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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인적 꿈 여기서 접지만 黨·시민사회·국민연대 등 역량 키우는데 힘 보탤 것”

    문재인 전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20일 해단식에서 진지한 자성과 함께 새로운 출발을 제시했다. 선거결과에서 보여준 국민들의 지지는 ‘우리의 희망’이고 ‘새로운 출발’이 될 수 있다고도 했다. 그는 “개인적 꿈은 여기서 접지만 민주당과 시민사회, 국민연대 등 진영 전체가 더 역량을 키워가는 노력들을 앞으로 하게 된다면 늘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문 전 후보는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캠프 해단식에서 “제가 새로운 정치, 새로운 시대를 직접 이끌어 보겠다고 생각했던 꿈은 끝이 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는 “민주당이 더 발전해 다음 정부가 빠질지 모르는 오만과 독선을 견제해 가는 역할을 제대로 하면서 다음에는 더 좋은 후보와 함께 세번째 민주정부를 만들어내는 일을 반드시 성취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차기 대선에는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문 전 후보는 “나름대로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성과도 있었지만 여전히 결과는 2% 부족했다. 이를 어떻게 성찰하고 해결해 나갈지가 우리의 과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보의 부족함 외에 많이 얘기되는 친노(친노무현)의 한계일 수도 있고, 민주당의 한계일 수도 있고, 진영의 논리에 갇혀 중간층 지지를 좀 더 받아내고 확장해 나가지 못한 부족함일 수도 있고, 바닥조직에서 여전히 부족하고 빈틈이 많아 공중전에 의존하는 선거 역량의 한계일 수도 있다.”고 자성했다. 이어 문 전 후보는 “이런 부분들을 제대로 성찰하고 해결해 나간다면 이번 패배야말로 오히려 앞으로 새로운 희망의 출발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자평해 본다.”고 말했다. 문 전 후보의 목소리는 간혹 떨리기도 했지만 비교적 차분한 어조로 인사말을 마쳤다. 이 자리에는 캠프의 좌장 역할을 한 정세균 상임고문을 비롯해 김부겸·박영선·이인영 공동선대본부장, 홍영표 종합상황실장, 박용진 대변인 등과 캠프 관계자, 자원봉사자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정 고문은 “저희가 승리를 만들어내지 못해 큰 죄를 지었다.”면서 “집권을 못했지만 문 후보를 통해 국민에게 드린 약속을 잘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단식은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조용히 이뤄졌지만 한 청년 자원봉사자가 떨리는 목소리로 소회를 밝히는 순간 곳곳에서 울음이 터져 나왔다. 우원식 총무본부장은 “아침에 오랜만에 양복을 입으면서 어떤 넥타이를 맬까 하다가 김근태 상임고문의 유물인 넥타이를 골라 맸다.”면서 “정권교체는 실패했지만 문 후보가 말씀하신 문제점을 고치고 앞으로 한치도 물러서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며 눈물을 훔쳤다.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 [사설] 박근혜 당선인 국민통합 첫걸음 잘 떼길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어제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당선 인사를 통해 “과거 반세기 동안 극한 분열과 갈등을 빚어 왔던 역사의 고리를 화해와 대탕평책으로 끊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역·성별·세대의 사람들을 골고루 등용해 대한민국의 숨은 능력을 올려서 국민 한 분 한 분의 행복과 100%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했다. 박 당선인이 임기 중 이런 초심을 잃지 않고 약속 실천에 앞장서서 5년 뒤 우리 사회가 갈등과 분열의 질곡에서 빠져나오길 간절히 희망한다. 하지만 화해와 통합은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역대 대통령들도 모두 그런 약속을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말 따로 행동 따로였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은 전례 없이 보·혁과 지역·세대의 복합적 대결로 치러졌다. 두 동강, 네 동강 난 국민의 마음을 다독이기가 간단치 않다는 얘기다. 대통령이 어지간히 양보하고 소통 노력을 기울여도 얽히고설킨 실타래를 풀기란 여의치 않을 수 있다. 국민통합의 첫걸음을 잘 떼려면 약속의 실천과 진정성밖에 없다. 당선인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여야 지도자들이 참여하는 ‘국가지도자 연석회의’를 제안한 바 있다. 이른 시일 내 문 후보 등 야당 지도자들을 만나 통합의 틀을 모색하면 좋겠다. 문 후보도 집권하면 거국내각을 약속한 만큼 서로 명분도 맞아떨어진다. 이 기구에서 통합은 물론 국정 협의와 정책 공조까지 다루면 더 효과적일 듯하다. 인수위원회를 구성할 때도 선거 논공행상보다 능력 위주의 탕평인사를 일궈낼 실무진으로 짜면 국민에게 믿음을 줄 수 있다. 다른 후보를 지지한 유권자를 따뜻한 가슴으로 품는 일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박 당선인은 어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그 지지자들에게도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한 마음만은 같았다.”고 위로했다. 한낱 수사(修辭)에 그치지 말고 진정성을 갖고 지속적으로 다가서려는 모습을 보일 때 표를 주지 않았던 국민들도 결국 마음을 열지 않겠는가. 그런 점에서 선거일 밤, 지상파 방송사들이 서울 광화문에 특설무대를 설치해 요란하게 ‘당선 축하공연’을 연 것은 사려 깊지 못했다. 절반에 가까운 국민은 선거 패배로 상심에 빠져 있는데 서울 한복판에서 풍악을 울리면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일 아닌가. 진정한 소통과 통합은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에서 시작되는 법이다.
  • 양극화된 정치권, ‘타협·협조·합의의 리더십’으로 풀어야

