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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통령 개헌안 공개] 진보 “5·18 반영 환영” 보수 “공무원 파업 우려”

    청와대가 20일 발표한 개헌안에 대해 시민단체의 반응은 성향별로 극명하게 갈렸다. 진보 성향 단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시민위원장은 “부마항쟁, 5·18 광주민주화운동, 6·10 항쟁은 한국의 민주주의를 강화시킨 역사적 사건이므로 헌법 전문에 포함되는 건 당연하다”고 환영했다. 공무원의 노동3권 보장과 관련해서도 “북유럽 국가에서는 공무원들도 단체행동권이 있어 파업하는 사례가 많다”면서 “원칙적으로 모든 국민의 권리는 차별받아선 안 된다”며 지지의 뜻을 보냈다. 직접민주주의 요소인 국민발안제·국민소환제에 대해서도 안 위원장은 “국민이 대의민주주의의 한계에 시달려 왔다”면서 “국민의 기본권과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방향은 옳다”고 강조했다. 기본권 주체를 ‘국민’에서 ‘사람’으로 바꾸고 ‘근로’라는 용어를 ‘노동’으로 고친 것도 반겼다. 보수 성향 단체는 헌법 전문에 5·18 민주화운동이 포함됐다는 점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보수단체 바른사회시민회의 사무총장인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는 “5·18은 국민의 의견이 달라 모든 국민을 아우를 수 있는 혁명이 아니다”라면서 “그런데도 이를 헌법에 명시하는 것은 모든 국민을 포용하는 헌법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공무원의 노동3권 보장에 대해서도 전 사무총장은 “국가 행정을 담당하는 공무원이 단체행동권을 갖고 파업을 한다면 국가가 마비될 수 있다”면서 “자칫 공무원들이 자기 이익을 위해 국민을 볼모로 단체행동을 하게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대통령 개헌안 공개] 홍준표 “대통령 개헌안 국회표결 참여 의원은 제명”

    청와대가 20일 기본권 조항 등 대통령 개헌안의 내용을 공개하자 야권은 일제히 “대통령 주도의 개헌에 반대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야권은 청와대 개헌안에 대한 대안을 밝히기보다는 대통령 개헌 발의의 부적절성을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개헌 투표를 하게 되면 본회의장에 들어가는 의원을 제명 처리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보수 야권은 특히 헌법 전문에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부마항쟁 등 역사적 사건을 포함한 청와대 개헌안에 반대했다. 한국당은 당초 논의 과정에서 지역주의의 정치적 폐해를 극복하는 차원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헌법에 명시하는 것에 동조하는 의견이 있었다. 하지만 대통령 개헌안의 구체적인 내용이 발표되자 현행 헌법 전문을 크게 손보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으로 선회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사의 영장청구권 조항 삭제 방침에 대해서는 국회 논의가 진행 중이라는 반발이 나왔다.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한국당 간사인 장제원 의원은 “청와대는 여야가 어렵게 합의해서 운영하고 있는 사개특위를 무력화시켰다”면서 “개헌안의 영장청구조항 삭제는 오히려 사법개혁을 방해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입법부를 견제하기 위한 국회의원 국민소환제와 국민발안제 신설에 대해서는 여론을 의식하면서도 불편함을 감추지 않았다. 홍지만 한국당 대변인은 “국민소환제와 국민발안제가 국민의 바람임을 부인하지 않는다”면서 “그런데 같은 국민의 열망임에도 왜 제왕적 대통령제 견제에 대한 내용은 없느냐”고 지적했다. 반면 범진보진영인 민주평화당은 대통령 개헌안 발의에 대해서는 강하게 반대하면서도 내용에 대해서는 동조했다. 평화당 헌정특위위원장인 천정배 의원은 “국회의 3분의2 이상 동의를 받아 통과될 가능성이 제로”라면서도 5·18 민주화운동의 헌법전문 명시 등에는 적극 찬성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사람의 가치·노동자 권리, 헌법에 담는다

    사람의 가치·노동자 권리, 헌법에 담는다

    부마, 5·18, 6·10 정신 명시 기본권 주체 국민→사람으로 군인 뺀 공무원 노동3권 보장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6일 발의할 대통령 개헌안 헌법 전문(前文)에 부마항쟁(1979)과 5·18 광주민주화운동(1980), 6·10 항쟁(1987)의 민주이념을 계승한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20일 청와대가 밝혔다. 87년 6월항쟁을 통해 개헌이 이뤄진 뒤 외환위기와 세월호 참사, 촛불집회와 대통령 탄핵 등을 거치며 봇물처럼 커진 새로운 대한민국을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를 헌법정신에 담으려 한 것이다. 특히 기본권을 강화해 국민의 자유와 안전, 삶의 질을 보장하고 직접민주주의를 확대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일제와 군사독재 때 사용자의 관점이 반영된 용어인 ‘근로’는 ‘노동’으로 바꿨다. 공무원의 노동3권을 원칙적으로 인정하되, 군인 등은 예외로 했다. 부적격한 국회의원 등 선출직 대표를 임기 중 파면하는 국민소환제와 국민이 입법에 참여하는 국민발안제 등 직접민주주의 요소를 신설해 국민주권을 강화했다. 또한 개정안은 검사의 영장청구권 규정을 삭제해 검사의 독점적 영장청구권을 인정한 형사소송법이 개정될 수 있는 물꼬를 텄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브리핑에서 “개헌은 첫째도, 둘째도 국민 중심 개헌”이라며 개헌안 전문과 기본권 사안을 발표했다. 개헌안은 민주화 운동의 획을 그으며 법적·제도적 평가가 나온 부마항쟁과 5·18 민주화운동, 6·10항쟁을 거명하며 현행 헌법에 담긴 4·19혁명과 함께 그 이념을 계승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외국인 200만명 시대의 사회상을 반영해 인간의 존엄성과 행복추구권, 평등권, 생명권, 신체의 자유, 사생활의 자유, 양심의 자유, 종교의 자유, 학문과 예술의 자유 등 천부인권적 기본권의 주체를 ‘국민’에서 ‘사람’으로 확대했다. 다만 직업의 자유와 재산권 보장, 교육권, 일할 권리 등 사회권적 성격이 강한 권리와 국민경제 및 국가안보와 관련된 권리의 주체는 ‘국민’으로 한정했다. 노동자의 기본권을 강화하면서 ‘노사 대등 결정의 원칙’을 명시했다. 또 노동자가 노동조건의 개선과 권익보호를 위해 단체행동권을 가진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조 수석은 “현재 판례는 임금인상을 위한 단체행동은 문제가 없지만, 정리해고 반대는 생존권에 관한 문제임에도 불법화했다”고 설명했다. 검사의 영장청구권 조항 삭제는 “영장청구 주체와 관련된 내용이 헌법 사항이 아니라는 것”이라며 “현행 형사소송법상 검사의 영장청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개정안은 또한 생명권과 안정권, 알권리와 자기정보통제권도 신설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전문] 문재인 대통령의 헌법 개정안 발표문

