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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극우작가, 소설 판촉 대가로 상금 걸었다가 역풍

    일본 극우작가, 소설 판촉 대가로 상금 걸었다가 역풍

    한국에 대해 ‘헤이트스피치‘(혐오발언)를 일삼아 온 일본 극우인사가 최근 자신이 낸 소설에 대해 출판사와 함께 무리한 판촉행사에 나섰다가 여론의 비난을 받고 이틀 만에 중단하는 망신을 당했다. 10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대형 출판사 신초샤는 지난 4일 극우성향 작가 햐쿠타 나오키(63)가 최근 출간한 소설 ‘여름의 기사’에 대해 ’책을 다 읽으면 극찬하라‘는 제목의 판촉 캠페인을 트위터에서 시작했다. ‘소설을 극찬하는 독서 감상문을 올려 작가를 기분좋게 해준 독자 20명에게 1만엔(약 11만원)짜리 도서카드(상품권)을 준다’는 내용이었다. 선전물은 햐쿠타 본인이 원색적인 황금색 바탕을 배경으로 득의만면한 표정을 지으며 도서카드와 자신의 책을 들고 있는 디자인으로 제작됐다. 그러자 독자들의 비난이 빗발쳤다. “햐쿠타를 좋아하고 싫어하고를 떠나서 저질스런 소설 선전술”, “출판사가 독서를 깔보는 듯한 불쾌한 기획” 등 내용이 주를 이뤘다. 소설가 모리타 류지는 5일 “이것은 소설가는 물론이고 독서인도 바보로 만드는 기획이다. 소설을 멸시하고 모욕하고 폄훼하는 것이라고 해도 무방하다”고 트위터에서 맹비난을 했다. 그는 이와 별도로 아사히와 가진 통화에서 “독자는 자신의 소중한 돈과 시간을 들여 소설을 읽어주는 것”이라며 “작가는 독자로부터 칭찬을 받든 비난을 받는 정정당당하게 마주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신초샤 내부에서조차 “독서 감상문의 원래 취지는 독자 자신의 솔직한 생각을 적는 것인데, 출판사가 나서서 찬사를 요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결국 신초샤 측은 당초 이달 25일까지로 돼있던 캠페인을 이틀 만인 5일 중단했다. 신초샤는 “독자들이 즐기면서 참여하도록 하기 위한 홍보 방법이었지만, 우리의 의도와 다르게 받아들여졌다”고 밝혔다. 햐쿠타 본인도 “선의의 기획인데 제대로 먹히지 않았다. 신초샤에 모든 일을 맡겼던 나에게도 잘못이 있다”고 트윗을 했다. 출판업계는 경품을 내걸어 독자들의 호평을 유인하는 판촉기법 자체에도 문제가 있지만, 햐쿠타라는 인물 자체가 갖고 있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독자의 반발을 더욱 크게 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1월 그가 출간한 ‘니혼코쿠키’(일본국기)가 그릇된 역사관, 무리한 역사서술, 무단표절 등 다양한 논란을 불렀던 전력도 이유가 됐다.그는 ‘영원의 제로’, ‘해적이라 불리운 사나이’ 등 베스트셀러를 쓴 작가이지만, 극우적 언행으로 물의를 빚은 경우가 많았다. 그는 “일본인은 역사적으로 단 한 번도 민간인을 학살한 적이 없다”, “한국의 위안부나 중국의 난징대학살은 두 나라가 날조한 것으로 실제로는 일어나지 않았다”고 하는 등 거친 표현을 동원해 망발을 이어왔다. 그는 또 최근 일본의 한국에 대한 무역보복과 이에 따른 한국의 불매운동 등에 대해 혐한발언을 늘어놓기도 했다.그는 2017년 6월 발간한 ‘이제 한국에 사과하자’라는 책에서는 과거 일본의 한반도 식민지배에 대해 ‘우리 마음대로 근대 의료기술을 조선에 전파해 평균 수명을 늘려줘 미안하다’, ‘우리 마음대로 여기저기에 학교를 세워 교육을 시켜줘서 미안하다’ 등 표현으로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그는 지난 4월에는 일본 전철 내 한글 안내 표기와 관련해 “구역질이 난다”, “전차를 타고 있는 승객 중 한국인 여행객이 몇 퍼센트나 되는가. 내가 느끼기에는 1%도 안 되는 것 같다. 그런데도 역의 전광판 표시시간을 30%나 뺏기는 것은 참을 수 없다”고 쓰기도 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무자비한 식민 도시화의 상흔에 민족혼 부활의 새살 돋다

    무자비한 식민 도시화의 상흔에 민족혼 부활의 새살 돋다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9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24차 창덕궁~창경궁 궁장 길’ 편이 가을이 농익어 가는 지난 5일 종로구 와룡동과 원서동, 계동 일대에서 2시간 20분 동안 진행됐다. 서울미래유산을 사랑하는 참석자 40여명은 이날 오전 10시 창덕궁 정문 돈화문 앞에서 집결, 궁장을 따라 은덕문화원과 카페 ‘싸롱 마고’를 지나 ‘한양 3대 빨래터’로 유명한 원서동 빨래터를 찾았다.외삼문 앞에는 한샘디자인센터 연구소의 층층 한옥이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다. 중앙고등학교 교정에서 기미년 삼일운동이 태동한 비밀아지트 3·1기념관과 창덕궁 안 비공개 공간인 신선원전의 속살을 엿봤다. 성균관과 창경궁을 경계 짓는 성균관대 캠퍼스 옆 사색의 길을 따라 창경궁 앞으로 내려왔다. 국립어린이과학관에서 옛 청량리행 전차와 과학의 문을 구경한 뒤 창경궁 정문인 홍화문에서 투어는 마무리됐다. 이번 코스의 유일한 서울미래유산인 은덕문화원 탐방은 백미였다. 100여년 전에 지어진 한옥 세심당과 일본식 가옥 인화당이 한 몸을 이루는 묘한 건물이다. 은덕문화원 김법열 원장이 “귀한 손님 오셨다”면서 투어단을 직접 안내했다. 해설을 맡은 최서향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해박한 궁궐지식으로 주말나들이를 흥겹게 했다.신이 자연을 창조했다면 인간은 자연개조를 통해 도시를 만들었다. 특히 도시는 근대를 대표하는 인간의 창작품이다. 이 땅에 근대성이 강제 이식된 일제강점기 경성(서울)은 식민지 종주도시의 특징에 맞게 근대도시로 성형됐다. 이 시기 창덕궁과 창경궁은 조선왕조의 마지막 안식처였다. ‘총독부’라는 살아 있는 권력 앞에 ‘이왕직’이라는 식물성 권력이 숨을 죽이며 엎드려 있는 암담한 공간이었다.식민지 근대화를 실현하는 무자비한 도시계획이 경성을 휩쓸었다. 경성의 근대화는 1912년 발표된 ‘경성시구개수’라는 이름으로 이뤄졌다. 옛 한양의 간선도로망을 정비하고 공간구조를 재편하는 내용이다. 요새 말로 서울도시계획이며 이때 서울 구도심의 얼개가 갖춰졌다. 당시 조성된 도시화의 대표 업적은 첫째 경복궁~남대문 구간 태평로(세종대로)의 개설이고, 둘째 경운궁(서울시청)~황금정(을지로) 간 방사성 도로망 구축이며, 셋째 경복궁~총독부의원(서울대병원) 간 종묘관통선(율곡로)의 부설이었다. 이 밖에도 26개의 남북 간, 동서 간 도로망 개설계획이 실행에 옮겨졌다. 경성 도심부를 격자형으로 정비, 전통적 중심 북촌과 일본인 거류민들의 신개척지 남촌을 연결했다. 1926년 경복궁 앞에 조선총독부를 신축이전하기에 앞서 총독부와 총독부광장을 중심으로 경성시내의 모든 도로를 연결하려는 사전정지 작업이었다. 조선왕조의 상징적 공간구조를 해체하려는 속셈이 숨어 있었다.창덕궁·창경궁 앞 도로 즉 지금의 율곡로가 바로 종묘관통선의 산물이다. 경성시구개수 제6호선 구간이다. 1912년 발표된 경성시구개수 예정계획도에 보면 ‘광화문 앞~대안동(안국동)광장~돈화문통(돈화문) 횡단~총독부의원(서울대병원) 남부 관통~중앙시험소(대학로 방송대 역사관) 부근의 너비 12간 도로’라고 돼 있다. 1간이 1.818m이니 21m가 넘는 신작로가 생긴 것이다. 문제는 이곳이 본래 길이 아니고, 길이 들어설 수 없는 곳으로 여겨졌다는 점이다. 조선의 핵심적 상징 공간이자 하나의 권역으로 인식된 창덕궁·창경궁·종묘 사이에 새로운 길이 뚫리는 걸 의미했다. 종묘관통선은 창덕궁·창경궁과 종묘를 분리, 관통하는 길이었다. 종묘관통선은 1912년에 계획이 수립됐지만, 1926년에야 공사가 시작됐고 1932년 완공될 만큼 거센 반발을 겪었다. 새로운 길이 종묘 영녕전 20여m 앞을 지나간다는 보고를 들은 순종이 왕실의 정통성을 상징하는 종묘를 훼손하는 일이라면서 기겁을 했다. 1907년 즉위 이래 통감부나 총독부에 반대한 것은 처음일 정도로 이례적 사건이었다. 당시 이왕직 장관이던 이재극은 순종의 꾸중을 듣자 “종묘를 헐고 그곳으로 길을 낸다고 함은 열성조에 대하여 황송한 일”이라면서 총독부와 협의를 시도했다. 종묘관통선은 순종 생전에 추진되지 못했다.1926년 순종 사후 종묘관통선 부설계획이 다시 수면에 떠올랐다. 전주이씨 종약소를 중심으로 이른바 ‘종묘이전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총독부기관지 매일신보는 1926년 4월 29일자에서 “…장차 신설할 공원은 종묘이다. 현금 불경의 염려가 유하야 임의 출입을 금하는 터이나, 중인이 그 안에 들어가서 배관을 자주 할수록 숭경하는 심도가 더할 터임으로 공원으로 개방하는 것이…”라며 종묘를 궁에서 분리해 공원화하는 계획을 보도했다. 매일신보는 또 같은 해 5월 28일자에서 “이 길이 새로 나기만 하면 교통을 위해서는 비상히 편리할 터이나 대궐로서는 종묘와 연하였던 길이 끊어지고 종묘 중앙부가 끊기어 도저히 옛날의 엄숙함을 유지할 수가 없음으로 차라리 다른 적당한 장소를 택하여 이봉하는 것만 같지 못하다 하여 그런 이전설이 생긴 것이라더라”라면서 이전움직임을 제시했다. 종묘를 관통하는 도로의 개설과 공원화가 식민당국과 관제언론의 일방적 주장만은 아니었다. 동아일보는 1926년 6월 28일자 사설에서 “혹자는 말하리라. 종묘는 지엄함 곳이니 일반 민중을 위하여 지대를 개방함은 그 숭엄을 범함이라고. …그러나 이것도 시세의 문제이다. 종묘사직이 계견불문처(닭이나 개 짓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 곳)에서만 그 숭엄을 보장한다는 것은 시대착오이다. …종묘지대는 경성부민의 보건과 도시미를 위하여 한걸음 더 나아가서 공원으로 공개될 것은 금후의 조선정세가 여하히 변할지라도 필연히 닥쳐올 운명이라고 아니 볼 수 없다”면서 당시로서는 매우 ‘불경한’ 주장을 폈다.종묘관통선 부설은 민족혼 말살차원에서 창덕·창경궁과 종묘를 분리시키려는 일제의 풍수단맥 시도인가 아니면 일반 공중의 교통편의와 도시발전을 위한 불가피한 근대적 도시계획의 선택인가. 그동안 풍수단맥을 노린 의도적 도시계획이라는 해석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 성과에 따르면 당시 일제가 굳이 종묘를 통과하는 직선노선을 고집하지 않고 종묘를 우회하는 새로운 수정노선을 제시한 점 등으로 미뤄 풍수단맥설을 정설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백영 광운대 교수는 “피식민 대중의 정서에 반하는 식민권력의 근대주의적 실천이 식민주의적으로 오인된 대표적 사례”라고 지적했다. 종묘관통선 개설은 1928년 공식화되고 1932년 준공됐다. 무시무시한 식민권력도 1912년에 계획을 세운 뒤 무려 20년 만에 완공한 도로이다. 서울시는 1986년 창경궁과 종묘의 단일 권역화를 처음 시도했지만 고궁의 원형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문화재 당국의 반대로 진척되지 못하다가 1988년 흐지부지됐다. 다시 20년이 더 흐른 2009년 창덕궁·창경궁과 종묘 사이의 통과구간을 원형대로 복원하는 지하화 공사에 들어가 연내 개통을 앞두고 있다. 현재 진행되는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방안이 표류하는 가장 큰 원인이 교통흐름 처리문제이고 보면 100년 전 종묘관통선 개설 사례에서 배울 점이 많다. 돈과 시간이 들더라도 율곡로와 사직로를 직선으로 지하화해서 온전한 광화문광장을 만드는 게 정답이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원장 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다음 일정 : 제25차 성균관과 반촌 ■일시 및 집결 장소 : 10월 12일(토) 오전 10시 혜화역 3번 출구 ■신청(무료) :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 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일본 수출규제 100일…일본 없이 산다

