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민주통합당
    2025-12-21
    검색기록 지우기
  • 모빌리티
    2025-12-21
    검색기록 지우기
  • 전경련
    2025-12-21
    검색기록 지우기
  • 음모론
    2025-12-21
    검색기록 지우기
  • 재정
    2025-12-2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415
  • [2012 국정감사] 金외교 “자녀 병역기피 외교관 불이익 클 것”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5일 자녀가 병역을 기피한 외교관에 대해 “불이익이 매우 클 것”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의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외교관 자녀의 병역기피 의혹을 제기한 유인태(민주통합당) 의원의 질의에 “해당자의 경우 외교부에 있으면 진급하기 어려울 것이고 공관장 나가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일부 고위급 외교관 자녀가 국외 체류를 이유로 병역을 기피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 장관은 김영환씨 고문 문제와 관련, “우리 국회 결의안에 대해 중국이 (국제기구에) 보낸 서한에 ‘김씨 문제에 한국 정보기관이 개입했다’는 표현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중국이 그런 주장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사실이)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중국 측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박태호 본부장 “韓·벨기에 협정 문제부분 고칠 것” 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은 한·벨기에 투자협정에 페이퍼컴퍼니의 투자자국가소송제(ISD) 배제 규정이 불포함돼 론스타가 ISD 제소를 할 수 있게 됐다는 민주통합당 박병석 의원의 지적에 “책임을 느끼고 있으며 문제가 되는 투자 협정은 고치겠다.”고 밝혔다. 그는 “담당국이 중장기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개정 대상으로 벨기에가 가장 먼저”라면서 “페이퍼컴퍼니가 있을 수 있는 홍콩, 네덜란드 등과 (개정 문제를 내부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김 장관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서의 ISD 조항에 대해 재협상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ISD 조항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협의할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 ●심재권 “외교 행낭서 거액 현금 뭉치” 의혹 제기 우상호 민주통합당 의원은 “홍릉에서 세종시로 이전하는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지에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가 들어가려고 청와대 주도로 절차를 무시하고 편법을 사용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같은 당 심재권 의원도 “외교 행낭에서 거액의 현금 뭉치가 숨겨져 있었다는 제보가 있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 장관은 “당시 행낭에서 직원들이 경조사비로 사용하려 한 320달러가 발견된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해명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朴-文 ‘국감 정책 맞대결’ 불발

    朴-文 ‘국감 정책 맞대결’ 불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의 첫 국정감사 대결은 불발로 끝났다. 대선 공약과 관련한 정책 맞대결은 펼쳐지지 않았다. 서로를 의식한 듯 시간차를 두고 참석한 까닭이다. 박 후보는 오후, 문 후보는 오전에 각각 나왔다. 양측 모두 예정된 일정 탓을 들었다. 문 후보는 5일 오전 10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국감에서 두 번째 질의자로 나서, 정부가 0~2세 무상보육 예산안을 폐지한 것을 질타하며 박재완 장관에게 원상회복을 요구했다. 문 후보는 “우리 재정규모가 그 비용을 감당 못할 바 아닌데 예측을 잘못해 파탄이 생긴 것”이라면서 “정부의 무능함을 드러내고 국가 정책의 신뢰를 무너뜨렸다.”고 지적했다. 이에 박 장관은 “송구스럽다.”며 한발 물러섰다. 문 후보는 정부가 소득 하위 70% 가정에 양육보조금을 지급하는 기준을 마련한 것에 대해 “이렇게 하면 선별적 복지가 아니라 배제적 복지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문 후보는 10여분간의 질의를 마친 뒤 오전 11시쯤 자리를 떴다. 박 후보는 이날 오후 2시 국감장을 찾았다. 다른 의원들의 질의 내용을 메모하며 귀를 기울이기도 했으나 질의 없이 40여분 만에 국감장을 떠났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이 “경제민주화와 관련해 새누리당이 재벌 총수 증인 채택을 반대하는 것에 대한 박 후보의 입장을 듣고 싶다.”며 박 후보에게 답변을 요구했으나 강길부 기재위원장이 “국감장에서 다른 사안에 대해 말하는 것은 결례인 것 같다.”고 끊어 박 후보는 입을 열지 않았다. 허백윤·이영준기자 baikyoon@seoul.co.kr
  • [Weekend inside] 특성화고가 일어선다

