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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은 우리의 집 같은게 아닐까요”...발 디딜 틈 없는 뜨거운 독서 열기

    “책은 우리의 집 같은게 아닐까요”...발 디딜 틈 없는 뜨거운 독서 열기

    “작가 지망생으로서 사람이 죽는 이야기를 많이 쓰고 싶습니다. 사람들은 희망적인 이야기를 원하는 것 같은데 제가 쓰고 싶은 것을 쓰는 것이 맞는 것일까요.”(문예창작과 4학년 학생 김민경) “성경에도 카인이 아벨을 죽이는 얘기가 나오듯 살인은 오래된 문제입니다. 창작을 하는 사람이 살인이나 자살 이야기를 쓰는 것은 자연스럽다고 생각해요.”(김영하 작가) 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A홀에서 2022 서울국제도서전이 개막했다. 이날 행사는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축소됐던 행사가 3년 만에 대규모로 열린 탓인지 문학에 대한 독자들의 열기로 뜨거웠다. ‘살인자의 기억법’으로 유명한 김영하(54) 작가가 펼친 ‘책은 건축물이다’ 강연회에서는 사전 예약한 청중 100여 명 외에도 울타리 밖에 서서 경청하는 독자 200여 명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김 작가도 이들과 눈높이를 맞추고자 당초 앉아서 강연하려던 계획을 바꿔 1시간 20분 동안 서서 진행했다. 김 작가는 “책을 읽는 행위는 저자와 끊임없이 대화하는 일인데 코로나19에도 독서 인구는 늘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바이러스에 취약한 육체는 집으로 숨고, 우리의 정신은 책이라는 곳으로 도망간 것일까 생각했다”면서 “그렇다면 책은 우리의 집 같은 것이 아닐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건축물은 주문자를 위해 만들지만, 책은 생산자가 기획하고 사용은 불특정 다수의 시민들이 한다”라며 “민주주의의 친구이자 시민 혁명의 도화선인 책은 ‘문자가 사는 집’으로 오래 살아남는다”고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대한출판문화협회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올해 도서전은 ‘반걸음’(One Small Step)을 주제로 5일까지 열린다. 주빈국인 콜롬비아를 비롯해 15개국에서 195개 사가 참가했다. 저자·강연자로는 국내 167명(해외 12개국 47명) 등 총 214명이 참여해 각종 강연과 대담 등 306회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도서전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한 듯 개막식 1시간 전부터 행사장인 코엑스 A홀 입구에는 100여 명의 관람객이 줄을 섰다. 출판문화협회는 이날 하루 동안 2만 5000명 이상이 방문하고 행사 기간 내내 10만 명 이상이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이날 오전 열린 개막식에는 박보균 문체부 장관, 윤철호 대한출판문화협회장. 아드리아나 파디야 콜롬비아 문화부 차관 등 내빈 100여 명이 참석했다. 박 장관은 축사에서 “이번 도서전 주제 ‘반걸음’은 절제와 겸손의 단어로 미국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을 떠올렸다”며 “기성 질서와 관념을 뛰어넘는 변화와 파격을 위해 낯선 곳으로 향하는 도전과 용기가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파디야 콜롬비아 문화부 차관은 “콜롬비아의 창의성, 다양성, 친밀함이라는 가치를 공유하게 돼서 매우 기쁘다”며 “지난 4월 열린 보고타 국제도서전 방문객 60만 명 가운데 30만 명 이상이 주빈국이었던 한국관을 방문했던 만큼 콜롬비아에도 한국민들이 많은 관심을 보여주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이날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 부부도 개막식에 참석해 눈에 띄었다. 출판문화협회는 전쟁 상황 속에서 이번 도서전에 참가하는 우크라이나 출판사 ‘더 올드 라이언 퍼블리싱 하우스’에 부스를 무료 제공했다. 주한독일문화원이 프랑크푸르트 도서전과 운영하는 공동 부스에는 독일어로 번역된 우크라이나 문학 작품들도 전시된다.
  • 투표율 저조한 흐름…누구에게 유리할지 섣불리 예측 못해

    투표율 저조한 흐름…누구에게 유리할지 섣불리 예측 못해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율이 저조한 흐름을 보이자 여야가 유불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일 오후 3시 현재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율이 43.1%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투표는 이날 오전 6시 전국 투표소에서 시작됐으며, 전체 유권자 4430만3449명 중 1910만3024명이 참여했다. 이는 지난 2018년 7회 지방선거 동시간대 투표율(50.1%)보다 7.0%포인트 낮은 수치다. 여야 모두 낮은 투표율, 누구에게 유리 혹은 불리할지 섣불리 예측 못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투표율이 저조하다”며 “각 지역별로 수고로우시더라도 꼭 지금 투표장으로 가서 투표를 해달라. 선거는 여론조사가 아니라 투표로 결론이 난다”고 강조했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도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대선에 지고 많이 힘드셔서 투표 의욕을 많이 잃고 있다는 보고들이 들어온다”며 “여러분들의 소중한 한 표 민주주의 견제와 균형 원리가 작동할 수 있도록 반드시 꼭 투표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투표를 독려했다. 다만 여야 모두 낮은 투표율이 누구에게 유리할지 섣불리 예상하지 못하고 있다.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전반적으로 민주당은 결집 분위기가 떨어진 상황이라 상대적으로 민주당이 유리하려면 투표율을 높여야 한다”며 “투표율이 65%를 훨씬 상회해야 민주당이 선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번 선거는 60대 이상과 40대의 대결인데, 투표율이 낮아도 60대 이상은 투표장에 많이 간다”며 “40대 유권자 비중이 18.4%, 60대 이상이 29.9%인데, 실제 투표율을 감안하면 60대 이상 투표율이 거의 40% 수준”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힘 내부에선 안심하긴 이르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전통적 지지층만 따지면 투표율이 낮을 경우 젊은층이 투표를 안 하기 때문에 우리에게 유리하지만,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등을 거치면서 2030 젊은층 지지율이 늘었다”며 “계속 투표를 독려하면서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했다.여야는 논평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끝까지 투표를 독려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일반 유권자 선거는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코로나19 확진자 선거는 오후 6시 30분부터 7시 30분까지 진행된다. 유권자들은 신분증을 지참하고 주민등록지 관할 투표소에 가서 투표하면 된다. 지난 27∼28일 이틀간 이뤄진 사전투표 투표율(20.62%)은 오후 1시 집계부터 반영된다. 중앙선관위가 공식 발표하는 시간대별 투표율은 250개 시·군·구선관위에서 취합된 투표 현황을 기준으로 한다.
  • [사설] 내 한 표에 우리 동네와 정치 미래 달렸다

    [사설] 내 한 표에 우리 동네와 정치 미래 달렸다

    오늘 제8기 지방자치 4년을 이끌어 갈 지역 일꾼들이 선출된다. 서울시장 등 광역단체장 17명과 기초단체장 226명, 광역의원 872명(비례대표 포함), 기초의원 2988명(비례대표 포함) 등 지방정부와 지방의회를 이끌 4125명, 그리고 17개 시도 교육행정을 책임질 교육감 17명과 교육의원 5명이 그 주인공이다. 의원직 사퇴 등으로 자리가 빈 경기 성남 분당갑 등 7개 선거구의 21대 국회의원 7명도 오늘 보궐선거를 통해 가려진다. 상대적으로 낮은 역대 투표율이 말해 주듯 지방선거는 대선이나 국회의원 총선에 비해 유권자들의 관심도가 다소 떨어져 온 게 현실이다. 그러나 지방자치의 중요성과 의미를 생각한다면 결코 소홀히 해선 안 될 선거다. 올해 각 지자체의 예산 총액은 무려 400조 1036억원에 이른다. 해마다 점증한다고 볼 때 임기 4년간 무려 1800조원에 가까운 예산을 오늘 선출될 ‘공복’(公僕) 4000여명이 주무른다. 경상예산이 많지만 지역 개발이나 주민 복지와 관련해 이들이 좌우할 예산도 적지 않다. 주민들의 뜻을 온전히 반영하고, 보다 나은 지역 발전을 위해 헌신할 공복을 잘 가려 뽑아야 하는 이유다. 선거공보물이라도 꼼꼼히 살피고 투표장으로 가야겠다. 광역단체장에서부터 기초의원까지 특정 정당 후보를 선택하는 ‘묶음투표’의 관행에 대해서도 차제에 한번 곱씹었으면 한다. 시도의원이나 구의원의 경우 각 후보의 됨됨이를 제대로 살피기 어렵다 보니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 후보들을 주르륵 선택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런 묶음투표가 만든 기형적 지방정부 구조가 바로 지금의 7기 지방자치다. 17개 광역단체장 중 14곳, 226개 기초단체장 중 151곳을 민주당이 차지했다. 서울 구청장은 25명 중 24명이 민주당이다. 지방의회는 더 심각하다.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3개 지자체 의회 의석의 90% 이상을 민주당이 차지했다. 공산국가에서나 볼 법한 ‘1당 지배 체제’가 아닐 수 없다. 지자체장과 지방의회를 한 정당이 독식했으니 무슨 견제와 감시가 이뤄졌겠는가. 과거 빈발했던 향토비리가 지난 몇 년 잠잠해진 것도 이런 짬짜미 구조로 인한 감시 부재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고 단언하기 어렵다. 지방자치가 중앙정치의 굴레에서 벗어나 풀뿌리 민주주의를 구현한다는 차원에서도 어느 정당이냐보다 어떤 인물인가를 먼저 따지는 유권자들의 지혜가 필요하다.
  • [나와, 현장] 투표 전에 500명은 이미 당선이라고요?/이하영 사회2부 기자

