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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혜진 “CF 끊겨도 겁나지 않아요… 젊은 세대도 그날을 알아야죠”

    한혜진 “CF 끊겨도 겁나지 않아요… 젊은 세대도 그날을 알아야죠”

    친구들은 일찌감치 TV 드라마 주역으로 데뷔했다. 은광여고 동기 송혜교, 서울예대 동기 손예진이 그랬다. 여고시절 ‘얼짱’으로 소문났던 그는 더뎠다. 10여편의 드라마·영화에서 단역과 조역을 거쳐 2005년 ‘굳세어라 금순아’, 이듬해 ‘주몽’으로 대박을 터뜨렸다. 시청률 잘 나오는 작품을 하려고 1년 반을 고른 ‘떼루아’(2008)는 시련을 안겼다. 역대 SBS드라마 최저 시청률 톱5에 꼽힐 정도. “너무 부끄러웠다. 드라마가 부끄러운 게 아니라 잘못된 선택 기준이 부끄러웠다. 인기가 아니라 내공을 쌓아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목표를 바꾸니 시청률, 인기, 다른 배우와의 비교가 다 보잘 것 없었다.”(지난 10월 원더우먼페스티벌 강연 중) 그래서 택한 작품이 범죄스릴러 ‘용서는 없다’였다. 심지어 강력반 여형사 역할. 드라마로 데뷔한 20대 여배우들이 멜로나 로맨틱코미디로 충무로 연착륙을 노린 것과는 다른 행보였다. 1980년 광주에서 어머니와 아버지, 누이를 잃은 유가족들이 뭉쳐 연희동 ‘그사람’을 단죄하는 영화 ‘26년’(작은 사진)에 한혜진(31)이 캐스팅됐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 사람들은 또 놀랐다. 물론, 그는 ‘예쁜 척하는’ 역할을 맡은 적은 없었다. ‘굳세어라 금순아’에선 과부였고, ‘가시나무새’에선 고아에 미혼모였다. ‘제중원’에선 백정 출신과 사랑에 빠졌고, ‘주몽’의 소서노 역시 운명을 개척하는 능동적 캐릭터였다. “아픔이 있는 캐릭터에 묘하게 끌린다.”고 했다. 그래도 ‘26년’은 달랐다. 자칫 의식 있는(?) 배우로 낙인 찍히면 잃을 게 더 많다. 토크쇼 ‘힐링캠프’ 공동진행자로, 광고 모델로 잘나가고 있는 그가 민감한 소재 탓에 제작이 불투명한 영화에 왜 출연을 결심했을까. “2008년 (김)아중이랑 류승범 선배가 캐스팅됐다고 해서 기대를 많이 했는데 무산됐더라고요. 올 초에도 투자가 잘 안됐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그러다 진구씨가 캐스팅됐고, 여배우는 미정이란 기사를 봤죠. 나한테 왜 연락이 안 올까란 생각을 하다가 깜빡 잠들었어요. 낮잠에서 깨니 전화가 왔어요. ‘26년’ 시나리오가 들어왔다고. 소름이 쫙 끼치던걸요.” 처음 시나리오를 읽던 순간은 지금도 생생하다. “가슴이 뜨거웠어요. 평생 이런 작품을 만날 수 없을 것 같았죠. 조급했어요. 못 하게 될까 봐. 회사에서 시나리오를 건네주긴 했지만 정치적인 것에 연루되고 오해를 살까 봐 걱정된다고 만류했어요. ‘CF 안 해도 되냐’고도 했죠. 그래서 안 해도 된다고 했어요. 뭘 걱정하는지 알겠는데 안 무섭다고. 하하하.” 그는 1980년 광주를 겪지 못한 세대다. 캐스팅이 확정되고서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오월애’ 등 다큐멘터리와 ‘PD수첩’ 등 시사다큐를 찾아서 봤다. “솔직히 무지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뒤에야 자료를 찾아봤다. 너무 끔찍했다. 관련자료를 보는 내내 분노가 끓어올랐다.”고 했다. 한혜진이 맡은 심미진은 1980년 5월 계엄군 총에 어머니를 잃었다. 술독에 빠져 살던 아버지마저 연희동에서 분신자살을 했다. 국가대표 사격선수 경력을 살려 ‘그 사람’을 제거하는 거사에서 저격을 맡는다. 그는 “미진은 잃을 게 없어서 무서울 것도 없는 아이다. 얘가 왜 사격선수가 됐을까 생각해 봤다. 모든 여건이 미진이를 침묵하게 했다. 그래서 미진이가 한발, 한발 총을 쏘면서 세상에 하고 싶은 말을 토해내려 했던 건 아닐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4㎏이 넘는 개량 M16 소총을 분신처럼 다뤄야 하는 터라 크랭크인 전부터 사격훈련을 받았다. 조준과 격발 자세만큼은 제대로 하고 싶었다. 그는 “총에 모래주머니를 매달아 5분을 버티고, 또 10분을 버티는 훈련을 했다. 덕분에 승모근이랑 팔 근육은 지금도 남아 있다.”며 웃었다. 장면 대부분을 스턴트맨 도움 없이 직접 소화했다. 도로 한복판에서 ‘그 사람’이 탄 차량을 저격하려다가 총이 과열돼 폭발하는 장면을 찍을 땐 아찔했다. “스턴트맨이 할 줄 알았는데 감독님이 직접 하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내용증명 보낼 거예요’라고 흘겨보고는 제가 찍었죠. 나중에 액션배우 할까요. 하하하.” ‘26년’은 그에게 평생 남을 작품임에 틀림없다. “80년 광주만 아니었다면 건강하고 밝게 자랐을 미진에게는 슬픔과 함께 당차고 밝은 기운이 공존해야 했다. 혜진씨에게 그 느낌이 있었다.”는 제작사 청어람의 최용배 대표 말처럼, 한혜진은 더도 덜도 말고 미진이었다. 그는 영화가 관객에게 어떻게 읽히기를 바랐을까. “잊지 마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다시는 이런 일 있으면 안 되잖아요. 여태껏 살기 바빠서 관심 밖이었던 게 내내 죄송했어요. ‘살아도 살 수 없는 삶인 걸 아시잖아요’란 주안(배수빈)의 대사처럼 아직도 고통받고 괴로워하는 분들이 계세요. 세월이 흘러 잊히면 얼마나 아프고 고통스러울까요. 젊은 세대들도 그날을 알아야죠.” 한혜진은 지난달 2일 부친상을 당했다. 몸도 마음도 온전치 못할 텐데 ‘힐링캠프’ 녹화와 ‘26년’의 지방 인사, 인터뷰까지 강행군이다. “차라리 다행이에요. 짬이 나면 슬픔이 주체가 안 되는걸요. 아빠한테 꼭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아쉽죠. 막내딸이 하는 일이면 뭐든 기뻐하셨던 분이에요. 배우가 될 때도 그랬고, ‘26년’을 선택하고서도 가장 많이 응원을 해주셨어요. 담양에서 자랐고, 전남대를 나오셨어요. 보셨다면 자랑스러워하셨을 텐데….” 어느덧 데뷔 11년차다. 나이란 어떤 무게로 다가올까. 한혜진은 “여배우는 역시 서른부터”라며 웃었다. “20대에는 ‘주몽’처럼 대박이 나도 기쁜 줄을 몰랐다. ‘더 높이, 더 높이’ 위치에 대한 욕심만 냈다. 서른을 넘어서면서 여유도 생기고 기쁨도 누릴 수 있게 됐다. 예능이든 드라마나 영화, 강연이든 경험을 쌓고 싶다. 물론, 인기 욕심은 버렸지만 연기에 대한 갈증은 여전하다.”고 덧붙였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피해자에 화해 강요 그것은 또 다른 고문”

