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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安 궁지로 몰았다” 文에 비난의 화살

    “安 궁지로 몰았다” 文에 비난의 화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23일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의 사퇴 소식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 측 관계자는 “박 후보가 안 후보의 사퇴와 관련한 보고를 받았지만 아무 말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박 후보와 달리 당 차원에서는 대선 정국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안 후보 사퇴 선언 직후인 오후 9시 선거대책본부 회의를 소집해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안형환 대변인은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안 후보의 등장은 새로운 정치를 갈망하는 국민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었지만 단일화 과정에서 결국 민주통합당의 벽을 넘지 못했다.”면서 “문재인 민주당 후보는 ‘통 큰 형님’ 운운하면서도 단일화 협상에서 유불리를 따지며 안 후보를 궁지로 몰았다.”고 비판했다. 조해진 대변인도 “안 후보의 아름다운 양보일 수는 있어도 아름다운 단일화는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비판의 화살이 안 후보가 아닌 문 후보를 향하는 모양새다. 여기에는 문 후보로 단일화된 데 따른 ‘컨벤션 효과’(정치적 이벤트 후 지지율이 상승하는 현상)를 차단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선대본부 회의에서도 안 후보를 지지했지만 단일화 과정에서 문 후보에게 실망한 중도·무당층 유권자들을 자극하지 않는 방식으로 문·안 후보 사이의 틈을 벌릴 수 있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후보 자격을 내놓은 안 후보를 공격하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안 후보의 ‘예상 밖’ 사퇴 선언에 대해 당혹해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여론조사로 문·안 후보 간 단일화 승부가 엇갈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에서 이른바 ‘극적 반전’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당이 최악의 시나리오 중 하나로 상정했던 ‘극적인 단일화’가 어느 정도 현실화됐다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다. 당 관계자는 “안 후보의 사퇴 선언이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보였던 부정적 이미지를 모두 불식시킬 가능성도 있다.”면서 “야권 지지자들의 이탈을 차단하고 결집하는 현상이 나타날 경우 쉽지 않은 선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안 후보 지지층을 누가 더 많이 흡수하느냐에 선거 결과가 달렸다.”고 전망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새 정치 꿈 잠시 미루겠다”…安 정치실험 계속 의지

    “새 정치 꿈 잠시 미루겠다”…安 정치실험 계속 의지

    야권 단일 후보 자리를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에게 전격 양보한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향후 행보에 국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치권은 국민과의 약속을 중시하는 그가 대선 운동 기간 단일화 경쟁 상대였던 문 후보를 도운 뒤 대선이 끝나면 정국 상황을 보면서 입지를 모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안 후보 자신도 이날 사퇴의 변을 통해 새 정치의 꿈을 잠시 미루었을 뿐이라고 했다. 정계에서 완전히 떠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보인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정치를 갈망한다고도 밝혔다. 문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새정치공동선언문을 통해 약속한 국민연대 추진 등 새로운 정치를 위한 기반 마련에 적극 나설 것이란 해석이 가능하다. 안 후보의 대선 기간 행보는 문 후보가 어떻게 하느냐에 좌우될 것이라는 전망이 일반적이다. 문 후보가 새 정치 실현을 추진하며 구태 정치를 청산하고 쇄신하는 모습 등 후속 조치를 적극 취할 경우 안 후보는 문 후보 당선을 위해 적극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구태 정치 행태로 지목됐던 친노(친노무현) 패권주의 부활 징후 등이 보이면 지지 강도가 약해질 수 있다고 전망된다. 민주당은 대선 기간 동안 그가 문 후보를 적극 지원해 그를 지지했던 야권 성향과 중도층 지지자는 물론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겹쳤던 지지자들까지도 문 후보 지지로 연결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지금까지 다수의 여론조사에서는 그의 지지자 가운에 10% 안팎이 문 후보 지지에서 이탈할 것으로 조사됐지만 이를 최소화해 주길 기대하는 것이다. 안 후보를 도와 온 진심캠프 인사 상당수는 문재인 캠프로 가 선거운동을 할 가능성도 높다. 이들이 민주당으로 얼마나 갈지에 대해서는 안 후보의 의중이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사퇴 회견에서 앞으로 어떤 가시밭길이라 해도 온몸을 던져 계속 가겠다고 했다. 출마 선언 뒤에는 “건너 온 다리는 불살랐다.”고 의지를 밝혔듯 대선 이후 커다란 상황 변화가 없을 경우 새로운 정치 실현이라는 목표에 매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렇다 해도 안 후보가 차기 대선을 노릴 것인지 등 대선 뒤 행보를 전망하는 것은 현 단계에서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 있다. 불과 15개월 전만 해도 그의 정치 입문을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듯이 대선 뒤 그의 운명도 정국 상황과 그를 둘러싼 조건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안 후보는 1997년, 2002년 등 사실상 지분 나누기 단일화 때와는 달리 후보직을 조건 없이 양보해 차별화된 단일화의 역사를 썼다.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이은 조건 없는 ‘아름다운 양보’로 기록될 것 같다. 무소속 후보로서 대선 후보 등록 불과 이틀 전까지 지지율에서 강세를 유지한 ‘안철수의 거대한 정치 실험’은 당분간 진행형이 될 것 같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무소속 安’의 한계… 현실정치 벽 못넘어

    18대 대선을 25일 앞둔 23일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대선 레이스’를 멈췄다. ‘통 큰 양보’라는 역대 무소속 후보와 다른 ‘제3의 길’을 보여줬지만 주인공이 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결과적으로는 ‘같은 길’이기도 하다. 안 후보는 이날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에게 야권 후보를 양보하고 ‘대선 무대’에서 내려왔다.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보궐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 등장한 지 13개월 만이다. 그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의 양자 대결 여론조사에서 우세를 보이면서 한때는 지지율이 50%를 넘나들었다. 역대 대선에서 여야 정치권에 속하지 않는 제3후보 가운데 가장 강력한 후보로서 ‘다크호스’가 아닌 ‘유력 후보’ 반열에 올랐다. 부동의 1위였던 박 후보의 ‘대세론’을 깨기도 했다. 안 후보는 아이러니하게도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에 나선 뒤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하락세를 보였다. 과거 제3후보의 ‘위협적 지지율’을 뛰어넘어 여야 유력 주자들의 지지율을 뛰어넘는 ‘이기는 지지율’이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점은 뼈아픈 대목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안 후보의 양보는 등 떠밀려 이뤄진 측면이 있다.”면서 “안 후보도 무소속 후보의 한계를 넘지 못했다는 점에서 역대 무소속 후보와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과거에도 대선을 앞두고 제3의 후보가 대세론을 형성하며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곤 했다. 2007년 17대 대선 당시 유한킴벌리 사장 출신의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는 ‘깨끗하고 청렴한 기업인’이라는 이미지로 인기를 얻었지만 기존 정치권의 벽을 넘지 못해 5.8% 득표에 그쳤다. 고건 전 총리도 대선을 앞두고 후보로 급부상했지만 본인 스스로 대권을 접어야 했다. 2002년 정몽준 무소속 의원은 월드컵 인기를 한 몸에 받으며 새로운 ‘다크호스’로 부상했으나 당시 노무현 후보에게 야권 단일 후보 자리를 내줬다. 1997년 대선에서는 신한국당을 탈당해 독자 출마를 강행한 이인제 국민신당 후보가 19.2% 득표로 3위에 머물렀다. 박찬종 전 의원도 1992년 대선에서 이른바 ‘버버리 바람’을 일으켰지만 결국 한 자릿수 지지율에 머물렀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사설] 후보 단일화 벽 끝내 못 넘은 ‘안철수 정치’

