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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백악관 “한국 민주주의 지키기 위해 목소리 낼 것”

    美 백악관 “한국 민주주의 지키기 위해 목소리 낼 것”

    미국 백악관이 윤석열 대통령의 ‘6시간 계엄’에 대해 “미국은 한국의 민주주의를 보호하기 위해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4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미국의 국방산업에 대한 연설을 한 뒤 참석자로부터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와 해제에 대한 질문을 받고 “한국의 민주주의는 견고하고 회복력이 있다(resilient)”면서 이같이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에 대해 “우리에게 깊은 우려를 불러일으켰다”면서 “한국 국회가 헌법적 절차에 따라 작동해 윤 대통령이 계엄을 해제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어 “우리는 계속해서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고(speak out) 한국의 대화 상대방과 소통하며 그 중요성을 강화할 것”이라면서 “우리가 보고 싶은 것은 한국의 민주적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설리번 보좌관은 또 “조 바이든 대통령은 TV를 통해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처음 알았다”면서 백악관이 한국 정부와 계엄령에 대해 사전 논의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으며, 윤 대통령이 이를 해제하자 “우리는 윤 대통령이 한국 국회의 표결을 존중한 것에 대해 안도한다”고 말했다. 또 한국 국회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보고하자 숀 샤벳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한국은 민주적인 회복력을 보여주고 있다”라면서 “우리는 한국이 이번 사태를 평화적이고 민주적이며 헌법에 따라 해결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상황을 지속해서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밝힌 미국 정부가 유사한 상황이 재발할 경우 우려의 목소리를 낼 것이라는 방침으로 풀이된다.
  • [데스크 시각] ‘느닷없는 계엄’의 후과

    [데스크 시각] ‘느닷없는 계엄’의 후과

    “어느 나라에도 유례없을 뿐 아니라 건국 이후 유례없던 상황입니다.… 국정은 마비되고 국민 한숨은 늘어나고 있습니다. 헌정 질서를 짓밟고 내란을 획책하는 반국가 행위입니다.” 사전 정보 없이 텍스트만 본다면 지난 밤 ‘깨어 있는’ 국민을 어리둥절하게 만든 윤석열 대통령의 행동에 대한 비판으로 읽힌다. 아이러니하게도 이것은 윤 대통령이 밝힌 비상계엄 선포 배경이다. 윤 대통령은 야당의 탄핵 소추 릴레이와 입법 독주 탓에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했다. 하지만 한국 사회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 비상사태에 있어서 병력으로 군사상 필요에 응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때’(헌법 제 77조 1항)라고 생각할 국민은 아스팔트 우파 정도다. 비상계엄이 선포되면 대통령은 지체 없이 국회에 통고해야 하지만 그런 절차는 없었다. 요건은커녕 절차적 정당성도 갖추지 못했다는 의미다. 국회에 무장 계엄군이 들이닥치는 장면은 비현실적 데자뷔의 끝판왕이다. MZ세대가 영화 ‘서울의 봄’을 통해 알았을 ‘반국가 세력의 내란 획책’을 이유로 한 비상계엄은 이렇게 45년 만에 재연됐다. 무슨 생각이었을까. 아닌 밤중 홍두깨처럼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해제 결의안을 수용할 때까지 5시간 59분. 원달러 환율은 한때 1440원을 뚫고 2년여 만에 최고치로 치솟고, 주식선물과 가상자산은 급락했다. 연초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주식 시장을 기회의 사다리로 만들겠다”며 밸류업을 외치던 윤 대통령이 정작 ‘코리아디스카운트’와 불확실성을 키웠다. 윤 대통령은 야당에 의한 행정부 마비를 지적했지만, 국정을 ‘올스톱’시킨 건 비상계엄 카드를 선택한 순간 예정된 후과다. 최근 한국은행이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9%로, 내후년을 1.8%로 전망한 것은 미국 트럼프 2기에서 짙어질 보호무역주의 영향이 크다. 트럼프는 대통령병에 걸려 보호무역을 들고 나온 게 아니다. “수년 동안 일본인은 막대한 방위비에 구애받지 않고 전례 없는 흑자를 기록하면서 활기찬 경제를 구축했다. 비용을 물리고 막대한 적자를 끝낼 때다.” 1987년 트럼프가 뉴욕타임스 등에 게재한 ‘미국 국민 여러분께’란 광고의 일부다. 관세장벽에 관한 한 ‘확신범’이란 뜻이다. 2년 연속 1%대 성장은 석유파동과 외환위기 사태,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 때도 없었다. 일본의 ‘잃어버린 30년’과 같은 저성장의 터널로 들어갈 것이란 우려가 커진 이유다. 한국 경제를 견인하던 수출이 트럼프 2기 출범과 함께 피크아웃(정점을 찍고 하락 전환)을 맞을 것이란 우려와 함께 성장 엔진이 너무 빨리 식어버렸다. 2018년까지 3% 언저리 성장률을 10여년 유지했지만, 2019년 2.3%로 추락하더니 5년여 만에 1%대로 곤두박질치기 직전이다. 약자에게 더 가혹할 수밖에 없는 저성장의 늪에서 살아남으려면 내수가 버텨 줘야 한다. 하지만 정부는 건전재정 강박에 사로잡혀 재정에 의한 유효수요 창출과 경기부양을 실기했다. 상황인식도 안이했다. 기획재정부는 트럼프 당선이 확정된 지 6일 뒤 윤석열 정부 반환점을 맞아 “물가 안정, 고용 확대, 수출 활성화를 통해 글로벌 복합 위기 충격을 최소화했고 경제 활력을 증진했다”고 자화자찬했다. 건전재정과 경기부양, 금리까지 정책 스텝이 꼬인 상황에서 느닷없는 비상계엄이 더 안타까운 건 가뜩이나 부족한 정부 대응 여력과 골든타임을 허비하게 만들어서다. 계엄과 정치적 후폭풍은 가뜩이나 휘청이던 한국경제에 초대형 악재다. 대통령실과 내각 총사퇴가 거론되고 탄핵안 표결이 마무리되기까지 정부 리더십과 컨트롤타워 기능은 마비 상태일 수밖에 없다. 정치에 대한 국민 신뢰의 붕괴는 물론 아시아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민주화했다는 대외 이미지도 하룻밤 새 붕괴됐다. 어떻게 책임질지 윤 대통령이 서둘러 답해야 한다. 임일영 경제정책부장
  • [사설] 尹 탄핵안 제출, 野도 국정 안정에 다수당 책임 다하길

