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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미니즘은 원래 야만적이다” 할례 폐지 앞장선 아랍 여성운동 대모 [김정화의 WWW]

    “페미니즘은 원래 야만적이다” 할례 폐지 앞장선 아랍 여성운동 대모 [김정화의 WWW]

    “세계에는 ‘이집트’하면 두 개밖에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피라미드, 그리고 나왈 엘 사다위요.” 이집트의 여성주의 단체 나즈라의 대표 모즌 하산의 말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보수적인 자국과 아랍 문화권을 넘어 전세계에 영향을 미친 이집트 여성운동의 대모 나왈 엘 사다위(89)가 지난달 21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 그는 최근까지도 이어지던 여성 성기 절제(할례) 관습을 없애고자 수십년간 앞장섰고, 서구 백인 여성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페미니즘 논의를 아랍 여성의 입으로 다시 쓰며 수많은 이들의 삶을 바꿨다. “이집트에서 가장 급진적인 여성”, “야만적이고 사나운 여자”로 불리던 그의 삶을 돌아봤다.6살 때 성기 절제 수술 “육체적 고통과 끔찍한 충격”사다위는 1931년 이집트 작은 마을인 카프르 탈라에서 아홉명 중 둘째로 태어났다. 부모 모두 고등 교육을 받은, 그 시절 흔치 않은 부유한 집안이었다. 아버지는 대학을 졸업해 정부 교육부 공무원으로 일했고, 오스만제국 출신의 어머니 역시 프랑스 교육을 받았는데 이들은 아들뿐 아니라 딸에 대한 교육 역시 중요하다고 봤다. 하지만 여성이 결코 성에 대해 자유롭게 털어놓거나 낙후된 여성 인권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시절은 아니었다. 사다위는 “어머니는 남녀가 평등하다고 말하곤 했지만, 나는 끊임없이 그렇지 않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 그는 이모가 딸만 셋 낳았다는 이유로 남편에게 손찌검당하는 모습을 봤고, 할머니가 “남자아이 한명이 여자아이 15명보다 더 가치가 있다. 여자애는 역병이다”라고 말하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6살에 겪은 할례의 경험은 그에게 결코 지울 수 없는 상처와 기억으로 남았다. 여성 할례, 또는 여성 성기 절제(FGM)는 아프리카, 중동 지역에서 여성의 성욕 억제와 외도 방지 등을 목적으로 수천년간 이어진 관습이다. 4~8세 여자 아이들의 성기 일부를 자르거나 봉합해 ‘정숙한 여성’이라는 것을 증명하는데, 사다위는 훗날 그의 대표작인 ‘이브의 숨겨진 얼굴’(The Hidden Face of Eve·1977)에서 당시의 끔찍한 경험을 상세히 설명한다. 어느날 밤 침대에서 화장실로 끌려간 그는 “알몸으로 누운 타일 바닥의 차가움과, 누군가 계속 입을 막던 것을 기억한다”며 “그들이 내 몸에서 무엇을 잘라냈는지 몰랐고,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 그저 울기만 했다”고 했다. 가장 큰 충격은 미소 짓는 사람들 사이에서 어머니의 모습을 봤을 때다. 그는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어머니가 웃으며 대화를 하고 있었다”며 육체적 고통뿐 아니라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고 묘사했다. 그가 여성 할례에 대해 평생 싸워야겠다고 마음먹은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감옥서 휴짓조각에 비망록…50여권 책으로 유명세사다위를 더욱 유명하게 한 건 작가로서의 그의 탁월한 능력이다. 검열과 투옥, 살해 협박과 죽음의 공포에도 굴하지 않고 연극, 소설, 단편 소설 모음, 논픽션 등 50여권의 책을 썼다. 그는 의대를 졸업하고 병원에서 의사로 일했는데, 자신처럼 할례를 받아 평생 고통에 시달리는 수많은 여성을 보고 느낀 분노는 고스란히 활자로 남았다. 책 ‘여성과 성’(Women and Sex·1971)에서 사다위는 여성의 신체와 성에 대한 사회의 무지와 이중잣대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착취적인 결혼은 매춘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고 의학 지식을 바탕으로 성별 간 차이는 가부장적 관행에 의해 사회적으로 구성된다고 적었다. 오늘날엔 당연하지만 1970년대 아랍 국가에서는 너무나 급진적이던 그의 주장은 곧장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출판 직후 이집트 공중보건 교육 국장직에서 해고됐고, 그가 창간한 잡지는 문을 닫았다.1981년에는 안와르 사다트 정권에서 민주주의와 자유를 외치다 1500명의 반체제 인사들과 함께 수개월간 옥살이를 하기도 했다. 감옥에 펜이나 공책이 반입되지 않자 눈썹 화장용 아이브로우 펜슬과 두루마리 휴지에 비망록을 썼는데, 이는 나중에 ‘여성 교도소 회고록’(Memoirs from the Women’s Prison·1984)으로 출판됐다. 사다트 대통령이 암살된 뒤 석방됐지만, 이후 수년간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에게 살해 위협을 당했고 미국으로 망명해야 했다. 원래 작가가 되고 싶었지만, 부모의 설득으로 의사가 된 그에게 글이란 부조리한 사회에 균열을 낼 수 있는 ‘무기’였다. 그는 책 ‘이시스의 딸’(A Daughter of Isis·1999)에서 “글쓰기는 국가의 통치자가 행사하는 독재적 권력, 그리고 가부장적 집안에서 아버지나 남편이 행사하는 권위와 싸우는 무기가 됐다”고 썼다. 오랫동안 고초를 겪었지만 사다위는 과거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책을 쓴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다시 태어나도 같은 책을 쓸 것”이라며 “성별, 계급, 식민주의, 할례와 강간, 자본주의가 어떻게 사람들을 억압하는지 등 과거 쓴 내용은 오늘날에도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사다위의 책은 40개 이상 언어로 번역됐고, 각국 대학으로부터 명예 학위를 받았다. 지난해에는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의 여성 100인’ 중 한 명으로 선정돼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다.“아랍의 시몬 드 보부아르? 사다위는 그냥 사다위다” 미국이나 유럽 등 지구의 북부 국가들에서 주로 이뤄지는 여성운동의 한계에도 비판적이었다. 그는 “페미니즘은 미국 여성이 발명한 게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가부장제와 남성 중심적인 종교 문화, 제국주의는 국가를 가리지 않고 여성을 억압한다”고 말했다. 아랍 여성의 이야기가 서구에서 단편적으로 다뤄지는 것에 비판적이었고, 기독교가 유대교보다 더 낫다는 식의 비교를 용납하지 않았다. 글로벌 매체 더컨버세이션의 아프리카판은 “사다위는 여성 할례를 ‘야만적’이라고 부르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지만,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여성을 구분하는 것에는 저항했다”며 “신체적으로는 아니더라도, 모든 여성은 ‘정신적인 할례’를 받는다고 본 것”이라고 했다.실제 사다위가 일으킨 변화는 결코 백인 중심의 페미니즘 역사에 뒤지지 않는다. 그의 투쟁으로 2008년 이집트 의회에선 마침내 할례 시술을 한 자를 처벌하도록 하는 법안을 만들었다. 이후에도 암암리에 할례는 이뤄졌지만, 계속된 싸움 끝에 사다위가 사망하던 날 이집트 상원은 이 처벌을 최대 징역 15년형으로 강화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이집트 유명 여성운동가이자 뉴스레터 ‘페미니스트 자이언트’를 펴내는 모나 엘타하위는 “나는 사다위를 ‘아랍의 시몬 드 보부아르’라고 지칭하는 데 분노한다. 우리는 백인 페미니스트의 ‘로컬’ 버전이 아니다”라며 “사다위는 사다위다”라고 말했다. 사다위는 지속적인 여성 운동과 인식 개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할례 폐지 이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할례를 하는 여성의 수는 여전히 많다. 법이 생긴다고 해서 뿌리 깊은 습관을 바꿀 수는 없다”며 “교육이 필요하다. 할례가 정당하다고 세뇌당한 부모와 소녀들 자신의 마음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과거 한 인터뷰에서 그가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 환상적인 일을 해서가 아니라 결코 변하지 않고 타협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 것처럼, 별세 이후 수많은 이들의 추모 행렬이 이어지는 것도 그의 끊임없는 실천과 노력 덕분이다. 사다위가 선택한 공식 대변인이자 번역가, 친구인 옴니아 아민 박사는 “삶을 감동시키고, 사람들의 마음, 정신, 영혼에 문화 혁명을 일으킨 여성”이라고 했고, 엘타하위는 “사다위는 페미니즘이 우리가 ‘수입’하는 게 아니라 이 지역에 토착하고 있다는 것을 상기시켰다”고 했다. 그는 “페미니즘은 누군가를 어르고 달래는 게 아니다. 여성혐오자를 겁주고 가부장제를 파괴하는 것”이라며 “그게 사다위의 본질이자 페미니즘의 본질이다. 페미니즘은 야만적이고 위험해야 한다는 걸 가르쳐줬다”고 강조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나왈 엘 사다위는 누구 · Nawal El Saadawi (نوال السعداوي)1931 이집트 카프르 탈라 출생1955 카이로 의대 졸업1963 이집트 공중 보건 교육 국장 임명1972 ‘여성와 성’(Women and Sex) 출판, 이후 공중 보건 국장직 해고1977 ‘이브의 숨겨진 얼굴’(The Hidden Face of Eve) 출판1979~1980 유엔 여성기구 북아프리카·중동 지부 고문1981~1982 안와르 사다트 정권에서 반체제 인사로 구속돼 투옥1984 ‘여성 교도소 회고록’(Memoirs from the Women’s Prison) 출판2004 이집트 대통령 선거 출마   유럽평의회 남북상 수상2011 무바라크 축출 시위2015 BBC ‘올해의 여성 100인’ 선정2020 타임지 ‘올해의 여성 100인’ 선정2021 이집트 카이로에서 사망
  • 한미일 안보실장 “북 비핵화 위해 협력...유엔 결의 이행 필요”