    일본 수출규제 100일…일본 없이 산다

    일본은 지난 7월 1일 전격적으로 불화수소 등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에 대해 수출 규제를 하겠다고 밝히고 4일 시행했다. 11일은 일본이 수출 규제를 단행한 지 100일째 되는 날이다.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과의 심리적 거리는 그동안 정치·외교 관계에 따라 수축과 팽창을 반복했다. 그러나 지난 100일 동안 양국 관계는 1945년 해방 이후 전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얼어붙었다. 양국의 갈등은 민간, 특히 한국 국민들 사이에서 보다 증폭됐다. 일본의 조치에는 ‘한국의 부상을 방관하지 않겠다’는 견제 심리가 깔려 있으며 식민지 경험이라는 ‘피해자 의식’을 개개인들이 공유하고 있어서다. 여전히 ‘안 가고, 안 산다’는 거부감이 거의 전 분야에서 자발적으로 번지고 있는 까닭이다. 9일 신한카드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 내 신한카드 결제액은 전년 동월 대비 -49%를 기록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가 시작된 7월 -3%에서 8월 -38%를 기록한 뒤 결제 감소폭이 더욱 커진 것이다. 이는 일본을 찾은 우리 국민이 그만큼 줄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의 ‘일본노선 주간 항공운송 실적’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노선 여객은 총 99만 190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5만 5112명)보다 28.4% 감소했다. 지난 8월(20.3%)보다 감소폭이 더 커졌다. 일본 제품에 대한 거부감도 확산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차 신규 등록대수는 전년 동월 대비 59.8% 감소한 1103대에 그쳤다. 국내 의류업계를 휩쓸던 유니클로는 영업난에 따라 서울 종로3가 등 4개 점포의 문을 닫았다. 당초 일본의 수출 규제는 한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규제가 장기화될 경우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이 약 0.27~0.44%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다만 일본이 수출 제재를 전 산업으로 확대하지 않으면서 피해가 가시화되지는 않고 있다. 주요 소재의 국산화도 진행 중이다. 정부 역시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대책을 내놓는 등 적절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양국이 ‘출구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통상부처 고위 관계자는 “탈일본 방향으로 우리 경제의 체질을 개선하더라도 결국 정치와 외교 쪽에서 직접 만나 갈등을 풀어야 한다”면서 “오는 22일 열릴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이나 내년 도쿄올림픽 등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일본과의 갈등은 국내 기업들의 투자 저해 요인이 되는 데다 관광이나 민간 교류 등을 위축시키는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부작용이 더 크다”면서 “관계 악화를 막고 개선하는 건 결국 양국 정치인들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쿡 선장 뉴질랜드 상륙 250주년 “이게 기념할 만한 일인가”

    쿡 선장 뉴질랜드 상륙 250주년 “이게 기념할 만한 일인가”

    몇 백년 동안 마오리족이 거주해왔는데 제임스 쿡(1728~1779년) 선장이 발견했다고 하고, 뉴질랜드 정부가 쿡 발견 250주년 기념 행사를 개최하는 게 말이 되는 건가? 1769년 10월 8일 영국인 탐험가 쿡 선장 일행이 HMS 엔데버 호를 타고 기스번 해안에 첫발을 내디뎌 식민 통치의 시작을 알린 날이다. 하지만 마오리 말로 아오테아로아로 불리는 뉴질랜드는 마오리족이 이미 뿌리를 내린 곳이었다. 마오리 공동체에 끼친 해악을 감안해서라도 쿡의 발견 250주년은 기념할 만한 일이 아니란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고 영국 BBC는 7일(현지시간) 전했다. 250년 전의 엔데버 호를 본뜬 HM 뱅크 엔데버 호가 기스번 항구에 도착한 순간 환영 인파와 반대 시위대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250주년 기념 행사를 준비한 제니 시플리는 쿡의 상륙이 “사회에 막대한 기여”를 했다고 평가하는 반면 다른 이들은 “비극적 개입”이라고 생각한다며 같은 뉴질랜드인으로서 다름을 표출하고 싶어하는 것은 성장하는 데 나쁜 요소가 결코 아니“라고 라디오 뉴질랜드 인터뷰를 통해 털어놓았다. 지난주 영국 인권판무관 로라 클라크는 성명을 발표해 쿡 선장이 이 섬에 첫발을 내디뎌 처음 만난 이위(iwi) 부족민 아홉 명을 살해한 데 대해 유감을 표시했지만 사실상 사과와는 거리가 있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쿡 선장이 지금의 기스번인 투랑가누이 강에 도착했을 때 부하들과 마오리 주민들이 처음 마주쳤는데 은가티 원원 그룹이 베푼 전례 의식을 쿡의 부하들은 자신을 위협한다고 착각해 지도자를 비롯해 아홉 명을 살해했다. 많은 마오리족 인권 단체들은 쿡의 도착 후 며칠 동안 벌어진 일들에 대해 아직 충분히 알려져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원주민 인권 운동가인 티나 은가타는 이번 기념 행사가 “침략과 제국주의 팽창을 기념하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시위대는 식민지 시절에 마오리 조상들이 공정하지 못하게 다뤄졌으며 오늘날도 가난과 범죄, 차별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기스번에 있는 쿡 선장 동상이 낙서로 훼손되거나 파괴되는 일이 되풀이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더욱이 쿡보다 먼저 뉴질랜드에 발을 디딘 유럽인이 있다는 주장도 있다. 네덜란드 항해사 아벨 타스만이 80여년이 훨씬 앞선 1642년에 이곳을 다녀갔다는 것이다. 물론 폴리네시아 제도의 마오리족은 타스만보다 몇 백년 전에 이미 뉴질랜드에 당도했다.해서 뉴질랜드는 기념 행사의 명분을 조금 다르게 설정했다. 마오리족과 유럽인의 첫 만남 250주년이라고 표현해 이날 엔데버 호를 본뜬 배 등이 북섬의 동쪽 해안에 있는 도시 기스번에 당도하는 재현 행사를 펼친다. 뉴질랜드 의원인 켈빈 데이비스와 키리타푸 앨런이 선상에 올라 승무원들을 맞는다. 이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마오리 말로 투랑가 누이 아 키와라고 불리는 기스번 시내에서 시위를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도 지난 5일 축제의 개막을 알리는 행사에 참석해 뉴질랜드 역사에 관한 논쟁을 더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아던 총리는 “우리는 진실되게 말하고 있지만, 내 믿음에 그 얘기의 50%는, 잘 얘기되고 있지 않다”며 뉴질랜드인들은 과거의 얘기 전체를 배우고 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강희정의 아시아의 美] 리콴유의 유산, 싱가포르와 머라이언