    [Weekend inside] 특성화고가 일어선다

    ‘대한민국 고졸 신화’를 낳았던 실업계고 세대(1980년 이전 입학자)들이 재계와 정치권 등의 무대에서 퇴장하고 있다. 능력은 출중하지만 어려운 집안 사정 탓에 상업고나 공업고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서야 했던 고졸 엘리트들은 뛰어난 업무 능력과 추진력, 근성 등을 무기 삼아 한 시대를 주름잡았다. 학력에 관계없이 능력만으로도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준 세대지만 어느덧 주류 무대에서 그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고졸신화의 몰락을 논하기는 이르다. 젊은 특성화고(옛 실업계고) 졸업생들이 선배들의 바통을 이어받고 있기 때문이다. 4년 전만 해도 특성화고 학생 10명 중 1~2명 정도만 가까스로 직장을 구했지만 올해는 졸업자 중 40%가 취업했다. 고졸 특유의 근성에 더해 직무 전문성과 사명감 등 ‘플러스 알파’를 갖췄다고 평가받는 특성화고 세대가 선배들의 영광을 이어갈 수 있을까. 학교와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그 가능성을 내다봤다. 대선판을 주름잡던 ‘상고 출신’ 후보들이 이번 18대 대통령 선거판에서는 모습을 감췄다. 대선 후보 ‘빅3’인 박근혜(60·서울 성심여고-서강대 졸) 새누리당 후보를 비롯해 문재인(부산 경남고-경희대 졸) 민주통합당 후보, 안철수(부산고-서울대 졸) 무소속 후보 등은 모두 명문 인문계고교와 대학을 졸업했다. 앞선 대선에서는 고(故) 김대중(목포상고)·고 노무현(부산상고) 전 대통령, 이명박(동지상고) 대통령이 3차례나 연속해 상고 출신으로 청와대의 주인이 됐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실업계고 인재의 중흥기가 저물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단상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학)는 “고생 깨나 해봤을 것 같은 상고 출신이라는 배경은 유권자에게 여전히 매력적일 수 있다. 하지만 실업계고 출신 중 대선에 출마할 만한 엘리트 정치인이 줄어든 것이 사회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상고 출신의 진출이 활발했던 금융계에서는 고졸 인재의 퇴장이 좀 더 빨리 감지됐다. 국내 4대 금융지주사(우리·하나·KB·신한 금융)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상고 출신은 2010년 말 불명예 퇴임한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이 마지막이었다. ‘은행의 꽃’으로 불리는 지점장은 1980년대 상고 출신 비율이 80%대였으나 올해에는 49.3%로 처음 과반이 무너졌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1980년대 중반 이후 상고 출신 신입사원이 급격히 줄었고 1997년 IMF위기 때 고졸 사원이 대거 명예퇴직한데다 1980년 이전 입사자들은 퇴직하고 있어 고졸 임원을 찾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실업계고 시대의 종언, 그 단초는 1980년대 초 대입 정원 자율화 조치에서 찾을 수 있다. 1970년대까지 학생운동 통제, 대학 과열화 방지 등을 위해 엄격히 제한했던 대입 정원은 1981년 전두환 정권이 들어서자 2배 이상 늘어났다. 정권의 민심 달래기용이었다. 이길상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1980년대 재수생 폭증 등으로 사회적 불만이 쌓이자 정원을 늘렸고 대학에 쉽게 갈 수 있게 되니 실업계고로 눈을 돌리는 인재들이 줄 수밖에 없었다.”며 당시 분위기를 설명했다. 우리 경제가 1980년대 눈부신 성장을 보여 배주린 인재들이 줄어든 것도 상고 몰락을 낳은 원인이었다. ‘생계형 실업계고 진학자’가 눈에 띄게 줄면서 공부 잘하는 인재들은 모조리 대학으로 향했다. 1990년대 대학 인·허가가 쉬워지면서 대학 수가 급증했고, 고교생의 대학진학률은 80%를 넘어섰다. 이후 직업 교육을 위한 실업계고는 ‘공부 못하는 20%가 가는 학교’로 전락했다. 실업계가 암흑기에 접어들자 ‘인문계고’로 간판을 바꿔 거는 명문 상고들도 늘어났다. 노 전 대통령과 이성태 전 한국은행 총재, 이학수 삼성물산 고문 등을 배출한 부산상고가 대표적이다. 이 학교는 2004년 인문계고로 전환하면서 이름을 ‘개성고’로 바꿨다. 노상만(63) 개성고 총동창회 역사관장은 “1980년대 초반 입학생까지만 해도 전교에서 1, 2등 해야 진학할 수 있는 학교였다. 가난해서 상고에 왔을 뿐 부산고, 경남고 같은 인문계 학생들보다 능력은 뒤지지 않는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1990년 이후 인문계로 전환하기 전까지 15년간 동문들의 경우 사회에서 기반이 약해 앞 기수들이 멘토가 돼 살펴주고 있다.”고 말했다. 끝 모르고 추락하던 실업계고가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대학의 추락에서 기인한다. 2010년 고졸자 10명 중 8명이 대학에 가는 등 학력 과잉 현상이 더없이 심각해졌다. 하지만 경제사정 악화로 대졸자 실업난은 가중됐다. 이에 정부는 고졸 취업자 육성을 돌파구로 삼고 2010년 기존 실업계 고등학교는 ‘특성화고’로 이름을 바꾸고 마이스터고 28개를 개교했다. 이후 장학금 및 취업지원 정책 등을 통해 고졸 취업을 집중적으로 돕자 효과는 나타났다. 2008년 4월 19.0%에 불과했던 특성화고 졸업생의 취업률은 해마다 급증해 올해 초 41.8%까지 치솟았다. 변정현 고용정보원 책임연구원은 “진학 대신 취업해 꿈을 빨리 이루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면서 “최근 분위기상 내년 초 취업률은 60.0%를 넘어설 것 같다.”고 내다봤다. 특성화고 출신 학생들이 취업 시장에서 선전하는 것은 단순히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정책’ 때문만으로는 볼 수 없다. 산업 현장 관계자들은 대졸 사원과는 구분되는 특유의 ‘생존 본능’이 있다고 칭찬한다. 가장 큰 강점은 직무 전문성이다. 김선태 직업능력개발원 평생직업교육연구실장은 “일하고 싶은 분야를 일찌감치 정한 특성화고 학생들은 3학년이 되면 현장에서 자동차 부품 제작, 회계 등 직무 관련 기술을 익히기 때문에 취업 뒤 일선에 배치될 때 적응기간이 매우 짧다.”고 말했다. 직무 만족도가 높아 회사에 대한 충성도 또한 높다. 조직에 대한 불평을 줄이고 겸손하게 노력하는 점도 이들의 장점이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고졸 구직자들에게 은행 같은 기업이면 ‘신의 직장’이다. 입사 후 대졸 사원과 비교해볼 때 의욕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사무실에서 늘 밝고 긍정적으로 일하는데 상사가 예뻐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조직 내 학연이 뚜렷이 없는 고졸 취업자에게 ‘성긴 인맥’은 아킬레스건일지 모른다.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달랐다. ‘온라인 인맥’이 전통적인 인간관계를 보완해 주고 있다고 한다. 김 실장은 “특성화고 출신 아이들은 회사에 동문 선배가 몇 명 있는지 신경쓰지 않는다.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친구와 선배들을 사귀는 데 익숙하기 때문에 도움 줄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이제 관심은 조직에 안착한 특성화고 출신 취업자들이 CEO 등 기업의 최고 자리에 올라 옛 상고 선배들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 것인지에 모인다. 현장에서는 가능성을 50대50으로 본다. 변 연구원은 “고졸 취업자 중 가능성 있는 인력을 키워나가겠다는 기업들의 의지가 분명해 삼성, SPC 등이 사내 대학을 설립하는 등 취업 후 교육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마이스터고 졸업생들도 기회만 준다면 충분히 경영자로 클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평가했다. 교과부 관계자도 “특성화고 학생의 40%가량이 차상위계층으로 조사됐는데 예전처럼 우수 인재가 경제형편 때문에 취업을 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얘기”라면서 대학 졸업장이 없어도 능력을 기반으로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물론 낙관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서울의 한 공고 교사는 “1960~70년대에는 대졸자가 많지 않아 고등학교만 나와도 기업 내에서 충분히 경쟁해볼 수 있었다.”면서 “특성화고 취업이 늘고 있다고는 해도 예전과 같은 전성기를 다시 구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이범수기자 dynamic@seoul.co.kr
  • [서울광장] 쇼는 그만 좀 하시지요/육철수 논설위원

    [서울광장] 쇼는 그만 좀 하시지요/육철수 논설위원

    대통령 직선제가 다시 실시된 1987년 대선 때는 분위기가 험악했다. 민주화의 두 축인 김영삼·김대중 후보의 야권 단일화 실패와 지역감정, 군사독재 후유증 등으로 선거판은 전쟁터나 다름없었다. 게다가 ‘5년 단임 대통령’ 개헌안은 선거일(12월 16일)을 두 달도 남겨놓지 않은 10월 27일에야 국민투표를 통과했다. 야권은 통일민주당과 평화민주당으로 갈라져 11월 9일(김영삼)과 12일(김대중) 부랴부랴 후보를 정했다. 그러니 유력 후보(노태우·김영삼·김대중·김종필)들은 국정수행 능력과 정책을 검증받거나 알릴 틈도 없이, 각자 기존의 이미지만 갖고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서로 선명성을 내세우고 강성 발언을 쏟아내니 유세장은 폭력으로 얼룩지기도 했다. 김대중 후보는 대구 유세에서 반감이 있는 청중들에게 돌멩이와 달걀 공격을 받았다. 노태우 후보와 김영삼 후보는 광주 유세 때 돌과 쇠붙이가 연단에 날아들어 연설조차 못했다. 요즘 후보들처럼 부드럽고 친밀한 분위기로 아기자기하게 이끌어 가는 선거운동을 지켜 보면 그 당시와 비교가 된다. 벌써 25년이 흘렀고 후보와 유권자도 많이 성숙해졌다. 하지만 후보들의 중량감과 선거의 역동성이 점점 뒷걸음질 치는 느낌을 받는 것은 왜일까. 추석을 지나면서 18대 대통령 선거가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연일 발표되는 여론조사를 보면 박근혜(새누리당)·문재인(민주통합당)·안철수(무소속) 등 ‘빅3’ 후보의 박빙으로 나타난다. 아직 선거전에 본격적으로 돌입한 게 아니어서 후보들은 좋은 이미지를 심기에 정신이 없다. 박 후보는 태풍 피해 현장을 찾아 고무장갑을 끼고 빨래를 하고, 대학생들과 어울려 어설프나마 싸이의 말춤을 추었다. 다문화가정을 대표한 베트남 여성의 발을 씻겨주기도 했다. 문 후보가 논산 육군훈련소를 찾아 얼굴에 위장 크림을 바르고 훈련병처럼 각개전투를 하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어느 여성모임에 참석해 앞치마를 두르고 서툴게 요리 솜씨를 보여주기도 했다. 안 후보도 소방제복을 입고 휴일 근무자들을 격려하고, 태풍 피해 지역을 방문해 어민들을 위로했다. 대학 강연회에도 참석해 젊은이들과 자주 의견을 나눈다. 후보들은 이런 ‘쇼’를 통해 국민과 아픔을 함께하고, 낮은 자세로 섬기며, 세대 간 소통을 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을 것이다. ‘정치는 쇼 비즈니스’라고 했듯, 연출한 이벤트를 탓할 일만은 아니다. 다만 ‘쇼’가 일회성 사진 촬영용으로 끝나지 않고, 거기에 담긴 마음과 열정이 국정에 파묻힐 대통령이 되어서도 변치 않기를 바랄 뿐이다. 이제는 그들의 겉모습을 볼 만큼 봤다. 하루에 한 가지씩 보이려면 후보도 피곤할 테고, 신선하고 눈길을 끄는 행사를 준비해야 하는 캠프 관계자들은 더 고달플 것이다. 형식적인 ‘쇼’는 하면 할수록 식상하고 감동도 식어 버리기 마련이다. 상품은 외관이 좋아야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역시 성능이다. 정치 소비자들은 후보의 성능(국정수행능력과 정책)을 들여다보고 싶어 하는데, 찔끔찔끔 내놓으니 감질이 난다. 박 후보는 ‘하우스 푸어’ 대책을 내놓았다가 시장에서 외면을 당했다. 그래도 대안을 찾으면 되니까 침묵하는 것보다는 낫다. 문 후보는 남북 10·4 선언 5주년을 맞아 대북정책을 밝혔다. 전문가나 언론의 평가·비판과는 별개로 유권자들이 지지 여부를 판단할 근거를 일단 내놓은 셈이다. 안 후보도 “경직된 남북관계를 풀려면 박왕자씨 피격사고,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얽매이지 말고 대화부터 조건 없이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영논리가 분분하겠지만 그의 대북관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한 가지 성능만 보고 물건을 고를 수는 없는 법. 후보들은 경제민주화, 복지, 동북아 정세 등 집권을 위해 준비한 각자의 보따리들을 좀 더 속도감 있게 풀어야 할 때가 됐다. 그래야 다음 5년 동안에 꿈을 꾸든 미리 희망을 접든 할 게 아닌가. ycs@seoul.co.kr
  • [국감 브리핑]