    지난 1년여 한국 사회를 ‘안철수 현상’에 달뜨게 했던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어제 대선 행보에 마침표를 찍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의 초읽기 단일화 협상이 더 이상 진척을 보지 못하자 스스로 후보 사퇴의 길을 택한 것이다. 그가 추구했던 새 정치도 그 실체가 무엇이었든 일단 멈춰서게 됐다. 지난해 9월 시민운동가 박원순씨에게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직을 선뜻 양보하면서 시작된 안 후보의 정치 여정은 우리 사회에 적지 않은 숙제를 던져 주었고, 18대 대선의 성격을 규정짓는 데 의미 있는 역할을 했다. 그를 통해 투영된 새 정치에 대한 국민적 열망은 기성 정치권으로 하여금 정치개혁과 공정사회 구현을 위한 경제 민주화에 앞을 다투도록 했다. 성패를 떠나 이 나라 정치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킨 동력이 됐다. 그러나 그런 ‘안철수 현상’을 ‘안철수 정치’가 고스란히 현실 세계에 반영했는지는 의문이다.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애매한 태도로 일관, 18대 대선의 불확실성을 한껏 높였다. 대선 출마 이후에도 민주당 후보와의 단일화 문제를 놓고 안갯속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후보 등록을 코앞에 두고는 단일화 방안으로 삼은 여론조사의 방식을 놓고 문 후보와 모래알까지 셀 듯 치열한 수싸움을 벌여 ‘아름다운 단일화’라는 기치를 퇴색시켰다. 두 후보가 지난 2주 남짓 벌여온 실랑이로 인해 대선은 불과 20여일 남겨 놓은 지금까지 제대로 된 정책 검증과 인물 검증을 시도조차 해보지 못하는 지경에 놓이게 됐다. 물론 그 책임은 문 후보와 나눠져야 할 일이다. 안 후보가 홀로 사퇴 선언을 한 것은 비록 그가 “문 후보에게 성원을 보내 달라.”는 당부를 남겼다고는 하나 그런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실랑이가 남긴 후유증이라고 할 것이다. 안 후보의 사퇴로 문 후보가 단일후보가 되기는 했으나 적어도 질서 있는 후보 단일화를 이뤄냈다고 볼 수는 없는 셈이다. 문 후보로서는 향후 대선 행보에 있어서 최대의 고비를 넘긴 것임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부담을 지지 않을 수 없어 보인다. 18대 대선은 이제 명확해진 대진표를 바탕으로 25일간의 레이스에 돌입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당 문 후보는 남은 기간 오로지 정책과 비전으로 정정당당히 승부하는 모습으로 엉클어진 대선 정국을 정상으로 돌려놓기 바란다.
  • 安의 무당층 지지자 행보 변수…朴·文 맞대결 캐스팅보트로

    安의 무당층 지지자 행보 변수…朴·文 맞대결 캐스팅보트로

    12월 19일 투표일까지 채 한달도 남지 않은 대선 정국이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의 전격 사퇴로 대반전을 맞게 됐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안 후보의 팽팽한 3각 구도가 허물어지면서 박 후보와 문 후보의 전통적인 여야 1대1 양자 구도로 급격히 재편됐다. 대선 프레임은 여야 후보의 정치적 후견인인 ‘박정희 대 노무현’, 이념적으로는 ‘보수 대 진보’의 전면 대결 구도로 짜이게 됐다. 단일 후보가 된 문 후보는 단일화 국면에서 휘청거렸던 야권 전열을 재정비하며 지지층 총결집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가 일단 주도권을 쥐게 된 셈이다. 가장 큰 과제는 단일화 효과의 극대화다. 안 후보의 지지 기반인 중도 무당층의 이탈을 최소화하며 온전히 흡수하느냐가 관건이다. 박 후보와의 양자 대결 시 문 후보가 오차범위 내 초박빙 승부를 벌이는 상황에서 안 후보 지지층은 연말 대선의 ‘캐스팅보트’로 부상하게 됐다. 문 후보 측의 첫 메시지도 안 후보 지지층을 다독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진성준 대변인은 23일 “우리 모두 안 후보에게 큰 빚을 졌다. 미안하고 또 감사한다.”고 밝혔다. 이어 “안 후보와 그를 지지한 모든 국민과 함께 힘을 모아 반드시 정권 교체를 이뤄 새 정치와 새로운 시대를 개척하겠다.”며 “안 후보께 빠른 시간 내에 가장 정중하게 예우를 갖추는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로서는 ‘안철수 효과’의 극대화가 정치적 외연 확장과 직결된다. 단일화 경쟁이 사실상 무산됐다는 시각으로 볼 때 무당층 지지세의 일정 규모는 여야 구도 속에 ‘부동층 지대’로 옮겨 갈 가능성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문 후보와 안 후보의 대선 역할 분담 수준과 강도는 물론 단일화 후유증을 극복하며 두 진영 간의 화학적 결합을 얼마나 이뤄낼 것인지가 핵심이 됐다. 문 후보로서는 안 후보를 최대한 예우하며 이미 합의된 새정치공동선언을 고리로 국민 연대 기반을 구축하는 선택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를 위해 백의종군을 선언한 안 후보에게 대선 총괄 역할을 요청하며 선거 공조를 공고히 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 측 내부에서는 격전지인 서울 및 수도권, 부산·경남(PK) 등에서 안 후보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안 후보 사퇴로 인한 야권 단일화의 ‘컨벤션 효과’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함성득 고려대 교수는 “야권 단일화에 대한 피로감이 사라진 만큼 컨벤션 효과가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점쳤다. 그러나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기대했던 아름다운 단일화가 퇴색돼 시너지 효과는 예상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며 “문 후보와 안 후보의 관계 설정과 향후 역할에 따라 단일화 효과의 크기도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창선 정치평론가는 “아름다운 경쟁보다는 안 후보가 후보직을 던지는 의미가 더 크다.”며 “안 후보 지지층의 이탈이 상당히 커 문 후보가 고전하는 선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 후보와 문 후보는 25∼26일 후보 등록을 거쳐 27일 법정 선거운동을 개시하면서 22일간의 열전을 치른다. 두 후보의 대선 후보 등록과 동시에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프레임 전쟁’은 본격적으로 격화될 전망이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사설] 정부 ‘론스타 ISD제소’에 당당히 대응하라

