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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와 민주주의/케빈 필립스 지음

    ●美 예비선거 ‘국가적 경매’와 조롱하기도 미국은 지금 대통령 선거전이 한창이다.누구나 짐작하듯 그것은 엄청난 자금을 쏟아 붓는 ‘돈잔치’다.대통령 선거자금 모금 행위는 종종 ‘부의 예선(wealth primary)’이라 불린다.예비선거 자체를 ‘국가적 경매’라고 조롱하는 이들도 있다.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미국의 선거자금 모금체제를 “국가를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응찰자에게 팔아 넘김으로써 공직을 유지하려는 양당 공모하의 정교한 직권남용체제”라고 일축한다.미국의 정치 또한 다른 많은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공공연하게 돈으로 흥정되는 ‘시장터 정치’인 셈이다. ‘부와 민주주의’(케빈 필립스 지음,오삼교·정하용 옮김,중심 펴냄)는 미국 금권정치의 역사와 거대 부호들의 정치적 역학관계를 다룬다.저자는 닉슨 대통령 시절 백악관 보좌관을 지낸 정치평론가로,그의 첫 저서 ‘공화당 다수파의 출현’은 닉슨 시대의 정치적 바이블로 통한다.그는 1990년 레이건 대통령 시절 부자들에 대한 특혜와 부의 집중을 분석한 책 ‘부자와 빈자의 정치’를 펴내며 공화당과 결별,지금은 저술가로 활동하고 있다. ●독립전쟁 때부터 행해진 금권정치 미국의 금권정치는 멀리 독립전쟁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독립전쟁이 진행되는 동안 10만명에 이르는 왕당파 부호들은 재산을 몰수당한 뒤 미국을 탈출,영국과 캐나다 등지로 옮겨갔다.이들 중엔 뉴햄프셔의 앤트워스,보스턴의 허친슨,뉴욕의 드 랜시스와 필립스,필라델피아의 펜,메릴랜드의 캘버트 등 유명 가문들이 포함돼 있다.이에 따라 자연히 미국에서는 역사상 처음으로 부의 재편이 이뤄졌다.그러나 혁명 이후 새로 탄생한 백만장자들은 거의 예외없이 독립전쟁 당시의 전시금융이나 선박나포와 같은 신생 미국 정부와의 커넥션을 통해 부를 축적한 사람들이었다.미국혁명은 일면 영웅적인 것으로 비치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저자의 표현대로 “공적 목표와 사적 이익이 혼합된 또 하나의 사례”다. 미국혁명으로 남부는 부를 상실하고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잃었지만,남북전쟁은 훨씬 더 참혹한 결과를 남부에 안겨줬다.남부가 노예해방을 주장하는 북부에 패배한 것은 곧 경제적·재정적 파탄을 의미했다.남부의 400만 노예는 20억 내지 40억달러 이상의 가치를 지닌 자산으로,이를 고려하면 남부 백인의 1인당 부(富)는 북부인과 비슷했다.그러나 전쟁의 패배는 남부를 비참한 수렁으로 몰아넣었다.가축의 5분의2를 잃었으며 농업기계의 절반이 사라졌다.무엇보다 정치적으로 새로운 갈등의 역사가 시작됐다.J P 모건·존 록펠러·앤드루 카네기·제이 굴드 등 19세기 후반 미국의 많은 대부호들은 대리인을 사서 징집을 피한 젊은 북부인들로,전쟁을 이용해 부의 사다리를 몇 계단씩 뛰어오른 인물들이다. ●겉은 번쩍이지만 속은 썩은 美현실 미국의 역사학자 아서 슐레진저는 1930년대를 돌아보며 “미국이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과는 정반대로 기업의,기업에 의한,기업을 위한 정부가 됐다.”고 말한 바 있다.그의 분석은 오늘의 현실에서도 타당하다.부시 행정부는 이미 취임 두 달 만에 개혁주의자들로부터 ‘도금시대’가 재현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도금시대는 경제가 팽창하고 금권정치가 횡행하던 1870∼98년경,겉은 번쩍거리지만 속은 썩은 현실을 풍자한 말이다. 미국의 백악관과 의회는 물론 사법부도 점점 대기업의 이해를 보다 많이 반영하는 쪽으로 나아가고 있다.저자는 지금 미국인들은 도금시대의 첫 번째 금권정치에 이어 역사상 두 번째의 금권정치체제를 맞이했다고 진단한다.이어 “재력가들이 지배하는 정부도 폭도들이 지배하는 정부만큼이나 위험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는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말을 경구로 들려준다. 권력과 부의 관계를 해부한 이 책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오늘날 민주주의에 대한 최대의 위협은 소수에 의한 부의 독점이라는 저자의 말은 바로 우리의 현실을 지적하는 것이기도 하다.3만 2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大法 “親北 관용 한계 있어야”

    大法 “親北 관용 한계 있어야”

    대법원이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의 판결문을 통해 “북한에 동조하는 세력이 늘어가고 통일전선이 우려되는 상황인 만큼 체제수호를 위해서는 허용과 관용에는 한계가 있어야 한다.”고 국보법 폐지에 분명한 반대입장을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대법원 1부(주심 이용우 대법관)는 지난달 30일 국보법 위반(찬양·고무) 등 혐의로 기소된 전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대의원 2명에 대한 상고심을 기각,징역 2년6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하면서 이같이 지적한 것으로 2일 확인됐다.헌법재판소의 국보법 전원일치 합헌 결정에 이어 대법원도 국보법 폐지론을 비판하고 나섬으로써 정기국회에서 전개될 국보법 개폐논의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북한이 우리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전복시키려는 시도를 할 가능성이 없다거나 혹은 형법상의 내란죄나 간첩죄 등의 규정만으로 국가안보를 지킬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국보법의 규범력을 소멸시키려는 등의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한 뒤 “그러나 북한은 적화통일을 위해 무력남침을 감행,민족적 재앙을 일으켰고 그 이후에도 수많은 도발과 위협을 계속해오고 있으며 앞으로도 북한이 온갖 방법으로 우리 체제를 전복시키고자 시도할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러한 사정이라면 스스로 일방적인 무장해제를 가져오는 조치(국보법 폐지)에는 여간 신중을 기하지 않으면 안된다.”면서 “나라의 체제는 한번 무너지면 다시 회복될 수 없는 것이므로 국가의 안보에는 한치의 허술함이나 안이한 판단을 허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또 국보법상 이적표현물 취득·소지죄 등과 관련,“아무리 자유민주주의 사회라 하더라도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전복시키려는 자유까지 허용함으로써 스스로를 붕괴시켜 그토록 추구하던 자유와 인권을 모두 잃어버리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아니되므로 체제를 위협하는 활동은 헌법에 의한 제한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재판부는 특히 “더욱이 오늘날 북한에 동조하는 세력이 늘어가고 통일전선의 형성이 우려되는 상황임을 직시할 때 체제수호를 위해 허용과 관용에는 한계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도 지난달 26일 국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가 국보법 7조 찬양·고무죄 및 이적표현물 소지죄 조항에 대해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 급물살 타는 ‘국보법 개폐론’

    급물살 타는 ‘국보법 개폐론’

    국가인권위의 국가보안법 폐지 권고를 계기로 정치권이 앞다퉈 환영 또는 반대 의견을 내놓는 등 국보법 개폐 논쟁이 다시 불붙었다. 열린우리당은 25일 국가인권위의 국보법 폐지 권고를 환영하면서 개정 또는 폐지에 관한 당론을 늦어도 이달 말 의원워크숍에서 확정해 정기국회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반면 한나라당은 국보법의 부분 개정은 가능할지라도 전면 폐지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는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인권위의 국보법 폐지 권고는 한단계 고양된 인권의식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천 원내대표는 국보법을 둘러싼 당내 다양한 스펙트럼을 의식한 듯한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그는 “당내에 폐지론과 개정론이 모두 있지만 내용을 보면 차이가 그리 크지 않다.”면서 “폐지론자들은 대체입법 보완을 통해 국보법 내용 중 처벌 공백은 어떻게든 살려야 한다는 생각이고 개정론자들도 국보법 중 여러 인권침해 요소를 전면 제거하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은 26일 정책 의총에서 국보법 개폐 논의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민주노동당 역시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국보법 폐지 당론을 재확인하고 정기국회에서 이를 관철시키기로 방침을 정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펄쩍 뛰었다.국가인권위원회가 인권의 시각에만 치우쳐 국가보안법 폐지 의견을 낸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북한의 안보위협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만큼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를 위해 국보법을 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오는 28일 연찬회와 의원총회를 거쳐 관련 당론을 확정하겠지만 소속 의원 절반 정도가 참여한 설문조사를 보면 폐지 주장은 거의 없고 개정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다.”고 소개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열린세상] 한·몽골 전략적 동맹이 필요하다/임현진 서울대 사회학 교수

    솔롱고스.한국을 지칭하는 몽골어다.‘무지개의 나라’란 의미를 지닌다.이 말에는 몽골이 한국에 대해 가지는 일종의 고향의식이 실려져 있다.원래 몽골인과 한국인은 동일한 종족으로 지금의 몽골초원과 만주벌판이 만나는 곳에서,먼 옛날 하나는 서남쪽으로 다른 하나는 동남쪽으로 이주했다고 한다.언어와 풍속의 유사성을 말해주는 가설이다. 분명 두 나라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형제의식이 있다.몽골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을 각별히 좋아한다.길거리를 지나다 시비가 붙어도 한국인이라 하면 양해가 될 정도다.중국인에 대해서는 냉담하고,일본인은 의심한다.하지만 한국인에 대해서는 호감을 나타낸다.고대 북아시아라는 종족과 문화의 원류가 같아서일까,13∼14세기 몽골의 고려지배로 인한 문화접변의 탓일까,아니면 두 가지 영향의 역사적 축적효과일까. 한국인도 몽골에 대해 친근감을 갖고 있다.여름이 되면 몽골의 각지는 한국인으로 붐빈다.자연 그대로의 풍광 못지않게,역사에 대한 보이지 않는 향수로 인해 몽골을 찾는 것이다.그럼에도 우리에게 몽골은 여전히 가깝지만 먼 나라다.몽골에 대한 이해와 관심 부족 때문이다. 몽골은 한반도보다 7배나 큰 땅덩어리에 인구는 고작 270만명이다.석탄,구리,텅스텐,형석,석유 등 세계 10대 자원부국이다.소련붕괴 이후 사회주의로부터 시장경제와 민주주의로의 체제전환을 시도하고 있다.보통선거를 통해 여야정당이 뒤바뀌고,개혁·개방에 의한 경제발전을 추구하고 있다. 문제는 인력과 자본의 부족이다.몽골이 한국에 거는 기대가 바로 거기에 있다.중국,일본,러시아 등으로부터 직간접 통치와 위협을 받은 몽골은 선진대국들의 몽골진출에 대해 매우 조심스럽다.그러나 한국에 대해서는 사뭇 다르다.형제의식에서 나온 신뢰 때문이다. 얼마전 다시 가본 울란바토르에서 나는 엄청난 활력을 보았다.그것은 비슷한 시기에 평양에서 본 변화 이상의 것이다.정치적 개방과 경제적 개혁 덕택이다. 한·몽수교 15년을 거치면서 두 나라는 과학,기술,경제,무역,에너지,자원,문화 등 여러 면에서 협정을 맺어 왔다.그러나 매우 형식적이다.구체적 진전과 가시적 성과가 없다.몽골 측의 관심에 비해 한국 측의 성의가 모자랐기 때문이다. 한국 외교와 안보의 문제는 강대국 중심 사고에 있다.미국이 아니면,중국,혹은 일본을 등에 업자는 식이다.그러나 개항 전후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 교훈에서 알 수 있듯,강대국 중심 외교안보론은 한국을 식민화로 내몰았다. 작금 동북아지역에서 미국의 군사전략이 일본을 매개로 하여 바뀌고 있는 실정에서 분단 한국의 위상은 매우 어려워지고 있다.한반도 통일을 바라지 않는 중국이나 일본의 입장은 경제와 군사 면에서 강력한 남한을 바라지 않는다.한국의 미래가 밝지 않다는 우울한 전망이다.인접 강국으로부터 하대받지 않기 위해서는 주변으로부터 중심을 보려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한국이 몽골과 협력하는 길은 여러 방도가 있다.경제적으로 자유무역협정(FTA),공동시장,경제공동체,그리고 정치적으로 국가동맹,국가연합,연방국가 등 다양하다.장기적으로 국가연합과 같은 복합국가적 지향이 가능하나,단기적으로 자유무역협정을 통한 경제공동체를 고려해 볼 수 있다.그 출발로서 한·몽 사이에 전략적 동맹관계의 구축이 가능하다.만약 한·몽동맹이 이루어진다면,한국은 중국과 일본에 대한 견제 효과와 아울러 장래 APEC에서도 유리한 입지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이는 단순히 자원획득,농지확보,인구이주 등에서의 실리를 넘는다.정부와 민간 차원의 몽골에 대한 적극적 다가섬이 필요하다. 임현진 서울대 사회학 교수
  • ‘국방개혁 과제와 성공조건’ 전문가 대담

