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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지도에 담긴 하늘… 그 속에서 본 민중미술

    난지도에 담긴 하늘… 그 속에서 본 민중미술

    서울 마포구 상암동 난지도는 1978년부터 쓰레기 매립지로 사용되면서 십수년 동안 죽음을 품어 왔다. 1990년대 초 도시재생을 거쳐 화려하게 되살아나면서 서울을 상징하는 곳이 됐다. 이곳의 설치미술 ‘하늘을 담는 그릇’은 해가 뉘엿뉘엿 질 때 자신의 이름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노르스름한 해가 마치 계란 같고, 경치를 보는 사람들은 어미를 기다리는 새들처럼 보인다. 이 작품은 1세대 민중미술가 임옥상이 설계했다. 강렬한 색채로 독재를 비판하고 민중의 자유를 부르짖으며 사회 문제를 날카롭게 파고들던 그의 그림을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적잖이 놀랄 법하다. 서울의 발전을 의미하는 이곳에 이처럼 따뜻한 임옥상의 작품이라니. 박소양 캐나다 토론토 온타리오 예술디자인대 교수가 임옥상의 예술 작품을 해설한다. 그는 성장이라는 면죄부 아래 사회가 외면하고 소외했던 이들의 이야기를 임옥상이 땅의 원소인 ‘흙’으로 말하려 했다고 설명한다.  
  • 국립현대미술관 “국제 미술계와 본격 연계…‘미술 한류’ 보여줄 것”

    국립현대미술관 “국제 미술계와 본격 연계…‘미술 한류’ 보여줄 것”

    국립현대미술관(MMCA)은 2022년 미국에서 여는 한국 근대미술전, 독일 ‘카셀 도쿠멘타’ 참가 등을 통해 올해를 ‘미술 한류’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국립현대미술관 윤범모 관장은 7일 전시계획을 공개하고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부터 국내외에서 뜨거운 한국 미술계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올해는 국외 지역에서 한국 미술을 전시하는 등 보다 본격적으로 알리겠다는 구상이다. 백남준 탄생 90주년을 맞아 작가를 조명하는 다양한 전시와 행사를 마련하고, 이 밖에 문신, 임옥상, 히토 슈타이얼, 피터 바이벨 등 국내외 작가들의 전시를 선보인다.우선 9월부터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LACMA)에서 ‘사이의 공간: 한국 근대미술’전이 개최된다. 한국 근대미술이 미국에서 전시되는 건 처음이다. 1900~1965년 제작된 한국화, 유화, 조각, 사진 등 140여 점이 현지에 소개된다. 미국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에서는 1960~70년대 한국 실험미술을 선보이는 ‘아방가르드: 1960~70년대 한국의 실험미술’전도 개최한다.6월에는 독일 소도시 카셀에서 개막하는 국제 현대미술전 카셀 도쿠멘타에 참여하고, 관객 참여형 설치 작품을 선보이고 관련 워크숍도 열 계획이다.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 ‘워치 앤 칠’을 활용해 유럽·중동·아프리카 주요 미술관과의 교류도 확대한다. 비디오아트의 선구자인 백남준을 재조명하는 ‘백남준 축제’도 펼친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은 노후화로 가동이 중단됐던 ‘다다익선’ 복원을 기념하며 그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전시 ‘백남준 효과’를 11월 개막한다. 다다익선은 10월 3일 개천절을 상징하는 1003대의 브라운관 모니터가 지름 7.5m의 원형에 18.5m의 높이로 설치된 작품으로, 백남준 작품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미술관은 다다익선 관련 심포지엄을열고 복원 백서도 발간할 계획이다. 또 독일 출신의 세계적인 미디어아트 작가 히토 슈타이얼, 세계적인 미디어아트 연구기관인 독일 카를스루에 미디어아트센터(ZKM) 관장인 피터 바이벨의 국내 첫 개인전이 각각 4월과 12월 서울관에서 막을 올린다.조각 거장 문신을 재조명하는 ‘문신 탄생 100주년 기념전’(7월·덕수궁)과 민중미술 작가 임옥상 개인전(10월·서울)도 준비 중이다. 중국 국가미술관(NAMoC)의 대표 소장품을 통해 중국 근현대미술을 소개하는 ‘20세기 중국미술’(11월·덕수궁) 전시도 열린다.
  • [데스크 시각] 풍자의 시간, 공감과 폭력 사이/최여경 사회정책부장

    [데스크 시각] 풍자의 시간, 공감과 폭력 사이/최여경 사회정책부장

    딱 9년 전 오늘, 한 그림이 세상에 나와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분만실을 배경으로 한 그림에는 갓 출산한 여성이 아이를 보며 웃고 있다. 선글라스를 낀 아기에게 의료진이 경례를 붙이고 있는 것이, 딱 봐도 여성은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선 후보, 아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다 ‘골든타임-닥터 최인혁 갓 태어난 각하에게 거수경례하다’라는 제목을 단 이 풍자화는 한국의 대표적인 민중미술가로 꼽히는 홍성담 화가의 손에서 태어났다. 판화로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세상에 알리면서 ‘5월 화가’로도 불리는 이다. 그는 여러 인터뷰에서 “내 그림은 운동의 도구였다”고도 했다. 사실적인 판화로 세상에 진실을 알렸던 홍 작가는 ‘골든타임’에선 세간에 떠돌던 소문을 소재 삼고 “풍자 미학”이라고 자평했다. 노발대발한 새누리당을 향해 민주통합당은 풍자극(이라고 했던) ‘환생경제’를 꺼내 들었다. ‘골든타임’이 나온 시점으로부터 8년 전 한나라당이 호남 연찬회에서 올렸던 연극이다. 그 시절 노무현 대통령을 향해 거친 욕설과 낯뜨거운 성적 표현을 총동원해 내뱉고는, 박근혜 대표를 눈물겨운 노력 끝에 죽어 가던 아들 ‘경제’를 살린 현모양처로 그리며 대비시켰다. 풍자화나 풍자극을 두고, 한쪽에선 박장대소를 하고 다른 한쪽에선 도를 넘었다고 비난했다. 소수였지만 박수를 친 진영에 있던 몇몇도 “지나쳤다”며 비판적인 시각을 보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정치인은 숱하게 풍자의 대상이 된다. 공인으로 인식되고, 헌법상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를 넉넉히 인정하는 분위기에서 선거에 직접 영향을 주지 않는 이상 풍자의 주체가 법적 책임을 지는 일은 드물다. 설령 공격 대상을 향해 혐오 표현을 하고 성적 조롱을 해도 시사성이 짙은 인물들은 예술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논리로 ‘쿨하게’ 넘어간다. 다시 풍자의 계절이 돌아왔다는 걸 느낀다. 최근 서울 종로구 관철동의 한 중고서점 외벽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벽화가 등장했다. 윤 후보가 그동안 보였던 말과 행동을 네 컷으로 그려 놨다. 넉 달 전 이 자리엔 윤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를 연상하게 하는 그림이 있었다. 두 벽화를 그린 그라피티 아티스트 닌볼트는 언론 인터뷰에서 “선거와 진영 논리로 그린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적어도 김씨와 관련된 그림은 더 큰 문제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근거였기 때문에 명예훼손 여지가 충분하다. 비방과 조롱이 난무한 풍자가 슬금슬금 피어나는 시점에 세계적인 거리 예술가 뱅크시의 작품 ‘주유소의 해바라기’(Sunflowers From Petrol Station·2005)가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1460만 달러(약 173억원)에 낙찰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도시의 거리와 건물에 벽화를 그리는 뱅크시는 전쟁과 아동 빈곤, 환경 등을 풍자하면서 현실 문제를 환기한다. ‘주유소의…’는 빈센트 반 고흐의 ‘해바라기’가 시든 모습을 주유소 벽에 그려 넣어 자동차가 만드는 공해와 지구온난화 문제를 꼬집었다. 풍자가 힘을 얻는 건 이 시대가 실현하고자 하는 가치, 시대정신을 녹여냈을 때다. 해학보다는 공격성이 강한 풍자는 카타르시스를 줄 수도 있지만, 모멸감도 동반할 수 있다. 공감을 얻거나 불쾌감을 주는 것, 통쾌한 일침을 가하거나 감정학대를 하는 것, 풍자에선 한 끗 차이다. 정치 풍자의 시간이 왔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선거는 갈수록 과열되고 점점 더 거칠어진다. 이기고픈 욕망은 이성적인 판단과 상대에 대한 배려 따위를 흐릿하게 만들 수 있다. 상대방에게 모욕을 주는 게 아니라 당사자도 웃어넘길 수 있는 ‘품격 있는 풍자’를 기대한다면 순진하다고 하려나.
  • [전시] 서울갤러리 추천 10월 다섯번째 주말 전시