    “피해자에 화해 강요 그것은 또 다른 고문”

    “감히 영화를 볼 엄두가 나지 않아요. 영상만 봐도 다시 고문을 당하는 느낌이라…” 강용주(50) 광주 트라우마 센터장은 지난 3일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최근 개봉한 영화 ‘남영동 1985’를 차마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강 센터장은 1985년 구미 유학생 간첩단사건 연루자로 몰려 남산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에서 고문을 당했고 이 과정에서 거짓 자백을 해야 했다. 영화가 남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1980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 시민군 출신이기도 한 그는 대신 5·18 영화 ‘26년’의 광주 시사회를 주관해 당시 생존자들과 함께 영화를 관람했다. 화제작 ‘남영동 1985’와 ‘26년’의 교집합에 서 있는 그는 지난달 광주 서구 치평동에 문을 연 트라우마 센터의 운영을 맡아 국가폭력에 상처 입은 피해자들을 돕고 있다. 공권력 피해자를 위한 국내 첫 치유기관인 트라우마센터는 5·18 생존자와 가족 등에게 상담치료를 하는 곳이다. 보건복지부와 광주광역시가 7억 8000만원의 예산을 절반씩 지원해 운영 중이다. 개원 뒤 한 달동안 상담자 50여명을 만난 강 센터장은 “국가폭력을 경험한 이들의 영혼은 여전히 야만의 현장에서 한 발짝도 못 벗어나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광주항쟁 참가자들은 여전히 총을 든 군인에 쫓기던 기억에 고통스러워하고, 전기고문 피해자들은 고문받던 때가 떠올라 병원에서 심전도검사조차 받지 못한다고 한다. 강 원장은 “술에 취하거나 울분이 차 ‘내가 5·18 때 이렇게 싸웠어.’라고 말하는 것은 단순한 배설 행위 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내면의 고통과 아픔을 전문가와 상담하고 잘 짜여진 이야기로 풀어낼 때 치유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강 센터장은 “일부 정치권이나 사회가 ‘이젠 과거와 화해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또 다른 폭력”이라고 말했다. 역사적 진실규명 등도 없이 피해자에게 용서를 강요하는 것은 마치 깨진 손톱 위에 매니큐어 바르기를 바라는 것처럼 기만적 행위라고 꼬집었다. 피해자의 근본적 치유와 진정한 화해를 위해서는 국가폭력 가해자의 사과와 이들에 대한 처벌 등이 우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 정부는 유엔의 고문방지협약에 가입했지만 정작 협약 조항인 피해자 재활의무는 다하지 않는다.”면서 “국가가 공권력 피해자에 대한 치유와 명예회복 등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26년’ 누적관객 80만 돌파… 1위

    ‘26년’ 누적관객 80만 돌파… 1위

    5·18 민주화운동 유가족들의 복수극을 다룬 ‘26년’이 4주 연속 정상을 달리던 ‘늑대소년’을 끌어내리고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6년’은 지난달 30일부터 2일까지 66만 3705명(매출액 점유율 32.8%)을 보태 누적관객 80만 3187명을 기록했다.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가디언즈’는 27만 7164명(15.0%)으로 2위에 올랐다. 이미 600만 관객을 돌파한 ‘늑대소년’은 개봉 5주차 주말에 26만 5306명(12.8%)을 모아 3위로 두 계단 내려앉았다. 트와일라잇 시리즈 완결편 ‘브레이킹 던 파트2’도 22만 160명(10.7%)에 머물러 4위로 떨어졌다. 반전의 매력이 돋보이는 ‘내가 살인범이다’는 17만 6703명(9.1%)을 모아 5위에 올랐다. 개봉한 지 석 달이 다 돼 가는 ‘광해, 왕이 된 남자’는 5만 4190명(2.5%)으로 8위를 기록했다. 누적 관객은 1216만 7321명. 역대 한국영화 흥행 3위 ‘왕의 남자’(1230만여명)를 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정지영 감독의 ‘남영동1985’는 3만 1110명(1.5%)을 모아 9위에 올랐다. 누적 관객은 30만 5802명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민주화운동 보상 받았어도 손해배상 가능”

    민주화운동에 대해 보상(補償)을 받았더라도 정신적 손해에 대해 별도 배상(賠償)을 받을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재판부는 ‘보상’과 ‘배상’의 의미를 구분하며 보상금에 손실 배상이 포함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박정희 정권이 유신헌법에 반대하는 문인들을 간첩으로 몰아 처벌한 ‘문인 간첩단 조작사건’ 피해자와 유족들은 이번 판결로 6억 9600여만원의 위자료를 지급받게 됐다. 서울고법 민사16부(부장 최상열)는 김우종(82) 전 경희대 국어국문학과 교수와 소설가 이호철(80)씨 등 7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3일 밝혔다. 재판부는 “배상은 국가의 위법 행위에 따른 손해를 보전해 주는 것이고, 보상은 국가의 행위가 위법하지 않으나 그 과정에서 특별한 희생을 한 국민에게 손실을 보전해주는 것이라는 점에서 개념상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주화운동보상법상 ‘민주화운동과 관련하여 입은 피해’는 원고들의 소극적 또는 적극적 손해에 국한될 뿐 그들이 입은 정신적 손해까지 포함하는 것이라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원고들이 2003~2008년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지정돼 보상금을 받았기 때문에 정신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자격이 없다는 국가의 주장을 물리친 것이다. 김 교수 등은 1974년 1월 유신헌법에 반대하며 문인 61명이 발표한 개헌 지지 성명에 관여한 뒤 불법 연행됐다. 이들은 가혹행위를 당한 끝에 ‘반국가 단체의 위장지인 것을 알면서 원고를 게재했다’는 등 허위 자백을 하고 같은 해 10월 집행유예 확정 판결을 받았다.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장준하 실족사 목격 김용환 주장은 거짓”

    김대중 정부 시절 장준하 선생 타살 의혹을 조사했던 고상만 전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조사관이 ‘장 선생이 실족 추락사’했다는 목격자 김용환씨의 주장이 거짓이라며 당시 김씨의 진술 녹취록을 23일 근거 자료로 공개했다. 고 전 조사관은 26일 출간 예정인 저서 ‘장준하, 묻지 못한 진실’에서 1975년 8월 20일 장 선생 빈소에 나타난 김씨가 민주화운동가 문익환 목사, 계훈제 선생, 함석헌 신부, 장 선생 아들 장호권씨 등과 대화한 녹취록을 제시했다. 녹취록에서 김씨는 ‘장 선생이 하산하던 중 소나무를 잡고 내려오다 그 나무가 휘면서 실족 추락사했다.’, ‘휘는 나무를 옆에서 봤다.’고 밝혔다. 고 전 조사관은 김씨가 녹취록에서 이런 사실을 여러 차례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유일한 목격자인 김씨의 진술을 근거로 장 선생의 사인은 실족 추락사로 최종 정리됐다. 이 녹취록은 당시 문 목사가 김씨의 말을 기록으로 남겨야겠다고 판단, 대화를 카세트테이프에 녹음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 전 조사관은 30여년간 방치됐던 이 테이프를 민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음질을 복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 전 조사관은 김씨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그가 녹음테이프에 담긴 진술을 번복했다고 주장했다. 2기 의문사위 12회 조사에서 김씨가 “사실 저는 장준하 선생이 소나무를 잡는 것을 본 적이 없고 다만 그 지형으로 보아 장 선생이 소나무를 잡지 않고서는 그 단애 지점으로 내려올 수 없다고 생각해 장 선생이 소나무를 잡았다고 말한 것”이라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고 전 조사관은 “지금까지 알려져 온 것과 달리 김씨는 나무가 휘면서 추락하는 장준하를 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5·18이후 17년 투쟁으로 민주화 쟁취”