    ‘국방개혁 과제와 성공조건’ 전문가 대담

    ‘자율적으로 개혁하라.’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11일 주요 군 지휘관들에게 직접 주문한 사항이다.노 대통령은 이날 윤광웅 국방장관을 비롯해 군 지휘관 70명을 청와대로 초청,오찬을 함께 하면서 이같이 요구했다.그러면서 “국방부 문민화는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라며 덧붙였다.노 대통령은 이날 서해 북방한계선(NLL) 교신 보고누락 여파 속에 군의 사기진작에 관심을 기울이면서도 국방개혁의 당위성과 목표를 분명하게 제시하며 군 수뇌부의 자발적인 동참을 촉구했다.특히 군의 자율 개혁을 강조한 이면에는 스스로 개혁하지 않으면 결국은 강도높은 개혁의 칼날을 외부로부터 불러올 것이라는 경고음이 담겨있는 것으로 여겨진다.결국 국방개혁은 거스를 수 없는 참여정부의 요구라는 것이 재삼 확인됐다.이에 국방개혁의 추진 과제와 성공조건 등을 두루 짚어보는 전문가 좌담을 마련했다.좌담에는 국방부 차관을 지낸 박용옥 한림대 교수와 전경만 한국국방연구원(KIDA) 책임연구위원이 참여했다. 먼저 국방개혁에 대한 참여정부의 의지가 확고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이처럼 국방개혁이 강력히 요구되는 배경은 무엇입니까. -박용옥 교수 국방개혁과 군사혁신은 군의 비전이요,소망이며 반드시 해야 하는 당위적인 사안입니다.어제 오늘에 제기된 문제가 아닙니다.문제는 무엇을,어떻게,왜 개혁하느냐 하는 것인데,이에 대해 군도 그간 많은 생각을 해왔습니다. -전경만 책임연구위원 우리 군이 북한 위협에 집중 대처하다 보니 육군위주의 양적인 발전에 치중해왔고,그 결과 육·해·공군의 균형발전에 지장을 초래했습니다.군수획득분야나 국방운영관리체계가 합리성이 떨어지고,예산이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집행의 투명성에도 문제가 있음을 잘 인식하고 있습니다.이에 개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군 내부에서도 자연스럽게 나오고 있습니다. -박 교수 국방인력의 전문화,정예화를 위한 인사관리가 미흡하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해 민간인력의 충원을 확대해야 한다는데도 동의합니다.아울러 국방자원의 안정적인 배분이 안되고,중장기 전력발전계획도 일관성과 실효성에 문제가 있어 선진정예군으로 가는데 장애가 되고 있습니다.이런 문제점들이 바로 국방개혁,군사혁신의 당위성을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개혁하고 혁신해야 합니까. -박 교수 첫째 부대구조나 전력구조 개편과 관련,군사혁신의 핵심은 군을 정보화,과학화를 통해 소수 정예화하는 것입니다.둘째 국방운영관리분야에서 미국 등 선진국처럼 기업의 경영방식을 도입해 효율성과 능률을 극대화해야 할 것입니다.셋째 국방인력의 정예화와 전문화와 관련해 국방부의 문민화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국방부의 주요 보직을 현역 군인들이 1∼2년씩 돌아가며 맡는 현재의 인사방식으론 전문성을 키울 수 없습니다. -전 위원 국방개혁의 핵심은 통합전투력 극대화에 기여하기 위한 의식과 행동의 합리성을 확보하는 것입니다.이를 위해 우선 무기획득체제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둘째 상부구조를 경량화하는 방향으로 군구조를 개편하고,셋째 장비와 병력구성을 고도화하는 방향으로 군 인력을 정예화해야 합니다. 국방개혁이 자연스럽게 문민화의 문제로 이어집니다. -박 교수 국방부의 문민화는 국방개혁 과정에서 반드시 거쳐 가야 할 길입니다.국방인력의 정예화와 전문화가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미국 등 선진국 모델의 문민화가 거론되고 있습니다.제한된 예산으로 최대의 성과를 거두려면 정책의 일관성과 지속성이 유지되어야 하고,이를 위해 정보와 지식 축적이 가능한 장기 보직이 보장되어야 합니다.문민화는 이런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전 위원 정치적 민주주의가 정착됨에 따라 ‘국민의 군’ 개념에 부합되도록 민·군관계가 발전되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국방부문의 전문화와 이를 위한 문민화가 거론되고 있습니다.국방장관은 지휘체계상 군의 전문성을 활용하지만,동시에 국방관리를 위한 전문관료의 정책능력도 활용해야 하는 이중적 위치에 있습니다.다만 임관 이후에도 꾸준히 엘리트 전문교육을 받는 군에 비해 전문관료들은 정책분야의 전문성이 취약한 편입니다.국방부의 문민화는 군 전문성과 민간 전문성을 상승시키는 것이므로,이를 위해 관료 전문화교육을 강화하고 안보정책관리시스템(Defence Governance)을 구축해 전문인력을 순환적,단계적으로 양성해야 할 것입니다. -박 교수 문민화를 새로운 정책으로 내걸 때 오해가 생깁니다.국방부 문민화는 대세입니다.다만 점진적,단계적으로 이뤄져야 하는데 ‘장기과제’라는 말에는 이런 의미가 함축돼 있는 것으로 봅니다.전문인력을 양성하고,충원해 나가는 과정을 거쳐 부드럽게 문민화가 이뤄져야 합니다. 국방부 문민화의 성공조건은 무엇입니까.언제쯤 민간 국방장관이 나올까요. -박 교수 대통령제 하에서는 필요에 따라 민간인이 국방장관에 임명될 수 있는 것으로 시간을 정해놓고 할 일이 아닙니다.남북간 군사적 대치상황이 최우선 고려 상황인 때에는 군사적 배경을 가진 사람이 국방장관에 임명됐지만,순수한 군사작전보다 국방관리운영을 비롯해 산업자원,과학기술분야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인물이 적합하다고 생각되면 대통령이 임명하면 됩니다. -전 위원 국방분야에서 군사 전문화와 정책 전문화에 대한 인식공유가 중요합니다.지금까지 군사능력 향상을 위해 용병분야가 강조되어 왔다면 앞으로는 양병분야,특히 자원 관리분야가 강화돼야 합니다. -박 교수 정부가 민간인을 국방장관에 임명하는 것으로 어느 날 갑자기 문민화를 이뤘다고 선전하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국방업무가 고도화되고 복잡해지면서 종합적인 사고와 판단력을 갖춘 민간 전문인력의 충원을 요구하는 시대적 추세에 맞춰 자연적,점진적으로 문민화가 이뤄져야 합니다. 최근 합참의장의 군령권 강화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참석 정례화 등이 도입되고 있습니다. -전 위원 만시지탄이나마 잘된 일입니다.군령 지휘관이자 보좌관인 함참의장은 주요 군사사항을 논의하는 자리에 참석해 발언할 수 있어야 합니다.미국의 경우 국방부 조직이 설립된 1947년 이후 중요한 국가안보정책 관련 회의에 합참의장이 반드시 배석합니다. -박 교수 국방장관은 대통령을 보좌하는 국방관리자로서 군령권과 관련해 합참의장의 충실한 보좌를 받아야 합니다.유사시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의 생각이 다를 수도 있겠지만,이 경우 상위기구인 NSC나 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신속하게 판단하면 됩니다. 육·해·공군의 군형발전 문제는 어떻게 풀어가야 합니까. -박 교수 선진정예 국군이 국방개혁의 목표인데 이를 위해선 3군의 균형발전이 기본 전제조건입니다.육군도 이를 이해하고 그 방향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전 위원 미래전은 정보전,기동전,화력전입니다.미래전의 특성을 전망해서 나라마다 무기체제를 현대화,첨단화하고 있습니다.무기체제의 첨단화 과정에서 정보전,기동전의 기둥인 해·공군력이 증강될 수 밖에 없습니다.결국 국방예산의 투자비중도 이런 추세에 맞춰 조정되고,3군의 군형발전도 자연스럽게 달성될 것입니다. 국방개혁의 제1의 성공조건은 무엇입니까. -박 교수 적정 수준의 예산 뒷받침 없이는 모든 게 헛것입니다.2008년까지 병력 4만명을 감축한다고 하는데 이미 3∼4년전에 끝났어야 할 계획입니다.이를 위해 최소 국민총생산(GDP)의 3%를 10∼15년간 국방비로 투자했어야 하는데 IMF 여파로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습니다.게다가 110만 북한 군에 대응해 우리 군도 일정한 병력을 유지해야 했습니다.국방개혁과 군사혁신은 소수 정예화가 기본인데 전쟁억제가 보장되지 않으면 규모 축소는 어려운 일입니다. -전 위원 국방예산이 얼마 정도면 충분한가에 대해 많은 논의가 있어왔는데,이제는 어느 정도면 효율적인가에 대해 국민적 이해와 합의가 이뤄져야 합니다.국방부문에는 다른 민간부문 등에서 선뜻 알 수 없는 미지의 비효율성이 내재해 있습니다. -박 교수 국방개혁을 위해서도 굳건한 한·미동맹이 중요합니다.한·미연합방위태세가 탄탄할 때,한반도에서의 전쟁억제를 보장할 수 있었을 때 군 구조개편을 하고,정예화를 추진했어야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 위원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의 87%가 미국의 지지,협력없이는 자주국방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국민들은 현명하고 영악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자주국방과 한·미동맹은 상호보완적 관계이고,또 그렇게 되어야 합니다. 남북관계 진전에 대해 군 일각의 부정적 시각이 존재하는지요. -박 교수 군이 남북의 군사적 합의를 부담스러워 할 이유가 없습니다.다만 군은 남북간 다양한 교류협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군사태세에는 변화가 없다고 보고,변함없이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전 위원 군은 남북간 군사적 신뢰구축을 통한 긴장완화 조치에 동의하고 있습니다.이견이 있을 수 없습니다.다만 최근 휴전선 일대의 선전물 철거 합의는 구속력이 있도록 한 반면,서해상 무력충돌방지 합의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데 대해 군으로서 서운한 마음을 가질 수는 있을 것입니다.이런 점은 대북협상을 위한 정부의 준비과정에서 군의 의견을 좀더 참작하는 제도를 운영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을 것입니다. ■ 박용옥(朴庸玉·62) 한림대 교수 ▲육사 21기,중장 예편(1998) ▲국방부 정책실장,차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 ■ 전경만(全庚萬·53)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서울대 경영학과,미국 랜드(RAND)대학원 안보정책학 박사 ▲RAND 연구소 연구자문위원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정책실장 사회 김인철 통일안보전문기자 ickim@seoul.co.kr
  • 릴리 前미대사 “KAL기 폭파는 북한 소행”

    한국 민주화의 격변기였던 1986년부터 1989년까지 주한 미국 대사를 지낸 제임스 릴리 전 대사가 15일(현지시간) 회고록 ‘중국통-아시아에서 90년간의 모험 첩보 외교’ 를 발간,당시의 한·미관계에 대한 일화를 소개했다.회고록에서 릴리 전 대사는 87년 6월 전두환 당시 대통령을 만나 민주화 시위를 진압하기 위한 계엄령을 선포하지 말도록 촉구했다고 밝혔다. 회고록에 따르면 릴리 전 대사의 인준청문회에는 현 민주당 대선후보인 존 케리 상원의원도 참석했다.케리 후보는 “한국에서 우선돼야 할 것이 민주주의냐 안보냐?”고 물었다.릴리 전 대사는 “우선 대북위협으로부터 한국의 안보를 보장해야 하지만 한국에 민주주의가 정착할 수 있도록 전력하겠다.”고 답했다. 릴리 전 대사는 87년이 재직 중 가장 힘들었지만 보람된 시기였다고 회고했다.4·13호헌조치 후 민주화 시위가 계속되자 전 전 대통령은 군진압의지를 표면화했다.17일 밤 레이건 대통령이 보내는 친서가 도착,이를 청와대에 전달하려 했으나 한국 정부는 시간약속을 해주지 않았다.당시 주한 미 대사관 정무참사관인 해리 던롭은 한국 정부 관계자와의 전화에서 “전 대통령이 그런(대사를 만나지 않겠다는) 결정을 했다고 믿을 수 없으니 그 결정을 한 사람의 이름을 대라.”고 고함을 쳤다. 결국 19일 릴리 전 대사는 전 전 대통령을 90분간 만났다.대통령은 내내 굳은 얼굴로 앉아있었다.릴리 전 대사는 계엄 선포가 임박했음을 발표한다면 한·미동맹을 훼손할 위험을 감수해야 할 것이며 80년 광주의 재난적 사건의 재발을 자초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회고록에 적었다. 릴리 전 대사는 80년대 이후 한국인의 대미관은 광주체험에서 시작된다고 분석했다.당시 미국이 군진압을 사실상 방조했다는 게 한국인들의 기본인식이라는 것이다.이에 대해 그는 “미국은 한국 내에서 일어나는 어떤 일도 직접 개입하거나 조종할 수 없고 다만 지원하고 자문하는 역할이라는 것을 정확히 인식해야 하며 한국인들이 이것을 깨달을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KAL 858기 폭파사건에 대해서는 “올림픽 개최를 방해하기 위한 북한의 음모”라고 평가했다. 릴리 전 대사는 서울이 88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된 뒤 북한은 올림픽 공동개최를 요구하며 한국과 협상에 돌입했으나 배후에서는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공격을 획책했다고 적었다.그는 KAL기 폭파사건으로 미국은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 넣었으며 한국의 올림픽 안전조치를 지원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열린세상] 양심적 병역거부/박상기 연세대 법대학장