    [전시] 서울갤러리 추천 10월 다섯번째 주말 전시

    서울신문이 운영하는 미술전문 아트플랫폼 서울갤러리(www.seoulgallery.co.kr)는 10월 다섯번째 주말을 맞아 주변의 가볼 만한 미술 전시를 추천한다. 서울신문·서울갤러리 특별전시장에서 11월 5일까지 김진아 작가의 ‘Comma - 점으로부터 시작된 유기체들의 연속성’전이 개최된다. 김진아 작가는 다양한 선을 반복시키고 동적인 움직임들로 무의식의 풍경을 재현한다. 자율적인 이미지와 내적인 생명력 등을 표현한 색들이 서로 중첩된 추상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강동아트센터가 개관 10주년을 맞아 추진한 「2021 신진‧중견작가 전시 지원 공모」에 선정된 강병섭 작가의 개인전 ‘Utopia, 상상의 리얼리티’전이 11월 7일까지 서울 강동구 강동아트센터에서 개최된다.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작품 세계를 펼쳐나가는 신진‧중견작가 중 신진작가로 선정된 강병섭 작가는 동시대적 유토피아(Utopia)의 세계를 회화와 설치 작품으로 구현해오고 있다. 갑빠오 작가의 개인전 ‘Hand in Hand’전이 경기 광명시 호반아트리움 아트살롱 갤러리에서 개최된다. 갑빠오 작가는 일상 속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의 모습과 그들 사이에서 교류한 감정이나 기억들을 회화, 도자 매체 등으로 유머러스하게 구현한다. 전시 관계자는 본 전시를 통해 작가 갑빠오의 대표작부터 근작까지 총망라한 확장된 세계를 살피고, 이를 통해 관객과 작가가 소통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고 전했다. 전시는 11월 8일까지.두 가지 소소한 감성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는 민율 작가의 개인전 ‘민율의 소소한 이야기 둘 <상상, 나무>’전이 서울 서초구 스페이스 엄에서 열리고 있다. 어릴 적 꿈꾸던 상상들에 대한 이야기인 <상상씨앗>과 나만의 사색 공간인 <나무의자>를 통해 잊고 있었던 내 안의 작은 감성들을 꺼내어 볼 기회를 선사할 것이다. 전시는 11월 11일까지 개최된다. 조각가 송필의 기획초대전 ‘Beyond the Withered’전이 서울 강남구 호리아트스페이스 & 아이프라운지에서 개최된다. 전시명 ‘Beyond the Withered’은 ‘말라죽은, 혹은 시든 저 너머의 새로운 희망’이란 의미를 담고 있으며 끝없이 순환하는 자연, 그 생명의 무한성을 강조한다고 전했다. 송필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매화를 상징적 모티브로 삼은 신작 25점 선보이고 있다. 권구희, 이이정은, 하지훈 3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장소의 기억’전이 서울 강남구 슈페리어 갤러리에서 11월 18일까지 개최된다. 3인의 작가들은 기존 풍경화의 정형화된 스타일에서 벗어나 공간을 해체하고 작가의 감정을 투영하는 방식을 통해 풍경화의 재해석을 시도하며 관람객을 특이한 경험의 세계로 안내할 것이다. 서울 종로구 JJ중정갤러리에서 11월 20일까지 박찬우 작가의 개인전 ‘Frame’을 개최한다. 박찬욱 작가는 이번 작품이 본래의 이미지에서 새로운 이미지를 물리적으로 만들어내는 점에서 지난 작품들과 연속성을 가지면서도 프레임의 안과 밖을 모두 포섭하는 ‘완전한’ 프레임을 지향한다는 점에서는 서로 단절되어 있음을 동시에 느낄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유미정 작가의 ‘시간의 말’전이 서울 강서구 갤러리 블라썸에서 개최된다. ‘말’을 통해 꿈을 꾸는 유미정 작가는 캔버스 위에 유화와 그 외 여러 혼합 재료를 더해 몽환적인 분위기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작품을 감상하는 이들도 말을 타고 행복했던 유년 시절로, 그리워하는 아버지의 품으로,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먼 미지의 장소로 시간여 행을 떠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시는 11월 21일까지. 한지의 격조 있는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성경희 초대전 : 종이정원’전이 서울 서초구 흰물결 갤러리에서 개최된다. 성경희 작가는 캔버스에 종이를 오려 붙이고 그 위에 채색을 하고 다시 종이를 떼어낸 흔적을 만들면서 유쾌하지만 가볍지 않은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캔버스와 장지라는 재료가 어우러지면서 서양의 종이와는 또 다른 질감과 조직감을 보여줘 관람객들은 한지의 결과 색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전시는 11월 26일까지 열린다. 김근태, 김기린, 변용국,송광익, 스가 키시오, 윤희창 작가가 참여하는 ‘색면추상’전이 서울 종로구 통인화랑에서 11월 28일까지 개최된다. 형상의 추상성을 넘어 색채 자체가 지니는 의미와 시각의 순수성을 염원하는 색면추상 작품을 통해 관람객들이 화면 전체를 압도하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서울 종로구 갤러리조선에서 11월 30일까지 표민홍 작가의 개인전 ‘Nothing here was ours’전을 개최한다. 어느 호텔에서 촬영된 단편 영화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언어’와 ‘장소’, 이 두 가지 요소의 ‘완전한 점유의 불가능성’을 중심으로 펼쳐진다.근현대를 대표하는 전각가이자 서예가로 알려진 철농 이기우 작가의 ‘철필휘지鐵筆揮之: 철농 이기우의 글씨와 새김’전이 경기 이천시 이천시립월전미술관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작품 세계를 대표하는 전각, 서예, 석각, 탁본, 목각, 도각 작품 100여 점을 만나볼 수 있으며 전시는 12월 19일까지 이어진다. 서울 종로구 다보성 갤러리는 개관 40주년을 맞이하여 한·중 수교 30주년을 기념하는 ‘한·중 문화유산의 재발견’ 특별전을 개최한다. 선사시대부터 근대까지 한국과 중국의 귀중한 문화유산을 중심으로 공개되는 이번 특별전은 한국과 중국의 문화재 감상과 더불어 양국의 역사 및 문화를 이해하는 소중한 자리가 되고, 나아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어려움을 겪는 모든 분들께 희망을 드리는 전시가 될 것이라 전했다. 전시는 내년 1월 31일까지. 경남 창원시 경남도립미술관은 내년 2월 6일까지 ‘각인(刻印)-한국근현대목판화 100년’전시를 개최한다. 20세기 한국 근대기의 출판미술과 목판화를 포함해, 195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실험적 판화와 1980년대 민중미술목판화를 전시하며, 최근 동시대 미술현장에서 목판화를 독립 장르로 개척하고 있는 작가까지 선보이는 대형 기획전이다. 더불어 조선시대 책표지를 제작하기 위해 사용했던 능화판(한국국학진흥원 제공)을 특별전 형식으로 선보인다. 이러한 내용을 잘 전달하기 위해 본 전시는 총 세 개의 섹션으로 구성된다. 국내에서 최초로 소개되는 휴 크레슈머의 사진전이 호반아트리움에서 내년 5월 15일까지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대규모 회고전으로 1990년대 발표한 초기작 시리즈부터 대표작인 ‘Blustery Day’ 시리즈, 페미니즘과 노동 사회 이슈를 담은, ‘Odd Jobs’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전작들이 다양하게 전시된다. 상업사진작가의 면모를 엿볼 수 있는 광고 사진과 매거진 작업, 그리고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Korea Project’도 함께 선보인다. 또한 작업 구상에 사용된 스케치, 촬영 현장이 담긴 영상 등의 자료들도 함께 볼 수 있어 상상력을 자극할 것이라고 관계자는 밝혔다.놓치기 아쉬운 이번 주 종료되는 전시들을 소개한다. 원희수 작가의 제3회 개인전 ‘WATER’전이 서울 도봉구 평화문화진지 5동 전시실에서 개최된다. 원희수 작가는 회화 작품 27점과 4점의 오브제 작품들을 선보이는데 작품별로 각기 다른 화풍을 가지며 각각 가상의 작가명을 부여해 단체전 같은 개인전을 선보인다. 전시는 10월 31일까지. 보랏빛의 향연을 즐길 수 있는 이우현 작가의 ‘풍경을 상상하다’전이 서울 종로구 갤러리 마롱에서 이번 주 일요일 10월 31일까지 개최된다. 김우현 작가는 한 작품에서 물과 기름이라는 두 이질적인 재료를 사용하여 보수적인 유화기법을 사용하는 듯하면서도 보랏빛 수채화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을 선보인다. 아련한 보랏빛 숲과 희미한 안개가 자아내는 몽환적인 분위기가 보는 이의 마음을 부드럽게 어루만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다음 주에 시작되는 기대되는 예정 전시를 소개한다. 서희원 작가의 개인전 ‘story of the broken ones’전이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이전 작품 시리즈였던 ‘Suspicious being’의 연장선에 있다. 정확히는 작품 ‘REQ 30’의 작은 손짓에 숨겨둔 이야기에서부터 새로운 이야기가 파생되어 진행되어 가고 있는 중간 과정이라고 밝혔다. 전시는 서울 중구 충무로갤러리에서 11월 3일부터 11월 12일까지 개최될 예정이다. 서울 종로구 통인화랑에서 ‘자울림 전, 열두 번째’전이 11월 3일부터 11월 14일까지 개최될 예정이다. 자울림은 도자기로 아름다운 세상을 꾸미는 역할을 하겠다는 취지로 설립된 도예가 모임으로 김명희, 김호섭, 박동기, 백정호, 이규열, 이종성, 조현숙 작가가 이번 전시에 참여했다. 이외에도 많은 전시가 열리고 있으며 보다 자세하고 더 많은 전시 소식은 ‘서울갤러리(www.seoulgallery.co.kr)’ 사이트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현재 코로나19 확산으로 임시 휴관 혹은 예약제로 운영하는 전시장이 다수 있으니 방문하기 전, 전시장 운영정보를 꼭 한번 확인하고 방역수칙을 준수하기 바란다. 서울컬처 culture@seoul.co.kr
  • 웹툰 저작권 지키자던 주호민…딱 걸린 불법 다운로드