    [사설] 尹 탄핵안 제출, 野도 국정 안정에 다수당 책임 다하길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 6개 정당이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 어제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탄핵안은 오늘 국회 본회의에 보고하고 24시간이 경과한 내일이나 모레 표결한다는 방침이다.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가 내용적·형식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여야를 막론하고 거세다. 그런 만큼 탄핵안이 재적 3분의2인 가결 정족수를 넘길 수 있다. 또한 헌재 결정에 따라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8년 만에 조기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도 있다. 과도기의 안보·경제 위기와 국민 불안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원내 1당인 민주당이 국정의 한 축으로서 국회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다해야 한다. 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며 거대 야당이 전횡하는 국회를 ‘괴물’, ‘범죄자 집단’ 등으로 맹비난한 건 지나쳤다. 하지만 민주당도 책임이 크다. 그동안의 입법폭주 행태를 처절하게 되돌아보고 반성할 순간이다. 어제 예정됐던 최재해 감사원장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찰 간부 3명의 탄핵소추안 의결을 보류한 것은 그나마 다행한 결정이다. 지난 정권의 실정을 덮고 당대표의 사법 방탄용 비판을 무릅쓰면서 국가 중추 헌법기관을 마비시킨다면 그 또한 국민의 용서를 구할 수 없다. 민주당이 해야 할 일은 탄핵 말고도 산적해 있다. 법정 시한을 넘긴 예산안 관련, 무책임한 단독 삭감안을 당장 철회해야 한다. 정부·여당과 협의를 거친 재조정안을 만드는 작업부터 서둘러야 한다. 반도체 시설투자 세액공제 폭을 늘리고 일몰 기간을 연장하는 ‘K칩스법’, 반도체 단지에 송전·용수 등 인프라를 지원하는 입법, 불법사채 원금·이자를 무효화하는 대부업법 개정안 등 여야 합의에 근접한 법안이라도 더 미루지 말아야 한다. 정치적 이해득실을 따지지 말고 제1당인 민주당이 중심을 잡아 주길 바란다. 민생·경제 법안 처리로 국정 안정에 앞장서는 면모를 보여라. 그래야 수권 야당으로서 신뢰를 얻을 수 있다.
  • [사설] 계엄發 경제혼란, 신속 대응으로 ‘코리아 리스크’ 확산 막아야

    [사설] 계엄發 경제혼란, 신속 대응으로 ‘코리아 리스크’ 확산 막아야

    비상계엄 소동에 금융시장이 발작 반응을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계엄 선포 이후 1446.50원까지 치솟았고 어제 코스피는 2500선이 무너져 장중 2440선까지 추락했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선 비트코인이 30% 넘게 폭락했다가 급반등하는 이상 변동이 나타났다. 어제 금융당국이 유동성 공급을 약속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이번 사태가 ‘코리아 리스크’로 전이될 조짐이 가시지 않고 있다. S&P글로벌은 국가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외국 투자자들이 한국의 공급망·재무·정책 리스크를 재평가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글로벌 투자전문가들은 한국 경제가 미국의 관세 위협에 취약한 상태에서 정치적 불안정성까지 더해져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봤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한국 경제의 구조적 위험 항목에 추가되는 위기 국면이다. 지금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자국 우선주의 통상정책을 예고하고 주요국이 자국 산업 보호에 총력을 기울이는 시점이다. 인공지능(AI) 기반의 경제패권 경쟁이 한창인데 우리는 세계가 주목하는 가운데 심각한 정치 혼란을 노정한 셈이다. 500대 기업의 68%가 내년 투자계획이 없거나 미정이라고 답한 것은 이미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보여 준다. 해외에서 바라보는 한국의 위상은 급속히 하향 재평가될 위험이 커졌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아시아의 모범생’이 하룻밤 새 정치적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투자 리스크 국가’로 주저앉았다. 수십년간 국제사회에서 쌓아 온 신뢰가 일시에 무너지면 글로벌 무역과 금융 거래에서 한국 기업들의 협상력은 더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화 조치와 함께 정치권과 기업, 시민사회가 힘을 모아 국가 신뢰도 회복에 나서야 한다. 단기적 시장 불안을 진정시키는 대응은 말할 것도 없다. 추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이 함께 총력전을 펴야 한다.
  • 尹대통령·김용현 국방장관 탄핵소추안 본회의 보고…이르면 내일 표결

    尹대통령·김용현 국방장관 탄핵소추안 본회의 보고…이르면 내일 표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5일 국회 본회의에서 보고됐다. 이르면 내일(6일) 본회의에서 탄핵소추안이 표결될 전망이다. 정명호 국회 의사국장은 이날 오전 0시 48분 본회의에서 “박찬대·조국·천하람·윤종오·용혜인·한창민 의원 등 191인으로부터 대통령 윤석열 탄핵소추안이 발의됐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의원을 제외한 야6당(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개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의원 190명 전원과 무소속 김종민 의원이 서명한 탄핵소추안은 이날 본회의에 보고된 뒤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하게 된다.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탄핵안 보고 직후 발언을 통해 “국민의힘 의원들께 간곡히 호소한다”며 “취임 선서를 하며 국민에게 봉사하겠다던 그 마음을 떠올려달라. 윤 대통령이 또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른다며 불안해하는 국민들을 생각해 주시고, 국민 모두가 평안한 일상으로 회복할 수 있도록 함께해 주시기를 간곡하게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야6당은 탄핵소추 사유에 헌법과 법률을 위반해 원천 무효인 비상계엄을 발령함으로써 헌법을 위반했다고 적시했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불참했다. 국민의힘은 전날 밤 의원총회를 열고 “윤 대통령의 탄핵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당론을 모았다. 탄핵소추 표결에는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200인)가 요구된다. 현재 탄핵에 찬성 입장을 밝힌 야6당과 무소속 의원 두 명을 포함하면 총 192명으로, 국민의힘에서 이탈표 8인의 찬성이 필요하다. 이날 김용현 국방장관의 탄핵소추안도 본회의에서 보고됐으나 표결이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김 장관은 전날 자신에 대한 탄핵안이 발의된 직후 사의를 표명했다. 본회의 표결 전 윤 대통령이 사표를 수리하면 김 장관 탄핵안은 자동폐기된다. 탄핵안이 표결에 부쳐질 경우 의결정족수는 150명(재적의원 과반)이다. 민주당은 김 장관에 대해선 탄핵안에서 “비상계엄 발령 요건에 해당하지 않음에도 대통령에게 계엄을 건의했다”며 내란죄와 국헌문란의 헌정질서 파괴 범죄 등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 “1조 3000억대 강남 예산안, 마지막까지 철저히 감시”

    “1조 3000억대 강남 예산안, 마지막까지 철저히 감시”