    [전문] 문재인 대통령의 헌법 개정안 발표문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6일 발의를 앞두고 있는 대통령 개헌안 전문(前文)에 4·19혁명, 부마항쟁, 5·18민주화운동, 6·10항쟁의 민주이념을 계승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은 20일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이와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대통령 개헌안 중 전문과 기본권 부분을 먼저 공개했다.다음은 문재인 대통령의 헌법개정안 발표문 전문이다. ▲개헌 필요성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오는 6월 13일 지방동시선거와 개헌 국민투표를 함께 실시할 것을 주장해왔다. 문 대통령은 지난 13일 국민개헌자문특별위원회의 개헌 자문안을 받는 자리에서 “헌법은 국민의 삶을 담는 그릇이다. 헌법이 국민의 뜻에 맞게 하루빨리 개정되어 국민의 품에 안갈 수 있도록 정치권의 대승적 결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1987년 6월 항쟁을 통해 헌법을 바꾼 지 벌써 30여 년이 흘렀다. 그동안 IMF 외환위기, 세월호참사를 거치면서 국민의 삶이 크게 바뀌었고, 촛불집회와 대통령탄핵 이후 새로운 대한민국을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고 강조했다. ▲기본권 및 국민주권 강화 관련 조항 개헌안의 취지 국민이 중심인 개헌을 지향한다. 국민이 바라는 대한민국은 국민의 자유와 안전,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해 주는 나라다. 국가는 국민의 뜻에 따라 운영되어야 한다. 촛불시민혁명을 통해 국민들은 국민주권과 직접민주주의에 대한 강한 열망을 보여준 바 있다. 따라서 이번 개헌은 기본권을 확대해 국민의 자유와 안전, 삶의 질을 보장하고 직접민주주의 확대 등 국민의 권한을 확대하는 내용의 개헌이 되어야 한다. ▲헌법 전문 개정안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짐은 물론 법적 제도적 공인이 이미 이루어진 역사적 사건인 4·19혁명과 함께 부마항쟁과 5·18민주화운동, 6·10항쟁의 민주이념을 명시한다. 다만 촛불시민혁명은 현재 진행 중이라는 측면에서 포함시키지 아니한다. ▲현행 기본권 개선 ◇기본권 주체 확대 국제사회가 우리에게 기대하고 있는 인권의 수준이나 외국인 200만명 시대의 우리 사회의 모습을 고려해 ‘인간의 존엄성, 행복추구권, 평등권, 생명권, 신체의 자유, 사생활의 자유, 양심의 자유, 종교의 자유, 정보기본권, 학문·예술의 자유’ 등 국가를 떠나 보편적으로 보장되어야 하는 천부인권적 성격의 기본권에 대하여는 그 주체를 ‘국민’에서 ‘사람’으로 확대했다. 다만 직업의 자유, 재산권 보장, 교육권, 일할 권리와 사회보장권 등 사회권적 성격이 강한 권리와 자유권 중 국민경제와 국가안보와 관련된 권리에 대하여는 그 주체를 ‘국민’으로 한정한다. ◇기본권 규정방식 변경을 통한 기본권 강화 선거권, 공무담임권, 참정권에 대하여는 규정형식을 변경하여 법률에 따른 기본권 형성 범위를 축소하여 해당 기본권의 보장을 강화한다. ◇노동자의 권리 강화 및 공무원의 노동 3권 보장 노동자에 대한 정당한 대우와 양극화 해소,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노동자의 기본권을 획기적으로 강화한다. 일제와 군사독재시대 사용자의 관점에서 만들어진 ‘근로’라는 용어를 ‘노동’으로 수정한다. 국가에게 ‘동일가치 노동에 대한 동일수준의 임금’ 지급 노력 의무를 부과한다. 인간다운 삶을 누리도록 ‘고용안정’과 ‘일과 생활의 균형’에 관한 국가의 정책 시행 의무를 신설한다. 노동조건의 결정과정에서 힘의 균형이 이루어지도록 ‘노사 대등 결정의 원칙’을 명시하는 한편 노동자가 노동조건의 개선과 권익보호를 위해 단체행동권을 가진다는 점을 명확히 한다. 공무원에게도 원칙적으로 노동3권을 인정하면서 현역군인 등 법률로 정한 예외적인 경우에만 이를 제한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 이를 통해 노동자의 권리를 국제수준으로 끌어 올리고, 사회경제적 민주화의 토대를 마련하고자 한다. ▲신설되는 기본권 ◇생명권과 안전권 신설 세월호 참사, 묻지마 살인사건 등 각종 사고와 위험으로부터 우리 사회가 더 이상 안전하지 못하다. 이에 헌법에 생명권을 명시하고, 모든 국민이 안전하게 살 권리를 천명하는 한편 국가의 재해예방의무 및 위험으로부터 보호의무를 규정한다. ◇정보기본권 신설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통신의 자유나 언론·출판의 자유와 같은 소극적 권리만으로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충분히 대처하기 어렵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알권리 및 자기정보통제권을 명시하고 정보의 독점과 격차로 인한 폐해의 예방·시정에 관한 국가의 노력의무를 신설한다. ◇성별·장애 등 차별개선노력 의무 신설 국가에 성별·장애 등으로 인해 차별상태를 시정하고 실질적 평등 실현을 위한 노력 의무를 지워 적극적 차별해소 정책 근거를 마련한다. ◇사회안전망 구축 및 사회적 약자의 권리 강화 모든 사회 구성원이 각자의 존엄과 가치를 지키면서 건강하고 쾌적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인 국가의 역할이 필요하다. 사회보장을 국가의 시혜적 의무에서 국민의 기본적 권리로 변경하여 사회보장을 실질화하고 쾌적하고 안정적인 주거생활을 할 수 있는 주거권 및 국민의 건강권을 신설한다. 어린이·청소년·노인·장애인과 같은 사회적 약자도 독립된 인격체로 존중하는 한편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동등한 권리를 가진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삭제되는 헌법조항 ◇검사의 영장청구권 조항 삭제 OECD 국가 중 그리스와 멕시코를 제외하고는 헌법에 영장청구주체 규정을 두고 있는 나라가 없다. 이에 다수 입법례에 따라 영장청구주체에 관한 부분을 삭제한다. 검사의 영장청구권 규정을 삭제하는 것은 영장청구 주체와 관련된 내용이 헌법사항이 아니라는 것일 뿐 현행법상 검사의 영장청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검사의 영장청구권 규정이 헌법에서 삭제된다 하더라도 검사의 독점적 영장청구권을 인정하고 있는 현행 형사소송법은 그대로 유효하다. ◇이중배상금지 조항 삭제 군인 등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을 시정하기 위해 군인 등의 국가배상청구권 제한 규정은 삭제한다. ▲ 국민주권강화 : 국민발안제와 국민소환제 신설 국회의원은 명백한 비리가 있어도 법원의 확정판결에 따라 국회의원직을 상실하기 전까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 ‘세월호 특별법’ 입법 청원에 600만명의 국민이 참여했지만 입법발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우리 헌정사에서는 1954년 헌법에 헌법에 대한 국민발안제만 규정됐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권력의 감시자로서, 입법자로서 직접 참여하고자 하는 국민의 요구에 따라 국민이 국회의원을 소환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과 국민이 직접 법률안을 발의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신설했다. 직접민주제 대폭확대를 통해 대의제를 보완하고 민주주의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다는 취지다. ▲국민과 국회에 드리는 간곡한 당부말씀 문 대통령은 “이번 개헌은 기본권 및 국민의 권한을 강화하는 국민 중심 개헌이 되어야 한다”며 “‘국민의 뜻’에 따라 국가가 운영되고 국민 모두가 ‘자유롭고’ ‘안전하게’ ‘인간다운 삶’을 누리는 대한민국을 상상해 보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헌법이 바뀌면 내 삶이 바뀐다. 개헌을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길이 열릴 것”이라고 대국민 메시지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를 향해서는 “기본권 및 국민주권 강화와 관련된 조항들은 이미 국회에서도 대부분 동의한 바 있는 조항들”이라며 “양보와 타협을 통해 국민의 희망을 이루어 주실 것을 다시 한번 간곡히 부탁 드린다”고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 대통령 개헌안…5·18 전문에 수록, 국민소환제 신설 의미는

    문 대통령 개헌안…5·18 전문에 수록, 국민소환제 신설 의미는

    청와대가 20일 공개한 문재인 대통령 개헌안에는 한국 사회의 실질적 민주화를 이끈 5·18 광주민주화 운동과 부마항쟁, 6·10 민주항쟁이 헌법 전문으로 수록됐다.문 대통령은 민주이념 계승이라는 의미를 분명히 하기 위해 한국 민주주의 역사에 있어 보다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5·18, 부마항쟁, 6·10 항쟁을 전문에 반영했다. 1987년 9차 개헌 당시 그대로인 기본권 조항 역시 시대상황의 변화를 반영해 기본권 주체를 ‘국민’에서 ‘사람’으로 확대했다. 외국인 200만 시대를 맞은 우리 사회의 변화에 맞게 국적에 관계없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천부인권적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이 반영된 것이다. ‘근로’라는 용어를 ‘노동’으로 바꾼 것도 의미있는 대목이다. 근로는 일제와 군사독재시대 사용자의 관점에서 사용됐던 용어다. 공무원의 노동3권을 원칙적으로 인정한 것은 공무원이 갖는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확인하는 의미를 갖는다. 현행 헌법 33조2항은 ‘공무원인 근로자는 법률이 정하는 자에 한하여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고 예외적으로만 노동3권을 허용하고 있다.국민의 생명과 안전 최우선하는 정부 역할 강조 무엇보다 생명권·안전권·정보기본권·주거권·건강권을 신설함으로써 기본권을 향상시켰다. 모든 국민이 안전하게 살 권리를 헌법에 천명하고 국가의 재해예방의무와 위험으로부터 보호의무를 규정함으로써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 목표로 하는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정보기본권의 등장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통신의 자유나 언론·출판의 자유와 같은 소극적 권리만으로는 제4차 산업혁명시대에 충분히 대처하기 어렵다는 상황인식에 터잡은 것으로, 알 권리와 자기정보통제권을 명시한 것이 핵심이다. 주거권과 건강권은 사회보장을 국가의 시혜적 의무에서 국민의 기본적 권리로 변경했다는 측면에서 의미를 가진다. 이번 개헌안에서 기소독점주의를 상징하는 검사의 영장청구권 조항이 삭제된 점도 특별한 점이다. 이는 헌법에 영장 청구 주체 규정을 두지 않고 있는 주요 선진국들의 입법례에 따른 것으로, 비록 헌법에서 빠지더라도 검사의 독점적 영장청구권을 인정하고 있는 현행 형사소송법은 그대로 유효하다는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는 영장청구를 검사 외의 다른 주체가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뒀다는 점에서 향후 검경 수사권 조정과 맞물려 주목된다.국민발안제·국민소환제 신설로 직접참여 폭 확대 국민발안제와 국민소환제를 신설함으로써 국민들이 직접 정치에 참여하는 폭을 확대하게끔 했다. 국회의원은 명백한 비리가 있어도 법원의 확정판결에 따라 국회의원직을 상실하기 전까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치외법권적 ‘특권’을 더이상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세월호 특별법 입법청원에 600만 명의 국민이 참여했지만 입법 발의가 이뤄지지 않았음을 청와대는 지적했다. 이에 따라 헌법에 대해서만 국민발언제를 허용하는 기존 조항을 바꿔 국민이 입법자로서 직접 법률안을 발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권력의 감시자로서 국민이 국회의원을 소환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조국 수석은 “이번 개헌은 기본권과 국민의 권한을 강화하는 국민 중심의 개헌”이라고 강조하고 “국민의 뜻에 따라 국가가 운영되고 국민 모두가 자유롭고, 안전하게, 인간다운 삶을 누리는 대한민국을 상상해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통령 개헌안 ‘근로’ 용어 ‘노동’으로…검사 영장청구권 삭제