    “5·18이후 17년 투쟁으로 민주화 쟁취”

    1980년 5·18민주화운동의 발발, 과정, 이후의 민주화 투쟁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5월 항쟁사’가 한 권의 책으로 나왔다. 전남대 사회학과 나간채(64) 교수는 수년간에 걸친 취재와 연구자료 등을 토대로 최근 ‘한국의 5월운동’(한울)을 펴내고 오는 28일 출판 기념회를 갖는다. 저자는 5·18을 승리한 항쟁으로 전제하고, 이를 위한 모든 저항적 투쟁을 ‘5월 운동’으로 규정했다. ●5·18이 민주화 운동 흐름 주도 모두 519쪽으로 이뤄진 이 책은 5·18 과정을 담은 1부와 사회학적 의미를 되짚은 2부로 구성됐고, ‘민주·정의·인권을 위한 17년의 항쟁사’란 부제가 달렸다. 5·18 이후부터 진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명예회복 등을 통해 우리나라 민주화운동을 상징적으로 마무리 짓는 문민정부 말기(1997년)까지 17년 동안의 역사를 기록한 것이다. 1부(5월 운동의 진실)는 ▲광주항쟁의 최후 ▲절망과 두려움을 넘어 ▲암흑 속의 투쟁 ▲성장하는 저항의 힘 ▲고조되는 5월 공세 ▲대단원 등 치열한 저항투쟁의 사례로 구성됐다. 2부(5월 운동의 사회학)는 5월 운동의 상징과 개념 ▲내부 구조와 전개과정 ▲목표와 전략 ▲운동 주체의 형성과 발전 ▲해외 5월운동 ▲5월 운동의 결과 등 5월운동에 대한 사회학적 분석을 꾀했다. 나 교수는 이 책을 통해 5월 운동이 갖는 역사적 의의를 두 가지 관점에서 파악했다. 첫째는 5·18이 1980년대 이후 한국사회의 민주화운동의 중심에서 그 흐름을 주도해 왔고, 이를 통해 1987년 6월 항쟁과 군사독재 종식을 이끌었다는 것이다. 둘째는 ‘5월 운동’이 1946년 대구인민항쟁, 1948년 제주 4·3항쟁, 1979년 부마항쟁 등에서 겪어야 했던 민중의 비극적 좌절과 1986년 필리핀 인민항쟁, 1988년 버마(미얀마)의 민주항쟁, 1989년 중국의 톈안먼 항쟁 등 아시아 각국의 항쟁 패배를 뛰어넘어 ‘승리의 역사’를 만들었다는 점을 꼽았다. ●민주화·희망 공동체 회복으로 결실 나 교수는 “5월 투쟁은 민주화와 희망의 공동체를 되찾는 열매를 맺었다.”며 “이 책은 민주·인권 등 보편적 가치를 좇는 인간 역사의 값진 자산이란 생각으로 그 흔적을 모아 엮은 것”이라고 말했다. 시인 김준태는 추천사에서 “압제자에 대한 민중의 투쟁과 진실은 궁극적으로 승리한다는 역사관이 담겨 있다.”고 평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영화 ‘26년’ 마침내 베일 벗다

    영화 ‘26년’ 마침내 베일 벗다

    1980년 5·18 광주민주화 운동 희생자 유족들의 복수극을 그린 문제작 ‘26년’이 22일 언론 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이 작품은 현대사를 바탕으로 전직 대통령의 암살이라는 민감한 소재를 다루는 데다 수차례 제작이 무산되는 등 우여곡절 끝에 빛을 본 터라 안팎으로 관심을 모았다. 대선이 불과 한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최근 개봉한 ‘남영동 1985’와 함께 어떤 영향력을 불러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26년’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현대사에 대한 시대정신과 치밀한 복수 액션극이라는 오락적 요소 사이에서의 균형 감각이 돋보인다. 민주화를 요구하다가 계엄군에게 학살된 희생자 2세들은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권력을 얻은 학살의 주범인 ‘그 사람’에 대해 공분을 느끼고 역사적인 단죄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극을 이끌어간다. ●과감한 상상력 더한 ‘그 사람’ 향한 복수극… 29일 개봉 영화는 1980년 5월 광주의 비극을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하면서 시작된다. 이 장면을 통해 당시 가족을 잃은 주인공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밝혀지면서 자연스럽게 감정이 이입되는 효과를 일으킨다. 미술감독 출신으로 처음 연출에 도전한 조근현 감독은 “기존에 1980년 광주를 다룬 영화가 많은데 도입부에 애니메이션을 넣어 차별화하고 구체적으로 접근해 보다 많은 사람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오는 29일 개봉하는 영화는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 2세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조직 폭력배 곽진배(진구), 국가대표 사격선수 심미진(한혜진), 현직 경찰 권정혁(임슬옹) 등이 보안업체 대기업 회장 김갑세(이경영)와 그의 비서 김주안(배수빈)에게 학살의 주범인 ‘그 사람’(장광)을 타깃으로 한 극비 프로젝트를 제안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강풀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는 전직 대통령이 예우를 받으며 철통 경호를 받고 있는 난공불락의 요새인 연희동 저택의 침투 과정과 겹겹이 쌓여 있는 완벽한 경호를 뚫기 위한 주인공들의 다층적인 암살 계획이 탄탄한 스토리와 함께 전개된다. 여기에 뚜렷하고 개성적인 인물 캐릭터들도 눈길을 끈다. 거칠지만 정감 있는 성격의 행동대장 진배, 마음의 상처 때문에 한없이 차가워진 저격수 미진,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갈등하는 정혁 등의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묘사된다. 극초반 다소 이음매가 헐거운 부분이 있지만 주인공들이 결국 ‘그 사람’과 대면하는 클라이맥스 부분에서는 확실한 긴장감을 준다. 특히 연희동의 집단 결투 장면과 크레인에 오른 미진의 원거리 저격 장면 등은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전 감독은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이 사과를 스스로 하면 좋겠지만, 안 되면 단죄라도 받아야 한다는 것은 정치적인 의미를 떠나서 상식적인 것이 아닌가 한다.”면서 “대선을 앞두고 어떤 식으로든 좋은 의미로 작용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5년간 수차례 제작시도 번번이 무산 이 영화가 처음 제작 시도를 한 것은 지난 2008년. ‘29년’이라는 제목으로 배우들을 캐스팅하고 촬영 준비를 마쳤지만 촬영 열흘 전 갑자기 투자가 취소되면서 끊임없는 외압설에 시달렸다. 제작사인 청어람의 최용배 대표는 “당시 소문으로만 떠돌던 청와대 외압설이 실제로 있었다는 사실을 최근 알았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정치적으로 미묘한 시기에 개봉하겠다는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공교롭게 대선과 시기가 겹치게 됐다.”면서 “대중들이 역사적 실체에 대한 긍정적인 관심을 환기시키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26년’은 순제작비 46억원이 대기업이 아닌 개인 투자자로 이뤄졌고 그 가운데 7억원이 관객들이 제작비를 모으는 제작두레 방식을 도입해 주목을 받고 있다. 배급 역시 대기업 계열이 아닌 중소 배급사 인벤트 디를 통해 진행한다. 제작 과정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였다. 최 대표는 “광주 5·18 국립묘지에서 촬영을 하고자 유족 측의 동의를 얻었지만 관계 당국의 허락이 떨어지지 않아 결국 배우가 돌아가는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출연 배우들은 정치적인 선입견보다는 영화 자체의 본질에 관심을 더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4년 전 ‘29년’에 이어 ‘26년’에도 출연을 확정한 진구는 “이 영화는 선동용 영화가 아니라 오히려 아픈 과거를 잊지 말자는 내용으로 교육용 영화에 가깝다.”면서 “정치색보다는 오히려 슈퍼 히어로 영화 같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한혜진은 “이 작품이 운명으로 다가왔고, 유가족들의 아픔이 정치적으로 이용된다면 더 가슴 아픈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돌 그룹 ‘2AM’의 임슬옹은 “가장 현실적이고 색깔 있는 캐릭터로 그동안 갈고닦은 연기력을 펼쳐볼 수 있는 기회였고 또래인 10~20대 관객에게 당시의 역사적인 사실을 알려주는 영화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 사람’ 역의 장광은 “실존 인물이기 때문에 자료화면을 보면서 흡사하게 연기하려고 노력했다.”면서 “5·18과 8·15를 헷갈린다는 요즘 세대가 잊혀진 과거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화 관계자들은 최근 관객층의 주류로 떠오른 3040 관객들의 공감대를 자극할 만한 소재로 당시 복수극으로서 카타르시스 효과도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새로운 관객들에게 정치 의식을 심어주기는 힘들겠지만 30~40대에게는 잊혀진 과거에 대한 기억과 시대 의식을 충분히 일깨워 주는 영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틴 멍 터는 누구