    [나와, 현장] 투표 전에 500명은 이미 당선이라고요?/이하영 사회2부 기자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누구를 뽑아야 하나 고민하며 집으로 발송된 선거공보물을 살펴보다 한 안내문을 보고 흠칫 놀랐다. ‘2022년 6월 1일 실시하는 선거에서… 후보자수가 의원정수와 같으므로 투표를 실시하지 않음을 안내합니다.’ 거주하는 자치구의 기초의회 후보 4명이 이미 당선됐다는 공지였다. 선거구명과 해당 동 표기만 있을 뿐 누가 뽑혔는지 이름도 없었다. 이름 모를 당선인들의 공보물은 당연히 없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후보자 명부를 찾아 낯선 이름을 보고서야 ‘아, 이들이 당선된 사람이구나’ 알게 됐다. 당혹스러움은 내 몫만이 아니었다. 한 지인도 “공보물을 열어 보니 이미 당선된 사람이 있더라”며 “요즘은 초등학교 반장선거도 이거보단 치열하다”며 황당해했다. 풀뿌리 민주주의 바탕을 이루는 지방자치제의 꽃, 지방선거 투표는 6월 1일 오전 6시부터 시작한다. 그러나 선관위 선거통계시스템을 통해 무투표 당선인을 확인해 보니 30일 기준으로 기초자치단체장과 광역·기초의회 의원 등 전국에서 이미 509명의 당선이 완료됐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뽑아야 할 사람과 출마한 사람의 수가 같거나 출마자가 더 적으면 무투표 당선을 인정한다. 불가피한 상황을 위한 장치인 동시에 제도가 거대 양당 셈법의 희생양으로 전락해 버린 셈이다. 이번 선거 무투표 당선자 수는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무투표 당선인이 속출한 상황에는 지역 구도에 기댄 거대 양당제의 부작용이 강력히 작용했다. 여야는 각자 당선이 거의 어려운 특정 지역구에는 아예 후보를 내지 않았고, 남은 몫은 강세 정당이 선출 정수에 맞춰 후보를 내며 독점했다. 그렇게 무투표 당선인의 50% 이상이 영호남에서 나왔다. ‘2인 선거구’로 분류된 곳에는 여야가 ‘사이좋게’ 1명씩 후보를 내고 당선됐다. 거대 양당에선 문제의식도 없다. 오죽했으면 광주 지역의 한 녹색당 후보가 “무투표 당선된 게 자랑은 아닙니다. 당선 공지 글 올리지 마시고 자숙하십시오. 유권자의 투표할 권리를 빼앗는 것이야말로 촌극 아닌가요?”라고 꼬집었을까. 무투표 당선에 대한 문제제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소수정당과 시민단체가 지적한 것은 물론 헌법재판소도 소수의견으로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 하지만 강력한 거대 정당이 잠식한 입법부는 유독 잠잠하다. 올해 역대 최다 무투표 당선인이 나왔지만, 양당 정치가 강화되며 지방선거마다 기록을 경신할지도 모를 일이다. 이대로 내버려두면 거대 양당으로 굳어진 권력 지형 문제는 둘째치고, 풀뿌리 민주주의의 뿌리마저 썩어들어가지 않을까.
  • “모든 것 잃은 30년 전 양심선언… 다시 돌아가면 더 준비하고 했을 것” [박록삼의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이야기]

    “모든 것 잃은 30년 전 양심선언… 다시 돌아가면 더 준비하고 했을 것” [박록삼의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이야기]

    군대 안에서 벌어져 온 여당 기표 강요, 공개 투표 등은 그 시절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반발이라도 했다가는 혹시 빨갱이라는 딱지가 붙을까 염려하며 부당한 지시인 줄 알면서도 따를 수밖에 없었다. 상관에게 찍히지나 않을까 두려워 침묵했고, 나 하나 나선다고 바뀔 것 같지도 않아서 눈을 감았다. 1992년 총선을 앞두고 이뤄진 군 부재자 투표 역시 노골적인 부정투표였다. 스물넷 청년 장교는 눈을 감지도, 침묵하지도 않았다. 이를 세상에 알렸다. 무슨 일이 그를 기다리고 있을지 짐작하지도 못했다. 그저 평범한 상식에 따라 행동했다. 군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며, 선거는 공정하게 치러져야 하고, 민주주의가 훼손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아주 평범한 상식에 대한 믿음이었다. 30년이 흐르는 동안 세상이 바뀐 만큼 ‘이지문 중위’의 삶도 함께 바뀌었다. 이제는 50대 중년이 된 이지문(54) 한국청렴운동본부 이사장은 1992년 3월 22일 일요일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여당표 80% 이상 나오게 하라’, ‘선관위 없는 공개 투표’, ‘투표 내용 검열’ 등 군대 안에서 벌어진 대대적인 부정투표를 폭로했다. 1987년 6월 항쟁 이후 절차적 민주주의는 이뤘지만 여전히 야만의 시대를 벗어나지 못하던 때였다. 이문옥 감사관, 윤석양 보안사 이병, 한준수 연기군수 등과 함께 공익제보를 상징하는 ‘내부고발 1세대’ 인물이다. 우리 사회의 소금과도 같은 역할이었지만 돌아온 대가는 처절했다. 그는 헌병대 영창을 갔고, 전역 뒤 예정된 ‘삼성맨’으로 돌아갈 길도 끊겼으며, 이등병 계급장만 단 채 빈 들판으로 내던져졌다. 지난 26일 이 이사장을 만났다. 그리고 “30년 전으로 돌아가도 똑같은 선택을 할 것이냐”고 묻자 “최근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라며 웃는다. 이는 그가 양심선언 직후 군으로부터 받았던 같은 맥락의 질문이기도 했다. “당시 사단 징계위에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다시 똑같이 행동하겠냐’고 묻더라고요. 저는 ‘이런 선택을 하지 않도록 군이 더 공정하게 해 달라’고 대답했죠. 그랬더니 ‘반성이 전혀 없군’이라며 이등병으로 파면시켰죠.” 상식과 양심을 믿는 청년 장교에게는 우문(愚問)이었다. 30년 뒤 다시 반복된 질문 역시 우문이었다. 돌아온 답이 더욱 지혜로워졌을 뿐이다. “사실은 스스로 끊임없이 물었던 질문이기도 하죠. 다시 해야죠. 대신 철저하게 준비하고 계획을 세워서 했을 것 같네요. 그래도 만약 당시 너무 철저하게 준비했으면 순수하지 않다는 비판을 받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하하.”그는 그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다시 부대로 들어가 군복무를 계속 하려 했다. 군 부재자 투표의 문제점 등을 꼼꼼히 기록한 일기장도 놓고 나왔다. 철저히 준비되지 않았음을 보여 주고, 그저 상식에 따른 순수한 의도뿐이었음을 보여 준 단적인 사례이기도 했다. 이 이사장은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87학번이다. 최루탄과 돌멩이가 난무하던 시절 대학을 다니면서도 데모 한 번 하지 않은 이였다. 내내 학생운동을 하기도 쉽지 않지만, 시위 현장에 한 번도 나서지 않는 것 또한 쉽지 않은 시절이었다. 그는 “남과 세상을 위해 희생하며 사는 사람이 아님을 대학에 들어갈 때부터 스스로 알았기에 데모와는 거리를 뒀다”면서 “다만 남들과 다르게 편히 학군단 생활하고 졸업 뒤에는 삼성에 입사하고 하면서 선후배 친구들에게 부채의식과 부끄러움은 조금씩 쌓여 갔다”고 말했다. 엄청난 곡절을 거치며 이 이사장의 정치사회적 삶은 1992년 3월 새로 시작된 셈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여러 우연이 겹치고 쌓여서 기적과도 같은 일이 벌어지고 운명이 된 셈이었죠. 만약 당시 근무하던 부대(9사단3789부대)가 경기도 파주가 아닌 서울과 멀리 떨어진 강원도 같은 곳에 있었다면, 또 위수지역을 통과할 때 헌병이 제대로 검문을 했더라면, 또 기자회견 전날 밤 당직사관이 아니었더라면 등등 여러 조건들이 맞아떨어지지 않았다면 그 양심선언은 없었을지도 모르죠.” 이후 세상은 조금씩 바뀌어 갔다. 1992년 5월 이등병으로 파면됐지만 3년 가까운 법정 다툼 끝에 다시 중위 계급장을 되찾을 수 있었다. 공직선거법이 개정됐고, 부패방지법 및 공익신고자보호법 등이 제정됐다. 민주주의는 조금씩 무르익어 갔고 반부패는 시대의 화두가 됐다. 그동안 그는 공익제보자를 돕고 반부패의 가치를 역설하면서 지냈다. 그렇다고 1992년 경험과 활동에 머무르지만은 않았다. 1995년 부활한 지방자치제에서 최연소 서울시의원으로 당선돼 활동하기도 했다. 이 이사장은 “현실 정치에 발을 담가 보기도 했고 고스란히 그 한계와 모순을 몸으로 체감하기도 했다”면서 “우리의 정치가 평범한 시민의 참여 없는 상층부 중심의 정치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임을 깨닫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의 박사 학위 논문 주제는 ‘추첨 민주주의’다. 흔히 말하는 ‘제비뽑기’로 국회와 지방의회를 구성하자는 주장이다. 이 이사장은 “선거가 가장 민주주의적이라는 것은 환상에 가깝다”면서 “보통 시민들의 지적 수준과 경험이 정치인보다 못하지 않은 만큼 계층, 연령, 지역, 성별로 안배해서 시민의 삶과 연관된 과제를 다루도록 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직업 정치인이 시민의 대변자를 자처하지만 실상은 소속 정당의 그늘 아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를 깨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굳이 민주주의의 원형이었던 고대 그리스 아테네가 관직 대부분을 추첨제로 선발했던 사례를 들지 않더라도 충분히 검토해 볼 만한 제도다. 이 이사장은 “추첨민주주의를 통해 대의민주주의 한계를 보완하고 주민의 직접 참여를 활성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추첨 민주주의 방법으로 지방자치 차원에서 ‘시민의회’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계층과 성별, 연령 등을 감안해서 추첨식으로 시민의원을 선출하고 다양한 정보와 판단 근거 자료를 제공함으로써 숙의민주주의 요소를 도입하고 실질적인 결정 권한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시민의회를 운영할 수 있습니다.” ‘시민의회’라는 개념이 그다지 익숙하지는 않다. 하지만 이 이사장은 마치 30년 전 양심선언을 앞두고 ‘청년 이지문’이 기대와 걱정으로 들떠서 지었을 법한 표정으로 열변을 내뿜었다. 그는 “읍·면·동 민회, 기초시민의회, 광역시민의회, 국가시민의회 등으로 운영할 수 있으며 기존의 의회가 있는 곳은 양원제 형태로 운영하는 실험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쉽게 말하면 시민의회가 하원 기능을, 기존 의회가 상원 기능을 하게 하는 방식이다. 그는 이런 ‘시민의회’는 시민사회단체 활동 차원과는 다르다고 말한다. 국회와 정부가 결단하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와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등에서 이미 시민의회를 1년 동안 성공적으로 운영한 사례가 있습니다. 평범한 시민들도 특정한 과제와 주제에 대해 정보접근권을 갖고 고민하면 오히려 기존 정치인보다 더 나은 판단 능력을 가질 수 있음을 입증했습니다.” 실제로 대의민주주의는 이미 현실 곳곳에서 그 한계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대체할 수 있는 제도와 방법을 아직 찾지 못했을 따름이다. 지난 30일 오후 다시 만나 옛 부대를 함께 찾은 그는 먼발치에서 부대를 바라보며 “이등병으로 떠나야만 했던 저 안에 다시 들어가 찬찬히 한번 둘러볼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은데 언제나 가능할지 모르겠다”면서 멋쩍게 웃었다. 그는 또한 “이와 함께 처음 입사했지만 다시 돌아가지 못한 삼성으로 잠시나마 돌아가 보고 싶다”는 생각도 전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여러 비판이 있긴 하지만 삼성 역시 준법감시위원회를 꾸리며 기업의 윤리경영, 준법경영에 대한 의지를 천명한 만큼 반부패와 민주주의의 상징인 ‘청년 이지문’과 제법 잘 어울릴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양심선언 이후 공익제보의 활성화를 통해 부정부패 없는 세상을 꿈꿨다면, 이제 그 후반부는 정치학자이자 시민사회운동가로서 ‘추첨민주주의’를 통해 대의제 민주주의의 한계를 보완하며 민주주의의 질적 심화를 꿈꾸고 있다. 그의 바람이 실현되는 것이 좀더 투명한 세상, 민주주의가 깊어 가는 세상으로 나아가는 과정일 테니 30년 전보다 더 크게 응원할 수밖에 없다.
  • 인문학 앉은 툇마루… 독서문화 앞장선 도봉 [현장 행정]

