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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문화 깊이 자리한 국가 폭력의 트라우마

    한국 문화 깊이 자리한 국가 폭력의 트라우마

    트라우마로 읽는 대한민국/김동춘외 지음/역사비평사/440쪽/1만 8500원 역사에서 교훈을 배우지 못하면 아픈 역사를 반복하게 된다. 반성하지 않은 폭력의 역사는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실제로 질곡의 현대사를 관통해 온 우리는 청산하지 못한 과거와 반성하지 못한 잘못 때문에 폭력을 반복하고 피해도 늘어만 간다. 그 악순환에는 언제나 똑같은 무책임과 방관이 ‘공공의 적’으로 지목되기 일쑤다. 신간 ‘트라우마로 읽는 대한민국’은 국가가 저지른 폭력과 피해를 정치사회와 연결 지어 해법을 제시해 흥미롭다. 이른바 개인, 혹은 집단들이 앓고 있는 ‘트라우마’를 의학·심리학 차원이 아닌 관계의 사회학 측면에서 들춰냈다. ‘참사 공화국’의 오명 그대로 ‘트라우마 천국’인 한국은 왜 국가 폭력이 그렇게 빈번하고 끊임없이 반복되는지를 정색하고 따져 물은 흔치 않은 공동 저작으로 눈길을 끈다. 한국 현대사는 정치사회가 빚어낸 다양한 국가 폭력의 점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한국전쟁 당시의 집단학살, 4·19혁명과 5·18민주화운동 탄압 및 그로 인한 각종 의문사와 고문 조작 사건…. 문제는 과거 그 국가 폭력이 그저 지난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5·18 유공자들의 높은 자살률, 2009년 용산 참사, 24명에 이르는 쌍용차 노동자 및 가족들의 잇따른 죽음, 온 국민을 집단적 슬픔에 옭아맨 ‘세월호 트라우마’…. 책의 특징은 그동안 등한시됐던 국가 폭력 희생자들의 트라우마를 ‘현재 속에 살아 있는 과거’의 측면에서 다룬다는 점이다. 역사학자의 전유물로 갇혀 있던 한국 현대사를 보통 사람들에게 개방하는 새로운 프리즘으로 역사적 트라우마를 짚어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저자들은 우선 한국 사회의 폭력문화는 계급연관적 사회현상이며 정치사회적으로 접근돼야 할 문제라고 지적한다. 식민지 트라우마에서 연원을 찾을 수 있는 사회적 정신병리인 폭력문화는 분단과 남북 간 주기적 적대 분위기에서 강화·유지됐고 그 외상이 국가와 국민의 행동으로 표출된다는 주장이 도드라진다. 과거와 달리 지금 한국 사회에서는 이른바 ‘부드러운 형태’의 폭력이 양산되는 것도 문제다. 사회적 고립과 배제, 편견과 낙인, 은폐와 부인은 한국 사회 전반에 내면화된 폭력을 통해 재생되는 새 트라우마의 대표적 행태다. 폭력의 당사자임을 인정하지 않는 부인과 방관은 폭력 은폐와 정당화의 핵심임이 사례를 통해 명쾌하게 드러난다. 그래서 저자들은 “국가에 대한 공포심, 가족에 대한 위협, 생계 곤란 등의 이유로 피해 사실을 적극적으로 공개하지 못하는 국가 폭력 피해자가 많다”면서 “과거에 대한 부인을 시인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찾아내는 게 급하다”고 강조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우리나라 과거 100년, 미래 100년/이인재 안전행정부 지방행정정책관

    [옴부즈맨 칼럼] 우리나라 과거 100년, 미래 100년/이인재 안전행정부 지방행정정책관

    필자는 6월 11일 서울신문 옴부즈맨 칼럼에 기고한 ‘세월호가 보여준 희망과 과제’에서 세월호 사고로부터 우리 국민들의 좌절뿐만 아니라 희망까지 함께 보았다고 썼다. 최근 사고 200일 만에야 여야 간 세월호특별법이 타결됐고 유족들도 이를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직도 갈 길이 남아 있지만 실로 짧지 않은 여정이었다. 우리나라 과거 100년을 돌아보면 국민들의 아픔과 상처는 항상 있었다. 안행부에서 필자의 주요 업무인 ‘과거사’를 위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20세기 초 일제강점하 강제동원된 피해자들의 문제다. 수백만 명의 조선인들이 국내외를 막론하고 군인, 군무원, 노무자, 위안부로 동원돼 형용할 수 없는 고통을 받았다(서울신문 4월 9일, 8월 15일, 10월 22일자) 둘째, 한국전쟁 전후 혼란스러웠던 시기 좌우익의 대립 속에 희생된 무고한 국민들이다. 예컨대 노근리, 거창, 산청·함양 사건들은 암울했던 시대상을 보여 준다. 셋째, 1970~80년대 민주화운동 과정이다. 부마민주항쟁, 5·18민주화운동, 6월항쟁에서 볼 수 있듯이 학생과 시민들은 자유와 권리를 위해 투쟁했고 그 과정에서 많은 희생이 뒤따랐다. 그러나 항상 우리는 이러한 아픔을 딛고 굳건히 일어났다. 정부와 국회 그리고 국민들은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 속에서 상처를 화합으로 치유하고 보듬었다. 우리 민족의 역사는 아픔의 역사일 때 항상 관용과 화합도 뒤따랐다. 우리나라 과거 100년이 이렇듯 아픔과 치유의 모습이었다면 미래 100년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우리나라 미래 100년도 녹록지 않을 것이다. 국제사회는 무한경쟁의 정글이 지속될 것이고, 중국과 일본 그리고 아시아의 개도국들은 한국을 ‘넛 크래커’(nut-cracker) 속에 낀 호두와 같은 상황을 만들 수 있다. 선진국형 경기침체와 일자리 부족은 만성적으로 우리를 괴롭힐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세월호 사고의 상처를 치유해 가는 이 시점에서 다시 한번 시작해 보자고 말하고 싶다. 우리 국민 모두가 마음만 한데 모은다면 미래 100년도 결국은 성공으로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과거 100년 동안 절망과 좌절을 이겨내 마침내 아름다운 열매를 맺은 사례들이 많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짧은 기간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뤄 낸 나라다. 공적개발원조(ODA)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자리바꿈한 유일한 나라다. 새마을운동은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를 필두로 세계 각지의 개도국 발전 모델로 칭송받고 있으며(서울신문 10월 23일자), 한류는 전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1인당 소득 3만 달러와 인구 5000만명을 일컫는 ‘30-50클럽’에 진입하는 7번째 나라가 될 날이 코앞에 다가왔다. 이러한 빛나는 성공들을 우리는 알고 있고 또 누리고 있다. 세월호 사고를 이겨 낸 국민답게 우리는 힘을 합쳐 앞으로 미래 100년도 성공적으로 이끌어 가야 한다. 난감했던 과거사를 관용으로 용서하고 화합했으며 힘들었던 시절에는 힘을 모아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어 낸 과거 100년을 기억하자. 과거 100년은 미래 100년을 그려 나갈 토양이요, 자양분이기 때문이다. 서울신문은 앞으로 우리나라 미래 100년의 자화상이 되는 과거 100년의 성공담과 희망 사례들을 더 많이 담아 주기 바란다.
  • [커버스토리] “폭식 퍼포먼스로 투쟁 참의미 찾았음” “일게이는 팩트로 승부…언론 앞섰노”

    [커버스토리] “폭식 퍼포먼스로 투쟁 참의미 찾았음” “일게이는 팩트로 승부…언론 앞섰노”