    “교통비 지원 등 구민 체감 사업 집중 선심성·단발성 예산 걸러낼 것” 강조 안지연 서울 강남구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은 “구민들이 내신 세금이 헛되이 쓰이지 않도록 예산안 책자 마지막 장까지 철저하게 감시해 누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예산안 심사 시작 하루 전인 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집행부와 의회, 예결위원장인 저의 목표는 모두 하나”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강남구의 내년도 예산안은 1조 3737억원(일반회계 1조 3281억원·특별회계 456억원) 규모다. 안 위원장은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재정 감소로 인해 눈에 띄는 신규사업을 찾아볼 수 없었지만 그럼에도 기존 계속사업들에 대해 촘촘하게 주민들이 와닿을 수 있는 편성을 했다”며 “예컨대 교통비 지원과 같은 사업은 주민들 입장에서 피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안 위원장은 합리적인 사업에 대해서는 여야와 관계없이 지원하겠다고도 강조했다. 안 위원장은 예결위 심사 방향에 대해 ‘주민 시각’에서 바라보겠다며 선심성이나 단발성 예산을 걸러 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주민 입장에서 ‘내가 낸 세금이 이렇게밖에 쓰일 수 없나’라는 예산에 대해서는 지적할 것”이라며 “이번 예결위는 견제와 감시라는 기본 원칙을 철저히 준수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회와 집행부는 한곳을 바라보고 가야 하는데 집행부가 너무 앞서 나가기도 한다. 의회의 독립된 예산심의권을 집행부가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안 위원장은 내년 개청 50주년 사업과 관련 “충분히 격려하고 지원해 드릴 생각이지만 일회성 행사로 끝날 우려가 있는 부분도 있다”며 “집행부는 의회와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예컨대 강남페스티벌의 경우 시작 취지는 좋았지만 이제는 강남구를 진정으로 알릴 수 있는 새로운 콘셉트를 고민할 때”라고 주문했다.
  • 계엄군 차량 막고 SNS로 생중계… 시민들이 지켜낸 ‘서울의 밤’

    계엄군 차량 막고 SNS로 생중계… 시민들이 지켜낸 ‘서울의 밤’

    SNS로 국회 앞 대치 실시간 공유경찰 비공식 추산 약 4000명 인파軍버스 앞에 앉아 맨몸으로 저항“이러지 말라” 계엄군 설득하기도시민들 충격 커 회복엔 시간 걸려 지난 3일 밤부터 4일 새벽사이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는 약 4000명의 시민이 모여들었다(경찰 비공식 추산). 사상 초유의 6시간짜리 비상계엄 선포·해제 과정 속에서 계엄군이 국회의원 표결을 막기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 내로 진입하려 하자 국민들은 군 차량을 맨몸으로 에워싸 통행을 막고, “이러지 말라”며 계엄군들을 설득했다. 계엄의 전 과정이 휴대전화를 통해 소셜미디어(SNS)를 타고 전 국민에게 실시간 생중계되기도 했다. 일부 경찰과 군인과 시민간 대치 상황도 있었지만 이 시간동안 입건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1980년대에는 유일한 정보 창구인 언론을 통제해 모든 걸 틀어쥐고 정부가 억압했지만 지금은 SNS를 포함해 다양한 수단으로 정보를 즉각 공유한다”며 “정부 조치나 행동이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의 반응이 곧바로 행동으로 이어졌고, 모두가 보고 있으니 섣불리 강한 조치를 취하지는 못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민들이 ‘계엄 소동’을 속속들이 지켜보는만큼 과거와 달리 큰 충돌이나 무력행사 없이 사태가 금세 일단락된 것이란 취지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오후 10시 25분 긴급 담화를 열고 비상계엄을 선포하자 시민들은 삼삼오오 국회로 향했다. 국회 진입 통제 상황이나 국회로 날아드는 군 헬기, 완전무장한 계엄군이 국회로 진입하는 모습 등이 사진과 영상으로 삽시간에 단체 카카오톡방 등에 퍼져 나갔다. 먼저 국회에 와 있던 시민들은 SNS로 계엄군의 모습을 공유했고, “계엄군이 국회로 진입하려 한다”며 위험성을 알렸다. 새벽으로 넘어가자 국회 정문 앞 왕복 8차선 도로는 시민들로 가득 찼다. 시민들은 군인들이 국회 정문 옆 담장을 넘으려고 하면 옷깃을 잡아 끌었고, 국회 정문 앞 멈춰 선 ‘대한민국 육군’ 버스 앞머리에 옹기종기 둘러앉아 더 이상 이동하지 못하도록 둘러쌌다. 많은 시민들이 함께 군 차량이 지나가지 못하게 팔을 뻗어 가로막기도 했다. 국회 앞에서 만난 김연재(60)씨는 “군인들과 대치하면서 무서움과 비참함이 동시에 들었다”면서도 “고등학생부터 저같은 60대까지 같은 마음으로 이곳에 있는 것 아니겠냐”고 전했다. 대학생 김주영(22)씨는 “많은 사람들이 밤을 새며 국회 앞과 온라인상에서 이번 사태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며 “특히 국민이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라는 사실을 정치인들이 알게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민들이 받은 충격을 고려하면 일상을 온전히 회복하는 시간은 더딜 것으로 보인다. 직장인 최훈규(44)씨 역시 “당장 출·퇴근도 정상적으로 할 수 있을지 걱정되고 민생이나 외교 등 각 분야에서 어떤 여파가 있고 얼마나 심각해질지 가늠할 수 없어 더 걱정”이라고 했다. 대학생 이상훈(25)씨도 “이해할 수 없는 심야 기습 계엄령에 현실감이 없어졌는데 곧바로 일상에 적응할 수 있단 느낌이 안 든다”며 “다시 계엄령이 선포될 수 있다는 말까지 들려 불안하다”고 했다.
  • 이재명, 사법 리스크 쫓기다 반전 기회… 대권 플랜 빨라지나

    이재명, 사법 리스크 쫓기다 반전 기회… 대권 플랜 빨라지나

    심야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가 6시간 만에 해제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하야 요구가 쏟아지면서 정치권의 시선은 야권의 유력 대권 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쏠리고 있다. 불과 10여일 전까지 ‘사법 리스크’에 쫓기던 이 대표는 예기치 않은 계엄 사태로 대선 시계가 빨라질 가능성이 커지며 잠룡들 중 가장 주목받게 됐다. 이 대표는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난 3일 밤 국회로 이동하며 “지금 이 순간부터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하야’, ‘탄핵’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다. 지난달 ‘김건희여사특검법’을 촉구하는 주말 장외집회 연설에서도 다른 의원들이 탄핵을 공공연하게 거론했지만 이 대표는 자제했다. 5개의 재판을 받는 이 대표가 탄핵을 언급하는 순간 사법 리스크 방어 의도로 비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가 몸조심 중인 가운데 윤 대통령의 ‘무리수’로 탄핵 여론이 거세지면서 유력 대권 주자로서의 위상을 유지할 가능성도 커졌다. 만약 2016년 당시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와 마찬가지로 윤 대통령 탄핵안이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된다면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대표로선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등의 확정판결이 나오기 전에 대선 후보로 나설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 대표가 4일 새벽 “위기는 곧 기회”라고 한 것처럼 비상계엄 사태의 혼란이 이 대표에게는 기회가 된 것이다. 다만 조기 대선으로 사법 리스크가 가려지는 경우 비판 여론도 예상된다. 이 점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 실정을 꼬집으면서 동시에 중도층 지지 확보를 위한 행보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정치권에선 이 대표가 지난 1~2일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TK(대구·경북)’ 지역을 찾고 당내 일각의 비판에도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와 가상자산(암호화폐) 과세 유예 등의 결단을 내린 것도 중도층 끌어안기의 일환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사퇴 촉구·탄핵 추진 비상시국대회’를 통해 “윤 대통령은 국민의 일꾼이자 머슴일 뿐”이라면서 “국민이 낸 세금으로 무장한 군인을 동원해 국민에게 총칼을 들이댄다는 현실이 믿어지시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국민이 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여러분 스스로 증명하고 계시다”라고 말했다.
  • 오세훈 “비상계엄 용납 안 돼”… 김경수 “최대한 빨리 귀국”

