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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힐 “한미훈련 중단은 즉흥적 발표… 펜타곤은 몰랐다”

    WSJ “군사훈련 중단은 과오될 것 주한미군 ‘장기판 말’ 취급은 안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2일 북·미 정상회담에서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하겠다고 ‘깜짝 발표’하기 전 주무부처인 국방부와 협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 세계 전략의 일환인 주한미군을 북한과의 협상에서 ‘장기판의 말’처럼 취급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오는 등 미국 조야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 협상 스타일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복수의 미 국방 전문가들은 17일(현지시간) 미 의회전문지 더힐에 “훈련을 중단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국방부 당국자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며 국방부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워싱턴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배리 파블 선임부회장은 “이번 결정은 분명 깜짝 발표였다”면서 “예상 가능한 사안이었다면 북·미 정상의 공동선언에 반영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번 결정이 계획된 것이었다면 더 많은 국방부 당국자들이 싱가포르 현장에 있었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더힐은 “이번 정상회담 수행단에 포함된 국방부 당국자는 단지 1명이었다”고 전했다. 앞서 데이나 화이트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12일 “(트럼프 대통령은) 사전에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에게 조언을 구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렇지만 이 같은 설명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최고위급 3~4명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국방부 당국자들로서는 예상하지 못한 발표였다고 더힐은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핵무기와 주한미군의 거래?’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2일 장래에 주한미군의 철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은 데 강한 우려를 표했다. WSJ는 “군사훈련을 중단하는 것은 군사적 과오가 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일방적 양보를 했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상응하는 군사적 제스처를 내놓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협상 도구로서 주한미군을 사용하고 있지만 민주적 동맹국인 한국과 함께해 온 주한미군은 테러지원국의 불법적 핵 개발과 같지 않다”고 강조했다. WSJ는 특히 “주한미군은 단지 북한의 남침을 저지하는 것뿐 아니라 중국이 한국의 외교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막고 일본과 대만 등 역내 민주주의 국가를 보호하는 전진기지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또 “주한미군의 규모와 성격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확실하게 포기하고 한국에 대한 위협을 중단하면 다시 고려할 수 있지만, 그동안에는 주한미군이 김정은과의 거래에서 장기판의 말처럼 취급받아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김정은 담임교사 “유머 감각 뛰어난, 옆집 소년 같았던 학생”

    김정은 담임교사 “유머 감각 뛰어난, 옆집 소년 같았던 학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스위스 유학 시절 담임교사가 “그는 옆집 소년 같았으며 유머 감각이 뛰어났다”고 기억했다. 1998년 김정은 위원장의 스위스 베른 유학 시절 담임교사였던 미헬 리젠은 11일(현지시간) 미국 NBC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14살이었던 김정은 위원장을 “농담을 좋아하는 학생”으로 회고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담임교사를 맡아 체육과, 독일어, 그리고 수학을 가르쳤던 리젠은 “돌이켜 보면 친절하고 예의 바른 아시아 소년이 떠오른다”면서 경호원을 대동하지 않고 학교까지 걸어다니던 김정은 위원장은 흔히 볼 수 있는 “옆집 소년 같았다”고 표현했다. 리젠은 특히 김정은 위원장의 유머 감각을 인상 깊게 여겨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과의 첫 영어 인터뷰 때 “함께 웃었다”면서 “그는 유머 감각이 뛰어났다”고 말했다.또 누가 짓궂게 놀려대도 이를 용인하는 관대함과 아량도 있었다고 말했다. 한번은 농구에 빠져 미국프로농구(NBA) 티셔츠와 값비싼 나이키 운동화를 즐겨 시는 김정은 위원장에게 “이봐, 너는 이미 선수처럼 보이긴 하는데, 선수처럼 경기하는 건 또 달라. 그냥 선수처럼 보이는 것으로는 부족해”라고 농담을 건넸는데 김정은 위원장이 이런 짓궂은 말에도 “문제 없어요”라며 크게 개의치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당시 농구장엔 김정은 위원장보다 잘하는 아이들이 있었지만 그는 항상 열정적으로 농구를 즐겼다고 덧붙였다. ‘박운’이라는 가명으로 학교에 다니던 이 소년을 리젠은 단순히 농구에 빠진, 북한 외교관의 자녀인 줄로만 알았다고 했다. 그는 한국과 미국을 파괴하겠다고 위협하는 김정은 위원장의 모습을 보며 “다른 사람 같다. 상상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그러나 그는 김정은 위원장이 좋은 학생이었으며 해외에서 교육을 받은 경험 덕분에 서구의 가치를 잘 이해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스위스에서 민주주의는 우리의 일부와 같다”면서 “따라서 그가 민주주의를 분명 접했을 것”이라고 봤다.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기 전에 진행된 이 인터뷰에서 리젠은 김정은 위원장과 마주하게 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머 감각을 활용해라”라고 조언했다. 한편 리젠은 김정은 위원장이 음악도 즐겨 들었다며 “그가 매우 좋은 MP3 플레이어를 갖고 있었다”고도 전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In&Out] 70세 국회가 국민들에게 신뢰를 받으려면/이내영 국회 입법조사처장

    [In&Out] 70세 국회가 국민들에게 신뢰를 받으려면/이내영 국회 입법조사처장

    올해는 국회 개원 70주년이 되는 해다. 1948년 제헌국회의 개원 이후 70년의 역사적 격변을 거치면서 국회의 위상 또한 적지 않은 부침을 겪었다. 오랜 권위주의 정권 아래서 국회는 행정부의 시녀로 위축되었던 시절도 있었지만 민주화 이후 국회의 위상은 대폭 높아져서 국회가 입법의 주도권을 어느 정도 가지게 되었고, 행정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의 역할도 커져 왔다.이렇게 국회의 위상이 높아져 왔음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국민들의 국회에 대한 이미지와 평가는 여전히 부정적인 것으로 보인다. 동아시아연구원이 2년마다 실시하고 있는 ‘파워조직 신뢰영향력 조사’에 따르면 국회와 정당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주요 대기업, 사법부, 경찰 등과 비교해서 가장 낮은 수준을 보여 왔다. 국회와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의 수준이 높다는 점은 국내외로부터 어려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 한국의 현실을 돌아보면 매우 걱정스러운 상황이다. 국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지속되는 가장 큰 이유는 한국의 정당정치가 지역패권정당체제의 틀 안에 갇혀 있을 뿐만 아니라 여야 대립과 정치적 교착 상황이 구조화되었기 때문이다. 여야 사이의 적대적 대립으로 인해 의회에서 주요 법안과 정책 쟁점들의 처리가 무산되거나 지연되어 왔다. 따라서 국회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제고하기 위한 핵심적 과제는 고질화된 대결의 정치를 종식시키고 정치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다. 그러자면 여야가 국가적 현안에 대해 이념과 정책적 차이를 좁혀서 생산적인 결과를 만들어 내는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회복하는 것이 관건이다. 더불어 행정부 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하기 위한 국회의 기능과 전문성을 높이는 노력이 중요하다. 최순실 게이트에서 드러난 참담한 국정농단과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사태는 대통령 권력의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권력을 분산하는 방향으로 권력구조의 개편이 필요하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 준다. 국회의 개헌 논의에서 권력구조의 개편 방향에 대해서는 정당별로 견해 차이가 남아 있지만 국회가 행정부를 감시·견제하고 국민들을 대표하는 헌법기관으로 책임과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사실 행정부가 국정운영을 주도하는 시기가 오랫동안 유지되면서 국회의 예산 규모 및 조직적 능력, 그리고 정책적 전문성은 행정부에 비해 현저히 뒤처진 것이 현실이다. 예를 들면 행정부 부처별로 다수의 국책연구기관을 가지고 정책의 수립과 집행 과정에서 지원을 받고 있지만, 국회의 의정활동을 지원하는 기관의 수와 규모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편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국회 입법조사처도 국정 전반을 다루는 종합적인 조사연구기관이지만 조직과 예산 규모가 턱없이 부족해서 업무수행에서 역부족을 절감하고 있다. 물론 국회의 위상이 급속히 높아지는 것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정치권과 국회에 대한 불신이 높다고 하더라도 대의제의 중심기관인 국회와 정당의 역할을 폄하하는 반정치(反政治)담론은 성숙한 민주주의의 정착을 위협하는 시각이다. 국회에 대한 날 선 비판도 필요하지만, 국회가 민생을 챙기고 행정부를 제대로 견제할 수 있도록 국회의 조직을 정비하고 전문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언론과 국민들이 응원하는 태도가 필요한 시점이다. 무엇보다 개원 70년을 맞은 대한민국 국회가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추락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국회 구성원 모두가 국회가 특권을 행사하는 권력기관이 아니라 국민들을 대표하고 섬기는 대의기관이라는 분명한 인식과 태도를 가지고 업무에 임해야 할 것이다.
  • 민주주의 위협하는 ‘정치인 폭행’

