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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대한 탐험가 수난시대. .콜럼버스, 쿡 등 동상 훼손 이유는

    위대한 탐험가 수난시대. .콜럼버스, 쿡 등 동상 훼손 이유는

    미지의 신대륙을 발견한 위대한 탐험가를 꼽는다면 대부분이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와 뉴질랜드를 발견한 제임스 쿡 선장을 꼽는다. 최근 영국 BBC 방송이 실시한 ‘11~20세기 최고 탐험가‘ 여론조사에서 콜럼버스와 쿡 선장은 나란히 1, 2위를 차지하는 등 아직도 그들의 명성이 자자하다. 하지만 일각에서 이들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들은 미지의 신대륙을 발견한 위대한 탐험가가 아니라 평화로운 원주민의 삶을 송두리째 빼앗아간 ‘약탈자’란 비판을 받고 있다. 그래서 이들의 동상에 붉은 페인트가 칠해지고 철거를 요구하는 시위가 해마다 벌어지고 있다.지난 14일(현지시간)은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발견을 기념하는 미국의 국경일인 ‘콜럼버스 데이’(10월의 두 번째 월요일)였다. 하지만 이날 미국 곳곳의 콜럼버스의 동상이 훼손당하는 수난을 겪었다.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의 콜럼버스 동상에는 누군가가 얼굴에 붉은색 페인트를 붓고, ‘집단 학살 기념을 중단하라’고 적힌 표지판을 걸쳐놨다. 또 샌프란시스코 ‘리틀 이탈리’에 있는 콜럼버스 상에는 누군가가 “모든 집단학살의 기념물을 파괴하고, 모든 식민지 개척자를 살해하라‘라고 적어놨다.이는 콜럼버스가 북미지역을 식민지화하고, 원주민 학살과 노예제 확산에 역할을 했다는 점을 비판한 것이다. 특히 원주민 상당수는 역사상 가장 유명한 식민지 개척자의 행위를 인정, 연방 국경일로 지정해 기념하는 것은 비인간적이고 모욕적인 처사라며 항의하고 있다. 그래서 뉴멕시코주를 필두로 현재 10여개 주가 콜럼버스 데이를 ‘원주민의 날’로 바꿨다. 또 100여곳 이상의 도시와 마을, 대학 캠퍼스도 원주민의 날 기념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쿡 선장도 푸대접을 받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10월 8일은 쿡 선장의 탐험대가 지금의 뉴질랜드 북섬 기즈번에 첫발을 내디딘 지 250년 되는 날이었다. 하지만 콜럼버스와 마찬가지로 쿡 선장도 환영받지 못했다. 특히 쿡 선장의 ‘뉴질랜드 도착’ 250주년을 맞아 뉴질랜드 정부가 마련한 기념행사는 반대 시위로 제대로 치러지지 못했다. 마오리족을 중심으로 한 시위대의 한 참가자는 “쿡 선장 일행에게 집단 학살을 당한 마오리 원주민에게 이날은 끔찍하고 충격적인 날”이라고 지적하면서 “이 땅은 원래 ‘발견’돼 있었는데, 이 자를 추켜올리는 건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호주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누군가 호주 시드니 센트럴하이드 공원에 설치된 쿡 선장의 동상에 흰 페인트로 비키니를 그려 넣기도 하고, 다른 곳의 동상에는 분홍색 페인트를 칠하기도 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신대륙의 발견은 탐험가에게 영광이었겠지만, 그곳에 삶의 터전을 잡고 살던 원주민들에게는 재앙이었다”면서 “콜럼버스와 쿡 선장 등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軍 “야생멧돼지 GOP 철책 넘어올 수 없어…조류·쥐 등 감염경로 추정”

    軍 “야생멧돼지 GOP 철책 넘어올 수 없어…조류·쥐 등 감염경로 추정”

    박지원 “멧돼재, 북한산이냐 남한산이냐” 서욱 육군총장 “남방한계선 남하 불가…조류·쥐 감염경로 추정”국방부에서 18일 진행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군사법원 국정감사에서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관련해 의원들의 질의가 쏟아졌다. 서욱 육군참모총장은 이날 ASF와 관련해 야생 멧돼지 개체가 비무장지대(DMZ) 남방한계선을 넘어 직접 내려오기 어렵다고 밝혔다. 서 총장은 ‘멧돼지가 북한산이냐, 남한산이냐’라는 박지원 대인신당(가칭) 의원의 질의에 대해 “(멧돼지는) 남북을 오가면서 DMZ 일대에서 서식한다”며 “멧돼지가 매개체가 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 총장은 “현재 GOP(일반전초) 철책은 3중 철책으로 돼 있어서 멧돼지같이 큰 개체가 (남방한계선을 넘어) 남쪽으로 내려오지 못한다”며 “멧돼지 사체를 먹은 조류나 작은 쥐라든가 이런 게 있어서 감염됐을 걸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 총장은 “수문(水門) 철책이 별도로 있고 수문만 집중 감시하는 카메라도 있다”며 “멧돼지가 직접 내려오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방부는 지난 15일부터 48시간 동안 민통선 내 야생 멧돼지 포획을 위해 환경부·산림청·지방자치단체 등과 함께 민관군 합동포획팀을 투입, 126마리의 야생 멧돼지를 사살해 매몰 조치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오늘 대민지원은 36개부대 2208명과 장비87대 등이 투입돼 도로방역 및 이동통제초소 농가초소 등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폴란드 거장 펜데레츠키 내한…2019서울국제음악제 22일 개막

    폴란드 거장 펜데레츠키 내한…2019서울국제음악제 22일 개막

    폴란드 출신 세계적인 작곡가이자 지휘자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가 한국을 찾는다. 헝가리 대표 지휘자 칼만 베르케시도 120년 역사를 간직한 죄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한국 무대에 선다.오는 22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인간과 환경’을 주제로 서울 주요 공연장에서 펼쳐지는 ‘2019 서울국제음악제’는 품격 높은 클래식 연주로 구성됐다. 올해 음악제에서는 4개 관현악 콘서트와 6개 실내악 연주가 이어진다. 올해 음악제는 22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한국과 헝가리 수교 30주년을 기념 특별음악회가 시작을 알린다. 베르케시의 지휘로 죄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리스트의 ‘전주곡’과 한국 작곡가 류재준의 ‘피아노 협주곡’, 버르토크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을 연주한다. 러시아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가 협연자로 호흡을 맞춘다. 26일에는 펜데레츠키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대표작 ‘아다지오’와 ‘성 누가 수난곡’을 들려준다. KBS 교향악단과 인천시립합창단, 부천시립합창단, 고양시립합창단, 과천시립소년소녀합창단, 테너 토마스 바우어, 소프라노 이보나 호싸, 베이스 토마시 코니에츠니가 협연한다. 27일과 29일은 폴란드 크라쿠프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신포니에타 크라코비아가 유렉 뒤발의 지휘로 무대에 오른다. 실내악공연에서는 피아니스트 웬디 첸, 바이올리니스트 엘리나 베헬레, 첼리스트 리웨이, 비올리스트 로베르토 디아즈, 오보이스트 세바스티안 알렉산드로비치 등 세계적인 연주자들과 김규연, 김다미, 김민지, 김상진 등 국내 연주자들이 실내악의 매력으로 관객을 초대한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비뚤어진 일제종족주의 어디서 왔나

    비뚤어진 일제종족주의 어디서 왔나

    일제종족주의/황태연 외 지음/넥센미디어/435쪽/2만 1000원일본군 ‘위안부’를 매춘부로 모욕하고, 일제의 한국인 강제징용을 허구라 주장하는 내용의 책 ‘반일종족주의’(미래사)를 반박하는 작업이 최근 활발하다. 오히려 이런 활동이 그 책에 대한 관심을 부른다는 지적도 있지만, 논쟁은 분명 필요하다. 신간 ‘일제종족주의’는 반일종족주의를 옹호하는 이들을 이렇게 부르면서, 그 책의 내용을 반박한다. ‘민족’이 아닌 ‘종족’이라는 단어를 그대로 차용해 광복 이후에도 여전히 일본제국주의를 추종하는 자들, 정확히는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를 비롯한 ‘반일종족주의’ 저자들을 겨냥했다. 황태연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총론을 쓰고, 나머지 5명의 필진이 일본군 위안부, 학도병, 강제징용, 식민지근대화론, 고종, 독도를 담당했다. 이영재 한양대 학술연구교수는 일본군 위안부를 ‘매춘부’라 주장한 이 전 교수의 주장에 대해 “일본 극우파의 이론적 스승으로 불리는 하타 이쿠히코가 주장한 ‘위안부와 전장의 성’(1999)에 대부분 기초했다”고 꼬집는다. 하타의 논리는 당시 공창제가 존재했고, 매춘은 공인됐으며 합법이기 때문에 위안소 역시 합법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위안부들이 의지에 따라 일했고 고수입을 받았기 때문에 성노예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 교수는 이를 위안부에 관한 유엔과 국제사회 보고서로 반박한다. 일본군 위안부를 성노예로 명명한 첫 번째 보고서이자 유엔인권소위원회에서 1996년 채택한 ‘쿠마라스와미 보고서’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가 강압적으로 통제됐고, 국제법 위반에 해당하는 명백한 인권침해가 국제적으로 공인됐다고 주장한다. 또 1998년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배상, 책임자 처벌을 골자로 한 ‘맥두걸 보고서’로 일본의 책임을 묻는다. 이어 위안부 강제연행 실태, 당시 위안소 실태 등을 설명한다. 책은 ‘반일종족주의’를 그저 학술적으로 논박하는 데에 그치지 않는다. 총론을 쓴 황태연 교수는 “외국의 ‘역사 부정죄 처벌법’ 선례를 따라 ‘일제 식민통치 옹호 행위 및 일본의 역사부정에 대한 내응 행위 처벌 특별법’을 제정하자”고 주장한다. ‘반일종족주의’ 저자들과 같은 이들이 얼토당토않은 주장을 내세워 자신의 배를 채우고, 이들 때문에 발생하는 사회적 피해가 크다는 이유다. 책에는 다소 과격한 주장도 있고, 학술적 검토가 보충될 부분도 있다. 그러나 건전한 역사 논쟁이라는 측면에서는 책의 방향성은 긍정적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최혜진 ‘노보기’ 공동선두, 박인비는 ‘노버디’ 컷 탈락 위기