    양극화된 정치권, ‘타협·협조·합의의 리더십’으로 풀어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18대 대선에서 승리하며 보수의 재집권이 이뤄졌다. 이번 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을 살펴보고 향후 5년간 박근혜 정부가 가야 할 길을 전문가 좌담을 통해 짚어봤다. 20일 서울신문 편집국에서 열린 좌담에는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김형준 명지대 교수,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이 참석했다. 이들은 “득표율에서 나타난 51.6%대 48%란 팽팽한 힘의 균형을 갈등이 아닌 협력체제로 만들 수 있느냐에 박근혜 정부의 성패가 달렸다.”고 입을 모았다. →무엇이 박 당선인을 승리로 이끌었나. -김형준:첫째, 야권이 승리하려면 후보가 중심이 돼 바람을 일으켜야 하는데 문재인 민주통합당 전 후보는 그러지 못했다. 마지막 2%를 극복하지 못했던 것은 자기 브랜드가 없었기 때문이다. 대통령 후보가 되자마자 했던 게 노무현 정신의 계승이었고, 패착도 있었다. 국립현충원을 참배하는데 박정희·이승만 전 대통령의 묘역은 빼고 가니 많은 국민들, 특히 50~60대는 또다시 이념 대결이 오는 게 아니냐고 생각했을 것이다. 두번째 승인은 보수대연합이다. 유권자 진영에도 굉장한 변화가 왔다. 2030세대가 줄고 보수 성향이 강한 5060세대의 비율이 늘었다. 문 전 후보가 승리하려면 치열한 경선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주며 안철수 전 후보를 이겼어야 했다. 후보단일화 실패로 박 당선인이 반사이익을 봤다. -김윤철:민주당은 호남 지역 기반 외에 별다른 사회 기반이 없었다. 안 전 후보를 지지했던 유권자가 기대한 것은 비전 제시 능력이었는데 여기에도 실패했다. 예를 들어 북방한계선(NLL) 논란 당시 단순히 ‘포기한 게 아니다.’며 부인만 할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파고 들어가 대북·대중국 정책의 비전을 제시했어야 했다. 결국은 새누리당 프레임에 말려들어간 것이다. 정당 쇄신도 못했고 단일화에 의존하니 민심이 등을 돌렸다. -윤희웅:민주당이 현 정권 심판론과 박 당선인의 공동책임론을 주장했지만, 심판의 대상은 이명박 대통령, 싸움의 대상은 박근혜 당선인이다 보니 심판과 경쟁의 대상이 불일치했다. 심판론 자체가 작동하기 힘들었다. 시대 정신이라고 할 수 있는 경제 민주화, 복지 확대, 정치 쇄신은 야당이 오랫동안 주장해 왔던 것인데, 새누리당이 이를 적극 수용하면서 쟁점화·전선화되지 못했다. 민주당은 세밀한 부분까지 거론하며 목소리를 키웠어야 했는데 차별화에 실패했다. →문재인 전 후보의 패인은 무엇이었나. -김형준:안 전 후보와의 단일화 싸움에서 이기면 승리한다고 맹신했다. 단일화에 치중하다 보니 박 당선인이 민생대통령, 준비된 여성 대통령을 얘기하는 동안 ‘사람이 먼저다’라는 추상적 선거구호로 끌고 갔다. 새 정치가 이뤄지면 나의 삶이 어떻게 좋아진다는 연결 고리도 만들지 못했다. 외연을 확대한 게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이념적 문제를 강화시키는 패착을 범했다. -김윤철:친노와 386의 ‘인질정치’ 때문이다. 중도를 끌어들일 수 있는 비전을 제시했어야 했는데, 손학규·정동영 등 잠재적 경쟁력이 있는 사람들을 배제했다. 친노 위주의 조직 구도, 그들이 주도하는 선거 캠페인이 가장 큰 패인이다. -윤희웅:대중의 욕구, 실용적 정서에 대한 고려도 미진했다. →이번 선거에서 지역과 세대별 대립구도가 두드러졌는데. -김윤철:예전의 지역구도는 약해지는 상황이지만 세대는 더욱 분화됐다. 20대에서도 박 당선인을 지지했다. 2030세대는 진보적, 5060세대는 보수적이라는 이분법적 접근이 맞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김형준:난 다르게 본다. 세대갈등뿐만 아니라 지역갈등이 오히려 강화됐다. 박 당선인의 대구 득표율은 80.1%이고 문 전 후보의 광주 득표율은 92%다. 어떻게 지역주의를 빼놓고 얘기할 수 있겠나. 지역주의 강화 DNA를 다시 한번 보여준 것이다. 새 대통령은 이 부분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 예전에는 40대가 방향타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20~40대가 하나로 묶이고 50~60대는 따로 가고 있다. 이게 바로 세대 갈등이다. 이념·세대·지역 갈등까지 겹쳐진 복합 갈등의 시대가 왔다. →박근혜 시대의 과제는. -김윤철:양극화된 정치적 지형의 화합이 필요하다. 경제 민주화를 하려고 해도 조세정책의 전환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치세력 간 타협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팽팽한 힘의 균형을 갈등으로 가져가는 게 아니라 협력체제로 끌고 가는 리더십이 중요해졌다. -김형준:한국의 정치는 ‘극단·파워·포퓰리즘’으로 요약된다. 앞으로 ‘타협·협조·합의’의 정치로 바꿔야 한다. 정치권이 극단으로 가면서 나타난 게 ‘안철수 현상’이다. ‘안철수 현상’이 왜 일어났는지 박 당선인은 깊이 성찰해야 한다. 자신도 개혁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인식의 대전환이 전제되지 않으면 어려워질 수도 있다. -윤희웅:수평적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경제위기 극복과 악화된 환경 개선이 절실하다. 민생을 강조해 대통령이 됐는데 개선되지 않는다면 대중들은 참여정부 때처럼 빠르게 등을 돌릴 것이다. 50대 이상 유권자까지도 부정적 인식이 확산될 것이다. →박 당선인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려면. -김윤철:사상 첫 과반 대통령의 탄생은 별 의미가 없다. 다수의 절대 지지를 받았다고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식으로 해석하면 큰일 난다. 민주당도 안철수로 대표되는 제3세력을 반정부 에너지로만 이용하려고 한다면 큰코다친다. 과반 대통령이란 사실을 빨리 잊고 시민 참여 주도형으로 정치 전반을 바꿔야 한다. -김형준:청와대, 새누리당, 국회가 모두 박 당선인 추종세력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 일사불란한 체제가 만들어지면 상호 균형이 깨진다. 이명박 대통령도 과반을 믿고 단독으로 밀어붙이다가 실패했다. 통치연합, 선거연합의 불일치가 왔을 때 그 대통령은 100% 실패한다. 선거 때 도움을 받았다가도 통치하면서 잘라내는 것이다. 대표적인 게 노무현 정부다. 박 당선인의 딜레마라는 것은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보수대연합을 이뤘는데 새 정치를 하려면 그걸 깨야 한다는 것이다. 겉으로 봐선 안정적이지만 실제로는 불안정 요소를 갖고 있다. -윤희웅:선거 과정에서 경제 민주화, 검찰 개혁에 대한 합의가 여야 간에 이뤄졌다. 회피하지 말고 하나씩 국민적 지지를 유지하며 5년간 국정관리를 해낼 가능성이 높다. →박 당선인을 둘러싼 외부 환경도 만만치 않은데. -김형준:앞으로 경제 위기가 심화되는데도 경제 민주화를 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기대치는 상승했는데 외부적 환경이 어렵다.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외생적 변수에 의해 위축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내년에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폭풍이 올 수 있다. 많은 것을 하려고 하지 말고 하나의 성공을 위해 집중해야 한다. -윤희웅:박 당선인은 대북정책과 관련해 전향적인 발언을 했다. 북한과 전제조건 없이 대화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북한의 로켓 발사 등으로 대북감정이 악화된 상태다. 남북 협력으로 가겠다고 하면 핵심 지지층인 강경 보수는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 이것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도 핵심 과제다. -김윤철:박 당선인이 시민 참여 구조로 대북정책을 잘해 낸다면 반대층이 지지층으로 갈 수 있다. 보수성향의 5060세대도 남북관계는 이념적 문제를 떠나 전략적으로 잘해 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는 점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김형준:좀 걱정되는 게 박 당선인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라는 표현을 썼다. 곧 신뢰가 한반도 평화의 조건이라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인 ‘비핵·개방3000’도 비핵·개방이 조건이 돼 멈춰선 것이다. 이미 북한에서 로켓을 쐈고 신뢰는 깨졌다. 그런데도 이를 무시하고 간다면 5060세대의 반감을 살 수 있다. →향후 정계개편 등 정국을 진단하면. -윤희웅:새누리당은 박 후보의 당선으로 당장 보수의 재구성이 이뤄지긴 쉽지 않다. 반면 민주당은 해체 수준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진보만 강조해서는 큰 선거에서 승리하기 어려워 야권도 변화될 수밖에 없다. 안 전 후보가 민주당의 새로운 리더로 나타날 수도 있다. 1차 민심 위기가 언제 도래하느냐에 따라 정계개편과 안철수의 등장이 맞물릴 것이다. -김형준:아무리 내년 4월 재·보궐 선거가 있다고 해도 2월에 새 정부가 들어서는데 임팩트가 얼마나 있겠는가. 안 전 후보도 내년 4월로 시점을 잡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계 개편은 서서히 진행될 것이다. 1년간 박근혜 정부의 통치 형태를 보며 엄밀히 따질 것이다. 사회 오일만차장 oilman@seoul.co.kr 정리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첫 여성대통령 시대] 동맹기조 이어갈 듯… 대북 정책은 변수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당선됨에 따라 한·미 관계는 전반적으로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보수 성향의 새누리당은 기본적으로 한·미 동맹을 중시하는 데다 박 당선자 역시 이 같은 기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행보를 보여 왔기 때문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제가 유지되고, 2015년으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의 현안들도 큰 마찰 없이 협의하에 다룰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 때의 한·미 관계보다는 다소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시각도 없지 않다. 이명박 정부와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찰떡 공조’라는 말이 나올 만큼 워낙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앨런 롬버그 미국 스팀슨센터 동아시아 국장은 지난달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든 이명박 정부 때만큼 한·미 관계가 긴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문제 등 일부 현안에서 한국 정부가 목소리를 키울 경우 마찰음이 불거질 수도 있다. 가장 큰 화두는 역시 대북정책에 대한 한·미 정부의 입장이다. 박 당선자는 그동안 대북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피력해 왔다. 다음 달 재선 임기에 들어서는 오바마 행정부도 임기 말로 갈수록 외교적 치적을 위해 대북관계 개선에 나서고 싶은 유혹을 받을 수 있다. 과거 빌 클린턴 행정부도 임기 말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방북하는 등 북·미 관계 개선에 팔을 걷어붙인 전례가 있다. 임기 초반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했던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도 임기 후반에 북핵 6자회담에 나서는 등 관계개선을 시도한 바 있다. 따라서 박근혜 정부와 오바마 행정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면 대북 대화 추진 속도에 일치된 보조를 맞출 수 있다. 반면 대북 접근법 총론에서는 견해가 일치하더라도 대화 속도 등을 놓고 한·미 간 균열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이 ‘전략적 인내’ 정책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남북대화를 서두르거나, 반대로 미국이 한국을 배제하고 독자적으로 북·미 대화에 나서는 경우를 말한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박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모두 오바마 대통령에 비해 탄력적인 대북정책을 내놓은 만큼 둘 중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향후 한·미 양국 간 충돌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었다. 만약 북한이 3차 핵실험 등 추가 도발을 거듭할 경우엔 양쪽 정부 모두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게 된다. 도발을 계속하는 북한 정권과 관계개선을 도모하는 것은 명분상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이명박 정부 때와 비슷하게 한반도에 긴장이 계속되면서 ‘한·미·일 대(對) 북·중’의 신(新)냉전 구도가 유지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어찌 보면 한국의 새 정부 출범 이후 한·미 관계는 북한의 태도에 달려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文 “최선 다했지만 역부족… 새 정치 약속 못지켜 죄송”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는 19일 밤 12시 서울 영등포 당사 기자회견에서 “패배를 인정한다. 최선을 다했지만 저의 역부족이었다.”며 “정권 교체와 새 정치를 바라는 국민 열망을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해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문 후보는 “박근혜 당선자에게 축하 인사를 드린다.”며 “박 당선자께서 국민 통합과 상생의 정치를 펴 주실 것을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국민들도 박 당선자를 많이 성원해 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그는 대선 패배에 대해 “저의 실패이지 새 정치를 바라는 모든 분들의 실패는 아니다.”고 대선을 통해 확인된 새로운 정치 개혁에 대한 국민 여망을 상기시켰다. 문 후보는 기자회견에 앞서 당사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세 번째 민주 정부를 꼭 수립해 새 정치와 새 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역사적 소명을 제대로 이루지 못해 역사에 죄를 지어 송구스럽다.”며 “그동안 행복했다. 많은 분들로부터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았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그러면서도 “다들 희망을 보시지 않았느냐.”며 “사랑한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문 후보 측 우상호 공보단장은 “문 후보는 지지자들이 마음에 상처를 받지 않고 민주당이 잘 수습되고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후속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다.”고 전했다. 문 후보 선대위는 20일 공식 해단식을 갖고 모든 활동을 정리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이번 대선 패배로 책임론이 거세게 제기되면서 당내 세력 판도 변화 등 후폭풍에 휩싸일 것으로 전망된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이념·지역 갈등 치유… 경제·민생회복에 머리 맞대야