    미얀마 양곤대학 경제학과 4학년 때 군사정부의 폭정에 항의하는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다가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1978년 12월 가족과 함께 미국 버지니아주로 망명했다. 이후 미 연방 하원의원 보좌관 등으로 일하면서 지난 34년간 미 정부와 의회 등의 도움으로 미얀마의 민주화 운동을 꾸준히 지원해 온 미국 내 대표적인 미얀마 민주화 운동가다. 미얀마 내 민주화세력과의 긴밀한 교신으로 미얀마 내 사정에도 정통하다. 1980년 그가 주축이 돼 메릴랜드주에 설립한 ‘재미 버마 불자 연합회’는 미 동부지역에서는 가장 먼저 세워진 미얀마 출신 정치적 난민 모임이다. 미얀마 정부는 지난 9월 테인 세인 대통령의 방미를 계기로 그의 이름을 ‘블랙리스트’에서 삭제했다. 이에 따라 내년에 그는 35년 만에 고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 DJ 3남 김홍걸 文캠프 합류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 홍걸씨가 12일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선대위에 합류했다. 김씨는 이날 문 후보의 중앙선대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돌아가신 어른의 뜻을 따라 한반도 평화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세력과 맞서 싸우는 민주당에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기 위해 나섰다.”고 말했다. 김씨는 선대위 내 국민통합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김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는 김씨의 선대위 합류를 만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동교동계 관계자는 “이 여사는 홍일, 홍업씨 등 형 2명에 이어 홍걸씨까지 아들 3명이 모두 정치에 뛰어드는 것에 대해 걱정했다.”고 전했다. 한편 광주민주화운동을 주도하며 5·18광주민중항쟁동지회 회장을 역임한 정상용 전 의원도 문 후보 선대위에 동참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大法 ‘강기훈 유서대필사건’ 20년 만에 재심 결정

    大法 ‘강기훈 유서대필사건’ 20년 만에 재심 결정

    대법원 1부(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1991년에 발생한 ‘강기훈 유서 대필 조작 사건’에 대해 검찰의 재항고를 기각하고 19일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한국판 드레퓌스 사건’으로 불리는 강기훈 유서 대필 사건은 민주화운동 후반부였던 1991년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의 총무부장인 강씨가 후배 김기설(당시 전민련 사회부장)씨에게 분신할 것을 사주하고 유서를 대신 써 준 혐의로 억울하게 옥살이한 사건이다. 검찰은 기소의 결정적 근거로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필적 감정을 제시했다. 강씨는 자살 방조 및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1994년 8월 만기 출소했다. 그러나 2007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는 “강씨는 김씨의 유서를 대신 쓰지 않았다.”며 이 사건에 대한 진실 규명 결정을 내렸고 국가에 사과와 재심 조치를 권고했다. 이에 서울고등법원은 강씨 변호인단의 재심 청구를 받아들여 2009년 9월 이 사건에 대해 무죄 취지로 재심을 개시했지만 검찰이 즉시 재항고하면서 사건이 대법원까지 올라왔다. 대법원은 이날 “재심 대상 판결 당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소속 문서 감정인들의 증언 내용 중 일부가 허위임이 증명되었다.”면서 “재심을 개시한 원심의 조치는 결과적으로 정당하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이 검찰의 재항고를 기각하고 재심을 개시함에 따라 강씨 사건은 서울고법에서 다시 심리가 진행될 예정이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오원춘 무기징역 등 성범죄 감형 말이 되나”

    19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법·서울중앙지법 등 국정감사에서는 성범죄에 대한 사법부의 ‘낮은 형량’ 선고가 도마 위에 올랐다. 김학용 새누리당 의원은 전날 무기징역으로 감형된 ‘수원 살인마’ 오원춘의 2심 판결과 관련, “법원이 국민 여론이나 사회적 분위기에 반하는 판결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사람을 갈기갈기 찢어 죽여도 사형이 안 되면 누구를 믿고 대한민국에 살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철래 새누리당 의원도 “인육 공급 목적으로 한 계획살인이 아니란 이유만으로 사형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을 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했다. 이에 김진권 서울고등법원장은 “담당 재판부도 많은 고심을 했을 것”이라면서 “법원장의 입장에서 개별 판결의 적정성 여부를 논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성범죄에 대한 양형과 구속영장 처리 등의 문제도 제기됐다. 김도읍 새누리당 의원은 “법관들이 양형 기준을 지키지 않는 비율이 가장 높은 범죄가 성범죄로 20.9%에 이른다.”고 했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32세 간호 조무사가 60대 여성 환자를 강간해 구속영장이 신청됐다가 기각돼 피해자가 자살한 사건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기석 수원지방법원장이 “안타깝다.”고만 짧게 답하자 김 의원이 “그냥 안타깝다구요? 정말 할 말이 그게 다입니까?”라고 다그쳐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다. 이날 국감에서 박홍우 서울행정법원장은 의정부지방법원장 재직시 군사정권을 찬양하는 법률책을 판사들에게 배포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전해철 민주통합당 의원은 “중요한 위치에 있는 법원장이 학계의 검증도 거치지 않고 일선 판사들에게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을 부정하는 책을 배포했다.”고 지적했다.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최종길교수 죽음은 중정 고문 때문”

    “최종길교수 죽음은 중정 고문 때문”