    호남과 여성 등에 대한 비하와 인신공격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는 지난 9월 서울 광화문광장 ‘폭식 퍼포먼스’를 계기로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진보는 물론 일부 보수 세력까지 “방법이 과했다”고 질타했다. 일베 회원들은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이신배(29·회사원)·김선규(34·별정직 공무원)·박혜리(19·여·대학생), 강민재(23)씨 등 4명의 ‘일게이’(일베 게시판 이용자)를 직접 만났다. 그들의 요청에 따라 가명 처리했다. →일베를 처음 접한 계기는. 이신배(이하 이) 2011년 말 수업 중 ‘지역감정’에 대한 조별 과제를 하려고 검색을 하다가 처음 접했다. 지역감정에 대해 회원 간 의견 교환이 활발하고 콘텐츠도 재밌었다. 김선규(이하 김) 6년 전 정치외교를 전공하는 대학원생이었는데 특히 정치 게시판에 흥미로운 글들이 많아 보였다. 박혜리(이하 박) 지난해 겨울 시작했는데, 유머 글을 보려고 들어갔다. ‘디시인사이드’를 하다가 일베로 넘어갔다. 강민재(이하 강) 전부터 ‘웃대’(유머사이트 ‘웃긴 대학’) 등 유머 커뮤니티에 자주 들렀다. 지난해 (일베로) 넘어왔다. →게시글들 중 어떤 걸 좋아하나. 이 전문적이고 재밌는 글들이 많다. 어떤 사람은 ‘인체의 신비’를 만화 시리즈물로 옮겼는데, 인체에서 뇌가 명령을 내리면 행동으로 이어지기까지의 과정을 상세하게 그렸다. 김 교육이나 정보기술(IT) 관련 글에 관심이 많다. 다른 사이트에서 새누리당 관계자의 웃는 옛날 사진을 세월호 정국 때 희희낙락하는 것처럼 꾸민 일이 있었는데, 그런 잘못을 (일베에서) 바로잡기도 했다. 박 일상에 대한 글을 올린다. (일베 규정상 사이트 내에서 ‘여성임을 공개하거나 암시하는 것’은 금지돼 있기 때문에) 여자 인증하면 안 되니까 남자인 척하고 ‘김치녀’에 대한 글을 올렸다. →일베를 이용하는 이유가 뭔가. 김 상당수는 ‘카더라’ 식 비방보다 괜찮은 글을 올린다. 일베 회원들은 근거나 데이터 등 ‘팩트’를 가지고 비방한다. 언론보다 앞선 경우도 많다. 지난 대선 때 큰 반향을 일으킨 ‘문재인 의자’를 생각해 보라. 박 ‘레벨 업’(레벨을 올리는 것)이 재밌다. ‘오, 고렙(높은 레벨)이다’ 식으로 알아주면 쾌감을 느낀다. 강 일베를 알고 세상을 다른 시선으로 보게 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광우병 파문으로 엄청 욕을 먹었는데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지 않았나. →일베의 문제점은 없나. 이 ‘김치녀’ ‘삼일한’처럼 여성을 비하하는 건 좀 심했다. 김 ‘홍어’ ‘까보전’ 등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글들은 좀 사라져야 한다. 그런 것만 사라지면 표현의 자유 측면에서 괜찮은 인터넷 커뮤니티라고 생각한다. 강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 희화화로 비난을 받았는데, 잘못된 행동이란 건 ‘일게이’들도 안다. 우리도 한국 사람이다. 다만 일베의 개그 코드가 원래 좀 그렇다. 또 ‘홍어’랑 결부시키면 호응이 뜨거우니까 렙(레벨) 올리고 베스트 게시판에 가려는 욕심에서 비롯된 측면도 있다. →여성을 비하하고 혐오하는 분위기가 불편하지는 않나. 박 불편하다. 그래도 규칙이니까 지키려고 노력한다. 너무 남자친구에게 얻어먹으려고만 하는 친구들을 보면 김치녀를 싫어하는 남자 마음도 이해는 간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희화화는. 이 옛날부터 싫어했다. 말만 하다 끝난 대통령이다. 오죽 못났으면 같은 편한테도 당했겠나. 악질일지언정 유능한 대통령이 좋다. 강 일베 내에서처럼 ‘고인 드립’(고인을 비하하는 애드리브)에 동의하는 건 아니다. 김대중, 노무현, 홍어, 광주 까는 건 솔직히 잘못인 건 안다. 하지만 이미 상징처럼 굳어 버렸다. →‘강간 모의’ 등 반사회적 행동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가. 이 욕먹을 짓을 많이 하긴 했다. 일베에 자정 능력이 있었으면 더 멋진 커뮤니티가 될 수 있었을 텐데 안타깝다. 김 커뮤니티는 지극히 사적인 공간이다.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글로 노는 공간이다. 확대해석할 필요 없다. 박 안 좋은 짓 하고 분탕 치는 사람들이 많은 건 인정하는데, 소수 때문에 다수가 욕을 먹는 건 받아들이기 어렵다. →‘폭식 퍼포먼스’는 어떻게 생각하나. 김 현장에 가보진 않았다. 문제가 있다고 본다. 그런 식으로 표현하면 안 되는 거였다. 박 가진 않았지만 잘했다고 생각한다. 도를 넘은 퍼포먼스에 대해선 말이 많지만 퍼포먼스의 참의미를 일깨워 줬다고 생각한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다. 강 엄청 웃겼다. 일베가 그렇게 대규모로 나간 게 처음이라 종일 사이트에 붙어 있었다. 세월호 사건이 정치화되고, 시민들이 이용해야 할 광화문광장이 불법으로 점거돼 거슬렸다. 처음엔 한두 명이 농성장에 갔다가 나쁜 소리 듣고 사이트에 올리고 그랬다. 왜 그런 거 있잖나. 동생이 맞고 오면 화나는 거. 그런 생각들로 나간 거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커버스토리] ‘일베’ 넌, 누구냐

    [커버스토리] ‘일베’ 넌, 누구냐

    지난 9월 6일과 13일 서울 광화문광장의 세월호 유가족 단식 농성장.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회원 등 100여명이 단식투쟁 중인 유가족 앞에서 김밥과 피자를 먹는 ‘폭식투쟁’을 벌였다. 그동안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 비하와 고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조롱, 세월호 희생자 성적 모욕 등으로 손가락질을 받았지만, 어디까지나 아이디 뒤에서 활개 치는 ‘키보드 워리어(전사)’에 불과했던 일베가 충격적인 행동과 함께 오프라인에 얼굴을 드러낸 것이다. ●키워드 게임·고기 등 대부분 일상 용어 이 같은 반인륜·반사회적 행동에 몰두하는 일베 회원들은 과연 ‘괴물’일까. 서울신문이 24일 빅데이터 시각화 전문업체인 ‘뉴스젤리’와 함께 올 1월부터 지난 15일까지 일간베스트저장소의 ‘일베’(일간베스트) 게시판과 ‘정베’(정치베스트) 게시판에 올라온 총 11만 8979건의 게시글을 분석한 결과 정치적 관심을 제외하면 점심 메뉴를 고민하고, 인터넷 게임을 즐기며, 입시와 취업을 걱정하는 평범한 10~20대 남성이 주를 이뤘다. ●2008년 광우병 촛불 정국 때 진보 반작용으로 등장 자주 등장하는 키워드인 ‘대학’(4219회), ‘취업’(982회), ‘면접’(613회), ‘수능’(476번), ‘기업’(475회) 등은 10~20대 남성들의 관심사를 오롯이 반영한다. ‘요리’(1900회)는 물론, 평범한 식재료인 ‘감자’(625회), ‘양파’(608회) 등은 일베 회원들이 요리하다는 뜻으로 사용하는 ‘만들’이나 ‘고기’, ‘소스’ 등과 함께 언급됐다. ‘게임’(8479회), ‘월드컵’(2224회), ‘김연아’(1144회), ‘연예인’(923회) 등도 두드러진다. 일베 연구로 서울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김학준씨는 “일베 회원 가운데 직접 음식을 만들어 먹는 자취생이나 독신자들이 많고, 스포츠와 게임을 좋아하며 대학 입학과 취업에 관심이 많은 평범한 10~20대 남자들이 주류라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극단 주장에 환호… 더 선정적으로 흘러” 이처럼 또래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일게이’(일베 게시판 이용자)들은 왜 ‘극우’의 표피를 걸치게 된 걸까. 문화인류학자 이길호씨는 “일베는 2008년 광우병 촛불 정국 당시 인터넷 공간에 팽배했던 ‘진보’에 대한 반작용으로 등장했다”며 “진보 커뮤니티와의 ‘전쟁’을 통해 논리를 강화해 나간 면이 있다”고 말했다. 분야별 게시판에서 많은 추천(‘일베로’)을 받은 게시물이 ‘베스트’ 게시판으로 이동되고, 추천을 많이 받을수록 회원 등급이 올라가는 운영 원리가 일게이들의 극단성을 자극한 탓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민경배 경희사이버대 모바일융합학과 교수는 “대형 커뮤니티 회원들은 주목받으려는 욕구가 강한데 일베 회원들은 반윤리적 행동과 극단적 주장으로 인정받는 방식을 택한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공공기관 교육원장, 세월호 유가족에 막말하고 5·18비하