    이념·지역 갈등 치유… 경제·민생회복에 머리 맞대야

    18대 대선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승리로 끝났다. 이제부터는 정부와 정치권, 국민들이 힘을 모아 대선 기간 깊어진 지역, 세대, 이념에 따른 분열을 치유하고 깊이 주름진 민생을 회복시켜야 한다.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간 승부가 막판까지 치열한 선거전이 됐기 때문이다. 그만큼 후유증도 크고 치유해야 할 일도 많다. 정치, 외교, 경제, 사회 분야의 과제가 첩첩산중 격이다. 특히 이번 선거는 이례적으로 ‘범보수연합’과 ‘범진보연합’이 총결집해 세 대결을 펼치면서 양측은 상대를 칭찬하고 배려하기보다는 서로 흠집 내기 위한 비난전을 선거 당일까지 치열하게 벌였다. 전문가들은 19일 서둘러 냉정을 찾고 일상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주문했다. 새 정부는 심화된 양극화를 치유하고 국회와 대화를 통해 성장 잠재력을 높일 방안을 찾으라고 촉구했다. 사회적 분열상을 봉합하는 과정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는 “대선 후유증을 최소화해 사회 통합을 이루려는 노력이 우선 필요하다. 반대 진영에 있는 사람들만 끌어안는 좁은 의미의 통합이 아니라 국민 모두를 아우르는 통합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경제적 양극화가 최대 과제다. 당선자가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번 대선에서는 20~40대와 50대 이후가 대결을 펼치며 세대 간 갈등의 골도 깊어졌다. 이러한 세대 간 대결의 상처와 문제점에 대해서도 당선자가 서둘러 치유책을 모색해야 할 상황이다. 대선 기간 주요 화두였던 경제민주화 해법 마련도 중요하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경제민주화가 중요할 것이다. 경제민주화는 경쟁 세력과 소통하고 협력하면서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 정치 불신이 탄생시킨 ‘안철수 현상’에서 보듯이 정치권의 신뢰 회복도 최우선 과제 중 하나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정치에 대한 신뢰, 정권에 대한 신뢰부터 회복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치 개혁이 중요하다. 대통령의 권력을 분산시키기 위한 개헌 등 정치 개혁이 임기 초에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치권 스스로의 개혁을 통해 사회적 과제 해결에 나서라고도 요구했다. 정치권은 새 정치 비전도 서둘러 내놓아야 한다. 대선 기간 최대 화두였던 안철수 현상은 기성 정치에 대한 국민의 준엄한 경고였다. 제1당인 새누리당이나 2당인 민주통합당 양측 모두 국민의 압박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기득권 내려놓기 등의 개혁 조치를 서둘러 단행해야 할 때다. 가상준 단국대 교수는 “정당은 공천 등 여러 가지 특권을 내려놓아야 한다. 정권이 국회를 장악하려 한 것도 문제였다. 정권이 국회를 잘 설득해 국민의 실망을 줄여 가야 한다.”고 대화 정치 복원을 강조했다.세계 경제 위기에도 효율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당면 과제는 일자리 창출과 가계 부채 해결이다. 특히 대외 경제 환경이 좋지 않다. 수출 환경 악화를 잘 관리하면서 잠재성장률을 높일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성장 담론 회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광영 중앙대 교수는 “저출산과 고령화는 시급히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는 문제다. 이대로는 노동력 공급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남북 문제 등 대외 환경 변화에도 주목해야 한다.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한반도 주변 4강 모두 올해 정권 교체가 있었기 때문에 새해에는 새 정부에 의해 펼쳐질 외교 전략이 충돌할 개연성도 적지 않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강추위 속 장사진… 50대 생애 첫 투표… SNS중계

    박근혜 새누리당,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의 18대 대선 승부는 선거 풍속도마저 바꿔 놓았다. 전국 각지에서 유권자들이 강추위 속에 투표장 밖에까지 길게 줄을 서 투표하는 기현상이 벌어졌고 한번도 투표하지 않은 50대 유권자를 투표장으로 불러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는 전국 방방곡곡의 투표장 상황이 실시간 생중계됐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투표를 한 유권자의 사연이 빠르게 전파되고 투표를 한 뒤 투표장 앞에서 사진을 찍어 올리는 ‘투표 인증샷’이 유행처럼 번지는 등 투표 독려에 SNS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4~5시간 차를 달려 투표하는 사례도 더 이상 ‘신기한’ 일이 아니게 됐다. 전북 무주에 사는 50대 주부 박모씨는 주민등록상 주소인 대구에서 투표하기 위해 새벽 4시에 길을 나서 소중한 한 표를 던졌다. 생애 첫 투표자 가운데는 50대 유권자도 있었다. 그는 선거권이 부여된 이래 단 한번도 투표를 하지 않다가 두 후보의 승부가 초박빙으로 알려지자 처음으로 투표장에 나왔다고 한다. 여야 후보의 초박빙 승부와 투표 열풍, 자신이 좋아하는 후보가 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정치 무관심층을 투표장으로 불러낸 셈이다. 서울 종로구에선 가장 먼저 투표하기 위해 오전 2시부터 종로구 삼청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투표소 앞에서 밤을 지새운 유권자가 있어 화제를 모았다. 출산이 임박한 산모가 10시간이나 진통을 참아 가며 투표한 일도 있었다. 경기 의정부에 사는 이지선(34)씨는 전날 밤 10시부터 진통을 견디며 투표 시작을 기다리다 오전 6시가 되자마자 투표장으로 향했고, 곧바로 병원으로 가 오후에 사내아이를 낳았다. 첫 대선 투표가 실시된 세종시에서는 투표소 부족으로 유권자들이 2시간 이상 줄을 서서 기다렸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숨은 보수표’ 1등 공신… 인천·경기서 ‘출구조사 뒤집기’