    최혜진 ‘노보기’ 공동선두, 박인비는 ‘노버디’ 컷 탈락 위기

    최혜진(20)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와 시즌 5승째를 정조준했다.최혜진은 17일 경기도 이천 블랙스톤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KB금융 스타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를 쳐 임희정(19)과 공동선두에 나섰다. 이미 시즌 4승을 올리며 상금과 평균타수, 대상 등 개인 타이틀 전 부문 1위를 달리는 최혜진은 보기없이 7개의 버디를 솎아내는 무결점 플레이를 펼쳤다. 이번 시즌 4승 가운데 첫 우승을 메이저대회인 KLPGA 챔피언십에서 따낸 최혜진은 메이저대회 2승의 발판도 마련했다. 7개의 버디 가운데 2개는 탭인, 4개는 5m 이내 거리에서 잡아낼 만큼 샷이 정확했다. 9번홀(파4)에서는 13m 먼 거리 버디 퍼트가 홀에 떨어지는 행운도 따랐다. 최혜진은 “샷 감각이 돌아와 샷이 거리, 방향이 다 좋았다”고 말했다. 신인으로 시즌 2승을 올린 임희정도 보기없이 7개의 버디를 뽑아냈다. 임희정은 “연습 라운드 땐 무척 어려운 코스로 여겼지만, 오늘은 그린이 부드러워 버디를 많이 잡아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신인왕 레이스에서 조아연(19)에 이어 2위를 달리는 임희정은 “워낙 격차가 커서 역전보다는 최대한 차이를 줄여 시즌을 끝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6언더파 66타를 친 박민지(21)와 김예진(24)이 공동3위에 오른 가운데 조아연은 2언더파 70타로 첫날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이 대회에서 네 차례나 준우승한 박인비(31)는 버디없이 보기 3개와 더블보기 2개를 쏟아내며 7오버파 79타를 쳐 컷 탈락 위기에 몰렸다. 박인비는 “샷이 흔들린 데다 퍼트마저 따라주지 않았다”면서 “내일 최선을 다해 타수를 줄여보겠다”고 말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영상]경기도소방본부, ‘설리 사망 동향보고서 유출’ 대국민사과

    [영상]경기도소방본부, ‘설리 사망 동향보고서 유출’ 대국민사과

    “설리 사망 내부 문건 유출 부끄럽다” 지난 14일 경기도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가수 겸 배우 설리(25·본명 최진리)에 관련된 구급활동 동향 보고서가 외부로 유출된 것을 두고 경기도 소방당국이 17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119구급대의 활동 동향보고서가 외부로 유출된 데 대해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앞서 설리(본명 최진리)가 숨진 채 발견된 당시, 포털사이트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설리 동향보고서’라는 문건이 공개됐다. 문건에는 사망 사실과 일시, 주소 등이 담겨 있었다.정요안 청문감사담당관은 “자체 조사 결과 이 문건은 동향 보고를 내부적으로 공유하는 과정에서 지난 14일 오후 3시 20분쯤 한 직원에 의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유출됐다”며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 등으로 확산했다”고 내부문건 유출 경위를 설명했다. 이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며 누구보다 모범이 돼야 할 소방공무원이 내부 문건을 외부로 유출했다는 사실은 매우 부끄럽고 실망스럽다”며 “문건을 유출한 내부자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사실관계가 확인될 경우 엄중하게 문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방당국은 해당 문건이 소방서 내부 문건임을 확인하고, 각 포털사이트와 블로그 운영진 등에 문건 내용 등을 삭제 요청한 상황이다.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레버리지’ 김새론x전혜빈, 첫방부터 눈도장 쾅 “미쳐버렸다”

    ‘레버리지’ 김새론x전혜빈, 첫방부터 눈도장 쾅 “미쳐버렸다”

    ‘레버리지: 사기조작단’ 속 짜릿하고 통쾌한 사기 플레이가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레버리지: 사기조작단’(연출 남기훈, 극본 민지형, 기획 소니픽쳐스텔레비젼, 제작 프로덕션 H,하이그라운드)은 대한민국 최고의 엘리트 보험 조사관에서 최고의 사기 전략가로 다시 태어난 태준(이동건 분)이 법망 위에서 노는 진짜 나쁜 놈들을 잡기 위해 각 분야 최고의 선수들과 뭉쳐,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사기에는 사기로 갚아주는 본격 정의구현 케이퍼 드라마로, 첫 방송부터 풍성한 볼거리를 자랑하며 일요일 밤을 순간 삭제 하는 몰입도를 보여줬다. 특히 남기훈 감독과 출연진들이 원작 미드와의 차별점으로 꼽았던 코믹한 장면들이 유쾌하면서도 짜릿한 순간에 터져나와 시청자들을 제대로 끌어 당겼다. 이에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레버리지’ 1,2화 속 유쾌 통쾌한 장면을 정리해 본다. 1화에서 도둑 고나별(김새론 분)과 해커 정의성(여회현 분)의 티격태격 케미스트리가 폭발했다. 그중 나별이 받지 못한 잔금을 받기 위해 의성을 쫓는 장면은 마치 액션 영화 속 추격전처럼 짜릿한 재미를 선사했다. 온 힘을 다해 도망가는 의성의 모습에 이어 인강기를 이용해 가뿐하게 창문에서 뛰어내려 순식간에 두 사람의 거리 차를 좁히는 나별의 모습은 웃음을 자아내는 동시에, 짜릿함을 더했다. 이에 한 시청자는 ‘뛰는 의성 위에 나는 나별 있다’라는 시청평을 남기며 티격태격 케미스트리의 서막을 연 나별, 의성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2화의 대유잼 파트는 바로 ‘여신 사기꾼’ 황수경(전혜빈 분)의 첫 등장이다. 특히 황수경의 연극무대 위 발연기가 가히 압권이었던 장면으로, 머리카락을 양손으로 돌리며 “미쳐버렸다”라고 대사를 하는 수경의 모습이 시청자들의 배꼽을 강탈했다. 무대 위에서 열정적으로 연기를 할수록 관객들이 하나 둘씩 객석을 떠나고, 인자한 인상의 노부부가 객석을 떠나며 “어휴 진짜 미쳐버리겠네”라고 반응해 웃음을 빵터지게 했다. 이처럼 임팩트 강한 등장을 한 수경은 ‘레버리지’ 팀의 첫 사기 플레이에서 미친 연기력을 보여줘 안방극장에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마지막으로 2화를 짜릿하게 마무리한 ‘트로이 목마 작전 런웨이 장면’은 시원한 쾌감부터 깨알 재미까지 녹여냈다. 화끈한 팀플레이로 소마(정기섭 분)를 완벽하게 속인 후 묶었던 머리를 풀며 계단을 내려온 수경과 그의 옆으로 다가 온 나별, 이어 수경과 주먹을 맞대며 승리를 만끽한 로이 류(김권 분), 자신의 활약에 취한 의성의 익살스런 모습까지 각 캐릭터의 성격을 드러내며 앞으로 ‘레버리지’ 팀이 본격적으로 보여줄 특급 사기플레이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 올렸다. 무엇보다 이 장면에서도 나별과 의성의 티격태격 케미스트리가 녹아 있어 깨알 웃음을 자아냈다. 하이파이브를 시도하는 의성에게 하이파이브를 해줄 듯 하면서 자신의 머리카락을 쓸어내리는 나별의 모습이 담긴 것. 이에 화끈한 팀플레이와 함께 펼쳐질 예측불가 유머코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레버리지’는 미국 TNT 채널에서 5시즌동안 방영돼 폭발적인 사랑을 받은 동명 원작 미드 ‘LEVERAGE’의 리메이크작으로, 매주 일요일 밤 9시 30분부터 TV CHOSUN에서 2회 연속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레버리지:사기조작단’ 첫 방송, 원작 미드와의 차이점은?

    ‘레버리지:사기조작단’ 첫 방송, 원작 미드와의 차이점은?