    [강희정의 아시아의 美] 리콴유의 유산, 싱가포르와 머라이언

    최근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놀이공원 센토사의 머라이언이 철거된다는 소식이 들린다. 싱가포르의 가장 큰 관광단지 센토사는 유니버설 스튜디오, 테마파크, 리조트로 잘 알려진 곳이다. 지난해에는 북미 정상회담이 열려 명성을 떨치기도 했다. 원래 영국군 요새였고, 일본군의 포로수용소가 있던 어둠의 역사를 지닌 곳이다. 2차대전 말기에 여기 수용됐던 영국군이 조선인 군무원을 만난 이야기도 알려졌다. 요즘이야 마리나베이 샌즈호텔 같은 특이한 건축이 싱가포르를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머라이언은 오래도록 싱가포르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파란만장한 센토사섬에 세운 대형 머라이언은 과거를 극복하려는 나름의 의지를 보여 준다. 1965년에 독립한 도시국가 싱가포르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조형물, 머라이언은 도시 곳곳에 세운 상상의 동물이다. 머라이언(Merlion)은 인어를 뜻하는 머메이드(Mermaid)와 사자(Lion)를 합성한 말이다. 인구의 70% 이상이 중국에서 이주한 사람들인 까닭에 중국인들에게 친숙한 사자를 빌려온 것은 이해가 된다. 거기에 왜 인어를 더했을까? 이는 항구도시로서 바다를 지향해 온 싱가포르의 정체성과 관련이 깊다. 설화에서는 인도네시아의 상 닐라 우타마 왕자가 오랜 항해 끝에 사자처럼 생긴 육지를 발견하고 정착한 데서 싱가포르가 시작됐다고 한다. 육지를 상징하는 사자와 바다를 뜻하는 물고기 꼬리가 싱가포르의 정체성을 말해 주는 것이다. 1819년 영국 동인도회사의 스탬퍼드 래플스가 싱가포르를 ‘발견’하기 전까지는 트마섹(Temasekㆍ바닷가 마을)이라 불리는 한적한 어촌 섬에 불과했다. 독립 후 빠르게 ‘선진국’이 된 데에는 리콴유 전 총리의 ‘국가 만들기’가 주효했다고도 한다. 1958년 영국 의회에서 싱가포르 국가법이 통과돼 국가 성립 및 시민권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지만, 각기 다른 전통을 지닌 여러 종족을 싱가포르라는 국가의 깃발 아래 모으는 일은 쉽지 않았다. 리콴유는 국가를 세우고, 국민도 만들어야 했다. 영국 식민지에 모여 살던 여러 종족을 신생 독립 도시국가인 싱가포르의 국민이란 정체성으로 묶어야 했던 것이다. 그는 1972년 싱가포르강 어귀에 머라이언 동상을 세우고 제막식에서 “머라이언은 싱가포르에 오는 모든 이들을 환영하기 위해 세웠다”라고 연설했다. 말하자면 싱가포르에 오는 이와 싱가포르에 사는 이를 구분한 것이다. 일개 조각상의 건립에서 총리가 환영사를 하고,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도록 관리했다는 것은 그의 국가 지향을 잘 보여 준다.애초에 싱가포르 관광청의 디자인 공모전에서 프레이저 브루너가 낸 사자 도안에서 머라이언이 시작됐다고 한다. 처음 세워진 풀러튼 하우스 앞의 머라이언 도안은 콴 사이컹이 했지만 센토사의 머라이언은 제임스 마틴의 작품이다. 조각가에 따라 싱가포르 곳곳에 세워진 머라이언의 생김새는 저마다 다르다. 하지만 정작 머라이언을 싱가포르의 상징으로 만든 주체는 싱가포르의 ‘시민’이었다. 기념비적인 센토사 머라이언의 철거 결정은 국가 만들기의 시대적 소명이 이제 그 빛을 다했음을 시사한다. 이불의 포근함과 따뜻함이 배려로 느껴지는 계절이 왔다. 촛불로 이불을 기워 온 ‘시민’을 아늑하게 품어 줄 수 있는 ‘나라’를 희망해 본다.
  • ‘레버리지’ 폭발적 인기 미드, 韓리메이크작 어떨까?

    ‘레버리지’ 폭발적 인기 미드, 韓리메이크작 어떨까?

    ‘레버리지:사기조작단’ 원작 미드 ‘LEVERAGE’의 크리에이터 존 로저스가 응원과 함께 뜨거운 기대감을 드러냈다. 13일 첫 방송 되는 TV조선 새 드라마 ‘레버리지:사기조작단’(이하 ‘레버리지’/연출 남기훈/극본 민지형)은 대한민국 최고의 엘리트 보험 조사관에서 최고의 사기 전략가로 다시 태어난 태준(이동건 분)이 법망 위에서 노는 진짜 나쁜 놈들을 잡기 위해 각 분야 최고의 선수들과 뭉쳐,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사기에는 사기로 갚아주는 본격 정의구현 케이퍼 드라마다. 특히 미국 TNT 채널에서 5시즌 동안 방영돼 폭발적인 사랑을 받은 동명 원작 미드 ‘LEVERAGE’의 리메이크작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가운데, 원작 미드 ‘LEVERAGE’의 크리에이터인 존 로저스가 한국에서의 리메이크를 축하하며 인터뷰에 답했다. 우선 그는 공동 크리에이터 크리스 다우니와 맥주를 마시다가 기획했다고 밝히며 허심탄회하게 원작 미드 ‘LEVERAGE’의 탄생 비화를 털어놨다. “우리는 미국 TV시장에서 케이퍼 장르물이 왜 실패를 하는지 논의 중이었고, 실패의 원인이 한 시즌에 걸쳐 하나의 굵직한 범죄를 심도있게 다뤄서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관객들은 나쁜 놈들을 잡았을 때의 짜릿한 희열을 원하고, 팀원들의 ‘마술 같은 트릭’을 더 자주 보길 원한다. 나쁜 놈들과 관객들은 매주 팀원들의 마술 같은 그 트릭에 속는 거다. 하나의 사건을 심도 있고 무겁게 다루기보다는 가볍게 다루자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며칠 후 우리는 딘 데블린 프로듀서와 식사를 했고, 그 역시 ‘로빈훗’ 같은 시리즈를 만들길 원했다. 그렇게 우리는 한 배를 탔다”고 원작 미드 ‘LEVERAGE’의 시작점에 대해 밝혔다. 원작 미드 ‘LEVERAGE’는 미국 TNT 채널에서 5시즌이나 방영한 장수 드라마 중 하나로, 존 로저스는 “타이밍이 좋았다”며 “뉴스에는 경제를 망친 부자들이 결국 법망을 피해 빠져나가는 이야기로 가득했다. 관객들은 가상의 세계에서라도 정의가 구현되길 바랬다. 우리 작가들은 모두 다른 배경에서 자란 사람이었고, 매우 다양한 에피소드를 만들 수 있었다”며 롱런의 비결이 부패한 세상 속 ‘정의’를 향한 대중들의 열망이었다고 밝혀 ‘레버리지’가 전할 짜릿한 희열을 기대케 했다. 또 5명의 캐릭터에 대한 남다른 자신감을 드러냈다. 가장 애정하는 캐릭터가 있냐는 질문에 “’팀원들이 각각 유니크한 기술을 가지고 있길 바랬다. 동시에 각 팀원들이 정서적으로 어딘가 꼬인, 부족한 부분이 있길 바랬다”고 밝힌 존 로저스. 이어 ‘레버리지’ 캐릭터의 반전 매력들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밝힌 후 “특별히 더 애착이 가는 캐릭터는 없다. 팀원들 모두 각자만의 매력이 넘치니까”라고 밝혀 ‘레버리지’ 팀원들의 매력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무엇보다 존 로저스는 원작 미드 ‘LEVERAGE’가 한국에서 리메이크된다는 사실에 큰 기대를 드러냈다. 이번 리메이크는 할리우드와 한국의 문화적 교류가 한번 더 발전했음을 공고히 한 프로젝트로, 존 로저스 역시 한국 콘텐츠를 예전부터 주목하고 있음을 밝혔다. 그는 “개인적으로 한국 드라마, 한국 문화를 꽤 접했다고 스스로 자부한다. 특히 ‘살인의 추억’, ‘추적자’, ‘악마를 보았다’, ‘아저씨’와 같은 한국 범죄영화의 오랜 팬이다”라고 밝혔고, “최동훈 감독의 ‘암살’을 매우 좋아한다. 현대에 보기 드문 수작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이며 ‘암살’에 대한 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뿐 만아니라 “할리우드에서는 이미 한국 콘텐츠를 주목하고 있다. 소재의 참신함을 비롯해 한국 콘텐츠의 우수함은 익히 알려져 있기에, 난 친구들이 추천하는 한국 드라마들을 꼭 챙겨보려 한다. ‘피노키오’, ‘태양의 후예’도 봤고..개인적으로 ‘불야성’이라는 드라마를 좋아한다”고 밝혀 한국 콘텐츠에 대한 방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이어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드라마에 대해 더 알아가려고 한다”며 ‘레버리지’ 제작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국 제작팀에게 “한국에서 ‘레버리지’를 만드는 모든 친구들에게 축하와 응원의 인사를 보낸다. 만들기 까다로울 수도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하지만, 잘 만들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레버리지’가 한국 제작팀에게도 보람찬 작품이 되길 바란다”라고 기대와 응원을 담은 메시지를 전한 후 한국 시청자들에게도 메시지를 전했다. “만약 법 위에 군림하는 자들이 마침내 심판을 받는 내용을 원한다면, 그리고 거기에 액션과 로맨스가 가미된 드라마를 원한다면, ‘레버리지: 사기조작단’이 바로 당신을 위한 시리즈입니다”고 자신에 찬 시청포인트를 전해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한편 이처럼 원작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나쁜 놈만 골라 터는 선수들의 정의구현 사기극 ‘레버리지:사기조작단’은 10월 13일 첫 방송 되며, 2회 연속 방송된다. 사진 = TV조선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여왕의 도시에서 즐기는 우아한 유람