    권영진 후보도 유세 중 골절상 “일종의 선거운동 방해 행위” 전문가 “엄중하게 법 집행 필요” 6·13 지방선거 운동이 공식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일부 유세 현장에서 정치인 폭행 사건이 일어났다. 전문가들은 정치인에게 물리력을 행사해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려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고 우려했다. 권영진 자유한국당 대구시장 후보는 1일 선거운동 중 한 여성이 밀치는 바람에 꼬리뼈 골절상을 당한 것에 대해 “우발적 행동이었으리라 생각하며 어떠한 처벌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전날 지역 유세를 하던 도중 항의시위를 하는 한 장애인 단체와 충돌을 빚었다. 이 과정에서 권 후보는 장애인 단체의 한 여성 회원의 팔꿈치에 부딪혀 뒤로 넘어졌다. 사건 직후 권 후보 측은 “후보자 폭행은 민주주의에 대한 테러”라고 강하게 항의했고 장애인 단체 측은 “의도치 않고 앞을 막았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권 후보 측 관계자는 “일종의 선거운동 방해행위라고 본다”며 “당장 움직이는 것이 불편하지만 최대한 빨리 유세에 복귀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원희룡 무소속 제주지사 후보도 지난달 14일 합동토론회 도중 단상에 난입한 시민단체 운동가 김모(50)씨에게 뺨을 맞았다. 김씨는 제주 제2공항 건설 반대를 주장하며 단식농성을 한 인물로 알려졌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과 마을 주민이 겪고 있는 분노와 억울함을 보여 주려 했다”고 말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도 지난달 초 드루킹 특검 촉구 단식 농성 중 악수를 하는 척 다가온 김모(31)씨에게 턱을 가격당했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권 후보에 대한 폭력은 개인에 대한 폭력이 아니라 민주주의에 대한 폭력”이라며 “선거는 정책 경쟁의 장이지 네거티브 전략이나 폭력으로 선거 과정이 훼손되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박상병 평론가는 “한 달 사이 세 번이나 정치인에 대한 폭행이 이어지는 심각한 상황”이라며 “정치인 당사자야 국민의 대표이다 보니 관대하게 처벌해 달라고 관용을 보이겠지만 사법부에서는 민주주의에 대한 폭력이라는 관점에서 엄중하게 법을 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자유한국당, 조선일보·TV조선 보도 비판한 청와대 비난

    자유한국당, 조선일보·TV조선 보도 비판한 청와대 비난

    자유한국당은 29일 청와대가 조선일보와 TV조선의 대북 보도를 정면 비판한 것을 비난했다.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청와대가 오늘 김의겸 대변인 논평을 통해 특정 언론사를 거론하며 언론 보도가 남북미 상황에 대한 위태로움을 키우고 있다고 정면 비판했다”면서 “정부에 대한 언론의 비판을 발목잡기로 인식하는 문재인 정권의 언론관은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장 대변인은 그러면서 “특정 언론의 보도를 ‘사실보도’가 아니라는 전제로 거짓이라고 단정한 것도 문제”라며 “향후 남북미 정세와 관련된 보도 자체에 대해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입장은 언론에 대한 선전포고이자 재갈을 물리려는 폭압적 행태나 다름없다”고 거듭 비난했다. 그는 이어 “정작 북한이 대한민국 야당 지도자를 비난하며 남남갈등을 조장하고, 미국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한반도 정세를 악화시킬 때 청와대는 말 한마디라도 대응했느냐”며 “북한 언론의 보도 자유는 그렇게도 존중하면서 대한민국 언론에 대해선 ‘책임’ 운운하며 대놓고 ‘말조심 하라’는 청와대 대변인의 엄포는 2001년 김대중 정권의 언론 통제를 상기시킨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언론이 남북정상회담을 비판하는 등 반여 분위기를 조성하자 청와대가 보수언론을 세무조사로 압박하며 언론에 재갈을 물렸다는 의혹은 여전하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트럼프 ‘CVID 쉽지 않다’ 뒤늦게 깨달아… 협상 문은 안 닫혀”

    힐 前차관보 “회담 퇴짜 명분으로 삼아” “김정은 얼마나 비핵화 의지 있는지 시험” 시진핑이 김정은에 속도조절 주문한 듯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한 것과 관련해 완전한 비핵화 협상이 쉽지 않은 현실을 뒤늦게 깨달은 결과라는 데 대체적으로 견해를 같이했다. 특히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다시 긴장 국면이 조성될 수 있다면서도 추후 협상 가능성은 열어 놓았다. 워싱턴포스트(WP),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차관보는 2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취소 메시지는 핵무기의 언급 탓에 좀 위협적으로 보이기는 했지만 대체로 정중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보상 없이는 핵무기를 포기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것을 갑자기 깨달을 만큼 이번 정상회담을 퇴짜 놓을 필요가 생겼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패트릭 크로닌 미 신안보센터(CNAS) 아시아태평양 안보소장은 “트럼프식 협상이 여전히 잘못됐다는 증거는 없다. 하지만 결과는 완전한 비핵화가 못 되거나 실패작이 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비핵화 야망의 크기를 줄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리 하이노넨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고문은 “협상의 문이 닫혔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얼마나 (비핵화) 의지를 가졌는지 시험하고 있다. 북한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나는 이게 막다른 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마이클 그린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부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들을 보면 그가 이전의 대북 협상들을 연구하지 않았던 게 분명하다”며 “그가 과거의 협상 경험자들과 시간을 보냈더라면 북한이 제재를 피하고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고자 했음을 분명히 알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취소가 한동안 미사일 시험을 중단해 온 북한을 자극해 미북 간 재대결을 낳을 뿐 아니라 한국이나 중국과의 관계까지도 해칠 가능성을 우려했다. 미국 WP의 외교안보 칼럼니스트인 데이비드 이그네이셔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늘 그랬던 것처럼 위험한 코스를 선택했다”며 “그의 편지는 한국과 중국과의 관계를 훼손하는 새로운 대결을 낳을 수 있는 것은 물론 북한과의 벼랑 끝 대결을 재개토록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셉 윤 전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속도를 늦추라고 말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또한 김 위원장도 트럼프 대통령처럼, 주변(강경파)의 반발에 부닥친 것으로 생각된다”고 분석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北김계관 “핵포기 강요하면 북미정상회담 재고려”

    北김계관 “핵포기 강요하면 북미정상회담 재고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16일 자신들의 일방적인 핵포기만 강요하는 대화에는 흥미가 없으며 내달 12일 북미정상회담에 응할지 재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김 제1부상은 이날 발표한 담화를 통해 “우리를 구석으로 몰고 가 일방적인 핵포기만을 강요하려 든다면 우리는 그러한 대화에 더는 흥미를 가지지 않을 것”이라며 “다가오는 조미(북미)수뇌회담에 응하겠는가를 재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그러나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조미관계개선을 위한 진정성을 가지고 조미수뇌회담에 나오는 경우, 우리의 응당한 호응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해 이번 담화가 미국 정부의 태도 전환을 촉구하기 위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김 제1부상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를 비롯한 미국 고위관리들이 ‘선핵포기 후 보상’ ‘리비아식 핵포기방식’ ‘핵·미사일·생화학무기 완전폐기’ 등을 밝히고 있는데 대해 “대화 상대방을 심히 자극하는 망발”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라 본질에 있어서 대국들에게 나라를 통째로 내맡기고 붕괴된 리비아나 이라크의 운명을 우리 국가에 강요하려는 심히 불순한 기도의 발현”이라며 “핵개발의 초기단계에 있던 리비아를 핵보유국인 우리 국가와 대비하는 것 자체가 아둔하기 짝이 없다”고 밝혔다. 북한의 이런 태도는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에서 리비아를 모델로 한 일괄타결방식이 거론되고 일방적인 북한의 양보를 요구하고 있는데 대해 불만을 표시하면서 협상력을 제고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김계관 제1부상은 “우리는 이미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 용의를 표명하였고 이를 위하여서는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정책과 핵위협 공갈을 끝장내는 것이 그 선결조건으로 된다는데 대하여 수차에 걸쳐 천명했다”며 미국의 체제안전보장조치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이 우리가 핵을 포기하면 경제적 보상과 혜택을 주겠다고 떠들고 있는데 우리는 언제 한번 미국에 기대를 걸고 경제건설을 해본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런 거래를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이 정부나 외무성 등의 담화가 아닌 김계관 제1부상을 담화의 주체로 내세운 것은 최근 미국쪽에서 볼턴 보좌관이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북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것과 격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김계관 제1부상의 담화 전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 김정은 동지께서는 조미(북미) 관계의 불미스러운 역사를 끝장내려는 전략적 결단을 내리시고 우리나라를 방문한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두 차례나 접견해주시었으며 조선반도와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하여 참으로 중대하고 대범한 조치들을 취해주시었다.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의 숭고한 뜻에 화답하여 트럼프 대통령이 역사적 뿌리가 깊은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조미 관계를 개선하려는 입장을 표명한 데 대하여 나는 긍정적으로 평가하였으며 다가오는 조미 수뇌회담(북미 정상회담)이 조선반도의 정세 완화를 추동하고 훌륭한 미래를 건설하기 위한 큰 걸음으로 될 것이라고 기대하였다.  그런데 조미 수뇌회담을 앞둔 지금 미국에서 대화 상대방을 심히 자극하는 망발들이 마구 튀어나오고 있는 것은 극히 온당치 못한 처사로서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볼턴을 비롯한 백악관과 국무성의 고위관리들은 ‘선 핵포기,후 보상’ 방식을 내돌리면서 그 무슨 리비아 핵포기 방식이니,‘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니,‘핵·미사일·생화학무기의 완전 폐기’니 하는 주장들을 거리낌 없이 쏟아내고 있다.  이것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라 본질에 있어서 대국들에 나라를 통째로 내맡기고 붕괴된 리비아나 이라크의 운명을 존엄 높은 우리 국가에 강요하려는 심히 불순한 기도(시도)의 발현이다.  나는 미국의 이러한 처사에 격분을 금할 수 없으며 과연 미국이 진정으로 건전한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조미 관계 개선을 바라고 있는가에 대하여 의심하게 된다.  세계는 우리나라가 처참한 말로를 걸은 리비아나 이라크가 아니라는데 대하여 너무도 잘 알고 있다.  핵 개발의 초기 단계에 있었던 리비아를 핵보유국인 우리 국가와 대비하는 것 자체가 아둔하기 짝이 없다.  우리는 이미 볼턴이 어떤 자인가를 명백히 밝힌 바 있으며 지금도 그에 대한 거부감을 숨기지 않는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기간 조미 대화가 진행될 때마다 볼턴과 같은 자들 때문에 우여곡절을 겪지 않으면 안 되었던 과거사를 망각하고 리비아 핵 포기 방식이요 뭐요 하는 사이비 ‘우국지사’들의 말을 따른다면 앞으로 조미 수뇌회담을 비롯한 전반적인 조미 관계 전망이 어떻게 되리라는 것은 불 보듯 명백하다.  우리는 이미 조선반도 비핵화 용의를 표명하였고 이를 위하여서는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과 핵 위협·공갈을 끝장내는 것이 그 선결 조건으로 된다는 데 대하여 수차에 걸쳐 천명하였다.  그런데 지금 미국은 우리의 아량과 대범한 조치들을 나약성의 표현으로 오판하면서 저들의 제재·압박 공세의 결과로 포장하여 내뜨리려(내던지려) 하고 있다.  미국이 우리가 핵을 포기하면 경제적 보상과 혜택을 주겠다고 떠들고 있는데 우리는 언제 한 번 미국에 기대를 걸고 경제건설을 해본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런 거래를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다.  전 행정부들과 다른 길을 걸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가 우리의 핵이 아직 개발단계에 있을 때 이전 행정부들이 써먹던 케케묵은 대조선 정책안을 그대로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것은 유치한 희극이 아닐 수 없다.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전임자들의 전철을 답습한다면 이전 대통령들이 이룩하지 못한 최상의 성과물을 내려던 초심과는 정반대로 역대 대통령들보다 더 무참하게 실패한 대통령으로 남게 될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조미 관계 개선을 위한 진정성을 가지고 조미 수뇌회담에 나오는 경우 우리의 응당한 호응을 받게 될 것이지만 우리를 구석으로 몰고 가 일방적인 핵 포기만을 강요하려 든다면 우리는 그러한 대화에 더는 흥미를 가지지 않을 것이며 다가오는 조미 수뇌회담에 응하겠는가를 재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2018년 5월 16일 평양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불황보다 무서운 건 미세먼지”