    ‘레버리지:사기조작단’ 속 짜릿하고 통쾌한 사기 플레이가 눈길을 끌었다. ‘레버리지:사기조작단’(이하 ‘레버리지’/연출 남기훈/극본 민지형/기획 소니픽쳐스텔레비젼/제작 프로덕션 H,하이그라운드)은 대한민국 최고의 엘리트 보험 조사관에서 최고의 사기 전략가로 다시 태어난 태준(이동건 분)이 법망 위에서 노는 진짜 나쁜 놈들을 잡기 위해 각 분야 최고의 선수들과 뭉쳐,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사기에는 사기로 갚아주는 본격 정의구현 케이퍼 드라마로, 첫 방송부터 풍성한 볼거리를 자랑하며 일요일 밤을 순간 삭제하는 몰입도를 보여줬다. 특히 남기훈 감독과 출연진들이 원작 미드와의 차별점으로 꼽았던 코믹한 장면들이 유쾌하면서도 짜릿한 순간에 터져나와 시청자들을 제대로 끌어당겼다. 이에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레버리지’ 1,2화 속 유쾌 통쾌한 장면을 정리해 본다. 1화에서 도둑 고나별(김새론 분)과 해커 정의성(여회현 분)의 티격태격 케미스트리가 폭발했다. 그중 나별이 받지 못한 잔금을 받기 위해 의성을 쫓는 장면은 마치 액션 영화 속 추격전처럼 짜릿한 재미를 선사했다. 온 힘을 다해 도망가는 의성의 모습에 이어 인강기를 이용해 가뿐하게 창문에서 뛰어내려 순식간에 두 사람의 거리 차를 좁히는 나별의 모습은 웃음을 자아내는 동시에, 짜릿함을 더했다. 이에 한 시청자는 ‘뛰는 의성 위에 나는 나별 있다’라는 시청평을 남기며 티격태격 케미스트리의 서막을 연 나별, 의성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2화의 대유잼 파트는 바로 ‘여신 사기꾼’ 황수경(전혜빈 분)의 첫 등장이다. 특히 황수경의 연극무대 위 발연기가 가히 압권이었던 장면으로, 머리카락을 양손으로 돌리며 “미쳐버렸다”라고 대사를 하는 수경의 모습이 시청자들의 배꼽을 강탈했다. 무대 위에서 열정적으로 연기를 할수록 관객들이 하나 둘씩 객석을 떠나고, 인자한 인상의 노부부가 객석을 떠나며 “어휴 진짜 미쳐버리겠네”라고 반응해 웃음을 빵터지게 했다. 이처럼 임팩트 강한 등장을 한 수경은 ‘레버리지’ 팀의 첫 사기 플레이에서 미친 연기력을 보여줘 안방극장에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마지막으로 2화를 짜릿하게 마무리한 ‘트로이 목마 작전 런웨이 장면’은 시원한 쾌감부터 깨알 재미까지 녹여냈다. 화끈한 팀플레이로 소마(정기섭 분)를 완벽하게 속인 후 묶었던 머리를 풀며 계단을 내려온 수경과 그의 옆으로 다가 온 나별, 이어 수경과 주먹을 맞대며 승리를 만끽한 로이 류(김권 분), 자신의 활약에 취한 의성의 익살스런 모습까지 각 캐릭터의 성격을 드러내며 앞으로 ‘레버리지’ 팀이 본격적으로 보여줄 특급 사기플레이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 올렸다. 무엇보다 이 장면에서도 나별과 의성의 티격태격 케미스트리가 녹아 있어 깨알 웃음을 자아냈다. 하이파이브를 시도하는 의성에게 하이파이브를 해줄 듯 하면서 자신의 머리카락을 쓸어내리는 나별의 모습이 담긴 것. 이에 화끈한 팀플레이와 함께 펼쳐질 예측불가 유머코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레버리지’는 미국 TNT 채널에서 5시즌동안 방영돼 폭발적인 사랑을 받은 동명 원작 미드 ‘LEVERAGE’의 리메이크작으로, 매주 일요일 밤 9시 30분부터 TV CHOSUN에서 2회 연속 방송된다. 사진 = ‘레버리지:사기조작단’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100초 인터뷰] ‘재판만 200번’ 백은종 대표가 ‘응징취재’하는 이유?

    [100초 인터뷰] ‘재판만 200번’ 백은종 대표가 ‘응징취재’하는 이유?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재판까지 즐기며 살아서 그런지 아픈 곳은 없어요. 20~30대가 제 체력을 따라오지 못할 정도로 건강합니다.” 법정에 서는 것조차 즐긴다는 한 남자가 있다. 그는 지금까지 200번이 넘는 재판을 받았다. 서울의 소리 백은종(66)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검사한테 야단을 치고, 판사한테 호통을 치면서 재판정에서 스트레스를 푼다”며 “이제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재판을 받지 않으면 스트레스가 쌓인다”고 말했다. 지난 8일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서울의 소리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백 대표는 응징취재로 유명하다. 유명 정치인과 대학교수 등 응징취재 대상도 다양하다. 그는 최근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고 발언한 류석춘 연세대학교 교수를 응징해 주목을 받았다. 이에 백 대표는 “지금까지 한 응징취재 중 류석춘 교수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시청자들 역시 가장 재미있어 했다”고 밝혔다. 해당 영상은 현재 조회수 100만을 훌쩍 넘겼다.2009년 10월 문을 연 서울의 소리 슬로건은 2019년 현재 ‘옳고 그름을 따지는 응징언론’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전의 슬로건은 ‘입을 꿰매도 할 말은 하는 저항 언론’이었다. 백 대표는 “응징의 사전적 의미는 ‘잘못을 깨우쳐 뉘우치도록 징계함’이다. 정권이 바뀌었기에 저항보다는 응징으로 바꿨다”고 슬로건 변경에 대해 설명했다. 서울의 소리 출발에 대해 그는 “알려지지 않은 시민단체는 어떤 일을 해도 진보·보수 언론을 막론하고 다뤄주질 않아서 답답했다. 정말 많은 일을, 힘들게 노력해도 기사를 안 써 줬다. 결국 ‘그럼, 우리가 쓰자!’라고 마음먹고, 서울의 소리를 시작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아닌 게 아니라 ‘응징취재’를 하다 보면, 거친 말이 나오거나 몸싸움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다 보니 백 대표는 명예훼손죄 및 모욕죄와 같은 고소·고발을 당하기 일쑤다. 그는 “이명박, 박근혜 정권 10년 동안 35건의 재판을 마쳤다. 재판 숫자만 200번이 넘는다. 현재도 10여건 정도의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며 “결과는 대부분 기소유예나 무혐의로 나오고 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혹시 판사를 응징한 경우가 있느냐?”는 농담 섞인 질문에, 백 대표는 단박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고등법원 재판 중 문짝을 발로 차고 들어가서 ‘이 매국노 판사야!’라고 소리친 적이 있다. 당시 감치 재판을 받았는데, (판사가) ‘그냥 집에 가라’고 했다. 또 검사가 벌금형을 구형했을 때는, ‘이놈아! 그 벌금 네가 내! 이 정치검사야!’라고 말한 적도 있다”고 밝혔다. 백 대표의 이런 ‘막무가내 정신’은 한 사건이 계기가 됐다. 2004년 3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분노한 그는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분신을 시도했고, 3도 화상을 입었다. 이후 백 대표는 1년 반 동안 화상치료를 받았다. 그는 “큰 사건을 겪은 후, (내 삶은) 생과 사의 중간을 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떤 일을 할 때 두려움이 없어졌다”고 고백했다.그럼에도 그는 응징취재를 할 때 “철칙이 있다”며 “우리가 하는 응징은 잘못을 하고도 법의 처벌을 받지 않고, 떵떵거리고 사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 “취재를 할 때는 화내지 않고, 냉철하게 하려고 한다. 수위도 그때그때 조절하려고 노력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백 대표는 “응징을 하면 기분이 좋아서, 상대를 야단치면 속이 후련해서 하는 게 아니다. 나와 생각이 같은 분들을 대신하는 것뿐이다. 내가 특별해서 하는 일이 아니다”라며 “나이 먹은 사람 중 나 같은 사람도 한 명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체면은 생각하지 않고 밀알 역할을 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정계 진출 계획을 묻자, 백 대표는 “대통령을 시켜준다고 해도 할 생각이 전혀 없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그러면서 “응징언론이나 좀 더 생겼으면 좋겠다. 응징을 척결, 처단, 단죄 같은 의미로 생각하지 말고, 거부감보다는 많은 호응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글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영상 박홍규, 문성호, 김민지 기자 gophk@seoul.co.kr
  • [영상] 남북선수들 몸싸움 말리는 손흥민…스웨덴 대사가 공개한 북한전 현장

    [영상] 남북선수들 몸싸움 말리는 손흥민…스웨덴 대사가 공개한 북한전 현장

    깜깜이 중계에 무관중으로 진행된 남북축구 평양매치의 일부 장면이 북한 주재 스웨덴 대사에 의해 공개됐다. 요아킴 베리스트룀 북한 주재 스웨덴 대사는 지난 15일 평양에서 열린 한국과 북한의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H조 조별리그 3차전 경기 현장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공개된 영상은 총 3개로, 애국가 장면과 북한 국가 연주 장면, 그리고 양팀 선수들이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이 담겼다. 베르스트룀 대사는 경기 전 국기를 앞에 두고 선수들이 나란히 선 가운데 애국가가 울려 퍼지는 영상을 공개하며 “평양에서 한국 국가가 연주되는 희망적이고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적었다.또 다른 영상에는 경기 중 선수들이 충돌하는 장면이 찍혔다. 양팀 선수들이 몰려들며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하지만 한국 손흥민과 북한 이영직이 서로 엉켜있는 선수들을 말리면서 상황은 금세 정리됐다. 베리스트룀 대사는 “아이들 앞에서 싸우면 안 된다. 그러나 오늘 여기에는 아무도 없다”며 이날 경기가 관중 없이 치러진 점을 꼬집었다. 이날 경기에서 전반 30분 북한의 리영직이 경고를 받았고, 후반 시작 1분 만에 리은철이 경고를 받았다. 한국도 김영권이 후반 10분, 김민재가 후반 17분에 각각 경고를 받았다. 경기는 득점 없이 무승부로 종료됐다.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시론] 국가 체육에서 시민의 스포츠로/정윤수 성공회대 교수·스포츠 평론가