    여왕의 도시에서 즐기는 우아한 유람

    뉴질랜드 남섬의 퀸스타운은 ‘여왕의 도시’라는 이름처럼 우아한 멋이 있다. 만년설을 머리에 얹은 뾰족한 산이 병풍처럼 두르고 있고, 그 한가운데는 거대한 호수 와카티푸가 있다. 구불구불한 형태의 호수는 워낙 커서 바다처럼 파도도 치며 수면도 조금씩 오르락내리락한다. 호수 괴물 ‘마자 우’의 심장박동 때문에 호수가 움직인다는 마오리족의 전설이 그럴싸하게 들린다. 어느 뜨거운 여름날 호수에 풍덩 몸을 던졌다가 이를 달달달 부딪치면서 뛰쳐나온 적이 있다. 호기는 객기가 되고 말았지만, 그 차갑고도 상쾌한 기분을 잊을 수가 없다. 빙하가 녹아 형성된 호수라서 발만 담가도 10초를 견디기가 힘들다. 이 호수 풍경에 늘 등장하는 배가 하나 있다. 1912년부터 운행해 온 빈티지 증기선, TSS 언슬로호다. 이 배는 퀸스타운 기념품에도 어김없이 새겨져 있는 대표적인 상징물이다. 뿌웅. 고동소리와 함께 회색 연기를 뿜어내며 증기선이 호숫가 부두를 출발했다. 한 시간 정도를 달리니 월터피크라는 작은 마을에 닿았다. 이 마을은 자동차로도 접근하기가 어려워 옛 뉴질랜드 시골 정취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양치기 개가 수십 마리의 양을 모는 모습을 보고, 양털 깎는 과정을 체험하고 나면 뉴질랜드에서 양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닫게 된다. 양털 제품을 사고 양고기를 먹어 보는 것은 뉴질랜드 여행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실제로 뉴질랜드 양의 숫자는 인구보다 많다.증기선 여기저기엔 시간의 더께가 배어 있다. 백년 넘는 시간 동안 사람들의 손길이 닿아 테이블과 의자, 계단 손잡이 등 나무로 만들어진 모든 물건에서 반질반질 윤기가 난다. 석탄을 삽으로 퍼 증기선에 동력을 내는 작업을 구경하는 것도 흥미롭다. 유럽의 증기선이 식민지를 개척하기 위한 목적으로 발전한 역사를 가졌던 데 반해 뉴질랜드의 증기선은 순수하게 이동과 운반을 목적으로 운행해 왔다. 과거엔 양 1500마리와 소 30마리까지 갑판 위에 실어 나를 수 있었다. 지금은 양 대신 최대 350명의 승객을 싣고 매일 우아하게 유랑한다. 언슬로호는 남반구에서 유일하게 운행하는 증기선으로 뉴질랜드 기술문화유산에 등재돼 있다. 이 증기선에서 재미있는 경험이 있었다. 노신사의 피아노 연주를 들으며 뉴질랜드산 와인을 한 잔 마시니 천국이 부럽지 않았다. 석탄 때는 냄새마저도 향기로웠으니까. 익숙한 피아노 반주가 흘러나왔다. 마오리족 민요라 했다. ‘비바람이 치던 바다~ 잔잔해져 오면~ 오늘 그대로 오시려나~’ 이 노래, ‘포카레카레 아나’(Pokarekare Ana)는 ‘연가’(은희·1972)의 원곡이다. 유일하게 한국인만이 이 노래를 완벽하게 불렀다. 물론 우리만 아는 한국어 가사였지만. 그리고 큰 박수를 받았다. 김진 칼럼니스트·여행작가
  • 장하나, 마지막홀 버디 한 방은 3억 7500만원짜리

    장하나, 마지막홀 버디 한 방은 3억 7500만원짜리

    이다연 김지영 따돌리고 12언더파 276타 .. 투어 최다 총상금 하나금융대회 정상준우승만 세 차례 올 시즌 불운 딛고 1년 5개월 만에 투어 통산 11번째 우승 달성장하나(27)가 마지막홀 극적인 3억 7500만원짜리 버디 한 방으로 17개월 만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통산 11승째를 일궈냈다. 장하나는 6일 인천 스카이72 오션코스(파72·6535야드)에서 KLPGA 투어 하나금융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2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가 된 장하나는 이다연(22)과 김지영(23)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 상금 3억 7500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이 금액은 국내 남녀 투어를 통틀어 최대 규모다. 지난해까지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로 열리다가 올해부터 KLPGA 투어로 바뀐 이 대회에는 세계랭킹 1위 고진영(24)을 비롯해 대니엘 강(미국), 리디아 고(뉴질랜드), 이민지(호주) 등 ‘해외파’ 선수들이 대거 출전했으나 2017년 미국에서 국내로 복귀한 장하나가 ‘국내파’ 자존심을 지킨 셈이 됐다.장하나는 15번홀(파4)까지 단독 선두였던 이다연에 3타나 뒤져 우승 가능성은 없어 보였다. 그러나 16번홀(파4) 이다연의 더블보기가 변수가 됐고, 장하나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16번홀 이다연이 두 번째 샷을 그린 왼쪽 벙커로 보냈는데 공은 벙커 턱 깊숙이 박혀 도저히 빼낼 수 없는 상황이 돼버렸다. 이다연은 ‘언플레이어블’을 선언, 1벌타를 받고 벙커 안에서 네 번째 샷을 시도한 끝에 결국 이 홀에서 2타를 잃고 공동 2위 장하나, 김지영에게 1타 차 추격을 허용했다. 그러나 김지영도 17번홀(파3)에서 티샷을 벙커로 보내는 바람에 선두에 2타 뒤지면서 우승권에서 멀어졌고, 승부는 이다연과 장하나의 대결로 압축됐다. 1타 뒤진 상황에서 마지막 18번홀(파5) 승부에 돌입했지만 장하나의 세 번째 샷이 승부를 갈랐다. 약 86m를 남기고 친 세 번째 샷을 깃대 바로 옆에 붙인 장하나는 가볍게 버디 퍼트를 홀에 떨군 반면 이다연은 2m 남짓한 파 퍼트를 놓쳐 연장전의 희망마저 날렸다. 장하나의 이날 우승은 2018년 4월 KLPGA 챔피언십 이후 약 1년 5개월 만이고, 투어 통산 11승째이자 준우승만 세 차례였던 이번 시즌 일궈낸 첫 승이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나혼자산다’ 송가인, 박나래 ‘이상형 배우’ 영상통화 제안에 “떨려”

    ‘나혼자산다’ 송가인, 박나래 ‘이상형 배우’ 영상통화 제안에 “떨려”

    오늘(4일) 방송될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기획 김구산, 연출 황지영, 이민지)에서는 집요리 장인 박나래가 송가인을 집으로 초대해 유쾌한 하루를 보낸다. 이날 박나래는 고된 서울생활을 하는 송가인을 위해 전라도 음식을 대접한다. 화려한 진수성찬에 감동한 송가인의 칭찬이 터져 나오자 그녀는 손사래를 치며 극강의 겸손 발언으로 안방극장을 웃음바다로 만든다고. 박나래와 송가인은 고향 내음 가득한 구수한 토크로 티키타카의 진수를 보여준다. 똑같은 입맛부터 진한 사투리까지,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는 그녀들의 찐케미는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두 사람은 개성 강한 패션 취향까지 같아 화려한 옷장 탐방을 함께 즐긴다. 평소 독보적인 패션으로 유명한 박나래가 건넨 옷들은 트로트 가수 송가인의 반짝이 사랑을 자극한다고. 그런가 하면 송가인은 예상치 못한 부끄러운 상황으로 기분 좋은(?) 곤란함을 겪어 새로운 매력을 발산한다. 그녀가 좋아하는 배우와 친분이 있는 박나래가 영상통화를 시켜준다고 하자 너무 떨려 그냥 TV로 만나겠다며 마음에 없는 말을 뱉은 것. 과연 그녀의 마음을 빼앗은 매력남은 누구일지 본방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낸다. 한편, 강력한 웃음을 예고한 대세들의 만남은 오늘(4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되는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서울 강북구, ‘도쿄에서 함흥으로 : 일제 문서로 보는 2·8독립선언과 3·1운동’ 주제 학술회의 개최

    서울 강북구, ‘도쿄에서 함흥으로 : 일제 문서로 보는 2·8독립선언과 3·1운동’ 주제 학술회의 개최

    서울 강북구는 한국언론회관 19층 기자회견장에서 ‘도쿄에서 함흥으로 : 문서로 보는 2·8독립선언과 3·1운동’을 주제로 학술회의가 열린다고 4일 밝혔다. 1919년 우리 민족이 치열하게 추구했던 독립정신과 민주공화주의를 다시 한 번 조명하는 자리다. 시간은 오후 1시부터 6시까지다. 민족문제연구소 주최, 근현대사기념관 주관으로 개최되는 학술회의에서는 최근 불거진 역사부정 논란에 맞서 이를 원천봉쇄할 연구 성과를 공유한다. 강제병합 후 10년도 지나지 않아 전 민족적으로 일었던 3·1정신을 되짚어봄으로써 식민지미화론이 완벽한 허구임을 입증하자는 취지다. 심포지엄 형식으로 진행되는 학술회의는 주제 발표, 종합토론, 청중 질의답변 순으로 구성됐다. 발표자는 최우석 독립기념관 연구원(2·8과 3·1사이-3·1운동 준비과정을 중심으로), 미야모토 마사아키 와세다대학 연구원(취조기록을 통해 본 2·8독립선언으로의 도정)과 민족문제연구소 권시용 연구원(3·1운동의 참여자 ‘처벌’과 법 적용)·조한성 연구원(함남 함흥지역 네트워크와 3·1운동)·이명숙 연구원(함남 이원 3·1운동의 내외적 전파와 전개) 등 5명이다. 종합토론 좌장은 한상권 전 덕성여대 교수가 맡는다. 김정인 춘천교대 교수, 윤소영 독립기념관 연구원, 장신 한국교원대 연구원, 김승태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소장, 허영란 울산대 교수 등 주제별 토론자가 의견을 나누는 방식으로 이어진다. 학술회의에서는 일본에서 새로 발굴된 ‘2·8독립선언 서명자 취조 기록’과 3·1운동 관련자 기소 준비 자료인 ‘대정8년 보안법사건’을 집중 분석한다. 발표자들은 보안법사건 문서를 검토해 다양한 형태의 항쟁과 새롭게 밝혀진 독립운동가들의 구체적 행적을 최초로 공개한다. 당시 함경도 지역의 지하조직 결성, 지하신문 발간, 관공서 방화, 관공리 퇴직권고 등을 다룬다. ‘대정8년 보안법사건’은 재판자료가 대부분 멸실된 북한지역 3·1운동의 실체를 가늠할 수 있는 희귀자료다. 조선총독부 함흥지방법원 검사국 검사 이시카와가 작성한 것으로 민족문제연구소가 소장하고 있다. 1919년 3월에서 5월 사이 일어난 함경도 지역 3·1운동 참여자 기소와 관련해 총 115개 사건, 관련자 950여 명이 기록돼 있다. 근현대사기념관은 그간 일제의 보고서·증언·회고를 바탕으로 한 연구에 견줘 1차 관변자료인 이들 사료를 살펴보는 학술회의를 통해 3·1운동의 역사가 보다 선명하게 드러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지난 8월 민족문제연구소와 독립기념관은 ‘대정8년 보안법사건’ 원사료의 난해함을 해소하고자 ‘함흥지방법원 이시카와 검사의 3·1운동 관련자 조사자료’라는 제목으로 두 권의 책자를 발간했다. 문서철을 탈초·번역해 내용을 분석한 뒤 설명 형태의 해제를 붙인 자료다. 또 여기에 등장하는 3·1운동 관련 인물을 대상으로 심도 깊은 검증과정을 거쳐 독립유공자 서훈을 추진한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역사적 논란은 명백한 고증을 통해 불식할 수 있다. 이번 학술회의가 이견 없는 독립정신의 가치를 세우는 구심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많은 분들께서 참여하셔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뿌리인 3·1독립 운동의 뜨거웠던 열망을 되새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트럼프, 이민자 4만명 DNA 샘플 수집 논란