    ‘숨은 보수표’ 1등 공신… 인천·경기서 ‘출구조사 뒤집기’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가 예상 밖 낙승을 거둘 수 있었던 ‘1등 공신’은 숨어 있는 보수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출구조사에서조차 드러나지 않은 이러한 ‘숨은 표’는 박 당선자의 승리에 톡톡한 역할을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개표가 78.1% 진행된 19일 오후 11시 현재 박 당선자의 득표율은 51.5%로 방송사 출구조사 예상치 50.1%를 1.4% 포인트 상회했다. 반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당초 예상보다 0.8% 포인트 떨어진 48.1%의 득표율을 나타냈다. 16개 시·도별로 박 당선자는 서울과 광주, 전남, 전북, 대전 등 5곳을 제외한 나머지 11곳에서 우위를 나타냈다. 당초 출구조사에서는 박 당선자가 9곳에서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인천과 경기 등 2곳에서 ‘뒤집기’가 이뤄졌다. 숨은 표가 수면 위로 등장했다는 얘기다. 지역에 따라 최대 3~4% 포인트의 득표율을 박 당선자가 더 가져간 것이다. 선거 막판 여권에 불리한 선거 구도가 형성되면서 위기감을 느낀 보수층의 결집이 두드러진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인천의 경우 출구조사에서 문 후보가 50.6%, 박 당선자가 49.0%로 예상됐다. 그러나 실제 뚜껑을 열어본 결과(개표율 63.9%) 박 당선자가 52.6%로, 47.0%의 문 후보를 따돌렸다. 경기(개표율 92.3%)에서도 박 당선자 50.6%(출구조사 48.8%), 문 후보 49.1%(출구조사 50.9%)로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출구조사에서 지지율 격차가 4.7% 포인트(박 47.5%, 문 52.2%)까지 벌어졌던 서울에서도 실제 개표 결과(개표율 42.2%) 4.0% 포인트(박 47.8%, 문 51.8%)로 줄어들었다. 전체 유권자 중 서울이 20.7%, 인천·경기가 28.7% 등 49.4%를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박 당선자와 문 후보의 승패를 가르는 첫 번째 분수령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당선자의 예상 밖 숨은 표는 문 후보의 강세 지역인 호남에서도 확인됐다. 박 당선자의 출구조사 득표율 전망은 광주 6.1%, 전남 7.7%, 전북 11.2% 등으로 저조한 편이다. 그러나 실제 득표율은 광주(개표율 97.5%) 7.7%, 전남(개표율 96.5%) 10.0%, 전북(개표율 92.0%) 13.1% 등으로 ‘10%의 벽’을 넘어섰다. 수도권과 함께 최대 승부처로 간주됐던 부산·울산·경남(PK)에서도 박 당선자가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당초 박 당선자 진영에서는 문 후보의 이 지역 득표율이 40%를 돌파할 경우 승리를 자신할 수 없다는 우려가 팽배해 있었다. 실제 개표 결과, 문 후보의 득표율은 부산(개표율 80.8%) 39.3%, 울산(개표율 98.6%) 39.7%, 경남(개표율 62.4%) 34.6% 등으로 승리의 마지노선을 지켜냈다. 박 당선자의 정치적 기반인 대구·경북(TK) 지역의 ‘몰표’도 승리에 기여했다. 우선 과거 선거에서 이 지역 투표율은 평균 투표율보다 저조한 편이었으나, 이번 대선에서는 대구 79.7%, 경북 78.2% 등으로 전국 평균(75.8%)을 넘어섰다. 박 당선자는 또 대구(개표율 82.8%) 80.4%, 경북(개표율 90.0%) 81.1% 등으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사설] 국민은 시대교체를 명했다 - 박근혜 당선자에게 바란다

    18대 대통령에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선출됐다. 64년 헌정사의 10번째 대통령이자, 첫 여성 대통령이다. 국민은 2013년 2월 25일 0시부터 5년간 대한민국호(號)를 이끌고 대내외의 격랑을 헤쳐가야 할 책무를 박 당선자에게 부여했다. 치열한 선거였다. 선거 막판 극심한 네거티브 공세가 펼쳐질 정도로 박 당선자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진영은 유례 없는 격전을 벌였다. 두 후보의 득표율 차이에서 보듯 국민은 절반으로 나뉘었고, 세대와 지역의 표심도 크게 갈렸다. 1987년 민주화 개헌 이후 치러진 6차례의 대선 가운데 처음으로 박 당선자가 과반 득표에 성공했지만, 절반에 가까운 유권자들이 그를 지지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대선 이후 시급한 과제가 둘로 갈라진 민심을 다시 하나로 모으는 일임을 말해준다. 박 당선자와 새누리당은 당장 선거에서 패한 야권과 이들을 지지한 국민들의 상심을 보듬고 추스르는 작업에 나서야 할 것이다. 박 당선자의 승리는 국민들이 정권 교체를 뛰어넘는 시대 교체를 선택했음을 의미한다. 박 당선자가 선거 기간 외쳤던 시대 교체는 이제 득표용 구호가 아니라 국민이 부여한 박근혜 정부의 국정 목표가 됐다. 박 당선자는 임기 5년을 이 시대 교체의 소명을 이뤄나가는 데 바쳐야 한다. 그 첫 과제는 국민 통합이다. 박 당선자는 ‘100% 대한민국 건설’을 다짐했다. 국정쇄신정책회의를 설치해 계층·세대·이념·지역·정파를 아우르는 인사들을 참여시키겠다고 했다. 지역 균형발전 정책과 대탕평 인사를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의지만으론 되지 않는 일이다. 박 당선자 스스로 ‘친박’의 울타리를 박차고 나와야 한다. 당장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구성에서부터 실천에 나서야 한다. 대선에서의 논공행상을 최대한 배격하고, 정파를 뛰어넘어 폭넓게 인재를 중용해야 한다. 박 당선자의 두번째 소명은 민생 안정이다. 지금 지구촌은 장기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었다. 향후 10년 세계 경제가 연평균 3% 미만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즐비하다. 세계의 성장 엔진으로 불리는 중국과 인도의 성장률마저도 날로 쇠진해 가고 있다. 우리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의 경제연구소 콘퍼런스보드는 한국 경제가 2013~2018년 연평균 2.4%, 2019~2025년엔 연평균 1.2% 성장에 머물 것으로 예측했다. 고령화에 따른 경제활동인구 감소 속에 가계 부채와 자영업 폐업 사태가 불거지면 우리 경제는 하루아침에 주저앉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야 하고, 각종 복지정책도 나라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 추진해야 하며, 경제 각 부문의 성장 동력을 견인하고 중산층을 복원해야 한다. 지난한 과제다. 여야를 떠나 국가적 지혜를 모아 내도록 힘을 쏟아야 한다. 정치 쇄신과 경제 민주화를 두 축으로 한 정치·경제 부문의 정의 구현 역시 화급한 소명이다. 박 당선자는 대선 기간 대통령 권력 분산과 국회의원 특권 폐지 등 정부 및 국회 개혁과 관련한 정책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경제민주화에 있어서도 재벌기업의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고, 일감 몰아주기 관행을 엄단하는 한편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확대하는 등 공정시장 구현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해 당사자들의 저항을 감안할 때 취임 첫해 강력한 의지로 실천에 나서지 않으면 자칫 공염불에 그칠 수도 있다. 말 그대로 새로운 시대를 연다는 각오로 매진해야 할 과제들이다. 급변하는 외교안보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남북관계를 개선해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열어야 할 책무도 그에게 주어져 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속에서 균형 외교를 펼쳐야 하며, 일본의 우경화에 맞서 영토 주권을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 북한의 무력 도발에 대한 만반의 대비 태세를 갖추는 한편으로 남북 간 화해·협력을 위한 전향적 대북정책도 펼쳐 나가야 한다. 고도의 전략적 사고와 정교한 외교 전술, 국민적 합의가 뒷받침돼야 하는 일들이다. 박 당선자는 대한민국의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한 주역이자, 한 시대를 군사독재의 질곡으로 몰아넣은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산을 고스란히 품어 안은 인물이다. 1961년 5·16 군사정변 이후 펼쳐진 산업화와 민주화, 선진화의 숨가빴던 대한민국 반세기 영욕의 역사를 한몸에 체화한 인물이다. 박 당선자는 “아버지 시대에 이룩한 성취는 국민께 돌려드리고 그때의 아픔과 상처는 제가 안고 가겠다.”고 했다. 진심을 담아 행동에 나선다면 국민 모두가 흔쾌히 그 장정에 동참할 것이다.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시작된 지난 50년 고도 성장 속 대립과 분열의 역사를 끝내고 국민 통합과 상생 번영의 새로운 50년을 활짝 여는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
  • “주먹만한 알밤 쥐여주시던 국민들 성원 못 잊어”

