 없지 않다. 기초학습 부진 학생을 위해 초등학교에 학습보조 전담강사를 둔다든지, 곽 교육감이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것처럼 교사들의 행정업무 부담을 줄여 주기 위해 교무행정전담팀을 두겠다는 것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렇지만 곽 교육감의 의중이 깔린 서울교육발전계획을 들여다보면 박수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학교당 한 개의 체육관을 목표로 2014년까지 177개 학교에 추가로 지어 서울시내 학교의 체육관 보유율을 89%까지 높이겠다는 것이 체육교육의 핵심이다. 문제는 체육관을 지을 땅이다. 곽 교육감 취임 이후 체육관이 없는 대부분의 초·중·고교는 운동장을 잘라 실내체육관을 지었다. 체육을 강화한다는 명분으로 학생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을 빼앗은 꼴이 된 것이다. 앞으로 실내체육관을 짓는다며 이 같은 행태가 되풀이될 게 뻔하다. 실내인 체육관에서 할 수 있는 운동과 실외인 운동장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은 다르다. 학생들이 호연지기를 키우기에는 실내보다는 운동장이 낫다. 식민지 시절 홍콩엔 운동장이 있는 학교가 거의 없었다. 체력이 커지는 것을 우려한 영국의 식민지 정책의 일환이었다는 게 정설이다. 우리나라 초·중·고교생들의 체격은 예전보다 훨씬 커졌지만 체력은 그 반대라는 조사결과가 얼마 전에 나왔다. 서울시교육청이 집계한 2000~2009학년도 서울교육통계연보가 출처다. 학생 1인당 체육장 면적이 줄어든 것이 체력 저하의 원인으로 분석됐다. 운동장을 줄여 체육관을 짓는다면 똑같은 잘못을 범하게 된다.
  • 박재범 민효린과 우결 부부 희망…팬들은 “안돼” 왜?

    박재범 민효린과 우결 부부 희망…팬들은 “안돼” 왜?

    가수 박재범이 배우 민효린과 MBC‘우결’(우리 결혼했어요) 가상결혼을 희망한다고 고백해 화제다. ‘박재범 민효린 우결 희망 고백’은 지난 24일 박재범과 권리세의 의류 CF화보 촬영현장을 찾은 MBC ‘섹션 TV 연예통신’을 통해 방송됐다. 이날 박재범은 걸그룹 투애니원(2ne1)의 공민지를 가장 좋아한다면서 현재 ‘우결’에 출연 중인 권리세에 대해 부러움을 드러냈다. 이에 리포터 박슬기가 “우결에 함께 출연하고 싶은 연예인이 있느냐?”고 묻자 박재범은 “민효린 씨”라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박재범 민효린 우결 희망 소식에 네티즌들은 “우결 출연 꿈꾸지 마”,“쓸데없는 생각 스톱” 등의 반응과 함께 촉각을 곤두세웠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nownews@seoul.co.kr
  • 산호초·원시림… 모리셔스섬 탐방

    산호초·원시림… 모리셔스섬 탐방

    EBS 세계테마기행은 25일부터 4일간 ‘신이 창조한 섬-모리셔스’를 방영한다. 모리셔스 섬은 아프리카 동쪽 인도양에 위치한 제주도 크기만한 화산섬이다. 원래 무인도였으나 16세기 네덜란드가 개발한 이래 서구 열강의 식민지로 전락했다가 1968년에서야 독립을 이뤘다. 지금은 “신이 모리셔스를 만든 뒤에야 천국을 만들었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전 세계 여행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섬이다. 1부 ‘무지개 빛깔로 사는 나라’에서는 이 섬이 왜 인기 있는지 말해준다. 산호초 가득한 옥빛바다가 둘러싸고 있고, 섬에는 울창한 원시림이 가득하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샤마렐 무지개언덕. 고대의 화산재가 쌓여 형성된 이곳은 침식현상과 빛이 어우러지면서 무지개 빛깔을 낸다. 2부 ‘행복한 섬 로드리게스’는 모리셔스 옆에 붙은 로드리게스 섬을 탐험한다. 자그마한 섬인데 비밀은 본 섬 못지 않다. 세계에서 가장 잘 보존된 해안가 가운데 하나로 꼽히면서 오직 걸어서만 접근할 수 있는 ‘실버홀’, 섬의 특산물인 문어를 말리는 광경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3부 ‘신과 인간, 신세계를 만들다’는 휴양지로서 섬의 가치를 선보인다. ‘까따말린’이라는 요트와 전통 낚싯 배를 결합한 특이한 배를 타고 주변 무인도 섬을 둘러볼 수 있는 코스가 있다. 로빈슨 크루소 체험도 가능하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 산다는 알다브라 자이언트 거북, 100년에 딱 한번 꽃을 피우고 죽는 탈리폿(talipot) 등 다양한 식물이 있는 팜플무스 식물원은 덤이다. 4부 ‘노동의 춤, 희망을 노래하다’는 모리셔스의 특산물 ‘럼’을 다룬다. 칵테일 재료로 쓰이는 럼은 국토의 80%를 차지하는 사탕수수 산지에서 나온다. 또 바닷가에서는 좋은 소금이 생산된다. 이는 노예제의 슬픈 역사와도 연결되어 있다. 이들이 추는 춤 ‘세가’는, 그래서 겉보기에 화려하고 에로틱하기 이를 데 없지만 고된 노동의 아픔이 배어 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열린세상] 소프트 공적개발원조(ODA) 사업/문명재 연세대 행정학·언더우드 특훈교수