    사생활 침해·범죄수사 윤리 논란 불가피 팀 쿡 “DACA 중단 반대” 의견서 제출 불법 이민자 차단에 주력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구금 이민자의 유전자(DNA) 샘플 수집을 추진한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이민당국 관리들에게 4만명 이상의 구금시설에서 DNA를 수집할 권한을 부여하는 새 규정을 만들고 있다. 법무부는 수집한 이민자들의 DNA 자료를 미 연방수사국(FBI)의 전국 범죄자 데이터베이스(DB) ‘코디스’로 보내 각 주와 법 집행당국이 범죄 용의자 신원 파악에 활용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새 규정을 만드는 것은 연방시설에 체포 또는 구금된 사람들의 DNA 샘플 수집을 허용하는 ‘DNA 지문법’에 근거한 조치라고 국토안보부는 밝혔다. 2005년 미 의회에서 통과된 이 법에 따라 외국인 DNA 샘플을 수집할 수 있지만 버락 오바마 전 정부는 구금 이민자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는 법을 어긴 적이 없고 합법적으로 망명을 신청한 이민자들과 어린이들의 DNA 수집까지 허용할 방침이다. 새 규정을 놓고 사생활 침해 및 DNA 범죄수사에 대한 윤리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민단체 미시민자유연맹 베라 아이델먼 변호사는 “이 규정은 DNA 수집의 목적을 범죄수사가 아닌 인구 감시로 바꾸게 될 것”이라며 “자유롭고 신뢰하는 자주적 사회라는 개념과 정반대”라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불법체류 청소년의 추방을 유예하고 취업허가를 내주는 ‘DACA’ 프로그램 중단에 반대한다는 법정 의견서를 대법원에 제출했다고 CNBC 등이 전했다. 트럼프 정부는 2017년 이 프로그램을 종료하기로 했으나 몇 건의 소송이 제기되면서 현재 대법원에 계류된 상태다. 미 정부가 이민자들에게 빗장을 걸면서 멕시코 망명 신청자가 크게 늘었다. 멕시코 난민지원위원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멕시코 망명 신청자는 4만 8254명에 이른다. 2014년 한 해 망명 신청 건수가 2100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5년 만에 20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판소리 복서’ 엄태구 “이혜리, 현장 오기만 기다려”

    ‘판소리 복서’ 엄태구 “이혜리, 현장 오기만 기다려”

    오늘(3일) 밤 방송되는 MBC ‘섹션TV 연예통신’에서는 영화 ‘판소리 복서’로 돌아온 엄태구, 이혜리, 김희원과의 인터뷰가 공개된다. 영화 ‘판소리 복서’는 과거의 실수로 체육관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살아가던 전직 프로복서 병구(엄태구)가 자신을 믿어주는 든든한 지원군 민지(이혜리)를 만나 잊고 있었던 미완의 꿈 ‘판소리 복싱’을 완성하기 위해 생애 가장 무모한 도전을 시작하는 이야기를 담은 신박한 코믹 휴먼 드라마다. 이혜리는 시나리오를 처음 접했을 때 “도대체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가서 다시 읽었다”며 읽을수록 신박하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관객분들도 영화를 여러 번 보시면 좀 더 많은 걸 보실 수 있을 것이다”라는 센스 있는 홍보로 현장을 웃음 짓게 했다. 엄태구는 함께 호흡을 맞추게 된 이혜리에 대해 “(이혜리가) 현장에 오기만을 기다렸다. (같이 있으면) 웃게 되고 긴장도 풀렸다”고 칭찬하며 분위기 메이커였음을 밝혔다. 이에 이혜리 역시 엄태구를 최고의 파트너로 꼽으며 주위를 훈훈하게 하기도했다. 한편 이날 세 배우는 흥겨운 장구 장단에 맞춰 복싱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현장을 즐겁게 했다는 후문이다. 영화 ‘판소리 복서’의 주역 세 배우와의 화기애애한 인터뷰는 오늘 밤 10시 5분 MBC ‘섹션TV 연예통신’에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강북구, ‘일제 문서로 보는 2·8독립선언과 3·1운동’ 학술회의

    서울 강북구는 오는 4일 한국언론회관 19층 기자회견장에서 ‘도쿄에서 함흥으로 : 문서로 보는 2·8독립선언과 3·1운동’을 주제로 학술회의가 열린다고 3일 밝혔다. 1919년 우리 민족이 치열하게 추구했던 독립정신과 민주공화주의를 다시 한 번 조명하는 자리다. 시간은 오후 1시부터 6시까지다. 민족문제연구소 주최, 근현대사기념관 주관으로 개최되는 이번 학술회의에서는 최근 불거진 역사부정 논란에 맞서 이를 원천봉쇄할 연구 성과를 공유한다. 강제병합 후 10년도 지나지 않아 전 민족적으로 일었던 3·1정신을 되짚어봄으로써 식민지미화론이 완벽한 허구임을 입증하자는 취지다. 학술회의에서는 일본에서 새로 발굴된 ‘2·8독립선언 서명자 취조 기록’과 3·1운동 관련자 기소 준비 자료인 ‘대정8년 보안법사건’을 집중 분석한다. 발표자들은 보안법사건 문서를 검토해 다양한 형태의 항쟁과 새롭게 밝혀진 독립운동가들의 구체적 행적을 최초로 공개한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늙고 아픈 길고양이의 ‘묘생’을 돌보는 호스피스 쉼터, 경묘당

    늙고 아픈 길고양이의 ‘묘생’을 돌보는 호스피스 쉼터, 경묘당

    문을 열자 조용한 공간에 ‘딸랑’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낯선 이가 어색한 고양이들은 상자와 식탁 아래로 숨기 바쁘고, 사람 손길이 그리운 아이들은 만져달라는 듯 달려와 다리에 몸을 비벼댔다. 고양이들의 모습은 우리가 알고 있는 고양이 카페의 어린 고양이들과는 사뭇 달랐다. 길 위의 고단한 삶을 견뎌낸 생명들이 구조돼 모인 호스피스 쉼터 ‘경묘당(敬猫堂)’. 노인들의 여가 공간인 경로당에서 이름을 따온 경묘당은 이름에서 느껴지는 대로 늙고 아픈 길고양이들이 차가운 길 위에서 눈을 감지 않도록 남은 ‘묘생’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다.‘묘르신’들의 쉼터 2017년 문을 연 경묘당은 ‘묘르신’들의 쉼터인 동시에 일반인들이 찾을 수 있는 카페 형태로 운영된다. 카페 입장료를 내면 음료를 마시면서 고양이와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경묘당을 운영하는 ‘봉사하는 우리들’의 대표 오경하 단장은 “하루에 보통 두 분에서 네 분 정도까지 봉사자님들이 방문을 하셔서 고양이들을 돌보고 손님들을 응대한다”고 전했다. 경묘당을 열게 된 계기는 의외로 단순했다. 늙고 아픈 고양이를 구조했는데 그 고양이가 오래 머물 곳이 필요해서였다. 오 단장은 “경묘당을 만들기 전 구조 활동을 하다가 뭉실이를 구조했다. 나이도 많고 눈도 보이지 않는 아이이다 보니 입양을 보내기가 어려웠다. 아픈 아이라서 한곳에 오래 머물러 있을 필요가 있었고, 아이가 생을 마지막까지 보낼 수 있는 곳을 찾아야만 했다. 그래서 경묘당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너구리’로 오해받은 뭉실이…각자의 사연을 안고 경묘당으로 경묘당의 입소 정원은 20마리. 나이가 많고 아픈 고양이들이 스트레스받지 않고 적절한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정원 제한을 뒀다. 경묘당을 찾은 고양이들 한 마리 한 마리 사연 없는 아이들이 없다. 경묘당의 터줏대감 ‘뭉실이’는 배수로에 버려져 온몸이 진흙에 뒤엉킨 채 발견됐다. 백내장이 진행되고 있어서 눈도 회색이었던 뭉실이는 주민에게 ‘너구리’라는 오해까지 받았다가 단체에 구조됐다. 취재진을 피해 캣타워에 숨던 동구는 뒷다리 뼈가 모두 부서진 상태로 보호소에 입소했다. 오 단장은 “다리 하나라도 살려보려고 굉장히 애를 썼는데 결국은 실패해 현재 뒷다리 두 개를 절단한 상태”라며 “치료과정 자체가 쉽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도 사람을 좀 무서워한다”고 말했다.손님이 많으면 오히려 걱정이라는 ‘묘상한’ 카페 경묘당은 카페 형태로 운영되지만 정작 사람이 많은 것을 반기지 않는다. 손님들을 모으기 위해 경묘당을 따로 홍보하지도 않는다. 아픈 아이들이 많아 방문하는 분들이 많으면 아이들이 힘들어하기 때문이다. 중학생부터 경묘당에 놀러 올 수 있고 초등학생은 성인동반 시 2명까지 입장 가능한 규칙이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른 (고양이) 카페처럼 외모가 아주 예쁘거나 어린아이들이 있는 공간은 아니라서 아는 분만 찾아오세요. 아픈 아이들이라 오신 분들 옷을 더럽히는 경우도 있고, 노묘들이라 낚싯대를 흔들어도 반응이 없는 경우가 많죠. 고양이와 활기차게 놀 걸 기대하고 오시는 분들은 두 번 방문하지는 않으시지만, 경묘당의 분위기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꾸준히 오십니다”경묘당이 문 닫는 날을 꿈꾸며 늙고 아픈 아이들을 돌보는 곳이니 운영비가 많이 필요하다. 감사하게도 후원해주시는 분들이 계시지만 경묘당을 운영하기엔 부족한 부분이 있다. 카페 수익금과 후원금 등으로도 충당되지 않는 부분은 오경하 단장의 사비로 메꾸고 있다. 오 단장은 “제 사비로 채우고 있는 부분이 없더라도 경묘당이 운영되길 바라는 마음”이라면서 “저희 능력에 맞게끔 구조를 하고 케어를 하고 할 수 있는 만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자체적으로 수익금을 낼 수 있는 구조를 찾아 ‘단순 보호 쉼터’가 아닌 ‘자립형 쉼터’로 발돋움하는 것이 지금의 목표다. 카페 운영을 걱정하면서도 오 단장은 경묘당의 최종 목표는 문을 닫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조해야 하는 아이들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된다면 경묘당이 없어지지 않을까. 그리고 동물과 사람이 공존할 수 있는 세상이 되길 바라요. 길에 사는 아이들도 더불어서 사랑해야 하는 생명체거든요. 그 아이들이 적어도 해코지는 당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글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영상 박홍규 문성호 김민지 gophk@seoul.co.kr
  • 韓과 냉랭, 北과 화해, 러와 밀착… 한반도문제 전환기에 선 중국