    박정희 대통령의 유신독재에 항거하다 1973년 10월 19일 의문의 변사체로 발견된 최종길(사진 오른쪽) 서울대 법학과 교수. 그의 죽음이 당시 중앙정보부에 의해 ‘자살’로 조작된지 1년이 지난 74년 10월 9일 미 워싱턴포스트에는 ‘한국의 우울한 1주년’이라는 칼럼이 실렸다. 칼럼은 최 교수가 정권에 의해 죽임을 당했을 가능성을 처음으로 제기했고, 이는 박정희 정권의 인권탄압 실상을 전 세계에 알리는 거대한 전기가 됐다. 칼럼이 실린 뒤 함세웅 신부는 국내에서도 최 교수의 죽음을 공개적으로 거론해야 한다고 판단했고, 급기야 그해 12월 10일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은 명동성당에서 “최 교수는 자살한 것이 아니라 고문치사됐다. 인권유린의 수부(首府)인 중앙정보부 등은 해체되어야 한다.”며 진상규명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당시 유신체제로 얼어붙어 있던 한국에 ‘의문사 1호’ 최 교수의 억울한 죽음을 알림으로써 민주화의 불씨를 댕긴 이 칼럼을 쓴 사람은 하버드대 법대 교수였던 제롬 코언이었다. 그는 앞서 1973년 8월 김대중 전 대통령 납치사건 때에는 헨리 키신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전화를 걸어 구명 활동을 펼치기도 했던 인물이었다. 19일 최 교수 사망 39주기를 맞아 현재 뉴욕대 법학과에 재직 중인 한국 민주화의 숨은 공로자 코언(사진 왼쪽·82) 교수를 이메일로 만났다. “최종길 교수를 죽인 것은 중앙정보부의 고문이었습니다. 한국사회가 늦게나마 과거사 바로잡기에 나선 것은 기쁜 일이지만 사과의 진정성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국민들의 몫입니다.” ●“최교수 죽음 ‘유신살인’ 중 하나” 코언 교수는 1970년 하버드대 교환교수로 초빙된 최 교수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최 교수는 2년 후 한국으로 돌아갔다가 이듬해 의문의 죽음을 당했다. 최 교수는 죽기 전 유신헌법에 반대시위를 벌이던 서울대 학생들이 연행되자 이에 항의할 것을 제안 했다가 중앙정보부에 간첩 혐의로 연행됐다. 최 교수가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된 뒤 당시 김치열 중앙정보부 차장은 “최 교수가 간첩임을 자백하고 7층에서 투신했다.”고 밝혔다. 2002년 대통령 직속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는 “중정의 고문과 협박 등 각종 불법수사에도 불구하고 최 교수는 강요된 간첩 자백을 하지 않았다.”며 그를 민주화운동가로 인정했다. 코언 교수는 “40여년이 지난 지금도 지적이며 사려 깊고 유머와 겸손함을 함께 갖췄던 최 교수의 모습이 내 마음에 생생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 교수는 중앙정보부의 고문에 의해 너무나 일찍 세상을 떠났다.”면서 “박정희 정권에서 자행된 수많은 살인 중 하나였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동아시아 국가의 법과 인권 문제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던 코언 교수는 한국과 중국 등을 오가며 활발한 연구 활동과 인권 운동을 벌였다. 그는 “엄혹했던 박정희 정권 시절 한국을 자주 찾았던 학자로서 박정희 정권의 잔혹성과 그에 대한 국민들의 두려움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면서 “최 교수뿐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민주 정부를 세우기 위해 투쟁했던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평생을 법학자로 살아온 그는 올해 40년을 맞은 유신헌법에 대해 “장점도 많았지만 선포 즉시 독재정권에 의해 오용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74년 처음으로 시행된 긴급조치를 예로 들며 “당시 박정희 정권에서 벌어진 독재는 북한에서 벌어지던 독재와 다를 바 없었다.”면서 “주목할 만한 경제 성장을 이루긴 했지만 끔찍한 수준의 부패도 만연했다.”고 했다. 코언 교수는 1972년 북한을 방문한 최초의 미국인 학자였다. ●“독재는 좌·우파 모두 인정 못해” 코언 교수는 “(87년 6월 항쟁 이후) 한국은 25년간 민주적 발전을 이어왔다.”면서 한국의 민주주의를 높이 평가했다. 그는 “한국의 사례는 ‘유교와 불교가 기반인 동아시아에서는 민주적인 정체(政體)를 세울 수 없다’고 주장했던 독재자들의 논리를 반박한 훌륭한 증거”라면서 “이러한 정치적 결사체를 통해서만 민주주의 근간인 법과 시민권을 지켜낼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국가는 구성원 간의 자유로운 토론과 합의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사회가 과거사 문제 해결에 나선 데 대해 반색을 표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과거사 사과에 대해 “내가 박 후보의 진정성을 평가할 수는 없다.”면서도 “한국 국민들이 대선 과정에서 박 후보의 진정성을 판단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과거의 잘못을 기억하되 미래를 바라보며 민주주의를 꾸준히 개선해 나가야 한다.”는 그는 “그 길이 최 교수처럼 더 나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희생한 사람들을 기리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독재는 좌파의 것도, 우파의 것도 인정할 수 없다.” 그는 1974년에 쓴 칼럼을 이렇게 끝맺었다. 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 5·18 등 피해자·유족 치료 트라우마센터 광주서 문열어

    5·18민주화운동과 4·3항쟁 등 국가 폭력 피해자와 그 가족의 치유를 전문으로 맡게 될 ‘트라우마’(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센터가 전국 처음으로 광주에 문을 연다. 광주시는 18일 서구 치평동 광주시도시공사 사무실에서 ‘광주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 현판식과 개소식을 한다. 이 센터에는 광역정신건강센터와 자살예방센터, 트라우마센터 등이 들어선다. 지난해 보건복지부의 정신보건 시범 사업으로 선정되면서 올해 60여억원의 사업비를 지원받는다. 시는 도시공사 2층 사무실에 광역정신건강센터(670㎡)와 자살예방센터(223㎡)를 배치하고 10층에 트라우마센터(1135㎡)를 마련했다. 이 가운데 트라우마센터는 5·18민주화운동 등 국가 폭력 피해자에 대한 상담과 치료 등을 전담한다. 초대 광주트라우마센터장인 강용주(50) 아나파의원 원장은 “국가 폭력 피해자들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정신 치유센터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10월 유신 40년] 대학에 부대 주둔… 언로 막히고 국회는 거수기 전락

    [10월 유신 40년] 대학에 부대 주둔… 언로 막히고 국회는 거수기 전락

    박정희 전 대통령이 기존의 헌법을 폐기시키고 유신헌법을 발표한 이후 한국사회는 시인 양성우의 표현대로 ‘겨울공화국’의 가위에 눌려 지냈다. 대통령이 입법·사법·행정의 삼권을 실질적으로 통제하고 제왕적 권한을 행사할 수 있게 되면서 주권재민(主權在民)의 민주주의 이념은 실종되고 ‘군주주권(君主主權)의 시대’가 시작됐다는 시각이다. 유신시절 내내 박 전 대통령은 긴급조치를 발표해 항시적 계엄상태를 유지했고 대학에는 부대가 주둔했으며 언로가 막히고 국회는 거수기로 전락했다. 유신헌법을 비판하는 것만으로도 권력의 공격을 받았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반유신민주화운동을 통해 민주주의에 대한 자각을 일깨워준 시기이기도 했다. 처음부터 정치권과 재야인사들이 반유신 운동을 벌였던 것은 아니었다. 박 전 대통령이 10월 17일 비상계엄 선포와 함께 대학에 휴교조치를 내리고 저항세력에 대한 대대적인 구속에 나서면서 이들은 한동안 숨을 죽이고 있었다. 대대적인 저항의 계기가 된 것은 1973년 김대중 납치사건이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서울대학생 300여명이 10월 2일 일제히 반정부 시위에 나섰고 이를 필두로 전국 각 대학에서 반유신 학생시위가 꼬리를 물었다. 종교계와 언론계도 유신반대운동에 동참했다. 유신은 1973년 김대중 납치사건, 1974년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사건, 인민혁명당 사건, 1979년 부마민주화항쟁을 거치며 정치·사회·노동·학계·종교계 등 각계의 대대적인 저항을 불러왔다. 민청학련 사건은 단일 사건으로는 해방 이후 사상 최고의 검거 기록을 남겼는데, 당시 검거돼 조사받은 인사만 1200여명이다. 재야세력의 강한 결속은 1979년 10월 26일 박 전 대통령의 죽음과 함께 유신체제가 막을 내린 뒤에도 민주화 운동을 이끄는 동력이 됐다. 유신에 대한 평가는 보수·진보 진영이 극명하게 엇갈린다. 민주진보진영은 사회양극화, 지역감정, 정경유착과 부정부패가 유신 시절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한다. 고속 성장을 위해 재벌 기업에 각종 특혜를 주는 과정에서 정경 유착과 부정부패가 고착화됐고 사회 양극화가 심화됐으며 통치의 수단으로 지역감정을 조장하면서 지금의 지역갈등을 낳았다는 것이다. 반면 유신 지지자들은 소모적 정쟁을 피하고 국력을 집중해 중화학공업을 국책사업으로 육성시켜 경제발전을 이루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10월 유신 40년] 유신체제 경제발전의 ‘명암’