    12월 19일 오후 6시 정각. 지상파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 발표 순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는 환호성에 휩싸였다. 박근혜 당선자가 오차 범위이긴 하지만 경합우세로 나오자 기대감이 한껏 고조됐다.  김용준·황우여·정몽준·김성주 공동선대위원장,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 한광옥 국민대통합위 수석부위원장,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 서병수 사무총장, 권영세 종합상황실장 등과 선대위 관계자들은 당사 2층에 마련된 대선 상황실에 일찌감치 모였다. 당사는 낮부터 몰려든 지지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9대의 TV 모니터에 ‘50.1% 대 48.9%’로 박 당선자가 앞서고 있는 수치가 표시되자 선대위 관계자들과 당직자들은 한목소리로 “박근혜”를 연호했다. 뜨거운 박수가 터져 나왔다. 여기저기서 감격에 겨워 서로 얼싸안았다.  일부 방송 조사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다소 앞서는 결과가 발표되자 당직자들은 속속 전해지는 개표 현황에 긴장을 풀지 못했다. 황우여 공동선대위원장은 기자들이 소감을 묻자 “아직 이르다.”며 말을 아꼈다.  안형환 대변인은 오후 8시 출구조사 관련 브리핑에서 “격차가 작기 때문에 개표가 끝날 때까지 지켜보겠다.”면서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만큼 개표 과정에서 한 점의 실수도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밤 11시가 넘어야 당락이 확실해지리라는 예상을 깨고 초반부터 표차가 점점 커지자 환호는 커졌다. 방송을 지켜보던 선대위 관계자들은 “부산에서 60%가 됐다.”, “전북이 10%를 넘었네.”, “제주도가 이번에는 괜찮네.” 등 기대감에 부풀었다. 투표율이 높았던 게 새누리당에 그리 나쁠 게 없었다는 얘기도 돌았다.  밤 9시를 전후해 ‘당선 유력’이 ‘당선 확실’로 바뀌면서 당사는 축제의 도가니로 변했다. 당사 바깥은 태극기를 든 지지자들로 넘쳐나기 시작했다. “박근혜”, “대통령”을 소리 높여 외쳤다.  박 당선자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에서 홀로 개표 방송을 시청하다 밤 10시 40분쯤 자택을 나서 당사로 향했다. 검정색 패딩 점퍼에 빨간 목도리를 두른 박 당선자는 환호하는 지지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손을 흔들며 100여m를 걸어 차량에 올랐다. 집 앞 골목은 발디딜 틈이 없어 수행차량이 겨우 빠져나올 정도였다.  밤 11시 10분쯤 당사에 도착한 박 후보를 황우여·정몽준·이인제 공동선대위원장 등이 뜨겁게 맞았다. 김성주 위원장과는 포옹을 나눴다. 당직자들은 기쁨의 환호성을 지르며 박 당선자를 맞았다. 이들과 함께 잠시 TV방송을 지켜본 박 당선자는 4층 기자실에 들러 사례를 했다. 선대위 관계자들을 향해 “힘들고 어려운 선거였는데 끝까지 최선을 다해주셔서, 진심을 다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짧게 밝혔다.  선거기간 동안 밀착취재했던 기자들에게도 “그동안 추운 날씨에도 취재하고 보도해 주느라 애써 주신 언론인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한 뒤 일일이 악수를 청했다.  이후 박 당선자는 광화문광장으로 이동해 당선소감을 밝혔다. 선거 전날인 18일 마지막으로 유세 연설을 했던 그곳이다. 더없이 환한 표정으로 박 당선자는 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 설치된 특별무대에 올랐다. 만감이 교차하는 얼굴이었다.  이 순간 가장 보고 싶은 사람을 “선거기간 중 만나뵜던 많은 국민 여러분”이라면서 “제 주먹만 한 알밤을 들고 와 손에 쥐여 주신다든지 많은 격려와 응원을 하시던 모습들이 많이 생각난다. 다시 뵙고 싶고 눈에 선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시대를 여러분께서 열어주실 수 있도록 해 주신 것, 보내주신 신뢰의 뜻을 마음에 깊이 새기면서 국민 여러분 모두가 꿈을 이루고 작은 행복이라도 느끼면서 살아갈 수 있는 국민행복시대를 반드시 열겠다.”고 다짐했다.  가장 힘들었던 순간에 대해 “선거운동 중 큰 사고가 났다. 저를 돕던 소중한 분들을 떠나보내야 했을 때 가장 힘들었다.”며 교통사고로 숨진 고 이춘상 보좌관에 대한 안타까움도 드러냈다.  앞서 이날 오전 8시쯤 삼성동 자택 인근 언주중학교에서 투표를 마친 박 당선자는 “선거 기간 함께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겸허한 마음으로 국민 여러분의 선택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박 당선자는 “현명하신 국민들께서 우리 대한민국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 주실 거라고 믿는다.”면서 “날씨는 춥지만 꼭 투표에 참여하셔서 국민 여러분이 기다리시던 새로운 시대를 열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좋은 꿈을 꾸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고개를 양 옆으로 흔들며 엷은 웃음만 지었다. 투표소 주변에선 지지자들이 “박근혜, 대통령”을 연호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제3세력 중심 정계개편 과제로

    제3세력 중심 정계개편 과제로

    안철수 전 대선 후보가 19일 투표를 마치고 정치권에 ‘새 정치’ 과제를 남긴 채 미국으로 출국했다. 출국에 앞서 “제게 보내주신 열망을 온전히 받들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라고 메시지를 남겼다. 투표용지에 안철수의 이름은 없었지만, ‘안철수’를 빼고는 이번 대선을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그의 존재감은 시작부터 끝까지 강렬했다. 정치권은 변화 요구 속에서 살아 남기 위해 ‘안철수 현상’과 미완으로 남겨진 ‘새 정치’의 해법을 찾아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전문가들은 ‘안철수 현상’을 “새로운 시대정신의 등장”이라고 규정했다.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 정당 개혁과 정치 쇄신, 새 정치에 대한 열망이 안철수를 정치 무대로 불러냈고, 안철수의 영향력이 이런 흐름들을 묶어 세력화했다는 분석이다. ‘캐스팅보트’로만 여겨졌던 중도는 이번 대선을 거치며 제3세력으로 자리잡아 실질적인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기존의 보수·민주진보 양강이 차지했던 정치지형에 균열이 가기 시작한 것이다. 제3세력을 대표하는 안 전 후보는 한두 달 뒤 귀국해 중도 보수, 중도 진보를 흡수하며 향후 정계 개편의 중심에 설 전망이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선거 막판 네거티브가 심화돼 정치불신은 오히려 심화된 반면 안철수의 정치적 상징성은 자산으로 남게 됐다.”며 “향후 한국 정치에서 안 전 후보의 위상은 존속될 것이다. 일정 시기부터는 이명박 정부에서의 박근혜 위상 이상을 가져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후부터는 제3세력을 자기 쪽으로 편입하려는 보수와 진보 진영 간 다툼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안철수 현상이 유지되는 한 정권을 쥐더라도 입지를 굳히기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윤 실장은 “내용 면에서 허약성이 노정된 민주통합당이 안철수를 새로운 리더로 삼아 개혁 과제를 맡길 수 있다.”며 “우선은 민주당의 개편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 전 후보가 독자 세력화에 나선다면 중도 보수와 중도 진보, 자유주의자들이 기존 정당에서 이탈해 안철수 사단에 합류할 수도 있다. 다만 정치권의 한 인사는 “중도 보수·진보와 자유주의자들을 강하게 결속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안 전 후보도 언젠가는 선택을 해야 할 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철 경희대 교수는 “독자 정당을 만들거나 그렇게 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해도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다른 문제”라며 “그런 면에서 독자 정당을 만들 가능성이 높다고 보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안 전 후보는 미국에 1~2개월 머물며 향후 행보를 고민한 뒤 귀국해 본격적인 정치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내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출마와 19대 대선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그는 출국 전 공항에서 “초심으로 돌아가 사랑에 보답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직선제 부활 후 하락세서 첫 반등… 2007년 대선보다 12.8%P 상승