    [시론] 국가 체육에서 시민의 스포츠로/정윤수 성공회대 교수·스포츠 평론가

    제100회 전국체육대회가 막을 내렸다. 주최 도시인 서울시가 24년 만에 종합우승을 했고, ‘전국체전’이라는 별칭에 맞게 전국 각지에서 모인 출중한 선수들이 저마다의 꿈을 향해 뛰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관중석은 썰렁했다. 몇몇 종목의 경기장은 선수들만큼이나 관중들의 함성이 크게 울려 퍼졌지만 대개는 선수와 지도자들의 목소리가 공허한 메아리를 남겼다. 식민과 전쟁과 가난을 거치면서도 명맥을 유지한 100년 역사의 전국체육대회가 그 어느 시절보다 스포츠산업이 발달하고 레저 문화가 활발한 21세기 들어 오히려 극도의 침체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에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이 열렸고, 축구 대표팀의 월드컵 지역 예선전이 열렸으며, 저 멀리 카타르에서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렸다. 이 모든 경기들이 생중계되고 밤마다 몇 차례의 재방송에 하이라이트까지 편성됐으나 전국체전에 대한 미디어의 관심은 저조했다. 문화가 되지 못하고, 산업이 되지 못하고, 그야말로 스포츠를 통한 전국적인 축제가 되지 못하는 상황이니 미디어에 그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일제강점기에 전국체전은 한편으로는 일본이 정교한 문화제국주의 정책을 강화하는 장이었지만 동시에 식민지 조선인들이 대거 운집해 강력한 집단 감성을 표출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장이었다. 1938년 조선체육회가 강제 해산당하고 대회 또한 중단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해방 직후의 혼란과 전쟁으로 인한 극도의 피폐함 속에서도 바로 그런 상황 때문에라도 전국체전은 신생 독립국의 일체감을 위해 지속될 수 있었다. 88올림픽을 정점으로 하는 개발독재 과정에서 전국체전은 국민 동원식 발전주의 국가 정책의 핵심이었다. 대통령이 직접 축사를 하고 시상을 했으며, ‘입장상’까지 제정해 ‘일치단결’의 문화 통치가 스펙터클로 확연하게 펼쳐지는 장이 됐다. 그 시절의 국가 이념이자 전국체전 구호이기도 한 “굳센 체력, 알찬 단결, 빛나는 전진”은 전국 각지의 체육 시설 강화와 체육인 우대 정책으로 이어졌다. 전국체전의 황금시대는 아쉽게도 그렇게 저물어 갔다. 과거보다 오히려 더 지속가능한 기회가 몇 차례 있었으나 다 놓쳤다. 1990년대 이후 스포츠레저 문화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과 참여가 늘어났으나 이른바 ‘체육인’들은 ‘체육’을 스포츠 문화로 사회화하는 데 실패했다. 스포츠 문화의 잠재력과 그 욕망을 읽지 못했으며 그에 내재된 엄청난 미디어적, 문화산업적 파급력을 파악하지 못했다. 전면적인 지방자치제 실시도 기회였다. 각 지자체는 전국체전 유치를 계기 삼아 스포츠 인프라를 확충하고 소속 팀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절반의 성공, 그러니까 절반은 실패했다. 전국체전 유치가 선거 전략이 되고 경기장 건설과 도로 확충을 ‘지역 발전’이라고 내세운 선거 공학에 의해 ‘체육’은 다시 한번 주민들의 일상 문화와 멀어졌다. 수많은 생활 스포츠 동호회와의 일상적인 결합, 크고 작은 대회의 지역 축제화를 도모했어야 했는데, 그 무슨 ‘경제 유발 효과’ 같은 숫자의 저주에 걸려들고 말았다. 상황이 이렇게 된 데는 국가의 체육 정책이 사회 전반의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탓이 크다. 체육계도 시대 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했다. 스포츠 문화에 대한 시민의 문화적 욕망을 이해하지 못한 채 자치단체나 소속 학교의 ‘실적과 명예’에 종속되고 말았다. 시도 간 과열 경쟁, 정치적 이해에 따른 종목 채택, 과다한 비용으로 진부하게 진행하는 개폐회식, 대회 참가를 위해 급조된 팀, 종합 순위 점수제의 폐단 등이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이제 더 큰 위기가 다가온다. 내년부터는 지자체장이 체육회장을 겸직할 수 없게 된다. 체육 예산이 감소하는 것은 물론 지자체가 운영하는 팀이 축소되거나 해체될 수도 있다. 지자체 팀에 근거해 치러지는 전국체전도 예산이 축소될 수 있다. 이제는 시민들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국가에 의한 국위선양 시대는 종막을 고했다. 지자체에 의한 동아줄도 끊어지기 일보 직전이다. 중앙 정부에 지원을 요청하거나 지자체에 호소하는 것으로는 답이 없다. 시민들의 일상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사회 곳곳에서도 체육인의 전문 능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 체육인들이 경쟁과 갈등에 지친 이 세상을 건강하고 활기차게 변모시킬 수도 있다. 스스로를 고립시킨 ‘체육인 프레임’에서 벗어나 건강한 시민이 돼야 한다. 국가와 지방정부에 종속된 상태를 벗어나 자생해야 한다. 시민들의 삶이 새로운 터전이며 시장이다.
  • [조영학의 번역과 반역] 이디오크러시 2019

    [조영학의 번역과 반역] 이디오크러시 2019

    ‘이디오크러시’(Idiocracy)는 2006년 개봉한 마이크 저지 감독의 할리우드 영화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영화는 바보, 멍청이(idiot)들이 지배하는 미래의 디스토피아를 그리고 있다. 실험이 어긋나는 바람에 500년 후 깨어난 조 바우어스는 세상에 온통 바보들만 산다는 사실을 알고 기겁을 한다. 거리는 쓰레기로 덮이고 언어는 퇴보해 사람들은 속어와 욕설을 남발한다. 대통령은 프로레슬러에 포르노 스타 출신이며 반쯤 벌거벗은 남녀 앵커들이 방송에 등장해 거짓과 혐오 발언을 쏟아낸다. 지적 호기심과 사회적 책임은 사라지고 정의와 인권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주인공 조 바우어스가 피실험자로 선발된 이유는 지능, 외모, 지위, 모든 점에서 가장 평범하기 때문이었다. 감독은 지극히 평범한 시민을 내세워 미국 사회가 얼마나 터무니없고 어리석은지 고발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데 500년 후의 미국만 그럴까? 지능, 외모, 지위가 대한민국 평균임을 자부하는 나이건만, 내 눈에 비친 대한민국 사회도 그다지 다르지 않은 듯싶다. 말은 분명히 말이건만 너무나 황당해서 말인지 막걸리인지 헷갈리는 말들이 정치인의 입에서, TV에서, 신문에서 걸러지지 않은 채 흘러나온다. 광화문에 나가 보았는가? 태극기, 성조기를 흔들며 대통령을 독재자니 빨갱이니 우기는 사람들이 있다. 정부는 김정은의 끄나풀이고 우리나라는 일본이든 미국이든 쳐들어와 구해야 할 지옥이다. 그중에는 전·현직 국회의원도 있고 정부 장관 출신도 있다. 정말 저런 얘기를 사실이라고 믿는 걸까? 저 멍청한 얘기를 믿는 멍청이가 있기는 한 걸까? 아니면 믿지 못하는 나만 멍청이인 걸까? “한국은 무슨 낯짝으로 일본의 투자를 기대하나?” “문재인 정권발, 한일 관계 파탄의 공포” 어느 신문의 일본어판 제목이란다. 설마, 잘못 알았겠지? 한글 제목을 일본어로 바꾼 게 아니라 원래 일본 신문의 일본어 제목일 것이다. 바우어스는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 세계로 갔건만 나는 과거로 날아와 일본 식민지에 갇혔는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여기가 바로 ‘이디오크러시’란 말인가? 난 애먼 뺨을 꼬집어도 본다. 도대체 누구를 웃기려고 이렇듯 집요하게 B급 코미디를 만드는지 모르겠다. 진영의 이익이라면 논리와 윤리는커녕 최소한의 양심도 고민도 없다. 내가 괴로운 건 바로 이 점이다. 500년 후 미국에서나 가능한 일들이 지금 내 눈앞에, 코앞에 펼쳐진 것이다. 마음만 먹으면 온 국민을 눈먼 바보로 만들 수 있는 사람들. 그런 생각도 해 본다. 실제로 멍청한 건 우리가 아닐까? 저들은 늘 그랬다. 검찰, 경찰, 소위 보수언론 등 기득권 세력은 그렇게 한통속이 돼 우리 눈과 귀를 막고 바보로 만들었다. 간첩을 조작하고 인권을 유린하고 지식인을 협박하고 기업의 불법을 눈감아 주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을 보호하고 장자연 자살의 내막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엉터리 수사 결과를 공표해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내몰고 입맛에 맞는 정권에서 특권을 공고히 다졌다. 그때도 지금처럼 법과 정의와 형평성을 내세우고 진실만을 얘기한다고 큰소리를 쳤지만 우린 멍청하게도 그 말을 믿었다. 이제 그들이 다시 뭉쳤다. 며칠 전 서초동에 갔다. 적어도 이곳은 광화문과 달리 혐오 발언이 없고 막무가내가 없고 민망한 폭력이 없다. 이곳에서 지능, 인물, 지위가 평균인 나도 속이 편하다. 거짓과 협박은 웃음거리로 전락하고, 단식, 삭발 등 야당의 정치 쇼는 해학과 풍자 속에서만 존재감을 드러낸다. 광장의 구호는 사실 조국 수호도, 검찰, 언론 개혁도 아니었다. 시민들은 다시는 멍청이가 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었다. 더는 바보로 살지 않겠다고 외쳤다. 터무니없는 세상에 터무니를 세우고 어처구니없는 세상에 어처구니를 돌려놓으라고 명령하고 있었다. 적어도 내 눈에 비친 광장은 그런 모습이었다. 2019년 우리는 이 시대의 ‘이디오크러시’를 끝낼 수 있을까?
  • 중국의 미래를 결정한 시안사변(西安事變)