    오세훈 “비상계엄 용납 안 돼”… 김경수 “최대한 빨리 귀국”

    유승민 “반국가적·반헌법적 폭거”김부겸 “역사 거꾸로 돌리면 안 돼”김동연 “尹, 탄핵 아닌 체포 대상”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 사태 이후 여야 잠룡들의 움직임은 한층 더 분주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조기 대선과 같은 정국 변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향후 행보를 수립하는 것은 물론 정치 현안에 대한 메시지 빈도와 수위를 모두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계엄 철회’ 입장을 냈던 오세훈 서울시장은 4일 오후 현안 브리핑을 열고 “명분 없는 비상계엄 선포는 민주주의의 본령을 거스른 행위로,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며 “더욱이 계엄군의 국회 진입은 삼권분립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일이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철저한 조사를 주문하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위한 행정 및 사법 탄핵의 극단적 ‘방탄 국회’가 이번 사태를 촉발한 가장 큰 원인이라는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차제에 국가 운영 구조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오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 메시지에 이어 직접 브리핑까지 나섰다. 당장은 시정에 주력하면서 서울시 밖으로 보폭을 넓히기 위한 시동을 건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그는 “여당 중진으로서 국민 지혜를 모으는 일을 시작하겠다”고도 강조했다. 여권 내 ‘반윤(반윤석열) 잠룡’들은 윤 대통령에 대한 날 선 비판을 쏟아내며 한층 더 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유승민 전 의원은 SBS라디오에서 “반국가적, 반헌법적 폭거”라며 “이성을 잃었고 정상이 아니다”라고 맹폭했다. 야권은 비명(비이재명)계 잠룡들의 움직임이 한층 더 바빠지는 모습이다. 특히 조기 대선 가능성에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까지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 야권 내 정세 변동성은 여권보다 클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독일 유학길에 올랐던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이날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즉각 반응하며 “저도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최대한 빨리 귀국하겠다”고 전했다. 김 전 지사는 이달 중 독일 유학을 마치고 미국으로 건너가 내년 2월쯤 귀국할 계획이었지만, 이번 계엄령 사태를 계기로 국내 정치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귀국 일정을 앞당긴 것이라고 김 전 지사 측은 설명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도 페이스북에 “헌법과 법률 요건에도 맞지 않는다. 역사를 거꾸로 돌려서는 안 된다”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2시간 쿠데타로 윤 대통령은 탄핵 대상이 아닌 체포 대상이 됐다”고 성토했다. 김 지사 등 민주당 소속 자치단체장과 광역의원, 기초의원 등은 이날 서울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총궐기대회’에 참석했다.
  • 현직 검사 “직권남용 수사해야”… 현직 판사 “위헌적 쿠데타”

    현직 검사 “직권남용 수사해야”… 현직 판사 “위헌적 쿠데타”

    법무부 감찰관 “尹 지시 거부” 사표 서울대교수회 “정치적 사변 우려”문단 “대통령 스스로 발등 찍은 것”시민 1만여명 ‘尹 퇴진 촛불집회’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선포한 비상계엄을 두고 현직 판사와 검사도 법원과 검찰 내부망에 글을 올려 위법성을 지적했다. ‘위헌적 쿠데타’ 시도라거나 직권남용죄에 해당한다는 날 선 비판을 제기했다. 시민사회단체, 노동계, 종교계, 학계 등 사회 각계각층에서도 ‘윤 대통령이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졌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태훈(사법연수원 30기) 서울고검 검사는 검찰 내부게시판 이프로스에 “계엄 포고령과 병력 전개, 사령부의 조치 등과 관련해 내란죄 여부를 논하기에 앞서 검찰의 직접 수사 권한에 포함되는 형법상 직권남용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김 검사는 문재인 정부 시절 법무부 검찰과장, 서울중앙지검 4차장 등을 지냈다. 다만 현직 대통령은 내란과 외환의 죄를 제외하곤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아 재직 중엔 직권남용죄로 수사가 이뤄지긴 힘들 것으로 관측된다. 박병곤(41기) 서울중앙지방법원 판사도 법원 내부게시판 코트넷에 “(윤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신체·주거 자유를 지키기 위한 법원의 기본적인 권능을 무시하려 한 것”이라며 “위헌적인 쿠데타 시도에 대한 법원 차원의 최소한 조치로서 대법원장님께서 강력한 경고를 표명해 주셔야 한다”고 밝혔다. 부산지법 김도균 부장판사(33기)도 코트넷에 올린 글에서 대법원이 소극적인 입장 발표로 대응했다며 “대법원장을 포함한 대법원의 미숙하고 잘못된 대응에 대한 반성과 관련자의 책임 추궁을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류혁 법무부 감찰관은 지난 3일 밤 “비상계엄 관련 지시를 따를 수 없다”는 취지로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훈 대한변호사협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내란죄는 대통령이라도 수사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죄명이기 때문에 수사는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과 법무부 수장들은 흔들림 없이 직무를 수행하자고 구성원들에게 당부했다. 심우정 검찰총장은 “엄중한 시기에 수사·공판·집행 등 검찰 본연의 업무 수행에 차질이 없도록 각별히 유념해 달라”고 했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모두가 냉정을 되찾고 국민을 위한 일을 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촛불집회를 열었다. 주최 측 추산 1만명이 모인 집회에서 시민들은 “윤석열은 퇴진하라”고 외쳤다. 더불어민주당 주최로 국회 앞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도 3000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들이 모였다. 방주은(19)씨는 “한 사람이라도 동참하면 사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참석했다”고 전했다. 금속노조는 윤 대통령이 퇴진하지 않을 경우 오는 11일부터 무기한 전면 파업에 나선다. 대학가도 성토에 나섰다. 서울대 교수회는 이날 긴급 성명을 통해 “한밤중 발생한 정치적 사변을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밝혔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이라는 경사를 맞이했던 문단도 참담함을 드러냈다. 한강의 아버지이자 작가인 한승원씨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과거에는 법을 모르는 패악스러운 군 출신이 벌인 일이었지만 이번엔 법조문을 달달 외는 대통령이 벌인 일”이라며 “스스로 발등을 도끼로 찍었다”고 비판했다.
  • ‘6인 체제’는 탄핵 심판 부담… 국회 ‘3명 공석’ 헌법재판관 임명 속도