    국민 불안요인 대기오염 최고점 경기침체·고령화 등이 뒤이어 우리나라 국민이 불안감을 가장 크게 느끼는 위험 요소는 ‘미세먼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점차 감소하던 미세먼지 농도가 2013년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다시 증가하고 인체에 대한 위험성이 부각되면서 국민들의 경각심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사회통합 실태 진단 및 대응 방안 연구(Ⅳ)’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성인 3839명을 대상으로 각종 위험에 대한 불안 수준을 측정한 결과 점수가 가장 높은 항목은 ‘미세먼지 등과 같은 대기오염’(3.46점)이었다. 이번 조사는 1점(전혀 불안하지 않다)부터 5점(매우 불안하다)까지 점수를 매기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기오염 다음으로는 경기침체 및 저성장(3.38점), 고령화로 인한 사회문제(3.31점), 수질오염(3.29점), 성인병·실업 및 빈곤(각 3.27점), 북한의 위협 및 북핵 문제·노후(각 3.26점) 순이었다. 불안 점수가 낮은 항목은 홍수 및 태풍(2.63점), 지진 및 쓰나미(2.73점), 가족해체 및 약화(2.64점), 권력과 자본에 의한 민주주의 위기(2.84점) 등이었다. 보고서는 환경문제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진 이유에 대해 “지난해 초부터 미세먼지 증가 현상과 이를 둘러싼 오염원 논쟁이 확대되면서 대중의 인식이 높아진 결과”라며 “생태 환경과 관련해 우리 국민은 자연재해보다는 환경문제를 좀더 일상에 가까운 사안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불안을 영역별로 살펴본 결과 환경 관련 위험에 대한 불안이 평균 3.31점으로 가장 높았고 경제생활 불안(3.19점), 건강 불안(3.15점), 사회생활 불안(3.13점) 등도 높은 편이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사설] 백주 폭행까지 벌어진 식물국회, 부끄럽지 않나

    더불어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드루킹 사건) 특검을 요구하며 국회 본관 앞에서 단식 농성 중이던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그제 30대 남성에게 기습 폭행당한 사건은 충격적이다. 저잣거리도 아닌 국회 안에서 백주 대낮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니 기가 막힌다. 경찰은 피의자의 범행 동기와 배후 여부 등을 철저하고 신속히 조사해 엄벌에 처해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소극적인 초동 수사로 의혹만 키웠던 드루킹 사건 수사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 민의의 전당에서 반(反)민주적 폭력이 행사됐는데도 일부 네티즌들이 “맞아도 싸다”며 오히려 한국당을 비난하는 행태는 어처구니가 없다. 어떤 이유로든 폭력 행위를 옹호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자 위협이다. ‘자작극’이라는 근거 없는 조롱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마찬가지로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범인이) 절대 혼자 한 게 아니고, 우발적 범행도 아니다. 계획된 범행이다”라고 단정적으로 얘기한 것 역시 부적절하다.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 추측만으로 의혹을 부풀려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태도는 자제하는 게 옳다. 여야는 국회 안에서 야당 원내대표가 폭행을 당하는 지경에 이를 만큼 국회의 권위와 신뢰가 추락한 작금의 현실에 대해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지난달 2일부터 계속된 파행으로 식물국회가 된 지 한 달이 넘었다. 드루킹 특검 대치로 4월 임시국회는 개점휴업했고, 5월 국회도 현재로선 기대 난망이다. 추가경정예산안, 민생법안 처리 같은 산적한 현안은 정쟁에 가려 미아가 되기 일보 직전이다. 이번 폭행 사건 직전까지만 해도 여야는 원내 교섭단체 대표 회동을 열어 국회 정상화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회동이 무산되면서 협상 모멘텀마저 꺾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당은 김 원내대표가 병원 치료 후 천막 농성장에 복귀하자 릴레이 단식에 나서며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다만 김 원내대표가 “대화를 이어 가겠다”고 여지를 둔 것은 다행한 일이다. 국정을 책임진 여당은 이제라도 야당의 특검 요구를 수용하고 국회를 즉각 소집해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 한국당도 릴레이 단식을 중단하고 협상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단식 농성, 막무가내 특검 거부에서 벗어나 대승적인 타협과 양보의 묘를 발휘하기 바란다.
  • 홍준표 “제비 한마리 왔다고 봄 온 듯 환호”

    홍준표 “제비 한마리 왔다고 봄 온 듯 환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일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제비 한마리 왔다고 온통 봄이 온 듯이 환호하는 것은 어리석은 판단”이라고 지적했다.홍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분위기에 휩쓸려 가는 정치는 반드시 실패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홍 대표는 “안보 문제는 아무리 신중하고 냉철하게 대처해도 모자라지 않다”며 “작금의 한국 안보 상황은 누란(층층이 쌓아놓은 알 같은 위태로운 형편)의 위기”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당이 최근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반발하고 있는 것이 정치적 의도라는 평가에 대해 반박하듯 “내가 우려하는 현 상황은 결코 보수층 결집을 위한 정치적인 목적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고 보다 냉철하게 남북문제를 바라보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폭주하던 북의 독재자를 대화의 장에 끌어낸 것은 잘한 일”이라면서도 “그러나 미국까지 끌어들인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완전한 핵폐기 회담이 아닌 북의 시간 벌기, 경제제재 위기 탈출용으로 악용될 경우 한반도에는 더 큰 위기가 온다”고 전망했다. 이어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는 북이 주장하듯 핵물질·핵기술 이전금지, 핵실험 중지,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 중단 등 미국을 위협하는 요소를 제거하는 것으로 북핵합의가 될 경우 우리는 북핵을 머리에 이고 살아야 하는 비참한 처지에 놓이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미국도 중간선거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미봉책으로 합의해 줄 가능성이 없지 않다”며 “이번의 북핵제재가 북핵을 폐기시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보여지는데 문재인 정권이 감상적 민주주의에 사로잡혀 감성팔이로 북핵문제에 대처하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 우리는 결코 남북대화를 반대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완전한 핵폐기 없는 평화는 위장평화일 뿐이고 5000만 국민은 북핵의 노예가 될 뿐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깨어있는 국민이 자유대한민국을 지킨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드루킹 이번 주 법정에…정보통신망법 적용 못해

