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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풍연 대기자 법조의 창] 김민석답지 못하다

    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의 버티기가 점입가경이다. 지난달 31일 예정된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은 뒤 여의도 당사에서 지금껏 농성을 하고 있다.12일 검찰의 구인집행도 무위로 돌아갔다. 김 최고위원이 표적수사 및 야당탄압을 이유로 구인집행에 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먼저 김 최고위원의 혐의내용을 보자. 지난해 8월과 올 2월 사업가 2명으로부터 불법정치자금 4억 5000만원을 받았다는 것. 공교롭게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과 총선을 앞둔 시점이어서 의혹을 살 만하다. 물론 그는 총선에 나가지 못했다. 당에서 비리전력을 들어 공천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돈의 성격이다. 검찰은 이를 불법정치자금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최고위원은 돈을 받은 점은 인정한다. 다만 개인적 채무이거나 순수한 목적의 후원금이라고 주장한다. 다른 정치인들이 돈을 받았다가 법망에 걸리면 흔히 쓰는 수법이다. 김 최고위원은 아직 젊다.1964년생으로 만 44세다. 그동안 쓰라린 경험도 했지만 스포트라이트를 더 받았다. 이력을 훑어보자.85년 서울대 총학생회장과 전국학생총연합의장을 지냈다.5공 중반기를 넘어 전두환 정권의 탄압이 심할 때다. 민주화운동으로 복역, 고초를 겪기도 했지만 96년 지역구(서울 영등포을) 의원 배지를 달아 화려하게 부상한다. 2000년 16대 총선에서는 재선에 성공했다. 젊은 기수로 여야는 물론 국민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여세를 몰아 2002년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를 거머쥐었지만 당시 한나라당 후보였던 이명박 대통령에게 패했다.16대 대통령 선거가 있던 그해 그는 민주당 노무현 후보 대신 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를 밀었다. 잘못된 선택이었다. 정치적 시련도 함께 찾아왔다. 각고 끝에 2004년 2월 민주당에 복당했다. 올 총선에는 나오지 못했지만 지난 7월 민주당 최고위원으로 재기의 기반을 마련했다. 김 최고위원이 어떤 수사(修辭)를 댄다 해도 돈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대한민국은 법치국가다. 공인이 법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법정에서 진실을 가리면 된다. 같은 당 박주선 최고위원은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서 3번 기소됐다가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도 멀리 본다면 법 절차를 따르는 것이 옳다. 앞으로 30년 정치를 할 수 있는 나이다. 소탐대실하지 않기를 바란다. 김민석다운 행동을 보여 줄 때다. poongynn@seoul.co.kr
  • [역사교과서 수정] 정부 정통성·남북관계 집중… 보수색 뚜렷

    [역사교과서 수정] 정부 정통성·남북관계 집중… 보수색 뚜렷

    교육과학기술부가 30일 발표한 고등학교 한국근현대사 교과서(6종)에 대한 수정권고안은 교과서포럼이나 대한상공회의소 등 보수진영의 의견을 상당부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미 이명박 정부 들어 ‘좌편향’ 논란이 제기되면서 예상된 것이지만, 현재 역사교과서가 중립적이지 않기 때문에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정부 차원의 판단을 공식적으로 확인한 셈이다. ●집필진 수정 102건은 그대로 수용키로 교과부는 교과서 수정에 대한 기본방침으로 크게 두 가지를 꼽았다.▲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저해하는 내용이 담겨서는 안 되며 ▲교과용 도서 검정제도의 취지를 존중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16일 국사편찬위원회에서 넘겨받은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교과부가 검토한 각계의 수정요구안은 모두 253개 항목이다. 이 가운데 ▲이승만 정부의 정통성을 폄하한 부분 ▲남북관계를 평화통일이라는 한 가지 잣대로만 서술한 부분은 교과서 집필진이 ‘자체수정’(102건)하기로 결론을 냈다. 출판사측이 수정을 하겠다고 이미 통보해왔고, 교과부도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수정권고 55건중 금성출판사 38건 나머지 ▲8·15 광복과 연합군의 승리에 대해 부정적으로 기술한 부분 ▲미·소 군정과 관련해 학습자를 오도한 부분 ▲분단의 책임을 대한민국에 전가한 부분▲대한민국을 민족정신의 토대에서 출발하지 못한 국가로 기술한 부분 ▲북한정권의 실상과 판이하게 달리 서술한 부분 등에 대해서는 교과부가 집필진에 대해 ‘수정권고’(55건)를 했다. 금성출판사 교과서가 38건으로 압도적으로 많고, 중앙교육진흥연구원 9건, 법문사·천재교육이 각각 4건씩이다. 구체적으로 ‘수출위주의 경제발전은 대외의존도를 크게 높였고, 제3세계 국가들과 대립을 불러일으켰다.’(금성·32쪽)는 부분과 관련해서는 “제3세계의 관계를 대립일변도로 서술하는 것은 지나친 표현”이라고 고치라고 권고했다.8·15 광복과 관련,‘연합군이 승리한 결과로 광복이 이루어진 것은 우리 민족 스스로 원하는 방향으로 새로운 국가를 건설하는 데 장애가 되었다.’(금성·253쪽).’는 대목은 “분단의 원인을 외인론으로만 해석한 서술은 오해의 소지가 있으므로 삭제 혹은 수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좌편향´→‘가치중립´ 용어로 교체 요구 해방 이후 미·소군정을 설명하며 미군 포고령과 소련군 포고문을 나란히 실은 부분(금성·257쪽)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방침인 포고령과 추상적인 포고문을 통해 미국과 소련의 정책을 이해하는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면서 “학습자 수준에 비해 난이도가 지나치게 높으므로 자료교체가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친일파 처벌은 거의 이루어지지 못하였으며, 민족정신에 토대를 둔 새로운 나라의 출발은 수포로 돌아갔다.’(금성·266쪽)는 항목도 “친일파 청산이 철저하지 못한 것은 안타깝지만,‘민족정신에... 수포로 돌아갔다.’는 것은 지나친 표현”이라고 못을 박았다. 박정희 정권과 관련한 항목인 ‘박정희 정부 아래에서도 독재정치에 맞선 장준하의 민주화운동은 계속되었다.(중략)그 결과 1970년대에는 ‘재야 대통령’이라는 이름을 얻기도 하였다.’(금성·289)는 부분에 대해서는 “객관적 근거가 불충분하므로 삭제가 바람직하다.”고 선을 그었다. 남북관계와 관련,‘2000년 6월에 개최된(중략) 남북공동선언을 발표하게 되었다.’(중앙교육진흥연구원·323쪽)는 “급변하는 남북한 관계의 변화를 고려하여 최근의 상황을 반영해 서술하라.”고 지적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평화문제硏 역대정부 통일정책 변천사 발간

    이승만 정부부터 이명박 정부까지 역대 정부의 통일정책을 분석한 책이 나왔다. ‘역대 정권의 통일정책 변천사’(평화문제연구소 발간). 저자인 신영석 평화문제연구소 부이사장은 이 책에서 분단 이후 우리 사회가 겪어 온 통일환경의 변화와 분단 극복의 노력을 총괄적으로 고찰했다. 신 부이사장은 “통일은 결국 다양한 의견과 주장을 가진 여러 집단의 총체적 의사가 결집되면서 분단의 높고 두꺼운 장벽을 뚫고 나가는 과정”이라며 “어느 주장이 옳고, 다른 주장은 그르다는 편가르기식 태도는 가장 반통일적인 자세”라고 지적했다. 저자에 따르면 힘대 힘으로 치닫던 남북관계에서 통일 논의의 싹을 틔운 것은 4·19혁명이다. 통일 논의의 자유화라고 할 정도로 다양한 주장과 제안이 쏟아졌다. 박정희 정부는 남북협상을 통해 일부 성과를 냈지만 정부가 통일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불신이 팽배했다고 신 부이사장은 지적했다. 군사정부 시절 통일논의가 다시 활성화된 것도 특이할 만하다. 신 부이사장은 “전두환 정부 시기 남북관계 및 대북·통일정책에서 적지 않은 진전과 함께 남북교류와 접촉이 시도됐다.”며 “6월 민주화운동을 통해 확산된 남북대화 촉구분위기 등에 따라 노태우 정부도 북방정책을 비롯한 각종 대북정책을 추진할 수밖에 없었다.”고 분석했다. 김영삼 정부에는 북핵 문제 대두와 김일성 주석 사망 등으로 대북정책이 냉·온탕을 오갔고, 김대중 정부 들어 냉전적 사고를 극복한 정책을 추진함으로서 한반도 분단 역사의 극복을 위한 일대 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노무현 정부 때는 북핵 문제의 진행에 따라 남북관계가 전진과 후퇴를 반복했다고 평가하고, 현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대선 공약을 중심으로 간략하게 서술했다. 평화문제연구소는 27일 오후 서울 세종호텔에서 출판기념회를 연다.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종교플러스] 31일 불교계 민주인사 합동천도재