    인문학 앉은 툇마루… 독서문화 앞장선 도봉 [현장 행정]

    서울 도봉구 방학동 주민들이 여유로운 한때를 보내고자 즐겨 찾는 원당샘공원 인근에 특별한 공간이 들어섰다. 지난 27일 개관한 ‘원당마을한옥도서관’이다. 단아하면서도 고풍스러운 도서관 외관 덕분에 개관 전부터 주민들로부터 큰 기대를 모았던 곳이다. 근사한 도서관을 기획하고 도서관의 이름도 직접 지은 주인공은 이동진 도봉구청장이다. 이 구청장은 지난 24일 개관을 앞두고 미리 도서관을 둘러본 뒤 “원래 도서관 부지가 있었던 공간이 비어 있는 상태로 제대로 활용되고 있지 않아 구청에서 땅을 사서 도서관을 짓게 됐다”며 “주변에 원당샘공원, 김수영문학관, 수백년 된 은행나무, 정의공주 묘, 연산군 묘 등 도봉구의 역사문화자원이 밀집해 있어 이 자원과 연계한 문화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서관은 전통 한옥의 설계 양식을 따라 3개의 실(室)과 중앙 정원, 앞마당, 뒷마당, 툇마루 등으로 이뤄졌다. 도서관 건물은 내부 중앙 정원을 ‘ㅁ’자 모양으로 둘러싼 형태로, 유리창을 통해 주변의 아늑한 경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한옥에서 책을 읽듯 툇마루에 앉아 고즈넉한 정취를 느끼며 책을 읽고 쉴 수 있다. 도서관 측은 한옥이라는 특성을 반영해 전통 놀이 체험, 한옥 건축 교실 등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과 지역의 문화재에 대해 공부하는 강의나 세미나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 구청장은 “요즘 도서관은 과거 열람실 중심의 기능에서 벗어나 평생 교육 공간, 지역 문화 거점 등 복합 문화 공간으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다”며 “공간이 지닌 매력이 풍부한 만큼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민선 5기부터 3선 연임을 하는 동안 ‘책 읽는 문화’를 확산하는 데 앞장섰다. 도서관이 좋은 사람, 민주 시민을 양성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그래서 주민들이 일상 속에서 책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10분 거리 도서관’을 조성하는 데 힘을 쏟았다. 도봉구 4개 권역(창동권·방학권·쌍문권·도봉권)에 거점 구립 도서관을 비롯해 작은 도서관 등 100여곳이나 들어섰다. 이 구청장은 특히 특화 도서관을 짓는 데 신경을 기울였다. 전통문화특화도서관인 원당마을한옥도서관을 비롯해 인권·민주주의 중심의 김근태기념도서관, 예술문화에 특화한 쌍문채움도서관, 만화 중심의 둘리도서관 등이다. 이 구청장은 “인문학 중심의 도서관인 서울도서관 동북권 분관도 방학동에 들어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 한국전 전사 미군·카투사 4만 3748명 이름… ‘한미동맹 상징’으로 새기다

    한국전 전사 미군·카투사 4만 3748명 이름… ‘한미동맹 상징’으로 새기다

    “한국전쟁에서 희생된 전우의 이름을 찾습니다.” 한미동맹의 상징으로 통하는 미국 워싱턴DC 한국전 참전기념비 공원(한국전 공원)에서 30일(현지시간) 베일을 벗은 ‘추모의 벽’을 뚫어져라 바라보던 노병 잭 킵(83)은 퍼먼 브랜들이란 이름을 찾아 구식 사진기에 담으며 이렇게 말했다. 한국전쟁 때 18세의 나이로 동해상 함선에서 항해사로 복무한 그는 “친구에게 브랜들 삼촌의 영예를 알려 줘야겠다”며 “자유는 싸워서 쟁취하는 것”이라고 했다. 지난 1년간 공사를 이어 온 추모의 벽은 미국의 메모리얼데이(현충일)인 이날 미 한국전참전용사추모재단(KWVMF)이 한국전에서 전사한 미군과 카투사(주한미군 배속 한국군)를 위한 추념식을 한국전 공원에서 개최한 가운데 일반인에게 처음 공개됐다. 추모의 벽에는 한국전쟁 전사자 4만 3748명(미군 3만 6574명· 카투사 7174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한국전 공원 외곽에 낮은 화강암 벽을 원형으로 둘러 설치했다. 공식 제막식은 한국전쟁 정전협정 기념일인 오는 7월 26일부터 이틀간 열린다. KWVMF 관계자는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측에 제막식 참석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추모의 벽 조성 사업은 워싱턴 현지에서 2차 세계대전과 베트남전 참전비와 달리 한국전 기념비에는 전사자 이름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2008년 시작됐다. 이후 2016년에 미 의회가 추모의 벽 건립법을, 한국 의회가 건립 지원 촉구 결의안을 각각 통과시키면서 6년 만에 결실을 맺었다. 총사업비는 2420만 달러(약 300억원)로 한국 정부의 예산과 우리 국민의 기부 등으로 마련됐다. 지난해 5월 추모의 벽 착공식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함께했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추모의 벽 건립은 더 굳건해지고 있는 한미동맹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이날 추념식은 미 군악대가 애국가를 연주하며 시작됐고 아리랑 선율이 울리는 가운데 시민들이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21개국에 헌화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주한미군사령관 출신인 존 틸러리 KWVMF 회장과 고윤주 주미대사관 대사대리 등도 참석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열린 메모리얼데이 기념식에 참석해 한국전쟁 등 미국 내외의 전쟁을 열거하며 “자유는 결코 공짜인 적이 없으며 민주주의를 지킬 수호자를 필요로 한다. 각 세대는 민주주의의 적을 이겨 내야 한다. 민주주의가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싸우고 때때로 목숨까지 내놓고 지킬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 대통령은 선거운동 못 하지만 AI 대통령은 된다?