    암표 사재기에 주로 쓴 매크로 전산상 문제 발생 증명 어려워 “법개정 전 먼저 가중처벌해야” 댓글 조작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동원(49·필명 드루킹)씨 등 3명이 이번 주 첫 재판을 받는다. 이들은 네이버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지만, 매크로 프로그램(단시간에 같은 작업을 반복하는 프로그램) 사용에 따른 ‘정보통신망침해죄’는 적용되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9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김대규 판사는 다음달 2일 오전 11시 20분 ‘드루킹’ 사건에 대한 첫 공판을 연다. 김씨 일당은 지난 1월 17일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해 포털 네이버 뉴스에 달린 문재인 정부 비판 댓글에 집중적으로 ‘공감’을 눌러 네이버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당국은 박모(30·필명 서유기)씨 등 공범들을 추가 수사하는 한편 댓글을 조작한 것으로 의심되는 다른 기사도 조사하고 있다.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할 경우 형법상 업무방해죄와 정보통신망법상 침해죄 등이 적용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에게 적용된 죄명은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죄 하나뿐이다. 정보통신망법은 사이트의 안정성을 해치려는 의도가 있고 전산상에 문제가 발생해야 처벌할 수 있기 때문에 적용이 매우 까다롭다. 특히 매크로 프로그램은 암표 사재기 과정에서 많이 쓰이지만 ‘전산상 문제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어려워 대부분 처벌로 이어지지 않는다. 실제로 지난 25일 매크로 프로그램을 판매해 수익을 챙긴 개발자의 항소심에서 법원은 “서버가 다운되는 등 심각한 장애가 발생하지 않아 포털 운용이 방해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기도 했다. 앞서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3월 시스템을 방해하려는 목적뿐만 아니라 재산상 이득을 취하거나 다른 사람의 이용을 방해하는 때도 처벌이 가능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현재 국회에서 계류된 상태다. 또한 드루킹 사태를 계기로 여야 할 것 없이 개정안 발의가 이어지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와 박대출 의원은 포털 댓글을 제한하는 취지의 개정안을 내놨고,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인 신경민 민주당 의원도 조직적·악의적 여론 조작을 위해 매크로 프로그램 등 소프트웨어를 불법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무분별하게 개정안을 내놓기보단 처벌 자체를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현행법상 정보통신망침해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법적 기준을 까다롭게 하거나 댓글 개수를 제한한다 해도 얼마든지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에 실효성이 부족하다”면서 “위조지폐를 만들면 가중처벌하듯 온라인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고의 범죄에 대해 가중처벌하면 억제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현 아주대 사이버보안학과 교수도 “법안을 개정해도 매크로 사용 탐지가 매우 까다롭긴 마찬가지”라면서도 “한번 적발되면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걸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외신이 분석한 임종석 靑비서실장 “유명한 학생운동가에서 ...”

    외신이 분석한 임종석 靑비서실장 “유명한 학생운동가에서 ...”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의 27일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해 미국 일간 경제전문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조명하는 기사를 실었다. 그 분석이 이채롭다.WSJ은 이날 ‘감옥에서부터 대통령 비서실까지:과거 급진주의자가 남북화해 형성을 돕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학생운동 시절부터의 인생 역정과 최근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으로서의 주도적 역할, 한국내 진보 및 보수세력의 임 실장에 대한 엇갈린 평가 등을 전했다. WSJ는 임 실장이 한양대 총학생회장이던 1989년 전대협 3기 의장을 맡아 임수경 전 의원의 ‘평양 축전참가’를 지휘하고, 이 사건으로 당시 구속됐던 사진을 실었다. 그러면서 신출귀몰하게 경찰의 수배망을 피해 다녔던 임 실장이 당시 학생들에게는 “영웅과 같았다”는 기억을 전했다. 임 실장은 1980년대 미국의 지원을 받은 군사정부에 대항해 민주주의를 위해 싸운 학생운동가들과 나란히 시대를 보냈고, 이는 미국의 의도에 대해 회의를 불어넣고 일부(학생운동가들)에게는 북한을 덜 위협적이라고 인식하도록 만드는 경험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그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일하고 있는 과거 학생운동가들 가운데 (임 실장이) 당시 “가장 유명했었다”고 소개했다.임 실장은 30년가량 흐른 현재 대통령 비서실장으로서 남북정상회담 준비를 총괄하며 “북한과의 외교적 접촉 노력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WSJ은 평가했다. 특히 임 실장은 과거 수년간 미국과의 거리를 둘 것을 요구하기도 했고, 2008년 자신의 저서에서 미국을 남북화해의 장애물로 묘사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임 실장은 과거 과격주의로부터 완전히 벗어났으며 북한과의 긴장을 끝내기로 결심한 애국주의자라는 주변 지인들의 평가를 소개했다. 과거 학생운동을 했던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이 “임 실장은 이데올로기 신봉자가 아니며, 꽤 실용적이며 토론을 좋아한다. 30년 전 임종석과 지금의 임종석은 완전히 다르다”고 평가했다는 말을 전했다. 전 주한미국대사(리처드 스나이더)의 아들인 미 스탠퍼드대 쇼렌스타인 아시아 태평양 연구소의 대니얼 스나이더는 2000년대 초반 임 실장을 만났던 것을 거론하면서 “그는 훨씬 더 신중했고, 미국의 외교정책에 대한 이해를 열망했고, 더욱더 실용적이었다”고 말했다. 신문은 한국내 보수세력들은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접촉 노력을 깊이 우려하고 있다면서 한국내 비판적 시각을 전하기도 했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 에르도안, 지지율 불안에 조기대선 ‘꼼수’

    에르도안, 지지율 불안에 조기대선 ‘꼼수’

    인기 식기 전 장기집권 노림수 대선 18개월 앞당겨 6월 실시 野 “국가비상사태서 선거 불가” ‘21세기 술탄’으로 불리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내년 11월로 예정된 대통령선거를 1년 이상 앞당겨 의회 선거와 함께 치르겠다고 밝혔다.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부채 급증 등으로 경제에 ‘빨간불’이 켜지자, 최근 시리아 군사작전으로 인기가 높아졌을 때 선거를 진행해 장기집권을 못박겠다는 노림수로 풀이된다.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앙카라 대통령궁에서 야당 ‘민족주의행동당’(MHP)의 데블레트 바흐첼리 대표와 영수회담을 갖고 “오는 6월 24일에 대선과 총선을 시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시리아 내전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경제 문제에서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할 때”라며 “선거 이슈를 우리의 주요 의제에서 빠르게 제거해 불확실성을 없애야 한다”고 조기 대선을 정당화했다. 제3 야당인 MHP는 그동안 주요 사안마다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협력하며 정부와 여당 정의개발당(AKP)에 힘을 실어 주는 ‘여당 2중대’ 역할을 해 왔다. AKP는 전체 540석 가운데 과반을 넘는 316석을 차지해 조기 대선안은 무난히 의회를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조기 대선의 배경으로 안보 상황을 내세웠지만, 속내는 경제 위기로 보는 시각도 있다.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져 승부수를 던졌다는 것이다. 터키는 지난해 7.4%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했지만, 국가 주도의 급성장 부작용으로 경제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경상수지 적자와 극심한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다. 터키 리라는 달러와 유로화 대비 최저가로 급락했다. 이스라엘 싱크탱크 에담의 시난울젠 소장은 “에르도안 대통령은 향후 몇 달간 (자신의 집권에) 경제가 불리한 여건이 될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다“면서 “얼마나 불리한 조건인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은 그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아 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미국 워싱턴 초당적정책센터(BPC)의 정치 분석가 니컬러스 댄포스도 “터키의 경제적 문제가 그에 대한 지지를 약화시킬 것을 우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터키는 최근 쿠르드족이 장악했던 시리아 북서부 아프린 지역에서 ‘올리브가지 작전’을 성공적으로 펼친 덕분에 정부에 대한 지지율이 급상승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쿠르드 지역 점령 이후 퍼진 민족주의 표심을 빠르게 투표장으로 가져오겠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파리정치대학의 자나 자부르 교수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시리아 전쟁으로 고조된 국내의 민족주의 정서를 최대한 빨리 이용하려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면 ‘제왕적 지도자’ 자리에 등극하게 된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내각책임제였던 2003년부터 2014년까지 총리를 역임했고 2014년부터 대통령직을 맡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정치권력 구조를 내각책임제에서 대통령중심제로 바꾸는 개헌안이 국민투표에서 51%의 지지를 얻어 통과됐다. 1923년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가 내각책임제 공화국을 수립한 지 95년 만에 대통령중심제가 된다. 새 헌법은 대통령에게 막강한 권한을 준다. 대법관 수를 22명에서 13명으로 줄이고 그중 3분의1을 대통령이 임명하게 하는 방식으로 대통령의 사법부에 대한 영향력을 키웠다. 대통령에게 의회 동의 없는 국가비상사태 선포권을 주고, 의회의 대통령 탄핵과 조사 권한을 제한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 대통령을 두 번 더 연임할 수도 있다. 개헌안이 대통령의 권한을 과도하게 강화하고 3권 분립을 위태롭게 해 민주주의를 위협한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개헌안이 차기 대통령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장기집권을 노리는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재선 성공은 필수다. 다시 대통령에 당선되면 개헌안에 따라 에르도안 대통령은 2033년까지 대통령을 할 수도 있다.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은 강하게 반발했다. 뷜렌트 테즈잔 CHP 대변인은 “국가비상사태하에서 선거를 치를 수는 없다”며 국가비상사태 해제를 촉구했다. 터키에서는 국가비상사태가 계속되면서 16만여명이 체포되고 언론 탄압 등이 이뤄졌다. 이날 발표로 대선·총선은 2016년 7월 군부쿠데타 이후 계속되고 있는 국가비상사태하에서 치러지게 됐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서울시의회 더민주당, 세월호 참사4주기 추모 논평 발표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김인제 대표의원,구로4)은 16일 세월호 참사 4주기를 맞아 추모 논평을 발표했다. 다은은 논평 전문.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은 세월호 참사 4주기를 맞아 5명의 미수습자 및 299명의 희생자, 그리고 유가족분들에게 애도의 뜻을 전한다. 2014년 4월 16일 아픈 그 날로부터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까지도 우리 국민들의 가슴속에는 그날의 아픔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우리는 지난 4년간 세월호 희생자들에 대한 미안함과 안타까움으로 국가의 존재이유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무너진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와 청소년부터 어른·아이 할 것 없이 온 국민이 모두 함께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갔다. 국민의 손으로 세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기존의 적폐를 하나 둘 씩 청산해가는 지금도 우리에게 세월호 참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국민의 생명권과 안전권을 지키기 위해 이를 헌법에 적시하는 개헌을 추진 중이고, 가습기 살균제 피해와 지진 대책과 같은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해야 할 일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은 서울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보호하는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해나가고 있다. 최근 서울을 뒤덮으며 시민들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는 미세먼지를 법정 자연재난으로 분류하는 ‘서울특별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조례 일부개정조례안’ 개정을 추진하고, 살균제 계란 파동과 유럽발 간염 파문 햄·소시지에 대한 대책으로 전국 최초로 ‘서울시 먹거리 기본조례’를 도입하였다. 또한 학생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석면과 노후시설 점검을 위해 ‘서울시교육청 교육안전 기본조례’를 개정하는 등 법과 제도를 정비하며 시민들의 안전을 직접 챙기고 있다. 나아가 서울시의 재난안전 컨트롤타워가 적재적소에 가동될 수 있도록 서울시와 긴밀히 협조하고 안전에 대한 예산을 적극 반영하는 등 비극적인 재난사고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재난안전체계 구축에 힘쓰고 있다. 앞으로도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은 선도적인 조례와 정책으로 서울시민의 안전을 보장하여 대한민국이 안전하고 사람이 먼저인,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 가는데 앞장설 것이다. 이를 위해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고 기억하며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의 이정표가 되도록 더욱 노력해 나갈 것을 약속한다. 세월호 희생자들과 유가족분들의 아픔을 같이 하며 다시 한 번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 2018. 4. 16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공보부대표 김경자
  • 오바마의 미국도 ‘불량 국가’였다…트럼프의 미국처럼