    [열린세상] 소프트 공적개발원조(ODA) 사업/문명재 연세대 행정학·언더우드 특훈교수

    폭염이 한창 기승을 부리던 지난주 인도네시아와 관련된 두 개의 시원한 기사가 실렸다. 하나는 T50 초음속 훈련기의 인도네시아 수출에 이어 209급 한국 잠수함 3척을 수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기사요, 또 하나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이 개최되고 있는 발리에서 남북한 6자회담 수석들이 전격적으로 만나 일단 2008년 12월 이후 중단된 대화의 물꼬를 텄다는 소식이었다. 발리 해변으로부터 불어온 한 줄기 시원한 대화의 바람이 한반도의 분위기를 모처럼 바꿀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전망을 다룬 기사였다. 국내 언론에 크게 보도되지는 않았지만 지난주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에서도 시원한 행사가 있었다. 인도네시아 중앙정부 40여개 기관의 공무원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정부혁신의 필요성을 재확인하고 혁신 성과와 장애 요인을 공유하는 행사였다. 지난 2년간 한국국제협력단(KOICA) 사업으로 추진된 인도네시아 정부 역량 강화 사업을 마무리하는 뜻깊은 자리이기도 하였다. 반부패위원회, 행정개혁부, 검찰청, 국가개발계획청, 국가사무처 등을 포함한 12개의 주요 정부기관이 그동안 한국의 전문가와 함께 설계한 모범적인 정부혁신 실행 계획과 성과를 발표하였다. 최우수 정부혁신기관으로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부정부패 척결을 선도하는 반부패위원회가 선정되어 향후 정부혁신의 모델로 제시되기도 하였다.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인도네시아 정부 역량 강화 사업은 물자나 인프라를 지원하는 사업이라기보다는 정부기관과 공무원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 소프트웨어적 사업이었다. 물론 최근 아프리카 지역에서 발생한 가뭄으로 인해 1000만명 이상의 희생자가 생길 경우와 같이 급한 불을 끄거나 인프라를 구축해 주는 사업도 중요하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물고기를 주는 것보다는 물고기 잡는 법을 전수하는 소프트 공적개발원조사업이 매우 효과적이고 지속가능성도 높다. 우리나라는 2010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개발원조위원회(DAC)에 정식으로 가입하였다. 올 11월에는 세계개발원조총회가 부산에서 개최될 예정이라고 한다. 1945년부터 국제사회로부터 원조를 받던 수원국인 우리나라가 60여년 만에 원조를 제공하는 공여국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개발원조를 선도하는 대열에 서게 되었다. 식민지배를 경험하고 수원국에서 공여국으로 지위를 전환한 국가는 지구상에 우리나라밖에 없다고 한다. 이러한 독특한 입장 때문에 우리나라의 개발 경험에 대한 개도국의 수용성은 매우 높다. 이것이 바로 우리나라가 소프트 공적개발원조사업의 선도자가 될 수 있는 중요한 발판이다. 특히 우리나라가 개발 경험을 통하여 축적한 행정제도, 지역개발, 경제정책, 국민보건 등은 개발도상국에 맞춤형으로 제공할 수 있는 소프트 공적개발원조사업의 풍성한 ‘개발 콘텐츠’다. 우리나라는 OECD 개발원조위원회에 가입한 이후 공적개발원조사업의 예산을 지속적으로 늘리는 계획을 대내외에 천명하였다. 실제로 어려운 재정여건하에서도 관련 예산을 증액하고 있다. 작년 우리나라의 개발원조 규모는 22개 OECD 개발원조위원회 위원국 중 18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국민총소득 대비 개발원조 지출의 전년도 대비 증가율은 25.7%로 개발원조 성장 부문에서는 2위를 기록하였다. 공적개발원조 관련 예산이 늘어나다 보니 부처마다 관련 사업을 다양하게 개발하고 있다. 때로는 부처이기적인 모습도 보인다. 개발원조사업의 명분과 예산편성의 기회가 좋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보다 앞서 공적개발원조사업을 추진한 선진국들은 최근 중복적이고 분절적인 원조사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통합과 조정’이라는 화두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를 위해 국무총리실에 국제개발협력위원회가 설치되어 있지만 가야 할 길이 멀다. 예산과 사업이 확대될 때 전략과 조정 문제를 함께 고민해야만 나중에 닥칠 큰 고민을 덜 수 있다는 점을 마음에 새겨야 한다.
  • [포커스 人] 서울보증보험 김병기 사장