    [10월 유신 40년] 유신체제 경제발전의 ‘명암’

    1972년 유신 체제의 개막은 중화학공업화와 맥을 같이한다. 유신 선포 이듬해인 1973년 1월 박정희 당시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중화학공업화를 선언했다. 관치 금융을 통한 수출과 재벌 중심의 경제가 우리나라 경제에 고착화되는 시발점이 됐다. 사전 정지 작업도 돼 있었다. 유신 선언 직전 8·3 사채 동결조치가 시행됐다. 기업 재무구조 악화의 주범으로 지목된 사채를 3년 거치 5년 분할 상환으로 동결하거나 출자전환하는 내용이다. 지난달 민족문제연구소와 역사문제연구소 등 진보 성향의 4개 역사단체가 연 ‘역사가, 유신 시대를 평하다’라는 연합학술대회에서 박태균 서울대 국제학과 교수는 “8·3조치는 부실 기업에 면죄부를 주고 그 부담을 국민에게 넘긴 상황에서 유신체제를 지탱하는 경제적 토대를 마련해 준 조치”라고 진단했다. 박 교수는 “그 이후 거듭되는 경제위기 속에서 핵심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기업에 면죄부를 주는 방식으로 미봉책에 그쳤던 수많은 과정의 출발점”이라고도 지적했다. 이 과정들이 쌓여 1997년 외환위기가 다가왔다는 주장이다. 김기원 한국방송통신대 경제학과 교수도 유신체제가 외환위기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한다. 김 교수는 “중화학공업화 선언 이후 압축적 불균등 고도성장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고도성장이라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의식과 물질, 정치와 기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기업의 기술능력과 경영형태 등이 불균등하게 성장했다는 점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유신 선언 직전 200달러대에 머물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1973년부터 유신체제가 막을 내린 1979년까지 매년 100~400달러씩 늘어났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972년 6.5%에서 1973년 14.8%, 1976년 13.5%, 1978년 10.3% 등 10%대 성장을 기록했다. 유신 이후 관치금융을 통해 방출된 자금은 물가상승을 가져왔다. 정부는 사채동결조치 이후 2000억원의 특별 금융채권, 200억원의 긴급 금융, 500억원의 합리화 자금 등을 방출했다. 금리는 연 8%였다. 그 결과 1974년 물가상승률은 24.3%, 1975년 25.3%를 기록했다. 광주민주화운동 등으로 사회가 불안했던 1980년 28.7%를 제외하면 사실상 사상 최고치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장애인 명의 도용 車탈세 ‘OUT’

    앞으로 비과세 혜택을 받는 장애인의 명의를 도용한 탈세 행위가 불가능해진다. 서울시는 연간 31만여건에 달하는 비과세·세금 감면 대상 차량의 소유권 이전 현황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장애인 등 비과세·감면 차량 관리시스템’을 구축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시스템 구축으로 실제 세금을 거두는 자치구가 해당 차량의 소유자, 감면대상자, 공동소유자 등에 대한 주소 조회를 실시간으로 할 수 있어 치밀한 관리가 가능해졌다. 시는 장애인이나 국가유공자, 5.18민주화운동 부상자 등이 생활보조용이나 생업용으로 직접 사용하는 차량에 한해 차량 취득세와 자동차세를 전액 감면해 주고 있다. 시에 따르면 연간 전체 차량소유권 이전 건수는 지난해 기준 81만여건이지만 비과세·감면 차량의 소유권 이전은 이 중 38%인 31만여건에 달해 소유권 이전 비율이 일반 차량보다 월등히 높다. 시의 등록차량 297만대 중 비과세·감면 차량은 전체의 6%인 18만여대다. 김근수 시 세무과장은 “지난해 비과세·감면 용도로 사용하고 있지 않은 차량 2529건을 적발해 2억 3200만원을 추징했다.”면서 “새 시스템 도입으로 탈세하는 사람들이 많이 걸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시네마와 대선이 만나면… 이미지 차용? 메시지 선점?

    시네마와 대선이 만나면… 이미지 차용? 메시지 선점?

    ‘광해, 왕이 된 남자’를 보기 위해 극장가를 찾는 대선 후보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이미 지난 9일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서울 종로구 서울극장에서 추창민 감독과 함께 광해를 관람했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도 12일 저녁 광해를 보기 위해 서대문구 신촌 아트레온을 찾았다. 영화 속에서 진짜 광해군이 자리를 비운 사이 왕을 대신해 감성정치, 서민정치를 펼치는 ‘하선’과 자신의 공통분모를 찾기 위해서다. 이 영화는 민초의 삶을 가슴으로 살피는 하선을 통해 ‘진정한 지도자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던지고 있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최근 시정일기를 통해 “광해는 왕이 되고 싶어 하는 사람, 대통령이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꼭 듣고 봐야 할 메시지를 주는 영화”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문 후보와 안 후보의 극장가 나들이는 국민과의 접촉면을 넓히기 위한 여타 일정의 연장선이라기보다 이 같은 메시지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보인다. ●후보 긍정적 이미지 부각… 홍보효과 커 대중이 열광하는 영화 속 지도자의 이미지를 차용하려는 시도는 선거 때마다 매번 있어 왔다. 영화가 콕 찍어 주인공의 모델이 누구라고 밝히지 않아도 관객들은 영화를 보고 저마다 닮았다고 생각하는 정치인과 주인공을 동일시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후보의 긍정적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데 이만한 홍보 효과도 없다.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때는 세종대왕 마케팅을 펼친 손학규 전 예비 후보가 세종대왕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를 관람하기도 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맞춤형’ 영화도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고(故) 육영수 여사의 생애를 다룬 ‘퍼스트레이디-그녀에게’란 작품이다. 한창학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육 여사의 출생일인 11월 29일에 개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육 여사의 인정 많은 성품을 부각시키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에선 박 후보 측이 이 영화를 통해 노골적으로 홍보하려 하는 게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대선 앞두고 스크린서 보수-진보 대결? ‘퍼스트레이디-그녀에게’와는 정반대로 유신 시절의 암울한 과거를 끄집어낸 ‘유신의 추억-다카키 마사오의 전성시대’란 영화도 이달 말 개봉할 예정이다. 다카키 마사오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창씨개명에 따른 이름이다. 민주노총, 사월혁명회, 전태일재단, 종교계, 학계 등에서 수백여명이 제작위원으로 참여했으며 박 전 대통령이 광화문에 탱크를 몰고 들어온 10월 17일을 상징하는 뜻으로 제작위원을 1017명으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대선을 앞두고 스크린에서 먼저 보수-진보 양 진영 간 대결이 불붙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선거철에 나오는 영화가 야권에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영화를 보러 오는 사람 대부분이 젊은 층이고 특권, 차별 철폐 등 영화에 담긴 메시지가 보이지 않는 시너지 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대선을 앞두고 개봉 예정인 영화 중에는 실제로 제도 폭력과 기득권 저항 등 야권에 유리한 메시지를 담은 영화가 많다. 고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의 고문 실화를 담은 ‘남영동 1985’를 비롯해 5·18민주화운동에서 학살당한 희생자들의 2세들이 학살 주범을 단죄하러 나선다는 내용의 ‘26년’ 등이 11월 개봉 예정이다. 26년은 2008년 촬영에 돌입하기 직전 돌연 투자가 취소됐으나 예비 관객들에게 제작비를 투자받는 ‘제작 두레’ 방식으로 4년 만에 제작에 들어갔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문학인생 55년 정리 시선집 ‘마치… ’ 발간