    중국의 미래를 결정한 시안사변(西安事變)

    70년 전인 1949년 10월 1일, 중국공산당 (이하 중공) 중앙위원회 위원장인 모택동(毛澤東)이 북경 천안문 광장에서 중화인민공화국 중앙인민정부의 성립을 선포함으로써 중국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그 후 중국은 복잡한 역사를 거쳤으며 중국공산당의 지도 밑에 경제적으로 미국과 경쟁할 수 있는 초강대국이 되어가고 있다. 중공의 당사(黨史) 연구자들도, 중국근현대사 연구자들도 중국혁명 승리의 뿌리는 중국의 역사를 완전히 바꾼 1936년 12월에 발생한 ‘시안사변’에 있다고 간주한다. 이번에는 중공에 의한 중화인민공화국의 건국을 기념하면서 이 사건의 배경과 경과에 대해 간략하게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중국공산당은 당시 공산주의운동을 지도했던 국제조직인 코민테른의 대표 2명이 참여한 1921년 7월 1일 제1차전국대표대회에서 창건되었다. 유럽혁명의 실패 후 소련과 코민테른은 민족 및 식민지문제에 관한 결의를 채택하면서 중국, 조선 등 제국주의 열강의 압박에 대항하는 동양민족 공산당들에게 사회주의혁명 대신 민족해방운동에 전념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내전을 겪어 큰 피해를 입은 소비에트 러시아는 열강에 의한 국제적 봉쇄를 돌파하기 위해 중국의 국민혁명을 통해서 통일을 목적으로 했던 국민당의 당총리인 손문(孫文)과 관계를 맺었다. 만일 공산당원들의 국민당 가입을 허가하면 군사·정치적 지원을 제공할 것을 제안하였으며, 손문은 이를 받아들였다. 이것은 바로 제1차 국공합작이다.소련의 지원을 받은 국민당은 국민혁명군을 창설하고 중국의 무장통일을 위해 북벌(北伐)을 진행하였다. 하지만 손문은 1925년에 죽었다. 그 후계자인 장개석(蔣介石)은 극우파로 공산당원들을 숙청해야 할 내부의 적으로 보았다. 때문에 1927년 4월 상해를 점령한 장개석은 아무런 예고도 없이 국민혁명군과 함께 중국통일을 위해 싸웠던 노동자들로 구성된 소부대들을 무장해제시키고 잔인한 숙청을 단행했다.결국 국민당의 배신을 당한 중공은 국민당에 대해 혁명적 공세를 결정하고 남창폭동(南昌暴動) 등을 일으키면서 공산당 무력조직인 홍군(紅軍)을 창설하였다. 그 후 중공은 혁명근거지를 중심으로 중화소비에트공화국을 설립하고 국민당과의 투쟁을 전개하였다. 1931년 만주사변을 통한 일본의 중국침략에도 불구하고 안내양외(安內攘外)정책을 선포한 장개석은 대일저항을 사실상 포기하고 중공에 대한 토벌을 고수했다. 1933~34년 독일 군사고문의 지도를 받은 장개석의 군대는 코민테른 군사고문의 잘못된 전략을 이용하여 대부분의 혁명근거지를 없애는 데에 성공했으며, 중공은 모택동을 따라 장정(長征)을 실시하고 심각한 병력피해를 입으면서 중국 북부에 있는 연안(延安)이라는 지역으로 도피했다. 연안에 도달한 중공은 항일전쟁을 계속 호소하면서 1936년에 그 정권의 명칭을 중화소비에트인민공화국으로 변경한다. 중화인민공화국이란 국명의 기원이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이때 국민당 내부에 일제의 위협을 무시하고 중공 소멸에만 집중하던 장개석의 정책을 반대하고 중공을 동정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었다. 결국 연안 지역에서 중공 토벌이 맡긴 장학량(張學良)과 양호성(楊虎城)이 일제 침략이라는 상황에서 내전의 무의미함을 깨달아 공산당과 연락을 취하면서 정전했으며 장개석의 정책을 바꾸기 위해 음모를 꾸몄다. 중공과 손잡고 대일전쟁의 준비에 나선 장학량은 대화를 통해서 내전보다 항일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장개석에게 몇 개월 동안 설명하고자 했으나 장개석은 귀를 기울이지 않고 공격을 계속하라고 지시하였다. 1936년말, 장개석은 공격을 강행하기 위해 시안에 도착했다. 장학량과 양호성이 장개석을 다시한번 설득해봤으나 장개석은 즉시 공격하지 않으면 그들의 군대를 남부로 보내고 대신 중앙군대를 파견하겠다고 최후통첩을 보냈다. 장과 양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게 되어 반란을 일으키기로 결심했다.12월 12일 오전 5시, 장학량 친위대가 장개석을 체포하려고 그가 머물렀던 별장을 급습했다. 장개석은 잠옷을 입고 맨발인 채 별장에서 나가 도망치려고 했으나 오전 9시에 잡혔다. 반란군 사령부에 호송 후 장학량은 8개의 조건을 내세우고 내전을 중지하고 항일에 나설 것을 요구했으나 장개석은 압박 하에서 아무 타협도 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것은 힘으로라도 장개석을 설득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장학량과 양호성은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같은 날 저녁, 장학량은 중공 중앙위원회에게 전보를 보내 상황을 설명했다. 중공은 긴급회의를 열어 장개석 문제의 해결 방법을 논의했다. 이 회의의 기록이 공개되지 않아 정확한 내용을 알 수 없지만, 그 회의에 참석했던 장국도(張國燾) 중공중앙위원의 회의록에 따르면 상황은 다음과 같았다. “우리 중공중앙 책임자들 중에 시안사변을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 우리는 장개석을 살려주면 향후 큰 화를 초래할 수 있다(養癰遺患)고 생각했다. 어떤 사람은 공개 재판을 통해 그 반공분자를 죽일 것을 주장했고, 어떤 사람은 그를 비밀리에 구금하고 인질로 삼아 남경으로 하여금 항일을 강요할 것을 주장했다.”하지만 중공 중앙위원회는 행동하기 전에 우선 교섭을 위해 주은래(周恩來)를 시안에 파견하고 코민테른의 의견을 확인하고 결정하기로 했고 모스크바에 전보를 보냈다. 소련과 코민테른에게 이 소식은 몹시 충격적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잘 인식했던 소련의 지도부는 장개석을 죽이고 통일전선을 결성하지 못하면 아시아 전체가 일제의 지배에 들어가고 식민지 민족 해방은커녕 소련 자체가 독일과 일본의 양면침략을 당해 패망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장개석이 죽으면 국민당이 분열되고 대도시에서의 지지기반이 비교적으로 약한 중국공산당이 통일전선을 형성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스탈린은 그 소식을 받은 후 즉시 소련 정부 기관지인 ‘이즈베스티야’에 시안사변을 신랄하게 비난하는 ‘장학량의 봉기’라는 기사를 발표할 것을 지시했고 12월 16일 코민테른 집행위원회 위원장 디미트로프가 중공에 시안사변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라는 전보를 보냈다. 재미있게도, 중공 당사(黨史) 교재에는 12월16일자 디미트로프의 전보는 암호에 문제가 있어 해독하지 못해서 재전송을 요구했다고 실려있다. 하지만 그 후 모스크바로부터 연락이 없어서 시안사변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운명적인 19일자의 결정을 모스크바의 지시에 의거해서 내려진 것이 아니라 중국공산당이 독립적으로 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양규송(楊奎松) 등 중국 연구자들에 의해 중국문서보관소에서 시안사변을 비난하는 소련 신문기사의 내용이 17일에 중공에 알려졌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문서가 발견되었기 때문에 19일자의 결정은 소련의 영향을 받고 내려진 것으로 확인된다.이와 동시에, 중국에서의 상황은 급변하고 있었다. 장개석 구금의 소식을 받은 국민혁명군 장군 하응흠(何應欽)은 12월 16일 자신을 토벌군의 사령관으로 임명하고 시안 부근에 대해 폭격을 실시했다. 이 폭격의 인명피해는 수백명에 달했다. 하지만 직접 시안에 가서 장학량과 만난 장개석의 부인 송미령(宋美齡)은 토벌 작전을 중지하도록 장개석을 설득했다. 긴장이 고조되어가는 상황에서 양측은 회담을 계속해 나갔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공 중앙위원회는 12월 19일 확대회의에서 시안사변을 평화적으로 해결할 것을 결정했고 장개석과의 대화를 본격적으로 지지했다. 흥미롭게도, 장학량과 양호성과의 대화를 거부하던 장개석은 소련이 창설한 황포(??)군관학교 총수 시절에 그 부하이었던 주은래와 대화를 시작했다. 결국 장개석은 중공이 그 정부와 홍군을 해산하고 국민혁명군에 들어가면 내전을 중지하고 통일전선을 결성하겠다고 약속했고 12월 26일에 석방된 후 비행기를 타고 남경(南京)으로 향했다. 약 반년 후인 1937년 7월 7일, 일본이 루거우차오 사건을 통해 중국에 대한 침략을 전면적으로 실시함으로써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다. 하지만 이때 내전이 이미 중지되었고 제2차 국공합작이 형성되어 가는 중이었기 때문에 유격대 전술에 능숙한 중공과 정규군을 가진 국민당은 통일전선을 결성하고 일본 침략에 맞설 수 있었다. 중국은 1945년 9월 2일에 승전국이 되었다. 하지만 전쟁과정에서 국민당과 중공 간의 모순이 완전히 해결되지 못해 내전이 재발하였고, 그 결과로 중화인민공화국이 설립되었다.글 사진: 바실리 블라디미로비치 레베데프 고려대 사학과 석사
  • 김두관 “한국투자공사, 일본 전범기업에 5000억 넘게 투자”