    불교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준비위원회는 오는 31일 오전 10시 서울 달마사 대웅전서 ‘불교계 민주화인사 합동천도재’를 봉행한다. 불교계에 몸담았던 민주화 인사들을 추모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때 희생된 김동수씨와 민중불교운동연합의 안희대씨를 비롯해 고문으로 목숨을 잃은 박종철씨 등 10여명을 천도하고 유족들을 위로한다.
  • [사설] 사법부, 60년만의 ‘부끄러운 과거’ 반성

    어제 가진 사법부의 60주년 기념식은 의미가 작지 않다. 이용훈 대법원장이 불행했던 과거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2005년 9월 취임사에서 과거사 규명의 운을 뗀 데 이어 3년만에 깊숙이 머리를 숙였다.“권위주의 체제가 장기화하면서 법관이 올곧은 자세를 온전히 지키지 못해 헌법의 기본적 가치나 절차적 정의에 맞지 않는 판결이 선고되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뒤늦은 감이 있지만 미래를 향한 용기있는 자기반성으로 평가한다. 사법부는 유독 과거사 정리에 속도를 내지 못했다. 국민들도 권위주의 시절 사법부의 꼭두각시 놀음을 기억하고 있다. 정권의 입맛에 맞는 판결을 함으로써 당사자와 가족들에게 씻기 힘든 실망과 고통을 안겨줬다. 약자를 보호하고 사회정의를 구현하는 헌법상 책무보다는 ‘권력의 시녀’ 노릇을 하는 데 동조한 적이 적지 않았다. 이같은 사건들은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다. 민족일보, 인혁당 재건위, 민청학련, 광주민주화운동 사건은 일부에 불과하다. 그나마 재심을 통해 잘못된 판결을 바로잡아 다행스럽다. 지금까지 재심사유가 있는 사건 224건을 가려냈다. 사법부는 여기서 그치지 말고,‘부끄러운 과거’가 더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권력에 굴복한 ‘회한과 오욕의 역사’는 이제 접어야 한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사법부의 진정한 독립이 그것이다. 법관은 오로지 법률과 양심에 따라 판결해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의 신뢰를 쌓을 수 있다. 지금 권력의 외압은 없다고 본다. 다만 금력에서도 자유로운지 묻지 않을 수 없다.‘유전무죄 무전유죄’의 논란은 여전하지 않은가.‘전관예우’의 관행 역시 근절해야 한다. 현재와 미래를 개혁할 의지가 없는 과거청산 목소리는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다.
  • 인혁당 ‘사법살인’ 최대 치욕

    한국 사법 사상 가장 치욕스러운 순간으로는 지난 1975년 인혁당 재건위 사건이 꼽힌다. 학생운동 배후세력으로 조작돼 기소된 8명에게 대법원은 사형을 확정했고, 선고 20시간 만에 가족들도 모르는 사이 형이 집행됐다. 이 사건은 재심(再審)을 통해 2007년 1월에야 무죄 판결이 났다. 권위주의 시절 인혁당 사건처럼 고문으로 나온 허위자백 등이 증거로 인정돼 유죄 판결이 나왔던 경우가 꾸준히 확인되고 있다. 이용훈 대법원장이 26일 사과한 사법부의 부끄러운 과거는, 이렇듯 정치권력에 종속돼 인권을 외면한 판결들을 의미한다. 2005년 이 원장이 취임한 뒤 대법원은 1970∼1980년대 시국·공안 사건 판결 6000여건을 분석, 불법구금이나 고문 등 재심사유가 있는 224건을 추렸으나 공개하지는 않았다. 간첩사건이 141건, 긴급조치위반이 26건, 반국가단체구성이 13건, 민주화운동이 12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1975년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사건,1980년 아람회 사건,1985년 구미유학생 간첩단사건 등이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가 현재까지 재심을 권고한 24건으로도 사법부의 어두운 과거사를 가늠할 수 있다. 재심이 개시된 9건 가운데 민족일보 조용수 사건, 태영호 납북어부 사건, 납북 귀환어부 간첩조작 사건, 차풍길 간첩조작 사건 등 4건이 무죄로 나왔다. 진보당 조봉암 사건 등 15건은 재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이 원장의 사과가 연말에 발간될 ‘역사 속의 사법부’에 어떻게 반영될지도 관심이다. 개별 사건을 각각 언급하기보다 총론적인 내용이 담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부당한 판결을 유형별로 다룰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 원장은 과거 잘못을 바로잡는 방법으로 재심을 강조했지만 잘못된 판결로 범죄자 낙인이 찍히고 권리를 잃은 피해자에게는 재심 또한 힘겨운 과정이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이상훈 변호사는 “최소한 국정원이나 국방부가 구성했던 과거사위와 비슷한 조직을 법원도 만들어 피해사건과 당사자를 밝히고 재조사·재판결해야 한다.”면서 “법원이 피해 및 권리 회복에 적극 나서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홍지민 정은주기자 icarus@seoul.co.kr
  • “日 아소는 민족주의자 아닌 종속주의자”

    “日 아소는 민족주의자 아닌 종속주의자”

    “고이즈미와 아베, 후쿠다 전 총리 등은 ‘민족주의자’로 알려져 있지만 이는 정치적 수사일 뿐 실제론 일본 사회를 미국에 자발적으로 종속시키려는 ‘종속주의자’에 불과합니다. 아소 다로 차기 총리 역시 이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고이즈미 기점으로 대미 종속화 가속 일본 전문가인 개번 매코맥(71) 호주 국립대 명예교수는 24일 서울 한 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일본, 허울뿐인 풍요’‘범죄국가, 북한 그리고 미국’ 등의 저서를 펴낸 매코맥 교수는 신작 ‘종속국가 일본’(창비)의 한국어판 발간에 맞춰 서울에 왔다. 그는 고이즈미 체제를 기점으로 일본의 대미 종속화 경향이 가속화됐다고 진단한다. 정치, 경제, 안보 등 사회 전반에 걸쳐 미국의 요구를 무제한 수용함으로써 국가 전체를 신자유주의적, 대미의존적으로 개조하는 개혁을 7년간 추진해 왔다는 것이다. 그 결과 대내적으론 경제불황과 사회불안정을, 대외적으론 동아시아 지역에서의 국제사회 신뢰 하락이라는 악재들을 불러 왔다. 특히 최근 미국이 북핵 6자 회담 등에서 일본을 제치고 중국과 더 가까워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일본 정치권은 엄청난 충격에 빠졌다고 매코맥 코수는 설명했다. 그는 이런 맥락에서 이명박 정부의 한·미동맹 강화와 고이즈미식 개혁정책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일본은 전후 일·미 동맹을 통해 경제에만 집중할 수 있는 이득을 얻었지만 한국은 동북아 국제질서 재편 시기에 이미 쇠퇴의 길에 접어든 미국과의 관계에서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은 대미종속 극복할 경험 지녀 그러면서 “한국은 1987년 민주화운동을 통해 대미종속을 극복할 만한 역사적 틀을 만든 경험이 있는 만큼 신자유주의가 근본적인 위기를 맞은 지금, 이를 극복할 대안 체제를 모색하는 데 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은 대미의존도가 높고 미 군정기를 경험했다는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차별화되는 지점이 없지 않다. 그는 “고이즈미 전 총리는 조지 부시 미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항상 부시보다 짧게 말했고 새로운 발언을 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반면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은 나름대로 할 말은 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이는 한국과 일본의 대미 종속도 차이를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27일 지방직·선관위 시험 마무리 이렇게