    오바마의 미국도 ‘불량 국가’였다…트럼프의 미국처럼

    파멸전야노엄 촘스키 지음/한유선 옮김/세종서적/420쪽/1만 8000원 불평등의 이유노엄 촘스키 지음/유강은 옮김/이데아/224쪽/1만 7000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1일 트위터를 통해 “시리아에 미사일이 갈 것이니 러시아는 준비하라”고 으름장을 놨다. 지난 7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외곽 동구타 지역에서 정부군 소행으로 추정되는 화학무기 공격이 있었던 데 따른 조처다. 미국은 ‘국제사회가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에 대한 응징’을 이유로 시리아에 미사일을 겨눴다. 시리아를 원조하는 러시아가 이를 받아 반격할 경우 전쟁은 미-러 전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 그리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정의의 사자’를 자청하며 전 세계를 대상으로 이런 식의 전쟁을 벌여 왔다. 이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들도 있다. 예컨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인권과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인물로 기억된다. 그러나 오사마 빈 라덴 암살 작전에서 보여준 모습은 사뭇 달랐다. 미국 시사 잡지 ‘애틀랜틱’은 “부시의 정책이 용의자를 체포하고 고문하는 것이었다면, 오바마는 그냥 암살해 버린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테러 무기로 쓰이는 드론과 암살부대 소속 특수부대원을 활용하는 빈도가 오바마 정부 때 급격히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부시와 오바마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쏟아부은 전쟁 비용은 대략 4조 4000억 달러로 추정된다. 2011년 미국 국방 예산은 거의 전 세계 모든 국가의 국방 예산을 합한 수준에 이르렀다. ‘아메리칸 드림’으로 요약되는 미국의 역동적인 번영, 그리고 압도적인 군사력을 앞세운 위압적인 카리스마는 종종 우리의 눈을 가린다. 그 뒤에서 벌어지는 깡패 같은 미국의 행태를 날카롭게 분석하고 폭로하는 이가 바로 노엄 촘스키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명예교수다. 세계적인 언어학자인 그는 1970년대 베트남 반전 운동에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미국의 진보를 대표하는 사상가로 미국 비판에 앞장서 오고 있다.최근 국내에 출간한 ‘파멸전야’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세운 ‘원대한 지역’(Grand Area) 장악 전략과 그 위험을 다뤘다. 미국 국무부와 외교 정책 전문가들은 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중동, 서반구와 극동, 그리고 옛 대영제국 영토를 포함해 ‘미국이 장악해야 할 지역들’을 선정했다. 그러다 ‘건수’가 생기면 압도적인 군사력을 내세워 개입하고 잇속을 챙겼다. 2차 대전은 미국의 대공항을 종식시켰고 미국 산업의 규모도 네 배로 증가시켰다. 반면 경쟁국들은 전쟁 때문에 산업 전면에 심각한 타격을 입고 휘청거렸다. 누구도 대적할 수 없는 국방력을 갖춘 미국은 전쟁이 끝나자 전 세계 부의 절반을 차지했다.그러면 미국인들의 삶은 풍요해졌을까. 촘스키 교수는 이어서 쓴 ‘불평등의 이유’에서 미국의 패권주의가 보통 사람들을 얼마나 피폐하게 만들었는지 지적한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원대한 지역에 개입하며 승승장구했다. 촘스키는 앞선 책 ‘파멸전야’에서 이런 미국이 1970년대 새로운 위기를 맞았다고 설명했다. 미국 내 제조업 수익률이 하락했고 금융화에 따른 경제 위기의 증가, 생산 시설의 해외 이전 등이 미국의 쇠락을 불렀다. 촘스키는 이와 관련, “고소득층, 특히 상위 0.1% 초고소득층에게 부가 극적으로 집중되면서 이들의 정치력이 강화되는 악순환이 함께 시작되었다(본문 108쪽)”고 분석했다. ‘불평등의 이유’는 이런 위기 상황 속에서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10가지를 제시했다. 이는 ▲민주주의를 축소하라 ▲이데올로기를 형성하라 ▲경제를 개조하라 ▲부담을 전가하라 ▲연대를 공격하라 ▲규제자를 관리하라 ▲선거를 주물러라 ▲하층민을 통제하라 ▲동의를 조작하라 ▲국민을 주변화하라로 요약된다. 다만 촘스키는 불평등이 개선될 수 있다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사람들이 조직화한다면, 자신들의 권리를 얻고자 싸운다면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있으며 승리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두 권의 책이 담은 메시지는 간결하고도 명확하다.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 살상 무기의 위협, 그리고 기후 변화에 따른 전 지구적 위협은 좀처럼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미국인의 삶은 팍팍해지고 있다. 그러나 희망의 끈을 놓지 말고 연대해 이겨 내라는 것이다. 구순을 맞은 학자가 사회를 보는 시선은 여전히 냉철하고, 촌철살인의 표현은 꺾이지 않았다. 미국 상류층의 생생한 민낯을 들추며 날카로운 말로 폐부를 찔러 댄다. 미국 보수층이 왜 구순의 노인을 ‘가장 위험한 인물’로 여기며 미워하는지 이해할 수 있음 직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푸틴 없으면 러시아도 없다… 구원과 애국, 18년 파워