    김두관 “한국투자공사, 일본 전범기업에 5000억 넘게 투자”

    국부펀드를 운용하는 한국투자공사(KIC)가 미쓰비시 중공업 등 일본 전범기업에 5000억원 넘게 투자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14일 KIC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KIC는 일본 주식시장에 4조 7370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이 가운데 12%인 5455억원은 신일본제철, 스미토모석탄공업 등 전범기업 또는 강제동원기업 46곳에 들어갔다. 일본의 침략전쟁과 식민지배 정당화 주장을 펴는 일본 극우단체 ‘새역모’(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가 후원하는 기업의 주식도 보유하고 있다고 김 의원은 지적했다. 김 의원은 “국민들이 수출규제와 무역 보복을 하는 일본에 대항하기 위해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국부펀드가 전범기업, 강제동원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이해영의 쿠이 보노] 한흥수와 박영인

    [이해영의 쿠이 보노] 한흥수와 박영인

    일제 식민지시대의 ‘코리안 디아스포라’의 역사가 고통의 그것이었음은 굳이 길게 말할 필요는 없다. 해서 그 통증이란 것이 아직도 우리 삶과 앎 속에 알게 모르게 스며 있음도 당연하다 하겠다. 일본인으로 살 수밖에 없었던 시기, 2차 대전이라는 세계체제 차원의 대충돌 속에서 유럽 특히 중동유럽의 극소수 ‘코리안’들이 아차 하면 목숨 줄 놓을 판에 자기정체성을 유지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인류학자 혹은 고고학자 한흥수(1909~?)는 개성생으로 일본의 상지대학을 거쳐 오스트리아 빈대학에서 수학했다. 스위스 프라이부르크대에서 박사학위를, 그 뒤 2차 대전 직후 빈대학에서 하빌리타치온 즉 교수자격논문이 통과되어 교수 자격을 취득했다. 내가 알기에 한흥수는 독일어권에서 교수 자격을 취득한 최초의 코리안이다. 전시에 체코 프라하에 거주하면서 빈대학 민족학박물관에 근무했다. 인류학자 전경수 서울대 명예교수의 한흥수 연구에 따르면 그는 미주 코리안 좌파와도 연결되어 활동했다. 그들 중 핵심이 미군정에 의해 스파이 혐의로 추방된 뒤 입북해 박헌영의 비서로 활동했던 엘리스 현(玄)이었다. 한흥수는 1948년 북측의 해외인재 유치작업의 일환으로 김일성의 친서를 받고 입북해 내각수상 직속의 이른바 ‘물보’(조선물질문화유물조사보존위원회) 위원장에 취임했다. 그러나 한흥수는 한국전 말기 남로당계열과 함께 숙청되어 흔적도 없이 역사무대에서 사라진다. 나치독일의 제국안전본부(RSHA) 제6부는 해외첩보부를 말한다. 이 해외첩보부의 C4국은 극동국을 말하는데 여기 국장이 페터 바이라우흐다. 이자는 전후 뉘른베르크 전범재판에 회부되는데 이와 관련해 연합국 측의 심문기록이 남아 있다. 그 뒤 바이라우흐 등의 진술에 근거, 미육군 유럽사령부 정보부가 1949년 ‘전시독일의 첩보활동보고서’라는 비밀문서를 펴냈다. 그런데 이 보고서 코리아편을 보면 한흥수는 ‘첩보원’(intelligence agent)이라고 표기되고 위 극동국이 그를 “온건 자치론자로 간주”했으며 도나트 교수와 밀접히 접촉했다고 되어 있다. 극동국이 운영한 기관 중의 하나가 동아시아연구소인데 여기 소장이 도나트였다. 또 4인으로 구성된 코리안 ‘스터디 그룹’이 있었는데 그룹의 장이 한흥수였다. 한마디로 한흥수는 나치 해외첩보부 정보원이었다는 말이다. 박영인(1908~2007)은 울산생으로 알려지기로 도쿄제대 출신의 ‘일본’ 무용가다. 일본명은 구니마사미(邦正美), 나라의 바른 아름다움, 그런 말이다. 일본정부장학금으로 당시 베를린대에 유학, 나치독일의 선전성이 설립한 당시 세계유일의 국립무용학교에서도 수학했다. 전시에는 독일군을 위한 종군위문단의 일원으로 유럽 각지에서 공연했다. 그는 당시 국내 언론에도 음악에서 안익태 못지않게 ‘세계적인’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소개되었던 인물이다. 이후 미국에서도 활동하였고 일본 현대무용에서 빠질 수 없는 일본에 귀화한 코리안이다. 그런데 전시 터키 이스탄불의 미전략첩보국(OSS)이 생산한 1944년 4월 18일자 ‘일본의 터키 내 첩보 및 프로파간다 활동’이란 보고서가 있다. 뜬금없이 터키가 등장하는 이유는 전시 일본은 중립국에서 대연합국 첩보활동을 전개했는데, 베를린에 본부를 두고 처음엔 포르투갈의 리스본, 다음은 터키 이스탄불 그리고 마지막으로 스웨덴 스톡홀름이 그 전방기지였다. 그런데 이 보고서는 다양한 일본 첩보원의 명단을 밝히고 있다. 그중 “에지리, 동맹통신 베를린 지국장. 그는 흥미로운 타입의 첩보원인 구니를 특수첩보원(special agent)으로 운용하고 있다. 그는 일본 무용가로서 언제나 자신의 직업으로 위장된 특별한 임무를 띠고 유럽 각국의 수도에 나타난다. 그는 그들이 데리고 있는 첩보원 가운데 가장 영리한 자 중 하나다. 그가 곧 여기로 온다.” 전시 일본의 국영통신사였던 동맹통신사의 베를린지국장 에지리 스스무(江尻進)는 동시에 박영인의 대학동문이기도 했다. 전후 일본신문협회전무이사, 일본저작권협회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전시유럽의 코리안 디아스포라, 한흥수와 박영인. 일인은 나치독일의, 다른 일인은 군국일본의 스파이였다. 지금 기준으로도 뛰어난 지식인들인 이들의 소명을 현재로선 들을 수 없다. 고문서를 뒤지다가 툭 튀어나오는 옛날 지식인의 깨알 같은 행적에 학문하는 즐거움보다 나라 없는 민족의 씁쓸함이 앞설 따름이다.
  • 月 수천만 건 배달 폭주… 오토바이 사망 OECD 두 배