    韓과 냉랭, 北과 화해, 러와 밀착… 한반도문제 전환기에 선 중국

    올해는 중화인민공화국(신중국) 건국 70주년과 한중 수교 27주년이다. 그간 두 나라는 오랜 적대 관계를 청산하고 세계 외교가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만큼 비약적인 교류 발전을 일궜지만 2016년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빙하기에 들어갔다. 반면 지속적으로 악화일로를 걷던 북중 관계는 지난해 북미 핵협상 재개를 계기로 서로의 전략적 가치를 인정해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여기에 ‘반미’를 매개로 중러 관계도 새로 정립되고 있다. 중국을 둘러싼 한반도 정세가 ‘역사적 변곡점’을 지나는 모습이다. ●사드 배치로 어그러진 한중 관계 2일 중국 외교가 등에 따르면 중국은 수교국과의 관계를 크게 5단계로 분류한다. 단순 ‘수교관계’에서 ‘선린우호관계’, ‘동반자관계’, ‘전통적 우호협력관계’, ‘혈맹관계’의 순으로 협력 수위가 높아진다. 한중 두 나라는 1992년 선린우호관계로 시작해 1998년 협력 범위를 확대하는 ‘협력동반자관계’로 격상했다. 이후 전면적 협력동반자관계(2003)와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2008)로 단계를 높이며 꾸준히 거리를 좁혔다. 이제 한국은 중국의 3대 교역 대상국으로, 중국은 한국의 최대 대상국으로 발돋움했다. 일부 경제 전문가는 “1990년대에 우리가 중국과 수교하지 않았다면 지금까지도 ‘중진국의 덫’(1인당 국민소득 1만 달러를 전후해 국가 성장이 지체되는 현상)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을 수 있다”고 본다. 2014년 7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부인 펑리위안 여사는 “딸과 함께 시 주석의 젊은 시절 사진을 보며 한국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주인공 도민준(김수현 분)과 많이 닮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2015년 9월 박근혜 당시 대통령은 시 주석과 베이징 톈안먼 성루에 올라 항일전쟁 승리 기념(전승절) 열병식을 지켜봤다. 같은 해 12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도 발효됐다. 이 시기가 두 나라 관계의 최절정기였다. 하지만 2016년 1월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북한 압박의 키를 쥔 중국의 반응이 기대에 크게 못 미치자 박 대통령은 미국과의 소통을 강화하며 사드 배치를 공식화했다. 중국은 사드를 미국의 대중 견제무기로 여겨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은 한국 연예인과 문화 콘텐츠를 규제하고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에도 보복을 가했다. 유커(중국인 관광객)의 한국 방문도 크게 줄어들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양국 관계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사드 이전 관계’로 복원하려면 갈 길이 멀다. 두 나라 모두 냉엄한 지정학적 현실을 인정하고 새로운 외교관계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악화일로 걷던 북중 관계는 데탕트 2017년 12월 중국 권력서열 4위 왕양 부총리는 중국을 방문한 야마구치 나쓰오 일본 공명당 대표에게 북중 관계에 대해 “과거에는 피로 굳어진 관계였지만 지금은 핵 문제 때문에 대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최고위급 인사가 북한과의 관계를 ‘대립’이라고 표현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었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북중 관계는 심각한 균열을 맞고 있었다. 하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일 신중국 건국 70주년을 맞아 시 주석에게 보낸 축전에서 “우리는 중국 당과 정부와 인민의 투쟁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언제나 (중국과) 함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6일 북중 수교 70주년 기념 행사를 앞두고 북한 고위급 인사들이 대거 방중하는 등 우호적 분위기가 읽힌다. 역사학계에 따르면 일제강점기 당시 중국 내 조선인들이 만든 ‘조선의용군’은 중국 공산당 근거지인 산시성 옌안에서 팔로군과 항일활동을 벌였다. 중국도 6·25전쟁 때 항미원조(미국에 맞서 북한을 지원)를 명분으로 인민지원군을 파견했다. 이렇게 맺어진 두 나라의 혈맹 관계는 1961년 북중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며 극에 달했다. 하지만 1992년 중국이 한국과 수교를 맺은 뒤로 관계가 소원해졌다. 중국에 안보를 의존할 수 없다고 판단한 북한은 핵 개발에 착수했다. 이에 중국이 지속적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에 동참하면서 갈등의 골이 더 깊어졌다. 그러다가 지난해 초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북한이 미국과 비핵화 협상에 나서면서 관계가 급변했다. 세계 최강대국을 상대해야 하는 북한은 전통 우방인 중국의 도움이 절실했다. 중국도 미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북한을 지렛대로 더 이용할 필요를 느꼈다. 문일현 중국 정법대 교수는 “중국은 비핵화 과정에서 자신의 국가 이익을 확보하고자 한반도 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면서 “중국의 대북 영향력이 많이 줄었다고는 해도 북한이 중대 외교 사안을 결정할 때 중국에 자문하는 수준은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미 매개로 러시아와도 관계 개선 북한과 마찬가지로 2일 수교 70주년을 맞은 러시아와의 중국 관계도 한층 끈끈해지고 있다. 시 주석이 집권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중국의 가장 중요한 국빈이 됐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과거 사이가 좋지 않았던 중국과 러시아가 시 주석이 집권하면서 갑자기 밀착했다. 그만큼 미국이 이들 국가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면서 “미국을 혼자서 감당하기 힘들기 때문에 중러 양국이 힘을 합치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문 대통령 “일자리만큼 좋은 복지 없어…정년 늘려가겠다”

    문 대통령 “일자리만큼 좋은 복지 없어…정년 늘려가겠다”

    문재인 대통령은 2일 “활기차고 보람 있게 사시는데 일자리만큼 좋은 복지가 없을 것”이라며 “정규적인 일자리에도 더 오래 종사하실 수 있도록 정년을 늘려가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23회 노인의 날’ 기념식에서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이 대독한 서면 축사를 통해 “어르신 일자리는 작년까지 51만개를 마련했고 올해 13만개 더 늘릴 계획”이라며 “건강이 허락되시는 한 계속 일하실 수 있도록 더욱 챙기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어르신들은 우리 사회의 진정한 뿌리이자 버팀목”이라며 “노인의 날을 맞아 어르신들의 삶을 귀히 여기고 공경하는 마음을 새길 수 있어 매우 뜻깊다”고 말했다. 이어 “어르신들은 식민지와 전쟁 고통을 겪으셨고 민주화와 경제성장을 일구신 우리의 살아있는 역사”라며 “긴 세월 동안 흘리신 땀과 눈물을 존경하며 그 마음을 담아 올해 100세 이상 어르신 1550분께 청려장(장수지팡이)을 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100세 이상 노인들에게 청려장과 함께 축하 카드도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인간은 모두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 권리가 있고 유엔은 노인의 날을 지정하고 어르신 삶에 관심을 가질 것을 촉구해왔다”며 “한국은 2026년이면 65세 이상 어르신이 전체 인구의 20%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고 정부는 어르신들이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더 많은 준비와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또 “우리 정부는 ‘건강하고 품위 있는 노후 생활 보장’을 국정과제로 삼고 존경의 마음을 담아 지원책을 마련했다”며 “생활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기초연금을 올해 최대 30만원으로 올렸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혼자 사시는 분들, 몸이 불편하신 분들의 생활 편의를 위해서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전국 보건소에서 의료비 걱정을 덜어드리고 치매안심센터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어르신 관련 내년 정부 예산을 올해보다 18% 이상 증가한 16조 6000억원을 편성했다”며 “100세 시대를 맞아 어르신들이 더 오랫동안 사회활동에 참여하실 수 있도록 바꿔가겠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글로벌 In&Out] 시안사변과 중국의 운명/바실리 V 레베데프 고려대 사학과 석사