    ●“놀이터 30% 발암성 중금속 검출” 전국 어린이 놀이터의 약 3분의1에서 발암성 중금속 물질이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됐다. 10곳 중 1곳은 기준치를 100배 이상 초과했다. 무소속 심상정 의원이 4일 환경부로부터 받은 ‘2009~2011년 어린이 활동 공간 안전관리 조사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국 1195개 놀이터 중 칠(페인트)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발암성 중금속 물질이 검출된 곳이 34.8%인 416개로 나타났다. 규정상 납, 카드뮴, 수은, 6가크롬 등 4가지 중금속 함유량 합계가 페인트 총질량의 0.1%를 넘으면 안 된다. 초등학교 놀이터가 239곳 중 156곳(65.3%)으로 가장 비중이 높았고 공원 놀이터 115곳 중 40곳(34.8%), 아파트 놀이터 416곳 중 138곳(33.2%), 유치원 놀이터 185곳 중 37곳(20%), 보육시설 놀이터 230곳 중 45곳(19.5%) 순이었다. ●“구글지도에 軍시설 무방비 노출” 구글 위성지도에 우리 군의 시설이 무방비로 노출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광진 민주통합당 의원은 5일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2001년 6월 11일 ‘어스뷰어’로 시작된 구글의 위성지도서비스로 군부대 위치와 건물 배치현황, 전투기 등의 무기체계까지 10여년 넘게 노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日순시선, 올 71회 독도근해 출현” 일본 순시선이 올 들어 9월까지 71회에 걸쳐 독도 근해에 출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합동참모본부가 5일 국회 국방위 소속 정희수 새누리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일본 순시선의 독도 근해 출현은 2008년 94회, 2009년 87회, 2010년 95회, 2011년 93회 등 최근 5년간 440회에 달했다.
  • [국감 스타] 김현미 민주당 의원 “MB경제, 반토막 경제”

    [국감 스타] 김현미 민주당 의원 “MB경제, 반토막 경제”

    김현미(50·일산서구) 의원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민주통합당 간사로서 대정부 공격의 세기와 방향, 세부 내용을 조율한다. 김 의원은 국정감사 첫날인 5일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감에서 “MB(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지난 5년간의 경제정책 성적표는 너무 초라했다.”고 대정부 공격의 선봉에 서며 국감 기간 대공세를 예고했다. 대선을 앞두고 열리는 올해 국감은 여야의 공방이 불을 뿜을 전망이다. 재선의 김 의원에 따르면 MB 정부 기간 경제성장률은 3.0%에 머물렀다. 대선후보 당시 공약했던 7% 성장률에 비해 반 토막이다. 1인당 국민소득을 4만 달러로 하겠다던 공약에도 불구하고 2만 달러에서 옆 걸음질을 했다. 국가경쟁력 순위에서도 참여정부 당시 11위에서 MB 정부 들어 19위로 추락했다. 언론자유지수도 참여정부 때 39위에서 44위로 하락했다. 김 의원은 “MB 정부의 경제 성적은 반 토막 난 국민경제라고 요약할 수 있다.”면서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들고서도 MB 정부는 마지막까지 국민들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 5년간 이른바 MB 물가지수 품목 52개 중 32개 품목에서 평균 상승률을 웃돌았다.”면서 “재벌·대기업의 세금 낮추기에 급급하면서 서민생활은 뒷전으로 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재벌개혁 없는 경제민주화는 허구이며, 경제민주화 없이는 앞으로도 한국경제가 재벌과 특권층만 혜택 보는 ‘도로MB경제’가 될 것이 자명하다.”면서 “재벌개혁 없는 경제민주화를 주장하는 박근혜 후보의 모습은 한국경제의 미래를 도로MB경제로 만들겠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고 새누리당 박 후보도 싸잡아 공격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국감 하이라이트] “정수장학회 이사장 불러라” “안된다”… 교과위 파행

    [국감 하이라이트] “정수장학회 이사장 불러라” “안된다”… 교과위 파행

    역사 교과서 용어 변경을 둘러싼 ‘색깔논란’ 등으로 18대 국회 4년 내내 파행 운영되며 ‘불량 상임위’로 국민의 지탄을 받은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가 19대 국회 첫 국정감사에서 파행 운영 기록을 5년으로 늘렸다. 정수장학회를 둘러싼 여야 간 정쟁으로 학교폭력·대학등록금·자율형사립고 등 주요 교육현안들은 철저히 외면됐다. 교과위는 5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교과부에서 열린 국감에서 정수장학회 문제를 둘러싼 증인 채택 논란으로 정회와 속개를 거듭했다. 유기홍 민주통합당 의원은 개회 직후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정수장학회 최필립 이사장 등을 증인·참고인으로 채택하기 위해 여야 간사가 여러 차례 협의했지만 새누리당이 수용하지 않고 있다.”고 유감을 나타냈다. 유 의원은 “새누리당은 박근혜 후보를 공격하기 위한 정략적 증인 신청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은 정수장학회가 얼마나 파행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지적하고 이를 제대로 밝혀내지 못한 서울시교육청을 문제 삼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수장학회 장학생은 ‘박정희 우상화 교육’ 모임인 청오회에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가입해야 한다.”면서 증인 채택이 대선정국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박 후보가 정수장학회에서 받은 보상금 문제를 거론했고, 정진후 무소속 의원도 가세했다. 반면 김세연 새누리당 의원은 “대한민국에 많은 장학재단이 있는데 굳이 정수장학회 관계자만 증인 채택을 요구하는 것은 정치적 판단이라는 오해를 부를 수 있다.”고 반박했다. 같은 당 이군현 의원도 “정수장학회 문제는 서울시교육청 감사에서 다루면 될 일”이라고 밝혔다. 여야가 질의를 시작하지 않고 의사진행발언만 반복하자 신학용 교과위원장은 국감 시작 50분 만인 오전 10시 50분 정회를 선언했다. 오후에도 파행은 계속됐다. 오후 2시부터 재개됐지만 여야 의원들은 정수장학회 증인 채택 논쟁만 계속했다. 결국 신 위원장은 50분 만인 오후 2시 50분 다시 정회를 선언했다. 여야 의원들은 교과부장관실에서 번갈아 기자회견을 열고 국감 파행의 책임을 상대방에게 돌렸다. 여당 간사인 김 의원은 “야당은 허위사실에 근거해 국감을 대선을 위한 정치공세의 장으로 변질시킨 것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같은 장소에서 회견을 연 야당 간사 유 의원도 “파행에 이른 것은 동료의원의 근거 있는 주장에 대해서 여당 의원들이 정치공세로 치부하고 사과 요구와 속기록 수정을 요구했기 때문”이라며 여당에 책임을 물었다. 교과위는 지난해 국감에서도 정부가 역사교과서에 실린 ‘민주주의’를 ‘자유 민주주의’로 변경한 것을 두고 여야가 정면 충돌하면서 나흘 동안 파행을 지속했다. 이 과정에서 박영아 당시 한나라당 의원이 “북한에 가서 의원하라.”고 발언하면서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이 국감 중지를 선언하기도 했다. 박건형·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김대중·노무현·이명박 공통점 알고보니