    27일 지방직·선관위 시험 마무리 이렇게

    공무원의 꿈을 품은 7만여 7·9급 지방직·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수험생들의 하반기 공채시험이 이틀(27일) 앞으로 다가왔다. 수험생들은 내년부터 지방직을 비롯해 공무원 공채 인원이 큰 폭으로 줄어들 것을 우려하면서 올해 대규모로 치러지는 마지막 시험에 사실 사활을 걸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대한 긴장을 풀고 풀어본 유사 문제를 반복, 정리해 틀리지 않도록 재점검하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지방직 26대1, 선관위 673대1 경쟁 지방직 공채는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도 행정안전부가 처음으로 수탁 출제하며 광주·제주를 제외한 10개 시·도에서 일제히 치러진다. 이번 지방직 공채에서는 7급 95명,9급 925명 등 모두 1020명을 선발한다. 여기에 2만 7104명이 응시해 26.6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9급은 대부분 기술직이며 대구와 부산에서 각 92.3대1과 35.9대1로 경쟁률이 가장 높다. 70명을 뽑는 9급 선관위 공채에는 4만 7161명이 지원해 무려 673.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선관위 공통과목(국어·영어·한국사·행정학·행정법)이 지방직과 같아 행안부가 함께 수탁 출제한다. ●정부조직개편 등 쟁점 파악 주력 우선 국어는 ‘어문규정’을 최종적으로 정리해야 한다. 준말표기, 두음법칙에 따른 표기, 띄워쓰기, 사이시옷 표기 등을 꼼꼼히 봐두고 비교적 쉽게 출제되는 로마자와 외래어 표기도 틀리지 않도록 기억해 둔다. 배미진 강사는 “시험지를 받은 뒤 독해 지문이 몇개인지 파악해 소요 시간을 예측해야 제한시간 내에 풀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독해의 중요성은 영어에서도 빠지지 않는다. 안성호 강사는 “독해는 주제문 파악을 기본으로 하고 수동태·준동사·가정법을 반드시 정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국사는 1950년대 이후 헌정 변화사와 민주화운동, 통일정책을 유심히 봐둬야 한다. 신영식 한국사 강사는 “현대사를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시대별로, 유기적으로 내용을 파악하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행정법에서는 최근에 제·개정된 행정법령 부분과 중요 판례를 다시 살펴야 한다. 홍성운 강사는 “법령 등 공포 관련 법률, 질서위반행위규제법, 공공기관의 정보공개 관련법률, 인신보호법, 행정조사기본법,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설치운영법률 등과 여권의 사용제한 고시 관련 헌법재판소 판례 등 중요한 판례를 총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조직개편과 공무원연금개혁 등 현안이 산적한 행정학에서는 쟁점이 되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행정개혁에 대한 철저한 학습이 요구된다. 이명훈 강사는 “규제개혁, 정부조직개편, 민영화, 민간위탁은 다시 한번 봐두고 촛불집회와 같은 최근 행정개혁의 저항극복 방안에 대해서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올해는 국가공무원법 개정이 많아 관련 내용도 잘 봐둬야 한다. ●응시표 챙기고 옷은 가볍게 시험은 7급의 경우 오전 10시부터 120분,9급은 85분간 진행된다. 이에 따라 오전 9시20분까지는 반드시 입실해야 한다. 응시표와 신분증(주민등록증·운전면허증·여권), 컴퓨터용 흑색사인펜은 미리 챙겨 둔다. 이그잼 고시학원 관계자는 “전날 푹 자두고 시험장이 더울 수도 있으므로 옷을 가볍게 입고 가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합격자는 지방직의 경우 새달 31일, 선관위는 11월13일부터 해당 기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씨줄날줄] 심은경 대사/구본영 논설위원

    젊은 층을 중심으로 반미 정서가 본격적으로 번진 시점은 언제일까.5공 정권 출범과 광주민주화운동이 그 기폭제였을 듯싶다. 이후 일어난 효순·미선양 사건이 2002년 대선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지만…. 반미 감정과 함께 운동권에선 주한 미대사의 파워를 실제보다 과장하는 경향도 생겨났다. 이른바 민족해방파(NL)가 한국을 미 신식민지로 규정하면서 주한 미대사를 총독에 비유한 게 대표적이다. 그러나 작용-반작용의 법칙이랄까. 반미 정서가 팽배한 이후 부임한 미대사들이 종전보다 한국인의 정서에 다가서려는 노력을 더 많이 기울인 것도 사실이다. 주한 외교관이나 고위 미군 관계자들 중 한국 이름을 갖는 이들이 늘어난 게 그 방증이다. 이를테면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대사 재임 때 한덕(韓德)이란 한국 이름을 얻었다. 최근 퇴임한 버시바우 대사는 부부가 함께 박보우(朴寶友)-박신예(朴信藝)란 애칭을 가졌다. 미대사관 공보관을 지냈던 패트릭 리네한 신임 공보원장의 이내한(李來韓)이란 한국 이름도 재미있다. 캐슬린 스티븐스 신임 대사가 어제 부임했다. 역대 주한 미 대사중 첫 여성인 그녀의 한국명은 심은경이다.1975∼77년 평화봉사단으로 파견돼 영어교사로 재직했던 충남 예산중에는 아직도 ‘성명 심은경, 본적 애리조나’란 인사기록카드가 남아 있다고 한다. 버시바우 전 대사는 얼마 전 이임하면서 “아시아는 미지의 땅이었지만, 한국 친구들이 지한파로 변화시켰다.”고 토로했다. 그렇다면 한국인의 피가 절반 섞인 아들에다 부임하기 전부터 한국 이름까지 가진 ‘심 대사’야말로 친한파로서 확실한 요건을 갖춘 셈이다. 그러나 그녀는 미 의회 인준과정서 호된 시련을 겪었다. 전환기 한·미 관계를 이끌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없지 않았던 모양이다. 한국통인 돈 오버도퍼 존스홉킨스대 교수가 “대사로 부임하는 순간 시니어가 된다.”는 덕담을 던지긴 했지만. 한국에 대한 심 대사의 애정이 지난 10년간 삐걱거리던 한·미 관계가 ‘21세기 전략동맹’으로 발전하는 데 순기능을 하길 빌 뿐이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서울광장] ‘사회적 자본’을 아시나요? /함혜리 논설위원

    [서울광장] ‘사회적 자본’을 아시나요? /함혜리 논설위원

    세계은행은 ‘국부는 어디에서 오는가’라는 보고서에서 한 나라의 국부(國富) 창출에 있어서 핵심 중 핵심 역할을 하는 것은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회적 자본의 국부창출 기여도는 선진국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경우 81%에 달했다. 반면 후진국과 중진국은 50%,68%에 불과했다. 각 국가의 국부 수준 차이가 결국은 사회적 자본의 수준차에서 비롯된다는 얘기다. 자연자본·생산자본과 함께 국부를 창출하는 3요소로 꼽히는 사회적 자본은 물적·인적 자본과 대별되는 무형의 자산이다. 사회 구성원간의 신뢰, 법과 질서를 준수하는 시민의식, 기업윤리 등 사회가 공유하는 가치와 규범을 가리킨다. 지난 2000년 브라질에서 열린 세계경영경제학회에서는 신뢰성, 진실성, 단결성, 개방성을 사회적 자본의 4대 구성요소로 꼽았다. 실체는 없으나 민주주의 발달과 경제성장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것이 여러 학자들에 의해 검증되면서 사회적 자본은 21세기 국가경쟁력을 가늠하는 잣대가 되고 있다. 국격(國格)이나 국가 매력지수와도 직결된다. 우리나라 사회적 자본의 현주소는 어떤가. 세계은행이 조사한 국민 1인당 사회적 자본 순위에서 한국은 세계 118개국 중 26위에 머물렀다.OECD 국가 평균 사회적자본의 크기는 1인당 35만 3339달러인 데 비해 우리는 10만 7864달러로 선진국의 3분의1에 그치고 있다. 서울대 국제대학원 문휘창교수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한국은 선진화지수에서 OECD 30개 국가를 포함한 세계 주요 40개국 중 종합 30위에 머물렀다. 우리가 세계 13위의 경제대국이면서도 왜 선진국으로 대접받지 못하는지 이들 통계들이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우리의 사회적 자본은 경제적 성장이나 민주주의 발달 정도에 비해 지나칠 정도로 취약하다.1970,80년대 개발시대를 거치면서 경제는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80,90년대 민주화운동 덕분에 민주주의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다. 그러나 사회적 자본은 그에 걸맞게 축적되지 못했다. 이러한 불균형의 결과는 우리가 날마다 겪고 있는 그대로다. 불법시위가 난무하고 떼법이 판을 친다. 뇌물이 횡행하고 목소리 큰 사람이 득세한다. 법을 준수하는 사람이 오히려 바보 취급을 당한다. 이로 인한 사회적 부담도 만만치 않다. 사회적 자본의 취약성이 우리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선진화에 매진하겠다고 다짐했다. 선진국 진입을 위해서는 사회적 자본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시급한 것은 신뢰의 구축이다. 법과 질서를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도 정치권과 정부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다. 아무리 좋은 법과 정책이라도 국민들이 믿고 따르지 않으면 실효를 거둘 수 없기 때문이다. 신뢰의 부재가 얼마나 치명적인 결함으로 작용하는지는 지난 몇달간 눈으로 똑똑히 확인했다. 정부가 발표하는 정책이나 해명에는 누구도 귀를 기울이지 않았고 오히려 괴담과 설(說)이 영향력을 발휘했던 것도 모두 신뢰의 부재에서 비롯된 것이다. 물론 신뢰는 하루아침에 구축되는 것이 아니다. 벽돌을 쌓듯이 진정성을 담아 차곡차곡 쌓아야 한다. 리더십의 출발은 믿음이다. 믿음이 소망·사랑보다 앞서 있는 이유를 헤아려야 한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태권도 보급하며 저지른 죗값 치를 것”