    [글로벌 In&Out] 시안사변과 중국의 운명/바실리 V 레베데프 고려대 사학과 석사

    중국 근현대사 연구자들은 올해 70주년을 맞은 중국혁명 승리의 뿌리는 중국의 역사를 완전히 바꾼 1936년 12월에 발생한 ‘시안사변’에 있다고 간주한다. 이번에는 중공에 의한 중화인민공화국의 건국을 기념하면서 이 사건의 배경과 경과에 대해 간략하게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중국공산당은 1921년 창설 이후 코민테른과 소련의 지시로 중국 국민당과 관계를 맺어 제1차 국공합작에 참여했다. 하지만 1927년 4월 상하이를 점령한 장제스가 예고도 없이 국민당군과 함께 싸웠던 노동자들로 구성된 소부대들을 무장해제시키고 잔인한 숙청을 단행했다. 국민당에 배신당한 중공은 난창폭동을 일으키고 홍군을 창설하였으며 중화소비에트공화국을 설립했다. 1931년 만주사변을 통한 일본의 침략에도 불구하고 안내양외(安內攘外)정책을 선포한 장제스는 대일저항을 사실상 포기하고 중공에 대한 토벌을 고수했다. 1933~34년 독일 군사고문의 지도를 받은 장제스의 군대가 대부분의 혁명근거지를 없애는 데에 성공했으며 중공은 장정(長征)을 실시하고 중국 북부에 있는 옌안이라는 지역으로 도피했다. 이때 국민당 내부에 일제의 위협을 무시하고 중공 소멸에만 집중하던 장제스의 정책을 반대하고 중공을 동정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었다. 결국 옌안 지역에서 중공 토벌을 맡았던 장쉐량과 양후청이 내전의 무의미함을 느끼고 공산당과 연락을 취하면서 정전했다. 중공과 손잡고 대일전쟁의 준비에 나선 장쉐량은 장제스를 설득해 봤으나 장제스는 귀를 기울이지 않고 공격을 계속하라고 지시하였다. 1936년 말 장제스가 공격을 강행하기 위해 시안에 도착했을 때 장쉐량과 양후청은 더이상 기다릴 수 없게 되어 반란을 일으키기로 결심했다. 12월 12일 오전 5시 장쉐량 친위대가 장제스가 머물고 있던 별장을 급습해 그를 체포했다. 장쉐량은 8개의 조건을 내세워 내전을 중지하고 항일에 나설 것을 요구했으나 장제스는 타협을 거부했다. 같은 날 저녁 장쉐량은 중공 중앙위원회에 전보를 보내 상황을 설명했다. 중공은 장제스 문제의 해결 방법을 논의했다. 이 회의의 기록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그 회의에 참석했던 장궈타오의 회의록에 따르면 시안사변을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중공은 저우언라이를 시안에 파견하고 코민테른의 의견을 확인하고 결정하기로 했고 모스크바에 전보를 보냈다. 소련은 이 소식이 충격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잘 인식했던 소련의 지도부는 통일전선을 결성하지 못하면 아시아 전체가 일제의 지배에 들어가고 식민지 민족의 해방은커녕 소련도 독일과 일본의 양면침략을 당해 패망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때문에 스탈린은 즉시 소련 정부기관지에 시안사변을 비난하는 기사를 발표할 것을 지시했고 12월 16일 코민테른이 중공에 시안사변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라는 전보를 보냈다. 이와 동시에 중국의 상황은 급변하고 있었다. 장제스 구금의 소식을 받은 국민혁명군 장군 허잉친은 12월 16일 자신을 토벌군의 사령관으로 임명하고 시안 부근을 폭격했다. 이 폭격의 인명피해는 수백명에 달했다. 하지만 직접 시안에 간 장제스의 부인 쑹메이링은 토벌작전 중지 지시를 내리도록 장제스를 설득했다. 중공 중앙위원회는 12월 19일 확대회의에서 시안사변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기로 하고 장제스와의 대화를 본격 지지했다. 흥미롭게도 장쉐량, 양후청과의 대화를 거부하던 장제스는 군관학교 총수 시절 부하이던 저우언라이와 대화를 시작했다. 결국 장제스는 중공이 그 정부와 홍군을 해산하고 국민혁명군에 들어가면 내전을 중지하고 통일전선을 결성하겠다고 약속했고 12월 26일에 석방됐다.
  • 2년째 무역전쟁, 커지는 반중 정서… 위협받는 시진핑 ‘힘의 외교’

    2년째 무역전쟁, 커지는 반중 정서… 위협받는 시진핑 ‘힘의 외교’

    中 급성장에 美와 통상·안보 전방위 마찰 ‘스트롱맨’ 시진핑·트럼프 갈등·휴전 반복 수출 주도형 中, 성장 둔화 등 피해 더 커 홍콩 반중 시위 격화·대만 일국양제 거부 파키스탄 ‘일대일로’ 관련 차관에 빚더미 국제사회 “빚으로 빈국 식민지화” 비판도1949년 10월 1일 중국 공산당 리더 마오쩌둥(1893~1976)이 베이징 톈안먼 망루에서 중화인민공화국 수립을 선포한 지 70년이 지났다.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경제발전에 성공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하지만 고속성장으로 인한 여러 성장통도 함께 겪고 있다. 미국은 무역전쟁과 인도·태평양 전략 등으로 중국 견제에 나섰다. 수십년간 신성불가침 원칙으로 여겨 온 ‘하나의 중국’도 홍콩과 대만에서 위협받고 있다. 이런 어려움은 ‘힘의 외교’를 추구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하면서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최근 미국 월가의 베테랑 트레이더 아트 카신 UBS 이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탄핵과 관련된 소식이 나오고 있지만 시장에는 영향이 없다. 모든 관심은 중국과의 무역전쟁에 쏠려 있다”고 말했다. 중국중앙(CC)TV도 지난달 29일 중산 중국 상무부 부장이 베이징에서 열린 신중국 건국 70주년 관련 기자회견에서 “미중 무역전쟁이 1년여 넘게 지속되면서 중국 무역은 전례 없는 도전을 맞았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중국의 최대 현안이 무역전쟁임을 파악할 수 있는 대목이다. 2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미중 무역갈등으로 상대적으로 중국의 피해가 더 부각되고 있다. 지난해 3월 트럼프 대통령이 연간 500억 달러(약 60조원)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25%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해 무역전쟁이 시작됐다. 이에 중국도 지지 않고 반격하면서 양측은 분쟁을 이어 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과정에서 갈등과 휴전을 반복해 혼란을 키웠다. 수출 주도형 국가인 중국은 성장이 둔화돼 경기가 침체됐다. 2012년 시 주석이 집권하면서 중국은 ‘신형대국관계’라는 외교 개념을 제시했다. 세계 질서 재편을 주도하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내는 동시에 더이상 힘을 숨기지 않겠다는 오만함을 표현한 것이기도 하다. 그러자 미국이 이를 맞받아치듯 통상과 기술, 안보, 인권 등 전방위에 걸쳐 중국을 밀어붙이고 있다. 중국의 팽창 전략과 미국의 억지 전략 사이에서 빚어지는 필연적 충돌로 볼 수 있다. 미국의 유명 정치학자 그레이엄 앨리슨은 저서 ‘불가피한 전쟁’(2017)에서 “미중 두 나라가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빠져 서로 원치 않는 전쟁으로 치닫고 있다고 분석했다. 앨리슨은 펠로폰네소스전쟁(기원전 431~404)을 신흥강국 아테네와 이를 견제하려는 스파르타 간 구조적 갈등의 결과로 설명하며 이를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라고 불렀다. 지금의 미국과 중국이 2400여년 전 스파르타와 아테네처럼 충돌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는 것이다. 중국이 금과옥조로 여기는 ‘하나의 중국’ 원칙도 위협받고 있다. 우선 중국이 1997년 영국으로부터 돌려받은 홍콩에서 ‘일국양제’(한 나라 두 체제)가 시험대에 올랐다. 홍콩에서는 지난 6월부터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철회를 위한 반대 시위가 이어지면서 반중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 거의 매주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가 불에 타거나 짓밟힌다. 홍콩에 대한 중국의 장악력이 커지면서 이에 비례해 홍콩 시민들의 반감도 높아진 탓이다. 대만에서도 마찬가지다. 내년 1월 총통 선거를 앞두고 재선 도전에 나선 차이잉원 총통이나 친중 성향 야당인 국민당 후보 한궈위 가오슝시장 모두 일국양제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중국에 대한 대만인들의 불신이 극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올해 초 연설에서 “대만과의 평화통일을 지향하지만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옵션도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차이 총통은 ‘민주주의 수호자’ 이미지를 재조명받아 지지율이 크게 올랐다. 홍콩의 반중 시위를 계기로 “중국의 일국양제는 실패했다”는 차이 총통의 주장에도 힘이 실렸다. 대만에서는 “차이 총통의 지지율 회복의 일등 공신은 시진핑”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 밖에도 국제사회는 중국이 일대일로(육상·해상 신실크로드)를 명분 삼아 빚으로 저개발 국가들을 예속시키는 ‘식민주의’ 행보를 보인다고 비판한다. 파키스탄은 일대일로와 관련해 62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사업을 진행하면서 대규모 차관을 들여왔다가 빚더미에 올랐다. 결국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는 처지가 됐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대사는 최근 몰디브에서 열린 ‘인도양 콘퍼런스(IOC) 2019’ 기조연설에서 “일대일로는 투명성을 지향하는 국제규범을 무시하고 다른 나라들을 빚의 함정에 빠뜨려 주권을 위협한다”고 힐난했다. 중국의 팽창 전략에 관한 미 조야의 우려를 그대로 보여 줬다. 미 외교의 거두이자 중국을 국제사회로 끌어낸 일등 공신인 헨리 키신저는 저서 ‘중국 이야기’에서 세력 확장 싸움인 동양의 바둑을 설명한 뒤 “중국 정치인은 힘의 대결보다는 (바둑에서처럼) 섬세한 전략으로 수싸움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방식을 선호했다”고 분석했다. 시 주석의 중국에도 이러한 섬세함이 요구되는 시기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주먹질한 남편의 동의가 외국인 아내 체류 연장에 왜 필요합니까”

    “주먹질한 남편의 동의가 외국인 아내 체류 연장에 왜 필요합니까”