    한미일 안보실장 “북 비핵화 위해 협력...유엔 결의 이행 필요”

    한미일 3국 안보실장이 북한의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국 간 협력을 통한 공동대응 의지를 재확인했다. 또한 북한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완전한 이행이 긴요하다는 점도 동의했다. 2일(현지시간)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기타무라 시게루 일본 국가안보국장은 워싱턴DC 인근 해군사관학교에서 대면 회의를 개최한 뒤 백악관이 배포한 한미일 안보실장 언론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3국 안보실장은 성명을 통해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를 협의하고 인도태평양 안보를 포함한 공동 관심사를 논의하기 위해 만났다”며 “공동의 안보 목표를 보호하고 진전시키기 위해 협력하겠다는 확고한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는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3국의 고위급 관리가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이는 회의였다. 미국의 새로운 대북정책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려는 목적이 가장 컸던 이날 회의는 한미일 3자와 함께 한미, 한일, 미일 양자를 병행하며 온종일 진행됐다. 이들은 성명에서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관한 우려를 공유했다”며 “비핵화를 향한 3국 공동의 협력을 통해 이 문제를 대응하고 해결하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또한 핵 확산 방지와 함께 한반도에서 억지력을 강화하고 평화와 안정 유지를 위해 협력하는 데 있어 북한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완전한 이행 필요성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한반도 주변국 공조를 통한 비핵화 해법을 강조한 가운데, 북핵이 한미일의 공동 위협이라는 인식 속에 핵문제 진전을 위해 3국이 긴밀히 협력·조율해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성명에 대해 로이터 통신은 “한미일이 북한에 대한 압력을 지속하기로 합의한 것”이라고 평가했고, 블룸버그통신도 “북한의 새로운 도발 신호를 보낸 단거리 발사시험에 뒤이어 3국이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경종을 울렸다”고 말했다. 성명은 3국 안보실장이 한국 이산가족의 재회와 (일본인) 납북자 문제의 신속한 해결에 관한 중요성을 논의했다면서 “미국은 한국과 일본 양국에 지속적인 동맹의 헌신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3국 안보실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향후 전염병 대유행 예방, 미얀마 민주주의 즉각적 복원 촉진 등을 논의했다면서 “유대관계를 강화하고 공동의 민주적 가치에 기반한 공동 비전을 진전시키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中 ‘노골적 경제보복’ 위협에… 동맹 내 균열 다독이는 美

    中 ‘노골적 경제보복’ 위협에… 동맹 내 균열 다독이는 美

    나토 찾아 트럼프 시절 훼손된 동맹 부활“中과 기후변화·코로나 대응 협력할 수 있어”EU, 무역 등 비군사 분야 中 단절 불가능美 동맹국의 양자택일 곤란함 이해한 듯中언론 “감정싸움 번져 투자 등 파탄 직전”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24일(현지시간) ‘동맹국에 미중 사이에서 양자택일을 강요하지 않겠다’고 발언한 것은 미국이 이끄는 민주주의 연합 내 ‘균열 다독이기’ 의도로 보인다. 유럽연합(EU)이 미국과 보조를 맞춰 신장위구르족 인권 탄압 관련 대중 제재를 단행한 여파로 중국과 EU 간 투자협정이 공전하는 등 파열음이 나오는 국면이기 때문이다. 이날 벨기에 브뤼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본부에서 블링컨은 “전 세계의 동맹과 파트너십을 재확인하고 다시 활성화하기 위해 브뤼셀에 왔다”고 연설을 시작했다. 이어 동맹국 집단방위 규정인 나토 헌장 5조를 강조한 뒤 “미국은 나토에 전적으로 전념하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훼손시킨 대서양 동맹에 대한 부활 의지를 드러냈다. 블링컨은 이어 중국·러시아·북한·이란 등을 미 동맹의 군사적 위협으로, 이와 별도로 중국과 러시아를 기술·경제 등 비군사적 위협으로 지목했다. 이 대목까지는 지난 19일 알래스카에서 열린 미중회담 기류가 유지되는 듯 보였다. 알래스카 회담에서 미중은 서로 불신만 확인했고, 이후 ‘신냉전 체제가 도래했다’는 평가가 대세를 이뤘다. 하지만 이어진 대목에서 블링컨은 기후변화나 코로나19를 사례로 들며 “중국과 협력할 수 없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다른 톤의 메시지를 던졌다. 동맹국들이 중국과 서로 다른 수준의 관계를 맺고 있는 점도 이해한다고 했다. 이데올로기에 따라 동서 진영이 완전히 단절됐던 ‘20세기 냉전의 회귀’가 미국이 그리는 그림은 아님을 명시적으로 밝힌 셈이다. 미국·EU·나토 진영과 중국 간 단절이 불가능해진 현실적 요인은 ‘무역’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해 12월 30일 미국이 강하게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EU 간 포괄적 투자협정 체결 합의가 이뤄졌다며 “(그러나 최근) 중국과 EU 간 상호 제재가 감정싸움으로 번져 양측이 추진해 온 투자협정이 파탄 직전에 몰렸다”고 전했다. 실제 ‘EU의 신장위구르족 인권 탄압 관련 중국 관리 4명 제재(22일)→ 중국의 유럽 인사 19명 맞불 제재(23일)→ 유럽의회의 중·EU 투자협정 검토 회의 취소(23일)’가 속전속결로 이뤄진 장면은 양 진영 간 전선이 경제, 통상의 분야로 쉽게 확장될 수 있음을 상기시켰다. 더욱이 트럼프 시대를 지나면서 대중 무역의존도가 더욱 높아진 유럽 국가들의 경우 중국의 노골적인 경제보복을 우려해 ‘완전하게’ 미국의 편에 서기 어려워졌다. 동맹들이 에너지·군사 분야에서 러시아와의 협력을 확장하는 단계까지 미국이 용인할 수 있을지는 향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블링컨은 이날 독일과 러시아 간 천연가스 가스관 건설사업인 ‘노르트 스트림2’ 관여 기업이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될 수 있음을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에게 경고했다. 뉴욕타임스는 나토 회원국인 터키가 ‘러시아판 사드’인 S400 추가 구입 의사를 밝힌 것을 새로운 뇌관으로 봤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기자협회 “미얀마 군부 언론탄압 규탄” 성명 발표

    기자협회 “미얀마 군부 언론탄압 규탄” 성명 발표

    한국기자협회가 미얀마 군부 쿠데타를 비판하고 미얀마 시민의 불복종 시위를 지지하는 성명을 22일 발표했다. 기자협회는 성명에서 “미얀마 당국이 민주화 시위를 적극적으로 보도한 언론사 5곳을 강제 폐쇄하고, 독립 언론 매체의 기자 10명을 고소하고 12명을 재판 없이 구금했다”며 “정당성 없는 군부의 언론 탄압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화 시위를 보도하는 국내외 언론도 유혈 진압 규탄과 연대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미국의 전문직 기자협회는 현지에서 취재하다 체포된 기자들을 석방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총칼 앞에 언론의 자유가 위협받고 있는 현실은 80년 5월 광주를 떠올리게 한다”며 “우리는 미얀마가 쿠데타를 끝장내고 민주주의를 쟁취하는 그날까지 시민들의 항쟁에 함께 할 것을 약속한다. 국민을 이기는 권력은 없다.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미중, 알래스카서 이틀간 고위급 회담…시작부터 强대强 정면 충돌