    김대중·노무현·이명박 공통점 알고보니

    ‘대한민국 고졸 신화’를 낳았던 실업계고 세대(1980년 이전 입학자)들이 재계와 정치권 등의 무대에서 퇴장하고 있다. 능력은 출중하지만 어려운 집안 사정 탓에 상업고나 공업고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서야 했던 고졸 엘리트들은 뛰어난 업무 능력과 추진력, 근성 등을 무기 삼아 한 시대를 주름잡았다. 학력에 관계없이 능력만으로도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준 세대지만 어느덧 주류 무대에서 그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고졸신화의 몰락을 논하기는 이르다. 젊은 특성화고(옛 실업계고) 졸업생들이 선배들의 바통을 이어받고 있기 때문이다. 4년 전만 해도 특성화고 학생 10명 중 1~2명 정도만 가까스로 직장을 구했지만 올해는 졸업자 중 40%가 취업했다. 고졸 특유의 근성에 더해 직무 전문성과 사명감 등 ‘플러스 알파’를 갖췄다고 평가받는 특성화고 세대가 선배들의 영광을 이어갈 수 있을까. 학교와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그 가능성을 내다봤다. 대선판을 주름잡던 ‘상고 출신’ 후보들이 이번 18대 대통령 선거판에서는 모습을 감췄다. 대선 후보 ‘빅3’인 박근혜(60·서울 성심여고-서강대 졸) 새누리당 후보를 비롯해 문재인(부산 경남고-경희대 졸) 민주통합당 후보, 안철수(부산고-서울대 졸) 무소속 후보 등은 모두 명문 인문계고교와 대학을 졸업했다. 앞선 대선에서는 고(故) 김대중(목포상고)·고 노무현(부산상고) 전 대통령, 이명박(동지상고) 대통령이 3차례나 연속해 상고 출신으로 청와대의 주인이 됐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실업계고 인재의 중흥기가 저물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단상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학)는 “고생 깨나 해봤을 것 같은 상고 출신이라는 배경은 유권자에게 여전히 매력적일 수 있다. 하지만 실업계고 출신 중 대선에 출마할 만한 엘리트 정치인이 줄어든 것이 사회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상고 출신의 진출이 활발했던 금융계에서는 고졸 인재의 퇴장이 좀 더 빨리 감지됐다. 국내 4대 금융지주사(우리·하나·KB·신한 금융)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상고 출신은 2010년 말 불명예 퇴임한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이 마지막이었다. ‘은행의 꽃’으로 불리는 지점장은 1980년대 상고 출신 비율이 80%대였으나 올해에는 49.3%로 처음 과반이 무너졌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1980년대 중반 이후 상고 출신 신입사원이 급격히 줄었고 1997년 IMF위기 때 고졸 사원이 대거 명예퇴직한데다 1980년 이전 입사자들은 퇴직하고 있어 고졸 임원을 찾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실업계고 시대의 종언, 그 단초는 1980년대 초 대입 정원 자율화 조치에서 찾을 수 있다. 1970년대까지 학생운동 통제, 대학 과열화 방지 등을 위해 엄격히 제한했던 대입 정원은 1981년 전두환 정권이 들어서자 2배 이상 늘어났다. 정권의 민심 달래기용이었다. 이길상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1980년대 재수생 폭증 등으로 사회적 불만이 쌓이자 정원을 늘렸고 대학에 쉽게 갈 수 있게 되니 실업계고로 눈을 돌리는 인재들이 줄 수밖에 없었다.”며 당시 분위기를 설명했다. 우리 경제가 1980년대 눈부신 성장을 보여 배주린 인재들이 줄어든 것도 상고 몰락을 낳은 원인이었다. ‘생계형 실업계고 진학자’가 눈에 띄게 줄면서 공부 잘하는 인재들은 모조리 대학으로 향했다. 1990년대 대학 인·허가가 쉬워지면서 대학 수가 급증했고, 고교생의 대학진학률은 80%를 넘어섰다. 이후 직업 교육을 위한 실업계고는 ‘공부 못하는 20%가 가는 학교’로 전락했다. 실업계가 암흑기에 접어들자 ‘인문계고’로 간판을 바꿔 거는 명문 상고들도 늘어났다. 노 전 대통령과 이성태 전 한국은행 총재, 이학수 삼성물산 고문 등을 배출한 부산상고가 대표적이다. 이 학교는 2004년 인문계고로 전환하면서 이름을 ‘개성고’로 바꿨다. 노상만(63) 개성고 총동창회 역사관장은 “1980년대 초반 입학생까지만 해도 전교에서 1, 2등 해야 진학할 수 있는 학교였다. 가난해서 상고에 왔을 뿐 부산고, 경남고 같은 인문계 학생들보다 능력은 뒤지지 않는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1990년 이후 인문계로 전환하기 전까지 15년간 동문들의 경우 사회에서 기반이 약해 앞 기수들이 멘토가 돼 살펴주고 있다.”고 말했다. 끝 모르고 추락하던 실업계고가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대학의 추락에서 기인한다. 2010년 고졸자 10명 중 8명이 대학에 가는 등 학력 과잉 현상이 더없이 심각해졌다. 하지만 경제사정 악화로 대졸자 실업난은 가중됐다. 이에 정부는 고졸 취업자 육성을 돌파구로 삼고 2010년 기존 실업계 고등학교는 ‘특성화고’로 이름을 바꾸고 마이스터고 28개를 개교했다. 이후 장학금 및 취업지원 정책 등을 통해 고졸 취업을 집중적으로 돕자 효과는 나타났다. 2008년 4월 19.0%에 불과했던 특성화고 졸업생의 취업률은 해마다 급증해 올해 초 41.8%까지 치솟았다. 변정현 고용정보원 책임연구원은 “진학 대신 취업해 꿈을 빨리 이루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면서 “최근 분위기상 내년 초 취업률은 60.0%를 넘어설 것 같다.”고 내다봤다. 특성화고 출신 학생들이 취업 시장에서 선전하는 것은 단순히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정책’ 때문만으로는 볼 수 없다. 산업 현장 관계자들은 대졸 사원과는 구분되는 특유의 ‘생존 본능’이 있다고 칭찬한다. 가장 큰 강점은 직무 전문성이다. 김선태 직업능력개발원 평생직업교육연구실장은 “일하고 싶은 분야를 일찌감치 정한 특성화고 학생들은 3학년이 되면 현장에서 자동차 부품 제작, 회계 등 직무 관련 기술을 익히기 때문에 취업 뒤 일선에 배치될 때 적응기간이 매우 짧다.”고 말했다. 직무 만족도가 높아 회사에 대한 충성도 또한 높다. 조직에 대한 불평을 줄이고 겸손하게 노력하는 점도 이들의 장점이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고졸 구직자들에게 은행 같은 기업이면 ‘신의 직장’이다. 입사 후 대졸 사원과 비교해볼 때 의욕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사무실에서 늘 밝고 긍정적으로 일하는데 상사가 예뻐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조직 내 학연이 뚜렷이 없는 고졸 취업자에게 ‘성긴 인맥’은 아킬레스건일지 모른다.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달랐다. ‘온라인 인맥’이 전통적인 인간관계를 보완해 주고 있다고 한다. 김 실장은 “특성화고 출신 아이들은 회사에 동문 선배가 몇 명 있는지 신경쓰지 않는다.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친구와 선배들을 사귀는 데 익숙하기 때문에 도움 줄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이제 관심은 조직에 안착한 특성화고 출신 취업자들이 CEO 등 기업의 최고 자리에 올라 옛 상고 선배들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 것인지에 모인다. 현장에서는 가능성을 50대50으로 본다. 변 연구원은 “고졸 취업자 중 가능성 있는 인력을 키워나가겠다는 기업들의 의지가 분명해 삼성, SPC 등이 사내 대학을 설립하는 등 취업 후 교육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마이스터고 졸업생들도 기회만 준다면 충분히 경영자로 클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평가했다. 교과부 관계자도 “특성화고 학생의 40%가량이 차상위계층으로 조사됐는데 예전처럼 우수 인재가 경제형편 때문에 취업을 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얘기”라면서 대학 졸업장이 없어도 능력을 기반으로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물론 낙관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서울의 한 공고 교사는 “1960~70년대에는 대졸자가 많지 않아 고등학교만 나와도 기업 내에서 충분히 경쟁해볼 수 있었다.”면서 “특성화고 취업이 늘고 있다고는 해도 예전과 같은 전성기를 다시 구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이범수기자 dynamic@seoul.co.kr
  • 박덕흠 또 ‘불법자금 의혹’ 2억대 금품제공 정황 포착