    [포커스 人] 서울보증보험 김병기 사장

    김병기(61) 서울보증보험 사장은 21일 생계형 서민 채무자 20만명에 대한 채무액 일부 탕감 대책을 밝혔다. 김 사장은 서울 중구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에 이어 서울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신용불량자들이 신용 회복을 통해 취업 등 사회 생활에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서울보증보험의 민영화 논란에 대해서는 기업 가치를 끌어올린 뒤에 민영화를 해야 공적자금을 최대한 회수할 수 있어 아직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행정고시 16회로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국고국장과 금융정보분석원장, 기획관리실장을 거친 후 삼성경제연구소 사장을 지낸 김 사장은 지난 6월 말 현직에 선임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서민 지원 대책에 대해 소개하자면. -8월부터 연말까지 생계형 서민채무자 20만명을 대상으로 채무 경감 신청을 받게 된다. 청년 및 사회초년생 중 학자금 채무 장기 연체자(1만 3000명), 생업 종사를 위해 트럭 등을 구입한 후 10년 이상 채무를 갚지 못하고 있는 자(13만명), 가계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소액대출을 받은 10년 이상 연체자(3만 6000명), 재취업 등 일자리 창출 지원을 위한 신원보증보험 채무자(5500명) 등이 대상이다. 이들을 대상으로 이자는 모두 면제해주고 원금은 최대 30%까지 감면해준다. 특히 중증장애인이나 기초생활수급자는 원금의 50%까지 감면받을 수 있다. 채무자는 변제능력에 따라 최대 5년까지 분할 상환을 할 수 있다. 연대보증인의 경우도 지분금액의 50%까지 감면받을 수 있다. →학자금 대출 채무자를 예로 든다면 어떤 과정으로 신용불량자에서 회복되나. -학자금 대출로 신용불량자가 된 이들의 평균 채무는 400만원이고 연체이자는 1000만원에 달한다. 채무 경감 신청을 하면 이 중 연체이자 1000만원을 탕감하고 원금 400만원 중 30%인 120만원까지 할인해 280만원만 갚게 된다. 이를 5년에 걸쳐 갚게 되므로 매년 56만원씩 갚게 되는데 첫해 56만원을 내면 신용불량자 지위는 사라지게 된다. →보증보험시장을 개방해야 한다는 시각이 있다 -현재 보증보험시장이 서울보증보험의 과점 체제란 시각이 있지만 사실 시장점유율은 25% 정도다. 다른 공공기관 24%, 은행 16% 등 60여개 기업이 경쟁하는 시장이다. 서울보증보험은 12조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됐으며, 현재 시장을 더 개방할 경우 상환 능력이 사라진다. 지난해 761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예금보험공사에 남아 있던 우선주 3414억원을 상환했지만 수익 중 3040억원이 삼성생명 상장 관련 수익이었다. →서울보증보험의 민영화 논의도 아직 이르다고 보나. -그렇다. 회사 가치를 높여야 공적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아직 갚아야 하는 공적자금이 8172억여원이다. 향후 기업 성장을 위해 중소기업이나 서민지원 상품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중소기업을 위해서는 가맹사업자 대출보증, 농수산 제조업체 시설 현대화 정책자금 대출보증 등을, 서민을 위해서는 보이스피싱 예금주 보호상품, 개인택시사업자 대출보증 상품 등을 만들 것이다. 또 녹색성장산업과 연계해 발광 다이오드(LED)조명 설치공사비 대출보증 상품을 올 상반기에 개발한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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