    ‘6인 체제’는 탄핵 심판 부담… 국회 ‘3명 공석’ 헌법재판관 임명 속도

    비상계엄 사태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논의가 본격화되자 더불어민주당은 4일 그간 공석이었던 헌법재판관 추천 절차에 돌입했다. 대통령 탄핵은 국가적으로 미치는 영향력이 큰 만큼 헌재를 ‘9인 완전체’로 구성한 뒤 심리 절차를 밟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4일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정계선(55·사법연수원 27기) 서울서부지방법원장과 마은혁(61·29기) 서울서부지법 부장판사를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추천했다. 국민의힘은 조한창(59·18기) 변호사를 후보자로 추천할 것으로 관측된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르면 오는 23일이 있는 그 주에 인사청문회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그렇게 될 경우 이르면 30일쯤 본회의를 열어 연내에 처리하는 것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헌법재판관은 정원인 9명에 미치지 못하는 6명으로 국회 몫인 3명 추천이 이뤄지지 않았다. 야권은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면 바로 직무가 정지되기에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있다고 본다. 조 수석대변인은 “국회의 헌법재판관 추천 과정을 거쳐서 대통령이 임명하는 이 행위는 충분히 권한대행이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라고 보고 있다”며 “국회가 추천 절차를 정상적으로 진행할 것이기 때문에 권한대행이 임명하면 9명으로 구성된 헌법재판소에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리를 진행하는 것에는 전혀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탄핵심판 결정은 재판관 6인 이상의 찬성으로 결정된다. 현재 ‘6인 체제’로도 탄핵 사건 심리 등은 가능한 셈이다. 이는 헌재가 지난 10월 재판관 7명 이상 출석으로 사건을 심리하도록 정한 헌법재판소법 23조 1항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인용하면서 가능해졌다. 탄핵의 주요 쟁점으로는 계엄령 선포의 적법성 여부와 내란죄 성립 가능성이 거론된다. 헌법 제77조에 따르면 대통령은 전시나 국가비상사태 등 엄격한 조건하에서 계엄령을 선포할 수 있으나 이번 사안에서는 이러한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육사 4인방, 계엄령 핵심 역할… 김용현 “국민께 송구” 사의 표명

    육사 4인방, 계엄령 핵심 역할… 김용현 “국민께 송구” 사의 표명

    윤석열 대통령에게 비상계엄을 건의한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4일 “비상계엄과 관련한 모든 사태의 책임을 지고 대통령께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비상계엄과 관련해 국민들께 혼란을 드리고 심려를 끼친 데 대해 국방부 장관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비상계엄과 관련해 임무를 수행한 전 장병들은 장관의 지시에 따른 것이며 모든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면서 사의 표명 소식을 알렸다. 야당은 지난여름부터 꾸준히 계엄령 발동 우려를 제기해 왔으나 김 장관은 불과 3개월 전 국회에서 이같은 가능성을 일축한 바 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8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반국가 세력’ 발언을 문제 삼으며 계엄령 발동 가능성을 주장했다. 지난 9월 2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도 여야 간 계엄 관련 공방이 거셌다. 야당은 윤 대통령이 김 장관을 비롯한 군 주요 요직을 동문인 충암고 출신들로 채워 계엄을 준비하고 있다고 지적했고 여당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라며 맞섰다. 당시 후보자였던 김 장관은 민주당의 의혹 제기에 대해 ‘선동’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대한민국에서 계엄을 한다고 하면 어떤 국민이 용납하겠느냐”면서 “솔직히 저는 우리 군도 안 따를 것 같다. 계엄 문제는 시대적으로 안 맞으니 우려 안 하셔도 될 것 같다”고 단언했다. 김 장관이 윤 대통령에게 계엄사령관으로 추천한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을 비롯해 이번 사태에서 육군사관학교 출신 4인방이 핵심적 역할을 맡은 것으로 평가된다. 김 장관(38기), 박 총장(46기), 계엄군 병력을 동원한 곽종근 육군특수전사령관(47기)과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48기) 모두 육사 출신이다. 계엄령이 선포된 직후 군 내부에선 현역 군 서열 1위인 김명수 합동참모의장이 계엄사령관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일각에서는 김 의장(해군사관학교 43기)이 해군 출신인 것이 계엄사령관 인선에 작용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번 사태로 윤 대통령과 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 등의 모교인 충암고에도 불똥이 튀었다. 누리꾼들은 소셜미디어(SNS)에서 충암고를 ‘계엄군 양성 학교’, ‘적폐의 산실’이라 부르며 비난했다. 충암고 유튜브 채널에도 “이런 학교 출신이라는 게 창피하다” 등과 같은 댓글이 수두룩하게 달렸다.
  • 국무위원 다수 사전에 몰랐다… 경찰 통제에 의원들 국회 담 넘어

    국무위원 다수 사전에 몰랐다… 경찰 통제에 의원들 국회 담 넘어

    韓 총리 등 국무위원 반대에도 강행1시간 만에 계엄사령부 ‘속전속결’무장 계엄군 유리창 깨고 국회 진입우 의장, 11시 ‘본회의장 집결’ 공지190명 만장일치… 155분 만에 해제尹, 韓 총리 설득 끝에 해제안 수용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일 오후 10시 23분 긴급 대국민 담화를 열고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비상계엄은 1979년 10·26 사건 당시 발효된 이후 45년 만이며 1987년 민주화 이후로는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를 열고 관련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통령이 계엄령 선포 권한을 행사하려면 국무회의 심의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긴급하게 이뤄진 만큼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대다수는 계엄 선포안이 심의된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한 총리 등 대다수 국무위원들이 계엄 반대 의사를 밝혔지만 윤 대통령의 의지가 워낙 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계엄 선포 직후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이 계엄사령관으로 포고령을 발표하는 등 후속 조치는 속도감 있게 진행됐다. 박 총장은 오후 11시부로 대한민국 전역에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 정치활동을 금한다”는 내용의 ‘계엄사령부 포고령(제1호)’을 발표했다. 비상계엄이 선포되자 경찰과 소방당국은 물론 각급 부처에 ‘비상 대기’와 ‘긴급 소집령’이 떨어졌다. 군은 계엄이 발효된 지 약 70분 뒤 UH-60 블랙호크 3대 등을 통해 국회에 무장한 계엄군을 투입했다. 이들은 최정예 부대인 707특수임무단 등 소속으로 알려졌으며 곧장 국회 본청으로 이동해 내부 진입을 시도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오후 11시쯤 계엄을 해제하기 위해 “모든 국회의원은 지금 즉시 국회 본회의장으로 모여 달라”고 공지했다. 국회에 진입하려는 의원 및 보좌관 등과 계엄군 간의 대치도 있었다. 경찰 등이 국회의사당 정문과 측문을 가로막는 상황에서 우 의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여러 여야 의원들은 담을 넘어 국회 본청에 진입했다. 계엄군이 국회 본청 유리창을 깨고 건물에 진입하면서 의원들은 우 의장에게 “빨리 상정해 표결하라”고 항의했으나 우 의장은 “절차에 오류가 없어야 한다”며 10여분간 안건 상정을 기다리기도 했다. 결국 표결에 참여한 의원 190명 전원 찬성으로 계엄 해제 요구안이 선포 155분 만에 가결됐다. 윤 대통령은 결국 국회 요구를 수용하긴 했지만 결의 3시간 36분 뒤에야 계엄을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한 총리가 계엄 해제 담화를 거듭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45년 전 신군부가 비상계엄을 이용해 정권을 잡으려 했다면 윤 대통령은 거대 의석을 무기로 한 야당의 탄핵·예산 독주를 ‘국가비상사태’로 규정하고 계엄을 선포했다. 윤 대통령은 계엄을 선포하면서 “국회는 범죄자 집단의 소굴이 됐다”며 적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제1공화국이 출범한 뒤 현재까지 계엄령은 모두 16차례 있었고 그중 비상계엄은 12차례 선포됐다.
  • 특전사·수방사 280여명 투입… 대치 속 무력 진압은 없었다