    직선제 부활 후 하락세서 첫 반등… 2007년 대선보다 12.8%P 상승

    제18대 대선 투표율이 1987년 민주화 이후 역대 대선에서 나타났던 하락세를 멈추고 첫 반등을 기록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9일 오후 6시 투표를 마감한 결과 총선거인 수 4050만 7842명 가운데 3072만 2912명이 투표에 참여해 최종 75.8%의 투표율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1997년 15대 대선 때의 80.7%보다 4.9% 포인트 못 미치지만 2002년 제16대 70.8%, 2007년 제17대 63.0%보다 각각 5.0% 포인트, 12.8% 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1987년 개헌으로 대통령 직선제가 부활된 뒤 대선 투표율은 ▲13대(1987년) 89.2% ▲14대(1992년) 81.9% ▲15대(1997년) 80.7% ▲16대(2002년) 70.8% ▲17대(2007년) 63.0%로 꾸준히 하락세를 보여 왔지만, 이번 대선에서 처음으로 반등했다. 이번 대선의 판도는 10년 전인 2002년 16대 대선 때와 비슷했다. 시간대별 투표율은 오전 7시 2.8%로 똑같았지만 이후에는 16대 때보다 가파르게 상승하며 격차를 벌렸다. 오전 9시에는 0.9% 포인트(18대 11.6%-16대 10.7%), 오전 11시에는 1.8% 포인트(26.4%-24.6%), 낮 12시 2.1% 포인트(34.9%-32.8%), 오후 1시 3.4% 포인트(45.3%- 41.9%), 오후 3시 5% 포인트(59.3%-54.3%), 오후 5시 5.6% 포인트(70.1%-64.5%), 오후 6시 5.0% 포인트(75.8%-70.8%) 등으로 격차가 커지다가 투표 마감 1시간 전에 약간 줄었다. 전문가들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중심으로 보수 대 진보 진영이 견고하게 결집하면서 초박빙 구도가 형성돼 투표율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했다. 유권자들이 자신의 한 표가 당락에 결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해 적극적으로 투표장으로 향했다는 것이다. 투표 독려 운동이 인터넷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20∼30대 사이에서 투표 참여 분위기를 고조시킨 것도 투표율 상승의 이유로 꼽힌다. 상당수가 적극 투표층으로 분류되는 50∼60대 유권자 수가 과거보다 많이 늘어난 것도 투표율 상승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2007년 17대 대선보다도 281만 1123명이 늘었다. 이에 따라 올 대선은 50·60세대가 20·30세대를 추월해 치러지는 첫 선거였다. 이번 대선과 비슷한 16대 대선과 비교해도 20~30대는 줄고, 50대 이상이 늘었다. 20대 이하 유권자는 2002년 811만명에서 올해 738만명으로 73만명이 줄었다. 30대 유권자도 880만명에서 822만명으로 58만명이 줄었다. 20대와 30대 유권자 수가 130만명 정도 감소한 셈이다. 반면 50대 이상 유권자는 10년 전에 비해 550만명가량 늘었다. 50대가 777만명, 60대 이상이 841만명로 전체 유권자의 40%를 차지한 것이다. 40대의 경우 10년 만에 105만명이 늘어난 880만명으로 전체 유권자의 21.8%로 이번 대선에서 유권자가 가장 많은 세대였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50세 이상 고령 유권자 증가로 인한 자연투표율 상승 효과에 20∼30대 젊은 층의 투표 열기가 더해졌다.”면서 “야권 성향 유권자들이 적극적으로 투표를 한 것도 투표율이 높게 나온 이유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야의 전통적인 텃밭에서 상승폭이 두드러진 것도 눈길을 끈다. 박 후보의 정치적 기반인 대구의 투표율은 79.7%를 기록했다. 17대 대선과 비교하면 12.9% 포인트가 올랐고 16대 대선과 비교해도 8.6% 포인트 높았다. 80.4%의 최종 투표율로 지역별 투표율 1위를 기록한 광주는 이날 내내 지역별 투표율 1위를 유지했다. 광주는 지난 대선에 비해서는 17.3% 포인트, 16대 대선에 비해서도 2.3% 포인트 올랐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첫 여성대통령 시대] 5060 “안정감에 믿음” 2030 “포용하는 승자되길”

    19일 밤 11시를 넘어서며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대통령 당선이 확실해지자 지지 후보에 따라 시민들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 나와 있던 김만곤(59)씨 등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회원 20여명은 “박근혜! 대통령!”을 연호했다. 김씨는 “요즘 젊은 사람들은 6·25 전쟁이 언제 어떻게 일어났는지도 모르고 안보·역사 의식이 너무 부족하다.”면서 “박 당선자가 바른 역사교육과 안보관 확립 등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박근혜 팬클럽 회원 이모(28·여)씨는 이날 밤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앞에 나와 “박 후보가 나이 드신 분들 못지않게 우리같이 젊은 사람들에게도 인기가 있다는 걸 보여 주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고 했다. 반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지지자인 김성욱(33)씨는 “투표율이 높아서 기대를 많이 했는데, 그래서 오히려 더 방심하지 않았나 싶다. 안철수 전 후보와의 단일화가 깔끔하지 못했던 점 등 아쉬운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며 안타까워했다. 세대별로 지지층이 뚜렷이 갈렸던 만큼 반응도 그에 따라 교차했다. 문 후보를 지지한 30대 이승환씨는 “TV 토론 과정에서 박 당선자가 부족한 모습을 많이 보였는데 앞으로 국정을 잘 이끌지 걱정”이라면서 “과거사에 대해 사과를 한 만큼 지지를 하지 않은 국민까지 배려하는 국정을 펼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를 찍은 60대 안모씨는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자였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박 후보의 안정감에 믿음이 갔다.”면서 “새 대통령이 갈라진 민심을 잘 보듬어 자신의 공약대로 사회 통합을 이뤄 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인터넷과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 문 후보의 핵심 지지층인 20~30대의 이용 비율이 높은 SNS는 실망과 허탈, 분노가 주류를 이뤘다. 트위터 아이디 @cadireje***는 “난 사실 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것보다 나를 비롯한 대다수 젊은 친구들이 ‘내가 어떻게 해도 이 나라는 안 되는구나’라고 낙담, 포기하고 지금 이 순간 선거방송을 지켜보며 ‘이민’이란 단어를 검색하는 것이 더 안타깝고 무섭다.”고 말했다. 진보 논객인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자신이 지지한 문 후보의 패색이 짙어지자 트위터에 “투표율 올라갈 때만 해도 희망을 가졌는데 결과는 그동안의 여론조사와도 너무 차이가 난다.”면서 “다시 5년 이렇게 살아야 하는 게 끔찍하지만 국민의 선택이니 어쩌겠나.”라는 글을 올렸다. 박 후보를 지지하는 아이디 @mypend***는 “박근혜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온 국민과 온 세계인과 함께 힘차게 축하한다.”면서 “문재인 후보와 지지자들에게도 그동안의 노고에 큰 박수를 보내며 이제 우리 역사의 새로운 장을 온 국민의 힘을 모아 힘차게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승자가 포용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아이디 @wyr***는 “투표율이 이렇게 높으니 누가 되든 함부로 정치하지는 못할 것”이라면서 “안철수 전 후보가 한 말처럼 승자는 포용하고 패자는 승복할 때”라는 글을 남겼다. 사건팀 kimje@seoul.co.kr
  • 방송3사 출구조사 이번에도 엉터리

    방송3사 출구조사 이번에도 엉터리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가 앞선 세 차례 대선과 마찬가지로 당락은 맞혔으나 득표율 정확도는 뚝 떨어졌다. 예상 득표율과 실제 득표율의 격차가 세 배 이상 벌어졌다. 이 같은 격차는 경기·인천과 충청권에서 예측이 빗나간 이유가 크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출구조사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 뒤졌던 경기·인천 지역에서 앞섰고, 충청권에서도 예상보다 2~3% 포인트 높은 지지를 얻었다. 19일 오후 6시 투표 종료와 동시에 방송 3사가 내놓은 출구조사 결과에선 박근혜 후보 50.1%, 문재인 후보 48.9%로 1.2% 포인트 차이에 불과했다. 95% 신뢰도에 표본오차는 ±0.8% 포인트였다. 하지만 이날 밤 12시쯤 지지율은 박 후보 51.6%, 문 후보 48.0%로 3.6% 포인트의 격차가 생겼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수도권에서 서울 지역은 예측 조사가 비슷하게 나왔지만 경기와 인천에서 예측과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왔다.”면서 “대전을 제외한 충청권에서도 박 후보가 예상보다 2~3% 포인트 높게 득표율이 나오고 호남권에선 한 자릿수를 넘어서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예컨대 인천과 경기에선 박 후보가 각각 49.0%, 48.8%의 득표율을 얻을 것으로 예측됐으나 실제론 52.1%, 50.5%의 표를 얻어 갔다. 한때 5% 포인트 가까이 벌어졌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진 것은 오후 5시 이후 투표한 240만명 가까운 유권자 가운데 상당수가 진보 성향의 젊은 층으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출구조사는 오후 5시까지만 진행됐다. 이번 출구조사는 양자 대결 구도에서 전국 단위로 치러지는 대선의 정확도가, 선거구 숫자가 많고 지역별 변수가 많은 총선보다 상대적으로 높다는 사실을 재확인시켰다. 방송사 출구조사는 1996년 이후 총선에선 잇달아 잘못된 예측을 내놓아 ‘엉터리’란 비난을 받았다. 올 4월 총선에선 일부 방송사가 민주당 승리라는 예측을 내놓았다가 망신을 당했다. 반면 2007년 대선의 KBS·MBC 출구조사에선 이명박 후보 50.3%, 정동영 후보 26.0%, SBS 조사에선 이명박 후보 51.3%, 정동영 후보 25.0%로 나와 이명박 후보 48.7%, 정동영 후보 26.1%로 나온 실제 개표 결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2002년 대선과 1997년도 마찬가지였다. 한편 독자적으로 출구조사를 실시한 YTN은 표본오차 ±1.5% 포인트 범위에서 박 후보 46.1~49.9%, 문 후보 49.7~53.5%로 홀로 문 후보의 우세를 예상해 낭패를 봤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朴캠프, 예상밖 높은 투표율에 초반 초비상… 서울·수도권 젊은층 참여 밑돌자 상황 반전