    대법원이 사회적 논란을 불러온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하여 유죄판결을 내림으로써 하급심의 상반되는 판결이 일단락되었다.즉 대법원 전원합의부는 15일 양심의 자유를 이유로 입영을 거부한 혐의(병역법 위반)로 기소된 최모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유죄가 인정 된다.”며 징역 1년 6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최씨는 2001년 11월 논산 육군훈련소에 입영하라는 서울지방병무청장 명의의 현역입영통지서를 받고도 입영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돼 1,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대법원에 상고했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1,2심에 계류 중인 유사 사건에 대한 재판이 재개되어 대법원 판결 취지대로 선고가 내려질 전망이다.그러나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여부에 대한 결정이 변수로 남아있다.헌법재판소가 병역법 관련조항에 대한 위헌법률 심판청구소송에 대한 심리를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양심의 자유가 국방의 의무에 우선할 수 없고 헌법상 기본권 행사는 타인과 공동생활을 영유하면서 모든 기타 법질서에서도 이탈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동시에 “현역 입영을 거부할 경우 형벌 규정을 두거나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는 것은 입법자에게 광범위한 재량권이 부여돼 있어 병역거부자에게 대체특례를 주지 않고 형벌만 주는 것은 헌법상 과잉금지나 비례원칙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며 종교적인 차별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대의견도 제시되었다.즉 “양심의 자유와 국방의 의무가 충돌할 때에는 양심의 자유가 좀더 존중되고 보장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또 다수 의견에 동의하면서 대체복무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국제적으로도 유엔 인권위원회와 유럽의회는 양심적 병역거부권의 인정을 촉구해왔으며,지원병제가 아닌 징병제를 실시하고 있는 25개국이 대체복무제를 인정하고 있다는 점을 밝혔다.심지어 중국으로부터 심각한 국가안보 위협을 받고 있는 대만도 대체복무제를 성공적으로 시행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판결문에서 밝힌 바와 같이 우리나라의 양심적 병역거부자는 한해 600여명 정도로 이는 연간 징병인원 약 30만 명의 0.2%에 불과하다.물론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할 경우 이를 빙자하여 병역거부를 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그렇지만 독일처럼 양심적 병역거부자 여부를 심사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고,대체수단의 내용도 병역의무에 준하거나 그보다 더 무거운 내용의 복무를 하도록 한다면 국가 안전보장과 공평한 병역의무의 부여라고 하는 헌법상 법익도 충족될 수 있을 것이다.군 복무기간을 단축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양심적 병역거부는 우리 사회가 그동안 무시하는 태도로 일관하였던 문제를 사회적 관심사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일이다.동시에 우리 사회가 인간의 내면의 가치를 소홀히 취급한 것에 대한 반성의 기회를 제공하였다. 그러나 현행법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대법원의 입장에서는 유죄판결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볼 수도 있다.아쉬운 것은 반대의견이나 소수의견이 지적한 바와 같은 문제점이 보다 적극적으로 표명되었으면 하는 점이다.이런 관점에서 헌법재판소는 보다 본질적인 문제점에 대한 판단을 하여야 할 것으로 본다. 이번에 소수 의견은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는 것은 대다수 사회구성원과 가치관을 달리하는 소수의 국민에 대해 국가 통합을 위한 관용의 원칙을 실현하는 것이고,이로써 자유민주주의 이념적 정당성과 우월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하였다.이는 절대적으로 타당한 말이다.한 인간이 형벌이라는 불이익을 감수하면서까지 자신의 종교적인 양심의 결정을 지키고자 하는 것에 대해서 국가가 무조건적인 집총의무를 강제하기보다는 다른 내용의 국방의 의무를 스스로 이행하도록 하는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인간중심의 국가모습이고,공동체의 의무라고 본다. 박상기 연세대 법대학장˝
  • [1904 & 2004 한반도] 주변 4强 한반도정책-미국

    오늘의 한반도는 19세기말과 20세기 중반에 이어 우리의 삶을 좌우할 세 번째의 격변기에 놓여있다.격변은 대외관계로부터 주어지고 있다.개항이후 한국문제는 항상 국제문제였다.동아시아질서를 좌우해온 지역문제이자 세계문제로서의 한반도문제는 한번 지형이 결정되면 최소한 한 세대를 지속해왔다.우리에게 국제관계는 그토록 중요하다.현금의 격동의 중심에는 탈냉전의 뒤늦은 후폭풍인 한미관계 재조정과 북한문제가 놓여있다.그 요체는 우리의 세계 내 위상과 역할,관계의 문제로 귀착된다. 건국과 오늘의 시점을 비교할 때 교육,산업화,민주화,정보화에서 한국의 변화는 세계10위권의 중위국가로 도약한데서 볼 수 있듯 20세기 세계변혁의 상징이었다.그러나 국제관계,외교,안보,평화의 영역으로 오면 크게 다르다.우리는 오랫동안 중국,일본,미국(과 소련)에 대한 일변주의(一邊主義)관계가 초래한 속방,식민,분단의 역사를 갖고 있다.지난 100년의 한미관계는 한국문제의 국제적 변동에 맞춰,‘혜택’과 ‘희생’,‘이익’과 ‘비용’의 결합 속에 세 번의 변화를 겪어왔다.그 만남의 방식과 손익을 깨닫는 것은 너무 중요하다. 최초 중화체제 시기에 미국은 태프트-카쓰라 조약,영일동맹으로 이어지는 ‘미영일 동맹체제’를 통해 동아시아에서 일본의 지역패권을 조장(助長),중국패권을 해체하고 미영일중러가 경쟁하는 동아시아 만국공법(萬國公法)체제,또는 동아시아 세력 균형체제를 탄생시켰다.중국견제와 일본부상이라는 미영의 구도 속에 한국은 중국속방으로부터 이탈,불안정한 독립국가[대한제국]를 거쳐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하였다.탈(脫)속방화와 식민화,이는 한미조우가 낳은 혜택과 희생의 첫 역사적 결합이었다.일본이 지역패권을 넘어 세계패권을 향해 미영에 도전하여 세계전쟁을 일으키자 미국은 이를 패퇴시켰고 한국은 독립되었다.그러나 미국은 소련과의 합의하에 한국을 분단,독립과 분단이라는 혜택과 희생의 두 번째 결합을 낳았다. 한국전쟁은 한국의 세계 내 위상과 한미관계를 정초한 사건이었다.전후 등장한 한미‘동맹’은 남북‘적대’와 함께 한국전쟁으로 주형된 한반도문제의 역사적 쌍생아였다.안보와 경제는 동맹의 두 기축으로서 사회주의와 경쟁하는 동안 세계반공주의와 자유민주주의의 성공표본을 만들기 위해 미국은 확고한 안보공약과 막대한 경제원조를 지속하였다.한국민들은 이 때 위치와 구조를 활용하는 절정의 능력을 보여주었다.그러나 그 성공은 댓가없는 것은 아니었다.외교,안보문제에서의 주권,자율의 위축을 포함해 냉전 내내 위계적 한미관계를 감수해야했다.동시에 공산저지를 위해 제공되는 미국의 안보공약과 경제원조는 이승만,박정희,전두환 체제에서 보듯 권위주의 체제유지의 토대역할을 수행하였다.즉 미국은 권위주의 체제의 보장자 역할을 수행하였던 것이다. 반면 미국은 권위주의 시기동안 적나의 인권유린과 독재를 견제하는 민주화의 후원자이기도 하였다.요컨대 한국에서 미국은 권위주의의 보장자인 동시에,민주주의의 후원자라는 이중 역할을 수행했던 것이다.이를 ‘미국의 범위’(American boundary)라고 부를 때 탈냉전과 함께 ‘미국의 범위’는 이제 재조정,재정의(再定意)의 상황에 돌입해있다.냉전시기 남북적대의 강화는 한미동맹의 강화를 결과했으나,탈냉전 이후 남북적대의 완화는 한미동맹의 재정의를 요구하고 있다.동시에 냉전시대의 한미관계 양자동학은 이제 남북미관계라는 복합적인 3자동학(動學)으로 변전되었다.이제 한미관계는 둘 만의 배타적 양자관계가 아닌,3자관계는 물론 동아시아-미국 등 더 넓은 지평에서 보는,그리하여 국제문제인 우리문제의 한국화와 탈한국화의 접점을 찾아내어 동아시아와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통로가 되어야한다.그럴 때 민족주의와 세계주의,반미와 친미의 대립은 본질적이지 않다.친미를 통한 탈미공존-유럽통합의 대구상을 꿈꿨던 유럽,탈독일화를 통한 독일화를 이뤄 평화와 통일을 실현한 독일,그리고 반미적 친미,또는 친미적 반미라는,즉 우리문제를 위해 견인과 견제의 의미를 함께 갖는 이중견미(牽美)의 길을 찾은 초기 한국외교수장의 숨은 지혜들을 종합해 세계와 우리에 필요한 보편가치와 국익의 추구를 함께 꿈꾸어야할 시점이다. 탈냉전이후 남북대치의 지속으로 우리가 한미관계의 재형성을 시작하기도 전에 미국은 유일 초강대국이 되었다.글로벌 제국과 글로벌 시민사회가 직접 대면하는 오늘의 국제사회에서 특정국가의 외교란 일차적으로 유일제국 미국과의 관계설정을 의미한다.오늘의 시점에도 친미와 반미는 물론,주한미군 재배치 및 축소라는 동일현상을 두고도 한쪽[진보]에서는 대북전쟁기도라고 비판하고,다른 한쪽[보수]에서는 남침위협증가라고 비판하는 갈라진 정체성과 의식구조를 보며 우리가 진정으로 대전환점에 놓여있음을 깨닫는다.앞선 두 전환기 때 갈라졌던 것처럼.앞선 두 번과는 다른 길을 가기 위해 갈라진 우리의 정신구조와 대안모색을 수렴하고 통합할 사려와 지혜는 이제 선택의 문제를 넘어선다.열정과 신념이 아니라 이익과 지혜가 국제관계와 외교의 본질이라는 점을 깊이 깨달을수록 지난 100년의 경험과 오늘의 혼돈은 미래를 위한 값진 비용이 될 것이다. 박명림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 “민주주의 훼손… 국보법의 모순”

    서울지검 공안1부(부장 구본민)는 30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7년이 선고된 송두율(59·독일 뮌스터대) 교수에 대해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날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 김용균) 심리로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원심은 국가보안법 법리를 오해해 남북학술회의 등을 무죄로 판단했다.”면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해야 하며 개전의 정이 전혀 없는 피고인에게 징역 7년은 너무 가볍다.”고 밝혔다. 송 교수는 최후진술에서 “차라리 학술토론회 주제였으면 좋았을 내용들이 법정에서 왈가왈부되는 현실에서 분단으로 일그러진 우리 생활세계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고,자유민주주의를 지킨다는 국보법이 도리어 자유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자기최면적 기능을 하는 현실도 경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황장엽의 진술과 김경필 파일만으로 ‘합리적 의심 없이’ 피고인이 노동당 후보위원이었다고 판단할 수 없다.”면서 “북한은 더이상 적이 아닌 화해와 협력의 대상이며 우리 사회 어느 누구도 피고인의 저술로 인해 국가안보가 위협당한다고 여기지 않는 현실을 감안해 피고인에 대한 판단은 학문의 장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선고 공판은 오는 21일 오후 2시.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양심적 병역거부 무죄’ 지상논쟁

    ■ 찬성-진선미 변호사 ●대체복무 1.5배 한다는것 병역회피로 오해말기를 진정한 양심상의 결정에 따라 병역을 거부한 행위는 처벌할 수 없다는 판결을 두고 온 나라의 여론이 들끓고 있다.그 자체만으로도 판결의 의미는 크다.모쪼록 2002년에 관련 규정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이 이루어진 이후 세상의 관심에서 멀어진 듯했던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에 관한 활발한 논의의 출발점이길 기대해 본다. 이 판결에 대하여 우려를 표하는 입장은 대부분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게 되면 병역기피자를 양산하여 국방력을 약화시키고 급기야 국가안보에 큰 위협이 될 거라고 보고 있다.또한 병역거부는 양심에 따른 것이고,국방의무를 다하는 사람은 양심이 없는 거냐라는 비난 또한 드높다. 그러나 이는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가 왜곡되어 전달된 데 기인한 면이 많은 듯하다.우선 이들은 병역의무를 완전히 이행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대체복무를 하겠다는 것이다.사회복지시설 등에서 복무기간의 1.5배가량의 장기간 동안 근무하겠다는 것이다.어떤 이는 죽음에 직면하여 가족들도 포기한 에이즈환자들을 돌보는 일을 하겠다고도 한다. 지금도 현행 병역법상으로 공익근무요원,병역특례자로 공장,회사에 다니기도 하는 등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방식은 매우 다양하게 인정되고 있다.또한 신체상의 이유 또는 경제상의 이유 등으로 병역의무를 면제해주기도 한다.대체복무 역시 병역의 한 유형으로 인정하면 되는 것이다. 병역기피자 양산 위험은 대체복무제도를 확립시키면 충분히 방지될 수 있을 것이다.어느 기자의 말을 인용하자면 “나도 우려했다.그런데 이제는 그렇지 않다.군대에 가는 대신 소록도에서 4∼5년씩 환자를 간호할 수 있을 것인가 생각해 봤는데 도저히 할 수 없다는 결론이었다.그러나 그들은 그렇게 하겠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누군가는 자신의 가족을 위하여 당연히 총을 들어 적과 싸워야 한다는 결정을 할 수 있고,그 결정이 존중되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누군가는 어떠한 상황이 와도 도저히 총을 들 수 없다는 결정을 할 수 있고,그 결정이 존중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하는 것은 국가의 의무라는 것이지,어느 한 쪽만 존중되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이 문제는 또한 군대 내의 인권상황 개선 문제가 재검토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줄 것이다.군대 내의 폭력,의문사 등 열악한 인권상황이야말로 병역기피의 주범이다. 이번 판결 역시 병역거부자들을 바로 병역의무에서 면제해주는 것이 아니라 국가에 대한 의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적절한 대체복무제도를 도입할 의무가 당사자들이 아닌 국가에 있다는 사실을 재확인해 주었을 따름이다. 소수의 다름을 인정하는 민주주의의 성숙이야말로 국가안보에 기여할 수 있는 또 다른 최상의 수단이지 않을까.이 판결을 계기로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져 하루빨리 대체복무제도가 도입될 수 있길 바란다. ■ 반대-김경민 漢大 교수 ●특정종교 국방의무 면제 비슷한 이유 거부자 늘것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사상 최초로 무죄선고가 내려져 양심의 자유냐,국방의 의무냐를 놓고 여론의 공방이 치열하다.이번 판결을 지켜보면서 29년 전 훈련소에 입대하기 전 신체검사를 다시 한 번 받는 수용연대의 일이 떠오른다.감옥살이를 할망정 입대는 하지 않겠다는 ‘여호와의 증인’신도가 마치 큰 범죄자 취급당하는 것에 인권차원에서 동정심이 갔고,한편으론 모든 일 제쳐놓고 입영하는 나의 처지와 비교할 때 억지를 부리는 것이 아니냐고 반감을 갖던 기억이 새롭다. 남북이 군사적으로 대치하는 상황에서 병역의 의무는 공명정대하고 명명백백하게 시행되어야만 한다.나라와 국민을 지키기 위해 개인생활을 접어두고 따뜻한 부모님의 품을 떠나는 일은 크나큰 희생이다.특정 종교 신도를 양심적 병역 거부자라 하여 국방의 의무를 면제해 준다면 이런 경로로 병역을 회피하려는 사람이 급증할 것이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첫째,시대가 변하여 개인의 인권과 이익이 신장되고 있는 추세에서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으로 대처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그 대신 사상·종교상의 양심적 병역 거부자를 인정한다면 대단히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우리나라도 앞으로 제대로 월급을 받는 자원입대의 병역자원 충원형태도 준비해야 하는 만큼 이 문제를 징병제라는 절대적인 기준에서만 바라보아서는 안 된다. 두번째,양심적 병역 거부자를 인정한다면 대체복무제의 도입이 시급한데 개인의 자유를 좀 더 제한받는 현역병들이 긍정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할 것이다.대체복무는 중증 장애인을 보살피거나,이 사회에 힘이 미치지 못하는 소외된 계층에 봉사하는 이른바 사회봉사와 직결된 일들로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양심적 병역 거부자라면 이 사회의 보다 낮은 곳에서 대체복무기간을 이수할 수 있어야 ‘양심’이라는 병역 거부 이유에 걸맞기 때문이다. 세번째는 대체복무기간이 현역병의 복무기간보다 반드시 더 길어야 한다.휴가도 제대로 한 번 나오지 못하고 제한된 공간에서 병역의 의무를 감당하는 일은 고된 훈련만큼이나 인내와 희생이 뒤따른다.형평성을 고려한다는 측면에서라도 복무기간은 길어야 한다.현역병들은 낮 시간의 교육일정 이외에 야간에는 보초나 불침번 등의 의무를 수행해야 한다.말이 8시간 수면이지 실제로는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그만큼 현역병들이 겪는 고초가 크다.현역병 복무는 한창 두뇌회전이 잘 되는 시기에 본인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기회를 유보 내지는 포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대체복무는 이런 상대적 박탈감도 고려하여 기간이 상당히 연장되어야 할 것이다. 사상·종교에 따른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국방환경의 변화를 감안하는 대승적 견지에서 바라볼 때 지혜로운 처방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 전망된다.˝
  • “親기업·시장세력 길러내야” 정구현 삼성경제硏소장 주장