    푸틴 없으면 러시아도 없다… 구원과 애국, 18년 파워

    “미국은 탄도요격미사일제한(ABM)조약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했고 우리의 수많은 경고에도 불구하고 미사일 방어(MD) 시스템을 계속 운영하고 있다. (미국이) 우리 동맹국에 핵공격을 한다면 러시아에 대한 핵공격으로 간주하고 즉각 보복할 것이다.”블라디미르 푸틴(66) 러시아 대통령이 대선을 보름여 앞둔 지난달 1일(현지시간) 국정연설에서 러시아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소개하며 미국을 자극했다. 비위가 상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전화 통화로 “만약 당신이 군비 경쟁을 하고 싶으면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이길 것이다”라고 응수했다고 NBC가 보도했다. 하지만 4선에 성공한 푸틴 대통령은 끊임없이 ‘세계 질서 파괴자’란 오명을 감수하며 거침없이 서방과의 일전을 불사하고 있다. 러시아의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기준 1조 4693억 달러(세계 12위)로 1위인 미국(19조 3621억 달러)의 13분의1에 불과하다. 국방비 지출은 692억 달러로 미국(6860억 달러)의 10분의1 수준이다. 그럼에도 푸틴 정권은 2014년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합병하고, 2015년부터는 시리아 내전에 적극 개입해 미국이 지원하는 시리아 반군을 공격했다. 2016년 미국 대선에 개입, 지난달 4일에는 영국으로 망명한 전직 러시아 이중간첩 암살 시도 등 여러 의혹도 사고 있다. 영국과 미국을 비롯한 24개국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지난 14일부터 러시아 외교관 150명을 추방했고, 러시아는 다시 이들 국가 외교관을 맞추방하는 등 서방과의 ‘신(新)냉전’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오는 6월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고립을 자초하는 일련의 행보에는 푸틴의 팽창주의적 대외정책뿐 아니라 지난 18년간 러시아 사회를 이끌어 온 ‘푸틴이 없으면 러시아도 없다’는 정서가 함축돼 있다. 2000~2008년 보리스 옐친의 뒤를 이어 러시아의 3·4대 대통령을 지낸 푸틴은 헌법상 3연임 금지 조항 때문에 대통령직에서 내려왔다. 대신 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를 5대 대통령으로 내세우고 ‘실세 총리’로서 막후 영향력을 행사했다. 2012년 6대 대선을 통해 크렘린으로 복귀한 뒤 대통령 임기를 6년으로 늘리고는, 지난 18일 76.7%의 높은 지지율로 7대 대선에 승리해 2024년까지 대통령직을 맡게 됐다. 미국 시사 주간 타임은 2일(현지시간) 러시아 엘리트층 어느 누구도 푸틴이 2024년 이후 권좌에서 물러날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번 임기에서 장기집권을 위한 조처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현대판 ‘차르’(황제) 푸틴의 집권 요인은 러시아에 대한 서방 세계의 압박을 대내 정치에 활용한 전략이 적중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옛 소련 시절과 같은 ‘강한 러시아’에 대한 향수를 자극해 국민들을 결집시켰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선거운동 기간 러시아의 국방력을 자랑했고 언론들은 연일 미·영이 러시아에 가하고 있는 위협에 대해 보도하는 등 반(反)서방 정서를 자극했다. 모스크바타임스가 지난달 26일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 이중간첩 암살 시도 사건의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는 영국 조사 결과가 타당하다고 믿는 러시아인은 응답자의 5%에도 미치지 못했다. 정치평론가 스타니슬라브 벨코브스키는 AFP통신에 “러시아의 대외정책은 외부 대립을 지속하면서 결속을 응축시키는, 일종의 자기파괴적 에너지로 이끌어 왔다”면서 “푸틴 대통령의 국내 기반 역시 서방과 갈등이 심할수록 공고해진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푸틴의 높은 인기를 설명하기 어렵다. 수출의 80%를 원유에 의존하는 러시아 경제는 2012년 푸틴의 3선 이후 국제 저유가와 서방의 제재로 침체 일로를 걸어왔다. 2015년 GDP 성장률은 -3.7%로 떨어졌고 2016년에는 -0.6%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푸틴의 국내 기반은 확고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달 2일 인터넷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서구식 민주주의에 대한 갈망보다 애국주의 정서가 강한 ‘푸틴 세대’를 집중 조명했다. 지난해 연말 여론조사업체 레바다 센터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러시아 성인들의 81%가 푸틴을 지지한다고 응답했으며 18~24세 청년층의 지지율은 86%에 달했다. 특히 ‘러시아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데 찬성한 응답자는 전체의 56%에 달했으나 청년층에서의 찬성률은 67%로 높았다고 WP는 전했다. 인터넷을 통해 역사상 가장 많은 외부정보를 얻을 수 있는 세대가 역설적으로 푸틴의 권위주의 정부를 뒷받침하는 기반이 된 셈이다. 푸틴이 권력을 장악한 지 18년이 지난 지금 이들 세대는 푸틴 이전의 러시아를 알지 못하고 푸틴 이외의 러시아 지도자를 상상하지 못한다. 졸업 후 언론인을 꿈꾼다는 한 청년은 WP에 “스마트폰을 통해 푸틴 정부를 비판하는 일부 독립 언론의 기사를 접하긴 하지만 지금처럼 중대한 시기에 야당에 정권을 넘기고 변화를 추구했다가는 나라가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소련은 1989년 12월 지중해 몰타에서 냉전 종식과 새로운 협력을 선언했고 2년 뒤인 1991년 12월 소련이 붕괴했다. 하지만 러시아인들은 냉전 종식 이후 미국 역대 정부들이 러시아를 동등한 파트너로 대하지 않고 패전국 취급했다는 피해의식을 느껴 왔다. 특히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2002년 ABM 탈퇴를 선언하고 MD 구축에 나서자 이 같은 인식은 확산됐다. 푸틴은 이를 활용해 ‘러시아의 수호자’ 이미지를 자처하고 나섰다. 푸틴은 특히 2008년 두 번째 대통령 임기를 마치고 총리로 물러날 때부터 자신이 러시아 역사에서 어떻게 기록될 것인가를 고심했다고 타임은 분석했다. 측근인 메드베데프가 대통령으로 있던 2011년 중동에서 ‘아랍의 봄’ 열풍과 함께 리비아 무아마르 알 카다피 정권이 전복되는 것을 보고 그 배후에 서방 국가들이 있으며 서방의 다음 목표는 러시아가 될 것이라는 확신과 자신만이 러시아를 구원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푸틴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동진에 맞서는 공세적 방어전략에 따라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합병했고 자국의 핵심 이익을 지켜내는 단호함을 보여 줘 국민들로부터 ‘푸틴이 없으면 러시아도 없다’는 인식을 심었다. 리언 에런 미국 기업연구소(AEI) 연구원은 월스트리트 기고문을 통해 “러시아 역사를 보면 전쟁을 일으키거나 제국을 확장할 때 ‘러시아는 특별하다’는 메시지를 자주 사용해 왔고 이는 푸틴의 세계관에 단초를 제공했다”고 분석했다. 푸틴의 집권 기반을 설명하는 또 하나의 기제로 러시아인의 70%가 신자인 동방정교의 힘을 빼놓을 수 없다. 동방정교는 콘스탄티노플(지금의 터키 이스탄불)을 근거지로 한 비잔틴(동로마) 제국(395~1453년)의 유산으로 러시아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그리스, 세르비아 등 동유럽 대다수 국가의 제1종교다. 역대 러시아 황제는 비잔틴 제국의 계승자와 동방정교의 수호자임을 자처해 왔고 마찬가지로 푸틴도 동방정교의 수호자 이미지를 부각하며 정교회의 정치적 후광을 받았다. 2011년 11월 당시 총리였던 푸틴이 이듬해 세 번째 대통령 출마를 선언하자 격렬한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푸틴의 도움 요청을 받은 그리스 동방정교 아토스산 바토페디 수도원의 에프라임 신부는 동방정교에서 성물(聖物)로 여기는 ‘성모 마리아의 허리띠’를 지참하고 러시아로 가 39일 동안 이를 순회 전시했다. 이 기간 300만명이 넘는 순례자들이 불임여성도 잉태하게 한다는 이 성물에 참배했다. 공항에서 에프라임 신부를 영접한 푸틴은 자연스럽게 이 성물의 첫 번째 참배객이 됐다. 이 모습은 고스란히 TV 생중계로 러시아 전역에 방송됐고 푸틴은 성물을 러시아로 가져온 수호자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2012년 2월 러시아 대선을 앞두고 키릴 대주교는 “소련 해체 이후 러시아는 혼돈의 상태였으나 신과 현명한 지도자의 도움으로 빨리 회복할 수 있었다”고 푸틴에게 감사하기도 했다. 자기 확신에 가득 차 국제 규범 위반에 스스럼없는 푸틴 정권의 성향상 신냉전은 예측하기 어려운 양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폴란드의 러시아 전문가 블라디미르 이노젬세프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푸틴은 냉전 당시 소련 지도자들과 달리 유럽의 기존 질서를 약화시킬 그 어떤 정책도 추구할 준비가 돼 있다. 그러면서도 러시아가 가해국이 아닌 피해국이라고 한다”고 평가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성매매 근절법 청원 7만명 넘어…“포주·성구매자만 처벌해야”

    성매매 근절법 청원 7만명 넘어…“포주·성구매자만 처벌해야”

