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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덕열 동대문구청장 박원순 시장 비보에 “민주화운동·시민운동 한평생 헌신… 참담하고 비통”

    유덕열 동대문구청장 박원순 시장 비보에 “민주화운동·시민운동 한평생 헌신… 참담하고 비통”

    유덕열 서울 동대문구청장이 박원순(63) 서울시장의 비보에 애도를 표하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특히 유 구청장은 민주화운동과 시민운동에 헌신한 박 시장의 공을 높이 평가하면서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10일 유 구청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원순 시장님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유 구청장은 글에서 “참담하고 비통합니다. 너무도 황망하고 급작스러운 비보에 침통한 마음 가눌 길이 없습니다”라며 슬픔을 표현하고는 “7월 8일 11명의 구청장들과 함께한 저녁식사가 마지막 만찬이 될 줄은 누가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그날 막걸리 한잔에 식사를 하시면서 그렇게 즐거워 하시던 모습이 너무나 생생합니다”라며 자신의 심경을 표현했다. 이어 “민주화운동과 시민운동에 한평생 헌신하셨고, 서울시장으로 천만 서울시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셨던 그동안의 시간들을 생각하면, 그저 가슴이 먹먹하고 눈물이 흐릅니다”라고 박 시장을 회상했다. 그리고는 “삼가 박원순 시장님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님께도 깊은 애도의 말씀을 전합니다”라면서 “생의 무거운 짐 편히 내려 놓으시고, 부디 영면하소서”라며 글을 마무리했다. 유 구청장은 전남 나주 출신으로 부산 동아대 재학 중이던 1980년 보안사에 끌려가 모진 고문을 받으며 민주화운동에 발을 디뎠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사설]박 시장 사망 안타깝지만 이런 비극 다신 없어야

    박원순 서울시장이 어제 황망하게 시민들 곁을 떠났다. 차기 대선의 유력주자로도 거론되던 박 시장의 갑작스런 죽음은 충격적이다. 외신들도 박 시장의 사망 소식을 앞다퉈 전했다. 배낭을 메고 관사를 나섰다가 믿기지 않는 주검으로 돌아온 고인은 남겨진 유서에서 “모든 분에게 죄송하다”며 “내 삶에서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또 “오직 고통밖에 주지 못한 가족에게 내내 미안하다”며 “화장해서 부모님 산소에 뿌려달라”고 마지막 소원을 적었다. 어깨를 짖눌렀던 무거운 책임감을 모두 떨쳐내고 떠나려는 듯 마지막 인사는 “모두 안녕”이라며 짧게 마무리했다. 고인이 극단적 선택을 한 정확한 배경은 알 길이 없다. 다만 시장실에서 근무한 전직 비서에게서 최근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했는데 이 사안이 그의 선택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막연한 추측만 할 뿐이다. 인권변호사이자 시민운동가로 활동하며 국내 첫 성희롱 사건인 ‘서울대 우조교 사건’ 승소를 이끈 주역인 고인이 이른바 ‘미투’ 고발과 관련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면 이런 아이러니를 또 다시 찾아보기도 힘들다. 고인은 엄혹한 유신 시절 학생운동을 시작으로 평생 민주화운동과 시민운동에 헌신했고, 최근까지 유력 정치인이자 지방행정가로서 시민들과 함께 살아온 인물이다. 특히 1990년대 중반 소액주주운동과 낙선운동시민연대 활동으로 시민운동가로서 뚜렷한 궤적을 남겼고, ‘아름다운 가게’와 ‘희망제작소’를 창설해 시민운동의 외연확장 계기를 만들어냈다. 오롯이 사회와 시민을 위한 삶만 살았던 고인의 일관성과 성실함은 3연임하며 10년간 서울시정을 이끌게 한 원동력이 됐다. 고인 스스로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었고, 우리 사회도 고인의 열정이 여전히 필요하지만 어쩔 수 없이 떠나보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안타깝지만 현실은 현실이다. 특히 1000만 서울시민의 삶은 잠시도 소홀할 수 없다. 시장대행을 비롯한 서울시 공무원들은 황망한 상황에서도 시정의 연속성을 유지하는데 만전을 기하길 바란다. 무엇보다도 부동산 시장 안정은 서울시가 주도해야만 가능하다는 점에서 ‘창의적 해법’의 모범까지 제시해준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우리 선조들은 홀로 있을때에도 도리에 어그러지는 일을 하지 않도록 몸가짐을 바르게 하고 언행을 삼간다는 ‘신독(愼獨)’을 큰 가치로 새기고 또 새겼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일이 정쟁의 대상이 되어선 안되겠지만 누구보다도 고위 공직자들은 스스로 돌이켜보며 신독의 다짐을 되새기길 바란다. 이런 비극이 되풀이 되어선 안되지 않는가.
  • 이해찬, 박원순 의혹 질문에 격노 “나쁜자식 같으니”(종합)

    이해찬, 박원순 의혹 질문에 격노 “나쁜자식 같으니”(종합)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10일 숨진 채 발견된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언성을 높였다. 이 대표는 이날 박 시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았다. 그는 박 시장의 조문을 마친 뒤 “70년대부터 민주화 운동을 하면서 40년을 함께해 온 오랜 친구다. 친구가 이렇게 황망하게 떠났다는 비보를 듣고 애석하기 그지없다”고 안타까운 소감을 전했다. 이어 “우리 사회에 불모지였던 시민운동을 일궈내고 서울시 행정을 맡아 10년 동안 잘 이끌어 왔는데 이렇게 황망하게 떠나니 애틋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박 시장의 뜻과 철학이 살아날 수 있도록 최대한 뒷받침하겠다”고 전했다. 한 기자가 “고인에 대한 의혹이 있는데 당 차원의 대응을 할 것인가”라고 묻자 이 대표는 “그건 예의가 아니다”라고 호통을 쳤다. 이어 “그런 걸 이 자리에서 예의라고 하는 것인가. 최소한 가릴 게 있다”며 화를 냈다. 이 대표는 질문한 기자를 노려보며 “나쁜 자식 같으니”라고 말한 뒤 화를 삭이지 못한 채 자리를 떴다. 전날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김부겸 전 의원 또한 의혹과 관련해 언급을 삼갔다. 김 전 의원은 빈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뭐라고 말씀드릴 수가 없다. 유족들도 전혀 준비가 안 돼 있다”면서 “유족들이 마음이 슬퍼서 이야기를 들을 상황이 아니다. 모레 다시 방문하겠다”고 했다. 박 시장은 10일 0시1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숙정문과 삼청각 중간 지점 성곽길 인근 산속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8일 박 시장은 전직 비서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의 전 비서 A씨는 전날 밤 변호사와 함께 서울지방경찰청을 찾아 고소장을 접수했으며 9일 새벽까지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2017년 박 시장의 비서로 일한 A씨는 수시로 박 시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 시장이 휴대전화 텔레그램 등을 통해 개인적인 사진을 여러 차례 보냈으며 대화 내용을 증거로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시장이 숨진 채 발견되면서 해당 고소 사건은 ‘공소권 없음’ 처리될 전망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박원순 서울시장… 인권변호사, 시민운동가, 3선 시장에서 극단적 선택까지

    박원순 서울시장… 인권변호사, 시민운동가, 3선 시장에서 극단적 선택까지

    지난 9일 삶을 마감한 박원순(64) 서울시장은 인권변호사, 시민운동가를 거쳐 서울시 최초로 3선 시장이 된 인물이다. 인권변호사와 시민단체 활동가 출신인 박 시장이 서울의 수장이 되면서 효율성과 도시개발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서울시 행정도 시민참여와 소통 등 새로운 가치를 입게 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날 자신의 전 비서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고소를 당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민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주기도 했다. 박 시장은 1975년 서울대에 입학했지만 유신 반대 시위에 참여한 이유로 제적된 뒤 단국대에 입학했다. 1980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검사로 법조인 생활을 시작했다가 6개월 만에 변호사로 개업해 인권변호사로 이름을 알렸다. 1988년에는 진보 성향 법조인 모임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창립 멤버로 활동했다. 인권변호사 시절 권인숙 성고문 사건, 서울대 우 조교 성희롱 사건 등 성범죄 관련 사건도 변호하며 명성을 쌓았다. 특히 우 조교 사건은 직장 내 성희롱의 개념을 재정의한 사건으로 관련 판례를 바꿨다. 또 미국문화원 사건, 말지 보도지침 사건 등 민주화 운동 관련 변론도 많이 맡았다. 인권변호사로서뿐만 아니라 시민운동 활동가로서도 큰 족적을 남겼다. 박 시장은 1994년 참여연대를 설립하고 대기업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 권리찾기’ 운동을 진행했다. 또 부적격 정치인 낙선 운동과 결식 제로 운동 등을 추진해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1996년에는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아시아의 노벨평화상으로 불리는 막사이사이상을 수상했다. 2002년에는 아름다운재단을 설립하고 사회적기업인 아름다운가게도 함께 설립한 뒤 상임이사를 맡아 사회공헌 활동에 전념했다. 2006년에는 싱크탱크인 희망제작소를 만들었다. 2011년 오세훈 서울시장 당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산으로 서울시장 보선이 예정되자 출마를 선언했다. 9월 21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시민이 시장입니다’라는 구호를 내걸었다. 박 시장은 지지율 5%로 시작했지만 안철수 당시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양보로 단일화를 이뤄 내 야권 단일후보를 거머쥐었다. 무소속으로 야권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한 후 민주통합당에 입당해 당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를 53.4% 대 46.2%로 누르고 서울시장에 당선됐다. 이어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도 당시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을 56.1% 대 43.1%로 꺾고 재선에 성공했다.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는 52.8%를 득표해 상대방인 자유한국당 김문수(23.3%) 후보, 바른미래당 안철수(19.6%) 후보를 가뿐하게 누르고 3선에 성공했다. 박 시장 취임 이후 서울시는 도시계획과 행정, 인사 등에서 많은 변화를 겪게 된다. 2011년 10월 취임한 박 시장은 오 전 시장이 반대하던 초등생 무상급식 지원 예산 200억원에 대한 집행을 시작으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저 경호용으로 경찰이 무상으로 사용하던 시유지를 회수했다. 또 반값등록금 운동에 적극 호응해 2012년 서울시립대의 등록금을 전년의 50% 수준으로 낮추고 서울시 주요 보직을 개방형으로 바꿔 시민단체를 비롯한 민간인들이 서울시 행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줬다는 평가다. 도시계획과 개발에서는 기존 개발 지상주의를 탈피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 시장은 2012년 2월 개포지구 재건축 사업을 통해 공급되는 주택의 50%를 소형 평형으로 확대할 것을 요구하고,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추진했던 뉴타운 사업의 경우에도 주민들의 반대가 있을 경우 지구 지정을 해제하며 ‘도시재생사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게 했다. 또 한강변 아파트의 경우 최대 35층 이상으로 짓지 못하도록 규제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기존 한강르네상스 개발과 같은 대규모 토목 사업은 줄이고 서울역 고가도로를 리모델링해 ‘서울로 7017’을 만드는 등 기존 건축물을 활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서울의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2018년 정부가 서울시에 그린벨트를 풀 것을 요구하자 미래세대를 위해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은 그의 도시에 대한 철학을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미래세대를 위한 그린벨트 지킴이를 자처했던 박 시장이 생을 마감하면서, 앞으로 그린벨트가 계속해서 지켜질 것인지는 의문이다. 한편 지난해에는 여의도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계획 청사진을 발표하는 등 이전과 다른 도시개발에 대한 모습을 보여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도시개발에 대한 입장이 바뀐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인권변호사와 시민운동가, 서울시장으로 살아 온 박 시장은 2020년 7월 9일 생을 마감했다. 사망 전날 박 시장은 전 비서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고소 당했다. 경찰은 현재 사망 경위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박원순 빈소 찾은 이해찬, 성추행 의혹 질문에 “예의 아니다”