    ‘이주여성 정책 대안’ 전문가 제언국내 결혼 이민자는 문화·언어적 장벽에서 비롯된 차별과 혐오, 가정폭력, 불안정한 체류 자격 탓에 고통받는다. 서울신문은 이주여성을 사회 구성원으로 포용하기 위한 정책 대안을 분야별로 살펴봤다. 활동가, 변호사, 연구자 등 이주여성 관련 전문가 8명의 도움을 받았다. #한국생활 정착 지원 여성가족부는 이미 통·번역 지원 서비스, 한국어·한국사회 적응교육, 부모 교육 등 각종 지원 서비스를 하고 있다. 문제는 많은 결혼 이주민들이 무슨 지원책이 있는지 모른다는 점이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지난 7월 이주여성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영유아 보육료 지원 외 다른 서비스를 아는 비율은 46%뿐이었다. 정책을 잘 알리기만 해도 결혼 이민자의 어려움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다문화가족지원법의 적용 대상을 넓혀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국인 배우자가 있어야 지원 대상이 되는 현행 제도를 한국인 배우자가 없어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외국인끼리 꾸린 가정이나 이혼 가정, 한국인 배우자가 사망한 가정 등 전체 이주 가정이 지원대상이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내국인이 역차별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가정 폭력 등 인권침해 ‘매 맞는’ 외국인 아내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 도입에는 별다른 반대 여론이 없다. 지난 7월 전남 영암에서 베트남 출신 이주여성이 남편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영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퍼져 사회적 충격을 주기도 했다. 왕지연 이주여성연합회장은 “폭행당한 피해자가 몸을 숨기는 쉼터 등을 늘리는 것보다 가해자에 대한 처벌 강화, 폭행 발생 때 가해자 분리 등 강력한 보호방안을 만드는 게 근본적 대안”이라고 말했다. 중개업소 등을 통해 외국인 아내를 만난 한국인 배우자에게 인식 교육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주민지원공익센터 ‘감동’ 소속 이현서 변호사는 “노동 착취나 임신 강요 등의 문제로 갈등하다가 남편이 아내를 때리는 상황으로 번지는 사례가 많다”며 “‘외국인 아내는 내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일부 남편들의 가치관을 바꿀 인권 교육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혜실 이주민방송 대표도 “이주여성을 한국사회에 동화시키려고만 하지 말고 다른 문화를 인정하며 포용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출입국 및 체류자격 이주여성이 한국인 남편에게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체류자격 제도도 손볼 필요가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11년 “이주여성이 국내 체류 연장을 허가받을 때 한국인 배우자가 신원보증서를 제출하도록 한 출입국관리법 시행규칙을 삭제해야 한다”는 의견을 법무부에 전달했다. 이후 신원보증서 제출 규정은 삭제됐다. 하지만 허오영숙 이주여성인권센터 대표는 “체류연장 또는 영주권 신청을 하려면 혼인관계증명서 등 서류를 내야 하는데 배우자가 도와주지 않으면 할 수 없다”며 “한국인 배우자의 영향력은 여전히 절대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결혼 생활이 끝나더라도 체류자격을 인정하는 요건인 귀책사유 기준은 조만간 완화될 전망이다. 대법원이 지난 7월 외국인 배우자에게 혼인 파탄에 이르게 된 일부 책임이 있더라도 결혼이민 체류자격을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파탄의 책임이 전적으로 한국인 배우자에게 있어야 체류자격이 인정됐다. #국제결혼 중개업 관리 국제결혼 중개업은 농어촌 사회의 인구 감소 문제의 해결책으로 활용돼 왔다. 이 때문에 이주여성을 출산이나 일을 거드는 도구 정도로 치부하는 시선이 있다. 특히 여성을 상품처럼 취급하며 홍보하는 일부 중개업체들의 영업 행태는 하루빨리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결혼 중개업 관리법에 따르면 중개업체는 거짓 또는 과장 광고, 차별이나 편견 조장 우려가 있는 내용, 인신매매와 인권침해 우려가 있는 내용의 광고를 하면 1년 이내 영업정지나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중개업체가 운영하는 유튜브나 홈페이지를 모니터링해 단속하면 권고나 영업정지, 폐쇄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당장 실현 가능성은 작지만 중개업 자체를 금지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황정미 강원대 사회과학연구원 교수는 “우리나라 국제결혼 중개업은 규제 수준이 매우 낮다”며 “대만에서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상업적 목적의 중개업을 금지하고, 공공기관에서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도움 주신 분들 김재련(변호사), 왕지연(이주여성연합회장), 이현서(변호사·이주민공익지원센터), 임선영(국가인권위원회 이주인권팀장), 정혜실(이주민방송 대표), 최윤정(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허오영숙(이주여성인권센터 상임대표), 황정미(강원대 사회과학연구원 교수) ●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은 이주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 이주아동이 겪는 각종 문제를 집중적으로 취재해 보도할 예정입니다. 이주노동자로서 임금체불, 산업재해 은폐 강요, 폭언과 폭행 등 부조리를 직접 경험했거나 이를 목격했다면 제보(key5088@seoul.co.kr) 부탁드립니다. 또 결혼이주여성이나 이주아동을 향한 폭언·폭행, 따돌림 등 혐오와 폭력에 대한 취재도 이어갈 예정입니다. 제보해주신 내용은 철저히 익명과 비밀에 부쳐집니다.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그들의 시선] “노래는 세상과 소통하는 도구예요” 뇌병변 장애인 유튜버 민이의 꿈

    [그들의 시선] “노래는 세상과 소통하는 도구예요” 뇌병변 장애인 유튜버 민이의 꿈

    “노래할 무대가 필요했고, 단 한 명이라도 들어줄 관객이 필요했어요.” 선천적으로 뇌병변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민이(23)씨가 유튜브를 시작한 이유다. 유튜브 방송은 이제 그가 살아가는 이유 중 하나가 됐다. 2019년 1월 10일 민이씨가 개설한 유튜브 채널 이름은 ‘노래하는 민이’다. 그는 주로 가수들의 노래를 커버해서 올리는데, 벌써 15만명이 넘는 구독자가 생겼다. 노래에 푹 빠진 민이씨를 지난달 24일 만났다. 민이씨의 꿈은 “작은 회사에서 사무직으로 일하는 것”이었다. 꿈을 위해 그는 준비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회계, 문서실무사, 심리상담사 2급 자격증 등을 취득하며 차근차근 스펙을 쌓았고, 여러 회사의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번번이 좌절해야 했던 민이씨는 문득 “앞으로도 계속 어렵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는 “(제가) 입장하자마자 면접관들이 보는 게 몸이었다. (제게는) 질문도 별로 하지 않았다”며 “그때, 스펙 같은 게 다 소용없구나, 라는 것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고민했다.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게 뭘까?’,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게 뭐지?’에 대해 숙고했다. 이후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노래’라는 결론에 다다랐고, ‘노래하는 민이’가 탄생했다. 물론 생각을 실행으로 옮기는 과정에는 상당한 두려움이 따랐다. ‘장애인이라고 무시당하거나 차가운 시선을 받지 않을까?’ 하는 마음 때문이었다. 그런데 업로드 후 반응이 왔다. 그는 “제 노래를 듣고 감동을 받았다는 분들이 있었다. 그 말씀이 저한테 큰 힘이 됐다”며 “누군가가 제 노래를 듣고 감동 받았다는 것, 그것이 제가 계속 노래를 할 수 있는 이유가 됐다”고 밝혔다. ‘노래하는 민이’, 그가 한 곡의 커버 영상을 완성하기까지는 20~30번 노래를 부른다. 스스로 마음에 들 때까지 촬영하고 지우기를 반복한다. 촬영에서 편집까지 영상 제작 전 과정을 혼자서 한다. 민이씨는 “편집할 때 가사가 짧은 노래는 보통 2~3시간 걸리고, 가사가 많은 경우 최대 5시간까지 걸린다”고 설명했다. 비록 속도는 비장애인보다 느리지만, 정성을 다해 한 편씩 완성해내고 있는 것이다.그런 민이씨의 진심이 통한 걸까. 현재 그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벌써 15만명이 넘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결과다. 그는 “제가 노래를 좋아하지만, 객관적으로 노래를 잘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많은 사랑을 주셔서 그저 감사하고, 영광일 따름”이라며 응원해주는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유튜브의 구독자와 수익은 비례하는 법이다. 하지만 민이씨의 경우는 예외다. 저작권 때문이다. 그는 “유튜브 자체로는 수익이 없다고 볼 수 있지만, 실시간 방송을 할 때 후원해주시는 분들이 있다”며 “한 달에 20~30만원, 많을 때는 50만원 정도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작권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누군가가 직접 연주해 주는 방법이 있는데, 그건 사실상 쉽지 않은 상황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실 민이씨의 유튜브 도전은 처음은 아니다. 앞서 ‘노래하는 경민’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했으나, 얼마 못 가 채널을 폐쇄했다. 악플(상대를 비방하는 나쁜 댓글) 때문이었다. 민이씨는 “지금도 물론 악플이 있지만, 그때는 처음이다 보니 심적으로 견디기 힘들었다. 결국 운영하던 유튜브 채널을 닫았다”면서 “지금은 응원해주시는 분도 많고, 면역력이 생겨 괜찮다”며 밝게 웃었다. 그럼에도 그는 악플러들에게 “좋은 일 할 시간도 모자라다”며 “악플 받는 사람의 입장을 생각해서 제발 그러지 말아달라”고 자제를 부탁했다.이렇게 고생하는 아들을 옆에서 지켜봐야 하는 민이씨 부모님은 처음에는 그의 도전을 강력히 만류했다. 물론 지금은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그는 “처음에는 제가 안쓰러우니까, 안 했으면 하셨다. 근데 제 고집을 꺾지는 못하셨다”며 “지금은 대견하다고, 자랑스럽다고 말씀해 주신다. 여전히 ‘그 힘든 걸 왜 하냐?’고 말씀하시지만, 많이 응원해 주신다”고 말했다. 민이씨는 노래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 “실력은 부족하지만, 많은 사람에게 감동과 힘을 드리고 싶다”는 명확한 목표를 밝힌 그는, “저 같이 몸이 불편하고, 생각하는 힘이 부족한 장애인들과 사각지대에 놓인 분들도 분명히 도전하고 싶은 게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분들에게 동기부여가 됐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결국 민이씨가 마이크 앞에 선 이유는, ‘세상과 희망을 나누기 위해서’인 것이다. “노래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고, 조금이나마 잘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하는 민이씨, 그는 “노래는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수단이다. 언젠가 오프라인 무대에서 더 많은 사람에게 노래를 들려주고 싶다. 그런 꿈을 꾼다…”며 작지만 따뜻한 희망을 내비쳤다. 글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영상 박홍규, 문성호, 김민지 기자 goph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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