    스웨덴 정부 “성매매 종사자·길거리 성매매 절반 이상 감소” 성매매 근절을 위해 포주와 성구매자만을 처벌하는 성매매법(노르딕모델)을 도입해달라는 국민청원이 7만명을 돌파했다.이 청원의 마감일인 2일 오전 10시 30분 기준 이같은 내용에 동의한 시민은 7만1501명으로 집계됐다. 청와대 답변 기준인 20만명을 충족하지는 못했지만 상당 수 시민들이 이 청원에 동의했다. 글쓴이가 효과적이라고 주장한 노르딕 모델이란 사회민주주의에 기반한 북유럽 국가들의 경제·사회적 모델이란 뜻으로 성매매 자체를 금지해 관여자를 모두 처벌하는 대신 성매수자 쪽만 처벌해 수요를 차단하는 입법 태도를 일컫는다. 1999년 스웨덴이 처음으로 성매수자의 처벌에 집중하는 성구매행위법을 제정한 이후 노르웨이, 핀란드, 북아일랜드, 캐나다, 프랑스가 비슷한 취지의 법제도를 채택했다. 2010년 스웨덴 정부는 보고서를 통해 노르딕 모델을 채택하고 있는 국가에서 성매매 종사자와 길거리 성매매가 50%이상 감소했으며 성구매 남성 수 또한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글쓴이는 포주와 성구매자만을 처벌해야 하는 이유로 “현재 불법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한국의 성매매는 한국 남성들이 잘못된 성인식을 가지게 만들고 미성년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성매매를 효과적으로 근절하고 성매매된 여성들이 성매매를 하지 않더라도 살아갈 수 있도록 ‘성매매법 노르딕 모델’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성매매 된 여성들을 함께 처벌하면 성매매 된 여성들이 심각한 피해와 학대를 당해도 처벌이 두려워 신고를 하지 못하고 숨어들기 때문에 성매매단속이 더욱 어려워지며 범죄기록이 생기면 그 여성들이 성산업에서 벗어나기는 더욱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성매수자와 포주, 알선자만을 처벌하면 성산업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여성들이 성산업에서 보다 쉽게 벗어날 수 있으며, 신고도 활발해진다고 주장했다. 신고 당할 것을 우려하는 성매수자들은 여성들을 학대하지 않거나 성매수 자체를 포기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글쓴이는 끝으로 “노르딕 모델을 도입하면 ‘문란한 성생활 비난’에 초점이 맞추어진 인식이 ‘인간의 몸에 대한 권리를 사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는 인식으로 변화 할것”이라면서 “수요가 줄어들면 공급도 줄어들고 성착취를 통한 인권유린도 줄어들것이다”라며 이 같은 청원을 제안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혐오를 혐오하자] “저런 것들은 맞아 죽어야 해”…뒤틀린 분노가 혐오로

    [혐오를 혐오하자] “저런 것들은 맞아 죽어야 해”…뒤틀린 분노가 혐오로

    혐오를 혐오하자 <1> 불평등이 낳은 혐오 ‘모든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로우며 그 존엄과 권리에 있어 동등하다’ 세계인권선언의 제1조 조문 중 일부다. 유엔이 세계인권선언을 선포(1948년 12월 10일)한지도 햇수로만 70년이 흘렀다. 그동안 세계 각국, 적어도 유엔 회원국 중 상당수는 세계인권선언에 명시된 인류의 보편적인 기본권을 보호하고 증진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하지만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은 특수학교 설립에 반대하는 주민들 앞에서 무릎을 꿇었고, 중국동포들이 많이 사는 지역을 범죄소굴로 묘사한 영화가 개봉됐다. 지역 주민들의 인권 보호·증진을 목표로 하는 조례가 ‘성소수자 차별 금지 규정을 포함한다’는 이유로 폐지하자는 안건이 지방의회에서 가결됐다. 최근에는 성별·지위에 따른 불평등한 권력관계 안에서 성폭력을 당한 여성들이 ‘미투(#MeToo·나도 말한다) 운동’에 힘입어 어렵게 용기를 내고 있지만, 가해자들에겐 너그럽고 피해자들에겐 가혹한 시선을 보내는 현실은 여전하다. 우리나라 인권의 현주소다. “한 번은 택시를 탔는데 기사가 저한테 깔깔 웃으면서 묻더라고요. ‘몰래 연애하다가 부모한테 맞아서 목발 짚게 됐지?’라고요. 할 말이 없어서 가만히 있었는데 ‘연애 해봤냐’, ‘결혼은 했냐’, ‘섹스는 했냐’라고···. 처음 봤는데 그런 소리를 해요.” (청각·지체장애인 A씨) “어떤 사람이 저한테 늘 정해진 시간에 카톡으로 ‘따봉’ 이모티콘을 계속 보내더라고요. 그러다 외모 평가를 당하고 나서는 제가 ‘제 휴대폰 번호를 어떻게 알았느냐’고 메시지를 보냈거든요. 그런데 그 쪽에서 ‘나랑 차 한 잔만 하자’고 보내더라고요. 그러다가 또 카톡이 왔어요. 아직도 잊히지가 않아요. ‘내가 널 본 적이 있다. 네가 집에서 잠옷을 입은 상태로 안경을 끼고 부스스한 얼굴로 나오는 게 마음에 든다’라고.” (여성 B씨) 위 사례들은 일상에서 피해자들이 당하는 성적 언동 사례들이다. 이렇게 상대방에게 수치심과 모욕감, 두려움을 주는 말과 행동은 주로 사회적 소수자를 겨냥하고 있다. 여성, 장애인뿐만 아니라 이주민, 성소수자 등 다른 소수자 집단도 표적이 되고 있다. “한국인들이 ‘어디서 왔느냐’, ‘종교는 뭐냐’고 묻고는, ‘아내가 몇 명이냐’ 이런 말을 불쑥 던지고 ‘밤 생활은 어떠냐’고 계속 묻기도 하죠.” (이주민 C씨) “군대 신체검사장에서 ‘호르몬 투여 중’이라고 밝히면 보통 호르몬 투여 증빙 서류하고 CT 결과 그 정도만 보는데요. 신체 일부를 대놓고 보여 달라고 한 의사가 있었어요.” (트랜스젠더 D씨의 목격 사례)상대가 ‘마이너리티’에 속한다는 이유로 그를 모욕하고 멸시하거나, 배제하고 차별하면서 그의 존엄성을 부정하는 행위를 ‘혐오’라고 부른다. 그것이 말과 행동으로 나타난 것이 ‘혐오표현’이다. 김형완 인권정책연구소장은 “혐오는 단순히 개인의 기호 또는 주관적 감정이 아니라 약자에 대한 차별이 존재하는 사회적 맥락 속에서 생기는 사회적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공개한 ‘혐오표현 실태조사 및 규제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오프라인에서 혐오표현을 경험했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성소수자 응답자의 92.2%가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장애인(87.5%)과 여성(78.4%)의 혐오표현 경험 정도도 높았다. 이주민 집단의 경우 63.2%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하지만 보고서는 “이주민은 이주민 밀집 지역에 거주하거나 이주민이 많이 일하는 직장에서 일하고, 이주민 공동체 내에서 주로 인간관계를 맺는 등 한국인과의 접촉면이 넓지 않고 한국어 이해 능력에 따라 혐오표현을 경험하더라도 이해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다른 집단에 비하여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온라인에서 혐오표현을 경험한 비율은 매우 높았다. 성소수자 응답자의 98.0%, 장애인 응답자의 95.0%, 여성 응답자의 90.4%가 온라인에서 혐오표현을 경험했다고 토로했다. 이주민 응답자의 온라인 혐오표현 경험 비율은 50.0%로 다른 집단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지만, 오프라인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보고서의 설명이다. 약자와 소수자를 향한 혐오표현이 쏟아지고 있는 원인으로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는 ‘사회·경제적 불안’을 꼽았다. 특히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 이후 경쟁이 심화되면서 혐오표현이 더욱 두드러졌다는 설명이다. 홍 교수는 “불평등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을 약자에게 표출하는 것이 혐오표현”이라면서 “강자와 기득권에 맞서 싸울 여력이 없으니 약자에게 분노의 화살을 돌리는 셈”이라고 말했다. 즉 여성, 장애인, 이주노동자, 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를 차별이 없어야 하는 대등한 관계가 아니라 ‘위협의 대상’으로 여기는 것이다. 혐오표현의 발화 형태는 다양하다. 성적 언동 외에도 폭력과 차별로 나타나기도 한다. “중학교 때는 ‘장애인 새끼야’라는 말을 들으면서 빗자루로도 맞아보고 대걸레로도 맞아봤어요. 고등학교 때는 수학여행에 갔는데 애들이 저만 혼자 방에 들어가라고 한 다음에 ‘너 여기서 혼자 자, 우리는 다 같이 라면 끓여먹고 잘게’하고.” (발달장애인 E씨) “식당에서 일을 할 때 저하고 한국인 아줌마 다섯 명이 근무했어요. 남자 관리자가 있는데, 월급이 나올 때 그 사람이 저한테 그래요. 통장에 월급이 들어갈 텐데 월급에서 현금 5만원을 빼서 자기한테 주라고. 저는 한국사람이 아니니까 말을 못하고 일을 잘 못하고, 이 아줌마들 너무 수고하니까 (그 돈으로) 음료수 사야 한다고. 어이가 없죠. 그래도 어떻게 해요. 저는 외국인인데.” (이주민 F씨)폭력을 암시하거나, 근거 없는 편견을 조장하는 행위도 혐오표현에 해당한다. “친구가 겪은 일인데, 퀴어퍼레이드가 열렸을 즈음인데 직장에서 동료들이 뉴스를 보고 성소수자가 화제에 오른 거예요. 그때 동료들이 ‘만약 내 옆에 ‘저런 것들’이 있으면 다 때려 죽이겠다’는 말을 했다고 해요.” (게이 G씨) 상대방을 단지 보호의 대상으로, 호의를 베풀어야 하는 대상으로 보는 것도 당사자들에게는 혐오로 다가온다. “언젠가 사진을 대놓고 찰칵하면서 찍는 사람이 있어서 왜 찍느냐고 저지하니까 ‘낫게 해주려고 한다. 기도하면 나을 수 있으니까 사진을 찍어놓고 보면서 기도해주려고 한다’고 하는 거죠.” (지체장애인 H씨) 사회적 약자를 향한 혐오는 ‘모럴 패닉’(moral panic)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기존에 익숙한 사회의 도덕적 기준이 흔들릴 때 사람들은 불안감을 느낀다. 익숙하지 않은 소수 집단이 사회 전체 질서를 무너뜨린다고 여긴다. 지난달 벌어진 EBS ‘까칠남녀’ 사태가 바로 그런 경우다. 프로그램 ‘까칠남녀’는 국내 최초 젠더 토크쇼를 표방하며 다양한 성 담론을 다뤘다. 하지만 지난해 12월과 올 1월 두 차례에 걸쳐 성소수자 특집편을 방영한 후로 일부 시청자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교육방송에 성소수자들이 출연하면 청소년들이 정체성에 혼란을 느낀다는 논리였다. 결국 프로그램은 논란에 휩싸여 조기 종영됐다. 최근 우리나라는 다문화 가정이 늘고 있다. 이주민이 전체 인구의 10%를 넘어서면 통상 다문화 사회로 분류한다. 현재 국내 외국인 주민은 171만여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3.4%를 차지한다. 지난 10년 동안 3배 가까이 증가했다. 그러나 인종이 다양해진 것일 뿐 한국 사회의 포용성이 확대된 것은 아니다. 이주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높아지고 있다. 재외동포재단이 GRI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7월 31일부터 8월 25일까지 성인남녀 820명을 대상으로 ‘재외동포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최근 공개했다. 그런데 ‘외국인 노동자를 대한민국 구성원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응답이 61.1%에 이르렀다. 2013년 같은 조사 때의 응답률 57.5%보다 3.6% 높아졌다. 외국인 노동자도 대한민국 구성원이라고 대답한 비율은 3.6%포인트 낮아진 38.9%에 그쳤다. 이는 캐나다와 대조적이다. 캐나다는 이민자의 나라답게 ‘다양성’을 중시한다. 2016년 캐나다 통계청 인구조사 결과 국민 5명 중 1명이 이민자로 나타났다. 그렇기에 자신과 다른 삶의 방식도 편견없이 포용한다. 지난해 7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를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캐나다군이 트위터를 통해 “모든 성적 취향과 성 정체성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다양성은 우리의 힘’이라는 해시태그(#)를 붙였다.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소수자에 대한 혐오가 커지면 사회 구성원 사이의 대화가 실종된다”면서 “구성원들의 소통과 토론이 사라지면 결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안희정 두 번째 피해자 고소… 신변보호 절차 문의