    외국인전용 카지노 사업을 담당하는 관광공사 자회사 그랜드코리아레저(GKL)의 교육원장이 지속적으로 세월호 유가족에게 막말하고,5·18과 전라도 지역을 비하하는 발언을 SNS 상에 올린 사실이 드러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박혜자 의원은 17일 관광공사 국정감사를 앞두고 공개한 자료를 통해 “세월호 유가족에게 막말하고,야당 국회의원들을 조롱하고 5·18 광주항쟁과 전라도민을 비하하는 등의 내용을 지속적으로 SNS에 올린 홍은미 GKL 교육원장을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원장이 SNS에 올린 글 중에는 “자식 죽었는데 왜 부모에게 보상금을 주느냐? 노후 보장수단으로 자식 낳아 키운 거야?”라고 세월호 유가족을 조롱하는 내용이 있었다. “단식 결심했으면 조용히 죽을 때까지 할 수 없을까?”라고 세월호 유가족 김영오 씨의 단식에 막말을 하기도 했다. “통진당과 민주당 강경파들이 모두 완전 단식에 동참하여 죽게 된다면 우리나라가 진전하고 약진하는 데 큰 기여를 하는 것이다. 근데 항상 죽지 않을 정도로만 단식하면서 소란 피우고 국정 마비시키는 게 문제다”고 야당 의원들을 비꼬기도 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전라도 지역을 비하는 글도 지속적으로 올렸다. “5·18은 북괴 김일성이 배후에서 조정한 국가전복 반란사태였다”, “전라도는 온갖 해괴하고 이상한 일들이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지방”, “대한민국 수도 서울을 완전 장악한 게 전라도다. 어이 상실을 넘어 두려울 정도”라는 등의 글을 올렸다. 박 의원은 “(홍 원장이 올린) 내용이 정상인이라면 어떻게 이럴까 싶은 생각이 든다”며 “일반 말단 사원도 아닌 고위직 간부가 이런 글을 지속적으로 올리는 것은 문제다”고 말했다. 이어 “GKL은 한국관광공사가 지분의 51%를 보유하고 있는 공공기관인데, 교육을 담당하는 교육원장이 이런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는 것은 문제 있다”며 해임을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가수 안치환 음악인생 25년 담은 앨범 ‘컴플리트 마이셀프’ 발매

    가수 안치환 음악인생 25년 담은 앨범 ‘컴플리트 마이셀프’ 발매

    “지금 음악을 당장 그만두라 해도 이 앨범 때문에 후회 없을 겁니다.” ‘시대를 노래하는 가수’ 안치환(49)이 음악 인생 25년을 집약하는 오랜 작업을 마쳤다. 1989년 1집 ‘안치환의 첫 번째 노래모음’을 시작으로 그동안 발표한 96곡과 신곡 1곡을 담은 앨범 ‘안치환 앤솔로지(작품집)-컴플리트 마이셀프’(COMPLETE MYSELF)를 발표했다. 6개의 CD에 담아 박스세트로 만든 1000장 한정판 앨범이다. 기존 발표곡들은 그와 10여년간 함께해 온 밴드 ‘자유’와 함께 새롭게 편곡하고 녹음했다. 지난 4월 발매 예정이었으나 세월호 참사로 잠시 미뤄뒀다. 그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소금인형’ ‘내가 만일’ 등 휴머니즘이 가득한 노래로 많은 이들의 가슴을 뜨겁게 달궜다. 뿐만 아니라 ‘386가수’ ‘민중가수’라는 수식어 역시 빼놓을 수 없다. 1980~1990년대 민주화운동과 노동운동의 현장을 누비며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마른 잎 다시 살아나’ 등의 민중가요에 시민들의 열망을 담았다. 그런 그의 음악을 관통하는 세 가지 테마로 ‘사랑’(Love)과 ‘삶’(Life), ‘저항’(Resistance)이라는 단어를 선택하고 각각의 파트에 수록곡들을 나눠 담았다. 지난 14일 서울 중구 명동에서 열린 쇼케이스에서 그는 이번 작업을 “내 자신의 만족을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10년 전 개인 녹음실이 생겼습니다. 남의 녹음실을 빌려 작업을 하던 시절엔 제 컨디션과 상관없이 녹음을 해야 하니 아쉬움이 많았죠. 그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기존 발표곡을 한 곡 한 곡 녹음하기 시작했습니다.” 활동 틈틈이 작업하다 보니 꼬박 10년이 걸렸다. 방대한 양의 곡이 쌓여 박스세트 CD 제작으로 이어졌다. 가수들이 대표곡들을 추려 앨범을 발표하는 건 흔한 일이지만 안치환의 이번 작업은 의미가 남다르다. 쇼케이스에 참석한 박은석 평론가는 “우리나라 대중음악계에서 박스세트 앨범을 발표할 수 있는 뮤지션은 10명이 채 되지 않는다. 그만큼 이 정도의 음악적 수준과 경력, 일관성을 가진 뮤지션이 드물다는 의미”라면서 “특히 기존 음원을 마스터링만 새로 한 게 아니라 완전히 새롭게 녹음했다는 점이 차이점”이라고 치켜세웠다. ‘러브’ 파트에는 따뜻하고 서정적인 곡들이 담겼다. 연인 간의 사랑뿐 아니라 가족과 이웃 등 모든 이들을 향한 사랑까지 아우른다. ‘라이프’ 파트는 동시대인들에게 전하는 응원과 위로의 메시지가 가득하다. ‘인생은 나에게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 ‘당당하게’ ‘오늘이 좋다’ 등이 담겼다. 그는 ‘민중가수’라는 세간의 평가에 대해서는 고개를 저었다. “저항, 민중가요 같은 규정도 음악하는 사람에게는 별 의미가 없습니다. 가수에게 노래는 그냥 노래일 뿐이죠.” 하지만 그는 여전히 시대를 노래하고 있었다. “저항에 관한 노래를 분류하다 보니 가슴에 남는 게 있더라고요. 해야 하는 걸 안 한 것 같은… 우리 사회에서 많은 이들에게 아픔을 줬던,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될 이야기에 대해 노래를 만들어봤습니다.” 이번 앨범의 유일한 신곡 ‘빨갱이’를 두고 그는 “노래가 걷게 될 운명은 알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노래, 가슴에 뭔가 차서 나온 노래”라고 말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왜곡된 그 말/ 이 세상에 가장 무자비한 그 말/ 빨갱이, 넌 빨갱이”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대법 “혁명 수단 노동운동은 민주화운동 아니다”