    미중, 알래스카서 이틀간 고위급 회담…시작부터 强대强 정면 충돌

    미국과 중국이 18일(현지시간)부터 이틀 간 미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열리는 고위급 회담에서 초반부터 거친 언사를 주고받으며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는 등 파열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시작부터 의례적인 덕담은 생략한채 곧바로 서로의 약점을 파고드는 `강(强) 대 강(强)’의 정면 충돌이 빚어진 것이다. 이날 고위급 회담은 미국 쪽에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나섰고, 중국에선 양제츠(楊潔篪)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위원과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참여해 `2+2` 형태로 열렸다. 특히 미중 양국 고윕급이 직접 만난 것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처음인 만큼 향후 두나라 관계를 가늠할 수 있는 풍향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양측은 19일 오전까지 모두 세차례로 나눠 3시간씩 9시간에 걸친 `마라톤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하지만 언론에 공개된 모두 발언은 양측이 2분씩으로 약속돼 있었으나 흥분한 상태로 공방이 되풀이되는 바람에 1시간이 넘게 지속되기도 했다. 더욱이 언론 카메라를 앞에 둔 채 양측의 날선 공방이 고스란히 중계되는 이례적인 장면도 연출됐다.첫번째 주자로 나선 블링컨 국무장관은 미국은 규칙에 기초한 질서 강화에 전념하고 있다며 중국의 행동이 글로벌 안정성을 유지하는, 규칙에 기초한 질서를 위협한다며 “규칙에 기반을 둔 질서를 대체하는 것은 승자가 독식하는 세계이자 훨씬 더 난폭하고 불안정한 세계일 것”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와 홍콩, 대만, 미국에 대한 사이버 공격, 동맹에 대한 경제적 강압 등을 포함해 중국의 행동에 대한 우리의 깊은 우려를 논의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신장과 홍콩, 대만문제는 중국의 핵심이익인 만큼 미국의 개입을 내정간섭이라며 극력 반대하는 이슈들이다. 설리번 보좌관도 “미국은 중국과의 갈등을 추구하지 않으며 경쟁을 환영한다”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국민과 친구들을 위해 원칙을 지킬 것”이라고 거들었다. 이에 대해 양제츠 정치국원은 무려 15분에 걸친 장광설로 맞받아쳤다. 양 정치국원은 “미국은 군사력과 금융 헤게모니를 이용해 다른 나라를 억압하고 있다”며 “국가안보라는 개념을 남용하고 중국을 공격하기 위해 다른 나라들을 선동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신장과 홍콩, 대만 문제에 대해 미국의 내정간섭을 단호히 반대한다면서 “미국의 인권이야말로 최저 수준에 있다”고 지적했다. 더군다나 양 정치국원은 미국이 내부 불만도 해소하지 못하면서 미국식 민주주의를 다른 국가에 증진하려고 한다며 양 정치국원은 “미국의 인권이 최저 수준에 있다”, “미국에서 흑인이 학살당하고 있다”며 미국에 대한 비난과 비아냥을 쏟아냈다. 중국의 반격 수위가 예상보다 높자 미측은 당황한 기색까지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왕이 외교부장은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미국이 중국에 대한 추가 제재를 한 것을 두고 “손님을 맞는 방법이 아니다”라고 반발했다. 미국이 최근 중국 통신회사에 대해 추가 제재를 발표한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중국 측의 발언이 끝나자 이번엔 미국이 재반격에 나섰다. 블링컨 장관은 양 정치국원의 발언에 ‘재반격’을 하기 위해 모두발언이 끝난 줄 알고 나가려는 기자들을 붙잡아놓기까지 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미국 측은 모두발언이 끝난 뒤 회담장 밖으로 나온 기자들에게 별도 브리핑을 통해 중국 측이 ‘모두발언 룰’을 어겼다며 불편한 기색을 다시 한번 드러내기도 했다. 미중 양국이 바이든 정권 출범에 따른 상견례에서 한치 양보없는 불꽃튀는 신경전을 펼치면서 두 나라가 서로 양보를 통해 `데탕트`를 맞을 가능성은 더욱 멀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한미 “북핵·탄도미사일 우선 관심사”… ‘한반도 비핵화’는 빠져

    한미 “북핵·탄도미사일 우선 관심사”… ‘한반도 비핵화’는 빠져

    미중 간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한국을 찾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연일 중국에 대한 강경 발언을 쏟아내며 기선 제압에 나섰다. 그러면서도 북핵 해결에서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훼손하지 말라는 경고성 메시지인 동시에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중국이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촉구의 메시지가 동시에 담겼다는 분석이다. 블링컨 장관은 18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의 직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약속을 일관되게 어겼음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다”며 “중국의 공격적인 행동이 인도·태평양 지역 안전에 어떤 어려움을 낳고 있는지 논의했다”고 말했다. 전날 블링컨 장관이 한미 외교장관 회담 모두발언에서 홍콩 자치권, 대만 민주주의, 신장·티베트 인권, 남중국해 영유권을 일일이 나열하며 중국의 인권법 위반을 강조한 데 이어 하루 만에 생중계되는 회견 현장에서 ‘중국 때리기’에 나선 것이다. 18일(현지시간) 미 알래스카에서 열리는 미중 고위급 회담에서도 이 부분을 짚고 넘어가겠다는 조 바이든 정부의 의도가 엿보인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이런 시기일수록 중국의 반민주주의적 행동에 대항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는데, 이는 첫 순방지로 택한 한국, 일본 등 동맹국의 힘을 모아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북핵 문제와 관련해선 중국 역할론을 부각시켰다. 블링컨 장관은 “북한의 모든 경제적 관계가 중국을 통해 이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면서 “중국이 효과적으로 영향력을 활용해 북한이 비핵화로 나올 수 있게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완전히 이행할 책임이 중국에도 있다”면서 “중국에 대해 할 몫을 다 하라는 것”이라고 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할 경우 중국이 대북 제재에 동참할 것을 요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2+2 회의에서 채택된 공동성명에서는 2018년 북미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담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용어가 빠졌다. 전날 한미 외교장관 회담 직후 외교부가 내놓은 자료에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에 진전을 가져오기 위한 양국 간 협력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협의했다”고 나와 있는데 정작 양국 간 합의의 결과물인 공동성명에는 이 부분이 담기지 않은 것이다. 이를 놓고 한미 간 이견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외교부 당국자는 “준비 기간이 짧아 간략한 버전의 공동성명을 만드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블링컨·오스틴 장관을 접견하는 자리에서 “한미 양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해 빈틈없는 공조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공동성명에 들어간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문제가 동맹의 우선 관심사”라는 부분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미 간 대북 전략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양국이 위협에 대한 인식을 공유했다는 점을 보여 주는 대목이라는 것이다. 조성렬 연구위원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장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북한의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당면한 위협을 감소시키는 쪽으로 대북 전략의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성명에 전날 블링컨 장관이 작심 비판한 북한 인권 문제는 포함되지 않았는데, 미측도 이 부분을 넣자고 요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일 2+2 회의에서 채택한 공동성명과 달리 중국에 대한 직접적인 견제 문구도 없었다. “규범에 기초한 국제질서를 훼손하고 불안정하게 하는 모든 행위에 반대한다”며 에둘러 중국을 암시했을 뿐이다. 예상됐던 대로 한미일 3국 협력의 중요성도 공동성명에 포함됐다. 한국 신남방정책과의 연계 협력을 통해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을 만들기 위한 한미 간 협력을 지속한다는 내용도 성명에 담겼다. 관심을 모았던 미국의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가 참여한 4개국 협의체) 가입 제안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블링컨 장관은 쿼드에서 다루는 여러 현안에 대해 “한국과도 매우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이는 한국의 협조를 간접적으로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한미가 중국과 북한 문제를 둘러싸고 이견이 있음이 확인됐다”면서도 “그럼에도 공동성명에는 이견을 드러내지 않고 외교적으로 매끄럽게 포장함으로써 향후 국장급 협의체를 통해 이견을 좁히고 협력할 수 있도록 했다”고 평가했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은 “미국 국무·국방 장관의 아시아 순방은 중국 견제를 위해 정치적 연대를 강화하려는 목적임이 분명해졌다”며 “한미 공동성명과 양국 외교장관의 발언 간 차이를 한미가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중국 때리면서도 북핵 해결 영향력 인정한 미국