    “시는 밤바다와 달 사이의 요염한 우주 인연을 지우기도 하고 되받아오기도 했다. 이 미혹은 어떤 깨달음도 사절하며 남아있는 풀더미 속을 들어선다.” 수년간 꾸준히 유력 후보에 올랐지만, 올해에도 노벨문학상 수상이 좌절된 고은(79) 시인의 대표 시선집 ‘마치 잔칫날처럼’(창비 펴냄)이 발간됐다. 일종의 55년 문학 인생의 결정판이다. 지난달 방한한 아프리카의 첫 노벨문학상 수상자 월레 소잉카의 말처럼 노벨문학상 수상에는 운과 완벽한 타이밍, 그리고 작품의 높은 질이 한꺼번에 요구된다. 지난해 스웨덴 시인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올해는 시인들의 수상 가능성이 매우 낮게 점쳐졌다. 일본(가와바타 야스나리, 오에 겐자부로)과 중국(모옌)의 노벨문학상 수상자 배출로 동북아 3국 가운데 한국 작가들만 아직 문학적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지 못하는 셈이다. 하지만, 고은 시인은 상을 받으려 작품을 썼던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160여 권의 단행본을 펴내 독자에게 삶의 위안을 던진 것만으로 충분히 만족할지 모른다. ‘별 하나 우러러보며 젊자 / 어둠 속에서 / 내 자식들의 초롱초롱한 가슴이자 / 내 가슴으로 / 한밤중 몇백광년의 조국이자 /아무리 멍든 몸으로 쓰러질지라도 / 지금 진리에 가장 가까운 건 젊은이다 / 땅 위의 모든 이들아 젊자’(조국의 별) 고은 시인에 대한 정치적 논란 등이 있지만, 역사와 현실사회에 대한 적극적인 발언으로 1970~1980년대 민주화운동의 중심에 섰던 시인의 무게감은 여전하다. 가슴을 뜨겁게 하는 시, 이마를 치게 하는 시, 언어와 철학의 깊이에 압도되는 시들을 읽다 보면 잔잔한 미소와 함께 아련한 기억에 젖게 된다. 고은은 “취기와 광기를 저버리는 것은 시인에게는 죽음”이라며 문학인들을 향해 뼈아픈 말을 남기기도 했다. 이번 시선집에는 이시영·김승희·고형렬·안도현·박성우 등이 참여해 가려 뽑은 시기별 명시들을 문학평론가 백낙청씨가 다시 240편으로 압축했다. 150편이 실린 예전 시선집 ‘두고 온 시’(2002년) 이후 10년 만에 개정·증보판이다. 장편의 서사시 ‘백두산’, 연작시 ‘만인보’, 장시 ‘머나먼 길’ 등은 배제됐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서울시립대 내년부터 수능최저등급제 폐지

    서울시립대가 내년 수시전형에서 수능최저등급제를 폐지하기로 했다. 수능최저등급제는 다른 자격 요건이 되더라도 학교에서 정한 등급 이상의 수능 점수를 받아야 합격할 수 있는 제도다. 서울시립대 입학제도개선기획단은 5일 서울시청 본관에서 2014학년도 입학제도 개선안 중간보고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기획단은 2014학년도 입시부터 수시 논술 전형은 논술 역량 중심으로, 입학사정관 전형은 종합역량 중심으로 선발하되 기존 수능최저등급제는 폐지하기로 했다. 수시 정원의 40%는 학교장 추천으로 지원해 논술 점수만 반영하는 ‘논술 전형’, 45%는 ‘입학사정관 전형’, 나머지 15%는 ‘사회통합 전형’으로 뽑는다. 어학특기자 전형인 ‘글로벌 리더 특별전형’은 폐지된다. 국가유공자와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선발했던 사회통합 전형은 다문화가정 자녀, 민주화 운동 관련자 자녀 등을 포함시켜 기존 69명에서 200명으로 크게 늘어난다. 기획단은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심층면접을 강화해 합숙평가를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고교 교육과정으로만 평가하기 위해 논술 출제와 심층면접 과정에 고교 교사를 참여시키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기존 8개 입학전형은 5개로 단순화된다. 전형 종류를 줄여 정보 격차에 따른 기회의 불공평을 줄인다는 목표다. 기획단은 사교육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학교 외 활동으로 취득한 자격증과 수상 실적, 토익·토플 등 외부 ‘스펙’ 서류는 인정하지 않고 학교생활기록부와 교사 의견만 반영하기로 했다. 김종욱(서울시의회 의원) 입학제도개선기획단장은 “선발 중심의 대학이 아닌 교육 중심의 대학으로 변화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오는 15일 시민 공청회를 갖고 다음 달 초에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朴 40대 부동층 잡고, 文 호남 홀대론 넘고, 安 검증공세 뚫고