    안희정 두 번째 피해자 고소… 신변보호 절차 문의

    정봉주 의혹 규명은 경찰이 맡아성폭행 폭로에 휩싸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대한 두 번째 고소장이 검찰에 접수됐다.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 직원 A씨의 대리인인 오선희·신윤경 변호사는 14일 오후 안 전 지사를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및 추행, 강제추행 혐의로 수사해 달라는 고소장을 서울서부지검에 제출했다. A씨는 지난 7일 안 전 지사가 설립한 싱크탱크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에서 근무하던 2015∼2017년 세 차례 성폭행과 네 차례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안 전 지사의 정무비서 성폭행 혐의를 수사 중인 검찰은 A씨의 고소 내용을 검토하고 비공개로 피해자 조사를 마친 뒤 안 전 지사를 재소환해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5일 김지은 전 충남도 정무비서는 지난해 6월부터 8개월에 걸쳐 안 전 지사로부터 네 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하고 안 전 지사를 고소했다. 오 변호사는 이날 A씨의 고소장 제출 뒤 기자들을 만나 “피해자가 말 못할 상황에서 용기를 냈는데 오히려 이름이나 얼굴, 사는 곳 등이 밝혀지면서 삶이 하나하나 남들에 의해 해체되는 과정을 굉장히 두려워하고 힘들어한다”며 “차분하게 조사를 받을 수 있게 도와 달라”고 당부했다. 오 변호사는 검찰에 A씨에 대한 비공개 조사를 요청하고 신변 보호 절차 등을 문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A씨가 신변에 위협을 느끼고 있는지 기자들이 묻자 오 변호사는 “아무래도 그런 면이 있다”고 답했다. 서부지검에 고소장을 낸 이유에 대해서는 “범행 발생 장소가 서부지검 관할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봉주 전 의원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진실 규명은 경찰이 맡게 됐다. 서울중앙지검은 정 전 의원이 자신의 성추행 의혹을 보도한 언론사 기자 6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서울경찰청으로 내려보내고 공안2부(부장 진재선)가 수사지휘를 하도록 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정치·경제 공세의 ‘일대일로’… 유럽 ‘시진핑 공포’ 확산

    정치·경제 공세의 ‘일대일로’… 유럽 ‘시진핑 공포’ 확산

    유럽에 16개국 30억 유로 투자 中·CEE 밀착시 EU영향력 약화 유럽, 對中 전략 새판짜기 제기 “유럽이 대중국 단일 전략을 세우는 데 실패하면, 중국이 유럽을 분열하는 데 성공할 것이다”(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외무장관)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한 공포가 서방에서 피어오르고 있다. 시 주석이 이번 양회를 통해 장기집권의 수순을 밟아가는 것을 확인하면서 중국 정치·경제를 경직시켜 세계경제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특히 유럽에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시 주석의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전략이 유럽을 분열시키고 영향력을 키워갈 것이라는 우려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4일(현지시간) 시 주석의 장기집권으로 현재 중국의 대유럽 정책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NYT는 “중국이 중동부유럽(CEE) 국가에 대규모 투자를 해 유럽을 분열하려 한다는 비난이 인다”면서 “유럽 지도자들은 중국의 거침없는 정치·경제적 공세를 걱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슬로베니아와의 협약을 끝으로 CEE 전체 16개국과 일대일로 협약을 완성했다. 당시 리커창 중국 총리는 CEE 16개국에 30억 유로(3조 9853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오래전부터 CEE에 공을 들였다. 미국의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중국은 2012년부터 CEE에 약 150억 달러(16조 1295억원)를 투자했다. 헝가리와 폴란드의 지난해 전체 투자 유치 금액 가운데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40%, 20%였다. 일대일로의 한 방편으로 중국은 CEE 국가의 인프라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내년 완공을 목표로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와 세르비아의 수도 베오그라드를 잇는 고속철도를 건설하고 있다. 고속철도가 완성되면 현재 8시간 걸리는 부다페스트~베오그라드 구간을 2시간 30분 만에 주파할 수 있게 된다. 2013년 시작한 이 프로젝트의 총 비용은 29억 달러다. 시 주석이 구상한 육상 실크로드는 중앙아시아와 중동,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이어지는데 유럽에서는 폴란드, 헝가리, 세르비아, 알바니아 등 동유럽을 거쳐 이탈리아 베네치아까지 닿는다. 뿐만 아니라 중국은 지난해 9월 보스니아 헤르제고비나에 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했다. 중국개발은행이 3억 5000만 유로(약 4650억원)를 대출해 줬고 시공도 중국 기업이 했다. 이외에도 루마니아에 원자력발전소, 세르비아에 석탄화력발전소, 알바니아에 풍력발전소, 크로아티아에 태양열·지열발전소 건설을 추진 중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해 “CEE가 중국과 밀착하면 유럽연합(EU)의 결집력이 약해질 것”이라면서 “중국은 CEE에 대한 영향력을 키워 중국에 대한 EU의 대응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CEE 16개국 가운데 EU 회원국은 체코, 폴란드, 헝가리 등 11개국이다. 세르비아 등 발칸 5개국은 EU 비회원국이다. 영국 런던에 있는 싱크탱크 유럽외교관계위원회(ECFR)의 아시아 전문가인 앙겔라 스탄젤은 “중국이 유럽을 분열하고 지배력을 행사하는 것이 가장 큰 걱정거리”라면서 “시 주석은 여생 동안 권좌에서 내려오지 않을 것이다. 유럽은 안보와 경제를 더 튼튼히 지켜야 한다. 새 대중국 전략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프랑수아 고드망 파리정치대 교수는 “시 주석은 통합과 자유라는 가치를 폐기했다”며 “중국은 노골적으로 민주주의와 체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는 시 주석의 장기집권과 관련해 “덩샤오핑(鄧小平)이 1980년대 마오쩌둥(毛澤東)과 같은 독재의 폐해를 막고자 마련한 국가 주석직의 임기 제한을 없애는 것은 중국 경제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덩은 견제와 균형 장치가 없는 중국 공산당의 일당 독재 체제를 보완하기 위해 ‘7상8하’(67세면 유임되고 68세면 은퇴한다)의 불문율을 마련하고 국가 주석직의 임기를 10년으로 제한했었다. 서울 강신 기자 xin@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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