    중국 때리면서도 북핵 해결 영향력 인정한 미국

    미 국무장관 “중국이 약속 일관되게 어겨”미중 고위급 회담 앞두고 연일 강경 발언북핵 해결 관련해선 “중국이 할 몫 다해야”공동성명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빠져전문가 “한미, 북핵·탄도미사일 위협 인식”미중 간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한국을 찾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연일 중국에 대한 강경 발언을 쏟아내며 기선 제압에 나섰다. 그러면서도 북핵 해결에 있어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훼손하지 말라는 경고성 메시지인 동시에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중국이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촉구의 메시지가 동시에 담겼다는 분석이다. 블링컨 장관은 18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의 직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약속을 일관되게 어겼음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다”며 “중국의 공격적인 행동이 인도·태평양 지역 안전에 어떤 어려움을 낳고 있는지 논의했다”고 말했다. 전날 블링컨 장관이 한미 외교장관 회담 모두발언에서 홍콩 자치권, 대만 민주주의, 신장·티베트 인권, 남중국해 영유권을 일일이 나열하며 중국의 인권법 위반을 강조한 데 이어 하루 만에 생중계되는 회견 현장에서 ‘중국 때리기’에 나선 것이다. 18일(현지시간) 미 알래스카에서 열리는 미중 고위급 회담에서도 이 부분을 짚고 넘어가겠다는 조 바이든 정부의 의도가 엿보인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이런 시기일수록 중국의 반민주주의적 행동에 대항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는데, 이는 첫 순방지로 택한 한국, 일본 등 동맹국의 힘을 모아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북핵 문제와 관련해선 중국 역할론을 부각시켰다. 블링컨 장관은 “북한의 모든 경제적 관계가 중국을 통해 이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중국이 효과적으로 영향력을 활용해 북한이 비핵화로 나올 수 있게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완전히 이행할 책임이 중국에도 있다”면서 “중국에 대해 할 몫을 다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북한과 밀거래를 하지 말라는 강력한 경고이자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할 경우 중국이 대북 제재에 동참할 것을 요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이날 2+2 회의에서 채택된 공동성명에서는 2018년 북미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담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용어가 빠졌다. 전날 한미 외교장관 회담 직후 외교부가 내놓은 자료에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에 진전을 가져오기 위한 양국간 협력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협의했다”고 나와 있는데 정작 양국 간 합의의 결과물인 공동성명에는 이 부분이 담기지 않은 것이다. 이를 놓고 한미 간 이견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외교부 당국자는 “준비 기간이 짧아 간략한 버전의 공동성명을 만드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블링컨·오스틴 장관을 접견하는 자리에서 “한미 양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해 빈틈없는 공조를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공동성명에 들어간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문제가 동맹의 우선 관심사”라는 부분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미 간 대북전략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양국이 위협에 대한 인식을 공유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것이다. 조성렬 위원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장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북한의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당면한 위협을 감소하는 쪽으로 대북 전략의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성명에 전날 블링컨 장관이 작심 비판한 북한 인권 문제는 포함되지 않았는데, 미측도 이 부분을 넣자고 요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일 2+2 회의에서 채택한 공동성명과 달리 중국에 대한 직접적인 견제 문구도 없었다. “규범에 기초한 국제질서를 훼손하고 불안정하게 하는 모든 행위에 반대한다”며 에둘러 중국을 암시했을 뿐이다.예상됐던 대로 한미일 3국 협력의 중요성도 공동성명에 포함됐다. 한국의 신남방정책과의 연계 협력을 통해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을 만들기 위한 한미 간 협력을 지속한다는 내용도 성명에 담겼다. 관심을 모았던 미국의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가 참여한 4개국 협의체) 가입 제안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블링컨 장관은 쿼드에서 다루는 여러 현안에 대해 “한국과도 매우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이는 한국의 협조를 간접적으로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한미가 중국과 북한 문제를 둘러싸고 이견이 있음이 확인됐다”면서도 “그럼에도 공동성명에는 이견을 드러내지 않고 외교적으로 매끄럽게 포장함으로써 향후 국장급 협의체를 통해 이견을 좁히고 협력할 수 있도록 했다”고 평가했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은 “미국 국무·국방장관의 아시아 순방은 중국 견제를 위해 정치적 연대를 강화하려는 목적임이 분명해졌다”며 “한미 공동성명과 양국 외교장관의 발언 간 차이를 한미가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최선희 “적대시 정책 철회하라”…블링컨 “北 인권 유린” 반복 언급

    최선희 “적대시 정책 철회하라”…블링컨 “北 인권 유린” 반복 언급

    北, 한미 회의 맞춰 잇따른 강경 담화 ‘2월 접촉’ 확인...“태도부터 바꾸라” 美, 압박·외교 원칙 속에 北 인권 거론 팽팽한 기싸움에 한동안 ‘안갯속’ 전망 북한이 한미 2+2 장관회의 당일 오전 담화를 내고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 없이는 대화에 나서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향후 북미 관계에 난항이 예상된다. 미국을 향해 대화의 조건을 먼저 제시하라는 것이지만, 미국 역시 압박과 외교 두 가지 카드를 모두 꺼내 놓은 채 원칙적 입장만 밝히고 있어 한동안 팽팽한 기싸움이 이어질 전망이다.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18일 조선중앙통신에 발표한 담화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달 중순부터 뉴욕 등의 경로로 접촉해온 사실을 재확인하며 “이미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 철회되지 않는 한 그 어떤 조미(북미) 접촉이나 대화도 이루어질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따라서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이러한 미국의 접촉 시도를 무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노이 노딜’ 트라우마...“같은 기회 없을 것” 특히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미국에서 ‘북조선 위협’, ‘완전한 비핵화’, ‘추가 제재와 외교’ 등의 발언이 나온 것에 대해 “우리를 심히 자극했다”고 말하며 “마주 앉기 위해서는 시작부터 태도를 바꾸라”고 요구했다. 이어 “새로운 변화, 새로운 시기를 감수하고 받아들일 준비도 안돼 있는 미국과 마주 앉아선 아까운 시간만 낭비하게 된다”며 “싱가포르나 하노이에서와 같은 기회를 다시는 주지 않을 것임을 명백히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언급은 북한이 도널프 트럼프 행정부 시절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선제적으로 미군 유해를 송환하고, 핵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발사 유예, 영변 핵시설 폐기 등을 약속했으나 결과적으로 아무것도 얻지 못한 경험을 상기하며, 쉽사리 대화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이번 담화는 미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한국에 도착한 17일자로 작성됐다. 지난 16일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의 대남·대미 비난 담화에 이어 북측 담화가 잇따라 나온 것은 한미 2+2 회의에서 거론될 대북정책에 메시지를 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또 최 1부상의 명의로 담화를 냄으로써 최1 부상이 여전히 대미외교를 총괄하고 있음을 알린 것이다. 정의용 “한미에 메시지 보낸 것...대북 접촉 노력 지지” 한미 양국 장관들은 이날 2+2 회의 후 대북정책과 관련해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하진 않았으나, 북한의 연이은 담화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눈 것을 전해졌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 과정에서 한미간 고위급 협의 진행을 긴밀히 주시하고, 우리와 미국에 어떤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평가한다”면서 “이런 의도에 대해서도 간략히 논의하고, 한미 양국은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 우리 정부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접촉 노력을 계속 지지하고, 북미간 비핵화를 위한 협상이 조속히 재개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문제는 바이든 행정부 역시 인도적 지원 외 유화책을 꺼내들기엔 마땅한 계기가 없다는 점이다. 더구나 인권과 민주주의를 핵심 가치로 동맹국들을 규합하려는 바이든 정부가 북한의 인권 문제를 연거푸 거론하는 것 역시 북한의 맞대응을 부추긴다. 블링컨, 담화 논평 생략...“北 인권 유린” 반복 언급 방한 첫날 모두 발언에서 “북한 정권의 자국민 학대”를 언급한 블링컨 장관은 이날 2+2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도 “북한 주민들은 압제적인 정권 아래서 광범위하고 체계적인 인권 유린을 당하고 있다”고 또 한번 거론했다. 김 부부장과 최1 부상 담화에 대해선 논평을 피하는 한편 대북 정책과 관련해선 한국·일본 및 기타 동맹국들과 공조하고 압박 옵션과 외교적 옵션 모두 검토할 것이라는 원칙적 입장을 반복했다.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미국에 조건을 특정하지 않고 여러 가지를 열거한 것은 대화의 여지를 남겨둔 것”이라면서도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이 원하는 제재 일부 해제나 연합훈련 중단을 받아들이기 어렵고, 북한이 민감해하는 인권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하고 있어 한동안 힘겨루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北 아킬레스건 ‘인권’ 들이민 美… 예외 없는 외교 원칙

    北 아킬레스건 ‘인권’ 들이민 美… 예외 없는 외교 원칙

    미 국무부 “북한의 인권 보호 및 증진에 전념중”中·미얀마·홍콩처럼 北에도 인권원칙 적용하는 듯北美 관료들 연일 공방 거듭하며 기싸움 본격화 방한 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이)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자국민) 인권 유린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힌 데 이어 미 국무부도 “북한의 인권 보호 및 증진에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가장 꺼려하는 인권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며, 미국의 외교적 원칙이 ‘인권’임을 분명히 한 것으로 읽힌다. 민주주의 기치를 앞세워 미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 전략에 예외는 없었던 셈이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17일(현지시간) 한미 외교장관 회담 결과를 알리는 국무부 보도자료에서 “북한은 국제적 평화·안보, 비확산체제에 심각한 위협”이라고 지적하면서 북한의 비핵화와 인권 문제에 전념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북한은 북한 정치범수용소 문제, 강제노역과 강제낙태 등 인권문제 제기에 대해 강하게 반발해 왔다. 이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때는 북미 협상에서 인권은 후순위로 다뤄질 것으로 여겨졌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이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최근 미국은 미얀마 사태, 홍콩 민주화 운동, 중국의 신장 위구르족 탄압 등 인권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왔다. 미 의회도 지난달 바이든의 외교에 인권이 원칙이 돼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제출한 바 있다. 무엇보다 세계적으로 경제적인 영향력이 커진 중국을 고립시킬 수 있는 방법이 인권을 중심으로 한 ‘민주주의 동맹’에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또 국무부는 한국에 직접투자국으로서 미국이 중국을 앞선 1위라며 한미 간에 포괄적 경제협력의 중요성을 거론했다. 거래 면에서 따져도 한국에게 중국보다 미국이 더 핵심적인 우방임을 시사한 셈이다. 이외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트위터에 해당 보도자료를 게시하면서 “한미 외교장관은 오늘 서울에서 북한의 도발이나 무력사용에 대한 방어와 억지, (북한의) 무기 프로그램 범위 제한, 양국의 안전한 보호에 대한 공동의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썼다. 해당 보도자료에 나와있는 표현에 더해 ‘북한의 도발 억지’, ‘무기 프로그램 범위 제한’ 등의 표현을 동원해 대북 압박에 나선 것으로 읽힌다. 전날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4년간 발편잠을 자고 싶은 것이 소원이라면 시작부터 멋없이 잠 설칠 일거리를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미측을 비난한 바 있다. 미 국무부의 이날 반응에 대해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18일(한국시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이미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 철회되지 않는 한 그 어떤 조미(북미) 접촉이나 대화도 이루어질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따라서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이러한 미국의 접촉 시도를 무시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최 부상은 지난달 미국의 대북 접촉에 무응답으로 일관한 이유에 대해서는 완전한 비핵화 언급, 대북 추가제재 발언, 한미연합군사훈련 등을 들었다. 이어 “조미 접촉을 시간 벌이용, 여론몰이용으로 써먹는 얄팍한 눅거리(보잘것 없는) 수는 스스로 접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싱가포르나 하노이에서와 같은 기회를 다시는 주지 않을 것임을 명백히 한다”고 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최선희 “한미훈련 전날까지 미국 접촉 간청, 적대정책 철회해야 대화”