    대통령 개헌안 ‘근로’ 용어 ‘노동’으로…검사 영장청구권 삭제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할 대통령 개헌안은 ‘근로’ 용어를 ‘노동’으로 수정하고, 동일가치 노동·동일수준 임금’이 명시됐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20일 브리핑에서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대통령 개헌안의 기본권에 대한 사항을 발표했다. 공무원에게 노동 3권을 인정했고, 다만 군인 등 일부는 이를 제한했다. 천부인권적 성격의 기본권 주체를 ‘국민’에서 ‘사람’으로 확대하고, 다만 직업의 자유와 재산권 보장 등 사회권적 성격이 강한 권리와 자유권 중 국민경제 및 국가안보와 관련된 권리에 대해서는 그 주체를 ‘국민’으로 한정했다. 대통령 개정안은 검사의 영장청구권 규정을 삭제했다. 조 수석은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짐은 물론 법적 제도적 공인이 이뤄진 4·19혁명과 함께 부마항쟁과 5·18민주화운동, 6·10항쟁의 민주이념을 명시했다”고 밝혔다. 다만 “촛불 시민혁명은 현재 진행 중이라는 측면에서 포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명박 구속 되면 23년 만에 전직 대통령 2명 동시 구속

    이명박 구속 되면 23년 만에 전직 대통령 2명 동시 구속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전직 대통령 2명이 동시에 구치소에 수용되는 상황이 23년 만에 재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지금까지 검찰의 소환 조사를 받은 전직 대통령은 노태우, 전두환, 노무현,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이명박 전 대통령까지 5명이다. 이 중 노무현 전 대통령을 제외한 4명에게는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헌정사에서 가장 먼저 구속된 전직 대통령은 노태우 전 대통령이다. 수천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으로 수사를 받은 노태우 전 대통령은 1995년 11월 16일 내란 혐의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한달 뒤인 12월 3일 전두환 전 대통령 역시 12·12 군사 쿠데타와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내란 및 내란 목적 살인 혐의로 구속됐다. 특히 전두환 전 대통령의 경우 전날 검찰 소환 요구에 불응, 고향인 경남 합천으로 내려가버렸다. 다음날 검찰은 법원이 발부한 사전구속영장을 들고 전두환 전 대통령을 체포했고, 전두환 전 대통령은 안양교도소에 수감돼 수사를 받았다. 1997년 4월 대법원에서 각각 징역 12년형, 무기징역이 확정된 노태우, 전두환씨는 그해 12월 김영삼 당시 대통령에 의해 특별사면되기까지 약 2년여간 동시에 수감 생활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6년 10월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지며 수사 필요성이 높아갔다.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대통령직에서 파면돼 사저로 돌아간 박 전 대통령은 이어진 검찰 수사로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강제, 삼성전자의 정유라 승마 지원 등에 관여한 혐의 등이 드러나 3월 21일 소환조사를 받았다.사흘 뒤인 3월 27일 구속영장이 청구됐고, 3월 31일 구속영장이 발부돼 구속수감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21~22일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 여부는 이달 안에 결론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윤상에 ‘종북 프레임’ 씌운 보수에 김형석이 던진 묵직한 팩트

    윤상에 ‘종북 프레임’ 씌운 보수에 김형석이 던진 묵직한 팩트

    가수 겸 작곡가 윤상이 우리 측 예술단을 이끌고 평양 공연을 지휘한다. 예술단 음악감독으로 내정된 윤상은 20일 열리는 남북실무접촉의 수석대표로 나서 북측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과도 만난다.남북 화해 무드 속에 10여년 만에 열리는 우리 예술단의 방북 공연에 보수 쪽에서는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일부는 윤상의 성(姓)을 구실 삼아 종북 프레임을 덧씌우고 생트집을 잡았다. 이에 대해 윤상과 절친한 작곡가 김형석은 “윤상은 가명이고 본명은 이씨”라며 통쾌한 반격을 가해 화제를 모았다. 방자경 ‘나라사랑 바른학부모 실천모임’ 대표는 18일 자신의 트위터에 “문보궐 정권은 반 대한민국 세력들과 한편을 먹는다”고 주장하며 우리 예술단의 방북 공연 음악감독에 내정된 윤상을 겨냥하는 글을 이어나갔다. 방 대표는 “윤상씨라면 김일성 찬양가 ‘임을 위한 행진곡’을 작곡한 간첩 윤이상, 5.18 광주폭동 핵심으로 보상금 받고 월북한 대동고 출신 윤기권, 김일성이 북한에서 만든 5.18 영화의 주인공 윤상원, 이들 중 누구와 가까운 집안입니까?”라고 주장했다.방 대표의 트윗은 오류 투성이의 ‘가짜뉴스’에 가깝다. 먼저 윤이상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작곡하지 않았다.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상징이 된 임을 위한 행진곡은 전남도청을 점거 중에 계엄군에 사살된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과 ‘들불야학’을 운영하다 노동현장에서 숨진 박기순의 ‘영혼결혼식’에 헌정됐다. 이 곡의 작곡가는 당시 전남대 경영학과 학생이던 김종률이다. 백기완 선생이 옥중에서 지은 장편시 ‘묏비나리’를 소설가 황석영이 일부 바꿔 노랫말을 붙였다. 작곡가 윤이상은 한국 태생이었으나 대부분 독일에서 활동했으며 오페라 ‘나비의 미망인’, ‘심청’ 등을 작곡했고 광주민주화운동의 희생자를 기리는 ‘광주여 영원히’ 등 관현악도 발표했다. 윤이상은 1967년 북한을 방문했다가 재독 인사를 간첩단으로 조작한 이른바 ‘동백림 사건’에 연루돼 고문을 당하고 옥고를 치렀다.방 대표는 또 자신이 만든 종북 프레임의 핵심 인물이 모두 윤씨라는 점을 들어 윤상을 공격하려 했지만 윤상의 본명은 이윤상이다. 작곡가 김형석은 방 대표의 트윗에 “본명은 이윤상입니다만.”이라는 답글을 남겼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묵직한 팩트 공격”이라며 김형석을 두둔했다. 한편 대중문화계에서 활동해온 인물이 남북 접촉에서 수석대표로 나서는 것은 윤상이 처음이다. 통일부는 윤상을 음악감독으로 선임한 배경에 대해 “발라드부터 EDM(일렉트로닉 댄스 뮤직)에 이르기까지 7080에서 아이돌까지 두루 경험을 갖고 있어 발탁했다”고 밝혔다. 윤상의 이름과 관련해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북측에 우리측 대표단 명단을 통지할 때 예명인 ‘윤상’으로 통지했다”면서 “동일인임을 확인하는 그런 절차는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퍼블릭 뷰] 피라미드의 기적처럼… 믿음·열정이 국가 난제 풀 열쇠다