    대통령은 선거운동 못 하지만 AI 대통령은 된다?

    윤석열 대통령의 모습을 한 ‘인공지능(AI) 윤석열’이 국민의힘 소속 기초단체장 후보를 지지하는 발언을 하는 동영상을 놓고 31일 여야 간 공방이 벌어졌다. 현직 대통령의 선거운동 개입은 물론 선거법 위반이지만, AI 대통령의 선거운동을 선거법 위반으로 볼 수 있는지가 불분명하다는 게 문제다. AI 시대에 치러지는 선거에서 논란이 되풀이될 수도 있는 사안이어서 관련 법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31일 페이스북에 박영일 국민의힘 남해군수 후보를 지지하는 AI 윤석열 영상을 캡처해 올렸다. 영상에서 AI 윤석열은 ‘박영일 남해군수와 함께합니다!’라는 문구가 삽입된 배경 앞에서 “존경하는 남해군민 여러분”, “남해군민 여러분, 오늘도 에너지 넘치게 파이팅” 등의 말을 한다. 민주당은 AI 윤석열 영상으로 대통령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처럼 보이게 한 만큼 선거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동영상은 공직선거법 제253조가 규정한 ‘성명 등의 허위표시죄’ 위반이 명확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대선 때 AI 윤석열 영상에 누군가가 특정 후보 지지 문구를 조잡하게 추가해 놓는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선관위 측에서 빠른 판단으로 민주당의 이런 저열한 시도에 대해 정확한 판단을 내려 주길 기대한다”고도 했다. 선거관리위원회도 고민스런 표정이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서울신 문과의 통화에서 “AI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봐야 해서 선거법 위반이 있는지 검토 중”이라고 했다. 남해군선관위 측은 “해당 동영상은 AI라고 표기된 데다 대통령 선거운동 당시 제작된 것으로 AI 윤석열 영상 자체로는 선거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면서도 “애초 원본 영상에 없던 자막(박영일 남해군수와 함께합니다)을 넣은 것은 선거법상 허위사실 표기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고 했다. ‘AI 윤석열’은 지난 대선 때 도입됐는데, 일각에서는 누구나 만들어 선거에 활용할 수 있어 민주주의를 위협한다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 민주, 文 사저 앞 100m 이내 시위 금지법 발의…“헤이트스피치 규제해야”

    민주, 文 사저 앞 100m 이내 시위 금지법 발의…“헤이트스피치 규제해야”

    박광온 “집시법 개정·헤이트스피치 규제 필요”정청래 “文 사저 앞 시위 경찰이 막아줬으면”윤건영 등 의원 17명 “尹정부 모든 조치하라”퇴임한 문재인 전 대통령이 귀향 후 머물고 있는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사저에 연일 문 전 대통령을 비난하는 반문 단체 집회 등으로 주민의 불편이 커지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사저 앞 시위를 막을 수 있는 법안들을 잇따라 발의했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가 반문 단체의 시위에 대해 적극적인 제재 조치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광온 민주당 의원은 31일 “헤이트 스피치 규제법이 필요하다”며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개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앞서 정청래·고민정 의원 등은 전직 대통령의 사저 인근 100m 이내에서 집회와 시위를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사생활 보호 위해 언어폭력 규제해야” “집회서 허위정보·혐오 조장 제재해야” 박 의원은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우리 사회가 사생활 보호를 위한 법을 보완하고 언어폭력을 규제하는 법의 도입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할 때가 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차별·혐오 발언)의 대표적 사례가 재일(在日) 한국·조선인과 중국인 등을 대상으로 한 일본 우익세력의 혐한 시위다.박 의원은 “일본 법원은 올해 2월, 오사카의 헤이트 스피치 규제 조례에 합헌 결정을 내렸다”면서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악용해 공공장소에서 허위조작 정보를 퍼트리고, 혐오와 증오를 조장해 폭력을 선동하는 행위는 제재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다른 사람의 주거 지역이나 이와 유사한 장소로서 집회나 시위로 재산 또는 시설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거나 사생활의 평온을 뚜렷하게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 집회 및 시위를 금지할 수 있다’고 한 집시법 8조를 언급했다. 박 의원은 “‘사생활의 평온을 뚜렷하게 해칠 우려’의 기준을 명확히 하고, 처벌 수준을 개인정보 보호법에 비춰 합당하게 현실화해야 한다”면서 “집회와 시위를 악용해 사생활을 침해하는 행위를 엄격히 규제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30일 SNS를 통해 “국회는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제약하지 않되, 주민 피해를 최소화할 입법을 강구하길 바란다”면서 “민주주의 성숙을 위해 증오연설(헤이트 스피치) 규제 입법도 서두를 것도 국회에 주문한다”고 밝혔다.윤건영 등 靑 출신들 사저집회 제재 촉구“평산마을 평화 지키는 건 尹정부 의무” 한편 윤건영 의원을 비롯해 진성준, 한병도 의원 등 문재인 정부 청와대 참모 출신 의원을 포함한 민주당 의원 17명은 입장문을 내고 “평산마을의 평화를 지키는 것은 윤석열 정부의 의무”라며 반대단체의 집회를 제재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욕설로 점철된 시위를 인터넷 방송으로 중계하는 행위 등은 충분히 제재할 수 있다”면서 “정부는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선제적으로 찾아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정청래 의원 등 민주당 의원 10명은 지난 16일 옥외 집회와 시위를 금지하는 장소에 전직 대통령 사저를 추가하는 내용의 집시법 개정안을 발의했었다. 전직 대통령 사저 인근 100m 이내에서 집회 및 시위를 금지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문 전 대통령의 사저 앞에서 벌어지는 고성·욕설 시위 등 집회를 금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정청래 “文 내려가서 고생하는데 윤 대통령 한 마디 멘트라도 해주는게” 정 의원은 “최근 전직 대통령 사저 방향으로 확성기, 스피커를 설치한 차량을 정차하고 종일 전직 대통령을 비난하거나 박정희 전 대통령이 낭독하는 국민교육헌장을 반복하거나 노래를 틀고, 밤새 국민교육헌장을 내보내는 등 상식을 벗어난 확성기 집회로 주민들의 피해가 극심한 상황”이라며 “전직 대통령 사저 앞은 집회·시위 금지가 제외돼 있어 경찰 등에 신고해도 조치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법안 발의 취지를 설명했다. 정 의원은 이날 오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전화인터뷰에서 문 전 대통령의 사저 앞 시위에 대해 “경찰이 융통성을 발휘해 제지하고 막아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사회윤리 측면은 물론 헌법 21조에서도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건 헌법 정신에도 있다”면서 “법이 개정되려면 몇 달이 필요하니까 그 전에라도 경찰이 이런 부분을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전직 대통령이 마을 내려가서 (이렇게) 고생하는데 윤석열 대통령이 한 마디 멘트라도 해주는 것이 어떨까 생각이 든다”고 윤 대통령이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보수 유튜버·단체 文 향해 “간첩××” 막말文측 “피해에 엄중히 법적 책임 묻을 것” 문 전 대통령 측이 전날 공개한 사저 앞 영상에 따르면 보수 유튜버 및 보수단체들이 매일 확성기로 “××새×”, “간첩××”, “쓰레기 같은 ××”라는 등 도 넘은 욕설을 내뱉어 마을 주민들이 소음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문 전 대통령 측은 “마을 주민과 함께 피해 당사자로서 엄중하게 민형사상 책임을 묻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 “정부와 치안 당국도 단호히 대응해줄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 [단독]한미동맹의 상징 ‘한국전 추모의 벽’ 베일 벗었다