    최선희 “한미훈련 전날까지 미국 접촉 간청, 적대정책 철회해야 대화”

     북한이 미국의 접촉 시도를 확인하면서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이 철회돼야 대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18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이미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정책이 철회되지 않는 한 그 어떤 조미접촉이나 대화도 이루어질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따라서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이러한 미국의 접촉시도를 무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제1부상은 미국이 2월 중순부터 뉴욕 등 여러 경로로 접촉해왔으며 “합동군사연습을 벌여 놓기 전날 밤에도 제3국을 통해 우리가 접촉에 응해줄 것을 다시금 간청하는 메시지를 보내왔다”고 전했다.  그는 “대화 그 자체가 이루어지자면 서로 동등하게 마주앉아 말을 주고받을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며 “싱가포르나 하노이에서와 같은 기회를 다시는 주지 않을 것임을 명백히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 대해 “미국에서 정권이 바뀐 이후 울려나온 소리는 광기어린 ‘북조선위협’설과 무턱대고 줴치는 ‘완전한 비핵화’ 타령뿐”이었다며 “우리 국가의 방역조치를 놓고도 그 무슨 ‘인도주의지원’을 저해한다는 매우 몰상식한 궤변을 뱉어놓았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일본을 행각한 미국무장관이 여러 압박수단 혹은 완고한 수단 등이 모두 재검토중이라고 떠들며 우리를 심히 자극하였는데 이제 남조선에 와서는 또 무슨 세상이 놀랄만한 몰상식한 궤변을 늘어놓겠는지 궁금해진다”고 비아냥거렸다. 이어 “미국은 자기들이 대조선적대시정책을 계속 추구하는 속에서 우리가 과연 무엇을 할 것인지를 잘 생각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미 강대강, 선대선의 원칙에서 미국을 상대할 것이라는 것을 명백히 밝혔다”고 경고했다.  앞서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미국이 이메일과 전화 메시지로 접촉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은 미국의 ‘시간 끌기 속임수’(DELAYING-TIME TRICK), ‘값싼 속임수’에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여긴다고 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이틀 전 조선중앙방송을 통해 낸 담화를 통해 “대양 건너에서 우리 땅에 화약내를 풍기고 싶어 몸살을 앓고 있는 미국의 새 행정부에도 한 마디 충고한다”며 “앞으로 4년간 발편잠을 자고 싶은 것이 소원이라면 시작부터 멋없이 잠 설칠 일거리를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한 것과 거의 같은 맥락이다.  한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17일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한미 외교장관회담 모두발언을 통해 “북한의 권위주의 정권이 자국민에 대해 계속해서 체계적이며 광범위한 학대를 자행하고 있다”면서 북한 인권문제를 비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이 지역을 포함한 전 세계에 민주주의가 위험한 수준으로 퇴행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강압과 호전적인 행동으로 홍콩의 자치권을 체계적으로 침식하고 대만의 민주주의를 약화하고 있으며 티베트의 인권을 침해하고 남중국해에 영유권을 주장한다. 이 모든 것은 인권법을 침해한다”고 비판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도 국방부 청사에서 먼저 열린 한미 국방장관회담에서 “북한과 중국의 전례 없는 위협으로 한미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 뒤 “(한국은) 우리의 역내 공통된 우선순위, 특히 그중에서도 규범을 기반으로 한 국제질서 수호에 있어 가장 중요한 파트너 중 하나”라면서 “한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와 안정을 제공하는 핵심국”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국무장관과 국방장관이 동시에 한국을 찾은 것은 11년 만의 일로 한미 국방·외교 장관은 18일 ‘2+2 회의’를 열어 논의를 이어간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사설] ‘외국인 차별론’에 휩싸인 코로나19 검사 의무화

    지금 우리 사회의 최우선 과제는 코로나19의 위협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복귀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민주주의 국가에서 당연히 보장된 천부적 인권이 감염병을 이유로 침해받는 일은 결단코 없어야 한다. 그런데 서울시와 경기도가 외국인 노동자만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강요하는 것은 자칫 인종차별이 아니냐는 후진국형 논란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서울시는 외국인 노동자를 한 사람이라도 고용하는 사업주는 오는 31일까지 노동자와 함께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도록 했다. 경기도도 오는 22일부터 다음달 30일까지 외국인 노동자와 사업주는 진단검사를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어기면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내국인과 달리 외국인에게만 진단검사를 의무화한 것은 차별이라는 지적이 해외 언론에서부터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와 경기도는 마치 외국인 노동자에게 최대한 혜택을 주는 듯 포장하고 있다.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아야 하는 외국인 노동자는 등록 또는 미등록을 불문하는데, 검사 대상자가 원하면 익명 검사도 가능하도록 했다. 코로나19 검사를 이유로 불법체류자를 강제 출국토록 하는 일은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번 명령은 전체 외국인이 아니라 외국인 노동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는 서울시 관계자의 설명부터가 인종차별적이라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도대체 ‘외국인 노동자’는 누구를 말하는 것인가. 아시아 출신으로 국한해도, 미국과 유럽 출신의 노동자를 대상으로 해도 외국인에 대한 인종차별이라는 혐의를 벗기 어렵다. 지금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벌어진 연쇄 총격사건 희생자 8명 중 6명이 한국계 4명을 포함한 아시아계여서 증오범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시와 경기도가 강요하는 외국인 진단검사도 일종의 폭력이 아닌지 돌아보기 바란다.
  • 북중 인권문제 동시에 겨눈 美… ‘평화 프로세스’ 순탄치 않을 듯

    북중 인권문제 동시에 겨눈 美… ‘평화 프로세스’ 순탄치 않을 듯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7일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 북한 인권문제를 콕 집어 비판하면서 향후 북미 관계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날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도 블링컨 장관과 약속이나 한 듯 중국 위협을 지적하며 한미일 협력을 강조한 만큼 한국의 대중국 견제 참여에 대한 미국의 압박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11년 만에 한국을 동시에 방한한 미 국무·국방 장관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동맹과 협력한다’는 원칙 외에 막바지 작업 중인 바이든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블링컨 장관이 회담에서 “북한 권위주의 정권의 자국민 학대”를 언급한 것은 대북 정책에 북한의 인권문제가 포함될 것임을 시사한다. 북한은 국제사회가 자국의 인권문제를 비판하는 데 민감하게 반응해 왔기 때문에 블링컨 장관의 발언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의 인권문제도 거론했다. 오스틴 장관도 북한과 함께 중국 위협을 언급하면서 바이든 정부의 대외 정책 1순위가 중국 견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오스틴 장관은 “한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 안보와 안정을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는 곳”이라고 말했다. 이는 한미동맹의 역할이 북한 억제를 넘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 견제까지 확장돼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에 서욱 국방부 장관은 “개방적이고 자유롭고 규범에 기초한 국제질서 확립이라는 틀에서 우리의 신남방정책과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입장을 설명했다고 국방부 관계자는 전했다. 다만 한국 외교부와 미 국무부의 회담 보도자료에서는 북한과 중국의 인권문제가 언급되지 않았다. 한국 외교부 보도자료는 양국 장관이 ‘민주주의·인권 등 공동의 가치 증진을 위한 한미 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만 밝혔다. 한미 국방부의 보도자료에서도 ‘중국의 위협’이라는 표현 없이 양국 장관이 ‘규칙에 기반한 국제사회 보호를 위한 역내 협력을 논의했다’고 했다. 두 장관이 모두발언에서 북한과 중국에 대해 강경 발언을 쏟아냈지만, 회담에서는 양국이 수위를 조율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방한 첫날부터 강경 발언을 쏟아낸 두 장관은 18일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다. 바이든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에 대한 미국 측의 설명과 이에 대한 문 대통령의 메시지가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접견 과정에서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전향적인 메시지가 나올지도 주목된다. 다만 미국이 대북 정책을 재검토하는 상황에서 한미동맹의 의견 일치와 굳건함을 확인하는 것 외에는 뾰족히 내놓을 만한 메시지가 없을 것이란 관측도 공존한다. 김정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미국이 북한 인권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북한과 비핵화 문제를 원활하게 푸는 데 좋은 대북 메시지는 아니다”라며 “전향적으로 북한 문제를 풀겠다는 입장은 아닌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美 “북한은 자국민 학대… 중국은 인권유린” 정조준