    웹툰 저작권 지키자던 주호민…딱 걸린 불법 다운로드

    유명 만화가 주호민이 불법 다운로드한 이미지를 전시회 그림에 사용했다가 논란이 일자 사과했다. 주호민은 웹툰 불법 유통 근절 캠페인에 참여하며 저작권 침해를 막자고 나섰지만, 정작 스스로는 이를 지키지 못했다. 문제가 된 이미지는 그림 ‘계단에서 뭐하는거지?’에 사용된 무늬였다. 주호민은 지난 5월 민중미술 화가인 부친 주재환(81)씨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2인전 ‘호민과 재환’을 열었고, 이 그림은 높이 7m로 전시됐다. 그러나 그림 속 군복 이미지에는 원작자가 무단 복제 및 유통을 방지하기 위해 찍어놓은 워터마크가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이를 두고 관련 커뮤니티에 비판이 쇄도하자 주호민은 “인터넷에서 위장 무늬 패턴을 검색해 다운로드해 사용했다”며 “워터마크가 박혀있는지 몰랐다. 관객 분께서 알려주셔서 뒤늦게 구입했다”라고 해명했다. 이 작품은 지난 달 전시 폐막 직후 폐기됐다. 주호민은 “두달 동안 시립 미술관에 워터마크가 박혀있는 초대형 그림을 전시하고 싶은 사람은 없다. 3층 높이의 대형 구조물이라는 특성상 너무 부끄러웠지만 수정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 민중미술운동 이끈 서양화가 손장섭 별세

    1세대 민중미술 작가 손장섭 씨가 1일 별세했다. 향년 80세. 고인은 1980년대 민중미술 운동의 중심이었던 ‘현실과 발언’의 창립 동인으로 참여했고 1985년 결성된 민족미술인협회 초대 회장을 맡았다. 1941년 전라남도 완도에서 태어나 홍익대 서양화과를 나온 고인은 초기에는 주로 한국 현대사의 여러 장면을 소재로 역사화를 그렸다. 1990년대 이후에는 “자연은 민중의 삶이 펼쳐지고 역사가 배어있는 현장”이라며 자연 풍경을 그렸다. 민족미술상, 금호미술상, 이중섭미술상 등을 받았다. 3일 오전 일산백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을 마쳤다. 연합뉴스
  • ‘광부’ 켜켜이 탄가루 박힌 고단한 삶의 초상화

    ‘광부’ 켜켜이 탄가루 박힌 고단한 삶의 초상화

    광부의 낡은 작업복이 높이 2m의 캔버스를 가득 채웠다. 구멍 난 흰색 내의 위에 걸쳐진 작업복의 오른쪽 가슴에 ‘황지 330´이란 식별표가 새겨져 있고, 왼쪽 주머니에는 신분증이 달려 있다. 옷의 주인이 바뀌어도 광부 ‘황지 330’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의미다. 극사실주의 기법으로 묘사한 허름한 작업복에서 익명의 존재인 탄광촌 노동자의 고되고 거친 삶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매몰 광부의 작업복 그린 ‘황지 330’으로 주목 ‘광부화가’ 황재형이 1980년 강원 태백시 황지탄광에서 매몰 사고로 사망한 광부의 작업복을 그린 ‘황지 330’(1981)이다. 중앙대 회화과 학생으로 민중미술 소그룹 ‘임술년’에서 활동하던 황재형은 이 작품으로 1982년 중앙미술대전에서 장려상을 수상하며 화단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기쁨보다 자괴감이 밀려왔다. “광부의 삶을 소재로 써서 상이나 바란다면 자기 과시욕에 불과하지 않은가”라는 회의가 들었다. 그해 학교를 졸업하고 강원도로 갔다. 3년 동안 태백, 삼척, 정선 등지에서 광부로 일하며 동료의 헤드랜턴에 의지해 석탄가루가 내려앉은 도시락을 먹는 광경을 그린 ‘식사’(1985) 등 현장에서 길어올린 체험과 풍경들을 화폭에 펼쳤다. 광부이자 광부를 그리는 명실상부한 ‘광부화가’로서 삶과 예술이 하나로 이어진 시기였다. 결막염으로 광부를 그만둔 뒤에도 강원도에 남아 문화운동과 노동운동을 하면서 탄광촌의 인물과 광활한 대자연, 초역사적 풍경 등을 주제로 작업을 계속했다.●11년 공들인 광활한 ‘백두대간’ 등 65점 전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리는 황재형 개인전 ‘회천’(回天)은 한국 리얼리즘미술과 민중미술사에서 광부화가로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한 작가의 1980년대 초기작부터 신작까지 40년의 예술적 여정과 성취를 살펴볼 수 있는 자리다. ‘황지 330’, ‘백두대간’ 등 대표작과 13m 대형 설치 작품 ‘메탈지그’ 등 65점이 전시됐다. 가로 5m의 화폭에 눈 덮인 태백산맥의 웅장한 산세를 펼친 ‘백두대간’은 1993년부터 2004년까지 무려 11년간 작업한 작품이다. 대상의 본질을 담기 위해 오랜 관찰과 수많은 붓질 끝에 완성했다. 헬리콥터를 타고 풍경을 내려다보면서 새롭게 발견한 부분을 반영할 정도로 집념을 불태웠다. ‘작은 탄천의 노을’(2008)은 탄가루와 오물이 섞여 흐르는 사북의 탄천 위로 황금빛 노을이 비치는 광경을 그린 1990년작 ‘탄천의 노을’과 같은 도상의 그림이다. 1980년대 말 불어닥친 폐광의 광풍에 속절없이 사그라드는 삶의 터전을 관조적으로 묘사했다.●머리카락으로 풀어낸 ‘삶의 기록’ 같은 작품도 작가는 2010년대부터 과거에 그렸던 인물과 풍경을 머리카락을 재료로 새롭게 풀어내고 있다. 머리카락의 재질과 형태를 그대로 살려 선을 만들고 면을 채운다. 유화보다 작업 시간과 노력이 훨씬 많이 드는 머리카락 작업을 하는 이유에 대해 작가는 “머리카락은 인류 최초의 옷이자 마지막 옷이며, 인생을 기록하는 필름”이라며 “살아 있는 존재의 아름다운 생명력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전시 제목 ‘회천’은 ‘형세나 국면을 바꾸어 쇠퇴한 세력을 회복하다’란 뜻이다. 작가는 “막장은 태백뿐 아니라 서울에도 있다. 인간성을 상실할 수밖에 없는 환경 속에서도 공생을 꿈꾼다는 의미”라고 했다. “편안한 잠자리를 자는 이에게 경각심을, 불편한 잠자리를 갖는 이에게 위로를 주고 싶다”는 작가는 이번 전시가 “성실한 이웃들에게 작은 위안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는 8월 22일까지.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후보 김상진·방정아·오민·최찬숙 4명 선정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후보 김상진·방정아·오민·최찬숙 4명 선정