    [단독]한미동맹의 상징 ‘한국전 추모의 벽’ 베일 벗었다

    美 메모리얼데이에 한국전 희생 미군 추념식 가림막 치고 공사하던 추모의 벽 베일 벗어조형물에 전사자 4만 3000명 이름 새겨7월27일 공식제막식, 한미 수장에 참석 요청 추념식은 애국가로 시작해 아리랑 연주94세 노병 “러의 우크라 침공 소식에 눈물”“한국전쟁에서 희생된 전우의 이름을 찾으러 왔습니다. 자유는 싸워서 쟁취하는 겁니다. 그걸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미국 워싱턴DC 한국전 참전기념비 공원에서 한미동맹의 상징인 ‘추모의 벽’이 착공 1년만인 30일(현지시간)에 베일을 벗었다. 미국의 현충일인 메모리얼데이에 열린 한국전쟁 전사자 추념식이 계기다. 이날 추모의 벽에서 전우의 이름을 찾던 한국전 참전용사 잭 킵(83)은 “내가 해군 항해사로 한국의 동해에 도착했을 때가 18살이었다. 전쟁을 잊혀져도 평화는 잊혀지면 안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추모의 벽은 공원의 외곽을 낮은 화강암 벽을 원형으로 두르는 식으로 조성됐다. 여기에 한국전쟁에서 희생된 미군과 카투사(주한미군 배속 한국군) 4만 3748명(미군 3만 6574명· 카투사 7174명)의 이름을 새겼다. 킵은 친구의 삼촌이라는 퍼먼 브랜들의 이름을 추모의 벽에서 찾은 뒤 사진기로 찍고 한참을 내려다봤다. 기념공원 새단장은 1995년 7월 김영삼 당시 대통령과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판초 우의를 입고 정찰하는 19명의 미군 조각상’을 헌정한 지 27년만이다. 총 사업비는 2420만 달러(약 300억원)로 한국 국민의 기부와 한국 정부의 예산 지원으로 충당됐다.지난해 5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추모의 벽 착공식에 참석했다. 해당 사업을 진행한 미국 한국전참전용사추모재단(KWVMF)은 공식 제막식을 한국전쟁 정전협정 기념일인 7월 27일에 열 계획이다. KWVMF 관계자는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측에 제막식 참석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워싱턴 현지에서 2차 세계대전과 베트남전 참전비와 달리 한국전 기념비에는 전사자 이름이 없다는 아쉬움이 커지자 2008년 추모의 벽 조성사업이 시작됐다. 이후 2016년 미 의회는 추모의 벽 건립법을, 한국 의회는 건립지원 촉구 결의안을 각각 통과시켰다. 또 한국정부가 2020년 추모의 벽 사업비를 부담키로 하면서 사업은 속도를 냈다. 이날 KWVMF가 개최한 추념식은 미 군악대가 연주하는 애국가로 시작됐고, 아리랑이 울리는 가운데 한국전쟁 참전 21개국에 헌화를 하면서 최고조에 달했다.미 공군 상사로 맥아더 장군의 통신 담당으로 한국전쟁에 나섰던 해리 밀러(94)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소식을 듣고 눈물을 흘렸다. 전쟁의 참상을 경험해봤기 때문”이라며 “한국전쟁처럼 전쟁은 그야말로 한 나라를 찢는다. 한국은 빠르게 회복해서 발전했지만 누구나 그럴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주한미군사령관 출신인 존 틸러리 KWVMF 회장과 고윤주 주미한국대사관 대사대리 등이 참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열린 메모리얼데이 기념식에 참석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나라를 구하기 위한 우크라이나 국민의 싸움은 민주주의와 독재, 자유와 압제, 다수의 자유와 삶 위에 군림하려는 탐욕을 가진 소수와의 전쟁, 민주주의 원칙을 위한 전쟁의 일부”라고 말했다. 또 한국전쟁 등 미국 내외의 전쟁을 열거하며 “자유는 결코 공짜인 적이 없으며 민주주의를 지킬 수호자를 필요로 한다. 각 세대는 민주주의의 적을 이겨내야 한다. 민주주의가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싸우고 때때로 목숨까지 내놓고 지킬 가치가 있다”고 했다.
  • 30년 전 양심선언 이지문, “삼성 돌아가고 싶다” [박록삼의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이야기]

    30년 전 양심선언 이지문, “삼성 돌아가고 싶다” [박록삼의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이야기]

    군대 안에서 벌어져 온 여당 기표 강요, 공개 투표 등은 그 시절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반발이라도 했다가는 혹시 빨갱이라는 딱지가 붙을까 염려하며 부당한 지시인 줄 알면서도 따를 수밖에 없었다. 상관에게 찍히지나 않을까 두려워 침묵했고, 나 하나 나선다고 바뀔 것 같지도 않아서 눈을 감았다. 1992년 총선을 앞두고 이뤄진 군 부재자 투표 역시 노골적인 부정투표였다. 스물넷 청년 장교는 눈을 감지도, 침묵하지도 않았다. 이를 세상에 알렸다. 무슨 일이 그를 기다리고 있을지 짐작하지도 못했다. 그저 평범한 상식에 따라 행동했다. 군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며, 선거는 공정하게 치러져야 하고, 민주주의가 훼손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아주 평범한 상식에 대한 믿음이었다. 30년이 흐르는 동안 세상이 바뀐 만큼 ‘이지문 중위’의 삶도 함께 바뀌었다. 이제는 50대 중년이 된 이지문(54) 한국청렴운동본부 이사장은 1992년 3월 22일 일요일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여당표 80% 이상 나오게 하라’, ‘선관위 없는 공개 투표’, ‘투표 내용 검열’ 등 군대 안에서 벌어진 대대적인 부정투표를 폭로했다. 1987년 6월 항쟁 이후 절차적 민주주의는 이뤘지만 여전히 야만의 시대를 벗어나지 못하던 때였다. 이문옥 감사관, 윤석양 보안사 이병, 한준수 연기군수 등과 함께 공익제보를 상징하는 ‘내부고발 1세대’ 인물이다. 우리 사회의 소금과도 같은 역할이었지만 돌아온 대가는 처절했다. 그는 헌병대 영창을 갔고, 전역 뒤 예정된 ‘삼성맨’으로 돌아갈 길도 끊겼으며, 이등병 계급장만 단 채 빈 들판으로 내던져졌다. 지난 26일 이 이사장을 만났다. 그리고 “30년 전으로 돌아가도 똑같은 선택을 할 것이냐”고 묻자 “최근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라며 웃는다. 이는 그가 양심선언 직후 군으로부터 받았던 같은 맥락의 질문이기도 했다. “당시 사단 징계위에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다시 똑같이 행동하겠냐’고 묻더라고요. 저는 ‘이런 선택을 하지 않도록 군이 더 공정하게 해 달라’고 대답했죠. 그랬더니 ‘반성이 전혀 없군’이라며 이등병으로 파면시켰죠.” 상식과 양심을 믿는 청년 장교에게는 우문(愚問)이었다. 30년 뒤 다시 반복된 질문 역시 우문이었다. 돌아온 답이 더욱 지혜로워졌을 뿐이다. “사실은 스스로 끊임없이 물었던 질문이기도 하죠. 다시 해야죠. 대신 철저하게 준비하고 계획을 세워서 했을 것 같네요. 그래도 만약 당시 너무 철저하게 준비했으면 순수하지 않다는 비판을 받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하하.”그는 그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다시 부대로 들어가 군복무를 계속 하려 했다. 군 부재자 투표의 문제점 등을 꼼꼼히 기록한 일기장도 놓고 나왔다. 철저히 준비되지 않았음을 보여 주고, 그저 상식에 따른 순수한 의도뿐이었음을 보여 준 단적인 사례이기도 했다. 이 이사장은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87학번이다. 최루탄과 돌멩이가 난무하던 시절 대학을 다니면서도 데모 한 번 하지 않은 이였다. 내내 학생운동을 하기도 쉽지 않지만, 시위 현장에 한 번도 나서지 않는 것 또한 쉽지 않은 시절이었다. 그는 “남과 세상을 위해 희생하며 사는 사람이 아님을 대학에 들어갈 때부터 스스로 알았기에 데모와는 거리를 뒀다”면서 “다만 남들과 다르게 편히 학군단 생활하고 졸업 뒤에는 삼성에 입사하고 하면서 선후배 친구들에게 부채의식과 부끄러움은 조금씩 쌓여 갔다”고 말했다. 엄청난 곡절을 거치며 이 이사장의 정치사회적 삶은 1992년 3월 새로 시작된 셈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여러 우연이 겹치고 쌓여서 기적과도 같은 일이 벌어지고 운명이 된 셈이었죠. 만약 당시 근무하던 부대(9사단3789부대)가 경기도 파주가 아닌 서울과 멀리 떨어진 강원도 같은 곳에 있었다면, 또 위수지역을 통과할 때 헌병이 제대로 검문을 했더라면, 또 기자회견 전날 밤 당직사관이 아니었더라면 등등 여러 조건들이 맞아떨어지지 않았다면 그 양심선언은 없었을지도 모르죠.” 이후 세상은 조금씩 바뀌어 갔다. 1992년 5월 이등병으로 파면됐지만 3년 가까운 법정 다툼 끝에 다시 중위 계급장을 되찾을 수 있었다. 공직선거법이 개정됐고, 부패방지법 및 공익신고자보호법 등이 제정됐다. 민주주의는 조금씩 무르익어 갔고 반부패는 시대의 화두가 됐다. 그동안 그는 공익제보자를 돕고 반부패의 가치를 역설하면서 지냈다. 그렇다고 1992년 경험과 활동에 머무르지만은 않았다. 1995년 부활한 지방자치제에서 최연소 서울시의원으로 당선돼 활동하기도 했다. 이 이사장은 “현실 정치에 발을 담가 보기도 했고 고스란히 그 한계와 모순을 몸으로 체감하기도 했다”면서 “우리의 정치가 평범한 시민의 참여 없는 상층부 중심의 정치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임을 깨닫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의 박사 학위 논문 주제는 ‘추첨 민주주의’다. 흔히 말하는 ‘제비뽑기’로 국회와 지방의회를 구성하자는 주장이다. 이 이사장은 “선거가 가장 민주주의적이라는 것은 환상에 가깝다”면서 “보통 시민들의 지적 수준과 경험이 정치인보다 못하지 않은 만큼 계층, 연령, 지역, 성별로 안배해서 시민의 삶과 연관된 과제를 다루도록 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직업 정치인이 시민의 대변자를 자처하지만 실상은 소속 정당의 그늘 아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를 깨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굳이 민주주의의 원형이었던 고대 그리스 아테네가 관직 대부분을 추첨제로 선발했던 사례를 들지 않더라도 충분히 검토해 볼 만한 제도다. 이 이사장은 “추첨민주주의를 통해 대의민주주의 한계를 보완하고 주민의 직접 참여를 활성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추첨 민주주의 방법으로 지방자치 차원에서 ‘시민의회’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계층과 성별, 연령 등을 감안해서 추첨식으로 시민의원을 선출하고 다양한 정보와 판단 근거 자료를 제공함으로써 숙의민주주의 요소를 도입하고 실질적인 결정 권한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시민의회를 운영할 수 있습니다.” ‘시민의회’라는 개념이 그다지 익숙하지는 않다. 하지만 이 이사장은 마치 30년 전 양심선언을 앞두고 ‘청년 이지문’이 기대와 걱정으로 들떠서 지었을 법한 표정으로 열변을 내뿜었다. 그는 “읍·면·동 민회, 기초시민의회, 광역시민의회, 국가시민의회 등으로 운영할 수 있으며 기존의 의회가 있는 곳은 양원제 형태로 운영하는 실험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쉽게 말하면 시민의회가 하원 기능을, 기존 의회가 상원 기능을 하게 하는 방식이다. 그는 이런 ‘시민의회’는 시민사회단체 활동 차원과는 다르다고 말한다. 국회와 정부가 결단하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와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등에서 이미 시민의회를 1년 동안 성공적으로 운영한 사례가 있습니다. 평범한 시민들도 특정한 과제와 주제에 대해 정보접근권을 갖고 고민하면 오히려 기존 정치인보다 더 나은 판단 능력을 가질 수 있음을 입증했습니다.” 실제로 대의민주주의는 이미 현실 곳곳에서 그 한계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대체할 수 있는 제도와 방법을 아직 찾지 못했을 따름이다.지난 30일 오후 다시 만나 옛 부대를 함께 찾은 그는 먼발치에서 부대를 바라보며 “이등병으로 떠나야만 했던 저 안에 다시 들어가 찬찬히 한번 둘러볼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은데 언제나 가능할지 모르겠다”면서 멋쩍게 웃었다. 그는 또한 “이와 함께 처음 입사했지만 다시 돌아가지 못한 삼성으로 잠시나마 돌아가 보고 싶다”는 생각도 전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여러 비판이 있긴 하지만 삼성 역시 준법감시위원회를 꾸리며 기업의 윤리경영, 준법경영에 대한 의지를 천명한 만큼 반부패와 민주주의의 상징인 ‘청년 이지문’과 제법 잘 어울릴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양심선언 이후 공익제보의 활성화를 통해 부정부패 없는 세상을 꿈꿨다면, 이제 그 후반부는 정치학자이자 시민사회운동가로서 ‘추첨민주주의’를 통해 대의제 민주주의의 한계를 보완하며 민주주의의 질적 심화를 꿈꾸고 있다. 그의 바람이 실현되는 것이 좀더 투명한 세상, 민주주의가 깊어 가는 세상으로 나아가는 과정일 테니 30년 전보다 더 크게 응원할 수밖에 없다.
  • 도봉구, 창동 해등로에 ‘김근태길’ 명예도로명 지정