    [퍼블릭 뷰] 피라미드의 기적처럼… 믿음·열정이 국가 난제 풀 열쇠다

    고대문명이 남긴 7대 불가사의 중 으뜸은 이집트 피라미드다. 카이로 인근 기자에 우뚝 서 있는 이집트 고왕조 시대 쿠푸왕 피라미드는 4600년 전(BC 2560년경) 세워진 것이다. 그 옛날 어떻게 이렇게 완벽한 건축물을 세웠는지 알 수가 없다. 오죽하면 외계인이 세웠다는 주장까지 있을까. 그러나 고고학자들은 수만 명의 노동자가 10여년간에 걸친 작업을 통하여 피라미드를 완성하였다고 한다. 피라미드 인근에서 당시 노동자들에게 지급한 급료(주로 소금과 맥주 등 현물)가 빼곡하게 기재된 석판이 발견되어 고고학자들의 설명이 사실임이 입증되었다.# 수만명이 10여년간 쌓아올린 피라미드의 기적 이집트 남부 룩소르에 있는 신왕조(BC 1567~BC 332) 파라오(왕) 지하 무덤은 피라미드와 아주 다른 모습이다. 신왕조 시절 파라오는 왕위에 오르면 돌산에 터널을 뚫고 자신이 사후에 묻히게 될 무덤부터 건설했다. 도굴꾼들의 약탈이 빈번해지자 이를 피하기 위하여 지하에 묘소를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그간 발굴된 60여 개의 파라오 지하무덤은 그 규모와 내부구조, 치장의 수준이 모두 상이하다. 강력한 왕권을 행사하였거나, 오래 집권한 파라오일수록 규모가 크고 화려한 지하 무덤을 보유한다. 반대로 재위 기간이 짧은 파라오의 무덤은 작고 내부도 초라하다. 고왕조 피라미드는 신왕조 지하 무덤보다 1000년 이상 앞서 세워진 것인데도 그 웅장함은 물론건축학적 가치가 크게 앞선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룩소르 지하 무덤 내부는 예외 없이 그림과 상형문자로 채색되어 있음에 반하여 피라미드의 석실과 내부 회랑에는 그림이나 상형문자가 전혀 없다. 왜 그럴까? 어느 이집트 전문가는 룩소르 파라오 무덤의 빼곡한 그림과 상형문자를 커닝 페이퍼라고 설명한다. 고왕조의 파라오는 신과 동급이었다. 그들은 사후에 신과 만나서도 아무런 거리낌이 없었다. 그러나 1000여년 후 신왕조의 파라오는 신보다 인간에 훨씬 가까웠다. 그래서 사후 세계의 입구에서 만날 신과의 면접에서 자칫 실수할까봐 답변에 참고하고자 자신의 치적을 상세히 기록한 커닝 페이퍼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믿음은 열정을 낳고 열정을 기적을 낳는다. 피라미드는 현대과학으로도 풀기 어려운 불가사의이지만, 신이 살 집을 짓는다는 믿음이 있었기에 고대 이집트인들은 열정을 다하여 피라미드라는 기적을 낳은 것이다. 그러나 파라오가 신이라는 믿음을 잃은 후대 이집트인들은 기적을 창조할 능력을 상실하고 말았다. 심지어 지하무덤을 만드는 초기에 파라오가 사망하여 중도에 대충 덮어 버린 여러 사례에서 보듯이 마지못해 하는 일의 결과는 부실하기 그지없다. # 한국 경제발전·민주화 ‘할 수 있다’ 투지로 이뤄 우리나라의 경제발전과 민주화는 신앙에 버금가는 믿음과 열정의 산물이다. 불과 수십 년 전 외국 전문가들은 한국의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불가능한 것으로 치부하였다. 그러나 우리는 ‘할 수 있다’는 확신과 불굴의 투지로 불과 수십 년 만에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모두 성취한 유일한 나라가 되었다. 기자 피라미드의 주인인 쿠푸왕과 동시대를 살았던 단군도 오늘날 한국의 모습을 본다면 후손들을 매우 자랑스러워할 것이다. 그러나 자만은 금물이다. 우리에게 새로운 시련이 다가오고 있다. 남북 관계는 중대기로에 서 있고, 주변국과의 관계도 역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복잡하다. 또한 인구 고령화와 신생아 감소, 빈부격차와 각종 사회갈등의 심화, 환경문제 등 해결해야 할 국내 문제도 산적해 있다. 어떻게 이 난관을 극복할 수 있을까? # 새 시련의 시대… 다시 한번 믿음·열정 필요한 때 우리가 직면한 문제는 사람이 만든 것이고, 따라서 사람이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이다. 지금 우리에게는 어떤 시련도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과 열정이 절실히 필요하다. 우리 모두를 열광하게 했던 동계올림픽 국가대표들은 한결같이 국민의 성원이 큰 힘이 되었다고 말한다. 국가적 난제를 풀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이들이 다시 기적을 이룬다는 믿음을 갖고 무한한 열정을 발휘할 수 있도록 모두가 적극 성원했으면 한다.
  • [나태주의 풀꽃 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태주의 풀꽃 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도 사고를 크게 치면서 봄이 왔다. 이미 알고 있었던 일들이 드러나기도 했고 전혀 뜻밖의 일들이 터지기도 해서 평범한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정신이 어찔어찔할 정도다. 이게 다 우리들의 과거 삶의 찌꺼기들이다. 굳이 양성평등이라든지 여성인권까지 들먹일 일도 없다. 인간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좀더 충분했으면 이 지경까지는 가지 않는다. ‘나’만 극대화하고 ‘너’를 극소화한 탓이다. 애당초 생명에 대한 소중성이 전제돼야 했다. 실로 모든 생명체는 귀하고 아름답고 사랑스런 존재. 인간은 더 말할 나위 없다. 우리가 그것을 한순간도 잊지 말아야 했다. 남녀 관계도 그러하고 세대 관계도 그러하고 상하 관계도 마찬가지다. 모든 인간관계는 상호 신뢰와 상호 존중의 바탕 위에서 피어나는 향기로운 꽃이어야만 했다. 그동안 우리는 너무나 오랫동안 거대 담론 속에 살아온 것이 사실이다. 광복 이후 국가 건설이라는 급선무가 있었고, 6·25 전쟁 이후엔 전쟁 복구란 대명제가 있었고, 절대 빈곤 아래서 산업화와 근대화 문제가 시급했다. 거기다가 민주화 과제, 남북 분단의 문제까지 풀어야 할 지상명제였다. 그렇다 보니 개개인의 인권이나 개성은 자주 무시되거나 말살돼야만 했다. 모든 삶의 기초는 개인에게 있는데도 거대 담론이 세력을 발휘하는 상황 아래서는 개인의 욕구와 특성을 제대로 발현시키기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이렇게 오랫동안 굴절돼 온 개인의 삶을 되찾고 싶은 강한 욕구가 요즘 사람들에게서 분출되고 있음을 본다. 그만큼 한국 사람들이 똑똑해진 것이다. 단독자를 찾아가는 과정에 들어선 것이다. 지금껏 우리는 어떤 집단의 일원으로 살면서 그 소속감에서 위로를 받으려 했고 안전을 보장 받으려 했다. 인맥이라든지 이념이나 단체 같은 사회적 연결구조 안에서 만족감을 얻으며 살았다. 그러나 최근 그러한 그물망들이 많이 느슨해진 것이다. 그래서 인생이 더욱 외로워지고 불안해지고 소외감, 박탈감이 높아진 것이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SNS의 발달이 한몫 거들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2017년 촛불집회 이후 더욱 그러하다. 촛불집회에 참여한 사람들은 어떤 집단이나 특수 이념을 지닌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은 보통의 생활인들이다. 누군가의 권유로 모인 사람들이 아닌 자발적 참여자들이다. 이 점이 놀라운 것이다. 모래알처럼 분리돼 있지만 뜻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 그래서 힘을 갖는다는 것. 내면의 눈을 뜬 한 사람 한 사람. 이들은 외부적 힘이나 작용에 의해서 통제되지 않는 개개인이다. 오직 스스로의 의지나 느낌에 의해서만 행동하고 방향을 정하는 그들은 개개인이면서 집단이다. 이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최근의 현상을 살필 때 그런 변화의 조짐은 가히 혁명적이다. 쓰나미를 보는 듯 어지럽고 두렵기조차 하다. 한국인들의 정신적 특성이 이성적이기보다 감성적이라는 것은 하나의 정설. 여기서 독창성도 나오고 예술적 성과도 기대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작금 우리는 지나치게 성급한 경향이 있고 지나치게 정서적인 경향이 있어 보인다. 조금은 이성적 접근이 필요하고 신중하게 대처해야 하지 않나 싶다. 다수의 사람들이 흥분 상태이고 분노에 차 있는 느낌이다. 어쩌면 다른 쪽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하나의 단서에 투사하여 반응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걱정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이것은 성장통인지도 모르고 더 좋은 세상을 향하는 고갯마루인지도 모른다. 아니 그래야 한다. 우리가 넘어진 사람이라면 넘어진 땅을 짚고 다시 일어나야 하고 우리 옆에 힘들어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를 부축해서 함께 먼 길을 떠나야 한다. 와, 봄이 왔다. 모진 겨울을 이기고 올해도 기어이 봄이 왔다. 봄은 우리더러 상처를 이겨 꽃을 피우라 하고 다시 한번 새롭게 눈을 뜨고 길을 가라고 속삭여 준다.
  • [서울광장] 4족 보행자가 본 ‘미투’/문소영 부국장 겸 정치부장