    국립현대미술관은 ‘올해의 작가상 2021’ 후보 작가로 김상진(42), 방정아(53), 오민(46), 최찬숙(44) 등 4명이 선정됐다고 13일 밝혔다. 김상진은 다양한 매체와 형식을 통해 대상의 본질, 현상과 세계에 대한 인식론적 차원의 접근에 주목하는 작업을 지속해 왔다. 방정아는 여성의 시선에서 사회적인 문제들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를 민중미술, 여성미술의 맥락 안에서 선보였다. 오민은 음악, 안무,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시간의 속성에 대한 고민과 조형적 형식미에 대해 질문하는 작업을 주로 했다. 최찬숙은 개인의 서사와 집단의 기억에 대한 역사적 사건과 관계에 주목하는 작품을 발표해 왔다. 후보 작가들은 10월 20일부터 내년 1월 30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신작을 소개하고 최종 수상 작가는 12월에 발표된다. 올해의 작가상은 한국 현대미술의 가능성과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작가들을 지원하기 위해 국립현대미술관과 SBS문화재단이 2012년부터 공동 주최해 온 미술상이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김상진·방정아·오민·최찬숙,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후보

    김상진·방정아·오민·최찬숙,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후보

    국립현대미술관은 ‘올해의 작가상 2021’ 후보 작가로 김상진(42), 방정아(53), 오민(46), 최찬숙(44) 4명이 선정됐다고 13일 밝혔다. 김상진은 다양한 매체와 형식을 통해 대상의 본질, 현상과 세계에 대한 인식론적 차원의 접근에 주목하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방정아는 여성의 시선에서 사회적인 문제들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해 민중미술, 여성미술의 맥락 안에서 선보여 왔다. 오민은 음악, 안무,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시간의 속성에 대한 고민과 조형적 형식미에 대해 질문하는 작업을 주로 했다. 최찬숙은 개인의 서사와 집단의 기억에 대한 역사적 사건과 관계에 주목하는 작품을 발표해 왔다. 후보 작가들은 10월 20일부터 내년 1월 30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신작을 선보이며, 최종 수상 작가는 12월에 발표된다. 올해의 작가상은 한국현대미술의 가능성과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작가들을 지원하기 위해 국립현대미술관과 SBS문화재단이 2012년부터 공동 주최하고 있다. 후보 작가들은 각각 4000만원의 창작 후원금을 지원받으며, 최종 수상작가는 상금 1000만원을 추가로 받는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텅 빈 껍데기… 욕망의 허깨비

    텅 빈 껍데기… 욕망의 허깨비

    몸 빠져나가 옷만 춤추는 듯한 이미지“옷, 계급 상징… 우리 존재 가치 묻는 것”68세에 스마트폰만으로 디지털 펜화“나이 훨씬 많은 호크니도 태블릿 써요”회화, 사진 등 평면 작업에서 부조, 채색 조각 같은 입체 작품까지 안창홍 작가는 왕성한 호기심과 식지 않는 창작열로 쉼 없이 영역을 넓혀 왔다. 어떤 형태의 작품이든 강렬한 이미지와 사회성 짙은 메시지는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그가 이번엔 디지털 펜화를 선보인다. 지난 2년간 완성한 수백 점의 디지털 펜화 중 50점을 골라 오는 15일부터 3월 13일까지 서울 강남구 호리아트스페이스와 아이프라운지에서 개인전 ‘유령 패션’을 연다. 지난 8일 만난 안 작가는 옅은 보라색으로 머리칼을 물들인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의 나이 올해 68세. “원래 백발인데 전시에 맞춰 염색했다”며 웃었다. ‘유령 패션’이란 제목처럼 전시 작품은 감각적인 패션 사진에서 모델이 사라지고 화려한 옷과 신발만 남은 이미지들이다. 작업 도구는 스마트폰 딱 하나. 인터넷에서 작품의 밑바탕이 될 패션 사진 자료를 수집한 뒤 스마트폰의 그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형상을 지우고 덧붙이는 과정을 반복해 디지털 펜화를 완성한다.그는 “컴퓨터 수준의 스마트폰으로 통화나 문자, 영상만 보기엔 아까워서 이리저리 조물락거리다 우연히 그림 앱을 찾아내서 시작하게 됐다”며 “나보다 훨씬 나이 많은 데이비드 호크니가 태블릿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도 자극이 되긴 했다”고 말했다. 재작년 경기도립미술관과 아라리오갤러리에서 연달아 개인전을 준비하면서 지친 몸과 마음을 가다듬는 데도 도움이 됐다. “양평 작업실 앞 뚝방길을 산책할 때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쓱쓱 그릴 수 있고, 자다가 일어나서도 스케치할 수 있어 디지털 펜화 작업이 만족스럽다”고 했다. 패션을 주제로 삼은 이유에 대해 그는 “패션은 자기를 표현하는 방법이면서 자본주의와 계급의 상징이다. 풍요의 시대 화려한 거리의 의상들에서 허깨비 같은 환상을 본다”며 “몸이 빠져나가 옷만 춤을 추는 듯한 이미지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의미, 존재의 가치에 대한 화두를 던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령 패션’ 작업이 처음은 아니다. 1979년 유화와 콜라주로 작업한 ‘인간 이후’에 똑같은 이미지가 등장한다. 작가는 “그때는 소극적으로 그렸고, 40년이 흐른 지금은 전면에 부각했다는 점이 다를 뿐 도시 문명에 대한 비판 의식은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고 덧붙였다.유명 브랜드의 패션 사진을 허락 없이 사용하는 것에 대한 법적 문제는 없을까. 그는 “변호사와 저작권 상담을 했는데 사진을 차용해 완전히 다른 조형어법을 구현한 만큼 현재로선 문제가 안 될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하지만 저작권 문제가 워낙 복잡해 앞으로 상황을 신중하게 지켜보겠다”고 했다. 전시 작품은 스마트폰으로 완성한 이미지를 디지털로 프린트한 에디션과 영상 원본을 담은 디지털 액자, 두 가지 형태다. 디지털 액자는 수십점의 완성작을 5초 간격으로 감상할 수 있다. 1976년 첫 개인전으로 화단에 데뷔한 안 작가는 1980년대 ‘현실과 발언’ 동인에 참여하는 등 1세대 민중미술가로 활동했다. ‘가족사진’ 연작, ‘베드 카우치’ 연작 등으로 주목받았고, 이중섭미술상(2013), 이인성 미술상(2009) 등을 수상했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이 가지는 민중미술, 저 가지엔 봄기운… 임옥상은 나무다