    ‘먹튀’의 대명사 론스타가 우리 정부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는 금융위원회가 자의적으로 외환은행 매각승인을 지연했고 국세청이 외환은행 매각 이익에 부당하게 과세함으로써 수십억 유로(수조원)의 손해를 입었다며 투자자국가소송(ISD)을 제기했다. 론스타가 어떤 회사인가. 2003년 외환은행을 사들였다가 파는 과정에서 무려 4조 6000억원이라는 차익을 챙긴 뒤 올해 초 한국을 떠났다. 그런 론스타가 한국 정부 때문에 손해를 봤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은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중재재판에서 가려질 일이지만, 이만저만 적반하장이 아니라는 게 우리의 시각이다. 론스타는 외환은행 지분을 2006년 국민은행에 6조 3346억원, 2007년 HSBC에 5조 9376억원에 매각하려 했지만 금융당국의 승인이 늦어지면서 투자금 회수에 실패했다고 주장한다. 2008년 금융위기를 겪은 뒤 올 2월에야 하나금융과 매각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손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구체적 손해규모는 향후 재판과정에서 드러나겠지만 2조원 정도를 주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외환은행 매각의 양도소득세 3915억원도 국세청의 부당과세에 따른 것이라며 돌려달라고 했다고 한다. 론스타의 소송은 벨기에 소재 페이퍼컴퍼니라는 점을 악용한 측면이 강하고, 우리 정부는 조세회피를 목적으로 한 페이퍼컴퍼니는 투자보장과 이중과세방지협정의 적용대상이 될 수 없다는 법 논리를 펴고 있다. 가뜩이나 국부 유출 시비를 빚고 있는 론스타와의 소송에는 국민의 자존심이 걸려 있다. 만일 패소하기라도 한다면 우리 행정력의 위상은 큰 상처를 받지 않을 수 없는 노릇이다. 동원이 가능한 국내 인적·물적 인프라를 쏟아부어 총력전을 펴야 할 이유다. 대선을 앞두고 론스타의 소송 제기가 선거 쟁점으로 비화하는 것이야말로 론스타의 노림수다. 그런데도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일부 시민단체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ISD 조항 폐기와 재협상을 주장하고 나섰다. 론스타 제소가 정쟁의 빌미가 되어서는 안 된다. 정부는 론스타와의 소송을 국익차원에서 당당하게 대응하기 바란다.
  • [Weekend inside-금융소비자보호처 민원센터 가보니] ‘금융소비자보호처 분리’ 논란

    금융위원회의 금융정책과 감독정책을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과 더불어 금융감독원의 감독 기능과 소비자 보호 기능을 분리해 ‘쌍봉형’(Twin Peaks) 체계로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선 정국이라 논란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소비자 보호 기능을 분리할 경우 이 기구의 법적 성격도 논란이 된다. 쌍봉형 체계란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감독하는 기구와 소비자에 대한 영업 행위를 감독하는 기구가 양립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금감원에 두 기능을 모두 주고 있다. 당사자인 금감원은 ‘결사반대’한다. 권혁세 금감원장은 “소비자 보호 기능을 따로 떼 별도 기구를 만들 경우 인력과 시설 확충 등에만 1조~1조 5000억원이 낭비된다.”면서 “금감원 내부에 시스템을 확실히 갖춘다면 현행 체계에서도 얼마든지 소비자 보호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영린 금감원 거시감독국장도 “외국도 통합 감독기구로 가는 게 대세”라며 “건전성 감독 역시 결국엔 소비자 보호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외국은 소비자 교육, 민원 처리, 분쟁 처리 등 소비자 보호 기능을 감독기구 산하 자회사에 맡기거나 ‘옴부즈맨’이라고 불리는 분쟁 처리 기구에 위임하는 방법을 주로 쓴다.”면서 “독일, 일본, 프랑스 등은 감독기구가 전반적인 소비자 보호 업무도 함께 맡는다.”고 소개했다. 정치권과 학계에서는 분리 의견이 우세하다. 김석동 금융위원장도 “금융 소비자 보호 기능을 강화하는 쪽으로 금융 행정 체계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거들고 나서 금융위, 금감원 간 갈등 조짐까지 일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안철수 무소속 후보 등 유력 대선 후보는 형태는 조금씩 다르지만 소비자 보호 기구 독립을 주장하고 있다. 안 후보는 지난 21일 열린 TV토론회에서 “금융 개혁 방안의 원래 목적은 금감원을 두 개로 분리하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취약했던 소비자 보호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문 후보 역시 “금융 소비자 보호를 전담하는 독립 기구를 설립할 것”이라고 공약했다. 원승연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는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감독하는 것과 금융회사에 맞서 소비자 권익을 지키는 것은 이해가 상충되는 관계에 있는 만큼 분리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소비자 보호 기능을 분리하게 되면 전담기구는 공무원 조직이 될 가능성이 높다. 금감원은 ‘반관반민’(半官半民) 형태로 사법권이 없다. 소비자 기만 행위가 벌어지고 있어도 현장 단속을 할 수 없다는 의미다. 독립된 소비자 보호 기구에 사법권을 부여할 것인지도 쟁점 가운데 하나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큰 결단에 감사…역사가 평가할 것”

    “큰 결단에 감사…역사가 평가할 것”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23일 밤 전격적으로 후보 사퇴를 선언하자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캠프는 안 후보의 ‘용단’에 감사의 뜻을 전하는 한편 안 후보 지지자들을 오롯이 흡수하는 방안 마련에 고심했다. 안 후보의 후보 사퇴 소식을 들은 문 후보는 “안 후보께 정중한 예의를 따로 갖추겠다.”는 뜻을 우상호 공보단장을 통해 밝혔다. 진성준 대변인도 “안 후보께서 정권 교체를 위해 큰 결단을 해주셨다. 우리 모두가 안 후보께 큰 빚을 졌다. 미안하고 또 감사한다.”며 캠프 공식 입장을 밝혔다. 문 후보가 안 후보에게 예우를 갖추는 시기와 관련해서는 “오늘은 아니다.”라고 했다. 안 후보의 후보 사퇴 소식이 전해지자 민주당 관계자들은 대체로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트위터에 “정권 교체를 위해 후보 사퇴를 선언한 안 후보의 결단을 존중한다. 역사가 높이 평가할 것”이라고 썼다. 선대위원장단에서는 정권 교체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는 반응과 함께 숙연한 분위기도 감지됐다. 이낙연 공동선대위원장은 “충격적이면서 감동적이다.”라면서 “안 후보가 생각을 뛰어넘는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안 후보의 결심이 우리에게 숙제를 남겼다. 새 정치를 기대하는 국민들이 받을 충격과 슬픔을 충분히 헤아려야 한다.”면서 “이 시점에 정무적인 판단은 내릴 수 없다.”고 밝혔다. 김부겸 공동선대위원장은 “입장을 바꿔 생각해 우리가 안 후보 입장이었으면 어땠을까.”라며 숙연한 태도를 보였다. 안 후보의 사퇴 모양새가 썩 달갑지만은 않다는 반응도 당내에서 일부 제기됐다. 단일화가 되긴 했지만 협상 결렬 이후 기자회견을 통한 안 후보의 사퇴로 단일화가 이뤄진 탓에 ‘아름다운 단일화’는 결국 이끌어 내지 못했다는 판단 때문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두 후보가 서로 만나 끌어안으며 양보하는 모습으로 단일화됐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면서 “단일화 협상에서 두 후보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한 상황에서 안 후보의 사퇴로 정리되는 바람에 단일화가 주는 감동, 시너지 효과는 반감된 것 같다.”고 말했다. 문 후보의 행보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안 후보의 사퇴 기자회견 직후 문 후보가 즉각 안 후보를 찾아가 감사의 뜻을 전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안 후보 측 지지자들의 마음을 붙잡는 것이 가장 중요한 단일화 효과인데 문 후보가 안 후보를 챙기지 못한 점은 다소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서울시장 후보 ‘양보’…대선 단일화 교착에 또 ‘양보 정치’