    [서울광장] 4족 보행자가 본 ‘미투’/문소영 부국장 겸 정치부장

    4족 보행 중이다. 한 달이 넘었다. 앞으로 한 달을 더 4족 보행해야 한다고 의사가 통보했다. 목발 2개를 겨드랑이에 끼우고 걷던 첫날 난감했다. 한 달이 넘은 이제 목발과 혼연일체까지는 아니지만, 어설픈 자세는 벗어났다. 땀 흘리는 여름이 아니라 다행이라고 사람들이 위로한다. 한 대 치고 싶어진다.지난 2월 설 연휴를 이틀 앞두고 새벽 출근길에 넘어져 발을 다쳤다. 왜냐는 질문에 ‘불운’이라고 답한다. 미련하게 그날분의 근무를 마치고 다음날 찾아간 정형외과 전문병원에서는 발바닥뼈(정확히 다섯 번째 발가락뼈)가 부러졌으니 철심을 박자고 했다. 당혹스러웠지만 명절 연휴에 병원에 누워 환자들과 딸기를 나눠 먹을 때는 ‘장애’가 사람을 얼마나 당혹스럽게 변화시킬지 알지 못했다. 두 손에 목발을 쥔 하반신 장애인이 돼 출근해 보니 세상이 과거와 달랐다. 장애물이 천지였다. 육중한 유리문과 수많은 계단은 물론 휠체어가 다니도록 한 경사로도 혼자 힘으로 건너갈 수 없었다. 휠체어의 경사로 각도는 현행보다 더 낮아져야 안전했다. 특히 초기 2주일은 휠체어를 밀고 다녔는데 겨우 높이 1.5㎝ 정도의 장애물이 나타나도 휠체어는 전진을 못 했다. 좌절의 연속이었다. 그나마 동료와 낯선 사람들의 배려가 ‘보약’이었다. 출근길에 엘리베이터 문을 잡아 준다든지, 휠체어를 밀어 준다든지, 화장실 앞의 유리문을 먼저 뛰어가 열어 준다든지 하는 도움들이다. 커피 심부름을 자청하거나, 사무실에서 키우는 나무에 물을 대신 준다든지 하면 좋아하는 마음이 과잉됐다. “또 도와드릴까요?”라고 누군가 물어 주면 마음이 환해졌다. 장애인이 돼 보니 도와달라고 낯선 사람에게 먼저 청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거절당할 위험을 무릅쓰고 싶지 않은 탓이다. 민폐가 되지 않겠다는 마음도 훨씬 맹렬해진다. 처음부터 이 장애는 길어야 4개월짜리다. 누가 보더라도 한시적인 장애였다. 그런데도 ‘장애인’ 상태가 돼 출근하기 시작하자 마음의 위생 상태가 나빠졌다. 자신감이 점차 사라지고 좌절이 연속되자 위축됐다. 쓸데없는 걱정과 스트레스도 늘었다. 목발로 걷는 모습을 바라볼 누군가의 시선을 상상하면서 마음이 상했다.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훈련하다가 척추를 다쳐 1급 장애인이 된 체조선수 김소영씨와 오랜 친구였지만, 장애인 삶의 고단함을 1도 몰랐던 것 같다. 장애인이 돼서야 장애인으로 산다는 것에 대해 거의 처음으로 진지하게 되돌아볼 수 있었다. 남과 다르다는 사실이 사람을 위축시킨다. 장애인으로 매일 겪어야 하는 사소한 좌절과 실패 탓에 마음의 조도가 낮아진다. 3~4개월 뒤에는 두 다리로 멀쩡하게 걸어다닐 수 있다고 스스로 위로해도 그렇다. 그러니 장애인들은 자신들에 대한 배려를 찾기 어려운 한국이 현존하는 지옥처럼 느껴질 것도 같다. 1987년 6·10 민주화운동으로 정치 민주화가 30년여 진행돼 왔다. 자원을 나누는 시스템의 큰 변화는 거시적인 것이다. 그러나 미시적인 부분의 민주화, 삶을 개선하는 사회적 영역의 변화는 더뎠던 것 같다. 특히 약자 보호라는 영역은 문화 지체까지 겹쳐 있었던 것 같다. 사회적 약자를 잘 보호하고 배려하는 사회, 즉 노인과 장애인, 여성, 어린이, 이주민과 소수자들이 충분히 살기에 편안하고 안전하다고 느끼는 사회가 좋은 사회다. 미투(#Me Tooㆍ나도 피해자다) 운동을 ‘사회 민주화’라는 측면에서 보면 오히려 잘 보인다. 20~30년 전 성추행이나 성폭행을 왜 이제야 고발해 사회적 분란을 일으키냐는 질문은 성폭력의 고통을 딛고 살아남은 ‘생존자’들에게 2차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사회적 배척이자 거부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정치가 개선되고 시스템이 변화한다고 해서 삶의 미시적인 부분이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누군가는 냄새나는 묵은 때를 들추고, 환기를 하고, 세제를 뿌리고, 청소용 솔로 박박 문질러 대야만 깨끗해지는 영역들도 있다. 현재 ‘미투’가 진행되는 영역이 바로 그 영역이다. symun@seoul.co.kr
  • [사설] 국가기록물 엄정 관리 만시지탄이다

    국가기록원은 앞으로 중대 사건의 기록물이 파기되지 못하도록 관련 기관에 제동을 거는 ‘기록처분동결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소연 국가기록원장은 어제 이런 내용을 담은 국가기록물 관리 혁신안을 발표했다. 이는 5·18 민주화운동 등 역사적 사건의 관련 기밀자료를 기무사가 모두 불태웠다는 문건 등이 드러나면서 더 엄격한 국가기록물 관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역사의 현장 기록들이 어떤 통제도 받지 않고 제멋대로 파기된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다. 그런 점에서 국가기록원이 뒤늦게라도 나선 것은 다행이다. 중요한 사건이라도 당시에는 정치적 이유로 진실이 왜곡되거나 파묻힐 수 있다. 하지만 후대에라도 진상을 밝히려면 원자료가 있어야 하는 만큼 기록물의 폐기 움직임이 있으면 바로 중단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관련법이 시급히 개정돼야 한다. 사실 국가기록물이 제대로 관리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로의 이지원(문서관리시스템) 이관, NLL 대화록 유출 등 대통령 기록물을 둘러싸고 얼마나 나라가 떠들썩했는가. 얼마 전에도 이명박 전 대통령과 관련된 한 건물 창고에서 청와대 문건이 다수 발견돼 충격을 줬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세월호 7시간 의혹’ 등과 관련된 문건들을 서둘러 대통령 기록물로 지정해 논란이 됐다. 대통령 유고 때의 기록물 관리 규정이 미비하다 보니 생긴 일이었다. 현 정부 출범 초 청와대 캐비닛에서 전 정부의 기록물이 수천 건 나오기도 했다. 특히 기록원은 대통령 기록물을 놓고 벌어진 혼란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이 원장이 “ ‘봉하 이지원 이관’, ‘NLL 대화록’ 등 기록으로 촉발된 정치적 사건에서 해당 사안이 올바른 방향으로 논의되도록 안내해야 할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반성한 이유다. 기록원의 중립적·전문적인 일 처리도 중요하지만 먼저 기록물을 생산하는 기관들이 기록물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 청와대, 국정원 등 권력기관에서 생산하는 기록물은 기록원으로 이관되기까지 투명하게 관리하고 엄격히 다뤄야 한다. 또한 폐기돼도 기록원이 관여하지 못하는 것은 문제다. 국가기록물은 정치적으로 악용될 수도 있기 때문에 근거 없이 파기하거나 사적으로 보관할 경우 엄한 처벌이 따라야 할 것이다.
  • “4·19 이끈 3·15 의거 헌법 전문 실어야”

    “4·19 이끈 3·15 의거 헌법 전문 실어야”

    “교과서 등서 빠져 사건 저평가 5·18, 6·10 항쟁과 같이 넣자” 여야 공동 참여… 채택 무난할 듯 정치권에서 개헌논의가 본격화 하고 있는 가운데 경남도의회가 헌법 전문에 ‘3·15의거’를 담을 것을 촉구하는 건의안을 발의했다.정부가 마련 중인 개헌안 헌법 전문에 5·18광주민주화운동과 부마민주항쟁, 6·10민주항쟁 등을 포함시키기로 한 가운데 3·15의거도 수록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경남도의회는 15일 정광식 의원(자유한국당)을 대표로 류경완(더불어민주당)·여영국(정의당) 의원 등 22명이 ‘3·15의거 헌법전문 수록 등의 촉구 건의안’을 전날 발의했다고 밝혔다. 3·15의거의 헌법 수록을 촉구하는 건의안 발의는 이번이 처음이다. 도의회는 이 건의안이 16일 열리는 제351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채택되면 대통령과 국회의장, 국무총리, 행정안전부 등에 보낼 계획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모든 정당 의원들이 발의에 참여했기 때문에 건의안은 본회의에서 무난히 채택될 전망이다. 의원들은 건의안에서 “3·15의거는 이승만 정권의 부정선거로부터 국민의 참정권을 되찾은 목숨을 건 시민항쟁으로 4·19혁명의 발원”이라며 “3·15가 없었다면 4·19혁명도, 이승만 하야도 있었을지, 오늘의 대한민국이 존재할 수 있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어 “그런데도 헌법 전문에는 3·15의거 흔적은 찾아 볼 수 없고, 4·19 민주이념만 수록돼 있어 주객이 전도됐다”며 “혁명의 시작과 과정을 송두리째 빠뜨리고 단 하루에 그쳤던 4월 19일로 점철시킨 것은 사실왜곡과 수도권 우선주의의 발로”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헌법 전문의 ‘4·19민주정신을 계승하고…’를 ‘3·15의거 또는 3, 4월 혁명의 정신을 계승하고…”로 바꿔 수록하는 것이 옳다”며 “3·15의거를 헌법전문 및 법률, 교과서 등에 정확히 수록해 저평가된 것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다. 정 의원은 “2010년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3·15의거가 헌법 전문에서 빠져있고 법률·교과서 등에 4·19혁명의 부수적 사건으로 기술되는 등 저평가 돼 있어 올바르게 수록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 의원들이 뜻을 같이 해 건의안을 발의했다”고 말했다. 3·15의거는 1960년 3월 15일 이승만 정권의 부정선거에 항거하고 나선 마산 시민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한 사건이다. 이로 인해 사망 7명 등 8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마산상고생 김주열군의 시신이 오른쪽 눈에 최루탄이 박힌 채 4월 11일 마산 앞바다에서 떠오른 것을 계기로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돼 4·19혁명의 도화선이 됐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손성진 칼럼] 대통령의 흑역사와 개헌