    국제태권도연맹(ITF)을 창설한 고(故) 최홍희 장군의 아들인 최중화(54)씨가 8일 한국을 떠난 지 34년 만에 귀국했다. 최씨는 이날 인천공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내가 태어난 조국, 꿈에 그리던 대한민국에 오게 됐다. 부친께서 갈망하시던 소원을 성취해드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북을 포함해 태권도를 보급하면서 잘못을 저지른 것이 있다. 죗값을 치러야 할 것이고, 오해도 풀어야 된다.”고 말했다. 최씨는 부친이 1972년 박정희 정권과의 불화로 캐나다에 망명을 하자 74년 캐나다로 이민, 활동해 왔다.2002년 부친이 숨진 뒤 북한의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총재를 맡은 ITF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별도 조직을 만들어 2003년부터 총재를 맡아왔다. 다음은 일문일답.▶그동안 어떻게 지냈나.-80년대 부친이 ‘이북도 우리 민족이고 태권도를 모르면 안 된다.’며 태권도시범단을 구성해 방문했고, 나도 그 중 하나였다. 이후 이북과 계약을 하고 사범교육을 했지만 83년부터 이북 자체에서 교육하겠다고 했다. 이후 약 2년간 더 머문 뒤 83년 동유럽으로 나와 태권도를 보급했다.97년 ITF 사무총장으로 임명됐고,2001년 총회에서 총재로 당선됐다.▶전두환 전 대통령이 캐나다를 방문할 때 암살을 모의했다는데.-당시 광주사건(5·18 광주민주화운동)이 캐나다에 상세히 보도됐다.20대였던 나는 국민들이 당한 것을 보고 저지시키고 싶었다. 그런 와중에 이북으로부터 누구를 소개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이북에서 만든 사건에 내가 본의 아니게 관여된 것이다.▶간첩 혐의가 불가피한데.-해외에서 해당기관과 여러 차례 얘기가 있었다. 의문이 있으면 시원히 말씀드릴 준비가 됐다. 그래서 왔다.▶장웅 계열 ITF가 노동당 통일전선부 전위조직이라고 주장했는데.-전세계 ITF가 이북(계열)은 아니다. 이북이 ITF 이름을 도용한 것이다. 세계태권도연맹 사람들이 잘 파악해서 이북과 태권도를 상의할지, 아니면 더 큰 ITF와 할지 결정해야 한다. 장웅 측 사범들이 어떤 임무를 받고 나가는지 알아야 한다. 진짜 사범인가, 도복 입은 공작원인가.영종도 연합뉴스
  • 美언론 “북한에도 한류바람이 분다”

    美언론 “북한에도 한류바람이 분다”

    전 세계의 소식을 영어로 전달하는 VOA(Voice of America·미국의 소리)가 최근 북한에 불고 있는 한류(韓流) 바람과 그 영향에 대한 기사를 게재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VOA 의 서울 특파원 제이슨 스트로더(Jason Stroeher)는 “한류 열풍이 아시아 뿐 아니라 한국 문화에 대해 접근이 금기시 된 북한에까지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VOA는 최근 북한의 암시장에서 중국을 통해 몰래 들여온 한국 드라마와 음악 등이 담긴 비디오테이프·DVD 등이 공공연히 팔리고 있다고 탈북자 변난희씨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변씨는 인터뷰를 통해 “북한의 TV방송 및 라디오에는 조국과 지도자를 찬양하는 프로그램만 있을 뿐 소시민의 일상과 인간관계를 다룬 내용은 거의 없었다.”면서 “몰래 들여온 한국의 드라마를 접한 나와 다른 사람들은 화면 속 그곳(한국)의 모습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 사람들은 방송이나 라디오를 통해 세뇌교육을 철저히 받는다.”면서 “때문에 한국 드라마를 접하기 전까지는 한국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었는데 그걸 본 뒤로는 마음이 바뀌었다.”고 밝혀 북한 주민들에게 끼친 한류의 영향을 짐작케 했다. 북한민주화운동본부(NK Gulag)에 있는 또 다른 탈북자 박씨도 “이미 많은 사람들의 한국의 TV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나도 그들 중 하나”라면서 “한국 시민들이 독재 정부와 싸우는 내용의 드라마를 보며 북한의 현실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북한 전문학자 브라이언 마이어스(Brian Myers)는 “북한의 모든 미디어는 한국 사람들이 김정일 체제를 부러워하는 것처럼 말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미 북한 사람들은 한국의 영화와 TV, 쇼 등을 통해 북한 미디어의 주장이 틀렸다는 것을 알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헌법재판소 창립 20돌] 위헌 결정 500건… 국민기본권 지킴이로

    [헌법재판소 창립 20돌] 위헌 결정 500건… 국민기본권 지킴이로

    헌법재판소(소장 이강국)가 1일로 창립 20주년을 맞는다. 헌재는 현대사의 질곡을 겪은 끝에 탄생했다.5·16 군사 쿠데타가 없었다면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기 위한 최후의 보루로서, 헌재가 일찌감치 모습을 드러냈을 것이다.1960년 4월 첫 제정된 헌재법은 한달 만에 일어난 군사 쿠데타로 사장됐다. 비상설기구인 헌법위원회나 대법원이 위헌법률 심판 등을 맡기도 했으나 성과는 미미했다. 1987년 민주화 물결로 현행 헌법이 만들어지며 헌재 설치가 다시 추진됐고, 이듬해 9월1일 헌재법 공포로 마침내 헌재가 문을 열었다. 한편 헌재는 창립 20주년 기념으로 1∼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세계헌법재판소장회의를 연다. 미국·영국·독일·일본·스페인·몽골 등 30개국과 베니스위원회·유럽헌법재판소회의 등 지역협의체 6곳이 참여해 헌법재판과 입법·행정·사법권,21세기 헌법재판의 새로운 도전 등을 논의한다. 한 교수는 헌법재판소에 대한 책을 쓰며 ‘그 순간 대한민국이 바뀌었다.’라는 제목을 달았다. 헌재의 역할을 함축적으로 드러낸 구절이다. 헌재는 그동안 1만 5663건의 사건을 심판해 500건에 대해 위헌 결정(헌법불합치·한정위헌·한정합헌 포함)을 내렸다. 그만큼 헌재는 우리 사회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1991년 언론의 강제사죄광고 위헌 결정 한 연예인이 1988년 언론사를 상대로 명예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과 사죄광고를 요구하며 소송을 냈다. 언론사는 “사죄광고는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1991년 4월 헌재는 “양심의 자유는 윤리적 판단에 국가가 개입해서는 안 되는 내심적 자유는 물론, 국가권력에 의해 외부에 표명하도록 강제받지 않는 자유까지 포괄한다.”며 위헌 결정했다. 헌재는 1992년 1월 신체구속된 사람이 수사관 개입 없이 변호인과 자유롭게 접견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미결수용자의 변호인 접견에 교도관이 참여하도록 한 행형법이 위헌이라고 결정한 것. 이는 인신보호를 위한 무죄추정 원칙과 진술거부권 및 변호인의 도움을 받을 권리에 대해 직접적 효력을 명시적으로 인정한 첫 사례로, 국내 인권사에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 한때 우리 영화계는 흥행보다 검열을 먼저 걱정해야 했다.1989년 5·18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오! 꿈의 나라’와 해직교사 문제를 다룬 ‘닫힌 교문을 열며’를 사전심의 없이 상영했다는 이유로 기소된 제작자들이 헌소를 냈다.1996년 10월 헌재는 “언론·출판의 자유에 대해서는 검열을 수단으로 한 제한은 허용되지 않는다.”며 영화계의 손을 들어줬다. ●1997년 동성동본 금혼법 불합치 결정 1997년 7월 헌재는 동성동본 혼인을 금지한 민법 조항에 대해 유림이 주장하는 유전학적 문제가 확인되지 않았음을 근거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앞서 한시적인 특례법으로 4만 4800여쌍의 동성동본 부부가 법률적인 부부가 되며 구제받았지만, 여전히 혼인 생활이나 자녀 교육에서 고통받는 동성동본 부부가 많았다. 헌재 결정으로 20만쌍의 동성동본 커플이 오랜 관습의 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1999년 12월 헌재는 공무원 공채시험 때 제대군인에게 과목별로 만점의 5∼3%를 가산토록 한 제도가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여성과 신체장애를 가진 남성 등의 평등권과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제대군인 가산점 제도는 폐지됐지만, 현재까지 정치적인 쟁점이 될 정도로 뜨거운 감자로 남아 있다. 2005년 2월 헌재는 호주제도에 대해 “혼인과 가족생활에서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규정한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며 6대3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유림단체의 반발과 여성단체의 환호가 엇갈리는 가운데 양성평등이 진일보하는 분기점이 됐다. 그 여파로 올 1월부터 호주제 대신 가족관계등록법이 시행됐다. ●2007년 재외국민 참정권 제한 불합치 결정 2007년 7월 헌재는 나라 밖 국민에게 참정권을 부여하는 결정을 내렸다. 선거권 또는 국민투표권을 행사할 때 주민등록 등 국내거주 요건을 요구해 대한민국 국적의 해외 영주권자가 참정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한 법률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것이다. 헌재는 2004년 5월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여부를 판단하기도 했다. 헌재는 이를 기각함으로써 당시 사회 분열과 갈등을 봉합했지만, 결정문에서 재판관들이 개별의견을 표시하지 않아 비판을 받기도 했다. 국회는 여론에 힘입어 개별의견 공개대상 사건을 ‘탄핵심판을 포함한 모든 사건’으로 확대하도록 헌재법을 개정했다. 그러나 국회도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에서 중립을 지켜야 하는 재판관들의 부담을 늘렸다는 지적을 면치 못했다. 한편 올 1월부터 모든 고소 사건에 대해 관할 법원에 재정신청을 할 수 있도록 개정된 형사소송법이 시행되면서 헌재의 심판사건 접수 건수가 크게 줄었다. 재정신청을 거친 불기소처분에 대해서는 그 이전부터 헌법소원을 인정하지 않았다. 홍지민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촛불 100일 (中) ] 진화하는 집회 문화