    도봉구, 창동 해등로에 ‘김근태길’ 명예도로명 지정

    서울 도봉구가 지난 19일 고 김근태(1947~2011) 전 열린우리당 의장을 기리고자 ‘김근태길’(Kim Geuntae-gil)을 명예 도로명으로 지정했다고 31일 밝혔다. 도봉구 관계자는 “이번 도로명 지정은 대한민국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 인물인 김근태 선생의 생애와 발자취를 통해 민주주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김근태길’로 지정된 도로는 생전 김 의장이 거주했던 창동 삼익아파트 일대다. 해등로3길 88에서 해등로4길 68까지 이어지는 길이 813m, 폭 20m 구간이다. 명예도로명 사용 기간은 5년이다.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이번 명예도로 지정이 작년 12월 도봉산 입구에 개관한 김근태기념도서관과 함께 우리 구에 깃들어 있는 현대사 인물들의 숭고한 뜻을 미래 세대에게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콜롬비아 첫 좌파 대통령 유력… 美 앞마당까지 덮친 ‘분홍색 물결’

    콜롬비아 첫 좌파 대통령 유력… 美 앞마당까지 덮친 ‘분홍색 물결’

    좌파 게릴라 출신 페트로 결선 1위2년간 보건·사회 안전망 요구 커져中, 백신 공급하며 반미 감정 자극美, 우방지역 사회주의 확산 위기중남미 ‘우파의 보루’라 불리는 콜롬비아가 사상 첫 좌파 대통령 탄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이 지역에 거세진 ‘핑크 타이드’(Pink tide·중남미에 온건 사회주의 정권이 잇달아 들어서는 현상)가 중남미 지역 내 미국 최대 우방 지역으로도 확산되면서 미국은 ‘앞마당’에서 도전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실시된 콜롬비아 대선 1차 투표에서 개표가 99.9% 실시된 가운데 좌파 연합 ‘역사적 조약’의 구스타보 페트로(62) 후보가 40.3%의 득표율을 얻어 1위로 결선 투표에 진출했다. 콜롬비아 대선은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2위 후보를 놓고 결선 투표를 실시한다. 페트로 후보는 28.2%를 득표한 무소속의 로돌포 에르난데스(77)와 다음달 19일 2차 투표에서 맞붙는다. 그가 당선되면 콜롬비아에서 최초의 좌파 집권이라는 역사를 세우게 된다. 다만 3위를 차지한 페데리코 구티에레스(47) 후보가 에르난데스 후보 지지를 선언하면서 결선 투표에서는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페트로 후보는 1980년대 무장 반군세력인 M-19에서 활동했던 ‘좌파 게릴라’ 출신이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수도 보고타 시장을 지냈으며 상·하원의원으로 활동했다. 페트로 후보는 40%에 육박하는 빈곤율과 9%를 넘어선 연간 물가상승률 등 극심한 경제난과 빈부격차로 성난 민심을 공략하며 세제 개혁과 무상 고등교육 등을 약속했다. 콜롬비아에서의 좌파 집권은 최근 수년 사이 확산된 핑크 타이드의 정점으로 평가된다. 각국이 코로나19 대응 실패로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하면서 사회 안전망 확충 등 진보적 의제에 대한 요구가 커졌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이후로 미국이 이민·마약·민주주의 문제로 이들 중남미 국가를 ‘골칫덩어리’ 취급하는 사이 중국이 벌어진 틈을 파고든 것도 일부 영향을 줬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부터 대규모로 코로나19 백신을 제공하면서 중남미 국가의 반미 성향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칠레와 자메이카, 파나마, 페루 등이 미국의 반대에도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사업에 참여하기로 한 게 대표적이다. 페트로 후보는 2012년 발효된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재협상하고 미국이 정식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는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과의 관계도 복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난 20여년간 미국의 자금 지원을 받아 펼쳐 온 ‘마약과의 전쟁’ 전략도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결선 투표에서 페트로가 승리하면 미국은 무역과 마약,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제재 등 중남미 지역에 대한 정책을 재편해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딸 이어 이낙연도 호소… 시위 제한 ‘文사저법’ 급물살

    딸 이어 이낙연도 호소… 시위 제한 ‘文사저법’ 급물살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앞 확성기 시위를 두고 딸 다혜씨까지 공개적으로 고통을 호소하자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국회에 관련 입법을 주문했다. 전직 대통령 사저 앞 집회를 제한하는 법을 만들자는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평산의 소란, 이대로 두지 말라’란 제목의 글에서 “48가구가 살던 시골 마을이 오랜 평안을 잃고 최악의 소요에 시달리고 있다”며 “차마 옮길 수 없는 욕설 녹음을 확성기로 온종일 틀어 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회는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제약하지 않되 주민의 피해를 최소화할 입법을 강구하기 바란다”며 “우리 민주주의의 성숙을 위해 증오연설(헤이트 스피치) 규제입법을 서두를 것도 국회에 주문한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 측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반이성적 행위를 원천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에 대한 실천적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 문 전 대통령 내외는 마을 주민과 함께 피해 당사자로서 엄중하게 민형사상 책임을 묻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일부 보수단체가 사저 앞에서 벌이는 시위 영상을 공개했다. 이미 발의된 관련 법안도 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지난 16일 전직 대통령 사저 반경 100m 이내를 집회·시위 제한 장소에 포함하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 정 의원은 법안을 제안하는 이유에 대해 “현행법상 대통령 관저, 국무총리 공관, 외교기관 등 국가 주요 인사와 관련된 장소에서 집회 및 시위가 금지돼 있으나 전직 대통령 사저 앞은 제외돼 있어 경찰 등에 신고해도 조치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정책위 관계자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아직 법적으로 검토해 보지는 않았는데 앞으로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집회 금지 거리라든지, 공공장소가 아닌 장소 등에 대해서는 세밀하게 논의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면서도 “표현의 자유가 더 큰 원칙일 수도 있으니 구체적 상황에 맞게 검토해 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 문 전 대통령 비서실, 사저 주변 집회에 ‘정부 나서달라’ 공식요구...‘좌시할 수 없는 상황’