    박덕흠 또 ‘불법자금 의혹’ 2억대 금품제공 정황 포착

    박덕흠(59·충북 보은·옥천·영동) 새누리당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수사하고 있는 청주지검 형사1부(부장 전석수)가 박 의원의 2억원대 비리 정황을 추가로 포착, 수사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박 의원은 지난 4·11총선 승리 이후 자신의 운전기사로 일한 박모씨에게 선거승리 대가로 1억원을 주었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중이다. 4·11 총선 당시 박 의원과 경쟁했던 이재한 민주통합당 후보 운전기사 오모씨가 지난 6월 26일부터 7월 8일까지 박씨와 나눈 휴대전화 녹취록을 분석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박씨는 6월 27일 오씨와의 전화통화에서 “2년 전 (박 의원이) A씨에게 2억원을 빌려줬는데 사실대로 얘기하면 선거법에 걸린다. A씨 통장으로 2억원이 들어갔다. 돈 출처를 파헤치면 문제가 된다. (2억원을 박 의원이 아닌) 다른 사람이 빌려준 걸로 (말을) 맞춰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이 A씨를 총선 선거 운동원으로 포섭하기 위해 돈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지적한 대목이다. 박 의원이 다른 인물에게도 제3자를 통해 빌려주는 형식으로 불법선거 자금을 지원했다는 의혹도 있다. 박씨는 “박○○(기초단체장 출마희망자)은 신○○(전문건설업협회 이사)를 통해 빌려준 거다. 박씨도 몇 억원을 회장(박 의원)한테 부탁했는데 (박 의원이) 자기 돈을 빌려주면 걸릴 것 같으니까 제3자인 신씨에게 빌려주라고 한 것”이라고 오씨에게 말한 것으로 되어 있다. 2010년 12월 충북 옥천에 설립된 육영아카데미가 박 의원의 사조직임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도 나온다. 육영아카데미는 지역 청소년의 문화활동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재단법인이다. 박씨는 6월 26~27일 오씨와의 통화에서 “육영아카데미를 설립하면서 (박 의원이) 다 뒷돈을 줬다. (검찰이) 육영아카데미로 들어가야(수사해야) 내가 다른 것까지 다 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거기 이사장은 (출자했다는)가수 B씨, 프로골퍼 C씨와 전화 한 번도 안 했다. 연결도 (안 돼 있고) 평생 전화도 않는데 (그들이) 5000만원, 1억원을 어떻게 희사를 하느냐. 오직 박 의원과만 연결돼 있다.”고 되어 있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박 의원 측은 “모두 사실무근”이라면서 “검찰 수사 결과, 박 의원과는 무관하다는 사실이 명백히 밝혀질 것”이라고 밝혔다. A씨도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돈을 받지 않았고 나와 박 의원은 아무 관련이 없다. 지난 총선 때 박 의원을 위해 활동하지도 않았다.”고 부인했다. 김승훈·홍인기기자 hunnam@seoul.co.kr
  • 19대 첫 국감 朴에 ‘집중포화’

    5일 11개 상임위원회별로 실시된 19대 국회 첫 국정감사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집중 포화를 맞았다. 특히 야권은 이명박 정부의 실정론을 박 후보와 연결지으며 책임론을 부각시켰다. 이에 비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게는 정치무대에 등장한 지 1년도 안 돼 검증거리가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인지 공세가 집중되지 않았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에 대한 공세도 빗발쳤지만 이미 제기된 의혹을 재탕한 수준이어서 파괴력은 크지 않았다. 특히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야권 단일화를 염두에 둔 듯 ‘안철수 보호’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국감 질의의 대부분이 현 정부 실정론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국감 자체가 박 후보에게 불리한 형국이다. 기획재정위원회 국감에서 박원석 무소속 의원은 박 후보의 외사촌 형부인 정영삼씨가 박정희 정권 시절 국책사업으로 건립된 한국민속촌을 인수하는 특혜를 기반으로 부동산 재벌이 됐다고 주장했다. 윤관석 민주당 의원은 박 후보가 대표 발의한 문화재보호기금법이 실제 문화재청의 가용 예산 확보에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았다며 국정운영 능력에 의문을 제기했다. 교과위 국감은 박 후보의 정수장학회 관련 의혹을 제기하며 최필립 이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하려는 민주당과 이를 거부하는 새누리당의 기싸움으로 시작부터 파행을 겪었다. 문 후보에게는 참여정부의 실정에 대한 책임 추궁이 이어졌다. 정무위 국감에서 김종훈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3월 공개된 2600건의 불법사찰 문건 가운데 2200건은 참여정부 시절 작성됐다. 문 후보는 참여정부에서 민정수석·시민사회수석 비서관과 비서실장으로 재직했다.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공격했다. 안 후보의 경우 사당동 딱지아파트 매입 건, 말 바꾸기, 교과서를 통해 스스로를 위인화한 점 등이 도마에 올랐다. 박민식 의원은 “초등학교 교과서를 보면 김순권 박사, 황우석 박사, 안 후보의 얼굴이 있고 제목이 ‘노벨상에 도전한다’이다. 이 제목이 안 후보에게 어울리나.”라며 ”서울대에서 논문이 가장 적은 교수 중 한 명인데 어떻게 노벨상 후보가 되겠는가.”라고 지적했다. 반면 김영환 민주당 의원은 안 후보의 문정동 아파트 검인계약서 유출 경위를 따져 물으며 권력기관의 대선 후보 뒷조사 의혹을 제기하는 등 안 후보에게 방어막을 쳐 주기도 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대선정국 파탄 막아야” 고심 끝 수용