    美 “북한은 자국민 학대… 중국은 인권유린” 정조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7일 “북한 권위주의 정권이 자국민에 대해 체계적이고 광범위한 학대를 계속하고 있다”며 북한 인권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회담 모두발언에서 “우리는 (북한) 주민과 함께 서서 이들을 억압하는 자들을 상대로 기본권과 자유를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 정부의 외교안보 핵심 인사가 북한의 민감한 부분을 건드리면서 북측도 강력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링컨 장관은 또 “지역과 세계의 위협이 되는 북한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도 도전 과제”라면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한국과 일본을 비롯해 다른 동맹국, 파트너들과 함께 계속해서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부는 회담 이후 “양국 장관이 북한·북핵 문제가 시급히 다뤄져야 할 중대한 문제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중국은 강압과 호전적 행동으로 홍콩 자치권을 체계적으로 침식하고, 대만의 민주주의를 약화시켰으며, 신장 지역과 티베트의 인권을 침해하고, 남중국해 영유권을 주장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도 한미 국방장관회담 모두발언에서 “북한과 중국의 전례 없는 위협으로 한미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회담에서 “동북아와 한반도 주변, 인도태평양 지역이 공동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한일 관계 개선을 통한 한미일 협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국방부 관계자는 전했다. 미 국무·국방 장관이 동시에 한국을 방문한 것은 2010년 7월 이후 10년 8개월여 만이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미 국무장관 “北, 자국민 학대…한미동맹 흔들리지 않아”(종합)

    미 국무장관 “北, 자국민 학대…한미동맹 흔들리지 않아”(종합)

    “북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전 세계에 위협”미 애틀랜타 총격 사건에 애도정의용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동력마련 기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17일 “북한의 권위주의 정권이 자국민에 대해 계속해서 체계적이며 광범위한 학대를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의 한미 외교장관회담 모두발언을 통해 “우리는 (북한)주민과 함께 서서 이들을 억압하는 자들을 상대로 기본권과 자유를 요구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미 외교장관 회담이 대면으로 열리기는 지난해 11월 당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워싱턴에서 오찬을 겸한 회담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지난 1월 출범한 조 바이든 미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전 정부와 비교할 때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또 북한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공통의 도전과제로 꼽으며 “우리는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다른 동맹국과 파트너들과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계속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동북아·글로벌 현안과 관련 “이 지역을 포함한 전 세계에 민주주의가 위험할 정도로 퇴행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며 “버마(미얀마)에서는 군부가 민주주의 선거 결과를 뒤집었고 평화적으로 시위하는 이들을 억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강압과 호전적인 행동으로 홍콩의 자치권을 체계적으로 침식하고 대만의 민주주의를 약화하고 있으며 티베트의 인권을 침해하고 남중국해에 영유권을 주장한다”면서 “이 모든 것은 인권법을 침해한다”고 중국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우리는 민주주의를 믿는다”며 “이런 가치를 지키는 것은 지금 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블링컨 장관은 미국 애틀랜타에서 16일(현지시간) 발생한 총격사건을 언급하며 “희생자의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큰 충격을 받은 한인사회 모두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블링컨 장관은 한미동맹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결과적으로 공유하는 가치를 통해 단결됐다. 이것이 국무부 장관으로서 첫 해외 순방지 중 하나로 서울에 오게 된 것이 기쁜 근본적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또 한국과 일본을 첫 해외순방지로 택한 것이 우연이 아니라며 “이 동맹은 한미 양국뿐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과 전 세계의 평화, 안보, 번영을 위한 핵심축(linchpin)”이라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 “한미동맹은 흔들리지 않는다” 또 “한미동맹은 흔들리지 않는다”며 “우리는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인권과 민주주의, 법치주의를 위한 우리의 공유된 비전을 실현하고 싶다”고 했다. 정의용 장관은 모두발언을 통해 이번 회담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확고히 정착해서 실질적 진전을 향해 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오늘 회담을 계기로 한미관계가 더욱 건전하고 호혜적이고 포괄적인 동맹으로 발전해나가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5월까지 선거제 개편 마무리”… 中 ‘홍콩의 중국화’ 속도전

    “5월까지 선거제 개편 마무리”… 中 ‘홍콩의 중국화’ 속도전

    중국이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마지막 날 홍콩 통제 강화를 위한 선거제 개편안을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시킨 뒤 ‘서구세계와의 장기전’을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 등 국제사회의 금융 제재 위협에도 5월까지 홍콩 선거제 개편 작업을 마무리해 ‘홍콩의 중국화’를 가속화하려는 모습이다. 15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유일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인 탐유충(72)은 전날 방송에서 “선거제 개편 작업을 5월까지 마무리하고자 전인대 상무위원회가 조만간 구체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탐 위원은 “중국 정부는 이번 개편이 국제사회의 반발을 살 것이라는 것을 잘 안다. 그래도 이를 강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중국 입법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양회 마지막 날인 11일 ‘홍콩 선거제도 완비에 관한 결의안’ 초안을 사실상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입법회(국회 격)에서 직능대표(비례대표) 수를 늘려 선출직 의원 비율을 낮추고 행정장관 선거인단 가운데 구의원 몫을 없애는 것이 골자다. 전인대 상무위원회에서 세부사항을 조율해 홍콩 기본법에 부속서를 삽입하면 홍콩 의회가 관련법을 개정한다. 지난해 ‘홍콩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개편 때와 같은 절차다. 중국 정부가 서둘러 선거제를 바꾸려는 것은 올 하반기부터 홍콩의 운명을 바꿀 선거가 잇따라 열려서다. 9월에는 입법회 선거가 예정돼 있고, 내년 3월에는 홍콩 수반인 행정장관을 선출한다. 중간에 행정장관 선거인단을 뽑는 선거도 치러진다. 입법회 선거부터 새 법을 적용해 정계에서 범민주 진영을 배제하겠다는 구상이다. 개편안이 시행되면 선거 입후보자는 베이징이 설치하는 ‘공직선거 출마 자격 심사위원회’에서 사상 검증을 받아야 한다. 선출직 의석 수도 줄어든다. 이번 기회에 ‘무능한 친중파’도 함께 분쇄하려는 의도다. 행정장관 임명을 위한 선거인단(1200명) 제도도 고쳐 구의원 몫(117명)을 폐지하고 이를 비례대표로 대체한다. 국제사회는 우려를 쏟아내며 중국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검토 중이다.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중국이 스스로 약속한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를 어기고 홍콩 민주주의를 도려내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도 “홍콩 선거제 개편안은 ‘자유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중국의 입장은 요지부동이다. 홍콩 문제는 타협의 여지가 없기에 ‘(공격을) 할 테면 해보라’는 식이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번 홍콩 선거제 개혁으로 미국 등 서구국가들이 금융 제재 등 다양한 조치를 내놓을 수 있다”며 “그럼에도 중국은 굴하지 않고 이들과의 ‘긴 싸움’을 준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이제 홍콩은 우리 뜻대로” 서구세계와의 장기전 나선 中

    “이제 홍콩은 우리 뜻대로” 서구세계와의 장기전 나선 中

    중국이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마지막 날 홍콩 통제 강화를 위한 선거제 개편안을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시킨 뒤 ‘서구세계와의 장기전’을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 등 국제사회의 금융 제재 위협에도 5월까지 홍콩 선거제 개편 작업을 마무리해 ‘홍콩의 중국화’를 가속화하려는 모습이다. 15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유일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인 탐유충(72)은 전날 방송에서 “선거제 개편 작업을 5월까지 마무리하고자 전인대 상무위원회가 조만간 구체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탐 위원은 “중국 정부는 이번 개편이 국제사회의 반발을 살 것이라는 것을 잘 안다. 그래도 이를 강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중국 입법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양회 마지막 날인 11일 ‘홍콩 선거제도 완비에 관한 결의안’ 초안을 사실상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입법회(국회 격)에서 직능대표(비례대표) 수를 늘려 선출직 의원 비율을 낮추고 행정장관 선거인단 가운데 구의원 몫을 없애는 것이 골자다. 전인대 상무위원회에서 세부사항을 조율해 홍콩 기본법에 부속서를 삽입하면 홍콩 의회가 관련법을 개정한다. 지난해 ‘홍콩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개편 때와 같은 절차다. 중국 정부가 서둘러 선거제를 바꾸려는 것은 올 하반기부터 홍콩의 운명을 바꿀 선거가 잇따라 열려서다. 9월에는 입법회 선거가 예정돼 있고, 내년 3월에는 홍콩 수반인 행정장관을 선출한다. 중간에 행정장관 선거인단을 뽑는 선거도 치러진다. 입법회 선거부터 새 법을 적용해 정계에서 범민주 진영을 배제하겠다는 구상이다. 개편안이 시행되면 선거 입후보자는 베이징이 설치하는 ‘공직선거 출마 자격 심사위원회’에서 사상 검증을 받아야 한다. 선출직 의석 수도 줄어든다. 이번 기회에 ‘무능한 친중파’도 함께 분쇄하려는 의도다. 행정장관 임명을 위한 선거인단(1200명) 제도도 고쳐 구의원 몫(117명)을 폐지하고 이를 비례대표로 대체한다. 국제사회는 우려를 쏟아내며 중국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검토 중이다.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중국이 스스로 약속한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를 어기고 홍콩 민주주의를 도려내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도 “홍콩 선거제 개편안은 ‘자유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중국의 입장은 요지부동이다. 홍콩 문제는 타협의 여지가 없기에 ‘(공격을) 할 테면 해보라’는 식이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번 홍콩 선거제 개혁으로 미국 등 서구국가들이 금융 제재 등 다양한 조치를 내놓을 수 있다”며 “그럼에도 중국은 굴하지 않고 이들과의 ‘긴 싸움’을 준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20대의 조슈아 웡에서 80대의 리추밍 전 민주당 주석까지 거의 모든 시위 참여 인사가 구금됐다”면서 “중국에 대한 국제적 대응을 모으려면 좀더 창의적인 외교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바이든, 북핵 대응 한미일 삼각동맹 강조… 日 태도 변화 관건