    “시장은 개혁대상이 아니다.” 정구현 삼성경제연구소 소장이 정부를 향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21일 서울 소피텔앰배서더호텔에서 열린 대한상의 주최 조찬간담회에서 “10년 뒤를 내다보고 진정한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가 자리잡을 수 있도록 건강한 친(親)시장세력을 키워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소장은 “길게 보면 앞으로 10년 이상 한국의 정치는 진보세력이 주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진보정권에서는 기업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좁아지고 기업에 적대적인 이해당사자도 늘어나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재야운동권이 어려운 여건에서 사람을 모으고 교육시켜 조직화해 온 것처럼 이제는 기업이 시장경제와 기업에 대한 교육에 나서고 친시장·친기업 이해당사자를 길러야 한다.”면서 “경제적 번영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주체는 기업뿐이며 고용을 늘리고 세금을 많이 내는 것이 애국이란 점을 국민에게 홍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업도 스스로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바꾸고 일상적인 기업활동에서도 합법성을 확보하는 등 투명한 경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현재 일부 정당의 정강에 나타난 정책이 그대로 입법화되면 우리경제가 안고 있는 문제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이며,그런 점에서 중기적인 전망은 매우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2005년 이후 세계경제가 다시 불황에 빠지면 경제를 떠받쳐온 수출마저 침체되고 신용불량자,부동산 버블 등의 내부적 모순이 악화돼 커다란 위험에 빠질 수 있으며 이는 진보파가 어렵게 잡은 정권에 심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종락기자˝
  • [시론] 개입형 韓·美동맹에 대비하자/이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미래전략연구원 공동대표