    박원순 빈소 찾은 이해찬, 성추행 의혹 질문에 “예의 아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를 찾아 추모를 전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대병원에 마련된 박 시장의 빈소를 찾은 뒤 “저하고 1970년대부터 민주화 운동을 하면서 40년을 함께해 온 오랜 친구”라며 “친구가 이렇게 황망하게 떠났다는 비보를 듣고 참 애석하기 그지 없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 대표는 박 시장에 대해 “우리사회에 무너졌던 시민운동을 일궈내고 서울시 행정을 맡아 10년 동안 잘 이끌어왔는데 이렇게 황망하게 떠나고 나니 애틋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앞으로도 박 시장의 뜻과 철학이 잘 살아날 수 있도록 나라를 위해서, 서울시를 위해서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을 최대한 뒷받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박 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묻는 질문에는 “예의가 아니다”며 “최소한의 가릴 게 있다”고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박 시장은 이날 0시1분쯤 서울 종로구 삼청동 숙정문과 삼청각 중간 지점 성곽길 인근 산속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박 시장은 지난 8일 전직 비서 A씨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 비서 A씨는 9일 새벽까지 고소인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시장이 숨진 채 발견되면서 해당 고소 사건은 ‘공소권 없음’ 처리될 전망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서울대병원에 차려진 박원순 시장 빈소에 오전부터 각계인사 조문 행렬

    서울대병원에 차려진 박원순 시장 빈소에 오전부터 각계인사 조문 행렬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 조문 행렬지난 9일 실종된 뒤 숨진 채 발견된 박원순 시장의 빈소에 정치권 인사 등의 조문이 이어졌다. 박 시장의 빈소는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빈소에는 조문이 공식적으로 시작되기 전인 오전부터 정치인, 종교인 등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빈소에는 공식 조문 시간인 오후 12시 전부터 정치인, 시민사회단체, 종교인 등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조문객들은 박 시장에 대해 애도의 뜻을 전하면서도, 박 시장에게 전직 비서가 성추행을 당했다며 박 시장을 고소한 사건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오후 12시쯤 빈소를 찾은 더불어민주당의 이해찬 대표는 “민주화 운동을 하며 40년을 함께해 온 오랜 친구가 황망하게 떠났다는 비보를 듣고 참 애석하다”면서 “앞으로도 박 시장의 뜻과 철학이 잘 살아날 수 있도록 서울시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전직 비서의 성추행 건으로 박 시장이 피소된 것에 대해 당 차원의 대응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건 예의가 아니다”라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앞서 조문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은 “유족들이 (갑작스러운 소식에) 아무런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라면서 “(성추행 의혹에 대해서) 오늘은 뭐라고 말씀 드릴 수가 없다”며 말을 아꼈다.이밖에도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박홍근·남인순·기동민·허영 의원 등이 빈소를 찾았다. 그러나 취재진이나 일반 시민들의 조문은 금지됐다. 빈소가 차려지기 전부터 장례식장 앞에는 취재진과 유튜버 등 수십명이 모이기도 했다. 일반 조문객이나 박 시장의 지지자 등은 눈에 띄지 않았다. 일반 시민은 서울시청 앞 분향소에서 조문할 수 있다. 발인은 이달 13일이다. 앞서 박 시장은 전날 오후 5시 17분쯤 그의 딸이 실종 신고를 한 이후, 경찰과 소방당국의 수색 끝에 북악산 숙정문 인근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박 시장은 “모든 분에게 죄송하다. 내 삶에서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오직 고통밖에 주지 못한 가족에게 내내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언장을 남겼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정치권엔 동료 죽음만 남았을 뿐, 성추행 피해자는 없었다

    정치권엔 동료 죽음만 남았을 뿐, 성추행 피해자는 없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비보가 전해지며 밤새 숨죽이던 정치권에서는 제각기 애도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권주자로 꼽히던 박 시장의 갑작스런 죽음의 배경에는 직원 성추행 고소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강성 지지자들이 온라인 상에서 고소인에 대한 비난을 퍼부어 2차 가해가 우려되는 가운데 10일 박 시장 죽음을 두고 쏟아진 정치권의 메시지에는 오로지 고인에 대한 호평과 동료 죽음에 대한 안타까움만 넘실댔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민주당은 평생동안 시민을 위해 헌신한 고인의 삶과 명예를 기리며 고인의 가시는 길에 추모의 마음을 담는다”고 말했다. 그는 “고인은 저와 함께 유신 시대부터 민주화운동을 해온 오랜 친구”라면서 “성품이 온화하고 부드러우면서도 의지와 강단을 가진 아주 외유내강한 분”이라고 회고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박 시장의 비통한 소식에 참담한 심정을 가눌 길이 없다”면서 “평생 시민운동에 헌신했고 서울시 발전에 업적을 남긴 박 시장의 명복을 빌며 유족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특히 SNS에는 박 시장의 업적을 기리며 그를 그리워하는 글이 가득했다. 열린민주당 손혜원 전 의원은 본인의 페이스북에 “서둘러 가시려고 그리 열심히 사셨나요ㅠ 제 맘(마음)속 영원한 시장님…고인의 명복을 빕니다ㅠ”이라고 적었다.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 회의를 시작하며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비극적 선택에 대해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큰 슬픔에 잠겨있을 유족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짧막한 애도를 표하곤 말을 아꼈다. 박 시장은 지난 8일 전 직원으로부터 성추행 고소를 당했다. 전직 비서 A씨는 박 시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다만 박 시장이 숨진 채 발견되면서 해당 고소 사건은 ‘공소권없음’으로 처리될 전망이다. ‘검찰사건 사무규칙’ 제69조에는 수사받던 피의자가 사망할 경우 검사는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불기소 처분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이해찬 “오랜친구 박원순, 평생 시민을 위해 헌신…명복 빈다”

    이해찬 “오랜친구 박원순, 평생 시민을 위해 헌신…명복 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0일 “박원순 서울시장께서 황망하게 운명을 달리했다. 충격적이고 애석하기 그지 없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고인은 저와 함께 유신시대부터 민주화운동을 해온 오랜 친구다. 성품이 온화하고 너그러우면서도 의지와 강단을 갖춘 외유내강형”이라면서 “1980년대 이후 시민운동의 씨앗을 뿌리고 크게 키워낸 시민운동계의 탁월한 인권변호사다. 서울시장을 맡은 후에는 서울시민의회에 모든 힘을 쏟아 일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주당은 평생 동안 시민을 위해 헌신한 고인의 삶과 명예를 기리며 고인이 가시는 길을 추모한다”며 “고인이 아끼셨던 서울시정에 공백이 없도록 각별히 챙기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박원순 시장은 이날 0시1분쯤 서울 종로구 삼청동 숙정문과 삼청각 중간 지점 성곽길 인근 산속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박원순 시장 사망…정치권, 침통한 분위기 속 애도 목소리