    특전사·수방사 280여명 투입… 대치 속 무력 진압은 없었다

    지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회에 무장한 계엄군이 투입돼 국회 보좌진 등과 곳곳에서 대치했다. 다만 적극적으로 물리력을 행사하진 않아 이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국회 사무처는 4일 비상계엄 선포 후 국회에 약 280여명의 병력이 투입됐다고 밝혔다. 투입된 계엄군은 특수전사령부 예하 707특수임무단과 제1공수특전여단, 수도방위사령부 소속 군사경찰특임대 등의 소속이었다. 국회가 공개한 영상에는 계엄군이 탄 헬기가 연이어 착륙하는 모습이 찍혔다. 계엄군은 본청 진입을 시도하다가 불발되자 망치와 소총 등으로 유리창을 깨기도 했다. 하지만 계엄 해제 요구안 표결이 이뤄지던 본회의장에 들어가거나 국회의원들을 체포하지는 않았다. 2018년 논란이 됐던 ‘기무사령부(현 방첩사령부) 계엄문건’에는 ‘국회의원 대상 현행범 사법 처리로 의결 정족수 미달 유도’ 등 임무가 적시돼 있었다. 또 계엄군 구성도 ‘기계화 6개 사단, 기갑 2개 여단, 특전사 6개 여단 등’이었지만 이날 계엄군의 조치나 규모는 모두 이에 한참 못 미쳤다. 당시 국회로 출동한 계엄군은 공포탄과 모의탄을 소지했고 실탄은 가지고 있지 않았던 것으로도 알려졌다. 앞서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은 장병들에게서 받은 제보를 토대로 국회 투입 병력에 실탄이 지급됐으며 707특수임무단은 샷건, 소총, 기관단총, 야간 투시경 등을 갖췄고 저격수도 배치됐다고 주장했다. 일사불란하지 않았던 모습들이 속속 드러나 그만큼 준비가 부족한 상황에서 계엄이 선포된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군 수뇌부에조차 계엄 정보가 공유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역 군 서열 1위인 김명수 합동참모의장을 비롯한 군 주요 인사들도 뉴스를 본 후에야 뒤늦게 알고 당황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계엄사령부는 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 청사 지하 벙커(지휘통제본부)에 설치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계엄 선포 2시간 30여분 만에 국회에서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되면서 지휘부는 벙커에 다 모이기도 전에 철수했다.
  • 金여사 특검 궁지 몰렸었나… 무리수 넘어 ‘정치적 자해’ 대체 왜

    金여사 특검 궁지 몰렸었나… 무리수 넘어 ‘정치적 자해’ 대체 왜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3일 ‘심야 비상계엄 선포’는 설득력 있는 이유가 설명되지 않아 무리수를 넘은 ‘정치적 자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윤 대통령이 침묵하면서 계엄 선포 배경에 대한 각종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김건희여사특검법 재의결 등에 대한 압박이 크게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이 주목받고 있다. 윤 대통령은 4일 오전 1시쯤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킨 뒤 약 3시간 30분 뒤인 새벽 4시 27분에 비상계엄을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국회가 재적 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계엄 해제를 요구하면 이를 수용해야 한다는 헌법 77조에 따른 것이다. 윤 대통령도 계엄령이 곧바로 해제될 수 있다는 점을 예측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이 계엄을 강행한 이유에 대해 한 여권 관계자는 “야당의 탄핵, 입법, 예산 농단에 더이상 안 되겠다 싶어서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정 마비를 막기 위해 ‘헌법의 수호자’로서 불가피한 결정을 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국무회의 등 적법 절차를 갖췄고 계엄군에겐 공포탄만 지급됐다며 “오죽하면 그랬겠나”라고도 했다. 대통령실은 주요 외신에 ‘계엄 선포는 합헌적인 틀 안에서 이뤄졌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헌법의 수호자’로서 계엄 선포를 했다는 설명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일각에선 김여사특검법 재의결을 앞두고 여당의 이탈표를 우려해 전체 판을 뒤흔들기 위한 정치적 무리수를 던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또한 윤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키맨’인 명태균씨가 전날 구속 기소된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자유민주주의’ 수호에 대한 과도한 신념으로 오판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용산의 한 참모는 “박근혜 전 대통령처럼 끌려 내려오지 말자, 판을 뒤집자는 발상 아니었겠나”라며 “김여사특검법이 통과되면 끝장이라는 위기 의식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내각 탄핵 등으로 사실상 ‘식물 정부’가 됐다는 점을 강조한 까닭도 이런 맥락이라는 것이다. 주요 참모들조차 생중계 직전까지 계엄령 선포 계획을 몰랐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결정이 치밀한 계획 끝에 나오지 않았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럼에도 즉흥적 결정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계엄 건의가 가능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전날 오후 울산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석했다가 급거 상경한 점, 조지호 경찰청장이 대통령실로부터 ‘대기하라’는 연락을 받은 점 등이 근거로 꼽힌다. 지난 8월 당시 김용현 경호처장을 국방부 장관에 임명하면서 장기간 준비해 왔다는 해석도 있다.
  • 與 ‘尹탄핵 반대’ 당론 못 박아… 野 “불법 계엄령” 퇴진 속도전