    [촛불 100일 (中) ] 진화하는 집회 문화

    촛불집회는 인터넷이 사회적 네트워크의 중요한 플랫폼으로서 우리 일상에서 역동적인 소통공간이 됐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다. 인터넷을 통해 개인과 집단간의 소통이 빨라지고 다양해졌으며, 이는 시민 참여 방식 자체를 크게 바꿔 놓았던 것으로 평가된다. 새로운 집회 문화가 탄생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전문가들은 IT(정보통신) 기술을 꼽았다. 집회 현장의 시민들은 디지털 카메라와 캠코더, 노트북, 와이브로(wibro)와 같은 무선 인터넷 기술로 중무장했다. 이로 인해 국내의 집회 상황이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에 실시간으로 방송되고, 해외에서도 촛불집회가 열리는 계기가 됐다. ●‘e-민주주의’ 가능성 열어 촛불집회에서는 참가자들이 직접 여론을 형성하고 확산시켰다. 촛불집회를 통해 새롭게 나타난 현상은 시민들이 현장에서 사진을 찍고 보도하는 ‘스트리트 저널리즘’이 등장했다는 것이다. 공동기획취재팀이 조사한 결과, 촛불이 점차 거세진 5월25일∼6월10일 개인방송 인터넷 사이트인 ‘아프리카’에서 생중계된 촛불집회의 누적 방송 개수가 1만 7222개, 누적 시청자 수는 775만명이었다. 우리나라 인구를 5000만명이라고 보면 15.5%에 달하는 숫자다. ‘아프리카’에서 촛불을 주제로 생방송을 했던 BJ(인터넷방송 진행자)들도 425명이었다. 포털사이트 생중계나 블로그,UCC 등에 문자가 게시글로 중계되는 것까지 합치면 대략 수천명의 시민 기자들이 집회 현장을 뛰어다닌 셈이다. 이들은 동영상, 댓글을 통해 인터넷 여론을 형성하는 데 앞장섰다.6월1일 ‘여대생 군홧발 동영상’은 촛불을 재점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날 ‘아프리카’ 시청자 수는 127만명을 기록했다.6월7일 72시간 연속집회,10일의 100만 대행진도 각각 56만명,70만명이 시청했다. 송경재 경희대 인류사회재건연구원 교수는 “스트리트 저널리즘은 IT기술의 발전을 발판삼아 기존 언론에 대한 시민들의 실망감이 반영돼 나타난 것”이라면서 “그러나 전문화된 기자가 아닌 탓에 편향적 시각, 감성적 이슈 주력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스트리트 저널리즘 편향적 시각등 부작용 낳아 사이버 커뮤니티는 스트리트 저널리즘이 생산한 정보를 확산시키는 역할을 했다. 여성 커뮤니티 사이트인 ‘마이클럽’과 ‘DVD 프라임’ 등 온라인을 통해 오프라인 집회 참석을 이끌어낸 사이버 커뮤니티는 총 20여곳에 달한다. 마이클럽의 ‘종알종알 연예계’ 게시판은 연예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곳이지만 27일 현재 이곳에서 ‘촛불’이란 단어로 검색을 하면 1만 2740개의 글이,‘광우병’으로는 6949개의 글이 검색된다. 요리 커뮤니티인 ‘82cook.com’사이트의 자유게시판 방문자 수를 보면 4월에 평균 2만∼3만명에 불과했던 것이 5월과 6월을 거치며 최대 22만명으로 급증한다.5월부터 게재되는 글의 90% 이상은 광우병과 촛불집회와 관련돼 있다. 또 회원들은 6월22일 커뮤니티 단독으로 100여명이 거리행진을 하면서 언론사를 항의방문하기도 했다. ●인터넷 통해 전세계 교민·유학생으로 확산 촛불집회는 인터넷이라는 네트워크를 통해 전세계 교민과 유학생들로 퍼져나갔다.6월1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텍사스대학 교정에서 촛불집회가 열린 데 이어 6월7일 뉴욕,6월11∼12일 미시간주 미시간 대학에서 촛불이 등장했다. 또 프랑스 파리(6월1일), 독일 베를린(6월1일·7일)·프랑크푸르트(6월7일), 호주 시드니(6월7일), 영국 런던(6월7일), 뉴질랜드 오클랜드(6월1일)에서 각각 촛불집회가 열렸다. 재미교포들은 성금을 모아 국내 일간지에 지지 광고를 게재하기도 했다. 조희정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상임연구원은 “이번에 나타난 촛불 네트워크의 연계성과 확산성은 기존 미디어와는 다른 속도의 차이를 확인해줬다.”면서 “이런 속도와 촘촘한 네트워크가 촛불 집회의 실질적인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이원태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촛불집회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뛰어넘는 컨버전스(융합) 시대의 새로운 시민참여 사례”라고 말했다. 류석진 서강대 교수는 “약한 연대에 바탕을 둔 네트워크형 사이버 커뮤니티의 등장은 향후 새로운 직접 ‘e-민주주의’의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진단했다. 공동기획취재팀 ■ 네이버와 다음 어떻게 달랐나 21일 시청… 31일 3시 경복궁… ‘다음’ 시간관련 검색어 자주 등장 촛불집회 기간동안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 이용자와 다음 이용자 는 미묘한 차이를 드러냈다. 촛불집회와 관련된 검색어 총량에 있어서는 네이버가 많았지만 특정 검색어에 대한 검색 기간은 다음이 길게 나타났다. 무엇보다 네이버 검색어가 단어 중심인데 반해 다음은 문장 중심이어서 네이버보다 검색어 길이가 길었다. 다음에서 ‘주저앉은 소’,‘공영방송 힘내세요.’,‘세종로 모래 부족’ ‘폭력 경찰 물러가라’ 등 문장 중심의 검색어들이 인기 검색어 순위에 올랐다. 또 다음에는 시간 관련 검색어가 많이 등장했다.‘21일 시청’ ‘22일 촛불시위’ 뿐 아니라 ‘3시 경복궁’ ‘오늘 3시 경복궁’ 등 시간 관련 검색어가 매우 자주 나타났다. 이는 실시간 집회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다음의 정보를 이용하는 경향을 반영한다. 검색어의 총량과 분포를 보더라도 네이버는 주요 촛불집회를 전후로 매우 높게 집중적으로 검색어가 분포돼 있는 반면, 다음은 꾸준히 관련 검색어가 랭크돼 있고 기간도 네이버보다 15일 정도 길다. 검색어 순위 가운데 촛불집회 관련 검색어가 1위를 한 경우를 조사한 결과, 네이버는 ‘김밥할머니 폭행’ ‘여고생 실명’ ‘여중생 폭행’ ‘서강대녀’ ‘광우병 시위’ ‘김지하’ 등이 1위를 한 적이 있는 검색어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다음은 ‘어느 의경의 눈물’ ‘정선희 사퇴’ ‘서강대녀’ ‘82쿡 닷컴’ 등이 1위를 했다. 특히 ‘서강대녀’가 두 곳에서 모두 1위를 한 검색어라는 점이 특이하고 촛불집회에서 압도적으로 인기를 받은 ‘고려대녀’의 순위는 모두 낮게 나타났다는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공동기획취재팀 ■ 문자·인터넷 등 네트워크형 운동 업그레이드 시대마다 달라진 촛불 1980년대가 민주화운동의 시대라면 2000년대는 촛불운동의 시대다. 그러나 2008년 촛불집회는 2002년 효순·미선 촛불집회와 2004년 탄핵반대 촛불집회와 다른 양상을 보였다. 가장 두드러진 차이점은 과거 촛불집회가 진보단체와 대학생들에 의해 주도된 반면 광우병 촛불집회의 선도세력은 중·고생이었다는 점이다. 2002년 촛불집회에서는 ‘지도부’가 집회의 모든 것을 통제하고 숫자를 헤아릴 수 없는 깃발이 시위대 중앙을 차지했다. 그러나 2008년에 이르러 촛불은 과거 경험이 더 이상 통용되지 않았다. 촛불집회는 온라인 발전과 연동하면서 진화를 거듭했다.2002년 촛불집회는 당시로서는 과연 얼마나 모일지도 의문스러울 정도로 파격적인 실험이었지만 부시 미국 대통령의 사과까지 이끌어냈다. 2004년 촛불집회는 전형적인 정치운동에서 출발했다. 인터넷 게시판 토론과 퍼나르기 등 네트워크 확산형 운동이 등장했다. 인터넷 패러디가 인기를 끌면서 유희적인 정치참여문화도 나타났다. 2008년 촛불집회는 한층 복합적이다. 초기에 쇠고기 수입반대와 재협상이라는 정책반대에서 출발했지만 점차 정권반대운동 성격도 갖게 됐다.2008년 촛불집회는 지도부의 역할이 제한적인 수평적인 네트워크 운동이다. 인터넷 토론으로 방향을 정하고 집회현장은 축제 분위기로 진행되기도 했다. 그러나 촛불집회는 1980년대 쇠파이프와 화염병,‘지랄탄’으로 뒤덮였던 ‘거리’를 대체했다는 것과 비장함이 지배하던 엄숙한 집회를 축제의 장으로 바꿨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송경재 경희대 인류사회재건연구원 교수는 “촛불 참가자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능동적인 존재”라면서 “집회를 축제와 소통의 공간, 민주주의 과정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바로 이 대목이 촛불의 진화가 어떻게 계속될지, 그리고 그것이 한국 민주주의에 어떤 의미가 될 것인지 주목해야 할 이유”라고 덧붙였다. 공동기획취재팀 ■ 최다 클릭인물 1위 이명박 대통령 2위 진중권 교수·3위 정선희씨 4위 정운천·나경원·김밥 할머니 촛불집회는 각종 사건 사고와 무수한 말들로 넘쳐났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를 통해 촛불집회 기간 동안 주목을 받았던 인물들과 사건을 알아봤다. 공동기획취재팀이 5월1일∼6월22일 53일간 인터넷 포털사이트 종합검색어 순위 30개 가운데 촛불집회와 관련된 검색어만 추출해 조사한 결과, 인물 검색어 순위는 이명박 대통령이 1위를 차지했다.53일간 검색어 순위에 총 24차례 등장했다. 이는 4월6일 다음 아고라에 올라온 대통령 탄핵 청원,6월6일 ‘촛불집회 배후’ 발언 논란,6월19일 특별기자회견 등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이 여론의 추이를 움직였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2위는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로 총 5차례 등장했다. 진 교수는 진보신당의 인터넷 생중계 ‘칼라TV’의 진행을 맡아 현장을 누비면서 누리꾼들의 주목을 받았다. 집회 현장에서 보수단체 회원에게 뭇매를 맞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3위는 진행하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촛불집회 관련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라 자진 하차까지 했던 개그우먼 정선희씨가,4위는 정운천 전 농림수산부 장관과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 집회현장에서 노점상 단속직원에게 폭행을 당한 ‘김밥할머니’가 동시에 올랐다. 5위는 ‘촛불집회는 천민민주주의’, 출국금지당한 누리꾼은 조폭이나 횡령배’등의 발언을 한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이 차지했다. 이 외에도 아내와 함께 촛불집회에 참석한 사진이 인터넷에 퍼진 탤런트 김뢰하씨,MBC ‘100분토론’에 출연해 화제가 된 ‘서강대녀’,‘고대녀’ 등의 인물이 5위를 차지했다. 최다 검색어 순위를 보면 1위는 이명박 대통령으로 관련 검색어가 24건에 달해 가장 많았다. 이 대통령은 전체 검색어의 21%를 차지했다.2위는 촛불 관련 검색어(16건)로, 구체적으로는 ‘촛불집회’,‘촛불집회 생중계’,‘아프리카 TV’,‘여중생 폭행’ 등이었다. 또 3위는 ‘광우병 증상’ 등 광우병 관련 검색어(10건)였다.4위는 ‘100분 토론’(7건)이 차지했다.100분 토론은 촛불집회 기간 내내 지속적으로 검색된 것이 특이했다.5위는 ‘진중권’(5건)이었다. 조희정 상임연구원은 “온라인에서는 주로 대규모 오프라인 집회기간에 맞춰 누리꾼들의 관심도가 높아졌고, 일상적인 관심보다는 언론 보도가 있거나 주요 사건이 일어난 경우에만 관심도가 급상승했다.”고 덧붙였다. 공동기획취재팀
  • 非철학자들 학문세계 철학언어로 성찰하다