    [손성진 칼럼] 대통령의 흑역사와 개헌

    논란이 있지만 이승만의 독재는 후대 대통령 독재의 원형이 됐다. 국회의원들이 타고 있는 버스를 통째로 연행하고 정적 암살을 자행하다 ‘발췌 개헌’, ‘사사오입 개헌’ 등을 통해 12년 독재를 누린 끝에 이승만은 이국에서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심지어 국어의 어원을 무시하고 한글맞춤법을 멋대로 바꾸려 했던 일은 대통령 권한 남용의 표본이었다. 한국의 대통령사(史)는 독재와 부패의 흑역사다. 그들의 마지막도 하나같이 이승만처럼 비극적이다. 박정희의 18년 독재는 더 설명할 것도 없다. ‘10월 유신’을 감행해 종신독재를 꿈꾸다 총탄에 쓰러졌다. 재벌 기업들로부터 수천억원씩 뇌물을 받은 전두환, 노태우는 최초로 검찰의 포토라인에 섰다. 가족의 뇌물수수 의혹에 자살이란 비극적 선택을 한 노무현도 아직 그 의혹을 완전히 벗지 못했다. 박근혜는 국정농단과 뇌물 수수로 수감돼 있다. 그리고 어제 이명박 전 대통령이 또 업보처럼 검찰청에 불려 나왔다. 100억원대 뇌물 수수 혐의다. 반세기 만에 유례없는 고도성장을 이룬 한국 정치의 흑역사도 세계 정치사에 유례가 없다. 외국인들에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운 정치 역정이다. 비리 없는 정치가 세상 어디에 있겠느냐만 다섯 명이 거의 연속적으로 처벌을 받는 현실은 참담하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말 한마디, 손가락 까딱만으로 세상의 모든 것을 얻을 것 같은 권력. 권력은 일종의 중독성 마약이다. 실제로 권력을 잡으면 도파민이라는 중독성 신경전달물질이 생성된다고 한다. 만인지상(萬人之上)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최고 권력은 어떤 자제력도 잃게 할 것이다. 국가를 자신과 동일시한 루이 14세나 전체주의 독재자 히틀러나 무솔리니도 그런 범주다. 권력집착증은 일종의 병인 것이다. 절대 권력은 결국에는 민중의 힘에 의해 무너진다. 프랑스혁명이 그렇고 중국의 신해혁명도 절대왕정에 대한 민중의 저항이었다. ‘절대 부패한 절대 권력’은 절대 파멸하게 돼 있다. 역사의 진리다. 조선의 500여년 왕정을 유지했던 것은 그나마 왕권을 견제하는 대간(臺諫) 제도가 활성화된 덕이다. 하지만 조선 후기 대간제도가 쇠퇴하면서 조선도 멸망을 맞았다. 조선의 위기는 1800년 정조 사망 후부터 찾아왔다. 세도정치가 만연해 권력은 왕과 왕에 빌붙은 세도가들에게 집중됐다. 대간의 언로는 막혔고 망국을 재촉했다. 대통령의 흑역사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권력의 비대화를 견제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조선의 대간제도를 능가할 권력 감시기관과 제도다. 감사원의 독립성 제고, 대통령도 예외 없는 공수처 제도 도입 등이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문고리 3인방’과 같이 권력에 기생하는 세력은 더 큰 병폐다. 그들에게 철퇴를 내릴 수단이 급하다. 지금 우리는 민주주의를 한 단계 발전시킬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바로 개헌이다. 제헌절 70주년을 맞은 올해 개헌 논의는 무르익고 있다. 국민 주권을 촛불집회를 통해 확인했듯이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의 인식도도 높다. 개헌의 의미는 대통령들의 잇단 비리로 더 커졌다. 개헌의 핵심은 대통령의 제왕적 권한 축소에 있다. 청와대 개헌안이 나왔지만 폭넓은 공론화가 부족했다. 부패를 조장하는 무소불위적 권한 축소는 미흡하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유신헌법이 갈봉근 등 몇몇의 헌법학자들에 의해 밀실에서 만들어진 점을 유념해야 한다. 헌법 개정안 발의권자가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이지만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다. 국민투표 절차가 있지만 많은 국민의 지지를 미리 반영하는 절차도 긴요하다. 민주화의 완성에는 진통이 따르고 시간이 걸린다. 영국 민주주의의 주춧돌인 마그나 카르타(대헌장)는 800년 전에 만들어졌다. 우리의 민주주의와 헌법의 역사는 이제 70년이다.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 기회는 왔을 때 잡아야 하지만 졸속 헌법은 두고두고 멍에가 될 수 있다. 그럴수록 국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국민의 대의기관이기 때문이다. sonsj@seoul.co.k
  • “30년 미래 내다본 ‘YES 양천’… 가족친화도시로 새 출발”

    “30년 미래 내다본 ‘YES 양천’… 가족친화도시로 새 출발”

    김수영 서울 양천구청장이 ‘양천 30년 대계(大計)’로 ‘YES 양천’과 ‘가족친화도시’를 꺼내 들었다. YES 양천과 가족친화도시 추진은 지난해 여성가족부로부터 여성친화도시 인증을 받으면서 탄력이 붙게 됐다. 김 구청장은 1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는 양천구가 개청한 지 30년이 되는 해이고, 앞으로 30년을 내다보고 한 단계 더 도약해야 할 새로운 변화의 출발점”이라며 “YES 양천과 가족친화도시 조성을 통해 활력 넘치고 아이도 어르신도 여성도 남성도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한 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YES 양천은 무슨 뜻인가. -Y는 영(young)으로, 잠만 자는 곳이 아니라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서 오고 싶어 하는 젊고 활력 있는 도시를 말한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업과 중소기업지원센터를 유치하려 하고 있다. 중소기업지원센터를 유치하면 중소기업이 오게 되고, 청년들이 자연스럽게 일자리를 찾아서 오게 된다. 양천구에 오고 싶어 하는 본사도 있다. 목동 중심축인 홈플러스 옆의 큰 부지를 비롯해 단순히 주차장으로만 이용되는 목동 테니스부지와 목동유수지 등을 기업 유치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려 한다. 도시 전체에 에너지와 활력이 넘치도록 하겠다.→최근 오목교역 인근에 문을 연 ‘무중력지대 양천’도 청년 유인책 중 하나인가. -청년들이 사회의 억압적인 중력에서 벗어나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공간이자 청년들의 모임 거점 공간이다. 무중력지대 양천 개관으로 청년들이 활기차게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 조성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앞으로 오목교역 일대를 ‘청년존’으로 만들어 청년 일자리 메카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 →E는 뭔가. -에코(eco)로, 녹지공간을 잘 활용하는 지속가능한 환경도시를 말한다. 양적 성장 위주의 무분별한 개발은 더이상 답이 아니다. 녹지를 생각하고 물·자원·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양천구에는 다른 구에 비해 공원이 많다. 공원을 생태환경 공간과 가족친화공원으로 정비, 온 가족이 먼 곳이 아니라 김밥을 싸서 집 근처 공원을 찾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 S는 스마트(smart)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도시도 스마트 도시로 거듭나야 한다. 다양한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해 누구나 살기 좋은 똑똑한 도시를 만들겠다. →가족친화도시 추진 배경은. -사회적 이슈가 된 저출산·고령화 문제는 이미 개인이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지역 사회가 앞장서서 아이 낳아 키우기 좋은 도시, 여성의 사회 참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남성이 육아하기 편한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지난해 12월 여성친화도시 인증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아동친화도시 인증 및 출산친화도시 조성, 고령친화도시 인증을 단계적으로 실현해 가려 한다. →여성친화도시 인증은 어떻게 받게 됐나. -2016년 여성친화도시 조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여성친화도시 조성에 본격 착수했다. 여성들에게 필요한 경제 교육이나 생활강좌 같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양천맘카페’ 개관, 정책 제안·생활 불편사항 모니터링 활동을 하는 여성 서포터스 21명 위촉, 야간 귀갓길을 동행해 주는 여성안심귀가스카우트·안심하고 택배를 받을 수 있는 여성안심택배 운영 등 다양한 사업을 펼쳐 왔다. →아동친화도시 조성은 어떤가. -지난해 아동친화도시 조성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올 1월 아동친화도시 추진 지방정부협의회에 가입하고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앞으로 아동친화도시 전담기구, 아동친화도시 추진위원회, 아동청소년의회, 옴부즈맨(독립적 인권기구)을 구성하는 등 아동친화도시 조성을 위한 중장기 및 세부계획을 세우고 하나씩 추진하려 한다. →출산친화도시는. -일·가정 양립을 위한 가족친화적 직장문화와 육아친화적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그동안 아이를 낳는 것뿐 아니라 키우는 과정에서 부모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들을 집중 추진했다. 구립어린이집 30곳 확충을 비롯해 아이들의 창의력·모험심을 키워 주는 ‘창의어린이놀이터’와 아빠 육아를 위한 ‘베이비 존’, 부모의 양육부담을 덜어 주고 육아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해우리 아이맘카페’, 고가의 장난감을 저렴한 가격에 대여하는 ‘장난감 도서관’ 등을 조성했다. 민간보육시설 보육료 차액 지원을 통해 실질적인 무상보육을 실현했고, 지난해 1월엔 ‘출산친화도시조성에 관한 조례’도 제정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고령친화도시 인증도 추진하고 있다. →고령친화도시 인프라는 대부분 갖춰진 걸로 안다. -고령친화도시는 건강도시와 일맥상통한다. 건강도시는 환경·교통·지역경제·문화 등 주민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사회적 요인들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게 핵심이다. 그동안 공공보건 체계에 대한 주민 접근성을 향상하고 종합적인 보건서비스 제공을 위해 목동·신월동·신정동 권역별로 보건지소를 세웠다. 개울도서관 내 건강센터, 양천 둘레길, 안양천 산책로, 18홀 규모의 안양천 파크골프장, 신정3지구 생활체육시설, 제2양천체육공원 등 주민들이 지역 사회 내에서 건강을 챙길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데 주력했다. →지난해 대외 평가는 어떤가. -서울시·자치구협력사업 전 부문 수상, 행정안전부 ‘제안 활성화 우수기관’ 최우수기관 선정 및 대통령 표창 수상, 보건복지부 ‘찾아가는 복지서비스 기반 마련 분야’ 우수구 선정, 한국공공자치연구원 주최 ‘올해의 지방자치 CEO’ 선정 등 43개 분야에서 호평을 받으며 10억 1000만원의 시상금을 받았다. 안으로는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밖으로는 주민들에게 신뢰받는 행정을 구현한 게 높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 →정부의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강화 발표 이후 목동 재건축에도 빨간불이 켜진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정부에서 안전진단을 강화하겠다고 하니 재건축이 아예 막힌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재건축은 추진 절차나 과정이 짧아도 7~8년, 길면 10년이 걸린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목동아파트는 주차난이 심각하다. 안전 문제도 우려된다. 정부에 주민들의 이런 입장을 전달, 안전기준 강화와 관련한 세부적인 요건을 일부 완화받기도 했다. →요즘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이 핫이슈인데. -미투 본질은 민주화 저변을 확대하는 또 다른 민주화 과정이다. 사회 권력에서 소외돼 있거나 목소리를 내지 못하던 사람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는 또 다른 민주화 과정이기에 적극 지지한다. →올 한 해 마음가짐을 담은 사자성어가 있나. -중후표산(衆煦漂山)이다. 많은 사람이 내쉬는 따뜻한 숨결은 산도 움직인다는 뜻으로, 마음이 하나로 모여 한곳을 향하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민들과 소통·공감·참여의 가치가 구현되는 행복한 공동체를 만들고자 하는 의지를 담았다. 주민들과 한마음이 돼 젊고 활력 있는 가족친화도시를 만들겠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김수영 구청장은 누구 양천구 개청 이래 최초의 여성구청장이다. 전국적으로 9명뿐인 여성 자치단체장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이화여대 총학생회장으로 민주화 운동에 앞장서다 3번의 옥고를 치렀다. 여성희망일터지원본부 본부장, 여성이 만드는 일과미래 이사, 새정치민주연합 여성리더십센터 부소장 등을 역임하며 여성 권익 보호에 힘을 쏟았다. 주민과의 소통을 구정 운영 제1 기조로 삼고 있다. 주민들에게 ‘엄마구청장’으로 통한다. ■양천구는 어떤 곳 근린공원 100여개 갖춰…서울서 가장 안전 인증 올해 서른 살이 됐다. ‘태양과 냇물이 흐르는 아름다운 고장’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교육특구답게 집에서 10분 이내면 도서관에 닿을 수 있다. 100여개의 근린공원과 신정산·용왕산·갈산·지양산을 잇는 13㎞의 생태순환길은 도심 속 자연을 선사한다. 동쪽으로 길게 흐르는 안양천은 자전거도로·축구장 같은 체육시설과 휴게시설, 아름다운 풍경으로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생활 속 안전습관을 몸에 익히는 양천생활안전체험관을 비롯해 다양한 안전정책으로 지난해 서울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로 인증받았다.
  • 檢 앞에 선 4명 중 3명은 조사 뒤 구속… 5번째 MB 운명은