    야권 후보 단일화 여론조사 협상 완료의 사실상 마지노선인 23일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는 ‘초치기’ 협상전을 벌이며 출구를 마련하려 안간힘을 썼다. 안 후보는 전날 후보 간 회동에서조차 한 치의 진전을 이루지 못한 상태에서 협상팀이 만나 봤자 진전을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후보 대리인 간 회동도 제안했다. 문 후보 측이 이를 수용해 낮 12시부터 회동이 진행됐지만 문 후보 측의 중재안과 안 후보 측의 절충안 사이에서 끝내 접점을 찾지 못하고 4시간 만에 종료됐다. 안 후보는 캠프에 머물며 보고를 받은 뒤 5시간의 고심 끝에 사퇴를 결심했다. 사퇴를 선언하며 지지자들에게 문 후보를 도와 달라고 말했지만 “새 정치의 꿈이 잠시 미뤄졌다.”는 말에는 민주당을 향한 원망과 섭섭함이 그대로 묻어났다.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안 후보가 박원순 당시 서울시장 후보에게 ‘조건 없는 양보’를 한 뒤 후원자로 나섰을 때 그의 양보는 정치에서의 퇴진이 아니라 ‘안철수식’ 정치의 첫걸음이었다. 그로부터 13개월 뒤 대선 후보 단일화 국면에서 문 후보에 대한 또 한번의 양보는 그의 표현대로 정권 교체를 위해 “새 정치의 꿈을 잠시 미룬” 일보 후퇴였다. 서울시장 선거 이후까지만 해도 안 후보는 자신의 행보가 대선 행보로 비칠까 봐 박 시장의 선거운동을 지원할지 여부를 놓고 고심할 정도로 정치에 발을 들여놓는 것을 머뭇거렸다. 그럼에도 양보와 응원, 재산 기부 등 기성 정치를 뒤집는 행보로 정치권에 실망한 국민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줬고 당장 그해 12월부터 신당 창당, 4·11 총선 강남 출마설이 나돌기 시작했다. 안 후보가 “전혀 그럴 생각도 없고 조금도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지만 4·11 총선이 가까워지면서 그의 영향력을 기대하는 정치권의 러브콜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안 후보는 “정치를 하더라도 진영 논리에 빠지지 않겠다.”며 출마설을 일축했다. 4·11 총선 이후 긴 침묵을 지키던 안 후보는 5월 30일 부산대 실내체육관에서 ‘특강 정치’를 재개했다. 자신의 고향인 부산에서 진행된 이 강연은 대선 행보의 신호탄이 됐다. 그는 같은 달 고(故) 김근태 전 민주당 상임고문의 비서관으로 정계에 입문한 유민영 전 청와대 춘추관장을 개인 공보담당으로 선임하는 등 대선 행보를 시작하기 전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이후 안철수재단을 공식 출범시키고 네트워크형 대선 조직을 띄우고 자전 에세이 ‘안철수의 생각’을 출간한 뒤 9월 19일 출마를 선언하며 대선 무대로 뛰어올랐다. 그의 대선 행보에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만 있었던 건 아니다. 안랩의 신주 인수권부 사채(BW) 저가 발행 논란, 국민은행·포스코 사외이사 논란, 본인과 배우자의 다운계약서 논란, 논문 표절 논란까지 끊임없는 도덕성 시비에 휩싸였고 상처를 입었다. 그러면서도 지역별로는 호남과 수도권, 세대별로는 20~30대의 폭발적인 지지를 얻으며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대항마’로 입지를 구축했다. 하지만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로 안 후보는 협상을 잠정 중단했고 수세에 몰리는 듯했던 문 후보가 이해찬 민주당 당 대표 퇴진 카드로 역공에 나서면서 안 후보의 견고했던 지지율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협상은 재개됐지만 아름다운 단일화가 물 건너가고 단일화 여론조사 규칙을 둘러싼 양측의 지루한 싸움 끝에 구태 정치의 모습이 재연되자 결국 안 후보는 백의종군을 선택했다. 출마를 선언한 지 65일 만이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票퓰리즘의 습격 19대도 민생은 없다

    내년도 예산안이 또 법정 시한(12월 2일)을 넘겨 늑장 처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야가 당초 약속한 22일 합의 처리는 이미 무산됐고 오는 27일부터 18대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국회가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17대 대선이 있었던 2007년에도 비슷한 이유로 국회 예산안 처리가 대선 이후로 밀려났다. 예산안 파행 심의는 2003년 이후 연례 행사처럼 이어지고 있지만 올해는 적잖은 기대를 모은 게 사실이다. 19대 국회가 지난 5월 ‘법정 시한 48시간 이전’까지 예산 심사가 이뤄지지 않으면 본회의에 자동 회부하는 조항(내년 5월 발효)을 ‘국회선진화법’에 담을 정도로 ‘준법 국회’를 강조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여야는 노력하는 ‘성의’조차 보이지 않았다. 예산안을 합의 처리하겠다고 약속한 이날에야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들이 계수조정소위를 구성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2일부터 계수조정소위를 가동해 예산안 증액과 삭감 심사를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계수소위의 의석수와 차기 대통령의 예산을 놓고 소모적인 기 싸움만 벌였다. 민주통합당은 여당이 ‘새 대통령 예산안’ 처리에 합의하지 않으면 대선이 끝나고 예산안을 처리하겠다는 전략을 짜 놓은 듯한 행보를 보였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관계자는 “여야가 소위를 구성한 뒤 새 대통령 예산안을 포함해 논의하면 될 것을 민주당이 자꾸 밖에서 합의하자고 떼를 쓰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반해 ‘표’(票)에 도움이 되는 법률안에는 여야가 물불을 가리지 않았다. 버스업계의 파업이 예상되는데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대중교통 육성 및 이용촉진법 개정안’(택시법)을 통과시켰다. 국토해양위원회는 사실상 모든 임대주택의 부도를 정부가 책임지는 ‘부도 공공건설 임대주택 임차인 보호를 위한 특별법 개정안’도 처리했다. 반면 득표에 도움이 되지 않는 세제 개정안들은 줄줄이 제동이 걸렸다. 기획재정위원회는 최근 조세소위원회에서 파생상품에 거래세를 부과하는 ‘증권거래세법 개정안’ 처리를 사실상 내년으로 유보했다. 이 법안은 자본시장 과세를 강화하고 세수를 늘리는 차원에서 파생상품에 거래세를 부과하자는 것으로 여야가 지난 4·11 총선 공약으로 제시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대선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부산 민심과 직결돼 있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했다. 한국거래소 파생시장본부가 위치한 부산 지역은 거래세가 부과되면 파생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며 이 법안에 강력히 반발했다. 복지 재원 확보를 위해 각종 비과세·감면 혜택을 줄이겠다는 유력 대선 주자들의 선언과는 달리 세제 혜택은 잇따라 연장되는 분위기다. 정부는 농협과 수협, 신협 등 조합 출자금, 예탁금의 비과세 조치를 내년부터 폐지하고 낮은 세율(5% 분리 과세)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조세소위는 현행 혜택을 3년간 더 연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文, 지지층 ‘집토끼’ 지키기… 安, 중도 ‘산토끼’ 잡기”