    지난 14일 미국이 주한 미 2사단 예하 2여단을 차출해 이라크에 배치할 것이란 계획을 한국측에 통보해온 것으로 알려졌다.이러한 차출 결정을 계기로 주한 미군과 한·미 동맹의 성격변화에 대한 다수의 논의들이 제기되었는데 대부분의 논의가 한·미 동맹 유지의 중요성과 한국군의 자체 방위력 증강의 시급성,한국이 미국의 해외 미군기지 재편 구상에서 어느 정도 중요도를 차지할 것인가에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논의는 냉전적 불안심리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정작 문제의 핵심을 비켜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한·미 연합방위 능력 및 작전,전투 체제에 반세기를 투자한 미국이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를 이룩해낸 한국을 짜증이 난다는 이유로 포기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상상하기 어렵다.자유민주주의의 가치와 경제적인 계산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미국의 관점에서 보자면 정치 및 경제적으로 성공한,그리고 잘 정비된 연합방위 능력을 가지고 있는 한국은 포기보다는 이용의 대상이다.즉 우리가 용미(用美)를 생각하듯이 그들은 당연히 용한(用韓)을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미 언론에 많이 보도되어 익숙해진 미국의 해외주둔군 재배치계획(GPR)은 이러한 미국의 ‘용한’에 있어 한국의 용도를 예측하는 단초를 제공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생각의 출발점은 현재의 국제체제가 어떠한 생각을 띠고 있는지를 따져보는 데에 있다.왜냐하면 현재 한국은 인류 역사상 유례없는 미국 중심의 단극체제라는 특이한 형태의 국제체제에서 동맹의 국제정치를 추진해 나가야 하는 상황에 있기 때문이다. 단극체제에서의 동맹은 양극 및 단극 체제에서와 같이 뚜렷한 적에 대한 방어형 동맹이기보다는 유일 초강대국,즉 미국이 세계안보 질서를 관리하기 위하여 동맹체계의 정점에 서는 관리형,또는 개입형 동맹이 될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하자면 미국 중심의 세계 안보질서에 대한 위협을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 미국과 동맹국이 공동관리,개입하는 형태의 동맹이 미국의 주요 이해 지역에 구축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미국의 21세기 탈냉전형 세계전략은 이러한 세계질서 관리의 시각을 반영한 해외 주둔군 재배치와 동맹 재조정을 요구하고 있다.냉전형 고정군보다는 신속하고 유연하게 이동하여 안보위협을 처리할 수 있는 신속기동군의 형태로 미군이 바뀌고 있고 동맹국들은 이러한 새로운 전략개념에 맞추어 미국이 정점이 된 동맹체계에서 하위 분업체계로 들어가는 것이다. 이러한 하위분업체계는 전력투사근거지(Power Projection Hub),주요작전기지(Main Operation Base),전진작전거점(Forward Operating Site),그리고 안보협력대상지역(Cooperative Security Location)으로 나뉘고 있는데 한국은 전력투사근거지와 주요작전기지의 중간급 기지가 될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만약 한국이 이렇게 상위의 동맹분업체계로 편입하게 되면 한국은 북한에 대한 자체방위 능력뿐만이 아니라 미국의 주요 이해지역에 공동 개입하고 관리해 나가야 하는 미래의 숙제를 안게 된다. 이것은 한국군의 개입과 투사능력을 강화하는 수준의 안보구상과 정책을 요구하는 것이다.이러한 구상과 정책은 우리가 예상하기 힘든 다양한 국내외 정치 및 경제적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이고,우리 군의 인프라와 전략 등이 총체적으로 변화하는 것을 요구할 것이다.따라서 한국 정부는 단기적인 대응보다는 단극체제에서 미국이 요구하는 관리 및 개입형 동맹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문제의 중심에 두고 이에 맞춘 대응과 준비를 국민적 합의와 지혜를 모아가면서 진행해야 할 것이다. 이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미래전략연구원 공동대표˝
  • 헌재결정문 요지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주선회 재판관)는 2004년 5월14일 대통령(노무현)에 대한 탄핵심판청구를 기각하였다. I.탄핵소추의 적법여부 1.국회에서의 충분한 조사 및 심사가 결여되었다는 주장에 관하여 물론,국회가 탄핵소추를 하기 전에 소추사유에 관하여 충분한 조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국회법 규정에 의하면 조사의 여부를 국회의 재량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이 사건에서 국회가 별도의 조사를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하였다고 할 수 없다. 2.적법절차원칙에 위배되었다는 주장에 관하여 피청구인은 “이 사건 탄핵소추를 함에 있어서 청구인은 피청구인에게 혐의사실을 정식으로 고지하지도 않았고 의견제출의 기회도 부여하지 않았으므로 적법절차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피청구인이 주장하는 ‘적법절차원칙’이란,국가공권력이 국민에 대하여 불이익한 결정을 하기에 앞서 국민은 자신의 견해를 진술할 기회를 가짐으로써 절차의 진행과 그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야 한다는 법원리를 말한다.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국회의 탄핵소추절차는 국회와 대통령이라는 헌법기관 사이의 문제이고,국회의 탄핵소추의결에 의하여 사인으로서의 대통령의 기본권이 침해되는 것이 아니라,국가기관으로서의 대통령의 권한행사가 정지되는 것이다.따라서 국가기관이 국민과의 관계에서 공권력을 행사함에 있어서 준수해야 할 법원칙으로서 형성된 ‘적법절차의 원칙’을 국가기관에 대하여 헌법을 수호하고자 하는 ‘탄핵소추절차’에는 직접 적용할 수 없다고 할 것이고,그 외 달리,탄핵소추절차와 관련하여 피소추인에게 의견진술의 기회를 부여할 것을 요청하는 명문의 규정이 없으므로,국회의 탄핵소추절차가 적법절차원칙에 위배되었다는 주장은 이유없다. 3.그 외 탄핵소추가 부적법하다는 주장도 이유없다. Ⅱ.헌법 제65조의 탄핵심판절차의 본질 헌법 제65조는 집행부와 사법부의 고위공직자에 의한 헌법위반이나 법률위반에 대하여 탄핵소추의 가능성을 규정함으로써,그들에 의한 헌법위반을 경고하고 사전에 방지하는 기능을 하며,국민에 의하여 국가권력을 위임받은 국가기관이 그 권한을 남용하여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하는 경우에는 다시 그 권한을 박탈하는 기능을 한다.공직자가 직무수행에 있어서 헌법에 위반한 경우 그에 대한 법적 책임을 추궁함으로써,헌법의 규범력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탄핵심판절차의 목적과 기능인 것이다. 헌법 제65조는 탄핵소추의 사유를 ‘헌법이나 법률에 대한 위배’로 명시함으로써 탄핵절차를 정치적 심판절차가 아니라 규범적 심판절차로 규정하였고,이에 따라 탄핵소추의 목적이 ‘정치적 이유가 아니라 법위반을 이유로 하는’ 대통령의 파면임을 밝히고 있다. Ⅲ.대통령이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했는지의 여부 아래에서는 국회 탄핵소추의결서에서 기재된 소추사유를 유형별로 나누어,각 헌법이나 법률의 위반 여부를 살펴보기로 한다. 1.2004년 2월18일 경인지역 6개 언론사와의 기자회견,2004년 2월24일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기자회견에서 특정 정당을 지지한 행위가 공선법 제9조의 ‘공무원의 중립의무’에 위반했는지의 여부 가.대통령도 ‘선거에서의 중립의무’를 지는 공무원인지에 관하여 (1)선거에서의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무는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의 공무원의 지위를 규정하는 헌법 제7조 제1항,자유선거원칙을 규정하는 헌법 제41조 제1항 및 제67조 제1항 및 정당의 기회균등을 보장하는 헌법 제116조 제1항으로부터 나오는 헌법적 요청이다.공선법 제9조는 이러한 헌법적 요청을 구체화하고 실현하는 법규정이다. (2)따라서 공선법 제9조의 ‘공무원’이란,위 헌법적 요청을 실현하기 위하여 선거에서의 중립의무가 부과되어야 하는 모든 공무원 즉,구체적으로 ‘자유선거원칙’과 ‘선거에서의 정당의 기회균등’을 위협할 수 있는 모든 공무원을 의미한다.그런데 사실상 모든 공무원이 그 직무의 행사를 통하여 선거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으므로,여기서의 공무원이란 원칙적으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모든 공무원 즉,좁은 의미의 직업공무원은 물론이고,적극적인 정치활동을 통하여 국가에 봉사하는 정치적 공무원을 포함한다. (3)다만,국회의원과 지방의회의원은 정당의 대표자이자 선거운동의 주체로서의 지위로 말미암아 선거에서의 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될 수 없으므로,공선법 제9조의 ‘공무원’에 해당하지 않는다.국가의 중립의무에 의하여 보장된 ‘정당간의 자유경쟁’에서 국회의원은 정당의 대표자로서 선거운동의 주역으로 활동하게 되는 것이다. (4)따라서 선거에 있어서의 정치적 중립성은 행정부와 사법부의 모든 공직자에게 해당하는 공무원의 기본적 의무이다.더욱이,대통령은 행정부의 수반으로서 공정한 선거가 실시될 수 있도록 총괄·감독해야 할 의무가 있으므로,당연히 선거에서의 중립의무를 지는 공직자에 해당하는 것이고,이로써 공선법 제9조의 ‘공무원’에 포함된다. 나.이 사건의 경우,대통령의 발언이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무에 위반되는지에 관하여 (1)여기서 문제되는 기자회견에서의 대통령의 발언은 공직자의 신분으로서 직무수행의 범위 내에서 또는 직무수행과 관련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보아야 한다. (2)대통령이 특정 정당을 일방적으로 지지하는 발언을 함으로써 국민의 의사형성과정에 영향을 미친다면,정당과 후보자들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기초로 하는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형성과정에 개입하여 이를 왜곡시키는 것이며,동시에 지난 수년 간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하여 꾸준히 지속해 온 정당과 후보자의 정치적 활동의 의미를 반감시킴으로써 의회민주주의를 크게 훼손시키는 것이다.그런데 이 부분 대통령의 발언은 그 직무집행에 있어서 반복하여 특정 정당에 대한 자신의 지지를 적극적으로 표명하고,나아가 국민들에게 직접 그 정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내용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선거에 임박한 시기이기 때문에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이 어느 때보다도 요청되는 때에,공정한 선거관리의 궁극적 책임을 지는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전 국민을 상대로,대통령직의 정치적 비중과 영향력을 이용하여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발언을 한 것은,대통령의 지위를 이용하여 선거에 대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이로써 선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한 것이므로,선거에서의 중립의무를 위반하였다. 2.기자회견에서 특정 정당을 지지한 행위가 공무원의 선거운동금지를 규정하는 공선법 제60조에 위반되는지의 여부 공선법 제58조 제1항은 ‘당선’의 기준을 사용하여 ‘선거운동’의 개념을 정의함으로써,‘후보자를 특정할 수 있는지의 여부’를 선거운동의 요건으로 삼고 있다.그러나 이 사건의 발언이 이루어진 시기인 2004년 2월18일과 2004년 2월24일에는 아직 정당의 후보자가 결정되지 아니하였으므로,후보자의 특정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발언을 한 것은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뿐만 아니라,여기서 문제되는 대통령의 발언들은 기자회견에서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의 형식으로 수동적이고 비계획적으로 행해진 점을 감안한다면,대통령의 발언에 선거운동을 향한 능동적 요소와 계획적 요소를 인정할 수 없고,이에 따라 선거운동의 성격을 인정할 정도로 상당한 목적의사가 있다고 볼 수 없다.그렇다면 피청구인의 발언이 특정 후보자나 특정 가능한 후보자들을 당선 또는 낙선시킬 의도로 능동적·계획적으로 선거운동을 한 것으로는 보기 어렵다. 3.그 외 총선과 관련한 발언으로서,2003년 12월19일 ‘리멤버 1219’ 행사에서의 발언,2003년 12월24일 전직 비서관과의 청와대 오찬에서의 발언,2004년 1월14일 연두기자회견에서의 발언,2004년 2월5일 강원지역 언론인 간담회에서의 발언 등은 모두,허용되는 정치적 의견표명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서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되지 않는다. 4.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법위반 결정에 대한 대통령의 행위 ‘헌법을 준수하고 수호해야 할 의무’가 이미 법치국가원리에서 파생되는 지극히 당연한 것임에도,헌법은 국가의 원수이자 행정부의 수반이라는 대통령의 막중한 지위를 감안하여 제66조 제2항 및 제69조에서 이를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다.이러한 헌법의 정신에 의한다면,대통령은 국민 모두에 대한 ‘법치와 준법의 상징적 존재’인 것이다. 청와대 홍보수석이 발표한 내용은 그 취지에 있어서,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결정에 대하여 유감을 표명하면서,현행 선거법을 ‘관권선거시대의 유물’로 폄하한 것이라 할 수 있다.그러나 대통령이 현행법을 ‘관권선거시대의 유물’로 폄하하고 법률의 합헌성과 정당성에 대하여 대통령의 지위에서 공개적으로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헌법과 법률을 준수해야 할 의무와 부합하지 않는다.물론,대통령도 정치인으로서 현행 법률의 개선방향에 관한 입장과 소신을 피력할 수는 있으나,어떠한 상황에서,어떠한 연관관계에서 법률의 개정에 관하여 논의하는가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이 사건의 경우와 같이,대통령이 선거법위반행위로 말미암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경고를 받는 상황에서 그에 대한 반응으로서 현행 선거법을 폄하하는 발언을 하는 것은 법률을 존중하는 태도라고 볼 수 없는 것이다. 모든 공직자의 모범이 되어야 하는 대통령의 이러한 언행은 법률을 존중하고 준수해야 하는 다른 공직자의 의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나아가 국민 전반의 준법정신을 저해하는 효과를 가져오는 등 법치국가의 실현에 있어서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대통령 스스로가 법을 존중하고 준수하지 않는다면,다른 공직자는 물론,국민 누구에게도 법의 준수를 요구할 수 없는 것이다. 결론적으로,대통령이 국민 앞에서 현행법의 정당성과 규범력을 문제삼는 행위는 법치국가의 정신에 반하는 것이자,헌법을 수호해야 할 의무를 위반한 것이다. 5.2003년 10월13일 재신임 국민투표를 제안한 행위 헌법 제72조는 “대통령은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외교·국방·통일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을 국민투표에 붙일 수 있다.”고 규정하여 대통령에게 국민투표 부의권을 부여하고 있다.국민투표는 직접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사안에 대한 결정’ 즉,특정한 국가정책이나 법안을 그 대상으로 한다.따라서 국민투표의 본질상 ‘대표자에 대한 신임’은 국민투표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우리 헌법에서 대표자의 선출과 그에 대한 신임은 단지 선거의 형태로써 이루어져야 한다.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재신임을 국민투표의 형태로 묻고자 하는 것은 헌법 제72조에 의하여 부여받은 국민투표부의권을 위헌적으로 행사하는 경우에 해당하는 것으로,국민투표제도를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정치적 도구로 남용해서는 안 된다는 헌법적 의무를 위반한 것이다.물론,대통령이 위헌적인 재신임 국민투표를 단지 제안만 하였을 뿐 강행하지는 않았으나,헌법상 허용되지 않는 재신임 국민투표를 국민들에게 제안한 것은 그 자체로서 헌법 제72조에 반하는 것으로 헌법을 실현하고 수호해야 할 대통령의 의무를 위반한 것이다. 6.대통령이 2003년 4월25일 국회 인사청문회가 고영구 국가정보원장에 대하여 부적격 판정을 하였음에도 이를 수용하지 아니한 행위,2003년 9월3일 국회가 행정자치부장관 해임결의안을 의결하였음에도 이를 즉시 수용하지 아니한 행위는 헌법이 규정하는 권력분립구조 내에서의 대통령의 정당한 권한행사에 해당하거나 또는 헌법규범에 부합하는 것이며,국회에 대한 비하적 발언은 정치적 비난의 대상이 될 수는 있을지언정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한 것은 아니다. 7.대통령 측근의 권력형 부정부패 가.헌법 제65조 제1항은 ‘대통령…이 그 직무집행에 있어서’라고 하여,탄핵사유의 요건을 ‘직무’집행으로 한정하고 있으므로,위 규정의 해석상 대통령의 직위를 보유하고 있는 상태에서 범한 법위반행위만이 소추사유가 될 수 있다. 나.썬앤문 및 대선캠프 관련 불법정치자금 수수 등에 관하여 이 부분 소추사유들은 피청구인이 2003년 2월25일 대통령으로 취임하기 전에 일어난 사실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이어서 대통령으로서의 직무집행과 무관함이 명백하므로 나아가 피청구인이 그러한 불법자금 수수 등에 관여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를 살필 것 없이 탄핵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다.측근비리에 관하여 이 부분 소추사유 중 피청구인이 대통령으로 취임한 후에 일어난 사실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은,최도술이 청와대 총무비서관으로 재직하는 동안 삼성 등으로부터 4억 700만원을 수수하였다는 부분,안희정이 2003년 3월부터 같은 해 8월까지 10억원의 불법자금을 수수하였다는 부분,여택수 및 양길승에 관한 부분이다. 그러나 이 사건 변론절차에서 현출된 모든 증거에 의하더라도 피청구인이 위 최도술 등의 불법자금 수수 등의 행위를 지시·방조하였다거나 기타 불법적으로 관여하였다는 사실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이 부분 소추사유는 이유없다. 8.불성실한 직책수행과 경솔한 국정운영으로 인한 정국의 혼란 및 경제파탄 헌법 제69조는 대통령의 취임선서의무를 규정하면서,대통령으로서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의무’를 언급하고 있다.비록 대통령의 ‘성실한 직책수행의무’는 헌법적 의무에 해당하나,‘헌법을 수호해야 할 의무’와는 달리,규범적으로 그 이행이 관철될 수 있는 성격의 의무가 아니므로,원칙적으로 사법적 판단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헌법 제65조 제1항은 탄핵사유를 ‘헌법이나 법률에 위배한 때’로 제한하고 있고,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절차는 법적인 관점에서 단지 탄핵사유의 존부만을 판단하는 것이므로,이 사건에서 청구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정치적 무능력이나 정책결정상의 잘못 등 직책수행의 성실성여부는 그 자체로서 소추사유가 될 수 없어,탄핵심판절차의 판단대상이 되지 아니한다. 9.소결론:법위반이 인정되는 대통령의 행위 (가)대통령의 2004년 2월18일 경인지역 6개 언론사와의 기자회견에서의 발언,2004년 2월24일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대통령 기자회견에서의 발언은 공선법 제9조의 공무원의 중립의무에 위반하였다. (나)2004년 3월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법 위반결정에 대한 대통령의 행위는 법치국가이념에 위반되어 대통령의 헌법수호의무에 위반하였고,2003년 10월13일 대통령의 재신임 국민투표 제안행위는 헌법 제72조에 반하는 것으로 헌법수호의무에 위반하였다. Ⅳ.대통령을 파면할 것인지의 여부 1.헌법재판소법은 제53조 제1항에서 “탄핵심판청구가 이유 있는 때에는 헌법재판소는 피청구인을 당해 공직에서 파면하는 결정을 선고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위 규정은 헌법 제65조 제1항의 탄핵사유가 인정되는 모든 경우에 자동적으로 파면결정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문리적으로 해석할 수 있으나,직무행위로 인한 모든 사소한 법위반을 이유로 파면을 해야 한다면,이는 피청구인의 책임에 상응하는 헌법적 징벌의 요청 즉,법익형량의 원칙에 위반된다.따라서 헌법재판소법 제53조 제1항의 ‘탄핵심판청구가 이유 있는 때’란,모든 법위반의 경우가 아니라,단지 공직자의 파면을 정당화할 정도로 ‘중대한’ 법위반의 경우를 말한다. 2.한편,대통령에 대한 파면결정은,국민이 선거를 통하여 대통령에게 부여한 ‘민주적 정당성’을 임기 중 다시 박탈하는 효과를 가지며,직무수행의 단절로 인한 국가적 손실과 국정 공백은 물론이고,국론의 분열현상 즉,대통령을 지지하는 국민과 그렇지 않은 국민간의 분열과 반목으로 인한 정치적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 따라서 대통령에 대한 파면효과가 이와 같이 중대하다면,파면결정을 정당화하는 사유도 이에 상응하는 중대성을 가져야 한다. 3.‘대통령을 파면할 정도로 중대한 법위반이 어떠한 것인지’에 관하여 일반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나,대통령의 직을 유지하는 것이 더 이상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거나 대통령이 국민의 신임을 배신하여 국정을 담당할 자격을 상실한 경우에 한하여,대통령에 대한 파면결정은 정당화되는 것이다. 4.그런데 이 사건에서 인정되는 대통령의 법위반이 헌법질서에 미치는 효과를 종합하여 본다면,대통령의 구체적인 법위반행위에 있어서 헌법질서에 역행하고자 하는 적극적인 의사를 인정할 수 없으므로,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위협으로 평가될 수 없다. 따라서 파면결정을 통하여 헌법을 수호하고 손상된 헌법질서를 다시 회복하는 것이 요청될 정도로,대통령의 법위반행위가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중대한 의미를 가진다고 볼 수 없고,또한 대통령에게 부여한 국민의 신임을 임기 중 다시 박탈해야 할 정도로 국민의 신임을 저버린 경우에 해당한다고도 볼 수 없으므로,대통령에 대한 파면결정을 정당화하는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 5.마지막으로,대통령의 권한과 정치적 권위는 헌법에 의하여 부여받은 것이며,헌법을 경시하는 대통령은 스스로 자신의 권한과 권위를 부정하고 파괴하는 것이다. 특히,짧은 민주정치의 역사 속에서 국민의 헌법의식이 이제야 비로소 싹트기 시작하였고 헌법을 존중하는 자세가 아직 국민 일반의 의식에 확고히 자리를 잡지 못한 오늘의 상황에서,헌법을 수호하고자 하는 대통령의 확고한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대통령은 ‘법치와 준법의 상징적 존재’로서 자신 스스로가 헌법과 법률을 존중하고 준수해야 함은 물론이고,다른 국가기관이나 일반 국민의 위헌적 또는 위법적 행위에 대하여 단호하게 나섬으로써 법치국가를 실현하고 궁극적으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수호하기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Ⅴ.결론 1.이 심판청구는 탄핵결정에 필요한 재판관 수의 찬성을 얻지 못하였으므로,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헌법재판소법 제34조 제1항,제36조 제3항에 따라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헌법재판소법 제34조 제1항에 의하면 헌법재판소 평의는 공개하지 아니하도록 되어 있다.그러므로 개별 재판관의 의견을 결정문에 표시하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평의의 비밀에 대해 예외를 인정하는 특별규정이 있어야만 가능한데,탄핵심판에 관해서는 평의의 비밀에 대한 예외를 인정하는 법률규정이 없다.따라서 이 탄핵심판사건에 관해서도 재판관 개개인의 개별적 의견 및 그 의견의 수 등을 결정문에 표시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위의 견해에 대하여,‘동법 제36조 제3항은 탄핵심판에 있어 의견을 표시할지 여부를 관여한 재판관의 재량판단에 맡기는 의미로 해석해야 할 것이므로 반대의견도 표시할 수 있다.’는 견해가 있었다.
  • 헌재결정문 요지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주선회 재판관)는 2004년 5월14일 대통령(노무현)에 대한 탄핵심판청구를 기각하였다. I.탄핵소추의 적법여부 1.국회에서의 충분한 조사 및 심사가 결여되었다는 주장에 관하여 물론,국회가 탄핵소추를 하기 전에 소추사유에 관하여 충분한 조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국회법 규정에 의하면 조사의 여부를 국회의 재량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이 사건에서 국회가 별도의 조사를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하였다고 할 수 없다. 2.적법절차원칙에 위배되었다는 주장에 관하여 피청구인은 “이 사건 탄핵소추를 함에 있어서 청구인은 피청구인에게 혐의사실을 정식으로 고지하지도 않았고 의견제출의 기회도 부여하지 않았으므로 적법절차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피청구인이 주장하는 ‘적법절차원칙’이란,국가공권력이 국민에 대하여 불이익한 결정을 하기에 앞서 국민은 자신의 견해를 진술할 기회를 가짐으로써 절차의 진행과 그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야 한다는 법원리를 말한다.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국회의 탄핵소추절차는 국회와 대통령이라는 헌법기관 사이의 문제이고,국회의 탄핵소추의결에 의하여 사인으로서의 대통령의 기본권이 침해되는 것이 아니라,국가기관으로서의 대통령의 권한행사가 정지되는 것이다.따라서 국가기관이 국민과의 관계에서 공권력을 행사함에 있어서 준수해야 할 법원칙으로서 형성된 ‘적법절차의 원칙’을 국가기관에 대하여 헌법을 수호하고자 하는 ‘탄핵소추절차’에는 직접 적용할 수 없다고 할 것이고,그 외 달리,탄핵소추절차와 관련하여 피소추인에게 의견진술의 기회를 부여할 것을 요청하는 명문의 규정이 없으므로,국회의 탄핵소추절차가 적법절차원칙에 위배되었다는 주장은 이유없다. 3.그 외 탄핵소추가 부적법하다는 주장도 이유없다. Ⅱ.헌법 제65조의 탄핵심판절차의 본질 헌법 제65조는 집행부와 사법부의 고위공직자에 의한 헌법위반이나 법률위반에 대하여 탄핵소추의 가능성을 규정함으로써,그들에 의한 헌법위반을 경고하고 사전에 방지하는 기능을 하며,국민에 의하여 국가권력을 위임받은 국가기관이 그 권한을 남용하여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하는 경우에는 다시 그 권한을 박탈하는 기능을 한다.공직자가 직무수행에 있어서 헌법에 위반한 경우 그에 대한 법적 책임을 추궁함으로써,헌법의 규범력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탄핵심판절차의 목적과 기능인 것이다. 헌법 제65조는 탄핵소추의 사유를 ‘헌법이나 법률에 대한 위배’로 명시함으로써 탄핵절차를 정치적 심판절차가 아니라 규범적 심판절차로 규정하였고,이에 따라 탄핵소추의 목적이 ‘정치적 이유가 아니라 법위반을 이유로 하는’ 대통령의 파면임을 밝히고 있다. Ⅲ.대통령이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했는지의 여부 아래에서는 국회 탄핵소추의결서에서 기재된 소추사유를 유형별로 나누어,각 헌법이나 법률의 위반 여부를 살펴보기로 한다. 1.2004년 2월18일 경인지역 6개 언론사와의 기자회견,2004년 2월24일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기자회견에서 특정 정당을 지지한 행위가 공선법 제9조의 ‘공무원의 중립의무’에 위반했는지의 여부 가.대통령도 ‘선거에서의 중립의무’를 지는 공무원인지에 관하여 (1)선거에서의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무는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의 공무원의 지위를 규정하는 헌법 제7조 제1항,자유선거원칙을 규정하는 헌법 제41조 제1항 및 제67조 제1항 및 정당의 기회균등을 보장하는 헌법 제116조 제1항으로부터 나오는 헌법적 요청이다.공선법 제9조는 이러한 헌법적 요청을 구체화하고 실현하는 법규정이다. (2)따라서 공선법 제9조의 ‘공무원’이란,위 헌법적 요청을 실현하기 위하여 선거에서의 중립의무가 부과되어야 하는 모든 공무원 즉,구체적으로 ‘자유선거원칙’과 ‘선거에서의 정당의 기회균등’을 위협할 수 있는 모든 공무원을 의미한다.그런데 사실상 모든 공무원이 그 직무의 행사를 통하여 선거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으므로,여기서의 공무원이란 원칙적으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모든 공무원 즉,좁은 의미의 직업공무원은 물론이고,적극적인 정치활동을 통하여 국가에 봉사하는 정치적 공무원을 포함한다. (3)다만,국회의원과 지방의회의원은 정당의 대표자이자 선거운동의 주체로서의 지위로 말미암아 선거에서의 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될 수 없으므로,공선법 제9조의 ‘공무원’에 해당하지 않는다.국가의 중립의무에 의하여 보장된 ‘정당간의 자유경쟁’에서 국회의원은 정당의 대표자로서 선거운동의 주역으로 활동하게 되는 것이다. (4)따라서 선거에 있어서의 정치적 중립성은 행정부와 사법부의 모든 공직자에게 해당하는 공무원의 기본적 의무이다.더욱이,대통령은 행정부의 수반으로서 공정한 선거가 실시될 수 있도록 총괄·감독해야 할 의무가 있으므로,당연히 선거에서의 중립의무를 지는 공직자에 해당하는 것이고,이로써 공선법 제9조의 ‘공무원’에 포함된다. 나.이 사건의 경우,대통령의 발언이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무에 위반되는지에 관하여 (1)여기서 문제되는 기자회견에서의 대통령의 발언은 공직자의 신분으로서 직무수행의 범위 내에서 또는 직무수행과 관련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보아야 한다. (2)대통령이 특정 정당을 일방적으로 지지하는 발언을 함으로써 국민의 의사형성과정에 영향을 미친다면,정당과 후보자들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기초로 하는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형성과정에 개입하여 이를 왜곡시키는 것이며,동시에 지난 수년 간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하여 꾸준히 지속해 온 정당과 후보자의 정치적 활동의 의미를 반감시킴으로써 의회민주주의를 크게 훼손시키는 것이다.그런데 이 부분 대통령의 발언은 그 직무집행에 있어서 반복하여 특정 정당에 대한 자신의 지지를 적극적으로 표명하고,나아가 국민들에게 직접 그 정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내용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선거에 임박한 시기이기 때문에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이 어느 때보다도 요청되는 때에,공정한 선거관리의 궁극적 책임을 지는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전 국민을 상대로,대통령직의 정치적 비중과 영향력을 이용하여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발언을 한 것은,대통령의 지위를 이용하여 선거에 대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이로써 선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한 것이므로,선거에서의 중립의무를 위반하였다. 2.기자회견에서 특정 정당을 지지한 행위가 공무원의 선거운동금지를 규정하는 공선법 제60조에 위반되는지의 여부 공선법 제58조 제1항은 ‘당선’의 기준을 사용하여 ‘선거운동’의 개념을 정의함으로써,‘후보자를 특정할 수 있는지의 여부’를 선거운동의 요건으로 삼고 있다.그러나 이 사건의 발언이 이루어진 시기인 2004년 2월18일과 2004년 2월24일에는 아직 정당의 후보자가 결정되지 아니하였으므로,후보자의 특정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발언을 한 것은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뿐만 아니라,여기서 문제되는 대통령의 발언들은 기자회견에서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의 형식으로 수동적이고 비계획적으로 행해진 점을 감안한다면,대통령의 발언에 선거운동을 향한 능동적 요소와 계획적 요소를 인정할 수 없고,이에 따라 선거운동의 성격을 인정할 정도로 상당한 목적의사가 있다고 볼 수 없다.그렇다면 피청구인의 발언이 특정 후보자나 특정 가능한 후보자들을 당선 또는 낙선시킬 의도로 능동적·계획적으로 선거운동을 한 것으로는 보기 어렵다. 3.그 외 총선과 관련한 발언으로서,2003년 12월19일 ‘리멤버 1219’ 행사에서의 발언,2003년 12월24일 전직 비서관과의 청와대 오찬에서의 발언,2004년 1월14일 연두기자회견에서의 발언,2004년 2월5일 강원지역 언론인 간담회에서의 발언 등은 모두,허용되는 정치적 의견표명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서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되지 않는다. 4.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법위반 결정에 대한 대통령의 행위 ‘헌법을 준수하고 수호해야 할 의무’가 이미 법치국가원리에서 파생되는 지극히 당연한 것임에도,헌법은 국가의 원수이자 행정부의 수반이라는 대통령의 막중한 지위를 감안하여 제66조 제2항 및 제69조에서 이를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다.이러한 헌법의 정신에 의한다면,대통령은 국민 모두에 대한 ‘법치와 준법의 상징적 존재’인 것이다. 청와대 홍보수석이 발표한 내용은 그 취지에 있어서,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결정에 대하여 유감을 표명하면서,현행 선거법을 ‘관권선거시대의 유물’로 폄하한 것이라 할 수 있다.그러나 대통령이 현행법을 ‘관권선거시대의 유물’로 폄하하고 법률의 합헌성과 정당성에 대하여 대통령의 지위에서 공개적으로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헌법과 법률을 준수해야 할 의무와 부합하지 않는다.물론,대통령도 정치인으로서 현행 법률의 개선방향에 관한 입장과 소신을 피력할 수는 있으나,어떠한 상황에서,어떠한 연관관계에서 법률의 개정에 관하여 논의하는가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이 사건의 경우와 같이,대통령이 선거법위반행위로 말미암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경고를 받는 상황에서 그에 대한 반응으로서 현행 선거법을 폄하하는 발언을 하는 것은 법률을 존중하는 태도라고 볼 수 없는 것이다. 모든 공직자의 모범이 되어야 하는 대통령의 이러한 언행은 법률을 존중하고 준수해야 하는 다른 공직자의 의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나아가 국민 전반의 준법정신을 저해하는 효과를 가져오는 등 법치국가의 실현에 있어서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대통령 스스로가 법을 존중하고 준수하지 않는다면,다른 공직자는 물론,국민 누구에게도 법의 준수를 요구할 수 없는 것이다. 결론적으로,대통령이 국민 앞에서 현행법의 정당성과 규범력을 문제삼는 행위는 법치국가의 정신에 반하는 것이자,헌법을 수호해야 할 의무를 위반한 것이다. 5.2003년 10월13일 재신임 국민투표를 제안한 행위 헌법 제72조는 “대통령은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외교·국방·통일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을 국민투표에 붙일 수 있다.”고 규정하여 대통령에게 국민투표 부의권을 부여하고 있다.국민투표는 직접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사안에 대한 결정’ 즉,특정한 국가정책이나 법안을 그 대상으로 한다.따라서 국민투표의 본질상 ‘대표자에 대한 신임’은 국민투표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우리 헌법에서 대표자의 선출과 그에 대한 신임은 단지 선거의 형태로써 이루어져야 한다.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재신임을 국민투표의 형태로 묻고자 하는 것은 헌법 제72조에 의하여 부여받은 국민투표부의권을 위헌적으로 행사하는 경우에 해당하는 것으로,국민투표제도를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정치적 도구로 남용해서는 안 된다는 헌법적 의무를 위반한 것이다.물론,대통령이 위헌적인 재신임 국민투표를 단지 제안만 하였을 뿐 강행하지는 않았으나,헌법상 허용되지 않는 재신임 국민투표를 국민들에게 제안한 것은 그 자체로서 헌법 제72조에 반하는 것으로 헌법을 실현하고 수호해야 할 대통령의 의무를 위반한 것이다. 6.대통령이 2003년 4월25일 국회 인사청문회가 고영구 국가정보원장에 대하여 부적격 판정을 하였음에도 이를 수용하지 아니한 행위,2003년 9월3일 국회가 행정자치부장관 해임결의안을 의결하였음에도 이를 즉시 수용하지 아니한 행위는 헌법이 규정하는 권력분립구조 내에서의 대통령의 정당한 권한행사에 해당하거나 또는 헌법규범에 부합하는 것이며,국회에 대한 비하적 발언은 정치적 비난의 대상이 될 수는 있을지언정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한 것은 아니다. 7.대통령 측근의 권력형 부정부패 가.헌법 제65조 제1항은 ‘대통령…이 그 직무집행에 있어서’라고 하여,탄핵사유의 요건을 ‘직무’집행으로 한정하고 있으므로,위 규정의 해석상 대통령의 직위를 보유하고 있는 상태에서 범한 법위반행위만이 소추사유가 될 수 있다. 나.썬앤문 및 대선캠프 관련 불법정치자금 수수 등에 관하여 이 부분 소추사유들은 피청구인이 2003년 2월25일 대통령으로 취임하기 전에 일어난 사실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이어서 대통령으로서의 직무집행과 무관함이 명백하므로 나아가 피청구인이 그러한 불법자금 수수 등에 관여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를 살필 것 없이 탄핵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다.측근비리에 관하여 이 부분 소추사유 중 피청구인이 대통령으로 취임한 후에 일어난 사실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은,최도술이 청와대 총무비서관으로 재직하는 동안 삼성 등으로부터 4억 700만원을 수수하였다는 부분,안희정이 2003년 3월부터 같은 해 8월까지 10억원의 불법자금을 수수하였다는 부분,여택수 및 양길승에 관한 부분이다. 그러나 이 사건 변론절차에서 현출된 모든 증거에 의하더라도 피청구인이 위 최도술 등의 불법자금 수수 등의 행위를 지시·방조하였다거나 기타 불법적으로 관여하였다는 사실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이 부분 소추사유는 이유없다. 8.불성실한 직책수행과 경솔한 국정운영으로 인한 정국의 혼란 및 경제파탄 헌법 제69조는 대통령의 취임선서의무를 규정하면서,대통령으로서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의무’를 언급하고 있다.비록 대통령의 ‘성실한 직책수행의무’는 헌법적 의무에 해당하나,‘헌법을 수호해야 할 의무’와는 달리,규범적으로 그 이행이 관철될 수 있는 성격의 의무가 아니므로,원칙적으로 사법적 판단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헌법 제65조 제1항은 탄핵사유를 ‘헌법이나 법률에 위배한 때’로 제한하고 있고,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절차는 법적인 관점에서 단지 탄핵사유의 존부만을 판단하는 것이므로,이 사건에서 청구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정치적 무능력이나 정책결정상의 잘못 등 직책수행의 성실성여부는 그 자체로서 소추사유가 될 수 없어,탄핵심판절차의 판단대상이 되지 아니한다. 9.소결론:법위반이 인정되는 대통령의 행위 (가)대통령의 2004년 2월18일 경인지역 6개 언론사와의 기자회견에서의 발언,2004년 2월24일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대통령 기자회견에서의 발언은 공선법 제9조의 공무원의 중립의무에 위반하였다. (나)2004년 3월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법 위반결정에 대한 대통령의 행위는 법치국가이념에 위반되어 대통령의 헌법수호의무에 위반하였고,2003년 10월13일 대통령의 재신임 국민투표 제안행위는 헌법 제72조에 반하는 것으로 헌법수호의무에 위반하였다. Ⅳ.대통령을 파면할 것인지의 여부 1.헌법재판소법은 제53조 제1항에서 “탄핵심판청구가 이유 있는 때에는 헌법재판소는 피청구인을 당해 공직에서 파면하는 결정을 선고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위 규정은 헌법 제65조 제1항의 탄핵사유가 인정되는 모든 경우에 자동적으로 파면결정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문리적으로 해석할 수 있으나,직무행위로 인한 모든 사소한 법위반을 이유로 파면을 해야 한다면,이는 피청구인의 책임에 상응하는 헌법적 징벌의 요청 즉,법익형량의 원칙에 위반된다.따라서 헌법재판소법 제53조 제1항의 ‘탄핵심판청구가 이유 있는 때’란,모든 법위반의 경우가 아니라,단지 공직자의 파면을 정당화할 정도로 ‘중대한’ 법위반의 경우를 말한다. 2.한편,대통령에 대한 파면결정은,국민이 선거를 통하여 대통령에게 부여한 ‘민주적 정당성’을 임기 중 다시 박탈하는 효과를 가지며,직무수행의 단절로 인한 국가적 손실과 국정 공백은 물론이고,국론의 분열현상 즉,대통령을 지지하는 국민과 그렇지 않은 국민간의 분열과 반목으로 인한 정치적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 따라서 대통령에 대한 파면효과가 이와 같이 중대하다면,파면결정을 정당화하는 사유도 이에 상응하는 중대성을 가져야 한다. 3.‘대통령을 파면할 정도로 중대한 법위반이 어떠한 것인지’에 관하여 일반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나,대통령의 직을 유지하는 것이 더 이상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거나 대통령이 국민의 신임을 배신하여 국정을 담당할 자격을 상실한 경우에 한하여,대통령에 대한 파면결정은 정당화되는 것이다. 4.그런데 이 사건에서 인정되는 대통령의 법위반이 헌법질서에 미치는 효과를 종합하여 본다면,대통령의 구체적인 법위반행위에 있어서 헌법질서에 역행하고자 하는 적극적인 의사를 인정할 수 없으므로,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위협으로 평가될 수 없다. 따라서 파면결정을 통하여 헌법을 수호하고 손상된 헌법질서를 다시 회복하는 것이 요청될 정도로,대통령의 법위반행위가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중대한 의미를 가진다고 볼 수 없고,또한 대통령에게 부여한 국민의 신임을 임기 중 다시 박탈해야 할 정도로 국민의 신임을 저버린 경우에 해당한다고도 볼 수 없으므로,대통령에 대한 파면결정을 정당화하는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 5.마지막으로,대통령의 권한과 정치적 권위는 헌법에 의하여 부여받은 것이며,헌법을 경시하는 대통령은 스스로 자신의 권한과 권위를 부정하고 파괴하는 것이다. 특히,짧은 민주정치의 역사 속에서 국민의 헌법의식이 이제야 비로소 싹트기 시작하였고 헌법을 존중하는 자세가 아직 국민 일반의 의식에 확고히 자리를 잡지 못한 오늘의 상황에서,헌법을 수호하고자 하는 대통령의 확고한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대통령은 ‘법치와 준법의 상징적 존재’로서 자신 스스로가 헌법과 법률을 존중하고 준수해야 함은 물론이고,다른 국가기관이나 일반 국민의 위헌적 또는 위법적 행위에 대하여 단호하게 나섬으로써 법치국가를 실현하고 궁극적으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수호하기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Ⅴ.결론 1.이 심판청구는 탄핵결정에 필요한 재판관 수의 찬성을 얻지 못하였으므로,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헌법재판소법 제34조 제1항,제36조 제3항에 따라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헌법재판소법 제34조 제1항에 의하면 헌법재판소 평의는 공개하지 아니하도록 되어 있다.그러므로 개별 재판관의 의견을 결정문에 표시하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평의의 비밀에 대해 예외를 인정하는 특별규정이 있어야만 가능한데,탄핵심판에 관해서는 평의의 비밀에 대한 예외를 인정하는 법률규정이 없다.따라서 이 탄핵심판사건에 관해서도 재판관 개개인의 개별적 의견 및 그 의견의 수 등을 결정문에 표시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위의 견해에 대하여,‘동법 제36조 제3항은 탄핵심판에 있어 의견을 표시할지 여부를 관여한 재판관의 재량판단에 맡기는 의미로 해석해야 할 것이므로 반대의견도 표시할 수 있다.’는 견해가 있었다.˝
  • [사설] 역사적 헌재 결정, 차분한 승복을