    박원순 시장 사망…정치권, 침통한 분위기 속 애도 목소리

    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실종 7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되자 정치권은 침통한 분위기 속 조심스레 애도를 표하고 있다. 여권은 갑작스런 비보에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추도 메시지를 남겼다. 박 시장과 함께 서울시 행정부시장으로 일하다 21대 국회에 입성한 윤준병 의원도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었다. 한국노총 위원장을 지낸 김주영 의원은 “박원순 시장님…부디 영면하시길…”이라고 했다. 김용민 의원 역시 “도저히 믿기 어렵고 슬픕니다. 진심으로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대한민국과 서울을 위한 거인과 같은 삶을 사셨습니다”라고 고인을 기렸다. 야권에서도 애도의 뜻을 전했다. 미래통합당 김은혜 대변인은 이날 “매우 안타깝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전했다. 박수영 의원도 “비록 정당이 다르고 많은 경우 정책적 견해도 달라 소송까지 간 적도 있지만, 죽음 앞에서는 숙연해진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했다. 정의당 김종철 선임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참으로 당황스럽고 황망한 일”이라며 추도했다. 김 대변인은 “고인이 걸어온 민주화운동, 시민운동, 행정가로서의 삶을 반추하며 비통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美 틱톡 막자 ‘만리방화벽’ 세운 中… 온라인 번진 홍콩보안법 갈등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으로 중국과 미국 간 갈등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두 나라의 싸움이 온라인 세계로까지 번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미국에서 중국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쓰지 못하게 할 것임을 재차 밝혔다. 이에 질세라 홍콩 정부도 강력한 인터넷 검열 규정을 만들어 미국의 SNS를 통한 ‘홍콩 독립’ 주장을 차단하기로 했다. 미중 ‘고래싸움’에 세계 최대 검색 사이트 구글은 중국 내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을 포기하기로 했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은 (중국) 특정 기업이 아닌 국가안보에 초점을 맞춘다”며 “이번 주초 일부 업체를 직접 언급한 것은 중국 공산당의 위협을 평가하는 맥락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6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중국 SNS 틱톡의 사용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중국 공산당이 미국인의 개인정보나 건강 기록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간 미 공화당을 중심으로 “틱톡이 중국 공산당의 정보 수집 업무에 협력하도록 강요받을 수 있어 미 국가안보를 위협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날 브리핑은 이틀 전 자신의 언론 인터뷰를 재확인한 것이다. 중국 SNS에 대한 제재가 현실화되면 미국에서 틱톡이나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등을 쓰지 못하게 된다. 이번 조치는 중국이 지난 1일부터 홍콩보안법을 시행한 것에 대한 보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를 반영하듯 폼페이오 장관은 “베이징은 50년간 홍콩 주민에게 고도의 자치를 주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여러분은 불과 23년 만에 홍콩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직접 봤다. 공허한 약속이었다”고 비판했다. 중국도 가만있지 않았다. 7일 가디언에 따르면 홍콩 국가안보위원회는 홍콩보안법 시행을 위한 7가지 규정을 제정했다. 경찰은 개인이나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에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여기는 콘텐츠를 삭제하라고 요구할 권한을 갖는다. 이번 조치로 홍콩 주민들이 누려 온 인터넷 자유가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 규정이 만들어지자 홍콩 민주화 시위를 주도한 정치단체들은 흩어졌고 운동가들도 SNS를 떠났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민간단체인 인터넷소사이어티 홍콩지부의 찰스 라오 지부장은 “이 법으로 중국에 있던 ‘만리방화벽’이 홍콩에도 생겨났다”고 비판했다. 두 나라의 눈치를 살피던 구글은 상황이 단시일에 개선될 기미가 없자 결국 중국 내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을 포기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구글이 지난 5월 중국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지역에서 추진하려던 ‘아이솔레이티드 리전’을 중단했다”고 8일 보도했다. 애초 구글은 중국 당국의 입맛에 맞춰 검열 등이 가능한 별도의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었지만 미 정부가 이를 두고 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자 사업 자체를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관가 블로그] 출범부터 불만·우려 목소리 터진 2기 자치분권위원회

    [관가 블로그] 출범부터 불만·우려 목소리 터진 2기 자치분권위원회

    문재인 정부가 표방하는 핵심 국정목표 중 하나인 자치분권 추진을 총괄하는 기구인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가 지난 7일 출범식을 열고 제2기 활동에 들어갔습니다. 2기 위원회는 민간 위촉위원 24명과 정부 측 당연직 위원 3명 등 모두 27명으로 구성됩니다. 민간 위원들 중 1기에 이어 연임하는 김순은 위원장을 포함해 6명을 뺀 18명이 새롭게 이름을 올렸습니다. 자치분권위는 정부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결코 작지 않습니다. ‘지방자치분권 및 지방행정체제개편에 관한 특별법’에 의거해 설치된 대통령 소속 자문위원회입니다. 위원장은 장관급이고 민간 위원들은 공식적으로 문 대통령이 위촉합니다. 2기 자치분권위는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자치경찰제 도입, 기초연금·기초생활보장 등 국가최소보장적 복지사업의 국가책임 강화, 국고보조사업 정비 등 만만치 않은 국가적 의제를 다뤄야 합니다. 이렇게 중요한 과제를 수행하려면 위원들의 자질과 철학, 의지가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새 위원 중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이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과거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아 본 이들 가운데 유 원장을 기억하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유 원장은 과거 경찰대 공안문제연구소 연구관으로 국가보안법 관련 재판에 전문가 증언을 도맡아 하던 자칭 “빨갱이 감별사”였습니다. 유 원장은 2014년 자유민주연구원을 만들었고 최근에는 ‘유동열의 안보전선’이라는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나라입니다. 특정인을 근거 없이 명예훼손하는 것이 아니라면 “한국 사회 곳곳에 북한에 동조하는 간첩들이 활약하고 있다”며 “적화통일 위기”를 주장하더라도 본인의 자유입니다. 하지만 본인이 그토록 비판하는 남북화해협력정책을 지휘하는 문 대통령의 직인이 찍힌 위촉장을 받은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수십년간 줄곧 “빨갱이 감별”만 해 온 분이 자치분권위원이 된 것에 갸우뚱하는 반응이 적지 않습니다. 자치분권위는 법에 따라 민간 위원 중 10명을 국회가 추천하게 돼 있습니다. 황교안 당대표 시절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이 추천한 4명 중 한 명이 바로 유 원장입니다. 그의 이력이 알려지면서 위원회 안팎에서는 불만과 우려가 터져 나옵니다. 한 자치분권위 관계자는 9일 “자치분권 문제에 관심이나 있을지, 회의 참석이라도 제대로 할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자치분권위원은 “법적인 하자는 없다. 하지만 위원 추천권이 있는 정당에서 좀더 책임감을 가져 줬으면 좋겠다”고 꼬집었습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 된 자칭 “빨갱이 감별사”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 된 자칭 “빨갱이 감별사”

    문재인 정부가 표방하는 핵심 국정목표 중 하나인 자치분권 추진을 총괄하는 기구인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가 지난 7일 출범식을 열고 제2기 활동에 들어갔습니다. 2기 위원회는 민간 위촉위원 24명과 정부 측 당연직 위원 3명 등 모두 27명으로 구성됩니다. 민간 위원들 중 1기에 이어 연임하는 김순은 위원장을 포함해 6명을 뺀 18명이 새롭게 이름을 올렸습니다. 자치분권위는 정부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결코 작지 않습니다. ‘지방자치분권 및 지방행정체제개편에 관한 특별법’에 의거해 설치된 대통령 소속 자문위원회입니다. 위원장은 장관급이고 민간 위원들은 공식적으로 문 대통령이 위촉합니다. 2기 자치분권위는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 자치경찰제 도입, 기초연금·기초생활보장 등 국가최소보장적 복지사업의 국가책임 강화, 국고보조사업 정비 등 만만치 않은 국가적 의제를 다뤄야 합니다. 이렇게 중요한 과제를 수행하려면 위원들의 자질과 철학, 의지가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새 위원 중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이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과거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아 본 이들 가운데 유 원장을 기억하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유 원장은 과거 경찰대 공안문제연구소 연구관으로 국가보안법 관련 재판에 전문가 증언을 도맡아 하던 자칭 “빨갱이 감별사”였습니다. 유 원장은 2014년 자유민주연구원을 만들었고 최근에는 ‘유동열의 안보전선’이라는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있습니다.대한민국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나라입니다. 특정인을 근거 없이 명예훼손하는 것이 아니라면 “한국 사회 곳곳에 북한에 동조하는 간첩들이 활약하고 있다”며 “적화통일 위기”를 주장하더라도 본인의 자유입니다. 하지만 본인이 그토록 비판하는 남북화해협력정책을 지휘하는 문 대통령의 직인이 찍힌 위촉장을 받은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수십년간 줄곧 “빨갱이 감별”만 해 온 분이 자치분권위원이 된 것에 갸우뚱하는 반응이 적지 않습니다. 자치분권위는 법에 따라 민간 위원 중 10명을 국회가 추천하게 돼 있습니다. 황교안 당대표 시절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이 추천한 4명 중 한 명이 바로 유 원장입니다. 그의 이력이 알려지면서 위원회 안팎에서는 불만과 우려가 터져 나옵니다. 한 자치분권위 관계자는 9일 “자치분권 문제에 관심이나 있을지, 회의 참석이라도 제대로 할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자치분권위원은 “법적인 하자는 없다. 하지만 위원 추천권이 있는 정당에서 좀더 책임감을 가져 줬으면 좋겠다”고 꼬집었습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김부겸, 당권도전 선언…“책임국가 완성할 것” [전문]