    朴 40대 부동층 잡고, 文 호남 홀대론 넘고, 安 검증공세 뚫고

    10월 한달은 유력 대선후보 3인 모두에게 진검승부의 시간이다. 추석 전후로 요동치는 지지율이 큰 줄기를 만들면서 대선 판도를 결정짓는 시기인 만큼 후보마다 자신의 아킬레스건을 돌파하고 상대방에게 일격을 가할 승부수를 준비하고 있다. 박근혜·문재인·안철수 3인 후보 간 물고 물리는 수싸움도 유권자들에게 새로운 관전 포인트다. ■박근혜, 추석민심 1위 탈환했지만… ‘텃밭’ 판세 與 50% vs 野 40% “이대로는 힘들다” 위기의식 추석 연휴를 보낸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캠프는 희비가 교차한다. 과거사 사과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의 의혹 검증에 따른 지지율 하락에 힘입어 박 후보는 추석 여론조사 양자대결 부문에서 지지율 1위를 회복했다. 그러나 ‘추석 밥상’ 여론은 부산·경남(PK) 민심 절대우위 회복과 40대 유권자 공략을 대선 레이스 중반기의 과제로 던져 줬다. ●PK 출신 文·安… 여당 우위 지형 흔들어 PK 지역 출신인 문재인·안철수 두 야권 후보가 전통적인 여당 텃밭인 이 지역에서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상황에서 박 후보는 집토끼인 PK 표심을 사수하면서 산토끼인 40대 표까지 확보해야 안정적 독주를 기대할 수 있다. 일단 박 후보는 지난달 24일 과거사 사과 직후 맞은 추석 연휴를 계기로 지지율이 반등한 뒤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그러나 PK 지역만 놓고 보면 속사정이 다르다. 수치상으로는 역시 ‘지지율 1위 회복’이 눈에 띄나 내용 면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게 캠프의 분석이다. 여당 지지율이 압도적인 이곳에서 야권 후보들과의 판세가 5대4로 팽팽해지면서 전체적인 대선 가도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각각 거제·부산 출신인 문·안 후보가 지역 명문인 경남고·부산고 출신으로 지역 민심을 흔드는 등 여당의 절대우위 지형이 깨진 탓이다. 캠프 관계자는 “PK 지역에서 이대로는 힘들다. 2002년 대선 때도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후보가 노무현 후보를 6대3으로 146만여표 앞섰지만 다른 지역에서 역전당했다.”면서 “저축은행 관련 부산 민심도 달래야 하고 동남권 신공항 공약도 내놔야 하는데 이는 대구·경북(TK) 여론과도 상충돼 뾰족한 수가 없어 고민이다.”고 전했다. ●목돈 안드는 전세·일자리 공약… 40대 표심잡기 박 후보가 지난달 24일 부산 방문에 이어 열흘 만인 4일 울산·부산 지역을 다시 찾는 것도 이런 고민을 반영한 것으로 읽힌다. 여기에 야권후보 선호도가 확연한 20·30대, 박 후보 지지도가 절대적인 50대 이상과 달리 부동층이 다수인 40대 유권자의 마음을 잡는 것도 관건이다. 캐스팅보트를 쥔 이들 40대의 향배에 따라 박 후보의 당락이 좌우될 수 있다. 추석 연휴를 계기로 40대 표심은 상당수 박 후보에게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일보·글로벌 리서치의 1일 양자대결에선 박 후보가 안·문 후보를 각각 50.4% 대 42.3%, 47.1% 대 43%로 모두 제쳤다. 그러나 야권후보 단일화라는 폭발력 있는 변수에 따라 40대 풍향계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맹점이 있다. 캠프 측은 진정성 있는 민생정책으로 40대 유권자를 다잡겠다는 계산이다. 공약 1호로 ‘목돈 안드는 전세 정책’을 발표한 데 이어 일자리 공약을 2호로 준비 중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문재인, 단일화 관건 호남 잡아라 安 지지율 바짝 추격…민주지지층 결집 총력 ●“광주·전남서 민심 공략 주효”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의 승부수는 ‘호남의 적통’을 회복하고, 상대적으로 보수화된 50~60대를 포함해 중도·무당파층을 끌어들이는 전략이다. 아직도 희석되지 않고 있는 ‘호남 홀대론 민심’을 다독거리면서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을 확고히 다지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문 후보가 추석 연휴 이후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호남 지지율을 바짝 추격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다. 문 후보는 안 후보와 호남 지지율 경쟁에서 승리하지 못할 경우 심각한 위기에 직면할 것이란 우려가 높다. 추석 직후 여론 추이는 일단 문 후보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 전국적으로 지지율이 ‘견고한 상승세’를 탔다는 것이 캠프의 자체 판단이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3일 기자간담회에서 “호남 방문이 상당히 주효했다고 본다.”면서 “자신 있게 가자고 캠프의 방향을 잡았다.”고 전했다. 문 후보는 호남에서의 지지율 상승이 민주당 지지자들의 결집 현상 때문이라고도 보고 있다. 문 후보는 추석을 앞두고 광주·전남을 1박 2일 일정으로 방문했고, 추석 직후 첫 공식일정도 ‘민주화운동의 성지’인 마석 모란공원을 방문해 유신 피해 유가족들을 위로하는 행보를 하면서 박근혜 후보를 압박했다. 전통 민주당 지지층의 표심을 파고드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문 후보는 이런 ‘집토끼’ 잡기 전략 외에 상대 후보를 위한 일격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문 후보가 이날 ‘인문카페 창비’에서 열린 온라인 카페 여성회원들과의 만남에서 “우리나라 노인자살률이 세계에서 유례없이 높다.”고 발언한 부분도 박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5060을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대선의 최종 승부는 중도·무당파층을 얼마나 가져오느냐에 달려 있다. 현재 여론조사에서 나타나고 있는 10% 안팎의 무당파 공략전에 막판 승부수를 던질 가능성이 높다. 강도 높은 정치쇄신을 통해 민주당에서 떠난 정치혐오적 부동표를 끌어들이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다. 앞서 ‘보수의 책사’로 불리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깜짝 영입하면서 중도층 흡수 전략을 편 것도 이런 맥락이다. ●취약층 5060 정책마련도 부심 이와 함께 문 후보는 정당과 조직을 갖춘 수권능력을 강조하면서 무소속 안 후보와 차별화하는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최근 이해찬 대표와 캠프 참모들이 안 후보의 민주당 입당을 촉구하는 발언을 하고 있는 것도 정당정치의 중요성을 강조해 문 후보에게 유리한 국면을 만들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안철수, 사과·해명·반박…정면대응 조목조목 반박…단호해져 “정책비전 제시 선제대응”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는 본격 개시된 각종 검증 공세에 정면으로 대응하는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실제 거래가보다 낮추어 신고한 다운계약서 논란과 관련해서는 안 후보가 공식 사과했으나, 논문 재탕 및 표절 의혹에 대해선 이를 제기한 언론에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등 사안별로 분리해서 대응하고 있다. ●캠프내 현역의원 한명도 없어… 국감 불리 안 후보는 검증공세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판단하는 것 같다. 이에 따라 사안별로 차별대응할 예정이다. 사실에 근거한 검증에는 즉각 해명하고 사과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지만, 네거티브 공세에는 단호하게 반박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경륜이 부족하고 미숙하다.”는 아킬레스건을 극복하고 단호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준다는 복안인 듯하다. 필요할 경우에는 상대 후보에게 결정적인 일격을 가할 공세적 승부수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범생 이미지로 일관하면 물고 물리는 대선판에서 판세를 주도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후보들 간 공방에 차분하게 대응하면서도 필요시엔 단호하고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 유권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주기 위한 전략 같다. 안 후보 측이 1990년 서울대 의대 박사학위 논문이, 같은 대학교 서 모 교수의 논문을 표절한 것이라고 주장한 MBC의 보도에 대해 강경하게 대응한 것은 향후 검증공세에 대한 대응 수위를 엿보게 한다. 보도 뒤 금태섭 상황실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조목조목 반박했고, 반박하는 수위도 한껏 올라가는 단호함을 보였다. ●국민 판단에 기대… SNS 소통 강화 하지만 꼬리를 무는 검증공세에 안 후보 측의 고민은 깊어가고 있다. 의혹 제기시 마땅한 대응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선거캠프에 현역 국회의원이 1명도 없기 때문에 5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 기간 중 새누리당의 검증 공세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단일화 상대인 민주통합당이 협력적 방어를 해주겠다고 공언했지만, 안 후보가 후보단일화의 경쟁 상대라는 점에서 실질적으로 흠집을 차단해 줄지는 미지수다. 따라서 안 후보 측은 국민과의 직접 소통을 통해 검증공세를 돌파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검증 공세에 대한 반박은 우선 페이스북을 통해 시도하고, 심각한 것은 기자회견도 할 예정이다. 유민영 대변인은 3일 검증공세에 대해 국민의 현명한 판단에 기대를 건다고 밝혔다. 앞으로는 검증국면을 선제적으로 뛰어넘는다는 계획이다. 안 후보가 7일 정책과제를 설명한 뒤 구체적인 공약들을 내놓아 확실한 비전을 보여주면 유권자들에게 신뢰와 안정감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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