    문 전 대통령 비서실, 사저 주변 집회에 ‘정부 나서달라’ 공식요구...‘좌시할 수 없는 상황’

    문재인 전 대통령 측이 경남 양산 문 전 대통령 사저 주변 보수단체 회원 등의 집회·시위와 관련해 20일 정부와 치안당국에 단호한 대응을 요구하고 나섰다.문 전 대통령 비서실은 이날 ‘주민들의 일상을 짓밟는 반이성에 단호히 대응해야’라는 보도자료를 내고 “평온했던 마을이 고성과 욕설이 난무하는 현장이 되었다”면서 “문 대통령이 퇴임하고 평산마을에 내려온 이후 반복되는 일상이다”고 사저 주변에서 연일 계속되는 보수단체 등의 집회·시위에 불편함을 공개적으로 호소했다. 비서실은 그동안 사저 주변에서 계속된 집회와 확성기를 통한 욕설 영상 일부도 공개했다. 문 전 대통령 비서실은 보도자료를 통해 “마을 어르신들은 매일같이 확성기 소음과 원색적인 욕설에 시달리며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받고 있다”며 “주민들의 일상이 파괴되는 것은 물론, 건강한 삶마저 위협받는 그야말로 생존의 문제가 됐다. 더는 좌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언론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며 정부와 치안 당국도 단호히 대응해 줄 것을 요구한다”며 정부에 적극적인 조치를 공식 요청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 내외는 마을 주민과 함께 피해 당사자로서 엄중하게 민형사상 책임을 묻는 조치를 취하고 있음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비서실은 “(집회·시위)일부 영상을 언론에 공개하는 이유는 집회·시위의 외피를 쓰고 매일 반복적으로 행해지는 반이성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알림으로써, 이 문제가 우리 사회에서 정면으로 다뤄지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며 사저 주변 집회·시위 문제가 공론화 되기를 기대했다. 이어 “막무가내식 저주와 욕설로 선량한 주민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음에도 공권력은 왜 무기력해야만 하는지, 마을주민들의 사생활 보호와 행복추구권은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 이와 같은 반이성적 행위를 원천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에 대해 실천적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며 “이를 통해 성숙한 민주주의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문 전 대통령 비서실은 벨라도(Vellado)란 이름의 유투버가 송출한 영상, 마을 주변에 텐트를 치고 기거하며 매일 욕설을 하고 있는 최모씨를 촬영한 영상, 구국총연맹이라는 이름으로 집회신고를 하고 집회를 하는 최모씨를 촬영한 영상, 보수 유투버가 송출한 영상 등을 공개했다. 비서실은 “이날 공개한 영상은 극히 일부로,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전 대통령은 퇴임 뒤 “‘잊혀진 사람’으로 살고 싶다”며 지난 10일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로 귀향해 지내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이 귀향한 뒤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과 유튜버들은 문 전 대통령 사저 인근에서 연일 집회를 열고 확성기를 이용해 욕설과 방송을 계속하는 바람에 마을 주민들이 불편과 고통을 호소한다. 주민들은 경찰에 탄원서를 내거나 112신고를 했지만 경찰은 보수단체 회원들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집회신고를 하고 소음 기준을 넘기지 않아 단속이나 처벌이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 박지현 “욕설집회에 文 못 주무시는데… 尹은 집무실서 휴식”

    박지현 “욕설집회에 文 못 주무시는데… 尹은 집무실서 휴식”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저 앞 상황과 윤석열 대통령 내외의 사진을 비교하며 유권자들에게 민주당에 한 표를 줄 것을 호소했다. 박 위원장은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두 장의 사진과 함께 ‘두 대통령’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박 위원장은 두 장의 사진에 대해 “문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계속 주차하고 있는 시위차량”과 “윤 대통령 부부가 대통령 집무실에서 다정한 시간을 보내는 장면”이라고 설명했다.그는 문 전 대통령의 상황에 대해 “사저 앞에서 매일같이 욕설을 온종일 내지르는 보수단체 집회에 시달리고 있다”며 “창문을 열 수도 없고 편안하게 수면을 취할 수도 없다고 한다”고 전했다. 두 번째 사진에 대해서는 “처음엔 사저 거실인 줄 알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대통령 집무실이었다”며 “전임 대통령은 괴롭힘과 소음에 짓눌려 잠도 제대로 못 주무시는데, 윤 대통령은 공적공간인 대통령 집무실까지 사적인 휴식 공간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박 위원장은 그러면서 “대통령 집무실은 국가의 기밀 사항을 다루는 곳으로 결코 사적 영역이 아니다”며 “대통령 가족의 거실이 아니고, 가족의 나들이 장소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권 잡으면 가만 안둔다, 내 남편은 바보다’ 대선 때 방송된 김건희 여사 녹취파일의 내용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국민들이 걱정한다”며 “대통령 집무실을 거실처럼 드나든다면 국정도 마음대로 주무르는 것은 아닌가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은 아울러 “두 사진은 전 대통령의 사적 공간 침해와 현 대통령의 공적 공간 사유화를 대조적으로 보여준다”며 “민주당에게 권력을 견제할 힘을 주시라.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해 주시라”고 강조했다.앞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문 전 대통령 사저 앞 보수단체 집회를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끔찍한 욕설과 저주, 협박을 쏟아내는 것은 우리가 지향한 민주주의가 아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48가구가 살던 시골 마을이 오랜 평온을 잃고 최악의 소요에 시달리고 있다”며 “차마 옮길 수 없는 욕설 녹음을 확성기로 온종일 틀어대고 섬뜩한 내용의 현수막이 시야를 가린다”고 전했다. 이어 “이 지경이 됐는데도 정부와 지자체, 특히 경찰은 소음측정이나 하고 있다. 업무 태만을 넘어 묵인이 아닌지 의심받아도 할 말이 마땅찮게 됐다”며 “국회는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제약하지 않되, 주민의 피해를 최소화할 입법을 강구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 이재명, 윤호중·박지현 손 잡고…“원팀으로 승리”

    이재명, 윤호중·박지현 손 잡고…“원팀으로 승리”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마찰음을 냈던 더불어민주당 투톱 윤호중·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손을 맞잡고 ‘원팀’을 외쳤다. 윤·박 위원장은 30일 오전 인천 계양구 ‘이재명 캠프’ 사무실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마친 뒤 연단으로 걸어 나와 이재명 후보(인천 계양을)의 즉석 제안에 따라 양손을 서로 포개는 ‘원팀 세리머니’를 했다. 이 후보는 “많은 국민과 지지자들이 걱정하시니까 우리가 전혀 갈등을 겪고 있는 게 아니고, 목표는 같지만 속도와 과정에 약간의 이견이 있던 것을 이제는 한데 모아서 손잡고 가기로 했다는 것을 그림으로 보여주자”고 제안했다. 이어 이 후보는 윤·박 위원장의 두 손에 자신의 손도 얹고는 “꽉 잡아주세요. 확실하게 제가 책임지겠다”며 “우리는 원팀이다. 힘을 모아 반드시 승리로 보답하겠다”라고도 했다. 지난 24일 박 위원장의 단독 ‘대국민 사과 회견’으로 당내 갈등이 촉발된 지 엿새 만에 총괄선대위원장이기도 한 이 후보가 ‘중재자’로 나선 셈이었다. 박 위원장은 ‘윤 위원장과의 갈등은 많이 해소됐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국민과 지지자들이 많이 염려했는데 다양한 의견이 오가는 게 건강한 민주주의라고 생각한다”며 “갈등이라기보다 앞으로 나아가는 진통을 겪었다고 봐주면 감사하겠다”고 답했다.윤 위원장도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갈등 봉합이란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봉하마을에서 비행기를 타고 올라오는 동안에도 (박 위원장과는) 바로 옆자리에 앉아 충분히 의논했다”며 지도부 갈등설이 과도하게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가까스로 내홍을 수습한 민주당 지도부는 지방선거를 이틀 앞두고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 막판 화력을 집중했다. 이들은 이날 합동 기자회견에서도 입을 모아 지지를 호소했다. 윤 위원장은 “뼈를 깎는 각오로 민주당을 혁신하고 정치를 교체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꿔나가겠다”며 “민주당과 함께 해달라. 절망과 분노의 크기만큼 투표장에서 균형과 인물 선택해달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도 “더 젊은 민주당, 더 엄격한 민주당, 약속 지키는 민주당, 언어폭력 없는 민주당, 미래정책 준비하는 민주당을 만들겠다”며 “지방선거 직후 5대 혁신안을 모두 실천해 똑같은 약속을 다시 하는 일이 없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후보도 “여전히 색깔과 지역에 따라 (후보를) 판단하는 분들이 있다”며 “그보다는 유능한 일꾼을 선택하는 게 지역과 국가 발전은 물론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데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 이낙연 “文 사저 시위, 비참한 현실…협박, 민주주의 아냐”