    김부겸, 당권도전 선언…“책임국가 완성할 것” [전문]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이 8·29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 전 의원은 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책임지는 당대표가 되겠다”며 “땀으로 쓰고, 피로 일군 우리 민주당의 역사를 당원 동지들과 함께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신 어떤 후보라도 반드시 이기게 하겠다. 지난 총선에서 750만명이 영남에서 투표했다. 그 중 40%인 300만 표를 책임지겠다”고 덧붙였다. ‘책임국가’ 완성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김 전 의원은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국가를 만들겠다”며 “코로나 이후 책임 국가 대한민국은 국민의 더 나은 삶, 더 안전한 삶, 더 고른 기회를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책임국가 실현을 뒷받침하는 책임 정당 민주당을 제가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전 의원의 출마선언문 전문 책임지는 당 대표가 되겠습니다 [전국에서 사랑받는 정당의 대표] 저에게는 오래된 꿈이 있습니다. 오늘 아침, 현충원 김대중 대통령님, 이희호 여사님의 묘역에 다녀왔습니다. 지금으로부터 30년 전, 저는 김대중 총재님이 이끄는 민주당의 꼬마 당직자였습니다. 재야 운동을 하다 현실정치에 갓 입문한 생초보였습니다. 김대중 총재님은 저에게 큰 스승이셨습니다. 인사드리러 간 첫날, 제 손을 잡고 ‘서생의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감각’을 일러주셨습니다. 총재님은 저에게 정치인의 자세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났습니다. 지금 저는 민주당의 당 대표가 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전국에게 골고루 사랑받는 좋은 정당의 당수(대표)’, 김대중 총재를 본받고 싶던 저의 오랜 꿈이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재집권의 선봉에 서겠습니다] 1980년 5월, 저는 한밤중 산동네를 오르내리며 유인물을 뿌렸습니다. 제목은 이러했습니다. ‘광주가 죽어가고 있습니다. 광주를 살려야 합니다.’ ‘80년 광주’는 제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았습니다.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세 번의 군사정권에 걸쳐 세 차례 투옥됐습니다. 87년 ‘6월 민주항쟁’의 뜨거운 열기 속에선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 집행위원으로 명동성당을 지켰습니다. 대구에서 8년간 네 번 출마하며, 지역주의의 벽에 도전했습니다. 서문시장에서, 범어네거리에서 목이 터지도록 민주당을 도와달라고 외쳤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행정안전부 장관으로, 국민 안전을 책임지여 검경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에도 매진했습니다. 반독재 민주화 운동의 길을 걸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열었던 남북평화의 길, 노무현 대통령이 온 몸을 던졌던 지역주의 타파의 길, 문재인 대통령이 걷고 있는 촛불혁명의 길. 고난 속에 민주당을 승리로 이끈 그 세 분의 길을 따랐습니다. 의로운 길이었기에 따랐습니다. 불의한 길이라면 아무리 편해도 쳐다보지 않았습니다. 저는 오늘 2년간 민주당을 책임지고 이끌, 당 대표의 길 앞에 섰습니다. 좌고우면하지 않겠습니다. 앞만 보고 가겠습니다. 땀으로 쓰고, 피로 일군 우리 민주당의 역사입니다. 당원 동지들과 함께, 정의로운 민주당의 역사를 이어가겠습니다. 제가 선봉에 서겠습니다. 존경하는 민주당 당원 동지 여러분, [당 대표가 되면 임기를 다 채우겠습니다] 내년 4월 7일 재·보궐 선거가 있습니다. 재보선의 승패는 문재인 정부 후반기의 갈림길입니다. 반드시 이겨야 합니다. 이 중요한 선거를 코앞에 둔 3월에 당 대표가 사퇴하면, 선거 준비가 제대로 되겠습니까? 뿐만 아닙니다. 중요한 선거가 모두 네 차례나 줄지어 있습니다. 2021년 4월 재보선, 9월에는 대선 후보 경선, 2022년 3월 9일 대통령 선거, 6월 1일 지방선거, 하나같이 사활이 걸린 선거입니다. 그 모두가 이번에 뽑을 당 대표가 책임져야 할 선거입니다. 대선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하는 당 대표, 선거 현장을 발로 뛰는 당 대표, 무엇보다 선거 승리를 책임질 당 대표가 필요합니다. 일부 언론이 이번 전대를 대선 전초전이라고 합니다.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대선 전초전이 아닙니다. 당 대표를 뽑는 정기 전당대회입니다. 저, 김부겸은 끝까지 책임지겠습니다. 당 대표가 되면 저는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습니다. 대신 어떤 대선 후보라도 반드시 이기게 하겠습니다. [영남 3백만 표] 김부겸이 할 수 있습니다. 차기 대선 승리의 확실한 길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 영남 300만 표를 책임지겠습니다. 지난 총선에서 750만 명이 영남에서 투표했습니다. 그중 40%를 제가 얻어오겠습니다. 대구 시장 선거에서 졌을 때도 저는 40%를 얻었습니다. 그래서 자신 있습니다. 당 대표가 되면 대선까지 1년 6개월의 시간이 있습니다. 그 1년 6개월 동안 영남에서 정당 지지율 40%를 만들겠습니다. 5년 재집권을 이루고, 100년 민주당의 기틀을 마련하겠습니다.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176석 민주당이 경계해야 할 것은 자만입니다. ‘부자 몸조심’하며 대세론에 안주하는 것이 자만입니다. 자만은 오만을 낳고, 오만은 오판을 낳습니다. 오판은 국민적 심판을 부릅니다. 저 김부겸은 꽃가마 타는 당 대표가 아니라, 땀흘려 노 젓는 ‘책임 당 대표’가 되겠습니다. 호남을 싣고 영남을 싣고, 대한민국 모두를 책임지는 민주당의 선장이 되겠습니다. 광주 금남로, 대구 동성로, 부산 남포동을 하나로 잇겠습니다. 우리 당의 대선 후보를 김부겸이 저어갈 배에 태워주십시오. 험한 파도 거센 바람, 제가 다 막고 갑니다. 저에게 당 대표 자리는 딛고 오르기 위한 발판이 아닙니다. 승리를 끝까지 책임지는 사령탑입니다. 굳게 약속드립니다. 임기 2년 당 대표의 중책을 완수하겠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당력을 총결집하여, 재집권의 확실한 해법을 준비하겠습니다. 국민을 하나로 모아 더 큰 민주당을 만들어 정권을 재창출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여섯 개의 약속] 우리가 마침내 이뤄야 할 나라는 ‘책임국가’입니다. 독재정권 시대의 국민 위에 군림하는 국가에서, 민주화 시대의 국민이 만드는 국가가 되었습니다. 이제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국가를 만들겠습니다. 국가의 손길이 필요한 국민 삶의 구석구석마다 제도와 예산으로 스며들겠습니다. 내 곁에서 나를 위해 국가가 책임을 다한다는 것을, 국민 한 분 한 분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약속을 드립니다. 첫째, 코로나-19 사태 극복에서 더 나아가, 코라나 이후 시대를 대비하겠습니다. 코로나 이후 우리의 삶은 그 전과는 근본적으로 달라질 것입니다. 그야말로 ‘전환 시대의 해법’이 필요합니다. 먼저 코로나의 총격에서 회복되기 힘든, 우리 사회의 취약한 부분을 국가가 책임지도록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전국민 고용보험제 도입을 즉시 추진하겠습니다. 턱없이 부족한 사회안전망을 튼튼하게 깔아두어야 합니다. 기본소득제 도입을 위한 토론을 시작해 중장기적으로 추진하겠습니다.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담대하게 새로운 길로 나아가겠습니다. 둘째, 검찰 개혁의 과제를 반드시 완수하겠습니다. 국민이 고삐를 쥐지 못하는 권력은 국민을 향해 치받습니다. 민주적 통제에서 벗어난 검찰 권력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았습니다. 통탄하고 또 통탄할 일입니다. 이 비극이 되풀이되어야 하겠습니까? 저는 행정안전부 장관 시절 박상기 법무부 장관, 조국 민정수석과 함께 검찰 개혁안을 만들었습니다. 검찰의 강한 저항에 부딪치고 있는 검찰개혁, 두고 볼 수 없습니다. 개혁의 고삐를 한시라도 늦출 수 없습니다. 당이 더욱 강하게 뒷받침하겠습니다. 셋째, 남북 관계의 교착 상태를 돌파하겠습니다. 실질적 진전을 이룰 수 있도록 담대하게 걷겠습니다. 먼저 의약품 지원을 비롯한 인도주의적 대북 지원을 확대하겠습니다. 대북 제재의 틀이 인류 보편의 가치인 인도주의보다 앞설 수 없습니다. 우리 내부의 극우반공주의 세력에게 경고합니다. 평화를 위한 정부의 노력을 근거 없이 왜곡하고 폄하하지 마십시오. 미래통합당에 경고합니다. 그런 세력과 손잡고 정략적 이익을 도모하지 마십시오. 저는 평화의 가치를 훼손시키려는 그 어떤 세력과도 단호하게 맞설 것입니다. 넷째, 주거안정을 지키고 부동산 자산 불평등을 해소하겠습니다. 다주택에 대한 종부세 강화를 서두르고, 값싸고 질 좋은 주택 공급을 늘리겠습니다. 철저한 분양가 상한제 실시와 함께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획기적으로 확대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부동산 불패 신화’를 깨겠습니다. 집으로 부자 되는 세상이 아니라, 집에서 행복해지는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다섯째, 균형 발전과 자치분권을 확대 심화하는 ‘광역상생 발전’을 실현해나가겠습니다. 수도권 중심 경제·사회 체제를 복수의 광역권 체제로 전환하자는 것입니다. 광역권 각각이 특색에 맞는 발전을 추진하면서도, 경쟁보다는 상생을 추구하여 더 큰 효과를 내도록 하겠습니다. 지방 도시의 잠재력을 뒷받침하여 미래 성장 비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여섯째, 노동과 일자리 문제를 당이 적극 나서 풀겠습니다. 용역노동이 양산되고, 터무니없이 적은 일자리를 놓고서 을과 을이 다투는 상황을 바꾸겠습니다. 근본적인 해법은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는 것입니다. 승자독식 구조를 상생형 노동시장 구조로 바꾸겠습니다. 노·사·정의 사회적 대타협을 이루어내겠습니다. 광주형, 구미형, 울산형 등 일자리 모델을 바탕으로, 지역 상황에 맞는 다양한 일자리 성공 모델을 늘리는 것입니다. 승자독식 구조를 상생형 노동시장 구조로 바꾸겠습니다. 용역노동이 양산되고, 터무니없이 적은 일자리를 놓고서 을과 을이 다투는 상황을 바꾸겠습니다. 근본적인 해법은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는 것입니다. IMF 외환위기, 미국발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우리 사회의 불평등 구조가 됐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 불평등·양극화 구조를 개혁해야만 대한민국에 미래가 있습니다. 마른 땅에 물 뿌리는 수준의 대처로는 안 됩니다. 흡수되지 못하고 다 말라버리기 때문입니다. 저와 민주당이 토양 자체를 바꾸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김부겸의 ‘책임국가’] 국민께서 민주당에 허락하신 176석에 결코 안주하지 않겠습니다. 국민이 보내주신 성원은 언제라도 매서운 채찍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겠습니다. 집권 여당의 책임을 한층 더 무겁게 안고 가겠습니다. 당·정·청의 삼두마차가 속도를 더하면서도 안정을 이루도록 당부터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코로나 이후 ‘책임국가’ 대한민국은 국민의 더 나은 삶, 더 안전한 삶, 더 고른 기회를 책임져야 합니다. ‘책임국가’ 실현을 뒷받침하는 ‘책임정당’ 민주당을 제가 이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지금 이 시간에도 코로나-19 방역 일선에서 분투하고 계신 모든 분들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여러분이 대한민국입니다. 고맙습니다. 사진 = 서울신문db
  • 李 ‘지역기반’vs金 ‘광주정신’… 호남 잡기 승부