    헌법재판소가 오늘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심판 평의 결과를 발표한다.헌정사에서 중요한 날로 기록될 것이다.우리는 헌재가 역사에 부끄럽지 않을 결정을 내릴 것으로 기대한다.대통령 탄핵은 불행한 일이었으나 헌재 심판에 깨끗하게 승복하고 법적·제도적으로 미비한 점을 보완한다면 한국 민주주의를 성숙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그러나 정치권 및 사회 일각에서는 헌재 결정을 또다른 논란거리로 만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심히 우려스러운 일이다.헌재 결정이 혼란스러운 상황을 끝내는 종착역이 되어야 한다. 청와대와 정치권은 자숙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헌재 결정이 어떻게 나든 승자는 없다.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정국을 만든 것은 여야 모두의 잘못이라고 우리는 본다.심판 결과를 정략적으로 해석,상대 정파를 몰아붙이는 근거로 활용해선 안된다.대신 내부 성찰과 대국민 사과는 필요하다.헌재의 탄핵심판 이후 이번 과정을 총제적으로 평가하고 스스로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노사모 등 일부 단체가 집회를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그것이 축제가 됐든,항의가 됐든 간에 한 쪽이 집단행동을 하면 다른 쪽의 반발을 부른다.엊그제 탄핵 기각시 사과하자는 의견을 낸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 사무실이 항의단에 의해 한때 점거된 사건이 발생했다.이것 역시 옳지 않다.자기 의견에 반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헌재 재판관에 대해 인신 공격이나 신변 위협을 가하는 것도 물론 안된다. 우리는 헌재가 소수 의견을 실명으로 공표할 것을 다시 촉구한다.하지만 소수 의견이 공개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결정에 불복하는 빌미가 될 수는 없다.이번 헌재 심판은 미비한 법적 토대 아래 진행됐다.절차상 논란을 갖고 결정의 기본을 흔들어서는 안된다.드러난 문제점은 건설적 토론을 거쳐 17대 국회에서 바로 보완하면 된다.노 대통령과 여야 정치권 그리고 국민 모두 차분해져야 한다.˝
  • [열린세상] 남북 장성급회담 합의의 의미/김연철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