    이명박 대통령이 법정 마감시한인 5일 저녁에서야 ‘내곡동 특검’으로 이광범(53) 변호사를 임명한 것은 임기 4개월을 남겨둔 상황에서 정국 파탄을 막기 위해 현실적인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청와대는 민주통합당이 진보성향의 김형태·이광범 변호사를 특검 후보로 추천하자 지난 3일 여야 합의를 거치지 않았다며 후보를 재추천할 것을 요구하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대외적으로는 절차상의 하자와 잘못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지만, 내부적으로는 두 후보자의 정치 성향이 ‘좌편향’이라는 점을 못마땅하게 여겼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대선정국에서 실제로 특검을 임명하지 않았을 때 불어닥칠 후폭풍의 규모를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에 결국 최악의 정치적 파국만은 피하자는 뜻으로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 변호사를 선택한 것은 오랫동안 판사로 재직하며 제도권 법조인으로 활동했기 때문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창립 멤버로 ‘재야’에서 활동한 ‘강성’의 김 변호사보다는 낫다는 판단을 한 듯하다. 최금락 청와대 홍보수석은 “민주당이 실체적 진실 규명보다는 대선을 앞두고 특검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면서 “그러나 특검법이 매우 부당하고 추천과정도 편파적이지만 민생안정과 원만한 대선 관리를 위해 임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사의를 표명한 이달곤 청와대 정무수석의 거취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이 수석은 출근은 계속하고 있지만 공식행사에는 참석하지 않고 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밝혔다. 한편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청와대의 특검 임명과 관련, 기자간담회를 통해 “민주당과 신임 특별검사는 특검법 취지에 맞게 중립적이고 공정하게 의혹을 해소하는 데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특검을 법정 기일 안에 임명한 것을 환영하며 이번 특검은 중립적 위치에서 철저한 수사를 통해 모든 의혹을 국민 앞에 밝혀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성수·홍인기기자 sskim@seoul.co.kr
  • 與로 간 DJ비서실장…때아닌 ‘철새’ 논쟁

    與로 간 DJ비서실장…때아닌 ‘철새’ 논쟁

    한광옥 전 민주당 상임고문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캠프로 합류하면서 ‘철새 정치인’ 영입 논란이 재현되고 있다. 진성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대변인은 5일 BBS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전 고문은 4·11총선 직전 민주당을 탈당해 ‘정통민주당’을 창당하고 또 총선에 출마했다. 김경재 전 의원도 총선 전에 탈당해서 ‘국민생각’이라는 조직을 만들었다.”며 ‘철새 전력’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진 대변인은 “이미 당에서 이탈했기 때문에 이들의 ‘이적’이 민주당에 타격을 줄 만한 일은 아닐 것이며, 그분들 역시 지난 총선에서 국민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자 새누리당은 민주당 인사들의 ‘민주당-열린우리당-민주당’으로의 당적 변경을 거론하며 “원조 철새당이 철새를 언급하느냐.”며 발끈했다. 전광삼 공보위원은 “한 실장이 철새라면 손학규 전 대표는 무엇이며, 또 열린우리당을 깨고 민주당으로 갔다가 다시 돌아온 사람들은 뭐냐.”고 반박했다. 또 다른 공보위원은 문 후보 캠프의 윤여준 전 의원을 겨냥, “여러 군데 돌아다닌 분을 영입한 쪽은 누구냐. 지금도 안철수인지 철새인지 모르는 큰 철새가 올지도 모르는데. 이게 더 철새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 윤관석 원내대변인은 “국민 화합으로 볼지, 정치적 쇼로 볼지, 무리수 영입인지는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 재반박했다. 이와 관련,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한광옥이라는 정치인이 호남에서 가진 입지가 크다고 보기 어렵고, 새누리당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면서 “구 정치인의 입지가 없어져 대선 정국에서 기회를 찾으려는 측면이 있고, 영호남 지역주의에 기반했던 정치가 약화되면서 이런 식의 이동이 자유로워진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효섭·이영준기자 newworld@seoul.co.kr
  • 한광옥, 박근혜 캠프 합류… 안대희 “비리 인사” 비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한광옥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을 영입해 국민대통합위원장을 맡겼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지난 4월 총선에서 비리 전력으로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한 전 고문을 영입한 것에 대해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 쇄신론과 친박 2선 후퇴론에 이어 비리 전력자 영입 논란까지 겹쳐 논란이 증폭되는 양상이다. 한 전 고문은 5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가진 입당 기자회견에서 “지역과 계층 간 갈등, 세대 간 갈등 해소를 근간으로 대(大)탕평책을 실현해 국민 대통합의 바탕 위에서 남북통일을 이루는 과업에 한몸 헌신하려고 이 길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안대희 정치쇄신특위 위원장은 한 전 고문의 영입에 대해 “무분별한 비리인사 영입을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한 전 고문은 2003년 나라종금 퇴출 저지 로비사건 때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가 다음 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안 위원장은 당시 대검 중앙수사부장으로 사건 수사를 지휘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檢, 선거법위반 혐의 전병헌 불구속 기소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상호)는 지난 4·11 총선 당시 의정활동 보고 기간 제한을 어긴 전병헌(54) 민주통합당 의원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5일 밝혔다. 전 의원은 올 1월 지역구 주민센터들이 개최한 동정 보고회에 4차례 참석해 자기 의정활동을 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선거 90일 전부터 선거일까지는 인터넷 홈페이지·전자우편·문자메시지 외에는 의정활동을 보고할 수 없다. 한편 검찰은 4·11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공천을 약속한 대가로 공천 희망자 3명으로부터 40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라디오21’ 편성본부장 양경숙(51)씨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추가로 적용해 기소했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 [사설] 내곡동 특검 편향도, 성역도 없이 수사하길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저녁 청와대의 내곡동 사저 매입 의혹을 수사할 특별검사에 이광범 변호사를 임명했다. ‘민주통합당이 여야 협의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특검 후보를 추천했다.’며 전날 청와대가 재추천을 요구하면서 여야의 첨예한 대치와 정국 혼란이 예상되기도 했으나 결국 이 대통령의 고심 끝 결단으로 특검 수사는 예정대로 추진되게 됐다. 이제 이광범 특별검사는 앞으로 수사진 구성을 마치는 대로 12월 초까지 최대 45일간 내곡동 사저 매입 경위에 청와대 경호실의 불·탈법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 등을 파헤치게 된다. 대선을 코앞에 두고 현직 대통령이 직간접으로 연결된 사건을 다룬다는 점에서 이번 수사는 앞서 이뤄진 10차례의 특검과 현격히 다른 정치적 무게를 지닌다. 수사 결과가 어떤 식으로든 대선 판도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그런 만큼 이광범 특검팀의 정치적 중립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이 대통령이 특검 임명에 난색을 보인 것은 이 변호사 등 민주당이 추천한 특검 후보 2명의 공정성을 신뢰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라고 할 것이다. 실제로 이 특검은 진보성향 판사들의 모임인 ‘우리법 연구회’ 창립회원이자 회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2010년 1월 서울고법 부장 당시 용산참사 사건 수사기록 미공개분을 농성자 측 변호인단에 공개해 검찰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친야 성향의 인물이라는 지적에서 벗어나기 어려워 보이는 이유다. 까닭에 이 특검은 실체 규명을 위해 성역 없는 수사를 펼치되 그 결실이 정치적 공방의 구실이 되지 않도록 수사의 공정성 확보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내곡동 사저 매입 의혹에 있어서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그리고 특검이 가려내야 하는 것은 오직 하나, 진실이다. 특검 수사가 정치적으로 활용된다는 인상을 주는 순간 실체 규명은 온데간데없이 여야의 죽기살기식 대치와 혼돈의 정쟁만이 남을 뿐임을 명심해야 한다.
  • “독성물질 제거 안 끝났는데 주민복귀 결정은 부실 대응”

    “독성물질 제거 안 끝났는데 주민복귀 결정은 부실 대응”

    5일 환경부를 상대로 벌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은 한목소리로 경북 구미의 불산가스 누출 사고에 대한 정부의 부실 대처를 질타했다.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은 “사고 다음 날인 28일 새벽 사고 현장에서 불산이 1∼5 측정됐는데 인체 영향 농도인 30보다 낮아 문제가 없다고 했다.”면서 “30은 즉시 사망이나 심장마비에 이를 수 있는 수치인데 이에 못 미친다고 해서 안전하다고 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무소속 심상정 의원은 “사고 다음 날 새벽 독성물질 제거 작업이 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심각’ 단계를 해지하고 주민들을 불러들인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질책했다. 화학물질 사고에 대한 정부의 매뉴얼 부실과 대처 과정에서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민주통합당 홍영표 의원은 “매뉴얼에는 인명 구조, 제독 작업, 잔류 오염도 조사를 한 뒤 주민 복귀 결정을 하도록 돼 있는데 종료 선언 5시간 반 전에 주민을 복귀시켰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놓고 안이하게 대처할 수 있는지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고졸신화 대통령 배출 상고 저물고 뒤를 이어선