    李 ‘지역기반’vs金 ‘광주정신’… 호남 잡기 승부

    李, 전남서만 4선 의원 지낸 ‘호남 맹주’송영길·박광온 등 지지받으며 외연 확장 金, 1박 2일 호남 일정 소화하며 추격전삶의 궤적 강조… “정신적 뿌리는 광주”더불어민주당 8·29 전당대회 주자인 이낙연(왼쪽) 의원과 김부겸(오른쪽) 전 의원이 민주당의 뿌리인 ‘호남 민심’을 잡기 위해 각기 다른 전략을 구사 중이다. 호남 출신인 이 의원은 탄탄한 지역 기반을 바탕으로, 대구에서 나고 자란 김 전 의원은 ‘호남 정신’으로 승부를 걸었다. 호남 태생으로 전남에서 내리 4선 의원을 지낸 후 전남지사,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역임한 이 의원은 독보적인 ‘호남 맹주’다. 지난 총선에서 야당 출마자가 소속 정당 대표를 제쳐 두고 ‘이낙연 마케팅’을 펼칠 정도였다. 이 의원은 인천의 송영길 의원, 경기 수원의 박광온 의원 등 호남 출신으로 타 지역에서 정치적 자산을 키워 온 인사들의 지지를 받으며 외연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또 1위 대권주자로서 ‘전국구 이미지’를 키우기 위해 방송과 라디오 출연 횟수를 대폭 늘리며 공중전을 펼치고 있다. 이 의원은 8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인천국제공항 정규직화 논란과 관련, “청년의 아픔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갖고 있다. 정부 여당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대세인 이 의원을 따라가는 입장인 김 전 의원은 자신의 삶의 궤적에 묻어난 ‘호남 정신’을 연일 강조하는 전략을 짰다. 9일 공식 출마 선언을 앞두고 지난 7일부터 1박 2일 호남 일정을 소화 중인 그는 이날 광주 광산구청에 마련된 전국 최초 자동화 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둘러봤다. 이후 전북 전주를 찾아 일종의 출마 보고회를 했다. 영남 출신인 김 전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에 5·18민주화운동 당시를 회고하는 글을 자주 올리며 자신의 정신적 뿌리가 광주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5·18 직전인 1980년 5월 서울 지역 대학생 시위대가 자진 해산을 결정한 ‘서울역 대회군’을 거론하며 “제 가슴은 광주에 대한 부채감과 살아남은 자의 부끄러움으로 복받쳤다”고 표현했다. 또 2016년 19대 총선에서 험지인 대구 출마를 강행했던 이유를 “주위 사람들이 모두 말렸지만, 저를 움직인 것은 가슴 한가운데 묵직한 돌덩어리로 남아 있는 ‘80년 광주’에 대한 부채 의식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두 사람 모두 이번 전당대회가 영호남 대결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둘 다 대선이 목표인 사람인데 영남이든 호남이든 특정 지역 정치인으로 갇히면 대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평화로 나아가는 사람들 6] 신영전 “‘타미플루 트럭’ 내가 몰고서라도”

    [평화로 나아가는 사람들 6] 신영전 “‘타미플루 트럭’ 내가 몰고서라도”