    “文, 지지층 ‘집토끼’ 지키기… 安, 중도 ‘산토끼’ 잡기”

    전문가들은 지난 21일 열린 문재인 민주통합당,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의 단일화 TV토론에 대해 전반적으로 밋밋했고 비전 전달에 실패했다는 평을 내렸다. 후보 단일화로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 향후 협력해야 할 상대인데도 차이점만 부각됐을 뿐 본선 경쟁자인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에 대한 비판은 거의 없어 의아했다는 반응도 있었다. 종합적으로는 문 후보가 민주당 지지층에 비중을 두고 ‘집토끼’전략을 쓴 반면 안 후보는 중도층을 잡기 위한 전형적인 ‘산토끼’ 전략을 썼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내영 고려대 교수는 22일 “국민들에게 단일화의 필요성과 명분을 잘 전달할 수 있는 기회였는데 지루하고 재미가 없었다. 단일화를 하면 새로운 정치가 열린다는 것에 대한 국민 설득이 미흡했다.”며 “두 후보 모두 준비가 부족했다.”고 분석했다. TV토론을 보고 단일화가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의견도 나왔다. 가상준 단국대 교수는 “두 후보의 서로 다른 점들만 확인하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면서 “정치, 경제, 외교, 복지 각 사안마다 이견이 많아 접점을 찾기도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반면 조국 서울대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TV토론은 짧았지만 서로 짚을 점은 다 짚었다. 서로 ‘구존동이’(求存同異)하며 같이 가야 함이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후보들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TV토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메시지 전달 능력인데 문 후보가 모두발언에서부터 시종 ‘위기에 강하고 국정 운영 능력도 있으니 자신이 적임자다. 지지해 달라’고 한 반면 안 후보는 정치를 바꾸자는 메시지를 일관되게 던졌다.”며 “TV토론에 영향을 받을 유권자는 새 정치를 원하는 중도층인데 안 후보의 전략은 메시지 전달 측면에서 효과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트위터에서 “두 후보의 정책적 고민이 충분히 묻어난 토론이었다. 진지하면서도 몰입력이 있었던 고품격 토론”이라면서 “백중세”라고 점수를 매겼다. 가 교수는 “문 후보가 이성적으로 접근해야 할 문제를 감성적으로 접근하려는 모습이 보였다.”고 지적했다. 다만 “안 후보도 전반적인 업무 파악 면에선 문 후보에 비해 미진했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도 “안 후보는 원칙적인 얘기를 하고 소극적으로 임하다 보니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새로운 비전이 열린다고 설득하는 데 실패한 게 아닌가 싶다.”고 문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김윤철 경희대 교수 역시 “안 후보는 감성코드로 모두발언과 마무리발언을 잘했는데 토론 전개 과정에서는 좀 버거워하는 모습이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 예산안 합의처리 시한 또 어겼다

    ‘준법 국회’를 외치던 19대 국회가 22일까지 내년 예산안을 합의 처리하겠다던 대국민 약속을 스스로 저버렸다. 버스업계의 파업을 불러온 ‘대중교통 육성 및 이용촉진법 개정안(택시법)’은 국회의장의 중재로 여야가 본회의 처리를 연기하기로 가까스로 합의해 일단 버스발(發) ‘교통 대란’은 피할 수 있게 됐다. 나라 살림에는 등을 돌리고 당장 ‘표’(票)가 되는 이익단체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데는 앞장선다는 비판에서 여야가 자유롭지 못할 듯하다. 김기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와 박기춘 민주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계수조정소위를 구성해 당장 예산안 심사 활동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예산안을 법정 시한(12월 2일) 내에 처리하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음 주 시작되는 대통령 선거 운동과 맞물려 법정 시한 내 예산 처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양당 지도부는 이미 대부분의 의원들에게 오는 27일 시작되는 공식 선거운동에 뛰어 달라며 ‘지역구행(行)’을 요구했다. 때문에 18대 대선이 끝나야 본격적인 예산 심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여 이번에도 파행 심의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강창희 국회의장 주재로 여야 협의를 갖고 ‘택시법’의 국회 본회의 처리를 연기하기로 합의했다. 김기현·박기춘 양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일명 택시법과 관련해 양당이 원만히 합의했다.”면서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의결된 택시법을 오늘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만약 2013회계연도 예산안 처리 때까지 정부의 납득할 만한 대책이 제시되지 않으면 이 법안을 예산안과 동시에 처리하겠다.”며 사실상 연내 처리 방침을 밝혀 갈등의 불씨를 남겼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文·安, 단일화 룰 합의 근접