    이 가지는 민중미술, 저 가지엔 봄기운… 임옥상은 나무다

    흙으로 표현한 거친 생명력·섬세한 감성사회 비판적 성격은 빼고 ‘서정성’ 짙게 “자유의지로 그려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민중미술’ 한 가지 틀에 갇히는 것 경계나무처럼 살고자 했다. ‘도리불언 하자성혜’(桃李不言 下自成蹊)를 좌우명으로 삼았다. 복숭아나무와 오얏나무는 말을 하지 않아도 그 아래 길이 생기듯 덕이 있으면 절로 사람들이 따른다는 뜻이다. 땅 위에 굳건히 버티고 서서 어떤 고난에도 굴하지 않고 계절마다 제 몫의 꽃과 열매를 피워 내는 의연함을 닮고 싶었다. 그런 소망을 담아 딸의 이름도 ‘나무’로 지었다.서울 강남구 신사동 갤러리 나우에서 개인전 ‘나는 나무다’를 펼치는 화가 임옥상 얘기다. 민중미술 대표 작가로 사회 비판적이고 현실 참여적인 작품들을 주로 선보여 온 그였기에 서정성 짙은 제목의 전시가 의외였는데, 알고 보니 신실한 나무 예찬론자였다. ‘나는 나무다. 나무로 산 지 오래다. 나무가 아프면 나도 아프고 나무가 춤추면 나도 춤춘다’는 고백처럼 전시장에는 거친 생명력과 섬세한 감성을 지닌 작가를 닮은 나무 그림 80여점이 빼곡히 걸렸다. 가로 5m가 넘는 대형 작품부터 작은 그림 60점을 하나의 퍼즐처럼 구성한 연작까지 다채롭다. 흙, 종이, 쇠 등 다양한 재료로 끊임없이 새로운 조형세계를 구축해 온 그는 3년 전부터 흙을 캔버스에 고르게 펴서 바른 뒤 붓질의 강약으로 흙을 밀어내 형상을 만들고, 그 위에 색을 입히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흙은 그가 오랫동안 천착해 온 재료다. 흙의 느낌을 살리려고 종이 부조 작업에 공을 들였지만 만족할 수 없었다. 여러 번 시행착오를 거쳐 흙에 수용성 접착제 등을 섞어 캔버스에 붙이는 기술을 고안해 냈다. 이번 전시에 나온 나무 그림들은 이 같은 방식으로 완성했다. 작가는 “나무를 그리는 데 최적화된 재료가 흙”이라면서 “흙과 나무는 찰떡궁합”이라고 했다.흙으로 표현한 나무는 이전에 그렸던 나무들과 질감이나 형태가 다를 뿐 아니라 의미에도 차이가 있다. 1970년대 말에서 1980년대 초에 그린 동네 어귀의 당산나무, 구름에 가린 나무가 사회의 구조적인 모순을 은유하는 상징적인 표현이었다면 지금의 나무 그림은 생태학적이고, 자연친화적인 환경에 대한 관심이 두드러진다. 은행나무, 느티나무, 매화나무 등 나무의 특성에 따라 줄기와 가지가 제각각 뻗어 나간 모양새는 생명력이 넘친다. 동양화에서 최고 경지로 여기는 ‘기운생동’(氣韻生動)이 흠뻑 묻어난다. 앙상하지만 꼿꼿한 겨울나무에선 절개가 느껴지고, 봄바람에 흩날리는 매화 꽃잎은 보는 이의 마음을 흔든다. 서울대 미대와 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한 작가는 1979년 ‘현실과 발언’ 동인 창립 멤버로 활약하고, 민족미술인협회 대표를 역임하는 등 부정과 억압에 저항하는 예술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쳤다. 하지만 민중미술이라는 한 가지 틀로 자신의 작품이 규정되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내가 그린 그림들은 미술의 지평을 넓히기 위한 것”이라며 “사회성 짙은 작품이든 아니든 항상 내 자유의지대로 그려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28일까지.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국내 1세대 동산방화랑 설립자 박주환 전 화랑협회장 별세

    국내 1세대 동산방화랑 설립자 박주환 전 화랑협회장 별세

    국내 1세대 화랑 ‘동산방화랑’ 설립자인 박주환 전 한국화랑협회장이 21일 별세했다. 91세. 1961년 표구사 동산방을 연 고인은 재래식 재료를 이용한 표구기술자로 명성이 높았다. 청전 이상범, 월전 장우성, 박노수 등이 동산방을 즐겨 찾았다. 천경자의 ‘미인도’ 진위 판정에도 동산방의 표구라는 사실이 참고가 됐다. 1975년 표구사를 화랑으로 업종 변경한 뒤로는 민경갑, 이종상, 송수남 등 동양화의 대가들을 배출하는 데 힘썼다. 1976년 한국화랑협회 창립의 산파역을 맡았고, 2대와 6대 회장을 지냈다. 1980년 민중미술단체 ‘현실과 발언’ 창립전이 당국의 압박으로 취소 위기에 놓이자 동산방화랑에서 열도록 한 일화도 있다. 1977년 국립현대미술관에 청전 이상범의 ‘초동’을 기증하는 등 기부에도 앞장 선 고인은 화상으로는 처음으로 2008년 옥관 문화훈장을 받았다. 화랑협회장을 지낸 아들 우홍(68)씨가 아버지의 대를 이어 화랑을 운영하고 있다. 장례는 화랑협회장으로 치러진다. 빈소는 서울대 장례식장, 발인은 25일 오전 9시.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경계 없는 상상으로 화폭에 옮긴 고대사

    경계 없는 상상으로 화폭에 옮긴 고대사

    양손을 주머니에 넣고 꼿꼿한 자세로 정면을 응시하는 여인. 그 옆엔 다른 여인이 공손히 손을 모은 채 고개를 떨구고 있다. 두 여인의 상반된 태도가 눈길을 끄는 이 작품의 제목은 단군신화 속 인물인 ‘호녀’. 신화의 주인공은 환웅의 말을 충실히 따라 마늘과 쑥만 먹고 사람이 된 웅녀지만, 이 그림은 동굴을 박차고 나온 호녀가 주연이다. 주체적이고 저항적인 현대의 여성상을 투영한 신화의 재해석이 인상적이다.민중미술을 대표하는 화가인 최민화가 한국 고대사를 소재로 한 연작 ‘원스 어폰 어 타임’(Once Upon a Time)을 서울 종로구 삼청로 갤러리현대 전시장에 펼쳤다. 고려 후기 승려 일연이 고조선부터 후삼국까지 유사를 모아 편찬한 역사서 ‘삼국유사’에 등장하는 인물과 대서사를 화폭에 옮긴 그림들이다. 천제 환웅이 신시에 내려온 장면, 혁거세가 알에서 태어나는 순간, 해모수 전투와 엄체수를 건너는 주몽의 모습 등이 캔버스 위에서 살아 꿈틀거린다. 1987년 6월 민주항쟁 당시 이한열 노제에서 사용된 걸개그림 ‘그대 뜬 눈으로’으로나 공권력을 향한 저항의 몸짓을 담은 ‘분홍’ 연작, 도시를 배회하는 청춘들의 불안을 그린 ‘회색 청춘’ 연작 등으로 최민화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이번 전시는 꽤 낯설고 이질적이다. ‘지금, 이곳’의 현실을 누구보다 핍진하게 포착해 온 민중미술 작가는 어쩌다 신화의 세계로 눈을 돌린 것일까.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내게 신화를 다루는 일은 오늘의 문제를 다루는 것과 같다”고 했다. 1980년대 중반 태국, 인도를 시작으로 그리스, 이집트 등 틈날 때마다 문명의 시원을 찾아 해외여행을 하면서 서구 문물에 밀려 사라지는 우리의 전통에 대해 안타까움을 느꼈다. 그리고 “전통의 일상화는 예술가의 몫”이라는 고민 끝에 한국의 고대 서사에 걸맞은 상징적 이미지를 만들어 내려는 도전에 나섰다. 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서양 신들의 형상은 르네상스 회화를 통해 익숙한 반면 정작 한국 신화 속 인물에 대한 회화적 이미지는 생소하다. 그런 시도 자체가 드물었기 때문이다.전시작들은 경계 없는 상상력으로 조선 민화, 고려 불화, 르네상스 회화, 힌두 미술 등 동서고금의 미술사를 종횡무진한다. 역사적 고증은 아예 제쳐 두고 예술가의 창의적인 관점으로 인물을 묘사하고 장면을 재구성했다. 국경과 민족, 종교를 구분 짓는 서구의 근대적 역사 개념에서 벗어나 인류 보편의 서사로 ‘삼국유사’를 재해석하는 대담한 시도는 때론 기발하게, 때론 혼란스럽게 다가온다. 환웅이 웅녀에게 마늘과 쑥을 건네는 장면은 아담이 이브에게 사과를 건네는 성서 속 장면과 겹쳐지고, ‘서동요’ 속 선화 공주와 서동의 모습은 혜원 신윤복의 ‘월하정인’을 연상시킨다. 말을 타고 활을 쏘는 주몽의 늠름한 자태는 르네상스 회화의 근육질 남성을 닮았다. ‘분홍’과 ‘회색 청춘’ 연작에서 보듯 색채에 대한 감각이 남다른 작가는 이번 ‘원스 어폰 어 타임’ 연작에선 한국의 오방색과 희미하게 퍼져 나가는 힌두 문화의 색감을 섞어 투명하면서도 선명한 파스텔톤 화면을 완성했다. 순간적인 집중 대신 차분하게 시선을 끄는 매력이 있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연작만으로 여는 개인전은 처음이지만 1990년대 말 구상부터 시작해 준비 기간은 20여년이 넘는다. 지하 전시장에 빼곡히 걸린 드로잉과 밑그림 등에서 그간의 혹독한 습작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전시는 10월 11일까지.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문화마당] 너무 늦거나, 너무 이르거나/이양헌 미술평론가