    “타미플루 20만명 분이라고 해봐야 1억원이면 될 겁니다. 제가 트럭을 몰고서라도, 유엔군사령부가 막으면 힘으로 뚫고라도 북쪽에 전달하려 합니다. 이건 양국 정상이 약속한 것이고, 자존심의 문제이기도 하니까요.” 지난달 30일 연합뉴스가 주최한 2020 한반도 평화 심포지엄 도중 신영전(56) 한양대 의대 교수는 주제발표를 마친 뒤 사회를 본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지금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뭐냐”고 묻자 망설임 없이 이렇게 답했다. 한반도 문제 관련 심포지엄에서 이렇게 결기 있게 말하는 전문 연구자를 본 적이 없었다. 그는 남한과 북한, 미국이나 국제사회에 하고 싶은 말을 상당한 분량으로 정리해 따로 발표하기도 했다. 7일 신 교수의 연구실에서 얼굴을 마주하고 “그 결기 변치 않았느냐. 그 발언을 인터뷰 기사의 말머리로 잡아도 괜찮겠느냐”고 물었다. 식견 좁은 기자가 만나본 의사 가운데 키가 186㎝로 가장 큰 신 교수는 괜찮다고 했다. 여느 사람이야, 뭐 그런 일이 있었을까 싶을지 모른다. 지난해 1월 타미플루를 실은 트럭이 판문점까지 가긴 했지만 유엔사령부 방해로 돌아섰다.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유엔사령부는 월권이었고, 주한미군이 뒷배였다. 우리 정부는 용감하지 못했다. 이 사건은 남쪽 정부가 민족 교류와 협력에 성의와 돌파력을 갖고 있지 못함을 드러낸 상징적인 사건이 됐다. 다음은 일문일답.Q. 얼마나 북한을 많이 다녔나. A. 보통 셀 수 없다고 말들 한다. (10번은 안되지 않느냐고 하자) 넘을 것이다. 15년 동안 (북한 관련 일을) 했으니. 비공식적으로 만난 일은 없고, 대개 통일부나 보건복지부 자문 역을 했다. 남북교류를 전문으로 하는 시민단체에 속해 있지도 않는다. 주로 하는 일이 보건복지 의료 관련 부문을 평가하는 역할이었다. 비공식적으로 남북 교류를 하던 10년이 있었고, 6·15 이후 10년은 ‘해야 하는 일’을 하는 것보다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시기였다. 단타로 이래선 안되겠다고 서로 반성들을 했고, 필요하고 효과도 있는 일을 하자고 했던 것이 지역개발이었다. 포괄적으로 5년 정도 계획도 세우고 정말 그쪽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자고 평가반성하던 무렵에 함께 일하기 시작했다. 참여정부 때 북한을 공부할 겸 용역을 맡아 영유아모자보건 지원사업 보고서를 냈는데 5000억원 예산이 책정되는 행운을 누렸다. 5·24 조치 때 모든 교류사업이 폐쇄됐는데 그 때도 영유아 사업은 예외로 한다고 돼 있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드레스덴 선언에도 영유아 사업은 들어가 있다. 두 정부 때도 유일하게 살아있던 가느다란 남북의 연결 고리였던 셈이다. 제가 정치적 이유로 북한에 오는 것이 아니란 것을 북도 아니까, 평양이 아닌 곳을, 주민들의 집 안방에도 들어가 보는 등 볼 수 있었다. Q. 지역개발이란 개념은. A. 누구는 의료기구, 또 누구는 약 갖다 주고, 다른 누구는 연탄 주고 이렇게 하지 않고 지역 단위로 포괄적으로 계획을 갖고 돕자는 것이다. 의료와 도시 재건, 축산, 문화시설 등등을 남쪽의 여러 부문이나 시민단체가 힘을 모아 돕는 것이다. 만약 남북이 다시 대화가 통하는 기회가 온다면 다시 단타식으로 시작할지, 아니면 지역 개발 식으로 포괄적으로 시작할지 정해야 하는 상황이 올 것이다. 바람직한 건 후자인데 남쪽도 준비가 안돼 있다. 남쪽 단체들도 자기 단체 이름을 빛내고 싶어하지, 힘을 모아 해본 경험이 없어서다. Q. 언제부터 북한을 중심으로 연구하겠다고 결심했는지. A. 2003년과 이듬해 미국 보스턴에서 안식년을 하면서 의학을 공부한 사람으로서 내가 어떤 기여를 해야 하겠나 돌아봤다. 마침 미국에서도 북한이 핵을 가졌다니까 신경을 쓰기 시작한 시기였다. 1990년대 말 북한의 대기근으로 30만명 넘게 사람들이 굶어 죽었는데, 취약계층 연구를 하는 의사로서 너무 무심했다고 반성했다. 2004년 돌아와 그 보고서를 썼는데 남북 관련 단일 사업으로는 가장 큰 규모인 5000억원 프로젝트가 채택된 것이다. 운 좋게도 분단 이후 남북 사이가 가장 좋았던 때였다. 개성 들어가 자남성 여관에서 점심 때 회의를 하는데 북쪽 사람이 제 생일 케이크를 들고 오더라. 그런데 저녁에 서울에 돌아오니 통일부 사무관이 또 케이크를 주는 거였다. 남북 모두로부터 생일 날 케이크를 받은 유일한 사람이지 않을까 싶다(웃음). 그만큼 남북 사이가 좋아 대우도 받았고 입바른 소리도 할 수 있었다. Q. 북쪽과의 일을 처음 시작할 때 누구로부터 전수를 받거나 도움을 받았나. A. 북한 관련 전문가는 지금도 많지 않다. 앞에 말한 비공식적 교류하던 10년과 6·15 이후 10년 동안 열심히 일했던 시민단체 활동가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 “유엔 제재 규정에 인도적 지원은 예외 자존심 안 다치려는 북한 속내 살펴야 Q. 북쪽 사람들과 얘기하면 어떻던가? A. 화법이 완전 다르다. 70여년 떨어져 살았으니 당연하다. 제가 15년 이상 일한 결산을 해보니 세 가지를 알게 됐다고 심포지엄에서 말씀드렸다.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이 있고, 오해하는 부분이 있고, 그래도 협력해야 하는 일은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연을 하거나 하면 두 번째인 오해를 풀어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그러려면 우리가 말하고 이해하는 대로 그쪽도 생각하고 말한다고 보면 안된다. 북쪽 사람들은 낙지를 오징어라 하고, 오징어를 낙지라고 한다. 그걸 알면 오해가 풀린다. 그렇게 돕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세 번째 협력해야 하는 일은 재난이나 인도적 문제, 감염병 같은 것들이다. 중국 란저우에서 북한 외무성 사람을 만난 적이 있었는데 평양에 류경병원이 들어선 시점이었다. 그가 어떻게 얘기하느냐면 “우리 필요한 건 다 있습네다. 그런데 다 없는 것 다 아시잖습니까” 한다. 절대로 도와달란 얘기를 안한다. 도와달라고 해야 돕겠다는 건 돕겠다는 사람의 자세가 아니다.자존심이 상해 그러는 건데 국제 보건협력의 기본은 상대의 자존심을 무너뜨리지 않는 것이다. 더 섬세하게 그 원칙을 적용해야 하는 것이 북한이다. 우리 남쪽은 굴복을 바라는 것처럼 하는데 북쪽은 굶어죽더라도 체면을 손상 당하지 않고 싶어한다. 정권 인사만이 아니라 제가 만났던 일반 사람들도 그렇다. 고유한 문화다. Q. 북쪽 사람과 술 마시며 싸우기도 했다고요? A. 북쪽은 평양부터, 남쪽은 그보다 더 어려운 곳을 하고 싶어한다. 평양을 그럴듯하게 만드는 것이 굉장한 중요한 사회다. 국제협력의 중요한 원칙을 파리 원칙이라고 하는데 수혜국이 원하는 방식을 우선한다는 것이다. 지배계급을 존속시키는 방편이라고 평가절하하는 이들도 있는데 그게 다가 아니다. 왜 평양부터 해야 하느냐고 물으면 그쪽 답이 “우선 형님이 잘 돼야 하지 않습니까” 그런다. 롤 모델을 하나 만들고 그걸 따라 하는 방식에 익숙해져 있다. 우리도 예전에 그랬다. 자원도 한정돼 있으니. 엘리트부터 교육하는 것은 사회주의에서 오히려 더 익숙한 방식이다. 전 자문 역이라 오히려 자유롭게 말할 수 있었다. 다른 지역에서도 하자고 주장하다 말을 안 들어주자 “다 관둡시다”하고 문을 박차고 나온 적도 있다. 순안공항에서 비행기 타기 직전에 약간의 조정이 이뤄지더라. Q. 이렇게까지 열정적으로 북한 관련 일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A. 하버드 대학의 에드워드 베이커 교수가 ‘더 많은 민주화(more democracy)’와 ‘통일(unification)’을 위해 일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해줬다. 소명 의식이라면 거창하겠지만, 난 연구비가 있던 없던, 논문이 되든 안되든 상관없이 꾸준히 했던 것 같다. 2018년 11월에 마지막으로 올라갔을 때 만찬장에서 영유아 사업이 중단됐으니 난 실패하고 무능한 사람이라면서 다시 올라오지 않겠다고 인삿말을 했다. 그랬더니 민화협 북쪽 인사가 “신 선생이 오셔야죠. 북한의 의료협력 분야 제일 잘 아시지 않습니까” 말하더라. 그래서 ‘아 내가 북한에서도 인정받고 있구나’ 생각했다. 내가 똑똑해서가 아니라 꾸준히 한 것이 그런 평가를 받게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보다 심각한 건 北 주민 기근인데 남북미 ‘괜찮다 담합’에 빠져 안타까워” Q. 타미플루 트럭 얘기가 알려지면 여러 얘기가 들려올텐데. A. 유엔 제재를 하는 이유는 북한 주민의 행복을 위해서라고 분명히 규정돼 있다. 인도적 지원을 예외로 한다는 조항이 모든 항목에 들어가 있다. 찍힐까봐, 다른 사업을 못할까봐, 결정 권한을 쥐고 있으면서 자신이 했던 약속을 스스로 뒤집는 사람들의 횡포에 인도적인 사업을 하는 시민단체나 사람들조차 너무 무기력하다. 무기도 아니고, 경제제재 대상도 아닌 인도적 약품인데 이걸 막겠다는 사람이 잘못이다. 보편적 상식으로도 그렇다. 당시가 하노이 회담 직전이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놓치고 있다. 협상력을 높이려고 상대를 가장 압박하던 때였다. 그 의도에 압력을 받아 유엔사령부가 한 행위라고 이해한다. 결핵과 말라리아 약을 지원하던 기관들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갑자기 중단을 선언한 것도 그 압력의 영향이라고 생각한다. 그 전해에 스스로 잘했다고 평가했는데 돌변했다. 물론 그 뒤 중단 조치 실행을 계속 유예하고 있지만 인도적 지원을 무기화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그에 대해 나부터라도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앞으로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가. A. 북한에 큰 돈 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명분을 중요시하는 사회니 명분을 살려주며 대화의 물꼬를 터야 한다. 창구를 정부로 단일화한 것은 경제규모로나 공무원 조직의 규모로나 북쪽에 맞추자는 취지였다. 집중과 선택을 해야 하니 경제지원에 집중하고 민간단체는 다섯 군데만 할 수 있도록 한 것인데 여러 가지로 실기한 측면이 있다. 민간단체들이 지원할 수 있도록 창구를 열어줘야 한다. 북한에 유일하게 남은 원칙이 남북 대단결 원칙인데 우리마저 포기하면 결국 북한은 중국 것으로 넘어가게 된다. 그 일만은 막아야 한다. Q. 마지막으로 할 말씀은. A. 실은 코로나보다 더 중요한 것이 기근이다. 북한이나 남쪽이나 미국 모두 ‘괜찮다 담합’에 빠져 있다. 북한은 “끄떡 없다”를 과시하려 괜찮다고 하고, 미국은 경제재재로 인해 굶어 죽는 사람이 생겨 비난받을까봐 괜찮다고 한다. 김영삼 정부 때도 조금만 더 굶어죽으면 정권 교체가 될 것이라고 믿는 바람에 타이밍을 놓쳐 1990년대 말 30만 명이 굶어죽었다. 상황이 그때와 너무 비슷하다. 전문가들은 공식 통계의 ‘평균’을 너무 믿는 경향이 있다. 시장 활성화는 구매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을 더 힘들게 한다. 밑바닥 수치를 보면 훨씬 더 좋지 않은 상황일 수 있다. 북한 정부에 일차적 책임이 있지만 남한의 잘못이 없다고 말할 수가 없다. 획기적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지금 정부가 하는 방식으로는 안될 것 같다. 지난 2년이 앞으로의 10년이 돼선 안된다. 계기를 만들어내기엔 모두 ‘선비’들이다. 문제인식이나 속도나 일 저지르는 사람이 없는 것으로 봐 그렇다. 2년이 지나서야 이제 정치가로 조직 변모를 시도하고 있는데 만시지탄이 안되길 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남북 청소년, 골든벨 대회서 ‘북한 인권·통일’ 지식 겨뤄

    남북 청소년, 골든벨 대회서 ‘북한 인권·통일’ 지식 겨뤄

    남북 청소년 100명이 한자리에 모여 북한 아동·청소년 인권과 통일에 대한 지식을 겨루며 이해를 높이는 골든벨 경연대회가 지난 4일 성료했다. 북한인권단체 북한민주화청년학생포럼(대표 박광일)은 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북한 아동·청소년 인권과 한반도 통일을 주제로 한 남북 청소년 골든벨 경연대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골든벨 경연대회는 예선과 본선으로 진행됐으며, 참가자들은 예선과 본선에서 북한 아동·청소년 인권과 통일 관련 문제 25문제씩 총 50문제를 풀었다. 예선에는 탈북 청소년 30명과 남측 고등학생 70명 등 100명이 참가했고, 이중 50명이 본선에 올랐다. 본선에서 대원외국어고등학교 홍예진 학생이 골든벨을 울렸다. 남북 청소년들은 대회에 앞서 ‘북한 아동·청소년의 삶에서 우리의 통일을 찾는다’라는 주제로 토크콘서트를 진행했다. 토크콘서트에서는 한반도 통일 과정에서 북한 아동·청소년의 인권 증진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 탈북 대학생과 남측 고등학생들이 솔직한 대화를 나누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북한민주화청년학생포럼은 2017년부터 해마다 북한 아동·청소년의 인권과 통일을 주제로 남북 청소년 골든벨 경연대회를 개최해 왔다. 박광일 북한민주화청년학생포럼 대표는 “앞으로도 북한 아동·청소년의 인권과 통일에 대한 청소년들의 의식을 향상시키고자 자원봉사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이낙연, 당대표 출마 선언 “국난극복의 역사적 책임”[전문]