    군부독재 시절 노동운동을 하다 탄압받았더라도 사회주의 건설이나 혁명을 위한 활동의 일환이었다면 민주화운동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인천부천민주노동자회(인노회) 회원 중 한 명인 신모(56)씨가 “민주화운동 관련자 불인정 처분을 취소하라”며 민주화운동보상심의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2일 밝혔다. 신씨는 1985년 대우전자 인천공장에 생산직 사원으로 입사해 노동운동을 하다 이듬해 해직됐다. 1988년 인노회 결성에 관여하고, 이후에도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 사무차장 등으로 활동하면서 국가보안법 등 위반 혐의로 여러 차례 유죄판결을 받았다. 2000년대 들어 신씨는 민주화운동보상심의위원회에 명예회복 신청을 했다. 위원회는 신씨의 인천공장 노동운동 활동은 민주화운동으로 인정했지만 인노회나 범민련 활동은 민주화운동으로 볼 수 없다며 신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이에 신씨는 범민련 활동을 제외한 인노회 활동 부분은 민주화운동에 해당한다며 위원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신씨의 인노회 활동이 권위주의 정권 아래에서 노동자의 권익과 인권 보장을 증진시킨 측면이 있다고 보고 민주화운동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단체의 활동이 권위주의적 통치에 항거하는 외관을 일부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과정에서 나타난 일시적·수단적인 것에 불과하다면 이를 이유로 구성원의 활동을 전체적으로 민주화 운동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전제했다. 재판부는 이어 “인노회는 그 주된 목적과 이념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위해를 가하거나 우리나라 내부 체제를 파괴·변혁시키는 데 있고 신씨도 그러한 목적 달성을 위해 활동했다”면서 “인노회에서 한 활동이 일부 국민의 자유·권리 신장과 관련 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 해당 활동을 전체적으로 민주화운동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글로벌 시대] 온두라스에 퍼지는 희망한류/이에스더 아리랑TV 글로벌전략팀장

    [글로벌 시대] 온두라스에 퍼지는 희망한류/이에스더 아리랑TV 글로벌전략팀장

    지난주 광주광역시에서 열린 국제 문화콘텐츠 전문 전시회에서 온두라스에서 온 일행을 만났다. 온두라스 국영방송사와 음악 콘텐츠 제작사의 임원인 그들과 광주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현재 광주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로 부상했으나 1980년대에 5·18 민주화운동으로 큰 희생을 치르며 한국 민주화의 상징이 됐다고 설명하니, 온두라스는 한국보다 50~60년 정도 낙후돼 있으며 한국이 이룩한 눈부신 발전을 온두라스 사람들 모두 선망한다고 한다. 온두라스 국영방송 TNH의 간부는 3년 전부터 아리랑TV가 제작한 한국 음악 콘텐츠 및 다큐멘터리를 전국에 방송한 이후 한국에 대한 선호도가 부쩍 높아졌다며 아리랑TV야말로 온두라스 사람들이 ‘한국을 보고 배울 수 있는 창’이라며 거듭 감사를 표한다. 온두라스는 극심한 빈곤과 범죄로 얼룩진 나라다. 인구 860만명의 작은 나라에 1인당 GDP(국내총생산)가 2242달러로 세계 130위다. 1962년 한국과 수교관계를 맺을 당시에는 양국의 경제발전 수준차가 별로 없었는데 50년 후 한국은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룬 반면, 그들은 남미 최악의 빈곤국이자 세계 최고의 살인 범죄국이 됐다. 2009년에는 민주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을 군부 쿠데타로 축출해 중남미 역사의 퇴보를 기록했다. 마누엘 셀라야 전 대통령이 농민, 노동자들의 지지를 받아 진보정책 실행을 약속했으나 기득권 정치인, 거대 언론, 교회, 군부 등이 집단적·조직적으로 반발해 개혁을 차단한 것이다. 2006년 이후 범죄 조직 등에 살해당한 언론인이 23명으로 언론취재 환경이 열악하고, 상당수 국민이 초등학교 이후 교육혜택을 받지 못하고 성인층의 문맹률이 높은 것도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2012년 온두라스의 로보 대통령은 경제개발 특구인 모델 시티를 건설해서 온두라스의 전체 변화를 이끌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한국의 발전 경험을 배우러 방한한 바 있다. 한국 정부도 온두라스를 경제발전 경험공유 사업국으로 지정해 지원하고 있다. 태권도 3단인 로보 대통령을 필두로 온두라스의 태권도 인구가 날로 늘고 있다고 한다. 한류의 인기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한류가 문화 (공적개발원조)에 기여하기 시작했다.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자리를 갈아탄 우리나라가 ODA 사업의 지평을 넓혀 한국어, 태권도, 도서관 사업 외에 K팝, 전통문화 등 문화를 통해 저개발국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다. 과거 ODA가 수인국의 경제발전에 초점을 맞추고 국익과 연결된 외교적 수단으로 사용돼 왔다면, 이제 ODA의 원래 목적인 인도주의적·보편적 자치를 지향하는 원조가 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국제사회에 형성되고 있다. 보통 국가의 발전은 경제, 정치, 문화 순으로 진행되지만 문화적 영향력은 공동체 및 구성원의 정체성과 자부심을 고양해 경제발전을 견인하는 중요한 요소다. 범죄와 가난으로 신음하는 온두라스 같은 저개발국의 젊은이들이 한류 열풍을 계기로 한국이 산업화, 민주화, 문화융성까지 성장해 온 사례를 보고 배우며 자신들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얻기를 기대한다. 20세기 초에 한국에 왔던 선교사들이 학교와 의료기관을 세우고 인재를 육성한 것이 토대가 되어 우리나라 경제 발전의 밑거름이 되었다면, 이제 우리도 가난하고 신음하는 나라들에 살아있는 희망의 증거로 받은 것 이상을 돌려주며 그들의 희망을 돕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 국제영화제 8관왕 영화 ‘봄’ 메인 예고편

    국제영화제 8관왕 영화 ‘봄’ 메인 예고편

    올 하반기 개봉을 앞둔 영화 ‘봄’의 예고편이 공개됐다. 영화 ‘봄’은 베트남전이 한창이던 60년대 말을 배경으로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조각가 준구(박용우)와 그런 그의 삶을 찾아주려는 아내 정숙(김서형), 그리고 가난과 폭력 아래 삶의 희망을 놓았던 모델 민경(이유영)에게 찾아온 생애 가장 찬란한 순간에 관한 이야기를 그렸다. 이 영화는 ‘산타바바라 국제영화제’와 ‘아리조나 국제영화제’ 등 다수의 국제영화제를 통해 작품상과 여우주연상 등 8관왕을 기록하며 일찌감치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번에 공개된 예고편 도입부에는 국제영화제 8관왕 수상작임을 명시해 작품에 대한 자신감과 신뢰를 동시에 전한다. 예술가라는 캐릭터를 통해 섬세한 연기를 선보인 박용우와 그동안 줄 곳 강한 캐릭터를 연기해온 김서형이 내면을 파고드는 감성 연기를 차분하게 선보이며 안정적인 톤이 울림을 전한다. 여기에 충무로 신예 이유영의 신인답지 않은 무게감을 주는 연기까지 더해지며 세 사람이 빚어내는 깊은 이야기가 관객의 마음을 감쌀 예정이다. 광주민주화운동을 그린 영화 ‘26년’으로 데뷔한 조근현 감독의 신작 ‘봄’은 올 하반기 스크린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사진·영상=스튜디오후크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金·文, 해빙 물꼬 텄다… 세월호법 양보 수위 ‘빅딜’ 나설 듯