    檢 앞에 선 4명 중 3명은 조사 뒤 구속… 5번째 MB 운명은

    전직 12명 중 41.6%가 수사받아 노태우 ‘4000억 비자금’ 2회 조사 전두환 소환 불응… 이튿날 구속 노무현 서거로 결론 없이 마무리 박근혜, 헌재 탄핵 11일만에 소환이명박(77) 전 대통령이 14일 소환 조사를 받으면서 역대 대통령 중 검찰 조사 대상이 된 사람은 모두 5명으로 늘었다. 역대 12명 중 41.6%가 검찰 조사를 받은 것이다. 전직 대통령 중 헌정 사상 처음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대통령은 노태우(86) 전 대통령이다. 노 전 대통령은 1979년 12·12 군사쿠데타와 5·18 광주민주화운동 무력 진압, 대통령 재임 시절 4000억원 규모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다. 1995년 11월 1일 대검찰청 옛 중앙수사부 특별조사실에서 17시간에 걸쳐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으며 같은 달 16일 내란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두 번째 검찰 조사를 받은 대통령은 전두환(87) 전 대통령이다. 전 전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과 같은 혐의로 검찰에 소환 통보를 받았지만 끝내 소환에 응하지 않고 자신의 고향인 경남 합천으로 내려갔다가 법원이 사전구속영장을 발부하며 1995년 12월 3일 구속됐다. 1997년 4월 대법원은 전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과 추징금 2205억원을, 노 전 대통령에게 징역 17년에 추징금 2628억원을 각각 확정했다. 하지만 같은 해 12월 김대중 전 대통령이 15대 대선에서 당선되면서 퇴임을 앞둔 김영삼 전 대통령이 특별사면해 석방됐다. 이후 노 전 대통령은 추징금을 모두 납부했지만, 전 전 대통령은 1050억원가량을 납부하지 않은 상태다. 검찰 조사를 받은 세 번째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탈세 혐의를 조사하던 대검 중수부는 노 전 대통령이 600만 달러 규모의 뇌물을 수수했다며 2009년 4월 30일 소환 조사했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당시 이인규 대검 중수부장, 홍만표 수사기획관, 우병우 중수1과장 등이 주도했다. 이후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의 딸 노정연씨가 박 회장에게 수십만 달러를 받았다는 추가 혐의 등을 공개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고, 그해 5월 23일 노 전 대통령은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노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검찰 책임론이 커지면서 수사는 결론 없이 마무리됐다. 최근 검찰 수사를 받은 대통령은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는 박근혜(66)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현직이던 2016년 10월 시작됐다. ‘비선 실세’ 최순실씨와 관련한 의혹이 언론 등을 통해 제기되자 검찰은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했다. 하지만 검찰 수사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11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출범했다. 특검팀은 박 전 대통령이 대기업들에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774억원의 출연금을 내라고 강요하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 하여금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승마 지원을 하게 한 혐의 등을 적용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사건을 맡은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3월 10일 헌정 사상 처음으로 박 전 대통령을 파면했다. 박 전 대통령은 열하루 뒤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고 31일 구속됐다. 1심 결심 공판에서 징역 30년을 구형받은 박 전 대통령은 다음달 6일 선고 공판이 예정돼 있다. 이 밖에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은 자신은 직접 수사를 받지 않았지만, 아들이 검찰에 소환돼 조사받고 구속되기도 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사설] 靑 개헌안 발의 전에 국회 로드맵이라도 만들라

    청와대 개헌 시계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로부터 개헌 자문안 초안을 보고받았다. 청와대는 이 초안을 토대로 개헌안을 확정한 뒤 21일 발의할 방침이라고 한다. 6·13 지방선거 일정에 맞추려면 발의를 계속 늦출 수 없다는 게 문 대통령의 판단인 듯싶다. 반면 여야는 개헌 시기와 내용을 놓고 팽팽한 ‘샅바싸움’만 벌이고 있다. 국회에서 기약 없는 소모전이 벌어지는 와중에 청와대가 개헌을 밀어붙이는 모양새다. 국민 대의기관인 국회가 개헌을 주도해야 한다는 점에선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청와대의 어려움도 이해한다. 문 대통령은 지방선거와 개헌 동시투표를 공약으로 내걸었고 이를 지킬 의무가 있다. 연두 기자회견에서도 3월까지 개헌안 마련을 주문하고, 여야 합의가 안 되면 대통령 발의권 행사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이 어제 대선과 지방선거 주기를 일치시키기 위해서도 이번 동시투표가 필요하다고 밝힌 점도 이해는 간다. 하지만 현실을 무시할 수는 없다. 국회 의석 구조상 야당의 협조 없이 개헌은 불가능하다. 야당 주장이 옳으냐 그르냐를 떠나 어떻게 하든 야당의 협조를 이끌어 내는 게 먼저다. 개헌안의 국회 통과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에서 밀어붙일 경우 공약을 지키려고 할 만큼 했다는 것밖에 안 된다. 개헌안 내용에 대한 논의도 부족하다. 자문특위 초안은 대통령 4년 연임제, 관습헌법상 수도를 법률로 규정,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6·10 민주항쟁 전문에 포함, 국회의원 소환제와 국민 발안제 도입, 대통령 특별사면권 제한, 감사원 독립성 강화 등을 담고 있다. 야당에선 4년 연임제가 지금의 ‘제왕적 대통령제’를 외려 강화시킨다며 반대하고 있다. 초안에 대통령 권한을 획기적으로 분산하는 내용이 없는 점을 고려하면 야당의 주장도 일리가 있다. 이번 초안은 공론화 과정도 충분히 거치지 못했다. 평창동계올림픽과 남북 정상회담, 북ㆍ미 정상회담 등 핵폭탄급 이슈들이 잇따라 터져 나오는 가운데 국민들로부터 자칫 개헌 논의에서 소외됐다는 지적이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얼마 전 “개헌을 6월 지방선거 때 하는 게 가장 좋지만 안 된다면 차선책을 논의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도 현실적 측면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청와대가 충분히 검토해 볼 만한 지적이라고 본다. 청와대의 개헌 드라이브는 사실 국회가 자초한 측면이 크다. 특히 자유한국당은 대선에서 지방선거와 개헌 동시투표 공약을 걸어 놓고도 선거 뒤 얼굴을 싹 바꿨다. 국민 기만이 아닐 수 없다. ‘동시투표는 절대 안 된다’고 반대만 할 게 아니라 납득할 만한 사유를 대고,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데 대해 국민에게 사과해야 마땅하다. 또한 여당 및 다른 야당들과 협의해 특정 시점까지는 개헌을 반드시 하겠다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지방선거 뒤에도 개헌은 계속 표류할 가능성이 크다.
  • “인권경찰이 되겠습니다” 청년 경찰의 다짐