    바이든, 북핵 대응 한미일 삼각동맹 강조… 日 태도 변화 관건

    백악관 “한반도 위협 다루는 데 핵심국가”성 김 “바이든, 한일관계 강화에도 전념” 美, 한미일 3자회담 추진할 가능성 높아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발표한 ‘국가안보전략 중간 지침’ 문건에서 북핵 위협 감소를 위해 한미일 삼각동맹을 강조했다. 한일 관계 회복에 심드렁한 일본, 미국의 개입 여부가 삼각동맹의 결속력을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바이든은 해당 문건에서 미국의 큰 전략적 자산으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호주에 이어 일본과 한국을 들었다. 또 북핵 위협을 감소시키기 위해 “한국·일본과 어깨를 맞대고 서겠다”고 했다. 이날 백악관과 국무부도 한목소리로 한미일 동맹을 강조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기자브리핑에서 한미일 3자 회담을 묻는 질문에 현재 발표할 건 없다면서도 “어느 시점에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일본과 한국은 한반도의 위협을 다루는 데 있어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성 김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은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화상 세미나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우리의 동맹 관계뿐 아니라 그들 사이의 관계 강화에도 전념하고 있다. 일본과 한국(관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대유행 대응과 기후변화 같은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할 기회를 모색할 것이며, 북한의 도전에 대한 3국 간 협력을 활성화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북한 문제를 두고 열렸던 한미일 외교 당국자 간 화상 대화도 언급했다. 과거사 문제로 인한 한일 간 갈등이 북핵 문제을 포함한 미국의 동북아 전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한일 협력을 우회적으로 촉구한 것으로 읽힌다. 중국을 견제할 민주주의 동맹국 네트워크에도 한일 협력은 필수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1절 기념사에서 “우리 정부는 언제든 일본 정부와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눌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한국이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코로나19 대응 부실로 인기가 떨어지자, 올해 총선을 치르기 위해 ‘외부의 적’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이 과거사 문제가 쌓인 한일 갈등에 직접 개입하기는 힘들지만, 최소한 실무 면에서는 한일 간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조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다 잘될 거야’ 믿은 19세 여성의 죽음에 미얀마軍 편대비행 ‘위협’

    ‘다 잘될 거야’ 믿은 19세 여성의 죽음에 미얀마軍 편대비행 ‘위협’

    4일 미얀마 두 번째 도시인 만달레이에서는 전날 군부 규탄 시위 도중 군경의 흉탄에 스러진 19세 여성 마 키알 신의 장례식이 거행됐다. 총알이 날아와 머리에 박혔을 때 그녀는 ‘다 잘될 거야(Everything will be OK)’란 문구가 흰 글씨로 새겨진 검정색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38명 이상이 시위 도중 목숨을 잃어 지난달 1일 쿠데타 발발 이후 가장 많은 희생자가 나온 날이었다. 이날 장례식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생중계됐다. 하지만 오전 만달레이 상공에는 제트기 다섯 대가 편대비행을 해 민의를 억누르겠다는 군부의 속내를 대변하는 것 같았다. 그래도 많은 이들이 거리로 나섰다. 의대생들은 군정 규탄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앞세우고 행진했다. 활동가 마웅 사웅카는 로이터 통신에 “우리는 언제든지 총에 맞아 죽을 수 있다는 걸 안다. 그러나 군사정권 아래에서 살아가는 건 의미가 없다”고 각오를 다졌다.마 키알 신은 소셜미디어에서 ‘에인절(천사)’ 별칭으로 통했다. 지난해 11월 총선에 생애 처음 투표권을 행사했던 그녀는 민의를 짓밟고 정권을 찬탈한 군부에 맞서기 위해 거리에 나섰다가 흉탄에 당했다. 피격 직전까지 함께 있었다는 친구 미얏 뚜는 로이터 통신에 “경찰이 총을 쏘기 시작했을 때 그가 ‘총알에 맞을 수 있으니 앉으라’고 말했다”며 “다른 사람들을 챙기고 보호하려 했던 친구였다”고 돌아봤다. 피격되기 직전 왼손에 콜라 병을 든 모습도 포착됐는데 군경이 무차별적으로 쏴대는 최루탄 가스를 씻어내기 위한 것이었다. 미얏 뚜는 경찰이 총격을 가하자 친구와 헤어졌는데 나중에 ‘한 소녀가 사망했다’는 메시지를 받았지만 친구인지 몰랐다고 했다. 하지만 얼마 안 있어 페이스북에 올라온 친구의 숨진 사진을 보게 됐다. 미얏 뚜는 태권도 수업에서 치알 신을 처음 만났다고 소개했다. 그가 방학 때 태권도복을 입고 아이들에게 시범을 보이는 사진도 소셜미디어에 올라왔다. 자신의 페이스북에 춤추는 동영상들도 올려놓았다. 생애 첫 총선 투표에 나서 아버지와 함께 자랑스럽게 찍은 인증 사진도 올라와 있다. 그리고 붉은 색 수의를 입고 반듯이 누워 있는 사진도 올라왔다. 이 옷은 생애 첫 투표 때 입었던 옷이었다. 붉은 색은 아웅 산 수 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상징색이다. 죽음을 각오한 듯 그는 목에 건 팻말에 자신의 혈액형 B형과 비상 연락처, 그리고 ‘가망이 없으면 시신을 기증해달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그의 죽음이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는 이들에게 큰 힘과 격려를 줄 것이라는 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미얀마 시위대는 물론 해외 언론인이나 인권단체 관계자들의 추모 글도 넘쳐난다. ‘미얀마의 전사’란 표현도 적지 않다.4일도 미얀마 전역에서 시위가 이어졌다. 최대 도시 양곤의 산차웅구(區)와 파떼인구, 흘라잉구 등에서는 오전부터 수백~1000명 안팎의 시위대가 다시 거리로 나왔다. 전날 양곤의 북오칼라파에서 군경의 총격으로 6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흘라잉구 인세인로에서는 군경이 진압에 나서지 못하도록 시위대가 나무와 쓰레기 봉지 등으로 바리케이드를 설치했다. 또 시위대 주변에 줄을 친 뒤 그 위에 천이나 전통치마 등을 걸어 저격수나 군경이 ‘조준 사격’을 하지 못하도록 하기도 했다. 수도 네피도에서도 시위대 해산 과정에 군경이 고무탄을 발사하고, 허공으로 실탄을 쏘아 경고사격을 했다고 보도했다. 부상자 여부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프런티어 미얀마는 전했다. 미셸 바첼렛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이날 언론에 미얀마 군경의 총격에 희생된 이가 최소 54명이라며, 실제 사망자는 더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쿠데타 이후 1700명 이상 구금됐으며, 최근에는 언론인도 29명 이상 군경에 체포됐다고 언급했다. 그는 미얀마 군부가 시위대에 대한 잔인한 탄압과 살인을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사설] 3·1절 집회 보수단체, 공동체 우선 미덕 발휘해야

    법원이 3·1절 연휴 집회금지 처분에 반발해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보수단체들의 신청을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대부분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일부 집회는 허용했다. 다만 집회 시간과 인원 등을 제한하도록 조건을 달았다. 3월 1~5일 광화문 앞 인도의 길이 30m 및 좌우 폭 5m에서 최대 20명이 집회할 수 있도록 허가했고 일민미술관 앞에서도 최대 30명까지 집회를 열 수 있도록 했다. 집회 장소 입구에는 코로나19 검사 테이블을 설치하도록 했다. 지난해 8·15 광복절 때 법원의 광화문 집회 허용으로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된 전례가 있는 만큼 대규모 집회를 불허한 이번 법원의 결정은 타당하다고 판단된다. 법원이 그러면서도 일부 소규모 집회에 대해서는 인원 제한과 철저한 방역 조치를 조건으로 허용한 것 역시 적절한 결정으로 평가된다. 공동체의 방역을 심각하게 위협하지 않는 한 민주주의 국가에서 최소한의 정치적 의사 표시는 보장돼야 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기약도 없는 상황에서 방역을 이유로 모든 의사 표시를 막는 것은 정치적 탄압으로 오해받을 소지가 있다. 관건은 집회를 허용받은 일부 보수단체들이 법원의 결정대로 인원 제한과 방역 지침을 철저히 준수하느냐다. 집회가 불허된 단체의 인원까지 몰려들고 시위가 격앙되면서 자칫 무질서와 탈법이 벌어질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다. 주최측은 사람이 몰려 방역 저지선이 무너지지 않도록 철저하게 인원을 통제해야 하며 집회가 질서 있게 끝날 수 있도록 책임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보수의 진정한 미덕은 공동체의 안전과 번영을 위해 법과 질서를 지키는 것이다. 이번 3·1절에 보수단체들이 철저한 방역과 질서 있는 집회로 국민적 신뢰를 얻는다면 법원은 앞으로 더욱 폭넓게 집회를 허용하게 될 것이다.
  • 클럽하우스 막고 라방 횟수 제한… ‘온라인 해방구’ 닫는 中