    金·文, 해빙 물꼬 텄다… 세월호법 양보 수위 ‘빅딜’ 나설 듯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의 22일 회동 후 발표된 합의 사항은 ‘양당이 정치를 복원하고 국회를 빨리 열기로 했으며 국회 일정 및 세월호특별법과 관련해 양당 원내대표 간 대화 재개를 촉구한다’는 짧고 원론적인 내용이었다. 양측 관계자들은 “구체적인 합의 사항은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협상의 주축이었던 여야 원내대표 라인이 가동을 멈추고 정기국회 개점휴업 상태가 장기화되면서 여야 대표로 격상된 이날 회동에 시선이 집중됐다. 회담은 오후 4시부터 국회 새누리당 대표실에서 30여분간 진행됐다. 모두발언 이후 20여분 만에 끝난 비공개 단독 회동은 일단 상견례 성격이 짙었다. 그러나 그동안 세월호 정국에서 여야의 격렬한 대결 구도가 장기적인 정국 경색을 불러오면서 양당의 ‘선장’이 직접 나서 정국 정상화의 물꼬를 튼 셈이다. 당 내홍으로 협상력을 잃은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 연이은 협상 실패로 운신의 폭이 줄어든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에게 다시 동력을 불어넣겠다는 것이다. 회담이 끝난 뒤 김 대표는 기자들에게 “박 원내대표가 현재 원내대표로 있는 이상 대화는 양당 원내대표 간에 하는 게 맞다”고 선을 그었다. 회동에 앞서 문 위원장 역시 “국회 (정상화) 문제이건 특별법 제정 문제이건 원내대표가 주인공이다. 우리는 푸시(압박)하는 것”이라고 원내대표들의 공간을 남겨 뒀다. 경색 정국에 숨통을 틔운 이날 회동 이후 양당 대표는 실무 협상을 다시 양당 원내대표에게 넘길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두 차례 합의 실패에서 확인됐듯 원내대표 채널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김무성-문희상 라인이 막전막후에서 이해관계를 조정, 정리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분석된다. 김영우 새누리당 수석대변인은 “두 사람이 옛날 김영삼·김대중 민주화운동 시절부터 동지적 관계로 18대 국회에서 국방위를 함께 했다. 제가 당시 국방위를 함께 해서 잘 안다”며 의회주의자인 두 사람 관계를 전했다. 반면 유기홍 새정치연합 수석대변인은 “배석자 없이 두 분만 대화했기 때문에 깊은 말씀을 나눴을 것”이라고 말해 세월호 협상, 국회 정상화에 대해 깊숙한 공감대 내지 합의를 이뤘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여지를 남겼다. 양당 대표가 원내대표들에게 협상권을 미루기는 했지만 ‘빅딜’ 권한은 두 대표에게 주어졌다는 시각에서다. 두 차례에 걸친 원대대표 간 합의 무산 이후 세월호 협상이 4주 가까이 교착에 빠진 데다 박 원내대표는 사실상 당내 불신임을 받았기 때문이다. 관건은 여당 몫 특검추천위원에 대한 야당, 유족 동의를 구하는 재협상안을 두고 여야가 어느 선까지 양보할지다. 여당이 특검추천권에서 양보 여지를 보이고 야당도 절충안을 수용하면 탈출구가 마련될 수 있다. 다만 새누리당이 오늘 26일 단독 본회의를 소집해 91개 민생법안을 처리할 경우 상황은 악화일로를 걸을 수도 있다. 구체적인 합의가 없었다 하더라도 양당 대표가 첫 만남으로 협상에 첫발을 내디딘 것 자체가 의미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날 양당 대표는 서로 덕담을 주고받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김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문 위원장은 의회 민주주의자로서 평소 존경하는 분”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러자 문 위원장은 “김 대표가 (취임 축하) 난을 보내줘 감동했다”면서 “제가 야당 대표가 됐을 때 여당 대표, 또 여당 대표일 때 야당 대표에게 인사를 드리면 그분이 꼭 대통령이 됐다”고 화답했다. “김 대표는 늘 그런 기본을 어기지 않았고 통 큰 정치를 한다”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이어 “동교동, 상도동 모임을 할 때 양측의 뜻이 같다는 의미로 ‘동-상’ 이렇게 하면 ‘상-동’ 하고 구호를 제창했다”고 소개했다. 두 사람이 각각 상도동·동교동계 수장인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과 같은 시대에 정치를 하며 교류했던 친분을 상기시킨 것이다. 회동이 끝난 뒤 김 대표는 기자들에게 “문 위원장과 언제든 만날 수 있다”면서 “정치에서 여야는 윈윈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서로가 상대의 파트너십을 가지고 상대를 이해하는 바탕 위에서 대화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며 대화 우선론을 폈다. 문 위원장은 별도의 발언 없이 자리를 떴다. 김 대표는 감기몸살로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 의원총회 참석을 거른 채 의원회관 의무실에서 링거를 맞은 후 문 위원장을 맞았다. 김 대변인은 “김 대표가 오늘 몸이 좀 불편한 상황이지만 회동 일정을 잡았다. 길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20분 동안 옛날이야기도 하면서 진지하게 대화했다”고 전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故 김찬국 교수 억울한 옥살이… 국가가 5억 배상”

    민주화운동가이자 진보 신학자로 군사정권 시절 억울한 옥살이를 한 고 김찬국 연세대 교수의 유가족이 국가로부터 억대 배상금을 받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9부(부장 오재성)는 긴급조치 1·4호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돼 징역 5년을 선고받았던 고인의 가족 8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국가는 5억 10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2일 밝혔다. 재판부는 “김 교수와 같은 소수의 용기 있는 시민들의 민주화에 대한 열망과 노력이 국가의 민주화에 큰 밑거름이 됐다”면서 “그럼에도 김 교수를 수감하고 그 가족을 지속적으로 감시해 일상생활을 어렵게 한 국가는 불법행위에 대해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1973년 연세대 신학대 학장으로 취임한 김 교수는 같은 해 12월 유신헌법 개헌 청원 서명운동의 발기인으로 참여했고,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학생들을 수차례 만나 “유신헌법은 계엄령을 선포해 국민의 기본권을 박탈한다”거나 “젊은 목사나 전도사 중에는 독재에 항거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학생 데모에 호응해 줄 것이다”라는 등의 발언을 했다. 긴급조치 위반 혐의로 구속된 김 교수는 1974년 형 집행정지로 출소하기 전까지 286일 동안 수감 생활을 했다. 이후에도 정부의 압력으로 복직하지 못하다가 1984년에야 연세대 강단에 다시 설 수 있었다. 김 교수는 2009년 숨졌지만 가족들이 명예회복을 위해 2011년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고, 서울고법은 2013년 김 교수에 대해 무죄를 확정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흔들리는 교회… 안으로부터의 개혁하자”

    “흔들리는 교회… 안으로부터의 개혁하자”