    “인권경찰이 되겠습니다” 청년 경찰의 다짐

    “우리는 모든 사람의 자유와 권리를 지키는 인권경찰이 되겠습니다. 우리는 양심에 따라 법을 집행하는 공정한 경찰이 되겠습니다. 우리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따뜻한 경찰이 되겠습니다.”경찰관으로 첫발을 떼는 경찰대 34기, 경찰간부후보생 66기 ‘청년 경찰’ 169명은 13일 충남 아산 경찰대에서 열린 합동 임용식(졸업식)에서 ‘인권경찰 다짐’을 통해 이렇게 밝혔다. 경찰대생 119명(남성 109명, 여성 10명)과 간부후보생 50명(남성 45명, 여성 5명)은 이날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합동 임용식에서 경위 계급장을 달았다. 행사에는 이철성 경찰청장을 비롯한 경찰 지휘부, 졸업생과 가족 등 4000여명이 참석했다. 경찰대 관계자는 “‘인권경찰 다짐’은 인권 수호자로서 공정하고 따뜻한 경찰이 되겠다는 포부와 결의를 담은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졸업생들은 이날 낭독한 다짐문을 김형성 경찰청 인권위원장에게 전달했다. 위민·호국정신의 상징으로 기억되는 경찰관들의 유족도 이날 임용식에 참석해 고인 후배들의 출발을 축하했다.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시민들을 향한 발포 명령을 거부한 고 안병하 치안감, 1968년 1·21 김신조 무장간첩 침투사건 당시 순직한 고 최규식 경무관과 정종수 경사, 이규현 독도의용수비대원 유족이 이날 내빈으로 합동 임용식에 초청됐다. 수석 졸업생에게 주어지는 대통령상은 유호균(경찰대)·이은비(간부후보) 경위에게 돌아갔다. 올해에도 다채로운 이력을 지닌 졸업생들이 여럿 배출됐다. 송지섭 경위는 경찰대 재학 기간 국내외에서 500시간 이상 봉사단원으로 활동하며 어려운 이들을 도왔다. 오동빈·김형규 경위는 한국정보기술연구원 주관 ‘차세대 정보보안 리더’로 선발됐다. 마선미 경위는 전국생활체육 복싱대회에서 두 차례 우승했다. 경찰대는 1985년 졸업한 1기부터 올해 34기까지 그간 4054명(여성 240명), 경찰간부후보는 1948년 임용된 1기생부터 올해 66기까지 4501명(여성 90명)의 경위를 배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축사에서 “무엇보다 여성, 아동, 장애인, 어르신, 범죄와 폭력에 취약한 국민들 곁으로 더 다가가 달라”면서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를 외친 여성들의 용기는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을 바로 세워 달라는 간절한 호소이며, 그 호소를 가슴으로 들어 달라”고 말했다. 이어 “수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2차 피해’ 방지에도 최선을 다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시진핑 “개헌은 역사가 평가할 일”

    시진핑 “개헌은 역사가 평가할 일”

    “개인의 공을 따져서는 안 되며, 인민들의 평판과 역사의 앙금이 가라앉은 뒤의 진정한 평가를 추구해야 한다.”국가 주석직의 2연임(10년) 제한규정을 삭제한 개헌으로 종신집권 야욕을 드러냈다는 비판을 받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수정헌법 초안을 설명하면서 당원들에게 이렇게 해명했다. 홍콩 명보는 이를 종신제 부활에 대한 시 주석의 답변이라고 해석했다. 명보는 12일자 신문에서 전날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표결 직전 시 주석이 각 지역 대표단과의 회의에 여러 차례 참가해 개헌의 정당성을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대표단 회의에서 시 주석은 부정적 의견이 나타나는 것을 막기 위해 “개헌은 개인적 평가의 문제가 아니라 중국의 안정을 위한 문제”라고 역설했다. 지난 5일 개막한 전인대에 시 주석은 대표적인 빈곤 지역인 네이멍구 대표로 참석해 네이멍구, 광둥성, 산둥성, 충칭시 등의 대표단 회의에 참석했다. 7일 열린 광둥성 대표 회의에서 시 주석은 먼저 수정헌법 초안에 대한 완전 찬성 의견을 밝혔으며, 개헌이 중국특색 사회주의 발전을 견지하는 중요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지난 8일 참가한 산둥성 대표단과의 회의에서는 “개인의 공을 따져서는 안 된다”는 말을 반복하며 “대나무를 세우면 즉시 그림자가 나타나는 것처럼 효과가 빠른 일뿐 아니라 다음 세대를 위해 기초를 세우는 일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10억명 이상 중국인이 쓰는 메신저인 위챗에서 시 주석을 공개비판한 전직 교사가 기소됐다고 홍콩 빈과일보가 13일 전했다. 당 간부학교인 당교의 전직 교사였던 즈수(子肅)는 “시 주석은 개인숭배를 조장하고 반체제인사를 탄압하고 있으니 후야오방 전 총서기의 아들이 후더핑(胡德平)과 같은 인물을 당 총서기로 선출해야 한다”고 썼다가 국가권력 전복 선동 혐의로 기소됐다. 후야오방은 1989년 민주화 운동인 톈안먼 시위의 계기가 된 인물이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작가회의 “고은 성폭력 묵인·은폐 반성”

    국립 3·15묘지에도 ‘고은’ 지우기 ‘우리는 기억해야…’ 작품 등 가려 고은(85) 시인이 성추행 논란에 휩싸이면서 그의 작품이 교과서를 비롯해 곳곳에서 퇴출되고 있는 가운데 경남 창원시 국립 3·15민주묘지 등에서도 고은 시인 흔적 지우기가 진행되고 있다. 고은은 연작 시집 ‘만인보’에서 3·15 의거와 관련된 시 47편을 써 마산 3·15 의거와 관련 인물 등을 알렸다. 이에 3·15기념사업회와 3·15민주묘지 측은 만인보 가운데 3·15 의거 관련 작품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를 2015년 기념관 내 벽에 게시하고 고은의 시 ‘김용실’을 돌에 새긴 시비도 민주묘지 안에 설치한 바 있다. 13일 서울신문 확인 결과 민주묘지 관리소 측은 최근 각계에서 고은 흔적 지우기 작업이 벌어지자 3·15 의거기념관 1층 1관 벽면에 새겨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와 ‘김용실’을 종이와 철판 등으로 가려 놓았다. 관리소 관계자는 “성추행 논란으로 고은 시인의 작품이 퇴출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작품을 게시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임시로 가리게 됐다”며 “올해 3·15 의거 기념식이 끝나고 나면 3·15기념사업회 및 유족회 등과 논의해 시비를 아예 철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대표 문인단체 한국작가회의가 고은 시인의 성폭력을 묵인·은폐한 걸 반성하는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작가회의는 이날 “고은 시인은 오랫동안 본회를 대표하는 문인이었기에 당사자의 해명과는 별개로 그와 관련한 문제 제기에 본회는 답변의 의무가 있었다. 그러나 입장을 신속히 밝히지 못했고 그로 인해 피해자의 고통과 시민사회 구성원들의 실망에 어떠한 위로도, 희망도 드리지 못했다”며 “이는 ‘동지’와 ‘관행’의 이름으로 우리 안에 뿌리내린, 무감각한 회피였다. 반성한다”고 밝혔다. 또 “이른바 ‘문단 내 성폭력’ 사건과 문화계 미투(#Me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에 관해 많은 질타를 받았다. 표현의 자유와 민주화를 위해 헌신한 ‘자유실천문인협의회’와 ‘민족문학작가회의’의 정신 계승을 선언하고 활동해 왔지만 젠더 문제에 관해 그동안의 대처가 미흡하고 궁색했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했다. 작가회의는 지난 10일 열린 이사회에서 극작 부문 회원이었던 이윤택 연출가를 제명했지만 고은 시인은 스스로 탈퇴해 제명 조치도 이뤄지지 못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서울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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