    클럽하우스 막고 라방 횟수 제한… ‘온라인 해방구’ 닫는 中

    중국이 ‘국가안보·사회안정’이라는 미명 아래 ‘소셜미디어(SNS) 재갈 물리기’에 본격 돌입했다. 중국에서 내부 검열을 피해 민감한 정치사안을 토론할 수 있는 까닭에 온라인 해방구 역할을 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미국 SNS ‘클럽하우스’(Clubhouse)에 이어 인터넷 실시간 방송에 대해서도 규제의 칼을 빼든 것이다. 중국 당중앙 인터넷안전 및 정보화위원회 판공실에 따르면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전국 ‘사오황다페이’(掃黃打非·음란 서적과 불법 출판물 소탕) 공작소조판공실·공업정보화부·공안부·문화관광부·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국가방송TV총국 등 7개 규제 당국은 지난 9일 밤 인터넷 실시간 방송 진행자가 체제 위협적인 내용을 다루지 못하게 하는 등 온라인 방송 규제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규제 당국은 합동으로 ▲실시간 방송상의 내용 불량 ▲후원금 및 마케팅 문제 ▲청소년 권익 침해 등에 대응한 규범관리 강화 지도 의견을 내놨다. 방송 진행자가 국가 안보나 사회 안정·질서를 해치는 내용, 음란정보 등 불법적인 내용을 내보내지 못한다는 게 규제 당국의 설명이다.●민족분열·음란 방송 등 엄격한 처벌 나서 특히 국가 전복과 종교적 극단주의, 민족 분열사상, 테러 관련 내용을 비롯해 음란 외설, 도박, 유언비어, 저작권 및 개인정보 침해 등의 내용을 방송할 경우 엄하게 처벌하도록 했다. 그러면서 “저속한 내용 및 봉건·미신, 법의 허점을 이용한 위법 행위 등을 전면적으로 정리할 것”이라고 규제 당국은 강조했다. 이번 방침에는 시청자가 인터넷 실시간 방송에 지나치게 많은 후원금을 내는 것을 막기 위한 내용도 포함됐다. 실시간 방송의 등급을 나눠 일별 방송 횟수와 간격, 후원금 상한 등을 제한하고 이용자가 과도한 후원금을 낼 경우 주의를 환기하거나 후원을 지연시키는 방안을 도입했다. 미성년자는 부모의 동의가 있어야 방송 시청을 위한 계정을 만들거나 후원금을 낼 수 있도록 했다. 규제 당국은 이번 방침이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을 시행하고 온라인 생방송 산업을 건강하고 질서 있게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은 앞서 지난 8일부터 ‘대만 독립’ 등 금기 이슈에 대한 토론이 이뤄지면서 이용자들이 급증한 미국의 음성 채팅 애플리케이션(앱) 클럽하우스의 접속을 돌연 차단했다. 일부 이용자가 클럽하우스 앱을 열려고 하자 ‘SSL 오류가 발생해 서버에 안전하게 연결할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떴다면서 화면 스크린샷을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다. CNN은 이날 클럽하우스 차단 소식을 전하며 “‘그레이트파이어’(Greatfire)가 클럽하우스의 차단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그레이트파이어는 중국의 인터넷 검열을 모니터링하는 국제 민간단체다. 클럽하우스가 대만 독립에서부터 홍콩국가보안법,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강제수용소 등 정치적으로 인화성이 강한 주제를 토론하는 ‘해방구’로 떠오르자 당황한 중국 정부가 신속히 대응하고 나선 것이다. 미국 스탠퍼드대 사이버정책센터의 그레이엄 웹스터는 “몇 년 전에는 문제가 생긴 뒤에야 검열 당국이 나섰다면 이번에는 폭넓은 접근이 가능해지기 전에 국경을 넘는 이 공간을 닫아 버렸다”고 지적했다. 공산당기관지 인민일보 영문 자매지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접속이 끊기기 직전 클럽하우스가 “정치적 토론이 너무 일방적이고 친(親)베이징의 목소리를 억압한다”고 맹비난했다. 중국 정부는 클럽하우스 차단과 관련해 “구체적 상황을 알지 못한다”면서도 대만과 신장자치구 인권문제 등 중국이 핵심이익으로 여기는 민감한 이슈가 다뤄진 것과 관련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왕원빈(汪文斌)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의 인터넷은 개방돼 있다. 동시에 중국 정부는 법규에 따라 인터넷을 관리한다”면서 “관련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일관되고 명확하다. 국가 주권과 안보 이익을 수호하고 외부 세력의 간섭을 막겠다는 결심은 확고부동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에서 클럽하우스는 홍콩 민주화 시위나 신장위구르자치구 수용소 등 인권 문제 등 매우 민감한 주제로 토론을 하는 음성 채팅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면서 급격히 부상했다. 알리바바그룹의 인터넷 쇼핑몰인 타오바오(淘寶)에 기존 가입자의 초대장을 받아야만 신규 가입할 수 있는 만큼 기존 가입자의 초청 코드를 얻는 법 등 클럽하우스 사용 방법을 담은 동영상 강좌를 8888위안(약 153만원)에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때문에 클럽하우스에서는 그동안 중국 SNS에서 금지된 주제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예컨대 ‘묵념의 방’이라는 대화방에는 “오늘은 안과 의사 리원량(李文亮·1986~2020)의 1주기다. 리원량을 추모하는 것은 그가 영웅이어서가 아니라 그가 우리와 같은 보통 사람이어서이다”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 리원량은 의대 동급생 웨이보(微博)에 코로나19의 존재를 세상에 처음 알렸다가 당국에 끌려가 처벌받은 뒤 코로나19에 감염돼 목숨을 잃었다. 중국 금융 당국에 대들었다가 한동안 사라졌던 마윈(馬雲) 알리바바그룹 창업자 겸 전 회장을 기다리는 ‘마윈을 기다리며’(Waiting for Jack Ma)라는 대화 그룹도 생겼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이 밖에도 중국 본토·홍콩·대만 사이의 교류를 다룬 ‘양안(兩岸)청년대토론’이라는 대화방에서는 중국 정부의 신장자치구 정책, 홍콩의 민주주의, 인권 등을 주제로 심도 있는 토론이 이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클럽하우스에서는 중국 정부의 서비스 차단과 관련한 토론을 진행하는 다수의 채팅방이 개설된 상태다. 영어권 사용자들이 개설한 한 채팅방에서는 1500여명이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클럽하우스, 일론 머스크 참여로 화제 클럽하우스는 2020년 4월 출범한 미국의 SNS로 음성으로 대화하고 기존 이용자로부터 초대장을 받아야 가입할 수 있다. 지난 1일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클럽하우스에서 ‘게임스톱’ 주가 폭등과 관련한 토론에 참여하면서 전 세계 SNS 사용자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머스크 CEO가 클럽하우스의 토론에 참여한 일이 화제가 되자 한국과 중국 등지에서까지 사용자가 폭증했다. 이에 따라 중국의 많은 애플 아이폰 사용자가 클럽하우스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그곳에서는 중국 정부의 검열을 피할 수 있는 까닭에 자유와 민주주의, 신장위구르자치구 수용소나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와 같이 정치적으로 예민한 대화도 스스럼없이 오갔다. 일부 대화방은 최대 제한 인원인 5000명을 넘어섰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에 중국 당국에 의해 조만간 클럽하우스 접속이 차단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고 그 예측은 곧바로 현실화됐다. 가상사설망(VPN) 없이도 접속이 가능한 클럽하우스 앱은 애플의 앱스토어에서 애플 기기 이용자만 다운로드할 수 있는데 중국 본토 이용자는 해외의 애플 계정이 필요하다. 클럽하우스가 전격 차단되면서 타오바오에서 판매되던 클럽하우스 대화방 ‘초대장 코드’ 판매글도 삭제됐다. 일부 사용자들은 VPN으로 이른바 ‘만리방화벽’(Great Firewall)으로 불리는 중국의 인터넷 감시·검열을 피해 클럽하우스 대화창에 접근할 수 있다고 하지만 대다수의 중국 사람들의 VPN 사용은 불법이다.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들은 지난달 출범한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인권과 민주주의를 고리로 중국을 강하게 압박하는 가운데 나왔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양제츠(楊潔)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은 첫 통화에서 신장과 티베트, 홍콩, 대만 문제를 놓고 날을 세웠다. 중국에서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같은 미국의 주요 SNS는 금지돼 있으며 한국의 카카오톡도 접속이 막힐 때가 더러 있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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