    ‘고졸신화 대통령 배출 상고 저물고 뒤를 이어선

    ‘대한민국 고졸 신화’를 낳았던 실업계고 세대(1980년 이전 입학자)들이 재계와 정치권 등의 무대에서 퇴장하고 있다. 능력은 출중하지만 어려운 집안 사정 탓에 상업고나 공업고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서야 했던 고졸 엘리트들은 뛰어난 업무 능력과 추진력, 근성 등을 무기 삼아 한 시대를 주름잡았다. 학력에 관계없이 능력만으로도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준 세대지만 어느덧 주류 무대에서 그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고졸신화의 몰락을 논하기는 이르다. 젊은 특성화고(옛 실업계고) 졸업생들이 선배들의 배턴을 이어받고 있기 때문이다. 4년 전만 해도 특성화고 학생 10명 중 1~2명 정도만 가까스로 직장을 구했지만 올해는 졸업자 중 40%가 취업했다. 고졸 특유의 근성에 더해 직무 전문성과 사명감 등 ‘플러스 알파’를 갖췄다고 평가받는 특성화고 세대가 선배들의 영광을 이어갈 수 있을까. 학교와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그 가능성을 내다봤다. 대선판을 주름잡던 ‘상고 출신’ 후보들이 이번 18대 대통령 선거판에서는 모습을 감췄다. 대선 후보 ‘빅3’인 박근혜(60·서울 성심여고-서강대 졸) 새누리당 후보를 비롯해 문재인(부산 경남고-경희대 졸) 민주통합당 후보, 안철수(부산고-서울대 졸) 무소속 후보 등은 모두 명문 인문계고교와 대학을 졸업했다. 앞선 대선에서는 고(故) 김대중(목포상고), 고 노무현(부산상고) 전 대통령, 이명박(동지상고) 대통령은 3차례나 연속해 상고 출신으로 청와대의 주인이 됐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실업계고 인재의 중흥기가 저물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단상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학)는 “고생 깨나 해봤을 것 같은 상고 출신이라는 배경은 유권자에게 여전히 매력적일 수 있다. 하지만 실업계고 출신 중 대선에 출마할 만한 엘리트 정치인이 줄어든 것이 사회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상고 출신의 진출이 활발했던 금융계에서는 고졸 인재의 퇴장이 좀 더 빨리 감지됐다. 국내 4대 금융지주사(우리·하나·KB·신한 금융)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상고 출신은 2010년 말 불명예 퇴임한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이 마지막이었다. ‘은행의 꽃’으로 불리는 지점장은 1980년대 상고 출신 비율이 80%대였으나 올해에는 49.3%로 처음 과반이 무너졌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1980년대 중반 이후 상고 출신 신입사원이 급격히 줄었고 1997년 IMF위기 때 고졸 사원이 대거 명예퇴직한데다 1980년 이전 입사자들은 퇴직하고 있어 고졸 임원을 찾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실업계고 시대의 종언, 그 단초는 1980년대 초 대입 정원 자율화 조치에서 찾을 수 있다. 1970년대까지 학생운동 통제, 대학 과열화 방지 등을 위해 엄격히 제한했던 대입 정원은 1981년 전두환 정권이 들어서자 2배 이상 늘어났다. 정권의 민심 달래기용이였다. 이길상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1980년대 재수생 폭증 등으로 사회적 불만이 쌓이자 정원을 늘렸고 대학에 쉽게 갈 수 있게 되니 실업계고로 눈을 돌리는 인재들이 줄 수밖에 없었다.”며 당시 분위기를 설명했다. 우리 경제가 1980년대 눈부신 성장을 보여 배주린 인재들이 줄어든 것도 상고 몰락을 낳은 원인이었다. ‘생계형 실업계고 진학자’가 눈에 띄게 줄면서 공부 잘하는 인재들은 모조리 대학으로 향했다. 1990년대 대학 인·허가가 쉬워지면서 대학 수가 급증했고, 고교생의 대학진학률은 80%를 넘어섰다. 이후 직업 교육을 위한 실업계고는 ‘공부 못하는 20%가 가는 학교’로 전락했다. 실업계가 암흑기에 접어들자 ‘인문계고’로 간판을 바꿔 거는 명문 상고들도 늘어났다. 노 전 대통령과 이성태 전 한국은행 총재, 이학수 삼성물산 고문 등을 배출한 부산상고가 대표적이다. 이 학교는 2004년 인문계고로 전환하면서 이름을 ‘개성고’로 바꿨다. 노상만(63) 개성고 총동창회 역사관장은 “1980년대 초반 입학생까지만 해도 전교에서 1, 2등 해야 진학할 수 있는 학교였다. 가난해서 상고에 왔을 뿐 부산고, 경남고 같은 인문계 학생들보다 능력은 뒤지지 않는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1990년 이후 인문계로 전환하기 전까지 15년간 동문들의 경우 사회에서 기반이 약해 앞 기수들이 멘토가 돼 살펴주고 있다.”고 말했다. 끝 모르고 추락하던 실업계고가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대학의 추락에서 기인한다. 2010년 고졸자 10명 중 8명이 대학에 가는 등 학력 과잉 현상이 더없이 심각해졌다. 하지만 경제사정 악화로 대졸자 실업난은 가중됐다. 이에 정부는 고졸 취업자 육성을 돌파구로 삼고 2010년 기존 실업계 고등학교는 ‘특성화고’로 이름을 바꾸고 마이스터고 28개를 개교했다. 이후 장학금 및 취업지원 정책 등을 통해 고졸 취업을 집중적으로 돕자 효과는 나타났다. 2008년 4월 19.0%에 불과했던 특성화고 졸업생의 취업률은 해마다 급증해 올해 초 41.8%까지 치솟았다. 변정현 고용정보원 책임연구원은 “진학 대신 취업해 꿈을 빨리 이루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면서 “최근 분위기상 내년 초 취업률은 60.0%를 넘어설 것 같다.”고 내다봤다. 특성화고 출신 학생들이 취업 시장에서 선전하는 것은 단순히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정책’ 때문만으로는 볼 수 없다. 산업 현장 관계자들은 대졸 사원과는 구분되는 특유의 ‘생존 본능’이 있다고 칭찬한다. 가장 큰 강점은 직무 전문성이다. 김선태 직업능력개발원 평생직업교육연구실장은 “일하고 싶은 분야를 일찌감치 정한 특성화고 학생들은 3학년이 되면 현장에서 자동차 부품 제작, 회계 등 직무 관련 기술을 익히기 때문에 취업 뒤 일선에 배치될 때 적응기간이 매우 짧다.”고 말했다. 직무 만족도가 높아 회사에 대한 충성도 또한 높다. 조직에 대한 불평을 줄이고 겸손하게 노력하는 점도 이들의 장점이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고졸 구직자들에게 은행 같은 기업이면 ‘신의 직장’이다. 입사하면 대졸 사원과 비교해볼 때 의욕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사무실에서 늘 밝고 긍정적으로 일하는데 상사가 예뻐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조직 내 학연이 뚜렷이 없는 고졸 취업자에게 ‘성긴 인맥’은 아킬레스건일지 모른다.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달랐다. ‘온라인 인맥’이 전통적인 인간관계를 보완해 주고 있다고 한다. 김 실장은 “특성화고 출신 아이들은 회사에 동문 선배가 몇 명 있는지 신경쓰지 않는다.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친구와 선배들을 사귀는 데 익숙하기 때문에 도움 줄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이제 관심은 조직에 안착한 특성화고 출신 취업자들이 CEO 등 기업의 최고 자리에 올라 옛 상고 선배들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 것인지에 모인다. 현장에서는 가능성을 50대50으로 본다. 변 연구원은 “고졸 취업자 중 가능성 있는 인력을 키워나가겠다는 기업들의 의지가 분명해 삼성, SPC 등이 사내 대학을 설립하는 등 취업 후 교육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마이스터고 졸업생들도 기회만 준다면 충분히 경영자로 클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평가했다. 교과부 관계자도 “특성화고 학생의 40%가량이 차상위계층으로 조사됐는데 예전처럼 우수 인재가 경제형편 때문에 취업을 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얘기”라면서 대학 졸업장이 없어도 능력을 기반으로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물론 낙관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서울의 한 공고 교사는 “1960~70년대에는 대졸자가 많지 않아 고등학교만 나와도 기업 내에서 충분히 경쟁해볼 수 있었다.”면서 “특성화고 취업이 늘고 있다고는 해도 예전과 같은 전성기를 다시 구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이범수기자 dynamic@seoul.co.kr
  • 퇴직 경제관료의 주택금융공사 사랑?