    이낙연, 당대표 출마 선언 “국난극복의 역사적 책임”[전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8·29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2시 국회 소통관에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8월29일 민주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저는 당 안팎의 여러 의견을 들으며, 깊은 고뇌를 거듭했다”며 “저는 민주당과 저에게 주어진 국난극복의 역사적 책임을 이행하는 데 모든 역량을 쏟아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너는 어디에서 무엇을 했느냐는 훗날의 질문에 제가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지금 우리는 중첩된 위기에 직면했다”면서 코로나19의 확산,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의 침체와 민생의 고통, 격차의 확대, 청년층의 좌절, 저출생·고령화 같은 누적된 문제, 평화의 불안 등의 민생 현안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국가적 위기 앞에 여야가 따로일 수 없다. 21대 국회는 국난극복의 책임을 안고 출발했다”며 “국회가 시급히 할 일은 많다”고 강조했다. 또한 ‘경제입법’과 ‘사회입법’, ‘개혁입법’을 과제로 꼽았다. 더불어 한반도 평화를 위한 지원하는 한편 ‘일하는 국회’ 문화가 조속히 정착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민생 연석회의’나 ‘평화 연석회의’와 같은 여야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을 향해 ‘새로운 각오와 태세’를 호소하며 “국민은 압도적 다수의석을 민주당에 주시면서, 그만큼의 책임을 맡기셨다”며 “민주당은 모든 역량을 결집한 최선의 태세로 위기를 이겨내야 한다. 저도 열외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까지 저는 민주당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장으로서 위기 대처의 책임을 분담해 왔다. 문재인정부 첫 총리로서 대통령을 보필하며, 국정의 많은 부분을 관리했다”면서 “민주화 이후 최장수 총리와 전례 없는 국난극복위원장의 경험을 살려 저는 당면한 위기의 극복에 최선으로 대처하겠다. 국난극복의 길에 때로는 가시밭길도, 자갈길도 나올 것이다. 저는 어떤 어려움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에 ‘책임 정당’과 ‘유능한 정당’, ‘겸손한 정당’, ‘공부하는 정당’, ‘미래 정당’의 모습을 갖출 것을 주문했다. 이 의원은 “중첩된 위기는 당정협력의 새로운 강화를 요구한다”며 “민주당과 정부는 ‘건설적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그렇게 되도록 민주당의 역량을 키우고, 역할을 확대해 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수많은 지도자를 배출하고 민주주의를 발전시킨 자랑스러운 역사를 계승하고, 먼 미래까지를 내다보며 민주당을 혁신해 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의 선친은 민주당의 이름 없는 지방당원으로 청년 시절부터 노년기까지 활동하셨다. 그 민주당에서 저는 20년 넘게 크나큰 혜택을 받으며 성장했다. 선친이 평생 사랑하신 민주당, 저를 성장시켜준 민주당에 헌신으로 보답하겠다. 그것이 저의 영광스러운 책임”이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다음달 전당대회는 김부겸 전 의원과의 맞대결로 치러진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 당대표 출마선언문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저는 8월29일 민주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저는 당 안팎의 여러 의견을 들으며, 깊은 고뇌를 거듭했습니다. 저는 민주당과 저에게 주어진 국난극복의 역사적 책임을 이행하는 데 모든 역량을 쏟아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너는 어디에서 무엇을 했느냐?”는 훗날의 질문에 제가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지금 우리는 중첩된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첫째는 코로나19의 확산입니다.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1월20일 이후 우리는 잘 대처해 왔습니다. 국민의 성숙하고 적극적인 동참과 질병관리본부 등 의료진의 유능하고 헌신적인 대응 덕분입니다.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세계에서도, 국내에서도 재확산되고 있습니다. 둘째는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의 침체와 민생의 고통입니다. 서민은 나날의 삶을 힘겨워하시고, 기업과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은 도산이나 휴폐업을 걱정하십니다. 정부는 대대적 지원을 계속해 왔습니다. 그러나 경제위축과 국민고통은 더 심해지고, 그 바닥과 끝을 우리는 아직 모릅니다. 셋째는 기존의 난제들입니다. 격차의 확대, 청년층의 좌절, 저출생 고령화 같은 누적된 문제들이 코로나19 위기와 함께 악화 기미를 보입니다. 정부는 다른 분야에서 많은 성과를 냈지만, 이들 문제는 여전히 어렵습니다. 이제는 더 정교하고 강력한 접근이 필요해졌습니다. 넷째는 평화의 불안입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이후의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으로 우리는 모처럼 평화정착과 화해협력의 가능성을 꿈꾸었습니다. 실제로 군사적 긴장은 상당한 정도로 완화됐습니다. 그러나 상황은 다시 불안정해졌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반전을 모색해야 합니다. 그런 국가적 위기 앞에 여야가 따로일 수 없습니다. 21대 국회는 국난극복의 책임을 안고 출발했습니다. 국회가 시급히 할 일은 많습니다. 첫째, 경제를 회생시키고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신산업을 육성해 고용을 창출하며 청년층 등 국민께 희망을 드리기 위한 ‘경제입법’을 서둘러야 합니다. 둘째, 양극화를 개선하고 사회안전망을 확충해 약자를 더 두텁게 보호하기 위한 ‘사회입법’이 절박합니다. 셋째, 정치혁신과 권력기관 쇄신 등 지체된 개혁을 촉진할 ‘개혁입법’을 더는 늦출 수 없습니다. 넷째, 한반도 평화 진전에 힘을 모으며 여러 방법으로 지원해야 합니다. 다섯째, 정쟁을 멈추고 국민통합을 솔선하며 ‘일하는 국회’를 정착시켜야 합니다. 그렇게 되도록 민주당 원내지도부와 함께 야당의 협력을 얻으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특히 민생과 평화를 위해 여야가 소통하며 지혜를 모으는 가칭 ‘민생연석회의’와 ‘평화연석회의’를 구성해 가동할 것을 여야에 제안드립니다. 저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두 연석회의가 충실히 운영되도록 최대한 노력하겠습니다. 중첩된 위기 앞에 민주당이 거대여당으로 서 있습니다. 국민은 압도적 다수의석을 민주당에 주시면서, 그만큼의 책임을 맡기셨습니다. 민주당은 모든 역량을 결집한 최선의 태세로 위기를 이겨내야 합니다. 저도 열외일 수 없습니다. 지난달까지 저는 민주당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장으로서 위기대처의 책임을 분담해 왔습니다. 4개월에 걸친 활동을 통해 저희 위원회는 한국판 뉴딜을 보완했고, 장단기 입법과제를 정리했으며, 포스트코로나를 준비했습니다. 또한 저는 문재인정부 첫 총리로서 대통령님을 보필하며, 국정의 많은 부분을 관리했습니다. 지진 산불 태풍에 안정적으로 대처했고, 메르스 조류인플루엔자 아프리카돼지열병을 성공적으로 퇴치했습니다. 민주화 이후 최장수 총리와 전례 없는 국난극복위원장의 경험을 살려 저는 당면한 위기의 극복에 최선으로 대처하겠습니다. 국난극복의 길에 때로는 가시밭길도, 자갈길도 나올 것입니다. 저는 어떤 어려움도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위기 앞에 선 거대여당 민주당은 새로운 각오와 태세가 필요합니다. 첫째, 어느 경우에도 거대여당의 본분을 다하는 ‘책임 정당’이어야 합니다. 둘째, 모든 과제에 성과로 응답하는 ‘유능한 정당’이어야 합니다. 셋째, 국민과 역사 앞에 언제나 스스로를 낮추는 ‘겸손한 정당’이어야 합니다. 넷째, 내외정세와 지구환경, 인간생활과 산업의 변화를 직시하며 선제적으로 대응하도록 ‘공부하는 정당’이어야 합니다. 다섯째, 미래 세대에 희망을 드리고 신뢰를 받는 ‘미래 정당’이어야 합니다. 민주당이 그렇게 되도록 제가 당원 여러분을 모시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민주당은 정부와 전례 없이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해 왔습니다. 중첩된 위기는 당정협력의 새로운 강화를 요구합니다. 국난극복이야말로 당정의 시대적 책임이고, 그것이 문재인정부의 성공입니다. 국난극복과 문재인정부의 성공을 위해 민주당은 정부에 협조하고 보완하면서도, 때로는 대안을 제시하고 정부를 선도해 최상의 성과를 내는 ‘건설적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그 길을 열고 걷겠습니다. 그렇게 되도록 민주당의 역량을 키우고, 역할을 확대해 갈 것입니다. 그러면서 다음 세대, 그다음 세대의 민주당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수많은 지도자를 배출하고 민주주의를 발전시킨 자랑스러운 역사를 계승하고, 먼 미래까지를 내다보며 민주당을 혁신해 가겠습니다. 민주당은 역대 대표를 거쳐 이해찬 대표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혁신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저는 400만 당원, 100만 권리당원과 함께 민주당의 쇄신을 더 촉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저의 선친은 민주당의 이름 없는 지방당원으로 청년 시절부터 노년기까지 활동하셨습니다. 그 민주당에서 저는 20년 넘게 크나큰 혜택을 받으며 성장했습니다. 선친이 평생 사랑하신 민주당, 저를 성장시켜준 민주당에 헌신으로 보답하겠습니다. 그것이 저의 영광스러운 책임입니다. 감사합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80년대 민중미술이 본 2020년 대한민국