    한국 개신교계의 진보적 교회 연합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창립 90주년을 맞아 ‘안으로부터의 개혁을 통한 재도약’을 사회적으로 선포했다. ‘연합과 일치’라는 NCCK의 창립 근본이념에 충실해 그동안 모아진 힘을 바탕으로 생명과 정의, 평화의 복음을 전하는 일에 전력할 것을 약속했다. 1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구세군빌딩에서 90주년 기념예배를 연 데 이어 오는 11월 24일 총회에서 100주년 기념사업을 중심으로 한 ‘비전 선포식’을 가질 예정이다. 18일 90주년 기념예배는 NCCK의 지난날을 반성하고 향후의 길을 다잡는 회개와 다짐의 자리로 열렸다. 특히 한국 교회의 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한 안으로부터의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NCCK 관계자를 비롯해 국내외 에큐메니칼(교회일치)운동 인사며 신학대 교수, 기독교학교 교사 등 500명이 참석한 예배의 주제도 ‘흔들리는 교회, 다시 광야로’였다. 심각한 위기에 처한 한국교회의 현실을 반성하고 하나님의 약속, 광야 시절의 첫 언약을 회복하자는 공의를 모아 택한 주제다. 이들은 기도문에서 “90주년을 기념하고 새로운 10년을 힘차게 살아내어 100년을 맞을 희망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하지만 우리가 사는 이곳은 여전히 아파서 신음하며 정의는 무너졌고 평화는 소실되었을 뿐만 아니라 돌봄도 사라졌고 나눔은 끊어졌다”고 개탄했다. 참석자들은 특히 NCCK에 대해서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어렵더라도 정의의 길에 서야 했지만 스스로 무기력에 빠지고 말았다”며 “이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정의로운 평화를 밝히는 등불이자, 세상이 생명을 키우는 요람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이날 예배에는 세월호 유족과 밀양 송전탑 주민, 이주노동자들이 함께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이 시대 고난받는 이들의 대표로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이 특송을 부르고 세월호·밀양송전탑·강정 해군기지 등 현장에서 받은 엽서에 기도화 헌실을 담아 봉헌하는 의식도 있었다. NCCK 강석훈 목사는 “그분들의 현장을 공유해 현장성을 하나님께 드리고 그 응답을 나눠주자는 뜻에서 마련한 행사”였다고 귀띔했다. NCCK는 먼저 교회 안으로부터의 개혁에 박차를 가하면서 약자와 소외된 자들의 편에 더 다가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예배 이후 엽서로 답지한 다양한 목소리들을 모아 오는 11월 24일 비전 선포식에 반영키로 했다. 이와 관련, NCCK 김영주 총무는 예배에서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을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교회 연합과 갱신에 노력하고자 한다”며 “교회 안으로는 교회개혁의 기치를 들고 교회 밖으로는 사회를 향해 약자와 소외된 자들을 위하는 일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NCCK는 1924년 재한개신교선교부연합공의회와 조선예수교장감연합협의회를 통합해 창설된 조선예수연합공의회(NCC)가 모태. 일제강점기 끝 무렵 10여년 전 해체됐다가 해방과 함께 조선기독교연합회로 다시 태어났다. 1974년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사건과 1975년 긴급조치 9호에 저항하고 민주화운동에 적극 참여했다. 1988년 ‘88선언’으로 불리는 ‘민족의 통일과 평화에 대한 한국기독교회 선언’을 내놓으며 한국기독교의 통일운동을 주도했다. 현재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기독교대한감리회, 한국기독교장로회, 한국구세군, 대한성공회, 기독교대한복음교회, 한국정교회,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기독교한국루터회 등 9개 교단과 CBS를 비롯한 5개 연합기구가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 “제대로 된 시장경제 경험도 못한 한국인데 나쁜 건 다 신자유주의 탓?”

    “제대로 된 시장경제 경험도 못한 한국인데 나쁜 건 다 신자유주의 탓?”

    “한국은 선진국과 외적으론 닮았을지 모르지만 과정은 다릅니다. 미국과 유럽은 신자유주의를 통해 복지와 정부 역할의 축소를 가져왔지만 우리는 애초 복지가 존재하지 않았죠. 또 (그들은) 대공황 이후 정부 개입을 확대하는 케인스주의가 득세하다 1980년대 신자유주의로 전환했지만 우리가 시장경제를 맛본 건 김영삼 정부 때인 1995년 이후입니다. 나쁜 것을 모두 신자유주의 탓으로 돌리는 일부 진보좌파의 주장은 서구에서 수입된 논쟁으로 옳은 대안을 마련할 수 없어요.” 장하성(61) 고려대 경영대 교수는 손사래부터 쳤다. 20여년간의 경제민주화운동 경험과 그동안 쌓아온 정치활동을 바탕으로 첫 저서인 ‘한국 자본주의’(헤이북스)를 오는 25일 출간하지만, 시기가 묘하게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 교수의 ‘21세기 자본’ 한국어판 발간과 겹친 탓이다. 그는 “오랜 기간 사귀어온 지인들이 마치 내가 피케티를 크게 의식하는 것처럼 이야기해 화를 냈다”며 “(내게) ‘21세기 자본’의 서평을 구하진 말아달라”고 운을 뗐다. 4년 전 구상해 3년간 집필한 장 교수의 책은 1000페이지 넘는 원고를 200페이지나 줄인 것이다. 하지만 장 교수는 분명 자신의 저서에 피케티의 ‘자본세’ 도입 논쟁을 다뤘다. 소득분배에 실패한 한국같은 신흥국에서 피케티의 분석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미국과 달리 자본이 거의 축적되지 않아 지난 30여년간 예금, 채권 등의 자본수익률이 오히려 경제성장률을 밑돌았다는 실증자료도 내밀었다. “피케티의 분석 틀과는 정반대 결과죠. 근로소득보다 자본소득이 높아 양극화가 심해진다는 피케티 이론은 고도로 자본주의가 발달한 선진국에 해당하는 말입니다. 우리는 기업과 노동자가 몫을 나눌 때 기업 몫이 점점 커지는 1차 소득분배의 불평등조차 개선되지 않고 있어요. 자본과 관련된 2차 소득분배와는 다르죠.” 예컨대 1990년 국민총소득(GNI)에서 가계소득과 기업소득의 비중은 각각 71.5%와 16.1%였으나 2012년 62.3%와 23.3%로 기업 몫이 오히려 늘었다. 그래서 장 교수는 “기업 유보금에 적극 과세(초과내부보유세)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자유주의계열 우파 학자도 아닌 진보 경제학자의 피케티 비판은 다소 낯설었다. 장 교수가 누군가. ‘소액주주운동의 대부’ ‘재벌 저격수’로 불리며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 의원의 싱크탱크인 ‘내일’에 참여했던 진보진영의 간판이다. “따지고 보면 (피케티와) 큰 차이는 없어요. 피케티는 자신의 책에서 ‘자본세’를 주장하면서 동시에 비현실적이라고 고백했죠. 저도 ‘누진소득세’에는 찬성합니다. 국내에선 수개월 전부터 피케티의 이론을 놓고 성장이니 분배니 계속 떠드는데 앞뒤가 안 맞는 이야기죠.” 예컨대 장 교수가 바라보는 한국경제는 극도로 불공정한 시장 경쟁구조, 재벌의 과도한 경제력 집중, 그리고 비정규직과 자영업 노동자 비중이 대단히 높은 불안정한 고용구조 등 선진국에는 없는 문제들을 떠안고 있다. 그래서 잘못된 진단에서 벗어나기 위해 ‘신자유주의’라는 용어 대신 ‘시장 근본주의’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아울러 시장에 대한 정부 개입 확대라는 일부 좌파의 주장을 ‘박정희 시대의 향수’로 치부하고, 재벌과 사회의 대타협론은 불가능하다고 규정짓는다. 공교롭게도 사촌동생인 장하준 캠브리지대 교수의 이야기를 반박한 것들이다. 그는 또 외환은행을 인수한 론스타를 놓고 인수과정의 자격논란은 있을지언정, 국부유출론의 근거는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8년간 외환은행 운영이 고위험·고수익 투자이지 단기간의 ‘먹튀’를 노린 투기는 아니었습니다. 론스타에 앞서 외환은행에 투자한 독일 코메르츠방크는 5년간 경영했으나 반전시키지 못하고 재매각했죠. 중국 상하이차도 쌍용차를 인수했다가 손실을 보고 떠났는데 돈을 번 외국인 투자자는 나쁘고 돈을 잃은 외국인 투자자는 좋은 자본인가요?” 외환은행 노조의 하나은행 합병반대도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 때문이라는 설명까지, 그가 주장하는 ‘불편한 진실’이 수많은 적을 키울 것이란 생각이 스쳤다. “파편적이 아닌 새로운 논쟁이 일어나길 원합니다. 우리는 객관화된 논쟁이 필요한데, 오로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혹은 이념에 함몰된 비판만 늘어놓고 있어요.” 장 교수는 “현재로선 자본주의 체제의 대안이 없는 만큼 고쳐서 더 낫게 만들어야 한다”며 “정의로운 자본주의 실현을 위해 정치의 역할이 중요하고 국민들은 공약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기억상실투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日 대학생들 5·18정신 배우러 광주에