    非철학자들 학문세계 철학언어로 성찰하다

    세계철학대회가 30일 서울대에서 개막했다.104개국 2500여명의 철학자들이 모였다.5년마다 열리는 세계철학대회는 외형상 ‘철학자들끼리’의 축제다. 그러나 실제 내용은 조금 다르다.‘그들만의 리그’를 넘어선다. 철학이 모든 학문의 공통언어임을 깨닫게 하는 독특한 논문들이 섞여 있는 까닭이다. 비철학자들이 철학의 언어로 자신의 학문을 성찰하는가 하면, 철학자들이 비철학자들의 사유를 철학의 텍스트로 끌어들인 논문들을 발표한다. ●“한국 전통춤은 사유하는 생명의 몸짓” 철학 전공자가 아니면서 철학으로 경계넘기를 시도한 대표적인 국내 학자는 세 명이다. 이애주 서울대 체육교육과 교수가 먼저 눈에 띈다. 이 교수는 ‘살풀이춤’으로 잘 알려져 있다.1980∼90년대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억울하게 죽은 이들의 넋을 달래기 위해 이 교수는 흰 베옷을 입고 너울너울 춤을 췄다.87년 6월과 7월 박종철·이한열 장례식에서 한 달 간격으로 췄던 살풀이춤은 이 교수 춤의 본질을 강렬하게 드러냈다. 이 교수가 4일 ‘춤과 마음’이란 제목으로 예술철학 분과에서 발표하는 글은 그가 추구하는 춤이 단순한 댄스가 아닌 ‘몸의 철학’임을 보여 준다. 이 교수는 “댄스가 겉모습 위주라면 나의 춤엔 내재적인 가치관이 깔려 있다.”면서 “한국 전통춤은 근육의 굽혀짐과 펴짐만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이 응축되고 삶의 지혜가 쌓인 사유하는 생명의 몸짓”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본래 춤은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면서 자연스레 드러나는 것으로 궁극적인 깨달음과 철학, 사상의 문제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면서 “세계철학대회 개최로 한국 사상에 관심이 집중되는 시기에 ‘움직이는 철학’과 ‘열려 있는 철학’으로서의 춤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에서 논문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면역학은 철학에 가장 가까운 자연철학”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성을 알리는 데 앞장섰던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두 편의 논문을 1일 자연철학(‘생물권 네트워크에서 생명의 개체고유성’) 분과와 3일 불교철학(‘복잡계 이론과 종교적 경험에서의 완전한 깨달음 구조’) 분과에서 각각 발표한다. 우 교수는 과학과 불교적 세계관의 접목을 시도해온 학자로 익히 알려져 있다. 그는 자신의 전공인 면역학을 철학언어로 풀어낸다. 우 교수에 따르면, 외부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신체반응을 연구하는 면역학은 철학에 가장 가까운 자연과학이다.‘나의 신체’가 환경과 관계를 맺으며 변화해 가는 현상은 근대철학에서 ‘나’의 개념이 선험적으로 결정되지 않고 오랜 시간을 거치며 정립되는 과정과 흡사하다는 것이다. ●“포퓰리즘의 정의 사람마다 달라 혼동” 20여년 전 ‘포퓰리즘의 이념적 위상’이란 논문으로 한국 학계에 포퓰리즘 논의의 씨앗을 뿌린 서병훈(한국정치사상학회장) 숭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학자로서 철학대회에 참여한다.5일 사회정치철학 분과에서 발표하는 논문 제목도 ‘포퓰리즘 대 포퓰리스트 민주주의’다. 서 교수는 포퓰리즘의 정의가 사람마다 달라 혼동을 일으키고 있는 현상을 지적하고,‘인민에 대한 호소’와 ‘선동적 정치인에 의한 감성자극 정치’로 포퓰리즘의 특성을 풀어낸다. 세 사람과 달리 철학자들이 비철학자를 철학연구의 대상으로 불러들인 경우도 있다. 한국철학사상연구회가 6일 사회정치철학 분과에서 개최하는 ‘한국 민주주의와 철학’ 발표회에서다. 이순웅 한국철학사상연구회 연구원은 리영희 전 한양대 교수를 ‘인간주의적 사회주의자’란 관점에서 독해(‘리영희의 인간적 사회주의에 대한 비판적 고찰’)하고, 이병창 동아대 철학과 교수는 시인 김지하 생명사상의 기원과 새로운 생태주의로서의 가능성을 탐구(‘한국 민주화운동과 김지하의 생명사상’)한다. 세계철학대회는 새달 5일까지 54개 분과 478개 세션에서 발표와 토론을 진행한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5월 영령들 곁에 묻히고 싶어요”