    기획재정부 관료들이 퇴직 후 가장 선호하는 근무지는 주택금융공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 퇴직자들은 재취업하는 데 한 달도 채 걸리지 않았다. 4일 재정부가 정성호 민주통합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2~2012년 사무관 이상 퇴직 공무원 122명 가운데 12명이 주택금융공사에 재취업했다. 이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9명), 신용보증기금(5명) 순이었다. 현재 혹은 과거에 재정부의 관리·감독을 받은 기관들이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2004년 출범 당시 감독기관 위치에 있던 재정부 공무원들이 많이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에도 많이 나갔다. 삼성생명·한국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이 각각 3명으로 가장 많았다. 김앤장법률사무소(3명), 법무법인 태평양(1명) 등에도 진출했다.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한 웅진그룹에도 1명이 근무하고 있다. 같은 당 정호준 의원이 공정위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2년 사이 공정위 4급 이상 퇴직자 14명 가운데 10명이 대기업·로펌 등으로 취업했다. 재취업하는 데 걸린 시간은 평균 28일에 불과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文 통일정책 화두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4일 제2 개성공단 조성,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대북정책 관련 공약을 제시했다. 10·4 남북공동선언 5주년을 맞아 남북 문제를 화두로 던진 것이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민주정부’ 계승자이자 안정감 있는 후보임을 부각시키며 안철수 무소속 후보와의 차별화도 겨냥했다. 문 후보는 이날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해 대선 후보가 된 이후 처음으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조우했다. 문 후보는 이날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한반도, 다시 평화와 공존의 시대로’라는 제목의 토론회에 참석, 자신의 ‘한반도 평화 구상’으로 북핵 문제 해결과 평화체제 구축의 병행을 꼽았다. 문 후보는 “(집권하면) 내년 여름까지 한·미, 한·중 정상회담을 열어 한반도 평화 구상을 조율하고 그해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2014년 상반기에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를 위한 6개국 정상선언’을 도출하고 그해 말까지 정상선언을 이행할 기구를 출범, 다자안보협력기구로 발전시킨 뒤 본부를 비무장지대(DMZ)에 유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문 후보는 이날 김부겸·박영선·이학영·이인영·안도현·김영경 대선기획위원 6명을 포함한 공동선대위원장단 10명을 발표했다. 고 전태열 열사 여동생인 전순옥 의원, 호남 출신 4선인 이낙연 의원도 포함됐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전체를 총괄하는 위원장이 따로 없는 수평적 체제이며, 정치·시대 교체를 이끌겠다는 쇄신의 표현”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문 후보는 후보 직속 자문기구인 고위전략회의도 설치했다. 손학규·김두관·정세균 전 대선 경선 후보 3명과 이해찬 대표, 박지원 원내대표, 김한길 최고위원, 한명숙 상임고문 등 7인 체제로 구성됐다. 이와 관련, 당내에서는 “‘2선 후퇴론’이 제기된 이 대표와 박 원내대표가 선대위에 수렴청정하기 위해 등장한 것 아니냐. 뒷방 늙은이 대접하는 자리 같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날 저녁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문 후보는 박 후보와 나란히 자리해 담소를 나눴다. 박 후보는 문 후보에게 김기덕 감독의 영화 피에타를 본 소감을 물었고, 문 후보는 “아주 보기에 고통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문 후보는 이창동 감독 동생이자 영화 ‘시’를 만든 이준동 제작자, ‘광해’ 원동연 제작자, ‘후궁’ 김대승 감독, ‘부러진 화살’ 정지영 감독 등 영화인 30여명과 대화의 자리를 갖고 영화인들의 열악한 처우를 정책을 통해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서울·부산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2012 대한민국 부끄러운 자화상들] 대학들 논문표절 교수 감싸기

    [2012 대한민국 부끄러운 자화상들] 대학들 논문표절 교수 감싸기

    2008년 전남 강진의 성화대에서는 교수 18명이 다른 사람의 논문 21건을 표절한 사실이 적발돼 해당 교수들이 모두 파면 또는 해임됐다. 하지만 이들은 내부 소청심사를 통해 전원 복직돼 올 2월 학교가 퇴출되기 전까지 강의를 맡았다. 성균관대 A교수는 2009년 정부 지원을 받은 연구에서 논문 표절 13건, 데이터 중복 사용 2건, 중복 게재 4건 등 수십건의 연구 부정을 저질러 한국연구재단으로부터 3년간 국가 연구개발사업 참여에 제한을 받는 제재를 받았다. 하지만 학교 차원에서는 아무런 조치도 없었고 A교수는 지금도 버젓이 연구실을 운영하며 강의를 맡고 있다. 지난 5월 불거진 서울대 수의대 강수경, 강경선 교수 논문 조작 의혹 등 대학가의 연구 윤리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2008년 이후 논문 표절로 적발된 국내 대학교수는 80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상당수 대학들이 제 식구 감싸기에 급급해 가벼운 징계에 그치고 있다. 연구윤리의 1차 감독기관인 소속 대학들이 제대로 된 징계 절차를 밟지 않았기 때문이다. 4일 교육과학기술부가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이상민(민주통합당) 의원에게 제출한 ‘2008~2012 대학별 교수 논문 표절 사례 및 조치 결과’ 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대학교수 83명이 논문 표절로 적발돼 징계를 받았다. 이 중 24명은 해임·파면, 5명은 재임용 취소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나머지 54명은 서면 경고나 견책, 정직 등의 경징계를 받는 데 그쳤다. 경희사이버대 B교수는 연구 결과물을 3건이나 표절했다 적발됐지만 인사상의 불이익 없이 연구비를 환수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전남대 C교수는 다른 사람의 논문을 그대로 베껴 자기 결과물로 제출해 놓고도 경고 조치만 받았다. 부산대 D교수는 자기 논문을 중복 게재하고 다른 사람의 논문을 표절했는데도 정직 1개월로 유야무야됐다. 학계에서는 연구 윤리의 감독 권한 자체가 개별 대학에 있어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서울대 공대의 한 교수는 “연구재단이나 교과부가 연구비를 주지만 결과물 제출과 연구 윤리 준수 여부는 각 대학이 판단한다.”면서 “표절 여부와 징계 수위를 한솥밥 먹는 동료 교수들이 정하다 보니 대학마다 징계 수위도 천차만별이고 조용히 내부 경고만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논문 표절은 2008년 35명, 2009년 27명, 2010년 12명, 2011년 6명에 이어 올 상반기 3명에 그치는 등 외형적으로 감소세가 뚜렷하다. 한국연구재단 관계자는 “논문 표절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나중에 적발되는 경우가 많은 점을 감안하면 2009년 이후의 수치는 훨씬 늘어날 것”이라면서 “대학들이 자체적으로 조사한 뒤 구두 경고 등으로 조치하면 아예 통계에도 잡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