    일본 대학생 등 12명이 광주를 방문해 근로정신대와 5·18 광주민주화운동 등의 역사 탐방 활동을 펼친다. 근로정신대 시민모임은 16일 일본 주오대 법학부 히로오카 모리호 교수와 대학생 12명이 이날부터 19일까지 광주를 방문, 광주 대학생들과 교류하고 역사·문화 탐방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남부대에서 열린 히로오카 교수 초청 세미나를 계기로 광주와 인연을 맺은 일본 대학생들은 17~18일 남부대 강의 참여, 남부대·전남과학대 학생들과의 교류, 한국 전통문화 체험 시간도 갖는다. 특히 김영식 남부대 교수가 한국 사정을, 김정훈 전남과학대 교수(근로정신대 시민모임 공동대표)가 ‘한인 징용자와 일본인 교류’에 대해 강의할 예정이다. 17일 오전에는 5·18 현장을 둘러보고 5·18 추모관에서 한국 대학생들과 함께 영상을 시청한 후 5·18 강연을 듣는다. 강연회에는 안종철 전 5·18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추진단장이 나서 5·18 배경과 실상을 학생들에게 생생하게 들려줄 예정이다. 일본 대학생들은 18일 오후 근로정신대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의 증언을 듣고 이국언 근로정신대 시민모임 상임대표를 만나 일본강점기 근로정신대의 실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히로오카 교수는 “일본 학생들이 광주 5·18정신을 배우고 한국 전후 민주화와 일본 전후 민주화를 비교해 보는 유익한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부고]

    ●조용국(전 서울신문 출판사업국장)씨 모친상 11일 고양 명지병원, 발인 13일 오전 5시 (031)810-5444 ●임병용(GS건설 대표이사)씨 부친상 11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13일 오전 8시 (02)2258-5940●안병수(전 대법원 판사)씨 별세 성진(사업)재용(관동대 제일병원 정형외과 교수)씨 부친상 김인수(서울중앙지법 조정센터 변호사)김천일(계명대 동산병원 비뇨기과 교수)씨 장인상 11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3일 오전 8시 (02)3410-6903 ●이강식(예금보험공사 연구위원)씨 모친상 송정호(자영업)씨 장모상 이영재(LG전자 과장)씨 조모상 송영규(휴빌론 차장)씨 외조모상 11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13일 오전 7시 (02)2258-5940 ●홍성문(전 영남대 미술대학장)씨 별세 원기(대구교대 교수)영기(하이투자증권 이사)씨 부친상 11일 영남대병원, 발인 13일 오전 8시 (053)620-4241 ●장영태(전 단국대 교수)영권(국제탄소연구소 관리소장)영달(새정치민주연합 고문)순례(무용가)숙자(국악인)순향(한양대 교수)씨 모친상 염흥섭(전 국방과학연구소 행정실장)유영표(민주화운동공제회 이사장)안병기(에이앤제이 대표)씨 장모상 11일 한양대병원, 발인 13일 오전 7시 30분 (02)2290-9457
  • [문소영의 시시콜콜] 세월호 진상규명은 ‘우공이산’의 자세로

    [문소영의 시시콜콜] 세월호 진상규명은 ‘우공이산’의 자세로

    중국 고전인 ‘열자’의 탕문편(湯問篇)에 ‘우공이산’(愚公移山)의 고사가 나온다. ‘뜻을 세우고 꾸준히 하면 마침내 큰일을 이룰 수 있다’는 교훈이다. 옛날 중국의 익주(翼州) 남쪽 하양(河陽) 북쪽에 태행산(太行山)과 왕옥산(王屋山)이라는 두 개의 큰 산이 있었다. 이 산 북쪽에 사는 우공(愚公)은 이 두 산을 빙 둘러가는 탓에 불편하자 “가족이 전부 힘을 합쳐 두 산을 옮기자”고 결의하고 그다음날부터 작업에 착수했다. 작업의 진전은 보잘 것 없었다. 전혀 낙심하지 않고 일하는 우공에 한 부인은 자식 일곱 명을 몽땅 데려와서 일을 도왔다. 한번은 잘난척하는 지수(智?)가 이를 비웃었는데, 우공은 “내가 죽더라도 대대손손 산을 옮길 것이고, 산이야 지금보다 조금도 커지지 않을 것이니 언젠가는 두 산을 다 옮길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우공의 답변에 깜짝 놀란 산신령은 스스로 산을 옮겼다. 우직한 우공도 멋지지만, 더 싸우지 않고 ‘피신’이란 타협안을 내놓은 산신령의 정치적 감각과 실행력도 놀랍다. 세월호 진상 규명과 안전한 대한민국 건설을 위해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해 달라는 입법청원에 국민 약 500만명이 서명했다. 입법청원용 서명으로 역대 최다 서명이다. 하지만, 청와대와 여당인 새누리당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봄 소풍·여행을 떠났다가 돌아오지 못한 실종자가 팽목항에 10명이고, 사망자가 294명에 이르는데 두 계절이 바뀌어도 ‘적폐의 청산’이나 ‘국가개조’는 일어나지 않았다. 이렇게 시간을 끌지도 몰랐다. 지수처럼 교양있는 분 중에는 세월호 유가족 앞에서 ‘폭식투쟁’ 등의 사회적 ‘이지메’도 놓는다. 청와대와 여당이 산신령처럼 스스로 깜찍한 정치적 타협안을 내놓을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 시간이 걸린다고 낙담할 일은 아니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한국 현대사가 입증하고 있다.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불온세력의 폭동이 아니라 전두환 전 대통령 등의 내란 및 내란목적의 살인행위라는 사법부의 판단이 나온 것은 1997년 4월 17일이었다. 17년의 세월이 걸렸으나 진실은 자신을 드러냈다. 1989년 6월 4일 민주화를 요구하며 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연좌시위를 벌이던 학생·노동자·시민들을 탱크와 장갑차로 해산시키면서 발포, 많은 사상자를 낸 ‘톈안먼 사건’(天安門事件)은 25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진상 규명의 과제로 남아 있다. 중국 지식인이 부러워할 만큼 한국 사회는 아직 건강하다. 그러니 세월호의 진실 규명을 위해 우리는 우공처럼 꾸준히 산을 옮기는 수밖에 없다. symun@seoul.co.kr
  • 유관순 누락논란, 교과서 절반에서 실종 “이유는?”

    유관순 누락논란, 교과서 절반에서 실종 “이유는?”

    유관순 누락논란, 유관순   유관순 열사가 고등학교 교과서 4종에서 누락됐다는 소식이 전해져 논란이 심화되고 있다. SBS뉴스는 28일 “작년 검정 심사를 통과해 현재 고등학교에서 사용되는 8종의 역사 교과서 중에서 4종 만이 유관순 열사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으며, 이는 유관순 열자의 얼굴 사진과 간략한 활동 내용을 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나머지 교과서 4종은 일제 침략과 3.1운동을 설명하면서 유관순 열사의 내용은 담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SBS 뉴스 측이 자막을 통해 공개한 유관순 열사의 내용을 담은 역사 교과서는 비상교육, 지학사, 리베르, 교학사 4종이었다. 또한 유관순 열사의 내용을 뺀 역사 교과서는 두산 동아, 금성출판사, 천재교육, 미래엔 4종이었다. 해당 사실은 지난 26일 교육부 주최 ‘한국사 교과서 발행체제 개선을 위한 토론회’에서 밝혀진 바 있다. 이처럼 8종의 교과서 중 절반에 달하는 교과서에 빠진 이유 중 하나로는 ‘친일파가 만들어낸 영웅’이라는 연구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토론회 당시 춘천교대 김정인 교수는 정상우 서울대 강사가 2009년 한국역사연구회가 발간한 ‘역사와 현실’이란 학술지에 낸 논문을 근거로 “유관순은 친일 경력이 있는 이화학당 교사 박인덕이 해방 후 발굴해 이화 출신의 영웅으로 만들었다는 역사학계의 연구 성과가 있어 기술하지 않은 것”이라고 유관순 누락논란에 대한 이유를 밝혔다. 또한 “북한에선 당연히 유관순을 모르고, 우리나라 교과서엔 1950년대에야 들어갔다는 게 최근의 연구 성과”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주장이 일부 제한된 주장에 불과할 뿐 역사학계의 정설이 아니라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유관순이 항일운동을 했다는 역사적 사실 자체가 중요하다는 것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날 SBS 뉴스와의 인터뷰를 진행한 고려대학교 교육학과 홍후조 교수는 “노동운동이나 민주화운동을 위해 목숨을 바친 분들도 열사로 칭하고 있다. 더구나 나라와 민족을 위해 목숨 바친 분은 열사로 칭해서 역사교과서에 기록해서 다음 세대에 전해줌이 마땅하고 옳은 일이라고 본다”라는 입장을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관순 누락논란 高 교과서 절반에 없다…이유가 충격적