    與 ‘尹탄핵 반대’ 당론 못 박아… 野 “불법 계엄령” 퇴진 속도전

    국민의힘은 4일 더불어민주당 등이 발의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에 ‘탄핵 불가’를 당론으로 정했다. 2016년 ‘1호 당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당이 궤멸 위기를 겪었던 아픔을 반복해선 안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10시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소집했다. 앞서 오전 7시 긴급 최고위원회의, 8시 긴급 의원총회를 열었으며 한동훈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을 만난 뒤 다시 의총을 속개한 것이다. 의원총회는 한 대표가 제안한 윤석열 대통령 탈당 요구를 두고 의견이 갈리며 밤늦게까지 격론을 벌였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 비공개회의에서 내각 총사퇴·김용현 국방부 장관 해임·대통령 탈당 촉구 등 3대 요구를 먼저 제안했다. 한 대표는 오전 의총 후 “세 번째 제안(대통령 탈당 요구)에 대해 여러 의견이 있어서 계속 의견을 들어 보기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탈당 요구’를 놓고선 격앙된 반응까지 나왔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더이상 박근혜 때처럼 적진에 투항하는 배신자가 나와서는 안 된다”고 했다. 2016년 탄핵을 지켜본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은 의총에서 “탄핵은 궤멸”이라는 취지로 발언을 이어 갔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탄핵보다는 개헌을 통한 돌파구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결국 국민의힘은 밤늦게 더불어민주당 등 야 6당이 추진하는 윤 대통령 탄핵에는 반대하기로 당론을 정했다. 여당 내에는 탄핵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가 지배적이었다. 친한(친한동훈)계 박정훈 의원도 페이스북에 “특검은 받더라도 대통령 탄핵만큼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했다. 다만 이날 탄핵 반대 당론은 추 원내대표 주도로 정해졌고 한 대표는 국회를 빠져나간 뒤였다. 한 대표는 의총 시작 전 관련 질문에는 “그런 질문 하나하나에 답하지 않겠다”며 답변을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안철수 의원은 “내각 총사퇴와 대통령 탈당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스스로 질서 있게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여당 내에서 대통령의 퇴진을 분명하게 주장한 것은 안 의원이 처음이다. 한편 의총에서는 전날 친한계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을 하기 위해 국회 본회의장을 찾았을 때 추 원내대표와 다수 의원이 여의도 중앙당사에 대기한 상황을 두고는 추 원내대표 책임론도 제기됐다. 野, 정권 조기 탈환에 ‘올인’감사원장·검사 탄핵안 처리 미루고尹탄핵안 표결 與의원들 이탈 압박 천하람 “최소 6명 찬성 의사 확인”사태 재발 방지용 계엄상황실 구성 행안·국방위는 오늘 긴급 현안질의 더불어민주당은 4일 최재해 감사원장,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3명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 처리를 보류하고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 퇴진에 당력을 쏟기로 했다. 윤 대통령이 ‘정치적 자충수’를 뒀다는 평가를 받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여세를 몰아 정권 조기 탈환에 ‘올인’한다는 것이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윤석열은 우리 헌법에서 규정한 내란의 우두머리”라면서 “즉각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야 하며, 수사기관은 윤석열을 직접 즉각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민주당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최 감사원장과 이 지검장 등 검사들에 대한 탄핵 표결을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한밤중 일어난 비상계엄 사태로 해당 안건에 대해선 논의를 유보했다. 대신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등 야 6당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탄핵안에는 윤 대통령이 계엄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는데도 비상계엄을 발령해 국민주권주의, 권력분립의 원칙 등 헌법을 위반하고 국헌 문란의 헌정 질서 파괴 등 중대 범죄를 저질렀다는 점이 탄핵 사유로 포함됐다. 야 6당은 탄핵 가결을 위한 여론 작업에 열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이준석 의원이 최소 6명 이상의 여당 의원으로부터 찬성 의사를 확인했다”며 “개별 설득 작업을 충실하게 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비상계엄 선포 사태와 관련해 ‘계엄 상황실’을 설치하기로 했다. 한민수 대변인은 “위헌적·불법적 계엄이 다시 이뤄질 수 있다”며 “효과적으로 상황을 관리할 전담 기구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안규백 의원이 상황실장, 박선원 의원이 간사를 맡기로 했다. 야당은 비상계엄 관련 국회 상임위원회를 잇따라 열어 공세의 고삐를 놓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5일 전체회의를 열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조지호 경찰청장, 김봉식 서울경찰청장 등을 출석시켜 긴급 현안 질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무장 계엄군의 국회 진입과 관련해선 국회 국방위 차원의 대응이 이뤄질 전망이다. 국방위는 5일 전체회의를 열어 비상계엄 선포·해제 경위와 관련해 긴급 현안 질의를 한다. 충암고 출신인 김용현 국방부 장관, 국군방첩사령부 여인형 사령관과 함께 계엄사령관을 맡았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에 대한 출석 요구도 예상된다.
  • “국회 기능 무산 시도한 내란죄” “해제요구 응해, 국헌 문란 아냐”

    “국회 기능 무산 시도한 내란죄” “해제요구 응해, 국헌 문란 아냐”

    야권 “내란범 법의 심판대 세워야”군·경찰 주요 가담자도 고발 방침“국가권력 찬탈 목적 여부가 관건”검·경 등 수사 주체 놓고도 논란 일각 “상설특검 통한 수사 필요” 더불어민주당이 4일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내란죄’ 고발을 검토하면서 향후 수사가 어떤 방향으로 이뤄질지 주목된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이번 비상계엄 사태가 불러온 국내외 혼란과 별개로 내란 혐의 적용이 가능할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은 이날 윤 대통령과 김용현 국방부 장관을 내란 혐의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와 서울중앙지검에 각각 고발했다. 앞서 노동당·녹색당·정의당도 윤 대통령과 관계자들을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내란 혐의로 수사해 달라고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조승래 민주당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을 통해 “수사기관은 전 국민이 인지하고 있는 내란 사건이므로 즉각 수사에 착수해 내란범들을 법의 심판대에 세우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계엄사령관과 경찰청장 등 군과 경찰의 주요 가담자도 내란죄로 고발하겠다는 입장이다. 형법상 내란죄는 대한민국 영토 전부 또는 일부에서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경우에 적용된다. 이번 비상계엄 선포가 여기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선 다툼의 여지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상훈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부 행정권이 잠시나마 군으로 넘어갔고 국회 기능을 무산시키려는 시도가 있었다는 점에서 폭동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면서도 “다만 실제 국가권력을 찬탈하려는 목적이 있었는지에 대한 입증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번 비상계엄의 경우 특정 지역을 장악해 국가권력을 배제하지 않았고 국무회의를 거쳐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했다가 국회의 해제 요구에 응했다는 점에서 쿠데타와 같이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켰다고 보기 어렵다”고 짚었다. 수사 주체가 누가 돼야 하느냐를 두고도 논란이 예상된다. 내란 혐의 고발은 경찰과 검찰 등에 동시에 이뤄졌다. 하지만 검찰 관계자는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내란죄란 죄명은 검찰의 직접 수사 대상이 아니다”라며 “고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뒤 경찰에 이첩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 교수는 “내란죄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수사의 객관성을 기하기 위해 야당을 중심으로 한 상설특검을 통한 내란 혐의 수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 尹 “계엄 불가피했다”