    [문화마당] 너무 늦거나, 너무 이르거나/이양헌 미술평론가

    한국 미술비평의 오래된 장면을 떠올려 본다. 이념의 시대 1980년대는 6월 항쟁, NLㆍPD 노선 갈등, 사회구성체 논쟁에 힘입어 민주화 투쟁과 당파 경쟁이 급격히 확산되던 때다. 미술 역시 사회운동과 연동해 정치적 참여가 강조되면서 공동창작과 현장미술이 대세로 떠올랐다. 이적 표현물로 간주돼 구속으로 이어진 신학철 화백의 ‘모내기’(1987) 사건은 당시를 보여 주는 가장 선명한 역사의 이미지다. 같은 시기 미술비평계에서는 포스트모더니즘 논쟁과 함께 민중미술의 이념과 미학을 지지하는 젊은 이론가들이 1989년 2월 ‘미술비평연구회’(미비연)를 정식 발족한다. 이들은 미술사 연구, 미술 제도 및 정책 연구, 시각매체 및 대중문화 연구, 미학 및 미술비평 연구 등 조직적인 분과 체계를 갖추고 마르크스ㆍ레닌주의, 포스트모더니즘, 비판이론과 후기구조주의 담론을 함께 공부했다. 미술계에서 여전히 주요하게 활동하는 이영철, 이영준, 이영욱, 박신의, 백지숙, 강성원, 김수기, 최범과 같은 비평가들이 모두 이곳에서 배출됐다. 미비연에게 리얼리즘은 매우 중요한 문제였다. 특히 지식인 작가가 소시민적 입장에서 현실을 비판하고 삶의 문제를 형상화하는 이전 세대의 민중미술 대신 루카치의 문예이론에 영향을 받은 당파적 리얼리즘을 주창했다. 이는 현실을 변혁할 수 있는 주체를 노동자로 상정하고 그 계급의 당파성을 창작방법론에 적용하려는 그들의 관점을 잘 보여 준다. 미비연은 작품에 대해서도 걸개그림 등으로 그 형식을 한정하지 않고 영상이나 설치, 비디오, 만화, 포스터 등 다양한 매체에 개방적인 태도를 보였다. 매체를 단순한 미술의 재료로 취급하기보다는 일종의 언어이자 이미지를 전달하는 수단으로 인식하고 사회변혁을 위해 시각매체가 효과적으로 쓰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사회주의의 붕괴와 외연적인 경제성장, 문민정부에 의한 형식적 민주화가 이루어졌다. 그러면서 진보 진영은 운동 중심의 이념 방향을 ‘상실’했다. 미비연 역시 이 시기 대중문화에 주목하고 문화 개념을 재설정하는 등 변화를 모색했는데, 그 결과가 ‘압구정동: 유토피아/디스토피아’(1992) 전이었다. 서울 압구정동을 문화적으로 분석하고, 사회적 환경과 조건을 미술로 풀어낸 전시는 그들의 관심사가 이미 대중매체 이미지를 포함하는 시각문화 전반으로 확대됐다는 걸 표출했다. 미비연의 활동은 비평이 부재한 현대미술의 담론을 풍부하게 만들고 미술과 대중문화에 대한 이론적 연결을 가능하게 했으며 1990년대 작가들의 활동 근거를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우리 현실을 반영한 이론을 제시하기보다는 서구의 문화 담론을 먼저 받아들여 번역해 소개하는 차원에 머물렀고, 엘리트주의라는 집단 정체성을 넘지 못한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실제로 미비연이 지지했던 전위적인 작품들은 1980년대 후반의 상황을 생각해 보면 당시 민중들이 이해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것이었다. 또한 그들이 1990년대 들어 새로운 대안으로 모색한 대중문화의 영역 역시 행위 주체와 대항 주체를 모두 감추어 버린다는 비판과 함께 자본의 논리에 대부분 귀속된 대중문화 안에서 정치적 투쟁이 가능한지에 대한 질문을 남긴다. 미비연은 90년대 초반의 격변하는 문화 지형에 대한 해석의 차이와 구성원들의 문화운동에 대한 서로 다른 방향 설정으로 1993년 7월 공식 해체한다. 그들이 4년 동안 보여 준 활동은 어떤 형상을 떠올리게 한다. 격랑하는 이론의 바다 사이에서 힘겹게 조타를 잡고 표류하는 배의 이미지. 아주 오래된, 그러나 지금도 여전히 잔존하는 비평의 한 장면일 것이다.
  • 80년대 민중미술이 본 2020년 대한민국

    80년대 민중미술이 본 2020년 대한민국

    동인 16인, 학고재 ‘그림과 말’ 기획 불평등과 차별·분단의 질곡 등 비판‘화가는 현실을 외면해도 되는가.’ 군부독재 아래 표현의 자유를 억압당하던 1980년, 이런 질문에 고뇌하던 미술인들이 모임을 결성하고 첫 창립전을 열었다. 민중미술의 시초가 된 ‘현실과 발언’ 그룹이다. 이들은 예술이 천상의 고고한 날갯짓이 아니라 부조리한 세상을 헤쳐 나가는 투박한 발걸음이란 명제를 스스로 입증하고자 애썼다. 그룹은 10년 만에 해체됐지만 동인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현실을 향한 발언을 멈추지 않았다. 올해 창립 40년을 맞은 ‘현실과 발언’ 동인들이 다시 모였다. 강요배, 김건희, 김정헌, 노원희, 민정기, 박불똥, 박재동, 성완경, 손장섭, 신경호, 심정수, 안규철, 이태호, 임옥상, 정동석, 주재환 등 16명이 참여하는 ‘그림과 말 2020’ 전시에서다. 서울 소격동 학고재 전관에서 열리는 이 전시는 이들이 1982년 덕수미술관에서 개최한 ‘행복의 모습’전 당시 발간한 회지 ‘그림과 말’의 정신을 돌아보며 기획됐다. 전시는 작가들이 선택한 1980년대 작품과 2000년대 작품 등 106점을 펼쳐 보인다. 민정기는 ‘1939년’이라는 같은 제목의 작품 두 점을 출품했다. 1983년에 제작한 석판화는 중일전쟁 당시 상황을 묘사한 것이고, 올해 완성한 작품은 인왕산 주봉 암벽을 그린 유화다. 암벽에는 일제가 새긴 ‘천황폐하 만세’, ‘소화 14년’ 등의 문구가 선명하다. 전시장에서 만난 민 작가는 “소화 14년이 1939년이어서 두 작품을 함께 걸었다”고 설명했다. 손장섭은 1980년대 민중미술 역작으로 꼽히는 ‘역사의 창’ 연작 가운데 광화문을 소재로 한 1981년 작품과 우리나라에서 가장 수령이 오래된 나무를 그린 2012년 작 ‘울릉도 향나무’를 내놨다. 그는 2000년대 이후 민중의 삶의 터전인 자연 풍경과 신목(神木)을 주로 화폭에 담아 왔다.기와지붕 위 망자의 붉은 옷이 나부끼는 신경호의 1980년 작 ‘넋이라도 있고 없고- 초혼’은 죽은 사람의 이름을 세 번 불러 넋을 불러들이는 전통 의식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5·18민주화운동 직후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그려진 이 그림은 “붉은 치마가 빨갱이 단체의 상징 깃발 같다”는 이유로 국가에 압류됐다가 20년 뒤에 돌려받았다. 불합리하고 모순된 현실에 거침없는 칼날을 들이댔던 혈기 왕성한 청년 시절을 공유한 이들은 40년 세월을 건너오며 각자의 예술관과 표현 방식을 심화하거나 영역을 넓히는 변화를 시도했다. 그럼에도 노원희, 성완경의 작품에서 보듯 불평등과 차별, 분단의 질곡이 엄존하는 2020년 상황에 대한 비판의 시각은 여전히 날카롭다. 박재동 작가의 말처럼 “누구나 무슨 말이든 하고 있는 지금, 그림은 무슨 말을 할 것이며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가”를 자문한다. 본관 전시장 안쪽 공간에 마련된 프로젝트룸에선 작가가 직접 기획한 현장 진행형 공동 작업이 매일 벌어진다. 박불똥은 화실을 꾸려 동료 작가의 초상화를 그리고, 임옥상은 흙 드로잉 작업에 관객을 초대한다. 전시는 오는 31일까지.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인물화, 시대를 담다