    민심은 뜨거웠다.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당초 70% 안팎으로 예상됐던 투표율은 75.8%까지 수직 상승했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꾸준히 하락했던 투표율에 첫 반전 드라마가 만들어졌다. 박근혜 새누리당,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진영도 투표가 이뤄진 19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12시간 동안 시시각각 변하는 투표율에 따라 그야말로 피를 말리는 시간을 보내야 했다. 오전 9시쯤 두 진영의 희비가 처음으로 갈렸다. 9시 현재 투표율이 11.6%로, 2007년 17대 대선은 물론 2002년 16대 대선의 동시간대 투표율을 앞질렀다. 문 후보 캠프는 활기를 띠기 시작했고, 반대로 박 후보 캠프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박 후보 캠프의 초조함은 잇단 기자회견으로 표출됐다. 문 후보 측이 선거 당일 금지된 ‘지지 호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안형환 대변인은 “새누리당 관계자들이 문 후보 측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면서 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 조치했다. 이에 박광온 민주당 대변인은 “어제 보낸 문자메시지가 늦게 도착한 것으로,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면서 “투표율이 높아 스스로 패색이 짙어지고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투표 시간의 절반이 지난 정오 현재 투표율이 16대 대선보다 2% 포인트 이상 높은 34.9%까지 치솟았다. 이 시기와 맞물려 여야 캠프 안팎에서 출구조사 중간 결과 문 후보가 앞선다는 근거 없는 소문이 나돌았다.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초비상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전날까지 ‘우세 굳히기’를 얘기하던 자신감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이번에는 민주당이 역공에 나섰다. 이날 오전 박 후보 측 권영세 종합상황실장이 당직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내용이 발단이 됐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문자메시지의 ‘준비된 차량을 전면 운행하여 교통이 불편한 어르신 등께서 투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내용을 문제 삼아 “새누리당이 편의 제공 등 조직적인 불법 선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새누리당은 “선관위가 준비한 차량을 잘못 표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오후 3시로 접어들면서 양 진영 모두 이전과는 또 다른 분위기가 감지됐다. 투표율은 이미 59.3%로 60%에 육박했다. 최종 투표율이 70% 중후반대로 전망됐다. 문제는 고공행진 중인 투표율의 ‘내용’에 있었다. 박 후보 캠프는 강세 지역인 영남과 충청, 강원 등지의 투표율이 평균 투표율을 상회하자 “해 볼 만하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반대로 문 후보 캠프에서는 긴장감이 커졌다. 우위를 자신했던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투표율이 예상치를 밑돌았기 때문이다. 젊은층의 투표 참여 열기도 저조한 것으로 분석됐다. 오후 4시를 전후로 여야 모두 기대 심리가 다시 상승했다. 박 후보 캠프는 밀려드는 지지자들로 아수라장이 되다시피 했다. 경찰이 출입을 통제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승리의 ‘청신호’로 해석됐다. 문 후보 캠프도 서울 지역의 투표소마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투표 대기 행렬이 길게 형성되고 있다는 보고가 들어오면서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투표 종료를 한 시간여 앞둔 오후 5시쯤 출구조사에서 박 후보가 문 후보를 앞선다는 설이 돌기 시작했다. 그러나 오후 6시 투표 시간 종료와 함께 공개된 방송사 출구조사에서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줄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됐다. 12시간의 각본 없는 드라마는 이렇게 마무리됐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사설] 야권, 민생 앞세우는 견제세력으로 재기하길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정권 교체를 일궈내는 데 실패했다. 대립과 증오의 정치문화와 지역주의 청산을 통해 새 시대를 열겠다는 그의 포부를 달성할 기회도 사라졌다. 그럼에도 문 후보가 박근혜 당선자와 접전 끝에 일궈낸 40%대 후반 지지율의 의미는 결코 작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정치에 본격 입문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정치 신인이나 다름없던 문 후보는 야권 단일 후보로 자리매김했다. 아울러 선거과정에서 선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이번 선거전은 과거 어느 때보다 정책과 이슈가 실종됐고, 그런 만큼 보수와 진보의 세력 대결 구도로 치러졌다. 그런 탓에 금권선거 사례는 줄어들었지만, 막판에 접어들면서 투표 독려 여성 가슴사진 유포 등이 보여주듯 과열양상을 빚었다. 선거 당일에 대량 발송된 문 후보 지지 당부 문자 메시지는 선거법 위반 소지 논란에 휩싸였다. 국가정보원 여직원 댓글 의혹 사건, 김정남의 망명 및 언론 인터뷰설 등 온갖 네거티브 선거전으로 양측에 쉽게 아물기 어려운 상처를 남겼다. 선거가 남긴 대립과 갈등의 골을 어떻게 메우고 후유증을 극복해 나갈지 우려스럽다. 이번 선거는 우리 정치문화가 많이 성숙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음을 보여줬다. 이제는 대선이 남긴 앙금을 털고 미래를 향해 나가야 할 때다. 무엇보다 여야는 선거과정의 과열 사례에 대해서는 먼저 사과하면서 갈등을 풀 수도 있을 것이다. 문 후보와 민주통합당도 패배를 승복하고 대안 있는 건강한 비판세력으로 거듭나야 한다. 차기 정부의 성공을 위해 견제와 협력을 병행하는 자세를 보이기 바란다. 선거에서 확인된 국민 통합과 민생, 그리고 정치 쇄신이라는 시대과제를 풀어나가는 데 여야가 손을 맞잡아야 한다. 문 후보가 이번 대선의 슬로건으로 내세운 새 정치의 길은 결코 먼 곳에 있지 않다.
  • 대한민국 첫 여성대통령[동영상]

    대한민국 첫 여성대통령[동영상]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19일 실시된 제18대 대통령 선거에서 1987년 직선제 부활 이후 처음 과반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당선됐다. 국민은 헌정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의 탄생을 선택한 것이다. 박 당선자 개인적으로는 부녀(父女)가 대통령에 오르는 진기록의 주인공이 됐고, 퍼스트레이디 대리와 대통령으로 청와대 생활을 경험하는 전무후무한 기록도 갖게 됐다. 박 당선자는 이날 오후 11시 30분 현재 83.3%가 개표된 가운데 1313만 8604표(51.6%)를 얻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1223만 648표, 48.0%)에 90만 7956표(3.6% 포인트 격차) 앞섰다. 여권은 정권 재창출에 성공하며 안정적인 정국 운영을 이어 갈 수 있게 됐다. ‘범보수’와 ‘범진보’의 1대1 정면 승부이며 세대별·지역별 지지자들이 맞붙어 역대 대선에서 볼 수 없던 초박빙의 승부가 예상됐지만 박 당선자는 오후 6시 개표가 시작된 이후 한 번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예상보다 싱거운 승부였고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박 당선자 50.1%, 문 후보 48.9%)를 뛰어넘는 승리를 거뒀다. 박 당선자는 서울에서 문 후보에게 소폭 뒤졌지만 대전·충청권에서 승기를 잡았다. 역대 대선에서 ‘중원’을 잡는 자가 ‘대권’을 잡는다는 속설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또 다른 승부처인 부산·울산·경남(PK)에서도 박 당선자는 60% 이상의 득표율을 획득해 문 후보를 저지선인 40% 미만으로 막아냈다. 이번 대선에서는 ‘2030’과 ‘5060’의 세대별, 호남과 영남 간 지역별 지지 성향이 뚜렷해져 향후 박 당선자의 국민대통합 행보에 보다 힘이 실릴 전망이다. 박 당선자는 1997년 외환위기를 계기로 정계에 입문해 두 차례나 침몰 위기의 당을 구해 냈고, 두 번의 대권 도전 끝에 청와대 입성에 성공했다. 박 당선자는 당선이 확정된 직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국민께 드린 약속을 반드시 실천하는 ‘민생 대통령’이 돼서 여러분이 기대하시던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선거는 국민 여러분의 승리”라면서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를 살리려는 열망이 가져온 국민 마음의 승리”라고 밝혔다. 야권은 이번 대선 패배의 후유증이 클 것으로 보인다. 범진보의 결집과 정권 교체를 희망하는 유권자가 절반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정권 탈환에 실패하면서 향후 야권발(發) 정계개편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대선 투표율(잠정)은 75.8%로 16, 17대 대선 투표율을 크게 웃돌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후 6시 투표를 마감한 결과 총선거인 수 4050만 7842명 가운데 3072만 2912명이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분에 넘치는 사랑받아… 세번째 민주정부 수립 뜻 못이뤄 역사의 죄인”