    文·安, 단일화 룰 합의 근접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단일화 협상이 벼랑 끝에서 가까스로 의견 접근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양 후보 측은 22일 밤 야권 단일후보 선출을 위한 여론조사 방식과 관련, 안 후보 측이 최종 제의한 지지도 조사(비박 지지도 조사)와 가상 양자대결 조사(실제 조사)를 결합한 절충안을 놓고 의견 접근을 시도했다. 앞서 문 후보 측은 가상 대결 조사와 문 후보의 적합도 조사를 50%씩 반영해 단일화를 결정하자는 소설가 황석영씨 등의 중재안을 수용해 안 후보 측에 제의했었다. 안 후보 측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은 이날 밤 서울 종로구 공평동 선거캠프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문 후보 측에 “우리가 제안했던 실제 대결안과 문 후보 측의 최종안이었던 지지도를 절반씩 혼합한 안으로 여론조사에 들어갈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 후보 측은 역선택 방지를 위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지지층을 조사에서 제외할 것과 여론조사기관을 한 회사로 지정해 가능한 한 빠른 시간 안에 조사에 들어갈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여론조사 결과 두 후보의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에 있을 경우 어떻게 할 것인지 두 후보 간 담판을 통해 결정짓자고 했다. 박 본부장은 “시간이 없다.”고 강조하며 “이것이 마지막 제안”이라고 최후통첩을 했다. 이에 대해 문 후보 측은 이날 밤 12시 넘어 대변인단 회의 등을 열어 안 후보 측의 제안을 논의했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진지하게 검토하고, 최종 입장은 23일 밝히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 측의 제안은 소설가 황씨 등의 중재안인 ‘적합도+가상대결 조사’ 방안과 흡사해, 파국으로 치닫던 단일화 방식 협상이 절충점을 찾게 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문 후보와 안 후보는 오전 비공개 단독 회동을 가졌지만 평행선만 달리다 헤어졌다. 지난 6일 두 후보가 전격 회동하며 단일화 협상 개시를 선언한 후 3번째 만남이었다. 문 후보 측 박광온 대변인,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두 분 회동에서 성과가 없었다.”, “한 걸음도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시간은 없고 답답한 상황”이라며 “도움이 된다면 언제든 만나겠다.”고 말했고, 안 후보는 공개된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황씨 등 문화예술·종교계 인사 102명이 긴급 성명에서 제안한 중재안과 관련, 유 대변인은 “실을 바늘의 허리에 꿰어 바느질을 할 수는 없다.”며 거절했다. 단일화 협상에서 문 후보 측이 한번 언급했다가 논리적, 과학적으로 맞지 않다며 스스로 거둬들인 안이라는 설명이다. 두 후보 진영의 심야 제안과 긴급 회의는 지지부진한 단일화 협상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나왔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파국 치닫던 文·安 단일화… 막판 절충점 도출 가능성

    파국 치닫던 文·安 단일화… 막판 절충점 도출 가능성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단일화 방식 협상이 급진전을 이루고 있다. 안 후보 측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은 22일 심야 회견을 갖고 가상 양자대결(실제조사)과 지지도 조사(비박 지지도 조사)를 반반씩 섞은 안을 최종안으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파국으로 치닫던 두 후보 간 야권 후보 단일화 방식은 절충점을 찾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 본부장이 제안한 안 후보 측 최종 협상안은 소설가 황석영씨 등이 제안한 중재안과 비슷하다. 두 후보의 적합도와 가상대결을 50%씩 반영한 안이었다. 다만 문 후보 측 실무자들 사이에서는 부정적인 기류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문 후보 측은 이 안을 수용했지만 안 후보 측은 “전혀 범위가 다른 것”이라며 거부했었다. 이 중재안에서 적합도를 지지도로 바꾸고 가상대결방식과 절반씩 반영하자는 것이다. 안 후보 측은 적합도를 지지도로 바꾼 이유에 대해 문 후보 측이 단일화 방식 협상이 결렬되기 전, 스스로 적합도를 지지도로 바꾼 만큼 최종안에도 이를 적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적합도는 야권 후보로 누가 돼야 하는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이라면 지지도는 야권 후보로 누구를 더 선호하느냐라는 것이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적합도는 제3자의 객관적인 관점에서 결정하는 것이라면 지지도는 특정 후보에 대한 주관적인 의지를 반영한 조사결과”라고 설명했다. 서울신문의 여론조사 결과, 야권 단일 후보에 대한 적합도에서는 문 후보가 안 후보를 여유 있게 앞섰지만 지지도에서는 안 후보와 문 후보가 비교적 팽팽한 상황이다. 서울신문 3차 조사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지지자를 제외한 야권후보 지지도 조사에서는 문 후보는 49.4%로, 42.6%를 기록한 안 후보를 앞섰다. 하지만 2차조사 때는 안 후보(49.6%)가 문 후보(41.7%)에게 우세를 보였었다. 안 후보 측은 문 후보 측이 적합도에서 지지도로 양보했었다는 점을 이유로 들며 마지막 순간에 중재안을 자신들에게 좀 더 유리한 방안으로 바꾼 것이다. 조사기관은 한 곳으로, 조사 대상은 박 후보 지지층을 뺀 야권 지지층으로 한정했다. 하지만 지지도와 가상대결은 범주가 달라 비교하기 힘들다는 점은 여전히 있다. 안 후보 측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실무협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후보 간 담판도 여전히 필요하다. 조사결과가 오차범위 안에 들어왔을 경우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오차범위는 통계적인 의미로는 우열을 가릴 수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때는 오차범위 안에 있더라도 조사결과를 그대로 인정하겠다고 합의했었다. 단일화 방식을 놓고 양측이 감정싸움에 가까운 대결을 펼친 만큼 조사결과가 오차범위 안에 나올 경우 양측 지지자들이 이를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다. 단일화 효과가 없어지는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 후보들이 직접 이 문제에 대해 합의하고 이를 지지자들에게 밝혀 단일화 결과에 따른 지지층 이탈을 막기 위한 장치로 풀이된다. 협상에서 보다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양 캠프의 세 불리기와 신경전도 계속됐다. 여성유권자, 청년 아르바이트생, 전직 경찰관, 불교인, 노동계 대표자 등은 이날 문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안 후보 측에서도 장애인단체와 개인택시 기사모임, 교수단체 등의 지지 선언이 이어졌다. 안 후보 측은 올 1~11월 사이에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분석한 보도 참고 자료를 내면서 본선 경쟁력에서의 우세를 주장했다. 안 후보 측은 “문 후보 측 경쟁력은 야권 내의 경쟁력일 뿐, 본선 경쟁력은 아니다.”면서 “본선에서 박 후보 지지층을 흡수해 최후의 승리를 가져다줄 수 있는 후보는 안 후보”라고 주장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선관위, 불법선거운동 ‘朴·文·安 지지자’ 등 9명 고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2일 당원 집회나 대선 후보 팬클럽 행사 등에서 불법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9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선관위에 따르면 민주통합당 전남 장성군 선거사무소장 김모씨 등 3명은 지난 4일 장성 지역 당원수련회를 개최해 비당원이 포함된 150여명을 참석시켜 총 300만원 상당의 경품과 음식물을 제공하고 문재인 대선 후보를 지지, 선전한 혐의로 고발됐다. 같은 행사에서 민주당과 문 후보를 홍보하는 발언을 한 김양수 장성군수는 경고 조치됐다. 선관위는 또 지난 18일 광주의 한 대학에서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 결의를 위한 집회를 개최한 혐의로 안 후보 팬클럽 ‘해피스’ 사무국장 오모씨와 행사 사회를 맡은 나모씨를 고발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팬클럽인 ‘근혜동산’의 대전지역본부장 임모씨 등 2명도 지난 16일 대전의 한 웨딩홀에서 정기모임을 열면서 행사에 참석한 비회원 70여명에게 갹출한 회비 1만원보다 비싼 2만 3000원 상당의 음식을 제공한 혐의로 고발됐다. 같은 팬클럽 회원 진모씨는 행사에 대학생 25명을 참석시키고 이들이 회비를 낼 수 있도록 1인당 1만원씩 총 25만원을 사전에 제공한 혐의로 고발됐다. 한편 지난 5일부터 13일까지 대선 선거운동을 위해 경남 거제시의 대기업 현장 등을 돌며 노동조합원 등 1220명에게 문 후보 지지 서명운동을 한 민주당 중앙선대위 노동특보 이모씨도 고발조치됐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文·安 단일화해 달라” 투신 자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의 단일화 토론방송을 본 50대 남성이 후보 단일화를 해달라는 유서를 남기고 자신의 집에서 투신해 숨졌다. 22일 오후 5시 10분쯤 전북 완주군 용진면의 한 아파트 13층에서 유모(53)씨가 ‘단일화를 해 달라.’는 유서와 플래카드를 남긴 채 뛰어내렸다. 유씨는 투신하기 전 짧은 유서와 가로 50㎝, 세로 6m의 플래카드를 베란다에 내걸었다. 플래카드에는 ‘두 후보님께 드립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유씨가 남긴 유서에는 “훌륭한 분들이라고 생각하는데 뜻을 모아주시고 한 분은 수레를 끌어주시고 한 분은 밀어주시면서 행복한 복지국가를 만들어 주십시오. 땀을 흘려 일하고도 힘들게 살아가는 농민을 보살펴 주십시오.”라고 적혀 있었다. 경찰은 유씨가 지난 21일 밤 두 후보의 단일화 토론방송을 본 뒤 다음 날 소주 2병을 마시고 투신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TV토론 승자는… 文 39.7% 安 24.6%