    인물화, 시대를 담다

    갤러리현대 개관 50주년 기념 특별전 첫 서양화 기법의 누드화 ‘해질녘’ 등 시대정신 구현한 작가 51명 작품 담아 근현대미술 100년 작가·사회 변화 표현평양 능라도를 배경으로 나신의 두 여인이 등을 돌리고 선 채 목욕을 하고 있다. 저 멀리 대동강 위로 불그스름한 노을빛이 어른거린다. 목욕하는 여인을 주제로 한 유럽 후기 인상주의의 전형적인 누드화를 닮은 이 그림은 1916년 도쿄미술대학 유학생 김관호(1890~1959)가 졸업작품으로 제작해 그해 ‘제10회 문부성미술전람회’에서 특선을 차지한 ‘해질녘’이다. 그러나 한국인이 서양화 기법으로 그린 최초의 누드화를 당시 조선인들은 볼 수 없었다. 김관호의 특선 소식을 대서특필한 ‘매일신보’는 ‘여인의 벌거벗은 그림인고로 게재치 못한다’며 사진을 싣지 않았다. 내년 개관 50주년을 맞는 갤러리현대가 191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한국 근현대미술 100년을 인물화로 돌아보는 ‘인물, 초상 그리고 사람’ 전시의 첫 작품으로 ‘해질녘’을 선정한 취지도 이 그림을 통해 근대미술 태동기에 화가의 달라진 인식과 사회적 맥락을 동시에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김관호를 비롯해 도쿄미술대학 졸업생인 고희동, 이종우, 오지호, 김용준의 1920~30년대 자화상이 나란히 소개된 점도 의미가 있다. ‘해질녘’과 자화상 5점은 현재 도쿄예술대학(도쿄미술대학 후신) 소장품으로 이번 전시를 위해 모처럼 서울 나들이를 했다. 미술평론가 유홍준·최열, 미술사학자 목수현·조은정, 박명자 현대화랑 회장이 자문위원으로 참여한 전시에는 파란만장한 근현대사 흐름 속에서 당대의 시대정신을 구현하고, 자신만의 독창성을 화면에 담아낸 화가 51명의 작품 71점이 선보인다. 미술사적으로 귀중할 뿐 아니라 평소 만나기 어려운 희귀한 고전 명작들이다. 본관에서 열리는 1부 전시는 191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 제작된 근대미술의 대표적 인물화가 장식한다. 1930년대에는 조선의 향토색이 드러나는 인물화가 많이 그려졌다. 조선미술전람회를 관장하는 일본 심사위원들이 식민지로서 조선의 특색을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오지호의 ‘아내의 상’(1936), 이인성의 ‘가을 어느 날’(1934) 등이 인물의 형태와 의상, 배경 등에서 향토색이 두드러진 작품들이다. 1940년대에는 이쾌대의 ‘군상 Ⅲ’(1948)에서 보듯 해방의 기쁨과 좌우 이데올로기 갈등 속에서도 희망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려는 인물들이 등장한다.신관으로 이어지는 2부 전시에선 195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해방 이후 파란만장한 현대사를 건너온 한국인의 내면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한 인물화가 선보인다. 전쟁의 폐허에서 아이를 업은 단발머리 소녀를 그린 박수근의 ‘길가에서’(1954)와 소달구지에 가족을 싣고 남쪽 나라로 향하는 가장의 모습을 담은 이중섭의 ‘길 떠나는 가족’(1954)은 생사를 오가는 극한의 상황에서도 끈질기게 삶을 이어 가는 인간의 본성을 옹골차게 담아냈다. 20세기 후반에 접어들면 화가의 자화상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담배를 피우는 여성의 옆모습을 그린 천경자의 ‘탱고가 흐르는 황혼’(1978), 폐교에서 발견한 칠판에 김치를 담그는 여성을 그린 김명희의 ‘김치 담그는 날’(2000) 등은 화가의 내밀한 감정을 투사한 자화상이자 시대의 초상으로 읽힌다.전시 마지막은 1980년대 이후 민중미술이 주목한 새로운 유형의 인물화를 한자리에 모았다. 이종구 ‘활목할머니’, 오윤 ‘비천’, 박생광 ‘여인과 민속’, 임옥상 ‘보리밭’, 신학철 ‘지게꾼’ 등을 통해 불의와 억압에 저항하는 능동적이고 강인한 인물상과 격변의 시대를 묵묵히 통과해 온 평범한 사람들의 희로애락을 느낄 수 있다. 자문위원인 유홍준 평론가는 “근현대 미술의 성장과 발자취를 이처럼 요약적으로 보여 주는 전시는 없었다”면서 “이번 인물화전이 근현대사를 새롭게 성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전시는 18일부터 내년 3월 1일까지 열린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화폭 속 乙들의 삶, 가슴이 먹먹하다

    화폭 속 乙들의 삶, 가슴이 먹먹하다

    95년 작품부터 세월호 참사·故김용균… 현대사 어두운 단면 기록한 36점 배치가로 130㎝, 세로 162㎝ 크기 캔버스. 잿빛 하늘 한가운데 어둡고 큰 굴뚝이 위압적이다. 시선을 아래로 내리면 잡풀이 무성한 무덤과 실루엣뿐인 군중이 눈에 들어온다. 유일하게 얼굴이 그려진 한 청년은 흰색 안전모와 방진 마스크를 썼다. 어딘가 눈에 익은 청년이다. 대통령에게 비정규직 노동자 처우 개선을 요청하는 팻말을 들었던 청년. 그러나 그는 2018년 12월 11일 새벽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처참하게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나이 고작 스물셋, 고(故) 김용균씨다. 김씨 주변 군중은 모두 노동 현장에서 목숨을 잃은 노동자들을 의미한다. 작가는 이 그림에 ‘기념비 자리2’라는 이름을 붙였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는 화가가 우리 사회를 바라보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방식이다.서울 소격동 갤러리 학고재 전관(본관·신관)에서 열리는 노원희(71) 작가의 개인전 ‘얇은 땅 위에’는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집약한 공간이다. 미술관에 걸린 36점의 그림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마치 현대사 박물관에서 시대의 아픔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영상을 보는 느낌이 든다. 이번 전시는 학고재가 1991년 이후 두 번째로 여는 노 작가의 대규모 개인전이다. 1995년 작품부터 최신 작품까지 총망라해 본관에는 신작을, 신관에는 옛 작품을 배치했다. 두 전시관으로 나뉜 작품들은 제작 시기 차이만 있을 뿐 내용은 같은 궤도를 따른다. 여성에 대한 폭력, 경제와 사회 권력의 폭압, 인간성 상실 등이 작가의 주된 관심사다. 노 작가는 지난 40여년간 비판적 현실주의와 여성주의적 시각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 왔다. 1960년대 서울대 학생기자로 활동하면서 부조리한 현실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이후 서울대 미술대 회화과와 미술대학원을 수료하고 야학을 하는 사람들과 인연을 쌓으며 곤궁하고 팍팍한 노동자와 서민들의 삶 속으로 뛰어들었다. 이때 예술과 민중의 삶은 서로 맞닿아 있어야 함을 깨닫고 이전까지 추구해 온 추상미술에서 벗어나 민중의 삶을 화폭에 담았다. 1980년대 민중미술을 이끈 ‘현실과 발언’ 창립 작가로, 작품을 통해 끊임없이 사회 변혁을 촉구해 왔다. 이번 전시 주제 작품 ‘얇은 땅 위에’(2019)는 지금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노 작가의 시선이 압축적으로 담겼다. 한 무리의 사람들은 거대한 벽 앞에 큰절하듯 엎드리고 있고, 그 벽 뒤에 양복 차림의 거대 동상 이미지가 서 있다. 엎드린 사람들은 집회에 나선 노동자들이다. 한여름 폭염 속 서울 효자동에서 삼보일배 시위 중인 노동자들의 모습이다. 그러나 그들의 애타는 목소리는 높고 두꺼운 장벽에 가로막혔다. 장벽 뒤 거대 동상은 재벌 등 자본 권력을 의미한다. 노동자들이 엎드린 땅은 너무 얇아서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불안하다. 본관 중앙에 걸린 ‘광장의 사람들’(2018)도 눈길을 끄는 작품이다. 광화문 촛불집회를 소재로 그린 이 작품은 그림 중심을 기준으로 왼쪽은 삼성반도체 산업재해 희생자를, 오른쪽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담았다. 그림에 빼곡한 이름은 희생자와 유가족, 민주언론시민연합 후원회원 이름이다. 노 작가는 “그림 속 이름은 단순히 사람의 이름이 아닌, 한 개인의 삶과 그 궤적을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12월 1일까지.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미술관 50주년… 협업·남북 교류로 도약”