    “분에 넘치는 사랑받아… 세번째 민주정부 수립 뜻 못이뤄 역사의 죄인”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19일 담담한 표정으로 대선 패배를 받아들였다. 대선 개표 결과를 서울 종로구 구기동 자택에서 지켜본 문 후보는 오후 11시 10분쯤 자택에서 나와 “그동안 너무 행복했다. 국민의 뜻을 받들지 못해 미안하다.”면서 “그래도 희망을 많이 봤잖아요.”라며 첫 소감을 전했다. 그는 영등포 당사에 도착해 기자들과 만나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았다.”면서 “오로지 세 번째 민주정부 꼭 수립해 새 정치, 새 시대를 열어야 된다는 역사적 소명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역사에 죄를 짓는 그런 점이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라고 덧붙였다. 문 후보는 선대위 본부장과 관계자들을 만나 그간 노고에 대해 위로하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 자리에서 문 후보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하다. 전적으로 제가 부족한 탓에 이런 결과를 낳았다.”면서 “한편으로 희망을 봤다. 뒷정리를 잘해 지지자들이 상처받지 않도록 후속 대책을 잘 마련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 후보 측은 대선의 패인을 시간의 벽을 넘지 못한 탓으로 돌렸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사실 문 후보가 받은 48% 득표는 어찌 보면 16대 대선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득표보단 더 많았는데 1대1 구도의 무서운 벽을 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충청, 강원 등 중원에서 표 차이가 벌어진 것과 경기 지역 등 수도권에서 표 차이를 못 벌린 것이 패인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안철수 전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가 늦어진 것도 패인으로 꼽았다. 우 공보단장은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 초반에서 시간을 많이 지체해 본격적인 문재인의 선거운동을 하는 데 아쉬움이 많았다.”면서 “상승 추세를 봤을 때 사흘만 더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 측 선대위는 20일 공식적인 해단식을 갖고 선거 관련 모든 활동을 정리하기로 했다. 이날 문 후보 캠프는 개표 진행 상황이 50%를 넘어섰을 때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의 3~4% 포인트 격차를 더 이상 좁히지 못하자 “힘들 것 같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캠프 관계자들은 이 정도의 큰 차이로 뒤질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분위기였다. 투표가 종료됨과 동시에 발표된 방송 3사의 출구조사에서 1.2% 포인트 차이로 뒤진 것으로 집계됐을 때만 해도 “출구조사를 신뢰하기 어렵다.”며 결과를 부정했다. 그러면서 일부 다른 여론조사 기관의 3% 이상 차이로 압승하는 결과에 신뢰를 보였다. 그러나 예상은 빗나갔고, 캠프 관계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오후 6시 투표가 끝나고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기 10여분 전 서울 영등포 민주통합당 당사 1층에 마련된 개표 상황실이 술렁였다.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50.1%를 얻어 48.9%인 문재인 민주당 대선 후보를 앞섰다는 결과가 캠프 관계자들에게 전달된 직후였다. 얼굴이 사색이 된 일부 의원들은 “그래요.”라고 되물으며 “우리 자체 조사에선 그렇게 안 나왔는데.”라며 당혹스러워했다. 문병호 법률지원단장은 “끝까지 봐야겠네.”라며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이목희 기획본부장은 연령대별 예측 득표율을 보면서 “왜 저러지.”라고 말한 뒤 입을 굳게 닫았다. 개표 상황실 뒤쪽에 자리한 우상호 공보단장은 굳은 표정으로 눈을 감은 채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개표에 일말의 희망을 걸었던 민주당의 기대는 결국 꺾이고 말았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박근혜,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서 박빙 우세

    박근혜,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서 박빙 우세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19일 KBS·MBC·SBS 지상파 3사가 공동으로 실시한 출구조사에서 50.1%의 득표율로, 48.9%를 획득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근소하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상파 3사는 이날 투표 종료 시각인 오후 6시 이같은 조사 결과를 동시에 발표했다. 두 후보의 차이가 1.2%포인트로, 오차 범위인 1.6% 포인트 이내다. 당초 이번 대선은 우열을 점칠 수 없는 초박빙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에 지상파 3사 공동 출구 조사 결과가 실제 투표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종합편성 채널인 JTBC 출구조사는 박 후보 49.6%, 문 후보 49.4%로 각각 집계됐다. 뉴스전문 채널 YTN 예측조사는 박 후보 46.1~49.9%, 문 후보 49.7~ 53.5%로 문 후보가 이기는 것으로 전망됐다. 인터넷 뉴스 매체 오마이뉴스 예측 조사에서는 문 후보 50.4%, 박 후보 48.0%로 문 후보가 앞섰다. 이번 대선은 강추위에도 불구하고 오후 5시에 투표율 70%를 넘어서는 등 당초 예상보다도 투표 열기가 뜨거웠기 때문에 최종 결과를 섣불리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밤 11시쯤 당선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됐던 2002년 16대 대선의 투표율은 70.8%,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된 17대 대선은 63.0%였다. 이번 투표율은 김대중 대통령이 선출된 1997년 15대(80.7%) 이후 15년만에 최고의 유권자 참여율을 나타냈다.  한편 지상파 3사가 대선에서 공동으로 출구조사를 실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상파 3사로부터 의뢰를 받은 코리아리서치센터·미디어리서치·TNS 등 3개 기관은 조사원 1800명을 투입해 전국 360개 투표소에서 유권자 8만 6000명을 대상으로 출구조사를 했다. 이번 공동 출구조사는 역대 최대 규모로 신뢰도 95%에 오차범위 ±0.8%포인트다. 앞서 지상파 3사는 1996년 15대 총선과 2010년 지방선거, 올해 제19대 총선에서 모두 세 차례 공동 출구 조사를 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정원, 檢에 ‘NLL 복사본’ 제출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상호)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발언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 논란’을 둘러싼 고소, 고발 사건과 관련해 국가정보원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제출받았다고 17일 밝혔다. 국정원이 이날 제출한 자료는 정상회담 대화록 중 NLL 관련 부분의 복사본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대통령지정 기록물 또는 공공 기록물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법리 검토를 거쳐 절차에 따라 사실 규명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검찰이 지난 14일 국정원 관계자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데 이어 실제 자료까지 넘겨받음에 따라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 발언 내용 등에 대한 진위가 밝혀질지 주목된다. 민주통합당은 지난 10월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 등이 “NLL과 관련해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비공개 대화록이 있다.”고 의혹을 제기하자 정 의원과 박선규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대변인 등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지난 4일 정 의원을 소환 조사하고 지난달 민주당 측 고발 대리인을 조사하는 등 고소·고발인 양쪽 진술을 받았다. 검찰은 민주당이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을 봤다고 밝힌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고발한 사건도 함께 수사 중이다. 한편 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 측은 이에 대해 국정원이 검찰에 제출한 자료는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관련 자료이나 대화록은 아니라고 밝혔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브리핑을 갖고 복수의 민주당 인사들이 국정원과 검찰 수뇌부에 확인한 결과라며 이같이 말한 뒤 “이 자료는 밀봉돼 전달됐으며 국정원과 검찰 양측 입회하에 개봉하도록 약속이 돼 있다.”고 전했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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