    尹 “계엄 불가피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 한덕수 국무총리를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나 전날 밤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헌정 파괴 세력으로부터 헌정 질서를 지키는 불가피한 조치”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계엄 선포와 관련, 5일 대국민 담화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과의 회동에는 국민의힘 주호영·나경원·김기현·권영세 의원 등 다선 의원들도 함께했다. 여권 관계자는 “진지하게 현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며 “(참석자 간) 견해차가 드러나지 않았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에 따르면 계엄을 건의한 김용현 국방부 장관 책임론에 대해선 시각차가 드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계엄 선포에 문제가 없다며 김 장관 해임 요구를 일축했다고 한다. 여권 관계자도 “계엄은 국정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회를 통제하지 않았다”며 “모든 행동은 합헌적인 틀 안에서 취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과의 회동에 앞서 한 대표와 추 원내대표, 한 총리,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등은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먼저 만나 정국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 당은 이날 오전 비상 의원총회에서 내각 총사퇴와 김 장관 해임 요구에 뜻을 모았다. 총리실 회동에서 한 대표는 정 실장에게 윤 대통령의 탈당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윤 대통령과의 회동에서는 이를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또 전날 계엄군이 한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이른바 ‘체포조’를 투입한 데 대해서도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윤(친윤석열)계 일각에서 “계엄은 경고성”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데 대해 한 대표는 의총 직전에 기자들과 만나 “계엄이 경고성일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한 총리는 앞서 오전 11시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위원들을 소집했다. 한 총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국무위원들과 중지를 모아 국민을 섬기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참모진은 이날 오전 정 실장 주재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일괄 사퇴 뜻을 모았다. 다만 이들이 한꺼번에 사퇴하면 대통령실 기능이 마비되는 만큼 윤 대통령이 사의를 모두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윤 대통령은 이날 새벽 비상계엄을 해제한 뒤 이날 예정됐던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향후 행보를 고민했다. “잘못이 없다”고 말한 것이 알려지면서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비상계엄 선포를 해제한다고 발표하면서는 “국가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무도한 행위는 즉각 중지해 줄 것을 국회에 요청한다”고 밝혔다. 비상계엄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강조하고 야당에 책임을 돌린 것이다. 대통령실 참모들은 말을 아끼면서도 “대통령이 하야하거나 스스로 물러나지는 않을 것이다”, “이대로 상황이 계속될 것 같다”는 등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윤 대통령이 야권의 퇴진 요구에 ‘버티기’로 나서되 개헌이나 임기 단축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추가로 비상계엄을 선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8월 계엄설을 가장 먼저 주장한 김민석 민주당 의원은 “김 장관의 미숙함 때문에 결국 무산된 것”이라며 “여전히 2~3차 시도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짚었다. 시선을 분산시키기 위해 북한을 자극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감을 고조시킬 것이란 우려까지 제기된다. 이재명 대표는 “북한을 자극하고 휴전선을 교란해 무력 충돌로 이끌 위험이 상당히 크다”고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방식의 ‘재신임 카드’를 던질 가능성도 있다. 노 전 대통령은 선거자금 문제가 불거진 2003년 10월 긴급 기자회견에서 국민투표를 통한 재신임을 거론했다. 윤 대통령도 당선인 시절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과 관련해 국민투표에 부치자고 밝힌 적이 있다.
  • 野, 탄핵소추안 발의

    野, 탄핵소추안 발의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 6당이 4일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를 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5일 0시쯤 본회의에 탄핵안을 보고한 뒤 6~7일쯤 표결 처리할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밤늦게 의원총회를 열어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정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과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 등은 이날 오후 국회 의안과를 찾아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제출했다. 탄핵안 발의에는 국민의힘 의원을 제외한 야 6당 의원 190명 전원과 무소속 김종민 의원이 참여했다. 민주당은 탄핵안 가결 시 헌법재판소 심리를 위해 공석이었던 헌법재판관 자리에 정계선(55·사법연수원 27기) 서울서부지법원장과 마은혁(61·29기) 서울서부지법 부장판사를 후보로 추천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심야 의원총회에서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할 것을 제안했고 의원들은 박수로 이를 추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에서 최소 8표의 이탈표가 나오지 않아 탄핵안이 부결되면 야당은 오는 10일 정기국회가 종료된 뒤 임시국회를 열어 다시 이를 발의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에게 비상계엄 선포를 건의한 김용현 국방부 장관에 대한 탄핵안도 제출했다. 김 장관은 오후 입장문을 배포해 “모든 사태의 책임을 지고 대통령께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은 윤 대통령과 김 장관 등을 내란죄로 각각 경찰과 검찰에 고발했다. 민주당도 윤 대통령, 김 장관 등을 비롯해 계엄사령관, 경찰청장 등을 내란죄로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 與 심야 의원총회서 ‘탄핵 반대’ 당론 채택, 안철수만 “퇴진”

    與 심야 의원총회서 ‘탄핵 반대’ 당론 채택, 안철수만 “퇴진”

    국민의힘은 4일 더불어민주당 등이 발의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에 ‘탄핵 불가’를 당론으로 정했다. 2016년 ‘1호 당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당이 궤멸 위기를 겪었던 아픔을 반복해선 안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10시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소집했다. 앞서 오전 7시 긴급 최고위원회의, 8시 긴급 의원총회를 열었으며 한동훈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을 만난 뒤 다시 의총을 속개한 것이다. 의원총회는 한 대표가 제안한 윤석열 대통령 탈당 요구를 두고 의견이 갈리며 밤늦게까지 격론을 벌였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 비공개회의에서 내각 총사퇴·김용현 국방부 장관 해임·대통령 탈당 촉구 등 3대 요구를 먼저 제안했다. 한 대표는 오전 의총 후 “세 번째 제안(대통령 탈당 요구)에 대해 여러 의견이 있어서 계속 의견을 들어 보기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탈당 요구’를 놓고선 격앙된 반응까지 나왔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더이상 박근혜 때처럼 적진에 투항하는 배신자가 나와서는 안 된다”고 했다. 2016년 탄핵을 지켜본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은 의총에서 “탄핵은 궤멸”이라는 취지로 발언을 이어 갔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탄핵보다는 개헌을 통한 돌파구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결국 국민의힘은 밤늦게 더불어민주당 등 야 6당이 추진하는 윤 대통령 탄핵에는 반대하기로 당론을 정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원내 수석대변인은 “(대다수 의견이) 탄핵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여당 내에는 탄핵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가 지배적이었다. 친한(친한동훈)계 박정훈 의원도 페이스북에 “특검은 받더라도 대통령 탄핵만큼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했다. 다만 이날 탄핵 반대 당론은 추 원내대표 주도로 정해졌고 한 대표는 국회를 빠져나간 뒤였다. 한 대표는 의총 시작 전 관련 질문에는 “그런 질문 하나하나에 답하지 않겠다”며 답변을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안철수 의원은 “내각 총사퇴와 대통령 탈당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스스로 질서 있게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여당 내에서 대통령의 퇴진을 분명하게 주장한 것은 안 의원이 처음이다. 한편 의총에서는 전날 친한계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을 하기 위해 국회 본회의장을 찾았을 때 추 원내대표와 다수 의원이 여의도 중앙당사에 대기한 상황을 두고는 추 원내대표 책임론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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