    月 수천만 건 배달 폭주… 오토바이 사망 OECD 두 배

    지난달 6일 오후 7시 40분 충남 아산시 번영로에서 아산우체국 집배원 A씨가 운전하던 오토바이가 앞서 가던 차량과 부딪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도로에 쓰러진 A씨는 바로 뒤에서 따라오던 차량에 치여 숨졌다. 지난 5월 14일 새벽 2시에는 서울 송파구청 앞 사거리에서 배달을 하던 오토바이 운전자 B씨가 진로를 변경하던 도중 택시에 부딪혀 사망했다. 택시운전사는 B씨의 갑작스런 진로 변경을 예상치 못했다고 진술했다. 최근 배달업계의 경쟁 격화로 오토바이(이륜차) 교통사고가 급증해 안전을 강제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전국의 오토바이 등록 대수는 2014년 213만 6085대에서 지난해 220만 8424대로 3.4% 늘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오토바이 교통사고는 1만 1758건에서 1만 5032건으로 27.8% 늘었다. 특히 지난해 한국의 인구 10만명당 오토바이 운전자 사망자수는 1.7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0.9명)보다 2배가량 높았다. 순위로는 그리스(2.5명)에 이어 두 번째였다. 오토바이 사고 급증은 우선 배달시장의 팽창이 원인으로 꼽힌다. 올해 8월 국내 유명 배달업체의 주문 건수는 3600만건으로 지난해 8월보다 56% 증가했다.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주문량도 지난해 1월 533만건에서 올 7월 945만건으로 늘어 오토바이 배달 종사자들의 사고 위험성은 그만큼 커지게 됐다. 2016년부터 올해 8월까지 서울의 오토바이 사고 사망자 196명 가운데 28.6%(56명)가 배달 종사자로 드러났다. 김민우 교통안전공단 책임연구원은 “배달업계 경쟁이 심화되고 더 빨리 배달해야 하는 서비스문화가 자리를 잡으면서 이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토바이 과속을 비롯해 교통법규 위반 단속이 잘 이뤄지지 않는 점도 취약점으로 꼽힌다. 주요 도로의 과속 단속 카메라는 주로 차량 앞쪽에 설치된 번호판을 인식하지만 오토바이는 차량 뒤쪽에만 번호판이 부착돼 있다. 김 연구원은 “오토바이들이 경찰 단속을 피해 민첩하게 움직이기도 하고 경찰들도 오토바이를 추격하다 자칫 오토바이가 더 큰 사고를 내지 않을까 걱정해 추격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최근 5년간 오토바이 운전자 교통사고 건수를 연령대별로 보면 20세 이하가 23.0%로 가장 많았다. 21~30세가 20.8%, 31~40세가 13.5%로 나타났다. 사고 유형별로는 오토바이 운전자 사고의 71.5%가 차량과의 충돌이다, 오토바이와 사람이 충돌한 사고는 18%로 나타났다. 오토바이가 단독으로 구조물과 충돌하거나 전복된 사고는 10.5%였다. 사망 원인을 신체 부위별로 분석하면 머리 부상에 의한 사망이 46.2%로 가장 많았다. 다른 차종과 달리 운전자 신체가 외부로 노출되기 때문에 안전모 착용이 필수라는 점을 보여 준다. 하지만 지난해 국내 오토바이 승차자의 안전모 착용률은 84.6%로 독일(99%)과 같은 자동차 선진국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오토바이 운전자가 안전모를 착용하면 사망률은 42%, 부상률은 70%까지 줄일 수 있다고 권고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오토바이 사고를 줄이려면 배달 종사자들이 목숨을 건 시간과의 싸움을 하지 않도록 부당근로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는 정책 변화뿐 아니라 느슨한 도로교통법 기준도 손질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행 도로교통법으로는 안전모 착용 위반 과태료가 2만원에 불과해 강제성이 떨어진다. 오토바이 번호판을 차량 전면에도 부착하도록 자동차관리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통안전공단은 배달업체 종사자, 집배원 등을 대상으로 체험형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김민지 교통안전공단 연구원은 “2016년 국회에서 오토바이 전면 번호판 부착 의무화 법안이 발의됐지만 오토바이 동호회 등에서 공기 저항이 많아진다고 반발해 진전이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중국과 태국 등에선 오토바이 전면 번호판 부착법이 통과된 만큼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서울 강북구, 근현대사기념관 자원봉사자 역사해설 교육 개최

    서울 강북구, 근현대사기념관 자원봉사자 역사해설 교육 개최

    서울 강북구가 근현대사기념관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역사해설을 도맡게 될 자원봉사자 교육을 시행한다고 12일 밝혔다. 기념관 강의실과 전시실을 비롯한 다양한 유적지에서 진행될 교육은 15일부터 29일까지 매주 화·수 총 5회에 걸쳐 마련된다. 일정별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운영되며 전시해설 심화·실습, 현장체험, 답사 등으로 구성됐다. 조재곤 서강대 연구교수, 김도훈 한국교원대 연구교수, 조형열 근대한국학 연구소 연구교수 등 역사 분야 전문가가 강사로 나선다. 이들 강사는 근현대사 특강으로 ▲‘동학에서 의병으로, 개항 이후 외세의 침입과 민중의 저항’(15일) ▲독립운동의 노선과 의의, 외교론과 무장투쟁론, 독립운동의 방략과 실제(16일) ▲해방과 분단, ‘독재정권과 민주화운동/해방공간의 좌우대립’, 한국전쟁 이후의 반공독재와 민주화 투쟁(22일) 등을 다룬다. 이어 23일에는 식민지역사박물관과 효창공원 답사가 진행된다. 마지막날인 29일 기념관 상설 전시실에서는 수료식과 함께 선발 인원을 발표한다. 최종 선정된 참가자는 오는 11월부터 내년 10월까지 일년간 기념관 해설 및 안내요원으로 근무하게 된다. 통상 주1회 하루 3시간씩 활동할 예정이다. 구는 봉사 참여자에게 실적 등록, 증명서 발급, 활동비 실비 지급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교육을 받은 봉사자들은 방문객에게 양질의 해설을 할 수 있는 우수인력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원봉사의 보람뿐 아니라 한국 근현대사에 대한 기본 소양도 갖출 수 있는 프로그램에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홍콩시위로 드러난 경제 불평등…밀월 끝내는 中정부와 홍콩재벌

    홍콩시위로 드러난 경제 불평등…밀월 끝내는 中정부와 홍콩재벌

    “중국 정부와 홍콩 재벌이 ‘파경’(破鏡) 위기를 맞고 있다.” 홍콩 반정부 시위의 격화 요인 중 하나가 집값 폭등으로 꼽히면서 중국 정부와 홍콩 재벌들 사이의 ‘악어와 악어새’와 같은 공생관계에 균열 조짐이 보이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달 25일 ‘희생양인가 악당인가’라는 제목의 심층기사를 통해 중국 중앙정부와 홍콩 내 친중국 재벌 간 밀월관계를 집중 조명하며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SCMP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1997년 주권 반환 이후에도 홍콩 사회의 안정을 원하는 홍콩 재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바랐고,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를 바라는 홍콩 재벌들과 의기투합해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홍콩 주권 반환 1년 전인 1996년 홍콩 최대 갑부인 리카싱(李嘉誠) 청쿵그룹 회장 등의 추천으로 장쩌민(江澤民) 당시 중국 국가주석이 해운 재벌인 둥젠화(董建華)를 홍콩 초대 행정장관에 임명한 사실은 양측의 관계가 얼마나 각별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 주는 대표적 사례다. 홍콩 정경유착의 시작은 홍콩이 영국 식민지였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영국 정부는 홍콩 엘리트 기업인들에게 홍콩인들을 이끄는 역할을 부여하면서 정경유착의 역사가 배태됐다. 홍콩은 소득세(17%)와 법인세(16,5%)가 매우 낮은 데다 상속세와 양도세, 보유세 등은 아예 없어 ‘부자들의 천국’으로 불린다. 이 점을 겨냥해 아시아 각국 부자들이 돈 보따리를 싸들고 홍콩으로 몰려들었다. 막대한 외국자본 유입에 힘입어 홍콩은 세계적인 금융중심도시의 하나로 성장하면서 홍콩 재벌들도 성장 수혜를 톡톡히 보며 승승장구했다.리카싱 회장 등 홍콩 기업인들은 덩샤오핑(鄧小平)이 중국의 개혁·개방을 본격화한 1980년대 초 중국 본토에 처음으로 투자해 ‘중국의 마음’을 얻었다. 당시 서방 자본이 중국의 개혁·개방 의지에 의구심을 갖고 투자를 꺼릴 때 홍콩 기업인들은 과감히 중국에 투자해 덩을 감동시켰다. 특히 리 회장이 100억 홍콩달러(약 1조 5300억원)를 기부해 광둥성(廣東)에 산터우(汕頭)대학을 세우자 덩은 그를 직접 만나 “조국에 대한 당신의 공헌에 감사한다”고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리 회장은 장쩌민,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과도 중국 경제성장 방안 등을 직접 논의하는 등 친밀감을 이어 갔다. 맏아들 빅터 리가 악명 높은 부호 납치범 조직에 납치되자 리 회장은 장쩌민 전 주석에게 이를 호소했고, 장 전 주석의 특명을 받은 중국 공안(경찰)이 납치범 조직을 체포해 처형했다는 일화도 있다. 홍콩이 중국에 주권 반환된 이후에도 정경유착 행태는 지속됐다. 홍콩 최고 수반인 행정장관은 1200명의 선거인단에 의한 간접 선거를 통해 선출된다. 이들 선거인단은 재계를 비롯해 전문가 집단과 정치인, 노조 등 4개 그룹으로 이뤄지는 만큼 재벌들의 정치적 영향력은 막강할 수밖에 없다. 주권 반환 1기 정권은 11명의 비관료 내각 구성원 중 8명이 기업인이었고 지난 정권(2012~2017년)에서도 기업인 비중은 절반에 이른다. 홍콩 재벌들이 큰 돈을 만질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은 우선적으로 ‘부동산 투자’ 덕분이다. 홍콩 정부 입장에서는 사회 인프라와 교육, 의료, 공공서비스 등에 들어가는 돈은 어딘가에서 마련해야 했다. 결국 그 재원은 정부의 공공토지 매각에서 나왔다. 홍콩 정부는 재원 마련을 위해 공공토지를 경매 방식으로 매각했고, 가장 비싼 값을 부르는 개발업자가 토지를 차지하는 바람에 토지 가격은 계속 폭등했다. 이에 따라 통상 부동산 개발에서 토지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은 20∼30%인데 반해 홍콩에서는 토지 가격이 개발 원가의 60∼70%로 치솟은 덕분에 토지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변했다. 더구나 공공토지를 경매 방식으로 낙찰한 결과 자금력이 부족한 개발업자들은 시장에서 밀려나고 자금력이 풍부한 청쿵(長江·CK), 순훙카이(新鴻基·SHKP), 헨더슨(恒基兆), 뉴월드(新世界), 시노(信和), 워프(九龍倉) 등 6대 부동산그룹이 홍콩 부동산 시장을 장악했다. 이들 6대 부동산 재벌이 쌓아 놓은 토지만 무려 1억 제곱피트(약 281만평)가 넘는다. 이를 개발하면 홍콩에 100만 가구 이상의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엄청난 규모다. 하지만 이들은 막대한 토지를 보유하고도 지가 상승을 노려 택지 개발에는 미온적이었다. 둥젠화, 렁춘잉(梁振英) 등 역대 행정장관들이 야심 찬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내놓았지만 제대로 실현된 적이 한 번도 없는 것은 이들이 정부의 주택 공급 확대 노력에 번번이 제동을 건 탓으로 알려졌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홍콩은 심각한 주택 부족과 집값 폭등을 겪어야 했다. 홍콩 아파트 가격은 3.3㎡당 1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홍콩의 직장인이 아파트 한 채를 사기 위해서는 먹고 입는 돈조차 쓰지 않고 20.9년 동안 월급을 모아야 할 정도다. 집값 폭등은 열악한 주거 환경으로 이어져 홍콩인의 평균 주거 면적은 1인당 161제곱피트(약 4.5평)로 싱가포르의 절반에 지나지 않는다. 극빈층의 경우 1인당 주거면적은 50제곱피트에 불과하다. 아내와 딸과 함께 350제곱피트 아파트에 사는 회사원 에드워드 찬(39)은 “홍콩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는 근본 원인은 집값 폭등과 공공주택 부족”이라며 “홍콩의 젊은이들은 계층 사다리를 올라갈 수 있는 아무런 방법이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가 홍콩 재벌들을 압박하면서 이들 간 관계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인민일보와 글로벌타임스, 신화통신 등 중국 정부 목소리를 대변하는 관영 언론들이 연일 폭등하는 홍콩 주택가격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그러면서 홍콩 부동산 개발업자들의 탐욕을 질타하며 홍콩 반정부 시위의 근본 원인인 주택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들이 ‘진심’을 보여야 한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홍콩 친중파 진영도 공공의 목적을 위해 정부가 민간 토지를 수용할 수 있도록 한 ‘토지회수조례’를 강력하게 적용해 개발업자들이 쌓아 놓은 토지를 서둘러 수용해 개발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홍콩 정부 역시 개발업자들이 주택을 지은 후 집값 상승을 기다리며 분양을 미루는 행태를 막기 위해 개발업자 등이 보유한 빈집에 세금을 부과하는 ‘빈집세’를 이번 가을 입법회 회기 때 추진할 계획이라고 측면 지원하고 나섰다. 리처드 웡 홍콩대 교수는 “젊은이들이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없을 때 이들은 거리로 뛰쳐나온다”며 “공공주택의 저소득층 분양 등 정부가 부동산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찍히면 끝장’인 홍콩 부동산 재벌들은 앞다퉈 대규모 토지를 기부하고 있다. 홍콩 명보 등에 따르면 뉴월드그룹은 지난달 26일 보유 토지의 17.8%에 해당하는 300만 제곱피트(약 8만 4000평)의 토지를 정부와 사회단체에 기부한다고 밝혔다. 아드리안 청(鄭志剛) 뉴월드그룹 부회장은 “우리는 홍콩의 주택 문제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으며, 이번 기부로 홍콩 시민 1만명의 주택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뉴월드그룹이 기부한 토지를 홍콩 정부의 토지 수용 규정에 따라 따지면 그 가치가 34억 위안(약 5700억원)에 이른다. 뉴월드그룹은 우선 틴수이와이 지하철역 인근 토지 2만 8000제곱피트를 사회단체 ‘라이트비’(Light Be·要有光)에 기부해 자녀가 있는 저소득층 가정 등을 위한 주택 100여채를 지을 계획이다. 순훙카이그룹도 자사가 보유한 툰먼 지역의 4590만 제곱피트 규모의 토지를 정부가 회수해 개발하도록 하겠다고 발표했고, 헨더슨 등 다른 그룹도 정부와 협조해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심리학의 세상 유람] 한국 사회의 이중성 그리고 그 너머