    이낙연 “文 사저 시위, 비참한 현실…협박, 민주주의 아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30일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앞 시위를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문 전 대통령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앞에서 일부 보수단체들이 연일 집회를 하는 것을 비판한 것이다. 이 고문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평산의 소란, 이대로 두지 말라’는 제하의 글을 올리며 이렇게 요청했다. 그는 “문 전 대통령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 평산. 48가구가 살던 시골 마을이 오랜 평온을 잃고 최악의 소요에 시달리고 있다”며 “차마 옮길 수 없는 욕설 녹음을 확성기로 온종을 틀어댄다”고 했다. 이어 “이런 일을 처음 겪으시는 마을 어르신들은 두려움과 불면으로 병원에 다니신다”며 “주민들의 그런 고통에 전직 대통령 내외 분은 더옥 고통스럽고 죄송스럽다. 부당하고 비참한 현실이다”라고 전했다. 이 고문은 “집회와 시위의 자유는 우리 민주화의 결실”이라면서도 “그것이 주민의 일상을 파괴하고 자유를 침해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벗어난다. 더구나 끔찍한 욕설과 저주와 협박을 쏟아내는 것은 우리가 지향한 민주주의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지경이 됐는데도 정부와 지자체, 특히 경찰은 소음 측정이나 하고 있다”며 “업무 태만을 넘어 묵인이 아닌지 의심받아도 할 말이 마땅찮게 됐다”고도 했다. 이 고문은 “주민의 평온한 일상이 깨지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옳다”며 “국회는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제약하지 않되 주민의 피해를 최소화할 입법을 강구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우리 민주주의의 성숙을 위해 증오연설(헤이트 스피치) 규제 입법을 서두를 것도 국회에 주문한다”며 “일본에서도 일부 지방은 재일한국인에 대한 증오연설을 규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동아일보는 문 전 대통령이 사저 앞에서 매일 시위를 하는 보수단체 회원들을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저 앞에선 문 전 대통령이 귀향한 지난 10일부터 보수단체 등이 돌아가며 시위를 하고 있다.
  • 갈까마귀는 민주주의로 날더라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갈까마귀는 민주주의로 날더라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폭풍 속으로, 밤의 저승 세계로 돌아가라!/ 네 영혼이 말한 거짓의 징표인 검은 깃털 하나도 남기지 말고!/ 내 고독을 깨뜨리지도 말고 문 위 흉상에서 떠나라!”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 에드거 앨런 포의 시 ‘갈가마귀’(The Raven) 중 일부입니다. 음울하면서도 신비한 느낌을 줍니다. 분류학적으로 본다면 레이븐은 ‘큰까마귀’입니다. 처음 번역된 제목이 변하지 않고 지금까지 이어지는 것을 보면 바뀔 것 같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갈가마귀도 틀린 단어입니다. ‘갈까마귀’라고 하는 게 맞습니다. ●우두머리 울음에 동의할 때 빨리 날아 레이븐과 갈까마귀는 똑같은 참새목 까마귓과 조류이지만 크기와 모양은 다릅니다. 레이븐은 온몸이 검은색인 약 64㎝ 크기의 대형 조류이지만 갈까마귀(jackdaw)는 위쪽은 검은색, 아래쪽은 연한 잿빛이며 크기는 레이븐의 절반 수준인 33㎝ 안팎입니다. 레이븐과 갈까마귀 모두 무리 생활을 하는데, 특히 갈까마귀는 직접민주주의 방식으로 의사소통을 한다는 재미있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영국 엑서터대 생태·보존연구센터, 케임브리지대 동물학과, 스웨덴 룬드대 생물학과, 스페인 바르셀로나 생태·산림응용연구센터(CREAF) 공동 연구팀은 갈까마귀 집단이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 집단 비행을 한다고 29일 밝혔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 5월 24일자에 실렸습니다. 연구팀은 영국 콘월 일대 갈까마귀 서식지 6곳을 약 6개월 동안 녹화해 관찰했습니다. 각 서식지에 사는 갈까마귀 집단 크기는 최소 160마리에서 최대 1470마리였습니다. 조사 결과 20분 동안 20~30마리의 소그룹으로 쪼개 날아오르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집단 전체가 4초 이내에 한꺼번에 이륙하는 것이 관찰됐습니다. 이륙 시간과 집단 크기의 차이는 이륙 직전 울음소리에 대한 반응에 따라 달라진다고 연구팀은 밝혔습니다. 이륙 직전 우두머리 갈까마귀의 울음소리에 응답하는 새가 많지 않을 경우 날아오르는 새 집단 숫자도 작아진다는 설명입니다. 첫 울음소리는 날기 시작해야 하는 시점을 제안하는 것이며 따라 우는 새가 적은 것은 그에 동의하는 갈까마귀가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집단에 속해 있는 갈까마귀들이 한 번에 울어 대는 경우는 그렇지 않은 경우와 비교했을 때 평균 6.5분 빨리 이륙하는 것으로 관찰됐습니다. 천적 등장이나 변하는 기상 환경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함께 나는 집단의 크기가 큰 것이 유리합니다. ●인간 가까이선 합의 잘 안 돼 연구를 이끈 앨릭스 손턴 엑서터대 교수(인지진화학)는 “인간과 마찬가지로 동물들도 민주적 합의에 도달함으로써 소집단일 때 나타날 수 있는 위험을 극복하려 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말했습니다. 그렇지만 서식지가 인간 거주지와 가까운 갈까마귀 집단은 합의가 잘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인간이 유발하는 빛공해와 소음 등이 동물들의 의사소통과 합의 결정 과정을 방해하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추정했습니다. 생물다양성 감소와 생태계 파괴의 주요 원인도 온난화, 도시화입니다. 이런 연구들을 접할 때마다 과연 지구 전체를 위한 인간의 존재 이유는 뭘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윤석열 정부 지역균형정책은 공간적 정의 구현할 것”

    “윤석열 정부 지역균형정책은 공간적 정의 구현할 것”

    “수도권 대학생의 차별받는다는 거부감 해소해야” 한국지역개발학회 주관으로 윤석열 정부의 지역균형정책의 방향에 대해 토론하는 국가전략 연합학술대회가 27~28일 서울대 환경대학원에서 열렸다. 김병준 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 특별위원장은 기조 강연을 통해 새 정부 지역균형 발전 정책의 차별성에 대해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새 정부의 지역정책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란 확고한 철학적 가치를 정립하고 시작됐음을 강조했다. 이어 어디에 살든 균등한 기회를 누리는 지방시대를 통해 공간적 정의를 구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자유특구, 분권혁신특구, 조세 및 규제 특례지역인 기회발전특구 등도 운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기관 한국지방자치학회 명예회장은 “윤 정부의 지역균형 정책은 국가권력으로 균형정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친화적인 균형정책이란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방이 주도하고 중앙이 지원하는 균형발전정책으로 지역에 스며드는 균형정책이라고 부연했다. 그동안의 지역균형 정책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의지가 다음 정부에 의해 단절되고, 국가주도적 방법으로 이뤄지면서 오히려 지역 격차가 심화했다고 지적했다. 이기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 특별위원은 “지방이 지역균형 정책의 종속적 수혜자로 여겨지면서 지방 스스로의 자기주도성은 경시됐다”고 비판했다. 특히 수도권은 지역 균형발전의 ‘훼방꾼’이 아니라 중앙과 지방이 함께 간다는 인식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수도권 자원 깔때기 넘쳐나면 지방 안가고 해외로 흘러” 조덕호 한국지역개발학회 명예회장은 “수도권이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깔때기와 같은데 이 깔때기가 지방으로 넘쳐나야 하지만 구멍이 뚫려 있어 수도권의 인적 자원과 물적 자원이 외국으로 빠져나간다”고 한탄했다. 또 위성정보시스템 통계자료를 활용해 데이터에 기반한 지역 균형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제안했다. 신규 공공투자사업에 대해 시행하는 예비 타당성 조사는 지방의 사업효과가 수도권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반드시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정렬 한국지역학회 명예회장은 수도권 청년들의 지역균형 발전에 대한 거부감을 설명했다. 손 회장은 “586의 규범적 정책 때문에 수도권 대학에 다니는 것만으로도 역차별을 받는다고 생각할 정도로 지역균형 정책에 대한 이해가 낮다”라면서 “미래 한국사회 주체인 청년층을 대상으로 지역 균형정책에 대한 홍보와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성규 한국지역개발학회 자문위원장은 프랑스에서 1960년대에 ‘프랑스에는 파리가 있고, 나머지 지역엔 사막처럼 아무것도 없다’는 말이 있었지만, 지금은 지역 균형 발전의 모범국가가 되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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