    “5월 영령들 곁에 묻히고 싶어요.” 5·18민주화운동 당시 외신 기자들에게 ‘광주의 진실’을 알렸던 50대 미국인이 ‘국립5·18민주묘지에 묻히고 싶다.’는 청원서를 보내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24일 5·18기념재단에 따르면 최근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한 의료 관련 연구회사 부회장인 데이비드 돌린저(55)가 재미 한국교포 오모(55·여)씨를 통해 자신이 죽으면 ‘5·18묘지’에 묻히고 싶다는 의사를 이메일로 전해왔다. ‘임대운’이란 한국 이름을 가진 돌린저는 28년 전 미국평화봉사단의 일원으로 전남 영암보건소에서 일하던 중 5·18을 직접 겪게 됐다. 1980년 주말을 맞아 영암에서 광주에 온 그는 비상계엄이 전국으로 확대됐던 5월17일과 18일 공수부대의 유혈 진압을 직접 목격한 뒤 근무지로 내려갔다. 그는 3일 후 석가탄신일을 이용해 다시 광주로 향했다. 그러나 광주는 공수부대가 활개치고, 시민들이 무장에 나서는 등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도시 곳곳에는 계엄군의 총검에 시민들이 쓰러지고, 취재하려는 외신 기자들도 속속 도착했다. 돌린저는 긴박한 상황 속에서 매일 일기 쓰듯 피로 물든 광주를 기록했고, 뉴욕타임스 등 외신 기자들의 ‘귀와 입’ 역할을 자청했다. 또 사상자들이 즐비한 전남대·기독교병원 등지를 돌아다니며 피해자들을 직접 인터뷰했고, 이같은 참상을 언론 매체 등을 통해 전 세계에 알렸다. 그는 ‘5월 항쟁’ 이후에도 “피해자들을 돕고 싶다.”며 1년 더 한국에 머문 뒤 1981년 미국으로 돌아갔다. 돌린저는 귀국 이후에도 매년 5월이 되면 직장 동료들에게 한국음식을 대접하고,5·18의 진실을 알리는 등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25돌인 2005년 5월엔 가족과 함께 ‘5·18묘지’를 찾아 참배하기도 했다.5·18기념재단 관계자는 “돌린저가 국가유공자가 아닌 만큼 5·18민주묘지에 묻히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광주시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구 묘역에 묻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2004년 ‘5월 광주’를 가장 먼저 알렸던 독일출신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71)는 광주시로부터 사후에 구 묘지에 신체 일부를 묻고, 기념비를 세울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아시아문화전당 건립 차질 우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건립 공사가 최근 착공됐으나 5·18 관련 단체들이 옛 전남도청 별관 건물의 원형 보전을 촉구하고 나서면서 사업 차질이 우려된다. 5·18유족회 등 4개 단체는 21일 “역사적 현장인 옛 전남도청 별관 건물 보존을 위해 최근 ‘공동대책위발대식’을 갖고, 본격적으로 철거 저지 투쟁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책위 관계자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기획단이 사업 내용이 결정됐다는 이유로 전남도청 별관 철거를 추진하고 있다.”며 “5·18민주화운동의 상징이자 사적지인 이 건물의 보존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5·18구속부상자회 회원들은 최근 이 건물의 보전을 촉구하며 천막 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도청 본관과 이어진 별관 건물도 5·18 역사적 공간의 한 부분”이라며 “이를 철거하겠다는 ‘추진기획단’의 계획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기획단측은 “문화전당의 주요 통로인 옛 도청 별관을 철거하지 않을 경우 기본설계 틀 자체를 변경해야 하기 때문에 5·18 관련단체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이에 따라 2012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건립사업의 차질이 우려된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국회 60년… ‘삭제된 발언’ 재조명

    올해로 제헌의회가 구성된 지 60년이 됐다. 국회 의사록은 이 의정사를 오롯이 담고 있는 핵심적인 자료다. 하지만 우리의 국회 속기록은 일반에 공개될 때 많은 부분이 삭제돼 있기 일쑤다. 과연 어떤 내용이 삭제됐고, 무슨 이유로 삭제됐을까? 17일 오후 10시에 방영되는 KBS 1TV 제헌절 특집 ‘국회 60년, 삭제된 역사를 복원하라’는 국회 속기록에서 사라진 발언들을 최초로 수집해 대한민국 국회의 역사를 조명한다. 국회기록보존소 서고에는 의정사를 고스란히 담은 국회 속기록 1858권이 보관돼 있다. 초대부터 17대까지 국회의 영욕이 스민 우리 현대사 연구의 보고인 것이다. 국회 속기록이 본격적으로 삭제되기 시작한 것은 박정희의 3선 개헌 이후부터. 이때부터 박정희 독재에 대한 저항의 기록이 살아남지 못하게 된 것이다. 유신치하 제9대 국회에서 사라진 대표적인 발언들은 ▲김대중 납치사건 관련 발언 ▲박정희 정권에 대한 비판 ▲긴급조치 철폐와 개헌요구 ▲군사, 국방관련 발언 등이다. 이 발언들은 삭제부호로만 남아 있다. 당시 독재에 맞섰던 대표적인 인물은 정일형 전 의원과 김영삼 전 대통령 등이었다.1974년 12월 박정희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한 정 의원의 발언은 국회 속기록에서 삭제됐다. 김 전 대통령은 1973년 9월 김대중 납치사건을 처음으로 언급하고 진상규명을 촉구했지만, 그 내용 역시 삭제됐다. 국회의원들의 발언이 가장 많이 삭제된 국회는 11대 국회였다. 당시 전두환 대통령의 심기를 거스르는 발언들은 속기록에서 살아남지 못했다.11대에서 사라진 발언은 모두 150건.12대에서 가장 많이 삭제된 내용은 광주 민주화운동 관련 발언이었다. 여소야대와 청문회로 기억되는 13대 국회에서는 권력비판 발언이 삭제된 경우는 현격히 줄어든 반면, 의원들의 상소리나 인신공격 발언 등이 주로 삭제 대상이 됐다. 이처럼 국회의원들의 발언은 2003년 국회법에 삭제 금지 조항이 신설되기 전까지 쉽사리 속기록에서 지워지곤 했다. 의원들에 따르면, 유신 때는 중앙정보부 요원들이, 전두환 정권 때는 안기부가 회의를 모니터해 사실상 삭제를 주도했다고 한다. 어느덧 ‘환갑’을 맞은 대한민국 국회. 독재와 군사정권을 비판했던 용기있는 발언들은 이제 엄연한 헌정사의 일부분으로 당당히 복원되고 공개돼야 할 것이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민선4기 중간 점검] 광주시