    “미술관 50주년… 협업·남북 교류로 도약”

    유례 없는 DMZ 활용한 기획 할 것 민중미술 우려엔 “균형 있는 기획 했다”“개관 50주년을 맞아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마련해야 하는 분기점에 있다. 협업하는 열린 미술관으로 거듭나고 남북 미술교류 협력에도 힘을 쏟겠다.” 윤범모 신임 국립현대미술관장은 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서울관에서 열린 취임 첫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1일 임명돼 취임 1개월을 맞은 윤 관장은 이날 비전 및 중점과제를 밝혔다. 윤 관장은 “국립중앙박물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등 유관 기관과 긴밀한 협업체제를 맺어 공동으로 연구하고 성과를 바탕으로 전시, 교육, 출판 등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남북 화해 시대에 통일로 가는 길목에서 (미술이) 일정 부분 기여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분단 미술의 공백을 채우는 연구, 남북을 아우르는 전시, 비무장지대(DMZ)라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공간을 활용한 생태 미술 등을 기획하겠다”고 말했다. 윤 관장은 또 “미술관 내 분산 운영되고 있는 국제 업무를 통합해 국제화의 교두보를 마련하고 한국 근현대미술 통사 정립을 통해 정체성 확립을 꾀할 것”이라며 “지난해 말 청주관 개관으로 4관 체제 원년을 맞은 올해 가족중심 자연친화적 미술관, 어린이미술관 등 각 관의 기능을 특성화하는 작업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취임 과정에서 불거진 공정성 시비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지난해 12월 문화체육관광부가 관장 임명을 위해 진행한 고위공무원단 역량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았으나 재평가 끝에 최종 임명돼 ‘코드 인사 논란’을 낳았다. 윤 관장은 이에 대해 “제 능력 부족과 부덕한 탓으로 알고 그걸 채찍으로 삼아 격려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민중 미술계 대부’로 불렸던 윤 관장의 이력과 관련, 국립현대미술관에 민중 미술 관련 전시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제가 썼던 1000여편의 글 중 민중 미술 관련 글은 10%도 되지 않는다”며 “비엔날레 등 큰 전시에서 두루 통섭하는 균형감각 있는 기획을 해 왔다”고 답변했다. 관내 기간제, 계약직 직원들의 정규직화 문제에 대해서는 “100% 노력하겠다”며 “관련 부처들과 긴밀하게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최대 규모인 현행 4관 체제를 운영하기 위한 관별 분관장 체계 도입에는 “각 관을 특성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을 것”이라며 취지에 공감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화랑 대신 SNS 택한 화백… “돼지 통해 기득권 악덕 풍자”

    화랑 대신 SNS 택한 화백… “돼지 통해 기득권 악덕 풍자”

    “올해 남북관계가 더 무르익고, 서민 행복과 정의사회가 구현되길 바라는 의미로 사회현상을 녹이려 애썼습니다.” 기해년을 맞아 지난 4일부터 황금돼지를 주제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풍자 수묵화전’을 열고 있는 정태관(60) 화백은 13일 “몇 년간 틈틈이 사회적 이슈였던 주변 현상들을 묘사해 오다 무술년 개띠이던 지난해 개를 주제로 20점을 그려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며 이렇게 밝혔다. 국내 사회현상을 해학적이고 풍자적인 모습으로 담아 냈다. 12지신상(十二支神像)의 하나인 돼지라는 동물을 인용해 지도자들의 사회적 결함과 악덕, 비뚤어진 상황 등을 비꼬고 오늘날의 사회현상을 꼬집는다. 가로 45㎝, 세로 35㎝ 족자 형태에 내용을 함축하고 있다. 최근 목포에서 논란을 일으킨 손혜원 의원과 관련된 ‘목포 기(氣) 대회’는 재미를 준다. 박지원·나경원·손혜원 의원이 서로 끈을 이로 물고 기 싸움을 하는 모습은 최후의 승자는 누구라는 제목으로 그려졌다. 돼지 위에 앉았다가 뒤로 넘어지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종말도 웃음을 자아낸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일 국무위원장이 건배를 하는 ‘평화통일의 만찬’, 한라산 백록담에서 두 지도자가 서로 껴안고 있는 ‘한라산의 평화’는 국민 염원을 대신하는 듯하다. 대학에서 민중미술에 심취했던 정 화백은 한국민족미술인협회 목포지부 사무국장을 역임하는 동안 꾸준하게 생활 주변 모습을 시대상에 비유하는 작업을 펼쳤다. 작업실엔 최근 정치권에서 불거진 5·18 민주화운동 폄하 발언을 한 자유한국당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을 폐기물 쓰레기 차량에 버린 모습도 걸려 있다. 2017년 10월엔 세월호 목포 신항 거치 200일을 기록한 관련 수묵화 35점을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공개하기도 했다. 정 화백은 “기존 전시회에서 탈피해 미술관을 찾아가지 않고 감상할 수 있는 장점을 살리는 온라인 작품 전시를 계속할 계획이다”며 “앞으로 매년 10년 동안 나머지 동물 하나씩을 작품에 담을 계획이다”고 말했다. 현재 목포문화연대 공동대표이기도 한 정 화백은 앞서 박근혜 퇴진 목포운동본부 문화예술 총연출, 세월호 잊지 않기 목포지역공동실천회의 상임공동대표 등을 맡는 등 활발한 사회 문화 활동을 펼치고 있다. 목포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민중미술 대부’ 윤범모 교수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임명

    ‘민중미술 대부’ 윤범모 교수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임명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에 미술평론가인 윤범모(68) 동국대 미술사학과 석좌교수가 임명됐다. 31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윤 교수가 신임 관장으로 최종 확정됐으며, 1일 도종환 장관이 임명장을 줄 예정이다. 이로써 첫 외국인 수장이었던 바르토메우 마리(53) 전 관장의 퇴임 이후 공백이었던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직이 한 달 만에 채워지게 됐다. 윤 교수는 다수의 전시를 기획한 민중미술계의 대부다. 1979년 동국대 대학원을 졸업한 뒤 중앙일보 출판국이 창간한 ‘계간미술’(월간미술 전신) 기자로 활동했다. 호암갤러리(삼성미술관 리움 전신), 서울 예술의전당 미술관, 이응노미술관, 경주솔거미술관 등 여러 미술관의 개관·운영에 참여했다. 20여년간 가천대(옛 경원대) 교수로 재직했고 한국큐레이터협회장, 한국근현대미술사학회장 등을 지냈다. 그는 전시 기획에 대한 정부 측 간섭에 적극 반발한 전력이 있다. 예술의전당 초대 미술관장으로 재직하던 1990년 12월 ‘젊은 시각’ 전시를 열었다가 정부의 간섭에 반발해 4개월 만에 사퇴했다. 2014년 광주비엔날레 20주년 특별전 책임 큐레이터로 참여했으나, 박근혜 전 대통령을 풍자한 걸개그림 ‘세월오월’ 전시를 놓고 광주시와 갈등을 빚어 사퇴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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