    TV토론 승자는… 文 39.7% 安 24.6%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지난 21일 밤 펼친 ‘2012 후보 단일화토론’을 시청한 응답자의 39.7%는 문 후보가 더 잘했다고 답변했다. 안 후보가 더 잘했다는 응답은 24.6%였다. 대선 후보 등록일(25~26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토론 성적표’가 야권 단일 후보를 결정할 여론조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신문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엠브레인이 22일 두 후보의 TV토론을 시청한 전국 성인 남녀 78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같이 나타났다. 두 후보의 TV토론에 대해 우열을 가릴 수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35.6%였다. 호감도에 있어서는 문 후보가 ‘TV토론 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나타났다. 문 후보의 경우 “이미지가 더 좋아졌다”는 응답이 33.7%, “더 나빠졌다”가 13.6%로 조사됐다. ‘변함없다’는 52.7%였다. 안 후보에 대해서는 ‘더 좋아졌다’가 25.6%, ‘더 나빠졌다’가 20.8%, ‘변함없다’는 53.6%로 집계됐다. 단일화 승부처인 호남에서의 호감도 상승은 문 후보 38.9%, 안 후보 36.6%로 문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고 격전지인 부산·울산·경남에서는 각각 23.6%, 20.5%로 평가됐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수십兆 사업 공약 반영하라” 지자체, 여야에 양다리작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지방자치단체들이 대형 지역 개발사업을 대선 공약에 반영해 줄 것을 여야 대선 후보와 정당에 앞다퉈 요구하고 있다. 이는 지역개발사업이 대선 공약으로 채택될 경우 차기 정권에서 국책사업에 반영되거나 예산 확보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겨냥한 지자체의 노림수로 풀이된다. 지자체의 공약 반영은 겉보기에 단체장들이 대선 후보와 정당에 간절히 요청하는 형식을 갖추고 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표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대선 후보들을 지자체가 압박하는 형국이다. 충분히 반영해 주지 않으면 지역 민심이 후보들에게 불리하게 돌아갈 것이라는 엄포를 내포하고 있다. 대선 후보와 정당들도 지자체의 요구를 즐기는 듯하다. 지자체가 지역에서 필요한 사업을 알아서 발굴해 오면 이를 받아들이기만 해도 각 지역 유권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는 표 계산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자체장들은 여야 후보를 가리지 않고 공약사업 반영을 건의하는 ‘양다리 작전’을 펴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22일 “이번 대선에 18대 전략 100개 정책과제를 발굴해 적극적으로 세일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남도는 일찌감치 18대 대통령 선거 공약 건의과제로 4대 분야에 24개 과제를 선정해 각 후보와 정당에 전달했다. 부산시는 신해양경제시대에 발맞춰 부산을 동북아 해양수도로 키우겠다며 14개 대선공약과제를 선정했다. 대구시는 4개 분야 12개 사업을 대선 공약으로 선정하고 각 후보에게 요구하기로 했다. 전남도는 호남~제주 간 해저터널 건설 등 10대 공약을 제시했다. 그러나 자치단체들이 요구하고 있는 공약사업을 모두 추진하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수반돼야 한다. 이 때문에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으로 끝나는 정치 쇼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시·도별 공약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지역별로 수십조원의 사업비가 투입돼야 하기 때문에 예산 확보가 어려운 사업은 공약으로 채택된다 할지라도 실현 가능성이 낮은 실정이다. 전북도의 경우 국가식품클러스터 조성 등 총사업비가 25조원에 이르는 15건의 대선 공약을 발굴해 여야 후보에게 전달했다. 민주통합당은 이 가운데 9건을 채택했지만 실제 사업추진 여부는 그때 가봐야 안다는 분위기다. 충남도는 충남 36개, 충청권 11개 사업을 제시했다. 사업비가 49조원이 넘는다. 대전시도 18개 사업을 제시했다. 총사업비는 15조원이다. 전남도가 요구한 공약사업 가운데 호남~제주 간 해저터널 공사 1건만도 사업비가 14조원에 이른다. 울산시민연대 김태근 대외협력실장은 “각 지자체가 현안 및 숙원사업을 해결하기 위해 여야 대선후보의 선거공약에 현안이 채택될 수 있도록 안간힘을 쏟고 있고, 이러한 노력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일부 현안은 지역별로 겹쳐 자칫 갈등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향후 대통령 당선자나 집권정당이 이해관계가 얽힌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투명한 방법으로 처리, 선거공약으로 인한 부작용을 해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지자체가 대선 공약을 마구 들이미는 것은 지역에서 들끓는 주민들의 욕구를 한꺼번에 분출시켜 해소하고, 안 돼도 국가에 책임을 전가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대선 후보는 표 때문에 일단 수용하고 나중에 정치적으로 해결하다 보면 국가균형발전에 심각한 장애가 되고 만다.”고 지적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데스크 시각] 광해(光海)의 정치, 계영배(戒盈杯)의 정치/오일만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광해(光海)의 정치, 계영배(戒盈杯)의 정치/오일만 정치부 차장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는 지금 야권 단일화라는 벼랑 끝에 서 있다. 그들이 평생에 걸쳐 일궈 놓은 인생과 정치생명이 걸린 건곤일척의 결전이다. 두 후보 모두 사람인지라, 지금쯤은 격렬한 전의를 불사르면서도 마음 한편에는 정치 무대에서 끌려 내려올지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이 자리잡고 있을 것이다. 문 후보나 안 후보 모두 1년 사이 정치권에서 호출받은 구원투수들이다. 민주통합당 문 후보는 총선에 이어 대권까지 거머쥐려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대항마로, 안 후보는 무당파들의 정치변화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기존 정치권에 이골이 난 수요자들의 입장에선 호기심을 자극할 ‘신상품’이고 이들이 던진 대선 출사표에도 비전 제시와 정치 쇄신의 열망이 가득찼다. 이들의 초심은 거칠고 척박한 정치현실에 착근해 견고한 지지율로 변했다. 야권 단일화의 두 주역이 된 것이다. 그럼에도 누구나 초심을 온전하게 보존하기는 어려운 법이다. 더욱이 대권 주변에 들러붙어 있는 온갖 탐욕꾼에다 강파른 진영논리가 판치는 대선판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정치의 본질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인데 자기 욕심을 버리면 채워지는 묘한 이치를 갖고 있다. ‘버리면 이기는’ 비상식의 교훈이다. 이른바 계영배((戒盈杯)의 정치다. 계영기원 여이동사(戒盈祈願 與爾同死). “가득 채우지 말기를 바라며, 너와 함께 죽기를 원한다.”는 뜻이다. 소설 상도(商道)의 실제모델인 조선시대 거상 임상옥이 아끼던 계영배(戒盈杯)에 새겨진 문구라고 한다. 잔의 7할 이상을 채우면 모두 밑으로 흘러내린다. 넘침을 경계하고 과욕을 경고하는 잔이다. 대선 본선에 오를 야권 티켓은 단 한 장이다. 문-안 중 누가 야권 단일후보가 되든, 승패를 떠나 한국 정치 발전이란 측면에서는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다. 유효기간이 다 돼가는 1987년 체제 극복과 글로벌 시대의 정치 쇄신 모두 대한민국의 절박한 과제다. 그럼에도 최근 단일화 협상과정에서 두 후보가 보인 정치력 부재와 리더십에 실망하는 국민들이 적지 않다. 결단의 시기를 놓치고 정치공학적 승부근성만 부각되는 모양새다. 자신들이 그렇게 경멸한다던 기득권자의 욕망에 빠져드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든다. 아름다운 단일화는 승자의 몫이 아니다. 기꺼이 패자가 되겠다는 ‘양보의 정치’에서 감동의 정치가 시작되고 승리의 싹이 돋아나는 것이다. 중국 현대사의 주역인 마오쩌둥(毛澤東)과 저우언라이(周恩來)의 사례를 보자. 이들은 애증의 관계다. 저우는 원래 마오의 상관이었고 노선 대립도 심각했다. 중국 공산당이 궤멸 직전인 대장정 도중에 저우는 부하인 마오를 주석으로 옹립한다. 1935년 1월 쭌이(遵義) 회의에서다. 저우는 기꺼이 조연의 역할을 떠맡았다. 두 거두의 화합이 없었다면 지금의 중국은 없었을 것이다. 새 시대의 맏형이 되고 싶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좌절도 두고두고 곱씹을 대목이다. 개혁 추진세력을 통합하지 못했고 스스로 분열의 길을 자초했다. 민주화 세력의 기둥인 고(故) 김근태 전 의원과 결별했고 호남 지지기반의 이탈도 뼈아픈 대목이다. 구시대의 막내로 정치무대에서 내려온 노 전 대통령의 비극은 자업자득적 측면이 있다. 역사적 닮은 꼴은 광해의 정치다. 문 후보가 영화 ‘광해’를 보면서 노 전 대통령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지만 사실 광해의 정치는 분열의 정치로 기록된다. 광해군을 옹립한 동인계열의 대북(大北)은 이후 영창대군을 지지하는 소북(小北) 등의 협력을 거부하며 골수파로 변한다. 이들이 광해의 정치를 주무르지만 아집과 전횡으로 일관했다. 대동법 확대와 명·청 중립외교 등으로 새로운 조선을 염원했던 광해의 비운도 이런 맥락이다. 새 시대 맏형과 구시대 막내의 길이 두 후보 앞에 놓여 있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 상생과 공멸의 갈림길이기도 하다. 국민들은 묻는다. 당신들은 어느 길로 갈 것인가. oilman@seoul.co.kr
  • [사설] 與野, 버스-택시 공존방안 조속히 내놓아라