    [민선4기 중간 점검] 광주시

    광주시는 민선 4기 전반기 동안 놀랄 만한 성장을 거듭했다. 산업·수출·사회간접자본(SOC) 확충 등 지역경제 부문이 모두 두드러졌다. 특히 미래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광(光)산업도 뿌리를 내렸다. 지난 30여년 동안 산업화 과정에서 덧씌워졌던 ‘소비도시’라는 오명에서도 점차 벗어나고 있다. 수출은 2001년 31억달러에서 지난해말 100억달러를 넘어섰다. 경제 규모는 광역시 가운데 울산, 인천에 이어 세번째로 커졌다. 재정 규모는 1조 8000억원에서 2조 8000억원으로 몸집을 부풀렸다. 이 같은 성장은 여러가지 사정이 녹록지 않은 비수도권 내륙 도시로서 이뤄낸 성과라 더욱 빛난다. 다만 최근 추진했던 ‘2013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유치 실패는 ‘옥의 티’다. 광 산업은 미래 산업으로 확고한 위상을 구축했다. 섬유 등 전통산업이 사양길로 접어든 것과 대조를 이룬다. 광 산업은 첨단기술을 접목하면 응용 분야가 무궁무진하다는 점이 주목된다. ●광산업은 지역경제 견인차 시가 광 산업을 처음 지역특화사업으로 선정했던 2000년엔 ‘광 산업=탄광 산업’으로 오해될 정도였다. 하지만 그로부터 8년이 지난 올해말 2단계 육성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간에 국비 등 7800억여원이 투입됐다. 관련 업체도 초창기 190개에서 현재 302개로 크게 늘었다. 이들 업체 중 오이솔루션, 휘라포토닉스 등 10여개 업체는 이미 매출액 100억원을 넘어 고속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정부가 고유가 등에 따른 에너지 대책을 세우면서 이 분야도 날개를 달았다. 광주시는 최근 전등에 비해 빛의 효율이 월등한 LED(발광다이오드)산업을 집중 육성키로 한 ‘1530프로젝트’를 내놓았다. 2015년까지 공공시설 등 조명의 30%를 LED 제품으로 교체하는 게 주 내용이다. 정부와 대기업 등은 2012년까지 LED 조명 보급과 연구 기반조성 사업 등에 3조 4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광주시는 앞서 2005년∼올해말 첨단산업단지에 30만여㎡ 규모의 ‘LED 밸리’를 조성한다. 산단에는 조명시설 완제품을 생산하는 글로벌광통신 등 56개 업체가 입주해 관련 제품을 생산 중이다. 시는 또 광 분야를 자동차, 가전 등과 함께 ‘3대 주력산업’으로 키우기로 했다. 여기에 부품소재·디자인·금형산업 등 신기술 응용 산업의 융합을 통해 ‘광주 경제’를 이끌어갈 계획이다. ●내년 광주세계광엑스포 50개국 참여 ‘2009광주세계 광엑스포’가 ‘미래를 켜는 빛’이라는 주제로 내년 10월9일∼11월5일 열린다. 광 산업의 성과를 국내외에 알리고 비전을 제시하는 자리이다. 주제 전시와 산업 전시·컨퍼런스, 빛의 축제 등으로 구성된다. 빛을 이용한 과학기술 및 산업제품, 미래의 도시 등이 망라된다.50개국 200만명이 참가한다. 행사 기간에 열리는 국제광기술 콘퍼런스(IPTC)에는 국내외 저명 학자 등 400여명이 참가, 주제 발표와 광 선진국의 첨단기술 트렌드와 동향을 교류한다.‘국제광산업협의회(ICOIA)’와 ‘국제 빛의도시 연합(LUCI)’의 연차 총회가 각각 열리며 ‘광주 의정서’도 채택된다. ●2023년까지 문화중심도시 조성 아시아 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의 핵심 시설인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착공식이 최근 동구 광산동 옛 전남도청 자리에서 열렸다. 아시아문화전당은 12만 8000여㎡ 부지에 전체 면적 17만 8000여㎡ 규모로 건립되며,2012년 5월18일 문을 연다. 5·18민주화운동의 상징적 기념공간이 될 민주평화교류원을 비롯, 아시아문화(정보)원·문화창조원·아시아예술극장·어린이지식문화원 등이 들어선다. 이밖에 ▲문화적 도시환경조성 ▲예술진흥 및 문화·관광산업 육성 ▲문화교류도시 역량 강화 등의 사업도 추진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23년까지 민간자본 1조 7000억원 등 총 5조 3000억원을 투입해 이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광주시는 이와 연계한 문화산업 육성에 행정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PEN이 pen으로 철학을 고민한다

    PEN이 pen으로 철학을 고민한다

    ‘앙가주망(engagement)’은 ‘참여’를 뜻하는 프랑스어다. 프랑스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가 유행시켰다. 그는 ‘계약’‘서약’‘구속’의 의미를 갖던 단어를 ‘정치·사회참여’라는 의미로 확장·발전시켰다. 사르트르를 거치며 ‘낡은 앙가주망’은 실존의 한계를 뛰어넘는 인간의 자유행위와 책임에 관한 사상으로 새롭게 진화했다. ●실무자·사무실 없지만 사안 있으면 한목소리 전국철학자앙가주망네트워크(PEN·Philosophical Engagement Network)는 ‘한국의 사르트르’들이 모인 단체다. 엄밀히 말해 단체라고도 할 수 없다. 대표도 실무자도 사무실도 없다. 평소에는 아무 것도 안 하는 ‘실체 없는 조직’이나, 일이 터질 때마다 기동성 있게 결합한다. 집단적으로 모여본 적도 없다. 사발통문을 돌려 의견을 모으고 성명을 발표할 뿐이다. 그들 표현대로 ‘유목적’이다.PEN은 펜(pen)으로 발언하고 행동하는 철학자들의 자발적 네트워크인 셈이다. 전국에 흩어진 PEN이 또한번 머리를 모은다.‘미국산 쇠고기 논란’에 맞춰 성명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철학자들 사이를 매개하는, 스스로의 표현대로 ‘참여를 채근하는 사탄 역할’을 맡아온 김상봉 전남대 철학과 교수가 직접 성명 초안을 작성 중이다. 성명엔 쇠고기 사태로 불거진 폭력과 비폭력의 문제, 국가권력과 자본의 문제, 공기업 민영화 문제, 촛불의 향후 전망 등에 관한 전반적인 견해가 담길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의 핵심 화두는 공화국”이라고 정리했다. ●미국산 쇠고기 논란 관련 성명발표 준비 그는 “헌법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 한국사회는 잘 먹고 잘 사는 것 외에 공화국의 내용을 규정해 내지 못했다.”면서 “공공성에 기반한 공화국이 제대로 서지 않으면 민주주의도 껍데기란 사실을 철학자들이 꼭 짚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성명이 완성되면 다음주말까지 서명을 받아 발표할 계획이다. PEN은 철학의 시대적 사명을 치열하게 고민한다.PEN 결성은 지난 시기 선배 철학자들이 걸었던 철학의 길을 후배들이 뼈 아프게 반성하며 토해낸 결과물이다. 안호상(1대 문교부장관), 박종홍(전 서울대 교수), 이규호(25대 문교부장관) 등 한국 철학계의 거물들은 각각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독재정권을 정당화하는 이론적 토대를 놓으며 ‘철학의 정치시녀화’를 불렀다. 김 교수는 “과거 한국 철학계는 지나치게 서구이론에 몰입하며 현실에 무관심하거나 정치세력과 결탁해 권력의 첨병이 되거나 둘 중 하나였다.”면서 “우리 철학의 수치스러운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현실과 긴장하며 철학의 시대적 역할을 찾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4년 결성 이후 PEN은 송두율 교수 석방 호소, 이라크파병 연장동의 반대, 삼성 비자금 규명 특검제 도입 촉구, 중국의 티베트 유혈진압 규탄 등 큰 일이 있을 때마다 목소리를 냈다. 사안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으나 보통 200여명의 철학자들이 이름을 보탰다. ●선배들의 ‘철학의 정치시녀화´ 뼈아프게 반성 PEN엔 정파가 없다. 보수적 철학관을 가진 학자부터 진보적 철학자들까지 골고루 참여하고 있다. 동의하면 이름을 올리고 동의하지 않는 성명엔 이름을 뺀다.PEN은 입장에 따른 견해차를 불편하게 여기지 않는다.PEN이 공유하는 유일한 가치는 ‘공공적 이성과 양심’이다. 김 교수는 “철학자의 양심이야말로 정파를 뛰어넘는 힘이 있다.”고 단언한다.‘이성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형성된 상호 신뢰는 지난해 ‘전국대학철학과연합’(회장 배석원 경상대 교수)을 탄생시키는 동력이 됐다. 각 대학에 소속된 PEN 회원들이 주도해 ‘철학과다운 철학과를 만들자.’며 협회를 결성했고, 전국 대학 대부분의 철학과가 동참하고 있다. ●공유하는 가치는 ‘공공적 이성과 양심´ 한국 지식인운동은 시대별로 주도층이 바뀌는 특징을 보였다.1970∼80년대엔 문인들이 민주화운동의 선두에 섰고,87년 이후엔 역사학과 사회학 전공자들이 학회를 중심으로 사회 공론장에 개입했다. 김 교수는 현 시기 철학자들이 전면에 나서야 하는 까닭을 ‘총체성’이란 단어로 설명했다.“한국사회가 자꾸 벽에 부딪히는 건 지식인들이 큰 그림을 그려내지 못하기 때문”으로 “사회의 전체 지도를 그리는 작업은 ‘총체성의 학문’인 철학만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발로다. 김 교수는 전환기에 선 한국사회의 진로를 이렇게 표현한다.‘비판의 시대에서 형성의 시대로!’ 타도하고 부수는 것을 넘어 대안을 만들어 가야 할 때란 얘기다. 철학이 ‘형성’의 역할을 자임하는 데 PEN이 앞장서고 있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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