    80년대 민중미술이 본 2020년 대한민국

    동인 16인, 학고재 ‘그림과 말’ 기획 불평등과 차별·분단의 질곡 등 비판‘화가는 현실을 외면해도 되는가.’ 군부독재 아래 표현의 자유를 억압당하던 1980년, 이런 질문에 고뇌하던 미술인들이 모임을 결성하고 첫 창립전을 열었다. 민중미술의 시초가 된 ‘현실과 발언’ 그룹이다. 이들은 예술이 천상의 고고한 날갯짓이 아니라 부조리한 세상을 헤쳐 나가는 투박한 발걸음이란 명제를 스스로 입증하고자 애썼다. 그룹은 10년 만에 해체됐지만 동인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현실을 향한 발언을 멈추지 않았다. 올해 창립 40년을 맞은 ‘현실과 발언’ 동인들이 다시 모였다. 강요배, 김건희, 김정헌, 노원희, 민정기, 박불똥, 박재동, 성완경, 손장섭, 신경호, 심정수, 안규철, 이태호, 임옥상, 정동석, 주재환 등 16명이 참여하는 ‘그림과 말 2020’ 전시에서다. 서울 소격동 학고재 전관에서 열리는 이 전시는 이들이 1982년 덕수미술관에서 개최한 ‘행복의 모습’전 당시 발간한 회지 ‘그림과 말’의 정신을 돌아보며 기획됐다. 전시는 작가들이 선택한 1980년대 작품과 2000년대 작품 등 106점을 펼쳐 보인다. 민정기는 ‘1939년’이라는 같은 제목의 작품 두 점을 출품했다. 1983년에 제작한 석판화는 중일전쟁 당시 상황을 묘사한 것이고, 올해 완성한 작품은 인왕산 주봉 암벽을 그린 유화다. 암벽에는 일제가 새긴 ‘천황폐하 만세’, ‘소화 14년’ 등의 문구가 선명하다. 전시장에서 만난 민 작가는 “소화 14년이 1939년이어서 두 작품을 함께 걸었다”고 설명했다. 손장섭은 1980년대 민중미술 역작으로 꼽히는 ‘역사의 창’ 연작 가운데 광화문을 소재로 한 1981년 작품과 우리나라에서 가장 수령이 오래된 나무를 그린 2012년 작 ‘울릉도 향나무’를 내놨다. 그는 2000년대 이후 민중의 삶의 터전인 자연 풍경과 신목(神木)을 주로 화폭에 담아 왔다.기와지붕 위 망자의 붉은 옷이 나부끼는 신경호의 1980년 작 ‘넋이라도 있고 없고- 초혼’은 죽은 사람의 이름을 세 번 불러 넋을 불러들이는 전통 의식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5·18민주화운동 직후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그려진 이 그림은 “붉은 치마가 빨갱이 단체의 상징 깃발 같다”는 이유로 국가에 압류됐다가 20년 뒤에 돌려받았다. 불합리하고 모순된 현실에 거침없는 칼날을 들이댔던 혈기 왕성한 청년 시절을 공유한 이들은 40년 세월을 건너오며 각자의 예술관과 표현 방식을 심화하거나 영역을 넓히는 변화를 시도했다. 그럼에도 노원희, 성완경의 작품에서 보듯 불평등과 차별, 분단의 질곡이 엄존하는 2020년 상황에 대한 비판의 시각은 여전히 날카롭다. 박재동 작가의 말처럼 “누구나 무슨 말이든 하고 있는 지금, 그림은 무슨 말을 할 것이며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가”를 자문한다. 본관 전시장 안쪽 공간에 마련된 프로젝트룸에선 작가가 직접 기획한 현장 진행형 공동 작업이 매일 벌어진다. 박불똥은 화실을 꾸려 동료 작가의 초상화를 그리고, 임옥상은 흙 드로잉 작업에 관객을 초대한다. 전시는 오는 31일까지.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홍콩보안법 위반 시위대, 흉악범 취급하는 中

    홍콩보안법 위반 시위대, 흉악범 취급하는 中

    중국이 지난 1일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본격 시행하면서 전 세계의 우려가 하나씩 현실이 되고 있다. 홍콩 경찰은 보안법 반대 시위에서 체포된 이들을 흉악범과 동일하게 취급하기 시작했다. 홍콩에서 취재하던 외국 기자들도 단속을 우려해 철수를 검토 중이다. 일각에서는 “세계 최초로 지구인 전체를 대상으로 한 법률이 탄생했다”는 비난을 내놨다. 5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지난 1일 홍콩보안법 반대 시위 현장에서 남성 6명, 여성 4명을 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이들은 홍콩 독립을 주장하는 내용의 깃발이나 팻말을 들고 있었다. 체포 뒤 이들은 경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침과 머리카락 등을 통해 DNA 샘플을 채취당했다. 홍콩에서 DNA 샘플 채취는 살인이나 성폭행 등 중범죄 피의자에 대해서만 이뤄진다. 시위자 변호를 맡은 재닛 팡 변호사는 “경찰의 이러한 행태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토로했다. 가디언은 “홍콩에서 취재원들이 인터뷰를 사양해 언론 매체들이 가명·익명 처리를 고심하고 있다. ‘홍콩 독립’ 관련 구호는 아예 별표로 처리한다”고 전했다. 공영방송 RTHK는 홍콩 정부의 압박이 심해지자 시위 관련 기사에서 ‘해방’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았다. 홍콩이 누려 온 언론의 자유가 사라지는 상황이 실제로 나타난 것이다. 홍콩 민주화 시위를 취재해 온 외신 기자들도 홍콩을 떠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홍콩보안법에 따르면 외국인이 홍콩이 아닌 곳에서 보안법 저촉 행위를 해도 처벌될 수 있다. 일부 중화권 매체는 “전 지구인을 대상으로 하는 첫 번째 법률이 탄생했다”고 비아냥댔다. 이와 관련, 홍콩 민주화 인사인 조슈아 웡은 4일 EFE통신 인터뷰에서 “보안법이 시행돼도 홍콩에 남아 거리 투쟁을 이어 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9월 6일 입법회(국회) 선거를 언급하면서 “나는 아직 여기서 해야 할 역할이 있다”며 출마 의사도 밝혔다. 주홍콩 영국 영사관에 근무했다가 영국으로 망명한 사이먼 정도 “홍콩 망명 의회를 구성해 중국 본토와 홍콩 정부에 민주주의가 희생될 수 없다는 명확한 신호를 보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사설] 새로 구성된 통일·안보팀, 남북 교착상태 뚝심있게 돌파하라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박지원 전 의원을 국가정보원장에,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전 원내대표를 통일부 장관에 각각 지명했다. 서훈 국가정보원장은 이번에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로 임명했다. 한반도 긴장상태를 완화하기 위해서 남북관계를 힘있게 추진할 수 있는 새로운 인물들로 통일외교안보 라인을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상당부분 반영된 인사로 평가할 수 있다. 현 정부가 가용할 수 있는 모든 대북라인을 동원했다. ‘김대중 대통령의 영원한 비서실장’으로 널리 알려진 박 국정원장 후보자는 김대중 정부의 문화부 장관으로서 2000년 최초의 남북정상회담합의를 성사시키기 위해 ‘대북 특사’로 북한과 막후 협상을 벌인 특이 이력이 있다. 현 정부에서도 남북문제에 자문역할을 했고, 국정원에 대해서도 정통한 것으로 알려져 국정원장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후보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앞으로 정치라는 정(政)자도 올리지도 않고 국정원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며 국정원 개혁에 매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1987년 고려대 총학생회장이자 전대협 초대의장으로 6월 민주화운동을 주도했다. 지난해 여소야대의 지형에서 정의당 등 군소정당과 연합한 이른바 ‘4+1’체제로 선거법 개정과 고위공직자법죄수사처 설치 등 검찰개혁법안을 처리해 협상력과 돌파력을 인정받았다. 북한문제와 대북정책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여온 이 후보자는 관료나 학자출신 통일부 장관과 다른 돌파력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이 후보는 지명직후 “평화의 문이 닫히기 전에, 남북대화 복원이 시급하고, 남북의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 초대 국정원장으로 남북 해빙무드를 조성한 서훈 신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현재의 한반도 상황에 대해 신중하게 대응하되, 때로는 담대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면서 “특히 우리의 동맹인 미국과는 더욱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하겠다”고 말한만큼 4.27남북정상회담 이전으로 돌아간 남북관계를 풀기 위해 미국과의 협력도 포기하지 않으면서 과감한 정책들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남북관계는 2년간 누려온 화해 무드에서 자칫하면 대치 모드로 바뀔 수 있는 절체정명의 위기이다. 북한은 최근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비무장지대(DMZ) 초소에 대한 병력 투입 등으로 판문점선언과 9·19군사합의를 사실상 파기했다. 문재인 정부 후반의 외교·안보정책을 이끌 새로운 외교안보팀은 미국을 설득하면서 남북한 교착상태를 뚝심있게 돌파해 나가길 기대한다. 최근 문 대통령이 제안한 3차 북미 정상회담을 추진도 어려운 상황에서 실현가능 하도록 노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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