    [심리학의 세상 유람] 한국 사회의 이중성 그리고 그 너머

    세계적인 석학 노엄 촘스키(Noam Chomsky)는 20세기 제 3세계 국가 중에서 경제적 성장과 정치적 민주주의를 모두 달성한 롤모델로 한국을 꼽은 적이 있다. 뿐만 아니라, 1990년대 말에 시작한 한국의 대중문화에 대한 열풍, 소위 한류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처럼 우리 사회에 대한 외부의 긍정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우리끼리는 서로를 비난하고 자신들 사회를 비하하기 일쑤다. 왜 이러한 일이 일어나게 되었을까? 그 하나의 이유를 우리의 현실을 평가하는 기준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가령, 자신이 받은 국어점수 80점을 100점을 기준으로 보면 매우 뛰어난 점수는 아니지만, 같은 학년 전체 평균 60점을 기준으로 보면 상당히 잘한 점수인 것과 비슷한 원리다. 구한말 우리나라가 일제의 식민지가 되자, 그 시대를 이끌던 거의 대부분 사람들은 망국의 원인을 과거의 우리 전통에서 찾았다. 그러면서 그들은 일제의 굴레로부터 벗어나는 길을 서양에서 구했다. 즉, 서양의 문물을 하루빨리 받아들여 과거를 청산하는 것만이 나라를 되찾는 유일한 길이라고 믿었다. 그 결과, 우리의 전통은 미개하고 나쁜 것이기 때문에 빨리 없애야 할 대상이 된 반면, 서양은 근대적이고 좋은 것이기 때문에 속히 받아들여야 할 대상이 되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한국인의 가치관은 급변했다. 즉 그들은 원칙을 중시하고, 공정과 합리를 강조하는 사고방식을 갖추게 되었다. 그러면서 그들은 이것을 잣대로 삼아 자신들 행동의 옳고 그름, 좋고 나쁨을 평가했다. 그러나 한국인들의 행동은 이러한 가치와는 매우 다른 방향으로 나아갔다. 말하자면, 그들은 자신에게 유리하면 법과 원칙을 무시하기 일쑤이고 편법과 연고를 동원하는 행동을 일삼았다. 사태가 이렇다 보니, 한국인의 행동이 자신들의 눈에 좋게 보일 리가 없다. 원칙과 공정과 합리를 잣대로 볼 때 편법에 기초한 행동이 좋게 보일 수가 없다. 이처럼 한국인의 행동을 지배하는 원리와 그 행동을 평가하는 기준이 정반대의 속성에 기초하기 때문에, 우리 눈에는 한국인의 행동이 삐딱하게 보일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삐딱한 시선을 강화하는 것이 자신의 행동에 대한 왜곡된 지각이다. 즉 그들은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행동을 자신은 하지 않는다고 왜곡한다. 필자는 예전에 대학생과 성인들에게 앞서 언급한 부정적인 행동을 자신과 남들이 얼마나 하는지 평가하도록 요청했다. 그 결과, 참가자들은 이러한 행동을 자신보다는 남들이 훨씬 더 많이 한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평가가 사실이려면 자신에 대한 참가자들의 평가는 타인에 대한 평가와 평균적으로 같아야 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았다. 이처럼 부정적 행동의 발생에 대한 자기중심적 인식은 한국인들이 서로를 비난하고 한국사회를 험담하는 행동을 정당화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 사회가 이렇게 된 모든 원인과 책임을 남 탓으로 돌릴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반대로 자신의 책임을 일정 부분 인정한다면, 남 탓만 하기보다는 자신의 행동을 좀 더 바르게 하려는 노력을 더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 사람들이 그저 세상에 대한 한탄이나 비난만 한 것은 아니다. 노엄 촘스키의 언급처럼, 짧은 시간에 우리가 이룩한 정치적, 경제적 발전은 인류의 근대사에서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가령 40~50년 전 우리 사회의 정치적 모습과 지금의 모습을 비교해 보라. 우리 사회가 독재정권의 폭압에서 신음하던 때가 그리 오래 전의 얘기가 아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우리 사회가 그렇게 절망적이지는 않다. 우리는 이 사회가 원하는 만큼 빠른 속도로 개선되지 않아 그 변화를 감지하지 못해 안달이 났을 수도 있다. 그러나 과거를 되돌아보면 우리 사회의 이중성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있다. 이것은 우리 사회의 이중성 만큼이나 분명한 사실이다. 정태연 중앙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 일제 잔재 ‘근로’ 대신 ‘노동’으로 조례 개정

    일제강점기 식민지배 논리로 악용된 ‘근로’라는 용어를 ‘노동’으로 변경하는 조례 정비가 전북지역에서 추진된다. 전북도의회 최영심 의원은 전북도 및 전북교육청 소관 조례의 ‘근로’ 용어를 ‘노동’으로 일괄 변경하는 조례를 추진한다고 10일 밝혔다. 최 의원은 양 기관의 조례를 전수 조사해 ‘근로’가 들어간 전북도 소관 38개 조례와 전북교육청 소관 6개 조례를 ‘노동’으로 모두 바꾸는 내용을 근로 용어 정비 조례안에 담았다. ‘근로’라는 용어는 ‘근로정신대’, ‘근로보국대’ 등에서 사용됐던 일제 잔재로 사전적 의미는 ‘부지런히 일함’을 뜻하고 있다. ‘근로’는 사용자 중심의 용어지만 ‘노동’은 ‘몸을 움직여 일함’을 뜻해 사용자와 대등한 관계를 의미한다. 이 조례안이 통과되면 ‘근로자’, ‘근로인’은 ‘노동자’로, ‘근로환경’은 ‘노동환경’으로, ‘전라북도근로자종합복지관’은 ‘전라북도노동자종합복지관’ 등으로 바뀐다. 최 의원은 “일제 잔재인 동시에 사용자 중심의 근로라는 용어를 노동으로 바꾸는 것은 노동을 존중하는 시대 변환에 발맞춰 그 필요성이 증대하고 있다”며 “서울과 경기 등 다른 시도에서도 관련 조례가 이미 통과된 만큼 조례안이 이번 회기에 통과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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