    14차 장관급 회담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남북한은 사실상의 회담결렬 직전에 장성급 회담에 합의했다.용천 사고이후 국내의 초당적 대북지원 열기가 고조된 상황이고,6자회담 실무협의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 모두 결렬의 부담감은 컸다. 남측의 원칙적 대응은 평가할 만하다.장성급 회담 개최는 남북이 이미 합의한 것이고,꽃게잡이 철이 다가오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쟁점현안이었다.그렇지만 북한은 한·미 군사훈련 중단을 주장하면서,이번 회담을 결렬직전까지 몰아갔다.북측이 느끼는 군사적 위협을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남북간의 군사적 협력 또한 현재의 남북관계 현실에서 대단히 중요한 문제였다.개성공단의 착공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연례적인 서해상의 군사적 충돌 위험을 올해도 되풀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동시에 미국을 중심으로 한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 구상(PSI)이 구체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서해에서의 군사적 긴장은 한반도 정세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남측이 결렬을 무릅쓰고 장성급 회담 개최를 주장한 이유가 있다. 남북 회담 문화도 이제는 변해야 한다.북한은 지속적으로 남한 국내의 문제를 제기한다.민주주의 국가인 남한에서 정부의 권한은 한계가 있다.북한이 문제 삼는 보수적 시민단체나 보수 언론 역시,그들이 실정법을 어기지 않는 한,정부가 그들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기 어렵다.북한도 이제 남한 체제의 다양성을 있는 그대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그리고 교류협력이 활성화되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 남북한의 합의는 지켜져야 한다.그동안의 남북 회담의 문제는 합의사항이 제대로 실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물론 남측이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국회구조나 여론의 반응 등 정책 집행과정이 그만큼 복잡하기 때문이다.다행히 17대 국회는 여대야소 상황으로 남북 협력기금 운영이나 대북지원 결정이 과거와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쉬워졌다.게다가 야당 역시 교류협력 분야에서의 ‘초당적 협력’의사를 밝히고 있다.남북 교류협력 활성화의 국내적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이번 회담의 성과인 장성급 회담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특히 북측은 북한의 군부가 합의했다는 점을 강조했다.회담의 성과를 예측케 하는 부분이다.물론 시급한 서해상의 군사적 충돌방지가 우선적인 협의사항이다.그렇지만 북한이 이번 장성급 회담을 계기로 실질적인 남북한의 군사적 신뢰구축에 나설 수 있다면,그것은 한반도 정세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개성공단 건설을 비롯한 남북교류협력의 활성화는 당연히 남북한의 군사적 긴장완화와 협력을 요구하고 있다.6자회담의 돌파구 마련이 쉬워 보이지 않는 현재의 상황에서 남북한의 군사 대화는 남북관계에서나 국제사회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다.중장기적으로 주한미군의 재배치로 자주 국방을 통해 전력공백을 보완해야 하는 남한의 입장에서,남북한의 군사적 신뢰구축은 새로운 대안적 상황이 될 수 있다. 용천 사고이후 확인되었지만,북한의 입장에서 남한의 대북지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실제로 남한 내부의 상황은 본격적인 교류협력이 가능한 방향으로 변화되었다.이제 북한의 수용능력도 커져야 한다.북한은 말로는 민족공조를 강조해 왔지만,핵문제를 비롯한 군사 대화에는 소극적이었다.이번의 대북 지원과정에서도 남측의 대북 인도적 지원에 참여했던 개인이나 단체들은 북측이 보다 적극적인 접근성을 허용해 주기를 원했다.북측은 자신들의 눈높이를 남측에 이해시키기보다는 남측의 실질적인 협력 의지를 수용할 수 있도록 더 많이 변화해야 한다. 남북 정상회담이후 14차례의 장관급 회담이 있었고,셀 수 없는 각종 분야별 회담이 열렸다.남북 교류협력의 수준 또한 이제는 돌아가기 어려울 만큼 전진해 왔다.국제환경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지만,남북관계는 확실하게 또 다른 단계로 도약하고 있다.군사적 신뢰수준이 그것이다.장성급 회담은 남북관계의 새로운 계기다. 김연철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
  • [기고] 파병 재고, 과연 ‘국민의 뜻’ 인가/목진휴 국민대 행정학 교수

    이라크에 추가 파병을 한다는 결정에 대해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자는 주장이 총선 이후의 정국을 뜨겁게 할 전망이다. 17대 국회 진입에 성공한 다수의 ‘소위’ 진보 집단들이 총선에서 보여준 ‘국민의 뜻’이나 그동안 변화된 제반 상황을 이유로 들고 있다. 먼저,이라크 내부의 상황이 바뀌었다는 주장이다.이라크가 안정의 궤적이 아닌 내전의 형국을 따르고 있어 파병하는 국군의 안전에 위협이 가중된다는 것이다.둘째,이라크에 전투병을 파병했던 스페인이 철군을 결정했는데 아직 파병도 하지 않은 우리가 굳이 파병할 이유가 있느냐는 주장이다.셋째,새로운 국회를 구성한 소위 ‘국민의 뜻’은 이라크 파병을 반대하는 것으로 결집되었으며,이러한 뜻이 반영될 수 있도록 이라크 파병 결정을 새로이 구성되는 국회에서 재고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들은 표면적으로만 보면 그럴 듯한 일면이 있다.왜냐하면 이러한 주장이 모두 사실적 자료나 현상에 기초를 하고 있으며,그러한 사실들이 틀리지 않기 때문이다.그러나 조금만 깊게 따져 보면 실로 단편적인,잘못된 주장이라는 것이 명백해진다. 먼저,이라크 내부적 상황의 변화로 파병하는 국군의 안전에 위협이 가중된다는 것이다.우리의 자식이 안전하지 못한 상황에 내던져지길 원하는 부모는 없다.그러한 상황에 국민을 보내고 싶어하는 국가도 없다. 그러나 군은 바로 그런 위험한 상황을 대처하라고 세금으로 유지하고 있는 조직이다.우리의 젊음이 이라크에서 위험을 감당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는가의 여부가 결정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무엇이 국익인가에 대한 논쟁이 있을 수 있으나 그러한 판단을 우리는 정부에 위임하고 있으며,국민은 정부의 고뇌에 찬 결정을 따라야 하는 것이다.정부는 자신의 위험을 무릅쓰고 임무를 수행할 우리의 장병과 그들의 가족에게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해야 한다. 둘째,이라크에 파병한 스페인이 군을 철수하는 마당에 우리는 왜 파병하는가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참으로 단편적인 생각이다.스페인이 철군을 하는 것은 그들의 사정에 따른 결정이라고 봐야 한다. 만약에 스페인이 철군하기에 우리는 파병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을 할 수 있다면,일본이 파병을 하고 철군을 고려하지 않는 것을 기준으로 삼아 파병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무슨 이유를 들어 반대할 수 있는지 자문해 보자.모든 국가는 그들의 경우가 있고 우리도 우리의 경우가 있다.우리가 중요하게 고려하여야 할 요소는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서뿐만 아니라 동북아지역의 안정을 최대한 우선시하여야 하는 국가로서 우방국에 대한 약속을 지켜야 하는 그런 책무가 있다는 점을 생각하여야 한다. 개인간의 신뢰가 중요하듯이 국가와 국민간의 신뢰가 중요하고,국가와 국가간의 신뢰가 공존과 번영을 위해 필수불가결의 요소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셋째,국민의 새로운 뜻이 결집된 국회가 지난 국회의 결정을 재고하여야 된다는 주장이 옳다면 지난번의 국회를 구성한 국민의 뜻은 잘못된 뜻이었는가에 대한 대답을 제시하여야 한다.지난번 국회에 보내준 국민의 뜻을 부정하지 못한다면 지난 국회의 결정을 존중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더욱이 그러한 결정이 잘못되었다는 아무런 증거도 없는 것이라면 말이다.국회가 바뀔 때마다,아니면 정부가 바뀔 때마다 ‘국민의 뜻’을 이유로 정책을 뒤짚는다면 정책결정이나 집행의 체계성,신뢰성은 유지될 수 없다.국가의 중대한 의사 결정을 ‘국민의 뜻’이라는 모호한 기준을 동원하여 뒤집어 놓겠다는 시도는 매우 악의적인 행동이다.민주주의의 아버지라고 알려진 아리스토텔레스는 “투표를 통한 민주주의는 국민들이 옳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무시하는 제도이다.”라면서 ‘국민의 뜻’을 맹목적으로 강조하는 민주주의의 위험을 설명하고 있다.이라크 파병 결정을 재고하자는 소위 ‘국민의 뜻’ 주장을 접하면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지적이 2000년이 지난 오늘 우리가 귀기울여야 할 충언이라고 느껴진다. 목진휴 국민대 행정학 교수˝
  • [월드이슈-테러공포 휩싸인 EU] ‘알카에다 위협’ 공동대응 나섰다