    최악의 사태는 가까스로 면했다. 서울·인천·경기 등 버스업계는 어제 새벽 파업 돌입 한 시간여 만에 파업을 유보함으로써 1500여만 버스 이용자들의 발이 묶이는 교통대란은 없었다. 정치권도 택시를 대중교통으로 인정하는 ‘대중교통 육성 및 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택시법) 개정안을 당분간 국회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겠다고 했다. 우리 사회가 무모한 충돌을 피했다는 점에서 다행스럽기는 하지만 또 다른 불씨를 남기고 있다는 점에서 갈등 해소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본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2013회계연도 예산안 처리 시까지 정부의 납득할 만한 대책이 제시되지 않으면 택시법을 예산안과 동시에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대선을 의식한 약속일 수도 있겠지만 연내 본회의 상정 추진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버스업계는 택시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 시 전면파업 돌입 방침을 밝히고 있어 택시법 논란이 재연될 소지는 다분하다. 택시업계를 지원해야 한다는 정치권의 취지에 일리가 아주 없지는 않다. LPG 가격이 2007년 1월 ℓ당 713원에서 지난 10월에 1101원으로 상승했고, 택시 8500여대가 공급계획 대비 공급과잉 상태에 있다. 다만 택시를 대중교통으로 분류하면서 지원하겠다는, 전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는 발상과 그 흔한 공청회 등의 절차 없이 졸속 추진했다는 점은 논란의 여지가 많은 게 사실이다. 택시가 대중교통수단으로 인정받아 버스전용차선에 바퀴를 들여놓는 순간 버스전용차선이 버스와 택시로 뒤엉키는 일은 불 보듯 뻔하다. 이 경우 버스전용차선의 의미는 상실될 것이고, 버스를 이용하는 서민의 삶은 더욱 고달파질 수밖에 없다. 정치권과 정부는 택시와 버스업계가 공존하는 방안 마련에 하루빨리 나서기 바란다. 정부는 공급과잉의 택시업계 구조조정을 서둘러야 한다. 지하철 확충 등으로 택시업계는 경영 악화를 겪고 있고 택시운전자들은 생계불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실정이다. 정부 지원에는 당연히 서비스 수준 향상 등이 수반돼야 할 것이다. 정치권은 버스업계의 파업유보 결단을 본받아야 할 것이다. 박근혜·문재인·안철수 대선 후보 모두 택시를 대중교통수단으로 인정하는 공약을 내걸고 있다. 지키기 어려운 공약이라면 이쯤에서 거둬들이는 용기야말로 사회적 손실 비용을 줄이는 첩경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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