    유관순 누락논란 高 교과서 절반에 없다…이유가 충격적

    유관순 누락논란, 유관순   유관순 열사가 고등학교 교과서 4종에서 누락됐다는 소식이 전해져 논란이 심화되고 있다. SBS뉴스는 28일 “작년 검정 심사를 통과해 현재 고등학교에서 사용되는 8종의 역사 교과서 중에서 4종 만이 유관순 열사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으며, 이는 유관순 열자의 얼굴 사진과 간략한 활동 내용을 담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나머지 교과서 4종은 일제 침략과 3.1운동을 설명하면서 유관순 열사의 내용은 담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SBS 뉴스 측이 자막을 통해 공개한 유관순 열사의 내용을 담은 역사 교과서는 비상교육, 지학사, 리베르, 교학사 4종이었다. 또한 유관순 열사의 내용을 뺀 역사 교과서는 두산 동아, 금성출판사, 천재교육, 미래엔 4종이었다. 해당 사실은 지난 26일 교육부 주최 ‘한국사 교과서 발행체제 개선을 위한 토론회’에서 밝혀진 바 있다. 이처럼 8종의 교과서 중 절반에 달하는 교과서에 빠진 이유 중 하나로는 ‘친일파가 만들어낸 영웅’이라는 연구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토론회 당시 춘천교대 김정인 교수는 정상우 서울대 강사가 2009년 한국역사연구회가 발간한 ‘역사와 현실’이란 학술지에 낸 논문을 근거로 “유관순은 친일 경력이 있는 이화학당 교사 박인덕이 해방 후 발굴해 이화 출신의 영웅으로 만들었다는 역사학계의 연구 성과가 있어 기술하지 않은 것”이라고 유관순 누락논란에 대한 이유를 밝혔다. 또한 “북한에선 당연히 유관순을 모르고, 우리나라 교과서엔 1950년대에야 들어갔다는 게 최근의 연구 성과”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주장이 일부 제한된 주장에 불과할 뿐 역사학계의 정설이 아니라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유관순이 항일운동을 했다는 역사적 사실 자체가 중요하다는 것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날 SBS 뉴스와의 인터뷰를 진행한 고려대학교 교육학과 홍후조 교수는 “노동운동이나 민주화운동을 위해 목숨을 바친 분들도 열사로 칭하고 있다. 더구나 나라와 민족을 위해 목숨 바친 분은 열사로 칭해서 역사교과서에 기록해서 다음 세대에 전해줌이 마땅하고 옳은 일이라고 본다”라는 입장을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훈취소 대상 훈장 환수율 20% 그쳐

    노태우 전 대통령을 비롯해 서훈 취소 대상자가 국가에 반납해야 할 훈장 가운데 80%가 환수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강기윤 새누리당 의원이 안전행정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서훈 취소 대상 포상 406개 가운데 20%인 83개만이 환수됐다. 환수 대상 중 208개는 분실, 멸실, 사망 등의 이유로 되찾을 수 없게 된 상태이며, 나머지는 반환촉구·주소불명·소송 등으로 환수 절차가 진행 중이다. 12·12사태 또는 5·18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서훈이 취소된 경우가 전체의 43.3%인 176개로 가장 많았고, 형법 등에 의한 징역형 및 금고형(154개), 허위공적(25개), 친일 행적(24개), 국가 안전에 관한 죄(23개) 순이었다. 노 전 대통령 역시 1960∼80년대에 받은 보국훈장 5개, 무공훈장 5개, 근정훈장 1개 등 모두 11개 훈장의 서훈이 2006년 3월 취소됐지만 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훈장을 국가에 반납하지 않았다. ‘하나회’ 출신 허삼수 전 보안사 인사처장과 허화평 전 보안사령관 비서실장도 각각 5개의 보국훈장과 무공훈장 등이 취소됐지만 회수되지 않았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아디오스! 프란치스코] 빗속 시민들 “힘든 때 선물처럼 내리셨다”

    [아디오스! 프란치스코] 빗속 시민들 “힘든 때 선물처럼 내리셨다”

    18일 오전 서울 중구 가톨릭회관 앞마당. 인근 명동성당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 초대받지 못한 시민 1000여명은 쏟아지는 빗줄기에도 흩어질 줄 몰랐다. 오전 9시 45분 미사가 시작될 무렵부터 내리기 시작한 빗줄기가 점점 굵어졌지만 시민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가톨릭회관 앞마당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보며 감동적인 순간을 함께했다. 1950년대 이승만 정권 반대 투쟁을 시작으로 1970~80년대 민주화운동의 성지이자 인권 보호를 위한 마지막 보루, 가난하고 억눌린 이들을 위한 성소로 자리매김한 명동성당은 종교적으로는 서울 대교구 주교좌로 한국 천주교회의 심장이다. 방한 내내 낮은 곳으로 임해 국민에게 큰 감동을 안겼던 교황이 평화와 화해 메시지를 전달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는 장소인 셈이다. 명동성당 바깥에는 미사에 초대받지 못한 시민들이 아침 일찍부터 모여들었다. 교황의 마지막 공식 일정인 만큼 먼발치에서라도 보기 위한 염원을 저마다 가슴에 안고 찾아온 사람들이다. 오전 11시 45분쯤 미사를 마친 교황이 검은색 쏘울 승용차에 올라타 명동성당 앞 도로를 지나자 여기저기에서 “비바! 프란치스코” 외침이 터져 나왔다. 저마다 휴대전화를 꺼내 교황의 모습을 담기에 바빴다. 밖에서 미사를 함께 한 심종숙(47·여)씨는 “로마에서도 보기 어려운 교황의 모습을 먼발치에서나마 볼 수 있었던 것은 신도들에게는 큰 선물”이라며 “아침부터 비를 많이 맞았지만 너무 즐거웠다”고 말했다. 오전 8시부터 교황을 기다렸다는 오연숙(58·여)씨는 “빈부 문제나 청년 실업, 세대 갈등 등 한국이 어려움을 겪는 시점에 방한한 교황이 정신적 지도자로서 큰 감동을 주셨다. 마지막 모습까지 지켜보려고 왔다”고 말했다. 회사에 휴가를 내고 자원봉사를 한 신자 장지을(30)씨는 “교황을 위해 봉사할 수 있어 보람됐다”고 밝혔다. 교황이 명동성당을 떠난 뒤에도 기념사진을 찍는 이들로 붐볐다. 부인과 함께 이곳을 찾은 김성원(49)씨는 “민주화 성지인 명동성당을 교황님이 찾은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면서 “방한 중 찾은 곳 하나하나에 모두 깊은 뜻이 담겨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미사 직후 오직예수선교단 등 10여명이 ‘로마 교황은 적그리스도’ ‘마리아 성령의 승천이 가까웠다’라는 문구가 적힌 손팻말 등을 들고 교황을 비방하다가 주변 시민들에게 제지당하기도 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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