    |브뤼셀(벨기에) 함혜리특파원|191명의 사망자를 낸 3·11 마드리드 열차폭탄테러에 이은 3일 열차테러 용의자들의 자폭사건으로 유럽은 테러공포에 떨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럽 국가들이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대(對)테러리즘 공동 대응에 나서고 있다. EU회원국 정상들은 지난달 25∼26일 브뤼셀 정상회담에서 테러로부터 유럽 시민들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대테러조정관 신설 등을 골자로 한 대테러 종합대책을 승인했다. 유럽헌법에 회원국이 무력공격을 받을 경우 이를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연대조항’과 유사한 조항을 신설,테러공격 발생시 회원국간 지원도 의무화했다.EU 의장국인 아일랜드의 버티 아헌 총리는 “국경이 따로 없는 테러의 위협에 맞서 국제공조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안보와 민주주의,삶의 방식을 위협하는 테러 차단을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치밀해지고 과격해지는 테러 지난 달 30일 낮 EU집행위 사무국이 있는 브뤼셀의 브레델 빌딩에서 일하던 600여명의 EU직원들은 일손을 놓고 황급히 건물 밖으로 대피해야 했다.건물 뒤편에서 수상한 가방이 발견되면서 테러경계 경보가 울렸기 때문이다.가방 안에는 폭발물은커녕 헌 옷가지만 들어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한바탕 소동으로 끝났지만 EU 사람들은 잠시나마 공포에 떨어야 했다. EU집행위의 대외협력 담당관 클로드 보슈는 “EU는 상징성이 커 테러단체인 알카에다가 공격목표물로 삼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영국 경찰은 런던 일대에서 8명의 이슬람 테러용의자를 체포하고 폭탄원료로 사용하는 0.5t의 질산암모늄 비료를 압수했다.질산암모늄 비료는 1995년 미국 오클라호마 연방정부 건물 폭파 사건,2002년 인도네시아 발리 폭탄 테러에 사용된 물질로 구입이 용이한데다 디젤유와 혼합하면 강력한 폭발력을 갖기 때문에 테러단체들이 선호하는 폭탄 원료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다. 유럽인들이 테러 공포에 휩싸이는 것은 당연하다.아프가니스탄에서 밀려난 알카에다의 위협은 말로만 그치는 것이 아님을 마드리드 폭탄테러를 통해 확인했기 때문이다. 알카에다를 이끄는 오사마 빈 라덴은 지난 해 10월 카타르의 위성방송 알자지라에 보낸 오디오 카세트에서 “스페인과 영국,이탈리아를 포함한 유럽이 공격대상”이라고 밝혔고 이들은 예고한 대로 마드리드에서 ‘죽음의 기차’작전을 수행했다.마드리드 테러 직후 알카에다는 런던에서 발행되는 아랍어 일간지 ‘알쿠드스 알아라비’에 성명을 내고 “스페인에 이어 이탈리아에서 ‘죽음의 검은 연기’,미국에서 ‘죽음의 바람’ 등 두개의 작전이 임박했다.”고 경고했다. ●“이슬람 무장세력 작전지역 유럽 확대” 유럽의 대 테러전문가들이 더욱 우려하는 것은 유럽이 북아프리카와 지리적으로 인접하고 국가간 왕래가 자유로운 편이어서 알카에다 등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은신하며 치밀하고 은밀하게 테러를 준비할 수 있다는 점이다.독일의 대테러 전문가 롤프 토프호벤은 “이슬람 무장전사들은 아프간에서 밀려난 뒤 작전지역을 유럽으로 확대했다.”며 “독일,오스트리아,이탈리아,스페인이 극단주의자들의 연락 거점이 됐으며 영국과 프랑스도 전사를 모집하는 핵심 무대가 됐다.”고 밝혔다. 독일 정보기관들은 독일 내의 이슬람 극단주의자는 3만명에 이르며,이 가운데 최소 300명 이상이 폭력적인 활동을 하는 단체와 관련돼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빈 라덴이 이끄는 알카에다와 연계된 조직원만도 2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프랑스의 전략연구기구 소장인 프랑스와 하이스부르는 시사주간지 누벨옵세르바퇴르와의 인터뷰에서 “마드리드 테러는 9·11테러와 마찬가지로 상세한 정보를 수집한 수뇌부의 치밀한 지휘를 받아 행동대원들이 작전을 수행한 것”이라며 “유럽내 알카에다의 조직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탄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그는 “알카에다의 테러는 아일랜드공화군(IRA)이나 하마스,바스크분리주의 단체인 ‘바스크조국해방(ETA)’처럼 정치적 배경을 지닌 것이 아니라 미국과 미국을 돕는 동맹국에 대한 무조건적인 적개심에서 비롯됐으며 대량 살상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하이퍼 테러리즘’으로 분류할 수 있다.”며 “이라크전을 지지한 스페인이나 영국,이탈리아 뿐 아니라 독일이나 프랑스 등 다른 유럽국가들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정보교류체제 강화에 역점 EU 15개국 정상들은 각 국가 정보당국들의 긴밀한 협조가 테러 방지에 효과적이었다는 점에 주목,9·11테러 이후 EU가 채택한 ‘대 태러대응책’에서 국가간 정보교류 체제를 더욱 강화키로 했다. 이에 따라 하비에르 솔라나 대외정치·안보담당 고위대표 산하에 대(對)테러조정관직을 신설하는 한편 6월까지 EU내에 각국의 정보당국이 보유한 테러리스트 용의자에 대한 정보와 동향을 교환할 수 있는 정보국을 설치하기로 했다.유럽내 테러전과범 등 용의자들의 대테러 데이터베이스도 신설된다. 헤이그에 있는 유로폴(Europol),유로저스트(Eurojust) 등 기존 기구에 대해서도 정보기능을 강화하고 월경 테러행위에 대해 합동조사반을 조직해 운영하도록 했다.2005년부터 유럽 비자에 지문과 홍채 등 바이오정보를 부착하도록 했으며 테러발생 위험이 높은 특정기간 휴대전화,유선전화,팩스,이메일 등 통신정보에 대해 감청을 허용키로 했다.아울러 테러조직에 대한 자금공급 차단,EU 체포영장제도 법제화,국제항공선 안전강화 및 국경통제 강화 등도 승인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같은 대 테러대응책이 지나치게 시민들의 자유와 인권을 침해한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lotus@seoul.co.kr˝
  • [열린세상] 외교쟁점 사라진 ‘한국 총선’/김연철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

    한국의 선거는 예외다.외교적 쟁점은 실종되었다.초유의 탄핵사태는 한국의 민주주의 시계만을 멈춘 것이 아니고 외교를 중단시켰다. 각국에서 외교가 선거의 쟁점이 되고 있다.스페인에서는 미국과의 동맹을 유지했던 집권당이 테러의 후폭풍으로 패배했다. 타이완 총통선거에서는 중국과의 긴장을 우려하는 중국 투자 기업인들의 대규모 투표 방문이 줄을 잇고 있다.미국 선거에서도 오랜 전통을 깨고 이라크전을 비롯한 외교적 쟁점이 국내문제보다 부각되고 있다.바야흐로 외교정책이 선거쟁점으로 부각되는 시대가 되었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세계화의 영향으로 외교가 국내경제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국경을 넘나드는 것은 결코 자본만은 아니다.정보의 세계화로 관심의 경계가 무너지고 외교적 선택이 자기 이해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타이완 총통선거는 물론 20여년 이상 진행되어온 타이완경제의 중국 종속 결과다.기업인들이 천수이볜을 반대하고 국민당 지지를 선언한 것은 그만큼 중국과의 경제적 의존도가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페인의 선거 결과는 더욱 중요하다.미국은 스페인 국민들이 테러위협에 굴복했다고 비판하지만 단순히 그렇게 볼 수는 없다. 부시행정부의 이라크 침략 1주년이 되는 현재 시점에서 명분은 없었다.대량살상무기의 흔적은 없다. 테러는 계속되고 있다.테러는 현대의 비대칭적 전쟁형태다.압도적인 군사력 우위로 근절될 수 없다.테러는 정치의 문제이기 때문이다.이라크 국내적으로나 국제사회에서 정당성과 지지기반을 넓히는 것이 테러리스트의 명분을 줄이는 것이고 그들의 활동공간을 좁히는 지름길이다. 그렇지만 오직 군사력에 의존하는 부시행정부의 이라크 정책은 실패했다.유일초강대국인 미국의 권력에 압도당했던 많은 나라들이 이제 정신을 차리고 있다. 스페인은 부시 행정부의 일방주의에 편승하는 것이 득보다 실이 많다고 결론을 내렸다.스페인의 이라크 철수대열을 따르는 국가들은 점차 증가할 것이다.미국의 일방주의는 국제사회에서 점차적으로 고립될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미국 대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미국내에서 반테러전의 경제적 결과는 참담하다.국제사회의 협력이 감소할 경우 미국은 더욱 많은 군사비를 지출해야 하고,그만큼 재정적자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문제는 군수산업의 산업연관 효과는 제한적이고 고용 창출에 도움을 주기 어렵다는 점이다. 반면 테러위협으로 관광객이 줄어들고 소비 위축의 부정적 효과는 늘어났다.군사안보의 불균형 팽창은 미국 국내에서 교육,복지,의료를 비롯한 인간안보의 위협으로 나타나고 있다. 각국의 선거에서 외교적 쟁점의 부각과 더불어 주목되는 것은 투표율의 증가다.서구사회에서 정치참여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정치적 안정구도가 흔들리고 새로운 질서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선거는 예외다.외교적 쟁점은 실종되었다.초유의 탄핵사태는 한국의 민주주의 시계만을 멈춘 것이 아니고 외교를 중단시켰다.그렇다면 한국의 현실은 외교적 문제에 무관심해도 좋은가.그렇지 않다.한국은 이라크에 세 번째로 많은 군대를 파견할 예정이다.6자회담은 또 어떤가. 선거를 앞둔 미국의 입장을 고려할 때 6자회담의 쟁점에서 미국이나 일본이 극적 돌파구를 만들 가능성은 점차적으로 줄어들고 있다.한국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대북정책을 둘러싼 쟁점도 있다.많은 중소기업들이 개성공단 진출을 이제나저제나 기다리고 있지만 현재의 국면에서 그날이 조만간 오기는 무리다. 야당들이 국민여론을 무시하고,대표의 유효기간이 끝나가는 의회 권력이 대통령의 권한을 일방적으로 정시시킨 해프닝을 국제사회는 어떻게 볼 것인가. 한국은 국제사회의 웃음거리가 되었다.다행인 것은 언제나 그랬지만,다수의 국민들이 ‘한국의 민주주의’가 살아 있음을 국제적으로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한국은 언제쯤 미래지향적인 쟁점이 있는 선거를 치를 수 있을 것인가.이번 선거가 제발 시대착오 세력의 마지막 청산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김연철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
  • ‘이라크戰’ 반미감정 키웠다

    유럽 주요 국가와 이슬람 국가에서 이라크전이 미국에 대한 신뢰도를 저하시킨 것으로 나타났다.반미감정 또한 최근 2년간 늘어났다. 미국의 중립적 여론조사기관인 퓨리서치센터가 2월19일부터 3월3일까지 9개국 7765명을 대상으로 조사,16일(현지시간)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을 제외한 8개국 국민들은 이라크전이 미국의 대(對)테러전에 해가 됐다고 답했다.대테러전의 동기에 대한 의구심도 여전했다. ●이라크전,미국 이미지 악화 프랑스에서는 10명중 8명(78%)이 이라크전으로 미국이 민주주의를 촉진시킬 것이라는 믿음이 줄어들었다고 대답했다.터키(73%) 독일(70%) 모로코(66%)에서도 이같은 대답이 큰 부분을 차지했다. 이라크전이 대테러전에 도움을 줬다는 응답은 미국에서만 과반수를 넘었다.모로코(67%) 독일(58%)은 물론 영국(50%)에서도 오히려 이라크전이 해가 됐다고 응답했다. 미국이 국제 테러리즘을 줄이기 위해 적절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느냐는 질문에 프랑스·독일과 이슬람 4개국(파키스탄 터키 모로코 요르단)은 그렇지 않다고 대답,테러에 대한 미국의 대응을 탐탁지 않게 여겼다.오히려 미국이 테러위협을 과장한다고 보는 경향이 많았다. 이라크전에 대한 미국과 영국내 지지도 줄었다.종전이 선언된 지난해 5월 미국내 지지율은 74%였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60%로 14%포인트 떨어졌다.영국에서도 61%에서 43%로 크게 줄었다. 이슬람 4개국에서는 미국에 대한 불신이 더욱 강화됐다.대테러전의 동기를 석유장악과 세계 지배,심지어 비민주적인 이슬람 정권 교체,이스라엘 보호 등으로 보는 대답도 제법 나왔다. ●강한 EU 필요 미국의 일방주의가 강화되자 유럽에서는 미국에 대한 호감도가 줄어들고 강한 유럽연합(EU)에 대한 기대는 높아졌다.영국에서 미국에 대한 호감도는 2002년 75%에서 올 3월 58%로 줄었다.프랑스(63%→37%) 독일(61%→38%)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EU가 미국만큼 강력한 것이 좋으냐는 질문에 프랑스(90%) 독일(70%) 러시아(67%) 영국(50%) 등 유럽 4개국은 ‘그렇다’고 답했다.응답자들의 대부분은 강한 EU가 국제사회에서 보다 많은 의무를 지게 되더라도 이같은 입장을 고수하겠다고 밝히는 등 대미관계에서 EU만의 독자노선을 취하길 원했다. 반면 미국에서는 33%만이 그렇다고 대답,대조를 이뤘다. 한편 사담 후세인 이후 이라크에 대한 인식은 서구권과 이슬람국가가 대조를 이뤘다.미국(84%) 영국(82%) 프랑스(67%) 독일(65%)에서는 과반수 이상이 후세인 이후 이라크 국민들이 살기가 나아질 것이라 응답했지만 터키(41%) 모로코(37%) 요르단(25%) 파키스탄(8%)은 이라크 미래를 비관적으로 봤다. 전경하기자 lark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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